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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스터스토너먼트] 솔방울로 깨친 스윙… 농부의 아들, 그린재킷 따다

    [마스터스토너먼트] 솔방울로 깨친 스윙… 농부의 아들, 그린재킷 따다

    왼손잡이 장타자 버바 왓슨(34·미국)이 ‘명인열전’ 마스터스토너먼트 우승의 상징인 76번째 ‘그린재킷’의 주인이 됐다. 9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골프클럽(파72·7435야드). 4라운드 72홀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를 친 왓슨은 루이 웨스트호이젠(30·남아공)과 동타를 이뤄 연장에 들어갔다. 앞서 13번홀부터 4개홀 연속 버디 행진이 든든한 발판이 됐다. ●러프에 떨어진 공… 훅샷으로 ‘온 그린’ 18번홀(파4·465야드)에서 펼쳐진 연장 1차전. 버디를 노리던 둘은 나란히 파에 그쳐 운명의 10번홀(파4·495야드)로 옮겨 두 번째 연장을 치렀다. 웨스트호이젠은 홀에서 231야드 떨어진 오른쪽 러프로 티샷을 보냈다. 왓슨은 155야드 거리까지 티샷을 날렸지만 페어웨이를 한참 벗어나 울창한 나무 앞쪽에 공이 떨어졌다. 상대의 두 번째 샷이 조금 짧아 그린 위에 오르지 못했다. 왓슨의 차례. 목표 지점인 그린은 왼쪽, 정면엔 나무. 도무지 그린을 조준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왓슨은 웨지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힘껏 휘둘렀다. 클럽 힐 부분에 제대로 맞은 공은 똑바로 날아가는 듯하다 갑자기 왼쪽으로 포물선이 꺾어지더니 그린 위로 사뿐히 올라갔다. 승부를 결정지은 멋진 훅샷이었다. 웨스트호이젠은 파세이브에도 실패, 보기로 홀아웃했다. 왓슨에게 홀까지 남은 거리는 약 3.3m. 두 차례로 나눠 가도 우승이었다. 갤러리는 숨을 죽였다. 살짝 밀어친 퍼트가 홀에 바짝 붙자 왓슨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고, 또 한 차례 퍼터를 떠난 공은 홀컵으로 뚝 떨어졌다. 상금 86만 4000달러와 함께 첫 메이저 우승을 신고한 챔피언 퍼트. 그의 본명은 게리 레스터 왓슨2세. ‘버바’는 닉네임. 플로리다 북부의 농촌 바그다드 출신이다. 농장에서 자란 탓에 제대로 된 교육도 받지 못했고 거의 독학으로 골프를 배웠다. 처음에는 솔방울을 치면서 스윙을 익혔다. 레슨을 제대로 받지 못한 왓슨은 오로지 거리를 늘리는 데 집중했다. 지난해 PGA 투어가 발표한 역대 톱타자 중 3위. 왓슨은 어릴 적부터 ‘휘플볼’(구멍을 뚫어 멀리 날지 못하게 만든 플라스틱 공)을 왼손잡이용 9번 아이언으로 때려가며 거리를 늘렸다. ‘빗맞아도 300야드’란 우스갯소리가 나온 데에는 남모르는 외로움이 깔려 있다. ●“돌아가신 아버지와 입양 아들에 바친다” 지난 2002년 PGA 투어에 뛰어든 뒤 지난해 취리히클래식에서 우승할 때까지 이렇다할 성적이 없었다.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다 최종 라운드에서 무너지곤 했다. 지난 3월 캐딜락챔피언십에서도 3라운드까지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2오버파로 망가져 저스틴 로즈(남아공)에게 1타차로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2003년 마이크 위어(캐나다), 2004·2006·2010년 필 미켈슨(미국)에 이어 세 번째 왼손잡이 챔피언이 된 왓슨의 유별난 가족사랑도 눈에 띈다. 3라운드 내내 스마트폰으로 전송받은 생후 1개월 된 입양아들 칼렙의 사진을 만지작거린 그는 우승 인터뷰에서 “2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와 2주 전 입양한 아들 칼렙에게 그린재킷을 바친다.”며 “우승은 분명히 축복이지만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오늘 졌어도 나는 내일 내 아이의 기저귀를 갈고 있을 것”이란 애틋한 소감을 남겼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불멸의 세포’ 남긴 흑인 여성의 비극은 왜 끝나지 않았나

    인간의 정상 세포는 50회 이상 분열하지 못한다. 수명은 며칠에서 길어야 몇 년. 외부 영향을 받지 않을 만큼 몸속 깊이 있는 세포는 10여년을 산다지만 세포 생존은 유한하다. 연구자들은 난치병 백신 발견은 물론이고 유전자 연구, 외부 환경 영향 등을 실험하는 데 시간제한에 쫓길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1951년’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가 있는 해다. 불멸의 세포가 탄생했고, 의학계는 혁신을 시작했다. 그리고 한 흑인 여성 헨리에타 랙스는 죽었다. 헨리에타 가족에게는 아내이자 엄마의 사망이 극한의 슬픔이었지만 의학계는 환호했다. 여인이 앓던 자궁암을 검사하기 위해 떼어낸 세포는 죽지 않고 끊임없이 분열했다. 이 덕분에 소아마비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암, 파킨슨병 등 다양한 질병의 치료법을 연구할 수 있었다. 유전자 지도를 그리는 데, 체외수정을 실험하는 데, 심지어 인간세포가 우주의 무중력 상태에서 어떻게 반응하는지 연구하는 데 쓰였다. 여인의 이름을 따서 ‘헬라세포’로 불리는 이 세포는 세상을 죽음의 위협에서 벗어나게 했을 뿐만 아니라 수명 연장의 꿈을 가능하게 한다. 지금까지 증식된 헬라세포의 총량은 어림잡아 5000만t이 넘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의학계는 막대한 수익을 얻었다. 그래서 공로로 유족들은 대대손손 잘살고 있을까. 천만에. 남편 데이에게는 전립선암이 있고, 폐에는 석면이 가득하다. 아들 소니는 심장이 좋지 않고, 딸 데버러는 관절염·골다공증 등을 앓았다. 가족 전체가 고혈압과 당뇨로 고생한다. 하지만 의료 혜택을 받기는커녕 오히려 대부분 혜택에서 제외돼 있다. 흑인 빈곤층인 탓이다. ‘헨리에타 랙스의 불멸의 삶’(레베카 스클루트 지음, 김정한·김정부 옮김, 문학동네 펴냄)에는 헬라세포를 둘러싼 비극적인 가족사가 담겨 있다.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한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헬라세포의 시작과 현재를 추적하기 위해 1000시간에 달하는 인터뷰, 10년간의 취재로 책을 완성했다. 책에는 헨리에타와 가족들이 어떻게 의학계에서 제대로 이용당했는지, 흑인과 백인을 구분짓던 지독한 인종차별이 횡행한 시대상과 당시 의학계의 논쟁, 흑인과 교도소 수감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부도덕하고 불법적이고 개탄스러운” 연구들과 연구 윤리, 헬라세포로 가능했던 연구 성과 등을 풍부하게 녹였다. 저자는 그들의 삶을 제대로 전하기 위해 그 시대와 환경에서 실제로 쓰였던 말을 사용했다고 했다. 한국어 번역에서도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 사투리를 썼는데, 다소 어색하게 턱턱 걸린다. 물론 헨리에타와 가족의 삶과 책의 목적에 거슬릴 정도는 아니라 다행이지만. 1만 8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경기, 여성친화도시 만들기 나섰다

    수원·부천·안양·안산·시흥 등 경기지역 자치단체들이 ‘여성친화도시’ 만들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여성친화도시는 여성의 경제·사회적 평등이 실현되고 여성이 안전하고 편리한 도시를 말한다. 수원시는 올해부터 여성의 성장과 안전 관련 사업을 단계별로 추진한다고 3일 밝혔다. 상반기 중 여성친화도시 조성을 의무화하고 기준을 설정하는 조례를 제정하고, 추진위원회도 구성하는 등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각 부서가 발굴한 여성친화 정책을 시행한다. 시가 구상하는 여성친화 정책은 생애주기별 건강관리를 위한 여성건강증진센터 설립, 경제적 자립을 위한 여성근로자 복지센터 설치 등이다. 주차장과 화장실, 도로, 공원 등도 여성 친화적으로 개선한다. 어린이와 여성들의 주 통행로를 점검,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고 지역공동 육아나눔터를 확대해 저출산 극복과 육아지원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시는 가족사랑의 날 지정, 직장보육 시설 운영, 남성공무원 육아휴직 유연근무제 참여 등으로 지난해 여성가족부로부터 가족친화기업 인증을 받은 바 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여성친화도시란 지역 정책과 발전 과정에 남녀가 동등하게 참여하고 여성의 안전이 구현되는 도시”라며 “여성이 편함으로 가정이 행복하고 지역 생산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산시는 이달 중 시민과 비정부기구(NGO), 시의회, 전문가 등 50여명이 참여하는 여성친화도시 조성 추진협의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상반기 중 관련 기본조례를 제정할 예정이다. 조례에는 정책의 기획단계부터 여성의 관점을 반영해 사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시킨다. 안양과 부천에서도 민·관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안양여성의 전화’는 제6회 여성인권영화제인 ‘peaceful movie day’와 성폭력 예방을 테마로 한 인형극 ‘내 몸은 소중해’를 오는 10월 무대에 올리고, 성 인지 의식 실태조사를 벌인다. 안양YWCA는 여성유망직종 페스티벌과 폭력피해자를 위한 법정제정 포럼을 개최한다. 안양나눔여성회는 양성평등과 성평등을 주제로 한 교육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사회활동 중인 여성의 인권실태를 조사한다. 한마음회는 바리스타 양성과 자투리카페 창업지원컨설팅을 실시한다. 이 밖에 여성고용촉진 및 여성친화도시협의체 위원 워크숍과 여성친화 환경 서포터스 교육 ‘여친시대’, 건강소녀프로젝트인 ‘대안생리대 만들기’ 사업이 추진된다. 부천시는 여성기관과 공무원 등이 참여해 관련 회의를 수시로 개최해 민·관의 역할과 방향을 설정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시흥시는 최근 시민들을 대상으로 시민의 일상생활을 여성의 시각으로 파악하는 ‘여성친화 서포터스’ 교육을 해 주목을 끌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민중의 삶·풍속으로 풀어낸 ‘격랑의 근대사’

    민중의 삶·풍속으로 풀어낸 ‘격랑의 근대사’

    작가 문순태(71)에게 강은 “본디 모습 그대로 인간이 살아가는 터전이 되고 또 다른 생명과 교섭하면서 힘의 원천이 되는” 존재다. 그중에서도 영산강은 “전라도 사람들의 핏줄이고, 한과 희망, 슬픔과 기쁨, 절망과 희망, 빛과 그림자를 안고 흘렀고, 지금도 그렇게 흐르는” 삶의 터전, 그 자체다. 작가가 영산강을 배경으로 격랑의 한국 근대사를 풀어낸 ‘타오르는 강’(소명출판 펴냄)이 전 9권으로 끝을 맺었다. 37년을 이어온 역작이 마무리됐으니 작가의 홀가분함이 어느 정도일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작가는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40년 가까이 붙들고 씨름해 온 책을 드디어 완간했으니 개운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면서 “식민사관에 휘둘려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한 광주학생독립운동까지 많은 사료를 근간으로 마무리할 수 있어서 더욱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타오르는 강’은 1975년 작가가 전남매일신문에 연재한 ‘전라도 땅’에서 시작됐다. 당시 기자였던 작가는 취재차 만난 전남 나주 양반집 할머니에게 노비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노비를 꽤 많이 둔 양반집이었는데, 노비 세습제가 폐지되면서 노비들에게 문서를 나눠 주었더니 매달리면서 ‘제발 쫓아내지 말아 달라’고 했다는 거예요. 단 한번도 주체적으로 살아 본 적이 없는 노비들이 갑작스러운 자유를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그 삶을 따라가 보니 당시 버려진 땅이 많았던 영산강에 몰려 터를 닦고, 한(恨)의 민중사를 만들어 낸 거죠.” 전남매일 연재는 2년 후 중단했고, 1981년 한 월간지로 옮겨 다시 소설을 이어 갔다. 이후 주간지와 일간지를 옮겨 가며 연재하다 1987년 창작과비평사에서 전 7권으로 묶어 냈다. 1886년부터 1911년까지 이야기로, 노비인 장웅보 가족사를 중심으로 19세기 말 노비 세습제 폐지부터 동학농민전쟁, 개항과 부두 노동자의 쟁의 등 민중운동 속에 휘말린 민초들의 삶을 다뤘다. 8권과 9권은 작가가 그토록 쓰고 싶어 한 1929년 광주학생독립운동이다. “광주학생독립운동이 객관적으로 서술된 것이 불과 몇 년 전입니다. 독립운동 중심 인물이 사회주의자라는 이유로 역사의 그늘에 가려져 있었고, 그나마도 식민사관에 기초해 한·일 학생들 사이에 일어난 우발적 단순 사건으로 비춰졌죠.” 참여정부 들어 이들의 역사적 공적이 인정받았고,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되면서 집필이 가능해졌다. “7권까지는 역사적 사실 위에 대부분 상상력으로 채웠지만, 광주학생독립운동은 사료를 많이 참고했다.”는 작가는 “이 독립운동이 광주청년학원과 광주고보를 비롯한 학생들이 오랫동안 치밀하고 조직적으로 준비해 온 사건임을 밝히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작가는 소설에 당시 노비들의 질박한 생활과 풍속사도 그대로 녹여 냈다. 특히 “작가는 언어의 채굴자이고 특히 죽어 있는 언어의 활용도를 높여 다시 살려 내는 작업을 해야 한다.”는 신념에 따라 전라도 토박이말을 원형대로 살렸다. 소설의 별권으로 이 작품의 우리말 사전을 준비 중이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아픔이 아픔을 위로하다

    군더더기 없다는 게 이런 것일 듯 싶다. 미사여구 없이 상황을 섬세하게 풀어내고 무리해서 자극적인 순간을 만들어내지 않고도 이야기를 흥미롭게 끌어간다. 지난해 제5회 창비장편소설상 수상자인 기준영의 첫 장편소설 ‘와일드 펀치’(창비 펴냄)는 그렇게 읽힌다. 1부와 2부로 나뉜 소설에서 네 번 나오는 인트로와 아우트로는 이층집 주인 ‘현자‘의 시점으로 풀었다. 현자는 “내게 중요한 사람은 남편 강수와 아들 완주”라고, “더 값진 것을 갖기엔 역량부족”이라고 못 박았지만, 이내 “내 팔자엔 손님이 끓나 봐.”라고 인정해버린다. 그렇게 불쑥 ‘남편의 손님’ 태경과 ‘내 손님’ 미라가 현자의 이층집에 찾아온 것이다. 부부가 결혼기념일을 기념하기 위해 홍콩으로 떠나고, 빈집이 오롯이 손님들의 것이 된 사이, 손님들은 자연스럽게 연애를 시작했다. 이들이 갖는 유대감은 가족사다. 아내와 딸에게 버림받은 태경은 ‘밀고 당기기 하기에 지친 영혼’이고, 미라는 사랑하는 남자의 폭력에 시달렸다. 강수는 물놀이하다가 동생을 잃은 아픈 기억을 태경과 공유하고 있고, 현자 역시 미라네 여관에서 묵던 어린 시절 어머니의 부재와 사고사의 고통을 품고 있다. 여기에 또 하나의 인물이 끼어든다. 불안한 심리상태를 보이는 어머니와 사는 열여덟살 우영이다. 우영은 1년 전 시점부터 차근차근 현재로 다가오면서 이들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초대받지 않은 손님들’ 태경과 미라는 ‘시들한 부부’ 강수와 현자에게, 소년 우영은 강수와 태경에게, 또 어른 넷은 외로운 우영에게 위로를 드리우고, 든든한 울타리가 된다. 기준영 작가는 “제목은 중의적 표현이다. 여러 가지 원액이 섞이는 칵테일처럼 감성이 충돌하는 의미도 있고, 거친 한 방이라는 의미도 품는다.”고 설명한다. “담담하게 써내려갔지만, 그 안에 담긴 감정들은 거칠고 강하기 때문에 와일드 펀치를 떠올렸다.”고 덧붙였다. 내용은 물론이거니와 대사 하나하나를 음미하는 재미가 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지금&여기] 버려진 그들의 상처를 감쌀 수 있을까/오상도 산업부 기자

    [지금&여기] 버려진 그들의 상처를 감쌀 수 있을까/오상도 산업부 기자

    회사 야근을 마치고 집으로 향할 때면 어김없이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 역사를 지난다. 살을 에는 추위가 한창일 때도 넓게 트인 지하공간에 훈기가 돈다. 중앙 통로를 향해 내뿜는 근처 빵집의 조리기구 열기 덕분이다. 갈 곳 없는 노숙자들에게 이곳은 잠시 몸을 녹이는 쉼터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썰렁해졌다. 중앙 통로에는 카페와 휴게소가 딸린 직사각형 모양의 밀폐공간이 들어섰다. 자정쯤이면 어김없이 셔터가 내려온다. 야박한 서울 인심을 반영하는가 싶었는데, 어느 날 해진 침낭 밖으로 한 노숙자가 얼굴과 손을 빼꼼히 내밀고 잠이 들었다. 빛바랜 사진 한 장이 손에 쥐어져 있었다. 스쳐가며 얼핏 보니 분명 가족사진이다. 한때 어엿한 한 가정의 가장이었음을 말해 주는 증명서나 다름없었다.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는 “우리 삶에서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 시장의 도덕적 한계에 대해 말하고 싶다.”고 했다. 신자유주의와 시장지상주의 풍조가 일상생활과 사고방식마저 바꿔 버렸다는 지적이다. 우리네 현실은 어떠한가. 대기업은 동네상권까지 영역을 넓혀 가며 배를 불리고, 자영업자는 줄줄이 도산하고 있다. 실제 서민생활은 더 팍팍해졌다. 취업난과 살인적인 등록금 문제는 청년들의 절망감만 키우고 있다. 과도한 경쟁은 아이들의 도덕관념마저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다. 우리 사회에 정의와 공정의 바람이 분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해법은 없을까. 경제성장의 과실을 일부 계층만 누리는 불평등을 방치하면 사회적 유대는 깨지고 공동체는 해체된다. 그렇다고 무조건적 평등과 과도한 복지도 답이 될 순 없다. 번영과 과실을 나누는 인식의 전환은 어떨까. 돈을 푸는 방식이 아니라 소외계층 역시 지역사회의 일원임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식이어야 한다. 지난해 산업혁명의 발상지인 영국에서 폭동이 일어났을 때 사람들은 사회 깊숙이 박힌 사회병폐를 엿본 것이라고 말했다.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의 말처럼 지금의 경제위기는 세계화의 위기다. 시공을 초월한 병리현상이 한국 사회라고 예외일 수 없다. ‘88만원세대’와 다문화가구가 늘고 있는 한국도 강 건너 불 보듯 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sdoh@seoul.co.kr
  • 대지진이 일깨운 日 가족사랑

    “재해를 겪으며 오히려 가족의 소중함을 알았다.” ‘소자화’(小子化) 영향으로 인해 개인주의가 팽배했던 일본 사회가 지난해 3월 동일본 대지진 이후 가족의 소중함을 재인식하고 있다. 대지진과 31년 만의 무역수지 적자 등 경기침체로 최악의 현실을 맞고 있지만, 그럴수록 가족에 의지하며 유대감을 키우고 있는 셈이다. 백화점과 대형 슈퍼마켓 등은 ‘가족 간의 유대’에 초점을 맞춘 판매 전략을 세우는 한편 TV방송에서는 가족을 주제로 한 드라마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일본 백화점과 슈퍼마켓 등에서는 다음달 14일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패밀리 초콜릿’과 ‘친구 초콜릿’을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까지 밸런타인데이는 연인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기념일로 인식됐지만 올해는 연인보다는 가족과 친구에게 주는 선물이 늘고 있다. 세이부 백화점 이케부쿠로 본점은 지난 27일 7층에 특설 매장을 개장했다. 연인을 위한 초콜릿뿐만 아니라 부모와 동성 친구를 위한 초콜릿 등 100여개의 명품 초콜릿을 구비했다. 다카시마야 백화점 홍보 담당 관계자는 “올해는 연인에게 선물하는 초콜릿이 감소하는 대신 가족과 신세를 진 분들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며 소비자의 달라진 구매 성향을 설명했다. 일본의 최대 광고회사 덴쓰의 종합연구소는 지난해 20~60대 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재해에 따른 인간관계의 변화’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4%가 소중한 대상으로 ‘부모님’을 맨 처음으로 꼽았다. 이어 ‘배우자’, ‘자녀’, ‘형제’ 순이어서 대지진 이후 가족의 소중함이 부각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26일 TV 하이라이트]

    ●역사스페셜(KBS1 밤 10시) 다산 정약용의 또 다른 이름은 바로 ‘사도 요한’이었다. 성리학의 나라 조선에서 신을 향한 믿음은 곧 이단이자 죽음을 의미했다. 그는 왜 신을 믿었을까. 한편 그의 형제 정약전, 정약종 또한 천주교도의 길을 걸었는데…. 유학(儒學)의 명가 나주 정씨의 후손이었던 정약용 3형제는 어떻게 한꺼번에 천주교에 빠져든 이유를 들어본다. ●복희누나(KBS2 오전 9시) 물량을 맞추기 위해서 공장을 늘려야 하나 고민하는 복희(장미인애). 봉제공장 늘리는 일에 관해 백구에게 동업을 제안한다. 하지만 호락호락하지 않는 백구는 복희에게 사업계획서를 써오면 생각해 보겠다고 얘기한다. 한편 송병만은 전에 없이 허심탄회한 속내를 드러내며, 영표를 향한 마음이 남다름을 표현한다. ●해를 품은 달(MBC 밤 9시 50분) 도성 문을 향하고 있는 가마 속에는 입에 재갈이 물린 채 가마 문을 열려 애쓰고 있는 무녀 월이 있다. 어환을 고치기 위해 궁으로 들어오라는 요청을 거절한 녹영 대신 녹영의 신딸인 월을 인간 부적으로 쓰기 위해 납치한 것이다. 그리고 잠깐의 혼란을 틈타 도망쳐 보려다 궁지에 몰린 월은 한 스님의 도움을 받게 된다. ●태양의 신부(SBS 오전 8시 30분) 효원은 강로와의 관계를 풀기 위해 찾아가지만, 강로는 효원을 절대 놔줄 수 없다고 말하고 매섭게 돌아선다. 강로와 효원의 사이가 틀어져 가는 것이 통쾌한 인숙은 효원에게 해외로 나가 살라고 말한다. 한편 박 변호사는 효원의 차압을 풀어달라는 KDH의 제안에 테마파크의 소유권을 넘겨달라고 회신한다. ●독립다큐관(EBS 밤 12시 5분) 하고 싶어도 차마 하지 못했던 핏빛 시대의 뜨거운 증언. 대한민국 현대사의 비극이 내 가족 안에 있었다. 평생 정신병으로 고생하던 작은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나는 우연히 그분의 일기를 보게 되고,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슬픈 가족사와 맞닥뜨린다. 바로 역사책에서만 접했던 우리 현대사의 비극이 내 가족 안에 있었다. ●김구라, 문희준의 검색녀(OBS 밤 11시 10분) 개그우먼 김지혜가 남편 박준형은 ‘소 처럼 일한다’고 말해 눈길을 끈다. 어느 날, 남편 박준형이 외박을 했다. 화가 난 그녀는 말도 없이 외박한 남편에게 따졌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녀가 잠든 후 12시쯤 일을 마치고 돌아왔다가, 그녀가 다시 잠에서 깨기 전인 아침 6시에 일을 나간 것인데….
  • 코믹연극페스티벌 개막

    서대문문화회관(관장 김영욱)이 오는 13일부터 다음 달 25일까지 유쾌한 코미디 연극을 시민들에게 보여주는 코믹연극페스티벌을 통해 새해 관객맞이에 들어간다. 코믹연극의 결정판을 보여줄 ‘코믹 연극페스티벌’에서 상영할 작품 세 편은 모두 중소형 극장 무대를 통해 검증된 것들로, 코믹이라는 성격과 웃음을 짙게 풍기고 있어 화목을 다지기에 그만이라는 평가를 듣는다. 한해를 막 시작하는 데 가족끼리 사랑과 행복을 느껴 보기에 만족스러운 조건을 갖추고 있다. 매주 금요일 오후 4시와 7시 30분에 총 13회 상설무대를 달군다. 닐 사이먼의 ‘스위트 플라자호텔 719호’를 극단 사다리움직임연구소가 우리 정서에 맞춰 재구성한 ‘719호 손님들’은 부부의 일상을 코믹하게 그려낸 점에서 돋보인다. 대학로에서 10년 이상 장수공연하며 대표적인 희극으로 명성을 얻은 ‘휴먼코미디’에서는 농촌드라마 ‘전원일기’ 중 복길이 엄마로 활약했던 탤런트 김혜정씨가 아내 역을 맡아 연극무대 복귀작으로 나선다. ‘나도 아내가 있다’는 현대 핵가족사회에서 부부애와 존경을 통해 가정이라는 울타리 속 이야기를 즐거운 웃음으로 재해석한 연극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쌈디·다듀 등 ‘아메바컬쳐’ 가족사진 공개… “훈훈한 힙합패밀리”

    쌈디·다듀 등 ‘아메바컬쳐’ 가족사진 공개… “훈훈한 힙합패밀리”

    한국 힙합씬의 대표주자 ‘다이나믹듀오’와 아티스트-예능을 넘나드는 만능 엔터테이너 ‘쌈디’, 힙합씬의 최고 프로듀서 ‘프라이머리’, 그리고 다듀, 쌈디, 프라이머리가 극찬하는 신인 ‘리듬파워’까지 한국 최고의 힙합 레이블 ‘아메바컬쳐’ 소속 아티스트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였다. ‘2012 아메바후드 콘서트’ 포스터 촬영을 위해 한 스튜디오에 모인 아메바컬쳐 소속 아티스트들은 “사석에서는 자주 모이지만 촬영을 위해 한 자리에 모인적은 처음”이라며 늦은 촬영 시간에도 피곤한 기색 하나 없이 촬영장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이끌었다. 이번 공연을 기획하는 CJ E&M 콘서트사업부 측은 “여러 레이블 중에서도 유독 팀 파워가 좋고 시너지가 저절로 일어나는 곳이 아메바컬쳐“라면서 “바쁜 스케줄 속 촬영이 피곤할 법도 한데, 오히려 아티스트들이 분위기를 띄워주어 현장 스탭들과 제작진 모두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슈프림팀을 발굴한 다이나믹듀오에 이어 리듬파워의 활동에 조력하는 사이먼디까지 후배 양성의 연결고리를 이어가고 있는 아메바컬쳐의 이번 콘서트는 2008년 열린 ‘아메바캠프’의 확장판으로, 무엇보다 아티스트간의 결속력과 시너지가 돋보이는 공연으로 기획될 예정이다. ‘2012 아메바후드 콘서트’는 오는 1월 27, 28일 양일간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의 서울공연에 이어 2월 4일 대구, 2월 11일 부산에서 열린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풋풋한 文靑, 희망버스 오르기까지

    ‘시위자’.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올해의 인물’이다. 중동부터 유럽, 미국을 장악했던 시위대가 역사의 물줄기를 바꿨고, 미래 또한 그러하리란 점을 높이 샀다. 올해 한국에서도 특이한 형태의 시위를 볼 수 있었다. ‘희망버스’다. ‘김진숙의 고공 크레인 농성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버스를 타고 한진중공업으로 향한다.’는 게 희망버스의 요체다. 이 같은 특이한 방법의 시위를 고안한 이는 송경동 시인이다. 그는 지금 갇힌 신세다. ‘문제의’ 희망버스를 기획한 혐의다. 영어의 몸이 된 시인이 산문집을 냈다. ‘꿈꾸는 자 잡혀간다’(실천문학사 펴냄)이다. 시인의 출생과 성장, 그리고 가족사 등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담았다. 송경동은 흔히 미군기지 확장을 반대하던 평택 대추리, 비정규직 투쟁을 위한 기륭전자 등 수많은 시위 현장에서 만났던 열혈 투쟁가의 모습으로만 기억된다. 그러나 아무리 노동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그라 한들, 살아 낸 세월 속에 ‘애정이 꽃피던 시절’ 한 자락 없을까. 그도 한때는 시와 노래를, 풋풋한 사랑을 꿈꾸던 푸른 시절이 있었다. 시인은 읍내 장터의 진창길, 악다구니를 쓰며 사는 사람들, 장터 둘레로 술 팔고 몸 파는 집들이 즐비한 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아버지의 잦은 도박과 가정불화로 집안은 늘 어두웠다. 하지만 중학교 1학년 때 미술과 문학을 좋아하던 여선생님의 영향으로 문학책을 읽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문예반 시절엔 시화전을 앞두고 ‘광주천 물을 붉다고 표현한 죄’로 교감에게 불려가 난생 처음 검열과 체벌을 받기도 했다. 팬시용품 공장 지하 창고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던 시절엔 풋사랑에 가슴 저미기도 했다. 시인은 청년 시절, 밤낮없이 일했다. 하지만 돈이라는 녀석은 결국 아무것도 남겨 주지 않는 허상이라는 잔인한 현실만 깨닫게 된다. 이후 그는 구로노동자문학회와 전국노동자문학연대에서 활동하며 노동문학운동에 대한 꿈을 키우기 시작한다. 책은 모두 5부로 구성됐다. 1부 ‘꿈꾸는 청춘’과 2부 ‘가난한 마음들’은 어린 송경동에서 청년, 중년을 살아오는 동안 목수 조공이나 배관공, 혹은 용접공 등으로 살며 시인과 노동문학의 꿈을 키워간 이야기를 담고 있다. 3부 ‘이상한 나라’와 4부 ‘잃어버린 신발’에서는 산재 사망자, 비정규직 노동자를 비롯해 거대 자본과 권력에 짓밟힌 사람들의 이야기, 5부 ‘CT85호와 희망버스’에서는 한진중공업 김진숙과 희망버스에 대한 이야기를 그렸다. 1만 2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커버스토리-누군가 엿 보고 있다] 도 넘은 SNS 관음증

    [커버스토리-누군가 엿 보고 있다] 도 넘은 SNS 관음증

    ‘열린 공론의 장’으로 각광받아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일부 네티즌의 비뚤어진 관음증 충족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방송인 A씨 음란 동영상 유포 사건은 SNS의 익명성과 확산력을 바탕으로 허위·악성 정보가 얼마나 빠르게 여과 없이 퍼지는지 보여 준 사례다. ●허위·악성정보 여과 없이 전파 9일 인터넷 업계에 따르면 ‘A씨 사건’은 ‘90대 9대 1의 법칙’이 고스란히 적용되는 사례다. 덴마크 출신 인터넷 전문가 야코브 닐슨이 주장한 이 법칙은 인터넷 이용자의 90%는 관망하며, 9%는 재전송과 댓글로 확산에 기여하고, 1%만이 콘텐츠를 창출한다는 내용이다. 이번 사건은 ‘1%의 유포자‘, 즉 최초 유포자 B씨가 SNS라는 무기를 이용해 ‘A씨 사냥’이라는 목적을 완벽하게 달성한 사례다. B씨처럼 개인의 명예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콘텐츠를 내보낼 경우 피해자는 손쓸 겨를도 없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A씨 동영상 유포 과정은 1998년 ‘O양 비디오’나 2000년 ‘B양 동영상’과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였다. 과거에는 없던 SNS의 힘 때문에 유포 속도가 걷잡을 수 없이 빨라진 것이다. A씨 동영상은 지난 5일 오전 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내부의 한정된 공간에서 돌기 시작했으나 SNS를 통해 해당 사이트 주소와 A씨의 실명이 거론되면서 급속도로 퍼져 나갔다. 이후 포털 사이트 검색어 순위에 A씨 이름이 갑자기 등장하는가 하면 A씨를 둘러싼 과거 의혹과 가족사까지 낱낱이 공개됐다. 그 모든 상황이 반나절 동안 이뤄졌다. ‘O양 비디오’나 ‘B양 동영상’이 직접 비디오·CD를 복사하거나 이메일을 보내는 등 소규모로 공유됐다면 이번 ‘A씨 동영상’은 SNS의 리트위트(RT), 공유하기(Share) 단추를 누르는 것만으로 불특정 다수에게 대규모로 유포됐다. 공장식 대량 살포인 셈이다. ●“진실검증집단 정화 역할 필요” A씨 동영상과 같은 사례는 또 있다. 지난달 발생했던 ‘OO녀’ 사건이다. 한 네티즌이 중고로 구입한 카메라 메모리를 복구해 나온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시켰고 이는 SNS를 통해 곧바로 대량 확산됐다. 당시 해당 카메라 회사가 느닷없이 검색어 순위 1위에 오르는 상황도 연출됐다. SNS는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정보를 교환하고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미디어로 주목받고 있지만 부작용을 막기 위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황용석 건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는 “SNS는 틀리거나 나쁜 정보를 걸러 줄 게이트키핑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정보의 진위와 상관없이 순식간에 확산되는 특징이 있다.”면서 “언론이나 전문가 등 잘못된 정보에 대한 진실 검증을 해줄 수 있는 집단이 SNS 이용자들의 준거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타이거 JK, LA타임즈 1면 장식…”한국의 거대 래퍼가 왔다”

    타이거 JK, LA타임즈 1면 장식…”한국의 거대 래퍼가 왔다”

    지난 2일, 미국 LA에서 타이거 JK와 윤미래 등 정글 엔터테인먼트가 이끄는 ‘M-Live by CJ 정글콘서트 in LA’가 성공적으로 개최된 가운데, LA 최대 유력 매체인 ‘LA타임즈’가 한국의 래퍼인 타이거 JK의 일대기를 1면으로 상세히 다루며 한국 힙합의 미국 진출에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LA타임즈는 현지 시간으로 12월 2일자 신문 1면에 “한국의 거대 래퍼 타이거 JK가 이끄는 ‘정글 레이블’이 미국 관객들을 사로잡으려 LA로 향하다.”라는 타이틀과 함께 그의 출생부터 음악배경, 한국에서의 활동 내역 등을 두 면에 걸쳐 게재했다. LA에서 보낸 유년시절, 백인과 흑인 친구들 사이에서 겪은 문화적 차이를 힙합을 통해 해소하고자 했던 그의 음악 일대기는 물론, 한국에 진출해 거둔 성공과 아내이자 래퍼 윤미래와의 가족사 등도 자세히 소개됐다. 윤미래를 설명하는 대목에서는 “한국의 제이 지(Jay-Z)와 비욘세 커플”이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특히 타이거 JK가 이끈 ‘M-Live by CJ 정글콘서트 in LA’는 LA의 유서깊은 공연장이자 랜드마크로 통하는 ‘윌턴’(Wiltern)에서 개최돼 현지에서 더욱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CJ E&M 측은 “지난 5년 간 지속해 온 해외 공연을 통해 극장 측과 쌓은 협업 관계가 유효했다.”면서 “현지 매체와의 긴밀한 접촉 및 안정적인 마케팅, 장소 및 물류 협찬 등 LA에 거점을 둔 CJ 인프라의 다방면에 걸친 지원이 있었기에 성공적인 공연 개최가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M-Live by CJ 정글콘서트 in LA’는 K-POP의 안정된 성장과 업계 상생을 목표로 기획된 CJ E&M 글로벌 콘서트 M-Live의 일환으로 진행됐으며, 타이거 JK를 비롯해 윤미래, 리쌍, 정인, BIZZY로 구성된 정글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들이 대거 참여해 한국 힙합 레이블 최초로 해외 합동 공연을 성사시켰다. 사진=CJ E&M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호텔가 “크리스마스 어린이 고객 잡아라”

    호텔가 “크리스마스 어린이 고객 잡아라”

    해마다 이맘때면 부모들은 크리스마스에 대한 자녀의 남다른 기대를 어떻게 충족시킬까 늘 고민하게 된다. 이런 부모들을 위해 호텔가에서는 앞다퉈 어린이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복잡한 놀이공원 등에서 기운을 빼느니 여유롭게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즐기려는 가정이 늘면서 행사들도 한층 다양해져 부모들의 구미를 당길 만하다.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 ‘뽀통령’ 뽀로로가 드디어 호텔에 등장했다.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은 인기 만화캐릭터 ‘뽀로로’를 활용한 이벤트를 선보인다. 워커힐 씨어터에서 25일 오전 11시와 오후 2시 두 차례 ‘뽀롱뽀롱 뽀로로-크리스마스 특별판’을 상영하며 점심까지 제공한다. 관람 후에는 ‘뽀로로’ 포토존에서의 사진촬영, ‘뽀로로 특별 선물’ 등이 준비돼 있다. 성인 7만원, 어린이 5만원(세금 포함). (02)455-5000. ●특선 키즈 메뉴·뷔페·식사 할인행사 풍성 호텔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의 레스토랑 ‘더 비스트로’에선 24일과 31일 아이들의 입맛에 맞으면서 영양도 고려한 메뉴로 꾸며진 ‘크리스마스 특선 키즈 메뉴’를 선보인다. 3만 8000원(세금 별도). (02)531-6604. 서울팔래스호텔 그랜드볼룸에는 25일 낮 12시 50여종의 뷔페 음식을 즐기면서 인형극 ‘오즈의 마법사’ 공연을 관람하는 특별행사를 진행한다. 어른 8만원, 아이 5만원(세금·봉사료 포함). (02)2186-6869. 체험 프로그램만큼 부모들이 좋아하는 건 없다. JW 메리어트호텔 서울은 10일과 17일(오전 11시 30분~오후 1시 30분) ‘진저브레드 쿠킹클래스’를 연다. 아이와 부모가 함께 참여할 수 있으며 직접 만들어 가져 갈 수 있다. 쿠키, 음료 등 다과가 제공된다. 쿠킹클래스 참석 후 당일 뷔페 레스토랑 더카페에서 점심식사를 할 경우 20% 할인 혜택도 제공된다. 부모·어린이 한 팀당 8만원(세금·봉사료 별도). (02)6282-6737. 롯데호텔서울 페닌슐라에서도 25일 오전 11시~오후 2시 ‘진저 브레드 하우스 만들기’를 벌인다. 특별 뷔페는 물론 가족사진 촬영, 풍선 만들기, 캐리커처 등 다양한 이벤트가 준비돼 있다. 참가자 중 우승팀에게는 호텔 뷔페 식사권, 패밀리 식사 이용권, 케이크 및 페닌슐라 피자 교환권 등 다양한 상품을 증정한다. 모든 참가자에게는 롯데시네마 영화관람권(가족당 1인 1장)이 제공된다. 가족 참가비는 30만원(성인 2인·아동 2인), 개인 참가비는 성인 10만원, 어린이 7만원이다. 세금·봉사료 포함. 40가족 한정. (02)771-1000. 하얏트 리젠시 인천은 영어까지 배울 수 있는 ‘크리스마스 어린이 요리 교실’을 10, 17, 24, 25일에 개최한다. 외국인 주방장이 나와 영어로 대화하며 아이들과 쿠키, 케이크를 만든다. 7만원(호텔 멤버십 회원 6만원). (032)745-1713~6. ●테디베어 판매·자선열차 등 기부행사도 나눔에 대한 의미가 더욱 커지는 연말, 자선이나 기부와 연계된 행사가 빠질 수 없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12월 한 달 동안 테디베어박물관에서 특별 제작한 테디베어 인형을 호텔 로비에 전시,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판매 수익금은 전액 ‘세이브 더 칠드런’에 기부해 나 홀로 아동들을 위해 사용된다. 전문 디자이너들이 레드, 화이트, 골드 색상으로 만든 테디베어 인형 270개를 개당 10만원에 판매한다. (02)559-7751. 밀레니엄 서울힐튼은 내년 1월 중순까지 호텔 지하 1층 분수대 주위에 크리스마스 자선 열차를 운행한다. 고속열차, 화물열차 등 다양한 모양의 열차 100여대가 전시 기간 전자동 시스템으로 쉬지 않고 운행한다. 열차에는 후원사 로고를 붙이며, 수익금 전액은 복지시설에 전달된다. (02)317-3012.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커버스토리] 공직자와 SNS… 두 사례로 본 자화상

    [커버스토리] 공직자와 SNS… 두 사례로 본 자화상

    황 팀장의 페이스북은 재미있다. 들어가서 이것저것 따라 읽다 보면 30분, 1시간을 훌쩍 넘기기 일쑤다. 1978년 까까머리 중학생들의 졸업사진이며, 군데군데 하얀 실금이 남고 잔뜩 빛이 바랜 1940년 외갓집 가족사진, 1980년대 초부터 지금까지 조금씩 바뀌어 온 자신의 공무원증 기록 사진 등은 그의 ‘페친’(페이스북 친구)들에게는 추억 속으로 떠나게 하는 시간여행 티켓이나 마찬가지다. 매일 새벽 인왕산에 올라 그가 찍어 남기는 풍경은 잿빛으로만 여겨지는 서울이 실상은 이토록 다양한 빛깔을 품고 있음에 절로 감탄을 자아낸다. 행정안전부 황동준 사무관에게 페이스북은 등산과 여행을 좋아하고, 각종 기록과 자료 수집에 남다른 열정을 가진 ‘자연인 황동준’으로서 사람들과 관계를 넓히고, 친분을 쌓고, 함께 노는 놀이터와 같다. 굳이 사회적으로 의견이 엇갈리는 현안에 대해 발언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그는 “프로필에 중앙부처 공무원인 나의 소속이 공개된다. 이미 자유로운 개인이 아니기 때문에 페이스북에 올리는 표현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면서 “예컨대 한·미 FTA와 관련해서도 내 생각은 있지만, 어차피 친목용으로 활용하는 공간인 만큼 특정한 정책을 옹호할 필요도 없고, 논쟁의 소지를 만들 필요도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위 6급 공무원 오모씨도 활발하게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공무원 중 한 사람이다. ‘페친’이 800명을 훌쩍 넘는다. 그는 최근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 “정치적 중립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포승줄로 공무원들을 옭아매고 위축시키는 것 같아요. 공무원도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이잖아요. 하고 싶은 말도 못 하게 해서는 안 되죠. 어쨌든 최은배 부장판사와 관련된 논란이 인 것 자체가 우리 사회가 아직 성숙되지 않은 탓이겠죠.” 그의 페이스북 역시 사람들과 관계를 확장하고 교감하는 공간이다.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대부분 한다. 정부 정책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내놓기도 하고,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에 대한 자신의 고민을 사람들과 나누기도 한다. 다만 부담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발언의 수위를 조절하기도 하고, 표현을 조금 더 완곡하게 하기도 한다. 그는 “현안에 대한 의견을 밝힐 때는 자기검열을 할 수밖에 없으며, 대부분 공무원들은 논란이 될 만한 이슈라면 아예 페이스북 등에서 다루는 것을 피한다.”면서 “부처마다 사정은 다르겠지만 직원들의 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모니터링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안다. 과거 게시판에 올린 글 때문에 징계를 받은 사례들도 있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대부분 공무원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철저히 친목용으로만 쓰일 수밖에 없는 현실에 대한 그의 진단이다. 그는 SNS 공간에서의 발언으로 징계받은 적은 ‘아직까지는’ 없었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일말의 걱정이 슬그머니 들곤 한다. “잘못되더라도 잘리기밖에 더하겠냐.”고 자조적으로 내뱉으면서도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는 믿음은 여전하다. 단순한 친목용, 혹은 끊임없는 자기검열. SNS 시대를 살아가는 21세기 대한민국 공무원들의 자화상이다. 박록삼·박성국기자 youngtan@seoul.co.kr
  • “행복한 가정 자랑하세요” 강서구 수기·사진 공모전

    강서구는 가족끼리 추억을 돋을새김할 수 있는 ‘가족사랑 페스티벌-가가(家家)호호(戶戶)’를 다음 달 14일 화곡동 건강지원센터에서 개최한다고 28일 밝혔다. 가족이 함께하는 공모전과 가족 페스티벌로 나눈다. 공모전은 ‘행복한 가정의 모습을 담은 사진 공모’와 ‘우리 아빠가 달라졌어요 수기 공모’, ‘가정의 건강과 행복을 증진할 수 있는 프로그램 계획서’ 등 3개 분야에서 실시한다. 가족 페스티벌은 ‘인형극 공연’과 ‘가족 장기자랑’, ‘레크리에이션’, ‘크리스마스 카드 만들기’ 등으로 짰다. 2명 이상의 가족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30일까지 공모작을 내거나 페스티벌 참가 신청을 해야 한다. 입상자에게는 푸짐한 상품이 주어진다. 자세한 내용은 건강가정지원센터 홈페이지(gsfc.familynet.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노현송 구청장은 “가족의 소중함과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많은 참여를 당부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공직사회 소통 명암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의 ‘경청’ 행정으로 공직사회 소통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일부 부처에서는 소통과 관련된 엇갈린 모습이 드러나고 있다. 강원 지역 국유림을 관리하는 동부지방청은 지난달 25~26일 이틀간 대전 산림청 본청에서 직원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변화관리 워크숍’을 개최했다. 지역에 있는 호텔이나 콘도에서 하던 ‘틀’에 박힌 방식을 탈피, 본청과의 소통을 시도한 것이다. 참석자들은 자신이 희망한 부서에서 과장으로부터 업무 소개와 현황 등을 브리핑받고, 현장에서 느끼는 궁금증과 애로를 해소하는 시간을 가졌다. 본청 직원들도 현장의 아쉬운 부분들을 전하는 등 소통의 시간을 함께했다. 이돈구 산림청장의 특강을 듣고 이름만 알던 간부, 직원들과 식사를 함께 하면서 동료 의식도 확인했다. 본청에서는 ‘이슈토론’이 17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상상력이 세상을 바꾼다”는 슬로건 아래 지난해 7월 6일 첫 회의를 시작한 후 매주 화요일 점심시간을 이용, 현재 65회를 돌파했다. 본청의 과장 이하 직원 누구나 참여하는 자율 모임으로 누적 참석자가 1370여명에 달한다. 반면 ‘게임 셧다운제’ 시행을 앞둔 여성가족부 페이스북에는 관리자의 다소 황당한 대응으로 누리꾼들의 비난이 폭주하고 있다. ‘가족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페이스북을 운영 중인 여가부는 셧다운제를 비판하는 누리꾼의 글에 대해 “청소년의 인권보다 청소년 성장에 필요한 장기적인 면을 보고 시행하는 것”이라고 답글을 올려 청소년 인권 논란을 일으켰다. 여가부의 이 같은 대응이 온라인상에 퍼지면서 9일 현재 여가부 페이스북에는 “여가부 폐지”를 촉구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서울 박성국기자 skpark@seoul.co.kr
  • [오늘의 눈] 어느 불법 체류자의 죽음/김진아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어느 불법 체류자의 죽음/김진아 사회부 기자

    아프지만 아프다고 말할 수도, 치료조차 받을 수도 없었다. 지갑에는 현금 100만원이 있었다. 고국 필리핀에 있는 아내와 아들에게 보낼 돈이다. 필리핀 출신 불법 체류자 나랏 윌리엄 바리안(47)은 지난 3일 밤 서울 도봉구 쌍문동의 한 다세대주택 지하 2평짜리 쪽방에서 홀로 숨진 채 발견됐다. 당뇨, 고혈압 등 지병을 앓다가 숨을 거뒀다는 게 경찰 측의 설명이다. 바리안은 2004년 직업교육 비자로 입국했다 비자가 만료된 2005년부터 지금껏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양말 공장 등에서 일했다. 무려 6년간이다. 땀 흘려 번 돈의 대부분은 가족에게 송금됐다. 바리안의 머리맡에는 가족사진과 함께 가족에게 돈을 보낸 영수증이 놓여 있었다. 누군가의 남편이자 아버지였던 그가 불법 체류자로서 가슴 졸였을 한국 생활에 가슴이 저민다. 안타깝다. 바리안은 몸이 좋지 않았지만 병원을 찾지 못했다. 건강보험이 없어 치료비도 많이 드는 데다 불법 체류자라는 사실이 발각돼 추방될지 몰라서였다. 때문에 속으로 앓다가 그리운 아내와 아들을 보지도 못한 채 생을 마감했다. 법적으로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라고 하더라도 얼마든지 병원에서 치료받을 수 있다. 못된 업주로부터 떼인 월급도 받아 낼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의 사정은 다르다. 생각도 다르다. 한 외국인 노동자는 “정부에서는 강제 출국을 당하더라도 당하기 전에 아픈 사람은 치료해 주고 떼인 월급도 받아 준다고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그냥 쫓아내 버린다. 그러니 아파도 참을 수밖에 없다.”며 감정을 억눌렀다. 인터넷에는 바리안의 죽음을 두고 ‘불법 체류를 하다 그리 됐으니 어쩔 수 없다. 이번 기회에 불법 체류자는 다 나가라.’는 등의 의견이 오르고 있다. 불법 체류자를 사회의 한 불안 요소로 여기는 이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해하지 못할 바도 아니다. 그러나 불법 체류자이기 이전에 바리안도 한 인간이다. 적어도 한 인간으로서 그가 왜 비참하게 죽을 수밖에 없었는지 생각해 보는 것이 우선이 아닐까 싶다. jin@seoul.co.kr
  • 중고매장 청동상 방화미수범은?

    내용은 추리소설이다. 그런데 무겁지 않다. 어두컴컴한 곳에서 ‘배스커빌가의 개’를 수사하는 셜록 홈스라기보다 가볍고 경쾌한 미드 ‘명탐정 뭉크’ 쪽에 가깝다. ‘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매장’(북폴리오 펴냄)은 요즘 일본 문단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로 꼽히는 미치오 슈스케(36)의 경쾌한 필력이 느껴지는 코믹 추리소설이다. 소설 ‘달과 게’로 올해 나오키상을 받은 미치오는 ‘광매화’(야마모토 슈고로상), ‘용신의 비’(오야부 하루히코상), ‘까마귀의 엄지’(일본추리작가협회상) 등 작품을 발표할 때마다 상을 받으며 급성장하고 있다. 그는 작품에 새로운 색깔을 입히는 작가로 잘 알려졌다. 묵직한 주제를 다룬 추리소설 ‘까마귀의 엄지’나 죽음의 이미지를 탐구한 ‘달과 게’ 등 다양한 스펙트럼을 연상하면 알기 쉽다. ‘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매장’에서는 코믹 추리소설의 필력을 한껏 과시하고 있다. 책의 주 무대는 쓸모없는 잡동사니를 잔뜩 쌓아 놓은 중고매장이다. 가사사기는 이 가게의 사장, 주인공인 ‘나’ 히구라시는 동업자다. 히구라시는 머리 회전은 빠르지만 장사 수완은 전혀 없는 인물. 오호지사(寺)의 ‘깡패 같은’ 주지가 떠안기는 쓸데없는 물건을 번번이 비싸게 사들인 뒤 후회한다. 책의 ‘타이틀 롤’을 맡은 가사사기라고 뾰족한 능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머피의 법칙 같은 책을 옆구리에 끼고 다니며 자신이 마치 셜록 홈스쯤이나 되는 줄 아는 괴짜다. 영업 능력은 없는 주제에 온갖 사건에 오지랖 넓게 참견하길 좋아한다. “한 수만 더 두면 체크메이트(체스에서 외통수가 되는 상황)”라며 늘 자신의 추리를 확신하지만 매번 헛다리만 짚는다. 여기에 가사사기의 추리를 맹신하는 조숙한 여중생 미나미가 감초처럼 끼어든다. 이들은 차례로 미심쩍은 사건들과 맞닥뜨린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4장으로 이뤄진 책은 장마다 하나씩 사건이 등장한다. 봄 장에선 청동상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다. 어느 날 밤 누군가에 의해 중고매장의 청동상을 불태우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히구라시는 오지랖 넓은 가사사기 때문에 사건에 휘말린다. 가사사기는 명탐정인 양 동네 청동상 제작사의 주변 인물을 훑으며 ‘탐문 수사’를 벌인다. 이 제작사를 운영하는 집안의 가족사까지 조사한 뒤 사건의 경위를 그럴듯하게 재구성한다. 그러나 가사사기의 의도와는 반대로 곳곳에서 추리의 허점들이 드러난다. 사건은 매번 이런 과정을 살펴보던 ‘나’에 의해 명확하게 재정리되면서 반전이 펼쳐진다. 여름 이후 3장에도 비슷한 형식이 이어진다. 하지만 내용은 조금씩 변형된다. 1만 4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서울시장 보선 D-14] “재벌에 삥 뜯는 시민운동가” vs “선거기간 중 투기하는 후보”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둘러싼 여야의 네거티브 비방전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한나라당은 11일 열린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범야권 무소속 박원순 후보를 겨냥해 대대적인 공세를 폈고, 박 후보 측과 민주당 등 야권은 장외에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의 재산을 문제 삼으며 공방을 가열시켰다. 기성 정치에 대한 불신과 시민사회 세력의 적극적인 정치 참여가 정치권 전반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반면, 이로 인해 정치판이 더욱더 극한의 대결로 치닫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악취 나는 의혹투성이 후보” “재벌에게 삥을 뜯는다.”는 과격한 언사를 써가며 박 후보를 맹비난했다. 차명진 의원은 “박원순씨는 민중봉기론을 주장하며 대한민국 체제 전복을 행동강령으로 삼는 자들을 옹호하고 함께 행동한다. 박원순 당신은 종북 좌파에 이용당하고 있다. 지난해 아름다운 재단 등의 모금액 중 30%가 좌파단체 지원용 등으로 쓰였다.”고 주장했다. ●“아름다운재단 모금액 30% 좌파 지원” 차 의원은 또 “박씨는 한 손으로 채찍을 들어 재벌들의 썩은 상처를 내리치면서 다른 한 손으로는 삥을 뜯는 식으로 사업을 운영해 왔다. 시민운동이 아니라 저잣거리 양아치의 사업방식”이라고 공세를 퍼부었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흑색선전 선거운동을 한다.”고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같은 당 김성태 의원은 “박 후보는 노조결성 움직임이 보이자 ‘만약 노조가 생기면 아름다운 가게가 종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노조를 탄압하는 사람이 어떻게 서울시장 공직에 적합한가.”라고 따졌다. 안형환 의원은 “박 후보의 공식 홈페이지에는 대학교를 1979년부터 1985년까지 다녔는데 1978년 12월부터 1979년 8월까지는 춘천지법 정선 등기소장이었고, 1980년 사시에 합격한 뒤 학생임에도 1981~82년 사법연수원을 다녔다고 한다.”면서 “상식적으로 학생 시절에 어떻게 등기소장을 하고 연수원을 다닐 수 있느냐. 악취 나는 경력·학력을 가진 의혹투성이 후보가 표를 달라고 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 결성 움직임에 종말 올 것” 이에 대해 민주당 유선호 의원은 “박 후보에 대해 검증이라는 이름으로 매카시즘적, 적대적 공격이 자행되고 있다. 한나라당이 이런 검증을 한다는 건 바이러스가 백신을 치료한다는 꼴”이라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이명박 대통령과 김황식 국무총리, 원세훈 국정원장 등 병역미필자가 주축이 된 정권이 무슨 병역문제를 검증한다는 것이냐.”라고 반박했다. 장외공방도 치열하게 펼쳐졌다. 한나라당 신지호 의원은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박 후보의 할아버지 대신 작은할아버지가 사할린으로 강제징용을 갔다는 주장은 거짓이라며 “박 후보가 호적 조작도 모자라 가족사까지 조작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부산 고등법원 제5민사부 판결문을 들어 “일본이 전쟁으로 인력·물자가 부족해지자 1939년 7월 8일 국가총동원법에 따른 국민징용령(칙령 제451호)을 제정했지만 한반도에선 칙령 제600호에 의해 1943년 10월 1일부터 적용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일본은 한국인의 반발을 우려, 국민징용령 대신 특수기능공들의 일본 이주 정책을 추진했는데 그것도 일본 회사 중심의 노무동원 계획에 따른 것이었다.”면서 “작은할아버지가 사할린으로 갔다면 모집에 응해서 간 것이지 형을 대신해 징용 간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신당동 상가 투자 13억 챙겨” 이에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신 의원이 주도하는 뉴라이트 인사들이 주축인 ‘교과서포럼’에서 출판한 대안교과서에도 강제징용이 1930년대 후반부터 시작됐다고 나와 있다.”고 반박했다. 신 의원이 지난해 2월 공동발의한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에 관한 법안’에도 국외강제동원 희생자를 ‘1938년 4월 1일부터 1945년 8월 15일 사이 일제에 의해 국외 강제동원된 사람들’로 규정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무상급식도 한나라와 엇박자” 박 후보 측은 한나라당 나 후보의 재산에 대해서도 공세를 폈다. 나 후보는 2004년 4월 12일 중구 신당동 상가를 매입했다가 지난해 매각하는 과정에서 13억원가량의 시세차익을 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후보 측 우상호 대변인은 “나 후보의 건물 매입시점은 한나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로 등록된 상태에서 선거전이 진행되던 중이었다.”면서 “공직선거에 나온 후보가 건물이나 보고 다녔다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투기 혹은 부동산 투자로 거액의 재산을 증식한 분이 서울시장이 돼 부동산가격 안정대책을 발표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나 후보가 시세차익을 사회에 환원할 의사가 있는지 묻고자 한다.”고 꼬집었다. 이재연·강주리·황비웅기자 osc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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