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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 최후 진술 못 하고 졸아… 내일도 ‘침대 변론’ 되나

    尹 최후 진술 못 하고 졸아… 내일도 ‘침대 변론’ 되나

    尹 등 피고인 8명 함께 법정 출석첫번째 김용현 서증조사만 8시간“빨리 해달라” “혀 꼬인다” 신경전尹측도 8시간 증거조사·변론 예고재판부 ‘절차적 완결성’ 악용 지적 지난 9일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결심 공판이 약 15시간에 걸친 공방에도 마무리 되지 못하고 13일 추가 기일을 진행하게 됐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의 서증조사(서류 증거 조사)에만 8시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면서 ‘재판 지연 전략’이란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13일 공판에서도 이같은 ‘침대 변론’이 재연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지귀연) 심리로 지난 9일 오전 9시 20분쯤 열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군·경 수뇌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사건 공판은 결심 절차를 마치지 못한 채 약 14시간 50분 만인 다음날 오전 12시 11분쯤 종료됐다. 당초 이날 결심에선 증거 조사에 이어 변호인의 최종변론과 특검의 최종의견 및 구형, 윤 전 대통령 등 피고인 8명의 최후진술이 진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첫번째 증거 조사에 나선 김 전 장관 측이 약 300쪽 분량의 서류를 천천히 읽는 등 8시간 가량을 할애하면서 윤 전 대통령 측의 증거 조사는 시작도 못 했다. 이 과정에서 특검 측이 변호인의 발언 속도를 문제 삼으며 “빨리 해달라”고 요청하자 김 전 장관 측 권우현 변호사는 “내 혀가 짧아 빨리하면 혀가 꼬인다”고 맞받는 등 양측의 신경전이 이어졌다. 피고인석 둘째줄 가장 왼쪽 자리에 앉아 재판을 지켜보던 윤 전 대통령은 공판이 길어지면서 꾸벅꾸벅 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밤샘 재판을 해서라도 이날 결심 공판을 끝내려는 의지를 보였던 재판부도 공판이 밤까지 이어지자 “물리적으로 새벽까지 하는 것은 가둬놓고 조사하는 거나 다름없다. 이는 재판부가 원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추가 기일 지정 제안을 받아들였다. 박억수 내란 특검보도 “물리적 한계를 이해한다. 재판부의 소송 지휘를 따르겠다”고 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엔 무조건 끝낸다”강조했다. 다만 윤 전 대통령 측도 6∼8시간 가량을 들여 증거조사와 최후변론을 하겠다고 예고하며 13일에도 ‘필리버스터 재판’이 재현될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 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특검은 (지난 7일) 서증 조사를 7시간 반 동안 했으니 모든 피고인이 7시간 반씩 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언론 공지를 통해서도 “(변론 절차에 시간이 소요되는 것은) 피고인의 방어권을 충실히 보장하기 위한 불가피한 과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선 방어권을 최대한 보장하고 절차적 완결성을 갖추려는 재판부의 의도를 변호인단이 악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형사 소송 전문 변호사는 “통상 형사사건의 변호사는 최대한 노련하게 시간을 끄는 게 곧 역량”이라면서 “여론의 피로를 유발하고, 혐의 외에도 절차적인 부분을 부각해 법정 밖에서의 정치적 공방까지 염두에 둔 전략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1심에서 패소하더라도 상급심에서 절차적 부당함 등을 앞세워 결과를 뒤집기 위한 준비 작업에 나선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국민적 관심이 큰 사건인 만큼 재판부가 진행에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결심에서도 비슷한 지연 전략이 예상되기 때문에 사건과 무관한 발언 등은 적극 제지하는 소송 지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 與 신임 원내대표 한병도 “혼란 신속히 수습”

    與 신임 원내대표 한병도 “혼란 신속히 수습”

    한 “특검 15일 본회의 통과 목표”국힘 송언석 “협치국회 복원하자”‘비당권’ 강득구 30.7% 득표율 1위‘친청’ 이성윤 24.7%·문정복 23.9% 신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로 3선 한병도(전북 익산을) 의원이 11일 선출됐다. 한 신임 원내대표는 앞으로 4개월 간 녹록지 않은 원내 현안을 해결하면서 6월 지방선거를 준비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 최고위원 3명을 뽑는 보궐선거에선 강득구(재선)·이성윤(초선)·문정복(재선) 의원이 선출됐다. 민주당은 이날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를 열고 1차 투표(의원 투표 80%·권리당원 투표 20%) 결과, 과반 투표자가 나오지 않아 결선 투표를 치렀고 최종적으로 한 의원이 백혜련(3선·경기 수원을) 의원을 꺾고 원내대표에 당선됐다. 진성준(3선·서울 강서을) 의원과 박정(3선·경기 파주을) 의원은 1차 투표에서 탈락했다. 한 원내대표는 당선 수락 연설에서 “지금 이 순간부터 일련의 혼란을 신속하게 수습하고, 내란 종식·검찰개혁·사법개혁·민생 개선에 시급히 나서겠다”고 말했다.  김병기·강선우 의원의 공천헌금 수수 의혹 여파로 당이 어려움에 처한 상황을 최우선 순위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런 문제(공천 헌금)가 불거지는 것 자체가 민주당스럽지 않다”고 했다. 경선 과정에서 김 의원의 ‘자진 탈당’ 입장을 취했던 한 원내대표는 ‘이 입장이 유효한지’를 묻는 질문에는 “지도부 논의 후 입장을 밝히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최근까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지낸 한 원내대표는 “어느 위원장보다 야당 토론을 충분히 보장했다”고 자평하며 “야당을 협상 파트너로 인정하고 국정의 한 축으로서 머리를 맞대고 함께 논의하겠다”고 했다. 2차 종합 특검과 통일교·신천지 특검에 대해서는 “야당과 협의를 하겠지만 제 기본 입장은 15일 본회의 통과 목표”라고 했다. 지방 통합도 시급히 야당과 협의하겠다고 했다. 이에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한 의원의 원내대표 선출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협치국회의 복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자”고 말했다. 한 원내대표는 당정청(당·정부·청와대) 엇박자 지적과 관련해선 “이재명 정부 성공 위한 이 절박함에 엇박자, 분열은 한가로운 얘기”라며 “중요한 건 각 주체가 모여 토론을 일상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 원내대표는 정청래 대표와 마찬가지로 2004년 17대 국회에 이른바 ‘탄돌이’로 입성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내며 야당과 원만하게 소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후 21대, 22대 총선에서 내리 당선됐고 이재명 대통령의 당대표 시절 전략기획위원장으로 호흡을 맞췄다. 지난 대선 때는 경선 캠프 종합상황실장을 지냈다. 청와대와 정 대표 측을 모두 아우르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게 한 원내대표의 최대 장점이다. 당내에선 “개혁 입법을 빠르게 추진해야 할 것 같다”,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게 발판을 마련해달라”등 주문이 이어졌다. 이에 앞서 진행된 최고위원 보궐선거(중앙위원 50%, 권리당원 50% 합산)에선 비당권파 강 의원이 가장 높은 득표율인 30.74%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정 대표 측 인사로 분류되는 이·문 의원이 각각 24.72%, 23.95%의 득표율로 나머지 두 자리를 꿰찼다. 친명계 이건태 의원은 탈락했다. …친명(친이재명)과 친청(친정청래) 대결 구도로 관심이 쏠린 이날 선거에서 당권파 인사 두 명이 지도부에 합류하면서 ‘정청래 지도부’가 보다 공고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임 최고위원들의 임기는 오는 8월까지다. 민주당은 최고위원 선거가 마무리된 만큼 이른바 대의원·권리당원 ‘1인 1표제’ 도입을 위한 당헌 개정도 재추진하기로 했다.
  • “수도권 쓰레기가 왜 충청도에”… 지방선거 ‘갈등의 핵’ 떠오르다

    “수도권 쓰레기가 왜 충청도에”… 지방선거 ‘갈등의 핵’ 떠오르다

    올해부터 수도권에서 가연성 생활폐기물(종량제봉투 쓰레기)을 바로 묻을 수 없고, 소각 후 남은 재만 매립할 수 있다. 서울 25개 자치구가 그동안 수도권매립지(인천 서구)에 묻었던 연간 21만t 남짓을 ‘원정 소각’으로 처리하게 된 배경이다. 그러자 서울 쓰레기를 위탁 처리하는 민간소각장이 집중된 충청권은 “수도권 쓰레기를 떠넘기는 방식이 돼서는 안 된다”며 강력 반발했다. ‘폐기물 발생지 처리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이처럼 6·3지방선거를 앞두고 쓰레기 문제가 우리 사회의 갈등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지만, 정부는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공공소각장 마련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오는 2030년부터 직매립 금지가 전국으로 확대되는 만큼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서울신문이 서울의 25개 자치구를 전수조사한 결과 수도권 직매립 금지에 대응하기 위해 15개 구는 이미 민간 업체와 계약을 맺었고 나머지 10개 구도 추진 중이다. 15개 구의 폐기물처리 계약 건수는 총 36건인데 경기(26건·72.2%)가 가장 많고 충청(6건·16.7%), 인천(4건·10.8%) 순이었다. 충청권이 많은 이유는 여유 용량과 거리 때문이다. 민간 처리시설 숫자는 수도권(21곳)이 충청권(15곳)보다 많다. 하지만 여유 용량은 자체 배출량이 적은 충청권(하루 1103t)이 수도권(하루 1096t)보다 많다. 서울과 비교적 가까운 충북 청주시의 경우 4개 민간 처리시설이 경기 광명시, 인천 강화군, 서울 강남구 등 3곳과 올해 6700t의 생활쓰레기 처리 계약을 맺었다. 서울의 쓰레기를 떠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면서 충청권의 반발은 거세지는 모양새다. 충북도는 지난 8일 “준비 부족으로 인한 부담이 비수도권에 전가될 경우 심각한 지역 갈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휘발성 강한 이슈인 터라 지방선거의 핵심 공약으로 부상할 태세다. 청주시장에 출마하는 유행열(더불어민주당)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은 “수도권은 편익을 독점하고 지방은 피해를 떠안도록 설계된 수도권 공화국의 필연적 결과”라고 주장했다. 허창원(민주당) 전 충북도의원도 “쓰레기를 가장 많이 만들어 내는 곳은 수도권인데 부담과 위험을 왜 청주 시민이 감당해야 하느냐”라고 했다. 서울 25개 자치구가 올해 소각해야 하는 생활폐기물은 2024년 통계에 비춰 볼 때 21만t을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전국에서 배출되는 연간 생활폐기물 1705만t 중 수도권 비중은 47.5%(경기도 434만t·서울 289만t·인천 83만t)에 이른다. 이 중 51만 6776t을 그동안 수도권매립지에 묻었는데, 올해부터 금지된 것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갈등이 격화할 경우 갈 곳 잃은 쓰레기들로 서울에선 쓰레기 대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서울 자치구와 민간업체의 계약이라고는 해도 감독 관청에서 소각 종량제봉투를 일일이 열어 소각 대상이 아닌 쓰레기가 나온다면 관할 지자체가 시설 운영 등 제재를 할 수 있다”면서 “그런 식으로 업체들을 압박하면 결국 서울 생활쓰레기 처리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비용 측면에서도 지방 민간 처리시설로의 위탁은 지속 가능한 대안이 되기 어렵다. 2024년 서울 25개 자치구가 쓰레기 처리를 위해 쓴 돈은 종량제봉투 판매 수익을 제외하고도 5635억원에 이른다. 이미 한 자치구당 200억원이 넘는 돈을 쓰레기 처리에 쓰는 셈이다. 또한 수도권매립지 처리 단가는 t당 약 11만 7000원이었지만 민간 처리시설은 대부분 17만원 이상이다. 자치구의 재정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직매립 때보다 40%가량 늘어나는 처리비용을 기초지자체가 전적으로 부담하는 현재 구조를 손보지 않는다면 또 다른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의미다. 자치구의 재정 부담이 커질수록 종량제봉투 가격 인상 압박도 커질 수밖에 없다. 지방선거 이후 소비자들이 체감하게 될 후폭풍이다. 전국의 20ℓ 종량제봉투 가격은 평균 약 512원으로 지난 20년간 인상폭은 112원에 불과하다. 서울은 2017년 440원에서 490원으로 인상한 뒤 지금까지 9년째 동결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아직 종량제봉투 가격 인상 계획은 없지만 비용 부담이 커지면 검토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수도권에 전처리 시설(종량제봉투를 개봉해 비닐 등 재활용 가능한 자원을 선별해 소각하는 쓰레기 양을 줄이는 설비)을 설치하고, 기존 소각장 용량도 늘려야 한다. 하지만 입지 선정 단계부터 반대에 가로막히고 선출직 단체장이나 국회의원도 다른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 가까스로 동의를 얻더라도 환경영향평가에 수년이 걸린다. 이후 착공부터 가동까지 7~10년이 걸리고 수천억원에 달하는 건설비도 들어간다. 전문가들은 ‘쓰레기 갈등’을 지방정부에만 맡겨놔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배재근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환경공학과 교수는 “지역과 주민들이 쓰레기 처리시설을 반대하는 것은 예측 가능한 부분인 만큼 중앙정부 차원에서 논의를 주도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원 나라살림연구소 책임연구원도 “기후에너지환경부나 광역 지자체 등에서도 쓰레기 문제에 대한 제도적 보완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작년 1인당 GDP 3년 만에 감소… 대만에 밀렸다

    작년 1인당 GDP 3년 만에 감소… 대만에 밀렸다

    지난해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3년 만에 감소 전환하며 3만 6000달러 선에 머물렀다. 저성장과 고환율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반면 대만은 인공지능(AI) 붐을 타고 22년 만에 한국을 추월했다. 1인당 GDP는 명목 GDP를 총인구수로 나눈 값으로 국민 1명이 1년간 생산한 경제가치를 뜻한다. 주로 각국의 평균적인 생활 수준을 비교할 때 사용된다. 11일 재정경제부·한국은행·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1인당 GDP는 3만 6107달러로 전년 3만 6223달러에서 0.3% 줄어든 것으로 추산됐다. 원화로는 5270만원 수준이다. 1인당 GDP는 통상 가계 소득만 집계하는 평균소득보다 규모가 크다. 한국의 1인당 GDP는 2016년(3만 839달러) 처음 3만 달러를 돌파했다.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경기 부양 정책 효과로 3만 7503달러까지 늘었다가 이후 이어진 경기 둔화로 3만 6000달러 선까지 후퇴했다. 물가 상승·하락 효과를 제거한 순수 ‘경제성장률’ 지표인 실질 GDP는 지난해 1.0% 증가한 것으로 예상됐다. 0%대 성장률에선 벗어나지만 2020년 -0.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면 대만의 지난해 1인당 GDP는 3만 8748달러로 추산됐다. 한국이 2003년 대만을 제친 이후 22년 만에 재역전당하게 된 것이다.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 TSMC의 수출 호조 영향으로 분석된다. 특히 대만은 올해 한국보다 먼저 1인당 GDP 4만 달러 고지를 밟게 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일본의 1인당 GDP는 지난해 3만 4713달러로 대만과 한국보다 낮았다.
  • “美 ‘돈로주의’ 최대 리스크… 재정 풀기보다 ‘경제 파이’ 키워야”[월요인터뷰]

    “美 ‘돈로주의’ 최대 리스크… 재정 풀기보다 ‘경제 파이’ 키워야”[월요인터뷰]

    베네수엘라 사태 주목해야美 우선주의·패권주의 강화 흐름남미 내 ‘中 영향력’ 견제 강력 신호미중갈등, 대만까지 확산 가능성대외 의존 높은 한국경제에 위협원달러 환율 1400원 ‘뉴노멀’해외 투자 비중 늘어 달러 수요 증가국가 잠재성장률 높이는 게 ‘정공법’국내 금융산업 해외 수익 ‘5%’ 남짓투자 확대로 국부 창출에 기여해야 세계 경제가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복합 위기’ 국면에 접어들었다. 최근 발생한 베네수엘라 사태가 장기적으로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도 불명확한 상태다. 이런 혼돈의 시기에 전광우(전 금융위원장·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의 식견은 무게감이 남다르다. 전 이사장은 세계은행(World Bank)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거쳐 이명박 정부 초대 금융위원장으로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최일선에서 방어했고,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시절에는 기금 운용의 세계화를 이끌었다. 현재 8년째 세계경제연구원을 이끌고 있다. 벤 버냉키 전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등 세계 굴지의 금융 리더들과 소통하며 한국과 세계 금융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전 이사장은 11일 서울 강남구 집무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부는 무리한 재정 확대를 지양하고, 규제 혁파와 노동·기술·금융 등 핵심 구조개혁을 통해 민간경제의 활력을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미중 패권 경쟁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최대 변수가 됐다. 현재의 경제 안보 상황은. “남미, 그중에서도 베네수엘라 사태를 주목해야 한다. 19세기 미국의 제임스 먼로 대통령이 주창한 ‘먼로주의(미국의 유럽대륙에 대한 불간섭·아메리카 대륙의 미국 우위)’가 ‘돈로주의(도널드 트럼프+먼로주의)’로 부활하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와 패권주의가 강화되는 흐름이다. 미국은 중국이 일대일로 등을 통해 미국의 앞마당인 남미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러한 미중 갈등이 대만 문제 등으로 확산할 경우,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최대의 하방 리스크가 될 것이다.”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이를 일시적 현상이 아닌 ‘뉴노멀’로 봐야 할까. “당분간 1400원대가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서학개미’로 불리는 개인들의 해외 투자 확대와 ‘큰 손’인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비중 증가로 달러 수요가 구조적으로 늘어났다. 여기에 미중 갈등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까지 겹쳐 달러 강세 요인이 우세하다. 정부가 미세 조정을 통해 환율 급등락을 막을 수는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근본적으로는 국가 잠재성장률을 높여 원화의 가치를 회복시키는 정공법이다.” -일본 경제가 소위 ‘잃어버린 30년’을 딛고 부활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점은. “일본 증시의 활황은 아베노믹스 이후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자본시장 업그레이드를 꾸준히 추진한 결과다. 반면 우리가 절대 따라 해서는 안 될 점은 경기 부양을 위해 지난 20~30년간 끊임없이 재정을 풀어대며 막대한 국가 부채를 쌓은 것이다. 현금을 살포하는 식의 재정 정책은 경기 부양 효과가 매우 제한적이다. 일본은 기축통화국이자 대외 자산 부국이라 버티지만, 우리는 다르다. 일본의 사례는 ‘재정 풀기’보다는 ‘자본시장 활성화’를 통한 경기 부양이 더 효과적임을 보여준다.” -국내 금융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은 어느 수준인가. 금융위원장 재임 시절과 비교해 나아졌나. “냉정하게 말해 갈 길이 멀다. 국내 금융그룹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수익 비중은 여전히 5% 남짓에 불과하다. 반면 일본의 미쓰비시 UFG(MUFG)나 미즈호 같은 은행들은 수익의 50~60%를 해외에서 창출한다. 우리 금융사들이 여전히 국내에서 이자 장사에만 안주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진정한 생산적 금융을 위해서는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기업 금융과 해외 투자를 확대해 국부 창출에 기여해야 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해법이 있을까. “억지로 대출 총량을 줄이는 것보다 소득을 늘려 갚을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정석이다. 그러려면 1%대로 추락한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려야 한다. 잠재성장률의 3대 결정 요소인 노동, 기술, 금융의 구조 개혁을 통해 경제의 역동성 회복이 시급한 과제다. 현재 100%를 상회하는 가계부채 비율을 점진적으로 80% 수준까지 지속해서 낮추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아 부채의 덫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보험료율 인상’에만 매몰돼 있다. 수익률 제고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는데. “수익률 1% 포인트 상승은 기금 고갈 시점을 5~8년 늦추는 효과가 있어 보험료율 인상 못지않게 중요하다. 수익률을 높이려면 장기적 관점에서 합리적 자산 배분이 가능해야 한다. 국민연금 기금 규모가 1500조원(1조 달러)를 넘어서면서 증시 및 외환 시장 안정에도 역할이 기대된다. 다만 국민연금이 단기적 증시 부양이나 환율 방어 같은 정부의 정책 수단으로 동원돼서는 안 된다. 국민연금 기금 운용의 기본 원칙은 국민 노후를 위한 안정적 수익 극대화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연금은 이미 국내 자본시장 규모 대비 너무 커진 ‘연못 속의 고래’다. 국내 증시 시가총액의 약 7%를 단일 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건 상황은 세계적으로 거의 유례가 없다. 고래가 좁은 연못에 계속 머물면 고래도 죽고 연못 생태계도 망가진다. 수익률 극대화와 리스크 분산을 위해 고래는 해외 및 대체 투자 등 확대를 위해 ‘태평양’으로 나아가야 한다. 더 중요한 이유는 향후 ‘엑시트(exit)’ 전략 때문이다. 언젠가 연금 지급액이 보험료 수입 및 투자 수익보다 많아지거나 투자 전략상 국민연금이 보유 주식을 대량 매각하면 국내 증시는 감당할 수 없는 충격을 받게 된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3차 상법 개정에 대해 재계 반발이 크다. “주주 가치를 높이는 방향은 맞지만, 자사주 소각 등을 법으로 강제하는 방식은 신중해야 한다. 기업이 경영 판단에 따라 자율적으로 하되, 공시와 소통을 강화하는 선진국형 모델로 가야 한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근본 원인은 북한 리스크 같은 지정학적 요인보다 정책의 예측 가능성 결여와 정치적 후진성에 있다.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해서는 공매도 규제나 외환 시장 접근성 등에서 글로벌 스탠다드를 충족하려는 일관된 노력이 필요하다. 정책이 오락가락하면 신뢰를 얻을 수 없다.” -AI(인공지능) 열풍이 거세다. 일각에서는 거품론도 제기되는데 어떻게 보나. “세계적인 경제학자이자 투자전문가인 모하메드 엘 에리언은 현재의 AI 열풍을 ‘합리적 버블(Rational Bubble)’이라고 표현했다. 주가 급등이나 과잉 투자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AI가 가져올 생산성 혁명은 실체적 근거가 있다는 뜻이다. 과거 인터넷 혁명처럼 AI는 인류 문명과 산업 전반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잠재력이 있다. 다만 천문학적인 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연결되는 시점이 지연될 경우 단기적인 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다.” -금융권에서도 AI 도입이 화두다. AI가 금융 위기의 트리거가 될 수 있다는 경고도 있다. “만약 모든 금융사가 같은 AI 알고리즘을 사용해 자산 배분이나 투자를 결정한다면, 위기 시 동시에 매물을 쏟아내는 쏠림 현상으로 인해 ‘플래시 크래시(Flash Crash·순간 폭락)’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 AI가 제공하는 데이터는 비슷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규제 당국은 알고리즘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각 금융사는 AI를 맹신하기보다 전문가적 경험과 판단을 결합한 위기 대응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마지막으로 위기 속 한국 경제의 리더들에게 제언한다면. “국제질서 재편과 산업 대변혁의 세계사적 변곡점에서 한국 경제는 지금 중대한 기로에 섰다. 저성장 고착화를 숙명으로 받아들일 것인가, 아니면 구조 개혁을 통해 재도약할 것인가의 문제다. 경기회복의 마중물로서 재정의 역할은 살리되 무리한 재정 확대는 피해야 한다. 비기축통화국의 마지막 보루는 튼실한 재정이다. 정부는 규제 혁파와 함께 개혁에 박차를 가해 경제의 활력과 역동성을 되살려야 한다. 기업과 금융권 또한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과감한 혁신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통해 우리 경제의 ‘파이’를 키우는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 ■ 전광우 이사장은 1949년생으로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인디애나대에서 경영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미시간주립대 경영대학 교수를 거쳐 1986년부터 1998년까지 12년간 세계은행(World Bank)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근무하며 국제무대에서 금융 전문가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노무현 정부 국제금융대사에 이어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초대 금융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방파제 임무를 수행했다. 이후 제13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해 재임 기간 수익률 제고와 조직의 세계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세대 경제대학원 석좌교수를 거쳐 현재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을 맡고 있다.
  • 아이 낳아도 괜찮을까…한국 청년이 망설이기 시작한 이유

    아이 낳아도 괜찮을까…한국 청년이 망설이기 시작한 이유

    한국의 젊은 층은 출산으로 얻는 기쁨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답하면서도 경제적 부담에 대한 우려 역시 가장 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 같은 인식은 실제 댓글 반응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현실이 너무 가혹하다”는 시선과 “조건만 탓할 문제는 아니다”는 반론이 맞선다. 11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국외 인구정책 사례 연구’에 따르면, 한국을 포함한 5개국(독일·일본·프랑스·스웨덴) 20~49세 성인 각 2500명을 대상으로 한 결혼·출산 인식 조사에서 한국은 출산에 대한 기대와 부담이 동시에 가장 크게 나타난 나라로 집계됐다. 미혼·비혼 응답자의 결혼 의향은 한국이 52.9%로 조사 대상국 중 가장 높았다. 반면 출산 의향은 31.2%로 스웨덴·프랑스·독일보다 낮았고, 출산 의향이 있는 응답자가 계획한 자녀 수는 평균 1.74명으로 5개국 중 가장 적었다. 자녀 출산이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삶의 기쁨과 만족이 커진다’는 응답이 한국에서 74.3%로 가장 높았지만, ‘경제적 부담이 늘어난다’는 응답 역시 92.7%로 가장 높았다. 연구진은 “출산이 주는 기쁨에 대한 공감은 크지만, 이를 가로막는 현실적 부담 역시 가장 강하게 인식되고 있다”며 “이 같은 간극이 한국 사회의 출산 논쟁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 시선 하나|“기쁨은 알지만…아이에게 이 사회를 물려줄 자신이 없다” 댓글의 다수는 출산을 막는 가장 큰 이유로 주거·교육·노후 불안이 결합된 현실을 꼽았다. 공감 수 100개 이상을 받은 댓글들에는 “평균 집값 10억 시대에 원리금 갚고 아이 키우면 노후 대비가 안 된다”, “둘이 벌어도 둘이 살기 힘든 세상”이라는 체념이 반복됐다. 특히 눈에 띄는 건 판단의 기준이 ‘부모의 행복’이 아니라 ‘아이의 삶’이라는 점이다. “내가 능력이 안 되면, 내 자식은 나보다 더 힘든 삶을 살게 될 걸 아니까 낳지 않는다”, “망해가는 나라에 자식을 낳는 건 자식에게 죄를 짓는 것”이라는 댓글이 높은 공감을 얻었다. 사교육 부담도 빠지지 않는다. “초중고 12년을 입시로만 몰아가는 교육 시스템이 근본 문제”, “사교육비 없이는 아이를 경쟁에서 지켜낼 수 없다는 인식 자체가 출산을 가로막는다”는 지적이다. 이 시선에서 출산은 희망의 선택이 아니라 책임의 부담이다. 아이를 낳는 순간 부모는 장기간의 경제적·정서적 책임을 떠안게 되고, 그 끝에서조차 “노후에 자식이 책임져주지 않는다”는 현실이 출산을 더욱 망설이게 만든다는 것이다. ◆ 시선 둘|“환경은 늘 힘들었다…결국 선택과 인식의 문제” 반면 일부 댓글은 출산 기피를 사회 탓으로만 돌리는 데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공감 수 400개 이상을 기록한 댓글 중에는 “가난한 환경에서도 공부하며 가정 꾸리고 아이 키우며 살아왔다”, “남과 비교하고 허황된 기준을 세우는 게 문제”라는 목소리가 있었다. 출산을 ‘조건 충족 후의 보상’처럼 여기는 태도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경제적 부담이 예전에는 없었느냐”, “희생 없이 누릴 수 있는 기쁨은 없다”는 댓글이 이를 대변한다. 또 일부는 “요즘은 국가 지원도 적지 않은데, 불안과 공포만 과장된다”고 본다. “애완동물 키울 돈이면 아이 하나는 충분히 키운다”, “출산을 꺼리는 분위기 자체가 미디어와 사회 담론이 만든 측면도 있다”는 주장이다. 이 시선에서는 출산율 저하를 구조적 문제만으로 설명할 수 없으며, 삶의 우선순위와 책임에 대한 인식 변화도 함께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 같은 현실, 다른 결론…‘아이를 낳아도 괜찮은 사회인가’ 이번 조사와 댓글 반응이 공통적으로 보여주는 건 하나다. 출산이 ‘행복의 문제’이면서 동시에 ‘미래에 대한 판단’이 됐다는 점이다. 출산으로 얻는 기쁨에는 다수가 공감하지만, 그 기쁨을 감당할 수 있는 사회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댓글창의 두 시선은 서로 다르지만, 같은 질문으로 모아진다. “아이를 낳는 선택이 개인의 용기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감당 가능한 선택인가.” 출산율을 둘러싼 논쟁은 이제 ‘낳아야 한다’와 ‘왜 안 낳느냐’를 넘어서 아이와 부모 모두가 버틸 수 있는 사회 구조를 만들 수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옮겨가고 있다.
  • “아이 낳아도 괜찮을까”…한국 청년이 갈라진 이유 [두 시선]

    “아이 낳아도 괜찮을까”…한국 청년이 갈라진 이유 [두 시선]

    한국의 젊은 층은 출산으로 얻는 기쁨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답하면서도 경제적 부담에 대한 우려 역시 가장 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 같은 인식은 실제 댓글 반응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현실이 너무 가혹하다”는 시선과 “조건만 탓할 문제는 아니다”는 반론이 맞선다. 11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국외 인구정책 사례 연구’에 따르면, 한국을 포함한 5개국(독일·일본·프랑스·스웨덴) 20~49세 성인 각 2500명을 대상으로 한 결혼·출산 인식 조사에서 한국은 출산에 대한 기대와 부담이 동시에 가장 크게 나타난 나라로 집계됐다. 미혼·비혼 응답자의 결혼 의향은 한국이 52.9%로 조사 대상국 중 가장 높았다. 반면 출산 의향은 31.2%로 스웨덴·프랑스·독일보다 낮았고, 출산 의향이 있는 응답자가 계획한 자녀 수는 평균 1.74명으로 5개국 중 가장 적었다. 자녀 출산이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삶의 기쁨과 만족이 커진다’는 응답이 한국에서 74.3%로 가장 높았지만, ‘경제적 부담이 늘어난다’는 응답 역시 92.7%로 가장 높았다. 연구진은 “출산이 주는 기쁨에 대한 공감은 크지만, 이를 가로막는 현실적 부담 역시 가장 강하게 인식되고 있다”며 “이 같은 간극이 한국 사회의 출산 논쟁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 시선 하나|“기쁨은 알지만…아이에게 이 사회를 물려줄 자신이 없다” 댓글의 다수는 출산을 막는 가장 큰 이유로 주거·교육·노후 불안이 결합된 현실을 꼽았다. 공감 수 100개 이상을 받은 댓글들에는 “평균 집값 10억 시대에 원리금 갚고 아이 키우면 노후 대비가 안 된다”, “둘이 벌어도 둘이 살기 힘든 세상”이라는 체념이 반복됐다. 특히 눈에 띄는 건 판단의 기준이 ‘부모의 행복’이 아니라 ‘아이의 삶’이라는 점이다. “내가 능력이 안 되면, 내 자식은 나보다 더 힘든 삶을 살게 될 걸 아니까 낳지 않는다”, “망해가는 나라에 자식을 낳는 건 자식에게 죄를 짓는 것”이라는 댓글이 높은 공감을 얻었다. 사교육 부담도 빠지지 않는다. “초중고 12년을 입시로만 몰아가는 교육 시스템이 근본 문제”, “사교육비 없이는 아이를 경쟁에서 지켜낼 수 없다는 인식 자체가 출산을 가로막는다”는 지적이다. 이 시선에서 출산은 희망의 선택이 아니라 책임의 부담이다. 아이를 낳는 순간 부모는 장기간의 경제적·정서적 책임을 떠안게 되고, 그 끝에서조차 “노후에 자식이 책임져주지 않는다”는 현실이 출산을 더욱 망설이게 만든다는 것이다. ◆ 시선 둘|“환경은 늘 힘들었다…결국 선택과 인식의 문제” 반면 일부 댓글은 출산 기피를 사회 탓으로만 돌리는 데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공감 수 400개 이상을 기록한 댓글 중에는 “가난한 환경에서도 공부하며 가정 꾸리고 아이 키우며 살아왔다”, “남과 비교하고 허황된 기준을 세우는 게 문제”라는 목소리가 있었다. 출산을 ‘조건 충족 후의 보상’처럼 여기는 태도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경제적 부담이 예전에는 없었느냐”, “희생 없이 누릴 수 있는 기쁨은 없다”는 댓글이 이를 대변한다. 또 일부는 “요즘은 국가 지원도 적지 않은데, 불안과 공포만 과장된다”고 본다. “애완동물 키울 돈이면 아이 하나는 충분히 키운다”, “출산을 꺼리는 분위기 자체가 미디어와 사회 담론이 만든 측면도 있다”는 주장이다. 이 시선에서는 출산율 저하를 구조적 문제만으로 설명할 수 없으며, 삶의 우선순위와 책임에 대한 인식 변화도 함께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 같은 현실, 다른 결론…‘아이를 낳아도 괜찮은 사회인가’ 이번 조사와 댓글 반응이 공통적으로 보여주는 건 하나다. 출산이 ‘행복의 문제’이면서 동시에 ‘미래에 대한 판단’이 됐다는 점이다. 출산으로 얻는 기쁨에는 다수가 공감하지만, 그 기쁨을 감당할 수 있는 사회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댓글창의 두 시선은 서로 다르지만, 같은 질문으로 모아진다. “아이를 낳는 선택이 개인의 용기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감당 가능한 선택인가.” 출산율을 둘러싼 논쟁은 이제 ‘낳아야 한다’와 ‘왜 안 낳느냐’를 넘어서 아이와 부모 모두가 버틸 수 있는 사회 구조를 만들 수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옮겨가고 있다.
  • 與원내대표에 3선 한병도 “유능한 여당 모습 보여드리겠다”

    與원내대표에 3선 한병도 “유능한 여당 모습 보여드리겠다”

    차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로 3선 한병도(전북 익산을) 의원이 11일 선출됐다. 백혜련(3선·경기 수원을) 의원과의 결선 투표까지 치러 당선된 한 신임 원내대표는 앞으로 4개월 간 녹록지 않은 원내 현안을 해결하면서 6월 지방선거를 준비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 최고위원 3명을 뽑는 보궐선거에선 강득구(재선)·이성윤(초선)·문정복(재선) 의원이 선출됐다. 민주당은 이날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를 열고 1차 투표(의원 투표 80%·권리당원 투표 20%) 결과, 과반 투표자가 나오지 않아 결선 투표를 치렀고 최종적으로 한 의원이 이재명 정부 집권여당의 두 번째 원내대표에 당선됐다. 최근까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역임한 한 원내대표는 친청(친정청래)와 비청(비정청래) 인사를 아우르는 가교 역할을 하는 적임자란 평가를 받는다. 진성준(3선·서울 강서을) 의원과 박정(3선·경기 파주을) 의원은 1차 투표에서 탈락했다. 한 원내대표는 “국정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민생을 빠르게 개선해서 이재명 정부 성공을 든든하게 뒷받침하도록 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라는 큰 시험대가 우리 눈 앞에 있다. 더 낮고 겸손한 자세를 견제하면서도 유능한 집권 여당의 모습을 국민 여러분께 보여드리고 당당하게 승리하겠다”면서 “야당과의 관계에서도 원칙을 분명히 지키겠다”고 했다. 강득구·이성윤·문정복, 최고위원 선출“鄭지도부 결속해 이재명 정부 성공”이에 앞서 진행된 최고위원 보궐선거(중앙위원 50%, 권리당원 50% 합산)에선 비당권파 강득구 의원이 가장 높은 득표율인 30.74%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정 대표 측 인사로 분류되는 이·문 의원이 각각 24.72%, 23.95%의 득표율로 나머지 두 자리를 꿰찼다. 친명계 이건태 의원은 중앙위원 선거인단에선 245표로 3위에 올랐으나 권리당원 선거인단에서 17만 8572표로 4위를 기록하며 탈락했다. 친명(친이재명)과 친청(친정청래) 대결 구도로 관심이 쏠린 이날 선거에서 당권파 인사 두 명이 지도부에 합류하면서 ‘정청래 지도부’가 보다 공고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 신임 최고위원은 “우리는 잠시 경쟁하고 싸웠지만 오늘부로 민주당 이름으로 하나가 돼 정청래 대표 중심으로 이재명 정부 성공, 내란 청산, 지방선거에서 압도적 승리를 위해 힘을 모으겠다”고 했다. 이·문 신임 최고위원도 각각 “당정청(당·정부·청와대) 원팀이 돼 대한민국을 새롭게 만들어달라는 말을 마음판에 새기겠다”, “보답하는 길은 정청래 지도부의 단단한 결속으로 이재명 정부 성공을 견인하는 것”이라며 당선 소감을 밝혔다. 신임 최고위원들의 임기는 오는 8월까지다. 임기는 짧지만 지도부 구성이 달라질 경우 당내 권력 지형 변화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선거 초반부터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다. 이른바 ‘명청’(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 대결 구도로 친명계 인사와 친청계 인사간 설전도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친명계 유동철 부산 수영구 지역위원장이 하차하며 당권파와 비당권파간 ‘2대 2 구도’가 형성됐는데, 최종적으로는 당권파 인사 두 명이 살아 남으면서 정 대표 체제에 힘을 실었다. 정 대표는 “이번 선거 과정에서 혹시 있을 수 있는 마음의 상처 같은 게 있다면 지워달라”면서 “이제 완전체가 돼 더 강하고 더 단결된 지도부로 앞으로의 도전 과제에 매끄럽고 신속·정확하게 잘 처리하는 모습을 당원과 국민에게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 韓 1인당 GDP 3.6만달러 턱걸이…대만에 22년 만에 ‘역전’

    韓 1인당 GDP 3.6만달러 턱걸이…대만에 22년 만에 ‘역전’

    지난해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3년 만에 감소 전환하며 3만 6000달러 선에 머물렀다. 저성장과 고환율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반면 대만은 인공지능(AI) 붐을 타고 22년 만에 한국을 추월했다. 1인당 GDP는 명목 GDP를 총인구수로 나눈 값으로 국민 1명이 1년간 생산한 경제가치를 뜻한다. 주로 각국의 평균적인 생활 수준을 비교할 때 사용된다. 11일 재정경제부·한국은행·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1인당 GDP는 3만 6107달러로 전년 3만 6223달러에서 0.3% 줄어든 것으로 추산됐다. 원화로는 5270만원 수준이다. 1인당 GDP는 통상 가계 소득만 집계하는 평균소득보다 규모가 크다. 한국의 1인당 GDP는 2016년(3만 839달러) 처음 3만 달러를 돌파했다.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경기 부양 정책 효과로 3만 7503달러까지 늘었다가 이후 이어진 경기 둔화로 3만 6000달러 선까지 후퇴했다. 물가 상승·하락 효과를 제거한 순수 ‘경제성장률’ 지표인 실질 GDP는 지난해 1.0% 증가한 것으로 예상됐다. 0%대 성장률에선 벗어나지만 2020년 -0.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면 대만의 지난해 1인당 GDP는 3만 8748달러로 추산됐다. 한국이 2003년 대만을 제친 이후 22년 만에 재역전당하게 된 것이다.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 TSMC의 수출 호조 영향으로 분석된다. 특히 대만은 올해 한국보다 먼저 1인당 GDP 4만 달러 고지를 밟게 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일본의 1인당 GDP는 지난해 3만 4713달러로 대만과 한국보다 낮았다.
  • “美 ‘돈로주의’ 최대 리스크…재정 풀기보다 ‘경제파이’ 키워야” [월요 인터뷰]

    “美 ‘돈로주의’ 최대 리스크…재정 풀기보다 ‘경제파이’ 키워야” [월요 인터뷰]

    베네수엘라 사태 주목해야美 우선주의·패권주의 강화 흐름남미 내 ‘中 영향력’ 견제 강력 신호미중 갈등, 대만까지 확산 가능성대외 의존 높은 한국 경제에 위협원달러 환율 1400원 ‘뉴노멀’해외투자 비중 늘어 달러 수요 증가국가 잠재성장률 높이는 게 ‘정공법’국내 금융산업 해외 수익 ‘5%’ 남짓투자 확대로 국부 창출에 기여해야세계 경제가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복합 위기’ 국면에 접어들었다. 최근 발생한 베네수엘라 사태가 장기적으로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도 불명확한 상태다. 이런 혼돈의 시기에 전광우(전 금융위원장·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의 식견은 무게감이 남다르다. 전 이사장은 세계은행(World Bank)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거쳐 이명박 정부 초대 금융위원장으로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최일선에서 방어했고,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시절에는 기금 운용의 세계화를 이끌었다. 현재 8년째 세계경제연구원을 이끌고 있다. 벤 버냉키 전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등 세계 굴지의 금융 리더들과 소통하며 한국과 세계 금융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전 이사장은 11일 서울 강남구 집무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부는 무리한 재정 확대를 지양하고, 규제 혁파와 노동·기술·금융 등 핵심 구조개혁을 통해 민간경제의 활력을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미중 패권 경쟁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최대 변수가 됐다. 현재의 경제 안보 상황은. “남미, 그중에서도 베네수엘라 사태를 주목해야 한다. 19세기 미국의 제임스 먼로 대통령이 주창한 ‘먼로주의(미국의 유럽대륙에 대한 불간섭·아메리카 대륙의 미국 우위)’가 ‘돈로주의(도널드 트럼프+먼로주의)’로 부활하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와 패권주의가 강화되는 흐름이다. 미국은 중국이 일대일로 등을 통해 미국의 앞마당인 남미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러한 미중 갈등이 대만 문제 등으로 확산할 경우,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최대의 하방 리스크가 될 것이다.”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이를 일시적 현상이 아닌 ‘뉴노멀’로 봐야 할까. “당분간 1400원대가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서학개미’로 불리는 개인들의 해외 투자 확대와 ‘큰 손’인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비중 증가로 달러 수요가 구조적으로 늘어났다. 여기에 미중 갈등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까지 겹쳐 달러 강세 요인이 우세하다. 정부가 미세 조정을 통해 환율 급등락을 막을 수는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근본적으로는 국가 잠재성장률을 높여 원화의 가치를 회복시키는 정공법이다.” -일본 경제가 소위 ‘잃어버린 30년’을 딛고 부활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점은. “일본 증시의 활황은 아베노믹스 이후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자본시장 업그레이드를 꾸준히 추진한 결과다. 반면 우리가 절대 따라 해서는 안 될 점은 경기 부양을 위해 지난 20~30년간 끊임없이 재정을 풀어대며 막대한 국가 부채를 쌓은 것이다. 현금을 살포하는 식의 재정 정책은 경기 부양 효과가 매우 제한적이다. 일본은 기축통화국이자 대외 자산 부국이라 버티지만, 우리는 다르다. 일본의 사례는 ‘재정 풀기’보다는 ‘자본시장 활성화’를 통한 경기 부양이 더 효과적임을 보여준다.” -국내 금융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은 어느 수준인가. 금융위원장 재임 시절과 비교해 나아졌나. “냉정하게 말해 갈 길이 멀다. 국내 금융그룹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수익 비중은 여전히 5% 남짓에 불과하다. 반면 일본의 미쓰비시 UFG(MUFG)나 미즈호 같은 은행들은 수익의 50~60%를 해외에서 창출한다. 우리 금융사들이 여전히 국내에서 이자 장사에만 안주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진정한 생산적 금융을 위해서는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기업 금융과 해외 투자를 확대해 국부 창출에 기여해야 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해법이 있을까. “억지로 대출 총량을 줄이는 것보다 소득을 늘려 갚을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정석이다. 그러려면 1%대로 추락한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려야 한다. 잠재성장률의 3대 결정 요소인 노동, 기술, 금융의 구조 개혁을 통해 경제의 역동성 회복이 시급한 과제다. 현재 100%를 상회하는 가계부채 비율을 점진적으로 80% 수준까지 지속해서 낮추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아 부채의 덫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보험료율 인상’에만 매몰돼 있다. 수익률 제고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는데. “수익률 1% 포인트 상승은 기금 고갈 시점을 5~8년 늦추는 효과가 있어 보험료율 인상 못지않게 중요하다. 수익률을 높이려면 장기적 관점에서 합리적 자산 배분이 가능해야 한다. 국민연금 기금 규모가 1500조원(1조 달러)를 넘어서면서 증시 및 외환 시장 안정에도 역할이 기대된다. 다만 국민연금이 단기적 증시 부양이나 환율 방어 같은 정부의 정책 수단으로 동원돼서는 안 된다. 국민연금 기금 운용의 기본 원칙은 국민 노후를 위한 안정적 수익 극대화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연금은 이미 국내 자본시장 규모 대비 너무 커진 ‘연못 속의 고래’다. 국내 증시 시가총액의 약 7%를 단일 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건 상황은 세계적으로 거의 유례가 없다. 고래가 좁은 연못에 계속 머물면 고래도 죽고 연못 생태계도 망가진다. 수익률 극대화와 리스크 분산을 위해 고래는 해외 및 대체 투자 등 확대를 위해 ‘태평양’으로 나아가야 한다. 더 중요한 이유는 향후 ‘엑시트(exit)’ 전략 때문이다. 언젠가 연금 지급액이 보험료 수입 및 투자 수익보다 많아지거나 투자 전략상 국민연금이 보유 주식을 대량 매각하면 국내 증시는 감당할 수 없는 충격을 받게 된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3차 상법 개정에 대해 재계 반발이 크다. “주주 가치를 높이는 방향은 맞지만, 자사주 소각 등을 법으로 강제하는 방식은 신중해야 한다. 기업이 경영 판단에 따라 자율적으로 하되, 공시와 소통을 강화하는 선진국형 모델로 가야 한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근본 원인은 북한 리스크 같은 지정학적 요인보다 정책의 예측 가능성 결여와 정치적 후진성에 있다.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해서는 공매도 규제나 외환 시장 접근성 등에서 글로벌 스탠다드를 충족하려는 일관된 노력이 필요하다. 정책이 오락가락하면 신뢰를 얻을 수 없다.” -AI(인공지능) 열풍이 거세다. 일각에서는 거품론도 제기되는데 어떻게 보나. “세계적인 경제학자이자 투자전문가인 모하메드 엘 에리언은 현재의 AI 열풍을 ‘합리적 버블(Rational Bubble)’이라고 표현했다. 주가 급등이나 과잉 투자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AI가 가져올 생산성 혁명은 실체적 근거가 있다는 뜻이다. 과거 인터넷 혁명처럼 AI는 인류 문명과 산업 전반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잠재력이 있다. 다만 천문학적인 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연결되는 시점이 지연될 경우 단기적인 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다.” -금융권에서도 AI 도입이 화두다. AI가 금융 위기의 트리거가 될 수 있다는 경고도 있다. “만약 모든 금융사가 같은 AI 알고리즘을 사용해 자산 배분이나 투자를 결정한다면, 위기 시 동시에 매물을 쏟아내는 쏠림 현상으로 인해 ‘플래시 크래시(Flash Crash·순간 폭락)’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 AI가 제공하는 데이터는 비슷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규제 당국은 알고리즘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각 금융사는 AI를 맹신하기보다 전문가적 경험과 판단을 결합한 위기 대응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마지막으로 위기 속 한국 경제의 리더들에게 제언한다면. “국제질서 재편과 산업 대변혁의 세계사적 변곡점에서 한국 경제는 지금 중대한 기로에 섰다. 저성장 고착화를 숙명으로 받아들일 것인가, 아니면 구조 개혁을 통해 재도약할 것인가의 문제다. 경기회복의 마중물로서 재정의 역할은 살리되 무리한 재정 확대는 피해야 한다. 비기축통화국의 마지막 보루는 튼실한 재정이다. 정부는 규제 혁파와 함께 개혁에 박차를 가해 경제의 활력과 역동성을 되살려야 한다. 기업과 금융권 또한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과감한 혁신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통해 우리 경제의 ‘파이’를 키우는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 ■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은 1949년생으로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인디애나대에서 경영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시간주립대 경영대학 교수를 거쳐 1986년부터 12년간 세계은행(World Bank)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근무하며 금융 전문가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노무현 정부 국제금융대사에 이어 이명박 정부 초대 금융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방파제 임무를 수행했다. 이후 제13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해 재임 기간 수익률 제고와 조직의 세계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세대 경제대학원 석좌교수를 거쳐 현재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을 맡고 있다.
  • 당국이 콕 집은 ‘포용금융 우등생’은 어디? [경제 블로그]

    당국이 콕 집은 ‘포용금융 우등생’은 어디? [경제 블로그]

    ‘KB금융 17조원, 신한금융 15조원, 하나금융 16조원, 우리금융 7조원, NH농협금융 15조 4000억원.’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가 향후 5년간 포용금융으로 집행하겠다고 금융당국에 보고한 액수는 이렇습니다. 우리금융이 낸 액수는 다른 금융지주의 절반 수준인데요. 당국은 오히려 우리금융을 ‘우등생’으로 꼽았습니다. 송병관 금융위원회 서민금융과장은 “우리금융은 기존 상품은 빼고 새롭게 상품을 개발한 것만 수치를 집계했다”며 “우리금융이 더 우수한 사례”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나머지 4대 금융지주는 기존에 하던 것(상품)에 숫자를 얹었다. 숫자를 더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다”고도 지적했죠. 이외 금융지주들이 다소 ‘숫자 뻥튀기’를 했다는 말로도 해석할 수 있는데요. 포용금융은 소상공인·자영업자, 서민 등 금융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대출과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말합니다. 단순 기부와 달리 은행에서 대출이 나가는 액수까지 집계하기 때문에 이렇게 총 70조원(5대 금융지주 합산)에 달하는 지원을 약속할 수 있는 겁니다. 하지만 당국의 시선은 총액보다 구성에 더 머물러 있습니다. 당국은 특히 우리금융이 개인신용대출에 금리 연 7% 상한을 둔 것을 우수 사례로 꼽았습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당국의 생산적·포용금융 전환 방침에 주요 금융지주 중 가장 먼저 80조원 규모 계획을 내놔 타 금융지주들을 고심에 빠지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순이익 기준 4위 회사보다 더 큰 액수를 제시해야 한다”는 부담이 뒤따랐죠. 올해는 특히나 금융위가 포용금융 실적을 평가해 등급을 매기고, 이에 따라 금융사의 서민금융 출연요율을 차등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소위 당국에 ‘찍히면’ 회의에 부름을 받지 못하거나 신사업을 추진할 때 제약이 있지 않겠나”라고 토로했습니다. 금융사가 약속한 ‘숫자’를 어떻게 실천으로 보여줄지 주목됩니다.
  • 강기정 시장 출판기념회에 시민 1만여명 운집

    강기정 시장 출판기념회에 시민 1만여명 운집

    강기정 광주시장이 11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출판기념회를 열고 시민들과 만났다. 이날 출판기념회는 강 시장의 새로운 저서 ‘광주, 처음보다 더 극적인 두 번째 등장’을 선보이는 자리였다. 강 시장은 행사장을 찾은 1만여명의 시민들에게 ‘부강한 광주’, 나아가 부강한 광주·전남’의 비전을 밝히고, 지난 시정의 과정을 돌아봤다. 이날 행사는 별도의 공식 식순 없이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과 함께 어울리며 자연스럽게 사진을 찍고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시민들과 가깝게 소통하고, 시정비전 등을 직접 밝히며 스킨십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를 통해 강기정의 장점인 추진력과 진정성을 동시에 보여줬다는 평가다. 이날 행사에는 강 시장이 그간 보여준 시정운영과 정치적 행보를 지지하는 시민 1만여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광주·전남 행정통합을 공동 선언한 김영록 전남도지사도 행사장을 찾아 축하했다. 축사를 위해 무대에 오른 김영록 지사는 “강 시장은 국회의원, 정책위의장,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내며 강한 추진력을 보여줬고, 정말 일을 잘하는 분이다”며 “강 시장과 함께 광주·전남 대통합이라는 시도민 염원을 반드시 성사시켜 광주·전남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축전을 보낸 것을 비롯해 우원식 국회의장, 정청래 민주당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관영 전북도지사, 박지원 국회의원,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이 영상으로 축하를 보냈다. 강기정 시장은 “광주·전남 행정통합은 저의 25년 정치 여정에서 가장 가슴 떨릴 정도의 큰 판”이라며 “부강한 광주·전남을 향해 앞으로도 시민들의 손을 맞잡고 뚜벅뚜벅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 “금연하겠다” 다짐 20년 새 최저…담뱃값은 10년째 제자리

    “금연하겠다” 다짐 20년 새 최저…담뱃값은 10년째 제자리

    가까운 시일 안에 담배를 끊겠다고 마음먹은 흡연자가 20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으로 감소했다. 금연 다짐이 약해진 가운데, 10년째 제자리에 머문 담뱃값을 다시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1일 질병관리청의 2024년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19세 이상 현재흡연자 가운데 ‘한 달 안에 금연할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12.7%였다. 전년보다 0.4%포인트 낮아졌으며, 2005년(11.0%) 이후 약 2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이 지표는 담뱃값 변화와 함께 움직여왔다. 담뱃값이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오른 2015년에는 금연 계획률이 25.5%로 가장 높았지만, 이후 9년 동안 꾸준히 하락했다. 가격 인상과 경고 그림 도입 등의 정책이 한때 효과를 냈으나, 이후 새로운 규제나 정책이 나오지 않으면서 금연을 결심할 계기가 줄었다는 분석이다. 담뱃값은 2015년 이후 10년째 4500원에 머물러 있다. 그 사이 물가와 소득은 올랐다. 이를 고려하면 담배의 실질 가격은 오히려 내려간 셈이다. 우리나라 담뱃값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평균(9869원)의 절반 수준이며 순위도 하위권(35위)이다. 성인 남성 흡연율(전자담배 포함)은 2019년 39.7%에서 2022년 36.6%로 내려갔다가 2023년 다시 38.9%로 올랐다. 정부는 2030년까지 이를 25.0%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지금 흐름으로는 달성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11년간 직·간접 흡연으로 쓰인 건강보험 의료비는 41조원에 이른다. 학계에서는 담뱃값 인상을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금연 전문가들은 지난해 대한금연학회지에 발표한 ‘새 정부가 반드시 실천해야 할 담배 규제 정책’ 연구에서 담뱃값을 1만원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대 보건환경연구소·보건대학원 연구팀은 담뱃값을 8000원으로 올리거나 매년 10%씩 인상하면 2030년 남성 흡연율을 25%까지 낮출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 번에 크게 올리기보다는 물가에 맞춰 꾸준히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최근 ‘개인의 행태 변화 유도를 위한 현금지원정책의 효과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담뱃값을 한 번 올리면 4개월간 ‘반짝 효과’가 나타나지만, 시간이 지나면 실질 가격이 낮아져 경제적 압박이 약해진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소비자물가 상승률 등과 연동해 담뱃값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 ‘갈대숲 백골’ 맨발로 버려진 그녀…깎인 광대뼈가 그 한을 풀어주다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갈대숲 백골’ 맨발로 버려진 그녀…깎인 광대뼈가 그 한을 풀어주다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우음도 갈대밭의 백골, 그리고 광대뼈에 새겨진 마지막 ‘서명’죽은 자는 말이 없다. 그러나 육신이 썩어 문드러져 백골(白骨)이 되는 그 순간에도, 뼈는 침묵 속에 진실을 새기고 있다. 억울한 죽음은 반드시 흔적을 남긴다는 명제를 증명하듯, 2008년 경기도 화성의 외딴 갈대밭에서 발견된 한 구의 시신은 과학수사와 형사들의 집요함 끝에 자신의 이름을 되찾고 범인의 가면을 벗겨냈다. 움푹 패인 갈대숲...공포가 지배하던 화성에 또 하나의 살인사건2008년 11월 4일, 경기도 화성시 송산면 우음도. 시화호 방조제 공사로 육지가 되었지만, 여전히 사람의 발길보다는 바람이 머물다 가는 곳이었다. 어른 키만큼 높게 자란 갈대숲 사이로 겨울을 재촉하는 바람이 불던 날이었다. 고속도로 공사 현장에서 불도저로 갈대숲을 밀어내던 굴삭기 기사 장 모 씨의 눈에 흙바닥에 뒹구는 하얀 물체가 들어왔다. 처음에는 야생동물의 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기계적인 둔탁함 속에 드러난 형상은 분명 사람의 것이었다. 장 씨는 순간 불길함을 느꼈지만, 이내 생각을 고쳐먹었다. 이곳은 원래 개펄이었다가 막힌 땅. 묘가 있을 리 만무했다. 그렇다면 결론은 하나였다. 누군가 이곳에 시신을 유기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화성서부경찰서에는 비상이 걸렸다. 시기적으로 너무나 좋지 않았다. 당시 경기 서남부 일대는 부녀자 연쇄 실종 및 살인 사건으로 공포에 떨고 있었다. 훗날 강호순의 범행으로 밝혀진 이 연쇄 살인의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에 화성에서 또다시 시신이 발견된 것이다. “네 번째 희생자가 나왔다”는 소문이 돌았고, 경찰 수뇌부의 불호령과 함께 강력팀이 현장에 투입되었다. 감식반이 마주한 현장은 참혹하면서도 단조로웠다. 백골이 된 시신 한 구. 유류품은 회색 니트 윗도리와 운동복 바지, 수건 조각 2장, 그리고 흰색 꽃무늬가 있는 검정 브래지어가 전부였다. 특이한 점은 신발이 없다는 것이었다. 거친 갈대숲을 맨발로 걸어 들어왔을 리는 없었다. 근처에서 발견된 대형 여행 가방은 누군가 시신을 담아 옮겼으리라는 타살의 강력한 정황을 말해주고 있었다. 남은 뼈를 통해 말해 준 자신의 신원수사의 첫 단추는 신원 파악이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부검대에 백골이 올랐다. 살점이 모두 사라진 뼈는 역설적으로 산 사람보다 더 정직한 정보를 제공했다. 우선 성별 판독. 남성의 두개골은 크고 두꺼우며 요철이 심한 반면, 발견된 두개골은 매끈했다. 결정적인 것은 엉덩뼈였다. 출산이라는 자연의 섭리를 위해 여성의 골반은 남성보다 튼튼하고 폭이 넓다. 백골은 전형적인 여성의 특징을 보여주었다. 나이와 키 추정에는 수학과 통계가 동원됐다. 아래턱의 꺾이는 각도(하악각)는 나이의 지표다. 갓 태어난 아기의 170도에서 시작해 영구치가 완성될 때 100도까지 줄어들었다가, 노화와 함께 다시 각도가 커진다. 35세 전후 평균 110도라는 통계적 수치, 그리고 치아의 마모 상태는 피해자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임을 가리켰다. 키는 대퇴골(허벅지 뼈)이 단서가 되었다. 현장에서 발견된 대퇴골의 길이는 43.6cm. 여기에 여성의 키 산출 상관계수인 3.9를 곱하자 약 170cm라는 수치가 나왔다. 요골과 척골 등으로 추산한 범위를 종합하여, 국과수는 피해자를 ‘키 162~170cm의 20~30대 여성’으로 특정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했다. 대한민국에 이 신체 조건을 가진 여성은 수없이 많았다. 경찰은 전국의 실종자 대조, 중국산 의류 유통 경로 역추적, 탐문 수사 등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했지만, 신원을 밝혀줄 결정적인 열쇠는 나타나지 않았다. 수사는 다시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듯했다. 강남 성형외과 572곳을 뒤지다답보 상태에 빠진 수사팀에 한 줄기 서광을 비춘 것은 국과수 부검의의 한마디였다. “수사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피해자의 광대뼈가 인위적으로 잘려 있고 안으로 휘어 있습니다. 광대뼈 축소 성형수술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단순한 골절이 아니었다. 일정한 두께로 절단된 흔적은 명백한 의료 행위의 결과였다. 안면윤곽술은 고난도의 수술로, 동네 의원급에서는 시술하기 어렵다. 수사팀의 눈은 대한민국 성형의 메카, 서울 강남으로 향했다. 경찰은 무모해 보이는 도전을 시작했다. 2000년 이후 광대뼈 축소 수술을 받은 여성을 찾아내기 위해 강남 일대 성형외과 572곳을 저인망식으로 훑기 시작한 것이다. 병원들의 저항은 거셌다. “환자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한다”, “영업에 방해가 된다”며 문전 박대하기 일쑤였다. 남루한 차림의 형사들을 잡상인 취급하기도 했다. 형사들은 물러서지 않았다. 일일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들이밀며 진료기록을 요구했다. 또한, 성형외과 원장들이 공유하는 커뮤니티에 피해자의 두개골 절단면 사진을 올렸다. 의사마다 수술 스타일이 다르니, 자신의 ‘작품’을 알아보는 의사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였다. 그렇게 확보한 명단은 1,949명. 경찰은 이들 모두에게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생존이 확인되면 명단에서 지우는 식이었다. 성형 사실을 숨기기 위해 가명을 쓴 경우가 많아 연락이 닿지 않는 사람만 650여 명에 달했다. 끈질긴 추적 끝에 소재가 불분명한 28명을 추려냈고, 그중 가족과 연락이 끊긴 곽 모(여, 당시 30세) 씨가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2009년 1월, 국과수로부터 연락이 왔다. 곽 씨 어머니의 DNA와 백골의 DNA가 일치한다는 통보였다. 차가운 갈대밭에서 발견된 지 2개월여 만에, 이름 없던 백골이 ‘곽 씨’라는 이름을 되찾는 순간이었다. 용의자로 지목된 동거남...모르쇠로 발뺌피해자가 특정되자 수사는 급물살을 탔다. 곽 씨는 강남의 유흥업소에서 일하던 여성이었다. 동료들의 진술을 통해 그녀에게 동거남이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곽 씨의 오피스텔 CCTV 등을 분석한 결과, 용의자는 30대 남성 고 모 씨였다. 고 씨와 곽 씨의 만남은 화려했다. 손님과 종업원으로 만난 사이, 고 씨는 곽 씨의 환심을 사기 위해 한 달 술값으로만 1억 원을 쓰는 재력을 과시했다. 그 돈은 사실 사업 투자를 빌미로 후배에게 꾼 돈이었지만, 곽 씨는 그 사실을 모른 채 2006년 12월부터 그와 살림을 합쳤다. 그러나 비극은 예고되어 있었다. 사랑을 가장한 허세는 금세 바닥을 드러냈다. 고 씨는 빚더미에 앉아 있었고, 빚 독촉과 생활고는 두 사람의 사이를 갈라놓았다. 경찰은 고 씨의 금융 기록을 추적했다. 곽 씨가 실종된 것으로 추정되는 시점 이후, 고 씨가 곽 씨 소유의 오피스텔 보증금과 휴대전화를 해지하고, 그녀의 계좌에서 6,000만 원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한 사실이 드러났다. 심증은 확실했다. 하지만 고 씨는 범행을 부인했다. “동거하다가 헤어졌을 뿐, 그 뒤 일은 모른다”며 오리발을 내밀었다. 그를 무너뜨릴 확실한 물증, ‘스모킹 건’이 필요했다. 루미놀로 찾아낸 트렁크 바닥의 ‘ㄱ’자 혈흔경찰은 고 씨가 곽 씨 실종 직후인 2007년 10월, 타고 다니던 그랜저 XG 승용차를 중고차 매매상에게 넘긴 사실을 확인했다. 범행에 차량이 이용되었다면, 분명 흔적이 남아있을 터였다. 하지만 이미 차는 팔린 지 1년이 넘었고, 새 주인은 남양주에 살고 있었다. 형사들은 남양주로 달려갔다. 새 차 주인의 협조를 얻어 차량 정밀 감식에 들어갔다. 육안으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중고차 시장에 나오면서 수차례 세차와 광택 작업을 거쳤을 것이고, 새 주인 역시 차를 깨끗이 닦았을 터였다. 마지막 희망은 ‘루미놀(Luminol)’이었다. 혈액 속의 헤모글로빈 성분과 반응하면 푸른 빛을 내는 시약. 형사들은 트렁크 바닥 매트를 걷어내고 시약을 뿌린 뒤 숨을 죽였다. 잠시 후, 어둠 속에서 희미하지만 선명한 형광 빛이 떠올랐다. 트렁크 바닥에 ‘ㄱ’자 모양으로 흩뿌려진 자국. 그것은 1년 넘게 숨겨져 있던 피의 절규였다. 시신을 담았던 여행 가방에서 흘러나온 혈액이 바닥에 스며들어, 수없는 세차에도 지워지지 않고 남아있었던 것이다. DNA 분석 결과, 혈흔은 피해자 곽 씨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움직일 수 없는 증거 앞에 고 씨는 결국 고개를 떨궜다. 2009년 2월 2일 체포된 고 씨의 자백은 허망했다. 2007년 5월, 생활비 문제로 다투다 곽 씨를 밀쳤고, 벽에 머리를 부딪힌 곽 씨가 피를 흘리며 쓰러지자 겁이 나 목을 졸랐다는 것이다. 그는 시신을 여행 가방에 넣어 평소 낚시를 다니며 봐두었던 우음도 갈대밭에 유기했다. 사랑을 속삭였던 연인을 차가운 개펄 흙바닥에 버리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화려한 강남의 네온사인 아래서 시작된 인연은, 허영과 거짓으로 점철된 동거 생활을 거쳐, 인적 드문 갈대밭의 백골로 마침표를 찍었다. 범인은 완전범죄를 꿈꾸며 차량을 팔고, 피해자의 흔적을 지우려 애썼다. 하지만 수술용 톱이 지나간 광대뼈의 미세한 굴곡과, 트렁크 깊숙이 스며든 핏방울까지 지울 수는 없었다. 법원은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기소된 고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1,949명의 명단을 일일이 확인했던 형사들의 집념과 아주 작은 흔적도 놓치지 않은 과학수사의 공조가 억울하게 묻힐 뻔한 한 여성의 한(恨)을 풀어준 셈이다.
  • 강풍·한파 몰아친 경남… 인명 피해·교통 통제 잇따라

    강풍·한파 몰아친 경남… 인명 피해·교통 통제 잇따라

    이틀째 경남 전역에 강풍과 한파가 이어지면서 인명 피해와 시설물 파손, 교통 통제가 잇따르고 있다. 11일 경남과 창원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강풍 피해와 관련한 신고는 모두 109건 접수됐다. 지역별로는 창원이 19건으로 가장 많았고, 진주와 밀양이 각 15건, 양산 13건, 김해 10건 순으로 나타났다. 소방 당국은 인력 373명과 장비 120대를 투입해 쓰러진 나무 제거와 도로 장애물 정리 등 안전 조치를 벌였다. 강풍으로 말미암은 부상자도 발생했다. 전날 낮 12시 23분쯤 밀양 삼랑진읍의 한 주유소에서 담장이 무너져 50대 주유소 관계자가 깔려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같은 날 낮 12시 27분쯤 창원시 의창구의 한 야산에서는 하산하던 60대 등산객이 강풍에 부러진 나뭇가지에 머리를 맞아 다쳤다. 앞서 전날 오후 1시 45분쯤에는 진주시 칠암동에서 70대 여성이 강풍에 날린 합판에 머리를 부딪혀 경상을 입는 사고도 발생했다. 현재 창원·통영·사천·거제·고성·남해 등 6개 시·군에는 강풍주의보가 내려져 있다. 또 양산·창원·김해·밀양·의령 등 경남 14개 시군에는 건조주의보가 발효돼 있다. 전날 경남 서부 내륙 지역에 내려졌던 대설특보는 이날 오전 2시를 기해 모두 해제됐다. 눈과 한파로 인한 도로 결빙으로 교통 통제도 이어지고 있다.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함양 오도재(함양읍 구룡리~마천면 구양리)와 원통재(서하면 운곡리~백전면 백운리) 구간이 양방향 통제되고 있다. 다만 함양 남령재와 합천 황매산터널, 산청 장박터널 구간의 통행은 이날 오전 해제됐다. 눈으로 말미암은 교통 불편 관련 112 신고는 이날 오전 6시까지 8건 접수됐다. 적설량은 이날 오전 6시 20분 기준 합천 가야산이 4.1㎝로 가장 많았고, 거창 북상 3.1㎝, 합천 대병·함양 서하 3㎝, 산청 지리산 2.9㎝, 함양 1.8㎝, 거창 1.0㎝ 등을 기록했다.
  • “돈 없어?”…관광객 ‘통장 잔고’ 확인하겠다는 ‘인기 여행지’ 충격 근황

    “돈 없어?”…관광객 ‘통장 잔고’ 확인하겠다는 ‘인기 여행지’ 충격 근황

    신혼여행지의 성지라고 불리며 많은 여행자의 사랑을 받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최근 외국인 관광객에게 은행 계좌 잔액을 사전에 공개하도록 요구하는 규정이 추진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최근 발리주 정부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최근 3개월 치 은행 계좌 잔액을 공개하도록 요구하는 새 규정을 검토하고 있다. 와얀 코스터 발리주지사는 해당 방안이 ‘고품질 관광 관리에 관한 규정’ 초안에 포함될 예정이라며 주의회가 막바지 검토를 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자국 안타라 통신을 통해 “고품질 관광을 추진하려면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가 (관광객들의) 지난 3개월간 저축액 규모”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 규정이 주의회를 통과하면 발리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체류 기간과 관광 계획을 포함한 여행 일정도 함께 제출해야 한다. 코스터 주지사는 “우리(인도네시아인들)가 다른 나라를 여행할 때 유사한 정책을 적용받는다”며 “(이와) 똑같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인들은 유럽 국가를 비롯해 미국이나 호주 등지를 여행하려면 비자를 신청할 때 자금 증명서와 일정을 제출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터 주지사는 “이번 규정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진정한 의미에서 발리의 규칙과 문화를 존중하고 충분한 자금을 보유하도록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1주일치 자금만으로 3주 동안 체류하다가 결국 발이 묶여 범죄를 저지르는 상황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의회가 규정 초안을 통과시키면 올해 이 조치를 시행할 수 있다고 밝혔으나 외국인 관광객이 입증해야 할 최소 예금 금액은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해당 조치로 인해 발리 관광객 수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브라위자야대학교 사회학 강사인 이 와얀 수야드나는 “관광객들을 불편하게 만들 부적절하고 성급한 정책”이라며 “현재 발리 주정부가 시행하는 정책들은 관광과 관련한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리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을 상대로 감독을 강화해야 하지만 이는 공항 출입국 당국이 할 일이라며 주 정부는 쓰레기 문제를 비롯해 발리 남쪽과 북쪽의 관광 시설 불균형 문제 등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발리주의회 소속 아궁 바구스 프라티크사 링기 의원도 “출입국관리청은 중앙정부 산하 기관”이라며 “중앙정부의 허가가 없으면 발리주 정부는 관광객들의 예금을 확인할 권한이 없다”고 비판했다. 인도네시아 인기 여행지 ‘발리’ 2025년에만 705만명 방문외국인 연루 범죄 잇따라…“질서 있는 발리 만들어가야”한편 지난해 발리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최근 10년 만에 가장 많은 705만명이었으며 이는 2024년 630만명보다 11.3% 늘어난 수치다. 한해에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1400만명 가운데 거의 절반가량이 발리를 찾는다. 그러나 많은 외국인 관광객은 발리에서 헬멧을 쓰지 않고 오토바이를 타거나, 길거리는 물론 쇼핑몰이나 공공기관에도 옷을 제대로 입지 않고 돌아다니는 등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외국인 연루 범죄도 잇따르고 있다. 발리 경찰이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외국인 309명이 연루된 301건의 범죄 사건이 보고됐다. 단순 비자나 체류 위반을 넘어 마약 밀매·사기·불법 투자·사이버 범죄 등 강력 사건이 다수 포함됐다. 이에 대해 발리 경찰 수완디 프리한토로 지역사회개발국장은 “경찰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지방정부, 이민국, 관광청 등 관계 기관이 협력해 질서 있는 발리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與, 김병기에 자진 탈당 요구…“애당의 길 깊이 고민하길”

    與, 김병기에 자진 탈당 요구…“애당의 길 깊이 고민하길”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각종 비위 의혹을 받는 김병기 의원에 대해 11일 “그토록 소중하게 여겨왔던 애당의 길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해보시길 요청한다”며 사실상 자진 탈당을 요구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병기 의원에 대한 단호하고 신속한 조치를 요구하는 당원들과 의원들 요구가 날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자진 탈당을 요구하는 당원과 의원들의 요구도 애당심의 발로라는 것을 김 의원도 잘 알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정청래 대표도 민심과 당심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며 많은 고민의 밤을 지새우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와 같은 탈당 요구가 정 대표와도 논의된 것이라고 밝혔다. 정 대표와 이날 회견 방향을 공유했냐는 물음에 “대표와 공유하지 않고 어떻게 말하나”라고 했다. 만약 자진 탈당하지 않을 시 제명도 가능하냐는 물음에 박 수석대변인은 “모든 가능성 다 열려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일 윤리심판위원들 회의 결과가 다른 쪽으로 난다 하더라도 모든 가능성이 있다는 거고, 상황에 따라서 당대표의 비상징계 요구가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그에 대한 가능성도 모두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당 윤리심판원은 오는 12일 김 의원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민주당 최고위는 윤리심판원에 보좌진 갑질, 공천 헌금 수수 등 각종 비위 의혹을 받는 김 의원에 대한 징계 심판 결정을 요청했다. 김 의원은 윤리심판원 회의에 직접 출석해 소명할 예정이다.
  • 정희원 “부적절 관계 알면서 못 멈춰…말과 삶 괴리” 직접 사과

    정희원 “부적절 관계 알면서 못 멈춰…말과 삶 괴리” 직접 사과

    ‘저속노화’ 열풍을 이끈 정희원 저속노화연구소 대표가 본인의 사생활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직접 사과했다. 정 대표는 10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 영상을 찍기까지 정말 오래 걸렸다. 최초 언론 보도나 나온 후 사실이 아닌 부분을 해명하더라도, 세상에 제대로 닿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는 시간이었다”라고 밝혔다. 그는 “약 일주일 만에 맡고 있던 모든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고 라디오나 강연을 포함한 모든 대외활동과 업무도 중단해야 했다”라고 호소했다. 이어 “그래서 한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지만 침묵이 책임을 대신할 수 없다는 점 역시 분명히 느끼고 있었다”며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이 영상을 통해 내가 잘못한 지점에 대해 분명히 인정하고 사과드리고자 한다. 불편함과 실망을 느끼셨을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 나의 부적절한 처신과 판단 미숙으로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드렸다. 깊이 반성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그동안 건강한 삶의 균형에 대해 이야기해 왔다. 그런 내가 정작 내 삶에서는 균형을 잃고 책임 있는 결정을 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여러분께 더 큰 실망을 드렸다. 말과 삶이 어긋났다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고 했다. 특히 “무엇보다 저는 업무 관계에서 지켜야 할 경계를 지키지 못했고 관계에서 분명히 선을 긋지 못했다. 부적절하다는 것을 인식하고도 멈추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아무리 과로, 스트레스, 심리적인 어려움이 있었다고 해도 그것이 내 선택을 설명해주진 못한다. 나는 어른이었고 더 조심해야 했다. 그 책임은 온전히 나의 몫”이라고 했다. 또 “나의 판단미숙과 나약함은 어떤 이유로든 정당화될 수 없다. 그로 인해 가족들이 감당해야 했던 고통을 생각하면 지금도 고개를 들 수 없다”고 덧붙였다. “판단미숙과 나약함…가족 고통에 고개 못 들겠다”“상대방 주장 가운데 사실과 다른 내용 다수” 반박다만 정 대표는 “이 과정에서 보도된 A씨의 주장들 가운데는 사실과 다른 내용이 다수 포함돼 있다는 것만은 조심스럽게 말씀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A씨에게 위력을 이용해 성적인 역할을 강요한 사실이 없다. 내가 A씨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 제가 그동안 말씀드린 건강에 대한 모든 이야기 역시 잠깐 함께 일한 A씨가 만든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관련 내용은 이미 일부 언론을 통해 해명했고, 또 향후 수사에서도 분명히 밝혀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게 정 대표의 입장이다. 정 대표는 “현재 수사와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이라서 모든 자료를 공개할 수 없으나, 객관적 자료는 모두 수사기관에 제출한 상태”라면서 “누군가를 공격하거나 비난할 의도는 없으나 확인되지 않은 사실 때문에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 함께 일했던 사람들까지 더이상 상처받지 않기를 바랄뿐”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내 사생활을 드러내면서 해명하는 것 자체가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는 것 잘 알고 있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업무 관계에서 확실한 경계를 짓지 못한 것은 모두 내 잘못이고 내 책임이다. 내가 직접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 도덕적으로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어떤 비판도 달게 받겠다”고 재차 사과했다. 끝으로 “정희원 개인의 과오가 정말 크다는 점 분명히 알고 있다. 그 책임을 피할 생각도 없다. 그럼에도 연구자로서나 또 의사로서의 양심, 그리고 내가 그동안 세상에 전해온 건강에 대한 진심만큼은 변하지 않았다는 점을 꼭 말씀드리고 싶었다”고 했다. 정 대표는 2023년부터 X(옛 트위터)를 통해 ‘저속노화’ 개념을 알리며 명성을 얻었다. 지난해 8월 3급(국장급) 상당의 서울시 건강총괄관으로 위촉되기도 했다. 그러나 위촉연구로 일하던 30대 여성 A씨와 불륜 의혹이 일었다. 정 대표는 A씨를 스토킹처벌법 위반과 공갈미수 혐의로 고소했으며 A씨는 정 대표를 강제추행 혐의로 맞고소했다. 양측 주장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어 사실관계는 향후 사법 절차를 통해 가려질 전망이다. 논란이 커지자 정 대표는 서울시건강총괄관에서 물러났고, 그가 진행하던 라디오 프로그램은 폐지됐다.
  • 강풍에 간판 붕괴…경기서 20대 사망·4명 다쳐

    강풍에 간판 붕괴…경기서 20대 사망·4명 다쳐

    전국에 강풍이 몰아친 10일 경기지역에서 대형 간판이 무너지는 사고로 20대 남성이 숨지는 등 인명 피해가 잇따랐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강풍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사망 1명, 경상 4명으로 집계됐다. 사망 사고는 이날 오후 2시 21분쯤 경기 의정부시 호원동에서 발생했다. 건물 외벽에 설치돼 있던 대형 간판이 강한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붕괴되면서, 길을 걷던 20대 남성이 간판에 깔렸다. 이 간판은 가로 약 15m, 세로 2m 크기로, 사고 당시 순간 최대 풍속은 초속 9m 안팎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당국은 장비 5대와 인력 15명을 투입해 구조에 나섰지만, 피해 남성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현장에서 응급 처치를 받은 뒤 끝내 숨졌고 이후 경찰에 인계됐다. 강풍으로 인한 사고는 하루 종일 이어졌다. 오전 9시 13분쯤 오산시 기장동에서는 바람에 날린 현수막이 오토바이 운전자를 덮쳐 부상을 입었고, 오후 1시 4분쯤 수원시 팔달구 고등동에서는 외벽 패널에 맞은 시민이 병원 치료를 받았다. 이날 오전 6시부터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는 강풍 관련 신고가 512건 접수됐고, 이 가운데 301건에 대해 안전 조치가 이뤄졌다. 간판과 구조물 낙하가 63건으로 가장 많았고, 나무 쓰러짐과 시설물 파손 등 생활 안전 사고가 잇따랐다. 안산과 시흥, 김포, 평택, 화성 등 5개 시에는 강풍경보가 내려졌고, 나머지 26개 시군에는 강풍주의보가 유지됐다. 소방당국은 “돌풍에 의해 간판과 현수막, 가설 구조물이 갑자기 떨어질 수 있다”며 “강풍 특보가 해제될 때까지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고, 건물 주변 통행 시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 “일본인 57%, 한국과 협력이 日 방위에 도움”

    “일본인 57%, 한국과 협력이 日 방위에 도움”

    일본인들이 평화와 안보를 위해 한국과의 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10일 일본 내각부가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우편 설문 방식으로 18세 이상 일본인 1534명(응답자 기준)을 상대로 실시한 ‘자위대·방위 문제에 대한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3.3%는 동맹국인 미국 이외 나라와 방위 협력이 일본의 평화와 안전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특히 이런 의견을 밝힌 일본인 중 도움이 될 상대국(복수 응답)으로 한국을 꼽은 응답자가 57.1%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이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56.4%, 호주 48.3%, 유럽연합(EU) 44.1%, 인도 29.7%, 중국 25.9% 등 순으로 응답률이 높았다. 이 조사 항목에서 한국이 1위를 차지한 것은 처음이라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내각부의 이 조사는 3∼4년 주기로 실시된다. 직전 2022년 조사에서는 아세안(52.6%)이 1위였고 한국(51.4%)은 두 번째였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92.0%는 미국과 맺은 안보 조약이 도움이 되고 있다고 답했다. 또 자위대 증강 여부에 대해 45.2%는 증강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밝혔고 49.8%는 현 수준을 유지하면 된다고 답했다. 관심이 있는 방위 문제(복수응답)로는 ‘중국의 군사력 현대화와 일본 주변 군사 활동’(68.1%), ‘일본의 방위력’(67.0%), ‘북한에 의한 핵무기·미사일 개발’(65.3%) 순으로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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