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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26)유배지의 한 끼니

    *구치소 '사식' 반찬 10가지도 넘는 진수성찬. 미셸 푸코는 권력의 전형들을 다루면서 군대와 감옥을 예로 들었다. 군대와 감옥은 인간의 신체를 중심으로 규율을 통하여 반복적으로 ‘길을 들이는’ 곳이다.이러한 체제가 병원과 학교의 통제까지 형성한 셈이다. 규율이라면 소싯적부터 지긋지긋해 오던 터에 군대 석삼년에 감옥 다섯해를 지냈으니 한번 맛좀 보라는 팔자였던 모양이다. 구치소에 있을 적에는 그래도 식사가 좋은 편이었다.그도 그럴 것이아직은 재판 결정이 안났으니 죄인은 아닌 셈인 데다 날마다 가족 친지들이 면회를 오고 걸핏하면 변호사와 접견을 하게 되어 있어서 관에서도 신경을 써주는 편이었다.이른바 검사는 불러 조지고,판사는때려 조지고,가족은 팔아 조지고,피의자는 먹어 조진다는 말처럼 친지들이 차입해준 구매물이 넘쳐나고 영치금도 쌓이기 마련이다.그래서 돈도 빽도 없고 가족들도 돌아보지 않는 ‘개털’ 잡범들의 신세도 구치소 시절에는 영치품과 구매물의 인심이 후해서 살도 통통 찌고 속옷 같은 징역 준비도 구치소에서 마련하던 것이다.사식도 여러종류가 있어서 그야말로 경제사범 같은 ‘범털’들은 관식을 거의 먹지 않아도 입맛대로 골라 먹는다.범털들은 구치소 식사를 ‘법무부한정식’이라고 불렀는데 구매물에 없는 것이 없어서 그야말로 밥과국 그리고 찬 두 가지의 규정식 외에 김,각종 나물,젓갈,장조림,장아찌,통조림,등등 한 열 가지 이상을 주욱 늘어놓고 먹는다.그야말로진수성찬이라 교도관들도 점심에 직원 식당으로 가지않고 ‘소지’라고 하는 봉사원이 차려주는 백반상을 받기 마련이다.반찬 가짓수가얼마나 다양한가 하면 젓갈 한 가지만 놓고 보더라도 오징어젓,꼴뚜기젓,명란젓,어리굴젓,새우젓 등속이 있으니 이건 징역을 사는 게 아니라 그야말로 가족들이 팔아 조져다가 수인을 먹는 일에 전념하도록 만든 꼴이었다.이런 게 정통성 없는 군사정권 때에 정착이 되어 ‘사식’이랍시고 번성하여 왔던 것이다.아니나 다를까 민간정부로 넘어온 뒤 한 해가 지나서 이 제도는 부조리의 온상이 된다고 하여 폐지가 되어 버린다. 형이 확정되어 교도소로 이감을갔는데 낯선 것은 그렇다치고 우선식사가 형편 무인지경이 되어 버린다.사식은 아예 없고 구매물도 생활 필수품 위주로 한정되어 있다.그리고 교도소 당국은 먹을 것으로수인들을 교묘히 통제하기 마련이다.다른 무엇보다도 지방 교도소는시설도 열악하고 수인의 숫자도 많지 않아서 부식 구입에 불리하다. 하루 부식비가 수인 일인당 천원 정도 되는데 거기에 연료비가 포함되어 있으니 매끼 삼백원도 채 못되는 셈이었다.이전 같으면 구매물의 품목이라도 많아서 관급 부식이 신통찮아도 어떻게든 해결이 될텐데 부조리를 없앤다고 대폭 줄여서 일식 삼찬이라는 원칙으로 또박또박 관식을 먹어야만 하는 것이다.수인들은 모두 규율면에서도 그렇고 의식주도 교도소 안에서는 풍성하고 헐렁했던 군사정권 시절이 훨씬 살기 좋았다고 원망 섞어 말했다.그렇지만 형편이 나쁘면 나쁜대로어떻게든 먹고 살아갈 방도가 생기는 것이 사람 사는 세상의 이치다. 나는 주요인물 취급을 받아서 일반수들은 물론 다른 젊은 정치범들과도 분리되어 징역을 살았다.처음 몇 년 빡빡하던 시절에는 일반 잡범들의 사동 맨 끝에 복도를 철창으로 막고 독방을 만들어 수용했다.그것은 일반수들 십여명이 합방하는 3.5평짜리를 세 칸으로 나눈 방이었는데 벽 두께며 창과 문짝 등속으로 방 하나가 그야말로 0.8평 정도의 넓이였다.일반수들은 모두가 취역수들이라 낮에는 소내 공장에나가고 드넓은 사동에 나 혼자 남기 마련이었다.그러니 아래층 미취역수들 방이 있어서 교도관이 지키고는 있지만 수시로 나를 시찰하러 이층으로 올라올 수는 없었다.독방에 혼자 있으니 사람 속을 알 수가 없어 언제 세상을 비관하고 자살이라도 할지,혹은 화가 나서 자해라도 하든지,아니면 기묘한 수를 내어 탈옥을 꾀하게 될지 알 수 없는 노릇이었을 것이다.그래서 관구에서 생각해낸 것이 나에게 봉사원을 붙여 주게된 것이다.교도관도 높은 사람이나 그들을 봉사원이라고 부르지 사실은 수인부터 담당 교도관에 이르기까지 모두들 일제시대 그대로의 이름인 ‘소지’라고 부른다.한자말로 청소라는 뜻의 소제를 뜻하는 일본 발음의 말이다.제도가 말을 규정한다고도 하고 그 거꾸로라고도 하지만 일제시대 거의 그대로의 행형제도가 아직도 옥내용어를 일본말로 남겨두고 있는 셈이다. 하여튼 그래서 평균 육개월씩 잡아서 나와 함께 생활한 소지가 오년동안 십여명이 되었다.그들은 사동 안팎의 청소를 하고 하루 세 끼니의 배식을 하며 안에서 갇혀있는 수인들과 복도에서 수직하는 교도관들의 잔심부름을 도맡아 한다.그리고 수인들의 방에서 일어나는 일거일동을 담당에게 알려 주는 은밀한 임무도 맡는다.특별 독거수가 된나 하나를 위해서 봉사하고 있는 셈이어서 소지들은 서로 내 담당이되려고 애를 썼다.그들은 대개가 이십대 초반의 젊은이들이라 내게는 거의 아들뻘이나 마찬가지였고 죄명도 갖가지였다.겪다보니 내 소지로 오는 아이들 대부분이 절도가 아닌가.같은 죄수 신세로 그들의 수발을 받는데 별다른 불평이 있을 리가 없지만 궁금한 생각이 들었다. 한번은 관구계장에게 물었다. 어째서 내게 보내는 아이들은 모두 절도 출신입니까?왜요,머 불편하세요?아니 점잖게 탈영병이라든가 교통사고라든가 있지 않소.모르시는 말씀입니다.오죽 게으르면 군대생활도 제대로 못견디고 탈영을 했겠어요.교통사고 출신도 젊은 애들은 거의가 음주에 뺑소니에 인명사고인데 놀기만 좋아하고 뺀질뺀질 하지요. 그럼 절도는?도둑질 그거 부지런해야 먹구 삽니다.미리 미리 털 집 봐 둬야죠,시간 맞춰 현장 도착해 망 봐야죠,숨어서 기다려야죠,직접 털어야지요,무거운 짐 지고 도망가야죠,장물애비 찾아서 처분해야지… 한 두 가집니까.그애들 여기 오면 참 양순한 애들입니다.부지런하고 순하고아주 소지로 맞춤하지요. 나는 계장의 말에 입을 다물었다.다분히 일리가 있는 소리였기 때문이다.교도소 수인들 사이에서도 절도는 그냥 ‘도둑놈’이라고 하여서열상 맨 아래다.그것은 교도관들이 수인들을 멸시하여 부르는 총칭이 ‘도둑놈들’인 것을 보면 알 수 있다.맨 위가 깡패들을 부르는‘조폭’이며 우습게 취급 받는 이들은 ‘물총’이라고 하는 강간범인데 처음에 신입으로 입방했을 때만 그렇지 결국은 이들도 절도 취급은 받지 않는다.절도는 결국 서럽고 배고픈 놈들이란 점에서감옥먹이사슬의 맨 하위 계층인 셈이다. 나는 이 단순한 젊은이들과 매일의 끼니를 의논하며 살아가는 동안에 그들을 친 조카나 자식처럼 사랑하게 된 경우도 여럿이었다.언젠가는 ‘소지열전’을 써보고 싶은 생각도 있을 정도다. 건오라고 해두자.건오는 문화재 절도로 들어왔다.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시고 아버지가 재혼을 해서 계모 밑에서 시달리다가 부산으로 가출을 했다.중국집 배달소년에서 시작하여 음식점을 전전하면서 경양식기술을 익혔다.부지런히 벌어먹고 살만한데 전에 같이 일하던 녀석이 절도로 몇번 소년원이며 교도소를 들락거리더니 유명한 절집에 가서 금불상이며 탱화며 하는 값진 것들을 털어왔다.그래서 그 장물들을건오 자취방에 맡겨 두었다.일부는 자기가 가지고 있었는데 그 무렵에 같이 동거하던 술집에 나가는 여자 친구가 돈이 궁색하여 몰래 금불상 하나를 내다가 골동품 점에 팔려고 했다.주인은 대번에 이것이수배된 장물인 것을 알아보고 신고했다.그래서 건오는 영문도 모르고 일망타진된다.내가 건오를 잊지 못하는 것은 열여덟차례의 단식을했던 중에서 가장 길고 혹독했던 이십이 일 간의 본단식과 한 달 남짓한 복식을 치른 그 긴 긴 겨울을 함께 보냈기 때문이다. 황석영
  • 학교폭력 가해자 반드시 검찰 소환

    검찰은 학교폭력사건의 가해학생을 반드시 소환 조사하고 피해학생을 철저히 보호하는 등 학교폭력문제에 좀더 능동적으로 대처키로 했다.대검 강력부(부장 柳昌宗)는 4일 서울 서초동 대검회의실에서 본청 및 재경지청 소년 전담 부장검사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검찰은 학교폭력사범 처리 과정에서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 청소년 전문가와 선도위원 등의 자문을 받아 처리하되 처벌 수위는 학생신분임을 감안,신중히 결정할 방침이다.또 지역별 청소년대책협의회와 공동으로 원조교제사범을 비롯,인터넷 음란물 유통사범,청소년 유해 업소와의 유착 비리 등에 대해서도 단속을 펴기로 했다. 한편 지난해 검찰이 개설한 학교폭력 신고전화에 접수된 사건은 1만792건으로 하루 평균 30건에 달했다.학교폭력과 가출이 각각 23.9%로 가장 많았고 유해 업소 신고(23.1%),집단따돌림(3.8%) 등 순이었다. 이상록기자 myzodan@
  • 기동취재/ 불법체류자 자녀 실태‘대안

    *불법체류자녀 시민단체·선교회서 극소수만 교육. 국내에 머무는 외국인 불법체류자들의 자녀들이 학교 밖을 떠돌고있다. 학교에 갈 나이이거나 본국에서 학교에 다니던 아이들도 불법체류자로 낙인 찍힌 부모 때문에 학교에 전·입학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불법체류자의 자녀들은 특별한 경우를 빼고는 부모가 일터에나가면 집안에 있는 일이 허다하다. 실제 국내 현행법 어디에도 불법체류자 자녀들에게 교육을 보장하는 규정은 없다. 시민단체들은 “불법체류자에 대한 법적인 대응도 중요하지만 최소한 아이들에게는 인도주의 차원에서 교육기회를 줘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불법체류 현황] 지난 8월까지 국내 불법체류자는 17만2,501명으로집계되고 있다. 몽골인의 예를 들 경우 불법체류자가 1만2,155명에 이르며 이들의 20세 이하 자녀는 200명 가량으로 추산된다.몽골인들은 다른 나라 출신과는 달리 입국할 때 또는 정착한 뒤 가족을 데려오는 경향이 강하다. 정부는 몽골인을 비롯,다른 국가출신 불법체류자들이 일터를 찾아자주 이동해미성년자수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교육실태 및 관련법] 초·중등 교육법 시행령 19조에는 ‘재외국민및 외국인이 보호하는 자녀 또는 아동이 국내의 초등학교에 입학하거나 전입학할 경우,출입국관리사무소장이 발행한 출입국에 관한 사실증명서나 거류신고증을 거주지를 관할하는 학교장에 제출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불법체류자가 아닌 합법 체류자를 위한 조항이다.불법체류자들이 자녀의 교육을 위해 출입국 사실증명서 등의 서류를 발급받을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정식으로 학교에 다니며 교육을 받는 일은 불가능하다.현재불법체류 외국인 자녀들은 간혹 시민단체나 선교회 등의 도움을 받아교육을 받는다. 성남지역에서는 유일하게 교육청의 승인 아래 성남초등·금빛초등·창곡중·성남동중에서 불법체류 몽골학생 10여명을 전·입학시켰다.엄밀히 따지면 ‘변칙’인 셈이다. [유엔협약과 외국예] 유엔의 ‘아동의 권리에 관한 협약’에는 ‘아동은 인종·피부색·언어·종교·정치적 또는 사회적 출신 등의 신분에 의한 차별을 받지 않는다’며 아동의 교육권리를 적시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불법체류자 자녀라 하더라도 거주 사실이 확실하면 유치원은 물론 초·중학교까지 학비를 면제해 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미국도 불법체류자의 자녀에 대해 교육의 권리만은 보장하고 있다. [대안] 외국인노동자대책위원회 가족분과 이금연(李今淵·40)위원장은 “교육은 인간의 기본권”이라면서 “불법체류자 자녀들의 교육제공은 자칫 불법체류를 양산할 가능성이 있지만 우선 법에 앞서 인권적인 측면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행법상 불법체류자의 자녀들이 학교에 다닐 수있는 법적 근거는 없다”면서 “법개정 여부를 관련부처와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박홍기 조현석기자 hkpark@. *재외국민자녀, 성남초등교에 정식 입학. ‘교장선생님께.외국인 노동자 자녀들이 학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교장선생님을 비롯,여러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얼마전 경기도 성남초등학교 교장실로 한통의 편지가 배달됐다.이학교 2학년에 다니는 몽골학생 오양가양(8)의 어머니 앵흐씨(40)가보낸 글이었다.불법체류자로 떠도는 신세지만 자식만은 어떻게 해서든 가르치고 싶었던 앵흐씨는 딸을 받아준 학교가 그저 고맙고 감사할 뿐이라고 적었다. 오양가양처럼 불법체류자 자녀의 신분으로 이 학교에 다니는 몽골아이들은 모두 6명.‘성남 외국인노동자의 집’을 통해 지난해부터인연을 맺었다. 처음엔 교실 한켠에 자리만 하나 더 차지하는 ‘청강생’이었으나지금은 출석부에 이름이 어엿하게 올라있는 정식 ‘재학생’이다. 올초 졸업을 앞둔 몽골학생 바이에르군이 수료증만으로는 중학교에진학할 수 없게 되자 학교측에서 결단을 내린 것이다.재외국민 자녀전입학절차를 규정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원용해 정식으로전입시켰다.엄밀히 따지면 ‘변칙’인 셈이다.현재 성남에는 금빛초등과 성남동중·창곡중도 몽골 학생들을 받고 있다. 말만 다를 뿐 얼굴 생김새나 행동이 여느 우리나라 아이들과 다름없다.두달 정도만 지나면 한국말도 눈에 띄게 늘고 같은 반 친구들과도거리낌없이 어울린다. 손규동(58)교감은 “학생들도 몽골 아이들을 따돌리기보다는 오히려감싸고 보살펴준다”고 전했다. 부모가 일나가고 나면 마땅히 갈 곳이 없었던 아이들은 학교가 마냥즐겁기만 하다. 오양가양은 “학교에서 친구들과 공부하고 노는게 너무 재밌다”며 즐거워했다.6학년인 밍크양(12)도 “사회와 국어는 어렵지만 미술시간은 맘에 든다”며 즐거워했다. 김선옥(金仙玉·55)교장은 “불법체류자는 규제해야 하지만 부모손에 이끌려 타국에 온 아이들이 무슨 죄가 있느냐”면서 “인도주의차원에서 교육의 권리는 지켜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순녀기자 coral@. *김해성 목사 “한국 알릴 민간사절 키우는 셈”. “2년전 한 몽골부부가 초등학생 연령의 아이를 맡길 데가 없어 집안에 가둬놓고 일하러 간다는 얘기를 듣고 학교에 다닐 수 있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경기도 성남시청 부근에서 ‘성남 외국인노동자의 집’을 운영하는김해성(金海性·39)목사.‘외국인 노동자의 대부’로 통하는 그는 합법적인 교육의 길이 막혀있는 불법체류자 자녀들에게배움의 기회를주기위해 지난해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인근 학교를 찾아가 간곡히 부탁했으나 ‘선례가 없다’는 이유로하나같이 난색을 표했다.김목사는 ‘청강생이라도 좋으니 일단 받아달라’고 간청하다시피 해 성남초등학교에 이들을 맡겼다.문제가 생기면 책임지겠다는 각서도 썼다. “본국에서 학교에 다니던 아이들이 부모의 불법체류로 교육의 권리를 송두리째 빼앗기는 건 너무 가혹한 처사”라는 게 김목사의 주장이다.다행히 성남지역 몽골 학생들은 시교육청과 학교측의 배려로 정식 교육을 받게 됐지만 다른 지역 불법체류자 자녀들의 교육기회는요원하기만 하다. 김목사는 “일차적으로는 인도주의 입장에서 이들을 가르쳐야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우리나라에도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국어에 능숙하고 한국문화를 이해하는 이들이 고국에 돌아가면 양국을 잇는 훌륭한 민간외교 자원으로 활동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는 “자칫 불법체류자를 양성할 우려도 있으나 국제인권규약 등을근거삼아 학령기 아동들을 구제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할 것”이라며 관련 부처의 관심을 촉구했다. 이순녀기자
  • 노숙자 2명 잇달아 凍死

    기온이 떨어지면서 노숙자 동사(凍死)가 잇따르고 있다. 22일 오전 6시30분쯤 대구시 북구 칠성동 지하철 대구역 광장에 50대 후반의 남자가 쓰러져 있는 것을 이모씨(45·대구시 북구 칠성동)가 발견,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경찰은 이 남자가 인근 무료급식소에서 끼니를 해결하고 약봉투를갖고 다녔다는 동네 자율방범대원들의 말에 따라 노숙생활을 하다 병을 얻어 숨진 것으로 보고 신원과 정확한 사인을 조사중이다.이에 앞서 지난 20일 오전 7시쯤에도 대구역 부근에서 김모씨(55·대구시 동구 신암동)가 숨진 채 발견됐다.경찰은 숨진 김씨가 수년전 가출했다는 유족들의 말에 따라 노숙 생활을 하다 숨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사인을 조사중이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
  • 원조교제 10대소녀 첫 입건

    지난 7월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뒤 원조교제를한 10대 소녀가 처음으로 입건됐다. 서울지검 소년부(부장 愼滿晟)는 16일 성인 남자들과 상습적으로 원조교제를 해온 윤모양(16)을 윤락행위 등 방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도록 경찰에 수사지휘했다. 윤양은 지난 9∼10월 전화방을 통해 원조교제를 원하는 성인 남자들과 접촉,10명의 성인 남자(6명 구속)와 성관계를 맺고 모두 12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윤양은 초등학교때 부모가 이혼한 뒤 막노동일을 하는 아버지와 함께 살면서 고교를 중퇴하고 가출했다가 생활비와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해 원조교제에 빠져든 것으로 밝혀졌다. 윤양은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일반법원 대신 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된 뒤 법원의 결정에 따라 보호관찰,사회봉사명령,청소년보호센터 수용 등의 처분을 받게 된다. 장택동기자 taecks@
  • 외환·조흥銀 사활 현대·쌍용에 달렸다

    은행의 운명을 가를 8일 은행평가위원회의 평가결과 발표에 금융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부도의 벼랑에 서 있는 현대건설과 쌍용양회라는 변수의 처리방향에 따라 달라질 외환은행과 조흥은행의 진로가 2차 금융구조조정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공적자금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알려져온 이들 두 은행의 운명이 현대건설 등의 법정관리 처리 여하에 따라 뒤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외환·조흥은행의 운명은 잠재부실을 감안한 외환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8%다.공적자금 투입요건(BIS 비율 8%)에근접해있는 상황이다. 대주주인 코메르츠 방크와 정부가 6,000억원을 출자해 비율을 10%로끌어올린다는 방침이어서 정부 주도의 금융지주회사에 들어갈 가능성은 희박했다.하지만 현대건설이 부도를 맞아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외환은행도 금융지주회사로 묶일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 정부 관계자는 “현대건설 문제로 대주주들의 출자규모를 늘리는 방안에 대해 논의해야 할 것”이라며 “추가출자가 어려울 때에는 금융지주회사 통합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잠재부실을 감안한 BIS비율이 10.23%로 안정권에 들어있던 조흥은행의 운명도 쌍용양회의 처리결과에 따라 불투명하다. ■외환·조흥 주장 외환은행은 현대건설이 법정관리로 넘어가더라도여신의 83%를 담보로 잡고 있어 손실채권액이 1,300억원에 불과하다며 지주회사 편입가능성에 펄쩍 뛴다.BIS 비율이 0.4%포인트 떨어질뿐이라는 주장이다. 조흥은행은 쌍용양회의 경우 대출액수보다 담보액수가 더 많고 동아건설에 대해서는 이미 50%의 충당금을 쌓아놓았기 때문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주장한다. ■지주회사 편입대상은 한빛·평화·광주·제주은행이 지주회사에 편입될 전망이다.금융감독위의 관계자는 “한빛은행 등의 자본확충 계획이 불투명해 경영개선계획이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우량은행 합병 하나·한미 은행의 합병은 사실상 ‘카운트다운’에들어갔다. 그러나 한미은행은 “칼라일컨소시엄으로부터 DR(주식예탁증서)발행 대금이 들어오기 전까지는 합병 발표는 결코 없다”고 밝히고 있어 합병여부는 입금시기인 오는 10일 이후 드러날 것 같다.금융권은 하나·한미의 조합 이외의 다른 합병 가능성은 낮다고 관측하고 있다. 박정현 안미현기자 jhpark@
  • ‘사이버 중독’ 당신을 노린다

    ‘집에서 밥먹거나 화장실 갈 때 외에는 인터넷에 매달린다.인터넷을하면서 갑자기 접속이 끊기지 않을까 늘 불안하다’사이버 세계에 지나치게 빠져들어 실생활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사이버 중독’현상의하나다.인터넷이 빠르게 보급되면서 N세대인 청소년은 물론, 직장인과 가정주부에 이르기까지 사이버 중독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현실에서 느낄 수 없는 감정을 가상공간에서 대리만족하는 ‘나만의즐거움’에 빠져 현실과 혼동하거나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등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남부럽지 않은 대학을 졸업하고 중견기업에 취직한 30대 A씨는 요즘부모님이 있는 시골에서 요양하고 있다.외환위기때 실직한 뒤 자포자기 상태에서 인터넷 게임에 빠진 뒤 게임을 하지 않으면 하루도 살수 없게 돼 컴퓨터와 PC방이 없는 시골로 내려가 치료 중이다. 학교에서 ‘왕따’로 낙인찍힌 고등학생 B군(17)은 친구들에게 집단폭행을 당한 뒤 인터넷 게임에 빠졌다.현실과는 달리 사이버 공간에서는 게임실력으로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었다.PC방에서 게임하느라학교도 그만두고 가출을 거듭한 B군은 사이버공간과 현실을 구별하지못해 결국 병원신세를 져야 했다. 사이버중독 현상으로 학계에 보고된 사례들이다.정보화시대의 대표적인 역기능으로 알려진 ‘사이버중독’은 단순히 인터넷에 빠지는차원을 넘어 실제 생활에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사이버중독(Cyber Addiction)이란 정보이용자가 지나치게 컴퓨터에매달려 심각한 사회적,정신적,육체적,금전적 지장을 받는 상태를 말한다.인터넷 증후군이나 웨버홀리즘(Webaholism),인터넷 중독장애 등으로도 불린다.지난 96년 미 피츠버그대 킴벌리 영 박사가 정신질환과 연관성을 밝혀냈다.그러나 질병인지의 여부를 둘러싸고 아직까지논란이 일고 있다. 이같은 증세를 보이는 사람들은 마음이 심란하거나 허전하면 자신도모르게 컴퓨터에 접속해 위안을 얻고,컴퓨터를 끄지 못하는 내성 현상을 띠는 공통점이 있다.인터넷을 떠나 있으면 왠지 불안한 금단증상도 보인다. ■청소년 10명 중 1명은 사이버중독 사이버중독 현상은 컴퓨터 세대인 청소년들에게 주로 나타나고 있다.청소년보호위원회와 한양대 정보사회학과 윤영민(尹英民·45) 교수가 최근 청소년 1,9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청소년의 11%가 전체 8개 항목에서 6개 이상 ‘그렇다’고 응답,사이버중독이 의심스러운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을 하지 않으면 기분이 우울해지거나 불안해져서 다시 인터넷을 하게 된다’고 답한 학생이 336명으로 전체 17.4%를 차지했다. 남들과 어울리기보다는 혼자 인터넷을 하는 것이 좋다’고 응답한 학생도 631명(32.7%)에 달했다. 윤 교수는 “사이버중독에 대한 전문적인 상담요원 양성과 함께 학교에서 인터넷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길러줄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도 사이버중독자가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예전에 정신적 문제에시달렸던 사람이나 정서적으로 예민한 청소년,전업 주부나 실업자 등시간적 여유가 많으면서 현재 처지에 불만이 많은 사람들이 중독현상을 보이기 쉽다고 분석한다.그러나 정상인이라도 업무나 공부 때문에인터넷에 접속하는 것을 빼고 하루에3∼4시간 이상 지나치게 빠져들면 스스로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사이버중독을 예방하려면 컴퓨터 이용시간을 정해 꼭 지키고 오락하는 시간을 줄이는 대신 신체적 활동과 현실에서의 대인관계를 늘려야한다고 조언한다. 청년의사 인터넷중독치료센터 김현수(金鉉洙·35) 원장은 “학교와직장을 그만두거나 이혼하는 등 돌이킬 수 없는 상태에서 상담하러오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사이버중독이라고 의심되면 빨리 전문의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 *“인터넷 잘쓰면 藥 못쓰면 毒”. “컴퓨터는 이제 생활과 떼놓을 수 없는 필수품이 됐지만 정보화 시대의 역기능인 사이버중독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아직 부족한 상태입니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 박행석(朴行奭·44) 기획관리부장은 최근 사이버중독 현상이 사회문제화되고 있지만 일반인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설마 내가’라는 그릇된 생각이 되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획관리부는 지난10일 문을 연 사이버중독에 관한 각종 정보를 소개하는 ‘사이버중독정보센터’(www.cyadic.or.kr)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곳.사이버중독에 걸린 사람들의 경험담과 예방 및 대응 방안,관련 연구자료 등을 소개하고 있다.지난 3월 정보통신부와 학계,의료계,법조계 인사들의 도움을 받아 7개월 동안 준비했다.서비스를 시작한지 보름만에 600여명이 실태조사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정도로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사이버중독에 대한 국내 연구는 아직 걸음마 단계입니다.우리나라실정에 맞는 연구모델이 없어 미국에 거의 의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는 앞으로 사이버중독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이루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에는 정통부와 협의를 거쳐 정신과 전문의와 사회심리학자 등전문가들과 함께 사이버중독에 대한 연구 프로젝트를 추진할 예정이다. 청소년을 지도할 학부모와 교사를 위한 인터넷 사용 지침서도 개발하기로 했다.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닙니다.스스로 인터넷을 현명하게 사용하는지혜가 필요한때입니다” 박 부장은 인터넷 이용자들에게 당부했다. 김재천기자. *사이버중독 자가진단…나도 혹시. 각 항목에 점수를 매긴 뒤 합산한다. 전혀 아니다=1점,거의 그렇지 않다=2점,가끔 그렇다=3점, 자주 그렇다=4점,항상 그렇다=5점[항목] 1.예정보다 더 오래 컴퓨터에 붙어있다. 2.컴퓨터 때문에 집안 일이나 사무실 정리 등을 게을리한다. 3.친구나 배우자와 함께 있기 보다 사이버 공간에서 노는 것이 더좋다. 4.사이버 공간에서 친구를 사귄다. 5.주위에서 온라인 이용시간을 줄이라고 말한다. 6.온라인 때문에 성적이 내려가거나 숙제를 못한다(학생) 7.온라인 때문에 일의 생산성이 떨어진 적이 있다(직장인) 8.꼭 그럴 필요가 없는데도 메일 박스부터 확인한다. 9.온라인에서 무엇하느냐고 물었을 때 숨긴 적이 있다. 10.사고(思考)가 힘들어지면 사이버 공간을 생각하며 벗어난다. 11.온라인 접속을 생각하면서 들뜬 적이 있다. 12.인터넷이 없으면 지루하고 공허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13.누가 옆에서 온라인 활동을 방해하면 짜증이 난다.14.온라인 때문에 잠을 설친 적이 있다. 15.컴퓨터를 껐을 때 사이버 공간의 일과 현실이 혼동된 적이 있다. 16.온라인을 하면서 “몇 분만 더”라고 중얼댄 적이 있다. 17.온라인 이용시간을 줄이려고 시도했다가 실패한 적이 있다. 18.하루 몇시간 온라인을 하는지 숨긴 적이 있다. 19.다른 사람과 밖에 나가는 것보다 온라인하는 것을 선택한다. 20.기분이 좋지 않다가 온라인을 하면 좋아진 적이 있다. ■결과 ▲ 20∼39점 사이버 공간 잘 활용.이용자 스스로 통제 가능한상태 ▲ 40∼69점 인터넷 때문에 실생활에 문제를 일으킨 적이 많음▲ 70∼100점 심각한 상태.상담 필요. 한국정신병리진단분류학회 제공
  • 지자체 출자사업 절반이 적자

    지방자치단체가 출자한 제3섹터(주식회사)사업이 대부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해 그렇지않아도 좋지않은 지방재정을 더욱 압박하고 있다. 행정자치부가 3일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자체가출자한 34개기업 중 16개기업이 적자를 기록했다.나머지 흑자기업들도 대부분 순이익이 1억원을 밑도는 등 고전하고 있다. 지자체 출자기업중 적자규모가 가장 큰 기업은 부산광역시가 출자한 부산종합화물터미널(자본금 285억원)로 무려 57억 500만원이나 됐다.이 회사는 지난 90년 설립됐으며 창고보관 및 화물자동차정류장사업을 하고있다. 부산종합화물터미널의 부산시 지분은 10.1%다.토지매입비가 지나치게 많이 지출된 것이 줄곧 문제가 돼왔다. 경기도 안산시가 42%를 출자(자본금 50억)한 안산도시개발도 32억8,500만원의 손실을 봤다.충남도와 천안시가 49%를 출자한 중부농축수산물물류센터는 개장 1년여만에 28억8,9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사업을 준비중인 대구종합무역센터는 출자금 이자수입으로 46억4,500만원의 순이익을 올렸다.경북도 및 시·군이 12.1%를 출자한경축은 28억300만원의 흑자를 기록했다.흑자를 낸 지자체 출자기업은 부산전시컨벤션센터(9억800만원),목포농수산(4억100만원),경남무역(4억4,000만원),인천도시관광(3억1,600만원)등이다. 결국 지자체가 추진중인 제3섹터식 사업이 수익보다는 재정 악화를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있다. 이에 대해 행자부 관계자는 “사업 초기이고 지역경제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아 적자경영이 불가피하다”며 “수년 내 정상화될 것으로본다”고 말했다. 홍성추기자 sch8@
  • [여성 선언] 야곱의 아들들

    지금 문단은,한 젊은 비평가가 제기한 표절문제를 둘러싸고 심각한위기에 직면해 있다.문단이나 학계에서는 알만한 서울대 김모 교수의 노작 ‘근대소설사연구’가 일본학자 가라타니 고진의 ‘일본 근대문학의 기원’을 표절했다는 내용을 담은 한 젊은 비평가의 저서가출간된 뒤,바로 그 젊은 비평가가 다니던 대학원을 스스로 그만두는사태가 일어났기 때문이다.김모 교수의 제자들인 그 대학 교수들의압력을 못 이긴 때문이라고 한다. 사람의 ‘생각’이라는 것에도 소유권이 인정되기 시작한 것은 아무래도 근대 이후의 경험일 것이다.바로 그 근대의 경험을 이야기하는저작이 일본학자의 표절이라고 하는 아이러니는,우리의 아버지 세대가 근대를 다만 관념으로 바라보고,현실에서 스스로 획득해가야 하는 가치관이자 세계관으로는 수납하지 못하였다는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다.학문 현장에서 발생한 문제를 학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인정에 호소하거나 패거리를 지어 ‘왕따’시킴으로써 해결하려 하는 관행이 전근대적인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이런 일련의 사태를 바라보며,문학판에 환멸을 느낀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그러나 알고 보면,이 모든 것이 사실은 발전이라는 것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한국현대문학은,불행히도 그 전체가 대중문화 못지 않게,일본이라는 거울에 반사된 풍경이라는 혐의에서 대단히 부자유스럽다.대다수 문학전공자들은,표절에 대해 말하자니 자신의 학적 토대가 되는 문화적인 자산을 깡그리 부정해야 하고,말하지 않자니 학자적 양심을 부정해야 하는 이중의 딜레마에 봉착한지오래다.이런 망설임을 타고,일각에선 옛날보다 더 공공연히 표절을통한 짜깁기식 글쓰기가 횡행하고 있다. 김교수의 수많은 저작을 살펴보노라면,박정희시대의 경부고속도로가 떠오른다.세계에서 가장 빨리 건설된 고속도로이자,가장 많이 보수한 도로라고 하지 않던가.길을 닦아야 한다는 절박성,한국문학의 지형도를 가능한 한 그려놓아야 한다는 의무감이 이 노대가로 하여금저런 무리수를 두게 한 건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로 그 도로가 있음으로 해서 후학인 나같은 사람들이,어디로 나를몰고가야 할지 헤매지 않고 한국문학의 곳곳을 탐사할 수 있었다는 점만으로도,그의 업적에 무한한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이제야 표절이 문제가 되게 만든 것은 전적으로 우리 세대의 잘못이다.아버지를 죽임으로써 자신의 학적 정당성을 공고히 한다는 근대적 학문방법을 내면화하지 못한 아들-즉,우리 세대가 그 도로를 아버지의 손에서 탈취하여 수리해야 할 책임을 다하지 못한데 있을 뿐이다.그런데 비로소 이러한 아버지 세대의 취약한 학적 기반을정면으로 지적한 한 학문적 아들인 젊은 비평가가 등장했고 그 아들이 자신의 문학적 사형들로부터 ‘왕따’를 당하는 사건은,어쩐지 ‘야곱의 아들’들이 사랑받는 요셉을 내친 것과 오버랩된다.가장 사랑받는 아들을 내쳤으나,결국 그 아들이 가문을 구했다.너무나 가부장적인 비유여서 썩 내키지는 않지만,이 성서의 한 장면에서 나는 한국문학의 살아날 길을 읽는다.바로,김교수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이렇게 기대하는 것은,김교수가 자신의 표절혐의를 인정하는 더 큰진전을 보여준 때문이다. 그동안 수많은 표절시비가 있어 왔어도,김교수를 제외한 그 누구도자기의 잘못을 과감히 인정한 예는 없다.바로 그 열린 자세에 의지하여 기대하는 바이니,김교수는 더 앞으로 나서야 한다.자신을 살해한젊은 비평가에게 가해지는 다른 아들들의 ‘지적 테러’를 아버지 스스로가 막아야 한다.요셉으로부터 다음 세대를 위한 가능성을 바라본 야곱처럼,젊은 비평가로 하여금 아버지 살해의 성스러운 의식을 거행할 학적 자유를 부여해줘야 한다. 한국문학의 미래는,바로 이 우물에 빠진 요셉을 살려서 건져내는 일에 달려 있다.이를 여전히 아버지의 손에 의지해야 한다는 것이 참으로 안쓰럽지만 말이다. 노 혜 경 시인·부산대 강사
  • 北·美 접촉라인들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에는 웬디 셔먼 대북정책 조정관,스탠리 로스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찰스 카트먼 한반도 평화회담 담당특사 등 미국 정부의 대북라인이 대거 동행한다.한국계 관료인 헤럴드 고 인권담당 차관보도 수행하며 허바드 부차관보는 선발대를 이끌고 먼저 방북했다. ◆올브라이트-조명록,백남순 올브라이트 장관의 공식 초청자는 조명록 국방위 제1부위원장이다.북한내 ‘2인자’로 불리는 실세다. 그러나 형식상으로는 백남순 외상이 상대역이다.대남 정책 전문가출신으로 98년 9월부터 외무상을 맡아 북한의 국제사회 진출을 위한전방위 외교를 진두지휘하고 있다.미국의 동아시아 및 태평양전략의정책입안가인 스탠리 로스 동아태 담당 차관보도 방북단에 포함돼 있다. ◆K-S 라인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과 셔먼 조정관의 이니셜로 두사람이 북·미 수교 등 현안 전반의 조정에 실질적인 주역임을 상징한다. 강 부상은 93년 북·미고위급회담 대표를 지냈고 대북 경수로건설합의를 이끌어내는 등 북한의 대미외교를 주도하고 있다.셔먼 조정관은국무장관 북한문제 특별보좌역도 겸임하는 올브라이트장관의 측근. 국무부내 서열 3위로 바람에 날릴 것 같은 가냘픈 몸매와 인상과 달리 칼날같은 판단력과 강한 추진력으로 유명하다. ◆K-K라인 카트먼 특사와 김계관 외무성 부상의 협상 통로를 말한다. 이 통로는 94년 북·미 기본합의 이후 두나라의 현안을 조율해온 실무통로다.북·미관계 급진전에 따라 주요 현안협의가 K-S라인 등으로넘어가기는 했지만 양측의 불협화음을 조절하고 실무적인 사안을 결정하는 장(場)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석우기자 swlee@
  • 21일로 20돌 맞는 MBC ‘전원일기’

    MBC ‘전원일기’가 21일로 방송 20주년을 맞는다.한국방송사상 가장 오래된 드라마인 전원일기는 지난 80년 10월21일 ‘박수칠 때 떠나라’로 첫방송을 시작했다. ‘전원일기’는 수많은 기록을 작성했다.이 프로를 거쳐간 연출자만13명이고 작가는 10여명에 이른다.20년째 출연하는 연기자들도 있다. 우선 작가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전원일기’가 스타작가의 산파노릇을 톡톡히 했음을 알 수 있다.가장 눈에 띄는 작가는 81년부터 93년까지 500여편을 집필한 김정수씨.드라마 한편을 12년간 집필한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김씨는 이후 ‘엄마의 바다’,‘그대 그리고나’ 등을 써 인기작가의 반열에 올랐다.‘마지막 전쟁’ ‘사랑의전설’의 박예랑,‘사랑과 전쟁’ ‘사랑은 아무나 하나’의 김진숙씨 등도 ‘전원일기’ 작가출신이다. 작가들보다 더 오래 드라마를 지킨 사람들은 바로 출연진들.노모역의 정애란외에도 김혜자,김수미,김용건,고두심,유인촌 등이 20년간이 프로에 나왔다.최불암씨는 96년 총선 출마를 위해 다섯달 정도 자리를 비웠다.극중에서 일본으로 연수를 가는 것으로 처리됐다가 낙선뒤에 다시 복귀했다. 이들의 척척 들어맞는 호흡이 ‘전원일기'의 장수에 큰 몫을 했다. 이런 전원일기는 96년에 큰 도전을 맞았다.96년 11월부터 화요일 오후8시에서 일요일 오전 11시로 방송시간대를 옮기면서 현대화된 농촌의 변화를 담기 위해 5년의 세월을 건너뛰었다.김회장 손자 영남(남성진)과 일용의 딸 복길(김지영) 등 3세대가 전면에 부상하면서 정체성이 흔들렸고 이후 폐지설에 시달리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전원일기’의 장점은 이른바 ‘떴다’는 연기자도,화려한 영상도없고,명백한 선악대립의 이야기도 아니지만 평범하면서도 진솔한 사람사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는 데 있다.‘전원일기’의 요즘 시청률은 15% 안팎이다.시청률조사가 서울,부산 등 대도시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도시인들이 이 드라마를 즐기고 있음을 알수 있다. 농촌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소재를 찾는 일이 무척 어렵다고 제작진은 말한다.그럼에도 이 드라마는 앞으로 상당기간 방송돼 새로운기록을수립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경하기자 lark3@
  • 청소년 일용직 불이익 많다

    학비나 용돈을 벌기 위해 시간제 근로 형식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는청소년들이 부쩍 늘었으나 월급이나 일당을 제때 받지 못하는 등 업주들로 부터 불이익을 받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정부는 청소년들의 이같은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 1월 주 15시간 이상 일하는 일용직이나 임시직에 대해서도 근로계약서를 작성,3년간 보관하도록 한 ‘1년 미만 단기 계약 근로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등 적용방법 지침’을 만들었다. 하지만 업주들에 대한 계도가 크게 부족했고 이를 지키는지 여부에대한 점검·단속이 제대로 실시되지 않아 실효성을 잃었다는 비판을받고있다. 서울 E여중 2학년 정모양(15)은 지난 여름방학 때 일당 3만원씩을받기로 하고 서울 중구 정동의 P피자체인점 전단(하루 300장)을 두달동안 돌렸다. 정양은 오전 10시까지 시내 곳곳을 돌아다니며 전단을 모두 돌렸지만 피자집 주인은 “일당 대신 월급으로 주겠다”고 말을 뒤집었다. 그러더니 끝내는 “돌리지 않은 전단지가 휴지통에서 발견됐다”는등의 핑계를 대며 월급을 한푼도 주지 않았다. 서울 구로구 청소년쉼터에서 지내고 있는 김모군(18)은 지난 4월 구로구 가리봉동의 한 가구공장에 ‘숙소 제공에 하루 8시간 일하고 월급 50만원을 받는다’는 조건으로 들어갔다.그러나 야근 3∼4시간은기본이었고 월급도 한꺼번에 주지않고 3만∼4만원씩 가불 형식으로지급했으며 이에 항의하면 “너처럼 학교도 그만두고 가출한 녀석을받아줄 회사가 있을 줄 아느냐”고 무시하기 일쑤였다. 청소년 상담사 윤모씨(26·여)는 “가출 청소년들은 숙식이 급하기때문에 열악한 근무조건에도 항의를 못한다”면서 “특히 가출 청소년이 많이 취업하는 유흥업소 주변은 관계당국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YMCA가 최근 서울·마산 등 10개 도시에 사는 14∼21세 청소년 3,83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소년 아르바이트 실태조사’에따르면 시간제 근로를 했던 1,164명의 대부분은 임금 미지급,성희롱,부당해고 등에 시달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조태성기자 cho1904@
  • 수험생 “누적된 불신·의혹 바로잡는 첫걸음”

    지금 신림동 고시촌 수험생들은 잇달아 들려오는 ‘승전보’에 들뜬표정들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일 서울지법 민사합의23부에서는 “출제 오류로 인해 피해를입은 이들에 대해 국가가 민사상 손해배상도 해야 한다”는 판결이나왔다.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오면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나섰던 태모씨(31)등 213명은 한 사람당 1,000만원씩의 배상금을 받게 됐다.이로써 같은 내용으로 소송이 계류중인 170여명의 나머지 학생들의 전망도 밝게 됐다. 이에 앞서 지난해 8월 40회 사시 1차 시험에 불합격한 527명의 수험생에 대해 불합격 직권 취소 결정이 내려졌다.이는 지난 97년 39회시험부터 41회까지 잇달은 것이다. 이 밖에도 그동안 수험생들을 불안하게 하고 입지를 좁게 만들었던‘사시 4회 응시제한’도 폐지쪽으로 가닥이 잡혀 나가고 있다.수험생들이 합격에 대한 의지를 더욱 불태울 수 있게 만드는 배경들이다. 이번 판결이 나온 다음날인 5일 오전 신림동 고시촌에서 만난 상당수의 학원 관계자들과 수험생들은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는 반응이다.이곳에서 10여년동안 서점을 운영해오고 있는 민모씨는 “당연한 결과”라면서 “오랫동안 잘못돼 왔던 정부의 무책임한 시험 관리를 바로 잡는 시작이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사법시험에서 그동안 쭉 문제와 답안이 공개되지 않으면서 수험생들의 불신과 의혹을 증폭시켰던 것이 사실이다.시험 관리기관인 정부가출제된 문제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지 못하면서 시험이 끝난 뒤면 항상 등장하는 실재(實在)하는 논란을 외면했다는 것이 대부분 수험생들의 생각이었다.하지만 올해 제 42회 사법시험부터 문제지를 들고나올 수 있게 하며 문제를 완전 공개해 논란의 소지는 줄어들 수도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입법예고된 ‘사법시험법 제정안’을 보면 정보공개의 폭을 ‘6개월 한도내에서 본인만’이라고 제한해 이 문제는 여전히 불씨를안고 있다.앞으로 더욱 개선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는 대목이다. 박록삼기자. *”허술한 시험관리 시스템에 경종”. “국가의 허술한 시험관리 시스템에 대한 경종입니다.앞으로는 관련공무원, 출제위원에게도 책임을물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지난 4일 사시 문제 출제 오류에 대해 213명의 학생들에게 국가는 1,000만원씩 배상하라는 판결을 얻어낸 이재화(李在華) 변호사는 이번판결의 의미와 앞으로 과제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특히 “지난해말 불합격 직권 취소 소송 승소에 이어잘못된 행정이 막대한 국고의 손실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줬다”고 덧붙였다.앞으로 527명중 소송을 제기한 나머지 사람들에게도 1,000만원의 위자료를 주려면 국고 52억 7,000만원이 필요하다. “이 수십억의 돈을 시험 관리에 썼더라면 훨씬 더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집행이 되지 않았을까요.근시안적인 정책이 국고에 막대한 손실을 끼쳤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하지만 이 변호사는 그저 정부의 탓만을 하지는 않는다. 그는 앞으로 대책에 대해 주무기관인 행정자치부 고시과의 열악한업무 환경의 개선이 절실하다는 지적도 잊지 않았다.행자부 고시과소수의 인원만으로 수많은 시험을 담당하며 문제 출제,시험장 선정,감독 등을 맡고 있는 현실에서내실있는 시험관리란 애초부터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또한 그는 문제 출제에 있어서 출제위원들이 책임감을 가질 수 있도록 ‘문제 실명제’ 도입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제안했다. 이 변호사가 이번 소송을 맡게 된 데에는 지난 4년동안 고시촌 학원가에서 행정법 강의를 하며 고시생들과 쌓은 정(情)에 기인한다.게다가 이 변호사는 현재 ‘행정소송 전문 변호사’로 명성을 떨치고 있기도 하다.지난 불합격 직권 취소 소송에서도 그는 승소를 이끌어냈다. “시험관리의 기본 방향이 사후 점검 시스템에서 사전에 오류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쪽으로 바뀌어야 수험생들의 불안과 의혹을 완전히 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사전 예방을 통해 국가의 행정이 불특정 다수의 국민에게 미치는 피해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박록삼기자
  • 獨 외무장관 피셔 인생기 ‘나는 달린다’

    푸줏간집 아들로 태어나 가출 끝에 고등학교 중퇴,택시운전사를 거쳐일국의 부총리에까지 이른 사람. 요쉬카 피셔 독일 연방공화국 부총리 겸 외무부장관의 일대기는 굴곡진 인생역정만으로도 책으로 묶이기에 충분하다.하지만 피셔 장관의 책쓰기는 안이하게 그점을 부각시키려들진 않았다.단지 살을 빼기 위해 달리기를 시작했고,그 달리기를 통해 터득한 생의 진리를 귀띔해주는 책이 ‘나는 달린다’(궁리)이다. 원제가 ‘나 자신을 찾기 위한 장거리 달리기’인 책에서 피셔 장관은 “돈,명예,지위 등의 획일화된 행복이 아니라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행복을 위해 생활의 우선순위를 재배치하라!”고 결론을 제시한다.물론 행복한 생활의 전제로 그가 첫손에 꼽는 것은 건강이고,운동이다. 4년전 여름 키 181㎝인 그의 몸무게는 112㎏.그로부터 딱 1년만에 40㎏을 줄인 과정은 단순히 ‘성공한 다이어트’가 아니라 눈물나는 자기와의 싸움이었으며 자아를 찾아가는 여행이었다.달리기를 위해 생활습관을 혁신하고 마침내는 정신 개조에까지 성공한 독일 현직장관의 기록은 평범한 일상속에서 자잘한 진리를 찾아내는 기쁨을 나눠준다.독일 출간 당시 2주만에 7만부가 팔린 베스트셀러.선주성 옮김.7,500원. 황수정기자
  • 시중銀 2,900명 감원

    이달말까지 정부에 경영개선 계획안을 제출해야 하는 6개 은행은 통틀어 약 5조원의 공적자금을 요청했으며 내년말까지 18조원 규모의부실여신을 털어내고 2,900여명의 인력을 감축하기로 했다. 6개 은행중 조흥·외환 은행은 독자생존,한빛·평화·광주·제주 은행은 정부 주도의 지주회사 편입을 각각 추진하기로 했다. 28일 금융계에 따르면 외환은행이 지난 27일 경영개선계획안을 확정지었으며 나머지 5개 은행은 29일 이사회를 열어 최종 의결한다.각은행별로 경영개선계획안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외환은행=노조와의 갈등끝에 합의안을 이끌어낸 외환은행은 정규직 430명,비정규직 430명 등 총 860명을 감축키로 했다.전체 직원의 12.6%다.또 내년 1년간 전 임직원의 임금을 10% 삭감키로 했다.삭감액221억원중 110억원은 해고직원들의 위로금으로 쓰인다.12개월∼18개월치의 위로금을 지급하되,전체 정리대상의 25%(207명)에 달하는 4급 과장·대리에게는 21개월치를 준다. 자본확충과 관련,대주주인 독일 코메르츠방크가 2,000억원을 추가출자키로 했으며 정부에도 4,000억원 추가출자를 요청했다.독자생존 원칙을 굳혔으나 정부의 추가출자가 이뤄질 경우 합병이나 지주회사 편입 등의 정부 압력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된다. ◆한빛은행=인력 14.5%,점포 10% 감축원칙을 세워놓았다.1,500여명이 직장을 잃게 돼 노조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소유부동산 5,700억원 어치도 내다판다.그러나 정부에 3조5,000억원의 공적자금을 요청한것 외에는 뾰족한 자본확충 계획이 없다.따라서 정부 주도의 지주회사에 순순히 들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조흥은행=자력으로도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9%를 상회하기 때문에 공적자금을 요청하지 않고 인력감축도 200명 선에서 그치기로 했다. ◆평화은행=4,500억원의 공적자금을 요청할 계획이며 인력감축 비율은 10% 이내(60∼90명)로 잡았다. ◆광주·제주은행= 각각 4,800억·1,500억원의 공적자금을 요청키로했다.평화·광주·제주은행은 향후 경영전략과 관련,지주회사 방식으로 서로 합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은행=경영개선계획안 제출대상은 아니지만 1조3,000억원의 공적자금을 요청했으며 전체 직원의 14.5%인 620명을 감축했다.한빛·평화·광주·제주 은행은 노사합의를 둘러싸고 막판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안미현기자 hyun@
  • [2000 美 대선] 부시 “대역전 OK”

    오는 11월 7일 치러질 미대선이 18일로 꼭 50일 앞으로 다가왔다. 현재까지 판세로는 8월중반까지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텍사스주 주지사가 앞서다 지금은 민주당 앨 고어 부통령에게 기선을 빼앗긴 모습이다.두차례만 잠깐 선두를 내준 것 외에 줄곳 여론을 주도하던 부시 진영은 이어지는 여론열세에 당황스런 표정이다. 14일 여론조사 전문 웹사이트 보우터 닷 컴(voter.com)조사결과 부시 후보가 열세를 딛고 다시 50% 대 44%로 정상을 재탈환했다고 밝혔지만,이는 어디까지나 인터넷 여론으로 공신력은 없고 아직은 고어가선두를 고수하고 있다. 13일 발표된 CNN-유에스에이 투데이 및 갤럽공동조사 결과는 49% 대 42%로 고어가 일주일전의 11%포인트 차 우세에서 다소 격차가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같은날 공개된 뉴스위크,ICR사 조사결과 역시 49% 대 41%,47% 대 38%로대략 비슷한 양상을 보여 고어의 우위는 여러 곳에서 확인됐다. ◆고어 약진 배경은 8월말부터 시작된 고어의 상승세는 유권자들이고어의 공약을 다시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증거라고 민주당측은 나름대로 분석한다.고령자 의료제도인 메디케어나 사회보장제도,교육지원정책,근로자 보호정책 등 각종 정책들이 그동안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본격적인 선거철이 다가오면서 유권자들의 관심이 살아나 민주당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것이다.또 한가지는 빌 클린턴 대통령과 함께한때 환멸의 대상이었던 고어가 조셉 리버먼 후보의 영입과 클린턴과의 차별화로 어느 정도 도덕성을 회복했으며,경제호황속에 클린턴 탄핵을 반대한 이들은 민주당의 업적을 다시 인정,상승세에 힘을 주고있다고 지적된다. ◆TV토론 20년만의 대접전인 이번 대선에서 판세를 좌우할 TV토론회는 40년만에 처음 앉아서 진행된다.10월 3일 보스턴의 매사추세츠 대학에서 열릴 첫 토론회는 전통 방식대로 후보가 연단에 서서 이뤄진다.그러나 10월 11일과 17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웨이크 포르스트 대학과 미주리주 워싱턴 대학에서 열릴 두차례의 토론회는 후보들이 사회자와 함께 탁자에 앉아 진행하는 ‘토크 쇼’ 형식이다.세번째는 공청회 형태로 청중들이 각 후보에게 질문할 수 있다. 첫번째 토론회는 상대 후보로부터 2분간 응답에 다른 후보의 1분간반박으로 이뤄지나 두번째 및 세번째 토론회는 각각의 질문에 후보들이 제한없이 시간을 쓸 수 있다.진행은 세차례 모두 공영 TV방송인 PBS의 앵커 짐 레러가 맡는다.토론회는 밤 9시(현지시간)부터 90분간NBC,CBS,ABC 등 미 3대 방송을 통해 중계된다.10월 5일 켄터키주 댄빌에서 한차례 열릴 부통령 후보 TV토론회도 탁자에 앉아서 진행된다.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hay@. *상·하원 선거전도 치열.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오는 11월 7일은 제 43대 미국 대통령을 뽑는대선일이지만 의회선거 역시 함께 치러진다. 상원의 3분의 1과 하원전체는 매 2년마다 치러지며 4로 나누어 떨어지는 해는 대통령 선거와 겹친다. 이번 대선일에도 임기 6년인 상원 100석 가운데 34석과 임기 2년인하원 435석을 염두에 둔 민주·공화 양당의 선거전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모두 34개주에서 1석씩을 놓고 진행되는 상원 선거는 대개정당지지도에서 대선 지지율과 엇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캘리포니아주를 비롯해 뉴멕시코,노스다코타,위스콘신,웨스트버지니아,메사추세츠,매릴랜드,조지아주에서 우세하고 공화당은부시의 고향 텍사스를 비롯해 유타,와이오밍,워싱턴,몬태나,애리조나,인디애나,오하이오,미시시피,테네시주등에서 유리하다. 현재 54대 46으로 공화당이 의석수에서 앞서고 있지만 상원에서의승리는 차기 정부의 공약사항을 이행하고 행정부 각료 등 공직자 1,000여명의 원활한 임명에 핵심적인 만큼 1석이라도 앞서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분석가들은 공화당은 약 15개주에서 승리를 장담하는 반면 민주당은12개주에서 유리하다고 본다. 나머지 7개 경합지역을 놓고 싸움을 벌이는 셈이다.경합지역은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 릭 라지오가출마한 뉴욕주를 비롯해 버지니아, 델라웨어,플로리다,미주리,미시건,위스콘신주등이다. *TV토론 누가 유리한가.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TV토론은 조지 W 부시와 앨 고어 두 후보중누구에게 더 유리할 것인가.전문가들은 이번 TV토론에서는 민주당의고어 후보보다는 공화당의 부시후보에게 일단 유권자들의 시선이 더집중될 것으로 본다. 고어는 지금까지 수없이 TV에서 봐왔고 그의 연설태도나 음성,대강의 윤각은 이미 미국민들 사이에 각인이 돼있어 신선미가 덜하다는설명이다. 더우기 부시는 이번이 처음 행하는 대선 토론인데다 그가 최근 여론에서 뒤지고 있기 때문에 긴장감을 원하는 토론 시청자들은 부시에더 많은 시선을 던질 것이란 분석이다. 이를 기대한듯 부시는 최근 토론회 리허설을 하루 2시간 이상 계속해 왔으며,수행기자를 상대로 나름대로 자유토론을 해가며 수행(?)을쌓고 있다. 최근 대선 구호도 “따뜻한 보수주의”에서 “진정한 국민을 위한 진정한 정책”으로 바꾸고 연설담당 전략가로 에드 길리스피를 새로 영입,일전태세를 다지고 있다. 그러나 고어는 만만치 않은 상대.그는 이미 대통령선거를 두차례 치른 경험의 소유자인데다 독설가인 로스 페로나 호소력을 지닌 빌 브래들리 등 난적들을 상대해본 경험도 있다.논리전개에서도 부시를 앞선다는 지적이다. 단점이라면 너무 아는 것을 한꺼번에 쏟아내 시청자들이 이해 못할경우가 많다는 것과 지나친 자신감으로 목에 힘이 들어가 마치‘로보캅’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있다. 유권자들의 관심은 고어가 부시로부터의 공박을 과연 여유있게,포용력있게 받아넘길 것인가에 모여질 전망이다.
  • 우정과 야망 사이에 선 두남자 ‘태양은 가득히’

    KBS 2TV는 오는 16일부터 ‘꼭지’ 후속으로 새 주말드라마 ‘태양은 가득히’(극본 배유미,연출 고영탁·신창석)를 방송한다.스토리전개가 빠른 남성드라마여서 젊은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 수 있을 것으로 제작진은 보고 있다. 이 드라마는 같은 고향에서 자란 두 친구가 서울로 와서 형제애보다 더 진한 우정을 나누다가 야망과 사랑 때문에 파멸하는 과정을 그린다.“우정과 같은 불변의 가치는 이 시대에도 여전히 의미가 있다는점을 부각시키고,금전만능의 세태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싶었다”는 것이 고영탁 PD의 말이다.드라마의 두 주인공 호태와 민기는 박상민과 유준상이 맡았다.민기는 아버지의 죽음,엄마의 가출 등으로 얼룩진 유년기의 상처 때문에 출세에 대한 야망과 자기방어 본능만 남은 차가운 인물이다.반면 호태는 다혈질에 쾌활한 성격을 가진 전형적인 촌놈으로 ‘존경받는 재벌’이 되는 것이 유일한 꿈이다. 두 사람은 서울에서 막노동판을 전전하면서 굳은 우정을 키워나간다.그러나 가흔(김민)이 나타나면서 이들의 우정은 금이 가기 시작한다.가흔은 대그룹의 상속녀로 처음에는 호태와 사랑을 나눈다.그렇지만 민기는 사법고시에 합격한 뒤 애인 지숙(김지수)을 버리고 가흔을좇아 다닌다.가흔의 집안에서 호태보다 민기를 신랑감으로 점찍게 되고 결국 두 사람은 결혼한다.그렇지만 이 결혼은 민기에게 성공의 출발이 아닌 몰락의 서곡이다. 민기는 자신을 버린 어머니에게 복수하기 위해 어머니의 새 남편이경영하는 회사를 망하게 하려고 한다.기업전쟁을 벌이던 민기는 자금조달을 위해 자신의 회사 지분을 시장에 내다 파는데 이를 민기에게배신당한 호태와 지숙이 사들인다. 드라마의 끝은 ‘용서’로 맺어진다.민기는 췌장암 말기 판정을 받고 호태를 찾아간다.호태는 진심으로 뉘우치는 민기를 용서하고 한아이를 소개시켜준다.다름아닌 지숙이 낳은 민기의 아들.아이는 선천성 소아백혈병을 앓고 있다.민기는 아이에게 자신의 골수를 준 뒤 행복하게 죽어간다. 형제애와 뒤틀어진 야망,가족간의 사랑을 그렸던 ‘꼭지’에 이어우정과 야망을 주제로 한 무거운 톤의 드라마를 만든다는 점이제작진에게는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또 SBS 주말드라마 ‘덕이’에서주요 배역으로 출연 중인 박상민의 겹치기 출연 문제도 넘어야 할 과제다. 장택동기자 taecks@
  • 조성기·김다은씨의 ‘꾸밈’없는 이야기 두편

    수식이 거의 없어 오히려 감칠 맛나는 소설집 두 권이 눈길을 끈다. 중견작가 조성기의 작품집 ‘종희의 아름다운 시절’(민음사)은 타이틀작과 ‘종희의 서러운 시절’을 포함,3편으로 된 얇은 책이다. 종희라는 이름을 내건 두 편의 작품은 주인공이 같은 연작인데 이야기 내용도 독자를 사로잡지만 이야기를 더 잘 전달하기 위해 작가가 부러 선택한 문체가 한층 매력적이다.이북 원산에서 태어난 여주인공 종희가 19살로 육이오를 맞기까지가 소설의 아름다운 시절이고 부모와 올케·조카를 놔두고 월남한 직후의 부산 생활이 서러운 시절에 해당된다. 일제 말기,분단직후의 북한,전쟁발발과 월남 등 사연이 많을 수 밖에 없지만 비슷한 사연이 흘러넘치고 이미 많이 이야기되어버려서 탈이다.작가는 이 흔한 사연을 어떻게 해야 새롭게 말할 수 있을까. 본래 이 작품의 소재는 창작이 아니고 작가의 옛 전세집 여주인인이종희씨가 테이프 10개 분량에 담은 과거사다.조성기는 이 장황한신세담을 테이프 1개 분량도 못되게 바짝 조인다.이때 시제의 현재형 고수,수식어와 설명 적극 배제의 특이한 문체가 솟아난다.길고 중복됐을 사연 한가운데를 뭉턱 잘라버리고 현재 시제와 함께 쑥쑥 나가는 바람에 인물이 굉장히 생동감있게 다가오며 마치 아직 앞뒤를 재지 못하는 아이처럼 설명이란 걸 하지 않아 독자의 상상력을 촉진시킨다.장황한 글을 많이 써본 작가만이 시도할 수 있는 멋진 ‘변태’다. 여성작가 김다은의 ‘위험한 상상’(이룸)도 꾸밈새없는 간명한 문체가 돋보인다.그런데 이 읽기 쉬운 문체는 작품의 전체적인 정조를살려내기 위한 은근한 미화작업이 아니라 작가의 다소 외진 ‘아이디어’에 독자를 곧장 닿게 하기 위한 거침없는 아스팔트 포장과 같다. 사람살이의 우스꽝스러우면서도 비극적인 단면이 작가의 아이디어다. 작가는 인물이나 사회의 곡진한 면보다 일순 정지·확대시킨 인간의조잡하고 부조리한 측면에 더 강하게 끌려있다. 아이디어 한 점을 완전연소시키는 콩트 같이 삶을 너무 단순화한 감이 있지만 바로 이 점을 재미있어할 독자도 적지 않을 것이다. 예컨대 표제작에서 한 여고생은 짝사랑하는 선생과의 성적인 관계를 상상하는 일기를 쓴 채 자살하고,그 교사는 그 일기로 꼼짝없이 감옥행을 당한다.‘개만도 못한 소망’은 가출한 아내가 우연히 만난 여자로변신해 남편과 뜻깊은 외도를 한다는 이야기다. 책 후미 해설에서 평론가 김치수는 “대부분의 소재가 일상적으로 보고들을 수 있는 것이어서 농담처럼 웃을 수 있는 것이지만 거기에는언어가 가지고 있는 애매성이라든가 인간의 운명이 가지고 있는 희극성이라든가 소설이 가지고 있는 반전의 묘미라든가 하는 문제를 밝히려는 작가의 의도가 숨어 있다”고 말한다. 김재영기자 kjykjy@
  • 병역기피·未귀국자 75명 공개·고발

    병무청은 13일 병역기피자 34명과 미귀국자 41명 등 모두 75명 본인및 부모의 명단을 공개하고 고발조치했다. 병무청에 따르면 부친이 교수인 최모(30)씨는 징병검사에서 현역 판정을 받자 해외로 나간 뒤 입영통지를 받고도 귀국하지 않는 등 모두34명이 현역 또는 보충역 판정을 받고 출국하거나 무단가출해 병역을 기피했다.현역 판정을 받은 사람은 24명,보충역은 10명이었다. 또 부친이 변호사인 윤모(24)씨 등 41명은 대부분 유학을 목적으로미국과 호주 등으로 출국,허가기간이 만료됐음에도 귀국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미귀국자수는 이날 명단이 공개된 41명을 포함해 모두 353명에 이른다. 병역기피자 및 미귀국자 부모의 직업은 무직이 28명으로 가장 많고▲사업 8명 ▲상업 6명 ▲회사원 5명 ▲일용직 5명 ▲경비원 3명 ▲변호사 1명 ▲소개업 1명 ▲교수 1명 ▲기타 17명이다. 미귀국자 및 병역기피자로 고발되면 병역법 제88조와 94조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게 되며,미귀국자의 친권자나 보증인에게는 5,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노주석기자 joo@
  • [조약돌] 3남매 33년만에 극적 상봉

    아버지가 사망한 뒤 어머니마저 가정형편으로 가출하는 바람에 뿔뿔이 헤어졌던 3남매가 경찰의 도움으로 33년 만에 만났다. 우영숙씨(41·서울 송파구 잠실동)는 경찰의 ‘헤어진 가족찾아주기 운동’을 통해 9일 서울 수서경찰서 잠실5 파출소에서 5살 때 헤어진 오빠 병대씨(43·인천 계양구)와 남동생 병수씨(38·경기 오산시)를 만났다. 영숙씨는 부모와 떨어진 뒤 서울 구로동의 한 보육원으로 옮겨지면서 형제들과 소식이 끊겼다.영숙씨는 이날 자신의 성이 ‘유’씨가아니라 ‘우’라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오빠 병대씨는 동생 영숙씨를 보자마자 “엄마를 진짜 많이 닮았다. 너를 얼마나 찾았는데,그동안 고생많았다”면서 부둥켜 안았다. 전영우기자 ywch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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