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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준표 “서청원·최경환 의원 자동소멸절차…MB 혐의 있으면 조사하라”

    홍준표 “서청원·최경환 의원 자동소멸절차…MB 혐의 있으면 조사하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사 청산 문제에 대해 “서청원·최경환 의원 두 분은 자연소멸 절차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홍 대표는 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두 의원의 제명 여부에 관한 질문에 대해 “국회의원들한테 동료의원을 제명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면서 이와 같이 말했다. 홍 대표는 또 적폐청산 수사의 칼끝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겨누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혐의가 있으면 한번 불러서 조사하시라”며 “‘망나니 칼춤’을 추는 데 막을 방법이 어딨겠나. 수사를 막을 생각도, 방법도 없다”고 답했다. 다음은 홍 대표의 관훈토론회 일문일답.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수사 임박했다는 말이 나오는데, 당에서 수사를 막아야 하나.→혐의가 있으면 한번 불러보시라. 불러서 조사하시라. ‘망나니 칼춤’을 추는데 어떻게 막겠나, 양식을 믿어야겠다. 대통령이 할 일이 없어서 사이버 댓글 달라고 지시했겠나. 국가를 흔드는 범죄도 아니고 댓글 몇 개 가지고 전직 대통령을 소환한다는 것을 듣고 기가 막혔다. 수사를 막을 생각은 추호도 없고, 막을 방법도 없다. -적폐청산 이야기 나왔을 때 최종대상 이명박 전 대통령이라고 예상했나.→칼자루를 쥐고 이놈을 칠지, 저놈을 칠지 아무도 모른다. 그 칼자루가 나한테 올지도 모른다. 그런 것을 예상하고 정치하지 않는다. -특수활동비와 관련한 특검법안을 제출했는데.→김대중·노무현 정권 때의 특활비도 문제 삼아야 한다. 바로 직전 정부만 문제 삼으면 옳지 않다. (국정원 특활비와 관련해 수사를 받고 있는) 최경환 의원(수사를) 물타기 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언어습관이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혐오 발언)란 지적도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지금 한국당이 품격을 논할 때인가. 한국 보수정당에서 가장 품격 있던 분은 이회창 총재, 품격으로 가장 논란이 됐던 분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논란만 될 뿐, (품격으로) 사람을 재단하는 가치의 기준으로 삼는 것은 할 일 없는 분들의 말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말을 신봉한다.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 -‘암’이나 ‘고름덩어리’는 특정 계파를 겨냥해 한 말 아닌가.→암 덩어리가 맞다. 암 덩어리를 뭐라고 표현하는 게 좋겠나. 누가 나보고 암 덩어리라고 하면 받아들이겠다. 품격 있게 어떻게 하나. ‘암덩어리님’이라고 하면 되겠나.(웃음) -언어표현을 바꿀 생각은 없나.→사람이 죽을 때가 됐을 때 본질을 숨긴다. 나는 아직 죽을 때가 되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 7개월에 대한 평가는.→아직 총체적으로 평가하기는 이르다. 물론 잘못이 있으면 단죄해야 하지만, 도를 넘으면 정권이 오래가지 못한다. 지금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망 원인을 이명박 전 대통령에 두고 있다. 감정적으로 전직 대통령과 전전(前前)직 대통령까지 포토라인에 세우려고 한다. -현 정권을 친북 주사파 정권이라고 계속 비판하는데.→북한은 핵무기를 만들고 세계는 경제제재를 하는데, 우리 정부는 북한을 도와주겠다고 하면 친북 아닌가? 주사파를 주사파라고 한 것이다. 주사파를 주사파가 아니라고 할까? -한국당은 반북우파 정당인가.→한국당은 반북(反北)이 아니다. 북을 반대할 이유가 없고 북은 통일의 대상이다. 한국당은 그냥 보수우파 정당이다. -지방선거와 개헌의 동시 투표에 반대한다고 했는데.→앞으로 30년 이상을 내다보고 헌법을 만들어야 옳다. 지방선거에 붙인 곁다리 국민투표는 옳지 않다. 문재인 정부 재임 중 개헌하자고 말씀드린다. 개헌 내용은 어차피 여야 합의가 돼야 한다. -2020년 총선 때 개헌 국민투표도 같이하면 어떤가.→개헌투표는 선거에 굳이 붙이지 않더라도 국민의 열의가 있다. 현재 대통령제가 제왕적이니 대통령 권한을 축소하자고 하면 국민들이 동의한다. 그러나 축소된 권한이 국회의원들에게 간다고 하면 국민들이 동의하겠나. 지금 국회의원들은 권력을 많이 가지려고 개헌을 서두르는 것밖에 안 된다. 기본권, 헌법 전문, 지방자치, 통일 이후 양원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수도권에서 누구를 내세울 것인가.→전국 동시선거의 승패는 조직이 아니라 바람이다. 바람이 우리 쪽으로 불지, 민주당 쪽으로 불지는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 우리가 신선한 인물을 내고, 바람이 불면 이길 수 있다고 본다. -예산안 표결과 관련한 원내대책을 말해 달라.→원내 일에는 다음 원내대표가 뽑히고 나면 관여하겠다. ‘한국당 패싱’ 지적은 제가 원내 일에 관여하면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연말까지는 탄핵과 대선 패배 후 붕괴된 조직을 재건하는 데 집중하겠다. -다음 원내대표 때부터 개입한다면, 누구를 염두에 둔 건가.→싸움 나니 그런 질문은 하지 말라. (웃음) ‘친홍’(친홍준표)이라고들 한다. 지난 대선이나 당 대표 선거를 거치면서 최근까지도 나하고 안 친한 사람은 10% 정도 있다. 나머지 90%는 개인적으로 아주 친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소위 계파라고 할만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당 장악력을 높이려고 친박청산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것인가.→그 말은 듣기가 좀 그렇다. 이 당은 2011년도 때처럼 나를 쫓아낼 명분이 없다. 책임당원의 74% 지지를 받아 당 대표에 당선됐다. 인적청산, 조직혁신을 거친 뒤 연말에는 신보수주의를 선언하면서 정책혁신을 하겠다. -대선 때 최저임금을 1만원까지 인상한다고 공약했었는데.→최저임금 대상이 알바생과 저소득층이라고 보고 5년 내 1만원까지 점차적으로 올려보겠다고 했다. 하지만 인상할 때 정부보전을 얘기한 바는 없다. -미국의 대북 선제타격에 동의하나.→선제타격에도 예방전쟁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엄청난 피해가 오기 때문이다. -본인의 정치적 미래는 어떤가. 계속 직접 뛰는 것인지, 아니면 후배를 키우는 것인지 궁금하다.→둘 다 추진하는 게 맞다고 본다. 반대 진영에서는 인물을 키우는데 보수우파 진영은 인물을 키운 적이 없다. 김영삼·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모두 그랬다. 새 인물도 키우고 같이 경쟁하면서 보수우파를 재건하는 것이 내 할 일이라 생각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팔불출 라바 볼 “중국에서 사고 친 리안젤로 UCLA 자퇴시키겠다”

    팔불출 라바 볼 “중국에서 사고 친 리안젤로 UCLA 자퇴시키겠다”

    팔불출 농구광 아버지 라바 볼이 또 사고를 쳤다. 얼마 전 중국에 억류됐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석방에 도움을 줬네 아니네 입씨름을 벌였던 둘째 아들 리안젤로를 UCLA에서 자퇴시키겠다고 나선 것이다. TMZ 닷컴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라바는 “우리는 젤로의 다른 옵션을 탐색하고 있다. 그는 거기서 나왔다”며 “UCLA가 할 수 있는 것보다 드래프트에서 더 나은 길을 찾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리안젤로는 중국 상하이에 친선경기를 하러 갔다가 명품 가게에 들어가 절도 행각을 벌여 다른 두 학생과 함께 정학 징계를 받아 한 경기에도 나서지 못했다. 라바는 4일(현지시간) ESPN과의 인터뷰를 통해 “뒤에 앉아 기다리지만은 않는다. 아들은 중국에서의 일로 이렇게 나쁘게 처벌받으면 안된다”며 “우리는 돌아왔는데 여기에서 중국보다 더 가혹한 시련을 겪고 있다. 기본적으로 그들은 감옥에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스티브 알포드 UCLA 농구 감독은 성명을 내 “오늘 리안젤로의 자퇴 의사를 확인했다. 그와 가족이 내린 결정을 존중한다. 장차 잘되길 빈다”고 밝혔다. 프랜 프랜실라 ESPN 해설위원은 트위터에 “알포드 감독, 오늘밤 어디에서 축배를 드는 거냐”고 재미있어 했다. 라바는 “다른 학교로 전학가는 건 아니다. 미국프로농구(NBA) 드래프트에 내보낼 준비를 하겠다는 것이 우리의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리안젤로를 NBA 드래프트에서 선발될 가능성이 보이지 않더라도 UCLA에서 한 시즌만 뛰게 하겠다고 밝혔다. 리안젤로의 형 론조 역시 UCLA에서 한 시즌만 뛰고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LA 레이커스 유니폼을 입었다. 또 UCLA 코칭 스태프에게 이런 얘기를 미리 하지 않았다며 “왜 내가 그들에게 얘기해야 한다는 거냐”고 되물었다. 라바는 또 아들 삼형제의 막내이며 2019년 대학에 진학할 또래 가운데 랭킹 7위로 꼽힌 라멜로를 UCLA에 입학시켜 2년만 재학하게 할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는데 UCLA 소식통은 이제 볼 가족과는 끝이라고 밝혔다. 아마추어리즘을 기본적으로 좇아야 하는데 이미 가족의 빅볼러 브랜드를 갖고 있어 부적합하다는 것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정부 “일본 세계유산 후속조치 이행 보고서 유감”

    정부 “일본 세계유산 후속조치 이행 보고서 유감”

    정부는 일본이 제출한 일본 근대 산업시설 세계유산 등재 관련 후속 조치 이행경과 보고서 내용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정부는 5일 발표한 외교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정부는 일본이 국제사회에 약속한대로 강제 노역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한 후속 조치를 성실히, 그리고 조속히 이행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라고 강조했다. 논평은 또 “2015년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일본 근대산업시설의 세계유산 등재를 결정할 당시, 세계유산위원회는 일본 측에 각 시설(23개)의 전체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해석 전략을 준비하도록 권고한 바 있으며, 일본측은 동 시설 중 일부에서 1940년대 한국인과 기타 국민들이 자기 의사에 반(反)하여 동원되어 가혹한 조건 하에서 강제로 노역했으며,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한 인포메이션 센터 설치와 같은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고 상기했다. 일본은 최근 유네스코에 제출한 ‘유네스코 세계유산 센터에 대한 보전 상황 보고서’에서 조선인이 강제 노역을 한 ‘군함도’ 등이 포함된 ‘메이지(明治) 일본 산업혁명 유산’과 관련한 종합 정보센터를 해당 유산이 위치한 나가사키(長崎)현이 아닌 도쿄에 설치하겠다고 밝혀 논란을 야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법정시한 넘긴 예산안 처리] 공동전선으로 존재감 보인 野 ‘여론 역풍’ 촉각

    대통령 국정 지지율 상승 상황 ‘민생 발목잡기’ 비판 직면 우려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등 야권은 3일 내년도 예산안의 법정시한 내 처리가 무산된 데 대해 “여당의 책임”이라고 비난하면서도 여론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야권은 그동안 공무원 증원 및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일자리 안정자금 관련 예산 등을 ‘포퓰리즘 예산’으로 규정하고 삭감을 예고했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국정감사 등에서 이렇다 할 존재감을 나타내지 못했던 야권이 이번 ‘예산안 공조’를 통해 대여(對與) 투쟁에 일정 부분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2014년 국회 선진화법이 시행된 후 처음으로 예산안의 법정시한 내 처리가 불발되는 오명을 떠안게 됐다는 점에서 여론의 역풍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야당이 예산안 발목 잡기를 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한 듯 야권은 정부안 통과에 반대한 것은 국민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차원이었다는 점을 설명하는 데 주력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한국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현재세대와 미래세대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세금 부담을 안기는 부분을 조금이라도 최소화할 수 있다면 법정시한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한 국민들의 비난을 감수를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김철근 대변인도 “공무원 증원은 미래세대에 너무나 가혹한 짐을 지우는 일”이라며 “국민의당은 대안 제시도 하고 설득도 했으나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한국당 정우택,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가 지난 2일 예산안 처리 무산 직후 “송구스럽다”며 고개를 숙인 것도 역풍 가능성을 의식한 행보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연일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는 점 역시 야권에는 부담이다. 내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예산안을 둘러싼 정쟁에 발이 묶여 민생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해 연말까지 ‘예산 정국’이 이어질 경우 여론의 역풍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반체제 인사 1주일새 146명 비밀감옥행… 장소·시간, 내·외국인 안 가린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반체제 인사 1주일새 146명 비밀감옥행… 장소·시간, 내·외국인 안 가린다

    뙤약볕이 숨막히게 내리쬐던 여름의 한복판인 지난 8월 13일 중국 중부 산시(陝西)성 위린(楡林)시 교외의 자택에 연금 상태에 있던 인권변호사 가오즈성(高智晟·53)의 행방이 묘연하다. 미국으로 도피해 살고 있는 그의 부인 겅허(耿和)는 당시 트위터를 통해 “트위터를 통해 남편과 함께 살고 있는 형 가오즈이(高智義)가 ‘오전 8시쯤 동생 방에 가서 아침식사를 하자고 소리쳤지만 인기척이 없었다며 현지 공안(경찰)에 신고해 당국이 소재 파악에 나섰으나 아직까지 찾지 못한 상태’라는 소식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0월 18~24일)를 앞두고 중국 내에서는 민주주의 운동가 등 요주의 반체제 핵심 인사들이 차례로 ‘여행’ 등의 명목으로 중국 당국에 끌려가 연락이 두절되는 상황이 이어졌다며 그가 베이징으로 압송돼 모처에 격리됐을 것이라고 대만 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가오즈성을 찾아다니던 인권변호사 사오중궈(邵重國)와 리파왕(李發旺)도 중국 공안 당국에 끌려간 뒤 연락이 끊긴 상황이다. 불법 기공단체 파룬궁(法輪功) 수련자와 지하교회 신자 등 사회적 약자를 주로 변호한 까닭에 ‘중국의 양심’으로 불리는 가오즈성은 2006년 국가정권 전복 선동죄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판결을 받았다. 가까스로 실형을 모면했던 그는 2010년 3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과거 혹독한 고문을 당했던 사실을 폭로한 직후 자취를 감췄다가 다음해 12월 집행유예 취소와 함께 중국 서북부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의 교도소에 수감됐다. 형기 만료로 2014년 8월 풀려난 가오즈성은 2015년 9월 다시 미 언론과 기자회견을 갖고 수감 중에 고문과 가혹 행위를 당했다고 밝힌 직후 당국에 끌려가는 등 신산(辛酸)의 고초를 겪었다.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자신과 공산당에 ‘위협’이 된다고 여겨지는 인권변호사나 민주주의 운동가, 블로거, 페미니스트, 예술가 등 중국의 각계 민주 인사들을 대대적으로 단속해 ‘헤이위’(黑獄·비밀감옥)에 가두고 있다며 미 CNN방송 등이 중국 정부의 반체제 인사 탄압 실태를 집중 조명했다. CNN 등에 따르면 중국에선 2015년 7월 9일 중국 첫 여성 인권변호사인 왕위(王宇·46)가 베이징에서 남편·아들과 함께 경찰에 연행된 것을 시작으로 동료 반체제 변호사와 가족 등이 연달아 구금되는 이른바 ‘709 단속’이 벌어졌다. 홍콩에 본부를 둔 시민단체 ‘중국인권변호사관주조’(CHRLCG)는 ‘709 단속’ 당시 1주일도 안 되는 짧은 기간 동안 최소 146명의 변호사와 그 가족 등이 공안 당국에 붙잡혔다고 밝혔다. 지난달 현재 모두 701명이 단속됐고 이 중 321명이 구금 상태에 있다. 미 뉴욕에 본부를 둔 중국인권에 따르면 왕위는 톈진(天津)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인권변호사 쑤이무칭(隋牧靑·50)도 이때 단속돼 사라진 반체제 인사들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한밤중에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둔 자동차가 긁혔다’는 연락을 받고 집 밖으로 나갔다가 공안에 붙잡혀 5개월간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출감 뒤 미국으로 도피한 천타이허(陳泰和·46) 교수는 자신의 블로그에 미국식 배심원 제도를 옹호하는 글을 올렸다가 “몇 가지 물어볼 것이 있다”는 공안의 전화를 받고 집을 나섰다가 체포돼 중국 광시(廣西)좡족자치구 구이린(桂林)의 헤이위에서 단순 절도범과 살인범 등 다른 죄수들과 함께 구금돼 생활했다. 그는 “감방 하나에 수용돼 있는 사람이 너무 많아 용변을 보기도 어려웠다”며 “식사를 할 때도 젓가락이 없어 밥을 손으로 집어 먹었다”고 폭로했다. 외국인들도 예외가 아니다. 스웨덴 국적으로 베이징에서 중국 변호사를 돕는 시민단체를 설립해 활동하던 페테르 달린(37)은 지난해 1월 현지 공안 당국이 그를 잡으려 한다는 제보를 받고 공항으로 떠나기 직전 집에 들이닥친 공안 20여명에게 여자친구와 함께 붙들려 끌려갔다. 공안은 “그가 왕위의 아들을 미얀마로 빼돌리려는 계획을 세웠다고 주장하다가 사실이 아닌 것이 드러나자 그의 시민단체가 중국 안보를 위협하는 활동을 지원하는 불법을 저질렀다”는 혐의를 씌워 불법 구금했다. 서로를 잘 알지 못하는 세 사람은 붙잡혔을 때 가구가 거의 없고 창문에 검은 커튼이 쳐진 방에서 24시간 불이 켜진 채 지냈다고 헤이위에 대해 비슷한 증언을 했다. 밤에는 공안들이 들이닥쳐 공갈·협박을 하기 일쑤였다. 달린은 “신문자들은 마치 나쁜 할리우드 영화를 연상하게 하는 방식으로 나를 다뤘다”고 말했다. 이들에게 읽을거리 하나 제공되지 않았으며 화장실 사용조차 철저히 감시당했다.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의 경찰 훈련시설로 옮겨져 계속 신문을 받았다는 쑤이 변호사는 “나흘 밤낮 동안 잠을 자게 내버려 두지 않았다. 닷새째 되니 이러다 죽겠다 싶어 협조를 약속했다”고 털어놨다. 쑤이 변호사와 천 교수, 달린 등은 모두 공안 당국의 요구대로 국가정권 전복 선동죄 등 자신들의 ‘혐의’를 인정하는 진술을 한 뒤에야 겨우 풀려났다. 반체제 인사는 또 다른 헤이위인 정신병원에 갇히기도 한다. 2012년 12월 공안 당국에 끌려간 왕페이젠(王培劍) 지량(計量)대 교수가 대표적이다. 왕 교수는 수업 시간에 톈안먼 사태의 시위 진압 방식과 인권 탄압을 비판하면서 공산당 일당 독재는 종식돼야 한다고 밝혔다. 학교 당국은 곧바로 왕 교수가 수업 중에 민감한 정치 문제를 거론한 것은 정신이상이나 정서불안 때문이라며 강의를 중단시켰다. 홍콩 인권단체인 ‘중국인권옹호자들’(CHRD)은 체포된 왕 교수가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 제7 인민병원에 수용됐다며 최근 수년 동안 지식인과 민원인이 정치적인 이유로 정신병원에 수용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들과는 달리 끝내 헤이위에서 세상을 떠나기도 했다. 베이징 톈안먼 성루에 걸린 마오쩌둥(毛澤東) 초상화에 먹물을 뿌린 쑨빙(孫兵·44)은 수감 중 폐암에 걸렸지만 치료를 받지 못해 끝내 숨졌다. 베이징에서 무장경찰로 복무한 쑨빙은 제대 후 인권운동가로 활동했다. 그는 2014년 3월 6일 낮 12시쯤 톈안먼 앞 마오 초상화에 먹물을 뿌리다 현장에서 붙잡혔다.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인민정치협상회의) 개막으로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마오 초상화를 훼손함으로써 공공질서를 어지럽혔다는 죄목으로 1년2개월간 복역했다. 베이징 둥청(東城)교도소에서 폐암 진단을 받은 그는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만기출소 때 말기까지 상태가 악화됐다. 출옥 후 베이징에서 치료를 받으려 했지만 공안 당국이 그를 고향 후베이(湖北)성으로 강제 압송했고, 외국 병원에서 치료받으려던 시도 역시 저지당했다. 출국 수속을 밟았지만 외국으로 나갈 수도 없었고 지방으로 압송당하는 바람에 베이징병원에 입원도 못해 사망에 이르는 빌미가 된 것이다. 앞서 7월에는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민주화의 상징 류샤오보(劉曉波·61)도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가석방돼 치료를 받다가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의 중국의대 부속병원에서 타계했다. CNN은 “중국 정부에 각 사건에 대해 사실 확인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원유 끊어야” 연일 압박 美 “안보리 문제” 몸 사리는 中

    공급량 추가 제한으로 접점 찾을 수도 미국이 연일 중국을 향해 대북 원유 금수조치를 압박하고 있다. 중국은 대북 해법이 될 수 없다며 반대의 뜻을 완곡하지만, 분명히 밝히고 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30일(현지시간) 국무부 청사에서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외무장관과의 회담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북한을 통제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원유 공급과 관련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면서 “북한을 대화의 장에 나오게 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원유를 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CNN 등이 전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도 같은 주문을 했다. 코리 가드너 미국 상원 외교위 동아시아태평양소위원장은 이날 CNN에 “중국이 한국에 했던 것만큼 북한에도 가혹했다면 (북한과의) 모든 무역을 중단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가드너 위원장은 “중국은 사드 배치를 명분으로 한국 경제에 120억 달러(약 13조 400억원)에 가까운 대가를 치르게 하는 경제 보복 조치를 했다”고 비판하고 “중국의 사업체 5000여곳이 현재 북한과 거래를 계속하고 있다. 북·중 간 최근 무역 수치를 보면 중국은 여전히 북한과 50억~60억 달러어치의 거래를 하고 있다”며 중국을 압박했다. 중국은 관영 매체들을 중심으로 미국의 요구에 반발감을 드러냈다. 인민일보의 중문·영문 자매지인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는 1일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이 원하는 대로 일방적인 대북 제재를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대북 외교 관계 단절과 원유 공급 중단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승인받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일부 반북 성향의 중국 교수들은 대북 원유 공급 중단 필요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장롄구이 중앙당교 국제전략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계속 핵개발을 추진하면 원유 공급을 중단하는 것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칭궈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원장도 “중국은 추가 제재가 필요하다는 점을 깨달았다. 북한이 핵개발을 계속 추진한다면 중국이 북한에 대한 원유 수출을 옥죌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과 중국은 일단 ‘공급량 추가 제한’에서 접점을 찾을 가능성도 있다. 틸러슨 장관은 “우리는 공급량을 더 제한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을 설득하기 위해 한발 물러선 모양새다. 중국도 화답하려는 듯 보인다. “중국이 북한과의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중단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이날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매년 봄 60여명의 대학생을 북한에 보내 7개월가량 어학을 공부하도록 한다. 북한도 비슷한 수의 대학생을 중국으로 보낸다. 한편 유엔 안보리의 제재에도 내년 러시아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 수는 크게 줄지 않을 전망이다. 러시아 정부 소식통은 이날 “현재 노동 비자를 받고 일하는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 3만 7000여명 대부분이 지난해 11월 2년짜리 노동허가를 받았다”면서 “따라서 내년에는 북한 노동자 수가 줄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수심 8134m…마리아나 해구에 사는 신종 심해어류 발견

    수심 8134m…마리아나 해구에 사는 신종 심해어류 발견

    미지의 우주를 탐사하기 위한 인류의 도전이 계속되고 있지만 사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상에도 전인미답의 공간은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지구에서 가장 깊은 바다인 서태평양 마리아나 해구(Mariana Trench)가 그 곳이다. 마리아나 해구는 세계에서 가장 깊은 비티아즈 해연(1만 1034m)과 챌린저 해연(1만 863m)이 있는 곳으로 아직도 확인되지 않은 다양한 심해생물이 살고 있다. 최근 미국 워싱턴 대학 연구팀이 마리아나 해구에 사는 37종의 신종 심해어류를 발견했다고 발표해 관심을 끌고 있다. 대부분 수심 6900~8000m 사이에서 낚인 이들 어류들은 지금까지 학계에 보고된 바 없는 신종으로 아직 공식적으로 '족보'에 이름이 오른 것은 아니다. 이번에 연구팀이 공개한 신종 중 가장 관심을 끄는 주인공은 '마리아나 스네일피시'(Mariana snailfish)다. 심해꼼치과에 속하는 스네일피시는 수심 8134m 아래에서 잡혔다. 전체적으로 반투명의 모습을 한 스네일피시는 비닐이 없으며 대가리가 몸에 비해 기형적으로 크다. 빛 한줄기 없는 곳에서 스네일피시는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하며 심해 갑각류와 새우를 잡아먹는다. 놀라운 점은 스네일피시가 엄청난 수압을 견디며 살고 있다는 사실이다. 논문의 선임저자 매켄지 제링어 박사는 "수심 8000m의 수압이면 당신의 엄지손가락 위에 코끼리를 올려놓은 것과 비슷할 정도"라면서 "이처럼 가혹한 환경에 여러 생명체가 산다는 것 자체가 경이롭다"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연구팀은 스네일피시가 어떻게 강한 수압을 이겨내며 살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밝혀내지 못했다. 제링어 박사는 "겉으로 보기에 스네일피시는 강한 수압을 견딜 만큼 단단해 보이지는 않는다"면서 "다만 DNA 분석과 3D 스캐닝을 통해 신종임을 밝혀냈으며 역대 발견된 것 중 가장 깊은 곳에서 사는 물고기"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동물분류학으로 권위있는 국제학술지인 ‘주택사’(ZOOTAXA) 최신호에 발표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7일만에 반체제 인사 146명의 행방이 묘연한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7일만에 반체제 인사 146명의 행방이 묘연한 중국

    뙤약볕이 숨막히게 내리쬐던 여름의 한복판인 지난 8월13일, 중국 중부 산시(陝西)성 위린(楡林)시 교외의 자택에 연금 상태에 있던 인권변호사 가오즈성(高智晟·53)의 행방이 묘연하다. 미국으로 도피해 살고 있는 그의 부인 겅허(耿和)는 당시 “남편과 함께 살고 있는 형 가오즈이(高智義)가 ‘오전 8시쯤 동생 방에 가서 아침식사를 하자고 소리쳤지만 인기척이 없었다며 현지 공안(경찰)에 신고해 당국이 소재 파악에 나섰으나 아직까지 찾지 못한 상태’라는 소식을 전달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0월18~24일)를 앞두고 중국 내에서는 민주주의 운동가 등 요주의 반체제 핵심 인사들이 차례로 ‘여행’ 등의 명목으로 중국 당국에 끌려가 연락이 두절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그가 베이징으로 압송돼 모처에 격리됐을 것이라고 대만 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가오즈성을 찾아다니던 인권변호사 사오중궈(邵重國)와 리파왕(李發旺)도 중국 공안당국에 끌려간 뒤 연락이 끊긴 상황이다. 불법 기공단체 파룬궁(法輪功) 수련자와 지하교회 신자 등 사회적 약자를 주로 변호한 까닭에 ‘중국의 양심’으로 불리는 가오즈성은 2006년 국가정권전복 선동죄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판결을 받았다. 가까스로 실형을 모면했던 그는 2010년 3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과거 혹독한 고문을 당했던 사실을 폭로한 직후 자취를 감췄다가 다음해 12월 집행유예 취소와 함께 중국 서북부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의 교도소에 수감됐다. 형기 만료로 2014년 8월 풀려난 가오즈성은 2015년 9월 다시 미 언론과 기자회견을 갖고 수감 중에 고문과 가혹 행위를 당했다고 밝힌 직후 당국에 끌려가는 등 신산(辛酸)의 고초를 겪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자신과 공산당에 ‘위협’이 된다고 여겨지는 인권 변호사나 민주주의 운동가,블로거, 페미니스트, 예술가 등 중국의 각계 민주 인사들을 대대적으로 단속해 ‘헤이위’(黑獄·비밀감옥)에 가두고 있다며 미 CNN방송 등이 중국 정부의 반체제 인사 탄압 실태를 집중 조명했다. CNN 등에 따르면 중국에선 2015년 7월 9일 중국 첫 여성 인권변호사인 왕유(王宇·46)가 베이징에서 남편·아들과 함께 경찰에 연행된 것을 시작으로 동료 반체제 변호사와 가족 등이 연달아 구금되는 이른바 ‘709 단속’이 벌어졌다. 홍콩에 본부를 둔 시민단체 ‘중국인권변호사관주조’(CHRLCG)는 ‘709 단속’ 당시 1주일도 안 되는 짧은 기간 동안 최소 146명의 변호사와 그 가족 등이 공안당국에 붙잡혔다고 밝혔다. 지난달 현재 모두 701명이 단속됐고 이중 321명이 구금 상태에 있다. 미 뉴욕에 본부를 둔 중국인권에 따르면 왕유는 톈진(天津)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인권 변호사 쑤이무칭(隋牧靑·50)도 이때 단속돼 사라진 반체제 인사들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한밤중에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둔 자동차가 긁혔다’는 연락을 받고 집밖으로 나갔다가 공안에 붙잡혀 5개월 간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출감 뒤 미국으로 도피한 천타이허(陳泰和·46) 교수는 자신의 블로그에 미국식 배심원 제도를 옹호하는 글을 올렸다가 “몇 가지 물어볼 것이 있다”는 공안의 전화를 받고 집을 나섰다가 체포돼 중국 광시(廣西)장족자치구 구이린(桂林)의 헤이위에서 단순 절도범과 살인범 등 다른 죄수들과 함께 구금돼 생활했다. 그는 “감방 하나에 수용돼 있는 사람이 너무 많아 용변을 보기도 어려웠다”며 “식사를 할 때도 젓가락이 없어 밥을 손으로 집어먹었다”고 폭로했다. 외국인들도 예외가 아니다. 스웨덴 국적으로 베이징에서 중국 변호사를 돕는 시민단체를 설립해 활동하던 피터 달린(37)은 지난해 1월 현지 공안당국이 그를 잡으려 한다는 제보를 받고 공항으로 떠나기 직전 집에 들이닥친 공안 20여명에게 여자친구와 함께 붙들려 끌려갔다. 공안은 “그가 왕유의 아들을 미얀마로 빼돌리려는 계획을 세웠다고 주장하다가 사실이 아닌 것이 드러나자, 그의 시민단체가 중국 안보를 위협하는 활동을 지원하는 불법을 저질렀다”는 혐의를 씌워 불법 구금했다. 서로를 잘 알지 못하는 세 사람은 붙잡혔을 때 가구가 거의 없고 창문에 검은 커튼이 처진 방에서 24시간 불이 켜진 채 지냈다고 헤이위에 대해 비슷한 증언을 했다. 밤에는 공안들이 들이닥쳐 공갈·협박을 하기 일쑤였다. 달린은 “심문자들은 마치 나쁜 할리우드 영화를 연상하게 하는 방식으로 나를 다뤘다”고 말했다. 이들에게 읽을거리 하나 제공되지 않았으며 화장실 사용조차 철저히 감시당했다.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의 경찰 훈련시설로 옮겨져 계속 심문을 받았다는 쑤이 변호사는 “나흘 밤낮 동안 잠을 자게 내버려두지 않았다. 닷새째 되니 이러다 죽겠다 싶어 협조를 약속했다”고 털어놨다. 쑤이 변호사와 천 교수, 달린 등 모두 공안당국의 요구대로 국가정권전복 선동죄 등 자신들의 ‘혐의’를 인정하는 진술을 한 뒤에야 겨우 풀려났다. 반체제 인사는 또다른 헤이위인 정신병원에 갇히기도 한다. 2012년 12월 공안당국에 끌려간 왕페이젠(王培劍) 지량(計量)대 교수가 대표적이다. 왕 교수는 수업 시간에 톈안먼 사태의 시위 진압 방식과 인권 탄압을 비판하면서 공산당 일당 독재는 종식돼야 한다고 밝혔다. 학교 당국은 곧바로 왕 교수가 수업 중에 민감한 정치 문제를 거론한 것은 정신이상이나 정서불안 때문이라며 강의를 중단시켰다. 홍콩 인권단체인 ‘중국인권옹호자들(CHRD)’은 체포된 왕 교수가 저장(浙江) 성 항저우(杭州) 제7 인민병원에 수용됐다며 최근 수년 동안 지식인과 민원인이 정치적인 이유로 정신병원에 수용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들과는 달리 끝내 헤이위에서 세상을 떠나기도 했다. 베이징 톈안먼 성루에 걸린 마오쩌둥(毛澤東) 초상화에 먹물을 뿌린 쑨빙(孫兵·44)은 수감 중 폐암에 걸렸지만 치료를 받지 못해 끝내 숨졌다. 베이징에서 무장경찰로 복무한 쑨빙은 제대 후 인권운동가로 활동했다. 그는 2014년 3월6일 낮 12시쯤 톈안먼 앞 마오 초상화에 먹물을 뿌리다 현장에서 붙잡혔다.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인민정치협상회의) 개막으로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마오 초상화를 훼손함으로써 공공질서를 어지럽혔다는 죄목으로 징역 1년2개월 복역했다. 베이징 둥청(東城)교도소에서 폐암 진단을 받은 그는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만기출소 때 말기까지 상태가 악화됐다. 출옥 후 베이징에서 치료를 받으려 했지만 공안당국이 그를 고향 후베이(湖北)성으로 강제 압송했고, 외국 병원에 치료받으려던 시도 역시 저지당했다. 출국 수속을 밟았지만 외국으로 나갈 수도 없었고 지방으로 압송당하는 바람에 베이징병원 입원도 못해 사망에 이르는 빌미가 된 것이다. 앞서 7월에는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민주화의 상징인 류샤오보(劉曉波·61)도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가석방돼 치료를 받다가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의 중국의대 부속병원에서 타계했다. 그도 공안당국이 위중한 상태까지 사실상 방치하고 출국 치료까지 막아 결국 사망했다. CNN은 “중국 정부에 각 사건에 대해 사실 확인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 외교부는 지난 24일 팩스를 통해 “중국 사법당국은 용의자에 대한 모든 법적 권리를 보장한다”며 “중국에서 활동하는 외국 언론이 중국 사법 주권과 사실을 존중하고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보도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고 CNN이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이경형 칼럼] 북 퇴로는 열어 줘야

    [이경형 칼럼] 북 퇴로는 열어 줘야

    올 북한의 엄동설한은 더 가혹할 것 같다. 북한에 갔던 중국 특사가 빈손으로 돌아오고 미국은 북한을 9년 만에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했다. 두 달 이상 조용했던 북한이 무력시위로 반발한다면 한반도는 안보 위기를 맞을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9일 정상회담에서 중국 특사 파견을 통해 북한의 도발 중단 의사를 타진키로 했지만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 면담 거부로 실패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중 특사가 귀국하자 다음날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고 어제는 추가 제재까지 발표했다. 북한 문제를 미·중 간의 역학관계, 빅딜 문제로 보는 시각이 있다. 키신저 박사의 “중국이 북핵을 해결하고, 미국은 주한미군을 철수한다”는 빅딜설이 대표적이다. 중국이 북핵을 해결하면 북한을 중국의 완충지대로 인정하는 내용의 아이디어를 제시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국제 안보환경은 대국 간 힘의 균형과 지정학적 역학관계의 산물인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4월 미·중 정상회담 환영 만찬에서 트럼프에게 “한국은 역사적으로 중국의 일부였다”며 장황하게 설명했다.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남북) 통일을 꼭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시진핑과 트럼프의 이 같은 말에서 대국 중심으로 구상하는 국제 전략의 일단을 엿볼 수 있다. 북한을 국제적으로 고립시키고 압박을 가중하더라도 퇴로를 열어 주는 것은 필요하다. 최근 김정은의 공포정치가 살벌해지는 것은 내부 권력 기반이 불안하다는 방증이다. 이런 가운데 국제적으로 궁지에 몰린 김정은이 ‘핵 자살테러극’이라도 벌인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한국이 입는다. 미·중이 북핵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자칫 남북한을 사실상 영구 분단하는 일을 벌일 수도 있다. 이런 문제들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독 안에 든 쥐’도 급하게 잡으려면 물릴 수도 있기 때문에 북한이 스스로 물러나도록 유도하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의 퇴로를 열어 주는 데 일정 역할을 할 수 있다. 다음달 중국을 방문, 시진핑 주석과 한·중 정상회담을 갖는다. 북핵 공조 방안 가운데는 북한이 단시일은 아니더라도 중기적으로 핵을 폐기하는 대안적 방식을 두고 다양한 모델을 모색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내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은 북한이 퇴로로 삼을 수 있는 기회다. 평창에 이어 2020년 도쿄, 2022년 베이징으로 이어지는 동북아의 릴레이 올림픽 개최라는 한·중·일 간의 ‘스포츠 협력의 열차’에 북한도 탑승할 수 있다. 유엔총회는 지난 14일 ‘평창올림픽 52일 휴전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내년 2월 2일부터 3월 25일까지 물리적·군사적 위협을 포함한 모든 적대행위를 중지하자는 내용이다. 만약 북한이 평창에 참가 의사를 표하고 도발을 그때까지 자제한다면 이 기간에 예정된 ‘키리졸브’ 한?미 연합훈련을 유예하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이 주장하는 ‘북핵 중단, 한·미 군사훈련 중단’의 ‘쌍중단’과는 별개의 사안이지만 맥락은 이어질 수 있다. 북한은 ‘추가 핵·미사일 도발로 핵 무력 완성’이라는 외골수에 스스로 갇혀 거의 자폐 증상을 보이고 있다. 이럴수록 외부와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이 필요하다. 북·미 간 뉴욕 채널은 지난 8월까지만 해도 활발했지만 지금은 거의 단절됐다고 한다. 뉴욕 채널이든, 반관반민의 1.5 트랙이든 북한이 외부와 말문을 열도록 유도해야 한다. 지난주 방한했던 바자노프 러시아 외교아카데미 원장이 북한 고위 외교관에게 “북한은 왜 불꽃놀이하듯 미사일을 자꾸 쏘아대느냐”고 묻자 “우리가 그것 빼고 무엇을 할 수 있습니까”라고 되물어 실소를 자아냈다고 한다. 길거리 싸움판에서도 약자가 함부로 흉기를 휘두른다. 북핵 완전 폐기의 목표를 향해 가는 평화적 해결의 도정에는 늘 우발적 충돌과 확전의 위험 요소는 상존한다. 북한의 퇴로를 터놔야 북핵 해결도 연착륙이 가능하다.
  • [서울 구청장 6인의 시국토론] “성역 없이 적폐 규명해야” “국민소통 없인 정쟁도구로 변질”

    [서울 구청장 6인의 시국토론] “성역 없이 적폐 규명해야” “국민소통 없인 정쟁도구로 변질”

    문재인 정부 6개월 특별좌담에서 가장 논쟁이 뜨거웠던 주제는 ‘적폐청산’이었다. 김영배 성북구청장, 김우영 은평구청장, 이성 구로구청장, 이창우 동작구청장, 정원오 성동구청장, 차성수 금천구청장 등 6명의 서울 자치단체장들은 사회자가 끼어들 틈이 없을 정도로 쉼 없이 저마다의 소신과 논리를 펼쳤다. 구청장들은 적폐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는 총론에는 모두 공감했지만 각론에서는 이견을 보였다. 전·현 정권, 여야를 막론하고 엄격하고 공정하게 법의 잣대를 적용해 엄벌하는 것이 ‘촛불정신’이라는 주장과 진실은 밝히되 용서와 화합의 방향으로 나아가야 정치 보복 논란을 피할 수 있다는 의견, 인적 청산에 그치지 말고 적폐를 낳은 구조적 시스템을 개혁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시각 등 다양하게 갈렸다. 한반도에 안보 위기를 드리우고 있는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현실적이고 단계적인 해법을 주로 제시했다. 민간 교류 활성화를 통한 긴장 완화를 병행하자는 주장을 공통적으로 했다.[적폐 청산] →요즘 적폐청산이 이슈다. 야당 등 일각에서는 검찰 수사를 놓고 정치 보복이라고 주장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는데. -정원오: 적폐는 반드시 청산해야 한다. 하지만 죄를 묻는 방식은 현명해야 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진실과 화해 위원회’를 한번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 정책) 종식 뒤 1994년 집권한 넬슨 만델라는 진실과 화해 위원회를 만들어 백인들이 흑인들을 가혹하게 탄압했던 진상은 밝히되 잘못을 고백한 백인들을 사면해 줌으로써 흑인과 백인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용서와 화합의 지도력을 발휘했다. 우리도 적폐의 진실은 규명하되 처단이 아닌 화해의 방식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앞으로도 적폐는 수도 없이 나올 텐데 그때마다 다 처단해야 할까. 거듭 말하지만 전 정권의 선거·정치 개입 등 불법·부정 진상은 명백하게 규명해야 한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하는 분풀이·복수·보복 같은 쓸데없는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선, 용서를 구하면 화해하는 진실과 화해 위원회 방식을 지향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한다. -이창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국민들이 현재 새 정부의 적폐청산 과정을 눈여겨보고 있다. 적폐의 기준을 무엇으로 삼을 것인지도 중요하지만 적폐가 만천하에 민낯을 드러냈을 때 어떻게 처리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과거처럼 정치적 타협과 용서, 화해, 이런 식으로 했을 때 과연 1년 전 광화문의 촛불민심을 담았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대나무가 성장할 때 매듭을 짓는 이유는 끊임없이 위로 뻗어나가기 위해서다. 지금 해야 할 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똑같이 준엄한 법의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이 인정할 것이고 그것이 촛불민심을 구현하는 길일 것이다. 전직은 물론 현직 대통령도, 9급 공무원도 예외일 수 없다. 이것이 지금 국민에게 보여 줘야 할 대한민국의 운영 원칙이라고 본다. -김영배: 9급 공무원이든 대통령이든 같은 기준을 적용하자는 것은 법치주의 원칙에선 당연히 옳다. 하지만 다함께 고민해 봐야 할 부분이 있다. 법치주의로만 해결하려 하면 ‘공급자적 시각’을 제공할 수 있다. 칼자루를 쥔 공급자가 수요자인 시민 동의 없이 자의적으로 법이라는 칼자루를 휘두를 소지가 충분히 있다. 그래서 중요한 게 국민 신뢰와 합의다. 적폐청산이 제대로 되려면 국민 신뢰와 합의, 이런 사회적 자본이 밑바탕에 깔려 있어야 한다. 진실을 밝히고 법대로 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고 반드시 해야 된다. 다만, 이와 병행해서 정치 보복 등 여론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점들에 대해 정부가 국민들과 소통하면서 해소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국민들과의 소통이나 신뢰 구축이 없다면 적폐청산은 정쟁의 도구로 변질되고 법치주의도 도전받을 수밖에 없다. 적폐를 청산하면서 그런 사회적 자본을 공고히 다져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차성수: 어느 정권이든 정권 초엔 사정을 한다. 손봐 주기, 정치 보복 같은 이야기는 항상 반복적으로 제기되며 정권에 부담이 됐다. 적폐청산은 사회적 대타협, 민주주의 복원, 공공성 회복 등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데 발목을 잡고 있는 것들을 제거해 나가는 작업이다. 새 나라를 만들 수 있는 큰 기회다. 정권 초에만 잠깐 하다 말거나 적폐청산 잣대를 상대방에게만 들이대고 나에게 들어온 잣대는 피하려 한다면 실패하고 만다. 새로운 시대도 열지 못한다. 적폐청산은 무엇보다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과거 정권뿐 아니라 현 정권도 공적 권력을 사적으로 악용하거나 이익을 위해 활용하면 전 정권과 똑같은 과정을 겪어야 한다. 내부 적폐를 도려내려고 하는 자기혁신이 필요하다. 적폐청산이 사람을 청산하는 수준에 그쳐서도 안 된다. 그런 적폐를 만들게 되는 구조적인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불법 사찰을 원천봉쇄하는 국정원 개혁, 검·경 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 등 다양한 개혁을 법적·제도적으로 정비해야 한다. 이런 시스템 개혁이 병행돼야 국민들이 과거의 악폐와 단절하고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고 받아들일 것이다. 동일 기준 적용과 시스템 개혁, 이 두 가지 기준을 견지해야 국민들과 함께 적폐청산을 해나갈 수 있다. -김영배: 전적으로 동의한다. 정부 혁신이 핵심이다. 민주주의는 큰 틀에서 보면 정부, 시민, 시장, 세 요소로 구성돼 있다. 시민 측면에서 보면 언론 등 공론의 장이 중요하다. 공론의 장에서 사회적 대화가 활성화되지 않으면 정부 혁신도 공염불에 그칠 뿐이다. 이 부분이 적폐청산을 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가 직면한 중요한 도전이라고 본다. -이성: 많은 반대 세력들이 날이 갈수록 옛날 정치 검찰과 지금 검찰이 뭐가 다르냐고 따진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검찰이 정권의 주구 노릇을 하면서 전 정권을 때려잡았듯, 지금도 그런 것 아니냐고 비난하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은 과거와는 확연히 다르다.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국정원 정치·선거 개입 댓글, 이건 국민적 공감대가 확실히 형성돼 있다. 그것을 청산하는 걸 정치 검찰이라고 하진 않을 것이다. 정 구청장의 말처럼 진실을 밝히는 데 머뭇거려선 안 된다. 끝까지 추적해서 밝혀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다만 적폐청산의 범위가 너무 광범위해선 안 된다. 앞서 말한 국정원 댓글, 대기업과 권력의 결탁 등 국민 공감대가 확실한 것들을 중심으로 해야 한다. -김우영: 지금 검찰 수사는 정권 차원에서 플랜을 짜서 기획한 게 아니다. 이명박 정부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음모와 공작을 펼쳤다. 그들이 한 것을 현 정권도 할 것이라고 상정해 방어권을 행사하고 있는데, 시대에 뒤떨어지고 긁어 부스럼 만드는 행위다. 전직 대통령이라면 안보·경제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는 사회적 공론에 기여해야지 묻지도 않은 자기 변론에 급급해선 안 된다. -정원오: 여론은 늘 바뀐다. 적폐청산이 인적 청산 문제로 비쳐지면 여론은 바뀌기 쉽다. 그게 우려된다. 진실은 꼭 밝히고, 인적 청산이 아닌 제도 개선으로 나아가야 한다. -김우영: 아니다. 인적 청산 없는 제도 개선은 어렵다. -이성: 우리 사회는 광복 이후 지금까지 언제나 가해자가 피해자를 용서했다. 피해자가 가해자를 용서한 적이 없다. -김우영: 맞다. 가해자가 사과를 한 적이 없다. -이성: 이번에는 용서를 하더라도 피해자가 용서해야 한다. 진실을 다 밝히고, 피해자인 국민들 사이에 용서를 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용서할 수 있을 것이다. 옛날처럼 가해자가 피해자를 용서하는 역사가 되풀이돼선 안 된다. -이창우: 이야기가 좀 빗나간 것 같다. 용서가 초점이 아니다. 적폐청산에 대한 국민 인식이 핵심이다. 차 구청장께서 말씀을 잘하신 것 같다. 문재인 정부는 법과 원칙대로 처리를 하되 논란의 소지가 생기지 않도록 끊임없이 자기 혁신을 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의 신뢰를 받으며 역사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 -이성: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전 정권이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 저지른 국정원 댓글 등 정당하지 못한 활동들에 대해 청산을 해나가고 있다. 적폐의 주역 중 주역인 국정원을 개혁하고 있는데, 비단 국정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정원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돈을 대 준 전경련도 국정원 못지않은 주역이다. 전경련이 돈을 제공하지 않았다면 어버이연합 같은 단체가 활동하지 못했다. 기업의 뒷돈이 있었기에 적폐가 생겼다. 국정원 적폐는 바로잡아 가고 있는 듯한데 전경련의 적폐청산에 대한 노력이 없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북핵, G2 등 세계질서 속 해결 모색… 남북교류 활성화해야” [북핵] →역대 정권들이 북한과 대화도 해보고 제재도 해봤지만 결국 북한은 핵 능력을 고도화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북핵 문제의 근본적 해법이 있을까. -김우영: 우선적으로 북핵 폐기 같은 높은 수준의 목표보다는 낮은 단계의 신뢰 회복 조치가 중요하다. 북한은 국제사회와 한반도에 위기를 조성할 수 있는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잠정 중단하고, 한국과 미국은 북한이 위협을 느낄 수 있는 한·미군사훈련을 잠정 중단해 상호 회담을 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이른바 ‘쌍중단’이다. 일단 거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핵 종결까지는 엄청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처음부터 풀리지 않는 걸 얘기하면 아예 풀리지 않는다. 위기가 확대되는 걸 우선 막아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일촉즉발의 상황을 평화적으로 바꾸려 한다. 그게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반면 문화적으로도 북한과의 교류를 주도해야 하는데 그 부분에 있어서는 정부 역할이 미흡하다. -정원오: 미·북 수교, 북핵 폐기·동결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북한이 제일 두려워하는 건 미국의 힘이다. 미국과 북한이 수교하면 북핵 문제가 해결된다. 북한이 핵을 가질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때 국회 연설에서 북한은 미국의 따뜻한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라 지옥이나 다름없다고 표현했는데, 미국과 손잡으면 북한도 남한과 같이 된다는 메시지를 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남북교류도 활성화해야 한다. 민간뿐 아니라 지방정부 간 교류도 활성화해야 한다. 서울·평양 간 경평축구 등을 비롯해 기초자치단체장 간 연계도 필요하다. 안보의식을 강화하되 물밑에서 지속적으로 교류에 대한 움직임을 해야 한다. -김영배: 중국이 ‘G2’로 부상하는 과정에서 북핵·미사일이 세계적인 이슈가 됐다. 이제는 미국이 북한을 직접 다뤄야 하는 국면에 이르렀다. 세계 질서는 19세기 말 수준으로 전환하고 있다.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로 돌아서고 프랑스 등 유럽도 정치적 변동을 겪고 있다. 일본은 평화헌법 개정에 나섰다. 경제는 물론 세계 질서가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핵·미사일을 통해 생존하고 싶다는 욕구를 넘어 유동적인 세계 질서 안에서 카드놀이를 하고 있다. 미국이 국익을 위해 주로 대하는 국가는 북한이 아니라 중국이다. 그런 틀에서 보면 우리 입장에서는 G2에 대해 ‘아빠가 좋냐, 엄마가 좋냐’ 이런 프레임으로 접근할 것인가 아니면 동북아 역내 새로운 다자주의 대화의 틀을 만들어 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남북한 주민이 다양하게 교류 협력해야 한다. 국가 수준이 아니라 한반도를 둘러싼 관계국 간 관계는 다양한 주체로부터 만들어질 수 있는데, 협력·교류 시스템이 없는 게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창우: 북핵과 관련해선 현 개발 수준에서 동결하는 것을 1단계 목표로 삼아야 한다. 처음부터 국제 사회가 북한을 상대로 지금 당장 핵을 폐기하라고 하면 대화가 가능하겠는가. 물론 궁극적인 목표는 북핵 폐기가 맞다. 하지만 한꺼번에 이를 달성하기는 불가능해 보인다. 핵을 동결시키는 게 단기적 목표가 돼야 한다. 이후 모든 국제 사회가 대화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해야 한다. -이성: 전 세계, 특히 서방 진영에서 북한이 실제 핵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핵보유국으로 공식 인정하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중국도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걸 원치 않을 것이다. 문제는 북한의 선택이다. 북한이 서방세계와 화해하고 미국과 수교하면서 그 대가로 핵을 포기할 것이냐, 아니면 핵 보유 상태에서 미국과 대화를 하려 할 것이냐, 두 선택지를 놓고 봤을 때 북한은 핵을 가진 채로 북·미 수교를 하자고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론 공식·비공식 대화의 창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역대 정부의 과오 중 하나는 개성공단을 더 키우지 못한 것이다. 인건비로 연간 북한에 흘러간 돈이 600억원인데, 그 정도로 핵 개발을 하지는 못한다. 개성공단은 북한에 자본주의 경험을 제공했을뿐더러 남북 간 대화의 창이었다. 당초 계획대로 개성공단 규모를 키웠다면 북한이 핵 개발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본다. -차성수: 세 가지 조건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첫째는 세계 질서가 재편되고 있고 둘째는 9년 동안 남북 소통 라인이 다 끊어졌다. 국정원, 통일부 어디에도 소통 라인이 없다. 신뢰 있는 소통 라인을 복원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셋째는 북한이 1990년대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이후 핵을 가지려 했다는 것이다. 20년 넘게 핵 하나를 갖고 버텨 왔다. 단순히 남북 간 문제로 풀 수 없다. 미국과 북한, 세계 질서 속에서 풀어야 하는 딜레마가 있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지켜야 하는 최소한의 원칙이 있어야 한다. 전쟁은 절대 안 된다. 전쟁으로 갈 수 있는 상황을 막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지난 6개월간 문재인 정부가 펼쳐 온 외교안보 전략의 핵심은 무모하고 우발적인 도발, 확전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었다. 그런 분위기를 가라앉히는 데 성공했다고 본다. ‘비핵화·평화’ 원칙을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북한이 30년 가까이 판을 키워 왔으면 이제 정리할 때가 됐고, 원칙을 갖되 조급하게 빨리 해결하는 걸로는 안 된다. 북한과 직접 통할 수 있는 다양한 우회로도 만들어야 한다. 평창올림픽 개최가 목전으로 다가왔다. 북한의 참여를 이끌어내야 한다. 같은 기간 열리는 한·미군사합동훈련을 유예하는 등의 다양한 방식을 검토해야 한다. 김승훈·윤수경·송수연·이범수·최훈진 기자 hunnam@seoul.co.kr
  • 키 작은 왜소증 성범죄자, 집행유예 받은 사연

    선천적으로 키가 자라지않는 왜소증을 가진 성범죄자가 자신의 작은 키 덕분에 투옥을 면했다. 최근 영국 메트로 등 현지언론은 웨일스 웰시풀에 사는 브라이언 안소니 보웬(26)의 재판 결과를 보도했다. 왜소증으로 인해 초등학생 만한 작은 키를 가진 보웬은 각각 13세와 15세 소녀를 상대로 수차례 음란 메시지와 성관계 등을 요구한 혐의로 체포됐다. 이른바 어린이에게 성욕을 느끼는 소아성애자로 범죄 성격상 재판부의 단호한 판결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됐다. 보웬의 변호인인 다피드 로버츠는 "피고는 몸집이 작아 다른 수감자보다 더 큰 고통이 수반될 것"이라면서 "성적 망상도 가지고 있어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투옥보다 치료가 바람직하다"고 항변했다. 중형을 요구하는 검찰과 치료를 요구하는 변호인의 의견이 팽팽히 맞선 가운데 판결은 의외로 싱겁게 끝났다. 주심을 맡은 라이스 롤랜드 판사는 "피고가 신체 장애가 있어 복역이 너무 가혹하다는 것이 인정된다"면서 징역 48주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다만 판사는 재활 치료 3개월 동안 오후 9시부터 오전 7시까지 통행을 금지하며 10년 간의 성범죄자 등록을 명했다. 이에 대해 현지언론은 "왜소증이라는 특성상 수감 중 일어날 수 있는 불미스러운 일에 대한 우려를 판사가 받아들였다"면서 "이는 장애인에 대한 또다른 차별일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삼국지로 풀어 보는 法이야기] 조조에게 ‘배송 과정’ 불량 밀감 진상…손권은 다시 보내야 할까

    [삼국지로 풀어 보는 法이야기] 조조에게 ‘배송 과정’ 불량 밀감 진상…손권은 다시 보내야 할까

    중국을 절반 이상 점령한 조조는 스스로 위왕(魏王)이라 칭하고 업에 위나라 왕궁을 짓는다. 그러곤 왕궁의 완공을 빌미로 각 주에 특산품을 진상하라고 요구한다. 조공을 약속한 손권도 맛있기로 소문난 온주의 밀감을 올린다. 조조는 진상된 밀감을 보면서 달콤새콤한 맛을 기대한다.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영문일까. 조조가 껍질을 벗겨 낸 밀감에 알맹이가 전혀 없다. 조조는 당장 책임자를 불러 추궁하지만 원인을 알 수 없다. ※ 원저 : 요코야마 미쓰테루 ※ 참고 : 만화 삼국지 30,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역자 이길진자급자족 경제 시대에는 거래라는 것이 있을 수 없었다. 자신이 생산한 것을 자기 스스로 소비하면 충분했다. 하지만 상품과 서비스를 사고팔면서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조조에게 진상된 온주 밀감도 마찬가지다. 손권이 진상한 밀감이 조조의 마음에 들지 않았다.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을 넘어 알맹이가 전혀 없어 밀감이라고 볼 수조차 없었다. 이런 경우 조조는 손권에게 알맹이가 꽉 찬 것으로 다시 보내 달라고 요구할 수 있을까. 손권의 입장에서도 억울하기 짝이 없다. 자신은 최상품의 밀감을 보냈는데 배송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과연 손권은 조조에게 밀감을 다시 보내야 할까. ●공물 보내기로 한 계약 종류 따져야 오늘날에는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홈쇼핑, 인터넷쇼핑 등 새로운 방식의 거래가 생겨났다. 예전에는 소비자가 물건을 구입하려면 직접 보고 만져 보는 과정을 거쳤다. 하지만 TV나 인터넷을 통해 물건을 구입하는 경우에는 그런 과정을 거칠 수 없다. 때문에 소비자는 기대에 못 미치는 품질로 실망을 하거나 화면으로 본 것과 다른 물건을 받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판매자가 환불이나 교환을 쉽게 해 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손권이 조조에게 보내야 할 공물은 어느 정도의 품질을 가져야 할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물을 보내기로 한 계약의 종류가 무엇인지를 먼저 살펴보아야 한다. 특정된 밀감을 납품하기로 한 것인지, 아니면 일정한 종류의 밀감을 납품하기로 한 것인지, 어느 성질의 것인지에 따라 다시 납품해야 할지 결정된다. ‘특정’(特定)이란 물건이 구체적으로 콕 찍어 정해져 있다는 뜻이다. 반대로 ‘종류’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일정한 종류’라는 식으로 대강만 정해 놓은 것이다. 조조가 마트에서 물건을 산다고 가정해 보자. 시간도 남고 구경도 할 겸 마트를 직접 찾아갔다. 진열되어 있는 밀감, 달걀, 고등어 중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물건을 골랐다. 조금이라도 더 맛있어 보이거나 크기가 좀더 커 보이거나 상처가 없는 물건을 골랐다. 그리고 그 물건을 배달해 달라고 했다. 이 경우에는 배달해야 할 물건이 ‘특정’되어 있다. 배달하는 사람이 마음대로 같은 종류로 바꾸어 배달할 수 없다. 조조가 콕 찍은 바로 그 물건을 배달해 주어야 한다. 반대로 조조가 너무 바빠 마트에 갈 시간이 없었다. 또 어차피 가 봐야 그 물건이 그 물건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밀감 한 상자, 달걀 한 판, 고등어 한 마리를 주문했다. 이 경우에는 마트 측에서 여러 개의 밀감, 달걀, 고등어 중에서 골라서 배달하면 된다. 종류만 맞으면 되는 것이다. 이 경우 밀감, 달걀, 고등어의 크기나 신선도가 제각각일 수 있다. 이때 마트 업자는 중간 정도의 품질로만 배달하면 된다(민법 제375조 제1항). 굳이 제일 잘 익은 밀감이나 제일 큰 고등어를 골라 배달할 필요는 없다. 이처럼 배달해야 할 물건이 특정된 것인지 여부에 따라 마트 업자는 각각 다른 의무를 진다. 조조가 물건을 콕 찍어 지정한 경우에는 ‘그 물건을 인도하기까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보존해야 한다’(민법 제374조). 그렇지 않으면 손해배상 책임을 진다(민법 제390조). 또 배달을 마치기 전에 훼손되더라도 마트 업자에게 잘못이 없으면 훼손된 채로 인도하면 된다. 반대로 인터넷으로 주문한 경우 마트 업자가 물건을 배달하려고 포장을 해 놓았는데 물건이 훼손되었다면 어떻게 될까. 이 경우에는 배달이 끝나야 이행이 완료된다. 따라서 마트 업자는 다른 물건으로 바꾸어 배달해야 한다. 온주의 밀감은 어떨까. 조조가 ‘온주에 있는 어느 농장의 몇 번째 나무에 있는 밀감을 진상하라’고 했을까. 그렇진 않을 것이다. 진상을 하는 손권이 온주 밀감 중 나름대로 좋은 것을 골라 보냈을 것이다. 즉 ‘특정’된 것이 아니라 ‘종류’로만 정해졌을 것이다. 그런데 조조가 밀감을 까 보았을 때는 안에 알맹이가 들어 있지 않았다. 그렇다고 손권이 운송 과정에서 특별히 잘못을 한 것도 아니다. 손권에게 잘못이 없다고 하더라도 손권은 새로운 밀감으로 다시 진상해야 한다. 밀감이 콕 찍어 특정된 것이 아니라 종류로만 정해졌기 때문이다. 배달이 완료되기까지의 책임은 손권에게 있다. ●홈쇼핑 특유의 소비자 보호 제도 조조가 180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현대로 환생했다고 치자. 현대로 와 보니 눈이 뒤집힐 정도다. 집에서 인터넷이나 TV를 통해 좋은 물건을 얼마든지 구입할 수 있다. 위나라 재산을 다 털어서라도 사고 싶은 것이 넘칠 정도다. 그런데 단점도 있다. 물건을 직접 보지 않고 사다 보니 사고 나면 후회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 물건을 받고 보니 생각했던 것과 달라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도 있다. 물건에 하자가 있다면 반품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물건에 하자가 전혀 없는 경우도 많다. 이 경우에도 조조는 반품을 하고 환불을 요구할 수 있을까. 할부거래나 전자상거래 등 특정한 거래에서는 물건에 특별한 하자가 없더라도 일정한 기간 안에는 청약을 철회하고 환불을 요구할 수 있다. 할부계약을 한 경우 계약서를 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제8조), 통신판매는 계약서나 전자문서를 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면 가능하다(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제17조 제1항). 또 방문판매는 계약체결 후 14일 이내에는 언제든지 환불을 요구할 수 있다. 직접 보지 않고 구매하거나 충동 구매하는 경우를 보호하기 위해 둔 규정이다. 하지만 조조에게만 일방적으로 계약을 철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판매자에게 매우 가혹하다. 그래서 법은 조조가 거래를 철회할 수 없도록 제한 규정도 두고 있다. 예를 들면 조조가 물건을 사용하거나 포장을 훼손해 가치가 낮아진 경우다. 이런 경우에는 일방적으로 환불을 요구할 수 없다. 다만, 이런 경우에도 물건이 광고 내용과 전혀 다르다면 사정이 다르다. 조조가 과장광고나 허위광고에 속아 물건을 산 셈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조조는 물건을 받은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청약을 철회할 수 있다. 물건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거나 알 수 있었던 날로부터 30일 이내에도 마찬가지다(전자상거래법 제17조 제3항). 쇼핑이 편해진 만큼 위험은 더 커졌다. 물건을 꼼꼼히 확인할 기회가 줄었기 때문이다. 방문판매, 할부판매, 전자상거래 등 상황에 맞는 현명한 소비가 합리적인 경제생활의 토대가 아닐까. 박하영 법무부 법질서선진화과장(부장검사)
  • 짐바브웨 투자 큰손 中 ‘독재자 축출’ 개입했나

    짐바브웨 투자 큰손 中 ‘독재자 축출’ 개입했나

    짐바브웨의 ‘무혈 쿠데타’는 37년간 집권한 로버트 무가베(93) 대통령을 권좌에서 끌어내렸지만, 군부의 집권이 국가 개혁으로 이어질 것 같지 않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피 한 방울 흘리지 않은 쿠데타의 뒤에는 짐바브웨 최대 투자자 중국이 있다는 관측도 있다.이번 군부 쿠데타를 주도한 콘스탄티노 치웬가 군사령관은 무가베의 혁명 동지이자 짐바브웨의 2인자였던 에머슨 음난가그와(오른쪽·71) 전 부통령과 가까운 사이다. 군부가 지난 6일 경질돼 해외로 망명한 음난가그와를 부통령직으로 복귀시키고, 다음달 열리는 집권여당 ‘짐바브웨아프리카민족동맹애국전선’(Zanu-PF) 회의에서 대통령 대행으로 선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무가베의 실각은 짐바브웨의 변화가 아니라 또 다른 독재자의 탄생으로 그칠 수도 있다. BBC는 “집권 여당 고위층이 ‘무가베가 나쁘다고 생각하지만 그 뒤에 오는 이는 더 나쁠 수도 있지 않은가’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음난가그와의 별명은 ‘악어’이다. 출신 부족의 상징이라서 생긴 것이지만, 1980년대 무가베에게 반대하는 부족을 대량 학살한 이력과 꼭 맞아떨어진다는 평이다. 음난가그와는 민간인 학살은 군대가 한 것이라며 관련성을 부인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쿠데타에서 중국의 그림자를 보고 있다. 중국이 짐바브웨의 최대 투자국이며, 음난가그와가 중국 유학 경력이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쿠데타 주도자 치웬가 군사령관이 지난주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 인민해방군 지휘부와 만난 점에 주목하고, “중국이 쿠데타 사실을 제일 먼저 알았다는 의혹이 있다”고 16일 보도했다. 짐바브웨에 화력 발전소, 슈퍼컴퓨터 센터, 국립국방대학 등을 건설해 준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2015년 짐바브웨를 찾아 ‘변치 않는 친구’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이 짐바브웨 쿠데타를 미리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치웬가 군사령관의 방중은) 양국에 의해 합의된 통상적인 군사 교류”라고 밝혔다. 한편 남편의 적극적인 지지 아래 차기 대통령으로 주목받던 무가베의 부인 그레이스(왼쪽·42)의 야망은 무산됐다. 그레이스는 2014년쯤부터 후계 대통령 자리를 놓고 음난가그와와 경쟁했다. 명품을 좋아하는 ‘구찌 그레이스’와 ‘악어’와의 대결이었던 셈이다. 무가베의 비서였던 그레이스는 대통령의 오랜 정부 생활을 청산하고 1996년 성대한 결혼식을 올렸다. 100년간 영국의 식민지였던 짐바브웨는 1970년대 무가베 대통령이 이끈 게릴라 전쟁으로 신생 독립국이 된다. 무가베는 1980년 영국 식민지 로디지아를 짐바브웨란 새 국가로 만든 뒤 곧 잔혹한 독재자로 변했다. 중국의 마오쩌둥과 북한의 김일성식 통치를 도입하려 했던 무가베는 1981년 김일성 당시 북한 주석이 보낸 군대를 대통령 친위부대로 만든다. 북한 용병으로 구성된 대통령 친위부대는 가혹한 민간인 탄압에 나섰고, 성공하지 못한 토지개혁은 경제 파탄으로 이어졌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사우디 왕가 숙청 후폭풍… 유가 2년 5개월 만에 최고

    사우디 왕가 숙청 후폭풍… 유가 2년 5개월 만에 최고

    3% 급등… 연내 70달러 가능성 트럼프, 트위터로 숙청 공개 지지국제유가가 급등했다. 왕권 계승을 앞둔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제1왕위계승자(왕세자) 겸 국방장관의 숙청 작업이 유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고유가가 빈살만 왕세자의 개혁 작업에 힘을 실어 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6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2년 5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감산 입장을 고수했던 빈살만 왕세자가 최근 반대파를 숙청하고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면서, 최대 산유국 사우디의 감산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유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거래일 종가보다 배럴당 1.71달러(3.1%) 상승한 57.3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15년 6월 이후 2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내년 1월물 브렌트유도 2.20달러(3.54%) 오른 64.27달러에 거래됐다. CNBC는 투자은행 시포트글로벌의 로베르토 프리들랜더 에너지 본부장의 말을 인용해 “사우디의 현 상황을 감안하면 유가가 70달러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면서 “사우디는 최근 3년간 유가 하락으로 재정 흑자가 고갈됐다. 왕세자가 살아남으려면 경제를 다시 성장세로 돌려야 한다”고 전했다. 헬리마 크로프트 캐나다왕립은행 원자재 본부장은 “60달러가 넘는 브렌트유가 빈살만 왕세자가 밀어붙이고 있는 경제 개혁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의 애널리스트들은 브렌트유가 단기간 내에 75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한다”고 보도했다. 빈살만 왕세자가 위원장인 반(反)부패위원회는 숙청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FT는 “반부패위가 부패 범죄 혐의자들의 계좌와 자산을 동결하겠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반부패위는 왕자 11명, 현직 장관 4명, 전직 장관 수십명을 부패에 연루된 혐의로 체포했다. 그러나 체포된 인사들이 빈살만 왕세자의 왕위 계승에 부정적이었던 사실이 알려져 부패 척결을 명분으로 한 사실상의 숙청으로 해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빈살만 왕세자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트위터를 통해 “사우디의 살만 국왕과 왕세자를 대단히 신뢰한다. 그들은 지금 그들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면서 “지금 가혹한 취급을 받는 왕자와 전·현직 장관들은 수년간 자신의 나라를 가혹하게 쥐어짜냈다”고 주장했다. 한편 사우디 국영 SPA통신에 따르면 빈살만 왕세자는 7일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과의 전화통화에서 “예멘 후티 반군이 지난 4일 리야드를 향해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해 의도적으로 민간인을 노렸다”면서 “이란 정권의 미사일 공급을 사우디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 공격 행위로 간주한다”며 숙적 이란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먹고 살기가 힘들어서” 월북하려 한 60대 징역형

    “먹고 살기가 힘들어서” 월북하려 한 60대 징역형

    중동부 전선 최전방 강원지역에서 2차례 월북을 시도한 60대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춘천지법 형사2부(부장 이다우)는 국가보안법 위반(잠입·탈출 등) 혐의로 기소된 박모(60)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및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다만 검찰이 청구한 박씨의 치료 감호는 기각했다. 법원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 3월 29일과 이튿날인 30일 오전 6시쯤 양구군 동면 최전방 부대 인근 군사전술도로에서 북한으로 탈출하기 위해 철책을 넘으려고 하는 등 2차례 월북을 시도한 혐의로 기소됐다. 박씨는 아무런 허가 없이 군사시설 보호구역을 출입한 혐의도 공소사실에 포함됐다. 박씨는 경찰 조사와 재판 과정에서 “먹고 살기가 힘들어 무작정 북으로 가려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군사시설 보호구역에 침입해 월북을 시도한 것으로 입북 시 북한의 체제 선전 등에 이용될 수 있는 점 등으로 볼 때 죄질이 좋지 않다”며 “과대망상과 피해망상 등이 심한 상태로 정신과 치료가 필요한 점이 인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보호관찰 중 약물치료 등으로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고 기대되는 점 등으로 볼 때 검찰의 치료 감호 청구는 가혹하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엘리트 숭배’가 빚은 실패의 시대

    ‘엘리트 숭배’가 빚은 실패의 시대

    똑똑함의 숭배/크리스토퍼 헤이즈 지음/한진영 옮김/갈라파고스/404쪽/1만 7500원“돌아보면 우리는 모두 문맹이었어요! 저도 마찬가지고요. 래리 서머스(전 미 재무장관)와 밥 루빈(전 미 재무장관)은 자신들이 이 세계를 다스리는 지성인이라고 생각했죠. 앨런 그린스펀(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도요. 하지만 지금 보니 그들은 벌거벗은 임금님이에요!” 미국 주요 투자은행에 30년간 컨설팅을 해 온 유럽 경제학자는 우리 사회 최상부에 있는 권력층, 엘리트층에 대해 이런 불신과 분노를 털어놓았다. 그의 말은 미국 국민뿐 아니라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모두가 품고 있는 환멸의 핵심이다. 미국은 지난 10여년간 ‘벌거벗은 임금님’들이 초래한 ‘실패의 시대’를 살고 있다. 엔론,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으로 촉발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라크 전쟁, 뉴올리언스 사태, 가톨릭 교회 성직자들의 아동 성추행 등 실패의 뿌리에는 엘리트들의 무능과 부패가 있었다. 미국만의 사정이 아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겨울 국정농단 사태에 치밀하게 가담한 엘리트층의 추악한 민낯에 경악할 대로 경악한 바 있다. 미국의 진보적 정치 평론가 크리스토퍼 헤이즈는 이 모든 폐단은 엘리트층에게 절대적인 권능을 수여한 ‘똑똑함에 대한 숭배’에서 빚어졌다고 아프게 지적한다. 한마디로 능력주의를 종교처럼 떠받든 것이 ‘책임의 원칙은 힘없는 자들에게 적용하고, 용서의 원칙은 힘 있는 자들에게 적용하는’ 한없이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그는 워싱턴, 월가, 디트로이트, 뉴올리언스 등 엘리트층이 쌓아 올린 제도의 실패가 가장 극심한 곳을 일일이 찾아다녔다. 그곳에서 실패를 예언한 선각자들, 실패의 직격탄을 맞는 보통 사람들, 사태의 책임자 등과 인터뷰하며 현대사회의 모든 실패와 위기의 원인에 엘리트층의 불법 행위와 부패가 자리하고 있음을 밝혀낸다. 다수는 똑똑함을 숭배하면서 엘리트에게 전능을 부여했고, 엘리트들은 자신들의 행위가 정답이라 믿으며 오판과 부정을 과감히 저질렀다. 능력주의에 따른 막대한 보상은 이런 경향을 더욱 부추겼다. 금융위기 당시 서민들은 가혹하게 스러진 반면 위기의 주범이었던 금융회사 경영진들이 벌인 성과급 파티, 메이저리그의 스테로이드 불법 복용 사태가 엘리트를 향한 믿음과 보상, 부정행위가 필연적인 인과관계임을 보여 준다. 대의민주주의가 권력층의 이익을 중시하고 가장 암담한 곳에서 곤경에 빠진 이들에게 냉혹했다는 증거도 부기지수다. 마틴 길렌스 프린스턴대 교수가 1981년부터 2002년까지 소득이 서로 다른 집단(소득 상위 10% 부유층과 하위 10% 빈곤층 비교)의 정책 수정 요구가 법률 제정에 미친 영향을 따져 보자 이런 결론이 도출된다. “정부 정책은 부자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확연히 기울고 빈곤층과 중간층의 바람은 사실상 도외시한다.” 저자는 ‘우리 사회의 엘리트와 기관들은 운석처럼 닥쳐와 참상으로 끝날 재난에 대처할 능력이 전혀 없다’며 날카롭게 경고등을 울린다. 때문에 ‘능력주의가 극대화한 불평등’, ‘조작된 게임’을 바로잡기 위해 지금까지 쌓아 온 블록을 다른 방식으로 쌓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해법은 기회의 평등뿐 아니라 결과의 평등도 중요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학자 제롬 카라벨은 “선진국 중에서 미국만큼 기회의 평등에 집착하면서 조건의 평등에 무관심한 나라는 없다”고 했다. 때문에 저자는 모두가 느끼는 좌절감과 분노를 모아 이념을 초월한 연합 세력을 구축해야 엘리트 권력을 축출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를 통해 사회의 기반이 되는 기관들-교육제도, 정부, 국가 안보기관, 월가 등-을 정면으로 개혁해야 한다는 것이다. ‘벌거벗은 임금님’을 쫓아낼 주체는 지난 촛불시위의 경험처럼 바로 우리라는 사실을 믿으면서.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20년 인연’ 朴·한국당 결별… 바른정당 8~10명 탈당 초읽기

    ‘20년 인연’ 朴·한국당 결별… 바른정당 8~10명 탈당 초읽기

    홍대표 페북에 “자르지 못하면 훗날 재앙” 김태흠 “제명 위임 안해” 법적 대응 시사 서청원·최경환 제명은 사실상 힘들 듯 바른정당 통합파 “트럼프 방한 후 복당” 유승민 “보수통합과 다른 길 가는 것”자유한국당이 3일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 문제를 매듭지으면서 당의 상징이었던 박 전 대통령과 한국당의 ‘20년 인연’도 막을 내리게 됐다. 홍준표 대표가 지난 8월 16일 대구 토크콘서트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출당 가능성을 처음 언급한 지 80일 만이며, 당 윤리위원회가 ‘탈당 권유’ 징계를 내린 지 15일 만이다. 탄핵 과정에서 한국당을 탈당한 바른정당 통합파는 복당의 명분을 얻게 되면서 보수 야권 진영의 재편이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박 전 대통령은 199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이회창 대선 후보를 지지하며 정계에 입문했다. 이듬해 대구 달성 보궐 선거에 당선돼 국회에 입성, 2004년 3월 당 대표로 추대됐다. 이후 천막당사를 설치해 위기의 한나라당을 구하며 ‘선거의 여왕’으로 불렸다. 2011년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내며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바꾸고 수십년간 이어 온 당의 상징색(파란색)을 빨간색으로 바꾸기도 했다. 홍 대표가 ‘보수의 상징’인 박 전 대통령과 ‘절연’을 선택한 배경에는 당이 ‘박근혜 프레임’에 갇혀 있으면 지지율 회복은 물론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승산이 없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홍 대표는 박 전 대통령 출당을 발표하기에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단부단 반수기란’(當斷不斷 反受其亂)이라는 글을 올렸다. ‘마땅히 잘라야 할 것을 자르지 못하면 훗날 재앙이 온다’는 의미다. 홍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저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일관되게 탄핵 재판의 부당성을 주장해 왔고 탄핵당한 대통령을 구속까지 하는 것은 너무 과한 정치재판이라고도 주장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현실은 냉혹하고 가혹했다”며 “한국당을 ‘국정 농단 박근혜당’으로 계속 낙인찍어 한국 보수우파 세력들을 모두 궤멸시키고 있다”며 박 전 대통령 출당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한국당은 이날 박 전 대통령 제명을 최종 확정하기까지 긴박한 하루를 보냈다. 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최고위원회를 열고 1시간 20여분 동안 박 전 대통령 출당 문제를 논의했다. 최고위에서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제명 조치가 ‘보고 사항’인지, ‘표결 사항’인지를 놓고 홍 대표 측과 김태흠 최고위원이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최고위는 논쟁 끝에 홍 대표에게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출당 문제를 일임했다. 이어 홍 대표는 7시간여의 숙고 끝에 기자간담회를 열고 박 전 대통령 제명을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박근혜’라는 이름 석 자는 한국당의 당원 명부에서 완전히 지워지게 됐다. 친박계는 박 전 대통령의 제명에 일제히 반발했다. 최경환 의원은 “당헌·당규를 위반한 행위로 원천무효며 취소돼야 마땅하다”고, 김 최고위원은 “법적·정치적 책임을 물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주장했다. 친박 핵심인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한 향후 징계 절차도 내홍을 불러일으킬 변수로 남아 있다. 최고위원회에서 당 지도부는 서·최 의원에 대한 제명안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한국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현역 국회의원에 대한 제명은 의원총회에서 재적 3분의2 이상의 찬성으로 확정된다. 하지만 의총 소집 권한을 가진 정우택 원내대표가 징계안을 상정하지 않으면 이들에 대한 제명 여부 역시 불투명해진다. 홍 대표는 “오늘 그것(서·최 의원 제명 문제)까지 논의하면 정치적 부담이 크기 때문에 안 했다”며 “지금 의총에 펜딩(계류)돼 있어 시간을 두고 원내대표와 의논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바른정당 통합파의 탈당 및 한국당 복당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날 박 전 대통령 출당 확정, 5일 바른정당 의총, 6일 바른정당 탈당으로 이어지는 보수 야권 재편 ‘시간표’가 회자되고 있다. 바른정당 통합파는 5일 예정된 의총에서 일부 자강파가 제시한 ‘통합전대론’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이르면 6일 집단 탈당을 강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8~10명 가까이가 오는 6일 (바른정당 11·13 전당대회 출마자들의) 방송 3사 TV토론 중계 전에 탈당하기로 결심을 굳힌 것 같다”고 밝혔다. 통합파는 6일 탈당을 선언한 뒤 9일쯤 한국당에 합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통합파 의원은 “7일과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하기 때문에 그 이후에 복당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11·13 전당대회 이후 주 원내대표 등을 중심으로 ‘2차 탈당’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자강파의 대표격인 유승민 의원은 서울대 강연 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바른정당을 떠나 한국당으로 가겠다는 분은 제가 말한 보수 통합과는 너무 다른 길로 가는 것”이라며 ‘마이웨이’를 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군 검찰, 박찬주 ‘공관병 갑질’ 무혐의 처분 논란에 재수사 착수

    군 검찰, 박찬주 ‘공관병 갑질’ 무혐의 처분 논란에 재수사 착수

    공관병에 대한 ‘갑질’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박찬주 육군 대장을 수사한 군 검찰은 그를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하지만 공관병에 대한 부당행위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할 예정이라고 국방부가 지난달 11일 밝힌 적이 있다.이에 국방부가 박 대장이 부인과 함께 공관병에게 ‘갑질’을 일삼아온 사실이 확인됐다고 자체 조사 결과를 지난 8월 발표했으면서 그의 직권남용 혐의를 무혐의 처분하겠다고 발표한 일에 대해 논란이 일자 군 검찰이 다시 법리 검토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장의 ‘갑질’ 의혹을 처음 폭로한 시민단체 군인권센터는 “(박 대장의) 갑질에 대한 무혐의 처분에 여론이 좋지 않자 군 검찰이 재수사에 착수했다”면서 “지난달 17일 센터로 전화를 걸어 재수사를 진행하고 있음을 알리고 고발인 조사에 응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2일 밝혔다. 군인권센터는 고발인 조사를 위해 이날 오후 국방부 검찰단에 출석한다. 군인권센터는 또 박 대장의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결정한 송광석 국방부 검찰단장에 대한 징계를 송영무 국방장관에게 의뢰할 예정이라고도 이날 밝혔다. 군인권센터는 “박 대장의 갑질 혐의가 폭로로 드러났을 때에도 송 단장은 처벌할 수 있는 사건이 아니라며 입건하지 않고 있다가 대통령과 장관 등의 지시가 있고서야 수사를 개시했다”라면서 “수사 책임자로서 직무를 유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방부 검찰단은 지난달 11일 뇌물수수 및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만 박 대장을 기소했다. 당시 군 검찰단은 “박 대장의 병사 사적 운용 행위는 법적으로 처벌 대상에 해당하지 않아 무혐의 처분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군 검찰이 처음 박 대장을 형사입건할 때 적용했던 군형법 조항은 제62조(가혹행위) 조항이다. 이 조항은 ‘직권을 남용하여 학대 또는 가혹한 행위를 한 사람’은 징역 5년 이하에 처하도록 하고, ‘위력을 행사하여 학대 또는 가혹한 행위를 한 사람’은 징역 3년 이하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규정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엉뚱하게 생각하고 끊임없이 공부하라”…3M 신학철 부회장이 말하는 리더의 덕목

    “엉뚱하게 생각하고 끊임없이 공부하라”…3M 신학철 부회장이 말하는 리더의 덕목

    “3M는 115년 전 창립 당시부터 엉뚱한 회사입니다. 회사도 직원의 ‘엉뚱한 아이디어’가 사장되지 않도록 하는 문화를 이어왔고, 또 그런 엉뚱함이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뒷받침합니다.” 지난달 31일 개최된 ‘2017 SKC 임원팀장 워크숍’에 특별강연자로 나선 신학철(60) 3M 수석부회장은 ‘엉뚱한 아이디어’를 기업 혁신을 이끄는 원동력으로 정의했다. 신 부회장은 1984년 한국쓰리엠에 입사해 2011년부터 한국인 최초로 3M 미국 본사 해외사업부문을 이끌었다. 올들어 3M 본사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세계적인 다국적기업인 3M의 2인자 자리에 올랐다. ‘포스트 잇’으로 익숙한 3M은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으로 사무용품, 의료용품, 보안제품 등을 제조한다. 11만 개에 달하는 특허 상품을 통해 전세계 200여개국에서 연간 300억 달러(33조 4800억원·2016년 기준)에 달하는 매출을 올린다.SKC 임원과 팀장급 직원 102명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신 부회장은 리더가 가져야 할 첫번째 덕목으로 ‘끊임없는 공부’를 꼽았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은 모든 기업에게 엄청난 기회인 동시에 위기인만큼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면 리더는 끊임없는 공부를 통해 외부 환경 변화를 잘 알고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수십 년 전부터 지금까지 하루 90분씩 경제, 정치, 기술 관련 서적을 읽고 있다”면서 “리더가 노력하지 않는다면 무슨 자격으로 여러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결정을 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신 부회장은 혁신을 원하면 ‘엉뚱한 아이디어’라도 함부로 사장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는 “3M은 연 매출액 300억달러 중 신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넘는데 대부분 직원들의 아이디어에서 나온다”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직원이 많아야 한다”고 말했다. 인내심 역시 리더에게 필요한 중요한 덕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의 3M을 일군 윌리엄 맥나이트(1929~1949년 회장 재임)이 말한 ‘실수에 지나치게 가혹한 경영진은 직원의 혁신과 창의성을 말살시킨다’는 경영 철학을 소개하며 “기다리고 또 인내할 줄아는 리더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軍, 복무중 사망사고·범죄피해 지원 국선변호사 신설

    軍, 복무중 사망사고·범죄피해 지원 국선변호사 신설

    군 복무를 하다가 사망하거나 범죄피해를 입은 장병의 유가족이나 피해자들을 위한 국선변호사 제도가 신설된다.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군사법원에 대한 국정감사 업무보고 자료에서 국방부는 “군 복무 중 사망자 유족과 군사시설 내 범죄 피해자를 위한 국선변호사 제도 신설을 추진해 장병 인권 보장 및 국민 신뢰를 제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간 변호사로 구성되는 국선변호사는 유족 측이 요청하면 현장조사 입회, 부검참여, 유가족 설명회 참석, 유족보상 절차 등 유족에 대한 법률지원을 맡게 된다. 또 성폭력 범죄와 영내 폭행 및 가혹 행위 등 군사시설 내에서 발생한 범죄 피해자의 형사절차상 권리의 실질적 보장을 위해 민간변호사로 구성된 국선변호사 제도 신설도 추진하고 있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국방부는 “국선변호사는 피해자 요청 시 범죄 발생 초기부터 수사, 재판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피해자를 위한 법률지원을 맡게 된다”면서 “수사, 재판과 관련되는 사항과 합의, 구조금 지원, 손해배상 가능 여부 등 피해구조에 대한 법률 조언을 한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12월 안에 유족 및 범죄 피해자 국선변호사 제도 신설 예산을 반영하고 입법을 추진하고 내년에 지역 거점별로 ‘국선변호사 풀’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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