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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하!] 갑자기 ‘쿵’…당신이 몰랐던 ‘실신’ 원인 5가지

    [아하!] 갑자기 ‘쿵’…당신이 몰랐던 ‘실신’ 원인 5가지

    실신 원인은 ‘상황’과 ‘질환’으로 구분가장 흔한 것은 ‘미주신경 실신’스트레스 상황에서 혈압 저하·심박동 감소심혈관질환 위험이 있을 땐 반드시 치료해야47세 여성 A씨는 의자에 앉아있거나 화장실에 서 있을 때 아무런 증상도 없었는데 4차례나 갑자기 실신해 쓰러졌습니다. 얼굴을 다쳐 치료를 받기도 했다고 합니다. 초기 검사에선 아무런 이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정밀 검사결과 심박동이 느려지는 ‘동기능부전증후군’으로 진단돼 ‘영구형 인공심장박동기’ 삽입치료를 받았습니다. 그 후엔 실신이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실신은 짧고 가볍게 지나갑니다. 치료받을 정도가 아닌 증상도 있습니다. 그래도 한편으론 ‘뇌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라고 고민하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그러나 앞서 말씀 드린 사례처럼 실신은 혈류 문제와 관련된 것이 많습니다. 그래서 적절한 검사가 필요합니다. 24일 고려대 의대 순환기내과 연구팀이 대한내과학지에 발표한 ‘실신의 임상적 접근 및 진단’ 논문에 따르면 실신은 주로 ‘뇌 혈류량 감소’로 일어납니다. 심장에서 나오는 산소가 풍부한 혈액이 뇌세포로 전달되지 않을 때 나타납니다. 30초에서 수 분 가량으로 짧게 발생했다가 회복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여러분이 궁금하게 생각하는 실신의 주요 원인은 3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반사성 실신 ▲기립성 저혈압 ▲심장성 실신 등이 그것입니다. 각각의 실신은 특징이 있습니다. 반복적으로 실신한 경험이 있다면 주의깊게 보시길 바랍니다. ●웃다가 쓰러질 수도 있다? ‘반사성 실신’은 혈압과 심박동을 정상적으로 유지시키는 ‘자율신경계 반사’의 부적절한 반응으로 혈관이 확장되고 맥박이 느려지면서 뇌로 가는 혈액양이 일시적으로 줄어 생깁니다. 자율신경계는 심장박동, 소화운동처럼 우리 의지로 조절할 수 없고, 자율적으로 반응하는 말초신경계입니다. 이런 실신은 가장 흔하고 특정 상황과 관련된 것이 많아 금방 회복되고 예후가 좋다고 합니다.반사성 실신은 ▲미주신경 실신 ▲상황성 실신 ▲경동맥동 증후군 등 3가지로 나뉩니다. 용어가 다소 어려운 것 같지만, 특징만 잘 이해하면 구분할 수 있습니다. 극심한 스트레스와 긴장, 통증은 혈관을 확장시키고 심장 박동을 느리게 해 혈압을 낮춥니다. 이것이 ‘미주신경 실신’ 원인입니다. 실신 직전에 피로감과 구역감, 식은땀이 생기는 것이 특징이죠. 혼잡한 지하철이나 매우 더운 날씨에 운동장에 오랜 시간 서 있다 쓰러지는 경우가 해당됩니다. 전체 실신의 20% 정도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40세 이전에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상황성 실신’은 기침, 웃음, 배변, 음식을 삼킬 때 생깁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와 대변을 보다 화장실에서 쓰러지는 경우가 흔합니다. 미주신경 실신처럼 자율신경계 이상에 의해 생깁니다. ‘경동맥동 증후군’은 갑자기 고개를 돌리거나 넥타이를 맬 때 실신하는 증상입니다. 목을 갑자기 움직일 때 한번쯤 현기증을 경험한 분들이 많을 겁니다. 목에 있는 ‘경동맥동’은 동맥 혈류 변화를 감지해 혈압을 조절하는 기능이 있는데, 갑자기 머리를 돌리는 등의 혈압 상승 상황이 오면 심장의 박동을 늦추고 혈압을 저하시키는 과민반응을 보이게 됩니다. ●위험한 것은 ‘심장성 실신’ 실신의 다른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앉아있거나 누웠다가 일어날 때 혈압이 급격히 낮아져 생기는 ‘기립성 저혈압’입니다. 전체 실신의 15% 정도가 해당합니다. 앉았다 일어섰을 때 3분 이내에 수축기 혈압이 20㎜Hg 이상 감소하거나 실신 증상이 나타나면서 수축기 혈압이 90㎜Hg 미만으로 급격히 저하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15초 이내에 실신이 일어나면 ‘즉각성 기립성 저혈압’, 3분 이내면 ‘전형적 기립성 저혈압’, 3분 이후는 ‘지연성 기립성 저혈압’이라고 합니다. 그외에 탈수나 약물 같은 환경적 원인으로도 기립성 저혈압이 생길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심장성 실신’입니다. 전체 실신의 9% 정도가 해당됩니다. 심장질환에 의해 혈류 순환에 문제가 생기고 이것이 실신으로 이어지는 것을 말합니다. 심근경색, 비후성 심근경증, 심장내 종양, 폐색전증, 대동맥 박리, 악성 부정맥 등의 질환이 해당됩니다.특히 가족 중에 젊은 나이에 급사한 사례가 있는데 실신했거나 운동 중 또는 누운 상태에서 실신한 경험이 있다면 반드시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갑작스러운 가슴 두근거림 뒤 실신했을 때도 병원 진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심장성 실신은 치료를 미루면 예후가 좋지 않아 위험 상황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이런 증상이 있으면 의료진은 가장 우선적으로 ‘심장 초음파’ 검사를 권하게 됩니다. ●그럼 어떤 검사를 받아야 하나 기본적으로 실신해 병원에서 진료받으면 구체적인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심장 초음파와 심전도 모니터링, 운동부하심전도 등의 검사를 진행합니다. 여기에 더해 자율신경계 기능 평가와 전기생리학 검사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검사의 종류가 많아 고충을 토로하는 환자가 많지만, 실신의 원인을 알아내려면 적당한 검사는 필수입니다. ‘자율신경계 기능 평가’는 코와 입을 막은 상태에서 배에 힘을 주면서 강하게 숨을 내쉬는 ‘발살바 수기’, 심호흡 검사, 활동 혈압 측정 등으로 구성됩니다. ‘기립경사도 검사’는 금식한 상태에서 수평 테이블에 누워 혈압과 심박동수를 재고 이어 테이블을 60~80도로 세운 뒤 다시 혈압과 심박동수, 이상 증상을 체크하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기립경사도 검사로 반사성 실신의 90%와 부정맥에 의한 실신의 47%를 체크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심장 초음파도 실신 환자의 48%에서 심장질환 원인을 찾아냈다고 합니다. 만약 이런 방법으로도 원인을 찾지 못하고 부정맥이 원인으로 의심될 때는 초소형 심전도인 ‘이식형 사건 기록기’를 몸에 삽입해 검사합니다. 길이 4㎝, 폭 5㎜로 5~10분이면 체내 삽입 시술을 마칠 수 있습니다. 이식형 기록기는 일반 심전도와 비교해 부정맥을 발견할 수 있는 확률이 6.5배 높아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을 때 권장합니다. 재발성 실신, 심방세동, 원인불명 뇌졸중 등의 병력이 있으면 건강보험 혜택도 받을 수 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테니스장 6개 합친 크기 ‘세계서 가장 큰 그림’, 702억원에 팔려

    테니스장 6개 합친 크기 ‘세계서 가장 큰 그림’, 702억원에 팔려

    기네스 세계 기록에 오른 ‘세상에서 가장 큰 캔버스 그림’이 두바이에서 열린 경매에 등장했다. ‘인류의 여정’(Journey of Humanity)이라는 제목의 이 그림은 총 70개의 프레임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완성된 그림의 크기는 1만 7176평방피트(약 482평)에 달한다. 이는 공식 테니스 코트를 6개 합친 정도의 규모다. 기네스 측으로부터 ‘세계에서 가장 큰 캔버스 그림’ 인증을 받은 이 작품의 작가는 영국 출신의 사차 자프리다. 그는 자신의 작품을 70개의 프레임으로 나누었고, 각각의 프레임은 호텔 연회장 등에 전시돼 왔다. 이후 그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디지털 교육 격차’를 겪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기부금 3000만 달러(약 340억 원)을 모금하기로 결심했고, 이후 70개의 프레임으로 나뉜 자신의 작품을 경매에 내놓았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23일 열린 경매에서 프레임 70개는 예상과 달리 한 사람에게 한꺼번에 낙찰돼 놀라움을 안겼다. 세계에서 가장 큰 그림을 사들인 사람은 아랍에미리트에 거주하는 프랑스 국적의 사람으로, 그는 70개의 프레임 전체를 하나의 그림으로 보고 무려 6200만 달러(한화 약 702억 6000만원)에 낙찰받았다. 이는 예상가의 2배에 달하는 높은 금액이며, 생존하는 예술가의 작품 중에서도 매우 비싼 축에 속한다.암호화폐 관련 사업을 운영중이라고 알려진 낙찰자는 “나는 가난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먹을 것이 없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알고 있다. 하지만 적어도 부모님의 사랑과 학교의 교육 및 지원을 받았다”면서 “이 그림의 수익금이 아이들을 위해 쓰인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 아이들에게 어떤 피해를 입혔는지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이제 (팬데믹으로 곤경에 처한 아이들을 위해) 반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나랏밥 먹으려거든 염치를 알라”

    “나랏밥 먹으려거든 염치를 알라”

    “공직자들은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끼는 ‘염치’를 회복해야 합니다. 직책을 통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 선한 영향을 끼쳐야지요. 그럴 자신이 없으면 높은 자리를 맡으면 안 됩니다.” 23일 서울 마포 한 카페에서 만난 한재훈(50) 연세대 국학연구원 연구교수는 상투를 틀어 올린 머리에 유건(儒巾)을 쓴 조선시대 선비 차림이었다. 하지만 그 역시 우리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컴퓨터그래픽 강사였던 아내와 함께 네 살 아들의 교육 문제를 고민하고, 위정자들의 ‘내로남불’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에 분노했다. 요즘 근황을 묻자 “코로나19로 시민 등을 대상으로 한 동양고전 강좌를 비대면으로 전환했는데, 퇴계 이황의 ‘고경중마방’(마음 닦는 글) 등을 강의하고 있다”고 했다. 서당에서 한학을 공부하고 검정고시를 통해 고려대에 입학해 동양철학 박사 학위를 받은 독특한 이력을 가진 그는 요즘 세상 돌아가는 것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눈에 띄는 한복 차림이다. 주위 시선이 불편하지 않나. “저를 그저 ‘옛날 사람’으로 보는 이들이 있다. 학계에서도 퇴계 철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학자인 저를 그저 한문 공부를 한 사람 정도로 여기곤 한다. 그래서 가끔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은 ‘경계인’이라는 생각도 든다. 현대 사회를 거부하거나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제가 활동하는 동양철학계나 전통 학문 분야에서 이런 선입견이나 편견이 더 심하다. 하지만 이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 왜 ‘고집’으로 받아들여지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제가 불편한 것은 ‘한복’이 아니라 한복 차림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이다. 저는 조선시대 사람이 아니라 21세기를 살고 있는 현대인이다. 우리나라는 사상과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다. 중요한 것은 외모가 아니라 그 사람이 무엇을 바라보고 어디를 지향하느냐다.” ●15년 한학 공부… 검정고시로 대입 치러 -서당에서 15년 동안 한학 공부를 할 때 어려운 점은 없었나. “한학 공부 자체보다 자신에게 ‘나는 왜 이런 공부를 하고, 또 해야만 하나’에 관해 스스로 납득시켜야 했는데, 그게 더 어려운 과제였다. ‘진정한 인간이 되는 공부’가 중요하다는 아버님(한양원 전 한국민족종교협의회장)의 뜻에 따라 우리 삼형제는 정규 교육을 받지 않고 서당에서 ‘논어’, ‘맹자’ 등 고전을 배웠다. 아버지의 교육철학은 ‘교육은 배우는 사람에게 어떤 직업을 갖도록 하려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일이든 ‘된 사람’이 그 일을 하게 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제대로 된 사람이 아닌 사람이 농사를 지으면 그 농산물을 먹을 수 없고, 그런 사람이 만든 공산품은 쓸 수 없는 물건이라고 하셨다. ‘직업 교육’ 이전에 ‘인간 교육’이 먼저라는 것이다.” -서당 공부 이후 대학에 진학한 이유는. “우리 삼형제 중 한 사람 정도는 대학에 가서 현대 학문을 겸해 보는 것도 좋지 않겠느냐는 아버지의 권유에 따른 것이다. 서당에서 공부한 우리의 철학과 사상, 역사와 문화를 다른 사람에게 전하려면 우리 사회에서 통용되는 말과 글, 생각을 정리·해석하는 기법을 배워야 했기 때문이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로 들어가야 한다는 속담과 같은 맥락이다.” ●기성세대 위한 서당 적극 도입해야 -일반인과는 다른 삶을 살면서 추구하는 가치도 다르게 보인다. “우리 모두 생김새가 다르듯이 할 수 있는 일이 다르고, 그 일로 인해 보람과 가치를 느끼는 것도 다르다. 우리의 전통 속에 묻혀 있는 철학과 사상을 여러 사람들에게 알려 우리 사회에 좋은 영향을 끼치고 싶다. 우리 전통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뿐 아니라 심각하게 왜곡된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서양에만 눈을 돌릴 게 아니라 우리 전통 안에서 좋은 길을 찾아야 한다. 제 강의나 글이 사람들에게 새로운 ‘생각의 길’을 찾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오늘날 서당 공부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서당은 우리의 전통 사유가 스며들어 있는 하나의 ‘문화’다. 단순히 ‘논어’, ‘맹자’를 읽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선인들이 다양한 문제 상황들을 해결해 온 경험의 축적을 음미하고 그러한 경험 및 가치를 통해 지금 우리가 직면한 문제에 새로운 해결의 단초를 찾아보는 데 의미가 있다. 과거 서당은 어린아이들에게 한자를 가르치면서 동시에 인성교육과 예절교육도 병행했다. 지금도 이런 교육을 서당이 담당해야 한다. 나아가 고령화 시대에 걸맞게 자신이 살아온 삶을 회상하고 정리하는 기성세대를 위한 서당을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다.” -우리 교육의 문제는. “현재 교육은 모든 것이 경제 논리에 수렴되는 것 같다. 초중고 시절 배워야 할 지식과 지혜, 경험이 있는 법인데 이런 것들을 모두 무시하고 좋은 대학에 진학해 연봉 높은 직장을 구하는 게 교육의 목적이 됐다. 저의 경우 서당에서 공부한 것은 너무 많지만 노량진에서 대입 학원을 다닐 때는 무엇을 배웠는지 모르겠다. 현 교육 시스템은 오로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것만 가르친다. 학교 교육이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해선 안 된다.” ●배움의 길 열어주는 동양고전의 충만함 -현대인들이 동양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동양고전은 ‘나를 위한 학문’, 즉 ‘위기지학’(爲己之學)의 길을 열어 준다. 배움을 통해 앎을 얻게 되고, 그 앎으로 인해 나의 관점과 사유가 성장하고, 그 결과 보다 넓고 깊고 높은 차원에서 생각할 수 있게 된다. 제 강의를 듣는 분들로부터 ‘동양고전을 읽다 보면 교회나 성당, 절에서 좋은 말씀을 듣는 것과 같은 충만함을 느낀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배움은 새로운 것을 만나서 나를 변화시키고 성숙시키는 과정이다.” -고전 중 가장 좋아하는 문장은. “‘논어’ 옹야 편의 ‘고불고(不)면 고재고재(哉哉)아?’라는 공자 말씀이다. ‘모난 술잔인 고()가 모가 나지 않았다면 고()라고 할 수 있겠는가?’라는 뜻이다. 세상의 모든 것에는 이름이 있다. 자신의 이름뿐 아니라 아버지, 어머니, 남편, 아내, 친구 등 수많은 관계 속에서 이름을 갖게 된다. 각각의 이름에는 나름의 역할이 부여돼 있다. 어떤 이름을 붙였을 때 그 이름에 걸맞은 역할에 충실해서 그 이름값을 하는 게 중요하다.” -이름값 못 하는 사회지도층의 인사 비리나 LH 사태를 어떻게 보나. “요즘 고위 공직자 및 정치권 인사들을 보면 충격을 받는다. 인사청문회에서 장관 후보자들이 법률적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도덕적인 흠결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을 많이 봤다. 지도자는 법률적 책임을 떠나 도덕적 문제에 대해서도 책임을 통감해야 하는 자리다. LH 직원 땅투기도 마찬가지다. 우리 사회가 돈만 많이 벌면 된다는 경제 논리에 매몰되다 보니 잘못을 저질러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요즘 나라가 시끄럽다. 고전에서 어떤 지혜를 배울 수 있나. “우리 사회의 갈등 표출 방식이 갈수록 과격해지고 수준이 낮아지는 것 같다. 특히 각종 갈등의 중심에 선 지도층 인사들이 ‘(내 행위가) 법적으로만 문제 없으면 된다’면서 도덕적 자존감을 스스로 내팽개치는 듯한 모습을 보면 좌절감을 느낀다. 무엇보다 ‘염치’(廉恥)를 회복해야 한다. 염치는 ‘어디까지는 해도 되고 어디서부터는 하면 안 되는지’를 가르는 기준선이다. 이 기준은 스스로 정하는 것이다. 외부 평가와 무관하게 스스로 자신에게 실망하는 자율적인 부끄러움이다. 염치를 느낀다는 것은 양심이 건강하다는 증거다. 염치가 살아 있으면 사회 갈등은 많이 줄어들 것이다.” -동양고전에서 ‘좋은 정치’란 무엇인가. “최우선 순위를 국민에 두는 정치를 말한다. 하지만 요즘 정치인과 관료를 보면 그렇지 않다. 이들에게 무엇보다 ‘자존감’이 필요하다. 스스로 잘났다는 자존감이 아니라 자신이 맡은 직책을 통해 우리 사회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히 인식하는 자존감이다. 장관이라는 자리는 사익을 추구하거나 명예를 누리는 자리가 아니라 그 자리를 통해 자신의 생각·철학을 실현하는 수단이 돼야 한다. 공직을 대할 때 최선을 다해 다른 이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럴 자신이 없으면 공직을 맡지 말아야 한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한재훈은 누구 서울에서 태어나 일곱 살 때부터 전북 남원의 한 서당에서 15년 동안 사서삼경 등 한학을 공부했다. 그후 검정고시를 거쳐 고려대 철학과에 입학, 긴 머리를 땋고 학교를 다녀 ‘지리산 댕기동자’로 불렸다. 학부에서 동서양 철학 사상을 공부하고 대학원에서 퇴계 철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연세대 국학연구원 연구교수로 재직하며 성공회대 등에 출강하고 시민·교사 등을 대상으로 동양철학과 동양고전을 바탕으로 인문학 강연을 하고 있다. 경기도 이천에서 ‘도립서당’을 운영하는 훈장인 형을 도와 학동들을 지도하기도 한다. 저서로 ‘서당공부, 오래된 인문학의 길’ 등이 있다.
  • [인터뷰] 이어령 “내 모든 것 글로 남기고 떠날 것...죽음은 끝 아냐”

    [인터뷰] 이어령 “내 모든 것 글로 남기고 떠날 것...죽음은 끝 아냐”

    “죽음은 누구에게나 두렵고 불안한 것이죠. 하지만 ‘어제 내가 세상을 떠났으면 오늘 내가 하는 것을 못하게 됐을 것이다’라고 생각하면 죽음을 앞둔 사람은 그 어느 때보다 진실한 하루하루를 보내게 될 겁니다. 인간은 죽는 순간까지 자신이 몰랐던 것을 배우는 존재거든요.” ‘한국 지성사의 산증인’ 이어령(87) 전 문화부 장관은 끝자락까지 지성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듯 보였다. “한 사람의 죽음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은 본인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이라면서 “건강이 다할 때까지 머릿속에 들어간 모든 것을 마지막 한 자까지 글로 남기고 떠나려 한다”는 말엔 한국을 대표하는 석학으로서 책임감이 묵직하게 느껴졌다. 이 전 장관은 서울신문을 포함한 언론사 논설위원과 문학 평론가, 대학 교수 등을 두루 거쳤고 행정가로서도 활약했다. 2017년 암 선고를 받은 뒤 치료를 마다한 채 마지막 기력까지 다해 집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9년 전 암으로 세상을 떠난 딸 고 이민아 목사를 추모하는 에세이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열림원) 개정판을 출간했다. 외부와의 접촉을 자제하는 이 전 장관은 22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처음엔 민아 생전에 서로 못다 한 말들이 남아 이 책을 썼다”면서 “민아의 10주기가 가까워지면서 그가 남긴 사랑의 자취를 돌아보며 그의 죽음이 끝이 아니라는 생각과 슬픔을 참았던 것을 아름다운 것으로 승화시키는 의미에서 책을 다시 냈다”고 밝혔다. 이어 “나 자신도 딸의 10주기인 내년까지 살 수 있을지 불투명해 출간 일정을 (9주기로) 앞당겼다”고 덧붙였다.이 전 장관의 딸 고 이민아 목사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검사와 변호사로 일했다. 첫 아이를 먼저 세상에 떠나보내는 아픔을 겪은 뒤 기독교 목회자의 길을 걸었다. 위암 판정을 받고 영면에 든 때가 2012년 3월이다. 책은 이 과정을 따라가는 각각의 단편 에세이와 편지를 엮어 동시대 부모 마음을 애틋하게 대변한다. 굿나잇 키스를 기대하며 서재 앞을 서성이던 딸을 안아주지 못한 일은 고스란히 저자의 아픔으로 남았고, 저자는 “네가 태어난 순간 나도 아버지가 됐다”고 고백한다. 이 전 장관은 2015년 4월에 낸 책의 초판 서문에 “사랑하는 이를 잃은 세상 모든 이에게 바친다”고 썼다. 이번 개정판 서문은 깊은 슬픔을 달래지 못한 그때에서 벗어나 감내하고 기꺼이 표출하는 느낌이랄까. “네가 돌아왔구나. 널 잃고 황량했던 내 가슴에 꽃으로 새로 돌아왔구나. 민아야 이제 눈치 볼 것 없이 엉엉 울어도 된다.” 그는 “슬픔보다 새로 발견한 죽음의 문제, 그리고 그동안 오랫동안 생각했던 딸과의 문제에 초점을 두고자 했다”며 “단순히 딸을 잃은 사사로운 감정이 아닌, 개인의 체험이 집단의 보편적 체험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썼다”고 했다. 초판에 실렸으나 이번 개정판에서 빠지게 된 시들은 저자가 새로 쓴 시들과 함께 내년에 시집으로 출간할 예정이다.이 전 장관은 “딸이 ‘시험이 싫지만 아버지의 사랑을 받고 싶어 시험공부를 열심히 했다’고 인터뷰한 것을 뒤늦게 알고 가슴이 아팠다”고 떠올렸다. “아이가 외로웠는데 물질적 환경이 나아지면 행복을 줄 것으로 생각했지. 죽음을 앞뒀을 때 죽음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된 겁니다.” 이 전 장관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일까. “개인을 비행기로 보면 가족은 사회로 나가고 들어오는 일종의 활주로와 같아요. 긴 활주로는 떠날 때도 돌아올 때도 속도를 늦춰줄 때까지 받아주는 너그러움이 있는 거죠.” 그러다 이 사회의 큰어른으로서 “최근 저출산 고령화로 가족이 붕괴하는 상황을 보고 있다”는 걱정도 덧댔다. 무신론자였던 이 전 장관은 독실한 신자 민아의 영향으로 기독교에 귀의했다. 그는 “종교를 믿는 순간 가정이 회복되고 사랑이 회복되고 용서하게 된다”면서 “기독교에선 사랑보다 용서가 더 큰데, 증오와 갈등으로 뒤덮인 지금은 온 사회가 용서할 만큼 마음이 너그럽지 않다”고 우려했다. 그는 “신이 실제로 존재하느냐, 우리가 어려울 때 신이 왔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는데, 신은 오는 게 아니라 맞이하는 것”이라며 “신이 있느냐를 묻기 전에 내가 남을 용서하고 사랑할 수 있느냐고 물어야 한다. 남을 용서할 수 있다면 신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한국 현대사에서 문화적으로 전환점이 됐던 순간으로 1988년 서울올림픽과 2002년 한일월드컵, 2016년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을 꼽았다. 그는 “AI 혁명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천차만별로 달라지기 때문에 ‘알파고의 추억’이라는 책을 집필 중”이라고 근황을 전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아이들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애틀랜타 한인 희생자 3인의 사연

    “아이들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애틀랜타 한인 희생자 3인의 사연

    단지 돈을 벌기 위해 늦은 나이에도 일한 것은 아니었다. 늘 두세 가지 일을 함께 해 손녀는 전사라고, 바위 같다고 했다. 미군과 결혼해 두 아들을 키운 어머니는 얼마 전 구한 직장에서 참변을 당했다. 한 여성의 사연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세 사람 각각의 사연이다. 이역만리에서 자녀들을 위해 억척스럽게 일하고 희생했던 한국 어머니의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시내에서 총격범 로버트 에런 영(21)의 총격에 스러진 한 인 희생자 네 명 가운데 이미 국내 언론에도 널리 소개된 현정 그랜트(51) 외에 순정 박(74), 순자 김(69), 용애 유(63) 세 피해자의 안타까운 사연을 영국 BBC가 22일 정리해 눈길을 끈다. 사흘 전 애틀랜타 경찰이 신원과 사인 등을 처음 공개했을 때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내용을 뒤늦게 소개한 것이다. 순정 박씨는 골드스파에서 요리를 만드는 일을 했다고 그의 가족이 일간 워싱턴 포스트(WP)에 밝혔다. 애틀랜타로 오기 전 그는 뉴욕 도심에서 삶의 대부분을 보냈다. 8명의 총격 희생자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그의 사위 스콧 리는 신문에 “워낙 건강해서 모두가 100살 넘어까지 살 것이라고 말했다”고 털어놓았다. 활발하게 지내는 것을 좋아해 그 나이까지 일한 것이지 돈을 벌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했다. 처음 장가왔을 때부터 한 지붕 아래 살 정도로 가깝게 지냈다고 밝힌 리는 장모가 오는 6월쯤 딸네 부부와 함께 살기 위해 이사 올 계획이었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순자 김씨는 1980년대 미국에 왔다고 WP는 전했다. 역시 골드스파 직원이었는데 손녀 레지나 송은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에 할머니가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늘 두세 가지 일을 동시에 해냈다면서 전사이며 바위 같다고 했다. 두 자녀와 세 손주를 뒀다. 송은 “할머니는 내가 늘 여자로서 갖기를 원했던 모든 것을 대변했다. 그에겐 한 웅큼의 증오와 신랄함도 없었다. 할머니는 일주일에 한번 내게 전화해 ‘굳세게 살아가라, 네가 행복하면 나도 행복해’라고 말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면서 할머니가 원했던 것은 단하나 “할아버지와 함께 늙어가고 자녀들과 손주들이 자신들이 살아보지 못한 삶을 사는 것이었다”고 돌아봤다. 용애 유씨는 미군으로 근무하던 맥 피터슨과 결혼해 1970년대 미국으로 건너왔다고 일간 뉴욕 타임스(NYT)가 전했다. 두 아들을 낳고 이혼했다. 전 남편 피터슨은 “좋은 엄마였으며 늘 아이들 생각뿐이었다”고 돌아봤다. 두 아들은 일간 애틀랜타 저널컨스티튜션에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탓에 실직했지만 마사지 치료사 자격증이 있어 골드스파 건너편 아로마테라피 스파에 일자리를 구했다며 무척 기뻐했다고 말했다. 둘째 아들 로버트가 만든 모금 페이지 프로필에는 “손수 한국 요리를 만들어 접대하고 한국식 가라오케를 가족과 친구들에게 소개하는 일을 아주 좋아했던 대단한 여성이었다”고 돼 있다. 그는 “매주 일요일 쇼핑을 보러 가 전통 한국음식을 즐기는 것이 낙이었던 어머니가 무척 보고 싶을 것”이라고 적었다. 한편 조지아주 체로키 카운티 보안관실은 이날 성명을 발표해 롱이 악의적 살인(malice murder)과 가중폭행(aggravated assault)의 혐의를 받고 있으며 증오범죄 혐의를 적용하기 위한 증거 확보에 나섰다고 밝혔다. 연방 법률에 따르면 검찰은 증오범죄와 관련해 희생자들이 인종·성별·종교·국적·성적지향 같은 특정 요인 때문에 표적이 됐거나, 용의자가 헌법이나 연방 법으로 보장되는 행위를 위반했다는 점을 규명해야 한다. 조지아주는 지난해 증오범죄를 처벌하는 법률을 제정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LG 시그니처 아트갤러리, 2차 기획 전시 ‘별 많은 밤 지구를 걷다’ 오픈

    LG 시그니처 아트갤러리, 2차 기획 전시 ‘별 많은 밤 지구를 걷다’ 오픈

    LG전자는 오는 6월 16일까지 LG 시그니처 아트갤러리를 통해 현대 미술가 5인과 함께한 2차기획 전시 ‘별 많은 밤 지구를 걷다’를 오픈한다. 지난해 12월, LG전자는 ‘시그니처관’과 ‘기획전시관’으로 구성된 LG 시그니처 아트갤러리를 공개했다. 첫 기획 전시로 고(故) 김환기 화백의 특별전 ‘다시 만나는 김환기의 성좌’를 선보이는 등 115만 명의 온라인 관람객 수를 기록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자연과 인간, 조화를 이루는 삶과 꿈’을 주제로 한 2차 기획 전시 ‘별 많은 밤 지구를 걷다’는 김환기 특별전을 기획했던 김노암 감독이 다시 예술총감독을 맡았으며 한승구, 김창영, 이은, 이상권, 이경민 현대 미술가 5인과 함께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지쳐있는 현대인들에게 자연을 통한 치유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번 기획전시관은 총 5개의 작품 공간과 1개의 도큐멘테이션 섹션으로 구성된다. 전시는 요제프 보이스가 심은 나무에 고한용이 생태친화적 비료를 주며 시작된다. 이 작품은 한승구 작가의 ‘나무를 심고 건강한 비료를 주며 생태도시를 꿈꾼다’로 일찍이 자연을 예술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았던 요제프 보이스(Joseph Beuys)를 오마주한 작품이다. 이어 2관은 사람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자연을 추상 회화에 담아 표현한 김창영 작가의 ‘역대 길었던 장마’, 3관은 이은 작가의 ‘달이 춤춘다’가 전시된다. 이 작품은 물감을 흩뿌려 만든 달과 별무리를 전시관 전면에 맵핑하고, 시그니처 롤러블 TV를 클릭하면 작품이 완성되는 인터랙티브 요소를 결합해 몽환적인 작품을 연출한다. 4관은 이상권 작가의 ‘Silver&White Landscape’가 전시되며 도시와 인물이 사라진 겨울 숲의 길을 찾아 나서는 작품으로 삶을 위한 휴식, 생명의 잠재성을 드러낸다. 마지막 전시 공간은 이경민 작가의 ‘Coloring Live’로 꾸며진다. 유네스코 세계 지질공원으로 등재된 동이리 주상절리가 폭우에 휩쓸린 채 맞이하는 겨울과 봄을 온라인 갤러리로 옮겨놨다. 이 밖에도 LG 시그니처 아트갤러리 기획전시관은 공간별로 비디오∙오디오∙수어 콘텐츠를 자유롭게 시청할 수 있으며, 전시에 참여한 현대 미술가 5인이 특별히 자신의 작품을 직접 설명한다. 또 사운드 큐레이터 한수지, 카입(Kayip) 씨가 각각의 전시관 속 작품을 청각화해 만든 음악은 온라인 전시 관람의 깊이를 더할 예정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외출도 쉽지 않은 요즘 시공간 제약 없이 작품 관람이 가능한 디지털 전시를 통해 많은 현대인들이 맑고 깨끗한 지구의 자연을 마음껏 느끼고 경험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며 “많은 분들이 현대 미술가 5인의 다양한 작품들로 힐링도 하고, 시그니처관에서 LG 시그니처 냉장고, 세탁기, TV, 에어컨 등 가전 제품을 작품처럼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LG전자는 오는 4월 30일까지 LG 시그니처 아트갤러리 이벤트 페이지에서 ‘기획전시 추천작 공유 이벤트’를 진행한다. 추첨을 통해 선정된 당첨자에게는 ‘LG 코드제로 A9S’, ‘LG 톤프리’, ‘스타벅스 디저트 세트 모바일 교환권’ 등 다양한 경품을 제공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예술의 경계 지우다 문학에 미술 입히다

    예술의 경계 지우다 문학에 미술 입히다

    지금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는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라는 야심적 행사가 열리고 있다. 봄날 햇살 가득한 오후 참으로 오랜만에 덕수궁을 찾았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의 지인인 윤효 시인과 동행했는데, 윤 관장은 김인혜 학예연구실 근대미술팀장과 함께 우리를 따뜻하게 맞아 주었다. 우리는 김 팀장의 꼼꼼하고도 친절한 설명을 통해 이번 전시의 내용과 함께 1930년대를 전후로 한 한국 예술사의 빛나는 장면들을 충실하게 경험할 수 있었다. 꽤 익숙한 문인들 사이로 가끔씩 돋을새김되는 생소한 이름의 화가들이 퍽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문학사와 미술사는 그렇게 한 몸이 되어 여기까지 흘러온 것이다.●경계를 허무는 예술, 동행자로서의 미술관 전시장 첫 코스는 이상(李箱)이 차린 ‘제비다방’ 분위기를 담았다. 제비다방 사진이 남아 있는 것은 없지만 이상의 ‘자화상’(1928)이 걸려 있었다는 증언은 있으니, 이 공간은 그런대로 90여년 전 경성거리를 탐사하는 기분을 밝혀 주었다. 전시 기획 가운데 단연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은 1930년대 전후 잡지들이 문인과 화가를 결합시켜 만들어낸 ‘화문’(畵文) 장르였다. 가령 ‘여성’ 1938년 3월호에 백석의 유명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가 발표됐는데, 그의 절친인 화가 정현웅이 그림을 함께 그려 넣어 이 작품은 아름다운 채색 시화로 남은 것이다. 이들 말고도 이상과 구본웅, 김기림과 이여성, 이태준과 김용준, 김광균과 최재덕, 구상과 이중섭 등 문학과 미술이 주고받은 ‘이인행각’(二人行脚)은 우리에게 풍요롭고 아득한 시간의 힘을 느끼게 해 주었다. 이렇게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순간은 수많은 파생적 아우라(Aura)를 만들어 간다. 서로 분야가 다른 예술이 영향을 주고받으며 만들어 내는 이러한 접점은 우리를 그 안으로 초대해 숱한 이야기를 건네 온다. 문학을 품은 미술, 미술이 녹아든 문학이 협업해 이루어 낸 이러한 융합의 차원이야말로 그야말로 윤 관장의 생애를 빼닮았다. 아닌 게 아니라 그의 화두는 언제나 ‘시화일률’(詩一律)이었다.“문인과 화가는 같은 울타리 안에서 함께 어울리면서 예술적 동반자로 살아왔습니다.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그런 풍경이 보편적이었지요.” 그런데 시대가 바뀌어 문인과 화가가 동석하는 일은 드물어졌고, 좋게 말해 전문화라지만 통섭과 융합의 관점에서 보자면 빈곤해진 형국이라고 윤 관장은 말한다. “우리나라의 장르 결벽증도 이러한 융합 지향의 움직임을 다소 방해하는 것 같고요.” 윤 관장은 1982년 미술평론가로 등단해 40여년 동안 우리 미술 현장에 대한 탐구를 지속해 왔다. 서양미술사가 주류인 우리 미술계에서 그동안 소외됐던 동아시아미술이나 제3세계 미술에도 관심을 갖고 그것의 실체를 추적했다. 나아가 그는 미술이 단순한 감상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삶이라는 실체 안에서 ‘생활미술’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이러한 그의 생각은 재작년 2월 국립현대미술관장을 맡으면서 구체적으로 형태를 갖추어 대중들 앞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은 4관 체제다. 과천, 덕수궁, 서울, 청주 각각의 특성화 작업을 통해 효율적 운영을 하고 있다. 그는 “미술관을 한마디로 은유하면 친구이자 동행자”라고 했다. “관람객의 눈높이와 취향이 워낙 다양하니까 이제는 쌍방 소통이 필요하다”고도 부연했다. 미술관 규모가 커지고 각각 특성화하면서 미술인들의 역할과 국민들의 기대가 함께 커졌다고 한다. “전문가들에게는 예술적 담론을 만들어 내는 모체가 되고, 일반 관객들에게는 문화적 취향을 충족해 새로운 경험을 가능케 하는 미술관이 되게끔 하는 것이죠.” 윤 관장은 무엇보다 한국 미술의 정체성 확립을 위한 연구 기능을 강조한다. 전시 기능 위주에서 연구하고 교육하고 궁극적으로는 한국 미술의 정체성을 강조하고 수립하는 미술관을 생각하니 정말 ‘윤범모 브랜드’를 보는 듯하다. “우리 미술을 중심에 두는 주체적 자존심이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시작의 스승으로서의 독서와 여행 윤 관장은 시집을 다섯 권 펴낸 시인이다. 미국 뉴욕에 잠시 체류하던 1980년대에 그는 첫 시집 ‘불법체류자’(1988)를 상재했다. 등단이라는 절차가 생략된 채였다. 그 시집은 후기에서 밝혔듯이 “불법이라, 정처를 찾지 못하고 언제까지 방황해야 할 것인가. 언제 합법적 공간에서 여유 있는 체류가 가능할까” 하는 젊은 날의 고백을 담은 성장 기록이었다. 이 시집은 모국의 역사, 이를테면 우리가 분단 시대를 겪고 민주화 운동을 치르면서 필연적으로 가지게 된 역사철학적 고민을 담고 있다. 그곳에서 느낀 백인문화도 비판적으로 담아내면서 ‘시인 윤범모’가 노래해 갈 시적 의제(agenda)를 오래전부터 만들고 있었다. 미술에서 우리 것을 강조했듯이, 시에서도 우리의 역사와 숨결을 가득 불러온 것이다. 시인은 미대생들로부터 어떻게 하면 그림을 잘 그릴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한결같은 답변을 한다. “좋은 그림은 좋은 시와 마찬가지 원리를 품고 있죠. 독만권서(讀萬券書) 행만리로(行萬里路)!” 책을 많이 읽고 먼 곳을 여행하라는 말보다 더 확실한 것은 없다고 한다. 젊었을 때부터 그는 이 말을 지침 삼아 실천하려고 애썼고, 독서와 여행은 한때의 직업이기까지 했다고 한다. 책과 여행이 시작(詩作)의 스승인 셈이다. “미대생들에게 세계문학전집 100권 읽기를 숙제로 내줍니다. 인문학적 배경이 부실하면 그만큼 그림 바탕이 허술해지죠.”그는 한국 미술사를 공부하다가 불교 미술에 주목하게 되었고 그 가운데 ‘석굴암’이 역시 이 땅 최고의 걸작임을 깨달았다. 그런데 석굴암 관련 문헌 자료는 거의 없다시……피 했다. 객관적 논증은 어렵지만 그는 특유의 상상력으로 석굴암을 알아가게 됐고 어느새 그 발견 과정을 시로 쓰기 시작했다. 그때 비로소 시를 천천히 공부할 시간을 가졌고 2008년에 등단 절차를 치렀다. 이어 시집들을 균질적이고 지속적으로 펴내면서 시인으로의 길에도 매진하고 있다. ‘노을 씨, 안녕!’(2009), ‘멀고 먼 해우소’(2011), ‘토함산 석굴암’(2015), ‘바람 미술관’(2020)으로 이어지는 그의 시는 “가슴에 내리꽂히는/ 하늘의 죽비 소리”(‘노을 씨, 안녕!’ 속 ‘천둥소리’)로, “소나기 죽비를 불러 모아/ 절마당을 가득 채우고”(‘멀고 먼 해우소’ 속 ‘달빛 소나기’) 있는 달빛으로 다가온다. 특별히 석굴암 이야기를 상상력으로 복원한 토함산 석굴암은 우리로 하여금 석굴암에 대한 경모와 감동의 서사를 경험하게끔 해 주는 장편 연작 시집이다. 이 시집에 대해 시인은 “석굴암의 가치가 국제무대에서 재인식되는 계기에 조그만 보탬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후기’)고 썼다.●동량 만들어 일가를 이루어가는 ‘시인 윤범모’ 미술학도로서 시를 써 가는 삶은 어떤 것일까? “시는 왜 쓰는가 하고 항상 묻지요. 왜 이런 끌탕을 자초하는가. 시인은 스스로 천형(天刑)을 안아 들이는 존재 같아요. 좋은 시는 좋은 삶과 직결될 것이니 얼마나 어려운 경지입니까?” 그러고 보니 최근 발표한 작품에서 그는 “집 한 채 세우는 데는 천지가 도와야 합니다/ 동량(棟樑) 만들어 일가(一家)를 이루는데 쉬워서야 되겠습니까”(‘시와 소금’ 2021년 봄호 중 ‘늙은 목수의 이야기’)라고 노래했다. 동량을 만들어 일가를 이루어 가는 어려운 도정을 두고 윤효 시인은 “세상의 이치를 한꺼번에 잡아 일필휘지하는 필력”이라고 의견을 주었다. 그렇게 시인은 시를 통해 “캄캄한 밤/ 염치불구하고 박차는 문/ 멀고 먼 해우소 가는 길에/ 드디어 터지는 오도송(悟道頌)”(‘멀고 먼 해우소’)을 얻어 갔다. 그에게 시는 형상 없는 그림이요, 그림은 형상 있는 시였던 셈이다. 시와 그림은 한 몸이고 한마음이라는 엄정한 사실이 체현되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그릇을 만들던 사기장(沙器匠)은 물레를 버리고 자유를 얻었습니다. 불상을 깎던 불모(佛母)는 만년에 자신이 만든 불상은 가짜라고 깨부수었다는 이야기. 나는 무애행(無碍行)에서 한 소식을 얻고자 희망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풍류까지 곁들여 있다면 비단 위의 꽃일 테고요.” 윤범모 시인은 자신의 예술관을 이렇게 피력한다. 불가적 깨우침과 치열한 삶의 탐구가 결속한 그의 시가 무애행으로 펼쳐질 것을 예감케 해 준 순간이었다. 덕수궁관 관람객이 대개 장년층일 거라는 나의 예측은 보기 좋게 날아갔다. 젊은층이 단연 많았기 때문이다. “원래 덕수궁은 중년 이상이 주된 층이었는데, 저도 놀랐죠. 새로운 변화로 매우 좋은 일입니다. 외국인들이 ‘다이내믹 코리아’를 미술관에서 느낀다고 합니다.” 오래전 이상은 그의 유작 ‘실화’(失花)에서 “사람이 비밀이 없다는 것은 재산이 없는 것처럼 가난하고 허전한 일”이라고 썼다. 지금도 윤 관장은 ‘우리 것’이 중심에 서는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를 꿈꾸면서 자신만의 비밀을 키워 가고 있을 것이다. 문학평론가·한양대 교수
  • [사이언스 브런치] SNS 가짜뉴스 확산 줄이는 방법, 이렇게 간단하다고?

    [사이언스 브런치] SNS 가짜뉴스 확산 줄이는 방법, 이렇게 간단하다고?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은 물론 다양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제공되면서 오프라인으로는 어려운 사용자간 자유로운 의사소통과 정보공유는 물론 인맥확대 등이 이뤄지고 있다. 온라인으로 많은 사람과 정보를 공유하기 때문에 잘못된 정보도 순식간에 확산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처럼 지지자 결집을 위해 의도적으로 SNS를 통해 가짜뉴스를 확산시키는 이들도 있다. 이 때문에 SNS를 통한 ‘가짜뉴스’ 확산 차단을 위해 세계 각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심리학자, 뇌과학자, 경제학자, 수학자 등이 SNS에서 사용자 스스로 가짜뉴스를 거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주목받고 있다. 캐나다 리자이나대 경영학부, 심리학과,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미디어랩, MIT 슬론경영대학원, MIT 데이터·시스템·사회연구소, 뇌·인지과학과, 영국 엑서터대 경영대학원 과학·혁신·기술·기업가정신(SITE)학과, 멕시코 경제연구교육연구센터(CIDE) 공동연구팀은 사용자들이 뉴스나 정보 헤드라인의 정확성을 재고하도록 하면 온라인에서 공유하는 정보의 질을 높이고 가짜뉴스를 줄일 수 있다고 19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18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사람들이 SNS에서 잘못된 정보를 공유하는 이유와 이같은 행동을 줄이는 방법을 알아보기 위해 트위터를 이용해 2가지의 정보확산 실험을 했다. 우선 미국에 거주하면서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182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연구팀은 이들에게 SNS 정보공유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지를 묻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형식으로 만든 18개의 진짜 뉴스와 18개의 가짜 뉴스 헤드라인을 무작위로 제공하면서 헤드라인의 정확성 판단을 우선할 것인지, SNS 공유를 먼저할 것인지를 질문했다. 그 결과 실험참가자들 대부분은 SNS 정보공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성’이라고 답했다. 그렇지만 실제 정보 공유 행동에 있어서는 정확성 판단을 우선하기보다는 자신과 정치적 성향이 일치하는 뉴스의 헤드라인을 공유하려는 사람들이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두 번째 실험으로 5379명의 트위터 사용자를 대상으로 36개의 진짜뉴스와 가짜뉴스 헤드라인이 섞인 정보를 무작위로 제공했다. 연구팀은 각각의 이용자에게 정보공유 전에 반드시 뉴스 헤드라인의 정확성을 평가해달라는 내용의 개별 메시지를 보냈다. 그 결과 가짜뉴스의 공유가 3분의 1 정도로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첫 번째 실험을 통해 대다수의 사람들이 고의적으로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으며, 두 번째 실험은 정보의 정확성을 확인한 뒤 공유하게 되면 SNS에 유통되는 정보의 품질이 높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고든 페니쿡 캐나다 리자이나대 교수(행동과학)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대부분의 SNS 플랫폼들은 다양한 컨텐츠 사용과 빠른 확산, 피드백을 특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정확성을 고려하는데 방해가 될 수 있다”라고 지적하며 “정확한 정보의 확산을 위해서는 사용자에게 주기적으로 주의사항을 고지하는 것이 가짜뉴스 같은 잘못된 정보 확산을 다소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슈퍼마리오 아베’ 다음은 돼지女?… 도쿄올림픽 집행부 또 여성 비하

    ‘슈퍼마리오 아베’ 다음은 돼지女?… 도쿄올림픽 집행부 또 여성 비하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최를 앞두고 여성 비하로 물의를 일으키고 사퇴하는 이례적인 사태가 반복되고 있다. 여성 비하 발언으로 모리 요시로 전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회장이 사퇴한 지 한 달여 만에 여성의 외모를 돼지에 비유한 개·폐회식 총괄 책임자가 사퇴하면서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일본 주간지 슈칸분은 지난 17일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폐회식 총괄책임자인 사사키 히로시(66)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여성 코미디언 와타나베 나오미(33)의 외모를 모욕했다고 보도했다. 사사키 디렉터는 지난해 3월 메신저 라인 단체대화방에서 개막식에 출연하는 와타나베의 이름 앞에 돼지와 돼지코 이모티콘을 붙이며 “변신 부분, 어떻게 귀엽게 보일까”라고 말했다. 또 돼지의 영어 발음인 ‘피그’(pig)를 올림픽의 일본어 발음인 ‘핏구’를 연계해 와타나베가 돼지로 분장하자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와타나베의 프로필을 보면 158㎝의 키에 체중은 107㎏으로 뚱뚱한 체격을 가졌다. 사사키 디렉터의 개회식 아이디어는 와타나베의 외모를 비하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 때문에 당시 단체대화방에서는 “외모를 그렇게 비유하는 게 기분이 좋지 않다”며 반대의 목소리가 나왔고 결국 이 제안은 철회됐다. 보도 이후 비난 여론이 커지자 사사키는 하루 뒤인 18일 하시모토 세이코 조직위 회장에게 사의를 밝혔고 조직위는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 그는 “진심으로 반성한다”는 사과문도 발표했다. 와타나베는 입장문에서 “각각의 개성과 사고방식을 존중하고 인정받는 즐겁고 풍요로운 세계가 되도록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며 사사키를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일본 최대 광고회사 덴쓰 출신인 사사키는 2016년 리우올림픽 폐막식 당시 일본이 오륜기를 받을 때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일본을 대표하는 게임 캐릭터인 슈퍼 마리오의 마리오로 분장해 깜짝 등장하는 연출을 하며 주목받았다. 올림픽에 대한 논란이 그치지 않는 가운데 일본 정부는 도쿄올림픽·패럴림픽에서 해외 일반 관중을 받지 않는 방안을 20일 공식화할 예정이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땅 투기 차단 농지법 개정 속도…쪼개기 매입 실태조사도

    땅 투기 차단 농지법 개정 속도…쪼개기 매입 실태조사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및 정관계 관계자들의 땅 투기가 가능했던 이유로 허술한 농지법이 지목되면서 관련 법개정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농지취득자격 증명제도를 보완하고 비농업인 농지소유 예외를 축소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쪼개기 매입과 관련한 기획부동산 실태조사도 이뤄질 전망이다.  18일까지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투기 방지 목적의 농지법 개정안은 더불어민주당 주철현·오영훈·김정호 의원 등이 발의한 3건이다. 주 의원은 ‘비농업인이 소유한 농지는 농업경영에 이용돼야 한다’는 문구를 개정안에 담았고, 오 의원은 농지전용허가를 강화했다. 김 의원은 농업인 기준을 ‘연간 농산물판매액이 120만원 이상이고 1년 중 120일 이상 농업에 종사하는 자’로 강화했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각각의 의견을 모아 농지법 개정안 단일안을 준비 중이다. 농해수위 관계자는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합의된 농지법 개정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의 신정훈 의원 등은 전날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등과 함께 농지제도 개선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서는 투기 목적으로 부정하게 취득하는 농업회사법인의 농지 소유 요건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경우 박영범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의 배우자와 같은 농업법인을 통한 지분 매입<서울신문 3월 15일자 1면>을 방지할 수 있게 된다.  지분 쪼개기 매입 방지대책도 기획부동산을 이용한 투기를 막자는 방향으로 확장됐다. 송철호 울산시장의 배우자<서울신문 3월 18일자 1면>, 민주당 김경만 의원의 배우자, 양이원영 의원의 어머니 등이 기획부동산을 통해 토지를 지분 쪼개기로 매입했다.  지난달 지분 거래 허가제를 담은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한 민주당 홍기원 의원은 지난달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토부에 기획부동산 실태조사를 요구했다. 홍 의원은 “기획부동산으로 사기를 당하거나, 기획부동산을 이용해 투기를 하려는 것을 둘 다 막을 수 있다”며 “법안이 통과되기 전의 공백을 실태조사로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이범헌 초대전, ‘꽃춤’으로 화합의 새봄이 되길

    이범헌 초대전, ‘꽃춤’으로 화합의 새봄이 되길

    추운 겨울과 코로나19로 잔뜩 웅크렸던 어깨를 펴고 화사한 봄을 맞이할 때가 왔다. 하얀 목련이 꽃망울을 펼치고 봄이 왔음을 알리고 있다. 얼마 안 있으면 연분홍 진달래와 다홍색 철쭉이 우리나라 산하 곳곳에서 만개할 것이다. 새봄과 함께 명아트스페이스&명갤러리 43주년 기획초대전으로 사단법인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회장인 이범헌 작가 개인전 ‘꽃춤’이 열리고 있다.이범헌 작가는 ‘꽃춤’을 주요 테마로 ‘인간의 어우러짐과 화합의 메시지’를 다양한 구도와 화려한 색감으로 구현하는 작품세계를 펼쳐왔다. 진달래와 철쭉은 남과 북을 가리지 않고 한반도 전역에 걸쳐 봄을 장식하는 꽃으로 남북한의 화합을 표현한다고 볼 수 있다.이범헌 작가는 캔버스에 아크릴 물감을 쓰지만 동양화 모필로 덧칠없는 일필휘지를 즐긴다. 그래서 맑은 색감 그대로가 청아하게 우러나온다. 하나의 작품에서 각각의 감흥을 이끌어내고 다름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은 스스로를 존엄하게 만든다. 이범헌 작가는 “음양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적이며, 대립의 존재가 아니라 조화의 대상으로 정치적 이해관계로 반목을 지속하고 있는 우리 민족의 현실을 각인시키고 상생과 공영을 갈망하는 우리 민족의 염원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전한다. 봄이 오는 길목에서 철쭉의 화려한 화폭을 마주하며 코로나19로 잃어버렸던 예술적 감성을 깨워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전시는 종로구 명아트스페이스&명갤러리에서 4월 13일까지.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성 탈북민·복서의 삶, 도전하며 살아가는 우리 얘기”

    “여성 탈북민·복서의 삶, 도전하며 살아가는 우리 얘기”

    18일 개봉하는 ‘파이터’는 젊은 탈북 여성 진아가 복싱장에서 허드렛일을 하다 복싱에 매료되면서 링 위의 삶에 도전하는 성장기를 그렸다. 탈북민과 여성 복서, 각각의 삶도 수월하지 않았을 텐데 진아는 두 삶을 모두 품은 인물이다. 그런 진아를 연기한 배우 임성미는 “우리 모두의 보편적 이야기로 봐 줬으면 좋겠다”는 바람부터 내놨다. 최근 서울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탈북민이라는 사각지대 인물의 삶을 연기했지만 진취적으로 도전하는 주체적 여성의 삶을 통해 생존하려는 건 우리의 이야기”라며 작품 소개를 이어 갔다. 좀처럼 감정 표현이 없는 진아는 코치인 태수(백서빈 분)와 관장(오광록 분)의 도움으로 세상의 편견과 맞선다. 정희재 감독의 단편 ‘복자’(2008)로 영화에 데뷔한 지 12년 만에 처음 장편영화 주연을 맡게 된 그는 “저 자신도 배역이 없을 때는 붕 떠 있고 두려운 느낌이었기 때문에 극 중 진아의 외로움이 절실히 와닿았다”고 했다. 윤재호 감독이 여성 스포츠 선수를 주연으로 한 시나리오를 들고 출연을 제안할 때 “바로 이 영화”라고 느꼈다는 그는 “진아를 만나기 전까지는 겉으로는 강해 보여도 속은 여렸는데, 겉과 속이 강한 진아를 만나면서 배우로서 저 자신도 강인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저는 편안한 삶을 누리고 싶어 진아처럼 살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웃었다. 이 영화로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을 받아 애착이 크다. 영화는 진아의 경기 결과에는 주목하지 않는다. 그는 “경기 결과에 초점을 맞췄다면 굳이 주인공을 탈북민으로 설정할 이유가 있었을까 싶다”며 “경기에서 승리했다는 짜릿함보다 경기를 준비하는 한 여성의 삶에 집중한 게 더 감동적이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2019)에도 북한 사람 금순 역으로 출연한 이력이 있지만 북한 말투는 여전히 어렵다. 같이 출연한 옌볜 출신 이문빈 배우에게 집중 지도를 받고 나서 한 달간 연습했다. 언어 이외에도 촬영 직전 한 달 이상 매일 2시간씩 체육관에서 복싱 연습을 해야 했다. 그는 “대사에 나온 북한 말투는 익숙했지만 감독님이 사전에 정해진 대사 없이 즉흥적으로 북한 말투를 사용하는 장면을 연출하게 해 당혹스러웠다”고 토로했다. 이어 “복싱을 연습할수록 내적으로 정화되는 느낌이라 좋았고 한편으로는 제 신체가 더 완벽하지 않아 아쉬웠다”고 말했다. 연기 인생에 전환점을 맞았다는 임성미는 “연기의 폭이 넓고, 휴머니즘을 간직한 배우로 성장하고 싶다”며 “장르적 성격이 강한 작품에선 선이 굵은 캐릭터에, 멜로물에선 사랑스러운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무릉 너머 숨겨진, 하늘 길 열던 선녀의 옷자락

    무릉 너머 숨겨진, 하늘 길 열던 선녀의 옷자락

    강원 동해에 거창한 이름의 경승지가 있다. 무릉계곡(명승 37호)과 두타산(1353m)이다.이상향을 뜻하는 단어들을 각각의 지명에 차용했다.무릉계곡과 두타산 사이엔 베틀바위가 있다. 두타산의 정수라고 해도 좋을 웅장한 바위봉우리다.길이 험해 극소수의 전문 산악인들만 찾았던 베틀바위지만 이젠 누구나 어렵지 않게 오간다.새로 난 ‘베틀바위 산성길’ 덕이다. 그 길을 따라 늦겨울이 머물던 두타산 베틀바위를 다녀왔다. ‘무릉’(武陵)은 신선들이 노닌다는, 이상향을 뜻하는 도가의 용어다. 무릉계곡이란 이름에 ‘지상에 구현된 이상향’이란 뜻이 담긴 셈이다. 무릉계곡을 감싸고 있는 건 두타산이다. ‘두타’(頭陀)는 불교 용어다. 번뇌를 버리고 수행 정진할 수 있는 정결한 땅을 뜻한다. 두 믿음 사이에는 거대한 바위 봉우리, 베틀바위가 있다. ‘베틀’ 역시 가벼이 볼 단어는 아니다. 예부터 혼례를 앞두고 보낸 함 속 물목 중에 명주실이 포함된 것에서 보듯, 토속 신앙 곳곳에 등장하는 실의 ‘지위’를 생각해 보면 실로 옷감을 짓는 베틀 역시 친숙하면서도 무게감을 갖는 대상일 수밖에 없다.여행지 이름 하나 설명하는 데 웬 장광설이 이리도 낭자한가. 이유는 하나다. 이 구간이 그동안 많은 이들의 ‘버킷 리스트’(죽기 전에 해 보고 싶은 일)에 속해 있었다는 걸 설명하고 싶어서다. 무릉계곡도, 두타산도 못 가는 곳은 아니다. 외려 많은 이들이 즐겨 찾는 관광지다. 한데 딱 한 곳, 베틀바위 구간만은 갈 수 없었다. 장비를 갖춘 극소수의 암벽 등반가들만 찾았다. ‘베틀바위 산성길’이 정비된 이후엔 달라졌다. 수많은 ‘등린이’들이 이 등산로를 따라 베틀바위를 오른다. 수직의 베틀바위를 곧장 오르는 건 여전히 불가능에 가깝지만, 베틀바위를 코앞에서 볼 수 있는 전망대와 베틀바위 정수리까지는 우회해서 갈 수 있게 됐다. ●산성길 정비 후 베틀바위 코앞에서 누리는 전망대 베틀바위는 두타산 초입에 창검처럼 뾰족 솟은 바위 봉우리를 일컫는다. 이름은 베틀을 닮아 지어졌다고도 하고, 하늘에 오르기 위해 삼베 세 필을 짜야 했던 선녀의 전설에서 비롯됐다고도 한다. 어쨌든 선조들이 쭉쭉 뻗은 바위 봉우리에서 베틀의 이미지를 보았던 건 분명해 보인다. 베틀바위 들머리는 무릉계곡 초입에 있다. 매표소를 지나 작은 다리를 건너면 등산 안내판이 나온다. ‘베틀바위 산성길’은 안내판 너머에 있다. 안내판 오른쪽은 삼화사와 무릉계곡 방향이다. 베틀바위를 포함해 두타산을 완주하려는 이들이 흔히 산행의 날머리로 삼는 곳이다. 들머리부터 베틀바위까지는 계속 오르막이다. 그리 된비알은 아니어도 허벅지가 팍팍해질 만큼 가파르다. 대신 산자락 주변 풍경은 빼어나다. 집채만 한 바위와 중대폭포, 무릉계곡 일대에 펼쳐진 수직 암벽들이 번갈아 눈을 즐겁게 한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숲 곳곳에서 만나는 금강소나무다. 바위투성이의 척박하고 비탈진 공간에서 하늘을 향해 굵고 붉은 둥치를 힘차게 뻗었다. 솜씨 좋은 조경 장인이 공들여 안배한 풍경을 보는 듯하다. 이 길을 먼저 걸었던 이들이 그랬듯, 나중에 걷게 될 이들 역시 자연스레 이를 느끼게 되지 싶다. 베틀바위 바로 아래엔 회양목 군락지가 있다. 안내판은 “비바람이 치는 황량한 토양 아래 100년 넘게 이 자리를 지켜온 나무”라고 적고 있다. 보잘것없는 관목이긴 해도 봄이면 어김없이 꽃을 피운다. 꽃받침이 없는 ‘안갖춘꽃’인 데다 모양새도 볼품이 없어 늘 사람들의 시선 밖에 머무는 꽃이다. 한데 향기는 짙다. 안내판에 따르면 “사람에게 기운을 돋우고 마음의 상처, 관절의 통증을 없애” 준단다. 아쉽게도 이번 여정에선 회양목 꽃과 만나는 행운은 없었다. 혹시 4월 어느 따뜻한 날에 베틀바위를 찾아 회양목 꽃향기를 맡게 되거들랑, 그날은 ‘운수 좋은 날’이었다고 여기시길. 전망대 바로 아래는 계단이다. 베틀바위 탐방을 가능하게 해 준 고마운 계단이지만 뜻밖에 탐방객들은 불만이 많다. 계단 사이의 단차가 너무 커서다. 보통의 계단보다 두 배 정도 높아 오르려면 곱절 이상의 힘을 쏟아야 한다. 무릎이 불편한 이들에겐 그야말로 공포다. 온라인 공간에서 “(다리가 긴) 러시아 사람들을 데리고 공사했나”라는 비아냥이 쏟아지는 이유다. 그 ‘계단’을 오르면 비로소 전망대다. 베틀바위의 위용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곳.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공유되는 베틀바위 사진들의 거의 대다수가 이 자리에서 촬영된 것이다. ●금강소나무 어울려 ‘자체발광’… 김시습 글귀 남은 무릉계곡 베틀바위의 자태는 그야말로 빼어나다. 장비의 장팔사모, 포세이돈의 삼지창을 닮은 뾰족한 바위들이 들쑥날쑥 이어져 있다. 하나처럼 보이기도 하고, 베틀 위의 실처럼 한 올 한 올 서로 다른 바위처럼 보이기도 한다. 아마도 오래전 어느 날 지각이 융기했고, 헤아릴 수 없이 긴 시간 동안 풍화와 차별 침식을 거쳐 저 형태를 갖게 됐겠지.전망대의 자태도 훌륭하다. 베틀바위에 가려져 있을 뿐, 한 발짝 떨어져서 보면 ‘자체발광’의 경승이란 걸 알게 된다. 긴긴 풍화의 시간을 견디는 동안 모난 곳 없이 깎인 크고 순한 바위들이 다양한 형태의 소나무들과 어우러져 있다. 잘 정돈된 분재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전망대에서 ‘계단’을 하나 더 오르면 베틀바위 정상부다. 난데없이 바위 하나가 솟아 있다. 이른바 미륵바위다. 보는 각도에 따라 선비, 부엉이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 바위다. 미륵바위에서 절벽 끝쪽으로 다가서면 둥근 암릉이 나온다. 멀리 짙푸른 동해까지 두 눈에 담을 수 있는 풍경 전망대다. 등산이 목적이 아니라면 이쯤에서 발걸음을 돌리면 된다. 좀더 등산을 즐기겠다면 두타산성을 거쳐 옥류동으로 내려서거나, 박달계곡과 용추폭포까지 돌아본 뒤 하산할 수도 있다. 들머리에서 베틀바위전망대까지는 1.5㎞다. 편도 1시간 정도면 닿을 수 있다. 사진 촬영은 오전보다 오후 시간대를 권한다. 오전엔 역광이거나 일부 봉우리에만 볕이 드는 등 노출 차이가 심하다. 바위 봉우리 촬영엔 맑은 날보다 흐린 날이 외려 낫다. 베틀바위 들머리의 무릉계곡에도 볼거리가 많다. 계곡 초입의 무릉반석이 인상적이다. 수백 명이 동시에 앉을 수 있을 만큼 넓다. 바위 위엔 여러 글씨가 새겨져 있다. 우국충정의 결사체에 가입한 선비들의 이름도 있고, 매월당 김시습의 글씨도 있다. 무엇보다 도드라진 건 ‘무릉선원(武陵仙源) 중대천석(中臺泉石) 두타동천(頭陀洞天)’이라 쓰인 암각서다. `신선이 놀던 별유천지/물과 돌이 어울려 잉태한 자연/번뇌 사라진 정토’ 정도로 해석되는 어휘다. 글씨체가 꼭 솔기 없이 하늘대는 신선, 선녀의 옷자락을 보는 듯하다. 무릉반석 위는 삼화사다. 본전에 모셔진 철조노사나불좌상(보물 1292호), 삼층석탑(보물 1277호) 등 볼거리가 있다. 글 사진 동해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아하! 우주] “화성의 지각 아래 바다가 숨겨져 있다”

    [아하! 우주] “화성의 지각 아래 바다가 숨겨져 있다”

    화성의 지각 아래 바다가 숨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이는 화성의 바다가 오래 전에 우주로 증발되어 사라졌을 거라고 보는 기존의 학설을 뒤엎는 것으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화성은 한때 지구 대서양의 절반 정도 수량으로 화성 지표를 약 100~1500m 깊이로 뒤덮은 바다가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되어 왔다. 물이 있는 지구상의 거의 모든 곳에 생명체가 존재하듯이 화성의 바다는 한때 생명체의 고향이었으며, 그 중 일부는 여전히 살아 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그러나 지금의 화성은 춥고 건조하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붉은 행성이 자기장 보호막을 잃은 후 태양 복사와 태양풍으로 인해 대부분의 공기와 물을 우주로 빼앗기고 말았다고 생각했다. 현재 화성이 대기 중에 보유하고 있는 물과 얼음의 양은 약 20~40m 두께로 화성 지표를 덮을 수 있을 정도다. 그러나 최근 발견은 화성의 바다를 만들었던 대부분의 물이 우주로 증발해 날아가지는 않았다는 것을 시사해준다. NASA의 화성 탐사선 MAVEN(Mars Atmosphere and Volatile EvolutioN) 임무와 유럽우주국의 화성 궤도선 마스 익스프레스의 데이터에 따르면 화성 대기에서 물이 사라지는 속도로 볼 때 화성은 지난 45억 년 동안 약 3~25m 깊이의 바다를 잃은 것으로 나타난다. 이제 과학자들은 한때 화성이 가졌던 물의 대부분이 화성의 지표 아래에 있는 암석 결정 구조의 지각 속에 갇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사이언스’ 저널과 달-행성 과학 컨퍼런스에서 발견한 내용을 온라인으로 자세히 설명했다. 탐사선과 화성 궤도선의 데이터 그리고 화성의 운석을 사용하여 연구자들은 원시 화성에 존재했던 물의 양을 추정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얼마나 많은 손실이 있었는지 추정하는 화성 모델을 개발했다. 이 손실의 잠재적인 메커니즘은 물이 우주로 빠져나가는 것과 화학적으로 미네랄에 통합되는 양을 모두 포함한다. 과학자들이 화성이 우주로 빼앗긴 물의 양을 추정하는 한 방법은 대기와 암석 내에 있는 수소 수준을 분석하는 것이다. 모든 수소 원자는 핵 안에 양성자 하나를 갖고 있지만, 일부는 여분의 중성자를 가지고 있어 중수소로 알려진 동위원소를 형성한다. 일반 수소는 무거운 중수소보다 행성의 중력에서 더 쉽게 우주로 빠져나간다. 화성 샘플에서 가벼운 수소와 무거운 중수소 원자의 수준을 비교함으로써 연구자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붉은 행성이 얼마나 많은 수소를 잃었는지 추정할 수 있다. 물 분자는 2개의 수소 원자와 1개의 산소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 태양 복사가 화성의 물을 수소와 산소 분자로 분리시켰기 때문에 화성의 수소 손실 추정치를 알면 화성의 물이 얼마나 사라졌는지를 알아낼 수 있다. 새로운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화성에서 볼 수 있는 수소 대 중수소 비율이 원시 화성의 물 30~99%가 화학반응으로 화성 지각 아래 묻히고 나머지 물은 우주로 사라졌음을 말해준다고 설명한다. 전체적으로 연구원들은 약 41억~37억 년 전 고대 화성이 40~95%의 물을 잃었으며, 그들의 모델은 화성의 물의 양이 약 30억 년 전에 현재 수준에 도달했다고 제안했다.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의 행성 과학자인 에바 셸러 박사는 “화성은 기본적으로 30억 년 전에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건조한 행성이 되었다”고 밝혔다. 화성 지각 아래 묻힌 물의 양에 대한 새로운 추정치는 상당히 큰 오차를 보이는데, 이는 먼 과거에 화성이 우주로 물을 잃은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지적하는 셸러 박사는 “2월에 화성에 착륙한 NASA의 퍼서비어런스 로버가 이러한 추정치를 결정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로버가 화성 지각의 가장 오래된 부분 중 하나를 탐사할 것이므로 과거의 물 손실 과정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또한 셸러 박사는 "화성이 가지고 있던 물의 대부분은 여전히 지각 안에 잠겨 있을 수 있지만, 이것이 미래의 화성 우주 비행사가 그 물을 쉽게 추출하여 화성 개척에 사용할 수 있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면서 “대체로 화성 지각에는 여전히 물이 많지 않기 때문에 상당한 양의 물을 얻으려면 많은 암석을 가열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여기는 남미] 마약 재배하고 만들고…아마존 점령한 마약카르텔

    [여기는 남미] 마약 재배하고 만들고…아마존 점령한 마약카르텔

    아마존 개발(?)에 마약카르텔까지 뛰어들고 있다고 페루 언론이 고발했다. 페루의 시사프로그램 '콰르토 포데르'는 최근 방송에서 "페루 아마존에서 마약카르텔의 흔적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아마존에서 연이어 발견되고 있는 활주로다. 방송에 따르면 페루 아마존 우카얄리, 우아누코, 파스코 등 3개 지방에는 마약카르텔이 경비행기를 운항하기 위해 놓은 활주로가 여럿 놓여 있다. 방송은 "지금까지 발견된 활주로가 최소한 46개에 이른다"면서 아마존에 마약을 재배하는 곳과 생산시설이 숨어 있다는 뜻이라고 보도했다. 아마존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원주민들의 생생한 증언도 이 같은 추정을 뒷받침한다. 카타카이보 페나코카 원주민공동체연맹의 회장 에를린 오디시오는 "이미 오래 전 아마존에서 마약카르텔이 활동하고 있다고 고발한 바 있다"면서 "아마존이 마약생산과 운반의 거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마존으로 연결되는 도로가 개통되는 등 마약카르텔에 도움이 되는 인프라 사업까지 진행되는 걸 보면 이들 조직과 손을 잡고 있는 정치세력의 존재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마약카르텔과 정치권 일각의 은밀한 결탁 의혹을 제기했다. 오디시오 회장은 자신의 마을을 떠나 1년 넘게 도피생활을 하고 있다. 마약카르텔의 아마존 진입에 극렬히 저항하면서 살해 협박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코카 재배를 위해 땅이 필요한 마약카르텔들이 아마존 원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빼앗고 있다"면서 "마약카르텔은 자신들에게 맞서는 원주민에겐 보복살인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고 고발했다. 실제로 페루 아마존에선 지난 8년간 10명이 넘는 원주민공동체 리더가 마약카르텔에 의해 살해됐다.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땅을 지키려고 저항했다는 이유에서였다. 페루 아마존 원주민들은 더 이상 아마존 지역 내 토지소유권을 외부인에게 인정해선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약카르텔이 아마존에 합법적으로 발을 들여놓는 루트로 악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원주민들은 인터뷰에서 "외부인이 토지소유권을 인정받은 곳마다 코카(재배의) 천국이 되고 있다"고 고발했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766억 기부’ 이수영 회장, 꿀 떨어지는 80대 신혼생활 공개 [EN스타]

    ‘766억 기부’ 이수영 회장, 꿀 떨어지는 80대 신혼생활 공개 [EN스타]

    이수영, 김창홍 부부가 ‘아내의 맛’에 출연해 80대 시니어 커플의 신혼 생활 스토리를 전격 공개한다. 16일 방송되는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세상 어디에도 없는, 아내의 맛’(이하 ‘아내의 맛’)에서는 카이스트 역대 최고 766억 기부로 화제를 모은 광원산업 이수영 회장과 변호사 김창홍 부부가 전격 출동, 유쾌하고 따뜻한 80대 ‘반전 신혼의 맛’을 선사한다. 무엇보다 86세에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수영 회장은 모두가 잠이 든 늦은 밤까지 서재에서 홀로 일에 몰두하며 카리스마를 폭발시키는 모습으로 모두를 감탄케했던 상황.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열일에 빠져있던 이수영 회장은 일과 후 치매 예방을 위해 누구나 손쉽게 즐길 수 있는 가벼운 ‘회장님표 놀이법’까지 공개, 이목을 집중시켰다. 더욱이 이수영-김창홍 부부는 주거니 받거니 달콤한 모습들로 180도 다른 반전 모습을 선보이며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이수영 회장은 숨겨진 요리 실력을 발휘해 오직 남편만을 위한 보양식 ‘붕어매운탕’ 요리를 선보이고, 남편 김창홍 변호사 또한 이수영 회장에게 직접 양말을 신겨주고 밤을 까서 입에 넣어주는 등 ‘스윗 본체’의 면모를 보였다. 반면 뒤늦게 찾아온 행복한 신혼을 즐기느라 다툼 따윈 없을 것 같아 보이던, 달달한 이수영-김창홍 부부에게 위기가 발발, 긴장감을 드리웠다. 홈쇼핑 덕후 이수영 회장이 택배들을 한가득 쌓아둔 채 또 다른 물건을 구매하는 홈쇼핑 삼매경에 빠진 모습으로 김창홍 변호사를 놀라게 한 것. 과연 두 사람이 눈앞에 닥친 쇼핑 전쟁을 어떻게 극복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후 이수영-김창용 부부는 새로운 가족으로 맞이할 강아지를 입양하기 위해 유기견 보호소를 찾았다. 이수영 회장이 각각의 가슴 아픈 사연을 가진 강아지들을 보며 눈을 떼지 못한 가운데, 최근 피붙이나 다름없던 반려견을 떠나보낸 슬픈 사연이 밝혀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런가 하면 이수영-김창홍 부부가 로맨틱한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를 즐기던 도중, 갑작스럽게 이수영 회장의 첫사랑 논쟁이 시작되면서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을 가진, 60여 년을 돌아 돌아 만난 두 사람의 특별한 이야기는 무엇일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제작진은 “카리스마 넘치는 기부 천사 회장님의 달달하고 낭만적인 신혼 생활이 유쾌하면서도 따뜻한 힐링을 안겨주게 될 것”이라며 “더불어 이수영 회장이 직접 스튜디오서 밝히는 첫 사랑 스캔들은 무엇일지, 아맛팸들을 초토화시킨 스토리의 전말을 기대해 달라”고 전했다. 한편, TV조선 ‘아내의 맛’은 이날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文 ‘LH 블랙홀’ 정면 돌파 의지… 투기 논란 사과는 없었다

    文 ‘LH 블랙홀’ 정면 돌파 의지… 투기 논란 사과는 없었다

    처벌만으로는 민심 수습 역부족 판단“정쟁 안돼” 이해충돌방지법 등 제정 촉구 적폐 청산 동력 뒷받침 여부는 미지수문재인 대통령이 15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 ‘부동산 적폐 청산’을 남은 임기의 핵심 국정과제로 공식화한 것은 ‘LH 블랙홀’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청와대가 지난 12일 대통령 지시사항을 언급하면서 ‘부동산 적폐 청산’이란 표현이 등장했지만, 문 대통령이 공개 석상에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정치권 일각의 예상과 달리 대국민 사과 대신 부동산 적폐 청산 드라이브를 걸면서 ‘촛불정신의 요구’와 연결 지은 점이다. 논란이 된 LH 투기 의혹 규명과 처벌만으론 민심을 진정시키기에 역부족이라는 게 청와대의 판단이다. 현 정부의 아킬레스건인 공정 이슈로까지 번진 부동산 적폐를 도려내는 한편 나아가 공직자들이 직무를 이용해 부당이익을 얻는 행태까지 원천 차단함으로써 국면 전환의 돌파구를 찾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정치권도 이 사안을 정쟁의 도구로 삼지 말아 달라”면서 “우리 정치가 오랫동안 해결해 오지 못한 문제로, 국민 삶과 직결된 중대한 민생 문제이며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초당적 과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시작은 공직자들의 부동산 부패를 막는 일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며 이해충돌방지법의 신속한 제정, 비정상적 부동산 거래 및 불법투기 감독기구 설치 등 제도 개혁에 함께 나서 달라고 정치권에 요청했다. 지난 12일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을 경질하기로 한 문 대통령은 2·4 부동산 공급대책의 차질 없는 추진도 거듭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공공주도형 부동산 공급대책은 어떤 경우에도 흔들려서는 안 된다”며 “부동산 적폐 청산과 부동산 시장 안정은 동전의 양면처럼 맞물려 있다. 공급대책의 차질 없는 진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절대다수의 지지 속에 적폐 청산 드라이브를 걸었던 임기 초와 달리 현 상황에서 동력이 뒷받침될지는 미지수다. 4·7 재보궐선거를 앞둔 터라 더욱 거셀 야권의 반발은 물론 ‘적폐 청산’에 대한 피로감, 검찰 수사력을 활용하기 여의치 않다는 점 등이 걸림돌로 거론된다. 결국 국가수사본부의 수사 성과를 통해 여론의 지지를 얼마나 끌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여러 분야의 적폐 청산을 이뤘으나 부동산 적폐 청산까지는 엄두를 내지 못했다”, “정부가 일차적 책임을 져야 할 문제”라면서도 대국민 사과는 없었던 것과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부동산 적폐 청산과 2·4 대책의 차질 없는 추진에 우선 집중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야권의 요구에 등 떠밀려 사과하는 모양새를 경계한 것이란 해석과 함께 최근 사저 논란에서 보듯 이 자체가 정쟁거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도시개발 놔둔 채 택지만 겨눠… 투기대책 첫발부터 ‘허점투성이’

    도시개발 놔둔 채 택지만 겨눠… 투기대책 첫발부터 ‘허점투성이’

    지자체·공기업 사업, 국토부·LH 무관경전철·고속도로 나들목 등 투기 만연 “반부패·공직자윤리법 고쳐 3~5배 벌금공직자 상시 감독 전문조직 운영 필요”정부가 단편적으로 내놓는 부동산 투기 방지 대책에 허점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동산 투기는 도시개발 전 과정에서 일어나는데, 택지개발 과정에서 발생한 투기 방지 대책에만 집중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공직자 모두에게 적용할 수 있는 포괄적인 투기 근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투기 근절책을 모든 공직자를 대상으로 해야 하는 이유는 부동산 투기가 택지지구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고, 도시개발 전 과정에 걸쳐 만연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 신규 경전철이 들어서는 관악구 신림동 낙곡 일대는 오래전부터 부동산 가격 상승을 노린 투기가 성행했다. 세종시에서는 도로확장 정보를 알아챈 시의원이 해당 지역에서 땅 투기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직원은 새만금고속도로 나들목 입지를 알고 인근에 땅 투기를 했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충북 청주 정상동 일대에 조성 중인 넥스트폴리스 산업단지 예정지 주변도 보상을 노린 벌집이 우후죽순 들어섰다. 이 사업들은 국토교통부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무관한 사업이다. 서울 경전철은 서울시, 지방도나 도시 도로계획은 해당 지방자치단체, 철도건설은 국가철도공단, 고속도로건설은 한국도로공사, 넥스트폴리스사업 추진 정보는 청주시와 충북개발공사 직원이 가장 먼저 접한다. 만약 지금과 같은 식의 투기 대책이라면 이러한 사업에서 일어나는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서는 각각의 법률을 고치고, 각각의 공사법을 바꿔야 한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부패방지법과 공직자윤리법을 개정하고 이해충돌법을 제정해 사업 유형에 관계없이 공직자의 부동산 투기를 포괄적으로 막는 대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강민구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15일 “정부가 아무리 급해도 땜질용 대책을 발표하기보다는 모든 공직자를 아우르는 법률로 부동산 투기 행위를 막아야 한다”며 “공무원, 공공기관 직원이 직무상 얻은 정보를 사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막는 동시에 위반할 때 사적 이익환수는 물론 벌금을 3~5배 물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기 조사도 이상 거래가 감지되는 곳의 모든 부동산을 대상으로 역추적하면서 투기꾼을 찾아내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어떤 정보가 샜는지 밝히고, 거래 자금을 추적해 공직자 연루를 찾아내야 차명거래를 막을 수 있다. 부동산 거래를 상시 감독하는 시스템도 필요하다. 그래야 체계적인 정밀 조사가 가능하고, 시기를 놓치지 않고 투기 혐의자를 잡아낼 수 있다. 장희순 강원대 교수는 “금융 관련 종사자의 투기 행위를 감시하는 시스템처럼 의심이 가는 공직자의 부동산 거래 내역을 상시 감독하고 분석하는 전문조직 운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장 교수는 “상시 감독시스템이 있으면 의심이 가는 거래를 즉시 포착할 수 있고, 수사기관·국세청·금감원 등과 자금 출처를 조사하면 투기 여부를 명확하게 밝혀낼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만 68세 文·66세 김정숙 여사, 23일 AZ백신 접종…“영국 G7 참석차”

    만 68세 文·66세 김정숙 여사, 23일 AZ백신 접종…“영국 G7 참석차”

    靑 “질병청 예방 접종 절차 따른 것”23일은 만 65세 이상 AZ 접종 시작일“英총리가 친서로 G7 정상회의 초대”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오는 23일 영국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공개 접종한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우선 접종하는 것은 일각의 안정성, 효과성 논란을 불식시키고 솔선수범하겠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백신 안전성 논란 불식 위해 솔선수범”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15일 브리핑에서 “오는 6월 영국 G7 정상회의 참석, 즉 필수목적 출국을 위한 것이며 질병관리청의 예방 접종 절차에 따른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문 대통령 부부가 접종하기로 한 23일은 만 65세 이상에 대한 AZ 백신 접종이 시작되는 날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정부는 AZ 백신 접종 대상을 만 65세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한 상태다. 올해 문 대통령은 만 68세, 김 여사는 만 66세다. 청와대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문 대통령이 직접 솔선수범을 보인다는 점을 강조한 것은 유럽 일부 국가들이 해당 백신의 사용을 잇따라 중단한데다 현재 국내에서도 백신 접종으로 인해 16명이 사망신고하고 8000건이 넘는 이상반응 신고가 접수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은 이날 브리핑에서 백신 사망신고된 16명 중 14명은 백신 접종과 무관하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지만 국민들의 불안은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1차 때 8명도 백신과 인과성이 없는 것으로 결론 났고 2차 6명도 전원 기저질환으로 관련성이 없다는 것이다. 남은 2명에 대해서는 1차 때 4명과 마찬가지로 부검을 실시한 뒤 평가할 예정이다.文, 4일 “기꺼이 백신 접종하겠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4일 ‘기꺼이 AZ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밝혔었다. 정부가 AZ 백신의 경우 1차 접종에 이어 10주가 지난 뒤 2차 접종을 하도록 한 점도 접종 시기 결정에 고려됐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 부부의 접종 시 G7 정상회의 순방을 위한 일부 필수 인력도 함께 접종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이 참석하는 G7 정상회의는 오는 6월 11∼13일 영국에서 열린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지난 1월 22일 문 대통령에 친서를 보내 G7 정상회의에 초청했으며, 문 대통령은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담은 답신을 발송했다. 이번 G7 정상회의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일본 등 G7 국가 정상과 함께 한국·호주·인도·유럽연합(EU)이 게스트로 초청됐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공수처 “김학의 출금 공소는 우리 관할”… 檢 “수사 뒤 사건 송치할 법적 근거 없다”

    공수처 “김학의 출금 공소는 우리 관할”… 檢 “수사 뒤 사건 송치할 법적 근거 없다”

    김진욱 “수사만 이첩… 공소는 아냐”檢 “검사 파견 불허는 수사중단 압박”지난 12일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의 ‘김학의 사건’ 검찰 재이첩 결정을 둘러싼 후폭풍이 상당하다. 김 처장이 수원지검에 “수사를 마치면 송치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사실이 알려지자 검찰은 “수사 뒤 송치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법검 갈등’도 재현될 조짐이다. 법무부는 김 처장의 사건 재이첩 당일 수원지검 수사팀에 파견된 핵심검사 2명의 활동 기간 연장을 허락하지 않은 사실이 알려져 사실상 ‘수사중단 압박’이란 지적을 받았다. 14일 공수처와 대검·법무부 등에 따르면 김 처장은 김학의 사건을 수원지검에 재이첩하면서 공수처가 검사에 대해 공소제기·유지하도록 정한 ‘공수처법 3조 1항 2호’를 언급했다. 공수처가 기소 여부를 판단해야 하니 검찰이 수사를 완료하면 송치하라는 내용이었다. 공수처는 논란이 커지자 입장을 내 “공수처가 수사만 이첩한 것이므로 공소 부분은 여전히 공수처 관할 아래 있다고 본 것”이라면서도 “(다만) 공수처법 25조 2항에 대한 해석과 관련, 아직 공식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 3일 김학의 사건에 연루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이규원 전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 검사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했다. 검사 범죄 혐의를 발견한 경우 공수처에 사건을 이첩해야 한다는 공수처법 25조 2항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김 처장은 사건을 이첩받은 지 9일 만에 “여력이 안 된다”며 사건을 검찰에 재송치하면서도 기소 여부 판단은 공수처가 해야 한다는 점을 공문에 명시했다. 검사의 고위공직자범죄 사건에 대한 공수처 권한인 수사와 공소제기·유지 중 수사 부분만 검찰에 재이첩한 것이란 취지다. 이에 검찰 관계자는 “공수처법 3조 1항은 공수처의 고유 권한을 적은 것이 아니다”라며 “공수처가 검찰이 수사한 사건을 송치받을 법적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비판했다. 공수처는 이번 주부터 검경과 수사 지휘 등을 논의한다는 방침이었으나 김학의 사건을 계기로 법 해석을 둘러싼 이견을 확인한 셈이다. 한편 법무부는 13일 수원지검에 파견돼 김학의 사건을 수사해 온 임세진 부장검사와 김경목 검사를 복귀시킨 것이 ‘수사 방해’라는 일각의 지적을 반박했다. 임 부장검사는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며, 김 검사는 이규원 검사에 대한 수사를 전담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수원지검 내 인력으로도 수사가 가능하다”며 “(임 부장검사가 소속돼 있는) 평택지청의 업무 부담이 과중해 이를 해소하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검이 임 부장검사 등의 파견을 법무부 협의 없이 결정했다고 꼬집었다. 법무부는 “김 검사의 경우 수사팀이 지휘부 보고 없이 대검에 파견을 요청해 법무부가 동의하지 않았는데도 검찰총장이 파견을 강행했다“고 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재직하던 시기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검찰 관계자는 “기존에도 사전 협의 없이 파견은 이뤄져 왔다”면서 “1, 2년씩 장기 파견도 아닌데 불허하는 것은 누가 봐도 수사를 방해하려는 목적”이라며 반발했다. 수원지검 수사팀엔 팀장인 이정섭 형사3부장과 평검사 2명만 남게 됐지만 부족한 인력에도 수사팀은 수사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유력한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거론되는 이 지검장에 대해 다시 한번 소환 통보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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