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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부암동살이 6년/진경호 논설위원

    새벽잠 잊은 새들이 요란스레 먼동을 부르는 것 여전하고, 수다스러운 빗줄기가 산자락에서 소슬거리며 미끄럼 타는 것 여전하다. 꼽등이에 돈벌레, 애집개미 같은 놈들이 식구가 된 지도 오래다. 물색없이 거실까지 기웃대던 지네에 물려 응급실로 달려가기도 했다. 16년을 함께한 ‘방울이’는 제가 뛰놀던 백사실 계곡에 잠들었고 천방지축 ‘토순이’가 가출한 지도 몇 해가 됐다. ‘서울의 마지막 자연정원’이라며 호들갑 떠는 방송사 카메라들의 발길이 잦아진다 싶더니 그 뒤로 줄을 잇는 기타 등등의 카페와 가게들이 ‘신흥상권’이라고 외친다. ‘문재인 커피’를 찾는 발길에 동네 어귀 커피집 앞은 늘 북새통이고 방송 카메라가 지겨워진 치킨집은 옆집도 모자라 뒷집까지 인수했다. 그런저런 집들 사이에 숨은 채 사람을 피하는 듯 기다려 좋았던 환기미술관은 잔뜩 힘준 서울미술관이 길 건너 들어서면서 그만 무람해지고 말았다. 스케치북에 담아 가던 부암동이 숨가쁘게 지워지고 있다. 훗날 아이들이 돌아와 추억을 더듬을 저 살던 동네가 이렇게 사라져 간다. 부암동의 추억이 자꾸만 다르게 적혀 간다.
  • [삼국지로 풀어 보는 法이야기] 조조군 습격 받자 갓난아이 놓고 도망친 유비, 아동학대일까

    [삼국지로 풀어 보는 法이야기] 조조군 습격 받자 갓난아이 놓고 도망친 유비, 아동학대일까

    하북을 평정한 조조는 남방을 정벌하기 위해 50만 대군을 이끌고 유비가 있는 신야성으로 향한다. 신야는 군사가 채 만명도 되지 않는 시골 마을. 유비는 조조를 피해 신야를 버리고 피란길에 오른다. 하지만 뒤쫓아 온 조조군에게 따라 잡혀 식솔들을 잃어버린 채 겨우 목숨만 건진다. 한편 조자룡은 행방불명된 감부인과 아두를 찾아 혈혈단신으로 적진에 뛰어든다. 그러곤 하후돈의 동생 하후은을 저승길로 보낸다. 그때 조자룡의 눈에 하후은이 차고 있던 천하의 명검 청홍검(靑虹劍)이 들어온다. 조자룡은 청홍검을 거둔 다음 다시 적진으로 들어가 아두를 품에 안고 돌아온다. ※ 원저 : 요코야마 미쓰테루(橫山光輝) ※ 참고 : 만화 삼국지 30,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역자 이길진조자룡은 식솔들을 보호하라는 유비의 명령을 따르지 못했다. 조조군의 야습을 받아 뿔뿔이 흩어지고 만 것이다. 정신없이 싸우던 조자룡은 유비의 식솔들을 구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홀로 적진에 뛰어든다. 그리고 아두를 구한 것은 물론 조조가 하후은에게 하사한 청홍검을 얻는다. 주군의 식솔들을 찾는 와중에도 조자룡은 청홍검을 ‘하늘이 내린 선물’이라며 매우 기뻐한다. 그만큼 청홍검의 가치가 큰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하후은은 조자룡의 칼에 이미 저승길로 갔다. 조자룡이 청홍검을 거둘 때에는 점유자나 소유자가 없다고 볼 수 있는 상태가 된 것이다. 그렇다면 조자룡에겐 아무런 죄가 성립하지 않을까. 한편 유비는 조조군의 야습을 받자 아내와 자식을 버리고 도망치기 바쁘다. 감부인은 그렇다 치고 아두는 아직 보호가 필요한 갓난아이에 불과하다. 장수이기에 앞서 아버지인 유비가 이처럼 아두를 내팽개쳐도 되는 것일까. 재물은 살아 있을 때나 의미가 있는 것이다. 아무리 돈이 많다고 하더라도 저승길에 싸 가지고 갈 수는 없다. 그래서 나온 말이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 아닐까. 조자룡이 청홍검을 발견했을 때의 상황을 살펴보자. 주인인 하후은은 이미 저승길로 떠난 상태였다. 하후은은 소유나 점유라는 생각을 전혀 할 수 없는 상태인 것이다. 하후은이 죽었으니 점유권이 없다고 보는 것과, 죽었더라도 점유권이 존재한다고 보는 것은 매우 큰 차이를 만든다. 점유권이 없는 것으로 보면 점유이탈물횡령죄가 성립해 1년 이하의 징역 혹은 3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된다. 점유권이 있다고 보면 절도죄가 성립한다.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적용된다.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최대 여섯 배나 크게 처벌받을 수 있는 것이다. 어느 것이 더 현실에 맞는 해석일까. 판례는 이런 경우 죽은 사람의 점유를 예외적으로 인정한다. 민사상으로는 하후은의 점유를 인정할 여지가 없지만, 형사상으로는 좀더 현실적으로 보아 하후은이 여전히 점유한다고 본다. 따라서 조자룡에게는 하후은의 청홍검을 가져간 절도죄가 성립한다. 유비는 조조군의 습격을 받자 혼비백산해 도망쳤다. 감부인도, 갓난아기인 아두도 챙기지 못했다. 어찌 보면 남편이나 아버지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이다. 유비에게는 책임이 없을까. 전통적인 사회에서 아동은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받지 못했다. 훈육과 교육의 대상이란 생각이 훨씬 강했다. 체벌도 좋은 훈육 방법의 하나로 인정받는 게 당연할 정도였다. 하지만 아동도 독립된 인격체로서 존중받아야 할 존재이다. 학대가 훈육과 교육이란 이름으로 포장되어선 안 되는 것이다. ●출생신고·의무교육 안 해도 학대 아동학대는 신체학대, 정서학대, 성학대, 방임 등이 있다. 신체·정서·성학대는 비교적 쉽게 알 수 있다. 구체적으로 행동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런 구체적 행동 외에 아동을 돌보지 않고 내버려두는 것도 학대가 될 수 있다. 바로 방임이다. 예를 들면 기본적인 의식주를 제공하지 않는 것, 불결하거나 위험한 상황에서 돌보지 않는 것, 출생신고를 하지 않는 것, 가출한 아이를 찾지 않는 것 등이 이에 해당한다. 또 의무교육을 시키지 않는 것, 무단결석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 필요한 치료를 거부하는 것도 방임으로 본다. 이를 바탕으로 해석하면 유비가 아두를 돌보지 않고 피란길에 오른 것도 방임으로 판단할 수 있다. 하나 생각할 것은, 유비에게 아두가 어떤 존재였는가 하는 점이다. 늘그막에 장가가서 마흔여섯 살에 어렵게 얻은 유일한 혈육이다. 비록 유봉을 양자로 입양하긴 했지만 장차 나라를 세우게 되면 자신의 뒤를 이을 존재는 아두임이 분명하다. 유비에게 아두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존재인 것이다. 그럼에도 유비가 아두를 적진에 놓고 온 것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강하다. 조조군의 기습으로 워낙 황망 중이어서 아두를 챙길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또 아두에게는 어머니인 감부인이 있었다. 조자룡에게 잘 돌보라는 명까지 내린 상태였다. 이런 여러 정황을 고려하면 유비가 아두를 챙기지 못한 것을 방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조자룡이 아두를 구해 유비에게 달려갔을 때의 일이다. 작가에 따라서는 유비가 조자룡으로부터 강보에 싸인 아두를 건네받아 내팽개쳤다고 쓰기도 한다. “너 때문에 훌륭한 부하를 잃을 뻔했다”고 하면서. 이 경우는 분명히 뭔가 문제가 있어 보인다. 물론 유비는 부하 장수들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고 싶었을 것이다. 혈혈단신으로 적진에 들어가 아두를 구해온 조자룡에 대한 미안함도 작용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유비가 아두를 내팽개친 것은 적절하지 않다. 분명히 신체적으로 아동을 학대한 것에 해당한다. 아두가 너무 어려 학대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아동학대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화타, 진료 맡고도 신고 안 하면 과태료 조금 더 나가 보자. 유비의 행동으로 아두가 놀라 경기를 일으켰다고 치자. 아두를 그냥 놔두어도 될까. 그렇지 않다. 아두를 즉시 치료받게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앞서 언급한 방임에 해당한다. 유비는 아두를 치료하기 위해 의사를 찾아가야 한다. 삼국 최고의 의사인 화타에게 아두를 데리고 갔다고 가정하자. 화타는 명의답게 아두를 단 한번의 치료로 말끔히 낫게 해 주었다. 화타의 역할은 여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우리 법은 아동학대를 발견한 경우 일정한 사람에게 신고의무를 지우고 있다. 관련 공무원이나 119구급대원, 유치원이나 학교, 학원의 교직원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그중에는 화타와 같은 의사도 포함돼 있다. 화타가 아두를 치료하면서 유비의 아동학대 행위를 알게 되거나 아동학대가 의심될 경우에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이나 수사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화타는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낼 수도 있다. 아두는 훗날 촉나라의 제2대 황제에 올랐지만 나라를 제대로 다스리지 못했다. 위나라에 항복해 나라를 넘겨주고 말았다. 어린 시절에 받은 학대의 상처가 아두의 아둔함을 조금 더 키웠다고 본다면 지나친 상상일까. 양중진 법무부 법질서선진화과장(부장검사)
  • 지난해 IS 합류한 15세 독일 가출 소녀…포로로 붙잡혀

    지난해 IS 합류한 15세 독일 가출 소녀…포로로 붙잡혀

    지난해 가출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합류한 독일 소녀가 결국 전쟁터에서 포로로 붙잡혔다. 지난 18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 등 해외언론은 독일 작센주 풀스니츠 출신의 린다 벤첼(16)이 이라크 모술에서 이라크군에 연행됐다고 보도했다. 독일과 유럽사회를 깜짝 놀라게 만든 린다는 1년 전 엄마에게 친구 집에 가겠다고 말한 뒤 행방불명됐다. 이에 현지 경찰이 수사에 나서 린다가 무슬림 남자친구를 따라 IS에 합류한 것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 보도에 따르면 린다는 가출 전부터 아랍어와 이슬람 경전인 코란에 심취했다. 또한 가출 직전 린다는 엄마의 서명을 위조해 은행계좌에서 돈을 인출해 여행자금을 마련했으며, 터키를 거쳐 시리아로 들어가 IS에 합류했다. 이에 독일 당국은 린다를 잠재적 테러 용의자로 리스트에 올려 그녀의 활동을 예의주시해 왔다. 그녀의 존재가 다시 확인된 것은 지난 13일. 최근 IS의 최대 근거지였던 모술을 탈환한 이라크 정부군은 굴 속에 숨어있던 20여 명의 IS 여성대원들을 붙잡았다. 이들은 모두 캐나다, 터키, 러시아 등지에서 온 외국인들로 이중 일부는 자살폭탄 조끼를 착용한 상태였다. 린다는 연행되던 당시 촬영된 사진 속에서 포착됐으며 당초 이라크의 소수민족인 야지디족 여성으로 오인받았다. 독일언론 디벨트는 정보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사진 속 여성은 실종된 린다가 거의 확실하다"면서 "신병이 확보되면 범죄 혐의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가출했다 2년 만에 돌아온 거북…그 유쾌한 미스테리

    가출했다 2년 만에 돌아온 거북…그 유쾌한 미스테리

    2년 전 가출했던 반려 거북이가 돌아왔다. 느린 걸음으로 엉금거리며 흔적 없이 사라졌다는 사실도 희한하지만, 정작 거북이가 돌아온 곳이 2년 전까지 자신이 살던 집이 아니라, 주인들이 20년 전 살았던 옛집이라는 점은 더더욱 특이했다. 지난 1일(현지시간) 영국 더썬은 영국 슈롭셔주 미들턴 출신의 소피 베번(53)이 자신이 키우던 10살 육지거북(Hermann‘s tortoise) ‘아니’와 헤어진 뒤 2년 만에 재회했다고 전했다. 8년 전 딸 틸다(20)를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로 데려온 아니가 2015년 5월 어느날, 열려있던 출입문을 통해 어디론가 사라졌다. 소피는 몇 개월 동안 아니를 애타게 찾았지만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계절이 두 번쯤 바뀌자 가족들은 아니가 살아남지 못했을거라고 추정했다. 그런데 20년 전에 살던 동네의 이웃인 수 밀링턴(60)에게서 최근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수는 “소피, 나 너희 거북이를 찾은 것 같아”라고 얘기했고, 이를 믿을 수 없었던 소피는 아니의 예전 사진을 비교해 그가 맞는지 확인했다. 아니의 등에는 딸 틸다가 칠해놨던 녹색 페인트 얼룩이 그대로 있었다. 소피를 처음 발견한 사람은 소피의 예전 집 창문을 청소하던 사람이었다. 거북이 한 마리가 기어오르는 것을 보고 현재 집주인에게 애완동물인지 물어보았는데, 그들은 아니라고 답했다. 반면 수는 이웃이었던 소피가 똑같은 거북이를 가지고 있던 걸 기억해낸 것이었다. 소피는 “두 번의 겨울을 밖에서 보냈을 텐데도 아니는 다친 곳이 없었다”며 안도하면서도 “지금 집에서 1.6km정도 떨어진 옛 집에서 발견됐다는 것이 이상하다. 우리는 20년 전에 이곳으로 이사왔고, 이사한 후에 아니를 사서 키우기 시작했다”며 의아해했다. 이어 “아니는 여기에 산 적이 없는데, 여기까지 온 걸 보면 가족들의 오랜 냄새를 맡았을지도 모른다”고 가정했다. 한편 언론은 이에 대해 “거북이들은 습관의 생물이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추적 본능이 잘 발달해 있다. 특히 그들은 부화한 지역으로 돌아가는 길을 찾는데 능숙하며 그들은 몇 마일씩 돌아다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희귀본능을 설명했다. 사진=더썬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그것이 알고싶다’ 김인숙씨 실종, ‘단순 가출’ 아닌 이유가?

    ‘그것이 알고싶다’ 김인숙씨 실종, ‘단순 가출’ 아닌 이유가?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2004년 5월에 발생한 김인숙씨 실종 사건을 다뤘다.1일 오후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시신 없는 죽음’으로 일컬어지는 김인숙씨 실종 사건에 대해 조명했다. 2004년 5월 7일 보험설계사였던 김인숙 씨는 서울 삼성동 소재 호텔에서 투숙했다. 그날 이후 김인숙 씨의 행방은 묘연하다. 한 남성과 함께 호텔로 들어가는 모습이 목격됐지만, 이후 그녀가 나오는 모습은 누구도 보지 못했다. 이날 제작진은 당시 사건 담당 형사를 만나 당시 경찰이 왜 단순 가출로 판단하지 않았는지를 물었다. 이에 그는 “그 안에 신발 자국들 그 안에 신발 자국들이 그렇게 날 이유 자체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음악 소리가 굉장히 커서 문밖까지 시끄럽게 들렸다’는 진술 등을 봤을 때 그 안에서 발생하지 않을까 이런 추측을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또 다른 형사는 체크아웃 시각에 대해 지적했다 실종 당일이 아닌 다음날 체크아웃을 했다는 것. 또 형사는 “그때 당시에 이게 시체만 없었지 죽였다는 그 흔적이 여기저기 있었다”면서 “대낮에 1시, 그때가 한 20분쯤 됩니다. 그 호텔에서 어떻게 해서 사람이 사라지겠습니까. 그래서 확신을 한 거죠”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시의회 최조웅의원 “서울교육청, 의회 동의없이 에산 집행” 질타

    서울시의회 최조웅의원 “서울교육청, 의회 동의없이 에산 집행” 질타

    서울시의회 최조웅의원(더불어민주당, 송파 제6선거구)은 지난 27일, 서울시교육청의 2016회계연도 결산심사에서 규정과 절차를 무시한 예산편성과 집행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했다. 최조웅의원은 ‘농협은행(주)와 금고약정 건’ 및 ‘전국 시·도교육감 협의회 추가출연 건’ 등 규정과 절차를 지키지 않은 예산편성 및 집행에 대한 사유를 지적했고, 교육청에서 명확한 답변을 하지 못하자, 결산심사의 정회가 요청되는 등 교육청의 예산 편성 및 집행실태가 문제됐다. 교육청은 2016년 12월 농협은행(주)과 금고 약정을 체결하면서 공동지정 협력사업을 추진키로 한 바 있다. 규정에 의하면 협력사업의 사업비는 금고약정 개시 후 30일 이내에 협력사업비 총액을 홈페이지와 시·도교육청 공보에 게재하도록 되어있지만 규정과는 달리 공고하지 않았다. 서울시교육청의 전국시도교육감 협의회 추가 출연도 문제가 됐다. 지방재정법 제18조 3항은 지방자치단체가 출연을 할 때 미리 해당 지방의회의 의결을 얻도록 하고 있다. 이와 관련 최조웅의원(더불어민주당, 송파 제6선거구)은 이미 지난 제271회 정례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지방의회의 동의를 받지 않고 출연금을 편성한 절차적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지적한 바 있다. 서울시교육청도 잘못을 인정하고 이후에는 동의 절차를 거칠 것을 약속했지만 이번에도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예산과 관련된 절차는 집행부의 자의적인 예산편성을 견제하고 건전한 예산집행을 위해 엄격한 절차에 의하도록 되어 있다. 사업비 총액 공고를 하지 않거나, 의회의 동의 절차를 무시하는 행위는 시민의 예산 감시를 약화시키고, 의회의 권한을 침해하는 것으로 중요한 문제이다. 최조웅의원(더불어민주당, 송파 제6선거구)은 “집행부의 선심성 예산낭비와 출연을 방지하기 위해서 절차를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하며, “확실한 견제와 감시로 서울시와 교육청의 예산이 목적의 합리성, 절차적 타당성이 반드시 갖추도록 하여 서울시민들에게 필요한 곳에 예산이 집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찰 남편, 조건만남 했다’ 인터넷 달궈...경찰 조사 착수

    ‘경찰 남편, 조건만남 했다’ 인터넷 달궈...경찰 조사 착수

    인터넷 커뮤니티를 달군 ‘현직 경찰관인 남편이 조건만남을 했다’는 글에 대해 경찰이 조사에 착수했다.인천지방경찰청 산하 A경찰서는 최근 인터넷에 올라온 경찰관 조건만남 의혹 글과 관련해 관내 모 지구대 소속 B경장을 조사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자신을 현직 경찰관의 아내라고 밝힌 한 여성은 지난 22일 ‘남편이 조건만남을 비롯해 다른 여자들과도 바람을 피웠고 미성년자에게도 만나자고 요구했다’는 글을 모 인터넷 커뮤니티에 게재했다. 이 여성은 남편이 다른 여성들과 주고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카카오톡 대화 내용도 캡처해 함께 올렸다. 그는 또 ‘임신 중 집 나간 경찰 남편, 집 나간 지 두 달 만에 50만원 보내왔다‘며 ‘경찰 신분이라 실종이나 가출 신고도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 글은 커뮤니티에 게시된 지 하루 만에 10만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으나 현재 지워진 상태다. 이 여성은 같은 날 국민 신문고에도 해당 내용을 제보했다. 경찰은 글쓴이가 댓글에 적은 경찰서 이름을 단서로 탐문해 B경장을 특정하고 최근 면담했다. B경장은 면담에서 “해당 글을 올린 이는 아내가 맞다”면서도 “성매매를 했다거나 바람을 피웠다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만간 B경장을 상대로 성매매 여부를 확인하는 정식 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B경장을 상대로 사실 관계를 파악한 뒤 성매매 혐의가 있으면 입건하고 징계도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법원 “가정폭력으로 이혼한 외국인, 귀화 허용하라”

    남편과 결혼해 한국으로 왔지만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이혼한 뒤 귀화 허가도 받지 못했던 중국 국적 여성이 법원 판결로 귀화를 할 수 있게 됐다. 19일 법원 등에 따르면 중국 출신 A씨(47)씨는 2008년 9월 조모씨와 결혼한 뒤 그해 11월 배우자 체류자격을 얻어 입국했다. 그러나 조씨는 툭하면 A씨에게 손찌검을 했다. 담뱃불로 A씨 얼굴에 화상을 입히고, 얼굴에 유리컵을 던지기도 했다. A씨는 2011년 7월 가출한 뒤 이혼 소송을 냈고 이듬해 5월 정식 이혼했다. A씨는 그로부터 2년 뒤 법무부에 귀화를 신청했지만 지난해 10월 불허 처분을 받았다. 국적법은 ‘일반 귀화’ 요건인 ‘5년 이상 국내 거주’ 기준에 못 미치더라도 본인 책임이 아닌 다른 사유로 정상적인 결혼 생활을 할 수 없는 경우 ‘간이 귀화’를 허용한다. 하지만 법무부는 A씨의 가출도 이혼의 한 원인으로 보고 간이 귀화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이에 A씨는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 박성규)는 이날 법무부의 귀화 불허 결정이 위법하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길섶에서] 좋은 개, 나쁜 개/서동철 논설위원

    소파에 누워 TV 리모콘을 돌리다가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는 프로그램이 나오면 눈길이 간다. 한마디로 집에서 키우는 개가 귀여움 덩어리로 사랑을 받을지, 사고뭉치로 눈총만 받을지는 주인 하기에 달렸다는 게 메시지다. 어린 시절 우리집 진돗개 목단이는 아침마다 등굣길에 따라 나섰다. 학교 앞은 물론 어느 날은 3층이었던가 교실까지 들어온 적도 있었다. 당황스러운 것 이상으로 기특한 녀석이었다. 목단이가 가출한 뒤 데려온 진돗개 진호는 아버지가 친구에게 주어버렸다. 응암동에서 동교동으로 한밤에 자동차에 실어 보낸 진호는 그런데 사흘 뒤 집 앞에서 꼬리를 쳤다. 어떻게 왔는지 지금도 불가사의하다. 또 다른 진돗개 진용이를 편애하고 진호를 냉대했던 아버지는 후회하지 않았을까. 엇그제 서울에서 대문을 뛰쳐나온 맹견 두 마리가 행인을 습격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공격성을 극대화하도록 만든 종자이니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 사람에게 달려드는 난동을 부렸어도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는 종자다. 한 마리는 벌써 총에 맞아 죽었다. 이런 게 ‘주인을 잘못 만난 죄’가 아닐까.
  • ‘젊은 엄마’ 지지받는 월 10만원 아동수당 내년 도입

    ‘젊은 엄마’ 지지받는 월 10만원 아동수당 내년 도입

    2030 기혼여성 90% “추가출산에 도움” 연간 최소 2조 6000억 추가 예산 필요 정부, 재정개혁 등 통해 재원 마련 계획정부가 만 5세 이하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달에 10만원씩 지급하는 ‘아동수당’을 내년부터 도입한다. 아동수당 도입은 여론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지만 늘어나는 복지예산을 해결하는 것이 남은 과제다. 16일 여권과 국정기획자문위원회 등에 따르면 내년부터 기초연금을 인상하기로 한 데 이어 아동수당도 공약대로 내년 예산안에 반영할 방침이다. 정부는 내년 예산안을 확정해 오는 9월 정기국회에 제출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인구 감소를 방지하고 부모의 육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아동수당 신설을 약속했다. 현재는 가정에서 만 5세 이하 아동을 돌볼 때 10만~20만원을 지급하는 ‘가정양육수당’, 만 5세 이하 아동을 어린이집에 보낼 때 국가가 22만~39만 5000원을 지원하는 ‘보육료’, 만 3~5세 아동을 유치원에 보낼 때 6만~22만원을 지원하는 ‘유아학비’ 등을 제공한다. 아동수당은 이런 지원금과 별개로 만 5세 이하 모든 아동에게 10만원을 지급하는 것이다. 20, 30대 여성들은 아동수당에 대해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 3~4월 배우자가 있는 20, 30대 여성 1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아동수당이 추가 출산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자녀가 없는 여성은 92.1%, 자녀 1명 91.8%, 2명 87.7%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문제는 재원이다. 기초연금 인상에는 연간 4조 4000억원, 아동수당 도입에는 2조 6000억원이 필요하다. 10만원에서 시작해 단계적으로 인상한다는 목표를 세웠기 때문에 예산은 해마다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여성들도 10만원은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서 자녀를 1명 둔 20, 30대 여성 중 가장 많은 37.4%가 ‘30만원이 적당하다’고 밝혔다. 자녀를 2명 둔 여성도 35.2%가 적당한 금액을 30만원이라고 답했다. ‘10만원이 적당하다’고 밝힌 여성은 자녀가 1명일 때 6.2%, 2명일 때 8.3%에 그쳤다. 정부는 추가적인 출산을 유도하기 위해 첫째 10만원, 둘째 20만원, 셋째 30만원 등 출생아 수에 따라 구분해서 주는 방안도 심도 있게 논의하고 있다. 정부는 일단 방산비리 적발, 해외자원개발 예산 삭감 등 재정개혁을 통해 예산을 조달한다는 방침이지만 구체적인 재정 조달 계획은 시뮬레이션 작업을 더 해 봐야 확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아동수당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국회 입법 과정도 거쳐야 한다. 야당도 아동수당 도입에 찬성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방안까지 모두 여권과 보조를 맞출지는 미지수다. 문 대통령은 올해 입법을 마치고 내년 하반기에 아동수당을 도입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국정기획위는 여러 논란을 의식한 듯 “구체적인 내용은 확정하지 않았다”고 일단 선을 그었다. 박광온 국정기획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공약인 만큼 방향은 맞다”면서도 “어떻게 이행할지는 논의 중이다. 구체적인 시기나 내용은 확정되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초등 친딸 수차례 성폭행 성추행한 아버지 징역 15년

    초등학생 친딸을 수차례 성폭행하거나 추행한 인면수심의 50대 아버지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청주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이현우)는 성폭력범죄 처벌 특례법상 친족 관계에 의한 강간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모(50)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재판부는 재범 위험성이 크다며 김씨에게 20년간 위치 추적 전자장치 부착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전자장치 부착만으로도 재범 방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신상정보 공개와 고지는 면제했다. 재판부는 “장기간에 걸쳐 반인륜적인 범행을 저질러 피해자의 정신적 충격과 고통이 클 것으로 보이는데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이런 상황 등을 고려하면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가정 불화로 아내가 가출하자 이때부터 올해 초까지 약 1년간 친딸 김모(11)양을 강제로 성폭행하거나 추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김양은 아버지가 구속되면 자신을 보호해줄 사람이 없다는 사실 때문에 참고 있다가 아동복지관 상담교사에게 피해 사실을 진술했다. 김양은 경찰조사에서 “예전에는 아버지가 세상에서 제일 멋지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길섶에서] 도전/오일만 논설위원

    언젠가 임권택 영화감독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거장의 입에서 의외의 말이 나왔다. “TV에서 1960년대에 제작된 내 영화가 나왔는데 끝날 무렵에야 내 작품인 것을 알았다. 부끄러웠다. 감독 데뷔 초기 10년간 50여편의 작품을 보면 지금도 괴롭고 잊고 싶다.” 18살에 가출해 군화 장사로 연명하던 그는 순전히 ‘먹고살기 위해’ 영화판에 뛰어들었다고 했다. 주린 배를 움켜쥔 그에게 작품성은 사치였고 충무로 제작자들이 원하는 돈벌이 영화에 골몰했다. 국제 영화제를 휩쓸며 한국 자존심을 세운 80대 노감독의 ‘고해 성사’가 충격으로 다가온 이유다. 이런 ‘임권택’을 세계 최고의 감독으로 만든 것은 열정과 도전이었다. 60년대 너도나도 미국 영화 베끼기에 나설 때 그는 한국적 정서를 생각했다. 돈 되는 할리우드 아류작을 포기하고,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할 ‘곰삭은 설렁탕’ 같은 작품을 꿈꿨다. 초기 실패를 거듭했지만 오랜 세월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영상 기법들을 실험했다. ‘잡초’, ‘서편제’, ‘취화선’ 등 세상을 놀라게 한 걸작들이 이렇게 탄생했다.
  • 20년 연 끊은 아버지가 합의…‘동거녀 암매장범’ 결국 징역 3년 확정

    20년 연 끊은 아버지가 합의…‘동거녀 암매장범’ 결국 징역 3년 확정

    동거녀를 때려 숨지게 한 뒤 암매장한 이모(39)씨에게 항소심 재판부가 선고한 징역 3년형이 사실상 확정됐다. 이 사건은 피해자의 부친이 자신의 딸과 20년 넘게 연을 끊고 지냈으면서도 합의금을 받고 이씨를 선처하도록 재판부가 유도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단독] ‘동거녀 암매장’ 징역 3년, 20년 연 끊은 아버지가 합의).청주지검은 폭행치사·시체은닉 혐의로 구속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이씨 사건에 대해 대법원에 상고하지 않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앞서 지난 1월 충북 청주지법에서 열린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이씨는 양형이 부당하다며 항소했고, 항소심을 맡은 대전고법은 지난 1일 이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2년을 감형해 줬다. 검찰은 1심과 항소심에서 공소사실이 모두 유죄로 인정됨에 따라 법리적 다툼 사항이 없기 때문에 상고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의 상고 기한은 항소심 판결 이후 일주일인 이날 자정까지이지만,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 이씨의 형은 사실상 확정됐다. 이씨는 2012년 9월 중순쯤 충북 음성군 대소면에 있는 피해자 이모(당시 36세)씨의 원룸에서 ‘헤어지자’는 말에 격분해 피해자를 때려 숨지게 한 뒤 인근 밭에 암매장했다. 이씨는 자신의 범행을 숨기려고 웅덩이를 파 피해자의 시신을 넣고 미리 준비해 간 시멘트까지 개어 붓기도 했다. 하지만 ‘한 여성이 동거남에 의해 살해돼 암매장됐다’는 첩보를 입수한 경찰의 수사 끝에 범행 4년 만인 지난해 10월 18일 붙잡혔다. 구속기소된 이씨에게 청주지검은 1·2심에서 모두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하지만 대전고법 청주제1형사부(부장 이승한)는 지난 1일 이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3년을 선고했다. “피해자가 사망하고 사체 은닉까지 했지만, 유족이 합의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을 고려했다”는 것이 재판부의 감형 이유였다. 그러나 재판부가 ‘유족과의 합의’를 이유로 감형을 한 것이 지나치다는 시민들의 비판이 잇따랐다. 피해자는 어린 시절 부모가 이혼한 뒤 할머니와 함께 생활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가출한 이후로는 고아원을 전전했고, 결국 16세 무렵 독립해 가족들과도 연락이 끊겼다. 경찰이 피해자가 숨진 지 4년 만에 아버지에게 연락해 사망 소식을 알릴 때까지도 가족으로부터 실종 신고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다. 그럼에도 피해자의 아버지는 이씨로부터 돈을 받고 법원에 이씨의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까지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소심에서 이씨의 감형이 결정되자 검찰은 “생전 피해자와 절연 관계에 있던 아버지의 합의로 감형돼 유감스럽다”면서 “이런 경우를 유대 관계에 있는 유족의 일반적인 합의와 동일하게 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최고의 한방 윤시윤, 계단 시간여행 촬영 비하인드 “영혼 가출”

    최고의 한방 윤시윤, 계단 시간여행 촬영 비하인드 “영혼 가출”

    ‘최고의 한방’ 윤시윤의 계단 시간여행의 뒷이야기가 공개됐다. KBS 2TV ‘최고의 한방’ 측은 윤시윤이 계단에서 밤새도록 열혈 슬라이딩을 하는 모습이 담긴 2회 메이킹 영상을 공개했다. 촬영에 앞서 유호진 PD와 상의를 한 뒤 계단 위로 올라선 윤시윤은 이내 자신의 사진으로 만들어진 판넬 위에 무릎을 꿇은 채 직접 계단을 슬라이딩해 내려오는 모습으로 보는 이들을 놀라게 만든다. 셀 수 없이 반복해서 계단을 타고 내려오는 윤시윤의 모습과 함께 촬영을 마친 후 잔뜩 멍이 들어있는 그의 다리가 포착돼 시선을 떼지 못하게 한다. 윤시윤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이 계단 시간여행 명장면을 탄생시킨 것. 또한 메이킹 영상 속에는 돈독함을 과시하고 있는 유호진 PD와 윤시윤의 모습이 담겨있어 미소를 자아낸다. 밤새 이어진 촬영에 지쳤음에도 물을 건네며 윤시윤을 다독이는 유호진 PD의 다정함이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윤시윤 또한 “힘든 순간에는 영혼을 가출 시키는 게 제일 좋은 방법입니다”라며 씩 웃어 보이는 긍정마인드를 드러내 감탄을 자아내고 있다. ‘최고의 한방’ 제작사 측은 “윤시윤은 ‘계단 시간여행’ 장면을 위해 밤새 계단에서 미끄러지고 또 미끄러지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모습으로 스태프들을 감동케 했다. 그런 윤시윤의 열연으로 인해 더욱 임팩트 있는 장면이 탄생할 수 있었다”라며 “앞으로 계단 시간여행보다 더욱 파란만장한 현재의 2017년 적응기가 펼쳐질 예정이다. 기대해 달라”고 전했다. 한편 ‘최고의 한방’은 오는 9일 금요일 오후 11시 5, 6회가 방송될 예정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학대 가출 청소년, 기간 제한 없이 쉼터 이용

    앞으로 가정에서 아동학대를 당할 우려가 있는 가출 청소년은 기간 제한 없이 정부가 운영하는 청소년 쉼터에 머물 수 있다. 그동안은 가정폭력이나 친족에 의한 성폭력 등의 피해 사유가 인정될 때만 청소년 쉼터를 기간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었다. 여성가족부는 5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청소년복지지원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이 심의·의결됐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오는 21일 본격 시행된다. 여가부 관계자는 “아동학대 피해 청소년이 쉼터에 4년 이상 머물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 것”이라며 “실질적 보호와 지원이 강화되길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청소년 쉼터는 가출 청소년을 보호하며 학업·주거·자립 등을 돕는 시설로 보호 기간은 최대 4년이었다. 앞으로는 아동복지법이 규정한 아동학대 사유에 해당해 가정으로 복귀하기 어려운 청소년은 쉼터를 이용한 지 4년이 넘어도 퇴소 조치할 수 없다. 여가부는 앞서 지난해 12월 ‘가정폭력’, ‘친족에 의한 성폭력’, ‘그 밖에 가정으로 복귀해 생활하기 어려운 사유’에 해당하는 청소년은 쉼터에서 강제 퇴소시킬 수 없도록 청소년복지지원법을 한 차례 개정한 바 있다.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그 밖에 가정으로 복귀해 생활하기 어려운 사유’가 포괄하던 ‘가정에서 발생한 아동학대’의 사유도 법안에 구체적으로 명시된다.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경우,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경우는 ‘가정에서 발생한 아동학대’에 해당한다. 여가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국에는 청소년 쉼터 123곳이 운영되고 있다. 가출해 거리를 배회하거나 노숙하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상담지원, 일시보호를 제공하는 쉼터는 30곳이며 일주일 이내로 이용할 수 있다. 이 밖에 가출한 청소년을 최대 9달 동안 보호하는 단기쉼터는 53곳, 장기간 보호가 필요한 위기청소년에게 최장 4년까지 학업·자립 지원 등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장기 쉼터는 40곳에 이른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단독] ‘동거녀 암매장’ 징역 3년, 20년 연 끊은 아버지가 합의

    사망 4년 후 연락 닿은 아버지 합의금 받고 가해자 선처 호소항소심, 부친 합의 근거로 감형…“양형에 합의 과하게 고려” 비판 동거녀를 때려 숨지게 한 뒤 암매장한 이모(39)씨에게 항소심 재판부가 징역 3년을 선고해 논란이 제기된 가운데 피해자의 부친이 자신의 딸과 20년 넘게 연을 끊고 지냈으면서도 합의금을 받고 이씨를 선처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가 ‘유족과의 합의’를 이유로 감형을 한 것이 지나치게 기계적인 법 적용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월 충북 청주지법의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이씨는 양형이 부당하다며 항소했고, 항소심을 맡은 대전고법 청주재판부는 지난 1일 이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2년을 감형해 줬다. ●피해자 사망 때까지 실종신고 없어 5일 경찰과 검찰에 따르면 2012년 9월 이씨에게 얼굴을 수차례 맞고 숨진 피해자 이모(당시 36세)씨는 어린 시절 부모가 이혼한 뒤 조모와 함께 생활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가출한 이후로는 고아원을 전전하다 나이가 들면서 퇴거를 요구당했고, 결국 16세 무렵 독립해 가족들과도 연락이 끊겼다. 경찰이 피해자 이씨가 숨진 지 4년 만에 아버지에게 연락해 사망 소식을 알릴 때까지도 가족으로부터 실종 신고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다. 경찰 관계자는 “당연히 아버지는 사고 자체를 알지 못한 상태였고, 어머니와도 연락이 되지 않았다”며 “주변에 이씨의 친구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가해자 이씨는 1심 이후 형을 감경받기 위해 아버지와 합의를 시도했고, 법원은 이들의 합의를 감형의 근거로 삼았다. 실제로 1심 재판부는 ‘피해자 유족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양형 이유로 밝혔지만 2심 재판부는 ‘유족이 피고인을 용서하고 합의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이 이씨에게 유리한 사유라고 판단했다. 이씨가 줄곧 혐의를 인정한 만큼 유족과의 합의 여부가 1·2심 선고의 차이를 불러온 유일한 요소였다. 이씨 측 변호인은 “1심부터 합의를 시도하다 2심 전 아버지와 합의에 성공했다”며 “특정 금전이 오간 것도 맞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사실상 ‘남’에 가까운 가족이 합의서를 제출했다고 해서 그것을 양형의 요소로 고려되는 게 맞는지 의문이 든다”며 법원 판단에 유감을 나타냈다. ●상고 사유 없어 3년형 확정 가능성 사건을 맡은 청주지검은 1·2심에서 모두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다만 이씨의 폭행치사·시체은닉 혐의가 모두 유죄로 선고되면서 법원이 정한 상고 사유에 해당하지 않아 검찰이 대법원에 상고할지는 불분명하다. 판사 출신 변호사도 “살인 범죄의 경우 가장 큰 충격을 받는 유족들의 의사를 양형에 반영하는 건 당연하지만 이번 사건은 합의라는 형식을 과하게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법원 관계자는 “피해자와 유족이 친밀하지 않다는 점은 기록을 통해 재판부도 알고 있던 내용”이라면서 “유족과의 합의는 양형 요소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폭행치사에 대한 양형 기준이 지나치게 낮다는 주장도 나온다. 법률상 이씨에게 선고할 수 있는 형량은 폭행치사죄와 시체은닉죄를 합쳐 최대 징역 37년에 이른다. 다만 감경 요인을 감안할 경우 최저 형량은 3년이다. 현 폭행치사의 기본양형 기준은 징역 3~5년으로 돼 있다. 검찰 관계자는 “살인죄의 양형 기준은 10~16년이지만, 피해자가 백골화된 채 발견돼 이씨의 진술에 따라 폭행치사 혐의를 적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머니테크] 공무원연금법 개정… 이혼시 분할연금 先청구제도 도입

    지난달 ‘분할연금 선(先)청구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공무원연금법 전부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이 제도는 공무원 상대방 배우자가 연금을 받을 수 있는 나이인 65세가 되기 전에 부부가 이혼할 경우 이혼 시 미리 분할연금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결혼생활을 5년 이상 유지하고 이혼했을 때 배우자의 공무원연금을 나눠 가지는 분할연금은 일명 ‘이혼연금’으로도 불린다. 국민연금은 2015년 말에 분할연금 선청구제도를 도입했다. 공무원연금 분할연금은 지금까지 3가지 수급요건을 충족한 후에 신청할 수 있었다. ①혼인 기간 5년 이상 유지 후 이혼한 당사자가 ②공무원이었던 배우자의 퇴직연금수급권이 발생하고 ③분할연금 수급권자 본인이 65세에 도달한 때에만 분할연금을 청구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이혼 시기와 분할연금 신청 시기가 다르거나 이혼한 배우자의 퇴직연금 수령 여부 파악이 어려운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하지만 공무원연금 분할연금 선청구제도가 도입되면 분할연금 수급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이혼의 효력이 발생하는 때로부터 3년 이내에 미리 신청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선청구를 신청한 때도 종전과 같이 분할연금 수급 요건이 충족된 시점부터 지급된다. 분할연금 수급 연령에 도달하기 이전에는 선청구를 취소할 수 있으며, 선청구 및 취소는 각 1회로 제한된다. 더불어 이번 개정안에서는 이혼한 배우자가 퇴직연금 대신 일시금을 받을 때도 이를 분할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었으며, 분할연금 산정 기간 중 별거 또는 가출 등으로 실질적인 혼인 기간이 아닌 기간은 제외하여 산정된다. 지난해 분할연금이 도입되면서 40만명의 공무원연금 수급자 가운데 100여명이 신청해서 현재 분할연금을 받고 있다. 분할연금 액수는 기본적으로 전체 연금액의 50%지만 혼인 기간에 따라 비율이 달라진다. 공무원이 30년간 재직하고 20년간 결혼생활을 유지했을 때 배우자는 20년에 해당하는 연금액의 50%를 분할연금으로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실제로 재직한 공무원이 이혼한 배우자보다는 좀더 연금을 많이 받게 된다. 재직 기간이 30년이고 혼인 기간이 20년이며 퇴직연금액이 300만원이라면 분할연금액은 절반인 150만원이 아니라 100만원이다. 연금을 받는 퇴직공무원이 사망해도 분할연금은 계속 받을 수 있다. 다만 연금수급권자가 재직 중 징계를 받아 연금을 받지 못할 때는 배우자도 분할연금을 못 받는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도움말 공무원연금공단 연금연구소
  • [그때의 사회면] 식모 학대

    [그때의 사회면] 식모 학대

    1970년대까지만 해도 웬만한 부잣집에는 식모와 식모 방을 따로 두고 있었다. 70년대 초에 서울 사람의 31%가 식모를 두고 있었다는 조사가 있다. 당시 서울 시내의 식모 수는 무려 24만 6000명으로 추산된다는 연구도 있다. 1960년대 중반에 식모의 월급은 400~500원가량, 중등교사의 초임은 3500원 정도, 쌀 한 가마니 값은 2500원쯤 됐다. 그러니까 식모 월급은 일반적인 직장인의 10분의 1 수준으로 박했다. 침식을 제공한다는 점 때문에 적은 월급을 주고 값싼 노동력을 쓸 수 있었던 것이다.밑바닥 인생 ‘식모살이’는 배운 것 없고 가진 것이라고는 성한 손발밖에 없는 여성들이 선택했다. 사연도 구구절절했다. 학대를 받아 집을 뛰쳐나온 여성, 남편에게 버림받은 오갈 데 없는 여성. 보릿고개를 넘기기 어려워 무단가출한 농촌 소녀. 식모는 노비제도가 사라진 뒤에 새로 생겨난 신종 노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식모살이는 고되고 비참했다. 주인들로부터 욕설을 듣거나 구타를 당하기 일쑤였고 월급을 제때 받지도 못했다. 휴일도 거의 없었고 밥도 주인 식구들과 같이 먹지 못했다. 신세를 비관한 식모들의 자살 사건도 잇따라 심심찮게 신문 지상의 한 귀퉁이를 차지했다. 식모의 인권이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식모를 가정에 두지 말자는 식모 폐지론도 나왔다. 식모들이 범죄를 저지르는 일도 더러 있었다. 범죄는 멸시하고 학대하는 사회에 대한 반항과 보복 심리가 원인이었다. 주인집 귀중품을 훔쳐 달아나다 절도죄로 처벌받거나 주인집 아이를 유괴하는 사건도 일어났다. 화난 주인들은 식모를 잡아다가 감금해놓고 두들겨 패거나 굶기고 심지어는 불로 지지는 사형(私刑)을 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주인집에 함께 기거하다 보니 주인이나 그 아들로부터 능욕을 당하는 사건도 흔했다. 성폭력을 당한 식모들이 가는 길은 결국 윤락업소나 호스티스 등 유흥업소 종사자 같은 밑바닥 생활이었다. 영화화된 조선작의 소설 ‘영자의 전성시대’는 영자가 시골에서 올라와 식모를 하다 주인집 아들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안내양을 거쳐 창녀로 전락하는 과정을 그렸다. 그 시절 서울역 앞에는 영자와 같은 운명에 빠질 수도 있는 시골 소녀들이 보따리를 들고 방황하고 있었다. 식모가 점차 줄어든 것은 산업화로 여성들의 일자리가 많이 생겨서다. 아파트 중심의 주거 구조 변화와 핵가족화도 식모의 필요성을 감소시켰다. 적은 가족이 생활하도록 설계된 현대식 아파트는 식모 방을 따로 만들지 않았다. 식모라는 명칭은 1985년 12월 당시 총무처의 ‘한국직업명칭개선안’에 따라 가정부로 바뀌었다. 사진은 식모 학대 기사가 실린 1965년 10월 29일자 경향신문. 손성진 논설실장 sonsj@seoul.co.kr
  • 성남시 27일 중원구 여수동 시청광장서 5회 행복마을 한마당

    성남시 27일 중원구 여수동 시청광장서 5회 행복마을 한마당

    성남지역 60곳 마을공동체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축제가 오는 27일 중원구 여수동 시청광장에서 열린다. 경기 성남시는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시민 10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마을과 사람, 관계는 행복입니다’를 주제로 ‘5회 행복마을 한마당’ 행사를 연다고 25일 밝혔다. 이날 시청 광장에는 마을공동체의 활동 내용을 보고 듣고 체험할 수 있는 39개의 부스가 차려진다. 탄천의 유휴공간에서 논·밭을 가꾸는 금곡동의 행복마을샘터(활동가 20명) 어르신·저소득 주민을 위해 작은 음악회를 여는 서현1동 행복마을회의(20명) 칠교놀이 등의 전래놀이터를 운영하는 분당동의 놀이하는 사람들(10명)등 다양한 형태의 마을 활동을 알 수 있다. 특설무대에선 논골마을, 은행동 행복동 네트워크 등의 활동을 UCC(사용자 제작 콘텐츠)로 상영해 보여주고 마을 동아리(3개팀)와 사랑방문화클럽(5개팀)이 공연을 펼친다논골 기타동아리(8명)의 ‘나는 너를’ ‘첫 번째 가출’ 연주 블루밍의 댄스 스포츠 등을 함께 할 수 있다. 신생 마을공동체와 노하우가 있는 마을공동체 7쌍이 멘티-멘토로 연을 맺는 ‘마을끼리 친구 맺기’ 행사와 성남시 마을공동체 참여자들 간 대화의 장, 활동 약속 퍼포먼스도 열린다. 이 외에도 초등학생 60가족(약 200명)이 참여하는 ‘내가 본 행복 마을’ 그리기 대회, 성남시민 120팀(약 300명)이 참여하는 자원 절약 벼룩시장이 마련된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손가락 절단 후 자살한 여성…대법 “업무상 재해 인정”

    손가락 절단 후 자살한 여성…대법 “업무상 재해 인정”

    대법원이 업무 중 손가락 절단사고로 우울증에 시달리다 자살을 선택한 여성에 대해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손가락 절단사고로 우울증에 시달리다 목숨을 끊은 김모(여)씨의 부친이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1일 밝혔다.10세 때 부모가 이혼해 홀아버지 밑에서 자란 김씨는 학창시절 키웠던 미술을 향한 꿈을 버리고 전문대 유아교육과에 진학했다. 그러나 아버지의 여성 문제로 1학년 1학기를 다니다 가출한 뒤 주유소·식당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갔다. 고시원을 전전하던 그는 25세이던 2007년 한 전자장치 생산 회사에 생산직으로 입사했다. 결근 한번 없이 착실히 일한 김씨는 자신이 어렵게 모은 돈을 아버지께 선뜻 내어주는 효녀였다. 이후 김씨는 2009년 기계에 손가락 6개가 잘리는 큰 사고를 당하며 걷잡을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1년여 동안 120일 입원해 3차례의 접합 수술을 받았지만 손가락은 100% 회복되지 않앗고 통증도 계속됐다. 여기에 더해 김씨에겐 정신적인 스트레스까지 찾아왔다. 헛것이 보이고 환청이 들리기 시작한 것. 3년 넘게 정신과 치료를 받았지만,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다. 고등학교 3학년 생활기록부에 적힌 ‘명랑 쾌활’한 김씨는 사라진 지 오래였다. 그는 결국 2014년 자신이 살던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리는 극단적인 길을 택했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은 김씨의 자살은 업무와 인과관계가 없다며 유족급여 등의 지급을 거부했다. 이에 김씨의 아버지는 소송을 냈지만 1, 2심은 공단의 손을 들어줬다. “손가락 사고와 장해로 과도한 정신적 스트레스나 극심한 정신적 압박감에 시달렸다고 볼 증거가 없다”는 이유였다. 부계에 유전성 정신 병력이 없지만, 이혼한 어머니 쪽도 그렇다는 점이 입증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은 사고 이후 망인이 받은 스트레스 정도, 정신병이 발병한 경위 등을 면밀히 따져보지 않고 망인의 사망과 업무 사이의 인과관계를 부정했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고 광주고법에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망인이 만 26세의 미혼 여성으로서 이러한 사고를 당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며 치료 과정에서도 감내하기 어려울 정도의 스트레스가 가해지며 정신질환이 발병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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