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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유명 MC “멜라니아 곧 과부”…트럼프 “해고하라”

    美 유명 MC “멜라니아 곧 과부”…트럼프 “해고하라”

    미국 유명 코미디언 지미 키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를 향해 ‘곧 과부 될 것’이라고 조롱한 것을 두고 트럼프 측이 분노를 쏟아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디즈니와 ABC는 지미 키멀을 즉각 해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키멀의 비열한 폭력 선동에 많은 사람이 분노하고 있다”며 “평소라면 그의 말에 대응하지 않겠지만, 이번 일은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고 했다. 멜라니아 여사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키멀의 증오 섞인 폭력적 언사가 국가를 분열시키고 있다”며 “가족에 대한 그의 독설은 코미디가 아니라 미국 내 정치적 질병을 심화시키는 부식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ABC 경영진이 언제까지 이런 행동을 방치할 것인가”라고 했다. 앞서 키멀은 지난 23일 자신의 프로그램에서 멜라니아 여사를 조롱했다. 그는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을 패러디하며 멜라니아 여사에게 “당신은 마치 (남편의 죽음을) 기다리는 과부처럼 빛이 난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은 지난 25일 백악관 인근에서 발생한 트럼프 대통령 암살 시도 사건과 맞물리며 논란이 됐다. 당시 암살범 콜 알렌은 기자단 만찬장 밖에서 총격을 가했으며, 트럼프 대통령 곁에 앉아 있던 멜라니아 여사는 경호원의 안내로 대피하는 긴박한 상황을 겪었다. 키멀과 트럼프 대통령은 악연이다. 키멀은 지난해 11월 방송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해고하라는 글을 SNS에 올렸다면서 “대통령이 나를 방송에서 빼라고 요구한 게 몇 번째인지 솔직히 셀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조용히 해 돼지야(piggy)”라고 했다. 현재까지 디즈니와 ABC 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해고 요구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 “엉덩이 만졌냐” 따지더니 주먹질…장애 노인 폭행 영상에 댓글 폭발 [두 시선]

    “엉덩이 만졌냐” 따지더니 주먹질…장애 노인 폭행 영상에 댓글 폭발 [두 시선]

    대형마트에서 뇌병변 장애가 있는 70대 남성이 성추행 의심을 받다 폭행당했다. “남의 아내 엉덩이를 만졌느냐”는 항의가 주먹질로 번지자 온라인에서는 폭행 남성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다만 일부 누리꾼은 공개된 폐쇄회로(CC)TV 장면을 두고 “접촉 경위부터 따져야 한다”며 다른 시각을 보였다. 27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24일 한 대형마트에서 발생했다. 뇌경색 후유증과 당뇨 등으로 거동이 불편한 70대 남성 A씨는 집 근처 마트를 찾았다가 일면식 없는 남성에게 폭행당했다. A씨는 평소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집 근처 마트를 한 바퀴 도는 것을 운동 삼아왔다. 사건 당일에도 식사를 겸해 마트를 찾았다가 통로에서 한 여성과 스쳤고 이후 여성의 남편으로 보이는 남성과 시비가 붙었다. 가족 측에 따르면 이 남성은 A씨에게 “왜 남의 아내 엉덩이를 만지냐”는 취지로 따졌다. A씨가 부인하자 남성은 그를 밀쳤고 곧바로 얼굴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공개된 CCTV에는 A씨가 여성과 어깨를 스치듯 지나가는 장면이 담겼다. 이후 남성이 뒤돌아 A씨에게 항의했고 위협적인 행동은 폭행으로 이어졌다. 다만 보도 내용상 영상에서 A씨가 여성의 신체를 고의로 만지는 정황은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았다. A씨는 안와골절 등 전치 8주 진단을 받았다. 그는 “몸 반쪽을 쓰지도 못하는 사람이 여자 엉덩이를 만질 여력이 어디 있느냐”며 “주먹으로 눈을 많이 맞아 눈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그는 당뇨 합병증 등 기저 질환도 앓고 있다. 가족은 A씨의 신장 기능이 크게 떨어져 약물 치료에도 제한이 있고, 의료진으로부터 실명 가능성까지 들었다고 주장했다. ◆ “의심되면 신고했어야”…폭행 비판 쏟아졌다 사건이 알려지자 댓글의 다수는 폭행 남성을 향했다. “의심이 있으면 경찰에 신고했어야 한다”, “앞뒤 정황도 확인하지 않고 주먹부터 휘두르는 게 말이 되느냐”, “법보다 가까운 주먹을 썼으니 법으로 처벌받아야 한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A씨가 고령에 뇌병변 장애를 앓고 있다는 점도 분노를 키웠다. 일부 누리꾼은 “걸음이 불편한 노인이 다가오면 오히려 비켜주는 게 상식 아니냐”, “덩치 큰 남성이었다면 그렇게 때렸겠느냐”, “약자에게 분풀이한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쌍방폭행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많았다. 누리꾼들은 “힘 차이가 이렇게 큰데 어떻게 쌍방이냐”, “멱살을 잡힌 사람이 뿌리치는 행동과 얼굴을 여러 차례 때리는 행동은 다르다”, “의심과 폭행은 별개의 문제”라고 했다. 마트 측 대응을 문제 삼는 목소리도 나왔다. A씨 딸은 방송에서 마트 직원들이 상황을 보고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직원은 가족끼리 장난치고 싸우는 줄 알았다고 했지만, CCTV를 보니 처음부터 폭행을 지켜보고 있었다”며 “아버지가 직접 112에 신고하기 전까지 아무런 도움도 없었다”고 말했다. ◆ “영상상 의심스럽다”…접촉 경위 보자는 반론도 반면 일부 누리꾼은 CCTV 장면을 근거로 접촉 경위를 더 따져봐야 한다고 봤다. “오른쪽에 공간이 있는데 왜 여성 쪽으로 붙어 지나갔느냐”, “영상만 보면 의심스러운 장면이 있다”, “장애나 나이가 있다고 해서 접촉 의혹 자체를 배제할 수는 없다”는 의견이다. 일부는 A씨가 폭행 직전 손을 올리는 듯한 장면도 지적했다. “손을 못 쓴다더니 상대방 손을 뿌리치는 모습이 보인다”, “먼저 위협적인 동작을 한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는 댓글도 달렸다. 다만 이런 의견을 낸 누리꾼들도 대체로 “그렇다고 폭행이 정당화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접촉이 의심됐다면 경찰을 부르거나 마트 측에 CCTV 확인을 요청했어야지, 곧바로 주먹을 휘두른 것은 과했다는 지적이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두 갈래다. 실제 성추행 또는 고의 접촉이 있었는지, 그리고 의심할 만한 상황이 있었다고 해도 고령의 장애인을 상대로 한 폭행을 정당방위나 쌍방폭행으로 볼 수 있는지다. ◆ 성추행 의심도, 폭행도 수사 대상이다 상대 남성은 경찰에 A씨가 먼저 때려 방어 차원에서 밀었고, 잡힌 팔을 뿌리쳤을 뿐이라는 취지로 쌍방폭행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장 조사 뒤 남성을 귀가 조치했고 현재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공개된 영상과 양측 진술을 함께 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박지훈 변호사는 JTBC 방송에서 “쌍방폭행도 비슷한 사람끼리 할 때나 가능한 것 아니냐”며 “힘의 차이가 현저한 상황에서 이를 쌍방으로 볼 수 있을지, 또 실제 강제추행이 있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마트 측 책임도 향후 쟁점이 될 수 있다. 박 변호사는 마트에 형사 책임을 묻기는 제한적일 수 있지만, 폭행 상황을 방치한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가 확인될 경우 민사상 책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성추행 의심과 폭행 문제가 맞물리며 온라인 논쟁으로 번졌다. 하지만 의심이 곧 처벌이 될 수는 없고, 항의가 곧 폭행으로 이어져서도 안 된다. 반대로 장애나 고령만을 이유로 접촉 의혹 자체를 성급히 덮어서도 곤란하다. 경찰은 CCTV 원본, 목격자 진술, 여성 측 진술, A씨의 장애 정도와 동선, 폭행 당시 양측 행동을 종합해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댓글 여론은 이미 갈라졌지만, 결론은 감정이 아니라 증거와 법적 판단 위에서 내려져야 한다.
  • SKT, 안팎으로 구축한 AI 방어막… 현장부터 일상까지 지킨다

    SK텔레콤이 ‘세계 산업 안전보건의 날’(28일)을 앞두고 현장 근로자를 위한 체험형 교육 인프라를 강화하고 보이스피싱 등 범죄로부터 고객을 지키는 실시간 케어 서비스를 선보였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산업 현장의 안전과 고객의 일상을 동시에 보호하는 ‘전방위 AI 안전망’ 구축에 속도를 내는 것이다. SK텔레콤은 대전 중구 부사사옥에 위치한 안전체험교육관 ‘세이프 T 센터’를 운영하며 고위험 통신 현장 사고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2023년 개관한 센터는 AR·VR 기술을 활용해 추락, 감전 등 실제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30여종의 시나리오를 작업자가 가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올해 드론과 AI 이미지 분석 기술을 도입해 안전 점검의 정밀도를 높였다. 최대 75m에 달하는 통신탑 점검 시 작업자가 직접 오르는 대신 드론 촬영 영상을 AI가 분석해 이상 여부를 식별해 사고 위험을 차단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SK텔레콤은 최근 3년간 ‘중대재해 제로’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날 통화 중 보이스피싱 정황을 AI가 포착하면 사전에 등록된 보호자에게 즉시 위험 상황을 알리는 에이닷 전화 ‘가족 케어’ 기능도 새롭게 출시했다. ‘가족 케어’는 보호자가 에이닷 설치 여부나 이용 통신사와 관계없이 문자 알림을 받을 수 있도록 범용성을 높였다. 이용자 1명당 최대 10명까지 보호자를 등록할 수 있다.
  • 빛으로 피어난 ‘천년의 대숲’… 담양대나무축제, 희망 전한다

    빛으로 피어난 ‘천년의 대숲’… 담양대나무축제, 희망 전한다

    밤까지 즐기는 체류형 관광 강화‘대나무 소망등’ 수놓아 손님맞이‘대숲 영화관’서 특별한 경험 제공가족 맞춤형 체험 프로그램 풍성소상공인 위해 향토 음식관 운영쓰레기·바가지요금 없는 축제로제25회 ‘담양대나무축제’가 오는 5월 1일부터 5일까지 전남 담양의 명소 죽녹원과 종합체육관, 담빛음악당 일원에서 개최된다. 전남도 대표 축제이자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명예 문화관광 축제인 담양대나무축제는 올해 ‘체류형 축제’라는 새로운 테마를 더해 더욱 풍성한 볼거리와 체험 프로그램으로 여행자들을 맞이한다. ●밤이 되면 펼쳐지는 ‘빛의 풍경’ 담양군은 올해 슬로건으로 ‘빛나라 빛나, 대나무!’를 내걸고 대나무가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다채로운 문화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으로 축제를 꾸몄다. 특히 올해는 밤까지 즐길 수 있는 체류형 콘텐츠를 대폭 강화했다. 죽녹원 인근 관방천 수상 조명 등 축제장 전역을 빛으로 수놓아 낮보다 아름다운 담양의 밤을 선사한다. 축제의 핵심 키워드인 ‘야간 경관’은 단순한 볼거리가 아니라 여행의 시간을 붙잡고 멈추게 하는 장치다. 오후 9시까지 문을 여는 죽녹원은 낮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대나무 소망등이 은은하게 밤길을 밝히며 여행자들을 맞이한다. 낮의 활기와는 다른 고요하면서도 깊은 감성이 찾는 이의 발걸음을 멈추게 할 것으로 보인다. 개막식이 열리는 1일 밤에는 드론 라이트 쇼가 밤하늘을 수놓으며 축제의 화려한 서막을 알린다. 수백 대의 드론이 밤하늘을 도화지 삼아 화려한 그림을 그린다. 이번 축제가 지향하는 ‘머무는 여행’의 상징적 장면으로 기억될 전망이다. 둘째 날인 2일 밤, 대숲을 배경으로 열리는 ‘대숲 영화관’은 자연 속에서 영화를 감상하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바람에 흔들리는 대나무 소리를 배경음 삼아 영화를 볼 수 있어 일상 공간에서는 느낄 수 없는 낭만이 가득하다. 관방천 위를 떠다니는 수상 조명볼과 향교교(橋)의 레일 조명은 빛과 물이 어우러진 이색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어디를 걸어도 사진이 되는 풍경이 이어진다. ●오감으로 느끼는 담양의 시간 볼거리도 풍성하게 준비했다. 개막식에는 담양의 새로운 관광 캐릭터를 처음 선보이는 브랜드 선포식이 곁들여진다. 군은 행사장 곳곳에 캐릭터 팝업스토어와 사진 찍는 곳을 마련해 활력을 더할 계획이다. 아울러 축제 기간 윤도현 밴드와 남진, 알리, 황민호 등 전 세대를 아우르는 인기 가수들이 무대에 올라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킬 예정이다.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어린이날에는 어린이 뮤지컬과 드론 제작 체험, 전국 스피드 드론 경진 대회 등이 열린다. 또한 대나무 뗏목 타기, 물총 만들기 등 대나무를 주제로 한 역동적인 체험 프로그램이 축제 기간 내내 펼쳐진다. 아이들은 관방천에서 대나무 물총을 들고 뛰어놀고, 방문객들은 대나무 뗏목 위에서 물길을 따라 흐르는 힐링과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 사찰음식의 대가인 백양사 정관 스님과 전통 장 기순도 명인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는 ‘맛이 죽(竹)여주네’ 요리 경연 대회도 열린다. 담양의 죽순과 전통 장으로 빚어낸 음식은 지역의 자연과 시간이 담긴 맛을 전할 것으로 보인다. ●먹거리 부스 가격·메뉴 투명 공개 군은 이번 축제를 ‘착한 축제’로 운영하겠다고 선언했다. 쓰레기와 바가지요금 없는 착한 축제를 목표로, 환경과 관광객 모두를 고려한 운영 방식을 도입한다. 축제장 내 먹거리 부스에서는 다회용기를 사용한다. 전문 업체를 통한 체계적인 ‘수거·세척·재공급’ 시스템을 구축해 일회용품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인다는 방침이다. 또한 모든 먹거리 부스는 가격과 메뉴를 투명하게 공개한다. 이미 사전 협의를 통해 합리적인 가격을 유지하도록 했다. 여행지에서 흔히 겪는 불편 요소를 사전 차단해 누구나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지속 가능한 지역 관광의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 군은 또 소상공인 판로 확대를 위한 ‘동행 축제’의 의미를 담아 향토 음식관을 운영한다. 아울러 축제 기간 죽녹원(3000원), 메타랜드(2000원) 입장권은 축제장과 읍내 상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으로 환급한다. 지역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다. ●몸과 마음이 머무는 ‘웰니스 여행’ 이번 축제는 군의 미래 관광 전략과 맞닿아 있다. 군은 담양이 스쳐 지나가는 풍경 여행지에 그치지 않고 여행자 삶에 쉼표를 찍어주는 ‘머무는 관광지’로 전환하는 방안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낮에는 메타세쿼이아길과 대숲에서 자연을 느끼고 해가 저물면 또 다른 밤의 매력을 경험할 수 있도록 죽녹원과 영산강문화공원, 메타랜드 일대에 빛을 활용한 야간 콘텐츠를 추가 확충할 예정이다. 메타세쿼이아랜드에는 음악분수 조성도 추진돼 체류형 관광의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또 사계절 꽃길 조성, 추월산 권역 국제명상센터와 담양호 생태탐방로 조성 등 다양한 사업이 병행된다. 단순히 눈으로만 보고 떠나는 관광이 아닌, 몸과 마음이 깊게 머무르며 회복되는 진정한 웰니스 여행이 담양에서 현실이 되는 것이다. 이정국 담양군수 권한대행(부군수)은 “낮보다 빛나는 야간 경관과 다채로운 체험·공연 콘텐츠를 바탕으로 머물며 즐기는 담양으로 새롭게 도약할 것”이라며 “가족과 친구, 연인들이 담양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담나귀’ ‘대쪽이’ ‘메티’… 담양 새 관광 캐릭터 만나러 오세요

    ‘담나귀’ ‘대쪽이’ ‘메티’… 담양 새 관광 캐릭터 만나러 오세요

    전남 담양군이 지역 관광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대중적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추진한 새로운 ‘관광 캐릭터’의 기본형을 확정했다. 27일 군에 따르면 최종 선정된 캐릭터는 모두 3종이다. 먼저 ‘담나귀’는 대숲의 모든 이야기를 들어주는 당나귀 캐릭터로 디자인됐다. 사람들의 고민을 묵묵히 듣고 위로를 건네는 ‘담양의 마음 지킴이’를 의미한다. ‘대쪽이’는 담양의 상징인 대나무를 현대적으로 귀엽게 의인화했다. 대나무를 소재로 삼아 담양의 선비 정신과 풍류,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상징한다. 또 대나무처럼 곧고 정직한 이미지를 담았다. ‘메티(메티락·메티우·메티송)’ 3총사는 메타세쿼이아길 연못에 우거진 낙우송 뿌리에서 모티브를 따와 방문객의 발길을 이끌어 소원을 들어주는 정령을 표현했다. 군 관계자는 “새로 확정된 캐릭터는 기존의 ‘대돌이’와 ‘딸리’에 견줘 담양의 자연과 관광 자원을 더욱 현대적으로 표현하는 등 생활 속에서 편하고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설 수 있게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새 캐릭터들은 지난 3월 19일부터 6일간 진행한 온·오프라인 선호도 조사에서 높은 표를 얻었다. 군은 개발 과정에서 주민과 관광객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기 위해 죽녹원, 메타랜드 등 주요 관광지 현장 설문과 온라인 조사를 병행했다. 군민과 관광객 2000여명이 참여해 대중성을 검증했고, 또 전문가 4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을 통해 완성도와 활용성까지 꼼꼼히 살폈다. 군은 관광객과의 소통을 넓히기 위해 29일까지 군 공식 카카오톡 채널 추가 시 관광 캐릭터 이모티콘을 선착순으로 무료 배포한다. 또한 5월 1일 개막하는 ‘제25회 담양 대나무 축제’에서 공식 선포식을 통해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캐릭터의 탄생을 알릴 예정이다. 군은 축제장에 마련된 팝업스토어와 캐릭터 꽃탑, 포토존이 가족 단위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이들은 캐릭터와 함께 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추억을 쌓고 어른들은 굿즈를 통해 여행의 기억을 오래 간직할 수 있다. 카카오톡 이모티콘으로 확장된 관광 캐릭터는 축제가 끝난 이후에도 담양의 여운을 일상으로 이어준다. 군 관계자는 “많은 분이 직접 참여해 뽑은 캐릭터인 만큼 친근한 홍보 대사 역할을 할 것”이라며 “앞으로 새 캐릭터들과 함께 담양을 더욱 생동감 넘치는 관광 고장으로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 장군, 감축드립니다… ‘이순신 생일잔치’ 4만명 북적

    장군, 감축드립니다… ‘이순신 생일잔치’ 4만명 북적

    서울 중구가 이순신 장군 탄신 481주년을 기념해 지난 25일 개최한 ‘2026 이순신 축제’가 지난해보다 두 배 많은 4만여명이 찾는 등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이순신의 생일파티’를 주제로 열린 축제는 공연, 체험, 먹거리 등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축제는 ‘퍼레이드’로 문을 열었다. 충무로 진고개부터 명보사거리까지 이어진 ‘이순신 명예도로’ 약 160m 구간을 4월 28일 태어난 4명을 비롯해 조선시대 복장을 한 어린이 등 90여명이 행진했다. 체험과 놀이가 가득한 ‘순신 플레이(PLAY)’ 존은 축제가 진행되는 내내 인파로 북적였다. 전통놀이와 북아트부터 가상현실(VR) 승마 체험, 로봇 체험 등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프로그램에 가족 단위 방문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갓을 쓴 로봇이 퍼포먼스를 하자 시선이 집중되기도 했다. 중구 대표 맛집들이 축제의 풍미를 더한 ‘순신 필드(FIELD)’ 먹거리존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올해는 현장 참여 업소 25곳에 더해 인근 협력업소 29곳까지 함께 했다. 주민 481명의 축하 카드로 완성된 3m 대형 생일 케이크 조형물이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순신 장군의 탄생 연도에서 착안해 1545명에게 한정 발급한 멤버십 카드와 스탬프 투어가 방문객 참여를 이끌기도 했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충무공 이순신의 위대한 이야기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용기와 힘이 되길 바라며 이순신 축제를 통해 영웅의 탄생지인 중구의 위상을 더욱 높여 가겠다”고 밝혔다.
  • 주민 곁으로 직접 찾아가는 강북 성인지 교육

    서울 강북구는 주민의 성인지 감수성을 높이고 성평등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찾아가는 성인지 교육’을 운영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찾아가는 성인지 교육’은 시간적·장소적 제약으로 교육 참여가 어려운 소규모 사업장과 주민, 단체 등을 대상으로 전문 강사가 찾아가는 맞춤형 교육이다. 현재까지 총 6회 진행됐으며 188명이 참여했다. 이번 교육은 각 단체의 역할과 활동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교육으로 진행돼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주요 참여 단체로는 고독사 예방 활동을 수행하는 ‘강북구우리동네돌봄단’, 주민과 행정을 연결하는 ‘번2동·삼각산동 통장협의회’ 등이 있다. 참여를 희망하는 단체나 사업장은 구청 여성가족과에서 신청 및 안내를 받을 수 있다. 구는 교육 사각지대에 놓이기 쉬운 소규모 사업장과 소모임, 봉사단체 등을 계속 발굴해 성평등 문화 기반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순희 강북구청장은 “찾아가는 성인지 교육은 주민 일상에서 성평등에 대한 인식과 실천을 자연스럽게 확산시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다양한 계층과 현장을 아우르는 교육으로 누구나 체감할 수 있는 성평등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세라젬, 척추엔 ‘마스터’ 피로엔 ‘파우제’… 집안서 누리는 맞춤 건강관리

    세라젬, 척추엔 ‘마스터’ 피로엔 ‘파우제’… 집안서 누리는 맞춤 건강관리

    헬스케어 가전 기업 세라젬은 가족 구성원의 건강 상태와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맞춤형 선물로 ‘마스터 V 컬렉션’과 ‘파우제 M 컬렉션’을 추천한다. 척추 관리 의료기기 마스터 V 컬렉션은 28년간 축적한 의료기기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라인업을 갖췄다. 프라이빗한 공간감과 듀얼 포지션 시스템을 적용한 ‘마스터 V11’은 부모 세대를 겨냥한 프리미엄 제품이다. 목부터 골반까지 척추 전반을 입체적으로 관리하는 ‘마스터 V9’, 경추 모드를 통해 목·어깨 부담 완화에 도움을 주는 ‘마스터 V7’은 연령대와 관계없이 활용도가 높다. 30~40대를 중심으로 초기 척추 관리 수요를 겨냥한 ‘마스터 V5’까지 더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특히 최근 출시한 마스터 V5는 입문형 척추 관리 의료기기로, 가격 부담을 낮췄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추간판 탈출증(디스크) 치료 도움, 퇴행성 협착증 완화, 근육통 완화 등 효능을 인증받았다는 설명이다. 라떼 베이지, 모카 브라운 등의 색상이 있다. 23가지 마사지 모드를 적용했고, 수유 후 모드와 산후·순환·골반 모드 등 맞춤형 기능도 탑재했다. 프리미엄 안마의자 파우제 M 컬렉션도 가정의 달 선물로 주목받고 있다. 특허받은 직가열 온열볼이 깊고 부드러운 자극을 통해 피로 완화에 도움을 준다. ‘파우제 M10’은 프로 듀얼 엔진으로 목·어깨·허리를 동시에 관리할 수 있으며, ‘파우제 M8 Fit’은 12가지 사이드 커버 옵션으로 취향에 맞춘 선택이 가능하다. ‘파우제 M6’는 팔걸이 없는 구조와 빌트인 발받침으로 공간 활용도를 높여 1인 가구나 신혼부부에 적합하다. 한편 세라젬은 가정의 달을 맞아 체험형 혜택을 마련했다. 다음달 10일까지 ‘세라젬 웰카페’를 처음 방문해 제품을 체험하고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웰라이프 멤버십’에 가입하면 음료를 무료로 준다.
  • “소아성애자” 트럼프 겨눈 총격범… “기관총도 눈치 못 챘을 것”

    “소아성애자” 트럼프 겨눈 총격범… “기관총도 눈치 못 챘을 것”

    엡스타인 친분 의혹 등 거론한 듯행사 현장 보안의 허술함 지적도트럼프 “범인, 강경 반기독교 성향병자의 헛소리 그대로 읽지 말라”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 행사장 총격범이 범행 직전 가족에게 보낸 성명서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범죄자로 묘사하는 듯한 발언을 하며 암살 계획을 암시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뉴욕포스트는 26일(현지시간) 총격범 콜 토머스 앨런(31)이 범행 10분 전 가족에게 보낸 성명서를 입수해 그가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 고위 관료들을 암살 타깃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그는 성명에서 “나는 더 이상 소아성애자, 강간범, 배신자가 저지른 범죄가 내 손을 더럽히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고 범행 동기를 밝혔다. 명시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미성년자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사망)의 친분 의혹 등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앨런은 이어 “행정부 관리들(캐시 파텔 미 연방수사국 국장 제외): 고위직부터 하위직 순으로 표적 대상”이라며 각 부처 주요 관료들이 범행 타깃이라고 밝혔다. 당시 행사에는 JD 밴스 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등 트럼프 행정부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앨런은 또 “사상자를 최소화하기 위해 산탄을 사용하겠다”며 “정말 필요한 일이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아성애자, 강간범, 배신자의 연설에 참석해 공범이라는 전제하에) 여기 있는 거의 모든 사람을 제거해서라도 목표물을 없앨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어 “다른 사람이 억압받을 때 다른 뺨을 내미는 것은 기독교적인 행동이 아니다”라는 종교적 발언도 했다. 그러면서 “만약 내가 미국 시민이 아니라 이란 요원이었다면 여기에 M2 기관총을 들고 들어왔어도 아무도 눈치 못 챘을 것”이라며 현장 보안의 허술함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그는 오랫동안 마음속에 깊은 증오를 갖고 있었다”며 앨런이 ‘강경한 반기독교적 성향’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CBS방송 시사프로그램 ‘60분’에 출연해선 사건 당시 심경을 밝혔다. 그는 자신과 참석자들이 부상을 입을 수 있었다는 질문에 “걱정하지 않았다. 나는 삶을 이해한다”며 “우리는 미친 세상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앨런의 성명을 그대로 읽으며 ‘소아성애자’ 등의 단어를 언급하자 말을 끊고 “나는 강간범이나 소아성애자가 아니다. 병든 사람의 헛소리”라고 반박했다. 이어 진행자가 성명을 그대로 읽은 것을 두고 “부끄러워 해야 한다. 당신은 수치스러운 사람”이라고 격한 반응도 보였다.
  • 첫날부터 몰린 고유가지원금… 정작 주유소선 “기름 못 넣어요”

    첫날부터 몰린 고유가지원금… 정작 주유소선 “기름 못 넣어요”

    ‘나사, 난방(셔츠), 초콜릿, 마늘, 옷걸이.’ 고유가 피해지원금 1차 신청이 시작된 27일 서울 관악구 주민 최병관(80)씨는 꼬깃하게 접어둔 장보기 목록을 들고 아침 일찍 인근 신림동주민센터를 찾았다. 센터에는 오전 9시가 되자마자 30여명이 몰려 지원금을 신청했다. 55만원을 받은 최씨는 “오늘 받은 지원금으로 생필품을 사고 시장에서 장을 볼 생각”이라며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형편인데 정부 지원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중동전쟁 사태로 고물가에 지친 시민들과 상인들은 모처럼 살림살이가 나아질 것이란 기대감에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반기는 분위기였다. 다만 지원금 사용처에서 제외된 주유소나 프랜차이즈 직영점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접수가 시작된 1차 지원금은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족 등 취약계층에게 지급된다. 수급자가 많이 거주하는 서울 용산구 남영동의 주민센터에는 접수 시작 한시간 만에 80명가량이 신청을 마쳤다. 지팡이를 짚고 방문한 이수열(80)씨는 “파스 한 장도 4000원이라 부담돼 약값에 보태 쓸 생각”이라고 했다. 후암동 쪽방촌에 사는 이모(60)씨는 “오랜만에 고기를 먹어 볼 수 있을까 기대된다”며 웃었다. 얼어 붙었던 상권도 모처럼 찾아온 ‘특수’를 기대하며 손님을 기다렸다. 서울 마포구 아현시장에서 생선가게를 운영하는 이원금(55)씨는 “코로나 지원금과 민생쿠폰이 풀렸을 때 매출이 30% 이상 뛰었다”며 “평소에 생선이 비싸 자주 못 드시는 어르신 손님이 더 늘 거 같다”고 말했다. 가게 문 앞에는 ‘고유가 피해지원금 사용 가능’ 안내 스티커를 붙인 상점들도 눈에 띄었다. 다만 ‘고유가’ 지원금임에도 사용 대상에서 빠진 주유소들은 허탈감을 드러냈다. 대부분 주유소가 연 매출 30억원의 상한선에 걸리기 때문이다. 한 알뜰주유소의 직원인 지현서(32)씨는 “오늘 오전에만 3명의 손님이 지원금 사용이 가능한지 물어봤다”며 “유가가 오르면 매출은 늘어 보이지만 실제로 남는 건 거의 없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행정안전부는 “연 매출이 높은 주유소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되면 영세 주유소가 더 어려워지고, 지원금이 주유소 사용에 집중되면 골목상권 전반을 지원한다는 정책 취지가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원금을 쓸 수 없는 프랜차이즈 직영점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서울 종로구에서 본사 직영 편의점을 운영하는 40대 김명숙씨는 “코로나, 민생쿠폰 등 지원금이 풀릴 때마다 매출이 반 토막 났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 檢, 과거사 인권침해 재심 사건에 “무죄·면소 적극 구형”

    검찰이 과거사 사건의 ‘실질적 정의 실현’을 위해 적극적으로 재심 개시 인용 의견과 무죄·면소 의견을 개진한다. 과거 재심 청구 사건에서 형사사법의 기본 이념인 ‘법적 안정성’을 중시했지만, 실질적 정의를 실현하려는 재심제도의 가치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27일 서울중앙지검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고검 및 중앙지검에서 재심이 개시된 49건 중 검찰이 무죄·면소 구형을 낸 것은 29건(59.2%)으로 집계됐다. 검찰은 1986년 대학교 안에서 ‘군부독재 타도하자’라는 구호를 외쳤다가 유죄를 선고 받은 재심 사건에서 이달 열린 첫 기일에 바로 무죄를 구형했다. 또 ‘조선공산당 자금 마련을 위해 조선정판사 인쇄소에서 지폐를 위조했다’는 혐의를 받았던 고 이관술 선생의 조선정판사 위조지폐 사건에서도 무죄를 구형했다. 재심은 확정된 판결에 중대한 사실오인이나 법률적 오류 등 법이 정한 사유가 있을 때 이미 확정된 판결의 효력을 취소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해 달라고 요구하는 비상구제 절차다. 김태훈 3차장검사는 브리핑에서 “검찰의 인권보호자로서 역할이나 객관 의무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강조되고 있다”며 “재심사건에서 객관적이면서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공정성을 확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재심 청구인이 입증해야 하는 불법행위에 대해 역사적 자료나 과거 언론 기사 등을 확보해 피고인의 불법 구금 가능성 등 적법절차 위반 여부를 검증하고 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전날 SNS에서 “시대의 과오와 아픔을 정리해야 한다는 국민적 바람에 맞추어 법무부와 검찰도 스스로 성찰하고 변화해야 할 것”이라며 “긴 시간을 범죄자의 낙인 속에 고통받아 온 사법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다시 한번 국가를 대표하여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 [단독] 일곱살 아이까지 할퀸 그놈들… 지금도 SNS 활보한다[소녀에게,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단독] 일곱살 아이까지 할퀸 그놈들… 지금도 SNS 활보한다[소녀에게,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시작은 언제나 칭찬이었다. 고민을 들어주고, 외모를 칭찬하고, 비밀을 나눴다. 아이가 마음을 열었을 때 어른은 돌변했다. “사진 몇 개 보내볼래? 내가 검사해보고 점수 매겨줄게!” 서울신문은 27일 2025년 1월부터 2026년 2월까지 1심 법원이 선고한 아동·청소년 대상 온라인 성착취 판결문 206건, 피해자 287명분을 입수해 분석했다. 착취의 잔혹함은 제각각이었지만 시작은 한결같았다. #피해자 절반이 중학생 주요 표적은 중학생이었다. 범행 당시 피해자 나이는 중학교 2학년에 해당하는 14세가 58명(20.1%)으로 가장 많았다. 13세가 52명, 15세는 51명이었다. 전체 피해자 287명 중 56.1%인 161명이 중학생이었다. 평균 연령은 14.1세였다. 중학생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초등학교 5학년인 11세 피해자가 17명, 6학년인 12세는 36명에 달했다. 가장 어린 피해자는 7세, 초등학교 1학년이었다. 지난해 5월, A씨는 메타버스 게임 ‘제페토’에서 7세 여자아이에게 성적 메시지를 보냈다. 추가 범행으로 이어지기 전 붙잡힌 그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아이들은 온라인 공간에서 누군가 걸어오는 대화의 성적 의도를 인지하지 못하고 호의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홍미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의 말이다. #범죄의 통로는 카카오톡, X, 인스타 가해자들이 아이들에게 처음 접근한 경로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이 80명(27.9%)으로 가장 많았다. 여기에 X 53명(18.5%), 온라인게임 26명(9.1%), 인스타그램·페이스북 25명(8.7%) 등 평소 자주 사용하는 온라인 공간이 뒤를 이었다. 윤호영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는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플랫폼이 범죄의 통로로 활용되고 있다”며 “누구나 범행의 타깃이 될 수 있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성착취는 평균 석 달 넘게 지속됐다. 피해자가 가해자를 처음 알게 된 날부터 범행이 끝날 때까지 평균 102.4일이 걸렸다. 가해자 10명 중 1명(8.7%)은 이미 성범죄 전력이 있었다. 2024년 12월 인스타그램으로 14세 여자아이에게 접근한 B씨는 외모 칭찬으로 친분을 쌓은 뒤 이듬해 2월까지 세 차례 아이를 강간했다. 미성년자 의제강간으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때였다. #시작은 언제나 칭찬이었다 ‘낯선 이를 경계하라’는 사회 규범은 온라인에서 예외가 됐다. 홀로 있는 시간에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친절한 존재에게 아이들은 경계보다 반가움을 먼저 느꼈다. 가해자들의 접근 방식에는 뚜렷한 패턴이 있었다. 외모 칭찬, 고민 상담 등으로 신뢰를 형성하는 수법이 65.5%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현금이나 담배 등 경제적 이익을 내세우는 경우(28.6%)보다 훨씬 높은 비율이었다. 열네살… 피해자들의 평균 나이10명 중 7명 외모 칭찬 등으로 접근37% 온라인 그루밍이 강간 이어져가해자 9% 이미 성범죄 전력 있어 평균 102일 동안 성착취에 시달려이명화 아하 서울시립 청소년성문화센터장은 “경제적 결핍뿐 아니라 정서적 결핍을 노리는 이들이 이전보다 더 늘었다”며 “스마트폰을 통해 가해자가 소셜미디어(SNS)로 아이들을 직접 마주할 수 있게 되면서 위험성은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신뢰가 쌓이면 착취가 시작됐다. 그루밍이 좀처럼 먹혀들지 않거나 아이가 겁이 많다고 판단하면 ‘위계나 위력에 의한 압박이나 협박’(52건·25.2%)이 이뤄지기도 했다. 가슴이나 엉덩이 등을 촬영해서 전송하라는 요구는 물론 오프라인 만남, 만남 이후 유사 성행위, 강제추행도 이어졌다. 재판에 넘겨진 사건 중 온라인 그루밍 이후 강간까지 이뤄진 경우는 77건으로 전체의 37.4%에 달했다. 가해자들은 감정적 지지와 가족·지인과의 불화 조장 등 갖은 수법으로 아이를 심리적으로 종속시켰다. 그루밍의 정도가 심해져 온라인상에서 연인인 것처럼 행세한 경우도 49건(23.8%)이나 됐다. 마치 알코올 중독자가 술을 찾듯, 반복적으로 아이들만을 노리면서 피해자가 여러 명 발생한 사건은 전체의 20.4%(42건)에 달했다. #가해자 절반은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온라인 성착취는 아이의 인생을 송두리째 앗아가는 범죄다. 그러나 분석 대상 206건 중 가해자의 절반(101건·49.0%)은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집행유예로 풀려난 101명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아이들은 오늘도 그 플랫폼에 접속한다.
  • [단독] “맛집 가자” 그놈 메시지… 소녀를 그날에 가두었다[소녀에게,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단독] “맛집 가자” 그놈 메시지… 소녀를 그날에 가두었다[소녀에게,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여섯 소녀들의 기억 150㎝ 조금 넘는 키, 인터뷰 내내 만지작거리던 키링, 앳된 얼굴. 여느 학생들과 다르지 않은 모습 뒤로 자해 흔적이 유독 많았다. 자해 흉터 위에 타투(문신)가 덧대어져 있었다. 상처를 가리려고 새긴 갑옷이었다. 서울신문이 지난 2월부터 이달까지 마주한 청소년 6명은 모두 온라인에서 만난 성인 남성에게 성착취를 당했다.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첫 피해 시기는 달랐지만, 그 뒤로 일상이 무너진 점은 같았다. #산부인과 A(17)양은 3년 전 그날 오후를 잊지 못한다. 산부인과 로비. 배가 불룩한 산모들 사이에서 교복 차림으로 혼자 앉아 있었다. 그날 이후 A양은 수차례 삶의 끈을 놓으려 했다. “우리 엄마, 아빠가 너무 불쌍해 보였어요. 저 자신도 불쌍했고. (성착취 피해 사실이) 학교에 소문나서 학폭도 당했거든요. 유서도 몇 번 지웠다 썼어요.” “그때 죽지 않은 게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이라고 담담하게 말하던 A양은 부모 이야기가 나오자 눈시울을 붉혔다. “오늘 인터뷰를 하면서 느낀 건데… 잘 버티고 살아 냈구나 싶기도 해요.” A양은 아직도 가해자가 나타나는 악몽을 꾼다고 한다. 6명 모두 악몽은 스마트폰에서 시작됐다고 했다. #스마트폰 B(17)양은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X(옛 트위터)를 보고 있었다. 무료하던 차에 자신의 계정에 “심심하다”라고 딱 한 줄을 올렸다. 곧바로 쪽지가 왔다. 동네에서 40분 떨어진 곳으로 맛있는 걸 먹으러 가자는 내용이었다. 상대는 30대 남성이었다. 연락은 계속됐다. “제가 심심할 때마다 옆에 있어 줬으니까 처음에는 좋았어요. 그렇게 연락을 하다가 그냥 밥 먹는 줄 알고 만나러 나갔어요.” 지난해 겨울, 학교가 끝나고 그를 만난 순간을 B양은 또렷하게 기억했다. 소셜미디어(SNS)에서 맛집을 찾아본 B양은 리스트까지 공유했다. 식당으로 가던 차는 너무 멀다는 핑계로 사람 없는 골목으로 향했다. 질문은 형식일 뿐이었다. 그는 멋대로 행위를 벌이고 5만원을 쥐여 줬다. 아이들은 온라인에서 만난 상대라고 해서 특별히 경계하지 않았다. 스마트폰 하나로 수업을 듣고, 정보를 얻고, 여가를 때운다. 소통도 온라인이 기본이다. C(16)양은 “중학교 여름방학 때 프로아나(극단적 거식증)가 유행처럼 퍼졌는데, 다이어트를 하던 차에 관련 오픈채팅방에 들어갔다가 거기서 알게 된 아이들끼리 직접 만나 놀았다”고 했다. “요즘 애들은 일상계(일상 공유용 계정)도 많이 파고, 취미가 맞으면 오프라인 모임도 자주 가진다”고 덧붙였다. 스마트폰… 악몽의 시작SNS에 무심코 올린 “심심하다”30대男 “맛있는 거 사 줄게” 유인일상적인 대화 중 영상통화 요구신체 사이즈 묻고 실제 만남 유도 #친절한 아저씨 D(13)양도 중학생이 되자 익명 채팅앱을 설치했다. “학교에서 친구 사귀기가 힘들어서 외롭기도 해서 깔았어요. 한 번 접속할 때마다 기본 20개에서 많게는 40개까지 주르륵 메시지가 와요. 소개 글에 있는 제 나이만 보고 ‘진짜냐, 친구하자’면서 만나자고 연락해 온 사람도 많았고요.” 프로필에 13세라고 적어 둔 D양에게 한 남성은 영상통화를 요구했다. 처음엔 학교는 재미있었는지, 취미는 무엇인지 같은 일상 대화뿐이었다. 남성은 얼마 안 가 돌변했다. D양은 “얼굴은 보여 줄 필요 없으니 10분 정도만 영상통화를 하자고 했다”며 “키나 몸무게, 가슴 사이즈를 물어보는 사람도 많았다”고 전했다. E(14)양은 가해자를 ‘그분’이라 불렀다. 어린 나이에 성착취를 당한 E양은 인터뷰 내내 반말을 섞지 않았다. ‘친절한 아저씨’라는 인식이 남아 있었다. 반복된 가해에도 아이에게 ‘어른’의 벽은 높았다. “저에게 부드럽게 얘기했고, 밥도 사 주겠다고 늘 말했고, 걱정도 엄청 많이 해 줬어요. 그냥 엄청 착해서 경계심이 풀렸어요. 차로 태우러 와서 만나러 나가 보니 외진 곳으로 가더라고요. 성관계를 하자고 했고, 담배를 권유해서 피웠어요. 그분이 관계가 끝나고 저한테 말했어요. ‘내가 말하기엔 좀 그렇긴 하지만, 이렇게 어른 만나면 안 된다’고요.” E양은 아직도 가족에게 피해 사실을 말하지 못했다. #입막음 가해자들은 유무형의 대가로 입을 막았다. 5만~30만원의 현금, 담배, 술, 저녁 식사, 드라이브. 요구는 두 가지였다. ‘내가 하라는 대로 할 것’, ‘아무에게도 우리 사이를 말하지 말 것’. “만나기 전부터나 만난 뒤에도 ‘그냥 다 비밀로 하고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말자’고 여러 번 강조했어요.”(D양) 평소 ‘좋다, 싫다’를 분명히 말할 수 있다는 F(16)양도 가해자 앞에서는 달랐다. “아저씨와의 관계에선 늘 스스로 ‘을’처럼 느껴졌어요. 그 아저씨(가해자)한테는 싫어도 그 말은 못 하고 어떻게든 돌려서 얘기했어요. 생리가 터져서 관계하기 싫다고 했는데도 다른 플레이를 하자는 둥 자기 욕구 푸는 데 급급했어요.” 착취는 성관계에 그치지 않았다. A양은 고민을 나누며 가까워진 40대 남성에게 불법 촬영 피해를 입었다. 처음엔 허락을 구하며 찍었고, 이후에는 몰래 촬영했다. 가해자는 편집한 영상을 SNS에 올렸다. A양이 따져 묻자 돌아온 것은 사과 한마디였다. “얼굴이 안 나오는 영상이면 유포돼도 나인지 모를 거라고 그냥 넘겼던 것 같아요. 또 나중에 제 허락 없이 영상을 찍고 올렸을 때 ‘지웠다, 미안하다’고만 하고 넘겼는데, 진짜 지웠는지는 모르겠어요.” #박제 E양은 자신의 일상 사진을 음란하게 합성당한 채 협박을 받았다. 가슴 사진을 보내지 않으면 합성물을 SNS에 퍼뜨려 ‘더러운 사람’으로 소문내겠다는 것이었다. B양도 온라인으로 가해자의 신체 사진을 여러 차례 받았고 성희롱도 잇따랐다. 여기에 적은 것은 피해의 일부다. 나머지는 옮기지 않는다. 가해자는 사라지고, 피해자는 박제됐다. SNS와 메신저 앱의 익명성을 이용해 가해자들은 흔적 없이 사라졌다. 대화창을 지우고 계정을 차단하거나 없애 버렸다. 부모에게 알려질까 봐 피해자는 신고조차 못 했다. 반대로 피해자의 신상은 박제됐다. 지인 초대로만 들어갈 수 있는 ‘사적 대화방’에 E양의 사진과 신상, 친한 사람들의 정보가 꾸준히 올라왔다. 친구에게 이를 전해 들은 E양은 초대 링크를 받아 직접 들어가 봤다. 참여자는 1만명이 넘었다. #아기 사진 “차가 멈춰 선 곳은 인적 없는 골목이었어요. 평범한 모습의 아저씨였고, 룸미러에는 갓난아기 사진이 걸려 있었어요.”(B양) 아이들이 만난 가해자는 모두 성인이었다. 뒷좌석에 아기 카시트가 있는 차도 있었다. 학교·학원 교사라거나 경찰이라며 아이들을 안심시킨 경우도 여럿이었다. 성착취를 마치고 학원 일정을 조율하는 전화를 거는가 하면, 여자친구에게 “어디로 가면 돼”라고 묻는 이도 있었다. SNS… 가해자 없고 피해자만 ‘박제’고민 나누면서 가까워진 그놈들일상 사진 편집해 올려 협박까지가해 계정 삭제… 사진만 떠돌아 성착취 영상 찍어서 유포하기도2020년 개정된 아동·청소년성보호법은 대가성이나 자발성과 관계없이 성인과의 성적 관계에서 청소년을 무조건 피해자로 규정한다. 그런데도 피해 이후 아이들에게는 “왜 그랬니” “왜 만났니” 같은 질문이 쏟아진다. 피해자들은 자신에게서 원인을 찾았다. “그냥 제가 잘못한 것 같았어요. 그때 그 아저씨와 대화하지 말고 만나지도 말 걸. 지금은 30~40대 남성이 길에 다니면 피해 다니게 돼요. 그냥 조금 그렇게 돼요.”(F양) A양은 여전히 그날 오후의 산부인과 로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누구도 가해자의 범죄에 대해서는 ‘왜’를 묻지 않았다. ■편집자주-피해를 경험한 아이들을 만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아이들은 각 지역의 성착취 피해 아동·청소년 지원센터와 청소년 쉼터의 도움을 받고 있었다. 상담사를 통해 취재 의사를 전하고, 아이들이 인터뷰에 응하기까지 기다렸다. 길게는 4개월을 설득한 끝에 진행한 인터뷰는 센터 상담실에서 이뤄졌다. 피해자들의 트라우마 등을 감안해 담당 상담사가 인터뷰 자리에 배석했다. 인터뷰는 2~3시간 정도 진행됐으며, 기사에는 피해자를 특정할 수 없게 모두 익명으로 표기했다. 나이는 피해 당시 기준이다. 글로 옮기기 어려운 잔혹한 행위는 제외했고, 자해나 성적 행위 묘사는 언론 보도 준칙에 따라 수위를 조정했다.
  • 환자 마취한 뒤 수술 중 나간 의사…팔꿈치 수술받던 母, 3개월째 의식불명

    환자 마취한 뒤 수술 중 나간 의사…팔꿈치 수술받던 母, 3개월째 의식불명

    서울의 한 병원에서 팔꿈치 수술을 받던 40대 여성이 수술 중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심정지까지 겪은 뒤 3개월째 의식불명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들은 당시 의사들이 수술실을 비웠다며 의료 과실을 주장하고 있다. 27일 YTN에 따르면 중·고등학생인 두 딸을 두고 있는 40대 여성 A씨는 지난 1월 강남의 한 개인병원에서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수술 당시 폐쇄회로(CC)TV 화면을 보면 마취과 전문의 B씨는 A씨가 수술실로 들어간 지 12분 뒤 마취를 끝내고 사복 차림으로 퇴근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정형외과 집도의 C씨가 수술실에 들어오기도 전이었다. 이후 C씨도 수술을 마친 뒤 자리를 떠났고, A씨는 수술실에 마취된 상태로 남겨졌다. 시간이 지나 환자를 깨워도 반응이 없자 이상 징후를 느낀 간호사는 두 차례에 걸쳐 마취과 전문의 B씨에게 연락했다. B씨는 두 번 모두 “해독제를 투여하라”고 지시했다. 두 번째 해독제를 투여하고 9분 뒤 A씨는 심정지 상태에 빠졌고, 현재까지도 저산소성 뇌 손상으로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A씨의 남편은 “아내가 움직이지도 못하고 지금 거의 뼈만 남아있는 상태”라며 “딸들에게는 엄마가 돌아오기 힘들 것 같다고 얘기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대한마취통증의학회에 따르면 ▲마취과 의사는 환자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감시하면서 마취를 시행해야 한다. 또한 ▲마취과 의사가 없을 때라도 마취 분야에 숙련된 의료인이 마취제가 투여되고 있는 환자의 옆에 있어야 하며 ▲환자가 의식을 완전히 회복하거나 회복실로 이동할 때까지 마취 제공자가 곁을 지켜야 한다. 해당 병원은 YTN에 “관련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며 “현재는 답변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A씨의 가족들은 “의료진의 무책임한 행동이 한 가정을 사지로 내몰았다”고 주장하며 마취과 전문의 B씨와 집도의 C씨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마취과 전문의 B씨는 “마취하고 별 문제가 없을 것 같아서 다른 병원에 일이 생겨 이동하는 중이었다”고 해명했다. 병원에 소속돼 있지 않는 마취의들은 다음 수술 일정에 쫓겨 마취 상태의 환자를 두고 수술실을 떠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마취의가 병원에 소속되기보다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것을 선호하는 배경에는 인건비를 절감하려는 병원의 이해관계와 함께 낮은 건강보험 수가 등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국내에서는 수면 마취를 받은 환자가 의식을 찾지 못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12월 30일 서울 한 치과에서는 임플란트 시술을 받던 70대 여성이 정맥을 통해 케타민과 미다졸람 등 마약류 마취제를 투여받은 뒤 의식을 잃어 대형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사망했다. 지난 24일엔 광주 북구 한 성형외과에서 수면 마취 상태로 시술을 받던 40대 여성이 심정지 상태에 빠졌다. 이 여성은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지역 대학병원으로 이송됐지만 현재 의식불명 상태다. 그는 수면 마취를 한 뒤 리프팅 시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시술 당시 쓰인 약품 목록 확보, 병원 관계자 진술 등을 통해 의료사고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단독]룸미러에 걸린 갓난아기 사진…6명이 만난 어른들 [소녀에게]

    [단독]룸미러에 걸린 갓난아기 사진…6명이 만난 어른들 [소녀에게]

    287명. 2025년 1월부터 2026년 2월까지 온라인 그루밍을 통해 성착취를 당한 아동·청소년의 수다. 교묘하게 꾀어내는 방식의 ‘그루밍’은 스마트폰을 쥔 모든 아이들을 노린다. 서울신문은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성착취 실태를 담은 를 총 4회에 걸쳐 연재한다. 소녀에게,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온라인 성착취 피해 청소년 6인 인터뷰무심코 쓴 “심심하다” 한줄이 악몽으로가해자 모두 성인…“룸미러엔 아기 사진”범행 후 가해자는 ‘증발’ 피해자는 ‘박제’150㎝ 조금 넘는 키. 인터뷰 내내 만지작거리던 키링. 앳된 얼굴. 여느 학생들과 다르지 않은 모습 뒤로 자해 흔적이 유독 많았다. 자해 흉터 위에 타투(문신)가 덧대어져 있었다. 상처를 가리려고 새긴 갑옷이었다. 서울신문이 지난 2월부터 이달까지 마주한 청소년 6명은 모두 온라인에서 만난 성인 남성에게 성착취를 당했다.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첫 피해 시기는 달랐지만, 그 뒤로 일상이 무너진 점은 같았다. ■산부인과 A(17)양은 3년 전 그날 오후를 잊지 못한다. 산부인과 로비. 배가 불룩한 산모들 사이에서 교복 차림으로 혼자 앉아 있었다. 설레고 행복한 얼굴들 속에 홀로 다른 이유로 앉아 있던 그날 이후, A양은 여러 차례 삶의 끈을 놓으려 했다. “우리 엄마, 아빠가 너무 불쌍해 보였어요. 저 자신도 불쌍했고. (성착취 피해 사실이) 학교에 소문나서 학폭도 당했거든요. 유서도 몇 번 지웠다 썼어요.” “그때 죽지 않은 게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이라고 담담하게 말하던 A양은 부모 이야기가 나오자 눈시울을 붉혔다. A양에게 병원을 나선 뒤의 시간은 피해자의 시간이자 ‘죄인’의 시간이었다. “오늘 인터뷰를 하면서 느낀 건데… 잘 버티고 살아냈구나 싶기도 해요.” 인터뷰를 마친 A양은 아직도 가해자가 눈앞에 나타나는 악몽을 꾼다고 했다. 아이들은 어쩌다 온라인에서 낯선 이들을 만나, 심하게는 강간에 이르는 피해를 당하게 됐을까. 6명 모두 악몽은 스마트폰에서 시작됐다고 했다. ■스마트폰 B(17)양은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X(옛 트위터)를 보고 있었다. 무료하던 차에 자신의 계정에 “심심하다”라고 딱 한 줄을 올렸다. 곧바로 쪽지가 왔다. 동네에서 40분 떨어진 곳으로 맛있는 걸 먹으러 가자는 내용이었다. 상대는 30대 남성이었다. 연락은 계속됐다. “제가 심심할 때마다 옆에 있어 줬으니까 처음에는 좋았어요. 그렇게 연락을 하다가 그냥 밥 먹는 줄 알고 만나러 나갔어요.” 지난해 겨울, 학교가 끝나고 그를 만난 순간을 B양은 또렷하게 기억했다. 소셜미디어(SNS)에서 맛집을 찾아본 B양은 리스트까지 공유했다. 식당으로 가던 차는 너무 멀다는 핑계로 사람 없는 골목으로 향했다. 질문은 형식뿐이었다. 그는 멋대로 행위를 벌이고, 5만원을 쥐여줬다. 아이들은 온라인에서 만난 상대라고 해서 특별히 경계하지 않았다. 스마트폰 하나로 수업을 듣고, 정보를 얻고, 여가를 때운다. 소통도 온라인이 기본이다. C(16)양은 “중학교 여름방학 때 프로아나(극단적 거식증)가 유행처럼 퍼졌는데, 다이어트를 하던 차에 관련 오픈채팅방에 들어갔다가 거기서 알게 된 아이들끼리 직접 만나 놀았다”고 했다. “요즘 애들은 일상계(일상 공유용 계정)도 많이 파고, 좋아하는 아이돌이 같거나 취미가 맞으면 오프라인 모임도 자주 가진다”고 덧붙였다. ■친절한 아저씨 D(13)양도 중학생이 되자 익명 채팅앱을 설치했다. “학교에서 친구 사귀기가 힘들어서 외롭기도 해서 깔았어요. 한 번 접속할 때마다 기본 20개에서 많게는 40개까지 주르륵 메시지가 와요. 소개 글에 있는 제 나이만 보고 ‘진짜냐, 친구하자’면서 만나자고 연락해 온 사람도 많았고요.” 프로필에 13살이라고 적어둔 D양에게 한 남성은 영상통화를 요구했다. 처음엔 학교는 재미있었는지, 취미는 무엇인지 같은 일상 대화뿐이었다. 남성은 얼마 안 가 돌변했다. D양은 “얼굴은 보여줄 필요 없으니 10분 정도만 영상통화를 하자고 했다”며 “키나 몸무게, 가슴 사이즈를 물어보는 사람도 많았다”고 전했다. E(14)양은 가해자를 ‘그분’이라 불렀다. 어린 나이에 성착취를 당한 E양은 인터뷰 내내 반말을 섞지 않았다. ‘친절한 아저씨’라는 인식이 남아 있었다. 반복된 가해에도 아이에게 ‘어른’의 벽은 높았다. “저에게 부드럽게 얘기했고, 밥도 사 주겠다고 늘 말했고, 걱정도 엄청 많이 해줬어요. 그냥 엄청 착해서 경계심이 풀렸어요. 차로 태우러 와서 만나러 나가보니 외진 곳으로 가더라고요. 성관계를 하자고 했고, 담배를 권유해서 피웠어요. 그분이 관계가 끝나고 저한테 말했어요. ‘내가 말하기엔 좀 그렇긴 하지만, 이렇게 어른 만나면 안 된다’고요.” E양은 아직도 가족에게 피해 사실을 말하지 못했다. 부모에게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아서라고 했다. ■입막음 가해자들은 유·무형의 대가로 입을 막았다. 5만~30만원의 현금, 담배, 술, 저녁 식사, 드라이브. 요구는 두 가지였다. ‘내가 하라는 대로 할 것’, ‘아무에게도 우리 사이를 말하지 말 것’. “만나기 전부터 만난 뒤에도 ‘그냥 다 비밀로 하고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말자’고 여러 번 강조했어요.”(D양) 평소 ‘좋다, 싫다’를 분명히 말할 수 있다는 F(16)양도 가해자 앞에서는 달랐다. “아저씨와의 관계에선 늘 스스로 ‘을’처럼 느껴졌어요. 그 아저씨(가해자)한테는 싫어도 그 말은 못하고 어떻게든 돌려서 얘기했어요. 생리가 터져서 관계하기 싫다고 했는데도 다른 플레이를 하자는 둥 자기 욕구 푸는 데 급급했어요.” 착취는 성관계에 그치지 않았다. A양은 고민을 나누며 가까워진 40대 남성에게 불법촬영 피해를 입었다. 처음엔 허락을 구하며 찍었고, 이후에는 몰래 촬영했다. 가해자는 편집한 영상을 SNS에 올렸다. A양이 따져 묻자 돌아온 것은 사과 한마디였다. “얼굴이 안 나오는 영상이면 유포돼도 나인지 모를 거라고 그냥 넘겼던 것 같아요. 또 나중에 제 허락 없이 영상을 찍고 올렸을 때 ‘지웠다, 미안하다’고만 하고 넘겼는데, 진짜 지웠는지는 모르겠어요.” ■박제 협박은 다른 피해자들도 마찬가지였다. E양은 자신의 일상 사진이 음란하게 합성된 채 협박을 받았다. 가슴 사진을 보내지 않으면 합성물을 SNS에 퍼뜨려 ‘더러운 사람’으로 소문내겠다는 것이었다. B양은 온라인으로 가해자의 신체 부위 사진을 여러 차례 받았고, 성희롱도 잇따랐다. 여기에 적은 것은 피해의 일부다. 나머지는 옮기지 않는다. 가해자는 사라지고, 피해자는 박제됐다. SNS와 메신저 앱의 익명성을 이용해 가해자들은 흔적 없이 사라졌다. 대화창을 지우고 계정을 차단하거나 없애버렸다. 부모에게 알려질까 봐 피해자는 신고조차 못 했다. 반대로 피해자의 신상은 박제됐다. 지인 초대로만 들어갈 수 있는 ‘사적 대화방’에 E양의 사진과 신상, 친한 사람들의 정보가 꾸준히 올라왔다. 친구에게 이를 전해 들은 E양은 초대 링크를 받아 직접 들어가 봤다. 참여자는 1만 명이 넘었다. ■아기 사진 “차가 멈춰 선 곳은 인적 없는 골목이었어요. 평범한 모습의 아저씨였고, 룸미러에는 갓난아기 사진이 걸려 있었어요.”(B양) 아이들이 만난 가해자는 모두 성인이었다. 뒷좌석에 아기 카시트가 있는 차도 있었다. 학교·학원 교사라거나 경찰이라며 아이들을 안심시킨 경우도 여럿이었다. 성착취를 마치고 학원 일정을 조율하는 전화를 거는가 하면, 여자친구에게 “어디로 가면 돼”라고 묻는 이도 있었다. 2020년 개정된 아동·청소년성보호법은 대가성이나 자발성과 관계없이, 성인과의 성적 관계에서 청소년을 무조건 피해자로 규정한다. 그런데도 피해 이후 아이들에게는 “왜 그랬니” “왜 만났니” 같은 질문이 쏟아진다. 피해자들은 자신에게서 원인을 찾았다. “그냥 제가 잘못한 것 같았어요. 그때 그 아저씨와 대화하지 말고 만나지도 말걸. 지금은 30~40대 남성이 길에 다니면 피해 다니게 돼요. 그냥 조금 그렇게 돼요.”(F양) A양은 여전히 그날 오후의 산부인과 로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누구도, 가해자의 범죄에 대해서는 ‘왜’를 묻지 않았다. ■아이들을 어떻게 만나 인터뷰했나 피해를 경험한 아이들을 만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아이들은 각 지역의 성착취 피해 아동·청소년 지원센터와 청소년 쉼터의 도움을 받고 있었다. 상담사를 통해 취재 의사를 전하고, 아이들이 인터뷰에 응하기까지 기다렸다. 길게는 4개월을 설득한 끝에 진행한 인터뷰는 센터 상담실에서 이뤄졌다. 피해자들의 트라우마 등을 감안해 담당 상담사가 인터뷰에 배석했다. 인터뷰는 2~3시간 정도 진행됐으며, 기사에는 피해자를 특정할 수 없게 모두 익명으로 표기했다. 나이는 피해 당시 기준이다. 피해 사실 중 글로 옮기기 어려운 잔혹한 행위는 제외했고, 자해나 성적 행위 묘사는 언론 보도 준칙에 따라 수위를 조정했다. 우리 아이를 지키세요서울신문은 시리즈와 함께 온라인 성착취 징후와 대응법을 담은 인터랙티브 웹페이지를 개설했습니다. 아래 링크 및 QR코드를 통해 각각 10대 자녀를 둔 부모용, 청소년 당사자용 가이드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부모용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grooming_education/ 청소년용 https://seoul.co.kr/SpecialEdition/grooming_education/teen/
  • [단독]287명, 평균 14.1세…스마트폰을 쥔 모든 아이가 표적이었다 [소녀에게]

    [단독]287명, 평균 14.1세…스마트폰을 쥔 모든 아이가 표적이었다 [소녀에게]

    287명. 2025년 1월부터 2026년 2월까지 온라인 그루밍을 통해 성착취를 당한 아동·청소년의 수다. 교묘하게 꾀어내는 방식의 ‘그루밍’은 스마트폰을 쥔 모든 아이들을 노린다. 서울신문은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성착취 실태를 담은 를 총 4회에 걸쳐 연재한다. 소녀에게,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온라인 성착취 1심 판결 206건 심층분석피해자 278명의 기록, 평균 연령 14.1세카톡·인스타 등 SNS ‘범죄 온상’으로가해자 절반(49.0%)은 집행유예 선고시작은 언제나 칭찬이었다. 고민을 들어주고, 외모를 칭찬하고, 비밀을 나눴다. 아이가 마음을 열었을 때 어른은 돌변했다. “사진 몇 개 보내볼래? 내가 검사해보고 점수 매겨줄게!” 서울신문은 2025년 1월부터 2026년 2월까지 1심 법원이 선고한 아동·청소년 대상 온라인 성착취 판결문 206건, 피해자 287명분을 입수해 분석했다. 착취의 잔혹함은 제각각이었지만 시작은 한결같았다. 그루밍(길들이기)이었다. 스마트폰을 손에 쥔 모든 아이가 표적이었다. ■피해자 절반이 중학생 주요 표적은 중학생이었다. 범행 당시 피해자 나이는 중학교 2학년에 해당하는 14세가 58명(20.1%)으로 가장 많았다. 중학교 1학년인 13세는 52명, 3학년인 15세가 51명이었다. 전체 피해자 287명 중 56.1%인 161명이 중학생이었다. 평균 연령은 14.1세였다. 그러나 중학생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초등학교 5학년인 11세 피해자가 17명, 6학년인 12세는 36명에 달했다. 가장 어린 피해자는 7세, 초등학교 1학년이었다. 지난해 5월, A씨는 메타버스 게임 ‘제페토’에서 7세 여자아이에게 성적 메시지를 보냈다. 추가 범행으로 이어지기 전 붙잡힌 그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아이들은 온라인 공간에서 누군가 걸어오는 대화의 성적 의도를 인지하지 못하고 호의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홍미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의 말이다. “성적인 호기심에 눈을 뜨는 데다 정서적 결핍이 커지는 시기를 노리는 것”이라고도 했다. 윤석신 안산여자단기 청소년쉼터 소장은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과 함께한 아이들은 온라인에서 만나는 이들에게 오히려 더 쉽게 친밀감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범죄의 통로는 카카오톡, X, 인스타그램 가해자들이 아이들에게 처음 접근한 경로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이 80명(27.9%)으로 가장 많았다. 여기에 X 53명(18.5%), 온라인게임 26명(9.1%), 인스타그램·페이스북 25명(8.7%) 등 평소 자주 사용하는 온라인 공간이 뒤를 이었다. 즐톡, 주변톡, 수다, 랜덤톡 등 익명 채팅앱(75명·26.1%)처럼 특정한 앱을 사용한 경우에만 가해자를 마주하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윤호영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는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플랫폼이 범죄의 통로로 활용되면서 성착취를 위한 온라인 인프라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누구나 범행의 타깃이 될 수 있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성착취는 평균 석 달 넘게 지속됐다. 피해자가 가해자를 처음 알게 된 날부터 범행이 끝날 때까지 평균 102.4일이 걸렸다. 2023년 온라인 방송 앱으로 13세 여자아이를 알게 된 B씨는 1년 넘는 그루밍 끝에 지난해 3월부터 5월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아이를 강간했다. 범행 이후에도 그는 소셜미디어(SNS)로 메시지를 보냈다. “목에 괜히 자국을 남겨가지고 곤란하게 만들었네.” “여부야, 오늘 어땠어요?” 가해자 10명 중 1명은 이미 성범죄 전력이 있었다. 동종 전과자는 18명(8.7%)이었다. 2024년 12월 인스타그램으로 14세 여자아이에게 접근한 C씨는 외모 칭찬으로 친분을 쌓은 뒤 이듬해 2월까지 세 차례 아이를 강간했다. 미성년자 의제강간으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때였다. ■시작은 언제나 칭찬 ‘낯선 이를 경계하라’는 사회 규범은 온라인에서 예외가 됐다. 홀로 있는 시간에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친절한 존재에게 아이들은 경계보다 반가움을 먼저 느꼈다. 가해자들의 접근 방식에는 뚜렷한 패턴이 있었다. 외모 칭찬, 고민 상담, 비밀 공유 등으로 신뢰를 형성하는 수법이 65.5%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현금이나 담배 등 경제적 이익을 내세우는 경우(28.6%)보다 훨씬 높은 비율이었다. 이명화 아하 서울시립 청소년성문화센터장은 “경제적 결핍뿐 아니라 정서적 결핍을 노리는 악질적인 이들이 이전보다 더 늘었다”며 “스마트폰 등장 이후 가해자가 SNS로 아이들을 직접 마주할 수 있게 되면서 위험성은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신뢰가 쌓이면 착취가 시작됐다. 가해자들은 “쇄골이 예쁘다”, “가슴 사이즈를 봐주겠다”며 사진과 영상을 요구했다. 그루밍이 좀처럼 먹혀들지 않거나 아이가 겁이 많다고 판단하면 ‘위계나 위력에 의한 압박이나 협박’(52건·25.2%)이 이뤄지기도 했다. 동시에 성착취도 시작됐다. 가슴이나 엉덩이 등을 사진이나 영상을 촬영해서 전송하라는 요구는 물론 오프라인 만남, 만남 이후 강제추행까지 이어졌다. 재판에 넘겨진 사건 중 온라인 그루밍 이후 강간까지 이뤄진 경우는 77건으로 전체의 37.4%에 달했다. 한번 대화의 물꼬가 트이면 좀처럼 멈추지 않았다. 재판에 넘겨진 사건 중 대화 단계에서 범행이 멈춘 경우는 22건(10.7%), 열 건 중 한 건에 불과했다. 가해자들은 감정적 지지와 가족·지인과의 불화 조장 등 갖은 수법으로 아이를 심리적으로 종속시켰다. 그루밍의 정도가 심해져 얼굴 한 번 보지 못했지만 온라인상에서 연인인 것처럼 행세한 경우도 49건(23.8%)이나 됐다. 여러 아이를 동시에 노린 가해자도 적지 않았다. 피해자가 여러 명인 사건은 전체의 20.4%(42건)였다. D씨는 2023년 8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1년 2개월 동안 X·인스타그램·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뒤지며 네 명의 아이를 성착취했다. 마치 알코올 중독자가 술을 찾듯, 반복적으로 아이들만을 노렸다. ■가해자 절반은 집행유예 온라인 성착취는 아이의 인생을 송두리째 앗아가는 범죄다. 그러나 분석 대상 206건 중 가해자의 절반(101건·49.0%)은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집행유예로 풀려난 101명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아이들은 오늘도 그 플랫폼에 접속한다. ■어떻게 분석했나 서울신문은 2025년 1월부터 2026년 2월까지 1심 법원이 선고한 아동·청소년 대상 온라인 성착취 사건 판결문 206건을 입수해 분석했다. 카카오톡·X·인스타그램·디스코드·게임 등 온라인에서 19세 미만을 상대로 성착취 목적의 대화를 하거나 성착취물 제작, 강간 등으로 이어진 사건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피해자 수는 사건 발생 시점 기준 19세 미만 아동·청소년만 집계했다. 우리 아이를 지키세요서울신문은 시리즈와 함께 온라인 성착취 징후와 대응법을 담은 인터랙티브 웹페이지를 개설했습니다. 아래 링크 및 QR코드를 통해 각각 10대 자녀를 둔 부모용, 청소년 당사자용 가이드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부모용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grooming_education/ 청소년용 https://seoul.co.kr/SpecialEdition/grooming_education/teen/
  • 日, 자국 세금으로 주일미군 기지 지하화…한국에게 ‘나쁜 소식’인 이유 [핫이슈]

    日, 자국 세금으로 주일미군 기지 지하화…한국에게 ‘나쁜 소식’인 이유 [핫이슈]

    일본이 자비를 들여 주일미군의 기지 시설 지하화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은 주한미군 기지가 있는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교도통신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이 주일미군 기지 지하화, 건물 구조 강화, 시설 분산 배치 등 주일미군 시설의 각종 방호 강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적에게 주일미군 기지가 공격받는 유사시에 피해를 최소화하고 반격 기능은 유지할 수 있도록 설비를 강화해 미·일 동맹의 대응 능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일본 당국은 주일미군 기지 지하화에 필요한 비용도 직접 부담하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일본은 미일 주둔군 지위 협정을 근거로 주일미군의 병영과 가족용 주택 등을 ‘시설 정비비’ 명목으로 지원해 왔다. 여기에 대규모 비용을 더 투입해 주일미군 기지 지하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더불어 일본은 5년마다 체결하는 주일미군 분담금 특별협정에 새 항목을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해당 항목에는 폭발물과 전자기파 공격 등으로부터 주일미군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이 포함돼 있다. 따라서 올여름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 미국과 일본의 주일미군 분담금 협상에서는 GDP 대비 방위비가 2%를 초과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교도통신은 “동맹국에 재정 기여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일본의 노력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있지만 일본의 향후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일본이 주일미군 경비로 쓴 돈 2조 이상현재 일본에 주둔하는 주일미군은 약 5만 5000명이다. 지난해 일본이 주일미군 주둔 관련 비용에 쓴 돈은 2274억 엔, 한화로 2조 1000억원이 넘는다. 그럼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본을 포함한 주요 동맹국에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까지 끌어올리라고 압박해 왔다. 일본은 이미 2026회계연도(2026년 4월~2027년 3월) 기준 방위비 예산을 총 10조 6000억 엔(약 98조원)으로 책정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5% 수준’까지 끌어올리려면 일본은 현재 방위비보다 최소 19조 엔(약 175조 6000억원)을 더 쏟아부어야 한다. 현재 상황에서 일본이 주일미군 기지 시설 강화를 위한 비용을 부담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해 온 방위비 증액 요구를 사실상 받아들이는 셈이 된다. 한국 방위비 분담금에도 영향 미칠 듯다카이치 총리는 지난해 10월 취임 직후 미·일 동맹을 강조하며 방위비 예산을 빠르게 끌어올렸다. 주일미군 기지 지하화 비용 부담 역시 동일한 기조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일본의 이러한 움직임은 방위비 증액 압박을 받는 한국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미국은 2025년 당시 2026~2030년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통해 방위비 분담금을 1조 5192억원에 합의했다. 이는 전년보다 8.3% 오른 것이며 2027년 이후부터는 해마다 전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 증가율을 반영해 올린다. 다만 증가율이 5%를 초과하지 않도록 했다.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은 지난해 기준 한국 GDP(2663조원)의 약 0.06% 수준이다. 일본이 주일미군 기지 지하화를 통해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확대한 만큼, 일본과 비슷하게 방위비 증액 압박을 받는 한국의 부담도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과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만료 1~2년 전부터 협상을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다음 협상 시기는 2028~2029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2029년 1월 20일까지인 만큼 차기 협상은 트럼프 행정부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 “콘돔 1700개 발견”…아시아계 여성 노린 ‘성매매 조직 대모’ 체포 [핫이슈]

    “콘돔 1700개 발견”…아시아계 여성 노린 ‘성매매 조직 대모’ 체포 [핫이슈]

    미국 뉴멕시코주에 거주하는 일가족이 인신매매, 매춘, 갈취 혐의로 구금됐다. ABC7 등 현지 언론의 26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최근 현지 검찰은 뉴멕시코에 거주하는 아시아계 여성 위팡바오(58)와 그의 남편 존 터니, 아들 관샹 왕 등을 기소했다. 뉴멕시코 조직범죄위원회가 법 집행기관의 지원을 받아 지난해부터 수사를 시작했고, 뉴멕시코주에서도 가장 큰 도시인 앨버커키를 중심으로 불법 성매매와 인신매매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수사관들은 바오의 자택 뒷마당에서 땅에 묻혀 있던 현금 약 9만 달러(한화 약 1억 3300만원)를 발견했다. 창고에서는 성매매 등에 사용할 콘돔 1700개가 발견됐다. 체포된 바오는 현지에서 대규모 성매매 조직을 이끄는 우두머리로 확인됐다. 그는 남편·아들까지 동원해 사업을 키웠고, 앨버커키에 약 6곳의 마사지 업소를 두고 불법 성매매와 인신매매를 자행했다. 수사관들에 따르면 미국으로 온 이민자 여성들, 특히 중국계 여성들은 일자리를 준다는 바오 일가족에게 속아 앨버커키로 끌려온 뒤 마사지 업소에 상주하며 남성들에게 성매매를 강요당했다. 바오 일가족은 성매매 또는 남성 고객의 특정 행위를 거부하는 여성에 구타와 구속, 폭행을 쏟아냈으며 임금도 제대로 주지 않았다. 한 피해 여성은 미국에서 청소부로 일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약속에 속아 앨버커키로 왔지만, 도착한 후에야 자신의 ‘업무’에 성매매가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진술했다. 현지 수사관은 “피해자들은 다른 사람과의 성관계를 강요당했고 이를 거부하면 폭행이 이어졌다”면서 “바오 일가족은 이러한 범죄를 통해 많은 돈을 벌었다. 실제로 집에서는 지폐를 세는 기계까지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 조직에 가담한 사람이라면 누구든 유죄 판결을 받을 것이며 매우 오랜 기간 감옥에 갇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 [영상] 총성 울리자 트럼프 앞에 몸 던졌다…‘무명의 경호원’ 정체는 [핫이슈]

    [영상] 총성 울리자 트럼프 앞에 몸 던졌다…‘무명의 경호원’ 정체는 [핫이슈]

    총성이 울린 순간 한 남성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앞으로 몸을 던졌다. 화려한 턱시도와 드레스 차림의 참석자들이 혼란에 빠진 가운데 경호 인력으로 보이는 이 남성은 단상 위로 뛰어올라 트럼프 대통령 앞을 가로막았다. 온라인에서는 그를 두고 “무명의 영웅”이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미국 워싱턴DC의 워싱턴 힐튼호텔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장이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 JD 밴스 부통령, 각료, 언론인, 유명 인사들이 모인 행사장 인근 보안검색대에서 총격이 발생하면서다. 로이터 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은 26일(현지시간) 총격이 보안검색대 인근에서 발생했으며,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곧바로 단상으로 올라가 트럼프 대통령과 주요 인사들을 대피시켰다고 전했다. 당시 영상에는 대통령 주변 경호 인력이 순식간에 보호 대형을 만드는 모습이 담겼다. ◆ 단상 뛰어오른 남성…온라인서 “무명의 영웅” 영상 속 남성은 총성이 들리자 몸을 낮추는 대신 단상 쪽으로 빠르게 움직였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앞에 서서 자신의 몸으로 시야와 동선을 가렸고, 다른 경호 인력도 측면을 막으며 대통령을 보호했다. 행사장은 곧바로 통제됐다. 일부 참석자들은 테이블 아래로 몸을 숨겼고, 무장한 경호 인력이 단상과 객석 사이를 빠르게 장악했다. 턱시도와 이브닝드레스 차림의 참석자들이 바닥에 엎드린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백악관에서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강력한 총에 맞았지만 방탄조끼가 역할을 했다”며 총탄을 맞은 비밀경호국 요원의 상태를 설명했다. 그는 “방금 그 요원과 통화했는데 잘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총격으로 법집행관 1명이 방탄조끼 부위에 총탄을 맞았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과 주요 참석자 가운데 추가 부상자는 없었다. ◆ 용의자는 캘텍 출신 31세 남성 당국이 체포한 용의자는 캘리포니아주 토런스 출신의 31세 남성 콜 토머스 앨런으로 알려졌다. 그는 산탄총과 권총, 흉기 여러 점을 소지한 채 보안검색대를 돌파하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앨런은 캘리포니아에서 열차를 타고 시카고를 거쳐 워싱턴으로 이동했다. 그는 행사 전날 또는 이틀 전 워싱턴 힐튼호텔에 투숙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격은 그가 보안검색대를 지나 행사장 쪽으로 진입하려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앨런이 캘리포니아공과대학(캘텍)을 졸업한 기계공학·컴퓨터과학 배경의 인물이라고 전했다. 주변인들은 그를 조용하고 내성적인 인물로 기억했다. 한 지인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밝혔다. 그는 지역에서 수학과 과학을 가르친 경력이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외신들은 그가 ‘이달의 교사’로 불린 적이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도 주목했다. 고학력 이공계 출신 교사가 미국 대통령 참석 행사장에서 총기를 들고 난입했다는 점에서 충격이 더 커지고 있다. ◆ “행정부 인사 겨냥”…선언문 수사 수사당국은 앨런이 남긴 것으로 보이는 약 1000단어 분량의 문건을 확보해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문건에서 그가 자신을 “친절한 연방 암살자”라는 식으로 표현했고,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을 겨냥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NYT도 수사당국이 해당 문건을 분석 중이라며, 문건에는 행정부 인사들이 “높은 직급부터 낮은 직급 순으로 표적”이라는 취지의 내용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다만 문건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직접 언급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앨런은 문건에서 자신이 더 이상 행정부의 행동을 방관할 수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가족에게 거짓말을 하고 워싱턴으로 향한 점을 사과하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CBS 인터뷰에서 자신이 직접 표적이었는지에 대해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총성 직후 처음에는 접시나 쟁반이 떨어지는 소리로 생각했다며 “우리는 미친 세상에 살고 있다”고 전했다. ◆ 레이건 피격 호텔서 또 총성 이번 사건이 벌어진 워싱턴 힐튼호텔은 미국 정치사에서 이미 암살 시도의 장소로 기록된 곳이다. 1981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은 이 호텔에서 행사를 마치고 나오다 총격을 당했다. 당시 비밀경호국 요원 팀 매카시가 총탄을 맞으며 레이건을 보호했고, 레이건은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다. 45년 만에 같은 호텔에서 또다시 미국 대통령을 겨냥했을 가능성이 있는 총격 사건이 벌어지면서 워싱턴 정가는 큰 충격에 빠졌다. 특히 이번 만찬에는 대통령과 부통령은 물론 행정부 고위 인사와 언론계 주요 인물이 한자리에 모여 있었다. 미 법무당국은 용의자가 행사장 내부 주요 인사들에게 접근하기 전 제압됐다는 점을 들어 경호 체계가 작동했다고 설명했다. 토드 블랜치 법무장관 대행은 NBC 인터뷰에서 “시스템은 작동했다”며 “대통령은 안전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안팎에서는 정치 폭력과 대통령 경호를 둘러싼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대선 유세 도중 총격을 당해 귀를 스친 적이 있고, 이후에도 골프장 인근에서 무장 남성이 적발되는 사건이 있었다. 백악관은 취소된 출입기자단 만찬을 30일 안에 다시 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미친 사람이 행사를 취소하게 해서는 안 된다”며 재개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워싱턴은 다시 한번 미국 정치 폭력의 현실과 대통령 경호의 한계를 동시에 마주하게 됐다.
  • 전쟁과 이주, 산업화가 빚어낸 세계인의 소울푸드 ‘순대’ [한ZOOM]

    전쟁과 이주, 산업화가 빚어낸 세계인의 소울푸드 ‘순대’ [한ZOOM]

    초등학교 시절, 주산학원을 마치고 집으로 가려면 반드시 재래시장을 관통해야 했다. 시장은 늘 활기찬 볼거리로 가득했지만, 순대를 파는 구역만큼은 어린 내게 곤욕스러운 곳이었다. 특유의 비릿하고 무거운 냄새는 초등학생이 견디기에 무척 역겨웠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순대를 잘 먹는 친구는 또래 사이에서 ‘용감한 어린이’ 대접을 받을 정도였다. 오늘날 도축 및 세척 기술과 냉장 유통이 발달하면서, 그 기억 속 냄새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이제 순대는 떡볶이와 함께 ‘스트리트 푸드’의 양대 산맥을 이루며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조차 즐겨 찾는 세계적인 음식이 됐다. 하지만 서민 음식의 대명사인 순대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그 속에는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묵직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 잔칫날에나 맛보던 귀한 음식 놀랍게도 순대는 오랫동안 상류층이 즐기던 귀한 음식이었다. 조선 중기 요리서인 ‘음식디미방’(飮食旨味方)에 기록된 순대 조리법을 보면, 개 창자를 손질하고 속을 채우는 과정이 무척 까다롭고 손이 많이 가는 정교한 요리였음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당시에는 돼지 창자 자체가 귀했다. 1960년대 초반까지도 돼지 사육 두수가 많지 않았기에, 순대는 특별한 날에만 맛볼 수 있는 ‘별식’이었다. 경기도 용인의 ‘백암장터’ 등 일부 지역에서 순대가 명맥을 이어왔음에도 수백 년 동안 전국으로 확산되지 못했던 이유도 바로 이 재료의 희소성 때문이었다. ■ 순대의 고향, 함경도와 ‘아바이’의 정(情) 순대의 본고장으로는 흔히 함경도를 꼽는다. 산세가 험해 논농사 대신 밭농사와 가축 사육이 발달한 함경도는 고기를 가공하고 보관하기에 유리한 기후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집안 어르신의 생신이 다가오면 여인들은 전날 밤부터 부엌에 모여 돼지 창자를 손질하고 찹쌀과 채소, 선지를 채워 순대를 빚었다. 함경도 사람들에게 순대는 단순한 음식을 넘어 정성과 정(情)의 상징이었다. 이 귀한 음식은 1950년 겨울, 한국전쟁의 포화와 함께 남쪽으로 내려오게 된다. ■ 흥남 철수와 맛의 이주, ‘오징어순대’의 탄생 1950년 12월, 흥남부두는 아비규환의 현장이었다. 중공군의 공세를 피해 남하하던 수많은 피난민이 국군을 따라 강원도 속초에 짐을 풀었다. 모래사장 위에 판잣집을 짓고 고향으로 돌아갈 날만 기다리며 형성된 마을이 바로 지금의 ‘아바이마을’이다. 실향민들은 고향이 그리울 때마다 순대를 만들었지만, 돼지 창자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때 절박한 마음으로 지천에 널린 오징어 몸통에 순대 속을 채워 넣은 것이 바로 ‘오징어순대’다. 고향의 맛을 지키려던 실향민들의 애환이 낯선 재료와 만나 새로운 식문화를 탄생시킨 순간이었다. 반면 임시 수도였던 부산에 정착한 실향민들은 운이 조금 더 좋았다. 물류 중심지인 부산에는 대규모 도축장이 활성화돼 있었고, 그곳에서 나오는 풍부한 돼지 부속물 덕분에 함경도식 순대의 원형을 유지하며 돼지국밥과 같은 독특한 음식 문화를 꽃피울 수 있었다. ■ 산업화, 순대를 서민의 품으로 전쟁이 끝나고 10여 년이 흐른 1960년대, 충남 천안시 병천면에 대규모 햄 공장이 들어섰다. 공장에서 햄을 만들고 남은 돼지 내장이 장터로 쏟아져 나오자, 상인들은 이 저렴하고 풍부한 재료로 순대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것이 오늘날 전국 3대 순대로 꼽히는 ‘병천순대’의 시작이다. 묘하게도 병천은 1919년 유관순 열사가 독립만세를 외쳤던 ‘아우내 장터’가 있는 곳이다. 항일 운동의 성지에서 반세기 후, 산업화의 부산물로 탄생한 순대가 대중의 허기를 달래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 정부의 양돈 육성 정책으로 돼지 사육이 급증하면서 창자 값이 하락했고, 수백 년 동안 귀했던 순대는 비로소 완전한 서민의 음식이 됐다. ■ 한 봉지의 순대에 담긴 역사 오늘도 퇴근길에 가족을 위해 순대 한 봉지를 산다. 손에 들린 이 소박한 간식이 국민 음식이 되기까지 얼마나 고단한 세월을 거쳐왔는지 이제는 안다. 밤을 새워 정성을 쏟던 함경도 여인들의 손길, 전쟁을 피해 내려온 피난민들의 그리움, 그리고 척박한 시절을 견뎌낸 강인한 생활력이 이 검소한 음식 안에 고스란히 응축돼 있다. 순대 한 점을 입에 넣는다는 것은, 어쩌면 우리 근현대사의 아픔과 끈질긴 생명력을 함께 맛보는 일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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