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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 Biznews/ 미니가족 겨냥 2인용 코카콜라 인기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2인 가족을 겨냥한 코카콜라의 마케팅 전략이 적중하고 있다.4월부터 영국에서 내놓은 2인용 콜라가 이달들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1.2ℓ짜리 플라스틱 병에 든 새로운 콜라의 별칭은 ‘나눔 사이즈’.자녀를두지 않은 부부나 혼자 살면서 방을 임대해 2명이 함께 사는 미니 가족을 겨냥했다. 최근 영국에서 20대 독신 남녀들이 급증하는 데 따른 코카콜라의 틈새 전략이다.이들은 집값을 벌기 위해 남녀 구분하지 않고 세를 놓은 뒤 사실상 동거에 들어간다.가재도구를 공유하고 음식도 나눠 먹는다. 독신 남녀가 많더라도 개인 위주로 움직이는 미국과는 대조적이다.미국에서는 오히려 4인 가족형 2ℓ짜리 콜라와 1인용 캔 355㎖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아직 2인용 콜라는 판매되지 않는다. 특히 영국에서만 내보내는 익살스러운 광고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20대 청년이 가슴을 드러낸 채 하나의 셔츠를 나눠 입은 광고나 중년 남성이 하나의 가발 속에 대머리를 감춘 모습은 ‘나눠먹는 콜라’의 이미지를 극대화하고 있다.코카콜라는 지역별로 광고를 차별화해 프랑스에서는 거리의 카페를,미국에서는 지하철을 주요 배경으로 삼고 있다.
  • 연쇄살인 피해유족 안타까운 사연

    “우리 딸이 어떤 딸인데….더 이상 살아갈 희망이 없습니다.” 지난달 발생한 경기 용인 연쇄살인 사건의 피해자들이 생계를 책임지고 성실하게 살아가던 여성 가장들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효녀이자 가장을 잃어버린 유가족은 하소연할 곳도 없이 절망과 슬픔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밤 회사 야유회를 다녀 오다 택시로 위장한범인들의 차량에 오른 이모(21·수원시 권선구 매탄동)씨는 딸만 아홉을 둔 가난한 집안의 넷째딸이었다.방 2칸의1000만원짜리 전셋집과 몇몇 낡은 가재도구가 재산의 전부다. 10여년 전부터 잇따른 사업 실패와 병마 등으로 아버지(53)와 어머니(46)가 생활비를 벌지 못했고,큰언니와 둘째언니마저 출가해 생계는 이씨와 셋째언니가 책임질 수밖에없었다.7살 짜리 막내를 포함,동생 5명의 학비와 용돈도 고스란히 이씨의 몫이었다. 숨진 이씨는 수원 D여상을 우등생으로 졸업할 만큼 학업성적이 뛰어났지만 집안 형편 때문에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지난해 10월 수원 모 은행에취직했다.살해되기 한달전에는 그동안 모은 돈으로 집 근처에 보증금 500만원짜리 분식집을 차려 부모님에게 ‘선사’할 정도로 효심이 깊었다.딸의 사망 소식을 듣고 혼절했던 어머니는 “딸이 생전에 속이라도 썩였다면 이렇게 억울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지난달 29일 새벽 범인들에게 납치,살해된 안모(21·수원시 권선구 오목천동)씨는 어머니(46)를 혼자 모시고 사는‘소녀가장’이나 다름없었다.어머니는 3년전 이혼한 뒤파출부 생활로 생계를 잇던 중 질병을 얻어 몸져 누웠다.안씨가 수원 모 상가 의류매장에서 일하며 받은 월급 100만원 안팎이 유일한 수입이었다. 이창구 이영표기자 window2@
  • [여성선언] 변하지 않는 결혼문화

    설악산의 단풍이 이번 주 절정이라는 신문기사와 함께 여기저기 결혼 소식이 들린다.결혼 시즌인 셈이다.어린 아이로 여겨지던 조카의 결혼 소식이 들리는 것을 보면,조만간친구들이 보낼 자식들 청첩장 받을 날도 멀지 않은 듯하다. 여기 저기 친구들 결혼식에 쫓아다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문득 인생의 상당 부분이 지나가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한 세대가 교체될 만큼의 짧지 않은 시간 속에서도 변한것 없는 오늘의 결혼 문화가 유감이다.결혼 적령기가 있다는 생각이 아직도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으며,결혼할 때누가 무엇을 어떻게 혼수 장만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내가경험한 20∼30년 전과 별반 달라진 게 없다. 경제적 발전과 정치적 민주화라는 사회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가족 관계나 그 가족관계를 재생산하는 불합리한 결혼제도는 왜 그렇게 달라지지 않는 것일까? 한해 혼수시장의 규모가 수조원대에 이르고,결혼과 관련된 사업은 불황이 없다고들 한다.오히려 예전보다 더 나빠진 느낌이다.대부분 20대에 속하는 이들이 그 많은 비용을 감당할리 만무하고 보면 대부분 지출비용이 부모나 형제에게서 나온다는 말이다. 이 비용의 무게에 비례해 결혼제도의 변화는 더디어지는 것은 아닐까? 우리 사회에서 결혼이 성장한 개인들 간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새로운 가정의 출발일 수 없게 만드는 중요한 원인이 이 비용이란 생각을 해 본다.물론 변화가 전혀없는 것은 아니다.이런 결혼 관행을 맹목적으로 따르기보다는 자신의 형편에 맞게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결혼할 시기와 결혼식의 형태를 선택하는 젊은이들도 눈에 띈다.그렇지만 이런 변화의 노력이 소수 예외자들로 국한되고 마는 것은 현실적 여건과 관계가 깊다.기본적으로 필요한 최소 주거공간과 가재도구를 마련하는 데만도 적지 않은 재원이 들기 때문에 외부 지원 없이 출발하는 이들은 상대적으로 상당기간 열악한 생활을 각오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추상적인 차원에서,가정은 편안한 안식처이며 사랑과 희생으로 결속된 공동체이지만,실제 가정 안에는 갈등과 좌절도있고, 분노와 미움 역시 존재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때가되면 결혼이라는 고리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가족관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집단적 강박감에 시달리게 하는 것,이 모든 것은 별다른 사회적 안전망이 확립되어 있지 않던사회에서 “그래도 어려울 때는 가족밖에 없다”는 오래된역사적 경험에서 비롯된 보험의식으로 밖에 달리 설명할 수없을 듯이 보인다. 이렇게 보면 우리가 명절 때면 은근히 자랑하는 가족애란것이 별로 자랑할 만한 것도 못된다는 생각마저 든다.제도화된 안전 보장책이 허약한 데서 비롯된 보장적 성격의 가족애라면 보험 역할을 할 만한 능력을 상실한 가족 관계에서는 더이상 그 가족애는 발휘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능력 있는 혈연의 연결망 밖에 있는 이들에게는 또 다른 소외와 박탈을 경험하게 할 가족애이기 때문이다.가족을대신할 사회보장 정책의 필요가 결혼문화의 변화를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을을 맞으면서 하게 된다. 허라금 이대교수·여성학
  • 대학생 시디크 아프간 탈출기…“밀수지대가 유일 탈출구”

    아프가니스탄 폴리테크대학을 다녔던 꿈많던 대학생 무하마드 시디크(23)는 지난 22일 병약한 아버지와 함께 아프가니스탄 국경을 넘었다.26일 기자와 처음 만났을 때 그는 인터뷰를 거부했다. 불법 월경을 이유로 파키스탄 당국으로부터 추방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그러나 1시간쯤지나자 그는 국경을 넘게 된 동기와 당시 상황 등을 하나씩설명하기 시작했다. ■아프간 탈출기. 카불에서는 도저히 살 수가 없었다. 국경이 폐쇄됐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정식으로 발급받은 여권과 파키스탄 비자가있었기 때문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우선 돈을 마련하기로 했다.TV,냉장고 등 모든 가재도구를팔아치워 2,000만 아프간 루피(약 4만원)를 마련했다. 과거에는 큰 돈이었지만 지금은 물 1갤론이 1만 아프간 루피까지 치솟아 많은 돈도 아니다. 22일 새벽 4시 집을 나섰다.버스를 타고 토르크햄 인근 국경도시에 도착한 것이 낮 12시.이미 많은 사람들이 국경을넘기 위해 모여 있었다.국경 초소에서 파키스탄 군인에게비자를 제시했다.거부됐다.이유도 없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파키스탄을 넘을 수 있는 다른 길을 물었다.위험하긴 하지만 길은 있었다.아프간군이나 파키스탄군이 지키지 않는 중립지역으로 샴샤드산 등 4곳 정도가 있다는 것이다.중립지역은 군인은 없지만 밀수품이 드나드는 곳이기 때문에 범죄조직들이 장악하고 있다는 설명도 들었다. 트럭을 타고 샴샤드산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3시30분.1,000m 가량 되는 산 두개를 넘기 위해서는 당나귀가 필요했다. 150만루피를 주고 당나귀와 가이드를 구했다.아버지를 당나귀에 태우고 출발했다. 생각보다는 산을 넘는 것이 쉬웠다. 오랜 가뭄으로 산에는 나무와 잡풀 등 장애물이 없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파키스탄으로 가고 있는지도 몰랐다.한참 뒤에 가이드가 파키스탄에 다 왔다고 하고 돌아가면 그뿐이었다.그렇다고 진짜 파키스탄으로 가고 있느냐고 물을 수는 없었다.두번째 산봉우리를 넘자 멀리서 희미한 불빛이 보였다.가이드는 그곳이 파키스탄이라고 했다.불빛은 보이지만 아무리 걸어도 거리가 좁혀지지 않았다.산비탈이 끝날 때쯤 가이드는 당나귀를 끌고 왔던 길로 돌아갔다. 조금 더 걷자 길이 나타났고 다행히 트럭을 얻어 탈 수 있었다.그리고 드디어 원하던 파키스탄의 페샤와르에 도착했다.시간을 보니 밤 10시30분.6시간을 걸었던 것이다.이날은내 생애에 가장 긴 하루였다. 정리= 이슬라마바드 강충식특파원
  • 美 테러전쟁/ 아프간 피란민 행렬

    “미국의 공습이 두려운 것은 아닙니다.국경지대까지 도착할 동안 아이들이 먹을 물이 떨어질까 걱정입니다.” 지난14일 수도 카불 외곽에 살다 피란길에 오른 아지즈 히다야트는 수레를 구하지 못해 아이들 셋과 맨발로 피란길에 올랐다.보따리 몇개씩을 나눠진 아이들의 표정은 이미 지쳐있었다.트럭,수레에 올라탄 피란민 행렬이 옆을 지나가지만이미 가재도구와 사람들로 가득하다. 트럭 옆에도 피란민들이 빈틈없이 매달려 있어 태워달라고 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미국의 공습이 임박하면서 카불과 카난다하르, 헤라트 등아프간의 각 도시들에서 접경지대로 가는 큰길마다 넘쳐나는 피란민 행렬.지난 며칠 사이 이미 1만명 이상이 국경지대에 몰려왔다.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는 이들의 표정은 황량한 주변 풍경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 국제사회가 아프간 난민문제에 비상이 걸렸다.아프간은 지난 79년 소련 침공 이후 이어진 내전과 가뭄으로 이미 260여만명이 고향을 등진 지구촌 최대 난민 발생국.유엔 난민고등판무관실(UNHCR)과 세계식량계획(WFP) 등 구호단체들은현재 추세라면 150만명 이상이 아프간을 추가로 탈출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무고한 희생자 발생을 우려하고 있다. ■이미 넘쳐나는 난민 캠프: 국경을 접한 파키스탄과 이란이지난 주말 난민 유입을 막기 위해 국경을 봉쇄한 가운데 고향을 버린 수천명의 난민이 국경도시 페샤와르 입구에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CNN과 BBC,파키스탄 언론들은 국경지대마다 미국의 대규모공습 우려로 겁에 질린 난민들로 이미 넘쳐나고 있다면서,이들은 국경지대 숲을 집 삼아 며칠 밤을 지새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럭과 수레를 구하지 못한 일부 가족들은 아이들을 앞세운 채 맨발로 수십㎞ 떨어진 국경으로 행하고 있다. ■국제사회 문제로: 지난 14일 유엔의 철수 명령에 따라 수도 카불에서 파키스탄으로 철수한 ‘크리스천 에이드’의구호요원 올리브 버치는 미국의 공습 우려와 함께,지난 주말 국제 구호요원들의 아프간 철수가 난민 발생에 결정적인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아프간 인구의 4분의 1인550만명이 각종 구호단체의 식량 배급으로 연명하고 있었기때문에 식량을 구하기 위해서라도 고향을 등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그는 “만약 미국의 공습이 이뤄지고 국제사회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올 겨울 수십만명이 산악지대에서 사망하는 참상이 빚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WFP의 한 관계자도 지난 14일 추가 발생 난민수가 150만명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이란 주재 UNHCR 관리인 수렌드라반데이는 16일 “평상시보다 3배 이상의 난민들이 이란 국경으로 몰려들고 있다”면서 이같은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란·파키스탄 입장: 이란과 파키스탄은 지난 22년간 아프간에서 유입된 난민을 각각 140만,120만명이나 수용한 상태.국경도시와 내륙 곳곳에 난민 캠프를 설치해두고 있으며이들의 처리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특히 이란의 경우아프간 난민과 이라크 난민 58만명을 받아들인 세계 최대난민 수용국이다.이란 정부는 30개 도시에 난민 캠프를 설치했으나 난민 중 5%만 수용시설에 거주하고 있다.전국에흩어진 난민들이 마약밀매 등을 일삼는데다 이란 경제도 고실업등으로 어려운 상황이어서 정부로선 큰 부담. 현재 두 정부는 국경은 폐쇄하지만 국경지대 아프간 영토내에서 구호요원들이 난민을 도울 수 있는 것에는 최대한협조하겠다는 방침이다.그러나 파키스탄은 17일 국경지대난민촌 내 친 탈레반 세력의 폭동을 우려,난민들의 거주지이동을 금지함으로써 아프간 난민들의 고충을 가중시키고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평양행사 이모저모

    3대 헌장 기념탑 행사 참석 사건으로 불거졌던 8·15 통일대축전 행사 파문이 17일 봉합되면서 남측 대표단 일행은 평양시내 관광에 나서는 등 정상적인 방북일정을 보냈다. ■평양시내 관광= 남측 대표단은 이날 대동강 유람선을 타고 만경대와 김일성 주석 생가,동명왕릉,인민대학습당 등을 차례로 둘러봤다. 만경대 구역에 자리한 김 주석 생가를 찾은 대표단 일행은 40분 남짓 북측 안내원의 설명에 따라 초가집 안방과부엌,가재도구 등을 구경했다.대표단 일부 인사들은 방명록에 ‘만경대 정신 이어받아 통일위업 이룩하자’는 등의격문을 적어 넣기도 했다. 북측은 동명왕릉 참관을 마치고 평양시내로 돌아오던 중문제의 3대 헌장 기념탑에 버스 행렬을 세우고 남측 대표단이 둘러보도록 했다.이에 대표단 일부가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으나 “행사 참석이 아니라 명소관람의 일환이므로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를 이뤄 별다른마찰은 없었다. 일행은 10분 남짓 기념촬영을 한 뒤 숙소인 고려호텔로 향했다. ■눈길 모은 ‘통일의 꽃’= 이번행사에서는 89년 밀입북이후 12년만에 평양을 찾은 임수경씨가 단연 눈길을 끌었다.16일 봉화예술극장에서 열린 남북 공동예술공연에서 임씨는 청중 3,000여명의 박수와 연호 속에 무대에 올라 시를 낭송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 도착설= 평양 고려호텔 주변에선 지난 16일 오후부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평양에 도착했다는 설이 퍼져공동취재단이 평양역까지 나가 김 위원장의 도착여부를 취재하는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헌장탑 참석 논란= 이에 앞서 남북 양측의 집행부 8명은이날 오전 고려호텔에서 3대 헌장탑 참석 파문과 관련,논란을 벌인 끝에 일단 봉합하고 향후 일정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허혁필 북측 민화협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우리가 남측대표단 일부에게 헌장탑 참석을 종용했다는 주장은 사실과맞지 않는다”고 남측의 항의를 일축했다. 평양 공동취재단·진경호 기자
  • 잠 못 이루는 임진강변 주민들

    “비가 그쳤다고 안심할 수 있나요? 윗동네(북한)가 조용해야죠.” 지난달 31일 집중호우로 범람위기를 맞았던 임진강 주변경기도 파주시 주민들은 비가 그친 1일에도 여전히 두려움을 감추지 못했다.전장 244㎞중 남한에 걸친 부분이 81㎞에 불과한 임진강은 이곳 주민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다. 밤새 고지대로 대피했던 주민중 대부분은 ‘범람위기를 넘겼다’는 당국의 발표에 집으로 돌아왔지만 피난 봇짐을 풀지 못하고 있었다. 31일 오후 6시쯤 일찌감치 짐을 챙겨 인근 교회로 대피한윤경자씨(39·여·적성면 객현1리)는 “임진강의 수위는 많이 낮아졌지만 북한지방에는 계속 비가 내린다고 해서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험수위를 넘나들었던 비룡대교 맞은편 연천군 주민들도불안하긴 마찬가지였다.간밤에 비해 수위는 현저히 낮아졌지만 시뻘건 황토물이 넘실대고 있었다. 지난 96년·99년 연거푸 수해를 입었던 연천군 백학면 노곡1리 최철순씨(54·여)는 “지난 밤 서울에 사는 아들 내외가 트럭을 몰고 달려옴에 따라 쌀 등 생필품과 가재도구를 미리 싸놨다”면서 “해마다 되풀이되는 물난리 때문에이곳 주민들은 항상 짐을 싸기 위한 비닐봉투를 준비해 둔다”고 말했다. 평생을 적성면 율포리에서 살아온 이시부(73) 할머니는 “10년전만해도 5∼6년에 한번꼴로 물난리가 났는데 요즘에는 한해 걸러 한번꼴로 고생을 한다”면서 “북한땅에 무슨일이 생긴 모양”이라고 걱정했다. 서울지방국토관리청 하천국 관계자는 “임진강의 치수를위해 종합수해방지대책을 수립하고 있지만 북한측과 협력이 되지 않으면 궁극적인 해결책은 세울 수 없다”면서 “북한지역 민둥산에서 쓸려온 황토가 하천바닥에 쌓이는 것도문제”라고 토로했다. 임진강 류길상기자 ukelvin@
  • 서울‘침수 쓰레기’비상

    지난 14∼15일 서울지역에 쏟아진 기습폭우로 수만 가구가 침수되면서 10t트럭 3,400대분에 해당하는 쓰레기가 발생,처리에 비상이 걸렸다. 18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침수된 가옥의 가재도구,산에서 밀려내려온 토사 등으로 발생한 쓰레기는 강서구 3,430t,중랑·동대문·구로구 3,000t,양천구 3,644t,강남구 2,850t 등 총 34,000여t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시는 기존의 쓰레기 적환장 49곳 외에 동대문,중랑,노원,관악 등 16곳에 총 10만400㎡ 규모의 임시적환장을 설치했다.또 한국자원재생공사 및 관련 민간단체에 수거·운송장비 및 인력지원을 요청하는 등 특별청소대책을 마련했다. 그러나 엄청난 쓰레기량으로 인해 모두 처리하는 데는 최소한 3일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임창용기자 sdragon@
  • 수마 휩쓸고간 新신림시장

    폭우에 휩쓸려온 80여대의 차량들이 상가와 주택를 덮치면서 거대한 폐차장을 방불케 했던 서울 관악구 신림6·10동신신림시장은 16일 아침이 되면서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2∼3시간의 폭우로 모두 9명이 숨졌고, 500여채의 가옥이침수되거나 무너지면서 이재민만 2,000여명이나 발생했다. 망연자실한 채 낙담에 빠졌던 주민들은 아침 9시쯤 먹구름사이로 햇살이 비치자 물에 젖은 가재도구와 전자제품,이불,옷가지,가게 상품 등을 거리에 내놓고 말렸다.거친 물살에휩쓸려 떠내오면서 1km에 이르는 시장 상가와 주택 등을 무너뜨렸던 차량들도 전날부터 동원된 수십대의 견인차량에의해 말끔히 치워졌다. 삽과 곡괭이 등을 나눠 쥔 주민들과 군인들의 얼굴에는 금방 구슬땀이 쏟아졌다.시장 곳곳에는 산더미처럼 쌓인 쓰레기를 치우느라 불도저와 굴착기도 굉음을 내며 바삐 움직였다.주민들의 빨래를 돕던 육군 53사단 김일 일병(21)은 “처음 현장을 왔을 땐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몰라 막막하기만했다”면서 “그러나 하나씩 옛모습을 되찾으면서 복구지원에 나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관악보건소와 육군 수방사 의무대,인근 강남고려병원 등에서 지원나온 의사와 간호사,위생병들은 장터를 헤집고 다니며 장티푸스 예방접종을 하는 등 방역작업을 펼쳤다. 주민들은 오후 들어 복구작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자 삼삼오오 모여 전날 새벽의 악몽과도 같았던 기억을 떠올리며다시 한번 몸서리쳤다. 주민들은 이번 수해로 곳곳에 금이 간 상가건물들이 조금만 비가 더 와도 무너질 수 있다는 진단에 따라 낮게 드리운 먹구름을 보며 불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떠내려온차량에 집이 반파된 전상복씨(58)는 “신림시장에 지어진대부분의 건물들은 35년 전에 들어선 무허가 건물”이라면서 “건물도 낡았는데다 침수로 지반이 약해져 걱정”이라고 한숨지었다.신림10동 주민 강귀복씨(69·여)는 “이곳에서 33년 동안 살았지만 이런 물난리는 처음”이라면서 “가난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았던 동네 주민들이 온통 불안에 떨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복구작업이 진행되는 한편에서는 주민자치위원회의 대책회의가 계속됐다.구청측도 “이번 수해는 복개된 신림천 상류의 배수구가 막혀 일어난 것”이라는 주민들의 주장에 이의를 달지 않았다.그러나 구청측은 자연재해쪽에 보다 비중을둔 반면, 주민들은 배수구가 막히지 않도록 사전조치를 하지 않은 행정기관에 책임이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수도권 기습호우/ 이모저모-벼락비·늦대응 ‘水都 서울’

    14일 밤과 15일 새벽 서울·경기지역에 쏟아진 폭우로 집과 도로가 물에 잠기는 등 재산과 인명피해가 잇따랐다.일부 지역 주민들은 행정기관의 늑장대응으로 피해가 커졌다고 항의했다. ■폐허가 된 신신림시장= 서울 관악구 신림6·10동 신신림시장 일대는 고지대 아파트에서 80여대의 차량이 떠내려와상가와 주택을 덮쳐 거대한 폐차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완전히 초토화됐다.1㎞에 이르는 시장통의 상가와 주택 100여채는 완전히 파손되거나 반쯤 무너졌다. 차량들은 빗물에 휩쓸려 두세겹으로 뒤엉켜 쌓이거나 상가건물 위에도 올라가는 등 난장판이 됐다.15일 새벽 3시10분쯤에는 떠내려온 자동차가 시장통 호프집을 덮치면서폭발해 2명이 숨졌다.야채상 강모씨(62)는 “새벽녘에 물이 차오르면서 수많은 차량들이 떠내려와 집을 덮쳐 아비규환을 이뤘다”고 회상했다. ■최악의 침수피해 휘경동 일대=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과이문동 일대는 5,200여가구가 물에 잠기는 등 극심한 물난리를 겪었다.좁은 골목길은 주민들이 내다놓은 가재도구와물에 불은 종이조각,옷가지 등으로 전쟁터처럼 어수선했다. 휘경동 반지하주택에 사는 박모씨(59)는 “오전 2시쯤부터 빗물이 집안으로 흘러들어와 허리까지 차올랐다”면서“모래주머니로 집 앞을 막고 가재도구를 챙긴 뒤 물을 퍼냈다”고 말했다.옷가지도 챙기지 못한채 대피했다는 김모씨(46·여)는 “한푼 두푼 모아 구입한 아이들 책과 가재도구가 한순간에 못쓰게 됐다”고 울먹였다. ■인명피해= 오전 3시30분쯤 서울 동작구 흑석1동 야산이폭우로 무너져 내리면서 김모씨(85)등 2명이 매몰돼 숨지고 3명이 중상을 입었다.또 오전 6시10분쯤 경기도 안양시만안구 안양2동 연립주택 지하1층 안모씨(51)집에서 안씨와 아내 정모씨(53),아들(14)등 일가족 3명이 숨진채 발견됐다. 이날 새벽 경기도 가평에서는 김모군(13)과 문모씨(36)등야영객 8명이 불어난 계곡물에 휩쓸려 실종됐다. ■곳곳 침수= 휘경동과 이문동을 포함,서울 은평과 양천·강서·영등포·마포구,인천 남·부평·서구,경기 부천·고양 등에서도 가옥이 물에 잠겼다.침수 가구는 모두 2만1,000여 가구로 집계됐다.오전 4시쯤 경기도 광명시 광명5동목감천이 한때 범람,저지대 수백가구의 주민들이 광명 서초등학교로 긴급대피했다. ■고속버스·항공기 운행 차질= 서울 강남고속터미널의 경부선·영동선 주차장에서는 고속버스의 바퀴가 물에 잠길정도로 물이 차 오전 6시 첫차 20개 노선 80여대가 1시간늦게 출발,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항공기 결항도 잇따라 여수,속초,목포공항의 이착륙이 금지됐다.인천에서 백령·연평·덕적·이작도 등 5개 항로를운행하는 여객선과 1,700여척의 어선이 발이 묶였다. ■늑장대응에 피해주민 항의= 침수 피해를 당한 서울 이문동과 휘경동 주민 700여명은 “폭우가 쏟아지는데도 중랑천 휘경 빗물펌프장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아 주택이 침수됐다”며 국철 외대앞역 선로를 점거하고 항의농성을 벌여2시간 동안 전철 운행이 중단되기도 했다.주민들은 “물이 차오르는데도 구청이나 동사무소에서는 아무런 대피 방송을 하지 않아 주민들이 뛰어다니며 이웃들을 깨워 대피시켰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빗물에 휩쓸려 떠내려온 차량이덮친 서울 신신림시장 주민 박모씨(59)는 “구청측이 배수구 청소원들을 대량 해고하고 일용직으로 대체한 뒤 배수구와 하수도 입구가 쓰레기로 막혀 침수됐다”고 주장했다. 침수피해를 당한 경기도 안양시 석수동 주민 60여명은 이날 오후 시청에서 시장 면담을 요구하며 항의농성을 벌였다.주민들은 “장마철 수해가 우려돼 지난 5월부터 건설회사와 시측에 수차례 수방대책을 요구했으나 아무런 대책을세워주지 않았다”며 보상을 요구했다.64가구가 물에 잠긴 경기도 부천시 원종동 주민들도 동사무소가 이웃 공사장의 수문을 막아 침수 피해가 커졌다며 항의했다. 이순녀 안동환기자 coral@
  • “물 꼭 끓여 드세요”

    국립보건원은 15일 서울·중부권 집중호우와 관련,침수지역 이재민과 수해를 입은 국민들은 끓인 물과 음식을 섭취하도록 당부했다. 국립보건원은 침수가옥에 대해 살균소독을 실시하고 침수지역의 우물물이나 지하수는 끓이거나 소독한 뒤 마셔야하며 가재도구 및 식기류 역시 살균 및 씻은 후에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한편 국립보건원은 서울시에 가정용 살균제 5,000병을 긴급 지원하는 등 각 시·도 지역 특성에 맞는 3단계 세부 추진계획을 수립·시행토록 지시했다. 김용수기자 dragon@
  • 독자의 소리/ 아파트 경계벽 폐쇄…사고때 피난처 없애는 일

    초고층 아파트가 날로 증가해 대구시의 주거비율은 단독주택이 33%,아파트가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아파트는주거생활에 편리하지만 주거공간이 한정돼 있어 활동에 많은 제약을 받기도 한다.불을 피하려다가 아파트 난간에서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매스컴에 종종 등장하는데 실제로대구에서도 이같은 사고가 여러번 발생했다.이러한 사고는평소 조금만 주의를 기울인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다는점에서 안타까움을 더해 준다. 아파트 화재시 추락사고 재발을 방지하고자 시민들에게한가지 부탁을 한다.아파트 각 가구에서 출입할 수 있는곳은 현관 출입문 하나뿐이다.그래서 불이 나 현관을 통한대피가 불가능해지면, 발코니에 설치된 가구간 경계벽인경량칸막이를 파괴해 이웃집으로 신속히 대피하는 게 최상의 수단이다. 경량칸막이는 석고보드 등으로 설치돼 누구나 손쉽게 부술 수 있다.그러나 이러한 비상대피로를,입주자들의 무지와 안전불감증 탓에 창고로 사용하거나 가재도구를 쌓아폐쇄함으로써 위급한 상황에서 대피하지 못해 고귀한 생명을 잃게 된다.따라서 발코니 경계벽에 입주자가 멋대로 설치한 창고 등은 신속히 철거하여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하며 또한 아파트관리소에서도 가구별로 확인해 경계벽 폐쇄행위를 철저히 뿌리뽑아야 할 것이다. 최갑규 [대구 서부소방서]
  • 강삼재의원 마산 집에 도둑

    31일 오후 3시쯤 경남 마산시 양덕동 한일 1차타운 한나라당 강삼재(姜三載)의원의 집에 도둑이 든 것을 강의원의 비서관 김대영씨(43)가 발견,경찰에 신고했다. 김비서관은 “우편물을 챙기기 위해 강의원 자택에 갔는데 아파트 1층인 집의 현관문이 열려 있고 방범창이 뜯겨져 있었으며 강의원과모친의 방 서랍장과 옷장 등이 각각 열린 채 가재도구들이 어지럽게흩어져 있었다”고 말했다. 강의원의 모친 안연이씨(81)는 지난 30일부터 창원의 큰 아들에게가 있어 당시 집에는 아무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의원 측근들은 장롱 안에 300만원의 현금이 든 가방이 그대로 있는 등 없어진 물건이 전혀 없는 것으로 미뤄 단순한 절도범은 아닌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일단 경찰수사를 지켜본 뒤 대책을 마련키로했다. 창원 이정규기자 jeong@
  • [외언내언] 현금자선 금지

    먹을 것과 입을 것을 남에게 빌어서 사는 거지를 가리키는 우리명칭은 다양하다. 동냥아치, 거렁뱅이, 걸인(乞人)에다 각설이, 유걸(流乞)등. 백제 30대 무왕(武王)이 거지로 변장하고 신라 진평왕의 딸 선화(善化)공주를 얻기 위해 서동요(薯童謠)를 지어 아이들에게 부르게 했다는 설화는 당시에도 거지가 있었음을 보여준다.조선 광해군 때 흉년과 6.25전쟁은 거지의 양산을 부채질했다.잘사는 유럽과 미국,못사는남미에도 거지는 모두 존재한다.거지가 동서고금 어디에나 있다는 사실에 비춰 전쟁과 재해 등 사회적 요인 말고도 인간 기질과 습관 때문에 거지가 생긴다는 논리가 그래서 성립한다. ‘거지 조상 안가진 부자 없고 부자조상 안 가진 거지 없다’는 속담은 빈부귀천(貧富貴賤)이 타고난 게 아니라고 지적한다.반면 타고난 거지가 있으며 적어도 ‘거지 기질’이 다분한 사람이 있다는 주장도 있다. 먼저 거지가 되는 지름길은 분명하다.우선 벌지 않고 돈만 생기면펑펑 쓴다(낭비벽),집과 가재도구를 팔아 도박으로 날리고 마약을 산다(도박과 마약중독증),술 없이는 하루도 살지 못한다(신경증적 또는정신병적 알코홀릭)등이다. 이런 기질이 다분히 선천적이라는 주장도있다. 사주 팔자를 맞춰보면 닭띠는 본래 ‘심한 낭비벽’이 있다.중독증은 외향적인 성격과 달리 내성적인 사람들에서 많이 발견된다. 이런 논리라면 거지는 타고난 직업이라는 지적도 가능하다. 한마디로 낭비벽,도박·마약중독증이 있으면 돈이 생기는 대로 써버리니 언제나 빈손으로 남는 것이다.따라서 영국 정부가 올 연말까지거지들에게 현금을 주지 말라는 이색적인 캠페인을 벌이기로 한 결정은 일리가 있다.거지들에게 돈을 주지 말아야 그들이 약물과 알코올남용에 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거지들에게 현금 대신 담요나 옷 등 현물을 주자”고 영국 정부는 촉구할 예정이다. 또 거지들이 쉽게 돈을 버는 데 맛 들이면 일을 하려 들지 않는다는주장은 현대 사회복지이론의 핵심이기도 하다.돈을 주느니 기술을 가르치고 일자리를 주는 게 가난한 사람의 생활을 향상시킨다는 논리이다. 환란 이후 우리나라에서 일시적으로 크게 늘었던 노숙자들 중 상당수가 거지생활을 극복하고 어엿한 생활인으로,일부는 부자로 탈바꿈한 것을 보면 ‘거지 팔자론’도 다소 수정해야 할 듯싶다.다만 앞으로 거지에게 선의로 적선할 때도 생각해봐야 할 것같다.자선의 베품이 궁극적으로 거지의 상태를 악화시킬 것인가,아니면 개선시킬 것인가.여러모로 참 복잡한 세상이다. 이상일 논설위원 bruce@
  • ‘사오마이’北上 서·남해안 주민들 초긴장

    태풍 ‘프라피룬’ 피해를 복구하기도 전에 또다시 초특급 태풍 14호 ‘사오마이’가 북상하면서 길목인 서·남해안 일대에 비상이 걸렸다.이들 지역 주민들은 지난번 태풍때 부서진 배들이 항구에 그대로 나뒹굴고 있는데 반갑지 않은 태풍이 밀려들자 불안한 눈길로 바다만 바라보며 한숨을 짓고 있다. ◆가거도 ‘프라피룬’으로 초토화된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소흑산도)의 주민들은 배를 가거도항 위쪽 육지에 올려놓은 것도 불안해 아예 배를 가거도에서 2시간30분 거리의 대흑산항으로 대피시키는 등 피해 줄이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4.3t짜리 어선 행복호가 생명줄이나 다름없는 정성기씨(50)등 어민5명은 태풍소식을 들은 지난 11일 안전한 흑산도항으로 배를 대피시키느라 추석을 객지에서 보냈다.흑산도항으로 피항하지 못한 주민들은 가거도항에서 40∼50m 떨어진 육지로 배를 끌어올려 놓고 밧줄로단단히 고정해 놨지만 불안해 배 주위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보령지역 태풍 ‘사오마이’가 성큼성큼 다가올수록 충남 보령시오천면 소성리,삽시도 주민들의 공포도 커지고 있다.삽시도 주민 김영도(金英道·43)씨는 “지난번 태풍에 너무 심한 피해를 입어 지금은 주민들이 아예 체념하고 있다”며 “태풍이 다가올수록 주민들이불안해하고 있지만 선박을 육지로 대피시키는 것 외에는 뾰족한 대비방법이 없어 앉아서 당할 판”이라고 울상을 지었다. 삽시도는 태풍 ‘프라피룬’으로 이미 초토화된 상태다.가옥 1채가파괴됐고 5가구는 침수돼 주민들이 아직도 이웃에 얹혀 살며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또 선착장 300m와 방파제 495m가 유실됐고 해수 유입을 막는 제방도 1,270m가 힘없이 무너졌다. 해변에 붙은 소성리도 ‘프라피룬’의 피해가 막심하기는 마찬가지다. 두 마을에서는 배를 육지로 정박시키고 저지대 주민들은 가재도구를 높은 곳으로 옮기는 등 대책을 서두르고 있으나 태풍의 공포는가시지 않고 있다. ◆덕적도 ‘프라피룬’ 탓으로 21명이 사망·실종하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은 인천시 옹진군 덕적도는 진리포구 앞에서 침몰된 어선들에 대한 인양작업이 끝나기도 전에 더 강력한 태풍이몰려온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해경은 지난번 피해가 피항지인 진리포구에서 발생한 만큼 14일 오전 덕적도 인근 해상에서 조업중이던 어선들을 모두 인천항으로 대피시켰다.98척의 마을선박도 포구 안쪽으로 옮기도록 조치했다. 신안 남기창·보령 이천열·인천 김학준기자 kcnam@
  • 印尼 강진 500여명 사상

    [자카르타 외신종합]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의 해안도시 벵쿨루에 4일 밤 11시29분(한국시간 5일 새벽 1시29분) 리히터 규모 7.9의 강진이 발생, 최소한58명이 사망하고 255명의 중상자를 포함해 500여명이 부상했으며 수천명의 이재민이 생겼다고 현지 경찰과 언론들이 5일 밝혔다. 현지 언론들은 벵쿨루에서 서남쪽으로 약 100㎞ 떨어진 인도양 해저를 진앙지로 한 이번 지진이 진도 6.9 규모를 포함해 50여차례의 여진을 동반,많은건물이 무너진데다 지진이 대부분의 주민들이 곤히 잠든 한밤중에 덮쳐 사망자와 부상자 수가 더욱 늘어날 것이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언론들은 또 각 병원에 부상자들이 밀려들고 있으나 의료진이 절대적으로부족한데다 환자를 치료할 혈액과 약품마저 모자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의료진들은 또 병원시설마저 지진으로 크게 손상돼 여진이 뒤따르면 병원이 붕괴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인구 120만의 벵쿨루 시민들은 대부분 무너진 폐허더미 속에서 밤을 지샜으며 전기와 수도 공급이 중단되고 전화마저 두절됨에 따라벵쿨루에는 공황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경찰당국은 지진 발생 후 곧 긴급구조대와 자원봉사자들을 중심으로 구조작업에 들어갔으나 장비와 경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 한국교민들이 밀집한 자카르타 남부지역에도 건물이 흔들릴 정도의 강력한 진동이 느껴져 잠자리에 들었던 교민들이 긴급대피했다. 이날 진동은 약 20초간 계속됐으며 아파트 기둥이 흔들리는 모습이 육안으로 관찰될 정도로 심했으나 교민들의 인명피해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카르타 남부 킨타마니 아파트에 거주하는 차중기(39·회사원)씨는 잠자리에 들려는 순간 갑자기 건물이 흔들려 가족들을 깨워 집밖으로 급히 뛰쳐나왔다고 말했다. 차씨는 지진으로 집안의 장롱과 냉장고 등 각종 가재도구가 심하게 흔들렸으며 심지어 아파트 기둥까지 2차례에 걸쳐 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킨타마니를 비롯한 자카르타 남부지역에 거주하는 교민 7,000여명은 여진이일어날 것을 우려해 새벽까지 집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 금융 특집/ 은행추천 상품 12選

    ●평화은행 주택청약예금. 다른 은행들과 같이 판매하는 상품이다.주택자금을 대출해 줄 때 금리를 최고 0.25% 인하해주고,정기예금을 해지해서 청약예금에 예치할 때 중도해지금리 우대서비스도 한다.6월말까지 판매한다.휴일교통상해보험과 가재도구안전보험 중 하나를 택해 보험도 가입해준다.신용카드에 가입할 때 연회비도 면제된다.이율은 청약예금이 8.5%,부금이 10.0%. ●서울은행 월드테크. 가입금액은 10만원 이상이며 기존 신탁상품과는 달리 신탁기간이 13개월.2,000만원까지 세금우대가 가능하다.신탁이익의 포기 조건으로 중도해지도 할수 있다.안정형은 주식에 10%,대출 30%,채권에 운용할 수 있고 전환형은 주식 50%,대출 30%,나머지는 채권 등에 운용한다.신탁금액에 대해 담보제공이가능하며 3자앞 양도도 할 수 있다. ●하나은행 글로벌펀드신탁 성장형1호. 은행권 최초로 홍콩의 자딘플레밍 투자운용사가 직접 투자자문을 맡는 상품이다.선진적인 위험관리 시스템을 적용한 체계적인 자산운용으로 수익성 관리 측면에서 다른 상품보다 낫다는설명이다.신탁자산의 50%까지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성장형 단위금전신탁으로 모집금액은 2,000억원.신탁기간은 13개월이며 가입금액은 100만원 이상이다. ●한빛은행 한빛세이프RP. 예금자보호법에 의해 보호되지 않는 기존 RP(환매조건부채권)를 보완한 상품.국채,정부보증채,통안증권 등 정부가 발행한 상품에 한정해 운용해 원리금의 안전성을 보장한 상품이다.저축기간은 91일 이상 1년 이내이며 가입금액은 1,000만원 이상이다.실세금리가 적용되고 가입할 때 통장에 해당 담보채권의 상세내역을 표시해 안전성을 확인해 준다. ●기업은행 기은패밀리펀드. 주식에 50% 미만까지 운용할 수 있는 패밀리 성장형 펀드와 채권에 집중 투자하는 패밀리 채권형 펀드가 있다.고객이 언제든지 입출금할 수 있는 개별식과 적립식이 있다.최저가입금액은 10만원 이상이며 수수료를 물면 중도해지도 가능하다.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수탁액의 일부를 리젠트자산운용의펀드매니저와 공동 운용하고 있다. ●신한은행 그린연금신탁. 신탁상품임에도 은행이 원금을 보장하는 점이 특징이다.연2회 복리로 운용되므로 실제로 원리금이 보장되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전 금융기관을 통해 1인1통장에 한해 2,000만원까지 소액 세금우대 저축을 들 수 있는 것과는별도로 2년 이상 거래하면 세금우대를 받을 수 있다.가입기간은 5년 이상연단위로 수익자의 연령이 40세 이상이 되는 때까지이다. ●제일은행 단기절세저축. 한달만 맡겨도 정기예금 수준의 높은 이자를 주는데다 세금을 50%나 덜 낸다.한달을 맡기면 연 5.6%,석달이면 6.7%,9개월 이상이면 7.3%의 이자가 지급된다.세금우대 혜택까지 감안하면 연 1%포인트 정도의 이자를 더 받을 수있다.가입금액은 최고 500만∼1,000만원까지로 기존의 세금우대 상품과 별도로 가입할 수 있다. ●한미은행 신다이아몬드신탁. 분리과세가 가능한 신탁상품.400억원어치를 판매한 데 이어 추가로 400억원어치를 발매하고 있다.가입대상은 개인이며 최저 수탁금액은 1억원,신탁기간은 2∼5년이다.전액 국채 및 지방채로 운영될 예정이어서 은행권에서 분리과세용으로 판매한 후순위채권보다환금성 및 유동성면에서 훨씬 유리하다고은행측은 자랑한다. ●주택은행 퇴직자우대 정기예금. 1차분 1조원어치를 판매한 데 이어 20일부터 2차분 1조원어치를 판매중이다.가입자 1명을 추첨,매월 100만원씩 종신연금을,2등 5명에게는 매월 70만원씩 10년간,3등 10명에겐 매월 50만원씩 5년간 연금이 지급된다.추첨 탈락자에게는 기본금리 외에 연 1.1%포인트의 낙첨자 우대 금리를 지급한다.여유자금을 보유한 직장퇴직 고객에게 적합한 상품이다. ●외환은행 예스맞춤신탁. 고객과의 협의를 통해 고객의 취향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운용해주는기관용 맞춤신탁.신탁금액 50억원이상의 연기금 및 기관,비영리법인을 대상으로 한 특정금전신탁이다.신탁기간은 3개월 이상으로 정할 수 있고 고객이주식을 포함한 운용자산 및 비율을 지정할 수 있다.전담 펀드매니저가 지정돼 월1회 시장전망 및 운용전략을 설명해 준다. ●조흥은행 클릭앤조이. 인터넷을 통해 가입할 수 있는 인터넷 금융상품이다.가입에서 지불까지 가상계좌를 통해 완료된다.요구불예금의 근거계좌가 있어야 한다.통장은 발행되지 않아 창구를 방문할 필요는 없다.영업점 창구에서 가입하는 것보다 0.3%의 우대금리도 지급한다.클릭앤조이로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은 정기예·적금및 적립식 목적신탁,가계금전신탁,신종적립신탁이다. ●국민은행 빅맨 평생정기예금. 통장 하나로 평생동안 저축하고 대출도 받을수 있는 고수익성 상품.0.2%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지급한다.최고 2억원의 범위에서 최근 6개월 평균잔고의 최고 10배 이상을 최장 30년까지 대출해 준다.가입기간은 1개월 이상 3년 이내이며 이자는 1년제 8%,2년제 8.4%이다.
  • 고성 산불 삼포2리, 삶의 터 잃고 망연자실

    대대로 내려오던 정든 집과 가재도구,마을뒷산 소나무들이 모두 잿더미로변했다.우리 안에 매어놓았던 소들도 화마에 쓰러졌다. 마을 앞에 모내기를 위해 준비하던 모판도 불난리에 모두 한줌 재로 변했다.어둠 속에서 한순간 산불이 휩쓸고 지나간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삼포2리마을. 여산 송(宋)씨 정가공파 집성촌으로 13대를 이어 살고 있는 33가구 마을주민들은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마을을 바라보며 넋을 잃었다. 96년 사상 최악의 산불로 고생하다 이제 겨우 새로운 터전을 마련했는데 4년만에 또다시 닥친 화마로 삶의 의욕마저 아예 잃어버렸다. 산불이 마을을 덮친 시간은 7일 새벽 3시.새벽까지 마을회관에 모여 농지정리작업을 의논하다 헤어진후 잠자리에 막 들었을까. 천둥치듯 불어대는 바람소리 속에 새벽 정적을 깨는 사이렌소리와 마을 이장 송총훈(宋叢勳·56)씨가 확성기에 대고 ‘산불이 났으니 급히 대피하라’고 외치는 소리에 마을은 순간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대피소리를 들었을때 불길은 이미 마을앞 운봉산(雲峰山)을 넘실대며 마을가까이로 날아들고 있었다.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긴급상황이었다.강풍을 타고 휙휙 날아다니는 불구덩이 속에서 옷도 제대로 챙겨입지 못하고 마을앞도로변으로 대피한 주민들은 불길 속에 휘감겨 검은 연기를 토해내는 집들을바라보며 허탈해 했다. 주민 송상원(宋常元·59)씨는 “4년전 악몽을 고스란히 반복해 겪으며 기구한 운명을 한탄했다”며 몸서리쳤다 가재도구는 물론 집문서도 챙기지 못하고 몸만 겨우 빠져나왔다는 송경석(宋經錫·76)할아버지는 “대대로 지켜온한옥과 모든 재산을 불길 속에 묻어버려 조상님을 어떻게 뵐지 모르겠다”며연신 눈시울을 붉혔다. 평생을 농아로 살아오며 전재산 한우 8마리 키우는 것을 낙으로 삼았던 송신근(宋信根·48)씨도 심한 화상을 입은 소들이 살아날지 의문이라는 집안어른들의 걱정이 야속하기만 하다.새까맣게 변한 마을 곳곳을 둘러보며 마을회관에 모여 “이제 희망도 의욕도 모두 산불 속에 버렸다”는 한 마을주민의 넋두리가 두고두고 마을어귀에 남았다. 고성 조한종기자 bell21@
  • [시베리아 대탐방](13)시베리아의 중심지 노보시비르스크

    시베리아의 중심지인 노보시비르스크.고려인(카레이스키)들은 이곳을 ‘제2의 고향’으로 부른다. 연해주에서 강제 이주당한 고려인들이 타고난 부지런함으로 간난(艱難)과 신산(辛酸)의 세월을 이겨내고 제법 여유있는 생활을할 수 있도록 삶의 터전을 닦아 놓은 덕분이다. 노보시비르스크의 중심가에위치한 한국 음식점 오아시스는 고려인들의 사랑방 구실을 한다.이곳에 들어가면 건설업체 KPP를 경영하고 있는 김우광(金佑光) 사장(66) 등 고려인 1∼3세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정봉용 고려인 문화관장(53)은 “강제 이주당한 고려인 1세대들은 기후와토양이 다른 이곳에 적응하기까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어려운 삶을 살았다”며 “그러나 이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아 현재 시베리아 지역에 살고 있는대부분의 고려인들은 러시아인들보다 여유있는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노보시비르스크에 정착하기까지 고려인들의 강제 이주사는 말 그대로 생존을 위한 죽음과의 처절한 싸움이었다.구한말(舊韓末) 오직 살아남겠다는 일념으로 연해주로,1937년 스탈린의 추방정책으로 다시 연해주에서 시베리아,중앙아시아로 쫓겨났던 고려인들의 유랑은 지난 1863년부터 시작됐다. 피폐한 한반도에서 굶주림을 못이겨 두만강을 건너 러시아 연해주로 간 초기 고려인들은 순탄하게 삶의 터전을 마련했다.1919년 3·1운동 후 월경자가급격히 늘어나자 옛 소련 당국이 국경을 봉쇄했다. 당시에는 연해주 18만여명의 고려인들은 그리 넉넉한 생활을 영위한 것은 아니었으나 그런대로 만족하며 오순도순 모여 살고 있었다. 이들이 삶의 터전을 잡자마자 불행하게도 비극이 찾아왔다.스탈린이 연해주고려인들을 시베리아 등으로 강제 이주시킨 것은 1937년 9월9일. 1937년 8월21일 공산당 중앙위 서기 스탈린과 인민위원장 몰로토프가 서명한 ‘극비 문서 1428326’에서 비롯된 강제 이주의 표면적인 이유는 ‘일본과의 공모,또는 스파이 혐의’였다.그러나 실제로는 스탈린이 자행한 소수민족 말살정책의 하나였을 따름이다. 연해주 지방에 거주하고 있던 고려인들은 이날 느닷없이 날아든 소련당국의통지에 따라 블라디보스토크역으로하나둘 모여들었다.일부 가재도구만 챙긴이들은 영문도 모른채 시베리아 열차속에 짐짝처럼 부려졌다.하루 아침에 삶의 터전을 빼앗긴 고려인들의 앞날에는 척박한 시베리아의 황무지가 저승사자처럼 기다리고 있었다. “37년은 우리들에게 모든 것을 앗아가 버린 해였습니다.할아버지는 19세기말 연해주에서 교사로 재직중이었습니다.그러나 일본말을 한다는 이유로 할아버지는 어디론가 끌려가고 영영 돌아오지 않았고 아버지와 어머니는 종적도 모르는 곳으로 강제 이주당했습니다” 고려인 1세인 이학로씨(가명·77)가 털어놓은 비극적인 삶의 고백이다.고려인들은 밀폐된 화물 열차에 태워져 3개월동안의 ‘죽음의 여정’을 거쳐 시베리아의 노보시비르스크,중앙아시아의 타슈켄트와 알마타 등으로 옮겨졌다. 강제이주 과정에서 추위와 굶주림으로 노약자와 어린이 등 이주민들의 20%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노보시비르스크의 교회에 병든 몸을 의탁하고 있는 김 나제즈다씨(70·여)는 “영하 60도 가까이 내려가는 혹독한 겨울이 고려인들이 모여사는 야쿠트공화국에 몰려와 엄청난 추위와 참을 수 없는 굶주림,전염병으로 어린아이들이 죽어나갔다”며 “카마 마루스카(경찰차)가 돌며 도망치는 사람들을 잡아들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어느새 김씨의 눈가에는 눈물이 고였다. 기후와 토양이 다른 데다 밥이 아닌 빵으로 연명하다 보니 많은 고려인들이영양실조에 걸렸고 위장병과 간장병에 시달렸다.그러나 약도 없었고 치료도제대로 받지 못했다. 김씨는 당시 가장 슬픈 기억중 하나가 쓰레기통을 뒤져버려진 감자껍질을 찾아 씹어 먹던 일이라며 그때 제대로 먹지 못해 생긴 병으로 지금까지 고생하며 거동이 불편하다고 전한다. 비극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세계 2차대전이 한창이던 어느 해에는 고려인들이 수확한 쌀 전량을 옛 소련 당국이 빼앗아 군대로 보내버린 일도 있었다.한번 잘 살아보려던 고려인들의 열망과 의욕은 또 한번 산산이 깨져버린 것이다. 고려인들은 이같은 극한적인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았다.영하 40도를 오르내리는 시베리아의 황무지를 개간해 벼농사를 짓고 각종 채소를 재배해 옛소련 당국을 놀라게 했다.고려인들은 특유의 부지런함과 높은 교육열로 거주제한 등 수많은 장애물을 넘어 시베리아를 옥토로 바꿔 생활의 터전을 마련했다. 하지만 당시 강제 이주를 체험한 고려인들에게는 아직도 그날이 가져다준생채기가 좀처럼 아물지 않고 있다.생존자들 대부분은 이제 60대 후반이나 70대의 고령자들로 노보시비르스크에서 만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가슴속에는 아직도 그때의 생채기가 자리잡고 있어 이들에게는 진정한 고향도 없는 셈이다. 이 때문에 고려인들은 당시 이주가 불법이었다며 러시아 정부에 ‘고려인들의 명예회복’을 호소하고 있다.이들은 자신들의 권리를 되찾아 마음 편하게살고 싶어하는 것이다. 노보시비르스크(러시아) 김규환 특파원 khkim@. *강제이주 金나제즈다씨. “조국 한국의 품에 안겨 마음 편하게 남은 삶을 살아보는 게 나의 조그마한 소원입니다” 삶과 죽음 사이를 오고 간 1930년대 고려인들의 강제이주 역사를 대변하는산증인 김 나제즈다씨(70·여)는 한국으로 돌아가는 조그마한 소원을 이루기위해 이름도 ‘나제즈다(소망이라는 뜻의 러시아어)’로 지었다. 김씨가 옛 소련 스탈린의 추방정책에 따라 강제 이주당해 시베리아로 떠돈60여년의 유랑생활은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처절한 투쟁의 역사이다.러시아극동 우수리스크 인근 수후사에서 부모형제들과 행복하게 살고 있던 1937년정치·사상범으로 몰려 아버지와 어머니,남동생과 함께 가장 추운 야쿠트공화국으로 강제 이주당했다. “당시 그곳에는 강제 이주돼온 고려인 100가구가 있었어요.그때 아무런 이유없이 아버지는 형무소로 끌려갔습니다.아버지는 형무소에서 얻은 지병으로 37년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우리들에게 먹을 것을 구해주기 위해 집을 나선뒤 영영 돌아오지 않았습니다.그때 나이가 겨우 8살이었어요.나의 기억으로아버지 친구들은 당시 모두 총살당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언니도 이때 영양실조로 사망했습니다” 고아가 된 김씨는 남동생과 함께 지금의 야쿠트공화국내 ‘알단고아원’에맡겨졌다.“아버지와 어머니가 누구인지 잘 기억할 수 없어요.나중에 들은얘기로는아버지가 독립군이었다는 말은 들었습니다” 김씨의 고아원 생활은 순탄했다.어려운 환경속에서도 공부를 제법 잘하고모든 일에 앞장서 고아원 일을 도와줘 고아원 안에서 귀여움을 독차지했다. 이 덕분에 고아원 원장의 도움으로 마가단 광산전문대학에도 진학하게 됐다. 광산전문대학을 졸업한 그녀는 59년 마가단에서 만난 러시아인과 결혼해 남편의 고향인 노보시비르스크에 정착,두명의 아들을 낳으면서 행복한 삶을 누렸다. 하지만 달콤한 결혼생활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첫째 아들을 여의는 아픔을 겪었던 까닭이다.76년에는 남편과 사별하면서 생활마저 궁핍해졌다.엎친데 덮친 격으로 어릴 때의 고아원 시절 제대로 먹지 못한 탓에 나이가 들어영양결핍 증세를 보이며 시력이 약화돼 지금은 실명 상태나 다름없다. “국가에서 연금으로 20달러를 받아요.도저히 생활할 수가 없습니다”그동안 지난(至難)한 칠십 평생을 살아온 그녀는 아직도 강제이주의 족쇄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외로운 마지막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노보시비르스크 김규환 특파원
  • “원인모를 TV폭발 제조사에 배상책임”

    원인불명의 가전제품 폭발사고도 제조회사가 피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李敦熙 대법관)는 5일 TV가 폭발해 보험금을 물어준 D화재해상보험이 S전자를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5,600여만원을 지급하라”는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확정했다. 이번 판결은 제조물 사고에 대해 소비자의 입증 책임을 완화하는 대신 제조업체에 안전성 확보를 위한 고도의 주의의무를 부과한 것이다. D보험은 보험가입자인 김모씨가 96년 7월 부산 영도구 자택에서 TV를 보던중 원인불명의 누전으로 TV가 폭발,2층 내부와 가재도구가 전소되는 사고를당하자 김씨에게 보험금 5,600여만원을 지급한 뒤 S전자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상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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