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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스코 ‘에너지 강재’ 집중 생산

    포스코 ‘에너지 강재’ 집중 생산

    포스코가 ‘에너지 강재’를 통해 철강업계 불황을 돌파하고 있다.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석유·가스 등의 개발과 생산, 수송, 저장에 필요한 고품위 철강재를 집중적으로 생산, 공급하기로 했다. 27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은 지난 5월 양사의 정준양 회장과 제프리 이멜트 회장이 배석한 가운데 발전사업의 공동 개발과 에너지용 강재 개발 등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또 세계 발전소의 신·증설 사업에도 공동으로 참여하기로 했다. 앞서 포스코는 다국적 오일 기업인 셸과도 해양플랜트 후판의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세계 에너지 강재의 수요는 올해 3100만t에서 2020년 5100만t으로 연평균 6%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 산업은 특성상 사업 규모가 대규모로 진행되고 셸, 엑손모빌, BP 등 글로벌 에너지 기업 상위 7개사의 전년도 평균 영업이익이 39조원에 달할 만큼 고수익을 낸다. 전 세계 에너지 기업의 올해 설비투자 규모는 650조원에 이른다. 에너지 강재 시장은 해양 플랜트와 육상 플랜트, 송유관 등의 분야로 구분된다. 채굴하기 쉬운 지역의 석유나 가스 등의 매장량은 이미 바닥을 드러낸 상태여서 점차 러시아나 북해 등 극지방과 심해 지역 등 채굴 환경이 가혹한 곳에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개발 설비의 강재도 유황 성분 등에도 견딜 수 있는 고품질이 요구되고, 이런 철강을 만들 수 있는 제철소는 일본의 신일본제철이나 독일의 딜링거 제철소 등 소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는 중국 등 급성장하고 있는 신흥국의 추격을 따돌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포스코는 연말까지 230만t(세계 시장점유율 7%)을 판매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2020년까지는 800만t(16%)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2015년까지 에너지 강재 연구개발에 집중해 자동차용 강판에 못지않는 ‘월드베스트’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는 아울러 포스코건설, 대우인터내셔널, 성진지오텍 등 관련 계열사의 역량도 모두 결집해 사업개발과 소재, EPC(설계·구매·시공), 기자재를 포괄하는 토털 솔루션에 도전하고 있다. 우종수 포스코 기술연구원장은 “극한의 조건에서 에너지 플랜트를 설치하려면 더 튼튼하고 안전한 철강 소재를 개발해야 한다.”면서 “후판, 무계목강관, 형강 등 고강도 해양 플랜트용 소재 사용량은 2020년까지 3.5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내 물건 찾으러 간건데 강도혐의 뒤집어써 억울”

    대구 ‘유치장 탈주범’ 최갑복(50)씨가 “자신은 억울하다.”며 가족에게 쓴 편지가 26일 언론에 공개됐다. 최씨는 ‘사랑하는 가족에게’란 제목의 편지 5장에서 “(나를) 쫓아낸 임대인의 집에 물건을 찾으려고 들어갔다가 강도상해 혐의를 뒤집어 썼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그 집에 침입은 했지만 임대인이 오히려 ‘잘 만났다’며 때렸다.”고 했다. 최씨는 “경찰이 임대인에게 상해진단서를 받아 입원하라고 종용했지만 임대인은 그만큼 다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억울함을 밝히는 수단과 방법을 찾기 위해 탈옥을 생각했다.”고 밝혔다. 최씨는 이 밖에 “지난해 8월 초 전남 순천교도소에서 복역하던 중 한 교도관으로부터 가혹행위를 당해 공황장애가 있다.”고 항변했다. 최씨는 지난 7월 8일 오전 2시 30분쯤 대구 동구 효목동의 한 가정집에 침입해 집주인인 노부부를 골프채로 때려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강도상해)를 받고 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전과 25범인 최씨가 자신의 죄를 합리화한 글”이라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美법원서 날아 온 낭보 2제] 듀폰사와 싸움… 코오롱은 일단 휴~

    미국 듀폰사와의 소송에서 아라미드섬유 생산·판매 금지 명령을 당해 위기에 처했던 코오롱인더스트리(이하 코오롱)가 한숨을 돌렸다. 23일 코오롱에 따르면 미국 항소법원(연방 제4순회법원)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코오롱이 1심 재판부의 아라미드 섬유 생산·판매 금지 명령에 불복해 낸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코오롱은 미 듀폰사와 영업비밀 침해 여부를 두고 진행 중인 항소심이 끝날 때까지 코오롱의 아라미드 섬유제품인 ‘헤라크론’의 생산 및 판매 활동을 계속 할 수 있게 됐다. 항소심 결과가 나오기까지 보통 1년 정도 소요돼 당분간 코오롱의 헤라크론 생산, 판매에는 별다른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은 “이런 유형의 가처분 신청에 대해 미국 법원은 피고의 승소 가능성과 원고와 피고, 제3자가 입게 될 피해 및 공공의 이익 등을 형평성 있게 고려한다.”면서 “코오롱은 미 항소법원이 항소심이 끝날 때까지 코오롱에 가혹한 생산·판매 금지 명령이 집행되지 못하도록 결정한 데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법원은 코오롱에 1조원의 손해배상에 이어 20년 동안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헤라크론의 생산·판매 금지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이에 코오롱은 1심 판결 결과가 부당하다며 항소를 제기했다. 코오롱 측은 이번 결정이 법원이 1심 판결의 부당함을 일부 인정한 것이라며 항소심에서의 승리를 자신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척추관 협착증

    [Weekly Health Issue] 척추관 협착증

    인체에서 가장 가혹하게 혹사당하는 뼈는 척추다. 무거운 몸통을 바로 지지하면서도 다리와 달리 전방위 운동까지 감당해야 한다. 그런 만큼 척추에 이런저런 문제가 잦은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고 척추에 부상으로 인한 질환만 있는 게 아니다. 척추는 생각보다 일찍부터 퇴행성 변화를 겪는다. 대표적인 질환이 척추관 협착증이다. 척추는 추간판(디스크)으로 이어지는 뼈마디로 이뤄지며, 각 뼈마디에는 척추관이라는 신경의 통로가 존재하는데 이 통로가 골극(가시 형태로 자라는 뼈)이나 변성으로 두꺼워진 후관절돌기, 인대 등으로 좁아지면서 신경근을 압박해 유발되는 질환이 바로 척추관 협착증이다. 뼈의 퇴행이 원인인 만큼 당연히 발생률도 나이에 비례해 40∼50대 이후 환자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나이 든 부모의 병’ 척추관 협착증에 대해 튼튼병원 박진수 대표원장으로부터 듣는다. ●척추관 협착이란 어떤 상태를 말하나. 척추관 협착증이란 신경의 통로 역할을 하는 공간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눌러 요통을 유발하거나 다리에 복합적인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나는 상태를 말한다. 증상이 비슷하지만 흔히 말하는 디스크와는 전혀 다르다. 즉 허리디스크는 젤리처럼 생긴 디스크가 터지거나 밀려나면서 신경을 눌러 생기지만 척추관 협착증은 인대나 관절 등이 노화로 비대해지거나 뼈가 자라나면서 좁아진 척추관 속에서 신경이 눌려 발생한다. ●원인은 무엇인가. 또 빈발계층 따로 있나. 누구나 나이가 들면 디스크에 퇴행성 변화가 생기는데, 이때 뼈 조직이 가시처럼 덧자라나 신경을 압박하는 골극현상이 수반된다. 여기에다 척추관을 구성하는 후관절돌기, 황색인대나 척추 뒷부분에 날개처럼 이뤄진 추궁 등에도 변성이 시작돼 신경의 통로를 좁히는데, 이 때문에 척수와 신경근이 눌리면서 통증을 유발하게 된다. 이런 척추의 퇴행은 30대 들면서부터 시작되지만 병증으로 나타나는 때는 주로 40대 후반부터이며, 50대 이후에 환자가 급증하는 추세를 보인다.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는가. 특이 증상은. 척추관 협착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오래 서 있거나, 걸을 경우 허리에서부터 양쪽 또는 한쪽 다리로 이어지는 하지 부위에 저림 증상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증상이 심해지면 다리가 저려 오래 걷지 못하며, 걷더라도 주저앉기를 반복하게 된다. 이런 경우 걸을 때 다리와 엉덩이 부위가 심하게 저리고 당기는 증상이 나타나며, 허벅지와 종아리·발끝이 저리거나 당기는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이런 상태에서는 걷거나 시장을 가는 등의 일상적 활동에도 지장을 받을 만큼 통증이 심해진다. 흔히 척추관 협착증을 디스크와 혼동하는데, 반듯하게 누운 상태에서 다리를 들어 올릴 때 디스크는 60도 이상 올리기가 어렵지만 척추관 협착증은 60도 이상 다리를 들어 올릴 수 있으며, 허리를 앞으로 구부렸을 때보다 허리를 꼿꼿하게 폈을 때 통증이 심한 것이 특징이다. ●검사 및 진단은 어떻게 하는가. 먼저, 환자가 느끼는 증상을 토대로 신경학적 검사와 문진을 통해 1차적인 진단을 내릴 수 있다. 여기에서 척추관 협착증이 의심되면 좀 더 정확한 상태를 알기 위해 단순 방사선검사나 자기공명영상(MRI) 또는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정밀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유형별 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협착증의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보존적인 치료가 윈칙이다. 이 때는 안정과 운동제한, 약물치료 등을 병행하게 된다. 이런 보존적 치료에 효과가 없으면서 수술할 정도로 심하지 않을 때는 경막외신경성형술을 적용한다. 가느다란 카테터(수술용 도관)를 꼬리뼈 부위에 삽입해 환부에 접근한 뒤 신경을 누르는 조직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이는 압박된 신경을 이완시켜 통증을 없애는 방법이다. 이런 방법에도 효과가 없고 마비증상이 계속된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이 경우 일반적으로 신경을 누르는 뼈와 인대를 제거하고 불안정한 척추를 지탱할 수 있는 고정기기를 삽입하는 척추유합술이 적용된다.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라면… 6개월 이상의 보존적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거나 근력 저하와 척수손상·신경마비 증상 등이 있을 때는 적극적으로 수술을 시행하는 게 일반적이다. ●보존적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는가. 발병 초기라면 2∼3주 정도 안정을 취하면서 온찜질과 초음파치료, 물리치료 등을 적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이 때는 척추에 무리가 가는 행동, 즉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허리를 너무 많이 움직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 바른 자세를 취해 척추에 무리가 덜 가게 하고, 적극적으로 체중 조절을 하면 척추의 퇴행성 변화를 최대한 늦출 수 있다. ●치료 후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수술 후 관리도 중요하다. 보통은 병원에서 효과적인 재활 프로그램을 제시하므로 이에 따라 착실히 재활을 하면 된다. 기본적으로는 무거운 물건을 들어 나르는 등 척추에 무리를 주는 행동이나 비만, 척추 주변 근육을 약화시켜 퇴행성 변화를 부르는 운동 부족 등을 경계해야 한다. ●척추관 협착증과 관련한 정책적 문제는. 척추관 협착증은 허리를 지속적으로 무리하게 사용한 경우 많이 발생한다. 따라서 허리의 무리를 줄일 수 있고, 예방적으로 허리를 보호·강화할 수 있는 직장 및 기관 등의 근무환경 개선, 지속적인 예방캠페인, 전 생애에 적용되는 척추관리 프로그램 등 사회적 대책이 마련된다면 질환의 고통과 사회적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또 필요한 척추수술까지 과잉 수술로 치부돼 급여가 삭감되는 문제도 재고해야 할 과제라고 본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애플 ‘아이폰5’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렸더니…

    애플 ‘아이폰5’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렸더니…

    애플의 아이폰5가 지난 21일(현지시간) 호주를 시작으로 미국·캐나다 등에서 판매에 들어간 가운데 마치 이를 기념(?)한다는 듯 황당한 실험 비디오 한편이 유튜브에 게재됐다. 네티즌 사이에서 큰 논란을 일으킨 이 실험은 전자레인지에 아이폰5를 넣고 작동시키는 것. 아이디 ‘dovetastic’이 지난 21일 게재한 이 동영상은 출시된 아이폰5를 구매하자 마자 바로 실험한 것으로 보인다. 약 5분 정도의 이 동영상은 ‘절대 따라 하지 말 것’이라는 문구와 함께 시작한다. 실험자는 “당신이 적어도 30년 이상 충분한 관련 경험이 없다면 절대 집에서 따라하지 마라.” 면서 특수장비가 설치된 전자레인지에 아이폰5를 넣고 작동시킨다. 가혹한 실험대상이 된 아이폰5는 전자레인지가 작동하자 ‘지지직’ 하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고 40초 정도 지나자 불길이 일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폭발과 함께 활활 불타 올랐다. 동영상 게시자는 이 실험 이유에 대해 명확한 설명을 하지 않았으나 홍보와 돈을 노린 것으로 파악된다. 실험자는 “‘전기구이’가 된 아이폰5를 이베이(ebay)에서 3001달러(약 330만원)에 판매한다.”면서 친절하게(?) 주소와 함께 게재했다. 이같은 동영상이 게시되자 네티즌들은 대체로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몇분 만에 수백 달러를 날려버리는 바보같은 짓이다.” , “실험이 아닌 그냥 파괴행위 일 뿐”이라는 비난과 함께 “애플 제품에 어울리는 실험” , “애플 파이가 됐다.”는 댓글도 이어졌다.    인터넷뉴스팀  
  • 부자의 경제학? 부채는 정치학!

    부자의 경제학? 부채는 정치학!

    ‘위대한 보통 사람의 시대’를 선포했던 노태우 정권 이래 대한민국 중산층의 기준 가운데 하나는 내 집 마련의 꿈, 중형 아파트다. “내 집이라지만 안방만 내 것이고 거실, 건넌방, 주방은 은행 거”라는 농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말이다. 이 중산층의 기본조건에 요즘엔 ‘가계부채’라는, 무시무시한 뉘앙스의 단어가 붙어 있다. 이는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 이후 미국에서 벌어진 논란을 떠올리게 한다. ‘월스트리트의 탐욕’이 문제시되자, 시장경제론자들은 돈 없는 주제에 왜 빚내서 집을 샀느냐며 ‘대중들의 탐욕’이 더 문제라고 맞받아쳤다. 그러니까 잘나갈 때는 모든 게 월스트리트 천재들이 개발한 최첨단 금융기법 덕이지만, 문제가 생기면 아무 생각 없이 유행을 따른 ‘너희들’의 탐욕 탓인 게다. 그런데 이거 남 얘기가 아니다. 가계부채 문제 해법이란 결국 열심히 돈 벌어다 그 돈 은행에 가져다 바친 죄밖에 없는 ‘우리’를 ‘능력도 없는 주제에 빚만 잔뜩 진 멍청한 대중’으로 규정한 뒤 더 가혹한 조건으로 돈을 갚거나 가진 물건을 내놓도록 하는 작업이니까. ‘부채인간’(마우리치오 라자라토 지음, 허경·양진성 옮김, 메디치 펴냄)은 이 문제를 다룬다. 유럽 각국의 재정위기 와중에 220여쪽의 짧은 분량의 책을 내놓은 심정은 애써 묻지 않아도 짐작된다. 근본적 질문을 던지는 정치 팸플릿으로 읽히길 원한다는 것이다. 재정위기를 겪는 각국에 긴축재정을 요구하는 것은 사실상 벌거벗고 죽으라는 말과 다를 바 없다는, 채권국의 이익을 위해 채무국만 일방적으로 희생시키지 말라는, 채무국 국민을 놀고먹는 베짱이나 부도덕한 인간으로 취급하지 말라는 분노와 항의의 뜻이 담겨 있다. 이 정도면 정치 팸플릿으로서 충분히 예상 가능한 범주다. 그럼에도 이 책이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저자가 프랑스 현대철학 전공자라는 점이다. 그래서 저자가 끌어다 대는 인물은 청년 마르크스에다 니체, 푸코, 들뢰즈, 가타리 같은 프랑스 현대철학 쪽이다. 엥? 늘 알쏭달쏭한 ‘설’(說)이나 풀어대는 프랑스 현대철학이? 하지만 이런 접근 자체가 아주 놀랍다거나 새로운 것은 아니다. 니체를 깊이 파고든 고병권 박사의 ‘화폐, 마법의 사중주’(그린비 펴냄), 영국 케임브리지대 사회학과 교수 제프리 잉햄의 ‘돈의 본성’(삼천리 펴냄)도 비슷한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 막스 베버 등 독일 사회학의 전통을 깊이 있게 소개해 온 김덕영 박사가 내년쯤 꼼꼼한 해제를 달아 선보일 게오르그 짐멜의 ‘돈의 철학’(도서출판 길 출간 예정)을 기다려 봐도 좋다. 이들 논의의 가장 큰 공통점을 뽑자면 화폐가 원활한 경제생활에 필요한 중립적 도구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부정한다는 데 있다. 이건 주류경제학이 상정하는 개인주의에 대한 비판에 연결된다. 주류경제학자들은 원시시대 물물교환의 필요성이 있었고 이게 누적되다 보니 자연스레 화폐가 등장했다는 입장에 선다. 그래서 그들은 고고학자가 파낸 패총 앞에서 주워든 조개껍데기로 성호를 그으며 “태초에 교환과 화폐와 시장경제가 있었나니, 아멘.”이라고 읊조린다. 화폐가 있는 곳이라면 시장경제가 존재했으리라는, 그래서 시장경제는 인간의 자연적 본성에 가장 잘 어울린다는 주장도 빼놓지 않는다. 반면 철학이나 사회학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이들은 교환의 필요성보다는 미래에 대한 약속이라는 사회의 권력관계에서 화폐가 생겨났다고 본다. 그러니까 ‘지배자의 권리-피지배자의 의무’는 곧 ‘채권-채무’ 관계이고 이 채무를 객관적으로 표시해 둔 것이 바로 화폐라는 것이다. 거칠게 말해 생선 10마리와 사과 50개의 교환을 좀 더 편리하게 하려고 조개껍질 10개를 쓰는 게 아니라 “너는 나에게 생선 10마리를 빚졌다.”는 채무자의 책임을 기록해 두기 위해 조개껍질 10개를 썼다는 것이다. 화폐를 단순한 교환도구로 여기는 주류경제학적 관점에 대해 이들은 문화인류학적 연구 성과가 충분치 않던 시절 애덤 스미스를 비롯한 고전경제학자들이 제멋대로 추론한 것을 아직까지 진실로 믿고 있다고 비판한다. 여기에서도 의문이 생긴다. 말 안 들으면 두들겨 패면 되지 귀찮게시리 왜 채무를 갚으라는 방식을 썼을까. “부채는 단순한 경제적 장치에 그치지 않으며 피통치자 행동의 불확실성을 줄이고자 하는 통치의 안전기술 중 하나”란다. 즉 채권-채무관계란 “부채를 상환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냄으로써 미래를 담보”로 잡는 행위다. 이를 통해 “현재의 행동과 미래의 행동 사이의 균형을 예측, 계산, 측정”할 수 있다. 이는 곧 윤리의 문제로 도약한다. “도덕성, 의식, 기억을 갖춘 일종의 주체성 구성에 관한 윤리-정치적 과정의 존재”가 있고 나서야 비로소 채무자, 그러니까 ‘호모 데비토르’(Homo Debitor·부채인간)가 탄생한다. 그러니까 빚졌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이에 대해 수치심을 느끼며,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돈을 벌고 허리띠를 졸라매 그 돈을 갚아 나갈 것인지 계획을 세우고, 중간에 딴생각 품지 않고 오랜 기간 열심히 노동에 매진하는 이들을 모범적이고 착실한 인간으로 만들어내는 과정 자체가 이미 하나의 권력작용인 셈이다. 그래서 “복지국가에 대한 신자유주의 프로그램의 전략적 과정” 1단계는 “사회적 권리를 사회부채에 의해 점진적으로 대체시키는 작업”이다. 결혼해서 아이 낳고 집 사고 교육시킬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각종 사회보장 제도에 대한 끊임없는 공격과 방해작업이다. ‘이건희 아들에게까지 공짜 밥 먹일 필요가 있겠느냐.’거나 ‘복지 전달 체계에 문제가 있다.’면서 복지수급자를 사기꾼으로 은근히 몰아가는 전략 같은 것이 대표적이다. 그다음 단계가 이 “사회적 부채를 사적 부채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제 국가 지원은 없으니 각 개인은 자신의 신용도에 따라 대출받아 해결해야 한다. 이는 국민으로서 행복하게 살 “권리를 가진 자들을 채무자로 변환”하는 작업이다. 니체, 푸코, 들뢰즈의 말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아도 이쯤이면 그들의 냄새를 충분히 맡을 수 있을 것이다. 멀리 갈 것 없이 지난 우리 10년을 되돌아봐도 된다. ‘부자되세요’를 외치면서 펀드니 연금이니 뭐니 해봤지만 남은 것은 “대다수 국민의 채무자화, 주식배당에서의 소액주주화”뿐이다. 그렇기에 저자는 “우리의 지갑을 짓누르고 우리의 주체성을 조종하며 포맷하는” 부채사회를 물리치기 위해서는 우선 “돈을 상환하지 못하는 것은 경제적 문제가 아니라 권력장치의 문제임을 기억”하고 “우리를 가두고 있는 담론 및 부채의 도덕으로부터 빠져”나오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자고 제안한다. 1만 2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해저에서 수색 나서는 ‘참치 로봇’ 美 개발 중

    바다에서 ‘참치 로봇’을 볼 날이 멀지 않은 것 같다. 최근 미국 국토안보부가 “가혹한 환경의 해저에서 수색과 조사에 나설 참치 로봇(robotic tuna)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우리에게는 통조림으로 유명한 참치는 어류 중 빠르고 기동성이 뛰어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국토안보부가 참치를 로봇으로 고안하게 된 것은 기존 잠수정이 침몰한 배 수색 등에 한계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이 참치 로봇은 설치된 자체 배터리로 오랜기간 잠수해 활동할 수 있으며 실제 참치처럼 지느러미도 달려있다. 또한 내비게이션과 센서, 지상과 통신이 가능한 장비가 장착돼 있다. 개발을 맡은 보스턴 엔지니어링 마이크 루포 이사는 “참치 로봇은 가혹한 수중 환경에 놓인 선체나 항만 시설 조사 등 다양한 작전에 동원될 수 있다.” 면서 “지상에서 쉽게 조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개발에 난관은 남아있다. 루포 이사는 “수중에서 빠르게 움직여야 하는 만큼 추진력과 기동성을 강화하기 위한 기술이 아직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인터넷뉴스팀 
  • [사설] 출마선언 안철수, 이제 정책으로 검증받아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마침내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안 원장은 어제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국민은 저를 통해 정치 쇄신에 대한 열망을 표현해 줬다.”면서 “국민의 열망을 실천해 내는 사람이 되려 한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안 원장은 또 “정치 경험도, 조직도, 세력도 없지만 그만큼 빚진 것도 없다.”며 “국민들의 이야기를 소중하게 갖고 가겠고, 공직을 전리품으로 배분하는 일만큼은 결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안 원장이 어제 기자회견을 통해서 전달한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정치 쇄신이었다. 안 원장은 “문제를 풀어야 할 정치가 문제를 만들고 있다.”면서 “정치가 바뀌어야 국민의 삶이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안 원장의 정치 쇄신 메시지는 전반적으로 당위론에 치우쳐서 국민이 고개를 끄덕일 만한 구체성이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정치 개혁을 위한 안 원장의 ‘원대한 구상’을 기대했던 지지자들에게는 다소 실망을 줬을 수도 있다. 특히 ‘진심’을 통해 세상을 바꾸는 정치를 하겠다는 안 원장의 말은 현실보다는 이상에 가깝게 들렸다. 어제 회견에서 안 원장에게 던져진 가장 많은 질문이 문재인 민주당 후보와의 단일화라는 사실은 안 원장의 정치적 입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물론 문재인 후보의 입지도 마찬가지다. 안 원장은 “현 시점에서 단일화 논의는 부적절하다.”면서도 정치권의 혁신과 국민의 공감이라는 두 가지 전제조건을 제시했다. 역시 구체성이 결여된 막연한 조건들이지만, 어차피 안 원장 스스로도 단일화의 불가피성은 인정한 셈이다. 안 원장은 공식적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거센 폭풍우가 몰아치는 광야로 나섰다. 앞으로 그에 대한 정치권과 언론 등의 본격적인 검증도 시작될 것이다. 안 원장은 “검증이 두렵지 않고, 미래를 위해 정정당당히 싸우겠다.”고 말했다. 또 선거에서 낙선하더라도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권력 의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앞으로의 현실은 안 원장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가혹할 것이다. 안 원장은 새누리당 박근혜·민주당 문재인 후보에게 네거티브 캠페인이 아닌 정책 선거를 제안했다. 그러려면 안 원장부터 먼저 국가 운영을 위해 어떤 정책을 갖고 있는가를 국민에게 자세하게 선보여야 할 것이다.
  • 낯선 몸짓들…色다르거나 자유롭거나

    낯선 몸짓들…色다르거나 자유롭거나

    공연시간이 무려 4시간에 육박하거나 무대에 물이 차오르는 연극부터, 발레와 결합하거나 힙합과 만난 현대무용까지, 예사롭지 않은 공연들이 무대에 오른다. 오는 10월 나란히 개막하는 ‘2012 국제공연예술제’와 ‘서울세계공연축제 2012’는 독특하고 실험적인 국내외 연극과 무용으로 포진했다. ●대학로서 세계공연예술의 현재·미래 진단 다음 달 5일부터 23일 동안 서울 대학로에서 2012 국제공연예술제(SPAF)가 펼쳐진다. 한국공연예술센터 최치림 이사장은 “형식과 표현에 있어서 시대의 사상과 고민을 아우를 수 있는 12개국 27개 작품을 선정했다.”면서 “공연예술의 미래를 진단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간휴식을 포함해 공연시간이 4시간 15분에 이르는 폴란드 연극 ‘(아)폴로니아’로 축제의 문을 연다. 유대인 어린이 25명을 구한 폴란드 여인 아폴로니아를 비롯해 이피게니아(아이스킬로스의 ‘오레스테이아’), 알케스티스(에우리피데스의 ‘알케스티스’)로 희생의 의미를 탐구한다. 라이브 음악과 서커스, 미디어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했다. 세기의 연인 카미유 클로델과 로뎅의 이야기를 춤과 대화로 그린 루마니아의 ‘나, 로뎅’도 기대작이다. 벨기에 무용수와 안무가, 프랑스 극작가, 루마니아 연출가와 배우가 뭉친 이 작품은 세계 각국에서 초청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연극도 실험적이다. 극단 노뜰의 ‘베르나르다’는 스페인 대문호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을 원작으로, 사회적 규범에 저항하는 현실을 그렸다. 원영오 연출은 “홍수로 집에 물이 차오르는데 그것도 모른 채 서로를 억압하는 현실을 그렸다.”고 설명했다. 공연창작집단 뛰다의 ‘내가 그랬다고 너는 말하지 못한다’는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를 현대 정치상황으로 각색했고, 극단 작은신화의 ‘트루 러브’는 미국 포스트모던 작가 찰스 미 주니어의 작품으로, 성 문제를 공론화한다. 무용 참가작들은 몸과 움직임에 집중한다. 프랑스 현대무용의 주역으로 꼽히는 마틸드 모니에의 ‘소아페라’는 커다란 비누거품과 무용수들이 유기적으로 조화하면서 춤과 시각예술의 융합을 보여 준다. 독일·스위스가 공동제작한 마마자의 ‘커버업’은 드러난 것과 감춰진 것의 관계를 들여다보고, 독일 안무가 헬레나 발드만의 ‘리볼버를 들어라’는 인간 두뇌의 해방과 망각을 표현한다. 국내 무용작은 11개가 준비돼 있다. 분단 상황에 놓인 두 사람이 만나는 과정을 그린 JK프로젝트의 ‘홈워크18’, 탄성·중력·마찰 등 물리현상에서 새로운 움직임을 찾은 노경애의 ‘마스’, 임지애의 ‘생소한 몸’, 숨 무브먼트의 ‘내밀한 무한’, 댄스씨어터 4P의 ‘도시의 부재’ 등이다. 자세한 일정은 홈페이지(www.spaf.or.kr) 참조. ●서울을 물들이는 53개 무용단의 ‘춤 성찬’ 새달 5~20일에는 국제무용협회(CID-UNESCO) 한국본부가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를 연다. 16개국 53개 무용단이 참가해 예술의전당, 강동아트센터, 서강대 메리홀 등 서울 곳곳에서 공연한다. 이종호 예술감독은 “국제적 명성을 가진 무용단과 안무가를 소개하고, 무용 예술의 대중화와 춤의 공공성을 위한 무대”라고 말했다. 도발적이고 전위적인 현대발레를 선보이는 스웨덴 쿨베리 발레단이 개막공연을 한다. 리허설과 공연의 경계를 넘나들며 춤의 자유를 강조한 ‘공연중’, 해학을 담은 ‘검정과 꽃’ 등 발레와 현대무용, 연극적 요소를 골고루 갖춘 작품을 선보인다. 캐나다 안무가 다니엘 레베이예는 의상과 무대 장식을 거부한 ‘사랑, 시고 단단한(큰 사진)’을 준비했다. 신체 그 자체에 집중하면서 가혹한 삶, 무거운 육체에서 도피하고픈 욕망을 그렸다. 반면 이스라엘 안무가 야스민 고더의 ‘러브 파이어’는 무용수들의 복잡하고 소란스러운 춤으로 60여분을 채운다. 성적 코드의 은유가 녹아 있어 19세 이상 관람가다. 발레에서 스트리트 댄서로 전향한 독특한 이력을 가진 무용수 왕현정은 비보잉과 현대무용, 스트리트 댄스 등을 결합한 ‘힙합의 진화 Ⅵ’를 선보인다. 이 무대에서 이영일은 낯설고 상반된 일들에 맞닥뜨린 한 남자의 상상을, 안수영은 ‘15분 뒤에 죽는다면 과연 무엇을 할 것인가’를 몸으로 표현한다. 일정은 홈페이지(www.sidance.org) 참조.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인혁당 피해 유가족 “박근혜, 두 번 죽이고 있다”

    인혁당 피해 유가족 “박근혜, 두 번 죽이고 있다”

    이른바 ‘인민혁명당(인혁당) 재건위 사건’ 피해자 유가족들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에게 “역사와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라.”고 강하게 촉구했다. 유가족들은 12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 후보는 법원에서 가혹행위를 통해 사건이 조작된 사실이 밝혀지고 재심을 통해 무죄가 선고됐는데도 두 개의 판결이 존재한다는 황당한 말로 유족을 두 번 죽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피해자 고 하재완씨 유족 이영교(78·여)씨는 “대한민국 사법을 무시하는 말에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면서 “죽은 사람의 명예를 회복시키기는커녕 두 번 죽이려는 몰역사성이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피해자 고 우홍선씨 유가족 강순희(80·여)씨는 “시정잡배도 그런 막말은 못한다. 내 목숨을 걸고 이 지구상에 인혁당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다.”며 눈물을 흘렸다. 강씨는 이어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인혁당 사람들을 죽인 게 나의 가장 큰 실책이었다. 후회한다’고 말했다는 사실을 윤보선 전 대통령에게서 직접 들었다.”면서 “아버지보다 더한 딸”이라고 성토했다. 유가족들은 기자회견 내내 “아이고 분해.”, “살려내라.”며 오열했다. 이들은 영정사진을 들고 새누리당 당사 건물 바로 앞까지 나가 “더는 못 참겠다. 내 남편을 살려내라.”고 외치기도 했다. 피해자 고 이수병씨 유가족 이정숙(67·여)씨는 “남편은 박정희가 죽이고, 살아남은 가족은 박근혜가 죽인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이날 집회에서는 김윤기 화백이 인혁당 사건 구명운동 당시 유가족들이 외쳤던 ‘내 아들 내 남편 정치제물 삼지 마라’라는 구호를 검은 천 위에 흰색 페인트로 쓴 대형 현수막을 만들기도 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열린세상] 국방개혁안 병력수급계획 문제있다/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열린세상] 국방개혁안 병력수급계획 문제있다/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정부는 18대 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한 국방개혁 법안을 재정비해 ‘국방개혁 기본계획 2012~2030’이라는 이름의 국방개혁안을 최근 발표했다. 이 계획의 핵심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북한의 핵이나 사이버 도발 등 바뀌고 있는 안보상황에 대비해 기존의 ‘억제’ 전략에서 ‘적극적 억제’로 군사전략을 변환하는 것이다. 이번 개혁안을 보니 새 군사전략에 맞춰 필요한 전력을 보강한다든지 상황에 따라 기존 부대를 확대하거나 새로운 부대를 창설하는 등 국방부가 고민을 많이 한 흔적이 보인다. 특히 북한이 20만명이나 보유한 특수부대에 대비한 산악여단 창설, 북핵이나 탄도미사일에 대비한 유도탄사령부 전력강화, 정찰위성의 정보를 군사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항공정보단 창설, 북한의 GPS 교란이나 디도스(DDoS) 공격 등 사이버전에 대비해 사이버 방호사령부의 확대, 아덴만 여명작전의 영웅인 UDT 확대, 서북도서 방어를 위한 해병대 전력 강화, 국가의 전략적 카운터펀치인 잠수함사령부 창설 등 바뀌는 안보상황에 대응한 효과적인 부대 재편 계획이 많이 있다. 하지만 이 계획에는 치명적인 허점이 있다. 바로 상부지휘구조 개편안의 그늘에 가려 이슈화되지 못한 병력문제다. 현재 우리 군의 총 병력은 63만여명이고 이 중 육군 50만명, 해군 4만 1000명, 공군 6만 5000명, 해병대 2만 8000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출산율 저하 등 여러 상황을 감안해 육군 병력은 38만 7000명으로 대폭 줄이고, 해·공군은 동결해 총병력을 52만여명으로 감축하겠다는 안이 병력구조 변화의 핵심이다. 우선 육군병력의 대규모 감축은 위험하다. 병력 감축안은 2006년의 ’국방개혁2020’에서 출발했는데, 당시의 시대 상황은 아프가니스탄전과 이라크전에서 미군이 첨단전력으로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고 첨단무기의 위력에 전쟁의 패러다임이 바뀐다고 생각하던 때였다. 토마호크미사일로 핵심 시설을 외과수술하듯이 정밀타격한 후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이 너무도 쉽게 미군에 함락되고, 이라크를 철권통치하던 후세인이 허무하게 생포되는 것을 보면서 육군 무용론까지 나오던 시기였다. 그러나 첨단 무기의 위력은 거기까지였다. 이제 상황이 바뀐 것이다.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이 산악으로 숨어들어가 게릴라전을 펼치기 시작하면서 미군의 희생은 늘었고, 막대한 전비를 쏟아부었으면서도 결국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을 제거하는 데 실패해 발을 빼기에 이르렀다. 북한은 이것을 보고 20만명에 달하는 특수전 병력을 양성하였다. 이 특수전 병력은 유사시 남한으로 잠입해 각종 테러행위도 하겠지만, 한·미연합군이 역습해 북한지역에 들어온다면 탈레반보다 더 가혹하게 괴롭혀 주겠다는 신호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육군 병력의 대규모 감축은 유사시 신속한 통일을 이루는 데 막대한 장애를 초래하게 된다. 해·공군 인력 정원이 탄력성이 전혀 없다는 것도 문제다. 이번 계획으로 공군은 항공정보단을 창설하게 되고, 해군은 잠수함사령부와 UDT를 확대개편하게 된다. 특히 해양의 중요성으로 인해 지난 10년간 해군력은 역동적으로 변모했다. 함정이 대형화되면 3000여명의 병력으로 기동전단이 창설되고, 잠수함 9척으로 운용하던 잠수함전단은 18척 체제의 잠수함사령부가 되는데 여기에 1000명 가까운 인력이 더 필요하다. UDT도 300여명, 헬기운용요원도 더 늘려야 한다. 그런데 겨우 4만 1000명으로 못 박힌 병력 상황에서 새로운 부대를 창설하려면 기존의 부대에서 빼올 수밖에 없다. 이건 아랫돌을 빼서 윗돌을 괴는 형상이다. 첨단전력도 이런 상황이라면 사상누각이 될 수 있다. 군대가 사상누각이면 그것은 패전이 되고 국가는 비참한 결과를 맞으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지게 된다. 출산율 저하로 병력 자원이 줄고 있지만 복무기간 조정이나 대체복무자의 축소 등 다른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육군 병력 감축을 지연시켜야 한다. 또 각 군의 정원을 못 박지 말고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인력을 배분, 신설되는 부대가 사상누각이 아닌 든든한 안보 지킴이로 탄생하게끔 국방개혁안을 조정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 [뉴스&분석] 학생 ‘인질’로 싸우는 교육자님들

    [뉴스&분석] 학생 ‘인질’로 싸우는 교육자님들

    학생, 학부모가 불안에 떨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일부 시도 교육청 간 교육정책을 둘러싼 갈등때문이다. 교육 당국이 시국선언 참여 교사에 대한 징계, 교원평가 문제를 놓고 입씨름을 할 땐 교육발전을 위한 진통으로 이해할 만했다. 하지만 학교폭력 가해문제를 대학입시에 반영하겠다는 교과부 방침에 일부 진보 교육감들이 반기를 들면서 학생, 학부모의 불안은 극에 달하고 있다. 이런 양상은 앞으로도 재현될 가능성이 많다. 교육감 주민 직선제 도입 이후 독자적인 중등교육 정책을 펴려는 교육감과 중앙정부의 교육철학이 다를 경우, 충돌은 불가피하다. 교과부와 시도 교육감의 소통 활성화에서부터 교육감 직선제 제도보완 등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교과부와 시도교육청 간 갈등이 학교폭력 가해사실의 학생부 기재 문제로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2009년 교육감 주민 직선제 도입 이후 교과부가 벌이는 소송(행정심판)은 지난 7월 말 현재 41건에 이른다. 이 중 지난 2년간 교과부와 서울·경기·전북·전남교육청 사이에 벌어진 행정소송만 11건이다. 1949년 교육감 제도가 처음 도입된 뒤 임명제·교육위원회 간선제·학교운영위원회 간선제 등을 거치는 60여년간 정부와 시도교육청 간 소송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진보성향 교육감의 의견이라면 무조건 무시하는 정부와 정부정책에 대한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내는 진보성향 교육감이 정면충돌한 결과다. 학생인권조례, 특별채용 교사 임용거부, 시국선언 참여교사 징계, 교원평가, 자율형 사립고 지정 취소 등 보혁 간의 시각차는 100% 법정 다툼으로 이어졌다. 교육 당국 간 정면충돌에 따른 최대 피해자는 다름 아닌 학생과 학부모다. 2013학년도 대입 수험생과 학부모는 믿을 구석이 없다. 대학들이 교과부에서 학교폭력 미기재 학교의 명단을 받아 이들 고교 출신 수험생을 집중적으로 살피겠다는 말은 이 학생들을 ‘취조’하겠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반면 학교폭력 여부를 기재하는 대다수 학교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일부 학교의 기재 거부로 인해 치열한 입시경쟁에서 혹시나 불이익을 받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주요 사립대의 수시모집 경쟁률은 20대1을 훌쩍 넘는다. 서류의 오·탈자 하나에도 민감한 상황에서 당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학교폭력 기재 논란은 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서는 ‘핵폭탄’이나 마찬가지다. 직선 교육감과 대통령이 임명하는 교과부장관 간 신경전은 계속될 전망이다. 김상곤 경기교육감은 10일 학교폭력 가해 사실 등을 삭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아동청소년인권법 제정을 도교육청 이름으로 국회에 공개청원했다. 교과부의 학교폭력 가해사실 학생부 기재가 학생들의 인권침해이며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셈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학교폭력 학생부 기재문제는 전적으로 교육감들이 잘못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학교와 학생들은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는지 난감할 따름이다. 박건형·윤샘이나기자 kitsch@seoul.co.kr
  • [Weekend inside] 유럽 극우주의 망령 되살아난다

    [Weekend inside] 유럽 극우주의 망령 되살아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극우주의의 망령을 떨치고 공동체를 꿈꿔온 유럽에 ‘인종전쟁’ 공포가 되살아나고 있다. 지난 20여년간 유럽 극우세력의 인종 증오 범죄는 이슬람 무장단체의 테러 못지않을 정도로 확산돼 왔다. 국제반테러리즘센터(ICCT) 조사에 따르면 1990년 이후 유럽에서 극우 범죄로 희생된 사람은 249명으로, 같은 기간 유럽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공격으로 숨진 희생자 규모(263명)를 넘어설 기세다. 네오나치 단체 등이 ‘인종전쟁’까지 준비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영국의 싱크탱크 인종관계연구소(IRR)가 최근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 덴마크, 체코, 헝가리 등 일부 유럽국가에서 극우주의자들이 자체적으로 민병대를 조직하고 무기와 폭발물 등을 비축하고 있는 증거가 포착됐다. 헝가리의 시민경호대(CG)나 체코의 노동당수호군(WPPC) 등이 대표적인 네오나치 계열의 민병대이다. 시민경호대는 지난해 3월 집시 거주지를 2개월간 점령하는 과정에서 도끼 등으로 무장한 채 밤낮으로 마을을 행진하며 주민들을 ‘더러운 집시’라고 모욕하고, 학교에 난입해 어린이들을 괴롭히는 등 온갖 무법행위를 저지르기도 했다. 경제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남유럽에서는 이민·망명자, 서유럽에서는 급증하는 무슬림, 동유럽에서는 집시를 상대로 한 극우세력의 폭력과 살인이 일상이 됐다. 여기에 극우 정치인들의 묵시적인 선동과 물밑 지원까지 더해져 극우 범죄는 더 조직적으로 세력화하고 있다. 유럽 극우정당들은 경제살리기 정책 대신 분열과 증오를 낳는 반(反)이민 정책을 내세워 대중들의 분노심을 자극하고 있다. 고실업, 빈부격차 확대, 복지 축소 등의 정부 실책을 모두 이민자 탓으로 돌리고 있는 것이다. 최근 그리스에는 ‘경제위기로 붕괴된 유럽의 미래를 보여 주는 축소판’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이민자를 겨냥한 도를 넘은 광기가 넘실대고 있다. 니코스 덴디아스 아테네 공공질서장관은 “이민자가 그리스를 침공했다.”며 이민자를 암적인 존재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검거작전에 앞장섰다. 그만큼 그리스 사회는 인권 탄압에 무감각해졌다. 그리스 전역에서 지난 7~8월 두달 동안에만 200건의 이민자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올 상반기 전체로는 500건에 이른다. 지난달 그리스·터키 국경지대 배치 경찰은 전달보다 5배 많은 2500명으로 대폭 늘었다. 특히 지난 6월 네오나치 계열의 황금새벽당이 6.9% 지지율로 의회에 입성하면서 이민자 탄압은 더 극렬해졌다. 황금새벽당이 이민자 협박과 폭행, 살인을 일삼는 지하 범죄세력과 결탁하고 경찰을 매수해 이를 방조하도록 했다는 증언과 의혹이 쇄도하자 유럽평의회의 인권 담당 위원인 닐스 무이즈니엑스는 “황금새벽당은 유럽의 나치당”이라면서 그리스 정부에 정당의 합법성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 나치당의 집권으로 유럽에 전쟁의 상흔을 안긴 독일에서도 과거의 기억은 희미해지고 있다. 한 주가 멀다 하고 유대인 묘에 나치 문양이 그려졌다거나 터키인들이 운영하는 케밥 식당에 벽돌이 날아들었다는 뉴스가 터져 나온다. 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버스 정거장에서 얻어맞거나 “꺼지라.”는 욕설을 듣는 건 다반사다. 독일에서는 1990년 통일 이후 인종 증오와 관련된 살인사건이 180건이나 자행됐다. 올 상반기에만 하루 평균 34건의 인종 차별 범죄가 발생했다. 네오나치 단체는 오히려 더 번성하고 있다. 2009년 5000개였던 네오나치 단체는 2010년 5600개, 지난해 6000개로 매년 수백개씩 늘고 있다. 폭력에 가담한 극우주의자 규모도 2010년 9500명에서 지난해 9800명으로 일년 새 300명이나 늘었다. 극우 시위 역시 같은 기간 240건에서 260건으로 증가 추세다. 독일에서도 네오나치 단체와 극우 정당 간의 커넥션이 확인됐다. 지난달 23일 서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의 극우단체 3곳의 근거지로 추정되는 건물 146곳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극우 정당인 민족민주당(NPD)의 선거 포스터 1000여장과 무기가 쏟아져 나왔다. 독일도 극우 범죄와의 전쟁에서 패배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독일 일간 슈피겔은 극우주의를 눈감아주는 사회적인 풍토와 이들의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당국의 안이한 태도를 독일이 네오나치를 뿌리뽑지 못하는 원인으로 꼽았다. 2000~2007년 외국인 이민자 9명과 경찰 1명을 살해한 극우단체 NSU의 범죄가 지난해 11월 밝혀졌을 때도 경찰이 그간 극우 세력의 범행 가능성을 무시해 왔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인종 증오 범죄가 범람하자 유럽 각국 정부의 책임론도 대두된다. 특히 그리스는 구제금융을 받은 만큼 유럽 전체에 빚을 갚아나가야 하는데 이로 인해 그리스 정부뿐 아니라 유럽 각국이 그리스가 긴축 조치를 이행하는 한 이민자 탄압을 ‘사회적 비용’으로 여기며 기꺼이 감내할 것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꼬집었다. 이 같은 파시즘의 대가는 정부부채보다 더 가혹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물론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까지 송두리째 파괴한다는 점에서 유럽에서도 극우 범죄에 무관용 정책이 필요하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반(反)인종차별유럽네트워크 소장 마이클 피봇은 “유럽 대륙 전역에 퍼져 있는 인종차별 정서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경제적, 사회적 상황과 긴밀히 연관돼 있다.”면서 “각국 정부가 국민들의 삶의 질을 더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女재판장도… 19세 피고인도… 방청객도 울었다

    女재판장도… 19세 피고인도… 방청객도 울었다

    “피고인을 아버지 품으로 바로 돌려보내지는 못하지만, 어미의 심정으로 피고인 부자가 의지하는 하나님께 피고인의 장래를 위해 기도할 것을 약속하며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주문을 읽는 재판장의 목소리가 떨렸다. 목을 가다듬고 조용히 눈물을 훔치는 모습에 법정이 숙연해졌다. 갈색 수의를 입고 그의 앞에 선 19세의 피고인은 담담한 표정으로 고개를 떨궜다. 성적 압박과 체벌에 시달리다 어머니를 살해하고 시신을 방치한 고교생에게 항소심에서도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 조경란)는 존속살인 혐의로 기소된 지모(19)군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장기 3년 6개월, 단기 3년을 선고했다. 조 재판장은 “원심의 양형은 너무 무겁거나 가볍지 않고 적정했다.”며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서울고등법원의 유일한 여성 재판장인 조 부장판사는 “소년은 범행이 자신의 존재인 기초를 무너뜨린 것으로 스스로도 용서받을 수 없는 중죄임을 인정하고 있다.”면서 “피고인 부자가 제출한 반성문과 탄원서로 미루어 피고인이 올바른 심성으로 아름답게 성장할 가능성을 감지할 수 있어 실형에 처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를 놓고 많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또 “피고인과 같은 사춘기 자녀를 둔 어미로서 부자의 죄책감과 고통을 가슴 깊이 공감하고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조 재판장은 “형벌은 피고인 한 사람만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피고인으로서도 일정 기간 가장 낮은 곳에서 섬김과 봉사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 속죄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 오히려 유익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잠시 목을 가다듬은 뒤 떨리는 목소리로 “항소를 기각한다.”고 주문을 읽었다. 판결을 마친 법정 안은 고요했다. 일부 방청객들도 조용히 눈물을 훔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군은 지난해 3월 ‘전국 1등’을 강요하던 어머니의 압박을 못 견디고 서울 광진구 구의동 자기 집에서 잠들어 있던 어머니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8개월간 방치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2006년 11월 아버지가 집을 나간 뒤 어머니와 단둘이 살게 된 지군은 전국연합학력고사 4000등을 할 정도로 ‘우등생’이었다. 그러나 피해자인 그의 모친은 끊임없는 성적 향상을 요구하며 가혹한 체벌을 가했다. 그는 2010년부터 지군을 야구방망이나 골프채로 수시간 동안 100~200대씩 피가 배어 나올 정도로 때렸고 금식을 강요하며 잠도 재우지 않았다. 특히 지군이 범행을 결심한 날에는 전날 오후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 9시간 동안 골프채로 구타했다. 당시 지군은 3일간 수면 부족 상태에 시달리며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 상태였다. 성적표를 위조한 사실이 발각되면 맞아 죽을지 모른다는 지군의 두려움은 “나와 어머니, 둘 중 한 사람은 죽어야 끝날 것 같다.”는 무서운 결심에 이르게 됐다. 지난달 21일 서울고법 505호 법정에서 열린 결심공판에서 지군은 처음으로 “어머니가 보고 싶다.”며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당시 검찰은 “지군은 반성의 여지가 없는 패륜아”라며 징역 15년을 구형했지만 지군은 최후진술에서 “나를 위해 살아 오신 어머니께 죄송하다. 출소 후 어려운 사람을 위해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귀화 전 ‘억울한 옥살이’ 국가배상 첫 판결

    외국에 귀화했더라도 한국인이었을 때 국가로부터 피해를 당했다면 국가에 배상책임이 있다는 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5단독 이원중 판사는 4일 간첩 누명을 쓰고 가혹행위를 당했던 일본인 허모(69)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허씨에게 3000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이 판사는 “국가의 불법행위가 허씨가 대한민국 국민이었을 때 발생한 만큼, 이후 한국 국적을 상실했다고 해서 국가배상청구권을 잃는다고 볼 수 없다”고 전제한 뒤 “국가가 정신적 고통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블랙 파워 설루트’ 동조해 욕먹은 노먼 44년 만에 호주 의회로부터 사과받아

    ‘블랙 파워 설루트’ 동조해 욕먹은 노먼 44년 만에 호주 의회로부터 사과받아

    1968년 멕시코시티올림픽 육상 남자 200m 시상식 도중 정치적 의사 표현을 했던 미국의 흑인 선수들에게 동조했다는 이유로 조국 호주에서 배척된 피터 노먼(왼쪽·1942~2006)이 하늘에서나마 명예를 되찾았다. 22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호주의회의 앤드루 레이 연방의원은 “노먼의 행동은 인종차별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불렀다.”며 “그 행동으로 노먼은 너무 가혹한 처벌을 당했다.”고 말했다. 존 알렉산더 의원은 “노먼은 호주 언론과 경기단체로부터 배척을 당했다.”고 규정했다. 사실상 호주의회가 44년 만에 사과의 뜻을 밝힌 것이다. 올림픽에 앞서 자메이카에서 열린 영연방 게임 육상 200m에서 동메달을 딴 노먼은 국가대표로 발탁돼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었다. 노먼은 올림픽 200m 결선에서 금메달리스트 토미 스미스(가운데), 동메달리스트 존 카를로스와 박빙의 경쟁을 펼친 끝에 은메달을 획득했다. 그런데 스미스와 카를로스 두 흑인 선수는 시상식에서 흑인 인권운동사에 한 획을 긋는 세리머니를 준비했다.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고개를 숙인 채 검은 장갑을 낀 주먹을 하늘로 뻗기로 한 것이다. 당시 조국에서 번지던 흑인운동에 찬동함을 상징하는 ‘블랙 파워 설루트’(Black Power Salute)를 한 것. 스미스 등은 노먼에게도 함께하겠느냐고 제안했고, 노먼도 고민 끝에 동의했다. 올림픽에서의 민권운동을 고취하는 배지 OPHR(Olympic Project for Human Rights)을 가슴에 달고 시상대에 올랐다. 한 벌밖에 없던 장갑을 한 짝씩 나눠 끼라고 조언한 것도 노먼이었다. 이 세리머니는 수많은 흑인에게 감동의 눈물을 선사했다. 그러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올림픽 정신을 훼손하는 폭력적 행위’라며 스미스와 카를로스를 선수촌에서 추방했다. 메달리스트의 특권을 빼앗은 것은 물론이었다. 노먼 역시 호주올림픽위원회로부터 엄중한 문책을 받고 차기 올림픽 출전 기회를 박탈당하는 등 ‘역적’ 취급을 당했다. 선수와 코치로 여러 팀을 전전하던 노먼은 생활고에 시달리다 2006년 심장마비로 64년의 삶을 쓸쓸히 마쳤다. 스미스와 카를로스가 관을 운구했다. 국내에서도 박종우의 ‘독도 세리머니’를 계기로 이 사건이 새삼스레 주목받았다. 미리 준비한 정치적 의사 표시를 한 것에 대해서도 메달을 박탈하지 않았는데 박종우의 메달을 뺏는 것은 지나치다는 논거로 활용됐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배드민턴 져주기’ 징계 낮췄다

    런던올림픽에서 ‘져주기 파문’을 일으킨 배드민턴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에 대한 징계 수위가 대폭 완화됐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22일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 서울호텔에서 제50차 이사회를 열고 중징계 방침을 재심의, 당초보다 완화된 징계안을 확정했다. 이에 따르면 성한국 대표팀 감독과 김문수 코치는 각각 국가대표 지도자 자격정지 4년 처분을 받았고 김민정(전북은행)·하정은(대교눈높이)·김하나(삼성전기)·정경은(인삼공사) 등 선수 4명은 국가대표 자격정지 1년에 국내외 대회 출전정지 6개월로 깎였다. 협회는 김중수 전 대표팀 감독이 성 감독의 남은 임기인 내년 1월까지 대표팀을 이끌도록 했다. 앞서 협회는 지난 14일 상벌위원회를 열어 성 감독과 김 코치를 제명하고 4명의 선수에게 국가대표 자격 박탈과 2년 동안 국내외 대회 출전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 징계안이 확정됐으면 성 감독과 김 코치는 배드민턴협회에 지도자로 등록할 수 없어 대표팀은 물론 실업팀에서도 활동할 수 없게 되고 선수들 역시 실업팀에서 뛸 수 없어 사실상 배드민턴계에서 퇴출될 상황이었다. 하지만 배드민턴계와 팬들이 “세계에서도 전례를 찾기 힘든 가혹한 조치”, “선수들이 무슨 죄가 있느냐.”며 거센 비난을 쏟아내자 협회는 재심의에서 징계 수위를 낮춘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은 런던올림픽 여자복식 조별리그에서 정경은-김하나 조와 맞붙은 세계 1위 왕샤올리-위양(중국) 조가 준결승에서 자국 선수와의 대결을 피하기 위해 ‘져주기’를 시도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성한국 감독이 항의했으나 중국 측이 태도를 바꾸지 않자 하정은-김민정 조 역시 8강에서 중국을 피하고자 인도네시아 조와의 경기에 무성의하게 임했다. 여기에 인도네시아 선수들도 같은 이유로 ‘져주기’를 시도하면서 4개 조 선수 8명이 모두 실격 처리됐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美 롬니 “가혹한 제재로 북핵 완전제거”

    밋 롬니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북한의 붕괴까지 가정한 초강경 대북정책 공약을 발표했다. 강력한 봉쇄를 통해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으로 오는 11월 대선에서 롬니 후보가 당선되면 미 대북정책의 급격한 강경 기조 선회와 함께 큰 논란이 예상된다. 롬니 후보는 19일(현지시간) “집권하면 북한과 거래하는 모든 민간 기업과 은행에 제재를 가함으로써 북핵을 완전히 제거하겠다.”고 밝혔다. 또 “급변 사태 시 중국과 함께 북한의 치안 유지와 인도주의적 문제를 처리하겠다.”며 북한 붕괴 가능성을 명시적으로 언급했다. 롬니 후보는 이날 선거캠프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집권 시 대북정책 공약’에서 이 같은 내용의 초강경 대북정책을 천명했다. 롬니 후보는 ‘북한을 무장해제할 것’이라는 제목의 공약에서 “그동안 미국의 대북정책은 북한의 거짓 협조에 대해 계속해서 ‘당근’을 제공하는 것이었다.”고 비판한 뒤 “동맹국들과 협력해 더 가혹한 대북 제재를 제도화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현행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1874호 등은 대북 제재 범위를 무기류나 사치품 거래 등으로 국한하고 있는 데 반해 롬니 후보는 일반 민간 거래까지 모두 봉쇄하겠다는 구상이어서 역대 가장 강력한 대북정책이라 할 수 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교과부 “학교폭력 기재거부 전북교육청 특감”

    교육과학기술부가 학교폭력 가해 사실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하라는 정부 지침을 거부한 전북교육청에 대해 특별감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20일 “전북교육청에 지침 준수여부를 통보하도록 요청했지만 응하지 않고 있다.”면서 “21일까지 미준수 방침을 굽히지 않으면 즉시 특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교과부는 특감에서 기재를 거부하도록 지시한 전북 교육청은 물론 실제 학교폭력 사실을 기재하지 않은 학교 관계자들에 대해 징계를 요구하고 일선 학교에는 직무이행 명령을 내려 교과부 지침을 따르도록 할 방침이다. 또 정부 지침을 일선학교에 전달했다가 뒤늦게 이행 보류를 지시한 경기·강원·광주 등 3개 지역 교육청에 대해서도 21일까지 미준수 방침을 철회하지 않으면 특감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학교폭력 사실의 학생부 기재는 한번 실수를 이중으로 가혹하게 처벌하고, 위헌 소지마저 있어 동의할 수 없으며 이런 조치가 특별감사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박건형·윤샘이나기자 kitsch@seoul.co.kr
  • 대북 민간교역까지 원천봉쇄 천명…北정권 붕괴·사후처리 언급 ‘주목’

    대북 민간교역까지 원천봉쇄 천명…北정권 붕괴·사후처리 언급 ‘주목’

    19일(현지시간) 발표한 밋 롬니 공화당 대선후보의 ‘집권시 대북정책 공약’은, 북한을 ‘악의 축’으로 불렀던 조지 W 부시 행정부 초기의 대북정책보다 훨씬 강경하다. 사실상 북한의 숨통을 완전히 끊어놓겠다는 정책적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기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 1874호는 순수 민간교역을 제외한 모든 ‘불순한’ 거래에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규정해 “이보다 더 강력할 수 없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런데 롬니의 대북정책은 1874호가 예외로 인정한 민간교역마저도 봉쇄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롬니는 현행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의 적용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대량살상무기(WMD)뿐 아니라 일반 품목을 싣고 북한을 오가는 선박에 대해 광범위한 압수·수색을 펴겠다는 뉘앙스를 풍긴다. 롬니가 이 같은 확실한 대북 봉쇄 의지를 갖게 된 것은 현행 제재로는 허점이 많아 실질적인 제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판단과 함께 김정은 정권에 대한 불신이 작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롬니는 “북한의 잘 알려지지 않은 지도자와 예측할 수 없는 독재정권의 수중에 핵무기가 들어있는 것은 세계평화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간 교역에 대한 제재는 “너무 가혹하다.”는 지적을 받을 가능성이 있어 실제 롬니가 대통령으로서 이 같은 강경 대북정책을 시행한다면 큰 논란이 예상된다. 또 연간 20억~30억 달러씩 무상지원해 주는 북한의 최대 교역파트너 중국이 적극 협조하지 않을 경우 제재는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롬니 역시 이를 의식한 듯 중국에 대한 설득을 병행할 것임을 공약에서 천명했다. 그는 “중국은 북한에 대한 정치적·경제적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음에도 핵문제에 있어 그것을 활용치 않고 있다.”면서 “중국은 북한이 불안정해지거나 붕괴할 경우 바로 국경이 위태로워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중국에 대한 이해를 덧붙였다. 그러면서 “북한 붕괴시 치안 유지와 인도주의적 사안을 중국과 함께 다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붕괴에 따른 사후 처리를 미국 독단적으로 하지 않고 중국의 이해관계를 반영해 함께 상의할 테니 걱정하지 말라는 얘기다. 예사롭지 않은 것은 롬니가 명시적으로 북한 정권 붕괴 및 급변사태 가능성, 나아가 사후처리까지 언급한 점이다. 롬니 후보는 민감성 때문에 공식적으로 언급을 꺼리는 ‘급변사태’라는 말을 거침없이 꺼내들었다. 대통령이 된다면 재임 중 북한의 붕괴까지 염두에 두고 북한 정권을 타협 없이 벼랑 끝으로 밀어붙이겠다는 의중을 갖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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