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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탄 소포’ 용의자는 트럼프 광팬… 反·親트럼프 격렬 충돌

    ‘폭탄 소포’ 용의자는 트럼프 광팬… 反·親트럼프 격렬 충돌

    민주당 “온건무당파 트럼프 심판론 합류” 공화당 “가짜뉴스로 인한 희생양” 방어 중간선거 앞두고 지지율 한달 새 3%P↓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존 브레넌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 제임스 클래퍼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 배우 로버트 드니로 등 반(反)트럼프 진영 인물들과 미디어 등에 13개 사제 폭탄 소포를 보낸 용의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로 밝혀지면서 열흘 앞으로 다가온 미 중간선거가 친트럼프, 반트럼프로 극심한 분열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 제프 세션스 미 법무장관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법무부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바마 전 대통령 위협 등 5개 혐의로 시저 세이약(56)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세션스 장관은 세이약이 최대 48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소포 봉투에 남긴 지문과 DNA 등으로 생각보다 쉽게 세이약을 용의자로 특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세이약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비롯한 개인들 앞으로 13개의 폭발물 장치가 든 소포를 각각 보냈다”면서 “그가 보낸 폭발물 소포는 ‘장난감’이 아니며, 잠재적인 폭발성 물질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범행 의도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수사당국이 압수한 세이약의 흰색 승합차 창문은 친(親)트럼프, 친공화당 메시지가 담긴 스티커로 뒤덮여 있을 정도로 광팬이었다. 그는 과거 절도, 폭행·협박 등의 전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거칠고 분열적인 발언이 낳은 폭력적인 정치 풍토가 이번 테러 사건을 불러왔다며 맹공을 퍼붓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온건무당파가 ‘트럼프 심판론’에 합류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민주당 전략가 브래드 배넌은 “중산층인 온건 성향의 무당파는 변화를 원했지만 혼란을 원하지는 않았다”면서 “국민은 불안하고 초조하게 되면 집권당에 반대표를 던진다”며 반트럼프 지지자들의 결집을 예상했다. 이에 반해 트럼프 대통령은 친숙한 타깃인 ‘가짜뉴스’, 즉 언론 탓으로 화살을 돌리고 있으며, 그의 지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희생양’이라며 방어막을 치고 있다. 공화당은 이번 폭탄 소포 사건이 드러나지 않는 숨은 지지자, 이른바 ‘샤이 트럼프’를 불러모으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한편 이날 미 공영방송 PBS 등은 지난 21~23일 성인 93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공동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이 39%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는 한 달 전(42%)보다 3% 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트럼프 닮은꼴’ 브라질 1위 대선후보 지지자들...가짜 뉴스 유포하고 언론 협박

    ‘트럼프 닮은꼴’ 브라질 1위 대선후보 지지자들...가짜 뉴스 유포하고 언론 협박

    “모든 게 매우 친숙하다.” 브라질의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를 하루 앞둔 27일(현지시간) 사회자유당(PSL) 소속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선 후보 지지자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 메신저인 ‘왓츠앱’을 이용해 가짜뉴스를 유포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뜨겁다. 미국 온라인매체 복스는 이날 “지난 2016년 미 대선 정국 이후 뜨거운 감자가 된 가짜뉴스 소동이 브라질 대선에서 재연되고 있다”면서 ‘브라질의 트럼프’를 자처하는 보우소나루 후보 지지자들의 행태가 실제 주류 언론을 ‘가짜뉴스’라고 몰아세우는 트럼프 대통령과 닮았다고 지적했다. 앞서 페이스북 측은 보우소나루의 경쟁자인 좌파 노동자당(PT)에 대한 음모론을 퍼뜨린 왓츠앱 계정 10만개를 유출해 폐쇄했다고 현지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가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기업이 뒷돈을 댄 정황도 드러나 노동자당 측은 보우소나루 후보를 연방선거법원에 고발하고, 여론조작에 개입한 의혹을 산 기업에 대해서는 사법당국에 수사를 촉구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부오수나루 후보 캠프는 이를 정면 반박했다. 캡프 측은 “대선 캠페인은 보우소나루 후보를 지지하는 수많은 자원봉사자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며 관련설을 부인했다. 사회자유당의 구스타부 베비아누 대표는 미주지역 최대 국제기구인 미주기구(OAS)가 브라질에서의 SNS여론 조작 파문에 대해 우려를 표시한 것과 관련 “OAS가 신뢰성을 상실했다”고 주장하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OAS의 브라질 대선 참관단장인 라우라 친치야 전 코스타리카 대통령이 왓츠앱을 통한 가짜뉴스 대량 유포한 행위는 전례 없는 사건이라고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한편 이날 이뤄진 여론조사에서 여전히 보우소나루 후보의 우세가 확인됐다. 여론조사업체 MDA가 전국교통연맹(CNT)의 의뢰로 시행한 투표 의향 조사 결과를 보면 보우소나루 후보가 48.5%를 기록해 페르난두 아다지 좌파 노동자당 후보(37%)를 앞섰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김균미의 세계는 지금] 트럼프는 휴대전화 3대, 문재인 대통령은…

    [김균미의 세계는 지금] 트럼프는 휴대전화 3대,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의 통신 보안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25일(현지시간) 전·현직 미국 정보당국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아이폰을 도청해온 사실이 확인됐다는 기사를 내보내자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즉각 “가짜뉴스”라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NYT 기사는 “새로운 가짜뉴스”라며 부인했다. NYT 보도는 미국 대통령에 대한 중국의 도청 시도 못지않게 필수품인 휴대전화와 대통령의 관계를 들여다볼 수 있어 흥미롭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용하는 휴대전화는 모두 세 대라고 한다. 세 대 모두 애플의 아이폰이다. 두 대는 미 국가안보국(NSA)가 외국 정보기관들로부터의 해킹과 도청 등에 대비해 보안강화조치를 한 공무용 휴대전화로 기능이 상당히 제한돼있다. 나머지 한 대는 일반인들이 쓰는 것과 같은 기능의 개인 휴대전화이다. 공무용 휴대전화로는 문자송신 기능이 차단돼 있고 연락처도 저장할 수 없어 개인 휴대전화를 계속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백악관과 정보당국 관계자들은 대통령에게 휴대전화가 도청과 해킹에 취약하다는 점을 주지시키면서 백악관 집무실내 유선전화를 이용할 것을 권하고 있지만 참모들의 말을 따르지 않을 때가 많다고 한다. 휴대전화는 아무리 보안을 걸어놔도 도·감청당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보안에 민감한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나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되도록이면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앞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미 정보기관들이 우방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휴대전화를 수년 동안 감청해온 사실이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로 드러나 두 나라가 외교적으로 껄끄러웠던 적이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개인용 휴대전화를 갖고 다닌 첫 미국 대통령이다. 오바마는 대통령 후보시절부터 블랙베리에 중독됐다고 할 정도로 휴대전화를 잠시도 손에서 놓지 않았다. 대통령에 취임한 뒤 보안책임자들과 ‘협상’을 통해 블랙베리를 계속 사용했고, 나중에 아이폰으로 바꿨다. 미국 대통령들이 사용하는 휴대전화는 보안상 이유로 기능이 매우 제한적이다. NYT 보도에 따르면 오바마가 애지중지했던 휴대전화로는 전화를 걸 수도, 문자를 보낼 수도, 사진을 찍을 수도 없다.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할 수도 없다. 그저 걸려오는 전화나 받고, 특정된 사람들이 보내는 이메일만 수신할 수 있다고 한다. 오바마는 2016년 6월 한 TV토크쇼에 출연해 “휴대전화가 훌륭하기는 한데, 사진을 찍을 수도 없고, 문자를 보낼 수도 없다. 음악도 들을 수 없다”면서 “3살짜리 아이들이 갖고 노는 휴대전화를 떠올리면 된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럼 집무실 밖에서 급하게 연락을 해야 할 때는 어떻게 할까. 근처에 있는 보좌관의 휴대전화를 이용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통신 보안이 엄격한데 트럼프 대통령은 어떻게 수시로 트윗을 날릴 수 있을까 . 트럼프는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 오바마처럼 수신용으로 제한된 공무용 휴대전화의 일부 기능을 해제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했다고 한다. 당선자 시절 사용했던 안드로이드폰은 반납했다. 대통령 취임 직후 두 대의 휴대전화를 사용하기로 했다. 한 대는 트위터용, 다른 한 대는 통화용이었다. 트위터용 휴대전화는 와이파이로만 인터넷에 연결된다. 대통령이 보안이 되지 않는 와이파이 존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어 보안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편이었다고 한다. 또 휴대전화에서 이메일 기능은 거의 사용하지 않아 다른 나라 정보당국으로부터 이메일 계정이 해킹당할 우려는 크지 않다고 NYT는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백악관 참모들이 자신이 누구와 통화하는 지 모르게 하고 싶을 때에는 집무실에서도 보안이 철저한 유선전화 대신 휴대전화를 이용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나는 정부의 공무용 전화들만 사용한다”면서 “정부가 제공한 휴대전화가 한 대 있지만 거의 쓰지 않는다”며 보도내용을 부인했다. 트위터에는 어떻게 글을 올리는 지는 밝히지 않았다. 미 정부 관료들은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누군가 자신의 전화 통화 내용을 녹음하고 있을 지 모른다고 생각해 보안에 병적으로 집착했다고 전했다. 때문에 전화로 비밀 사항을 얘기할 가능성은 적다고 한다. 가장 최근의 예로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살해 사건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터키에 급파됐던 정보 책임자들이 전화로 보고하려는 것을 막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휴대전화 보안에 철저하다고 해도 가끔 실수를 할 때가 있다. 휴대전화를 어디에 뒀는 지 까먹거나 잃어버리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해 뉴저지주 배드민스터에 있는 자신 소유의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고 나오면서 골프 카트에 휴대전화를 놓고 나와 나중에 휴대전화를 찾느라 소동이 벌어졌었다고 신문은 현장에 있었던 복수의 관계자들 말을 인용해 전했다. 백악관은 보안상의 이유로 트럼프의 공무용 휴대전화 2대를 30일 단위로 새 폰으로 교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초기 세계 정상들에게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일러주면서 곧바로 자신에게 전화할 것을 요구하기도 해 미 언론들이 문제를 제기한 적이 있다. 정상들은 보안이 확보되고 통화 내용이 기록되는 회선으로만 통화하는 것이 외교 관례이다. 또 극비에 속하는 미국 대통령의 휴대전화 번호가 누설될 경우 다른 국가의 정보기관에게 감청당할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 이외에 다른 외국 정상들은 어떨까. 나라마다 통신 보안 기준은 다르겠지만 정상들과 휴대전화에 대한 기사를 종종 접한다.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해 여성잡지와의 좌담에서 휴대전화에 약 100명의 전화번화가 저장돼 있고, 주로 문자메시지를 이용하며 트위터 계정은 없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해 개인 휴대전화 번호가 인터넷에 공개되는 바람에 문자 메시지 폭탄을 맞았었다. 장관 때부터 알고 지내던 기자가 휴대전화를 도난당했는데 그 안에 마크롱의 개인 휴대전화번호가 저장돼 있었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경우에는 어떨까. 트럼프 대통령처럼 휴대전화의 기능에 제한이 있는지, 30일마다 휴대전화를 교체해야 하는지, 청와대에는 어떤 수준의 보안수칙이 마련돼 있는지 궁금해진다. 김균미 대기자 kmkim@seoul.co.kr
  • [서울광장] 폐습 끊고 약자 버팀목 돼야 할 민주노총/이두걸 논설위원

    [서울광장] 폐습 끊고 약자 버팀목 돼야 할 민주노총/이두걸 논설위원

    2016년 11월 5일 토요일 오후. 서울 남대문 앞 왕복 10차선 도로에는 거대한 인파가 자리하고 있었다. 삼삼오오 도로를 걷는 이들은 손에 ‘박근혜 퇴진’ 등의 글귀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광화문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1차 집회가 평화 시위로 마무리된 덕분인지 긴장감은 찾을 수 없었다. 불과 1년 전 백남기 농민이 경찰의 물대포에 희생됐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가두시위가 처음인 초등학생 아들의 볼은 가벼운 설렘으로 붉게 물들었다.‘적폐청산’을 외치며 민주주의의 부활을 알렸던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가 오는 29일 2주년을 맞는다. 첫 집회 이후 20차례에 걸쳐 열렸던 촛불집회는 134일간 누적 인원 1600만명이 참여한 ‘시민혁명’이었다. 집회의 물꼬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텄다. 집회에 미온적이었던 당시 민주당 등 야당과 달리 민주노총은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촛불의 초반 국면을 이끌었다. 민주노총은 지도부 대거 구속 등을 겪으면서도 박근혜 정부 내내 노동개악 철회, 세월호 진상 규명 등을 외치며 정권의 균열을 가져온 주역이었다. 많은 국민이 민주노총의 목소리에 호응했던 건 온갖 희생을 감내하면서도 자신의 이해보다는 공공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선명성 덕분이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 민주노총에 대한 여론의 시선은 곱지 않다. 서울교통공사 등 공공기관 채용비리 의혹의 또 다른 주범으로 몰리고 있다. 다음달에 돌입할 총파업 역시 올해 초부터 준비해 왔지만, ‘고용세습 의혹 물 타기냐’는 볼멘소리도 적지 않다. 보수 진영은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는 식으로 마구잡이식 공세를 펼친다. ‘귀족노조’나 ‘현 정부를 좌지우지한다’는 말은 차라리 애교 수준이다. ‘다시 태어나서 민주노총 조합원 부모를 둬야 하느냐’는 험한 표현이 난무한다. 애석하게도 이러한 비판의 빌미를 제공한 건 민주노총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참여 무산이다. 지난 17일 민주노총은 경사노위 참여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었지만, 정족수 미달로 회의가 미뤄졌다. 그러나 사회적 대화 기구 설립은 다름 아닌 노동계와 시민사회 진영이 줄기차게 필요성을 주장하던 사안이다. 양극화와 일자리 부족, 제조업 위기 등 우리 사회가 직면한 과제는 정부와 기업, 노동계가 함께 머리를 맞대야 풀 수 있어서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25일 민주당 지도부와의 간담회에서 “내부 토론을 계속해 내년 1월 참여 여부를 확정짓겠다”고 답했지만, 불과 3개월 만에 반발을 극복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대화 참여를 정략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의문도 지울 수 없다. 현대기아차가 광주에 완성차 공장을 짓고 일자리 1만 2000개를 만드는 사업인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지지부진한 것 역시 민주노총의 책임이 적지 않다. 임금의 하향평준화 가능성을 이유로 ‘경영진 고소 및 파업에 착수하겠다’고 반발하는 현대차 노조는 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이다. 민주노총은 서울교통공사 등 공기업에서 벌어진 고용세습 파문을 ‘가짜뉴스’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산하 노조들이 직원 신규 채용 때 직계가족 등 노조원 자녀를 우선 채용하는 고용세습 단체협약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해명하지 못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고용세습 조항을 유지한 민간 사업장은 13개다. 이 중 민주노총 사업장은 현대차 등 9곳이다. 공공기관 중에서는 총 23개 기관이 가족 우선채용 등을 명문화하고 있고, 이 중 상당수는 서울교통공사 등 민주노총 소속이다. 고용세습과 관련해 오래전부터 문제 제기가 있었다는 점을 떠올리면 이는 미필적 고의나 책임 방기가 아니면 지도부의 무능력을 스스로 증명할 뿐이다. 지난 5월 경기 화성교도소에는 수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영원한 노동자’이자 국제노동기구(ILO) 등이 대표적인 양심수로 규정한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출소하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한 전 위원장은 민중총궐기 주도 등의 혐의로 2년 6개월간 수감됐다. 그는 이 자리에서 뜻밖의 말을 꺼냈다. “세상이 변하고 있다. 우리의 실력을 가지고 노동해방과 평등세상을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출소 뒤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는 “(대기업 노조 기득권 등) 치부를 숨기거나 변명하지 말아야 한다”(7월 23일자)고 강조했다. 1995년 출범해 올해로 23살 청년이 된 민주노총. 한 전 위원장의 말을 귀담아 들어 폐습을 끊고 약자의 버팀목이 되길 간절히 기대한다. douzirl@seoul.co.kr
  • [문소영 칼럼] 진보든 보수든 정부는 언론의 자유 싫어한다

    [문소영 칼럼] 진보든 보수든 정부는 언론의 자유 싫어한다

    “만약 나에게 ‘신문 없는 정부’와 ‘정부 없는 신문’의 양자택일을 하라면 나는 조금도 서슴지 않고 후자를 택하겠다.”1776년 미국 독립선언문을 기초하고 제3·4대 대통령을 지낸 토머스 제퍼슨(1801~1809 재임)이 1787년에 한 발언이다. 언론 자유를 강조할 때마다 등장한다. 그러나 제퍼슨이 미국 최초의 연임 대통령을 지내면서 전혀 다른 취지의 발언도 했는데 언론은 잘 인용하지 않는다. 그는 “신문을 하나도 읽지 않는 사람이 신문을 읽는 사람보다 소식을 더 잘 알고 있다”는 언론을 폄하하는 편지를 노벨 미시건 상원의원에게 보냈다. 언론에 얼마나 시달렸으면 신념이 바뀌었을까 싶지만, 언론 종사자로서 나중에 뒤집힌 철학이 아쉽다. 또 언론의 자유를 거론할 때 미국 수정헌법 제1조가 자주 거론된다. “언론, 출판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률을 제정할 수 없다”고 해 절대적인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덕분이다. 미국 정부는 신문 검열제를 하는 전통을 가진 영국 정부와 달리 정부의 검열이나 입법부의 통제를 모두 부인한 것이다. 건국의 아버지들은 더 나아가 언론의 정부 감시를 택했는데, 제퍼슨은 1792년 워싱턴 대통령에게 “감시자 없이는 정부가 존재할 수 없으며, 신문의 자유가 보장되는 한 정부에서는 아무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조언했다. 제임스 레스턴 뉴욕타임스 전 부사장이 쓴 ‘신문과 정부의 갈등’(The Artillery of the press·1967)에 나온다. 한국도 헌법 21조 1항과 2항에서 언론의 자유를 보장한다.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와 “언론·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과 집회·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한다”가 그것이다. 다툼의 여지는 있지만, 우리 헌법에는 언론의 자유 유보 조항이 존재한다. 제37조 2항에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라고 했기 때문이다. 기본권 유보 조항의 시작은 1948년 제정된 제헌헌법을 탓해야 한다. 제헌헌법이 ‘법률에 의해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다’는 일본제국헌법을 답습했다는 것이 헌법학자 김철수 전 서울대 명예교수의 해석이다. 이런 탓에 언론기본법이나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일명 언론중재법) 등 언론규제법이 만들어지는 게 아닌가 싶다. 언론의 자유는 사실 ‘진보 정부’가 들어서면 크게 개선된다. 그래도 권력의 속성 탓인지 전두환 정권의 ‘보도지침’은 없어도 유무형의 압력과 규제를 만든다. 김주언 전 한국일보 기자는 2016년 8월 ‘보도지침 폭로 30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보도지침이 유령처럼 떠돌고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의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세월호 참사 때 KBS 보도국장에게 협조를 요청한 녹취록이 공개된 때다. 그는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언론에 우호적이지 않았던 세무조사나 취재선진화 조치 등의 사례도 담았다.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곽상도 의원은 2016년 일명 ‘기사삭제 청구권’을 도입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냈다. 이 개정안은 유튜브나 구글, 팟캐스트, 트위터 등등 소셜미디어를 ‘유사 뉴스 서비스’로 규정하고 허위 정보들이 이들 매체로 유통된다면 이를 통제하려고 했다. 이런 점에서 최근 정부 여당이 추진한다는 ‘가짜뉴스 규제법’과 ‘곽상도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닮은 면이 있지 않은가. 언론중재위원회의 존재도 아니러니다. 전두환 정부 때 ‘언론 3대 악법’으로 비판받은 언론기본법에 기초해 구성됐으나 1987년 언기법이 폐기된 후에도 ‘한국적 중재 모델’로 살아남았다. 근거법 없이 곁방살이를 하다가 참여정부이던 2005년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일명 언론중재법)이란 모법을 제정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포털 대관업무 담당자들은 당시 정부 여당 관계자가 자신들에게 불리한 실시간 검색어를 내려 달라고 닦달하고 단톡방에서 확산되는 루머를 왜 금지시키지 않느냐며 처벌법을 만들겠다고 겁박하는 통에 몹시 괴로워했다. 허위조작 정보를 찾아내 처벌하겠다는 현재와 교집합이 보이지 않는가. 권력은 감시당하지 않으면 부패한다. 가짜뉴스는 공론장에서 스스로 퇴출되도록 뉴스 리터러시 교육을 강화하고 건전한 공론장과 언론에 더 힘을 실어 줘야 한다. 가짜뉴스를 법과 규제로 해결할 수 없다. 논설실장 symun@seoul.co.kr
  • 서울시 “서울교통공사 채용 비리 실체 없어…정치공세 유감”

    서울시 “서울교통공사 채용 비리 실체 없어…정치공세 유감”

    자유한국당이 집중 공세를 퍼붓는 서울교통공사 친인척 채용 특혜 의혹에 대해 서울시가 “대부분 명확한 실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강한 유감을 표했다. 서울시는 24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지난 18일과 22일에 실시된 두 차례 국정감사를 통해 서울교통공사에 제기된 다양한 의혹에 대한 입장과 사실관계를 밝혔다”면서 “제기된 의혹 대부분이 명확한 실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정치권에서는 가짜뉴스와 허위자료를 확대 양산하며 진실을 거짓으로 호도하고 ‘차별적 고용구조 해결’이라는 서울시 노동정책의 본질을 폄훼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으로 밝혀진 채용 비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인사 참고용으로 조사된 친인척 관계의 직원 수치 그 자체를 문제 삼으며 취업준비생들의 눈물과 고통을 정치공세의 소재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자유한국당은 지난 3월 무기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서울교통공사 직원 1285명 중 108명(8.4%)이 기존 직원의 친인척이라는 점을 문제삼아 채용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당초 서울교통공사가 자체적으로 진행한 ‘친인척 재직 조사’에서 사내 친인척이 있는 정규직 전환 직원은 108명이었으나 친인척 조사에 응하지 않은 정규직 전환 인원이 하나둘씩 늘고 있다. 이에 대해 윤준병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서울교통공사 친인척 재직 조사는 엄격한 검증을 목적으로 한 조사가 아니라 사내 부부 등을 같은 부서에 배치하지 않는 등 인사를 위한 내부 참고용이었다”면서 “(통계 수치가) 사실과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극히 내부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조사를 갖고 조사 방식에 문제가 있었다거나 사실 관계와 다르다고 하는 것은 조사 성격·목적과 어긋난 것”이라면서 “가족 관계가 있다는 것 자체를 부정 채용이나 비위인 것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윤 부시장은 또 “외부에서 이야기하는 부정 채용이나 비리가 조직적으로 있을 수 없었다고 판단한다”면서 “국감 때 의원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된 무기계약직의 면접 자료를 요구해 그 내용을 다 보여드렸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비정규직에서 일반직으로 전환된 이들이 비리 채용에 연루된 것처럼 매도당해 마음의 상처를 입지는 않았는지 우려스럽다”면서 “무책임한 정치공세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는 부분에 대해선 향후 분명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여기서 ‘분명한 책임’은 법적 책임을 묻는 것을 뜻한다고 윤 부시장은 설명했다. 정치권의 의혹 제기가 끊이지 않자 서울시는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다. 서울시는 “감사원 감사를 통해 채용 과정에 문제가 있었는지 진실을 밝히고, 혹시라도 문제가 드러난다면 관련자들을 일벌백계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서울시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이 정치권에서 주장하는 ‘일자리 뺏기’가 아닌 ‘일자리 더하기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일부 정치권에서는 이들에 대한 정규직화가 마치 청년 일자리를 뺏는 것처럼 왜곡해 을과 을의 싸움을 조장하고 있다”면서 “오히려 고용 불안에 시달려야 하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일반직 정원이 증원됨에 따라 지속가능한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돼 고용 안정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울교통공사의 경우 신규 공채 규모가 지난해 429명에서 올해 655명으로 226명이나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앞으로도 매년 500∼600명을 지속적으로 신규채용한다는 계획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미국으로 북상하는 이민자 행렬에 따라붙는 가짜뉴스 악령

    미국으로 북상하는 이민자 행렬에 따라붙는 가짜뉴스 악령

    미국을 향한 중남미 이민자 행렬이 불어날수록 가짜 뉴스도 불어나고 있다고 영국 BBC가 23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처음에 온두라스를 출발했을 때는 얼마 되지 않았던 이민자 행렬은 북쪽으로 갈수록 규모가 불어나 멕시코에서 수천명 규모가 됐다. 소셜미디어에서 이들의 행진이 격렬한 논쟁이 되면서 가짜뉴스나 잘못된 정보가 확대재생산되고 있는 것이다. 그 중에 대표적인 가짜뉴스 세 가지만 정리해 본다. 첫째 멕시코 경찰이 이민자들에게 폭행당했다는 주장이다.멕시코 연방경찰이 피를 철철 흘리는 사진이 트럼프 지지 성향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널리 확산됐다. 이 계정 팔로어들은 이민자들이 멕시코 국경을 넘으려는 과정에서 완력을 행사했다고 규탄하며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열심히 퍼날랐다. 그러나 사실이 아니다. 사진기자인 구스타보 아구아도가 2012년 10월 멕시코 고교생 시위 과정에 다친 경찰을 촬영한 것이었는데 엉뚱한 곳에 갖다붙였다. 둘째 이민자 행렬에 민주당원과 조지 소로스가 뒷돈을 댄다는 주장이다.지난 18일 매트 가에츠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은 트위터에 동영상을 올리며 이민 행렬에 가담하는 온두라스인에게 민주당 지지 성향의 억만장자 소로스가 돈을 쥐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도 동영상을 공유했다. 이들은 11월 중간선거에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려고 민주당이 뒤에서 이를 조종하고 있다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계속 퍼뜨리고 있다. 이런 주장을 뒷받침할 어떤 증거나 증인도 없는 상황이다. 소로스의 자선 조직인 ‘오픈 소사이어티’는 개입한 적이 없으며 동영상은 과테말라에서 촬영된 것이며 가에츠 자신도 나중에 잘못된 정보란 것을 파악했다고 주장했다. 과테말라 기자인 루이스 아사르도는 이런 주장을 혼자 규명한 내용을 트위터에 올려놓았는데 돈과 음식, 의류를 받은 이들과 대화한 결과 현지 소매업자가 일인당 25달러씩 나눠준 것이란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달 초 트럼프 대통령은 증거도 제시하지 않고 소로스가 브렛 캐버노 대법관 지명을 반대하라고 여성들에게 돈을 나눠줬다고 주장했으니 더 말할 나위가 있겠는가? 22일 미국 뉴욕 경찰은 소로스 자택에 배달된 의심스러운 소포 상자를 안전하게 해체했다고 밝혔다. 셋째로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정체불명의 중동인들”이 북쪽으로 향하는 이민자 행렬에 뒤섞여 들었다고 주장했다.그의 발언은 폭스 TV의 ‘폭스와 프렌즈’ 진행자인 피트 헥세스가 지미 모랄레스 과테말라 대통령이 100명의 이슬람 국가(IS) 전사들을 체포했다고 현지 언론에 밝혔다고 리포트한 뒤 얼마 안돼 나왔다. 하지만 행렬을 따라 다니고 있는 영국 BBC의 알림 막불에 따르면 중동계로 보이는 인물은 찾아볼 수 없었다. 마찬가지로 행렬을 동행 취재하고 있는 ABC 방송의 매트 것먼은 “중동 사람은 단 한 명도 보지 못했고 듣지도 못했다. 난 중동에서 7년 이상 근무했고 아라비아어도 조금 하는데 (중동 사람이) 있다면 낌새를 알아챌 수 있다”고 말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설익은 대책으로 국무회의 못 넘을라…진땀 빼는 공직사회

    설익은 대책으로 국무회의 못 넘을라…진땀 빼는 공직사회

    가짜뉴스 근절 대책 등 주요 정책 발표이낙연 총리 “미흡” 질책에 잇단 연기방통위 “정책 완성하기엔 시간 촉박해정부 개입 여부 놓고 내부 의견도 맞서”갑작스런 대통령 주재 회의 연기 땐취소 원인 파악하느라 부처마다 ‘비상’“밤낮으로 준비했는데 허무” 볼멘소리일각선 “꼼꼼한 정책 준비 계기로 삼자”지난 8일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룸. 예고됐던 ‘가짜뉴스 근절 대책’ 발표가 갑작스럽게 연기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방송통신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에 비상이 걸렸다. 방통위는 물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법무부, 문화체육관광부, 경찰청 등에서 가짜뉴스 대책을 담당하는 실무자는 자초지종을 파악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올해 들어 주요 정책을 논의하는 범정부 회의 또는 대책 발표 일정이 연기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공직 사회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특히 연기된 이유가 문재인 대통령 또는 이낙연 국무총리의 질책 때문이었다는 소문이 돌기라도 하면 관계부처 공무원들은 저마다 가슴을 졸인다. 일각에선 “일정에 맞춰 밤낮으로 준비했는데 허무하다”는 볼멘소리도 나오지만, 공직 사회의 무사안일주의 관행을 고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설익은 대책을 내놓아 혼란을 키우기보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교하게 정책을 다듬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당초 방통위는 지난 8일 ‘범정부 허위조작정보(가짜뉴스) 근절을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국무회의에 보고한 뒤 이효성 위원장이 관련 내용을 직접 발표할 계획이었다. 방통위가 마련한 대책은 업계의 자율 규제 유도 및 모니터링 강화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국내 업계뿐 아니라 구글, 유튜브, 페이스북 등 해외 사업자들도 자율 규제의 울타리 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협의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정부 차원에서 모니터링과 대국민 홍보를 강화하고, 경찰 등 수사당국을 중심으로 단속을 벌인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하지만 국무회의에서 이 총리 등을 중심으로 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과 함께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제동이 걸렸다. 이 총리는 “대책이 구체적이지 않으니 실효성 있는 대책을 강구하라”고 질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 11시 30분으로 예정됐던 브리핑은 국무회의가 길어지면서 계속 늦춰지다가 결국 정오가 넘어서야 취소됐다. 대책에 참여한 한 부처 관계자는 “국무회의 보고 일정에 맞춰 급하게 준비하다 보니 미흡한 점이 있었던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 총리가 지난 2일 “가짜뉴스는 민주주의 교란범”이라며 강경 대응을 주문한 뒤 일주일 동안 정책을 완성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했다는 것이다. 방통위는 지난 1월 29일 신년 업무보고를 통해 가짜뉴스 관련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최근 이 총리의 주문이 있기까지 관련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이었다. 당시 방통위 내부에서는 온라인상에 유포되는 가짜뉴스나 포털사이트 뉴스 댓글을 규제해야 한다는 의견과 표현의 자유 보장을 위해 정부 개입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방통위 내부에서도 혼선이 있었고 시간에 쫓겨 대책을 추진하다 보니 미흡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그래도 총리가 직접 지시를 했는데 자율규제, 모니터링 강화 등만 나열해 가짜뉴스를 근절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방통위는 오는 12월 가짜뉴스 자율규제에 대한 기반 조성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6월에도 갑작스러운 회의 취소로 공무원들이 가슴을 쓸어내리는 상황이 연출됐다. 지난 6월 27일 오후 문 대통령 주재로 열릴 예정이던 제2차 규제혁신 점검회의가 이 총리의 건의로 3시간 전에 돌연 연기된 것이다. 대통령 주재 회의가 임박해 연기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데다가 문 대통령이 정책에 대해 답답함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지자 각 부처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자초지종을 파악했다. 일각에서는 공무원들이 ‘뒷짐지기식 행정’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관성에 젖어 윗선에 보고를 하기 위해 정책을 급조하기보다는 충분한 의견 수렴과 논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주장이다. 경제부처의 한 사무관은 “막상 우리 부처의 안건 보고가 연기된다고 하면 당황스럽지만 그만큼 꼼꼼하게 정책을 준비하고 공직 사회 분위기를 일신하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오늘의 눈] 그때 그때 다른 기준의 ‘과알못’ 국감/유용하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그때 그때 다른 기준의 ‘과알못’ 국감/유용하 사회부 기자

    “내가 산업 연구개발(R&D)을 해 봐서 아는데.” “내가 SCI급 논문을 써 봐서 잘 아는데.”올해는 다를까 기대했지만 ‘역시나’였다. 지난 10일부터 진행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하 연구기관들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 이야기이다. 국감이라는 외부 동력을 통해 과학계 변화를 기대했던 많은 사람들은 올해도 긴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맹탕 국감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우선 하반기 원구성 과정에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많이 교체됐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과방위 소속 21명 의원 중 이공계 출신은 물리학 박사출신 신용현 의원과 학부에서 전자계산학을 전공한 송희경 의원 2명뿐이다. 이들과 과방위의 오랜 터줏대감 의원 몇 명을 제외하고는 과학기술 연구환경과 시스템을 이해하고 있지 못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욕먹는 것보다 무관심을 더 무서워하는 의원들 특성상 과학보다는 주목도가 높은 통신비 인하나 단말기 자급제, 가짜뉴스 같은 이슈에 눈길을 줄 수밖에 없었다. 이런 태생적 한계 때문에 매번 ‘과알못’(과학을 잘 알지 못하는) 상태로 국감에 임하게 되는 것이다. 그나마 올해 주목받은 것은 지난 22일 정부출연연구기관 대상 국감에서 시행된 화상국감이다. 원거리 이동에 대한 불편을 줄이고 출연연이 연구활동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화상국감에 대해 의원들도 “이산화탄소 1.8톤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온 ‘그린미팅’”이라며 자화자찬을 했다. 하지만 23일 열린 26개 과기부 직할 연구기관에 대한 감사는 국회에서 대면국감으로 진행됐다. 이날도 26개 감사대상 기관 중 15개 기관이 지방에 위치해 있고 연구를 직접 수행하는 기관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음에도 화상국감이 실시되지 않았다. ‘과알못’ 국회가 화상국감 개최 기준조차 정하지 않은 것이다. 과기부 대상 국감은 오는 26일 종합국감만을 남겨 놓고 있다. 종합국감에서도 가짜뉴스와 단말기 자급제 같은 이슈를 두고 여야가 격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과학분야 국감은 사실상 23일에 끝난 것으로 보인다. 내년 과학 관련 국감에서는 연구환경 개선과 과학 경쟁력 향상을 위한 건설적 논의가 있었으면 한다. 물론 국회의원들이 ‘과알못’ 상태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야 한다는 전제하에서 말이다. edmondy@seoul.co.kr
  • 사회적 대화 발 빼고 고용세습 눈감아…민주노총의 민심 역행

    사회적 대화 발 빼고 고용세습 눈감아…민주노총의 민심 역행

    “재벌세습 욕하고 노조세습 모르쇠” 싸늘 27일 비정규직 철폐 결의… 새달 총파업 민주노총 “교통公 정규직화로 차별 없애 증거 없는 가짜뉴스… 한국당 고발할 것”사회적 대화기구 참여 거부에 이어 ‘고용세습’ 비리 의혹이 제기된 민주노총에 대해 ‘노조 밥그릇’만 챙긴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여기에 예정대로 다음달 총파업까지 벌이기로 해 국민 정서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2016년 말 기준 민주노총 소속 조직원은 64만 9000명으로 전체 노조 조직 대상 근로자(1917만 2000명)의 3.4%에 불과하다.23일 노동계에 따르면 민주노총은 25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총파업 돌입을 선포한다. 27일에는 청와대 앞에서 비정규직 철폐 결의대회와 총파업 수도권 결의대회를 갖는다. 다음달 10일 전국노동자대회에 이어 21일에는 총파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민주노총은 적폐 청산과 비정규직 철폐, 최저임금법 원상회복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재벌 세습은 욕하면서 노조 세습에는 아무 말 않는 민주노총은 이중적인 세력”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민주노총을 비판하는 청원이 이어졌다. 한 청원자는 “일자리 침해와 국민의 행복 추구 권리를 박탈한 것”이라며 민주노총을 처벌해 달라는 게시글을 올리기도 했다. 반면 민주노총은 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 개입설을 ‘가짜뉴스’로 규정하고 비판 여론을 주도하는 자유한국당에 법적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노총은 ‘고용세습 가짜뉴스로 가로막고 드러누워도 비정규직 정규직화 열차는 달려야 한다’는 제목의 성명에서 “올해 정규직으로 전환된 무기계약직 1285명 중 정규직 친인척을 둔 사람이 108명이라는 것 외에 특혜나 비리로 볼 만한 어떤 근거나 증거도 밝혀진 게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비정규직 일자리의 정규직화로 차별을 없애고 청년 일자리를 늘렸다”면서 “자유한국당 등이 근거 없는 가짜뉴스를 부풀리고 시대적 과제를 막고 있다”고 반박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는 “25일쯤 한국당 의원들에 대한 고소·고발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민주노총의 입장 표명에도 여론은 싸늘하다. 실제로 지난 10여년 동안 일부 산하 대기업노조에서 공공연하게 고용세습이 이뤄졌는데, 민주노총도 이에 대한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노조 단체협약 내용 중 우선·특별채용 방식으로 고용세습을 유지하는 노조는 지난 8월 말 기준 15곳이나 된다. 그중 9곳(60%)의 상급단체가 민주노총이었다. 한국노총이 5곳, 상급단체가 없는 곳이 1곳이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정년 조합원의 요청이 있을 때 입사 결격 사유가 없는 한 그 직계가족을 우선 채용한다”는 내용을 단협에 명시했다. 현대자동차 노조 단협에도 “신규채용 때 정년 퇴직자와 25년 이상 장기근속자의 직계 자녀 1명에 한해 우선 채용함을 원칙으로 한다”고 돼 있다. 민주노총은 지난 17일 임시 대의원대회에서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내년으로 미뤄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민주노총을 제외한 나머지 주체들은 이미 참여를 결정했다. 완전체로 출범해야 한다는 정부 입장 때문에 4개월 넘도록 ‘개점휴업’이 이어지고 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호날두, “나는 그라운드 안팎에서 본보기” 성폭행 의혹 부인

    호날두, “나는 그라운드 안팎에서 본보기” 성폭행 의혹 부인

    “내가 그라운드 안팎에서 본보기라는 걸 안다. 100% 안다. 그래서 항상 웃는다. 난 행복한 사람이다. 난 모든 걸 갖고 있다” 9년 전 미국의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가 공식석상에서 처음으로 이 사건을 언급하며 결백함을 주장했다. 호날두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영국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일에 대해 거짓말하지 않겠다. 나는 아주 행복하다. 내 변호인들은 물론 나 역시 (결백을) 확신한다”며 “가장 중요한 건 내가 축구와 인생을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나머지 일은 맡아서 처리해줄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미국인 모델인 캐스린 마요르가가 지난 2009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호날두에게 호텔방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마요르가는 라스베이거스 경찰에 호날두를 고소한 상태다.호날두는 이 보도내용에 대해 인스타그램 영상메시지를 통해 “가짜뉴스”라고 반박한 바 있다. 기자회견에서 호날두는 롤모델 축구선수로서 자신의 지위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나는 내가 경기장 안팎에서 본보기라는 것을 100% 알고 있다”며 “그래서 항상 웃는 행복한 사람이다. 이렇게 멋진 팀에서 축구할 수 있는 복을 받았고 환상적인 가족과 4명의 자녀가 있으며 건강하다. 모든 것을 가졌다”고 답했다. 호날두는 성폭행 의혹을 의식한 듯 “그러므로 나머지 일들은 장애물이 되지 않는다. 난 정말 괜찮다”고 말했다. 호날두는 한국시간으로 24일 오전 3시 40분 맨유와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H조 조별리그 3차전에 출전한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공공기관 ‘고용 세습’ 논란] “직원 10명 중 1명이 친인척”… 野4당, 고용 세습 국정조사 요구

    [공공기관 ‘고용 세습’ 논란] “직원 10명 중 1명이 친인척”… 野4당, 고용 세습 국정조사 요구

    野, 3월 가족 재직 현황조사 자료 요청 與 “사실 관계 잘못된 가짜 뉴스 있다” 서울시, 檢 수사 촉구에 오늘 감사 청구 정의당 “강원랜드 채용비리도 조사를”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 의혹에 얽힌 공방이 2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서울시 국정감사에서도 이어졌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국감에서 ‘공사가 지난 3월 진행한 가족 재직 현황 조사의 신뢰성이 낮다’며 관련 자료 요청을 쏟아냈다. 김상훈 의원은 “전수조사가 아닌 이상 조사의 신뢰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3월 진행한 조사 방식과 문항을 모두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가 3월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직원(1만 7045명·응답률 99.8%) 가운데 11.2%(1912명)는 “사내에 친인척이 있다”고 대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같은 달 무기계약직에서 일반직(정규직)으로 전환된 직원 1285명 중 108명(8.4%)이 직원의 자녀나 친인척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이현재 의원은 “직원 10명 중 1명이 친인척인 게 정상적인 공기업의 모습이냐”고 말했다. 아울러 야당 의원들은 서울토지주택공사(SH공사) 등 서울시 산하 다른 기관의 채용 특혜 의혹도 제기했다. 민경욱 의원은 “전 인사처장의 배우자, 현 비서실장 친척 배우자 등이 무기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사실이 있느냐”며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자료를 확인한 민 의원은 “친인척 채용 의혹이 있다고 지목한 9명 중 6명이 실제 친인척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공사는 3월 무기계약직에서 일반직으로 전환된 108명 가운데 34명은 2016년 5월 발생한 구의역 사고 이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인원이라고 설명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추진 전에 무기계약직이 된 직원들이 정규직 전환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규직 전환을 총괄한 윤준병 행정1부시장은 “정규직 전환된 직원은 대부분 공개 채용 절차를 거쳤으며, 민간위탁업체 소속으로 고용 승계된 경우에는 제한경쟁 과정에서 엄격한 검증을 거쳤다”고 밝혔다. 여당 의원들도 ‘사실관계가 잘못된 가짜뉴스가 있다’며 방어에 나섰다. 윤호중 의원은 “근거 없는 의혹 제기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가족이 함께 근무하고 있다고 고용세습이라고 하면 침소봉대 아니냐”고 말했다. 무기계약직의 정규직화 여파로 공사가 2020년까지 1029명을 감축할 예정이라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김태호 공사 사장은 “지난해 5월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를 통합하면서 기본계획을 세웠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원순 시장은 검찰 수사 의뢰를 촉구하는 야당 의원에게 “공사의 정규직 전환과 관련해 숨길 일이 하나도 없다. 잘못된 일이 있었다면 무엇이든 책임질 용의가 있다”고 맞섰다. 시는 의혹을 종합해 23일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기로 했다. 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 3당은 이날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했다. 한국당 김성태·미래당 김관영·민평당 장병완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 공기업의 의혹으로 촉발된 공공기관 채용비리·고용세습 의혹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재적의원 4분의1 이상이 서명한 국정조사 요구서에 대한 본회의 의결을 거쳐 시작할 수 있다. 이번엔 149명이 참여했다. 정의당은 조사 범위에 국가·지방공공기관 등 정규직 전환 관련 사안을 덧붙여 한국당 의원이 연관된 강원랜드 채용비리 의혹에 대해서도 국정조사를 하자고 요구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가짜뉴스’ 대책 논란, 시민단체 “표현의 자유 훼손 말라”

    ‘가짜뉴스’ 대책 논란, 시민단체 “표현의 자유 훼손 말라”

    정부의 ‘가짜뉴스’ 대책에 시민사회가 “표현의 자유를 훼손하지 말라”며 반발하고 있다. 법무부는 지난 16일 ’알 권리 교란 허위조작정보 엄정 대처’ 방안을 발표했다. 법무부는 허위조작정보 발생 초기부터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 체계를 구축하고, 언론기관이 아닌데도 보도를 가장한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이에 ‘표현의 자유’ 침해를 우려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이 반발 성명이 잇따르고 있다. 오픈넷은 지난 18일 “정부나 국가권력이 ‘허위’와 ‘진실’을 구분하여 이를 기준으로 표현의 허용 여부를 결정하고 허위 표현자는 색출하여 처벌하겠다는 것은 심각한 반민주적 행태라 아니할 수 없다”며 “국가의 표현물 검열은 반정부적 여론을 차단하고 억압하는 수단으로 남용될 수 있기 때문에 민주국가에서는 금기시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에 의한 정보의 일방적 차단은 오히려 정부의 민주성에 대한 불신과 불필요한 오해를 낳는다”면서 “진실은 권력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사상의 자유시장에서 정보 간의 신뢰성 경쟁을 통해 스스로 그 자리를 찾아가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법무부가 객관적 사실에 대한 의견 표명, 실수에 의한 오보, 근거 없는 의혹 제기 등은 허위조작정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지만 우려는 이어졌다.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은 “과연 이런 기준으로 사회적 해악이 분명한 정보와 그렇지 않은 정보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심각한 의문이 제기된다”며 “문제 되는 표현 행위에서 실수(과실)-의도 등의 주관적 요소를 평가하기가 대단히 어려울 것이며, 근거 유무에 대한 판단을 누가, 어떻게 내려야 하는지에 관해서도 큰 논란이 발생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혐오표현 막아야” 110개 시민사회·인권단체로 구성된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지난 17일 성명에서 “법무부의 대책은 방향을 잘못 잡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지금 한국사회에서 ‘가짜뉴스’로 말할 수 없게 되는 사람은 성소수자고 난민이고 이주민이고 HIV/AIDS 감염인이고 청소년이다”라면서“이들이 ‘가짜뉴스’의 피해자이며, 이들의 권리가 박탈되는 것이 ‘가짜뉴스’의 핵심 문제다. 정부의 대책은 이 문제를 풀기는커녕 숨겨버렸다”고 강조했다. 이어 “‘허위조작’ 정보들이 과거 간첩을 조작해온 국가를 대신해 소수자들을 공공의 적으로 조작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며 “그런데도 소수자들에게는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아무런 자리도 마련되지 않는 것. 이것이 문제의 핵심이다”도 강조했다. 이택광 경희대 교수도 “공권력을 동원해 가짜뉴스를 해결하겠다는 것은 굉장히 민감한 문제를 건드리는 것”이라며 “약자들에 대한 혐오표현들을 방치하면서 가짜뉴스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것이 균형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의지가 있다면 차별금지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박용진 “가짜뉴스 주장하는 한유총, 이덕선 비대위원장에게 책임 묻겠다”

    박용진 “가짜뉴스 주장하는 한유총, 이덕선 비대위원장에게 책임 묻겠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일 “(비리 사립 유치원 명단 공개에 대해)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가짜뉴스라고 선동하는 데 대해 국정감사 자리를 빌려 분명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날 경남도교육청에서 열린 부산시교육청, 광주시교육청 등에 대한 교육위원회의 국정감사 자리에서 “부산시교육청에서 행정처분이 완료되고 해당 유치원이 행정처분을 수용한 것만 공개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비리 사립 유치원 명단 공개에 앞장 선 박 의원은 한유총으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으며 소송당할 처지에 놓였다. 그러나 학부모들로부터는 응원을 받고 있다. 박 의원은 “(공개된 사립 유치원 명단 중 행정처분에 대해) 불복해서 소송 등이 진행되고 있는 것은 한 건도 없다”며 “수용한 것만 공개를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유총이 아직 사법적 판단도 끝나지 않았는데 왜 우리를 비리집단으로 매도하냐면서 박용진의 비리 유치원 주장은 가짜뉴스라고 선동하는 걸로 알고 있다”며 “경고하는데 한유총이야말로 가짜뉴스를 만들지 마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시·도교육청이 열심히 비리를 적발하고 국회에서 정당하게 지적한 문제를 가지고 가짜뉴스라고 주장을 하고 학부모들을 속이고 국회를 능멸하는 행위에 대해 종합감사 때 증인으로 채택된 이덕선 한유총 비대위원장에게 엄중하게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울산에서 사립 유치원 원장이 업무추진비를 개인적인 용도로 쓴 일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울산은 교사회의를 유치원 선생님들이 노래방에서 하는 모양이며 회의할 때는 술도 마신 걸로 나와있다”며 “유치원 원장들이 회의 명목으로 노래방 가고 맥주 마시고 심지어 껌도 사고 커피도 사고 담배도 사고 숙취해소제도 업무추진비로 사는 게 적절한가”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교육감들에게 말씀드리는데 지역 유치원연합회라든지 교육이익단체에서 압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면서 “여러분이 잘못된 것을 확인하지 못하면 누가 확인하겠나”라고 꼬집었다. 이어 “언제까지 감사 때마다 국회의원들이 들고 나와서 이거 가지고 떠들고 해야 하나”라며 “여러분이 할 일을 하지 않으니 학부모들이 속고 국민이 속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데스크 시각] 진짜뉴스를 구축하는 가짜뉴스/조현석 산업부장

    [데스크 시각] 진짜뉴스를 구축하는 가짜뉴스/조현석 산업부장

    ‘그 뉴스 사실이야?’ 주변에서 이런 질문을 받고 난감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당국의 발표라고 하면 취재가 부족한 게 아니냐는 핀잔을 받기도 한다. 특히 유명인 스캔들은 떠도는 정보를 내세우며 열변을 토한다. 귀담아 들을 것도 있지만 상당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속칭 ‘찌라시’(증권가 정보지) 등에 떠다니는 이야기를 토대로 한 ‘가짜뉴스’(Fake News)가 대부분이다. 진짜뉴스보다 더 리얼하고 설득력 있게 포장된 것도 적지 않다.요즘 가짜뉴스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 정부가 가짜뉴스에 대해 엄단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고,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뉴스선택권을 이용자에게 넘기는 방식으로 모바일 뉴스 검색 방식을 바꾼다. 국정감사에서도 가짜뉴스 규제를 놓고 여야가 공방을 벌이고 있다. 가짜뉴스의 폐혜가 어제오늘 이야기는 아니지만 인신공격과 여론조작이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최근 법무부가 밝힌 허위조작정보 관련 주요 처벌 사례를 보면 ‘김대중 전 대통령 차명계좌에 12조원이 있다’(벌금 300만원)거나 ‘문재인 대통령 아버지가 북한 인민군’(징역 10개월)이라는 글을 비롯해 심지어 ‘세월호 학생과 여교사가 죽음 직전에 성행위를 했다’(징역 1년) 등 도를 넘은 것들도 많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4월 27일 그믐에 미국 스텔스기가 북한을 폭격할 것’이라는 가짜뉴스가 전국을 혼란에 빠뜨리기도 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달 베트남을 방문해 호찌민 전 주석의 생가에 들러 방명록에 남긴 ‘백성의 사랑을 받으신 주석님’이라는 글이 북한 김정은 위원장에게 쓴 글인 것처럼 퍼져 곤욕을 치렀다. 가짜뉴스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해 열린 세계언론인들의 모임인 세계편집인포럼(WEF)에서도 가짜뉴스가 화두로 등장했다. 미국언론연구소(API)는 ‘SNS를 통해 가짜뉴스의 확산 속도가 진짜뉴스보다 8배 빨리 확산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에볼라 바이러스를 비행기에서 투척했다’거나 ‘오바마 헬스케어 때문에 200만명이 일자리를 잃었다’는 가짜뉴스가 진짜뉴스보다 훨씬 빠르게 확산된 것으로 조사됐다. 비영리 단체인 ‘퍼스트 드래프트 뉴스’(FDN)는 허위·오보 유형으로 실제적인 사실에 거짓 정보를 섞어 놓은 ‘거짓 기사’, 남에게 해를 끼치기 위해 만든 ‘허구 기사’, 다른 사람을 속이기 위해 만든 ‘조작 기사’, 개인이나 논쟁에 대해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도록 꾸민 ‘오해성 기사’, 제목과 사진, 캡션 등과 내용이 다른 ‘거짓 연결 기사’ 등을 꼽았다. 정부도 강력한 대응에 나섰다. 법무부는 언론 보도를 가장해 이른바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행위를 처벌하는 내용의 ‘알권리 교란 허위조작정보 엄정 대처’ 방안을 내놨다. 다만 언론탄압 논란을 우려해 객관적 사실에 대한 의견 표명이나 근거 있는 의혹 제기 등은 예외로 뒀다. 그러나 한계가 있다. 불특정 다수가 끊임없이 생산하고 퍼뜨리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마땅한 방법이 없는데다 가짜뉴스와 의혹 제기, 오보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가짜뉴스에 대한 규제가 악용될 경우 헌법이 보장하는 의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렇다고 가짜뉴스가 진짜뉴스를 구축(驅逐)하는 현상을 방치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네이버가 모바일 뉴스 검색 개편을 통해 뉴스선택권과 뉴스편집권을 이용자와 언론사에 넘긴다. 이용자가 직접 선호하는 언론사를 택해 원하는 뉴스를 구독하게 된다. ‘뉴스 편식’을 조장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이용자가 뉴스를 가려봐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hyun68@seoul.co.kr
  • 최대호 안양시장 ‘세월호 참사 직후 제주도 술자리’ 진실공방 6개월째 논란.

    세월호 참사 직후인 2014년 4월 19일 당시 최대호 안양시장의 ‘제주도 포장마차 술자리’ 사실 여부를 놓고 반박과 재반박이 이어지며 6개월 넘게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 가운데 최초 의혹을 제기한 손영태 전국공무원노조 정책연구원장은 18일 안양시청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검찰의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또다시 촉구했다. 그동안 사실 확인차 8차례 제주도를 방문했다는 손 원장은 “포장마차 천막을 인수했고, 필적 부분을 검찰에 증거로 제출할 예정”이라며 “천막을 안양시민에게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손 원장은 6·13동시지방선거를 앞둔 지난 5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대호 후보의 서명이라며 사진과 글을 올려 최초로 의혹을 제기했다. 손 원장은 제주도 성산 해안도로에 있는 포장마차 내부 천막 천정에 적혀 있는 최 시장 서명과 날짜(2014.04.19)가 적힌 글귀를 찾았다며 이를 공개했다. 이런 의혹 제기는 공직자인 시장이 세월호 참사 직후 온 국민이 희생자를 추모하고 있는 시기에 제주도로 여행, 포장마치에서 술자리를 했다는 도덕적 논란을 야기했다. 이에 대해 최대호 후보(현 시장)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반박의 글을 올리고 제주도 여행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최 후보는 일정표를 근거로 당시 오후 2시에 알뜰시장을 방문했고 그즈음 세월호 피해자인 직원의 자녀 조문을 갔다고 주장했다. 또 문구의 ‘A+안양’은 과거 전임 신중대 시장 재임 시 만든 시의 로고라며 자신의 필체가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자 손 원장은 직원 자녀 조문은 24일이라며 최 시장의 주장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손 원장은 제주도를 재차 방문 포장마차 주인으로부터 “시장님이 왔었고 부인. 사모님과 같이 왔고...”라는 증언을 확보했다며 페이스북에 글을 게시했다. 한 지역 언론사도 ‘최 시장은 당시 행사장인 알뜰시장에 오지 않았다는 진술을 여러 관계자로부터 들었다’고 보도해 논란에 가세했다. 또 ‘다음날인 20일 오후 3시 일정인 예배 장소에 참석하기까지 이전 행적은 확인할 수 없었다’고 주장해 의혹은 더 커졌다. 이 논쟁은 얼마 지나 6·13지방선거로 번지며 더욱 증폭됐다. 안양시장 자리를 놓고 최 후보와 4번째 맞대결을 벌이고 있는 이필운 자유한국당 후보가 증거자료를 제시하며 또다시 의혹을 제기해 지방선거 기간동안 두 후보자 간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 후보의 클린캠프는 지난 6월 4일 최 시장의 세월호 당시 제주도 술자리에 대한 증거자료로 “안양시장이라 얘기했고, 싸인까지 하고 갔다...”라는 민주당원 간 전화녹취 내용을 공개했다. 하지만 최 후보는 몇칠뒤 가짜뉴스라며 이에 대한 반박자료를 내고 재차 의혹을 부인했다. 최 후보는 7개 항공사의 비행기 탑승기록과 한 감정연구소의 필적 감정서를 제시하면서 당일 자신이 비행기를 탑승한 기록이 전혀 없으며, 포장마차 천막 사인도 본인의 필적이 아니라고 거듭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 측은 “한 항공사의 탑승기록에는 ‘확인불가‘로 돼 있다”며 “이것은 가지 않았다는 증거라는 논리로 이해할 수 없다”고 반문했다. 반박과 재반박이 이어지며 다소 소강상태였던 논쟁은 6·13 지방선거 당시 최 후보 캠프에서 핵심역할을 했던 측근들이 지난 8월 29일 제주도 한 포장마차에 무단 침입한 것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돼 경찰이 수사에 나서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이에 대해 최 시장은 보도자료를 내고 제주도 포장마차 사인 사건에 대해 악의적 보도로 일관하고 비난 여론을 조장하고 있다며 이를 보도한 지역언론사와 해당 기자를 상대로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음경택 등 시의회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 8명은 지난 9월 성명서를 내고 “최 시장 측근이 최근 논란의 포장마차를 무단 침입한 이유에 대해 명명백백히 소명하라”고 요구했다. 현재 최 시장과 이 전 시장은 ‘공직선거법 위반’과 ‘무고죄‘’로 각각 검찰에 서로를 고소한 상태로 최종 수사결과가 나와야만 ‘제주도 포장마차 술자리’ 논란은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사설] 당정 섣부른 가짜뉴스 대책 우려한다

    ‘가짜뉴스’의 해악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현실을 두고만 볼 순 없지만, 최근 정부와 여당이 내놓은 대책을 보면 걱정이 앞선다. 나쁜 의도로 사실이 아닌 정보를 유포해 공론장을 교란하는 행위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사회악인 만큼 근절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당정이 ‘엄벌이라는 칼’부터 휘두르겠다고 하는 건 신중하지 못한 처사다. 가짜뉴스에 대한 판별은 유포 시점에서 무 자르듯 명쾌하지 않은 경우가 많고, 자칫 악용될 소지도 없지 않다. 표현의 자유나 언론의 자유가 위축될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점에서 섣부른 제재와 처벌 강화는 경계하는 게 옳다. 더불어민주당 가짜뉴스대책특별위원회 박광온 위원장은 어제 국회 토론회에서 “정보통신망법 등 현행법으로는 허위조작 정보의 폐해를 막을 수 없다”며 별도의 입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행 명예훼손죄나 정보통신망법 등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허위조작 정보에 대한 규제 수단으로는 작동하지만, 공익을 해하는 경우는 형사·행정 제재 수단이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러나 ‘공익을 해하는 허위조작 정보’의 기준이 무엇이고, 누가 판단하는지 등을 놓고 논란과 갈등이 야기될 수밖에 없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도 그제 “허위조작 정보 사범의 배후에 숨은 제작·유포 주도자들까지 추적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허위성이 명백하고 중대한 사안에는 적극적으로 수사에 착수한다는 방침도 내놨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가짜뉴스를 예방한다는 취지를 넘어 언론의 자유와 표현 자유까지 과도하게 제약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권위주의 정부 시절 유언비어나 음모, 괴담이라 규정했으나 수십년 뒤에 진실이 드러난 일이 적지 않고, 당시에는 ‘정부의 진실’이었으나 나중에 사법부 등이 동원된 ‘정부의 음모’로 밝혀진 일도 없지 않았다. 정보기술(IT) 발달로 다양한 플랫폼으로 가짜뉴스 등이 단시간 내 대량 유포돼 바로잡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 등의 문제가 있지만, 당정은 성숙한 민주시민과 공론장의 자정 기능에 더 신뢰를 보내야 한다.
  • [서울광장] ‘다양성 시대’ 살아남는 법/박현갑 논설위원

    [서울광장] ‘다양성 시대’ 살아남는 법/박현갑 논설위원

    사립 유치원 비리가 화제다. 원장 등 교직원들이 국가로부터 받은 유치원 운영비로 명품가방이나 성인용품을 구입하고 개인차량 유류비나 접대비 등 사적으로 부정 사용한 실태가 드러나면서 학부모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전체 4220개 사립 유치원에 대한 전수조사가 아니라 절반 이하인 30%를 조사했는데 부정 사용 금액이 4년간 269억원이었다. 우리 동네에서는 어떤 곳이 걸렸나 찾아보니 두 곳이 나온다. 동네 주민들이 회원인 인터넷 카페에서는 이런 명단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만큼 학부모들의 분노가 높았다.그런데 유치원부터 초·중·고, 대학교수 등 모든 교원들을 회원으로 하는 국내 최대 교원단체인 교총은 이에 대해 아무런 공식 입장이 없다. 전교조 또한 꿀 먹은 벙어리다. 관리감독기구인 교육 당국 또한 뒤늦게 감사 확대 등 ‘무관용 원칙’을 들고나왔으나 기대 이하이긴 마찬가지다. 반면 학부모 관련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도 교총과 전교조보다 교육 관련 시민단체의 활동이 훨씬 더 많았다. 진보와 보수로 양분된 목소리가 아닌 다양성을 토대로 한 교육정책에 대한 주문을 쏟아냈으며 지금도 마찬가지다. 이런 실정에서 기존과 같은 방식의 교섭과 대책은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최저임금 인상을 전후로 가장 많이 주목받은 경제단체는 소상공인연합회다. 대통령 해외순방 행사 현장에서 심심찮게 회장들을 볼 수 있는 전경련이나 경총, 중기중앙회가 아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프랜차이즈를 하는 자영업자나 편의점주 등 소상공인들이 주축이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를 줄이고 가족 경영으로 돌리거나 가게 운영을 아예 접는 실정이다 보니 정부 투쟁의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정부 대응은 연합회와 머리를 맞대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보다는 회원사 운영 실태조사로 이어졌다. 연합회를 통한 일반적인 실태조사와 달리 연합회가 아닌 산하 회원사를 인허가해 준 정부 부처나 지자체를 통한 직접 조사였다. 연합회의 최저임금 반발 움직임을 옥죄려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됐다. 얼마 전 이낙연 국무총리는 가짜뉴스 엄벌을 국무회의에서 지시했다. 이 총리는 지난달 26일 쩐다이꽝 베트남 국가주석 장례식에 참석했다가 호찌민 전 주석 생가에 들러 방명록에 글을 남겼다. 그런데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주석님’ 부분만 부각해 북한 김정은 위원장에게 쓴 것처럼 오해를 산 게 직접적인 계기였다. 경찰청이 기민하게 가짜뉴스 특별단속에 나섰다. 지난 11일 있었던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경찰은 37건을 단속해 21건은 삭제·차단을 요청하고, 16건은 내사·수사 중이라고 보고했다. 하지만 야당은 물론 여당 일각에서도 표현의 자유 침해 가능성을 우려한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약방의 감초처럼 나오는 게 ‘가짜뉴스’다. 자신을 향한 언론이나 정치권 비판을 반박할 때면 “가짜뉴스”라는 주장을 빠뜨리지 않는다. 그렇지만 입에 거품만 물었지 제도적인 처벌 강화 주장은 하지 않았다. 여론을 옥죄려 하는 순간 자신만 올가미에 사로잡히는 것을 이해했을 것이다. 정보통신기술 발전과 산업 고도화에 따른 부작용으로 그동안 목소리를 내지 않던 다양한 사회 구성원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그런데 이를 조정해 사회 발전으로 이끌어야 할 정부의 대응은 아직도 획일적이다. ‘혁신’을 외치지만 관 주도 사고방식에서 여전히 헤어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각 구성원의 이익 극대화 추구 행위가 누적돼 공동체 이익이 훼손되는 사회적 딜레마는 없어야 한다. 공공선을 해치는 주의·주장은 엄격히 규율해야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국가 안보 등 중대한 사유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기존 잣대로 시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외면하거나 옥죄려 해서는 안 될 일이다. 애완동물 인구가 1000만명에 이르면서 동물이 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애완동물에서 인생의 반려자로 올라가고 있다. 애견주는 반려인으로 용어가 바뀐 세상이다. 여론의 창도 매스미디어에서 소셜미디어로 바뀌고 있다. 1인 방송을 즐기고, 넷플릭스로 24시간 시공간 장애 없이 영화나 드라마를 즐기는 시대다. 그야말로 다양성의 시대다. 다양한 이념과 가치가 허용되고 존중되는 사회에 걸맞게 정부 대책도 전문화·세밀화되기를 바란다. eagleduo@seoul.co.kr
  • 통계청장 “소득계층별 물가지수 공표 검토”

    강신욱 통계청장은 15일 “소득계층별 물가지수 공표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또 “10월 고용동향에서 취업자 수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통계청 국정감사는 황수경 전 통계청장 교체에 따라 독립성과 중립성 논란이 커지면서 28년 만에 사상 첫 단독 국감으로 열렸다. 강 청장은 이날 정부대전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통계청 국정감사 답변에서 이종구 자유한국당 의원이 “소득계층별로 서민에 대한 체감물가를 별도로 공개하라”고 요구하자 이렇게 답변했다. 강 청장은 “소득계층별 물가지수는 같은 제품에 대해 소득별 가중치를 달리 부여하는 방식으로 산출할 수 있다”면서 “이는 소득지출 연계조사를 통해 가능한데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강 청장은 국정감사에 앞서 업무현황을 보고했다. 통계청은 오는 12월 사회적 경제 규모와 일자리 이동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연간 일자리 구조 통계를 선보인다. 산업별로 주기적 일자리 변동을 파악하는 일자리 동향 통계도 만든다. 이날 통계청 국감에서는 ‘코드 인사’ 논란이 도마에 올랐다. 엄용수 한국당 의원은 “황수경 전 청장이 1년 2개월 만에 교체됐는데, ‘정권에서 입맛에 맞는 통계를 생산하기 위해서 경질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와대 코드 인사는 명백한 가짜뉴스와 같은 것”이라며 “차관급 교체 인사의 일환으로 정상적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강 청장은 “코드에 따른 통계청장 인사는 있을 수 없다”고 일축했다. 추경호 한국당 의원은 “주식시장에 영향을 우려해 전날 장이 끝날 무렵인 오후 3시 이후에 제공됐던 고용동향 자료의 사전제공 시점이 기획재정부가 공문을 보내면서 앞당겨졌다”고 지적했다. 강 청장은 “일부러 지시한 바가 없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개선 여지가 있는지 검토해보고 재조정할 수 있는지 보겠다”고 답변했다. 대전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가짜뉴스’ 가려내기 열풍 번진 국감

    의원들 개인별 질의·발언 ‘팩트체크’ 나서 한국당 ‘가짜 일자리 대책특위’로 맞대응 최근 정치권 최대 화두로 떠오른 ‘가짜뉴스’ 가려내기 열풍이 국정감사장까지 번졌다. 과거 국감이 ‘진실공방’ 수준에 머물렀다면 올해 국감에서는 개별 국회의원의 질의와 발언을 ‘진짜’와 ‘가짜’로 나누는 새로운 대응 방식이 등장했다. 범정부 차원의 가짜뉴스 방지책 마련에 앞장선 더불어민주당은 국감 시작과 함께 일일 모니터링 시스템을 가동했다. 원내종합상황실은 지난달 13일부터 발행한 ‘팩트브리핑’을 국감 첫날인 지난 10일부터 ‘가짜 vs. 진짜, 국감팩트브리핑’으로 전환했다. 민주당의 국감팩트브리핑은 지난 11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서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이 “박근혜 정부 때 가짜뉴스가 판을 쳤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발언하자 박 전 대통령의 2013~2014년도 발언을 정리해 ‘가짜’라고 결론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의 강정마을 발언과 관련해선 “한국당이 12일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에서 문 대통령 발언의 앞뒤를 자르고 ‘재판 중 사면’ 으로 교묘히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정무위원회에서 김진태 한국당 의원의 민병두 위원장 질의 체크에서는 “사실도 확인하지 않은 의혹 제기로 망신살”이라고 했다. 반면 범정부의 ‘가짜뉴스와의 전쟁’이 우익진영 여론 말살책이라고 반발하는 한국당은 가짜뉴스가 아니라 정책 자체가 가짜라는 맞불을 놨다. 한국당은 국감 첫주 소위 ‘대박’을 친 민경욱 의원의 ‘청와대·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단기채용 압박’ 폭로를 바탕으로 지난 12일 ‘가짜일자리대책특위’를 구성했다. 전문가들은 국감장에서 벌어지는 진짜·가짜 다툼에 장단점이 있다고 평가한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14일 “국회가 권위를 갖고 철저한 사전검증을 바탕으로 질의하는 관행을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진짜와 가짜 팩트만 다투다 국가비전의 방향과 문제점 등 더 중요한 본질을 놓치거나 ‘믿을 게 없다’는 사회적 회의감을 부추길 가능성도 있다”고 염려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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