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가해자
    2026-01-18
    검색기록 지우기
  • 지방의원
    2026-01-18
    검색기록 지우기
  • 검찰 수사
    2026-01-18
    검색기록 지우기
  • 2차 가해
    2026-01-18
    검색기록 지우기
  • 발가락
    2026-01-1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2,401
  • “제2, 제3의 최숙현 나오지 않도록 이제 우리가 피해자 곁에 있을 것”

    “제2, 제3의 최숙현 나오지 않도록 이제 우리가 피해자 곁에 있을 것”

    취임 일성으로 어깨가 무거워 잠을 잘 못 자고 있다던 이숙진(56) 스포츠윤리센터 초대 이사장은 요즘도 잠을 줄여 가며 ‘시간 싸움’을 벌이고 있다. 그는 “본격적인 신고 상담 업무를 9월 중으로 앞당기고자 어제도 밤 12시에 퇴근했다”며 “통상 3~6개월 이상이 걸리는 준비 기간을 한 달로 단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원들은 새벽 2, 3시에도 퇴근한다”며 “야근을 계속하고 있는데 초창기니까 미안하지만 조금만 참아 달라고 직원들을 달래고 있다”고도 했다. 지난해 1월 조재범 사건이 알려지자 당시 여성가족부 차관이었던 이 이사장은 체육계 성폭력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이후 7차례 스포츠 인권 정책을 권고한 민관 합동기구 스포츠혁신위원회가 출범했다. 문경란 스포츠혁신위원장은 지난해 5월 스포츠윤리센터 설립을 골자로 한 1차 권고안을 발표했다. 문 위원장은 당시 “체육계와 완전히 독립된 인사가 운영하는 독립성과 전문성·신뢰성을 갖춘 별도의 스포츠 인권기구 설립 방안을 권고했다”며 “(스포츠윤리센터는) 기존의 체육계 내부 절차로부터 독립된 구제 절차를 마련해 어떤 경우에도 피해자를 우선으로 하는 든든한 장치”라고 말했다. 철인 3종 선수였던 고(故) 최숙현씨는 생전 여섯 곳의 기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제때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세상을 등졌다. 최 선수를 외면했던 스포츠 인권기구와는 확실히 달라야 한다는 국민 기대가 한껏 팽배해 있지만 스포츠윤리센터는 법인 등기도 마치지 못한 상태로 일단 출범했다. 이 이사장은 “지난 5일 첫 출근을 한 뒤 지난 12일 법인 등기를 완료했고 13일 사업자등록번호를 받았다”고 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최숙현 청문회를 비롯해 수차례 국회에 출석해 스포츠윤리센터를 제2, 제3의 최숙현 방지책으로 앞세웠다. 스포츠 미투 촉발 이후 첫 정부 대책 발표의 물꼬를 텄던 이 이사장에게 다시 배턴이 넘어온 것이다. 스포츠윤리센터가 높아진 국민 눈높이를 만족시키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올해 배정받은 예산은 22억 9100만원으로 국민체육진흥기금의 0.18%에 불과하다. 경찰 등 공무원 파견권을 부여하는 등 스포츠윤리센터의 법적 권한을 대폭 강화한 ‘최숙현법’은 지난달 29일 국회를 통과해 내년 법 시행까지는 시일이 남았다. 스포츠윤리센터에 직접 수사권을 부여하는 특별사법경찰관 제도와 관련된 법률 개정안은 국회에 계류 중이다. 가해자에 대한 징계권은 여전히 대한체육회와 체육회 산하 종목 단체에 있다. 이 이사장은 ‘스포츠윤리센터가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그는 “스포츠계 모든 문제가 윤리센터 출범으로 단번에 해결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현재 우리의 역할은 스포츠계 성폭력·폭력 피해자가 신고한 사건을 상담·조사하는 것에서 출발해 스포츠 인권에 관한 정책 개선안이 나오도록 견인하는 데까지”라고 범위를 좁혔다. 서울신문은 25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구세군빌딩 9층에 있는 스포츠윤리센터 이사장실에서 인터뷰를 했다. -스포츠윤리센터가 해결할 1호 사건에 주목하고 있다. “1호 사건이란 개념은 없다. 모든 사건을 소중하고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 기존 스포츠 인권기구들에서 사건을 이관받아 매뉴얼에 맞게 절차를 밟을 것이다. 9월부터 직접 조사 사건도 챙겨야 한다. 직권조사 사안은 이사회 심의를 받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스포츠 인권을 향상시키는 일이 엘리트 스포츠를 위축시킬 거라고 걱정한다. 폭력을 성적 향상을 위한 필요악으로 여기는 생각이 뿌리 깊다. “인권을 강조하는 건 오히려 엘리트 스포츠 선수의 사기와 의욕을 고취시킨다. 다른 영역에서는 인권 침해를 성적 향상의 도구로 사용하지 않는다. 이제는 스포츠계도 폭력보다 나은 방식으로 성적을 올리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야 할 시점이 됐다. 왜 스포츠만 인권 침해가 훈련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30년 넘게 여성과 인권 분야에 투신하고 천착해 온 이유는. “대학 때 학보사 기자로 일하면서 여성노동자와 빈민 가정이 겪는 어려움을 집중 취재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의 가장 뿌리 깊은 차별이 성차별이라고 생각했다. 그 뒤 성차별의 문제를 현장과 정책 연구 영역에서 지속적으로 탐구해 왔다. 스포츠계 역시 많은 어린 선수가 뿌리 깊은 성차별의 희생양으로 남아 있다. 한 우물을 파고 살아도 맑은 물을 못 보는 상황이다. 아직도 멀었다. 한 영역에서 제대로 된 변화를 가져와야 하는데 내 역할에 스스로가 만족스럽지 않다. 현장에 발 닿은 스포츠윤리센터에서 뿌리 깊은 성차별 관행에 변화를 일으키는 계기를 만들고 싶다.” -‘스포츠를 잘 모르는 사람’에 대한 반감을 어떻게 극복할 계획인가. “스포츠를 모르는 사람이라는 말에는 어폐가 있다. 스포츠윤리센터에는 스포츠를 잘 아는 사람이 너무 많다. 스포츠윤리센터 수장인 제가 체육 단체에 몸담은 적이 없다는 말씀을 하시는데 ‘스포츠를 모른다’, ‘체육계를 잘 모른다’는 말과는 전혀 다른 의미다. 스포츠윤리센터는 매우 독립적이고 공정하게 일을 해야 하는데 체육계와 특별한 인연을 갖고 있지 않은 제가 오히려 운신의 폭이 자유로울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다.” -체육계 성폭력·폭력 사건과 일반적인 성폭력·폭력 사건의 차이점과 공통점은. “체육계 폭력은 훈련과 체벌을 명분으로 이뤄진다. 비교적 폐쇄적인 공간에서 특정한 관계에 있는 지도자와 선수 혹은 선수 간 신체 접촉에서 출발한다. 다른 영역에서의 성폭력과 마찬가지로 위계적인 관계에서 일어난다.” -최 선수가 제때 도움을 받지 못했던 기관과 차별화되는 스포츠윤리센터만의 프로세스는. “프로세스는 지금 만들고 있다. 상담 신고 매뉴얼을 토대로 시뮬레이션해 보고 있고 비리 조사와 관련된 부분도 시뮬레이션하고 있다. 최 선수가 도움을 요청한 6개 기관이 절차와 매뉴얼이 없어 구체적인 도움을 주지 못했던 게 아니다. 문제는 선수가 처한 상황을 얼마나 무겁게 받아들였냐다. 저희는 최 선수가 6개 기관에 실망했던 것과 같은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 -스포츠윤리센터의 한계는 무엇인가. “스포츠윤리센터는 징계 요구밖에 할 수 없다. 특수 법인이기는 하지만 국가 기관은 아니다. 벌칙 조항은 없다. 결국 행정기관처럼 과태료 구조로 갈 수밖에 없다. 체육정책 전반을 총괄하는 문체부가 강한 의지를 갖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박 장관도 ‘스포츠윤리센터는 거의 준사법기구나 마찬가지’라고 강조하긴 했다. 또 징계 정보 시스템은 아직 구축도 안 돼 있는 상태다. 저희는 수사권이 없고 조사권만 있어 행정적 조치만 할 수 있다. 범죄 혐의가 있는 아주 심각한 사안을 저희가 다루고자 특별사법경찰관 관리법 개정안이 올라가 있는 상황이다. 그 단계가 돼야 실효적 처벌이 가능해진다. 잘 통과됐으면 좋겠다. 당장 특사경 제도가 도입되지 않아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은 내년부터 파견 경찰을 통해 추진하려 한다. 경찰 지휘를 받아 수사하는 것과 실제로 문체부 공무원이 수사권을 갖는 것은 (신속성 등에서) 큰 차이가 있다.” -스포츠윤리센터 예산은 지금보다 늘어나야 할 것 같다. “문체부에서 많이 노력하고 있다. 저도 요구하고 있다. 기금 변경을 통해서 이번 주 정도에 내년 추가 직원 채용이나 추가 사업비가 확보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올해 8월 출범했으니 내년에 단순 2배로 늘어나는 정도는 아닐 것 같다. 지난번 이사회에서 ‘200억원은 돼야 하지 않냐’는 얘기가 나왔다.”-지방 체육인과 장애인 체육인에 대한 접근성은 어떻게 늘려 갈 계획인가. “지방에 권역별 스포츠윤리센터를 만들어 해당 지역 사건 당사자의 접근성 부분을 강화하자는 구상이 있다. 헤드쿼터 역할을 하는 우리의 역할과 기능이 정립되고 난 다음에 물리적 확대를 고려해 봐야 할 것 같다. 조직 키우기만 한다는 비판은 받기 싫다. 작지만 강한 조직이 되고 싶다.” -스포츠 인권기구 사이의 교통정리는 어떻게 되나. “문체부 주관하에 계속 만나서 회의하고 있다.” -지금도 남 몰래 고통받는 피해자들에게 한 말씀 한다면. “스포츠윤리센터가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옆에 있겠다. 용기를 내 주셨으면 한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이숙진 스포츠윤리센터 초대 이사장 ▲이화여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이화여대 여성학 석·박사 ▲참여정부 대통령비서실 제도개선비서관실 행정관, 빈부격차차별시정위원회 비서관 ▲서울시 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 ▲문재인 정부 초대 여성가족부 차관
  • 獨 “나발니, 독극물에 중독… 러, 책임자 처벌을”

    獨 “나발니, 독극물에 중독… 러, 책임자 처벌을”

    혼수상태에 빠진 뒤 독일 베를린으로 이송돼 치료 중인 러시아 반체제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44)가 독극물 성분에 중독됐다는 독일 의료진의 주장에 대해 러시아가 즉각 반박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인 나발니의 생명을 위협한 사건의 배후를 놓고 러시아와 서방 간 긴장이 날카로워지고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나발니가 입원 중인 베를린 샤리테병원은 24일(현지시간) 그가 콜린에스테라아제 억제제 성분에 중독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신경전달물질 아세틸콜린의 가수분해효소를 억제하는 제제로, 신경작용제·살충제 등에 사용된다. 호흡 근육 마비, 심장박동 정지를 유발할 수 있고, 사린가스 등 군사 목적 화학무기에도 사용된다. 병원 측은 중환자실에 입원 중인 나발니가 여전히 혼수상태이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병원 발표 직후 유럽 지도자들은 러시아에 즉각적인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하이코 마스 외무장관과의 이례적인 공동성명을 통해 “러시아 야권에서 나발니의 역할을 고려하면 러시아 당국은 이번 사건을 철저하고 투명하게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연합(EU)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 역시 “EU는 나발니의 삶을 위협한 이번 사건에 대해 강하게 우려한다”며 “러시아 국민과 국제사회는 사건의 실체를 알고 싶어 한다”고 밝혔다. 반면 러시아 보건당국은 “2개 기관의 검사 결과 독성물질 음성으로 나타났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나발니가 처음 입원했던 시베리아 옴스크 구급병원 측은 “나발니의 검체에 대한 콜린에스테라아제 억제제 검사에선 음성 반응이 나왔다”며 음독설을 부인했다. 나발니 협진에 참여했던 모스크바 피로고프 센터 역시 “그에게 나타난 증상은 다른 의약품을 복용했거나 특정 질병 과정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독극물 중독설이 최종 확인돼도 서방의 조치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망했다. 모스크바 카네기 센터 드미트리 트레닌 소장은 “그를 중독시킨 배후에 대한 명확한 증거를 찾지 못하면 서방국가가 가해자들을 향해 조치를 취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강경화 “뉴질랜드, 의제 조율 때 ‘성추행’ 말 안했다…사과 못 한다”(종합)

    강경화 “뉴질랜드, 의제 조율 때 ‘성추행’ 말 안했다…사과 못 한다”(종합)

    “외교 장관의 사과는 국격의 문제”뉴질랜드 언론 “강경화 장관 사과” 보도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5일 문재인 대통령과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의 정상 통화에서 사전에 조율되지 않은 ‘외교관 성추행’ 의혹이 거론된 데 대해 “통화 의제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뉴질랜드 측은 이 의제를 다룰 거라고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다만 강 장관은 “경위가 어쨌든, 대통령이 불편한 위치에 계시게 된 점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강 장관은 뉴질랜드에는 사과하지 않았다. 강경화 “뉴질랜드가 통화 요청…심려 송구” 강 장관은 국회 외통위에서 “뉴질랜드 측에서 요청한 통화였다”며 이렇게 밝혔다. 지난달 아던 뉴딜랜드 총리는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국인 외교관의 직원 성추행 의혹을 거론했었다. 강 장관은 해당 성추행 사건이 발생한 데 대해서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이 문제가 외교에 큰 부담이었고, 국민에 심려 끼쳤다”고 사과했다. 다만 강 장관은 이날 “뉴질랜드 정부나 뉴질랜드 국민, 피해자에게 사과를 했느냐”는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문에 “다른 나라에 대해 외교부 장관이 사과하는 것은 국격의 문제”라면서 “지금 이 자리에서 사과는 제가 못 드리겠다”고 말했다. “의제 안 돼야 할 게 된 건 뉴질랜드 책임”“뉴질랜드에 대해 책임질 건 다른 문제” 이어 강 장관은 정상 간 통화와 관련해 “의제가 돼서는 않아야 할 것이 의제가 된 부분이 있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뉴질랜드의 책임이 크다”면서 “국내적으로 국민과 대통령께는 죄송하지만, 뉴질랜드에 대해 책임져야 할지는 다른 문제”라고 강조했다. 강 장관은 전날 외교부 실·국장 회의에서도 “향후 외교부는 성비위 사안에 대해서는 발생시기와 상관없이 더욱 엄격한 잣대를 적용할 것”이라면서 “관련 조항의 보완 및 내부 교육의 강화를 지시했고, 본 사건이 공정히 해결될 수 있도록 뉴질랜드 측과 소통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시는 이러한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본부 간부들과 공관장들이 더욱 더 유의해 행실에 있어서 모범을 보이고, 직원들을 지도·관리해 나갈 것”을 당부했다. 뉴질랜드 언론 “강경화, 외교관 성추행 사과” 뉴질랜드 언론은 이날 한국과 뉴질랜드 간 외교 문제로 비화한 한국 외교관의 뉴질랜드 직원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강경화 한국 외교부 장관이 국민들에게 사과했다고 보도했다. 뉴질랜드 매체 스터프는 강 장관이 전날 외교부 실·국장 회의에서 성추행 사건으로 국민들에게 걱정을 끼친 데 대해 사과했다고 전했다. 스터프는 “강 장관이 회의에서 이번 사건이 정부에 외교적 부담으로 작용했을 뿐만 아니라,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되어 송구스럽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외교부가 피해자와 합의에 이르기 위한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어 청와대가 조사를 통해 외교부의 대응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며 외교부는 청와대 조사 결과를 검토해 신속하게 적절한 조처를 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청와대는 최근 해당 사건과 관련해 외교부를 대상으로 직접 감찰을 진행한 결과, 외교부가 이 사건을 처음 인지했을 당시 조사가 충분하지 않았고 피해자와 가해자간 분리 근무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뉴질랜드 측의 외교적 결례라는 시각도 있지만 지난달 28일 한-뉴질랜드 정상통화시 뉴질랜드 측에서 이 문제를 언급할 가능성에 대비하지 못한 점도 지적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장관은 전날 화상으로 열린 실국장회의에서 이번 사건을 ‘뉴질랜드 성비위 사건’으로 규정한 뒤 청와대로부터 “사건 발생 초기부터 정상 간 통화에 이르기까지 외교부 대응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내용의 조사 결과를 넘겨받았고, “외교부는 이를 검토해 신속히 적정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이 청와대의 조사 결과를 공개 석상에서 언급하고 이를 보도자료를 통해 알린 것은 이례적이었다.외교관 A씨, 현지 직원 엉덩이 만져성추행 혐의 신고 당해…감봉 1개월 한국 외교관 A씨는 지난 2017년 뉴질랜드 대사관 근무 당시 남자 직원의 엉덩이를 손으로 만지는 등 성추행한 혐의로 지난해 경찰에 신고돼 올해 초에는 체포영장이 발부되기도 했다. 임기를 마치고 지난 2018년 2월 뉴질랜드를 떠난 A씨는 외교부 감사에서 이 문제로 감봉 1개월 징계를 받았으나 그 후 필리핀으로 전보돼 근무해오다 최근 귀임조치됐다. A씨 문제는 뉴질랜드에서 경찰이 조사하려고 해도 한국 정부가 협조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 등이 제기되면서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과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 간 정상 통화에서 이례적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스터프는 한 소식통을 인용해 A씨가 경찰 조사가 시작되기 전에 두 차례나 한국 정부의 조사를 받았으나 지난 2018년 한국으로 돌아갔다며 경찰이 조사에 착수했을 때 한국 측은 외교관 면책특권 등을 거론하며 수사에 협조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스터프는 A씨가 이미 뉴질랜드를 떠났기 때문에 면책특권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게 뉴질랜드 외교부의 입장이라며 이에 따라 외교부가 한국 정부에 경찰 조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면책특권 포기를 요청했으나 거부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75세 美노인, 사회적 거리두기 요청했다가 폭행당해

    75세 美노인, 사회적 거리두기 요청했다가 폭행당해

    미국의 한 마트에서 75세 노인이 다른 손님에게 사회적 거리두기를 요청했다가 폭행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24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데이토나비치에 있는 퍼블릭스마트의 계산대에서 75세 남성이 한 여성에게 좀 떨어져 달라고 말했다가 폭행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폭스뉴스가 보도했다. 경찰에 따르면 폭행은 마트 안에서 계산을 마친 뒤 주차장에서 발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요청받은 여성과 함께 마트에 왔던 남성이 주차장에서 할아버지의 가슴을 세게 후려친 후 차를 타고 떠나버린 것. 폭행을 당한 할아버지는 뒤로 넘어졌다가 주변 살마들의 도움으로 일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다행히 크게 다치진 않았지만 최근 심장에 스텐트 시술을 받아 크게 놀랐고 걱정스럽다고 할아버지는 말했다. 스텐트 시술은 심혈관질환을 앓는 환자의 관상동맥에 그물망 같은 의료기기를 넣어 혈관을 넓히는 처치를 말한다. 감시 카메라에 찍힌 폭행범은 푸른색 상의를 입은 건장한 남성이었다. 스티븐 뎀빈스키 데이토나비치 경찰서장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요청한 게 폭행의 구실이 될 수 있다는 현실이 너무나도 무섭다”고 말했다. 경찰은 마트 계산대에 설치된 감시카메라 영상을 확보하고 가해자를 공개수배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여기는 중국] 5세 유치원생, 60도 ‘찜통’ 버스서 9시간 갇혀 사망

    [여기는 중국] 5세 유치원생, 60도 ‘찜통’ 버스서 9시간 갇혀 사망

    5세 유치원생이 버스 안에 갇혀 탈수 증세를 겪다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일 버스 기사와 담당 교사의 부주의로 인한 인재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중국 광둥성(广东省) 잔장시(湛江市) 쑤이시현(遂溪县)에 거주하는 진즈 군(5)이 통학 중이던 버스에 갇혀 사망한 지 40여 일이 지나도록 영안실에 안치돼 있는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달 14일 통학용 유치원 버스 내부에 갇혀 사망한 진 군은 가해자 수사 등 사건 수사의 진척이 없는 탓에 장례 절차를 진행하지 못하고 싸늘한 주검으로 영안실에 안치돼 있는 상태다. 진 군의 유가족들은 관할 공안국의 빠른 사건 수사와 가해자의 책임있는 사과를 요구해오고 있는 상황이다. 사건 당일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약 9~10시간 동안 찜통 더위 속의 버스 내부에 갇혀 있었던 진 군은 발견 당시 자신이 입고 있던 옷을 모두 탈의한 상태였다. 진 군이 사망한 당일 외부 온도는 34도, 버스 내부는 약 60도에 이르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사고 이후 한 달이 넘었지만 사고 책임자 색출 및 보상 문제 해결에 진척이 없다는 점이다. 진 군의 유가족은 아이의 사체를 정식으로 화장하지 않은 채 병원 영안실에 보관 중이다. 가족들은 사건 책임자 색출 및 처벌 이후에 정식 안장하겠다는 입장이다. 사건 직후 어린이집 관리인 임모 씨와 스쿨버스 운전사, 담당 교사 등 3명이 현지 공안국에 의해 형사 구류됐다. 하지만 사건 책임에 대한 진상 조사와 배상 문제는 그대로 남아있는 상태다. 사망한 진 군의 아버지는 “사건 당시 병원에 있었던 유치원 교사와 버스 기사 등 누구도 사건 상황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지 않고 책임을 미루고 있다. 유치원 관계자들은 아이가 버스 내부에 갇혀 탈수로 사망한 사실 조차 유가족에게 밝히지 않았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실제로 진 군의 사망 장소가 버스 내부였으며 심각한 탈수 상태에서 사망으로 이어졌다는 점 등은 관할 공안 조사 이후에 유가족들에게 전해졌다. 뿐만 아니라 사건 당일 진 군을 최초로 발견했던 유치원 담당 교사와 버스 기사는 탈수 증세가 심각했던 진 군을 확인한 직후에도 의료 구조대에 신고하지 않은 채 유치원에서 무려 1시간 거리의 병원으로 직접 이송을 시도했다. 유가족들은 이 같은 유치원 측의 사건 직후의 처리 과정이 해당 사고를 은폐하기 위한 시도 였다고 의심하고 있다. 진 군의 아버지는 “만약 아이를 버스에서 발견한 직후 곧장 구조대에 신고했더라면 아이가 살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탈수 증세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던 아이를 무려 1시간 거리의 병원으로 이송하려했던 그 의도가 매우 의심스럽다”고 했다. 또 공안이 공개한 버스 내부에 설치돼 있던 CCTV에는 사건 당일 탈수 증세로 괴로워하던 진 군이 스스로 입고 있던 모든 옷을 탈의한 채 창문을 두드리며 살려달라고 소리치는 장면이 그대로 촬영됐다. 유가족은 “유치원 측에서 20만 위안(약 3400만원)까지 보상금을 지불하겠다고 연락이 왔다”면서도 “아이의 목숨 값을 놓고 흥정을 시도하고 있다. 유가족이 원한 것은 하루 빨리 책임자를 색출해 관련자들이 형사 처벌 받도록 조치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사건 당일 유치원에 도착했을 당시 버스 기사가 차량 내부를 딱 한 번만이라도 확인했더라면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같은 날 오전 아이가 유치원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는데도 담당 교사가 인원 수를 파악하는 등 적절한 관심을 가지지 않은 것이 화를 초래했다. 이는 교사 스스로의 직무를 소홀히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 같은 유치원 통학 차량 등에서의 사고가 이어지자 중국 국무원은 지난 2012년 4월‘학교 버스 안전 관리 조례’를 제정한 바 있다. 해당 조례에 따르면 통학 차량 버스 운전 기사는 목적지 도착 후 반드시 차량 내부를 점검하도록 강제돼 있다. 이를 통해 승차한 학생이 모두 하차한 것을 확인하도록 해당 차량 운전 기사에게 책임을 부담케하고 있는 셈이다. 만일의 경우 이 같은 책임을 다하지 않은 버스 기사와 담당 교사에 대해서는 과실치사죄를 적용, 징역 3년의 형벌을 판결해오고 있다. 이와 관련, 팡핑(方平) 중국 인민대 교육대학원 교수는 “유치원생들이 통학 차량에 갇혀 사망하는 사건은 단순 과실 치사의 문제를 넘어서는 영역”이라면서 “이 사건은 사건과 직접 관련이 있는 담당 교사과 버스 운전 기사 등 가해자들은 아이들의 생명을 경시한 도의적 책임으로부터 피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통학차량과 관련한 사건 사고를 예방하고 적절한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반드시 관련 조례 연관된 별도로 세부적인 책임인정제도 등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면서 “국공립 유치원의 경우 그 책임을 정부가 지고, 사립 유치원과 관련한 사건은 반드시 교육 법인이 책임을 지는 위로부터의 생명 중시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제자 성추행’ 대학 교수, 정직 3개월 후 복귀…포상도 받아

    ‘제자 성추행’ 대학 교수, 정직 3개월 후 복귀…포상도 받아

    2018년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 당시 제자에게 성폭력을 가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정직 3개월 처분을 받은 한국외대 교수가 강단에 복귀한 사실이 알려졌다.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중동·아프리카학과 서모(54) 교수는 올해 1학기부터 대학원에서 다시 강의를 시작했으며 2학기에도 강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외대는 의혹이 불거진 당시 서 교수를 대학원 주임교수 자리에서 면직 처리했으나 지난 1일 재임명했다고 23일 밝혔다. 2018년 3월 한국외대 페이스북 커뮤니티 ‘대나무숲’에는 서 교수로부터 지속적인 성추행과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제자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서 교수가 자신의 신체 부위를 동의 없이 만지거나 ‘(함께) 모텔에 가자’고 하는 등 2008년부터 부적절한 언행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서 교수는 “교수직을 포함한 모든 직책에서 사퇴하고 반성하는 삶을 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학교는 사직서 수리를 보류하고 같은 해 6월 징계위원회에서 정직 3개월 처분을 결정했다. 또 지난해엔 10년 장기근속 포상 대상자로 선정해 서 교수에서 순금 3돈을 주기도 했다. 그해 12월 서 교수가 포상을 자진 반납하자 총학생회는 복직을 위한 의도적 행위로 의심하며 “권력형 성폭력 가해자인 서 교수의 복직을 반대한다”는 성명을 내고 학교 측에 항의했다. 학교 관계자는 서 교수의 복직에 대해 “학교 징계위에서 엄격하게 처리해 정직 3개월 처분한 것”이라며 “정직 징계뿐 아니라 대학교수가 2년간 강단에 서지 못하고 사회로부터도 격리당한 일은 그 자신에게는 상당히 큰 처벌일 수 있다”고 해명했다. 총학생회 측은 “서 교수가 복직할 때 학부가 아닌 대학원 쪽에서만 수업하는 것으로 정했고 학생들과 밀접 접촉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안다”며 “학교 징계위에 학생 대표가 참석하지 못하다 보니 징계위가 솜방망이 처벌을 하면서 이런 문제도 생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여기는 중국] 고층 아파트서 쓰레기 봉지가 ‘뚝’…생후 3개월 아기 아찔 사고

    [여기는 중국] 고층 아파트서 쓰레기 봉지가 ‘뚝’…생후 3개월 아기 아찔 사고

    고층 아파트 밖으로 무단 투기된 쓰레기에 맞아 생후 3개월 영아가 아찔한 사고를 입었다. 중국 저장성(浙江) 항저우(杭州) 첸탕신구(钱塘新区)에 소재한 대규모 아파트 단지 공용 의자에서 쉬고 있던 유모차 안으로 쓰레기 봉지가 떨어진 사건이다. 지난 12일 오전 50대 여성 장 씨는 자신의 손녀 A양을 유모차에 태운 뒤 아파트 공용 주차장과 놀이터 인근을 산책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시 장 씨는 주차장 입구 인근의 공용 의자에 앉아서 휴식을 취하던 중 자신의 눈앞으로 일회용 컵과 담배꽁초 더미가 든 봉지가 떨어지는 것을 발견했다. 당시 장 씨는 가까스로 피했으나 그의 옆에 세워뒀던 유모차 안으로 쓰레기 봉지가 떨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유모차에 타고 있던 손녀 A양이 문제의 쓰레기에 맞아 전치 3주의 외상을 입었다. 25층 아파트 창밖으로 낙하한 문제의 봉투 속에는 담배꽁초 더미와 휴지, 일회용 투명컵 등 쓰레기가 들어있었다. 사고 직후 A양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피부 조직 훼손 등의 검사를 받은 상태다. 장 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관할 파출소와 아파트 관리 사무소 측은 해당 아파트 단지 전 세대를 조사했으나 가해자는 아직 적발하지 못한 상태다. 급기야 장 씨 등 피해 가족은 아파트 입주민 전 세대를 방문, 사건으로 인해 생후 3개월의 A양이 입은 피해 정도와 상해 사진 등을 공개하고 가해자 색출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사건 발생 10일 동안 여전히 가해자는 적발하지 못했다. 또 아파트 관리 사무소 측은 하루 두 차례씩 단지 내 방송을 통해 가해자의 자수를 권고해오고 있다. 문제는 이 일대 고층 아파트 단지에서의 쓰레기 무단 투척 사건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실제로 최근 이 지역에서는 참외 껍질 등 과일 쓰레기가 가득 담긴 쓰레기 봉지와 애완동물 대변 등 오물이 포함된 쓰레기가 건물 창문 밖으로 투척된 사례가 연이어 발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가족은 “아이의 팔에 남은 멍 자국은 많이 흐려졌지만 여전히 사고 이전처럼 유모차에 태워 산책하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한다”면서 “가해자를 찾아내려는 것은 배상을 원해서가 아니다. 다만 고층 건물 밖으로 쓰레기를 투척하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를 알려주고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받고 싶을 뿐”이라고 했다.한편, 최근 중국에서는 이 같은 고층 건물 외부로 쓰레길 무단 투척하는 이들로 인해 각종 사건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고층 아파트 주민들의 쓰레기 무단 투기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앞서 지난 7월 헤이룽장성 자무쓰 시의 33층짜리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여성은 자신의 아파트 야외 주차장에 놓았던 자동차 앞 유리가 깨지는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이 여성의 제보에 따르면 자신이 주차한 자동차 앞 유리에 흰 색 물질이 떨어져 있었고, 확인해보니 고층 아파트 거주민이 무단으로 투기한 음식물 쓰레기였다고 증언한 바 있다. 당시 이 여성은 관할 파출소에 신고, “문제의 음식물 쓰레기는 두부였다”면서 “자동차 앞 유리가 파손될 정도로 높은 층 거주민이 쓰레기를 투척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또, 이에 앞서 지난 2017년 충칭 시에 소재한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서는 지나가던 여성이 아파트 베란다 밖으로 떨어진 금속 물체에 맞아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이 여성은 해당 아파트 고층 거주민 28명을 상대로 피해 소송을 제기, 가해자로 주목된 고층 거주민 28명은 피해 여성의 치료비와 소송비 등을 분할해 배송토록 판결받은 바 있다. 한편, 이 같은 문제가 지속되자 중국 정부는 고층 아파트에서의 쓰레기 무단 투기에 대해 엄중하게 관리, 감독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5월 개최된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는 아파트 주민들이 쓰레기를 창밖으로 던지는 행위를 법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의 법이 제정됐을 정도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56년 한 풀어야” 성폭행범 혀 절단 70대…검사 “재심사유 안돼”

    “56년 한 풀어야” 성폭행범 혀 절단 70대…검사 “재심사유 안돼”

    재심 청구 첫 재판서 변호인-검사 공방변호인 “가해자 월남전 참전 등 새 증거”검사 “공식자료는 판결문뿐…새 증거 아냐”최씨 “단 하루도 억울하지 않은 날 없었다” 자신을 성폭행하려던 남성의 혀를 깨물어 중상해죄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70대 여성이 56년 만에 재심을 청구한 첫 재판에서 변호인과 검사 측이 재심청구 이유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21일 부산지법 형사5부(부장 권기철) 심리로 열린 최말자(74)씨의 재심청구 1차 공판에서 최씨 변호인은 “혀를 잘린 성폭행 가해자 노모씨가 일상적 대화가 가능했고 병역 신체검사에 합격·월남전까지 참전했다는 이웃 진술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이를 근거로 “당시 법원이 최씨에게 적용한 혐의가 중상해죄가 아닌 가벼운 상해죄를 인정했어야 할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돼 형사소송법 420조가 정한 재심 이유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씨는 기소 전 영장 없이 130일간 구속됐고 수사 과정에서 욕설, 협박 등으로 허위 자백을 강요당했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법원도 최씨에게 가해자에 대한 호감 여부나 결혼을 강요하는 등 성범죄와 무관한 사실 등을 근거로 판결하는 등 직권을 남용해 재심 청구 이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사는 “지금까지 이 사건에 대한 공식적인 자료는 판결문뿐이며 참고자료로 당시 신문 기사가 전부”라며 “변호인이 말한 성폭행 가해자의 피해 정도나 월남전 참전 진술 등이 새로 발견된 명백한 증거로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또 “검사의 불법·강압 수사나 재판부의 잘못된 소송 지휘권으로 인해 부당한 판결이 나왔다는 것도 판결문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만큼 재판부와 수사기관의 직권남용 여부도 확인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말했다. 변호인 측은 국가기록원, 경찰, 검찰에 당시 수사 자료를 요청하고, 병무청에 노씨의 입대·베트남 파병 여부 자료의 사실 조회 신청을 요구해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였다. 재심을 청구한 최씨는 “치욕스러운 수사를 받고 피해자에서 가해자가 된 이후 지난 56년간 단 하루도 억울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면서 “대한민국 국민으로 보호받고 정의와 평등의 원칙에 따라 재심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최씨는 18세이던 1964년 5월 6일 자신을 성폭행하려던 노모(당시 21세)씨 혀를 깨물어 1.5㎝ 자른 혐의(중상해죄)로 부산지법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최씨는 성폭행에 저항한 정당방위임을 주장했지만 법원은 인정하지 않았고 오히려 노씨에게 강간미수를 제외한 특수주거침입·특수협박 혐의로 최씨보다 가벼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판결 이후 숨죽여 살아온 최씨는 올해 용기를 내 한국여성의전화를 찾았고 지난 5월 재심을 청구했다. 2차 공판은 오는 12월 18일 오후 2시에 열린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인권위 “민법서 친권자 징계권 삭제하고 모든 체벌 금지해야”

    인권위 “민법서 친권자 징계권 삭제하고 모든 체벌 금지해야”

    최근 충남 천안에서 보호자의 학대로 아동이 여행용 가방에 갇혀 끝내 사망하는 등 심각한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하면서 친권자의 징계권 조항을 삭제하는 여러 민법 개정안들이 발의된 가운데, 국가인권위원회가 “민법에서 친권자의 징계권 조항을 삭제하고 모든 형태의 체벌 금지 조항을 민법에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국회와 정부에 표명하기로 했다. 인권위는 21일 상임위원회를 열고 △현행 민법에서 친권자의 징계권을 명시한 제915조를 삭제하고 △아동에 대한 체벌 금지를 보다 명확히하고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으로 ‘모든 형태의 체벌을 금지한다’는 내용을 민법에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국회의장과 법무부 장관에게 표명하기로 의결했다. 상임위원회에 출석한 인권위원 3명과 최영애 인권위원장은 이런 내용의 의견표명 안건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8년 아동학대 주요통계’에 따르면, 2018년 아동학대 사건 2만 4604건 중 학대행위자가 부모인 경우가 76.9%(1만 8919건)으로 가장 높았고, 가정 안에서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한 비율은 80.3%(1만 9748건)에 달했다. 현행 민법 제915조는 친권자가 자녀를 보호 또는 교양하기 위하여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고 법원의 허가를 얻어 감화 또는 교정기관에 위탁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조항은 아동에 대한 부모의 체벌을 정당화하고, 아동을 학대한 부모가 법정에서 위법성 조각 사유로 제시하는 수단으로 이용돼 왔다. 민법이 1958년 제정된 이래 친권자의 징계권 조항은 지금까지 전혀 개정이 이뤄지지 않았다. 의견표명 안건을 검토한 인권위 사무처는 “친권자의 징계권을 삭제하면 향후 아동학대 방지를 위한 방향으로 법령과 제도를 개선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사무처는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제915조를 삭제하는 내용의 민법 개정안 5개를 검토했다. 그런데 개정안 중에는 ‘친권자가 필요한 훈육을 할 수 있다’는 단서를 신설한 법안도 포함돼 있다. 단 필요한 훈육을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체벌과 같이 신체적·정신적·정서적·성적 폭력 및 경제적 착취, 또는 가혹행위를 하거나 유기 또는 방임을 해서는 안 된다고 제한을 둔 법안들이다. 그러나 사무처는 “만일 ‘필요한 훈육을 할 수 있다’는 규정을 둔다면 가해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아동학대 행위가 필요한 훈육이라고 주장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법에서 친권자의 징계권을 삭제한 효과가 낮아질 우려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에 인권위는 친권자 징계권 삭제, 모든 체벌 금지 외에도 ‘필요한 훈육’이라는 문구를 민법에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표명하기로 했다. 다만 사무처는 여러 개정안에서 ‘친권자는 자녀에게 체벌을 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조항을 새로 만든 일에 대해 “아직도 ‘부모가 훈육 차원에서 아이에게 체벌을 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상당한 상황에서 민법에 체벌 금지 조항을 명시하는 것은 아동학대 가해자에게 체벌은 금지돼 있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면에서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체벌을 금지한 국가는 60여개국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낙태죄 폐지 운동·n번방 청원 함께 ‘판’ 바꾸기 나선 여성들

    2015년 이후 여성들의 움직임은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확장되는 양상을 보였다. ‘영페미’의 발 빠른 대응력에 기존 여성단체의 힘이 더해져 여성 의제를 사회 전반의 논의로 이끌고, 범정부 차원의 대응을 가져온 모범 사례가 적지 않다. 지난해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을 이끌어 낸 낙태죄 폐지 운동은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 여성단체들의 숙원이던 낙태죄 폐지를 위한 운동은 2012년까지 합헌 판결에 무릎을 꿇어야 했다. 하지만 2016년 급물살을 탔다. 보건복지부가 인공임신중절 시술 의사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겠다고 밝히자 분노한 여성들이 거리로 쏟아졌다. 낙태 불법화에 반대한 폴란드의 ‘검은 시위’를 본뜬 시위가 광화문에서 열렸고, 헌법재판소 앞 1인 시위도 이어졌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도입된 청와대 국민청원에서 정부가 답한 첫 여성 의제 역시 낙태죄 폐지였다. 불법 영상 공유와 강간 모의가 이뤄지던 ‘소라넷’ 사이트를 폐지하고 웹하드 카르텔을 고발해 디지털성범죄에 대해 국민적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것도 여성 연대의 결실이다. 디지털성범죄아웃(DSO)과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등 신생단체들이 꾸려졌고, 이들은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손잡고 수사기관을 압박해 결국 소라넷 서버 폐쇄를 이끌어 냈다. 여성단체들이 제기한 텔레그램 성착취 n번방·박사방 사건이나 아동음란물 사이트 W2V(웰컴투비디오) 운영자 손정우 등의 논란은 국민청원 답변을 10번이나 이끌어 낼 정도로 우리 사회에 큰 영향을 끼쳤다. 온라인에서 해시태그 운동으로 활발하게 여론전을 펼친 여성들의 운동은 현재 가해자들의 재판 ‘방청연대’로 진화했다. 거리에서 목소리를 내던 여성들은 여성을 위한 법과 정책을 만들기 위해 정치권에 속속 진입하고 있다. 지난 4·15 총선 때 여성에 대한 모든 차별과 폭력을 없애자는 주장과 함께 처음으로 여성 의제를 내세운 ‘여성의당’이 탄생했다. 이들은 디지털성범죄 근절과 여성 대상 폭력 방지, 성별 임금격차 해소, 스토킹처벌법 제정 등을 주요 공약으로 냈다. 두어 달 동안 모인 당원 1만명의 약 80%가 10~20대 여성일 정도로 영페미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여성 강사에 노출 복장 강요”...인권위, 성희롱 시정 권고 사례집 공개

    “여성 강사에 노출 복장 강요”...인권위, 성희롱 시정 권고 사례집 공개

    20일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2018년부터 2019년까지 인권위가 시정 권고한 성희롱 사례 34건을 모은 ‘성희롱 시정 권고 사례집(제9집)’을 공개했다. 인권위는 “피해자가 성희롱 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2차 피해를 호소하는 경우가 늘었다”며 “성 인지 감수성의 측면에서 성희롱이라고 인식하는 범위가 넓어졌다는 점도 특징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성희롱 예방과 규제는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인격권, 노동권, 생존권과 연관된 문제”라며 “피해자의 일상 회복을 위해 2차 피해 예방 등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권위가 이날 공개한 성희롱 시정 권고 사례집에는 대학이나 학원, 언론사 등에서 발생한 육체적, 언어적 성희롱 피해 사례와 개별 사건에 대한 인권위의 판단이 담겼다. “남자 수강생들 성적 올리기 위해 짧은 치마 입어라”어학원 女 강사들에 ‘노출 복장’ 요구 어학원 여성 강사들에게 전문성이 있게 보여야 한다는 이유로 노출이 있는 복장을 하도록 요구하고, “남자 수강생들의 성적을 올리기 위해 짧은 치마를 입어라”고 말하는 등 성희롱을 한 학원 원장은 인권위로부터 특별인권교육을 수강하라는 권고를 받았다. 이 외에도 성희롱 문제 제기를 이유로 대학 재임용에서 탈락한 계약직 교수나 직장 상사가 카카오톡 등을 통해 지속해서 성적 농담을 한 사례, 동료 공무원에 의한 성추행 사례 등이 사례집에 포함됐다. 인권위에 따르면 성희롱 진정 사건은 2005년부터 꾸준히 늘었고, 2010년 이후 매해 200건 이상이 접수되고 있다. 지난해 성희롱 진정 사건은 총 303건이 접수돼 역대 최다였다. 인권위는 설립 이후 지난해까지 총 243건의 성희롱 사건에 대해 시정 권고를 내렸다. 권고 내용(중복 권고 포함)으로는 가해자 특별인권 교육이 192건(44.5%)으로 가장 많았고, 재발 방지 대책 수립 96건(22.2%), 징계 등 인사 조치 69건(16%), 손해배상 61건(14.1%), 기타 14건(3.2%) 등이었다. 전체 시정 권고 사례 243건 중 남성 가해자가 여성 피해자에게 성희롱한 경우가 총 222건(91.3%)으로 대부분이었고, 당사자들의 관계는 직접 고용 상하 관계인 경우가 168건(69.1%)으로 가장 많았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송영길 “남자끼리 엉덩이 친 것” 발언 사과

    송영길 “남자끼리 엉덩이 친 것” 발언 사과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외교관 A씨의 뉴질랜드 현지 남성 직원 성추행 의혹과 관련 “친한 사이에 남자끼리 배도 한 번씩 툭툭 치고, 엉덩이도 한 번 치고 그랬다는 것”이라고 말한 것이 부적절했다고 인정하고 사과했다. 송영길 의원은 20일 페이스북에 “당초 의도는 다툼이 있는 사안이니 양쪽 이야기를 다 들어보아야 한다는 취지였지만 메시지가 부적절했다”며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킨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송 의원은 “남성이든 여성이든 상대방의 동의 없는 신체접촉은 안 된다”며 “이번 사안으로 깊은 고민을 했다. 저 자신이 지금 시대의 성인지 감수성에 괴리된 점은 없는지 성찰하겠다”면서 “외교부에서 다시 한 번 철저한 사실관계 조사를 진행해 문제 해결을 하도록 촉구하겠다. 재외공관에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감독을 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송 의원은 한 라디오에 출연해 “문화 차이도 있다고 본다. 뉴질랜드는 동성애에 상당히 개방적”이라며 “대상이 40대 초반에 180㎝, 덩치가 저만 한 남성 직원이다. 피해자가 가해자로 알려진 영사하고 친한 사이다. 그 남성 입장에서는 기분 나쁠 수가 있다”라면서 신병을 인도하라는 뉴질랜드 정부의 요구에 대해선 “오버라고 보인다”는 의견을 밝혀 논란이 됐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성희롱 신고했더니 해고…인권위 “피해자 2차 피해 심각”

    성희롱 신고했더니 해고…인권위 “피해자 2차 피해 심각”

    한 대학 부교수 A씨는 같은 대학의 비정년 계약직 교수 B씨에게 성적 불쾌감을 야기하는 행위를 여러 차례 했다. A씨는 상의를 열어젖힌 남성이 등장하는 동영상을 B씨에게 보냈고, 연구실로 찾아오지 말라는 B씨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A씨는 늦은 밤 B씨 연구실을 찾아갔다. A씨는 또 점심식사 도중 다리를 뻗어 맞은편에 앉아 있는 B씨의 양쪽 발을 접촉했다. B씨는 피해사실을 대학에 알렸고, 대학은 A씨에게 정직 3개월 처분을 했다. 그런데 이후 대학은 B씨와 재계약을 하면서 학기당 주 수업시간을 6시간으로 하고 계약기간을 1년으로 했다. 반면 B씨와 같은 소속의 다른 직원과는 학기당 주 수업시간을 3시간으로 하고 계약기간을 2년으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했다. B씨는 이의를 제기했으나 대학은 묵묵부답이었고, 이후 대학은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교수의 재임용 심사에서 B씨를 탈락시켰다. 이 사건을 조사한 국가인권위원회는 대학이 B씨에게 제시한 계약서상의 업무 내용이 B씨의 신고 시점 전후로 매우 다르고, 다른 직원에게는 확연이 완화된 심사기준을 적용한 점이 인정된다면서 “대학이 실제적으로 성희롱 피해자에 대해 과중한 업무를 부여하고 이를 수용하지 않은 피해자에 대해 인사상 불이익을 가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처럼 성희롱 사건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사실을 알리고 문제점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고용상의 불이익한 처우 등 2차 피해를 당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2007년부터 성희롱 시정권고 사건들을 수록한 사례집을 발간하고 있는 인권위가 올해도 ‘성희롱 시정권고 사례집’을 발간했다고 20일 밝혔다. 인권위가 9번째로 발간한 이번 사례집에는 2018년 1월~지난해 12월 인권위가 시정을 권고한 결정문 34건이 담겨 있다. 성차별 여전…여성 노동자에게 짧은 옷 강요 사례집에는 남성 상급자가 여성 직원에게 특정한 형태의 복장과 용모를 강요한 사건도 등장한다. 어학원을 운영하는 학원장 C씨는 소속 강사 D씨에게 짧은 치마와 커피색 스타킹, 굽이 높은 구두를 착용하고 진한 화장을 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C씨는 강의실에 일명 ‘바(bar) 의자’(높이가 높은 의자)를 놓고 D씨로 하여금 그 의자에 앉아 강의를 하도록 했다. C씨는 다른 여성 강사들에게도 짧은 치마 착용을 요구하며 “그런 모습을 보면 남학생들 점수가 더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C씨는 인권위 조사에서 “남자 강사들의 의상은 수강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지만 여자 강사들의 의상은 수강생들의 호감도를 형성하는데 긍정적인 요인이 많다”면서 “내 요구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것이라면 그 당시 바로 불편함을 피력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C씨가 요구한 복장과 용모는 여성의 성 상품화와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강사의 직무 수행과 관련이 없는데도 피해자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과한 노출 등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은 일반적인 여성이라면 성적 굴욕감을 느낄 뿐 아니라 여성에게 적대적이고 모욕적인 근로환경으로서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성희롱 가해자 78%가 직장 내 상급자 인권위는 “최근 성희롱 진정사건들을 보면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주변의 부정적인 반응이나 여론, 불이익한 처우 또는 그로 인한 정신적 피해 등에 노출되는 2차 피해를 호소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인권위에 접수된 성희롱 진정사건은 2011년 216건, 2013년 240건, 2015년 201건, 2017년 298건, 지난해 303건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인권위가 2001년 설립 후 지난해 12월 31일까지 처리한 성희롱 사건 중 시정을 권고한 사건 243건을 살펴보면 고용 상하관계에서 발생한 사건이 가장 많은 69.1%를 차지했다. 성희롱 가해자는 대표자, 고위관리자, 중간관리자가 78.6%, 피해자는 평직원이 77.0%로 가장 많았다. 사례집은 인권위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인권위는 “성희롱 규제 목적이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 및 인격권뿐만 아니라 노동권 및 생존권 보장에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피해자의 일상 회복을 위해 2차 피해를 예방하는 데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사례집이 성희롱 예방 및 인식 개선에 기여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남자끼리 엉덩이 친 것” 별일 아니라는 송영길

    “남자끼리 엉덩이 친 것” 별일 아니라는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19일 외교관 A씨의 뉴질랜드 현지 남성 직원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친한 사이에 남자끼리 배도 한 번씩 툭툭 치고, 엉덩이도 한 번 치고 그랬다는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성추행 가해자를 옹호한 부적절한 발언이란 비판이 쏟아졌다. 송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문화 차이도 있다고 본다. 뉴질랜드는 동성애에 상당히 개방적”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송 의원은 “대상이 40대 초반에 180㎝, 덩치가 저만 한 남성 직원”이라며 “피해자가 가해자로 알려진 영사하고 친한 사이다. 그 남성 입장에서는 기분 나쁠 수가 있다”고 했다. 신병을 인도하라는 뉴질랜드 정부의 요구에 대해선 “오버라고 보인다”고 밝혔다. 미래통합당 황규환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대한민국 국회 외통위원장의 부끄러운 ‘가해자 중심주의’”라고 비판했다. 정의당 조혜민 대변인도 “상대가 이성이든 동성이든 성추행은 말 그대로 성추행”이라며 “문화적 차이를 운운한 자체가 성추행을 옹호한 행동”이라고 했다. 류호정 의원은 정의당 행사에서 ‘여성’이 본인의 등을 쓰다듬었던 경험을 언급하며 “저는 ‘기분 나쁘지 않았지만 만지면 안 된다’고 말했다. (송) 의원님은 ‘기분 나쁠 수 있지만 만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A씨는 2017년 12월 주뉴질랜드대사관 근무 당시 남성 직원을 세 차례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등 쓰다듬은 여성” 일화 들며…송영길 저격한 류호정(종합)

    “등 쓰다듬은 여성” 일화 들며…송영길 저격한 류호정(종합)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전 뉴질랜드 주재 한국 외교관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해당 외교관의 행동을 옹호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류호정 “이성·동성 불문 성추행은 성추행”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이날 송 의원을 향해 “동성 간이든 이성 간이든 원치 않는 성적 접촉은 ‘성추행’”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한 외교관의 성추행 추문에 대응하는 정부의 태도도 문제이지만 외교부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외교통일위원회의 위원장의 인식은 더 충격”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기사를 보다가 문득 떠오른 일이 있다. 정의당 행사 뒤풀이였는데, 옆자리에 앉은 ‘여성’분이 제 등을 쓰다듬었다”며 “그분에게 어떤 ‘악의’도 없다는 걸 잘 알았기 때문에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그래도 저는 그렇게 말했다. ‘어디서든 누구에게든 허락 없이 이러시면 안 돼요’”라며 자신이 겪었던 일화를 소개했다. 이어 송 의원의 발언을 상기시킨 뒤 “나는 ‘기분 나쁘지 않았지만, 만지면 안 된다’고 말했다”며 “의원님은 ‘기분 나쁠 수 있지만, 만질 수도 있다’고 말하시더라”고 꼬집었다. 류 의원은 “어떤 인간이든, 조직이든 완벽할 수 없다. 그래서 ‘잘못’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위원장님은 외교부의 잘못을 엄중히 꾸짖어야 할 국민의 대표이다. 막강한 권한과 힘을 가지고 있다. 조금 ‘오버’해도 괜찮지 않을까”라고 했다. 류 의원은 지난 12일 상대방이 동의하지 않는 성행위라면 강압이 없다고 해도 처벌이 가능하도록 한 ‘비동의 강간죄(형법 일부개정법률안)’를 도입하는 법안을 21대 국회 1호 법안으로 대표 발의한 바 있다.앞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국 대사관은) 같은 남자끼리, 우리는 배도 한 번씩 툭 치고 엉덩이 쳤다는 건데 친했다고 주장한다. 그때 당시 문제가 그 남성 입장에선 기분 나쁠 수가 있다”면서 옹호성 발언을 해 논란을 자초했다. 그는 해당 외교관을 뉴질랜드로 인도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그건 오버라 보여진다”고 말했다. 송영길 “해당 외교관 옹호 발언 아냐” 송 의원은 19일 전 뉴질랜드 주재 한국 외교관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해당 외교관의 행동을 옹호한 것은 아니다”고 언론에 해명했다. 이어 해당 발언의 취지에 대해 “외교부가 뉴질랜드와 우리나라의 문화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안이하게 대처했던 점을 지적하다가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가해자 감싸기’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황규환 미래통합당 부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국회 외통위원장이 여당 소속이라는 이유로 막무가내 논리를 앞세워 피해자에게 상처를 주면서까지 정부 감싸기에 나선 것”이라며 “성폭력 사건을 대하는 여당 국회의원의 왜곡된 인식이 한없이 황당하다”고 밝혔다. 또 “문화의 차이를 운운하며 마치 뉴질랜드의 피해자가 오해했다는 듯한 뉘앙스의 발언은 ‘가해자 중심주의’”라고 지적했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상대가 이성이든 동성이든 성추행은 말 그대로 성추행”이라며 “문화적 차이를 운운한 자체가 성추행을 옹호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은 “민주당 내 수많은 권력형 성범죄 사건이 저급한 성인지 감수성을 가진 권력자들의 사고 영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여당에 성인지 감수성 교육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에서 “의원이 이런 인식을 가졌으니 그 당에서 성추행 사건이 줄줄이 일어나는 것”이라며 “괜히 더듬어만지당이겠나”라고 비꼬았다.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송영길 “엉덩이 툭툭 친 것 갖고 뉴질랜드 오버”… 野 “그게 성추행”(종합)

    송영길 “엉덩이 툭툭 친 것 갖고 뉴질랜드 오버”… 野 “그게 성추행”(종합)

    野 “외통위원장 국제 망신, 가해자 감싸기”온라인커뮤니티서 “송영길 엉덩이 치자”‘성희롱 관대’ 야유성 댓글 쏟아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인 외교관의 뉴질랜드 현지 직원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뉴질랜드 정부가 해당 외교관의 신병 인도를 요구한 데 대해 “친한 사이에 남자끼리 배도 한 번씩 툭툭 치고, 엉덩이도 한 번 치고 그랬다는 것인데 (신병 인도 요구는) 오버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야당은 “국제 망신이고 궤변이며 그게 바로 성추행”이라면서 “한심하기 그지 없다”고 비판했다. 송 “뉴질랜드, 동성애에 상당히 개방적” 송 의원은 1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문화의 차이도 있다고 본다”면서 “뉴질랜드는 동성애에 상당히 개방적”이라면서 이렇게 밝혔다. 송 의원은 피해자의 체격 등 외모를 언급하며 성별이 여성이 아닌 남성인 점도 강조했다. 송 의원은 “(피해자는 여성이 아닌) 키가 180㎝, 덩치가 저 만한 남성 직원”이라면서 “그 남성 입장에서는 기분 나쁠 수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 외교관의 신병을 인도하라는 뉴질랜드 정부의 요구에 대해서는 “오버라고 보인다”고 말했다.통합 “누가 친하다고 배 치고 엉덩이 치나”“‘가해자 중심주의’ 궤변, 국제적 망신” 야당은 송 의원의 발언에 대해 “성추행 사건에 대한 ‘가해자 중심주의’의 부끄러운 궤변”이라며 한목소리로 일갈했다. 황규환 미래통합당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송 의원의 발언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황 부대변인은 “정부 여당 일이라면 그 어떤 허물이라도 감싸기에 급급한 더불어민주당이 이제는 성추행 사건에서 조차 ‘가해자 중심주의’를 내세우고 있다”며 “한없이 황당하고 어떻게든 정부 편을 들어보려는 외통위원장의 궤변에 한없이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황 부대변인은 “문화 차이를 운운하며 마치 뉴질랜드의 피해자가 오해했다는 듯한 뉘앙스의 발언은 가히 가해자 중심주의”라며 “행여 송 위원장의 발언이 알려져, 피해자가 상처를 받고, 또 다시 국제적으로 망신을 당하지는 않을지 부끄럽고 또 조마조마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황 부대변인은 “성폭력 문제는 이성간, 동성간을 막론하고 벌어지는 심각한 사안”이라며 “대체 어느 누가 친하다고 배를 치고, 엉덩이를 친단 말인가.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이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피해자에게 상처를 준 외교관을 질타하고 안이한 대응으로 일관한 외교부에 목소리를 높여야할 국회 외통위원장이 여당 소속이라는 이유로 막무가내 논리를 앞세워 피해자에게 상처를 주면서까지 정부 감싸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정의당 “한심해, 남녀 떠나 성추행일뿐”“문화적 운운 자체가 성추행 옹호·일조” 송 의원의 이런 발언에 대해 정의당은 “한심하기 그지없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상대가 이성이든 동성이든 성추행은 말 그대로 성추행”이라면서 “문화적 차이를 운운한 그 자체가 성추행을 옹호한 행동이며, 성폭력에 무감각한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한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는 국적을 가리지 않는 만큼 한국 정부는 성추행 혐의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누리꾼들 “친하면 엉덩이 쳐도 되냐” 이에 대해 온라인 커뮤니티와 포털 사이트에서는 “송 의원의 엉덩이를 쳐보자”, “모르는 내가 송 의원의 엉덩이를 좀 쳐도 되겠느냐”, “모든 국민들은 송 의원이 지나갈 때마다 엉덩이를 쳐줘라”, “친하다고 엉덩이를 쳐도 된다니 국제적 망신이다”, “살다살다 친하다고 엉덩이 만져주는 건 처음” 등 성희롱 문제를 가볍게 생각하는 송 의원에 대한 야유성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 누리꾼(imck****)은 송 의원의 발언에 대해 “‘동성의 엉덩이와 가슴을 만진 것은 상관 없다’ 역사에 길이 남을 명언이다. 계양구 주민인게 정말 X팔린다”고 조소했다. 송 의원의 지역구는 인천 계양구다. 일각에서는 피해자가 아닌 ‘피해호소인’ 명칭 사용 논란을 빚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 사건 등을 엮어 송 의원과 민주당의 대응 태도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성추행 혐의 외교관 17일 귀국외교부 재조사 여부는 “매우 신중” 뉴질랜드 근무 당시 현지인 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한국 외교관이 지난 17일 현 근무지인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돌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가 지난 3일 “여러 물의를 야기한 데 대한 인사 조치”로 즉각 귀임을 지시한 지 14일 만이다. 외교부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상황에서 이사 준비에 필요한 시간 등을 고려해 이날까지 귀국을 허용했다. A씨는 무보직 상태로 본부 근무 발령을 받았으며, 일단 방역 규정에 따라 2주 자가격리했다. 이후 외교부는 A씨에 대한 후속 조치를 결정할 방침이지만 이미 외교부 자체 감사를 통해 징계까지 한 사안인 만큼 일사부재리 원칙을 고려해 재조사 등은 매우 신중하게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뉴질랜드 정부는 A씨가 2017년 12월 주뉴질랜드대사관에서 근무할 때 현지인 남자 직원을 성추행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며 그에 대한 직접 조사를 요구해왔다.뉴질랜드, 한국 정부 비협조 불만 표출 A씨는 뉴질랜드 사법 당국의 조사가 시작되기 전 임기 만료로 2018년 2월 뉴질랜드를 떠났고, 이후 외교부 감사에서 이 문제가 드러나 2019년 2월 감봉 1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피해자와 A씨 모두 신체적 접촉이 있었던 사실을 인정했다. 고위당국자는 “법률 전문가와 외부 민간인을 포함한 위원회에서 최종 결정하는 것이어서 관련 내용을 충분히 다각도로 면밀히 검토한 후에 결정한 것이 감봉 1월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피해자는 2019년 10월 뉴질랜드 경찰에 신고했으며, 뉴질랜드 사법 당국은 A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한국 정부에 수사 협조를 요청했다. 뉴질랜드 경찰이 요구한 폐쇄회로(CC)TV 자료는 시간이 많이 흘러 당시 피해 상황을 담은 영상이 없다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정부는 주뉴질랜드대사관과 대사관 직원의 정당한 면책특권을 포기하지 않는 범위에서 수사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뉴질랜드는 외교 관례까지 무시하며 한국이 협조하지 않는다는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현해왔다.아던 총리, 文대통령에 성희롱 문제제기외교부, ‘언론 플레이’에 불만 표시 급기야는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지난달 28일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에서 한국 정부의 대응에 실망을 표현했다는 사실이 총리 대변인을 통해 공개됐으며, 지난 1일에는 윈스턴 피터스 뉴질랜드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이 TV 프로그램에서 이 문제를 제기했다. 외교부는 뉴질랜드가 형사사법공조조약과 범죄인인도조약 등 양국 간 공식적인 사법절차를 활용하지 않고 언론을 통해서만 문제를 제기하는 것에 대해 “외교 관례상 매우 이례적”이라며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는 ‘언론 플레이 하지 마라’는 의미로 해석됐다. 외교부는 뉴질랜드가 형사사법공조조약과 범죄인인도조약 등 양국 간 공식적인 사법절차에 따라 수사 협조를 요청하면 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외교부는 또 피해자가 중재 협의를 요청해와 올해 초부터 약 4개월간 주뉴질랜드대사관이 피해자와 A씨 사이에 중재했으나, 피해자의 위자료 요구 등에 대한 입장차가 커 결렬됐다고 전했다. 피해자는 중재 결렬 이후 언론을 통한 문제 제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고위당국자는 “피해자는 정신적, 경제적 피해 보상을 요구했다”며 중재 결렬 이유에 대해서는 “조건이 맞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시민단체, “국가 명예훼손” 외교관·강경화 검찰에 고발 지난 3일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뉴질랜드 대사관 근무 당시 현지 직원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는 외교관 A씨를 성추행·명예훼손·품위유지의무 위반 등 혐의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직무유기 등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 이 단체는 “외교부에서는 성추행 사건을 개인 문제로 치부하고 있는데 이는 국민을 기만하고 대통령을 모독하는 것”이라며 “성추행을 저질러 국가 명예를 크게 훼손한 A씨에 대한 신속하고 공정한 법 적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강 장관에 대해서도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A씨를 거론하는 등 이 사건이 외교적 문제로 비화하고 있는데도 강 장관은 이를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고 묵과했다”며 “이는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직무유기”라고 밝혔다. 이들은 “A씨가 잘못한 것이 있으면 한국에서 엄히 처벌해야 한다”며 검찰에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첫째는 살해, 둘째는 인신매매…中 부부의 인면수심 악행

    첫째는 살해, 둘째는 인신매매…中 부부의 인면수심 악행

    자고 있는 아들을 둔기로 마구 때려 살해한 인면수심의 30대 부부가 공안에 자수했다. 지난 2012년 부부의 차남(당시 2세)을 돈을 받고 다른 가정에 팔아넘긴 혐의도 추가 발견됐다. 중국 장시성 상라오시에 거주하는 13세 샤오장 군이 지난달 24일 싸늘한 주검으로 집 안에서 발견됐다. 주택 안 욕조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 샤오장 군의 시신에는 붉은 멍 자국이 가득해 폭행으로 인한 사망일 것이라는 추측을 받아왔다. 특히 샤오장 군의 왼쪽 팔목에는 날카로운 물건으로 상해를 입힌 것으로 보이는 상처와 핏자국 등이 채 아물지 않은 상태였다. 당시 샤오장 군의 주검을 최초 발견해 관할 파출소에 신고한 이들 역시 피고인으로 지목된 장 씨 부부다. 이들 부부는 지난달 24일 자신들이 외출한 사이 아들이 사망한 채 주검으로 발견됐다고 지난달 25일 관할 파출소에 신고했다. 하지만 신고가 있었던 이튿날인 26일 오전 8시 경, 장 씨 부부는 파출소를 찾아 자신들이 샤오장 군을 폭행해 사망케 했다고 살해 사건 일체를 자수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사망한 샤오장 군이 발견된 주택은 그의 친 할아버지 할머니가 거주하는 곳으로 생전 조부모와 함께 생활했다. 올해 80대의 장 모 씨 할아버지와 주 씨 할머니 부부가 손자 샤오장 군의 보호자로 12년 동안 거주해왔던 것. 하지만 샤오장 군에 대한 잔인한 폭행은 그의 친부모인 장 씨 부부가 귀향하면서 시작됐다. 2018년 8월까지 외지에서 농민공 생활했던 장 씨 부부가 농촌으로 귀향한 뒤 샤오장 군에 대한 무차별적인 폭행을 시작했던 것. 특히 사건의 주요 증인으로 나선 샤오장 군의 친 할아버지와 할머니 두 사람이 올해 36세의 장 씨 부부의 폭력성에 대해 진술하기 나서면서 이 같은 논란을 더욱 가중되는 양상이다. 더욱이 약 15일에 걸친 수사 끝에 장 씨 부부는 지난 2012년 둘째 아들 샤오두 군(당시 2세)을 돈을 받고 다른 가정에 팔아넘긴 사실도 밝혀졌다. 이들이 직접 나서 인신매매를 한 아들 역시 부부의 친자녀다. 당시 자신들의 친아들인 샤오두 군은 온라인 상에서 알게 된 일면식 없는 가정에 3만 위안(약 540만 원)에 거래됐다. 양육비 등의 부담을 이유로 친부모인 장 씨 부부가 자신들의 친아들을 인신매매한 것. 당시 이들이 출생 직후의 영아를 거래하고 받은 금액은 고작 8천 위안(약 144만 원)에 불과했다. 나머지 2만 2000 위안(약 396만 원)은 인신매매 중개인들이 일명 ‘중개 비용’으로 챙겼다. 지난 2012년 당시 아들 부부의 인면수심의 인신매매 사실을 알게 된 직후 장 씨 할아버지와 할머니 두 사람은 곧장 친손자를 거래한 가정을 찾아가 3만 위안의 거래대금을 지불하며 아이를 돌려달라고 요구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 인신매매로 장 씨 아들을 데려간 부부들은 장 씨 할아버지에게 “아동 불법 거래 사실을 공안에 신고할 것”이라면서 할아버지 부부를 협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출생 직후 친부모의 손에 팔려갔던 샤오두 군은 현재 저장성의 한 농촌 가정에서 생존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장 씨 부부의 계속된 악행은 지난달 24일 장남 샤오장 군이 잔인하게 폭행 당한 뒤 사망에 이르면서 외부로 알려졌다. 샤오장 군의 주요 증인으로 나선 장 씨 할아버지는 자신의 친아들이자 사건 가해자인 장 씨 부부가 귀향한 직후 손자에 대한 폭행을 시작했다고 증언했다. 이 기간 동안 장 씨 부부는 뚜렷한 직업을 갖지 않았고 주로 온라인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때문에 가족들의 생활비와 샤오장 군을 위한 교육비 등은 장 씨 할아버지 부부가 전액 마련하는 형편이었다. 장 씨 할아버지는 “아들 부부는 지난 12년 동안 첫 손자 양육비로 1000위안 남짓한 돈을 준 것이 전부”라면서 “지금은 이미 저장성의 다른 가정에서 살고 있는 둘째 손자가 태어났을 당시 우리 집에 아이를 위탁하려 했지만 도저히 아이를 키울 만한 형편이 되지 않아서 거절할 수밖에 도리가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그 당시 둘째 손자를 다른 집에 돈을 받고 인신매매하겠다는 결정을 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했다. 친부모에 의한 잔혹한 폭행으로 사망한 샤오장 군의 사건이 외부로 알려지자 중국 현지에서는 이들 부부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여론이 가중됐다. 관할 공안국은 “피고인들은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장남 샤오장 군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갔고, 그들의 차남을 불법 인신매매하는 등 차마 친부모가 할 수 없는 악행을 저질렀다”면서 “비록 사건 직후 아들에 대한 살해 사건 일체를 자백했지만, 자신들이 저지른 범행을 크게 반성하는 기색도 없다”고 비판했다. 관할 공안국은 이들 장 씨 부부를 붙잡아 형사 구류, 추가 여죄 여부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관할 공안국은 장 씨 부부가 평소 샤오장 군에 대한 무차별적인 폭행으로 사망에 이르게 했지만 사망 직후 살인 혐의 일체를 자수했다는 점 등을 감안해 고의살인죄 처벌 수위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송영길, 외교관 성추행에 “남자끼리 엉덩이 툭툭 치지 않나”

    송영길, 외교관 성추행에 “남자끼리 엉덩이 툭툭 치지 않나”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뉴질랜드 외교관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친한 사이에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감쌌다. 19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송 의원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연내 방한과 관련해 “우리나라가 지금 갑자기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확산을 계기로 제2의 신천지처럼 될 것 같아서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걸 잘 통제하지 못하면 또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당초 올해 상반기에 방한해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지면서 방한이 지연되고 있다. 송 의원은 시 주석의 연내 방한은 기정사실로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면서 곧 방한할 것으로 알려진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 일정에 대해선 “날짜를 조율하고 오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송 의원은 양제츠 정치국원에 대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며 “정의용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방문에 대한 답방의 성격도 있고, 문재인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 시 주석의 방한을 준비하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송 의원은 한중 정상회담에 대해 “상대적으로 코로나를 잘 통제하고 있는 우리 한국과 중국이 만나는 것이 또 전 세계에 코로나 방역 협력의 모습을 보여주는 의미가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송 의원은 뉴질랜드 외교관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대상이 40대 초반에 180cm, 덩치가 저만한 남성 직원”이라며 “이 피해자가 가해자로 알려진 영사하고 친한 사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그냥 같은 남자끼리 배도 한 번씩 툭툭치고 엉덩이도 치고 하는 건데, 그 남성 입장에서는 기분 나쁠 수가 있는 것”이라며 해당 직원을 뉴질랜드로 보내는 문제에 대해선 “나는 그건 오버(과한 조치)라고 보여진다”고 생각을 전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열린세상] 직장 내 괴롭힘 금지제도의 성과와 개선점/박영기 한국공인노무사회 회장

    [열린세상] 직장 내 괴롭힘 금지제도의 성과와 개선점/박영기 한국공인노무사회 회장

    하루의 법정 노동시간은 8시간이다. 출퇴근 시간과 점심 휴식시간 1시간을 제외한 순수 노동시간이 그렇다. 평범한 직장인이라면 보통 하루 10시간 이상을 회사에서 보내게 된다. 학교를 졸업하고 회사에 취업해 정년에 이르기까지 인생의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직장이다. 평생을 함께해야 할 직장이 자기계발과 조직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보람된 장소가 아니라 상사나 사업주 등 우월적 지위에 있는 사람에 의해 괴롭힘을 당하는 곳이 된다면 어떨까. 직장 생활뿐만 아니라 삶 전체가 끔찍한 지옥일 수밖에 없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제도’가 실시된 지 1년이 조금 지났다. 간호사 업계의 ‘태움’ 문화, 대기업 소유주 일가의 종업원에 대한 폭행과 폭언, 교수 사회의 학생에 대한 갑질, 고질적인 체육계의 가혹행위 등 국민적 공분이 계기가 돼 도입된 제도다. 제도 시행 후 지금은 좀 나아졌을까. 인사노무담당자와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가 실시한 1주년 기념 실태조사 결과 조사 대상자의 25% 정도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거나 목격한 경험이 있었다. 직장 내 괴롭힘의 가해자는 상사가 70%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이 동료, 임원, 부하직원, 사업주, 임원 또는 사업주의 친인척 순으로 조사됐다. 괴롭힘 문제는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공인노무사회는 올해 3월부터 고용노동부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 상담센터’를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전국 8군데의 상담센터 중 한국공인노무사회는 서울강원지역, 부산울산경남지역, 대구경북지역, 광주전라지역 상담센터를 위탁받아 60여명의 직장 내 괴롭힘 전문노무사가 활동 중이다. 직장 내 괴롭힘 상담은 다른 일반적인 노무 상담과 차이가 있다. 노동법 등 법률상담이 다수인 노무 상담과는 다르게 고충을 들어주고 심리 상담을 안내하는 등 고충처리상담 측면이 크다. 상담시간도 보통 30분 내외에서 길게는 1시간이 넘는 경우도 많다. 전국적으로 고르게 매월 상담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 아직 직장 내 괴롭힘이 근절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의미 있는 변화가 엿보이는 것 또한 사실이다. ‘직장갑질119’ 조사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 금지제도 시행 후 괴롭힘 행위가 줄어들었다는 응답이 53.5%로 줄어들지 않았다는 응답 46.5%보다 높게 나왔다. 우리 사회의 직장 내 괴롭힘 금지 노력이 어느 정도 성과가 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제도는 제도 시행 전부터 노사 간 많은 갈등과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괴롭힘이라는 용어가 내포하는 모호성과 은밀성으로 이를 법적으로 규제하는 데 분명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형법적으로 규율하지 않고 취업규칙 등 노사 간 자율규제 및 징계를 통해 해결토록 한 점은 타당하다.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므로 원칙적으로 노동청이나 경찰에 신고할 수 없고,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할 수도 없다. 이런 제도적인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직장 내 괴롭힘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는 ‘직장 내 괴롭힘 예방교육’을 의무화하는 것이다. 현재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로 의무화돼 있다. 이와 같은 사례를 참고하고 직장 내 괴롭힘을 원인으로 하는 재해에 대해 산업재해보상법상 산재로 인정받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산업재해 예방 측면에서도 ‘직장 내 괴롭힘 예방교육’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직장 내 괴롭힘 상담 과정 중 가장 곤혹스러운 질문 중 하나는 해당 직장의 최고책임자인 사장 또는 대표자가 가해자인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지다. 사장 또는 대표자도 취업규칙을 준수해야 하므로 절차대로 신고하고 대응하라고 조언하지만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될 수 없다는 건 자명하다. 직장 내 괴롭힘의 가해자가 해당 직장의 최고책임자인 경우와 같이 특별한 상황에서는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직장 내 괴롭힘 문화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사전 예방을 위한 직장 내 괴롭힘 예방 교육의 법정의무화와 사업주나 대표자가 가해자일 경우 노동위원회를 통한 판정 및 시정이 가능하도록 구제절차를 마련하는 등 제도의 구체적 개선이 절실한 시점이다.
  • [글로벌 In&Out] 한일 경색을 방치해선 안 되는 까닭/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글로벌 In&Out] 한일 경색을 방치해선 안 되는 까닭/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해마다 8월은 한일 모두에 ‘역사’의 계절이다. 일본에서 6일은 히로시마, 9일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된 날이고 15일은 종전기념일이다. 왜 패전이 아니라 종전인가. 많은 일본인에게 ‘패전의 슬픔’보다는 ‘종전의 안도’가 더 컸기 때문은 아닐까. 일본은 침략국이자 가해자이다. 하지만 대다수 일본인은 전쟁의 피해자였다. 이 계절 항상 생각나는 게 있다. 일본의 전사자 중 전투에서 죽은 사람보다 굶어 죽은 사람이 훨씬 많았다는 사실이다. 당시 일본 지도자가 얼마나 무모한 전쟁에 수많은 젊은이를 동원해 죽음에 이르게 했는지 화가 나 견딜 수 없다. 한국에서 15일은 광복절이자 일제 치하에서 해방된 날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이후 4번째 광복절 경축사를 했는데 한일 관계에 어떤 언급을 하는지 사뭇 기대됐다. 지금 한일은 2018년 10월 대법원 판결의 이행을 위한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 현금화 절차에 돌입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어서다. 연설은 격조 높았다. 어떤 일이 있어도 행복추구권 등 개인의 인권을 국가가 지켜 나가겠다는 강한 결의를 보인 대목은 매우 인상 깊었다. 한일 관계에 대해서는 지난해처럼 대일 비판은 삼갔다. 대신 대법원의 강제동원 판결을 존중한다는 전제 위에 피해자가 납득할 수 있는 해결책을 협의하자고 일본에 제안했다. 그러나 개인청구권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과 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적어도 일본에 대한 개인청구권은 소멸됐다는 일본 정부 간 괴리가 커 어떤 타협책을 생각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대법원 판결, 청구권협정, 피해자의 납득, 이 3가지를 어떻게 만족시키는지가 관건이다. 일각에서는 한일 모두 타협을 포기했고, 함께 정권 지지율이 추락하는 상황에서 긴장을 격화시켜 강경론으로 지지층을 결집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견해도 제기된다. 한일 정부 모두, 다수 여론이 자국에 정의가 있다고 지지하는 만큼 상대방이 양보한다면 모를까, 먼저 양보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언론 보도를 봐도 상대방 정권의 지지율 하락에 환호한다. 그러나 지지율이 떨어지고 정권의 힘이 약해질수록 과감한 타협은 어려워지는 딜레마를 생각해야 한다. 한일이 지금 상황을 방치할 만큼 여유는 없다. 포스트 코로나 국면에서 격화될 미중 대립 속에서 한일이 협력하지 못하면 대응이 어려워진다. 한일 모두 자멸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 정부의 주도권을 기대한다. 왜 일본이 아니라 한국인가.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청구권협정에 관한 기존의 해석과는 다른 판결을 제시한 것이 한국 대법원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상 변경’을 하려는 쪽은 한국이다. 둘째, 포스트 코로나의 미중 대립 격화 속 외교를 냉정하게 고려할 때 보다 어려움에 처하는 것은 한국일 가능성이 크다. 한국이 일본의 협력을 필요로 하는 정도가, 일본이 한국의 협력을 필요로 하는 정도보다 크다고 생각하는 게 타당하다. 미중 대립의 틈바구니에서 일본은 유일한 선택지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곤란하더라도 미국 편을 들 수밖에 없다는 각오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일본에 비해 한국의 선택은 쉽지 않을 것이다.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하는 일만은 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 외교가 지금까지 이루어 온 성과는 아무리 평가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이번에도 과연 한국만의 힘으로 헤쳐 나갈 수 있을까. 특히 미중 협력이 요구되는 북한 문제를 떠안을 수밖에 없는 만큼 더욱 어려움이 따른다. 한국은 포스트 아베까지 염두에 두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일본을 관여시키기 위해 일본 정부와 사회를 어떻게 설득할지를 생각했으면 한다. 한국이 그런 외교를 편다면 일본 정부와 사회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