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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업·독재 권력·사회 부조리… 어디에나 있는 벽을 밀어내다

    실업·독재 권력·사회 부조리… 어디에나 있는 벽을 밀어내다

    거친 손들이 육중한 금속판을 밀고 있다. 거대한 벽처럼 앞을 가로막은 금속판을 미는 이들의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고개를 숙인 채 그저 묵묵히 밀어낼 뿐이다. 어두운 조명 아래 묵직하게 울려 퍼지는 금속 마찰음만이 고된 노동의 강도를 짐작하게 한다. 대만의 영상 작가 천제런의 작품 ‘미는 사람들’(2007~2008)이다. 실제로 금속 컨테이너 형태의 공장, 불법 건축물, 건설 현장 숙소 등에서 실업노동자, 노숙자들과 함께 촬영한 영상이다. 대만의 혹독한 계엄 시기(1949~1987)에 반체제 성향의 전시와 퍼포먼스로 권력에 저항했던 천제런은 계엄 해제 후 8년간 예술 활동을 접었다가 1996년 작업을 재개하면서 실업자, 외국인 노동자, 결혼 이민자 등 소외된 이들과 협업해 왔다. 현대사회의 자본과 기술이 파생시킨 폭력과 통제, 감시와 고립의 어두운 그늘을 예리하게 포착한 영상 작업들은 그를 아시아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의 반열에 오르게 했다. 2000년 광주비엔날레 특별상 수상으로 한국과 남다른 인연이 있는 천제런의 국내 첫 개인전 ‘상신유신’이 서울 종로구 아트선재센터에 마련됐다. 1990년대부터 2017년까지 시기별 대표 영상 작품 6점과 사진 연작 1점을 만날 수 있다. 제목의 ‘상신’(傷身)은 트라우마를 겪은 신체를, ‘유신’(流身)은 변화하는 신체를 뜻한다. 지난 11일 개막식에 맞춰 내한한 작가는 “트라우마적 경험이 본래 가졌던 생각을 변화하게 만드는 계기를 준다고 생각한다”면서 “현실적 문제들을 직시해야만 진정한 희망을 찾을 수 있다”고 의미를 짚었다. 가족사에서 비롯된 작업들이 눈길을 끈다. 사진 연작 ‘별자리표’(2017)와 영상 ‘필드 오브 논-필드´(2017)는 장기 실업으로 우울증에 걸리고 극단적인 시도까지 했던 친형의 이야기를 출발점으로 삼았다. 퇴원 후 이상한 자료들을 수집하는 행동을 보였던 형에 대해 작가는 “치유의 과정이며, 본인만의 우주관과 세계관을 다시 수립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1996년 대만의 기업들이 해외로 이주하면서 강제로 공장 폐쇄를 당한 의류 공장의 여공들을 응시한 ‘공장’(2003)도 실제 작가의 누나가 여공의 삶을 살았기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던 현실이다. 작가는 폐쇄된 공장을 지키는 여공들과 10개월간 함께 생활한 뒤 당시 상황을 재연하는 영상 작업을 제의했고, 여공들은 영상 안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조건으로 응했다고 한다. 수년간 세상을 향해 숱하게 외쳤지만 철저히 외면당했던 것에 대한 반어적 대응이었다. 서구 열강의 침탈과 독재 권력의 강압, 신자유주의 체제에서의 대량 실업 등을 돌아보게 하는 ‘능지: 기록 사진의 전율´(2002), 감시 카메라와 컴퓨터 기술이 모든 것을 통제하는 상황을 앞서 내다본 ‘12연기에 대한 노트’(1999~2000) 등은 우리가 애써 외면해 온 현실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다. 전시는 오는 5월 2일까지.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박영선 “도쿄 아파트, 2월에 처분…남편 직장 때문에 구입”

    박영선 “도쿄 아파트, 2월에 처분…남편 직장 때문에 구입”

    홍준표 의혹 제기엔 “심모씨가 누구냐” 반박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21일 남편 소유의 일본 도쿄 아파트를 지난 2월 처분했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남편은 이명박 대통령 취임 후 2008년 회사에서 쫓겨나 일본으로 가게 됐고 거기서 직장을 구해 일본에서 살았고 그래서 아파트를 구입한 것”이라며 “재산 신고에 들어있는 것은 작년 12월 말 기준으로 재산 신고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07년 12월 당시 한나라당 BBK대책팀장이었던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그때 불거진 사건이 김경준 기획 입국설이었고 김경준의 변호사인 심모씨와 박영선 의원의 남편 되는 분이 LA 로펌에 같이 동료로 근무 했었기 때문에 김경준 기획입국에 모종의 묵계가 있을 것으로 봤다”며 “증거가 부족해 고발하지는 못하고 진상을 규명해달라는 취지로 검찰에 수사의뢰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에 박 후보는 “고백에 감사한다”면서도 “남편은 미국에서 심씨 성을 가진 사람과 근무를 한 적이 없다고 한다”고 선을 그었다. 박영선캠프 허영 대변인은 홍 의원의 글을 ‘양심선언’이라고 비꼬면서 “이제 국민의힘은 도쿄 아파트에 대해 홍준표 의원에게 물어야 한다. 이명박 정부 시절 검찰 수사의 진실을 밝히고, 한가족의 생이별에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박성준 대변인도 논평에서 “도쿄 아파트 구매의 본질은 MB정권이 권력을 남용해 한가족을 한동안 해체시킨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MB정권에서 벌어진 권력남용으로 한가족이 뿔뿔이 흩어져야 했던 슬픈 가족사를 ‘선거용 비방’으로 이용하는 것을 즉시 중단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라”고 요구했다.그는 이날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K-City 탄소중립위원회’ 출범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1인당 10만원 디지털화폐 재난위로금’ 공약에 대해 야권에서 “매표행위”라는 비판에 나오는 데 대해 “(디지털화폐는) 결제혁명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기술투자는 물론 소비 진작까지 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라고 반박했다. 박 후보는 이날 탄소중립위원회 출범식에서 “대한민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겠다고 선언했지만, 서울시는 2045년까지 5년 앞당기겠다”며 “자원 순환율을 높여 2030년까지 쓰레기 제로 자원순환 도시 서울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탄소중립위원회 위원장은 조명래 전 환경부 장관이 맡았다.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 안병옥 전 환경부 차관 등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박 후보는 또 이날 강선우 의원과 이동주 의원을 대변인으로 추가 임명했다. 이에 따라 박성준·허영·김한규 대변인에 이어 5명의 대변인단이 꾸려졌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박형준 “아파트 아들에게서 샀지만 부정, 특혜없어”

    박형준 “아파트 아들에게서 샀지만 부정, 특혜없어”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는 19일 “지금 사는 엘시티 아파트는 아들로부터 매입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 사안의 본질은 불법 비리와 특혜는 없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부산 부산진구에 있는 후보 사무실 브리핑룸에서 엘시티 아파트 매입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박 후보는 “불법 비리 특혜가 없었다는 것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지 제 가족 사연을 드러내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해 지난 월요일 기자회견에서 누구한테 발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혼가정에 대해 좀 더 감수성을 가져달라”며 “이번 선거 나오면서 가장 걱정했던 것은 혹시 내 마음에 품은 자녀들이 상처를 받지 않을까 하는 점이었다. 아이들 신상 털기를 하고 비판의 대상이 되는 것을 친가에서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박 후보 부인 조모씨가 산 엘시티 아파트와 관련해 “최초 분양받은 사람은 65년생 이모씨고 부동산 소개로 아들이 분양권을 샀고, 저층이라 당시에는 프리미엄이 높지 않았다”며 “2019년 아들이 가진 부동산이 안 팔려 입주할 여력이 안 돼 계약금과 이자 손해를 봐야 할 형편이라서 입주 마지막 시한을 앞두고 엄마가 집을 인수했다”고 해명했다. 또 “당시 부동산에서 책정한 프리미엄 1억원을 주고 샀고 아들은 양도세를 전부 냈다”며 “저희는 살던 집을 팔아 갖고 있던 현금과 융자 10억원을 받아 집을 샀고 어떤 특혜나 비리나 불법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딸의 홍익대 미대 입시에서 비리가 있었다는 의혹과 관련해 박 후보는 “입시 부정 청탁 주장은 근거가 없고,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그는 딸이 홍대에 지원했느냐는 취재기자 질문에 “명확히 이야기하면 제가 가족관계를 이루고 난 이후 그 일에 전혀 기억이 없고 그 당시 이미 딸이 런던예술대에 다니고 있었다”며 “이미 민·형사소송을 해서 곧 법에서 진실이 가려질 것”이라고 답변했다. 박 후보는 일부 언론에서 보도한 엘시티 미술작품과 관련해 허위보도라며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엘시티에서 미술작품을 수주한 것은 A사이고 아들 최모씨가 대표로 있는 조형 전문회사 J사는 하청을 받은 회사”라며 “A사가 입찰에서 수주했지만, 외국 작가를 다룰 만한 여건이 안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J사가 파블로 작가 작품을 제공했지만 5억 2000만원 대금을 받지 못해 A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아내는 조현화랑을 2019년 퇴직했고 화랑 전체를 아들이 운영하고 있다”며 “아내가 화랑을 하고 제가 정치하는 동안 한 번도 화랑에 개입한 적이 없고 작품을 사라고 주선한 적도 없었다. 화랑 운영과 저하고 연결해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마타도어(흑색선전)”라고 말했다. 앞서 박 후보는 엄연히 친부가 있는 두 자녀는 지금 모두 결혼해 독립된 가정을 꾸렸고, 법적으로는 친부의 직계가족이라고 설명했다. 법적으로 자신의 직계가족인 아들과 딸은 가정을 이루고 딸, 아들, 사위, 며느리 네 사람이 서울 등 수도권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지만, 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서울에서 집을 사지 못하고 손주들과 함께 경기도에서 전세를 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후보는 민주당과 집권세력은 아픈 가족사를 들추며 검증의 범위를 넘어선 치졸하고 졸렬한 인신공격을 계속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엘시티라는 고가 아파트에 사는 것이 어렵게 사는 시민들에게 민망한 일이라며 좀 더 서민적인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송구하다고 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긴급한 재난 때 집단보다 각자도생” 10년 전 지진이 日인식도 흔들었다

    “긴급한 재난 때 집단보다 각자도생” 10년 전 지진이 日인식도 흔들었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재난이 발생했을 때 집단의 규칙과 매뉴얼에 따라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그러나 동일본대지진을 통해 유사시 자기 목숨은 자기가 지켜야 한다는 쪽으로 바뀌게 됐습니다.” 윤영수(52) 일본 도호쿠복지대 교수는 “동일본대지진은 일본에서 재난대피의 패러다임을 크게 바꿔 놓은 전기가 됐다”고 말했다. 행정학 전문가인 그는 10년 전 당시 학교가 소재한 미야기현 센다이시의 참사 현장에서 직접 상황수습과 피해자 지원을 담당했던 경험이 있다. 재난 대응과 복구는 그의 커다란 관심 분야다. -동일본대지진이 일본인들의 의식구조에 미친 영향이라면. “일본인의 삶에 대한 의식이 2011년 3월 이후 크게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쓰나미 발생 당시 이시노마키시의 오카와초등학교에서 교사의 통제에 따르지 않고 더 높은 곳으로 피신한 아이들은 살아남았고, 교사의 지시에 순응했던 아이들은 모두 희생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본 사회가 큰 충격을 받았다. 나를 우선적으로 챙겨야 한다는 개념은 재난대응을 넘어서 인생관이나 일상생활에도 파급됐다. -참사 발생 10년이 지났어도 피해지역의 상처는 여전한 듯하다. “물리적인 복구 못지않게 지금 절실한 것은 정신적인 치유다. 당시의 피해자들은 아직도 숨쉴 공간이 부족하다. 재난 이후 다른 지역으로 피난을 떠난 사람들은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어디 출신인지 밝히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후쿠시마, 미야기 등 도호쿠 지방에서 이주한 게 알려졌을 때 주변으로부터 받을 차별과 따돌림이 두렵기 때문이다. 재해 직후인 2012~2013년 후쿠시마현에서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급격히 뛰었는데, 상당수가 일부러 달리는 차에 몸을 던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동일본대지진이 한국에 일러 주는 시사점이 있다면. “재난은 언제 어디에서 닥칠지 모른다는 인식 아래 비상시 대응책을 보다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 일본이 코로나19에서는 엉망인 모습을 보였지만 지진, 화재 등 재난에 대한 대응 시스템은 매우 잘돼 있다. 필요한 부분은 한국도 도입해야 한다.” -특히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라면. “잘 짜여진 자원봉사 체계다. 동일본대지진 피해 복구 과정에서 자원봉사자들의 활약은 그야말로 눈부셨다. 중장비로 안 되고 사람의 손이 필요한 부분에는 어김없이 자원봉사자들이 있었다. 진흙탕에 파묻힌 가족사진을 깨끗하게 세척·복원하는 일, 피난생활을 하는 어린이들과 놀아 주는 것은 언뜻 중요하게 생각되지 않을 수 있지만,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아, 누군가 내 곁에서 나를 지켜주고 있구나’ 하는 심리적 안정을 줌으로써 또 다른 방법으로 사람의 목숨을 살리는 일이 된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오뚜기, 음식·가족사랑 주제 수필 공모

    오뚜기가 음식과 가족 사랑을 주제로 한 ‘제1회 푸드 에세이 공모전’을 개최한다고 18일 밝혔다. 가족 등 사랑하는 사람과 음식을 먹으며 기억에 남는 순간들을 자유롭게 표현하면 된다. 이달 22일부터 4월 12일까지 접수한다. 결과 발표는 어린이날인 5월 5일에 진행된다. 총 상금 1500만원 규모로 오뚜기상(1명) 500만원, 으뜸상(1명) 300만원, 화목상(4명) 각 100만원 상금이 주어진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백기완 선생이 병상에서 문재인 정부에 남긴 말

    백기완 선생이 병상에서 문재인 정부에 남긴 말

    “민중의 자존심을 갖고 소신대로 해보시오.” 평생 민중·민족·민주 운동의 불쌈꾼(혁명가)이자 큰 어른으로 살아온 백기완(88) 통일문제연구소장. 외세의 압제와 분단, 군부독재 등 현대사를 90년 가까운 삶에 아로새긴 그의 시선은 늘 못 배우고, 못 가진 사람들을 향했다. 병상에서 백기완 선생은 “나 같은 사람의 이야기가 귀에 들리진 않겠지만 그저 병실에서 한마디 남깁니다”라며 문재인 정부를 향해 당부의 말을 남겼다. 백기완 선생은 “문재인 정부가 한반도 문제에 관해서 다가서는 그 태도, 방법. 다 환영하고 싶습니다. 생각대로 잘되시길 바랍니다. 그러나 한마디 보태주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세월호 리본을 단 백기완 선생은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노력이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의 삶의 역사에 주체적인 줄기였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바로 이 땅의 민중들이 주도했던 한반도 평화운동의 그 맥락위에 서있다는 깨우침을 가지시길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백기완 선생은 “지난 촛불혁명은 우리 한반도의 참된 평화요, 민주요, 자주통일. 민중이 주도하는 해방통일이었습니다. 그 맥락위에 서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문재인 정부 민중적인 자부심과 민중적인 배짱을 갖고 소신대로 한번 해보시오!”라고 힘을 실어주었다.고문으로 몸이 반쪽이 될지라도 백기완 선생은 반독재 민주화 운동의 투사, 사회운동가인 동시에 새내기, 동아리, 달동네 등 수많은 한글어를 만들어낸 우리말 운동가, 소설 <버선발 이야기>, 자서전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등을 펴낸 문필가였다. 그는 1932년 황해도 은율군 장련면 동부리에서 아버지 백홍렬과 어머니 홍억재 사이에 4남 2녀 중 넷째로 태어났다. 그의 조부인 백태주는 천석꾼의 부자로 장련면의 유지로 있으면서 3.1 운동 당시 수천장의 태극기를 제작하여 사람들에게 나눠주기도 하는 등 민족운동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 아버지 백홍렬은 동아일보와 조선일보에서 기자로 재직했고, 청년운동에도 나섰다. 두 부자는 각각 1923년 평안도와 황해도 지방에 수해와 지진피해가 있었을 때와 1934년 삼남지방 수재 당시에 의연금을 기부하고 구휼에 힘쓰는 등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했지만 조부 백태주가 독립군에 군자금을 대어주다가 발각돼 고문 끝에 옥사당한 이후 가계가 급격히 몰락했다.1950년 6·25 전쟁이 일어나고 남북이 분단되며 가족도 나뉘어 살게 됐다. 백 선생은 이때 부산제5육군병원에서 군 복무를 했다. 전쟁 통에 징용된 작은 형이 죽기도 했다. 이같은 가족사는 이후 백 선생이 통일운동에 매진하는 계기가 됐다. 1964년 함석헌·계훈제 등과 함께 한일협정 반대운동을 벌이며 민주화 운동의 전면에 나섰다. 투옥과 고문은 일상이 됐다. 장준하 등과 ‘유신헌법 개헌청원 100만인 서명 운동’을 벌였다가 긴급조치 위반으로 투옥됐다. 1979년엔 ‘YMCA 위장결혼 사건’을 주도했다가 용산구 보안사령부로 끌려가 몽둥이로 두드려 맞고 무릎을 앞으로 꺾이고 손톱을 뽑히는 등 혹독한 고문을 당했고 건장하던 몸은 반쪽이 됐다. 두 번째 옥고도 치렀다. 당시 옥중에서 썼던 시 ‘묏비나리’는 민중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의 원작이 됐다.마지막 원고엔 “김진숙 힘내라” 그는 인생의 막바지까지 사회적 약자를 위한 삶을 살았다. 2014년 세월호 진상규명 집회, 2016년 박근혜 탄핵 촛불집회 등의 현장에서 맨 앞자리를 지켰다. 가장 최근 행보는 지난해 12월 ‘연내 중대재해법 제정과 김진숙 복직을 촉구하는 사회원로 기자회견’에 이름을 올린 것이었다. 당일 백 소장은 몸이 불편한 탓에 하루 온종일을 들여 쓴 육필 원고를 보내왔다. 그의 원고에는 “김진숙 힘내라”는 여섯 글자가 담겨있었다. 백원담 교수는 “아버지가 마지막 남긴 글귀는 ‘노나메기’였다. 너도나도 일하되 모두가 올바로 잘사는 세상이라는 뜻”이라고 밝혔다. ‘노나메기 세상 백기완 선생 사회장 장례위원회’는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빈소를 차리고 장례는 오일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전국 16개 지역에 분향소 및 온라인 추모관(baekgiwan.net)도 운영한다. 발인일인 19일 오후 종로구 대학로에서 노제가 진행된다. 여야는 모두 고인을 애도했다. 더불어민주당 신영대 대변인은 “영원한 민중의 벗, 백기완 선생님의 정신은 우리 곁에 남아 영원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김은혜 대변인은 “우리가 누리는 평등한 세상은 고인의 덕분”이라 했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은 “사회적 약자들을 역사상 처음으로 정치의 주인으로 호명했다”고 추도했다. 장례위원회는 “선생님의 뜻에 따라 조화를 받지 않는다. 선생님은 (생전) 조화를 보낼 값으로 어려운 사람을 도우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으로부터도 (문재인 대통령 명의의) 조화를 보내겠다는 연락을 받았는데 거절했다”고 덧붙였다. “내 이야기를 듣고 발을 구르던 젊은이들은 지금 다 뭘 하는지. 그러나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가슴에 심어 주는 것 자체가 성공의 역사라고 믿는 것, 그게 진보사상이고 이야기예요.”(2013년 4월 22일자 서울신문 인터뷰)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포토] 설 맞아 가족사진 찍는 북한 주민들

    [포토] 설 맞아 가족사진 찍는 북한 주민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3일 설 명절을 맞은 각지 모습을 전하며 “온 나라 인민이 새로운 희망과 포부, 크나큰 신심을 안고 설 명절을 뜻깊게 맞이했다”고 전했다. 사진은 신의주시 편의봉사관리소의 모습. 뉴스1
  • 텅 빈 껍데기… 욕망의 허깨비

    텅 빈 껍데기… 욕망의 허깨비

    몸 빠져나가 옷만 춤추는 듯한 이미지“옷, 계급 상징… 우리 존재 가치 묻는 것”68세에 스마트폰만으로 디지털 펜화“나이 훨씬 많은 호크니도 태블릿 써요”회화, 사진 등 평면 작업에서 부조, 채색 조각 같은 입체 작품까지 안창홍 작가는 왕성한 호기심과 식지 않는 창작열로 쉼 없이 영역을 넓혀 왔다. 어떤 형태의 작품이든 강렬한 이미지와 사회성 짙은 메시지는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그가 이번엔 디지털 펜화를 선보인다. 지난 2년간 완성한 수백 점의 디지털 펜화 중 50점을 골라 오는 15일부터 3월 13일까지 서울 강남구 호리아트스페이스와 아이프라운지에서 개인전 ‘유령 패션’을 연다. 지난 8일 만난 안 작가는 옅은 보라색으로 머리칼을 물들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의 나이 올해 68세. “원래 백발인데 전시에 맞춰 염색했다”며 웃었다. ‘유령 패션’이란 제목처럼 전시 작품은 감각적인 패션 사진에서 모델이 사라지고 화려한 옷과 신발만 남은 이미지들이다. 작업 도구는 스마트폰 딱 하나. 인터넷에서 작품의 밑바탕이 될 패션 사진 자료를 수집한 뒤 스마트폰의 그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형상을 지우고 덧붙이는 과정을 반복해 디지털 펜화를 완성한다.그는 “컴퓨터 수준의 스마트폰으로 통화나 문자, 영상만 보기엔 아까워서 이리저리 조물락거리다 우연히 그림 앱을 찾아내서 시작하게 됐다”며 “나보다 훨씬 나이 많은 데이비드 호크니가 태블릿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도 자극이 되긴 했다”고 말했다. 재작년 경기도립미술관과 아라리오갤러리에서 연달아 개인전을 준비하면서 지친 몸과 마음을 가다듬는 데도 도움이 됐다. “양평 작업실 앞 뚝방길을 산책할 때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쓱쓱 그릴 수 있고, 자다가 일어나서도 스케치할 수 있어 디지털 펜화 작업이 만족스럽다”고 했다. 패션을 주제로 삼은 이유에 대해 그는 “패션은 자기를 표현하는 방법이면서 자본주의와 계급의 상징이다. 풍요의 시대 화려한 거리의 의상들에서 허깨비 같은 환상을 본다”며 “몸이 빠져나가 옷만 춤을 추는 듯한 이미지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의미, 존재의 가치에 대한 화두를 던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령 패션’ 작업이 처음은 아니다. 1979년 유화와 콜라주로 작업한 ‘인간 이후’에 똑같은 이미지가 등장한다. 작가는 “그때는 소극적으로 그렸고, 40년이 흐른 지금은 전면에 부각했다는 점이 다를 뿐 도시 문명에 대한 비판 의식은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고 덧붙였다.유명 브랜드의 패션 사진을 허락 없이 사용하는 것에 대한 법적 문제는 없을까. 그는 “변호사와 저작권 상담을 했는데 사진을 차용해 완전히 다른 조형어법을 구현한 만큼 현재로선 문제가 안 될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하지만 저작권 문제가 워낙 복잡해 앞으로 상황을 신중하게 지켜보겠다”고 했다. 전시 작품은 스마트폰으로 완성한 이미지를 디지털로 프린트한 에디션과 영상 원본을 담은 디지털 액자, 두 가지 형태다. 디지털 액자는 수십점의 완성작을 5초 간격으로 감상할 수 있다. 1976년 첫 개인전으로 화단에 데뷔한 안 작가는 1980년대 ‘현실과 발언’ 동인에 참여하는 등 1세대 민중미술가로 활동했다. ‘가족사진’ 연작, ‘베드 카우치’ 연작 등으로 주목받았고, 이중섭미술상(2013), 이인성 미술상(2009) 등을 수상했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현진이 형 공 쳐보고 싶어…SD 주전 2루수 도전할 것”

    “현진이 형 공 쳐보고 싶어…SD 주전 2루수 도전할 것”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형의 공을 꼭 쳐보고 싶다. 내가 한국 프로야구에 입단했을 때 현진이 형은 메이저리그로 갔다.” 미국 프로야구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가는 김하성(26)이 8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쳐보고 싶은 투수’로 류현진을 꼽았다. 김하성은 “형은 메이저리그(MLB)에서도 상위권 투수다. 못 치더라도 꼭 한번은 공을 보고싶다”고 말했다. 그는 류현진과 최근 만나 식사하면서 MLB 생활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김하성은 ‘꿈의 무대’ 진출 첫해 타격 성적과 관련해 “초반에 적응만 잘한다면 좋을 것”이라며 “풀타임으로 뛰면 두자릿수 홈런을 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자신이 주전으로 출전하는 것이 경쟁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김하성은 2020년 MLB에서 신인왕 후보로 거론된 제이크 크로넨워스와 주전 2루수 자리를 놓고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은 김하성이 외야수로 출전할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한다. 김하성은 “고교 때는 2루수로 뛰었고 프로에서는 유격수와 3루수를 겸했다. 유격수에서 2루수로 포지션 변경을 한 선수가 성공하는 걸 자주 봤다. 자신 있다”며 “외야수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팀이 원하면 외야수로도 뛰어야겠지만 2루수로 자리 잡고 싶다”는 뜻을 강하게 밝혔다. 김하성은 자신이 아마추어 시절에는 프로에 가기 급급했던 선수라고 되돌아봤다. 그렇지만 그는 성장해 지난해 12월 계약기간 4+1년에 최대 3900만달러(424억원)를 받는 조건에 계약을 마쳤다. “좋은 구단과 좋은 감독들을 만났고 그리고 선배들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당시 염경엽 감독님이 ‘메이저리그를 바라보며 야구를 하라’고 말씀했다. 2019년부터 빅리그에 진출해야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김하성은 최근 촬영한 가족사진과 함께 11일 미국으로 출국한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서현옥 경기도의원, ‘평택시 굿네이버’ 주요사업 관련 정담회 개최

    서현옥 경기도의원, ‘평택시 굿네이버’ 주요사업 관련 정담회 개최

    경기도의회 서현옥(더불어민주당·평택5) 도의원은 지난달 29일 경기도의회 평택상담소에서 평택시 한미국제교류과(과장 박천수)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평택시 굿네이버’ 도비 지원 사항과 관련한 정담회를 가졌다. 이날 시 관계자는 ‘평택시 굿네이버’ 사업에 대한 설명을 통해 “주한미군과 평택시민이 함께 상생·협력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중요한 사업으로 도비 지원이 반드시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주요사업으로는 젊은 문화거리 조성-다양한 장르의 길거리 공연, 문화예술 접목 ▲한·미 가족사랑 캠프-평택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에서 한·미 가족단위 문화체험 교류 실현 ▲굿네이버 교류단-한·미 참가자가 봉사활동을 통해 교류 ▲한·미 친선 문화한마당-공연 및 체험부스 운영 ▲댄싱카니발-한미 댄스 경연대회 ▲핼러윈 축제-코스튬 콘테스트 테마 거리 조성 ▲한·미 평화 음악회-음악을 통한 한·미 화합 등 시민과 주한미군이 서로의 문화를 공유하고 이해할 수 있는 한·미 친선프로그램을 마련하기 위한 사업이다. 서 의원은 ‘굿 네이버’ 사업에 대한 시 의견을 들은 뒤 한·미간 친선 및 우호증진을 도모키 위한 유익한 사업으로 판단된다며 적기에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 의지를 피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독립운동가 후손의 일침 “할아버지가 자랑스럽습니다”

    독립운동가 후손의 일침 “할아버지가 자랑스럽습니다”

    독립운동가 후손의 집 사진을 올리며 “대충 살았던 사람들”이라고 비하해 논란이 된 웹툰 작가 윤서인. 독립운동가 후손은 “허름한 시골집을 가지고 그 사람의 삶을 평가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며, 자랑스러운 할아버지를 둔 후손으로 풍족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일침했다. 윤서인은 사건 초기 “논란이 된 글은 너무 짧게 쓴 게 실수”라고 사과하는 듯 했지만 광복회의 위자료 소송 예고에 “정말 이게 법원에서 인용이 될 거라고 생각하심? 이게 인용된다면 법원 문 닫아야지. 소송비 수십억은 그 가난하다는 독립운동가 후손들한테 걷으시는지 궁금?”이라며 본래의 태도를 유지했다. 더 나아가 광복회 소송을 대리하는 정철승 변호사가 자신을 ‘하찮은 자’라 표현했다며 모욕·명예훼손·협박을 주장하며 고소장을 제출했다. 윤서인이 올린 사진에서 친일파 후손의 집은 으리으리했다. 그에 비해 독립운동가 후손의 집은 허름한 모습으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친일잔재가 청산되지 않은 씁쓸한 대한민국의 현실이었다. 허름한 시골집은 조병진 애국지사의 딸이 살았던 곳이었다. 조병진 선생은 경북 영천에서 ‘대한독립만세’라고 쓴 깃발과 태극기를 제작하고 1919년 3·1 운동 당시 1000여명의 사람들과 만세를 부르면서 시위를 주도했다. 일본 경찰에게 보안법 위반으로 체포돼 태형 90대와 고문을 받고 불구의 몸이 됐고 1961년 서거했다. 정부는 선생의 공헌을 기려 1992년에 대통령 표창을 추서했다.조병진 선생은 슬하에 3남 1녀를 두었고, 현재는 모두 세상을 떠났다. 독립운동가 조병진 선생의 증손자는 20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윤서인이 비하한 독립운동가 조병진 님의 손자입니다’라는 글을 올려 최근의 논란에 대해 언급했다. 조병진 선생의 손자는 “할아버지가 생활하신 시골 생가는 지금 저의 어머니가 혼자 지키고 있다”라며 “대한민국의 서민들이라면 모두가 겪었을 일제강점기 암울하고 힘든 시기를 저희 집안도 함께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손자는 “할아버지의 장남 즉 저의 할아버지는 일제 징용에 징집되어 중국 산둥성 부근에서 징집된 지 한 달도 안 되어 전사하시는 슬픈 가족사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제에 부역하지 않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조그마한 힘이라도 함께 한 할아버지의 인생을 대충 살았다고 폄하한 윤서인 씨에게 묻고 싶다. 과연 잘살고 있는 친일파 후손들은 그 조상들이 자랑스러울까”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생활을 할지 모르지만 그들의 가슴 한구석에는 부끄러움이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꼭 그러기를 바란다”고 일갈했다.손자는 독립운동가의 후손인 자신의 아버지에 대해 “3·1절이나 광복절 기념식에 독립유공자 후손으로 초대되어 다녀오시며 자랑스러워하셨던 모습이 떠오른다”며 “약주 한잔하시면 독립운동을 하셨던 할아버지를 자랑하시던 아버지를 저는 그때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이해하려 한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손자는 “잘못된 시선을 가진 사람들에게 말하려 한다. 독립운동을 한 할아버지나 그 후손들은 결코 이 시대를 대충 살지 않았으며, 누구보다도 열심히 이 시대의 구성원으로 살아가고 있다. 비록 경제적으로 친일파 후손들보다 어려울지라도 정서적으로, 자랑스러운 할아버지를 둔 후손으로 풍족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랑탕 계곡에서 생긴 일/서홍관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랑탕 계곡에서 생긴 일/서홍관

    랑탕 계곡에서 생긴 일/서홍관 히말라야의 아침을 맞아동네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는데돌로 담을 쌓던 아주머니가 나를 부른다 어디서 왔소?한국이오아, 그렇다면 우리 아들이 한국에서 돈 벌고 있는데갸가 보낸 돈으로 집을 이렇게 짓고 있다고사진을 보여줄 수 있겠소?아 그러다마다요 집을 짓는 여인네와 집터를 잘 찍고아예 가족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했더니여동생은 물까지 묻혀서 머리를 다시 빗었다 인천공항에 내리자마자 제일 먼저라줄 라마에게 전화를 걸었는데“이 전화번호는 결번이오니다시 확인하고 걸어주시기 바랍니다” 2000년 1월 1일 생각납니다. 네팔행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히말라야 능선 환하게 보였습니다. 옆자리의 미국인 아낙이 20년 전 남편과 히말라야 트레킹을 했다고, 지금 혼자 그 길을 간다고 했습니다. 왜 히말라야에 가느냐? 내게 물었지요. 글 쓰느라 지쳤다고 말했습니다. 행복한 사람이라 하더군요. 맞습니다. 호강에 초쳤지요. 트레킹 마을에는 한국에 일하러 간 사람들 많습니다. 그들의 고통이 얼마나 심할지 짐작하고 남음 있습니다. 랄리구라스꽃 환한 농가에서 미국인 아낙 다시 만났습니다. 이곳 사람들 모습 설산에 핀 꽃과 닮았다 하더군요. 라줄 라마와 그의 가족들 부디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랍니다. 곽재구 시인
  • 양모, 홀트에 가족사진 보내고 “정인이 잘 지내” 거짓말

    양모, 홀트에 가족사진 보내고 “정인이 잘 지내” 거짓말

    양부모의 학대로 태어난 지 16개월 만에 숨진 정인이의 양부모가 입양기관인 홀트아동복지회에 “아이는 잘 지낸다”는 취지로 여섯 차례 사진과 영상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7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확보한 홀트아동복지회 상담 및 가정방문 일지에 따르면 정인이를 입양한 양부 안모씨와 양모 장모씨 부부는 홀트 측에 지난해 5월 28일부터 9월 1일까지 총 여섯 차례 정인이의 근황이 담긴 사진과 영상을 보냈다. 반복적으로 학대를 의심받자 정인이가 입양가정에 적응하고 있는 모습을 꾸미려 한 것으로 보인다. 일지에 따르면 최초로 학대 의심 신고가 접수된 지 사흘 후인 지난해 5월 28일 양부모는 홀트의 요청으로 정인이 사진을 보냈다. 7월 2일에도 정인이의 일상 사진을 보냈다. 정인이 쇄골에 금이 가고 멍이 든 것에 대해 장씨가 “엎드려 자면서 돌아다녀 부딪힌 것”이라고 둘러댄 날이다. 장씨 부부는 같은 달 6일과 13~14일에 정인이가 언니와 노는 동영상을, 8월 21일에는 휴가 사진과 영상을, 정인이가 숨지기 한 달 반 전인 9월 1일에는 제주도 여행 영상을 홀트에 보냈다. 부부의 태도는 지난해 9월 18일 돌변했다. 이날 감정이 격앙된 장씨는 홀트에 전화를 걸어 “(정인이를) 아무리 불쌍하게 생각하려 해도 불쌍한 생각이 들지 않는다. 화를 내며 음식을 씹으라 소리쳐도 말을 듣지 않는다”고 소리치며 항의한 것으로 기록에 적혀 있다. 세 차례 학대 의심 신고에도 부실 수사한 경찰에 대한 질타가 쏟아지고 있지만, 검찰도 2차 신고 때 송치된 정인이 양모에 대한 재수사를 지시하지 않고 6일 만에 불기소 처분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남부지검은 “정인이의 사망을 막지 못한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안타까운 마음”이라면서도 “당시 사건은 피해자가 차 안에 방치된 시간이 10여분에 불과하고 경찰이 CCTV 등 물증을 확보하지 못해 보완 수사가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양모 장씨는 이날 변호인을 통해 정인이에 대한 사과와 함께 범행을 반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씨는 아파트 청약을 받으려고 입양을 결정했다는 의혹을 부인하면서 “남편과 오래전부터 입양을 계획했다는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이번엔 ‘정인이법’ 죽어야 만듭니까

    이번엔 ‘정인이법’ 죽어야 만듭니까

    16개월 된 입양아동이 양부모 학대로 숨진 ‘정인이 사건’에 국민적 공분이 일자 정치권은 앞다퉈 ‘정인이법’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이 사건의 원인에 대한 신중한 분석과 제도 보완에 대한 고민 없이 “처벌 강화”만을 부르짖고 있어 ‘감정적 과잉 입법’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최고위원은 5일 아동학대범죄 처벌 특례법을 개정해 아동학대치사에 대한 처벌을 현행 5년 이상에서 10년 이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양금희 의원은 아동학대 재범의 경우 가중처벌을 적용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백혜련 의원은 “아동학대법은 크게 3개가 있고 여기에 40개 정도 관련 법안이 제출돼 있다”며 “법안소위에서 7일까지는 논의를 마무리해 이번 임시국회 때 통과시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아동학대 대응 긴급 관계장관회의에서 “가해자를 강력하게 처벌하기 위해 양형 기준 상향을 법원에 요청하고, 입양 절차 전반에 걸쳐 공적 책임을 한층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처벌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정치권이 충격적인 사건에 안타까움을 표하며 희생자의 이름을 딴 ‘네이밍 법안’을 잇따라 발의하는 것은 결코 낯선 모습은 아니다. 이미 국회는 민식이법, 태호·유찬이법, 신해철법 등을 처리했다. 문제는 이 같은 방식의 입법은 분노한 국민 감정에 호응해 처벌 수준 강화에만 집중한다는 점이다. 또 여론의 압박에 따라 단시간 내 입법이 이뤄져 제도의 맹점이나 실효성 있는 대책에 대한 충분한 논의도 이뤄지지 않는다. 실제 지난해 스쿨존 교통사고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민식이법 시행 이후 정치권에서는 처벌 수준의 적절성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법안이 ‘홍보용’으로만 쓰이고 여론이 잦아들면 뒤로 밀리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양육의무를 저버린 부모가 상속할 수 없도록 하는 이른바 ‘구하라법’(민법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고인이 된 가수 구하라씨의 가족사가 알려지며 이 법은 큰 관심을 받았지만 지난 20대 국회 임기만료와 함께 폐기됐다. 아동학대치사의 재발을 막는 ‘정인이법’도 처벌 강화에 집중하기보단 실질적인 대책 마련에 더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 교수는 “기존 법안을 제대로 집행하는 것만으로도 아동학대의 상당 부분을 근절할 수 있다”며 “형량을 높이는 식으로 법안을 개정하는 것은 인기영합주의일 뿐이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이번에도 죽어야 법 만듭니까

    이번에도 죽어야 법 만듭니까

    16개월 된 입양아동이 양부모 학대로 숨진 ‘정인이 사건’에 국민적 공분이 일자 정치권은 앞다퉈 ‘정인이법’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이 사건의 원인에 대한 신중한 분석과 제도 보완에 대한 고민 없이 “처벌 강화”만을 부르짖고 있어 ‘감정적 과잉 입법’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최고위원은 5일 아동학대범죄 처벌 특례법을 개정해 아동학대치사에 대한 처벌을 현행 5년 이상에서 10년 이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양금희 의원은 아동학대 재범의 경우 가중처벌을 적용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백혜련 의원은 “아동학대법은 크게 3개가 있고 여기에 40개 정도 관련 법안이 제출돼 있다”며 “법안소위에서 7일까지는 논의를 마무리해 이번 임시국회 때 통과시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아동학대 대응 긴급 관계장관회의에서 “가해자를 강력하게 처벌하기 위해 양형 기준 상향을 법원에 요청하고, 입양 절차 전반에 걸쳐 공적 책임을 한층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처벌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정치권이 충격적인 사건에 안타까움을 표하며 희생자의 이름을 딴 ‘네이밍 법안’을 잇따라 발의하는 것은 결코 낯선 모습은 아니다. 이미 국회는 민식이법, 태호·유찬이법, 신해철법 등을 처리했다. 문제는 이 같은 방식의 입법은 분노한 국민 감정에 호응해 처벌 수준 강화에만 집중한다는 점이다. 또 여론의 압박에 따라 단시간 내 입법이 이뤄져 제도의 맹점이나 실효성 있는 대책에 대한 충분한 논의도 이뤄지지 않는다. 실제 지난해 스쿨존 교통사고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민식이법 시행 이후 정치권에서는 처벌 수준의 적절성을 둘러싼 반성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법안이 ‘홍보용’으로만 쓰이고 여론이 잦아들면 뒤로 밀리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양육의무를 저버린 부모가 상속할 수 없도록 하는 이른바 ‘구하라법’(민법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고인이 된 가수 구하라씨의 가족사가 알려지며 이 법은 큰 관심을 받았지만 지난 20대 국회 임기만료와 함께 폐기됐다. 아동학대치사의 재발을 막는 ‘정인이법’도 처벌 강화에 집중하기보단 실질적인 대책 마련에 더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 교수는 “기존 법안을 제대로 집행하는 것만으로도 아동학대의 상당 부분을 근절할 수 있다”며 “형량을 높이는 식으로 법안을 개정하는 것은 인기영합주의일 뿐이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14년 연속 세계판매 1위… 삼성 TV, 취향 맞춤 스크린을 완성하다

    14년 연속 세계판매 1위… 삼성 TV, 취향 맞춤 스크린을 완성하다

    진정한 리더의 역할은 끊임없는 혁신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나가는 것이다. 2006년 보르도 TV를 시작으로 14년 연속 세계판매 1위의 역사를 써 내려가며 15년 연속 1위의 대기록을 앞둔 삼성 TV의 비결 역시 ‘멈추지 않는 혁신’에 있다. 삼성 TV는 다채롭게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발맞춰 진화를 거듭해왔다. 한계를 뛰어넘은 기술의 혁신은 물론 소비자의 취향까지 담은 사용성으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 최고 수준의 해상도를 구현한 QLED 8K부터 나만의 일상에 꼭 맞춘 라이프스타일 TV까지, 전 세계 소비자가 선택한 삼성 TV의 완벽한 취향 맞춤 스크린 라인업을 소개한다. ●몰입감의 신세계를 펼치다, ‘QLED 8K’QLED TV로 대표되는 삼성전자의 클래식 TV 라인은 ‘혁신의 아이콘’이라 불리는 보르도 TV를 시작으로 14년 연속 세계판매 1위 역사를 이끌어 낸 주역이다. 삼성 QLED TV는 ‘퀀텀닷’ 입자를 활용한 독자적인 기술로 컬러볼륨 100%의 선명한 색감과 화질을 선보였다. 삼성전자가 퀀텀닷 기술에 8K 해상도를 접목한 세계 최초의 ‘QLED 8K’를 탄생시키면서 프리미엄 TV 시장은 또 한 번 새로운 시대를 맞았다. 8K는 촘촘히 배열된 3300만 개 이상의 화소로 완성한 현존 최고의 화질을 말한다. 화질 경험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QLED 8K는 혁신적인 스크린과 사운드 기술을 더해 8K 초고화질이 주는 몰입감을 한층 더 극대화했다. 테두리의 베젤을 거의 없앤 인피니티 스크린으로 화면 안팎의 경계를 최소화하고, 인공지능 사운드 기술로 시청 경험의 영역을 획기적으로 넓힌 것이다. QLED 8K의 독보적인 화질과 사운드는 85형에 달하는 초대형 스크린을 만나 극장 같은 압도감을 선사한다. ●감각적인 디자인 TV의 시작, ‘The Serif’삼성전자는 혁신적인 TV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 소비자의 다양한 일상과 취향에 맞춘 제품을 선보이며 라이프스타일 TV의 시대를 선언했다. 그 시작을 알린 첫 제품은 한 점의 가구처럼 감각적인 디자인의 ‘더 세리프(The Serif)’다. 세계적인 가구 디자이너 부홀렉 형제가 디자인한 삼성 더 세리프는 알파벳 ‘I’를 닮은 아이코닉한 외관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상단부는 다양한 소품을 올려둘 수 있는 선반형으로 디자인되어 개성을 드러내는 장식장 역할도 한다. 또한, TV를 시청하지 않을 때도 공간에 어울리는 화면을 띄워둘 수 있는 ‘매직스크린+’ 기능으로 감성적인 연출이 가능하다. 나뭇잎과 패브릭 질감의 ‘부홀렉 팔레트’로 생기를 더하거나 가족사진을 화면에 띄우는 등 원하는 대로 활용할 수 있어 홈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일상에 예술을 더하는 TV, ‘The Frame’삼성전자는 액자를 닮은 모습의 ‘더 프레임(The Frame)’으로 TV를 예술 작품의 경지로 끌어올렸다. 삼성 더 프레임의 아트모드는 세계적인 명작부터 직접 찍은 사진까지 자유롭게 TV 화면에 띄워 전시할 수 있게 한다. 특히, 전용 플랫폼인 삼성 아트스토어를 지원하기 때문에 집에서도 전 세계 유명 갤러리의 명화들을 편리하게 감상할 수 있다. 더 프레임은 주변의 빛을 감지해 밝기를 최적화하기 때문에 어떤 환경에서든 쾌적하게 작품 감상이 가능하다. TV 자체도 감각적으로 연출할 수 있다. 탈부착이 가능한 베젤로 베이지, 브라운, 화이트 등 인테리어에 어울리는 색상을 자유롭게 선택해 액자처럼 걸어둘 수 있고, 스탠드를 부착하면 어느 공간에나 손쉽게 설치할 수도 있어 예술 애호가를 위한 프라이빗 갤러리가 완성된다. ●모바일 세대를 위한 TV 혁신, ‘The Sero’모바일에 최적화된 세로형 스크린으로 TV의 방향을 과감히 바꾼 ‘더 세로(The Sero)’의 등장은 또 한 번 시장을 놀라게 했다. 삼성 더 세로의 세로형 스크린은 콘텐츠에 따라 가로·세로로 자유롭게 회전할 수 있다. 간편한 미러링 기능도 지원하기 때문에 SNS 피드나 유튜브 영상 등 모바일로 보던 콘텐츠를 손쉽게 연동해 세로모드의 풀 스크린으로 감상할 수 있고, 일반 TV 프로그램과 같이 가로 형태의 영상을 보고 싶을 때는 화면을 가로모드로 전환해 최적의 화면으로 시청 가능하다. 음악으로 분위기를 연출할 때도 유용하다. 더 세로는 60W의 고출력 사운드로 공간 전체를 에워싸는 입체감 있는 음향을 지원한다. 따라서 스마트폰으로 혼자 듣던 음악을 더 세로에 연동하면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더욱 풍성한 고품질 사운드로 즐길 수 있다. ●홈 엔터테인먼트 시대의 필수품, ‘The Premiere’집에서 즐기는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관심이 폭증하면서 완벽한 홈시네마를 만들어주는 프리미엄 빔프로젝터 ‘더 프리미어(The Premiere)’가 등장했다. 삼성 더 프리미어는 최대 3.3m까지 화면을 확장할 수 있어 각종 홈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차원이 다른 몰입감으로 즐길 수 있다. 초단초점 방식으로 벽과 반 뼘(11cm) 정도의 거리만 있으면 어디서든 초대형 화면을 투사할 수 있고, 벽과의 이격 거리에 따라 화면 크기도 자유롭게 조정 가능해 공간 활용성이 뛰어나다. 여기에 4K 트리플 레이저 기술로 완성한 선명한 화질과 색감, 내장 우퍼를 갖춘 4.2채널 올인원 스피커가 선사하는 40W 출력의 풍성한 사운드가 더해져 생생한 몰입감을 제공한다. 또한, 2800 안시루멘의 밝기를 지원해 빛이 완전히 차단되지 않은 환경에서도 쾌적하게 시청할 수 있다. 글 삼성전자 제공
  • 연극 ‘못생긴 당신’, 제13회 대한민국 연극대상 베스트작품상 거머 쥐어

    연극 ‘못생긴 당신’, 제13회 대한민국 연극대상 베스트작품상 거머 쥐어

    (사)전문예술극단 예인방의 연극 ‘못생긴 당신’이 한국연극협회가 시상하는 2020년 제13회 대한민국연극대상 베스트작품상에 선정됐다. 이와 함께 ‘못생긴 당신’에서 엄마 역을 맡아 열연한 나주연극협회장 임은희 씨는 대한민국연극대상 ‘자랑스러운 연극인상’을 수상해 예인방의 겹경사를 이뤘다. ‘못생긴 당신’은 돈밖에 모르는 생선 장수 아내 ‘덕자’와 난봉꾼에 바람둥이인 남편 ‘오철’과의 전쟁같은 삶을 그려 ‘가정회복’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위 작품은 전남지역 순회공연을 넘어 서울 올림픽공원 K아트홀 무대까지 올려져 한국 연극을 선도하는 예인방의 위상을 각인시켰다. 또한, 가정의 달과 추석을 맞아 광주 MBC가 전막을 녹화 방영하면서 지역 내 문화 메세나 운동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된 작품으로 꼽히고 있다. 극 중에서 말기 암 환자의 삶을 살아가는 ‘덕자’ 역을 열연한 임 씨는 전남연극제 연기 대상과 연기상을 16회 이상 수상한 이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강렬한 내면 연기를 통해 ‘익숙하기 때문에 잊고 살아가는’ 세태에 날카로운 경종을 울렸다. 한편, 지난 1981년 설립 이래로 40주년을 맞는 (사)전문예술극단 예인방에게 이번 수상은 새로운 40년을 기약하는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예인방은 그간 350여 회의 공연을 통해 정량적 평가는 물론 정성적 평가를 통해 전국적인 인지도를 확보해왔다. 10여 년 전부터 가족 이야기를 끊임없이 천착해 온 예인방은 앞으로 향토적 서정이라는 지역의 경계는 고수하되, 지역을 넘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만들어내고자 기획 중이다. 더불어 가족사를 사회적 서사로 연결하는 알고리즘을 생산하거나 가족 해체로 인한 현대인의 근원적 고독에 주목하는 작업도 서두르고 있다. 창작극 ‘김치’를 스테디셀러로 만들고자 하는 시도가 그 중 하나다. TV 드라마 ‘용의 눈물’로 국민 감독이라는 타이틀을 얻은 고(故) 김재형 씨가 연출하면서 2010년 초연 때부터 화제를 불러온 ‘김치’는 2013년 5월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공연에서 6회 연속 만석이라는 진기록을 건져 올린 바 있다. 올해 송년 공연에서는 광주 MBC가 전막을 녹화, 내년 특집 방송으로 방영하게 된다. 이어 ‘김치’는 내년 상반기 중에 또 다른 모습으로 변신할 예정이다. 연극과 영화를 접목한 ‘영화 연극’이라는 새로운 장르로 만들어진다. ‘매일 죽어서 다시 살아나는 일회성(一回性)’을 특질로 하는 연극의 요소에 복제예술을 특질로 하는 영화적 스킬을 가미,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버전의 ‘김치’를 만나볼 수 있다. 연극인이자 제작자로서 TV 드라마 ‘주몽’, ‘옥중화’ 등에 이어 현재 케이블 tvN 드라마 ‘철인왕후’에 출연 중인 김진호 이사장은 “대한민국 연극대상을 받은 ‘못생긴 당신’이나 ‘엄마의 강’은 세태와 은밀하게 타협하거나 적당히 넘기며 세월만 보내지 않았다는 예인방의 흔적”이라며, “앞으로도 쉬지 않고 더 치열하게 연구하고 노력하는 극단의 모습을 보여드릴 각오”라고 전했다. 연출을 맡은 송수영 씨는 “이번 못생긴 당신의 수상은 지난 2015년 ‘엄마의 강’으로 작품상을 받은 데 이은 두 번째 쾌거다”라며, “못생긴 당신은 상흔이 판치고 창작극을 찾아보기 힘든 우리 연극계의 상황에서 흔들림 없이 가족 서사를 고집해 온 예인방의 대표적인 정극(正劇)이다. 사랑이라는 인간 본연의 DNA를 객석에 각인시키고자 하는 기획 의도를 선명하게 보여준 작품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코비 브라이언트 아내·장모 법정까지 간 ‘손주 돌봄비용’

    코비 브라이언트 아내·장모 법정까지 간 ‘손주 돌봄비용’

    아들·딸을 대신해 손주를 봐주는 조부모에겐 ‘월급’을 얼마나 줘야 할까. 미국 사회에서 가사와 돌봄노동을 돈으로 환산했을 때의 가치를 놓고 논쟁이 벌어졌다. 미 프로농구(NBA)의 전설 코비 브라이언트가 지난 1월 딸과 함께 사고사한 후, 아내 바네사가 자녀 양육비를 놓고 친정 엄마인 소피아 레인과 법정 싸움을 시작한 게 알려지면서다. 19일(현지시간) BBC는 이 논쟁을 “지저분하고, 복잡하고, 지극히 개인적인 가족사”라고 하면서도 “개별 사안과 별개로 레인의 주장이 전례가 없는 건 아니다”라며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를 둘러싼 역사를 상세히 다뤘다. 레인은 “오랜 시간 보모 역할을 해 왔으며, 사위가 여생을 보살펴 주기로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바네사는 “그녀는 18년간 하루에 12시간씩 아이들을 돌봤다며 그 대가로 시간당 96달러를 달라고 한다. 실제로는 갓난아기 시절 잠깐 봐준 게 전부”라고 반박했다. 레인은 500만 달러와 집, 고급 SUV 차량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정 내 육아와 집안일을 일반적인 노동의 범주로 보고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은 반세기 이상 이어져 왔다. 미국과 영국 등에선 1970년대 급진적 페미니스트가 주축이 돼 ‘국제 가사노동 임금 캠페인’을 전개했다. 당시 마르크스주의를 표방한 이들은 “일반적인 생산노동에서 여성이 배제돼 육아, 가사 같은 재생산노동에만 종사하며 남성의 우위가 생긴다”며 가사노동도 자본주의 임금 경제 안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975년 아이슬란드에서는 하루 동안 직장과 가사노동을 전면 거부하는 ‘여성총파업’을 진행했는데, 아이슬란드 여성 90%가 참여했다. 한국에서도 매년 3월 8일 국제 여성의 날이면 펼치는 여성 파업의 토대다. 50년이 흐른 현재, 여성은 여전히 남성보다 압도적으로 가사노동 시간이 많지만 이에 대한 인식은 부족하다. 영국 싱크탱크인 해외개발연구소(ODI)의 2016년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은 남성보다 하루에 45분 더 일한다. 1년으로 치면 5.7주다. 특히 올해 코로나19 상황으로 학교와 보육시설이 문을 닫고, 가족 내 고령층 감염 우려가 커지면서 이들을 돌보는 데 여성이 내몰리며 성별 격차는 더 커졌다. 국제구호단체 옥스팜은 지난 3월 발간한 ‘불평등보고서’에서 전 세계 여성 가사노동의 가치를 약 10조 9000억 달러(1경 1900조원)로 추산하기도 했다. 지난해 미 경제 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매출 500대 기업’에서 애플, 아마존 등 상위 50개 기업의 총매출을 합한 것보다 많은 수치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NBA 전설’ 코비 아내·장모가 양육비 전쟁 벌이는 이유는

    ‘NBA 전설’ 코비 아내·장모가 양육비 전쟁 벌이는 이유는

    아들·딸을 대신해 손주를 봐주는 조부모에겐 ‘월급’을 얼마나 줘야 할까. 미국 사회에서 가사와 돌봄노동을 돈으로 환산했을 때의 가치를 놓고 논쟁이 벌어졌다. 미 프로농구(NBA)의 전설 코비 브라이언트가 지난 1월 딸과 함께 사고사한 후, 아내 바네사가 자녀 양육비를 놓고 친정 엄마인 소피아 레인과 법정 싸움을 시작한 게 알려지면서다. 19일(현지시간) BBC는 이 논쟁을 “지저분하고, 복잡하고, 지극히 개인적인 가족사”라고 하면서도 “개별 사안과 별개로 레인의 주장이 전례가 없는 건 아니다”라며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를 둘러싼 역사를 상세히 다뤘다. 레인은 “오랜 시간 보모 역할을 해 왔으며, 사위가 여생을 보살펴 주기로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바네사는 “그녀는 18년간 하루에 12시간씩 아이들을 돌봤다며 그 대가로 시간당 96달러를 달라고 한다. 실제로는 갓난아기 시절 잠깐 봐준 게 전부”라고 반박했다. 레인은 500만 달러와 집, 고급 SUV 차량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정 내 육아와 집안일을 일반적인 노동의 범주로 보고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은 반세기 이상 이어져 왔다. 미국과 영국 등에선 1970년대 급진적 페미니스트가 주축이 돼 ‘국제 가사노동 임금 캠페인’을 전개했다. 당시 마르크스주의를 표방한 이들은 “일반적인 생산노동에서 여성이 배제돼 육아, 가사 같은 재생산노동에만 종사하며 남성의 우위가 생긴다”며 가사노동도 자본주의 임금 경제 안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1975년 아이슬란드에서는 하루 동안 직장과 가사노동을 전면 거부하는 ‘여성총파업’을 진행했는데, 아이슬란드 여성 90%가 참여했다. 한국에서도 매년 3월 8일 국제 여성의 날이면 펼치는 여성 파업의 토대다. 50년이 흐른 현재, 여성은 여전히 남성보다 압도적으로 가사노동 시간이 많지만 이에 대한 인식은 부족하다. 영국 싱크탱크인 해외개발연구소(ODI)의 2016년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은 남성보다 하루에 45분 더 일한다. 1년으로 치면 5.7주다. 특히 올해 코로나19 상황으로 학교와 보육시설이 문을 닫고, 가족 내 고령층 감염 우려가 커지면서 이들을 돌보는 데 여성이 내몰리며 성별 격차는 더 커졌다. 국제구호단체 옥스팜은 지난 3월 발간한 ‘불평등보고서’에서 전 세계 여성 가사노동의 가치를 약 10조 9000억 달러(1경 1900조원)로 추산하기도 했다. 지난해 미 경제 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매출 500대 기업’에서 애플, 아마존 등 상위 50개 기업의 총매출을 합한 것보다 많은 수치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트럼프 조카 “그는 범죄자…국익 위해 퇴임 후 구속돼야”

    트럼프 조카 “그는 범죄자…국익 위해 퇴임 후 구속돼야”

    “책임 안 물으면 미국 장기적으로 회복 못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난해 온 조카 메리가 국익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 후 구속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리는 4일(현지시간) AP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작은아버지인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그는 범죄자이며, 사악한 데다 반역자”라고 원색적인 비난을 표출했다. 이어 “기소돼 법정에 서야 할 인물이 단 한 사람 있다면 그것은 바로 도널드”라면서 “그러지 않으면 우린 알려진 것보다 더 나쁜 그 사람에게 무방비로 노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직 대통령이 구속되면 정치적 분열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역사적으로 강자들에게 처벌을 면제하는 일이야말로 국가에 해가 됐다”고 반박했다. 메리는 “도널드를 비롯해 그의 범죄에 동조한 사람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비극적일 것”이라면서 “이 나라가 장기적으로 회복하는 게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메리는 또 트럼프 대통령의 성격, 심리상태와 패배자를 향한 혐오를 고려하면 현재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태도를 보이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진단했다.그는 “이 사람은 승리를 너무 중요시해 거짓말, 반칙, 강도질을 동원해서라도 이기려고 한다”라면서 “그는 ‘문 밖’을 나서기 전 최대한 많은 물건을 부수려고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작고한 트럼프 대통령의 형 프레드 주니어의 딸이자 임상심리학 박사학위를 지닌 메리는 지난 7월 발간한 ‘이미 과한데 결코 만족을 모르는’을 통해 트럼프 가문의 어두운 가족사를 세간에 알렸다. 그는 이 책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소시오패스’라고 부르며 그의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부정 입학 의혹 등을 폭로했다. 지난달 대선 직후 ‘바이든-해리스’라고 적힌 모자를 쓴 채 샴페인 잔을 들고 있는 사진과 함께 “미국을 위하여. 여러분 감사하다”라는 메시지를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최근에는 트럼프 정부의 실정이 미국인들의 집단적 심리 상태에 끼친 악영향을 분석하는 후속작을 집필 중이라고 밝혔다. 출판사에 따르면 ‘심판’(The Reckoning)이라는 제목의 이 책은 내년 7월쯤 발간될 예정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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