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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가짜 진보는 커밍아웃하시라/황수정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가짜 진보는 커밍아웃하시라/황수정 편집국 부국장

    집권 4년 내내 한결같은 위기 대응 매뉴얼이 있다. 알아 둘수록 더 쓸데없지만, 명색이 진보 정권에서 퇴행의 정치 행태가 어쩌면 이리도 일관됐는지. 신기해서 정리해 보지 않을 수 없다.  ①가짜뉴스라 반격하기(어디가 가짜인지 설명해 준 적은 없다). ②메신저 전방위 난타하기(청와대 국채 발행 압력 의혹 폭로 비서관, 추미애씨 아들의 군 휴가 비리 제보 사병 등). ③기·승·전·검찰개혁(수사권 있을 때 왜 검찰은 LH 수사 안 했냐고도 공격한다). ④“법대로 했다”며 법치 뒤에 숨었다가 “왜 법대로만 했느냐”고 엎어치기(판결이 마음에 안 들면 판사 이름 붙인 법을 만들어 경고. 법치주의는 장기판의 졸이다). ⑤이전 정권의 적폐 탓으로 돌리기(설명이 따로 필요 없지 싶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⑤번이다. 과거지사에 코를 꿰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하려 들지 않는다. LH 땅투기 의혹을 전면 조사하겠다면서 박근혜 정부 때 직원까지 전수조사하겠다고 뜬금포를 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부동산 시장 안정에 몰두하느라 부동산 적폐청산까지는 엄두 내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장차 발표될 LH 수사 결과를 시중에서는 미리 꿰뚫고 있다. “투기 공직자들은 이전 정권에서 채용됐다 하겠지.”  LH 직원들만 먼지가 나도록 때리면 이 분노는 잡힐까. 그럴 리가. 분노의 근원은 겨우 LH가 아니다. 기상천외한 ‘부동산 자금 마련 자소서’를 쓰라면 썼다. 집값을 내가 올린 게 아닌데도 세금폭탄을 견뎠다. 개인신용 대출까지 틀어막혀 평생 집이 없을 벼락거지가 됐다. 저마다의 사연으로 억눌렸던 불씨에 LH라는 기름통이 엎어졌을 뿐이다. 흑석 김의겸(이하 ‘선생’ 호칭 생략), 방배 조국, 반포 노영민, 과천 김수현, 세종 이해찬…. 인터넷에서 지금 뜨겁게 회자되는 일명 ‘부동산 어벤저스’다. 제 울타리 안의 부정과 불공정은 내버려 두고 애먼 국민만 부동산 폭격을 맞게 했던 사실에 분노하는 것이다.  문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이후 최저치다. 지지 이탈 조짐은 공기로 감지된다. “나는 진보인데”라고 서두를 꺼내던 이들이 다 어딜 갔는지 안 보인다. 지지를 유보하거나 낯 부끄러워서 숨은 까닭이라 생각된다. 우연일까. 정권이 명운을 건 보궐선거를 앞두고 LH 의혹을 터뜨린 것이 민변과 참여연대다. 권력 감시가 아닌 친위부대 노릇을 했던 곳이다. 달라진 바람의 방향을 읽고 바람보다 먼저 눕기로 한 것일까.  인지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는 미국의 무능한 진보정치에 말하기 방식까지 조언하는 책을 썼다. 언어는 정치적이어서 진보의 언어로 프레임을 짜야 보수 좋은 일 시키는 일이 없을 거라는 프레이밍 이론이다. 우리 진보 진영의 프레임 만들기 실력은 미국 진보보다 몇 수 위라고 인정할 만하다. 레이코프는 온건파, 무당파, 부동층에 호소하려면 소수 진보주의자들에게만 매력적일 뿐인 공적 담론은 삼가라고 경고했다. 조국, 추미애 등이 지금 꺼낸 토지공개념 도입은 어떤가. 지대 수익은 불로소득이므로 사회 환수하자는 헨리 조지의 개념은 진보적 담론으로서 가치 있다. 문제는 이 시점에 느닷없는 그 담론이 누구에게 득이냐는 것이다. 이러려고 일부러 집값 올렸구나, 음모론만 민심을 더 흉흉하게 한다.  150년 전 이론을 집값이 수직 폭발한 우리 현실에 적용 가능한지 집권당 싱크탱크에서 연구해 봤다는 소문을 들어 본 적 없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헨리 조지 연구회 같은 외곽 단체들이 부동산 정책 공부라도 했다. 조국씨의 낡은 방배동 아파트는 강남의 재건축 노른자 후보지다. 압수수색 때 목도한 사람들이 수군거린다. 토지공개념을 그가 꺼낼 말은 아니라고.  지난날 바이블 삼았던 이론과 신념의 자장 안에서만 쳇바퀴 도는 사람들. 새로운 공부로 사고를 축적하지 않고 오로지 과거를 밑천 삼는 사람들. 지나간 사건에 대중 분노를 섞는 정치 재료 없이는 아무것도 못 하는 기능부전. 법무부 장관은 이 위중한 시국에 산더미처럼 쌓인 한명숙 사건의 자료를 직접 살피는 자기 모습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빨이 다 뽑힌 검찰은 더는 대중 관심의 재료가 되지 못하는데 그들끼리 아직도 “검찰개혁”이다. 과거에서 한 발짝도 나아갈 생각이 없는데 어딜 봐서 이 모든 것들이 진보인가.  ‘그냥 칼잡이’ 윤석열을 호랑이 등에 태운 건 팔 할이 문재인 정권. 시중 유행어대로 대입하자면 문 정부를 망가뜨린 건 팔 할이 묻지마 문파였다. 이성 잃은 언어들로 독자 시민을 좌절시킨 작가들, 반지성의 궤변으로 편을 갈랐던 지식인들. 가짜 진보들, 지금은 무슨 생각하며 몸을 낮추고 있나. sjh@seoul.co.kr
  • 이재명 “AZ 백신 안정성, 입증된 사실...K방역 굳건히 계속될 것”

    이재명 “AZ 백신 안정성, 입증된 사실...K방역 굳건히 계속될 것”

    23일 문재인 대통령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한 가운데, 이에 대해 이재명 경기지사가 AZ 백신과 관련된 가짜뉴스 등을 정쟁도구로 삼는 야당의 나쁜 정치에 흔들릴 필요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접종이 65세 이상 고령자분들을 대상으로 확대됐으며 문재인 대통령도 오늘 아침 함께 했다”고 전했다. 이 지사는 “AZ 백신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점은 이미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다”며 그럼에도 “‘유전자 변형 일어난다’거나, ‘치매 걸린다’는 등 혼란을 틈타 찾아오는 가짜뉴스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대통령 먼저 맞으라’며 촌극을 벌이던 정치인들도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우리는 더 나빠질 것’이라며 불안을 부추기는 악마의 속삭임, 국민 건강을 정쟁 도구로 삼으려는 나쁜 정치, 인디언 기우제 지내듯 불신을 조장하는 나쁜 뉴스”로 규정했다. 하지만 이 지사는 이런 내용들에 대해 “앞으로도 설 자리가 없다”며 “흔들림없이 정부의 방역에 함께하며 가짜뉴스가 흔들어도 국민이 만들어온 K방역은 굳건히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서울 종로구 보건소를 찾아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백신을 접종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간호사가 주사를 잘 놔서 전혀 아프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을 마친 뒤 매뉴얼에 따라 30분간 대기했고, 이후 청와대로 복귀했다. 이어 9시 40분부터 1시간 30분간 청와대 참모회의를 주재했다.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참모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지금까지 (백신 접종이)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지만, 일상 복귀를 앞당기려면 접종 속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문 대통령 “내일 아스트라 백신 맞는다…안전성 의심 말라”

    문 대통령 “내일 아스트라 백신 맞는다…안전성 의심 말라”

    “AZ 백신 안전성·효과 국제적으로 확인”“가짜뉴스에 특별한 경계심 가져달라”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저와 제 아내는 오는 6월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내일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는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가 국제적으로 재확인됐다. 대다수 유럽 국가도 접종을 재개했고, 질병관리청도 65세 이상까지 접종 대상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올해 만 68세인 문 대통령과 만 66세인 김정숙 여사는 ‘65세 이상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첫날인 오는 23일 백신 접종을 한다. 서훈 국가안보실장, 유연상 대통령 경호처장, 김형진 안보실 2차장, 탁현민 의전비서관, 신지연 제1부속·최상영 제2부속비서관, 강민석 대변인, 제1부속실 행정관 및 경호처 직원 등 G7 정상회의에 함께하는 필수 수행원 9명도 함께 접종한다.문 대통령은 “국민께서는 백신의 안전성에 조금도 의심을 품지 말고 순서대로 접종에 응해주시기를 바란다”며 “백신 접종은 자신의 안전을 지키며 집단면역으로 우리 사회 전체의 안전을 지키는 길”이라고 말했다. 또 “백신 불안감을 부추기는 가짜뉴스는 아예 발붙이지 못하도록 국민께서 특별한 경계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백신 접종은 지금까지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철저한 사전 준비와 체계적인 접종시스템이 가동되며 다른 나라들에 비해 초기 접종 속도가 빠른 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1차 백신 접종 대상 신청자 가운데 93% 이상이 접종을 완료했고, 지난 주말부터는 2차 접종을 마친 사례도 나왔다. 문 대통령은 “백신 수급도 원활히 진행돼 2분기에는 접종 대상을 대폭 늘려 상반기 중 1200만명 이상을 접종할 계획”이라며 “정부는 백신 접종과 집단면역 속도를 당초 계획보다 높일 것”이라며 국민의 백신 접종 협조를 거듭 당부했다. 정부는 오는 11월까지 집단면역을 형성한다는 목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이언스 브런치] SNS 가짜뉴스 확산 줄이는 방법, 이렇게 간단하다고?

    [사이언스 브런치] SNS 가짜뉴스 확산 줄이는 방법, 이렇게 간단하다고?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은 물론 다양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제공되면서 오프라인으로는 어려운 사용자간 자유로운 의사소통과 정보공유는 물론 인맥확대 등이 이뤄지고 있다. 온라인으로 많은 사람과 정보를 공유하기 때문에 잘못된 정보도 순식간에 확산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처럼 지지자 결집을 위해 의도적으로 SNS를 통해 가짜뉴스를 확산시키는 이들도 있다. 이 때문에 SNS를 통한 ‘가짜뉴스’ 확산 차단을 위해 세계 각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심리학자, 뇌과학자, 경제학자, 수학자 등이 SNS에서 사용자 스스로 가짜뉴스를 거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주목받고 있다. 캐나다 리자이나대 경영학부, 심리학과,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미디어랩, MIT 슬론경영대학원, MIT 데이터·시스템·사회연구소, 뇌·인지과학과, 영국 엑서터대 경영대학원 과학·혁신·기술·기업가정신(SITE)학과, 멕시코 경제연구교육연구센터(CIDE) 공동연구팀은 사용자들이 뉴스나 정보 헤드라인의 정확성을 재고하도록 하면 온라인에서 공유하는 정보의 질을 높이고 가짜뉴스를 줄일 수 있다고 19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18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사람들이 SNS에서 잘못된 정보를 공유하는 이유와 이같은 행동을 줄이는 방법을 알아보기 위해 트위터를 이용해 2가지의 정보확산 실험을 했다. 우선 미국에 거주하면서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182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연구팀은 이들에게 SNS 정보공유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지를 묻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형식으로 만든 18개의 진짜 뉴스와 18개의 가짜 뉴스 헤드라인을 무작위로 제공하면서 헤드라인의 정확성 판단을 우선할 것인지, SNS 공유를 먼저할 것인지를 질문했다. 그 결과 실험참가자들 대부분은 SNS 정보공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성’이라고 답했다. 그렇지만 실제 정보 공유 행동에 있어서는 정확성 판단을 우선하기보다는 자신과 정치적 성향이 일치하는 뉴스의 헤드라인을 공유하려는 사람들이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두 번째 실험으로 5379명의 트위터 사용자를 대상으로 36개의 진짜뉴스와 가짜뉴스 헤드라인이 섞인 정보를 무작위로 제공했다. 연구팀은 각각의 이용자에게 정보공유 전에 반드시 뉴스 헤드라인의 정확성을 평가해달라는 내용의 개별 메시지를 보냈다. 그 결과 가짜뉴스의 공유가 3분의 1 정도로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첫 번째 실험을 통해 대다수의 사람들이 고의적으로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으며, 두 번째 실험은 정보의 정확성을 확인한 뒤 공유하게 되면 SNS에 유통되는 정보의 품질이 높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고든 페니쿡 캐나다 리자이나대 교수(행동과학)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대부분의 SNS 플랫폼들은 다양한 컨텐츠 사용과 빠른 확산, 피드백을 특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정확성을 고려하는데 방해가 될 수 있다”라고 지적하며 “정확한 정보의 확산을 위해서는 사용자에게 주기적으로 주의사항을 고지하는 것이 가짜뉴스 같은 잘못된 정보 확산을 다소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길섶에서] 키오스크/문소영 논설실장

    키오스크(Kiosk)는 ‘신문, 음료 등을 파는 매점’을 뜻하는 영어 단어다. 공공장소에 설치된 터치스크린 방식의 무인 정보전달시스템으로 업무 자동화와 관련이 있다. 대형서점, 백화점이나 전시장, 공항, 철도역 같은 곳에 설치됐지만 2년여 전부터는 패스트푸드점에도 등장했다. 옥외에 설치된 대형 천막이나 현관을 뜻하는 터키어나 페르시아어에서 유래됐기 때문인지, 이 키오스크는 업장 맨 앞에 놓여 있곤 한다. 최근 온라인을 달군 ‘딸, 엄마는 이제 끝났나 봐’라는 제목의 글은 키오스크로 물건을 주문하려고 20여분 애를 쓰다가 끝내 물건을 사지 못한 중년 여성이 딸에게 전화를 걸어 폭포 같은 눈물을 쏟았다는 이야기다. ‘도시전설’도 아니고, 남의 이야기 같지도 않았다. 키오스크에서 햄버거 세트와 너깃 등을 주문하려면 최소 두 번은 실패하게 된다. 순서도에 익숙한 사람조차 주문에 실패하는 이유는, 키오스크가 직관적으로 쉽게 사용하도록 인터페이스를 만들지 않은 탓이다. 주문자에게 더 많은 상품을 사게 하려는 의도가 소프트웨어에 탑재된 탓에, 샛길로 빠져서 되돌아오지 못하는 것이다. 뉴스를 직관적으로 판단하면 가짜뉴스에도 홀리지만, 무인 자동화 기기들은 직관적 판단으로 이용이 가능해야 한다. symun@seoul.co.kr
  • [문소영 칼럼] 확신할 때 의심하라

    [문소영 칼럼] 확신할 때 의심하라

    74세의 배우 윤여정이 출연한 영화 ‘미나리’를 재밌게 봤다. 감독상, 작품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등 6개 부문의 아카데미상 후보에 지명된 영화치고는 스펙터클한 장면이 없으니 다소 밋밋하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그러나 자극적인 한국 정치와 사회 갈등 속에서 늘 지지고 볶는 직업을 가진 자로서 증폭된 갈등이 노출되지 않았다 해서 밋밋하다고 할 수는 없었다. 정보 처리와 관련해 “앗!” 하게 하는 대목이 있었다. 이민 1세대인 제이컵(스티븐 연)이 한밤중에 홀로 일어나 플래시 불빛 밑에서 봉인한 상수도를 열고 자신의 농업용 급수관에 연결하는 장면이다. 자신이 직접 관정한 농업용 용수가 고갈되자 수확물을 포기할 수 없었던 농부로서의 고육지책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장면에서 “수돗물을 훔치려는구나”라고 판단한 한국 관람객들이 있었다. 1980년대 TV 드라마나 현실에서는 공짜 전기나 수돗물을 쓴 사람들이 적지 않았으니 그 경험이 소환된 것이다. 잠깐! 우리의 그 직관적 판단은 잘못됐다. 그 장면은 공짜 수돗물 장면이 아니다. 감독 리 아이작 정(한국명 정이삭)은 한국인 DNA를 가졌으나, 영어를 모국어로 하며 ‘정직한 워싱턴 대통령의 벚꽃나무 신화’ 속에서 자란 사람이다. 그런 미국인 감독이 1970~80년대 한국식 수돗물 훔쳐 쓰기를 영상으로 그려 낼 수가 없다. 그 장면은 제이컵 가족이 겪어야 할 혹독한 경제적 시련을 암시하는 장면이다. 다만 한국 관객들은 그 장면에서 경험에 근거한 고정관념을 작동시킨 것이다. 뇌과학에 따르면 인간은 ‘인지적 구두쇠’다. 인간의 뇌는 반복하는 일은 기억하지 않음으로써 뇌를 효율적으로 사용한다. 문제 해결에서도 사람들은 뇌 에너지를 적게 쓰는 방식을 선호하는데, 그것은 인간이 게을러서가 아니다. 그 방식이 더 효율적이고 진화에 더 유리했던 덕분이다. 호모에렉투스에서 호모사피엔스로 진화할 때 적대적 자연환경에 노출된 인류는 직관적으로 빠르게 판단할수록 훨씬 더 오래, 더 잘 살아남을 수 있었단다. 폭우가 오면 산 위로 도피한다든지, 고약한 냄새가 나는 음식을 기피한다든지, 맹수가 보이면 무조건 뛴다든지, 피부색이 다른 부족을 적대한다든지, 태양이 지구를 돈다든지, 지구가 평평하다든지, 일식( 日蝕)이나 혜성이 나타나면 정권이 무너진다 등등. 직관적 사고나 편견은 현대에서는 진영적 사고나 프레임을 짜서 판단하는 것과 같다. 문제는 문명이 고도화한 현대 인류가 진화에 최적화했던 과거의 생각하는 방식, 즉 직관적 판단, 고정관념과 과거의 경험에 의존해 사고를 계속한다면 더는 함께 번영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사회 시스템이 직관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기에는 너무나 복잡해진 탓이고, 소셜미디어로 세상이 연결된 뒤로는 인간의 고정관념과 편견을 자극하고 선동해 정치적·경제적 이익을 얻으려는 세력들이 끊임없이 커지면서 공동체에 위협을 가하는 탓이다. 그러니 정확하게 판단한 뒤 행동하려면 과학적으로 증명되는 사실에 근거해 정보를 탐색·수집하고 추론해 결정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복잡한 과정을 생략하고 그저 인터넷 검색 기능과 소셜미디어에 올라오는 정보만 활용한다면 인류는 필터버블에 갇혀 확증편향만을 강화하다가 우물 속 개구리로 전락할 수 있다. 더 많은 정보를 얻게 되면 더 훌륭한 결론에 도달할 것이라던 인류의 믿음은 더는 유효하지 않은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진실 추구 의지는 인간의 본성이겠으나, 과도하게 진실을 추구하려는 노력이 오히려 오리무중에 빠지게 할 수 있다. 객관적이고 투명한 정보가 과잉 공급되면 오히려 시시비비를 엄격하게 가리려는 인간의 눈을 가릴 수 있다. 인터넷으로 전 세계가 연결된 요즘 더 많은 음모론과 더 많은 가짜뉴스가 인류를 둘러싸고 있고, 정치적 양극화가 극심해진 것이 그 증거다. 인류의 인식 도구가 더는 유효하지 않은 시대에 인간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무엇인가 확신할 때마다 그 생각이 고정관념이나 어떤 편견의 영향을 받은 것은 아닌지 ‘나’를 점검해야 한다. ‘인지적 구두쇠’적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의 뇌는 불완전하고 분노가 있을 때는 더 쉽게 선동되며, 직관적 사고 탓에 오류에 빠지기 십상이라는 특징을 이해해야 한다. 특히 정치인과 권력자들이 인간 뇌의 이 특질을 더 잘 이해한다면 한국 사회의 갈등이 다소 줄어들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 “진실 담은 사진 한 장, 역사를 바꾸는 병따개”

    “진실 담은 사진 한 장, 역사를 바꾸는 병따개”

    난민 사진으로 한국 국적 첫 퓰리처상책 통해 역사적 사진 이후의 변화 짚어“사진 잘 찍는 법? 좋은 이야기 담겨야많이 찍는 것보다 자르고 고르는 미학”“무언가가 아래에서 부글부글 끓고 있을 때, 진실을 담은 사진은 사람들의 감정적인 동의를 이끌어 내고, 이걸 틔우는 병따개 역할을 하면서 역사를 바꿉니다.” 최루탄에 피격당한 이한열 열사의 사진 한 장은 1987년 한국의 민주화를 불렀다. 어떤 사진은 국가 간 전쟁을 종식하기도 하고, 다른 사진은 인종 갈등에 관한 고민을 이끌어 냈다. 김경훈 로이터통신 사진기자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사진들을 가리켜 ‘역사의 병따개’라고 했다. 그는 ‘사진이 말하고 싶은 것들’(시공사)에서 이런 사진들을 이야기한다. 베트남 전쟁의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 준 에디 애덤스의 ‘길거리 즉결 처형’(1968), 수단의 기아 참상을 고발한 캐빈 카터의 ‘독수리와 소녀’(1993), 천안문 사태에 당당히 맞선 남자를 통해 독재를 고발한 ‘탱크맨’(1989) 등 사진의 당시 상황과 이후 사회 변화를 짚었다. 전쟁, 언론, 기아, 가짜뉴스 등 함께 생각해 볼 문제들도 제안한다.책의 첫 사진은 2019년 그에게 세계적 권위를 가진 퓰리처상을 안겨 준 ‘최루탄을 피해 달아나는 온두라스 난민’(2018)을 실었다. 한국 국적 사진기자로는 첫 수상이었다. 멕시코 쪽 미국 국경에서 미국 국경 수비대가 쏜 최루탄을 피해 아이들을 끌고 도망치는 가족을 포착했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국경을 넘으려는 난민들을 “폭력적인 갱들”이라고 했지만, 사진은 트럼프의 거짓말을 통렬하게 고발했다. 그는 “변화를 원하는 적절한 시점에 나온 적절한 사진이어서 큰 상을 받은 것 같다”고 했다. 책에는 또 스마트폰 대중화로 달라진 사진의 생산·소비 환경에 대한 생각도 담았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생산하고) 보면서(소비하면서) 사진을 잘 찍는 방법을 고민한다”면서 “좋은 사진은 좋은 이야기를 담은 것이라는 걸 알려 주고, 어떻게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있는지 생각해 보길 바라면서 책을 썼다”고 밝혔다. 책의 마지막 사진이 전몽각 전 성균관대 부총장의 사진집 ‘윤미네 집’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딸 윤미가 태어나고 결혼하기까지를 아버지가 찍은 사진집이다. 조금 평범해 보일 수도 있는데, 그는 “아이의 성장과 가족의 성장, 나아가 한국의 전형적인 중산층 가족의 이야기를 잘 표현했기 때문”에 골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조건 많이 찍는 데 집착하지 말고, 내가 보여 줄 사진, 간직할 사진을 잘 골라내야 한다”며 “사진은 자르고 고르는 미학”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앞으로 명함 직책을 ‘비주얼 저널리스트’로 바꾸고 뉴스 동영상을 찍는 작업도 병행할 예정이다. “사진기자 중에는 자신의 정체성이 흔들린다고 불만을 표하기도 하지만, 저는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매체가 하나 더 생긴 것으로 생각합니다. 사진이든 동영상이든 어쨌든 핵심은 이야기이니까요.”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사설] 중립성·공정성 지킬 수 있는 후임 검찰총장 천거하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후임을 뽑는 절차가 어제부터 시작됐다. 검찰총장 인선은 천거→추천→제청으로 진행된다. 천거 기간이 끝나면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 제청 대상자로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법무부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에 심사 대상자로 제시한다. 총장추천위원회는 3명 이상의 후보자를 법무부 장관에게 추천하고, 법무부 장관은 대통령에게 후보자를 제청한다. 대통령의 후보자 지명과 인사청문회 등을 고려하면 새 총장은 일러야 4월 말 취임할 것이다. 검찰청법 12조에 따르면 검찰총장은 검찰 사무를 총괄하며 검찰청의 공무원을 지휘·감독하는 중요한 자리다. 국회가 1988년 여야 합의로 검찰총장 2년 임기제를 도입한 것도 검찰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이런 취지를 감안해 후보추천위원회는 권력의 압박에 굴복하지 않을 인물을 총장 후보로 천거해야 한다. 그러나 검찰총장추천위 위원장을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이 맡으면서 검찰 안팎에서는 ‘기대할 바가 없다’는 우려의 분위기가 있다. 현재 신임 검찰총장 후보로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 구본선 광주고검장,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 봉욱 전 대검차장과 김오수·이금로 전 법무부 차관 등이 거론된다. 가장 유력한 후보자는 이 서울중앙지검장이지만, 이 지검장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출금 수사를 중단시켰다는 의혹으로 수사받는 피의자라는 점이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 정부와 검찰의 불필요한 갈등은 이제 끝나야 한다. 검찰 조직 안정화도 중요하다. 추천위는 수사의 독립을 지키면서 정치적 중립성·공정성을 지킬 수 있는 인물을 총장으로 천거해야 한다. 그래야만 내년 3월 온갖 흑색선전과 가짜뉴스가 난무할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더라도 공정성 시비를 차단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1년을 안정화할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 LH 투기 폭로 배후엔 이재명?…“최악의 음모론”(종합)

    LH 투기 폭로 배후엔 이재명?…“최악의 음모론”(종합)

    “이 지사 끌어들이려는 저열한 공작”“언론중재위 제소·수사 의뢰 등 조치” 김홍국 경기도 대변인은 12일 “방역을 음해하는 가짜뉴스가 나돌고, 주요 중앙언론사까지 정치적 갈등을 부추기는 음모론과 가짜뉴스를 공공연히 보도하고 있다. 충격적인 일”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땅 투기 의혹 폭로의 배후에 이재명 지사가 있다는 가짜뉴스가 대표적”이라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 “그동안 SNS상에 떠돌던 갈라치기 음모론과 추정에 근거한 정략적 음해론의 대표적인 사례다. LH 직원들의 땅투기 의혹을 폭로한 민변 소속 서성민 변호사와 김남근 변호사가 이 지사 측 인물이라며, 이 지사 측에서 정치적 이익을 위해 폭로를 했다는 가짜뉴스”라고 비판했다. 이어 김 대변인은 “서 변호사가 이 지사 측 가짜뉴스 대책단장을 맡고 있고, 김 변호사는 ‘이재명 지키기 범국민대책위원회’ 소속이라며, 음모론을 내놓고 있다”며 “어떻게든 연관을 지어서 이재명 지사를 끌어들이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최근 여당뿐 아니라 야권인사들이 이 지사의 삶과 정책을 음해하려는 시도를 하는 것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가 대선 판을 흔들기 위해 정부·여당에 부담이 되는 LH 사태를 흘린 것이라는 주장은 팩트와 논리적 근거를 찾아볼 수 없는 그야말로 사상 최악의 음모론”이라며 “민변이 어떤 조직인데, 한 정치인을 위해 폭로전을 할까. 제보를 받고 민변 차원에서 진행된 투기와의 전쟁에 이 지사를 끌어들이려는 저열한 추측성 폭로와 공작이다. 분명하게 말씀드리지만, 이번 LH사태와 경기도 및 이 지사측은 아무런 관계도, 협의도 없었다”고 강조했다.또 “단 하나의 근거와 사실, 논리와 팩트 없이 오로지 이 지사 흠집내기를 목적으로 진행 중인 폭로공작설이나 무분별한 의혹 제기를 멈춰주시기 바란다”며 “가짜뉴스를 막고 경기도정에 충실하기 위해 언론중재위 제소와 수사의뢰 등 법적 조치에 나설 것이다. 또 경기도는 LH사태로 촉발된 공무원이나 공직자의 투기 논란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조사하고 일벌백계 엄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김 대변인은 “지난 9일 이낙연 전 대표가 주재하는 마지막 당무회의 갈등설 관련 보도도 마찬가지다. 이재명 지사가 당시 당무회의에 참석할 당시 ‘양측 관계자들이 이 지사의 좌석 배정을 놓고 충돌 직전까지 이르렀다’는 보도 내용은 충격적”이라며 “민주당 당직자, 이낙연 대표님 측, 경기도 관계자 등 누구에게 물어보고 확인해도, 그런 사태는 전혀 벌어지지 않았다. 서로 배려하며 따뜻하게 손잡고 덕담한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지사의 정겨움만이 확인될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 “참다못한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께서 트위터를 통해 ‘민주당 이간하는 가짜뉴스 주의보! 내가 엉터리 보도의 현장 증인이다. 화기애애했다’고 가짜뉴스를 질타하셨다. 이재명 지사 탈당설, 4자 필승구도 등 이간질과 갈라치기 음모론도 황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김 대변인은 “이 지사는 수십 차례에 걸쳐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한 개혁정책을 흔들림 없이 실천하고, 촛불혁명이 제시한 민주주의와 정의, 공정과 평화의 가치를 펼치겠다고 밝혔다”며 “언론에 당부드린다. 정략적 음모론과 가짜뉴스 허위정보를 경마식 보도나 속보경쟁으로 내놓기보다, 주권자인 국민을 존중하고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와 진실을 전해주는 정론직필을 펼쳐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재명 “지상최대의 이간 작전이 시작됐다” 앞서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 11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갑자기 민주당 내 갈등을 부추기는 근거 없는 낭설과 가짜뉴스가 넘쳐나고 있다. 지상최대의 이간 작전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지사는 “이재명 탈당에 의한 4자구도가 펼쳐지면 필승이라는 허망한 뇌피셜도 시작되었다”며 “역사를 보면 멀쩡한 나라가 이간계에 넘어가 망한 경우가 많다. 36계중 이간계가 비용이 적으면서 효과가 높아 지금까지도 가장 많이 이용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정 정당의 당보도 아닌 명색이 언론기관이면서, 정론직필 아닌 가짜뉴스로 정치적 균열과 갈등을 초래하며 주권자의 판단을 흐리는 것은 민주주의를 위해 부여된 특권으로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중범죄”라고 성토했다.앞서 일부 매체는 지난 9일 오전 이재명 지사 측이 더불어민주당 당무위가 시작되기 직전 당무위가 열리는 국회 본청 당대표 회의실에서 이 지사 좌석이 따로 마련되지 않은 것을 발견하고 이 전 대표 측에 항의했다고 10일 보도했다. 시도지사도 당무위원인데 다른 최고위원들은 좌석이 미리 배정됐으나 이 지사 좌석은 빠져 있었다는 것이다. 이 지사 측 관계자가 이 전 대표 측에 경위를 따지자 이 전 대표 측은 이제껏 이 지사가 당무위에 거의 참석하지 않다가 미리 알리지 않고 불쑥 나타난 것 아니냐며 양측 모두 목소리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조영민 경기도 중앙협력본부장은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충돌’ ‘고성’ 등은 전혀 없었음을 증언드린다”고 밝혔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이재명, LH사태 일갈 “공직자 돈벌 생각이면 사기업 가야”

    이재명, LH사태 일갈 “공직자 돈벌 생각이면 사기업 가야”

    이재명 경기지사가 11일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땅 투기 사건을 공직 기강 확립과 정부 신뢰확보의 계기로 삼자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LH 임직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 여파가 만만치 않은 것은 단순한 ‘반칙’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라며 “생선가게를 지키는 점원이 알고보니 고양이였다는 당혹감과 배신감에 국민들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면서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과 부동산 백지 신탁제를 제안했다. 이 지사는 “일부 공직자들은 ‘투자 자유’가 있다고 항변합니다만, 재산 증식을 하고 싶으면 공직자를 하지 말고 사기업에 취업하거나 사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을 결코 탈당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강조해온 이 지사는 앞서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충돌했다는 보도에 대해 지상최대의 이간작전이 시작된 듯 하다고 비판했다. 이 지사는 “갑자기 민주당 내 갈등을 부추기는 근거 없는 낭설과 가짜뉴스가 넘쳐나고 있다”면서 “이재명 탈당에 의한 4자구도가 펼쳐지면 필승이라는 허망한 뇌피셜도 시작되었다”고 주장했다. 손자병법의 36계중 이간계가 비용이 적으면서 효과가 높아 지금까지도 가장 많이 이용된다면서 사적욕망보다 공익을 우선하는 진짜 민주당원은 원팀정신을 잃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경기도는 지난 9일 개최된 더불어민주당 당무회의에서 이낙연 당대표 마지막날 좌석 배정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는 보도에 충돌, 고성 등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이 지사가 언급한 ‘이간작전’은 LH 사태와 관련있다는 관측도 있다. LH 직원들의 땅투기 의혹을 폭로한 서성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변호사와 김남근 참여연대 변호사는 이 지사 측 인물로 알려져 있다. 서 변호사는 경기도 코로나 가짜뉴스 대책단장을 맡았고, 김 변호사는 ‘이재명 지키기 범국민대책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했다. 이에 당내 일부 친문 세력들 사이에서는 LH 사태의 배후가 이 지사란 음모론도 제기되고 있지만, 당사자들은 모두 사실이 아닌 황당한 음모론이란 입장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주윤식 순천 도의원 예비후보, 무소속 출마하기로

    주윤식 순천 도의원 예비후보, 무소속 출마하기로

    4·7 전남도의원 보궐선거 순천 제1선거구(송광·외서·낙안·별량·상사면, 도사·저전·장천·남제·풍덕동)에 도전장을 낸 주윤식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를 사퇴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주 후보는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재보궐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더불어민주당 면접 공천과정은 일방적인 편파행위였다”며 “이를 심판하기 위해 무소속 후보로 출마한다”고 밝혔다. 주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도 여지없이 지역발전 공약은 없고, 상대 후보를 비방하는 네거티브선거만 등장했다”면서 “또 이를 기다렸다는 듯이 일부 언론은 사실 확인 없이 가짜뉴스로 선거에 개입했다”고 서운함을 표시했다. 그는 특히 “생각도 없고 소신도 없는 일부 시·도의원들의 편 가르기와 줄서기는 너무나 비열하다”며 “지금 순천은 새로운 국회의원과 함께 순천의 정치가 바뀔 것이라는 기대가 여지없이 허무하게 무너졌다”고 꼬집었다. 주 후보는 “아무런 해명이나 설명도 없고, 또 뻔뻔하게 말을 뒤집는 태도 이런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정치행태에 시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라고 민주당 관계자들을 비난했다. 그는 또 “후보가 아닌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지역위원장님을 한 번만 만나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렸지만 소병철 위원장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서운함을 토로했다. 주 후보는 자신과 관련한 수사결과에 대해 “저를 선거에서 낙선시키기 위해 상대 후보측 다수의 사람들이 조직적으로 치밀하게 계획한 범죄행위이자 공작선거로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주 후보는 “경찰 조사결과 조작된 허위문자로 주윤식을 해당 행위자로 만들어 면접에서 낙선시키려고 했다는게 드러났다”며 “전남도당은 상대 후보에 책임을 묻지 않고 오히려 가짜 허위 진정서에 테러당한 피해자를 탈락시켰다”고 분개했다. 그는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 없고, 은폐하기에만 급급한 비겁한 정치 현실을 만천하에 알려 이러한 선거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한다”며 “비겁한 정치공작 선거를 시민들 손으로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 후보는 “무소속으로 가는 길이 얼마나 힘들고 외로운 길인지 잘 알고 있다”며 “하지만 어떠한 고난과 난관에 부딪치더라도 저는 시민들만 보고 꿋꿋하게 앞만 보고 묵묵히 전진할 것”이라고 했다. 주 예비후보는 “전남도의회에 입성하면 십수년을 농산물유통사업에 매진하면서 얻은 노하우를 포스트 코로나 이후 지역 농산물 판매와 발전에 접목시켜나가겠다”는 포부를 보였다. 순천시의회 재선 의원으로 부의장을 지낸 주 후보는 최근 임기를 마친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이사, 더불어민주당 교육연수원 부원장,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부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말 순천시인재육성 장학금 5000만원을 기부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노무현재단 계좌 사찰 가짜뉴스 유포” 한동훈, 유시민에 5억 손해배상 소송

    “노무현재단 계좌 사찰 가짜뉴스 유포” 한동훈, 유시민에 5억 손해배상 소송

    한동훈 검사장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상대로 5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유 이사장이 ‘검찰이 노무현재단의 주거래은행 계좌를 들여다봤다’는 가짜뉴스를 유포했다는 이유에서다. 한 검사장은 9일 유 이사장을 상대로 5억원의 손해배상액을 청구하는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유 이사장이 여러 차례 언론 인터뷰와 유튜브 방송 등을 통해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가 2019년 11월 말 또는 12월 초 본인과 노무현재단의 계좌를 불법 추적했다’고 주장한 것을 문제 삼았다. 당시 한 검사장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근무했다. 한 검사장은 “유 이사장에 의해 공적 권한을 사적인 보복을 위해 불법 사용한 공직자로 낙인찍혔다”며 “유 이사장은 올해 1월에야 허위 사실임을 인정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는 유 이사장이 한 검사장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명예훼손·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해당 사건은 서울서부지검이 수사 중이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언론현업단체 “징벌적 손배제, 가짜뉴스 이름으로 기본권 제약”

    언론현업단체 “징벌적 손배제, 가짜뉴스 이름으로 기본권 제약”

    방송기자연합회와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등 언론현업 4개 단체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언론개혁을 위한 징벌적 손해배상’ 관련 법률 개정안을 비판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단체들은 9일 성명에서 “이번 개정안들이 ‘가짜 뉴스’나 ‘허위 조작 정보’라는 모호한 이름으로 권력을 쥔 이들에게는 남용을, 표현의 자유라는 시민의 기본권에는 제약이 될 것을 우려한다”고 밝혔다. 이어 “시민 권리 보호와 저널리즘의 순기능을 강화할 언론중재법을 개정하라”며 세 요구안을 제시했다. ▲정치인과 공직자, 국가기관, 대기업 등과 관련한 보도의 경우 징벌적 손해배상이 되는 허위성과 악의를 입증할 책임을 언론에 돌려서는 안 된다 ▲정보통신망법과 형법 등 중구난방인 개정안 추진을 멈추고, 관련 논의를 언론중재위원회로 단일화할 법 개정을 추진하라 ▲형법과 민법 모두에서 규정하고 있는 명예훼손죄를 실효성 없는 형법에서 제외하고 민법에서 규율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체들은 “지금 필요한 언론 관련 시민 피해 구제 대책은 단순히 징벌과 처벌을 넘어 시민이 정당한 표현의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언론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사회적 의제를 공론화하도록 하는 데 방점이 찍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한동훈, “계좌 사찰 가짜뉴스 유포” 유시민 상대 5억 손배소송

    한동훈, “계좌 사찰 가짜뉴스 유포” 유시민 상대 5억 손배소송

    “혼자 가짜 뉴스 창작했는지,누가 거짓 뉴스 제공했는지 밝혀야” 한동훈 검사장이 가짜뉴스 유포 책임을 물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상대로 5억원의 손해배상액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한 검사장은 9일 유 이사장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유 이사장이 여러 차례 언론 인터뷰와 유튜브 방송 등을 통해 ‘대검 반부패강력부가 2019년 11월 말 또는 12월 초 본인과 노무현재단의 계좌를 불법 추적했다’고 주장한 것이 허위라고 밝혔다. 당시 한 검사장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근무했다. 한 검사장은 “유 이사장에 의해 공적 권한을 사적인 보복을 위해 불법 사용한 공직자로 부당하게 낙인찍혔다”며 “유 이사장은 언론과 시민사회로부터 근거 제시를 요구받은 후 올해 1월에야 허위사실임을 인정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 이사장 혼자 가짜 뉴스를 창작했는지, 누군가 유 이사장의 영향력을 이용하려 거짓 뉴스를 제공했는지 본인 스스로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유 이사장은 2019년 12월 유튜브 방송 ‘유시민의 알릴레오’에서 “어느 경로로 확인했는지 지금으로서는 일부러 밝히지 않겠지만 노무현재단의 주거래은행 계좌를 검찰이 들여다본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또 지난해 7월 24일에는 라디오 방송에서 채널A 사건 연루 의혹을 받던 한 검사장을 지목하며 “한동훈 검사가 있던 (대검) 반부패강력부 쪽에서 (노무현재단 계좌를) 봤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1월 재단을 통해 배포한 입장문에서는 “사실이 아닌 의혹 제기로 검찰이 저를 사찰했을 것이라는 의심을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 검찰의 모든 관계자께 정중하게 사과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법치주의 바로세우기 행동연대(법세련)는 유 이사장이 한 검사장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명예훼손·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해당 사건은 서울서부지검에서 수사 중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코로나19 속에서도 펄펄 나는 대만 경제/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코로나19 속에서도 펄펄 나는 대만 경제/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대만 경제의 발걸음이 경쾌하다. 수출로 먹고사는 대만의 지난 1월 수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7% 늘어난 343억 달러를 기록했다. 월별 기준 역대 최고치다. 증권시장도 연일 최고가 행진이다. 1년 전만 해도 9200선에 머물렀던 대만 자취안(加權) 지수는 1만 6000선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에 힘입어 대만 행정원 주계총처(主計總處·통계청)는 올해 성장률을 4.6%로 높여 잡았다. 지난해 내놓은 3.8%보다 0.8% 포인트 끌어올렸다. 주계총처는 앞서 지난해 성장률이 3.1%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대만은 톈안먼(天安門) 사태로 경제가 고꾸라진 1991년 이후 30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을 앞섰다. 중국이 세계 주요국으로는 유일하게 플러스(2.3%) 성장을 했지만 대만을 따라잡기엔 역부족이었다. 대만 경제가 순풍에 돛을 단 비결은 코로나19 방역 성공에 있다. 지난해 초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코로나19가 발병하자 바이러스 전문가를 현지에 급파해 조사했고, 후베이성 입국자를 2주간 자가격리 조치했다. 중국이 1월 23일 우한시를 전면 봉쇄하자마자 마스크(N95) 수출을 금지하고, 마스크 실명제와 홀짝제를 도입했다. 2월 6일엔 중국발 입국을 전면 금지 조치했다. 중국 수출이 전체의 30%에 가까운 대만으로서는 ‘뼈를 깎는’ 고육책이었다. 인구 2385만명인 대만(7일 기준)의 코로나 확진자는 967명. 사망자는 10명에 불과하다. 초동 진압에 성공한 대만은 각종 모임과 행사를 정상 진행했고 스포츠 경기와 공연 무대도 펼쳐졌다. 식당과 백화점이 북적거리고 호텔·숙박업소들도 국내 여행객으로 붐볐다. ‘거리두기’를 할 필요가 없었던 만큼 내수 타격을 최소화한 셈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은 대만에 위기가 아니라 기회였다. 재택근무와 비대면 경제 활동이 확산되면서 노트북, 데스크톱 PC, 게임기 등 전자제품과 반도체 수요가 급증했다. 반도체와 전자부품이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가며 TSCM과 UMC 등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아이폰 위탁생산 업체 폭스콘 등 테크 기업들은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대만의 지난해 수출은 전년보다 5% 가까이 늘어난 3453억 달러에 이른다. 반도체 수출은 22% 증가해 수출의 3분의1을 차지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어떤가. 경제지표나 실물경제 상황은 최악이다. 지난해 전체 산업생산은 -0.8%로 20년 만에 처음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소비도 -0.2%로 카드대란이 벌어졌던 2003년 이후 가장 부진했다. 1월 취업자 수(전년 대비 98만명 감소)는 IMF 외환위기 이후 감소폭이 가장 크다. 실업자(157만명)는 1999년 이후 최대치다. 그나마 수출이 4개월 평균 9.3% 증가율을 보이며 올해 성장률을 3%대로 견인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이 역시 최악의 코로나 사태에 따른 기저효과와 반도체 산업 선방에 따른 착시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 반도체 호황에만 기대다가는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이 속절없이 붕괴될 수 있다는 경고음이 나온다. 이뿐만 아니다. K방역은 위기에 직면했다. 한국과 대만의 인구비는 대략 2대1이지만 코로나 확진자는 96대1, 사망자는 163대1에 이른다. 우리 확진자(9만 2471명)는 이미 인구 14억 중국(8만 9975명)을 넘어섰다. 동네방네 자랑하던 K방역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성급하게 소비쿠폰을 뿌리며 경기부양에 나섰다가 3차 팬데믹을 불러 경제를 위기 상황으로 내몰기도 했다. 정부·여당은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놓은 우리 성장률(-1.1%)이 OECD 국가 중 1위라느니, 이탈리아를 추월해 주요 7개국(G7)에 진입할 것이라느니 자화자찬을 고장 난 레코드판처럼 반복하고 있다. 더군다나 불리한 보도는 다 가짜뉴스라고 낙인찍는다. 이런 판국에 나라가 정상적으로 굴러가길 바란다면 나무 위에 올라가 고기를 잡으려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khkim@seoul.co.kr
  • 백신으로 대반격? 코로나의 코웃음, 정말 할 수 있겠니

    백신으로 대반격? 코로나의 코웃음, 정말 할 수 있겠니

    바이러스의 시간/주철현 지음/뿌리와이파리/548쪽/2만 5000원‘코로나19 백신이 치매를 유발한다’, ‘백신 맞으면 사지마비·경련, 심정지가 온다’, ‘백신으로 DNA를 조작하거나 뇌를 조종한다’. 인터넷에 쉽게 볼 수 있는 가짜뉴스들이다. 가짜뉴스가 떠도는 건 코로나19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넘쳐 나기 때문일 수 있다. 많은 정보가 아니라 정확하게 제대로 정리한 정보가 더 중요한 이유다. 이런 면에서 주철현 울산의대 미생물학과 교수의 ‘바이러스의 시간’은 백신 접종을 시작한 지금 읽기 딱 좋은 책이다.●아는만큼 보이는 코로나… 55개 키워드로 풀어내 ‘팬데믹’, ‘바이러스’, ‘면역’, ‘방역’, ‘과거·현재·미래’ 등 5부로 나눠 11개씩 모두 55개의 키워드로 코로나19를 풀었다. 2000년 이후 반복해 일어난 신종 바이러스의 습격을 통해 현재 팬데믹 상황까지 오게 된 경위를 분석하고, 골든타임을 놓친 이후 벌어진 상황, 특히 미국을 비롯한 유럽 여러 나라가 왜 허둥댔는지 분석한다. 중동 이외 지역 가운데 유일하게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유행을 겪은 한국은 강제로 방역시험을 치른 셈이어서 그나마 선방할 수 있었다고 봤다. 면역과 방역의 차이를 설명하고, 이를 어떻게 조합해야 하는지 중점적으로 다룬 부분은 책의 백미이다. 저자는 백신을 접종해도 당장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 기대하지 말라면서, 오히려 백신 접종 기간이 방역에 가장 집중해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어떤 백신 성공할지 몰라… 우수성 줄세우기 무의미 이유는 바이러스의 특징에 있다. 바이러스는 빠른 증식과 빈번한 돌연변이로 다양성을 확보하고, 궁지에 몰렸을 때 선택을 강요당하는 ‘선택압력’에서 최적의 돌연변이를 만드는 ‘이기적 유전자의 화신’이다. 돌연변이를 증식하고 적응하는 과정까지 단 몇 시간에 불과할 정도다. 바이러스 항원을 이용해 만든 백신 접종으로 바이러스 돌연변이가 폭발적으로 발생할 수도 있다. 집단면역 효과를 보기 전 방역을 소홀히 하면 어떤 돌연변이에 뒤통수를 맞을지 모른다는 뜻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어떤 백신이 가장 뛰어난지 줄을 세우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오히려 여러 백신을 개발해야 팬데믹 상황 속에서도 유연한 대처가 가능하기 때문에, 결국 종류가 많을수록 좋다는 뜻이다. 또 방역의 결과만 놓고 비난하는 것은 방해만 될 뿐이라고 지적한다. 잘못된 인식을 퍼뜨려 면역과 방역에 구멍이 생기면 그 결과 역시 걷잡을 수 없다. ●백신은 희망의 시작… 진정한 게임 체인저는 ‘사람’ 저자 역시 바이러스 팬데믹의 원인으로 무너진 생태계 균형을 들었다. 바이러스의 다양성은 태초부터 그대로인데 바이러스를 방어하는 고등생물의 다양성은 급격히 줄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원 헬스(One Health)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바이러스 전문 분야가 각각 발전하고 심화하는 ‘사일로(Silo) 패러다임’으로는 신종 바이러스를 방어하기 어렵다. 의사, 간호사, 역학 전문가, 과학자, 공중보건 종사자, 수의사, 농업 연구자, 생태환경 전문가를 비롯해 제도, 정책, 법률 등을 통합해 분석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나아가 전 세계적으로 정보 공유와 감시 시스템을 구축해야 신종 바이러스 출현을 막고 적절히 대응할 수 있다. 백신 개발은 코로나19 팬데믹 종식을 향한 희망의 시작이지만, 결국 우리의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다. 그래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팬데믹의 게임 체인저는 백신이 아니고 사람”이라고.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백신 맞으면 치매”“낙태아 폐 조직이”…가짜뉴스 279명 검거

    “백신 맞으면 치매”“낙태아 폐 조직이”…가짜뉴스 279명 검거

    최근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이와 관련된 허위조작정보가 유포되고 있어 경찰이 엄정 단속에 나섰다. 이미 300명 가까이 검거됐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4일 코로나19 백신 관련 허위조작정보 유포행위 등에 대해 단속한 결과 지난 3일 기준 178건, 279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중 허위사실유포가 131건(205명), 개인정보유출이 47건(74명)이며 23건에 대해선 내·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경찰은 정부의 백신 접종 시행(2월26일) 이전부터 백신 관련 허위조작정보 유포 행위를 발견해 피의자를 검거한 바 있다. 1인 방송을 통해 ‘코로나 백신은 인간 유전자를 변화시킨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한 피의자와 버스정류장 및 전신주 등에 ‘코로나 백신에 넣은 칩은 당신의 생명을 잃게 한다’는 전단지를 부착한 피의자가 각각 인천에서 검거됐다. 또 최근 ‘백신 성분에 낙태아의 폐 조직이 들어있다’라는 허위사실을 블로그에 올린 사례나 1인 방송에서 ‘백신을 맞으면 치매에 걸린다’는 내용을 담는 등 사례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어 경찰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국수본은 이미 백신 접종을 시작한 국가에서 발생한 범죄들을 분석해 이에 대한 대비에 나서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백신 원료 대신 생수를 사용한 ‘가짜 백신’을 제조해 판매하는 행위나 백신을 판매한다고 광고를 하는 등 불법 판매도 확인됐다. 국수본 관계자는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명백한 온·오프라인 상 허위조작정보 유포행위뿐만 아니라 국민 불안감을 악용하는 보이스피싱 및 스미싱 등 파생범죄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며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 악의적이고 조직적인 허위조작정보를 발견하면 적극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똑똑 우리말] ‘초조해하다’의 띄어쓰기/오명숙 어문부장

    백신 확보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초조해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막상 접종이 시작되자 부작용 관련 가짜뉴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불안감을 자극하는 이런 말들로 인해 접종률이 떨어진다면 11월 집단면역 형성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 위 문장에 쓰인 ‘초조해하다’는 형용사인 ‘초조하다’에 보조용언 ‘하다’가 결합한 말이다. 우리말 맞춤법 규정에 따르면 보조용언은 본용언과 띄어 쓰거나 경우에 따라 붙이는 것을 허용한다. 그렇다면 ‘초조해하다’도 ‘초조해 하다’처럼 띄어 써야 하는 걸까. 형용사 뒤에 오는 ‘하다’는 ‘-어하다’의 형태로 쓰여 앞말이 뜻하는 대상에 대한 느낌을 가짐을 나타내는 말이다. 즉 형용사인 ‘예쁘다’, ‘행복하다’에 ‘-어하다’를 붙여 ‘예뻐하다’, ‘행복해하다’로 쓰는 것처럼 ‘초조해하다’ 역시 붙여 써야 한다. 비슷한 경우로 ‘-어지다’도 있다. “방이 깨끗해지다”에서 ‘지다’는 형용사 뒤에서 ‘-어지다’ 구성으로 쓰여 앞말이 뜻하는 상태로 됨을 나타내는 보조용언이다. “그 말이 사실인 것처럼 믿어지다”에서 ‘지다’ 역시 보조용언으로, 동사 뒤에 사용해 앞말이 의미하는 대로 하게 됨을 나타낸다. ‘깨끗해 지다’, ‘믿어 지다’처럼 띄어 쓰지 않는다. 즉 ‘하다’와 ‘지다’ 둘 다 보조용언으로 다루어지긴 하나 ‘-어하다’가 붙어 형용사가 타동사처럼, ‘-어지다’가 붙어 타동사나 형용사가 자동사처럼 쓰인다는 점에서 원칙적으로 앞말에 붙여 쓴다. oms30@seoul.co.kr
  • “백신이 치매 유발”?… 방통위, 가짜뉴스 차단 나섰다

    “백신이 치매 유발”?… 방통위, 가짜뉴스 차단 나섰다

    정부가 국민들로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 관련 가짜뉴스를 제보받아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에게 신속히 삭제·차단을 요청하기로 했다. 코로나19 백신 관련 허위·왜곡정보를 처리해야 할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위원 구성 지연으로 두 달째 기능이 마비됐다는 지적<서울신문 3월 3일자 1면>에 대안을 내놓은 것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백신 관련 허위조작정보를 국민이 제보하면 질병관리청 등 소관 부처가 사실 확인을 거쳐 필요한 조치를 하는 ‘국민제보시스템’을 운영한다고 3일 밝혔다. 제보는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홈페이지 가짜뉴스 제보게시판(www.kcc.go.kr/vaccinejebo)을 통해 익명으로 받는다. 방통위는 “국민이 제보한 사안에 대해서는 사실관계 확인을 거쳐 삭제 요청, 수사 의뢰 등의 후속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질병관리청, 방통위가 가짜뉴스가 유통되는 플랫폼 사업자에게 삭제·차단 요청을 하면 사업자가 자체 가이드라인 위배 여부와 제재 수준을 검토해 삭제·차단하는 방식이다.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 등은 각각 코로나19 관련 잘못된 의료정보나 왜곡된 정보에 대응하는 자체 가이드라인을 운영 중이다. 각 시도경찰청에선 전담요원이 가짜뉴스를 모니터링하고, 사이버 범죄 신고시스템을 통해 온라인에 퍼지는 허위 사실을 감시할 계획이다. 중대본은 문재인 대통령이 가짜뉴스 경계를 당부한 데 이어 지난 2일 정세균 국무총리가 “코로나19 또는 백신과 관련된 60여건의 가짜뉴스 심의사항이 (방심위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고 목소리를 높이자 이날 방통위로부터 대책과 계획을 보고받았다. 중대본 관계자는 “최근 사실 확인을 거치지 않은 비과학적 내용이 유포되면서 예방접종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조성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며 “관련 부처와 긴밀히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방통위가 파악한 대표적인 가짜뉴스 사례는 ‘백신이 치매를 유발한다’, ‘백신을 맞으면 사지마비·경련, 심정지가 올 수 있다’, ‘백신 접종을 거부하면 긴급체포된다’ 등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박영선 캠프 ‘文정부 장관 드림팀’…최장수 강경화도 합류

    박영선 캠프 ‘文정부 장관 드림팀’…최장수 강경화도 합류

    더불어민주당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박영선 후보의 승리를 위해 대선 후보급 지원에 나섰다. 민주당은 3일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를 상임선거대책위원장으로 하는 중앙당 선대위 의결을 완료했고, 오는 8일 선대위 체제로 전환한다. 박 후보도 캠프도 ‘필승 선대위’ 인선 작업이 막바지다. 선대위는 서울 지역 현역 국회의원 41명 중 국무위원 3인과 이 대표 등을 제외한 전원과 지역위원장이 참여하는 ‘원팀’으로 구성한다. 민주당은 서울 지역 49석 중 41석을 갖고 있다. 문재인 정부 전임 장관들이 박 후보 총력 지원에 나선 것도 특징이다. 앞서 캠프 합류 의사를 밝힌 정경두 전 국방부 장관, 박양우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조명래 전 환경부 장관 등 장관 3인방에 이어 문재인 정부 최장수 장관인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도 힘을 보태기로 했다. 박 후보 캠프의 핵심 의원은 이날 “강 전 장관도 캠프 합류가 확정됐다”고 전했다. 특히 강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 ‘원픽’ 장관으로 꼽히는 데다 인지도 면에서도 큰 힘이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이와 관련해 박 후보를 돕는 한 민주당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한솥밥을 먹은 국무위원 드림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서울시장 보궐이 문재인 대통령 임기 말 국정 운영 동력과도 맞물려 있는 만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낸 박 후보와 전직 국무위원들이 ‘박영선 승리가 문 대통령의 성공’이라는 메시지를 강조한다는 전략이다. 중앙당 선대위는 7인의 최고위원과 기동민(서울)·박재호(부산) 시당위원장이 각각 서울·부산 선대위를 맡아 공동선대위원장 체제로 운영된다. 또 오는 5월 차기 당대표 선거에 나서는 송영길·우원식·홍영표 의원, 차기 원내대표 후보군인 윤호중·안규백 의원 등이 멘토단에 이름을 올렸다. 조한기 미래사무부총장이 중앙선대위 가짜뉴스대책본부장을 맡은 것도 눈에 띈다. 이번 선거가 여야 일대일 총력전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 네거티브전도 치열할 전망이다. 가짜뉴스를 적극적으로 가려내고 강력 조치로 방어한다는 계획이다.한편 열린민주당 김진애 후보가 후보등록일인 18일까지 단일화 레이스를 요구하면서 협상에 진척이 없다. 김 후보가 의원직 사퇴 배수진을 치고 각종 요구를 쏟아내고 있으나, 민주당도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협상을 총괄하는 김종민 최고위원은 이날 “단일화에 너무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은 시민에게 도리가 아니다”라고 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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