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지야 2개월 비상통치 돌입/압하지아 사태 둘러싼 진통
◎셰바르드나제 사퇴위협에 의회서 승인/제2내전 우려속에 조속 정국수습 난망
의회와의 불화,압하지아 내전등 외우내환에 시달려온 셰바르드나제 그루지야 국가평의회의장(국가원수)이 14일 의회연설 도중 전격적으로 사임의사를 발표했다가 수시간 뒤 철회하는 해프닝을 연출했다.
이 장면은 이날 저녁 TV뉴스를 통해 러시아 전역에 방영됐다.셰바르드나제는 의회에 대해 현재의 위기사태를 극복키 위해 3개월간 비상사태선포,3개월간 의회기능정지를 요구했었다.그러나 이 제의에 대해 의원들은 『독재기도』『압하지아 내전을 너무 독단적으로 처리한다』는 등 비난을 쏟아부었다.
의원들의 불만을 듣고있던 셰바르드나제는 갑자기 잡고 있던 펜을 연단에 내던지며 『의장직을 그만두겠다』고 선언했다.얼굴이 시뻘겋게 상기된채.그는 이어 의사당을 떠나면서 『의회가 마차를 제각기 다른 방향으로 끌어가려 한다』『이같은 상황에서 일을 계속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모욕·수모에 진저리가 난다』고 소리쳤다.
그리고 의사당에서 멀지않은 트빌리시 중심가광장에 운집한 수만명의 지지자들 앞에서 그는 『비상사태선포와 의회기능 정지가 받아들여지지 않는한 의장직에 복귀하지 않겠다』고 거듭 천명했다.
이같은 소동은 이어 속개된 의회가 2개월 비상사태선포와 의회기능정지를 결의함으로써 일단락됐다.그의 사퇴안은 반대 1백41,찬성0,기권 1로 부결됐다.
셰바르드나제는 현재 거의 사면초가에 직면해있다.그의 지지기반인 전국민주당조차도 그의 정책에 불만을 표시,등을 돌린 상태다.8월말 의회에 제출한 정부개편안이 의회반대로 저지됐고 1년째 계속된 압하지아 내전도 압하지아의 후원국인 러시아와 완전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여기에다 지난해 1월 물러난 감사후르디아 전대통령 지지자들이 정정불안을 틈타 권력장악을 재시도,제2의 내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감사후르디아 지지자들은 지난달 28일 전략요충지 로티코발리아 전지역을 장악,공세를 강화하고 있다.이들을 저지하지 못할 경우 그루지야는 91년 독립한 이래 남오세아티아의 분리운동,92년 1월 쿠데타,압하지아 분리운동에 이어 4번째 내란에 휩싸이는 셈이 된다.
그럴 경우 그루지야는 사실상 독립국가 기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셰바르드나제의 비상사태선포 요구도 이같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제의된 것이다.하지만 2개월의 비상통치로 과연 이 난국을 극복할 수있을지는 회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