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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건의 28% 경찰 선에서 수사 종결… 警 “중대 결함 없어” 檢 “평가 일러”

    사건의 28% 경찰 선에서 수사 종결… 警 “중대 결함 없어” 檢 “평가 일러”

    올해부터 경찰에 1차 수사종결권이 부여된 가운데 경찰이 혐의 없음으로 검찰에 불송치한 사건은 전체 사건의 28%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건 중에 검찰이 경찰에 재수사를 요청한 비중은 1.6%이다. 경찰은 수사의 중대한 결함이 있어서라기보단 ‘보완수사’에 가까운 요청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이용구 법무부 차관 택시기사 폭행 사건 봐주기 논란으로 궁지에 몰린 경찰은 책임수사체계를 구축해 수사 완결성을 높였다고 자평했지만, 전문가들은 경찰의 커진 권한에 걸맞게 수사역량을 더 키워 한다고 지적했다. 3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월 한 달간 경찰이 처리한 사건은 총 6만 7508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경찰이 검찰에 송치한 사건은 4만 1331건(61.2%)이며, 검찰은 이 중 1268건(3.1%)에 대해 보완 수사를 요구했다. 이에 반해 경찰이 1차 수사 종결권을 행사해 검찰에 불송치한 사건은 1만 9543건(28.9%)으로, 검찰이 재수사를 요청한 사건은 310건(1.6%)이다. 개정된 법을 보면 경찰에 1차 수사 종결권을 주되 검사가 불송치 사건의 기록을 보고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추가 사실관계 확인, 근거 보강, 적용법조 재검토 등 사건의 완결성을 기하기 위한 요청이 대부분”이라며 “중대한 사유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검찰에 사건을 송치하던 때 통상 기소의견과 불기소 의견의 비율은 7대 3 정도”라면서 “통계 기간이 짧긴 하지만 불송치 결정 비율은 이전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가정폭력, 아동학대 사건은 혐의가 없더라도 무조건 검찰에 송치해야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등 수사가 미진한 사례도 일부 발견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잘못된 점을 파악하고 각 시도청에 전파해 시정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경찰의 1차 수사종결권 성과에 대해 평가하기 이르다는 시각이다. 대검 관계자는 “(경찰은)위법·부당하거나 인권침해·현저한 수사권 남용 등 사유로 재수사 요청이나 시정조치·보완조사 요구가 이뤄진 사건이 없었다는 취지 같은데, 검찰 입장에선 다르게 볼 수 있다”면서도 “개정법이 시행된 지 한 달밖에 안 됐으니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승재현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사관행에서 탈피해 경찰 수사가 한 단계 발전하려면 커진 권한에 책임을 지고 법률 적용 착오 같은 무능력한 부분을 충실히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배우 에반 레이첼 우드, “메릴린 맨슨이 끔찍하게 학대”

    배우 에반 레이첼 우드, “메릴린 맨슨이 끔찍하게 학대”

    미국 배우 에반 레이철 우드(34)가 전 연인인 가수 메릴린 맨슨(52·본명 브라이언 워너)에게 과거 성폭행과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1일(현지시간) 우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2016년 자신이 성폭력 피해자라는 사실과 함께 가해자 가운데 한 명이 맨슨이라고 밝혔다. 그는 “내가 10대였을 때 그루밍(길들이기)을 시작으로 수년간 소름끼치게 학대했다. 세뇌당하고 조종당해 복종하게 됐다”며 “보복의 두려움과 중상모략, 협박 속에 살아왔다”고 했다.1987년생인 우드는 1994년 아역으로 데뷔했고, 18세때 36세였던 맨슨과 만나 2010년쯤 잠시 연인관계였다. 2016년 HBO 드라마 ‘웨스트 월드’의 주인공을 맡아 인기를 얻었고 최근 영화 ‘겨울왕국2’에서 엘사의 어머니인 이두나 여왕의 목소리를 맡았다. 맨슨은 1970년대 유행한 쇼크록을 부활시킨 ‘쇼크록의 제왕’으로 불리며 기괴한 비주얼과 파격적인 사운드·퍼포먼스로 인기를 누렸지만 심각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앞서 2016년경 우드는 자신이 수년 전 성폭행 피해를 당했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이번에 다시 이를 알리며 맨슨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그가 더 많은 이의 삶을 망가뜨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우드는 맨슨을 ‘위험한 남자’로 지칭하며 “많은 업계가 맨슨을 받아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드는 그간 성폭력과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 왔다. 2019년에는 가정폭력에 대한 공소시효를 현행 3년에서 5년으로 확대하는 ‘피닉스법’을 만들기도 했다.CNN에 따르면 우드의 폭로 이후 최소 4명의 여성이 맨슨에게 성폭력과 정서적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글을 올렸다. 전임 비서로 일한 애슐리 월터스는 “맨슨이 자주 폭력적으로 변했고, 무거운 물체를 던졌다”며 “업계 관계자들과의 성적인 만남을 강요하기도 했다”고 했다. 예술가 사우어걸(SourGirrrl)로 알려진 가브리엘라는 “맨슨이 자신과 함께 마약을 복용하도록 강요했고, 반복적으로 묶고 성폭행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현재까지 PTSD와 우울증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 한편 맨슨은 2011년부터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다. 어떤 성범죄를 저질렀는지는 특정되지 않았고, 당시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검찰은 공소시효 만료와 증거 부족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했다. 우드의 주장에 따라 맨슨의 가장 최근 앨범을 발매한 음반사 로마 비스타 레코딩은 즉시 앨범 홍보를 중단하고 계약을 이어가지 않겠다고 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배우 에반 레이첼 우드 “마릴린 맨슨, 그루밍 성폭력”

    배우 에반 레이첼 우드 “마릴린 맨슨, 그루밍 성폭력”

    “10대 때부터 그루밍” 인스타그램 통해 폭로“수년간 끔찍하게 학대…추가 피해 막고파” 미국 드라마 ‘웨스트월드’의 여주인공으로 유명한 배우 에반 레이첼 우드가 전 연인인 록스타 마릴린 맨슨을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했다. 할리우드리포트 등에 따르면 우드는 1일(현지시간)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나를 학대한 사람의 이름은 브라이언 워너다. 마릴랜 맨슨으로도 알려져 있는 사람이다”라고 밝혔다. 우드는 10대 때부터 맨슨에게 그루밍(길들이기)을 당했고, 수년간 끔찍하게 학대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나는 세뇌됐고, 맨슨에게 복종하도록 조종당했다”면서 “보복의 두려움과 중상모략, 협박 속에 살아왔다”고 말했다. 우드는 맨슨을 ‘위험한 남자’라고 지칭하며 그가 더 많은 이의 삶을 망가뜨리는 것을 막고자 성폭력 가해자라는 사실을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많은 업계가 맨슨을 받아주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1987년생인 우드는 18세 때 36세였던 맨슨을 만나 2010년쯤 잠시 연인 관계로 지냈다. 이후 우드는 성폭력과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왔다. 맨슨은 2011년부터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다. 그가 어떤 성범죄를 저질렀는지는 특정되지 않았으며, 당시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검찰은 공소시효 만료와 증거 부족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했다. 배너티페어는 우드의 폭로 이후 최소 4명의 여성이 맨슨에게 성폭력과 정서적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글을 올렸다고 전했다. 1994년 아역으로 데뷔한 우드는 2016년 HBO 드라마 ‘웨스트월드’의 주인공을 맡아 인기를 얻었다. 맨슨은 1970년대 유행한 쇼크록을 부활시킨 ‘쇼크록의 제왕’으로 불리며 기괴한 비주얼과 파격적인 사운드·퍼포먼스로 인기와 논란을 동시에 끌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비혼·동거 커플 가족으로 인정 추진… 자녀의 성, 부부협의 방식으로 변경

    결혼하지 않고 사는 비혼 동거인 등도 가족으로 인정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여성가족부는 25일 기존의 법률혼·혈연 중심으로 규정된 가족의 범위를 대폭 확대하는 내용의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안’을 발표했다. 이는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전형적 가족으로 인식되던 부부와 미혼자녀 가구 비중이 감소함에 따라 비혼·노년동거 등 결혼제도 밖의 다양한 가족 구성을 보장해 이들의 생활이나 재산 등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비혼이나 동거 등은 가족으로 인정되지 않아 생활이나 재산에서 가족 관련 혜택이나 지원을 받지 못했다. 여가부는 아울러 자녀의 성을 정할 때 아버지의 성을 우선하는 기존의 원칙에서 벗어나 부모가 협의하는 방식으로 법과 제도 변경을 추진한다. 기존에도 혼인신고를 할 때 부부가 협의하면 어머니의 성을 따를 수는 있지만 혼인신고 단계가 아닌 자녀 출생신고 등에서는 여전히 ‘부성 우선 원칙’이 적용되고 있었다. 또 가정폭력처벌법상 배우자에 대한 정의와 관련해서도 법률혼이나 사실혼이 아닌 가족 관계가 반영되도록 할 계획이다. 가정폭력 범죄에 대해서는 피해자 요구가 있어야만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는 반의사불벌죄를 폐지하고 가해자가 상담을 받는 조건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는 제도를 개선하도록 추진한다. 하지만 이번 계획안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민법이나 가족관계법 등 상위법 개정이 필요하다. 여가부는 이를 위해 법무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한다는 방침이나 상속 문제 등으로 인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법 개정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여가부는 이 같은 내용으로 26일 여성정책연구원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전문가와 일반인이 참여하는 온라인 공청회를 개최한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열린세상] 범죄 피해자가 꼭 알아야 하는 수사권 조정/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

    [열린세상] 범죄 피해자가 꼭 알아야 하는 수사권 조정/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

    범죄 피해를 예상할 수 있을까. 사람의 힘과 노력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일이 아닐까. 그렇기에 범죄 피해를 당하면 앞이 캄캄해진다. 수사기관에 가해자를 처벌해 달라고 말하는 것도 참 어려운 일이다. 수사나 재판은 생각만 해도 머리가 지끈거린다. 1월 1일부터 검경 수사권이 조정됐다. 수사권 조정이란 검찰과 경찰의 관계를 ‘수직적 관계’에서 ‘상호·협력적 관계’로 재정립해 경찰이 1차 수사권과 수사종결권을 갖도록 조정된 것을 말한다. 어렵고 복잡한 수사권 조정의 내용 중 피해자가 꼭 알아야 하는 부분을 살펴보자. 첫째, “고소는 경찰서에 하세요”. 지난해까지는 고소장을 가까운 경찰서나 검찰청 어디에나 접수시킬 수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경찰서에 가서 고소장을 내야 한다. 이제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는 부패범죄, 경제범죄,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방위사업범죄 등 몇 개뿐이고 대부분의 사건은 경찰이 1차 수사권을 가지게 됐기 때문이다. 검찰청에서 고소장을 반려할 가능성이 있으니 괜히 두 번 걸음하지 않도록 고소장을 내려면 경찰서에 가자. 둘째, “꼭 이의신청하세요”. 경찰이 수사하는 사건은 지난해까지는 모두 검찰에 송치해야 했다. 검사는 송치된 사건들을 살펴보고 기소 또는 불기소 결정을 했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경찰이 수사종결권을 가지니 ‘불송치 결정’을 하면 검찰에 그 사건을 송치하지 않는다. 불송치 결정 이유는 ‘혐의 없음’, ‘죄가 안 됨’, ‘공소권 없음’, ‘각하’ 이렇게 4개가 있다. 피해자에게는 불송치 이유서도 보내 준다. 그 이유도 꼭 읽어 보자. 납득이 안 가면 반드시 이의신청을 하자. 불송치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이 들어오면 사건은 검찰로 송치된다. 이의신청은 고소인·고발인·피해자 또는 그 법정대리인(피해자가 사망한 경우 배우자·직계친족·형제자매 포함)이 할 수 있다. 그러나 가해자에게 말 한마디 못할 정도로 마음이 오그라든 피해자이거나, 장애가 있어서, 나이가 어려서, 배우지 못해서, 가난해서, 또는 수사 과정 자체가 너무 힘들어서 이의신청을 할 여력이 없는 피해자가 있을 수 있다. 그래도 불송치 결정은 그런 피해자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으므로 나중에 후회가 남지 않게 적극적으로 이의신청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옆에서 조력해 주자. 셋째, “가해자의 석방에 대비하세요”. 법관이 발부한 영장으로 체포된 가해자를 석방하려면 지난해까지는 검사의 지휘를 받아야 했다. 그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보복할 우려가 있거나 죄질이 불량하면 검사가 구속영장을 청구해 구속시킬 수 있었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가해자의 석방은 경찰의 재량이다. 현행범 체포나 긴급체포도 마찬가지다. 가해자 석방이 쉬워지면서 가장 우려되는 것은 주취폭력, 가정폭력, 교제폭력과 같이 피해자가 보복당할 우려가 높은 사건에서 피해자의 안전이다. 경찰이 가해자를 석방하더라도 별도로 피해자에게 통지하는 제도는 없다. 언제 가해자가 석방될지 알 수 없으니 체포됐다고 안심하지 말고 상황 변화를 확인해야 한다. 넷째, “내사종결되지 않도록 노력하세요”. 우리나라는 1년에 약 170만건의 범죄를 처리한다. 그중 고소나 고발된 사건은 30만건이 조금 넘는데, 고소나 고발 없이 피해자의 신고에 의한 사건은 그 두 배가 넘는 65만건 정도다. 상황이 이러하니 항상 수사기관은 쏟아지는 사건에 허덕인다. 그래서 소위 ‘딱 봐도 각이 안 나올’ 사건을 경찰이 내사종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지난해까지는 내사종결된 사건을 검찰이 입건지휘할 수 있었지만, 올해부터 경찰이 내사종결한 사건은 검찰이 접근할 수 없다. 기왕 용기를 내서 사건을 알렸다면 가해자가 마땅한 벌을 받을 수 있도록 증거 제출과 진술을 적극적으로 해서 내사종결로 허무하게 사건이 끝나지 않도록 하자. 증거도 없고 진술도 불가능한 상황에 있는 피해자를 알게 됐다면 수사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조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사권 조정이라는 큰 걸음을 이제 막 디뎠다. 갑작스럽게 범죄 피해를 당한 사람들의 소중한 권리도 피의자의 권리만큼 존중받을 수 있어야 한다. 그 방향으로 이 제도가 잘 정착하도록 응원하고 감시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몫이다.
  • 김원준 청장 “가정폭력·아동학대, 경찰 등 유관기관 공동 대응 중요”

    김원준 청장 “가정폭력·아동학대, 경찰 등 유관기관 공동 대응 중요”

    김원준 경기남부경찰청장은 20일 화성시 성폭력·가정폭력 통합상담소를 방문해 가정폭력·아동학대 등 문제를 겪는 위기가정 지원을 위해 경찰·지자체·전문기관 공동 대응과 협업 중요성을 강조했다. 화성시 성폭력·가정폭력 통합상담소’에서는 학대예방경찰관(APO), 지자체 사회복지 공무원, 전문기관 상담사 등이 근무하며 가정폭력·아동학대 등 문제를 겪는 위기가정에 대해 통합 지원하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화성시 성폭력·가정폭력 통합상담소’가 지난해 1월 2일 업무를 개시한 이후 1280여건의 사례를 관리했다고 밝혔다. 초기 상담부터 통합적 사례관리, 전문기관 연계 및 복지서비스 지원, 재발 방지를 위한 사후관리를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올해 1월 10대 지적 장애 아동이 아버지로부터 상습 폭행을 당하고 있다는 112 신고가 접수되자 상담소 소속 학대예방경찰관, 사회복지 공무원, 장애인 권익옹호기관 관계자가 피해 아동 주거지를 합동 방문, 수사에 착수하고 해당 아동이 장애인 보호시설로 입소하도록 지원했다. 김 청장은 “가정 내 아동학대의 해결과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유관기관 간 협력을 통해 지역 내 통합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며 “각 지자체가 통합 상담소에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긴급임시주택… 위기의 주민 품은 중구

    긴급임시주택… 위기의 주민 품은 중구

    서울 중구가 저소득 계층을 위한 긴급임시주택 1호를 다산동에 마련하고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18일 밝혔다. 긴급임시주택은 각종 재난·재해, 실직, 파산, 가정폭력 등 긴급한 사유로 거주지에서 쫓겨나 위기에 놓인 주거 취약가구들이 임시로 거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중구의 긴급임시주택 1호는 다산성곽길 공영주차장 건설을 위해 매입했던 공가를 리모델링한 곳이다. 구 관계자는 “서울시에 이처럼 자치구가 직접 긴급 임시 거처 공간을 운영하는 곳이 몇 군데 있지만,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장기임대가 아닌 구유재산을 활용한 긴급임시주택 마련은 중구가 처음”이라고 전했다. 긴급임시주택은 방 2칸, 거실 겸 주방 1칸, 화장실 1칸을 갖춘 곳으로 최장 거주 기간은 6개월까지다. 긴급한 사정에 따라 1회 3개월씩 총 2회까지 연장할 수 있다. 운영은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산하 중구주거복지센터가 맡는다. 센터는 지난해 12월 말 구와 관리위탁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이번 달부터 운영에 돌입했다. 구는 주택을 무상으로 센터에 제공하고, 센터는 주택 관리와 운영, 입주자 관리, 그에 따르는 사례 관리와 맞춤형 주거서비스 제공에 주력한다. 입주 대상자 선정, 입주자 자격관리 등은 구가 맡는다. 입주 신청, 접수, 상담, 임대주택 등 주거서비스 연계는 센터가 전담한다. 구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위기로 일자리를 잃거나 소득이 줄어 임대료를 내지 못해 퇴거 위기에 놓인 이들도 대상이 될 수 있다”며 “긴급임시주택을 적극 활용해 대상자를 발굴하는 등 위기가구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서양호 중구청장은 “중구민 모두가 행복할 수 있도록 촘촘한 복지안전망과 울타리를 마련해 위기 가구에 대한 행정 대응력을 보다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신고하면 엄마 못 만난다” 매일 맞고도 입 다문 아이… 아동학대 뒤엔 돌봄 공백

    “신고하면 엄마 못 만난다” 매일 맞고도 입 다문 아이… 아동학대 뒤엔 돌봄 공백

    “학대로 인한 외상 징후가 뚜렷한데도 유독 입을 열지 않는 피해 아동이 있었습니다. 놀이터에서 넘어졌다는 말을 반복했던 아이는 병원 검사 결과 복부 둔상이 의심된다는 소견을 받았습니다. ‘날 신고하면 두 번 다시 네 엄마를 못 본다’는 계부의 협박이 두려웠던 아이는 어머니와 분리되지 않으려고 구타가 반복됐던 날들을 말없이 견뎠습니다.” 세 차례의 학대 의심 신고에도 양모로부터 분리되지 못해 사망에 이른 생후 16개월 입양아 정인이 사건이 공분을 사고 있다. 하지만 아동학대가 발생하는 근본 요인이나 법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낮다. 2015년부터 피해자 전담 국선변호 활동을 시작해 약 300건의 아동학대 사건을 처리해 온 김민선(39) 변호사는 지난 13일 서울 송파구 대한법률구조공단 서울동부지부 사무실에서 진행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동학대의 이면에는 빈곤과 가정불화로 인한 돌봄 공백이 있다”고 강조했다. 아동학대 사건의 특성상 가족이 피해 아동을 위해 법정 다툼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실제로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발표한 ‘2019 아동학대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3만 45건에 이르는 아동학대 사건의 주 학대 행위자는 부모(75.6%)였다. 피해자 전담 국선변호사가 피해 아동의 법적 조력자를 넘어 실질적인 ‘가족’이 돼 사건 전면에 나서는 이유다. 이들은 법정 대응 능력이 약하고 2차 피해 우려가 높은 피해자를 위해 수사와 재판 절차에서 피해자의 권리 보호, 법적 정보 제공, 심리적 지지 등을 지원하고 있다.●가정폭력 피해자 대부분 자녀 학대 방조 -국선 변호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법무법인에서 일한 3년간 가정폭력·이혼 사건을 접할 기회가 많았다. 의뢰인 대부분이 장기간 피해로 인해 강한 심리적 스트레스를 겪으며 열악한 지위에 있었고, 가정으로 돌아갔다가도 아동학대 사건으로 다시 찾아왔다. 가정폭력이 곧 아동학대로 이어지는 것이다. 배우자에게 오랜 기간 폭력을 당해 무기력한 상태가 된 피해자들은 자녀에 대한 학대를 방조했다. 폭력이 학대를 낳는 악순환의 굴레에 빠진 가정에 지속적인 도움을 주고 싶었다. 보호자에 의한 학대 사건은 피해 아동을 지속적으로 도와줄 역할이 필요하기 때문에 국선변호사가 선정된다. 피해 아동이 경찰에서 피해 사실을 진술할 때 출석할 뿐 아니라 학대 의견이 담긴 의료진의 소견서나 진단서 발급을 위해서도 아동보호전문기관(아보전) 직원 등과 함께 병원을 찾는다. -그간 가장 안타까웠던 사건은. “정인이 사건처럼 첫 신고 때 불기소 처분됐다가 1년 만에 학대 사실이 드러나 기소된 사건이다. 부모의 이혼 후 친할머니에게 맡겨진 3남매가 상습적인 학대를 당했지만 수사기관에선 1차 신고 때 학대 정황을 발견하지 못해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친권자는 아버지였으나 생계를 위해 주중엔 집을 비워 주 양육자는 할머니였다. 수사기관에 피해 사실을 어렵게 털어놨는데도 ‘훈육을 위한 체벌’이었다며 학대 사실을 부인한 할머니가 처벌받지 않는 걸 목격한 아이들은 어른에 대한 깊은 불신과 절망감에 빠져 있었다. 1년 뒤 가정 방문을 한 복지 공무원이 아보전에 2차 신고를 했고, 학대 징후 등이 담긴 의사 소견서 제출 등을 통해 보호자와 아동을 분리하는 피해아동보호명령이 이뤄졌다. 할머니는 고령임에도 이례적으로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지만 보석으로 풀려나 아이들이 불안감에 시달렸다. 피해 상황과 처벌에 대한 의사를 재판부에 의견서로 전달했고 결국 할머니는 유죄 판결을 받았다.” ●피해 아동 심리 불안정해 진술 소극적 -‘돌봄 공백’이 결국 학대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나. “크리스마스 무렵 복지 공무원이 방문한 집에 며칠째 기저귀를 갈지 못한 2살 젖먹이를 포함한 5남매가 쓰레기가 가득 찬 집에 방치돼 있었다. 곰팡이 가득한 설거지 더미가 싱크대에 쌓여 있었고, 집 곳곳에 옷가지와 빈 과자 봉지가 널브러져 있었다고 한다. 9살인 첫째 아이는 수사기관 조사에서 ‘부모님 없이 몇 밤을 지냈느냐’는 질문에 ‘몇 밤’이 무슨 말인지 모른다며 대답을 하지 못했다. 연락 두절된 아버지 없이 어머니 혼자 아이들을 돌보는 한부모 가정이었다. 주변에 돌봄을 도와줄 친인척이 전혀 없어 홀로 아이들을 돌봐야 했던 이 어머니는 심각한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 사건은 가정법원으로 넘겨졌고 보호처분이 이뤄졌다. 어머니와 연령대가 다양한 아동들이 함께 머물 시설이 없어 온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야만 했다. 학대 사실이 드러나면 부모와 아동의 분리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많지만 실제로 현장에는 피해 아동의 상태에 따라 보호시설을 택할 수 있는 여건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친권자가 학대 행위자일 때 더 어려운 점은. “이혼소송, 양육자 변경, 가정폭력, 친족 성폭력 등 여러 복잡한 문제가 얽혀 있는 경우가 많다. 가정 내에서 일어나는 일이라 학대 행위가 쉽게 드러나지 않는 데다 피해 아동 대부분이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라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초등학교 고학년인 아이가 아버지로부터 등부터 다리까지 피멍이 심하게 들 정도로 구타를 당해 어머니가 신고한 사건이 있었다. 어머니는 이혼소송 제기 후 아동을 면접교섭하던 중 학대 사실을 확인해 친권 및 양육자 변경을 원했다. 피해아동보호명령 신청 등의 지원을 하던 중 불과 한두 달 사이에 부모가 재결합했고, 아이도 부모와 함께 사는 걸 원해 사건을 더이상 진행하지 못했다.” -피해 아동의 구제를 위해 어떤 개선이 필요한가. “아동학대는 반복적으로 발생할 위험이 높아 지속적 개입이 필요하다. 또 아동의 연령, 피해의 정도, 위험성 등의 기준에 따른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나 권고안이 마련돼야 한다. 아동에 대한 기본적인 보호 의무를 소홀히 하는 방임 학대를 형사사건으로 처벌할 수 있을지 현장에서 판단하기가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 ‘기본적인 보호’의 수준을 어느 정도로 둘 것인지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또 보호자가 아동을 방치한 이유가 빈곤 등 취약한 여건 탓이라면 학대 행위자를 무조건 형사처벌하는 게 맞는지 고민하게 된다.” ●처벌 강화하면 가해자에게 경각심 줄 것 -정인이의 죽음을 막지 못한 이유가 있다면. “아동학대 사건이 신고되면 피해 아동을 가정에 둔 채 보호해야 할지, 아니면 분리가 필요한지에 대한 판단이 선행돼야 한다. 분리 여부에 따라 한 가정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피해 아동이 분리될 경우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을 해야 하는데 그로 인해 아동이 우울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현장에선 분리 보호를 위한 명확한 근거가 있어야 조치를 취하게 된다. 영아라 진술 자체가 어렵거나 아동이 여러 사정으로 진술에 소극적인 경우 수사기관은 증거가 부족하다는 판단을 내린다. 그 과정에서 정인이 사건처럼 피해 아동 보호의 공백이 발생하게 된다.” -아동학대 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을 상향해야 한다고 보나. “아동학대가 피해 아동에게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처벌 수위가 약하다. 아동이 사망에 이르지 않으면 대부분 유죄가 인정되더라도 집행유예를 선고받는다. 경미한 학대는 아동보호사건으로 송치된다. 형사재판이 아닌 가정법원으로 사건이 넘겨져 접근금지, 감호, 사회봉사 등의 보호처분을 받게 되는 것이다. 처벌이 가볍다 보니 학대 행위자들은 ‘신고할 테면 해 보라’는 식으로 수사기관이나 담당 공무원에게 대놓고 얘기한다. 처벌이 강화된다면 학대 행위자에게 경각심을 줄 수 있지 않을까. ” -다른 나라와 비교해 아동학대 관련 국내 법제도의 취약한 측면은. “미국·영국 등처럼 지방자치단체 소속 공무원이 아동학대 대응 컨트롤타워 기능을 하도록 지난해 10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개정됐다. 현장 조사부터 복지 서비스까지 구체적 사안에 맞게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 거다. 그동안 현장에선 이런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계속 나왔었다. 또 학대 사실을 확인하려면 가정 방문 조사가 필요한데 학대가 일어난 가정에서 조사를 회피하면 과태료 부과 외에 강제할 방법이 없었다. 개정법대로 잘 작동되려면 충분한 인력 확보는 물론 지자체 공무원과 경찰의 유기적인 협업 체계가 만들어져야 한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지난해 일본 가정폭력 역대 최다…“코로나19 재택 스트레스에”

    지난해 일본 가정폭력 역대 최다…“코로나19 재택 스트레스에”

    지난해 일본의 가정폭력 발생건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외출·이동 자제 등이 주된 영향으로 추정된다. 일본 내각부는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전국의 배우자 폭력 상담 지원센터 등에 접수된 가정폭력 상담건수는 총 13만 2355건으로 전년도 전체 건수(11만 9276건)를 1만 3000건가량 넘어서며 역대 가장 많았다고 12일 발표했다. 월간 발생추이를 감안할 때 지난해 전체로는 15만건에 근접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긴급사태가 전국에 발령됐던 지난해 4월 이후 11월까지 줄곧 월 1만 5000건 이상의 가정폭력 상담이 들어왔다. 5월과 6월이 특히 많았다. 내각부 관계자는 “코로나19 때문에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스트레스와 불안감으로 가정폭력을 행사하는 사례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하시모토 세이코 남녀공동참여담당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8일 이후 수도권 등에 재차 긴급사태 선언이 발령된 만큼 상황을 주시하며 대응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내각부가 이날 함께 공표한 2019년 가정폭력 통계에서는 전체 11만 9276건 가운데 수도 도쿄도가 1만 9868건으로 가장 많은 비중(17%)을 차지했고 이어 지바현 8638건, 효고현 8328건 등 순이었다. 미성년 자녀를 두고 있는 가정폭력 피해 상담자는 3만 7044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자녀에 대한 학대가 의심되는 경우는 2만 2337명으로 60% 정도를 차지했다. 내각부는 “가정폭력이 발생하는 집에서는 아동학대도 동시에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단독] 성범죄 전과에도 ‘입양 자격’ 인정한 입양기관

    [단독] 성범죄 전과에도 ‘입양 자격’ 인정한 입양기관

    경찰서 범죄경력 받고도 확인 안해동방사회복지회 관리 소홀로 경고성가정입양원은 회신 전 서류 발급가정방문 횟수 등 사후 관리도 부실양부모의 학대로 생후 16개월에 숨진 정인이의 입양을 주관한 홀트아동복지회가 사후 관리에 미흡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입양기관들이 과거 예비 입양가정에 대한 조사와 사후 관리를 소홀히 해 경고 등 정부의 행정처분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성범죄 전력을 가진 신청인에 대해 ‘입양 자격이 있다’고 판단한 사례도 드러났다. 11일 서울신문이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로부터 입수한 보건복지부의 ‘최근 5년(2015~2019년)간 입양기관 지도점검 결과’ 자료에 따르면 2015년 홀트와 동방사회복지회 등은 예비 입양부모가 제출한 재산 내역과 다른 사실을 양친가정조사서에 기록해 예비 입양부모에게 발급한 사실이 확인돼 경고 처분을 받았다. 양친가정조사서는 예비 입양부모가 가정법원에 입양 허가를 신청할 때 제출해야 하는 서류다. 입양기관이 ▲입양 동기 ▲가족 상황 ▲재산 상태 ▲건강 상태 등을 조사해 작성한 뒤 양친이 될 자격을 갖췄다고 인정되는 경우 예비 입양부모에게 발급한다. 2015년 성가정입양원은 입양 신청인의 범죄경력 조회 결과를 관할 경찰관서로부터 회신받기 전에 입양 신청인에게 양친가정조사서를 발급해 경고 처분을 받았다. 2017년에는 대한사회복지회가 양친이 될 사람의 범죄경력 조회를 요청하지 않은 일로 주의 조치를 받기도 했다. 현행 입양특례법은 예비 입양부모가 ▲양자를 부양하기에 재산이 충분할 것 ▲양자에 대하여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그에 상응하는 양육과 교육을 할 수 있을 것 ▲양친이 될 사람이 아동학대·가정폭력·성폭력·마약 등의 범죄나 알코올 등 약물중독의 경력이 없을 것 등의 요건을 모두 갖춰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심지어 경찰로부터 입양 신청인의 성범죄 경력 회신을 받았음에도 실수로 빠뜨린 황당한 사례도 발견됐다. 2017년 동방사회복지회는 성범죄 전력이 있는 입양 신청인에게 ‘양친 자격을 갖췄다’며 양친가정조사서를 발급한 사실이 확인돼 경고 처분을 받았다. 이 외에도 입양가족이 입양기관을 방문해 상담하는 방식으로 사후 관리를 진행한 사례(성가정입양원), 사후 관리 과정에서 가정 방문 횟수를 위반한 사례(대한사회복지회) 등이 복지부 지도점검에서 확인됐다. 신 의원은 “민간 기관에서 주도하는 입양 절차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입양 후 1년이 지난 뒤에도 상담과 지원이 필요한 입양가정에 대해서는 입양기관의 사후 관리 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단독] 성범죄자에 “입양 자격 있다” 판단한 입양기관

    [단독] 성범죄자에 “입양 자격 있다” 판단한 입양기관

    신현영 의원, 입양기관 지도점검 자료 공개입양 신청인 범죄경력 조회 전에 서류 발급실제 재산 내역과 다른 사실 서류에 적기도양부모의 학대로 생후 16개월에 숨진 정인이의 입양을 주관한 홀트아동복지회가 아동학대 정황을 파악하고도 사후 관리에 미흡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국내 입양기관들이 과거 예비 입양가정에 대한 조사와 사후 관리를 소홀히 하여 경고 등 정부의 행정처분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복지부가 허가한 입양기관은 홀트와 대한사회복지회, 동방사회복지회, 성가정입양원 등 4곳이다. 11일 서울신문이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로부터 입수한 보건복지부의 ‘최근 5년(2015~2019년) 간 입양기관 지도점검 결과’ 자료에 따르면, 2015년 홀트와 동방사회복지회는 예비 입양부모가 제출한 재산 내역과 다른 사실을 양친가정조사서에 기록하여 예비 입양부모에게 발급한 사실이 확인돼 경고 처분을 받았다. 양친가정조사서는 가정법원의 입양 허가를 신청할 때 제출해야 하는 서류 중 하나로, 입양기관이 예비 입양부모를 조사하여 작성한 뒤 양친이 될 자격을 갖췄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예비 입양부모에게 발급한다. 입양기관은 양친이 될 사람의 △입양 동기 △혼인생활 및 그 밖의 가족 상황 △현재 수입 및 재산 상태 △알코올 등 약물중독 여부와 그 밖의 건강 상태 △인격·품격 및 종교관 등 △그 밖의 특기사항 등을 조사한다. 입양기관은 가정법원의 입양 허가에 필요한 사항을 조사·확인한 후 양친가정조사서를 예비 입양부모에게 발급해야 한다. 그런데 2015년 성가정입양원은 입양 신청인의 범죄경력 조회 결과를 관할 경찰관서로부터 회신받기 전에 입양 신청인에게 양친가정조사서를 발급해 경고 처분을 받았다. 2017년에는 대한사회복지회가 양친이 될 사람의 범죄경력 조회를 요청하지 않은 일이 적발돼 주의 조치를 받기도 했다. 현행 입양특례법은 예비 입양부모가 △양자를 부양하기에 재산이 충분할 것 △양자에 대하여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그에 상응하는 양육과 교육을 할 수 있을 것 △양친이 될 사람이 아동학대·가정폭력·성폭력·마약 등의 범죄나 알코올 등 약물중독의 경력이 없을 것 △양친이 될 사람이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경우 해당 국가의 법에 따라 양친이 될 수 있는 자격이 있을 것 등의 요건을 모두 갖춰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2017년 동방사회복지회는 입양 신청인의 성범죄 경력이 관할 경찰관서가 회신한 범죄경력 조회 회신서에 기재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양친 자격을 갖췄다고 인정하여 양친가정조사서를 발급한 사실이 확인돼 경고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또 2017년 성가정입양원은 양친이 될 사람의 적격 여부를 확인하고 양친가정조사서를 발급한 후에 입양아동과의 결연을 진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양친가정조사서 발급 이전에 아동과의 결연을 진행한 사실이 드러나 경고 처분을 받았다. 이외에도 국적 취득일로부터 6개월 이상 지난 아동에 대한 국적 취득 결과를 보고하지 않은 사례, 입양기관이 입양가족을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입양가족이 입양기관을 방문하여 상담하는 방식으로 사후 관리를 진행한 사례, 사후 관리 과정에서 가정 방문 횟수를 위반한 사례 등이 복지부 지도점검에서 확인됐다. 홀트는 2016년 지도점검에서 사후 관리를 위한 가정 방문 시 최소 1회는 양모·양부가 상담에 참여하는 것이 원칙임에도 불구하고 양모만 참여한 사례가 확인돼 주의 조치를 받았었다. 신현영 의원은 “입양기관이 가정조사 과정에서 예비 입양부모가 아동을 입양하기 적합한지, 입양아동을 양육할 능력이 있는지를 정확하고 엄격하게 평가해야 하는데 그동안 그러지 못했던 사례들이 확인됐다”면서 “민간 입양기관에서 주도하는 입양 절차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입양 후 1년이 지난 뒤에도 상담과 지원이 필요한 입양가정에 대해서는 입양기관의 사후 관리 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현행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10년 노숙인 위해 집 선물…美 인플루언서의 선한 영향력

    10년 노숙인 위해 집 선물…美 인플루언서의 선한 영향력

    미국의 한 인플루언서(SNS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개인)가 10년 넘게 거리를 떠돈 노숙인에게 집을 선물했다. 팔로워 410만 명을 보유한 이사야 가르자는 지난해 8월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맨발로 길거리를 배회하는 노숙인 로빈 클레이튼을 목격했다. 그녀에게 다가가 발 치수를 물은 그는 곧장 신발 한 켤레를 사다가 그녀 품에 안겼다. 40달러(약 4만 원) 비상금도 함께 전달했다. 이후로 몇 달간 가르자는 하루가 멀다 하고 클레이튼을 방문했다. 미용실에서 머리와 손톱을 손질해주고, 함께 쇼핑하며 옷가지를 사주었다. 저녁 식사를 대접하고 스마트폰도 선물했다. 그렇게 둘은 친구가 됐다.30년 넘게 마약 중독자로 산 클레이튼은 오랜 기간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거리로 나왔다. 삶의 돌파구가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10년을 노숙인으로 살았다. 그리고 생각지 못한 곳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클레이튼은 지난달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32년 동안 마약에 중독돼 살았다. 무일푼으로 거리를 떠돌며 내가 할 수 있는 건 기도뿐이었다. 그리고 신은 내게 가르자라는 ‘천사’를 보내주셨다”고 설명했다. 가르자는 크리스마스 직전 클레이튼에게 열쇠 하나를 건넸다. 자신이 디자인한 보석을 팔아 번 돈과, 인터넷 모금 활동으로 모은 돈을 합해 클레이튼을 위한 집 한 채를 임대한 참이었다. 가르자가 공개한 영상에는 여느 때처럼 차를 몰고 클레이튼이 머무는 길 한편으로 간 가르자가 클레이튼에게 열쇠를 건네는 모습이 담겨 있다. "당신을 위해 아파트를 마련했다. 당신은 더이상 노숙자가 아니"라는 가르자의 말에 클레이튼은 “너 정말 미쳤구나”라고 말하며 울먹거렸다.지난달 15일, 직접 아파트 문을 열고 들어간 클레이튼은 가르자가 직접 마련한 침대와 소파, 냉장고, 텔레비전, 크리스마스트리 등을 보고 눈물을 글썽였다. 이제 자기 침대가 생겼다며 어린아이처럼 좋아했다. “살면서 이런 크리스마스는 처음이다. 행복하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가르자는 관련 영상을 공유하며 클레이튼이 집에서 추가로 1년을 더 살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모금을 독려하고 있다. 기부금으로 아파트 임대 비용을 충당하고 남는 돈은 클레이튼의 건강검진과 자동차 구입, 그리고 홀로서기를 위한 창업 비용으로 쓸 계획이다. 현재까지 모인 기부금은 5만8000달러(약 6300만 원)에 달한다.보석 디자이너이자 자선가인 가르자는 “전 세계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게 내 사업의 핵심”이라면서 “보석 판매 수익금 일부는 인신매매 피해자, 차상위가족, 노숙인에게 돌려주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그가 만든 보석은 카디비, 리한나, 자넷 잭슨, 클로이 카다시안 등 유명인이 착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가르자는 “클레이튼은 오래전 겨우 2살밖에 안 된 딸을 잃고 학대에 시달리다 집을 나왔다. 가정폭력을 피해 도망친 곳이 길거리였고 그렇게 눌러앉았다”고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늘 환한 미소로 오히려 자신을 웃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거리를 벗어난 클레이튼이 곧 자립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119장난전화 과태료 오르고 맹견 보험 의무 가입해야

    119장난전화 과태료 오르고 맹견 보험 의무 가입해야

    119에 장난으로 허위신고를 하면 물게 되는 과태료가 상향된다. 맹견 소유자는 의무적으로 맹견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법제처는 8일 올해 상반기에 달라지는 생활 관련 주요 법령을 선별해 소개했다. 우선 소방기관이나 관계 행정기관에 위급상황을 거짓으로 신고했을 때 과태료 상한액이 종전 2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오른다. 또 감염병 등에 노출된 구급대원을 보호하기 위해 질병관리청이 보유한 감염병 환자 및 의심자에 대한 정보를 소방청장에게 즉시 통보하도록 해 정보공유를 의무화했다. 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개정에 따른 것이다. 가정폭력피해자를 보호하고 행위자 처벌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도 강화된다.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으로 가정폭력범죄의 행위에 형법상 주거침입죄와 퇴거불응죄,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범죄 행위 등이 추가된다. 개정 고등교육법은 재난으로 인해 학교시설의 이용 및 실험·실습이 제한되거나 수업시수가 감소하는 등 대학 학사 운영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경우에는 등록금을 면제·감액할 수 있게 하고 그 규모는 학생위원 등이 포함된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논의하도록 했다. 모두 이달 21일부터 시행된다. 맹견 소유자는 맹견으로 인한 다른 사람의 생명·신체나 재산상 피해를 보상하기 위한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또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학대행위를 한 사람에 대한 처벌이 종전의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서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상향된다. 다음달 12일 시행되는 개정 동물보호법에 따른 것이다. 아울러 스포츠윤리센터의 조사 대상이 되는 스포츠비리를 ‘체육지도자 등의 성폭력 등 폭력에 관한 사항’, ‘승부조작 또는 편파판정 등 불공정에 관한 사항’, ‘체육관련 입시비리에 관한 사항’ 등과 같이 구체적으로 유형화하는 국민체육진흥 개정법이 다음달 19일 시행된다. 체육지도자의 자격정지 기간 상한을 종전 1년에서 5년으로 확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스포츠계의 비리 근절과 선수들의 인권보호를 위한 조치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단독]아동학대 적극조치한 경찰관 면책규정 만든다…‘예방 담당’ 특진·수당 확대

    [단독]아동학대 적극조치한 경찰관 면책규정 만든다…‘예방 담당’ 특진·수당 확대

    경찰청, 7일 국회 현안보고 제출자료‘정인이 사건’ 세 차례 조치 미흡 인정현장의 소극적 조치는 제도적 미비 원인현장 경찰관 적극행정 시 면책제도 도입아동학대 피해자 분리시 민형사 책임 경감APO 특진, 수당 등 인센티브 확대 검토정인이의 세 차례 학대 의심 신고를 무시해 비판을 받는 경찰이 아동학대 신고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조치할 수 있도록 면책규정 도입을 추진한다. 학대 의심신고 시 부모와 아동을 분리조치 했을 때 민·형사상 소송에 노출되지 않도록 면책규정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정당한 공무수행이 위축되지 않도록 구급차 등 긴급 자동차가 신호위반을 해도 처벌하지 않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경찰은 또 학대예방경찰관(APO)의 장기근무를 유도하기 위해 특진 확대 등 각종 인센티브를 확대하기로 했다. 경찰청이 7일 국회에 제출한 현안보고 자료에 따르면 정인이 사건의 조치상 미흡한 점으로 분리조치에 대한 소극적 태도를 꼽았다. 세 차례 거듭된 신고에도 양부모가 조사에 협조적이었다는 등의 이유로 분리조치에 소극적이었다는 것이다. 아울러 관련자 진술에 의존해 혐의 입증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같은 사건도 다른 팀에 배정해 진상 파악을 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실제로 지난해 5월 26일 어린이집 원장에 의한 1차 신고 때 경찰은 아동학대 의심 정황을 발견하지 못해 내사종결했다. 7월 3일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수사의뢰 땐 정인이를 진료한 의사가 쇄골 골절만으로는 학대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하자 경찰은 이를 근거로 검찰에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3차 신고인 9월 23일에는 정인이를 진찰한 의사가 아동학대가 의심돼 112신고했지만,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별도로 수사의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은 또다시 무시했다. 결국 정인이는 10월 13일 심정지 상태로 경찰에 신고됐다. 경찰은 당시 수사를 담당한 수사관의 소극적 조치의 원인을 제도적 문제로 돌렸다. 의사표현이 어려운 영유아 학대사건은 가피해자의 즉각 분리가 필요하지만 관련 근거가 없었다는 것이다. 또 아동학대 업무의 경우 책임은 크지만, 분리조치에 따른 민원·소송 우려로 적극적 조치를 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아동학대 조치 합리적 판단이었다면 민형사상 책임 경감 경찰은 이를 위해 면책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아동학대 신고 현장에서 경찰관의 조치가 합리적 판단과 업무 매뉴얼에 따라 이뤄진 거라면 민·형사상 책임을 경감시키겠다는 것이다. 앞서 구급차량 등 긴급자동차의 경우 위급상황일 경우 신호를 위반하더라도 처벌받지 않도록 도로교통법을 개정하기도 했다. 미국 위스콘신주의 경우 가정폭력 발생 시 경찰관의 결정이 합리적 판단과 선의의 노력이었다면 가해자를 체포하더라도 민·형사상 책임을 부담하지 않도록 돼 있다. 경찰은 우수한 인력이 APO에 지원하고 장기근무를 할 수 있도록 각종 인센티브도 확대한다. 대표적으로 실적을 낸 APO에겐 특별승진·승급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APO의 업무량 증가 등을 고려해 인력과 예산을 확충하겠다는 게획이다. 근무경력과 실적을 인정해 주는 전문APO 제도도 도입한다. 전문성을 높이고자 심리학·사회복지학 등 관력 학위의 취득을 지원하고, 공무 국외출장 기회를 부여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APO의 관련 수당과 전문직위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며 “여성청소년수사팀의 사기 진작을 위해 특진·승급 심사 시 아동학대 사건의 검거와 피해자 보호 등에 가점을 부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삼형제 앞에서 흑인 총격한 백인 경찰 또 불기소…美 흑인사회 부글

    삼형제 앞에서 흑인 총격한 백인 경찰 또 불기소…美 흑인사회 부글

    등 뒤에서 쐈는데… “무장한 채 체포영장에 저항… 정당방위”흑인시위 재점화 기로… 주지사, 소요 대비 주 방위군 투입 승인어린 세 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흑인 아버지의 등 뒤에 총격을 가한 미국의 백인 경찰관이 면죄부를 받는 일이 또 벌어졌다. 흑인 아버지가 하반신 불수가 됐는데도 백인 경찰관의 정당방위를 인정한 처분이 또 다른 항의시위를 부를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위스콘신주 커노샤 카운티의 마이클 그래벌리 지방검사장은 5일(현지시간) 총을 쏜 러스틴 셰스키를 비롯해 당시 현장 출동한 경찰관 3명을 불기소 한다고 밝혔다. 셰스키는 지난해 8월 23일 가정폭력 신고를 받고 출동, 체포에 불응하고 자신의 차 문을 열려던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의 등 뒤에 7발의 총격을 가한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블레이크는 이 사건으로 하반신 불수가 됐다. 총격 당시 차 안에 블레이크의 3~8세 아들 3명이 있었던 사실이 밝혀진 뒤 커노샤에서는 경찰의 과잉 진압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특히 지난해 5월 미니애폴리스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관의 무릎에 짓눌려 사망한 지 석 달 만에 블레이크 사건이 발생하자, 시위대는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구호를 외쳤다. 시위 중 폭력 시위를 규탄하는 자경단 활동에 동조한 10대 청년이 시위 현장에서 총을 쏴 2명이 숨지는 사건도 벌어졌다. 그러나 커노샤 검찰은 몇 달간의 조사 끝에 블레이크가 사건 당시 흉기를 소지했고, 흉기를 버리라는 경찰 지시에 불응했다며 경관들의 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다. 검찰은 또 당시 경찰들이 블레이크에 대한 중범죄 체포영장을 소지했고 테이저 진압을 시도했지만 블레이크가 저항했다며, 일련의 블레이크 체포 과정을 정당한 공무집행의 일환으로 판단했다. 불기소 결정으로 커노샤 등지에서는 다시 항의 시위가 격화될 전망이다. 토니 에버스 위스콘신 주지사는 지역 당국 요청에 따라 소요 사태에 대비, 주 방위군 투입을 승인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별거 중인 남편이 신고” 수원 세 모녀 숨진 채 발견(종합)

    “별거 중인 남편이 신고” 수원 세 모녀 숨진 채 발견(종합)

    수원 한 아파트서 흉기에 찔려 숨져함께 발견된 친정어머니도 위중한 상태가정불화에 따른 극단적 선택 추정 경기 수원시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가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4일 오후 7시 15분쯤 수원시 장안구 한 아파트 거실에서 A(43)씨와 그의 두 딸(13세, 5세)이 흉기에 찔려 숨져 있는 것을 남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흉기에 찔린 상태로 함께 발견된 A씨의 어머니 B(65)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지만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선 A씨와 B씨가 남긴 유서가 발견됐다. 경찰은 A씨가 B씨와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하는 과정에서 두 딸도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A씨 등이 남긴 유서와 A씨 남편의 진술 등을 토대로 가정불화에 따른 극단적 선택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별거 중인 남편이 짐을 가지러 왔다가 이들을 발견해 신고했다”면서 “유서 내용으로 볼 때 가정불화가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또 “현장에서 범죄 혐의점은 확인되지 않았고 A씨 가족과 관련해 가정폭력이나 아동학대 신고도 접수된 이력이 없다”며 “수사가 진행 중이라 자세한 사항은 밝힐 수 없다”고 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기쁨도 화도 없이 체념했던 15개월… 정인이 위해 바꿀 것들 [이슈픽]

    기쁨도 화도 없이 체념했던 15개월… 정인이 위해 바꿀 것들 [이슈픽]

    생후 15개월 된 아기들은 기쁨, 화, 따뜻함, 자기주장, 호기심 등을 비롯한 다양한 감정과 행동을 드러낸다. 즐거움, 따뜻한, 새로운 경험에 대한 흥미를 전달하고, 부모와 놀이를 하며, 반항을 하고, 한계를 받아들인다. 입양된 이후 양부모의 지속된 학대로 숨진 고 정인양(입양 후 안율하)은 이 시기 잘 걷지도 못했고 어떠한 표정도 지을 수 없었다. 정인이를 진찰하고 경찰에 아동학대 신고를 했던 소아과 전문의는 5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을 통해 자신이 기억하는 정인이의 마지막 모습을 전했다. “15개월 아기한테 맞는 표현일지 모르겠지만 자포자기랄까, 체념한 듯한 표정이었다. 어린이집 원장님이 오랜만에 등원한 정인이 상태가 너무 안 좋아 보인다며 병원에 데리고 오셨는데 영양 상태와 정신 상태가 두 달 전과 너무 차이나게 불량해 보였다. 이 시기 아기들이 가만 안 있는데, 정인이는 잘 걷지도 못하고 원장님 품에 축 늘어져서 안겨 있었다.”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정인이는 양모에게 상습적으로 폭행을 당해 좌측쇄골 등에 골절상과 장간막 파열 등 상해를 당했다. 10월 13일 세상을 떠난 정인이의 부검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서로 다른 시기 총 7개 뼈가 골절됐고 췌장까지 끊어져 있었고 온 몸에 식별 가능한 멍이 가득했다.#정인아미안해 양부모 살인죄 적용 촉구 검찰은 지난달 8일 정인이 사건의 피고인 양어머니 장모씨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등에관한 특례법위반(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그러나 양부모에게 살인죄를 적용해야한다는 여론이 커지면서 부검의에게 재감정을 의뢰했고 살인죄 적용을 재검토 중이다. 법원에는 가해자인 양부모 엄벌을 요청하는 600여건의 진정서 및 탄원서가 접수됐다. ‘#정인아미안해’ 챌린지에 참여한 인스타그램 게시물은 6만8000여건에 달한다. 시민들은 온라인에서 진정서 작성법을 공유하며 양부모의 1차 공판기일인 13일 전까지 재판부에 진정서를 보낼 것을 독려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도 양부모에 살인죄를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여성변호사회(여변)는 4일 성명을 내고 “정인이 학대 사망 사건에서 가해 부모에 살인죄를 적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변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도 살인으로 인정되고, 정인이의 연령과 피해 정도를 봤을 때 ‘이 정도면 아이가 죽을 수도 있겠다’라는 예상이 충분히 가능했다고 지적했다. 여변은 “자기 몸을 가누지도 못하는 16개월 아이를 상대로 한 폭행이 살인죄가 아닌 단순한 과실범의 문제로 해결하는 것이 상식적인 일인가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국민적 공분으로 모인 진정서가 줄 영향 진정서는 유무죄에 영향을 줄 순 없지만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사건인 만큼 살인죄가 추가 적용된다면 유죄가 나온다는 가정 하에 양형기준 차이가 커질 수 있다. 살인 혐의가 적용되면 양모 장씨의 형량은 대폭 늘어난다. 지난 6월 충남 천안의 한 아파트에서 7시간 넘게 물한모금 주지 않고 여행용 가방 안에 9세 남아를 가두다 끝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된 의붓어머니 A씨(41)에게도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 인정돼 1심에서 징역 22년이 선고됐다. 앞서 경찰은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A씨를 송치했지만 검찰이 살인죄로 기소한 경우다. 아동학대처벌법상 아동학대치사의 경우 형량 자체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으로 최대 무기징역도 가능하지만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최고 징역 10년형을 권고하고 있다. 반면 살인 범죄 중 ‘보통 동기 살인’에 대해 양형위원회는 기본형으로 10~16년, 가중될 경우 15년 이상 혹은 무기 이상의 형을 권고하고 있다.경찰은 왜 막지 못했나… 인력 충원 절실 세 번의 아동학대 신고가 있었지만 양부모에게 돌려보내진 정인이. 경찰의 소극적인 초동 대처에 대한 공분도 이어지고 있다. 경찰은 정인이 사건과 관련해 신고를 받고도 적절히 조치하지 않은 경찰관들을 줄줄이 징계 조치했다. 아울러 아동학대로 두 번 경찰 등에 신고가 접수되면 피해 아동을 즉시 학대 가해자로부터 분리 보호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아동학대의 경우 가해자와 피해자가 명확한 일반 폭행 사건과 달리 피해자가 의사 표현을 못 하는 경우가 많고 폭행이 이뤄지고 한참 뒤 신고가 이뤄져 증거를 찾기 어려울 때가 대부분이다. 보통 집안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CC(폐쇄회로)TV 같은 증거가 없는 경우가 많고, 경찰 판단으로 즉각 분리한다고 해도 다시 부모 품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공적 인력 확충과 공권력 행사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아동학대 사건 업무 전문성 중요” 한 아동학대 전담공무원은 국민청원을 통해 “집안일인데 왜 조사하냐고 거부하고, 연락이 안돼서 불시방문을 했는데 만나지 못하기도 한다”며 “부부싸움도 아이의 정서적 학대로 보고 조사하는데, 조사 거부율이 높아 개입하기 어렵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아동복지법 제 71조 2항 7호에 따르면, 관계 공무원이나 전담 공무원이 진행하는 아동학대 조사를 거부·방해 또는 기피하거나 질문에 대한 답변을 거부·기피한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학대 행위자가 조사를 계속 거부하면, 수사기관인 경찰과 동행해 조사를 진행한다. 하지만 학대전담경찰관들은 가정폭력, 노인학대 등 다양한 사건을 모두 담당해 아동학대에 대한 관심도가 다소 떨어질 수밖에 없다. 2016년 4월 출범한 학대전담경찰관 APO는 전국에 669명으로, 256개 경찰서에 평균 2∼3명이 배치돼 있다. 아동학대뿐만 아니라 노인·장애인 학대, 가정폭력 사건도 취급하는 데다 주로 순경, 경장 등 막내급이 맡는 경우가 많고, 약 1년 만에 다른 보직으로 옮기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인이 사건을 계기로 APO를 증원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이다. 정부는 아동학대를 막는 효과적인 제도를 수립하겠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입양 아동 사후관리 대책을 지시했다. 입양가정을 방문하는 횟수를 늘리고 내실화하는 여러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아동학대 사건은 업무 전문성이 중요한데, APO는 다른 경찰 업무도 많이 본다. 문자 그대로 아동학대 전담 경찰관을 만들어 보직 변경 없이 같은 업무를 보는 전문가를 길러내야 한다”고 조언했다.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세 모녀 집에서 흉기 찔려 숨진 채 발견

    세 모녀 집에서 흉기 찔려 숨진 채 발견

    경기 수원시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가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수원중부경찰서에 따르면 4일 오후 7시 15분쯤 수원시 장안구 한 아파트 거실에서 엄마 A(43) 씨와 13세·5세 두 딸이 흉기에 찔려 숨져 있는 것을 귀가한 남편 C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아파트 거실에는 A씨의 친정 어머니 B(65)씨도 흉기에 찔린 채 쓰러져 있었다. 어머니 B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1차 수술을 받고, 한 차례 더 수술을 받기위해 대기하고 있다. 현장에선 A씨와 어머니 B씨가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A4용지 3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는 가정 불화를 암시하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어머니 B씨는 병원으로 이송 될 때 유서 내용과 같은 내용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B씨와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하는 과정에서 두 딸도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A씨 등이 남긴 유서와 A씨 남편의 진술 등을 토대로 가정불화에 따른 극단적 선택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별거중인 남편이 짐을 가지러 왔다가 이들을 발견해 신고했다”면서 “유서 내용으로 볼때 가정불화가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또 “현장에서 범죄 혐의점은 확인되지 않았고 A씨 가족과 관련해 가정폭력이나 아동학대 신고도 접수된 이력이 없다”며 “수사가 진행 중이라 자세한 사항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단독] 지속가능 의료체계… 공공성 강화로 키워야

    [단독] 지속가능 의료체계… 공공성 강화로 키워야

    “정부가 책임을 민간에게만 떠넘기는 의료체계는 결국 지역별 의료 양극화, 대형병원 독과점, 과잉진료와 중복검사로 이어질 뿐입니다. 코로나19 시대 지속가능한 의료체계는 공공의료 강화와 민간의료시장의 공공성 강화에서 나옵니다.” 김윤(54) 서울대 의대 교수는 3일 서울신문과의 신년인터뷰에서 “공공병원 자체의 규모를 키워 전체 의료체계에 미치는 영향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공공병상 비중을 키워야 한다”면서 “국립대병원이 공공의료에서 핵심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이렇게 강조했다.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포용사회분과 위원으로 활동 중인 김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 지시로 6개월에 걸쳐 코로나19 겨울철 대유행에 대비한 병상과 인력 동원체계 보고서를 만들었는데도 청와대가 이를 묵살해 버렸다”면서 “청와대에서 우리 보고에 조금만 더 신경을 썼더라면 지금과 같은 혼란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코로나19 겨울철 유행에 대비한 병상 동원체계 구축 방안을 연구한 계기는. “정책기획위원회 차원에서 지난 3월부터 연구를 시작했다. 대구·경북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을 겪으면서 코로나19 대응의 핵심인 병상과 인력 확보를 위한 실천방안을 마련해 달라는 문 대통령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고 있다. 이종구 전 질병관리본부장이 연구를 총괄했고 보건의료체계, 감염, 재난, 백신, 총괄기획 등 5개 분과로 구성해 50~60명이 달라붙어 보고서를 만들었다. 그 가운데 내가 맡은 보건의료체계분과는 병상과 인력 확보를 포함한 의료체계 대응에 관한 것에 주력했다.” -청와대는 어떤 반응이었나. “8월에 청와대에 보고했다. 먼저 김연명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에게, 그다음에 김상조 정책실장에게 보고했다. 그사이 광화문집회로 인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김 실장은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잘 알았다. 대통령께 보고할 자리를 마련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는데 그 뒤로 아무 소식이 없었다. 결국 보고서를 발간도 못 하고 지금껏 묵혀만 놓고 있다. 정부 대응을 봐서는 대통령께 보고를 안 했을 것 같다. 당시 청와대에서 우리 보고에 더 신경 썼더라면 지금과 같은 혼란은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어 많이 아쉽다.” -보고서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나. “코로나19 대규모 감염에 대비해 민간병상 동원과 의료인력 확보를 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 1660명 규모로 2개월 지속된다고 보면 확진자 규모가 10만명까지 올라간다. 그런 상황에서는 민간병원의 격리병상 40%를 동원하지 않으면 대응이 불가능하다. 그걸 위한 투자와 인력교육, 공조체계, 설득과 보상 등을 담았다. 결국 보건의료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꿔야만 코로나19에 맞설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는 적극적이나 병상 확보에는 소극적인데. “거리두기는 확진자를 줄이는 데는 효과적이다. 하지만 부족한 병상 동원능력을 국민의 희생과 헌신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결국 국가의 방역 책임을 국민에게 전가하는 방식이다. 거리두기로 확진자 증가 추세를 늦추면서 동시에 신속하게 병상과 인력을 확충해야 했는데 시스템을 고칠 생각은 않고 거리두기만 강조하니 결국 사회적 약자들이 가장 큰 비용을 치르고 있다. 그렇다고 정부가 소상공인이나 비정규직, 실업자들에게 제대로 보상을 해 주는 것도 아니지 않으냐. 학력차, 돌봄공백, 자살, 가정폭력 등 거리두기로 인한 부작용이 발생하면서 사회적 불평등이 심각해지고 있다. 이런 식으로는 국민들이 거리두기를 할 여력도 고갈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최근 민간병상 동원에 나섰다. 보고서에 담겼던 것이 뒤늦게라도 반영된 것인가. “상황이 급하니 땜질하는 수준이다. 하루 확진자가 1000명 나오니 몇 주나 걸려 상급종합병원 중환자실 1%를 동원한다는데 그럼 2000명 발생하면 2% 내놓으라고 할 건가. 현재 상태는 요양병원에서 확진자가 나와도 병상이 부족해 병원으로 옮기기도 벅차다.” -K방역의 초기 성공이 오히려 독이 됐다는 지적도 있다. “사실 문 대통령은 공공의료 확대 강화를 수차례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하지만 실제 정부 움직임은 반대로 가고 있다. 대통령이 병상 동원체계 마련을 지시했는데 청와대에서 대통령에게 보고도 안 하는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 문 정부 인사들은 여전히 개발국가시대 패러다임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것 같다. 한국판 뉴딜만 봐도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공공병원을 짓는 계획은 하나도 없다. 민간병상을 동원하는 데 필요한 몇천억 원을 아끼려다 결국 수십조 원을 날려 먹는 것이다. 단순 경제 논리로만 따져도 실패다.” -지속가능한 의료체계 구축을 위한 제언은. “수십 년 동안 의료전달체계를 민간에 맡기는 방식으로 운영했다. 그 결과는 지역별 의료 양극화와 대형병원 독과점, 과잉진료와 중복검사다. 병상과 장비는 공급 과잉인데 제대로 쓸 수 없고 인력은 공급 부족이다. 감염병 대응은 언감생심이다. 지속가능한 의료체계가 되려면 공공의료 비중을 확대하고 민간의료시장의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 공공병원 자체 규모를 키워 전체 의료체계에 미치는 영향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공공병상 비중을 키워야 한다. 일단 올해는 사실상 민간병원처럼 움직이는 국립대병원이 공공의료에서 핵심 역할을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단독] 코로나19 겨울철 대유행 대비계획, 청와대가 묵살했다

    [단독] 코로나19 겨울철 대유행 대비계획, 청와대가 묵살했다

    “정부가 책임을 민간에게만 떠넘기는 의료체계는 결국 지역별 의료 양극화, 대형병원 독과점, 과잉진료와 중복검사로 이어질 뿐입니다. 코로나19 시대 지속가능한 의료체계는 공공의료 강화와 민간의료시장의 공공성 강화에서 나옵니다.” 김윤(사진·54) 서울대 의대 교수는 3일 서울신문과의 신년인터뷰에서 “공공병원 자체의 규모를 키워 전체 의료체계에 미치는 영향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공공병상 비중을 키워야 한다”면서 “국립대병원이 공공의료에서 핵심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포용사회분과 위원으로 활동 중인 김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 지시로 6개월에 걸쳐 코로나19 겨울철 대유행에 대비한 병상과 인력 동원체계 보고서를 만들었는데도 청와대가 이를 묵살해 버렸다”면서 “청와대에서 우리 보고에 조금만 더 신경을 썼더라면 지금과 같은 혼란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코로나19 겨울철 유행에 대비한 병상 동원체계 구축 방안을 연구한 계기는. “정책기획위원회 차원에서 지난 3월부터 연구를 시작했다. 대구·경북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을 겪으면서 코로나19 대응의 핵심인 병상과 인력 확보를 위한 실천방안을 마련해 달라는 문 대통령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고 있다. 이종구 전 질병관리본부장이 연구를 총괄했고 보건의료체계, 감염, 재난, 백신, 총괄기획 등 5개 분과로 구성해 50~60명이 달라붙어 보고서를 만들었다. 그 가운데 내가 맡은 보건의료체계분과는 병상과 인력 확보를 포함한 의료체계 대응에 관한 것에 주력했다.” -청와대는 어떤 반응이었나. “8월에 청와대에 보고했다. 먼저 김연명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에게, 그다음에 김상조 정책실장에게 보고했다. 그사이 광화문집회로 인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김 실장은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잘 알았다. 대통령께 보고할 자리를 마련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는데 그 뒤로 아무 소식이 없었다. 결국 보고서를 발간도 못 하고 지금껏 묵혀만 놓고 있다. 정부 대응을 봐서는 대통령께 보고를 안 했을 것 같다. 당시 청와대에서 우리 보고에 더 신경 썼더라면 지금과 같은 혼란은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어 많이 아쉽다.” -보고서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나. “코로나19 대규모 감염에 대비해 민간병상 동원과 의료인력 확보를 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 1660명 규모로 2개월 지속된다고 보면 확진자 규모가 10만명까지 올라간다. 그런 상황에서는 민간병원의 격리병상 40%를 동원하지 않으면 대응이 불가능하다. 그걸 위한 투자와 인력교육, 공조체계, 설득과 보상 등을 담았다. 결국 보건의료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꿔야만 코로나19에 맞설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는 적극적이나 병상 확보에는 소극적인데. “거리두기는 확진자를 줄이는 데는 효과적이다. 하지만 부족한 병상 동원능력을 국민의 희생과 헌신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결국 국가의 방역 책임을 국민에게 전가하는 방식이다. 거리두기로 확진자 증가 추세를 늦추면서 동시에 신속하게 병상과 인력을 확충해야 했는데 시스템을 고칠 생각은 않고 거리두기만 강조하니 결국 사회적 약자들이 가장 큰 비용을 치르고 있다. 그렇다고 정부가 소상공인이나 비정규직, 실업자들에게 제대로 보상을 해 주는 것도 아니지 않으냐. 학력차, 돌봄공백, 자살, 가정폭력 등 거리두기로 인한 부작용이 발생하면서 사회적 불평등이 심각해지고 있다. 이런 식으로는 국민들이 거리두기를 할 여력도 고갈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최근 민간병상 동원에 나섰다. 보고서에 담겼던 것이 뒤늦게라도 반영된 것인가. “상황이 급하니 땜질하는 수준이다. 하루 확진자가 1000명 나오니 몇 주나 걸려 상급종합병원 중환자실 1%를 동원한다는데 그럼 2000명 발생하면 2% 내놓으라고 할 건가. 현재 상태는 요양병원에서 확진자가 나와도 병상이 부족해 병원으로 옮기기도 벅차다.” -K방역의 초기 성공이 오히려 독이 됐다는 지적도 있다. “사실 문 대통령은 공공의료 확대 강화를 수차례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하지만 실제 정부 움직임은 반대로 가고 있다. 대통령이 병상 동원체계 마련을 지시했는데 청와대에서 대통령에게 보고도 안 하는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 문 정부 인사들은 여전히 개발국가시대 패러다임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것 같다. 한국판 뉴딜만 봐도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공공병원을 짓는 계획은 하나도 없다. 민간병상을 동원하는 데 필요한 몇천억 원을 아끼려다 결국 수십조 원을 날려 먹는 것이다. 단순 경제 논리로만 따져도 실패다.” -지속가능한 의료체계 구축을 위한 제언은. “수십 년 동안 의료전달체계를 민간에 맡기는 방식으로 운영했다. 그 결과는 지역별 의료 양극화와 대형병원 독과점, 과잉진료와 중복검사다. 병상과 장비는 공급 과잉인데 제대로 쓸 수 없고 인력은 공급 부족이다. 감염병 대응은 언감생심이다. 지속가능한 의료체계가 되려면 공공의료 비중을 확대하고 민간의료시장의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 공공병원 자체 규모를 키워 전체 의료체계에 미치는 영향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공공병상 비중을 키워야 한다. 일단 올해는 사실상 민간병원처럼 움직이는 국립대병원이 공공의료에서 핵심 역할을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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