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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죄 피해자 돕는 웹드라마 나왔다

    범죄 피해자 돕는 웹드라마 나왔다

    재판·경제적 지원 등 제도 소개… 하루 한 편 16일까지 네이버 공개 법무부가 기획·제작한 웹드라마 ‘저스티스 팀(Justice Team) : 범죄피해자를 구하라’가 13일 낮 12시부터 네이버 TV캐스트를 통해 공개됐다. ‘저스티스 팀’은 가정폭력·성폭력·아동학대 범죄를 전담하는 일선 검찰청 여성아동범죄조사부를 배경으로 한 수사물로, 가해자의 범죄 혐의를 밝혀내는 과정과 피해자가 어떤 보호와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소개한다. 웹드라마 속에는 피해자 국선 변호사 제도 외에 아동·장애인 피해자가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원활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진술 조력인 제도’, 범죄 피해자에게 치료비·생계비·장례비를 지원하는 ‘범죄피해자 경제적 지원제도’, 강력범죄 피해자의 심리적 후유증을 무료로 치료해주는 ‘스마일센터’가 등장한다. 법무부 관계자는 “가정폭력·성폭력·아동학대 피해자들은 겉으로 드러나기 어렵고, 보호를 받아야 함에도 정작 방법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범죄 피해자를 위한 법무부의 정책을 소개하고자 처음 웹드라마를 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사에서 이뤄진 밤샘 촬영에는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배우 한상진은 팀의 리더인 검사 강민혁 역을 맡았고, 성지루는 수사관 장민국 역을, 신소율은 범죄 피해자를 돕는 국선변호사 이보배 역을, 이현경은 진술조력인 정가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저스티스 팀’은 오는 16일까지 매일 낮 12시 하루 한 편씩 공개되며, 20일 오후 2시에는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지하대강당에서 출연진이 모여 시사회도 진행할 예정이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독일판 우병우?’...‘묻지마 범행’ 개인 현상금 걸어 체포

    ‘독일판 우병우?’...‘묻지마 범행’ 개인 현상금 걸어 체포

    늦은 밤, 인적이 드문 한 지하철역에서 한 여성이 호주머니에 손을 찔러넣은 채 계단을 내려간다. 잠시 뒤 뒤따라 내려가던 한 남성이 갑자기 여성의 등을 발로 차 밀어 넘어뜨린다. 이 남성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함께 있던 세 남성과 유유히 자리를 떠나고 만다. 불과 며칠 전,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논란을 일으킨 한 영상에 담긴 내용이다. 지난 10월 27일 독일 베를린의 한 지하철역에 설치된 CC(폐쇄회로)TV에 찍힌 것으로 알려진 이 영상은 최근 인터넷상으로 공개돼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다. 물론 현장에는 다른 사람들이 있어 가해자 일당의 검거는 그리 어렵지 않으리라 예상됐지만, 실제로 이들 목격자는 처음에 증언을 꺼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한 남성이 영상 속 가해자와 공범 3인의 체포를 돕는 사람에게 현상금 2000유로(약 250만 원)를 지급하겠다고 공표하고 나선 뒤 사건에 연루된 한 남성이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개인적으로 포상금을 내건 이 남성은 레이디 가가와 샤를리즈 테론 등 유명 연예인의 경호를 담당해온 경호원 미하엘 퀴르(54). 그는 용의자의 신원을 알고 있거나 어떤 단서를 갖고 있다면 경찰에 신고하거나 자신에게 연락해 달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그는 이미 유용한 정보를 입수해 경찰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범인 체포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사람은 자신 외에도 또 다른 한 사람이 5000유로(약 620만 원)를 지급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 남성은 딸 한 명을 둔 익명의 사업가로, 그 역시 다른 많은 사람처럼 CCTV 영상을 보고 분개한 사람 중 한 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피해 여성에게도 치료비 등의 명목으로 5000유로를 지원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낭만닥터 김사부 서현진, 타협 없는 대쪽 카리스마 “미친 고래의 귀환”

    낭만닥터 김사부 서현진, 타협 없는 대쪽 카리스마 “미친 고래의 귀환”

    ‘낭만닥터 김사부’ 서현진이 부조리한 현실에 울분을 토하며 ‘미친 고래’의 귀환을 알렸다. 서현진은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의사로서 올곧은 신념을 지닌 윤서정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지난 12일 방송된 11회에서는 불의의 상황 속에서 불타는 정의감을 발휘해 시청자들에게 진한 감동과 통쾌함을 선사했다. 이날 방송에서 윤서정은 6중 추돌 사고를 낸 음주운전 가해자에게 사전 동의서를 받지 않고 혈액을 채취했다는 이유로 고소를 당한 장면이 그려졌다.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사고였음에도 불구하고 미안한 기색조차 없는 가해자와 그 엄마의 뻔뻔한 태도에 혀를 내둘렀다. 심지어 외과 과장(장혁진 분)은 “강원 도지사의 최측근이자 도의원인 한기준 의원 사모님이다”라며 윤서정의 사과를 종용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윤서정의 정의감은 더욱 폭발했다. 사과를 안 하겠다며 “의사의 본분만 잘하면 된다면서 내가 왜 저런 사람한테 고개를 숙여야 하냐. 그냥 고소하라 그러세요”라고 권력에 굴하지 않는 대쪽 같은 카리스마를 발산했다. 곧장 입원실로 향한 윤서정은 음주운전 가해자를 휠체어에 태우고 중환자실로 향했다. 이어 “똑바로 쳐다봐!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똑바로 알아야 반성도 할 거 아니야. 돈이 실력이고 부자 엄마가 스펙이고 다 좋은데, 그래도 최소한 양심이 뭔지는 알아야 하지 않겠니”라며 일갈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뺨을 때린 가해자의 엄마에게는 “뭘 잘했다고 당당하냐. 미안함도 모르고 수치심도 모르고, 어쩌다 당신 같은 사람들이 큰 소리 치는 세상이 됐을까요”라며 두 번째 일침을 가하는 등 시청자들이 하고 싶었던 말을 콕콕 짚어내며 통쾌한 한 방을 날렸다. 한편 닐슨코리아 집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 12일 방송된 ‘낭만닥터 김사부’는 전국기준 21.6%의 시청률로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MBC ‘불야성’은 4.7%, KBS 1TV ‘가요무대’는 10.7%, KBS 2TV ‘우리집에 사는 남자’는 3.5%를 각각 기록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작가·편집위원 되니 추근거림 끊겨…등단 결정·지면 배분자 다 달라야”

    “작가·편집위원 되니 추근거림 끊겨…등단 결정·지면 배분자 다 달라야”

    “편집자로 일할 때 업무에 방해가 될 만큼 자주 겪어야 했던 불쾌한 경험들이 작가로 데뷔하고 문학상을 받으니 뚝 끊기더라고요. 그렇게 차등을 두고 더 약한 타깃을 고르는 게 굉장히 비열하게 느껴집니다.”(정세랑 작가) “(소속이 불분명한 상태로 활동한) 이십대 내내 불쾌한 추근거림에 시달려야 했어요. 그런데 서른이 되면서 문학동네의 편집위원이 되고 나니 그 모든 추근거림이 갑자기 사라졌어요.”(강지희 평론가) 문단 내 성폭력이 위계형 폭력임을 생생히 드러내는 체험담이 최근 발간된 계간 문학동네 겨울호(통권 89호)에 실렸다. ‘어떻게 할 것인가-문단 내 성폭력과 한국의 남성성’이란 특별 좌담에서는 지난 10월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10여명의 문인이 성폭력 가해자로 폭로된 데 대한 배경, SNS 폭로의 성취와 한계, 직간접 경험담,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 등이 논의됐다. ●“문단 내 성폭력 본질은 위계형 폭력” 정세랑 작가는 이번 사태로 등단제도의 부조리도 지적됐음을 언급하며 “지나치게 적은 수의 사람에게 여러 역할이 중첩돼 있는 게 문제”라면서 “강의하는 사람, 등단을 결정하는 사람, 지면을 배분하는 사람이 다 달라야 궁극적인 위계질서 완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문학출판계를 이루는 각 집단이 자정을 위해 내규를 만들고, 출판 계약에 성폭력 방지 조항을 넣는 방안 등도 제안했다. ●“공적 처벌받아야 반복되지 않아” SNS에서 가해 사실이 폭로되면 가해 문인이 사과하고 사라지는 현재의 패턴에 대해선 사과보다 공적 처벌을 받아야 같은 행태가 반복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여성학자인 김신현경 박사는 “가해 문인이 사과문을 빨리 발표한 뒤 사라지는 것은 일종의 면죄부를 얻는 행위로, 몇 년 뒤 다시 나올 것”이라며 “그러면 모두 다 힘 빠지고 상황이 해결이 안 되니 이 역설을 읽어 내 문단에서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랜 시간 만연했던 문단 내 성폭력이 ‘왜 지금 터졌느냐’는 물음에 대해선 “폭력에 반응하는 페미니즘 시장이 커졌다”(사회학자 오찬호 박사)는 사회적인 배경과 지난해 여름 표절 사태에서 고발의 시발점이 마련됐다는 문단 내 배경을 짚는 진단들이 나왔다. ●“고발의 시작은 작년 표절 사태” 강지희 평론가는 “(표절 사태로) 자기반성의 목소리가 공유되고 무엇보다 낭만주의적 작가론이 한번 깨져 나가는 경험을 했던 것이 이번 사건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그렇게 보면 문단 안에서는 이번 해시태그 운동이 발생할 수 있었던 분기점을 작년의 표절 사태로부터 거슬러 올라가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총수의 독단 막는 이사회 시스템 도입해야

    총수의 독단 막는 이사회 시스템 도입해야

    ‘총수 입맛’ 사외이사 깜깜이 추천 모든 의사 결정은 이사회 통하고 정부·정치권 각성…유착 끊어야 총수 1인 체제로 운영되는 한국 재벌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최대 위기를 맞았다. 급기야 지난 6일 국정조사 청문회에서는 “재벌의 경영 방식이 조직폭력배와 같다”는 발언(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까지 나왔다. 재벌 총수들은 일제히 “정경유착을 끊겠다”며 추락한 신뢰를 다시 찾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지만 국민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전문가들은 “면피성 발언에 그치지 말고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경유착의 악습을 끊으려면 정부와 정치권이 대오각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동원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는 7일 “치약(기업)은 짜면 나온다”면서 “힘(정부)이 있는 곳에서 달라고 하면 ‘노’라고 할 수 없는 게 한국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가해자, 기업은 피해자’라는 일률적인 잣대만 들이대면 정경유착은 앞으로 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기업 또한 정부의 요구를 거스르면 어떤 결과가 오는지 경험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보험용’으로 돈을 내는 것”이라면서 “이사회가 총수의 독단적인 의사결정에 제동을 거는 투명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했다. 총수 입맛에 맞는 사외이사 선임 등 ‘패거리 문화’를 뿌리뽑지 않으면 조폭 운영 방식에서 나아질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만우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도 “은행은 사외이사 추천, 임명이 엄격하게 이뤄지는 반면 기업은 여전히 ‘깜깜이 추천’을 하고 있다”면서 “현 이사회 체제를 전면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사회가 총수의 ‘입’만 쳐다보고 있는 현실에서는 어떠한 전문가를 앉혀 놔도 ‘다른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이사회의 권한이 강화되는 만큼 확실히 책임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뇌물 등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주주 대표 소송 등 민사 소송을 활성화하고 형사 책임도 물을 수 있도록 현행 법을 엄정하게 집행해 달라는 주문이다. 박재완(전 기획재정부 장관) 성균관대 국정관리대학원장은 “정부의 인사 개입, 출연 강요는 범죄 행위에 가깝다”면서 정부의 반성을 촉구했다. 대통령 해외 순방 때 불필요하게 많은 기업인을 따라 나서게 하는 것도 정경유착의 싹을 키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우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치권이 정경유착을 끊으라고 하면서 기업에 일자리를 창출하라고 강요한다”면서 “이 또한 기업들 팔을 비트는 새로운 형태의 정경유착”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기 위해 ‘정경협력’ 자체를 없애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있다. 최중경(전 지식경제부 장관) 동국대 석좌교수는 “특정 기업과의 금전, 자리 거래는 원천 차단해야 하지만 경제, 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와 기업이 긴밀히 대화하는 장은 열려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車사고 합의 시 피해자에게 보험금 세부 내역 공개

    위자료 등 지급 항목 모두 표시… 가해자엔 상해 등급 등 알려야 전체 지급액만 표시하는 등 두루뭉술하게 처리됐던 자동차 대인배상보험금 지급 명세서가 내년 3월부터 깐깐하게 바뀐다. 보험사는 병원별 치료 내용부터 위자료, 휴업손해비 등 자동차보험 대인배상금 지급액의 구체적 내역을 알려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5일 자동차 사고 처리 합의 때부터 보험금 세부 지급 항목을 명확히 알 수 있도록 합의서 양식을 바꾼다고 밝혔다. 지금은 교통사고가 났을 때 보험사가 피해자에게 합의금과 치료 관련비 총액만 간략히 통보한다. 이 때문에 혜택 가능한 일부 항목이 빠져도 이를 발견하기 어려운 구조다. 하지만 내년 3월부터는 합의서에 보험금 종류(부상·후유장애·사망)부터 위자료, 휴업손해비용, 손해배상금 등 세부 지급 항목을 모두 표시해야 한다. 보험사는 또 피해자가 누릴 수 있는 혜택을 쉽고 자세히 설명해야 한다. 차 사고 피해자의 보험금 지급 내역을 알릴 때 병원별 치료비 내역도 함께 통지해야 한다. 치료비를 과다 청구해 혼자 이익을 챙기는 일부 병원의 불법행위를 막기 위해서다. 가해자에게도 피해자의 상해 등급을 알려 줘야 한다. 상해 등급은 1급(중상해)~14급(경상해)으로 나뉜다. 이는 가해자의 자동차보험 갱신 때 할증점수(1~4점, 1점당 보험료가 평균 7%가량 인상)로 활용된다. 상대편의 상해 등급을 알지 못하면 가해자 입장에선 차 보험료 할증이 적정했는지 알기 어렵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단 사고 처리에 합의하면 이후 나타난 후유장해 등은 재합의가 곤란한 경우가 많다”며 자신이 받을 수 있는 보상 내역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들은 후 합의하라고 조언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美·日 역사적 화해 제스처… 아베, 동맹관계 세계에 과시

    美·日 역사적 화해 제스처… 아베, 동맹관계 세계에 과시

    中에 보내는 끈끈한 동맹 결의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오는 26, 27일 미국 하와이 진주만 방문 및 희생자 위령 결정은 2차세계 대전 당시 격렬하게 싸우던 두 대전국인 미국과 일본의 역사적 화해를 상징한다. 아베의 26일 진주만 희생자 위령은 지난 5월 미국의 원폭 투하지 히로시마를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문에 대한 완결 성격을 갖는다. 아베 총리는 75년 전인 1941년 12월 일본의 기습 공격으로 태평양전쟁을 시작했던 ‘가해국의 수반’ 신분으로서는 처음으로 진주만의 USS 애리조나 해상기념관에 올라 헌화하고 희생자를 위령한다. 일본 총리로서 2차 세계대전의 전후사를 마무리하고, 미·일 화해 및 동맹 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린 주인공이 되는 셈이다. 이로써 일본의 진주만 공격으로 시작되고, 미국의 원폭 투하로 끝난 태평양전쟁의 가해자와 피해자로서 얽힌 두 대전국은 역사적 화해를 강조하는 계기를 갖게 됐다. NHK는 5일 미·일 동맹을 외교와 안보의 축으로 삼고 있다는 아베 정부의 입장과 미·일 동맹 강화에 대한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풀이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 것도 정권 교체기에 끈끈한 미·일 동맹의 결의와 수준을 대내외적으로 발신하고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NHK는 이날 아베 총리가 지난해 종전 70주년을 준비하면서 하와이 방문을 검토하기 시작해 지난달 페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때 오바마 대통령에게 이를 타진, 추진해 왔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 당시부터 미국의 압력단체인 퇴역군인회 등 보수층들은 아베 총리의 하와이 방문 및 희생자 위령을 요구해 왔다. 퇴역군인들의 폭넓은 지지를 얻어 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도 이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문에는 한편 차기 트럼프 정부와의 매끄러운 시작을 원하는 일본 측의 성의가 담겨 있다. 또 오는 15, 16일 일본 야마구치현 나가토 및 도쿄에서 열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일·러 정상회담과 관련한 미국의 양해에 대한 성의 표시도 된다. 한편 경협과 북방영토(쿠릴열도) 문제를 둘러싸고 평행선을 달리는 러시아에 보내는 견제 메시지도 담고 있고, 중국에 대해 한층 단단해진 미·일 동맹 관계를 과시하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아베 총리가 퇴임을 앞둔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75년 전 일본군의 기습 공격으로 미군 2400여명 이상이 전사하고 미 태평양함대가 괴멸됐던 현장인 오아후섬 진주만을 찾아 희생자를 위령하는 것은 어떤 선언보다도 확실하게 미·일 화해를 상징한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SNS 폭력 시달리던 여학생의 비극…美 충격 빠져

    SNS 폭력 시달리던 여학생의 비극…美 충격 빠져

    미국에서 한 여고생이 가족 앞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해 미국 사회가 큰 충격에 빠졌다. 학생은 인터넷 공간에서 괴롭힘을 당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 CNN뉴스 등 현지언론은 1일(이하 현지시간) 사이버 폭력에 시달린 끝에 자살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한 여학생의 안타까운 사연을 보도했다. 사망한 학생은 텍사스주(州) 휴스턴에 있는 텍사스시티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던 브랜디 벨라(18). 그녀는 지난달 29일 가족의 눈앞에서 자신의 가슴에 총을 쏜 것으로 전해졌다. 브랜디의 언니 재키에 따르면, 그녀는 오랫동안 체형 때문에 따돌림을 당했으며, 지난 4월부터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인터넷을 통한 괴롭힘이 더욱 심해졌다. 심지어 몇몇 가해자는 페이스북에 가짜 계정을 만들어 지속해서 브랜디에게 각종 메시지를 보냈다. 물론 브랜디는 어떤 답변도 하지 않았지만 그들의 괴롭힘은 집요하게도 계속됐다. “뚱보야”, “못생겼다”와 같은 인신공격은 물론 “왜 아직도 살아 있느냐”와 같은 정말 해선 안 되는 끔찍한 말까지 일삼는 이들도 있었다. 이에 대해 재키는 “브랜디는 예쁘고 정말 아름다웠다”면서 “단지 몸무게 때문에 괴롭힘을 당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물론 브랜디 역시 사이버 폭력에 나름대로 대응을 했다. 전화번호를 바꾸고 경찰과 상담까지 했다. 하지만 브랜디에게 돌아온 답변은 “(가해자들이)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하고 있어 추적할 수 없다”면서 “싸움 등 사건이 일어날 때까지는 대응할 수 없다”는 말뿐이었다. 사건 당일, 브랜디는 언니 재키에게 “진심으로 사랑한다. 제발 그것만은 기억해달라. 모든 것이 미안하다”와 같은 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이에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는 재키는, 부모는 물론 조부모에게도 연락을 취했다. 서둘러 집에 돌아온 가족들이 본 것은 브랜디가 자신의 방에서 총을 들고 있는 모습이었다. 가족들은 브랜디에게 “제발 방아쇠만큼은 당기지 말라”고 말하며 필사적으로 설득했지만, 그녀의 마음을 바꿀 수 없었다. 브랜디가 자신의 가슴에 총을 쏘고 만 것이다. 가족들은 곧바로 브랜디를 병원으로 이송했다. 하지만 브랜디는 결국 병원에서 숨을 거두고 말았다. 그리고 브랜디의 생전 바람대로 그녀의 장기는 기증을 위해 적출됐다. 현재 경찰은 가족의 증언을 토대로 수사를 하고 있으며 곧 가해자로 추정되는 사람들과 접촉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사건과 관련한 여러 정보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사이버 폭력 문제에 대해서도 대응할 방침이라고 한다. 한편 브랜디가 다니던 학교의 복도 한쪽 면에는 학교 친구들이 ‘푸르고 아름다운 눈을 가진 브랜디’를 그리워하는 메시지를 붙였다. 이들은 브랜디를 추모하기 위해 2일 파란 풍선을 날린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15살 성폭행 무죄라니… 성남시민 서명운동 응징나서

    자신보다 27살 어린 여중생을 성폭행하고 임신시켰지만 “사랑하는 사이”라고 주장해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연예기획사 대표를 제대로 처벌해 달라는 목소리가 다시 커졌다. 경기 성남시와 지역 경찰서 등 15개 기관으로 구성된 성남시아동·여성안전지역연대가 1일 분당 서현역에서 10만명 서명운동을 벌였다. 이 서명운동은 ‘연예기획사 대표에 의한 청소녀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 소속 340개 단체가 지난해 무죄 선고가 나오자 올해 초부터 “아동·청소년 성폭력 피해에 대한 재판부의 몰이해와 편향적 태도를 고스란히 보여 준 판결”이라며 시작했다. 하지만 성과가 미흡하자 성남시지역연대가 ‘세계여성폭력추방주간’(11월 25~12월10일)을 맞아 바통을 이어받았다. 지역연대는 “사법부가 성인 남성이 10대에게 지속적인 성폭력을 가했던 상황과 맥락은 고려하지 않은 판결을 내렸다”며 “검찰의 재상고로 대법원 판결을 남겨 둔 상황에서 제대로 된 판결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연예기획사를 운영하는 조모(47)씨는 2011년 8월 자신의 아들이 입원한 서울 모 병원에서 만난 A(당시 여중 2년)양에게 “연예인을 시켜 주겠다”고 접근, 무려 180여 차례 상습 성폭행해 임신시킨 혐의로 기소됐으나 2014년 11월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돼 지난해 10월 다시 열린 항고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다. 지역연대는 “‘순응 신드롬’이라는 심리 현상이 있다. 성폭행당한 A양이 예상치 못한 임신으로 두려움과 불안감에 빠졌을 때 기댈 곳은 가해자뿐이었을 것”이라면서 “어린 소녀가 그러한 행동을 하게 된 원인과 심리, 맥락을 좀 더 면밀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성폭력 시인’ 김요일 SNS에 사과글 올려

    문단 내 성폭력 가해자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지목된 김요일(51) 시인이 30일 폭로 내용을 사실로 인정하고 사과했다. 김 시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사과문에서 “당시 저의 의도가 어찌 됐든 증언한 피해 여성들의 주장을 사실로 받아들이며 깊이 뉘우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등단 이후 동료들과 수많은 술자리를 함께했다. 알코올 중독이 되어 만취 상태에서 크고 작은 실수와 사고를 범해 왔다”며 “상습적으로 술자리에 함께 있는 여성들에게 도저히 해서는 안 될 성적 희롱과 추행을 하기도 했다. 제 인간적 미숙함과 반여성적 편견, 죄의식 부재 등이 여러 부적절한 언행으로 이어졌음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은 최근 트위터에 ‘성폭력피해여성연대’ 명의로 계정을 만들어 김 시인의 성폭력을 폭로하고 사과를 요구했다. <서울신문 11월 30일자 25면>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김 시인은 지인을 통해 알게 된 20대 초반 여성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했다. 대학 휴학생이었다는 또 다른 피해자는 김 시인이 페이스북을 통해 접근한 뒤 동료 시인 모임에 초대해 성폭행을 시도했다고 폭로했다. 피해자들은 이날 김 시인이 사과문을 올리자 “(그의) 반성하는 태도를 고려해 개인과 단체 고소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1990년 세계의문학을 통해 등단한 김 시인은 ‘붉은 기호등’(1994)과 ‘애초의 당신’(2011) 등의 시집을 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문단 성폭력’ 가해자 김요일 시인 “사실 인정하고 사과”

    여성들에게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SNS 폭로의 가해자로 지목된 김요일(51) 시인이 폭로 내용을 사실로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는 피해 여성들의 성폭행·강간미수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로 받아들이고 깊이 뉘우친다”는 입장을 밝혔다. 1990년 세계의문학을 통해 등단한 김 시인은 ‘붉은 기호등’(1994)과 ‘애초의 당신’(2011) 등의 시집을 냈고 출판사 문학세계사, 아동출판사 아이들판의 현직 임원으로도 일하고 있다. 김 시인은 30일 “당시 저의 의도가 어찌 됐든 증언한 피해 여성들의 주장을 사실로 받아들이며 깊이 뉘우치고 있다”며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데뷔 이후 동료들과 수많은 술자리를 함께했다. 알코올 중독이 되어 만취 상태에서 크고 작은 실수와 사고를 범해 왔다”며 “상습적으로 술자리에 함께 있는 여성들에게 도저히 해서는 안 될 성적 희롱과 추행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 인간적 미숙함과 반여성적 편견, 죄의식 부재 등이 여러 부적절한 언행으로 이어졌음을 인정한다”며 “사과 번복은 물론 언론 매체를 통한 변명이나 왜곡 발언, 피해자들을 향한 보복성 고소 등을 절대 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피해자들은 최근 트위터에 ‘성폭력피해여성연대’ 명의로 계정을 만들어 김 시인의 성폭력을 폭로하고 사과를 요구했다. 이들 주장에 따르면 김 시인은 지인을 통해 알게 된 20대 초반 여성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했다. 대학 휴학생이었다는 또 다른 피해자는 김 시인이 페이스북을 통해 접근한 뒤 동료 시인 모임에 초대해 성폭행을 시도했다고 폭로했다. 피해자들은 이날 김 시인이 사과문을 올리자 “(그의) 반성하는 태도를 고려해 개인과 단체 고소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단독] “중견시인 K에게 당했습니다”…다시 불거진 ‘문단 내 성폭력’

    어린이책 출판사 대표인 K씨 “책임 통감 반성… 2일 사과 발표” 지난달 중순부터 ‘문단 내 성폭력’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뜨겁게 달군 가운데 새로운 가해자를 지목하는 폭로가 또 터져 나왔다. 중견 시인인 K씨로부터 강간, 강간 미수 등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는 여성들은 지난 26일 트위터에 시인의 이름을 앞세운 ‘K_성폭력피해여성연대’를 결성해 피해 사례를 공개했다. ‘K_성폭력피해여성연대’는 “피해 제보 모집 결과 (K시인으로부터) 강제 성추행, 성희롱은 물론 강간, 강간 미수 등(을 당했다는) 중범죄 사례들이 진술됐다”며 “가해자 K에게 공개 사과문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A씨는 대학 시절 지인의 소개로 만난 K시인에게 강간과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에 따르면 K시인은 술에 취한 A씨에게 “넌 나랑 자야 된다. 모텔로 가자”며 모텔로 끌고 가 강제로 성관계를 했다. A씨는 “이후 몇 달을 K에게 끌려다니고 성관계를 요구받았다”며 “K는 술에 취하면 욕설과 폭언을 했고 하루는 말대꾸를 했다는 이유로 내 머리를 손으로 힘껏 후려갈겼다”고 했다. “그날 이후 전화번호를 바꿨다”는 A씨는 “씻을 수 없는 상처와 고통을 준 K시인이 진심으로 사죄하고 다시는 피해자를 만들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문예창작학부 대학생이라고 밝힌 B씨는 K시인에게 강간을 당할 뻔했다고 주장했다. 습작생이었던 B씨는 페이스북으로 알게 된 K시인이 ‘동료 시인들과의 모임에 시 쓴 것을 갖고 나오라’고 해 약속 장소인 H시인의 집으로 갔다가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B씨는 “당시 심적으로 힘든 상태라 잠깐 쉬려고 옆방에 누워 있는데 K시인이 따라 들어와 방문을 잠그고 강제로 키스를 하면서 옷을 벗겼다”며 “‘싫다’고 손을 떼어내려 했지만 K가 억지로 성관계를 시도하려 했다”고 밝혔다. 잠긴 문을 열어 상황을 모면한 B씨는 “문밖에 있던 H시인에게 ‘K는 원래 상습적으로 그러니 조심하라’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며 “(사건 이후) 그토록 좋아했던 문학에 대해 깊은 환멸감이 들고 시인들이 공유하는 정서와 문화가 역겨워졌다”고 토로했다. K시인은 폭로 글이 공개되자 A씨에게 개인적으로 페이스북 메시지를 보내 글을 내려 줄 것을 종용했다. 그는 “당신이 나 때문에 큰 상처를 받았다면 머리 숙여 사과하겠다. 매주 즐겁게 만나 잔을 기울였는데 이건 아닌 것 같다”면서 “내 삶과 가족과 회사, 문학까지 깡그리 망쳐 버리는 행동을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K시인은 29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책임을 통감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다음달 2일 진심을 담아 사과문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1990년대 등단한 K시인은 국내 한 문학 출판사의 임원이자 어린이책 출판사의 대표를 맡고 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단독]다시 불거진 문단 내 성폭력..“중견시인 K에게 당했다” 피해여성들 트위터에 연대 결성

    [단독]다시 불거진 문단 내 성폭력..“중견시인 K에게 당했다” 피해여성들 트위터에 연대 결성

    지난달 중순부터 ‘문단 내 성폭력’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뜨겁게 달군 가운데 새로운 가해자를 지목하는 폭로가 또 터져 나왔다. 중견시인인 K시인으로부터 강간, 강간 미수 등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는 여성들은 지난 26일 트위터에 시인의 이름을 앞세운 ‘K_성폭력피해여성연대’를 결성해 피해 사례를 공개했다. ‘K_성폭력피해여성연대’는 “피해 제보 모집 결과 (K 시인으로부터) 강제 성추행, 성희롱은 물론 강간, 강간미수 등(을 당했다는) 중범죄 사례들이 진술됐다”며 “가해자 K에게 공개 사과문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A씨는 대학 시절 지인의 소개로 만난 K시인에게 강간과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에 따르면 K시인은 술에 취한 A씨에게 “넌 나랑 자야 된다. 모텔로 가자”며 모텔로 끌고 가 강제로 성관계를 했다. A씨는 “이후 몇 달을 K에게 끌려다니고 성관계를 요구 받았다”며 “K는 술에 취하면 욕설과 폭언을 했고 하루는 말대꾸를 했다는 이유로 내 머리를 손으로 힘껏 후려갈겼다”고 했다. “그날 이후 전화번호를 바꿨다”는 A씨는 “씻을 수 없는 상처와 고통을 준 K시인이 진심으로 사죄하고 다시는 피해자를 만들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문예창작학부 대학생이라고 밝힌 B씨는 K시인에게 강간을 당할 뻔했다고 주장했다. 습작생이었던 B씨는 페이스북으로 알게 된 K시인이 ‘동료 시인들과의 모임에 시 쓴 것을 갖고 나오라’고 해 약속 장소인 H 시인의 집으로 갔다가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B씨는 “당시 심적으로 힘든 상태라 잠깐 쉬려고 옆방에 누워 있는데 K시인이 따라 들어와 방문을 잠그고 강제로 키스를 하면서 옷을 벗겼다”며 “‘싫다’고 손을 떼어내려 했지만 K가 억지로 성관계를 시도하려 했다”고 밝혔다. 잠긴 문을 열어 상황을 모면한 B씨는 “문밖에 있던 H시인에게 ‘K는 원래 상습적으로 그러니 조심하라’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며 “(사건 이후) 그토록 좋아했던 문학에 대해 깊은 환멸감이 들고 시인들이 공유하는 정서와 문화가 역겨워졌다”고 토로했다. K시인은 폭로 글이 공개되자 A씨에게 개인적으로 페이스북 메시지를 보내 글을 내려줄 것을 종용했다. 그는 “당신이 나 때문에 큰 상처를 받았다면 머리 숙여 사과하겠다. 매주 즐겁게 만나 잔을 기울였는데 이건 아닌 것 같다”면서 “내 삶과 가족과 회사, 문학까지 깡그리 망쳐 버리는 행동을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K시인은 29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책임을 통감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다음달 2일 진심을 담은 사과문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1990년대 등단한 K시인은 국내 한 문학 출판사의 임원이자 어린이책 출판사의 대표를 맡고 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영국 축구에서의 아동 성추행 주범격인 배리 배넬 병원 입원

    영국 축구에서의 아동 성추행 주범격인 배리 배넬 병원 입원

    영국 축구계가 아동 성추문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핵심 인물로 지목된 전직 유스팀 코치가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병원에 입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탬스 밸리 경찰은 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간) 유스팀의 코치를 오랫동안 지낸 배리 베넬(63)를 넵워스 파크에서 찾았을 때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어 병원으로 옮겼으며 5명의 경관이 그의 아동 성추행 혐의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넬은 지난 주 많은 전직 축구선수들이 어린 시절 당한 성추행의 가해자로 지목한 인물이다. 크루 알렉산드라란 팀에서 뛰었던 앤디 우드워드(43)가 베넬의 손끝에서 고통스러웠다고 가장 먼저 입을 열었다. 여러 유스팀에서 뛰었던 크리스 언스워드, 스티브 월터스, 제이슨 던퍼드 등이 BBC의 빅토리아 더비셔 프로그램에 출연, 이 팀의 전직 코치에게 괴롭힘을 당했다고 털어놓았다. 데이비드 화이트와 폴 스튜어트도 유스 선수들에 대한 성추행이 공공연히 자행됐다고 폭로했다. 맨체스터 시티와 스토크 시티, 잉글랜드 북서부와 미들랜드주의 청소년팀들에서 축구를 가르쳤던 베넬은 1994년 미국 플로리다로 축구투어를 떠난 영국 소년을 성폭행한 혐의로 4년형을 선고받았고 1998년에는 6명의 영국 소년을 상대로 23가지 범법을 저질러 9년형이 언도됐다. 지난해에도 1980년 매슬스필드에서의 축구 캠프에서 한 소년을 유린한 사실을 인정해 세 번째로 수감됐다. 우드워드는 크루 알렉산드라 유스팀에 몸 담았던 11~15세 시절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자신은 자세한 상황에 대해서는 함구하겠다고 했다. 12세이던 1980년대 중반 크루에 이적하기 전 맨체스터 시티 유스팀에서 뛸 때 여러 차례 베넬의 집에 머물렀으며 성폭행당한 사실을 “절대 발설하지 말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우드워드가 처음 폭로하는 것을 보고 “그가 앞으로 나와 모든 이들을 돕는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맨체스터 경찰국은 유스 축구팀들에서의 뿌리깊은 성추문을 수사하기 시작했으며 벌써 10개 클럽 이상이 연루된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햄프셔, 체셔, 노섬브리아와 런던경시청 역시 수사에 착수했다. 피해 신고 접수를 위해 NSPCC 핫라인(0800-023-2642)도 개설됐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성추문을 들여다보고 있으며 구단 관계자들과 클럽들이 언제 관련 사실을 인지했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프로축구선수협의회(PFA)의 고든 테일러 사무총장은 비슷한 사실을 털어놓은 전직 축구선수가 20명 이상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크루, 맨체스터 시티, 블랙풀, 리즈, 스토크시티와 뉴캐슬 등 6~7개 클럽들이 의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역시 성명을 내고 “혐의 사실을 인지하고 있으며 FIFA는 축구의 근본 인자로서 어린이들과 젊은이들을 보호하는 데 신경쓰고 있으며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보수당 의원이자 문화미디어스포츠위원회 위원장인 데미안 콜린스는 BBC 인터뷰를 통해 ”FA의 조사가 스포츠에서의 문화적 문제가 있는지를 조금 더 명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뉴스 뜯어보기] ‘문단 성폭력’ 들불처럼 타오른 분노, 그 뒤

    [뉴스 뜯어보기] ‘문단 성폭력’ 들불처럼 타오른 분노, 그 뒤

    지난해 신경숙 표절 사태 이후 침체됐던 문단이 다시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였습니다. 지난달 중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성추행, 성폭행을 저지른 문인들이 잇달아 실명으로 폭로됐기 때문입니다. 문학에의 푸른 꿈을 품은 습작생, 또는 철저히 ‘을’일 수밖에 없는 편집자의 위치를 이용한 일부 문인들의 파렴치한 가해 사실이 터져 나오면서 ‘충격과 분노’가 들끓었습니다. ‘#문단_내_성폭력’이라는 해시태그는 오타쿠 내, 미술계 내, 영화계 내 등 문화계 전체로 번지며 권력관계를 이용한 남성중심주의 문화의 추악한 민낯을 들춰냈습니다. ◆실명으로 불려나온 가해자들, 폭로 이후는 문단 성추문 사건은 충격적인 가해 사실과 실명이 하나씩 거론될 때만 해도 SNS에서 폭발력 있는 화두였습니다. 하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맞물리며 시선이 옮겨지고 일부 가해 문인들이 사과문을 내고 활동 중단을 선언하면서 점차 수그러들었습니다. 또 일부 가해 문인들이 ‘합의된 성관계’ 등의 이유로 언론사를 상대로 소송할 움직임에 나서면서 SNS에서 힘겹게 용기를 냈던 피해자들이 꽁꽁 숨는 상황도 벌어졌습니다. 작가의 꿈을 키우던 그들로서는 더 이상 글을 쓰지 못할 거란 두려움, 신분 노출에 대한 두려움 등이 클 수밖에 없으니까요. 한 문인은 “SNS에서 실명이 거론되며 여론은 들끓었지만 일부 문인들이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를 한다고 하니 피해자들이 2차 가해를 당할까봐 떨고 있다”며 “피해자들이 대부분 학생이라 변호사 선임 비용 마련 등도 막막해 한다”고 전했습니다. 학교에서 문예창작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하는 한 문인도 “애들이 ‘선생님 그게 사실이에요?’ 하며 문인 성폭력 사건을 물어오는데 너무 부끄러워 아무 말도 해줄 수가 없다”며 “문학을 한다는 게 이렇게 무력하게 느껴진 적이 없다”고 토로했습니다. ◆“피해자들은 개인 아닌 조직으로 대응해야” SNS를 통해 들불처럼 문제 제기는 됐지만 SNS에 가해자의 실명을 직접 올리는 것은 형사법상 명예훼손으로 고소 당해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변호사는 “섣부르게 SNS에 가해 사실과 실명을 올리면 매스미디어를 통한 파급력이 엄청나고 내가 삭제한다고 해서 없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도움을 받아야 하는 사람(피해자)이 처벌을 받게 되는 아이러니컬한 상황을 맞게 된다. 때문에 단체를 통해 피해 사실을 공론화해야 한다”고 귀띔했습니다. 단체는 변호사 연계 등 법적 지원, 언론을 통한 이슈화 등 체계적인 대응에 나설 수 있습니다. 김재련 변호사는 “단체의 대응이 자리잡으면 피해자는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좌절하거나 포기하기 않고 나아갈 수 있고, 성공 케이스가 나오면 숨어 있던 피해자들도 힘을 얻어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며 “검증이 되면 대중들도 가해 문인들을 제대로 평가하면서 문단 내 자정 노력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성폭력 뿌리뽑겠다” 피해자 품으려 연대 나선 문단, 페미라이터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에서도 피해자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단체가 생겨났습니다. 특히 문단에서는 전례 없는 단체가 꾸려졌습니다. ‘창작, 출판, 교육 등 문학의 장에서 발생해 온 성폭력·위계 폭력을 뿌리 뽑겠다’고 뜻을 모은 작가들의 모임 ‘페미라이터’입니다. 페미라이터가 지난 15일부터 SNS를 통해 받은 문학출판계 성폭력 방지를 위한 서약에는 25일 현재 600명 이상의 문인들이 동참했습니다. 소설가 권여선, 김이설, 윤이형, 이은선, 정세랑, 천희란, 시인 김소연, 오은, 신해욱, 김현, 백은선, 유진목, 정영효, 이민하, 문학평론가 양경언 등이 공개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혔습니다. 페미라이터 측은 “문학, 출판계에선 성폭력 사안이 터졌을 때 피해자를 보호하고 전문기관과 연계하면서 고민하는 단체가 없었던 만큼, 피해 생존자를 지원하는 공식 창구로 기능하는 게 목표”라며 “피해 생존자들의 용기에 답하기 위해 1차 서약 명단을 다음 달 1일 공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페미라이터는 앞으로 ▲문단 내 성폭력 사례 기록 및 아카이빙 ▲추가 피해 제보 받기 ▲피해자와 전문기관 연결 ▲관련 이슈에 대한 잡지 창간 ▲세미나, 포럼 진행 등 피해자와 연대하는 다양한 활동을 펴나갈 계획입니다. 문예창작학과 강사로 일했던 시인의 성폭력 행태가 폭로된 고양예고에서는 졸업생 107명으로 이뤄진 모임 ‘탈선’이 지난 11일 성명을 내며 피해자 지지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주요 문학 출판사들 ‘문단 내 성폭력’ 돌아본다 지난해 신경숙 표절 사태 이후 문단 권력을 점검하고 반성의 목소리를 냈던 주요 문학 출판사들은 이번 사태도 예의 주시하며 자성의 목소리를 낼 예정입니다. 문학동네는 이달 말 펴낼 계간 ‘문학동네’ 겨울호를 페미니즘 이슈로 꾸미면서 문인, 사회학자, 여성학자들이 진행한 ‘문단 내 성폭력’ 좌담 등을 실을 예정입니다. 문학과지성사에서 펴내는 계간 ‘문학과사회’ 겨울호에서도 같은 이슈를 내부의 목소리로 들어보는 지면을 마련합니다. 지난달 문단 내 적나라한 여성 혐오 실태를 고발했던 김현 시인을 비롯해 강성은·박시하 시인이 함께 만드는 독립 문예지 ‘더 멀리’에서도 문단 내 성폭력을 겪은 이들의 경험담을 수집해 12월 말 펴낼 예정이라 논쟁은 장기전이 될 전망입니다. 창비는 지난 16일 주간논평(양경언 평론가)을 통해 이렇게 짚었습니다. “가해 지목자가 가책 없이 개인의 사적인 생활인 양 무마하려 하는 배후에는, 그리고 심지어 피해생존자들의 고발 뒤에 언론사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시도하려는 배경에는, 성폭력의 발생을 방조하고 묵인해 왔던 사회 분위기가 있었기 때문일 거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그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얘기다. (중략) 이 고발과 생존의 말들이 출발한 이상, 우리는 더 이상 이전의 세상으로 돌아갈 수 없다.” 이슈가 빠르게 소비되는 SNS에서 ‘ΟΟ_내_성폭력’이라는 해시태그만큼은 진땀나는 손으로 그러쥐고 더 깊고 뜨겁게, 오래 논쟁해야 할 이유입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속여야 성공? 거짓말 통하는 한국사회

    속여야 성공? 거짓말 통하는 한국사회

    거대한 거짓말 같았던 우리 근현대사 치열한 경쟁 역사 속 트라우마도 한몫 부에 대한 욕심과 미래 불안해 잘 속아 한국인의 거짓말/김형희 지음/추수밭/216쪽/1만 3800원 ‘비선 실세’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온 나라가 온통 어수선하다. 연일 의혹이 불거지고 그에 따른 사실의 정황이 거듭 확인되는데도 진실의 실체는 오리무중이다. 진술과 주장이 심하게 엇갈려 국민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누군가는 분명히 거짓을 말하고 은폐로 일관할 터. 왜 이렇게 거짓이 난무하고 뻔한 거짓을 버젓이 입에 올릴 수 있는 것일까. 지난 6월 일본 경제잡지 ‘비즈니스저널’의 한국 관련 기사가 논란이 됐었다. 내용을 요약하면 “한국인은 숨 쉬듯 거짓말을 하며, 한국은 세계 제일의 사기 대국”이라는 것이다. 그 기사 말고도 ‘거짓말하는 나라’ 한국은 여러 통계를 통해 들춰진다. 2013년 세계보건기구(WHO) 발표에 따르면 한국은 전체 범죄 대비 사기범죄 비율에서 세계 1위 국가다. 2014년 호텔스닷컴 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휴가 및 여행 경험과 관련해 거짓말을 많이 하는 나라 3위에 랭크됐다. 검찰청 범죄분석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3년 발생한 범죄 가운데 사기 사건은 27만 4086건으로 조사됐다. 이는 같은 기간 일본의 3만 8302건보다 무려 7.2배 많은 수준이다. 이런 불명예의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경찰교육원 외래교수가 쓴 이 책은 그 ‘거짓과 사기의 나라’ 한국을 파고든다. 한국인들이 어떻게 거짓말하는지, 한국인만의 특수성을 5년여에 걸쳐 추적해 파헤쳤다. 직접 발로 뛰어 주변 사람들의 거짓말 습관 사례를 수집해 1038개로 정리하고 언어적 단서, 목소리 단서, 바디랭귀지 단서로 세분화해 분석한 점이 도드라진다. 저자는 많은 석학들이 쏟아내는 거짓말에 대한 조언은 대체로 신뢰할 만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한국의 거짓말과 관련해선 이같은 조언을 적용할 수 없는 특수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한국인은 거짓말을 할 때 코를 만지지도 않으며, 시선을 회피하지도 않는다. 일반적으로 뒤가 켕기면 시선을 회피한다지만 눈을 쳐다보면 도전으로 받아들이는 한국 문화에서는 오히려 거짓말쟁이들이 상대방과 눈을 마주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한국인의 거짓말 사례들을 살펴보면 남녀 차이가 두드러진다. 남성은 거짓말을 할 때 무수히 많은 진실을 제공함으로써 거짓을 은폐하는 전략을 취하는 경향이 있다. 한국인 남성은 거짓말을 할 때 말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여성은 제공하는 정보 자체를 극단적으로 차단하는 전략을 취한다. 즉, 한국인 여성은 거짓말을 할 때 말수가 적어진다. 그렇다면 그런 차이와 특수성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조선인은 남을 속이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 남을 속이면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잘한 일로 여긴다”(하멜의 ‘하멜표류기’) “어찌하면 이 민족을 현재의 쇠퇴에서 건져 행복과 번영의 장래로 인도할까 생각하는 형제자매에게 드립니다…첫번째 거짓말과 속이는 행실이 없게 함이니.”(안창호의 ‘민족개조론’) 300년의 시차를 두고 등장하는 이 두 개의 지적에는 분명히 공통의 역사적, 문화적 배경이 도사리고 있다고 저자는 또렷하게 말하고 있다. “한국인에게 근현대사란 그 자체로 거대한 거짓말과 같았던 시기였고, 수많은 거짓말들에 위협을 받았던 시대였으며, 거짓말을 잘해야 살아남을 수 있었던 시대였다.” 저자는 그 시대를 살았던 이들이 지금의 한국을 만들었고 아직도 생존해 있다는 주장을 편다. 그 말을 이어보자면 우리는 속지 않기 위해 발버둥을 쳤고 동시에 속여서 살아남았던 거짓말쟁이들의 후손이다. 잘못을 저지르고서도 “속은 놈이 바보지”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세태의 바탕에는 우리의 역사 속 트라우마가 자리잡고 있는 셈이다. 거짓말이 횡행하는 사회라면 두 가지가 전제돼야 한다. 하나는 자주 속이는 가해자가 있어야 하고, 또 하나는 자주 속는 피해자가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는 거짓말을 하지 말아야 하면서도 거짓말을 잘해야 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그 대목에서 저자는 ‘부자 되세요’라는 한 광고 문구를 건드린다. 그 외침은 한국을 지배하는 두 가지 급소를 제대로 파고든 사례이다. 바로 부에 대한 욕심과 내일에 대한 불안감이다. “한국인이 거짓말을 잘하는 이유는 머리가 좋아서가 아니라 잘 속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한국인들이 잘 속는 까닭은 머리가 나빠서가 아니라 욕심이 많고 불안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한국인의 거짓말’을 향한 제언은 이렇게 맺어진다. “우리는 우리가 어떻게 거짓말을 하고 왜 거짓말을 하는지에 대해 똑바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한국인의 거짓말에 대한 고민의 첫걸음이자 결론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숨길 수 있는 권리(대니얼 솔로브 지음, 김승진 옮김, 동아시아 펴냄) 미국 조지워싱턴대 법학대학원 교수인 저자는 정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 그의 논쟁 지점은 안보 대 사생활 논쟁에서 ‘숨길 게 없다면 두려워할 것도 없다’는 안보강화론자들의 주장을 분석하고 오류를 짚는다. 이 논리는 사생활이란 잘못을 숨기는 것이라는 잘못된 전제로, 사생활의 개념을 협소하게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사생활이 개인에만 이익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사회적 가치가 있다고 주장한다. 사생활을 희생한다고 더 안전해지는 것도 아니고 모든 안보 조치가 사생활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라는 게 핵심이다. 308쪽. 1만 5000원. 강간은 강간이다(조디 래피얼 지음, 최다인 옮김, 글항아리 펴냄) 제목은 당연한 명제이지만 여전히 문명 사회에서 피해자는 부인되고, 힐난받으며 호도당한다. 강간 피해자들의 절박한 생존의 분투는 사회에 의해 ‘암묵적 동의’로 둔갑하고, 가해자를 단죄하고 삶을 재건하는 과정에서조차 피해자는 역비난과 무지의 폭력이라는 2차 가해에 시달린다. 법학자인 저자는 강간 가해자의 범행과 사실 부정, 피해자에 대한 인터뷰를 통해 강간 부정은 반복돼 온 사회적 현상임을 드러낸다. 저자는 ‘데이터가 말하게 하라’는 신념에 따라 신뢰 가능한 데이터를 동원하고, 폭력의 특징과 그 배후의 여성 혐오, 2차 가해를 고발한다. 저자는 강간은 여러 사람의 공조 속에 탄생한다고 지적한다. 340쪽. 1만 5000원. 존 나이스비트 힘의 이동(존 나이스비트·도리스 나이스비트 지음, 허유영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펴냄) 세계적 미래학자인 저자가 ‘메가트렌드 차이나’ 이후 6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서방 선진국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등 변방의 세계가 새로운 경제 동맹을 맺으며 세계를 다중심 구조로 재편한다는 향후 50년 동안의 지구촌 미래상을 조명한다. 나이스비트는 2030년 무렵 아시아 국가가 경제력, 인구, 군비 지출, 기술 투자 규모에서 북미와 유럽 국가를 넘어 세계 중산층 인구의 64%가 아시아에 거주할 것이라고 예견한다. 아울러 도시 간 경쟁과 갈수록 커지는 민주주의 위기에 대해서도 지적한다. 360쪽. 1만 9000원.
  • “전방부대서 가혹행위에 자살…가해자들은 집행유예”

    “전방부대서 가혹행위에 자살…가해자들은 집행유예”

    올해 초 강원도 철원 전방부대에서 선임들의 가혹행위에 사병 1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지만 가해자 처벌은 집행유예에 그쳤다는 주장이 나왔다. 24일 서울 중구 부림빌딩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연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올해 2월 7일 새벽, 6사단 GP(최전방 초소)에서 근무하던 박모(21) 일병이 자기 턱에 총을 쏴 숨졌다.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은 선임병들의 지속적인 가혹행위 때문에 박 일병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라고 밝혔다. 임태훈 소장은 “지난해 9월 선임병 유모 상병이 근무가 미숙하다며 개머리판과 주먹으로 박 일병을 때리는 사건이 있었다”면서 “이를 본 박 일병의 분대 맞선임이 이를 제모(21) 상병(당시 계급)에게 보고했지만 별다른 조치가 없었고, 부GP장인 손모 중사가 CCTV로 이 모습을 봤지만 가해자에게 내려진 처분은 GP 철수뿐이었다”고 설명했다. 넉달 뒤인 올해 1월부터 박 일병은 한달 가까이 구타와 가혹행위를 당한 것은 물론 선임들이 떠넘긴 근무를 서느라 영하 10도의 혹한 속에서 하루 12시간 이상 근무한하고 하루 4시간 이상 자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기는 북한이 4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연이어 실시하면서 대북확성기방송 재개, 개성공단 폐쇄 논란 등으로 남북 간 대치 분위기가 고조돼 사병들의 근무도 늘어난 때였다. 또 박 일병의 어머니와 누나를 성적 대상화하는 패륜적이고 성희롱적인 발언까지 들어야 했다. 임 소장은 “주범인 제 상병과 분대선임 김모(20) 상병, 임모(21) 일병은 올해 6월 5군단 군사법원에서 열린 1심 재판에서 모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면서 “젊고 전과가 없는데다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문을 작성했다는 것이 양형 이유였다”고 말했다. 처음 폭행을 시작한 유모 병장은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군인권센터 측은 자살 동기가 선임들의 가혹 행위 때문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생전에 남긴 SNS 글이나 일기, 친구 증언 등을 바탕으로 ‘심리부검’을 진행한 결과 박 일병은 정서적으로 안정된 가족 안에서 성장해 교우관계 등에서 문제가 없었고, 정신질환을 겪은 적도 없다는 게 군인권센터의 설명이다. 군인권센터는 “1심 판결문에는 박 일병이 가혹행위로 자살에 이르렀다는 내용이 명시되지도 않았다”면서 “재판 전 소대장 등 군부대 관계자들이 (가해자들을) 엄벌할 테니 언론에 알리지 말라고 가족들을 회유하기도 했다”며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임 소장은 “관할 법원은 마땅히 가해자 전원에게 실형을 선고해 법의 준엄한 심판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특히 군사법원은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한 것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박 일병의 죽음은 박근혜 정부가 지난 4년간 추진해 온 병영문화혁신의 참담한 성적표다”라고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올해 1월 1일 새해를 맞아 국군 장병들에게 보낸 영상메시지를 통해 “병영문화 혁신에도 박차를 가해주기 바란다”고 전한 바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문화계 성폭력 의혹 또 터졌다...이번엔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문화계 성폭력 의혹 또 터졌다...이번엔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OO_내_성폭력’란 해시태그로 문화예술계 내 성폭력에 대한 폭로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엔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A씨가 성폭행을 시도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20대 여성 B씨는 지난 23일 온라인 메모장 에버노트에 “스물 셋이던 2013년 A씨가 술자리에서 동의 없이 입을 맞추고 모텔로 데려가 강제로 속옷을 벗기고 성폭행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당시 겨우 40㎏ 전후였는데 제압하려는 그에게 저항하다가도 여기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차라리 그를 달래는 게 빠를 것이란 판단을 했다. 겨우 뺨을 때려 나왔다”고 밝혔다. B씨는 또 “A는 그날 밤 ‘네가 너무 예쁘기 때문’이라며 저의 ‘예쁨’에 책임을 지우는 발언을 했다. 피해자에게 책임을 지우는 바로 그런 시선들로 인해 침묵에 쌓인 수많은 성폭력이 아직 남아있는 것”이라며 “내 폭로가 아직 드러나지 않은 피해자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일러스트레이터 A씨는 24일 자신의 SNS를 통해 “내가 범죄의 가해자가 아님을 밝혀줄 증거들이 모두 존재하고 있다”며 “인터넷에 나를 두고 올라오는 허위사실과 억측에 더 묵과할 수 없어 관련자들을 검찰에 고소하게 됐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뉴스 뜯어보기] ‘문단 성폭력’ 들불처럼 타오른 분노, 그 뒤

    [뉴스 뜯어보기] ‘문단 성폭력’ 들불처럼 타오른 분노, 그 뒤

    지난해 신경숙 표절 사태 이후 침체됐던 문단이 다시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였습니다. 지난달 중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성추행, 성폭행을 저지른 문인들이 잇달아 실명으로 폭로됐기 때문입니다. 문학에의 푸른 꿈을 품은 습작생, 또는 철저히 ‘을’일 수밖에 없는 편집자의 위치를 이용한 일부 문인들의 파렴치한 가해 사실이 터져 나오면서 ‘충격과 분노’가 들끓었습니다. ‘#문단_내_성폭력’이라는 해시태그는 오타쿠 내, 미술계 내, 영화계 내 등 문화계 전체로 번지며 권력관계를 이용한 남성중심주의 문화의 추악한 민낯을 들춰냈습니다. ◆실명으로 불려나온 가해자들, 폭로 이후는 문단 성추문 사건은 충격적인 가해 사실과 실명이 하나씩 거론될 때만 해도 SNS에서 폭발력 있는 화두였습니다. 하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맞물리며 시선이 옮겨지고 일부 가해 문인들이 사과문을 내고 활동 중단을 선언하면서 점차 수그러들었습니다. 또 일부 가해 문인들이 ‘합의된 성관계’ 등의 이유로 언론사를 상대로 소송할 움직임에 나서면서 SNS에서 힘겹게 용기를 냈던 피해자들이 꽁꽁 숨는 상황도 벌어졌습니다. 작가의 꿈을 키우던 그들로서는 더 이상 글을 쓰지 못할 거란 두려움, 신분 노출에 대한 두려움 등이 클 수밖에 없으니까요. 한 문인은 “SNS에서 실명이 거론되며 여론은 들끓었지만 일부 문인들이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를 한다고 하니 피해자들이 2차 가해를 당할까봐 떨고 있다”며 “피해자들이 대부분 학생이라 변호사 선임 비용 마련 등도 막막해 한다”고 전했습니다. 학교에서 문예창작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하는 한 문인도 “애들이 ‘선생님 그게 사실이에요?’ 하며 문인 성폭력 사건을 물어오는데 너무 부끄러워 아무 말도 해줄 수가 없다”며 “문학을 한다는 게 이렇게 무력하게 느껴진 적이 없다”고 토로했습니다. ◆“피해자들은 개인 아닌 조직으로 대응해야” SNS를 통해 들불처럼 문제 제기는 됐지만 SNS에 가해자의 실명을 직접 올리는 것은 형사법상 명예훼손으로 고소 당해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변호사는 “섣부르게 SNS에 가해 사실과 실명을 올리면 매스미디어를 통한 파급력이 엄청나고 내가 삭제한다고 해서 없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도움을 받아야 하는 사람(피해자)이 처벌을 받게 되는 아이러니컬한 상황을 맞게 된다. 때문에 단체를 통해 피해 사실을 공론화해야 한다”고 귀띔했습니다. 단체는 변호사 연계 등 법적 지원, 언론을 통한 이슈화 등 체계적인 대응에 나설 수 있습니다. 김재련 변호사는 “단체의 대응이 자리잡으면 피해자는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좌절하거나 포기하기 않고 나아갈 수 있고, 성공 케이스가 나오면 숨어 있던 피해자들도 힘을 얻어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며 “검증이 되면 대중들도 가해 문인들을 제대로 평가하면서 문단 내 자정 노력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성폭력 뿌리 뽑겠다” 피해자 품으려 연대 나선 문단, 페미라이터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에서도 피해자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단체가 생겨났습니다. 특히 문단에서는 전례 없는 단체가 꾸려졌습니다. ‘창작, 출판, 교육 등 문학의 장에서 발생해 온 성폭력·위계 폭력을 뿌리 뽑겠다’고 뜻을 모은 작가들의 모임 ‘페미라이터’입니다. 페미라이터가 지난 15일부터 SNS를 통해 받은 문학출판계 성폭력 방지를 위한 서약에는 25일 현재 600명 이상의 문인들이 동참했습니다. 소설가 권여선, 김이설, 윤이형, 이은선, 정세랑, 천희란, 시인 김소연, 오은, 신해욱, 김현, 백은선, 유진목, 정영효, 이민하, 문학평론가 양경언 등이 공개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혔습니다. 페미라이터 측은 “문학, 출판계에선 성폭력 사안이 터졌을 때 피해자를 보호하고 전문기관과 연계하면서 고민하는 단체가 없었던 만큼, 피해 생존자를 지원하는 공식 창구로 기능하는 게 목표”라며 “피해 생존자들의 용기에 답하기 위해 1차 서약 명단을 다음 달 1일 공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페미라이터는 앞으로 ▲문단 내 성폭력 사례 기록 및 아카이빙 ▲추가 피해 제보 받기 ▲피해자와 전문기관 연결 ▲관련 이슈에 대한 잡지 창간 ▲세미나, 포럼 진행 등 피해자와 연대하는 다양한 활동을 펴나갈 계획입니다. 문예창작학과 강사로 일했던 시인의 성폭력 행태가 폭로된 고양예고에서는 졸업생 107명으로 이뤄진 모임 ‘탈선’이 지난 11일 성명을 내며 피해자 지지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주요 문학 출판사들 ‘문단 내 성폭력’ 돌아본다 지난해 신경숙 표절 사태 이후 문단 권력을 점검하고 반성의 목소리를 냈던 주요 문학 출판사들은 이번 사태도 예의 주시하며 자성의 목소리를 낼 예정입니다. 문학동네는 이달 말 펴낼 계간 ‘문학동네’ 겨울호를 페미니즘 이슈로 꾸미면서 문인, 사회학자, 여성학자들이 진행한 ‘문단 내 성폭력’ 좌담 등을 실을 예정입니다. 문학과지성사에서 펴내는 계간 ‘문학과사회’ 겨울호에서도 같은 이슈를 내부의 목소리로 들어보는 지면을 마련합니다. 지난달 문단 내 적나라한 여성 혐오 실태를 고발했던 김현 시인을 비롯해 강성은·박시하 시인이 함께 만드는 독립 문예지 ‘더 멀리’에서도 문단 내 성폭력을 겪은 이들의 경험담을 수집해 12월 말 펴낼 예정이라 논쟁은 장기전이 될 전망입니다. 창비는 지난 16일 주간논평(양경언 평론가)을 통해 이렇게 짚었습니다. “가해 지목자가 가책 없이 개인의 사적인 생활인 양 무마하려 하는 배후에는, 그리고 심지어 피해생존자들의 고발 뒤에 언론사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시도하려는 배경에는, 성폭력의 발생을 방조하고 묵인해 왔던 사회 분위기가 있었기 때문일 거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그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얘기다. (중략) 이 고발과 생존의 말들이 출발한 이상, 우리는 더 이상 이전의 세상으로 돌아갈 수 없다.” 이슈가 빠르게 소비되는 SNS에서 ‘ΟΟ_내_성폭력’이라는 해시태그만큼은 진땀나는 손으로 그러쥐고 더 깊고 뜨겁게, 오래 논쟁해야 할 이유입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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