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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위헌 여부 떠나 김영란법 시행 전 보완해야

    헌법재판소가 이르면 이번 주중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법’(김영란법)에 대한 헌법소원 결정을 내린다. 이 법안이 9월 28일 시행을 앞두고 중대 분기점을 맞은 셈이다. 이런 사태는 정치권의 무책임한 자세가 근본 원인이었다. 여론의 눈치를 보느라 국민권익위 안의 입법 구조를 제대로 따져보지 않고 통과시켰다는 뜻만이 아니다. 그 와중에 국회의원 스스로 법망에서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법안이 논란의 중심에 서게 했으니 딱한 노릇이다. 여야는 헌재 결정이 어떤 수준으로 귀결되든 국민에게 떳떳할 만큼 ‘김영란법’을 다듬어 내놓기 바란다. 김영란법을 둘러싼 위헌 논란의 쟁점으로는 언론인, 사립학교 교원을 적용대상에 넣는 조항이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 되는지 여부 등 여러 가지다. 이 중 법 시행 전에 벌써 큰 저항을 부르고 있는 대목이 식사대접·선물·경조사비 규정이다. 그 외에 부정청탁의 개념과 유형의 모호성, 배우자 신고의무 조항의 양심의 자유 침해 소지도 시비의 대상이지만, 세간의 부작용 우려는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다. 반면 식사대접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이라는 상한선에 대해 죄형법정주의라는 법리적 타당성 여부와는 별개로 경제 위축 등 극심한 부작용을 부를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농어민 단체와 외식업계의 상경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배경이다. 헌재의 위헌 결정 여부와 그 범위가 국회가 김영란법을 다시 손질하는 기준이 되어야 함은 불문가지다. 국회 자신도 이미 이대로는 시행하기 어렵다는 걸 자인하고 있지 않나. 20대 국회 들어 여야 의원들이 규제 대상에서 농축수산물을 빼거나 적용 시기를 완화하는 개정안을 여러 건 내놓은 게 그 방증이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공직사회의 부패를 근절하기 위해 강력한 처벌 조항이 담긴 김영란법의 필요성을 인정한다. 하지만 국민의 건전한 상식으로 지킬 수 없도록 설계된 부분이 있다면 당연히 시행 전에 바로잡아야 한다. 예컨대 지금 김영란법을 시행하면서 농축수산물을 융통성 있게 적용하자는 여론이 우세하다면 시행령만 고치면 되는데 이를 주저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설령 합헌 결정이 나오더라도 말이다. 법 적용 대상에서 언론인과 사립 교원을 제외하는 대신 국회의원을 포함하는 개정안에 대해서도 여야가 전향적으로 임해야 한다. 금융계나 법조계처럼 공공성이 강한 여타 직업군을 빼고, 언론사만 적용 대상으로 한 것에 대해 헌재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다만 굳이 언론인 등을 대상에서 제외하자는 게 아니라 공인 중의 공인인 의원들이 김영란법의 사각지대에 숨지 말라는 뜻이다. 정치권 일각의 ‘선(先)시행, 후(後)보완’ 입장이 선출직인 자신들만 현행 법의 예외 조항에 계속 기대겠다는 매우 무책임하고 낯 두꺼운 태도가 아니기를 바란다.
  • ‘김영란법’ 이르면 28일 헌재 결정… 정치권 대응책 고심

    이르면 오는 28일 헌법재판소가 ‘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의 합헌 여부를 선고할 예정인 가운데,정치권이 대응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헌재 판결이 나오면 의원총회를 열어 당내 의견을 수렴해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개정안 마련 시점에 관해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24일 “시행령을 고치는 수준이면 9월 28일 시행에 맞출 수 있지만 법을 고쳐야 하는 경우엔 시행일자와 별개로 법에 맞게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면서 “먼저 시행을 하고 법을 고치자는 데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두 야당은 시행일 이전에 개정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정책위의장은 “불합치한 부분이 나오면 여야 3당이 합의해 9월 28일 전까지 수정법안을 내든지, 문제가 되는 조항만 빼고 먼저 시행하든지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법 시행일이 9월 28일로 정해진 만큼 혼란을 막으려면 여야 3당이 공조해 위헌 소지가 있는 부분을 보완하고 시행 예정일 전까지 개정안을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합헌 결정이 나와도 법 적용 대상에서 농축수산물을 제외하거나 상한 금액을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여야 농어촌 지역 의원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합헌 결정이 나더라도 그대로 법을 시행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의원총회에서 농축수산물을 제외하는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려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김성식 정책위의장도 “현재 당내에는 농어촌 지역구 출신 의원들을 중심으로 농어민을 위한 수정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부정부패 추방 취지를 살리기 위해 법안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공존한다”고 말했다. 법을 예정대로 시행하고 부작용이 발생하면 그때 가서 보완하면 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더민주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는 “법이란 게 시대의 정신과 규범을 규정하는 것이니만큼 합헌 판결 시 일단 시행하고 일각의 우려대로 정말 농축수산업계의 타격이나 법의 악용 소지가 발견된다면 보완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사설] 공수처, 정쟁 도구로 전락시켜선 안 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 움직임이 탄력을 받고 있다. 그제 더불어민주당은 고위공직자의 범죄 행위에 대해 인지나 고소·고발이 없어도 국회 교섭단체가 요구하면 공수처가 수사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 법안 내용을 공개했다. 더민주·국민의당·정의당 등 야 3당은 공수처 설치법 제정 공조에 합의했다. 진경준 검사장의 구속과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해 각종 의혹이 제기된 현시점을 법안을 밀어붙일 적기로 본 셈이다. 그러나 이 법안이 17년째 발의와 폐기를 반복한 배경이 뭐겠나. 공수처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공감대 부족 탓이었다. 여야는 공수처 설치 그 자체가 새로운 정쟁 거리가 안 되도록 균형 잡힌 시각으로 협상에 임해야 할 것이다. 외형상 그 어느 때보다 공수처 설치를 추진할 호기를 맞은 느낌이다. 여소야대 구도인 20대 국회에서 야 3당이 공조를 외치고 있는 데다 여당인 새누리당 내에서도 비박계를 중심으로 공수처 설치에 찬성하는 의원들이 적잖기 때문이다. 게다가 잇단 법조 비리가 불거지면서 여론도 호의적이다. 특히 그간 공수처에 반대하는 법리적 근거로 삼았던 검찰의 기소독점주의라는 명분도 상당히 빛이 바랬다. 진 검사장 사건 등 검찰이 제 머리를 못 깎는 사태가 이어지면서다. 까닭에 순수하게 검찰 개혁을 위해서라면 공수처 신설은 더없이 좋은 대안일 게다. 더민주의 법안을 보면 행정·사법부의 국장급 이상 모든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이 독자적 수사권, 기소권, 공소유지권을 갖는 공수처의 수사 대상이다. 하지만 이처럼 공수처의 수사 대상이 너무 광범위하거나 권한이 비대하다면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본다. 새누리당 지도부가 현행 상설특검이나 특별감찰관제와 업무가 중복될 수 있어 반대한다고 해서가 아니다. 더 걱정스러운 점은 형식상 독립기구이지만 실제로는 ‘새로운 무소불위의 권력’이 특정 정파의 이해에 따라 춤출 가능성이다. 자칫 정쟁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일부 교섭단체의 요구만으로도 전직 대통령까지 수사할 수 있도록 한 대목에서 정권 교체 때마다 그런 일이 벌어질 개연성이 어른거린다. 거듭 강조하지만 고위공직자의 비리를 성역 없이 수사하는 차원이라면 여론도 공수처 설치에 지지를 보낼 것이다. 다만 국민은 공수처가 삼권분립 원칙을 넘어 정파적 시각에 따라 권한을 남용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는 국가의 공동선보다 진영 논리에 따른 정쟁을 일삼다가 의원들 자신의 이익에는 한통속으로 뭉쳤던 입법부의 행태를 보면 기우만은 아니다. 우 수석 의혹 등은 법안 처리 일정을 보더라도 어차피 상설특검 등 현행 제도로 규명할 수밖에 없지 않나. 국회는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정치 보복으로 악용될 소지를 없애는 등 공수처에 대한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면서 국민 다수로부터 박수를 받을 합의를 도출하기 바란다.
  • ‘21세기 新세계질서’ 美·中에 달렸다

    ‘21세기 新세계질서’ 美·中에 달렸다

    헨리 키신저의 세계질서/헨리 키신저 지음/이현주 옮김/민음사/460쪽/2만 5000원 모든 문명 속에는 세계 질서를 구축하려는 시도가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완전하게 성공한 세계 질서는 없었다는 게 사가들의 일관된 평가이다. 시민을 목표로 삼은 테러가 연발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위협에 직면한 세계 질서. 위기를 돌파할 새로운 질서는 어떤 것일까. 지난 세기, 세계 정치의 격류에 가장 가까이 있었다는 전 미국 국무장관 헨리 키신저 역시 이 책에서 지금의 질서 판을 깨고 새 체제를 준비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각각의 질서가 시대에 따라 어떻게 균형을 맞춰 왔고, 어떤 상태인지, 국가관계를 어떻게 형성해 가고 있는지를 풀어내는 과정에서 현대 ‘최고 외교 전략가’란 별명이 괜한 게 아님을 실감케 한다. 인류 역사를 되돌아보면 유럽과 이슬람, 중국, 미국에서 4개의 세계 질서 개념이 출현했었다. 하지만 따져 보면 어느 것도 보편적 동의를 얻지 못했다. 한마디로 실패한 것이다. 책의 장점은 그 세계 질서의 실패 과정을 역사적 관점에서 분석해 국가운영 전략을 제시한 점이다. 특히 갈등 해결을 위해 ‘힘의 균형’과 ‘정당성’이 뒷받침되는 세계 질서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 돋보인다. 저자는 세계 질서와 관련해 갈등이 해소되지 않는 이유를 이렇게 본다. “국제 체제에 대한 국가들 간 합의 가능한 정의 혹은 추구할 만한 가치의 공통이해가 부족하다.” 문제 해결을 이끌어 가는 원칙이나 한계, 혹은 최종 목적에 대한 주요 행위자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슬람 국가들의 경우 이슬람교를 믿지 않는 이들의 지역까지 세력을 확장하는 게 의무라고 여기는가 하면 중국인들은 2000년 동안 천하가 중국 황제의 속국이라 여겨 왔다. 미국 역시 스스로 ‘세계적인 등불’로 자신을 치켜세우며 여전히 자신들의 가치가 보편 타당성을 지닌다고 믿는다. 그럼에도 저자는 질서의 전환에 미국과 중국의 역할을 비중 있게 놓는다. “미국과 중국, 문화도 전제도 다른 두 거대한 나라는 모두 대내적으로 근본적 조정 과정을 거치고 있다. 두 나라가 경쟁관계, 아니면 새로운 형태의 협력관계로 바뀔지에 따라 21세기 세계질서의 중요한 전망이 형성될 것이다.” 외교 경험에 바탕한 중국·미국의 외교 차이점 부각도 흥미롭다. ‘외교문제를 미국은 실용적으로, 중국은 개념적으로 본다’ ‘미국은 한번도 안전을 위협할 주변세력을 가진 적이 없었지만, 중국은 늘 주변세력의 위협을 견디며 살아왔다’. 양국이 모두 스스로 ‘특별한 나라’로 여기는 만큼 적과 동지가 명백하지 않은 외교적 ‘애매모호함’은 이 지역 평화 유지에 긴요하다는 주장이 눈길을 끈다. 한국전쟁의 관련성도 들춰진다. 인천상륙작전 이후 북상 때 평양, 원산까지만 진격했다면 통일이 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 방안을 추진했다면 중국 국경선에 가까이 가지 않으면서 북한의 전쟁 수행 능력을 대부분 파괴하고 북한인구의 90%를 통일된 한국에 흡수했을 것으로 본다. 한국전쟁은 미국과 중국이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 비핵화에 대한 공통입장을 갖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는 평가가 눈에 띈다. 중국은 한국전쟁을 통해 의도하지 않은 심각한 결과를 부를 전쟁에 참여하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는 것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新국토기행] ‘사통팔달 관광지’ 강원 고성군

    [新국토기행] ‘사통팔달 관광지’ 강원 고성군

    미래의 땅, 동해안 최북단 강원 고성군. 남북으로 분단된 유일한 자치단체인 고성이 사통팔달 관광지로 뜨고 있다.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고 고기잡이가 시원찮아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서울~속초를 잇는 동서고속화철도 확정 등 교통여건이 좋아져 각광받기 시작했다. 수도권과 1시간대 생활권으로 연결되는 덕분이다. 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아 청정지역으로 남은 자연자원이 미래 관광자원으로 가치가 부각되고 있다. 이제 새로운 꿈과 미래를 품을 수 있다. 인구 2만 9000여명의 고성군은 통일과 환동북아시대의 도래를 꿈꾸며 블루오션이 되었다. 피서철 청정 동해를 끼고, 금강산을 지척에 둔 고성에서 할머니 시골집의 추억이나 고향의 포근함을 더듬으며 더위를 식히면 어떨까. 볼거리 ●국내 유일 북방식 전통 민속마을 ‘왕곡마을’ 국내 유일의 북방식 전통한옥과 초가집 군락 전통 민속마을이다. 역사적, 학술적 가치가 높아 중요민속자료 제235호로 지정됐다. 죽왕면 오봉리에 있는 왕곡마을 형성은 14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려 말 두문동 72현에 속한 함부열이 이성계의 조선 건국에 반대해 간성에 낙향 은거한 데서 연유한다. 이후 후손들이 왕곡마을에 정착한 이후 함씨 후손들이 대대로 이곳에서 집성촌을 이루며 600년 동안 살아왔다. 왕곡마을 가옥은 안방, 도장방, 사랑방, 마루, 부엌이 한 건물 내에 있고 부엌에 가축우리가 붙어 있는 북방식 겹집구조다. 마을 안길과 바로 연결되는 앞마당은 가족의 공동작업 공간 역할을 하면서 타인에게 개방적이지만 높은 담으로 둘러싸인 뒷마당은 여인들의 공간으로 폐쇄적인 특징이 있다. 마을은 둘레가 4㎞에 이르는 석호 송지호와 해발 200m 내외의 다섯 개의 야산에 둘러싸여 외부와 차단된 분지로 이루어져 지난 수백년간 전란과 화마의 피해가 없었던 최고의 길지로 꼽힌다. 6·25 전쟁과 근래 고성지역에서 발생했던 대형 산불 때에도 왕곡마을은 화를 입지 않아 길지임을 입증했다. 최근에는 영화 촬영장으로 유명세를 타고 마을에서 운영하는 민박체험장까지 생겨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여름 성수기에는 생생마당 공연을 펼쳐 초·중·고 학생단위 가족체험 현장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금강산 봉우리 직접 볼 수 있는 통일전망대 금강산 봉우리들을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최북단 전망대다. 1983년 개관해 지금까지 약 2000만명의 여행객이 다녀갔다. 금강산 육로 여행의 시발점이 되기도 했으나 금강산 관광객 사망 사건으로 관광이 잠정 중단된 상태다. 금강산을 바라보며 망향의 설움을 달래는 실향민들은 금강산 관광 재개를 무한하게 희망하고 있다. 통일전망대에서는 민족의 명산인 아름다운 금강산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 금강산 최고봉인 비로봉과 일출봉, 채화봉, 옥녀봉, 신선대, 오래전 신선 아홉이 하늘에서 내려와 바둑을 두었다는 구선봉, 푸른 동해를 신비하게 수놓은 해금강, 나무꾼과 선녀의 전설을 담은 감호 등 계절마다 각각의 진풍경을 보여주는 금강산을 감상할 수 있다. 통일전망대 주차장에 있는 6·25 전쟁체험전시관은 통일전망대 방문 때 빼놓지 말고 들러야 할 곳이다. 6·25 전쟁 당시의 모습과 갈 수 없는 금강산의 풍경을 감상하면서 분단의 현실을 느낄 수 있다. 인근에는 DMZ박물관이 있어 통일전망대를 내려오는 길에 함께 들러보는 것도 좋다. 민간인 통제구역 안에 있어 통일안보공원 출입신고서를 작성하고 안보교육을 받아야 한다. ●사명대사 머물던 건봉사 인적이 뜸해 한적한 고찰이지만 여름이면 숲이 무성하고 가을이면 단풍이 아름답다. 설악산 신흥사와 백담사, 양양의 낙산사를 거느렸던 대사찰로 법흥왕 7년(520년)에 신라의 아도화상이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임진왜란 때는 사명대사가 승병들을 훈련했는데 그들이 공양할 쌀을 씻은 물은 개천을 따라 10리를 넘게 흘러갔다는 전설 같은 얘기도 전해진다. 1878년 건봉산에 큰불이 나면서 당시 건봉사의 건물 중 3000칸이 소실되었다. 그 뒤 6·25 전쟁 탓에 완전 폐허가 되었고 지금은 절 입구의 불이문만 남아 있다. 건봉사 불이문은 독특하게 기둥이 4개다. 불이문을 지나면 왼쪽으로 솟대 모양의 돌기둥을 만나게 되는데 높이가 3m로 한때 건봉사의 번창했던 규모를 짐작하게 한다. 이곳 절터와 대웅전 사이 좁은 계곡에는 무지개 모양의 돌다리 능파교가 있다. 돌다리는 건봉사의 수많은 건물터 중 그나마 형상이 제대로 남아 있는 것으로 주위 풍경과 잘 어우러져 아름답다. 건봉사 진신사리탑은 임진왜란 당시 왜군이 불사리와 치아 사리를 약탈해간 것을 사명대사가 일본에 사신으로 다녀오면서 되찾아오고서 세웠다. 이때부터 석가의 치아 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을 만들게 되었다. 임진왜란 때 사명대사에 의해 ‘의승병 봉기처’이기도 했던 것을 기념하기 위한 의승병기념관도 있다. ●산·호수·바다 동시에 보는 송지호오토캠핑장 금강산을 바라보는 송지호오토캠핑장이 각광받고 있다. 캠핑장은 주변에 송지호의 울창한 송림과 동해의 우뚝 선 죽도 그리고 깨끗하고 넓은 백사장을 가진 캠핑장 전용 해수욕장 등 산과 바다 그리고 호수를 한곳에서 동시에 감상하고 체험할 수 있는 우리나라 유일의 캠핑장이다. 캠핑을 하면서 짬짬이 주변의 왕곡마을, 화진포, 통일전망대 등 관광지는 물론 바다낚시와 싱싱한 회를 즐길 수 있는 크고 작은 항·포구들을 둘러보는 여유도 함께할 수 있다. 올여름 새롭게 선보이는 인근 봉수대오토캠핑장은 캠핑데크를 비롯한 캐러밴도 설치해 손님 맞을 준비를 마친 상태다. 해양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곳에 있어 한여름 캠핑장을 찾는 관광객에게 시원함을 곱빼기로 선물해 주는 곳이기도 하다. 고성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먹거리 ●속도 풀고 체력도 보강하는 물회 물회는 뱃사람들의 음식이었다. 잡은 생선을 즉석에서 회를 떠 채소를 넣고 물을 부어 고추장과 된장을 넣어 간단하게 물 마시듯 후루룩 먹던 음식이 지금은 술 먹은 뒤 속풀이와 체력을 보강하는 스태미너 음식으로 인기다. 최북단 고성 물회는 해산물 총집합 음식이다. 가자미 세꼬시와 오징어, 해삼을 기본으로 전복, 멍게, 새우 등 다양한 해산물이 푸짐하게 들어간다. 여기에 오이, 배, 청양고추, 설탕, 깨 등을 고명으로 얹는다. 커다란 그릇에 담은 물회를 각자 떠먹는 것도 특징이다. 횟감을 다 먹은 후에는 밥이나 국수를 말아 먹는다. 물회가 가장 맛있는 온도는 5~10℃ 사이로 얼음을 넣어 먹으면 맛이 더하다. ●원기회복에 좋은 저도어장 문어 고성군 저도어장에서 생산되는 문어와 해삼, 멍게는 어느 해안에서도 맛볼 수 없는 살아 있는 신선 해물이다. 저도어장은 북한과 접해있는 수역에서 여름 한철 잠시 작업하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해마다 해녀들과 연승어선들이 찾아 싱싱한 문어를 건져 올려 시장에 낸다. 청정지역 대형 문어로 살이 깊고 타우린 등 영양이 풍부해 원기회복에 좋다. 도시인들에게 인기다. ●양미리를 담백하게 끓여낸 용어탕 가을에서 겨울까지 고성지역에서 생산되는 양미리를 특화한 용어탕이 인기다. 양미리의 고소한 맛을 담백한 어탕으로 끊여낸다. 양미리는 한류성 어종으로 고성 앞바다에서 늦가을부터 겨울에 잡힌다. 고칼슘 고단백 어종으로 가격대도 저렴해 겨울철 관광객이 많이 찾는 생선 중 하나다. ●고성오대쌀로 빚은 달홀주 고성군이 출시한 고성오대쌀로 빚은 술이 달홀주다. 고구려시대에 고성군의 이름 달홀에서 따왔다. 전통방식으로 그대로 발효시켜 곡주로 만들었다. 화진포 해변에서 옛 성현들을 생각하며 고장에서 생산한 청정 쌀로 빚어낸 시원한 달홀주 한 잔 기울이는 것도 고성을 찾는 재미다. 고성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삼성重 노협도 연대 파업 가세

    삼성重 노협도 연대 파업 가세

    조선업체 노동조합 등의 모임인 ‘조선업종노조연대’의 구조조정 반대 연대 파업 투쟁 방침에 따라 현대중공업 노조와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노협), 성동조선해양 노조 등이 20일 울산·거제·통영 등 각각의 사업장 근처에서 4시간 연대 부분파업을 했다. 합법적 파업권을 확보하지 못한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 한진중공업 노조는 이날 연대 파업에 참여하지 않았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 오후 1시부터 오후 5시까지 파업했다. 울산 민주노총 주관으로 오후 2시 울산 태화강 둔치에서 열린 ‘울산노동자 총파업대회’에도 참가했다. 삼성중공업 노협은 오후 3시 사내 민주광장에 모여 자구안 철회 등을 요구하는 파업집회를 한 뒤 사내 작업장을 돌며 행진을 하고 파업해 오후 5시 퇴근했다. 삼성중공업 측은 4만여명의 근무 인력 가운데 이날 파업에 참여한 인원은 노협 회원 300여명으로 파악돼 조업에 큰 차질은 없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이날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파업은 하지 않고 대의원 68명만 오후 1시부터 4시간 파업을 했다. 대의원들은 오후 1시 대의원 대회장에서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올해 임단협 방향 등을 논의하고서 통영 노동자대회에 합류했다. 성동조선해양 노조는 민주노총 경남본부 등과 공동으로 이날 오후 1시부터 통영시 중앙동 강구안 문화마당에서 조선업 일방적 구조조정 중단 등을 요구하는 노동자대회를 열었다. 경찰 등은 통영 노동자대회에 성동조선해양 노조원 600여명을 비롯해 대우조선해양 노조 대의원 60여명, STX 노조원 수십명 등 1000여명이 참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한편 현대자동차 노조도 이날 오전 6시 50분에 출근하는 1조 근무자 1만 5000여명이 오전 11시 30분부터 4시간 파업을 벌여 현대중공업 노조와 이틀째 동시 파업을 했다. 거제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뇌 오류 고칠 표준설계도 만든 셈…알츠하이머·파킨슨병 정복 ‘성큼’

    뇌 오류 고칠 표준설계도 만든 셈…알츠하이머·파킨슨병 정복 ‘성큼’

    fMRI 영상 활용·알고리즘 적용 기존 뇌지도 비해 두배 이상 정밀 새로운 형태 AI개발 큰 도움 기대 여전히 인류가 개척해야 할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는 두뇌 연구가 한 단계 도약할 발판이 마련됐다. 미국과 영국, 네덜란드 공동연구진이 180개 영역으로 이뤄진 인간의 대뇌피질 지도를 완성한 것은 알츠하이머와 같은 뇌 질환을 극복하는 데 있어서 향후 연구의 방향을 제시해 주는 일종의 표준설계도를 작성했다는 의미를 지닌다. 대뇌의 겉표면 부위인 대뇌피질은 감각과 언어, 사고, 인지, 행동 등에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사실상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부위인 셈이다. 이 부분에 이상이 생기면 뇌전증, 뇌성마비, 치매, 뇌경색 등의 증상으로 나타난다. 많은 연구 발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대뇌피질의 영역별 역할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대뇌피질의 역할을 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능별 영역을 정확히 구분하는 것이 우선돼야 하며 이를 위해 세밀하고 정교한 뇌지도를 구축하는 일이 중요하다. 컴퓨터 서버가 외부로부터 공격을 받으면 네트워크 지도를 보고 복구 계획을 세우고 전자제품이 고장 나면 회로도를 보고 고치는 것처럼 정밀한 뇌지도는 뇌에서 발생하는 각종 오류를 고칠 수 있는 일종의 ‘표준 설계도’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울증 환자의 경우 지금은 항우울제 같은 약물이나 뇌자극으로 치료를 시도하지만 증상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그렇지만 정밀한 뇌지도가 있으면 우울증 환자 뇌의 어떤 부위가 이상이 있는지 직접 눈으로 보고 해당 부위에 전기자극을 주든가 줄기세포를 삽입하는 등의 치료를 통해 완치로 나가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전문가들은 앞으로 나오는 알츠하이머 치매, 파킨슨병, 자폐증, 조현병, 우울증 등 난치성 뇌질환 치료법 대부분이 뇌지도를 기반으로 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또 정밀한 뇌지도는 기존의 딥러닝 같은 기계학습 알고리즘의 발전에도 도움을 줘 새로운 형태의 인공지능(AI)과 로봇시스템 개발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연합(EU)과 일본 등도 뇌지도 작성 연구에 뛰어든 상태다. EU는 스위스 로잔연방공대가 중심이 된 휴먼 브레인 프로젝트를 통해 2022년까지 1조 8000억원의 연구비를 투입해 쥐와 사람의 뇌 구조 및 기능을 분자 수준에서 시뮬레이션한다는 연구목표를 세웠다. 이웃 일본에서는 2014년 게이오대와 도쿄대, 이화학연구소를 중심으로 영장류인 비단원숭이의 뇌영상 확보 및 뇌지도를 그리는 ‘브레인·마인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우리나라도 지난 5월 한국뇌연구원을 중심으로 2030년까지 특정 기능에 특화된 뇌지도를 구축하겠다고 선언했다. 20일 네이처지에 발표된 뇌지도는 대뇌피질을 180개 영역으로 나눠 기존 뇌지도에 비해 두 배 이상 정밀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연구진은 뇌의 크기와 형태 등 개인차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없애고 정확한 뇌지도를 만들기 위해 불명확한 이미지 데이터를 제거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해 적용함으로써 표준 뇌지도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데이비드 반 에센 워싱턴대 교수는 “이번에 구축한 대뇌피질 영역 뇌지도의 일부 영역은 더 세분화되거나 다른 영역에 속한 부분일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대뇌피질 지도도 계속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종철 한국뇌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번에 국제공동연구진이 보다 세밀하고 정확한 뇌지도를 완성할 수 있었던 것은 기존에는 활용하지 않았던 뇌 표면의 얇은 막인 미엘린 함량과 뇌가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의 fMRI 영상을 종합적으로 활용했고 개인차를 줄일 수 있는 컴퓨터 알고리즘을 적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라 책임연구원은 “네이처에 발표된 뇌지도가 대뇌피질 전체를 다루고 있다면 현재 한국뇌연구원을 중심으로 국내에서 이뤄지는 연구는 감각의 융합이나 판단과 같은 인지기능에 관여하는 부위의 뇌지도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이번에 발표된 뇌지도가 우리나라를 ‘시’나 ‘도’ 크기로 표시한 것이라고 한다면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뇌지도는 골목길까지 자세히 나와 있는 지도 수준”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대뇌피질 180곳 ‘뇌지도’ 완성…뇌·정신질환 치료에 새 전기

    사람의 오감(五感)과 운동 기능은 물론 언어와 판단 같은 고차원 사고 기능까지 담당하는 대뇌피질의 구조와 기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자세한 뇌지도가 나왔다. 특히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뇌 부위가 밝혀짐에 따라 알츠하이머 치매, 파킨슨병 같은 퇴행성 뇌질환은 물론 자폐증, 우울증 등 정신질환 치료에도 큰 진전을 이룰 전망이다. 미국 워싱턴대 의대, 미네소타대, 영국 옥스퍼드대, 임페리얼칼리지, 네덜란드 라드바우트대 의대 연구자가 참여한 국제공동연구진은 수년의 연구 끝에 그동안 기능이 확인되지 않았던 대뇌피질 97개 영역의 기능을 규명, 기존 83개 영역에 더해 모두 180개 영역으로 이뤄진 대뇌피질 뇌지도를 완성했다. 미국국립보건원(NIH)에서 지원하는 휴먼 커넥톰 프로젝트(HCP)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인 ‘네이처’ 20일자에 발표됐다. 연구진은 210명의 건강한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 기술을 이용해 뇌가 쉬고 있을 때와 활발히 움직일 때를 찍어 데이터를 확보했다. 또 대뇌피질의 두께, 대뇌 표면을 얇게 둘러싸고 있는 막 형태의 미엘린의 함량도 분석했다. 이런 데이터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연구진은 대뇌피질이 180개 영역으로 구분된다는 것을 밝혀냈다. 특히 83개 영역은 이미 기능들이 알려졌던 것들이지만 97개 영역은 기존 뇌지도에는 나오지 않았던 ‘미지의 공간’이었다. 데이비드 반 에센 워싱턴대 신경과학과 교수는 “지금까지 뇌연구가 성능이 좋지 않은 망원경으로 겨우 하늘을 바라본 것이라면 이번 연구는 우수한 광학기술을 확보해 우주를 관찰하게 됐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뇌가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고 각각의 영역이 뇌 관련 질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잘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NIH가 3850만 달러(약 432억원) 규모의 연구비를 지원하는 HCP는 2009년부터 진행되고 있다. 네트워크 이론을 바탕으로 뇌를 구성한 다양한 영역의 구조를 밝혀내는 것이 HCP의 핵심 목표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아마존, 가로등 이용한 ‘드론 둥지’ 특허 획득

    아마존, 가로등 이용한 ‘드론 둥지’ 특허 획득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무인드론 서비스의 불허 결정에도 불구하고 가로등에 ‘드론 둥지’를 만드는 특허를 신청해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뉴욕데일리뉴스 등 현지 언론의 19일자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은 최근 미국 특허상표청(USPTO)에 무인 드론이 비행 중 잠시 머물 수 있는 도킹 스테이션과 관련한 특허를 신청했고 심사 끝에 이를 획득하는데 성공했다. 도킹 스테이션은 드론이 배송 도중 배터리를 충전하거나 배송과 관련한 실시간 데이터를 업로드 혹은 다운로드 할 수 있는 장치다. 뿐만 아니라 배송해야 할 물품을 다른 드론에게 전달하는 기지로도 활용할 수 있다. 아마존의 특허신청서에 따르면 도킹 스테이션은 무인 드론이 더 긴 거리를 비행하거나 악천후를 피할 수 있는 일종의 피난처 등의 성격을 띠며, 가로등이나 교회 첨탑 등 높은 곳에 이를 설치한 뒤 각각의 ‘둥지’와 교신이 가능한 중앙관제시스템도 계획돼 있다. 이러한 관제시스템을 이용하면 드론이 다니는 하늘길의 상황 즉 강수량이나 바람의 세기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주고받는 것이 가능하고 이를 통해 더욱 효율적인 배송 루트를 찾는 일도 가능해진다. 아마존은 드론 둥지를 광고판으로 활용하는 등의 활동을 통해 수익창출 모델을 세우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이것이 현실화 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미국 교통부 산하의 연방항공청(FAA)은 조종사의 시야 범위를 벗어난 상업용 무인 드론의 운행을 금지하는 규정을 발표한 바 있다. 이미 드론 배송과 관련한 기술 개발이 완료된 아마존의 입장에서는 애가 타는 부분이다. 아마존은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드론 관련 특허 신청 및 연구에 열을 올리고 있다. 드론의 활용도 및 기술 수준이 점차 향상됨에 따라 아마존의 새로운 수익사업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한강 끌고 정유정 밀고… ‘소설의 반격’ 시작됐다

    한강 끌고 정유정 밀고… ‘소설의 반격’ 시작됐다

    ‘소설의 반격’이 시작됐다. 올 초까지만 해도 베스트셀러 상위권에서 자취를 감췄던 한국 소설은 지난 5월 한강의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수상, 정유정의 신작 발표 등 호재를 맞아 출판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19일 교보문고에 따르면 한국 소설 판매는 올 1월 1일부터 지난 17일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2.3%(권수 기준) 급성장했다. 지난해의 경우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9.3%로 처참한 성적을 냈던 것과 대조적이다. 올해 판매 신장률은 최근 5년간 같은 기간의 수치를 따져 봐도 최고치다. ●맨부커상 호재에 신선한 작품들 한몫 한강의 ‘채식주의자’(창비)는 50만부, 정유정의 ‘종의 기원’(은행나무)은 15만부가 팔리며 베스트셀러 1, 2위(한국출판인회의 기준)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13년 ‘정글만리’(해냄)로 150만부를 팔아 치운 밀리언셀러 작가 조정래의 신작 ‘풀꽃도 꽃이다’(해냄)도 초반 기세가 무섭다. 지난 12일 출간된 책은 일주일 만에 1·2권 각각 5만부씩 10만부 판매된 데 이어 추가로 10만부를 제작 중이다. 인터넷 교보문고 소설 담당 구환회 MD는 “한강, 정유정이라는 대형 이슈 외에도 이기호 소설집,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등 젊고 신선한 감각의 작품들이 우리 소설 지형을 다채롭게 만들었다”며 “최근에는 조정래 신작이 출간과 동시에 소설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시장 확대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전통적으로 소설이 휴가철인 여름 책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데다 하반기에도 박범신, 성석제, 하성란, 천명관, 정이현, 김중혁, 장강명, 알랭 드 보통 등 주요 국내외 작가들의 신작이 줄줄이 대기 중이라 이런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성석제·장강명 등 하반기 풍성한 신작 다음달 선보일 소설 목록부터 풍성하다. 이야기꾼 성석제의 신작 소설집(제목 미정·문학동네)이 8월 말 출간된다. 그의 첫 번째 소설집과 두 번째 소설집에서 대중적으로 사랑받은 단편 10편을 모은 ‘첫사랑’도 동시에 나온다. 괴물로 태어나거나 괴물이 돼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경계 없는 악의 세계를 그린 백민석의 장편 ‘공포의 세기’(문학과지성사), 1990년대 부산 건달들의 짠내 나는 인생을 담은 김언수의 한국형 누아르 ‘뜨거운 피’(문학동네)도 다음달 서점가에 깔린다. 김중혁 작가는 올여름에만 두 편의 소설을 발표한다. 코미디언과 우주비행사인 이복형제를 그린 경장편 ‘나는 농담이다’(민음사)가 8월, 비행 중 돌연 사라졌다가 불쑥 나타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1971년의 기적’(스윙밴드)이 9월 출간 예정이다. ‘댓글부대’, ‘한국이 싫어서’ 등 문제작을 잇달아 내놓은 소설가 장강명도 하반기 두 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북한을 배경으로 한 장편 스릴러 ‘우리의 소원은 전쟁’(위즈덤하우스)이 10월, SF소설 ‘목성에선 피가 더 붉어진다’(은행나무)가 12월 독자들과 만난다. ●모바일 연재물·해외 기대작들 출간 대기 9월에는 모바일 플랫폼 카카오페이지에 연재해 화제를 모은 작품들이 책으로 잇따라 묶여 나온다. 아비를 죽이고 살아남기 위해 떠돌이가 된 남자의 인생 역정을 그린 박범신 작가의 ‘유리’(은행나무), 인천 뒷골목 건달들의 이야기를 옴니버스로 엮은 천명관의 장편 ‘이것이 남자의 세상이다’(가제·위즈덤하우스)다. 정이현 작가의 새 소설집(제목 미정·문학과지성사)은 10월, 하성란 작가의 장편 ‘여덟 번째 아이’(창비)는 12월 출간 예정이다. 해외 작가들의 기대작도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알랭 드 보통의 새 소설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은행나무)이 다음달 말 선보인다. 국내에서만 소개된 정이현 작가와의 공동 기획 소설 ‘사랑의 기초’를 제외하고 작가가 20년 만에 쓴 소설인 데다 결혼 이후 내놓은 작품이라 과거 연애 3부작과 달리 결혼 생활의 민낯과 관계에 대한 통찰을 드러내 관심을 모은다. 10월에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아연 소년들’(문학동네)을 읽을 수 있다.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와 함께 그의 대표 전쟁 연작으로 꼽히는 이 작품은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살아남은 소년들과 생존자, 희생자 어머니들의 증언으로 써내려 간 통렬한 논픽션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소설의 반격’이 시작됐다

    ‘소설의 반격’이 시작됐다

     ‘소설의 반격’이 시작됐다. 올 초까지만 해도 베스트셀러 상위권에서 자취를 감췄던 한국 소설은 지난 5월 한강의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수상, 정유정의 신작 발표 등 호재를 맞아 출판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19일 교보문고에 따르면 한국 소설 판매는 올 1월 1일부터 지난 17일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2.3%(권수 기준) 급성장했다. 지난해의 경우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9.3%로 처참한 성적을 냈던 것과 대조적이다. 올해 판매 신장률은 최근 5년간 같은 기간의 수치를 따져 봐도 최고치다.  한강의 ‘채식주의자’(창비)는 50만부, 정유정의 ‘종의 기원’(은행나무)은 15만부가 팔리며 베스트셀러 1, 2위(한국출판인회의 기준)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13년 ‘정글만리’(해냄)로 150만부를 팔아 치운 밀리언셀러 작가 조정래의 신작 ‘풀꽃도 꽃이다’(해냄)도 초반 기세가 무섭다. 지난 12일 출간된 책은 일주일 만에 1·2권 각각 5만부씩 10만부 판매된 데 이어 추가로 10만부를 제작 중이다.  인터넷 교보문고 소설 담당 구환회 MD는 “한강, 정유정이라는 대형 이슈 외에도 이기호 소설집,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등 젊고 신선한 감각의 작품들이 우리 소설 지형을 다채롭게 만들었다”며 “최근에는 조정래 신작이 출간과 동시에 소설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시장 확대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전통적으로 소설이 휴가철인 여름 책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데다 하반기에도 박범신, 성석제, 하성란, 천명관, 정이현, 김중혁, 장강명, 알랭 드 보통 등 주요 국내외 작가들의 신작이 줄줄이 대기 중이라 이런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선보일 소설 목록부터 풍성하다. 이야기꾼 성석제의 신작 소설집(제목 미정·문학동네)이 8월 말 출간된다. 그의 첫 번째 소설집과 두 번째 소설집에서 대중적으로 사랑받은 단편 10편을 모은 ‘첫사랑’도 동시에 나온다. 괴물로 태어나거나 괴물이 돼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경계 없는 악의 세계를 그린 백민석의 장편 ‘공포의 세기’(문학과지성사), 1990년대 부산 건달들의 짠내 나는 인생을 담은 김언수의 한국형 누아르 ‘뜨거운 피’(문학동네)도 다음달 서점가에 깔린다.  김중혁 작가는 올여름에만 두 편의 소설을 발표한다. 코미디언과 우주비행사인 이복형제를 그린 경장편 ‘나는 농담이다’(민음사)가 8월, 비행 중 돌연 사라졌다가 불쑥 나타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1971년의 기적’(스윙밴드)이 9월 출간 예정이다. ‘댓글부대’, ‘한국이 싫어서’ 등 문제작을 잇달아 내놓은 소설가 장강명도 하반기 두 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북한을 배경으로 한 장편 스릴러 ‘우리의 소원은 전쟁’(위즈덤하우스)이 10월, SF소설 ‘목성에선 피가 더 붉어진다’(은행나무)가 12월 독자들과 만난다.  9월에는 모바일 플랫폼 카카오페이지에 연재해 화제를 모은 작품들이 책으로 잇따라 묶여 나온다. 아비를 죽이고 살아남기 위해 떠돌이가 된 남자의 인생 역정을 그린 박범신 작가의 ‘유리’(은행나무), 인천 뒷골목 건달들의 이야기를 옴니버스로 엮은 천명관의 장편 ‘이것이 남자의 세상이다’(가제·위즈덤하우스)다.  정이현 작가의 새 소설집(제목 미정·문학과지성사)은 10월, 하성란 작가의 장편 ‘여덟 번째 아이’(창비)는 12월 출간 예정이다.  해외 작가들의 기대작도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알랭 드 보통의 새 소설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은행나무)이 다음달 말 선보인다. 국내에서만 소개된 정이현 작가와의 공동 기획 소설 ‘사랑의 기초’를 제외하고 작가가 20년 만에 쓴 소설인 데다 결혼 이후 내놓은 작품이라 과거 연애 3부작과 달리 결혼 생활의 민낯과 관계에 대한 통찰을 드러내 관심을 모은다.  10월에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아연 소년들’(문학동네)을 읽을 수 있다.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와 함께 그의 대표 전쟁 연작으로 꼽히는 이 작품은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살아남은 소년들과 생존자, 희생자 어머니들의 증언으로 써내려 간 통렬한 논픽션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최경환·윤상현 공천개입 논란···정병국 “친박, 계파 해체 선언해야”

    최경환·윤상현 공천개입 논란···정병국 “친박, 계파 해체 선언해야”

    새누리당의 ‘친박계’인 최경환, 윤상현 의원이 4·13 총선 공천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한 정황이 담겨있는 녹취록이 공개돼 파문이 확산되는 가운데 다음달 당대표로 출마한 ‘비박계’ 정병국 의원이 “친박계 의원들이 계파 해체를 선언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천개입 논란으로)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새누리당 일각의 계파 패권주의의 민낯을 보여주고 있어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이라면서 “당에서 진상조사를 실시해 조속히 이번 파문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밝혔다. 최, 윤 의원의 공천개입 논란은 전날 TV조선이 공개한 녹취록에서 비롯됐다. 녹취록에 따르면 총선을 앞둔 지난 1월 말 최 의원이 친박계 ‘맏형’ 서청원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화성갑에 출마한 김성회 전 의원에게 전화해 “사람이 세상을 무리하게 살면 되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면서 지역구 변경을 요구했다. 윤 의원도 김 전 의원에게 전화해 “(그 지역에서) 빠져야 한다. 내가 대통령 뜻이 어딘지 안다. 거기는 아니다”라는 말을 해 공천개입 논란을 일으켰다. 논란이 확산되자 정 의원은 “친박들은 계파 해체를 선언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 당의 화합과 정권 재창출을 하기 위해서 계파 해체가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계파 패권주의가 여전히 살아 숨 쉬며 공천개입에 이어 이번 당 대표 선거까지 개입할 경우 새누리당은 몰락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면서 “이대로 갈 수는 없다. 새누리당을 완전히 개조해야 한다. 그래야 잠재적 대권후보를 앞세워 정권 재창출을 이뤄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음달 9일 새누리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천막당사를 주도했던 한 사람으로서 제2의 천막당사 심정으로 당을 혁신하고, 역동적이며 미래지향적인 대통령선거 운동을 펼쳐 국민들의 신뢰를 다시 받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제한식조리학교, 신입생 모집…한식 셰프 양성

    국제한식조리학교, 신입생 모집…한식 셰프 양성

    한식이 세계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최근 코트라 시카고 무역관이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시카고, LA, 뉴욕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식이 꾸준한 인기를 얻으며 지난 5년간 연평균 3.5%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에는 현재 약 5000개의 한식당이 성업 중이다. 한식은 자극적이지 않은 맛과 균형 잡힌 영양소로 세계인들의 입맛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이에 국내에서는 한식 전문 셰프를 양성하기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다. 국제적 감각의 한식 셰프를 양성하기 위해 정부 및 지자체가 설립한 최초의 한식조리학교 ‘국제한식조리학교’는 8월 9일까지 2016학년도 2학기 정규과정 신입생을 모집한다. 국제한식조리학교의 정규과정은 해외파견 한식조리사과정(2년 과정)과 한식집중과정(1년 과정)으로 나눠 진행된다. 두 과정 모두 칼 갈기 등 조리입문부터 시작해 고등학교 졸업이상 이면 조리경력과 상관없이 누구나 지원 할 수 있다. 학교 및 입시에 대한 정보는 전주와 서울에서 개최하는 입학설명회를 통해 알 수 있다. 서울 입학설명회는 오는 22일 오후 2시부터 서울센터포인트광화문빌딩에서 진행된다. 정부로부터 ‘외식산업 전문인력 양성기관’, ‘외국인 한식조리 연수지원 기관’ 지정 및 ‘재외공관 조리사 양성교육’, ‘해외 한식당 종사자 교육’ 등 다양한 교육기관으로 선정돼 한식교육에 대한 공신력을 확보해 더욱 신뢰할 수 있다. 한식 셰프 양성 및 외식창업에 특성화된 것도 특징이다. 정규과정은 해외파견 한식조리사 과정(2년 과정)과 한식 집중 과정(1년 과정)으로 세분화 됐다. 요리 열풍이 불고 있는 요즘, 한식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한식은 이제 국내를 넘어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남순건의 과학의 눈] 상상력과 미적 감각의 산물, 과학

    [남순건의 과학의 눈] 상상력과 미적 감각의 산물, 과학

    요즘 들어 창의력과 상상력을 강조하는 말들이 자주 들린다. 최근 불고 있는 인문학 열풍도 이런 차원 때문일 게다. 흔히들 인문학이 물리학 같은 ‘딱딱한’ 과학보다 훨씬 더 상상력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인문학적 상상력이라는 말에 더 익숙한 이유도 과학에는 상상력이 결여되어 있다는 편견 때문이다. 상대성 이론으로 유명한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과학에서는)상상력이 지식보다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과학의 발전이 정확한 지식과 이성적 판단에만 의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창의적 과학 연구는 상상력, 직관력 그리고 미적 감각에 기대는 바가 많다. 과학 분야 연구라는 것이 교과서나 참고서의 문제처럼 주어진 답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이 계속 던져 온 근본적인 질문들, 예를 들어 ‘우주는 어떻게 시작되었는가’에 대한 새로운 답을 찾아내는 과정이 바로 과학이다. 과학자들은 전인미답의 길을 가고 지도에 없는 새 항로를 개척하려는 탐험가들과 같다. 그래서 용기도 필요하고 상상력도 필요하다. 미국 하버드대 과학사학자 제럴드 홀튼 교수가 1970년대에 당시에는 생소한 ‘과학적 상상력’이라는 개념을 도입한 것도 그런 차원에서다. 혹자는 또 과학은 미적 감각과 가장 거리가 먼 분야라고 이야기한다. 과학에서 미적 감각이란 자연이 보여 주는 아름다움에 대해 과학자들마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각자가 다르게 해석한 형태로 표현되는 것을 의미한다. 미술에 여러 화풍이 있고 화풍마다 보이는 대상을 달리 표현하는 것과 흡사하다. 다양한 표현들 중에는 보다 많은 호응을 얻는 것도 있고 소수만이 그 가치를 아는 경우도 있다. 과학에서는 이런 방식의 창의적 연구활동들이 모여 엄청난 과학적 성과와 세계관을 만들어 왔고 상상을 초월하는 큰 혜택을 인류에게 가져다줬다. 과학에서 성공하기 위해 또 한 가지 간과하면 안 되는 것이 있다. 바로 행운이다. 비과학적 이야기 같지만 과학에서 행운은 ‘거인의 어깨 위에 앉을 수 있어 더 멀리 볼 수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 하버드대 시드니 콜먼 교수가 이야기한 ‘내 앞에 나보다 키 작은 사람들이 많이 서 있어 더 멀리 볼 수 있었다’는 것이 바로 그런 의미이다. 이런 행운은 앞서 언급한 다양한 형태의 크고 작은 창의적 연구성과들이 모일 때 가능한 것이다. 과학에서 창조적 결과를 많이 이뤄낸 경험이 있는 선진국들에서는 과학자들 스스로 연구 방향과 방법을 정하도록 하고 이를 위한 제도와 재원을 마련해 주는 방식으로 과학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남들이 만들어 놓은 것을 빨리, 그대로 답습하고 추격하는 형태의 연구 경험만 있어 항상 단기간에 가시적 결과만을 기대해 왔다. 물론 아무것도 없는 백지상태에서 과학을 시작할 때에는 이런 방법이 최선일 수 있다. 이제는 제대로 된 과학을 할 때가 됐다. 과학자들이 과학적 상상력을 동원해 창의적인 일을 할 수 있도록, 본연의 과학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할 때가 됐다는 말이다. 과학적 상상력을 동원해야 겨우 찾을 수 있는 창의적 문제들은 간단하게 나오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실패한 시도들 가운데에 몇 개만 살아남는다. 많은 재원을 투입하고 지도자가 과학적 성취기간을 정하고 선언한다고 해서 뚝딱 나오는 것이 아니다. 한국이 인류사회에 큰 족적을 남기는 과학의 산물을 내놓기를 원한다면 겨우 뿌리 내리려 하고 있는 과학생태계를 교란하는 조급한 결정은 하지 말아야 한다. 과학자 사회를 믿고 꾸준히 지원하는 국민과 정부를 가진 많은 선진국을 한번쯤 바라볼 필요가 있다. 경희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 옹기종기 김기수 경기 보던 밤… 50년 전 한국의 풍경

    옹기종기 김기수 경기 보던 밤… 50년 전 한국의 풍경

    1966년 6월 25일 밤, 수많은 사람이 라디오와 TV 앞에 모였다. 한국 복싱 사상 최초로 김기수 선수가 WBA 주니어미들급 세계 챔피언에 도전하는 경기의 중계방송을 듣거나 보기 위해서다. 손에 땀을 쥐는 경기가 이어졌다. 15라운드가 모두 끝났지만 승부가 나지 않았다. 사람들은 심판 판정에 귀를 기울였다. 한 번은 이기고 한 번은 졌다. 1대1 상황에서 세 번째 심판의 점수가 불렸다. “벤베누티 68, 김기수 74.” “우와~.” 전국이 함성으로 들끓었다. 김기수 선수가 한국 최초로 세계 챔피언에 오른, 1966년 한여름 밤의 모습이다. 1960년대 한복판의 한국 사회상을 통해 50년 전 우리나라 사람들이 경험했던 도전과 환희, 일하고자 했던 열정, 그 속에서의 시련과 희망을 되새겨보는 전시가 마련됐다. 19일부터 다음달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일하는 해 1966’ 특별전이다. 전시는 1960년대 정치, 사회, 경제, 교육 등 7가지 주제로 이뤄졌다. 김기수 선수가 WBA 주니어미들급 세계 챔피언인 이탈리아 니노 벤베누티 선수를 누르고 세계 챔피언이 됐을 때 사용한 글러브를 비롯해 국내 최초 흑백 텔레비전인 ‘금성 텔레비전 VD191’, 1966년 8월 31일 출판된 ‘수학의 정석’, 베트남 추가 파경 때 한·미 양국 정부가 주고받은 ‘브라운 각서’, 1967년 야당인 신민당이 발행한 6·8 부정선거 백서, 만화 ‘호피와 차돌바위’ 포스터 등 관련 자료 500여점과 음원·영상자료 100여점으로 꾸며진다. ‘냉전 속의 열전’에선 미국과 소련의 냉전 대치 아래 진행된 베트남 전쟁, 북한의 무력도발 증가 등 우리나라를 둘러싼 세계사를 확인할 수 있다. ‘고도성장의 궤도진입’에선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마지막 해였던 1966년의 경제적 성과와 ‘일하는 해’라는 구호와 함께했던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월남에 간 김상사’에선 베트남전에 참가했던 군인들과 기술자들의 이야기를, ‘선택 1967’에선 1967년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를 위한 각 당의 활동과 선거 과정 및 결과를, ‘변화하는 사회’에선 인구 증가, 도시 집중현상, 가족계획 등 당시 사회상이 소개돼 있다. ‘국민교육’에선 콩나물 교실과 3부제 수업에서도 열심히 공부했던 학생들, 정부가 교육을 통해 새로운 국민상을 제시하려고 했던 모습을, ‘쇼쇼쇼’에선 1960년대 당시 대중문화를 접할 수 있다. 오승진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학예연구사는 “김기수의 세계 챔피언 등극 이야기로 시작해 7개 주제로 구성돼 있다”며 “각각의 주제가 독립돼 있어 자유롭게 감상하며 관람객마다 다른 1966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용직 대한민국역사박물관장은 “1966년은 ‘일하는 해’라는 기치 아래 열심히 일하고, 공부하고, 더 나은 사회를 위해 노력했던 시기로 오늘날 대한민국의 초석을 다진 해”라며 “이번 전시는 50년 전 한국과 한국인들의 삶을 경험하고 지금의 우리나라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창간 112주년-파워! 코리아] 하이트진로, 전국민 목넘김 책임지는 맥주 名家

    [창간 112주년-파워! 코리아] 하이트진로, 전국민 목넘김 책임지는 맥주 名家

    하이트진로는 다양한 맛의 맥주를 선보이며 시장을 넓혀 가고 있다. 아울러 다양한 해외 맥주 브랜드를 수입해 시장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대표 브랜드 ‘하이트’와 국내 최초 올몰트맥주(맥아, 홉, 물만을 원료로 사용한 맥주) ‘맥스’, 국내 유일의 드라이타입맥주(일반 맥주보다 발효도를 높인 맥주) ‘드라이d’, 국내 대형제조사 최초로 만든 에일맥주(전통 제조방식 맥주) ‘퀸즈에일’, 국내 유일 라거타입 흑맥주 ‘스타우트’, 식이섬유가 함유된 ‘에스’ 맥주 등 6개 맥주를 생산 및 판매하고 있다. 1993년 출시된 하이트는 출시 후 22년 동안 약 330억병을 팔아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브랜드가 됐다. 2006년 출시된 맥스는 출시 후 3년 만에 국내 맥주시장의 10%를 육박할 정도의 인기를 얻으며 국내 올몰트 맥주시장을 이끌고 있다. 2007년 출시된 맥스 생맥주는 지난해까지 매년 꾸준히 성장해 맥스 전체 판매비중의 6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2010년 출시된 드라이d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마니아 층을 형성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아울러 하이트진로의 프리미엄급 맥주인 퀸즈에일, 스타우트, 에스 3종도 각각의 독특한 개성으로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이 밖에 일본 기린맥주의 ‘이치방시보리’, 태국의 1등 프리미엄 맥주 ‘싱하’, 프랑스의 1등 밀맥주 ‘크로넨버그1664’를 수입하고 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창간 112주년-파워! 코리아] 한국타이어, 月1회 자기계발 데이, 인재가 커 간다

    [창간 112주년-파워! 코리아] 한국타이어, 月1회 자기계발 데이, 인재가 커 간다

    한국타이어는 업무 효율을 높이고 창의성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문화 혁신 프로그램인 ‘프로액티브 컬처’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매월 1회 금요일을 프로액티브 프라이데이로 지정해 직원들이 스스로 일과를 계획하고 자기계발 시간을 갖게 한다. 프로액티브 프라이데이에는 팀장급 이상은 출근하지 않는다. 근무시간은 다른 날과 같지만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는 전적으로 직원의 자율에 맡긴다. 이를 통해 직원들은 평소 바쁜 일상 업무 때문에 미뤄 두었던 참신한 아이디어를 유관부서와 공유하며 발전시키는 미팅을 갖거나 단체 봉사활동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공연이나 전시회 관람, 독서 등을 즐기며 생각의 폭을 넓히는 기회를 갖기도 한다. 사내 아이디어 제안 대회인 프로액티브 원 그랑프리도 눈길을 끈다. 미국 내 신차용 타이어 공급 운송비를 연 25억원가량 줄일 수 있었던 것도 이 대회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통해 이뤄졌다. 아울러 불필요한 일은 덜어내는 식으로 효율적인 업무 수행을 도모하기 위한 ‘레스 포 베터’ 캠페인도 진행 중이다. 권위주의 보고 문화의 상징인 결재판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이메일과 같은 비대면 보고를 권장한다. 해외 출장 결과 보고도 문서화가 아닌 구두 보고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 밖에도 능동적이고 자율적으로 맡은 업무를 수행해 성과를 창출한 직원을 포상하는 제도인 프로액티브 어워드 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사막서 목축이기 위해 몰려드는 수백 마리 낙타들

    사막서 목축이기 위해 몰려드는 수백 마리 낙타들

    물을 마시기 위해 모여드는 수백 마리 낙타들의 모습이 장관을 이뤘네요. 최근 영국 동영상 공유사이트 ‘라이브릭’(Liveleak.com)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사막에서 낙타들에게 물을 주는 광경이 담긴 영상이 소개됐습니다. 영상에는 급수차를 동원해 일렬로 늘어선 식수대 물을 채우는 모습이 보입니다. 모든 식수대에 물을 채운 급수차가 자리를 뜨자 대기 중이던 수백 마리의 낙타들이 행렬을 이뤄 식수대로 모여듭니다. 각각의 식수대를 찾아 신속하게 이동하는 낙타들의 움직임에 사막은 금세 흙먼지가 뿌옇게 일어납니다. 사막에서의 갈증 해소를 위한 낙타들의 이런 목축이기 장관은 매일 3시간씩 이뤄진다네요. 사진·영상= Liveleak.com / BBC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정치성향 다른 이성, 매력 적어 보인다”(연구)

    “정치성향 다른 이성, 매력 적어 보인다”(연구)

    상대의 정치성향이 나와 어떻게 다른지에 따라 그 사람에게서 느끼는 매력의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인디팬던트 등 외신은 미국 UC 머시드대학교 연구팀이 지난 2012년 미국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이 실험은 버락 오바마와 미트 롬니가 대선 경쟁을 펼치던 2012년에 진행됐다. 연구팀은 먼저 참가자들에게 ‘평범한 수준으로 매력적인’ 이성들의 사진을 여러 장 보여준 뒤, 사진 속 인물들에 대한 추가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채 각자의 매력도를 평가해달라고 요구했다. 그 결과 참가자들은 각 인물의 매력 수준을 비슷한 정도로 평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 다음 연구팀은 각 인물들의 배경과 성향에 대한 기본 정보를 제공해 준 뒤 다시 매력도 평가를 요구했다. 연구팀이 제공한 정보에는 각 인물이 어떤 정당의 대선 후보를 지지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 또한 포함돼 있었다. 두 번째 실험 결과, 참가자들은 자신과 다른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덜 매력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을 드러냈다. 더 나아가 여성의 경우 자신과 같은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더 매력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남성들의 경우 이런 특성은 보이지 않았다. 연구를 이끈 스티븐 니콜슨 박사는 “남녀를 불문하고 사람들은 자기와 다른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매력을 덜 느낄 가능성이 높은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는 ‘내집단 편향’(in-group bias)이라고 부르는 심리 현상과 크게 관련돼 있다. 내집단 편향이란 자신과 같은 집단에 속한 사람은 보다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반면, 외부인은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을 말한다. 과거 연구에 따르면 이 효과는 각각의 그룹이 서로 대치하고 있는 상황일수록 강하게 나타난다. 사회학자들에 따르면 남녀 각자의 매력은 연애뿐 아니라 삶을 구성하는 여러 측면에 중대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단적인 예로 과거 여러 연구에선 외적으로 매력적인 사람들일수록 더 많은 급여를 받으며, 더 똑똑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으로 여겨진다는 사실을 밝혔던 바 있다. 니콜슨은 “외적 요소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일상적인 일들은 매우 많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정치성향에 따른 매력도 변화가 연애 뿐만 아니라 다른 종류의 대인관계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여부를 추가적 연구를 통해 점차 알아볼 예정이라고 전했다.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엄마의 DNA’가 훗날 당신의 노화를 결정짓는다(연구)

    ‘엄마의 DNA’가 훗날 당신의 노화를 결정짓는다(연구)

    당신이 나이가 들어도 남들보다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면 어머니에게 감사해야 할 일이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라고 어머니만을 탓할 일은 아니긴 하지만 말이다. 모계로만 유전되는 특별한 DNA가 ‘건강하게 나이 드는’ 열쇠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스페인 국립심혈관연구센터(CNIC) 연구팀은 이른바 ‘미토콘드리아 DNA’(mtDNA)로 불리는 이 DNA 외에는 완전히 똑같은 DNA를 가진 실험 쥐 두 집단을 이용해 실험한 결과, 한 쪽 집단에서만 나이가 들어도 건강하고 활발한 것을 확인했으며 이는 mtDNA의 역할 덕분이라는 연구 내용을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최신호(7월6일자)에 발표했다. 실험 쥐의 평균 수명은 2년인데, 이번 연구에서는 2세가 되는 시점에 각 집단에서 채취한 표본을 비교했다. 그 결과, 한 집단에서만 ‘건강 상태가 우수하다는 명백한 징후’인 더 풍성하고 윤기 흐르는 털을 지니고 있으며 근육량이 더 많아 원기 왕성하고 활동적이었다. 간 기능 또한 더 뛰어났다. 두 쥐 집단의 mtDNA 계통 모두는 건강할 뿐만 아니라 유전적 암호화(genetic coding, 각각의 염기서열에 특정의미를 부여하는 것)의 차이가 0.5%에 불과했다. 쥐는 모두 같은 nDNA를 갖도록 교배됐다. 연구를 이끈 호세 안토니오 엔리케스 박사는 “이번 실험에서 한 쪽 집단이 다른 쪽 집단보다 건강하게 나이 들었으며 수명의 중앙값(통계 자료에서 변량을 크기 순서대로 늘어놓았을 때 그들의 한가운데 있는 값)도 커졌다”면서 “우리의 노화 방식은 노화 시작 전은 물론, 최초 징후가 나타나기 훨씬 전부터 이미 결정돼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mtDNA의 변이가 건강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다소 막연한) 입장이었지만, 명확한 연구 결과를 갖지 못해 의견이 분분했다”면서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mtDNA의 변이가 건강에 영향을 주는 것이 사실임을 명확하게 보여주게 됐다”고 설명했다. 인체의 모든 세포에는 약 2만~2만5000개의 유전자가 있으며, 이 중 거의 모든 유전자는 세포핵에 존재해 ‘핵DNA’(nDNA)로 불린다. 반면 mtDNA는 단 37개밖에 없다. nDNA는 부모 모두로부터 자녀에게 유전되지만, mtDNA는 어머니에게서만 물려받는다. 종종 이 유전자에 일어나는 변이로 미토콘드리아에 결함이 생기면 결과적으로 장기 부전을 일으키고 심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엔리케스 박사는 “다른 mtDNA 변이가 개체 간의 자연적 차이에 관여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은 인간에게도 충분히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전문가들도 이번 결과에 놀라움을 나타내고 있다. 모계로부터 물려 받은 mtDNA의 조합이 이렇게까지 건강에 명백하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는 대부분 학자가 예상하지 못했던 탓이다. 영국 뉴캐슬대 세포·분자생명과학연구소의 로버트 라이톨러스 소장은 이번 연구가 “mtDNA 대체에 관한 필요하고 지속적인 논의에 중요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영국 킹스칼리지런던(KCL)의 줄기세포 연구자인 듀스코 일릭 박사는 이번 결과를 두로 “대단히 흥미롭고 상상을 초월한다”고 표현하면서도 “추가 연구를 통해 인간에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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