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가정 해체
    2026-04-10
    검색기록 지우기
  • 택지개발
    2026-04-10
    검색기록 지우기
  • 다이아몬드
    2026-04-10
    검색기록 지우기
  • 광유전학
    2026-04-10
    검색기록 지우기
  • 주행거리
    2026-04-1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989
  • [기고] 도박중독자 치유 사회가 나서야/김경우 을지대 중독재활복지학과 교수

    [기고] 도박중독자 치유 사회가 나서야/김경우 을지대 중독재활복지학과 교수

    도박 중독이란 자신의 의지로 도박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완전히 상실해 자신은 물론 가정과 사회를 파괴하는 것과 동시에 재정 상태의 파탄을 인식하지 못하고 도박에 몰입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해 국내 사행산업의 총 매출액은 약 15조원으로 GDP(9920억달러) 대비 1.4% 수준이며 총 이용고객은 복권을 제외하고 연간 약 3700만명이다. 국민들의 도박 경험률은 67%로 외국에 비해 낮은 편이나 1인당 평균 베팅액은 경마 30만원, 카지노 295만원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과거엔 중독환자 대부분이 중장년층이었는데 최근 20∼30대 환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도박산업의 확산은 국민소득 증가와 주 5일 근무제 등으로 레저욕구가 증대되면서 사행산업 전반에 대한 수요의 증가, 사회병리적인 양극화 현상의 심화에 1차적인 원인이 있다. 그러나 보다 직접적인 확산 배경은 정부 각 부처가 조세수입 확충 및 기금조성을 위해 사행산업의 합법화 내지 확산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자치단체도 안정적인 세수확보와 고용확대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유로 각종 사행산업을 유치하는 데 있다. 사람들의 삶에는 수많은 도박이 연관되어 있다. 문제는 중독이지 도박 자체는 아니다. 현재 국내의 도박 중독자는 320만명에 이른다. 마작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은 종업원과 주인이 마작을 하다가 가게의 주인이 뒤바뀌는 경우도 많다는 우스갯소리는 도박의 폐해를 대변해 준다. 얼마 전 한국과 미국을 발칵 뒤집어 놓은 테너플라이의 세 가족 살인사건의 범인은 재미교포였다. 그는 빌린 돈을 도박장에서 날린 뒤 친구로부터 갚을 것을 종용받자 살인을 저질렀다. 검거 당시에도 범인은 딜러가 건네주는 카드를 쳐다보며 도박을 하다가 로스앤젤레스의 한 카지노에서 체포됐다. 그의 도박이 낳은 결과는 스스로의 운명을 파멸로 이끈 것은 물론 죄없는 사람을 세 명이나 죽게 만든 것이다. 도박에 중독되면 자기 조절 능력을 상실할 뿐 아니라 죄책감도 사라지고, 오직 도박의 환상에 빠져 살게 된다. 도박 중독은 또 다른 범죄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있다. 알코올 중독이나 마약 중독의 경우 주변 사람이 쉽게 발견할 수 있어 치료도 빨리 할 수 있다. 하지만 도박 중독은 도박 사실을 은폐하거나 거짓말을 하기 때문에 자신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경제적 손실이 불거져야만 문제가 드러난다. 그런 과정에서 가정폭력이 수반되는 경우가 다반사이고 결국 가정해체와 같은 사회적 손실로 이어진다. 정신의학에서는 도박 중독을 충동조절장애의 일종인 뇌질환으로 보며, 심할 경우 개인적인 문제를 넘어 가정과 사회에까지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병적 도박의 근절과 치료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주문한다. 사회적으로는 도박 중독자가 게임 수준에서 도박을 끝낼 수 있도록 유도하여야 한다. 근본적으로는 사회적 안전망과 감시망을 강화하고 사회문제가 되는 도박에 대한 예방과 치료 대책을 세워야 한다. 한국도박중독예방·치유센터처럼 재활과 사회복귀를 돕는 기구를 보다 많이 설립해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도박 중독자들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 이런 점에서 지난해 출범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효과적인 장치로서의 역할을 기대한다. 사행산업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중독자의 예방 및 치유활성화뿐만 아니라 건전한 여가와 레저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신뢰성 있는 기구가 되어야 할 것이다. 도박중독의 문제는 이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그러므로 본인·가족·사회가 일체화해 안전하고 책임있는 레저 문화의 하나가 될 수 있도록 공동의 노력이 요구된다. 김경우 을지대 중독재활복지학과 교수
  • [기고] 자녀에게 선택과 책임을 줘야 하는 이유/황정숙 청강문화산업대 교수 유아교육과·학생복지처장

    [기고] 자녀에게 선택과 책임을 줘야 하는 이유/황정숙 청강문화산업대 교수 유아교육과·학생복지처장

    요즈음은 낮과 밤, 주말 구분 없이 부모들이 학교에 전화를 많이 건다. 시험기간에 어떤 학생이 부정행위를 해서 우리 아이가 피해를 입었으니 대책을 강구해 달라는 요구에서부터, 아이가 기숙사에 있는데 늦게 일어날 수 있으니 확인을 해달라는 요구까지 참으로 다양한 이유가 있다. 이렇게 자녀를 위해 부모가 헬리콥터처럼 학교 주변을 맴돌며 사사건건 간섭하는 ‘헬리콥터 맘’, 이런 부모의 보호 속에 있는 자녀를 ‘캥거루족’이라고 하는 용어는 우리에게 더이상 낯설지 않다. 이는 핵가족화로 자녀의 수가 한두 명인 데다, 과거보다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생기면서 자녀 양육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양한 문화권과의 교류를 통해 전통적 가치관과 규범이 변하고 있고, 인터넷을 비롯한 매스미디어의 영향으로 자녀교육에 대한 무제한의 정보들이 난무하면서 부모가 시대와 사회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자녀 생활에 과도하게 개입하여 관리한 부모와 그 자녀의 10년,20년 후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자녀의 경우에는 성인이 된 이후에도 물리적, 정신적으로 독립된 생활을 영위하기 어렵고 여전히 부모에게 의존적인 생활을 할 확률이 상당히 높다. 부모의 경우에는 자녀를 분리해 내는 과정에서 겪는 고통과 갈등으로 심신의 건강을 잃어버리거나 가정 해체를 맞이하여 불우한 노인기를 보낼 수도 있다. 이는 부모와 자녀 당사자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사회 풍조에도 영향을 미친다. 즉 구직자들이 대학을 졸업한 이후에도 부모의 눈높이와 형편에 의존하여 웬만한 직장에는 취업을 하지 않으려 하는 현상도 이중 하나다. 비정규직 문제를 차치하고라도, 젊은이들이 직장생활의 고충을 쉽게 견디지 못해 결과적으로 이직률이 높아져 사회 전반의 생산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외에도 가정과 학교, 사회에서 개인적인 의사결정능력과 책임의식이 부족한 데서 야기되는 크고 작은 문제들은 사실상 부모와 자녀 간의 합리적 관계 형성이 잘못된 데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사실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부모와 자녀 간에 합리적 관계가 이뤄지기 위해 가장 기본적인 것은 상대방을 존중하면서도 일정 수준의 선을 넘지 않는 것이다. 즉 인간으로서 각각 독립된 존재임을 깨닫고 현재에 대한 판단과 결정, 미래에 대한 설계와 준비를 모두 각자의 몫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부모의 삶과 자녀의 삶에 있어서 최대공약수의 범위를 너무 크게 욕심내지 않는 것이 서로에게 바람직하다. 자녀의 사회화를 위해 꼭 필요한 시기에 부모가 잠시 도움을 줄 수 있을 뿐이지, 부모가 자녀의 인생을 원하는 그림으로만 채울 수도 없고 자녀가 부모의 인생을 대신 리모델링해 줄 수도 없다. 유치원 다니는 아이도 자기가 입고 싶은 옷과 입기 싫은 옷이 있듯이, 좋고 싫음에 대한 선호가 분명히 있다. 사회를 거대한 오케스트라로 표현한다면 이러한 선호는 나중에 자녀들이 바이올린의 소리를 낼지, 첼로의 소리를 낼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일종의 신호탄이다. 부모는 사회적 규범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같은 자녀의 선호를 장려해 줘야 한다. 지금 자녀들이 해야 할 일을 부모들이 정해주고, 앞장서서 자녀의 장래를 걱정하고 있지 않은지 한번 살펴보도록 하자. 자녀에게 무관심하거나 방관하는 것도 문제지만 자녀가 직접 어떤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는 것은 더 큰 문제이다. 자녀에게 선택할 기회를 준다는 것은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게 함으로써 스스로 자율적이고 능동적인 인격체가 되도록 돕는 것이다. 부모 인생의 주인이 자녀가 아니듯이, 자녀 인생의 주인은 부모가 아니라 자녀 그 자신인 것이다. 황정숙 청강문화산업대 교수 유아교육과·학생복지처장
  • [李대통령 취임 6개월] 親李 당·국회 요직 ‘싹쓸이’… 중도파 친박과 ‘교류’

    ■정치권 이명박 정부의 출범과 함께 정치권의 권력지형도 큰 변화를 겪었다. 한나라당은 물론이고 국회 역시 주류인 친이(친이명박) 세력이 크고 작은 요직을 ‘싹쓸이’하다시피 했다. 한편으로 정권 초기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친이 내부의 권력다툼도 치열했다. 지난 4월 총선 이후 한나라당 내 권력판도는 강재섭 전 대표 진영과 친이 세력이 서로 견제하며 주도권 쟁탈전을 벌였다. 특히 공천 과정에서 남경필·정두언 의원 등 수도권 소장파들이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의 불출마를 요구하면서 친이 내부 권력다툼의 불을 댕겼다. 이어 정 의원이 청와대 인선과정에서 ‘권력 사유화’를 위한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고 주장하면서 이 전 부의장측과 이명박 직계그룹의 다툼은 파국으로 치달았다. 친이의 다른 한 축을 담당했던 이재오 전 최고위원 진영은 총선 직후 당 안팎에서 불거진 ‘공천 책임론’의 타깃으로 지목된 이 전 최고위원이 미국 유학을 떠나면서 크게 위축됐다. 그러나 지난 6월 국회의장 및 원내대표 경선과 지난달 전당대회는 당내 권력구도를 다시 한번 흔들어놓았다. ‘주류 중의 주류’로 일컬어지는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진영의 박희태 전 의원은 열악한 여론지지도에도 불구하고 대의원·당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이끌어내며 비주류인 정몽준 의원을 따돌리고 대표최고위원에 올랐다. ‘주류 중의 반주류’로 분류되는 이재오 진영도 공성진 의원을 최고위원 대열에 합류시킨 데 이어 후속 당직인선에서 안경률(사무총장)·차명진(대변인)·정의화(인재영입위원장)·최병국(윤리위원장)·임해규(대외협력위원장) 의원 등이 주요 당직을 차지하면서 부활의 날개를 펼쳤다. 정두언 의원을 중심으로 한 ‘이명박 직계그룹’과 남경필·정병국 의원 등을 주축으로 한 수도권 소장파들은 이상득 진영과의 권력 다툼에서 밀리면서 ‘친이 중의 비주류’로 전락했다. 특히 수도권 소장파의 리더격이었던 남·정 의원은 18대 국회 상임위원장 경선에서도 나란히 고배를 듦으로써 향후 정치 행보에 적잖은 생채기를 남기게 됐다. 원내에서는 홍준표 의원이 원내사령탑에 오른 것을 비롯해 인수위 시절 당선인 비서실장과 대변인을 각각 지낸 임태희·주호영 의원이 정책위의장과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으면서 새로운 실세그룹으로 급부상했다. 국회 역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김형오 의원이 국회의장에 오르고, 대선 후보 시절부터 홍보전략을 총괄해온 이윤성 의원이 국회부의장을 차지한 데 이어 ‘네거티브 대응 총책’이었던 박계동 전 의원이 사무총장에 발탁되는 등 친이 진영이 국회직을 싹쓸이했다. 그러나 주요 당직에서 배제된 친이 진영 내 중도 성향의 인사들은 벌써부터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영남권은 물론이고 수도권 일부 인사들마저 친이 진영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들의 상당수는 친박 진영과, 일부는 정몽준 최고위원측과 친분을 확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따라서 한나라당 내 권력구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복잡한 양상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게 당 안팎의 주된 시각이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청와대 ‘창업공신’들 촛불 쓰나미로 넉달만에 하차 이명박 정부 6개월 동안 가장 큰 인적 변화를 겪은 곳은 청와대다. 류우익 대통령실장을 비롯해 ‘창업공신’ 대다수가 불과 집권 넉 달여만인 지난 7월7일 물갈이됐다. 류 실장과 더불어 ‘우우익-좌승준’으로 불렸던 ‘실세’ 곽승준 국정기획수석을 비롯해 수석급 이상 9명 중 7명이 옷을 벗었다. 박재완 정무수석은 청와대에 남았으나 국정기획수석으로 말을 갈아탔다. 유일한 생존자는 이동관 대변인에 불과하다.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의 보좌관 출신으로,‘왕비서관’으로 불렸던 박영준 기획조정비서관 등 몇몇 핵심비서관들도 교체됐다. 쇠고기 촛불시위로 상징되는 민심 이반이 몰고온 쓰나미다. 수석급 이상 9명 중 학자 출신이 5명이나 포진한 1기 참모진의 청와대는 ‘청와대(靑瓦大)’로 불렸다. 그만큼 전문성과 참신성은 높았지만, 국정 경험 부족에 따른 아마추어리즘의 한계는 극복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정정길 대통령실장 체제의 2기 참모진은 이 ‘한계’ 위에서 꾸려졌다. 맹형규 정무수석, 박병원 경제수석, 박형준 홍보기획관 등 정치인과 관료 출신 ‘프로’들이 대거 투입됐다. 이 대통령은 이들을 발탁하면서 ‘국민과의 소통’을 외쳤다. 청와대(廳瓦臺)로의 변신을 시도한 것으로, 물론 채점은 진행 중이다. 창업 공신들은 비록 청와대를 떠났지만 ‘측근’이나 ‘실세’의 지위마저 내려놓지는 않은 듯하다. 김중수 전 경제수석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로 발탁됐고, 곽 전 수석은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장으로 복귀할 태세다. 류 전 실장 역시 여전히 지근에서 이 대통령에게 조언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MB핵심 ‘6인 회의’ 멤버 박희태 낙천뒤 부활·이재오 낙선후 美서 와신상담 이명박 대통령에게는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때부터 ‘6인 회의’라 불리는 사실상의 최고 의사결정기구가 있었다. 이 대통령과 친형인 이상득 의원, 그리고 김덕룡 전 의원, 박희태 당 대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이재오 전 의원으로 구성된 ‘6인 회의’는 경선과 대선을 거치면서 주요한 고비마다 방향타 역할을 해왔다. 이들은 지금도 청와대와 당, 국회, 행정부 등 요소요소에서 이명박 정부의 핵심적 역할을 맡고 있다. 친형인 이상득 의원은 드러나지 않게 조정과 중재의 역할을 하고 있지만 그의 이런 역할은 항상 논란이 돼 ‘만사형(兄)통’(모든 일은 형을 통한다)이라는 조어까지 나왔다. 또 이 때문에 당내의 강경·소장파들로부터 “물러나라.”는 공격의 대상이 돼 왔다. 지난 총선에서는 이 의원의 공천을 두고 소장파들이 ‘55인 쿠데타’를 주도하기도 했고, 정두언 의원의 ‘권력 사유화’ 발언으로 갈등을 빚기도 했다. 박희태 대표는 지난 총선에서 공천 파동으로 뜻밖의 유탄을 맞고 낙천했지만 7·3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돼 기사회생했다. 그는 4·9총선에서 중진들의 대거 낙천·낙선으로 발생한 정치적 공백을 메우고 있다. 또 친박(친박근혜) 복당 문제를 말끔히 처리하는 등 화합형 대표로서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이 대통령의 ‘멘토’로 불리는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언론 장악’이라는 야권과 시민단체 등의 공격에도 여전히 이 대통령의 굳건한 신임을 얻고 있다. 지금도 이 대통령에게 수시로 조언을 하며 정치적 멘토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김덕룡 전 의원도 총선에서 낙천됐지만 대통령 국민통합특보로 기용되면서 정치적 재기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이재오 전 의원은 가장 극적이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실세였지만 지난 총선에서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에게 패한 뒤 워싱턴으로 건너가 와신상담 중이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의 위기 때마다 조기 귀국설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여전히 ‘살아 있는 카드’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검찰이 창조한국당 문 대표의 체포영장을 청구한 상태여서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이 전 의원의 귀국은 예상보다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재·보궐 선거를 통해 화려하게 부활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총리·부처장관은 부분개각… 첫 내각 큰틀 유지 이명박정부 출범 당시 ‘고소영’,‘강부자’ 논란에 휩싸인 데 이어 ‘광우병 파동’ 등 심각한 국정난맥 논란을 거쳤음에도 정부 관료들은 대체로 ‘건재’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지난 6월10일 내각이 일괄사의를 표명하기도 했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교육과학기술·농림수산식품·보건복지가족부 등 3개 부처 장관만 교체하는 선에서 개각을 마무리했다. 결국 새 정부 1기 내각의 큰 틀은 6개월 동안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총리를 포함해 경제부처 수장에 대한 전면 개각 요구가 빗발쳤고, 이 대통령도 상당히 고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큰 변화는 없었다. 만약 한승수 총리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교체됐다면, 관료사회의 권력 구도도 상당한 변화가 있었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다만 이같은 혼란 속에서 미묘한 변화도 읽혀졌다. 바로 총리의 내각 장악력이 한층 강화된 것. 새 정부 초기 국정난맥의 원인 중 하나로 총리의 기능 약화가 꼽혔으나, 총리 유임과 함께 총리실의 ‘정책조정’ 기능이 부활했다. 이에 따라 한 총리도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으며, 운신의 폭도 넓혀가는 모습이다. 한 총리는 매주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조율하고, 현안에 대해서는 국회에서까지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실상 ‘자원외교’에 한정됐던 총리의 위상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또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실세 장관’들의 위치는 확고부동해 보인다. 한 고위 공직자는 “국무위원의 힘은 그가 발언할 때 대통령이 경청하는 태도를 보면 알 수 있다.”면서 “특히 원 장관과 유 장관에 대한 대통령 시선이 각별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국무회의에서 타부처 정책이나 보고에 코멘트하는 국무위원도 두 장관이 전부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반면 물가폭등 등 경제정책에 실패했던 경제부처 수장, 독도문제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한 외교안보라인 등은 여전히 유임과 경질 사이에서 ‘외줄타기’를 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문화예술·언론계 ‘前 정권 코드인사’ 뽑아내기 몸살 문화계는 인사 시비로 날을 지새워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정권에서 임명된 문화계 주요 기관단체장들의 ‘임기 고수’ 투쟁에 맞서느라 에너지를 뺏기고, 또 언론 쪽에서는 끊임없는 낙하산 인사 시비로 몸살을 앓아온 6개월이었다. 문화계 권력 물갈이의 선봉장을 자임한 주인공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었다. 취임 직후 “노무현 정권의 문화예술 단체장들은 물러나야 한다.”는 강성 발언과 함께 전 정권의 ‘코드인사’를 뿌리뽑겠다고 나서 파문을 일으켰다. 새 정부의 문화계 ‘내 사람 심기’ 과정은 잡음으로 얼룩졌다. 김윤수 국립현대미술관장, 김정헌 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등 대표적 ‘코드인사’로 손꼽히는 인물들을 하차시키는 데는 그러나 끝내 실패했다. 문화예술계 단체장 교체 과정에서는 해프닝도 있었다. 신현택 전 사장의 사의로 두 달 넘게 공석이었던 예술의전당 사장에 김민 전 서울대 교수를 내정했다가 공연계의 집단반발에 부딪혀 급히 기업가 출신의 신홍순 사장을 앉혔다. 기관장들의 갑작스러운 자진사퇴가 이어진 바람에 문화부 산하 소속기관 10여곳의 수장이 공석인 상황도 빚어졌다. 실질적 내용면에서 권력변동이 미미한 문화예술계와 달리 언론쪽 판도바꾸기는 ‘낙하산’ ‘언론장악’ 등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강공 드라이브로 일관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을 필두로 대선 캠프에서 언론특보단장을 지낸 양휘부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 사장, 방송특보로 뛴 정국록 아리랑TV 사장과 이몽룡 한국디지털위성방송(스카이라이프) 사장 등이 그들이다. 역시 측근으로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임명된 구본홍 YTN사장은 한 달 넘게 노조의 출근저지를 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화계 안팎에서는 “선거공약 사항인 문화정책을 제대로 운도 떼보지 못한 채 인사문제에 발목 잡혀 헛바퀴만 돌리고 있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재계·공기업 전경련 위상 격상… 장관배출도 이명박(MB) 정부 출범 이후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위상이다.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앞세웠던 참여정부 시절, 전경련은 내내 침잠했다. 심지어 해체설에까지 시달렸다. 그러나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주창한 MB정부가 들어서자 전경련의 목소리는 부쩍 커졌다. 대기업 총수들을 한 데 모아놓고 투자와 일자리 확대를 공언하는 성과도 보였다. 전경련 수장(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이 MB의 사돈이라는 점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전경련은 초대 지식경제부 장관(이윤호)도 배출했다. 이 장관은 전경련 부회장과 LG경제연구원장을 지냈다. 조 회장의 추천설이 아직도 나돈다. 재계 판도에도 변화가 생겼다. 현대맨 출신 대통령에 여당 최고위원(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까지 배출하면서 정씨 일가가 이끄는 현대에 일단 우호적 분위기가 형성됐다. 그렇다고 역대 정권처럼 두드러진 ‘밀월’은 감지되지 않는다. 여러가지 해석이 나돌지만 정권이나 기업 모두 여론의 시선에 부담을 느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상대적으로 LG그룹의 약진이 눈에 띈다.LG는 지경부 장관에 이어 공기업 수장들을 잇따라 배출했다. 공교롭게도 LG 역시 MB의 건너 사돈이다. 공기업 부문에서는 관료의 약세와 민간 최고경영자(CEO)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공무원에 대한 대통령의 좋지 않은 기억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관료 출신 공기업 수장들은 상당수가 옷을 벗었다. 그 자리에는 공모, 재공모를 거쳐 민간기업 CEO들이 대거 진출했다.‘을(乙)의 전성시대’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특파원 칼럼] 일본의 무차별 살인 공포/ 박홍기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일본의 무차별 살인 공포/ 박홍기 도쿄 특파원

    일본은 최근 잇단 무차별 살인에 겁에 질려 있다.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도리마(通り魔·길거리 악마)’의 출현이 잦아진 탓이다. 올 들어 벌써 8차례다.8명이 숨지고 20명 이상이 부상했다. 도리마는 범행 동기도, 대상도 따로 없다. 죄책감도 없다.“누구라도 좋다.”는 게 범인의 공통적인 진술이다. 섬뜩하기 그지없다. 걸어다니는 ‘시한폭탄’과 같은 존재다. 지난 22일 도쿄 하치오지의 한 서점에 도리마가 나타나 아르바이트 여대생을 살해했다. 손님도 찔렀다. 지난달 8일 17명의 사상자를 낸 도쿄 중심지인 아키하바라의 무차별 살인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시점에서다. 또다시 경악했다. 일본의 무차별 살인은 새로운 유형의 범죄가 아니다.10년 동안 무려 67차례나 일어났다. 하지만 요즘 눈에 띄게 늘었다. 사회를 향해 조롱하듯 적의를 드러내는 경향도 강해졌다. 사회에 책임을 전가하는 측면이 짙지만 무시할 수만도 없다. 심각성이 더해지는 까닭이다. 그렇다고 행위가 정당화될 여지는 전혀 없다. 대표적인 사례는 보행자 천국이라는 아키하바라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일본 속에서 꿈틀대던 사회적 병폐를 고스란히 담아 냈다. 낙오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 비정규직, 빈부 격차, 학력지상주의, 사회 부적응, 가족 해체 등으로 도식화할 수 있다. 다만 개별적 요인들에 의한 폭발이 아닌 서로 뒤섞여 융합한 결과다. 일본은 사건 때마다 재발방지, 예방책을 모색했다. 무차별 살인의 고리는 당연히 끊어야 한다. 문제는 뾰족한 처방전이 없다는 점이다. 하치오지 사건도 아키하바라 사건이 터진 뒤 휴대용 흉기의 구입·판매를 제한하거나 관리를 강화하던 차에 일어났다. 결정적인 수단으로서는 미흡했다. 또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포함, 일용직 파견제도 금지하는 법규를 마련하고 있다. 사회적 모순이나 폐해로 지적되는 부분부터 고쳐나가려는 의도다. 사회 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방편인 만큼 맞다. 그러나 사회의 근저까지는 건드리지 못하는 것 같다. 일본 역시 신자유주의의 정글 법칙이 상존한다. 거품 경제가 깨지면서 더 두드러졌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이긴자와 진자라는 이분법적인 원칙이 철저하다. 절망감과 좌절감 속에서 소외된 진자들의 목소리는 어디에서도 들리지 않는 구조다. 도리마로 낙인찍힌 범인들은 대체로 자기 주장은 부족했지만 평범했다. 때문에 최후·최악의 수단이라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일본의 한 교수는 “일본인은 그다지 행복하지 않다.”고 했다.“조직을 우선시하는 구조 속에서 개인은 묻힐 수밖에 없다. 불만·분노를 발산할 분출구가 없기 때문”이라는 논리를 폈다. 실제 일본은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아야 한다는 습성이 오히려 무관심으로 잘못 엇나간 면도 없지 않다. 단적인 예이지만 열차 안에서 성폭행을 당해도 신고조차 않거나 흉기에 찔린 피해자들을 휴대전화로 태연히 촬영하는 ‘기계 사회’와 같은 상황이 벌어진 적도 있다. 전반적인 사회 점검이 필요하다. 우선 인간 관계의 회복이다. 학교·직장·사회·가정의 실질적인 네트워크 복원이 요구되고 있다. 연결고리 찾기다. 특히 교육을 통한 대처는 당연하다. 새삼 생명의 소중함과 함께 사람과 사람이 서로 의지하는 ‘인(人)’의 의미와 가치를 일깨워야 한다. 한사람 한사람이 사회의 담당자라는 ‘시민 교육’도 한 방안이다. 그렇지 않는 한 도리마의 등장을 막을 수 없다. 사회 전체가 치러야 하는 너무 비싼 대가임에 틀림없다. 사회적 비용이다. 분명한 점은 무차별 살인이 이웃나라의 엽기적인 사건으로 지나칠 수 없다는 사실이다. 한국에서도 묻지마 살인이라는 용어가 일반화되어 가고 있지 않은가. 한국은 이미 팍팍한 사회의 길로 들어섰다. 박홍기 도쿄 특파원 hkpark@seoul.co.kr
  • [본지 주최 매니페스토 경진대회 최우수상 이색 사례] 충남 서천 - 공약성과 분야

    “아이들이 너무 좋아해요.” 충남 서천군의 ‘소외계층 교육복지 증진 멘토링사업’에 멘토로 참여 중인 김언년(48·서천군 마산면 삼월리)씨는 “어려운 아이일수록 관심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천군은 지난해 6월 이 제도를 도입했고, 주부와 퇴직 교사 등 44명이 멘토로 참여했다. 초등생과 중학생 77명이 이들로부터 교육을 받았다. 학생들은 주로 결손가정이나 조손부모 자녀들이다. 군 관계자는 “농어촌인 우리 지역이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가정이 해체된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을 가르칠 대학과 대학생들이 지역에 없어 고학력의 지역인재를 활용했다.”고 밝혔다. 멘토는 학생 1∼2명을 맡아 1주일에 2시간 이상 교과과정을 가르치고 인성 상담을 한다. 자신이 잘하는 미술이나 한자 등도 가르친다. 이곳에서 배운 학생 가운데는 전교 1등을 한 학생도 있고 “선생님이 오는 날이면 집에서 내내 기다린다.”고 좋아하는 부모도 많이 있다. 올해는 1년 과정으로 38명의 학생과 21명의 멘토를 뽑아 교육하고 있다. 소열 군수는 “멘토 구하는 게 쉽지 않다.”면서 “지역단체와 연계, 더 알차게 키우겠다.”고 말했다. 서천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촛불과 진보의 앞날] “이것이 촛불정신”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촛불과 진보의 앞날] “이것이 촛불정신”

    “촛불시위에서 발현된 저항정신을 동력으로 우리가 발 딛고 선 현장에서의 권위주의와 싸워 이겼으면 한다(조희연).” 진보는 이론 이전에 삶 속에서의 실천을 통해 재구성된다.11일 오후 조희연 성공회대 사회학과 교수가 사회과학부 2학년 학생들과 마주 앉았다. 김이민경, 소현, 정훈씨는 시위에 꾸준히 참석해온 ‘열성 촛불들’이다. 네 사람은 각자가 촛불을 통해 경험한 강렬한 기억들을 삶의 공간에서 어떻게 실천으로 풀어낼 것인지를 유쾌한 언어로 토론했다. 조 교수는 “우리는 학교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으니까 강의실에서 권위주위를 퇴출시킬 방법부터 의논해 보자.”며 운을 뗐다. ●“호칭만 바꿔도 많은 게 변해요” “촛불의 정신은 부당한 권위에 대한 거부라고 할 수 있어. 평소 교수와 학생이 강의실에서 평등해질 수 있는 방법을 많이 고민해 왔는데, 위계관계가 반영되지 않는 별칭을 정해 부르면 좋을 것 같아. 교수-학생간 권력관계는 호칭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니까. 난 아버지가 조씨, 친어머니는 은씨, 새어머니가 서씨니까 ‘조은서’ 혹은 ‘조은’이라고 불러줘(조희연).” “조희연 교수님이라 부를 때와 조은이라 부를 땐 엄청 다른 느낌(정훈)!” “그럼 난 ‘땡땡이’(김이민경).” “난 ‘총총’(소현).” “꼭 별칭을 만들어 불러야 한다는 것도 억압이야. 난 그냥 ‘정훈’(정훈).” “촛불시위 현장에서는 모든 권력이 희화화되잖아요. 그런데 촛불을 들고 권력을 희화화했던 사람들이 정작 자신의 삶 속에서는 권력관계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우리 학교 선후배 관계만 해도 그래요. 후배들은 선배들 앞에서 바지 주머니에 손도 찌르면 안 되는 그런 거 있잖아요(소현).” “권력을 희화화한다는 것은 단순히 권력을 우스갯거리로 만들어 버리는 것을 넘어 약자로서 강자의 권력에 대해 여유를 보여 주는 것과 같아요(정훈).” “예비역 남자 선배들과 평등하게 말을 놓자고 합의하고 이름을 불렀는데, 싫어해요. 선배들은 그냥 오빠로서 말을 놓자는 뜻이었던 거죠. 호칭이 뭐냐에 따라 사람과의 관계까지 결정돼 버리잖아요.‘선생님 어떻게 생각해요?’와 ‘조은 어떻게 생각해요?’는 매우 달라요. 호칭만 바꿔도 많은 게 달라질 수 있어요(김이민경).” “모든 권위에 의문을 표하는 비판적 사회과학의 방법론과 호칭을 평등하게 만드는 것은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지(조희연).” ●“촛불도 탈권위적이지만은 않아” “촛불시위 현장이 꼭 탈권위적이지만은 않아요. 한번은 초등학생이 자기 발언을 한 적이 있었는데, 여기저기서 ‘초딩은 가라.’는 식으로 반응하는 거예요. 중·고등학생들은 아예 학교에서 시위 참석을 막고요. 다 어른들의 시각이잖아요. 저는 촛불시위에서만큼은 모든 사람이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김이민경).” “10대는 스스로 정치적 주체임을 선언했는데, 기존의 규율권력은 여전히 10대를 보호받아야 하는 존재로 묶어두려고 하는 거지(조희연).” “이런 경우도 있어요. 전경과 대치할 땐 남자가 앞으로 나가고 여자는 뒤로 빼주거든요. 물론 배려라고 할 수 있지만, 동시에 배제된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에요. 힘이 충돌하는 현장에서는 장애인들도 자기 의사를 전달하는 데 무리가 있어요(김이민경).” “규율과 보호는 동전의 양면이야. 예비군이 앞장서는 것도 차이에 따른 분업이 아니라, 기존의 규율체계에 따른 분업이라 할 수 있지. 여성은 보호받고 남성은 보호하는 분업체계가 촛불시위에서도 형성되는 거야(조희연).” ●“하고 싶은 말들이 생겼어요” “촛불 이후가 기대되는 게, 촛불을 통해 말하지 않던 사람들이 말하기 시작했잖아요. 중·고등학생이 말하기 시작했고, 어머니들이 말하기 시작했어요. 촛불 이후에도 그들이 예전처럼 그냥 학교와 가정에만 있을까 싶어요. 한번 말하기 시작했는데 그냥 말문을 닫고 있지는 않을 거라 믿어요(김이민경).” “자기 말을 하기 시작했다는 건 아주 중요한 지적이야.1980년대는 반독재라는 시대적 과제 때문에 자신의 고유한 관심사를 드러내지 못한 게 사실이거든. 지금은 그런 집단주의 시대는 아니지. 촛불을 통해 개인의 차이를 그 자체로 존중해 주는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조희연).” “촛불 이후에도 자신의 문제의식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광장이 유지됐으면 좋겠어요. 촛불이 꺼지고 나면 광장까지 사라질 것 같다는 걱정이 들어요(정훈).” “촛불 이후에 저도 계속 말하고 싶은 게 있어요. 촛불시위를 진압해야 하는 전·의경들도 많이 괴로울 거 같아요. 그들도 국가폭력의 희생자들이거든요. 질서유지란 이름으로 부당한 지시를 받았을 때 전·의경의 명령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됐으면 좋겠어요(김이민경).” “촛불에서 찾아낸 정치적 주체성을 토대로 우리 삶 속 권위주의를 어떻게 해체할 거냐를 이야기했는데, 나 역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촛불을 들고 가야 할 궁극적인 곳은 청와대가 아니라 결국 우리의 삶 속이란 생각이 드네(조희연).” 글·사진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多문화가 경쟁력이다] 급증하는 다문화가정 현주소

    잡종은 강하다. 순종보다 잡종이 우월하다는 것은 우승열패(優勝劣敗)의 진화론이 가르쳐 준 생물학적 교훈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사회 역시 마찬가지다. 역사상 가장 찬란한 문명을 꽃피웠던 헬레니즘 제국도, 가장 강력한 군사력을 자랑했던 로마제국도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교잡한 ‘잡종 국가’의 선물이었다.20세기를 호령한 팍스 아메리카나의 힘 또한 차이와 다양성을 존중하는 하이브리드(hybrid) 문화에서 나왔다는 것은 상식이다.●한국은 이미 다민족·다문화사회 한국은 이미 ‘다민족·다문화사회’에 진입했다.2007년 현재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전체 인구의 1.4%에 해당하는 67만 8000여명. 한국인과 외국인 배우자로 구성된 이른바 ‘다문화가정’도 13만가구에 육박한다. 한국인 남성과 제3세계 출신 여성의 국제결혼이 증가한 결과다. 이들 사이에서 태어난 다문화가정 2세도 4만 4000여명에 이른다. 하지만 ‘단일언어·단일민족’의 신화에 속박된 한국 사회에서 다문화가정 구성원들은 여전히 주류질서에 편입되지 못한 ‘2등 국민’으로 음산한 사회의 주변부를 배회하고 있다. 경제적 어려움과 언어·문화적 이질성에 따른 소통의 어려움이 원활한 사회통합을 가로막는 이중의 장벽으로 기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연유로 다문화가정에 대한 한국인의 시선은 여전히 평면적이다. 민족적 동질성을 해치는 이질적 존재로 규정해 배제·차별의 대상으로 바라보거나, 노동력의 세계화에 따른 디아스포라(離散)의 피해자로 간주해 원조·시혜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식이다.●20~30년 뒤엔 이민세대 전면에 그러나 다문화가정을 한국사회의 다양성과 역동성을 증진시키는 ‘사회적 우성인자’로 인식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다문화가정의 적응 장벽인 언어·문화적 차이를 세계화의 긍정적 자산으로 삼을 수 있다는 역발상적 사고다. 서울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의 김준식(58) 관장은 “미국이나 유럽에서처럼 이민 2세대는 그 자체로 소중한 민간 외교자원”이라면서 “특히 외교·통상관계에서 모국과 한국의 연결고리로서 충분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미국의 경우만 보더라도 외교·국방라인에서 한반도 문제를 총괄하는 핵심 실무관료의 상당수가 한국계다. 국방부 한국과장 스티브박, 국무부 한국과장 성김, 북한팀장 유리김 등이다.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의 아시아담당 수석특보 발비나황도 한국계다. 이민의 역사가 짧은 우리나라의 경우 2세대의 사회진출이 본격화되는 20∼30년 뒤엔 미국과 같은 이민세대의 공직진출이 가시화되리라는 게 김 관장의 전망이다.●해체되는 폐쇄적 혈통신화 아직은 시작 단계지만 공교육과 사교육 현장에서 외국어 강사로 활동하는 다문화가정 1세대도 늘고 있다. 대부분 영어·중국어권 출신의 고학력 결혼이민자들이다. 원어민교사 확보가 쉽지 않은 농어촌 지역의 초·중등학교 방과후교실에서는 영어권 출신 결혼이민자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여기에 이주노동자의 국적이 다양해지면서 이들을 상대하는 관공서 등에서 소수언어권 출신 한국어 능통자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 그러나 다문화가정의 확대가 가져다 주는 긍정적 효과는 이들의 ‘이중언어’능력을 활용하는 차원에 머무르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다문화가족의 보편화가 차이와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 분위기 확산에 기여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중앙대 사회학과 신진욱 교수는 “다문화가정의 확대를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받아들이는 순간 한국사회의 폐쇄적 혈통신화는 해체의 수순에 접어들게 된다.”면서 “이런 점에서 다문화가족은 차이를 존중하고 문화적 스펙트럼을 넓혀 삶의 지평을 확대하는 열린 사회의 씨앗”이라고 평가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청춘 노숙’ 늘고 있다

    ‘청춘 노숙’ 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줄어들던 노숙자 수가 최근들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26일 조사됐다. 특히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20∼30대 ‘젊은 노숙자’들이 급증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서울신문이 무료급식을 제공하는 전국 12개 노숙인 봉사단체와 공동으로 노숙자를을 조사한 결과 서울·경기를 중심으로 신규 노숙자가 증가했다. 서울 영등포역 주변의 노숙자는 지난해 5월 600여명에서 올해 5월 1050여명으로 늘었다. 서울역·용산역에서 무료급식을 받는 노숙자는 각각 1000여명·300여명으로, 지난해 5월과 비슷했다. 봉사단체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서울시가 서울역·용산역 거리급식을 금지하는 정책을 시행한 이후 많은 노숙자들이 영등포역 주변으로 이동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새로 서울·용산역으로 나온 노숙자들이 많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노숙자가 없던 경기 군포시에는 1년새 20여명의 노숙자가 나왔다. 지난해 5월 60여명이던 성남역 노숙자는 올해 100명을 넘어섰다. 수원역은 150여명에서 170여명으로, 안양역은 50여명에서 70여명으로 늘었다. 여름에는 노숙자가 서울·경기 지역으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여왔지만 최근에는 남부지역에서도 노숙자가 증가하고 있다. 대전역 노숙인 상담센터는 지난해 5월 하루 평균 0.8명을 상담했지만 올해는 1.5명을 상담해 2배가량 늘었다. 부산역 노숙자는 지난해 300여명에서 올해 380여명으로 늘었다. 자원봉사단체들은 “최근 고물가로 인한 생계곤란과 비정규직 문제로 인한 일자리 감소 때문에 노숙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10년 전 노숙자가 된 아버지의 대를 이은 ‘세습형 노숙자’나 부모의 이혼이나 가정 폭력을 통한 ‘가족해체형 노숙자’, 그리고 삶의 목표가 없는 ‘무기력 노숙자’ 등도 속출하고 있다. 외환위기 당시의 ‘실직형 노숙자’와는 확연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성공회대 사회복지학과 정원오 교수는 “외환위기 이후 많은 노숙자 정책을 펼쳤지만 세습된 노숙자까지 발견된 것은 정책이 실패했음을 보여준다.”면서 “장기적이고 전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장형우기자 kdlrudwn@seoul.co.kr
  • 중산층 10년새 10%P 감소

    외환위기 이후 소득불평등이 확산되면서 중산층 비율이 최근 10년 동안 10%포인트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산층 10가구 중 1가구가 그동안 줄었다는 뜻이다.또한 기존 중산층 가운데 7%포인트는 빈곤층으로 추락했지만 겨우 3%포인트만 상류층으로 이동하는 등 ‘중산층의 몰락’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4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전국 가구소비실태조사와 가계조사를 이용해 분석한 ‘중산층의 정의와 추정’ 보고서에 따르면 중산층 비중은 지난 10년간 10%포인트가 줄었다. 가처분소득 기준으로 중산층을 중위소득(인구를 소득순으로 나열했을 때 한가운데 있는 사람의 소득)의 50∼150%라고 가정했을 때 그 비율은 1996년 68.5%에서 2000년 61.9%,2006년 58.5%로 하락세를 계속했다.96년에는 10가구 중 7가구는 중산층이었지만 10년 뒤에는 6가구에도 채 못 미쳤다는 뜻이다.특히 지난 10년간 중산층에서 상류층(중위소득의 150% 초과)으로 이동한 가구는 3%포인트에 그친 반면, 중산층에서 빈곤층(중위소득의 50% 미만)으로 전락한 가구는 7%포인트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소득점유율 기준으로 할 때 중산층(소득수준 중위 60%) 규모는 1996년 54.3%에서 2000년 51.6%로 감소했으나 2006년 54.7%로 증가했다.반면 저소득층(하위 20%)은 소득점유율이 1996년 7.9%에서 2000년 6.2%,2006년 5.7%로 지속적인 하락추세를 보였다. 보고서는 중산층 소득점유율 증가로 사회통합 정도가 2000년에 비해 2006년에 높아졌다고 볼 수 있지만, 빈곤층을 포함하는 경우 사회통합 정도가 높아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한 5분위 배율의 경우도 가처분소득 기준으로 1996년에는 4.49에 불과했으나 2000년 6.79,2006년 7.02로 소득불평등도가 높아졌다.5분위 배율은 상위 20% 가구의 평균소득이 하위 20% 가구의 몇 배인지를 보여주는 수치로 높을수록 불평등 정도가 심각하다는 뜻이다. KDI 유경준 선임연구위원은 “자영업 부문의 구조조정에 따른 자영업자들의 추락과 가족제도의 해체에 따른 빈곤한 1인 가구의 증가가 중산층 관련 지수의 악화에 큰 영향을 줬다.”면서 “중산층의 급격한 축소는 사회통합을 저해하고 국가성장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만큼, 정부는 정확한 소득파악과 부정수급 방지 대책을 세워서 효율적인 복지전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화재·병마·장애 극복 세상을 밝힌 이웃사랑

    화재·병마·장애 극복 세상을 밝힌 이웃사랑

    “모두 하나님의 뜻이지 않겠어요?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좋은 일 많이 하고 (하늘나라로)돌아가는 게 꿈입니다.” 눈이 내린 자리에 다시 서리가 쌓인다고 했던가. 화재와 딸의 화상수술, 공장부도에 따른 가족해체, 막내아들과 아내의 잇따른 뇌병변 발병까지 온갖 고통의 벽을 걷어내고 오히려 다른 장애아 가정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중년 남자와 그 부인이 정부로부터 ‘제1회 부부의 날’ 유공자로 선정됐다. 주인공은 인천에 거주하는 신봉재(51)·한정숙(51)씨 부부.1979년 부부의 연을 맺은 이들의 시련은 첫째 딸이 중학교 2학년이 되던 95년 시작됐다. 운영하던 작은 공장에 화재가 발생, 큰딸 효미(28)씨가 큰 화상을 입었다. 수차례 이뤄진 피부이식수술과 딸의 병수발로 경제적 손실도 컸다. 설상가상으로 국제통화기금(IMF)체제를 맞아 운영하던 공장마저 부도났고 전 재산이 경매로 넘어갔다. 가족은 친척집 등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가까스로 가족해체의 위기를 넘긴 가족에게 이번에는 ‘병마’가 찾아왔다. 결혼 20년만에 어렵게 얻은 늦둥이 아들 영광(9)군은 출생 20주일만에 뇌병변 1급 장애 판정을 받았다. 이때 가족을 되살린 것은 아버지 신씨의 몸을 던진 헌신이었다. 일용직과 노점상을 전전하며 생계를 책임졌고, 덕분에 부인 한씨는 큰딸과 막내아들의 재활치료에 전념할 수 있었다. 하지만 불행의 끝은 여기가 아니었다. 몸을 돌보지 않던 아내 한씨는 2005년 유방암 판정을 받았고, 수술 직후에는 뇌출혈로 쓰러졌다. 식물인간의 위기에서 벗어난 한씨에겐 뇌병변 3급 장애라는 멍에가 남았다. 지금도 그녀는 말하는 것과 몸을 움직이는 데 불편을 겪고 있다. 그러나 고난은 이들 부부의 무릎을 꿇리지 못했다. 이들은 오히려 인천장애인부모회 회원으로 누구보다 열성적으로 일하고 있다. 한씨는 장애를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장애자녀 양육경험이 부족한 저소득층 가족을 위해 돌보미로 일한다. 남편 신씨 역시 장애가족의 아버지 역할이라는 자신의 경험을 다른 장애아 부모와 나누고 있다. 최근에는 ‘아빠사랑모임’도 결성했다. 남편 신씨는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시련들이 오히려 우리 부부와 가족을 단단히 만들고, 다른 사람까지 돌보게 했다. 신앙생활이 절망을 좋은 방향으로 이끈 것 같다.”고 말했다. 부부는 21일 서울 합정동 중앙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열리는 제1회 부부의날 기념 유공자시상식에서 복지부 장관 표창을 받는다. 복지부 관계자는 “생활고를 비관한 가족동반자살이 빈번하고 장애아 양육문제가 부부갈등을 일으켜 가족해체로 이어지는 요즘 세태에 이들 부부의 모습은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기고] 21일 ‘부부의 날’ 편지를 쓰자/정경원 우정사업본부 본부장

    [기고] 21일 ‘부부의 날’ 편지를 쓰자/정경원 우정사업본부 본부장

    부부란 무엇일까? 헝가리의 시인이자 소설가인 밀란 쿤데라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한 침대에서 밤에 같이 잠이 든다는 것은 그 사람의 코 고는 소리, 이불을 내젓는 습성, 이 가는 소리, 단내 나는 입 등을 이해하는 것 이외에도, 그 모습마저 사랑스럽게 볼 수 있다는 뜻이다.”라고 말한다. 부부란 이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모습까지도 사랑스럽게 볼 수 있는 사이를 말한다. 그런데 요즘 우리나라 부부들이 위기를 맞고 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기혼 남성과 여성 1000명당 이혼자가 남녀 모두 약 10명에 이른다. 특히 만 15∼24세에 결혼한 ‘조기 결혼 부부’의 이혼율이 전체 이혼율의 5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50세 이상 황혼이혼을 포함해 하루 평균 342쌍의 부부가 갈라서고 있다는 보고도 있다.‘검은 머리가 파뿌리 될 때까지’는 이미 옛말이 된 지 오래이며, 부부해체로 인한 가족해체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부부치료 전문가 최성애 박사는 자신이 쓴 ‘부부사이에도 리모델링이 필요하다’라는 책에서 부부가 불화를 겪는 것은 ‘라이프 통장’이 고갈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라이프 통장이란 생명체가 살아가기 위해 물, 공기, 영양분 등의 핵심 자원이 필요하듯 부부도 이를 지탱하기 위해서는 재정, 건강, 정서, 도우미 등 네 가지 요소가 필수적인데, 이 요소들이 통장에 풍부할 때는 원만하지만 고갈되면 불화가 생긴다는 것이다. 이중 우리나라 부부들에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정서, 즉 대화 부족으로 인한 정서의 불안정인 것 같다. 우리나라 부부의 하루 평균 대화 시간은 30분∼1시간이 33%로 가장 많다고 한다. 화성인과 금성인으로 비유될 정도로 사실 남성과 여성의 의사소통은 쉽지 않다. 생물학적 성차와 사회화의 차이가 상호작용해 대화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한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주위에서 부부가 다정스럽게 대화를 하면 ‘부부지간에 뭔 할 말이 저렇게 많을까.’라며 냉소적인 눈길을 보내기가 일쑤다. 이럴 때 편지를 쓰는 것은 어떨까? 글은 말보다 진솔하고 마음을 훨씬 더 잘 전달해준다. 한번 뱉은 말은 주워담을 수 없지만 글은 쓰다가 틀리면 다시 쓰면 된다. 또 말은 듣는 순간 날아가지만 편지는 몇 번이고 곱씹을 수 있어 좋다. 5월21일은 부부의 날이다. 가정의 달 5월에 둘(2)이 하나(1)가 된 날을 뜻하는 부부의 날에 올해에는 선물도 좋지만 꼭 한번 편지를 보내자. 컴퓨터 모니터로 보는 e메일보다는 손으로 들고 읽을 수 있는 진짜 편지를 쓰는 것이 깊은 감동을 준다. 평소 표현하지 못했던 것을 솔직하게 담아 한 자 한 자 적으면 사랑꽃이 글자들 사이로 피어날 것이다. 특히 우정사업본부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담은 편지를 무료로 배달해주고 있다. 우체국쇼핑 홈페이지(mall.epost.kr)에서 ‘사랑의 편지보내기 이벤트’를 클릭한 후 편지를 쓴 파일을 올리기만 하면, 예쁜 편지지에 인쇄해 집배원이 가정과 직장으로 무료로 배달해주고 있다. 탈무드에 보면 ‘부부가 진정으로 서로 사랑하고 있으면 칼날 폭만큼의 침대에서도 잠잘 수 있지만, 서로 반목하기 시작하면 십미터나 폭이 넓은 침대로도 너무 좁아진다.’는 말이 있다. 반목은 사소한 갈등에서 비롯된다. 이러한 갈등을 해결하는 데는 진실을 담은 편지만 한 게 없다. 지금 당장 아내에게, 남편에게 마음을 실어 편지를 쓰자. 부부의 날도 앞뒀으니, 남세스럽지 않고 핑계로도 충분하지 않은가. 정경원 우정사업본부 본부장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코미디계 이효리’에서 사회운동가 변신 권귀옥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코미디계 이효리’에서 사회운동가 변신 권귀옥

    과거시절 “배고파 죽겠네.”라고 했다면 요즘에는 “바빠 죽겠네.”라고 한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심심해 죽겠네.”가 아닐까. 40대 이상의 장년층에게 가장 잊지 못할 추억의 ‘외화’를 꼽으라면 아마 ‘왈가닥 루시’나 ‘홀쭉이와 뚱뚱이 대소동’ 등이겠다.1970년대 중반 국내 방영된 ‘왈가닥 루시’는 쿠바 음악밴드를 지휘하는 리카르도와 그의 아내 루시의 일상생활을 다룬 미국의 전설적 시트콤으로 회자된다. 이 무렵 우리 안방극장에는 코미디계의 1세대로 일컫는 인물, 즉 배삼룡, 구봉서, 서영춘 등을 비롯해 배일집, 권귀옥, 배연정, 남철·남성남, 그리고 뚱뚱이와 홀쭉이의 양훈·양석천 콤비 등이 당시 간판 코미디프로인 ‘웃으면 복이와요’를 통해 등장했다. 이들은 말 그대로 “배고파 죽겠네.”라고 했던 시절, 온갖 시름에 지친 국민들에게 많은 웃음을 선사했다. 이 가운데 권귀옥은 한국의 ‘왈가닥 루시’로 통하며 지금의 이효리처럼 많은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특히 ‘늘씬한 미녀 미스 권과 땅딸이 이기동’은 단연 압권이었다. 인기 절정이던 그럴 즈음,1980년 나이 서른에 미국으로 훌쩍 떠나버려 아쉬움을 더했다. 그간 한국에 들어와 간간이 방송활동을 하기도 했다. 세월이 지난 1997년, 미국 생활을 완전히 정리한 이후 봉사활동을 하며 지점토와 도예가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1970년 MBC탤런트 공채2기로 연예계에 데뷔했지만 본래 문학도를 지망할 만큼 그는 예술과 문학에 조예가 깊다. 하여, 귀국하자마자 한양여대 도예과 한홍곤 교수한테 찾아가 도예를 배웠다. 10년 세월이 지난 지금, 나름대로 ‘흙의 이치’를 터득했고 얼마전에는 ‘권귀옥의 흙장난’이란 개인전까지 열었다. 이때 정·재계 인사들이 많이 찾아와 평소의 인간관계를 입증했다. 그가 다루는 주제는 대부분 인간 시리즈. 전시 도록의 인사말을 빌리면 “나는 사람을 좋아한다. 못된 인간 빼고 다, 어린이들은 몽땅 예쁘다.”란다. 전시 수익금은 전부 어린이들을 위해 사용했다. 요즘에는 ‘청계천’을 주제로 한 ‘흙장난’에 여념이 없다. 왜 흙에 파묻혔을까. 알고 보니 깊은 뜻이 있다. 한국수양부모협회(회장 박영숙)의 후원회장을 맡아 뜻에 동참하는 전국의 순수 ‘개미회원’들에게 보답 차원에서 도예작품을 하고 있는 것. 즉 ‘사회운동가=도예가’로 제2의 삶을 사는 셈이다. 서울 정릉동의 전시실에서 권씨를 만났다. 분명 1950년생인데 40대의 얼굴로 보였다. 여전히 아름답다고 했더니 “철이 없어 그렇다. 어린이하고 자주 지내니 도로 젊어진 것 같다.”며 웃는다. 또 한 달 전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이젠 고아가 됐다는 심정도 내비쳤다. 먼저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우리나라는 현재 2명당 1명꼴로 아이를 낳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저출산국가이죠. 이대로 간다면 2305년이면 한국소멸을 알리는 대한민국의 마지막 막내아이가 태어납니다. 국가는 물론이요, 민족과 문화가 통째로 없어진다는 것이지요. 요즘 미래국가로 떠오르는 인도를 보십시오.1명당 6.8명을 낳고 있습니다. 미래는 ‘쪽수’에 달려 있지요.” ▶수양부모협회는 어떤 일을 하는 단체인가요. “저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이제는 그 도움과 사랑을 돌려줘야 할 때입니다. 저는 결혼은 안했지만 아이를 낳아 키워 미혼모나 해체가정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둘이서 한 아이를 키우기도 힘든데 혼자서 아이를 키울 때 국가에서 지원은 못해줄망정 손가락질 하면 안 되거든요. 피치 못할 사정으로 아이를 고아원 보낼 때 어떤 경우에는 친권을 포기하게 됩니다. 이렇게 어려움에 처해 있는 분의 자녀를 보통 가정에서 잠시 키우다가 낳은 부모가 정상적인 생활을 찾았을 때 다시 돌려주는 운동에 앞장서기로 했습니다. 협회는 해체가정에 대한 대안모색에서 출발했지요. 또한 2010년이면 고아원이 대부분 없어지게 돼 있어 앞으로는 수양부모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어떻게 시작하게 됐습니까. “협회는 외환위기(IMF)때 생겼습니다. 미국에서 귀국하면서 알고 지내던 유엔미래포럼 한국대표 박영숙씨를 만난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힘을 모아보기로 했지요. 주지하다시피 우리나라는 최저 출산국가이면서도 고아 수출국가이기도 해요. 이젠 우리 땅에서 낳아진 아이들을 우리가 키워야 합니다. 외국에 입양된 아이들이 잘 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고 비운의 삶을 사는 경우도 많거든요.” ▶유명 코미디언에서 이젠 사회운동가로 나선 셈입니다. “사회운동이라기보다…, 미국에 살면서도 사회단체 등에서 식사와 청소 도우미 등 자원봉사활동을 많이 했습니다. 거기서 우리나라가 ‘고아수출국이다’ ‘아동학대가 많다.’ 등의 얘기를 들을 때마다 솔직히 창피했습니다. 아무리 고아라도 동물처럼 집단생활을 하면서 키운다는 것은 문제가 많다고 생각했어요. 또 고아원에서 가끔 버려지는 아이들 소식을 접할 때마다 가슴이 매우 아팠습니다. 내 아이가 소중하면 이웃 아이도 당연히 소중한 것이 아닙니까.” ▶원래부터 봉사활동에 관심이 많았나요. “부산 동래여고 다니던 시절이었습니다. 당시 부산시립병원에 버려진 아이들이 많았지요. 그때 아이들은 사회 저명인사 등 아무 이름이나 붙여졌는데 어느날 ‘신성일’‘엄앵란’이라는 이름을 가진 아이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재미삼아 찾아갔어요. 그런데 먹을 것, 기저귀, 옷가지 등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는 것을 보고 너무 불쌍해 그 자리에서 막 울었습니다. 그래서 걸스카우트에 가입했고 매주 일요일마다 그 아이들과 만났지요. 한번 안아주면 제 목을 꼭 껴안았던 그때 아이들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도예는 언제부터 하셨나요. “저는 도예라는 말을 안쓰고 ‘흙장난’이라고 합니다. 한 10년정도 됐어요. 원래는 지점토를 했어요(‘종이 흙 입문’의 공동저자). 그런데 오래 못가고 잘 바스러지더라구요. 그래서 흙으로 전환했어요. 저는 철들고 나서 손톱을 길러본 적이 없어요. 뭔가 자꾸 만지는 버릇이 있습니다. 어릴 때 놀이터에서도 흙장난하는 것을 아주 좋아했습니다. 요새는 ‘고통시리즈’와 ‘청계천시리즈’를 하고 있습니다. 청계천에 맑은 물이 흐를 때 너무 기뻐서 ‘도심속의 청계천’을 하게 됐지요. 제가 만든 작품은 협회 후원에 참여하는 분들에게만 선물로 주기 때문에 작품가치가 매우 높지요.(웃음)” ▶어떤 도예기법인가요. “저는 형식과 기법을 다 무시해요. 제맘대로 흙을 주무르지요. 또 절대 그릇을 안만들어요. 물레도 쓰지 않고요. 흙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선물을 만든다고 생각하시면 돼요.‘고통시리즈’를 하면서 못 하나 박아줄 남자도 없이 혼자 흙과 씨름하며 많이 울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남들한테는 항상 웃습니다. 제 DNA는 아버님을 200% 닮았거든요.” 권씨는 어릴 적부터 부산 서대신동 부잣집 딸로 통했다. 부친은 부산일보 기자 출신으로 글과 그림에 능했다고 한다. 만화가였던 오빠 권성국은 ‘허어선생’으로 한국일보 등을 통해 필명을 날렸다. 언니와 동생도 미대와 음대를 각각 나와 예술가 집안이나 다름없다고 권씨는 말한다.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우리가 사는 이 사회에서 용도폐기가 안됐으면 합니다. 흔히 세가지 부류가 있지요. 사회에 필요한 사람, 있으나마나 한 사람, 또 있어서는 안될 사람 등이지요. 이제는 우리 사회에 대해 밥값을 하고 싶습니다. 열심히 일하고 아낌없이 (마음을)퍼줄 생각입니다. 하루에 50번씩 웃는 것도 그런 마음에서이지요.” 그의 도예작품은 얼마전 동래여고 교지에 표지그림으로 실렸다. 코미디언 권귀옥이 아닌 도예가로 모교가 공식 인정(?)했다. 그는 수양부모를 기다리는 아이들과 늘 함께 지낸다. 아울러 이들을 보면서 소중한 도예작품(선물)을 만든다. 그는 “요즘에는 다들 ‘바빠 죽겠네.’라고 하지만 곧 ‘심심해 죽겠네.’라고 할 텐데 심심하지 않도록 열심히 친구들과 더불어 살겠다.”고 했다.“다음달 남산에 ‘흙장난’이라는 사랑방을 오픈하거든요. 심심하거든 그리 놀러오세요.”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50년 부산 출생 ▲68년 동래여고 졸업 ▲70년 MBC공채2기 탤런트 ▲74년 코미디언으로 전향 ▲76년 MBC 최우수연기상(코미디부문) ▲77∼85년 MBC라디오 ‘가요열차’‘싱글벙글쇼’‘라디오가요퀴즈’ ▲86년 KBS라디오 ‘저녁의 가로수를 누비며’ 진행 ▲98년 ‘사람 주제’의 도예활동과 출산장려운동 참여 시작 ▲2006년 도예 첫 개인전(경향갤러리) ▲현재 사단법인 한국수양부모협회 후원회 회장. 도예작품 활동 # 주요 코미디프로 출연작 MBC-TV 웃으면 복이와요·부부만세·코미디극장·쇼반세기 등 # 주요 도예전 권귀옥의 흙장난(개인전)외 그룹전 3회 # 저서 ‘종이 흙 입문’ 공동저자
  • “동아시아론은 확대된 민족주의”

    “동아시아론은 확대된 민족주의”

    ‘동아시아론’은 민족주의의 변종? 대표적인 탈민족주의 역사학자로 일국적 국사(國史)의 해체를 주창해온 임지현(50) 한양대 사학과 교수가 이번엔 동아시아론을 도마 위에 올렸다. 민족주의 극복을 지향하는 것으로 알려진 동아시아론조차 민족주의의 지역적 확장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임 교수는 7일 ‘밑으로부터의 세계화:트랜스내셔널리즘의 이론과 실천’이란 주제로 한양대에서 열리는 국제학술대회에서 이 같은 논쟁적 주장을 펼친다. 학술대회는 임 교수가 소장으로 있는 비교역사문화연구소가 주최한다. ●한·중·일 미래개척 이론 및 전략으로 제시 현재 동아시아론은 만개 상태다. 국내는 물론 해외 학계에서도 동아시아론은 한중일 3국의 오늘을 해석하고 내일을 개척하는 이론 및 전략으로 제시돼 왔다. 한국 지식인들 사이에서 동아시아론이 회자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초중반이다. 일본과 중국은 자국의 패권적 지위를 구축하기 위해 동아시아론을 활용하는 경향이 강했던 반면, 한국은 동구 사회주의권 몰락 이후 새로운 대안 이념을 갈구하던 비판적 지식집단이 주로 동아시아에 주목했다. 한반도 분단체제 극복과 연계해 동아시아의 평화 확보와 서구 근대 극복을 추구하는 계간 ‘창작과비평’ 그룹의 진보담론, 동아시아 신흥공업국의 경제적 성공 원인을 유교의 전통적 가치관에서 찾는 유교자본주의론, 유·불·선과 한자문화라는 경험을 공유하는 동아시아를 상정하고 서구 중심의 사유 극복을 강조하는 탈근대담론 등이 모두 동아시아론으로 표현됐다. 이들은 서로의 이론에 각주를 붙이며 상호 비판과 검증작업을 거쳐왔지만, 동아시아론이 민족주의 극복을 지향한다는 전제만큼은 크게 의심받지 않았다. 반면 임 교수는 ‘동아시아론=민족주의 극복 담론’이란 전제 자체에 의문을 제기한다. 그는 특정 동아시아론이 아닌 동아시아란 틀거리로 사고되는 담론 전반을 겨냥한다. 임 교수는 “한중일 동아시아 3국의 민족주의적 갈등구조를 넘어서려는 담론적 시도로써 동아시아론은 오히려 국민국가의 확대된 외연으로서의 동아시아를 본질화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여타국가 배제, 3국의 이해관계만 반영 한중일로만 동아시아를 상정하고 타이완이나 필리핀 등 여타 국가를 배제하는 전략은 3국의 국가적 이해관계가 반영된 ‘확대된 민족주의’일 뿐이란 것이다. 동아시아론자들에게 동아시아는 ‘한중일을 하나의 벨트로 묶은 실체’이나 임 교수에게 동아시아는 ‘한중일 3국으로만 가정한 상상의 구성체’일 뿐이다. 임 교수는 “크고 작은 영토분쟁이 끊이지 않는 동아시아에서 동아시아론이 한중일의 평화공존에 기여할 것이란 사실을 부정하진 않는다.”면서도 “서로 다른 역사적 경험을 가진 지역을 억지로 하나의 관념으로 묶으려 할 경우 유럽의 패권국들이 하나의 유럽을 설정한 뒤 터키 등 이슬람 유럽을 비유럽으로 배제해온 행태를 반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한 나라의 역사와 문화, 사회현상을 국민국가 경계 내에서만 바라보는 패러다임 극복 이론인 트랜스내셔널리즘(초국가주의)을 통해 미국과 유럽 중심의 패권적 세계화 논리를 넘어서려는 시도로 기획됐다. 영국 리즈대 동아시아센터 연구원 알리사 존스는 ‘트랜스내셔널리즘과 동아시에서의 (탈)근대 시민 만들기’란 논문에서 국민국가 경계를 벗어난 국제적·초국가적 민족주의 개념과 이를 강화해온 대중교육체계 사이의 관계를 밝힌다. 데니스 갤번 미국 오리건대 교수는 ‘서아프리카에서의 트랜스내셔널리즘과 후기식민지’란 논문에서 인종적·문화적·역사적 공동체의 일상을 재구성해 서아프리카 지역에서의 트랜스내셔널리즘 연구와 후기식민주의적 상황 사이의 긴장 구조를 탐구한다. 또 윤성호 한양대 교수의 논문 ‘아시안 아메리칸 연구의 안과 밖’은 미국 중심의 패권적 국가주의의 비판자 역할을 해온 아시안-아메리칸 연구가 환태평양적 상상력을 강조하면서 은밀히 아시아를 타자화시키고 있음을 지적한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아줌마 드라마’의 맛깔스런 퓨전

    ‘아줌마 드라마’의 맛깔스런 퓨전

    ‘제3의 성’‘외계 인종’이라 불리는 아줌마. 바야흐로 안방극장이 아줌마 전성시대를 맞았다.‘조강지처클럽’‘천하일색 박정금’‘엄마는 뿔났다’ 등 아줌마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드라마들이 향연을 펼치는 중이다. 여기에 또 한 편이 추가된다.MBC 새 주말드라마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극본 문희정, 연출 이태곤)이다. ‘겨울새’의 후속 드라마인 ‘내 생애’이 그리는 아줌마의 모습은 이제껏 숱한 드라마들에서 선보인 아줌마 캐릭터와 그다지 다르지 않다. 불혹을 앞둔 39세 전업주부 홍선희(최진실)는 바람난 남편 때문에 고통 받고, 혼자 고단한 살림을 억척스럽게 꾸려나가며, 뒤늦게 톱스타가 된 첫사랑을 만나 로맨스를 꽃피운다. 하지만 ‘내 생애’은 기존 아줌마 드라마들의 전형성을 장르 퓨전화를 통해 새롭고 맛깔스럽게 요리해낼 것이라 자신한다. 톱스타와의 로맨스라는 다분히 환상적인 멜로 소재에 유쾌한 해프닝 연속의 코미디, 사라진 남편의 행방을 쫓는 미스터리, 해체가정과 출생의 비밀이 빚는 신파 등 여러 장르의 성격들을 섞는다는 것이다. 연출을 맡은 이태곤 프로듀서는 “자신의 매력을 깨닫고 사랑을 찾아가는 선희의 모습을 통해 30∼40대 아줌마들에게도 꿈과 열망이 있다는 것을 밝게, 코믹하게 그려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밋빛 인생’‘나쁜 여자 착한 여자’에 이어 다시 씩씩한 전업주부 역에 도전하는 최진실은 “이제 홍선희 역을 통해 ‘장밋빛 인생’의 맹순이를 능가하는 또 다른 인물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아줌마를 위한, 아줌마에 의한, 아줌마 드라마’를 표방하는 주부 트렌디 드라마 ‘내 생애’(토·일 오후 9시40분)은 8일 첫 방송된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싱글 대디들 삶의 애환 담아

    싱글 대디들 삶의 애환 담아

    싱글맘에 이어 싱글대디가 대중문화의 주요 소재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편부 가정의 애환을 담은 휴먼 다큐멘터리가 방송된다.5일 오후 11시30분 방송되는 KBS 1TV ‘수요기획-싱글대디 세 남자 이야기’가 그것. 지난 2005년 기준 싱글대디 가구수는 28만을 넘었지만, 그들에게 쏟아지는 사회적인 시선은 여전히 따갑기만 하다. 이 프로그램은 각자 다른 사연을 지닌 세명의 싱글대디의 삶을 통해 우리 사회의 가족해체와 변화상을 돌아본다. 군 복무 도중 이혼한 바람에 제대하자마자 여섯살짜리 딸의 양육을 도맡게 된 최필립(26)씨. 그에게 제대는 고생 끝이 아니라 고생 시작이었다. 영어학원 임시강사로 세간살이도 제대로 없는 집에서 살며 날마다 딸 유이와 출근전쟁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아침마다 ‘완전군장’을 하고 훈련을 받듯 딸을 안고 뛰어야 간신히 지각을 면할 수 있다. 중고 냉장고를 사러 가구매장에 나가서도 아주머니들의 질문 공세에 시달린다.“애 엄마는?” 하며 덮어놓고 아빠 탓을 하는 주변 ‘안티’ 세력이 적지 않다. 이혼한 사연 등을 하소연이라도 하고 싶지만, 분초를 쪼개 살아야 하니 그런 여유는 엄두도 못낸다. 그래도 그런 그의 존재이유는 딱 하나, 딸아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혼 뒤 한때 자살까지 생각했다는 호병씨에게도 맏아들 병승이는 가장 든든한 삶의 지원군이다. 싱글대디 5년차인 그의 진짜 전쟁은 퇴근 후에 시작된다. 아이들 밥 챙겨먹이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애들 숙제를 봐주는데, 번번이 ‘철인 3종 경기’가 따로 없다. 사별과 이혼을 겪은 심윤보씨의 애물단지는 17세 딸아이 현정이다. 공부는 뒷전에 외모 꾸미기, 친구 만나기에만 열올리는 딸과 언제부턴가 대화가 끊어졌다. 말을 시키면 화부터 내는 딸. 대화가 필요한데 아빠는 도무지 그 속을 모르겠다. 최근 이혼 과정에서 부부가 서로 아이의 양육을 맡지 않으려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본능적 모성애가 사라진 비정사회의 방증이다. 모성애가 자유를 찾아 떠난 자리를 힘겹게 메워가고 있는 대한민국의 싱글대디들. 그들의 삶을 통해 가족의 참의미와 행복에 대해 다시한번 돌아볼 시간이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지방시대] 고용 불안에 한숨짓는 소리/오창균 대구경북연구원 연구위원

    요즘 어느 지역을 가릴 것 없이 일자리 부족과 고용 불안에 한숨짓는 소리가 들린다. 젊은이는 젊은이대로 나이 지긋한 이는 또 그대로 걱정이 많다. 불과 십여 년 전까지만 해도 거의 완전고용에 가깝던 노동시장 여건이 외환 위기와 구조 조정기를 거치면서 나타난 변화이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경제 환경이 바뀌었으니 당연히 감수해야 할 부작용이라 여길 수 있겠지만, 저소득 가정과 중산층에 불어닥친 충격이 매섭고 고통스럽다. 사실 대다수 가정은 생계를 책임진 가장의 벌이가 불안정해질 경우 하루하루 견뎌나갈 길이 막막하다. 당사자는 물론이거니와 의지하며 살아가는 이들에게 미칠 영향이 엄청나 그렇다. 당장 경제적 어려움이 커질 수밖에 없으니 그로 인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더욱이 이러한 상태가 오래도록 이어지면 일상을 평소처럼 유지하기 곤란할뿐더러 가족 상호간 갈등마저 잦아진다. 열악한 고용 사정이 가족 내부에 긴장을 더하는 조짐들은 숱하다. 우선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 가장이 식구들을 상대로 드러내는 불만과 분노는 서로에게 돌이키기 힘든 상처를 주거나 가족 해체의 원인이 된다. 실제로 우리 사회의 이혼율은 외환 위기 이후 두드러지게 늘어나더니,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특히 상당수가 이혼에 이른 주된 이유로 경제적 요인을 들어 달라진 살림살이와 가족간 유대 약화의 관계를 짐작할 수 있다. 일자리 부족과 고용불안은 어린이나 노인들에게도 고통이다. 우리 사회 보호시설 아동 수만 하더라도 외환위기를 겪기 전에는 매년 수천명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이를 훨씬 넘어선다. 그만큼 방치된 아이들이 많고, 넉넉지 못한 가정 형편 탓에 복지시설로 양육을 떠넘기는 부모가 의외로 적지 않다는 뜻이다. 노인보호시설이라 해서 다를 바 없다. 힘겹게 사는 자녀들의 모습을 보다 못해 스스로 집 나서는 노인이 있는가 하면, 도저히 부양할 능력이 모자라 제 부모를 노인시설에 위탁하는 자식도 여럿이다. 현실이 이처럼 안타까운데도 경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 긴장상태에 빠진 가정의 고통은 가까운 시일 내 끝날 기미가 보이기는커녕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한편 저소득층과 중산층의 경제 기반 흔들림으로 인한 부작용은 일부 가정의 절박함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쉽게 풀기 힘든 과제를 던져놓았다. 무엇보다 우리 주변이 이웃의 어려움을 그저 무덤덤하게 받아들일 정도로 각박해진 나머지 문제 해결에 애쓰는 대신 사회 통합에서 너무 멀리 벗어나지 않을까 우려된다. 최근 다양한 이해 집단이 타협의 여지조차 남기지 않고 저마다 쏟아내는 갖가지 요구들은 이러한 가능성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이토록 실망스러운 오늘을 더 나은 내일로 만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것이 양보와 관심이다. 지금껏 그늘진 곳에 관심 기울인 사람들은 많았으되 양보를 이끌어내는 데 서툴렀고, 관심이 부족한 사람들은 아예 양보의 필요성을 인정하려 들지 않았다. 양보와 관심 나누기에 익숙한 곳일수록 개인이나 사회의 긴장이 적다. 새로운 대통령을 배출한 한 해의 끝자락이다. 어느덧 계절은 추위를 더해 가는데 구석구석 따스함을 느낄 수 없다고 한다. 부디 새로 시작될 다섯 해 동안에는 일자리 부족과 고용불안이 덜하고 저소득층과 중산층 가정에 훈훈한 온기가 돌기를 기대해 본다. 그리고 젊은이들을 비롯한 우리 사회의 모든 세대들이 벅찬 희망에 들뜰 수 있기를 바란다. 오창균 대구경북연구원 연구위원
  • [사고없는 일터 만들기] 산업안전공단 안전체험 교육현장 르포

    [사고없는 일터 만들기] 산업안전공단 안전체험 교육현장 르포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안전사고의 대부분은 작업자의 부주의와 열악한 작업환경 때문이다. 작업환경 개선을 위해 정부는 클린사업장 조성, 유해환경개선 사업 등 갖가지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그렇지만 부주의에 의한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근로자의 안전의식과 이에 필요한 교육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한국산업안전공단은 근로자의 안전의식을 높이고 작업장내의 위험요소를 없애기 위해 연중으로 안전체험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인천 부평구에 위치한 한국산업안전공단에서 열린 근로자들의 안전체험교육을 참관했다. 이날 한국산업안전공단을 찾은 근로자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위치한 삼성엔지니어링㈜ 소속의 직원 16명. 이들은 최근 경력직 사원으로 입사, 교육과정의 하나로 사내교육 후 안전공단에서 실시하는 안전교육에 참가했다. 건설 현장의 근로자뿐 아니라 기획, 관리 담당 직원들도 동참했다. 물론 여직원도 똑같이 안전교육을 받았다. 교육은 4시간 과정으로 오후 1시30분부터 5시30분까지 진행됐다. ●작업현장 가상체험 안전사고 예방 이들은 공단에 들어서자마자 곧바로 본관 1층에 마련된 가상안전체험관을 찾았다.5.2m짜리 대형 스크린과 함께 30석 규모의 개인별 작동키를 갖춘 의자가 마련돼 있다. 입체영상관인 셈이다. 교육생들은 컴퓨터 3차원 입체영상으로 만들어진 가상의 작업공간에서 유해·위험작업은 물론 가정·학교생활 등에서 위험요소를 찾아내고 사고과정을 체험해 볼 수 있도록 꾸며졌다. 실제 작업장처럼 소음, 기계작동, 운반작업 등이 한눈에 들어왔다. 근로자들은 스크린에 나타나는 입체 영상을 보면서 어떻게 안전사고가 발생하는지를 경험했다. 또 실제 작업현장과 같은 분위기에서 자신이 직접 위험요소를 찾아내고 제거하는 체험도 했다. 삼성엔지니어링 전략구매팀에 근무하는 임재수 차장은 “직원 모두가 안전교육을 받고 있다.”면서 스크린에 나타난 위험요소를 2분 내에 찾아내고 안전조치를 실행하는 데 성공했다. 교육에 참가한 16명 모두 가상공간이지만 40여분 동안 안전사고를 목격했고, 위험요소가 무엇인지를 찾아내는 체험을 한 것이다. 이런 가상체험프로그램은 건설분야를 비롯해 제조, 일반안전, 산업보건, 학교안전 등 24종이 준비돼 있다. 상영시간 10분내외의 입체영상물도 13종이나 갖추고 있다. 박호성 가상안전체험관 교수는 “이곳 한곳에서만 연간 5500여명의 근로자가 가상공간에서의 안전사고를 체험함으로써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가상체험관은 인천 공단본사를 비롯해 전남(담양군), 경북(경산), 충청(연기군), 경남(김해) 등 5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지난 2001년 3월 이후 지금까지 18만 2000여명이 가상체험을 했다. ●실제상황 같은 건설안전체험 다음으로 찾은 곳은 건설안전 체험교육장. 이곳은 건설현장과 똑같이 만들어져 있다. 리프트, 비계, 고가 사다리, 난간, 운반기구 등 실제 건설현장과 다를 게 없었다. 김영형 건설안전체험교육 담당은 “건설공사 작업 중의 사고위험요인을 교육생이 직접 체험해 보며 추락, 낙하, 붕괴, 감전재해에 대한 위험요인과 대책을 인지하고 대처 능력을 향상시키게 된다.”고 체험 교육의 목적을 설명했다. 이에 앞서 교육생들은 건설안전체험교육장 한편에 마련된 실내에서 응급환자 심폐소생술을 먼저 배웠다. 작업장에서 감전, 추락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응급환자를 다루는 기술을 습득하기 위한 것이다. 교육 참가자들은 실험용 마네킹을 통해 심폐소생술을 직접 시연해보고 환자발생시 10분 이내의 초기대응 요령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김오행 건설안전체험 교수는 “건설현장은 각종 안전사고로 긴급히 심폐소생술을 실행해야 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면서 “동료나 가족의 소중한 목숨을 살릴 수 있는 응급처치 요령을 습득해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교육생들은 건설현장의 안전보호장구인 안전모, 안전화, 안전대 등을 모두 착용하고 실제와 똑같이 만들어진 체험교육장으로 향했다. 이곳에서는 왜 사고가 발생하는지, 안전대에 매달려 보기, 터널 붕괴체험, 사다리 안전체험, 리프트 체험 등 2시간 넘게 다양한 사고를 직접 느껴봤다. 교육생 중 홍일점인 정현승 전략기획팀 대리는 “기획을 담당하는 여직원도 안전교육만큼은 남자 직원들과 똑같이 받는다.”면서 “체험교육이 건설현장뿐 아니라 실생활에서도 도움을 줄 수 있는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실제현장과 같이 만들어진 건설안전체험교육장은 성남센터(판교)를 비롯해 전국에 7곳이 있다. 지난 1997년 이후 지금까지 27만 6000여명이 체험 교육을 받았다. ●근골격계질환 실습과정 신설 한국산업안전공단은 올 상반기 외부전문기관에 의뢰, 가상체험교육과 건설체험교육의 만족도를 조사했다. 안전의식 향상도 부분에서는 지난해보다 1.2점 상승한 93.9점으로 나타났고 종합교육만족도는 2.4점이 향상된 93.8점으로 나타나 공단에서 실시하는 각종 교육과정 가운데 만족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공단은 실습과정을 전자감응식으로 교체키로 하는 등 교육 프로그램 전과정을 업그레이드시킬 계획이다. 특히 근골격계질환의 실습과정 신설도 검토하고 있다. 이 밖에도 공단은 기업 등 민간부문의 안전체험교육 활성화를 위해 포스코,GS건설 등 대기업과 대학 등에 가상안전체험교육용 영상 콘텐츠를 상호 교환하고 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외국의 동향은 미국은 안전마을(Safty Village)을 운영하며 공사장 안전코너, 횡단보도 안전체험, 화재대처코너, 산업안전코너 등의 체험관을 마련해 놓고 있다. 약 3300㎡ 규모로 직원 24명이 연간 8만여명의 방문자에게 각종 안전사고를 체험케 하고 있다. 또 독일에서는 산업안전보건전시관(DASA)을 운영하며 VDT, 건설안전, 중량물 취급, 소음, 기계안전 코스를 연 10만여명이 견학형태로 체험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 소방안전 체험관인 방재관을 전국 150곳에서 운영하고 있다. 지진이 잦은 만큼 소화기 체험, 구조실습, 연기 체험, 지진 및 풍수해 체험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일본 중앙노동재해방지협회(JISHA)는 온라인을 통해 산업안전보건박물관을 운영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근로자의 안전교육에 효과를 높이고 있다. 온라인 산업안전보건박물관은 실제 산업안전보건박물관을 방문하는 것과 똑같이 구성됐다. 웰컴존 → 기계안전 전시관 → 전기 및 화학안전 전시관 → 사전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비디오관 → 산업안전보건 전시관 → 특별전시관 → 3차원(3D) 및 가상현실(VR) 체험관 등으로 짜여져 있다.3차원 및 가상현실 체험관은 시청자가 실제 재해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하여 안전보건의식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산업안전공단 제공 ■GS건설 안전혁신학교 안전체험교육장은 민간 사업장에서도 운영된다. 그 가운데 GS건설이 운영하는 ‘GS 안전혁신학교’는 한국산업안전공단이 인정하는 모범 교육장이다. GS건설(대표 김갑렬)은 안전의식과 실행력을 갖춘 혁신리더를 육성한다는 목표로 지난해 3월 경기 용인시에 ‘안전혁신학교’를 개설했다. 강의동 2개동, 체험시설 6개동 등 총 1만㎡ 규모의 체험교육장을 갖췄다. 교육은 매주 30명씩 3박 4일 과정으로 ▲안전혁신 마인드 조성 ▲현장작업체험 ▲건설안전 재해체험 ▲한계돌파 등으로 구성돼 있다. 교육대상은 사무실, 현장직원 등 전직원과 협력회사 근로자까지 확대해 입체영상을 비롯한 최첨단 장비로 철저한 체험위주의 학습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 후에는 설문조사를 통해 개선방향을 찾아내고 현장에서의 효과분석도 철저히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교육받은 근로자는 1711명(직원 1158명, 협력회사 553명)에 이른다. 회사측은 앞으로 2012년까지 전 임직원 및 협력회사 직원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GS건설측은 “앞으로 모니터링 프로그램 개발과 신 개념의 안전의식 혁신 교육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최고 수준의 안전관리기법으로 무재해를 달성하는 것이 전사적인 경영방침이다.”고 밝혔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친환경 꼴찌기업은 닌텐도”

    “친환경 꼴찌기업은 닌텐도”

    가정용 게임기 시장을 장악한 닌텐도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환경단체 그린피스의 유독성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AP통신은 27일(현지시간) 그린피스가 세계 주요 전자제품 생산업체 18개사를 대상으로 한 유독성 평가에서 닌텐도사에 처음으로 10점 만점 중 0점을 부여했다고 보도했다.MS는 2.7점으로 16위를 차지했다. 닌텐도사는 제조과정에 사용되는 물질, 유독성물질 사용 축소에 대한 계획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하지 않았다. 휴대용 게임기 DS를 세계적으로 5000만대 넘게 판매한 닌텐도는 이 분야의 선두업체다. MS는 X박스 게임기와 mp3 모델인 Zune에 들어가는 독성 화학물질을 제거하겠다는 약속을 2011년에나 이행할 수 있다고 밝혀 낮은 점수를 받았다. 또 폐제품들에 대한 자발적인 회수프로그램도 전무했다. 필립스는 중고제품 재활용정책이 부실하다고 평가받아 2점으로 17위를 차지했다. 지난번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던 노키아는 중고제품회수정책이 미흡해 9위로 밀려났다. 그린피스측은 “유럽, 미국, 일본 등지의 폐컴퓨터·휴대전화가 아시아로 수출되고 있다.”면서 “부품해체작업에 동원되는 아동노동자들이 유독 화학물질에 노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신당 대선후보 인물 검증] 분양원가 공개·전작권 환수 찬성 입장

    한때 ‘참여정부의 황태자’로 불렸던 정동영 후보가 참여정부의 핵심정책에 매긴 점수는 10점 만점에 6.75점이다. 서울신문이 평가를 요청한 12개의 정책 중 10점 만점을 준 항목은 하나도 없었다. 부동산·교육·대북·외교 분야 8개 정책에 대해서는 합격점이라고 할 수 있는 7∼8점을 줬다. 하지만 기자실 통폐합에는 4점을 주면서 반대의견을 보였다. 정 후보는 종합부동산세, 분양원가 공개, 전시작전권 환수 등의 정책에 대해 현행 유지 입장을 밝혔다. 출자총액제한제도에 대해서는 찬성 입장을 밝혔지만, 장기적으로는 출총제와 같은 사전 규제보다는 반독점 규제 강화, 공정경쟁 강화 대책 마련 등 사후 규제가 바람직하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통일부 장관을 지낸 탓에 햇볕정책에 대해서는 8점이라는 후한 점수를 줬다. 하지만 “2006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체제 해체가 통일외교안보 정책의 일관성 부재로 이어졌다.”면서 “NSC 체제 복원을 통한 부처간 조정능력 회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는 “세계화·개방화 추세에 부합하는 국가정책 방향은 맞지만, 국민과 이해관계자의 의견 수렴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정 후보 측은 국회 비준에 앞서 피해산업 및 계층에 대한 지원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언론인 출신인 정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언론계와 시민단체 여론을 수렴해 기자실 통폐합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 후보 측은 “국민의 귀와 눈 역할을 하는 기자의 취재 자유는 최대한 보장돼야 한다.”면서 “정부가 언론을 어떻게 해보겠다고 해서는 안 되며, 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사학법 개정에 대해서는 찬성 입장을 밝혔지만, 점수는 비교적 낮은 5점을 줬다. 한나라당의 요구에 밀려 개방형 이사 선임에 있어 사학의 영향력을 크게 보장하도록 한 것은 시대 요구에 역행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사학운영의 개선과 투명화를 위해 사학법을 재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별취재팀
  • 국제가족영상축제·유럽영화제 개막

    국제가족영상축제·유럽영화제 개막

    자타가 공인하는 영화팬인 당신, 올해는 부산영화제를 놓쳤다고? 하지만 크게 아쉬워할 것은 없다. 부산 못지않은 수작들을 볼 수 있는 영화제가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최근 재해석되고 있는 가족의 의미나 최신 유럽 영화의 흐름을 짚어보고 싶다면 다음 두 영화제에 주목할 만하다. ●‘오늘, 가족을 본다´ 전세계 31개국 작품 상영 18일부터 6일간 정동, 광화문 일대에서 열리는 제1회 서울국제가족영상축제는 가족영화란 모름지기 온가족이 보는 따뜻한 영화라는 공식에서 벗어난다.‘오늘, 가족을 본다’라는 주제의 이 영화제는 오늘날 해체되고 재구성되는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살핀다. 이번 영화제는 전세계 31개국에서 온 모두 103편(장편 32편, 단편 71편)의 작품이 상영되며, ‘가족’을 중심 주제로 한 세계의 장편영화들을 소개하는 ‘월드 패밀리 나우’와 한국사회 내 가족을 재조명하는 ‘코리아 패밀리 나우’를 비롯해 ‘세계 단편영화 초청전’,‘부성애 특집’,‘시네마테라피, 가족을 만나다’ 등 모두 7개의 섹션으로 구성된다. 특히 가족 내 관계에 초점을 맞춘 한국 단편영화 경선 부문에서는 예심을 거친 33편의 본선 진출작이 상영된다. 이번 영화제 개막작은 한국에는 처음 소개되는 스위스의 장 스테판 브롱 감독의 2006년작 ‘내 동생의 결혼식’.20년 전 스위스 가정에 입양된 빈의 결혼식을 맞아 베트남에서 생모가 방문하자, 그녀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온가족이 어색한 ‘행복’을 연기한다는 내용의 영화다. 한국 가족영화의 현주소를 살펴볼 수 있는 ‘씨네토크’ 섹션도 눈에 띈다.2003년 여름 시즌 3주간 박스 오피스 1위를 석권한 임상수 감독의 ‘바람난 가족’을 비롯해 ‘가족의 탄생’(2006),‘좋지 아니한家’(2007) 등 순차적으로 탄생한 가족영화 3편을 차례로 만나볼 수 있다. ●17일부터 유럽거장 신작등 선보여 올해로 8회째를 맞는 메가박스 유럽영화제(17∼21일)에서는 유럽 거장들의 신작을 선보이는 ‘마스터스 초이스’를 비롯해 ‘하트 투 하트’,‘슈팅스타’ 등 6개 부문에 걸쳐 총 30편의 작품이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개막작으로 선정된 크리스 크라우스 감독의 ‘포미니츠’는 피아노에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교도소 수감자 제니와 그의 스승 크뤼거의 감동 휴먼 스토리를 그린 작품으로, 올해 독일 아카데미에서 최우수 작품상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화제작. 이밖에 유럽식 로맨틱 코미디를 맛보고 싶다면 ‘러브스토리 인 유럽’ 섹션의 ‘당신은 나의 베스트셀러’와 ‘센스 오브 유머’ 섹션의 ‘결혼하고도 싱글로 남는 법’을 주목할 만하다.‘결혼하고도’는 파리 사람들의 독신 생활을 코믹하게 그린 작품으로 지난해 프랑스 흥행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유럽영화제의 한 관계자는 “이번 영화제는 유럽 영화는 무조건 어렵고 예술적이라는 선입견을 깨기 위해 ‘센스 오브 유머’ 섹션을 신설해 유럽식 코미디 영화의 새로운 면모를 소개할 예정”이라며 “평범한 2030여성들을 포함해 영화팬이라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영화들로 꾸몄다.”고 밝혔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