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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존재 사라지는 날 고대… 정의구현 필요없는 세상 오길”

    “우리 존재 사라지는 날 고대… 정의구현 필요없는 세상 오길”

    “우리의 존재가 사라지는 날을 고대하고 있습니다. 이 세상이 정의로워져서 특별히 정의 구현을 위해 누군가 나설 필요가 없는, 그런 세상이 오기를 간절히 소망하는 것이지요.”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지난 11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7년 만에 새 대표를 선출했다. 서울대교구 소속 나승구(50) 신부다. 2006년부터 대표를 맡아온 전종훈(57) 신부는 삼보일배·오체투지 순례와 같은 고된 활동의 후유증으로 건강이 나빠져 물러났다. 정의구현사제단은 유신독재 때인 1974년 결성돼 민주화의 굽이굽이에서 뚜렷하고 의미있는 이정표를 남겨왔다. 1987년 박종철 고문 치사의 진상을 폭로해 거대한 민주화 함성의 용광로인 ‘6월 항쟁’에 불을 댕긴 것이 정의구현사제단이었다. 나 신부를 20일 그가 안식년을 보내고 있는 서울 영등포구 도림동성당에서 만났다. 1991년 사제 서품을 받은 그는 서울대교구 가톨릭대학생연합회 지도신부, 서울 신월동성당 주임신부 등을 지냈다. “사제 서품을 받은 그해 봄 강경대와 김귀정이 시위현장에서 경찰 폭력진압에 사망했어요. 이후 ‘분신정국’이라 불렸던 청년들의 안타까운 죽음이 계속됐지요. 이후 효순이·미선이, 부안 핵폐기장, 새만금 등 너무 많아 열거할 수도 없는 불합리한 일들이 이어졌고, 저는 가급적 현장에 그들과 같이 있으려고 했어요.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이 나 어렵다, 나 정말 힘들고 지쳤다고 말하는 건데, 그들 곁에 내가 있어 힘이 돼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했지요. 그것이 바로 제가 알고 있는 하느님 복음의 실천이기도 했고요.” 그는 정의구현사제단 탄생의 시대적 배경이었던 유신독재를 언급하며 “공공성의 견지에서 보면 지금이 유신독재 때보다 더 가혹할 수도 있다”고 했다. “과거 군사독재가 있던 자리를 이제는 재벌과 독점자본들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윤 창출에 혈안이 된 자본의 놀음에 수많은 노동자들이 상처받고 고통당하고 희생되고 있습니다.” 그는 사람들을 ‘진보’와 ‘보수’로 갈라놓고 보는 이분법이 사회 통합을 해치는 주범이라고 말했다. “어느 쪽을 보수냐 진보냐로 나누는 것은 주로 정치권의 행태입니다. 자신을 정통 보수라거나 정통 진보라고 명확히 갈라서 생각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을 겁니다. 사안별로 그때그때 이게 옳다 저게 옳다 판단을 하는 것이죠. ‘종북’이니 ‘꼴보수’니 하는 말들을 없애지 않으면 우리 사회의 대통합은 이뤄질 수 없습니다.” 그는 “미사 때 강론을 하면서 용산참사나 강정마을 등을 언급하면 마음이 불편해져서 중간에 나가버리시는 어르신들도 계시다”면서 “그분들의 생각도 존중하고 그분들의 얘기를 끝까지 잘 들어드리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김태균 기자 windsea@seoul.co.kr
  • [명사가 걸어온 길] 6. 민주화의 사제(하) 함세웅

    [명사가 걸어온 길] 6. 민주화의 사제(하) 함세웅

    우리 나이로 일흔둘. 오랜 삶의 길을 걸어온 함세웅 신부지만 지난 일보다 지금의 일에 대해 더 들려주고 싶어 했다.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그에게 도움을 청하는 이들이 많다. 현역에서 은퇴했지만 숨 고를 틈조차 없이 활동하는 이유다. 함 신부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핍박받는 이들이 널려 있다는 증거다. 그와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박종철군 고문 사망 사건(1987년)의 진실을 세상에 알려 정치 민주화를 이끈 지 올해로 26년이 됐지만, 경제민주화, 남북 화해·통일, 역사 바로 세우기 등 그가 나서야 할 일들은 수북이 쌓여 있다. 이 때문에 노(老) 신부의 마음은 바빠 보였다. 지난 15일 서울 마포구 도화동 인권의학연구소에서 함 신부를 다시 만나 민주화 이후의 삶에 대해 인터뷰를 이어 갔다. 민주화 이후 함 신부와 사제단에 전국민적 시선이 다시 쏠린 건 2007년 10월 김용철(55) 변호사의 삼성 비자금 폭로 사건 때였다. 1987년 6월 항쟁으로 정치 민주화의 물꼬가 터진 지 꼬박 20년째 되던 해다. 삼성그룹 구조본부 법무팀장 출신인 김 변호사가 “내 이름의 계좌에 삼성 비자금 50억원이 관리되고 있다”고 말문을 열며 시작된 사건은 17대 대선을 한 달여 앞둔 한국 사회에 큰 소용돌이를 몰고 온다. 10월 29일 서울 제기동성당에서 열린 기자회견 때 사제단은 “김 변호사의 양심선언을 계기로 경제정의민주화 운동을 해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사제단의 고문인 함 신부도 회견 자리를 지켰다. 그는 김 변호사를 처음 만난 그해 10월 18일 당시를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그날 김 변호사가 가까운 친구 등과 저를 찾아왔어요. 그는 자신이 삼성 탓에 당했던 고통을 쏟아냈어요. 예컨대 삼성에서 나온 뒤 검사 출신 선배와 변호사 사무실을 운영했는데 삼성이 압력을 가한 까닭에 사건을 못 맡고 있다는 등의 얘기였습니다. 그러면서 비자금 조성 등 삼성의 불법적 행위에 대해 털어놨어요. 얘기를 다 듣고는 저와 동료 사제들이 김 변호사를 나무랐어요. ‘삼성에서 간부를 지낸 당신도 결국 공범자인데 이런 문제를 가지고 왜 왔느냐’고 했죠. 그랬더니 ‘저도 반성하고 있습니다’라고 해요. 삼성을 위해 일하면서 잘못한 일은 인정하지만 삼성이라는 기업과 그 책임자가 저지른 범죄가 워낙 크니까 자기고백을 통해 삼성의 범죄도 고발하고 싶다는 거예요. 우리 사회가 이러한 문제를 모두 알아채고 정화시켰으면 좋겠다는 취지였어요. 김 변호사는 당시 삼성이 자신을 해칠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떨었습니다. 제가 물었죠. ‘김 변호사, 당신 감옥 갈 각오 돼 있소?’라고요. 그랬더니 ‘돼 있습니다’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럼 같이 하자’고 했죠.” 이후 사제단은 김 변호사를 보호하며 삼성의 비자금 조성과 사회 전방위로 진행된 불법 로비의 수법, 검찰·언론계·관계와의 유착 의혹 등 파괴력 있는 폭로를 이어 갔다. 함 신부와 사제단은 이 사건이 단순히 거대 재벌의 비리를 폭로하는 차원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경제민주화의 신호탄으로 삼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그러나 우군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검찰과 언론은 물론 믿었던 노무현 정부까지도 사건에 대해 무관심으로 일관했다고 한다. “삼성 돈의 힘이 컸어요. 부끄럽게도 노무현 정부는 삼성에 이미 예속돼 있었어요. 노 대통령은 물론 그 아래 참모진도 몇 명 빼고는 모두 삼성 편에 서 있었습니다. 어렵게 특검까지 끌고 갔지만 특별검사가 삼성에 종속된 사람이었어요. 특검은 의혹 대부분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고 일부 조세포탈 및 배임 등의 혐의에 대해서만 기소했어요. 결국 우리가 폭로한 삼성의 불법 행위는 대부분 무죄 판결이 나고 삼성 SDS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헐값 발행에 대해서 이건희 회장의 배임 혐의를 인정해 유죄판결을 내리는 등 법의 심판이 일부 있었지만 이마저도 넉달 만에 대통령이 특별사면을 해 줬습니다. 삼성이 우리 사회 전반을 다 돈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체감했어요. 그때가 기업민주화와 경제민주화를 할 절호의 시기였는데…. 몇몇 기자들이 비아냥대며 ‘신부님이 이건희 회장 비자금을 오히려 찾아준 셈이에요. 이건희씨에게 감사받아야 해요’라고도 했어요. 마음이 아팠습니다.” 정계나 법조계, 언론계와 달리 자본권력으로부터 가장 자유로울 수 있는 천주교단은 사제단에 큰 힘이 돼줄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러나 함 신부의 설명은 달랐다. “교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신자 가운데 삼성에 다니는 간부들이 많고 대기업으로부터 사회복지 후원금을 많이 받으니까 기업의 불법성을 고발하지 못해요. 어찌 보면 교회는 기업이 흘리는 떡 부스러기를 집어먹고 사는 거죠. 정진석 추기경이 서울대교구장이었을 당시 김 변호사를 도왔던 전종훈(57) 신부에게 안식년을 명분으로 3년이나 성당을 맡기지 않았어요. 권한을 남용한 것이고 부끄러운 일이죠. 신부들이 삼성비리 폭로에 앞장서니까 거북해하는 사람들이 많았죠” 함 신부와 사제단은 정계 등의 인사들로부터 ‘왜 삼성 같은 기업을 몰아세우느냐’는 원성을 많이 들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함 신부는 “우리도 국제적 기업인 삼성이 잘되길 바랐다. 다만 건강한 기업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희망한 것이다. 불의한 오너 일가가 적은 자본으로 기업을 사유화하면 안 된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결국 김 변호사의 양심선언 결과는 사제단의 애초 계획과는 엇나갔다. 하지만 김 변호사는 자신의 회고록에 “열병같은 진실을 끌어안고 괴로워하는 이들을 만나면 나는 말한다. ‘사제단이 있다’고…”라고 적을 만큼 함 신부와 동료 사제들에 게 깊은 경의와 신뢰를 표했다. 함 신부가 지난해 8월 사제 생활에서 공식 은퇴한 뒤 가장 공을 들이는 프로젝트 중 하나는 ‘김근태 기념 치유 센터’ 건립이다. 그가 이사장으로 있는 인권의학연구소가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사업인데 고문 등 잘못된 공권력 탓에 정신적 상흔을 껴안고 사는 이들을 위한 치유 시설을 만들려는 계획이다. 함 신부와 이화영 인권의학연구소장의 노력 속에 건립 계획이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한국 현대사의 대표적 고문 피해자이자 ‘민주화의 대부’인 고(故) 김근태 전 의원의 이름을 내걸었다. 함 신부가 고문 피해자 문제에 다시 관심을 가진 것도 김 전 의원 때문이다. “1970~1980년대에는 정부기관으로부터 고문당한 분들 이야기를 듣고 마음 아파 밤잠을 설친 적이 많았어요. 그런데 수십년을 들으니까 저도 고문 피해의 무서움에 대해 무감각해지는 거예요. 김 전 의원한테도 마찬가지였어요. 김 전 의원과는 1980년대 만나 30년을 가깝게 지냈거든요. 우리들은 그에게 ‘민주화 선봉가로 앞장서라, 더 뛰어라’, ‘왜 그렇게 행동에 신중하냐’라고 채근하고 등을 떠밀었어요. 그런데 2011년 12월 30일 김 전 의원이 돌아가신 뒤 그가 서울 남영동의 경찰 대공분실에서 전기 고문 등을 받아 평생 후유증을 앓은 사실이 재조명됐잖아요. 그제서야 ‘아, 우리가 김 전 의원이 고문당한 사실을 잊고 지냈구나. 사선을 넘나든 분께 위로와 치유를 주기보다는 너무 가혹하고 모진 주문만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고문을 견뎌 냈던 김 전 의원같은 분들 덕에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의 열매를 맛보고 있잖아요. 동시대를 사는 모든 사람이 김 전 의원 같은 분께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공권력 피해자와 그 자녀들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센터 건립을 위해 힘을 모아야겠다고 생각한 거죠.” 그는 또 지난 1월 민족문제연구소 이사장으로 취임하는 등 역사 바로세우기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함 신부는 진보정치 진영의 원로다. 지난해 18대 대선 때도 재야원로회의에 참석해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 측에 여러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대선 결과는 그가 바랐던 것과는 정반대였다. 대통합을 강조하는 박근혜 정부에 대한 평가를 부탁했다. “대(大)자가 들어가면 항상 거짓이 있어요. 통합은 진실과 정의를 바탕으로 이뤄져야 해요. 신학적으로 예수님의 구원론을 통합원리와 해체원리로 설명하거든요. 통합원리는 사랑, 용서, 자비, 은혜, 상생 같은 것이고 해체원리는 회개, 갈등, 뉘우침, 고발 같은 것이에요. 둘 다 예수님의 가르침이지요. 큰 집을 지으려면 잘못 지어진 집을 허물고 땅을 파야 해요. 이것이 해체 기능이에요. 그런데 아무런 기초작업 없이 큰 집만 짓겠다는 것은 거짓이죠. 다시 말해 우선 박근혜 대통령이 잘못된 과거를 뉘우치고 청산해야 화합과 통합을 이룰 수 있는 거예요. 구호는 구호일 뿐 정치가 될 수는 없어요.” 함 신부는 야권에도 애정 어린, 그러나 따끔한 질책을 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저에게 이런 얘기를 했어요. ‘열린우리당 의원의 절반은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의원과 똑갚습니다’라고요. 성향과 관계없이 정치꾼인 거예요.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고 야권 내 권력에 집착하는 사람들이 정신 못 차리는 것이 가슴 아프죠. 정치인 본연의 소명대로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야당 정치인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정권교체는 저절로 이뤄지겠죠. 한 시민으로서 저도 야당 의원들을 달래고 채찍질하며 끌어가야겠죠.” 함 신부에게 “세간의 평가처럼 스스로를 진보주의자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진보, 보수로 구분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진짜 보수주의자는 진보주의자일 수밖에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모순된 답변인 듯 들려 재차 물었다. “보수와 진보를 지금처럼 나누는 언론의 인식이 잘못됐어요. 원래 보수라는 단어는 뜻이 좋아요. 한자로 ‘보전하고 지킨다’는 것이니까요. 즉 그리스도인으로서는 하느님의 진리를 지키고 보전해야 한다는 거예요. 그런데 하느님 가치를 지키는 사람은 필연적으로 앞으로 나아가게 돼 있어요. 결국 참된 진리를 지키고 보전하면 진보주의자가 되는 거죠. 언론이 말하는 보수는 수구라고 생각해요. 역사를 왜곡하고 친일·반민족 행위를 칭송하는 사람이 어떻게 보수겠어요.” 사회 약자의 편에 서서 한평생을 산 함 신부에게 “희망을 잃고 좌절하는 젊은이들이 많은데 행복해질 수 있는 비책이 없느냐”고 물었다. “우선 ‘어려움아, 놀자’라고 생각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해요. 요즘 신학에서는 하느님을 근엄하고 초월적인 존재로만 인식하지 않고 인간과 함께 뛰어 노시는 하느님, 우리 가운데 함께 계신 신으로 인식하거든요. 두 번째로는 우리보다 어렵고 억울한 사람을 생각해 보는 거예요.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님을 바라보면 ‘벌거벗겨진 채 십자가에 매달려 죽어 가는 것이 얼마나 수치스러우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분이 사회에 주신 메시지는 아마 ‘그래, 나 억울한 사형수다. 네가 힘들고 억울해도 나보다 억울하냐. 난 죽었잖아. 넌 그래도 살아 있잖아’ 하는 것이 아닐까요. 우리 청년들 가운데 피자를 10분 빨리 배달하려다 사고로 숨진 이도 있고 제철소에서 일하다가 용광로에 빠져 세상을 떠난 이도 있잖아요. 나보다 어려운 사람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찾아나서야 할 것 같아요” 인터뷰를 마친 뒤 젊은 기자는 “종교·사회의 원로에게 살아가면서 힘이 될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곧바로 함 신부의 답이 돌아왔다. “원로? 나 원로 아녜요. 아직 청춘이지(웃음).”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가톨릭, 영적 쇄신 없다면 자비로운 NGO에 불과”

    “가톨릭, 영적 쇄신 없다면 자비로운 NGO에 불과”

    “영적인 쇄신이 없다면 (가톨릭 교회는) ‘자비로운 비정부기구(NGO)’에 불과하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14일(현지시간) 시스티나 성당에서 처음 집전한 미사에서 “그리스도에게 신앙 고백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무엇이 될 것인가”라고 물은 뒤 이같이 밝혔다. 교황은 이어 “십자가 없이 걷고, 십자가 없이 뭔가를 짓고, 십자가 없이 예수의 이름을 부른다면 우리는 예수의 제자가 아닌 세속적인 존재일 뿐”이라면서 “예수와 십자가라는 기본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교황의 취임 일성이 교리에 보수적인 그간의 성향을 보여준 것인 동시에 성추문과 권력 투쟁으로 얼룩진 가톨릭 교회에 ‘엄중한 경고’를 내린 것이라 평가했다고 BBC 등이 전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추기경으로 있었을 때 겸손과 청빈함으로 유명했던 교황은 첫날 공식 업무에서도 소탈한 면모를 드러냈다. 교황은 이날 오전 자신이 묵었던 숙소를 찾아 짐을 챙기고 숙박비도 직접 계산했다. 기도를 하기 위해 성 마리아 대성당을 찾을 때도 사제들의 불편을 고려해 도착 10분 전에야 연락했다. 이동은 교황 전용 차량 대신 바티칸 경찰의 일반 차량을 이용했다. 교황은 선출 당일 성 베드로 성당 발코니에서 신자들에게 처음 모습을 드러낼 때도 교황의 권위를 나타내는 붉은 망토를 걸치지 않아 주목받았다. 오는 19일 즉위 미사를 집전하는 교황은 모국인 아르헨티나 신자들에게 즉위 미사에 참석할 여행 경비를 대신 자선단체에 기부하라고 당부했다. 페데리코 롬바르디 바티칸 대변인은 “교황이 오지 말라고 금지한 것은 아니지만 불필요하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편 1970년대 군부 독재 시절 광범위한 인권 유린 사태에 침묵했던 교황의 과거 행태가 또다시 논란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영국 가디언은 이날 ‘아르헨티나 독재 시절 교황의 역할에 대한 논쟁’이라는 기사에서 “교황이 ‘더러운 전쟁’(1976~1983) 시기에 군사정권의 독재에 침묵함으로써 그가 수장으로 있었던 예수회 소속 수도사 2명이 끌려가 가혹한 조사를 받는 것을 묵인했다”고 보도했다. 교황청은 일각의 주장에 대해 사실과 거리가 멀다면서 교황에 대한 의혹을 부인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브레넌, CIA국장 인준 통과

    미국 상원이 7일(현지시간) 존 브레넌(57) 중앙정보국(CIA) 국장 지명자의 인준안을 통과시켰다. 상원은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명한 지 60일 만에 브레넌 CIA 국장 인준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64표, 반대 34표로 가결 처리했다고 AP·AFP통신이 보도했다. 상원에서는 그동안 오바마 행정부의 무인기(드론) 공격 작전에 대한 논쟁이 가열되는 바람에 인준안 처리가 지연됐다. 특히 공화당 소속 랜드 폴 의원은 전날 그의 인준을 막기 위해 연단에 올라 “버틸 수 있는 한 여기서 계속 얘기하겠다”면서 ‘필리버스터’(합법적인 의사 진행 방해)로 무려 13시간 동안 연설하기도 했으나 끝내 무위에 그쳤다. 폴 의원은 에릭 홀더 법무장관이 자신의 질의에 대해 현직 대통령이 국내에서 무인기 공격을 명령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리자, “미국 땅에서 미국민을 상대로 한 무인기 공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며 오바마 대통령의 직접적인 답변을 요구하기도 했다. ‘드론 전사’로 불리는 브레넌은 오바마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대테러·국가안보 보좌관을 지냈다. 아일랜드계 이민 2세인 그는 이집트 카이로의 아메리카대(AUC)에서 중동학을 전공했다. CIA에서 유창한 아랍어 실력을 인정받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지부장을 지내는 등 25년간 승진 가도를 달려 오바마 1기 행정부 출범 전부터 CIA 국장 하마평에 올랐다. 지난 4년간 백악관에서 근무하면서 예멘과 파키스탄 등의 테러리스트 용의자들에 대한 무차별적인 드론 공격을 진두 지휘했다. 오사마 빈라덴 저격 작전에 직접 관여한 그는 2007년 CBS 인터뷰에서 “가혹한 심문 기술은 생명을 구할 수 있으며, 대상자들은 9·11 테러를 저지른 테러리스트”라고 언급해 진보단체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인준안 통과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브레넌은 CIA 국장으로서 최적임자”라며 “테러 공격을 막고, 미국이 처한 광범위한 안보 위협에 맞서기 위해 그의 지도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고시 O&A] 공직적격성평가 시험때 계산기 사용은 안 돼

    Q:공직적격성평가(PSAT) 시험에서 자료해석 영역 문제풀이를 위해 외부와 통신이 되지 않는 전자계산기를 사용할 수 있나요? 시험 성격이 다르지만 미국의 대학입학자격시험(PSAT)에서는 전자계산기를 시험장에 반입해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A:PSAT의 자료해석 능력은 수치 자료의 정리와 이해, 처리와 응용계산, 분석과 정보추출 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시험입니다. 자료해석 영역에서 출제되는 문제는 수적 감각을 가지고 주어진 자료를 신속하게 분석, 파악해 수치자료의 의미를 해석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수치자료를 파악하기 위한 수적 계산이 포함될 수 있지만 이 계산은 복잡한 값을 계산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수험생이 가진 기본적인 연산능력을 이용하면 충분히 풀 수 있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수험생이 가진 기본적 연산 능력과 수적 감각을 검증할 수 있습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계산기를 사용할 수 없는 또 다른 이유는 계산기를 이용한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수험생이 동일한 계산기를 가지고 와 답을 계산기에 입력한 상태에서 주위의 수험생과 이를 바꾸는 방식으로 부정행위를 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국가시험에서 부정행위의 방지는 대단히 중요한 일인데 이처럼 계산기를 이용한 부정행위가 있더라도 당사자들이 부인하면 이를 제재할 방법이 없습니다. 이는 수험생 전체의 피해로 돌아올 수 있을 것입니다. 미국의 교육과정에서는 저학년부터 ‘수학=계산기’라는 것이 당연시돼 왔습니다. 대학의 입학 단계에서 갑자기 계산기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가혹하기 때문에 계산기 사용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SAT, ACT, SAT2 등에서 계산기 사용을 허락하는 과목에서 내는 문제를 살펴보면 대체로 계산기가 없으면 답을 할 수 없을 정도의 문제를 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계산기 사용과 관련된 논란은 계속되고 있고 수학경시대회에서는 계산기 사용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계산기가 없어도 풀 수 있는 문제를 내고 있습니다. ■공무원 임용 시험이나 국가기관이 시행하는 각종 자격시험에 대해 궁금한 내용을 이메일(gosi@seoul.co.kr)로 보내 주시면 매주 목요일자 ‘고시&취업’ 면에 답변을 게재하겠습니다.
  • 경전철 최소수입 비율 조정 김해시 상사중재 신청 기각

    경남 김해시가 경전철 최소운영수입보장(MRG) 분담 비율을 조정해 달라며 부산시를 상대로 낸 상사 중재 신청이 기각됐다. 대한상사중재원은 4일 그리스·로마법 이래 계약법의 원칙인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에 따라 신청인(김해시)과 피신청인(부산시)은 그 의무를 부담해야 한다며 김해시의 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내렸다. 실시협약은 운영 주체인 신청인, 피신청인, 사업 시행자의 합의에 따른 계약이며 현재도 유효하다는 것이다. 또 당사자 간 합의로 계약 내용을 변경하지 않은 한 신청인은 계약상 채무를 부담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해시는 지난해 7월 두 도시의 경전철 이용객이 같은 수준인데도 김해시가 부산시보다 많은 60%의 MRG를 부담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그 비율을 5대5로 조정해 달라고 상사중재원에 중재를 신청했다. 양 시의 반응은 엇갈렸다. 조정을 기대한 김해시는 허탈과 충격에 휩싸였다. 김해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협약서에도 필요하면 분담 기준 변경을 요구할 수 있도록 돼 있는데 기각 결정을 내린 것은 가혹하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반면 부산시는 애초 협약서대로 MRG를 분담할 수 있게 된 점에 안도하고 있다. 김해시와 부산시는 협약에 따라 이달 말까지 경전철 민간 사업자에게 2011년분 MRG로 각각 94억원과 53억원을 지급해야 한다. 두 시가 향후 20년간 지급해야 할 MRG는 모두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2011년과 지난해 경전철 평균 이용객은 하루 3만 5000여명으로 협약에서 정한 17만명에 크게 못 미쳐 김해시는 막대한 MRG 부담으로 심각한 재정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는 처지다. 김해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영화 ‘실미도’처럼… 법정서 드러난 북파공작원의 가혹훈련

    최근까지도 영화 ‘실미도’처럼북파공작원들이 혹독한 훈련을 견디지 못해 죽기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실상은 훈련 후유증으로 정신분열증을 앓게 된 전 북파공작원이 공무수행 중 상이 인정을 받지 못하자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 때문에 알려졌다. 28일 수원지법 행정2단독 왕정옥 판사 판결문에 따르면 고등학교를 졸업한 김모(36)씨는 모병관으로부터 50개월 근무를 마치면 1억원 이상 돈을 주고 제대하면 국가기관에서 일하게 해주겠다는 말을 듣고 1997년 4월 특수임무요원으로 입대했다. 김씨는 강원의 한 시설에서 부대 배치 전까지 동료 24명과 함께 매일 12㎞ 달리기, 특수무술, 잠복호 구축, 수류탄 투척, 사격, M18A1 클레이모어(크레모아) 폭파, 공수훈련 등을 받았다. 100일간 훈련이 끝나고 1997년 7월 부대에 배치된 뒤에는 더 큰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침투, 첩보 및 요인납치를 위한 독도·모스부호 수신, 휴전선 침투 훈련, 공수강하훈련, 투검, 해상수영 등의 훈련을 맡은 선배들은 김씨와 동료들을 야구방망이로 매일 구타했다. 구덩이를 파고들어가게 한 뒤 모스부호 송수신이 틀릴 때마다 물을 채워넣기도 했고 한겨울에는 수시로 부대 앞 계곡 얼음물에 2~3시간 밀어 넣어 동료 1명이 숨지기도 했다. 훈련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김씨 후배를 투검 훈련용 표적 옆 나무에 묶어두거나 목만 내놓고 땅에 파묻은 채 1주일을 내버려두고 욕조에서 물고문을 반복해 숨지게 했다. 결국 김씨는 점점 알아들을 수 없는 혼잣말을 중얼거리거나 이유 없이 불안해하는 등 이상증세를 보이다가 50개월 군생활을 마친 2001년부터 정신분열증 증세가 본격적으로 나타나 아직 직업도 구하지 못하고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이에 김씨는 수원보훈지청을 상대로 국가유공자 등록신청을 했다. 하지만 정신분열증이 공무수행 중 상이로 인정되지 않아 2011년 12월 등급 기준미달 판정을 받자 지난해 국가유공자 요건 비해당 결정취소 소송을 냈다. 왕 판사는 판결문에서 “입대 전까지 증세가 없었고 가족 중 병력을 가진 사람이 없는 점, 견디기 힘들 정도의 정신적 충격을 받을 만한 사건을 겪은 점 등에 비춰보면 원고의 정신질환은 군복무 과정과 상당한 인과 관계가 있다”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김씨 변호인은 “북파공작원의 공무관련 상이에 대해 국가유공자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정한 보훈청의 의결 내용을 뒤집은 첫 판결”이라고 밝혔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인천판 도가니’ 명심원의 양심불량

    ‘인천판 도가니’ 명심원의 양심불량

    중증장애인에 대한 상습폭행 등 각종 인권침해가 발생한 장애인 시설의 직원들이 검찰에 고발됐다. ‘인천판 도가니’ 사건이라고 불릴 만큼 심각한 폭력이 계속됐는데도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지방자치단체는 손을 놓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5월 인천 연수구에 있는 중증장애인 거주 시설 명심원에서 생활지도 교사의 폭행 등 광범위한 인권침해 의혹이 일자 시설장 등 직원 10명에 대해 6개월간 직권조사를 했다. 조사 결과 재활교사인 한모(57·여)씨는 ‘눈치를 본다’는 이유로 장애인들의 뺨을 마구 때리거나 팔을 뒤로 꺾는 등 여러 차례 폭력을 휘두른 것으로 밝혀졌다. 머리카락을 잡고 목을 뒤로 젖힌 뒤 강제로 약을 먹이고 ‘방에 빨리 들어가지 않는다’며 열쇠 뭉치로 머리를 때리기도 했다. 차가운 타일 바닥에 눕힌 채 목욕을 시켜 추위로 떨게 하거나 세탁기에서 나오는 세제물을 그대로 맞게 한 사실도 드러났다. 서모(57·여)씨 등 다른 재활교사 8명은 장애인들에게 신발을 베게 한 뒤 밥을 먹이거나, 걷기 연습을 못한다는 이유로 뒤통수를 때리는 등 가혹 행위를 했다. 간호조무사 나모(50·여)씨는 중증장애인들이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면서 손발을 묶고 마취 없이 봉합 시술을 벌였다. 한 장애인에게는 2003년부터 2006년까지 시설장의 집 청소와 빨래 등을 시키면서 임금은 시설장의 친척 명의 통장으로 빼돌렸다. 감독 책임이 있는 인천 연수구는 2011년 지도점검을 한 뒤 “2008년부터 지속적으로 일어난 인권침해 사건에 대한 시설 및 법인의 자정 노력이 없고, 경영진이나 직원의 책임의식도 불투명하다”고 판단했으면서도 제대로 된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담당 공무원들은 지난해 1월 보건복지부의 장애인 급여 점검에 앞서 시설 관계자들이 허위문서를 작성한 사실을 파악하고도 이를 묵인했다. 인권위는 재활교사 한씨와 서씨 등 2명을 각각 폭행과 상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연수구청장에게는 시설장 교체 등 행정조치와 담당 공무원에 대한 징계를 권고했다. 인천시장에게는 명심원의 법인에 공익이사제를 도입해 장애인들에 대한 인권보호와 투명한 운영을 보장할 것을 권고했다. 한씨 등 가혹행위에 가담한 조사 대상 직원 9명 중 8명이 그대로 시설에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법인 이사장과 시설장에게는 분리 조치와 징계를 권고했다. 현재 명심원에는 아동들을 포함해 80여명의 중증장애인이 입소해 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수목극 전성시대, 전쟁시대

    지상파 TV 수목드라마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례적으로 1, 2회를 연속 편성하고 특선 영화로 맞대응하는 등 방송사 간 신경전이 도를 넘어섰다. 수목극 시장이 이렇게 전례 없는 과열 양상을 보이는 것은 통상 방송사들이 밤 10시 미니시리즈로 가장 트렌디하고 경쟁력 있는 작품을 내보내는 데다 특히 이번에는 오랜만에 컴백한 배우, 감독들의 대형 드라마가 많아 자존심 경쟁으로 번졌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에는 인터넷 다운로드가 늘어나 ‘본방 사수’를 하는 시청자들을 초반에 확보하기 위한 신경전이 더 치열해졌다. 방송가 초미의 관심사였던 KBS ‘아이리스 2’와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이하 ‘그 겨울’)의 대결에서는 ‘아이리스 2’의 시청률이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면서 앞서 나갔다. 14일 시청률 조사업체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아이리스2’는 전국 기준 14.4%, SBS ‘그 겨울’ 1부는 11.3%를 기록했다. 이전까지 수목극 정상을 지키던 MBC ‘7급 공무원’은 지난주보다 1.6%포인트 하락하며 2위를 차지했다.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1, 2회를 연속 방송하는 파격적인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운 ‘그 겨울’의 2부는 12. 8%를 차지했고, 동시간대에 KBS가 방송한 영화 ‘고지전’은 4.5%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이날 SBS ‘짝’과 KBS ‘추적 60분’은 모두 결방됐다. 하지만 시청률이 1~3%포인트의 초박빙 승부여서 당분간 혼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이리스 2’는 13일 첫방송에서 170억원을 쏟아부은 블록버스터답게 화끈한 액션과 자동차 추격 장면에다 주인공들의 극적인 사연을 강조하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잡았다. 시청률 조사업체 TNms에 따르면 ‘아이리스 2’ 첫 회의 주 시청자는 남성 40대(10.5%), 여성 40대(12.3%), 여성 30대(10.1%)로 전작 ‘아이리스’의 주 시청자 층이 여성 40대(24.6%), 여성 30대(23.5%), 여성 50대(22.3%)였던 것과 달리 40대 남성의 시청률이 높았다. 조인성의 군 제대후 첫 복귀작으로 주목받은 ‘그 겨울’은 주인공 오수(조인성)가 시각장애인 상속녀 오영(송혜교)의 오빠로 속이고 집에 들어가는 내용이 전개되면서 눈길을 끌었다. 특히 두 주인공에 대한 클로즈업샷을 자주 활용해 몰입도를 높였다. 반면 ‘7급 공무원’은 그동안 코미디 분량을 줄이고 주인공들의 삼각 관계가 본격화되면서 멜로 라인에 시동을 걸었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접전에 제작진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아이리스 2’의 제작을 맡은 태원엔터테인먼트의 이창세 부사장은 “‘아이리스2’는 일찌감치 블록버스터급 드라마를 표방했고 그에 대한 기대감으로 1위를 차지했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면서 “SBS가 밤 10시 드라마를 72분씩 방송하는 ‘72분 룰’이 있는데도 5~10분 뒤에 2회를 연속 방송하는 다소 변칙적인 편성으로 과열 경쟁을 부추긴 것은 아쉽다”라고 말했다. 간발의 차이로 1위를 놓친 ‘7급 공무원’도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7급 공무원’을 담당하고 있는 MBC 박홍균 CP는 “2회를 연속 방송하는 것은 기발한 아이디어일 수도 있지만 지나친 과열 양상으로 장기적으로 드라마 제작 환경이 더욱 가혹해질 수 있어 걱정된다”면서 “한참 방영 중인 드라마의 제작진으로서 당황스럽지만 작품의 강점을 극대화하고 매회를 첫회처럼 만든다는 자세로 제작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데스크 시각] 편안한 신발/박현갑 사회부장

    [데스크 시각] 편안한 신발/박현갑 사회부장

    박근혜 대통령 시대가 곧 시작된다. 서막은 좋지 않다. 2000년 6월 도입 이래 13년째 운영 중인 고위공직자 인사청문이라는 검증과정에서 낙마사태가 이번에도 재현되고 있다. 김용준 총리 후보자는 아들의 병역·재산을 둘러싼 잇단 의혹에 사퇴했다.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도 사퇴했다. 새 정부 초대 총리 후보자의 자진사퇴는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낙마자는 전 정부에서도 있었다. 이명박 정부 때는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 등 무려 8명이 낙마했다. 노무현 정부 때는 전효숙 헌재소장 후보자와 윤성식 감사원장 후보자가 낙마했다. 모두 부동산 투기, 탈세, 병역면제 등이 문제였다. 당사자들은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동흡 헌재소장 후보자는 사퇴하면서 “죽어서 염라대왕 앞에 가면 이런 식으로 하는가. 모든 인생을 살아온 것 중에 뭐라도 조금이라도 의심 되는 부분은 변명을 다 해야 되고”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김용준 전 총리후보자는 “손자손녀까지 가혹한 검증의 회오리에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했다. 2년 전 정동기 후보자도 “재판 없는 사형선고”라고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인사청문회는 과거의 일을 현 제도의 잣대로 재단하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문대상은 확대됐다. 청문대상은 대법원장, 헌재소장, 국무총리, 대법관 등에서 국가정보원장, 검찰총장, 국세청장, 경찰청장 등 이른바 4대 권력기관장으로까지 그 대상이 확대됐다. 국민 여론을 반영한 것이었다. 정홍원 총리 후보자와 어제 발표된 6명의 장관 후보자들도 인사청문회 대상이다. 이번 인사청문회에서도 국민 눈높이에 어긋나는 누군가는 또다시 갑론을박 대상이 될 것이다. 박근혜 당선인 측에서 김용준 총리 후보자 지명 때와 달리 이번 인사에서는 청와대 인사자료를 참고로 해서 꼼꼼히 검증했다고 하니 한 명도 예외 없이 통과되기를 바란다. 박 당선인이 시행착오를 경험한 만큼 제대로 된, 고위공직자 전형을 통과할 만한 후보들로 엄선하였다고 믿고 싶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 또다시 고위공직자로서의 흠결사항이 드러나면, 국회 표결처리를 하든 자진사퇴를 하든 문제 있는 후보자는 정리될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에서 잇단 낙마에 후보자의 신상과 관련된 사항이나 도덕성 검증은 비공개로 하고, 공개적인 청문회에서는 업무 능력 등을 중점적으로 보자고 제안했다. 박 당선인도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었다. 옳지 않다. 특정 제도로 인해 누구나 이해할 만한 사유임에도 불구하고 제 능력을 펼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면, 그런 대목은 제도 개선을 통해 해소하면 된다. 투기 목적이 아니라 자녀교육이나 국민주택 청약으로 주택을 분양받으려는 무주택자가 제도 때문에 위장전입자가 된 경우, 주민등록법 등 관련 제도 개선으로 해결하면 된다. 청문회의 틀 자체를 뜯어고쳐서 풀 일은 아니다. 대다수 국민들은 먹고살기에 바쁘다. 정치나 행정에 신경쓸 겨를이 없다. 지하철·버스요금 인상이나 콩나물값 인상에 조바심을 낼 수밖에 없는 게 서민들이다. 신어서 편한 신발이 있는가 하면, 모양새는 좋은데 신으면 발이 불편한 것도 적지 않다. 박 당선인이 신었는지 안 신었는지 모를 정도로 편안한 신발 같은 정치를 해주기를 기대해 본다. eagleduo@seoul.co.kr
  • “정글의 법칙, 과장 있었지만 조작 아니다”

    “정글의 법칙, 과장 있었지만 조작 아니다”

    조작 논란에 휩싸인 SBS의 예능 프로그램 ‘정글의 법칙’ 제작진이 그동안 과장된 표현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없는 사실을 만들지는 않았다며 조작설은 거듭 부인했다. 이지원 PD는 13일 프로그램 게시판에 “병만족이 열악한 환경을 극복해 가는 모습을 극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일부 과장된 표현이 있었음을 겸허하게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장에서 겪는 감정을 피부에 와 닿게 전달하려다 보니 이런 일이 생긴 것 같다”면서 “세간의 높아진 관심에 대한 압박이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제작자로서의 욕심도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나미비아 편과 바누아투 편, 마다가스카르 편, 뉴질랜드 편을 연출한 이 PD는 누리꾼들이 제기한 의혹을 반박했다. ‘마을이 생긴 이래 외부인은 처음’이라는 말말족 인터뷰가 조작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외부로부터 고립된 말말 가족을 소개받아 촬영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주장했다. 30분이면 통과가 가능한 관광코스로 알려진 밀레니엄 동굴을 위험하게 묘사한 부분과 관련, “다양한 상황을 보여 드리고자 제작진이 일부러 돌아가는 미션을 줬고, 동굴 통과의 어려움을 다소 과장해 표현했던 자막이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 같다”고 사과했다. 시베리아 편을 연출한 정준기 PD 역시 “더 재미있고 감동적인 장면을 선물하려고 사실을 더 화려하게 포장했고, 일부 상황을 진실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연출, 가공했다는 점은 인정한다”며 “전적으로 우리의 과오”라고 사과했다. 그러나 “절대 없는 사실을 있는 사실로 둔갑시키지 않았고 출연자들은 오지의 열악한 환경과 가혹한 조건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진심을 담아 촬영에 임했다”고 강조했다. 현지 유목민 네네츠족 촬영과 관련해서는 “네네츠족 체험 관광상품이 있다는 사실은 따로 확인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정글의 법칙’은 뉴질랜드 편에 참여한 배우 박보영의 소속사 대표가 페이스북에 ‘이게 뭐야! 드라마보다 더하는구먼’, ‘여행 가고 싶은 나라 골라서 호텔에서 밤새 맥주를 1000달러나 사서 마시고 이젠 아주 생맥주집 대놓고 밤마다 술 X먹네!’ 등 제작진을 비난하는 글을 올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뉴질랜드 편 촬영을 마치고 귀국한 김병만은 11일 취재진과 만나 “관광 코스는 모든 사람이 쉽게 걸어갈 수 있는 길이지만 우리는 더 힘든 길을 선택해 간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거듭된 해명에도 누리꾼들은 ‘정글의 법칙’ 코스가 실제로는 관광 코스라는 의혹 등을 쏟아내며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전력 덜쓰는 집, 전기요금 부담 는다

    정부가 6단계인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3~4단계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가장 비싼 구간과 가장 싼 구간의 요금 격차가 11.7배에서 3~8배로 축소된다. 누진제 단계 축소는 사용량이 많아 높은 요금이 적용되던 소비자들의 부담은 줄겠지만 적은 사용량으로 낮은 요금을 내던 서민·저소득층의 전기요금이 오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누진구간 축소로 발생하는 전기요금 감소분을 저소득층과 서민에게 떠넘긴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6단계에서 3~5단계로 축소하는 개편 방안 등을 포함한 전기요금 관련 현안을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무역·에너지소위원회에 보고했다고 13일 밝혔다. 지경부는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가정의 누진제 부담을 줄이는 대신에 전기를 적게 사용하는 집의 부담을 늘려 전기요금을 원가 수준으로 회복시키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주택용 요금 누진제 구간은 1단계(사용량 100㎾ 이하), 2단계(101~200㎾), 3단계(201~300㎾), 4단계(301~400㎾), 5단계(401~500㎾), 6단계(501㎾ 이상)로 나뉜다. 또 전력사용량에 따른 요금은 1단계 59.10원, 2단계 122.60원, 3단계 183.00원, 4단계 273.20원, 5단계 406.70원, 6단계 690.80원 등 최저와 최고 요금 간의 격차가 11.7배에 이른다. 이번 정부안대로라면 3~8배로 줄어든다. 문제는 지경부의 개편안대로 누진 구간을 3단계로 하고 최저와 최고 요금 격차를 3배 정도로 바꾸면 한 달에 250㎾ 사용하는 보통 가정은 지금보다 4286원을 더 내야 하지만 601㎾를 쓰는 전력과소비 가정의 요금은 5만 4928원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지경부의 누진제 구간 축소안은 전기 사용량이 적은 서민들과 저소득층의 부담만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전기요금 4% 인상 이후 한 달 만에 서민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방향으로 누진제 손질에 나서면서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일고 있다. 차정환 에너지시민연대 부장은 “빈곤층이나 서민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구간인 100~300㎾대의 요금은 내리고 전력 다소비 가정인 500~600㎾ 이상 구간에는 더욱 가혹한 누진 요금을 적용해야 전력소비가 줄어들 것”이라면서 “지경부의 안은 오히려 서민의 전기요금으로 전기를 많이 쓰는 부유층의 요금을 보전해 주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美경찰, 친구 돈 훔쳤다고 7살 소년에 수갑 채워

    美경찰, 친구 돈 훔쳤다고 7살 소년에 수갑 채워

    돈을 훔쳤다는 이유로 아직 10살도 안 된 어린이가 수갑을 차야했다. 어린이의 부모는 “경찰이 지나치게 어린이를 범죄자 취급했다.”며 막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CNN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건이 벌어진 곳은 미국 뉴욕의 브론스라는 곳. 학교 측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7살 어린이를 체포해 연행하면서 손에 수갑을 채웠다. 경찰은 어린이가 같은 반 친구로부터 5달러를 훔쳤다는 이유로 강력범죄사건을 저지른 성인을 대하듯 수갑을 채웠다. 어린이는 수갑을 찬 채 경찰에게 끌려가 10시간이 지난 뒤에야 석방됐다. 문제는 어린이가 수갑을 찬 모습을 찍은 사진이 공개되면서 발생했다. 어린이의 엄마는 아들이 한 손에 수갑을 찬 채 앉아있는 모습을 발견하고 이를 몰래 촬영해 공개했다. 부모는 “경찰의 무분별한 행위로 아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며 뉴욕 당국에 피해배상금 2억5000만 달러를 요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에 대해 뉴욕 경찰은 “어린이의 부모가 다소 과장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어린이에 대한 학대나 가혹행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사진=CNN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예비 高3 새학기前 국문법 훑고 영어 듣기 투자를

    겨울방학과 봄방학의 짧은 시간, 마음을 들뜨게 하는 긴 구정 연휴. 2월은 본격적인 수험 생활을 시작해야 하는 예비 고3에게 가혹한 달이다. 마음은 무겁지만 공부는 손에 잡히지 않는다. 하지만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 2월 한달을 알차게 쓴 수험생은 9개월여의 짧은 고3 수험 생활에서 한발 앞서 나갈 수 있다. ●국어 영역 단기간에 성적이 오르지 않는 만큼 꾸준히 감각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새 학기 시작 전 문학작품을 익히고 기출문제를 풀어 문제에 익숙한 상태를 만들어 둬야 한다. 2014학년도 수능부터는 문법 문제의 비중이 커진다. 지난해까지는 어휘와 어법을 통틀어 쓰기영역에서 2문항 정도 나왔지만 올해부터 5개로 늘어난다. 문법영역에서 등급을 가를 수 있는 고난도 문제가 하나 이상 출제될 예정이므로 새 학기 시작 전 문법 교과서를 훑어보는 것이 좋다. ●수학 영역 많은 수험생들이 가장 까다롭게 느끼는 영역이다. 상위권 학생들은 기출문제나 모의고사 문제로 오답노트를 만들어 매일 아침 30분 정도 복습하는 것이 좋다. 중위권 학생들은 실제 수능 기출문제를 풀어 보기에 앞서 3점짜리 문제만 모여 있는 문제집을 연습하는 것이 좋다. 비교적 쉬운 문항들을 풀면서 자신감을 회복하고 수학 공부의 재미를 되찾는 것이 우선이다. 특정 단원이나 개념에 취약하다고 느끼는 수험생은 2월 한달 동안 해당 단원만 완벽하게 마스터하는 것도 효율적이다. ‘기하와 벡터’에 취약하다면 기하와 벡터 교과서와 익힘책, 기본 문제집 한권을 완벽하게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영어 영역 듣기평가를 꾸준히 준비해야 한다. 본격적인 고3 생활이 시작되면 학교와 학원 수업에 밀려 영어 듣기 시간을 따로 내기가 쉽지 않다. 더욱이 올해 수능은 전체 문항의 절반에 이르는 22개가 듣기 문항이어서 더욱 중요하다. 듣기평가 대본을 반복해 들으면서 따라 읽고 쓰는 것도 좋다. 이만기 유웨이 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중위권 학생들은 듣기 연습을 꾸준히 하면서 난이도를 올려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탐구 영역 방학 중에 상대적으로 소홀히 여기는 경우가 많지만 뒷전으로 미뤄 둬서는 안 된다. 오히려 학기 중에 학교와 학원에서 국·영·수 과목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게 되므로 방학 기간에 사회·과학탐구영역을 미리 대비해 두는 것이 좋다. 2월에는 선택 과목에 따른 유불리를 고민해 선택 과목을 정해 보자. 고3 올라가기 전 아직 배우지 않은 과목을 선택할 경우에는 예습 차원에서 공부할 필요가 있는데 교과서나 교과 내용을 잘 풀이해 놓은 책을 한번 읽어 보면서 교과의 전반적인 흐름과 체계를 파악해 놓는 것이 유리하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韓·日 여성근로자 54% 안팎 비정규직”

    비정규직은 한국과 일본 모두 여성 사이에서 심각한 문제로 드러났다. 1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열린 한·일 여성노동 포럼에서 오가타 게이코 일본 히로시마대 교수는 “2011년 일본 전체 근로자 가운데 35.2%가 비정규직으로 그 비율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며 “남성은 19.9%, 여성은 54.7%가 비정규직이며, 임금도 여성이 압도적으로 차별받고 있다”고 밝혔다. 오가타는 2007년 파트타임노동법, 지난해 4월 노동자파견법, 지난해 8월 노동계약법 등이 개정되어 비정규직의 차별 대우를 금지하고 있지만, 일본의 고용 관행에 비추어보면 ‘그림의 떡’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일본에서 남성 정규직의 임금을 100으로 했을 때 남성 비정규직은 65, 여성 정규직은 73, 여성 비정규직은 51이다. 한국 비정규직 여성의 상황은 더욱 가혹하다. 2012년 8월 기준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의 53.4%가 여성이며,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49.7%로 남성의 73.1%보다 크게 낮아 여성 대다수가 비정규직으로 볼 수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10년 한국의 남녀 임금 격차가 39.8%로 회원국 1위라고 밝혔는데, 당시 2위였던 일본의 29%와도 차이가 상당하다. 여성노동법률지원센터의 이수연 박사는 “우리나라 임금차별 소송에서 엄밀한 의미의 동일노동 동일임금원칙이 적용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학폭, 경미하거나 학생간 화해땐 ‘학폭위’ 생략

    앞으로 학교폭력 사건이 발생해도 사안이 경미하고 당사자 간 화해가 이뤄졌다면 학교폭력대책위원회(학폭위)를 생략할 수 있게 된다. 모든 학교폭력 사건에 대한 학폭위 개최로 인해 학교 현장의 행정 낭비가 심하고, 학생 지도에도 적합하지 않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결과다. 교육과학기술부는 31일 ‘학교폭력 가해 학생에 대한 조치별 적용을 위한 세부기준’ 고시안을 행정예고했다. 고시안은 경미한 사건에서 학교폭력 가해 학생이 즉시 잘못을 인정해 피해 학생에게 화해를 요청하고, 피해 학생이 이를 받아들이면 학교폭력 책임교사가 이를 학폭위에 회부하지 않고 담임교사에게만 통보하도록 했다. ‘경미한 사건’은 ▲피해 학생에게 정신적· 신체적· 재산상 피해가 있었다고 볼 객관적인 증거가 없고 ▲가해학생이 이전에 학교폭력 사안에 연루된 적이 없고 ▲일회적이고 우발적인 경우에 해당할 때 등으로 한정된다. 교과부 관계자는 “일괄적으로 학폭위를 열게 한 결과, 평소 학교 생활에 모범이 되는 학생이 우발적으로 싸움을 벌이더라도 학폭위에 회부돼 학생부에 기록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면서 “가혹하고 비교육적인 측면이 있어 기준을 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과부는 이와 함께 각 학교 학폭위가 공정하고 일관된 기준을 가질 수 있도록 조사보고서 양식을 통일하고, 폭력 행위의 경중 판단 요소도 구체화했다. 예를 들어 가해자가 장애학생인 경우에는 학폭위에 특수교육 전문가를 참여시켜 장애학생의 특성에 대한 의견을 참고하도록 하고, 반대로 피해자가 장애학생인 경우에는 심의 강도를 높이도록 했다. 또 피해 학생의 신고·고발에 대한 협박 또는 보복행위도 가중처벌한다. 학교폭력의 심각성·지속성·고의성과 가해 학생의 반성 정도, 해당 조치로 인한 가해 학생의 선도 가능성 등도 주요 판단 근거로 활용하도록 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끈질기게 살아남은 저 노인이 바로 우리야

    가난한 촌락에서 먹을 입을 덜고자 노인을 버렸다는 일본 도호쿠 지방의 옛 전설은 우리네 ‘고려장’과 흡사하다. 일본 문단의 ‘새로운 별’로 불리는 사토 유야가 쓴 소설 ‘덴데라’(학고재 펴냄)도 한겨울 눈 덮인 산에 노인을 갖다 버리는 ‘산맞이’ 행사를 소재로 삼았다. 70세가 된 노파 사이토 가유가 마을의 법도에 따라 극락왕생할 것이라 굳게 믿으며 아들의 등에 업혀 산에 버려지는 장면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사이토 가유는 평온하게 죽음을 맞이하려던 순간 앞서 버려진 노파들의 손에 이끌려 목숨을 건진다. 노파들은 주어진 운명을 거부하고 ‘덴데라’라는 이름의 산골 마을에 기거하며 살고자 발버둥 친다. 버려질 때 입고 온 흰 소복에 흙과 땟국을 묻힌 채 입에 풀칠하기 위해 하루 종일 숲을 헤매는 노파들 앞에서 사이토 가유는 수치심을 느낀다. 부득부득 살아남은 자들의 일원이 돼 불명예스러운 삶을 견뎌야 하는 것이다. ‘덴데라’의 노파들은 굶주린 곰인 ‘붉은 등’, 정체 모를 전염병과 차례로 맞닥뜨린다. 또 자신들을 버린 마을을 공격해 복수하자는 ‘습격파’와 이에 반대하는 ‘온건파’로 나뉘어 충돌한다. 하지만 이 소설은 “50명의 노파가 곰과 싸우다 하나둘씩 죽어 가는 단순한 이야기”는 아니다. 소설은 헨리 빈터펠트의 동화 ‘아이들만의 도시’나 월리엄 골딩의 소설 ‘파리대왕’에 나오는 주인공을 아이에서 노파로만 바꿔 놓았을 뿐이다. 일본 문단에선 소설 ‘덴데라’가 버블경제가 무너진 1990년대 초반 이후 사회에 쏟아진 ‘로스트 제너레이션’의 삶을 압축했다고 평가했다. 소설 속 노파들의 삶에 대한 집착이 상상을 초월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가혹한 환경 속에서 끈질기게 생존한 노파들의 모습에서 오늘날의 일본 사회, 나아가 비슷한 장기 침체의 터널을 걷고 있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읽을 수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커버스토리] 세계는 부자증세

    [커버스토리] 세계는 부자증세

    미국 의회는 2013년 1월 1일 연소득 40만 달러(약 4억 2700만원, 부부 합산 45만 달러) 이상 고소득층의 소득세 최고세율을 35%에서 39.6%로 올렸다. 미국의 ‘부자 증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대선 기간 중 공약한 것으로, 1993년 빌 클린턴 정부 이후 20년 만이다. 정부 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을 추월하는 바람에 국고가 바닥난 데다 각종 감세 혜택 종료와 정부지출 삭감 등으로 경기가 급락하는 ‘재정절벽’을 회피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 이런 부자 증세 도입 움직임은 유럽에서도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먼저 포문을 연 나라는 프랑스. 연소득 100만 유로(약 14억 5000만원) 이상 고소득층에게 최고 75%의 소득세율을 부과하는 공약 덕분에 대선에서 승리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일사천리로 증세 정책을 밀어붙였다. 하지만 지난 연말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제동이 걸렸다. 최고 소득세율의 기준을 부부 합산 소득 대신 개인 소득으로 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프랑스 정부는 법안을 수정해서라도 올해 안에 75% 소득세율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프랑스의 이 같은 조바심에는 연간 재정 적자를 GDP 대비 3% 이하로 유지하라는 유럽연합(EU)의 ‘신 재정협약’의 ‘압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의 진원지인 남유럽 국가들도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 조건을 맞추기 위한 해결책으로 부유세 정책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그리스 의회는 지난 11일 야당의 반발에도 증세를 골자로 하는 세제 개혁안을 통과시켰다. 이 개혁안에는 2만 6000 유로 이상 고소득자에게 최고 45%의 소득세율을 적용하는 것을 포함해 부동산 보유세와 법인세 인상, 모든 과세 대상자의 소득신고 의무화 등도 포함돼 있다. 서유럽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인 포르투갈도 ‘정부가 무장 강도’라는 국민의 비난을 무릅쓰고 새해 들어 평균 소득세를 35%나 올리는 가혹한 긴축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최고 소득세율은 46.5%에서 48%로 높아지고, 여기에 적용하는 과세 기준은 연소득 15만 3500유로에서 8만 유로로 대폭 낮췄다. 유럽에서 가장 튼튼한 경제를 가진 독일에서도 200만 유로 이상의 재산을 가진 부자들에게 재산의 1%를 세금으로 내도록 하는 ‘임시세’를 도입하자는 주장이 야당에서 제기됐다. EU와의 지위 재협상을 추진하기 위해 오는 2017년 EU 탈퇴 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주장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정부도 올 들어 고소득층 자녀에 대한 육아수당 삭감 정책을 포함해 부유세 부과 방침을 추진 중이다. 부유세 바람은 아시아 지역의 일본에서도 불고 있다. 보수를 기치로 내걸고 복귀한 아베 신조 정권은 연간 소득 1800만엔(약 2억 2000만원)의 고소득자에 대해 적용하는 40%의 최고세율을 45%까지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일본은 경제 호황기의 절정인 1980년대 70%에 달했던 소득세 최고세율을 1990년대 거품경제 붕괴 후 지속적으로 낮춰왔지만, 최근 GDP의 2배에 달하는 막대한 재정 적자 문제를 풀기 위해 다시 ‘증세 카드’를 빼든 것이다. 부자 증세에 대한 반발도 만만찮다.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2012년 지구촌 부자 4위에 오른 프랑스 최고 갑부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 회장은 지난해 9월 벨기에 국적을 신청한 데 이어 86억 6300만 달러(약 9조 3100억원)에 달하는 재산을 벨기에로 빼돌렸다고 25일 영국 데일리 메일 인터넷 판이 보도했다. 아르노 회장은 ‘가족에 대한 상속 차원’이라고 설명했지만 사회당 정부가 추진 중인 부자 증세를 피하기 위해 꼼수를 부렸다는 게 프랑스 언론의 지적이다. 프랑스 ‘국민 배우’ 제라르 드파르디외도 아르노 회장을 따라 벨기에로 가려다 “단순히 세금을 피하기 위한 망명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벨기에 정부의 반대에 부딪히자, 지난 5일 러시아로 귀화해 정식으로 시민권을 얻었다. 벨기에는 프랑스와 달리 부자를 겨냥한 세금이 없고, 상속세도 3%로 프랑스(11%)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프랑스 일간 르 몽드에 따르면 지난해 올랑드 대통령의 ‘부자 증세’ 방침에 반발해 벨기에 국적을 신청한 프랑스인이 지난 2011년보다 2배나 늘었다. 하지만 이들 국가의 부자증세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각국은 ‘성장 지상주의’를 내세우며 2004년 이후 지속적인 감세를 추진했으며,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인위적인 경기 부양을 위해 더 많은 세금을 깎아주면서 국가 재정이 크게 악화된 탓이다. 미 의회의 싱크탱크인 의회조사국(CRS)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세율과 경제성장의 상관관계를 추적한 결과 부자 감세가 경제에 미친 영향이 미미했다”고 밝혔다. 보수 경제학자들이 주장하는 이른바 ‘낙수 효과’는 거의 없었고 오히려 빈부격차만 늘렸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유럽발 재정위기로 눈덩이처럼 불어난 국가부채 문제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미국과 유럽의 증세 드라이브는 한동안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美연구팀 “선생님 빨간펜 채점, 학생 열받게 한다”

    일반적으로 선생님들이 주로 쓰는 ‘채점의 상징’ 빨간색이 아이들에게 정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까? 최근 미국 콜로라도 대학교 사회학과 리처드 튜크와 헤더 알바네시 교수 연구팀이 ‘빨간색 채점이 학생들을 열받게 한다’는 재미있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같은 연구결과는 학부생 199명을 대상으로 각각 A를 받은 빨간색, 파란색 채점 에세이와 C를 받은 역시 같은 방식으로 채점된 에세이의 평가 결과 나타났다. 튜크 교수는 “똑같은 점수와 코멘트를 단 에세이지만 선생님이 빨간색으로 채점한 에세이를 학생들은 더 가혹한 평가를 받았다고 평가했다.” 면서 “빨간색 채점은 학생들을 더 열받게 하는 것은 물론 선생님과 학생과의 유대관계도 약화시킨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연구결과에 일선 교육자들은 말도 안된다는 입장이다. 영국 바른 교육협회 회장 크리스 맥거번은 “35년간 아이들을 가르쳤지만 이같은 연구결과는 황당하다.” 면서 “아이들은 오히려 쉽게 읽을 수 있기 때문에 빨간색 채점을 더 선호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아이들은 빨간색 채점에 스트레스 받는 것이 아니라 시험이나 평가받는 것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간 영미권 학교에서는 ‘빨간펜’을 몰아내고 ‘파란펜’을 쓰자는 논란이 꾸준히 있어왔다. 빨간색이 주로 ‘경고’ , ‘금지’, ‘주의’ 등 부정적인 의미로 사람들에게 인식되기 때문. 실제로 지난 2008년 많은 영국 학교들이 선생님의 빨간펜 사용을 금지시켰으며 당시 호주 퀸즐랜드 주 보건당국도 빨간색이 아이들에게 위압감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중지 제안을 한 바 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사회과학 저널(the Journal of Social Science) 최신호에 게재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제식구 살리기 아닌 공익이 우선돼야 클린턴도 임기말 동생 사면했다 역풍”

    이명박 대통령이 임기 말 대통합을 내세워 측근 인사들이 포함된 특별사면을 검토하자 학계를 중심으로 사면제도의 본질을 되새겨야 한다는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법학 및 행정학 전공 교수들은 13일 대통령의 사면권이 대통령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가 아닌 공익 증진을 목적으로 사용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이번 사면 대상에는 핵심 측근으로 꼽히는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의 사면도 예상한다. 고문현 숭실대 법과대학 교수는 “이 대통령은 미국의 빌 클린턴 대통령이 임기 말에 마약 소지로 복역 중이던 자신의 이복동생 로저 클린턴을 사면했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았던 일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라면서 “권력형 부정부패 사범 등 특정 범주의 범죄자에 대해서는 사면 자체를 금지한다는 내용의 사면배제 조항을 사면법에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준 한국국제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도 논문을 통해 “대통령이 자기 식구 살리기를 위해 자의적 결단을 내렸다면 사면권의 공익성을 무시한 것으로 심판의 대상이 될 수 있어야 한다”면서 “미국 연방대법원도 사면은 사면권자 개인의 은사(恩赦)가 아니라 공공의 복리 실현에 목적이 있다고 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영근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치주의의 틀을 깨는 사면의 남용은 말이 안 된다”면서 “사면제도의 본질은 법이 완벽할 수 없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가혹한 판결을 바로잡거나 양심수를 처벌함으로써 발생했던 사회적 갈등을 해소시켜 주는 공익성에 있다”고 말했다. 박찬걸 대구가톨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특별사면도 가석방처럼 유기징역은 형기의 3분의1 이상 경과된 사람, 무기징역은 20년 이상 복역한 사람 중에서 대상자를 선정해야 한다”면서 “특별한 사정이 있더라도 사면심사위원회의 심사 때 재적위원 3분의2 이상이 찬성해야 예외를 인정하는 등 강화된 기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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