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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피폐해진 게임 덕후들… 노동조건 대규모 ‘업데이트’하겠다

    [인터뷰] 피폐해진 게임 덕후들… 노동조건 대규모 ‘업데이트’하겠다

    지난 3일 게임업계 최초로 넥슨에서 노동조합이 만들어졌다. 이틀 후인 5일 스마일게이트에서 제2호 노동조합이 생겼다. 지난 18일 경기 성남시 판교에서 1·2호 노조의 주인공 ‘넥슨 스타팅포인트’ 배수찬(33), ‘SG길드’ 차상준(35) 지회장을 함께 만났다. ‘게임 덕후’에서 ‘노동 덕후’가 됐다는 이들은 “노동자를 위한 ‘취업규칙의 대규모 업데이트’를 만들어 내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노조와 함께 비상식의 벽을 ‘레이드’(다수의 게이머들이 힘을 합쳐 능력치가 높은 ‘몬스터’를 공략하는 말)하자”고 제안한 이들의 행보가 주목된다.→넥슨이 게임업계 1호, 이틀 후에 스마일게이트가 2호를 신고했다. -차 지회장: 전략적이었다. 게임산업에서 노동조합이 만들어지는 게 자연스럽고 당연한 흐름이라는 점을 알리고 싶었다. 넥슨이 더 유명하다는 점도 출범 순서를 정하는 데 영향을 끼친 것 같다. 노동조합을 만든다고 했을 때 어떤 공격이 들어올지 몰라 비밀스럽게 진행했다. -배 지회장: 저희가 제일 빨리 나간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 →두 분 모두 주 52시간 관련 노사 협의를 하다가 노동조합을 만들었다고 들었다. -차 지회장: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협상에 임했으나 근로자 대표가 된 지 이틀 만에 사인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자괴감이 몰려왔다. 이때 노동조합을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배 지회장: 노사위원회에서 포괄임금제는 논의 대상도 아니었다. 일종의 선이 그어져 있었다. 그들이 그어 놓은 선을 넘어서고 싶어서 노조를 만들었다. →도대체 어떤 분들이기에 노조 만들 생각을 실행에 옮겼는지 궁금하다. -배 지회장: 애니메이션, 만화책, 소설 덕후였다. 이젠 주제만 노동으로 바뀌어 ‘노동 덕후’가 된 것이다. 2015년에 재미 삼아 1인 개발로 노동자를 착취하는 게임을 만든 적이 있다. 착취를 더 하려면 법을 잘 알아야 하더라. 법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하게 착취하는 방법을 고민했다. 법을 모르는 이들은 착취하기 쉬웠다. 노동자를 착취하는 게임을 만들다가 노동에 관심이 생겼다. -차 지회장: 저도 게임과 음악밖에 모르는 덕후였다. 한 번 빠지면 끝까지 판다. 게임 스타트업 대표로 있는 친한 형에게 노조 만들었다고 하니까 처음에는 욕을 하더니 이내 “너니까 만들 수 있다”고 하더라. →‘빨간 머리띠’ 민주노총과 IT의 만남이 어색하다는 의견도 있다. -차 지회장: 1980년대에 노동운동을 하셨던 분들과 우리가 단절된 상황인 것은 맞다. 그분들의 업적을 존중하면서 우리 시대에 맞는 새로운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배 지회장: 민주노총은 한국 최고의 노동 전문가 집단이다. 비전문가가 노동조합을 만드는 것은 힘들다. 노동법을 알아야 하고 재무제표도 볼 수 있어야 하며 노동자를 조직해야 한다. 민주노총 전문가들이 많은 도움을 줬다. -차 지회장: 우린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로 조합원을 받는다. 네이버 노조도 경쟁사인 카카오톡 플친을 이용하더라. 우리는 그런 세대다. 저희 노동조합 홈페이지에 오면 고양이 ‘움짤’(움직이는 사진)이 나온다. 민주노총에 보여 줬더니 “홈페이지 잘못 들어온 거 아니냐”고 반응하시더라.(웃음) →두 분도 가혹한 노동 조건을 경험했을 텐데. -차 지회장: 일주일에 100시간씩 일한 적도 있다. 흔히 게임회사에 들어온 사람을 ‘덕업일체’ 했다고 말한다. 열정페이를 강요하는 구조가 너무 심하다. 골방에서 라면 끓여 먹으면서 성공해 경영진이 된 1세대 개발자들은 당연하다고 생각할 테지만, 시대와 게임산업의 위상이 변했다. 열정을 갖고 온 사람들의 몸과 마음이 피폐해졌다. -배 지회장: 일주일에 출근을 한두 번만 한 적도 있다. 집에 안 갔다는 의미다. 원래 친한 사이끼리는 이름을 부르는데 회사 내에 이름 부를 수 있는 친구가 없어졌더라. →게임노동자들이 가장 불안해하는 것은 무엇인가. -차 지회장: 노조 설립 후 처음 만든 카드뉴스가 ‘권고사직’에 대한 내용일 정도로 노동자들은 고용불안에 시달린다. 회사에 20개 프로젝트가 있으면 20개의 작은 회사가 있다고 보면 된다. 10명 미만도 있고 300명 이상 모인 팀도 있다. 2~3년짜리 개발을 하다가도 다음날 없어질 수 있다. 정년을 보장한다는 것이 정규직인데, 게임회사에서는 불가능에 가깝다. -배 지회장: 인사팀이 강제로 나가라고 하지는 않지만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조성된다. 때론 전환배치를 신청해 사내에서 구인·구직이 이뤄지기도 한다. 성공하면 다른 팀으로 이동하지만 남는 사람들은 자괴감에 시달리게 된다. 이거 못 버틴다. 그때 권고사직 제안이 오면 다들 받아들인다. →포괄임금제에 대한 지적이 많다. -차 지회장: 20년 넘게 야근수당 없는 야근을 당연한 것으로 알아서 포괄임금제에 대해 모르시는 분들도 많다. 그래서 권고사직에 이어 두 번째로 만든 카드뉴스가 포괄임금제였다. 포괄임금제를 폐지하지 않으면 주 52시간도 당연히 지킬 수 없다. -배 지회장: 포괄임금제는 추가 노동시간 근무를 보상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일을 더 많이 해야 하는 구조를 만든다. 직원에게 일을 더 시키고 돈은 안 줘도 되는 제도인데 어떤 사용자가 마다하겠나. →조합원은 몇 명이고 구성은 어떻게 되나. -배 지회장: 저희는 20대가 거의 없고 30대 이상 엄마·아빠들이 많다. 고용불안이 심한 업계이고, 넥슨은 그래도 가장 괜찮은 곳 중 하나이니까 이 생활을 지키려고 한다. 4000명 중에 900여명 정도가 가입했다. -차 지회장: 저희는 오히려 부부가 싸워서 탈퇴하시는 분들이 있었다. 노조에 대한 이미지가 안 좋아 가정의 평화를 위해 못하겠다는 분들이다. 그런가 하면 “내가 뿌린 씨앗, 내 원죄를 내가 거두겠다”며 나서는 선배들도 많다. 2000여명 중에 340여명이 가입했다. →스타팅포인트, SG길드 등 노조 이름도 특이하다. -배 지회장: 스타팅포인트는 게임 시작할 때 캐릭터가 서 있는 자리다. 게임업계 최초의 노조, 게임업계에 없었던 노동자의 권리를 세우는 시작점을 만들자는 의미다. 노조 간부가 아니라 운영진이라는 용어도 사용한다. 게임 운영자, 카페 운영진처럼 저희한테 가장 익숙한 용어가 운영진이다. -차 지회장: 길드는 게임 용어이기도 하고 산업시대 이전 노동자들의 노동조합 같은 역할을 했다는 의미를 담았다. 저희는 운영진이 아닌 GM(길드 매니저)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노조랑 게임이 닮은 점도 있나. -차 지회장: 게임에 사업적 전략들이 있는데 노조에도 있더라. 게임도 처음에는 ‘오픈발’이라고 해서 가입자 수가 확 튀었다가 잠잠해진다. 올라가는 곡선을 만들려면 ‘업데이트’를 해 줘야 한다. 노동조합으로 치자면 간담회도 하고 설명자료도 만들어야 한다. 그러다가 아이템도 줘야 하고.(웃음) 그래서 지금 ‘굿즈’도 준비 중이다. 어느 순간이 되면 정체기로 갈 거다. 언제 다시 한 번 튈 거냐면 교섭에 성공했을 때다. 게임으로 치면 바로 대규모 업데이트다. ‘취업규칙의 대규모 업데이트’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배 지회장: 이런 과정을 몇 번 하다 보면 안정화가 된다. 이걸 얼마나 잘 유지하느냐가 중요하다. 이때는 작은 부분들을 세심하게 보면서 유저 친화적인 활동을 해야 한다. →시민들과 회사 구성원에게 하고 싶은 말은. -차 지회장: 게임을 바라보는 이미지가 좋지만은 않다. 저도 아이들을 위해서 사회에 도움이 될 만한 게임을 만들고 싶다. 우리 이권만 생각하는 노조가 아니라 사회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 촛불로 시대를 바꾼 세대의 노동조합 모습을 보여 주겠다. -배 지회장: 선입견 품지 말고 지켜봐 주시고, 저희가 제대로 움직인다면 믿고 들어와 주시면 고맙겠다. 글 사진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여기는 남미] “경찰 못 믿어!”…부패 형사 불태워 살해한 멕시코 주민들

    [여기는 남미] “경찰 못 믿어!”…부패 형사 불태워 살해한 멕시코 주민들

    멕시코 중부 지역의 주민들이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의심되는 형사를 즉결 심판했다. 미국 미네소타 지역 매체인 미니애폴리스 스타 트리뷴의 28일 보도에 따르면 멕시코 현지시간으로 지난 27일, 이달고 주(州)의 한 마을에 사는 주민 100여 명이 경찰서를 급습해 형사 1명 및 성인 남성 3명을 밖으로 끌어냈다. 주민들은 이들에게 무차별 폭행을 가했고, 특히 형사의 몸에는 휘발유를 끼얹은 뒤 불을 질렀다. 이후 현장에 도착한 경찰이 폭행을 가하는 주민들 사이에서 가까스로 다른 남성 3명을 구출해냈지만, 몸에 불이 붙은 형사 1명은 결국 사망했다. 주민들이 주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나쁜 사람들을 대신 응징하는 형사에게 가혹한 벌을 내린 것은 그가 최근 발생한 어린이 납치 사건에 연루돼 있다는 소문 때문이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형사와 함께 구타를 당한 남성 3명은 어린이 납치 사건 용의자로 경찰서에 붙잡혀 있었고, 주민들은 살해당한 형사가 이들 용의자 3명의 납치 사건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소문을 굳게 믿었다. 실제로 해당 형사가 납치 사건과 연관돼 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현지 검찰은 살인사건에 가담한 주민들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시민이 공권력을 불신해 끔찍한 사건으로 이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최근 멕시코에서는 부패하고 무능력한 공권력에 불만을 가진 시민들이 법을 어겼다고 판단되는 사람을 직접 ‘심판’하는 사건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달고 주 뿐만 아니라 멕시코시티와 푸에블라 등지의 시민들이 어린이 납치범으로 의심되는 용의자를 붙잡아 살해했고, 이 일로 5명이 목숨을 잃었다. 대부분은 이번에 숨진 형사처럼 불에 타 숨졌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12살 가출소년 노렸던 경찰…기계처럼 일했어도 늘상 얻어맞아”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12살 가출소년 노렸던 경찰…기계처럼 일했어도 늘상 얻어맞아”

    “이런 상태로 지금까지 살아온 게 신기하다.” 이향직(48)씨가 수년 전 병원을 찾았을 때 정신과 의사가 했다는 말이다. 치료를 받기 전엔 옛 기억을 떠올릴 때마다 가슴이 답답해 숨도 쉬기 어려웠다는 이씨. 그는 1984년 14살 때 부산 형제복지원에 끌려가 3년 넘게 폭력과 학대에 시달렸다. 어릴 적 아버지의 폭력과 부모의 이혼, 복지원에서의 강제 노역, 출소 후 세상의 편견을 홀로 감내해야 했던 그의 48년 삶은 고도성장기에 가려졌던 한국 사회의 그늘과 야만적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이씨와 동갑인 김학철씨의 인생 역정도 비슷하다. 12살 때 복지원에 끌려간 그는 “맞지 않고 기합받지 않으려고 시키는 대로 일만 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얼마 전 대검찰청 검찰개혁위원회가 형제복지원 사건을 대법원에 비상상고하라고 문무일 검찰총장에게 권고함에 따라 사건이 세상이 알려진 지 30여년 만에 그 실체와 책임 규명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형제복지원에선 군사정권 시절인 1975~1987년 수만명이 수용돼 온갖 가혹 행위와 강제 노역에 시달렸고, 그 과정에서 수백명이 사망했다. 그중 상당수는 이향직·김학철씨 같은 아이들이었다. 경기 광주의 이씨 집 인근 카페에서 두 사람을 만나 당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어린 나이에 어떻게 복지원에 들어갔나. -이 부산에서 자랄 때 아버지의 폭력이 심했다. 어머니와 나 모두 많이 맞았다. 어머니가 견디다 못해 나를 데리고 몇 차례 도망가다가 붙잡히기도 했다. 결국 어머니가 몰래 혼자 나가셨고 아버지가 재혼했지만 폭력은 계속됐다. 나도 가출해 신문보급소에서 기거하면서 신문을 배달했다. 당시 아버지는 식당을 운영하셨는데 시장을 보러 가던 중 나를 발견하고 말았다. 시장 보고 오면서 데려간다고 잠깐 파출소에 맡겼는데 경찰이 형제복지원에 들어가라고 계속 회유했다. 좋은 옷과 음식을 주고 학교까지 보내 준다고 했다. 집에 가면 다시 아버지에게 맞을 게 두려워 입소하겠다고 했다. 그때 경찰이 누군가에게 전화해 “됐으니 가져가라”고 하는 소리를 들었다. 파출소에 간 지 1~2시간 만에 복지원으로 넘어갔다. 나중에 아버지한테 들으니 시장을 본 뒤 파출소에 들렀을 때 경찰이 “아이가 도망갔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 경기도 광주에서 살고 있었는데 부모님이 이혼했다. 재혼한 아버지와 새엄마 아래서 적응하지 못하고 가출해 부산까지 내려갔다. 거기서 혼자 배회하는 걸 보고 경찰이 경찰서(부산진경찰서로 기억)로 데려갔다. 향직이와 마찬가지로 경찰이 온갖 사탕발림으로 회유했고, 결국 꼬임에 넘어가 복지원에 들어갔다. →당시 12살, 14살이었는데 어떻게 노역에 동원되었나. -이 처음엔 낚시점에서 파는 낚싯바늘 꿰는 작업을 했고 나이가 들자 목재 가공이나 미싱 작업에 투입됐다. 거의 기계처럼 일했다. 인근 교회 부지 공사 때는 돌이나 흙 나르기 작업도 했다. 원장(박인근·2016년 사망)이 “열심히 일해 기술을 익혀라, 적금 넣어 주겠다”고 했지만 돈은 한푼도 구경하지 못했다. 철골 작업을 하는 사람들 중 일부는 자격증도 땄고 일부는 밖으로 내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 다시 돌아왔다. 몇 년 동안 외출·외박을 금지해 외부와의 모든 교류를 막은 탓에 밖에 나가도 적응이 어려웠다고 한다. 당시 원생들은 바깥세상 사정이나 변화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 →아이들에게 어떤 가혹 행위가 행해졌나. -김 복지원에 들어가자마자 폭력이 쏟아졌다. 작업하다가 맞지 않고 기합받지 않으려면 시키는 대로 일하는 수밖에 없었다. 아이들은 결핵 같은 병에 걸려 많이 죽었다. 병원에 제대로 못 가는 데다가 약도 별로 없었다. 자고 일어나면 ‘누가 도망갔더라’, ‘누가 도망갔다가 잡혀 왔더라’ 하는 얘기가 자주 들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막상 잡힌 사람은 보지 못할 때가 많았다. 폭행으로 죽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이 봉제공장에서 일할 때 조장에게 맞아 코뼈가 함몰되고 콧등이 찢어진 적이 있다. 코피가 쏟아지자 아프다는 생각보다는 ‘인제 그만 맞겠구나’ 하고 안도했던 기억이 난다. 의무실에 가니 의사도 아닌 수용자 중 한 사람이 마취도 하지 않고 찢어진 부위를 꿰맸다. 당시 의무실엔 의사는 물론 간호사도 없었고, 비치된 약도 소독약과 소염제 등 서너 가지가 전부였다(얼마나 엉성하게 꿰맸는지 지금도 이씨의 콧잔등에 흉터가 뚜렷했다).→1987년 형제복지원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뒤 출소했다. 그 후 삶은 어땠나. -이 집에 돌아왔지만, 아버지의 폭력이 무서워 다시 가출해 보석가공 공장에서 일했다. 공장 다락에 기거하면서 야간중학교(고등공민학교)에 다녔다. 그때 중졸,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돈이 생기자 친어머니 찾기에 나섰다. 경북 어딘가에 산다는 것만 알고 경북 지역 읍·면사무소를 샅샅이 뒤졌다. 상주에서 한 택시 기사의 도움으로 황씨(어머니의 성씨) 집성촌인 어느 마을에 가게 됐고 거기서 물어물어 서울 사는 어머니를 찾게 됐다. 아버지의 폭력을 못 이겨 재봉틀 하나 들고 탈출해 서울 와서 미싱일을 하셨다고 했다. 둘이 손을 맞잡고 엄청 울었다. 지금도 의상실을 운영하신다. 어머니를 찾은 뒤 열심히 일해 보석가공 공장을 차렸고 결혼도 했다. 하지만 외환위기(IMF) 사태가 터지면서 공장 부도로 모든 재산을 날렸다. 그후 경기도 광주에서 헌옷가게를 꽤 오래 운영했다. 하지만 또 사정이 안 좋아져 접고 야시장 노점을 하다 지금은 배달일을 하고 있다. 옷가게를 할 때 나처럼 집안 사정이 안 좋은 아이 둘을 데려다가 함께 살았다. 모두 검정고시를 준비해 공부하도록 도와줬고 지금은 결혼해 잘 살고 있다. -김 출소 후 서울 와서 봉제공장에 들어갔는데 적응하지 못해 어려움이 많았다. 그후 간판일을 배웠고 정비공장에서도 일했다. 2001년 결혼도 했다. 지금은 반도체 장비 관련 일을 한다. 해왔던 일이 모두 밤늦게 끝나는 작업이라 공부는 꿈도 못 꿨다. 그래서 학력이 국졸이다. 만약 남들과 같은 집안에서 자라고, 교육도 받았으면 나도 정상적으로 성장했을 텐데 하는 마음이 항상 있다. 부모에 대한 서운함 때문에 연락을 끊고 살다가 아이들이 생기면서 명절 때는 찾아뵙는다. →복지원 생활로 인한 트라우마가 심하다고 들었다. -이 언젠가부터 가슴이 답답했다. 복지원 기억이 떠올려지면 숨도 못 쉴 정도였다. 몇 년 전 병원에 가니 정신과 의사가 “어떻게 그런 일을 겪고 지금까지 살아왔느냐. 무사한 게 신기할 정도”라고 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진단을 받고 꾸준히 약물치료를 받고 있다. 알고 지내는 복지원 출신 5~6명도 같은 증상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내가 보기엔 복지원 출신 대부분이 치료를 받아야 할 사람들이다. 글 사진 sdragon@seoul.co.kr
  • “실패 주제 박람회인데 성공해 뿌듯… 지자체 러브콜 쇄도”

    “실패 주제 박람회인데 성공해 뿌듯… 지자체 러브콜 쇄도”

    ‘1등에 가려진 주역’ 전시회 등 꾸려 입소문 타고 文대통령까지 관람 ‘히트’ “해결책 찾는 플랫폼으로 만들고 싶어”“실패를 주제로 한 박람회였는데 이름과 달리 너무 큰 성공을 거둬 기쁘면서도 당혹스럽네요.” 지난 14~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018 실패박람회’를 성공리에 마무리한 박노원(49) 행정안전부 시민해결과장은 2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겸연쩍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실패박람회는 다양한 실패 사례를 공유해 우리 사회의 자산으로 활용하고자 행안부와 중소벤처기업부가 마련한 행사다. 세계 최초로 실패를 모토로 내세워 실패문화 콘퍼런스와 ‘과학의 실패’, ‘환경의 실패’, ‘1등에 가려진 주역’ 등을 주제로 한 실패전시회, 금연이나 개인사, 창업 실패담을 나누는 ‘국민실패자랑’ 등으로 꾸려졌다. “오랜만에 재미있는 정부 행사가 열렸다”고 입소문이 나자 박람회 마지막 날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깜짝 방문해 행사 관계자들을 격려하는 등 대박이 났다. 현재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우리도 해 보고 싶다”며 협조 요청이 쇄도하고 있어 ‘올해 행안부의 최고 히트상품’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실패박람회를 열게 된 계기를 묻자 박 과장은 “지난해부터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하지만 정치권에서 관심을 갖지 않는 이슈들만 따로 모아 봤다. 실패에 가혹한 사회구조와 미혼모, 은둔형 외톨이, 학교 밖 청소년 등이었다”면서 “시민단체 활동가와 학계 전문가들과 수차례 협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실패를 주제로 한 박람회를 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우리 사회에도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를 만들자’는 콘셉트를 잡은 것이 지난해 11월. 하지만 이때만 해도 정부부처들은 이 행사에 매우 미온적이었다. 박람회 취지와 관계없이 ‘실패’라는 단어를 앞세운 것이 부정적 어감을 준다는 이유에서다. ‘실패박람회가 실패하는 것 아니냐’는 내부의 우려도 컸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 박람회가 안착되면서 여러 부처와 기관들이 “내년부터 함께하자”고 제안해 큰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아 대기업과 공직에만 관심을 갖는 ‘몰린 사회’로 가고 있어 걱정이다. 이런 흐름을 깨야만 대한민국이 더 행복해질 수 있는데, 그러려면 실패를 자산으로 삼는 토양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과장은 “실패박람회를 우리 사회의 각종 실패 사례를 공유하고 해결책까지 모색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새터민(탈북자) 가운데 박사학위 소지자가 150여명이나 되지만 이들 가운데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 분은 거의 없다고 들었다. 이런 차별은 분명 우리 사회의 큰 문제”라면서 “이런 사례들을 하나하나 고쳐 갈 수 있도록 실패박람회가 제 역할을 한다면 실질적인 민주주의도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강제노역·가혹행위로 12년간 551명 사망… 대검 비상상고 권고로 진실 규명 ‘한 걸음’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강제노역·가혹행위로 12년간 551명 사망… 대검 비상상고 권고로 진실 규명 ‘한 걸음’

    부랑인 관리 지침 근거로 3만명 입소 행정부 조직적 은폐로 원장 ‘면죄부’ 계류 중인 특별법도 제정 탄력받을 듯부산 형제복지원 참상은 정부가 원인을 제공했다. 1975년 부랑인 관리 지침인 내무부 훈령 제410호를 발령했고, 복지원은 이를 근거로 경찰과 공무원들이 부랑인으로 낙인찍은 이들을 입소시켜 선도라는 미명 아래 강제 노역에 동원하고 가혹 행위를 일삼았다. 참상이 세상이 알려져 폐쇄된 1987년까지 12년간 3만여명이 입소했고, 12년간 공식 확인된 사망자만 551명이다. 생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거리에서 특별한 이유 없이 연행되거나 기술을 배우게 해주겠다는 감언이설에 속아 입소한 이들이 태반이었다. 형제복지원의 실상은 당시 부산지검 울산지청에 근무 중이던 김용원 검사(현재 변호사)가 울산의 한 공사장에 동원된 원생들의 노역 현장을 우연히 발견해 수사를 시작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불법 감금과 강제 노역, 구타와 학대, 성폭행 등이 자행된 사실을 밝혀냈다. 하지만 권력층의 외압과 행정 당국의 조직적인 은폐·축소로 복지원에 사실상 면죄부를 줬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최근 시의 관리 감독 소홀로 무고한 시민이 불법 감금돼 폭행과 강제 노역 등 참혹한 인권유린을 당했다며 복지원 사건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처음으로 사과했다. 당시 김용원 검사가 외압을 받으면서도 박인근 복지원장을 체포해 재판에 넘겼지만 횡령 등 일부 혐의만 유죄로 인정됐고, 핵심 혐의인 불법 감금은 대법원에서 무죄 판단을 받았다. 내무부 훈령 제410호에 따른 적법한 수용이었다는 게 이유였다. 하지만 이 훈령 자체가 위헌·위법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 따라 이번에 대검 검찰개혁위원회가 문무일 검찰총장에게 대법원 비상상고를 권고한 것이다. 비상상고가 받아들여져 대법원이 재심의 절차를 밟게 되면 당시 불법 행위에 대한 진상 규명 작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피해 생존자들이 간절히 바라는 형제복지원 진상 규명과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도 탄력을 받게 됐다. 특별법은 2014년 처음 발의됐지만, 심의를 미루다 국회 회기 만료로 폐기됐다. 2016년 다시 발의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 계류돼 있지만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별법이 제정돼야 진상 규명과 가해자 처벌, 피해자 지원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다. 이향직씨는 “특별법의 가장 큰 목적은 당시 야만적 인권유린에 대한 진상 규명과 피해자들의 명예 회복”이라며 “피해자 보상 등 금전 문제로 초점이 흐려지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sdragon@seoul.co.kr
  • 최명진 김포시의회 의원 “김포내 대형공사 소음공해 해결방안 시급히 마련해야”

    최명진 김포시의회 의원 “김포내 대형공사 소음공해 해결방안 시급히 마련해야”

    도시환경위원인 최명진 의원은 27일 열린 경기 김포시의회 제187회 임시회 5분 발언에서 “풍무·고촌·사우동일대 공사현장 소음공해 해결방안을 시급히 마련하라”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이미 고촌·풍무·사우동은 항공기 소음으로 심각한 고통을 받고 있는데 현재 많은 사업이 추진 중이고 앞으로도 더 많은 개발사업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돼 주민들은 공사소음으로 계속 괴로움에 시달릴 것”이라고 말했다. 최 의원은 “언제까지 주민들이 공사소음을 감당하며 살아야 하는지, 소음 속에서 삶을 강요하는 건 너무 가혹하다”며, “시는 더 이상 공사시간을 규제할 방법이 없다는 변명 대신 공사소음의 심각성을 받아들여 소음 불편해소 대책을 적극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최 의원은 몇 가지 대책방안을 제시했다. 먼저, 부족한 담당공무원의 현장점검을 대신할 지역민으로 ‘소음방지 시민 감시단’을 구성해 달라고 제안했다. 수시로 확인·점검할 수 있게 상시 소음측정기를 설치하고 지역화폐를 이용한 소음신고포상제를 운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인·허가 조건과 행정계도를 통해 휴일은 주민들이 쾌적하게 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며 “휴일 공사에 엄격한 행정집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공사장 주변 주민들에게 공사 관련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사 시행 전 주민설명회를 열어 공사진행 과정을 지역 주민들에게 알려주고, 공사 착수·완료 일정은 물론 소음·분진 등으로 주민불편이 우려되는 공정에 대해 고지해줄 것을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민원접수 방법이 탄력적으로 운영돼야 한다”며, “소음민원은 주로 이른 아침이나 늦저녁에 발생하는데 적시에 민원이 접수되고 처리될 수 있게 조치해달라”고 요청했다. 지난달 공사소음으로 집단민원이 발생한 풍무동 한화 아파트 주민 토론회에서는 많은 민원이 제기됐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주부는 “‘이른 아침 공사소음으로 어린 아이가 놀라서 울고, 폭염에도 분진 때문에 창문을 열 수 없어 시청에 공사시간 제한 민원제기를 해봤지만 뚜렷한 해결책이 없었다’며 울분을 토로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감정동 신안2차 아파트에서 측정한 신한헤센 공동주택 신축공사 현장 소음이 기준치를 초과했으나 시에서 내려진 조치라고는 고작 행정명령과 과태료 60만원뿐이었다. 솜방망이 처분에 사업장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주민들에게 소음피해만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풍무 2지구와 향산리 현대 힐스테이트, 검단 신도시, 신곡6지구 등 규모있는 개발지역 주민들이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세무서 공무원 말대로 했는데 가산세까지 내라니요”

    “세무서 공무원 말대로 했는데 가산세까지 내라니요”

    국세청 공무원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더라도 잘못된 안내였다면 원래 내야할 세금은 물론 납부 기한을 지키지 않았을 경우 가산세까지 물어야 한다는 조세심판원의 결정이 나왔다. 세무공무원의 말만 철석 같이 믿었던 납세자에게 가산세까지 매기는 것은 가혹한 처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조세심판원에 따르면 건물주 A씨는 2015년 4월 4층짜리 건물을 팔고 세무서를 찾아가 매매계약서와 등기부등본 등 관련 자료를 내면서 양도소득세를 신고했다. 하지만 담당 직원이 서류를 확인한 뒤 비과세 대상이라고 말해 세금을 내지 않고 돌아왔다. 문제는 2년 6개월 뒤에 생겼다. 2017년 10월 A씨의 집으로 양도세를 내야 한다는 국세청 통지서가 배달됐다. 너무 황당했던 A씨는 바로 세무서를 방문해 양도세를 내야 하는 이유를 따졌다. 세무서 직원은 “세법상 비과세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양도세를 내야 한다”면서 “당시 A씨가 제출한 서류를 찾을 수 없고 폐쇄회로TV(CCTV) 기록도 남아있지 않아서 A씨의 주장을 입증할 증거도 없다”고 반박했다. A씨는 결국 양도세를 다시 신고·납부했다. 하지만 세무서는 올해 1월에 A씨가 내야할 금액보다 적게 납부했다면서 신고불성실가산세와 납부불성실가산세까지 부과했다. 억울했던 A씨는 “세무서 공무원의 잘못된 안내 때문에 기한 안에 신고·납부하지 못한 것이므로 가산세는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조세심판원에 심판 청구를 접수했다. 하지만 조세심판원은 세무서의 손을 들어줬다. 조세심판원은 심판 결정문을 통해 “세무공무원의 상담 안내는 단순한 상담 내지 안내 수준의 행정 서비스로 이를 과세관청의 공적인 견해 표명으로 보기 어렵다”고 이유를 밝혔다. 조세심판원은 대법원 판례도 예로 들었다. 대법원은 2002년 비슷한 사건에 대해 “세법상 가산세는 납세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법에 규정된 신고, 납세 등 각종 의무를 위반한 경우 법에 따라 부과하는 행정상 제재로서 납세자의 고의, 과실은 고려되지 않고 법령을 모른다는 이유는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대법원은 “납세자가 세무공무원의 잘못된 설명을 믿고 세금을 내지 않았더라도 세법에 어긋나는 행위가 명백한 때에는 정당한 사유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조세심판원은 A씨와 같은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으려면 공무원으로부터 확실한 공문을 받아놔야 한다고 밝혔다. 조세심판원 관계자는 “A씨의 경우 세무공무원으로부터 상담을 받았다는 주장 외에는 이를 증빙할 자료가 하나도 없었다는 점이 문제”라면서 “세무당국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을 공식적으로 확인해 준 문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납세자는 양도세 등 세금을 내야 하는지가 애매하다면 국세청에 ‘질의회신’이나 ‘사전답변’을 신청할 수 있다. 가까운 세무서를 방문하거나 국세청 홈택스 사이트에서 신청하면 된다. 하지만 개별 납세자마다 상황이 다 다르기 때문에 국세청에서 세금 납부 여부나 내야할 세액을 명확하게 알려주지 못하고 관련 법령 내용만 소개해주는 경우도 많다. 조세심판원 관계자는 “일단 국세청에서 내라고 한 세금을 다 납부한 뒤에 경정 청구를 하거나 조세심판원에 심판 청구를 해서 다투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허리케인 플로렌스로 익사할뻔한 개들 구한 자원봉사자 (영상)

    허리케인 플로렌스로 익사할뻔한 개들 구한 자원봉사자 (영상)

    한 자원봉사자가 미국 남동부를 덮친 허리케인 플로렌스로 불어난 홍수에 익사할 뻔 한 개 여섯 마리를 구조해냈다. 1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미 노스캐롤라이나 주 릴랜드 마을에 있는 건물 밖 우리에서 개들이 구조되는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초강력 폭풍을 피해 주인들이 사라지고 난 뒤 우리 안에 갇힌 채 남겨진 개들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개들은 뒷다리로 일어서서 누군가가 자신들을 내보내주길 바라듯 필사적으로 짖어댔다. 피해 주민들을 돕기 위해 텍사스 주에서 온 자원봉사자 라이언 니콜스는 우리 안에 버려진 개들을 발견했고, 이들을 구조하기 위해 무릎 높이 까지 오는 물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몇 초 후 그가 울타리 자물쇠를 열어주자 개들은 기다렸다는 듯 헤엄쳐 밖으로 나왔다. 다른 자원봉사자들은 낑낑거리는 개들을 달래며 숲이 우거진 지역으로 안내했다. 물 밖으로 달아난 개들은 먹이를 먹거나 들판에서 안정을 취했다. 구조 작업에 함께한 저널리스트 마르쿠스 디파올라는 지난 16일 “주인이 우리 안에 버린 개 여섯 마리를 꺼냈다. 우리가 떠날 때쯤에 빠르게 범람한 물살로 수위가 너무 높아져서 개가 빠져 죽었을 수도 있었다”면서 “피난 시 당신의 애완동물도 함께 데려가라”는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해당 영상은 이미 4만 6000건 넘게 공유됐고, 대다수 네티즌들은 “자신들을 내보내 달라고 낑낑대는 개들이 안쓰러웠다”거나 “몇몇 사람들은 개들을 키울 자격이 없다. 그 같은 가혹한 상황에 개들을 버리고 떠나는 것은 잔인하고 무정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플로렌스가 주말을 거치며 열대성 저기압으로 강등된 후 폭우가 잦아졌으나, 그동안 쏟아진 많은 비로 인한 홍수 피해가 속속 보고됐다. 현재 사망자가 최소 32명으로 늘었으며 강물 수위가 계속 높아지고 있어 홍수 피해는 며칠 혹은 몇 주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사진=로이터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성희롱 공무원 해임처분은 정당

    부하직원에게 인격 모독 및 성희롱 발언을 한 공무원을 해임한 것은 정당하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전북 익산시는 대법원이 전 공무원 A씨가 익산시를 상대로 제기한 해임처분취소 상고심에서 해임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6일 밝혔다. 이에 앞서 A씨는 2016년 3월 직원들에게 상습적으로 폭언을 하고 성희롱적인 발언과 행위를 한 사실이 문제가 돼 전북도인사위원회에서 공무원 품위유지 의무 위반으로 해임됐다. A씨는 이에 불복해 소청심사를 신청했으나 기각되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하지만 해임처분은 가혹하다고 판결했다. 반면 2심 재판부는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A씨가 다시 지난 5월 대법원에 상고했지만 심리불속행기각 처리되면서 익산시의 해임 결정이 정당한 것으로 결론 났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성경 20장 필사 않는다고 딸 때린 40대 엄마에 징역형

    성경 20장 필사 않는다고 딸 때린 40대 엄마에 징역형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딸을 때리고 성경 필사를 강요한 40대 어머니가 재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4단독 정원석 판사는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45·여)씨와 미국인 선교사 B(53·여)씨에게 각각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또 A씨와 B씨에게 각각 40시간의 아동학대 재발 방지 프로그램 수강을 명령했다. A씨는 2016년 3∼7월 인천시 연수구 B씨 자택 등지에서 안마봉과 드럼 스틱으로 딸 C(16)양의 엉덩이와 팔 등을 수십차례 때려 학대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같은 해 8∼11월 성경 필사를 하라고 딸에게 강요한 뒤 하루에 20장을 다 써내지 못한 날에는 또 안마봉으로 마구 때렸다. A씨는 허락을 받지 않고 대안학교 친구에게 연락했다거나 말대꾸를 한다며 딸을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학대에 가담한 B씨도 쇠로 된 50㎝ 길이의 피리로 C양의 온몸을 수십 차례 때린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인 선교사로 활동한 B씨는 2015년 7월 같은 종교를 믿으며 알게 된 A씨로부터 부탁을 받고 그의 딸을 함께 교육했다. C양은 이들의 학대를 견디다 못해 지난해 2월 한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신고했다. 그는 학대 신고를 한 뒤에도 어머니와 대화를 나누던 중 비웃었다는 이유로 뺨을 맞기도 했다. 정 판사는 “피고인들은 피해자를 대상으로 일종의 의식에 가까운 징벌을 했다”며 “경미하거나 개선할 수 있는 일탈을 가혹하게 응징했고 정당한 훈육의 테두리를 벗어난 신체적 폭력을 행사했다”고 전제했다. 이어 “어린 시절 부모 등으로부터 빈번하게 학대받은 경험은 성장과 발달에 직접 악영향을 끼치고 성인이 된 이후에도 자아에 고착된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다”며 “피고인들에게 재산형에 그치는 처벌을 하면 형벌의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정 판사는 “피고인들이 초범이고 수사와 재판 과정을 통해 재범 억제에 필요한 성찰의 시간을 가진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비상상고 권고 형제복지원 사건, 이번엔 바로잡히길

    ‘한국판 홀로코스트’로 불리는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이 다시 대법원의 판단을 받게 될 전망이다. 대검 검찰개혁위원회는 어제 형제복지원 사건을 대법원에 비상상고하라고 문무일 검찰총장에게 권고했다. 비상상고는 형사사건 확정판결에 법령 위반이 발견되면 이를 바로잡아 달라고 검찰총장이 대법원에 직접 상고하는 비상 절차다. 비상상고가 받아들여지면 형제복지원 사건은 대법원 확정판결 20여년 만에 진상 규명의 물꼬를 트는 것이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1975~87년 부랑인을 선도한다는 명분으로 박인근(2016년 사망) 당시 원장 등이 정부 비호 아래 시민 3만 7000여명을 가둬놓고 폭행과 가혹행위, 강제노역, 성폭행 등 온갖 학대를 일삼았던 사건이다. 500여명이 숨졌고 일부 시신은 유족 동의 없이 의대 해부학 실습용으로 팔려 나갔다. 생존자들은 그 충격으로 아직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사건의 주범인 박 원장은 살인과 가혹행위 등에 대해선 재판조차 받지 않았고, 국고지원금 횡령죄로 징역 2년6개월형을 선고받았을 뿐이다. 이후 복지원을 건설사에 팔아 수백억원의 시세차익까지 챙겼다. 이처럼 야만적인 사건이 가능했던 것은 수사 외압과 부실 수사, 행정기관의 방조 탓이다. 1987년 수사 검사가 사건 축소 지시를 받은 정황과 부산시가 복지원에 각종 특혜를 준 사실도 밝혀졌다. 국가의 전방위적인 비호 속에 인권유린이 자행됐다. 형제복지원 사건이 국가범죄라는 비판이 쏟아지는 이유다. 대법원은 이제라도 과거에 놓친 수많은 증거와 재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올바른 판단을 내려야 한다. 정치권도 피해자들이 명예회복을 하고 그간의 고통을 보상받을 수 있도록 계류 중인 형제복지원특별법 통과에 각별히 신경써 주길 바란다. 그게 진상 규명을 외면해 온 과오에 대해 조금이나마 속죄하는 길이다.
  • [문소영 칼럼] ‘똘똘한 1채’도 적정한 보유세 물려야 한다

    [문소영 칼럼] ‘똘똘한 1채’도 적정한 보유세 물려야 한다

    “집을 사야 할까?” 지난해 12월 미국 뉴저지에서 텍사스 포트워스로 이사한 동생이 이렇게 물었다. 동생은 지금 정원이 딸린 조그만 집에서 2300달러 월세로 산다. 보증금은 2300달러다. 의무적인 보험까지 포함해 연간 거주비가 2만 8000달러다. 뉴욕 맨해튼도 아닌데 거주비가 엄청나 “집을 사라”고 하고 싶지만, 미국의 부동산 조세 체계가 한국과 달라 조언하기 어려웠다.미국 부동산 관련 조세를 동생의 뉴저지의 집 매매로 설명해 보겠다. 2007년 세계적 금융위기가 오기 직전 동생은 직장 근처에 43만 달러(약 4억 8000만원)로 지어진 지 20년 된 단독주택을 샀다. 마당이 넓고 꽃나무가 많은 방 4개, 욕실 2개인 집이다. 그전에는 그 동네에서 월세 1700달러로 살았다. 구매 첫해부터 매년 1만 달러(약 1100만원) 안팎의 재산세를 냈지만, 연간 약 2만 달러의 비싼 월세보다는 낫다는 판단이었다. 한국은 공시지가 20억원 아파트의 보유세가 연간 1000만원 수준이니 비교된다. 11년 동안 11만 달러의 보유세를 낸 이 집을 올 6월에 44만 달러에 팔았다. 시세차익은커녕 집 수리비 10만 달러를 포함해 ‘매몰비용´이 21만 달러가 된다. ‘집은 사 놓으면 오른다’는 한국적 상식에 대입하면 동생은 큰 손해를 본 것 같았다. 포트워스의 보유세는 2.3%로, 뉴저지와 같은 43만 달러의 집을 사면 매년 1만 달러의 세금을 내야 한다. 다행히 1주택자에게 보유세 25%를 감해 준단다. 동생은 텍사스에 집을 사야 할까? 이제 서울 강북의 중위 아파트 가격조차 7억원이라고 하는 시대의 한국적 상황을 살펴보자. 정부가 서울과 과천 등 일부 수도권의 부동산 폭등 광풍에 보유세와 종부세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에 당장 “강남 25억 아파트에 사는 샐러리맨인데 보유세를 올리면 나더러 아파트를 팔란 말이냐?”는 항의가 나오고, 은퇴한 1주택자에게 가혹한 처사라며 동조한다. 그러나 1년 만에 수억원이 오른 ‘똘똘한 1채’의 보유세 인상을 견딜 수 없다며 억울해하는 한국적 정서가 마땅한가, 다시 돌아볼 시점이다. 오히려, 보유세 인상뿐 아니라 1가구 1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 면제도 재고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요즘 부동산 시장은 정부가 지난해 8·2 부동산 종합대책으로 투기지역에 대한 총부채상환비율(DTI)이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규제하지 않았더라면, 전국의 무주택자들이 은행서 주택담보대출로 돈을 빌려 서울의 아파트를 사서 1년 만에 3억~8억원까지도 시세차익을 낼 수 있는 장세다. 최근 강북 아파트도 최근 1개월에 1억원 호가가 오르고, 강남은 하룻밤 자고 나면 1억원이 오른다고 한다. 그러니 지난해 여름 서울 송파구의 아파트를 10억원에 팔았는데 1년 만에 6억~8억원이 올랐다며, 잠을 못 자는 친인척이 주변에 생겨나고, 서울 집을 팔고 일산 등으로 거주지를 옮긴 사람들이나 지방 사람들은 ‘부동산 우울증’에 시달리는 것이다. 매도자 우위의 시장으로 돌아서서 위약금을 주고 매매 계약을 무르자는 집주인들이 적지 않을 만큼 매물이 마르고 있다. 남들의 행운에 배가 아파서 그러느냐고 의심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서울 아파트 폭등이 심각한 이유는 시간 차를 두고 수도권 아파트 가격에 영향을 주고, 또 수도권 주변 상가의 가격 상승으로 연결되며, 상가가 오르면 다시 임대료 상승 등으로 자영업자의 고통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사회 전체에 과도한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니 더는 똘똘한 1채에 대한 보유세 인상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텍사스와 비슷하게 ‘시세의 2.3%’로 보유세를 한 방에 올릴 수는 없겠지만, 부동산 광풍을 잠재울 수 있는 수준까지는 높여야 한다. 또 박봉의 회사원이라 현재로서는 매년 보유세를 내기 어렵다면 해당 주택을 매매하거나 상속, 증여하는 시점까지 과세를 이연하는 방법이 있다. 과세이연에는 물론 적정 이자를 붙여야 한다. 부동산 거래세 인하 등 부동산 관련 세금을 전체적으로 손본다는 것을 전제로 똘똘한 1채에 대한 양도소득세 과세도 고려해야 한다. 더불어 서울시는 도심 건물의 용적률 등을 높여 고밀도 주상복합건물을 허용하고, 재건축·재개발 등도 허용해 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 가격 폭등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이미 서울 부동산 시장은 어떤 정책을 써도 부작용이 불가피한 시장으로 변질됐다. 논설실장 symun@seoul.co.kr
  • ‘살인적인 일정’ 손흥민, 영국으로 조용히 출국

    ‘살인적인 일정’ 손흥민, 영국으로 조용히 출국

    러시아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국내에서 열린 2차례 평가전을 치른 남자축구 국가대표팀의 손흥민(토트넘)이 12일 소속팀 복귀를 위해 출국했다. 손흥민은 이날 낮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가 열리고 있는 영국으로 떠났다. 아버지 손웅정씨와 공항에 나타난 손흥민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출국장으로 들어갔다. 13일 새벽 런던에 도착할 예정인 손흥민은 곧바로 시차 적응과 회복 훈련에 나선다. 소속팀 토트넘은 15일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리버풀과 대결하는데, 해당 경기에 손흥민이 출전할 수도 있다. 지난 5월 프리미어리그 2017~2018 시즌을 마친 손흥민은 넉달 연속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해왔다. 축구대표팀에서 러시아월드컵을 준비했고 월드컵이 끝난 뒤엔 한국과 영국, 미국을 오가며 프리시즌 등 일정을 소화했다. 그러나 손흥민은 그럴만한 시간이 없었다. 프리시즌을 마친 뒤엔 곧바로 프리미어리그 2018-2019시즌 개막전을 치렀다. 이후 인도네시아로 이동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다.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엔 곧바로 선수단과 함께 귀국해 대표팀 훈련을 소화했고 이후 코스타리카, 칠레와 평가전을 치렀다. 가혹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손흥민은 긍정적인 자세로 자신이 처한 환경을 받아들이고 있다. 그는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칠레와 평가전을 마친 뒤 밝은 표정으로 “이제 다시 시작”이라며 “프리미어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무대”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얼룩말 새끼 출산하는 극적인 모습

    얼룩말 새끼 출산하는 극적인 모습

    갓 태어난 얼룩말 새끼가 탯줄이 끊어진 후, 물 속에 빠져 동물원 직원들로부터 긴급 구조된 사연을 지난 7일(현지시각) 영국 외신 데일리메일이 보도했다. 사연의 주인공은 스페인 동부 발렌시아 바이오파크 동물원에서 태어났다. 어미 얼룩말인 라니나(LaNina)는 새끼가 태어나자마자 탯줄을 끊어버렸다. 엄마로부터 ‘첫 자유‘를 얻게 된 새끼 얼룩말. 하지만 세상은 어린 얼룩말에게 ‘첫 자유’와 동시에 ‘첫 위험’을 경험하게 했다. 비틀비틀 걸어가다 바로 앞에 있던 1미터 깊이의 물 속으로 쏙 빠져 버린 것이다. 새끼는 물 속에서 괴로운 소리를 내며 익사할 지경에 이르게 됐고 겁에 질린 어미는 물 밖에서 안절부절 못하고 있던 순간, 출산 때부터 이들을 지켜보고 있던 동물원 직원들이 물 속으로 뛰어들어 두 손으로 새끼얼룩말을 들어서 구조했다. 조금만 늦었다면 얼룩말 새끼는 태어나자마자 죽게 되는 가혹한 운명의 주인공이 될 뻔 했다. 결국 자신이 태어난 곳인 안전한 땅으로 다시 돌아온 새끼 얼룩말. 어미는 애정어린 시선으로 새끼를 연신 핥으며 애정을 보였다. 태어나자 물에 빠져 죽을 뻔 했던 새끼 얼룩말, 처음으로 얻은 자유치곤 혹독한 대가를 치른 셈이다.사진 영상=더 리얼리스트/유튜브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왜 한국 예비군 훈련비는 세계 최하위인가

    [밀리터리 인사이드] 왜 한국 예비군 훈련비는 세계 최하위인가

    동원훈련 보상금 3만 2000원 인상 예정미국 등 해외선 현역과 동등한 수준 보상“왜 내 호주머니에서 돈을 꺼내야 하나”예비군 예우 위해 적정보상 반드시 필요 정부가 ‘동원훈련 보상금’을 올해 1만 6000원에서 내년에는 2배인 3만 2000원으로 인상하기로 했습니다. 착각하지 마세요. 일당이 아닙니다. ‘2박 3일’에 1만 6000원인 것을 2배로 올려주겠다는 겁니다. 이 문제는 남성, 특히 갓 군대를 제대한 이들에게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물론 정부 예산안일 뿐이고 아직 국회 의결 과정이 남아 있습니다. 저는 이 시점에서 중요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동원훈련 보상금은 제대군인에 대한 ‘예우’입니다.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도 또다시 생업을 포기하고 훈련을 받아야 하는 분들을 우리는 과연 제대로 예우하고 있을까요. 알아보려면 비교대상이 있어야 하겠지요. 마침 ‘한국전략문제연구소’가 얼마 전 국방부 의뢰로 외국의 예비군 훈련비 적정 보상에 대한 상세 보고서를 냈습니다. 8일 자료를 입수해 자세히 들여다봤습니다. 우리나라 예비군 훈련비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그래서 간략히 설명해보겠습니다. 예비군 훈련은 ‘동원훈련’과 ‘일반훈련’으로 나뉩니다. 동원훈련은 2박 3일을 기준으로 합니다. 현역과 마찬가지로 군 병력으로 ‘동원’돼 막사에서 기상하고 훈련하는 것을 말합니다. 2007년 처음으로 동원훈련 보상금이라는 것이 생겼습니다. 금액은 3000원이었습니다. ●택시타면 ‘합승’해야 하는 열악한 훈련비 보상금은 2008년 4000원, 2010년 5000원, 2014년 6000원, 2016년 7000원으로 조금씩 오르다 지난해 1만원, 올해 1만 6000원이 됐습니다. 교통비는 집에서 입영장소까지 30㎞ 이하일 때 기본 3500원에서 거리에 따라 점차 높여 61㎞ 부터는 1㎞당 116.14원을 지급합니다. 100㎞라면 1만 1614원을 준다는 뜻이지요. 버스비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어서 아마 많은 분들이 부족하다고 느낄 겁니다. 교통비도 2008년 처음으로 1㎞당 92.55원을 주다가 점차 높여서 그나마 이만큼 올라간 것입니다. 하루치를 주는 일반훈련비는 더 열악합니다. 보상금은 없고 식비는 6000원, 교통비는 30㎞ 이하일 때 기본교통비 7000원, 31㎞부터는 동원훈련처럼 1㎞당 116.14원을 지급합니다. 급해서 택시라도 타려고 하면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방법은 불법인 ‘합승’을 선택하는 것 뿐입니다.비용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처음 만난 4명이 택시에 함께 타는 경험도 종종 해보셨을 겁니다. 생업을 포기하는 대가도 가혹한 수준입니다. 실제로 동원훈련 참가자 653명을 조사했더니 생업을 할 때 평균 일당 8~10만원이 35.4%로 가장 많았고 11만~13만원(19.9%), 14만원 이상(19.3%), 5~7만원(17.0%) 등의 순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동원훈련 보상금의 인상을 막은 것은 예산당국이었습니다. 이미 소속직장에서 ‘공가’ 처리하고 급여를 받기 때문에 추가 보상하는 것은 ‘이중 수혜’라는 겁니다. 또 “근로계약 관계가 아닌 ‘국방의 의무’에 해당하기 때문에 최저임금 수준의 급격한 인상은 어렵다”고 제동을 걸었습니다. ●예산당국 “국방의 의무를 왜 추가 보상하나” 이 과정에 ‘애국페이’라는 비난이 나왔습니다. 왜 부족한 교통비와 식비는 문제 삼지 않느냐는 것이지요. 지금 이 글을 읽는 많은 분들도 아마 화를 삭히기 어려우실 겁니다. 나와 내 자식 또는 친구, 동생이 오로지 국가를 위해 희생만 하는 것이 과연 정당하냐는 지적입니다. 그래서 “식비와 교통비를 왜 내 호주머니에서 추가로 내면서까지 훈련을 받아야 하느냐”는 비난이 쏟아졌지만 해마다 예산당국은 소액 인상을 고수했습니다. 참다 못한 국방부가 “청년실업이 증가하고 있어 실비 변상이 아닌 일당 수준의 보상금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맞서면서 결국 내년 동원훈련 보상금을 2배로 인상하는 방안이 나왔습니다. 부족한 교통비와 식비 문제는 다음 기사에서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대신 우리 제대군인 예우를 위해 먼저 외국의 사례부터 비교해보려고 합니다. 우선 ‘미국’을 가봤습니다. 2~4년간 예비군으로 복무하는데 ‘주말 소집훈련’이 월 1회 2일(16시간), ‘연례훈련’은 2주간 동원훈련 형태로 진행됩니다. 연례훈련은 ‘지역 예비군 훈련센터’에서 주특기 위주의 개인훈련을, 동원소집훈련은 지정부대에서 집체훈련을 합니다. ‘마일즈’ 등 과학화 장비를 활용한 사격, 전술훈련 위주입니다.남녀 모두 병역의무가 있는 ‘이스라엘’로 가보겠습니다. 남자는 부사관 또는 병사로 32개월, 여자는 24개월을 복무하고 남녀 모두 38~44세까지 예비군으로 편성됩니다. 예비군은 지상군훈련소(NGTC)에 입소한 뒤 마일즈 등을 활용한 전술훈련을 해 훈련강도는 비교적 높습니다. 그렇지만 하루 8만~14만원의 훈련비를 주고 기본급, 특별급, 보조금, 세금 공제 등 다양한 혜택을 줍니다. 1개월 복무 기준으로 최소 181만원, 5일 이내로 복무하면 생업 일당의 140%를 줍니다. 여기에 훈련기간에 따라 10~37일까지 무려 40만 5000~162만 2000원의 보조금도 지급합니다. 그렇지만 예산 부담은 많지 않습니다. 전 국민이 매월 소득의 1.5~5% 수준의 보험금을 납부하고 1개월 미만 복무자는 보험기금으로, 1개월 이상은 세금으로 봉급을 지급하기 때문입니다. ●훈련비 세계 최하위인데 지급규정도 불분명 ‘독일’은 ‘부대예비군’과 ‘지역예비군’으로 나뉘는데 1년에 최대 30일을 훈련합니다. 사격, 구급법 등 다양한 훈련을 받는데 기본적으로 현역에 준하는 봉급을 주고 동원기간 생업을 못해 수입이 줄어들면 100% 보상해주는 시스템을 갖췄습니다. 우리와 가까운 ‘대만’은 어떨까요. 1994년 1월 1일 이전 출생자는 12개월, 이후 출생자는 4개월로 현역 복무기간이 매우 짧습니다. 그리고 1년에 예비군 훈련 기간은 평균 7일 정도인데 일당 개념으로 훈련비를 주고 2일 이상 복무하면 해당 계급에 준하는 수당을 지급합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동원훈련은 식비, 교통비를 제외한 보상금이 2박 3일 1만 6000원, 일반훈련은 보상금 없이 하루 교통비 7000원, 식비 6000원을 제공하니 격차가 크다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더 큰 문제는 예비군 훈련비나 보상금에 대한 법 규정도 명확하지 않다는 겁니다.예비군법 제11조(실비변상)는 ‘예비군부대의 지휘관 및 동원 또는 훈련소집된 예비군 대원에게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급식과 그 밖의 실비 변상을 할 수 있다’고 규정했습니다. 오로지 책임만 있을 뿐 변변치 않은 훈련비조차 ‘할 수 있다’는 애매모호한 조항으로 묶여 있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국방부는 늘 예비군 훈련비 편성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합니다. 예비군 훈련 강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강화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마일즈 장비 등을 활용한 첨단 전술훈련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어 적정 수준의 보상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다행히 정부는 2022년까지 동원훈련 보상금을 최저임금의 50%인 9만 1000원까지 높인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갔습니다. 당장 2배 인상을 앞두고 있는데, 국회에서 어떤 결정을 할 지 제대군인과 국민들의 관심이 모아질 전망입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금요칼럼] 거꾸로 가는 보건복지부의 시계/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금요칼럼] 거꾸로 가는 보건복지부의 시계/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영화나 드라마의 단골 소재 중 하나는 ‘시간 이동’이다. 대표적인 영화가 1985년 최고의 흥행을 이끈 미국 영화 ‘백 투 더 퓨처’(Back to The Future)다. 평범한 고등학생 마티는 어느 날 이웃집 과학자가 만든 타임머신을 타고 30년 전의 과거로 이동해 위기에 처한다. 현재로 돌아오기 위해 그가 겪는 시련과 모험이 이 영화의 줄거리다. 이후 시간을 거슬러 오른다는 테마는 수많은 창작물에서 등장했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도 국내에서 개봉됐다. 이 역시 시간을 거슬러 점점 더 어려지는 한 남자가 겪는 행운과 불행을 다뤘다.시간 이동이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것은 인간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자극의 정도가 뚜렷한 만큼 흥미도 커질 것이다. 그런데 만약 국가의 어떤 정책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면 그것은 우리들에게 어떤 경험이 될까? 우여곡절 끝에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공상영화(fantasy)가 될까? 아니면 돌아가기 싫은 과거와 관련된 범죄영화(thriller movie)일까? 어쩌면 끔찍한 공포영화(horror movie)가 될 수도 있을까? 보건복지부의 임신중단 관련 정책을 보면 나는 한여름에도 오싹함을 느낀다. 수십 년 동안 사문화되어 온 낡은 법규를 어느 날 갑자기 ‘저출산대책’이라고 내놓는가 하면, 최근에는 낙태는 부도덕한 행위이므로 시술 의사를 처벌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하루 만에 거둬들이긴 했다지만, 여전히 그 ‘정책’은 주요 카드의 하나로 해당 부서 공무원의 책상 위에 놓여 있을 것이다. 임신중단 금지, 현행 법제에서는 낙태죄 처벌로 불리는 이 정책의 전개를 공포물로 보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여성 등 젊은이들이 느끼는 공포감이다. 몇 해 전 인공 임신중절에 관해 토론한 적이 있다. 중요한 사회학적 문제여서 종종 토론 주제가 되지만, 학생들 대다수가 필요성에 대해 찬성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더 깊은 토론을 위해 나는 일부러 반대편 입장에 섰다. 임신중절이 필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은 이해하나, 생명에 대한 존중이 먼저 아니겠냐고. 결과는 40대1로 교수인 나의 참패였다. 교수로서 필자의 논리적 설득력을 의심하거나 학생들이 불손한 것 아니냐고 걱정하시는 독자들이 계시겠지만, 다행히 학생들과 필자의 관계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그 순간 “우리가 그럼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고 묻던 학생들의 그 서늘한 눈빛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100% 완벽한 피임도 불가능하고, 그나마 있는 피임법에 대한 학습기회도 입시위주 교육에서 실종돼 버린, 합법적 성관계가 인정되는 결혼 연령이 서른 살을 훌쩍 넘어버린 사회에서 젊은이들이 어떻게 사랑하고 행복해질 수 있느냐고 묻던 눈빛들. 그것은 어떤 공포영화보다도 큰 분노를 담고 있었다. 둘째, 최근의 낙태죄 처벌은 이명박 정부에서 ‘리바이벌’됐지만, 그것의 뿌리는 박정희 시대까지 거슬러 오른다. 출산을 억제하려고 국가가 가혹한 통제정책을 썼던 아픈 시간들. 마을마다 불임시술 여성 숫자를 할당받은 보건소 직원들이 가난한 농가의 사립문을 밀고 들어가던 기억들. 위생도 엉망인 정체불명의 공간에서 위험천만한 수술을 받고 후유증에 시달린 여성들. 한국 여성정책의 역사에서 박정희 정부의 반강제적 출산억제정책은 가장 심각한 인권침해 사례다. 그때는 아이를 낳지 말라고, 지금은 아이를 낳으라고 하지만 국가의 일방적인 밀어붙이기식의 행태는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복지부의 낙태죄 처벌 강화는 박정희 정부의 권위주의적 통제를 떠오르게 한다. 여성을 통치의 대상으로, 여성의 몸을 정책의 도구로 삼았지만, 여성에게 결코 남성과 동등한 지위를 인정하지 않았던 국가. 복지부의 시계는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백 투 더 박정희 권위주의 정부’인가? 문재인 촛불 정부가 답할 차례다.
  • “정신 불안·성적 욕구 더해 비정상적 심리” 사형→무기징역 감형받은 ‘어금니 아빠’

    중학생인 딸의 친구를 유인해 추행하고 살해해 1심에서 사형이 선고됐던 ‘어금니 아빠’ 이영학(36)씨가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됐다.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 김우수)는 6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상 강간 등 살인,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할 필요가 있지만, 교화 가능성을 부정하며 사형에 처할 정도로는 보이지 않는다”면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부모 등의 가슴속에 깊이 박혔을 먹먹함과 통한을 헤아려 보면 이 시대를 함께 살아 가는 법원으로서도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참담하다”면서 “수많은 사람에게 필설로 다할 수 없는 고통과 번민을 준 피고인의 범행을 응당 사형으로 처벌해야 한다는 생각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밝혔다. 또 “범행의 잔혹성과 변태성·비인간성 등을 고려할 때 억울한 죽음과 유족의 심리적 고통이 지대할 거라는 점도 부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을 이성적이고 책임감 있는 사람으로 취급해 사형을 선고한 것은 가혹한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범행을 전체적으로 치밀하게 준비·계획해 실행했다고 볼 수 없는 점 ▲범행 직전 극심한 정신적 불안과 성적 욕구가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비정상적 심리·생리 상태에 있던 점 ▲범행의 잔인함과 포악함의 정도를 달리 평가할 여지가 있는 점 등을 이유로 사형까지는 부당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피고인이 어릴 때 얼굴에 심한 장애를 갖게 돼 치료 때문에 중등교육조차 이수하지 못하고, 정서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대단히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 일반인의 통상적인 사고방식이나 가치 체계를 습득하지 못한 채 왜곡된 가치 체계를 갖게 됐다”는 판단도 감형의 근거가 됐다. 이씨는 지난해 9월 딸의 친구를 집으로 유인해 수면제를 먹여 재운 뒤 추행하고 다음날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이씨의 범행을 도운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딸(15)에 대해선 1심에서 선고된 장기 6년, 단기 4년형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이씨에게 깊이 의지하고 두려워했기 때문에 집요한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면서도 “성범죄 가능성을 인식할 수 있었는데도 범행에 일부 기여했다”고 지적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형→무기징역 감형… “사형은 가혹”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형→무기징역 감형… “사형은 가혹”

    중학생인 딸의 친구를 유인해 추행하고 살해해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던 ‘어금니 아빠’ 이영학(36)씨가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됐다. 살해 등의 범죄가 우발적으로 이뤄졌고 이씨가 장애로 인해 중등교육조차 받지 못한 점 등이 고려됐다.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 김우수)는 6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상 강간 등 살인,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씨의 선고공판에서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할 필요가 있지만, 교화 가능성을 부정하며 사형에 처할 정도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부모 등의 가슴 속에 깊이 박혔을 먹먹함과 통한을 헤아려보면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법원으로서도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할지 참담하다”면서 “수많은 사람에게 필설로 다할 수 없는 고통과 번민을 준 피고인의 범행을 응당 사형으로 처벌해야 한다는 생각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말했다. “강제추행 및 살해의 잔혹성과 변태성·비인간성 등을 고려할 때 억울한 죽음과 유족의 심리적·정신적 고통이 지대할 거라는 점을 부정할 수 없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나 이어 “피고인을 이성적이고 책임감 있는 사람으로 취급해 사형을 선고한 것은 가혹한 측면이 있다”면서 “원심이 선고한 사형은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일련의 범죄를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해 실행했다고 볼 수 없고, 어릴 때 심한 장애를 갖게 돼 치료 때문에 중등교육조차 이수하지 못하고 정서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대단히 열악한 환경에 살아 왔다”면서 “일반인의 통상적인 사고방식이나 가치체계를 습득하지 못해 왜곡된 가치 체계를 갖게 됐다”며 이씨의 양형 사유를 설명했다. 이씨는 지난해 9월 딸의 친구를 집으로 유인해 수면제를 먹여 재운 뒤 추행하고 다음날 살해하고 시체를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수사 과정에서 아내에게 성매매를 하도록 알선하고 그 장면을 몰래 촬영했고, 자신의 계부가 아내를 성폭행했다고 경찰에 허위 신고한 혐의 등도 드러났다. 아내와 계부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재판부는 이씨의 범행을 도운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딸 이모(15)양에 대해선 1심에서 선고된 장기 6년, 단기 4년형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이씨에게 깊이 의지하고 두려워했기 때문에 집요한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면서도 “성범죄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을 인식할 수 있었는데도 피해자를 집으로 유인해 수면제를 먹이는 등 범행에 일부 기여했다”고 지적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징역 20년’ 구형에 이명박 최후진술…“치욕적…전재산은 집 한 채”

    ‘징역 20년’ 구형에 이명박 최후진술…“치욕적…전재산은 집 한 채”

    검찰이 징역 20년을 구형했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은 여전히 모든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이 전 대통령은 “돈과 결부된 상투적 이미지를 참을 수 없다”며 “치욕적”이라고 밝혔다. 350억원대 다스(자동차 부품회사) 자금 횡령과 110억원대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대통령 측은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정계선)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이 징역 20년과 벌금 150억원, 추징금 111억 4131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하자 불쾌감을 나타냈다. 최후진술에 나선 이 전 대통령은 “저에 대한 기소 내용은 대부분 돈과 결부돼 있는데, 그 상투적인 이미지의 함정에 빠지는 것을 참을 수 없다”며 “부정부패, 정경유착을 가장 싫어하고 경계한 제게 너무나 치욕적”이라고 반발했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 주식을 한 주도 가져본 적이 없다”며 “형님도 자기 회사라고 하고 있다. 많은 분쟁을 봐 왔으나 한 사람은 자기 것이라 하고 다른 사람은 아니라 하는 일은 들어 본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통령은 “뇌물을 대가로 이건희 회장을 사면했다는 터무니없는 의혹으로 저를 기소한 것에는 분노를 넘어서 비애를 느낀다”며 “재임 중 이건희 회장을 포함해 재벌 총수 한사람도 독대하거나 금품을 거래한 사실이 없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 전 대통령은 “제 재산은 현재 사는 집 한 채가 전부이고, 검찰이 두는 혐의는 알지 못한다”며 “제게 덧씌워진 이미지의 함정에 빠지지 마시고, 살아온 과정과 문제로 제기된 사안의 앞뒤를 명철히 살피면 이를 꿰뚫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대통령의 변호인도 검찰이 무리하고 가혹한 수사를 했다고 주장하며 “정치보복이 반복되면 독재국가가 된다”며 “이명박 전 대통령의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호소했다. 검찰은 “이 사건은 최고 권력자였던 제17대 대통령의 총체적 비리 행각이 낱낱이 드러난 권력형 비리 사건”이라며 “피고인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국민에게 위임받은 대통령의 직무권한을 사익 추구 수단으로 남용해 헌법 가치를 훼손했다”며 구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다음달 5일 오후 2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선고 공판을 열기로 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오늘의 탐정’ 박은빈, 피범벅 오열 포착 ‘두려움+분노’ 눈물 뚝뚝

    ‘오늘의 탐정’ 박은빈, 피범벅 오열 포착 ‘두려움+분노’ 눈물 뚝뚝

    ‘오늘의 탐정’ 박은빈의 폭풍 오열이 포착됐다. 휘몰아치는 전개와 강렬한 장면으로 첫 방송부터 시청자들의 시선을 단단히 사로잡은 KBS2 수목드라마 ‘오늘의 탐정’(극본 한지완, 연출 이재훈, 제작 비욘드제이) 측이 6일 3-4회 방송을 앞두고 피범벅 오열을 하는 정여울(박은빈 분)의 스틸을 공개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앞서 ‘오늘의 탐정’ 1-2회에서는 정여울이 이다일(최다니엘 분)을 쫓아 탐정사무소 ‘어퓨굿맨’에 인턴으로 들어오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다일은 정여울이 비밀을 숨기고 있음을 꿰뚫고 “이 질문에 거짓말하면 너 바로 아웃이야. 너 여기 온 진짜 이유가 뭐야?”라고 물었다. 이에 대한 정여울의 대답은 공개되지 않은 채 신입 인턴으로 합류한 정여울과 그를 받아 준 이다일의 속내에 궁금증이 증폭된 상황. 그런 가운데, 공개된 스틸 속에는 정여울이 피투성이가 된 동생 정이랑(채지안 분)을 끌어안고 오열 하고 있어 시선을 강탈한다. 처참한 사건 현장 속 정여울은 두려움과 분노가 뒤섞인 표정을 하고 있다. 이어 상처를 입은 동생을 품에 안고 절박하게 오열하는 모습과 그의 주변에 낭자한 혈흔이 보는 이들을 긴장감에 휩싸이게 한다. 더불어 이 자매에게 닥친 가혹한 상황에 궁금증이 모아진다. 그런가 하면 피범벅이 된 동생 정이랑은 정여울을 향해 간절한 눈빛을 보내고 있다. 특히 무언가를 말하려다 정신을 잃은 정이랑의 모습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이에 정여울-정이랑 자매의 사연이 밝혀질 ‘오늘의 탐정’ 3-4회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오늘의 탐정’ 측은 “본 장면은 극중 박은빈이 ‘어퓨굿맨’을 찾은 이유를 보여주는 중요한 장면이다. 오늘(6일) 방송에서 박은빈이 최다니엘에게 숨겼던 ‘입사 이유’가 밝혀진다”며 “오늘 방송될 3-4회에서는 기이한 ‘아이 실종 사건’의 실마리가 풀림과 동시에 더욱 기묘한 사건 속으로 최다니엘과 박은빈이 빠져들게 된다. 많은 시청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귀신 잡는 만렙 탐정 이다일과 열혈 탐정 조수 정여울이 의문의 여인 선우혜(이지아 분)와 마주치며 기괴한 사건 속으로 빠져드는 神본격호러스릴러 KBS2 수목드라마 ‘오늘의 탐정’은 오늘(6일) 밤 10시에 3-4회가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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