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가정 해체
    2026-04-10
    검색기록 지우기
  • 일본 자민당
    2026-04-10
    검색기록 지우기
  • 신당 창당
    2026-04-10
    검색기록 지우기
  • 항생제 내성
    2026-04-10
    검색기록 지우기
  • 학생 감소
    2026-04-1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989
  • ‘괴물’이 된 소년들…소년법 개정·폐지가 해결책일까

    ‘괴물’이 된 소년들…소년법 개정·폐지가 해결책일까

    시작은 한 장의 사진이었다. 지난달 온몸이 피칠갑인 채로 무릎 꿇은 소녀의 모습이 공개됐다. 이 사진으로 부산에서 여중생 4명이 또래를 1시간 넘게 폭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곧이어 유사한 사건들이 곳곳에서 쏟아졌다. 충남 아산에선 여중생들이 동급생을 모텔에 감금하고 무차별 폭행했다. 강릉에서는 10대 청소년들이 해변과 자취방을 오가며 피해자를 집단 폭행했다. 그뿐만 아니다. 사건이 공론화된 후에도 가해자들은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 소년법의 목적은 처벌 아닌 교화 올해 3월 발생한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의 범인 역시 10대들이었다. 이 사건은 청소년이 저지른 범죄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대한 논쟁을 일으켰다. 지난달 22일 범인 김모(17)양과 박모(18)양에 대한 1심 선고가 내려졌다. 주범 김양은 8세 여자아이를 집으로 유인해 살해하고, 사체를 훼손한 혐의로 20년형을 선고받았다. 살인을 공모한 박양은 무기징역에 처했다. 김양이 상대적으로 적은 형량을 받은 이유는 만 17세로 소년법 적용 대상이기 때문이다. 소년법은 처벌 목적보다는 교화를 위해 제정됐다. 그렇기에 현행 소년법은 19세 미만 소년의 경우 성인과 달리 처벌을 감경해주는 조항이 있다. 소년법 제59조에 의하면 사형 또는 무기형에 준하는 범죄를 저질러도 15년형 이상 선고할 수 없다. 또한 살인과 강간, 특수강도 등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도 범행 당시 18세 미만이었다면 법정 최고형을 20년으로 제한한다. 특히 만 10~14세 ‘촉법소년’은 강력범죄를 저질러도 형사처분 대신 보호처분을 받는다. 이에 한 시민은 지난달 청와대 홈페이지에 소년법 폐지를 청원했다. 청소년이라도 중죄를 지었다면 성인과 같은 수준으로 엄벌해야 한다는 취지의 글이다. 40만여 명에 이르는 시민이 찬성 의사를 표시했다. 최근 잇따라 발생한 소년범죄가 그 잔혹성으로 시민들의 공분을 샀고, 악화된 여론이 청원에도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그러나 청와대는 “법 개정보다는 예방과 교화에 더 초점을 맞춰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부정적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 아이들이 죄의 무게를 깨닫도록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소년법상의 미온적 처벌이 더욱 끔찍한 사건을 불러일으킨다”면서 소년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청소년들이 죄를 지어도 경미한 처벌을 받거나 훈방되는 과정을 반복적으로 겪는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자신이 지은 죄의 무게를 깨닫지 못하는 역효과가 발생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이 그 예다. 피해자가 한차례 폭행당한 직후 경찰에 고소하자 가해자들이 이에 대한 보복으로 2차 폭행을 감행했다.표 의원은 “검사의 조건부 기소유예가 남용되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봤다. 소년법 제49조에 따라 검사는 피의자가 적절한 선도·교육을 받는 조건으로 기소유예할 수 있다. 하지만 “피해자는 가해자에 대한 경미한 처벌을 지켜보면서 누구도 그들을 막을 수 없다는 무력감을 가지게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가해자들도 마찬가지다. “어차피 무거운 처벌을 받지 않을 거란 인식이 존재하므로 이러한 부조리를 해소하는 게 먼저”라고 표 의원은 덧붙였다. 일본은 지난 2000년 형사 책임 연령을 기존 16세에서 14세로 낮췄다. 또한, 16세 이상 청소년이 살인을 저지를 경우 형사재판에 넘길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미국 역시 18세 미만은 소년법 적용을 받지만, 강간과 살인 등 강력범죄는 예외다. 대신 교화와 갱생을 돕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소년범죄를 줄이기 위한 노력도 병행한다. 표 의원 역시 “처벌을 강화하는 동시에 실효성 있는 교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 교도소는 학교가 아니다 아이들의 범죄 동기는 어른과 다르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소년범죄의 원인으로 두 가지를 꼽았다. ‘환경적 결핍’과 ‘나쁜 자극’이다. 가정환경이 좋지 않은 아이가 음란물이나 폭력적 콘텐츠를 자주 접할수록 범죄에 빠질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소년원 아이들 대부분 결손가정이란 점을 주목하면서 “인천 초등생 살해사건 범인들은 드물게 유복한 집안이었지만, 이들도 부모들이 평소 관심을 기울였다면 결과는 달랐을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교도소는 학교가 아니기에 갱생이 불가능하다”면서 소년법을 개정·폐지하는 것은 반대했다. 다만 “적절한 교육을 통해 조기에 교화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 가해자들은 사건 당시 이미 보호관찰 대상이었다. 이 교수는 “그 아이들이 제대로 보호관찰을 받아 반성하고 갱생할 수 있었다면 2차 폭행이 일어났겠냐”고 반문했다. 이어서 담당 인력이 부족한 보호관찰 시스템의 문제를 먼저 보완할 것을 제안했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세계적 추세로도 소년범은 성인범과 다르게 취급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유엔 아동권리협약은 미성년자에 대한 사형이나 무기징역을 금지하고 있다. 한국 역시 이 협약을 따르고 있다. 미국은 미성년자에게도 사형 선고가 가능했으나 2005년 연방대법원이 이를 위헌이라고 선언하면서 금지됐다. 금 의원은 “미성년자에게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우려면 투표권을 비롯한 다른 영역에서도 동등한 권리를 줘야 한다”면서 형평성 문제도 거론했다. ● 손가락질 거두고 함께 고민할 때 천종호 부산가정지법 부장판사는 “소년법 논란이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을 계기로 촉발됐지만, 실상 소년법 개정으로 학교 밖 폭력을 해결할 순 없다”는 맹점을 들었다. 그보다는 “학교 밖 폭력이 가정의 해체, 공동체 붕괴 같은 ‘관계의 문제’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가정과 학교에서 얻지 못하는 위안을 또래 집단에서 대신 얻는다. 그러나 비행 청소년들이 모인 또래 집단에 들어가 더욱 심각한 일탈에 빠져들 뿐이다.창원지방법원은 2010년 창원시 진해구에 ‘청소년회복센터’를 만들었다. 일종의 사법형 그룹홈이다. 법정에서 보호처분 받은 아이들을 돌보며 밥상머리 교육을 실천하는 곳이다. 민간이 운영하고 법원이 운영비를 지원한다. 사법형 그룹홈은 ‘회복적 사법’의 일환이다. 회복적 사법은 처벌과 격리보다 치유와 회복에 더 중점을 두는 법이다. 청소년회복센터에서 소년범들을 맡아 교육한 후로 창원지법 관할 소년범 재범률은 전국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천 판사는 “우리 사회는 나쁜 아이들을 향해 손가락질만 했지, 그 아이들을 바로 세우는 방법은 고민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2011년 대구에서 한 중학생이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때도 학교폭력을 해결하고자 엄벌주의에 입각한 방안들을 쏟아냈다. 2017년에 이른 지금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다.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는 게 상식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그토록 끔찍한 일을 저지르기까지 어른들의 책임은 정말 없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민주시민교육과 청소년 문제 <연제구선거관리위원회 홍보담당 김샬롬>

    민주시민교육과 청소년 문제 <연제구선거관리위원회 홍보담당 김샬롬>

    가을이 완연하다. 휴대폰이나 인터넷이 우리의 생활의 필수가 되어버린 지금은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다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이다. 독서보다는 각종 SNS, 영화, 게임, 유투브 등이 대세인 지금 사회분위기와 시스템이 많이 달라진 것 같다. 편리함과 세련된 문화로 포장되었지만 어쩌면 선정성과 잔혹함이 넘쳐나기도 하는 이러한 것들이 무분별하게 우리 아이들의 정서에 악영향을 끼쳐 반사회적 청소년 인성문제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인천 초등학생 토막살인에 이어 최근 여중생 폭행사건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아직 여리기만해도 모자란 여자 아이들이 저지르기엔 믿지 못할 정도로 방식이 잔인하고 또 죄의식 없어 보이는 가해자의 태도 탓에 사회전체가 충격을 받은 듯하다. 가족해체와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가정교육보다는 학교교육의 의존이 큰 현재 더불어 살아가는 기본적 성품을 함양하고 주어진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학교와 사회에서의 민주시민교육을 더 강화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나라에서는 학교교육은 물론 선거연수원에서 대표적으로 민주시민교육을 꾸준히 실시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에서는 초․중․고등학생과 교사를 대상으로 학교출강, 참여식 교육과 교수방법이수, 제도 연구 등을 실시하고 있고 민주시민교육프로그램 개발과 그 교육대상을 일반시민까지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다. 선거연수원과 학교에서 담당하고 있는 우리나라 민주시민교육이 아이들의 올바른 인성교육과 더불어 청소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영양제와 처방전과 같은 프로그램으로 더 많이 확대되고 기여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지원이 집중되면 좋을 것 같다.
  • “스마트폰에 익숙한 10대, 죄책감 없이 폭력 모방… 롤모델 없는 사회·공부만 강요 부모 교육도 필요”

    “스마트폰에 익숙한 10대, 죄책감 없이 폭력 모방… 롤모델 없는 사회·공부만 강요 부모 교육도 필요”

    전문가들은 10대들이 저지르는 ‘잔혹 범죄’가 각종 미디어를 통해 노출되는 폭력 장면을 모방하면서 현실화된 것이라고 진단했다.●예전보다 폭력범죄에 속수무책 노출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11일 “피투성이가 된 여학생의 사진을 보고 영화 ‘내부자들’에 나온 장면이 딱 떠올랐다”면서 “미디어가 끊임없이 만들어 내는 자극적인 것을 청소년들이 아무런 죄책감 없이 그대로 행동으로 옮기는 행태가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해 학생들은 본인이 지배자라는 걸 보여주면서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발현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도 “10대들에게 가장 중요한 환경 변화는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의 보급”이라면서 “폭력에 대한 정보들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고 손쉽게 찾을 수 있다 보니 폭력 범죄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돼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폭력은 갈수록 은밀해지고 지능화돼 눈치채기가 점점 어려워진다”면서 “특히 스마트폰 채팅을 통한 사이버 폭력이나 협박도 큰 사회적 파장을 낳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가정 정상화… 인성 교육 강화를 10대들의 ‘잔혹성’이 과거에 비해 크게 심화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황명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청소년 범죄는 그 시대의 기준에서 항상 험악했고, 엄벌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과거에 비해 잔혹성을 띠는 경향은 확연한 것 같다”면서 “과거에 비해 규범이 확실히 해이해진 것은 맞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10대들의 폭력을 줄일 수 있는 해법으로 학교와 가정의 ‘정상화’를 꼽았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전인교육을 해야 하는데 학생들은 공부에 대한 중압감만 느끼고 있다”면서 “공부를 포기하면 다른 길을 찾게 되는데 그 중에 폭력은 학생들이 가장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가정의 해체, 애정 결핍 등이 원인으로 지적되는 만큼 부모들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면서 “아이들에 대한 근본적인 책임은 기성세대에게 있으며, 가정과 학교에 있기 때문에 사회적인 중재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명진 교수도 “우리 사회에 학생들이 보고 배울 수 있는 롤모델이 없어진 것이 문제”라면서 “성장 과정에서 첫 번째 롤모델이 되는 부모가 역할을 다하지 못하면 자녀가 비행을 저지를 확률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어 “성인이 담배를 피우면서 아이들에게 피우지 말라고 한다면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겠느냐”면서 “성인들이 얼마만큼 도덕적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처벌이 능사 아냐” “악랄 범죄 엄벌을” 최근 소년법 폐지를 비롯해 청소년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사회적 여론에 대해서는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다”는 의견이 대체로 우세했다. 황 교수는 “청소년 범죄는 사회구조적인 원인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엄벌이 범죄를 막진 못한다”면서 “처벌 수위를 높이면 결국 사회적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우범지대에 거주하는 결손 가정의 청소년들만 처벌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진단했다. 다만 설동훈 교수는 “청소년 폭행을 형법으로 처벌한다고 하면 절대 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소년법의 취지도 중요하지만 타인의 생명을 뺏거나 타인의 신체를 고의로 악랄하게 해치는 것을 방관할 수만은 없다”며 처벌 강화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도 “일단은 일어난 폭력에 대해 단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호통 판사’ 천종호 “부산 여중생 폭행, 참담…소년법 폐지 신중해야”

    ‘호통 판사’ 천종호 “부산 여중생 폭행, 참담…소년법 폐지 신중해야”

    ‘호통 판사’로 불리며 우리나라에서 청소년 재판을 가장 오랫동안 맡고 있는 천종호 부산가정법원 부장판사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부산 여중행 폭행 사건’에 대해 “피해자가 입은 피해를 생각하면 참담한 심정”이라고 밝혔다.천 부장판사는 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부산 여중생 사건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위력을 보여주고, 또 가해자가 (자신의 가해 사실을) 직접 퍼뜨린 것이 국민들을 더 분노하게 만들었다”면서 “왜 아이들이 가해 사실을 스스로 공개하는지, 이런 것은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본다. 엄정하게 이 부분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천 부장판사는 우리 사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공동체 해체’, 그로 인한 ‘공감력의 상실’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아이들의 인성에 있어서 큰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이것은 결국 가족 해체, 사회 공동체의 해체로 인한 것”이라면서 “아이들이 인간끼리 대결하는 구도의 게임 속에서 아픔과 슬픔을 공감할 능력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자기가 이 사건을 SNS에 노출했을 때 발생될 수 있는 상황이라든지 또 피해자가 입게 될 인격 침해라든지 이런 것을 전혀 고려 못 한다는 이야기”라고 진단했다. 천 부장판사는 또 최근 정치권에서의 ‘소년법 개정’ 움직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특히 이석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하겠다고 밝힌,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만 12세인 초등학생에게 까지 최대 사형을 선고할 수 있는 법안에 대해서는 “전 세계적으로 전무후무한 법이 될 것”이라면서 강하게 반대했다. 그는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소년법 폐지’ 논의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기도 했다. “지금 소년법 자체를 폐지하면 형법으로 모든 아이들 범죄를 다루게 된다. 그런데 현재의 형법에서는 14세 미만의 경우에는 형벌을 부과할 수 없다고 돼있다. (형법상의) 형벌을 부과할 수 없으면 다른 대안으로 ‘소년보호처분’을 부과하는데, 소년보호처분은 소년법에서 부과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소년법이 없어지면 소년보호처분을 부과할 수 없게 된다. 또 한 가지는 14세 이상의 아이들에 대해서 성인과 동등하게 형벌을 부과한다. 그렇게 된다면 다른 미성년자들에 대한 제약이라든지 이런 것들도 동시에 풀려질 가능성이 높다. 안 그래도 어제 대학에 가서 강연을 했더니 아이들이 이런 얘기를 하더라. ‘미성년자 처벌 규정이 18세까지 내려가게 되면 선거권도 당연히 18세까지 줘야 되지 않느냐’고. 이런 법 체계 전체와 맞물려 있는 문제라서 소년법의 폐지는 아주 신중하게 접근해야 될 필요가 있다.” 현행 법령은 만 18세 이하 범죄자의 최대 형량을 징역 15년으로 제한하고 있고, 특정강력범죄의 경우에는 최대 징역 20년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천 부장판사는 “14세 이상의 경우에는 형벌을 부과하되 완화된 형벌을 부과하도록 돼 있다. 최대 20년으로 상한이 돼 있는데, 이런 부분에 있어 국민들의 합의가 이루어진다면 상한선을 높일 수 있다고 본다”면서 “사형까지 선고한다든지 (미성년자 범죄자를) 어른과 동등한 취급을 하는 방향으로 개정하는 것은 반대이지만, 그래도 상한은 높일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14세 미만 범죄자에게 적용되는 소년보호처분 중 가장 엄격한 처벌은 2년 이내 장기 소년원에 송치하는 것이다. 천 부장판사는 “(최장 2년은) 판사들한테 재량의 폭을 너무나 줄이는 것”이라면서 “(기간을) 조금 높이든지 아니면 일본처럼 아예 소년보호처분 기간의 제한을 없애버리든지 그렇게 해야만 13세 미만의 범죄에 대해서 국민들에게 설득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제안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의지로 좌절 넘었다…美 백인 빈민의 기적

    의지로 좌절 넘었다…美 백인 빈민의 기적

    힐빌리의 노래/J D 밴스 지음/김보람 옮김/흐름출판/428쪽/1만4800원 책을 읽기 전에 ‘힐빌리’(hillbilly)의 의미부터 알아보자. ‘힐빌리’는 미국의 쇠락한 공업지대를 가리키는 ‘러스트 벨트’(rust belt) 지역의 가난하고 소외된 백인 하층민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교육수준이 낮고 정치적으로 보수적인 시골사람을 뜻하는 ‘레드넥’(red neck)이나 ‘화이트 트래시’(white trash) 같은 비하적 표현과 맥을 같이한다.‘힐빌리의 노래’는 힐빌리 출신으로 미국 최고 명문 예일 로스쿨을 졸업하고 실리콘밸리의 전도유망한 사업가가 된 32세 청년 J D 밴스의 회고담이다. 젊은 나이에 회고담이라니 좀 의아하지만 성장기라고 하기엔 담고 있는 내용은 너무나 묵직하다. 계층과 가정환경이 가난한 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무기력증에 빠진 백인 하층민들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지난해 6월 미국에서 출간돼 대통령선거에서 백인 하층 노동자 계층이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한 이유를 설명하는 책으로도 주목받았다. 뉴욕타임스는 책을 ‘트럼프의 승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여섯 권의 책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밴스는 오하이오의 철강 도시 미들타운과 캔터키 남동부의 탄광촌 잭슨을 오가며 ‘시궁창 같은’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가 사는 세상은 ‘비이성적인 행동으로 가득한 곳’이었다. 스코틀랜드계 아일랜드인 출신 애팔래치아 사람들인 외가 쪽은 시비가 생기면 언쟁을 생략하고 바로 방아쇠를 당기는 유형이었다. 약물중독에 빠진 어머니와 돈 때문에 일찍이 양육을 포기한 아버지, 수없이 바뀌는 어머니의 동거인들, 소외와 가난과 마주하며 목표의식도 없이 정신적 빈곤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불행 중 다행으로 그는 다혈질에 괴팍한 성격을 지녔지만 손자를 지극히 아끼는 외조부모와 누나 등 가족 덕분에 안정을 찾고 고등학교 졸업후 해병대에 자원입대해 자립심과 자신감을 키운다. 제대 후 그는 오하이오주립대학을 졸업하고 예일대 로스쿨에 합격해 ‘아메리칸 드림’을 이뤘다. 밴스는 서문에서 “이런 일(성공)이 나와 같은 환경에서 자란 대부분의 아이에게는 쉽게 일어나지 않는 일이기에 이 책을 썼다”고 밝히고 있다. 통계적으로 그와 같은 환경에서 태어나고 자란 아이들의 미래는 비참하다. 운이 좋으면 수급자 신세를 면하는 정도고, 운이 나쁘면 헤로인 과다복용으로 사망한다. 그는 “나 역시 비참한 미래를 앞둔 아이들 중 하나였다”면서 “자포자기 직전까지 간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어쩌다 그런 상황까지 가게 되는지, 가난한 사람들의 인생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정신적·물질적 빈곤이 자녀에게 어떤 심리적 영향을 미치는지를 다른 사람들이 이해하길 바랐다”고 적었다. 그는 책을 통해 윤리와 문화의 붕괴, 가족해체, 미래에 대한 체념, 소외와 가난으로 점철된 가족사와 자신의 어린 시절을 진솔하게 드러냄으로써 무관심 속에 버려졌던 힐빌리의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그는 가난을 대물림하며 피폐한 삶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힐빌리 문제의 본질을 ‘학습된 무기력’에서 찾는다. ‘내가 내린 결정이 앞으로의 인생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현상이다. 저자의 경우 해병대 입대가 변화의 계기가 됐다. 절대 할 수 없다고 생각한 일들을 배워 나갈 때마다 조금씩 자신을 향한 믿음이 생겨났다. 그는 “기대할 것이라고는 없는 미들타운의 환경부터 혼란이 끊이질 않는 집안 상황까지 인생은 내게 내 힘으로는 바꿀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고 가르쳤다”면서 “집에서 ‘학습된 무기력’을 배웠다면 해병대에서 ‘학습된 의지’를 습득했다”고 말한다.그는 “미국 백인 노동자계층의 상당수가 나와 마찬가지로 산골 사람이다. 그리고 우리 산골 사람들은 여전히 안녕하지 못하다”고 단언한다. 저자는 마법처럼 이 문제를 해결할 공공정책이나 획기적인 정부 프로그램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자신 같은 환경에 놓인 아이들의 앞길을 가로막는 요소가 무엇인지 먼저 이해한 뒤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이지현 재혼, 9월 의사와 비공개 결혼식 “아이들에게도 사랑 안겨줄것”

    이지현 재혼, 9월 의사와 비공개 결혼식 “아이들에게도 사랑 안겨줄것”

    그룹 쥬얼리 출신 이지현(34)이 9월 결혼한다. 21일 이지현 측은 “9월 말 교제 중인 일반인과 결혼식을 올린다”며 “양가 가족들과 비공개로 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지현의 예비신랑은 안과전문의로 이미 이지현의 자녀들과도 가깝게 지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이지현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예비신랑에 대해 “올바르고 든든한 사람”이라며 “새로운 가정을 꾸려 어린 아이들에게 사랑을 안겨주고,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것에 충실하고 싶다. 그 후에 기회를 주신다면 작품활동도 열심히 해볼 계획이다. 많은 격려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지현은 지난해 결혼 3년만에 합의 이혼해 슬하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현재 두 자녀 모두를 양육 중이다. 한편 이지현은 1998년 걸그룹 서클로 데뷔해 팀 해체 이후 2001년 그룹 쥬얼리로 다시 활동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2006년 쥬얼리에서 탈퇴한 이지현은 연기자로 변신해 ‘사랑하기 좋은 날’, ‘내일도 승리’ 등에 출연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성장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미스터 갑질, 미스 빽이 통하는데… 우린 은행 빚 갚다 끝나야 합니까

    [성장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미스터 갑질, 미스 빽이 통하는데… 우린 은행 빚 갚다 끝나야 합니까

    한국은 세계 11대 경제대국이다. ‘한강의 기적’으로 칭송받는 놀라운 경제성장을 일궜다. 하지만 국민은 ‘헬(Hell) 조선’이라며 좌절감에 빠져 있다. 외형적 성장에만 치중하고 구성원의 행복 증진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헤븐 코리아’(Heaven Korea)가 되는 데 필요한 건 무엇일까. 서울신문은 리서치 기업 엠브레인과 함께 모바일로 전국 성인남녀 1000명에게 물어봤다. 이들의 바람이 하나둘 이뤄지고 쌓일 때 비로소 행복한 대한민국이 될 수 있다.“재벌이 산업발전에 이바지한 것은 사실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나 자본을 독점하고 지배구조를 공고히 하기 위해 권력과 결탁하는 등 비리를 저질렀습니다. 공(功)보다 과실(過失)이 많은 거죠. 우리 사회가 한 걸음 나아가기 위해선 재벌 중심의 경제구조를 해체해야 합니다.”(부산 58세 남성 ‘보리수’) 설문조사 결과 재벌과 대기업 개혁을 바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응답자 90.9%가 빈부 격차와 사회 양극화가 심각하다고 답했고, 그중 50.2%가 ‘대기업에 편중된 사회구조’를 양극화의 이유로 손꼽았다. 복수응답(최대 3개)으로 물었을 때는 73.7%까지 높아졌다. 대기업의 ‘갑질’에 대한 성토도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닉네임 ‘지옥을 보았다’(서울·22)는 “중소·벤처기업은 대기업과 하청관계를 유지하며 생존할 수밖에 없다”며 “이를 악용한 대기업이 청년들의 괜찮은 아이디어를 빼앗아 특허까지 취득했다”고 억울해했다. ‘옥포예비맘’(대구·30·여)은 “대기업이 하청업체에 비용 절감을 강요하면서 (회사) 임금과 복지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너무 교묘해 법으로도 막을 수 없다. 아이를 어떻게 낳고 키울지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라쿠스’(경기·48)는 “대기업의 납품단가 후려치기에 거의 원가로 물건을 넘겨야 한다”며 “꼭 근절돼야 할 관행”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벌과 대기업이 사회적 책무를 제대로 다하지 못해 반감을 키웠다는 지적도 나왔다. ‘노땅’(세종·31)은 “우리나라의 실제 빈부 격차는 체감보다는 낮을 것”이라며 “그러나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적 신분에 따른 도덕적 의무) 부재로 상대적 박탈감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외관상 얼핏 보이는 한국의 양극화 정도는 그리 심하지 않다. 지난해 지니계수는 0.30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0.316(2015년)에 비해 약간 낮다. 소득 불평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 지니계수는 0에 가까울수록 평등, 1에 근접할수록 불평등을 뜻한다. 그러나 이는 가계동향 조사 때 집계된 가처분소득을 기반으로 산출한 것이라 통계 착시라는 지적이다. 고소득층의 금융소득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통계청은 오는 12월 국세청 소득자료를 반영한 신(新)지니계수를 발표한다. 신지니계수는 0.4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양극화의 원인을 ‘사회 전반에 만연한 부패’에서 찾는 답변(23.2%)도 많았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여파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아빠백곰’(세종·33)은 “정직하고 열심히 사는 사람이 잘살 수 있는 상식적인 사회가 됐으면 한다. 부정을 저지른 사람이 법을 교묘히 이용해 빠져나가서는 안 된다”고 했다. ‘행복하자’(제주·27·여)는 “회사 내에서도 부패와 낡은 관습이 정말 많아 놀랐다. 부당한 채용이 스스럼없이 진행되고 같은 일을 하면서도 ‘빽’이 있는 사람보다 적은 월급을 받는다”고 한숨지었다. 4명 중 3명은 ‘포용적 성장’에 ‘헤븐 코리아’의 길이 있다고 생각했다. 포용적 성장을 위해 가장 먼저 해결돼야 할 문제로는 ‘고용’(43.7%)을 지목했다. 취업난은 물론 임금 격차와 비정규직 차별 등 고질적인 병폐가 사라지기를 바란다. ‘말린당근’(인천·37)은 “같은 사무실에서 얼굴을 맞대고 일하지만 서로 다른 회사 소속, 큰 임금 격차…이게 대한민국 현실”이라고 전했다. ‘은또’(경북·28)는 “비정규직 철폐로 안정된 직장에 다닐 수 있는 사회를 만들면 대기업에 집중되는 현상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mijin’(강원·36·여)은 “지역 소재 회사는 월급이 적고 근무시간은 길고, 삶의 질이 떨어진다. 누가 지역에 살려고 하겠는가”라고 되물었다. ‘휘아민’(전남·25·여)은 “다들 공무원 시험만 준비한다. 고용에 불안을 가지고 있어 안정된 직장을 갖고 싶은 것이다. 다양한 일자리 창출과 함께 비정규직보다 정규직이 많아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안정된 소득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고 돌아와 저녁에 가족과 식사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삶이야말로 포용적 성장의 출발이며 행복한 대한민국의 길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포용적 성장의 전제조건을 묻는 서울신문의 질문<7월 3일자 16면>에 이렇게 말했다. 많은 국민이 ‘저녁이 있는 삶’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OECD가 조사한 우리나라 근로자의 연간 근로시간은 2113시간(2015년)으로 멕시코(2248시간), 코스타리카(2157시간)에 이어 3위다. OECD 34개국 평균 1766시간보다 무려 347시간 많다. 주말·공휴일·휴가를 제외한 연간 근무일이 230일 정도인 걸 감안하면 하루 평균 1시간 30분가량 더 일한다. ‘남편바라기’(대전·32·여)는 “오후 11시에 퇴근한다. 집은 잠만 자는 곳이다. 신혼부부인데 아기 얼굴 보는 건 고사하고 남편과도 함께할 수 없는 삶을 살고 있다”고 한탄했다. ‘민트쟁이’(25·서울·여)는 “가정이 행복해야 사회가 행복해질 수 있다. 근로시간을 줄이고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늘릴 수 있도록 정부가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Myheaven80’(37·전북·여)은 “근로시간이 너무 길고 탄력적인 조정도 불가능하다. (사회적) 능력이 있는데도 아이가 클 때까지는 일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사회적 약자를 좀더 따뜻하게 보듬기를 희망했다. 장애인 딸을 키우는 ‘새봄’(인천·52·여)은 “장애를 가진 사람이 장애를 인식하지 않고 살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모든 국민이 자신의 꿈을 꾸며 사는 세상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아이들이 좀더 나은 교육을 받기를 원했다. ‘채민대디’(경북·34)는 “합격과 불합격, 성적 순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제도는 이제 그만 사라졌으면 한다. 아이를 순위별로 줄 세워 창의력을 떨어뜨리는 일이 없어져야 살기 좋은 세상이 온다”고 했다. 교육 분야에서 가장 먼저 해결돼야 할 과제로는 ‘공교육 정상화’(32.9%)가 가장 많이 꼽혔다. ‘지역·계층 간 교육 격차 완화’(25.7%), ‘대학 서열화 폐지’(18.8%), ‘입시제도 개선’(18.3%) 등이 뒤를 이었다. ‘하루종일’(충남·50·여)은 “아이 키우는 데 너무 많은 돈이 들어 젊은 사람들은 겁부터 먹는다. 선진국처럼 양육과 교육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면 나도 내 자녀들에게 아이 많이 낳기를 권하겠다”고 했다. ‘바보보배’(서울·31·여)는 “평생 내 집 한 채 갖지 못하고 은행 빚 갚다 죽는 사회다. 주거 문제가 해결될 때 결혼, 육아 나아가 삶의 질이 개선될 수 있다”고 했다. ‘강물처럼’(대구·50·남)은 “출생지나 부모의 능력이 신분이 되지 않고, 내가 낸 세금이 올바르게 돌아오는 나라”를 희망했다. 소수지만 포용적 성장이 ‘포퓰리즘’으로 변질돼서는 안 된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왔다. 응답자 5.8%가 포용적 성장에 반대했다. 이들은 ‘우리 사회가 아직 포용적 성장을 추구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48.3%)고 생각하거나 ‘노력한 자에게 결실을 주는 자본주의 원칙에 어긋난다’(43.1%)고 우려했다. ‘와니’(서울·45·여)는 “복지 포퓰리즘은 필요한 게 아니다. 각각의 경제 수준에 맞게 맞춤형 복지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피’(경남·여·54)는 “이분법적으로 고소득자를 무조건 나쁜 사람으로 몰아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복지는 생색내기가 아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살기 좋은 한국이 되기 위해선 ‘세대 간 이해’가 선행돼야 합니다. 청년들이 ‘헬 조선’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낼 만큼 힘든 세대라는 걸 윗세대는 인정합시다. 반대로 청년세대도 윗세대가 경제 부흥을 일군 걸 존중하고 ‘꼰대’가 아닌 대화의 상대로 대합시다. 서로 이해를 통해 갈등이 해소된다면 사회 양극화를 해결하는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세종 36세 남성 ‘지민아빠’)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하리원, 대체 누구? 베트남+한국 혼혈 가수 ‘흔치 않은 미모’

    하리원, 대체 누구? 베트남+한국 혼혈 가수 ‘흔치 않은 미모’

    하리원이 방송에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8일 방송된 KBS 1TV ‘다큐공감’은 베트남과 한국 혼혈의 베트남 연예인 하리원에 대해 다뤘다. 하리원은 1985년생으로 아버지는 베트남인이며 어머니는 한국인이다. 현재 베트남 연예계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과거 한국에서 아이돌 그룹 ‘키스’로 활동했지만 그룹이 해체하면서 베트남으로 이주했다. 이후 ‘어메이징 레이스 베트남’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이름을 알렸다. 2016년에는 베트남에서 가장 사랑받은 팝스타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베트남의 MC이자 개그맨 짠탄과 결혼해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한편 하리원은 이날 방송에서 “혼혈이라서 남들 보다 더 열심히 공부해야 했다”며 아픈 과거를 털어놨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파격의 PT 취임식… 할 말 하는 장관들

    파격의 PT 취임식… 할 말 하는 장관들

    문재인 정부 장관들의 취임식 풍경이 달라졌다. 새 정부 출범 첫 장관은 존재 자체로 부담이 크기에 각오와 덕담을 주고받는 자리가 됐지만 최근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김현미 장관 첫 ‘파워포인트 PT’ 주목 형식도 준비한 원고를 읽던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 프레젠테이션(PT)을 해 편안하지만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취임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처음으로 파워포인트를 활용한 PT 형식의 취임사를 해 주목을 받았다. 이어 5일 취임식을 가진 김은경 환경부 장관도 PT를 했다. 조직에 대한 센, 불편한 발언도 작심한 듯 쏟아냈다. 5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대회의실에서 취임식을 가진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지난 대선 과정에서 교육부 해체가 공약으로까지 등장한 데 대해 뼈저린 자기 성찰이 있어야 한다”는 말 앞에서는 대회의실 직원들의 표정이 굳어지기도 했다. 취임식 직후 교육부 직원들이 삼삼오오 의견을 주고받는 모습도 보였다. 교육부 직원은 “취임사를 듣다 깜짝깜짝 놀라는 직원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다만 진보 교육감 출신임을 감안하더라도 “교육부 해체에 관한 발언을 취임식에서 한 것은 불편했다”고 지적했다. 김현미 장관의 취임식도 낯설었다는 결과다. 김현미 장관은 15분가량의 취임사에서 5~6분을 프레젠테이션에 할애했다. 국토부 간부급 공무원은 “통상 장관들은 주택시장 문제는 수요와 공급 양쪽을 살피고 풍선효과 등 다방면에서 고려해야 한다고 말을 하는데 김 장관은 ‘투기적 수요’란 한쪽 입장에서 강하게 언급한 데다 PPT까지 활용해 한편으론 신선했고 한편으론 당혹스러웠다”고 말했다. ●김은경 “여러분은 선수, 난 코치” 김은경 장관은 ‘계승이 아닌 전환’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김 장관은 취임사에서 “지금까지 우리가 해 온 일을 더 열심히 하자는 것은 의미가 없다”면서 “우리가 가는 길은 지금과 다른 전환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들이 호수처럼 변했는데 여전히 더 열심히 수질을 측정해 제공하거나 미세먼지가 더 심각해졌는데 더 많은 측정자료를 드리는 게 좋은 거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김 장관은 “환경부 공무원 개개인의 생각이 아닌 조직의 생각이 무엇인지 강한 의문이 남았다”면서 “4대강 사업은 (환경부에) 아픈 기억이지만 누군가는 저항하기 위해 목숨을 걸었고 나머지는 구경을 했던 것이 아닐까 고민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치론’을 제시했다. “앞으로 두 달간 가치를 설정하고 공유하는 시대적 상황에 맞는 조직 설계 등 모든 것을 여러분이 해야 한다”며 “여러분이 선수고 저는 심판이 아닌 코치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조명균, 직원 이메일로 취임사 보내 지난 3일부터 통일부로 출근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아예 취임식을 열지 않았다. 임명장을 받은 직후 청사 사무실을 일일이 돌며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식으로 취임식을 갈음했다. 취임사는 직원 이메일로 발송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19일 열린 취임식에서 ‘일과 가정의 양립’을 강조했다. “근무 기강과 긴장감, 전문성은 반드시 유지하되 업무와 개인생활 간 균형과 조화도 중시하고 격려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야 할 것”이라며 안보 현안과 동북아 정세, 국익 등을 얘기하던 전 장관들과는 다소 분위기가 달라진 취임식을 연출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서울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세종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30년 지나도록 공포에 잠 못드는···엄마는 형제복지원 생존자입니다

    30년 지나도록 공포에 잠 못드는···엄마는 형제복지원 생존자입니다

    고등학생인 이모(16)양은 초등학교를 다닐 때까지만 해도 어머니 박순이(46)씨가 미웠다. 어머니가 어린 시절 겪었던 그 ‘고통스러운 경험’을 알기 전까지는. 이양이 초등학생이었던 시절, 어머니가 매일처럼 술을 마시는 모습이 이양의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박씨는 술을 마시면 항상 울었다. 딸은 그런 어머니의 모습이 싫었다.하지만 이양이 중학교를 다니기 시작했을 때인 2014년 박씨는 ‘형제복지원’에서 겪었던 끔찍했던 일들을 딸에게 털어놨다. 이양은 어머니가 9살 때 형제복지원에 강제로 끌려가 7년 동안 짐승보다 못한 취급을 받았던 시절의 일들을 듣게 됐다. 박씨는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의 피해 생존자 중 한 명이다. 이 사건은 ‘한국판 홀로코스트’로 불리는 대표적인 인권 유린 사건이다. 1975년부터 1987년까지 정부는 시민들을 형제복지원에 강제로 연행하고, 복지원은 시민들을 감금해 국가의 방조 아래 강제 노역뿐만 아니라 구타·학대·성폭력·암매장·살인 등 인권 유린을 자행했다. 이 사건으로 최소 513명이 희생됐다. 1980년 삼청교육 과정에서 사망한 54명의 열 배에 가까운 숫자다(‘형제복지원 사건 개요’ 바로가기). 형제복지원이 어떤 곳이었고, 그 곳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를 알게 되면서 이양은 그제야 어머니의 행동을 이해하게 됐다. 그것은 트라우마였다. 피해 생존자들은 지금도 지워지지 않는 공포의 기억 속에서 살고 있다. 구타 후유증으로 중증 장애에 시달리거나 우울증, 알코올 중독으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피해자들도 적지 않다. 지금도 벽을 보고 못 자요, 누가 잡아갈까봐… “엄마는 지금도 많이 힘들어하세요. 그 때 있었던 일로 악몽을 꾸시곤 합니다. 허공을 보면서 ‘살려달라’, ‘그러지 마세요’ 등의 말씀을 하시는데, 그럴 때마다 속으로 안쓰럽고, 똑같이 우울해지기도 합니다.” 박씨는 지옥에서 벗어난지 30여년이 지났지만 지워지지 않는 상처로 여전히 고통받고 있다. 박씨는 어디를 가든 항상 뒤를 돌아보고 간판 등을 눈여겨 본다. 언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방에서 잠을 잘 못 자요. 밖에서 누가 지켜보는 것 같아요. 또 벽을 보고 잠을 못 자요. 누군가가 덮칠 것 같아서요.” 경남 문산읍에서 살았던 박씨는 9살 때인 1980년 부산에 있는 오빠 집에 가기 위해 부산진역에 갔다. 역에 도착한 시간은 밤 9시 가까이였다. “역에서 가만히 있으면 오빠가 데리러 올 테니 어디 가지 말고 있어라”라는 어머니의 말을 듣고 가만히 있었다. 그런데 그에게 경찰관 한 명이 다가왔다.“파출소 아저씨가 말을 걸데요. 오빠 어디 사냐고 해서 부산에서 밧데리 가게 한다고 그랬더니 “오빠 오면 데려다줄 테니 같이 가자” 하더라고. 그래서 같이 갔죠. 파출소에서 순댓국인가 국밥을 먹고 잠시 잠들었는데 막 깨우는 거예요. 일어나보니 사람들이 꽤 있었어요. 양쪽에 화장실 환풍기만 한 문만 쪼그맣게 있는 차가 파출소 앞에서 서 있는데 우리더러 다 타라고 하더라구. 그걸 타고 한 20~30분 갔나? 갑자기 쿵쿵 소리가 나면서 철문이 열리고 다 내리라데. 그러곤 한 줄로 세워가지고···.” 사과 없는 국가 이양이 형제복지원 사건을 알게 된 지 3년이 지났다. 이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지는 30년이 흘렀다. 하지만 가해자인 국가는 그동안 아무 사과도 없었다. 이양은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저도 이렇게 마음이 안 좋은데 직접 그런 일을 당하시고, 지금 이렇게 ‘특별법’을 하시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정말 마음이 좀 그렇습니다”라고 2일 말했다. 형제복지원 사건이 알려진지 30년이 지나도록 국가 차원의 진상 규명과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역대 문민 정부 모두 국가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관련기사 바로가기). 그러자 국회가 나섰다. 현재 20대 국회에는 ‘형제복지원 특별법안’(내무부 훈령 등에 의한 형제복지원 피해사건 진상 규명 법률안)이 발의돼 있다. 지난 19대 국회에서도 발의됐지만 끝내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발의한 이 법안은 국무총리 소속으로 진상규명위원회를 설치하고, 진상 규명 이후에 피해자와 그 유족에게는 피해의 정도 등을 고려해 보상금, 의료지원금, 생활지원금, 주거복지시설 등을 지원하도록 하는 방안 등을 담고 있다. 이 사건은 박정희 정부 때인 1975년 12월에 발령된 ‘내무부 훈령 제 410호’에서 비롯됐다. 정부는 당시 ‘부랑인’이라는 인위적인 개념을 만들어 ‘사회 정화’라는 이름으로 시민들을 단속하고 강제로 구금했다. 전두환 정부 때도 유지됐던 이 훈령은 6월 항쟁 직전인 1987년 5월 폐지됐다.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형제복지원 사건의 의미를 논의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의 주윤정 박사는 ‘부랑인’을 만들어 사회적 편견을 조장하던 통치 방식이 “독재 체제의 핵심적인 국가 관리 방식으로 인식됐다”고 설명했다. 박정희·전두환 정부는 모두 군사 쿠데타 행위로 집권했다. 민주적 정당성을 완전히 결여한 통치 권력이 집권의 안정을 꾀하기 위해 동원한 방식은 ‘적’을 규정해 국민적 불안을 조성하는 일이었다. ‘부랑인’이라는 개념 역시 국가가 만들어낸 적이었다.국가가 위임하고 방조한 폭력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대 정부는 이 문제를 ‘국가 폭력’의 문제로 보지 않았다. 주 박사는 이것이 잘못됐다고 지적한다. “이 문제가 국가 폭력의 문제로 인식되지 않는 것은, 명목상의 폭력 주체가 국가가 아닌 ‘형제복지원’이라는 민간의 재단 법인이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이것이 사인들 간의 관계로 규정되고, 국가로서는 방치할 수밖에 없는 영역이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국가가 위임하고 방조한 폭력’이었다는 것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 박사는 “자의적인 사적 폭력이 정당한 법적 절차 없이 행사되는 것은 법치국가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주 박사와 함께 형제복지원 사건을 연구하는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연구팀은 형제복지원에서의 인권 침해에 대해 국가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대목들을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부랑아’, ‘부랑인’ 단속이라는 명목 아래 시민들을 무차별적으로(더구나 불충분한 법적 근거로) 단속하여 시설에 강제수용한 것 ▲시설 수용 업무(때로는 단속 업무까지도)를 사적인 권력에 무분별하게 위탁하여 국민의 생명과 권리에 대한 책임을 방기한 것 ▲사적 권력에 위탁한 시설 운영에 대한 최소한의 관리·감독의 의무조차 다 하지 않음으로써, 수용시설 내의 중대한 인권침해 행위를 실질적으로 묵인·방조한 것 ▲1987년 형제복지원이 해체되는 과정에서, 강제수용되어 있던 사람들을 어떠한 물질적·제도적 지원 없이 퇴소시킴으로써 이들의 생명과 인권에 대한 책임을 또 다시 방기한 것 ▲행정부, 사법부,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지금의 국가정보원) 등의 국가권력 집단이 1987년 당시 형제복지원 사건의 수사 과정을 방해하고, 진상을 체계적으로 은폐한 것 위 사실들은 그동안 피해 생존자들과 시민사회단체의 노력으로 밝혀질 수 있었다. 한종선(41)씨가 2012년 5월~2013년 2월 국회 앞 1인 시위를 통해 형제복지원 사건의 실상을 알리고 ‘살아남은 아이’라는 책을 쓰면서 숨죽이고 살던 많은 피해 생존자들이 어렵게 자기의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그 노력은 ‘형제복지원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대책위원회’의 출범으로 이어졌다. 대책위는 그동안 정보공개청구와 현장 방문, 피해 생존자들의 인터뷰 등을 통해 사건의 실체를 확인했다. 지금까지 축적된 자료를 바탕으로 토론회와 피해자 증언대회 등을 여러 차례 열어 이 사건이 ‘또다시’ 잊혀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그러나 민간의 노력만으로는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 사망자가 더 있을 수 있고, 형제복지원이 사망자의 시신을 어떻게 인계했는지가 명확하지 않다. 또 형제복지원이 1987년 6월 폐쇄된 이후 일부 원생들을 어느 시설로 보냈는지도 베일에 싸여 있다. 앞서 언급한 의문들은 규명돼야 하는 과제들의 일부에 불과하다. 서울대 연구팀은 “내무부 훈령이 제정된 구체적인 배경, 이 훈령이 일선 경찰 조직까지 전달되어 실제 단속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자료는 현재로서는 없다”면서 “내무부(지금의 행정자치부)나 경찰 조직(경찰청)을 통해 단속 업무와 관련하여 위에서 하달된, 혹은 아래로부터 보고된 내용들을 보여주는 문서들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서는 국회의 노력이 필요하다. 피해 생존자들은 지난해 10월부터 대선 전인 지난 4월까지 서울 도심에서 23차례 열린 ‘촛불 집회’ 때마다 ‘형제복지원 특별법안’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는 서명 운동을 진행했다. 지난달 27일 총 8060장의 서명 운동 용지가 국회에 전달됐다. 이제는 국회가 답을 할 차례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참수작전부대는 자살돌격대?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참수작전부대는 자살돌격대?

    집권 이후 사흘에 한 번 꼴로 공개 행사를 다니던 김정은의 최근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15일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를 통해 김정은이 외부 일정을 대폭 축소하고 전용기나 전용차 대신 노동당 간부의 차량을 주로 이용하며, 장거리 이동은 주로 새벽 시간대에 은밀히 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김정은이 심리적으로 이토록 위축된 것은 최근 우리 한미연합군의 참수작전 준비에 바짝 긴장했기 때문이며, 최근 김정은은 정보망을 총동원해 참수작전에 대한 정보를 캐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실제로 우리 군은 유사시 김정은과 전쟁 지도부 제거 임무, 즉 ‘참수작전’을 수행하기 위한 특수임무여단 창설 준비에 들어갔으며, 이 부대는 오는 12월 공식 창설될 예정이다. 하지만 우리 군의 준비 상태를 들여다보면 김정은이 이토록 걱정할 일은 없을 것 같다. 최정예 부대에게 보급형 장비를? 유사시 북한 전쟁지도부 제거 임무를 수행하는 일명 ‘참수작전 부대’는 특수전사령부 예하 모 여단을 모체로 창설 준비에 한창이며, 최근 1개 대대 규모의 적 지도부 타격 TF를 편성했다. 적의 심장부에 들어가 적 지도부를 제거하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는 부대이고, 최근 군에서 미국의 ‘델타포스(Delta-force, 정식명칭 : ACE)’나 ‘데브그루(DEVGRU)’ 등 최정예 특수부대를 참고해 최정예 부대를 만들겠다는 의중을 자주 내비친 만큼 이 특수임무 TF의 장비 수준에 전문가들의 관심이 쏠렸다. 세계 최정상급 특수부대를 모방해 창설하겠다는 부대이고, 상대가 세계 최고 수준의 호위 병력을 거느린 김정은이기 때문에 특수임무 TF는 당연히 최고 수준의 장비가 지급되었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지난 5월 창설된 부대의 장비 수준은 대단히 심각했다. 이들의 주무장은 구식 K-1A 소총, 부무장은 반세기도 넘은 콜트 M1911A1이나 국산 K-5 권총이었다. 여기에 국산 PVS-11K 광학조준경이 지급됐고, 국산 방탄헬멧과 국산 보급 방탄복, 팔꿈치 및 무릎 보호대, 10L 용량의 전투용 배낭 등이 보급품으로 주어졌다. 주무장인 K-1A 소총은 배치된 지 30년이 넘는 구식 소총이다. 여기에 피카티니 레일을 달아 각종 부가장비 장착이 가능하도록 개량했지만, 극한 상황에서의 기계적 신뢰성 부족 문제와 개머리판의 안정성 부족으로 인한 명중률 문제 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특수작전 수행용으로는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 예비역 특전사 간부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특히 K-1A 소총은 오염에 취약한 가스작동식(Gas direct action) 방식으로 극한 상황에서 잦은 고장 문제가 발생하며, 내구성 부족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해군특수전전단(UDT/SEAL)은 작전요원들에게 K-1A 대신 독일제 HK416이나 미국제 SIG516 등 우수한 신뢰성과 내구성을 자랑하는 최신형 소총을 지급하고 있지만, 특전사는 당분간 소총 교체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총에 장착하는 광학조준경 역시 논란이 많은 장비다. 국산 장비인 PVS-11K 광학조준경은 방위사업청 발표에 따르면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자랑하는 장비지만, 적지 않은 수의 특전사 간부들은 이 광학조준경이 무겁고 조준하기 불편하다며 ‘A’사나 ‘E’사, ‘T’사 등 해외업체가 제작한 100만 원대 광학조준경을 사비로 구매해 쓰고 있다. 특수임무부대에게 지급된 방탄헬멧과 방탄복, 기타 군장류 역시 일반 보병들과 크게 다를 바 없는 보급형 제품들이다. 방탄헬멧은 단안식 야시경 장착이 가능한 국산 신형 방탄헬멧이다. 대부분의 특수부대가 광학장비와 통신장비 부착이 용이한 MICH(Modular/Integrated Communications Helmet), 미군 델타포스나 데브그루는 이보다 더 진보한 FAST 헬멧을 채용하고 있지만, 이러한 특수임무여단 대원들이 이러한 장비를 원한다면 적게는 30~40만원, 많게는 100만 원 이상의 사비를 들여 개인적으로 구입해야 한다. 방탄복과 기타 군장류 역시 국산 보급품이 지급됐다. 최근 선진국 특수부대들은 인체공학적 디자인과 우수한 방호성능, 그리고 위급 상황시 신속하게 방탄복을 벗을 수 있는 신속 해체 기능이 있는 최신형 제품을 사용하고 있지만, 특수임무여단 대원들의 개인 장구류는 선진국 최신 트렌드에 한참 뒤쳐져 있다. 이렇게 부족한 장비 수준은 유사시 작전 임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큰 제약을 가져올 수 있다. 이 부대는 평양에 홀로 침투해 중무장한 호위사령부 병력을 뚫고 목표를 제거한 뒤 탈출해야 한다. 하지만 과연 현재와 같은 수준의 장비를 가진 특수임무여단이 최근 최신 장비를 대거 도입한 호위사령부의 대규모 병력들을 상대로 침투나 탈출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최악의 경우 목표에 접근조차 하지 못하고 전멸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특전사 등 특수부대의 군수보급체계를 일반 육군과 분리하고, 특수작전 환경에 맞는 고유의 장비를 특수작전요원들이 직접 소요를 제기해 지급 받을 수 있도록 특전사의 예산 및 보급체계에 최대한의 재량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폭넓은 재량권을 부여 받아 직접 장비를 도입하는 해군 특수전전단의 경우 미국 등 강대국의 최정예 특수부대에 버금가는 우수한 장비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지만, 규모가 큰 육군 특전사는 항상 예산 문제에 발목이 잡히고 있다. 미군 없이는 평양도 못가 올 연말 특수임무여단이 창설되고, 이 부대에 평양 침투 명령이 하달되더라도 이 부대는 미군의 도움 없이는 평양 근처에도 가기 어렵다. 이동수단과 지원세력이 없기 때문이다. 특수작전은 소규모로 편성된 특수부대만 있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작전 계획 수립을 위한 고도의 정보자산과 전문 분석가들이 필요하며, 특수부대를 작전 현장까지 투입하고 안전하게 탈출시키기 위한 침투용 자산과 기타 지원 전력이 필요하다. 미군의 경우 각 군 특수전사령부 직속으로 대규모 지원 부대를 운용하고 있다. 육군특수전사령부에는 180여 대의 침투작전용 헬기를 보유한 제160특수작전항공연대가, 해군특수전사령부에는 중무장 특수전용 보트로 무장한 SWCC(Special Warfare Combatant-Craft Crewmen)이 운용되고 있다. 공군특수전사령부 역시 침투용 수송기와 공중화력지원기 등으로 중무장한 여러 개의 특수전항공단을 보유하고 있으며, 경우에 따라 CIA의 무인기나 헬기 등이 군의 특수작전을 지원하기도 한다. 미군 특수부대는 이러한 지원 자산이 보유한 최첨단 항공기와 보트, 차량을 이용해 작전 지역에 투입된다. 가장 먼저 전자전기가 투입되어 적의 레이더와 통신시설을 먹통으로 만들고, 이어서 MC-130이나 MH-47과 같은 침투용 항공기가 초저공으로 비행해 작전 지역에 특수작전 요원들을 실어 나른다. 작전을 펼치는 요원들의 머리 위에는 무인기와 화력지원용 항공기들이 비행하며 주변 지역의 적군 움직임에 대한 정보는 물론 강력한 화력까지 제공해 준다. 이들이 공중을 통해 탈출할 때는 특수작전용 헬기들이, 강이나 바다를 통해 탈출할 때는 특수작전용 보트가 작전 지역 근처까지 들어와 특수전 요원들의 신속하고 안전한 탈출을 돕는다. 하지만 한국군 특수임무여단은 이러한 지원 자산이 전혀 없다. 평양 침투에 앞서 적의 방공망을 제압해 침투용 항공기의 안전한 진입을 도와줄 전자전기나 전문 방공망제압기가 없고, 작전부대 머리 위에서 정보와 화력을 제공해줄 무인기나 화력지원기도 없으며, 야간에 적 방공망을 피해 초저공으로 적진까지 특수부대원들을 실어 날라줄 수송수단조차 없다. 현재 운용하고 있는 CH-47 헬기나 UH-60 헬기는 야간 지형 추적 비행이 어렵고, 소음 감소를 위한 별다른 개량도 실시되지 않은 일반 수송용 헬기에 불과하다. 군 당국은 미군의 MH-47이나 MH-60과 같은 특수작전용 헬기 각각 1개 대대를 오는 2022년까지 확보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목표 시점까지 4년여밖에 남지 않은 현재 시점에 확보된 항공기는 C-130 수송기를 일부 개량한 기체 몇 대 뿐이며, 신규 항공기 도입을 위한 판매 승인도 받아놓지 않고 있다. 즉, 한국군 특수임무여단이 참수작전을 하려면 미군 특수작전항공단이 한반도에 상시 주둔하면서 우리가 요청할 경우 즉각 항공기와 지원전력을 제공해 주어야만 한다. 즉, 우리나라가 참수작전을 하고자 결심해도 미국이 돕지 않으면 특수임무여단을 평양 근처에도 보낼 수 없다는 것이다. 설령, 독자작전이 결정되어 기존 헬기 전력으로 침투를 강행할 경우 북한이 가진 세계 최고 수준의 밀집 방공망을 뚫지 못하고 대부분 격추될 가능성이 높다. 요컨대 미군만 나서지 않는다면 김정은은 한국군의 참수작전 전략에 대해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한국군은 단독으로 참수작전을 수행할만한 능력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한국은 미국의 그늘에서 벗어나는 순간 북한을 상대로 의미 있는 전쟁 억제 억지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문제는 오랫동안 한국군 수뇌부 사이에 만연했던 “필요하면 미군 자산을 가져다 쓰면 되지 왜 굳이 우리 돈으로 사야 하나?”라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이러한 인식은 북한은 물론 주변국에 대해 제대로 된 전략적 억제력을 발휘할 수 없는 비효율적이고 기형적 구조의 군사력을 만드는데 일조했다. 이러한 구태를 벗어 던지지 못한다면 군이 외치는 국방개혁은 언제까지나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일우 군사 전문 칼럼니스트(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씨줄날줄] ‘묻지 마’ 특수활동비/최광숙 논설위원

    [씨줄날줄] ‘묻지 마’ 특수활동비/최광숙 논설위원

    1993년 2월 김영삼(YS) 전 대통령은 취임 후 청와대 집무실을 둘러보다 한쪽 모퉁이에 별도로 만든 작은 방 안을 들여다보고 깜짝 놀랐다. 아무것도 없는 방에 천장까지 높은 큰 금고가 설치돼 있었기 때문이다. YS는 그 자리에서 “금고를 떼어내라”고 지시했다. 초대형 금고여서 해체하는 데만 며칠이 걸렸다. 해체한 금고의 부품은 창문으로 내보내 기중기에 실어 날라야 했다. (김영삼 대통령 회고록)그 금고는 과거 청와대에서 얼마나 많은 돈이 오고 갔는지 알게 해 주는 웃지 못할 풍경이었다. 우리나라 ‘검은돈’ 정치의 상징이 금고인 셈이다. 꼬리표가 없는 현금 뭉치들이 통치자금, 비자금, 특수활동비 등 갖가지 이름으로 금고로 향했다. 대통령의 집무실뿐만 아니라 청와대 비서실장, 정무수석 방에도 크고 작은 금고가 있었다. 오래전 검찰총장실을 방문했던 한 인사는 특수활동비로 추정되는 돈이 든 금고를 기억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그제 검찰의 ‘돈 봉투 만찬’에 대해 감찰을 지시하면서 돈의 출처인 ‘특수활동비’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특수활동비는 기밀이 요구되는 정보활동 및 사건 수사, 이에 준하는 국정 수행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다. 일반적인 업무추진비와 달리 영수증을 따로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니 ‘권력의 쌈짓돈’으로 쓰일 소지가 다분하다. 실제로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국회 운영위원장, 신계륜 전 새정치연합의원이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이던 시절 특수활동비의 일부를 생활비와 자녀 유학비로 각각 사용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2013년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는 헌법재판관 때 월 400만원의 특수활동비를 개인통장에 넣어 사용한 것이 드러나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낙마했다. 노무현 정부의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은 노 전 대통령의 특수활동비 12억 50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올해 정부의 특수활동비는 8982억여원에 이른다. 국가정보원이 이 중 절반인 4947억원, 국방부 1814억원, 경찰청 1301억원, 법무부 288억원, 청와대 265억원 등이다. 특수활동비는 매년 증가 추세다. 엄청난 예산을 쓰는 만큼 안보도 튼튼해지고 국민 살림살이도 나아져야 하는데 실상은 정반대다. 이번 돈 봉투 만찬에서 보았듯 특수활동비가 목적과 달리 ‘깜깜이 예산’으로 전락하고 있다. 국민 혈세가 어디 쓰이는지 국민의 알 권리와 예산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이제는 특수활동비 내역을 공개해야 한다. 다만 안보 관련 분야에 대해서만은 제한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최광숙 논설위원
  • “우병우도 특수활동비 받았다”…돈봉투 사건→우병우 재감찰로 이어질 수도

    “우병우도 특수활동비 받았다”…돈봉투 사건→우병우 재감찰로 이어질 수도

    이영렬 서울중장지검장과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 사이에 오간 ‘돈봉투 만찬 사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감찰을 지시한 상황에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도 민정비서관을 지내던 시절에 검찰총장의 특수활동비를 받았다는 의혹이 18일 다시 주목받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해 말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국회 국정조사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와 같은 의혹을 처음으로 제기했다. 우 전 수석이 검찰총장의 특수활동비를 현금으로 받았다는 것이다.이날 노컷뉴스 등 언론들은 이번 ‘돈봉투 만찬 사건’을 시작으로 검찰 특수활동비에 대한 폭넓은 감찰이 이워질 경우 우 전 수석과 관련된 의혹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박 의원은 지난해 11월 30일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1차 기관보고에서 “검찰총장의 특수활동비가 현금으로 인출돼서 청와대 민정비서관에게 건네졌다. 이게 우병우 민정비서관 시절에 있었던 이야기”라고 말했다. 우 전 수석은 2014년 5월~2015년 1월 김진태 검찰총장 재임 시기에 민성비서관으로 일했다. 당시 박 의원은 “특활비를 현금으로 해서 (우병우) 민정비서관에게 전달했다고 이야기한 사람이 있다. 그러니까 조사해보시고 보고해달라”고 정확한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하지만 이창재 법무부 차관은 “그럴 수가 없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나섰다. 우 전 수석은 민정비서관 시절 광주지검의 세월호 수사에 외압을 넣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전 총장은 세월호 해경수사팀을 해체하라고 지시했다는 진술이 나와 박영수 특검팀이 수사를 하기도 했다. 법조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문 대통령의 지시로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과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한 감찰조사가 진행되면서 두 사람의 특수활동비는 물론 김 전 총장이 우 전 수석에게 특수활동비를 건넸다는 의혹에 대한 조사도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법무부에 배정된 특수활동비는 물론 국가정보원, 국방부 등의 특수활동비 사용실태 조사와 필요성 여부에 대한 재검토도 이뤄질 수 있다. 검경 등 수사기관 뿐 아니라 청와대, 국정원, 국회 등의 특수활동비는 받은 사람이 서명만 하면 사용처를 따지지 않는다. 영수증 없이 현금으로 인출이 가능하고 감사원 결산검사와 국회 자료제출 대상에서도 제외돼 이른바 ‘눈먼돈’으로 알려져있다. 올해 정부 전체의 특수활동비는 8990억원이 편성돼 역대 최고액을 기록했고, 이 중에서 검찰(법무부)에 배정된 액수는 287억이다. 한편 ‘돈봉투 만찬 사건’ 파문에 휩싸인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은 이날 오전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커버스토리] 졸지에… 방 빼?

    [커버스토리] 졸지에… 방 빼?

    주요 공약 14개… 현직 공무원들의 기대와 우려 사이 문재인 대통령은 선거기간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대통령집무실 광화문 이전’, ‘인사시스템 투명화’ 등 공직사회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많은 공약을 발표했다. 공약을 보는 공무원들은 문 대통령의 공약에 대해 많은 기대와 함께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주요 공약 14개에 대한 현직 공무원들의 의견을 모아 보았다.#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통일부 A사무관은 “공직사회 내에서도 계속고용이 필요한 많은 직무에 기간제, 임기제 등의 이름으로 비정규직이 널리 쓰이고 있다”면서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도 함께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안정적이고 질 좋은 일자리 창출을 선도해야 할 공공부문이 자기 책임을 외면하는 처사로, 직업공무원제 정신에도 어긋난다고 생각한다”면서 “업무의 연속성 단절, 전문성 하락, 직장 내 차별 등 부작용도 많다”고 지적했다. 인천시청 6급 B씨는 “지자체의 대부분 부서가 인력이 부족한 상태라 공무원 증가에 적극 찬성한다”면서 “현실적인 재원을 들어 공약 축소를 주장하는 시각도 있지만, 정부의 의지가 강하고 최우선 실천 분야로 선정한다면 이루지 못할 이유가 없다. 특히 공무원 17만명 확충은 연차적으로 추진하면 문재인 정부가 종료되기 전에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강원도청 C사무관은 “경제를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일할 수 있는 청년들의 일자리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다만 일자리를 만드는 방식에 있어 공공부문 재정 투입으로 만드는 일자리는 한계가 있는 만큼, 중소기업 등 기초 산업의 실질적 육성을 통한 지속가능한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충남도청 D사무관은 “공무원연금 문제가 항상 시한폭탄인데 공무원 증원은 국민 입장에서 반갑지 않다”면서 “공무원 숫자를 아무리 늘려도 조직에서는 부족하다고 얘기한다는 점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통령 집무실 광화문 정부청사 이전 충북도청 E사무관은 “대통령 집무실을 광화문으로 이전하는 것보다 청와대 안의 비서동(여민관)으로 옮기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한다”면서 “시간과 비용이 적게 들 뿐 아니라 미국이나 유럽과 같이 대통령과 비서들이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환경이 조성되면 여러 가지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 부처를 세종시에 추가로 이전하는 것도 반대다. 현재 정부 부처 세종시 이전 상황만으로도 지방 불균형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되었다고 본다. 업무 효율성을 배제한 기계적인 세종시 이전은 반대한다”고 말했다. 중앙부처 F서기관은 “대통령 집무실을 정부청사로 이전하는 것은 빠른 의사결정 등 행정의 효율성 등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더 강하다고 생각된다”면서 “그러나 행정 시스템 역시 빠르게 일원화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부처 G사무관은 “대통령 집무실 위치가 중요한 게 아니라 마음이 중요한 것”이라면서 “광화문 정부청사로 대통령 집무실을 옮기면 경호 문제로 정부청사의 민원인 출입이 어려워지는 등 적지 않은 부작용이 발생할수 있다. 예산도 꽤 들어갈 것 같다”고 반대했다. # 인사 투명화,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 신설 강원도청 6급 H씨는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잘된 인사는 정실인사’라는 말이 있다. 인사를 아무리 투명화하고 실명제를 도입해도 현 정부와 맥을 같이하지 않는 한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면서 “그럴 바에야 책임을 지고 코드에 맞는 인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책임정부의 역할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서울시청 I주무관은 “추천된 인사가 비위 등 문제를 일으켰을 경우 추천한 사람도 연대 책임을 지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북도청 7급 J씨는 “공직자 비리수사도 필요하겠지만, 대다수의 공직자 비리는 검찰과 경찰에서 발생하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이 먼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경찰청 K경정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고위공직자와 그 눈치를 보는 검찰·경찰을 고려하면 공수처는 꼭 필요한 기구”라고 말했다. 서울시청 7급 L씨는 “내부고발자 보호를 위한 다양한 방안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 감사원 독립성 강화 광주시청 7급 M씨는 “감사원을 행정부 내가 아니라 국회의 산하기구로 두어 실질적인 행정부 감시 기능을 갖추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울산시청 N사무관은 “현행 시스템으로는 감사업무의 독립성과 책임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의견에 동의한다”면서 “그러나 국회 이관에 대해서는 오히려 여야 정쟁의 틈바구니에 끼여 독립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 감사원의 기능을 조정하고, 감사위원 선임 시 야당 추천 몫을 두도록 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만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감사원 직원 O씨는 “대통령 직속기구인 감사원을 국회로 이관한다고 독립성이 보장되는 게 아니다. 되레 국회로부터 독립성이 훼손될 가능성이 크다. 감사원을 독립기구로 하는 방안도 있다”고 밝혔다. # 여성가족부 기능 강화 서울시청 7급 L씨는 “기존 여가부 정체성과 명칭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많았는데, 여성뿐 아니라 남성도 아우르는 ‘양성평등’에 초점을 맞춘 기구는 보다 국민적 지지를 얻지 않을까 한다”는 의견을 밝혔고, 서울시청 I주무관은 “양성평등의 관점에서 비전과 목표 재설정이 필요하다. 특히 성별영향평가, 성인지 예산 등 불필요한 규제는 폐지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여성가족부 Q씨는 “힘 있고 실효성 있는 양성평등 정책이 추진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기를 기대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 칼퇴근법과 복지포인트 온누리 상품권으로 제주시청 직원 R씨는 “칼퇴근법은 현장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사회복지직 등 일부는 허구한 날 야근을 해도 일이 밀리기 일쑤다. 칼퇴근만 하면 일이 줄어들까. 칼퇴근보다 격무에 시달리는 분야의 지방 공무원 수를 대폭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남도청 8급 S씨는 복지포인트 상품권 지급에 대해 “계속되는 대형마트 확장으로 어려움을 겪는 골목상권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개인 소비의 일정 부분을 특정해 놓는 것은 오히려 소비성향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 자치단체별로 자체 상품권을 제작해 유통하고 있어 실효성은 크게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 소방청과 해양경찰청 독립 인천시청 6급 B씨는 “세월호 참사에 해경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해경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도모하지 않은 채 해체한 것은 박근혜 정부의 실책 중 하나”라면서 “해경 해체 이후 서해5도에서 중국어선 불법조업이 더욱 기승을 부리는 등 부작용이 심각한 만큼 해경을 시급히 부활하고 본청을 인천으로 환원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제주 해경 T씨는 “해경은 다시 독립시켜야 한다. 3면이 바다인 나라에서 해경이 세월호 사고로 정치판의 희생양이 된 것”이라면서 “해경도 자체 개혁을 계속해야 하고 예산과 인력 등도 보강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해경 전문 인력도 키워야 한다. 바다를 전혀 모르는 육지 경찰(육경) 출신이 해경 수장으로 오는 인사 관행도 지양해야 한다. 바다를 좀 가르쳐 놓으면 수장이 바뀌어 버리고 육경이 또 낙하산으로 온다”고 밝혔다. # 자치경찰제 추진과 국가정보원 개편 제주시청 R씨는 “2006년 전국에서 유일하게 제주도에 도입한 자치경찰제는 아직 자리를 못 잡고 있다. 자치경찰은 주차단속이 주 업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라면서 “기존 자치단체의 환경, 위생, 산림 등 사법경찰 권한을 자치경찰로 가져온 것에 불과하다. 국가 경찰과의 명확한 업무 분장 등 제도부터 먼저 개선해야 한다. 국가 경찰은 자신의 권한을 절대 내놓지 않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부산경찰청 U경위는 “자치경찰이 국민 치안만족도 향상을 위해 필요할 수 있으나 최근 범죄유형이 광역화되고, 대규모 경비상황 발생 시 대처 문제 등 지역별 유기적 업무협조가 우려된다”면서 “지자체별 상황에 따른 주민들의 반발, 기존 경찰관들의 신분이동에 대한 우려도 있다”고 반대했다. 하지만 국가정보원 개편에 대해서는 “국내 정보는 경찰로 충분하다. 경찰력이 할 수 없는 해외 등에서 국가정보원의 정보 수집 활동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우수기업 우수상품] 음식물처리기 하나로 주방 스타일이 바뀌다

    [우수기업 우수상품] 음식물처리기 하나로 주방 스타일이 바뀌다

    음식물쓰레기를 가정에 오래 보관하면 유해 세균, 벌레, 악취, 침출수 등이 발생해 불쾌감과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이런 오염원으로부터 지켜줄 ‘홈그린 디스포저’는 단 한 번의 조작으로 어느 가정이나 싱크대에 손쉽게 결합과 해체를 할 수 있다. 무선 리모컨과 발판 조작 스위치로 작동할 수 있어 편리하다. 또한 3차 안전 방수 시스템으로 완전 방수를 실현함과 동시에 모터 내의 자동 물 빠짐 기능을 탑재했다. 모터 내부로 수분 침투 시 자동으로 물이 빠지도록 설계해 완벽한 방수가 이뤄져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제품은 모터의 과부하를 방지하기 위해 지능형파워모듈과 과부하차단장치를 장착해 과부하로 인한 문제를 분쇄기 자체에서 차단한다. 또한 일반 DC모터와 AC모터의 장점만을 이용한 BLCD모터를 사용해 모터 내부의 마모되기 쉬운 부분을 줄여 내구성을 높였다. 모터는 성능이 떨어지지 않도록 개선해 오래 사용해도 처음과 동일한 힘으로 음식물쓰레기를 분쇄 처리한다. 모든 주요 부품은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들어 장기간 사용해도 녹이 발생하지 않는다. 회전판은 해머방식과 칼날방식을 혼합했다. 회전판에 음식물이 끼면 자동으로 정회전과 역회전을 반복해 걸려 있는 이물질을 제거한다. 1688-5266.
  • 트럼프 대북 정책 ‘최대의 압박과 대화’

    “북핵·탄도미사일 해체 압력 목표” 의원들 “구체적 방법 미흡” 지적 “각국 北대사관 폐쇄 요청 검토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정부의 대북 정책이 26일(현지시간) 베일을 벗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댄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 등 외교·안보 수장 3명은 이날 백악관에서 성명을 내고 ‘최대의 압박과 관여’(Maximum pressure and engagement)로 요약되는 새 대북 정책을 발표했다. 성명은 북의 핵·미사일 저지를 위해 펼쳤던 이전 정책과 관련, “과거의 노력은 실패”라고 규정한 뒤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은 북의 핵과 탄도미사일을 해체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천명했다. 새 대북 정책은 무엇보다 미국 대통령이 처음으로 연방 상원의원 100명 전부를 백악관으로 불러 정책을 설명했으며 외교·안보 수장이 공동으로 성명을 내는, 대단히 이례적이고 특별한 ‘형식’으로 발표됐다. 외교·안보 수장은 이어 의회에서 하원의원 전원을 상대로도 브리핑했다. 미국 내에서는 ‘취임 100일을 위한 쇼’라는 비난도 나왔지만, 대내외적으로는 미국의 대북 정책이 역대 가장 강력한 방식으로 공식화됐다는 의미도 갖는다. 이날 브리핑과 성명은 대북 제재와 압박에 대한 구체적 방법은 담기지 않아 의원들로부터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다만 “미국은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로운 비핵화를 추구한다. 우리는 그 목표를 향해 협상에의 문을 열어 두겠다”고 밝힌 것은 대화의 여지를 남긴 것으로 평가됐다. 성명은 협상을 언급한 바로 뒤에는, “그러나 우리는 우리 자신과 동맹을 방어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정부가 세계 각국에 대사관을 비롯한 북한 외교시설을 폐쇄할 것을 요청하는 가혹한 제재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대북 압박 기조에는 변함이 없어 보이지만 군사적 압박을 통해 대북 억제에 성과를 본 만큼 북의 전향적 태도를 유도하기 위해 대화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미군과 의회는 여전히 모든 옵션을 갖고 있다고 밝히고 있어 상황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백악관의 고위관계자는 이날 별도 브리핑에서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대북 양자 제재를 추진하고 있음을 거듭 확인했다. 이어 “중국도 북한을 국익과 안보를 위협하는 존재로 보고 있다”며, 중국의 대북 압박 필요성도 덧붙였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트럼프 새 대북 기조 발표 “평화적 비핵화 문 열어놓겠다” (전문)

    트럼프 새 대북 기조 발표 “평화적 비핵화 문 열어놓겠다” (전문)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26일(현지시간) 경제 제재와 외교 수단을 통해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도록 하는 내용의 새로운 대북 기조를 발표했다.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댄 코츠 국가정보국(DNI)국장은 이날 백악관에서 상원 의원 전원을 초청한 가운데 이러한 내용의 대북 정책을 공개하고 합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성명은 트럼프 정부의 외교안보팀이 낸 첫 대북 합동 성명이다. 이들은 성명에서 “미국은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적 비핵화를 추진하며 그 목표를 향한 대화의 문을 열어둔다”며 “그러나 우리 자신과 동맹을 방어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미 트럼프 새 대북원칙 합동선언문 전문 『북한의 불법 무기 프로그램과 핵·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중단시키기 위한 과거의 노력은 실패했다. 북한은 도발을 일삼으면서 동북아의 안정을 위협하고 우리의 우방과 미국 본토에 대한 위협을 증대시키고 있다. 북한의 핵무기 추구는 긴급한 국가 안보 위협과 최고의 외교 정책 우선순위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미국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PRK) 정책에 대해 철저히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우리는 오늘 조지프 던포드 합참의장과 함께 의회 의원들에게 검토(결과)를 브리핑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은 경제 제재를 강화하고 우리 동맹 및 역내 파트너들과의 외교적 조치를 추구함으로써 북한이 핵·탄도미사일, 그리고 핵확산 프로그램을 해체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는 북한 정권이 긴장을 완화하고 대화의 길로 되돌아가도록 하기 위해 책임 있는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한 압박을 증대하도록 관여하겠다. 우리는 역내의 안정과 번영을 보전하기 위해 우리의 동맹, 특히 한국·일본과 긴밀한 협조 및 협력을 유지할 것이다. 미국은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로운 비핵화를 추구한다. 우리는 그 목표를 향해 협상에의 문을 열어두겠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 자신과 동맹을 방어할 준비가 돼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우리들의 일그러진 父子…파국으로 달려가는 家族

    우리들의 일그러진 父子…파국으로 달려가는 家族

    가족은 작은 사회다. 혈연으로 이루어진 이 공동체에서 첫 인간 관계가 시작된다. 특히 서로 다르면서도 닮은 아버지와 아들은 인간의 보편적인 갈등을 들여다볼 수 있는 복잡 미묘한 관계다. 세상의 모든 아버지가 그렇듯 아버지는 아들이 열심히 살아온 자신을 닮거나 혹은 자신이 과거에 이루지 못한 꿈을 대신 이뤄주길 바란다. 그 탓에 아버지는 아들을 간섭하고 아들은 그런 아버지와 부딪친다. 부자 간의 갈등이 깊어질수록 가족은 위태로워진다. 정서적 단절로 인한 가족의 해체가 두드러지는 지금, 아버지와 아들 더 나아가 가족의 갈등과 몰락을 다룬 두 편의 연극이 무대에 올라 눈길을 끈다. 예술의전당 기획공연 ‘SAC CUBE’ 레퍼토리로 한태숙 연출가가 연출한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과 국립극단 ‘근현대 희곡의 재발견’ 시리즈 일곱 번째 작품인 연극 ‘가족’이다.●성공 강요하는 아버지에게 아들은 좌절하고 1949년 미국의 극작가 아서 밀러가 발표한 희곡 ‘세일즈맨의 죽음’의 주인공 윌리 로먼은 자신과 가족을 위해 30년 이상 외로운 세일즈맨으로 살아왔다. 하지만 평생을 헌신한 회사는 그저 그를 쓸모가 다한 기계 부품으로 여길 뿐이다. 그래도 윌리는 자신의 밝은 미래가 되어 줄 두 아들 비프와 해피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특히 장남 비프는 한때 촉망받는 미식축구 선수로 여러 대학의 러브콜을 받으며 승승장구할 것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아버지의 바람과는 달리 변변한 직업 없이 낙오한 인생을 산다. 비프는 여전히 자신이 ‘훌륭한 사람’이 되리라 믿는 아버지가 허황된 꿈을 깨고 진실을 마주하기를 바라지만 윌리는 가장 행복했던 과거로 도피해 허상에만 집착할 뿐이다. 지난해 공연 당시 과거의 영광에 사로잡힌 채 현실과 과거를 넘나들며 분열하는 윌리에 주로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에는 성공을 강요하는 아버지로부터 부담을 느끼는 두 아들 비프와 해피의 좌절감 역시 깊게 담아냈다. 한태숙 연출은 “초연 때 편하게 지나갔던 비프의 대사에 소외의 감정을 더 실어서 강조했고, 아버지와 육탄전을 벌일 정도로 감정이 고양되는 장면 등을 통해 아들의 상처를 표면화했다”고 설명했다. 한 연출의 말에 따르면 “영혼을 사로잡히지 않으려고 저항하고 사투를 벌이지만 결국 자신의 영혼을 저당 잡히는 비극”에 이르는 이 작품은 현대화될수록 자본의 논리에 휘둘리고 인간성을 상실한 채 가족과의 유대감마저 잃어버린 이 시대와도 맞닿아 있다. 연극 ‘가족’은 해방 직후 무너져가는 한 가정과 그 속에 내재한 부자 간의 갈등을 그렸다. 해방 전 사업으로 막대한 재력을 자랑하던 박기철 역시 장남 종달에 대한 기대가 크다. 가부장적 아버지인 기철은 성인이 된 종달이 친구와 캠핑을 가는 것조차 허락을 받게 할 정도로 그의 모든 선택에 제동을 건다. 사랑과 보호라는 이유로. 하지만 “사랑할수록 엄격하기도 해야 한다는 아버지의 가정교육은 자라나는 자식 마음을 위축시켰을 뿐”이라는 종달은 “이런 것이 사랑의 사슬이라면 난 내일 죽더라도 이 사슬을 끊어 버리고 싶다”고 느낄 뿐이다. 해방 후 기철이 정치에 뛰어들면서 가세가 급격히 기울고 기철은 고리대금업자 임봉우에게 수모를 당하는 나약한 처지가 되고 만다. 임봉우 앞에서 쩔쩔 매는 기철을 목격한 종달은 우발적으로 임봉우를 계단에서 밀어 사망에 이르게 하고 가족은 예기치 못한 비극에 빠진다. 억압을 하는 존재이면서 동경의 대상이기도 한 아버지에 대한 종달의 양가적인 감정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비뚤어지게 표출된 것이다.●아버지를 두려워하면서도 동경하는 아들은… ‘가족’은 1957년 극작가 이용찬의 작품으로 1958년 초연 이후 59년 만에 무대에 오른 작품이지만 급변하는 시대의 흐름 속 위태로운 가족의 모습을 그렸다는 점에서 동시대적이다. 구태환 연출은 “작품 속 제헌국회, 6·25전쟁 등 역사적 배경이 등장하지만 격동기 속 가족과 개인의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가족이 해체되거나 성립조차 되지 않는 문제를 안고 있는 요즘, 가족이라는 단어가 지닌 의미를 고민해 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그러진 부자 관계를 다룬 점에서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과 큰 틀에서 겹쳐 보인다. 구 연출은 “‘세일즈맨의 죽음’은 이야기의 흐름이 윌리에게 집중된다면 이 작품은 매사 불안함을 느끼고 스스로를 패배자로 낙인하는 종달의 심리 변화가 주를 이룬다”면서 “직장을 찾지 못하고 가족 안에서도 안착하지 못하는 종달은 우리와 멀지 않은 인물로, 그의 고민과 압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은 30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3만 5000~5만 5000원. (02)580-1300. 연극 ‘가족’은 5월 14일까지.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 2만~5만원. 1644-2003.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대선후보 2차 TV토론] “인권결의안 北에 물었나” “사드 입장 뭔가”… 文에 십자포화

    [대선후보 2차 TV토론] “인권결의안 北에 물었나” “사드 입장 뭔가”… 文에 십자포화

    대선 후보들은 19일 열린 TV토론에서 안보와 대북 문제를 놓고 날 선 신경전을 벌였다.우선 모든 후보에게 주어진 “우리 정부가 북한의 핵실험을 저지할 수 있는 외교적 지렛대는 무엇인가”라는 공통 질문에 5명의 후보는 한 목소리로 미국과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러나 원고와 각본이 없는 자유토론에 들어가자마자 4명의 후보는 문 후보의 대북관을 두고 집중 공세를 펼쳤다. 유 후보가 먼저 ‘송민순 회고록’ 논란에 대해 문 후보의 말이 바뀌었다는 점을 거론하며 포문을 열었다. 문 후보는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해) 북한에 물어본 적 없다”면서도 “국가정보원을 통해 북한이 어떤 태도를 취할지 파악해 본 것, 국정원을 통해 북한의 반응을 확인한 것”이라고 답했다. 유 후보는 “그게 물어본 것과 무슨 차이가 있느냐”고 집요하게 물었지만 문 후보는 “여러 정보망을 통해 북한의 태도를 가늠해 본 것”이라는 답을 반복했다. 이어 홍 후보가 “당시 회의록을 보면 다 나온다”면서 “회의록에 문 후보가 거짓말했다는 게 나오면 어떻게 할 거냐”고 다시 물었다. 문 후보는 “그 회의록이 외교부와 국방부, 통일부, 국정원에 있을 텐데 지금 정부에서 확인해 보라”고 말했고, 거듭 질문이 이어지자 “그럴 리(거짓말일 리) 없다”고 넘겼다. 그러자 홍 후보는 갑자기 “노무현 전 대통령의 640만 달러 이야기한 지난 13일 토론에서 나에게 책임질 수 있냐고 협박하지 않았느냐”면서 “노 전 대통령이 640만 달러를 안 받았으면 왜 극단적인 선택을 했겠느냐”고 몰아붙였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막말이 아니라 거짓말을 안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홍 후보는 다음 질문을 통해 문 후보에게 국가보안법을 폐지할 것인지를 물었다. 문 후보는 “찬양·고무 그런 조항들은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홍 후보가 “(노무현 정부) 당시 기무사령관에게 폐지를 지시한 적 없느냐”며 거듭 답을 촉구하자 “이미 말씀드렸다. 찬양·고무 부분만 수정하겠다. 기무사령관에게 지시한 적 없다. 다만 당시 열린우리당에서 폐지에 노력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심 후보는 “국보법을 왜 폐지 못 하느냐”면서 “대통령이 돼서 소신을 밝혀야 한다”고 비판했다. 문 후보가 “남북 관계가 엄중하기 때문에 나중에 긴장 관계가 풀리면…”이라고 하자 심 후보는 “시기를 왜 따지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후보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관련 입장이 달라진 점에 대해서도 후보들의 공격이 이어졌다. 심 후보가 사드에 대해 왜 찬성 입장으로 돌아섰냐고 묻자 안 후보는 “상황이 급박하게 바뀌고 있다”면서 “우선 사드는 배치 중이다. 그리고 북한은 계속 도발이 더 심해지고 있다”고 답했다. 두번째 주제인 경제·사회·문화 분야에 들어가서 조세정책에 대한 공통질문이 나오자 후보들 간 입장차가 뚜렷이 갈렸다. 문 후보는 “이명박·박근혜 정권 동안 지속적으로 부자감세와 서민증세가 있었다”면서 “고소득자 과세강화와 자본소득 과세강화, 법인세 실효세율 인상, 과표 500억 원 이상 대기업에 대한 명목세 법인세 인상 등으로 증세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홍 후보는 “우리나라 국민의 35∼40%가 면세이며 상위 20%가 우리나라 전체 소득세의 93%를 낸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부자 감세하는 것은 좀 무리한 측면이 있다. 차라리 법인세 같은 것은 감세해야 된다”고 반박했다. 안 후보는 “조세형평을 위해선 첫번째로 소득에 대한 파악이 중요하고, 둘째로 제대로 누진제가 적용되는 것이 중요하다. 많이 버는 사람이 많은 비율의 세금을 내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소득이 더 많은 사람, 재산을 더 많이 가진 사람이 더 내는 원칙을 확실하게 지키면 되는 것”이라면서 “많은 대선후보가 수많은 복지 프로그램 공약을 하면서 세금을 얼마나 더 걷을지 전혀 얘기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 후보는 “권력 있고 돈 많이 버는 사람은 불법 탈세하고 봉급쟁이는 꼬박꼬박 내는 게 불신”이라면서 “낸 세금만큼 복지든 뭐든 돌아와야 하는데 나가는 것만큼 돌아오지 않는다. 투명성이 제고돼야 한다”면서 “복지에 필요한 돈을 그 목적으로만 쓰는 사회복지세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지난 13일 토론회에 이어 안 후보의 교육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며 “교육부를 폐지하고 국가교육위원회를 만들어 교육 공무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에 동의 안 한다”면서 “세월호 사고가 터지면 해양경찰을 해체하듯 교육부 해체하는 게 교육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안 후보는 “창의적 인재를 길러야 하는데 지금까지 다 실패했으니 정부의 콘트롤 타워를 바꿔야 된다는 결론을 냈다”고 설명했다. 유 후보는 문 후보에게는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어떻게 올릴 것인지 물으며 재원조달 방안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문 후보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안 후보에게 선거 벽보에서 당명을 뺀 이유를 추궁했다. 이에 안 후보는 “나이키에 나이키라고 써 놓아야 나이키인 줄 아냐. 국민들은 아신다”고 답하며 웃어 보이기도 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국정원 여론조작 부대 ‘알파팀’에 청와대 개입 의혹

    국정원 여론조작 부대 ‘알파팀’에 청와대 개입 의혹

    국가정보원이 민간인 여론조작 부대인 ‘알파팀’을 운영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가운데 알파팀 운영에 당시 국정원은 물론 청와대까지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7일 JTBC는 알파팀을 이끌던 김성욱 씨가 팀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 첨부했던 한글문서의 작성 아이디를 확인한 결과, 당시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실에서 행정관으로 일했던 이모씨의 아이디였다며 이와 같이 보도했다. JTBC에 따르면 김씨는 용산참사가 일어났던 2009년 1월 20일 팀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철거민들이 화염병을 던지는 사진과 함께 철거민을 비하하는 글이 담긴 문서를 이메일에 첨부했다. 철거민들이 거액의 보상금을 노린 전문 시위꾼이라고 주장한 이 글은 알파팀을 통해 당시 인터넷에 퍼졌다. 김씨가 첨부했던 한글문서의 작성 아이디가 청와대 행정관 이씨의 아이디였다. 이씨는 JTBC를 통해 “당시 용산참사 관련 글을 작성한 적은 없다”면서도 “청와대 근무할 때 문서 양식을 다른 행정관들에게 공유한 적이 있어 내 ID가 남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해당 문서가 청와대에서 작성된 사실은 인정한 셈이다. 알파팀이 주고받은 이메일에는 정부가 알파팀 외에도 다른 민간인 여론공작팀을 지원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당시 김씨가 팀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알파팀 외 다른 팀에 대한 정부 지원이 줄었다고 말하는 대목이 있다. 알파팀은 팀장인 김씨가 2009년 말 통일부 산하 사단법인 한국자유연합을 설립하면서 사실상 해체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