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가해자
    2026-01-18
    검색기록 지우기
  • 상하수도
    2026-01-18
    검색기록 지우기
  • 송파구
    2026-01-18
    검색기록 지우기
  • 유공자
    2026-01-18
    검색기록 지우기
  • 정책노선
    2026-01-1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2,401
  • 이란 핵무기 개발 주도한 과학자 암살 당해, 이스라엘 소행 의심

    이란 핵무기 개발 주도한 과학자 암살 당해, 이스라엘 소행 의심

    2000년대 초반까지 이란의 핵 개발 프로그램을 이끌었던 과학자가 암살 당했다. 이란은 즉각 이스라엘을 테러의 배후로 지목하고 복수를 다짐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27일(현지시간) 국방부의 연구·혁신 기구 수장이자 핵 과학자인 모센 파크리자데가 수도 테헤란 인근 소도시 아브사르드에서 테러 공격을 받아 살해됐다고 보도했다. 이란 반관영 파르스 통신은 먼저 폭발음이 들렸고 뒤이어 기관총 소리가 들렸으며 테러 공격을 감행한 서너 명이 경호원들과 총격을 벌이는 와중에 사살 당했다는 목격자의 증언을 전했다. 이란 국방부도 파크리자데는 부상한 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의료진이 소생시키는 데 실패했다고 밝혔다. 파크리자데는 1999년부터 2003년까지 이란이 진행한 핵무기 개발 계획인 ‘아마드 프로젝트’를 주도한 인물로 알려져 있었다. 서방의 정보기관은 그가 민간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가장해 핵탄두를 개발하는 프로그램을 비밀리에 진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2011년 유엔 보고서에 파크리자데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 기술 획득을 위해 노력했으며 여전히 그런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인물로 기술됐다. 이번 암살 사건은 이란이 평화적인 에너지 획득이든 핵무기 제조든 필수적 과정으로 주목되는 우라늄 농축에 열중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는 와중에 나온 것이다. 또 미국 대선 결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돼 2015년 이란과 미국 등 6개 열강이 체결한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폐기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권력을 이양하는 시기에 일어난 일이어서 주목된다. 바이든 당선인이 이란과의 핵합의를 다시 작동하려고 하는 상황, 이스라엘이 이에 강력히 반발하는 상황에 파크리자데가 암살 당해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018년 자국의 정보기관 모사드가 테헤란 남서부 슈러브드 지역의 비밀시설을 급습해 확보한 핵 개발 관련 기밀 자료를 공개하면서 파크리자데를 언급했다. 당시 네타냐후 총리는 “아마드 프로젝트를 주도한 이란 핵과학자 파크리자데가 2018년에도 SPND라는 핵무기를 개발하는 비밀 조직의 책임자”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파크리자데라는 이름을 기억하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최대 적성국인 이란의 핵 무기 보유를 방해하기 위해 이란 핵과학자들을 여러 차례 살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010년 1월 테헤란대 교수인 핵 물리학자 마수드 알리 모하마디가 출근길에 폭탄 공격을 받고 숨졌고, 같은 해 11월 이란원자력기구의 핵심 멤버였던 마지드 샤흐리아리가 폭발 사건으로 목숨을 잃었다. 이듬해 7월에는 핵개발에 관여한 과학자 다르이시 레자에이가 테헤란에서 오토바이를 탄 괴한의 총격으로 숨졌고, 2012년 1월에는 핵 과학자 모스타파 아흐마디 로샨이 자신의 차에 부착된 폭탄이 터져 목숨을 잃었다. 이란 법원은 2017년 모사드에 이란 핵물리 과학자의 개인 정보를 유출해 이들의 암살을 도운 혐의로 마지드 자말리 파시라는 이란인에게 사형을 선고한 일이 있다.이란의 고위직들은 이번에도 파크리자데 암살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면서 복수를 다짐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이스라엘이 파크리자데 살해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자리프 장관은 “이스라엘의 역할을 암시하는 비겁함은 가해자들의 필사적인 전쟁 도발을 의미한다”며 “이란은 국제사회, 특히 유럽연합(EU)에 부끄러운 이중잣대를 버리고 이런 국가 테러를 비난할 것을 촉구한다”고 적었다.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은 ‘엄중한 복수’를 천명했다. 바게리 총장은 파크리자데의 죽음을 “비통하고 중대한 타격”이라고 표현하고 “우리는 이번 일에 관계된 자들을 추적해 처벌할 때까지 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테러 조직과 그 지도자, 그리고 이 비겁한 시도의 가해자들은 엄중한 복수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호세인 데흐건 이란 최고지도자 군사 수석보좌관도 이스라엘이 전쟁을 도발하기 위해 파크리자데를 살해했다고 비난했다. 데흐건 수석보좌관은 트위터에 “시온주의자(이스라엘)들은 동맹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임기 막바지에 이란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전면전을 일으키려고 한다”고 적었다. 그러나 미국과 이스라엘 국방부는 파크리자데 암살에 대해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성추행’ 혐의 쇼트트랙 선수 임효준 1심 유죄→2심 무죄 이유는

    ‘성추행’ 혐의 쇼트트랙 선수 임효준 1심 유죄→2심 무죄 이유는

    동성 후배를 성추행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가 인정됐던 쇼트트랙 전 국가대표 임효준(24)씨가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임씨의 행동이 “성적인 추행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부장 이관용) 심리로 27일 열린 임씨의 항소심 재판에서 재판부는 임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던 1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임씨는 지난해 6월 17일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웨이트트레이닝센터에서 체력훈련 중 훈련용 클라이밍 기구에 올라가던 대표팀 후배의 바지를 잡아당겨 신체 부위를 드러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임씨는 사실관계는 인정하면서도 추행 의도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은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구형했다. 1심은 임씨의 강제추행 혐의를 인정해 벌금 300만원과 40시간의 성폭력치료 이수를 함께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주장처럼 장난스러운 분위기에서 사건이 벌어졌다고 해도 피고인은 본인의 행동으로 피해자의 신체부위가 노출되면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을 미필적으로라도 인식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유죄 이유를 설명했다. 아울러 “강제추행의 요소는 가해자의 흥분이나 만족과 같은 주관적 목적까지는 필요없으며 미필적 고의만으로도 성립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날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는 임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강제추행 혐의를 무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당시 자리에 있던 동료 선수들도 훈련 시작 전 장난하는 분위기에서 사건이 발생했다고 진술하고 있다”면서 “바지를 잡아당긴 피고인의 행위가 객관적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고 선량한 도덕관념에 반한다기에는 의심스럽다”고 설명했다. 이어 “쇼트트랙 선수들은 장기간 합숙하며 서로 편한 복장으로 마주치는 일이 흔하고, 계주는 남녀 구분없이 서로 엉덩이를 밀어주는 훈련도 하고 있다”면서 “비난받을 수 있을지언정 성적으로 추행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부연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코로나 회복 후 다른 유형 재감염 발견

    코로나 회복 후 다른 유형 재감염 발견

    국내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재감염 사례가 국제학술지에 보고됐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성문우 교수 연구팀은 코로나19 완치 뒤 재양성 판정을 받은 국내 환자 6명을 연구해 이 중 1명에게서 재감염 사실을 확인해 국제학술지 ‘임상 감염병’에 게재했다. 재감염된 이 환자는 지난 3월 코로나19 확진 후 회복했다가 4월 초 다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조사 결과 처음에는 ‘V형 유형 바이러스에, 두 번째는 ‘G형’에 감염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아미노산의 변화에 따라 7개 유형으로 분류하고 있다. V형은 3월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유행했고, G형은 유럽에서 들어와 현재 유행을 주도하고 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감염에서 회복된 후 재감염이 발생한 사례”라며 “감염으로 생성된 중화항체가 다른 유형의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면역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방역당국 역시 지난 9월 국내 코로나19 재감염 의심 사례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플루엔자(독감)처럼 일부 변이를 하면 재감염이 어느 정도 가능하고, 면역이 평생 유지되지 않아 감기·독감처럼 반복적으로 감염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송경호 교수팀이 코로나19 치료 후 퇴원한 환자 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 중 4명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증상을, 1명은 우울감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들은 자신이 타인을 감염시킬 것과 이웃에게 차별받을 것, 사생활이 공개될 것을 두려워했다. 연구팀은 “2015년 메르스, 앞서 홍콩의 사스 때도 감염자를 가해자로 낙인찍는 차별이 있었다”며 “이들의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증상 지속 여부는 환자에 대한 사회와 공동체의 인식에 달렸다”고 지적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n번방 성착취 발본색원, 시작일 뿐”

    “n번방 성착취 발본색원, 시작일 뿐”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1심에서 징역 40년을 선고받은 26일 여성단체들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며 디지털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텔레그램 성착취 공동대책위원회는 26일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잡히지도, 처벌받지도 않는다’는 조주빈의 말은 오늘로 틀린 것이 됐다”며 “박사 조주빈에 대한 판결은 우리 사회에 큰 의미를 준다. 우리는 끝장을 볼 것이며, 텔레그램 성착취 끝장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밝혔다. 공대위는 “쏟아지는 국민적인 관심 때문에 재판부가 눈치를 봤다가, 관성대로 ‘n번방이 먹고 자랐던’ (부당한) 판결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여전하다”며 “성착취 근간을 찾고, 발본색원하고, 가해자들이 죗값을 받을 수 있게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대위는 또 “조주빈에 대한 선고는 n명의 ‘n번방’ 가해자 중 하나에 대한 선고에 불과하다”며 다른 성착취 가해자에 대해서도 전향적인 판결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민단체들은 피해자 보호도 강조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여성인권위원회 조은호 변호사는 “수사기관과 법원은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법적 절차에서 피해자의 지위와 권리 보장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피해자는 가해자 처벌에 기여하는 경험을 통해 피해 당시의 무력감에서 벗어나 생존의 힘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양형에 가해자의 사정보다 피해자의 현실이 더 반영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권효은 활동가는 “재판부는 가해자의 처지에 감정 이입하지 않고 피해자의 피해를 먼저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박사방’ 조주빈, 1심서 징역 40년…‘태평양’ 이군은 징역 5~10년(종합)

    ‘박사방’ 조주빈, 1심서 징역 40년…‘태평양’ 이군은 징역 5~10년(종합)

    법원, 공소혐의 대부분 유죄 인정공범들, 징역 5년~15년 선고법원 “복구 불가능한 피해” 질타 텔레그램 ‘박사방’에서 미성년자 등을 대상으로 성 착취물을 제작·공유한 혐의로 기소된 조주빈(24)이 1심에서 징역 40년을 선고받았다. 성 착취물 제작·유통을 도운 공범들에 대해서는 징역 5~15년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 이현우)는 26일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음란물 제작·배포 등)과 범죄단체조직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씨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아울러 신상정보 공개·고지 10년, 취업제한 10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30년, 1억여원 추징 등을 명령했다. 함께 기소된 전직 거제시청 공무원 천모(29)씨는 징역 15년, 전직 공익근무요원 강모(24)씨는 징역 13년을 선고받았다. ‘박사방’ 유료회원인 임모씨와 장모씨는 각각 징역 8년과 7년을 선고받았으며, 미성년자인 ‘태평양’ 이모(16)군은 장기 10년, 단기 5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조주빈에 대해 “피고인이 다양한 방법으로 다수의 피해자를 유인·협박해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오랜 기간 여러 사람에게 유포했다”면서 “특히 많은 피해자의 신상을 공개해 복구 불가능한 피해를 줬다”고 질타했다. 이어 “피고인은 피해자를 속였을 뿐 협박하거나 강요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해 피해자가 법정에 나와 증언하게 했다”며 “범행의 중대성과 치밀함, 피해자의 수와 정도, 사회적 해악, 피고인의 태도를 고려하면 장기간 사회에서 격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조주빈은 재판에서 일부 혐의를 부인했으나, 합의한 피해자에 대한 협박죄가 공소 기각으로 판결된 것을 제외하면 모든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이날 판결이 선고되자 조주빈은 다소 얼굴이 붉게 상기되는 등 심적으로 동요한 듯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상 행동을 보이진 않고 구치소로 돌아갔다. 조주빈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여성 피해자 수십명을 협박해 성 착취 영상물을 만들고,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을 통해 판매·유포한 혐의로 지난 4월 기소됐다. 또 미성년자 피해자 A씨에게 나체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공범을 시켜 성폭행을 시도하게 한 혐의 등 조주빈에게 적용된 혐의는 모두 14개에 달한다.그는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유포하기 위해 범죄단체를 조직한 혐의도 있다. 조주빈과 박사방 가담자들은 조직적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내부 규율을 만드는 등 음란물 공유 모임을 넘어선 범죄 단체를 조직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주빈은 또 작년 4∼9월 4회에 걸쳐 손석희 JTBC 사장에게 ’흥신소를 하면서 얻은 정보를 주겠다‘고 속여 1800만원을 받아내고, 사기 피해금을 보전해주겠다며 윤장현 전 광주시장으로부터 3000만원을 받은 혐의(사기)도 있다. 한편 이날 조주빈의 1심 판결이 이뤄진 서울중앙지법 앞에서는 텔레그램성착취공동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가해자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단 1곳뿐인 분류심사원은 인권사각지대…소년법, 억울한 법… 폐지 아닌 혁신이 답

    단 1곳뿐인 분류심사원은 인권사각지대…소년법, 억울한 법… 폐지 아닌 혁신이 답

    서울신문은 4회에 걸쳐 심층기획 ‘소년범-죄의 기록’을 통해 소년범의 삶을 들여다봤다. 소년범 옆에는 무책임한 어른이 있었다. 이름뿐인 ‘보호처분’은 아이들을 제대로 보호하지도, 사회화하지도 못했다. 소년법 개정을 외치는 사람들은 촉법소년(형사미성년자) 연령을 하향해 엄벌하자고 주장하지만 소년범죄 문제를 풀 본질적인 해결책은 아니었다. 소년법은 처음부터 다시 써야 한다. 지난 6개월간 소년 79명을 만나고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은 우리가 도달한 결론이다. 소년법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지난달 14일 서울신문 본사 9층 회의실에서 만난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청년 법률사무소의 박인숙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소속 변호사(이상 법무부 산하 소년보호혁신위원회 위원), 김기남 한국소년보호협회 이사장, 원혜욱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게 답을 구했다. 좌담은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준수하면서 진행했다.-10대 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소년법 폐지가 화두에 오른다. 그 배경에는 여론의 분노가 있다. 김기남 한국소년보호협회 이사장(이하 김 이사장) 세상은 소년범을 ‘괴물’이라고 부르지만 실제로 만나 보면 보통의 아이들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사회는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소년범죄에 눈을 감고 있다가 아이가 범죄를 저지른 극단적 상황이 돼서야 관심을 보인다.원혜욱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이하 원 교수) 성인 범죄와 달리 10대 범죄에서 유독 ‘진화’라는 이야기를 많이 쓴다. 그러나 아이들의 범죄는 성인 범죄가 언론에 보도된 뒤에 이를 따라하는 경우가 많다. 범죄의 원형을 제공하는 사람이 성인이란 얘기다. 사회는 ‘흉악한 아이들’이라고 손가락질하지만 그보다 먼저 아이들이 가정에서, 또 학교에서 어떤 대우를 받았는지부터 들여다봐야 한다. 엄벌주의를 피해자의 피해 회복과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 피해 회복과 가해자 처우는 전혀 다른 문제다. 피해 회복은 국가의 책무다. 가해자에 대한 엄벌로 피해를 회복할 수 있다는 주장은 국가의 책무를 가해자에게 떠넘기는 것이다.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이하 오 국장) 소년법 폐지를 말하기 전에 국가가 소년 보호활동을 제대로 한 적이 없다는 것부터 반성해야 한다. 혁신은 필요하다. 현재 소년 보호 시스템에는 구멍이 많다. 분류심사원을 포함해 소년원 11곳을 답사했는데 거실 벽지가 온전한 곳이 없었다. 상태가 멀쩡한 책도 부족했다. 소년원에는 도서관도, 도서 구입 예산도 없는 실정이다. 아이들의 재사회화가 잘 될 리 없다.-소년법 폐지가 답이 아니라는 점에는 다들 동의하는 것 같다. 다만 말씀하신 대로 혁신은 필요하다. 많은 소년범이 범죄 후 가장 먼저 거치게 되는 분류심사원은 어떤가. 박인숙 변호사(이하 박 변호사) 분류심사원 자료는 판사들도 참고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중요도에 비해 현장이 너무 열악하다. 분류심사원은 전국에 딱 한 곳뿐이다. 나머지는 소년원에서 분류심사원을 위탁하고 있는데, 아직 처분 결정이 나지 않은 아이를 소년원에서 같이 생활하게 하기 때문에 모두에게 좋지 않다. 인권적으로 우려되는 부분도 많다. 특히 여자 아이들의 생활이 걱정된다. 심사원과 소년원이 분리되지 않은 경우가 흔한데, 남녀 사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이유로 여자 아이들에게 ‘복도를 지나다닐 때 눈을 내리깔라’고 지시를 한다거나, 아예 아이들끼리 말을 섞지 못하게 하는 일도 있다. 명백한 차별이다. 오 국장 내가 생각하는 분류심사원은 전쟁 포로수용소에 가까웠다. 분류심사원이 소년들의 생사여탈권을 가지고 있으니 아이들이 고분고분 말을 잘 듣지만 시설이나 프로그램, 심지어 식사까지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다. 인권 침해 상황이 발생할 때 진정을 넣을 수는 있지만 대부분 감내한다. 혹시나 불이익이 있을까 싶어서다(법무부에 따르면 올 10월 기준 1년간 소년원과 소년분류심사원의 진정 사건은 각각 4건과 5건으로 총 9건에 불과하다). 분류심사원이 소년범을 평가하는 기준도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소득이나 가정환경 등으로 분류하는 경우가 흔한데 합리적이지 않다. 김 이사장 인력과 예산 부족이 걸림돌이다. 아이들을 한 명 한 명 안아 줄 어른이 필요한데 현장 인력이 정말 부족하다. 현재 학교 밖 청소년이나 소년범, 가정으로부터 소외된 아이들은 각기 다른 부처에서 관리한다. 학교 밖 청소년이면서 가정의 돌봄을 받지 않고 범죄를 저지르는 아이들이 많은데 따로따로 관리하니 예산이 효율적으로 쓰이지 못하고 있다. 원 교수 ‘소년범 관리 문제에 정부가 얼마나 관심이 있는 걸까’ 의심스러울 때가 있다. 한 예로 보호관찰은 원래 소년범을 위해 도입한 제도인데, 성인범에게 확대된 이후 현재 전체 예산의 대부분을 소년이 아닌 성인을 위해 쓴다. 소년보호직의 전문성도 부족하다. 유능한 직원들이 성인범을 관리하는 부서로 옮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소년범을 재사회화하려면 전문 인력이 절실하다. 박 변호사 법무부만의 잘못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보다 근본적으로 사회에서 이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문제다. 제일 중요한 것은 사회 재통합이다. ‘아이들이 다 커서 재범하면 우리 사회가 얼마나 위험할까. 그전에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보호처분을 받게 되는 과정에서는 어떤가. ‘보호’라는 이름 때문에 여론은 ‘10대 범죄자를 감싸는 것이냐’고 오해하기도 한다. 원 교수 오히려 보호처분이라는 이유만으로 소년범들은 형사 절차에 적용돼야 할 여러 권리를 누리지 못한다. 이 부분을 아무리 지적해도 개선되지 않는다. 박 변호사 소년법이 ‘억울한 법’이라는 생각도 든다. 보호와 교육이라는 명목하에 소년범에게 불리한 잣대를 들이댄다. 무죄 추정의 원칙 등 중요한 규정이 거의 적용되지 않는다. 진술거부권도 보장받지 못한다. 가정법원 판사는 처분 결정문에 양형의 이유도 적어 주지 않는다. 김 이사장 ‘보호’라는 명칭이 혼란스러운 측면도 있다. 불리한 처우마저 마치 혜택을 주는 것처럼 느끼게 한다. 법적 절차에서 아이들을 보호할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소년범죄에 제대로 대처가 안 되는 이유로 컨트롤타워의 부재를 꼽는 전문가가 많다. 원 교수 청소년 문제 컨트롤타워는 사법부나 여성가족부, 보건복지부 등 특정 기관이 아니라 청소년위원회 등의 이름을 붙인 별도 조직을 만들어 맡기면 좋겠다. 복지부터 법까지 모든 분야를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 오 국장 동의한다. 여러 기관이 능동적으로 책임감 있게 참여하는 것이 맞다. 그런데 지금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분절적으로 일한다. 한 예로 학교 인가를 받은 소년원은 10개 중 2개에 불과하다. 오히려 소년원 안에서의 교육을 법무부가 아닌 교육부, 더 나아가서는 각 시도 교육청이 담당하게 하면 좋지 않을까. 여건이 되면 소년원 자체 학교를 운영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인근 학교의 분교로 운영하는 거다. 범정부 차원의 역량을 활용하자는 거다. 출원 이후 학교생활 적응에도 더 좋을 것이다. 원 교수가 말씀하신 대로 별도의 기관이 전체를 아우를 수 있다면 좋겠다. -소년원과 출원 이후 자립을 돕는 여러 생활관에서도 재사회화 교육을 하고 있는데 충분하지 않다는 것인가. 김 이사장 (출원생들이 지내는) 한국소년보호협회 산하 여러 생활관은 용접이나 제과제빵, 바리스타 등의 교육과정을 제공한다. 기능을 익혀 자격증을 딸 수도 있다. 하지만 사회 적응에 실패하는 때도 종종 있어 안타깝다. 출원생 교육에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예산을 투입해야 할 때다. 오 국장 ‘소년범을 어떻게 특별하게 가르칠 것인가’라고 접근하는 순간 실패하기 쉽다. 학업 의지가 있어도 현재 시스템에서는 따로 검정고시를 봐야 한다. 재사회화란 대안교육이 아니라 보통의 아이들처럼 학교에 다니도록 하는 것이 더 옳은 방식일 수 있다. 원 교수 교육은 재사회화에 필수적이다. 독일은 소년교도소가 일반 학교 기숙사보다 더 좋다. 소년범도 보통 아이들과 함께 학교에 다닌다. 학부모들도 반발하지 않는다. 그 아이가 소년범인지 모르는 데다 교육은 교사의 책임이지 학부모 책임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박 변호사 보호처분 중에 받는 교육을 학력으로 인정해 주는 걸로는 부족하다. 특히 6호처분 시설에서는 일반적인 학교 교육 외에 애견미용, 실용기술 등을 가르치는 경우가 많다. 기초학력이 부족하니 보호처분 동안 학력을 인정받아도 그 이후에 학교에 돌아갈 수 있는 수준의 아이들이 거의 없다. 기초학력과 사회인으로서의 소양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정규 교육과정을 제공해야 한다. -보호처분이 끝나 방황하고 다시 재범의 유혹에 흔들리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 이들을 어떻게 도와야 하나. 오 국장 보호자가 아이들을 보호할 의사나 능력이 없는 경우가 제법 많다. 따라서 사회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이들을 품어야 하는 시설은 일반 가정보다 훨씬 좋아야만 한다. 우리의 미래를 위해 우리 아이들이 평화롭게 공존하기 위한 기틀을 잡는 데 예산을 써야 한다. 우리 아이들이 범죄의 가해자도, 피해자도 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 박 변호사 지자체의 노력이 절실하다. 갈 곳 없는 아이들은 출원 이후 보통 자기 고향으로 다시 돌아가려 한다. 어른들은 쉽게 ‘또 휩쓸린다’며 만류하지만 아이들은 선택지가 없다. 그래서 지역 기반 서비스가 소년들이 온전히 자립할 때까지 보살펴야 한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서울신문의 ‘소년범-죄의 기록’ 기획기사는 소년범들의 이야기를 풀어낸 [인터랙티브형 기사]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거나 URL에 복사해 붙여 넣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youngOffender/ ※ 본 기획기사와 인터랙티브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 소년법을 다시 써야하는 이유… “보호처분은, 보호도 교화도 할 수 없다”

    소년법을 다시 써야하는 이유… “보호처분은, 보호도 교화도 할 수 없다”

    서울신문은 4회에 걸쳐 심층기획 ‘소년범-죄의 기록’을 통해 소년범의 삶을 들여다봤다. 소년범 옆에는 무책임한 어른이 있었다. 이름뿐인 ‘보호처분’은 아이들을 제대로 보호하지도, 사회화하지도 못했다. 소년법 개정을 외치는 사람들은 촉법소년(형사미성년자) 연령을 하향해 엄벌하자고 주장하지만 소년범죄 문제를 풀 본질적인 해결책은 아니었다. 소년법은 처음부터 다시 써야 한다. 지난 6개월간 소년 79명을 만나고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은 우리가 도달한 결론이다. 소년법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지난달 14일 서울신문 본사 9층 회의실에서 만난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청년 법률사무소의 박인숙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소속 변호사(이상 법무부 산하 소년보호혁신위원회 위원), 김기남 한국소년보호협회 이사장, 원혜욱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게 답을 구했다. 좌담은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준수하면서 진행했다. #“흉악한 아이들” 손가락하기 전에… 원혜욱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이하 원 교수) 성인 범죄와 달리 10대 범죄에서 유독 ‘진화’라는 이야기를 많이 쓴다. 그러나 아이들의 범죄는 성인 범죄가 언론에 보도된 뒤에 이를 따라하는 경우가 많다. 범죄의 원형을 제공하는 사람이 성인이란 얘기다. 사회는 ‘흉악한 아이들’이라고 손가락질하지만 그보다 먼저 아이들이 가정에서, 또 학교에서 어떤 대우를 받았는지부터 들여다봐야 한다. 엄벌주의를 피해자의 피해 회복과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 피해 회복과 가해자 처우는 전혀 다른 문제다. 피해 회복은 국가의 책무다. 가해자에 대한 엄벌로 피해를 회복할 수 있다는 주장은 국가의 책무를 가해자에게 떠넘기는 것이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이하 오 국장) 소년법 폐지를 말하기 전에 국가가 소년 보호활동을 제대로 한 적이 없다는 것부터 반성해야 한다. 혁신은 필요하다. 현재 소년 보호 시스템에는 구멍이 많다. 분류심사원을 포함해 소년원 11곳을 답사했는데 거실 벽지가 온전한 곳이 없었다. 상태가 멀쩡한 책도 부족했다. 소년원에는 도서관도, 도서 구입 예산도 없는 실정이다. 아이들의 재사회화가 잘 될 리 없다. #“분류심사원 열악…역할 다시 고민해야” -소년법 폐지가 답이 아니라는 점에는 다들 동의하는 것 같다. 다만 말씀하신 대로 혁신은 필요하다. 많은 소년범이 범죄 후 가장 먼저 거치게 되는 분류심사원은 어떤가. 박인숙 변호사(이하 박 변호사) 분류심사원 자료는 판사들도 참고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중요도에 비해 현장이 너무 열악하다. 분류심사원은 전국에 딱 한 곳뿐이다. 나머지는 소년원에서 분류심사원을 위탁하고 있는데, 아직 처분 결정이 나지 않은 아이를 소년원에서 같이 생활하게 하기 때문에 모두에게 좋지 않다. 인권적으로 우려되는 부분도 많다. 특히 여자 아이들의 생활이 걱정된다. 심사원과 소년원이 분리되지 않은 경우가 흔한데, 남녀 사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이유로 여자 아이들에게 ‘복도를 지나다닐 때 눈을 내리 깔라’라고 지시를 한다거나, 아예 아이들끼리 말을 섞지 못하게 하는 일도 있다. 명백한 차별이다. 오 국장 내가 생각하는 분류심사원은 전쟁 포로수용소에 가까웠다. 분류심사원이 소년들의 생사여탈권을 가지고 있으니 아이들이 고분고분 말을 잘 듣지만 시설이나 프로그램, 심지어 식사까지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다. 인권 침해 상황이 발생할 때 진정을 넣을 수는 있지만 대부분 감내한다. 혹시나 불이익이 있을까 싶어서다(법무부에 따르면 올 10월 기준 1년간 소년원과 소년분류심사원의 진정 사건은 각각 4건과 5건으로 총 9건에 불과하다). 분류심사원이 소년범을 평가하는 기준도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소득이나 가정환경 등으로 분류하는 경우가 흔한데 합리적이지 않다. 김 이사장 인력과 예산 부족이 걸림돌이다. 아이들을 한 명 한 명 안아 줄 어른이 필요한데 현장 인력이 정말 부족하다. 현재 학교 밖 청소년이나 소년범, 가정으로부터 소외된 아이들은 각기 다른 부처에서 관리한다. 학교 밖 청소년이면서 가정의 돌봄을 받지 않고 범죄를 저지르는 아이들이 많은데 따로따로 관리하니 예산이 효율적으로 쓰이지 못하고 있다. 원 교수 ‘소년범 관리 문제에 정부가 얼마나 관심이 있는 걸까’ 의심스러울 때가 있다. 한 예로 보호관찰은 원래 소년범을 위해 도입한 제도인데, 성인범에게 확대된 이후 현재 전체 예산의 대부분을 소년이 아닌 성인을 위해 쓴다. 소년보호직의 전문성도 부족하다. 유능한 직원들이 성인범을 관리하는 부서로 옮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소년범을 재사회화하려면 전문 인력이 절실하다. 박 변호사 법무부만의 잘못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보다 근본적으로 사회에서 이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문제다. 제일 중요한 것은 사회 재통합이다. ‘아이들이 다 커서 재범하면 우리 사회가 얼마나 위험할까. 그전에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보호처분은 범죄자 감싸기? 애초 억울한 법” -보호처분을 받게 되는 과정에서는 어떤가. ‘보호’라는 이름 때문에 여론은 ‘10대 범죄자를 감싸는 것이냐’고 오해하기도 한다. 원 교수 오히려 보호처분이라는 이유만으로 소년범들은 형사 절차에 적용돼야 할 여러 권리를 누리지 못한다. 이 부분을 아무리 지적해도 개선되지 않는다. 박 변호사 소년법이 ‘억울한 법’이라는 생각도 든다. 보호와 교육이라는 명목하에 소년범에게 불리한 잣대를 들이댄다. 무죄 추정의 원칙 등 중요한 규정이 거의 적용되지 않는다. 진술거부권도 보장받지 못한다. 가정법원 판사는 처분 결정문에 양형의 이유도 적어 주지 않는다. 김 이사장 ‘보호’라는 명칭이 혼란스러운 측면도 있다. 불리한 처우마저 마치 혜택을 주는 것처럼 느끼게 한다. 법적 절차에서 아이들을 보호할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소년범죄에 제대로 대처가 안 되는 이유로 컨트롤타워의 부재를 꼽는 전문가들이 많다. 원 교수 청소년 문제 컨트롤타워는 사법부나 여성가족부, 보건복지부 등 특정 기관이 아니라 청소년위원회 등의 이름을 붙인 별도 조직을 만들어 맡기면 좋겠다. 복지부터 법까지 모든 분야를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 오 국장 동의한다. 여러 기관이 능동적으로 책임감 있게 참여하는 것이 맞다. 그런데 지금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분절적으로 일한다. 한 예로 학교 인가를 받은 소년원은 10개 중 2개에 불과하다. 오히려 소년원 안에서의 교육을 법무부가 아닌 교육부, 더 나아가서는 각 시도 교육청이 담당하도록 하게 하면 좋지 않을까. 여건이 되면 소년원 자체 학교를 운영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인근 학교의 분교로 운영하는 거다. 범정부 차원의 역량을 활용하자는 거다. 출원 이후 학교생활 적응에도 더 좋을 것이다. 원 교수가 말씀하신 대로 별도의 기관이 전체를 아우를 수 있다면 좋겠다. #“아이들이 공존할 수 있는 예산·복지 절실” -소년원과 출원 이후 자립을 돕는 여러 생활관에서도 재사회화 교육을 하고 있는데 충분하지 않다는 것인가. 김 이사장 (출원생들이 지내는) 한국소년보호협회 산하 여러 생활관은 용접이나 제과제빵, 바리스타 등의 교육과정을 제공한다. 기능을 익혀 자격증을 딸 수도 있다. 하지만 사회 적응에 실패하는 때도 종종 있어 안타깝다. 출원생 교육에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예산을 투입해야 할 때다. 오 국장 ‘소년범을 어떻게 특별하게 가르칠 것인가’에 접근하는 순간 실패하기 쉽다. 학업 의지가 있어도 현재 시스템에서는 따로 검정고시를 봐야 한다. 재사회화란 대안교육이 아니라 보통의 아이들처럼 학교에 다니도록 하는 것이 더 옳은 방식일 수 있다. 원 교수 교육은 재사회화에 필수적이다. 독일은 소년교도소가 일반 학교 기숙사보다 더 좋다. 소년범도 보통 아이들과 함께 학교에 다닌다. 학부모들도 반발하지 않는다. 그 아이가 소년범인지 모르는 데다가 교육은 교사의 책임이지 학부모 책임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박 변호사 보호처분 중에 받는 교육을 학력으로 인정해 주는 걸로는 부족하다. 특히 6호처분 시설에서는 일반적인 학교 교육 외에 애견미용, 실용기술 등을 가르치는 경우가 많다. 기초학력이 부족하니 보호처분 동안 학력을 인정받아도 그 이후에 학교에 돌아갈 수 있는 수준의 아이들이 거의 없다. 기초학력과 사회인으로서의 소양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정규 교육과정을 제공해야 한다. -보호처분이 끝나 방황하고 다시 재범의 유혹에 흔들리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 이들을 어떻게 도와야 하나. 오 국장 보호자가 아이들을 보호할 의사나 능력이 없는 경우가 제법 많다. 따라서 사회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이들을 품어야 하는 시설은 일반 가정보다 훨씬 좋아야만 한다. 우리의 미래를 위해 우리 아이들이 평화롭게 공존하기 위한 기틀을 잡는 데 예산을 써야 한다. 우리 아이들이 범죄의 가해자도 피해자도 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 박 변호사 지자체의 노력이 절실하다. 갈 곳 없는 아이들은 출원 이후 보통 자기 고향으로 다시 돌아가려 한다. 어른들은 쉽게 ‘또 휩쓸린다’며 만류하지만 아이들은 선택지가 없다. 그래서 지역 기반 서비스가 소년들이 온전히 자립할 때까지 보살펴야 한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러 7세 남아, 납치 후 52일간 소아성애자 벙커서 성착취 피해

    러 7세 남아, 납치 후 52일간 소아성애자 벙커서 성착취 피해

    귀갓길에 납치돼 두 달 가까이 성착취를 당한 러시아 소년이 극적으로 구조됐다. 21일(현지시간) 러시아 ‘렌테베’(REN TV)는 지난 9월 러시아 블라디미르주의 한 마을에서 실종된 7세 남아가 52일 만에 부모 품으로 돌아갔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특수부대는 이달 중순 블라디미르주 카메시코보의 한 마을에서 납치 아동 구조 작전을 펼쳤다. 지난 9월 사라진 7세 남아가 아직 살아있다는 인터폴 제보를 받고 납치범 신원을 파악, 소재지를 급습했다. 철문을 뚫고 들어가자 납치범과 함께 소파에 앉아있던 소년은 겁에 질린 듯 부대원에게 달려가 다리를 꼭 붙잡고 떨어지지 않았다.소년은 지난 9월 28일 귀가 도중 실종됐다. 스쿨버스 정류장과 집 사이 200m 구간에서 자취를 감춘 후 한 달 넘게 소식이 끊겼다. 사라진 소년을 찾기 위해 러시아 군경과 자원봉사자 등 수천 명이 대규모 수색 작전을 벌였다. 실종 한 달이 넘어가면서부터 이미 죽은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지만, 부모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소년의 아버지는 현지언론에 “아들을 꼭 찾을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며 확고한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소년의 소재는 점점 미궁으로 빠져들었다. 단서를 찾지 못한 러시아 경찰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을 때, 인터폴에서 뜻밖의 제보가 도착했다. 유명 다크웹을 수사하던 인터폴은 지난 10일 해당 다크웹과 러시아 실종 아동 사이의 연관성을 포착하고 즉시 인터폴 아동보호전문가 네트워크에 경보를 발령했다. 이후 여러 경로로 소년이 아직 살아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인터폴은 러시아 특수부대에 정보를 제공하고 수색 범위를 좁혀갔다.결국 꼬리가 잡힌 납치범은 드미트리 코피로프(26)라는 남성으로 밝혀졌다. 방음 처리가 된 감옥 형태의 지하 벙커에 소년을 감금한 그는 52일간 성착취를 일삼았다. 다크웹의 다른 소아성애자들 사이에서 납치 및 감금 사실을 자랑하며 우쭐대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극적으로 구조된 소년은 부모를 보마자마 달려가 품에 안겨 눈물을 쏟았다. 건강 검진에서 특별한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심리적 충격이 큰 상태다. 현재 부모 외에는 다른 누구와도 소통하지 않고 있다. 구조 당시에도 처음에는 기뻐하다 나중에는 눈물을 보이는 등 불안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대원이 “나중에 여기 다시 오고 싶으냐”고 물었을 때는 “다시 오고 싶으면 올 것”이라고 답했다는 전언이다. 관계당국은 납치범이 소년을 세뇌한 것 같다는 전문가 의견에 따라 트라우마 치료를 위한 심리상담을 진행하고 있다.인터폴 사무총장 위르켄 스톡은 “한 어린 소년이 전 세계 관련 기관의 신속한 대처와 전문 요원들의 헌신으로 무사히 가족 품으로 돌아갔다”고 안도를 표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어린이가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며 관심을 독려했다. 이달 초 호주에서도 최대 아동 성착취 사건이 벌어졌다. 다크웹 회원들은 16개월 아기와 같은 어린이집 원생 16명 등 46명의 아동을 상대로 성착취물을 제작해 공유했다. 가해자들은 20세에서 48세 사이의 보육 교사, 장애인 지원 요원, 슈퍼마켓 직원, 요리사, 축구 코치 등으로 직업도 다양했다. 호주 연방경찰(AFP)은 가해자 14명에게 총 828건의 혐의를 적용해 기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강남순의 낮꿈꾸기] ‘커밍아웃’, 살아 있는 생물체로서의 언어

    [강남순의 낮꿈꾸기] ‘커밍아웃’, 살아 있는 생물체로서의 언어

    언어란 살아 있는 생물체와 같다. 하나의 새로운 개념이 등장할 때 그 개념과 처음 연결된 특정한 정황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그 개념이 언제나 고정돼 동일한 의미로만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한 개념의 등장은 한 그루의 나무를 심는 것과 같다. 나무는 자란다. 나무가 처음 심었을 때의 모습을 계속 지녀야만 한다고 요구할 수 없다. 그 나무는 자라서 사방으로 가지를 뻗치고, 그 가지는 다양한 공간에서 새롭게 그 존재를 드러낸다. 최근 ‘커밍아웃’ 개념의 사용이 사회정치적 논란이 됐다. ‘커밍아웃’은 성소수자에게만 사용해야 한다는 이해 때문이다. 그런데 ‘커밍아웃’을 포함해서 특정한 개념이 사용돼 오는 역사를 살펴보면, 언어란 언제나 다양한 정황에서 크고 작은 가지를 치고 사방으로 뿌리를 내리는 살아 있는 생물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미등록이주자 자녀·뚱보 등 커밍아웃 확대 사회학 교수인 애비게일 서게이는 2020년 2월에 출간한 ‘컴 아웃, 컴 아웃, 당신이 누구든지’ (Come Out, Come Out, Whoever You Are)에서 ‘커밍아웃’이라는 개념의 역사에 대해 세부적으로 조명한다. 원래 ‘커밍아웃’은 상류층 엘리트 여성들이 사교계의 첫 무대에 들어서는 것을 지칭하는 의미였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남성 동성애자’를 지칭하는 게이(gay) 문화는 미국의 대도시 저변에 확대되기 시작했다. 게이 문화는 이렇게 상류층 여성의 사교계 첫 진출을 의미하는 ‘커밍아웃’이라는 개념을 빌려서 사용하기 시작한다. 1930년, 40년, 50년대에 게이 문화에 대한 반격이 노골화되면서, 결과적으로 이들은 점점 자신의 성적 지향을 숨기며 살게 된다. 1960년대 말, 특히 1969년 미국 뉴욕시에서의 ‘스톤월 항쟁’ 이후 ‘커밍아웃’은 이성애자로 자신을 위장하는 동성애자들을 ‘벽장에 있는 사람’과 ‘커밍아웃한 사람’이라는 두 부류로 나누어 병렬하는 것으로 사용되기 시작한다. 성소수자 권익 확장을 위한 운동에서 성소수자 스스로 벽장으로부터 ‘커밍아웃’해야 한다는 요청이 강하게 제기되기 시작했다. 1970년대에 이르러서 ‘커밍아웃’은 성소수자들에게만이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사용하기 시작한다. 주류 언론에 “보수주의 벽장으로부터의 커밍아웃”(Coming Out of the Conservative Closet)과 같은 제목의 정치 칼럼이나 기사들이 등장하면서 ‘커밍아웃’이라는 말은 성소수자만이 아니라 정치권에까지 확장돼 사용돼 왔다. 1970년대 이후 성소수자 운동이 본격적으로 전개되고 성공적으로 진행돼 성소수자들의 권리 문제가 개선되고 확장되면서 커밍아웃 운동은 이렇게 다양한 양태로 확장되기 시작한다. 커밍아웃 운동은 또한 ‘외모차별주의’에 대한 저항운동으로도 발전한다. 소위 ‘뚱뚱한 사람’이라고 놀림받는 이들이 자신의 외모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비만 수용 운동’(fat acceptance movement)의 일환으로 커밍아웃 운동이 전개됐다. ‘비만 해방 운동가’(fat liberation activist)인 메릴린 완은 소위 뚱뚱한 몸으로 사는 것은 마치 성소수자로 사는 것과 같다고 하면서, 사회적으로 낙인을 찍는 ‘비만 혐오’(fatphobia)가 팽배함을 토로한다. 이들에게 ‘커밍아웃’은 자신이 뚱뚱하다는 것을 당당히 받아들이면서, 이제 자신의 뚱뚱한 몸을 약점이나 열등한 것으로 보는 시각을 거부하는 것이다. 또한 ‘커밍아웃’은 이민정책 문제에서도 등장했다. 미국에서 미등록이주자의 자녀들이 숨어 있던 위치에서 ‘커밍아웃’하면서 이들의 커밍아웃은 ‘미등록이주자 청년운동’으로 확장됐다. 특히 미등록이주자 청년들의 커밍아웃 운동은 벽장 속에 숨어 있지 말고 “미등록이주자라고 대담하게 커밍아웃하라”는 구호를 내세우면서, 새로운 사회정치적 운동으로 확장됐다. 미등록이주자 청년 운동의 한 지도자는 성소수자 운동가였던 하비 밀크의 말인 “만약 당신이 커밍아웃하지 않으면 아무도 당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모른다.… 당신이 자신을 위해서 일어나지 않으면 그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말하고 행동할 것이다”를 인용하면서 미등록이주자 청년들이 ‘커밍아웃’하도록 설득하고 행동하게 함으로써 중요한 정치적 운동을 활성화했다. ‘미등록이주자’로 커밍아웃한 4명의 청년은 ‘드리머’(The DREAMers)라는 조직을 구성한 뒤 2010년 5월 17일 당시 애리조나주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사무실을 점거하며 권리보장을 위한 운동을 했다. 또한 미국 전역에서 점거, 시위, 단식투쟁, 행진 등을 하면서 이들이 미국에서 살 수 있는 법적 권리를 주는 ‘드림 법안’(DREAM Act)을 지지하고자 하는 운동을 확산시켰다. 미등록이주자 청년들의 ‘커밍아웃’으로 시작된 이 운동은 미국에서 이민정책에 대한 폭넓은 정치적 논의를 하는 데에 기여했다. ●미투운동도 더이상 숨지 말라는 메시지 ‘커밍아웃’ 운동은 종교의 영역에서도 등장했다. 성소수자들이 자신의 성적 지향을 드러내지 못하고 이성애자인 것처럼 살아가는 것과 같이, 기독교가 중심 종교인 사회에서 무신론자들은 유신론자인 것처럼 산다. 이렇게 종교적 벽장 속에 숨어 사는 것에서 벗어나서 스스로 무신론자로 용감하게 ‘커밍아웃’하라는 “아웃 캠페인”이 전개됐다. ‘이기적 유전자’와 ‘만들어진 신’의 저자이며 무신론자로 알려진 리처드 도킨스는 “이 세계에는 벽장에 갇혀 살고 있어 커밍아웃해야 하는 무신론자들이 많다”고 하면서 미국에서 시작된 “아웃 캠페인”에 대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 ‘커밍아웃’은 이렇게 다양한 정황에서 사회적 낙인이나 불명예가 두려워 침묵하던 개인들이 여러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자신의 권리와 인정, 그리고 존엄성을 확보하기 위한 용기 있는 긍정적 행위로 사용된다. 다층적 사회정의를 위해 필요한 소수자들의 행위인 것이다. 커밍아웃은 주로 개인의 자발적인 행위로 사용되지만, 동시에 외부에서 요구되는 ‘풍자적 의미’로도 쓰인다. 실제로는 보수주의자인데 아닌 척하지 말고, 본 모습을 드러내 ‘커밍아웃’하라고 촉구하는 풍자적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커밍아웃’이라는 개념은 또한 미투운동에서도 숨어 있는 피해자에게, 또는 가해자에게 더이상 숨어 있지 말고 나오라는 각기 다른 함의를 지닌 의미로도 사람들은 사용한다. ●게이는 원래 여성 성노동자 지칭하는 말 ‘게이’라는 개념의 역사도 변화돼 왔다. 게이란 원래 여성 성노동자를 지칭하는 말이었다. 그다음에는 남성 동성애자를, 또한 더 나아가 ‘동일한 젠더를 좋아하는 사람 일반’을 지칭하는 개념으로 쓰이기도 한다. 또한 지금은 ‘세계시민’이라는 긍정적 의미로 사용되는 ‘코즈모폴리턴’이라는 개념도, 나치 시대에는 유대인과 같이 ‘계획된 대량학살의 모든 희생자’를 지칭하면서 ‘사형선고’와 같은 매우 부정적인 개념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이렇듯 하나의 개념은 결코 동일하게 고정되지 않는다. 언어란 지속적으로 움직이고 새로운 형태로 태동하기도 하는 살아 있는 생물체와 같기 때문이다. ‘커밍아웃’과 같은 하나의 개념이 어떠한 정황에서는 매우 긍정적인 의미로, 또 다른 정황에서는 부정적이거나 냉소적인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하나의 개념이 이렇듯 다양한 정황에서 상이한 함의를 지니고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불필요한 논쟁에 빠질 때, 사회정치적 에너지는 잘못된 방향으로 낭비된다. 예를 들어 미등록이주민 청년들이 자신들이 미등록이주자라고 ‘커밍아웃’하는 운동을 전개하면서 한국의 이민정책이 지닌 문제점에 대한 항의와 시위를 한다고 하자. 그런데 정치계나 언론이 정작 관심을 둬야 할 중요한 이민정책에 대한 논의는 외면한 채, 왜 성소수자들도 아닌데 ‘커밍아웃’이라는 말을 사용하느냐는 것에만 관심을 쏟는다면 사회적 에너지를 오용하고 낭비하는 무책임한 행위가 된다. 그 어떤 집단이나 개인도 ‘커밍아웃’과 같은 특정한 개념에 대한 절대적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한국의 사회정치적 에너지를 빗나가는 방향으로 쏟아붓는 것은 모두가 경계해야 할 문제다. 우리가 가진 시간이나 에너지는 제한된 것이기에, 그것을 어디에 써야 하는가를 분별하는 것이야말로 개인은 물론 정치인과 언론인의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글 텍사스크리스천대(TCU) 브라이트신학대학원 교수 그림 김혜주 서양화가
  • [단독] 숨지기 전 일주일 98시간 배송… 툭 하면 욕설·독촉에 시달렸다

    [단독] 숨지기 전 일주일 98시간 배송… 툭 하면 욕설·독촉에 시달렸다

    배송물 파손 이유로 고객과 잇단 말다툼흉통 호소하다 급성심근경색으로 숨져질병판정위 “만성과로·스트레스받은 듯” 택배업무, 육체노동에 감정노동까지 겹쳐46% 언어폭력 경험… 가해자 87%가 고객택배 노동자 박준호(사망 당시 44세·가명)씨는 2019년 4월 25일 오전 고객과 심한 말다툼을 벌였다. 배송 도중 물건이 파손됐다는 민원을 상대하다가 벌어진 일이었다. 박씨는 스트레스 때문인지 소화가 안 된다며 식사를 잘 하지 못했지만 다툼은 다음날에도 이어졌다. 박씨는 속이 불편해 26일 내과와 한의원에서 잇달아 진료를 받았다. 다음날인 27일에는 병원 진료 때문에 배송하지 못한 물품을 배우자와 함께 날랐다. 28일 오전 5시 30분 박씨는 자택에서 심한 흉통을 호소했다. 가족이 119에 신고해 박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급성심근경색으로 숨졌다.8개월 뒤인 2019년 12월 근로복지공단 산하 업무상 질병판정위원회는 “박씨의 발병 전 1주간 업무 시간이 약 79시간 30분으로 평균 하루 250개의 택배상자를 배송했다”며 “종합적으로 볼 때 고인은 사망 전까지 업무를 수행하면서 만성적 과로와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판정했다. 2015년부터 올해 8월까지 지난 6년간 과로사로 인정받은 택배 노동자는 총 9명(산업재해 신청 11명·불승인 2명)이다. 서울신문이 23일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비례)로부터 확보한 이들의 업무상 질병판정서에는 살인적인 업무량이 무덤덤하게 기록돼 있다. 배송 도중 쓰러져 사망한 노동자만 5명이었다. 사망하기 전 1주일간 배달시간이 100시간에 가까운 노동자도 있었다. 숨진 택배 노동자들은 고객 민원 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택배 업무가 육체노동을 넘어 감정노동이 돼 버린 것이다. 우체국 배송 위탁업무를 하다 2017년 1월 31일 사망한 김상호(당시 53세·가명)씨는 재해 1주 전 업무시간이 98.4시간에 달했다. 김씨는 사망하기 5일 전인 설 연휴 전날부터 가슴이 조이는 느낌이 들고 식은땀이 났다. 설날 특별 배송기간(11일) 휴무일과 휴식시간 없이 일한 영향이 컸다. 배송 물량이 몰린 탓도 있었지만, 명절 선물 중 고가의 신선 제품이 많은 이유도 있었다. 파손·부패·배송 지연이 되면 김씨가 배상해야 하기에 정신적 부담이 어느 때보다 컸다. 김씨는 명절 연휴에 쉬고 5일 뒤 출근해 평소처럼 일했지만, 경기 파주의 한 아파트에서 쓰러졌다. 지병이 없고 건강한 편에 속했던 김씨의 사인은 급성심근경색이었다.판정위는 “김씨의 발병 전 12주간 주당 평균 업무시간은 57시간 54분으로 최근 업무량이 30% 이상 증가했다”며 “1주간 배달량은 1000건 이상으로 신선식품의 부패 등 배송 지연 등에 따른 육체·정신적 스트레스가 다른 때보다 높았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과로사로 숨진 택배노동자 9명 중 8명의 판정서에는 고객 민원에 대한 스트레스를 토로하는 내용이 적지 않다. 지난 1월 13일 협심증(추정)으로 숨진 이정진(당시 33세·가명)씨도 그렇다. 이씨는 자택에서 쓰러지기 이틀 전인 지난해 12월 9일 휴일이었음에도 고객 민원이 있다는 연락을 받고 해당 민원인의 집을 찾아갔다. 김씨는 지난해 5월 24일 택배 일을 시작한 이후 약 7개월간 총 31건의 민원을 받았다. 한 달에 4건꼴로 민원이 발생한 셈이다. 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가 지난 9월 택배 노동자 82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태조사에서도 고객 클레임(이의제기)에 따른 정신적 압박이 드러난다. 언어폭력을 당한 택배 노동자는 346명(46.2%)이었는데, 이들은 가해자로 고객(87.3%)을 가장 많이 꼽았다. 배송을 빨리해 달라는 독촉 역시 431명(58.3%)이 경험했다. 가해자는 고객이 45.4%로 가장 많았고, 대리점(31.6%), 원청(23.0%) 순이었다. 김태완 전국택배연대노조위원장은 “분실·파손 문제가 발생했을 때 회사가 택배기사에게 뒤집어씌울 게 아니라 회사가 우선 책임지고, 추후 누구 책임인지 입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택배기사들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할 수 있다”며 “택배기사들은 배송 현장에서 고객을 만나면서 보람을 많이 느끼고 응원에 감사하게 여긴다. 무책임하게 배송하는 사람은 거의 없으니 혹시 배송이 조금 늦더라도 따뜻한 격려를 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6년간 업무상 질병 산재 승인을 받지 못한 택배 노동자 사례는 2015년 2건이었다. 이들의 재해 4주 전 주당 업무시간은 각각 27시간 41분, 52시간이다. 12주 전은 29시간 51분, 52시간이었다. 판정위는 단기·만성 과로 기준인 발병 4주 및 12주 전 주당 평균 근무시간이 각각 64시간, 60시간을 초과하지 않아 객관적으로 업무상 과로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여기는 중국] 단순 ‘분풀이’…아파트 밖으로 물건 던진 남자 징역 3년형

    [여기는 중국] 단순 ‘분풀이’…아파트 밖으로 물건 던진 남자 징역 3년형

    ‘분풀이’를 위해 고층 아파트 베란다 밖으로 물건을 던진 남성이 공안에 붙잡혔다. 평소 상습적으로 창밖으로 물건을 투척한 이 남성에 대해 관할 재판부는 징역 3년 형을 선고했다. 중국 장쑤성(江苏) 우시(无锡)의 고층 아파트에 거주하는 장 모 씨는 '요즘 따라 사업이 뜻한 대로 되지 않는다'면서 무거운 생수통과 운동 바벨, 화분 등을 창밖으로 던졌다. 사건이 있던 지난해 11월 19일 21시 경, 장 씨는 온라인 상에서 총 9만 위안(약 1500만원) 상당의 사기 피해를 입었다. 이를 계기로 분풀이 할 것을 찾던 중 장 씨는 자신에 베란다에서 키우던 화분과 생수통 등을 창 밖으로 투척했다. 당시 무단 투기된 생수 통의 무게는 5kg를 넘어섰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같은 달 25일 밤 장 씨는 자신이 사는 아파트 28층에 올라가 운동 바벨 4개를 창밖으로 던졌다. 바벨의 무게는 총 7.5kg에 달했다. 늦은 밤에 이뤄진 무단 투기였다는 점에서 인명 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웃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던 파출소 직원들에 의해 장 씨의 혐의가 외부에 드러났지만, 사건을 조사한 파출소 측은 인명 피해가 없었다는 점을 들어 훈방 조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장 씨의 범행은 더욱 대담해졌다. 그는 이후 자신의 집에 있었던 운동 바벨을 거주지 창밖으로 무단 투기했다. 당시 그가 던진 바벨은 총 13.5kg 상당의 무게였다. 이 일로 1층에 주차돼 있던 자동차 2대의 지붕이 크게 파손됐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약 1년에 걸친 재판을 통해 관할 법원 측은 고층 건물에서의 무단 투기가 여러차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 공공안전을 위태롭게 한 혐의로 장 씨에게 징역 3년 형을 선고했다. 장쑤성 우시 최고법원 관계자는 “장 씨의 고의적인 범죄 행위는 법에 따라 엄중히 처벌해야 하는 것”이라면서 “집행유예와 벌금과 같은 비교적 가벼운 처벌을 선고할 수 없는 중차대한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 같은 고층 아파트에서의 물건 투척 등의 사건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통계국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6~2018년 동안 고층 건물 밖으로 무단 투척된 물건에 의해 피해를 입은 사건은 총 1200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사건 중 총 400건에서 피해자들이 사망하거나 중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공안에 신고, 집계된 수치일 뿐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사건을 모두 집계할 경우 더 많은 피해 사고가 있었을 것으로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2월 중국 광둥성에서는 아파트 베란다 밖으로 떨어진 사과에 머리를 맞고 중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피해자는 유모차에 탑승한 채 가족들과 이동 중이었던 생후 3개월의 영아였다. 또, 지난 2018년 구이저우(贵州省)에 거주 중이었던 11세 아동이 던진 소화기에 맞아 1층 행인 여성이 맞아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펑타이법원 리안팅 법관은 “고공 건물 밖으로 물건이 떨어져 피해자가 사망, 중상을 입거나 재산상의 피해를 입더라도 가해자를 찾는 것 자체가 어렵다는데 문제가 있다”면서 “때문에 우리 법에서는 직접적인 가해자를 규명하는 것이 어려울 경우에 한해서 우선적으로 건물 소유자가 피해자 보상을 책임지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정의당 “대법원, 비동의 강간죄 도입 필요성 확인해줬다”

    정의당 “대법원, 비동의 강간죄 도입 필요성 확인해줬다”

    정의당이 비동의 강간죄 도입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대법원은 최근 미성년자와의 성관계를 지속한 가해자에게 유죄 선고를 내린 바 있다. 정의당 장태수 대변인은 22일 브리핑을 통해 “대법원 3부가 미성년자와 성관계 도중 그만하라는 요구에도 성관계를 계속하여 성적으로 학대한 가해자에게 유죄를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며 “무죄를 선고했던 2심 재판부의 법리오해를 바로잡은 것은 다행”이라고 밝혔다. 이어 장 대변인은 “그러나 대법원이 ‘피해자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을 정도의 성적 가치관과 판단 능력을 갖췄는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밝힌 대목은 아쉽다”며 “청소년들을 미숙한 존재인 양 바라보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청소년도 하나의 온전한 인격체이고, 성적 자기결정권은 그 인격체를 구성하는 본질적인 요소”라며 “따라서 성관계 도중 그만하라는 의사를 분명히 밝혀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했음에도 그 인격체의 권리를 짓밟은 가해자의 행위 자체를 범죄로 단죄하면 될 일”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장 대변인은 “이번 판결과 설명으로 비동의 강간죄 도입이 필요한 사법적, 사회적 이유를 확인했다”며 “정의당은 모든 여성이 온전한 인격체로 존재하기 위한 본질적인 요소인 성적 자기결정권을 뒷받침할 비동의 강간죄 도입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법원 3부는 아동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로 판결한 원심을 유죄 취지로 깨고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22일 밝혔다. 아동·청소년이 성관계에 동의한 것처럼 보여도 미성년자의 성적 자기 결정권 행사는 신중하게 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성적 자기 결정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을 정도의 성적 가치관과 판단 능력을 갖췄는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원심은 아동복지법이 정한 성적 학대 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A씨가 페이스북 메신저로 C양의 신체 사진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것도 간음을 목적으로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A씨가 타인 명의의 페이스북 계정 3개를 만들고 C양을 속여 신체 노출 사진을 전송받는 등 치밀히 범행을 계획한 점을 강조하며 이 과정에서 A씨의 협박은 ‘간음’을 위한 수단이었다고 지적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장애인 만든 전 야구선수 폭행…미뤄진 선고 ‘징역 1년’ 바뀔까

    장애인 만든 전 야구선수 폭행…미뤄진 선고 ‘징역 1년’ 바뀔까

    전직 야구선수였던 남성에게 폭행을 당해 지적장애인 판정을 받은 남편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국민청원이 21일 오전 9시 16만2214명의 동의를 받았다. 법원은 예정됐던 선고를 미루고 변론을 재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원고법 형사1부(부장 노경필)는 폭행치상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A(39)씨에 대해 지난 19일로 예정됐던 선고기일을 취소하고 변론 재개를 결정했다. A씨에 대한 속행 공판은 다음 달 17일 열린다. 법원은 사건에 대한 추가 심리가 필요해 보인다는 이유로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는 A씨는 2018년 3월 19일 오후 6시 15분 같이 술을 마시던 피해자 B(36)씨와 말다툼을 하던 중 그의 얼굴을 손으로 때려 아스팔트 바닥에 머리를 부딪히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이로 인해 전치 16주의 외상성 뇌경막하출혈(외부 충격으로 뇌에 피가 고이는 증상)의 중상해를 입었다. B씨는 머리에 인공 뼈를 이식하는 수술을 받았지만, 지능 저하로 인해 이전의 상태로 회복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1심 재판부인 수원지법 평택지원은 지난 8월 12일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야구선수 출신인 피고인은 피해자의 얼굴을 매우 세게 가격했는데, 술에 취한 사람을 때리면 넘어질 우려가 크고, 사건 현장이 콘크리트 바닥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피해자가 치명상을 입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서 “그런데도 피고인은 자신의 폭행으로 피해자가 쓰러진 상황을 보고도 경찰에 ‘피해자가 술에 취해 잠들었다’고 말했고, 피해자 가족에게도 거짓말을 하다가 CCTV가 나오자 비로소 범행을 인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지적 장애됐는데…“징역 1년 말이 되나”피해자의 아내인 청원인은 2018년 3월 발생한 폭행 당시 CCTV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가해자가 피해자의 얼굴을 가격하는 모습과 아스팔트에 머리를 부딪혀 기절한 피해자를 들어올리는 가해자의 모습이 선명하게 찍혔다. 청원인은 “단 한 번의 가격에 제 남편은 시멘트 바닥에 머리를 부딪혀 정신을 바로 잃었다”며 “상황을 목격한 식당 주인이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이 도착했을 때 상대방은 사소한 말다툼이 있었다고 하고 제 남편이 ‘술에 취해 잠 들었다’며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청원인은 “남편을 깨우는데 아무리 깨워도 일어나지 못하고 사고 장소에서 저희 집까지 5분 정도의 거리로 오는 동안 눈물을 흘리고 코피를 흘리는 등 이상한 모습을 보였다”며 “구토하는 등 모습이 이상하다 생각돼 가해자가 아닌 제가 직접 사고 이후 1시간 흐른 뒤 119에 신고를 했다”고 썼다. 이어 “응급실에서 여러 검사를 거친 후 뇌경막하 출혈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상대방은 병원에 같이 가 수술실에 들어가는 제 남편을 봤음에도 폭행 사실을 전혀 알리지 않고, 술에 취해 혼자 어디에 부딪힌 것 같다고 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편은 빠른 수술로 운 좋게 살아났지만, 현재 귀 한쪽의 이명과 인공뼈 이식으로 인해 머리 모양이 잘 맞지 않고 기억력 감퇴와 어눌한 말투, 신경질적인 성격, 아이큐 55 정도의 수준으로 직장까지 잃게 돼 저희 집안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적었다. 청원인은 “가해자는 폭행치상으로 2020년 8월 징역 1년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다”며 “CCTV에 정확히 찍힌 모습이 있는데도 판사님께 탄원서를 제출하고 공탁금 1000만원을 걸었다는 이유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고 주장했다.변호사 선임한 가해자…직접 사과 없어 청원인은 “가해자는 사고 이후 바로 변호사를 선임했고, 저희에게 직접적인 사과는 한 번도 없었고, 형량을 줄이고자 공탁금 1000만원을 법원에 넣었다가 다시 빼가는 등 미안해 하는 모습을 찾아 볼 수가 없었다”고 적었다. 청원인은 “쓰러진 제 남편을 보고 코를 골고 자고 있다고, 술에 취해 잠이 들었다고 경찰을 돌려보내는 등의 이유는 폭행치상이 아니라 중상해, 살인미수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라며 “곧 2심 재판이 열릴 예정인데 판사님은 공탁금과 반성문만 보실까 걱정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편은 현재 아이큐 55로 지적장애 판정을 받아 장애의 정도가 심한 장애인이라는 등급까지 받게 됐다”며 “제 아이들은 초등학생과 미취학 아동으로 그날의 기억을 아직도 뚜렷하게 하고 있어 지금도 너무 괴로워하고 있다”고 썼다. 그는 “한 동네에 살고 있어 가해자가 1년 후 출소를 하게 된다면 저희 가족에게 보복할까 두렵다”며 “가해자를 엄벌에 처할 수 있도록 여러분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열한 살 소년 끔찍하게 숨졌는데 범인에 달랑 12년 6개월 선고

    열한 살 소년 끔찍하게 숨졌는데 범인에 달랑 12년 6개월 선고

    네덜란드에서 가장 악명 높은 콜드 케이스(미제 사건)로 꼽히던 니키 베르스타펜 과실치사 사건에 대한 1심 재판이 마무리됐다. 열한 살 소년은 끔찍하게 살해됐는데 범인은 징역 12년 6개월만 살게 됐다. 그런데도 범인은 항소하겠다고 했다. 지난 1998년 8월 10일(이하 현지시간) 여름캠프를 즐기던 니키 베르스타펜이 텐트에서 사라져 다음날 숲속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20년 뒤 스페인 바르셀로나 근처에서 검거된 요스 브렉(58)이 20일(현지시간) 마스트리히트 지방법원에서 성폭행과 납치, 아동 포르노물 소지에 대해서만 유죄가 인정돼 12년 6개월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재판부는 과실치사 혐의에 대해선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이 사건은 20년 동안 단서조차 발견되지 않아 모친 베르티와 부친 페터, 누나(또는 여동생) 펨케가 집요하게 진상 규명을 요구해 왔다. 전설적인 범죄 전문기자 페터 루돌프 드브리스가 자신의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통해 계속해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으로도 유명하다. 사건 해결을 도운 것은 역시나 유전자(DNA) 검사 결과와 용의자의 가족까지 DNA를 조사해 비교할 수 있도록 허용한 네덜란드 법 개정 때문이었다고 영국 BBC는 지적했다. 경찰은 남동부 림부르크의 범행 현장 근처에서 많은 양의 DNA를 모았다. 부근에 사는 1만 4000명의 남성들에게 자발적으로 DNA를 제출하도록 했는데 브렉 친척 한 명의 DNA가 범행 현장의 DNA와 일치하는 것으로 나왔다. 나중에 헌병 장교가 니키의 시신이 발견된 지 얼마 안된 어둑한 시간에 자전거를 타고 근처를 지나던 브렉을 불심검문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어머니 베르티는 선고 형량이 충분치 않다면서도 취재진에게 “법원은 우리가 가해자를 가뒀음을 인정했으며 더 이상 용의자가 아니라고 했다. 우리는 그것으로도 기쁘다”고 말했다.생존 기술 전문가인 브렉은 2018년 4월 갑자기 종적을 감췄는데 그가 스페인 북부를 여행하고 있으며 숲에서 텐트를 치고 지낸다는 제보가 있었다. 그 해 7월에 한 네덜란드 남성이 바르셀로나 북쪽 카스텔테르콜 마을에서 그를 만나 얘기를 나눴다고 일러준 것이었다. 검거된 브렉은 네덜란드로 송환돼 수사를 받았는데 니키를 살해한 사실만은 극구 부인했다. 우연히 아이를 만나 범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이 왜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았느냐고 따지자 “누가 성범죄 전력자의 말을 믿어주겠느냐”고 대꾸했다. 검찰은 과실치사 혐의에 대해서도 징역 15년을 선고하고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자고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니키가 질식사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가해자가 성폭행을 하면서 입을 손으로 막다 의도치 않게 죽음에 이르렀을 수 있다는 전문가의 증언에 무게를 실어 치사 혐의에 대해 무죄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재판장은 피고를 향해 “당신의 행동이 없었더라면 그 소년은 1998년 8월 11일에도 살아 있었을 수 있었다”고 분명히 일갈했다. 브렉의 변호인은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성관계 상황 몰래 녹음’도 성범죄로 처벌하는 법안 발의

    ‘성관계 상황 몰래 녹음’도 성범죄로 처벌하는 법안 발의

    그 동안 상대방 동의 없이 성관계 상황을 녹음했을 경우에도 불법촬영과 마찬가지로 성범죄로 처벌하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은 20일 상대방 동의 없이 성관계 상황을 녹음해도 성범죄로 처벌하도록 하는 성폭력범죄처벌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현행법은 성관계를 동의 없이 촬영한 경우 7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지만, 단순 녹음에 대해서는 처벌 규정이 없는 상황이다. 녹음을 유포할 경우에도 비교적 형량이 낮은 명예훼손죄로 처벌해왔다. 이 때문에 몰래 녹음한 성관계 당시 상황의 음성만으로도 사실상 불법촬영만큼이나 고통받는 피해자가 발생했지만 가해자는 처벌받지 않는 억울한 사례들이 있었다. 개정안은 몰래 녹음만 해도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고, 영리 목적으로 배포하면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게 했다. 강 의원은 “몰래 녹음한 음성 자료로 상대방을 협박하는 사례가 많다”며 “고통받는 피해자들이 줄어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사설] ‘최숙현법’ 국회 통과, 스포츠 비리·폭력 추방 의식 개혁 함께해야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어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구타와 가혹행위같은 인권 침해로 유죄 판결이 확정된 스포츠 지도자의 인적 사항과 비위 사실을 공표하는 내용이다. 개정 국민체육진흥법 제1조는 이 법의 목적으로 ‘국위선양’ 대신 ‘체육인 인권보호’로 명시했다.또 개정법에는 체육인의 인적사항, 수상정보, 경기실적 및 징계이력 등 세부 정보의 종합관리를 위해 통합정보시스템을 구축하는 내용도 담겼다. 지난 8월 선수폭행 등 스포츠 비리에 연루된 단체와 지도자의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같은 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처리된 데 이은 후속 조치다. 이로써 ‘최숙현법’의 입법은 사실상 마무리됐다고 할 수 있다.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선수 최숙현이 팀 내부의 상습적 갑질과 폭력에 시달리다 지난 6월 26일 불과 22세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을 우리는 생생하게 기억한다. 최 선수는 당시 팀 감독과 동료 선수 2명을 폭행 등의 이유로 진정하거나 고소한 상태였지만 체육계 내부 조사는 물론 경찰 수사에서도 진상은 드러나지 않았다. 더구나 팀에서 상습 폭행을 당한 것도 최 선수 뿐이 아니었으니 일상화되어 있던 스포츠 폭력을 막기에 법은 너무도 멀리 있었다. 이제 두 차례에 걸친 ‘최숙현법’ 입법으로 제도적 보완은 상당 부분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이 민주주의적 사회로 크게 발전했음에도 스포츠 분야 만큼은 오로지 순위만을 목표로 하는 구시대적 귄위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 결과 스포츠 지도자들이 범죄행위를 저지르면서도 아무런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것을 흔하게 보아왔다. 심지어 더 좋은 성적을 내고자 갑질과 가혹행위를 오히려 당연시하는 분위기조차 없지 않았다. 이런 불합리를 개선해야 한다는 인식이 ‘최숙현법’에 일정 부분 담긴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최 선수는 어머니와의 마지막 SNS 대화에서 “가해자들의 죄를 밝혀달라”고 자신의 소원을 밝혔다. 그 과정에서 다시는 자신과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인식의 변화를 이끌어내 달라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최숙현법’의 제정은 최 선수의 염원을 현실화하는 노력의 종착점이 아닌 출발점이다. ‘최숙현법’은 우리나라 스포츠 분야 종사자 사이에 전면적 의식 변화의 계기가 되지 않으면 안된다. ‘최숙현법’은 좁게는 비위 지도자를 처벌하는 법이지만 더 넓게는 체육계의 의식을 개혁하는 법이 되어야 한다.
  • 아우슈비츠에서 만난 너무도 평범한 악

    아우슈비츠에서 만난 너무도 평범한 악

    과거사 청산과 관련해 독일은 일본과는 다르다. 적극 사과하고 가해자들을 처벌했다는 점에서다. 하지만 ‘나는 아우슈비츠의 약사입니다’를 보면 과거사 청산 과정이 얼마나 어려운 싸움인지를 절감하게 된다. 책은 루마이나계 약사 빅토르 카페시우스(1907~1985)가 아우슈비츠에서 끔찍한 범죄를 서슴없이 저지르게 되는 과정을 추적한다. 평범했던 제약회사 영업사원이 악마 같은 나치 장교로 변해 가는 모습에서 독일 정치철학자 해나 아렌트가 지적한 ‘악의 평범성’을 거듭 떠올리게 된다. 아우슈비츠 주임약사였던 카페시우스는 1965년 법정에서 ‘최소 8000명의 동료 시민을 죽게 한 책임이 있다’며 징역 9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아우슈비츠에서 그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았다”며 모든 혐의를 부인했지만, 실제로 일삼은 짓들은 경악할 만한 것들이다. 수감자들에게 치료약을 고의적으로 내주지 않는가 하면 임신부와 어린이를 대상으로 아무런 죄의식 없이 생체실험을 했다. 심지어 희생자 시체에서 거둔 금니를 빼돌리기까지 했다. 책은 유대인 격리와 군수물자 생산 노동력 확보를 위해 건설된 아우슈비츠가 이게파르벤이라는 독일의 거대 화학회사와 관련 있음을 들춰 놀랍다. 이게파르벤은 ‘아스피린’으로 유명한 바이엘의 전신이다. 이게파르벤이 나치와 손잡고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추가로 만들었고 생체실험 주도권도 나치 친위대가 아니라 이게파르벤이 쥐고 있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다. 종전 이후 전범자들을 잡아들이기 위해 고군분투한 이들과 어김없이 죄를 은폐하려는 가해자들의 치열한 법정 싸움도 주목할 대목이다. 책에 등장하는 모든 전범자들은 재판 내내 수치심이나 죄책감을 내비치지 않았다. 카페시우스는 심지어 법정에서 웃음을 터뜨렸다고 한다. 아우슈비츠 생존자들이 가해자 변호사로부터 무례한 질문을 받으며 괴로워하는 장면에선 녹록지 않은 우리의 ‘친일 청산’과 포개져 씁쓸하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성폭행 피해자 잘못 없어요” 위로한 판사

    “당신이 잘못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술에 취한 직장 동료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서울시청 공무원 A씨의 2회 공판이 열린 19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506호 법정. 형사합의31부 재판장인 조성필 부장판사가 증인으로 출석한 피해자에게 재판이 끝날 무렵 이렇게 말했다. 해당 피해자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이기도 하다. 고소 뒤 힘겨운 싸움을 벌이는 피해자에게 큰 위로가 되는 한마디였다. 성폭력 전담 재판부인 해당 재판부는 이날 증인신문을 비공개로 진행하는 한편 피고인 측 신문 사항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살펴 쟁점과 관계없는 질문은 하지 않도록 했다. 피해자 측 서혜진(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 변호사는 “판사의 위로에 피해자가 그간 갖고 있던 부정적인 감정들이 녹아내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장은 “(성폭력 피해에도)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고소조차 하지 못하는 많은 분들께 힘이 되는 말”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법정을 찾은 시민들 또한 노란색 포스트잇에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당신이 일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연대한다”와 같은 응원의 말을 적어 피해자에게 전달했다. 증인신문의 대부분은 피고인 측 반대신문으로 이뤄졌다. 준강간치상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은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이다. 피해자는 자신이 기억하는 범위 내에서 당시 상황과 지금의 심리 상태 등을 진술했다. 아울러 피고인에 대한 적절한 처벌을 촉구하며 “가해자를 용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10일 재판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서울시 공무원 성폭행’ 피해자 위로한 재판부 “아무 잘못 없어”

    ‘서울시 공무원 성폭행’ 피해자 위로한 재판부 “아무 잘못 없어”

    “당신이 잘못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술에 취한 직장 동료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서울시청 공무원 A씨의 2회 공판이 열린 19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506호 법정. 형사합의31부 재판장인 조성필 부장판사가 증인으로 출석한 피해자에게 재판이 끝날 무렵 이렇게 말했다. 해당 피해자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이기도 하다. 고소 뒤 힘겨운 싸움을 벌이는 피해자에게 큰 위로가 되는 한마디였다. 성폭력 전담 재판부인 해당 재판부는 이날 증인신문을 비공개로 진행하는 한편 피고인 측 신문 사항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살펴 쟁점과 관계없는 질문은 하지 않도록 했다. 피해자 측 서혜진(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 변호사는 “판사의 위로에 피해자가 그간 갖고 있던 부정적인 감정들이 녹아내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장은 “(성폭력 피해에도)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고소조차 하지 못하는 많은 분들께 힘이 되는 말”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법정을 찾은 시민들 또한 노란색 포스트잇에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당신이 일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연대한다”와 같은 응원의 말을 적어 피해자에게 전달했다. 증인신문의 대부분은 피고인 측 반대신문으로 이뤄졌다. 준강간치상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은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이다. 피해자는 자신이 기억하는 범위 내에서 당시 상황과 지금의 심리 상태 등을 진술했다. 아울러 피고인에 대한 적절한 처벌을 촉구하며 “가해자를 용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10일 재판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아이들 표정·행동에 관심 가져달라”…지난해 학대 사망 42명

    “아이들 표정·행동에 관심 가져달라”…지난해 학대 사망 42명

    아동학대 예방기념주간(11.19∼25)을 맞아 19일 ‘제14회 아동학대예방의 날’ 기념식이 열렸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교육부와 법무부, 여성가족부, 경찰청 등 관계부처와 함께 기념식을 주최하고, 아동 학대 예방에 앞장선 유공자에게 표창을 수여했다. 유공자로 선정된 국선 변호사와 경찰, 아동보호전문기관 소속 현장조사팀장 등 99명 중 10명이 대표로 행사에 참석해 장관 표창을 받았다. 양성일 복지부 1차관은 이날 행사에서 “아동의 시각에서, 아동 스스로가 느끼는 위험에 처한 아이들을 발견하고 보호할 수 있도록, 아이들의 표정과 행동에 관심을 가져달라”며 “정부도 아동학대에 대한 세밀한 조사와 신속한 아동 보호가 가능하도록 공공 대응체계를 완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복지부와 아동권리보장원은 아동학대 예방기념주간을 계기로 5개 편의점 브랜드(GS25, CU,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씨스페이스) 내 계산대 화면을 통해 아동학대 예방 캠페인 문구를 송출하고, 편의점이 아동학대 신고의 거점이 될 수 있도록 안내하기로 했다. 또 실시간 재생 서비스 기업인 ‘왓챠’와 협업해 아동 학대 사례가 등장하는 영화를 두고 영화 평론가와 아동 전문가가 나눈 대담 영상을 유튜브 등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아동학대 예방기념주간의 첫날인 세계아동학대예방의 날(11.19)은 아동학대 문제의 심각성과 효과적인 예방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알리고자 비정부 국제기구인 여성세계정상기금(WWSF)이 2000년 11월 19일 제정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2015년 1만9214건에서 2016년 2만9674건, 2017년 3만4169건, 2018년 3만6417건, 2019년 4만1389건으로 5년 새 크게 증가했다. 특히 지난 5년간 부모가 아동학대 가해자인 비율은 70% 이상으로 압도적으로 높았으며, 친인척, 부모의 동거인 등이 뒤를 이었다. 또 아동복지시설 종사자가 아동 학대 가해자인 사례도 꾸준히 발생했다. 유형별로는 지난해 기준으로 여러 학대가 복합적으로 나타난 경우(1만4476건)가 가장 많았으며, 정서적 학대(7622건), 신체적 학대(4179건), 방임(2885건), 성적 학대(883건) 순으로 나타났다. 학대를 받아 사망한 아동도 지난해 42명이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