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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에 이런일이]기막힌 유언

    “엄마, 차라리 고백하지 말고 무덤 속까지 가져가지 그랬어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사는 한 가정은 최근 숨진 어머니가 죽기 직전 10여년 전 교통사고로 죽은 줄 알았던 아버지가 사실은 자신이 살해한 것이라는 어머니의 기가 막히는 ‘유언’으로 충격에 빠졌다고 외신이 전했다. 병으로 몸져 누워 있던 이 여성은 최근 상태가 악화되자 자식들을 불러모아놓고 10여년간 가슴속에 묻워놨던 비밀을 털어놓았다. 10여년 전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숨졌다고 말한 것은 거짓말이고 사실은 가정불화 끝에 자신이 살해한 뒤 시체를 수천마일 떨어진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시 외곽 서머빌의 한 임대용 창고 냉동고에 보관 중이라고 고백했다. 자식들은 어머니의 충격적인 고백에 고민하다 이같은 사실을 경찰에 알렸고 서머빌 경찰은 어머니가 말한 임대용 창고에서 온몸이 포장용 테이프가 감겨 있는 심하게 부패한 남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시신 1구를 발견했다. 서머빌 경찰은 시신으로 발견된 이 남자가 10여년 전 캘리포니아주에서 가정불화 끝에 살해된 뒤 시체가 유기됐다가 1998년 배편으로 캘리포니아의 정반대편에 있는 매사추세츠주로 부쳐진 뒤 줄곧 이 임대용 창고 냉동고에 보관돼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여성은 죽음을 앞두고 자신의 범죄사실을 고백,10여년간 짓눌러온 마음의 짐을 덜었겠지만 남아 있는 자식들에게는 씻지 못할 상처만 남겼다. 김균미기자 kmkim@ seoul.co.kr
  • [여성&남성] 가정폭력 남편 상담소를 찾아

    [여성&남성] 가정폭력 남편 상담소를 찾아

    지난 15일 저녁 서울 여의도에 있는 한국가정법률상담소(소장 곽배희). 아내를 때린 30∼50대 남성 4명이 집단상담을 받으려고 모였다. 가족폭력특례법에 따라 법원이 상담을 위탁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이미 5주 동안 5차례의 개별상담을 마친 상태. 상담 프로그램은 3∼4단계로 나누어진다. 개별상담은 가정불화와 폭력의 원인과 감정을 맨투맨으로 진단한다. 다음은 몇 사람이 모여 토론하는 집단상담으로 각자의 문제를 객관화시킨다. 집단상담은 가해자 집단과 피해자 집단을 나누어서 3시간씩 6차례에 걸쳐 이루어진다. 상담이 끝나면 개개인에 맞는 교육이 뒤따른다. 상담과 교육은 모두 60시간에 이른다. ●“상담에 나온 용기에 박수를” 상담 경력 10년의 베테랑 이서원(40) 박사는 가벼운 농담으로 쑥스러운 분위기를 풀어나갔다.“여기 나오신 용기에 서로에게 박수를 보냅시다. 짝짝짝.”참석자들의 얼굴이 조금씩 펴지기 시작한다.“앞으로 6주일 동안 매주 한 차례씩 만날 텐데, 통성명은 하지 못하겠지만 이니셜로라도 자기소개를 하자.”는 이 박사의 말이 끝나자 참석자들은 서로 인사를 나누었다. B(46·공장근로자)씨가 말문을 연다.“결혼한 뒤 5년 동안 아내는 벌이가 시원치 않아도 불평 한마디 없이 성실했어요. 그런데 아들이 다섯 살 되던 해 공장에 나가기 시작하면서 사람이 변했습니다. 이웃과 싸우지를 않나, 술에 취해 새벽 2시에 들어오지를 않나.”결국 B씨의 아내는 가출해 2년 동안이나 친구집을 전전하다 집으로 돌아왔다.B씨는 이웃이 알새라 이사를 하면서 받아줬는데, 아내는 또 사고를 쳤다. 택시기사와 싸우고 70만원의 벌금형을 받은 것.“엄마와 함께 경찰서에 있는 일곱 살짜리 막내를 데리고 가라는 연락이 왔으니 속이 터지지….”그는 “이렇게 참으면서 술먹고 들어온 아내를 침대 위로 밀어 넘어뜨린 것이 폭력이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 박사는 L(48·회사원)씨에게 직접 조언을 하라고 했다. 침묵이 흐른 뒤 무겁게 입이 떨어졌다.“내 생각에 아니다 싶으면 일찍 정리하는 것이 좋은 것 같네요. 참고 산다는 것은 이제 의미없는 세상인데….” 그러나 K(33·회사원)씨의 생각은 달랐다.“B씨의 아내에게 말못할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남자들 생각에는 아무 것도 아닌 일이 여자에겐 상처가 될 때가 있으니까요.”십몇년의 결혼생활에서 9년을 부부싸움으로 보냈다는 Y(55·노동)씨는 “헤어질 생각이 없으면 이혼하자는 말이 안 나오게 ‘약점’을 잡아야 된다.”면서 “결국 힘으로 누르는 수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삼인삼색, 의견이 팽팽하다. 이 박사는 “아내에게 화가 나면 어떻게 하느냐.”고 화제를 돌려본다.B씨는 “말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어쩌면 제가 행복했던 5년 동안 아내는 점점 불행해 졌는지도 모르지요. 그렇지만 아내가 하고 싶어하는 일을 말린 적도 없었고 최선을 다한다고 했는데, 왜 결과가 이런지 모르겠어요.”B씨의 아내는 하루에도 몇번씩 이혼을 요구한다. 하지만 B씨는 “부모님에게 이혼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없다.”고 했다. 이 박사는 “아내와 대화를 하고 좀 더 생각하면 불화의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부모님 때문이 아니라 아내의 조그만 장점 때문에 이혼을 안 하는 거라고 생각을 바꾸라.”고 충고했다.B씨의 얼굴이 밝아졌다.“사실 아내가 애들한테는 끔찍이 해요. 그래서 같이 살지요.” ●‘남성의 무지’가 가정폭력 불러 박소현(45·여) 상담위원은 “개별상담을 하다 보면 남성들은 가부장적인 분위기에 익숙해진 탓인지 아내를 때리고도 폭력을 휘둘렀다는 의식조차 못하는 사람이 많다.”고 털어놓았다. 나이에 관계없이 ‘뺨 한두 대 때린 것이 무슨 폭력이냐.’고 항변하는 남성들이 대다수라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아내는 TV드라마에 나오는 ‘매맞는 아내’처럼 쭈그려 앉아 맥없이 우는 것이 아니라, 남편의 폭력에 반항하고 맞선다. 결국 남편들은 자신이 아내에게 폭력을 휘두른 것이 아니라 부부싸움을 한 것으로 인식한다. 이런 상황을 두고 김경신 전남대 가정관리학과 교수는 “한국 가정폭력의 문제는 남성들의 무지에서 기인한다.”고 단언한다. 그는 “우리나라는 가해자 상담 프로그램의 효과가 외국보다 훨씬 높다.”고 전했다. 한국 남성들은 폭력을 용인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잘못이라는 것을 깨닫기만 해도 행동을 고치려 노력한다는 설명이다. 여성부가 지원하는 상담 프로그램이 아내만큼이나 남편을 챙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여성부 박동혁 사무관은 “아내에 대한 보호와 상담이 사후적이고 소극적인 대책이라면 남편을 대상으로 하는 상담은 예방적이며 적극적인 조치”라면서 “장기적으로는 부부가 함께 상담을 받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이날 모인 사람들과 같은 ‘폭력남편’들에게 검찰이 상담을 받는 조건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한 것도 같은 차원이다. 상담을 마치면서 이서원 박사는 이야기를 하나 들려 주었다.“중국 사람들은 아이가 울면 세 가지 방법을 쓴다고 합니다. 때리거나, 달래거나, 원인을 찾아 문제를 풀어주는 것이지요. 때리는 것은 가장 쉽지만 문제를 확대시키고, 달래는 것은 미봉책에 불과합니다. 결국 원인을 찾아야 문제가 해결되지요.” 이날 3시간 동안의 첫번째 집단상담에 참여한 남편들은 가슴 속에 ‘왜?’라는 의문을 품고 집으로 돌아갔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여성&남성] 통계로 본 가정폭력

    매맞는 남편의 이야기가 종종 소개되곤 하지만 통계에서 나타난 가정폭력의 피해자는 분명 아내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까지 가정폭력으로 경찰에 입건된 사람은 모두 1만 3141명이다. 이 가운데 아내학대가 83.8%인 9985명을 차지한다. 남편학대가 2.2%인 242명, 노인학대가 1.5%인 202명, 아동학대가 0.7%인 92명이었다. 이것도 신고된 숫자만을 파악한 것이어서 실제 가정에서 일어나는 폭력은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폭력의 수단은 손이나 발을 쓰는 단순폭력이 84.5%인 1만 1104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흉기를 이용한 폭행도 1128건 8.6%나 됐다. 전체 가정폭력사범 가운데 2.2%인 285명이 구속되고 나머지 1만 2068명은 불구속처리됐다.‘가정사’라는 이유로 흉기를 사용하더라도 사법기관에서조차 암묵적인 용서가 이뤄지는 일이 아직은 적지 않다는 방증이다. 피해자의 43.5%인 5714명이 상처를 입었고 이 가운데 908명 6.9%는 전치 2주 이상이었다. 전치 4주 이상으로 장기입원을 해야 하는 피해자도 97명이나 됐다. 그럼에도 가해자의 92.1%는 전과가 없어 가정폭력은 큰 문제가 없어 보이는 평범한 가장이 저지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가정폭력의 발생원인은 가정불화가 44.5%인 5854건, 음주가 22.1%인 2905건, 성격차이가 14.1%인 1851건, 빈곤이 10.2%인 1339건, 외도가 9.1%인 1192건이었다. 가해자를 연령별로 보면 40대가 44.1%인 5797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30대가 30.9%인 4067명,50대가 15.3%인 2013명,20대가 6.1%인 804명으로 나타났다. 가정폭력은 결혼 10∼15년차 부부가 28.8%로 가장 많았고,5∼10년차가 23.6%,15∼20년차가 16.4%의 순이었다. 하지만 신혼 초기부터 가정폭력이 일어나는 부부도 15.7%나 차지했다. 가정폭력은 피해당사자가 스스로 해결하려고 한다거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해 참고 견디는 특징을 보인다. 이 때문에 피해자의 대부분은 5년 이상 폭력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 여성청소년과 이금형 과장은 “심지어 아내를 감금해 폭행하는 등 폭력의 강도가 날로 심해지고 있지만 남편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면서 “사회적인 인식이 변하지 않는다면 가정폭력을 줄이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여성부는 가정폭력의 실상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달부터 전국 6000가구를 대상으로 광범위한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다. 올해말까지 이루어지는 이번 조사에서 가정폭력의 발생 정도 및 빈도, 유형, 원인을 밝히고 대처방법 등 해결책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아내의 ‘毒’한 복수

    |베이징 연합|남편 장례식에 참석한 친척과 친지들에게 맹독성 쥐약이 든 식사를 제공,10명을 숨지게 한 미망인에 대한 사형이 29일 집행됐다고 ‘차이나 뉴스 서비스’가 보도했다. 첸샤오메이라는 이 여성은 지난달 21일 후베이(湖北)성의 리추안 마을에서 열린 남편의 장례식이 끝난 뒤 손님들에게 두수창(毒鼠强)이라는 쥐약을 타 넣은 점심식사를 대접했다. 이 쥐약은 독성이 너무 강해 중국 정부가 1990년대 중반부터 사용을 금지했지만 민간에서는 여전히 널리 쓰이고 있다. 중국에서는 최근 몇년 동안 가정불화와 사업상 갈등을 이유로 수십명이 두수창으로 독살됐다. 결국 10명이 목숨을 잃었고 23명은 치료를 받은 뒤 회복 중이다. 사망자 가운데에는 지역 공산당 간부가 포함됐으며, 가장 어린 생존자는 세살배기 남자 아이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공안 관계자는 “이 여성이 오랫동안 사이가 좋지 않았던 친척들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이같은 짓을 저지른 것 같다.”고 전했다.
  • [김영희 이혼클리닉] 끊임없이 남편 옭아매는 아내

    결혼한 지 7년된 30대 중반 남성입니다. 아내의 속박에 숨이 막힙니다. 사회생활을 못할 정도입니다. 저는 퇴근후에 청소, 빨래, 애들 목욕에 다음날 아침밥까지 준비할 정도로 집안일을 많이 돕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아내는 회사에서 시간마다 집에 전화하길 원하고, 사업상 손님과 술자리를 가지면 20∼30분마다 전화해 “빨리 집에 오라.”고 다그칩니다. 귀가시간이 밤 10시를 넘으면 난리가 납니다. 정말 열흘에 한 번씩이라도 가까운 친구들과 술도 마시고, 조기 축구도 하고 싶은데…. 아내가 막무가내니 답답해 미칠 지경입니다. -박우식-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마음의 잣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 잣대로 세상을, 이웃을, 가족을 가늠하면서 한 치만 부족해도 용납하지 않으며 못견뎌합니다. 가족들을 자신이 만들어 놓은 테두리 안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고 자기 혼자서 정해 놓은 규범에 따르도록 강요합니다. 아내, 남편, 자녀들이 원리원칙(?)에 따르지 않으면 성질을 부리고 짜증을 내고…. 이 같은 병적인 성격 때문에 친구도 없이 지내는 사람이 있는데 편집증·강박관념의 일종으로 그 증세가 갈수록 더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우식씨, 당신이 보내준 사연으로 보면 아내는 남편을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눈에 보이는 고삐만 없을 뿐이지 자신의 영역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밖에서 사업하는 남편이 시간마다 집에 전화를 걸어줘야 하고 한 달에 한 번쯤 사업상, 혹은 친구를 만나서 술 한 잔 하게 되면 20∼30분마다 전화를 해서 빨리 집에 들어오라고 독촉을 한다면 아내를 정상적인 성격의 소유자라고 말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남편의 체면이나 사업에는 관심조차 없을 뿐더러 이해하려는 마음도 없이 곁에서 자기만 바라봐줘야 하고 집안일이 힘들다며 투정을 한다니 그 나이에 철부지라 할 수도 없고…. 사랑이 아닌 편집증 같은데 그 정도가 상당히 심한 것 같습니다. 조기축구나 등산, 한 달에 서너 번씩 가까운 친구들과 술 한 잔씩 나누며 정을 나누고 싶은 것이 당신 소원이라고 하니 처지가 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정은 무엇보다 우선하고 소중하지만, 행복한 가정, 행복한 삶을 만들어가려면 이웃과 친구 그리고 친족들과도 가깝게 지내면서 정을 돈독히 하고 서로 상부상조하면서 살아가야 하지요. 내 가족으로만 울타리를 치고 빗장을 걸고 산다면 무인도에서 사는 것과 다를 바가 없겠지요. 친구도, 선·후배도, 사업상 만나야 할 사람들도 당신을 멀리하고 있다면 예삿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아내 역시도 친구가 없다고 하니 두 사람 사는 모습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애들 키우느라 힘들 아내를 위해 집에 들어오면 청소하고 쓰레기를 치우고, 내일 아침밥까지 준비해 놓고, 잠을 잘 안 자는 막내아이를 아내 잠자리 편하라고 따로 데리고 잔다는데 당신을 애처가라고만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가정에는 남편 자리와 아내 자리가 따로 있어서 각자의 역할도 다르기 마련인데 남편이 밖에서 일해 가족생계를 이끌어가고 있다면 아내는 알뜰살뜰 집안 살림을 꾸려가며 하루 종일 힘들게 일하고 집에 들어온 남편이 편안히 쉴 수 있도록 따뜻한 내조를 해야 할 것입니다. 결혼생활은 시작이 매우 중요한데 우식씨가 혹시 신혼 초에 아내를 공주처럼 떠받들어준 탓에 아내가 지나친 애정에 길들여진 것은 아닌지요?그렇게 길들여진 아내를 이제 바꾸려든다면 가정불화만 생길 뿐입니다.‘넘치는 것은 부족함만 못하다.’는 말이 있지요. 오늘의 문제는 당신의 과잉애정이 원인이 됐거나, 아니면 아내의 성장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우식씨, 당신이 먼저 생각을 바로 하십시오. 사업상 만나야 할 사람이 있으면 만나고 친구나 선·후배를 만나서 가끔씩 회포도 풀고, 조기축구나 등산을 가고 싶으면 아내와 함께 가고, 아내가 동반하길 싫어하면 집에 있게 하고…. 아내의 잣대가 있듯이 당신의 잣대도 있어야 하겠습니다.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해 봤지만 싸움만 크게 하고 말았다면 대화로 고쳐질 수 없을 것 같으니 정신과 치료를 받게 하십시오. 치료받기를 거부한다면 당신의 단호한 결정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아내의 성격이 고쳐지지 않는 한, 앞으로 수십년의 세월을 함께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
  • [26일 TV 하이라이트]

    ●장길산(SBS 오후 9시55분) 옥여 스님은 감사를 찾아가 상투를 자르고 장길산을 괴롭히지 말라고 호통친다. 화가 난 감사는 대대적인 수색작업에 돌입하고 장길산의 본거지를 발견한다. 한편 이경순은 묘옥이 살아 있다는 얘기를 듣고 월정사로 쫓아간다. 이경순과 묘옥이 극적으로 상봉하지만 묘옥은 등을 돌린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오랜 내전이 계속되면서 유혈 충돌과 폭력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아프리카 라이베리아를 찾아간다. 내전의 희생자들인 전쟁난민 5만명이 경기장에서 살고 있다. 이들 중 여성들은 큰 피해자들이다. 수 만명의 여성들이 반군뿐만 아니라 정부군에게 성폭행을 당했고 소녀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문화 문화인(EBS 오후 11시40분) 다작의 시인이면서 끝없는 열정의 상징. 폭넓고 다양한 시세계로 많은 평론가들의 연구와 수식어가 따라붙는 시인 고은. 그는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몇 안 되는 우리 시대 시인중 한 사람이다. 현실을 온몸으로 겪어내며 끊임없이 노래해온 고은의 삶을 그의 시 속 현장에서 조명한다. ●리얼 스토리(실제상황)(iTV 오후 10시50분) 가정불화와 폭력 등으로 상처 받은 아이들은 집을 떠나 거리로 나온다. 각기 다른 아픔을 가지고 거리에서 만난 아이들은 서로를 의지하며 가정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따뜻함을 느낀다.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생계를 유지할 능력이 없고 하루를 살기 위해 범행을 시작하는데…. ●TV특종 놀라운 세상(MBC 오후 7시20분) 고기 썰기 10년 경력에 ‘신의 경지’에 오른 사람이 있다. 생고기를 가지고 각종 예술 작품까지 만든다는 고기 썰기의 달인 권한중씨를 만나본다. 거대한 천연 고구마가 나타났다는 제보가 접수되었다. 국내 유일의 고구마 전문가와 특종 팀이 거대 고구마의 실체를 밝힌다. ●달래네 집(KBS2 오후 9시20분) 찜질방 CF모델을 하게 된 민경. 미리와 국진의 성화에 못이긴 광기는 민경과 함께 CF감독을 만나러 간다. 광기는 국진의 조언을 떠올리며 이번 기회에 민경에게 괜찮은 남자임을 보여주려 한다. 한편 자혜와 진건이 비밀 데이트를 즐길 때마다 민호는 의심의 눈길을 보내는데…. ●금쪽같은 내새끼(KBS1 오후 8시25분) 영실은 덕배를 통해 진국을 떠보다가 금괴와 보석들을 찾았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란다. 진국이 영란과 또 만났다는 것을 알게 된 희수는 몹시 화를 내고, 진국은 극도로 예민하게 구는 희수를 이해할 수 없다. 병원에 간 희수는 뜻밖에도 임신 7주라는 진단을 듣고 난감해진다.
  • ‘황혼자살’ 하루10명꼴

    고령화로 인한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불행한 노년’을 자살로 마감하는 노인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경찰청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1세 이상 노인 자살자 수는 3653명에 달해 3년 전인 2000년 2329명에 비해 무려 56.8%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같은 기간 전체 자살자 수는 1만 1794명에서 1만 3005명으로 10.3% 늘어나는 데 그친 것에 비하면 노인 자살자 증가율은 전체 자살자 증가율의 무려 5.6배에 이른다. 특히 전체인구 4729만 2000여명에서 차지하는 60세 이상 노인이 12.3%인 589만 9000여명에 지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황혼자살’의 실태는 심각한 수준이다.노인 전체인구 중 자살자 비율은 10만명당 62명으로 10만명당 27명인 전체 자살자 비율의 2.3배에 달하고 있다.또 하루 10명의 노인이 ‘자살’을 선택하고 있는 셈이다. 노인 자살자가 급증하면서 전체 자살자에서 노인의 비중도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이다.2000년에는 노인 자살자가 전체 자살자의 19.7%를 차지했으나,지난해에는 그 비율이 28.0%에 달해 ‘자살자 4명 가운데 1명 이상’이 61세 이상 노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쓸쓸한 노년을 비관해 자살을 택하는 노인들 가운데에는 할머니보다는 할아버지의 비율이 훨씬 높았다.지난해 61세 이상 ‘황혼자살자’ 중 여성은 1193건 32.7%를 기록한 반면 남성자살은 2460건으로 2배 이상 많은 67.3%를 기록했다.노인들이 자살을 택하는 이유로는 ‘신세비관’이 가장 많은 43.9%를 차지했고 ‘병고’가 36.4%를 차지했다.그 뒤로 ‘치매 등 정신이상’이 4.0% ‘빈곤’ 3.7%,‘가정불화’ 3.3%의 순이었다. 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박승희 교수는 “노인복지에 대해 ‘경제적 지원’만을 강조하는 단기적인 처방만으로는 불행한 사태를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노인자살은 핵가족 문제와 노인들이 처한 개인적 상실감,경제적 어려움까지 얽힌 현대자본주의의 구조적 모순이 일으킨 문제”라면서 “무너진 가족제도의 개선에서부터 노인들의 경제적,심리적 요인까지 총체적으로 치료하지 않는다면 황혼자살의 악순환을 끊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가게 마련때까지 숨어서 영업할 것”

    “여기까지 오는 동안 사회가 내게 해준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지금도 나쁜 거니까 하지 말라는 식일 뿐 우리에게 도움되는 생계대책은 없죠.”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588’의 한 업소에서 만난 김모(24·여)씨는 대뜸 불만부터 털어놨다. 김씨가 처음 성매매를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5년 전. 어려서부터 가정불화로 아버지와 떨어져 살다가 어머니마저 중학교 때 세상을 떠났다.김씨가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자 언니들과 살던 셋방 전세금을 빼내 가겠다며 아버지가 나타났다.공무원이던 아버지는 “할머니 집으로 들어가든 알아서 하라.”며 방을 빼버렸고,김씨는 원치 않는 ‘가출’을 하게 됐다. 우여곡절 끝에 처음 간 곳이 충남 온양에 있는 티켓다방.아버지를 향한 미움과 원망을 안고,돈을 벌자고 시작했지만 지각·결근 등 갖은 명목의 벌금에 빚만 800만원을 지고 천안의 한 술집으로 옮겼다.그곳에서 비싼 옷값 등을 감당하지 못해 빚은 2000만원으로 불었다. 김씨는 빚에 시달리다 결국 도망치다시피 평택의 집창촌으로 들어갔다.‘집장촌까지는 가지 말자.’고 생각했지만 도움을 요청할 곳도,‘탈출구’도 없었다.악착같이 벌어 그곳에서 빚을 다 갚고 지난 4월 청량리로 옮겨 왔다. 김씨는 “티켓다방처럼 정작 감금이나 착취가 심한 곳은 지금도 제대로 단속을 못하고 있다.”면서 “경찰은 그곳 피해자들을 구해낼 의지가 있느냐.”고 반문했다.김씨는 “올초 평택에 있을 때만 해도 한집당 몇백만원씩 경찰에 상납하는 것을 봤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후회는 되지만 여기서 인생을 끝낼 생각은 없다.”면서 “작은 가게 하나 차릴 만큼만 벌어서 나가려고 했다.”고 털어놨다.그러면서도 “솔직히 한달에 몇백만원씩 벌던 돈맛을 잊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아마 당분간은 지하로 숨어서 은밀하게 영업하게 될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성매매 피해여성에게 자활 프로그램과 지원금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느냐.”고 묻자 “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되묻는 김씨.그는 “몇년 정도 유예기간을 주고 기술을 배우거나 자활프로그램을 병행할 수 있게 해준다면 희망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현실적인 대책마련을 하소연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이혼 최고 동두천 르포

    이혼 최고 동두천 르포

    “이혼율 최고라고요.황당하네요.통계 잘못 아닌가요” “그럴 줄 알았어요.당연한 일이에요.” ‘전국 이혼율 최고’를 놓고 동두천 주민의 반응은 극단적으로 엇갈린다. 동두천시 석영희 부녀복지계장은 “당혹스럽다.이혼율이 최고일 것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이혼신고서 접수창구인 동두천시 김희자 호적계장도 “외부에서 어떻게 보는지 몰라도 공기 좋고 살기 좋은 곳이라 여겨왔다.”며 같은 반응을 보였다.둘다 동두천 토박이다. 반면 최근 서울에서 이혼하고 친정에 내려온 C씨(34·동두천시 보산동)의 증언은 상반된다. ●“남편들 대부분 친권 포기” “최근 이혼한 친구와 동두천 모여고 친구 모임에 나갔다.참석자 8명중 7명이 이혼했고 대부분 남편이 사실상 친권을 포기한 5∼6살 아이와 살려고 아둥바둥한다.” 같은 모임에 참석한 J씨(34)는 농민과 중매로 결혼했으나 남편이 농한기에 술과 노름에 빠지고 외간여자를 만나자 헤어졌다.W씨(34)도 특별한 벌이가 없는 동창생과 결혼했으나 남편이 무위도식하며 바람까지 피우자 자신도 외간남자를 만났고 결국 이혼해 5살 난 딸과 살고 있다.이들은 모두 동두천 이혼율 통계를 사실로 받아들이는 입장이다. S씨(27·여)도 동두천 이혼율 최고라는 말에 “그럴 줄 알았다.”면서 “중고등학교 다닐 때 반 아이 상당수가 이혼했거나 재혼한 부모를 두고 있었다.”고 잘라 말했다. 이혼율이 높은 이유에 대해 주민들은 지역경제 피폐를 꼽는다. 미군현안대책위원회 박수호(동두천시 의회 의원) 위원장은 “오랜 세월 미군을 상대로 한 유흥업소가 지역경기를 주도해와 별다른 산업시설이 없는 지역경제는 침체일로였다.”고 말했다.그는 또 “1970년대 이후 미군 경기가 계속 위축됐고 최근엔 미군철수로 더 큰 타격을 받았다.”면서 “가장이 고정적 직업이 없거나 무위도식하는 비율이 높아 이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이 이혼에 이르는 가정불화의 주 원인이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군사도시’의 특수환경도 문제다.국제결혼 비율이 높은 데다 만남과 헤어짐이 손쉬운 미국식 문화가 침투해 ‘한번 시집 가면 시댁 귀신’이란 유교적 관념이 상대적으로 옅을 개연성이 높다는 지적이다.부모가 이혼한 경우 자녀의 이혼비율도 높다는 일반적 분석도 거론된다. ●2~3차례 이혼 예사 이혼이 이혼을 부르는 경우도 많다.이혼한 남녀가 ‘외로운 사람끼리’ 쉽게 만나 사귀다 재혼하나 첫 이혼의 이유인 경제적 어려움과 배우자 부정으로 다시 이혼해 2∼3차례 거푸 이혼하는 사례가 잦다. 김희자 호적계장도 “이혼신고서에 거푸 이혼이 많아 한번 분석해 보고 싶었다.”며 이 점을 인정했다. 유입인구의 성향도 고이혼율의 한 요인이다.동두천의 여유층 자녀들은 일찍 서울로 유학간다.반면 서울에서 경제적으로 몰락한 이들이 수도권에서 집값이나 세가 싼 동두천으로 내려와 재기하지 못하고 이혼하는 경우가 많다.동두천 여자라는 이유로 맞선에서 불이익을 당하고 심지어 파혼당하기도 한다는 말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주민들은 이혼율을 줄이는 대책으로 우선 지역경제가 살아나야 한다고 믿는다.동두천미군현안대책위는 지역지원특별법을 요구하고 있다. 미군철수와 관련,산업구조를 개편하는 것도 근본해결 방안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행정기관도 이혼이 근본적으로 개인사이지만 건전한 가정을 지키기 위해 무언가 특수시책을 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동두천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메트로 탐방] 당직형사 Q&A

    가정폭력을 당한 피해자는 재발의 위험에 항상 시달립니다.어떤 방식으로 보호받을 수 있을까요. 최근 경제사정이 악화함에 따라 가정불화에 따른 가정폭력 사례가 늘고 있어 우려가 큽니다.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0조에 의해 가정폭력 피해자는 보호조치를 받을 수 있습니다.보호조치에는 ▲접근행위의 제한 ▲피해자에 대한 친권행사 제한 ▲사회봉사 수강명령 ▲보호관찰 ▲보호시설에의 감호위탁 ▲의료기관의 치료위탁 ▲상담소 등에의 상담위탁제도 등이 있습니다. 가정폭력범죄가 재발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면 임시조치를 신청할 수 있고,피해자 또는 가정구성원의 주거나 점유하는 장소로부터 퇴거 등의 격리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또 피해자의 주거,직장 등에서 100m이내 접근금지제도도 있습니다. 특례법 제29조에 따라 상담소는 이용시간에 제한이 없고,전화 번호는 국번없이 1366번입니다.보호시설도 있습니다.임시보호는 3일 이내(필요할 때 7일까지 연장가능),일시보호는 2개월 이내(필요할 때 1개월 연장 가능)이며 피해자가 원하면 언제든 퇴소가 가능합니다. 방배경찰서 형사계 정길준 경사
  • 美청소년 70% “대통령선거 주목”

    |워싱턴 이도운특파원| 미국의 청소년들은 자기가 다니는 학교의 수준이 ‘B-’라고 채점했다.또 학교생활의 스트레스는 성적,건강상의 고민은 성병이라고 밝혔다.미국의 권위 있는 비영리교육재단인 호라시오 알저는 10일(현지시간) 워싱턴 프레스클럽에서 이같은 내용이 포함된 ‘2004∼2005년 미국 청소년 보고서’를 발표했다.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청소년들은 성적 외에 외모와 가정,금전,마약·음주,왕따,섹스 때문에 고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생활 미국 청소년들에게 “현재 다니는 학교에 학점을 매겨보라.”고 주문하자 4점 만점에 평균 2.9점을 줬다.‘B-’ 에 해당하는 점수다.2001∼2002년 조사 때의 2.7보다는 올라갔고,지난해 조사와는 변동이 없다.본인의 점수를 묻는 질문에는 36%가 A와 B를 섞어받았다고 공개했다.청소년의 80%는 4년제 혹은 2년제 대학에 진학하겠다고 밝혔다.미국 청소년의 91%는 공립학교에 다니며,7%는 사립학교에서 공부하며,2%는 집에서 공부하는 ‘홈스쿨’을 선택하고 있다. ●사생활과 가정생활 미국의 청소년들도 성적(43%)이 가장 큰 스트레스로 나타났다.이어 가정불화(15%),금전(15%),외모(12%),마약·음주,왕따,섹스 등이 주요 고민거리로 지목됐다.미국 청소년의 30%는 아버지나 어머니가 없는 가정에서 자라고 있다. 건강과 관련한 고민으로는 성병이 25%로 가장 많았고,흡연(22%),비만·다이어트,우울증,과음 순이었다.미국 청소년의 77%는 부모와의 사이가 좋다고 말했고,68%는 미국의 미래를 낙관한다고 말했다.미국의 미래에 대한 낙관도는 지난 2001년 이후의 78%,73%,75% 등과 비교해 많이 떨어졌다. ●정치 성향 미국 청소년의 62%는 올해 대통령 선거에서 누가 승리하느냐에 따라 미국의 앞길이 달라질 것이라고 답변했다.70%는 “누가 대통령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고 밝혀 대선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반영했다.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대해 44%가 잘한 일이라고,33%가 잘못한 일이라고 답했다.또 이라크전쟁의 장기화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징병제 도입에 대해 70%가 반대했다. 보고서는 호라시오 알저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피터 하트 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5월5일부터 7일까지 미 전역에서 13∼19세 청소년 1000여명을 전화 인터뷰한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호라시오 알저는 1997년부터 청소년 보고서를 발간해 왔다. dawn@seoul.co.kr
  • “부자도 싫고 여자도 싫었다”

    “부자도 싫고 여자도 싫었다”

    “부자도 싫고,여자도 싫었다.” 무고한 노인과 여성 19명을 참혹하게 살해한 인면수심의 연쇄살인범이 수사관에게 내뱉은 첫마디였다. 희대의 살인마 유영철(34·전과14범·서울 마포구 노고산동)의 10개월에 걸친 범죄 행각은 불우한 성장배경과 가족 병력(病歷),가정불화,교도소 생활 등 사회와 개인의 병리현상을 집약해놓고 있어 충격을 던지고 있다.경찰에서 지능적이고 교활한 범행 수법을 태연하게 진술하는 유영철의 모습에 베테랑 수사관들도 아연실색했다. 시민들은 휴일에 터져나온 사상 최악의 연쇄살인범 체포 소식에 경악을 감추지 못했고,19명이나 희생되도록 살인마를 조속히 검거하지 못한 치안당국의 느림보 수사에 분통을 터뜨렸다. ●인면수심의 연쇄살인 행각 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는 18일 서울지역 고급 단독주택에 사는 부유층 노인과 여성 출장마사지사 등 19명을 지난해 9월부터 둔기 등으로 무차별 살해한 유영철을 경찰관 사칭과 절도 혐의로 구속했다.경찰은 금명간 살인과 사체유기 혐의를 추가키로 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늦게 마포구 노고산동 유영철의 원룸을 정밀 감식한 결과,화장실 내 샤워커튼과 슬리퍼,욕실바닥 등에서 혈흔 3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유영철이 인천과 부산 등지에서도 범행을 더 저질렀다고 진술함에 따라 추가 피해자를 확인하고 있다.특히 지난 4월14일 발생한 인천 월미도 노점상 살인사건은 유영철의 자백과 현장상황이 거의 일치해 19일 유영철을 현장에 데리고 가 검증작업을 벌이기로 했다.또 서울 서남부 연쇄살인의 범행 여부를 추궁하는 한편 다른 추가범행 자백에 대해서도 확인작업을 벌이기로 해 피해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유영철은 전주교도소에서 출감한지 13일 후인 지난해 9월24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2층짜리 단독주택에 몰래 들어가 모대학 명예교수인 이모(73)씨 부부를 둔기로 내리쳐 숨지게 하는 등 같은 해 11월18일까지 강남과 서대문에서 4건의 범행을 저질러 노인 등 8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영철은 지난 3월부터 전화방 종업원과 출장 마사지사 등 부녀자를 집으로 불러 살해한 뒤 시체를 토막내 암매장했다.경찰은 서대문구 봉원사 일대와 서강대 뒷산에서 피해 여성들의 시체 11구를 수습했다. ●인천 살인사건도 오늘 현장검증 유영철은 경찰조사에서 “부모 잘 만나 떵떵거리며 사는 사람들도,전과자라고 날 버린 여자들도 모두 죽여버리고 싶었다.”고 진술했다. 어린 시절 부모가 노동일을 하는 등 가난한 생활을 했던 유영철은 서울 K공고 2학년 때 절도 혐의로 소년원에 수감되면서 학업을 중단했다.이어 지난 91년 특수절도죄로 구속되는 등 14차례 범죄를 저질러 7년을 교도소에서 보냈다.경찰은 편모슬하에서 자란 기억,이혼,정신질환의 병력,교도소 생활 등이 부유층과 여성에 대한 증오를 키우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현금엔 손대지 않아 경찰은 유영철이 경찰을 사칭해 몇십만원씩 뜯어내 생활하면서도 부유층 대상 살인 행각에서는 집안에 있는 수천만원의 현금에 손도 대지 않았다고 밝혔다.범죄의 동기가 ‘금품’이 아니라 ‘증오심’이었다는 것이다. 경찰은 또 유영철이 부녀자 토막살인이라는 엽기적인 범죄까지 이르게 된 것은 지난해 11월 전화방에서 만나 동거하던 20대 여성과 헤어진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보고 있다. ●계획적이고 용의주도한 살인 유영철은 사전에 범행지역을 답사해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고 경찰의 DNA 감식까지 고려, 증거를 인멸하는 고도 살인범의 면모를 보였다.시체를 토막내고,피해자의 지문을 지우는가 하면 범행현장에 흘린 자신의 혈액이 추적당할 것을 우려해 방화하기도 했다.지난 15일 서울 역삼동 한 여관에서 여성 출장마사지사를 감금·폭행해 체포된 그는 간질발작을 일으켜 경찰이 수갑을 풀어준 사이 달아났다가 다시 붙잡히면서 10개월간의 살인극에 종지부를 찍었다. 유지혜 이재훈기자 wisepen@seoul.co.kr
  • [주민 주치의 보건소]서울 도봉

    [주민 주치의 보건소]서울 도봉

    도봉보건소(소장 이봉신·44·여)는 도봉지역의 병원이자 피트니스 센터다.단순한 질병치료 차원을 넘어 예방을 위해 개인의 생활습관을 바꾸도록 종합 관리해주기 때문이다. 이 소장은 “지금은 개인의 식습관과 신체활동을 종합적으로 관리해 노령화문제와 성인병에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한다.이런 이 소장의 소신을 현실화시키는 도봉보건소의 핵심사업은 도봉노인 건강체조와 체력단련실 운영이다. 지난 1999년부터 시작한 도봉노인 건강체조는 만성질환과 신체활동 감소로 낙상을 많이 입는 노인을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경로당을 순회하며 노인들에게 알맞은 운동모델을 제공했지만 초기 참여율은 저조했다.이 소장은 “어르신 한분 한분씩 고혈압·혈당을 체크해주고 위험성을 설명한 뒤에야 조금씩 참여가 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현재 65세 이상 여성의 운동실천율이 서울시 전체 평균보다 10% 이상 높은 27%에 이를 만큼 참여율이 높다.이 소장은 “해마다 개최하는 도봉노인 건강체조 경연대회에는 아흔을 훌쩍 넘긴 어르신들이 직접 팀을 이끌고 나올 만큼 열의도 대단하다.”고 덧붙였다. 체력단련실은 도봉구가 자랑하는 시설.보건소 5층에 위치한 체력단련실은 전문 재활기구를 비롯,15종 23대의 장비를 구비하고 있다.신체활동을 늘려 비만과 성인병을 예방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건강검진을 받은 뒤 운동처방사를 통해 체력측정과 운동처방을 받은 사람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매일 100여명의 주민이 이용하는데, 전망이 좋아 웬만한 피트니스 센터 못지 않다.지난해부터 이 시설에서 운동을 하는 최영순(55·여)씨는 “내가 어떤 운동을 해야 할지 정확히 알고 시작해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며 만족해했다.평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토요일은 오후 1시까지 운영된다. 도봉보건소가 다른 보건소와 차별성을 지니는 것은 지역사회중심 재활사업이다.비용 때문에 민간재활기관에서 치료받기 어려운 저소득 만성질환자나 후천적으로 장애인이 된 중도(中途)장애인을 대상으로 재활방법 및 진료를 제공하고 각종 재활기구를 대여해주는 사업이다.지난 2001년에는 서울시로부터 이 사업 거점보건소로 선정됐으며,의사와 재활전문의·간호사·물리치료사가 한 팀이 되어 운영되고 있다. 이 사업이 유명해진 것은 바로 이경숙(41·여) 간호사 때문.이 간호사는 온몸이 마비돼 2년간 거동조차 할 수 없었던 성모(44·도봉구 쌍문2동)씨의 성공적인 재활활동을 도왔다.성씨는 지난 2001년 가정불화로 집을 나가 노숙을 하던 중 뇌졸중과 고혈압으로 온몸이 마비됐다.병원비 문제로 2002년 퇴원,집에서 70대 노부모의 간호를 받던 성씨는 이씨의 도움으로 체계적인 재활활동에 돌입했다.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는 것부터 시작해 이제는 부축을 받으면 조금씩 걸을 수도 있다.‘소양강처녀’를 제법 또렷이 부를 만큼 언어능력도 향상됐다.이씨는 가족을 대신해 방송국에 성씨의 사연을 보내 치료비를 지원받도록 해주기까지 했다.이씨는 “성씨가 혼자 입을 열어 말을 하기 시작했을 때 성씨의 재활의지에 오히려 감동했다.”며 겸손해했지만 성씨 가족들은 “모든 게 이씨 덕분”이라며 고마워했다. 이외에도 도봉보건소는 도봉구치과의사회와 함께 관내 6000여명의 장애인을 대상으로 무료 치과 진료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사춘기 전후의 학생을 대상으로 척추측만증 검진을 해주고 있다.또 이달 14일부터는 보건소 3층 전체를 한방보건실로 단장,한방진료를 시작했다. 다음달 10일에는 경희의료원 진료팀을 초빙해 대학병원 외래진료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주민 주치의 보건소]서울 도봉

    도봉보건소(소장 이봉신·44·여)는 도봉지역의 병원이자 피트니스 센터다.단순한 질병치료 차원을 넘어 예방을 위해 개인의 생활습관을 바꾸도록 종합 관리해주기 때문이다. 이 소장은 “지금은 개인의 식습관과 신체활동을 종합적으로 관리해 노령화문제와 성인병에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한다.이런 이 소장의 소신을 현실화시키는 도봉보건소의 핵심사업은 도봉노인 건강체조와 체력단련실 운영이다. 지난 1999년부터 시작한 도봉노인 건강체조는 만성질환과 신체활동 감소로 낙상을 많이 입는 노인을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경로당을 순회하며 노인들에게 알맞은 운동모델을 제공했지만 초기 참여율은 저조했다.이 소장은 “어르신 한분 한분씩 고혈압·혈당을 체크해주고 위험성을 설명한 뒤에야 조금씩 참여가 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현재 65세 이상 여성의 운동실천율이 서울시 전체 평균보다 10% 이상 높은 27%에 이를 만큼 참여율이 높다.이 소장은 “해마다 개최하는 도봉노인 건강체조 경연대회에는 아흔을 훌쩍 넘긴 어르신들이 직접 팀을 이끌고 나올 만큼 열의도 대단하다.”고 덧붙였다. 체력단련실은 도봉구가 자랑하는 시설.보건소 5층에 위치한 체력단련실은 전문 재활기구를 비롯,15종 23대의 장비를 구비하고 있다.신체활동을 늘려 비만과 성인병을 예방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건강검진을 받은 뒤 운동처방사를 통해 체력측정과 운동처방을 받은 사람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매일 100여명의 주민이 이용하는데, 전망이 좋아 웬만한 피트니스 센터 못지 않다.지난해부터 이 시설에서 운동을 하는 최영순(55·여)씨는 “내가 어떤 운동을 해야 할지 정확히 알고 시작해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며 만족해했다.평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토요일은 오후 1시까지 운영된다. 도봉보건소가 다른 보건소와 차별성을 지니는 것은 지역사회중심 재활사업이다.비용 때문에 민간재활기관에서 치료받기 어려운 저소득 만성질환자나 후천적으로 장애인이 된 중도(中途)장애인을 대상으로 재활방법 및 진료를 제공하고 각종 재활기구를 대여해주는 사업이다.지난 2001년에는 서울시로부터 이 사업 거점보건소로 선정됐으며,의사와 재활전문의·간호사·물리치료사가 한 팀이 되어 운영되고 있다. 이 사업이 유명해진 것은 바로 이경숙(41·여) 간호사 때문.이 간호사는 온몸이 마비돼 2년간 거동조차 할 수 없었던 성모(44·도봉구 쌍문2동)씨의 성공적인 재활활동을 도왔다.성씨는 지난 2001년 가정불화로 집을 나가 노숙을 하던 중 뇌졸중과 고혈압으로 온몸이 마비됐다.병원비 문제로 2002년 퇴원,집에서 70대 노부모의 간호를 받던 성씨는 이씨의 도움으로 체계적인 재활활동에 돌입했다.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는 것부터 시작해 이제는 부축을 받으면 조금씩 걸을 수도 있다.‘소양강처녀’를 제법 또렷이 부를 만큼 언어능력도 향상됐다.이씨는 가족을 대신해 방송국에 성씨의 사연을 보내 치료비를 지원받도록 해주기까지 했다.이씨는 “성씨가 혼자 입을 열어 말을 하기 시작했을 때 성씨의 재활의지에 오히려 감동했다.”며 겸손해했지만 성씨 가족들은 “모든 게 이씨 덕분”이라며 고마워했다. 이외에도 도봉보건소는 도봉구치과의사회와 함께 관내 6000여명의 장애인을 대상으로 무료 치과 진료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사춘기 전후의 학생을 대상으로 척추측만증 검진을 해주고 있다.또 이달 14일부터는 보건소 3층 전체를 한방보건실로 단장,한방진료를 시작했다. 다음달 10일에는 경희의료원 진료팀을 초빙해 대학병원 외래진료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자살증가율 1위 ‘병든 한국’

    우리나라의 최근 10년간 연평균 자살 증가율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실업이나 가정불화를 비관한 자살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보건복지부가 4일 발표한 ‘OECD 국가의 자살 사망률 및 변화추이’를 보면,10만명당 자살 사망자 수를 비교한 연평균 자살 증가율은 우리나라가 1명으로,멕시코(0.61명),일본(0.44명) 등을 제치고 가장 높았다.우리나라의 10만명당 자살자 수는 82년 6.8명에서 지난 92년엔 8.1명,2002년에는 18.1명으로 증가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최근 10년간 자살이 급증한 것은 생명경시 풍조가 급속히 만연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어 우려된다. 덴마크는 자살률이 연평균 1.06명줄었고 헝가리(-0.98명),핀란드(-0.74명),스위스(-0.47명)도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터키를 제외한 OECD 29개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헝가리,핀란드,일본에 이어 4위였다.헝가리는 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24.3명)에서 최고를 기록했다.이어 핀란드(20.4명),일본(20명),한국(18.1명)의 순이었다. 그리스는 3.1명이었고 포르투갈(4.2명),이탈리아(5.7명),스페인(6.7명) 등 지중해 연안국의 자살률이 현격히 낮았다. 미국(10.1명),독일(11.2명),프랑스(15명),뉴질랜드(15.2명) 등은 중위권이다. 복지부 조남권 정신보건과장은 “실업이나 가정 해체를 이유로 한 자살은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실업대책이나 가정 해체 방지대책이 필요하지만 당장은 지난달 설립한 ‘자살예방협회’에서 전화상담 등을 통해 자살을 줄여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아버지, 두딸과 아파트서 투신

    1일 오후 9시20분쯤 대전시 동구 성남동 H아파트 206동 앞 화단에서 아파트 20층에 사는 윤모(46)씨가 두 딸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또 윤씨의 아내 강모(28)씨는 집 욕조안에서 숨진 상태에서 이불이 덮여 있었다. 경찰은 윤씨 집에서 ‘아내와의 불화 등으로 세상을 떠난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됨에 따라 가정불화로 윤씨가 아내를 2∼3일전 살해한 뒤 두 딸과 투신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돈 앞에서 등돌린 아버지·아들

    160억원대 강남 땅을 둘러싼 유명 기업 창업주 부자(父子)간 소송이 아들의 승리로 끝났다.한때 ‘돈 앞엔 부자도 없다.’라는 말을 낳기도 했다. 유명 의류업체인 S사 창업주 이모(80)씨는 지난 77년 12월 서초구 서초동 대지 및 임야 1600평을 산 뒤 부인 김모씨와 사업동료인 문모씨에게 절반씩 명의신탁했다.문씨는 800평을 관리하다 83년 창업주 이씨의 큰아들에게 땅을 넘겼다. 나머지 800평을 관리하던 김씨도 비슷한 시기에 둘째와 셋째아들에게 소유권을 넘겼다.그러나 이들은 증여세를 내지 않기 위한 ‘묘책’을 선택했다.일부러 확정판결과 등기말소 등 과정을 거친 것이다.97년 땅 800평을 관리하던 큰아들도 사업이 어려워지자 땅을 셋째에게 넘겼다.결국 땅 1600평을 모두 갖게 된 셋째아들은 2000년,이 땅을 160억원에 팔았다. 그러나 가정불화로 아내와 별거에 들어간 창업주 이씨는 지난해 “아내의 명의를 빌려줬을 뿐인데 허락없이 땅을 넘겼다.”며 아들을 상대로 부당이득금 반환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7부(부장 신성기)는 “아버지가 미리 상속하면서 증여세를 피하기 위해 기업 비서실의 주도로 자백간주 판결 등 절차를 거친 것으로 판단된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정은주기자 ejung@˝
  • [세상에 이러일이] 아! 들아~

    “그저 아들이 새 가정을 꾸리고 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는데….” 아들의 재혼을 바란 60대 노인이 손녀를 다른 집에 몰래 입양시킨 뒤 ‘잃어버렸다.’고 거짓말을 하는 바람에 아들 부녀가 6년 동안 생이별을 해야 했다.사건은 지난 98년초 이모(65)씨의 아들(38)이 가정불화로 이혼하면서 시작됐다.아들은 당시 두살인 딸을 당분간 맡아달라고 이씨에게 부탁했다.그러나 이씨는 아들이 재혼을 하는 데 방해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 98년말 손녀를 다른 집에 입양시킨 뒤 아들에겐 ‘잃어버렸다.’고 말해버렸다.경찰에도 실종 신고를 했다.아들의 장래를 위해 거짓말을 했지만,정작 아들은 직장을 휴직한 채 전단지를 들고 몇년동안 딸을 찾아 헤매야 했다.이씨의 거짓말은 올 초 경찰이 이양을 장기미아로 분류,재조사에 나서면서 탄로났다.경찰은 이씨가 경찰이 이양을 찾는 데 비협조적인 것을 수상하게 여기고 지난 19일부터 ‘사실을 고백하라.’고 종용했다.마침내 21일 이씨는 “아들이 재혼하는 데 젖먹이가 방해가 될까 봐 일을 저질렀다.제발 아들에게는 알리지 말아달라.”며 사연을 털어놓았다.하지만 아직도 이들에게는 해결해야 할 숙제가 남아 있다.이제 7살이 된 이양이 넉넉한 살림의 양부모 밑에서 이름까지 바꾸고 잘 자라고 있기 때문이다. 장택동기자 taecks@˝
  • “정치염증” 40·50대 가장들의 분노

    국회 앞에서 분신자살을 기도한 사건이 발생한 데 이어 12일 새벽 국회 안으로 차량을 몰아 불을 붙이는 사건이 일어났다. 또 13일 0시5분쯤 정모(52)씨는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과 관련,“정치인들이 이러면 안된다.”면서 승용차로 국회의사당 정문을 들이받았다.정치 현실에 극단적으로 반응하는 이들이 누구인지 궁금증이 더해진다. 국회로 차량을 돌진시킨 뒤 불을 붙인 사람은 건축자재를 파는 40대의 김남식(44·대전시 산성동)씨이고,전날 분신한 사람은 구둣방을 운영하는 백은종(50·의정부시 신곡동)씨였다. 둘다 중년의 평범한 시민이다.백씨는 노사모 회원이지만 김씨는 노사모와 무관하다고 스스로 밝혔다. ●“불안한 시대에 국민 고통” 김씨는 지난 10일 오후 대전 집을 나서,11일 서울 길동의 여관에서 밤을 보내고 12일 오전 6시37분쯤 무쏘 승용차 트렁크에 20ℓ 휘발유 2통과 경유 1통을 싣고 국회 안을 역주행,본관까지 돌진했다.고교도 채 마치지 못한 김씨는 20년 동안 건축일용직으로 일하다 지난해 처음 자신의 가게를 차렸다.가족들은 김씨를 ‘책임감이 많고 근면성실하다.’고 평했다.월수입 200만원으로 중학교 2학년 아들(15)과 5·6·11살짜리 세 딸을 뒀고 홀어머니·장모까지 모시는 가장이다. 김씨는 경찰에서 “여당이든 야당이든 정치인이 싫고 국민을 살려달라는 생각에서 행동한 것”이라면서 “후회는 없다.”고 밝혔다. 김씨는 국회의원,초선의원들,가족 앞으로 A4용지 8장 분량의 글을 남겼다.국회의원들에게는 “국민을 다독이고 희망과 용기를 주지 못하는 국회의원들이 없다면 더 살기가 좋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초선의원들에게는 “썩은 물에 새로운 물이 한 순간에 희석될 줄 몰랐다.”고 했고,가족들에게는 “누구도 미워한 적이 없지만 많은 국민이 불안한 시대에 고통받고 있다.”며 자신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분신할 수밖에 없었다” 백씨는 대학생 아들과 재수생 딸을 두고 있다.정치에 관심이 많아 2002년 민주당 국민경선 당시 노사모에 가입했다. 가족들은 “낙천적인 성격에다 정신질환이나 가정불화도 없었다.”고 전했다. 백씨는 지난 11일 저녁 국회 앞에서 노사모가 연 탄핵반대 집회에 참석하면서 1.5ℓ 페트병 2개에 휘발유를 담아왔다.아들에게는 “엄마 모시고 잘 살아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백씨는 분신 직후 병원에서 “노사모 회원이어서 선택한 길이 아니라 국민으로서 탄핵을 막기 위해 분신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담당의사는 “상태가 나빠지고 있다.”면서 “2∼3일 정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유영규 안동환기자 whoami@˝
  • 일가족 4명 ‘카드빚’ 자살

    최근 인천에서 경제적 어려움으로 가정불화를 겪던 40대 가장이 아내와 두 딸 등 일가족 3명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데 이어 시흥에서도 카드빚에 시달리던 40대 가장이 일가족 3명과 동반자살했다.7일 오후 4시25분쯤 경기도 시흥시 거모동 모 아파트 이모(43·무직)씨 집에서 이씨와 아내(41),아들(9),딸(11) 등 일가족 4명이 숨져 있는 것을 이씨의 형(44)이 발견,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결과 안산 반월공단의 한 전력선 케이블 제조회사에 다니던 이씨는 회사에서 5000만원의 대출을 받은 뒤 지난 1월 초부터 회사에 출근하지 않았으며,주식투자 실패와 신용카드 빚 등으로 1억원의 채무를 지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시흥 김학준기자 kim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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