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가인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식용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수능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수해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2030 지지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3,396
  • 인권위 “공군 훈련병 삭발 관행 개선하라”

    육군·해군과 달리 훈련병에게 삭발을 강요하는 공군의 관행을 개선하라고 국가인권위원회가 권고했다. 13일 인권위에 따르면 머리카락을 짧게 자르고 공군에 입대했음에도 삭발을 강제하는 것은 인격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내용의 진정이 지난해 4월 제기됐다. 공군기본군사훈련단은 입영 1주차 초기와 교육훈련 종료 전에 훈련병의 머리카락이 전혀 남지 않도록 이발한다. 반면 육군훈련소와 해군교육사령부는 앞머리를 3~5㎝ 정도 남기는 ‘스포츠형’으로 훈련병의 머리를 관리한다. 공군기본군사훈련단은 “군사훈련 중 발생할 수 있는 부상의 신속한 식별, 개인위생관리 실패에 따른 전염병 확산 예방 및 이발 인력 부족 등으로 교육생들의 두발 길이를 짧게 유지한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공군 측 주장이 정당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공군은 기수당 1000명이 넘는 훈련병을 신속하게 관리하려고 삭발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보다 규모가 더 큰 육군과 해군 훈련소는 관리상의 이유로 훈련생의 머리카락을 삭발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단독] 고위직 모여 사는 강남 3구… 전봇대 적고 지하철역 몰려 있어

    [단독] 고위직 모여 사는 강남 3구… 전봇대 적고 지하철역 몰려 있어

    서울 노숙인 자활시설 30개 가운데 2곳뿐 지하철역은 강남구 29개… 강북구는 3개 강남 3구, 전선 지하 매설 톱5에 모두 포함 “고위 관료 많이 산다고 단정하지 못하지만 왜 좋은 것은 ‘잘사는 동네’ 생기는지 의심”“강남에는 박물관, 도서관, 지하철이 많고, 강북은 상대적으로 쓰레기 적치장이나 노숙인 자활시설, 전봇대가 많은 게 사실이죠. 고위 공무원이 강남에 살아서 그렇다고 단정은 못 하지만, 시민들 입장에선 충분히 의심할 수 있습니다.”(서울 자치구 관계자 A씨) 13일 서울신문이 서울시 열린데이터정보광장을 통해 자치구별 박물관·미술관 현황과 도시공원, 노숙인 자활시설, 폐기물 재활용시설, 폐기물 적치시설, 전선 지중화율 등을 조사한 결과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가 상대적으로 편의시설 설치 비율이 높은 반면 비선호 시설의 설치 비율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선 고위 공직자들이 강남 3구에 대거 몰려 사는 게 이런 차이를 만든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길을 보낸다.서울의 노숙인 자활시설 30곳 중 2곳(6.7%)만 강남 3구에 있었다. 반면 노원구와 강서구는 각각 3곳씩, 관악구와 구로구는 각각 2곳씩 노숙인 자활시설이 들어섰다. 또 폐기물을 임시로 쌓아두는 폐기물 적치시설은 전체 40곳 중 4곳(10.0%)이 강남 3구에 있었다. 전선 지중화율은 격차가 더 컸다. 서울의 전선 지중화율 1위는 중구(87.4%)였고, 2위 강남구(77.1%), 3위 종로구(75.7%), 4위 송파구(74.2%), 5위 서초구(71.0%)로 톱5 안에 강남 3구가 모두 이름을 올렸다. 반면 강북구는 지중화율이 31.4%로 25개구(區) 중 가장 낮았다.반면 공적 재원을 투입해 마련하는 생활 편의시설은 강남에 많았다. 서울의 박물관·미술관 273곳 중 58곳(21.2%)이 강남 3구에 있었는데, 지역적 특성상 박물관·미술관이 몰려 있는 종로구(102곳)를 제외하면 강남 3구 비율이 33.9%로 껑충 뛴다. 도시공원도 서울 1774개 중 강남구 114곳, 송파구 159곳, 서초구 120곳 등으로 전체의 22.2%가 강남 3구에 몰려 있었다. 또 체육시설 2962개 중 639개(21.6%)가, 국립도서관 3곳 중 국회도서관을 뺀 2곳(국립중앙도서관·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이 강남에 있었다. 지하철역 수도 강남구는 29개인 반면 강북구(경전철 제외)는 3개로 10배나 차이가 났다. 건설사 관계자는 “고위 관료가 많이 산다고 편의시설이 더 들어온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하지만 왜 좋은 것들은 ‘잘사는 동네’에만 계속 생기고, 별로 좋지 않은 것은 왜 ‘못사는 동네’에만 들어서는 건지 충분히 의심해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남북의 경제적 격차로 인해 인프라 차이가 난다는 반론도 있다. 지난해 기준 강남구(54만 2364명)와 노원구(54만 3752명)는 인구가 비슷하지만 지방세 등으로 걷어들인 재정 규모는 각각 1조 1881억원과 9052억원으로 강남구 예산이 31.3%(2829억원) 많았다. 이에 대해 한국지역정보개발원 정재한 박사는 “현재 지역별 경제력 격차가 나는 것은 맞지만, 1960~70년대 강남 개발에 투입된 예산이 강북에서 걷혔던 것을 감안해야 한다”면서“지방과 서울뿐 아니라 서울 강남북의 균형 발전을 위해 더 많은 공적 재원이 강남 3구 아닌 곳에 투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고위 공무원 787명 어떻게 조사했나 ‘고위 공무원님 어디 사세요’의 데이터 분석 대상은 지난해 말 인사 기준으로 크게 청와대, 행정부, 입법부, 법조계(법원+검찰) 등으로 나눴다. 청와대는 비서관급 이상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행정부는 중앙행정기관인 18부 17청 외에 국무조정실, 국정원, 감사원, 국가인권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원자력안전위원회, 인사혁신처, 국가보훈처, 법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그리고 서울시청에 속한 1급 이상 고위 공직자를 대상에 포함했다. 입법부는 국회의원 290명(의원 겸직 장관 5명은 행정부로 계산)을 대상으로 넣었다. 검찰은 행정부 소속이지만 ‘법조삼륜’이라는 특성상 사법부(법원)와 함께 법조계로 분류했다. 이렇게 분석 대상으로 선정된 787명의 재산공개 관보에서 본인과 부인이 소유한 아파트, 오피스텔, 연립주택 등 주소지를 전수분석했다. 서울 지도는 비즈GIS 툴을 이용해 표현했다.
  • 靑, ‘조국 수사 인권침해 청원’ 인권위 진정

    靑, ‘조국 수사 인권침해 청원’ 인권위 진정

    한달만에 답변… 노영민 명의로 송부 “檢 압박 수위 높이기”… 인권위 ‘곤혹’ 청와대는 13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과정에서 인권 침해가 발생한 데 따른 국가인권위 조사를 촉구한다’는 국민청원을 국가인권위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강정수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답변에서 “청와대는 청원인과 동참하신 국민청원 내용을 담아 대통령 비서실장 명의로 국가인권위에 공문을 송부했다”며 “청원 내용이 인권 침해 사안으로 판단되면 조사에 착수할 수 있다고 인권위가 전해 왔다”고 설명했다. 앞서 청원인은 ‘조 전 장관과 일가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무차별한 인권 침해가 있었던 만큼 인권위가 조사해 다시는 이런 일이 없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청원은 지난해 10월부터 한 달간 22만여명의 동의를 받아 답변 요건(30일간 20만명 이상 동의를 얻으면 30일 이내 답변)을 채웠지만, 청와대는 지난달 13일 “신중한 검토를 위해 답변을 한 달간 연기한다”고 밝힌 바 있다. 청와대는 절차에 따른 국민청원 이첩이라는 입장이지만, 인권위 조사 가능성이 열린 만큼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검찰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청원의 담당기관 이첩은 통상적인 절차”라고 했다. 인권위는 “검토 절차에 따라 조사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사뭇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인권위 관계자는 “(인권위) 조사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각하를 하든, 조사에 착수하든 조 전 장관 지지자와 반대자들로부터 비판을 받기는 마찬가지”라며 “인권위만 곤란하게 됐다”고 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진중권 “대선후보로 세척중인 ‘조국흑서’ 쓰겠다”

    진중권 “대선후보로 세척중인 ‘조국흑서’ 쓰겠다”

    ‘조국 때리기’에 나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대선주자로 세탁되고 있다며 ‘조국흑서’를 쓰겠다고 나섰다. 진 전 교수가 이런 주장을 하게 된 것은 청와대가 13일 조 전 장관 검찰 수사 과정에서 가족 등 주변인들에 대한 인권침해가 있었다는 내용의 청원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전달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인권위는 조 전 장관 가족 수사과정에서 검찰의 인권침해가 있었는지 여부를 조사할 수 있게 됐다. 한편 청와대는 직접 조 전 장관 수사와 관련해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한 것이 아니라고 부연했다. 청와대는 해당기관인 인권위에 국민청원에 접수된 내용을 ‘전달’했을 뿐이며 청와대가 인권위에 진정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진 전 교수는 이에 대해 “인권위에서 한번 세척한 후 선거에 내보내 ‘명예회복’ 시킨 뒤 대선주자로 리사이클링 하겠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그때까지 지지자들의 신앙을 계속 뜨겁게 유지시키려면 이런 작업이 필요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조 전 장관은 지난 12일 박종철 열사와 노회찬 전 의원의 묘소를 참배했는데 이도 ‘정치인들이 전형적으로 출사표 던질 때 하는 퍼포먼스’라고 해석했다. 그동안 검찰의 소환 조사와 구속된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면회 외에는 두문불출했던 조 전 장관은 최근 대학 후배 및 지지자들과 함께 경기 남양주시 마석모란공원을 찾아 고 박종철 열사와 고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을 참배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진 전 교수는 더불어민주당 내의 권력구조를 분석하며 “부산경남(PK) 친문이 똥줄이 타는 모양”이라며 “이재명 경기지사는 자신들이 한 짓이 있어 완전히 믿기 어렵고, 가장 유력한 이낙연 총리는 호남 주자라 영 불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 이번 4월 총선을 통해 당의 헤게모니를 확실히 쥐려고 할테고 공천도 거기에 촛점이 맞춰질 텐데 유력한 대선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청산’당하지 않으려면 조 전 장관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친문 세력이 조 전 장관을 대선주자로 내세우려 한다는 것이다. 이어 최민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방송인 김어준씨 등이 참여하는 ‘조국백서’ 제작에 후원금이 이틀만에 3억원이 모였다는 소식에 ‘조국흑서’는 직접 쓰겠다고 밝혔다. 후원금은 안 받겠다고 덧붙였다. ‘조국백서’는 조 전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를 검란 또는 검찰과 언론의 유착 사태로 규정하고 그간의 경과를 정리하는 의도로 쓰는 책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공군, ‘훈련병 삭발’ 개선 권고에 “스포츠형 두발로”

    공군, ‘훈련병 삭발’ 개선 권고에 “스포츠형 두발로”

    인권위 “공군 훈련병 삭발 강요 인권침해”오늘 입영한 훈련병부터 3~5㎝ 길이 유지육·해군은 시행…훈련병 대다수 ‘삭발’ 불만공군 훈련병에게 삭발을 강요하는 관행은 인권 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개선 권고에 공군이 올해 입영하는 훈련병부터 ‘스포츠형’ 머리로 두발 형태를 개선한다. 공군 관계자는 13일 “인권위의 훈련병 삭발 관행 개선 권고에 따라 훈련병 두발 형태를 ‘스포츠형 머리’로 개선한다”면서 “올해 처음으로 오늘 기본군사훈련단에 입과한 훈련병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는 기초군사훈련에 입과 하는 훈련병의 행복추구권 보장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공군 훈련병도 육군과 해군 훈련병처럼 3∼5㎝ 길이의 ‘스포츠형 두발’로 훈련을 받게 됐다. 공군은 그간 기초군사훈련 과정에 입과한 훈련병의 두발을 예외없이 삭발하도록 했다. 민간인에서 군인으로의 신분을 전환하는 ‘군인화 교육’, 전염병 확산 방지 등의 이유로 삭발하도록 한 것이다. 이런 공군의 조치에 대해 훈련병의 부모 A씨는 자기 아들이 머리를 짧고, 단정하게 자른 후 기본군사훈련단에 입소했음에도 또 다시 훈련단에서 삭발을 당했다며 지난해 4월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인권위는 “단체생활에서의 품위유지 및 위생관리라는 목적의 정당성은 일부 인정된다”면서도 “완화된 방법을 모색할 수 있음에도 삭발 형태를 유지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과잉제한”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공군보다 큰 규모인 육·해군 훈련소가 관리상의 이유로 훈련생들에게 삭발을 강요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피진정인의 주장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아울러 “(삭발이) 지위상 가장 취약할 수밖에 없는 훈련생들에게 강요되는 것으로서 ‘군인정신을 함양한다’는 의도가 이들에게 효과적으로 기능하고 있지 않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10월 훈련병 7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5.7%가 입소 직후의 삭발에 대해 불만족 의견을 가지고 있었다고 인권위는 밝혔다. 불만족 이유로는 ‘스포츠형 두발로도 충분히 교육을 받을 수 있음’, ‘방탄헬멧 오염으로 인한 두피손상·피부염·탈모 유발’, ‘비인권적이며 과도한 처분임’ 등이 있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작품 불태운 201㎝의 ‘거인’ 화가 존 발데사리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작품 불태운 201㎝의 ‘거인’ 화가 존 발데사리

    글자 그대로 ‘재미있는(hilarious)’ 사람이었다. 키가 201㎝나 됐던 미국 화가 겸 미술교육가 존 발데사리 얘기다. 1970년 여름 어느날, 그는 20년 가까이 그려온 수천 점의 작품들을 돌아봤다. 20대였던 1950년대에 그린 작품들은 전통에 얽매어 있었고, 자신이 어떤 예술가인지 알아보는 과정에 그려낸 습작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의 그림을 모두 불태우고 새롭게 자신의 길을 걷자고 결심했다.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근처로 가져가 모두 태웠다. 재들은 책 모양 크기의 상자 10개에 담아 서가에 꽂아두는 한편, 몇 개로는 다른 재들과 섞어 쿠키 반죽을 만드는 데 넣었다. 구워진 쿠키는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 전시했다. 발데사리는 몇년 뒤 인터뷰를 통해 “창의적이려면 때로는 아주 파괴적이어야 한다”며 “불사조가 재 속에서 날아오르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낡은 예술 작품에 집착하는 것은 죽음을 선고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했다. 일년 뒤에는 세상에 “더 이상 지루한 예술을 만들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런 괴팍한 화가가 지난 2일(이하 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여든여덟을 일기로 세상을 떠나면서 그 약속을 지켰다고 영국 BBC가 12일 뒤늦게 보도했다. 유수 통신사들은 지난 7일 그의 별세를 알렸는데 BBC가 닷새나 뒤늦게 부음을 전했다. 고인은 1931년 6월 17일 멕시코 국경 도시 티후아나에서 가까운 캘리포니아주 내셔널 시티에서 태어났다. 샌디에이고에서 예술과 예술교육을 전공한 뒤 중학교, 커뮤니티 칼리지, 캘리포니아주립대 샌디에이고 캠퍼스에서 교편을 차례로 잡았다. 여름에는 지방 관청이 운영하던 청소년 범죄자 교실에서 그림을 가르쳤다. 1970년 그림들을 태우기 전부터 실험은 시작됐다. 문자 만으로 작품을 꾸미거나 문자와 이미지를 결합해 꾸몄다. 일부러 캔버스에다 사진을 프린트해놓고 “잘못(WRONG)”이라고 적기도 했다. 아래 ‘팔고 싶은 예술가를 위한 조언들’을 보면 현대 상업 예술을 마음껏 조롱하기도 했다.그는 명문 예술학교 칼아츠, 캘리포니아주립대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에서 후학을 양성하는 등 예술 교육가로 이름을 날렸다. 사진과 그림, 문자, 인식 가능한 물체나 인체 기관의 모습 등을 독특한 방법으로 결합해 새로운 멀티미디어 작품으로 빚어냈다. 몇몇 비평가는 “미국의 가장 영향력 있는 개념(컨셉트) 미술가임에 틀림없다”고 평가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재임 시절에 그로부터 국가 예술 훈장을 받았다. 2009년 베니스 비엔날레 개막 직전에는 평생 업적 부문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국내에선 그의 작품 20여점을 소개한 개인전이 2015년 서울 PKM 갤러리에서 열린 적이 있다. 그의 작품은 뉴욕 현대미술관, 휘트니 미술관 등에 소장됐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큐레이터 케이트 폴레는 BBC 인터뷰를 통해 “그는 예술가 직업에 매우 진지했다. 하지만 예술 자체, 예술계를 심각하게 다루지는 않았다. 그는 어떤 게 자신에게 즐거움을 주는지 이해하고 있었다. 사람들에겐 ‘그저 가서 봐요. 좋아하지 않는 건 상관 없어요, 그냥 가서 봐요, 결국은 뭔가를 당신을 다독일 거랍니다’라고 말하는 것이었다”고 털어놓았다. 1970년대 칼아츠 학생이었으며 나중에 친구가 된 데이비드 살레는 키가 컸다는 사실 때문에라도 “예술계에서 가장 크고 진지한 작가란 특장”을 안고 있었다고 돌아봤다. 살레는 생전의 고인이 “여러분이 즐기기 전에 뭔가를 아는 것을 요구하도록 작업하지 않았다. 그는 낱말들과 이미지들을 섞었지만 여러분이 굳이 퍼즐의 밑바닥을 알아내려고 열심히 굴 필요가 없게 했다. 그는 여러분을 시험하려 들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교육을 통해 예술의 즐거움을 알리는 것이 발데사리의 열정이었으며 그의 작품 역시 마찬가지였다. 갤러리스트 마리안 굿먼은 BBC 인터뷰를 통해 “그는 학생들에게 많은 것을 안겼다. 그는 학생들이 유명한 화가가 되는 데 정말로 도움이 됐다. 사람들은 그와 함께 하면 공부에 몰두했고, 그가 가르치는 모든 것이 그들의 피와 살이 됐다”고 했다. 2009년 말 영국 런던의 테이트 모던 미술관에서 회고전을 열었을 때도 그는 자신이 예술 경력의 가을에 들어섰을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2년 뒤에도 그는 완전히 다른 컬렉션을 선보이려 시도했고, 그 결과물이 2013년 러시아 모스크바의 개러지 현대 미술관 전시로 이어졌다. 살레는 “몇십 년 전만 해도 콜렉터들은 아마도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그의 컨셉트 예술 작품을 구매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발데사리의 작품을 사보겠다며 줄을 서고 있다. 존의 반골 기질에도, 어쩌면 그 기질 때문에 그의 작품은 확고한 진품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전광훈 목사 “불법사찰 당했다” 경찰청장 등 고소…인권위 진정도

    전광훈 목사 “불법사찰 당했다” 경찰청장 등 고소…인권위 진정도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자신을 불법 사찰했다고 주장하며 민갑룡 경찰청장 등을 검찰에 고소했다. 보수 계열 변호사 단체인 한반도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은 13일 오전 민갑룡 청장과 양영우 종암경찰서장에 대해 직권남용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한변은 이날 전광훈 목사에 대한 법률 대리인 자격으로 검찰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김태훈 한변 회장은 이날 “전광훈 목사는 민간인인 종교인인데 (경찰이) 종교인에 대해 불법사찰을 했다”면서 “CCTV 등을 이용해 교회 사택을 감시하는 위법 행위를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갑룡 청장과 양영우 서장에 대한 고소장에는 직권남용 혐의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전광훈 목사의 구속영장을 신청, 심사 과정에서 수갑을 채우는 등 인권 침해가 있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도 같은 날 낮 12시 30분쯤 진정을 넣었다.이에 대해 경찰은 “정해진 규칙에 따라 직무를 수행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민 청장은 13일 오전 열린 출입기자단 정례간담회에서 “내부 지침상 유치하고 호송할 때 수갑을 채우게 돼 있는 것에 대해 직원들이 충실하게 정의된 대로 한 걸로 안다”면서 “규칙에 따라 현장에서 성실하게 직무를 수행했다고 보고를 받았고, 규칙도 그렇게 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론 (한변이) 인권위 (진정서를) 넣어놨으니, 인권위 쪽에서 그런 것(지침 개선)이 필요하다면 대상에 따라서 조금 개선의 여지가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인권위 “훈련병 삭발 강요하는 관행 개선하라” 공군에 권고

    인권위 “훈련병 삭발 강요하는 관행 개선하라” 공군에 권고

    국가인권위원회가 훈련병에게 삭발을 강요하는 관행을 개선하라고 공군에 권고했다. 13일 인권위에 따르면 머리카락을 짧게 자르고 공군 훈련병으로 입대했음에도 불구하고 공군이 훈련병들을 삭발시키는 것은 인격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내용의 진정이 지난해 4월 제기됐다. 육군훈련소와 해군교육사령부는 입대한 훈련병들을 상대로 삭발 형태가 아닌 앞머리 3~5㎝ 길이의 ‘스포츠형’ 형태로 이발을 실시한다. 반면 공군기본군사훈련단은 입영 1주차 초기와 교육훈련 종료 전에 머리카락이 전혀 없는 삭발 형태의 이발을 실시한다. 공군기본군사훈련단은 “군사훈련 중 교육생들에게 발생할 수 있는 부상을 신속히 식별하고 개인 위생관리 실패로 인한 전염병 확산 등을 예방하기 위해 교육생들의 두발 길이를 짧게 유지하고 있다”면서 “이발 인력 1명이 쉬는 시간 없이 하루에 70명 이상을 이발해야 하기 때문에 피로도 및 장비 과열 등 현실적 한계를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인권위가 지난해 10월 훈련병 7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5.7%가 훈련소 입소 직후 실시하는 삭발형 이발에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그 이유로 ‘방탄모 안쪽이 오염돼 있어 두피 노출에 따른 두피 손상, 피부염, 탈모 등이 유발될 수 있다’, ‘비인권적이며 과도한 처분이다’ 등이 있었다. 인권위는 공군 측 주장이 정당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공군기본군사훈련단은 기수당 1000명이 넘는 훈련병을 신속하게 관리하기 위해 삭발이 불가피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지만, 공군과 동일하거나 그보다 규모가 더 큰 육군과 해군 훈련소는 관리상의 이유로 훈련생들의 두발을 삭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군기본군사훈련단이 그런 두발 기준을 정하는 것은 단체 생활에서의 품위 유지 및 위생 관리 측면에서 목적의 정당성은 일부 인정되나 그 필요성이 충분히 인정되지 않는 삭발 형태를 강요하는 것은 과잉제한으로서 비례의 원칙에 반한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공군 교육사령관에게 훈련병에게 실시하는 삭발 관행을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청와대, 인권위에 ‘조국 수사’ 가족 인권침해 진정서 제출

    청와대, 인권위에 ‘조국 수사’ 가족 인권침해 진정서 제출

    청와대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수사 과정에서 인권 침해가 발생한 데 따른 국가인권위 조사를 촉구한다는 내용의 국민청원과 관련,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냈다고 밝혔다. 강정수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은 13일 오전 청와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해당 청원에 답하면서 “청와대는 청원인과 동참하신 국민의 청원 내용을 담아 대통령 비서실장 명의로 국가인권위에 공문을 송부했다”고 말했다. 강 센터장은 “인권위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접수된 청원 내용이 인권 침해에 관한 사안으로 판단되면 조사에 착수할 수 있다고 전해왔다”고 설명했다. 강 센터장은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장 명의로 진정서를 낸 이유에 대해 “인권위는 인권위법 제32조 제1항 제6호에 따라 익명으로 진정이 접수될 경우 진정사건을 각하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실명으로 진정을 접수해야 조사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강 센터장은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0조에 따라 대한민국 헌법에서 보장된 인권을 침해당하거나 차별행위를 당한 경우, 피해자 또는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 국가인권위에 그 내용을 진정할 수 있다”면서 “조사 결과 인권침해나 차별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할 때에는 인권위법 제44조에 따라 해당 기관에 권고결정을 한다”고 말했다.또 “진정의 내용이 엄중해 범죄행위에 해당하고 형사 처벌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인권위원장은 검찰총장, 군 참모총장, 국방부 장관에게 그 내용을 고발할 수 있다”면서 “이때에도 고발을 접수한 검찰총장 등은 90일 이내에 수사를 마치고 그 결과를 국가인권위에 통지해야 한다. 만약 3개월 이내에 수사를 마치지 못할 때에는 반드시 사유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청와대가 제출한 진정서에 대해 인권위에서 검찰의 수사과정이 인권 침해에 해당된다고 판단했을 경우 결과를 신속히 알려야 한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해석된다. 해당 청원은 지난 10월 15일부터 한 달간 22만 6434명의 동의를 받아 청와대 공식 답변 요건을 채웠다. 청원인은 해당 청원에서 인권위가 조국 장관과 가족 수사 과정에서 빚어진 무차별 인권 침해를 조사할 것을 요구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한국 미술의 세계화를 말하기 전에/이순녀 문화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한국 미술의 세계화를 말하기 전에/이순녀 문화부 선임기자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지난 9일 ‘2020 전시 계획 공개’ 기자간담회에서 “올해는 미술관의 새로운 도약 50년을 기약하는 토대 구축의 해가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미술관은 지난해 개관 50주년이자 과천, 서울, 덕수궁, 청주 4관 체제 원년이라는 큰 획을 그었지만 관장 선정과 전시 논란 등으로 그 의미가 온전히 빛을 발하지 못했다. 여기에 2013년 서울관 개관 당시 법인화를 염두에 두고 전문임기제로 채용한 학예 인력 40명의 계약 만료 시한이 닥치면서 고용 안정성 우려로 조직이 어수선했다. 윤 관장이 ‘토대 구축’을 얘기한 배경에는 무엇보다 핵심 현안이었던 전문임기제 직원의 정규직 전환 과제 해결이 있다. 행정안전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를 벌여 온 미술관은 지난 7일자로 40명 가운데 업무가 중복되는 보직 1개를 줄여 39명의 정원을 확보했다. 윤 관장은 “상반기에 순차적으로 공개 채용 절차를 진행해 하반기부터 보다 안정된 조직 운영으로 미술관의 중장기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미술계 반응이 영 심상치 않다. 박수를 치기는커녕 격앙된 분위기다. 정원은 39명이지만 미술관의 중추인 학예실장직은 지금처럼 전문임기제를 유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해 38명만 정년이 보장되는 정규직으로 전환된 것이다. 학예실 내부 인력이 정년을 포기하고 실장에 지원할지, 또 외부에서 영입된 임기 3년짜리 실장이 조직을 제대로 장악할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한 미술평론가는 “세계미술 흐름과 완전히 거꾸로 가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미술계 인사들은 14일 긴급 토론회를 열어 이 문제를 공론화하기로 했다. 아시아 최대 규모인 국립현대미술관의 위상에 맞춰 현 임기제 고위공무원 나급(2급)인 관장의 직위를 차관급으로 격상하라는 요구는 꾸준히 제기돼 왔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행안부와 협의 중”이라고 했다. 정준모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은 “미술관장을 차관급으로 격상해야 한다는 마당에 학예실장이 계약직이라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선 미술관 측도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미술관 관계자는 “행안부에 미술관장은 고위공무원 가급(1급), 학예실장은 고위공무원 다급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공무원의 증원과 직급 체계를 신중히 운영하려는 행안부와 기획재정부의 방침은 원칙적으로는 백번 옳다. 그러나 국가를 대표하는 문화예술기관은 다른 행정서비스 기관과 달리 효율성만으로 재단할 수 없는 측면이 분명히 존재한다. 학예사(큐레이터)라는 통칭 아래 전문성이 제대로 부각되지 못하는 레지스트라(소장품 관리원), 컨서베이터(보존 전문가) 같은 미술관 필수 직종에 대한 낮은 인식은 미술관의 질적 수준과 직결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2009년 이명박 정부 때 법인화를 처음 추진한 이래 2018년 법인화 철회를 공식 발표할 때까지 10여년간 조직 체계도, 운영도 매우 유동적이었다. 2013년 서울관 개관, 2018년 말 청주관 개관으로 외형은 눈덩이처럼 불었지만 속은 허약했다. 관람객은 2014년 241만명에서 2018년 245만명으로 제자리걸음이었다. 2019년 274만명으로 늘었지만 청주관을 포함한 숫자치고는 초라한 증가세다. 외국인 비중도 5%로 지난해(2%)보다 늘었다고 하나 해외 유수 미술관에 가득 찬 관광객에 비하면 갈 길이 멀다. 지난해 11월 김환기의 푸른색 전면 점화 ‘우주’가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한국 미술품 경매 최고가인 132억원에 낙찰돼 한국 미술의 세계화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더 늦기 전에 한국 미술의 중심이자 국가 대표 미술관인 국립현대미술관의 위상과 역량 강화에 대한 전향적인 논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coral@seoul.co.kr
  • 노인만 늘어나는 대한민국…국민 6명 중 1명 65세 이상

    노인만 늘어나는 대한민국…국민 6명 중 1명 65세 이상

    어린이·생산가능 인구는 모두 감소 국민 평균 연령 42.6세 최고점 찍어국내 고령화 추세가 빨라지면서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처음으로 8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국민 평균 연령은 42.6세로, 정부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공표하기 시작한 2008년 이래 최고점을 찍었다. 12일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주민등록 인구는 모두 5184만 9861명이다. 한 해 전보다 0.05%(2만 3802명) 느는 데 그쳤다. 통계 공표 시작 이래 증가율과 증가인원 모두 최저치다. 연령별 인구변동 추이를 보면 어린이 인구는 꾸준히 줄고 노인 인구는 급속히 느는 저출산·고령화 추세가 확연히 드러난다. 2018년과 비교해 1년 만에 0~14세는 16만명, 생산가능인구인 15~64세는 19만명 줄었다. 반면 65세는 38만명 늘어 803만명을 기록했다.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노인 비중은 2018년 14.8%에서 지난해 15.5%로 늘었고, 같은 기간 0~14세 인구 비중은 12.8%에서 12.5%로 줄었다. 65세 이상(803만명)과 0~14세 인구(647만명) 격차가 156만명으로 한 해 전보다 더 벌어졌다. 평균 연령은 42.6세로, 11년 전보다 5.6세 올랐다. 2008년 37.0세에서 꾸준히 높아져 2014년에 이미 40세, 2018년에는 42세를 넘어섰다. 평균 연령이 전국 평균보다 낮은 지역은 17개 시도 중 세종(36.9세), 광주·경기(40.8세), 울산(40.9세), 대전(41.3세), 인천(41.6세)뿐이다. 평균 연령이 가장 높은 지역은 전남(46.2세)으로 조사됐다. 성별 인구는 여성 2598만 5045명(50.1%), 남성 2586만 4816명(49.9%)이다. 50대 이하는 남성이, 60대 이상은 여성이 더 많았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대만 첫 여성 총통 차이잉원 재선 성공…그는 누구

    대만 첫 여성 총통 차이잉원 재선 성공…그는 누구

    통일도 독립도 추구하지 않는 ‘현상 유지’ 대만 독립 성향의 첫 여성 총통 차이잉원이 11일 치러진 대만 총통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야당인 중국국민당 후보 한궈위 가오슝 시장은 이날 “차이잉원 총통에게 방금 당선 축하 전화를 했다. 선거 결과에 승복한다”고 밝혔다. 차이 총통은 당선을 확정 지은 후 무대에 올라 “매번 선거가 열릴 때마다 대만은 민주·자유적 생활 방식과 국가를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 보여줬다”면서 “이번 선거는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대만이 주권과 민주주의가 위협을 받을 때 대만인들이 결의를 더 크게 외칠 것이라는 것을 세계에 보여줬다”고 연설했다. 차이 총통은 그러면서 “국민이 선택한 정부는 절대로 위협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선거 결과야 말로 가장 분명한 답안”이라고 강조했다. 홍콩 지방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압승한 데 이어 대만 유권자들까지 독립 성향의 차이 총통의 재선을 선택한 것은 중국에 대한 거부감을 표출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해 1월 대만에 일국양제 통일 방안을 받으라고 요구하면서 무력 통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중국 전투기가 20년 만에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 대만 전투기들과 대치하는 사태가 벌어졌고, 항공모함을 포함한 중국 군함과 군용기들이 대만을 포위하듯이 둘러싸고 훈련하는 일도 잦아졌다. 중국은 지난해 8월부터 자국민의 대만 자유 여행을 제한함으로써 대만에 연간 1조원대로 추산되는 경제적 타격을 가했다. 이러한 압박은 대만인들의 반감을 불러왔다. 2018년 11월 지방선거 패배로 재기가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지던 차이 총통의 지지율은 끌어올랐다. 지난해 6월부터 시작된 홍콩의 민주화 시위 운동도 대만에서 반(反)중국 정서가 급속히 커지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중국 관영 신화 통신 등 주요 매체들은 차이 총통의 재선이 확정되자마자 이를 신속히 보도했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차이잉원이 중국 위협론을 내세우고, 한궈위 후보자를 모함하는 전략을 사용했다. 민진당은 매번 선거 때마다 양안 간 긴장 관계를 이용했다”고 비판하는 논평을 냈다. 차이총통은 1956년 타이베이에서 부유한 사업가인 차이제성의 딸로 태어났다. 차이 총통의 부친은 자동차 수리업으로 사업을 시작해 이후 부동산 투자로 영역을 넓혀 큰 부자가 됐다. 유복한 가정에서 자란 차이 총통은 엘리트 법학자로 성장했다. 대만 최고 학부인 대만대를 졸업하고 미국 코넬대와 런던정경대에서 각각 법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국립정치대학 등 대학에서 오랫동안 법학 교수로 일했다. 2016년 치러진 대선에서 국민당 주리룬 후보를 꺾고 대만의 첫 여성 총통이 됐다. 학자 출신인 차이 총통은 합리적이면서도 진보적인 정치 성향으로 상대적으로 젊은 유권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편이다. 차이 총통은 대만 독립을 지향하는 성향이지만 총통 집권 후에는 급진적인 독립 추구 노선을 걷지 않아 중국을 먼저 자극하는 일을 만드는 것은 피하고 있다. 통일도 독립도 추구하지 않는 ‘현상 유지’에 방점이 찍힌 정책을 펴고 있다. 생존에 가장 중요한 국가인 미국과도 사상 최고 수준으로 평가되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가석방 알선 등 대가금품 수수...전 인권위 부산사무소장 징역 3년6월

    부산항운노조 전 위원장의 수감 편의와 가석방 청탁 등의 대가로 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모(55) 전 인권위 부산사무소장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부산지법 형사5부(부장판사 권기철)는 10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뇌물·알선수재·배임수재)로 기소된 이 씨에게 징역 3년6월에 벌금 3천만원을 선고했다. 또 5천100만원을 추징하고 배임수재 부분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징역 6년,벌금 6천만원,추징금 6천600만원을 구형했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과거 인권운동을 했던 경력을 인정받아 인권위 서기관으로 특채됐지만,공적인 권한을 사적으로 유용하고 거액의 뇌물을 받음으로써 청렴성마저 저버렸다”고 중형 이유를 밝혔다. 이 씨는 2012년 국가인권위 부산사무소장 재직 시절 채용 비리로 구속된 이모 전 부산항운노조 위원장 가석방과 특별면회 등 편의를 알선해주는 대가로 3천만원을,노조 간부와 공모해 항운노조 조장 승진 청탁 대가로 2천만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씨는 2005년 9월 국가인권위원회 별정 4급 상당 서기관으로 임용돼 그 무렵부터 2015년 1월까지 인권위 부산사무소장으로 근무했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김포 판소리 북병창팀 KBS 국악한마당 ‘전국민요자랑’서 1등 “영예”

    김포 판소리 북병창팀 KBS 국악한마당 ‘전국민요자랑’서 1등 “영예”

    아홉 번째로 열린 ‘KBS 국악한마당 설기획 전국민요자랑대회’ 본선경연에서 경기 김포 ‘판소리 북병창팀’이 1등상인 최우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김포 판소리팀은 임방울국악제가 낳은 중견소리꾼 원진주 명창이 가르치는 취미반이다. 고법지도는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고법전수생인 김운섭 고수가 맡았다. 지난해 12월 29일 전국에서 모여든 수많은 아마추어 민요자랑팀 가운데 1차 서류심사를 거쳐 21개팀이 예선을 치렀다. 이 중 김포소리북병창팀을 비롯해 ‘농부가팀’과 유복귀씨 등 11개팀이 치열한 경연끝에 ‘김포북병창팀’이 최우수상을 차지했다.이날 본선대회는 남상일·정은승 사회로 진행됐다. 대회는 녹화후 설날인 오는 25일 KBS 1TV 국악한마당 프로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1등을 거머쥔 판소리 북병창팀은 김포아트빌리지에서 중견 소리꾼 원진주 명창한테 판소리를 배우고 있는 문하생들로 구성돼 있다. 이 동호회는 전업주부에서 직장인·시인·사업가·기자 등 다양한 직업군으로 이뤄져 있으며, 40대에서 60대까지 연령대도 다양하다. 강원도와 강화도 등 전국 각지에서 4살 아이부터 60대 어르신까지 참가한 KBS전국민요자랑대회에서 남도민요와 서도민요·소리북·판소리·가야금병창 등 저마다 솜씨를 뽐내며 기량을 겨뤘다. 민요자랑대회는 KBS의 ‘우리 소리를 사랑하는 전국의 숨은 아마추어 명창을 찾습니다’란 슬로건으로 진행됐다. 구성진 우리 가락이 좋아 취미로 우리 노래를 배우며 민요와 판소리 삼매경에 푹 빠져 있는 국악마니아들의 도전 프로그램이다. 송가인이 고모라는 국악가족 어린이부터 민요가 젊음의 비결이라는 어르신들까지 참가했고 동호회나 마음 맞는 지인분들과 함께 출전했다. 이 대회는 민요나 판소리 전공자 및 국가무형문화재 관련 이수자·전수자 등은 참여할 수 없고 아마추어들끼리 경연한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베스트셀러]‘트렌드 코리아’ 1위 수성… 자기계발서 상위권

    [베스트셀러]‘트렌드 코리아’ 1위 수성… 자기계발서 상위권

    ‘트렌드 코리아 2020’의 활약이 새해에도 여전하다. 교보문고가 10일 발표한 1월 첫째 주 온·오프라인 종합 베스트셀러 목록에 따르면 김난도 서울대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 2020’이 11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지난주에 이어 ‘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교양 수업 365’와 ‘지쳤거나 좋아하는 게 없거나’가 이어 2, 3위를 차지했다. 새로운 다짐과 목표를 세우는 연초를 맞이해 습관의 힘을 강조한 책들이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미국의 자기계발 전문가인 제임스 클리어가 쓴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이 역주행 베스트셀러로 떠올랐고, 신간 ‘해빗’도 56계단이나 뛰어올랐다. 새로운 강좌 시작과 영어시험 준비로 인한 토익수험서의 인기도 눈에 띈다. ‘해커스 토익 기출 보카 TOEIC VOCA’가 종합 10위에 올랐고, ‘해커스 토익 RC 리딩’은 21계단이나 상승해 종합 24위에 올랐다. 새해를 맞아 취업준비를 위한 토익 시험 공부에 뛰어든 독자들의 영향이 돋보였다. 2010년대 정의 열풍을 불러온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는 TV 프로그램 추천으로 43위에 올랐다. 1. 트렌드 코리아 2020 (김난도·미래의창) 2. 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교양 수업 365 (데이비드 키더·위즈덤하우스) 3. 지쳤거나 좋아하는 게 없거나 (글배우·강한별) 4.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제로편 (채사장·웨일북) 5. 팩트풀니스 (한스 로슬링 등·김영사) 6. 에이트 (이지성·차이정원) 7. 작가들의 비밀스러운 삶 (기욤 뮈소·밝은세상) 8. 흔한남매 1 (흔한남매·아이세움) 9. 데미안 (헤르만 헤세·더스토리) 10. 해커스 토익 기출 보카 (David Cho·해커스어학연구소)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민주당 텃밭 전북 총선 조기 과열 조짐

    4·15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인 전북에서 민주당 예비 후보 간 경쟁이 조기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 김제·부안 선거구에 뛰어든 김춘진 전 의원은 지난 7일 공천 경쟁자인 이원택 예비후보와 온주현 김제시의회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김 전 의원 측은 이 예비후보와 온 의장이 지난해 12월 11일과 13일 김제시 백구면과 용지면 내 마을회관, 경로당 20곳에서 좌담회를 열고 지지를 호소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예비후보는 “관권선거나 사전 선거운동을 한 적이 없다. 인지도를 높이는 인사를 했지만, 정상적인 경로당 방문 행위였다”며 “흠집 내기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앞서 이강래 남원·임실·순창 예비후보는 지난 3일 경선 라이벌인 박희승 예비후보의 유튜브 홍보에 관한 위법 여부를 판단해 달라고 선거관리위원회에 의뢰했다. 이 예비후보는 중앙당에는 박 예비후보가 문재인 대통령과 관련한 유튜브 및 명함·현수막, 사회관계망서비스를 이용한 홍보를 자제토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문제가 된 박 예비후보의 유튜브 영상은 문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이던 2016년 만들어진 홍보물이다. 당시 문 의원은 홍보영상에서 “박희승은 정직하고 능력 있습니다. 박 후보를 꼭 도와주십시오”라고 말했다. 이 영상으로 현재 문 대통령이 박 후보의 지지를 유도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는 게 이 예비후보 측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박 예비후보는 “저도 법률 전문가인데 모두 검토하고 영상을 올렸다”며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대통령께 누가 될까 봐 영상을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술 이야기] 예술가, 술의 얼굴을 그리다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술 이야기] 예술가, 술의 얼굴을 그리다

    술과 예술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중국 당나라의 시인 이백과 두보,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화가 빈센트 반 고흐 등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음주를 통해 영감을 얻고 걸작을 만들어 냈습니다. 도수가 70도에 가까운 독주 ‘압생트’를 마시고 알코올 중독으로 괴로운 나날을 보냈던 고흐처럼, 술은 이들에게 때로는 ‘독’이 되기도 했지만 예술가들이 술을 마시지 않았다면, 상상만 해도 아찔합니다. 아마 오늘날 인류의 문화유산이 이렇게까지 찬란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주류 비즈니스 세계에서 술과 예술가는 종종 ‘술병’에서 만나는데요. 술의 얼굴이자 술이 가진 개성이나 이미지를 구현하는 ‘레이블’을 예술가들이 직접 그리기도 하고 또 유명 예술가의 작품을 레이블로 쓰는 협업이 어느 업계보다 더 자주 이뤄진답니다. 비싼 그림을 돈 주고 사지는 못해도 이들의 작품이 들어간 술병은 심미적으로 뛰어나 술과 그림을 사랑하는 마니아들에게 특히 인기죠. ●증류주 소호, 이계송 작가의 ‘상춘’ 사용 국내에서 ‘술병의 예술’을 가장 잘 구현하는 곳은 경기 평택시 밝은세상영농조합의 ‘호랑이배꼽’ 양조장입니다. 서양화가 이계송(72)씨 가족이 직접 술을 빚어 막걸리, 프리미엄 증류주 등을 내놓는 곳인데요. 이 가운데 화려한 색감이 인상적인 증류 소주 ‘소호’의 레이블이 시선을 잡아끕니다. 이 레이블은 이 작가의 작품 ‘상춘’을 그대로 사용한 것인데요. 이 작가의 딸 이혜인 대표에게 이 작품을 특별히 레이블로 고른 이유가 있느냐고 물었더니 “상춘은 ‘항상 봄이소서’라는 뜻을 가졌다”면서 “이 술을 마신 사람들이 봄의 기운을 느꼈으면 좋겠다는 의도였다”고 설명하네요. 그는 이어 “주당이자 상당한 미식가이기도 한 아버지(이 작가)는 술에 대해 평소 마시고 취하기만 하는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제대로 즐기면 기분이 좋아지고 관계를 돈독히 하며 평화를 느끼게 하는 대상이라는 철학을 갖고 있다”면서 “양조장의 철학까지 레이블에 함께 녹이고 싶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으로도 이 작가의 작품뿐만 아니라 외국 화가들의 작품 등도 레이블로 적극 사용할 것”이라면서요.●美와인 부켈라 레이블에 하종현 작가 작품 유럽에선 프랑스 보르도 지역의 와인명가 샤토 무통 로실드가 ‘아티스트 레이블 마케팅’을 가장 활발하게 하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샤토 무통 로실드는 1945년 빈티지 이후로 지금까지 매년 피카소, 앤디 워홀 등 당대 최고의 예술가의 작품을 사용한 레이블을 뽐내고 있는데요. 2013년 빈티지는 한국 작가로는 최초로 이우환 작가의 작품이 병에 새겨져 한국 팬들을 설레게 했었죠. 로실드의 영향으로 와인 업계에선 예술가와의 레이블 협업이 종종 벌어지곤 합니다. 국내 주류수입사인 신세계L&B도 최근 한국의 추상화를 대표하는 화가인 하종현씨와 손잡고 미국의 부티크 와인인 ‘부켈라’의 한정판 레이블 버전을 출시하기도 했고요. 이에 대해 신세계L&B 관계자는 “양조기술이 발전해 맛있는 와인들이 넘쳐나는 요즘 평소 쉽게 접할 수 없는 예술가의 작품을 레이블로 사용하면 확실히 차별화되는 효과는 있는 것 같다”면서 “화가의 작품을 레이블을 통해 소개하는 것은 판매를 위한 마케팅이기도 하지만 술과 예술의 가치를 아는, 술 회사의 ‘진정성’을 보여 주는 프로젝트로 봐 주었으면 한다”며 웃었습니다. macduck@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美·이란 전쟁의 희생양은 이라크… ‘대리전’ 단골 국가의 비극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美·이란 전쟁의 희생양은 이라크… ‘대리전’ 단골 국가의 비극

    ‘이라크 속의 이란, 이라크를 누르는 이란의 힘’이라는 미국의 유선방송 HBO 바이스(VICE)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은 제목처럼 이란이 얼마나 깊숙이 이라크에 자리잡고 있는지를 보여 준다. 우선 이란인들이 완전히 장악한 시장 풍경. 청소부터 물건 납품에 손님까지 이란인에 의한 이란인의 시장이다. 마약 범죄가 크게 늘고 있는 이란·이라크 국경 마을에서 인터뷰 속 마약 범죄 수감자는 “마약은 이란에서 왔다”고 쉽게 털어놓는다. 나자프에 있는 시아파의 성지, 이맘 알리 모스크는 매년 수백만명의 이란인이 다녀가는 순례지가 됐다. 온통 이란 여성들이 가득한 화면에 등장한 한 여성 노인은 “그간 순례를 오지 못했는데 사담 후세인이 제거된 뒤로 가능해졌다. 여기는 우리나라 같다. 우리는 하나”라며 이라크에 대한 보통 이란인들의 인식을 드러낸다. 이라크 4000만여 인구 가운데 절반을 훌쩍 뛰어넘는 숫자가 ‘시아 무슬림’으로 시아파 국가인 이란과 종교적 동질감을 형성하고 있긴 하지만, 민족도 언어도 다르고 무엇보다 1980년부터 7년간 두 나라가 전쟁을 치렀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이러한 미묘한 관계는 ISIS(이슬람국가 IS의 옛 명칭)의 등장부터 형성됐다. 이라크의 전 국가안보고문 모와팍 알 루바이는 인터뷰에서 “2014년 6월 시리아와의 국경에서 ISIS가 몰려오는 모습을 모니터로 보고 미국에 직접 요청했다. 공중 지원이라도 해 달라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거절했다. 결국 미국이 공중 폭격을 지원하는 데까지 3개월이 걸렸다. 그러나 이란은 24시간 만에 트럭에 사람과 물자, 무기를 싣고 와 바그다드를 지키는 데 도와주었다”고 했다. 안 그래도 이란은 시아파 종주국으로서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ISIS의 준동을 지켜볼 수는 없던 터였다. 이때 이란의 최고지도자는 “무기를 들 수 있는 (이란)시민들은 (이라크를 지키는) 민병대에 자발적으로 합류해야 한다”고 공개 연설을 한다. 이렇게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PMF·인민동원군)가 조직되고, 민병대는 이라크 정부의 승인 아래 영향력을 계속 확대해 오고 있다. 알 루바이는 “이란을 의지하는 것 말고는 다른 선택이 없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사담 후세인이 제거된 뒤 본격화된 이라크를 향한 이란의 집념이 지금에 이르렀다”고 했다. 서쪽 이라크와 1440㎞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란으로서는 이라크를 통해 시리아와 레바논으로 연결되는 육상 통로를 얻는다. 이 루트를 확보하지 않고는 시리아 아사드 정권, 헤즈볼라 중심의 레바논 내 시아파 세력 등을 아우르는 이른바 ‘시아파 초승달 지대’를 구축할 수 없다. PMF는 ISIS를 퇴치하면서 이란 국민에게 국민적 영웅으로 칭송받기에 이르렀다. ISIS를 격퇴한 이후는 문화와 경제적 유대감 형성을 통해 이라크에 대한 레버리지를 높이려 노력해 왔고, 어느 순간부터는 PMF 대변인이 “선거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공개 촉구할 만큼 PMF는 공공연하게 정치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추구해 왔다. 이라크 의회는 서서히 이란의 영향력 아래로 흡수돼 가고, 친이란 후보들이 이란의 지원을 받는 라디오 방송국을 통해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을 보기에 이르렀다. 한 후보는 “이란, 러시아와 함께 테러 퇴치를 향한 길을 열어 나가겠다”고 공언한다. 이야드 알라위 전 이라크 총리는 “선거에서 이란의 역할은 지대하다. 이라크를 컨트롤하려 한다. 큰 대목에서부터 미세 부분까지 개입하고 있다”고 주저하지 않고 말한다. 이라크 의회가 지난 5일 긴급회의를 열어 미군 철수 결의안을 가결한 것도 이런 노력의 결과물이다. 결의안은 “이라크 정부는 모든 외국 군대의 이라크 영토 내 주둔을 끝내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 그 군대가 우리의 영토와 영공, 영해를 어떤 이유에서든 사용하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수니파와 쿠르드 계열 의원이 퇴장한 가운데 시아파 출신 의원에서 압도적인 찬성표가 나왔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지난 3일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미국의 드론 공격으로 사망한 것은 오히려 이라크를 깊은 근심으로 이끌고 있다. 호세인 살라미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이 지난 7일(현지시간)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장례식에서 “우리는 적(미국)에게 보복할 것이다. 우리는 그들이 아끼는 곳을 불바다로 만들 것이다”, “우리의 복수는 강력하고 단호하고 완전한 방법으로 수행될 것이며 적을 후회하게 하겠다”고 다짐했을 때 누구보다 가슴이 서늘해진 건 이라크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국방장관을 지낸 이란 최고지도자의 군사 수석보좌관이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의) 대응은 틀림없이 군사적일 것이며, (미국의) 군사시설을 대상으로 할 것”이라고 했을 때 그 1차 대상은 이라크에 있는 미군시설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됐다. 이라크는 ‘대리전’의 역사가 깊다. 이야드 알라위는 그 역사를 이렇게 읊었다. “이란·터키, 뒤이어 이란·사우디아라비아, 그리고 국제사회가 조금씩 빨려들어 오고 있다. 러시아가 시리아를 전진기지로 삼고, 미국이, 유럽이 빨려들어 오고 있다”고 한탄했다. 그는 ‘이라크가 미국·이란 대리전의 플랫폼이 될 것 같으냐’는 질문에 “결국 모든 건 이라크가 감당하게 된다. 악몽 같은 일”이라고 했다. 이 인터뷰들과 취재는 2018~2019년쯤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HBO 바이스가 이 취재물을 바로 내지 않은 것은 정치적 성향이 작용했기 때문일 수 있다. 그럼에도 연초에 결국 이 비디오 클립을 올리게 된 것은 그 내용이 담고 있는 ‘예언적’인 요소들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야드 알라위는 당시 “지역의 긴장도가 끓는점에 도달해 있다”고 진단했다. 수십년 대리전으로 이라크는 이웃 나라 시리아처럼 사실상 국가 와해 상태를 맞고 있다. 먼저는 IS에 의해서다. 이라크와 시리아에서는 각각 최소 수백만명이 넘는 난민이 국내외를 표류하고 있고, IS는 이 두 나라에서 ‘무기명 여권’과 여권 인쇄기까지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국들로부터는 그림자 취급을 당하고 있다. 미군이 미국인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이라크 내 시설을 전투기로 폭격하고, 이란은 민병대를 동원하며 이라크 국민들을 부추겨 이라크 내 해외 공관을 습격하게 했다. 이란은 미국에 보복하겠다고 이라크 영토 안으로 탄도미사일을 쏘아 댔다. 또 다른 이웃 터키는 쿠르드족 무장조직 쿠르드노동자당(PKK)의 근거지를 소탕한다면서 이라크 북부 산간 지역으로 전투기를 보내 폭격하면서도 이라크 정부의 승인이나 동의를 구하지 않는다. 이번에 이라크가 성명을 내고 “이라크는 주권을 위반하는 행위를 반대하고 우리 영토 안에서 벌어지는 모든 공격을 규탄한다”고 항의해도 국제사회는 귀 기울이려 하지 않는다. 바빌론 제국의 영광은 오늘날 이렇게 초라해졌다. 대리전이 주는 교훈이다. jj@seoul.co.kr
  • 31만명 담은 ‘국가인재DB 20년’ 발간

    인사혁신처는 국가인재데이터베이스(DB) 구축 20주년을 맞아 기록물 ‘국가인재DB 20년, 대한민국의 인재를 모으다’를 발간했다고 9일 밝혔다. 1999년 12월 구축된 국가인재DB는 정부가 주요 직위 인선 때 적합한 인재를 임용하도록 인사처가 공직 후보자의 정보를 수집·관리하는 국가인물정보시스템이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31만여명이 등록돼 있다. 인사처 관계자는 “국가인재DB만을 다룬 최초의 고유 기록물로, 총 3부로 구성돼 있다. 국가인재DB의 사료를 모아 체계적·입체적으로 재정리하고 인포그래픽 등을 통해 가독성을 높여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황서종 인사처장은 “국가 간 인재 확보 전쟁 등 급변하는 환경에서 정부혁신 및 인사 운영을 통해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앞으로도 우수한 인재를 발굴해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데 인사처가 앞장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이란과 전면전 피한 트럼프…中 통한 ‘핵포기’ 끌어낼까

    이란과 전면전 피한 트럼프…中 통한 ‘핵포기’ 끌어낼까

    2단계 무역합의 등 지렛대로 中 압박 ‘경제난’ 이란에 中 영향력 활용할 듯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해 군사력을 사용하는 대신 핵개발과 테러 지원 활동 중단을 촉구하면서 향후 중국을 활용해 이란의 핵개발 포기를 유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란의 최우방인 중국에 다양한 압박을 가해 이란의 태도를 바꿔 보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가진 대국민 연설을 통해 이란의 핵 야망을 억제하고자 새로운 핵합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란의 호전성은 이란 핵협정(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이 체결된 뒤 더욱 증가했다”면서 “(JCPOA에 참가한) 영국과 독일, 프랑스, 러시아, 중국은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5년 7월 이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등 6개국과 JCPOA를 맺었다. 이란은 핵개발을 포기하고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해제하기로 한 것이 골자다. 하지만 2018년 미국은 “이란이 여전히 핵을 개발하고 있다”며 일방적으로 협정에서 탈퇴했다. 이란도 미군이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이란 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을 사살한 직후인 5일 합의 이행 중단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핵합의’와 ‘2단계 무역합의’ 등을 지렛대 삼아 이란의 최우방 국가인 중국의 영향력을 이용하려 할 것이라는 견해가 힘을 얻는다. 이란은 미·EU 경제제재가 해제되자 외국 정상 가운데 가장 먼저 시진핑 국가주석을 초청할 만큼 중국과의 관계에 공을 들여왔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란과 중국 두 나라가 ‘무기와 원유’ 무역으로 맺어진 불가분의 관계라고 밝혔다. 중국은 이란·이라크 전쟁(1980~1988) 당시 이란 편에 서서 군사 장비를 공급했다. 원유도 대량 수입해 유엔 제재로 인한 이란의 경제난에 숨통을 틔워 줬다. 이 때문에 최근 미국의 이란 압박은 중국을 함께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실제로 미국의 드론 공습은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베이징에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이란 핵문제의 근본 원인은 미국의 일방주의”라고 선언하고 귀국한 직후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서도 경고를 보낸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가 ‘1단계 무역합의’를 반드시 성사시켜야 하는 중국의 절박함을 알고 일부러 서명식(15일) 직전 솔레이마니를 제거해 충격을 극대화했다는 해석도 있다. 이와 관련,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9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이 이란에 최대한의 압력을 가하고 다른 관련국들이 JCPOA 합의 이행을 막은 것이 이란 핵 위기의 근본 원인”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핵 합의 제안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