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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요한 회유로 부사관 악에 받쳐 울었다”…2차 가해 정황

    “집요한 회유로 부사관 악에 받쳐 울었다”…2차 가해 정황

    성추행 피해를 신고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부사관이 부대 상관들에게서 끈질긴 회유와 압박을 받았던 정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피해자 이모 중사의 남편인 A씨는 진술서에서 고인이 피해 사실을 신고한 뒤, 2차 가해에 해당하는 ‘지속적인 회유 및 압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성추행 가해자인 장모 중사는 이 중사를 회유하기 위해 집요하게 찾아가 사건 무마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장 중사는 “신고할 거지? 신고해봐”라고 말하며 피해자를 조롱하고, 이 중사를 숙소에서 불러낸 뒤 무릎을 꿇고 ‘없던 일로 해달라’고 요구했다고도 했다. 이에 이 중사는 두려움에 울면서 ‘보고를 안 할 테니 장 중사와 완벽히 분리해 달라’고 부대에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중사의 간곡한 요청에도 상관인 노모 상사와 노모 준위는 회유를 이어갔다. 성추행 사건의 발단이 된 부대 회식 자리는 장 중사가 지인의 개업을 축하하는 사적 목적으로 연 것으로 당시 ‘5명 이상 집합금지’ 방역 수칙을 위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이 외부에 드러날 경우, 회식 참석자들과 부대 내 책임자들이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이유로 상관들은 이 중사에게 성추행 사실을 덮도록 요구했다. 그러면서 가해자와 마주치지 않게 하겠다고 약속하며 이 중사를 회유했다고 한다. 이를 들은 이 중사가 “분하고 악에 받쳐 바락바락 울면서 ‘그러면 보고를 안 할테니 장 중사와 완벽히 분리해달라’”고 요구했다고 A씨는 강조했다. 또 남편인 자신에게도 이 중사에게 “잘 좀 말해 달라”며 합의를 종용했다고 덧붙였다. 이 중사는 상관들의 압박에 시달리면서도 부대 측으로부터 ‘2차 가해’는 반의사불벌죄이기 때문에 피해자가 처벌을 원할 때만 처벌할 수 있다고 전달받았다. 이 중사는 뒤따를 불이익을 염려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진술했는데 이 역시 피해자를 압박한 정황으로 볼 수 있다. 국선 변호사의 무성의한 피해자 조력도 문제 제기됐다. 사건 발생 일주일 뒤 선임된 변호사는 개인적 사유로 대면 면담을 단 한 차례도 진행하지 않았고, 전화 통화도 사건 50일 뒤에야 처음 이뤄졌다. 유족 측은 국선 변호사를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추가 고소하기로 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택시기사 폭행’ 부실수사, 핵심은 이용구가 건넨 1000만원

    ‘택시기사 폭행’ 부실수사, 핵심은 이용구가 건넨 1000만원

    서울 서초경찰서가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사건을 부실 수사한 의혹에 대해 경찰이 이르면 이번 주 결과를 발표한다. 서울경찰청 청문·수사 합동진상조사단은 당시 서초서 폭행사건 담당 수사관과 직속 상사인 형사팀장·형사과장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특수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송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진상조사단은 서초서 수사관이 이 전 차관의 폭행 장면이 담긴 블랙박스의 존재를 알면서도 상급자들에게 보고하지 않았고, 이는 상급자인 팀장과 과장에게도 일정 부분 지휘 책임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이 전 차관이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사실을 서초서 간부들이 알고 있었던 정황 역시 확인했다. 이 전 차관은 지난해 11월 6일 오후 11시 40분쯤 서초구의 자택 인근에 도착한 택시 안에서 자신을 깨우는 택시 기사에게 욕설을 하고 멱살을 잡았다. 이 전 차관은 사건 이틀 뒤 택시기사 A씨를 만나 블랙박스 영상 삭제를 요구한 뒤 1000만원을 건넸다. A씨는 합의 이후 영상을 지운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수사의 관건은 이 1000만원을 어떻게 규정할 것이냐에 달렸다. 이 전 차관은 A씨에게 건넨 1000만원은 폭행 사건의 합의금이라는 입장이다. 합의금을 건넨 것은 맞지만, 택시기사에게 조건을 제시한 것은 아니며 영상 삭제 요구는 단순히 해당 영상이 제3자에게 유출될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택시기사는 사고 이튿날 수사관에게 “원만히 합의해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 뒤 처벌불원서를 제출했다. 그러다 입장을 바꿔 같은 달 11일 서초서를 다시 찾아 담당 수사관에게 휴대전화로 촬영한 30초 분량의 블랙박스 영상을 보여줬지만, 수사관은 “못 본 것으로 하겠다”며 팀장과 과장에게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12일 서초서는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치 않는 점을 들어 이 차관을 입건하지 않고 사건을 내사 종결했다. 운행 중인 운전자에 대한 폭행을 무겁게 처벌하는 특가법상 운전자 폭행 대신 반의사불벌죄인 형법상 폭행 혐의가 적용됐다. 그러나 지난 1월 경찰이 이 차관의 폭행 장면이 녹화된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하고도 묵살한 정황이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나자, 경찰이 특가법을 적용하지 않고 ‘봐주기 수사’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한편 폭행 사건 자체를 재수사하는 검찰도 조만간 수사를 마무리하고, 이 전 차관에게 특가법상 운전자 폭행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길 것으로 보인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고민 들어주는 척…SNS서 만난 어른이 성범죄자 돌변

    고민 들어주는 척…SNS서 만난 어른이 성범죄자 돌변

    “마음은 계속 곪고 있고, 그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털어놓고 있는데 정말 친절하게 다가오는 사람들이 있는 거예요. 친절한 오빠, 삼촌으로 위장하는 거죠. 하소연도 다 받아주면서….”(아동·청소년 지원기관 직원 A씨) 온라인 공간에서 아동·청소년을 노리는 ‘그루밍’ 성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아이들을 노린 신종 범죄에 대한 사회적 이해도는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루밍 성범죄란 온라인에서 피해자에게 접근해 친분을 쌓아 심리적으로 지배하면서 성적으로 착취하는 범죄를 말한다. 오는 9월부터 개정된 청소년성보호법이 시행돼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성착취 목적으로 대화를 지속·반복할 경우 최대 3년의 징역에 처해진다. 6일 학술지 ‘사회복지연구’에 실린 ‘아동·청소년 대상 온라인 그루밍 성범죄에 관한 연구’ 논문은 피해 아동·청소년 상담 경험이 있는 아동·청소년 지원기관 실무자 9명을 심층면접해 ‘접촉→순응→협박과 통제’로 이어지는 온라인 그루밍 진행 양상을 분석했다. 연구 참여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아동·청소년들은 온라인에서 알게 된 사람과도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청소년들은 현실 속에서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대상을 찾지 못하고 온라인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을 찾게 된다. 상담가 B씨는 “기성세대와 달리 아이들은 SNS 이용의 일상화로 ‘맞팔’(서로 팔로우하다)한 사람도 친구로 여긴다”면서 “어른들은 ‘모르는 사람이 SNS에서 말 걸면 대꾸 안 하면 되지’라고 하지만 아이들은 청소년기에 갖는 정서적 공허함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이해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아동·청소년들이 왜 온라인에서 만난 낯선 사람과 친분을 쌓고 털어놓는지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 논문의 설명이다. 성범죄자들은 청소년의 정서적 불안을 이용해 고민을 경청하는 ‘상담자’로 접근한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가 올해 1월 공개한 ‘2020년 피해상담 통계’에 따르면 접수한 피해상담 162건 중 ‘온라인 그루밍’ 피해유형은 14건이었는데 이 중 11건이 10대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사건이었다.상담 등으로 신뢰 쌓은 후 성적 착취 피해자 대부분은 자신의 마음을 알아준 고마운 관계를 상실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졌다. 이 때문에 가해자의 성착취 요구를 수락했다. 상담가들은 “피해자들에게 ‘왜 거절을 못 해?’라고 묻지만 아이들 입장에서는 그렇게 자신의 얘기를 들어줄 사람이 주변에 없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30대 남성 박모씨도 그랬다. 박씨는 2017년 9월 모바일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당시 13세였던 피해자를 알게 됐다. 피해자는 외국에 살면서 가족이 사망하고 사춘기를 겪고 있어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황이었다. 그런 피해자에게 박씨는 친절했고, 피해자는 계속 연락을 이어 갔다. 그러나 박씨는 사흘 만에 본색을 드러냈다. 박씨는 피해자에게 성적인 말과 ‘예쁘다’는 말을 반복하며 피해자의 신체사진 7장을 전송받았다. 박씨는 청소년성보호법 위반죄로 2019년 11월 불구속 기소됐다. 지난해 7월 선고된 형량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온라인으로 알게 된 피해자가 13~14세 정도에 불과하다는 사정을 알면서도 지속적이고 집요하게 신체사진을 촬영하여 전송할 것을 요구했다”면서 “피고인이 피해자로 하여금 촬영 및 전송하게 한 사진들 중 일부는 음란성의 수위가 높은 점, 피해자가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피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점 등에 비추어 전체적으로 죄질이 나쁘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재판부는 박씨가 피해자를 범행 대상으로 삼아 의도적으로 접근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박씨의 사진 요구 행위가 협박이나 강요와 같은 수준으로 보이지는 않고 피해자가 전송한 사진에 피해자의 얼굴이 나오지 않는 점, 피해자에게 동영상 촬영까지 요구하지 않은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이에 논문 저자들은 “성인이 청소년에게 신체사진을 촬영하여 전송할 것을 요구한 사실 자체가 문제”라면서 “온라인 그루밍 가해자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동시에 피해자의 성을 착취할 수 있다. 또 가해자들은 피해자의 방어벽을 낮추기 위해 처음에는 얼굴이 포함되지 않은 사진을 요구하기 시작하다가 나중에는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알아내 협박 수단으로 사용한다. 이후의 유포 가능성까지 더 비중 있게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그루밍’ 예방교육 절실 논문은 “그루밍 성착취의 시작은 성적 측면이 아니라 정서적 측면에 있다는 점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면서 “사회복지 정책 차원에서 아동·청소년 정신건강에 주안점을 두어 그들의 정서적 공허함을 채우고 안전한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해소할 방법을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부모, 교사 등 가정·학교 등에서 청소년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이 아동·청소년들의 그루밍 피해를 어떻게 발견할 수 있는지, 발견한 뒤에 아동·청소년들에게 어떤 조치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가 대처 매뉴얼로 제공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영국의 국립범죄수사국은 온라인 그루밍 가해자들이 채팅에서 주로 사용하는 대화 내용과 영상·사진 요구 행위 등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4~7세 미취학 아동들을 대상으로 예방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논문 저자들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부터 온라인 그루밍 관련 성교육을 진행하는 한국에 비해 상당히 어린 연령층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라며 “취학 전 아동뿐만 아니라 아동·청소년기의 각 연령대에 적합한 교육 자료의 제작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뉴스분석]文대통령, 현충일에 이 중사 조문한 까닭은?

    [뉴스분석]文대통령, 현충일에 이 중사 조문한 까닭은?

    부실급식 등 대국민사과 이어 유족에 “지켜주지 못해 죄송” 3일 긴급지시, 4일 공군총장 사의수용… ‘소통’ 강화 측면도 “얼마나 애통하십니까. 국가가 지켜주지 못해 죄송합니다.”(문재인 대통령) “딸의 한을 풀고 명예를 회복시켜 주십시오.”(공군 이모 중사 아버지) 문재인 대통령은 6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6회 현충일 추념식이 끝난 뒤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공군 성추행 피해자 이모 중사의 추모소를 조문하고, 이처럼 유족에게 직접 사과했다. 이 중사의 어머니가 “철저하게 조사해 달라”고 호소하자 문 대통령은 “철저하게 조사하겠다”고 다짐한 뒤 “부모님의 건강이 많이 상했을 텐데 건강에 유의하시기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일에도 “절망스러웠을 피해자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었다. 문 대통령은 함께 추모소를 찾은 서욱 국방부 장관에게 “철저한 조사뿐 아니라 이번을 계기로 병영문화가 달라지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현충일 추념사에서 “아직도 일부 남아 있어 안타깝고 억울한 죽음을 낳은 병영문화의 폐습에 대해 국민들께 매우 송구하다”면서 이 중사의 죽음을 가해자 개인의 일탈인 아닌 ‘군 문화의 폐습’으로 규정하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문 대통령은 군내 부실급식 논란에 대해서도 고개를 숙였다. 두 사건 모두 국민의 공분을 자아냈고, 언론 등을 통해 사실관계가 알려지기까지 군과 국방부가 덮으려 하거나 소극 대응으로 일관했다. 군 통수권자로서 국민들에게 사과하는 것은 물론 강력한 메시지를 발신해 재발을 막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 중사의 죽음 이후 군의 묵살·회유 등 2차 가해 정황과 은폐 의혹 등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도 격노했고, 지난 3일 “최고 상급자까지 보고와 조치 과정을 포함한 지휘라인 문제도 살펴보고, 엄중하게 처리하라”고 긴급 지시를 내렸다. 이튿날 이성용 공군참모총장이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의를 밝히자 문 대통령이 즉각 수용 의사를 공표한 것도 ‘일벌백계’를 통해 수직적이고 폐쇄적인 군 문화에 경종을 울리겠다는 뜻이었다. 두 사건을 현충일 추념사에서 언급한 데는 나라를 지키는 일에 헌신하는 이들의 ‘인권’과 ‘일상’까지 국가가 지켜내는 것 또한 보훈의 확장된 개념에 포함된다는 판단도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인다. “애국의 한결같은 원동력은 공동체에 대한 믿음”이라는 문 대통령 발언도 맞닿아 있다.문 대통령의 직접 조문은 지난달 국가 시설인 평택항에서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은 이선호 씨에 이어 20여일 만이며 현 정부 들어 7번째다. 사안의 성격은 다르지만 이씨와 이 중사의 죽음은 공공영역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벌어졌고, 당국의 부적절한 대응으로 더 큰 파장을 빚었다는 공통분모가 있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조문을 통해 분노한 여론에 공감하고 결연한 대응 의지를 밝힘으로써 또 다른 의미의 ‘소통’을 강화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3일 긴급지시와 4일 이 총장의 사의 수용, 이날 대국민 사과까지 유족과의 만남에 앞서 강도 높은 조치들을 잇달아 쏟아낸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군산 무면허에 음주운전 40대 벤츠, 길 걷던 20대 덮쳤다 [이슈픽]

    군산 무면허에 음주운전 40대 벤츠, 길 걷던 20대 덮쳤다 [이슈픽]

    군산서 면허 취소 수준 술 마시고 한밤중 운전벤츠에 치인 20대 팔·발목 크게 다쳐경찰, ‘윤창호법’ 적용 여부 검토 중시속 200㎞ 음주 사망사고 벤츠男 징역 4년 만취 30대 벤츠녀 야근 현장 덮쳐 60대 사망한밤중에 무면허 상태에서 술에 만취한 채 벤츠 승용차를 몰던 40대가 길 가던 20대를 덮치는 사고가 발생해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처벌을 대폭 강화한 일명 ‘윤창호법’에도 음주운전으로 사람이 다치거나 죽는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6일 전북 군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9분쯤 군산 수송동 한 도로에서 A(46)씨 벤츠 승용차가 길을 걷던 B(21)씨를 덮쳤다. B씨는 팔과 발목 등을 크게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무면허인데다 면허 취소 수준으로 술을 마신 것으로 드러났다.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0.09%였다. 경찰은 A씨에게 처벌 수위를 강화한 이른바 ‘윤창호법’으로 불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지 검토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를 불러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한 뒤 혐의를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창호법은 음주운전 사고로 숨진 윤창호(당시 22살)씨 사망 사건을 계기로 마련된 법안으로, 고인은 2018년 9월 부산 해운대구에서 만취 운전자가 몰던 차량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졌다가 끝내 목숨을 잃었다.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망 사고를 낸 운전자의 처벌을 강화하는 개정 특가법과 음주운전자의 면허 정지·취소 기준 등을 강화한 개정 도로교통법을 합쳐 부르는 말이다. 국회는 그해 11월 본회의를 열고 음주운전 처벌 강화를 골자로 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해당 법안은 음주운전으로 사망사고를 낸 경우 법정형을 ‘현행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서 ‘3년 이상의 징역 또는 무기징역’으로 높였다. 또 사람을 다치게 했을 때도 기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서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형량을 강화했다.“회식 후 졸았다” 벤츠로 시속 220㎞음주운전 사망사고 40대 징역 4년 검찰 9년 구형…판사 “공탁금 3000만원 고려” 앞서 인천 북항터널에서 시속 220㎞가 넘는 속도로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망 사고를 낸 벤츠 운전자는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21단독 정우영 부장판사는 지난 2일 선고 공판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및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구속 기소된 C(45·남)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정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졸음운전을 했고 시속 100㎞인 제한속도를 초과했다”면서 “피고인이 낸 사고로 피해자가 사망하는 결과가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피고인이 종합보험에 가입했고 유가족 앞으로 3000만원 공탁한 점 등은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지난달 17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만취 상태에서 졸음운전을 했고 제한속도도 지키지 않아 사망 사고를 냈다”며 C씨에게 징역 9년을 구형했었다. C씨는 지난해 12월 16일 오후 9시 10분쯤 인천시 중구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인천∼김포 구간(인천김포고속도로) 내 북항터널에서 벤츠 차량을 몰다가 앞서가던 마티즈 승용차를 들이받아 운전자 B(사망 당시 41세·여)씨를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D씨는 추돌 직후 불이 난 마티즈 차량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숨졌다. 사고 당시 C씨는 최고 시속 229㎞로 벤츠 차량을 운전했고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인 0.08%로 파악됐다. 사고 현장에는 급제동할 때 도로 위에 생기는 타이어 자국인 ‘스키드 마크’도 없었다. D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인들과 회식을 했는데 사고 당시에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면서 “졸음운전을 한 것 같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C씨에게 이른바 ‘윤창호법’을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D씨의 어머니는 올해 3월 법원에 제출한 탄원서를 통해 ‘가해자는 어린 자녀가 둘 있는 가장을 죽여 한 가정을 파괴했다’면서 ‘죄의 대가를 반드시 치르도록 엄벌해 달라’고 호소했다.만취 상태서 벤츠 몰던 30대 여성야근 현장 덮쳐 60대 가장 즉사 벤츠 차량 지지대 들이받은 뒤 전소 지난달 31일에는 심야에 만취한 채 차를 몰고 야근 작업을 하던 공사 현장으로 돌진해 60대 작업자를 숨지게 한 30대 여성이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사) 등 혐의를 받는 권모(30)씨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권씨는 지난달 24일 오전 2시쯤 서울 성동구 뚝섬역 인근 도로에서 낡은 지하철 방음벽을 철거 중이던 일용직 노동자 E(60)씨를 자신의 벤츠 승용차로 들이받아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됐다. 권씨의 차량은 크레인 지지대를 들이받은 뒤 불이 나 전소됐다. 당시 권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뚝섬역 새벽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일으킨 30대 만취 벤츠 운전자 피해자 유가족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음주운전 가해자의 엄벌을 촉구했다. 청원인은 “사고로 아버지 시신이 심하게 훼손돼 얼굴도 알아보기 힘들 정도였으며 수의마저 입혀 드리지 못한 채 보내드려야 했다”면서 “부디 음주운전으로 저희와 같이 한순간에 가족을 잃는 사고가 줄어들길 바란다”고 썼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문 대통령, ‘성추행 사망’ 공군 중사 분향소에 조화 보내 위로

    문 대통령, ‘성추행 사망’ 공군 중사 분향소에 조화 보내 위로

    상관에게 성추행당했다는 신고를 한 뒤 군 당국의 회유와 압박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공군 이모 중사의 분향소에 문재인 대통령이 조화를 보내 위로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5일 오후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이 중사 분향소에 문 대통령의 조화가 전해졌다. 이날 분향소에는 서욱 국방장관의 조화도 함께 전달됐다. 앞서 문 대통령은 청와대 참모들과의 내부회의에서 공군 부사관 성폭력 피해자 사망사건을 언급하며 군 당국의 부실 대응을 질책하고, 지휘라인까지 살펴 엄중하게 처리하도록 지시한 바 있다. 당시 문 대통령은 부사관이 생전 겪었을 고통에 통감해 목이 메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문 대통령은 이번 사건에 책임을 지고자 이성용 공군참모총장이 사의 표명한 지 80여분 만에 즉각 수용하기도 했다. 이는 가해자와 군 당국에 대한 엄정 대응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文대통령 “억울한 죽음 낳은 병영문화 폐습 송구”

    文대통령 “억울한 죽음 낳은 병영문화 폐습 송구”

    “보훈, 나라지키는 분 인권·일상 지키는 것”… 부실급식 사과“5월 광주처럼 ‘미얀마의 봄’도 반드시 올 것” 지지의사 밝혀문재인 대통령은 6일 “아직도 일부 남아있어 안타깝고 억울한 죽음을 낳은 병영문화의 폐습에 대해 국민들께 매우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공군 부사관 성추행 피해자 사망 사건과 관련, 문 대통령이 직접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립서울현충원과 대전현충원, 부산 UN기념공원을 3원으로 연결해 열린 제66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보훈은 지금 이 순간, 이 땅에서 나라를 지키는 일에 헌신하는 분들의 인권과 일상을 온전히 지켜주는 것”이라고 규정한 뒤 군내 부실급식 사례와 함께 공군 부사관 성추행 피해자 사망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 이어 “군 장병들의 인권뿐 아니라 사기와 국가안보를 위해서도 반드시 바로 잡겠다”면서 “우리 군 스스로 국민 눈높이에 맞게 변화하고 혁신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3일 “절망스러웠을 피해자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면서 “피해 신고 이후 부대 내 처리, 상급자와 동료들의 2차 가해, 피해호소 묵살, 사망 이후 조치 미흡 등에 대해 엄중한 수사와 조치가 있어야 한다”며 엄정한 처리를 지시했다. 또 “이 문제를 단순히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에서만 보지 말고, 최고 상급자까지 보고와 조치 과정을 포함한 지휘라인 문제도 살펴보고, 엄중하게 처리하라”고 강조했다. 이튿날 이성용 공군참모총장이 사의를 밝히자 문 대통령은 즉각 수용 의사를 밝혔다. 한편 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 결과를 평가하면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저는 대화와 외교가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이루는 유일한 길이라는데 의견을 모았으며,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향해 다시 큰 걸음을 내디딜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또 “광주의 계엄군 병사가 유족을 만나 직접 용서를 구한 일은 매우 역사적인 일이며 올해 5·18 광주민주화운동 추모제에 최초로 여야 정치인이 함께 참석한 일도 매우 뜻깊다”면서 “미얀마 국민에게 변함없는 연대와 우애의 마음을 보내며 5월 광주가 마침내 민주화의 결실을 맺었듯 ‘미얀마의 봄’도 반드시 올 것”이라며 미얀마 민중들을 향한 지지의사를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軍사법기관의 총체적 부실, 이제는 제대로 개혁해야 [박기석의 국방수첩]

    軍사법기관의 총체적 부실, 이제는 제대로 개혁해야 [박기석의 국방수첩]

    지난 3월 충남 서산의 공군 제20전투비행단에서 선임 장모(구속) 중사에게 성추행을 당한 후 지난달 극단적 선택을 한 이모 중사의 사건과 관련, 군사경찰·군 검찰이 부실 수사를 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장 중사와 상관들은 사건을 덮으라고 이 중사를 조직적으로 협박·회유했기에 증거 인멸의 우려가 컸지만 군사경찰은 장 중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았고, 휴대폰 압수 수색조차 하지 않았다. 군사경찰은 상관들이 이 중사로부터 성추행 사건을 보고받고도 이 중사를 회유하느라 10여 시간이 지나서야 대대장에게 보고한 사실을 확인했지만, 늑장 보고한 이유를 조사하지 않았다. 군 검찰은 지난 4월 7일 군사경찰로부터 장 중사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송치받았으나, 이 중사가 숨진 채 발견된 지난달 22일까지 피해자, 가해자 조사를 하지 않았다. 군 검찰은 이 중사가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여서 피해자 조사를 미뤘다고 공군에 보고했지만 유족 측은 조사를 지연하기 위한 핑계라고 의심하고 있다. 게다가 군사경찰은 이 중사가 숨진 채 발견되고 하루 뒤인 지난달 23일 국방부 조사본부에 성추행 사건은 누락한 채 단순 사망으로 보고했고, 25일이 돼서야 국방부에 처음 성추행 사건 및 2차 가해 의혹을 보고했다. 이번 사건처럼 사회적 공분을 자아낸 2014년 윤 일병 사망 사건 당시에도 군사경찰(당시 헌병)·군 검찰이 부실 수사를 하고, 사건을 축소·은폐하려한 사실이 드러났다. 2014년 4월 경기 연천의 육군 제28사단에서 윤 일병(당시 이병)은 선임병과 간부에 의해 지속적인 폭행·성추행에 시달리다 숨졌는데, 군사경찰·군 검찰은 사인을 기도폐쇄에 의한 뇌손상(질식사)으로 결론 내리고 가해자에 대해 살인죄가 아닌 상해치사죄 혐의를 적용했다. 같은 해 7월 군인권센터가 사건을 폭로하며 비판 여론이 거세짐에 따라 최종적으로 주범은 살인죄 판결을 받았다. 이러한 문제가 반복되는 배경에는 부대 지휘관이 수사와 기소, 공판까지 모든 군 사법체계를 관장하는 구조에서 기인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사법원법 상 보통검찰부는 보통군사법원이 설치돼 있는 부대와 장성급 장교가 지휘하는 부대에 설치된다. 보통검찰부가 설치된 부대의 지휘관은 군 검찰사무를 관장하고 군사경찰·군 검사를 지휘·감독한다. 이에 부대 지휘관이 승진 누락 또는 문책을 우려해 자신의 부대에서 사건·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꺼려 수사와 재판에 개입할 수 있다. 또 군사경찰·군 검찰은 인사권을 쥐고 있는 부대 지휘관의 눈치를 보며 알아서 사건을 축소·은폐할 수밖에 없다. 윤 일병 사망 사건 계기로 2015년 군사경찰·군 검찰의 독립성 확보를 위해 국방부 검찰단 설치 등을 담은 군사법원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됐으나, 지휘관의 군사경찰·군 검사 지휘·감독 규정은 그대로 남았다. 국방부는 지난해 군사법원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고등군사법원을 폐지해 군사재판 항소심을 서울고등법원으로 이관하고, 장성급 장교가 지휘하는 부대에 설치됐던 보통검찰부를 국방부 장관 및 각 군 참모총장 소속의 검찰단으로 옮기도록 했다. 또 국방부 장관 및 각 군 참모총장은 군 검사를 일반적으로 지휘·감독하되 구체적 사건에 관하여는 소속 검찰단장만을 지휘·감독하게 했다. 하지만 국방부의 개정안도 한계가 있다는 비판이 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15년 공개한 ‘군 수사와 사법제도 현황 및 개선방안 연구’ 용역 보고서에서는 군 검찰을 국방부 직속 독립 부대로 두었을 때 권력기관화되는 폐해를 고려해야 한다며 “검찰과 국방부 법률자문관이 협력해서 군 형사사건을 수사하되, 기소는 일반 검사가 하는 독일식 모델도 그런 고민 끝에 나온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여권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군사법원법을 다시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물론 군 사법제도 개혁 논의와 별개로 이번 사건을 맡은 국방부 검찰단이 철저한 수사를 해야하는 것은 당연하다. 사건을 민간에 넘겨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지만, 유족 측은 군이 스스로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엄중 처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군은 유족의 마지막 기대를 저버려서는 안 된다. 그러면서도 군과 국회는 2015년의 실패도 반복해서는 안 된다. 군 사법기관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민간의 군 사법기관 견제 장치를 마련하는 등 제대로 된 개혁에 당장 착수해야 한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여군 불법촬영 폴더별 정리’ 공군 19비행단 하사 구속

    ‘여군 불법촬영 폴더별 정리’ 공군 19비행단 하사 구속

    여군 숙소에 무단침입해 불법 촬영한 사진을 폴더별로 정리한 혐의를 받는 공군 제19전투비행단 소속 부사관이 4일 구속됐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공군본부 중앙수사대는 이날 오후 8시 30분쯤 19비행단 군사경찰대대 소속 A 하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계룡대 근무지원단 군사경찰대대 미결수용실에 즉각 수감했다. A 하사는 지난해부터 야외 활동 중인 여군들의 신체 특정 부위를 촬영했고, 몰래 여군 숙소에 들어가 속옷 등을 촬영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19비행단 군사경찰대대는 지난달 4일 A 하사를 현장에서 적발, 불법 촬영물로 추정되는 사진 및 동영상을 개인 디지털기기에 저장한 것을 식별해 수사해왔다. 특히 USB메모리에 피해 여군들 이름별로 폴더를 만들어 촬영물을 정리해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도 여군과 민간인 등 1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 하사 행각은 공군 부사관 사망 사건으로 공분이 일던 가운데 군인권단체가 지난 2일 기자회견을 통해 공군 내 성범죄 관련 ‘추가 폭로’ 기자회견을 하면서 알려지게 됐다.당시 기자회견에서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가해자가 현재 이 사건의 수사를 진행하는 군사경찰 소속이기 때문에 군사경찰에서 ‘제 식구 감싸기’를 하며 구속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며 “가해자를 군사경찰에서 방출하고 구속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군은 이후 총장 지시에 따라 즉각 공군본부중앙수사대로 사건을 이관해 수사했다. 이후 이틀 만인 이날 피해자가 다수인 점과 휴대전화에 저장된 사진 및 영상 유출로 인한 2차 피해를 우려, 구속영장 신청과 영장실질심사, 영장 발부를 하루 만에 진행했다. 중앙수사대는 구속된 A 하사를 상대로 불법 촬영물을 유포했는지 여부 등 추가 혐의를 수사할 것으로 관측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우리 곁 언제든 나타날 ‘괴물’...디지털 성범죄의 민낯

    우리 곁 언제든 나타날 ‘괴물’...디지털 성범죄의 민낯

    지난해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이 우리 사회를 분노케 했음에도, 디지털 성범죄 가해 청소년 중 96%가 자신들의 범행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 의미에서 3일 개봉한 체코 다큐멘터리 영화 ‘#위왓치유’(2020)는 디지털 성범죄 위험에 경종을 울린다는 차원에서 여느 영화와 결이 다르다. 제목 앞에 태그 ‘#’을 붙인 것에서부터 사회 운동으로서 의미가 남다르다. 평범한 집처럼 꾸며진 3개의 세트장에서 10대처럼 어려보이는 20대 여성 배우 테레자 테슈카만, 사비나 들로우하, 아네슈카 피트하르토바는 12세 소녀로 설정한 페이크 계정을 만들고 컴퓨터 모니터로 화상 통화를 진행한다. 촬영이 이어지는 열흘 동안 20대부터 60대까지 남성 2458명이 페이크 계정에 연락해왔다.영화에선 충격적 상황들이 끊임없이 펼쳐진다. 배우들이 “저 미성년자인데요”라고 밝혔음에도 연락한 남성들은 옷을 벗어보라고 끈질기게 요구하거나, 자신의 성기를 노출하기도 했다. 채팅 창에 접속하기가 무섭게 자위행위를 보여주거나 나체 사진을 요구하는 이들도 있었다. 제작진이 합성한 나체 사진을 보내자 사진을 온라인에 올리고 부모님과 학교에 알리겠다며 협박하기까지 했다. 배우들은 그 중 21명과 직접 만난다. 자신의 역겨운 행동들이 찍히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가해자들은 오히려 제작진들에게 “ “좋은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며 피해자에게 책임을 떠넘긴다. 영화는 방치된 아이들이 어떻게 성범죄 위험에 노출되는지를 여과 없이 스크린에 올렸다. 이를 통해 온라인 세계의 취약성과 디지털 성범죄에 무감각했던 우리의 안이함을 꼬집는다. 다큐멘터리라서 다소 지루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치밀한 각본하에 짜인 구성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테레자는 자신의 방으로 꾸며진 세트장의 피아노를 치는 모습을 연출해 정체가 탄로 날 위기를 모면하는 등 가슴을 졸이는 재미도 있다.바르보라 차르포바 감독은 “여러 사람의 인터뷰를 모으거나 르포르타주 형식으로 찍었다면, 낯선 상대가 아이들과 대화를 할 때 쓴 교묘한 수법과 속임수 등을 정확하게 보여주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제작진은 체코 경찰에 카메라에 담긴 가해자들을 고발했고, 수사에 결정적 증거를 제시했다. 영화는 지난해 체코에서 6주간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를 정도로 호응을 얻었다. 외면할 수 없는 불편한 진실을 담은 ‘#위왓치유’는 우리 모두 감시자가 되어야 함을 경고함과 동시에 범죄를 예방하고자 연대할 것을 촉구한다. 아울러 104분 동안 우리 곁에 언제든지 나타날 수 있는 ‘괴물’을 보여줌으로써 파편화된 인간성의 민낯을 그려 냈다. 국내에서도 리메이크작이 나오길 기대해본다. 청소년 관람불가.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국방부, ‘성추행 은폐·부실수사 의혹’ 공군 군사경찰 압색

    국방부, ‘성추행 은폐·부실수사 의혹’ 공군 군사경찰 압색

    국방부 합동수사단이 4일 성추행 피해 공군 부사관 사망 사건 수사를 위해 공군 군사경찰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과 조사에 나섰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이날 “공군 군사경찰의 초동수사 부실의혹 등을 수사하기 위해 4일 오전 11시 40분부로 성범죄수사대를 공군 제20전투비행단 군사경찰대대에 투입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수사를 통해 공군 군사경찰 초동수사 관계를 면밀히 확인해 한 점의 의혹이 없도록 만전을 가하겠다”고 덧붙였다. 20비행단은 지난 3월 성추행 사건이 발생한 부대다. 앞서 국방부 검찰단은 같은 날 오전 10시쯤부터 공군본부 군사경찰단, 공군 제15특수임무비행단 군사경찰대대에 대하여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했다. 15비행단은 성추행 피해자 이모 중사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직전 전속한 부대다. 조사본부와 검찰단이 압수수색에 나선 것은 지난 1일 이번 사건을 공군으로부터 이관받은 이후 처음이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1일 검찰단에 사건을 이첩하라고 지시한 후 국방부는 국방부 감사관실, 국방부 검찰단, 국방부 조사본부를 수사에 참여시켜 사실상 합동수사단을 꾸렸다. 조사본부와 검찰단은 성추행 사건과 이 중사에 대한 상관들의 조직적 회유뿐만 아니라 공군 군사경찰의 부실 수사 및 보고 누락 여부도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20비행단 군사경찰대대는 증거 인멸과 도주의 가능성이 높은 가해자 장모 중사를 구속 수사하지 않는 등 부실 수사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15비행단 군사경찰대대와 공군본부 군사경찰단의 경우 이 중사가 지난달 22일 숨진 채 발견된 이후 후속 조치를 적절히 했는지 여부를 조사받을 것으로 보인다. 공군 군사경찰은 이 중사가 숨진 채 발견되고 하루 뒤 국방부 조사본부에 ‘단순 사망’으로 보고한 것으로 밝혀져 은폐 시도 의혹이 불거졌다. 아울러 강제추행 사건의 경우 인지한 즉시 국방부에 보고해야 하는 지침을 어기고 공군 군사경찰이 지난 3월 성추행 신고 접수 이후 약 세 달 동안 국방부에 보고하지 않은 이유도 수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지난달 25일 처음 성추행 사건을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중사는 지난 3월 장 중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하고 상관들에게 알렸으나 상관들은 이 중사에게 사건을 덮으라고 회유했다는 의혹이 나온다. 이 중사는 두 달 후 15비행단으로 전속했으나 지난달 22일 숨진 채 발견됐다. 국방부 검찰단은 지난 2일 장 중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같은 날 장 중사는 구속됐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사설] 軍 성추행 전수조사하고 투명한 절차와 엄벌 제도화하라

    성추행 피해를 입은 공군 중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해 국방부 검찰단이 어제 계룡대 공군본부 군사경찰단과 제15특수임무비행단 군사경찰대대를 압수수색했다. 공군은 성추행 피해 사실을 보고받고도 즉각적 조치 대신 회유에 나섰다는 의혹을 받는 직속 상관 2명을 전날 보직해임했다.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된 중사는 구속 수감했다. 석달동안 손놓고 있던 군이 여론이 악화되고 국군 통수권자이 나서 “엄중한 수사와 조� 구� 강조하자 번개처럼 수사에 나선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이성용 공군참모총장은 사태에 책임을 지고 어제 사퇴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제 피해신고 이후 부대 내 처리, 2차 가해, 피해호소 묵살, 사망 이후 조치 미흡 등의 문제를 조목조목 지적했다고 한다. 대통령의 관심 표명이 아니더라도 사건의 전모를 조속히 밝히는 한편 가해 및 회유에 나선 이들을 강력히 처벌해야 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하지만 군 내부의 성추행 및 조직적 회유는 이번 사건이 처음도 아니고 공군에만 존재하는 문제도 아니다. 이번 사건의 가해자 처벌은 물론 성추행 피해가 더 있는지를 밝히기 위한 전군대상 조사는 불가피하다. 더불어 성추행 사건 처리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혁하지 않는 한 같은 문제는 되풀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숨진 여군의 유족은 이번 사건 외에 최소 두 차례 성추행 피해가 더 있었다며 고소장을 추가로 제출했다. 성추행 사건이 일상적이다시피 벌어지는 군 내부의 실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이전의 성추행 사건이 제대로 처리됐다면 이번 사건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에서는 제도의 허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성범죄가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피해를 호소하면 “조직을 생각해야 한다”는 말을 듣는 게 고작이었다고 한다. 그런 곳이 생지옥이 아니면 어디가 생지옥인가. 군 내부의 성범죄와 미흡하기 이를데 없는 성범죄 처리시스템은 극단적 선택에 이른 이번 사건에서 보듯 여군의 사기를 극도로 떨어뜨린다. 국방부와 각군은 ‘국군의 내부 주적(主敵)은 성범죄’라는 자세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 첫 단계는 ‘성범죄가 발생한 부대와 지휘관’보다 ‘성범죄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부대와 지휘관’에 훨씬 큰 불이익을 주는 것이다. 아무리 작은 규모의 일선 부대라도 성범죄가 접수되면 각군 참모총장에게 직보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라. 성범죄를 즉각 보고하지 않은 책임만으로도 줄줄이 군복을 벗어야 하는 불이익이 돌아간다면 누가 성범죄를 은폐하고 그 피해자를 회유하는데 가담하겠나.
  • [형제복지원 생존자, 다시 그곳을 말하다] <2>집 앞에서 놀던 꼬마, 누나와 납치돼 형제원으로

    [형제복지원 생존자, 다시 그곳을 말하다] <2>집 앞에서 놀던 꼬마, 누나와 납치돼 형제원으로

    12년간 수용인원 총 3만 8000여명, 공식 사망자 513명. 1970~1980년대 국가 최대 부랑인 수용시설이었던 ‘부산 형제복지원’에서 벌어진 인권 유린 사태는 1987년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34년이 지난 지금,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이는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진상 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더는 기다릴 수 없다”는 생존자 13명은 지난달 20일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에 나섰다. 법원에 낼 진술서를 쓰는 과정 또한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반드시 쓰여져야 할 글이었다. 서울신문은 매주 1명씩 이들의 증언을 기록으로 남긴다. 집 앞에서 놀던 꼬마, 누나와 함께 납치돼 형지복지원으로수용번호 ‘83-1XXX’ 하태식(48·가명)씨는 형제복지원에 두 번 입소했다. 10살 때 누나와 함께 트럭을 탄 남자들에게 납치돼 형제복지원으로 처음 보내졌다. 3년간 수용생활을 하다가 1986년 여름, 경비가 자리를 비운 틈을 타 아동소대 친구와 함께 담을 넘어 탈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그해 겨울 경찰 손에 이끌려 다시 형제복지원로 가게 됐다. 이듬해 형제복지원이 폐쇄될 때까지 그곳에서 지냈다. 하씨는 아동소대, 작업소대, 악대소대를 옮겨다녔다. 기합과 매질은 일상이었지만, 도망쳤다 다시 붙잡혀 왔을 때 가해진 폭력은 상상력의 한계를 넘어섰다. 중대장에게 불려가 맞고, 소대장에게 불려가 다시 맞았다. 하씨와 같은 날 재입소한 30대 수용자는 집단 구타 끝에 목숨을 잃었다. 하씨는 퉁퉁 부은 몸으로 소대장이 동료의 시신을 옮기는 상황을 지켜봐야 했다. 유년 시절 4년 동안 형제복지원에서 겪은 피해로 인한 트라우마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사람들의 시선은 두렵고 세상을 향한 원망은 커져만 갔다. 퇴소 후 앵벌이, 신문팔이, 봉제공장을 전전하며 평생 생활고에 시달렸다. 지금은 물류센터에서 주 50시간씩 일한다. 자신을 ‘밑바닥 삶’이라고 표현하는 하씨는 국가로부터 피해 보상을 받아 그간의 삶을 위로받고 싶다. 아래는 하씨의 진술서 전문. ※원문에서 일부 표현만 다듬어 그대로 옮겼습니다. [진 술 서] 제목: 형제복지원 피해자 진술서 성명: 하태식 진술 내용: 저는 하태식입니다. 1983년 5월 어느날 저녁 부산시 가야동 육교 아래에서 친누나와 놀고 있을 때 트럭에서 건장한 아저씨들이 다가와 “여기서 뭐하고 있냐?”고 묻기에 제가 놀라서 머뭇거리고 있었는데 집에 태워준다면서 강제로 차에 태웠습니다. 1.5톤 트럭 짐칸에 탔는데 냉동 탑차 같은 형태였고 밖에서 문을 잠글 수 있게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저 멀리 있던 누나가 “왜 이러세요”라고 하면서 급히 저를 차에서 내리려고 하니까 그 사람들은 누나까지 차에 밀어 넣었습니다. 저는 겁에 질려서 아무말도 못하고 있었고 누나가 항의했지만 무지막지한 욕설을 하면서 집에 보내 줄테니까 가만 있으라면서 윽박 질렀습니다. 한 10분 흘렀을까 어느 철문 앞에 섰고 내리고 보니 형제복지원이었습니다. 83-1XXX번 제 수용번호 였습니다. 다음날 저를 데리고 간 곳은 많은 2층 건물들이 아래에서 위로 줄지어 있었는데, 그중 27소대라는 2층 건물의 1층이었습니다. 그때 누나는 23소대로 끌려갔고 제가 누나랑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니까 27소대 소대장이 신고있던 고무신을 벗더니 그 고무신으로 “뺀돌뺀돌하게 생겼네”라고 하면서 제 뺨을 힘껏 내려쳤습니다. 깜짝 놀란 저는 그제서야 제가 지옥에 와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제 기억에 형제원은 약 3000명의 인원이 수용되어 있었고, 총 28소대까지 있는데 1소대부터 20소대 까지는 성인소대 23소대는 유아부터 십대 초반까지의 여자 아동소대, 24소대는 십대 초반의 남자 아동소대, 25·26소대는 여자 성인소대, 그리고 27·28소대는 십대 초반부터 후반까지의 남자 아동소대였습니다. 한 소대에 약 60~70명이 있었는데 군대 체제로 편성되어 있었습니다. 소대에서 제일 높은 사람이 소대장, 그 밑에 분대장, 서무가 있었고 28개 소대를 총괄하는 사람은 중대장이었습니다. 하루하루 생활은 기합과 빠따로 시작하고 끝났습니다. 제식훈련과 군가를 배웠고 조금만 실수를 해도 무수한 폭행에 시달렸으며 소대장 기분에 따라 아무 이유없이 폭행 당하는 일은 너무 많았습니다. 한 번은 소대장이 저를 찾았는데 약간 늦었다는 이유로 제 배를 걷어찼습니다. 저는 넘어지면서 제 얼굴이 철제 2층 침대 아래 모서리에 부딪첬는데 오른쪽 눈가 옆이 찢어져 중대장 사무실이 있는 선도부와 식당 사이에 있는 의무실에서 눈옆을 열바늘 가량 꿰맸습니다. 그 상처가 아직도 제 얼굴에 선명히 남아 있습니다. 그때는 욕설과 구타 당하는 비인간적인 처우를 받아도 늘 일상적인 일이었고 당연한 일인줄 알았습니다. 84년에는 형제원 자체 내에 학교가 세워졌는데 당시 저는 12살로 초등학교 4학년으로 다녔습니다. 3·4학년은 27소대, 5·6학년은 28소대 였는데 저는 1년이 지나 다음해 5학년이 되면서 28소대로 갔습니다. 개눈깔 소대장, 매일 원산폭격·한강철교·히로시마 고문 28소대 소대장은 악명이 높았습니다. 원산폭격·한강철교 등 다양한 기합이 있었는데 그중 ‘히로시마’라는 기합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2단 철제 침대에 거꾸로 물구나무 서서 발가락 끝을 철제에 걸고 두손은 바닥을 짚고 있는 것입니다. 10분~20분 기합받고 있으면 힘이 빠져 넘어지는데 그럴 때마다 소대장에게 엄청난 구타를 당해야 했습니다. 그나마 단체기합을 받거나 낮에 기합을 받으면 한시간 정도 지나면 기합을 끝내기도 했습니다. 저녁에 1~2명이 개인기합을 받을때가 있습니다. 이때 소대장은 제게 기합을 주고 자기는 침대에서 쉬다가 잠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면 끝없이 기합을 받아야 했는데 너무 힘들어 견딜수 없을 때면 저는 고육책으로 제 자신의 코를 주먹으로 수없이 내려쳤습니다. 그럼 코피가 났고 제가 큰소리로 울면 그제서야 잠에서 깬 소대장이 기합을 끝냈습니다.그 소대장 이름은 전OO이었고 한쪽 눈에 가짜 눈알을 박고 있었기에 우리는 그 사람을 ‘개눈깔’이라 불렀습니다. 욕설과 구타, 교회당 공사 같은 수많은 작업 등등 힘들고 고통스런 일들이 너무 많아서 어떻게 일일이 다 진술할 수 있을지 난감합니다. 1년 중에 가장 기다려지는 날은 렉스 박사가 오는 날입니다. 형제원의 어린 원생들은 외국의 독지가들과 자매결연 같은 것을 맺었고, 저를 포함한 어린이들을 찍은 사진과 자필 편지 등을 써서 미국으로 보내면 그쪽에서 각각 양부모로 결연을 맺은 사람들이 후원금을 보내주는 것인데요. 제 기억에 렉스 박사는 그 대표였고 1년에 한번 형제원을 방문했던 것 같습니다. 렉스 박사가 오는 날 아동소대 아이들은 모두 새 옷을 지급받아서 입고, 형제복지원 입구에서 렉스 박사를 환영했습니다. 행사가 끝나면 새 옷은 모두 반납해야 했고, 다시금 누더기 옷으로 갈아 입었습니다. 그래도 맛난 과자를 먹을수 있어서 좋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자매결연을 하면 주기적으로 편지와 카드를 손글씨, 그림으로 보내는데 86년 여름에 몇천장의 그림카드가 필요해 원내에 그림 잘 그리는 사람을 뽑았습니다. 저와 정기훈(가명), 또다른 형, 셋이 뽑혀 병동 밑에 어느 밀실에서 셋이서 카드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우리를 뽑은 사람은 유OO씨로 수용자가 아닌 사회인이었는데 형제복지원 교회에 유년부 선생으로 일하고 있었고 중대장과 결혼했습니다. 중대장 부인의 위치에 있기에 우리는 병동 아래에 있는 어느 실내에서 맛있는 간식도 먹고, 다른 원생들과 다르게 수백장의 그림을 그리면서 편하게 지낼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이었습니다. 병동과 식당, 아동소대 가운데에는 작은 운동장이 하나 있는데 그 운동장 위 한쪽에 개금분교가 자리 했습니다. 그 주위로 하얀 담벼락이 둘러져 있었고 담 주위는 온통 산이 뒤덮고 있었습니다. 모든 담벼락 위엔 항상 경비가 몽둥이를 들고 촘촘히 지키고 있었는데 물론 그 경비들도 소대장들과 마찬가지로 수용자였습니다. 개금분교 2층에 있는 교무실 위와 담벼락 위의 사이는 약 2미터 정도였는데 형제원에서 유일하게 담벼락과 가까이 있는 건물이었고 평소에 그곳은 항상 경비들이 보초를 서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정기훈과 그림을 그리다 잠시 쉬러 나와 운동장에 앉아 있었는데 담벼락 위에 아무리 살펴봐도 경비들이 보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때는 같은 반 친구인 김OO과 정기훈, 저 이렇게 셋이 있었는데 누군가 “저 교무실 건물타고 올라가 도망가자”고 말했습니다. 물론 장난이었고 다들 좋다고 동의했습니다. 그런데 정기훈이 먼저 1층 창문 창살을 타고 정말로 건물을 올라가는 것이었습니다. 저와 김OO은 놀랐습니다. 그러나 저도 얼떨결에 정기훈을 따라 창살을 타고 1층에서 2층, 2층에서 건물 꼭대기까지 올라갔습니다. 김OO은 겁을 먹고 아래서 놀란 눈으로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교무실 옥상과 담벼락 사이는 2m 가량 떨어져 있었는데 정기훈이 먼저 뛰어넘었고, 저도 떨어지면 죽을수도 있겠다 싶어 두려웠지만 곧 뒤따랐습니다. 처음엔 장난 반 진심 반이었는데 어찌어찌 하다 보니 현실이 돼버린 것이었습니다. 진짜로 마음먹고 계획을 짰으면 후환이 두려워 절대 불가능했을 그 일이 무엇에 홀린듯 실제 상황이 돼버린 것입니다. 목숨 걸고 탈출했지만…경찰은 다시 지옥으로 끌고갔다 간신히 담을 넘고서는 죽어라 달렸습니다. 앞에서 정기훈은 제 이름을 부르며 따라오라 하면서 도망가고 있었습니다. 한참을 달렸는데 눈앞에 큰 철조망이 산 전체에 둘러쳐져 있었습니다. 철조망을 넘고나서 “드디어 탈출에 성공했구나”라며 정기훈과 저는 기쁨에 들떠있을 찰나 저쪽에서 군인둘이 총을 들고 다가왔습니다. 형제원 철조망 밖은 바로 군부대였습니다. 군인들에게 잡혀 사색이 된 우리는 그곳의 높은 계급을 가진 사람에게 보내졌는데 우리는 그 사람에게 절대 형제원으로 돌려보내지 말아달라 사정했고 다행히도 그 분은 형제원에 대해 곱지않은 시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사회로 나온 때가 1986년 7월 여름이었습니다. 갈 곳이 없고 막막했던 정기훈과 저는 신문팔이를 했습니다. 부산 양정4동에 있는 조그만 방에서 13~18살 정도 되는 아이들이 10여명 함께 지내며 한국일보를 길거리와 버스 안에서 팔았습니다. 신문 배달이 아닌 판매는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특히 버스 안에서 신문을 팔면 당가나 찌라시를 돌리곤 했는데 너무 부끄러워서 항상 대선소주나 진로소주를 한 병 가득 꼴깍꼴깍 마시고 버스를 탔었습니다. 열심히 하면 신문사 소장님이 양정에 있는 BBS 학교에 보내준다고 해 숙식제공을 받고 일을 했습니다. 그러던 중 그해 11월 아침에 갑자기 순경 몇 명이 자고 있던 방에 들이닥처서 저희를 양정4동 파출소로 데리고 갔습니다. 그때 저와 정기훈, 그리고 2명 더 총 4명이 자고 있었는데 아이들이 모여 산다는 신고를 받고 왔다고 했습니다. 아무 잘못도 없는 저희 4명을 조사하더니 조금 있다 승용차에 태웠습니다. “어디 갈 곳이 있다”며 저희를 태웠는데 처음엔 얘기를 안하더니 한참을 달린 후 차안에서 형제원으로 가고 있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완강히 저항했지만 양정에서 형제원이 있는 주례는 차로 불과 20분도 되지 않는 거리였고 저는 너무 두려웠습니다. 형제원에서 도망 나왔기에 다시 들어가면 어떻게 될지 눈에 선명했던 것입니다. 저는 달리는 차문을 열고 뛰어내리려 망설였지만 기회가 없었습니다. 형제원에 점점 가까워 졌을 때 울며 불며 순경에게 사정했으나 소용 없었습니다. 결국 4개월 만에 다시 형제원에 잡혀 들어갔는데 정기훈과 저는 중대장 사무실에서 빠따를 수없이 맞고 또다른 곳에서 소대장들에게 죽도록 맞았습니다. 우리는 “나는 도망갔다 잡혀 왔습니다”라는 빨간 글씨가 적힌 마대자루를 입고 식당 앞에 온종일 서 있어야 했습니다. 당시 식당에서 밥을 먹으려면 몇백명씩 소대별로 줄서서 기다렸는데 한두시간씩 입구 앞에서 기다려야 했기에 모든 사람들이 저희를 볼 수밖에 없었고 마치 북한에서 인민재판 하는거랑 비슷했습니다. 그때 우리 말고 20살 정도 되는 형도 도망갔다 잡혀왔는데 그 형은 우리보다 훨씬 많이 맞았습니다. 1차로 중대장에게, 2차로 소대장들에게 맞았는데 그 형은 다른 여러 명의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모다구리(*뭇매를 뜻하는 은어)를 당했습니다. 그 후 우리 셋은 작업소대인 14소대에 들어갔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다 작업을 나갔는지 아무도 없었고 저와 정기훈과 그 형은 거기서도 폭행을 당했습니다. 얼마 동안 14소대 안의 침대에 온몸이 부어서 누워 있었는데 잠시 후 소대장이 우리를 데리러 왔습니다. 우리는 간신히 일어났지만 옆 침대 위에 누워있던 그 형은 미동이 없었습니다. 소대장 지시에 따라 제가 흔들어 깨웠는데 자세히 보니 죽어 있었습니다. 소대장과 다른 일행들이 당황하면서 그 시체를 메고 어디론가 갔습니다.그 후 저는 13소대라는 음악소대로 보내졌습니다. 그당시 제 머릿속에 머물던 생각은 ‘다시 잡혀올 때 순경 2명과 함께 타고 있던 승용차에서 차문을 열고 뛰어내렸어야 했는데…’ 얼마나 한스러웠는지 모릅니다. 그때 그 승용차는 경찰차 처럼 안에서 열어도 열리지 않고 운전석에서 뭔가 작동해야만 열린다는 것을 훗날 알게 되었습니다. 한번은 납치, 또 한번은 파출소 순경에 의해 형제원에 들어가게 되었을 때 그들은 왜 기어코 저를 형제원에 보냈는지 알수가 없었습니다. 그들은 정말 형제복지원이 복지가 잘 되어 있어서 저를 위해 그 지옥에 보냈던 것일까요? 10살 때부터 근 4년의 형제원 생활은 제 인생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사회에 나와서는 먹고 살기 위해 앵벌이, 껌팔이, 신문팔이, 사탕공장, 봉제공장 등 수많은 직업을 전전하며 하루하루 가까스로 버텨 나갔습니다. 형제원에서 함께 지낸 수용자 중에 사회에서 만나 함께 신문 팔며 생활해온 박OO 형이 있었는데 결혼도 하고 애도 있었는데도 형제원에서의 트라우마와 생활고로 비관하다 결국 자살했습니다. 저 또한 살아만 있을뿐 다를 바 없었습니다. 배운 것 가진 것 하나없이 사회 밑바닥 삶을 살면서 항상 피해의식과 사람들의 시선을 두려워하며 살았습니다. 늘 제 자신이 부끄러웠고 초라하다는 생각과 세상에 대한 원망과 불만은 저를 부정적인 인간으로 만들었습니다. 지난날 형제원에서 겪은 피해와 제 비참한 삶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것입니까? 부산에서 형제원 근처에 살았던 것이 잘못이었습니까? 아니면 재수가 없어서 그런 것일까요? 저는 아직까지는 형제원 출신 피해자 중에 사람답게 번듯하게 사는 사람을 본적 없습니다. 늘 그렇듯이 힘 있는 가해자들은 잘 먹고 잘 살고 힘 없는 피해자들은 소외된 채 고통스럽게 사는 것이 21세기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여전히 당연한 것입니까? 무법천지와도 같았던 지난날 국가와 개인이 행했던 잘못을 청산하고 그 피해자들에게 배상함으로써 말끔히 해결해주는 것이 현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며 이 나라를 이끌어가는 높으신 분들의 당연한 의무라 생각합니다. 저는 현재 물류센터에서 하루 10시간씩 주 5일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 걱정에 허덕이며 살고 있습니다. 결혼이나 단란한 가정, 좋은 직장은 제게 꿈같은 일일 뿐입니다. 34년 전에 형제원에서 겪었던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날것 같습니다. 오랫동안 염원했던 피해자에 대한 보상이 이번에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동안 먹고 싶고 입고 싶은 것 해보고 싶은 것 맘껏 해보면서 힘들고 고단하게 살아온 제 자신을 위로해주고 싶습니다. 부디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하며 두서 없는 글 이만 맺습니다. 형제복지원 사건, 어디까지 왔나 형제복지원을 운영한 고(故) 박인근 원장은 1989년 특수감금 혐의에 대해 무죄가 확정됐다. 2018년 문무일 전 검찰총장은 무죄 판결을 취소해 달라며 비상상고를 신청했지만 지난 3월 대법원에서 기각됐다. 다만 재판부는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인정했고 정부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당부했다. 형제복지원 사건과 관련해 국가를 상대로 첫 손해배상 소송에 제기한 형제복지원 서울경기피해자협의회는 현재 2차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1차 소송에 참여한 13명은 모두 입·퇴소 증빙자료가 준비돼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은 이러한 증거가 없어 피해사실 입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형제복지원 서울경기피해자협의회는 비용 부담 때문에 소송 참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피해자들을 위해 후원금을 모금하고 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충남 50여개 시민단체 공군 여성 부사관 성추행 엄벌 촉구

    정의당 충남도당과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충남 50여개 시민단체는 4일 공군 여성 부사관 성추행 피해가 발생한 서산 공군 20전투비행단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추행 사건을 철저하게 수사하고 가해자를 엄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선임 부사관에게 강제추행을 당한 한 공군 여성 부사관이 상관들로부터 사건을 덮으라는 회유를 받다 끝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소식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개탄했다. 이어 “우리는 국가기관의 폭력과 인권유린으로 인한 사망 사건을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며 “부대 내 성폭력과 지속적인 괴롭힘 여부, 부대 내 피해자 보호 프로그램 시스템 작동 여부, 공군 부대의 조직적 은폐와 묵살행위 여부, 군대 내 차별과 폭력 근절, 1·2차 가해 행위 등을 철저하게 수사한 뒤 죄과에 따라 엄중하게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군대 내에서 상습적으로 반복된 성범죄가 60%를 웃돈다고 하는데, 이는 군대 내 성범죄가 제 식구 감싸기와 온정주의에 의해 솜방망이 처벌이 일상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여성가족부와 국가인권위원회는 국방부 내 성폭력 전담부서가 잘 작동하고 있는지 살피고, 군인의 성폭력 범죄 양형기준과 재판의 공정성이 확보됐는지 긴급 점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현웅 정의당 충남도당위원장은 “이런 비극적인 사건을 막으려면 병영문화를 인권 친화적으로 서둘러 개선하고, 그 속에 젠더 친화적 병영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번 사망사고와 관련한 은폐 시도 관련자를 엄중 처벌하고, 성범죄자에 대해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도’를 엄격하게 적용하라”고 요구했다. 정의당 당원과 시민단체 회원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비행단 철제 정문에 국화를 꽂으며 고인을 애도했다. 서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군검찰, 공군본부 군사경찰단·제15비행단 압수수색(종합)

    군검찰, 공군본부 군사경찰단·제15비행단 압수수색(종합)

    공군 여성 부사관이 성추행 피해로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해 군검찰이 공군본부 군사경찰단과 관련 비행단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4일 국방부에 따르면, 검찰단은 오전 10시쯤부터 계룡대 공군본부 군사경찰단과 제15특수임무비행단 군사경찰대대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 중이다. 지난 1일 검찰단이 해당 사건을 이관받은 뒤 압수수색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단은 공군본부 군사경찰단 압수수색을 통해 이 중사가 지난 3월 초 소속 부대인 제20전투비행단에 성추행 피해를 신고한 뒤 군사경찰이 조사하는 과정에서 부실수사 및 공군본부 보고 누락 의혹을 입증하기 위한 증거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15특수임무비행단은 이 중사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직전 전속한 부대라는 점에서 사망 전후 관련 자료를 확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들은 이 중사가 성추행 피해자였음에도 15비행단 측의 일부 간부들이 오히려 ‘관심 병사’ 취급을 하는 등 압박을 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2일 성추행 가해자인 20비행단 소속 장 모 중사를 강제추행 치상 혐의로 구속한 검찰단은 이날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향후 관련자들에 대한 신병확보와 추가 압수수색 등 수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유족 측이 이번 사건 외에 최소 두 차례 성추행 피해를 봤다며 전날 고소장을 제출한 것과 관련한 수사도 함께 이뤄질 전망이다. 한편, 이 중사는 앞서 지난 3월 제20전투비행단 소속으로 근무 중 선임 부사관으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봤다고 신고한 뒤 두 달여 간 청원휴가를 다녀왔고, 부대 전속을 요청해 15비행단으로 옮겼다. 그러나 부대 전속 사흘 만인 지난달 21일 반차 휴가를 낸 뒤 혼인신고를 위해 남자친구가 있는 20비행단 관사를 방문했고, 22일 오전 관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성추행 피해 후 숨진 전직 공무원... 사과 요청하자 “증거 있냐”

    성추행 피해 후 숨진 전직 공무원... 사과 요청하자 “증거 있냐”

    인터넷 커뮤니티 통해 피해 호소“팀 회식날 ‘총애한다’며 손 잡기 시작”“몇 번 도망가도 ‘탄탄대로 걷게 해주겠다’”이후 가해자와의 업무 분리 등 안 이뤄져사과 요청하자 “증거 있냐”, “너를 아꼈다” 최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전직 공무원이 4년 전 상사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당했을 당시 인터넷 커뮤니티에 이 사실을 토로하며 2차 피해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숨진 피해 공무원으로 추정되는 30대 여성 A씨는 지난 2017년 11월 ‘길고 힘든 싸움이 될 거 같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A씨는 “팀 전체 회식 날 좋은 일식집에 가서 식사를 하게 됐고 과장님도 격려 차원에서 참석했다”며 “2차로 노래방에 갔을 때 과장님이 손을 꼭 부여잡고 ‘너를 총애하는 거 알지’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몸을 빼려고 하니 더 밀착하면서 ‘널 볼 때마다 집사람 생각이 난다’며 허벅지 등을 만지기 시작했다”며 “몇 번 도망갔는데도 따라와서 볼을 부비며 ‘오빠가 인사 잘 봐 줄게’라거나 ‘너 탄탄대로 걷게 해 준다’며 ×× 여자 끌어안듯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다음날 A씨는 상사에게 사과를 요청했지만, 기관장이 ‘증거가 있느냐’거나 ‘과장이 너를 아꼈다’는 말을 되풀이하는 등 내부 해결이 어렵다고 판단해 경찰 고소를 했다고 덧붙였다. 이후 해당 커뮤니티에 A씨가 남긴 약 10개의 관련 글에는 가해자와의 업무 분리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직장 내 2차 피해를 호소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그 여자가 (피해를 입었다고) 떠들고 다니는데 확인 안 되고 사무실 출근도 안 하고 전과 16범이라네요. 과장님 좋은 분인데 맘고생으로 살이 쪽 빠졌대요’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 캡처를 올리며 자신에 대한 음해성 소문이 돌고 있다고 토로했다. 1년 뒤 A씨가 ‘성범죄 피해자로서 남기는 글’이라는 제목으로 쓴 게시글에는 “직장에 복귀하는 건 사실상 포기했으며 주위 사람은 절 떠났고 사람들로부터 ‘네가 똑바로 처신 못 해서 그런 거 아니냐’는 소리를 귀에 박히도록 들었다”고 말하는 내용이 담겼다. A씨는 “상사의 완강한 부인 끝에 거짓말 탐지기까지 받고 나서야 기소됐고 그는 아직도 어깨만 쓰다듬으면서 격려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냥 내가 참고 넘어갔어야 하나 자책한 적도 많고 자살 충동은 수도 없이 느꼈다”고 말했다. 한편, A씨는 지난달 31일 인천시 미추홀구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전직 세무서 공무원인 A씨는 2017년 9월 부서 회식을 하던 중 상사인 B씨로부터 추행 피해를 본 뒤 직장을 그만뒀으며 우울증과 심리적 불안감을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당시 성폭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법률상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혐의로 상사 B씨를 입건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성추행 사건 은폐에 백혜련 “군사법원법 개정안 처리해야”

    성추행 사건 은폐에 백혜련 “군사법원법 개정안 처리해야”

     공군 20전투비행단 소속 부사관 사망 사건과 관련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최고위원이 군사법원법 개정안 처리를 촉구했다.  백 최고위원은 4일 최고위에서 “신고 3개월만에 피해자가 사망하고, 사회적 이슈가 되고 나서야 가해자가 구속됐다”며 “군 사법경찰이 사실상 사건 덮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군 특성상 지휘관의 의도가 반영될 수 밖에 없는데, 통솔하는 부대에서 사건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탐탁치 않게 생각할 수 있다”며 “부실조사, 보고누락, 불입건, 불기소 송치, 위력 이용해 원만히 해결하려는 갑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백 최고위원은 정부안을 포함해 국회에 군사법원 개정안이 여러건 발의돼 있다며 “군 사법경찰, 검찰, 법원 등 군 사법시스템의 전방위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군사법원법 개정안의 골자는 군대 특수성을 감안해 폐쇄적 운영방침을 폐기하고 민간법원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이밖에도 부대 지휘관의 군검사 지휘감독권을 폐지하고, 군 사법경찰이 수사를 시작해 입건하면 48시간 내에 검찰단에 통보하는 내용도 담겼다. 백 최고위원은 “군사법원법 개정작업에 즉각 착수해야 한다”며 “늦었다는 비판을 겸허히 수용한다. 국회는 지금이라도 나서자”고 촉구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이용구 “합의금 1000만원이나 준 건 당시 공수처장 후보로 거론될 때라…”

    이용구 “합의금 1000만원이나 준 건 당시 공수처장 후보로 거론될 때라…”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지난해 운전 중인 택시기사 A씨를 폭행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를 공개적으로 인정했다. 당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로 거론되던 터라 통상보다 많은 돈을 주고 합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차관은 그러나 주요 증거물인 블랙박스 영상 삭제를 대가로 돈을 건넨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경찰이 의심하는 증거인멸 교사 혐의는 부인한 것이다. 이 차관은 3일 변호사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지난해 11월 6일 밤 만취해 택시기사를 폭행한 게 맞다”며 “변명의 여지가 없고 아무런 잘못이 없는 택시기사분에게 피해를 입힌 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전날 언론에 공개된 블랙박스 영상 속 폭행 장면을 시인한 것이다. 이 차관은 합의금을 건넸지만 영상 삭제 등 조건은 달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사건 발생 이틀 뒤 사과와 피해 회복을 위해 택시기사를 만나 진심으로 사죄한 뒤 1000만원을 송금했다”며 “통상의 합의금보다 많은 금액이라고 생각했지만 당시 변호사였고 공수처장 후보로 거론되던 시기여서 그랬다”고 밝혔다. 다만 이 차관은 합의가 끝나고 헤어진 뒤 A씨에게 전화로 “영상을 지우는 게 어떠냐”고 요청한 사실은 인정했다. 제3자에게 영상이 전달되거나 유포될 것을 우려했을 뿐 원본을 지워 달라는 뜻은 전혀 아니었다는 게 그의 해명이다. 피해자는 이런 요청을 거절했고 실제로 영상 원본을 삭제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이 차관은 덧붙였다. 하지만 경찰은 이 차관의 요청을 받은 A씨가 해당 영상을 지운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삭제 시점은 A씨가 같은 달 11일 서초경찰서에 출석해 담당 수사관에게 영상을 보여 준 이후로 추정된다. 이 차관은 택시기사에게 “뒷문을 열고 저를 깨우다 멱살 잡힌 것으로 해 달라”는 취지의 거짓 진술을 요구한 정황도 간접 시인했다. 이 차관은 “피해회복을 받은 피해자와 책임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한 가해자 사이에 간혹 있는 일이지만 변호사로서 그런 시도를 한 점은 도의적으로 비난받을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 차관은 검찰과 경찰에 각각 소환돼 조사를 받을 때 폭행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 이동언)는 조만간 이 차관을 특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길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 차관을 증거인멸 교사 혐의로, 택시기사 A씨를 증거인멸 혐의로 각각 송치하는 방안을 최종 검토 중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이 차관의 사표를 수리했다. 이 차관은 지난달 28일 “법무·검찰 모두 새로운 혁신과 도약이 절실한 때이고, 이를 위해 새로운 일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사의를 표했다. 오달란·최훈진 기자 dallan@seoul.co.kr
  • 중국인 승차 거부, 격리자 전자팔찌… 반복되는 ‘낙인’

    중국인 승차 거부, 격리자 전자팔찌… 반복되는 ‘낙인’

    코로나19 이후 미국에서 여러 차례 발생한 아시아계 혐오범죄와 차별이 국제적 논란이 됐다. 하지만 한국에 거주하는 중국인을 비롯한 외국인도 사회적 낙인과 차별에 고통받기는 마찬가지다. 감염된 우리 국민에 대한 혐오 역시 여전하다. 지난해 1월 코로나19 첫 환자가 나온 후 500여일이 흐르는 동안 감염병보다 무서운 혐오가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한국 거주 중국인 유학생의 사회적 낙인 경험’(성균관대 장이츠·박사과정 수료) 보고서를 보면 조사에 응한 중국인 유학생 20명은 상점 출입금지, 택시 승차 거부 같은 다양한 차별을 경험했다. 유학생 A씨는 “친구와 택시를 탔는데 중국인이란 걸 알고 택시기사가 빨리 내리라고 했다”고 말했다. 유학생 B씨는 “식당 사장님이 내게 홀에서 음식을 먹는 대신 포장해 갈 것을 권고했다”고 했다. 또 다른 유학생은 “중국어를 하면 주변 사람들이 이상한 눈빛으로 봐서 친구와 지하철을 타도 문자로만 대화한다”고 증언했다. 한때 서울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외국인 노동자 대상 코로나19 의무검사 행정명령을 내린 데도 이주노동자를 감염 확산 원인으로 보는 차별적 시선이 내재돼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인도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 조짐을 보이자 인도인에 대한 경계심도 커지는 분위기다. 국제이주기구 한국대표부 심나리 정책공보관은 “재외동포들이 혐오범죄에 시달리자 많은 이들이 ‘아시아인 혐오를 멈추라’고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역으로 우리는 국내 외국인을 차별하고 혐오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외국에선 한국인이 피해자고, 국내에선 가해자다. 막연한 두려움에 혐오와 차별을 재생산해 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낙인찍기는 내·외국인을 가리지 않는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시행한 설문조사에서 자가격리자에게 ‘전자팔찌’나 다름없는 안심밴드를 채우자는 의견에 80.2%가 동의한 게 단적인 예다. 서울대병원 연구진이 코로나19 환자 107명의 정신건강을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감염 이후 4주째에 중등도 이상의 불안 증상을 보인 비율이 15.6%,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호소한 비율이 3.1%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감염 이후 사회적 차별과 낙인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장이츠씨는“지역사회, 정부 차원에서 보다 포용적인 사회 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성추행 조직적으로 석달 뭉갠 공군… 국방부·軍수뇌부 문책 배제 못한다

    성추행 조직적으로 석달 뭉갠 공군… 국방부·軍수뇌부 문책 배제 못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공군 부사관 성추행 피해자 사망 사건과 관련, 최고 상급자까지 보고·조치 과정을 포함한 지휘라인 문제를 살펴 엄중한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함으로써 합동수사단 수사 결과에 따라 국방부와 공군 수뇌부 문책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문 대통령은 참모들의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피해를 호소했는데, 묵살하고 은폐하고 합의하려고 했을 때 얼마나 절망했겠는가”라며 목이 메고 진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안팎에서는 이성용 공군참모총장의 책임론도 불거질 전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일어나지 않는 게 최선이지만, 어떻게 처리하는지도 중요한데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게 대통령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휘라인을 언급한 것은 ‘직위’나 ‘사람’을 염두에 둔 게 아니라 예단하지 말고 철저하게 밝히라는 의미”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어느 직위까지라고 할 수는 없지만,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했다. 대통령 지시 사항에는 ‘피해 신고 이후 부대 내 처리 과정과 상급자·동료들의 2차 가해, 피해 호소 묵살, 사망 이후 조치 미흡’ 등이 적시됐다. 부대가 피해자를 회유·압박한 사실은 물론 공군의 부실·늑장수사 및 은폐 정황이 상당 부분 드러났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국민적 공분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사실관계를 샅샅이 밝혀 의혹을 해소하는 것은 물론 개인 일탈이라기보다 수직적이고 폐쇄적이며 온정주의가 만연한 군 문화에서 비롯된 만큼 ‘일벌백계’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군은 강제추행 사건의 경우 인지한 즉시 국방부에 보고해야 한다는 지침을 어기고 약 3개월간 성추행 사건을 국방부에 알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은폐가 의심되는 대목이다. 공군 군사경찰은 지난 3월 3일 성추행 신고를 받았고, 4월 7일 가해자 기소 의견으로 군 검찰에 송치했다. 4월 14일에는 이성용 공군참모총장이 성추행 사건을 처음 보고받았다. 이모 중사가 숨진 채 발견된 지난달 22일에도 공군 군사경찰은 국방부 조사본부에 ‘단순 사망’으로 보고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을 비롯해 국방부가 성추행 사건을 처음 보고받은 시점은 지난달 25일이다. 이 총장은 이날 서 장관에게 성추행 사건과 2차 가해 의혹을 유선 보고했다. 결국 공군이 약 3개월간 보고를 미루며 내부에서 사건을 조용히 처리하려고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다만 서 장관도 공군에 수사를 맡기다 31일 언론에 보도되자 다음날에야 국방부 조사본부에 이첩시켰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임일영·박기석 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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