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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제역 후폭풍 위기의 축산농] “3개월새 손해 2억원… 멀쩡한 소도 못파니 어떡하나요”

    [구제역 후폭풍 위기의 축산농] “3개월새 손해 2억원… 멀쩡한 소도 못파니 어떡하나요”

    “아니, 현장 매뉴얼을 따랐더니 이제 와서 그리한 근거를 대라니요. 자기네들이 확산방지 노력을 제대로 못해서 이리된 걸 왜 힘없는 농가에 뒤집어씌웁니까.”(경북 안동 한우농) “3개월간 손해가 얼마인 줄 압니까. 2억원이에요, 2억원. 팔아야 하는 소가 150마리인데, 하나도 못 내놨습니다. 혈청 검사해서 안전한 걸로 나오면 팔게 해 준다더니 전화도 안 받아요. 우리는 어떡하라고요.”(경기 안성 육우농) 구제역으로 살처분된 소는 15만여마리. 돼지의 30분의1 정도지만 농가의 속앓이는 ‘그나마 낫다’는 말도 꺼내기조차 힘들다. ●“한우값 고작 20% 하락했다고?” 경기도 안성에서 비교적 규모가 큰 별빛농장. 소독약에 운동화를 담갔다 꺼내고 우주복처럼 생긴 회색 방역복을 덧입고서야 농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여전히 방역에 신경쓰는 건지 묻자 김창구(56) 농장주는 “구제역이 나기 전부터 이렇게 했다.”고 답했다. 이 농장에서는 소 120마리를 키운다. 한 마리의 공간이 평균 16㎡정도. 처음부터 이렇게 방역을 철저히 하고 사육 공간이 여유로워 구제역 피해를 덜 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김씨의 한숨은 그치지 않았다. 소를 묻은 일은 없었지만 구제역 후폭풍을 맞은 탓이다. 가장 큰 문제는 소값 하락. 750~800㎏짜리 한우가 구제역 발생 전보다 20% 정도 떨어진 600만~650만원에 팔린다. 송아지를 키워 우시장에 팔기까지 2년 동안 평균 사료값이 350만원 든다. 송아지를 270만원에 사들였다니 얼추 계산해도 인건비조차 빼기 힘들다. 전북 정읍에서 한우농장을 하는 박승술(54)씨 사정도 마찬가지. “5~10% 오른 사료값을 따지면 팔아야 하는데 떨어진 소값 생각하면 못 팔아요. 한우값이 고작 20% 하락했다고요? 사료값, 인건비는 왜 안 따지는데요? 우리 체감 하락률은 절반 이하예요.” ●“살처분 지침 따랐는데 왜…” 경북 안동에서 한우를 키우는 조득래(44)씨는 구제역 발생 초기에 100마리 중 43마리를 묻었다. 확산을 막는 예방적 살처분이었다. 하지만 최근에 나온 정부의 보상 기준에 분통을 터뜨렸다. 48개월령 암소 한우(번식우)의 평균 체중이 357㎏으로 산정된 것을 예로 들며 조씨는 “이건 10년 전 기준이고, 요즘은 못해도 2배는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동제한이 풀려 부분적으로 가축을 출하할 수 있게 됐지만 여파는 여전하다. 안성에서 육우 240마리를 키우는 곽근원(53)씨는 150마리를 석달째 출하하지 못하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우시장에 내놓으려고 했지만, 안전성 검사를 먼저 해야 한답니다. 열흘 전에 혈청 검사를 해가더니 지금껏 감감무소식이에요. 한우·육우 출하는 막아 놓으면서 미국, 캐나다산 수입 물량은 늘리겠다는 게 이 정부입니다. 우리 축산 농가를 다 죽일 참인가요?” ●“선진화 방안? 현장은 봤나?” 정부의 축산 선진화 방안에 대해 물었다. 돌아오는 대답은 한결같았다. “이번 살처분 보상 기준만 보더라도,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어요. 현장을 모르는데 무슨….” 김창구씨는 “지금까지 나온 것만 보면 안성에 있는 1000여곳의 농가 중 200여곳 정도만 이 조건을 수용할 수 있다. 대부분 영세해서 선진화 방안을 도입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고개를 저었다. 취재 도중 만난 한 농장주의 말이 귓가에 맴돈다. 그는 ‘3대 원죄(寃罪)’가 생겼다고 했다. “살아있는 소를 묻은 죄, 소비자들에게 본의 아닌 피해를 준 죄, 소를 토양에 묻어 후세에게 피해를 준 죄입니다. 이건 씻어낼 길이 없어요.” 안성 최여경기자·성민수PD kid@seoul.co.kr
  • [구제역 후폭풍 위기의 축산농] “구제역 부서 확대” “허가제 내년 도입”

    구제역 방역과 정책 부문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갖고 있는 영국 농식품환경부(DEFRA)와 농림수산식품부의 구제역 전문가들이 지난달 18일 과천종합청사에서 머리를 맞댔다. 마틴 윌리엄스 축산물정책팀장은 영국에서는 구제역 의심 증상이 발견되면 확진 전에 임시 통제지역을 10㎞까지 설정한다고 말했다. 농민 보상은 시가 보상이 원칙이지만 발생 원인 농가에는 5000파운드(약 887만원)의 벌금을 물린다고 전했다. 방역 인원도 우리나라처럼 공무원을 우선 투입하지 않고 전문 외주업체에 일임한다고 밝혔다. 엿새 뒤인 지난달 24일 정부는 ‘축산 선진화 방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선진화와 고급화는 대규모 농가에 유리하고 소규모 농가의 도태를 유도하는 것이어서 반발이 예상된다. 선진화 방안은 구제역 초기부터 위기 대응의 최고 단계인 ‘심각’에 해당하는 강력한 방역조치를 담고 있다. 농식품부와 지자체 및 군경 등으로 구성되는 ‘가축전염병 기동방역기구’와 기존 3개 검역 기관을 통합해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가칭)를 설치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농식품부의 담당 부서가 우선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를 담당하는 동물방역과를 2개 과로 확대해 구제역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살처분 보상은 가격이 급등하면 과거 1년 평균 시가의 30% 초과분까지만 지급한다. 특히 정부는 ‘백신접종 청정국’ 지위 획득을 목표로 삼은 만큼 우리나라와 주변 국가에서 많이 발생하는 A·O·아시아 1형을 혼합한 ‘3가 백신’을 접종할 계획이다. 정부는 백신 비용을 일정 규모 이상의 축산 농가에 부과하는 정책 방향을 확정한 바 없다고 하지만 농가들은 심하게 반발하고 있다. 농민단체들은 백신 비용을 농가에 떠넘긴 타이완에서 구제역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고 반박하고 있다. 축산업 허가제는 내년부터 대규모 농가에 우선 도입한다. 대상이나 시기, 방법 등 구체적인 방안은 생산자단체 등과 협의를 거쳐 이달 말에 확정한다. 허가제는 가축 전염병 방역이나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축산물을 생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행 기준과 범위를 정하는 데 논란이 예상된다. 이 밖에 사육·운송·도축 단계를 포괄하는 지속 가능한 친환경 축산업으로 키우기 위해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인증제도를 정비하고 재입식 농가가 축사 시설을 현대화하도록 300억원의 예산을 우선 배정키로 했다. 반면 사육부터 도살까지 반윤리적인 가공 과정 때문에 필요성이 제기된 동물복지형 축산 대책은 빠져 있는 상황이다. 농촌경제연구소 설문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동물복지형 쇠고기(등심 600g)의 경우 일반 쇠고기보다 35.5% 오른 값(1만 7757원)을, 돼지고기(삼겹살 600g)의 경우 일반 돼지고기보다 38% 오른 값(4561원)을 치를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이른 시일에 구체적인 안을 내놓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구제역 백신으로 다 못 잡아”

    경북 영천시 금호읍 황정리의 돼지 6마리가 구제역에 걸린 것으로 판명나자 대규모 살처분 이후 재입식을 준비하던 축산농가들은 구제역 재확산을 우려하면서 불안해하고 있다. 경북도에서 축산업에 종사하는 김모(57)씨는 “백신을 접종하고도 구제역이 추가 발생할까 우려했는데 실제로 재발해 허탈하다.”면서 “생산 정상화까지 더 많은 시간이 걸릴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17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구제역 재발생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과정이다. 지난달 24일 ‘사실상 구제역 종료’를 천명한 것은 간헐적인 발생까지 막을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축산농가의 가축이동 제한이 풀리고 돼지 재입식이 시작되면서 외국산 종돈 등에 의해 구제역이 재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현재까지 알려진 7종류의 구제역 바이러스를 모두 막을 수 있는 백신은 없다. 이번의 경우 정부가 맞힌 예방백신으로 막을 수 있는 ‘혈청형 O형’이 발생한 점은 다행이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백신접종으로 대량의 구제역 바이러스를 막을 수는 없다. 이번 구제역 재발생도 야생동물이나 농장주가 옮긴 대량 바이러스를 백신을 맞은 돼지가 이겨내지 못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 관계자는 “백신 접종은 구제역에 감염돼도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해서 발병을 완화하고 바이러스 배설량을 감소시켜 전파를 막아주는 것”이라면서 “바이러스가 대량으로 침입하면 감염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국내에서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는 가축에 접종한 수입 예방백신이 막을 수 있는 바이러스와 83.5%의 일치도를 가지고 있다. 백신의 효과가 100%는 아니라는 의미다. 사실 백신 접종은 구제역의 창궐을 막을 수 있지만 종식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타이완의 경우 1997년 구제역 예방 백신 접종 이후 6년간 구제역이 종식되지 않은 바 있다. 백신을 맞히면 농가들이 방역에 관심을 덜 두기도 하고 백신 접종으로 구제역이 발병하지 않던 어미돼지와 달리 새끼돼지는 구제역에 걸린 채 태어나는 경우도 있다.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구제역의 완전 종식까지 적어도 2~3년이 걸리며 향후 6개월마다 백신을 재접종하겠다.”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번 구제역 재발생은 백신청정국을 목표로 삼고 있는 우리나라에는 악재임이 분명하다. 백신청정국은 백신 접종 후 2년간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고 2년째에는 구제역 바이러스도 검출되지 않아야 한다. 구제역 재확산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다. 소는 구제역이 재확산될 확률이 더 높다. 소는 예방백신 접종 이후에 구제역에 감염되면 구제역 바이러스를 보유한 ‘캐리어’(carrier·보균자)가 될 수 있다. 임상증상은 없지만 구제역 바이러스를 퍼뜨린다. 이중복 건국대 수의학과 교수는 “이미 축산농가들의 돼지 재입식이 구제역 재확산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면서 “국내 종돈이 부족해 외국 종돈을 들여오면서 축사 내에 남아 있던 구제역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구제역 재발생으로 축산농가들은 예방접종이 만병통치약이라는 믿음을 버리고 방역에 대한 경각심을 유지하는 한편 재입식에도 각별한 주의를 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구제역 후폭풍 위기의 축산농] 한우 450만~485만원… 1년 새 20% ↓

    [구제역 후폭풍 위기의 축산농] 한우 450만~485만원… 1년 새 20% ↓

    구제역 파동 이후 쇠고기 가격은 하락한 반면, 돼지고기 가격은 꾸준히 상승해 왔다. 17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산하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3~5월 한우(큰 소) 산지가격(1등급, 600㎏ 환산 기준)은 450만~485만원으로 전년(634만원)보다 20~26%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수송아지 가격도 전년(246만원)보다 하락한 190~210만원으로 전망된다. 또 같은 기간 쇠고기 수입량도 전년보다 16% 증가한 6만 7000t으로 예상돼 소값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가축 시장 재개장으로 그동안 유통되지 못했던 물량이 쏟아지면 소값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돼지값은 장기적으로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센터에 따르면 4월 돼지고기(지육) 가격은 ㎏당 6000원대 초반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3월 지육 가격은 6719원으로 전년 같은 달(3920원)보다 68.4% 높은 수준이었지만 이동제한 해제로 3월 하순부터는 가격이 일시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7~8월 사육 마릿수 감소로 높은 가격대(6800~7000원)를 유지하다가 9월에 들어서면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속보] 영천 돼지농가서 또 구제역···올해 유행했던 ‘O형’

    [속보] 영천 돼지농가서 또 구제역···올해 유행했던 ‘O형’

     농림수산식품부는 17일 경북 영천 돼지농장에서 16일 구제역 의심 증상을 보인 돼지에 대한 정밀 검사결과 구제역으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농식품부가 구제역 경보단계를 ‘경계’에서 ‘주의’단계로 하향 조정한 지 4일만에, 또 구제역 감염 가축에 대한 마지막 살처분이 이뤄진 지 26일만에 구제역이 다시 발생했다.  농식품부는 수의과학검역원의 정밀 검사결과, 영천 돼지농가에서 발생한 구제역은 올해 전국에서 발생해 백신접종을 실시하고 있는 O형 혈청 구제역으로 판명됐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경북도에 해당 농장의 이동제한 조치 및 감염 돼지 6마리를 살처분하고 농장 내외부에 소독 등 긴급방역조치를 취하도록 조치했다. 또 전국 시도에 축산 농장에서 사육중인 가축에 대해 임상관찰 및 일제 소독·예찰 활동 등 방역대책 추진을 강화토록 지시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번에 발생한 구제역 유형은 예방접종이 실시되고 있는 유형으로 앞으로도 기존 발생지역을 중심으로 간헐적으로 추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축산농가는 예방활동을 철저히 하고 구제역 의심증상이 발견되는 경우에 신속히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전북도 구제역 과잉대응 논란

    정부가 구제역 상황을 사실상 종료했지만 전북에선 계속되는 방역에다 가축시장 개장까지 미루고 있어 과잉대응 논란이 일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 3일자로 전국의 가축 이동제한을 모두 해제하고 8일부터는 가축시장 개장을 허용했다. 11일에는 방역협의회를 열어 구제역 방역단계를 ‘경계’에서 ‘주의’로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 때문에 전북을 제외한 대다수 자치단체는 구제역 상황이 끝난 것으로 보고 소독통제소 운영 등 방역활동을 중단했다. 고속도로 톨게이트 등에 설치된 소독통제소를 대부분 철거하고 가축시장을 개장해 축산농가들의 불편을 해소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러나 전북은 아직도 56곳의 소독통제소를 운영 중이다. 최고 150개에 이르던 소독통제소는 3분의1로 줄어들었지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다는 얘기다. 또 대다수 지자체가 가축시장을 전면 개장했지만 전북은 이달 말까지 관망하다 새달 1일 개장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전북 지역 축산농가와 주민들은 전북도가 구제역 청정지역을 사수하려는 진정성과 의지는 이해하지만, 과잉대응이 아니냐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전북지역에 진입하는 모든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는 여전히 진입 차량에 입체적으로 약제를 살포하는 소독통제소를 운영해 운전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가축시장도 오는 18일부터 도내에서 생산된 송아지만 매매를 허용하고 전면 개장은 5월부터나 허용할 방침이어서 축산 농가들의 불만이 높다. 송아지 입식에도 적기를 맞았지만 이마저 여의치 않아 이래저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서현 양돈단지 ‘폐쇄 vs 재입식’ 갈등

    서현 양돈단지 ‘폐쇄 vs 재입식’ 갈등

    지난해 11월 구제역이 최초로 발생한 경북 안동시 와룡면 서현양돈단지의 돼지 재입식을 놓고 주민과 농장주 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안동시는 최근 구제역 종료 공식 선언 뒤 가축 이동제한이 전국적으로 해제되면서 8일까지 지역 축산농가를 대상으로 가축 재입식 신청를 받고 있다. 시는 구제역 미발생 농가에는 이달부터 재입식을 허용하고, 발생농가에 대해서는 축사 청결 상태 등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될 경우, 30일 이후 재입식하도록 할 계획이다. 돼지 1만 6000여 마리를 살처분한 서현양돈단지(6만 4900여㎡) 내 7개 농가도 2만여 마리의 돼지 재입식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농장주 양모(49)씨는 “농가들이 5월 재입식을 위해 축사 청소와 소독을 하는 등 준비를 모두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인근 서현리 28가구 주민 60여명은 단지 폐쇄 요구와 함께 돼지 재입식을 강력 저지한다는 입장이다. 주민 권모(58)씨는 “돼지 사육단지에서 발생되는 악취와 함께 마을 전체에 파리·모기 떼까지 들끓어 사람이 도저히 살 수 없는 지경이었다.”면서 “이 참에 양돈단지를 폐쇄하는 것이 주민과 4㎞ 남짓의 안동댐을 살리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돼지 재입식에 나설 경우 행동으로 막겠다.”고 덧붙였다. 시는 60억~70억원을 들여 서현양돈단지를 매입, 단지를 폐쇄한다는 계획이지만 가능성은 미지수다. 매입비 확보 자체가 어려운 데다 농가들이 폐업 보상까지 요구하고 있어서다. 안동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구제역관련 시·군 간 이동제한 해제

    구제역과 관련한 시·군 단위 가축 이동 제한이 모두 해제됐다. 농림수산식품부는 3일 “충남 홍성군을 마지막으로 시·군 단위로 내려졌던 가축 이동 제한이 모두 해제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29일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지 125일 만이다. 하지만 농장 1004곳의 경우 마지막 매몰 처분이 있은 지 3주일이 지나지 않아 농장 단위의 가축 이동 제한이 계속 적용된다. 농식품부는 구제역이 마지막으로 발생한 지 2주가 지나고 임상검사를 시행해 이상이 없을 경우에 한해 시·군 단위 가축 이동 제한을 해제하고 있다. 농장 단위의 이동 제한 조치는 마지막 구제역 발생 이후 3주간 추가 발생이 없으면 해제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오는 11일까지 추가 발생이 없으면 농장 단위 이동 제한도 모두 해제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소비자들도 값싼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중대본 파견 6개 부처 과장들, 숨가빴던 4개월을 말하다

    중대본 파견 6개 부처 과장들, 숨가빴던 4개월을 말하다

    구제역은 지난해 11월 28일 경북 안동에서 첫 발생 신고가 접수된 이후 요원의 불길처럼 전국으로 확산됐다. 수많은 소·돼지가 동시다발로 살처분되다 보니 부실 매몰지에서의 침출수 유출로 인한 2차 환경오염 문제가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했다. 정부는 원활한 사태 수습을 위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5개 부처에서 선발된 인력으로 부처합동 매몰지관리 지원팀을 꾸렸다. 또 행정안전부 재난대책과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다. 중대본은 3월 31일 자로 해체되고 파견자들은 1일 소속 부처로 복귀했다. 서울신문은 중대본에 파견됐던 6개 부처 과장들과 서면 인터뷰를 통해 숨가쁘게 일했던 그간의 소회를 들어봤다. 행정안전부 안병윤, 보건복지부 권준욱, 농림수산식품부 신현관, 환경부 백운석, 문화체육관광부 김재환, 국토해양부 이철조 과장 등이 인터뷰에 동참했다. →처음 합동 근무 명령을 받았을 때의 심정과 각오는. 권준욱 복지부에서 신종플루로 한동안 정신없었던 일을 떠올리며, 다른 부처 일로만 여겼던 구제역이 나의 일이 됐다는 것에 사실 두려운 생각마저 들었다. 근무를 시작하고 맞이한 토요일(2월 19일), 파견자들이 모여 구제역 괴담 등 국민들의 불안감을 없애는 데 최선을 다하자고 결의를 다졌다. 마치 전투 중에 최일선에 선 첨병과도 같은 심정이었다. 신현관 축산정책과장으로 구제역 중심에 있다가 중대본 파견 근무 명령을 받고 당황스러웠다. 구제역이 방역 지원과 조정(1차 백신접종이 거의 완료단계)에서 매몰지 침출수 문제가 이슈로 등장하면서 매몰지관리 지원에 초점이 맞춰졌다. 파견 중이던 국장이 국립식물검역원장으로 발령 나, 교체 파견자로 발탁된 것이다. 농식품부가 주무 부처였다가 여러 부처 공동 일이 돼 구제역과 매몰지 문제 종식을 위해 일익을 해내겠다는 각오를 다지며 마음을 추슬렀다. 안병윤 재난대책 과장으로 지난해 9월 태풍 곤파스와 수도권 홍수피해, 연평도 포격 등 재난대응과 피해복구 지원에 직원들이 녹초가 된 상황이었다. 구제역 문제가 제발 중대본 체제로 가지 않기를 바랐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경기 북부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경기 제2청사에 정부합동 지원반을 구성한 것을 시작으로 본부에 구제역 매몰지 지원팀까지 구성하게 됐다. 중대본 총괄과장이다 보니 휴일과 낮과 밤 구분 없이 앞만 보고 달려온 것 같다. →합동 근무의 의의와 성과를 꼽는다면. 백운석 정부 부처 직원들이 합동으로 지원팀을 구성해 운영한 것은 재난 대응에 있어서 통합적인 관리체제의 한 모델을 제시했다고 생각한다. 전 부처가 힘을 합쳐 대안을 제시하고, 중대본 지휘체제로 일원화해 전국 지자체까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는 점에서 앞으로 재난대응에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소속 부처 업무를 가리지 않고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모습에서 큰 동료애도 느낄 수 있었다. 이철조 당초 예정됐던 3월 말까지 매몰지 정비사업을 차질없이 진행한 것이 최대 성과이다. 전국 매몰지에 대한 전수조사, 정비대상 매몰지 선정, 정비를 위한 설계 시공 등 일련의 과정을 계획적으로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은 중대본의 역할이 컸다고 생각한다. 향후에도 좋은 본보기로 남을 것이다. 중앙부처 외에도 각 부처 산하기관 소속 전문가들의 참여도 큰 힘이 됐다. 정비 대상 매몰지에 대한 설계와 시공상황을 점검해 준 기술 전문가들께도 감사를 드린다. 신현관 중대본이 꾸려지기 전에는 각 부처 일에만 충실하다 보니 의견이 충돌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농식품부는 방역에 초점을 두고, 환경부는 환경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다 보니 제대로 조율이 안 된 내용이 국민에게 전달돼 혼란을 야기시켰다. 중대본이 설치됨으로써 정부 내 의견이 조정돼 언로가 일원화되고, 군·경 병력의 동원과 지자체장의 관심을 유도하는 등 범정부적인 대처가 이뤄질 수 있었다고 본다. →힘들었던 점과 보완이 요구되는 사안은. 김재환 구제역과 매몰지 정비작업이 이뤄지는 동안 언론과 인터넷에서 ‘식수대란’, ‘침출수 비상’, ‘축산업 붕괴’, ‘대재앙’ 등 극단적인 표현들이 나와 힘들었다. 물론 상황이 그만큼 심각했기 때문이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사정이 달랐다.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사실보다 과도한 표현들이 국민에게 큰 불안을 안겨 준 측면이 크다. 특히 인터넷의 경우 너무 심하다 싶을 정도로 잘못된 정보도 많고, 과장된 해석도 많았다. 실제 구제역으로 인해 치러야 할 ‘언어의 비용’도 많았다. 백운석 연일 아침 일찍 나와서 밤늦게 들어가다 보니 육체적인 피로와 잘해야 된다는 정신적 부담감도 컸다. 무엇보다 일부 언론에서 매몰 초기 급박한 상황에서 발생한 부실 매몰지에 대한 문제를 반복적으로 제기하고, 매몰지가 아닌 지역의 일반적인 오염도까지 매몰지 때문으로 보도할 때는 힘이 빠졌다. 안병윤 재난 대응 인력의 전문성이 부족하고, 오랜 기간 연일 긴장된 업무를 수행하다 보니 피로를 해소해 줄 수 있는 메커니즘이 부족했던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현재 우수한 전문인력이 재난관리 분야에 근무하도록 유인하는 조직상의 메리트가 부족하다. 또 교대근무를 할 수 있는 인력도 부족하다. 이번 중대본 운영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지만 전문인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일본 지진을 계기로 우리는 어떤 대비책이 필요한가. 이철조 기존 시설물의 내진 성능을 효과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기술개발에 나서야 한다. 매뉴얼과 분야별 대응 전략도 정비가 필요하다. 평소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대응훈련도 내실 있게 실시해야 한다. 국민들이 행동요령을 숙지해 따를 수 있도록 반복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권준욱 미국 유학 시절 토네이도가 온다는 경고를 텔레비전을 통해 들었던 기억이 난다. 재난 시 자동으로 텔레비전이 켜지면서 경고 방송이 나왔다. 우리도 통신·방송수단 등을 통해 신속히 알리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본다. 정부 역시 부처 간 합동 태스크포스를 가동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기반이 필요하다. 신현관 자연에 순응하는 사회 구조를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시장 메커니즘이 작동하지 않을 만큼의 정부 개입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가축 매몰 매뉴얼만 봐도 현실 대응능력이 떨어진다. 각 지역의 상황이 다르지만 일률적으로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도록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큰 틀의 가이드라인으로 해당 지자체장이 지역 여건에 맞게 운용하도록 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이다. →합동근무를 마치고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재환 구제역 방지 업무를 하다 유명을 달리한 9명의 명복을 빈다. 이런 분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흙더미에 묻혀 사라진 347만 마리 가축의 영혼도 위로하고 싶다. 죽어가면서까지 새끼에게 젖을 먹였던 횡성의 어미소 사연은 가슴 아팠다. 우리는 살처분된 동물에게 미안함을 갖고, 두번 다시 이런 사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권준욱 중대본 매몰지 지원팀 팀장으로 어깨가 무거웠던 게 사실이다. 이제 파견근무를 끝내고 소속 부처에 복귀해 새로운 과제에 매달리고 있다. 당분간 주말에는 부족한 잠을 푹 자고 싶다. 전국의 많은 공직자들이 구제역으로 고생했다. 특별히 지면을 할애해 지원팀 근무자들의 뒷얘기를 취재한 서울신문에도 감사드린다. 백운석 구제역이 동시 다발적으로 확산되다 보니 부적절한 장소에 매몰하거나 침출수 유출 방지를 위한 차수시설이 미비한 곳도 있었다. 이번 사례를 거울로 매몰 처리 시 침출수 문제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고밀도 폴리에틸렌라이너를 차수재로 사용하는 등 매몰 방법의 개선이 필요하다. 과거 사례를 답습해 예방적 살처분이라는 명목을 내세워 구제역에 걸리지 않은 가축들도 살처분했는데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도 진지하게 모색해 볼 때이다. 신현관 구제역 매몰지 문제해결을 위해 부처합동 근무로 지원팀을 꾸렸던 것이 국민과 원활히 소통할 수 있는 자리였던 것 같아 좋았다. 구제역 위기에 관련 부처들이 상시적인 정보와 협의를 통해 대처한 것은, 향후 어떤 위기상황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부여하는 계기가 됐다. 안병윤 최선을 다해 구제역을 막았는데 한 세기 만의 혹한으로 방역효과가 잘 먹히지 않았다. 또한 사료차량 등 축산 관련 차량으로 인해 계속해서 구제역이 확산될 때는 맥이 풀렸다. 구제역 예방과 종식은 축산농가의 환경개선에 있다고 본다. 아울러 현재 우리나라는 국민들의 재난안전에 대한 요구를 정부 시스템상 충분히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국민들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재난안전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시대의 변화에 맞는 시스템 개선과 즉각 대처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춰야 한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매몰지 주변 상하수도 ‘지지부진’

    구제역 매몰지 주변 상하수도 설치 사업이 턱없는 국비 지원과 지자체 재정부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31일 경기 지역 지자체들에 따르면 정부는 구제역이 급속히 확산되던 지난 1월 침출수 오염이 우려되는 구제역 가축 매몰지 주변에 대해 상수도 설치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지난 연말과 올해 초 구제역이 발생한 18개 시·군 가운데 지하수 오염이 우려되는 933개 마을에 총연장 2226㎞의 상수로를 설치하기로 하고, 4800억원의 국비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경기 지역 상수도 공사에 배정된 국비지원금은 3283억원으로, 무려 1517억원이나 부족해 상하수로 공사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양시의 경우 지하수 오염이 우려되는 구제역 매몰지 78.9㎞에 대해 219억 4500만원의 공사비를 책정, 이 가운데 70%를 국비로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지원은 94억 7200만원이나 삭감됐다. 연천군도 50억원을 들여 40㎞ 구간에 대한 상수도 설치를 추진했으나 실제 국비지원은 17억 3700만원만 이뤄진 상태라 사업 축소가 우려되고 있다. 특히 2009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2년 연속으로 구제역의 악몽을 겪은 포천시의 경우엔 첫 번째 구제역이 발생한 지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상수도 공사가 완료되지 못하고 있다. 당초 포천시는 79억 5200만원을 들여 56㎞ 구간에 상수도를 설치할 계획이었지만, 국비 교부가 늦어진 데다 한겨울 공사가 중단되면서 구제역 발생 이후 1년이 지난 현재까지 2.8㎞ 구간만 공사가 완료됐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취득세 축소 따른 지방세수 감소 정부 100% 책임져야”

    “취득세 축소 따른 지방세수 감소 정부 100% 책임져야”

    “길고 힘든 전쟁을 치른 느낌”이라는 게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의 첫마디였다. 맹 장관은 지난해 말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면서 12월 29일부터 90여일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으로 활동했다. 그동안 구제역 방역과 매몰지 관리에 매달리면서 맹 장관은 ‘구제역 장관’이나 다름없는 나날을 보내야 했다. 맹 장관은 31일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중대본 활동에 대한 소회, 지방재정 문제 및 현장 공무원 중심의 정부포상 방침, 정부공직기강 확립 문제 등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다음은 일문 일답. 대담:박현갑 정책뉴스부장 →최근 주택 취득·등록세 감소로 인한 지방세수 감소 등 지방재정 확충을 놓고 지방에서 장관 입만 쳐다보고 있다. -아주 죽겠다(웃음). 취득·등록세가 절반으로 줄어들면서 생긴 세수 감소분에 대해선 정부가 100% 책임져야 한다고 기획재정부와의 부처협의 시 강력히 주장했다. 재정부에서도 그리하겠다는 생각이다. 구체적인 요구안에 대해서도 계속 강조하고 있다. →지방세 감소를 최소화하자는 게 정부 입장인가. -(언론에는) 마치 부처 간 의견이 맞지 않은 것처럼 비치는 것 같다. 행안부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중간 입장에 있다고 보면 된다. 적어도 취득세 삭감 부분에 대해선 지자체 입장을 대변한다. 지방 재정이 사실 굉장히 어렵다. 민주주의의 기본은 지방자치다. 이는 지방재정 확충을 전제로 하는데 그러려면 자주재정이 확보돼야 한다. 그러다 보니 생기는 문제가 지역 간 재정의 부익부빈익빈이다. 수도권처럼 잘사는 지역은 재정자립이 돼 있는데 안 그런 곳도 있다. 때문에 도리 없이 정부가 교부세로 부족분을 채워 주고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방이 아직은 자주재정을 운영할 수 없지만 언젠가는 그렇게 돼야 한다. →지방세 조정과 관련해서 사전에 부처 간 협의를 하지 않나. -사전에 얘기를 많이 한다. 재정부 장관도 만나면 수시로 한다. 취득세 인하는 내가 강하게 반대했다. 재정부에서는 경기가 어렵고 주택건축시장도 어려워 방법이 그것밖에 없다고 했다. 그래서 “지자체의 지방세 감소분을 100% 보상해 주면 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행안부로서는 지자체 의견을 대변해야 하니 앞으로 장관의 사전협의권한을 확대하려고 한다. 현재는 지방비 부담을 요하는 국고보조사업에 중앙과 지방 간 공식 협의시스템이 미비해 과도한 지방비 부담을 낳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지방비 부담을 수반하는 사항에 대해서는 행안부의 의견제출권을 협의권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려고 한다. →공무원 기강확립 얘기는 수시로 나온다. 음주운전이나 성매매에 대한 처벌을 확립토록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복안이 있나. -현재는 성매매가 비위유형 중 품위유지 의무 위반의 기타에 해당돼 징계수위가 약하거나 징계처분하지 않는다. 앞으로는 견책부터 파면, 해임까지 징계수위가 강화된다. 부처협의를 거쳐 오는 7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세종시 이주 공무원에 대한 지원대책은. -개인적으로는 수도분할을 강력 반대했지만 국회에서 결정된 이상 최선을 다해 세종시가 제 역할을 다하도록 지원하는 게 옳다. 디자인 포럼을 만들어 세종시를 점검했다. 100년 이상 내다볼 수 있는 명품도시를 만들겠다. 그런데 대통령, 국회는 서울에 남아 있게 돼 이산가족이 되는 게 가장 걱정이다. 다행히 우리 전자정부가 세계 1위인 만큼 스마트 오피스를 강화할 생각이다. 국무회의를 화상회의로 할 수도 있고…. 지금도 자치단체장 회의를 정부중앙청사 19층 대회의실에서 화상으로 잘하고 있다. →중대본이 31일로 종료됐다. -(차수벽, 옹벽 설치에 필요한) 시멘트 양생기간이 필요해 오늘까지 활동했다. 모든 점검을 끝냈다. 구제역 사후관리는 감출 일이 없이 모든 걸 투명하게 진행했다. 작은 문제도 즉각 현장보고토록 하고 바로 손대서 철저히 대처했다. →침출수 오염이 확인됐다는 보도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 -환경부의 침출수 조사기법이 미국, 영국 등 선진국에서도 쓸 정도로 세계적으로 공인됐다. 중대본은 침출수가 새나가지 않도록 매몰지를 완전히 싸 버리고 그 안에서도 아예 (침출수를) 뽑아 버렸다. 미심쩍은 부분이 있어 문제가 된 매몰지 417곳 전체에 시트를 치든 차단벽이나 옹벽을 설치하든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 →구제역 업무로 사망하거나 공상을 입은 공무원에 대한 처우개선안은. -구제역 업무 관련 사망자가 민간인 1명, 군인 1명을 포함해 11명이다. 사망자 가운데 40, 50대 공무원이 많다. 공무원은 20년 근속을 안 하면 유족연금이 안 나온다. 이 나이대는 아이들도 한창 클 시기인데 연금조차 없으면 어떡하겠나. 또 공무로 부상 시 현재는 3년까지만 정부가 치료비를 대준다. 하지만 그 이상 치료해야 하는 사람들은 일을 그만두거나 해 수입이 없어지기 때문에 정말 어려워진다. 이런 공무원들에게 3년이 지나도 치료비를 지원하는 쪽으로 일을 추진 중이다. 예산도 크게 들지 않는다. 공무원들이 봉사하다 희생한 부분은 정부가 당연히 합당한 대우를 해 주는 게 옳다. 이 자리를 빌려 구제역 처리에 기여한 지방공무원, 경찰, 군인, 자원봉사자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재발 가능성이 있으니 대비를 잘해야 한다. 중대본부장으로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보람을 생각하기는커녕 정신없이 바쁘게 지내 왔다. 보람보다도 최선을 다해 일했다. 물론 결과적으로 많은 가축이 희생되고 축산인들의 피해도 크고 국민들도 불안했다. 굉장히 힘든 긴 전쟁을 치른 느낌이다. 다만 초기에 선제적 대응을 잘했으면 이렇게까지 안 번지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은 있다. 사태가 컸는데 매뉴얼이 부실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번 사태를 통해 보강된 건 다행이다. 이와 관련해 IT 기반의 선제적 통합관리시스템을 재난안전실 주관으로 진행 중이다. →29일 국무회의서 구제역 방역 중 사망한 군인에 대한 훈장 추서가 있었다. -그 군인의 누나가 청와대 홈페이지에 “정부가 빠르게 대응해 줘서 정말 고맙다. 정부에 대한 신뢰가 높아졌다.”고 감사의 글을 올렸다고 한다. 대통령이 이 말을 하면서 날 쳐다보더라. (대통령이) 지방, 현장에서 근무한 사람들 위주로 표창하라고 지시했다. 최근 인천공항 발전에 기여한 이들에 대한 대통령 포상에 환경미화원을 포함시킨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 오는 6월에 국민 추천에 의한 대통령 표창을 수여한다. 4월까지 추천자를 접수하는데 현재 80여명 추천이 들어왔다. 포상을 자주 하는 것보다는 하나의 계기를 만들어 국민들이 원하는 사람들 위주로 훈장을 수여하는 게 바람직하다. 숨어서 좋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직계존비속 고지거부 비율이 30% 가까이 된다. 고위공직자에 대한 불신을 가져오는 것 같다는 지적도 있는데. -나는 고지거부를 하지 않았다. 장관으로서 하나도 감추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개인의견인데 부모 재산까지 낱낱이 공개하는 것은 이상한 것 같다. 자녀는 그래도 영향을 받았으니 공개하는 게 맞다고 본다. 정리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맹형규 장관은] ▲1972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1984~87년 연합통신 런던 특파원 ▲1988~91년 국민일보 워싱턴 특파원 ▲1991~95년 SBS 8시뉴스 앵커 ▲2004년 국회 산업자원위원장 ▲2005년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2008년 6월 대통령실 정무수석비서관 ▲2009년 9월 대통령 정무특별보좌관 ▲2010년 4월 15일~ 행정안전부 장관
  • 가축분뇨 방치… 곳곳 악취 고통

    가축분뇨 방치… 곳곳 악취 고통

    “넘치는 분뇨와 악취 탓에 동네 주민들한테 항의를 받을 때에는 절로 눈물이 날 지경입니다.” 구제역 피해로 고통받은 가축 농가들이 겨우내 농장에 쌓아 두었던 가축 분뇨를 처리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31일 강원·경기 지역 가축 농가들에 따르면 추운 날씨가 풀리면서 한겨울 동안 반출이 금지됐던 가축 분뇨에서 악취가 나고 있지만 분뇨가 워낙 많은 양이라 제때 퇴비와 액비로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가축 살처분으로 농장 안의 토지 매립도 여의치 못한 형편이다. 강원 홍천군 북방면 축산 농가들은 구제역에 따른 이동제한이 풀렸지만 아직까지 마을 입구에서 외부인의 출입을 막고 있는 바람에 농가마다 축사에 마련된 퇴비저장 시설에 수백톤씩의 분뇨가 쌓여 있다. 축산농 김모(54·홍천)씨는 “겨우내 퇴비를 내지 못해 2500여 마리에서 나오는 분뇨 1300여t이 축사 안에 방치돼 있다.”면서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은 것은 다행이지만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악취가 풍겨 또 다른 고통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액비 저장고는 상태가 더 심각하다. 축산농마다 저장공간에 저장량을 다 채우고 넘치는 바람에 심한 악취를 내뿜고 있기 때문이다. 분뇨 반출이 허용된 축산 농가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 분뇨를 처리하기 위해 톤당 육상 처리는 1만 6000원, 해상 처리는 3만 6000원이 들어가지만 육상처리 시설이 부족한 축산 농민들은 비싼 가격에 해상 처리를 신청하고 있다. 해상 처리 역시 재입식을 위한 농가 등의 신청이 폭주하는 바람에 웃돈을 줘도 처리가 밀려서 쉽지 않다. 경기 파주시는 동절기 가축분뇨를 석회 등과 함께 섞어 비닐에 밀봉해 보관하고 있다. 당초 가축분뇨는 인근 토지에 매입하던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구제역 바이러스 감염 우려와 살처분 가축 매립 등으로 토지 매립이 불가능해지면서 퇴비화에만 매달리고 있다. 시는 이달 초부터 가축분뇨 처리를 위해 바이러스 검사와 함께 퇴비화 작업에 나서고 있지만 한꺼번에 막대한 양을 처리하면서 과포화 현상을 빚고 있다. 고양시에서도 구제역 양성 판정이 내려진 농장의 가축분뇨에 대해 퇴비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동절기에 쌓인 가축분뇨량이 너무 많아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고양 지역에서 구제역 양성판정을 받은 농가의 가축분뇨만 5000t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포천시는 겨우내 석회와 함께 쌓아 두었던 가축분뇨를 처리하기 위해 퇴비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소독 등의 작업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있다. 이 때문에 쌓아둔 가축분뇨에 대해 두 달 이상 시간이 지난 뒤 바이러스 검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악취나 오염 등에 대해서는 뚜렷한 해결책이 없어 각종 민원의 온상이 되고 있다. 축산농 김삼수(62·포천시)씨는 “축사 밖에 쌓아 놓은 분뇨 때문에 악취로 고생하는 마을 주민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며 “구제역의 여파로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호소했다. 강원도 축산담당 공무원은 “강원 전역에서 분뇨 처리시설이 부족해 포화 현상을 겪고 있다.”면서 “다음달 말쯤이면 어느 정도 처리야 되겠지만 빠른 처리를 위해 인분처리장에서 가축분뇨를 처리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경기 장충식기자 bell21@seoul.co.kr
  • 축산개혁 업무 민간인이 지휘

    구제역 이후 축산 관련 개혁 업무를 지휘하게 될 농림수산식품부 축산정책관 자리는 민간인이 맡게 됐다. ●정책관 후보 민간인 2명 추천 29일 농식품부는 처음으로 개방형직위로 전환한 축산정책관을 재공모한 결과 공무원 및 민간인 13명이 지원했으며 내부 선발시험위원회의 검증을 거쳐 이 중 민간인 2명을 행정안전부 고위공무원 심사위원회에 추천키로 결정했다. 둘 중에 누가 되든 첫 민간인 출신 축산정책관이 나오는 셈이다. 최후의 한명은 4월 말 결정된다. ●새달 말 결정… 발전계획 수립 재공모에는 공무원도 2명이 지원했고 이들의 업무 수행력은 뛰어났지만 농식품부는 축산업 개혁을 위해 민간인이 더 타당하다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 임용되는 축산정책관은 축산발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축산자금의 지원 및 관리뿐 아니라 방역업무도 지휘해야 한다. 이 외 가축의 수급과 가격 안정, 축산 관련 환경오염의 방지, 공익수의사의 관리 등의 업무도 맡아야 한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지방시대] 구제역과 ‘동물복지’/박경량 순천대 대학원장

    [지방시대] 구제역과 ‘동물복지’/박경량 순천대 대학원장

    2000년 경기 파주에서 처음 발생한 구제역이 이후 수차례 재발한 뒤 이제 다시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11월 28일 오후 4시 15분 경북 안동시 와룡면 서현리에서 구제역 발생 신고가 접수된 이후 29일 현재 121일째다. 농림수산식품부 구제역 정보에 의하면 3월 3일 이후에는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되지 않고 있고, 구제역 발생상황은 지난 8일 현재 202건의 신고 중 양성 150건, 음성 52건이라고 한다. 구제역 확산 저지를 위해 구제역이 발생한 농장의 소·돼지 등 가축은 모두 살처분되어 매장됐다. 그런데 매장지의 지하수 오염 등이 2차적으로 문제화되고 있다. 정부는 수백만 마리의 가축을 살처분하고 매장하면서 엄청난 세금을 쏟아부었다. 문제는 이것만으로는 구제역이 완결될 수 없고, 주변 환경도 만만치 않다는 점에 있다. 이제 축산정책 당국과 축산농가는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할 때다. 특히 축산농가는 이윤 창출을 생각하되 고기와 우유, 달걀 등을 그들의 가족과 같은 국민들이 먹고 마신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올 겨울 전국을 휩쓸고 간 구제역의 경우만 보더라도 관계당국의 안이한 초동대처와 방역당국의 실수, 전문인력의 태부족, 축산농가와 가축분뇨업자·사료업자의 부주의 등이 어우러져 사태가 더 커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03년에 작성된 구제역 방역백서를 준수하지 않아 구제역이 확산되었다는 지적도 있다. 관련 당사자들의 세심한 주의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론 역부족이다. 구제역의 발병과 확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공장식 축산방식에 있다. 공장식 축산방식의 실태를 한번 살펴보자. 닭 한 마리당 차지하는 공간이 A4 용지 한 장보다 작은, 철망으로 만들어진 비좁은 아파트형 닭장 속에서 산다. 이러한 닭장들은 환기도 잘 되지 않고, 햇빛도 들지 않을 뿐 아니라 바닥도 축축하다. 이런 곳에서는 살모넬라균이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번성하기 쉽다. 소나 돼지의 사육환경도 열악하기는 마찬가지다. 돼지는 자기 몸이 겨우 들어가는 아스팔트 틀 안에서 산다. 돼지는 호흡기 질환에 취약하다. 사육환경이 청결하지 않으면 폐렴을 비롯한 여러가지 질병에 걸리기 쉽다. 그래서 돼지에게는 항생제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 어미 소는 새끼를 낳으면 6개월가량 우유가 나온다. 이 시기가 지나면 다시 임신시켜 우유를 나오게 한다. 이처럼 현재의 공장식 축산방식에서는 동물의 본능과 생활습관, 편안함은 철저히 무시되고 오로지 편의적인 가축 관리를 통한 이윤 창출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소나 돼지 등 가축들은 하나의 생명체라기보다는 우유나 달걀, 고기 등을 생산하는 기계로 취급되고 있다. 구제역과 같은 돌림병을 차단하거나 최소화하려면 현재의 공장식 축산방식 대신 가축들이 깨끗한 환경 속에서 마음대로 뛰어다니고, 자유롭게 먹고 마실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이른바 ‘동물 복지’를 지향하는 방식의 축산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의 도입은 가축의 자연치유력을 극대화해 항생제 수요를 근본적으로 없애고, 가축에게 스트레스를 없앰으로써 양질의 축산물을 생산·공급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 구제역 잠잠하니 이번엔 AI확산

    전국을 강타했던 구제역이 진정 국면에 접어든 반면 조류인플루엔자(AI) 의심 신고가 최근 잇따르고 있다. 27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9일 충남 천안에서 AI가 처음 신고된 뒤 지난 22일과 25일 경북 영천에서 99번째와 100번째 의심 신고가 잇따라 접수됐다. 계란을 생산할 목적으로 키우는 닭에서 발병한 99번째 의심 신고는 24일 양성으로 판정됐고, 100번째 신고된 토종닭은 수의과학검역원에서 검사 중이다. 지금까지 AI 의심 신고 100건 가운데 51건이 양성 판정을 받았고, 48건은 음성으로 판정됐다. 지난 25일까지 AI로 인한 살처분 후 매몰된 가금류는 269개 농가 627만 1000마리로 집계됐다. 농식품부는 현재 경기, 충남, 전남, 경남, 경북 등 14개 시·군에서 AI 확산을 막기 위해 가축 이동을 제한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철새들이 많이 있는 지역에서 잇따라 AI 의심 사례가 신고되고 있어 철새로 인해 AI가 전염된 것으로 추정한다.”면서 “겨울 철새들이 한반도에 있는 내달 중순까지는 간헐적으로 AI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대비책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반면 구제역은 지난해 11월 29일 처음 확인된 뒤 27일로 119일째 접어들고 있으나 지난달 25일 이후 신규 발생이 없는 데다가 지난 23일부터 나흘째 단 한 마리도 매몰 처리 되지 않았다. 구제역으로 인한 가축 이동 제한도 충남 보령과 홍성 두곳만 남기고 모두 해제됐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WHO&WHAT] 독재자의 만찬

    [WHO&WHAT] 독재자의 만찬

     ‘민주’(民主)가 당연하게 여겨지는 오늘날, ‘독재’(獨裁)란 말은 듣는 것만으로도 유쾌하지 않은 단어다. 다른 사람의 운명을 멋대로 좌우하고 과장된 논리나 종교와 다를 바 없는 맹목적인 믿음을 강요하는 독재에 대한 거부감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한국인에게도 ‘독재’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길거리로 뛰쳐나와 군사정권에 맞서 밑으로부터의 민주화를 일궈냈다는 자부심,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최장수 독재체제(북한)와 마주하고 있는 현실 등 우리는 독재와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에 몰아닥친 ‘재스민 혁명’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수십년간 그래온 것처럼 아랍권의 민주화 운동이 ‘찻잔 속 태풍’이 될 것이라는 전망은 이미 빗나갔다. 권력을 지키고자 하는 자들과 권리를 찾고자 하는 이들의 싸움은 점점 격해지고 있고, 이젠 국제사회의 개입도 본격화됐다.  가상 인터뷰 ‘WHO&WHAT’의 이번 주인공은 역사 속 인물들이다. 이름 자체가 공포가 되고, 금기어가 됐던 이들. 현대 정치사를 피로 물들이며 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난, ‘악몽’ 그 자체였던 네 명의 독재자들을 만찬장에 초대해 그들이 생각하는 재스민 혁명과 ‘독재’ 그리고 ‘민주화’에 대해 들어봤다. 사회:독재돼지 나폴레옹(소설 ‘동물농장’의 주인공)  식당으로 들어서는 네 사람의 표정은 썩 밝지 않았다. 살아생전 서로 배신의 총부리를 겨눴던 사이도 있었고, 서로 ‘사상적 동지’로 돈독한 관계를 자랑하던 이들도 있었다. 그들 사이에 가로놓인 반세기의 시간도 서먹한 분위기를 가시게 하지는 못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는 말이 사전에서 바로 튀어 나온 듯한 이들은 같은 자리에 마주앉아 있다는 사실 자체가 마뜩치 않아 보였다.  콧수염을 기른 사람이 셋, 군복을 입은 사람이 셋이었다. 앞에 이름표를 놓을 필요조차 없이 얼굴만으로도 누구인지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아돌프 히틀러, 이오시프 스탈린, 마오쩌뚱, 사담 후세인. 인류 또는 자기의 민족을 위해 떨쳐 일어났다는 대의명분을 앞세웠지만 결국엔 자기자신의 안위와 비뚤어진 욕망으로 가득찬 이미지만 역사에 남긴 공통점을 가진 이들. 한 사람만 있어도 공포를 느끼게 할 만한 20세기 정치가 네 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날 만찬 자리는 현재 국제정세를 감안하면 상당히 늦은 감이 있었다. 시대적 차이는 있지만, 각자의 전성기 시절 국내외 정치에 대해서라면 남부럽지 않을 역량을 과시했던 이들에게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강타하고 있는 ‘쟈스민 혁명’에 대해 묻지 않는다면 과연 누구한테 물어야 한단 말인가. 더구나 만찬의 주제가 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독재’인데 말이다.  네 사람의 만남에 적합한 사회자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민주화 전문가나 학자는 남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는 이들을 통제하기엔 늘 역부족이기 마련. 결국 메이너 농장의 절대권력자 나폴레옹(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에 등장하는 독재자 돼지)에게 어려운 역할을 부탁했다. 1945년 처음 세상에 알려진 이후, 지금까지 농장을 완벽하게 통제하고 있는 나폴레옹의 능력이라면 참석자들도 특별한 불만이 없을 것이란 판단에서였다. 오웰이 묘사한 것처럼 나폴레옹은 ‘사람이 돼지인지, 돼지가 사람인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능수능란하게 만찬장의 분위기를 이끌어갔다. 화제는 자연스럽게 본인들의 얘기와 현재 상황을 비교하는 방향으로 흘러갔다.    ●오늘의 메뉴●  애피타이저 - 당신은 떳떳한가  메인 디시1 - 당신의 국민은 왜 당신을 버렸을까  메인 디시2 - 당신은 부패했나  디저트 - 당신의 사랑은 진짜였나      <애피타이저> 당신은 떳떳한가.   →나폴레옹 인간 세상 최고의 독재자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게 돼 기쁘다. 나야 동물 100여마리 거느리는 수준이지만, 당신들은 수백만명에서 수억명에 이르는 사람의 목숨을 한 손에 좌우했던 사람들이지 않은가. 실제로 죽이기도 많이 죽였고…. 당신들보다 훨씬 잔혹하거나 무자비한 사람도 없진 않지만, 20세기 이후 독재자들 중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다는 점에서 선정됐다는 점을 밝혀둔다. 우선 당신들이 지금 이 테이블에서 떳떳하게 고개를 들고 있을 수 있는 자신감의 근원부터 묻고 싶다.   히틀러 정당성을 묻는거냐. 어디까지나 국민들이 원해서 적합한 위치를 맡았을 뿐이다. 내가 총통이 됐을 때 4500만명이 투표에 참가했고 그중 3800만명이 찬성했다.(히틀러는 1934년 대통령 파울 폰 힌덴부르크가 죽은 직후 1시간 만에 대통령직과 총리직을 통합하고 최고사령관 직까지 합쳐 그 자리에 오른 다음 투표를 실시했다.) 국민들이 내가 이루고자 하는 바에 자발적으로 동참해서 내가 그 위치에 올랐다는 증거다. 정당성의 측면에서 과거의 왕들과는 평가부터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왕 중에서도 네로나 헤롯 같은 사람이 있었고, 나름 성군(聖君)으로 존경받는 사람도 있는 모양이지만 그들은 왕으로 태어나 왕으로 살면서 그 권력을 조금 더 쓰느냐 마느냐의 차이가 있었을 뿐이다.   스탈린 난 볼셰비키 혁명을 주도했고 성공시킨 레닌이 직접 지목한 정당한 후계자다.(실제로는 레닌이 그의 위험성을 경고한 편지를 공개하려고 했지만, 스탈린이 의도적으로 막았다. 뿐만아니라 스탈린은 레닌의 후계자가 되기 위해 여러 장의 사진과 역사기록을 조작했다.) 그루지아 출신이라는, 심지어 러시아어를 잘 하지 못한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범 러시아 지역에서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는 데 대해 지금까지 의심해 본 적이 없다. 국민의 지지가 없으면 독재고 뭐고 간에 아예 정권을 잡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최소한 총과 칼로만 쿠데타를 일으켜서 최소 몇 년 이상 유지한 사례가 얼마나 될지 지난 100년 간을 꼽아봐라. 처음엔 그렇게 잡더라도 국민에게 비전을 제시하지 않으면 유지가 안되는 게 정치다.   →나폴레옹 그 말씀을 액면 그대로 믿는다면 여기 있는 사람들이 역사에 악인으로 이름을 남긴 것 자체가 불가사의한 일이다. 듣다보니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요새 연설을 통해 계속 반복하고 있는 논리와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그 얘기는 나중에 이어가기로 하고, 최근 전 세계 최고 관심사인 ‘쟈스민 혁명’에 대해 들어봤나.   마오 내용이야 어떻든 오랜만에 가슴이 뛰는 기분이다. 지난해 12월 한 청년이 분신을 하면서 벌어진 일이 불과 석달 만에 이렇게까지 커지다니. 벌써 두 나라(튀니지·이집트)의 정권이 뒤집혔고 리비아, 시리아, 바레인도 내전이 한창이지 않은가. 난 ‘공산당’을 알리고 ‘혁명 동지’를 모으기 위해 10만여명을 이끌고 1934년 370일 동안 1만 5000㎞를 걸어야했다.(마오는 12개의 지방을 지나고 18개 산맥과 24개 강을 건넜다. 마오의 짐은 두 장의 담요와 홑이불, 외투 한 벌, 책 몇 권 뿐이었다고 전해진다.) 그러고도 15년 이상 지나서야 중국을 세울 수 있었다. 고작 석달이라니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지금 같은 세상이라면 보다 완벽한 혁명을 꿈꿀 수 있을 것 같다.   히틀러 거기엔 100% 동감한다. 요즘처럼 다양한 수단이 있었으면 내가 연설을 일부러 석양무렵에 하면서 다양한 무대장치를 동원하는 수고는 덜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이런 아이디어는 히틀러의 선전장관이었던 요제프 괴벨스의 능력이라는 얘기가 정설이다.) 아! 물론 난 연설 대신 다른 방법으로 국민들을 설득해야 했겠지만 말이다.   후세인 참석한 다른 사람들은 딱 와닿지 않을 수도 있는데, 내 입장에서 쟈스민인지 뭔지는 정말 충격적인 일이다. 아랍에는 ‘하마’라는 게 있다. 1980년대 초반에 시리아의 하마라는 조그마한 마을에서 군사정권에 저항하는 민란이 일어났는데, 정부는 마을 전체를 지도에서 지워버리다시피 했다.(2만명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다. 시리아 정부는 그 숫자를 본보기 삼아 일부러 널리 공포했다.) 그 이후 ‘하마’는 절대권력에 대항하는 반항에 대한 응징을 뜻했다. 아랍권에서 조금이라도 목소리를 내던 반 체제 인사들은 힘을 잃었고, 일반인들은 조용해졌다. 그게 지금까지 아랍권을 지탱해온 버팀목이었다. 왕정이든 사회주의 체제든 광범위하게 사용돼 왔다. 물론 무력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국영TV와 신문을 장악하고, 시골에서 도시로 몰려드는 사람들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세뇌시켰다. 나름 치밀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한 순간에 무너질 줄은 솔직히 상상도 못했다.   →나폴레옹 후세인 당신과 카다피가 유난히 비슷한 점이 많다고 들었는데.   후세인 카다피와 나는 소위 말하는 ‘역경의 자식들’이다. 전통적인 아랍사회가 혈통과 명문을 높이 떠받드는 점이 가장 큰 타도의 목표가 됐다는 점에서 일면 비슷하다고 볼 수도 있다. 아랍에서는 아버지의 이름이 중요시되지만 혹시 내 아버지나 카다피의 아버지 이름을 아는가? 뭐 사실 이 만찬장에 있는 다른 사람들도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말이다. 우리는 기존 사회의 합의나 계급은 무시하고, 아랍의 전통적인 가치들이 권력에 장애가 된다면 과감히 지워버렸다.  <메인디시1> 당신의 국민은 왜 당신을 외면했나.   →나폴레옹 슬슬 본격적인 식사로 들어가보자. 여러분은 다들 수십년에 걸쳐 자기 나라는 물론 주변국가, 나아가 전 세계에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앞서 스탈린이 말한 것처럼 독재는 총칼 만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고, 많은 국민의 열광적 지지를 받는 지도자의 위치에 오르는 게 선행돼서 가능했다. 그런데 끝까지 초심을 유지하기가 힘들었기 때문인지 통치스타일이 변하면서 서서히 독재자가 돼 가는 공통점이 나타났다. 말은 자꾸 바뀌고, 점점 잔혹해지면서 다른 사람의 말을 안듣게 되었는데.   스탈린 국민들에게 제시했던 내 목표는 무조건 우리가 추구해야 할 목적이었다. 어떤 수단을 써서든 달성하는 것이 최우선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모두가 내 뜻에 복종해야 했다. 의견이 다른 사람들은 틈만 나면 배신하려 하고, 권력을 잡기 위해 나를 밀어내려고 했다. 심지어 공장 노동자들도 내 목표량에 미달했다. 충분히 열심히 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탈린은 5개년 경제계획을 세워 모든 농민들이 국가 소유의 조합에 가입하게 했다. 그러나 대부분 농민들은 재산을 내주는 대신 땅을 불태우고 가축을 죽였다.) 결국 나는 그들을 피로 다스릴 수 밖에 없었다. 어느 순간부터는 가까운 사람들조차 나에게서 등을 돌리는 것처럼 생각됐다. 잠도 잘 오지 않았다. 나에게 있어 가장 큰 기쁨은 적을 정하고, 만반의 준비를 한 다음 철저하게 복수를 하고 잠자리에 드는 것이었다.   히틀러 난 독일 국민에게 약속한 것을 대부분 다 지켰다. (히틀러의 유대인 학살 정책에는 본인의 증오 이외에 ‘독일 국민들에게 잘 통할 것’이라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었고, 실제로 주효했다.) 솔직히 내가 세운 모든 계획 중에 딱 하나 틀린 게 있었는데, 바로 전쟁에 졌다는 것이다. 난 거창하게 세계정복 같은 공약을 내세우지 않고, 우리가 받을 수 있을 걸 받자고 얘기했을 뿐이다. (히틀러의 전쟁은 세계를 상대로 한 전쟁이라기보다는 영국과 프랑스 양강으로 구분돼 있던 유럽 내에서 독일의 정당한 위치를 인정해 달라는 권리찾기에 가까웠다. 세계를 상대로 한 전쟁이 말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히틀러 본인이 잘 알고 있었다.) 실제로 우리 독일 사람들은 1933년부터 2차대전이 본격화되기 이전, 내가 제3제국을 이끌던 시기를 역사상 가장 행복했던 시기로 기억한다. 연합군과의 전쟁에서 지지만 않았다면 난 절대로 여기 다른 ‘실패한 독재자’들과 함께 앉아있지 않을거다.   마오 국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공통된 적이 필요했다. 사회를 뒤집어 엎으려면 당연히 원동력이 필요하고, 그 힘은 밑에서부터 나온다. 히틀러는 그것을 외부(유대인)에서 찾았고, 나와 스탈린은 노동자·농민을 앞세워 인민의 적을 만들어내는 수법을 썼다. 그런데 정권을 잡고 공공의 적이 어느 정도 정리되면 당연히 사회적 결집력과 추진력이 떨어지지 않겠나. 난 1950년대 중반에 무조건 억누르기만 했던 스탈린과는 다른 길을 가려고 했다. 지식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도록 허용했는데 금방 사회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졌다. (마오는 헝가리에서 검열 완화 이후 폭동이 일어난 것을 보고 ‘모든 의견’을 허용하는 대신 ‘공산당의 입지를 굳히는 의견’만을 허용했다.) 고작 6주간 ‘백화제방·백가쟁명’(쌍백) 정책을 펼쳤는데 불온성을 이유로 잡아들인 사람이 100만명이 넘었다.   →나폴레옹 뭐 결국엔 자기가 옳다는 생각을 계속해서 주장했고, 국민들이 그에 부응하지 않았기 때문에 폭압적인 독재자들로 될 수 밖에 없었다는 논리인 것들 같은데. 국민들이 언제 돌아서는 것을 느꼈나.   스탈린 독재에 대한 대중의 영합은 독재권력이 국민들이 원하는 것을 주기 힘들어지면 힘을 잃기 시작한다. 인류 역사를 통틀어서 일반 국민들에게 정치적인 이데올로기가 가장 중요했던 적은 과거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정권이 제시하는 조건이나 삶의 질에 만족하면 그 권력을 지지하지만 그게 안 되면 외면하는 게 국민들의 속성이다. 내 영향력이 다소간 줄어든 것도 ‘산업화’라는 당면과제가 생각만큼 잘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도 큰 문제는 아니다. 영향력이 떨어지면 그걸 보완하기 위해 총과 칼이나 숙청, 강제노동 등을 동원하면 충분히 되돌릴 수 있다. (스탈린은 꾸준한 생산력 증대를 원했고, 만족하지 못하면 계속해서 무력을 사용했다.) 이런 것이 독재자와 왕의 가장 큰 차이점이자 독재자에게 불리한 점이다. 독재자는 국민들이 실망하면 이를 되돌리기가 군주보다 훨씬 힘들다. 엘리자베스1세 말기에 영국 국민의 생활수준은 역사상 최저였지만, 아무도 그런 사실은 기억하지 않는다.   히틀러 이번 아랍혁명이 ‘빵의 혁명’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고 들었다. 식량값 폭등 같은 단편적인 시각에서 볼 수는 없는 문제다. 원래 독재자는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명확한 미래상을 제시하고 조금이라고 가까이 가고 있다고 믿게 해야 한다. 정권을 지지하는 국민들 입장에서 ‘어제보다 조금 나아진 오늘’은 별 의미가 없다. 독재자가 “5년 후에 우리가 이 정도 수준에 살고 있을 것”이라고 제시하면 반드시 거기에 가 있어야 한다. (히틀러가 뚜렷하게 정책에 실패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그가 표방하는 제3제국이 명확한 수치를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게 이뤄지지 않으면 위기가 찾아오는 거다. 공산주의나 사회주의를 표방했던 독재정권들이 망가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조금씩 나아지는 건 왕정 아래서도 얼마든지 가능한데, 정권을 잡으려는 독재자들은 국민들에게 “우리 모두 잘 살 수 있다.”고 소리친다. 결국 삶에 찌들어 있는 대중의 지지를 받아 순식간에 정권을 장악할 수 있지만, 결코 그들이 약속한 삶은 만들어낼 수 없다.   후세인 아랍권의 문제가 심각한 건 사실이지만, 구조적으로 ‘복지독재’라는 희한한 형태가 있어 국민들이 모두 돌아서는 시기를 간단히 전망할 수는 없다. 사우디아라비아나 쿠웨이트 같은 왕권독재 국가에서는 독재의 정도가 다른 나라보다 심하면 심하지 덜하지 않은데, 국민들의 삶은 다른 나라보다 풍요롭다. 일자리도 주고 의식주 걱정도 없다. 대학도 보내준다. (아랍의 왕조 체제에서는 가진 자의 수가 극히 제한돼 있고, 이들은 인자한 독재자의 모습을 띤다. 이들은 국부를 독점하는 만큼 그것을 나눠주는 방식에 관심이 많다.) 그럼 이 상황을 뒤집어서 민주화가 되고 완전한 자본주의 국가가 되면 어떻게 되느냐. 가진 자의 수가 늘어나면 전혀 혜택을 받지 못하는 절대 빈곤층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민주화라는 것은 결국 허상이다. 위와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고 가정했을 때 민주화를 원하는 사람들의 대다수는 “난 가진 자의 입장에 설 기회가 생긴다.”는 생각만 한다. 결국 ‘기회’라는 게 어느 순간 현재 생활에 대한 불만을 뛰어넘느냐가 관건이 아닐까 싶다.  <메인디시2>당신은 부패했나.   →나폴레옹 ‘권력은 부패하고, 절대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고 영국의 역사학자 로드 액튼 경이 말했다. 독재와 관련된 경구 중 가장 유명한 말이 아닐까 싶다. 흔히들 독재자는 부패하기 때문에 망한다고 생각한다. 정말 부패가 독재의 종착점인가.   히틀러 진정한 목표가 있는 독재자는 부패할 시간이 없다. 난 채식주의자에 담배조차 피우지 않는다. 가끔 맥주를 마시기는 하지만, 내 뒤를 아무리 캐봐라. 내가 부정적인 일에 연루됐다는 어떤 증거도 발견하지 못할 거다. 심지어 난 평생 두 여자(의붓여동생의 딸인 겔리 라우발, 최후를 같이 했던 에바 브라운)만을 사랑했고, 한명이 죽은 후에야 다른 사람을 만났다. 만약에 지금 세상처럼 청문회가 있다면 난 무조건 100% 무사 통과다. 오로지 위대한 제3제국을 세우겠다는 목표 이외에 개인적인 욕심 따위는 없었다. 제3제국이 부패해서 망했다고 말할 수 있나. 난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다.   스탈린 나 역시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 사람들이 나를 ‘금욕주의자’라고 부를 정도로 난 개인적으로 즐기는 것에는 관심이 없었다. 내 딸 스베틀라나가 나중에 쓴 책을 보면 알 수 있지만, 내 가족들조차도 화려한 옷이나 식사는 꿈도 꾸지 못했다. (스탈린은 부인을 잃은 후 스베틀라나를 사실상 ‘어린 퍼스트레이디’로 대접했고, 자식 중 유일하게 애정을 쏟았다.) 오로지 대업을 완수하는 것만이 내가 평생을 생각했던 유일한 관심사였다. (얄타 회담에서 스탈린을 만난 윈스턴 처칠의 부관들은 스탈린에 대해 “지금까지 만나본 중 가장 철두철미하고 명석한 지도자”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나폴레옹 최근 아랍권의 가장 큰 문제는 본인은 물론이고 부인이나 아들, 측근들이 부패한 경우가 많다는 것인데 후세인 당신도 자식 간수에 실패한 대표적인 사례 아닌가.   후세인 독재자는 외로운 존재다. 누군가를 몰아내고 그 자리에 앉았으면, 언젠가 자신도 똑같은 일을 당하지 말란 보장이 없다. 결국에 믿을 사람은 가족 밖에 없다. 그런데 가족은 통제가 불가능하다. 각자 욕심을 부리게 마련이고, 절대자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대부분 용서 받는다. (후세인의 큰아들 우다이는 공식 행사에서 사람을 총으로 쏘아 죽이거나 싸움을 벌이는 등 난폭했다. 정신박약아라는 설도 있다.) 튀니지의 벤 알리, 이집트의 무바라크, 리비아 카다피 모두 가족이 문제였고 자식한테 권좌를 물려주기 위해 무리수를 뒀다. 결국 ‘부패’의 진정한 원인은 독재자의 개인적인 성향보다는 독재가 갖고 있는 근본적인 1인 중심적인 체제에서 찾아야 한다.   마오 아무리 독재라도 권력은 최소한의 시스템이라도 갖추고, 그 안에서 움직여야 한다. 권력을 사유화하고 개인적으로 대놓고 이용하기 시작하면 그게 부패한 거다. 난 솔직히 주지육림이 부럽지 않을 정도로 방탕한 생활을 즐기기도 했지만, 최소한의 기구를 갖고 있었고 그걸 이용해서 모든 것을 움직였다. (그의 문화혁명을 앞장서서 주도했던 홍위병은 결국 스스로 부패하고 갈라져 사라져갔다.) 간단히 말해서 사회를 바꾸기 위한 목표를 갖고 조직이 사회를 지배하는 것이지 개인이 가진 것을 오로지 지키려는 목적으로 조직을 운영한다면 그건 독재자 중에서도 가장 저질이라고 생각한다. 카다피나 북한의 김일성, 저기 앉아있는 후세인이 대표적인 인간들이다.  <디저트>당신의 사랑은 진짜였나   →나폴레옹 곧 무너질 것 같았던 카다피가 계속 버티고 있다. 심지어 쟈스민 혁명이 곧 사그라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쟈스민 혁명은 어디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히틀러 국민을 장악하는 수단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내가 연설을 통해 국민을 사로잡았다면 카다피한테는 TV로 보여지는 강력한 모습과 반미 감정몰이가 결정적인 힘을 줬다. 그런데 최근 유행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그걸 뛰어넘을 수 있다. 결국엔 모든 것이 정보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왜 저렇게 폐쇄정책을 고집하겠나. 밖에서 국민들이 정보를 얻기 시작하면 바깥세상이 더 낫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러면 지금까지 주장해 온 모든 것들이 허사가 된다. 결국 정보가 공개되기 시작하면서부터 그럴듯한 꼬임이나 세뇌만으로 할 수 있던 독재의 시대가 끝났다. 결국 총과 칼을 통한 억압만이 가능하다는 얘기인데, 이번에 혁명이 실패해도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니까 나중에 또다시 내란이 일어나는 건 불을 보듯 뻔하다. 한번 떨쳐 일어났던 기억은 생각보다 오래가는 법이다.   마오 그래도 중국은 꽤 오래 버틸 수 있을 것 같다. 리비아가 여러 개의 부족이라서 마지막 한 고비를 넘을 원동력이 부족한 것처럼 중국 역시 민족이 다양하고 워낙 지역도 넓기 때문에 하나로 모으는 추진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중국은 아직 폭발적인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국민들이 뭔가를 추가적으로 기대할 여지가 남았다는 얘기다. 특히 연안지역만 개방해서 충분히 통제가 가능하도록 하고 조금씩 열어가면서 개방과 통제라는 두가지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점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반면 북한 같은 경우에는 특정지역만 열고 통제하는 게 불가능하다. 결국에 경제적 몰락을 극복하기 위해 체제붕괴를 피하기 힘들다.   후세인 내가 보기엔 미국이 얼마나 나서느냐가 관건이다. 군사적, 외교적으로 영향력이 절대적이니 말이다. 여기 있는 네 사람 모두 미국과는 좋은 감정이 아니겠지만, 내 경우에는 특히 그렇다. 솔직히 대량 살상무기라는 말도 안되는 이유를 달아서 억지로 쫓아낸 것 아니냐. 이번에도 이집트에는 개입 안하고, 리비아에만 개입하려고 꼼수를 쓰는 모습이라니…. 결국 다른 나라의 민주화를 자기 입맛대로 골라서 이용하겠다는 것 밖에는 안된다. 민주화니 어쩌니 떠들지만 실제로 국제사회를 독재하고 있는 건 미국이다.   →나폴레옹 이제 마무리할 시간이다. 철저하게 자기자신의 논리로 무장한 당신들에게 물어보나 마나겠지만, 당신들은 정말 국민들의 사랑을 받았다고 생각하나.   스탈린 1994년 김일성이 죽었을 때 눈물을 흘리던 평양 시민들을 기억하나. 그 원조가 바로 나다. 내 시신을 보겠다고 몰려든 사람들 때문에 수백명이 깔려 죽었다. (영하의 날씨였지만 방부처리된 시신을 보기 위해 몰려든 조문객의 일부가 바리케이드에 부딪히거나 밟혀서 목숨을 잃었다.) 그 정도면 충분하지 않나.   마오 내가 죽은 후 숱한 변화 속에서도 난 중국 사람들에게 잊혀지지 않는 존재다. 톈안먼 광장에 걸려있는 내 초상화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고 생각한다. (마오가 죽은 1976년 그의 문화혁명으로 쌓인 불만이 폭발한 톈안먼 사건이 일어났다. 1981년 그의 후계자 덩샤오핑은 마오의 문화혁명을 ‘내란’으로 규정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도움말 주신 분들 임지현 한양대 사학과 교수 김한지 한국외대 중동연구소 책임연구원 최 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 소장 류한수 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 교수 장대익 동덕여대 교양학부 교수 한양대 비교역사문화연구소
  • “내 양이 강아지를 낳았다”… 中 ‘인증샷’ 화제

    중국의 한 축산업 농가 주인이 자신이 키우던 양이 개를 낳았다고 주장해 네티즌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산시성에서 농가를 운영하는 류(劉)씨는 최근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얼마 전 태어난 강아지는 눈과 귀, 코 등은 개의 모습이지만 털은 엄연한 ‘양털’”이라면서 “양이 강아지를 낳은 것이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류씨는 자신의 양이 새끼에게 젖을 물리는 모습을 지켜보던 중, 모양새가 약간 다른 새끼를 들어 살펴보니 강아지의 외모가 섞여 있었다고 말했다. 그가 주장하는 강아지는 양과 개의 모습을 반반씩 섞은 외모지만, 털은 어미로 ‘추정’되는 양과 동일하며 다른 이목구비는 개를 떠올리게 한다. 류씨는 “20년간 양을 키웠지만 이런 일은 겪어본 적이 없다.”면서 “하지만 이 강아지는 양이 낳은 것이 분명하다.”고 확신했다. 이에 위에궈장 시안성 동물농업과학센터 관계자는 “양과 개는 엄연하게 다른 종(種)이며, 양이 개의 새끼를 갖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견해로서는 류씨의 가축은 개가 아닌 양이며, 다만 유전자 이상 등으로 다른 양과는 다른 외모를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축산업 허가제 내년부터 단계 도입

    정부가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 등 가축 질병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칠 전망이다. 24일 정부가 발표한 ‘가축 질병 방역체제 개선과 축산업 선진화 방안’에는 지난 116일간 전국을 뒤흔들었던 ‘대재앙’의 재발을 막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담겼다. 대책 세부 사항은 내달 말까지 마련하기로 했다. 우선 내년부터 축산업 허가제가 단계적으로 도입된다. 축산업에 필요한 최소한의 시설을 확보하고, 축산 경영과 방역 등에 대한 교육을 받도록 해 생산성을 높이고 안전하고 위생적인 축산물을 생산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혼란을 막기 위해 우선 대규모 농가부터 도입하되, 소규모 농가에는 이미 시행 중인 축산업 등록제를 확대 적용키로 했다. 축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구체적인 시행방안은 내달 말까지 확정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기존 방역체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해 획기적으로 개선키로 했다. 우선 초동 대응이 한층 강화된다. 지금까지는 구제역 발생 시 주의-경계-심각 단계로 나눠 순차적으로 대응해 왔지만, 앞으로는 발생 즉시 최고단계인 ‘심각’ 조치가 시행된다. 특히 새로운 유형의 가축 질병이 발생하면 전국의 분뇨·사료차량 등에 대해 일정 기간 이동이 통제되는 일시정지(Standstill)제도가 도입된다. 또 일정규모 이상의 가축 질병 발생 시에는 군이 투입될 예정이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사설] ‘구제역 종료’선언 이후가 더 중요하다

    구제역 사태가 사실상 끝났다고 정부가 어제 밝혔다.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구제역 당정협의에서, 방역 과정에 아직 백신을 사용하긴 하지만 진정 국면에 들어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 겨울 전국을 휩쓸다시피 한 구제역이 지난달 26일부터 더 이상 확산되지 않았고 사실상 종결됐다니 이는 반가운 소식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국민의 마음이 그렇다고 개운해지지는 않을 듯하다. 구제역 발생은 일단 멈췄더라도 그 후유증은 광범위하게 오래갈지 모른다는 걱정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어제 ‘가축질병 방역체계 개선 및 축산업 선진화 방안’을 발표했다. 소·돼지 등에게 정기적으로 백신을 접종하고, 가축을 사육하는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며, 매몰지를 철저히 관리해 환경 오염을 차단하겠다는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우리사회는 그동안 구제역이 발생하면 소·돼지를 일단 살(殺)처분해 ‘원인 제거’부터 하는 방식으로 처리해 왔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 29일 경북 안동에서 처음 양성 판정이 나온 뒤 지금까지 전국 11개 시·도의 75개 군에서 소 15만여 마리, 돼지 331만여 마리를 땅에 묻었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보면 소는 4.5%, 돼지는 33.6%를 매몰 처리한 것이다. 이를 두고 정부는 구제역 방제에 결정적인 결함이 있었음을 숨기지 않았다. 처음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됐을 때 판단을 잘못해 대응이 그만큼 늦어진 데다 밀식 사육 등 축산업 환경이 열악했던 점을 인정했다. 아울러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상황에 처음 닥쳐 대응하는 방식이 미흡했고, 특히 백신 접종 매뉴얼이 부족한 점도 문제였다고 반성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심각’ 단계로 격상한 구제역 대응 체제에 준해 비상 체계를 지속하기로 했으며 이에 따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도 당분간 존속시키겠다고 한다. 우리는 이같은 방침을 환영한다. 전국에 산재한 매몰지에서 아직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이는 끊임없이 지켜보고 보완·관리할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미 전국을 한 차례 덮친 구제역 재앙은 피할 수 없었다 하더라도 다시금 이를 되풀이하는 일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 차제에 구제역 대응 매뉴얼을 확립하는 것은 물론 축산 정책에서도 획기적인 변화를 꾀하기를 기대한다.
  • 정부 ‘용지농원’ 환경개선 680억 투자

    정부가 한센인과 일반인이 함께 참여하는 축산집약지이자 새만금의 주요 오염원으로 꼽혔던 전북 김제시 ‘용지농원’의 환경을 개선하는 데 68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국무총리실은 24일 환경부·전북도와 함께 ‘용지 정착농원 환경 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용지농원은 1960년대부터 한센인과 일반인이 함께 축산업을 해온 지역으로, 가축분뇨로 인한 열악한 생활환경이 문제가 돼 왔다. 또 이로 인해 만경강과 새만금이 오염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정부는 2017년까지 680억원을 들여 ‘살기 좋은 용지마을 만들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우선 정부는 가축분뇨 공공처리장을 증설해 하루 100t의 처리용량을 300t까지 늘리고, 하루에 180t을 처리할 수 있는 마을 하수도를 설치해 가축분뇨와 오수가 하천으로 직접 유입되는 것을 막기로 했다. 또 휴폐업 축사 196동을 매입해 10만여㎡에 이르는 매입지에 수림대를 조성, 미관을 개선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14㎞에 이르는 용암천과 마산천의 생태를 복원하고, 가축 분뇨로 덮여 있는 소류지 8곳에 생태습지를 조성한다. 가축분뇨 처리를 위한 과제로는 정부와 주민이 가축분뇨 처리 및 사육두수 관리를 위한 ‘자율협약’을 체결해 이행하도록 했고, 이를 통해 축사 신·증축과 가축분뇨 처리장 운영 실태 등을 점검할 방침이다. 총리실은 “이번 대책을 통해 사회로부터 소외됐던 용지농원의 한센인과 가족들이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면서 “동시에 오염원 문제가 해결돼 새만금 수질도 한층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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