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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권 규제완화 논란(하)] 400여 기업 투자·공기관 이전지 개발 땐 93만개 일자리 창출

    [수도권 규제완화 논란(하)] 400여 기업 투자·공기관 이전지 개발 땐 93만개 일자리 창출

    수도권에 대한 각종 규제가 완화된다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 경기도는 어림잡아 93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돼 침체된 국가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밝히고 있다. 2011년 수도권 규제가 일부 개선되면서 그해 9월 기준으로 208개 기업이 6조 320억원을 투자해 1만 6996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진 사례를 예로 들고 있다. 당시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자체 분석을 통해 규제가 완화되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은 약 4.7% 높아지고 법인세수는 약 3.9조원 증가하며 40만 2050개의 일자리가 늘어난다고 밝혔다. 도는 이에 따라 향후 지속적으로 수도권 규제가 개선된다면 400여개 기업이 67조원을 투자해 14만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진다고 예측했다. 여기에 공공기관 이전 지역과 주한미군 반환 공여구역 등 정비발전지구를 개발하면 각각 14만명, 65만명의 고용 유발효과로 모두 93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되는 만큼 서둘러 수도권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강희진 경기도 규제개혁 추진단장은 “정비발전지구는 수도권 관련 규제를 예외적으로 완화해 주는 지역으로, 공공기관 이전 지역 등이 해당된다”며 “도는 정비발전제도 도입을 지속적으로 건의했으나 수정법을 개정해야 하기 때문에 벽을 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련 부처는 아직은 섣부른 관측에 선을 긋고 있는 분위기다. 이들 부처는 “수도권 규제완화는 효율성만 고려할 게 아니라 국토 균형 발전과 환경, 기업 간의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접근해야 공감대가 형성될 것”이라며 원론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가장 큰 난제는 역시 비수도권 자치단체들의 반발이다. 수도권 규제완화가 그동안 수없이 건의됐고 그때마다 거듭해 논의됐지만 아직 풀리지 않은 이유의 가장 큰 부분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이제 막 혁신도시 등으로 공기업과 공공기관 등이 내려가는 시점에 수도권 규제가 완화된다면 기업들의 지방 진출이라는 다된 밥에 코 빠뜨리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 정병국(여주·양평·가평) 의원은 “수도권 규제완화가 번번이 무산된 것은 지방의 반발도 있지만 자신들의 권한을 내려놓고 싶지 않은 행정 관료들의 행태도 그 원인”이라며 “수정법 개정이 힘들면 비수도권도 공감할 수 있는 시행령을 사안별로 개정해 처리하는 방안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이도운의 빅! 아이디어] 박 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을 보는 세 가지 관점

    [이도운의 빅! 아이디어] 박 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을 보는 세 가지 관점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5월 모스크바 회동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과 회의적인 여론이 있는 것 같다. 김 제1위원장이 가지 않을 거라는 관측부터 박 대통령이 갈 수 없는 여건이라는 추측, 두 사람이 만나도 아무런 소득이 없을 거라는 비판들이 나온다. 무슨 일이든 하지 않으려면 백 가지 넘는 이유를 갖다 붙일 수 있다. #.미국이 반대한다고? 먼저 미국이 박 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을 원치 않는다는 시각이 있다. 우선 우크라이나 전쟁을 촉발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초대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받아들이지 않을 거라는 주장이다. 또 오바마 대통령이 최근 북한 붕괴론을 거론할 정도로 미국의 대북 제재 분위기가 완강하다는 것도 이런 시각을 뒷받침한다. 이런 시각은 우리나라의 외교 역량을 너무 과소평가하는 것이다. 2013년 2월 초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기 직전 미 국무부에서 대북 정책을 다루는 고위 관계자를 만났다.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의 대북 정책이 전임 이명박 정부와 비교해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박근혜 정부가 어떤 정책을 갖고 나오더라도 우리는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그동안 이렇다 할 대북 정책을 내놓은 적이 없다. 오바마 정부도 마찬가지다. 두 나라 모두 ‘전략적 인내’나 ‘통일 대박’이라는 수사(修辭)를 앞세운 채 북한 정권의 붕괴 가능성만 타진해 왔다고 할 수 있다. 이제는 소극적인 무작위에서 벗어나 능동적으로 한반도 정세를 안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난 연말 미국 측에 박 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쌍수를 들어 환영하지도 않았지만, 대놓고 반대하지도 않았다. #.꼭 한반도에서 만나야 한다고? 2009년 1월 23일 오후 아이슬란드 대통령을 인터뷰하기 위해 택시를 타고 호텔을 나섰다. 레이캬비크의 아름다운 해안도로를 달리던 운전사가 하얀 저택을 가리키며 “대통령 관저보다 유명한 호프디 하우스”라고 알려줬다. 1986년 10월 로널드 레이건 미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역사적인 전략무기 감축 협상을 벌인 장소다. 냉전의 종식은 워싱턴이나 모스크바가 아니라 북극권의 이 작은 도시에서 시작됐다. 공식적인 회담에 나서는 남북 대표들의 가장 큰 부담은 청와대와 주석궁에서 실시간으로 회의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는 점이다. 유연한 협상보다는 강경한 공격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 서울이나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도 마찬가지다. 보는 눈이 너무 많고 부담도 크다. 차라리 제3의 장소에서 만나 보는 것도 나쁜 아이디어는 아니다. 다만 그 만남이 꼭 푸틴 대통령이 주선하는 자리일 필요는 없을 것이다. 남북 정상은 서울이나 평양, 아니면 판문점에서만 만나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남북 문제를 남북 간의 문제로만 생각하는 우물 안 개구리일 가능성이 크다. #.김정은 만나 봤자 무슨 이득이겠냐고? 지난해 10월 22일 워싱턴에서 ‘통일대박과 한·미 관계’ 세미나가 열렸다. 세미나가 열리기 전 데니스 해스터드 전 하원의장, 도널드 만줄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 등 미측 관계자들과의 오찬이 있었다. 김정은과 처음 만나는 외국 정상이 누가 될 것인가가 화제에 올랐는데, “나이 서른의 잔인한 세습 독재자와 웃으며 악수하는 것은 전혀 도움이 안 될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과연 그럴까? 오바마 대통령은 2013년 12월 10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넬슨 만델라 추모식에서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웃으며 악수했다. 전례 없던 일이다. 그로부터 꼭 1년 뒤 미국과 쿠바는 국교를 정상화했다. 박 대통령과 김 제1위원장이 모스크바에서 만나 여러 가지 얘기를 할 필요는 없다. 살짝 웃으며 악수만 해도 충분하다. 박 대통령은 직관적으로 느낄 것이다. 김정은이 과연 대화 상대가 될 수 있을 것인지. 남북 관계와 동북아 정세는 그 순간부터 좀 더 명확하게 전개될 것이다.
  • [수도권 규제완화 논란(상)] 1982년 ‘수정법’ 탄생

    수도권 규제의 시발점은 1964년 도입된 ‘대도시 인구 집중 방지책’이다. 안보상 서울과 인근 지역에 인구가 밀집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1970년대 중반 들어 수도권으로의 인구 유입과 지역 간 불균형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됐다. 1982년 전두환 정부는 서울과 경기, 인천을 수도권으로 정의하고 지침으로 실시되던 규제를 법으로 정착시켰다. ‘수도권정비계획법’이 탄생한 것이다. 이 법은 수도권 전 지역을 성장관리권역, 과밀억제권역, 자연보전권역으로 나눠 규제한다. 대기업 신증설은 물론 대학 설립, 관광지 개발, 대형 건축물 신축, 택지 개발 등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특히 한강 수계의 경기 이천, 여주, 가평, 양평 등 팔당상수원 주변 8개 시·군 3838㎢(경기도 전체 면적의 37.7%)는 자연보전권역으로 설정해 사실상 ‘개발 불가 지역’으로 분류했다. 이곳에서는 6만㎡를 초과한 공업용지는 조성할 수 없으며 3만~6만㎡의 공업용지를 개발하려면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한다. 게다가 이들 지역은 팔당호 상수원 수질보전특별대책지역으로도 분류돼 중복 규제를 받고 있다. 그러나 여주시와 이웃한 강원 원주시는 같은 남한강 수계지만 팔당상수원 보호구역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1485만㎡ 규모의 한솔오크밸리 관광단지가 조성됐고 347만㎡의 혁신도시와 330만㎡의 기업도시가 건설됐다. 개발제한구역과 군사시설보호구역도 수도권을 옥죄고 있다. 도내 21개 시·군에 걸쳐 있는 개발제한구역(1212㎢)은 경기도 면적의 10%, 군사시설보호구역은 2145㎢로 도 전체의 22%를 차지한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新나는 사업으로 행복 서초 ‘디자인’

    ‘내가 제안한 사업이 현실로’ 서초구가 직원들이 제안한 정책 사업 8개를 설명하고 발표하는 자리를 만들어 눈길을 끈다. 구는 27일 오후 3시 30분 반포동 심산기념문화센터 대강당에서 ‘2015 서초정책 콘테스트’를 열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신(新)나는 상상으로 행복 서초를 디자인하라’는 부제가 붙은 이번 콘테스트에는 8개 사업이 진출했다. 올해 구 각 부서·동 주민센터 직원들이 제안한 52개 사업을 엄정하게 심사, 민선 6기 핵심 공약을 포함한 안전·복지·보육 등 다양한 내용의 19개 사업을 선정했다. 이 가운데 지난 14일 선정심사위원회가 1차 예선을 열어 치열한 경쟁 끝에 본선 발표 사업 8개를 뽑았다. ▲청렴 서초! 하이파이브(H-5) ▲떴다! 아동·여성·어르신을 지키는 정보기술(IT) ‘수호천사’ ▲서초형 여행(女幸)프로젝트 ▲노풍당당 효의 도시 서초 ▲‘비·채 안전거리’ 조성 ▲민간인프라를 활용한 ‘문화 복합존’ 추진 ▲복지 사각지대 제로화! 원년 만들기 ▲양재드림클래스 운영 등이다. 이들 8개 사업은 ‘서초정책 콘테스트’를 통해 다시 경쟁하게 된다. 2015년 중점 추진할 창의적이고 주민친화적인 정책사업을 발표, 선정하는 이 자리는 전문가평가단과 지역주민전문가를 포함한 28명의 현장평가단이 점수를 매긴다. 발표하면 즉시 전자채점기로 평가한다. 또 뮤지컬 공연, 댄스 등의 문화공연이 준비돼 다채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8개 사업 중 현장평가단 평가에 따라 최우수상, 우수상, 장려상, 인기상을 준다. 최우수상, 우수상을 받은 부서에는 배낭여행 등의 인센티브를 준다. 조은희 구청장은 “2015 서초정책 콘테스트는 새롭게 시작하는 구 정책 소개의 첫걸음”이라면서 “주민 행복을 위한 공감행정 소통의 장으로 다양한 정책사업을 발굴하고 이 사업의 실현을 통해 주민이 더욱 행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수도권 규제완화 논란(상)] 레고랜드, 규제 묶여 이천 포기 독일로… 英GSK, 균형발전 막혀 화성 입주 무산

    강원 춘천시가 유치에 성공한 세계적인 테마파크 ‘레고랜드’를 바라보는 경기 이천시 주민들의 마음은 착잡하다. 1999년 덴마크 레고그룹이 2억 달러를 들여 이천에 60만㎡ 규모의 레고랜드를 세우기로 했으나 수도권 규제에 묶여 투자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자연보전권역에 포함된 이천에서는 3만㎡ 규모가 넘는 관광지를 조성하지 못하도록 한 수도권정비계획법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레고그룹은 이천을 포기하고 독일로 발길을 돌렸다. 2002년 독일 군츠부르크에 세워진 레고랜드는 연간 12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당시 경기도 외자유치과장으로 레고랜드 유치 업무를 담당했던 김희겸 경기도 행정2부지사는 “레고그룹이 다시 한국에 투자를 하게 돼 천만다행”이라면서도 “만일 당초 계획대로 이천에 문을 열었더라면 지난 17년간 관광객 유치와 일자리 창출이 이뤄져 지역 발전에 큰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이천시 호법면 매곡리에 위치한 S식품도 공장 증설을 못 해 발을 구르고 있다. 1986년 6만 3015㎡ 부지에 공장(연면적 3만 453㎡)을 세워 연간 24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이 회사는 수출 물량 증가 등으로 공장 증설이 시급했다. 회사는 이에 따라 1100억원을 투자해 부지 2300㎡를 사들이고 공장 면적으로 2600㎡가량 늘릴 계획이었으나 공장 규모를 6만㎡ 이내로 제한하는 규제 때문에 계획을 포기했다. 조병돈 이천시장은 “이천은 자연보전권역과 수질오염총량제 등 각종 규제로 기업 활동이 위축되고 4년제 대학 유치가 불가능하다”며 “균형 발전 논리를 앞세워 계속 규제정책을 고수하는 한 우리 경제는 하향 평준화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계 다국적 제약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2006년 외국인 전용 공단인 화성시 장안산업1단지에 입주하는 것을 추진했다. 한국과 싱가포르를 놓고 저울질하던 GSK사는 1억~2억원을 투자해 장안단지 2만여평에 인플루엔자 백신 제조 시설 건립 계획을 타진했다. 하지만 당시 중앙정부가 전남 지역을 투자처로 추진하는 바람에 싱가포르로 변경했다. 균형 발전 논리의 장벽 때문에 외국으로 발길을 돌린 것이다. 남한강을 끼고 있는 여주시도 전 지역이 수도권정비계획법상 자연보전권역으로 지정돼 있고 이 가운데 41%인 249㎞는 팔당상수원 수질보전특별대책지역으로 묶여 있다. 또 10개 읍·면 가운데 9개 읍·면이 한강수변·상수원보호·군사시설보호 구역 등으로 토지 이용에 제약을 받는다. 여주시 가남읍 여주남로에서 가동 중인 K기업도 5239억원을 투자해 공장을 증설할 계획이었으나 이 같은 규제로 계획을 접었다. 수도권 규제와 군사 규제를 중첩으로 받고 있는 경기북부 지역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연천군은 지역에 있는 105개 업체 중 53개가 10인 미만의 영세 업체다. 대기업 유치는 꿈도 못 꾼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중이 21%로 전국(12.3%) 최고 수준이다. 도로 포장률도 전국 평균(74%)보다 낮은 65%다. 기업들이 입주를 기피하는 게 당연할 정도로 기업 환경이 열악하다. 특히 연천군 면적의 98%가 군사시설보호구역에 묶여 있다. 이 중 군부대 동의 없이 자기 집 화장실도 수리할 수 없는 제한보호구역이 65%에 달한다. 그런데도 수도권에 있다는 이유로 다른 대도시와 같은 규제를 받는다. 연천군 관계자는 “총포 사격과 비행기 소음, 탱크 등의 군용차 통행으로 집에 금이 가고 소음 공해에 시달리는 등 60년간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가평군은 공장총량제와 수질오염총량제에 의한 개발 물량 규제, 팔당특별대책지역, 수변 구역의 환경규제 등 2중, 3중의 규제를 받고 있다. 경기도는 “자연보전권역 내 공장 제한 규제를 풀어 주면 투자하겠다는 기업이 28개로 파악됐다”며 “입지를 허용하면 1조 4000억원의 투자가 이뤄져 1843명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수도권 규제완화 논란(상)] 양평·가평 “13개 중첩 규제로 충청보다 낙후… 수도권서 빼주오”

    [수도권 규제완화 논란(상)] 양평·가평 “13개 중첩 규제로 충청보다 낙후… 수도권서 빼주오”

    “기업들이 지방으로 안 가려는 것은 멀어서가 아니라 수도권에 소비 및 생산 인력이 집중돼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수도권 파이를 더 키우는 게 우선이며, 그렇게 해서 늘어난 소득을 지방으로 재분배하는 방식으로 지방을 도와야 합니다.” 각종 규제로 신음하는 경기 지역 지방자치단체장들은 26일 수도권 규제 완화에 대한 입장을 이렇게 펼쳤다. 특히 동두천, 연천, 양평, 가평 지역 시장·군수들은 “재정자립도가 전국 평균 37.47%의 절반 정도인 17~20%에 불과하다”면서 “수도권정비계획법, 군사시설보호법, 상수원보호구역, 자연환경보전법 등 각종 중첩 규제 때문에 충청 지역보다 더 낙후돼 있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이들은 “경기 외곽과 중첩 규제 지역은 지방과 같은 형편인데 수도권으로 편제돼 오히려 역차별을 받고 있다. 차라리 수도권에서 제외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에서 규제가 가장 많은 경기도의 행정2부지사를 지낸 이석우 경기 남양주시장은 “우리 지역에 유일한 대기업인 빙그레가 공장 증설을 못 해 애를 먹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시장은 “엔저 등으로 국내외 경제 환경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국내외 기업들이 수도권을 원하고 있다면 그 요구에 맞춰 줘야 한다. 막무가내로 수도권 규제 완화는 안 된다는 주장은 ‘같이 죽자’는 말과 같다”고 강변했다. 경기도와 강원도 접경 지역에 위치한 가평의 김성기 군수는 “서울에서 대전·천안·청주, 그리고 원주·춘천은 이미 출퇴근이 가능해져 사실상 수도권으로 봐야 한다”면서 “우리 지역에는 들어설 수 없는 공장들이 바로 코앞 북한강 건너 강원 지역엔 수두룩하다”고 말했다. 김선교 양평군수도 “양평 양동면과 강원 원주시 문막은 상수원 물줄기는 같은데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우리 양동면 지역에만 각종 규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군수는 “양평, 가평에는 13개 중첩 규제가 있어 수정법만 풀어서는 아무것도 못 한다. 지방의 반발만 살 것이 분명하므로 규제를 풀거나 완화하려면 명분 있는 구체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세창 동두천 시장은 “60년 동안 군사시설보호구역 등으로 묶여 재정자립도가 전국 중하위 수준인 17%대에 불과하다”면서 “동두천시의 토지 중 68%가 임야라 개발하기가 쉽지 않고 42%가 미군 공여지라서 손도 못 댄다”고 탄식했다. 이들 수도권 단체장들은 “KTX를 타면 서울~부산 또는 광주를 2~3시간이면 오갈 수 있다. 기업들이 지방이 멀어서 안 가려는 게 아니다. 그렇다고 수도권 사람들을 지방으로 강제 이주시킬 수는 없지 않으냐”면서 “국내외 기업들이 수도권을 원하면 수도권 규제를 풀어서라도 붙잡아야 해외로 빠져나가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경기도 관계자는 “어린이가 크면 성인이 되듯이 기업이 성장하면 증설이 필요하다”면서 “수도권에 대기업 신설이 안 된다면 최소한 증설만이라도 허용해야 한다”고 절박함을 표시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수도권 규제완화 논란] 1982년 ‘수정법’ 탄생

    수도권 규제의 시발점은 1964년 도입된 ‘대도시 인구 집중 방지책’이다. 안보상 서울과 인근 지역에 인구가 밀집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1970년대 중반 들어 수도권으로의 인구 유입과 지역 간 불균형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됐다. 1982년 전두환 정부는 서울과 경기, 인천을 수도권으로 정의하고 지침으로 실시되던 규제를 법으로 정착시켰다. ‘수도권정비계획법’이 탄생한 것이다. 이 법은 수도권 전 지역을 성장관리권역, 과밀억제권역, 자연보전권역으로 나눠 규제한다. 대기업 신증설은 물론 대학 설립, 관광지 개발, 대형 건축물 신축, 택지 개발 등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특히 한강 수계의 경기 이천, 여주, 가평, 양평 등 팔당상수원 주변 8개 시·군 3838㎢(경기도 전체 면적의 37.7%)는 자연보전권역으로 설정해 사실상 ‘개발 불가 지역’으로 분류했다. 이곳에서는 6만㎡를 초과한 공업용지는 조성할 수 없으며 3만~6만㎡의 공업용지를 개발하려면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한다. 게다가 이들 지역은 팔당호 상수원 수질보전특별대책지역으로도 분류돼 중복 규제를 받고 있다. 그러나 여주시와 이웃한 강원 원주시는 같은 남한강 수계지만 팔당상수원 보호구역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1485만㎡ 규모의 한솔오크밸리 관광단지가 조성됐고 347만㎡의 혁신도시와 330만㎡의 기업도시가 건설됐다. 개발제한구역과 군사시설보호구역도 수도권을 옥죄고 있다. 도내 21개 시·군에 걸쳐 있는 개발제한구역(1212㎢)은 경기도 면적의 10%, 군사시설보호구역은 2145㎢로 도 전체의 22%를 차지한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신경기변전 반대 움직임 ‘밀양의 악몽’ 재현되나

    한전이 수도권 지역에 건설하려는 765㎸ 초고압 신경기변전소 반대 움직임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전의 사업 강행 시 자칫 ‘제2의 밀양송전탑’ 사태가 우려된다. 종교·시민단체와 주민들이 참여하는 ‘경기 765㎸ 송·변전 백지화 공대위’는 20일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출범식 및 결의대회를 갖고 한전의 신경기변전소와 신울진∼신경기 간 송전선로 건설계획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공대위는 건립 후보지 지역별로 진행되는 반대운동을 통합,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촉구하기 위한 도민운동으로 전개하고자 구성됐다. 공대위는 앞으로 도민을 대상으로 건립 반대 10만명 서명을 받아 한전에 전달할 계획이다. 한전은 신울진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수도권에 공급하고자 2019년까지 765㎸ 옥외 변전소와 철탑 170기 등을 포함한 신경기변전소를 짓기로 하고 지난해 11월 경기동부지역 5곳을 후보지로 발표했다. 후보지는 이천시 마장면 관리, 광주시 곤지암읍 삼합리, 여주시 금사면 전북리와 산북면 후리, 양평군 강하면 전수리다. 예정 부지면적은 19만 8000㎡(약 5만 9895평), 예상 사업비는 2조원이다. 765㎸는 밀양 송전탑 건설 공사에 사용되는 것으로 장거리 대량 송전에 유리하고 전력손실률도 낮지만 경유지 주민의 재산피해·환경훼손 등 단점이 많아 민원도 많은 편이다. 후보지로 거론된 지역 주민들은 “상수원보호구역 등 중첩 규제로 삼중고에 시달리는데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변전소와 송전탑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특히 초고압전류가 지나가면 청정지역 훼손은 물론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경기동부권 시·군의장협의회도 지난달 15일 가평군의회에서 시·군의장협의회를 개최해 반대 결의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전은 “전력수요의 절반가량이 수도권에 집중됐지만 대형 발전소는 지방에 많아 대규모 전력을 신속하게 수도권으로 보내려면 765kV가 필요하다”면서 “핵으로부터 안전한 사회건설과 에너지 체계 전환 등 올바른 에너지정책 실현을 위한 공청회와 토론회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美, 쿠바 무역·금융·투자 빗장 풀고 여행 일부 자유화

    미국 재무부와 상무부는 15일 대쿠바 무역 및 금융제한 조치를 전면 해제하고, 여행과 송금 제한도 크게 완화한다고 발표했다. 이 조치는 16일부터 바로 적용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반세기 이상 지속된 양국 간 적대관계를 해소하기로 합의한 데 이은 조치다. 앞서 12일 쿠바는 미국 정부와 비밀교섭 끝에 자국 내 정치범 53명을 석방함으로써 미국이 보다 진전된 조치를 내놓을 수 있는 명분을 제공했다. 뉴욕타임스는 “가장 가까웠던 이웃들 간에 새 시대가 열리는 상징적 출발점”이라 표현했다. 먼저 미국에서 쿠바로의 여행 제한이 풀린다. 여행사들도 여행 프로그램을 만들어 서비스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일반 자유 여행에 이르기까지 완전히 다 자유화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껏 쿠바로 가는 여행은 미국 정부 당국이 내주는 특별면허가 있는 사람들에게만 허용됐다. 여행지에서도 신용카드 등을 자유롭게 쓸 수 있고 면세품은 400달러까지 들여올 수 있다. 담배와 술은 100달러까지 허용된다. 분기별 송금액도 2000달러로 늘렸다. 지금까지는 500달러로 제한됐다. 이통통신사, 금융회사, 건설사 등도 쿠바에 들어가 영업할 수 있다. 제이컵 루 재무부장관은 “여행, 상업, 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사업상 협력관계를 통해 쿠바의 성장잠재력을 끌어올리는 데 이번 조처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쿠바와의 관계정상화는 보수 정치인들로부터 역공을 받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50년간 관계단절로 얻은 게 없다”고 했지만 반대파들은 “관계정상화로도 얻을 게 없다”고 주장해 왔다. 그럼에도 오바마 행정부가 쿠바와 관계정상화에 속도를 내는 것은 얻을 게 있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주기 위한 수순이라는 게 AP통신의 분석이다. 얻을 것은 바로 경제적 이득이다. 실제 이번 조치 발표 직전 미 상공회의소는 “러시아나 중국과 거래하도록 내버려두는 것보다는 무역제한 조치를 해제해 컴퓨터와 휴대전화 등을 파는 것이 미국 경제에도 더 이익”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전 품목은 아니지만 이번 조처로 당장 스마트폰, TV, 컴퓨터, 소프트웨어 등을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수조처 당시에는 전략물품으로 수출이 제한된 것들이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산만한 아이 집중력 ‘홈스쿨링’으로 쑥쑥

    산만한 아이 집중력 ‘홈스쿨링’으로 쑥쑥

    “공부를 잘 가르치는 학원 말고 집중력을 키워주는 학원 없을까요?” 자녀가 좀처럼 책상에 붙어 있지 못하고 산만한 모습을 보이면 학부모는 한숨부터 나온다. 이 문제를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까. 방학을 맞아 자녀가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진 지금이 집중력을 길러 주기 좋은 시기다. 교육부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 전국학부모지원센터와 경기도교육청이 최근 발행한 ‘학부모 자녀교육 가이드북’에 따라 초등학교 고학년(4~6학년)의 집중력을 집에서 기르는 방법을 알아봤다. 집중력이란 어떤 일을 할 때 오랫동안 몰입할 수 있는 능력을 가리킨다. 부모는 자녀의 집중력이 약한 이유를 대부분 자녀에게서 찾는다. 참을성이 약하고 애초 공부습관이 잘못됐다는 결론을 내린다. 따라서 강제로 이를 고치면 집중력도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부모도 많다. TV를 강제로 못 보게 하고, 게임을 금지하고, 자녀가 공부하다 지루해하면 옆에서 회초리로 때리는 부모도 있다. 하지만 원인이 무엇인지에 따라 집중력을 강화하는 방법도 달라진다. 전문가들은 집중력을 약하게 하는 원인으로 ▲인지적 능력 부족 ▲정서적 안정감 부족 ▲잘못된 행동 습관과 환경 등 세 가지를 꼽는다. 우선 자녀가 친구 이름이나 지명 등을 잘 기억하지 못하거나 알고 있는 것도 말로 잘 설명하지 못할 때, 보통 아이들에 비해 상식 수준이 낮거나 책 읽는 것을 싫어할 때에는 인지적 능력이 부족한 것이다. 감정 변화가 심하거나 다른 사람의 말에 신경을 많이 쓰고 쉽게 상처받는 자녀라면 정서적 안정감이 부족하다고 보면 된다. 잘못된 행동 습관 그리고 환경도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원인 중 하나다. 한자리에서 공부하지 않고 여기저기 옮겨 다니는 자녀, 공부 도중 자세가 자주 흐트러지고 산만한 자녀는 이런 원인을 제거해 주면 좋다. 공부 집중력을 높이려면 우선 계획을 짜는 일부터 해야 한다. 대다수 초등학생은 계획을 세우고 거기에 맞춰 행동하는 것을 매우 어려워한다. 그렇다고 엄마가 계획표를 짜주면 “엄마 그다음은 뭐 해?”하며 지시를 기다리는 수동적인 아이가 된다. 그날 공부할 분량을 정한 후 “그럼 이건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언제 하는 것이 제일 좋을까” 하고 물어본다. 이때는 몇 시 몇 분까지 해야 한다는 식으로 빡빡하게 세우는 것보다,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시간대를 대략적으로 적는 식으로 흐름만 계획하는 게 좋다. 다만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도와주는 일이 중요한다. 왜 못했는지 다그치면 자녀는 짜증을 내고 도망가 버린다. 계획표를 만들고 마음속으로 해야 할 일들을 떠올리고 하나씩 해 나갈 수 있게 도와주는 게 좋다. 계획표는 ▲할 일 ▲소요시간 ▲언제 ▲확인 등으로 구분해 만든다. 예를 들어 ‘수학 익힘책 34~37쪽 풀기/ 40분/ 학원 다녀와서(6시~6시 40분)’ 하는 식으로 만든다. ‘영어 21쪽 CD 2번 듣고 1번 소리 내어 읽은 후 22쪽 문제 풀기’ 등 구체적인 행동을 지정해 주는 게 중요하다. 단순히 ‘수학 익힘책 풀기’ ‘영어 CD 듣기’ 식으로 하면 계획을 지키기가 어렵고 확인도 어렵다. 공부 분량과 시간 계획을 세운 뒤에는 간섭과 잔소리는 가급적 하지 않도록 하자. 대신 계획을 세울 때 ‘언제, 무엇을 기준으로 점검할지’를 미리 알려주면 된다. 점검은 매일 저녁 일정한 시간으로 정하는 것이 좋으며 실천하지 못한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점검시간은 취침 두 시간 전 정도가 좋다. 점검할 때 명확한 기준을 세워 주고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할 경우 조치도 알려 준다. 예를 들어 글씨는 잘 쓴 부분을 찾아서 오려 붙여 놓고 “이 정도로 또박또박 쓰였는지 확인하고 이보다 못 쓰면 지우고 다시 쓰게 할 거야”라고 알려 준다. 문제집은 스스로 풀 수 있는 문제가 70~80%쯤 되도록 기준을 세운다. 10문제 중 3개 이상 틀리면 틀린 문제를 다시 풀어야 한다는 식으로 말해 준다. 독후감과 일기는 몇 줄 이상 써야 한다는 기준을 세워 준다. 제대로 한 부분, 이해가 잘 안 되는 부분, 암기가 부족한 부분을 표시하고 책을 덮는다. 끝으로 주위 환경을 정리하자. 집중력이 낮은 아이들은 소리에 아주 민감하다. 따라서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시간에는 TV나 전화 소리 등으로 방해받지 않도록 해 둔다. 공부는 정해진 한 장소에서만 하는 습관을 들이고 책상에서는 공부만 하고, 잠을 자거나 간식을 먹으면 안 된다는 것도 알려줘야 한다. 책상 위에는 컴퓨터는 물론 어떠한 것도 놓아두거나 붙이지 않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20여년간 제구용품 만든 ‘명품 목수’ 신현두 명인의 뚝심

    [명인·명물을 찾아서] 20여년간 제구용품 만든 ‘명품 목수’ 신현두 명인의 뚝심

    제사(祭祀)에 없어서는 안 될 제구(祭具)를 전통 방식으로 고집스럽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 경기 파주시 법원읍 금곡리 넘어말의 양지바른 구릉지에서 여든 나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며 전통을 지키고 있는 신현두(80)옹이다. 제구는 예전보다 제사를 지내는 일이 많지 않고 간소화됨에 따라 수요가 급감했다. 기계를 이용해 만드는 곳이 더러 있어 간신히 명맥을 잇고 있다. 이런 어려운 환경 속에서 잣나무, 밤나무만을 엄선해 5년 동안 그늘에서 말린 뒤 손으로 켜고 깎아 제작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금곡리가 고향인 신옹은 본래 목수였다. 1962년 27세 때 서울로 상경해 재당숙(아버지의 육촌 형제)을 찾아갔다. 재당숙은 “너는 손재주가 좋으니 무엇을 해도 먹고살 수 있다”며 목수를 소개해 줬다. 그와 한조가 돼 미군부대 막사 짓는 일을 열흘간 했다. 목수는 일이 끝날 무렵 일당 400원을 손에 쥐여 주며 “목수냐”고 물었다. “아니다”라고 답하자 목수는 그날로 마포형무소 자리에 들어선 대영목공소에 일자리를 만들어 줬다. 기계로 의자, 책상을 만드는 곳이었다. 공장장이 “일 잘하네” 하며 밤낮으로 일을 줬다. 6개월이 지나자 더 이상 배울 게 없었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매부가 신옹을 잡아끌었다. 매부는 “목수 일은 기계가 아니라 사람의 손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듣고 보니 그랬다. 1년쯤 배우니 고급 문 짜는 일에서는 서대문에서 그를 따를 자가 없었다고 한다. 모든 현장에 뽑혀 다니면서 문 만드는 일은 독점하다시피 했다. 아쉬워하는 매부를 뒤로하고 서대문구 천현동에 자신만의 목공소를 냈다. 상경 3년 만에 독립해 건재상을 함께 운영하며 제법 먹고살 만해졌다. 당시 서대문 일대에는 한옥과 일본인들이 사용하던 목조주택이 많아 목수들의 전성기였다. 서울에 작지만 집도 장만했다. 서울적십자병원을 비롯해 경기대, 서대문경찰서, 동명여중·고 일도 도맡다시피 했다. 세월이 흘러 가는 정 오는 정 쌓였던 거래처 지인들이 하나둘 은퇴하자 그도 은퇴를 결심하게 된다. 1997년 62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로 35년 만에 귀향했다. 논밭을 일구고 한봉(토종꿀)을 치던 중 평소 생각하던 제구용품을 만들어 보기로 결심했다. 처음에는 조부 때부터 물려받은 제상과 신주 등을 꼼꼼히 살피며 똑같이 만들어 보기를 거듭했다. 마음에 들지 않아 불태우기 일쑤였다. 제사에 관한 문헌을 찾아 읽으며 연구했다. 지역에서 열리는 제향에도 가급적 빠짐없이 참석했다. 10여년이 지나자 제법 흡족한 작품들이 만들어졌다. 입소문이 나면서 종중의 사당 등에서 사용할 제구 주문이 전국 각지에서 쏟아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광산 김씨 종중 사당을 비롯해 언양 김씨 종중, 진주 유씨 종중 등에서 일을 맡겼다. 2007년에는 파주 통일동산 내 고려통일대전 사업 주체자인 고려역사선양회로부터 초대형 수주를 했다. 고려역사선양회는 대전에 모실 고려왕을 비롯해 공신, 충신들의 위패와 제상에 대한 제작 참여를 공모했다. 경쟁은 치열했다. 신옹의 기술력이 압도적이었다. 4개월여 동안 고려 왕 34위와 고려 충신, 공신 342위의 신주와 제상 11개를 정성껏 제작해 납품했다. 돈벌이는 되지 않았지만 정성껏 제구를 제작했더니 고려역사선양회에서 그를 운영위원으로 위촉하고 대전에서의 각종 문중 제례 관련 일을 맡겼다. 올해로 8년째 하고 있으나 힘에 부친다. 신옹이 주로 만드는 제구는 제상과 신주다. 제상은 잣나무를 쓰며 신주는 반드시 단단한 밤나무를 재료로 사용했는데 개소리, 닭소리가 들리지 않는 곳의 밤나무를 베어 나침반을 놓고 동서남북을 가렸다. 신주는 곧 신상(神像)이니 남쪽은 몸의 앞이고 북은 몸의 뒤가 된다. 밤나무는 그늘에서 5년을 말려야 한다. 신주를 담는 외독에는 잣나무를 사용한다. 경기 가평 제재소 건조장에서 나온 것을 다시 말려서 사용한다. 제상은 보관과 관리가 편리하도록 조립식으로 고안해 사용할 때 쉽게 조립해 사용하도록 만들었다. 제상과 신주를 보관하는 주독은 옻칠해 마무리한다. 신옹은 제기, 제구 제작에 자부심을 갖고 있지만 아직 후계자가 없다. “열 손가락 가운데 멀쩡한 것은 오른손 약지뿐입니다. 35년간 목공 일을 하면서 손톱 하나 안 빠졌는데, 지난 18년 동안 제구를 만들면서 아홉 손가락을 잃었습니다. 겨우 용돈벌이밖에 안 되는데 요즘 젊은 사람들이 하겠어요?” 그도 그럴 것이 3년 전 어느 문중에 납품한 42개 신주를 만드는 데 제작에만 꼬박 3개월이 걸렸다. 그런데 받은 비용은 겨우 600만원. 경북 안동 어느 문중 시조의 대형 위패와 교의 6조도 2013년 가을 주문받아 오는 3월 납품 예정인데, 한 달 인건비도 안 된다. 신옹은 “이것 한 가지 업으로는 먹고살 수가 없다. 더욱이 제구는 한번 장만하면 평생을 사용하는 데다 점차 제례가 간소화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미래 비전도 절망적”이라고 한숨을 지었다. 그러면서도 신옹은 “나는 먹고살려고 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자동차 기름값과 용돈 정도만 받으면 된다”고 말했다. 고향에서 평생을 손에 익혀 온 목수 일을 계속할 수 있다는 것이 신옹에게는 큰 행복이다. 이윤희(49) 파주지역문화연구소장은 “신옹처럼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지식과 기술, 기능을 갖고 있는 분들이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곳곳에 많이 계신다”면서 “지역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해 사라져 가는 우리 문화가 전승될 수 있도록 행정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축구장 7배 얼음낚시터 “즐거움을 낚아요”

    축구장 7배 얼음낚시터 “즐거움을 낚아요”

    새해 첫 휴일인 4일 경기 가평군 자라섬과 가평천 일대에서 열린 ‘제6회 자라섬 씽씽 겨울축제’를 찾은 나들이객이 축구장 7.6배 면적(5만 4000㎡)의 얼음 낚시터에서 송어 낚시를 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겨울방학 알차게…어디부터 가볼까?] 농촌·자연체험하려면, 광진으로

    광진구는 겨울방학을 맞아 ‘초등학생 겨울방학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구는 프로그램을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15개 동 주민센터를 4개 권역으로 나눠 지역별로 총 18개의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먼저 중곡동 권역에서는 오는 14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중곡1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간뎃골나눔터와 강당에서 저소득 가족 총 60여명을 대상으로 ‘눈사람 가족이야기 체험’을 운영한다. 구의·광장동 권역에서는 오는 13일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동인체험학습장에서 초등학생 40여명을 대상으로 ‘자연과 함께 즐기고 맛보는 체험활동’이 진행된다. 자양동 권역에서는 1월 중 경기도 여주 팜스테이정보화마을에서 초등학생 30여명을 대상으로 ‘겨울방학 농촌 체험교실’을 연다. 능동·화양·군자 권역은 오는 9일 경기도 가평 산내들 체험마을에서 초등학생 30여명을 대상으로‘ 겨울에도 신나는 이색체험’을 준비했다. 방학기간을 활용한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중곡 2동에서는 오는 7일부터 2월 6일까지 한 달간 동 주민센터 2층 강의실에서 아르바이트생들을 활용해 초등학교 저학년 20여명을 대상으로 ‘기초탄탄 수학 연산 교실’을 무료로 운영한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찬반 편 가르기 없는 비경쟁 토론…‘차이’ 알아 가니 생각의 폭 넓어져”

    “찬반 편 가르기 없는 비경쟁 토론…‘차이’ 알아 가니 생각의 폭 넓어져”

    지난 26~27일 경기 가평군의 서울시 학생교육원에서는 ‘2014 고등학생 인문 독서토론 캠프’가 열렸다. 이번 캠프는 찬반으로 나눠 자신의 의견을 펼치는 일반적인 독서토론과 달리 ‘비경쟁 토론’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종은(왼쪽·42) 대영고 교사와 민연의(17) 학생은 캠프에 참여한 뒤 “비경쟁 토론이 사고력 확장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대영고는 독서토론 동아리인 ‘디어 라이프’를 운영하고 있다. 시교육청이 20개 팀 중에서 추천한 이들에게 독서토론의 방법과 비경쟁 토론의 효과에 대해 들었다. 이틀간 열린 캠프는 서울의 고교 독서동아리 20개 팀 100명이 각 학교 지도교사와 함께 참가해 작가의 강연을 듣고 다른 동아리의 학생들과 토론을 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학생들은 캠프 참가 전 주제도서인 강명관 부산대 교수의 ‘시비를 던지다’와 이희수 한양대 교수의 ‘이슬람’, 이은희 과학 전문 작가의 ‘하리하라의 과학 24시’를 미리 모두 읽었다. 학교를 섞어 5명씩 그룹을 짓고 학생들이 질문을 만들어 서로 공개 토론한 뒤 나오지 않은 질문을 한 개씩 더 만들어 내는 방식이다. 이 교사는 “책을 혼자 읽으면 자신만의 생각에 갇히게 된다”며 “책을 읽은 뒤 서로 생각을 교환하면서 상대방과의 차이를 인식하는 게 바로 독서토론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비경쟁 토론에 대해서는 “경쟁 토론이 자신의 사고를 날카롭게 하지만, 비경쟁 토론은 내 생각과 비슷한 상대방의 생각을 듣고 이를 발전시켜 사고력을 확장시키는 효과가 있다”며 “동아리를 운영할 때 경쟁 토론만 하지 않고 비경쟁 토론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양은 “경쟁 토론은 학생들끼리 감정이 상하기도 하지만 비경쟁 토론은 서로 합심하는 느낌이 강했다”고 밝혔다. 민양은 “중학교 때는 한 달에 한 권도 읽지 못하거나 좋아하는 책만 편식해서 읽었는데, 동아리 활동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여러 분야 책을 읽고 생각을 다질 수 있게 됐다”며 “독서가 수시 학생부 전형을 비롯해 논술시험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고3에 올라가더라도 짬짬이 책을 읽겠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이도운의 빅! 아이디어] 서울과 평양, 물밑 접촉이 필요한 때가 왔다

    [이도운의 빅! 아이디어] 서울과 평양, 물밑 접촉이 필요한 때가 왔다

    지난 주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년 5월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승리 70주년 행사에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동시에 초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1일 일요일 아침 출근길에 네 개의 질문이 떠올랐다. 첫째, 박 대통령은 모스크바에 가야 하나. 둘째, 간다면 김정은 제1위원장을 만나야 하나. 셋째, 만난다면 무슨 얘기를 해야 하나. 넷째, 만남을 위해 북한과 물밑 접촉을 해야 하나. 정치부 외교안보팀에 최소한 10명의 전문가와 통화해 의견을 들어 보도록 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양했지만 큰 흐름은 같았다. 첫째, 박 대통령이 가야 한다는 데는 대다수의 의견이 일치했다. 둘째, 가면 만나야 한다는 데도 별 이견이 없었다. 다만 김 제1위원장이 오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는 전문가도 많았다. 셋째, 의제로는 핵과 미사일, 평화정착, 인권, 개성공단, 금강산, 5·24 조치, 가스관·철도 연결 등 많은 의견이 제시됐다. 그렇지만 그냥 만나서 악수하고 서울이나 평양에서 만나자는 약속만 해도 충분하다는 답변도 있었다. 네 번째 질문에는 거의 모든 전문가가 똑같은 대답을 했다. 그것은 “당연하다”였다. 전문가들의 답변을 보고 나서 자연스럽게 다음 질문이 떠올랐다. 박 대통령이 남북 간의 물밑 접촉을 허용할 것인가? 청와대와 정부 내에는 남북 간의 비공식 접촉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고위 당국자들이 있다. 그러나 박 대통령에게 그런 건의를 했는지는 알 수 없다. 박 대통령은 비공식보다 공식 채널을 통해 남북 문제를 풀어 가야 한다는 원칙이 확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식 채널을 통한 남북 대화는 남북 관계가 정상 궤도에 올랐을 때는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남북 대화가 중단되고 관계가 악화된 상황에서 공식 채널이 할 수 있는 역할은 제한돼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10월 4일 북한의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인천을 방문했을 때를 되돌아보자. 이들은 정홍원 국무총리와 류길재 통일부 장관, 그리고 청와대의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김규현 국가안보회의(NSC) 사무처장, 홍용표 통일비서관 등 대북 정책을 결정하는 우리 정부의 고위 당국자들을 전부 만났다. 뿐만 아니다. 이들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 여야 지도자들도 모두 만났다. 공식 접촉으로 따지면 남과 북에서 정상 말고는 이보다 더 높은 채널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 나온 결과는? 덕담 주고받고, 2차 고위급 접촉을 하기로 약속했지만, 그마저도 결국 무산됐다. 미국과 쿠바의 국교정상화는 올해 외교사를 장식한 가장 멋진 작품이었다. 이슬람국가(IS)의 테러 등 온통 분쟁지향적이었던 국제정치에 화합이라는 새로운 흐름을 만든 중요한 이벤트였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 간의 담판, 프란치스코 교황과 캐나다 정부의 측면 지원도 주효했지만, 그 시작은 이름 없는 미국과 쿠바 정부 관계자들의 물밑 접촉이었다. 서울신문이 인터뷰했던 전문가 한 사람은 “물밑 접촉을 시작하려면 물 위에서의 신호가 먼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김 제1위원장의 ‘친서’ 등을 통해 이미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 아닌가.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어떤 신호를 보낼 것인가. 남북 관계를 돌아보면 적지 않은 비공식, 물밑 접촉이 있었다. 때로는 성공했고, 때로는 별 의미 없이 끝났다. 그러나 역사는 이 모든 시도를 통일을 위한 과정으로 기록할 것이다. 그동안 우리 측에서는 이후락, 장세동, 박철언, 서동권, 박지원, 임동원, 김만복, 임태희, 김숙 등이 나섰다.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도 꽤 있을 것이다. 비공식 접촉이지만 대부분 공식 직함을 가진 인물이었다. 박 대통령은 이 시점에서 물밑 접촉이 필요한가를 숙고해 보기 바란다. 그리고 한번 주변을 둘러보기 바란다. 과연 누구에게 이 중요한 임무를 맡길 것인가.
  • 세월호·말레이機 참사 ‘침통’… 땅콩 회항·아베 폭주 ‘분통’

    세월호·말레이機 참사 ‘침통’… 땅콩 회항·아베 폭주 ‘분통’

    [국내] 정부 무능·정쟁에 더 아팠던 ‘세월호 참사’ 4월 16일 인천에서 제주도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 해상에서 침몰돼 탑승객 476명 가운데 295명이 사망했고, 9명은 아직 실종 상태다. 특히 이 사고로 수학여행을 가던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들이 대거 희생돼 국민들에게 큰 충격과 슬픔을 안겼다. 게다가 사고 수습 과정에서 드러난 정부의 무능과 실책, 특별법 제정을 둘러싼 여야의 정쟁은 국민들의 분노로 이어졌다. ‘숨은 실세 국정 개입 논란’ 연말 정국 강타 박근혜 정부의 ‘숨은 실세’로 거론돼 온 정윤회씨가 청와대의 ‘실세 3인방’ 등과 정기적으로 접촉하며 국정에 개입했다는 ‘靑 비서실장 교체설 등 관련 VIP측근(정윤회) 동향’이라는 제목의 문건이 연말 정국을 뒤흔들었다. 문건의 작성자인 박관천 경정과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박근혜 대통령의 친동생 박지만 EG 회장 등 관련자 간 진실 공방으로 사건은 일파만파 확대됐다. 헌재 “통합진보당 北체제 추종” 첫 정당해산 비례대표 부정경선,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사건 등으로 논란에 휩싸였던 통합진보당이 창당 3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8대1의 압도적인 인용으로 12월 19일 통합진보당 해산을 결정했다. 헌재 결정에 의한 정당해산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헌재는 통합진보당 소속 의원 5명의 의원직 박탈도 결정했다. 조현아 ‘땅콩회항’ 항공법 위반 등 일파만파 조현아(40)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JFK공항 활주로에서 이륙 준비 중이던 인천행 KE086 항공기를 탑승구로 회항해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에 대해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로 24일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고, 국토교통부 조사에서 대한항공과 공모를 통해 증거인멸을 시도한 조사관을 체포했다. 일 년 내내 가혹행위·총기사고 해명한 軍 지난 4월 경기 연천의 28사단에서 윤모 일병이 선임병 4명으로부터 엽기적인 가혹행위에 시달린 끝에 숨진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는 등 올 한 해는 군대 내 폭력과 총기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했다. 6월 동부전선 22사단 GOP 부대에서도 임모 병장이 총기를 난사해 동료 장병 5명이 숨졌다. 그 다음 달에도 2명의 A급 관심병사가 자살하는 사고가 발생해 군의 장병 관리가 도마에 올랐다. 공무원연금 ‘더 내고 덜 받는’ 개혁안 시끌 대규모 적자의 누적으로 재정 부담을 키우는 공무원연금을 개혁해야 한다는 논의는 지난 9월 당·정협의회에서 본격화됐다. ‘더 내고 덜 받는’ 방식이 제시됐지만 공무원노조는 ‘공적연금 후퇴’와 ‘밀실논의’라며 반발했다. 여야는 최근 개혁안을 마련할 대타협기구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정년 연장 등 공무원의 사기진작책도 거론되지만 최종 결정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변별력 없고 또 출제 오류·… 최악의 수능 2015학년도 수능은 사상 최악으로 기록됐다. 변별력 조절 실패에다 출제 오류까지 겹쳤다. 생명과학Ⅱ와 영어에서 복수 정답이 인정됐다. 복수 문항, 복수 정답은 수능 도입 21년 만에 처음이다. 전년도 세계지리 8번 문항도 법원 판결로 전원 정답 처리됐다. 여론이 들끓자 교육 당국은 결국 수능 개선위원회를 출범시켰다. 프란치스코 교황, 한국에서도 ‘낮은 곳’으로 제266대 교황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8월 4박 5일 일정으로 방한했다. 한국 역사상 세 번째이며, 1989년 요한 바오로 2세 방한 이후 25년 만이었다.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미사(서울 광화문광장) 등을 집전했고 세월호 유족, 위안부 피해자, 쌍용차 해고노동자 등을 만나며 ‘낮은 곳’을 챙기는 모습에 큰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연초 나라 뒤흔든 카드 3사 고객정보 유출 올 1월 새해 벽두부터 1억여건의 카드 고객 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신용평가회사인 코리아크레딧뷰로(KCB) 직원이 KB국민·롯데·NH농협 등 카드 3사에서 200여만명의 고객 정보를 빼돌리면서 나라 전체가 혼란에 빠졌다. 사회지도층 인사와 연예인은 말할 것도 없고 거의 모든 국민의 정보가 털렸다. 관련자들이 구속됐지만 집단소송이 이어지면서 법정 공방은 ‘진행형’이다. 총리 후보자 잇단 낙마… 청와대 ‘답답’ 인사 세월호 참사 이후 지명된 총리 후보자가 잇따라 낙마하면서 청와대 인사시스템이 도마에 올랐다. 지난 4월 사의를 표명한 정홍원 총리 후임으로 안대희 전 대법관이 지명됐지만 과다 수임료와 전관예우 논란 등으로 낙마했다. 이어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이 지명됐지만 역사의식 논란으로 역시 물러났다. 결국 정 총리가 사의 표명 60일 만에 다시 총리직을 맡게 됐다. [국제] 크림반도, 러시아 귀속… ‘신냉전’ 암운 지난 2월 우크라이나가 친러시아 성향인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을 축출하고 서방으로 등을 돌리면서 크림반도는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달았다. 친러시아계 주민들이 주민투표를 통해 러시아 귀속을 결정했고, 러시아는 신속하게 조약 체결과 의회 비준 절차를 마쳤다. 우크라이나 주변으로 군사력이 증강 배치되고, 서방이 러시아에 대한 전방위 경제 제재에 착수하면서 신냉전이 도래했다. 말레이시아機 3월엔 실종·7월엔 피격 올 한 해 말레이시아항공은 가시밭길을 걸었다. 지난 3월 쿠알라룸푸르에서 출발해 중국 베이징으로 가던 여객기가 실종됐다. 여객기에는 승객과 승무원 239명이 타고 있었으나 단 한 명의 시신도 발견되지 않은 채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결론 났다. 7월에는 승객 298명을 태우고 네덜란드를 출발해 쿠알라룸푸르로 향하던 말레이시아 여객기가 내전 중인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미사일에 격추됐다. 전 세계 에볼라 공포… 7500여명 사망 지난 3월 이후 기니와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 등 서아프리카 3개국을 중심으로 에볼라 바이러스가 번져 75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역대 최대 규모인 이번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은 지난해 12월 기니에서 첫 사망자가 보고된 뒤 해를 넘기며 인접국은 물론 미국, 스페인 등 다른 국가로 퍼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8월 에볼라와 관련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슬람 급진 세력 IS, 잇단 외국인 참수 알카에다의 이라크지부(AQI)였던 이슬람국가(IS)가 수니파 이슬람교도를 규합해 순식간에 세계를 위협하는 급진 세력으로 부상했다. 이 조직은 지난 6월 신정일치 국가인 IS 설립을 선언한 뒤 이라크 제2도시 모술을 점령했다. 이들은 서방을 침략자로 규정하고 미국 언론인 제임스 폴리를 시작으로 5명의 외국인 참수 동영상을 공개했다. 아베 ‘집단자위권’ 강행·장기집권 체제 일본 아베 신조 내각은 지난 7월 동맹국 등에 대한 공격을 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반격하는 권리인 ‘집단자위권’을 각의(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이로써 1945년 패전 이후 견지해 온 ‘전수 방위’ 원칙을 저버리고 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로 전환했다. 이어 중의원 해산 뒤 총선 승리라는 정치적 도박에 성공한 아베 총리는 지난 24일 제3차 내각을 출범시켜 장기집권 체제를 구축했다. 백인경찰 흑인 사살… 美 인종갈등 몸살 지난 8월 미주리주 퍼거슨시에서 비무장한 10대 흑인을 총으로 쏴 죽인 백인 경관과 7월 미국 뉴욕의 길거리에서 담배를 팔던 흑인을 목졸라 숨지게 한 백인 경관이 잇따라 대배심에서 불기소 판결을 받으며 미국 내 인종 갈등이 폭발했다. 항의 시위와 소요, 약탈이 전국으로 확산됐다. 지난 20일에는 20대 흑인 남성이 뉴욕 브루클린에서 경찰 2명을 살해하는 등 사회 전체가 요동치고 있다. 홍콩, 주권 반환 후 최대 反中 ‘우산혁명’ 중국의 전국인민대표대회가 지난 8월 말 의결한 ‘2017년 행정장관 선거안’이 불씨가 됐다. 홍콩 행정장관 선거 입후보자의 자격을 제한하자 홍콩 시민들은 지난 9월 28일부터 선거안 철회를 요구하며 도심 점거 시위에 돌입했다. 우산으로 경찰에 맞서 ‘우산혁명’으로 불린 시위는 1997년 주권 반환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75일간 지속되면서 200여명이 체포되고 500여명이 부상했다. 세계 시선 끈 스코틀랜드 독립 투표 부결 307년 만의 스코틀랜드 독립과 영국 연방 해체라는 격변 가능성으로 세계인의 시선을 집중시켰으나 지난 9월 반대 55.4%, 찬성 44.7%로 부결됐다. 스코틀랜드 주민들은 미래가 불투명한 독립보다는 영국 연방의 일원으로 계속 남는 길을 택했다. 스코틀랜드는 조세권과 예산권 등 자치권 확대라는 전리품을 챙겼고, 스페인 카탈루냐주 등 다른 지역의 분리독립 운동을 자극하는 불씨가 됐다. 유가 급락과 더불어 디플레이션 공포 미국의 셰일 개발 붐에 따른 산유량 급증과 중국의 성장둔화로 인한 수요 감소가 맞물려 국제유가가 급락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지난 11월 산유량을 동결하며 하락세는 탄력을 받았다. OPEC과 미국의 대결 양상 속에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반년 만에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주요 90개국 가운데 4분의1 이상이 1% 미만의 물가상승률을 보이며 디플레이션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美·쿠바 국교 정상화 ‘53년 냉전’ 청산 미국과 쿠바가 53년간 이어온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국교 정상화를 추진한다고 지난 17일 선언했다. 1959년 피델 카스트로 당시 국가평의회 의장이 쿠바 공산화를 선언한 뒤 미국 기업의 재산을 몰수해 2년 후인 1961년 양국의 국교가 중단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의 역사적 선언으로 미국은 쿠바에 대한 봉쇄정책을 크게 완화할 방침이다.
  • 독서토론·리더십·진로… 방학 캠프의 진화

    독서토론·리더십·진로… 방학 캠프의 진화

    겨울방학을 맞은 학생들을 위해 이달 말부터 재미있고 유익한 캠프가 곳곳에서 열린다. 짧게는 1박 2일부터 길게는 2주가 넘는 캠프들도 속속 문을 연다. 전통적인 영어캠프뿐만 아니라 대학이 주최하는 진로·진학캠프 등도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이나 대학이 주최하는 캠프는 저렴하고 구성도 좋아 인기가 많다. 하지만 저렴함을 강조한 사설 캠프들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청소년캠프협회는 “캠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프로그램 구성”이라며 “수업 시간과 수업 수준에 따라 캠프의 질이 천차만별이므로 일정표를 눈여겨보라”고 조언했다. 부모와 떨어져 단체 생활을 하는 특성상 캠프에서 만나는 또래 학생들도 중요하기 때문에 학생 선발을 어떻게 하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안전 사고에 대비해 학교, 숙소, 캠프 규칙 등을 살펴보고 엄격하게 관리하는 업체인지 확인하는 일도 필수다. 서울시교육청은 26~27일 경기 가평군에 있는 서울시 학생교육원에서 ‘삶이 있는 공부’를 주제로 고교생 인문독서토론캠프를 연다. 서울 지역 고교생 독서동아리 20개 팀 100명이 지도교사와 함께 참가해 책을 읽고 작가와 이야기를 나누며 다른 동아리의 학생들과 토론한다. 강명관 부산대 교수의 ‘시비를 던지다’, 이희수 한양대 교수의 ‘이슬람’, 과학 전문 작가 이은희씨의 ‘하리하라의 과학 24시’가 주제 도서로 선정됐다. 방학 중 고교생을 대상으로 독서토론캠프가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기회를 놓친 학생들은 캠프 운영 상황을 보고 반응이 좋다면 다음 방학을 노려보거나 시교육청 산하 지역 교육청을 들르길 권한다. 서부교육지원청은 29~30일 서원초 등 관내 초등학교 3개교 4학년들을 위한 독서토론캠프를 연다. 성북교육지원청도 29~31일 관내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비슷한 캠프를 연다. 시교육청 독서교육팀의 고소향 장학사는 독서토론캠프에 대해 “학생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는 다양한 독서, 토론 활동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캠프가 끝나는 대로 관련 자료집을 제작, 보급해 인문독서토론 교육 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대학을 직접 방문하는 교육캠프도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진로 탐색, 리더십 등을 주제로 한 캠프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즐거운 학교’는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융합교육연구센터와 함께 하는 ‘창의융합 진로탐색캠프’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학년별 교육과정에 맞춘 실습 체험을 한다. 자가발전손전등과 균형 로봇 등을 제작하고, 이와 관련한 공학적 원리와 다양한 활용법 등을 배운다. 이공계 대학생이 멘토가 돼 진학 성공 경험과 학습법 등의 기법도 전수한다. 다음달 4일부터 닷새 동안 초등 3학년~중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충남 천안상록리조트호텔에서 진행된다. 카이스트와 포항공과대(포스텍)에 재학 중인 이공계 멘토들이 왜 공부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카포 멘토링 캠프’도 열린다. 초등 4~6학년을 대상으로 오는 29일부터 5박 6일간 대전 동구 청소년자연수련관에서 시행된다. 과학고 진학을 희망하는 중학교 1, 2학년 대상 캠프도 오는 31일부터 3박 4일 동안 진행된다. ‘고려대-카이스트 이공계 진로캠프’는 정보·전산, 기계·항공, 융합 기술·디자인·환경, 전기·전자 등 분야별 전공과 학과, 최신 기술들을 소개한다. 이공계 진학을 희망하는 예비 고등학생과 고 1~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다음달 8~16일 2박 3일 과정으로 3기에 걸쳐 천안상록리조트에서 진행된다. YBM리더십아카데미는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다음달 3~7일 충북 충주의 건설경영연수원에서 ‘데일 카네기 리더십 캠프 with 자기주도, 진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데일 카네기 전문 강사와 전문 레크리에이션 강사들이 리더십, 자기주도학습, 진로 탐색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외국 대학 탐방 등 외국에서 진행하는 캠프들은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등 비용이 비싸 더욱 꼼꼼히 살펴야 한다. 한국청소년캠프협회는 “외국 캠프는 기간도 길고 비용도 비싸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선택하면 후회하기 쉽다”며 “정규 수업 시간이 충분하지 않거나 활동 등이 저렴한 패키지라면 교육 효과가 떨어진다. 비용을 저렴하게 보이려고 일부러 뺀 내용은 없는지 꼭 확인하라”고 강조했다. ‘신명나는문화학교’가 초등학교 4학년 이상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Elite 미국 동부~서부 명문 대학 탐방 캠프’는 협회가 추천하는 캠프다. 미국 동부 아이비리그와 서부 지역 주요 명문 대학을 24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탐방한다.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장소와 일제의 생체 실험 현장 등 일제강점기의 역사를 직접 눈으로 보고 경험하는 캠프도 함께 진행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美와 국교 정상화해도 쿠바 체제 변함 없어”

    “우리가 미국에 정치체제를 바꾸라고 결코 요구하지 않듯이, 미국도 우리의 체제를 존중해줄 것을 요구합니다.”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인민권력국가회의(의회) 정례회의에 참석, 이같이 발언했다고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쿠바의 정보요원 3명을 맞교환 형식으로 석방해준 데 대해 “다시 한번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감사의 뜻을 표한다”면서도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 지금껏 우리가 지켜온 가치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미국과의 국교정상화에 따른 양측의 교섭은 내년부터 본격화될 예정이다. 쿠바 제재는 의회 의결사항인데 의회를 장악한 공화당은 국교정상화 자체를 못마땅하게 여긴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 등 반대 여론을 설득하기 위해 참정권 문제 개선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카스트로는 내년 4월 파나마에서 열릴 미주지구(OAS) 정상회담에 참석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지난해 넬슨 만델라의 장례식장에서 우연히 만났을 때, 양측은 이미 국교정상화를 위한 비밀 회담 중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4월 만남은 더 많은 관심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미·쿠바 국교정상화] 美 목젖에 걸린 ‘냉전 가시’ 빼내… 북미 경제 활성화 촉매제

    [미·쿠바 국교정상화] 美 목젖에 걸린 ‘냉전 가시’ 빼내… 북미 경제 활성화 촉매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전격 발표한 쿠바와의 관계 정상화 추진 방안에는 53년 전인 1961년 공산정부가 들어선 쿠바와 국교를 단절한 뒤 이뤄진 모든 ‘냉전적 유물’을 청산하겠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특히 쿠바 수도 아바나에 미국대사관을 재개설하고 여행·수출입 등을 확대하며 쿠바를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외교·경제적 제한을 해제하고 상호 교류를 대폭 확대하는 방안이 담겨 있다.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도 이날 성명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전화통화로 양국 관계 정상화를 논의했다”며 “서로가 견지하는 원칙을 하나도 저버리지 않은 토대에서 상대방을 존중하는 대화를 통해 차이점을 풀어 나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국 정상의 성명 발표에 앞서 쿠바는 2009년 체포돼 수감 중인 미국인 앨런 그로스를 석방했으며, 미국은 1998년 플로리다에서 첩보 활동을 한 죄로 투옥된 쿠바인 정보 요원 3명을 돌려보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식적인 국교 정상화에 앞서 그동안 걸림돌로 작용했던 포로 교환이 이뤄지면서 신뢰를 바탕으로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게 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선 수개월 내에 쿠바 수도 아바나에 미 대사관을 재개설해 양국 정부의 고위급 교류와 방문을 담당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로베르타 제이컵슨 국무부 서반구 담당 차관보가 이끄는 대표단이 내년 1월 아바나를 방문해 쿠바 측과 이민 관련 대화에 착수할 예정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존 케리 국무장관에게 쿠바의 테러지원국 해제를 검토할 것을 지시했으며, 국무부는 곧바로 검토에 착수했다. 재무부와 상무부는 쿠바 여행과 송금 등에 관련한 규제를 개정한다. 가족 방문이나 공무 출장, 취재, 전문 연구, 교육, 종교, 인도적 지원 등 미 정부가 인정하는 12개 분야에서 출입국 허가증을 받은 미국인은 쿠바를 방문할 수 있게 된다. 다만 기업과 민간 분야의 여행은 당분간 규제가 유지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연간 500달러(약 55만원)로 제한된 기부성 송금 한도도 2000달러로 인상된다. 쿠바 방문 허가를 받은 미국인은 400달러 상당의 물품을 수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중 담배와 주류는 모두 합쳐 100달러 이내에서 구입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이와 함께 미 기관들이 쿠바 금융기관에 계좌를 개설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미 국영 또는 공기업들이 제3국에서 쿠바인들과 금융거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국교 정상화 추진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이 조만간 쿠바를 공식 방문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의 쿠바 방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카스트로 의장은 내년 4월 파나마에서 열리는 미주기구(OAS) 정상회의에서 만날 예정이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수감자 문제로 헛바퀴 돌던 협상…교황이 양국에 보낸 편지로 물꼬

    수감자 문제로 헛바퀴 돌던 협상…교황이 양국에 보낸 편지로 물꼬

    17일 오후(현지시간) 바티칸의 성베드로 광장에서는 축제 한 마당이 펼쳐졌다. 수백명의 남녀 커플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78세 생일을 축하하는 탱고를 추며 분위기를 띄웠다. 하지만 이날 교황 최고의 생일 선물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나란히 양국 관계 정상화를 공식 선언한 것이다. 두 나라의 관계 정상화 비밀 협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데 교황이 일등 공신 역할을 해냈기 때문이다. AP·AFP통신 등에 따르면 양국 관계 정상화를 위한 비밀 협상은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봄 쿠바와의 ‘고위급 채널’을 통한 대화를 허가하면서 시작됐다고 미 정부 고위 관계자가 전했다. 미국과 쿠바는 관계를 풀기 위해 협상의 주 무대인 캐나다에서 본격 협상에 들어갔지만 별다른 진척이 없었다. 앙금이 깊었던 두 나라 사이에는 당장 풀어야 할 문제도 있었다. 쿠바에는 미국인 수감자가, 미국에는 쿠바인 수감자가 있었다. 특히 미국 국무부 산하 원조기관인 국제개발처(USAID)의 하도급업체 직원으로 일하다가 구금돼 5년째 쿠바에 갇혀 있던 앨런 그로스는 건강이 극도로 악화된 상태였다. 그가 사망하면 쿠바로선 미국과의 갈등을 풀 기회를 잃어버리고, 오바마 정부는 협상에 실패했다는 정치적 부담을 떠안아야 될 상황이었다. 이때 ‘흑기사’가 나타났다. 교황은 지난여름 오바마 대통령과 카스트로 의장에게 이례적으로 직접 서한을 보냈다. 카스트로 의장에게 그로스를 석방하라고 요청했고,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수감된 쿠바인들을 석방하라고 설득했다. 비슷한 시기 바티칸은 미국과 쿠바의 수감자 맞석방 등을 마무리 짓기 위한 협상을 주선하기도 했다. 이 덕분에 50여년 만에 처음으로 10월 16일 오바마 대통령과 카스트로 의장이 45분 넘게 통화하면서 맞석방의 구체적인 걸림돌을 해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양국 관계 정상화 발표 자리에서 “교황과 가톨릭 교회의 역할에 감사한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영국 가디언은 “교황의 지난 30년간 외교 역사상 가장 큰 성과”라고 평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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