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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터키서 한국 대기업 주재원 피습…‘업무 관련성‘ 조사 이유는

    터키서 한국 대기업 주재원 피습…‘업무 관련성‘ 조사 이유는

    한국 대기업의 터키법인 주재원이 현지인들로부터 공격을 받아 크게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12일 터키 소식통에 따르면 한국 대기업 A사의 터키법인 주재원이 지난달 중순 이스탄불의 회사 사무실 주변에서 신원 미상의 현지인들로부터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피해자를 범행 장소에서 미리 기다린 것으로 보이는 가해자들은 이 주재원이 소지한 금품에는 손을 대지 않고 폭행 후 곧바로 달아났다. 피해자는 코뼈가 부서지는 등 부상으로 치료를 받았으며, 정신적 충격에 시달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범인은 검거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묻지마 폭행’보다는 거래 관계에서 불만을 품은 현지 사업자가 배후에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법인에서는 지난해에도 신변의 위협을 받은 주재원이 임기를 마치지 전 조기 귀임했다. 터키 당국이 A사의 현지 분쟁관계에 수사 초점을 맞추고 있는지에 관해 주 이스탄불 한국총영사관은 “여러 가지 면에서 민감한 사안이고 양국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어 어떠한 정보도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A사 터키법인은 이번 사건 후로 한국인 직원 안전대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카풀을 이용해 여럿이 함께 출·퇴근하도록 권장하고, 법인 사무실 주변의 경비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BBC 웨일스의 요상한 기사 “골뱅이는 한국에서 최음제로”

    BBC 웨일스의 요상한 기사 “골뱅이는 한국에서 최음제로”

    영국 BBC 웨일스가 10일(현지시간) 요상한 기사를 내보냈다. 자신들은 브리스톨 해협에 널려 있는 골뱅이들을 먹지 않는데 한국인들은 최음제마냥 먹어댄다는 것이다. 매년 이곳 바다에서 거둬들인 1만 톤의 골뱅이가 모두 아시아에서 소비되는데 아시아인들은 이 골뱅이를 최음제로 여긴다는 것이다. 한국 총각들은 웨일스산 골뱅이가 없으면 데이트가 완성되지 않는다고 여긴다고까지 했다. 20년 동안 이들 쇠고둥류를 잡아온 어민 개빈 데이비스는 “여자 발톱 냄새가 나는 골뱅이를 그들이 좋아하는 이유를 신이라고 알겠느냐. 하지만 내겐 지난 20년 동안 밥 먹게 살게 해준 것”이라며 “그들이 골뱅이류로 어떻게 그런 미각을 발전시켰는지 알 수 없지만 영국과 대서양 바다에 지천”이라고 말했다. 그는 매일 밤 사운더스풋 항구를 떠나 50개 부표로 띄워 놓은 1000개의 빨판에 들러 붙은 골뱅이 1톤을 수거해온다고 했다. 밀퍼드 헤븐이란 곳으로 옮겨져 배에 실리는데 아시아로 향하는 동안 골뱅이를 삶고 냉동건조하게 된다. 방송 기사는 골뱅이 사진을 싣고 “식욕이 당기느냐? 골뱅이는 서울에서 대유행이지만 사운더스풋에서는 아니다”라고 설명을 달기도 했다. 그 뒤 기사는 스완지의 옥스위치만 비치하우스의 미슐랭 스타 셰프인 히웰 그리피스의 조언을 싣고 있다. 그는 골뱅이류가 오해를 받는 먹거리라고 했다. “두 가지 선입견이 있는데 뒷골목 빈민가 사람들이나 먹는 값싼 음식 이미지가 첫째고, 질겅질겅 많이 씹어야 하는 음식이란 것이 둘째다. 골뱅이가 냄새 난다고 코를 돌리는 사람이 가리비에는 반색하고 달려드는 일도 많다. 아시아에서는 대개 초장에 찍어 먹는데 유럽인에 맞게 비틀어 많이 튀긴 뒤 화이트와인, 크림, 마늘로 가미하면 먹을 만하다.” 데이비스도 지방도 적고 비타민 함유량은 많아 건강식이며 환경을 위해서도 좋은 식품이라고 했다. “골뱅이류보다 더 지속가능한 먹거리는 찾을 수 없을 것이다. 브리스톨 해협에 넘쳐나고 바다 생태계에도 거의 해를 끼치지 않는다. 브렉시트 이후 어떻게 교역해 먹고 살아갈지 궁금해들 하는데, 그래 우리가 먹지 않으려 하는 대단한 자원이 여기 있다. 그런데 세계의 다른 어느 곳에서는 충분히 구하지 못하고 있다.” 골뱅이류를 최음제로 여겨서가 아니라 맛 때문에 좋아하는 기자를 비롯한 한국인들은 어떡하라고 이런 기사를 내보내는 것인지 머리가 지끈거린다. 웨일스나 영국 사람들도 골뱅이를 먹자는 취지인지, 한국이나 아시아인들 먹으라고 열심히 수출하자는 취지인지 혼돈스럽다. 그런데 말이다. 기사를 검색해보니 최근 입길에 오른 버닝썬 클럽의 가해자 남성들을 비롯해 이땅의 적지 않은 남성들이 술이나 음료에 약을 타 성폭행 등을 하기 쉬운 여성을 가리켜 ‘골뱅이’라고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 얘기가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웨일스 어민들은 한국 총각들이 데이트할 때 최음제로 골뱅이를 찾는다고 믿게 된 것인가 싶어 아찔해진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돈으로 못 사는 ‘인싸력’…자존감까지 좌지우지

    돈으로 못 사는 ‘인싸력’…자존감까지 좌지우지

    10대들에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거대한 놀이터이자 자신을 뽐내는 무대다. ‘인싸’(인사이더의 줄임말. 또래 집단 내 주류)가 되려면 SNS 트렌드를 잘 읽고 적절히 반응해야 한다.이 때문에 ‘현실의 나’보다 ‘SNS 속 나’를 과시하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아이들이 많다. 10대에게 SNS란 무엇일까. 요즘 아이들의 SNS 소통법을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해봤다. 키워드 ① 익명성 요즘 10대들에겐 실친(현실 세계 실제 친구)만큼 페친(페이스북 친구)이 소중하다. 예전처럼 친구들과 전화로만 수다 떠는 시대는 지났다. 절친의 전화번호를 모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대신 페이스북 메신저(페메)나 인스타그램 DM(다이렉트 메시지)을 사용해 관심사를 공유하고 소통한다. 한때 페친이 1000명 이상됐던 ‘인맥 부자’ 김모(18)양은 “현실에서 모르는 아이라도 프로필상 학교가 나와 같거나 함께 아는 친구가 200명이 넘으면 페친을 맺었다”면서 “페친 중 실제 아는 사람은 절반도 안 됐다”고 말했다. 아예 이름조차 밝히지 않고 소통하는 SNS도 인기다. 익명으로 운영되는 ‘에스크’와 ‘오픈채팅’이 대표적이다. 에스크는 특정인이 계정을 만들면 누구나 여기에 들어가 익명으로 질문하는 SNS다. 이름을 밝히지 않기에 도발적 질문이 오간다. 예컨대 ‘누구를 좋아하느냐’, ‘이번 시험에서 몇 등급을 맞았냐’ 등을 묻는 식이다. 황모(17)양은 “익명이기 때문에 얼굴 보고는 묻지 못한 질문을 용기 있게 할 수 있다”면서 “익명의 질문자가 누구인지 맞히는 것도 흥미로워서 또래 친구들이 많이 쓴다”고 설명했다. 좀 더 개인적인 질문을 나누기 위해 ‘카카오톡 오픈채팅’을 이용하기도 한다. 대한항공 오너 일가 갑질 사건 때 내부자들이 언론에 제보하려고 쓰기도 했던 서비스다. 채팅방에서 익명으로 대화하는 오픈채팅은 질문·답변이 모두에게 공개되는 에스크와 달리 1대1로 소통할 수 있다. 비밀 이야기를 나눌 때 유용하다는 얘기다. 에스크에 지극히 개인적인 질문이 올라올 때 ‘오픈채팅으로 물어보면 알려줄게’라고 대답하는 식이다. 황양은 “친해지고 싶은 친구가 오픈채팅 링크를 페북이나 인스타에 올려 두면 링크를 타고 들어가 익명 톡을 보낸다”면서 “오픈채팅으로 연락을 하다가 이름을 밝히고, 페메로 넘어가 실친이 되는 방식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익명성 뒤에 숨어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에스크 등 익명 SNS는 가해자를 찾아 처벌하기 힘들다는 점을 악용하는 이들도 있다. 상대 계정에 모욕적인 질문이나 성희롱적 발언을 남기는 식이다. 실제로 10대들의 에스크에는 ‘그렇게 짧은 치마 입고 다니면 혼나지 않느냐’는 다소 불쾌한 질문부터 입에 담지 못할 욕설까지 위험천만한 질문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에스크 저격’이 되풀이되면 학교폭력의 일종인 사이버 괴롭힘으로 발전하기도 한다.키워드 ② 인싸력 10대들에게 SNS는 내 ‘인싸력’(인사이더와 힘을 뜻하는 한자 력(力)을 합성한 신조어)을 뽐낼 수 있는 도구다. 김양은 “페친 수와 인스타그램 팔로우 수는 인싸의 척도”라고 했다. 내 게시물에 ‘좋아요’나 댓글이 많을수록, 내 타임라인에 친구들이 더 길고 정성스러운 글을 남길수록 뿌듯하다. SNS로 맺은 친구가 기본 1000명은 넘어야 인싸 축에 들 수 있다. 무작정 페친만 늘린다고 인싸가 되진 않는다. 더 중요한 기준은 내 게시물에 ‘좋아요’와 댓글을 남길 정도로 절친한 페친의 숫자다. 10대들이 ‘좋아요’를 늘리려고 사용하는 흔한 방법 중 하나가 일명 ‘좋페’(좋아요를 눌러준 상대에게 페이스북 메시지를 보내는 것)나 ‘좋탐’(좋아요를 눌러준 상대의 타임라인에 글을 써주는 것) 문화다. 쉽게 말해 ‘좋아요’ 한 번에 메시지 한 통이나 타임라인 게시물 한 개를 교환하는 것이다. 기성세대 입장에선 ‘온라인에서 관심받으려고 그렇게까지 해야 하느냐’고 생각할 법하지만 10대 청춘들에겐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양은 “‘좋탐’은 인맥 넓히기의 수단”이라면서 “‘좋아요’와 ‘타임라인 글’을 주고받으면서 어색한 친구들과도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설명했다. 박모(18)군 역시 “친한 친구라면 더 긴 글을 서로의 타임라인에 남긴다”면서 “‘왜 내가 너의 게시물에 좋아요를 눌러줬는데 내 타임라인에는 안 놀러오냐’는 식으로 서로 반응하면서 노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SNS상 인싸력에 너무 집착하다보면 또래들로부터 ‘관종’(關種·사람들의 주목받으려고 무리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비하하는 말)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길모(19)군은 “단지 ‘좋아요’를 많이 받으려고 기를 쓰고 ‘#맞팔’, ‘#고2’ 등 검색이 많이 될 것 같은 해시태그를 입력하거나 페북 프로필 사진을 바꾸는 친구들도 있다”면서 “지나치면 보기 좋진 않다”고 말했다. 키워드 ③ 자존감 전문가들은 10대들에게 SNS 활동은 일종의 자존감 표현이라고 말한다. SNS 속 자신과 현실의 나를 동일시하는 심리가 강하기 때문에 SNS상 반응에 매우 민감하다는 얘기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요즘 10대들에게 SNS는 과거보다 더 확장된 개념으로 인식된다”면서 “SNS에 화려하고 좋아보이는 사진이 올라올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게시물에 호응해줄수록 실제의 나 역시 그런 화려한 사람처럼 느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누군가는 SNS를 두고 “인생의 낭비”라고 비아냥거린다. SNS상의 사소한 실수가 평생 낙인이 되거나 익명성에 기대어 비수를 꽂는 일이 적지 않아서다. 하지만 부작용을 걱정해 SNS 사용을 포기하기엔 중독성이 너무 강하다. 김양은 “에스크 등 익명 SNS는 여전히 친구들 사이 인기가 많다”면서 “다른 사람들이 자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하는 심리를 누구나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누군가 나에게 관심을 갖고 질문한다는 자체로 자존감이 높아지고 인정받는다는 느낌을 받을 수는 있다”면서도 “다만 질문을 빙자해 일부에선 상대방에게 상처가 되는 글을 남길 수도 있다는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지호 경북대 심리학과 교수 역시 “과거엔 오프라인 기반의 인간 관계가 온라인으로 확장되는 것이었다면 지금은 온라인에서 먼저 자아가 만들어진 뒤 오프라인으로 관계가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오프라인으로 1000명 넘는 인간 관계를 지속할 수 없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요즘 10대들은 온라인만을 위한 친교 전략이 굉장히 빠르게 발달한 것 같다”면서 “지금의 10대들이 이후 사회에 진출해 관계의 질적인 변화를 겪을 때 어떻게 적응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글 사진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일본, 유엔에서 ‘아동학대 후진국’ 지적 망신…또 10세 여아 사망

    일본, 유엔에서 ‘아동학대 후진국’ 지적 망신…또 10세 여아 사망

    부모의 학대와 폭력에 따른 어린이 사망사건이 일본에서 잇따르는 가운데 유엔이 직접 일본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10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지난 7일 어린이 학대 사건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일본 정부에 강력한 대책 수립을 권고했다. 이는 지난달 이뤄진 일본 내 아동학대 실태에 대한 심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유엔 아동권리위는 “아동 학대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아동이 피해 사실을 쉽게 알릴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라”고 일본에 권고했다. 이어 “학교나 가정에서 아동 체벌을 제대로 막지 못하고 있다”며 교육에 체벌이 일정수준 허용되고 있는 일본의 현실을 지적했다. 일본에서는 지난달 지바현 노다시의 한 초등학교 4학년 여자 어린이가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린 끝에 숨진 채 발견되는 등 어린이 학대 관련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노다시 사건의 경우 피해 어린이가 아버지의 학대 사실을 학교에 충분히 알렸음에도 불구하고 대응이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과 분노를 증폭시키고 있다. 지난해 7월 도쿄 메구로구에서 5세 여아가 부모의 가혹행위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을 때 일본 정부는 ‘학대가 의심될 경우 48시간 이내 현장조사 실시’ 등 대응책을 내놓았지만, 현장에서는 좀체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일본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상담소에 신고된 아동(18세 미만) 학대 의심 사례는 전년보다 22.4% 늘어난 8만 104명으로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심리적 학대’가 5만 7326명으로 70%가량을 차지했다. ‘신체적 학대’ 1만 4821명, ‘양육 태만’ 7699명이었고 258명은 성적(性的) 학대를 당한 경우였다. 정부 당국의 부실 대응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는 가운데 유엔까지 나서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자 일본 정부는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 8일 열린 긴급 관계장관회의에서는 학대 가능성에 노출돼 있는 모든 초·중학생들을 대상으로 1개월 이내에 안전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학대가 의심될 경우 부모의 동의 없이 자녀를 일시적으로 보호하는 권한도 아동상담소에 부여하기로 했다. 아동상담소 전체에 변호사, 의사 등을 배치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용기 낸 미투에 사법이 답하다...폭로 11개월 만에 가해 교사 실형

    용기 낸 미투에 사법이 답하다...폭로 11개월 만에 가해 교사 실형

    가해자, ‘피해 학생 편지’ 증거로 제출했지만 경찰, 강제추행 대신 아동복지법 학대로 송치 檢, 친밀한 관계도 학대로 처벌 가능 “피고인을 징역 1년 6월에 처한다.” 미투 사건에 연루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대한 2심 선고가 있었던 지난 1일 서울중앙지법 서관 506호 법정에서는 또 한 명의 미투 가해자에 대한 재판이 진행됐다. 가해자는 지난해 5월까지 서울의 한 여중에서 근무했던 교사. 그는 8년 전 제자에게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법정에 섰다.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최미복 판사는 아동복지법(아동에 대한 음행 강요·매개·성희롱 등)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가해자 A(40)씨에게 실형을 선고하면서 “도주 우려가 있다”며 법정구속했다. A씨는 2010~2011년 당시 방과 후 과정에서 만난 학생 이모양을 수차례 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중학생 피해자를 상대로 자취방이나 모 아파트 근처에서 행한 가해자의 행위에 대해 사실관계가 대체로 인정된다”고 봤다. A씨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과 함께 3년간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 제한도 선고했다. 이에 피고 측은 지난 7일 항소장을 제출했다. 그러자 검사도 이튿날인 8일 항소 이유서와 함께 항소장을 냈다. 현재 대학에 진학한 이양은 7년 동안 그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했던 상처의 기억을 지난해 3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다. 서지현 검사의 미투 폭로 등에서 용기를 얻게 된 이양이 힘겨운 싸움을 시작한 것이다. SNS에 올린 뒤 가족들에게도 “중학교 시절 한 교사로부터 1년여간 성폭력을 당했다”고 알렸다. 주변 친구들, 선·후배들은 이양의 SNS 글을 퍼나르며 “제자에게 성폭력을 행사한 교사가 강단에 서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외쳤다. 갑작스런 미투 사건에 휘말린 학교가 떠들석해지기 시작했고, 급기야 서울교육청의 특별감사까지 받았다. 감사 결과에 따라 A씨는 지난해 5월 해임됐다. 경찰 조사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지난해 4월 이양 측에서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내사 단계에서 본격 수사로 전환됐지만 가해자와 피해자의 진술이 엇갈렸다. 경찰은 여러 차례 소환 조사를 했다. 하지만 사건이 발생한 지 상당한 시간이 흘러 혐의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가해자 측은 과거 이양으로부터 받은 손 편지 등을 증거로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예기획사 대표의 미성년자 성폭행 사건에서 학생 측이 쓴 편지가 발단이 돼 유죄가 무죄로 뒤집어진 판례 등을 연구한 경찰은 고심 끝에 강제추행죄 대신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등 성적 학대 행위를 처벌 대상으로 삼는 아동복지법으로 돌파구를 마련한 것이다. 이후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박은정)는 지난해 6월 경찰의 수사 내용을 바탕으로 A씨를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적대적 관계라면 강제추행을 적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사건처럼 친밀한 관계였다 해도 반복적이고 직접적인 접촉이 있었다면 아동복지법상 학대에 해당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사설] 상습 성추행 교수 정직 3개월에 그친 젠더 감수성 낙제 서울대

    서울대에서 다시 권력형 성추행이 확인됐다. 또한 대학의 성인지 감수성 및 인권의식 역시 낙제점이라는 사실도 드러났다. 서울대 서어서문학과 대학원생이 지난 7일 대자보에서 자신의 실명을 밝히면서까지 4년 동안 지도교수로부터 상습적으로 성추행을 당해왔다고 폭로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교수는 외국학회 출장 동행을 강요하고, 호텔방으로 불러들여 술을 강권해온 사실 등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행위를 해왔음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서울대 인권센터 등은 학생들과 직원 등 17명의 진술 조사 등을 통해 위계에 의한 상습적 성폭력이 있음을 인정했다. 하지만 정작 대학본부에서 가해 교수에게 내린 징계는 파면, 해임 등이 아닌 정직 3개월의 솜방망이 처벌이었다. 한국 사회는 지난해 초 시작된 미투운동(나도 피해자다)으로 커다란 변화를 겪고 있다. 낙후된 성인지 감수성으로 인한 갈등과 홍역이다. 안태근 전 검사장의 후배검사 성추행,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정무비서 성폭력, 조재범 전 빙상코치의 당시 국가대표였던 미성년자 제자의 상습 성폭행 등 셀 수 없이 많은 미투 증언 사례로 사회가 인권의식을 조금씩 키워왔다. 하지만 이번 서울대 사례는 학문과 지성의 전당이어야 할 대학에서 위계에 의한 성폭력이 벌어졌고, 이를 엄벌해야 할 학교 당국이 제대로 대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이 가해 교수는 자신의 잘못이 확인되고서도 적반하장으로 제자인 석사과정 대학원생 2명과 시간강사 1명 등 총 3명을 경찰에 고소해 대학 공동체의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달 초 새로 취임한 오세정 총장은 이 사건을 철저히 재조사하고, 위계에 의한 상습 성폭력이 확실하다면 그에 상응하는 강력한 징계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 또한 2011년 법인화 이후 즉각 제정해야 했지만, 7년 넘게 미뤄왔던 교원징계규정의 공백 상황을 이번 기회에 확실히 해소해야 할 것이다.
  • 김기덕 감독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 日유바리영화제 개막작 선정

    김기덕 감독 영화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이 새달 7일 개막하는 일본 유바리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 초청됐다. 8일 영화제 홈페이지에 따르면 김 감독의 23번째 장편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이 개막작에 이름을 올렸다. 이 작품은 다양한 연령과 직업군의 사람들이 퇴역한 군함을 타고 여행을 하던 중 미지의 공간에 다다르면서 여러 비극적인 사건에 휘말린다는 내용이다. 탐욕과 이기심만 남은 공간에서 각 인물들이 보여주는 삶과 죽음에 대한 대처 방식을 통해 먹고 먹히는 인류의 삶을 조명한다. 장근석, 안성기, 이성재, 류승범, 성기윤, 후지이 미나, 오다기리 조 등 한국과 일본 배우들이 출연했다. 이 영화는 지난해 베를린영화제 비경쟁 부문인 파노라마 스페셜 섹션에도 초청된 바 있다. 당시 김 감독이 여배우 성폭력 혐의로 고소당한 상태여서 영화제 초청이 적정한지 현지에서 논란이 일었다. 김 감독은 이후 여배우들로부터 성범죄 가해자로 잇따라 지목되면서 공식 활동을 중단했다. 그간 카자흐스탄에서 영화를 제작한 것으로 알려진 김 감독이 유바리영화제에 참석할지 주목된다. 유바리영화제는 홋카이도의 탄광촌이었던 유바리시가 지역 개발을 위해 1990년부터 열어왔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북미회담에 앞서 기억해야 할 ‘명분없는 전쟁’

    북미회담에 앞서 기억해야 할 ‘명분없는 전쟁’

    2월 6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새해 국정연설에서 베트남에서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다고 밝혔다. 알려진 대로라면, 베트남전쟁 당시 미군 기지였고, 19세기 말 프랑스 식민정부의 주요 항구였던, 이제는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여행지 다낭으로 곧 세계의 눈과 귀가 몰릴 것이다. 북·미 정상회담이 아니더라도 베트남은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나라 중 하나다. 베트남전쟁으로 한동안 멀리 있었지만 해외여행 붐으로, 최근에는 베트남 축구를 반석 위에 올려 놓은 박항서 감독의 인기 덕에 마치 형제의 나라처럼 느껴진다. 관련 책들도 많이 출간되었다. 여행서들은 옥석을 가리기 어렵고, 쌀국수로 대표되는 요리 관련 책들도 부지기수다. 베트남 전쟁과 관련한 몇 권의 책도 눈에 띄는데, 그중 박태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의 ‘베트남 전쟁’이 읽음 직하다. 박 교수가 베트남 전쟁에 주목한 가장 큰 이유는 우리 현대사에 적잖은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다. 1964년 첫 파병 이후 1973년 철수할 때까지 무려 32만명이 넘는 한국군이 그곳에 갔다. 이 가운데 무려 5000여명이 전사했고, 고엽제 후유증으로 지금도 1만명 이상이 고통 받고 있다. 한국은 베트남 전쟁의 최대 파병 국가였다. 당시 가장 가까운 우방이었던 영국과 프랑스도 참전하지 않은 전쟁이었다. 여기에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있다.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한국의 군부와 대표였던 박정희가 “정권 승인을 받기 위한 조건 중 하나로 한국군 파병을 먼저 제시했다”는 사실이다.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국은 베트남 내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주적이 북베트남인지, 베트콩인지, 혹은 베트콩을 지지하는 남베트남 사람들인지 규정하지 못하고 시작한 전쟁은 실패할 수밖에 없었고, 무고한 사람들만 죽어갔다. 우리도 자유로울 수 없는 민간인 학살은 어쩌면 베트남 전쟁 시작과 함께 예정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박 교수는 우선 베트남 전쟁과 관련한 미국의 상황을 면밀하게 관찰한다. 공산주의의 도발을 막는다는 사명감과 적절한 보상을 받기 위해 참전한 청년들은, 전후 자신들에게 쏟아지는 따가운 시선을 받아야만 했다. 명분 없는 전쟁의 뒷감당은 참전 용사들의 몫이었다. 베트남 사람들에게는 가해자였을지 몰라도, 그들 역시 고엽제 후유증과 전쟁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국가는 그들에게 싸워야 할 이유를 제시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들 개개인의 안보도 지켜주지 못하고 오히려 그들의 안보를 위협했다. 그들은 그곳에서 국가의 보호를 받지 못한 채 그들 자신과 싸워야 했다.”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던 우리 청년들도 트라우마와 싸워야 했다. 하지만 정권은 승승장구했다. 전쟁 특수로 안정적 집권이 가능해진 박정희는 곧 유신을 선포했고, 독재의 토대를 쌓는다. 전쟁 특수는 재벌의 기반도 튼튼하게 해주었는데, 이즈음 그들은 부동산 투기를 본격화했다. 청년들이 목숨 걸고 싸운 보상은 정권과 재벌의 몫이었다. 1970년대 한국은 베트남 파병 한국군과 기술자들로 다소 풍요로워진 시대를 맞았지만, 동시에 자유와 권리가 가장 제한되던 시대였다고 박 교수는 지적한다. 베트남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면 한반도의 앞날도 좀 더 밝아질 것이다. 이미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는 돈독하다. 그럼에도 베트남 전쟁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꾸준한 반성만이 우리의 좌표와 나아갈 방향을 정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장동석 출판평론가·뉴필로소퍼 편집장
  • 리암 니슨 인종차별 논란 “흑인 때려 죽이고 싶었다” 발언 공식 해명

    리암 니슨 인종차별 논란 “흑인 때려 죽이고 싶었다” 발언 공식 해명

    영화 ‘테이큰’으로 한국 팬들에게도 친숙한 배우 리암 니슨(66)이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5일(현지시간) 영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리암 니슨은 새 영화 ‘콜드 체이싱’(Cold Pursuit) 홍보를 위해 일간 인디펜던트와 인터뷰를 했다. ‘콜드 체이싱’은 평범한 가장이자 제설차 운전사가 갑작스러운 아들의 죽음에 연루된 마약 집단을 처단하기 위해 복수에 나서는 내용을 담았다. ‘리암 니슨표’ 액션 영화로 기대를 모으는 작품이다. 리암 니슨은 영화 속 주인공의 복수 동기에 관한 질문을 받자 “얘기를 하나 해 주겠다. 이건 진짜 이야기다”라며 “오래 전 가까운 지인 여성이 성폭행을 당했으며, 가해자가 흑인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을 꺼냈다. 그는 “그 얘기를 들은 뒤 곤봉을 들고 며칠 간 흑인들이 주로 거주하는 거리를 오가면서 누군가와 마주치기를 기다렸다. 1주일 정도를 펍 같은 데서 나온 ‘흑인’(black bastard)이 나에게 덤벼들기를 원했다. 그래서 그를 (곤봉으로 때려) 죽일 수 있도록 말이다”라고 밝혔다. 리암 니슨은 “내가 그 당시 한 행동을 되돌려보면 매우 끔찍한 일이었다. 이로부터 많은 교훈을 얻었다”면서 “실제로 그런 일을 저지르지 않아서 이렇게 언론에 얘기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당시의 행동에 대해 후회한다고 전했다. 리암 니슨은 당시 성폭행을 당한 지인의 이름이나 구체적인 사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공영 BBC 방송은 “리암 니슨의 인종차별적 발언이 담긴 인터뷰가 공개되자 큰 비판이 가해지고 있다”고 전했으며, 일간 더타임스는 “리암 니슨의 발언이 영화계를 놀라게 했으며, 즉각적인 사과 요구를 불러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아일랜드 출신인 리암 니슨은 앞서 2014년에도 “우리는 모두 인종차별적 모습을 갖고 있다”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고, 지난해 1월에는 성폭력 피해 고발 운동인 ‘미투’(Me Too·나도 당했다)에 대해 “‘약간의 마녀사냥’이 벌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가 역풍을 맞기도 했다. 리암 니슨은 자신의 인터뷰 내용이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이자 해명에 나서 자신이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 ABC 방송 그램에 출연해 “나는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다”면서 40여년 전 자신과 가까운 친구가 성폭행을 당하면서 자신이 폭력적인 행동을 취하고 싶어하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약 가해자가 백인이었다고 하더라도 같은 방식으로 대응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 제 친구가 아일랜드인이나 스코틀랜드인, 영국인, 리투아니아인이 그랬다고 말했다 하더라도 같은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리암 니슨의 해명에도 인종 차별 논란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 일로 리암 니슨은 신작 홍보 일정이 취소되는 등 후폭풍에 휩싸인 상황이다. ‘콜드 체이싱’은 2월 20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피해차량 1300대…자동차에 흠집낸 79세 노인 검거

    피해차량 1300대…자동차에 흠집낸 79세 노인 검거

    고약한 취미처럼 주차된 자동차에 흠집(스크래치)을 내던 스페인 노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노인 때문에 주민들이 악몽을 겪은 곳은 스페인 북서부 도시 비고. 79세로 나이만 공개된 노인은 상습적으로 길에 주차된 자동차에 흠집을 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해 비고에서 노인의 흠집 테러를 당한 자동차는 어림잡아 1200대. 해를 넘겨 올해도 노인의 악행이 계속되면서 최소한 자동차 120여 대가 피해를 봤다. 노인의 공격은 흠집을 내는 데 그치지 않았다. 자동차 열쇠 구멍에 이쑤시개를 밀어 넣어 망가뜨리는 일도 다반사였다. 현지 언론은 "이런 식으로 노인의 공격을 받은 자동차의 차주들이 수리비로 쓴 돈만 적어도 50만 유로(약 6억416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노인의 공격이 반복되자 차주들은 행여나 차가 공격을 받을까 한시도 마음을 놓지 못했다. 답답한 건 뻔히 범인을 알면서도 잡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노인의 범행을 목격한 목격자는 여럿이다. 일부는 "왜 그런 짓을 하느냐"고 따지다 노인과 말싸움을 벌이기도 했지만 노인은 지팡이나 우산을 휘두르며 난폭하게 저항했다. 급기야 주민들은 노인의 사진을 공개했다. 그간 사건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온 경찰이 사건해결에 의지를 보이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노인은 최근 우연히 붙잡혔다. 길에서 싸움이 났다는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는데 가해자가 노인이었던 것. 자동차에 흠집을 내는 노인을 목격한 남자차주가 항의하면서 벌어진 싸움이었다. 노인은 항의하는 남자의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 코피가 터진 상태였다. 현장에선 여죄도 확인됐다. 싸움이 벌어진 블록에서만 흠집이 나고 열쇠 구멍에 이쑤시개가 박혀 있는 차량 6대가 발견됐다. 경찰은 노인을 연행,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노인이 지난해 정신병원에 들어갔었지만 정신질환이 없다는 판정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며 범행동기를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엘에스파뇰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아동학대 교사, 피해 아동에 도리어 손해배상 맞고소

    아동학대 교사, 피해 아동에 도리어 손해배상 맞고소

    아동학대를 저지른 교사가 도리어 피해 신고로 직장을 잃고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며 아이를 상대로 맞고소했다가 패소했다. 5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어린이집 보육교사 A씨는 2015년 4월 어린이집 낮잠 시간에 장난을 친다는 이유로 5살 아이의 손목과 팔을 잡고 자신의 다리로 아이의 허벅지를 눌러 15분 동안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아이는 짓눌림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다가 팔에 찰과상도 입었다. 이후 아이는 불안 증세와 공포감에 시달렸고, 같은 해 5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52차례에 걸쳐 학대로 인한 불안 공포 해소를 위해 놀이치료를 받아야 했다. A씨는 아동학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형사 처벌을 감경을 위해 A씨는 아이 어머니인 B씨에게 합의를 요구했다. 이에 B씨는 법률구조공단에 도움을 요청했다. 공단은 무료 법률구조 제도를 통해 피해 아동을 대리, A씨를 상대로 정신적 고통으로 인한 위자료 400만원을 청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자 A씨는 “B씨의 신고로 어린이집에서 실직했을 뿐만 아니라 보육교사로 일하지 못하게 됐다. A씨의 신고 및 집요한 민원으로 정신적 고통을 당하고 있다”면서 아이를 상대로 맞소송을 냈다. A씨는 피해 아동 측이 요구한 금액의 2배가 넘는 1000만원을 요구했다. 아동 어머니 B씨는 재판을 빨리 끝내는 게 아이에게 좋다고 생각해 손해배상 금액을 300만원으로 낮춰 받는 내용으로 조정안을 냈지만, 가해 교사 A씨는 오히려 “내게 100만원을 지급하거나 사과를 해야 합의를 고려해보겠다”고 주장해 조정은 성립되지 않았다. 결국 서울서부지법은 A씨의 아동학대 혐의를 인정, 250만원을 B씨에게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교사 A씨가 낸 소송은 모두 기각했다. 아동 측을 대리해 소송을 맡은 강청현 변호사는 “가해자가 진심 어린 사과는커녕 아동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해 씁쓸함을 금할 수 없었다”면서 “다행히 재판부가 A씨의 반소를 모두 기각하고 피해 아동에게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선고해, 피해 아동과 가족이 조금이나마 위안을 받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복수가 돌아왔다’ 조보아 “절대 잊지 못할 작품” 종영 소감

    ‘복수가 돌아왔다’ 조보아 “절대 잊지 못할 작품” 종영 소감

    ‘복수가 돌아왔다’ 유승호-조보아-곽동연-김동영-박아인의 종영 소감과 마지막 대본 인증샷이 공개됐다. SBS 월화드라마 ‘복수가 돌아왔다’(극본 김윤영, 연출 함준호)는 학교 폭력 가해자로 몰려 퇴학을 당한 후 인생이 꼬인 강복수가 어른이 돼 복수를 하겠다면서 다시 학교로 돌아가지만, 복수는커녕 또다시 예기치 않게 사건에 휘말리는 감성 로맨스’이다. 지난 12월 10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두 달여 동안 월화 안방극장에 설렘과 긴장감을 선사하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고, 4일 마지막 방송을 앞두고 있다. 마지막 회 방송을 앞두고,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되는 ‘복수가 돌아왔다’ 5인 주역들의 종영 소감과 함께 인증샷이 공개됐다. 가장 먼저 첫사랑 수정(조보아)을 향한 ‘순정남’ 면모부터 설송고에 생기는 문제를 거침없이 해결해나가는 ‘남성미’까지 발산한 강복수 역을 맡아 여심을 사로잡은 유승호는 “지난 4개월 동안 너무나도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이 드라마는 나에게 학창시절로 돌아가게 해준 아주 고마운 드라마다. 그리고 현장에서 즐겁게 촬영을 하고 배우들과 스태프분들 감독님과도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며 “이 드라마를 사랑해주신 시청자분들께도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드라마는 끝나지만 오래도록 가슴속에 따뜻했던 드라마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마지막까지 애정이 깃든 인사를 건넸다. 강복수의 첫사랑이자 팩트폭격을 날리는 설송고의 선생님인 손수정 역으로 첫사랑과 선생님의 이미지를 다시 쓴 조보아는 “추운 겨울 4개월 동안을 스태프들의 열정으로 따듯하게 보낼 수 있었다. 너무 소중한 시간, 좋은 인연 만들 수 있어서 행복했다. 절대 잊지 못할 사랑하는 작품으로 남을 것 같다”며 “그동안 ‘복수돌’을 시청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리며, 2019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강복수에게 애증과 열등감이 있는 설송고 이사장 오세호 역을 통해 이전과는 180도 다른 악역 연기를 펼치며 ‘인생캐’ 경신 극찬을 받은 곽동연은 “상처를 가지고 있는 오세호라는 인물을 더 밀도 있게 보여드리고자 했던 수많은 고민과 시도가 때론 많이 힘들기도 했지만 덕분에 많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함께한 동료분들, 사랑해주신 시청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벅찬 소감을 남겼다. 강복수의 의리 있는 친구이자 ‘당신의 부탁’ CEO 이경현 역으로 매력 발산한 김동영은 “이번 작품은 정말 마음 따뜻해지는 사랑스러운 드라마였다”며 “지금까지 우리와 함께 공분해주시고 울고 웃어주신 시청자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강복수의 귀여운 스토커 양민지 역을 상큼발랄한 연기로 소화해낸 박아인은 “추운 겨울에 착한 드라마 ‘복수가 돌아왔다’와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따뜻했다. 끝까지 같이 달려주신 감독님, 작가님, 스태프분들, 동료 배우분들에게 고맙고 감사하다”며 “그리고 무엇보다 많은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셨던 시청자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제작진 측은 “유승호-조보아-곽동연-김동영-박아인 등 주역들은 물론 ‘복수돌’의 전 출연 배우들은 추운 겨울에도 지칠 줄 모르는 연기 열정으로 촬영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끝까지 웃음을 잃지 않고 함께해준 배우, 스태프 모두에게 박수와 감사 인사를 보낸다”며 “우리 작품이 전한 ‘엉따 로맨스’로 안방극장의 겨울이 조금이나마 따뜻했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SBS ‘복수가 돌아왔다’ 최종회는 4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단독] ‘업무상 위력 성폭력’ 최근 대법원 잇단 ‘유죄 확정’ 판결

    [단독] ‘업무상 위력 성폭력’ 최근 대법원 잇단 ‘유죄 확정’ 판결

    수행비서를 위력을 이용해 추행·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는 1일 선고 직후 곧바로 상고장을 제출했다. 10가지 공소사실을 모두 무죄로 판단받았던 1심과 달리 9가지 혐의를 유죄로 인정받고 법정구속된 만큼 상고심에서도 치열한 법리 다툼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최종 판단은 이제 대법원의 손으로 넘어가게 됐는데, 최근 대법원은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및 피감독자간음 등의 혐의에 대해 원심 판단을 존중하는 판결을 잇따라 남겼다. 3일 서울신문이 최근 3개월간 대법원에서 확정된 성폭력범죄의 처벌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업무상 위력등에 의한 추행) 및 피감독자간음 등의 혐의 판결 5건의 대법원과 하급심 판결문을 모두 분석한 결과 대법원은 1·2심의 유죄 판단을 모두 인정하고 피고인들의 상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5건의 피고인들은 범행 사실을 모두 부인하며 특히 피해자들의 동의 하에 신체 접촉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은 하급심에서 모두 배척됐다. 특히 피해자가 성폭력 피해를 당한 뒤 가해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로 치열한 다툼을 벌였던 사건이 있다. 연예기획사 소속으로 매니저로 일한 40대 남성 A씨는 연예인 지망생인 20세 여성 B씨를 성폭행,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2심에서 모두 징역 4년과 성폭력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선고받았다. A씨는 2016년 12월 말 차 안에서 B씨를 성추행했는데, 피해를 당하고 한 시간여 뒤쯤 B씨가 “이사님 조심히 들어가세요. 오늘 감사합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며 ‘동의’의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평소에도) 피고인에게 잘 보이기 위해 거의 처세술로 메시지를 보내왔는데 그렇게라도 잘 보여야 했다. 그날도 기분이 더러웠다. 그래도 그런 것이 배우의 길이니까 어쩔 수 없이 생각한 거였다. 전에도 피고인이 집에 들어가서 연락을 안 했다고 많이 혼났던 것이 문득 생각나서 마음은 그게 아닌데 그런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피해자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본 이유에서다. 특히 A씨가 평소 자신의 지시에 따라야만 피해자가 연예계에 데뷔할 수 있을 것처럼 지속적으로 말했고, 사회경험이 없이 연예계 데뷔를 위해 대학교 휴학까지 했던 20세 여성인 B씨가 어떻게든 피고인에게 잘 보이려고 노력했던 점, 이 메시지 이후로는 피해자가 A씨에게 사무적이고 의례적인 내용의 메시지만 보낸 점 등이 근거가 됐다.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 김우수)는 지난해 9월 A씨에게 징역 4년과 성폭력치료프로그램 40시간을 선고한 1심 판결에 더해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에 5년간 취업 및 사실상 노무 제공 제한을 명령했다. 이 판결은 지난해 11월 29일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의 선고로 확정됐다. 대법원 재판부는 원심 판단의 법리 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업무 보고를 받는 동안 직원을 추행한 혐의(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로 1심에서 벌금 400만원을 선고받은 외국 국적의 C씨는 자신의 혐의에 대해 “의도치 않게 몸이 스쳤고, 한국과 유럽 간의 문화 차이로 인한 피해자의 오해”라며 혐의를 부인했고 피해자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심을 맡았던 부산지법 형사3부(부장 문춘언)는 “피해자의 진술은 실제로 자신이 경험하지 않고는 진술하기 어려울 정도로 구체적이고 자연스러울 뿐만 아니라 주요 내용이 일관된다”고 봤고, 특히 “피해자는 피고인이 이전에는 이런 추행행위를 하지 않았다거나 사건 당시 피고인에게 거부의사를 표시하지 못했다고 말하는 등 자신에게 유리하지 않거나 오히려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황까지도 그대로 진술하고 있다”면서 피해자가 허위나 과장으로 진술한 게 아니라고 판단했다. 또 문화 차이라는 C씨의 주장에 대해서도 “10년 이상 한국에 거주하거나 왕래하면서 한국인과 결혼하 사는 등 문화적 차이나 인식에 있어 피해자와 큰 차이가 있다고 보이지 않고 추행이 3차례 반복적으로 이뤄졌다”면서 “피고인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일축했다. 재판부의 판단은 지난달 17일 대법원 1부(주심 권순일)의 상고 기각 판결로 확정됐다. 10대 연습생 2명을 숙소에서 추행·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6년을 선고받은 D씨와 신입사원의 첫 출근날 회식을 하면서 추행한 혐의로 징역 1년 2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회사 대표 E씨, 실제로 자작할 가능성이 없는 드라마에 출연시켜주겠다는 등으로 연예인 지망생인 피해자들을 유인해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5년과 80시간의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을 받은 연예기획사 대표 F씨 모두 대법원에서 상고가 받아들여지지 않아 형이 확정됐다. 다만 5건의 사건들은 1심부터 일관된 판단이 있었던 것과 달리 안 전 지사의 경우 1심과 2심에서 피해자인 김지은씨의 진술의 신빙성을 정반대로 판단한 만큼 상고심에서의 판단을 쉽게 에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피해자 아닌 피고인 질책한 법원… “피해자다움은 편협한 관점”

    피해자 아닌 피고인 질책한 법원… “피해자다움은 편협한 관점”

    “일반적 ‘피해자다움‘을 강요하는 주장은 편협한 관점“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업무상 위력에 의한 성폭력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법정구속한 항소심 재판부는 단호했다. 거의 유일한 증거라고 할 수 있는 피해자 김지은씨의 진술 속 상황들을 매우 넓게 공감해 준 반면 안 전 지사의 진술이 번복했거나 김씨의 행동을 질책하는 듯한 주장들에 오히려 따끔한 지적을 했다. 지난 1일 안 전 지사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 홍동기)는 안 전 지사 측의 “피해자라면 도저히 보일 수 없는 행동”이라는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10개 혐의 가운데 9개 혐의를 김씨 진술을 토대로 유죄로 인정하면서 동시에 각 혐의에 대한 안 전 지사 측 주장을 잇따라 배척했다. 재판부는 “성폭력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과 상황,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성폭력 피해를 당하고도 지근거리에서 평소와 다름 없이 안 전 지사를 수행한 점, 동료들과도 기분이 좋은 듯한 대화를 나눈 점, 성폭력을 당할 수도 있다고 걱정하면서도 안 전 지사의 방에 간 점 등 안 전 지사 측에선 김씨의 피해 전후 행동들을 모두 문제삼았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러한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으며 오히려 안 전 지사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재판부는 “피해사실을 곧바로 폭로하지 않기로 한 피해자가 수행비서로서의 업무를 성실히 수행했다고 해서 실제로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의 모습이 아니라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김씨와의 관계에 대해 안 전 지사의 말이 바뀐 부분에 대한 판결을 낭독할 때는 재판장인 홍동기 부장판사의 목소리에 더욱 힘이 들어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검찰 조사에서부터 피해자가 생방송 뉴스에서 피해사실을 폭로한 직후 ‘모든 분들께 정말 죄송하다.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는 비서실의 입장은 잘못’이라며 직접 작성한 글의 문헌상 의미를 부정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식 해외 출장 중에 미혼 여비서를 객실에 부른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피해자와 피고인의 연령 차이, 업무 수행 내용, 피고인이 사건 당시까지 피해자에 대해 모르고 심지어 미혼인 줄 알았던 점 등을 볼 때 20살 연상 유부남이자 직장 상사인 피고인으로서는 당시 감정과 성욕에 충실했을 뿐 피해자의 반응이나 감정을 살핀 것이 전혀 아니라고 볼 수 없다”, “이성적 관심이나 흠모를 표현했다고 볼 아무른 자료도 없다”고 거듭 지적했다. 결국 안 전 지사가 주장한 대로 “이성적 감정을 갖고 정상적인 남녀의 관계였다”는 주장이 아니라는 점을 역설한 것이다. 또 안 전 지사가 김씨에게 “미안하다. 안 그러겠다”는 등의 말을 한 것 역시 안 전 지사가 김씨의 의사에 반해 성폭력을 가했음을 인정하는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양형이유를 설명할 때도 “피고인이범행을 극구 부인함에 따라 피해자는 당심 법정까지 나와 또 다시 자신이 겪은 피해사실을 거듭 회상하고 진술해야 했다”고 질책했다. 재판부는 80분 동안 선고문을 낭독하는 내내 안 전 지사를 서있게 했다. 보통 판결 내용이 길면 피고인을 자리에 앉게 했다가 주문 낭독할 때 일어서게 하는 것에 비해 매우 장시간 피고인을 세워둔 셈이다. 안 전 지사는 내내 눈을 감고 판결을 들었다. 결국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한 뒤 ‘도망의 염려’를 이유로 안 전 지사를 법정구속한 뒤 홍 부장판사는 “변명의 기회를 드리겠다. 하고 싶은 말이 있나”라고 물었다. 안 전 지사가 없다고 하자 홍 부장판사는 교도관에게 영장 집행을 지시하면서 안 전 지사에게 “상고할지 여부에 대해선 본인이 잘 숙고해서 정하시기 바란다”고 말한 뒤 법정을 떠났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학교폭력 교육적으로 해결” vs “경미한 폭력은 없어” … 교육계-학폭 피해자 커지는 입장차

    “학교폭력 교육적으로 해결” vs “경미한 폭력은 없어” … 교육계-학폭 피해자 커지는 입장차

    학교폭력 가운데 ‘경미한 폭력’은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종결하고 학생부에 기재하지 않도록 한 교육부의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 개선안을 놓고 교육계와 피해 학생, 학부모 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학교에서의 ‘교육적 해결’에 보다 힘을 실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학교폭력 피해 학생과 부모들 사이에서는 “학교폭력을 축소·은폐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개선안의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사단체인 좋은교사운동본부는 논평을 내고 “교육부가 제시한 학교자체종결제의 조건을 벗어나더라도 가해자와 피해자 간 동의와 충분한 사과, 화해가 이뤄진 경우 학교자체종결제를 시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교자체종결제는 피해학생과 보호자가 서면으로 동의해야 하고 피해 기간이 2주 미만인 경우, 지속된 폭력이거나 보복 행위가 아닌 경우 등의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또 “1~3호 조치를 받은 경우 학생부 기재를 1회 유보할 경우 4호 이상의 조치를 받은 학생과 보호자가 법적 분쟁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학생부 기재 유보 조항을 확대하고 점진적으로 폐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교원단체들은 교육부의 개선안에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기존의 학폭위가 교육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안까지 학폭위로 회부해 오히려 갈등을 키운다는 이유에서다. 학폭위를 교육지원청으로 이관하고 소송전 등 학교 내에서의 분쟁을 줄여 학교의 교육적 역할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교원단체들은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폭력 피해자와 학부모 사이에서는 “경미한 학교폭력은 없다”며 교육부의 개선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교육부가 개선안을 발표한 뒤 3일 동안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경미한 학교폭력은 학생부에 기재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철회해달라”는 청원이 10여 건 올라왔다. 자신을 학교폭력 피해자인 고등학교 1학년이라고 소개한 학생은 “모든 폭력이 피해자에게 주는 상처는 돌이킬 수 없으며 감히 경중을 잴 수 없다”면서 “아무리 정도가 경미하더라도 범죄 사실은 모두 기록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역시 자신을 피해자라 소개한 청원자는 “우발적이거나 충동적인 학교폭력은 거의 본 적 없다. 가해자들은 누구보다 경미한 학교폭력의 경계를 잘 알고 있어 피해자의 숨통을 조인다”고 주장했다. 피해자와 학부모의 이같은 우려는 ‘경미한 학교폭력’에 대한 판단이 피해자의 상처를 고려하지 못하고 학교폭력을 은폐하는 구실이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데서 나온다. 교육부가 지난해 실시한 ‘2018년 2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표본조사’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학생들은 학교폭력의 발생 원인을 ‘단순한 장난(30.8%)’ 또는 ‘특별한 이유 없이(20.6%)’로 꼽고 있다. 학교폭력의 대부분이 ‘장난’ 등 가벼운 이유로 시작한다는 이야기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사설]안희정, ‘위력에 의한 간음’ 법정구속은 사필귀정이다

    비서 성폭력 혐의에 대한 1심 재판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어제 열린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주목받은 안 전 지사는 비서 김지은씨가 피해 사실을 폭로한지 11개월 만에 성폭력범으로 감옥에 갇히는 처지가 됐다.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판사 홍동기)는 이날 피감독자 간음과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안 전 지사에게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에 5년간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그동안 1심 무죄 판결에 대해선 권력형 성범죄의 본질을 헤아리지 못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가해자에 대해 피해자가 적극적인 거부의사를 나타내기 어려운 특수성을 도외시했다는 비판이었다. 이번 항소심 판결은 1심과 달리 이같은 사회구성원들의 성범죄에 대한 인식 변화를 충실히 반영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또한 업무적인 위력을 이용해 성적 욕망을 채우는 행위에 대해 일벌백계한다는 측면에서도 사필귀정이 아닐 수 없다. 항소심 재판부는 “현직 도지사이자 여당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서 자신의 수행비서를 업무상 위력으로 4차례 간음, 1차례 추행, 4차례 강제추행했다”면서 “순종할 수 밖에 없는 피해자의 취약한 처지를 이용해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현저히 침해했다”고 밝혔다. ‘위력 행사’의 범위를 보다 폭넓게 해석하고, 피해자 진술이 일관되고 믿을만 하다고 받아들인 것이다. 피해자의 폭로 경위가 자연스럽고 무고할 이유가 없으며 진술이 일관되고 상세하다며 진술의 신빙성을 적극 수용했다. 반면 안 전 지사에 대해선 성관계 경위에 관한 진술을 계속 번복했다면서 ‘동의된 성관계’라는 주장을 믿기 어렵다고 했다. 재판부가 “성범죄 사건을 심리할 때 ‘성인지 감수성’을 잊지 말아야 한다”면서 ‘성인지 감수성’을 인정한 부분도 의미가 크다. 그동안 성범죄 사건이 일어나면 가해자 중심의 인식구조로 인해 피해자가 진실을 알리는 과정에서 여론의 불이익과 신원 노출 피해를 입는 상황인 만큼 피해자의 진술을 가볍게 배척해선 안된다는 의미다. 안 전 지사에 대한 실형 선고는 정계 뿐만 아니라 학계와 문화계, 체육계 등 사회 전반에 권력형 성폭력 문화가 만연한 상황에서 가해자들에 대한 경고라고 본다.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성범죄를 저지르는 악습이 뿌리뽑히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 ‘피해자도 그럴 수 있다’…위력 성폭력 공감 넓힌 안희정 항소심 재판부

    ‘피해자도 그럴 수 있다’…위력 성폭력 공감 넓힌 안희정 항소심 재판부

    “성폭력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당시 상황,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위력에 의한 간음·추행 등의 혐의를 유죄로 뒤집고 실형을 선고한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 홍동기)는 가해자가 지위와 권세를 이용한, 즉 위력에 의한 성폭력에 대해 1심에 비해 매우 넓게 해석했다. 1심에서도 현직 도지사이자 여권의 차기 유력 대권주자인 안 전 지사와 충남도청 소송 별정직 공무원으로 수행비서인 김씨의 관계 자체는 업무상 위력관계가 맞다고 인정됐다. 그러나 관건은 그러한 위력이 과연 김씨의 성적 자기결정권까지 침해를 했느냐였다. 안 전 지사 측 변호인단은 1심에서부터 피해자인 김지은씨의 행동들이 성폭력을 당한 일반적인 피해자의 모습이라고는 보기 어려운 측면들이 있다며, 위력에 의한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는 김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러한 변호인들의 주장에 대해 “피해자다움을 강요하는 편협한 관점“이라며 질책했다. 그러면서 성폭력 피해 전후의 김씨의 행동과 복잡한 심경 등에 대해 깊이 공감하는 취지로 판결을 이어갔다. 특히 ‘위력’ 관계에서 벌어진 성폭력 범죄의 특수성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비서 업무 성실히 수행…피해자도 가능한 모습“ 김씨가 비서로 일하게 된 지 한 달여 만에 첫 출장지인 러시아에서 성폭력 피해를 당한 뒤에도 다음날 안 전 지사가 좋아하는 메뉴인 순두부 식당을 알아본다거나 저녁에는 안 전 지사, 통역관 부부와 와인바에 갔고 안 전 지사가 이용하던 미용실에서 머리를 손질한 일 등에 대한 해석이 대표적이다. 1심에선 김씨의 이러한 행위들로 보아 성적 자기결정권이 침해되고 자유의사가 제압됐다고는 보기 어렵다며 전체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곧바로 현지에서 피해사실을 폭로하거나 수행 업무를 중단한 채 홀로 국내로 복귀하지 않은 한 당일 아침에 식당 메뉴를 알아볼 수도 있다”면서 “충남지사인 피고인의 수행비서로서 피해자가 업무를 성실히 수행했다고 해서 실제로 피해자의 모습이 아니라고 볼 수는 없다”고 못박았다. 특히 당시 피해사실을 바로 알리지 않은 김씨의 행동에 대해 재판부는 김씨의 진술이 충분히 납득된다고 말했다. 김씨는 러시아에서 밀폐된 객실에 단 둘이 있었던 점, 동행한 일행들은 피해자와 친밀하지 않았고 국내로 연락해 도움을 요청할 만한 상황도 아니었던 점, 안 전 지사에 대한 러시아 측의 예우와 안 전 지사의 국내에서의 지위 등에 따라 “아무도 내 말을 믿지 않을 것 같았다”면서 또 안 전 지사의 행위를 강하게 거부할 경우 임명된 지 한 달 밖에 되지 않은 비서직에서 잘릴 수 있겠단 생각을 했다고 진술했다. ●”이모티콘, 애교 표현…젊은 사람들 흔히 쓰는 표현“ 또 성폭력 판결에서 흔히 ‘피해자답지 못하다’고 지적돼 온 성폭력 범행 이후 이모티콘이나 메신저 대화(특히 ‘^^ 또는 ㅋㅋ 등 웃음 표시’) 등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다르게 해석했다. 안 전 지사의 변호인들은 “김씨가 성폭력 피해를 당한 뒤에도 동료들에게 이모티콘과 애교 섞인 표현을 사용하며 친근감을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사건이 있기 전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텔레그램에서 사용한 표현과 말투, 이모티콘이나 변호인들이 ‘애교 섞인 표현’이라고 칭한 표현들은 젊은 사람들이 특별히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일상적이고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표현들”이라면서 “친근감을 표시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게다가 김씨가 피해사실을 곧바로 폭로하지 않고 그대로 비서직을 수행하기로 한 이상 동료나 상관인 안 전 지사에게 평상시와 같은 대화를 하는 것만으로도 피해자답지 못하다고 보는 것은 맞지 않다고 단호하게 밝혔다. 재판부는 특히 “피고인의 지위나 권세가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무형적 세력에 해당한다”면서 “피해자가 7개월이 지나서야 폭로하게 된 사정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고도 판단했다. 결과적으로 김씨의 진술은 대부분 사실이라고 받아들여진 반면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해 온 안 전 지사의 진술은 모두 신빙성이 배척됐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안희정 법정구속’ 여성단체 “위력 성폭력 정확히 파악한 판결”

    ‘안희정 법정구속’ 여성단체 “위력 성폭력 정확히 파악한 판결”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대한 실형 선고와 법정구속 소식이 전해지자 피해자 김지은씨를 비롯해 김씨를 변호해온 여성단체들은 일제히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시민단체 ‘안희정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1일 안 전 지사에 대한 판결이 선고된 직후 서울 서초구 법원청사 동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혔다. 이날 법정에 나오지 않은 김씨는 변호인을 통해 “진실을 있는 그대로 판단해주신 재판부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힘든 시간 함께해주신 변호사님들과 활동가 선생님들, 외압 속에서도 진실을 증언하기 위해 용기내주신 증인 여러분께 깊은 존경을 드린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씨는 “화형대에 올려져 불길 속 마녀로 살아야 했던 고통스러운 지난 시간과의 작별이다”면서 “이제 힘겹게 홀로 증명해내야 하는 수많은 피해자분들과 제가 받은 도움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전했다. 공대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늘 판결은 처벌의 공백이 만연하던 우월적 지위, 업무상 위력, 피감독자에 의한 성폭력 사건의 특성을 적확히 파악해 판단한 의미 있는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또 “이제 우리 사회 전체가 가해자 중심 사회, 위력에 사로잡힌 구조와 문화에 대해 질문하고 미투 운동에 응답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대위는 김씨 폭로 이후 업무상 위력에 의한 성폭력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활동한다는 취지로 지난해 3월부터 활동을 시작해 현재 157개 단체가 모여있다. 김씨를 위한 8명의 변호인단이 활동을 이어왔고, 항소심 재판에 이르러서는 재판 준비절차가 진행될 때부터 법원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실시하고 방청연대를 꾸렸다. 한편 선고가 내려지자 법정 아래층에서 결과를 기다리던 여성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했다. 안 전 지사가 법정으로 들어갈 때 “안희정은 유죄다”라고 외쳤던 여성들은 한데 모여 기념사진을 찍고 서로를 끌어안으며 “고생하셨습니다”라고 외쳤다. 일부 여성은 눈물을 흘리며 기자회견장으로 이동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안희정 실형 선고에 다시 힘 실리는 미투…2월 국회 미투 법안 속도낼까

    안희정 실형 선고에 다시 힘 실리는 미투…2월 국회 미투 법안 속도낼까

    지위를 이용해 여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일 1심의 무죄를 뒤집고 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국회에서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관련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초 서지현 검사의 첫 미투 이후 각계각층에서 미투가 이어지면서 대책 법안들이 줄지어 발의됐지만 법안 처리 속도는 미진한 상황이다. 특히 안 전 지사가 1심에서 무죄를 받은 이후 미투에 대한 관심이 주춤해졌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2일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20대 국회가 발의한 미투 관련법 145건 중 35건만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나머지 법안은 상임위에 계류된 상태다. 미투 1호 법안인 여성폭력방지 기본법도 지난해 12월 본회의에서 겨우 통과됐다. 국회 관계자는 “사회적 이슈가 있을 때 반짝 관심을 받고 이후에는 방치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안 전 지사가 징역 3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에서 구속되면서 미투 법안이 다시 주목받을 전망이다. 또 체육계 성폭력 문제가 불거지면서 미투 관련 법안 발의가 다시 탄력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한정애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31일 피해 당사자의 범죄 사실 고발 행위를 보호하는 내용의 형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법은 피해자가 가해자의 범죄 혐의 사실을 밝히면 ‘사실 적시 명예훼손죄’가 성립하지 않도록 해 피해 당사자의 사실 고발 행위를 보호하도록 한 게 주요 내용이다. 한 의원은 “미투 운동이 시작된 이후 1년이 지났지만 피해자들에게는 명예훼손 역고소와의 사투만 남았다”며 발의 이유를 밝혔다. 정치권도 안 전 지사에 대한 실형 선고에 권력형 성범죄를 뿌리 뽑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말하면서 2월 임시국회에서 추가로 미투 법안 처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정의당은 비동의간음죄를 도입하는 미투 법안을 발의한 상태”라며 “미투 관련 법안들이 하루 속히 국회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정의당은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안희정 징역 3년 6개월…‘피해자다움’ 배척한 2심 재판부

    안희정 징역 3년 6개월…‘피해자다움’ 배척한 2심 재판부

    수행비서를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되고도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2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2심 재판부의 판단 중 눈에 띄는 중 하나가 바로 피해자에게 ‘피해자다움’을 요구한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한 일이다. 그동안 안 전 지사의 변호인은 피해자 김지은씨가 “피해를 당한 이후 도저히 피해자라고는 볼 수 없는 행동을 했다”면서 김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8월 14일 안 전 지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조병구)도 피고인 변호인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당시 1심 재판부는 2017년 7월 김씨가 러시아 호텔에서 안 전 지사로부터 위력에 의한 간음 피해를 당한 이후 김씨가 안 전 지사와 좋아하는 순두부를 하는 식당을 찾은 점, 피해 당일 저녁에 안 전 지사와 와인바에 간 점 등을 언급하며 수행비서로서의 일을 열심히 하려고 한 것 뿐이라는 피해자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의 이 판단은 많은 비판을 받았다. 안 전 지사가 별정직 공무원이었던 피해자의 임명권을 갖고 있었고, 그런 상황에서 직장을 잃지 않기 위해 업무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던 피해자의 행동을 재판부가 사실상 ‘피해자답지 않다’고 지적하자 여성단체들은 피해자에게 ‘피해자다움’만을 요구했다면서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안 전 지사의 선고공판을 심리한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 홍동기)도 이 부분을 지적했다. 2심 재판부는 김씨가 안 전 지사로부터 간음 피해를 입고도 도피 없이 비서 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한 일에 대해 “피고인의 수행비서로서 업무를 성실히 수행했다고 해서 실제 피해자의 모습이 아니라고 볼 수 없다”면서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피고인 변호인들의 주장은 일반적 피해자다움을 강요하는 편협한 관점”이라고 비판했다. 안 전 지사의 변호인은 2심 재판에서도 김씨가 피해를 당한 이후 동료들에게 장난을 치는 내용의 문자를 보내고, 안 전 지사에게도 이모티콘을 사용하며 친근감을 표시한 사례도 들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평소 피해자가 문자를 이용하던 어투나 표현, 젊은이들이 이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특별히 동료나 피고인에게 친근감을 표시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변호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당시 지위에 비춰 피해자가 7개월이 지나서야 폭로하게 된 사정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면서 “피해 사실을 곧바로 폭로하지 않고 그대로 수행하기로 한 이상, 그런 행동이 피해자로서 도저히 할 수 없는 모습이라고 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안 전 지사는 2017년 7월 29일부터 지난해 2월 25일까지 김씨를 상대로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4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1회, 강제추행 5회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는 지난해 3월 5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자신의 피해사실을 세상 밖으로 알렸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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