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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亞 최초 교황청 공인받은 ‘천주교 서울 순례길’

    ‘천주교 서울 순례길’이 교황청의 공식 승인을 받은 국제 순례지로 선포된다. 아시아에선 처음 선포되는 천주교 국제 순례지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5일 “교황청 새복음화촉진평의회가 ‘천주교 서울 순례길’을 국제 순례지로 최종 인정했다”며 오는 14일 오전 9시 30분 서울 서소문 역사공원 순교성지에서 선포식을 갖는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한국천주교도 ‘산티아고 순례길’ 같은 세계적인 순례길을 갖게 됐다. ‘천주교 서울 순례길’은 절두산과 서소문, 새남터, 당고개, 삼성산, 광희문, 좌우 포도청과 의금부 터, 명동대성당과 가회동성당 등을 잇는 27㎞ 순례길로 서울대교구 공식 순례길이다. 14일 선포식은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교구 주교단, 교황청 새복음화촉진평의회 의장인 리노 피시켈라 대주교, 아시아 가톨릭 종교지도자가 공동 집전하는 미사를 시작으로 교황청 승인 국제 순례지 선포식, 교황 축복장 수여식 순으로 진행된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이와 관련, 10~15일 5박 6일간을 ‘한국순례주간’으로 정해 다양한 기념행사를 진행한다. 교황청과 베트남, 말레이시아, 홍콩, 일본 등 14개국 종교지도자 30여명을 초청해 서울 순례길 순례와 솔뫼·해미성지 탐방을 진행하며 명동성당에서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의 주례로 ‘아시아 주교단과 함께하는 미사’도 봉헌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안희정 무죄 규탄 성명서’ 역풍…서강대 총학, 학내 반발에 사퇴

    서강대 학생들이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1심 무죄 판결을 비판한 총학생회장과 부총학생회장을 사퇴시켰다. 30일 서강대 총학생회 중앙운영위원회에 따르면 중운위는 총학생회장 및 부총학생회장 사퇴와 회장 직무대행이 임시의장을 맡는 안건을 지난 28일 의결했다. 앞서 서강대 총학생회는 지난 17일 총학 명의로 ‘한국의 사법 정의는 남성을 위한 정의인가’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총학은 이 성명서에서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에 대한 기만”이라며 “사법부가 마치 안희정 측의 또 하나의 변호인단 같았고 정의를 위해 고뇌하는 사법부의 고민은 발견할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서강대 총학생회는 연대의 물결에 참여해 목소리를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성명을 놓고 서강대생 커뮤니티에서는 비판이 잇따랐다. “총학이 학내와 무관한 정치적 발언을 함부로 한다”, “학생회가 아니라 여성학회에서나 낼 법한 내용”, “선거 때는 비운동권으로 나왔다가 당선 후 운동권처럼 활동한다” 등의 비판이었다. 가톨릭 계열의 서강대가 성 관련 이슈로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서강대 총학생회는 지난 5월 성 칼럼니스트 겸 작가 은하선씨의 교내 강연을 추진하다 학내 반발로 취소한 바 있다. 지난달 퀴어 퍼레이드에 총학이 참가한 것을 두고도 비판이 일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신장 이식 후 첫 40년 생존자 탄생

    만성콩팥병을 치료하는 ‘신장이식’이 시행된 이후 국내 처음으로 만 40년 생존자가 나왔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은 만성콩팥병을 앓다가 1978년 친형의 신장을 이식한 이모(80)씨가 올해로 40년을 생존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29일 밝혔다. 이씨는 현재도 건강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측은 “이씨가 이식한 신장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고령이다 보니 건강관리 차원에서 병원을 꾸준히 방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병원에서 신장이식을 받은 환자 중 70명이 30년 이상 생존했다. 또 393명은 20년 이상 건강을 유지하면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이 와중에 교황 “동성애는 정신병자” 해석 여지 발언

    이 와중에 교황 “동성애는 정신병자” 해석 여지 발언

    사제들의 연쇄 아동 성학대로 가톨릭 교회가 거센 비판을 받고 있는 와중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동성애자는 정신병자”라고 해석될 만한 발언으로 논란을 자초했다. 27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교황은 아일랜드 방문을 마치고 로마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동성애 기질을 가진 자녀들을 외면하는 것은 부모 자격이 결여돼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면서 “자녀가 걱정스러운 특성을 보이기 시작한다면 정신과 전문의의 도움을 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교황의 이같은 발언 내용이 공개되자 성소수자 단체들이 일제히 반발했다. 이탈리아게이센터 측은 “교황의 인식은 잘못된 것”이라며 “우리는 병자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 교황청 측은 해당 기자회견 보도자료에서 교황의 동성애 관련 발언을 삭제하며 진화에 나섰다. 교황청 대변인실도 “교황은 동성애가 정신적 질환이라는 뜻으로 얘기한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교황은 지난 25~26일 아일랜드를 방문해 가톨릭 사제들이 성학대를 저지른 것과 교회에서 조직적으로 이 사실을 은폐한 것을 사죄하고 재발 방지 노력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교황파 vs 反교황파…성학대 의혹 권력투쟁 비화

    가톨릭 교회의 아동 성학대 추문이 친(親)프란치스코 교황 세력 대 반(反)프란치스코 교황 세력 간 권력 투쟁으로 비화되는 모양새다.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포문은 카를로 마리아 비가노 대주교의 공격으로 시작됐다. 비가노 대주교는 공개 서한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5년 전에 시어도어 매캐릭 전 추기경의 성학대 의혹을 알고 있었다”면서 이 사실을 은폐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NYT에 따르면 비가노 대주교는 동성애에 극렬하게 반대해 온 강경 보수파다. 그는 동성애에 관용적 입장을 보여 온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판해 왔다. 가톨릭 내 보수와 진보 간 노선 투쟁마저 얽히고 있는 셈이다. 비가노 대주교와 교황 모두 침묵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비가노 대주교는 자신이 보낸 서신의 진실성을 입증할 증거를 내놓지 않았고, 침묵과 기도가 필요한 시간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비가노 대주교의 의혹 제기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대신 그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블레이즈 쿠피치 시카고 교구 추기경은 “교황은 실수를 인정하는 신실한 사람이다. 그는 이번 사태를 적절한 방법으로 해결할 것”이라면서 “비가노 대주교의 서신이 사실이라면, 왜 이토록 치명적이고 중요한 문제에 대해 지금까지 침묵했느냐고 (그에게) 묻고 싶다”며 교황에 대한 의혹 제기 의도를 문제 삼았다. WP는 비가노 대주교의 공개 서한과 관련, “교회 내부에서의 권력 경쟁이 증폭되고 있음을 보여 주는 극적인 증거”라고 논평하고 “개혁주의적 성향의 교황 세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나그네 인생과 작별 하늘로 떠난 ‘하숙생’

    나그네 인생과 작별 하늘로 떠난 ‘하숙생’

    지난 24일 별세한 원로가수 최희준(본명 최성준) 발인식이 26일 서울 서초구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에서 엄수됐다. 이날 발인식은 유족과 지인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하게 진행됐다.‘맨발의 청춘’, ‘팔도강산’ 등 많은 히트곡을 낸 고인은 대표곡 ‘하숙생’의 ‘인생은 나그네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구름이 흘러가듯 떠돌다 가는 길에…’라는 가사처럼 ‘나그네 같은 인생’과 작별했다. 고인은 1960년대를 풍미한 가수이자 한때 국회의원으로도 활동했다. 빈소에는 수많은 가요계와 정치계 인사들이 찾아 애도를 표했다. 정치인 가운데에는 이낙연 국무총리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비롯해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정대철 민주평화당 상임고문 등이 찾았고 문재인 대통령은 조화를 보내 애도하기도 했다. 고인은 1996년 새정치국민회의 소속으로 제15대 국회의원에 당선돼 ‘가수 출신 1호 정치인’이라는 타이틀도 갖고 있다. 1936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 법학과를 다닌 그는 1958년 학교 축제에서 노래를 부른 것을 계기로 미8군 무대에서 가수 생활을 시작했다. 특유의 허스키한 저음이 매력으로 작곡가 손석우를 만나 ‘우리 애인은 올드미스’를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가수 활동에 나섰다. 그는 특히 철학적 가사를 담은 ‘하숙생’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고인은 2008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하숙생’에 대해 “이 노래를 부를 때마다 ‘그래 과연 인생이 뭘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면서 “또 가사처럼 부담없이 인생을 살다 보니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았다”고 했다. 2001년 문예진흥원 상임감사, 2003년 한국대중음악연구소 이사장을 지냈으며, 2007년 대한민국 연예예술상 대상(문화훈장)을 받았다. 장지는 경기 용인 천주교 묘원이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대주교 “교황, 추기경 성학대 5년 전 알았다”… 은폐 의혹 확산

    대주교 “교황, 추기경 성학대 5년 전 알았다”… 은폐 의혹 확산

    사임 요구… 조직적 은폐땐 피의자로 추락프란치스코 교황이 아일랜드에서 성직자들의 아동 성범죄에 대해 가톨릭 교회의 대응 및 은폐 등을 인정하고 사과한 가운데 교황 자신이 2013년부터 미국 고위 성직자의 아동 성학대 및 성범죄 의혹을 알고도 은폐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AP·로이터통신 등은 26일 “미국 주재 바티칸 대사를 지낸 카를로 마리아 비가노 대주교가 프란치스코 교황이 5년 전부터 시어도어 매캐릭 전 추기경의 잇단 성학대 의혹에 관해 알고 있었다”면서 “교황의 사임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비가노 대주교는 가톨릭 보수매체들에 보낸 11쪽 분량의 편지에서 “내가 교황에게 이를 보고해 교황은 2013년 6월 23일부터 매캐릭이 연쇄 가해자였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교황은 매캐릭의 학대를 은폐한 추기경과 주교들에 대한 선례를 보이는 첫 번째 사람이 돼야 하며 그들 모두와 함께 사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매케릭 전 추기경은 10대 소년과 신학생, 젊은 성직자들을 성적으로 학대했다는 의혹이 거세지자 지난달 말 사직서를 냈고 교황이 이를 수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3월 교황으로 선출됐으며, 당시 비가노 대주교는 주미 교황청 대사를 지내고 있었다. 가톨릭 교회는 “교황이 고위 성직자의 아동 성범죄를 숨겼다”는 의혹까지 일면서 일파만파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교회의 은폐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참회한 교황 본인도 성폭력 범죄의 은폐 당사자라는 의심이 제기된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교황청 서열 3위인 조지 펠 국무원장(추기경)이 아동 성학대 혐의로 기소돼 호주에서 재판을 받는 등 미국 등 각국 사법당국은 가톨릭 성직자들에 대한 조사를 전면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성직자 성범죄 폭로도 올 초 칠레를 시작으로 맹렬하게 전 세계로 확산 중이다.비가노 대주교의 교황 은폐 주장이 제기되기 직전인 25일 교황은 아일랜드 더블린 교황청대사관에서 성폭력 피해자 8명을 직접 만나 위로하고, 교회 내부의 부패 및 은폐 관행을 배설물, 인분에 비유하며 강력 비난했다. 교황은 이 자리에서 “아일랜드 교회 구성원이 젊은이에 대해 (성적) 학대를 했다”면서 “교회가 끔찍한 범죄에 대처하는 데 실패해서 분노를 촉발했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일랜드에 도착한 직후 가톨릭교회 내 성폭력에 교회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면서 “치욕과 고통”이라고 자책했다. 교황은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로부터는 “교회가 성직자에게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를 치유하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을 배가해 달라”는 ‘훈계’까지 들었다. 교황의 아일랜드 방문도 본인의 은폐 의혹이 더해지며 빛이 바랬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더블린 도착 직후 아일랜드 정부 및 시민사회로부터 진실을 밝히라는 지탄 분위기와 비난 시위를 경험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대배심은 지난 14일 가톨릭 사제들의 대대적인 아동 성범죄를 확인하는 보고서를 내면서 ‘교회의 실패’라고 규정했다. 교황은 20일 세계 가톨릭 신자들에게 사제들의 성폭력 행위를 사죄하는 서한을 처음으로 보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최희준 발인 ‘구름 흘러가듯’ 세상과 작별..정치-가요계 조문 행렬

    최희준 발인 ‘구름 흘러가듯’ 세상과 작별..정치-가요계 조문 행렬

    지난 24일 별세한 원로가수 최희준 발인식이 26일 엄수됐다. 고인의 대표곡 ‘하숙생’의 ‘인생은 벌거숭이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가’란 가사처럼 고인은 명곡들을 남겨둔 채 ‘구름이 흘러가듯’ 세상과 영원한 작별을 했다. 26일 오전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서 진행된 발인식은 유족과 지인들이 참석해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유족들은 고인의 운구 차량에 마지막 인사를 하며 깊은 슬픔에 젖었다. 고인은 1960년대를 풍미한 가수이자 한때 국회의원으로도 활동해 이 분야에서 생전 인연이 있던 지인들이 빈소를 찾아 애도했다. 이낙연 국무총리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비롯해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정대철 민주평화당 상임고문, 전직 국회의원인 작가 김홍신 씨 등이 조문했으며 문재인 대통령은 조화를 보내 애도하기도 했다. 또 가요계에서는 남진 대한가수협회 초대 회장과 김흥국 대한가수협회 회장을 비롯해 현미, 진송남, 쟈니리, 서수남, 박재란, 남일해, 남상규, 박일남, 최성수, 김국환, 민해경, 이자연, 현당, 옥희 등이 빈소를 찾았다. 1936년 서울 종로구 익선동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대학교 법학과 출신으로, 1950년대 후반 미8군 무대에 서면서 진로를 바꿨다. 1960년 ‘우리 애인은 올드미스’로 데뷔한 최희준은 ‘맨발의 청춘’, ‘하숙생’, ‘팔도강산’ 등 다수의 히트곡을 내며 1960년대를 풍미했다. 고인의 대표곡은 “인생은 나그네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로 시작하는 ‘하숙생’. ‘하숙생’은 1965년 라디오 드라마 주제가로 젊은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 이후 최희준은 1996년 제15대 국회의원에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 ‘가수 출신 정치인 1호’라는 수식어를 얻기도 했다. 고인은 1996년 총선 안양시 동안갑 국회의원 선거에 당선됐고, 2000년까지 국회의원 활동을 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학교 밖 아이들과 함께 성장해요…작은 기업, 큰 이야기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학교 밖 아이들과 함께 성장해요…작은 기업, 큰 이야기

    대입제도 개편으로 세상이 떠들썩하다. 그런 소동들이 딴 세상의 일인 청소년들도 많다. 학교 울타리 밖에 있거나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청소년들에게 우리는 얼마만큼 시선을 나눠 주고 있는가. 이력서에 쓸 말이 없는 아이들을 위해 일자리를 고민해 주는 현장이 있다. 사회적기업이라 말하기도 거창하지만, 틀림없이 ‘작지만 큰 이야기’를 일구는 곳. 커피 가게 ‘로스트앤파운드’와 도시락 가게 ‘소풍가는 고양이’를 찾아갔다.■로스트앤파운드 서울 용산구 성심여고 후문 담벼락에 커피 가게 ‘로스트앤파운드’(로파)는 바짝 붙어 있다. 커피 볶는 향이 사방팔방 진동하지 않는다면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다. 예닐곱 평의 3층짜리 가게에서 커피콩을 볶아 커피를 내리는 손길들은 별나게 다부지고 앳되다. 김정미(61) 수녀에게 이곳은 삶의 한 허리를 뚝 잘라 붙인 공간이다. 말끝마다 “우리 아이들”이라는 소리를 달고 있다. “우리 아이들이 만든 커피 맛 일품 아닌가. 사람들이 입소문을 내줘야 우리 아이들이 힘을 내는데….” 지난해 1월 문을 연 가게는 청소년 쉼터 출신 아이들의 자립 공간이다. 거리를 방황하던 10대들과 쉼터에서 지지고 볶고 울고 웃기를 근 20년째. 김 수녀에게는 가게도 청년들도 물가에 내놓은 아이처럼 위태롭고 안쓰럽기만 하다. 그는 경기도 부천의 ‘모퉁이 청소년 쉼터’와 ‘성심 디딤돌 청소년 쉼터’를 꾸려 온 주인공이다. 지금까지 보살핀 아이들이 1000명 넘는다. 1999년 가톨릭대에서 재무 업무를 보다 “돈 문제에 엮이고 싶지 않아서” 무턱대고 쉼터를 맡겠다고 나섰다. “보호를 받아도 돌아갈 집이 없는 아이들이 너무나 많았어요. 3~6개월짜리 단기 쉼터(모퉁이 쉼터)는 현실적 대책이 되지 못했던 겁니다. 아이들이 자립할 때까지 2~4년간 아예 함께 사는 성심 쉼터를 2005년에 또 만들었어요. 무슨 배짱이었는지.”상처투성이의 아이들과 한발 한발 앞으로만 걸었다. 2009년 가톨릭대 기슨관 통로에 5평짜리 카페 ‘커피동물원’(커동)을 연 것은 기적이었다. 당시 총장이 쉼터 아이들의 직업훈련소로 활용하라며 조건 없이 목 좋은 자리를 내줬다. 바리스타 교육은 물론이고 창업회의와 메뉴 개발, 대학 내 카페들의 시장조사도 아이들이 직접 했다. 단기·중장기 쉼터를 착착 거쳐 ‘커동’에서 자립체험에 들어간 아이들은 7명이 한 팀. 사회복지사 3명이 사회적응 훈련을 돕는 방식이었다. 쉼터 청소년들의 사회 실전장 ‘커동’은 지금 뜻하지 않은 위기에 빠졌다. 가톨릭대가 학내 건물을 재단장하면서 지난 6월 말 어쩔 수 없이 문을 닫았다. 2년 뒤에야 건물이 완공되는데, 다시 돌아갈 수 있을지도 기약이 없다. ‘커동’의 존립이 불투명해 벼랑 끝 심정으로 대기업(한국타이어) 공모 프로그램에 매달렸고, 기적처럼 창업 지원을 받은 가게가 ‘로파’다. 딱한 사정을 살핀 성심수녀회가 공간을 내줬다. ‘로파’에서 일하는 청년은 현재 2명. ‘커동’의 명맥을 어떻게든 잇겠다고 더 악착같이 가게를 돌본다. 다달이 전시회와 음악회 등 특별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도 그래서다. “어려운 아이들이 크든 작든 기업 활동으로 자립한다는 것은 기적”이라는 김 수녀는 현장을 살피는 정책이 정말 절실하다고 몇 번이나 말했다. “사회복지사 같은 현장 교육 종사자들의 노력이 필수적인데, 요즘은 쉼터에서 그런 고된 일을 하려는 사람이 없어요. ‘커동’이 다시 문을 열더라도 아이들을 가르칠 전문 인력을 구할 수 있을지 걱정이에요. 그런 기초토양을 살피는 일이 복지 정책의 기본이어야 합니다.”■소풍가는 고양이 서울 마포구 성미산 마을에는 6평 공간의 청소년 도시락 배달 가게 ‘소풍가는 고양이’가 있다. 단체 도시락을 주문받고 만들어 서울 어디든 달려가는 가게는 지난 2011년 문을 열었다. 박진숙(47) 대표는 “대학에 가지 않고 특별한 기술도 없이 제 밥벌이를 하는 일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두 날마다 아슬아슬하게 체득하는 공간”이라며 웃었다. 가게는 비대졸 청소년들을 품은 사회적기업으로 출발했다. 현재 가게 구성원은 5명.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청소년들에게 진로교육을 하다 박 대표는 수료생 몇 명과 의기투합했다. “서울시 하자센터의 연금술사 프로젝트를 운영하면서 뜻밖의 고민이 시작됐어요. 직업교육을 아무리 받아도 이력서에 채울 내용이 없는 아이들은 일터의 주인공이 될 수 없었어요. 실력을 갖춰 일할 기회를 얻는 게 아니라 일을 하면서 실력을 쌓는 방법을 찾았던 거죠.”아이들에게 반듯한 일터를 만들어 주고 싶다는 욕심에 겁 없이 달려들었다. 작지만 큰 꿈을 꾸는 사회적기업 형태의 창업이었다. 당시는 6명의 창업 멤버가 120만원씩 투자해 모두 회사의 주인으로 첫발을 뗐다. “공정하게 돈을 벌면서 세상을 배우는 학교이자 기업이 목표였다”는 그는 “우리 가게의 배경을 알고 응원하는 단골이 무척 많다”고 말했다. 가게의 몇 가지 원칙은 확고하다. 일회용 도시락통 쓰지 않기, 가짓수만 채우고 버려질 음식은 양심껏 만들지 않기, 같은 눈높이로 일해야 하므로 직함 없이 별명으로 부르기. 일회용품 대신 일일이 빈 도시락을 수거하러 다니는 이유는 일자리 창출의 의미도 크다. 아들딸 같은 직원들에게 ‘씩씩이’라 불리는 박 대표는 그런데 요즘 마음고생이 심하다. “창업 6년이니 어느새 한 사이클이 돌았어요. 미성년이었던 친구들이 전부 어른이 됐구요. 열심히만 하면 될 줄 알았는데, 현실의 벽을 뼈저리게 느끼는 시점이에요. 성인이 된 구성원들로서는 이후의 진로를 깊이 고민하지 않을 수도 없잖아요. 개인 창업은 엄청난 모험이고, 그렇다고 언제까지 이 일이 삶의 정답일지 그런 현실적인 고민들.” 박 대표는 “이런 형태의 청(소)년 기업이 지속가능하려면 정책의 지원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취약계층을 고용하는 조건으로 지원금을 주고, 단기간 눈에 띄는 성과를 내달라는 사회적기업 정책으로는 현장을 건강하게 움직일 수 없다”는 결론이다. 사회적기업으로 출발했던 가게를 도중에 영리기업으로 형태를 바꿀 수밖에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6년 현장 경험을 통해 그는 사회적기업 정책이 보완할 점을 직설화법으로 짚었다. “중간 관리자(교육자)들에 대한 지원 개념이 완전히 빠져 있어요. 청소년은 하루아침에 숙련 노동자가 될 수 없는데, 그 과정을 돕는 활동가들에게 정책적 배려를 전혀 해 주지 않아요. 직접지원 못지않게 중요한 문제가 중간 관리자들을 지원하고 양성하는 작업입니다. 얼마를 투자(지원)해 줬으니 얼마의 성과를 내놔라, 그런 근시안적 발상에서 벗어나야 청소년 사업은 건강하게 지속될 수 있어요.” 가게는 본의 아닌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무작정 사업 덩치만 키워서는 뒷감당할 자신이 없어 요즘은 월급을 나눌 수 있을 만큼만 주문을 받고 있다. “다시 비영리기업 형태로 옮겨 볼까도 고민합니다. 회사가 지속가능하도록 방도를 찾아야죠. 여기저기서 응원을 많이 받아 주저앉고 싶어도 그럴 수도 없고. 어떻게든 내년에는 일터를 찾는 아이들을 새로 뽑아 또 교육할 겁니다(웃음).” 10월 정선여성영화제에서는 가게 이야기가 다큐멘터리로 상영될 예정이다. sjh@seoul.co.kr
  • 성빈센트, 내달 경기 남부 최초 암병원 개원

    성빈센트, 내달 경기 남부 최초 암병원 개원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이 암병원을 새로 개원하고 내달부터 진료를 시작한다. 성빈센트병원은 현재 병원 부지에 지하 4층, 지상 10층, 연면적 3만㎡ 규모의 ‘성빈센트암병원’을 준공하고 내달 6일 개원식을 개최한다고 22일 밝혔다. 암병원에는 총 11개 센터(폐암센터, 위암센터, 대장암센터, 비뇨기암센터, 부인종양센터, 유방갑상선암센터, 간담췌암센터, 혈액암센터, 특수암센터, 종양내과센터, 방사선종양센터)와 1개 클리닉(암 스트레스 클리닉)이 들어선다. 또 암 환자만을 위한 100병상의 입원 병동도 별도로 갖췄다. 암병원은 신규 암 환자를 위한 일대일 코디네이터 운영한다. 상담 전문 코디네이터가 먼저 문진을 시행한 뒤 개별 암 환자에게 맞는 진료센터와 치료법 등을 연계함으로써 진료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원스톱 치료시스템, 다학제 통합진료 등을 접목해 환자의 진단에서 협진 치료까지 걸리는 시간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암병동은 환자에게 쾌적감을 주기 위해 4인실을 기준 병실로 삼았으며, 간호사가 24시간 환자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첨단 장비로는 방사선 치료에 쓰이는 ‘레디젝트X7’, ‘버사HD’ 등과 함께 유전자분석기기(NGS)가 도입됐다. 김성환 성빈센트암병원 원장은 “질환에 대한 최첨단 치료뿐 아니라 정서적인 부분까지 보듬어 줄 수 있는 믿음치료, 전인치료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gnyh77@seoul.co.kr
  • 프란치스코 교황, 성추문 진화 분주한 행보

    프란치스코 교황, 성추문 진화 분주한 행보

    프란치스코 교황이 연쇄적으로 불거져 나온 가톨릭 사제 성추문 진화 행보를 본격화한다. 교황청은 21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번 주말 아일랜드를 방문해 성직자에 의한 아동 성학대 피해자들을 만난다고 밝혔다. 그렉 버크 교황청 대변인은 “교황과 피해자들의 면담 내용은 추후 피해자들의 의사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는 25일 더블린 대성당에서 성직자들에 성적으로 학대를 당한 피해자들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도 따로 할애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날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에게 보낸 서신에서 “사제들에게 어린 시절 성적으로 학대를 당한 피해자들의 고통이 오랫동안 방치되고 묵살됐다”면서 “이런 일의 재발과 은폐를 막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공개 사과했다. 교황이 가톨릭 사제의 아동 성 학대를 사과하는 서한을 쓴 것은 사상 처음이다. 미국 주간지 타임은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제들의 성 학대를 은폐한 주교를 어떤 식으로 처벌할 것인지 아직 언급하지 않았다”면서 “그는 성학대 은폐에 가담한 주교를 기소하려는 바티칸 법정을 폐지했고, 그 주교들이 주교직을 유지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메이저리그 선수도 놀란 수녀님의 커브볼 시구 (영상)

    메이저리그 선수도 놀란 수녀님의 커브볼 시구 (영상)

    메이저리그 시구자로 나선 한 수녀의 야구 실력에 미국 전역의 야구팬들이 열광했다. 18일 시카고 화이트 삭스의 홈구장인 개런티드 레이트 필드에서 시카고 화이트 삭스와 캔자스 시티 로열스의 경기가 진행됐다. 이날 시구자는 마리아 가톨릭 여학교에 다니는 매리 조 소빅 수녀였다. 그는 백색의 수녀복 위에 야구 유니폼을 입고 머리에는 코이프를 쓴 채 당당하게 마운드에 올랐다. 마운드에 선 수녀의 표정에는 여유가 넘쳤고, 심지어 그는 팔꿈치 안쪽으로 공을 튕기는 묘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윽고 와인드업 자세를 취한 수녀는 포수 자리에 위치한 투수 루카스 지올리토에게 완벽한 스트라이크를 꽂았다. 심지어 그가 던진 공은 커브볼이었다. 수녀의 완벽한 투구에 루카스는 “피칭은 완벽했고 멋졌다”며 놀라워했고, 화이트 삭스의 감독 릭 레테리아도 “매우 훌륭했다”고 말했다. MLB 공식 유튜브에 공개된 수녀님의 시구 영상은 10만여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한편 매리 조 소빅 수녀의 멋진 시구에도 불구하고 이날 경기는 화이트 삭스가 캔자스 시티 로열스에게 3-1로 패했다. 사진·영상=MLB/유튜브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강남순의 낮꿈꾸기] 상실의 시대, 그대는 어떤 낮꿈을 꾸는가

    [강남순의 낮꿈꾸기] 상실의 시대, 그대는 어떤 낮꿈을 꾸는가

    서재를 오갈 때마다 내가 바라보곤 하는 것이 있다. 서재 문 바로 옆에 나지막한 책꽂이가 하나 있는데, 그 위 벽에 걸린 목판으로 된 현판이다. 그 현판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쓰여 있다. ‘낮꿈 믿는 이들(Daydream Believer).’ 인간은 왜 낮꿈을 꾸는 것인가.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 중 하나는 ‘낮꿈을 꾸는 존재’라는 것이다. 인류의 역사는 ‘낮꿈의 역사’이기도 하다. 역사에서 일어난 새로운 변화들은 이 ‘낮꿈 꾸는 이들’에 의해서 가능했다.21세기 세계가 직면한 다양한 위기들이 있다. 이러한 위기들은 한국과 무관할 수 없다. 세계 위기를 분석하는 학자들은 대략 다음과 같은 7가지를 꼽는다. 평화문제, 난민문제, 세계 정의(global justice) 문제, 환경문제, 경제문제, 인권문제, 그리고 문명 간의 충돌문제이다. 이 7가지의 세계 위기들은 한국과 상관없이 ‘저기’에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제 ‘여기와 저기’ 또는 ‘우리와 그들’의 경계를 긋는 것이 불가능한 시대에 접어들었다.# 상실의 시대 예를 들어보자. 2018년 여름 한국은 물론 세계 곳곳에서 경험한 전례 없는 더위는 세계 환경문제의 위기와 직결된다. 제주도 예멘 난민문제는 일회적인 사건이나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 전체가 함께 지속적으로 씨름해야 할 과제이다. 남한과 북한의 평화문제는 한반도의 문제만이 아니라 세계 평화문제이다. 사회적 계층에 따른 차별과 배제의 문제, 그리고 이슬람 혐오·성소수자 혐오·여성혐오·장애혐오 등 다층적 혐오가 한국 사회가 대면하고 있는 위기들이다. 이러한 위기들 한가운데에서 우리가 상실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사랑·희망·자유·평등·정의·환대 등 인간이 인간됨을 지켜낼 수 있도록 하는 보편가치들이다. 인간에게 삶의 의미를 부여해 오던 이러한 가치들은 상품화되고 상투화돼서, 이제 이 개념들을 호명하는 것 자체가 공허한 행위가 되고 있다. 종교·교육·정치·문화·사회 영역 등 일상 세계들에서 이 보편가치들이 왜곡되고 사라진 상실의 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 낮꿈의 두 얼굴 길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머리에는 각기 다른 낮꿈들로 가득하다. 우리의 일상적 삶은 이 낮꿈들로 이루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밤꿈’은 우리의 의지나 계획과 상관없이 구성돼 통제 너머에 있다. 반면 ‘낮꿈’은 어떤 미래를 자신의 삶에서 보고자 하는가에 따라서 그 내용과 방향이 달라진다. 낮꿈을 꾼다는 것은 사유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사유를 통해 현실세계에 ‘무엇인가 빠져 있다’고 자각하는 이들은 낮꿈을 꾸기 시작한다. 지금은 없지만 다가올 미래에는 있어야 할 그 ‘어떤 것’을 생각하는 이들은 개인적·집단적 ‘낮꿈’을 꾼다. 그래서 낮꿈이란 ‘이미(already)의 세계’와 ‘아직 아닌(not yet) 세계’의 사이 공간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다. 그래서 낮꿈 꾸는 이들이 사라진 세계는 황폐화한다. 현상유지적 삶으로만 만족하면서, 동물적 생명만을 유지하는 세계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낮꿈들이 동일한 것은 아니다. 거리를 걷는 많은 사람의 낮꿈은 대부분 돈과 연결돼 있다고 어떤 철학자는 말한다. ‘돈’으로 상징되는 것은 개인적 이득과 권력의 확장에 대한 욕망이기도 하다. ‘돈’과 연결된 낮꿈은 타자의 삶을 짓밟고서라도 실현시키고자 하는 ‘파시스트적 낮꿈’으로 전이될 수 있다. 이러한 ‘일그러진 낮꿈’은 개인의 삶은 물론 한 사회를 폭력의 세계로 황폐화시키는 기능을 한다. 개별인·종교·공동체·교육·정치·경제 등 다양한 공간에서 일그러진 낮꿈은 차별과 혐오, 배제와 폭력의 메커니즘을 다양한 방식으로 생산하고 확산한다. 이렇듯 많은 이들의 낮꿈은 개인의 이득과 권력만을 확대하고자 하는 데 초점이 있다.그런데 다른 종류의 낮꿈이 있다. 보다 ‘나은 세계’에 대한 희망에 관한 낮꿈이다. ‘일그러진 낮꿈’이 아닌 ‘변혁적 낮꿈’이다. 변혁적 낮꿈은 나와 너, 우리와 그들이 ‘상호연관된 존재’라는 것에 대한 인식으로 구성된다. 현재와 미래가 연결돼 있다는 인식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사회에서, 누군가가 배제되고 차별받는다면, 그것은 결국 그 배제와 차별의 폐해가 나의 삶과도 연결돼 있다는 의식에서 나온다. 나의 삶이란 너의 삶과 연결돼 있으며, 살아감이란 결국 ‘함께-살아감’이기 때문이다.# 낮꿈 꾸기 배우기 1963년 마틴 루서 킹은 “나는 꿈이 있다”(I have a dream)는 역사적 연설을 한다. 6쪽 분량의 이 연설문은 심오한 ‘변혁적 낮꿈’을 담고 있다. 그의 연설은 ‘지금의 세계’가 무엇이 결여돼 있는가로부터 시작한다. 피부색에 따른 분리와 차별이 주는 극도의 비인간적 현실이 결여하고 있는 것, 그것은 인간으로서의 자유와 존엄이다. 마틴 루서 킹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결여된 것만을 지적하며 피해자 의식을 절대화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아직 아닌 세계’에 대한 강렬한 희망의 언어를 전한다. ‘피해자 의식’으로부터 ‘주체자 의식’으로 전이하는 지점이다. 진정한 희망의 낮꿈은 연설을 접하는 이들의 지성과 감성의 세계를 출렁이게 한다. 마틴 루서 킹의 ‘변혁적 낮꿈’은 진정성을 담은 ‘설득의 예술’을 통해서 아직 오지 않은 세계를 향한 지지와 연대를 이끌어낸다. 마틴 루서 킹은 정의가 ‘모든’ 사람들의 현실에 자리잡는 세상을 꿈꾼다. 아직 오지 않았지만 도래해야 할 세계는, 인종과 종교의 차이를 넘어서서 ‘모든’ 사람이 온전한 인간으로 살아가는 세계이다. 그러한 낮꿈을 실현하는 일은 결코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낮꿈을 공유하는 이들이 ‘함께’ 그 ‘아직 아닌 세계’를 향해 걸어야 한다. 그 세계가 이루어질 때까지 흑인과 백인이, 유대인과 비유대인이, 그리고 개신교와 가톨릭들이 ‘함께’ 걸어야 한다는 것으로 마틴 루서 킹은 연설을 매듭짓는다. 밤꿈은 저절로 온다. 그러나 낮꿈은 저절로 오지 않는다. ‘변혁적 낮꿈’ 꾸기는 배우고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낮꿈 꾸기를 배우는 것은 다음과 같은 것들을 생각해 보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첫째 지금 우리 현실세계에서 무엇이 결여돼 있으며, 무엇이 문제인가. 둘째 내가 꿈꾸는 세계는 어떠한 세계인가. 셋째 그 세계를 만들어가기 위해 어떻게 그리고 누구와 ‘함께’ 일해야 하는가. 여기에서 ‘함께’는 동질성을 지닌 사람들끼리만이 아니다. 인종, 종교, 젠더, 성적 지향 등 다양한 차이를 넘어서서 다름을 지닌 사람과도 ‘함께’의 지지와 연대를 나누는 것이다. 낮꿈 꾸기는 희망하기를 배우는 것과 같다. ‘희망 고문’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희망’이라는 가치는 퇴색되고 왜곡돼 있다. 그렇다고 해서 희망을 버릴 수는 없다. 사랑이 도처에서 상품화됐다고 해서 사랑의 소중한 의미를 버릴 수 없는 것과 같다. 값싼 희망은 공허한 기대, 망상 또는 정치적 구호로 채워져 있다. 그러나 진정한 희망은 새로운 삶과 세계에 대한 구상, 그리고 이 세계로의 개입과 변혁의 의지로 구성된다. 희망이란 고정돼 저쪽에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씨름하는 그 한가운데에서 경험하는 ‘사건’이다. 그 누구도 개인적·집단적 ‘낮꿈’이 모두 성취될 것이라는 성공과 승리를 보장할 수 없다. 낮꿈이 담은 ‘아직 오지 않은 세계’를 향해서 ‘함께’ 씨름하는 그 과정-그 과정 자체가 바로 희망의 근거이다. 그대는 지금 어떠한 낮꿈을 꾸고 있는가. 글 텍사스 크리스천대, 브라이트 신학대학원 교수 그림 김혜주 서양화가
  • 가톨릭 교회내 아동 성학대 파문에 머리숙인 교황/용서 구해

    가톨릭 교회내 아동 성학대 파문에 머리숙인 교황/용서 구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 세계 곳곳에서 논란을 빚고 있는 성직자들에 의한 아동 성학대 추문에 대해 용서를 구했다. 교황은 20일 발표한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사제들에게 어린 시절 성적으로 학대를 당한 피해자들의 고통이 오랫동안 방치되고,은폐됐다”고 인정하며,이런 일의 재발과 은폐를 막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황은 편지에서 “가장 약한 이들을 보호하고,감독해야 할 책무를 지닌 성직자와 사제에 의해 저질러진 잔학한 행위를 교회가 슬픔과 부끄러움을 갖고 인정하고, 비판하는 게 극히 중요하다”며 “우리 자신의 죄악과 타인의 죄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의 이번 서한은 최근 가톨릭 교회가 성직자들에 의한 아동 성학대 문제로 다시 위기에 빠진 가운데 나온 것이다. 지난 14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사법 당국은 주내 6개 가톨릭 교구 성직자들의 아동 성학대를 2년간 조사한 끝에 300명이 넘는 성직자가 1천 명이 넘는 아동에 가해를 한 사실이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가톨릭 교회를 당혹케 했다. 1940년대부터 70년에 걸쳐 수십 만 페이지의 내부 자료를 검토한 이 보고서에는 사춘기 이전의 소년인 피해자들이 성추행과 성폭행까지 당한 사실과,가톨릭 교회가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한 사실이 포함됐다. 이 보고서로 여론이 들끓었지만,교황청은 이틀이 지난 뒤인 지난 16일에야 그렉 버크 대변인 명의로 논평을 내놓아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에 처했다. 버크 대변인은 당시 “교황청은 아동 성학대를 단호하게 비난한다”며 이번 일을 아주 심각하게 받아들인다고 밝힌 바 있다.그는 또 “피해자들은 교황이 자신들의 편이라는걸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교황은 이날 발표한 편지에서 펜실베이니아 사법 당국의 보고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교황은 “미국에서 일어난 대부분의 사건은 과거에 생긴 일들”이라면서도 “학대가 오랫동안 간과되고,은폐됐으며,교회는 피해의 심각성을 인정하는 데 실패했다”고 시인했다. 교황은 그러면서 “교회는 속죄의 마음으로 과거의 죄와 실수를 인정하고 거듭나야 한다”며 “교회 공동체 내부의 학대 문화를 뿌리 뽑기 위해 모든 신자가 힘을 보태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열린세상] 기후변화,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박광국 가톨릭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기후변화,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박광국 가톨릭대 행정학과 교수

    올여름 폭염으로 전 지구촌이 들끓고 있다. 과거 여름 피서지로 각광받던 북유럽, 캐나다, 미국 북서부 도시까지도 가마솥으로 펄펄 달아오르고 있다. 북극 기온이 30도를 넘고 있고 필자가 지난달 여행한 캐나다 몬트리올까지도 37도로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무더웠다. 7월 24일 캘리포니아주 데스밸리의 최고기온은 52.7도까지 올라갔고, 스웨덴은 260년 만에 가장 더운 34.6도로 이상고온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한 달째 가마솥더위가 기승을 부려 지난 5월 20일부터 8월 11일까지 3800여명의 온열 질환자가 발생해 그중 47명이 목숨을 잃었다. 캐나다에서도 최소 89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이러한 폭염은 단순한 일시적 기상변화에 기인한 것인가, 아니면 인간이 만들어 낸 인재인가에 대해 논란은 있을 수 있지만, 거의 대부분 기상학자는 인간의 과도한 에너지 소비 활동에서 비롯된 것으로 결론짓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후변화란 장기간 일정하게 유지돼 온 기후 패턴에 변화가 발생하는 현상을 말한다. 1880년부터 2012년까지 지난 133년간 지표면의 평균 온도는 0.85℃ 상승했으며 이 탓에 해수 온도 상승, 해일, 북극과 남극 빙산 용해, 폭염과 혹한 현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환경 전문가들은 이를 토머스 프리드먼이 명명한 ‘검은 코끼리’ 현상이라며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이 용어는 ‘검은 백조’와 ‘방 안의 코끼리’라는 두 단어를 결합한 합성어인데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이 현실화되고 있지만, 사람들은 애써 이를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다른 용어로 ‘기든스 패러독스’라고도 한다. 즉 과학자들은 기후변화 문제를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지만, 기업이나 일반 국민은 기후변화라는 환경 재앙이 눈앞에 닥쳤지만, 당장의 이익에 매몰돼 이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다행히도 2010년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제16차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에서 앞으로 지구온도가 2℃를 넘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을 규제한다는 ‘칸쿤 합의’가 도출됐고, 2015년 파리에서 채택된 파리협정문에서는 1.5℃를 초과하지 않도록 한다는 더 엄격한 조항이 삽입됐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이러한 기후변화라는 환경재앙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에 대부분의 국내 환경 전문가들은 부정적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정부, 기업, 일반국민 모두 선진국과는 달리 소극적 대처로 일관하고 있다.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주범인 온실가스는 에너지 사용량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2017년 현재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세계 6위이며, 온실가스 증가율은 세계 최고라는 불명예를 갖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대부분의 주력 수출산업인 철강, 조선 산업 등이 모두 에너지 다소비 산업인 데다 일반 국민의 과도한 냉·난방으로 인한 에너지 과소비가 이러한 급격한 증가율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환경 선진국인 이웃 일본이나 독일은 온실가스를 줄이고자 중앙정부를 비롯한 전 국가적 차원에서 필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필자는 2017년 여름에 일본 도쿄 국제환경 콘퍼런스에 환경국책기관 원장으로서 참가한 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 국제회의장 실내 온도가 28℃에 설정돼 있었다. 같은 해 5월에 독일 드레스덴에서 개최된 유엔 환경회의에서도 행사장 내 모든 시설의 냉방이 지열을 사용하고 있었고, 일체의 일회용품 사용이 금지돼 있는 것을 보고 큰 감명을 받았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현재 대비 37%까지 온실가스를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2015년에 발표했지만, 그동안 구체적 실행계획이 미흡해 국제적인 기후변화조직(Climate Action Tracker)으로부터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매우 불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이상 온실가스 감축이 국내 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에서 벗어나 정부, 기업, 일반국민 모두 에너지 절감 정책에 동참할 때만이 우리 국민은 미세먼지, 폭염이라는 이중고에서 벗어나 국민 행복이라는 삶의 질을 제고해 내는 데 성공할 수 있다. “이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는 경구를 지금 이 시점에서 의미심장하게 되새겨 보아야 한다.
  • [부고]

    ●양재모(전 연세대의료원장)씨 별세 해석(중앙대 명예교수) 원석(사업) 일선(연세대 명예교수) 은선 희선씨 부친상 김철재(숙명여대 명예교수) 윤상구(국제로타리 재단이사) 이현수(전 명지대 교수)씨 장인상 19일 연세장례식장, 발인 21일 오전 8시 (02)2227-7550 ●이명희씨 별세 김순구(한국감정평가사협회 회장)씨 빙모상 18일 충북 옥천농협장례식장, 발인 20일 오전 6시 30분 (043)731-4443 ●양덕근씨 별세 승호(GS건설 베트남사업담당 상무보)씨 부친상 18일 분당서울대병원 장례식장, 발인 20일 오전 7시 (031)787-1503 ●양경애씨 별세 손채목(세계일보 광고국 영업2팀장)씨 부인상 18일 중앙대병원 장례식장, 발인 20일 오전 5시 (02)860-3500 ●정동추씨 별세 정형섭(인천경제자유구역청 투자유치기획과장)씨 부친상 18일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20일 오전 5시 30분 (032)517-0710
  • 가톨릭 연쇄 성추문? 위기의 프란치스코

    가톨릭 연쇄 성추문? 위기의 프란치스코

    잇따라 터지는 가톨릭 사제의 성추문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도덕적 리더십이 흔들린다. 최근 CNN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가톨릭 교구 성직자들이 저지른 아동 성학대 보고서 등 일련의 가톨릭 내부 성추문을 언급하면서 “프란치스코 교황에 중대한 시험이 닥쳤다”고 평가했다. 펜실베이니아주 검찰총장이 지난 2016년 소집한 대배심은 지난 14일 펜실베이니아주의 6개 가톨릭 교구 성직자 300여명이 1940년대부터 최근까지 70년간 약 1000명의 어린이를 성학대했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교황청은 보고서가 공개되고 약 48시간이 지난 16일에야 입장을 발표했다. 그레그 버크 교황청 대변인은 이날 “성학대는 범죄행위이며, 도덕적으로 비난받아야 할 일”이라면서 “교황은 피해자들의 편”이라고 밝혔다. 교황청의 진화에도 불구하고 올 들어 연쇄적으로 가톨릭 성추문이 터지면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책임론까지 대두되는 모양새다. 지난 5월 사제의 아동 성학대 은폐 사건의 책임이 있는 칠레 주교단 31명의 사직서를 냈다. 같은 달 호주에서는 필립 윌슨 애들레이드 교구 대주교가 1970년대 아동 성학대 사건을 은폐한 혐의로 징역 1년형을 선고받았다. 지난달 말에는 미국 워싱턴DC 대주교를 지냈던 시어도어 매캐릭 추기경이 아동 성학대 의혹에 휩싸여 사임했다. 그는 50여년 전 11세 소년을 성적으로 학대한 의혹에 연루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교황청 서열 3위 조지 펠 교황청 국무원장(추기경)은 아동 성학대 혐의로 호주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CNN은 “이 위기는 지금까지 성직자들의 성추문 대응 과정에서 몇 차례 실수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리더십에 분수령이 될 것”이라면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번 사건에 단호하게 대응하지 않아 전 세계의 도덕적 지도자라는 지위에 큰 상처를 입을까봐 신자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보스톤대교구장이자 교황의 성추문 최고 고문인 션 오말리 추기경은 “교회의 지도력를 회복할 시간이 촉박하다”면서 “신자들은 인내심을 잃었고 시민사회는 우리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고 자평했다. 아메리카가톨릭대학의 커트 마틴즈 교수는 “교회가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들을 얘기해야 할 일들이 많다”며 “성학대만큼 심각한 이슈를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면 교회 지도자들의 신뢰가 훼손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가톨릭주교회를 이끄는 다니엘 디나르도 추기경은 매캐릭 추기경 사건에 대한 교황청에 전면적인 조사와 보고서 작성 등 구체적인 조치를 요구할 계획이다. 디나르도 추기경은 매캐릭 추기경 사건과 펜실베이니아 교구 사건 모두가 “도덕적인 재앙”이라면서 “주교 리더십 부재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고 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미국 가톨릭 아동성학대 피해자 1000명 넘어

    미국 가톨릭 아동성학대 피해자 1000명 넘어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가톨릭 교구에서 지난 70여년 동안 1000명 이상의 아동을 상대로 상습적인 성적 학대를 저지른 성직자가 300명이 넘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피해자 대부분은 사춘기 이전 소년들로 일부는 성폭행까지 당한 것으로 조사됐으나, 오랜 기간 조직적인 은폐가 이뤄져온 탓에 가해자에 대한 법적 처벌은 어려울 전망이다. 미 뉴욕타임스는 14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검찰총장이 2016년 소집한 대배심이 발표한 보고서에 이같은 내용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대배심은 주내 6개 가톨릭 교구에서 성직자에 의한 아동 성학대 의혹과 관련 2년여간 조사를 벌였다. 1940년대부터 약 70여년에 걸친 기간을 대상으로 했으며 목격자 수십명과 6개 교구에서 보존해온 수십만 페이지의 내부 자료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쉬 샤피로 펜실베이니아주 검찰총장은 “주내 및 바티칸의 고위 성직자들에 의한 조직적인 은폐가 있었다”면서 “은폐는 정교했고 놀랍게도 교회 지도부가 성 학대와 은폐 기록을 보존했다”고 말했다. 상당수 가해 성직자들은 이미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해자가 살아있는 경우여도 이미 공소시효가 지나 법적 처벌은 어렵다. 피해자 중 한 명인 짐 밴시클레(55)는 “전 교회와 교구에서 완전한 은폐가 있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밴시클레는 1979~1982년 가톨릭 고교 영어 교사였던 성직자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2002년 초 미국 보스톤 대교구에서 처음 폭로된 성직자 성추행 사건은 그동안 미국 사회에서 파장이 상당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보스톤 대교구에서만 1940~2000년 사이 235명의 성직자 또는 교회 관계자에 의해 1000명 이상의 아동이 성추행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부고]

    ●김순자씨 별세 이시영씨 부인상 이민규(CJ헬로 아이리빙사업 담당) 양희(전 YTN 기자) 씨 모친상 이홍갑(SBS 보도국 국제부 차장)씨 장모상 14일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발인 16일 오전 7시 (02)2258-5940 ●이영해씨 별세 이원재(전 대구시의회 전문위원) 용재(해운산업 대표) 조이 숙자 해인씨 부친상 14일 창녕요양병원 장례식장, 발인 16일 오전 7시 30분 (055)532-5858 ●한창분씨 별세 유홍준씨 부인상 유수현 상근씨 모친상 한용수(메트로신문 차장)씨 장모상 14일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장례식장, 발인 16일 오전 8시 30분 (032)517-0710 ●조항의씨 별세 조환기(하나생명 본부장) 송기(삼성SDS 상무) 혜정씨 부친상 안상민(AM전자 대표)씨 장인상 14일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발인 17일 (02)3410-3151
  • B·C형 간염, 담석 등 환자 307만명 초음파 건보 적용… 의료비 절반 뚝

    B·C형 간염, 담석 등 환자 307만명 초음파 건보 적용… 의료비 절반 뚝

    A씨는 지난달 9일 ‘사지동맥의 색전증과 혈전증’이라는 병으로 입원 치료를 받았다. 3일간의 치료를 받고 퇴원하니 의료비 본인부담금이 무려 225만원에 이르렀다. 어려운 가정 형편에 의료비를 어떻게 부담해야 할지 막막해하던 A씨에게 희소식이 들려왔다. 바로 ‘재난적 의료비 지원사업’이었다. A씨는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72만원의 의료비를 지원받아 부담을 크게 덜었다.●상급병원 2인실 병실료 부담 50% 줄어 지난해 8월 문재인 대통령이 서울 서초구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에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을 발표한 지 1년이 지났다. 고액의 의료비 때문에 신음하던 환자와 치매 노인, 난임 여성 등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다양한 계층이 혜택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보건복지부와 건보공단에 따르면 올해부터 이른바 ‘3대 비급여’ 중 핵심인 선택진료비가 폐지되고 종합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2·3인실 병실료에 처음으로 건강보험이 적용됐다. 상급병실료 본인부담금은 상급종합병원 기준으로 2인실 50%, 3인실 40%, 종합병원 2인실 40%, 3인실 30%로 크게 낮아졌다. 간병비 부담도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올 상반기 기준 전국 430개 병원의 3만 병상에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적용돼 환자 가족의 부담이 줄었다. ●재난적 의료비 年 최고 2000만원 지원 막대한 검사비 부담도 줄어들었다. 지난 4월부터 간, 담낭 등 상복부 초음파에 건강보험이 적용돼 B·C형 간염, 담석증, 췌장염 등을 앓고 있는 환자 307만명의 의료비가 절반 정도로 줄어들게 됐다. 초음파 검사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의료비의 20%를 차지해 환자 부담이 가장 큰 분야 중 하나다. 자기공명영상촬영(MRI) 검사도 올 하반기 뇌·혈관, 내년 두경부·복부 등으로 2021년까지 보험 범위를 계속 확대할 계획이다. 고액 의료비 때문에 환자가 파산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올해 시범 사업으로 도입한 재난적 의료비 지원사업은 지난달 본사업으로 전환됐다. 기준 중위소득 100% 이하 국민을 대상으로 본인부담 의료비의 50%, 연간 최대 2000만원까지 지원한다. 지원 대상은 1인 가구 월소득 160만원 이하, 2인 가구 이상은 월소득 280만원 이하다. 입원 진료는 모든 질환이 대상이다. 외래 진료는 암, 뇌혈관 질환 등 중증 질환이 해당된다. ●치매 치료 본인부담률 10%로 대폭 낮춰 노인, 아동, 여성 등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도 강화했다. 우선 지난해 10월 중증치매 치료 본인부담률은 20~60%였던 것을 10%로 크게 낮췄다. 같은 달 15세 이하 아동 입원 진료비는 기존 10~20%에서 5%로 줄였다. 난임 시술에는 처음으로 건강보험을 적용해 본인부담률을 30%로 끌어내렸다. 한 달 뒤 65세 이상 노인의 틀니, 임플란트 본인부담 비율도 50%에서 30%로 내렸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올 하반기에는 MRI 등 중증 환자 치료에 필요하지만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분야에 중점적으로 건강보험을 적용하겠다”며 “적정 수가 보상을 통해 중환자실, 응급실의 질적 향상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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