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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젠 시위도 온라인으로

    이젠 시위도 온라인으로

    집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뛴다. 어쩌다 매물이 나오면 사겠다는 사람들이 달려들어 집값을 올려놓고, 오른 값은 시세가 돼 다른 집값에 영향을 미친다. 겁없이 오르는 집값에 속이 상한 서민들이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온라인 시위에 나섰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판교 신도시 건설이 집값 상승의 주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신도시 건설사업이 투기만 조장한다고 판단한 경실련은 즉각 이 사업을 중단하라며 세 차례나 온라인 시위를 이끌었다. 8일과 10일 각각 청와대와 건설교통부 홈페이지에서 자기들 주장을 편 데 이어 14일에는 열린우리당, 한나라당, 민주노동당, 민주당 등 4개 정당에서 사이버 시위를 했다. 각 정당 인터넷 자유게시판에 접속해 자기들 주장을 글로 올리는 파상공세를 폈다. 경실련은 온라인 시위에 동참하는 네티즌들에게 제목 머리를 ‘(판교중단)’으로 달고 글을 띄우자는 기준도 제시했다. 경실련은 지금까지 600∼700명의 네티즌이 온라인 시위에 참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성달 경실련 ‘아파트값 거품빼기 운동본부’ 간사는 “지난해부터 온라인 시위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면서 “온라인 시위의 효과는 오프라인 시위에 못지 않다.”고 설명했다. ●“시민들의 요구·주장 효율적으로 표현” 미디어다음에 개설된 ‘NGO가 제안합니다’ 코너에는 다양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해 온라인 시위를 주도하고 있다. 현재 ‘담뱃값 인상 반대’‘가정폭력 방조 국가책임’ 등 10여개 주제에 관한 온라인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한국담배소비자보호협회는 ‘담뱃값 인상 반대, 담배 소비자들의 성난 목소리’라는 제목으로 오는 9월30일까지 10만 네티즌 서명을 목표로 시위를 하고 있으며 서울여성의전화가 ‘가정폭력 방조는 국가책임이다’라는 이름 아래 벌이고 있는 시위는 다음달 20일까지 1만명 참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에는 두발 규제에 반대하는 고교생 시위가 인터넷에서 벌어졌고 올 2월에는 음악파일(MP3) 공유 제한에 저항하는 네티즌들의 온라인 시위가 있었다. 짜증나는 교통체증, 경찰과 시위대의 물리적 충돌, 폭력과 욕설이 난무하는 대규모 군중 집회의 대안이 될 온라인 시위를 놓고 전문가들은 환영의 목소리를 보내면서도 일견 우려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 손혁재 성공회대 NGO대학원 교수는 “온라인 시위는 새로운 형태의 시위”라고 평했다. 같은 날 특정 장소에 대규모 인파가 몰리지 않고도 정부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와 주장을 효율적으로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단체 등에서 아르바이트생을 풀어 항의성 메일을 쏟아내 여론을 호도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손 교수는 “여론은 일부 잘못된 편견이나 개인이 조정한다고 움직여질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방석호 홍익대 법학과 교수 역시 “온라인 상에서 네티즌들이 마음껏 자신의 의견을 펼치는 것은 민주주의에서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허위사실 유포·사이버테러등 가능성 우려도 전문가들은 그러나 온라인 시위가 허위 사실을 급속하게 유포할 수 있고 특정 사이트에 대한 사이버 테러의 가능성이 있는 만큼 네티즌 스스로 건전한 시위 문화를 이끌어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손혁재 교수는 “지난해 ‘국민연금의 비밀’이라는 글 한 편이 수많은 네티즌들에게 국민연금에 관해 잘못된 지식을 심어준 적이 있었다.”면서 “정부에 대한 막연한 불신이 정체불명의 글에 동조하는 형태로 표출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진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오프라인에서 소극적인 사람들은 온라인에서도 소극적”이라면서 “각계각층 시민들의 목소리가 모아지는 곳이 인터넷이지만 여전히 소수의 목소리는 감추어져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가정폭력 없는 세상을 만들어요”

    “가정폭력 없는 세상을 만들어요”

    50년간의 가정폭력 상담 사례를 바탕으로 폭력 행위자와 피해자에 대한 상담요령을 담은 매뉴얼이 나왔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는 가정폭력 상담 실무자들의 현장업무를 돕기 위한 ‘가정폭력 행위자 상담 프로그램 실무자 매뉴얼’과 ‘가정폭력 피해자 상담 프로그램 실무자 매뉴얼’을 출간했다고 14일 밝혔다. ‘가정폭력 제로(Zero)세상, 우리 만들어가요!’라는 주제 아래 개발된 이 2권의 책자에는 지난 50년간 축적된 임상적 경험이 그대로 담겼다. 가정법률상담소가 법원·검찰로부터 가정폭력 행위자들을 위탁받아 실시했던 6개월간의 상담프로그램 내용이 단계별로 설명돼 있다. 가정폭력 행위자들을 대상으로는 ▲폭력중단 ▲재발방지 ▲부부관계 회복을 이뤄낼 수 있는 지침 등을 종합적으로 담았다.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폭력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함으로써 스스로 안전한 삶을 누리도록 하는 방안이 구체적으로 소개돼 있다. 가정법률상담소의 행위자 상담 프로그램은 ▲개별상담 ▲음주문제 상담 ▲집단상담 ▲교육강좌(둥지교실) ▲교육강좌(부부갈등 해결을 위한 워크숍) ▲부부캠프 ▲최종 개별상담 등으로 이뤄져 있다. 각 단계에서는 개인에 대한 기초 조사와 토론 등을 통한 해결방안 모색, 폭력발생의 유형과 폭력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강좌가 이뤄진다.20차례에 걸쳐 60시간 동안 상담을 하고 나면 종결평가를 통해 변화여부를 확인한다. 그 과정에서 성격유형검사(MBTI)와 알코올, 스트레스, 분노 등에 대한 전문적인 심리검사가 실시된다. 피해자 상담은 행위자의 배우자를 대상으로 하며, 피해자의 정신건강과 인간 존엄성 회복에 중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 상담소에 접수된 가정폭력 행위자 68명 중 63%가 배우자(피해자)와 함께 이런 상담을 받았으며 이 가운데 84%가 개별상담 외에 집단상담이나 교육프로그램 등에 참여했다.63%의 상담자가 상담 종료 뒤 ‘화해·동거’의 부부관계를 회복했다. 상담소측은 “이번 매뉴얼 발간은 그동안 가정폭력 행위자와 피해자를 대상으로 실시된 심리·법률 상담 등 지원서비스를 좀더 체계적으로 제공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매뉴얼 구입 문의 (02)780-5688∼9.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배우자 동의없이 재산처분 못한다

    배우자 동의없이 재산처분 못한다

    주택 등 부부 공동재산을 처분할 때 반드시 배우자의 동의를 얻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또 이혼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 경찰이 가정폭력 가해자에게 48시간 동안 퇴거·접근금지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규정도 신설됐다. ●이혼숙려제 도입…소년법 적용 나이 10세로 낮춰 서울가정법원 산하 가사소년제도개혁위원회(위원장 한명숙)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민법·가정폭력범죄처벌특례법·소년법 등 5개 법안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29일 밝혔다. 위원회는 다음달 말쯤 개정안을 대법원에 보고한 뒤, 법무부를 통해 가을 정기국회 때 법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개정 법률은 이르면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된다. 위원회가 마련한 이혼절차에 관한 특례법안은 이혼을 하기 전 3개월 동안 이혼 의사확인·조정 등을 하는 이혼숙려제도의 도입을 주요내용으로 삼고 있다. 이혼숙려제도는 지난 3월 서울가정법원에서 처음 도입해 시범실시 두달 만에 이혼취하율이 도입 전보다 2배로 늘어나는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소년법과 관련해서는 법이 적용되는 소년의 나이를 현행 12∼20세에서 10∼19세로 낮췄다. 위원회는 형사사건과 보호사건으로 나눠 각각 일반법원과 가정법원에서 처리하고 있는 소년범죄를 한 개의 법원에서 일괄 처리할 수 있도록 소년법원을 신설키로 했다. 이와 함께 소년범의 단기보호관찰 기간을 6개월에서 1년으로, 사회봉사 수강시간을 50시간에서 100시간으로 늘릴 방침이다. ●판결보다는 상담 위주…가정폭력에 공권력 처벌력 강화 이번 법률 개정안에서 가장 많이 쓰인 단어는 ‘협의’와 ‘상담’이다. 위원장인 한명숙 열린우리당 의원은 “이번 개정안은 부부생활에서 실질적인 평등을 실현하고, 이혼 때 충분한 협의과정을 거치게 해 미성년 자녀를 배려하지 않는 무책임한 이혼을 줄이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말했다. 소년법 개정과 관련해서는 “소년범죄가 흉포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처벌보다는 교화·교육에 힘써야 된다는 공감대가 위원들간에 형성돼 소년법원 설치 등 선진제도를 적극 도입했다.”고 덧붙였다. 가정폭력에 대한 공권력 개입을 강화한 것은 이번 안에서 가장 획기적인 시도로 평가받는다. 서울가정법원 김선종 수석부장판사는 “일반이혼은 숙려기간 도입 등으로 어려워졌지만, 가정폭력에 의한 이혼은 예외로 규정해 비교적 쉽게 할 수 있도록 절차를 마련했다.”면서 “특히 가정폭력의 피해자가 위급한 상황에 놓이면 곧바로 경찰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규정을 신설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초 위원회에서 거론됐던 부부강간죄 신설안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에 밀려 다음 기회로 논의가 미뤄졌다. ●가정법원 위주 재편, 공론화 과정 거쳐야 10개월의 장고 끝에 나온 위원회의 이같은 개정안에 대해 검찰과 법무부는 물론 대법원도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정안의 상당 부분이 검찰의 기소권을 일부 제한하거나 법원 조직을 신설하는 등의 굵직한 사안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년범 사건을 관장하는 법무부 보호국의 한 관계자는 “위원회가 법원 쪽 인사 중심으로 구성돼 개정안에 검찰 등 다른 기관의 입장이 반영되지 못한 것 같다.”면서 “법원과 검찰, 기타 관계자들이 모여 심도있는 토론과정을 다시 거쳐 결정할 사안”이라고 거부감을 표시했다. 한 위원장은 지난 27일 기자간담회에서 “법무부에서 정부입법할 사항과 의원입법으로 처리할 사항을 결정하면 당정 협의·국회 법사위와의 협의를 거쳐 의원입법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정안이 정부입법과 의원입법으로 분산돼 국회에 상정될 경우 개정안을 추진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거나 안의 상당 부분이 변질될 것으로 예상된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차라리 날 감옥으로…”

    상습적인 가정폭력을 견디다 못한 주부가 건물에 불을 질러 스스로 범죄자가 되는 길을 선택했다. “허구한 날 노끈에 묶여 매맞는 지옥같은 생활, 차라리 감옥살이가 더 나을 것 같았어요.” 25일 오후 서울 종로경찰서 폭력계 사무실. 경기도 한 도시 상가에 잇따라 불을 지른 30대 주부 김성혜(가명)씨가 가슴 속에 응어리졌던 설움을 눈물로 토해냈다. 연쇄방화 가해자로 경찰조사를 받게 된 그는 8년 동안 남편의 폭행에 시달려온 가정폭력의 피해자였다. ●이웃들도 못본척… 3차례 신고받은 경찰은 불구속 김씨가 처음 방화를 한 것은 2002년. 남편의 구타에 시달리다 안방에 있는 이불에 불을 붙였다. 지난해에는 남편의 승용차에 같은 이유로 불을 질렀다. 김씨는 “경찰에 남편을 3차례나 신고했지만, 폭행 정도가 가볍다고 모두 불구속 입건으로 풀려나곤 했다.”면서 “경찰에 알렸다고 더 심하게 폭행을 당한 뒤에는 신고해도 소용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웃에 이야기해도 모두 모르는 척 했다.”고 말했다. 그는 윗옷을 들어올려 오른쪽 옆구리의 흉터를 내보이며 “작년에 남편이 집에 들어오기 전에 먼저 잠들었다고 흉기로 찔린 상처”라고 말했다. 하지만 자기를 도와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생각에 병원에 가지도, 경찰에 신고를 하지도 못했다. ●슈퍼·문구점등에 불지른뒤 자수 중매로 만난 남편은 1997년 결혼 직후부터 주먹질을 해댔다고 한다. 김씨가 결혼 전 교통사고를 당하고 받은 합의금 1억 2000만원을 사업자금으로 내달라는 요구를 거절하면서부터였다. 계속해서 취직이 되지 않자 남편은 친정에서 돈을 빌려오라고 요구했다. 차츰 금액이 커졌고 얼마 후에는 의처증 증세까지 더해졌다. 김씨는 올 3월 한 공공기관 식당에 취직을 했지만 하루에도 몇번씩 걸려오는 남편의 전화에 일을 제대로 할 수 없어 한달을 겨우 채우고 그만뒀다.8살,6살난 두딸 때문에 이혼도 생각할 수 없었다. “남편은 결혼 전 교통사고로 머리를 다쳤다며 저를 항상 정신병자 취급했습니다. 수시로 노끈으로 묶어놓고 발길질을 했고,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시킨 적도 있었습니다.” 견디다 못한 김씨는 집을 뛰쳐나와 지난 21일 오전 2시10분쯤 경기도 한 도시의 집 근처 슈퍼마켓 창고에 불을 지르고 만 22시간 뒤인 23일 밤 12시 경찰에 전화를 걸어 자수하겠다고 했다. 경찰은 늦은 시각이라 범행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다면서 오전에 만나자고 했고, 김씨는 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들어서자마자 날아오는 남편의 주먹을 피해 다시 집을 나왔다. 오전 4시30분쯤 근처 아파트 상가의 문구점에 또다시 불을 질렀다. 이웃 점포 3곳으로 옮겨붙은 불은 9800여만원의 재산 피해를 냈다. 김씨는 이날 오전 경찰과 약속한 장소에 나왔다. 김씨는 경찰에서 “애꿎은 분들에게 피해를 입혀 죄송할 뿐”이라면서도 “너무 절박한 심정에 불을 지르면 남편을 피해 감옥에 갈 수 있을 것이란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고 치를 떨었다. 그는 “남편은 경찰서에 면회를 와서도 ‘집안을 망하게 했으니 나오면 가만히 안 두겠다.’,‘아이들을 내다 버리겠다.’는 협박만 하고 돌아갔다.”면서 “몸이 아픈 큰 딸과 친정에 맡겨놓은 작은 딸이 걱정된다.”고 울먹였다. 김씨는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남편에 대한 고소장을 경찰에 냈으며, 경찰은 26일 남편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김씨는 이날 방화 혐의로 구속됐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딸 성추행 남편살해’ 항소심서 감형

    학대를 피하려고 남편을 살해한 여성에 대한 항소심에서 법원이 심신미약을 인정하며 감형 판결을 내렸다. 법원이 가정폭력에 의한 범죄자의 심신미약 상태를 인정한 것은 지난 3월 구타를 일삼는 남편을 흉기로 살해한 40대 여성이 외상후 스트레스장애에 시달려 왔다고 인정한데 이어 두번째이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 고영한)는 13일 자녀들이 보는 앞에서 자신을 성폭행하고 딸을 성추행한 남편을 목졸라 숨지게 한 이모(43)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씨가 반복되는 남편의 폭력 때문에 매맞는 아내 증후군, 우울증 등에 시달려 온 점이 인정된다.”면서 “범행 당시에도 남편이 딸을 성추행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를 막지 못하는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껴 심신장애 상태에서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실형을 선고한 이유를 “고민을 많이 했지만 생명을 앗아간 살인이라는 점에서 실형을 유지하기로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 여성의 전화 등 시민단체는 그동안 이씨의 행동은 정당방위이며 무죄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이씨가 이혼이나 상담, 수사요청 등을 하지 않고 만취해 잠든 남편을 살해한 것은 정당방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판결이 난 뒤 서울 여성의 전화 인권운동센터 송란희 간사는 “법원이 피고인의 심신미약 상태를 인정한 것은 환영하지만, 평소 생활에 이상이 없다가 특정한 상황에서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대법원에 상고해 딸을 해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살인을 저지른 피고인의 행동이 정당방위였다고 밝히는데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해 8월 자신과 아들을 때리고 딸을 추행한 남편이 잠든 사이 태권도복 띠로 남편을 목졸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 1월 서울중앙지법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사설] ‘폭력 공화국’ 오명 벗을 때 됐다

    최근 한 인기 개그맨이 방송국 후배들에게 건방지다고 ‘원산폭격’을 시키면서 각목 등으로 때려 경찰에 입건됐다. 후배 한 사람은 전치 6주의 상처까지 입었다고 한다. 방송국 옥상과 분장실에서 여러 차례 폭행이 이루어졌다고 하니 우발적인 다툼으로 보기도 어렵다. 폭력을 행사한 사람도 문제지만 폭력을 조직 사회의 필요악으로 생각하는 잘못된 인식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 아닌가 크게 우려된다. 우리 사회는 폭력에 대해 무방비 상태에 놓여 있다. 주변의 폭력에 대해 무감각한 일면도 있다. 조직폭력은 말할 것도 없고 가정폭력이나 학교폭력 등도 사회문제가 된 지 오래다. 운동선수들이 감독이나 코치로부터 폭행당했다는 고발도 잊을 만하면 터져 나온다. 주위에 폭력이 없는 곳이 없다. 국회에서도 폭력사태가 빚어지고 시위현장에서도 폭력은 여지없이 등장한다. 어느 집단이나 이름 뒤에 ‘폭력’이라는 수식어만 붙이면 이미 익숙한 용어가 돼 버리고 만다. 최근 정부가 학교, 조직, 사이버, 정보지 폭력을 4대 폭력으로 규정하고 총력전에 돌입한 것도 폭력이 심각한 수준임을 드러내고 있다. 경찰의 통계에서도 살인, 강도, 절도 등 주요 범죄는 미국, 일본, 프랑스, 독일 등 선진국보다 적은데, 폭력은 일본의 10.4배, 독일의 3배, 미국의 1.7배나 된다고 한다. 급한 민족성이나, 그릇된 음주문화 등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폭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회 분위기가 여전하다는 데서 그 원인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제 폭력을 미화하는 어떤 시도도 용납돼서는 안 된다. 사법 당국의 노력에는 한계가 있다. 국민 모두가 폭력의 감시자가 돼 ‘폭력 공화국’의 오명을 씻어야 한다.
  • ‘부부간 강간’ 형사처벌 추진

    열린우리당은 2일 가정폭력의 범주에 배우자 강제에 의한 성관계(부부간 강간)를 포함시켜 형사처벌할 수 있도록 한 ‘가정폭력특례법 개정안’을 이달 중 발의,6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열린우리당 제6정조위원회(위원장 조배숙)는 이날 국회에서 최재천 홍미영 이은영 이경숙 의원과 여성의전화연합 한우섭 공동대표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이같은 방안을 논의했다. 개정안은 가정폭력의 개념 정의에 ‘성폭력’ 조항을, 가정폭력 범죄 범주에는 ‘강간과 강제추행, 준 강간’ 조항을 각각 삽입해 ‘아내 강간’에 대해 형사처벌이 가능토록 했다. 개정안은 또 가정폭력 신고를 받고 출동한 사법경찰이 사건의 경중에 따라 가해자를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도록 하고, 현장에서 48시간 동안 가해자에게 퇴거 또는 접근제한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경찰의 긴급보호조치’ 조항을 신설하는 등 가정폭력 범죄에 대한 응급조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가정법원에 가정폭력전담재판부를 설치해 전문성을 강화하고 국가기관, 공공기관, 학교 등에서 가정폭력 예방 교육을 의무화하도록 했다. 또한 가정폭력 피해자의 치료 비용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토록 하는 규정을 신설했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큐! 아름다운 노년] ④ ‘사각지대’ 학대받는 노인

    [큐! 아름다운 노년] ④ ‘사각지대’ 학대받는 노인

    며칠 전 부산 동래구에 사는 안광순(67·가명) 할머니는 아들의 ‘협박’에 시달리다 결국 병원신세를 졌다. 그동안 전화로 ‘못할 소리’를 하던 아들이 집에 찾아와 재산 명의변경을 요구하며 온갖 협박과 행패를 부렸다. 이에 놀란 안씨는 곧바로 부산 서부 노인학대상담센터 노인 임시보호실로 피신했다. 상담센터에서는 평소 건강이 안 좋은 안씨를 병원으로 인계했다. 산업화, 도시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노인학대가 새로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온갖 정성을 기울여 키운 자식들에게 폭행을 당하거나 무시를 당하는 일이 갈수록 늘고 있는 것이다. 노인문제 전문가들은 동물과 달리 은혜에 보답할 줄 아는 인간의 윤리·도덕의식이 극도로 엷어지고 있다며 안타까워한다. 한국노인문제연구소 박재간 소장은 24일 “지금 한국사회는 노인을 부양하는 가족기능이 현저히 약화된 사회”라며 “사회보장제도가 성숙되지 않는 한 이같은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가해자 85%이상이 친족 노인학대상담센터 김은주 소장은 “가정폭력과 마찬가지로 노인학대의 가해자도 85% 이상이 친족이다.”고 밝혔다. 아들 며느리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같은 노인학대는 부모가 자녀를 가해자로 신고하는 것을 꺼리고 있어 은폐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실제 상황에 비춰 신고되는 노인학대건수는 일부에 불과한 실정이다. 노인학대상담센터가 밝힌 노인학대 가해자 현황(2004년도)을 보면 1477명의 노인학대 가해자 중 아들(701명)·며느리(403명)가 무려 74%를 차지하고 있다. 딸(146명)과 배우자(103명)가 뒤를 잇고 있다. 이처럼 노인학대가 아들·며느리에 집중되고 있는 것은 이들이 부모를 모시든, 안 모시든 부양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 소장은 “아들과 며느리가 특별히 못된 사람이라기보다는 부모나 다른 형제로부터 기대와 요구가 큰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매 맞는 것만 노인학대가 아니다 노인문제연구소 박 소장은 “구타·내버림만 노인학대가 아니다.”면서 “물질·정신·정서적 학대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노인학대는 이외에 언어적, 성적 학대까지도 포함된다. 여성노인은 정서·언어·신체적 학대를, 남성노인은 방임 또는 경제적 학대를 더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노인들이 농촌노인보다, 질병이 있는 노인이 없는 노인보다 학대에 더 노출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인학대 상담센터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총 2038건의 학대유형 가운데 정서·언어적 학대가 신체적 학대보다 훨씬 심각했다. 신체적 학대가 390건인 반면 언어적, 정서적 학대는 각각 440건,463건으로 오히려 더 많았으며 경제적 학대도 232건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소장은 “노인학대를 광의로 해석할 경우 65세 이상 노인 인구 420만명 중 60∼70%가 이런저런 이유로 학대를 받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경제적 독립성을 잃고 자식에게 의지하고 있거나 중풍·치매 등으로 부양을 받고 있을 경우 학대의 위험요소는 더 커진다. 분당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김기웅 교수는 “가족간 역할이 바뀌면서 학대가 자주 발생한다.”면서 “이런 경우 가족들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자신이 학대하는 줄 모르고 학대하는 경우도 많다.”며 주변에서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선진국 높은세금 ‘노후연금’ 으로 인식 노년기에 경험하는 학대는 노인의 삶 자체를 혼란스럽게 할 뿐만 아니라 절망적인 상황으로 유도할 가능성이 크다. 피해 노인들이 심한 정신적 충격을 이기지 못해 삶을 포기하는 상황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 박 소장은 “한국은 노인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 가운데 하나”라며 “이는 노인부양기능이 상실됐고 사회보장제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스웨덴·덴마크 등 유럽 국가들은 현재 노인들의 천국이나 다름없지만 30∼40년 전만 해도 노인자살률이 높았다. 완벽에 가까운 사회보장제도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자살률을 잡은 것이다. 따라서 노인학대를 예방하는 첩경은 부양문제를 가정에만 국한시키지 않고 국가사회가 떠맡아야 한다. 박 소장은 “국가가 자녀소득에서 일정 부분을 떼내 노인을 부양해야 한다.”면서 ‘사적 부양’에서 ‘공적 부양’으로 제도를 전환할 것을 촉구했다. 스칸디나비아는 국가가 봉급생활자 소득의 48%, 의사나 변호사는 60%까지 떼고 있으나 조세저항은 거의 없다. 자신의 소득에서 뗀 돈으로 국가가 자신의 부모를 부양해주기 때문이다. 자신도 늙으면 이런 형태로 노후보장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도 한몫하고 있다. ●독립성 유지가 가장 좋은 대안 노인학대는 가정폭력의 하나로 단발적인 사건이라기보다는 만성질환과 마찬가지다. 시간의 경과에 따라 점진적 발전을 보이며 재발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노인들의 보호쉼터나 그룹홈 등 대안적 주거시설에 대한 고민이 뒤따라야 한다. 또 중·장기적으로는 노인 스스로 독립성을 유지하는 것이 학대를 방지하는 지름길이다. 노인들이 육체적, 경제적 독립성을 가질 때 노인학대는 사회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노인들에 대한 사회적 일자리 창출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현재의 노동환경처럼 생산성, 효율성 등으로만 접근하면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제는 기업에만 의지할 것이 아니라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사회적 책임이란 컨셉트로 파트타임 등 노인들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며 “월 30만원이면 노인들의 삶의 질이 달라질 것”이라고 김 소장은 말했다. 노인학대를 전문적으로 담당할 상담센터 확충도 시급한 과제다. 현재 국가에서 지원하는 노인학대예방센터(1389)는 서울과 부산 등 16개 광역자치단체에 1곳씩만 설치돼 있다. 민간단체가 있긴 하지만 폭주하는 노인학대 문제를 상담하고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또한 노인학대는 개인적인 문제나 특정 연령층에만 국한된 지엽적인 문제로 인식해서는 안된다. 고령화·고령사회가 급속도로 진전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전반적인 인권의 문제로 다뤄야 한다는 지적이다. 학대받는 노인들의 의식전환도 필요하다. 자식에게 어떤 피해가 갈까봐 숨기고 속으로 끙끙 앓는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김 소장은 “학대를 받고 있는 노인들도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고 쉬쉬해서는 안된다.”면서 “신고·상담 등을 통해 밖으로 끄집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믿을 만한 사람에게 자신의 상황을 알려야 외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신고·상담 어떻게 하나 Q)노인학대 신고 및 상담 긴급전화는. A)노인학대 신고 긴급전화는 1389번으로 24시간 핫라인으로 운영하고 있다. 국번없이 1389번만 누르면 관할 노인학대예방센터 상담원과 연결돼, 즉시 상담 서비스가 이뤄진다. 이동전화를 사용할 경우에는 지역번호+1389번을 눌러야 한다. Q)노인학대 신고는 누가 해야 하나. A)학대 피해노인이 직접 신고하거나 가족 및 친지, 이웃, 관련기관 종사자 등 누구나 신고할 수 있다. 특히 ▲의료인(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조산사, 간호사) ▲노인복지시설 종사자 ▲장애인복지시설에서 장애노인에 대한 상담·치료·훈련 또는 요양을 행하는 자 ▲가정폭력 관련 상담소의 상담원 및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시설 종사자 ▲사회복지전담공무원 등은 노인학대 의심사례를 발견했을 경우 반드시 신고토록 의무화하고 있다. Q)노인학대를 신고하면 어떤 서비스를 받나. A)신고접수된 노인학대 의심사례는 상담원(노인학대행위조사원증 발급)의 현장조사를 거쳐 적정한 보호조치가 이뤄진다. 응급한 사례로 판단되는 경우에는 12시간내에, 단순 노인학대 사례는 48시간내에 현장조사를 실시하게 된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독자의 소리] 가정폭력 사회적 인식 확대를/신달수 법무부 청주보호관찰소 충주지소

    지난 주에 알코올 중독자인 아버지가 술에 취해 병으로 누워있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괴롭히고 자신에게도 폭력을 행사하자 아버지를 넥타이로 묶어 목 졸라 살해한 중학생이 존속살해혐의로 구속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또한 아내를 폭행한 혐의로 불구속 재판을 받던 가정폭력 가해자가 증언을 하려던 피해자를 법정에서 둔기로 때려 상해를 입혔다고 한다. 우리는 가정폭력에 대하여 이제까지 가정과 개인의 문제로만 여겨왔다.1998년 가정폭력처벌법이 제정되어 시행되고 있지만 가정폭력이 중대한 범죄행위라는 사회적 인식이 일반 국민들에게까지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정폭력에 대한 사회적 묵인이 딸이 아버지를 살해한 살인자로 전락하게 만들고 법정에서 아내에게 폭력을 행사할 용기를 갖게 하는 것이다. 가정폭력 범죄는 다른 폭력사범과 다른 특징이 있다. 그것은 폭력의 행사가 지속적이고 상습화되어 있으며 그 원인도 다양하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가정폭력 피해자들은 최초 경찰의 신고 당시 이미 오랜 기간동안 폭력에 시달려 왔으며 참지 못하는 극한상황에 도달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사법기관은 그 피해의 정도가 경미하다고 하여 가벼운 훈방이나 불기소 또는 기소유예, 보호처분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이제 가정폭력이 범죄행위라는 인식의 확대와 함께 국가·사회·일반국민들이 재범 예방과 피해자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더 이상 우리 사회의 방관이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여성과 청소년들을 살인자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신달수
  • 범죄피해자 지원 어떻게

    범죄피해자 지원 어떻게

    범죄 피해자들에 대한 정부와 사회의 지원은 너무 미미했다. 흉악범죄가 급증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피해자들을 돕는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민간차원의 지원 활동이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범죄 피해자 보호 대책을 마련, 민간활동을 돕는 한편 재정지원책도 강구하고 있다. 피해자 지원 현황과 사례, 문제점 등을 살펴본다. 범죄 피해자 지원센터는 전국 55곳에 설립돼 피해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지원센터의 봉사자들은 피해자와 법정에 함께 가고, 사건 진행정보를 알려주며, 의료·생계지원도 한다. 그러나 민간 차원의 지원센터는 정부의 재정적인 지원을 받지 못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법률·의료상담은 물론 생계지원까지 사례 1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40대 아내가 남편을 청부살해한 사건이 서울에서 발생했다. 아내는 구속되고, 세 남매만 남았다. 충격을 받은 아이들은 아버지가 숨진 집에서 살아야 했다. 경제적 어려움까지 닥쳐왔다. 이에 지원센터는 아이들 집을 자주 찾아가 말 벗이 되고, 밥과 반찬도 챙겨줬다. 구청과 협의해 국민기초생활보장 대상자와 소년소녀가장으로 선정되도록 도왔다. 덕분에 지난 2월부터 아이들은 다달이 98만 8000원을 받게 됐다. 친구들에게 따돌림 당하는 아이의 전학도 주선했다. 전세금 금융지원을 얻어 이사를 계획하고 있다. 사례 2 병든 할머니와 홀로 살던 중학생 A양이 성폭행을 당했다. 지원단체는 혼돈상태에 빠진 A양을 쉼터로 옮기고 정신과 치료를 받도록 했다. 몸이 불편한 할머니를 위해 자원봉사자가 매주 방문, 청소하고 밑반찬을 만들었다.A양도 안정을 되찾고 학교에 다시 등교하고 있다. 사례 3 피해자 B(16)양과 C(19)양은 의붓아버지에게 4년간 성폭행을 당했다. 친어머니는 딸들이 산부인과 치료를 받을 만큼 다쳤는데도, 거짓말이라며 아버지를 두둔했다. 충격을 받은 아이들에게 지원센터는 정신과 치료 등을 무료로 받도록 돕고, 학비도 지원했다. 취업을 원하는 큰 딸이 중소기업에서 면접을 보도록 주선했다. 사례 4 강도에게 남편을 잃은 아내 D씨는 법정 증인으로 나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당시 상황이 떠올라 D씨는 가해자를 마주하기가 겁났다. 연락을 받은 검찰 직원이 D씨 집을 방문, 함께 법정까지 갔다.D씨가 증언하는 동안에도 직원은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D씨는 “낯설고 두려웠는데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대구지하철 사고로 처음 시작 피해자보호센터는 2003년 9월 대구지하철 사고 200일을 맞아 구미에서 처음 개설됐다. 지하철 방화로 목숨을 잃은 190명의 유족들에게 체계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서였다. 공공기관은 아니고 민간에서 만든 기관이다. 지난해 7월 연쇄살인범 유영철이 붙잡히면서 피해자보호 활동은 전국으로 확산됐다. 지난해 전체 범죄건수는 205만 8360건으로 2003년(191만 6631건)보다 7.4% 증가했다. 살인 4.8%, 강간 10.1%, 폭력·협박 42.1%, 절도 61.6% 늘었다. 법무부는 지난해 9월 ‘범죄피해자보호·지원 강화를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민간 지원센터 설립을 지원했다. 한국 범죄피해자 지원 중앙센터를 비롯해 전국에서 센터가 잇따라 들어섰다. 상담과 더불어 의료·법률지원, 살인 현장 청소도 맡고 있다. 중앙센터 최혜선 사무처장은 “가족의 비참한 죽음을 목격하고,10년 동안 악몽에 시달리다 찾아온 경우도 있었다.”면서 “피해자 대부분이 작은 도움에도 감동하고 위로받는다.”고 말했다. 서울남부지검 조균석 차장검사는 “앞으로 전문가가 경찰과 함께 사건 현장에 출동, 피해자를 상담하고 현실적인 도움을 줘야 한다.”면서 “체계적 지원만이 2차,3차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재원부족이 걸림돌 민간이 주도하는 지원센터는 재원이 부족한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법무부는 피해자 지원대책을 마련하고 지원센터를 후원하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 사무실을 빌려주는 것 외에 도움을 주지는 못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도록 규정한 ‘피해자보호법’을 입법예고했지만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의 피해자 지원대책을 기다리느라 처리되지 않고 있다. 정부의 재정적인 지원을 받지 못하는 지원센터의 경제적인 어려움은 매우 크다. 월급을 주지 못해 상근자가 떠나고, 자원봉사자 교육도 하지 못하고 있다. 지원센터 관계자는 “일반 후원금도 없는데 정부까지 지원하지 않으니 대부분 문 닫을 형편”이라면서 “초창기엔 국가의 도움이 절대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구미·김천시의 경우 설립할 때 약속대로 매년 1억원씩 후원하고 있다. 활동도 활발해 1년 6개월 만에 상담건수는 1000건을 웃돌고 있고, 후원자도 302명으로 늘었다. 법무부는 최근 지원센터를 긴급 지원하고자 국무총리 산하 복권위원회에 복권기금 61억원을 신청했다. 한 검사는 “범죄자는 자신의 의지에 따라 선택하지 않을 수 있지만, 피해자는 누구나 될 수 있다.”면서 “범죄·재해피해자를 사회적 소수로 인정,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유영철사건 피해자 지원은 연쇄 살인범 유영철씨에게 목숨을 잃은 피해자 유족은 어떤 지원을 받았을까. 일부 유족들이 정부가 지급하는 범죄피해자구조금 1000만원을 받았을 뿐이다. 사건 피해자는 여성과 노인 20명.2명의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고,3명의 유족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피해자 15명의 유족만 수사를 받거나 법정 증인으로 나섰다. 피해자 7명의 가족은 지난해 10월에,4가족은 지난달에 구조금을 신청해 받았다. 매년 5월과 10월 주던 구조금을 앞당겨 지급한 것이다.4가족은 신청자격이 되지 않았다. 구조금은 각 가족당 1000만원. 유족이 여러명인 경우 300만원이나 500만원씩 나눠가졌다. 그러나 구조금이 적어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많다. 정부는 범죄 피해자가 사망하면 1000만원,1∼3급 장애를 입으면 300∼600만원을 준다. 합의금이 없는 경우엔 치료비에도 훨씬 못미치는 액수다. 신청요건도 까다롭다. 피해자가 가정의 생계를 책임졌고, 가해자가 친인척이면 안 된다. 또 피해자의 잘못으로 사건이 발생해도 구조금을 신청할 수 없다. 이에 지난해 신청 123건, 지급액 6억 4940만원에 그쳤다. 이는 일본보다 30배 적은 수치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유영철 사건으로 구조금이 알려져 신청은 늘었지만, 요건이 까다로워 여전히 돈을 받는 피해자는 적다.”고 말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선진국 사례 범죄 피해자 지원은 1970년대 미국과 영국·독일 등에서 처음 시작했다.1995년에는 일본도 뒤따랐다. 미국은 1975년 전국피해자지원기구(NOVA)를 설립한 뒤 ‘피해자 및 증인보호법’과 ‘범죄피해자법’을 잇달아 만들었다. 지원단체는 1만여개. 심리학자·변호사·사회활동가·의사가 상담·진단·치료를 맡는다. 정부는 벌금 중 일부를 기금으로 조성, 단체를 후원한다. 처음엔 우리나라처럼 가해자가 가족이면 보상받지 못했지만, 이젠 달라졌다. 영국은 증인보호협회가 피해자를 지원한다. 자원봉사자는 범죄가 발생하면 곧바로 현장에 달려가 피해자를 위로하고, 정신과 의사, 변호사 등 전문가를 소개한다. 독일은 1976년 ‘범죄피해자보상법’을 만들었지만, 자격을 엄격히 제한해 호응을 얻지 못했다.1986년 법률을 바꿔 혜택을 늘렸다. 경찰이 앞장서 피해자 지원단체를 세웠다. 전국 400개 단체에서 자원봉사자 2300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보상금 신청은 물론 수사·재판에도 함께 간다. 자금은 회원 회비와 기부, 벌금으로 채운다. 스위스에선 정부가 주민 수를 기준으로 범죄 피해자 단체에 지원금을 나눠준다. 단체는 2년마다 회계보고서와 제공한 서비스를 보고해야 한다. 일본은 1990년대 말 한 어린이가 트럭에 부딪혀 사망하면서 피해자 지원에 눈을 떴다. 피해아동 아버지는 가해자가 어떤 처벌을 받는지 전혀 연락을 받지 못했다. 수소문 끝에 가해자가 검찰에서 무혐의로 풀려났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에 빠졌다. 그는 “어린 아들이 죽었는데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누구도 이를 알려주지 않았다.”며 울부짖었다. 그의 울분은 일본 대륙을 뒤흔들었다. 가해자는 기소됐고, 정부가 관계 부처회의를 열어 범죄피해자 지원대책을 수립하기에 이르렀다. 피해자지원센터도 이때 만들어졌다. 국회에선 관련 법안을 만들었다. 범죄피해자는 각종 정보는 물론 피해보상금, 공영 임대주택 우선 입주권도 얻는다. 범죄피해자를 노인·장애인과 같은 사회적 약자로 인정, 복지 혜택을 준 것이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상습폭행 아버지살해 여중생 선처 호소

    알코올 중독으로 상습적인 가정폭력을 일삼던 40대 아버지를 목졸라 살해한 여중생 이모(14·강원도 강릉시)양에 대한 네티즌들의 선처 요구가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양을 구속한 강릉경찰서 인터넷 홈페이지(http:///kn.kwpolice.go.kr) 자유게시판에는 사건 발생 이후 1500여건이 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네티즌 이정훈씨는 “두 아이의 아빠인 나도 이양 소식을 듣고 눈가에 눈물이 고인다. 어린 아이의 밝은 장래를 생각해서라도 제발 선처해 달라. 나도 돕고 싶다.”고 말했다. 세 아이의 엄마라는 정귀례씨는 “법에도 인정이 있다고 했다. 어린 아이니 불구속 수사하고 그 아이의 마음도 어루만져 줄 수 있는 정신과 상담도 간절히 부탁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밖에 “법에도 눈물이 있다.” “이양은 학교로 돌아가야 한다.”는 등 선처를 호소하는 글이 줄을 이었다. 이양은 지난 15일 오후 10시55분쯤 자신의 집에서 아버지 이모(40·선원)씨가 술에 취해 할머니(70)와 할아버지(74)에게 행패를 부리자 아버지를 넥타이로 목졸라 살해한 혐의로 17일 구속됐다.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이양의 일기장에는 “(아버지가)학원에 술먹고 와서 나를 발로 차고 얼굴을 때렸다. 난 잘못도 안 했는데. 너무 창피하다. 내가 너무 불쌍하다.” “도저히 아빠랑 살 수가 없다. 모든 걸 정리하고 할머니, 할아버지랑 살았으면 좋겠다.”는 등 내용이 담겨 있다. 연합
  • 차상위계층 가족사망·파산등 생계위기땐 의료·주거비 즉시 지원

    가족의 갑작스러운 사망이나 질병, 이혼, 가정폭력 등으로 생계위협을 받는 차상위계층 위기가정에 대해 사전조사없이 생계비와 의료비 등을 지원하는 ‘긴급지원제도’가 시행된다. 보건복지부는 18일 차상위계층의 긴급한 위기상황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합의한 ‘긴급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을 입법예고했다. 차상위계층이란 월소득이 기초생활수급자의 최저생계비(4인가족 기준 113만 6000원)보다 20% 많은 136만 3200원 사이의 준극빈층을 말한다. 입법안에 따르면 지원대상은 가장의 사망과 질병, 부상, 파산, 이혼, 채무 등으로 가족의 생계가 곤란해진 경우다. 특별법은 올해 6월 임시국회에서 처리, 이르면 오는 10월부터 시행돼 총 24만 1000여 가구에 혜택을 주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예산은 국고와 지방비를 포함, 올해 553억원, 내년에 1837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구체적인 지원대상자는 향후 특별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에 명시할 명시할 계획이다. 생계위기의 개인·가구에 대한 신고가 접수되면 별도 조사없이 즉시 지원되며 사회복지시설을 이용할 경우, 우선권이 부여된다. 지금까지는 복지전담공무원을 통한 실사를 거쳐 지원했으나 긴급지원은 ‘선지원 후조사’로 바뀌는 셈이다. 지원방식은 음식물과 의복 등 생계지원은 금전 또는 현물로 2회 또는 4개월까지, 각종 검사·치료 등 의료지원은 1회로 제한했다. 주거지원을 비롯, 난방 등 기타 위기상황 극복에 필요한 물품지원은 1개월 동안 제공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원활한 복지업무 지원을 위해 올해 복지전담공무원을 1800여명 충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패륜부른 가정폭력

    강원도 강릉경찰서는 17일 상습적으로 가정폭력을 일삼은 아버지를 목졸라 살해한 이모(14·중3년)양에 대해 존속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양은 지난 16일 오전 3시쯤 강릉시 모 연립 집에서 아버지(40)가 술에 취해 병환으로 누워 있는 할아버지(74)와 할머니(70)를 괴롭히며 욕설을 하고, 이를 막는 이양에게 주먹을 휘두르자 두 손을 묶고 넥타이로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양은 경찰에서 “알코올 중독자인 아버지가 툭하면 술에 취해 집 기물을 부수고 식구들을 때리는 등 난동을 피워 왔다.”면서 “이날도 아버지의 폭력이 두려워 이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 조사결과 4년 전 이혼한 이양의 아버지는 상습적으로 이양과 조부모에게 가정폭력을 휘둘러 온 것으로 알려졌다. 강릉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여보, 미워도 다시한번…”

    전국에서 처음으로 지난 3월 이혼숙려제도를 시범도입한 서울가정법원에는 한달간 683쌍이 협의이혼을 신청했으나 무려 80쌍(15.50%)이 신청을 취하했다. 이 법원이 새 제도를 실시하기 전인 지난 1월 555쌍 중 39쌍(7.51%)이 취하한 것과 비교하면 취하율은 갑절쯤 높아졌다. 판사 앞에서 이혼을 확인하기 전 상담을 받거나 혹은 상담을 받지 않으려면 1주일쯤 생각할 시간을 주는 숙려기간을 두도록 협의이혼 절차를 바꾼 결과다.2월까지는 협의이혼 신청 당일이나 다음날 이혼을 확인해 줬다. ●첫 출발 순조로운 이혼숙려제 20대 후반의 A씨 부부는 첫돌도 안된 아들까지 있는 결혼 2년차의 부부. 하지만 성격차로 신혼 초부터 티격태격하는 일이 잦았고 결국 협의이혼을 하겠다며 법원을 찾았다. 바뀐 절차에 따라 부부는 상담을 하게 됐다. 이들은 서로에 대한 이해가 모자랐음을 느끼고 신청 취하에 합의했다. 결혼 12년차의 B씨 역시 남편과 성격이 맞지 않는다며 부부가 법원을 찾았다.B씨는 상담때 “무슨 대화가 필요하냐.”면서 대화를 피하던 남편 앞에서 가슴에 쌓아뒀던 말을 털어놨고 결국 남편도 자신이 잘못한 점이 있음을 인정했다.B씨 부부도 서류를 찢고 가정으로 돌아갔다. 가정법원 관계자는 “B씨의 사례는 이혼을 하려는 마음보다는 남편에게 경각심을 주려는 것이 더 컸던 것이 사실이지만 새 제도가 없었다면 이혼할 가능성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새 제도에도 불구하고 이혼의사가 분명한 부부들은 대부분 이혼 전 상담을 거쳐 당일이나 다음날 확인을 받는다. 상담을 받은 76쌍의 부부 중 이혼의사를 굽히지 않아 확인된 부부가 59쌍으로 83.1%에 달했다. 그러나 상담 후 5쌍의 부부가 취하서를 바로 법원에 제출했고, 다른 5쌍은 상담을 받고 기일에 출석하지 않아 취하로 간주됐다. 또한 1주일을 기다렸다가 처리된 445건 가운데 확인기일에 출석하지 않는 부부도 70쌍이나 됐다. 가정법원의 한 판사는 “부부 양쪽이 기일에 오지 않아 취하로 간주된 이들 모두가 이혼의사를 철회했다고는 할 수 없고 생활에 쫓겨 못 온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짧은 1주일이지만 다시 한번 이혼에 대해 생각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홧김이혼 줄이는데 도움될 것” 가정법원의 다른 관계자는 “배우자의 불륜, 가정폭력 등 정말 이혼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상담과 숙려제도는 무의미하다.”면서도 “다만 홧김에 이혼을 하려고 한다거나 이혼을 할지말지 고민하고 있는 부부에게는 확실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댁과의 경제적 문제로 가정법원을 찾은 C씨의 사례가 그렇다. 결혼생활 1년에 1살짜리 딸을 둔 C씨는 남편과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으나 혼수가 빌미가 됐다. 시댁에서 혼수를 문제삼을 줄 몰랐던 C씨는 남편에게 이혼하자고 말을 꺼냈고, 부인을 이해할 수 없던 남편도 협의이혼에 동의했다. 상담을 통해 그동안 부인의 힘들었던 사정을 알게 된 남편은 “앞으로는 내가 도와주겠다.”면서 이혼의사를 뒤집었고, 결국 C씨도 이혼은 없었던 일로 하기로 했다. 서울가정법원 김선종 수석부장판사는 “상담 등을 통해 이혼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거나 미성년 자녀가 있는 부부의 경우 이혼 후 친권·양육권·면접교섭 문제 등을 논의할 수 있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이혼 직전의 상담이 아니라 문제가 생겼을 때 곧바로 부부가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문화를 바꿔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폭력남편 지원금

    |오클랜드(뉴질랜드) 연합|호주에서는 지금까지 가정 폭력을 피해 자녀와 함께 집을 떠나 피신하는 여성들에게 위기 지원금 명목으로 200 호주달러 정도를 주어 왔으나 앞으로는 폭력을 휘두른 남편에게도 돈을 주자는 의견이 제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호주 신문들에 따르면 뉴사우스 웨일스 대학의 호주 가정폭력연구소는 연구 보고서를 통해 가정 폭력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폭력을 휘두른 남자를 집에서 쫓아냈을 때 돈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남자에게 돈을 주어 집밖에 머무를 수 있도록 해야 폭력의 피해자들이 집에 머물 수 있다는 논리에 근거를 둔 것이라고 이 보고서는 밝혔다. 여성 단체들은 조심스럽게 환영의 뜻을 표시하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폭력에 대한 보상으로 비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또 일부 사람들은 폭력의 피해자들인 여성들은 계속 집에 머무르게 되더라도 역시 정부로부터 위기 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보고서를 작성한 로빈 에드워즈는 폭력 남편들에게 돈을 주자는 구상은 실용주의적 발상이라고 말했다.
  • [박동섭 가족클리닉 행복만들기] 남편 전처의 딸이 돈 요구 행패

    저는 1988년 결혼해 남편과 행복하게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미국에서 돌아왔다는 20대의 젊은 여성이 남편의 전처 딸이라고 하면서 행패를 부립니다. 한번은 술을 마시고 찾아와 “아버지의 돈을 내놓아라. 그 많은 재산은 다 어떻게 했느냐.”면서 거실의 유리창을 깨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막을 길은 없을까요. 하지만 형사고소를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또 이런 것이 남편을 상대로 이혼청구를 할 수 있는 사유가 될 수는 없을까요. -김인숙(가명)- 접근금지가처분 신청을 하는 것이 최선의 길입니다. 신청에는 두가지 방법이 있는데 하나는 일반 민사소송절차로 신청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신청하는 것입니다. 남자대학생이 어떤 여학생을 일방적으로 좋아해 편지나 이메일을 보내고, 계속 전화를 걸고, 뒤를 따라 다닌다든지, 집 앞에서 일정한 시간에 기다린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서로 좋아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여학생은 싫어하는데 남학생만 일방적으로 무리하게 좋아해 ‘스토킹’을 할 때 문제가 생깁니다. 이 경우 그 남자의 친구를 동원하여 말리는 길도 있지만, 역시 어렵다면 민사신청으로 “홍길동은 ○○○에게 100m 이내의 접근을 금지한다.”는 신청을 내면 법원에서는 당사자를 소환합니다. 그리고 담당판사가 신청인의 진술과 상대방의 이야기를 모두 들어보고, 접근금지명령을 내립니다. 이런 결정을 받고도 위반하면 과태료 처분을 내릴 수 있습니다. 또한 어떤 할머니가 재산이 많아 장남이 자기에게 유리한 유언을 받아내려고 평소와 달리 어머니에게 잘 대하고 나아가 다른 형제자매를 일절 만나지 못하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딸들이 “오빠가 어머니를 만나지 못하게 한다. 나는 어머니의 말을 듣고 싶다.”고 호소하는 일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도 면접교섭 방해금지 가처분신청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으로 가족간의 접근금지 신청은 가족의 일원이 상습적으로 폭력을 행사해 가정생활의 평온을 깨트릴 때 사용됩니다. 인숙씨의 경우처럼 딸은 인숙씨의 1촌의 인척(배우자의 혈족)이고, 친족이므로 서로에게 일정한 권리와 의무가 있습니다. 딸은 아버지의 재산에 대하여 현재 청구할 권한은 없지만 생계유지가 곤란하다면 아버지를 상대로 부양청구를 할 수는 있습니다. 만일 같이 살고 있었다면 계모인 인숙씨와 딸 사이에도 서로 부양할 의무가 있습니다. 인숙씨가 남긴 재산에 대하여 그 딸이 상속할 권리는 없고, 딸이 남긴 재산도 인숙씨가 상속할 수 없음은 마찬가지입니다. 인숙씨가 딸을 상대로 접근금지신청을 하려면, 주소지 관할 수사기관에 고소하고 동시에 접근금지를 신청해야 합니다. 신고를 받은 사법경찰관은 폭력행위가 진행되고 있다면, 즉시 현장에 출동해 폭력행위의 제지, 행위자와 피해자 분리, 범죄수사 등을 합니다. 이런 응급조치에도 불구하고 폭력행위가 재발될 염려가 있다고 인정되면, 검사는 가정법원에 임시조치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가정법원은 행위자를 피해자의 집이나 방으로부터 퇴거 등 격리, 피해자의 집·직장 등에서 100m 이내의 접근금지, 병원 등 기타 요양소에 위탁, 경찰서 유치장·구치소에 유치 등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판사로부터 접근금지결정을 받으면 행위자는 피해자와 항상 100m 밖에 있어야 하고 같이 살 수는 없습니다. 이를 위반하면 바로 구속됩니다. 접근금지결정은 사실 상당히 가혹한 최후의 수단인 만큼 가족의 건강, 가정의 평화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신청해야 할 것입니다. 끝으로 딸의 행동이 남편에 대한 이혼사유가 될 수 있는가는 남편이 혼인 당시 전처와 딸이 있다는 사실을 미리 아내에게 알렸다면 이혼사유가 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이를 알리지 않고 느닷없이 전처의 딸이 나타나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행패를 부리는데도 남편이 수수방관하거나 딸의 편을 든다면 이혼사유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가족클리닉의 상담 의뢰는 인터넷 서울신문(www.seoul.co.kr)에서 받습니다.
  • 가정폭력 남편살해 주부 원심깨고 심신미약 인정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아내가 남편을 살해한 사건에서 아내의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를 인정한 첫 판결이 나왔다. 서모씨는 남편과 지난 1991년 12월 결혼했다. 하지만 남편은 도박과 술주정, 의처증 증세에 상습폭행까지 일삼았다. 지난해 4월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시던 남편을 집에 데려가려다가 싸움이 벌어졌고 서씨는 남편이 “찔러보라.”면서 욕설을 하자 순간적으로 격분해 남편을 흉기로 5차례 찔러 살해했다. 검찰은 서씨를 살인혐의로 구속기소했다.1심 재판부는 ‘단순 우울장애’라는 정신감정 결과를 받아들여 징역 8년을 선고했다.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이주흥)는 18일 “정신감정 결과 수년간 남편의 상습폭행과 모욕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에 빠져 있는 상태에서 사건 당일 남편에게 심한 욕설과 모욕을 당하자 충동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면서 원심을 깨고 심신 미약을 인정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구정 이삭]

    ●서울역사박물관은 4일(금)까지 영어전문 통역원(전임 다급) 1명의 채용 지원을 받는다. 통·번역 및 국제대학원 석사학위 취득후 3년 이상 경력자, 학사학위 취득후 6년 이상 경력자, 영어권대학 석사학위 취득자 등에 한한다. 계약기간 2년.(02)724-0111.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11일(금)까지 ‘드림파크장학금’ 신청서를 접수한다. 홈페이지(www.slc.or.kr)에서 지원서를 내려받아 공사 사무관리처에 제출하면 된다.(032)560-9410. ●서울 서대문구는 12일(토)까지 도시계획분야 다급 1명, 라급 1명의 채용지원서를 교부한다. 다급은 만 20∼45세, 라급은 만 20∼40세로 학력 및 경력조건을 갖춰야 한다.(02)330-1385∼6. ●서울 강서구는 25일(금)까지 제9회 강서구민상 후보 추천을 받는다. 추천대상은 강서구에 3년 이상 거주한 사람으로 ▲지역사회발전▲구민화합봉사▲환경보호▲문화체육발전▲미풍양속 등에 두각을 나타낸 주민이다. 총상금 600만원.(02)2600-6041. ●서울 노원구는 26일(토)까지 중소기업운용기금 지원 대상자를 모집한다. 노원구 지역에 공장등록이 되어 있는 제조업체나 무등록공장 중 적법 건축물에서 사업자등록을 받은 제조업체다. 연리 3%에 1년거치 3년 분할상환 조건이며 업체당 2억원까지 융자해준다.(02)950-3368. ●한국건강관리협회 인천지부는 5월31일(화)까지 예비부부를 대상으로 무료 건강검진을 실시한다. 청첩장 등을 가지고 협회 종합건강검진센터에 들르면 된다.(032)884-7131. ●서울 양천구는 매달 1∼2회 실시하는 ‘양천가족 지역탐방’에 참가할 주민을 모집한다. 온수근린공원, 지양산 등을 둘러본다.(02)2650-3410∼3. ●서울 성동구는 ‘생활과학교실’에 참가할 초등학교 4∼6학년을 연중 모집한다.3개월 과정이며 한양대 청소년과학기술진흥센터가 운영한다. 각 동별 20명 선착순 접수.(02)2286-5146∼8. ●서울 금천구는 3월부터 여성복지 상담소를 운영한다. 가정폭력 등 가정문제와 성폭력 등에 대해 상담해준다. 운영시간은 평일 오전 10시∼오후 5시. 인터넷(www.geumcheon.go.kr/site/woman)으로도 상담할 수 있다.(02)856-2950,1688-1004.
  • 매맞는 주부 64% 우울증 심화

    매맞는 주부 64% 우울증 심화

    지난 1년 동안 배우자의 신체적 폭력이 있었던 부부가 전국 기혼가구의 15.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배우자 폭력을 경험한 여성의 63.8%는 우울증이 심해지고 이웃과 만나는 횟수가 줄어드는 등 정신건강뿐 아니라 사회생활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여성부는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의뢰해 실시한 가정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결혼 경험이 있는 남녀 6156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조사 결과 신체적, 정신적, 성적 폭력 가운데 어느 한 가지라도 경험한 가구가 전체의 44.6%나 됐다. 신체적 폭력의 비율은 남편의 가부장적 태도가 높은 가정이 17.5%로 그렇지 않은 가정의 9.1%보다 높았다. 남편우위형 가정의 신체적 폭력 비율도 21.7%로 부부평등형 가정의 9.9% 보다 2배 이상 높았다. 가정폭력을 경찰에 신고한 경험이 있는 여성은 11.8%에 그쳤다. 이 가운데 44.3%는 ‘별로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아서’라고 응답해 경찰의 가정폭력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부는 “조사 결과 부부 사이의 폭력은 배우자에 대한 열등의식과 사회적 스트레스 수준이 높고 음주량이 많을 때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결혼했거나 경험이 있는 남자 3701명과 여성 3085명을 대상으로 개별면접방식으로 이루어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25% 포인트다. 서동철기자 dcsuh@seoul.co.kr
  • [좋은도시 만들기] (13) 임대주택 활성화 방안

    임대주택은 다양한 주택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유용성에도 불구하고 아직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임대주택 활성화를 위해서는 대한주택공사(주공)와 지방자치단체의 역할 재조정이 불가피한 것으로 지적된다. 권도엽 건설교통부 차관보와 하성규 중앙대 사회개발대학원장, 남상오 사단법인 주거복지연대 사무총장 등 전문가들이 임대주택 건설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등을 진단했다. 1. 주공·지자체의 역할 ●하성규 원장 주공이 공공 임대주택 건설 주체로서 핵심적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주공이 공익과 공공성에 충실했는지는 의문이다. 주공이 공급한 주택의 60% 이상은 분양주택이다. 정부의 재정 지원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분양 수익금을 임대주택 건설에 활용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꼭 이렇게 해야만 하는가. 당장 주공이 분양주택 건설을 중단하는 데는 무리가 따르는 만큼 점차 분양주택 물량을 줄이고, 임대주택 물량을 늘려야 한다. 또 달동네 등 불량주택 재개발사업과 공공 임대주택에 대한 관리 등으로 기능을 전환해야 한다. 주공의 역할에 대한 재정립과 이를 위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권도엽 차관보 주공은 196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140만호 이상을 건설했다. 현재 주공이 연간 공급하는 10만호 가운데 80% 이상을 국민 임대주택으로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4조 1000억원 규모의 사채를 발행했으며, 올해는 4조 3000억여원에 이를 전망이다. 임대주택 관리는 주공산하의 주택관리공단에서 담당한다. 모두 26만호 정도다. 한 기업에서 이렇게 많은 주택을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고민하고 있다. 경쟁체제 도입도 필요하다고 본다. 주공이 앞으로 80만호의 임대주택을 지으면 관리대상이 100만호를 넘기 때문이다. ●남상오 총장 ‘집없는 사람에게 애국심을 기대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집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다. 주공이 수십년간 임대주택 건설과 관리를 통해 축적한 노하우를 지자체에 일정부분 넘겨줘야 한다. 임대주택 건설은 기본적으로 수요에 부응한 접근이 중요하다. 주거수요와 지역시장 등 정보에 밝은 지자체와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 주공과 지자체의 기능적 협력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지자체에도 임대주택 전담팀이 구성돼 있지만 개발 위주로 짜여져 있으며, 주거복지분야에는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다. ●권 차관보 외국의 경우 주거복지분야는 지자체의 몫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중앙정부가 재정 지원을 약속해도 오히려 지자체가 반대한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려면 지자체의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 지난해 지자체 주거복지 평가제도를 도입하고, 지자체로 하여금 10년간의 장기계획을 세우도록 의무화했다. 주거복지 현황과 비전 등을 고민하다 보면 대책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 2. 다가구주택 매입 임대 ●하 원장 영국의 경우 초창기에는 대규모 임대주택단지 위주로 공급했다. 그 결과 임대주택단지는 이른바 ‘포버티 아일랜드’(빈곤의 섬)라는 사회적 편견이 생겼다. 이후 민간주택을 구입해 임대주택으로 전환하는 등의 대안이 나왔다. 중앙 정부가 최근 다가구주택을 사들여 임대주택으로 전환하는 ‘매입 임대주택’사업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다만 저조한 입주율과 허술한 주택 관리시스템 등은 보완해야 할 부분이다. ●남 총장 수혜자 다변화 차원에서 매입 임대주택은 기초생활수급자뿐만 아니라, 가정폭력과 파산 등으로 내몰린 계층에게도 입주의 길을 열어줘야 한다. 특히 매입 임대주택과 일자리 제공을 연계, 입주자 선정 방식을 고용창출 계획에 따라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 예컨대 청소사업단, 예식사업 공동체, 한가족 빨래방 등 ‘우리 동네가 하나의 기업’이라는 식으로 사회기업화할 수 있다. 프랑스에서는 노숙자들이 중심이 된 ‘칸나’라는 전문 출장뷔페가 매출규모 2위를 자랑하고 있다. ●권 차관보 매입 임대주택을 지난해 500호에서 2008년 1만호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매입 임대주택은 현재 가족형과 그룹홈 등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앞으로 민간의 전문인력과 비영리단체 등을 활용해 입주자들의 자활능력을 키울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하 원장 재정 지원의 한계를 감안하면 조합을 결성한 사람들에게 정부가 건축자재, 땅, 세금 등을 지원하는 ‘비영리협동조합주택제’의 도입을 검토해 볼 만하다. 이 경우 주택은 개인이 아닌 조합 소유로 전매와 전대 등을 금지할 수 있다. 3. 임대주택 문제점 ●하 원장 우리나라 주택수급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공급의 지역별, 소득계층별 편차가 심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권 차관보 임대주택이 필요한 이유다. 주택 보급률은 100%를 넘었지만 자기 집에 살고 있는 비율은 54%에 불과하다.46%가 세를 살고 있다. 주거의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전세보다 임대가 효과적이다. 1인당 주거면적도 미국의 30%, 일본의 60%에 그친다.2000년 기준 330만 가구가 최소 주거기준에 미달하고,110만가구는 단칸방에서 살고 있다. 임대주택이 활성화돼야 열악한 환경의 저소득층들도 주거복지를 누릴 수 있게 된다. 최근 단독가구와 1인가구가 전체의 30%를 넘는 등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여서 임대주택의 필요성이 한층 커지고 있다. ●남 총장 주택에 대한 패러다임을 소유에서 거주 개념으로 전환하고, 주거수요가 높은 저소득층을 위해 임대주택의 확충이 절실하다. 이같은 상황에서 임대주택이 정부 주택정책의 한 축으로 등장한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수요자에 대한 고려없이 공급이 이뤄지고 있는 문제점이 있다. 공급방식이 다변화돼야 한다. 입주자 선정기준과 절차 등 배분방식도 합리적이지 못하다. 배분에 대한 효율성만 지나치게 강조해 가족 상황 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또 임대주택 관리도 현재는 시설관리 수준에 그치고 있다. ●권 차관보 주택소유율이 높은 게 나쁜 것은 아니다. 자기 주택을 갖고 있으면 사회적 안정감이 높아지고, 관리가 더 잘 이뤄질 수 있다. 다만 재산증식을 목적으로 한 투기적인 주택수요는 바람직하지 않다. 민간부문은 임대주택을 공급할 때 수익성을 따진다. 전세의 경우 매매가의 30∼40%에서 70∼80%까지 오르는 등 탄력성이 있지만, 임대주택은 집값이 많이 오르지 않으면 사업성이 없다. 민간이 임대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본질적인 이유다. 게다가 최근에는 분양가 상승으로 민간 임대주택의 건설과 분양이 주춤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주택 분양 시장은 위축될 전망이어서 분양수요가 임대수요로 전환될 것이다. ●하 원장 민간업체를 끌어들여 임대주택을 활성화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일례로 일부 민간 임대주택의 경우 수익성이 떨어지고 입주율이 저조하자 임대보증금으로 분양가를 받는 편법을 동원하기도 했다. 때문에 정부가 공공 임대주택 건설에 적극 나서야 한다. 그러나 향후 10년간 공공 임대주택 100만호 건설에 56조원이 들기 때문에 재원 확충 없이는 불가능하다. 자칫 ‘페이퍼 플랜’(Paper Plan)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 또 공공 임대주택은 직장과 주택이 근접한 원칙이 지켜져야 효과가 크다. 직주(職住)간의 거리는 서울의 경우 도심으로부터 20㎞, 지방은 10㎞ 내외이다. 그러나 서울의 경우 60% 이상을 20㎞보다 먼 곳에 지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도심에서 멀수록 입주율은 떨어지고, 이는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 ●권 차관보 지난해 민간 임대주택도 정부가 택지나 기금 가운데 하나만 지원하면 임대조건을 통제 가능토록 조치했다. 특히 점차 집을 짓는 것 자체가 어려워지는 환경으로 바뀌고 있다는데 주목해야 한다. 이는 주택공급을 어렵게 하고, 생활근거지와 주거지를 멀게 하고, 저소득층을 밀려나게 하는 요인이 된다. 주택 보급률이 100%를 넘었지만, 주택 수를 향후 20년간 70% 더 확충해야 하는 만큼 어디에 공급하느냐도 중요하다. 수도권의 경우 서울보다 신도시의 용적률이 높아 교통량 증가를 초래한다. 최소한의 쾌적성은 유지해야겠지만,‘콤팩트 시티’(조밀 도시)를 지향해야 한다. ●남 총장 임대주택 건설과 경기 활성화를 연계시키는 것은 문제다. 업체 부도로 매물로 나온 임대주택이 117동 1만 5000가구에 달한다. 특히 목표를 세우고 이에 맞춰 택지, 기금, 세제 등을 지원할 경우 무리가 따를 수 있다. 공공 임대주택과 민간 임대임대의 상호보완은 불가피하기 때문에 민간 임대주택을 양성화해야 한다. 정리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특별취재팀 ●이상일 논설위원(특별취재팀장), 이동구 기자, 장세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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