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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軍 가혹행위 없어도… 법원 “스트레스로 얻은 조현병, 보훈 대상”

    軍 가혹행위 없어도… 법원 “스트레스로 얻은 조현병, 보훈 대상”

    초급 장교가 군 생활 스트레스로 조현병(정신분열증)을 얻었다면 보훈 대상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구타 같은 가혹행위 없이 업무 수행에 따른 스트레스만으로도 질환이 생겼다면 보훈 대상이 된다는 취지의 판결이라 보훈 대상 범위에 대한 후속 논의를 촉발할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행정소송 판결문에 따르면 최근 전역 군인 A씨는 서울북부보훈지청장을 상대로 ‘보훈보상대상자로 인정해 달라’며 국가유공자 및 보훈보상대상자 요건비해당결정 취소 소송을 제기해 최종 승소했다. A씨는 1986년 육군 소위로 임관한 뒤 1989년 조현병 진단을 받고 입원 치료를 받다가 그해 말 중위로 전역했다. 국방부는 2018년 A씨의 질병 발병과 공무 사이 인과관계를 인정하며 ‘공상’으로 의결했다. A씨는 국방부 의결 등을 근거로 2020년 서울북부보훈지청에 보훈보상 대상자로 등록해 달라고 신청했다. 하지만 보훈심사위원회는 “(조현병과) 공무상 인과관계를 인정할 만한 객관적 입증자료가 없다”며 A씨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가 이 사건과 관련한 행정심판 및 앞서 진행한 다른 행정소송에서 패소했다는 것도 기각의 근거가 됐다. 그러자 A씨는 보훈심사위의 결정에 대한 불복 소송을 냈다. 1심을 맡은 서울행정법원 행정10단독 최기원 판사는 “심한 구타나 가혹행위를 겪었다고 볼 만한 명백한 증거가 없다”면서도 “군 복무 중 병사들 혹은 다른 간부들과의 관계에서 받은 스트레스로 인해 정신질환이 발병했고 악화했다”고 판단했다. 또 “소대원을 통솔하는 어려움이나 체력 문제 등으로 다른 간부들이 A씨를 무시하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초임 소대장으로 겪은 이런 상황은 상당한 정신 고통과 스트레스를 줬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 행정9-2부(부장 김승주·조찬영·강문경)도 같은 판단을 했다. 이번 판결에 따라 정신적 스트레스에 관한 보훈 신청과 관련 소송이 늘어날지 주목된다. 2020년 한국국방연구원의 ‘군 간부의 스트레스 요인과 정신건강’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군 간부 자살자 수는 병사 자살자 수를 앞질렀다. A씨 변호를 맡은 박경수 변호사는 “물리·육체적 손상이 있을 때 공상과 보훈을 인정하는 판례는 어느 정도 정착됐지만 정신적 스트레스를 인정한 건 극히 드물다”며 “공무 수행의 스트레스는 사람마다 다르고, 현대사회에서 정신질환 문제도 커지는 만큼 국가가 특히 배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인도 남성들, 일본인 女여행객 집단 희롱…어린이도 가담

    인도 남성들, 일본인 女여행객 집단 희롱…어린이도 가담

    인도 최대 축제에서 일본인 여성 여행객을 상대로 한 집단 희롱 사건이 발생했다. 12일(현지시간) NDTV는 ‘색의 축제’ 홀리(Holi) 현장에서 다수의 남성이 일본인 여성 여행객을 희롱한 사건과 관련, 경찰이 용의자 3명을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인도 여행기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하는 미코 메구(22)라는 이름의 일본인 여성은 지난 8일 인도 수도 뉴델리 파하르간즈의 홀리 축제 현장을 찾았다. 홀리는 인도 최대의 봄맞이 축제다. 이날만은 남녀노소, 신분(카스트), 종교에 상관없이 서로에게 물과 물감을 뿌리며 봄을 만끽한다. 인도 여행기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하는 피해 여성도 현지 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이날 축제 현장을 찾았다. 하지만 기대는 곧 실망으로 변했다. 축제 다음 날 그는 자신의 SNS에 “태어나 처음으로 달걀에 맞았다. 가혹하다”고 호소했다.피해 여성은 축제 당일 현지 남성들로부터 집단 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그가 공유한 동영상에는 다수의 남성들이 그의 머리에 달걀을 던지고, 강제로 껴안거나 몸을 만지며 물감을 뿌리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피해 여성이 비명과 몸부림으로 저항했지만 소용 없었다. 집단 희롱에는 어린이 등 미성년자까지 가담했다. 피해 여성은 “내년부터는 절대 축제 때 절대 밖에 나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며 불편함을 드러냈다. 이후 현지에선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델리여성위원회 스와티 말리왈 회장은 홀리 때 외국인을 성희롱한 매우 충격적인 영상이 온라인에 떠돌고 있다며 “완전히 창피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심상찮은 여론에 수사에 나선 경찰은 미성년자 1명 등 남성 3명을 긴급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체포된 이들은 범행을 시인했다. 지난 10일 방글라데시로 출국한 피해 여성은 이번 사건에 대해 유감이라고 말하며 “홀리 축제 때 여성 혼자서 외출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들었기에 친구 35명과 함께 축제에 참여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지금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안정된 상태라고 전했다. 다만 그는 피해 관련 동영상을 삭제했다.피해 여성은 “동영상을 올린 뒤 상상 이상의 관심과 악성 댓글이 쏟아졌고 무서워서 게시물을 삭제했다. 동영상 때문에 기분이 상한 분들이 있다면 사과한다”며 삭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모든 SNS 활동을 중단한다. 극히 일부의 의견이지만 비판이나 협박에 익숙하지 않아 정신적으로 견딜 수 없는 지경”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인도 경찰은 단속 강화를 약속했다. 내년 홀리 축제부턴 여성에 대한 괴롭힘 사건이 대폭 감소할 걸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나는 인도를 사랑한다. 이번 사건에도 불구하고 싫어할 수 없는 멋진 나라”라며 “인도와 일본은 영원한 친구”라고 덧붙였다. 한편 사건이 발생한 뉴델리 파하르간즈는 ‘여행자의 거리’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찾는 지역이다. 그만큼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사기와 범죄가 극성을 부리는 곳이다.
  • 국민의힘 “벌써 5명...이재명, 죽음 행진 막아야”

    국민의힘 “벌써 5명...이재명, 죽음 행진 막아야”

    국민의힘은 1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을 지냈던 故 전형수 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데 대해 이 대표 본인에게 책임이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이 대표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관련된 인물들이 벌써 5명째 세상을 떠난 점에도 주목하며 “죽음의 행진을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대표의 관계인들이 왜 목숨을 버리는 결정을 하는지 이 대표의 입장을 듣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를 비롯해 민주당 일부에서 검찰의 과도한 수사가 사망 원인이었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서는 “목숨을 버린 분들이 가혹행위나 고문이 있었다는 주장을 한 적은 없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도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대표가 자신의 거취에 대해 결단을 해야 한다고 압박을 가했다. 그는 “이 대표는 주변에 여러 사람이 죽어도 단 한 번도 도덕적, 정치적 책임을 진 적이 없다”며 “한 사람이 버텨 다섯 명이 세상을 떴다. 국회 앞에 친 천막을 걷어치우고 끔찍한 죽음부터 막으라”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은 전 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남긴 유서에서 이 대표를 향해 “모든 것을 내려놓으시라”고 전한 점을 주목했다. 하 의원은 “현실판 ‘아수라’는 이제 끝내야 한다. 이 대표는 방탄을 포기하고 당당하게 출두해 법원의 판단을 받으라”며 “모든 걸 내려놓으라는 게 고인의 마지막 충언이었다”고 설명했다. 김미애 원내대변인 또한 논평에서 “전 씨는 이른바 ‘꼬리 자르기 희생양’으로 ‘자살 당한 것’”이라며 “이 대표는 주변 죽음의 행진을 막는 결자행지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 [열린세상] 교육의 영역을 채우는 법에 대한 우려/박준영 변호사

    [열린세상] 교육의 영역을 채우는 법에 대한 우려/박준영 변호사

    학교폭력심의위원회 심의 건수가 코로나19로 원격 수업이 진행된 2020년에는 8350여건이었지만 대면수업을 재개한 2021년에는 1만 5650여건으로 2배가량 증가했다. 지난해는 더 늘어 2만건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2022년 1학기 심의 건수 9796건). 학폭 사건의 심의 절차에 법률 전문가가 심의위원 또는 대립하는 일방의 대리인으로 관여하게 되는데, 이에 따라 ‘학폭 전문’을 내세워 사건을 유치하려는 변호사가 부쩍 늘었고, 홈페이지에 ‘학폭 성공 사례’를 모아 놓고 홍보하기도 한다. ‘학폭 시장’이 변호사 업계의 블루오션으로 자리잡았다는 이야기까지 들린다. 아이들이 성장과정에서 겪는 크고 작은 갈등들을 법의 잣대로 해결하려 하는 것이 과연 현명한 선택인지 고민이 깊어진다. 변호사가 학폭 사건에 관여하는 건 분명히 긍정적인 면이 있다. 억울하게 가해자로 몰렸던 학생을 구제하기도 하고, 증거수집에 어려움을 겪는 피해자를 도와 가해자에게 합당한 책임을 묻기도 한다. 그리고 최근 학폭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사이버 폭력, 비대면 폭력 등 학폭 유형이 다양해지는 상황에서 전문가의 적절한 조력이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법률적 해결에 익숙한 변호사가 학폭에 대한 안목과 식견이 부족한 상태에서 증거법칙과 소송기술을 접목시켜 유리한 결론을 이끌어 내는 데만 집중할 경우에는 피해 학생의 보호뿐만 아니라 가해 학생에 대한 교육, 선도와도 멀어지게 된다. 바람직한 해결책, 근원적 치유책이 되지 못한다. 사건을 의뢰하는 학부모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 자녀에 대한 의심보다는 믿음을 우선하고 싶고, 사건의 사실관계가 불분명할 경우 법적 절차를 통해 이를 명확히 할 필요도 있다. 그리고 장래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과하지 않은 징계를 해 달라는 요구가 정당한 경우도 드물지 않다. 최근 3년간 학폭 가해 학생 측의 행정소송 승소율이 17.5%에 이른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시간을 끌기 위해 법적 절차를 악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가해 학생 측이 불이익을 우려해 ‘맞고소’와 유사한 ‘맞학폭’을 제기하고 형사고소까지 병행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과정에서 피해 학생의 고통은 가중된다. 아이들 문제가 학부모의 감정대립으로 확대되는 경우도 있다. 학부모가 가해자의 반성, 피해자의 회복, 이들의 화해를 돕기는커녕 원만한 해결을 가로막는 장벽이 되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답답해하는 교사들이 많다. 교육당국은 학폭 사건이 불거질 때마다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강화 등 ‘엄벌주의’ 처방을 거론한다. 큰 사건이 불거졌을 때 뭔가를 내놓으라는 사회적 요구는 늘 시급하다. 엄벌은 상대적으로 쉽게 내놓을 수 있는 방안이다. 엄벌로 학교폭력이 줄어드는 측면도 있겠지만 가해 학생의 학부모 입장에서는 자녀에 대한 엄벌이 가혹하다고 생각되면 소송을 마다하지 않으므로 오히려 소송이 더 많아질 거라는 지적도 있다. 자녀를 더 감싸고돌게 만들어 처벌을 받아들임으로써 재발을 방지하게끔 교육하기는 어렵게 만드는 측면이 있다. 학교폭력 조사 과정에서 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하는 경우도 있다. 성심껏 가해 학생을 훈계하고 피해 학생을 보호하려다 한쪽으로부터 이의제기를 당하면 민원이 부담돼 학생 간 갈등을 조정하기보다 정해진 처리 절차에 따른 기계적 처리로 대응하게 된다. ‘교육’이 설 자리를 잃고 중립적이라는 인상을 주는 일만 중요해진다. 교사들이 무력감과 허무주의에 빠지고 학부모가 교사를 믿지 못하며 적대시하는 현실을 둔 채 이상적인 모습으로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사회의 갈등과 대립이 경제적 이해관계 중심으로 형성되는 상황에서 이해와 공감 그리고 배려를 가르치기는 어렵다. 하지만 사과와 반성, 양보와 화해의 과정을 거치면서 아이들은 커가기 마련이다. 우리는 오랜 역사 속에서 이러한 교육을 해 왔다.
  • “자존감 하락·우울증”… ‘탈모 적금’ 붓고, 약값에 돈 쓰는 청년들

    “자존감 하락·우울증”… ‘탈모 적금’ 붓고, 약값에 돈 쓰는 청년들

    병원엔 평일에도 젊은 환자 북적20~30대 3명 중 1명 “탈모 심각”“취업 등 사회적 상황에 더 악화”치료비로 월 10만원 이상 쓰기도 “약은 먹고 있어?” 탈모증 진단을 받은 직장인 남모(30)씨는 이 말을 들을 때마다 스트레스 지수가 올라간다고 했다. 탈모 증세를 잘 알고 있고 관리를 해 보려고 어떻게든 노력하고 있는데 주변에서 이 얘기를 하면 자신을 챙겨 주려고 하는 말이라는 걸 알면서도 힘이 빠진다는 것이다. 남씨가 탈모 고민을 한 지는 5년이 됐다.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고 바르는 약도 써 봤다. 남씨가 약값에 쓰는 비용은 석 달에 약 15만원이다. 그는 8일 “취업을 준비하면서 탈모가 심해져 최대한 머리를 세우고 다녔다”면서 “한번은 의사가 ‘지금이 당신의 삶에서 머리카락이 가장 많은 시점’이라고 했는데 그 말이 계속 떠오른다”고 했다. 청년 탈모 치료비를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세금으로 지원하는 게 맞는 것인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논쟁이 형평성과 복지 우선순위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청년 탈모의 심각성은 크게 조명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취업 스트레스로 머리카락이 빠지고 이에 따라 자존감 하락, 심지어 우울 증상까지 겪는 청년들이 늘고 있는 만큼 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필요하다. 서울신문은 청년 탈모의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22명의 청년을 심층 인터뷰하고 20대와 30대 116명(남성 74명·여성 42명)을 대상으로 긴급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1년 전부터 탈모약을 복용 중인 손동건(27)씨는 “탈모는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고 해서 머리카락이 가늘어지는 걸 느끼자마자 병원에 갔다”면서 “동네 친구 15명 중 5명이 탈모약을 먹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안양에 사는 송준영(23)씨는 “주변에 탈모 기운이 느껴지는 지인이 몇 명 있지만 다들 알려지는 걸 꺼리는 것 같다”면서 “탈모는 개인의 자존감과 직결되는 사회적 질병에 가깝다. 외모도 무기가 되는 시대에 머리카락 유무는 절대적인 요인이 아닐까 싶다”고 했다. 탈모인들이 고민을 털어놓고 치료법을 공유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는 이날 오전에도 동시 접속자 수가 1300명을 넘었다. 20대 후반 남성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글쓴이가 바르는 약을 썼더니 효과가 있다며 모발 상태를 찍은 인증샷을 올리자 ‘다 같이 ‘풍성충’(머리숱이 많은 사람을 가리키는 은어)이 되기 위하여!’, ‘부럽습니다’, ‘득모 축하드립니다’라는 댓글이 올라왔다. 전날 전국 탈모 환자들이 모여 ‘탈모인의 성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5가 인근 병원에 가 보니 접수대에선 “머리 때문에 오셨죠?”라고 물은 뒤 대기실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평일 오후 시간인데도 젊은 남성 7명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처럼 탈모 증세가 있어 병원에서 약 처방을 받는 청년이 있는가 하면 머리숱이 적다는 걸 알리고 싶지 않아 탈모 부위에 모발을 심거나 앞머리를 길러 가리고 다니는 청년도 있었다. 모발 심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보니 한 청년은 매월 20만원씩 ‘탈모 적금’을 붓는다고 했다.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2일까지 2030세대 116명을 상대로 청년 탈모 설문조사를 해 보니 응답자 3명 중 1명(33%)은 “(청년 탈모가) 심각하다”고 했다. 탈모증을 진단받았거나 탈모가 의심된다는 답변도 37%나 됐다. 일부 응답자는 “청년에게 가혹한 사회적 상황이 청년 탈모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다”, “탈모 문제 해결을 위해선 본질적으로 청년들의 삶의 질을 향상해야 한다”는 구체적 의견도 냈다. 탈모증 진단을 받거나 탈모가 의심된다고 답한 청년(43명)에게 ‘탈모는 의학적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질환인지’를 묻자 91%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 중 40%는 매월 1만~5만원을 탈모 치료에 쓴다고 했다. 5만~10만원(14%), 10만원 이상(5%) 쓰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원형탈모 치료 경험이 있는 직장인 김모(30)씨는 “원형탈모는 15~20회 주사를 맞으러 가야 한다”면서 “완전히 치료하는데 50만원 가까이 썼다. 30대를 앞둔 주변 남자들은 탈모 적금을 들기도 한다”고 했다.
  • 새 헌법재판관에 김형두·정정미 내정…여성 3명 유지

    새 헌법재판관에 김형두·정정미 내정…여성 3명 유지

    퇴임을 앞둔 이선애·이석태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후임으로 김형두(58·사법연수원 19기) 서울고법 부장판사(전 법원행정처 차장)와 정정미(54·25기) 대전고법 고법판사(부장판사)가 지명됐다. 대법원은 김명수 대법원장이 6일 새 헌법재판관으로 김 부장판사와 정 부장판사를 각각 지명하기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김 부장판사는 이선애 헌법재판관, 정 부장판사는 이석태 헌법재판관의 후임이다. 이선애 재판관은 이달 임기 6년이 만료되고, 이석태 재판관은 4월 정년인 70세를 맞는다. 김 대법원장은 “헌법재판관 구성 다양화를 향한 국민의 기대를 염두에 뒀다”며 “헌법적 가치와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관한 확고한 신념,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공감 능력과 보호 의지를 비롯해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치를 조화롭게 포용하고 통찰할 능력을 갖춘 인물인지를 주요한 기준으로 했다”고 내정 배경을 설명했다. 김 부장판사는 1993년 서울지법 의정부지원 판사를 시작으로 법복을 입었다. 2005년에는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연구심의관을 맡았고, 2009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지냈다. 최근에는 법원행정처 차장을 지냈고, 이번 인사에서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맡으며 재판 업무에 복귀했다. 정 부장판사는 1996년 인천지법 부천지원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2009년에는 사법연수원 교수를 맡았고, 2014년 대전지법·대전가정법원 공주지원장을 맡았다. 현재는 대전고법 판사로 근무 중이다. 여성인 정 부장판사가 내정됨에 따라 여성 헌법재판관은 현재와 마찬가지로 3명으로 유지된다. 정 부장판사가 임명되면 법관인사 이원화 제도로 2011년 신설된 보직인 고법판사가 헌법재판관이 되는 첫 사례가 된다. 앞서 정 부장판사의 사법연수원 동기인 오경미 대법관이 고법판사로선 처음으로 대법관에 임명됐다. 그는 후배 여성 법관들에게 법원생활과 업무자세 등에 대한 중요한 조언자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법정에서 당사자 주장을 경청하고 부드럽게 재판을 진행해 당사자 및 소송관계인으로부터 신뢰가 두텁다는 평도 있다. 또 정 판사는 군 복무 중 고참들의 구타, 가혹행위 탓에 조현병이 발병했다며 공상군경으로 인정해달라고 한 사건에서, 증명책임을 완화해 군인이 국가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신성한 병역의무를 성실하게 이행하는 과정에서 입은 피해에 대해 국가가 외면하지 않고 합당한 보상과 예우를 해야 함을 밝힌 판결을 선고한 바 있다. 헌법재판관과 소장 등 9명 가운데 3명은 대법원장이 지명하는 사람을, 3명은 국회가 선출하는 사람을, 나머지 3명은 대통령이 지명한 사람을 임명한다. 이날 지명된 2명은 국회 청문회 절차를 거쳐 윤 대통령이 임명한다. 헌법재판관 임명은 대법관과 달리 국회 동의가 필요 없어 본회의 표결을 거치지 않는다.
  • 임신한 매춘부는 왜 워털루 다리에서 몸을 던졌을까 [으른들의 미술사]

    임신한 매춘부는 왜 워털루 다리에서 몸을 던졌을까 [으른들의 미술사]

    <편집자 주> 서양미술사는 예술 작품을 통해 그 시대의 예술 사조뿐 아니라 사회, 정치, 역사적 사건과 환경을 되짚어 보는 학문이다. 현재 ‘예썰의 전당’, ‘벌거벗은 세계사’, ‘어쩌다 어른’ 등의 TV 프로그램에는 예술가들의 미술사적 업적뿐만 아니라 예술가의 생애와 밝혀지지 않은 개인적인 이야기, 드러나서는 안 되는 이야기 등을 다루고 있다.오히려 일반 독자들은 후자 이야기들에 더욱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왜냐하면 위인인 줄로만 알았던 위대한 예술가들이 사실은 우리 일반인과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예술가들도 사랑하고, 질투하고, 불륜을 저지르고, 싸움을 걸기도 하고, 실수도 한다. 옛 고전 서양 예술 작품을 통해 사랑, 질투, 불륜, 실수 이야기들을 21세기 시각으로 읽어보고자 한다.    사회적 부조리를 고발한 ‘조지 프레드릭 왓츠’의 <익사한 여성의 발견>  한 여성이 짙은 밤 다리 교각 아래에서 익사한 채 발견되었다. 여성의 하체가 여전히 템스 강 물속에 잠겨 있는 것으로 보아 물속에서 인양된 지 얼마 안 된 듯하다. 여성은 스스로 워털루 다리에서 몸을 던져 익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저 멀리 템스 강 남쪽 둑의 회색빛 산업 도시 모습이 두꺼운 스모그 속에서 어렴풋하게 보인다. 그 속에서 별 하나만이 반짝이고 있다. 이 작품은 조지 프레드릭 왓츠(George Frederic Watts, 1817~1904)가 토마스 후드(Thomas Hood, 1799~1845)의 시 <탄식의 다리>(1844)에서 영감을 받아 그린 그림이다. 매춘부였던 여성은 사랑에 속아 깊은 절망 속에서 헤매다 워털루 다리 아래 몸을 던져 생을 마감했다. 그러나 후드는 그녀가 저지른 죄가 무엇이든지 간에 그녀를 품은 강물이 죄를 씻어 내렸으니 그녀가 저지른 죄의 흔적을 더는 문제 삼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그녀는 사회로부터 버림받았을 뿐 아니라 이미 친구, 형제, 심지어 부모에게서도 버림을 받은 가여운 여인이기 때문이다.   19세기 비참한 삶을 살아간 여성들의 마지막 장소 워털루 다리   <익사한 여성의 발견>은 왓츠가 1848~1850년 가난으로 고통받는 사회적 부조리를 담은 연작 4점 중 하나다. 이 작품들은 모두 비참한 런던 생활에서 절망한 여성들을 그렸다. 돌이켜 보면 도덕적 정절을 강요한 빅토리아 시대(1837-1901)는 유독 여성들에게만 가혹했다. 이 작품은 가로가 2m가 넘는다. 실물 크기에 해당하는 익사한 여성의 이미지는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 작품은 한 여인의 삶이 파국으로 치달아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했음을 보여주며 보는 이에게 이 여인의 숨겨진 이야기를 분명하게 전한다. 이를 위해 왓츠는 그림 속 워털루 다리의 아치가 마치 연극 무대 위 프로시니엄 아치(무대와 객석을 나누는 아치형 구조물)처럼 보이도록 그렸다.   깊은 밤 워털루 다리에서 몸을 던져 익사한 이 여성은 임신 중이었다. 그녀는 뱃속에 생명을 잉태한 채 사랑하는 이에게도 가족들에게도 외면받은 채 쓸쓸한 죽음을 맞이했다. 그날 익사한 사람은 사실 두 사람이었던 셈이다. 여인은 오렌지색 드레스를 입고 있다. 이는 여인이 입은 마지막 옷이자 가장 잘 차려입은 옷이다.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예쁜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은 간절한 마음에 가지고 있는 몇 안되는 옷 중에서 고르고 골랐을 것이다.  캔버스 뒤에 숨겨진 런던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여인은 마치 십자가에 매달린 그리스도처럼 양팔을 벌리고 있고, 생명이 다한 왼손에는 그녀가 마지막까지 간직한 물건인 로켓(locket) 목걸이가 보인다. 로켓 목걸이는 연인의 머리카락이나 사진을 담는 금속으로 만든 작은 상자형 목걸이로 연인들 사이 사랑의 증표였다. 로켓 모양이 하트 모양인 걸로 봐서 그녀가 절망한 이유는 이 사랑이 더 이상 영원하지 않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여성이 지닌 로켓 목걸이는 그녀가 생에서 마지막으로 만나고픈 사랑이었으며 이루지 못한 안타까운 약속을 떠올리게 한다. 그래서 그녀의 죽음은 서럽게 기억된다. 당시 미혼모에 대해 영국 사회는 쌀쌀맞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반면 왓츠는 누워있는 여인의 모습을 십자가 모양으로 만들어 종교적 구원의 본질을 강조했다. 별빛 아래 십자가에 매달린 자세로 누운 여성은 사회, 연인, 가족으로부터 구원받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방종한 남성은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캔버스 뒤로 숨어 버렸다. 그래서 이 작품은 타락한 여성의 죽음을 이야기하는 것과 동시에 여성이 지금껏 살아온 고달픈 운명을 이야기하면서 도덕성과 공감 사이에서 관객들의 심리를 복잡하게 만든다. 
  • 우크라 “러시아의 ‘겨울 테러’ 이겨냈다” 선언

    우크라 “러시아의 ‘겨울 테러’ 이겨냈다” 선언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겨울 테러’를 이겨냈다고 선언했다. 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지난 몇개월에 걸쳐 계속된 러시아의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을 견뎌냈고 역사상 가장 가혹한 겨울을 극복했다고 선언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지난해 10월 이후 우크라이나의 주요 기반 시설에 대해 미사일과 드론으로 계속 공격을 가했다. 이에 각지의 수도와 난방, 전력 공급망이 자주 끊겼다.쿨레바 장관은 “우크라이나에서 봄의 첫날로 여기는 3월1일은 에너지 시설에 대한 테러로 겨울을 무기화해 전쟁에서 승리하려 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또 하나의 중대한 패배를 안긴 날을 상징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추위와 어둠, 미사일 공격에도 우크라이나는 견뎌냈고, 그(푸틴)의 겨울 테러를 물리쳤다”며 “게다가 유럽은 러시아의 예측과 조롱에도 얼어붙지 않았다”고 지적했다.올렉시 레즈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도 봄의 첫날을 기념했다. 그는 트위터에 “그들은 우리를 얼리고 어둠 속으로 던져버리길 원했다. 우리는 살아남았다”며 “생명과 빛, 사랑은 죽음을 이긴다. 우크라이나가 이길 것”이라고 밝혔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대국민 영상 연설에서 “이제 겨울은 지나갔다”며 “정말 어려운 시기였고 모든 우크라이나인들이 고난을 겪었다. 하지만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에너지와 난방을 공급할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우크라이나 국가경찰은 텔레그램에 눈 속에서 흰 꽃다발을 들고 있는 한 경관의 사진과 함께 “우크라이나, 행복한 봄의 첫날”이라고 썼다.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도 텔레그램에 새로운 달이 새로운 희망과 새로운 삶의 시작을 상징한다고 쓰며 축하에 동참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등 일부 지역은 눈이 녹아 들판이 진흙투성이로 변했지만, 같은 동부 지역인 크라마토르스크와 수도 키이우의 주민들에게는 이날도 대피하라고 경고하는 공습 사이렌이 울리며 추운 날씨가 이어졌다. 그러나 많은 우크라이나인들은 자신들의 생존 자체를 승리로 인정하면서 잠시 동안 봄을 기념하는 시간을 즐겼다. 우크라이나 국토방위군 소속 유리 시로튜크는 인스타그램에 새싹이 돋는 나무 사진을 공유하며 “멈출 수 없고 피할 수 없는 우크라이나 승리의 봄”이라며 봄을 환영했다. 키이우의 한 트위터 사용자는 “우리는 이번 겨울에서 살아남았다. 우리는 생명의 대가를 알고 있다”며 “모든 순간을 포착하자”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관리들과 전문가들은 지난해 겨울이 시작됐을 때 우크라이나가 인도주의적 재앙의 위기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다. 당시 러시아의 많은 공습이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기반 시설을 목표로 해 전역의 시민들이 정전과 난방, 수돗물 부족에 직면하게 됐다. 전장에서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영하의 추운 날씨에서 싸워야만 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혹독한 날씨가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었다. 한스 헨리 클루게 유럽지역 국장은 “이번 겨울은 생존에 관한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달 24일 러시아와의 전쟁 1년을 맞았다. 수백만 명의 우크라이나 국민을 이주시키고 우크라이나 군인은 물론 러시아 군인들까지 수만 명 이상이 전쟁에서 목숨을 잃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에 대해 치열한 방어전을 펼치며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군은 여전히 우크라이나 영토의 상당 부분을 점령하고 있다.젤렌스키 대통령은 개전 1년 연설에서 “우리는 모두를 물리칠 것”이라면서 항전 의지를 다졌다. 그는 이날 ‘무적의 해’라고 이름 붙인 화상 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1년 전인 개전일에 대해 “우리 인생에서 가장 긴 하루이자, 우리 최근 역사에서 가장 힘든 날이었다. 우리는 일찍 깨어나서 그 이후로 잠이 들지 않았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 [생각나눔]모비스 농성 일주일째…반복되는 현대차그룹 성과금 차등 논쟁

    [생각나눔]모비스 농성 일주일째…반복되는 현대차그룹 성과금 차등 논쟁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불붙은 현대자동차그룹 내 ‘성과금 차등’ 논쟁이 장기화할 조짐이다. “실적에 따른 보상”을 앞세우는 경영진의 기조가 바뀌지 않는 한, 연례행사처럼 매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모비스위원회는 지난 22일 이후 농성 5일 차를 맞은 이날 사측과 특별격려금 관련 2차 대표이사 면담을 진행했으나, 특별한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특별성과급 명목으로 지급된 금액이 계열사마다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그룹 내 완성차를 제조하는 현대차와 기아 직원들은 각각 현금 400만원에 더해 일부 주식까지 총 600만원가량을 받았다. 그러나 현대모비스를 비롯해 현대로템·현대위아·현대트랜시스 등 부품 계열사 직원들이 받은 금액은 300만원에 그쳤다. 현대제철 등 아예 받지 못한 계열사도 있다. ‘성과금’이라는 명목에 맞게 각 회사의 실적에 따라 달리 지급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게 경영진들의 기본 방침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6.9%, 8.4%로 전년 대비 성장했지만, 현대모비스는 3.9%로 전년(4.9%)보다 감소했다. 실적이 다름에도 같은 성과금을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얘기다. 반면 모비스 노조 측은 특수성을 감안해야 한다고 맞선다. 2000년 현대정공의 사업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현대차·기아로 가지 않고 모비스에 남게 된 직원들의 불이익을 막고자 ‘2사 1노조’ 원칙을 정하고 똑같은 임금과 단체교섭을 적용해왔는데, 최근 들어 성과금 차등 지급으로 노조를 ‘갈라치기’ 한다는 주장이다. 수직계열화된 사업 구조상 부품사들의 실적은 완성차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데도, 실적 우선주의만 앞세우는 건 가혹하다는 불만도 있다. 완성차가 어려울 때마다 부품사들은 ‘납품단가 인하’를 요구받으며 희생하지만, 이익이 생겼을 땐 자신들만 잔치를 벌인다는 지적이다. 모비스 노조 관계자는 “그럼 앞으로 모비스가 실적이 좋을 땐 현대차나 기아보다 높은 성과금을 줄 것인지 의문이고 이에 대해서 경영진은 답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성과금 논쟁이 계열사 사이의 ‘서열화’를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직장인용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내 현대차그룹 라운지에서는 이 문제를 둘러싸고 직원들 사이의 갈등이 극에 달한 상태다. 익명을 요구한 한 현대차그룹 계열사 직원은 “과거 정몽구 명예회장 시절에는 ‘쇳물부터 자동차까지’라는 구호 아래 같은 목표를 보고 일하는 팀이라는 자부심이 있었는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같은 논란이 반복돼 사기가 많이 떨어져 있다”고 토로했다.
  • [길섶에서] 이민 간호사/황성기 논설고문

    [길섶에서] 이민 간호사/황성기 논설고문

    서른을 넘긴 친구 딸이 대학병원 간호사직을 던지고 미국으로 이민을 간다고 한다. 명문대 대학병원에서 일을 하니 누구나 부러워할 법도 한데 본인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그 딸에게 이민 가는 심경을 물었더니 의외로 덤덤하다. 본인은 얘기를 하진 않지만 친구 말을 들으니, 지금의 직장까지 오는 과정에서 간호사의 직장 내 괴롭힘인 ‘태움’의 피해자였다고 한다. 그 딸이 미국 병원을 택한 것은 무엇보다 태움 같은 부조리한 괴롭힘이 없다는 게 가장 컸다고 한다. 두 번째가 법정 근무 8시간을 넘기기 일쑤인 한국 병원의 가혹한 근로 조건도 등을 돌리게 한 이유였다. 마지막으로 간호사를 전문직으로 인정해 주는 적지 않은 연봉도 선택을 고려하게 했다. 얼마 전 출간된 간호사 김수련의 ‘밑바닥에서-간호사가 들여다본 것’은 암병동에서 생활하며 겪은 태움의 실태를 적나라하게 기술한 책이다. 나라를 떠나게까지 하는 불합리함은 언제쯤 사라질까.
  • [데스크 시각] 결국은 모두가 ‘소희’/최여경 문화체육부장

    [데스크 시각] 결국은 모두가 ‘소희’/최여경 문화체육부장

    소녀는 양말도 신지 않은 채 슬리퍼를 끌고 천천히 물속으로 들어갔다. 엄동설한에 얼음장 같은 물속으로 들어가는 게 회사에서 고객들에게 무례한 말을 들어도 버텨야 하고 실적 압박에 시달리는 일을 매일 반복하는 것보다 나을 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렇게 김소희는 좋아하던 춤을 버리고, 친구들을 뒤로하고, 가족들에게서 떠나갔다. 영화 ‘다음 소희’는 2017년 1월 전주에서 일어난 직업계고 학생의 사건을 토대로 했다. 열여덟 살 고등학생 홍수연양은 졸업을 앞두고 현장실습을 나간 지 3개월 만에 저수지에서 싸늘하게 발견됐다. 영화에서 애완동물학과 소속인 소희에게 교사가 소개해 준 직장은 한 통신사 고객센터다. 통신사 상품을 소개하고 계약 해지를 요구하면 어떡해서든 막아 회원 유지를 유도하는 업무다. 개별로, 팀별로 날마다 달마다 할당량이 있어 이걸 채우려면 야근하기 일쑤다. 고객이 원하는 대로 해지를 해줬을 뿐인데 방어하지 못했다고 타박이 날아온다. 쥐꼬리만 한 인센티브는 그만둘까봐 2~3개월 후에나 준다는 말이 돌아온다. ‘3일 무급휴가’ 끝에 소희는 마음을 굳혔다. 그런 일을 다시 하느니 세상을 등지기로. 실습생의 사망이 문제가 될까봐 회사는 그의 태도와 평소 행실을 문제 삼고, 학교에선 앞으로 실습생을 못 보낼까봐 전전긍긍하는 모습은 극적 표현이 아닌 현실이다. 당시 수연양의 유족들도 감정노동자는 산재 인정을 받기 어렵다는 말을 듣고 산재 신청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회사와 합의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업무상 산재를 인정받는 것은 하늘의 별을 따는 것보다 어렵다. 최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일을 시작한 지 4개월 만에 극단적 선택을 한 20대 선원에 대해 업무상 재해 판결이 나왔다고 한다. “엄마 생각을 하며 버티려고 했지만 더는 참지 못하겠다”면서 세상을 등진 게 2018년 3월. 유족이 선주와 선박관리회사 등 관계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낸 지 5년 만에 2심에서 승소했다. ‘다음 소희’에서 다룬 팀장의 자살 사건도 사실 2014년에 일어난 일이다. 팀장은 유서에 노동 착취와 소비자 기만 등 부당한 노동 현실을 고발했지만 묻혀 버렸다. 회사 사람들은 입을 꾹 닫았고, 그와 일을 했던 ‘실습생’들은 힘이 없었다. 팀장의 유족이 산재 인정을 받은 건 2019년이었고, 그나마도 수연양 사건이 뒷받침됐다고 한다. 영화에서 어려움을 토로하는 소희에게 친구는 말한다. “그만두면 되지.” “그만두는 것도 비빌 언덕이 있어야 할 수 있는 거야”라는 소희의 말은 현장실습생뿐만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느끼는 심정 아닐까. 이명과 어지럼증으로 회사를 그만둘 수 있는 환경을 가진 직장인이 몇이나 될까. 입사한 지 6년 만에 그만둔다 한들 산재 위로금 44억원을 포함한 50억원 퇴직금을 챙길 30대가 있을까. 근로복지공단이 책정한 산재 보상금은 하루 최대 22만원 선, 사망 시 2억 9000만원이다. 하지만 2016년 서울 구의역에서 숨진 김군에 대한 보상금은 7900만원, 2018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사망한 김용균씨는 1억 3000만원, 2021년 평택항 컨테이너 청소 중 세상을 뜬 이선호씨는 1억 3900만원을 받았다고 한다. 목숨값조차 공평하게 받지 못하는 게 한국 노동환경의 현실이다. ‘다음 소희’에서 나오는 콜센터가 그저 ‘그들의 일터’라고만 보이지 않고, 소희가 세상을 등진 이유와 진실을 찾아 뛰어 봐도 회피와 책임 전가만 돌아오는 게 남 얘기로 치부할 수만은 없어 보인다. 실제로 더 쓰라린 영화 밖 현실, 곳곳에 포진한 현실의 부조리를 투영하며 우리가 간과한 노동 현장의 문제점을 마주하는 시간 ‘다음 소희’를 권하는 이유다. 이 잔잔한 영화가 더 넓게 퍼지면서 약자에게 더욱 부당한 현실이 개선되길 조심스럽게 기대해 본다.
  • “지선아 사랑해” 전신화상 스물셋 이화여대생, 23년만에 모교 교수로

    “지선아 사랑해” 전신화상 스물셋 이화여대생, 23년만에 모교 교수로

    2000년 7월 30일, 이화여자대학교 유아교육과 4학년에 재학 중이던 이지선씨는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를 마치고 귀가하다가 음주 운전자가 낸 7중 추돌사고로 전신 55%에 3도 중화상을 입었다. 이씨는 사고 이후 30번 넘는 대수술을 받았으나, 이전의 얼굴을 잃고 엄지손가락을 제외한 여덟개 손가락을 한 마디씩 절단해 안면장애와 지체장애 1급 진단을 받았다.하지만 이씨는 주저앉지 않았다. 스물세살 여대생에겐 가혹한 사고였지만 이씨는 아픔을 딛고 꿈을 향해 한 걸음씩 전진했다.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낸 에세이 ‘지선아 사랑해’를 출간하며 세상에 희망과 감동을 선사했다. 2001년 이화여대 졸업 후에는 미국으로 떠나 보스턴대 재활상담학 석사, 컴럼비아대 사회복지학 석사를 잇달아 취득했다. 2016년에는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에서 사회복지학 박사 학위를 받고서 귀국했고, 이듬해 한동대학교 상담심리 사회복지학부 교수로 부임했다. 그리고 이씨는 사고 후 23년 만에 모교인 이화여대 강단에 서게 됐다. 이화여대는 24일 “이 교수가 3월1일부로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부임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스물셋에 사고를 만나고 떠나게 된 이화에 23년 만에 교수로 돌아왔다”며 “모교에서 가르치는 기쁨을 누리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아울러 “좌충우돌하는 새내기 교수를 참고 기다려준 한동대 학생들에게 고맙다”며 “지난 금요일 한동대 졸업식에 참석해 저도 한동을 졸업했다”고 알렸다.
  • 세계서 유일하게 2월 크리스마스 지내는 마을의 슬픈 사연 [여기는 남미]

    세계서 유일하게 2월 크리스마스 지내는 마을의 슬픈 사연 [여기는 남미]

    해마다 12월이면 지구촌은 크리스마스에 푹 빠진다. 집집마다 크리스마스트리 꾸미기에 분주하고 거리엔 캐롤이 울린다. 크리스마스는 매년 12월 25일로 공통이지만 남미 콜롬비아에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2월에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곳이 있다. 콜롬비아 북서부에 있는 마을 키나마요가 바로 그곳이다. 키나마요의 크리스마스는 2월 16일이다. 마을에선 16일부터 나흘간 크리스마스 축제가 열린다. 최근 막을 내린 올해 크리스마스 축제는 예년보다 더 열기가 뜨거웠다. 한동안 코로나19로 크리스마스 축제를 제대로 열지 못했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 축제에서 마을대표 6명 중 1명으로 뽑혀 노래를 부른 모니카는 “2020년부터 작년까지 제대로 축제를 열지 못했다. 올해 다시 축제를 열어 감격스럽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키나마요가 2월에 크리스마스 축제를 여는 데는 슬픈 사연이 있다. 키나마요에서 2월 크리스마스 축제를 여는 주민들은 모두 아프리카 흑인계, 노예의 후손이다. 주민들의 선조는 19세기 지금의 콜롬비아 바예델카우카로 끌려와 노예생활을 했다. 매를 맞아가면서 농장에서 사탕수수 밭을 일궜다. 12월 25일은 크리스마스였지만 노예에겐 크리스마스를 즐길 권리도 주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주인들은 노예들을 더욱 가혹하게 다뤘다.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들뜬 노예들이 사고를 낼까 걱정해서다. 주인들은 하루 일이 끝나면 노예들을 숙소에 가두고 외출을 금지했다. 크리스마스는 인류를 구원할 구세주가 탄생한 날이라는 말을 듣고 누구보다 크리스마스를 기념하고 싶었지만 모임도 금지돼 크리스마스를 축하하거나 행복하게 보내는 건 불가능했다. 주인들은 크리스마스로부터 40일이 지난 뒤에야 노예들에게 외출이 허락하곤 했다. 2월 16일을 자신들만의 크리스마스로 지키기는 전통은 여기에서 비롯됐다. 키나마요에서 크리스마스에 태어난 아기예수는 백인이 아니라 흑인이다. 흑인들만 모여 따로 크리스마스를 축하하는 전통이 이어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아기예수의 피부색이 바뀐 것이다. 키나마요에선 카니발 축제처럼 흥겹게 크리스마스를 즐긴다. 노래와 춤이 어우러진 퍼레이드가 열린다. 세월이 흐르면서 키나마요의 주민 중에선 도시로 나간 사람도 많아졌다. 하지만 2월 크리스마스 때는 열일을 제쳐두고 후손들 대부분은 고향을 찾는다. 선조들을 기리면서 크리스마스를 보내기 위해서다. 모니카는 “크리스마스가 되면 음악만 들어도 온몸에 전율이 온다”면서 “우리에게 크리스마스는 우리의 선조들, 노예들을 기억하는 날이자 우리가 자유인이 됐다는 걸 자축하는 날이기도 해 의미가 특별하다”고 말했다. 
  • 진실화해위, 조총련 간첩조작사건 52년 만에 진실규명

    진실화해위, 조총련 간첩조작사건 52년 만에 진실규명

    진실화해위원회가 조총련 관련 간첩 조작 사건을 52년 만에 진실 규명을 결정했다.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위원장 김광동· 이하 진실화해위)가 지난 14일 서울 중구 남산스퀘어빌딩에서 열린 제52차 위원회에서 고(故) 한모씨 조총련 관련 간첩 조작 사건에 대해 불법감금·가혹행위 등의 중대한 인권침해와 사건이 왜곡되었다고 판단하고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고 21일 밝혔다. 조총련은 1955년 결성된 친북 성향 재일동포 단체로, 재일 한국인 단체인 재일본대한민국민단에 맞서 재일동포의 거주, 직업, 재산, 언론, 출판 등의 자유와 권익을 옹호한다. 1959년부터 1984년까지 재일동포 북송사업을 주도해 재일동포 9만여명을 북송한 바 있다. ‘조총련 관련 간첩 조작 사건’이란 피해자인 故 한모씨가 1967년 5월 제주 북군 구좌면 소재의 한 중학교에서 서무 주임으로 근무하며 동 중학교 교장관사 신축 관련 업무를 보조하던 중 제주 출신 일본 거주인 3명이 조총련(재일본조선인총련합회)계라는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으면서 서신 왕래 및 교장관사 신축비용 희사금인 63만원의 금품을 수령하는데 공모했다는 혐의로 국가보안법과 반공법 위반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한 씨는 1971년 2월 25일 징역 3년에 자격정지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고 항소와 상고를 했으나 기각됐다. 공동피고인으로 같은 중학교 교장이던 이 모씨는 징역 3년에 자격정지 3년을 선고받았다. 진실화해위는 이 사건에 대해 2021년 6월 3일 조사개시 결정을 내리고 관련 수사와 재판기록, 신청인과 참고인 진술 등을 통해 진실규명을 위한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공동피고인으로 같은 중학교 교장이던 이 모씨의 항소이유서 내용과 참고인들의 진술 내용으로 볼 때, 故 한 모 씨도 서울○○경찰서에 연행되어 1970년 10월 8일 구속영장이 발부되어 10월 9일 밤 8시 15분 중부경찰서에 인치되기 전까지의 불법감금 및 10월 17일 사건이 검찰에 송치되기 전까지의 조사과정에서 가혹행위가 있었을 것으로 판단했다. 진실화해위는 “당시 故 한 모 씨와 공동피고인 이 모씨는 제주도에서 임의동행 형태로 연행돼 서울로 이동한 후 호텔, 모텔, 경찰서 보호실, 취조실, 여관 등의 장소로 수시로 이동하는 등 수사관들의 불법감금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그러나 두 사람이 석방 또는 귀가조치 됐다는 내용은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특히 故 한 모 씨에 대해 연행 이후부터 피의자신문조서 2회가 작성된 1970년 10월 16일까지 당시 수사관들의 전기기구를 이용한 고문과 가혹행위가 있었을 것으로 판단했다. 故 한 모 씨와 같이 근무한 한 참고인은 “한 선배님으로부터 ‘워낙 고문이 심해서 없는 것도 있는 것처럼 하지 않으면 곧 죽을 것 같아서 거짓말이라도 해서 나오지 않으면 나 죽었을 것이다’라며 견디기 힘든 정도의 고문이었다고 말씀하셨다”라고 진술했다. 진실화해위는 “이 사건 과정에서의 불법감금·가혹행위 및 강요는 형사소송법상 재심사유에 해당한다”며 “국가에 대해 故 한 모 씨와 그 가족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확정판결에 대해 재심 등의 조치를 취하라”고 권고했다. 한편 진실화해위는 독립된 국가 조사기관이다. 항일독립운동과 해외동포사,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 사건 및 적대세력에 의한 희생 사건, 권위주의 통치시기 인권침해 사건, 3·15의거 사건, 그밖에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 등을 조사한 후, 국가에 대해 후속 조치를 권고하고 있다.
  • 우크라 참전 준비? 벨라루스, ‘15만명 규모 민병대’ 만든다

    우크라 참전 준비? 벨라루스, ‘15만명 규모 민병대’ 만든다

    러시아 우방국인 벨라루스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최대 15만 명 규모의 인민 민병대 창설을 지시했다. 21일(현지시간) 벨타 통신 등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전날 국가안보회의에서 “상황이 쉽지 않다. 여러 차례 말했듯, (남녀) 모두가 최소한 무기를 다룰 수 있어야 한다”며 이같이 지시했다. 인민 민병대(People‘s Militia)는 러시아와 소비에트 연방에서 결성된 비정규군으로, 나로드노에 오폴체니예(Narodnoe Opolcheniye)라고 부른다. 그는 “유사시 자신의 가족과 집, 자신의 땅과 국가를 지킬 수 있어야 한다. 침략 행위가 발생할 경우 그에 대한 대응은 신속하고 가혹하며 적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민 민병대에 들어가는 사람들은 전쟁 상황에 대비해 무기 사용법 등의 훈련을 받고, 평상시에는 공공질서와 치안 유지 임무를 수행한다. 빅토르 흐레닌 벨라루스 국방장관은 “인민 민병대에는 10만~15만명이 합류하며, 필요하면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다”면서 “이상적으로 모든 도시와 마을에 인민 민병대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예비군에 등록돼 있는 충분한 동원 자원을 갖고 있다. 지난해 가을 인민 민병대 창설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며 “그러나 예비군 모두가 모집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미 대다수가 무기를 쓸 줄 안다. 그러나 여성을 포함해 징병 대상자가 아닌 사람들도 지원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발간한 ‘군사균형 2022’ 보고서에 따르면 벨라루스군은 특수작전군 6150명을 포함한 병력 약 4만8000명과 국경경비대 약 1만2000명을 보유하고 있다. 벨라루스는 지난해 2월부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간접적으로 도왔다. 자국 영토를 통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북부로 진군하고, 자국에서 우크라이나로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도 허용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우크라이나·폴란드 접경 지역의 정세 악화에 대응한다는 명분으로 ‘연합 지역군’도 창설했다. 러시아는 약 9000명의 병력을 벨라루스로 보내 합동 훈련을 벌여왔다.이에 벨라루스의 참전은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 끊임없이 제기됐지만, 아직 벨라루스군이 참전한 바는 없다. 루카셴코 대통령도 앞서 16일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참전설을 공식 부인했다. 그는 러시아가 참전을 요청한 적은 없다면서도 “우리 영토가 침략 당했을 경우에만 우리는 러시아와 함께 벨라루스 영토 안에서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 8살 아들 친구에 “학폭 신고한다!” 삿대질한 母…아동학대일까?

    8살 아들 친구에 “학폭 신고한다!” 삿대질한 母…아동학대일까?

    8살 아들의 친구를 학교폭력 가해자로 의심해 삿대질을 하며 고성을 지른 엄마가 아동학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당시 행동이 부적절했지만, 정서적 학대 행위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7단독 이해빈 판사는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51)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21년 3월 25일 인천시 미추홀구 한 초등학교 후문 인근에서 아들의 친구 B(8)군에게 삿대질을 하며 소리를 질러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B군에게 “네가 우리 아들을 손으로 툭툭 치고 놀린다던데 계속 지켜보고 있다”며 “한 번만 더 그러면 학교폭력으로 신고할 거야”라고 말했다. A씨는 사건 발생 4개월 전 아들로부터 “학교에서 (친구가) 돼지라고 부른다”는 말을 듣자 인천시 한 교육지원청에 B군을 학교폭력으로 신고하기도 했다. 검찰은 다른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B군에게 삿대질을 하고 고성을 지른 행위는 정서적 학대에 해당한다며 2021년 12월 A씨를 벌금 3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그러자 A씨는 억울하다며 지난해 4월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법원은 당시 행동이 부적절했지만, 정서적 학대 행위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녀가 B군으로부터 이미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인식한 상태에서 추가 피해를 막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그런 행위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 과정에서 욕설을 하거나 신체 접촉은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A씨 행위는 다소 부적절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그런 행위가 정신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로서 B군의 정신건강을 해칠 정도는 아니었고, 정서적 학대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 러군 잡는 우크라 저격수도 ‘이 사람’ 두렵다 “내 위치, 엄마에겐 비밀”

    러군 잡는 우크라 저격수도 ‘이 사람’ 두렵다 “내 위치, 엄마에겐 비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러시아군에 맞서는 한 우크라이나 저격수가 “러시아인은 두렵지 않다”면서도 “그러나 내가 여기 있는 건 엄마에게 말하지 말라”고 웃으며 말했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어로 까마귀를 뜻하는 ‘보론’이라는 코드네임을 가진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 소속 29세 저격수는 12년 전 입대했으며, 어릴 적부터 저격수가 꿈이었다고 밝혔다. 영화 속 저격수는 늑대 한 마리로 묘사되곤 한다. 조용히 숨어 매서운 눈으로 목표를 기다리다가 단 번에 사냥을 끝내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론이 말하는 현실의 저격수는 영화와 전혀 다른다. 살을 에는 듯한 추위와 신원 노출을 막고자 방한용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그는 “저격 임무에 필요한 장비 등은 차 한 대에 전부 들어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저격수가 임무 수행에 필요한 장비는 최대 1.5㎞ 떨어진 표적을 쏠 수 있는 저격 소총 외에도 훨씬 더 많은 것이 있다. 그는 “탄약은 물론 내 몸을 숨길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야전삽과 나를 엄호해주고 정찰을 다닐 병사들도 필요하다”면서 “보통 5~6명이고 최소 4명은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휘관의 눈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년이 되는 2월24일이 가까워짐에 따라 돈바스 전선의 전투는 격화할 조짐이 보이고 있다. 보론은 자신을 비롯한 저격수들이 부대 지휘관의 눈 역할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격수는 엄폐 장소에서 적의 소규모 병력을 저격하는 것 외에도 최대 3㎞ 떨어진 목표를 정찰하기도 한다. 가장 첫 번째 임무는 주변의 변화를 신중하게 관찰하는 것이다. 그는 “전날 밤에 없던 덤불은 적의 저격수일 가능성이 있다. 시가지에서는 창문이나 지붕에 변화가 없는지, 평소와 다른 것이 없는지를 찾는다”면서 “모든 것이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전쟁에서 저격수들이 얼마나 도움이 됐냐는 질문을 능숙하게 피하면서도 “저격수가 만능은 아니지만, 꼭 필요한 존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문제가 생기면 우리가 나서길 원하는 사람들이 항상 있다”고 덧붙였다. 평상 시 저격수는 특별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는 “우리는 지휘관의 눈이 돼, 가장 위험한 위협을 제거한다”면서 “물론 전차는 별개”라고 말했다. 가혹한 임무 소총 조준기를 몇 시간 동안 들여다보는 것은 스트레스가 되지만, 혹한의 추위에서 가만히 기다려야 하는 것이 훨씬 힘들다고 그는 말했다. 저격수는 때때로 한 자세로 최대 이틀 동안 숨어 있어야 한다. 심지어 최근 기온이 영하 12도까지 떨어져 눈이 땅을 뒤덮고 모든 것이 얼어붙었을 때도 이들은 가만히 버텨야 했다. 그는 “정말 춥다”고 웃으며 말하면서도 “가혹한 임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저격수의 준비와 기다림은 힘들지라도 전장에서 강점이 되기도 한다. 그는 “군에 이런 농담이 있다. 보병과 저격수에게 8시간 동안 나무 한 그루를 베라고 명령하면 보병은 8시간에 걸쳐 나무를 벤다”면서 “그러나 저격수는 7시간에 걸쳐 도끼를 갈고 한 방에 나무를 쓰러뜨린다”고 말했다.
  • 진실화해위, 1980년 강창성 전 의원 불법체포 조사

    진실화해위, 1980년 강창성 전 의원 불법체포 조사

    진실·화해를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14일 52차 위원회를 열고 고 강창성 전 국회의원 불법체포 사건 등 106건의 조사개시를 결정했다고 17일 밝혔다. 14대, 16대 국회의원을 지낸 강 전 의원은 신군부 요청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1980년 7월 계엄사령부 소속 합동수사본부에 연행됐다. 84일간 구금된 채 고문을 받았던 그는 당뇨병 급성 합병증을 앓아 몸무게가 28㎏이나 줄어들기도 했다. 지난해 6월 유족의 진실규명 신청을 받은 진실화해위는 강 전 의원이 구속영장 없이 구금돼 불법 수사를 받았을 개연성이 있다고 보고 조사를 결정했다. 진실화해위가 조사를 시작하는 사건에는 1980년 ‘청람회 사건’도 포함됐다. 충남대 재학생 이모씨는 ‘청람회’라는 역사·경제 공부 모임에 참여하다가 1981년 9월 체포돼 계엄법, 반공법, 국가보안법 위반 등으로 징역 3년에 자격정지 3년 형을 선고받았다. 다른 피해자 2명은 기소유예됐다. 진실화해위는 이들이 40일 이상 불법 구금돼 가혹행위를 당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북 찬양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수사기관에 연행돼 고문당한 고 하모 씨 사건도 조사 개시 결정됐다. 사건 당시 40세였던 하씨는 1976년 5월 경상남도 하동군 한 주점에서 동네 주민들과 술을 마시던 중 “김일성이 내려오면 나는 살지만 너희들은 전부 죽을 것이다. 나는 빨갱이다. 김일성의 지령을 받는다” 등 취지의 발언을 해 수사관에 의해 체포됐고 징역 8년을 확정받았다. 하씨는 수사 과정에서 받은 고문 후유증으로 고생하다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진실화해위는 하씨가 불법 구금된 점 등이 재심사유에 해당한다고 봤다.
  • “맹꽁이 보호 먼저” “석면 철거 시급”… 전주 대한방직 부지 개발 논란

    “맹꽁이 보호 먼저” “석면 철거 시급”… 전주 대한방직 부지 개발 논란

    전북 전주시의 노른자위 땅인 옛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의 개발을 둘러싸고 환경 논쟁이 뜨겁다. 멸종위기 2급 야생 동물인 맹꽁이의 서식지를 우선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과 시민 건강을 위해 폐공장 석면을 먼저 철거해야 한다는 요구가 맞서고 있다. 14일 전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자광이 옛 대한방직 터(28만㎡) 개발을 위해 폐공장 철거 공사를 진행하던 중 불법 사실이 적발돼 작업이 중단됐다. 자광의 개발계획은 60층 높이 아파트 3000가구와 복합쇼핑몰, 호텔, 컨벤션센터, 153층(470m) 높이의 관광타워를 건립하는 3조원대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29일 폐공장 철거 가림막 설치 공사를 하던 중 외국인 노동자가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이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착공 신고를 하지 않고 작업을 진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 공장 부지 내 멸종 위기종인 맹꽁이 서식지 조사와 보호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조건부 착공 허가를 이행하지 않고 철거 작업을 시작한 사실도 밝혀졌다. 이에 전주시는 다음날 공사 중지 공문을 보내고 건축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자광을 고발했다. 그러나 자광 측은 건물을 철거한 것이 아니고 건물에 있는 석면을 일부 제거한 것이라며 완산구청의 지적에 이의를 제기했다. 착공 신고를 위한 서류를 준비하는 도중 하도급 업체에서 부분적으로 석면 제거를 진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특히 맹꽁이 서식지 확인 조건부 허가에 대해서도 현장에 ‘맹꽁이가 있다’가 아니라 ‘맹꽁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는 환경단체의 주장이기 때문에 보호 대책을 수립하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회사 측은 맹꽁이 동면기인 현재 서식 현황을 파악할 수 없는 만큼 서식지와 관계없는 건물을 우선 철거하고 여름철에 맹꽁이 서식이 확인되면 그때 보호 대책을 수립하겠다는 계획서를 지난 13일 완산구청에 제출했다. 자광 관계자는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맹꽁이 보호 대책을 수립하라는 것은 사업이 지연되면 금융 부담이 큰 기업에 너무 가혹한 조치”라며 “오히려 시민 건강을 위협하는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을 빨리 제거하는 것이 환경적으로 타당하다”고 밝혔다. 시민들의 의견도 맹꽁이 보호 대책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과 석면 덩어리를 제거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는 주장이 엇갈린다. 옛 대한방직 전주공장은 지붕과 외벽 등 8만 5684㎡가 석면으로 덮여 있다. 전주시는 자광이 제출한 맹꽁이 보호 대책 등을 면밀하게 검토한 뒤 철거 공사 착공 허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 상금 타려고… 피범벅 된 소 향해 “찔러라” “박아라”

    상금 타려고… 피범벅 된 소 향해 “찔러라” “박아라”

    소싸움은 몸무게 700㎏의 7살짜리 뿔 달린 머리를 맞대고 20분가량 겨루는 민속놀이다. 먼저 도망치거나 무릎을 꿇는 소가 지게 되는데 관중석에서는 ‘박아라’, ‘찔러라’ 등 구호가 나오고, 겁에 질린 소들은 똥오줌을 지리기도 한다. 싸움이 격해지면 상대 뿔에 찔려 피를 흘리거나 살가죽이 찢어지고, 드물지만 죽기도 한다. 현행 동물보호법 제8조는 도박과 광고, 오락, 유흥 등의 목적으로 동물에게 상해를 입히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지만, 개싸움이나 닭싸움과는 달리 소싸움은 예외조항을 두는 민속경기에 포함돼 단속 대상이 아니고, 도박도 가능하다. 경남 진주시와 경북 청도군을 포함해 전국 11개의 자치단체에서 소싸움대회가 열린다.동물자유연대와 녹색당은 13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소싸움이 전통문화로 포장된 동물 학대 행위에 불과하다”며 “동물보호법 제8조에서 소싸움을 예외 인정하는 조항을 삭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단체는 “자연 상태에서 싸우지 않는 초식동물인 소를 사람의 유희를 위해 억지로 싸우게 하는 것 자체가 동물 학대”라며 “민속 소싸움은 소로 논과 밭을 갈던 때 마을 축제의 하나로, 농사가 끝난 뒤 각 마을의 튼튼한 소가 힘을 겨루며 화합을 다지는 행위였다. 소싸움에서 상금을 타려고 학대와 같은 훈련을 하거나 동물성 보양식을 먹여대는 방식의 싸움소 육성은 전통문화를 계승하는 게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현재 싸움소를 키우는 농가와 업계 종사자의 생계 문제로 단번에 없앨 수 없다면 소싸움 예외 조항에 일몰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이름만 바꿔 다시 열린 소싸움 코로나로 한동안 열리지 못했던 소힘겨루기 대회는 3년 만에 의령군에서 개최됐다. ‘소싸움’이라는 이름이 부정적인 느낌을 준다며 ‘소힘겨루기 대회’로 바뀌었다. 소싸움의 본고장인 청도군에서는 소싸움 대회의 규모를 키워가자며 매출을 위해 온라인으로 우권을 판매하고 이벤트 등을 더욱 활성화하자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전용 경기장도 설치했다. 그러나 대회의 관람객 대부분이 지역 노인으로 새로운 관광객 유입 효과가 거의 없는 탓에 경제적 관점에서도 오히려 손해라는 지적이 나온다. 매출을 위해 초식동물인 소의 몸집을 키우기 위해 뱀탕과 개소주를 먹이고, 지구력을 위해 산비탈에 매달리게 한다.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받는 훈련으로 만성적인 관절염이 생겨 평생을 고통 속에 살아가야 하고, 경기 중 심한 두부 충돌로 뇌진탕에 빠져 경련을 일으키기도 한다. 살갗이 손상돼 피를 흘리는 건 부지기수다. 뿔이 부러지면 싸움에 불리해지기 때문에 나이와 관계없이 도축장에서 생을 마감한다. 동물보호단체는 “완전한 초식동물로서 자연 상태에서는 다른 소와 싸우지 않는 유순한 동물에게 싸움을 시키는 것 자체가 고통이자 학대”라며 뿔싸움으로 소들이 입는 상처가 많고 심지어 복부가 찢어져 장기가 빠져나오기도 한다며 폐지를 주장한다.대안으로 전통 살린 민속 놀이 개발 필요 투우 경기가 전통문화인 스페인은 최근 몇 년 동안 소몰이 축제를 폐지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2020년 스페인 여론조사 회사 엘렉토마니아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스페인 국민의 46.7%가 투우를 반대하고 금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34.7%는 투우는 찬성하지만 법적으로 금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머지 18.6%는 투우를 보존해야 한다며 투우를 장려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나타났다. 전통을 살리면서도, 동물학대 오명을 벗을 수 있는 대안적 민속놀이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폐지가 어렵다면 가혹한 훈련이나, 대회 규정을 고치는 것도 방법이다. 경남 창녕군 영산지방에 전승되는 민속놀이인 소머리 대기 같은 놀이 개발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소머리 대기는 마을을 동과 서로 편을 갈라 각각 나무로 소의 모양을 만들어 이 소의 머리를 맞대고 밀고 당기다가 상대를 먼저 땅에 주저앉히는 편이 이기는 경기다. 나무소싸움이라는 이름으로 정월 대보름에 행해지던 민속놀이였으나 현재는 3·1문화제 행사의 하나로 줄다리기와 함께 행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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