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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피니트 성규, 줏대 없는 ‘자본주의 아이돌’ 등극

    인피니트 성규, 줏대 없는 ‘자본주의 아이돌’ 등극

    인피니트 성규가 ‘자본주의 아이돌’에 등극했다. 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는 “리얼 자본주의 아이돌.jpg(ft.줏대리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 함께 올라온 사진에는 인피니트 성규가 온라인 음원 사이트 ‘멜론’, ‘엠넷’, ‘네이버 뮤직’에 보낸 싸인지가 담겼다. 특히 성규는 각각 싸인지에 남긴 메세지에서 “음악은 멜론!”, “음악은 엠넷!”, “음악은 네이버 뮤직!”이라며 ‘줏대 없는’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인피니트가 연세대와 고려대 대항전 현장에서 영상을 통해 각각의 학교를 응원했던 에피소드도 함께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이에 네티즌들은 “성규 귀엽다”, “역시 인피니트 리더답다”, “엇 이거 기밀인데”등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날 인피니트 멤버 남우현의 첫 번째 솔로곡 ‘끄덕끄덕’이 공개돼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선목 인턴기자 tjsahr@seoul.co.kr
  •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 “北 이중적 태도 용납못해”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 “北 이중적 태도 용납못해”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9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제7차 노동당대회 발언과 관련,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라며 “핵무장을 가속화하면서 비핵화를 추진한다는 이중적 태도는 용납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우 원내대표의 대북 강경발언은 ‘86(80년대학번·60년대생) 운동권’ 출신에 대한 일각의 우려섞인 시선을 불식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건 한반도 평화를 해치는 노선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비판하고자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핵무기로 체제를 지킬 수 있다는 발상은 적절치도 바람직하지도 않다”며 “한반도에서 핵무기는 폐기돼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더민주는 앞으로 북한에 대해 할 말은 하겠다. 인권침해와 한반도 평화를 저해하는 정책에 대해선 과감하게 비판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핵문제 해결을 위해선 제재·압박만으로는 폐기할 수 없기 때문에 외교적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며 “6자회담의 틀에서 북핵 폐기를 설득하는 외교적 노력과 채널도 병행해 확보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밝혔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ADHD 치료제가 공부 잘하는 약? 머리만 아픔!

    [메디컬 인사이드] ADHD 치료제가 공부 잘하는 약? 머리만 아픔!

    부주의·과잉행동·충동 모두 있어야 환자보통 사람이 약 먹으면 두통 등 부작용만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복잡한 병명이지만 관심을 갖는 이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진료 인원은 2013년 5만 8121명입니다. 10대 이하 환자가 95%를 웃돕니다. 혹시 학교 성적에 악영향이 있지 않을까 걱정해 아이와 함께 병원을 찾는 부모들이 많아서입니다. “우리 아이는 6~10시간씩 밥도 먹지 않고 스마트폰 게임에 집중하는데 왜 주의력 결핍인가”라고 항의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이 병은 단순한 몇 가지 증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참을성이 부족하거나 산만하다고 해서 ADHD라고 진단하진 않습니다. 미국정신과학회 진단 기준으론 주의력 결핍(부주의), 과잉 행동, 충동성 등 큰 3가지 범주의 증상에 모두 해당돼야 합니다. 반건호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8일 “과잉 행동이라고 하면 가만히 있어야 하는 장소, 즉 교실 같은 곳에서 앉아 있지 못하고 뛰어다니거나 입에 모터가 달린 듯 쉴 새 없이 말을 하는 증상 같은 것을 의미한다”며 “충동성의 경우 차례를 못 기다리고 다른 사람 질문이 끝나기 전에 대답을 해 버리거나 타인의 행동을 방해하고 간섭하는 행동을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주의력 결핍은 지속적인 정신력을 요하는 작업을 회피하거나 물건을 자주 잃어버리는 행동, 일상적인 활동을 자주 잊어버리고 학업이나 놀이에 집중하지 못하는 등의 증상으로 설명됩니다. 주의력 결핍에서 6가지, 과잉 행동·충동성 범주에서 6가지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될 때 ADHD로 진단하게 됩니다. 반 교수는 “몇 가지 증상이 있다고 해서 진단하는 게 아니다”라며 “비전문가가 결코 판단해서는 안 되는 질병”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아이가 진단받으면 부모의 불안이 시작됩니다. 과연 약 부작용은 없을까. 아토목세틴 등의 약 중에서 흔히 처방하는 것은 ‘메틸페니데이트’입니다. 정신건강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점은 약의 부작용과 약물 효과 모두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왜곡된 정보만 무수히 떠돌아다닌다는 겁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극성스러운 어머니 중에는 심지어 본인이 처방받아 아이에게 약을 주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6~18세 환자 비율 6.5% 추정… 치료는 10%뿐 한덕현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메틸페니데이트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활성화시키는 기능이 있지만 치료제로 개발된 약일 뿐 공부를 잘하게 해 주는 약이 절대 아니다”라며 “건강한 사람이 먹으면 심한 두통이나 가슴 두근거림 같은 부작용만 경험하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반 교수는 “ADHD 치료제는 중독성이 거의 없어 부작용부터 걱정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하지만 건강한 사람은 독한 마음을 먹고 한꺼번에 많이 복용해도 두통 같은 부작용 때문에 거북해 제대로 먹지도 못한다”고 했습니다. 아토목세틴은 눈에 자극을 줄 수 있어 캡슐을 열면 안 됩니다. 마약인 ‘필로폰’과 유사한 구조인 암페타민 계열 ADHD 치료제로 ‘애더럴’이 있습니다. ‘암페타민’과 ‘덱스트로 암페타민’ 복합 제제여서 국내에서는 판매 허가가 나지 않았습니다. 약에 관심을 갖는 분도 많은데, 임의로 구입해 사용하는 것은 불법입니다. 미국에서는 대학생의 5%가 시험 기간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이 약을 처방받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는 등 심각한 사회문제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인터넷 게시판 등에서 약을 구한다는 은밀한 문의가 올라오고 있습니다. 지금도 포털사이트에서 약 이름을 검색하면 수많은 질문이 나옵니다. 그렇지만 임의로 복용하면 집중력 향상 효과를 얻기는커녕 신경과 심장 기능이 망가지는 부작용만 경험할 위험이 큽니다. 전문가 처방 없이 약을 사용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반대로 ADHD를 제대로 치료하지 않는 것도 문제입니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분석에서 국내 6~18세 미만 아동·청소년 가운데 ADHD 환자 비율은 6.5%로 추정됐습니다. 하지만 병원에서 치료하는 환자는 이 가운데 10%에 그칩니다. 반 교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학계 조사 결과 1개월 만에 치료를 포기하는 비율이 20%, 6개월이면 치료 포기 환자가 40%로 늘어난다”며 “3년 뒤엔 계속 치료하는 환자가 20%에도 못 미친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가 700명의 환자를 조사한 결과 54%가 1회 이상 약물치료를 중단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임의로 치료를 중단해도 환자의 절반은 ADHD 증상을 못 견뎌 병원으로 다시 옵니다. 약물치료를 중단한 환자를 조사한 결과 학교생활 부적응(42%), 성적 저하(26%), 폭력 성향(20%) 등의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치료제 효과에 의문을 갖는 분이 많지만 병원에서 정상적인 경로로 약물 치료를 받으면 증상을 조절할 수 있는 가능성이 70%를 넘는다고 합니다. 치료하지 않아 성인기까지 증상이 유지되는 환자도 전체 성인의 3~5%나 됩니다. 증세가 심한 환자는 취업이나 결혼, 대인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우울증을 경험할 위험이 높습니다. 한 교수는 “병원에 오면 무조건 약 처방을 한다고 믿고 겁부터 먹는 부모가 많다”며 “경증 환자는 약 처방을 하지 않고 상담치료만으로도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美·日, 환자에게 시험시간 더 주고 자폐 수준 배려 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가 환자 부모 550명을 조사한 결과 치료를 중단한 이유로는 ‘스스로 나았다고 판단한 경우’가 34%로 가장 많았지만 ‘주변의 따가운 시선’도 18%나 됐습니다. 또 ‘아이의 병원 방문 거부’가 14%였습니다. 주변에서 ADHD 환자라고 몰아붙이고 배척하면서 환자 스스로 치료를 꺼리고 증상 조절이 안 돼 우울증이나 대인기피증이 생기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겁니다.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지 않도록 배려하고 적극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돕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반 교수는 “일본은 ADHD 환자를 자폐환자 수준으로 배려하고, 미국은 시험 시간을 늘려 주는 것 같은 보호제도와 정책 지원을 한다”며 “사회적 낙인 문제를 줄일 수 있도록 교사들이 임용되기 전부터 병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 시스템도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두 전문가는 부모, 그중에서도 어머니의 인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한 교수는 “인터넷에는 ‘카더라’ 정보가 넘쳐난다”며 “초등학생이 달아 놓은 댓글부터 전문가 댓글까지 모든 댓글을 어머니들이 다 읽어 보지만 정작 병원을 찾지는 않는다”고 했습니다. ADHD 발병 원인으로는 중금속·알코올 중독, 흡연 등 극히 일부 가능성만 제시됐을 뿐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여기저기서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난무합니다. 한 교수는 “ADHD는 너무 다양한 증상을 보여 각각의 사례에 맞는 치료 접근법이 필요하다”며 주치의와 상담부터 하라고 당부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사진=pixabay,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 “주민증 같은 기업등록부 만들어 ‘치킨공화국’ 같은 오명 씻을 것”

    “주민증 같은 기업등록부 만들어 ‘치킨공화국’ 같은 오명 씻을 것”

    오는 27일 취임 1년을 맞는 유경준(55) 통계청장이 지난 1년 동안 가장 많이 공을 들인 부분은 ‘빅데이터’다. 유 청장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통계생산’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 정착을 위해 취임 후 통계데이터허브국과 빅데이터통계과를 신설했다. 통계청과 관세청, 국세청, 보건복지부 등 정부 행정기관이 각각 쌓아둔 자료를 활용하면 따로 큰 돈을 안 들여도 정책 수립에 필요한 통계자료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일 통계청에서 만난 유 청장은 “사생활·개인정보 침해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 공공기관 행정자료를 공유하고 민간자료를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통계청장답게 기관이 추진하는 일들뿐만 아니라 그동안 발표했던 주요 통계의 구체적인 수치와 특징까지 정확하게 꿰고 있었다. 다음은 유 청장과의 일문일답. →취임 뒤 새롭게 내놓는 통계는 어떤 것들이 있나. -공공과 민간 빅데이터 연계 시범 사례로 개인신용평가기관인 코리아크레딧뷰로(KCB)의 부채 정보와 통계청의 인구 및 가구 정보를 연계한 가구별 부채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고 있다. →신혼부부와 관련된 다양한 통계도 발표한다고 들었는데. -올 12월에 나온다. 별도의 방문조사 없이 각각의 기관이 이미 갖고 있던 자료를 서로 연계·결합해 만든다. 혼인 1~5년차의 신혼부부 가구의 나이, 직업, 자녀수 등은 인구주택총조사(센서스) 결과를 토대로, 경제활동은 국세청이나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로, 자녀 보육형태는 복지부 및 교육청을 통해 각각 확인하는 식이다. 신혼부부의 삶이 실제로 어떤지를 구체적으로 파악한 뒤 이 같은 통계를 토대로 정책을 내놓는다면 효과가 더 클 것으로 본다. →주민등록과 비슷한 기업등록부(BR)를 만든다고 들었다. 왜 만드나. -최근 ‘치킨공화국’ 논란이 있지 않았나. 지난해 12월 자영업자 통계를 시범 작성하면서 퇴직자 등의 창업에 실제적으로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산업 및 생존기간별 규모, 종사자 및 매출액 규모별 통계 등 자영업의 속살까지 보여줄 수 있는 내용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하지만 개인사업자가 대부분인 자영업이 창업과 폐업을 되풀이하다 보니 통계 작성이 어렵다. 이런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현장 조사자료와 행정자료를 융합한 기업등록부 작성을 추진하게 됐다. 기업등록부에 추가 및 보완해 확장된 개념의 자영업 통계까지 작성·발표할 계획이다. →다음달부터 5년 만에 경제총조사가 시작된다. 어떤 특징이 있나. -경제총조사는 지난 5년간의 경제구조 변화를 보여줌으로써 나라 전체의 산업구조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온라인쇼핑, 프랜차이즈, 사회서비스(돌봄, 재활) 등 국민들의 생활과 직결되는 항목과 지역 및 기업체 단위별 맞춤형 세부통계도 제공할 계획이다. 정부3.0 기조에 부응해 국세청 등 8개 기관과 협업으로 사업체 응답 부담과 조사예산을 줄이는 저비용·고효율의 방식으로 진행된다. 기업등록부 구축을 위한 기초자료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중앙과 지역의 통계 격차에 대한 지적이 적지 않은데 대책이 있나. -지방자치단체의 통계 인력이 매년 줄어드는 등 인프라가 열악하다. 중앙과 지역의 격차 때문에 발생하는 가장 큰 문제는 한국은행이 작성하는 국내총생산(GDP)과 통계청의 지역내총생산(GRDP)의 전국 합계가 수조원의 차이가 날 정도로 안 맞고, 2013년 GRDP 추계 결과가 지난해 12월에야 공표될 정도로 지역이 처져 있다. 지역 주민들 입장에선 지자체장이 어떤 정책으로 얼마만큼의 효과를 냈는지를 알지도 못한 채 투표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단 가능한 범위 내에서의 협업, 구체적으로는 통계청이 행자부, 지자체와 연계해 1인가구, 다문화가구, 미혼모가정 등 우선 필요한 지역단위 통계를 행정자료를 활용해 신규 개발해 제공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GDP와 GRDP 조사의 일원화가 필요하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유럽은 마녀 내세워 문명 키웠다”

    “유럽은 마녀 내세워 문명 키웠다”

    여성을 악의 대명사 격으로 묘사 지배층의 반여성적 시각 드러내 마녀/주경철 지음/생각의 힘/336쪽/1만 6000원 흔히들 ‘마녀사냥’은 중세 시대의 광기로 생각된다. 그러나 마녀사냥은 르네상스와 과학혁명을 거쳐 계몽주의의 환한 빛이 세상을 비추는 근대 유럽에서 폭발적으로 일어났다. 중세 이후 근대까지 공포에 떨게 했던 마녀사냥은 독일 뷔르템베르크에서 1805년 최후의 재판을 기점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이 책은 그동안 근대 세계의 형성에 관심을 두고 저작 활동을 해온 주경철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의 신작이다. 그의 전작 ‘문화로 읽는 세계사’와 ‘신데렐라 천년의 여행’ 등에서 단편적으로 다뤄진 마녀사냥을 서구 문명의 발전 과정에서의 필연성과 마녀사냥의 문화적 현상이라는 관점에서 미시사회학적으로 조명한 역작이다. 저자가 근대 초에 마녀사냥이 정점을 이뤘다는 점에 주목하며 풀어낸 원인은 이렇다. 문명의 이면에 ‘야만의 심연’을 정치적 기제로 숨겨 놓았다는 지적이다. 서구 근대성은 진리에 관한 엄격한 기준을 세우고, 이를 어기는 세력을 억압하기 위해 권력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동원했고, 마녀사냥은 이 점에서 또 다른 의미의 근대성의 산물이었다. 중세부터 유럽은 표면적으로는 기독교가 지배하는 종교 문화로 떠올랐지만 실상은 귀신이나 요정, 각종 영과 고대 이교 신들의 흔적이 강력하게 잔존해 있었다. 초자연적인 힘들에 대한 믿음은 민중들에게 마술적 세계관이 되어 뿌리내리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교회와 국가가 자신들의 정체성을 부각하고 신민에 대한 지배를 강화하기 위해 동원한 것이 바로 마녀사냥이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점을 치거나 병을 치료해주던 민간 신앙 전파자들이 악마의 하수인으로 몰렸으며 국가와 교회, 마을공동체의 복합적 관계 속에 16~17세기 마녀사냥이 유럽을 휩쓸었다. 1400년부터 1775년 사이 유럽과 아메리카 식민지에서 마녀 재판으로 처형된 사람은 5만여명으로 추산된다. 이 점에서 마녀사냥의 첫 번째 성격은 민중을 억압하는 근대성의 기제였다고 볼 수 있다. 저자는 마녀사냥을 유럽 문명 발전의 궤적에서 한때 일탈했던 예외적 사건이 아니라 오히려 문명 내부에서 필연적으로 자라온 현상으로 규정한다. 이게 이 책의 핵심이다. 근대 유럽은 선과 악, 정의와 불의, 신성과 마성 등 이분법적인 세계관이 확고했고, 이런 의미에서 신성의 반대되는 개념인 마녀는 억지로라도 발명됐어야 했다는 설명이다. 둘째는 마녀사냥이 ‘반(反)여성성’을 띤 억압이었다는 점이다. 마녀사냥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여성 희생자의 비중이 대단히 높다는 점이다. 1350년 이전 악마적인 사악한 행위의 재판 대상자 중 70%가 남성이었고 30%가 여성이었지만 14세기 후반에는 남성 대 여성 비율이 42% 대 58%로, 15세기에는 여성 비율이 60~70%로 늘게 되고, 16~17세기로 가면 80%에 달하게 된다. 이런 현상의 이면에는 지배계층인 남성들의 인식에서 여성은 욕망에 약하며, 모든 악덕은 그들의 본성에서 비롯되었다는 반여성적 사고가 자리잡고 있었다. 이 같은 생각은 악의 대변인인 마녀가 대개 여성일 수밖에 없다는 논리로 고착화된다. 프랑스의 영웅이자 신의 뜻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잔 다르크는 이 점에서 마녀라는 강한 의심을 받았다. 잔 다르크를 생포한 영국 역시 프랑스 국왕 샤를 7세의 정통성을 훼손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그녀가 마녀 혹은 이단이라는 증명이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잔 다르크는 자신을 우상화하고, 악령의 도움을 받았다는 죄목으로 사형 선고를 받는다. 주 교수는 결론에서 정당성을 위해 악을 필요로 하는 행위는 중·근대 유럽뿐 아니라 초역사적으로 존재했다고 지적한다. 나치 치하에선 유대인이, 파시스트에게는 공산당이, 스탈린주의자들에게는 미제(美帝) 스파이가 ‘마녀’ 역할을 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자신을 정당화하기 위해 상대편을 악으로 모는 마녀사냥은 문명의 이면에 숨어 있는 보편적인 야만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뉴스 분석] 국민과 소통·국정 지지도 상승세…朴 ‘총선 전 위상’ 회복하나

    [뉴스 분석] 국민과 소통·국정 지지도 상승세…朴 ‘총선 전 위상’ 회복하나

    언론인 만남·이란 방문 등 긍정적 평가 “지지율 40%땐 본격 정치행보 보일 것” 선거 참패 여당 의원들 靑 비판도 없어 여권 내 권력 지형 일정한 영향력 관측 지난 4·13 총선 이후 바닥을 쳤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분명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간 여권 내 힘의 질서가 상당 부분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을 중심으로 형성된 점을 감안할 때, 아직 정리되지 않고 있는 여권 내 권력 지형에 일정한 영향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6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 갤럽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2주 연속 오름세를 지속해 33%를 나타냈다. 지난 2∼4일 전국 성인 남녀 1011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 95%±3.1%p) 박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33%였다. 전문가들은 여론의 변화에 영향을 끼쳤을 요인으로 지난달 26일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초청 오찬 간담회와 지난 1~3일 이란 방문을 꼽고 있다. 이외에 이렇다 할 정치적 행보는 없었다는 점에서 언론인과의 만남을 통해 소통 의지를 내보인 것과 이란 방문으로 국정에 전념하는 모습이 긍정적 평가를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친박(친박근혜)계의 한 충청권 재선 의원은 “박 대통령이 빠른 시간 내에 40%대 지지율을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렇게 되면 박 대통령이 본격적인 정책, 정치 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수도권의 또 다른 친박계 중진의원은 예상했다. 친박계가 아니더라도 여권 내에서는 일정 부분 이런 전망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여당 의원들로부터 청와대에 대한 비판이 봇물처럼 터져나올 것이라는 일각의 전망은 현실화되지 않았고 지난 3일 원내대표 선거가 친박계의 주도로 이뤄진 것이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다. 선거 패배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친박계가 당권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새누리당의 지지도 상승도 전례로 볼 때 대통령의 지지율 회복에 힘입은 것으로 평가된다. 갤럽 조사에서 정당 지지도가 32%로 처음으로 1위를 회복했다. 박 대통령이 여권 내에서 선거 전만큼의 위상을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선거는 졌지만 여권 대선주자가 사실상 ‘전멸’함으로써 박 대통령의 정치적 위상은 오히려 강해지는 역설적 상황을 내다보고 있다. 비박(비박근혜)계는 이를 긴장 속에서 바라보고 있다. 서울의 한 비박계 중진의원은 “권력이란 게 순식간에 힘이 어디로 쏠릴지 모른다. 대통령의 정국 주도권을 얘기할 상황이 아니다. 다수당인 야당이 국회를 어떻게 끌어갈지 아무도 모르는 상태에서 2당으로서 청와대와의 관계를 포함해 3차, 4차 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처지”라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아이오아이 데뷔앨범 ‘크리슬리스’(Chrysalis) 청음설명서

    아이오아이 데뷔앨범 ‘크리슬리스’(Chrysalis) 청음설명서

    엠넷 ‘프로듀스 101’의 최종 11명의 멤버로 구성된 걸그룹 아이오아이(I.O.I)가 4일 첫 번째 미니앨범 ‘크리슬리스’(Chrysalis)를 발매하고 정식 데뷔했다. 아이오아이의 데뷔 앨범 ‘크리슬리스’(Chrysalis)는 아이오아이에게 정식 데뷔 앨범 그 이상의 의미가 있는 앨범이다. 주요 앨범 작업에 아이오아이 멤버들이 직접 참여해 의견을 내고 결정하며 자신들의 색깔을 녹여낸 ‘진짜’ 아이오아이의 앨범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오아이는 ‘크리슬리스’(Chrysalis)라는 음반명부터 타이틀곡과 수록곡 선곡, 뮤직비디오 속 개개인의 캐릭터 선정과 안무 구성에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임나영과 최유정은 타이틀곡과 인트로곡에 직접 작사에 참여했다. 1. I.O.I (Intro)작곡: Famous Bro, 바울, 신현진, 홍혜진 / 작사: Famousbro, 임나영, 최유정 / 편곡: Famousbro, 바울엠넷 ‘프로듀스 101’에서 발탁돼 데뷔하게 된 아이오아이의 당찬 포부가 느껴지는 인트로곡이다. 2. Dream Girls (드림걸스)작곡: Famousbro, 바울 / 작사: 임나영, 최유정 / 편곡: Famousbro, 바울‘드림걸스’(Dream Girls)는 트랩이 가미된 팝 댄스곡으로, 중독성 강한 후렴구가 포인트다. 통통 튀는 신스 사운드와 경쾌한 리듬은 듣는 이들로 하여금 기운을 북돋운다. 다양한 구성으로 멤버 각각의 매력까지 느낄 수 있어 곡을 듣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다. 3. 똑 똑 똑 (Knock Knock Knock)작곡: 이단옆차기 / 작사: 이단옆차기, 데이데이, Long Candy / 편곡: SEION봄 냄새 가득한 봄비 같은 곡이다. 사랑에 빠진 마음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는 가사와, 아이오아이만의 설렘 가득한 보컬이 귀엽고 사랑스러운 느낌을 배가시킨다. 4. Doo Wap (두 왑)작곡: earattack / 작사: earattack / 편곡: earattack, 오브로스, 네버엔드(NeverEnd)사랑이란 감정을 처음 느낀 후 놀랍고 설레는 마음을 발랄하게 표현한 곡이다. 90년대 신스팝을 재현해 그루브하고 상큼한 느낌을 강조했다. 5. Crush (크러쉬)‘프로듀스 101’의 파이널 데뷔 평가곡이다. 레드벨벳의 ‘덤 덤’(Dumb Dumb), ‘핑크러쉬’(Pinkrush)의 ‘핑거팁스’(Fingertips) 등을 작곡한 라이언 전이 작업한 곡으로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르고 빠져들 수 있는 ‘트래피컬 더치 펑크’(Trapical Dutch Funk) 장르의 곡이다. 6. 벚꽃이 지면작곡: 진영 / 작사: 진영 / 편곡: ZigZag Note, 강명신, 진영‘프로듀스 101’ 마지막 회를 통해 선보인 곡으로, 최종 11명의 음색으로 다시 녹음한 곡이다. 벚꽃이 지면 뜨거운 여름이 오듯 변치 않는 마음을 노래하는 소녀들의 바람이 담긴 곡이다. 7. Pick Me (픽미)‘프로듀스 101’을 통해 전 국민적인 사랑을 받은 곡으로 EDM 장르를 기반으로 한 댄스곡이다. 최종 11명의 음색으로 새롭게 녹음해 이번 앨범에 포함됐다.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 [서울 핫 플레이스] 성북 역사문화지구

    [서울 핫 플레이스] 성북 역사문화지구

    서울 한복판에 중국 진시황의 병마용 갱과 같은 압도적인 풍경이 펼쳐지는 곳이 있다. 옛날 왕과 고관대작의 무덤에 세운 문인석 300~400개가 있는 성북동 우리옛돌박물관이다. 우리옛돌박물관을 비롯해 옛사람들의 의식주 생활사를 모두 체험할 수 있는 곳이 성북동이다. 성북동 역사문화지구가 도로 다이어트와 박물관 특화거리를 통해 더욱 찾고 싶은 곳으로 거듭난다. ■걷다 보면 시진핑이 놀란 가구박물관… 백석의 사랑 깃든 길상사 “근자열원자래(近者說遠者來)란 말이 있죠? 성북동 주민들이 우선 기쁘고 편안하면 멀리에서도 성북동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아질 겁니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성북구의 전경이 손에 잡힐 듯이 들어오는 우리옛돌박물관 4층 옥상에서 성북동 역사문화지구에 대한 구상을 펼쳐놓았다. 성북동에는 훈민정음 해례본 등 국보 12점을 소장한 간송미술관, 중국 시진핑 주석이 감탄한 한국가구박물관, 시인 백석과 기생 자야의 애끓는 사랑 이야기가 깃든 길상사 등 역사문화 자원이 무궁무진하다. 여기에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부터 성북초등학교 부근 선잠단지 앞까지를 보행 친화 거리로 만든다. 성북동 역사문화지구는 외부 관광객만을 위한 곳이 아니다. 성북동 주민들이 우선 만족하고 즐겨야만 나중에 젠트리피케이션(임대료 등이 올라 원주민이 쫓겨나는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 김 구청장의 생각이다. 지나친 관광위주 개발로 변질한 삼청동, 북촌과 달리 옛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것이 성북동의 또 다른 매력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문을 연 우리옛돌박물관은 성북동 박물관거리의 신생아다. 오후 9시까지 야간 개관을 하는 매주 토요일 저녁에는 100여명 이상이 몰릴 정도로 인기다. 옛돌박물관은 천신일 세중 회장이 건립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절친’답게 옛돌박물관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언덕에는 이 전 대통령이 기념식수한 소나무가 성북동을 굽어본다. 천 회장은 40년 가까이 석조 유물을 모아 대지 5500여평에 석물 1200여점을 갖춘 옛돌박물관을 열었다. 사립박물관이 도굴품이나 장물을 종종 전시해 논란을 일으켰지만, 옛돌박물관은 지난 15년간 용인에서 전시하면서 시비를 없앤 유물만 내놓았다. 전시품은 천 회장이 골동상이나 미술대학 교수로부터 사들였다. 특히 일본인 구사카 마모루부터 사들인 문인석 70점은 천 회장의 자랑거리다. 일본에서 문화재를 환수하는데 천 회장이 들인 정성은 일제 강점기의 ‘문화재 지킴이’ 간송 전형필은 저리 가라 할 정도다. 박물관 1층에서 단아하게 똑 떨어지는 조명을 받는 문인석은 고고한 기운을 풍긴다. 문인석은 왕이나 고관대작 사대부들이 무덤에 세운 석물이다. 진시황이 죽어서도 능을 지키라며 병마용을 만든 것과 똑같은 이유에서 세워졌다. 주은경 학예사는 “어른들은 어릴 때 지나가며 보던 돌 조각의 의미를 새로 배우고, 처음에는 무섭다고 울던 아이들은 박물관을 나갈 때면 벅수를 친근하게 느낀다”고 설명했다. ■또 걸으면 석물 1200여점 옛돌박물관… 국보 창고 간송미술관 벅수는 동네 입구에 서 있던 돌장승이다. 생소하고 어렵고 무섭게만 느꼈던 돌 조각에 담긴 뜻을 깨우칠 수 있는 곳이 바로 옛돌박물관이다. 성북동 입구인 한성대입구역은 성북동역으로 문패를 바꿔달 예정이다. 지하철역부터 선잠단지 앞까지 걸어서 15분 정도 걸리는 약 850m의 길은 현재 왕복 6차선이다. 이 길은 도로 다이어트를 통해 왕복 2차선으로 줄이고 8~20m 이상 넓어진 보도에는 소규모 공연장, 상설 전시관, 거리카페 등이 생긴다. 현재 청록파 시인 조지훈의 집터 앞에 만들어진 ‘방우산장’이 성북동길 다이어트의 좋은 예다. 시인의 집터였음을 알리는 표지석만 있는 곳 앞에 공공 조형물인 의자가 여럿 놓였다. 의자는 도시에 놓는 장식용 건축물인 ‘어반폴리’로 실제로 주민이나 성북동 탐방객들이 앉아서 쉬어 갈 수 있다. 방우산장은 조 시인이 자신이 살던 곳에 붙였던 이름이다. 박원순 시장은 성북동에 옛날 사람들의 의식주를 모두 체험할 수 있는 박물관 특화거리를 조성할 계획이다. 조선의 왕비들이 명주를 생산하고자 잠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선잠단지 옆에는 실크박물관을 만든다. 모시를 표백하던 마전터에는 공예공방을 조성하여 조선의 의생활을 엿볼 수 있다. 최순우 옛집, 성락원, 길상사, 이종석 별장, 심우장 등 아름다운 옛 건축물이 조화롭게 들어선 성북동에서는 한옥의 멋을 한껏 느낄 수 있다. 시 산하기관인 세종문화회관이 운영하면서 복합문화공간이란 기능을 못하는 데다 ‘임원 공짜식사’로 논란을 낳은 삼청각은 한국전통 식문화 체험공간으로 탈바꿈한다. 300억원의 예산을 들여 ‘한국 음식 문화의 전당’으로 2018년까지 재탄생한다. 1층은 한식당과 한식아트몰, 2층은 문화공간, 별채들은 테마 한식관으로 꾸며 민간업체에 운영을 맡긴다. 용인민속촌까지 가기 어려운 외국인들이 성북동에서 전통 의식주를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게 된다. 성북구는 유엔아동기구인 유네스코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아동친화도시로 인증한 만큼 아이들을 위한 배려도 빠질 수 없다. 수유시설을 마련하고 유모차도 힘들지 않게 한양도성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무장애 보도를 조성한다. 김 구청장은 “코끼리 열차 같은 친환경 교통수단을 마련해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성북동 전철역에서 한양도성까지 편안하게 둘러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공짜 식사 논란’ 삼청각, 한식 문화 공간으로

    한식당 중심으로 운영되는 삼청각이 2018년까지 한식의 가치와 전통문화의 매력까지 체험할 수 있는 한식문화의 전당으로 바뀐다. 서울시는 건물 신축과 리모델링으로 전통 식문화 복합공간을 조성하고 운영 주체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삼청각을 혁신한다고 5일 밝혔다. 삼청각은 지난 2월 세종문화회관 임원의 ‘공짜 식사’로 물의를 빚었다. 서울시는 삼청각의 경영 실태 조사와 운영 방식 재검토를 진행했다. 먼저 삼청각 진입로 앞 주차장 부지에는 2018년까지 한국 음식의 연구와 전시부터 체험, 교육, 시식, 쇼핑을 한자리에서 할 수 있는 ‘한국음식문화관’이 들어선다. 전시관에선 식문화 관련 테마 전시와 특별기획전시가 상시 열리고 한국음식문화의 미래를 전망하는 영상도 상영한다. 도서관에선 고(古) 조리서 등 다양한 식문화 도서를 볼 수 있고, 조리체험실에선 전통 요리 강습과 시연이 이뤄진다. 또 1층에는 ‘한국식품 아트몰’이 생긴다. 기존 건물 중 삼청각 중심에 있는 ‘일화당’은 전통혼례와 요리경연대회 등 대형 행사와 전시까지 할 수 있는 개방형 다목적홀로 바뀐다. 장독대와 김치광, 차일, 채마밭도 조성된다. 청천당, 천추당, 취한당, 동백헌, 유하정 등 한옥 별채 5곳은 각각 반가음식, 궁중음식, 사찰음식, 전통발효음식, 다도 등을 체험하는 ‘테마 한식관’으로 2017년까지 변신한다. 운영업체 선정 방식도 공개 공모로 전환한다. 운영업체는 내년 3월 이전에 선정한다. 고홍석 문화본부장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1개 업체가 아닌 전시, 연구 등 전문성을 가진 기관들의 컨소시엄 참여도 허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옥시 제품 검색 걸러주는 프로그램’ 등장…설치해보니

    ‘옥시 제품 검색 걸러주는 프로그램’ 등장…설치해보니

    옥시레킷벤키저(옥시)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쇼핑 사이트에서 옥시 제품이 검색되지 않도록 하는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2일 구글 크롬 웹스토어에 ‘Oxy-Blocker’라는 확장프로그램이 올라왔다. (https://chrome.google.com/webstore/detail/oxy-blocker/ehmeofbfhnniodmnlnhmbjleendnkjbh) 이 프로그램은 네이버와 다음 쇼핑, 11번가 검색 결과에서 옥시 제품을 보여주지 않는 기능을 제공한다. 확장프로그램이란 브라우저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인터넷 탐색 환경을 맞춤설정할 수 있는 소규모 프로그램을 말한다. ‘Oxy-Blocker’를 설치한 뒤 네이버에서 ‘옥시’를 검색해보았다. 옥시 관련 제품의 이미지가 뿌옇게 변해 커서를 갖다 대어도 클릭이 되지 않는다. 각각의 상품 이미지 위에 새겨진 ‘OXY BLOCKER’ 로고는 해당 제품의 제조사가 옥시임을 강조한다. 이 프로그램은 현재 네이버와 다음 쇼핑, 11번가를 제외한 다른 사이트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  ‘hooriza’라는 닉네임을 쓰는 해당 프로그램의 개발자는 “최소 146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킨 가습기 살균제 사고를 방치한 옥시에 대한 보이콧”이라며 프로그램 개발 동기를 밝혔다. 그는 “이후 다른 쇼핑몰 사이트에서도 옥시 제품 검색 차단 기능이 실행하도록 추가 지원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지연 인턴기자 julie31080@seoul.co.kr
  • 아베 개헌 고집에… 둘로 쪼개진 日

    일본 사회가 69번째 헌법의 날을 맞은 3일 개헌을 둘러싸고 다시 갑론을박에 빠졌다. 아베 신조 총리가 헌법 개정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가운데 주요 언론들은 개헌에 대한 확연히 다른 입장을 내세우면서 각각 찬반으로 나뉘었다. 여론조사 결과 국민 절반 이상은 개헌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사히신문 등 개헌 부당성 지적 ‘아베의 나팔수’ NHK가 이날 밝힌 여론조사에서 개헌 반대 여론은 다른 매체들보다 20% 포인트가 낮은 31%로 나왔다. “개헌해야 한다”는 응답은 27%였다. 또 교전권을 부인한 “헌법 9조를 바꿀 필요 없다”는 의견은 40%로, 개정 찬성(22%)보다 2배가량 더 높았다. 아사히신문 조사에서는 “헌법을 바꿀 필요가 없다”는 답변이 55%였다. 전년도 48%에 비해 7% 포인트가 늘었다. “바꿀 필요가 있다”는 응답은 43%에서 37%로 6% 포인트나 줄었다. ‘긴급사태조항’에 대해선 반대가 52%로 찬성 33%를 크게 웃돌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조사에서도 ‘지금 헌법이 좋다’는 의견이 50%대를 기록, 2004년 같은 조사 이후 가장 높았다. 마이니치신문이 지난달 16, 17일 실시한 조사에서도 개헌 반대가 52%로 찬성(27%)을 크게 웃돌았다. 이런 속에서 주요 언론들도 개헌 찬반론에 나섰다. 아사히신문은 ‘역사는 퇴보하지 않는다’란 제목의 사설에서 “자민당 헌법 개정안 초안은 국가가 지나치게 전면에 나오고, 개인의 자유와 권리는 후퇴했다”며 개헌 부당성을 지적했다. 마이니치신문도 “현행 헌법은 패전의 산물”이라면서 “국민의 사상을 단속하고 자유를 질식시켰으며 전쟁으로 많은 희생을 강요했던 그런 사회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결의와 희망이 헌법에 담긴 것”이라고 평가했다. 도쿄신문도 개헌의 의도와 위험성을 경계했다. ●요미우리 “헌법, 21세기 맞게 바꿔야” 반면 요미우리신문은 “그동안 여러 극적 변화 속에서도 헌법은 한 글자도 변하지 않았다”며 “21세기에 어울리도록 바꿔야 한다”고 개헌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이어 “대규모 재해 시에 즉시 대처할 수 있는 긴급사태조항 신설 등을 우선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베 정권은 긴급사태조항 신설을 강력 추진하고 있다. 한편 개헌을 지지하는 초당파 국회의원들은 앞서 지난 2일 도쿄에서 집회를 열고 개헌 세력을 과시했다. 이 자리에서 보수의 대부 격인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는 “(아베) 내각의 개헌 도전을 크게 평가하고 지지한다”고 힘을 실어 줬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사설] 손 맞잡은 한·이란 정상, ‘제2 중동붐’ 기대 크다

    이란을 국빈 방문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현지시간) 권력 서열 2위인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 권력 서열 1위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를 잇따라 만났다. 신정(神政)일치 국가 이란에서 절대권력을 가진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의 회동은 적지 않은 상징성을 갖는다. 박 대통령은 로하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경제 협력을 가속화해 교역액을 3배로 늘린다는 데 합의했다. ‘북핵 반대’라는 성과도 이끌어 냈다. 서먹했던 두 나라 관계가 한 차례 정상외교로 당장 정상화될 수 있겠느냐는 일각의 우려를 해소하기에 충분한 장면이었다. 비(非)무슬림 여성 정상으로는 처음 이란을 찾은 박 대통령이다. 공항에 내리면서부터 이란식 히잡인 ‘루사리’를 착용하며 현지 문화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양국 관계 정상화의 속도를 높이는 데 적지 않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경제 협력 분야에서 한국과 이란이 극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란은 원유 매장량 세계 4위, 천연가스 2위의 자원 부국이다.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원을 확보하지 않고는 더이상의 경제 발전을 바랄 수 없는 우리로서는 반드시 껴안고 가야 할 상대다. 여기에 8180만명의 인구를 가진 이란은 매력적인 소비재 상품 시장이기도 하다. 이란은 지난 1월 미국이 주도하는 경제 제재가 해제되자 연평균 8%의 고성장을 이루겠다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야심 차게 세웠다. 오랜 경제 제재로 낙후할 대로 낙후한 이란 경제 발전에 필수적인 토목·건설 등 전통적 인프라는 물론 정보통신기술(ICT)과 보건·의료·환경 등 신기술은 우리에게 강점이 있다. 박 대통령의 방문으로 활짝 트인 협력의 물꼬를 어떻게 활용하는가 하는 것은 앞으로의 과제다. 두 나라는 정상회담이 끝나고 해운협정을 비롯한 19건의 협정과 59건의 경제 분야를 포함한 66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과학기술과 산업 인프라는 물론 해운·교통·에너지·금융·문화·교육 등 분야가 망라됐다. MOU 체결에 따른 수주 가능 금액은 철도·도로·수자원 관리가 121억 2000만 달러, 석유·가스·전력 재건이 316억 달러, 보건·의료가 18억 5000만 달러 등 최대 456억 달러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청와대는 전망했다. 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에는 사상 최대 규모인 236개사 500명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했다. 이제부터는 정부와 기업이 힘을 합쳐 MOU를 실제 계약으로 연결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한국 경제는 핵심 산업 분야마저 구조조정이 논의될 만큼 어려운 상황이다. 1970년대 ‘중동붐’이 한국 경제를 일으켜 세웠다고 한다. ‘제2 중동붐’이 현실화한다면 우리 경제가 성장 궤도에 재진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란과의 경제 협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이란을 두고 ‘중동의 마지막 블루오션’이라고도 한다.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의미가 담겨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정상회담 결과에서 보듯 기대는 이란 쪽에서도 크다. 이란 일간신문도 ‘200억 달러의 방문’이라며 경제 협력에 초점을 맞추었다. 두 나라가 ‘윈윈’하는 실리외교의 성공 사례를 만들어 가기 바란다.
  • 역 입구 11m 아슬아슬 흡연

    역 입구 11m 아슬아슬 흡연

    “사람 몰리는 곳 금연 필요” “흡연 장소도 만들어 줘야” “금연 장소만 지정할 게 아니라 흡연할 곳도 만들어 줘야 되는 거 아닌가요? 갈수록 정말 너무하네.” 2일 오전 11시 10분쯤 서울 강남구 삼성역 4번 출구와 3번 출구 사이에서 작은 승강이가 벌어졌다. 강남구청 흡연단속팀 이병선(64)씨가 이곳에서 담배를 피우던 40대 남성을 제지하면서 발생한 언쟁이었다. 이곳은 4번 출구로부터 9m 정도 거리에 있어 이달 1일부터 담배를 피우면 안 된다. 이씨는 “담배를 끄든지 다른 곳으로 이동하든지 하라”고 요구했고, 40대 남성은 짜증을 내며 반쯤 남은 담배를 신경질적으로 비벼 끈 뒤 자리를 떴다. 서울시는 이달 1일부터 ‘간접흡연 피해방지’ 조례에 따라 시내 모든 지하철역 입구 10m 이내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했다. 지하철역 주변은 화단과 의자가 있는 경우가 많아 평소 흡연과 관련한 시민들의 불만이 많다. 서울시는 이를 알리기 위해 25개 구청과 함께 이날부터 홍보에 들어갔다. 4개월의 계도 기간을 거쳐 오는 9월 1일부터는 흡연하다 적발될 경우 최고 1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는다. 이날 광화문역과 시청역, 삼성역과 선릉역 등 주요 지하철역의 출입구 근처에는 빨간색으로 된 ‘금연구역’ 안내 문구가 붙어 있었다. 또 지하철역 입구를 기준으로 전후방 10m 지점 바닥에 금연구역을 알리는 스티커도 눈에 띄었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금연구역 내에서 흡연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선릉역 8번 출구 앞에서 행인들에게 음식점 전단을 돌리던 이모(68·여)씨는 “아침 8시부터 나왔는데 금연구역 안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며 “사람이 많이 몰릴 수밖에 없는 곳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한 건 참 잘한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하철 출구 10m 구역만 넘어서면 바로 옆에서 담배를 피워도 딱히 제지할 방법이 없다”며 “지하철 출구 10m 이내라는 규정이 외려 흡연자들에게 악용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선릉역 5번 출구와 6번 출구는 50m 정도 떨어져 있는데, 각각의 10m를 제외한 중간 30m 공간은 평균 네댓 명의 흡연자에 의해 마치 ‘비공식 흡연구역’처럼 활용되고 있었다. 흡연자들은 금연구역 지정 취지에는 동감하면서도 불만이 많다. 광화문역 5번 출구에서 만난 이모(31)씨는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공공시설 인근에서 금연은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담배에 붙는 세금이 담배 가격의 절반 이상인데 정작 흡연박스 설치 등 흡연자를 위한 정책은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하철역 10m 금연구역 신설은 밀집 지역에서 담배를 피우지 말자는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데 주된 의미가 있다”며 “흡연부스 설치에 대한 조례도 발의된 만큼 흡연자들을 위한 시설도 조만간 확충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느낌, 극락(極樂)같은…길상사(吉祥寺)

    느낌, 극락(極樂)같은…길상사(吉祥寺)

    “내가 우둔해서 그런가--- 운장산 가는 길엔 절도 많더군. 이런 절도 구경하고 저런 절도 구경하면서 온갖 불상들을 봤었네만.. 부처님 마음은 못 보았네.” 극작가 이강백(69)의 희곡 중 ‘느낌, 극락 같은’에 나오는 주인공 ‘서연’의 대사다. 작품은 불상의 ‘형태’를 중시하는 ‘동연’, 이와 반대로 상(相)에 집착하지 않고 부처의 마음을 드러내고픈 ‘서연’의 갈등이 주요한 맥락을 이루고 있다. 만약 ‘서연’이 실존 인물이었다면 성북동에 위치한 길상사(吉祥寺)를 둘러보고 어떤 느낌을 지닐까? 과연 부처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절이라고 하지 않을까. 아이러니하게도 길상사의 주불전은 석가모니를 본존불로 모시는 대웅전(大雄殿)이 아니라 중생들의 자비와 깨달음을 추구하는 아미타불의 ‘극락전(極樂殿)’이기도 하다. 서울특별시 성북구 성북동 323에 위치한 길상사(吉祥寺). 7000여 평에 이르는 넓은 대지, 연건평 3000평과 지상건물 40여동이 1996년 5월 20일에 조계종 송광사 분원으로 등기이전 되었다. 1997년 12월 14일에 개원법회를 열면서 지금의 길상사라는 이름을 얻었는데, 이 개원법회에 천주교의 김수환 추기경이 참석하면서 더더욱 사찰의 이름값을 높이기도 하였다. 원래 3공화국을 대표하는 요정정치의 대명사였던 대원각(大宛閣)이라는 ‘술집’이, 중생을 맑고 밝은 곳으로 교화하는 청정도량인 길상사라는 절집으로 갈음한 것이다. 길상사는 과연 유명세만큼이나 숱한 전설 같은 이야기들이 오고 가는 절집이기도 하다. 남로당의 당수였던 박헌영(1900~1955), 이제는 월북시인이 아닌 재북시인이 된 백석(1912~1996), ‘자야(子夜)’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길상사의 공덕주인 길상화(吉祥華) 김영한(1916∼1999), 그리고 길상사의 회주 법정스님(1932~2010), 박헌영의 유일한 남한 생육인 원경스님, 그리고 기생 김소산 등등 실로 한국 근현대사 이면의 여러 인물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런 인물들의 삶이 빚어내는 이야기는 뒤로 한 채 여행지로서, 도심의 선원으로서의 길상사를 방문해보자. 막상 길상사에 들어서면, 눈치 빠른 여행객은 입구부터 이 절집이 심상치 않음을 알 수가 있다. 대개의 선종불교 사찰에는 입구에 문(門)만 따로 있는 일주문(一柱門), 혹은 산문(山門)이 있다. 일주문 밖을 속계, 일주문 안을 진계라고 구분 짓는데 오직 일심으로 부처에 귀의한다는 결심을 갖도록 하는 문이다. 그러나 길상사는 애당초에 ‘술집’이었으니 그윽한 맞배지붕으로 만든 본 모양새의 일주문이 있을 리가 만무하다. 들어가는 입구가 경복궁 근정전에서나 볼 수 있는 팔작지붕이 하늘높이 솟구쳐 있다. 원래 팔작(八作)지붕이란 물론 절에서도 쓰이지만, 속가(俗家)에서는 권력을 지닌 고관대작들이 드나드는 문의 모양새로 많이 쓰인다. 이런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는 권력의 상징이 길상사의 일주문으로 쓰이니 벌써부터 이 절집의 곡절이 심상치 않다. 여기에 내처 길상사에는 여느 절이나 있는 사천왕상(四天王像)을 모신 천왕문조차도 없다. 팔작지붕 일주문을 지나 불과 30여 미터 오르막을 오르면 관세음보살상이 있다. ‘관세음보살상’을 보자마자 대개의 사람들은 뜬금없이 천주교의 ‘마리아상’을 떠올릴 것이다. 맞는 짐작이다. 이 관세음보살상은 독실한 카톨릭 신앙을 지닌 원로 조각가 최종태 작가의 작품으로 2000년 4월에 조성된 관음상이다. 조각을 자세히 살펴보면 여섯 개의 봉우리가 올라 온 관을 쓰고 왼손에는 진리의 맑은 물을 상징하는 정병(淨甁)이 있고, 오른손에는 중생들의 모든 고뇌를 어루만지는 시무외(施無畏)를 드러내고 있다. 조각을 보는 순간 여느 관음불상의 기본 형태가 아님을 알 수가 있다. 마리아의 형상으로 부처의 마음을 드러내고자 했던 작가의 깊은 고뇌를 짐작할 수가 있다. 최종태 작가는 종교의 형태를 넘어 믿음의 본질인 구원의 모습을 드러내고자 했기에 굳이 겉모습에 얽매이지 않았던 것이다. ‘구원(久遠)의 모상’이라는 그만의 독특한 구도적인 예술 철학이 오히려 우리에게 부처의 원형, 관음의 원형을 다시금 생각하게 해준다. 관음상을 뒤로 한 채 길상사의 주불전인 극락전으로 다가가본다. 분명 ‘대웅전’이 아니라 ‘극락전’인 것이다. 이 극락전이 길상사의 모양새를 정확히 규정해준다. 과거 요정으로서 대원각의 주연회장이었던 본채가 이제는 아미타부처님을 모신 성스러운 법당이 되었다. 아미타부처님은 대승불교에서 서방정토 극락세계, 즉 저세상에 머물면서 불법을 설한다는 부처다. 길상사를 조성한 법정이 지닌 중생구제의 뜻을 그대로 드러내어주는 본채의 본존불로서는 제격인 셈이다. 수십 년 세월동안 주지육림의 흥성거림속에서 여인의 분내와 부패한 권력의 오취가 스며든 나무 기둥의 껍질을 일일이 벗기면서 법정은 과연 무슨 생각을 했을까 궁금해진다. 또한 서방정토의 아미타부처님은 현세에서 못이룬 ‘자야’와 ‘백석’의 사랑을 다시금 이어주었으리라. 또다시 극락전의 왼편 길을 걸어 올라가면 바로 선방과 길상선원, 그리고 법정의 진영을 모신 ‘진영각(眞影閣)’이 소담하게 자리 잡고 있다. 법정은 입적하기 하루 전 날에야, 처음으로 자신이 만든 길상사에서 하룻밤을 보내었다. 그의 유언은 바로 “내 이름으로 번거롭게 부질없는 검은 의식을 행하지 말고, 사리를 찾으려고도 하지 말며, 관과 수의를 마련하지 말고, 편리하고 이웃에 방해되지 않는 곳에서 지체 없이 평소의 승복을 입은 상태로 다비하여 주기 바란다”였다. 그는 사찰에 돈이 넘치면 불성은 깨어진다 하여 늘 풍요로움을 경계하였다. 이에 관한 한 가지 일화는 국수에 대한 것이었다. 국수는 흔히 승소면(僧笑麵:스님을 웃게 만드는 면)이라고 해서 불가에 입문한 스님들에게는 별식 중의 별식이었을 터. 법정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먹는 방법이 극단의 절제였다. ‘맹물국수’, 말 그대로 삶은 소면을 시냇물만을 담은 그릇에 두서너 번 휘휘 가락지어 한 움큼 건져내어 먹는 것을 좋아했다. 법정의 성품이 이렇듯 간장 한 방울 들어갈 틈도 없이 담백하였다. 이러하니 평생을 뭇 남정네 마음을 번철 위 부침개 뒤집는 것보다 쉽게 바꿀 수 있었던 김영한씨도, 겨우 10년이 지나서야 저어하는 법정의 마음을 돌려 대원각을 시주로 바칠 수가 있었다. <사진6. 김영한 님의 사당과 공덕비. 그녀의 마음을 어찌 일반인이 가늠이나 할 수 있을까? > 법정 스님의 진영을 모신 진영각을 뒤로 하고 출입문으로 내려오면 바로 오른편에 계곡이 있고, 작은 시냇물이 흐른다. 이 시내를 건너면 길상사 창건 공덕주 김영한의 사당이 있다. 김영한의 일생에 관하여서는 이견들이 분분하다. 하지만, 그녀가 직접 밝힌 바에 따르면, 1916년 종로구 관철동에서 태어나 1932년에 기생이 되기 위하여 조선 권번에 들어갔다고 한다. 그리고 1936년 가을, 함경남도 함흥에서 시인 백석을 만나 ‘자야(子夜)’라는 애칭으로 불리게 되었다. 물론 그녀는 자신이 백석의 여러 ‘자야’들 중의 하나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고 백석이 가장 사랑하는 ‘자야’는 바로 통영 출신의 ‘란(蘭)’이라는 여성임도 이미 짐작하였다. 1938년 백석이 ‘란’과의 실연으로 인해 상처를 받았을 때 찾았던 사람이 바로 ‘김영한’이었다. 이때 김영한은 ‘ 그대의 아내가 누구이든지 간에 평생 사랑하리라 굳게 결심하였다’라고 술회하였다. 이 만남을 끝으로 두 번 다시 백석을 만나지 못하였고, 그녀는 화수분같은 대원각의 안주인으로 거부가 된다. 하지만, 후일 당시 값어치로 1000억원이 넘은 대원각을 법정에게 시주할 때 그녀의 말 한마디는 지금 살펴보아도 놀라울 따름이다. “백천억도 백석시인의 시 한 줄만 못하다’라고 했던 것이다. 이후 그녀가 영가(靈駕)의 세계에 들어서고 한 달 뒤 놀라운 일이 또 일어나게 된다. 1999년 12월 KAIST에 발신자가 김영한이라고 적힌 한 통의 편지가 전해진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남긴 130억 가량의 부동산 전부를 ‘국가과학기술 영재 양성’에 힘써달라는 부탁이었다. 이 정도 크기의 그릇을 지니었으니 대원각을 시주할 당시 주변의 뜨악스러운 눈길과 의혹 따위야 이미 그녀의 삶의 깊이에서는 눈길조차 줄 필요가 없을 정도의 하찮음이었으리라. 사당 앞 공덕비에는 간단한. 그녀의 약력이 있다. 하지만 작은 돌조각에는 조선 말 몰락했던 양반가 출신으로, 기생이 되어버린 한 여인의 품격을 결코 다 드러낼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이 외에도 길상사를 찬찬히 둘러보면 설법전, 지장전, 범종각, 길상선원, 적묵당, 청향당, 길상보탑, 정랑(화장실), 청향당 등 작은 요사(寮舍)채들이 있어 도심선원으로서 그 역할을 제대로 해주고 있다. 또한 서울 도심 한 가운데 있어 지친 마음을 추스르기에 아주 좋은 공간이 될 수가 있으며 템플스테이, 경전강독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있어 편안히 다가서기에도 좋은 공간임은 분명하다. < 길상사(吉祥寺)에 대한 사소한 여행 일문일답> 1. 꼭 가봐야 할 곳인가?- 마음에 평화로움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굳이 불교신자가 아니라도 상관없다. 홈페이지 주소 : http://kilsangsa.info/ 2. 누구와 함께- 가능하면 혼자. 3. 교통편?- 한성대입구역 6번출구에서 마을버스 성북02번을 타고 길상사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됨. 아니면 천천히 걸어올라오면 큰 길입구에서 약 20분 정도 소요됨. 걷는 것을 추천. 표지판이 잘 되어 있음. 4. 인근 편의시설, 주차장?- 기본적으로 종교시설이다. 짧은 반바지나 치마 등은 삼가길 바람. 주차시설 있음. 5. 유명세에 비하여 실제 모습은?- 더 유명해져서 관광지가 될까 두럽다. 6. 친절도?- 관광지가 아닌 절이다. 신도들끼리 조심하고 서로 친절해야 한다. 7. 전문성은?- 김영한, 백석, 법정스님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는 알고 가면 좋다. 8. 관람시간은? - 종교시설이다. 관람하는 곳이 아니다. 9. 감탄하는 점?- 이 엄청난 땅과 건물을 무상으로 시주하신 김영한의 인품과 봄이면 흐드러지는 꽃무릇들. 길상사 창건 이면에 있는 거대한 한국 근현대사의 비화와 이에 얽힌 숱한 인물들의 드라마틱한 삶. 10. 아쉬운 점?- 없다. 11. 운영진에게 한마디?- 감히 무슨 말을 하리오. 12. 여행 전 기대감과 후기?- 이미 김영한과 백석, 그리고 법정의 스토리를 알고 있는 상태에서 절을 둘러보면 감동이 배가 될 수 있다. 천천히 둘러보길 바란다. 한 때 우리나라 최고의 요정자리이다 보니 정원의 구성이나 경치는 서울의 여느 공간과 비견할 수 없다. 13. 추천하고픈 사람?- 당신. 14. 비추하고픈 사람?- 비추하면 안 된다. 15. 먹거리 정보- 종교시설이다. 큰 길에 나오면 식당이 많다. 16. 쇼핑매력도- 쇼핑할 돈으로 시주를 하시길. 17. 숙박편의성- 도심 종교시설이다. 18. 인근 관광지 매력도-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다. 이왕 길상사에 온 길이라면 넉넉히 시간을 두고 오면 좋다. 이 주변에 선잠단지, 성락원, 한국가구박물관, 정법사, 우리옛돌박물관, 삼청각, 북정마을, 심우장 등이 있는 데, 이중 한국가구박물관은 생각보다 규모가 있고 볼거리가 풍부하다. 그리고 길상사 여행 꿀팁을 한 가지 드리자면, 길상사 올라가는 길에 ‘누브티스 넥타이 박물관’이 있다. 대개의 사람들은 들어가기가 주저하는 곳이지만 실상은 마음껏 들어가서 커피 한 잔을 먹어도 되는 곳이다. 물론 유료이지만 이 근처에 이만한 커피숍은 찾기가 힘들다. 간단한 식사도 판매한다. 19. 꼭 해봐야 할 것은- 법정 스님의 ‘무소유’를 읽고 길상사에 가 보는 것을 권유함. 20. 총평- 길상사(吉祥寺)에 대한 관심이 더 많아지길 바란다. 약간의 공부가 필요한 장소이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10시간씩 한반도 비행하며 미세먼지 수집… 육·해·공 3차원 관측

    10시간씩 한반도 비행하며 미세먼지 수집… 육·해·공 3차원 관측

    DC8, 첨단 장비 30여대 총동원 한·미·중·일 연구원 400명 참여 한국과 미국, 일본, 중국의 대기분야 전문가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한반도 미세먼지·대기오염 추적 연구가 2일부터 시작된다. 대기오염과 관련해서는 국제적으로 최대 규모의 사업이다. 지상과 항공, 해상에서 이뤄지는 3차원 입체 관측을 통해 미세먼지와 오존 발생 원인 등을 규명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날아다니는 실험실’로 불리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환경 모니터링 전용 항공기인 DC8이 투입된다. DC8은 첨단 장비와 연구진을 태우고 한번에 최대 10시간 동안 한반도 상공을 비행하며 대기 자료를 수집한다. 1일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한반도 대기질 개선을 위해 NASA 연구팀이 참여하는 대기질공동조사(KORUS-AQ)가 2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40일 남짓 실시된다. NASA가 대기질 연구를 위해 외국과 협력하는 것은 처음으로, 국내외 93개 연구팀, 400여명이 참여한다. 한반도 공중에서의 체계적인 관측과 분석을 위해 DC8이 지난달 27일 입국한 데 이어 2010년 우리나라가 발사한 통신해양기상위성인 천리안위성도 활용한다. DC8은 길이 47.5m, 날개 폭 45.1m로 에어버스의 중형 여객기인 A320보다 크다. 최대 150명까지 탈 수 있지만 이번에는 30여대의 장비와 연구진 20여명이 탑승한다. 조사 기간 동안 한반도 상공을 10차례 비행하며 미세먼지의 원인과 이동 상황 등을 연구한다. 비행 중 외부와 각각의 장비를 연결한 인렛(in-let)에서 대기를 빨아들이면 기내 장비들이 실시간으로 대기질 상태를 분석한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의 배출원까지 구분할 수 있다. 조사에는 DC8을 비롯해 경비행기인 NASA의 B200과 한서대가 보유한 킹에어 등 모두 3대의 항공기가 투입된다. 이들 경비행기는 DC8이 관측할 수 없는 좁은 지역의 데이터를 수집해 정확도를 높이는 임무를 수행한다. 수도권의 초미세먼지와 오존 생성의 전구물질(오염의 원인물질) 등을 측정하기 위해 도심인 올림픽공원과 바람이 들어오는 풍상 지역인 백령도, 바람이 빠져나가는 풍하 지역인 태화산 3곳에는 지상 측정장비가 설치된다. 외부에서 유입된 오염물질의 영향과 농도 변화 등을 규명하기 위한 관측과 분석도 진행한다. 홍지형 국립환경과학원 기후대기연구부장은 “연구 결과 분석에 1년 정도가 필요하다”면서 “한반도, 특히 수도권의 대기질 개선과 미세먼지 등의 예보 정확도 향상, 한국형 예보모델 개발 등 다양한 활용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이라크 시아파, ´그린존´서 이틀째 농성…남부선 폭탄테러

    이라크 시아파, ´그린존´서 이틀째 농성…남부선 폭탄테러

     이라크 바드다드에서 시아파 시위대 수천명이 1일(현지시간) ‘그린존’(지도) 내부 의사당 인근에서 이틀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고 AFP, dpa 통신이 보도했다.  지난달 30일 강경 시아파 지도자 무크타다 알사드르를 지지하는 시위대가 ‘그린존’ 방벽을 넘어 한때 이라크 의회 의사당까지 점거하는 등 이틀째 그린존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후세인 정권 붕괴 뒤 설정된 미군의 특별경계구역에서 유래한 그린존은 의사당과 정부 청사, 군 사령부, 외국 공관 등 주요 시설이 모여 있는 곳으로 철저한 보안이 이뤄지는 곳이다.  전날 시위대는 별다른 충돌 없이 진입에 성공했다. 시위대 분위기는 차분한 편이며 일부는 그간 들어와 보지 못했던 그린존을 구경하며 사진을 찍기도 하고 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셀카’를 찍던 32세의 한 남성은 AFP에 “사담 후세인 정권 당시였던 학창 시절에 와보고는 처음”이라며 “이라크 국민이 늘 정전에 시달리는데 이곳은 어디나 에어컨이 틀어져 있고 전기가 잘 들어오고 있어 충격”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정족수 부족으로 신임 내각 후보자 일부에 대한 의회 표결이 무산된 데 대해 알사드르가 시아파 성지 나자프에서 비난 기자회견을 가진 뒤 발생했다.  앞서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는 정치권의 부패와 종파간 갈등을 일소한다며 전문 관료 출신으로 구성한 내각 후보자 명단을 의회에 제출했으나 종파·민족 간 이해가 갈린 의회가 승인 기한을 넘겨 일각의 불만이 커졌다.  알아바디 총리는 이날 성명을 내 의원과 경찰을 공격하고 공공재산을 파괴한 시위자들을 체포하라며 강력 대응을 주문했다.  그는 “그들은 법정에서 응당한 벌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하루 중, 운동하기에 가장 좋은 시간은 몇 시?

    하루 중, 운동하기에 가장 좋은 시간은 몇 시?

    사람마다 어울리는 스타일이 각기 다르듯, 각각의 시간마다 어울리는 ‘임무’가 따로 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운동이나 백신 접종을 하는 일, 비교적 어려운 회사업무를 처리할 때 가장 효율적인 시간 등이 각기 다르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수 차례 발표한 바 있다. 영국 버밍엄대학교의 애나 필립스 박사는 “예컨대 백신 주사의 효과를 최대화할 수 있는 시간과 운동의 효과를 최대로 끌어올 시간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연구를 통해 알게 됐다"면서 "막 태어난 신생아에게 예방접종을 하려면 아침보다는 오후에 하는 것이 좋다. 오후에 백신을 맞은 아기들이 아침에 맞은 아이들보다 잠을 더 길게 잘 수 있고 이것이 백신을 효과적으로 작동하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렇듯 우리 몸은 일종의 작은 오케스트라와 같다. 뇌가 조종하는 ‘신체 시간’(body clock)에 따라 몸이 움직이며, 이 시간에 적합한 행동을 했을 때 우리 몸은 완벽한 오케스트라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전문가들이 제시한 ‘효과적인 시간표’다. ◆새벽 6시-혈압희석제를 먹기에 가장 적합한 시간새벽 6시부터 낮 12시까지의 심근경색이나 심장마비가 올 확률이 다른 시간에 비해 49%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오전 시간대에는 우리 혈액의 점성이 더 높고 혈압도 빠르게 높아져서 갑작스러운 움직임에도 심장관련 질환이 찾아올 수 있다. 때문에 혈액의 응고작용을 막는 혈액희석제를 복용하는 사람이라면 이 시간을 이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오전 9시-수술 받기에 적합한 시간오전 9시는 수술을 받기에 가장 적합한 시간으로 꼽힌다. 미국 연구진이 9만 건의 각종 수술 결과를 추적 관찰한 결과 오전 9시부터 12시 사이에 진행된 수술의 부작용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부작용이 가장 많이 나타나는 수술 시간은 오후 3~5시였다. 전문가들은 오후가 될수록 의료진과 환자 모두 지쳐가기 때문에,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가장 빠른 시간에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고 설명한다. ◆오전 10시-프리젠테이션 하기에 가장 적합한 시간이 시간은 우리 뇌가 가장 기민하게 깨어있어 생산성을 극대화 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한 프리젠테이션 등이 있다면 10시에 시작하는 것이 좋다. ◆오후 2시-산책하기에 가장 적합한 시간점심식사 후 일정시간이 지나면 우리 몸은 집중력을 잃고 다운될 수 있는데, 이때 단 음료나 간식을 찾기 쉽다. 오후 2시에 산책을 하면 당분함량이 높은 간식을 피할 수 있다. ◆오후 4시-에어로빅과 같은 격한 운동에 적합한 시간미국 연구진이 4835명의 폐 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5년간 조사한 결과, 하루 중 오후 4~5시가 폐 기능 및 호흡이 가장 원활한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하루 일과의 마지막 시간대에 신체적 운동을 하는 것은 도리어 피로감을 줄 수 있다. 특히 폐 기능에 있어서는 이 시간대의 점수가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저녁 8시-‘마지막 커피’를 마시기에 가장 적합한 시간카페인은 섭취 후 3~5시간이 지난 후에야 반감기에 들어선다. 때문에 이보다 더 늦은 시간에 커피를 마신다면 수면장애를 겪을 수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책꽂이]

    생각을 여는 그림(이명옥 지음, 아트북스 펴냄) 키워드로 읽으면 미술 작품이 새롭게 보인다는 명제 아래 키워드와 스토리텔링을 융합한 감상법을 통해 미술사적 의미와 메시지를 담았다. 288쪽. 1만 9000원. 관계를 마시다(김철영 지음, 미문사 펴냄) 술자리 회식은 야근보다 괴로울지도 모른다. 이 책은 직장인의 술자리를 ‘관계의 보고’로 만들어 줄 실전 지침서로 술에 약한 직장 여성들에게 깨알 같은 팁을 제공한다. 304쪽. 1만 4000원. 전국의 맛집 2016(블루리본서베이 지음, BR미디어 펴냄) 전문가와 독자 평가를 바탕으로 서울을 제외한 전국 맛집 명단을 담은 책으로 총 3329개 맛집이 수록됐다. 672쪽. 1만 9000원. 서민눈물 닦아줄 숨은 영웅 어디없소(김성대 지음, 살맛나는세상 펴냄) 서민들과 청춘들에게 웃음을 되찾아 줄 구체적이고 근본적인 해법과 비전을 제시하는 정책서다. 360쪽. 1만 3000원. 감각의 연금술(정철훈 지음, 도서출판b 펴냄) 기자 출신 시인이자 소설가인 저자가 2000년 이후 한국 문단에서 가장 첨예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젊은 시인 48명과 나눈 대화의 기록이다. 309쪽. 1만 5000원. 못생긴 호박의 꿈(삼형제 지음, 남성훈 그림, 코끼리아저씨 펴냄) 못생긴 아기 호박은 자신에게 손을 뻗지 않는 할머니가 서운하기만 하다. 달빛과 햇살로 차근히 여물어가는 호박의 느린 성장기가 서정적이다. 36쪽. 1만 2000원.
  • 주민들 25차례 회의하며 마을의 미래 직접 설계

    주민들 25차례 회의하며 마을의 미래 직접 설계

    “도시재생은 주민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살던 곳을 자식에게도 물려주는 ‘제2의 고향’, 이것이 창신·숭인 프로젝트의 목표입니다.” 29일 신중진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는 도시재생의 핵심을 ‘희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 도시재생사업의 성공적인 추진 지역으로 꼽히는 창신·숭인 도시재생지원센터장을 맡고 있다. 가족과 살던 삶의 터전을 때려 부순 뒤 보상을 해주는 방식의 재개발은 폐해가 많았다. 주민들은 고향과 추억을 잃었다는 상실감에 아파했다. 그래서 서울시는 생각의 방향을 바꿨다. 삶의 터전을 더 나은 생활 공간으로 변화시킬 수는 없을까. ‘서울형 도시재생’의 출발점이었다. 신 교수는 주민과 서울시, 종로구가 신뢰·협업하며 차근차근 새로운 마을을 만들어 가도록 돕고 있다. 주민들도 이제는 공무원들을 믿고 기다린다. 신 교수는 “주민으로부터 시작되는 다양한 목소리들이 바로 살아 있는 도시재생의 증거”라고 웃으며 말했다. 창신·숭인 지역은 현재 ▲주거환경 개선 ▲지역경제 활성화 ▲역사문화 자원화 ▲주민역량 강화 등 4개 분야 20개 단위 사업을 진행한다. 지난해 희망의 집 수리와 함께 주민 커뮤니티 공간인 ‘창신 소통공작소’가 만들어졌다. 올해는 안심 골목길과 마을탐방로 조성, 백남준 기념공간 건립 등이 추진된다. 이 기반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봉제박물관과 공공작업장, 공동이용시설 등 본격적인 공동체 공간을 조성한다. ●주민 협의체 꾸려… 다문화 등 공동체 활동 창신·숭인 재생은 주민 주도의 주거형 도시재생이라 주목받는다. 관광객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창신·숭인 주민들은 2014년부터 주민협의체를 구성해 동별 대표자를 선출하고 25차례의 회의에서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봉제, 다문화, 사회복지 분야에서 공동체 조직들이 왕성히 활동한다. 동별로 청소년, 노인, 마을안전 등을 책임지는 직능·자생단체도 만들어졌다. 주민들은 서로 배우고 소통하며 도시재생의 방향을 직접 설정하고 있다. ●“관광지 아닌 주민이 사는 곳 목표로 해야” 서울 용산구 해방촌 도시재생의 총괄 계획을 맡은 한광야 동국대 교수는 “‘테마파크’ 같은 관광 명소화가 아니라 ‘주민이 사는 곳’이 도시재생의 목표가 돼야 한다”면서 “주민들이 마을에 관심을 갖고 공동체를 복원하려고 할 때 체감 가능한 도시재생이 이루어진다”고 강조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In&Out] 세종문화회관 옆 콘서트 전용홀을 허하라/오병권 대전예술의전당 관장

    [In&Out] 세종문화회관 옆 콘서트 전용홀을 허하라/오병권 대전예술의전당 관장

    한국 대표 공연장이던 세종문화회관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몇 번의 개·보수를 거쳤지만 아직 음향이나 조명, 악기 등이 전문 콘서트홀에 크게 못 미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논란이 되는 전용 콘서트홀이 꼭 필요하다. 그러나 서울 세종문화회관 옆 세종공원에 지을 예정이었던 콘서트홀이 일부 한글단체와 외교부 등의 반대에 부딪혀 백지화 가능성까지 제기돼 안타깝다. 1978년 세종문화회관이 완공됐을 때만 해도 이 공연장은 우리나라 모든 예술가들의 꿈의 무대였다. 그러나 10년 뒤 서울 예술의전당이 각각의 전문 공연장으로 문을 열었다. 서울 외곽에 있어 교통이 불편한 탓에 위치 면에서 세종문화회관보다 훨씬 불리했던 예술의전당은 점점 대중적인 지지를 받았고, 이제 우리나라에서 음악가들이 가장 선호하는 공연장이 됐다. 미안한 얘기지만 세종문화회관은 음향에서 예술의전당과 비교 대상도 되지 못한다. 심지어 세종문화회관의 음향을 기피하는 클래식 음악가까지 생겼다. 세종문화회관에 상주하고 있는 서울시립교향악단조차도 모든 정기 연주회를 세종문화회관이 아닌 예술의전당에서 한다.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원인은 세종문화회관 공연장이 음악 전문 공연에 적합한 음향 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은 다목적 공연장이기 때문이다. 축구 관람과 비교한다면 축구 전용 경기장에서 선수들의 경기를 보는 것과 종합경기장에서 관람하는 차이가 발생한다고나 할까. 잠시 대전예술의전당 이야기를 할까 한다. 대전예술의전당도 다목적으로 지어진 공연장이다. 올해 초에 이곳에서 유명한 뮤지컬 공연을 계획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공연장에 음악회를 할 수 있도록 설치된 음향반사판 때문에 문제가 생겼다. 이 음향반사판이 무대장치에 방해돼 이것을 떼어내야만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음향반사판을 뗐다가 다시 설치하는 것을 검토했는데 반사판 탈부착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 훼손 등 어마어마한 손실을 감수해야만 했다. 결국 뮤지컬 공연을 포기했다. 다목적 공연장은 전문성을 요구하는 지금의 시대에 어떠한 장르도 완벽하게 지원하지 못한다는 점을 바로 증명한 것이다. 이후 대전예술의전당에서도 콘서트 전용홀을 건립해 모든 공연장을 전문 공연장으로 개선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세종문화회관도 대전예술의전당과 같은 문제를 안고 있는 다목적 공연장이다. 콘서트 전용홀이 건립돼야 모든 공연장이 제 기능을 찾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전용홀 건립과 관련해 한글문화단체들과 문화인들이 조선어학회 한말글 수호 기념탑과 훈민정음 글자마당의 훼손을 우려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한글 문화단체 관련자라 할지라도 똑같은 우려를 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생각을 조금만 바꿔 본다면 이렇다. 조선어학회 한말글 수호 기념탑과 훈민정음 글자마당을 공연장 전면과 로비에 이전 설치한다면 공연장은 더더욱 상징적인 의미를 가질 것이다. 음악을 특별히 사랑한, 아니 음악가였던 세종대왕도 세종문화회관에 콘서트 전용홀이 지어지는 것을 분명히 기뻐할 것이라고 믿는다. 문헌에 따르면 세종대왕은 음악에도 관심을 기울여 1425년 관습도감(慣習都監)을 설치하고 박연(朴堧)으로 하여금 아악(雅)을 정리하게 해 음악을 장려했다고 한다. 세종대왕은 현재 중요무형문화재 1호인 종묘제례악의 정대업(定大業)과 보태평(保太平)을 직접 작곡한 음악가이기도 하다. 세종대왕이 백성들이 음악을 즐기고 풍류를 누릴 수 있는 삶을 꿈꿨듯 우리도 그 정신을 이어받으면 어떨까. 만백성이 글자를 갖지 못한 점을 가엾게 여겨 훈민정음을 창조한 세종대왕의 업적을 기림과 동시에 음악 전문 공연장을 지어 많은 이들이 음악 공연을 향유할 수 있도록 말이다. 세종대왕의 숭고한 정신을 따르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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