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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로큰롤 개척자 리틀 리처드 88세에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로큰롤 개척자 리틀 리처드 88세에

     로큰롤의 개척자 리틀 리처드가 88세를 일기로 타계했다고 아들 대니가 잡지 롤링스톤에 털어놓았다고 영국 BBC가 9일(현지시간) 전했다.  고인은 뼈암(골육종)으로 이날 미국 테네시주 툴라호마에서 세상을 등졌다고 잡지는 덧붙였다. 조지아주 마콘에서 리처드 웨인 펜니먼이란 이름으로 12형제 가운데 한 명으로 태어난 그는 어릴적 형제들 사이에서 도드라져 보이려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고 털어놓았다. 이름 뜻과 달리 리처드는 1998년 BBC 라디오4 인터뷰를 통해 “그때도 내가 형제 가운데 가장 머리가 컸고, 지금도 그렇다”고 우스갯소리를 했다.  1950년대 로큰롤 음악이 막 인기를 끌기 시작하던 때부터 숱한 히트곡을 만들어냈다. 1958년 영국 차트에 먼저 올라온 ‘굿 골리 미스 몰리(Good Golly Miss Molly)’, 100만장 이상 판매된 ‘투티 프루티(Tutti Frutti)’, 나중에 비틀스가 녹음하기도 했던 ‘롱 톨 샐리(Long Tall Sally)’ 등이다. 1986년 로큰롤 명예의전당이 처음 설립됐을 때 입회한 몇 안되는 인물 가운데한 명이다.  무대에서는 늘 흥에 넘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고, 시끄러운 울음소리, 삑삑 귀에 거슬리는 소리를 내고, ‘튀는’ 의상들로 유명했다. 그는 “주목 받고 싶어서 하던 짓이었다. 피아노 건반을 쾅쾅 두들기고 소리 지르며 노래를 부르면 다 날 쳐다봤다”고 말했다.  남부 태생이라 어릴 적부터 가스펠 음악과 뉴올리언즈의 재즈 음악을 많이 들으며 자랐다. 부친은 나이트클럽을 운영하면서 목회 활동을 했고 어머니는 독실한 침례교도였다. 그는 1970년 롤링 스톤 인터뷰를 통해 “빈민가에서 태어났다. 우리 아버지는 위스키, 싸구려 위스키를 팔았다”고 털어놓았다. 10대 시절 음악을 하겠다는 자신의 뜻을 용납하지 못하는 아버지와 불화 끝에 가출했다. “우리 아버지는 아들을 일곱만 원했다. 내가 망쳐버렸다. 게이였으니까.”  여러 해 동안 공개적으로 동성애자임을 표방했지만 여성들과도 교제했다. 에르네스틴 하르빈이란 동료 복음주의파 신도와 결혼해 나중에 아들 한 명을 입양했다. 마약과 음주, 섹스 파티 등에 탐닉했는데 이런 편력이 스스로를 성경에로 이끌었다고 둘러댔다. 성 정체성이 모호해 게이 집단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입술에 립스틱을 칠하고 무대에 올랐다. 나중에 제7일안식일 예수재림교회(Seventh-day Adventist)로 개종한 뒤에는 동성애를 일시 방편일 뿐이었다고 격하했다.  1950년대 말 호주 시드니에서 공연할 때 하늘에 별똥별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신의 계시를 받았다고 생각해 앨라배마주의 성서 대학에 입학했다. 사실은 옛 소련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가 지구로 귀환하던 것이었다. 하지만 곧바로 다른 학생에 알몸을 보여줬다가 퇴학 당했다.  5년 뒤 순회 공연에 다시 나섰고, 1961년 가스펠 앨범을 내고 솔 음악에로 전향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코카인 때문에 형이 목숨을 잃자 다시 종교에 귀의해 1970년 사제 서품을 받았다.  록그룹 롤링 스톤스는 콘서트 공연 무대에 고인을 초대하기도 했는데 대단한 관중 흡인력을 지녔다고 높이 평가했다. 믹 재거는 “온 집안을 완벽한 열광에로 이끌었다. 그가 관중을 쥐락펴락하는 모습을 단 한 문장으로 묘사할 길이 없을 정도”라고 감탄했다.  이언 영스 BBC 음악 전문기자는 1960년대 중반 뉴올리언스에 그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팝 음악 역사에 그와 같은 인물은 없었다며 그가 없었더라면 비틀스와 밥 딜런, 데이비드 보위, 지미 헨드릭스처럼 그를 우상으로 떠받든 뮤지션들에게 전수될 DNA의 중요 부분도 없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척 베리와 엘비스 프레슬리처럼 고인은 블루스와 리듬 앤 블루스, 가스펠을 제대로 뒤섞고 1960년대 로큰롤로 진화시키는 데 중요한 공헌을 했다고 덧붙였다. 그가 왕성하게 공연하던 시기는 미국에서도 흑백 분리 정책이 만연했다. 피부색에 따라 관객석이 나뉘어진 때다. 하지만 그는 피부색을 뛰어넘어 자신의 음악이 사랑받는 것을 매우 자랑스러워했다. “난 로큰롤이 인종들을 묶어준다고 늘 생각한다. 내 피부는 검지만 팬들은 그딴 것 신경도 안 쓴다. 난 그 점이 늘 좋았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무죄 주장하던 그놈들 바뀐 성범죄법에선 어땠을까

    무죄 주장하던 그놈들 바뀐 성범죄법에선 어땠을까

    앞으로 아동·청소년 성범죄 처벌은 어떻게 달라질까. 텔레그램 성착취 영상 공유 사건을 계기로 정부는 최근 발표한 디지털 성범죄 근절대책에 그동안 문제로 지적된 미성년자 성범죄 사각지대를 해소할 각종 대책을 담았고, 이 중 일부는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5일 과거 사회적 논란을 빚은 성범죄 사건에 비춰 향후 달라질 사법 처리를 살펴봤다. 여중생 임신 기획사 대표의제강간 16세 미만 상향…성관계하면 무조건 처벌 법조계 등에 따르면 연예기획사 대표 조모(52)씨는 2011년 당시 15세였던 A양과 수차례 성관계를 맺어 임신에 이르게 했다. A양은 이후 조씨를 강간 혐의로 신고했지만 법원은 “사랑하는 사이였다”는 조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2017년 11월 조씨에게 무죄를 확정했다. 미성년자 의제강간은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일정 연령 미만의 아동과 성행위를 하면 강간죄와 동일한 징역 3년 이상 유기징역의 형사처벌을 받는다. 최근 통과된 형법 개정안에서 의제강간 연령 기준이 13세에서 16세로 상향되면서 앞으로 조씨와 같은 19세 이상 성인이 16세 미만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하면 무조건 처벌받는다. 떡볶이 화대 사건지적 장애아가 성매매?…피해자로 보호받는다 지적장애가 있는 13세 B양은 2014년 6월 가출해 닷새 동안 채팅 앱을 통해 만난 성인 남성 6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그러나 검찰은 B양이 성관계 뒤 제공받은 떡볶이와 숙박비를 화대로 보고 남성들을 성매매 혐의로 기소했으며, 처벌은 벌금형과 집행유예에 그쳤다. B양은 성폭행 피해자가 아닌 자발적 성 판매자로 여겨져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했다. 그동안 성매매 사건에 연루돼 법률상 피의자 신분인 대상 아동·청소년으로 분류됐던 이들도 앞으로 피해자로 존중받게 된다. 국선 변호 등 피해자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채팅 앱 등 온라인에서 미성년자를 유인해 길들여 성을 착취하는 ‘온라인 그루밍’ 행위에 대해서는 정부가 처벌조항을 신설하겠다고 밝혔으나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일베 회원 성범죄 모의객관적 정황 입증 땐 3년 이하 징역형 가능 일베 회원 홍모(36)씨는 2017년 2월 서울의 한 고등학생을 납치해 강간할 계획이라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려 물의를 빚었다. 홍씨는 협박 및 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다. 앞으로 이러한 사례에서 강간을 모의한 객관적 정황이 입증될 경우 예비·음모 혐의가 추가 적용될 수 있다. 강간 및 유사강간죄에 대해 실제로 범죄를 실행하지 않았더라도 범행 목적으로 계획과 준비가 이뤄졌다면 3년 이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그놈들, 바뀐 법이었으면 어땠을까”…과거 사건을 통해 본 미성년자 성범죄 대책

    “그놈들, 바뀐 법이었으면 어땠을까”…과거 사건을 통해 본 미성년자 성범죄 대책

    앞으로 아동·청소년 성범죄 처벌은 어떻게 달라질까. 텔레그램 성착취 영상 공유 사건을 계기로 정부는 최근 발표한 디지털 성범죄 근절대책에 그동안 문제로 지적된 미성년자 성범죄 사각지대를 해소할 각종 대책을 담았고, 이 중 일부는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5일 과거 사회적 논란을 빚은 성범죄 사건에 비춰 향후 달라질 사법 처리를 살펴봤다. ●연예기획사 대표 사건 법조계 등에 따르면 연예기획사 대표 조모(52)씨는 2011년 당시 15세였던 A양과 수차례 성관계를 맺어 임신에 이르게 했다. A양은 이후 조씨를 강간 혐의로 신고했지만 법원은 “사랑하는 사이였다”는 조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2017년 11월 조씨에게 무죄를 확정했다. 미성년자 의제강간은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일정 연령 미만의 아동과 성행위를 하면 강간죄와 동일한 징역 3년 이상 유기징역의 형사처벌을 받는다. 최근 통과된 형법 개정안에서 의제강간 연령 기준이 13세에서 16세로 상향되면서 앞으로 조씨와 같은 19세 이상 성인이 16세 미만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하면 무조건 처벌받는다.●떡볶이 화대 사건 지적장애가 있는 13세 B양은 2014년 6월 가출해 닷새 동안 채팅 앱을 통해 만난 성인 남성 6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그러나 검찰은 B양이 성관계 뒤 제공받은 떡볶이와 숙박비를 화대로 보고 남성들을 성매매 혐의로 기소했으며, 처벌은 벌금형과 집행유예에 그쳤다. B양은 성폭행 피해자가 아닌 자발적 성 판매자로 여겨져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했다. 그동안 성매매 사건에 연루돼 법률상 피의자 신분인 대상 아동·청소년으로 분류됐던 이들도 앞으로 피해자로 존중받게 된다. 국선 변호 등 피해자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채팅 앱 등 온라인에서 미성년자를 유인해 길들여 성을 착취하는 ‘온라인 그루밍’ 행위에 대해서는 정부가 처벌조항을 신설하겠다고 밝혔으나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일간베스트 강간 예고 사건 일베 회원 홍모(36)씨는 2017년 2월 서울의 한 고등학생을 납치해 강간할 계획이라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려 물의를 빚었다. 홍씨는 협박 및 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다. 앞으로 이러한 사례에서 강간을 모의한 객관적 정황이 입증될 경우 예비·음모 혐의가 추가 적용될 수 있다. 강간 및 유사강간죄에 대해 실제로 범죄를 실행하지 않았더라도 범행 목적으로 계획과 준비가 이뤄졌다면 3년 이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예언은 틀렸지만 믿음을 믿습니다

    예언은 틀렸지만 믿음을 믿습니다

    예언이 끝났을때/레온 페스팅거·스탠리 샥터 지음/김승진 옮김/이후/400쪽/2만원종말, 휴거, 영생 등 비상식적인 교리를 주장하는 종교 집단이 있다. ‘사이비´라 조롱받지만 이 종교에 빠진 사람들은 실로 진지하다. 종말에 대한 두려움과 영생에 대한 기대가 이들의 이성마저 날려 버린 것일까. 문제는 사이비 종교가 주장하는 예언이 실현되지 않았을 때다. 대개가 현실을 인정하고 떠나지만 일부의 믿음은 외려 더 굳어진다. 사회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는 1954년 ‘인지 부조화´ 이론으로 이런 현상을 설명했다. 서로 맞지 않는 인지적 재료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스스로 현실을 비틀어 인지를 재구성한다는 이론이다. 페스팅거는 당시 현장 연구도 함께 진행하면서 자신의 이론을 검증했다. 신간 ‘예언이 끝났을 때´는 미국을 뒤덮는 대홍수가 일어나고 외계인이 자신들을 데려갈 것이라 믿는 집단을 페스팅거 연구진이 4개월간 꼼꼼하게 관찰하며 인지 부조화 이론을 실제로 검증한 기록이다. 1954년 9월 말쯤 연구진은 전생에 예수였(다)던 ‘사난다´에게서 메시지를 받는 영매인 키치 부인을 알게 된다. 사난다의 메시지는 지구를 뒤덮을 거대 홍수가 조만간 발생하고 클래리온 행성 외계인들이 UFO를 타고 날아와 믿음이 있는 이들만 안전한 곳으로 데려가 새롭고 멋진 삶을 살도록 해 준다는 내용이었다. 여기에 의사인 암스트롱과 그의 부인이 추종자로 합류하고, 자신을 ‘창조주’라고 주장하는 베르타도 함께한다. 페스팅거는 이 집단에 조교와 교수 등 모두 5명을 위장 투입시켜 관찰한다. 현재로선 꿈도 못 꿀 연구 방법이지만 당시에는 연구윤리가 느슨해 가능했다. 이들 집단은 외계인이 만나자는 메시지를 받고 공군 비행장으로 달려가지만 ‘당연히´ 외계인은 오지 않았다. 대홍수가 일어난다는 그해 12월 21일에도 아무 일 없었다. 급기야 외계인이 데리러 온다는 메시지를 받고 거리에 나가지만 이 역시 실패한다. 당시 언론에서 이들 집단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200여명이 이를 지켜봤고 이들은 한순간에 웃음거리로 전락한다. 예언은 계속 틀렸지만 이들은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 이들은 그때마다 얼토당토않은 자기 합리화를 시도했다. 홍수가 일어나지 않자 “우리의 열렬한 기도가 세상을 구원했다”고 주장한다. 외계인이 오지 못한 이유에 관해서는 “실제로 오긴 했지만 사람들이 너무 많아 소요나 폭동을 우려해 되돌아갔다”고 변명하는 식이다. 특히 페스팅거는 예언이 틀렸을 때도 믿음을 저버리지 못하는 이들일수록 더 많은 투자를 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시간이든 돈이든, 직장을 그만두거나 가출하는 등 투자 행동이 클수록 신념은 더 강했다. 사이비 종교 대부분이 “종말이 다가오니 재산 따위는 필요 없다”며 헌신을 요구하는데,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사이비 종교 단체의 내부 고발이라든가, 양심 고백한 전 신도들의 이야기와 달리 저자들은 인지 부조화 이론을 입증하기 위해 감정을 배제하고 최대한 절제하며 기록했다. 이론과 함께 이들 집단의 변화 과정을 끈질기게 서술한 책은 그야말로 사회심리학의 고전 반열에 올려놓기에 손색이 없다. 64년 전에 나온 책이지만 현재에도 횡행하는 사이비 종교의 작동 방식과 종교에 빠진 이들의 신념 체계를 제대로 설명한 연구서라는 점에서 늦은 국내판 출간이라도 격렬히 환영할 만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우울, 술과 평생 싸운 ‘정복자 펠레’ 엔퀴스트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우울, 술과 평생 싸운 ‘정복자 펠레’ 엔퀴스트

    스웨덴을 대표하는 작가 페르 올로프 엔퀴스트가 86세를 일기로 25일(이하 현지시간) 세상과 작별했다고 영국 BBC가 다음날 전했다. 1989년 빌 어거스트 감독이 연출해 오스카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정복자 펠레’의 원작자이며 각본 작업에도 힘을 보탰다. 반세기 넘게 작가로 활약하며 희곡과 20편이 넘는 소설, 에세이 등을내놓아 고국은 물론 프랑스와 독일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비관적인 세계관을 드러낸다는 비평을 들었지만 진실을 향한 탐구, 사실과 허구의 간극을 흐릿하게 다룬다는 말도 들었다. 1934년 스웨덴 최북단 요그빌레에서 태어난 고인은 종교 교리를 엄격히 따지는 집안에서 자라 반항심이 대단했다. 결국 가출해 고교를 몇 차례 월반한 뒤 웁살라 대학에 들어갔다. 열여덟 살 때부터 작가 스티그 다거르만을 존경해 그를 본받아 작가가 돼야겠다고 결심했는데 2년 뒤 다거르만이 극단을 선택하고 말았다. 그는 2011년 AFP 통신 인터뷰를 통해 “난 평생에 걸쳐 작가가 되길 원했으며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비록 대부분의 시간 살아남기도 쉽지 않았지만”이라고 털어놓았다. 스톡홀름의 커다란 아파트에서 인터뷰를 했던 기자는 서가에 꽂힌 엄청난 장서와 그가 혼잣말처럼 뇌까린 이야기들이 선명하게 떠오른다고 했다. 스웨덴어 뿐만 아니라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러시아어 판본이 망라돼 있었다. 그는 웃으며 “완전 자아중심주의 서가”라며 “아무것도 하는 게 없는 것으로 여겨 우울감에 빠져들면 난 서가를 바라보며 혼잣말을 한다. ‘그래, (서가의 높이가) 7m는 족히 되겠네. 그럼 난 조금은 해낸 거야. 해서 죽을 수 있어’”라고 말했다. 육상 선수와 기자, 폭력적인 알코올 중독자, 좌파로 몰린 전력 등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1960년 로마올림픽에 높이뛰기 대표로 출전하려 했으나 기준기록을 통과하지 못해 좌절했다. 기자로 일하다 1972년 뮌헨올림픽 때 팔레스타인 테러범들이 이스라엘 선수단을 납치해 살해한 사건을 취재한 일로도 유명하다. 1960년대 기자 생활을 하면서부터 사회비평가로도 활약했다. 첫 소설 ‘수정 같은 눈동자‘(1961년)와 ‘찻길’(1963년)은 소설 형식에 대한 미학적 관심과 프랑스 신소설의 영향을 반영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치적 풍토가 변함에 발맞춰 자유주의적 관점에서 사회주의 관점으로 옮겨갔고, 소설과 드라마에서 기록을 중시하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 이런 반(半)학구적 기법이 ‘헤스‘(1966년)에서 두드러졌고, ‘군단’(1968년)에서 완성됐다는 평을 들었다. 군단은 2차 세계대전 말 발트해 연안 국가의 망명자들을 스웨덴으로 송환하는 문제를 다룬 것으로 이듬해 북유럽 문학상을 수상했다. 1978년에 쓴 소설 ‘악사들의 출발’은 일찍이 고향에서 일어난 조합 결속의 노력을 다룬 작품이다. 가장 큰 성공을 거둔 희곡 ‘트리바덴의 밤‘(1975년)은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의 부부 관계를 예리하게 분석한 연극이다. 1999년에 발표한 ‘왕실 의사의 방문’은 스웨덴 최고 문학상인 아우구스트상을 처음 안겨 국제적으로도 그의 명성을 날리게 했다. 덴마크의 미친 국왕 크리스티안 7세의 의사와 왕비 사이의 로맨스를 다뤘는데 왕비는 잉글랜드 국왕 조지 3세의 막내 여동생이었다. 2008년에 자전 소설 ‘다른 삶(A Different Life)’으로 두 번째 아우구스트상을 거머쥐었는데 이 책 제목은 현대 스웨덴 문학의 아버지로 통하는 스트린드베리의 자전 소설 ‘삶(A Life)’를 오마주한 것이었다. 스웨덴의 문학평론가 페르 스벤손은 고인에 대해 “세상 어디에 있던지 처형자와 희생자, 배신자를 역사와 문학에서 찾아내 자신의 마을에 데려온 사람이었다. 그 결과는 대단했다”고 돌아봤다. 고인은 여러 해를 알코올 중독과 싸웠다. 두 차례 실패했고, 13년 동안 집필을 중단한 뒤에야 세 번째 시도 만에 술을 끊었다. 돌보미가 컴퓨터를 이용해 글을 쓰게 허락했는데 글을 쓰면서 “아직도 작가“란 사실을 깨닫고 기뻐한 일이 계기가 됐다. 그는 “작가가 되는 일의 가장 끔찍한 점은 쓰는 일이 아니라 안 쓰는 일”이란 말을 남겼다. 이제 펜을 놓고 영원한 안식을 누렸으면 한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교회 안 나가?” 10대 딸 십자가 등으로 때린 친부 벌금 700만원

    “교회 안 나가?” 10대 딸 십자가 등으로 때린 친부 벌금 700만원

    딸 멱살 잡아 넘어뜨리고 발로 차 상해입에 담지 못할 욕설…‘교회에 불성실’ 이유10대 딸에게 자신이 나가는 교회에 다닐 것을 강요하고 이를 거부하자 십자가 전등 등으로 폭행하고 욕설 등 폭언을 행사한 50대 아버지가 법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형사1단독 정문식 부장판사는 19일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55)씨에게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정 부장판사는 “10대 딸을 상대로 저지른 범행 횟수가 5차례에 이르고 동일한 피해 아동을 상대로 반복적으로 범행을 저질러 그 책임이 무겁다”고 판시했다. 다만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해 벌금형을 선고한다”고 덧붙였다. A씨는 친딸인 B(15)양에게 자신이 나가는 교회에 다닐 것을 종용했으나 B양이 말을 듣지 않자 상습적으로 폭행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지난해 5월 11일 교회에 가기 싫어 가출했다가 귀가한 B양에게 “교회 다니는 동안 왜 배운 게 없냐”며 효자손으로 머리와 팔을 때렸다. 이튿날 오전 7시쯤에는 “교회 야유회에 가라”고 했으나 B양이 “몸이 좋지 않아 못 가겠다”고 하자 십자가 모양의 전등으로 B양의 다리를 때리고 멱살을 잡아 밀어 넘어뜨리는 신체적 학대를 가했다. A씨는 또 같은 달 19일 오후 4시쯤 자신이 다니는 교회의 목사로부터 ‘B양의 행동에 기분이 나빴다’는 말을 전화로 전해 듣자 B양에게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부은 것으로 파악됐다. 22일 오후에는 “교회 분위기를 망가뜨린 것에 대해 목사에게 가서 사과하라”고 했으나 B양이 대답을 하지 않자 효자손으로 등과 팔 등을 때리고 발로 차 상해를 입히기도 했다. A씨는 수년 전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보호처분을 받았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청주지검 메디톡스 대표 불구속 기소

    청주지검 메디톡스 대표 불구속 기소

    청주지검은 메디톡스 대표 A(58)씨를 약사법 위반과 위계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2012년 말부터 2015년 중순까지 임상시험이 완료되지않은 무허가 원액으로 보톡스 제품을 생산하고. 해당 제품의 약품효능 시험 결과를 조작해 수십차례 국가출하승인을 받은 혐의다. 검찰은 메디톡스가 이런 방법으로 39만4000여병에 달하는 보톡스 제품을 승인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청주지검은 메디톡스 공장장 B(51)씨도 같은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법인은 약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를 마무리하고 주무부처인 식약처에 인·허가 관련 범죄 처분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는 지난해 5월 메디톡스 전 직원이 국민권익위원회에 ‘메디톡신 제조 및 품질 자료 조작’ 혐의 등을 신고한 게 발단이 됐다. 메디톡신은 2006년 매디톡스가 출시한 보톡스 제품이다. 권익위를 통해 제보를 접수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자체조사를 벌인 뒤 청주지검에 수사를 의뢰했다. 청주지검은 지난해 12월 메디톡스 청주공장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전·현직 임직원 소환조사를 진행해 왔다. 보톡스는 피부 주름개선 등에 처방하는 주사용 전문의약품이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그들의 시선] 나눔의 삶을 실천하는 행복한 구두수선공 김병록씨

    [그들의 시선] 나눔의 삶을 실천하는 행복한 구두수선공 김병록씨

    “구두수선집을 운영하는 행복한 사람, 김병록입니다” 구두수선공 김병록(61)씨는 스스로를 ‘행복한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인터뷰 내내 ‘행복’을 강조한 그는 “내가 행복해야 남들도 행복할 수 있다. 그래서 나 스스로 행복해지려고 노력한다”며 미소를 지었다. 김씨가 말하는 행복의 의미와 그의 굴곡진 인생 이야기를 듣기 위해 지난 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있는 그의 구두수선집을 찾았다. 김씨는 11살 때부터 구두를 닦기 시작했다. 아버지를 일찍 여인 그는 어머니가 재혼한 뒤 계부의 폭력과 괴롭힘에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냈다. 견디다 못한 김씨는 결국 어린 나이에 가출을 결심했다. 그의 나이 9살, 초등학교 2학년 때였다. 집을 나와 길거리 노숙을 전전하던 소년 김군은 생계를 위해 구두 닦는 일을 선택했다.“계부의 시달림을 피해 집에서 도망쳤습니다. 길거리 노숙생활을 하던 중 어떤 형의 도움으로 구두를 닦기 시작했습니다. 나이가 어렸기 때문에 (구두)통을 메고 다니며 구두 닦는 일 밖에 할 수 없었지요. 그 시절을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릴 정도로 가난과 부모님의 그리움을 품고 살았습니다.” 생계와 씨름하면서도 그는 야학을 다니며 배움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는 “그 시절 따뜻한 위로를 많이 받았다. 낮에는 구두를 닦고 밤에는 야학에서 공부했다. 힘들었을 텐데도 누나와 형 같은 대학생들이 꾸준히 공부를 가르쳐줬다”며 “그분들 덕분에 글을 배웠다. 정말 고마웠다”고 말했다. 김씨가 보낸 바로 이 시간이 차곡차곡 쌓여 그가 ‘행복한 사람’이 되겠다고 결심한 이유가 되었다. “그분들에게 받은 도움을 언젠가 보답해야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했어요. 진짜 어려운 분들, 나를 필요로 하는 분들의 손이라도 잡아줄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살았습니다. 그때부터 내 형편에 따라, 내 힘이 닿는 데까지 (봉사활동을)한 거예요.”그렇게 김씨는 긴 시간 다양한 방법으로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1996년부터 헌 구두를 수선해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줬고, 헌 우산을 수리해 버스 정류장에 비치함으로써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또 이발 기술을 배워 요양원이나 장애인시설 등을 방문해 이발 봉사를 하고 있다. 2010년부터는 고속도로 톨게이트 등에서 뒤차 돈 내주기, ‘행복 릴레이’ 캠페인 등을 하고 있다. “봉사를 하는 원동력은 간단합니다. 내가 행복해지기 때문이에요. (봉사를) 할수록 행복합니다. 그 순간이 바로 행복입니다. 또 이발을 해드리고 나올 때면, 사우나를 끝내고 나올 때, 몸이 개운한 것처럼 마음이 상쾌하고 개운합니다. 봉사하는 전날에는 설레기도 해요.” 김씨는 최근 통 큰 기부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달 23일 코로나로 아픔을 겪는 이웃을 위해 써 달라며 7억여원의 땅(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임야 1만평, 시가 5억~7억원)을 파주시에 기증했다. 자신의 노후를 생각해 마련한 땅이었다. 그는 “나라가 위급한 상황인데 내 땅이 무슨 소용이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나라가 위기일 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행복하다. 집사람도 잘했다고 해서 마음이 편하다”고 밝혔다.김씨는 최근 큰딸을 출가시켰다. 현재는 아내와 작은딸, 다운증후군을 앓는 1급 지적장애인 아들과 행신동의 20평짜리 아파트에 살고 있다. 그는 자식들에게 남겨줄 수 있는 건 물질의 풍요로움이 아닌 마음의 풍요로움이라고 강조하며, “어린 아이들과 함께 봉사를 다녔다. 마음과 정신을 물려받았으면 한다. 그게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유일한 유산”이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아이들이 어릴 때 구두 닦는 아빠를 부끄럽게 생각해 마음의 상처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그의 일을 점점 특별하게 이해했고, 가장 큰 힘을 주고 있다. 그는 “큰딸 같은 경우, 면접에서 ‘구두 닦는 일을 하면서 멋진 일을 하고 계신 아빠가 자랑스럽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고 했다. 매우 행복했다”며 환하게 웃었다. 끝으로 김씨에게 가족과 넓은 평수의 집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해봤냐고 물었다. 간명하게 “아니”라고 답한 그는, “사람의 욕망과 욕심은 끝이 없다. 수백 평, 수천 평을 가진 사람도 더 가지고 싶은 마음일 것 같다. 나는 지금 행복하고, 현재 상황에 만족한다”며 “앞으로 이웃사랑 실천을 꾸준히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영상 박홍규, 문성호, 김형우 기자 gophk@seoul.co.kr
  • 강서, 위기 청소년 임시 울타리 ‘드림하우스’ 운영

    강서, 위기 청소년 임시 울타리 ‘드림하우스’ 운영

    서울 강서구는 청소년 상담복지센터 위탁법인인 케이씨대학교와 치현교회 2곳에 청소년 일시보호소 ‘드림하우스’를 조성하고 24시간 운영한다고 8일 밝혔다. 위기상황에 놓인 9~24세의 가출 청소년을 돕기 위해서다. 강서구는 “길거리에 익숙해진 아이들에게 가출 이유나 부모 연락처를 적어야 머물 수 있는 쉼터는 대안이 되지 못하고 있다”며 “케이씨대학교·치현교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가출 청소년들의 울타리를 마련하게 됐다”고 전했다. 드림하우스는 안정적인 임시 주거 공간으로 최장 3일까지 머물 수 있다. 필요한 응급처치를 제공하고 다른 쉼터와 연계도 해준다. 전문상담사들이 청소년 입장에서 공감하며 얘기하고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파악해 지원한다. 청소년들은 머무는 동안 편안한 시간에 상담받을 수 있다.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어른과 사회로부터 소외돼 방황하는 청소년들에게 든든한 울타리가 돼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프리랜서·택배기사도 긴급지원금 받는다

    프리랜서·택배기사도 긴급지원금 받는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와 프리랜서, 택배기사·학습지교사·대리운전기사 등 특수형태 고용 노동자 등이 정부의 긴급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무급휴직으로 돈을 못 버는 사람도 긴급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보건복지부는 7일 긴급복지지원법에서 정하는 ‘위기상황으로 인정하는 사유’ 고시안을 일부 개정해 시행한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저임금 노동자, 자영업자, 특수형태 고용 노동자, 프리랜서 등이 코로나19 영향으로 무급휴직 등을 받거나 소득이 급격하게 감소한 경우 위기 상황으로 인정해 저소득 위기가구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려는 취지”라고 밝혔다. 정부는 일반재산과 금융재산을 산정할 때 적용하는 관련 기준도 완화해 더 많은 가구가 긴급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긴급복지지원제도는 생계를 책임지는 주요 소득자가 사망·가출하거나 화재 등으로 거주지에서 생활하기 곤란해지는 등 위기 상황이 발생한 저소득층에 생계 유지비 등을 신속하게 지원하는 제도다. 긴급 지원 대상자로 선정되면 신청 후 2일 이내 생계·주거·의료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4인 가구 기준 생계 지원은 최대 6개월간 월 123만원, 의료지원은 1회당 최대 300만원(최대 2회 지원)까지 이뤄진다. 정부는 이날 이른바 ‘착한 임대인 운동’에 동참해 소상공인에게 상가 임대료를 깎아 줬던 임대인이 올해 안에 당초 체결했던 임대차 계약보다 높게 임대료를 다시 인상할 경우 깎아 준 임대료 절반에 대한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없도록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도 일부 개정했다. 정부는 당초 코로나19 사태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 임차인에게 상가 임대료를 깎아 준 임대사업자에게 상반기 인하분의 50%를 세액공제해 주기로 했다. 이번 개정안은 임대인이 임대료를 인하했다가 나중에 더 큰 폭으로 올려 세금 감면 혜택만 보려는 꼼수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특허 출원 빠르고 편리하게…논문·연구노트도 출원 가능

    논문이나 연구노트 등과 같이 형식의 제약없이 발명을 설명할 수 있는 명세서만으로 출원날짜를 인정받을 수 있는 미국의 ‘가출원’ 제도가 국내에서도 시행된다. 29일 특허청에 따르면 국내 기업이 특허를 빠르게 출원해 권리를 확보할 수 있는 ‘임시 명세서’ 제출이 30일부터 허용된다. 특허는 가장 먼저 발명을 출원한 사람에게 독점권을 주는 제도로, 관련 기술을 놓고 기업 간 출원 경쟁이 치열하다. 미국 등과 달리 우리나라는 그동안 특허를 출원할 때 규정된 서식과 방법에 따라 명세서를 작성·제출하도록 돼 있어 신속한 출원이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논문 등의 연구결과를 명세서 형식으로 재작성하는 데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특허청은 특허나 실용신안을 출원할 때 서식에 따르지 않고 자유로운 형식의 임시 명세서 제출이 가능하도록 특허법·실용신안법 시행규칙을 개정했다. 다만 임시 명세서는 특허 심사를 진행할 수 없기에 제출일로부터 1년 이내 출원서를 제출하거나, 1년 2개월 이내 정식 명세서를 제출해야 임시 명세서를 낸 날짜를 출원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특허청은 제도 개선에 맞춰 임시 명세서로 제출할 수 있는 서류를 ‘PDF·PPT·HWP·JPG·TIF’ 등 일반적인 전자파일이 모두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했다. 출원인은 논문·연구노트 등에 기재된 발명을 별도 수정 작업없이 그대로 제출할 수 있다. 박원주 특허청장은 “현장의 연구 결과를 그대로 특허 출원할 수 있어 과학·산업계의 이용 확대가 기대된다”면서 “선출원 권리 확보 후 개량이 가능하기에 효과적으로 혁신기술을 보호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약사법 위반 혐의 메디톡스 대표 영장 청구

    약사법 위반 혐의 메디톡스 대표 영장 청구

    ‘보톡스’ 주사제로 불리는 의약품 제조업체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25일 청주지법 등에 따르면 청주지검이 전날 약사법 위반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메디톡스 대표 A(58)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26일 열릴 예정이다. 검찰 수사는 메디톡스 전 직원이 지난해 5월 국민권익위원회에 ‘메디톡신 제조 및 품질 자료 조작’ 혐의 등을 신고하면서 시작됐다. 검찰은 메디톡스가 실험 결과 등을 조작해 메디톡신의 국가출하 승인을 받았는지 여부 등을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06년 출시된 메디톡신은 피부 주름개선 등에 처방하는 주사용 전문의약품이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검찰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며 “제기된 의혹의 사실여부에 대해선 수사가 진행중이라 회사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메디톡스 공장장 B(51)씨는 약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역사 대중화 이끈 재야 사학자, 역사 속으로 떠나다

    역사 대중화 이끈 재야 사학자, 역사 속으로 떠나다

    ‘한국사 이야기’, ‘인물로 읽는 한국사’ 등으로 역사 대중화를 이끈 원로 사학자 이이화(왼쪽) 선생이 18일 별세했다. 83세. 고인은 대학에서 역사학을 공부하지 않았지만 역사학자로 활동한 대표 재야 사학자다. 철저한 고증을 통해 사료를 해석하고, 일반인 눈높이에 맞춰 쉽고 재미있게 역사를 서술해 인기를 끌었다. 그는 1937년 대구에서 주역 대가인 야산 이달의 넷째 아들로 태어났다. 부친이 학교에 보내지 않아 대둔산에서 한문 공부를 했다. 6·25전쟁 때 가출해 각지를 돌며 고학하다 광주고를 졸업했다. 상경한 뒤에는 훗날 중앙대에 편입된 서라벌예대 문예창작과를 다녔다. 대학을 중퇴하고 외판원, 술집 웨이터, ‘불교시보’ 기자, 학원 강사 등 다양한 일을 했다. 한국고전번역원 전신인 민족문화추진회에서 고전을 번역하고, 서울대 규장각에서 고전 해제를 썼다. ‘허균과 개혁사상’, ‘척사위정론의 비판적 검토’ 등을 신문과 잡지에 기고하면서 본격적인 한국사 저술가의 길에 들어섰다. 계간지 ‘역사비평’을 내는 역사문제연구소 창립(1986년 2월)에도 참여했고, 서중석 성균관대 명예교수와 함께 운영위원으로 지내다 제2대 연구소장을 역임했다.고인은 특정 시대사에 집중하는 강단 사학자들과 달리 고대사부터 현대사까지 자유로이 오가며 연구했다. 특히 역사를 쉽고 재밌게 풀어낸 다양한 저서를 남겼다. 개인이 쓴 한국 통사로는 가장 분량이 많다고 알려진 22권짜리 ‘한국사 이야기’(오른쪽)가 대표적이다. 10여년에 걸쳐 완성한 뒤 오류를 수정해 2015년 개정판이 나왔다. 이 외에도 ‘인물로 읽는 한국사’, ‘만화 한국사’, ‘주제로 보는 한국사’, ‘허균의 생각’, ‘전봉준 혁명의 기록’ 등을 발간했다. 일본과 중국의 역사 왜곡에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우리 민족의 우월성을 내세우는 ‘민족주의 사관’은 배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구려역사문화보전회 이사장,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이사장 등을 지내며 정치와 경제에 집중하는 문헌사와 민속에 관심을 기울이는 생활사 간 경계도 넘는 활동을 펼쳤다. 단재상과 임창순 학술상을 수상했다. 2014년에는 원광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8년 8월 서울 용산구 민족문제연구소에서 개관한 식민지역사박물관 건립위원장도 맡았다. 유족으로 부인 김영희씨와 아들 이응일씨, 딸 응소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21일 오전 10시다. (02)2072-2010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PD수첩’ 코로나19와 신천지 2부... “‘트루먼 쇼’ 같아”

    ‘PD수첩’ 코로나19와 신천지 2부... “‘트루먼 쇼’ 같아”

    PD수첩 ‘코로나19와 신천지 2부 - 신천지 고속성장의 비밀’에서는 신천지예수교(이하 신천지)의 전도방법인 ‘모략 전도’와 그 폐해에 대해 집중조명한다. 부산의 모 대학교에 재학 중인 A씨는 학교 근처 지하철역에서 웹툰 작가를 만났다. 그는 A 씨에게 캐릭터 연구를 위한 인터뷰를 부탁했다. 인터뷰는 매일같이 진행됐고 그 과정에서 계속해서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이 이루어졌다. 물 흐르듯 이끌려 간 곳은 입시학원 간판으로 위장한 신천지 교육센터였다. 이 같은 경험을 한 사람은 A씨뿐만이 아니었다. A씨가 인터넷 게시판에 본인의 경험담을 올리자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사람들이 등장했다. 이들이 교육센터로 가기까지의 과정은 흡사했다. 영화 ‘트루먼 쇼’를 방불케 하는 연극이 대학가에서 펼쳐진 것이다.신천지 교인들 사이에서 전도 대상은 ‘열매’라고 불린다. 신천지 교인들은 ‘열매’의 생년월일, 연락처 같은 개인정보부터 관심사나 고민, 가족·대인관계 등 신변잡기 일체를 공유하고 전도를 위한 연극을 준비한다. 그리고 철저하게 신분을 숨긴 채 각자 맡은 역할에 따라 행동한다. 이 연극은 길게는 수년까지도 이어진다. 이처럼 거짓말로 사람을 유도하여 입교하도록 하는 것을 신천지 교인들은 ‘모략 전도’라고 하는데, 신천지에서는 모략을 ‘지혜’나 ‘책략’ 등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심지어 권장한다고 한다. 하나님을 위한 거짓말은 아이에게 약을 먹이기 위해 약이 쓰지 않다고 거짓말하는 것과도 같다는 것이다. ‘모략’의 위력일까. 신천지는 지난 1월에 열린 제36차 정기총회에서 교인 수가 24만 명을 돌파했으며 입교 대기자까지 합하면 약 30만 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약 20만 명, 10년 전에는 그 수가 10만 명이 채 되지 않았던 것에 견주어 보면 폭발적인 성장세다. 신천지 교인들이 가족들에게 신천지 교인임이 노출됐을 때 가출, 이혼 등으로 가정이 붕괴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신천지 탈퇴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이러한 행동은 교인 개인의 의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신천지 내부에는 교인임이 발각됐을 시의 대처 방식이 있고 특정 행동을 지시하는 교회 조직, ‘섭외부’가 존재한다고 한다. 충격적이게도 가출, 폭력, 자해 등이 지시에 의해 이뤄진다는 것이다. ‘모략’의 교리에 빠진 교인들은 지시에 따라 말하고 행동한다. ‘모략 전도’를 통해 신천지의 수뇌부가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신천지예수교의 조직적인 모략과 그로 인해 무너진 사람들을 취재한 MBC PD수첩 ‘신천지 고속성장의 비밀’은 17일 오후 11시 10분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열린세상] 이단이란/최준식 이화여대 한국학과 교수

    [열린세상] 이단이란/최준식 이화여대 한국학과 교수

    요즘 역병과 관련해 ‘이단’이라는 단어가 인구에 많이 회자되고 있다. 이단이라는 것은 종교에서 많이 쓰는 말로 자신들이 믿는 교리와 어긋나는 혹은 반대되는 교리를 주장하는 종파를 일컫는 말이다. 이와 비슷한 단어로는 ‘유사’ 혹은 ‘사이비’ 등과 같은 단어가 있다. 그런데 이 단어들은 부정적인 의미를 갖고 있어 이단은 말할 것도 없고 흔히들 ‘유사 종교’ 혹은 ‘사이비 종교’라고 하면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종교 집단을 지칭할 때 쓴다. 그런데 내가 전공한 종교학에서는 이 같은 단어들을 쓰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어떤 종파를 이단으로 낙인찍을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기독교 계통의 어느 종파의 교주가 주장하기를, 예수의 구원 사업이 불충분했기 때문에 자신이 구원을 마무리하러 왔다고 했다고 하자. 이 종파를 두고 기존 기독교 교단에서는 당연히 이단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모든 종교를 객관적으로 다루려고 노력하는 종교학에서는 그렇게 주장하지 않는다. 이 종파의 주장이 틀렸다고 주장할 만한 객관적인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물론 맞는다고 주장할 근거도 없지만 말이다). 어느 한 종교를 자신이 기존에 갖고 있었던 틀로 재단해서는 안 된다. 모든 종교는 어떤 교리든 자유롭게 해석할 수 있고 그러한 해석은 존중받아야 한다. 사정이 이렇기 때문에 초기에는 이단처럼 취급되다 나중에 이른바 ‘정통’의 자리에 간 종교들이 적지 않다. 비근한 예가 기독교다. 기독교는 지난 2000년 동안 ‘정통’의 자리에 있었지만 초기에는 남녀가 밤에 지하 동굴에서 모여 이상한 의례를 하는 이단으로 간주됐다. 적어도 당시 그 지역의 정통 신앙인 유대교에서 볼 때에는 그랬다. 그러나 기독교는 로마 정권과 손을 잡으면서 정통으로 굳건히 자리를 잡게 된다. 그러면 모든 종교들을 다 인정해야 할까. 그들이 무슨 교리를 주장하든 객관적인 기준이 없으니 모두 인정해 주어야 하느냐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 해석이야 자유롭지만, 넘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인본주의(humanism)가 그것이다. 모든 종파는 자신들이 인간과 사회를 중시한다고 떠들어댄다. 그러나 그들이 주장하는 교리만을 가지고 판단하면 안 된다. 이단이라고 낙인찍힌 신종교 일파들은 이중 교리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밖으로 나타내는 교리와 내부에서 통용되는 교리가 다르다. 따라서 그들이 표방하고 있는 교리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그러면 어떤 종파가 인본주의에 입각해 있는지 아닌지는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그들이 하고 있는 일(짓)을 보면 된다. 종교란 무엇인가. 종교는 분열이 있는 곳에 통합을, 미움이 있는 곳에 용서를 가져와 닫혀 있는 사람을 세상으로 활짝 열리게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따라서 어떤 사람이 종교를 갖게 되면 그 사람은 자신과 이웃을 용서하고 화합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어떤 종교를 믿자 자신이 속한 공동체나 사회를 이탈하고 그 사회를 분열시키면 그 사람이 믿는 종교는 반인본주의적이라 할 수 있다. 나는 이단이라는 말보다는 ‘바람직한 종교인가, 아닌가’로 보는 시각을 좋아한다. 만일 어떤 종교를 믿기 시작한 사람이 가출을 하고 이혼을 하고 재산을 종단에 바치는 등의 일을 했다면 그 종교는 바람직하지 않은 종교라 할 수 있다. 또 그 종교의 지도자가 돈이나 성적인 면에서 문제를 일으킨다면 그 경우도 마찬가지다. 반대로 어떤 사람이 종교를 믿더니 사람이 달라져 주위 사람들을 진심으로 위한다면 그런 종교는 바람직한 종교라 할 수 있다. 가톨릭을 예로 들어 보자. 가톨릭은 지난 2000년 동안 다른 종교에 대해 매우 배타적인 태도를 가졌다. 그랬던 것이 1960년대에 바티칸 공의회를 거치면서 완전히 탈바꿈해 기독교 역사 사상 처음으로 다른 종교를 인정하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한국에서 유교의 제사를 인정한 것도 여기서 비롯된 것이다). 가톨릭이 세상으로 열린 것이다. 이를 두고 에리히 프롬은 가톨릭이 전제(專制)주의적 종교에서 인본주의적 종교로 바뀌었다고 했다. 그 결과 가톨릭은 그 이후에 눈부신 성공을 거뒀다.
  • “코로나로 불안한 청소년들 ‘1388’로 연락하세요”

    여성가족부와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개학 연기로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진 청소년들을 위한 상담전화 ‘1388’을 확대 운영한다고 12일 밝혔다. 1388은 365일 24시간 운영되는 청소년 전문 상담서비스로, 일상적인 고민이나 가출·폭력 등에 대해 언제 어디서나 무료·익명으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상담은 국번 없이 1388(휴대전화는 지역번호+1388)로 전화하거나 #1388로 문자를 보내면 된다. 또 카카오플러스 친구맺기 후 상담을 진행하거나 홈페이지(www.cyber1388.kr)를 통해 온라인 상담도 진행할 수 있다. 청소년상담 1388을 이용하는 청소년이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주제는 대인관계, 정신건강, 학업·진로 등으로 다양했다. 상담 건수는 2017년 86만 2670건에서 2018년 87만 7397건, 2019년 90만 2294건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상담 내용은 우울·불안, 충동·분노조절 등의 정신건강 문제가 주를 이뤘다. 특히 올해 1~2월은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지난해에 비해 우울·위축(9272건), 강박·불안(5467건), 충동조절(1042건) 등 상담건수가 크게 증가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세월 돌려내라” 신천지 탈퇴자들 이만희 고발

    “세월 돌려내라” 신천지 탈퇴자들 이만희 고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탈퇴자들이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에게 과거 정상적인 생활을 포기하고 신천지에서 수년간 활동한 세월을 보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전피연)는 12일 오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 고발과 직접 피해자 보상을 위한 제2차 청춘반환소송 기자회견’에서 이만희 총회장을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특수공갈), 노동력착취 유인죄, 영리목적 유인죄 혐의로 고소·고발한다고 밝혔다. 이번 고소·고발에는 신천지 탈퇴자 4명과 자녀가 신천지에 포교돼 가출한 여성 2명의 아버지가 참여했다. 전피연은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사태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하며 고소·고발장을 청와대에 제출했다. 전피연은 “이 총회장이 거짓말 교리를 가르쳐 이에 속은 고소인들로 하여금 자신을 ‘이긴자’ ‘이 시대 구원자’ 등으로 추앙하게 했다”라며 “종일 전도하는 일에 동원하고 일부 고소인에게는 거액의 헌금을 강요해 재산상의 이득을 편취했다”고 주장했다.전피연은 신천지가 일명 생명책으로 불리는 ‘교적부’를 만들고 교인들이 신천지의 말을 듣지 않으면 ‘생명책인 교적부에서 지워진다’고 협박했으며 인터넷을 보거나 이단삼당소에 가면 “영이 죽는다”고 겁을 줘 교인들이 신천지를 탈퇴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또 전피연은 신천지 교인들이 전도 대상에게 어떤 교육을 받고 있는지 알지 못하게 하는 상태에서 사람들을 유인해 입교시키고 있다며 “학업도 포기시키고 가정에서 가출해 전도에 전념시키려 했다”고 강조했다. 신천지 측은 전도 대상을 속여서 포교하는 일명 ‘모략전도’를 교회에서 직접 가르치지는 않는다면서 “교인들 스스로가 전도를 위해 신천지 소속임을 감춘 적은 있다”고 설명해왔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가출 여고생 성폭행·성매매 강요 일당 3명 실형

    법원이 가출 여고생을 협박해 성폭행하고 성매수남성들과 성매매를 강요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20대 3명에게 징역 3년 6개월에서 8년을 각각 선고했다. 울산지법 형사11부(부장 박주영)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23)씨에게 징역 8년, B(22)씨에게 징역 2년, C(23)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각각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친구 사이인 피고인들은 2018년 12월 중순 가출 여고생인 D양을 협박, 채팅 애플리케이션으로 모집한 성매수 남자들과 성매매를 하도록 강요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와 B씨는 D양을 2∼3차례 성폭행하기도 했고, 다른 사람을 때려 다치게 하거나 다른 사람 명의로 휴대폰을 개통해 재산상 이익을 챙긴 혐의 등으로도 기소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청소년인 피해자에게 성매매를 강요·알선했으며, 강간하고 추행하기도 했다”면서 “정체성과 가치관이 확립되지 않고 사회적·경제적 지위도 열악한 청소년을 경제적 이익 추구 수단으로 삼고,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준 것으로 불법성과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원불교 코로나 예방 위해 22일까지 종교 행사 전면 취소 결의

    신흥 민족종교 원불교는 10일 코로나19 대책위원회(대책위) 긴급회의를 열어 오는 22일까지 종교 행사를 전면 취소키로 결의했다. 이는 지난 달 27일에 이어 종교 행사 중단과 관련해 내린 두번 째 교단적 지침이다. 원불교는 이같은 종교 행사 전면 취소 결의를 놓고 “특정 종교, 지역을 떠나 지역사회 전파는 사전예방으로 철저히 막아야 한다는 정부의 뜻에 합력하고자 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원불교 대책위는 추가 2주간 휴회에 들어간 교화현장에 코로나19 지침서를 배포하고, 대중 법회와 기도를 중단하는 대신 개인이나 가정에서 법회와 기도를 통해 신앙·수행 생활을 이어갈 것을 당부했다. 대책위는 이와함께 정부에서 시행 중인 ‘마스크 양보하기 운동’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 모든 교무(성직자)들에게 세탁 후 재사용이 가능한 친환경 천 마스크를 제작해 사용하도록 우선 권장하고, 전국 교도들에게도 천 마스크 사용 운동에 동참할 수 있게 안내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또 원불교봉공회가 주관해 노숙인 지원사업과 결식아동 지원사업을 이달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오도철 원불교 교정원장은 “종교행사를 중단하는 것은 힘든 결정이지만 건강한 사회 회복을 위해 뜻을 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조치에 교화현장의 재가출가 교도의 적극적인 협력을 당부했다. 한편, 원불교봉공회는 KT그룹희망나눔재단의 후원으로 지난 6일부터 15일까지 대구 두류 정수사업소에서 300여 명의 소방공무원에게 밥차를 지원하고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이만희 가평 기자회견…“사이비!” 신천지 자녀 둔 부모 시위

    이만희 가평 기자회견…“사이비!” 신천지 자녀 둔 부모 시위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 교인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확산 관련해 공식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인 경기도 가평 신천지 평화연수원 앞은 취재진으로 장사진을 이뤘다. 2일 오후 가평 신천지 평화연수원 앞길은 100여명이 넘는 기자들이 몰렸고, 건물 주변들 방호하기 위해 경찰 인력 170여명이 배치됐다. 신천지는 이날 오후 3시 평화연수원 안에서 코로나19와 관련된 자신들의 입장을 밝히고 현재까지 제기됐던 의문에 답을 하기 위한 공식 기자회견을 진행한다. 이번 기자회견에는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직접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 총회장이 그동안 신천지에 쏟아진 의혹에 대해 직접 설명할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신천지 교인들의 포교 활동으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한 부부는 연수원 앞으로 찾아와 “6년전 딸이 신천지에 포교된 뒤 집을 나가 행방불명 됐다”며 시위를 벌였다. 피켓에는 “사이비 신천지 가출 자녀 코로나 검진 받게 하라”라고 쓰여 있었다. 지난 18일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첫번째 환자가 발생한 이후 신도 중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했고 신천지 교회의 폐쇄적인 특성으로 인해 전국적인 확산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많다. 일부 신천지 교인들이 자신의 감염 사실을 숨겼다는 지적도 함께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 등 신천지 지도부의 비위 행위에 대한 의혹도 불거져왔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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