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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2에 전화 걸어 한사코 “피자 주문하려는데요” 한다면

    112에 전화 걸어 한사코 “피자 주문하려는데요” 한다면

    미국에서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여성이 911에 전화를 걸어 피자를 주문하는 것처럼 주소를 알려 가해자를 체포하게 하는 기지를 발휘했다. 오하이오주 오레곤 시의 911 응대요원 팀 테네익은 처음에는 전화를 잘못 건 것으로 여겼지만 대화를 나눌수록 그녀가 주소를 알려 도움을 청하려 한다고 느꼈다. 이 여성은 딸로 어머니가 남차친구에게 공격을 받고 있었다. 테네익은 예전에 인터넷에서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여성들은 이런 기지를 발휘하라는 얘기를 본 적이 있었다며 그녀는 운 좋게 자신을 도울 수 있는 응대요원과 연결된 것이었다고 말했다. 긴급 신고전화에 모호하게 자신의 처지를 알리는 전술은 인터넷에서 흔히 권하는 내용이지만 이처럼 효과를 본 것은 아주 예외적이라 모든 사례에 적용되긴 힘들다고 영국 BBC가 22일(현지시간) 전했다. 또 응대요원들은 피자 주문을 도움을 청하는 전화로 여기도록 훈련받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테네익 역시 “페이스북에서 이런 조언을 봤더라도 모두가 이런 식으로 훈련받는 것은 아니다”며 “내가 얘기해 본 다른 응대요원들은 나처럼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하더라”고 조심스러워했다.녹취록은 다음과 같다. 테네익: 오레곤 911입니다. 신고자: (어느 주소로) 피자 주문하려는 데요. 테네익: 911에 전화해 피자 주문하신다고요? 신고자: 네 맞아요. (어디) 아파트요. 테네익: 피자 주문하시려면 전화 잘못 거셨는데, 신고자: 아니 아뇨. 이해를 못하시는군요. 테네익: 이제 알았어요. 그 뒤 이 여성은 모녀가 얼마나 위험한지, 어떤 도움을 필요로 하는지 묻는 테네익의 질문에 예스나 노로 답하지 않는 똑똑함을 보였다. 테네익: 다른 남자가 아직도 거기 있는 건가요? 신고자: 넵, 큰 피자요. 테네익: 알았어요. 의료진은 어때요, 치료가 필요한가요? 신고자: 아뇨. 페퍼로니도 함께요. 피자 전술이 누구로부터 시작됐는지는 정확히 알 수가 없다. 하지만 2010년 노르웨이의 여성보호연맹이 캠페인을 할 때 비슷한 행동요령을 제시한 적이 있다. 2014년 5월 레딧 닷컴의 토론방에 어떤 이가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여성은 911에 전화를 걸어 피자를 주문하는 것처럼 꾸며 도움을 청하라고 주장했다. “처음에는 아주 멍청한 것처럼 굴다가 아주 심각한 것처럼 보이게 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이런 조언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이듬해 슈퍼볼 광고에 등장했고, 한 페이스북 글은 응대요원들이 피자 주문을 도움을 청하는 전화로 인식하고 특정한 질문을 던지도록 훈련받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큰일이라고 여긴 미국의 긴급전화 전국연맹의 크리스토퍼 카버는 지난해 AP 통신 인터뷰를 통해 경찰은 특정 낱말이나 시나리오에 귀기울이도록 훈련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특정한 상황이나 비밀스러운 문구를 짜놓으면 오히려 더 위험해질 수 있다”며 차라리 이럴 때는 문자메시지(SMS)를 이용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하지만 “911에 문자 보내는” 서비스는 미국 모든 곳에서 제공되는 것이 아니며 오레곤 시에서도 작동하지 않는다. 카버는 또 응대요원들이 신고자와 계속 통화하며 전화를 추적하거나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주소나 위치부터 알게 해주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덧붙였다. 영국은 어떨까? 999에 전화를 거는 이들은 영국 경찰이 “침묵의 해결 방안”이라고 부르는 것을 이용할 만하다. 제대로 말하기 어려운 신고자는 아무 말도 하지 말고 있으란 것이다. 55를 누른 다음 아무 말 안하면 응대요원들은 진짜 위험한 상황이구나 알아채게 된다. 폭력이 벌어지는 상황이라면 999에 전화를 건 다음 응대요원이 들을 수 있도록 전화를 켜놓는 방법도 괜찮다. 이렇게 하면 대부분 응대요원들은 이런 통화로부터 위치 정보를 추적해낼 수 있다고 방송은 설명했는데 이게 어떤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다. 처음 이 내용을 보도한 미국 ABC 13 채널은 소식을 전한 다음 근처에 사는 이들이 가정폭력을 당하면 대피할 수 있는 피난소나 상담전화 번호를 10군데 이상 소개한 것이 눈에 띄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가정폭력 등 특정강력범죄자 국제 결혼 제한한다

    가정폭력 등 특정강력범죄자 국제 결혼 제한한다

    앞으로 가정폭력, 아동·청소년 성범죄, 살인·강도·강간·폭력 등 특정 강력범죄를 저질렀던 내국인은 국제결혼에 제한을 받게 된다. 지난 7월 국민적 공분을 자아낸 베트남 이주여성 가정폭력 사건 등을 계기로 이주여성의 인권침해 가능성을 조기에 차단하자는 취지다. 여성가족부는 출입국관리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특정강력범죄 경력이 있는 내국인의 경우 외국인 배우자 사증발급을 제한하고 외국인 배우자를 초청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22일 밝혔다. 가정폭력범죄 임시조치, 보호처분, 벌금형 이상 확정자,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을 받고 10년이 지나지 않은 자, 성폭력·살인·강도·강간·폭력 등으로 집행유예 이상 선고를 받고 10년이 지나지 않은 자가 대상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가정폭력 전과자는 향후 영구적으로 국제결혼을 할 수 없도록 제도를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자녀 양육 등 긴급하고 꼭 필요한 인도적 사유가 있는 경우는 약간의 예외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혼한 외국인 배우자가 한국에 귀화해 살 수 있도록 이혼 후 국적 취득 시 혼인파탄에 책임이 없음을 입증해야 하는 의무를 감경하는 종합심사 제도도 도입했다. 현재는 국적심사지침에 따라 ‘(외국인 배우자) 자신에게 책임이 없는 사유로 정상적인 혼인생활을 할 수 없었던 사람’에게만 국내 체류 자격을 주고 있는데, 이를 ‘자신이나 가족구성원의 가정폭력 피해 등 배우자의 주된 귀책사유로 정상적인 혼인생활을 할 수 없었던 사람’으로 개정했다. 이 관계자는 “국제결혼가정이 이혼 등 가정파탄이나 결혼관계가 해소된 경우에 과거에는 결혼이 파탄된 주된 책임의 입증이 국제결혼이주여성에게 상당히 불리하게 돼있었다”며 “10월부터는 그런 입증책임을 상당히 완화했고, 국제결혼 옴부즈만 제도를 도입해 국제결혼이주여성이 귀책사유를 입증하기 곤란한 경우에도 국제결혼 옴부즈만 상담을 통해 국제결혼이주여성이 체류를 연장하는 데 큰 불이익이 없도록 제도를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여성가족부는 국제결혼 중개업체를 통해 혼인할 때 한국인 배우자의 범죄경력조회 등 신상정보 제공이 적정하게 이루어졌는지 특별점검하기로 했으며, 해외에 서버를 둔 무등록 국제결혼 중개업체의 불법중개 사이트를 차단하고 운영자 추적을 위해 인터폴과의 국제공조 수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결혼중개업 관리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무등록 업체의 인권 침해적 광고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한 한국어에 익숙하지 못한 이주여성들이 모국어로 언제든지 긴급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112 다국어 앱을 13개 언어로 개발하고, 방문교육지도사, 아이돌보미, 청소년동반자 등 가정으로 방문하는 지역활동가를 통해 가정폭력 상황을 조기에 인지하고 경찰이 위기상황에 즉각 개입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도서벽지 등 취약지역에 거주하는 이주여성의 폭력예방을 위해 찾아가는 폭력예방교육도 시행한다. 이와 함께 결혼이주여성이 입국 전에 받는 현지 사전교육, 이민자 조기적응프로그램, 주민센터에서 복지서비스를 신청할 때 개인정보 동의를 얻어 다문화가족 지원센터로 연계해 한국어교육, 자립 및 취업연계, 사례관리 등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폭파하자는 주장도 나온 히틀러 생가 건물, 정부가 매입해 경찰서로

    폭파하자는 주장도 나온 히틀러 생가 건물, 정부가 매입해 경찰서로

    아돌프 히틀러가 태어난 건물이 경찰서로 바뀌게 된다고 오스트리아 내무부 장관이 밝혔다. 볼프강 페슈호른 내무부 장관은 19일(이하 현지시간) 성명을 발표해 “앞으로 경찰이 이 집을 사용하게 되면 다시는 국가사회주의(나치즘)을 기념하려는 도발이 있어선 안된다는 틀림없는 신호를 보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영국 BBC가 20일 전했다. 이 건물의 운명을 둘러싸고 오스트리아는 극심한 여론의 분열을 경험했다. 정부는 골칫거리로 여기고 있었다. 히틀러는 1889년 4월 20일 브라우나우 암 인 마을의 17세기 건물 아파트에서 태어났는데 아버지가 직장 발령을 받아 이 집에 살고 있었다. 그의 가족은 몇주만 이 아파트에서 머무르다 근처의 다른 주소로 이사했다. 히틀러가 세 살 때 가족은 이 마을을 떠나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다만 히틀러는 오스트리아를 나치 독일에 병합한 뒤인 1938년 빈으로 가는 길에 잠깐 들른 적이 있다. 히틀러가 집권한 1933년부터 1945년까지 나치는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켜 600만명의 유대인, 몇천만명의 민간인과 군인 희생자를 낳았다. 십수년 오스트리아 정부는 전 주인으로부터 건물을 빌려 극우주의자들의 관광을 막으려고 시도했다. 한때 이 건물은 장애인들의 돌봄 센터로 활용됐지만 현 주인 게를린데 폼머가 휠체어를 쓰는 장애인들이 편하게 드나들 수 있게 다시 꾸미거나 정부가 사들여 아예 새 단장하겠다는 제안을 모두 거부했다. 2014년 난민센터로 만들려는 계획 역시 무산됐다. 그러나 결국 2016년 정부는 강제 구입 명령을 내려 81만 유로(약 10억 5000만원)를 폼머에게 보상금으로 제시했고, 폼머는 소송까지 내며 반발했지만 결국 확정됐다. 하지만 이 건물을 아예 폭파 해체하자고 요구하는 이들도 있었으며 다른 이들은 자선단체 사무실이나 가정폭력의 화해 공간으로 활용하자고 주장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총기난사 美소년 사건 전날 “재밌는 일” 예고…일본인 母 조사

    총기난사 美소년 사건 전날 “재밌는 일” 예고…일본인 母 조사

    1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샌타클라리타의 한 고등학교에서 총격이 발생해 학생 2명이 목숨을 잃은 가운데, 용의자가 사건 전날 범행을 예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LA카운티 경찰국은 '소거스 고등학교' 총기난사 사건 용의자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이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용의자는 1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내일 소거스 고등학교에서 재밌는 일이 있을 것”(Saugus have fun at school tomorrow)이라는 메시지를 남겼다가 얼마 후 삭제했다. 경찰은 이것이 사실상의 범행 예고였던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 날인 14일 오전 7시 30분쯤, 용의자는 소거스 고등학교에서 실제로 45구경 권총을 난사했다. 이 사고로 16세 소녀 한 명과 14세 소년 한 명 등 2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LA카운티 경찰국은 “용의자가 배낭에서 꺼낸 권총을 5명의 학생에게 난사한 뒤 자신에게 총을 겨눴다”고 밝혔다. 현장에 남은 탄환은 없었으며, 용의자는 마지막 한 발을 자신의 머리에 쏴 중태에 빠졌다. 사상자들과의 관계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자택 압수수색에서 범행 예고 사실을 확인한 경찰은 가족과 친구, 이웃 등을 상대로 용의자의 정보를 상당량 확보했다. 경찰 발표에 따르면 총기를 난사한 나다니엘 버하우(16)는 이 학교 10학년에 재학 중인 남학생으로, 백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55) 사이에서 태어났다. 위로 누나(21)가 한 명 있으며, 2016년 부모가 이혼한 뒤 일본인 어머니와 함께 지냈다. 아버지는 2017년 심장마비로 사망했다.이웃들은 알코올 중독자였던 소년의 아버지가 사냥광이라 여러 자루의 총을 가지고 있었으며, 집에서 직접 총알을 만들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옆집에 사는 재러드 악센은 “사냥꾼 아버지 밑에서 자란 소년의 주변에는 늘 총기가 가득했다”라면서, 소년이 총을 잘 다루는 게 전혀 이상할 게 없다는 말을 전했다. 그러나 범행 동기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특히 소년이 자신의 생일날 범행을 저지른 이유는 미스터리다. 친구들은 소년이 조용한 편이지만 똑똑했으며, 따돌림도 없었다고 말한다. 여자친구도 있었으며, 보이스카우트 활동에도 열심이었다는 설명이다. 지난봄에는 학교 달리기 선수로 뛰기도 했다. 경찰은 비교적 성실한 학교 생활을 하던 소년에게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밝히기 위해 일본인 어머니와 여자친구 등을 상대로 조사 중이다. 현지언론은 알코올 중독자였던 소년의 아버지가 과거 아내에게 가정폭력을 행사한 뒤 이혼에 이르렀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 및 여성가족 기관/시설에 대한 행정사무감사 실시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 및 여성가족 기관/시설에 대한 행정사무감사 실시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김혜련(더불어민주당, 서초1))는 제290회 서울시의회 정례회 행정사무감사를 맞아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3일에 걸쳐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소관 분야(여성·가족·아동·외국인 관련 기관/시설, 여성가족정책실)의 행정 전반에 대하여 종합적이고 면밀한 감사를 실시하였다. 이번 행정사무감사는 2019년 서울시의회 예산심의 과정을 통해 편성된 예산과 사업들이 시민의 눈 높이에서 시민의 욕구와 수요에 제대로 대응하고 있는지 적법한 행정절차에 따라 효율적으로 집행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서울시 여성·가족 정책의 성과와 문제점을 재점검하여, 제대로 된 계획과 사업 집행이 이어질 수 있도록 불합리한 제도개선과 올바른 정책방향 제시하는 등 어느 때보다 열띠고 진지한 정책감사로 진행되었다. 우선, 서울시 주요 여성기관/시설을 대상으로 한 첫째 날에는 서울시 여성일자리기관의 총괄·조정 역할을 맡고 있음에도 제기능을 못하는 여성능력개발원 문제가 또다시 재기되었다. 높은 이직률로 인한 인력 누수 및 전문성 부재, 주요 업무인 평가사업까지 외부용역으로 수행하는 점 등이 지적되었고 기관의 존폐 여부에 대한 검토까지 요구됐다. 또한 낮은 성과뿐만 아니라 2014, 2016년 지도·점검에서 보조금 유용으로 반환 처분을 받고도 아직까지 반환은커녕 성과상여금까지 지급받은 장애여성인력개발센터에 대한 운영 부실을 지적하고, 집행부에 지정 취소 등 강력한 처리 방안마련을 촉구했다. 재위탁된 성평등활동지원센터의 저조한 사업집행률과 적격자 심사에서 1차 탈락한 사실을 지적하고, 서울시 성평등 정책을 추진하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보다 철저한 관리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둘째 날, 서울시 건강가정지원센터를 비롯한 각종 여성·아동·외국인 관련 기관/시설을 대상으로 한 행감사무감사에서는 채용의 투명성 문제와 보조금 사용의 적정성 확보 방안 마련을 요구하였으며, 특정감사 및 지도·점검 사항에 대한 성실한 이행 촉구가 있었다. 또한 아이돌보미 지원사업 광역거점기관 운영과 관련하여, 지난 아이돌보미 학대사건 이후 재발방지 대책으로 강화된 모니터링이나 학대예방교육의 실효성이 떨어지는 점을 지적하고, 서비스 질 제고를 위해 서울시 건강가정지원센터의 위탁 방식 대신 전문기관이 운영하게 할 것으로 제안하였다. 서울마포아동보호전문기관이나 여성긴급전화1366 서울센터를 통해 가정폭력이나 아동학대 신고가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실제적인 지원 실적은 적다는 점을 지적하고, 원가족 복귀 외에도 실제적인 지원을 할 수 있도록 서울시의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하였으며, 여성노숙인 시설인 영보자애원의 생활인들의 다수가 등록장애인이고 고령화되는 시점에서 어르신요양시설이나 장애인시설로의 시설변경 검토가 요구되었다. 여성가족정책실을 대상으로 한 셋째 날의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앞서 이틀 동안 여성가족정책실 소관 기관/시설에 대하여 지적·제안·논의되었던 사항들에 대하여 본부인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을 상대로 확인하는 정책 질의가 이어졌다. 여성능력개발원을 포함한 여성일자리 정책의 전면적인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과 장애여성인력개발센터의 보조금 환수처리가 이행되지 않는 것에 대한 해결방안 마련이 다시 한번 요구됐다. 장애인의 탈시설화뿐만 아니라 아동이 가정과 유사한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아동복지시설에서 생활하는 아동의 탈시설화가 추진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아동공동생활그룹홈의 활성화가 제안되었다. 성평등 교육 사업의 중복추진과 실효성에 대한 문제제기와 키움센터 설치·운영에 있어 자치구간 격차가 발생하고 있으므로 지역 안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날 감사에서 사전에 의회에 제출한 행정사무감사 요구자료와 완전히 다른 실적 결과를 제출하는 등 성실하지 못한 수감 태도로 퇴장조치를 당했던 서울시 건강가정지원센터(아이돌보미 지원사업 광역거점기관 운영 수탁기관)가 아이돌보미 학대 예방교육 추진과 관련하여 잘못된 내용을 보고한 사실이 확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해명이나 구체적인 보고 없이 행감을 해태하는 행태를 보인 여성가족정책실에 대한 정상적인 감사가 진행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되어 행감이 중지되기도 했다. 김혜련 보건복지위원장(더불어민주당, 서초1)은 “이번 행감에서 지적되고 제안된 사항들에 대하여 서울시에서는 이를 적극 반영하여 제도적·정책적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할 것”을 거듭 강조하였다. 또한 잘못된 보고나 자료 제출 등 불성실한 행정감사 수감태도에 유감을 표명하면서 “보건복지위원회는 앞으로 이어지는 예산심의에도 행감지적 사항들을 연계시켜 의회 본연의 정책견제와 예산심의 기능이 연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제일기획 런던국제광고제서 16개 賞…‘언콰이어트 보이스’ 캠페인 金·銀 수상

    제일기획 런던국제광고제서 16개 賞…‘언콰이어트 보이스’ 캠페인 金·銀 수상

    제일기획은 런던국제광고제에서 본사를 비롯해 유럽, 중남미, 아시아 등지의 해외법인과 자회사가 금상 1개와 은상 5개, 동상 10개 등 총 16개의 상을 수상했다고 7일 밝혔다. 제일기획 수상작 가운데 가장 주목받은 작품은 지난해 인수한 루마니아 소재 자회사 센트레이드의 ‘언콰이어트 보이스’ 캠페인이다.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부문에서 금상과 은상을 받았다. 이 캠페인은 저작권이 소멸된 무성영화를 활용해 여성이 폭행당하는 장면에 실제 가정폭력 피해 여성의 목소리를 담아 재편집한 영상으로 루마니아 가정폭력의 심각성을 알리고 사회 변화를 유도했다. 한편 올해 런던국제광고제에서 말콤 포인튼 글로벌 최고크리에이티브책임자(CCO)를 비롯해 제일기획 임직원 4명이 심사위원으로 위촉됐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선진국 스웨덴서 두달 새 폭탄테러 30건?

    선진국 스웨덴서 두달 새 폭탄테러 30건?

    폭발팀 두달새 30번 올해만 100번 출동현지 폭력조직 경쟁 탓... 대도시서 빈발 인구 1000만명의 선진국, 세계 최고의 복지국가로 알려진 스웨덴과 폭탄테러는 쉽게 연관지어 생각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나라 폭발물 대응팀은 최근 두달새 30번이나 출동했고 올해 모두 100번 소집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두배나 증가한 수치다. 스웨덴에서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4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스웨덴 경찰은 지난 1일 말뫼의 한 아파트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건물 정문과 유리창이 파손됐다고 밝혔다. 이후 24시간 동안 두번의 폭발이 더 있었다. 경찰은 주말 동안 관련 혐의로 3명을 체포했다. 폭발물 대응팀 분석가인 일바 에를린은 가디언에 “이런 수준의 폭발사고는 선진국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면서 “최근 폭발사고 수는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이며, 심각한 사회문제”라고 말했다. 스웨덴 폭발물 사건은 거의 대도시에서 일어나며, 약 3분의 1은 말뫼에서 일어났다. 말뫼는 우익 정치인들이 2015년 이민자 위기 때 스웨덴에 도착한 많은 이민자들과 연계시킨 총기·폭발물 폭력사건들의 현장이었다. 수도 스톡홀름에서도 올해만 19개의 폭탄이 터졌고, 예테보리에서도 13건의 폭발물 사건이 일어났다. 지난해 스웨덴 전역에서 총 39건이 일어난 것에 비하면 엄청난 증가다. 게다가 올해 폭발물 대응팀이 폭발 전에 해체한 폭발물 의심 물체만 해도 76개다. 다행히 대부분 폭탄 사건은 빈 건물이나 사무실, 자동차를 목표로 일어났고 폭발물도 작아 최근 사건에서 사망자가 나오진 않았다. 전문가들은 스웨덴 폭력조직들이 경쟁 조직을 위협하기 위해 폭탄을 쓰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럼에도 경찰은 일부 폭탄은 치명적으로 위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 초 남부 도시 린최핑에서 터진 폭발물엔 장약이 일반적인 것보다 40배나 많이 들어 있어서 주거용 건물 두 채를 부수고 25명을 다치게 했다. 에를린은 “폭탄 제조자들은 보통 폭발물이 얼마나 위험한지 잘 모른다”면서 “지난해 12월 폭발 사고로 심각한 부상을 입었던 18세 남성은 알고 보니 스스로 폭탄을 만든 것으로 확인돼 기소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더 큰 위험은 지난 9월 남동부 도시 룬드의 한 상점에서 폭발물이 터질 때 그 앞을 지나가다 얼굴에 큰 부상을 입은 여학생처럼 무고한 피해다. 에를린은 “총기는 최소한 방아쇠를 당길 때까지 가해자가 통제 가능하다”면서 “폭탄은 보통 어떤 목표를 겨냥하지만, 특히 폭발물 전문가가 아닌 범죄자들은 폭약을 통제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주로 플라스틱으로 만든 폭탄 사용이 늘어나는 것은 폭력조직 간 무분별한 폭력행위 증가 추세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범죄조직의 소행으로 지목된 치명적인 총기사건도 폭탄 사용이 대폭 증가하기 시작한 지난해 40건으로, 20년 전 연평균 4건에서 늘었다. 스웨덴 정부는 경찰이 집을 수색하고 암호화된 스마트폰 메시지를 더 쉽게 검열할 수 있게 하는 조치들을 포함, 폭력과 맞서기 위한 34개 항의 계획을 발표했다. 덴마크는 스웨덴 폭력조직과 연관된 두 건의 폭발 사건으로 양국 사이 국경 통제를 다시 시작했다. 그럼에도 스웨덴에서는 가정폭력, 증오범죄, 우발적 싸움과 관련된 살인이 모두 현저하게 줄어들면서 살인율이 1990년대 이후 꾸준히 감소해 세계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완득이 엄마’ 이자스민, 한국당 탈당해 정의당 입당

    ‘완득이 엄마’ 이자스민, 한국당 탈당해 정의당 입당

    필리핀 출신 귀화여성으로 19대 국회에서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비례대표를 지낸 이자스민 전 의원이 지난달 한국당을 탈당해 최근 정의당에 입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의당 김종대 수석대변인은 1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최근 이 전 의원이 우리 당에 입당했다”며 “이주 여성이나 외국인 노동자 문제 해결을 위해 당에서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총선 출마 여부는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덧붙였다. 이 전 의 영입은 심상정 대표가 직접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도 이날 이 전 의원이 지난달 11일 탈당계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전 의원은 2011년 영화 ‘완득이’에서 다문화 가정 엄마로 출연해 화제가 됐다. 이후 2012년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 15번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19대 국회에서 새누리당 가정폭력대책분과위원장을 맡아 이주여성 보호법안을 발의하는 등 활약했지만 20대 총선에서는 공천은 받지 못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탄력근로제 보완 입법, 단위기간 조율이 관건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안 외에도 탄력근로제 보완 입법 등 15개 법안의 신속한 처리를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 선진화를 위한 국회법도 계류 중”이라며 국회의 지지부진한 입법 활동을 에둘러 비판하기도 했다. ●데이터 3법·유치원 3법 난항 예고 문 대통령이 언급한 15개 법안 중 소방공무원국가직전환법은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 문턱을 넘어 오는 31일 본회의 처리가 가시화됐다. 하지만 나머지 법안들은 아직 여야 간 쟁점이 해소되지 않은 데다 공수처와 선거법 등 패스트트랙 법안 절차에 따라 ‘국회 올스톱’ 가능성이 있어 연내 처리가 불투명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가장 먼저 언급한 근로시간 단축 보완 입법은 더불어민주당 이인영·자유한국당 나경원·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지난 21일 정례회동에서 오는 31일 본회의 처리를 약속했었기 때문에 처리 가능성이 있다. 다만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민주당 한정애 대표발의)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 중인데 한국당은 이 단위기간을 1년으로 늘리자는 주장이어서 구체적인 합의는 남아 있다. 빅데이터 산업 활성화를 위한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개정안)은 상임위도 다 다르고 금융기관 등 이해관계자가 많아 논의가 쉽지 않다. 사립유치원의 회계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유치원 3법’은 지난해 12월 패스트트랙 법안으로 지정됐고 본회의에 계류 중이지만 여야 협의가 없었기 때문에 난항이 예상된다. ●31일 본회의 안건 미정… 공수처법이 변수 청년기본법과 가정폭력처벌법은 여야 간 비쟁점 법안이어서 연내 처리 전망이 밝다. 이외 문 대통령은 일본의 수출 보복에 대응하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특별법’, 벤처 생태계 조성을 위한 벤처투자촉진법 등도 거론했다. 한편 여야 3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들 법안에 대해 협의하는 민생입법회의를 가동 중이지만 아직 오는 31일 본회의에 올릴 법안 목록을 추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안을 추려도 민주당이 이달 말 공수처법을 본회의에 직권상정으로 강행한다면 파행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주민번호 변경제도 2년… 1109명이 새 번호

    행정안전부 주민등록번호변경위원회는 2017년 주민등록번호 변경제도를 시행한 뒤 지금껏 1828건의 변경 신청이 있었고, 이 중에서 1109명(61%)이 새로운 주민등록번호를 받았다고 15일 밝혔다. 위원회에 따르면 전체 신청건수(1828건) 가운데 현재까지 1598건에 대한 심사가 진행됐으며, 나머지 230건은 의결을 기다리고 있다. 의결 결과 1109명이 인용 결정을 받아 새로운 주민등록번호를 받았다. 번호를 바꾸지 못한 사람 중에서 469명은 주민등록번호의 유출 사실이나 피해 우려 사실 확인이 어렵다는 이유로 기각됐고, 나머지 20명은 신청인이 사망했거나 정당한 이유 없이 동일한 내용으로 반복적인 신청을 한 이유로 각하됐다. 주민등록번호 변경을 신청하는 사유로는 ‘재산 피해가 우려된다’는 것이 1265건으로 가장 많았다. 보이스피싱(489건)이나 신분도용(420건), 해킹·스미싱 등 356건 등의 이유로 신청이 접수됐다. 나머지는 생명, 신체에 대한 위협 때문이었는데 구체적으로 가정폭력이 280건으로 가장 많았고 상해·협박(158건), 성폭력(55건) 등이 뒤를 이었다. 성별로 살펴보면 여성이 947명으로 남성(651명)보다 많았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가정폭력범 친구에 전 부인 정보넘기며 비웃은 호주 경찰 징역 면해

    가정폭력범 친구에 전 부인 정보넘기며 비웃은 호주 경찰 징역 면해

    가정폭력 가해자인 자신의 친구에게 전 부인의 정보를 불법으로 건넨 호주 경찰관이 집행유예를 선고받는 데 그쳤다. BBC는 14일(현지시간) 브리즈번 치안재판소가 전날 어린시절 친구에게 전 부인의 정보를 전달한 닐 펀차드의 해킹 혐의를 인정해 징역 2월과 집행유예를 선고했다고 전했다. 펀차드는 5년 전 경찰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해 가정폭력 피해자인 친구의 전 부인의 집 주소를 알아내 친구에게 전달했다. 그는 그런 다음 “전 부인한테 ‘네가 어디 사는지 알고 있다’고 말하라”는 문자메시지와 함께 ‘크게 웃는다’는 의미를 지닌 약어인 ‘LOL’(laugh out loud)을 함께 보냈다. 법정에서 공개된 진술에 따르면 피해자는 2016년 문제의 메시지를 발견한 뒤 줄곧 고통받았다. 그는 “나를 지켜줘야 했던 경찰이 오히려 그 반대의 일을 했다”면서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고의적이고 계산적인 일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더욱 고통스러웠다”고 말했다. 이후 두 번이나 더 거주지를 옮겨야했던 피해자는 가디언 인터뷰에서 “무고한 여성과 아이들이 가정폭력으로 죽어나가는 이유를 이제야 알게 됐다”면서 “이 나라가 (가정폭력을) 충분히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앙구스 에드워즈 검사는 법정에서 펀차드가 자신의 친구에게 피해자의 정보를 넘길 무렵 피해자는 전 남편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을 때라면서 “이번 사안은 완전한 신뢰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펀차드는 당시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펀차드의 친구이자 피해자의 전 남편은 가정폭력 혐의로 전 부인과 아이들에 대한 접근금지령을 받은 상태다. 피해자는 2016년 퀸즐랜드 경찰서에 처음 문제를 제기했으나 아무런 처벌이 가해지지 않자 언론을 통해 자신의 피해 상황을 알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범죄부패위원회는 종전의 결정을 뒤집어 펀차드를 기소했으나 펀차드는 공식 업무에서 배제됐을 뿐 여전히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호주 통계국에 따르면 호주 여성 3명 중 1명은 신체폭력을, 5명 중 1명은 성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었다. 일주일에 평균 1명의 여성이 자신의 전 배우자나 현 배우자로부터 살해당한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가정폭력 벌금형 이상 땐 국제결혼 초청 영구 금지

    아동 성범죄 전과자 10년 이내 금지 “여성이 선택하게 정보 줘야” 지적도 앞으로 가정폭력 전과자는 영원히 국제결혼을 위한 외국인 초청을 하지 못하게 된다. 결혼이주 여성을 대상으로 한 가정폭력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조치다. 10일 법무부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14일 가정폭력 범죄로 벌금형 이상을 확정받은 한국인은 경과 기간과 상관없이 결혼·동거를 위한 외국인 초청을 불허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출입국관리법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다. 앞서 서울신문은 지난 7월 베트남에서 온 결혼이주 여성을 한국인 남성이 폭행하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사회적 공분이 일어난 것을 계기로 2009~2019년 전국 결혼이주 가정에서 발생한 강력범죄 판결문을 분석했다. 그 결과 결혼이주 여성 40명 가운데 5명이 배우자의 가정폭력으로 끝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무부도 지난 8월 결혼이민제도 개선안을 마련해 결혼이주 여성 대상 가정폭력 사전 예방 환경 조성에 나섰다. 이미 법무부는 2014년부터 지침을 통해 가정폭력 전과자는 형 확정 5년 이내에 사증을 발급해 주지 않았으나, 이번 개정안은 ‘5년’에서 ‘경과 없이’로 사실상 기간 제한을 없앴다. 개정안에 따르면 가정폭력범죄 사범뿐만 아니라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는 벌금형 이상, 성폭력범죄 및 특정강력범죄는 금고형 이상을 선고받은 자는 확정 10년 이내에 초청이 불허된다. 지침의 5년 기간을 두 배로 늘렸다. 또 허위 혼인신고의 경우 지침과 마찬가지로 벌금형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자도 5년 이내엔 허용되지 않는다. 단 자녀 출산 등 인도적인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신청이 가능하다. 국제결혼이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현실을 감안해 법무부는 법안 공포 후 6개월 뒤에 개정안을 시행할 방침이다. 법안 공포는 내년 4월쯤 이뤄질 계획이기 때문에 실제 시행은 이르면 내년 10월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이번 법무부 개정이 근본적인 대책은 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무법인 온세상 김재련 변호사는 “미국은 자국인과 국제결혼을 하려는 외국인 배우자에게 가정폭력 전과 정보를 제공하는 등 선택권을 외국인에게 준다”면서 “가정폭력 전과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국제결혼을 막는 것은 단편적인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결혼하려는 외국인 여성에게 정보를 주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주민번호 유출돼 피해 우려?… 1076명이나 ‘번호’ 바꿨어요!”

    “주민번호 유출돼 피해 우려?… 1076명이나 ‘번호’ 바꿨어요!”

    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주민등록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법은 주민등록번호 유출 피해자가 주민등록번호변경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주민등록번호를 바꿀 수 있도록 허용했다. 과거에는 주민등록번호 등록 시 생년월일을 잘못 기입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앞자리를 변경할 수 있었다. 홍준형(63) 주민등록번호변경위원회 위원장은 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위원회가 2017년 설치된 후 지난 3년간 유출 피해자의 주민등록번호 1000여건을 변경했다”며 “과거 있었던 단순한 오류 정정이나 주민등록번호 말소 및 재등록 절차와 달리 개인정보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인정했다는 부분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인 그는 2년 임기의 위원장직을 연임 중이다. 다음은 일문일답.-우선 묻고 싶다. 주민등록번호는 왜 필요한가. “주민등록번호 제도는 1968년 시행됐다. 역사적으로 제도의 필요성을 놓고 찬반은 있었지만 긍정적 기능을 한 게 많다. 국민에게 고유번호를 부여해 정부가 서비스의 대상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그래서 다양한 행정 서비스가 가능해지고 일 처리가 원활해진 측면이 있다. 시간이 흘러 주민등록번호가 개인정보 침해에 취약하다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순기능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주민등록번호변경위원회의 설치 배경은. “우리 위원회는 주민등록번호 유출에 따른 2차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주민등록번호 변경을 심의하는 합의제 의결기관이다. 2014년 1월 카드 3사의 개인정보 대량 유출 사고가 발생했고, 재발을 막기 위해 주민등록번호 변경을 허용하는 방안이 공론화됐다. 연이어 바로 다음 해인 2015년 헌법재판소가 “주민등록법이 번호 변경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것은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과도하게 침해한 것”이라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했다. 자연스레 ‘주민등록번호도 재산상의 피해를 입는다든지, 성폭력 피해를 당한 경우처럼 정당한 근거나 사유가 있을 때는 변경해 주자’는 논의로 이어졌다. 변경 여부를 판단할 조직이 필요했고 현재까지 주민등록번호변경위원회가 그 역할을 하고 있다. 당시 몇몇 전문가는 주민등록번호를 아예 폐지하자는 의견도 제시했지만, 정부가 여러 가지 대안을 검토한 결과 비용 측면에서 주민등록번호를 한번에 없애는 것은 부담스럽다고 판단했다.” -주민등록번호 변경 신청자의 조건은 무엇인가. “신청 대상자는 몇 가지의 경우로 한정한다. 주민등록번호 유출로 인해 생명·신체·재산 피해 또는 피해가 우려되는 사람 그리고 성폭력·성매매·가정폭력 등의 피해자로서 주민등록번호 유출로 2차 피해가 예상되는 사람 등이다. 보이스피싱 가해자가 피해자의 주민번호를 도용해 통장을 개설하거나 성폭력 등의 가해자가 주민센터에서 가족관계증명서를 통해 피해자의 위치를 파악하는 경우다. 지자체장에게 번호 변경 신청을 하면 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지자체장이 주민등록번호를 변경한다.” -주민등록번호 변경 인용률은 어느 정도인가. “지난달 11일 기준으로 1770건을 신청받았다. 사례별로 보면 보이스피싱 등 재산 피해로 주민등록번호 변경 신청을 한 경우가 1228건으로 가장 많았고, 가정폭력·성폭력 등 생명·신체 위해 신청이 542건으로 나타났다. 접수건 중 총 1553건을 심사했는데 주민등록번호 변경이 실제로 진행된 건 전체 심사 건수의 69.3%인 1076건이었다. 10건의 신청을 받으면 7건 정도가 인용되는 셈이다. 나머지는 기각, 각하된 사안으로 각각 457건, 20건이다. 기각 결정을 내린 건 주민등록번호 유출 사실이 없는 경우가 60.0%, 피해 및 피해 우려가 없는 경우가 28.2%, 범죄 경력 은폐 목적 등이 5.7% 순이었다. 위원회는 2015년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주민등록제도의 근간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주민등록번호 유출에 따른 피해가 인정되는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변경을 허용하고 있다. 당시 헌재는 변경제도 악용과 사회적 혼란을 방지하려면 객관성과 공정성을 갖춘 기관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고 했는데 이를 지키려고 노력 중이다.” -심사하다 보면 다양한 사례를 마주할 것 같다. “최근 상당히 경악한 경우가 있었다. 한두 건이 아니다. 특히 보이스피싱 피해는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가해자는 피해자에게 휴대전화 원격 프로그램인 ‘팀뷰어 퀵서포트’라는 악성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게 하고 주민등록번호를 비롯한 모든 개인정보를 빼 간다. 휴대전화에 인터넷뱅킹용 공인인증서까지 있으면 계좌에 있는 돈을 모두 인출해 가기도 한다. 수차례에 걸쳐 돈을 주면서도 피해자가 보이스피싱인지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성폭력·성매매·가정폭력 피해자들은 숨어 지내다가도 주민번호 때문에 주소가 노출되는 일이 있다.” -개인정보보호가 주민등록번호 변경만으로 가능한가. “그래서 유관기관과 협조가 필요한 부분이 많다. 위원회 활동을 하다 보면 주민등록번호와 관련된 허점을 많이 발견하는데 관련 부서에 협조 공문을 보내 해결한다. 예를 들어 2018년 11월 16일부터 시행 중인 ‘주민등록번호 공시제한’ 제도가 대표적이다. 법원행정처에 지속적으로 제도 개선을 요구해 왔다. 가정폭력 피해자가 주민등록번호를 변경한 뒤 공시제한을 신청해 받아들여지면 비공개 대상으로 지정한 사람이 발급한 가족관계증명서에는 피해자의 주민등록번호 뒷부분 6자리 숫자가 자동으로 가려진다. 이 외에 가정폭력 피해자의 권익보호 및 2차 피해 예방에 기여할 수 있도록 관계 법령도 개정을 추진 중이다. 지금까지는 비교적 유관기관과의 협조가 잘됐는데 아쉬운 부분도 많다. 제도 개선을 요청해도 관련 규정을 바꾸는 것 등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그 사이에 또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위원회가 생긴지 3년이 돼 간다. 아직도 주민등록번호 변경 제도를 모르는 사람이 많다. “주민등록번호 변경 신청 건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지 않은 건 사실이다. 보이스피싱, 가정폭력, 데이트폭력 등 주민등록번호 유출로 인한 피해가 점차 증가하는 것과 비교하면 그런 추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보이스피싱 피해자는 지난해 4만 8743명에 이른다. 2016년 2만 7487명과 비교해 77.3%가 증가했다. 반면 주민등록번호 변경 신청 건수는 지난해 560건, 올해는 1월부터 지난달 20일까지 425건이다. 주민등록번호 변경 신청 시 겪는 불편함이 있고, 변경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 신청인들은 주로 처리 기간이 오래 걸리고 입증 자료를 마련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한다.” -개선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주민등록번호 변경의 법정 처리 기한은 6개월로 규정돼 있으나 지난해 10월부터는 위원회가 심의 건수를 확대해 대부분의 신청 건수를 3개월 내에 처리하고 있다. 가해자의 출소 기간이 다가와 피해 우려가 급박하고 중대한 경우 우선적으로 심의하는 긴급처리제도도 시행 중이다.” -이 제도가 범죄 경력 은폐나 신분 세탁에 악용될 가능성은 없나. “변경된 주민등록번호는 주민등록전산시스템을 통해 경찰청, 국세청, 대법원 등 17개 기관과 연계돼 범죄 은폐나 신분 세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주민등록법에 따라 범죄 경력 은폐, 수사나 재판 방해 목적 등의 이유로 현재까지 총 27건을 기각 결정했다.” -앞으로의 방향은 “주민등록번호 변경으로 새 생명을 얻었다는 감사 편지를 받기도 했다. 앞으로도 국민 눈높이에 맞는 위원회 운영과 지속적인 제도 개선으로 개인정보의 파수꾼 역할을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이춘재 군대 시절 사진 첫 공개…날카로운 인상 뚜렷

    이춘재 군대 시절 사진 첫 공개…날카로운 인상 뚜렷

    이춘재 “화성 8차 사건도 모방범죄 아닌 내 소행” 주장 일부 전문가 “군대서 성폭행 또는 왕따 당했을 가능성”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 이춘재(56)의 군복무 시절 사진이 처음 공개됐다. 그간 언론에는 이씨의 고교 졸업사진과 그가 처제 살해 혐의로 검거된 1994년 1월 외투를 뒤집어 쓴 채 경찰서에 앉아있는 영상만 나왔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4일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다룬 2부 ‘악마의 얼굴’을 예고하면서 이씨의 군 시절 사진을 공개했다. 군복을 입고 전차를 배경으로 선 이씨는 고교 시절 사진보다 한층 날카로운 인상이다. 야윈 듯 한 턱선과 가로로 긴 눈매, 사선 형태의 눈썹, 굳게 다문 입술 등이 어두운 분위기를 풍긴다. 범죄 심리를 연구하는 일부 학자는 이씨의 범행동기를 찾으려면 그의 군대 시절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씨가 가정폭력 피해를 보지 않았다면 군대 시절 무슨 일이 있었을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며 “특히 군 전역 후 범죄가 시작된 것을 보면 군대에서 동성 간 성폭행을 당했다거나 왕따를 당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씨는 이날 경찰 조사에서 모방범죄로 밝혀져 범인까지 검거된 화성 8차 살인사건도 자신이 저질렀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경기 화성 태안읍 진안리의 주택에서 박모(13)양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이듬해 범인이 검거돼 처벌도 받았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씨의 자백 신빙성을 검증하며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다.화성연쇄살인사건을 다룬 그것이 알고싶다 1185회는 오는 5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악성 댓글 속 싸늘한 시선… 이주여성에 대한 또 다른 폭력입니다”

    “악성 댓글 속 싸늘한 시선… 이주여성에 대한 또 다른 폭력입니다”

    “한국의 필요로 왔지만 반기지 않는 듯” 성폭력·가정폭력 등 부정적 기사 많아“이주여성 가정도 한국인 부부가 꾸린 가정과 다를 게 없어요.” 이주민센터 ‘동행’을 운영하는 원옥금(44) 대표는 “남편에게 폭행당하거나 시댁과의 갈등이 커져 결혼 생활이 위태로워진 이주민 가정도 있지만 평범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가정도 많다”며 이렇게 말했다. 베트남 출신인 원씨는 1997년 남편을 따라 한국에 온 결혼 이주 1세대다. 그는 국내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했다. 원씨는 2003년부터 이혼하려는 이주여성의 재판 통역을 돕는 등 지원활동을 해 왔다. 원씨는 2000년대 초반 국제결혼 중개업이 성행한 이후 이주 여성들이 가정폭력의 피해자가 되는 상황을 목격했다. 그는 “물리적 폭력만 아픈 게 아니다. 기사에 달리는 악성 댓글이나 이주여성을 보는 싸늘한 시선도 폭력이 된다”면서 “한국 사회의 필요로 왔는데도 여전히 환영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언론에서 이주여성들을 다룬 기사를 살펴보면 폭력에 내몰린 그들의 현실이 보인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뉴스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인 빅 카인즈를 이용해 최근 5년(2014년~2019년 8월)간 이주여성이 언급된 기사 2255개를 분석해 보니 베트남 등 출신 국가명을 제외하면 ‘가정폭력’(1186번)이 유독 자주 언급됐다. 또 성폭력(846번), 피해자(828번), 성희롱(240번), 무차별 폭행(187번) 등 피해자로서의 이미지가 부각됐다. 특히 지난 7월 베트남 출신 이주여성이 남편으로부터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퍼지면서 관련 보도가 급증했다. 강동관 이민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주여성이 처한 현실을 보여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혐오 시선을 거둘 수 있도록 긍정적인 측면도 보여 줄 필요가 있다”며 “이주여성 관련 제도가 아무리 잘 정비돼도 사회적 공감대와 인식 전환 없이는 효과를 발휘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위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서울신문과 베트남 국영통신 VNA가 공동 취재해 작성한 기사입니다
  • “주먹질한 남편의 동의가 외국인 아내 체류 연장에 왜 필요합니까”

    “주먹질한 남편의 동의가 외국인 아내 체류 연장에 왜 필요합니까”

    ‘이주여성 정책 대안’ 전문가 제언국내 결혼 이민자는 문화·언어적 장벽에서 비롯된 차별과 혐오, 가정폭력, 불안정한 체류 자격 탓에 고통받는다. 서울신문은 이주여성을 사회 구성원으로 포용하기 위한 정책 대안을 분야별로 살펴봤다. 활동가, 변호사, 연구자 등 이주여성 관련 전문가 8명의 도움을 받았다. #한국생활 정착 지원 여성가족부는 이미 통·번역 지원 서비스, 한국어·한국사회 적응교육, 부모 교육 등 각종 지원 서비스를 하고 있다. 문제는 많은 결혼 이주민들이 무슨 지원책이 있는지 모른다는 점이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지난 7월 이주여성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영유아 보육료 지원 외 다른 서비스를 아는 비율은 46%뿐이었다. 정책을 잘 알리기만 해도 결혼 이민자의 어려움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다문화가족지원법의 적용 대상을 넓혀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국인 배우자가 있어야 지원 대상이 되는 현행 제도를 한국인 배우자가 없어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외국인끼리 꾸린 가정이나 이혼 가정, 한국인 배우자가 사망한 가정 등 전체 이주 가정이 지원대상이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내국인이 역차별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가정 폭력 등 인권침해 ‘매 맞는’ 외국인 아내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 도입에는 별다른 반대 여론이 없다. 지난 7월 전남 영암에서 베트남 출신 이주여성이 남편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퍼져 사회적 충격을 주기도 했다. 왕지연 이주여성연합회장은 “폭행당한 피해자가 몸을 숨기는 쉼터 등을 늘리는 것보다 가해자에 대한 처벌 강화, 폭행 발생 때 가해자 분리 등 강력한 보호방안을 만드는 게 근본적 대안”이라고 말했다. 중개업소 등을 통해 외국인 아내를 만난 한국인 배우자에게 인식 교육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주민지원공익센터 ‘감동’ 소속 이현서 변호사는 “노동 착취나 임신 강요 등의 문제로 갈등하다가 남편이 아내를 때리는 상황으로 번지는 사례가 많다”며 “‘외국인 아내는 내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일부 남편들의 가치관을 바꿀 인권 교육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혜실 이주민방송 대표도 “이주여성을 한국사회에 동화시키려고만 하지 말고 다른 문화를 인정하며 포용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출입국 및 체류자격 이주여성이 한국인 남편에게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체류자격 제도도 손볼 필요가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1년 “이주여성이 국내 체류 연장을 허가받을 때 한국인 배우자가 신원보증서를 제출하도록 한 출입국관리법 시행규칙을 삭제해야 한다”는 의견을 법무부에 전달했다. 이후 신원보증서 제출 규정은 삭제됐다. 하지만 허오영숙 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는 “체류연장 또는 영주권 신청을 하려면 혼인관계증명서 등 서류를 내야 하는데 배우자가 도와주지 않으면 할 수 없다”며 “한국인 배우자의 영향력은 여전히 절대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결혼 생활이 끝나더라도 체류자격을 인정하는 요건인 귀책사유 기준은 조만간 완화될 전망이다. 대법원이 지난 7월 외국인 배우자에게 혼인 파탄에 이르게 된 일부 책임이 있더라도 결혼이민 체류자격을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파탄의 책임이 전적으로 한국인 배우자에게 있어야 체류자격이 인정됐다. #국제결혼 중개업 관리 국제결혼 중개업은 농어촌 사회의 인구 감소 문제의 해결책으로 활용돼 왔다. 이 때문에 이주여성을 출산이나 일을 거드는 도구 정도로 치부하는 시선이 있다. 특히 여성을 상품처럼 취급하며 홍보하는 일부 중개업체들의 영업 행태는 하루빨리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결혼 중개업 관리법에 따르면 중개업체는 거짓 또는 과장 광고, 차별이나 편견 조장 우려가 있는 내용, 인신매매와 인권침해 우려가 있는 내용의 광고를 하면 1년 이내 영업정지나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중개업체가 운영하는 유튜브나 홈페이지를 모니터링해 단속하면 권고나 영업정지, 폐쇄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당장 실현 가능성은 작지만 중개업 자체를 금지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황정미 강원대 사회과학연구원 교수는 “우리나라 국제결혼 중개업은 규제 수준이 매우 낮다”며 “대만에서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상업적 목적의 중개업을 금지하고, 공공기관에서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도움 주신 분들 김재련(변호사), 왕지연(이주여성연합회장), 이현서(변호사·이주민공익지원센터), 임선영(국가인권위원회 이주인권팀장), 정혜실(이주민방송 대표), 최윤정(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허오영숙(이주여성인권센터 상임대표), 황정미(강원대 사회과학연구원 교수) ●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은 이주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 이주아동이 겪는 각종 문제를 집중적으로 취재해 보도할 예정입니다. 이주노동자로서 임금체불, 산업재해 은폐 강요, 폭언과 폭행 등 부조리를 직접 경험했거나 이를 목격했다면 제보(key5088@seoul.co.kr) 부탁드립니다. 또 결혼이주여성이나 이주아동을 향한 폭언·폭행, 따돌림 등 혐오와 폭력에 대한 취재도 이어갈 예정입니다. 제보해주신 내용은 철저히 익명과 비밀에 부쳐집니다.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폭력·차별 못 견뎌 이혼하는 데 11년… ‘코리안웨딩’ 끝은 다시 가난

    폭력·차별 못 견뎌 이혼하는 데 11년… ‘코리안웨딩’ 끝은 다시 가난

    베트남 현지서 본 ‘결혼 이주민 수난사’ 1980년대 후반 우리 정부가 농촌의 인구 공백을 해결하기 위해 국제결혼을 장려하기 시작한 이후 베트남은 가장 적극적인 상대국이었다. 결혼을 통해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온 인구는 2000년 이후 모두 10만여명. 껀터, 하이퐁 등 주로 가난한 농촌 및 도시 외곽의 어린 여성들이 왔다. 이후 30여년간 많은 이주여성이 ‘코리안드림’을 이뤘지만 적지 않은 여성에겐 악몽으로 끝났다. 남편과 시댁의 홀대와 차별, 학대 등을 견디다 못해 고향으로 돌아갔지만 이들을 기다리는 건 빈곤과 사회적 낙인이었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되풀이되는 이주여성 수난사를 이제는 끝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신문은 결혼 이주여성들이 결혼 전후 겪은 속 깊은 이야기를 듣기 위해 베트남에서 이주혼이 가장 활발한 메콩델타 지역을 찾았다. 결혼 피해 여성 4명과 가족을 한국인과 결혼시킨 당사자 13명을 심층 인터뷰했다.# 가난 싫어 택한 황금빛 ‘코리안 웨딩’ “따님이 국제결혼해 한국으로 갔다고 들었는데, 맞나요?”(기자) “아니, 우리 집 딸들은 둘 다 대만으로 갔고 한국은 저기 건너편 집에 가 봐요.”(베트남 껀터 주민) 지난달 13일 베트남 남부 껀터시의 화디엔 마을에서 만난 한 중년 여성은 기자가 국제결혼 여부를 묻자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이 동네에서 국제결혼은 흔한 일이다. 도심에서 차로 달려 50여분 떨어진 곳, 흙길을 사이에 두고 옹기종기 모여 사는 시골 마을이었다. 결혼이주민 자녀가 있는 가족을 수소문하니 한 집 건너 한 집꼴로 딸을 타국에 시집보냈다고 했다. 껀터 인구는 이 나라 전체의 2.5%(112만명)에 불과하지만, 베트남 결혼이민자 가운데 6분의1이 껀터 출신이다. 이곳에 국제결혼 바람이 불기 시작한 건 20여년 전이다. 브로커들이 알음알음 들어와 한국이 ‘잘사는 나라’라며 풍요로운 삶을 미끼로 홍보했다. 최근에는 대중매체를 통해 접하는 한류 열풍이 코리안드림을 부추긴다. 껀터 안빙 시장에서 만난 응웬쭝응히아(60)는 “10년 전 국제결혼을 해 떠났던 동네 사람이 한국에서 돌아와 2층짜리 집을 짓는 걸 보고 환상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후 응히아의 가까운 친척 중 5명이 한국, 대만 등으로 떠났다. 그는 “조카 한 명이 한국에 잘 정착해 최근에 자기 엄마를 한국으로 모셔 갔다”며 흐뭇해했다. 이 마을에는 이따금 결혼 중개업자가 찾아와 ‘영업’을 한다. 이들의 설명을 듣고 국제결혼을 결심하면 혼인 계약은 초고속으로 성사된다. 지난해 유엔인권정책센터 껀터사무소에서 결혼이민예정 현지사전교육 참가자 164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한국 입국 전 남편을 만난 횟수는 70%가 1~2회, 21%가 3~4회라고 답했다. 배우자와의 평균 연령 차는 19.5세로 여성 23.5세, 남성 43세였다.이곳 사람들에게 중개 국제결혼은 꼭 딸을 팔아 돈을 버는 행위는 아니다. 국제결혼 때 남성 측이 여성의 가족에게 100만~300만원을 건네기도 하지만 현지인들끼리 결혼할 때 신랑이 신부 쪽에 주는 결혼지참금과 비교해 그리 많은 돈은 아니다. 한 주민은 “브로커들이 영업할 때 가족에게 돈을 약속하기도 하지만 실제로 받는 일은 별로 없다”면서 “가족들도 결혼이 성사되면 굳이 더 요구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하지만 일부 여성은 가난한 친정이 마음에 걸려 남편에게 용돈을 부탁해 송금하기도 한다. 부모들이 바라는 건 돈이 아니라 딸의 ‘더 나은 삶’이다. 호티란(48)은 “일자리가 없는 껀터에서 가난을 물려받아 사는 것보다는 훨씬 잘살고 세련된 나라로 자식을 보내고 싶은 게 부모의 마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세 딸을 모두 국제결혼시킨 팜티프언투(61)는 2년 전 막내딸을 한국으로 보냈다. 딸은 25세, 사위는 40세였다. “종종 들려오는 나쁜 뉴스가 있지만, 딸은 한국에 잘 정착해 종종 화상통화를 걸어온다”고 했다. 비슷한 시기에 딸을 한국으로 보냈던 동네의 한 부부는 얼마 전 한국으로 떠났다. 딸이 한국에서 자리를 잘 잡아 부모를 아예 모시기로 했단다. 그는 “그런 것까진 바라지 않고, 그저 딸이 좋은 데서 잘살았으면 한다”며 웃었다.# 결혼이주자를 보는 복잡한 속내 주민들은 한국으로의 이주 결혼을 좋게 말했지만, 사실 그 속내는 복잡했다. 화려한 삶을 보장하는 듯한 이주 결혼이 내 가족의 이야기가 되는 순간 착잡한 일도 벌어진다. 언니가 국제결혼을 했다는 응웬티란프엉(33)은 “사랑 없이 외국에 가서 결혼하는 여자들이 너무 불쌍하다”며 눈물을 쏟았다. 그는 “결국 가난과 일자리 부족 때문에 그런 선택을 한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언니는 외로움에 떨다 우울증까지 얻었다. 껀터 수상시장에서 만난 당반푹(46)은 “이곳에서 결혼해 외국으로 떠나는 많은 여성의 동기는 가난한 환경을 벗어나 새로 출발하고 싶은 마음 그리고 가서 좋은 일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일 것”이라며 “이런 결혼 방식이 근본적으로는 잘못됐지만, 처한 환경을 고려하면 (그런 선택이) 충분히 이해가 간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에서 발생했던 베트남 이주여성 가정폭력 사건은 베트남에서도 공분을 일으켰다. 발전한 도시인 다낭에서 만난 응웬쭝히은(40)은 “자기가 마음에 든다고 데려가 놓고 왜 그런 짓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폭행 사건이 반복될수록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진다”고 밝혔다. 그러나 많은 여성을 한국에 보낸 껀터 지역의 분위기는 좀 달랐다. 한국에서 들려오는 안 좋은 뉴스가 내 일이 아닐 것이라고 믿는 듯했다. 푹은 “폭행 영상을 봤지만 잘잘못을 속단할 수 없다”면서 “남자가 나쁜 사람이라면 불운한 경우이고 어쩌면 여성에게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주변 사람들은 한국에서 모두 잘산다”고 덧붙였다. 쯔엉티투튀(50)는 “솔직히 자기 자식이 잘사는지 못사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무시당하고 망가진 가정에서 살고 있더라도 고향의 부모에게 있는 그대로 말할 수 있는 자식은 드물다”며 “자존심 때문에라도 숨길 것”이라고 했다. 유엔인권정책센터가 실시한 귀환여성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에서 돌아온 여성의 약 22%가 ‘가정폭력으로 결혼 생활이 끝났다’고 답했다. # 파경 뒤 쉽지 않은 귀환, 남은 삶도 파국 끝내 한국 생활을 정리한 베트남 여성들에게는 이후에도 고된 삶이 기다린다. 지난해 한국인 남성과 베트남 여성의 이혼 건수는 1570건(한국 가정법원 통계)이었다. 지난 10년간 1만 6840쌍이 이혼했다. 파경을 맞고도 서류상 이혼을 하지 못한 이주여성도 많다. 국제결혼 때 양국에 혼인신고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혼 건수 통계도 양국이 같아야 한다. 그러나 서울신문이 결혼 이주가 가장 많은 껀터 지역의 법원으로부터 입수한 ‘국제결혼 이혼 건수’는 201건에 불과했다. 한국뿐 아니라 다른 국가의 국민과 결혼했다가 이혼한 경우를 모두 합친 숫자인데도 한국 법원의 통계보다 훨씬 적다. 그만큼 서류상으로는 아직 이혼하지 못한 여성이 많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법원 관계자는 “과거에 비하면 최근 이혼율이 매우 늘어난 것”이라고 전했다.귀환여성 응웬티지엠(38·가명)은 17살 차이가 나는 남성과 결혼했다가 2005년 베트남으로 돌아왔다. 그는 “서류상 남편과 이혼하는 데 11년이나 걸렸다”고 말했다. 남편과 등진 상태에서 이혼 방법을 알려 줄 사람도, 한국에서 서류를 떼다 줄 사람도 없었다. 처리할 방도를 몰라 정리하지 못한 채 살다가 2016년에야 유엔인권정책센터 껀터사무소의 도움으로 이혼 절차를 밟았다. 중개 결혼 피해자 보띠링(31·가명)은 이혼까지 4년이 걸렸다. 링은 “2013년 한국인 남편과 결혼했지만 한 번도 한국에 가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결혼 비자를 준비하던 중 베트남 주재 한국영사관으로부터 “남편의 소득이 기준에 못 미쳐 비자를 내줄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갈 수도 없는 한국에서 이미 링은 서류상 결혼한 여자였다. ‘법적 남편’과의 연락도 끊겼다. 2016년부터는 비자 취득을 포기하고 이혼을 위해 백방으로 뛰었지만 일방 이혼은 허가되지 않았다. 남편의 정확한 주소, 바뀐 연락처도 없는 상태에서 이혼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유엔인권정책센터 조사 결과 혼인 관계가 깨진 귀환여성 가운데 3분의1(30.1%)은 여전히 법적 혼인 상태였다. 28%만이 양국에서 법적 이혼을 끝냈고, 24.7%는 한국에서만 이혼했다. 껀터법원 당판흥 최고재판관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귀환여성들은 남편과의 연락 두절, 서류 미흡 등으로 이혼 절차에 어려움을 겪는 등 이곳에서 새롭게 출발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고 밝혔다. 급기야 껀터법원은 이혼을 원하는 여성이 베트남 국영 국제방송에 이혼 의사를 밝히는 자막 광고를 낸 후 3개월 내 연락이 없으면 남편 없이 이혼 궐석재판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광고 비용은 법원이 부담한다. 이주 결혼 경험자들은 괴로운 결혼 생활에서 벗어나면 다시 빈곤에 내던져진다. 귀환여성 가운데 고향에 그대로 거주하는 인원은 절반에 불과했다. 36%는 돈을 벌기 위해 베트남 내 타지로 이동했고, 11%는 외국으로 다시 이주 노동을 떠났다. 귀환여성의 44.1%는 수입이 10만원 미만, 32.8%는 10만~20만원 수준이었다. 20만~35만원 미만은 15.4%였다. 껀터·허우장·다낭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은 이주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 이주아동이 겪는 각종 문제를 집중적으로 취재해 보도할 예정입니다. 결혼이주여성이나 이주아동을 향한 폭언·폭행, 따돌림 등 혐오와 폭력, 부조리를 직접 경험했거나 이를 목격했다면 제보(dynamic@seoul.co.kr) 부탁드립니다. 또 이주노동자들이 겪는 임금체불, 산업재해 은폐 강요, 폭언과 폭행 등 부조리에 대한 취재도 이어갈 예정입니다. 제보해주신 내용은 철저히 익명과 비밀에 부쳐집니다.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가난 벗겠다고 한국에 시집간 내 딸… 병든 몸, 두 아이, 1억동 빚만 남았다

    가난 벗겠다고 한국에 시집간 내 딸… 병든 몸, 두 아이, 1억동 빚만 남았다

    한국 남자가 ‘선택’해 22살에 결혼한 딸 폭력에 지쳐 4년 만에 베트남 돌아와 고향 정착 못하고 일자리 찾아 타지로 태생 따라 국적 다른 두 아이는 눈칫밥 한국의 결혼이주민 26만명은 애매한 존재다. 한국 남성과 결혼해 농어촌을 떠받치는 등 우리 사회의 한 축을 맡고 있지만 한쪽에선 이들을 ‘진정성 없는 혼인자’로 매도한다. 차별적 시선과 배우자의 폭력을 견디다 못한 일부는 본국으로 떠났다. 2000년 이후 한국인 남성과 결혼한 38만명의 여성 중 9만명이 법적으로 이혼했다. 서류상 정리조차 하지 못하고 쫓기듯 떠난 이들을 합하면 그 수는 훨씬 늘어난다. 베트남 껀터에서 15년 전 딸의 결혼과 이혼 과정을 지켜본 여성을 만나 잘못된 국제결혼이 한 가족에 어떤 상처를 남겼는지 들었다.“엄마, 나 한국 남자랑 결혼해.” 15년 전 뜨띠흐엉(54·가명) 가족의 비극은 시작됐다. 며칠 이모 집에 다녀오겠다며 집을 떠났던 딸이 다짜고짜 결혼식을 하겠다고 전화했다. 국제결혼 브로커가 모은 10명의 여자 가운데 ‘선택’받았다고 했다. 매매혼임을 모르지 않았다. 가지 말라고, 굶어도 여기서 같이 살자고 붙잡았다. 딸이 되물었다. “엄마, 우리 집에 결혼계약 위약금 낼 돈 있어?” 딸은 어릴 적부터 눈치가 빨랐다. 중학교를 마친 뒤 학교 진학을 포기했다. 재학 내내 가난에 찌든 가족에 대한 괄시와 놀림에 시달렸다는 건 나중에야 알았다. 어린 딸이 우스갯소리로 그런 말을 했었다. “우리 집이 가난에서 벗어나려면 한국 남자랑 결혼해야 할까 봐.” 브로커들이 마을을 다니며 “한국으로 시집가면 행복하게 잘산다”는 소문을 퍼트리기 시작할 때쯤이었다.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베트남에서는 9만 8752명이 한국 결혼이주를 선택했다. 이왕 한 결혼, 행복하게 살길 바랐다. 22살 된 딸을 데려가는 사위는 40대였지만 아내를 사랑해 주리라 믿었다. 하지만 바람대로 되지 못했다. 사위의 사업은 결혼 직후 망했다. 그즈음부터 폭력이 시작됐다. 맞다가 집 계단으로 굴러떨어지기가 수차례. 경찰에 신고하자니 집에서 우는 젖먹이 아기가 마음에 걸렸다. 집안일만 하는 딸의 몸에 든 피멍을 주변에선 알 길이 없었다. 유엔인권정책센터에 따르면 베트남으로 돌아온 귀환여성의 22%는 가정폭력을 경험했다고 한다. 죄책감 때문이었을까. 사위는 다 쓰러져 가는 장모의 집을 새로 짓는 데 1억동(약 500만원)을 보태 주겠다고 했다. 그 말을 철석같이 믿고 우선 대출을 받아 처음으로 철판을 댄 집을 지었다. 그러나 해가 바뀌어도 돈은 들어오지 않았다. 무리한 대출금은 가족의 몫이 됐다. 15년이 지난 지금도 다 갚지 못했다. 껀터 지역의 올해 월 최저임금은 371만동(약 19만원)이다. 고향으로 도망 오던 때 딸의 뱃속엔 둘째 아이가 있었다. 결혼 4년 만에 돌아온 딸은 고향에 얼마 머물지도 못하고 떠나 지금까지 타지를 떠돌고 있다. 최근에는 고향으로부터 200㎞ 떨어진 가죽공장에서 막 벗겨 낸 가죽을 소독하는 일을 하다 수차례 병이 났다. 이처럼 한국에서 돌아온 여성의 절반은 다시 어딘가로 떠난다. 동네에 변변한 일자리가 없는 데다 가정 파탄의 주범인 양 보는 차가운 시선 때문이다. 베트남 귀환여성의 30%는 이혼 절차마저 마치지 못했다. 베트남 껀터·허우장에만 최소 300명 이상의 귀환여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딸이 낳은 두 아이는 흐엉에게 맡겨졌다. 첫째 손녀 이름은 김이은(가명), 둘째 손자 이름은 응웬쭝(가명). 같은 엄마·아빠를 뒀지만 태어난 나라에 따라 각각 한국인과 베트남인으로 국적이 다르다. 농사꾼인 흐엉의 아들은 자기 가족 먹고살기에도 빠듯한 살림으로 부모를 부양하면서 여동생의 두 자녀까지 거뒀다. 이따금 고단함이 폭발해 “너희 엄마랑 한국에 돌아가라”며 고래고래 지르는 소리가 이미 두 아이에겐 익숙하다. 아직 어린 이 아이들이 눈치만 늘었다. 껀터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가난 벗겠다고 한국에 시집간 내딸…병든 몸, 두 아이, 1억동 빚만 남있다

    가난 벗겠다고 한국에 시집간 내딸…병든 몸, 두 아이, 1억동 빚만 남있다

    한국 남자가 ‘선택’해 22살에 결혼한 딸매질에 지쳐 4년 만에 베트남 돌아와고향 정착 못하고 일자리 찾아 타지로태생 따라 국적 다른 두 아이는 눈칫밥한국의 결혼이주민 26만명은 애매한 존재다. 한국 남성과 결혼해 농어촌을 떠받치는 등 우리 사회의 한 축을 맡고 있지만 한쪽에선 이들을 ‘진정성 없는 혼인자’로 매도한다. 차별적 시선과 배우자의 폭력을 견디다 못한 일부는 본국으로 떠났다. 2000년 이후 한국인 남성과 결혼한 38만명의 여성 중 9만명이 법적으로 이혼했다. 서류상 정리조차 하지 못하고 쫓기듯 떠난 이들을 합하면 그 수는 훨씬 늘어난다. 베트남 껀터에서 15년 전 딸의 결혼과 이혼 과정을 지켜본 여성을 만나 잘못된 국제결혼이 한 가족에 어떤 상처를 남겼는지 들었다. “엄마, 나 한국 남자랑 결혼해.” 15년 전 뜨띠흐엉(54·가명) 가족의 비극은 시작됐다. 며칠 이모 집에 다녀오겠다며 집을 떠났던 딸이 다짜고짜 결혼식을 하겠다고 전화했다. 국제결혼 브로커가 모은 여자 10명 가운데 ‘선택’받았다고 했다. 매매혼임을 모르지 않았다. 가지 말라고, 굶어도 여기서 같이 살자고 잡았다. 딸이 되물었다. “엄마, 우리 집에 결혼계약 위약금 낼 돈 있어?” 딸은 어릴 적부터 눈치가 빨랐다. 중학교를 마친 뒤 학교 진학을 포기했다. 재학 내내 가난에 찌든 가족에 대한 괄시와 놀림에 시달렸다는 건 나중에야 알았다. 어린 딸이 우스갯소리로 그런 말을 했었다. “우리 집이 가난에서 벗어나려면 한국 남자랑 결혼해야 할까 봐.” 브로커들이 마을을 다니며 “한국으로 시집가면 행복하게 잘산다”는 소문을 퍼트리기 시작할 때쯤이었다.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베트남에서는 9만 8752명이 한국 결혼이주를 선택했다. 이왕 한 결혼, 행복하게 살길 바랐다. 22살 된 딸을 데려가는 사위는 40대였지만 아내를 사랑해 주리라 믿었다. 하지만 바람대로 되지 못했다. 사위의 사업은 결혼 직후 망했다. 그즈음부터 폭력이 시작됐다. 맞다가 집 계단으로 굴러떨어지기가 수차례. 경찰에 신고하자니 집에서 우는 젖먹이 아기가 마음에 걸렸다. 집안일만 하는 딸의 몸에 든 피멍을 주변에선 알 길이 없었다. 유엔인권정책센터에 따르면 베트남으로 돌아온 귀환여성의 22%는 가정폭력을 경험했다고 한다. 죄책감 때문이었을까. 사위는 다 쓰러져 가는 장모의 집을 새로 짓는 데 1억동(약 500만원)을 보태 주겠다고 했다. 그 말을 철석같이 믿고 우선 대출을 받아 처음으로 철판을 댄 집을 지었다. 그러나 해가 바뀌어도 돈은 들어오지 않았다. 무리한 대출금은 가족의 몫이 됐다. 15년이 지난 지금도 다 갚지 못했다. 껀터 지역의 올해 월 최저임금은 371만동(약 19만원)이다. 고향으로 도망 오던 때 딸의 뱃속엔 둘째 아이가 있었다. 결혼 4년 만에 돌아온 딸은 고향에 얼마 머물지도 못하고 떠나 지금까지 타지를 떠돌고 있다. 최근에는 고향으로부터 200㎞ 떨어진 가죽공장에서 막 벗겨 낸 가죽을 소독하는 일을 하다 수차례 병이 났다. 이처럼 한국에서 돌아온 여성의 절반은 다시 어딘가로 떠난다. 동네에 변변한 일자리가 없는 데다 가정 파탄의 주범인 양 보는 차가운 시선 때문이다. 베트남 귀환여성의 30%는 이혼 절차마저 마치지 못했다. 베트남 껀터·허우장에만 최소 300명 이상의 귀환여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딸이 낳은 두 아이는 흐엉에게 맡겨졌다. 첫째 손녀 이름은 김태경, 둘째 손자 이름은 리우자후이. 같은 엄마·아빠를 뒀지만 태어난 나라에 따라 각각 한국인과 베트남인으로 국적이 다르다. 농사꾼인 흐엉의 아들은 자기 가족 먹고살기에도 빠듯한 살림으로 부모를 부양하면서 여동생의 두 자녀까지 거뒀다. 이따금 고단함이 폭발해 “너희 엄마랑 한국에 돌아가라”며 고래고래 지르는 소리가 이미 두 아이에겐 익숙하다. 어린아이들은 눈칫밥만 늘었다. 껀터 글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영상편집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은 이주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 이주아동이 겪는 각종 문제를 집중적으로 취재해 보도할 예정입니다. 결혼이주여성이나 이주아동을 향한 폭언·폭행, 따돌림 등 혐오와 폭력, 부조리를 직접 경험했거나 이를 목격했다면 제보(dynamic@seoul.co.kr) 부탁드립니다. 또 이주노동자들이 겪는 임금체불, 산업재해 은폐 강요, 폭언과 폭행 등 부조리에 대한 취재도 이어갈 예정입니다. 제보해주신 내용은 철저히 익명과 비밀에 부쳐집니다.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남의 인종차별 트윗 폭로한 기자, 본인의 차별 트윗 드러나 해고

    남의 인종차별 트윗 폭로한 기자, 본인의 차별 트윗 드러나 해고

    미국 아이오와주에서 가장 많은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일간 ‘디모인 레지스터’의 한 기자가 스포츠 팬의 과거 인종차별 트윗을 폭로했는데 그 역시 차별적인 트윗을 날렸던 사실이 드러나 결국 해고됐다. 27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애런 캘빈 기자는 카슨 킹(24)이란 아이오와주립대 미식축구 팀 팬이 과거 인종차별 트윗을 날린 것을 폭로했다. 킹은 지난 14일 관중석에서 “‘부시 라이트’를 더 따라주세요”라고 손글씨로 적은 포스터를 들고 있는 모습이 ESPN 중계 카메라에 포착됐다. 같은 팬들이 600달러를 모아주자 그는 전부 어린이 병원에 기부했다. 모금 운동이 불붙자 킹이 포스터에 적은 송금 사이트 벤모(Venmo)와 부시 라이트 맥주 제조원인 앤하우저부시, 아이오아주 기업들이 잇따라 큰돈을 내놓아 180만 달러로 불어났다. 주지사까지 나서 28일을 “카슨 킹의 날”로 선포하며 “그의 이타심과 자발심이야말로 아이오와인의 본성이며 생활 방식”이라고 칭송했다. 캘빈 기자는 8년 전 고교 시절의 킹이 아프리카계 미국인에 대해 두 차례 차별적인 농을 트윗으로 날린 사실을 24일 폭로하는 기사를 신문에 실었다. 카지노 경호요원으로 일하던 킹은 기자회견을 열어 “열여섯 살 때 재미삼아 날린 글이 이렇게 문제가 될줄 몰라 당황스럽다”며 “이런 글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 기자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진지하게 사과드린다”며 “감사하게도 고교 시절의 꼬마들은 커나간다. 그리고 바라건대 책임 있고 남을 돌보는 성인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자신이 2016년 7월 8일 “인종주의와 혐오도 학습된 행위란 점을 배울 때까지 우리는 그것을 제거할 수가 없다. 다른 이를 향한 관용이야말로 그 첫 걸음”이라고 3년 전 자신이 편협함에서 벗어나 있었다고 적시했다.하지만 부시 라이트는 킹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아이오와대학의 스테드 패밀리 어린이병원에 35만 달러를 기부하기로 한 약속은 지키겠지만 한정판 캔맥주에 킹의 얼굴을 인쇄해 1년 동안 공급하는 일은 더 이상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오랜 과거의 트윗 글이 후폭풍을 낳자 누리꾼들은 이번에는 캘빈 기자의 과거 트윗 가운데 동성애 결혼, 가정폭력을 조롱하는 글, 인종차별 구호 등을 폭로했다. 캘빈 기자는 “부적절하고 무감각한 과거 트윗들을 모두 삭제했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우리 신문이 남에게 가한 잣대를 똑같이 적용했을 때 나 스스로도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사과드린다”고 트윗을 날렸다. 지난 26일 저녁 이 신문사 편집인 캐롤 헌터는 독자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여러분의 화 난 목소리를 듣고 있다. 해서 캘빈 기자를 해고했다. 직원들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점검하고 있으며 청소년 시절의 일을 폭로하는 기사를 작성하는 이의 배경을 조사하고 그 정보가 진정 뉴스가치가 있는지 따져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만족하지 않고 있다. “진정 대단한 뭔가를 해보려던 젊은 남자를 모욕하고 창피주려고 했던 일”에 대해 신문 전면에 사과문을 게재할 것을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에 27일 현재 16만 6000명 이상이 서명했다. 킹은 전날 지지의 뜻을 보낸 이들을 비롯해 “스스로의 얘기를 공유해준 스테드 패밀리 어린이병원의 아이들과 가족들에게 특별한 감사를 드린다”고 트위터에 적었다. 그는 과거의 일이 이렇게 문제가 될 수 있고 사람들의 의견이 갈릴 수 있다는 데 압도된다면서도 “최근 2주의 일을 통해 힘을 합치면 뭔가를 다르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바라건대 이 모든 일들이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는 데 영감을 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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