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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식간에 ‘쾅’ 폭발…신부 웨딩촬영에 담긴 베이루트 참사 (영상)

    순식간에 ‘쾅’ 폭발…신부 웨딩촬영에 담긴 베이루트 참사 (영상)

    지난 5일(현지시간)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서 초대형 폭발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인근에서 웨딩촬영을 하던 신부의 모습이 함께 포착됐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베이루트 거리에서 웨딩사진을 촬영 중이던 한 신부 뒤로 순식간에 폭발이 일어나 파티장이 아수라장이 되는 순간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이날 사진작가인 마흐무드 나키브는 베이루트 거리의 한적한 광장에서 흰색 레이스의 웨딩드레스를 입은 한 신부 모습을 영상으로 담고있었다. 인생의 가장 행복한 날을 맞아 환하게 웃고있는 아름다운 신부의 모습이 인상적이던 순간 폭발사고가 일어났다. 신부 뒷편으로 도시를 갈기갈기 찢어버릴듯한 폭음과 함께 광장 주위 건물의 유리창이 산산조각 나며 파편이 여기저기 떨어진 것. 특히 폭발의 여파는 신부의 웨딩드레스에도 담겼는데 마치 돌풍에 날리는듯 보인다. 이후 혼비백산한 신부와 신랑, 그리고 파티에 참석한 하객들은 모두 다행히 부상없이 현장을 벗어났다. 마흐무드는 "처음 폭발이 일어난 순간 무슨일이 벌어진 것인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면서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피를 흘리며 소리치며 죽어가는 모습이 보였다"며 놀라워했다. 이어 "과거에는 '피냄새'가 난다는 말을 무슨 의미있는지 몰랐는데 이제 피냄새가 무엇인지 알았다"면서 "한순간에, 한순간에 베이루트가 쓰러졌다. 모든 것이 무너졌다"며 안타까워 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베이루트에서 발생한 초대형 폭발사고로 135명 이상의 사망자와 5000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했으나 피해자는 갈수록 늘고있는 상황이다. 아직 정확한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전문가들은 베이루트 항구 창고에 수년 간 대량으로 적재돼있던 인화성 물질인 질산암모늄(ammonium nitrate)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전국 최초 시흥시 자율주행 순찰로봇 “안전사각지대 지킨다”

    전국 최초 시흥시 자율주행 순찰로봇 “안전사각지대 지킨다”

    경기 시흥시 ‘자율주행 순찰로봇’이 행정안전부가 선정하는 지방자치단체 적극행정 우수사례에 포함됐다고 6일 밝혔다. 행안부는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업무 추진으로 주민 편의를 높인 행정사례를 전국에서 5건을 선정했다. 이 중 순찰로봇은 공공장소의 안전 순찰 사각지대를 해소할 뿐 아니라 AI분야 기업 경쟁력 제고와 보안·청소·주차 등 무인 로봇 관련 분야의 확대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행안부는 지방자치단체가 적극 행정을 통해 행정 관행이나 불합리한 규제를 극복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주민불편 해소 등 성과를 창출한 사례를 분기별로 평가해 지방자치단체 합동평가에 반영하고 있다. 이번 분기에는 민생 부담을 줄이고 지역사회 활력을 높인 사례, 다른 지자체로 확산 가능성이 높은 사례들을 중점 선정했다. 시흥시 ‘전국 최초 자율주행 순찰로봇, 도시를 지킨다’ 사례는 기업이 자율주행 로봇을 개발했으나 각종 규제로 기술 고도화를 위한 실증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기업 애로를 접수한 혁신성장사업단이 규제샌드박스 상담센터 대면상담을 비롯해 법률 자문과 규제 해결 위한 관계부서 협조, 규제샌드 박스 사전 심의 동행 지원 등 애로점을 해소하는 전 과정에 적극 참여했다. 시흥시는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 승인을 받아 배곧신도시 생명공원 산책로에 전국 최초 자율주행 순찰 로봇을 투입할 예정이다. 현재 순찰로봇을 현장에서 운영하기 전 안전조치로 평가인증기관에서 전자기파 적합성평가 테스트 중이다. 8월 말까지 평가를 완료할 예정이다. 시관계자는 “우선 시범로봇순찰은 다음달부터 2456㎡ 규모 배곶생명공원내에서 1주일에 3회, 하루에 세 차례 저녁에 순찰할 계획”이라며, “순찰로봇은 실증하는 단계라 화면에 실시간으로 공원일대 상황을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는 적극행정 우수사례로 포함된 자율주행 순찰로봇 이외에도 ▲서민 재산권 보호 분야의 기업지원과 ‘코로나19 피해지원을 위한 민생경제 법률상담센터 운영’ 사례 ▲코로나 대응 분야의 일자리총괄과 ‘시흥형 일자리 은행제로 코로나19 위기 극복’사례 ▲지역커뮤니티 활력 조성 분야의 주택과 ‘학교시설 복합화로 상생의 길을 찾다’ 사례가 적극행정으로 인정받았다. 임병택 시흥시장은 “시흥시에서 주민 삶의 질 개선과 편익 증진을 위해 노력한 결과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획기적인 대책이 필요해 앞으로도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행정문화 정착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이광재 ‘절름발이 정책‘ 표현 사과 “깊이 반성한다”

    이광재 ‘절름발이 정책‘ 표현 사과 “깊이 반성한다”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의원은 7일 국회 상임위 발언 중 ‘절름발이’ 표현을 썼던 것에 대해 “장애인과 가족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드린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소수자를 살펴야 하는 정치인으로서 지적을 받기 전에 오류를 발견하지 못한 점을 깊이 반성한다”고 말했다. 이광재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앞으로 사회적 소수자의 인권 문제와 그분들의 삶이 나아질 수 있는 정책에 좀 더 세심한 관심을 쏟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달 2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회의에서 “경제부총리가 금융 부분을 확실하게 알지 못하면 정책 수단이 ‘절름발이’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장애인에 대한 비하·혐오 표현이라며 사과를 촉구했다. 국가인권위원회와 한국기자협회 등은 지난 1월 “최근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이주민 등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혐오뿐만 아니라 5.18민주화운동 왜곡,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에 대한 모욕까지 혐오표현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며 ‘혐오표현 반대 미디어 실천 선언’을 발표했다. 대표적 장애인 비하 표현으로 ‘절름발이 행정’, ‘꿀 먹은 벙어리’, ‘눈 먼’ 등이 꼽혔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재테크 단신]

    [재테크 단신]

    ●KB국민은행, 부동산 랜선 세미나 개최 KB국민은행은 오는 16일까지 ‘KB부동산 리브온’을 통해 부동산 랜선 세미나를 연다. 리브온 앱에서 공개되는 이번 세미나에서는 부동산 대책 발표에 따라 변화하는 시장 상황, 내 집 마련 전략 등을 들을 수 있다. 입지분석 전문가인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필명 빠숑)이 출연해 올 상반기 시장 흐름과 하반기 전망을 짚어 준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재개발, 재건축 투자 주의점, 지역별 개발 호재 등을 들려준다.●카카오뱅크, 캐시백 프로모션 시즌7 진행 카카오뱅크는 이달부터 내년 1월 말까지 6개월 동안 ‘캐시백 프로모션 시즌7’을 진행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소비패턴 변화를 반영해 넷플릭스, 배달의 민족 등 디지털 관련 업종이 캐시백 가맹점에 추가됐다. 카카오뱅크의 프렌즈 체크카드를 숙박예약 앱인 ‘여기어때’에서 4만원 이상 결제하면 4000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스타벅스나 블루보틀 등에서 1만원 이상 결제하면 1000원, 학원비를 20만원 이상 결제하면 1만원을 받을 수 있다.●우리카드, 비대면·정기결제 혜택 강화 우리카드는 ‘카드의정석 UNTACT’와 ‘카드의정석 UNTACT PLATINUM’의 비대면·정기결제 혜택을 대폭 강화했다. 우선 영상, 음원, 전자도서, 멤버십, 반려동물 등 5개 업종에서 정기 결제 시 할인율이 10%에서 20%로 높아졌다. 유튜브 프리미엄, 넷플릭스, 멜론 등을 이용할 때 더 높은 할인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정기 결제 대상 가맹점도 기존 25개에서 청호나이스, 현대렌탈케어, 바디프렌드 등 7개가 추가됐다.●씨티은행, 최고 연 2.5% 적금 출시 한국씨티은행은 최고 연 2.5% 이자를 주는 자유적립식 적금 상품인 ‘씨티 더드림 적금’을 출시했다. 한국씨티은행 홈페이지나 씨티모바일 앱에서 가입 가능한 비대면 전용 상품이다. 가입 기간은 6~36개월이며, 최고 연 2.0% 이자를 받을 수 있다. 한국씨티은행 입출금통장과 연결해 매월 1만원 이상 자동이체를 최소 5개월 이상 유지하면 0.3%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고, 출시 기념 이벤트 쿠폰금리(0.2%)까지 더하면 연 2.5% 이자를 받게 된다. 적금 납입금액은 횟수 제한 없이 매월 1만~100만원이다.
  • 포스코로 번진 ‘징용 배상 역할론’

    포스코로 번진 ‘징용 배상 역할론’

    포스코, 도의적 차원서 이미 60억 지원日정부 “피엔알 자산 매각땐 40가지 보복”광복절을 앞두고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로 한일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피해자들이 ‘포스코 역할론’을 들고 나왔다. 전범기업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이 배상 거부 입장을 고수하자 일본제철의 주주인 포스코를 겨냥하고 나선 것이다. 포스코는 법원의 자산압류 명령 대상인 피엔알(PNR)의 지분 70%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기도 하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은 포스코가 일본제철 지분 1.65%를 보유한 주주라는 점을 들어 포스코에 연대책임을 제기하고 나섰다. 2006년 포스코를 상대로 위자료 청구 소송을 냈던 이윤재 일제피해자공제조합 부이사장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포스코가 2018년 한국 대법원의 피해자 배상 확정 판결 이후 일본제철 주주총회에서 법치주의 국가에서 사법부의 확정판결은 존중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일본제철에 판결 이행을 요구했다면 지금과 같은 한일 갈등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포스코는 일본제철의 주주로서 한국 대법원 판결을 무시한 일본제철 현 경영진에 대한 책임 추궁에 앞장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피해자들은 포스코가 1965년 한일협정 타결로 받은 대일청구권 자금으로 세워졌다는 점도 포스코가 나서야 할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은 1968년 포항제철소 건립 당시 “우리 선조의 피의 대가인 대일청구권 자금으로 짓는 제철소이기 때문에 실패하면 역사와 국민 앞에서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포스코에는 정부 부처와 기관에 투입된 총 5억 달러(유상 2억 달러, 무상 3억 달러)의 대일청구권 자금 가운데 1억 1948만 달러(23.9%)가 배정됐다. 대한변호사협회 일제 피해자 인권특별위원장 최봉태 변호사는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는 기업과 개인 간 소송이기에 일본 정부뿐만 아니라 한국 정부까지 개입할 이유가 없다”면서 “포스코가 한국 기업이 맞고 일본제철과 전략적 제휴 관계에 있다면 법원의 판결을 준수하지 않는 일본제철에 이를 지킬 것을 촉구하는 건 상식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포스코의 생각은 다르다. 포항제철소 건립에 투입된 대일청구권 자금은 총액의 2%에 불과하고, 2000년 민영화와 함께 정부가 현금 배당 및 주식 매각 등으로 실현한 이익 3조 8899억원을 정부에 이미 모두 반환했다는 점에서다. 당시 대일청구권 자금을 받았던 정부 기관과 은행 가운데 피해자를 위해 도의적 차원에서 100억원을 내놓은 것도 포스코가 유일하다. 법원 역시 포스코를 상대로 피해자들이 낸 위자료 청구 소송을 기각했다. 포스코에는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직접적인 배상을 할 의무가 없다는 취지다. 법원이 일본제철이 보유한 국내 자산인 피엔알 주식에 대한 강제 매각 절차를 진행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편 일본 정부는 이날 피엔알 자산 강제 매각 시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를 비롯해 40가지에 달하는 외교·경제적, 국제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보복 조치로는 관세 인상, 송금 정지, 비자 발급 정지, 주한 일본대사 일시 귀국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강제조사권 없는 인권위… 박원순 의혹 규명 난항 예고

    강제조사권 없는 인권위… 박원순 의혹 규명 난항 예고

    경찰 수사 진행 중… 자료 받기 어려워서울시청 직원들은 협조 안 할 가능성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위력에 의한 성폭력 사건 등을 직권으로 조사하기로 한 국가인권위원회가 5일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범위가 넓은 만큼 별도의 직권조사단을 꾸린 인권위는 올해 안으로 조사를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수사기관과 달리 조사를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이 없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 데 어려움이 예상된다. 인권위는 이날 “인권위 차별시정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9명 규모의 직권조사단을 구성했다”면서 “이날부터 조사를 시작해 연내에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인권위가 서지현 검사의 ‘미투’ 이후인 2018년 2월 검찰 내 성폭력 등을 직권조사했을 때 2~3명의 조사관을 투입한 것과 비교하면 조사단 규모가 3배가량 크다. 인권위는 진정이 없더라도 인권침해나 차별행위가 있다는 상당한 근거가 있고 내용이 중대하다고 인정되는 사건을 직권으로 조사할 수 있다. 앞서 지난달 28일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를 대리하는 김재련 변호사와 여성단체들은 인권위에 직권조사를 요청한 바 있다. 인권위는 이번 조사에서 크게 ▲성추행, 성적 괴롭힘을 포함한 박 전 시장의 성희롱 행위 ▲서울시의 묵인·방조와 그것이 가능했던 구조 ▲성폭력 사안과 관련한 제도 전반을 조사하고 개선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인권위는 피해자 또는 사건 관계인에게 출석을 요구해 진술을 청취하거나 진술서 제출을 요구할 수 있고, 관계기관에 사건과 관련한 자료 등의 제출도 요구할 수 있다. 필요한 경우 현장 방문 조사도 가능하다. 하지만 조사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은 전날 “서울시청 비서실 직원 등 참고인의 진술서 또는 기타 증거자료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 협조가 어렵다”고 밝혔다. 현행 국가인권위원회법도 국가기관이 인권위로부터 자료 제출 요구 등을 받더라도 범죄 수사나 재판에 중대한 지장을 줄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해당 요청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경찰 수사를 받는 전직 서울시청 비서실 직원들이 인권위 조사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정당한 이유 없이 인권위의 출석 또는 진술서 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는 사람에게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징수는 가능하지만, 조사를 강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없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베이루트 대폭발 100명 사망… 도시 절반 날아갔다

    베이루트 대폭발 100명 사망… 도시 절반 날아갔다

    지중해 연안 국가인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서 4일(현지시간) 수천명의 사상자를 낸 대규모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쯤 베이루트 중심가 인근 항구에서 규모 4.5의 지진과 맞먹는 충격을 일으킨 폭발이 두 차례 발생했다. 건물들은 순식간에 무너졌고 항구 주변 상공에는 원자폭탄이 터졌을 때와 같은 거대한 버섯구름이 형성됐다. 레바논 적신월사(적십자사에 해당)에 따르면 100명 이상이 사망했고, 부상자도 4000여명에 이른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또 도시 절반이 피해를 입고, 최대 30만명의 주민이 집을 잃었다. 사고 원인과 관련, 레바논 정부는 베이루트 항구 창고에 장기간 적재돼 있던 인화성 물질 질산암모늄이 폭발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하산 디아브 레바논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폭발이 발생한 베이루트 항구 창고에는 약 2750t의 질산암모늄이 아무런 안전조치 없이 6년간 보관돼 있었다”면서 사고 관련자들에게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레바논 정부는 이날을 ‘국가 애도의 날’로 정하는 한편 2주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사회는 부상자 치료 지원 등 긴급구호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우리 외교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 한국인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5일 밝혔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스포츠윤리센터 성공하려면 정부, 최숙현법 취지 걸맞게 지원해야

    스포츠윤리센터 성공하려면 정부, 최숙현법 취지 걸맞게 지원해야

    5일 출범한 스포츠윤리센터가 체육계 폭력 해결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떠맡았지만 정부가 턱없이 부족한 예산을 지원하고 있어 문제다. 지난 4일 국회가 통과시킨 최숙현법(국민체육진흥법 일부개정안)의 취지가 스포츠윤리센터가 독립성·전문성·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게 센터의 위상과 권한을 강화한 것인만큼 정부도 그에 걸맞게 충분한 예산과 인력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발표한 ‘2020년 예산안 심의 자료’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스포츠윤리센터 운영을 위한 예산으로 29억 500만원을 배정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올해 스포츠윤리센터에 23억원을 배정했다. 이 바람에 당초 40명을 뽑기로 했던 윤리센터 인력이 25명으로 줄어들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날 코로나19 시대 비대면 스포츠 산업 육성을 위한 시범 사업에 55억원을 배정했다. 관계법에 따라 상시적 독립 기구로 출범한 스포츠윤리센터보다 정식 사업이 될지도 모를 시범 사업에 2배가 넘는 예산이 배정된 것이다. 문체부가 6월달에 올린 스포츠윤리센터 채용 공고에 따르면 신입직 주임은 연봉 2300만원을 받는데 이는 2020년 법정 최저임금에 따른 연봉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반면, 대한체육회는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2020년 신입 사원의 초임 연봉을 3300여만원으로 공시했다. 무엇보다 스포츠윤리센터는 현재 전국에서 서울 한 곳밖에 없어 수도권에서 멀리 거주하는 스포츠 폭력 피해자의 왕래가 어렵다. 자신이 소속된 팀에서 당한 피해 사실에 대해 용기 내 고백해야 하는 체육계 폭력 사건 특성 상 대면하여 말하고자 하는 피해자들을 위해 스포츠 윤리센터의 접근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 문체부 관계자는 “지방 거점 도시에 권역별로 추가로 윤리센터를 설치할 계획이다. 우선 충청권, 전라권, 경상권 1곳씩 총 3군데를 설치할 것이다. 기재부와의 논의가 상당 부분 진척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권역별 스포츠윤리센터 개원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이날 스포츠윤리센터가 출범하는 자리에서 “최숙현법의 취지에 맞게 센터의 기능을 보강하고 예산·인력 등의 확충을 위한 노력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또 스포츠윤리센터의 역할과 중복되는 기존 스포츠인권기구들의 기능 간 정리가 필요해보인다. 물론, 문체부는 기존 스포츠 인권 기구들이 수행하던 신고 상담 업무를 스포츠윤리센터로 모두 이관해 일원화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날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 대한장애인체육회 체육인지원센터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여전히 폭력 신고·상담 업무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당장 신고가 시급한 스포츠 체육계 폭력 피해자들에게 혼동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숙현법에 따르면, 문체부 장관은 매년 체육계 인권침해 및 스포츠 비리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여 그 결과를 발표하고, 이를 체육계 인권침해 및 스포츠 비리를 예방하기 위한 정책 수립 기초 자료로 활용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는 국가인권위원회 산하 스포츠특별인권조사단이 하던 업무와 겹친다. 두 기관이 명확한 역할 분담이나 업무 공조를 하지 않고 스포츠 인권 실태조사를 중복 수행한다면 국가 행정력 낭비로 볼 수 있다. 또 최숙현법에 따르면, 스포츠윤리센터장은 문체부 장관을 통해 대한체육회와 체육단체에 징계요구권을 발동할 수 있다. 하지만 체육단체가 이를 의도적으로 뭉갰을 때 제재하거나 강제할 수 있는 법 조항이 없어 실효성 문제가 제기된다. 대한체육회와 체육단체 스포츠공정위원회는 문제를 일으킨 선수와 지도자들에게 솜방망이 징계와 상급심에서의 징계 경감을 일상화해왔다. 이와 반대로 지도자 등에게 눈 밖에 난 선수들에게 의도적으로 과도한 징계를 내려온 관행도 확인된 바 있다. 스포츠공정위는 개인 정보 보호를 이유로 징계 심의를 한 회의록을 공개하고 있지 않다. 대한체육회가 외주 업체를 선정해 구축하고 있는 징계정보시스템은 징계 이력이 있는 문제 지도자 등의 체육계 재취업을 막기 위해서 정보를 공유하는 정도에서 그친다. 스포츠공정위를 감시하고 견제할 수 있는 후속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 스포츠윤리센터는 기존 스포츠인권기구들과 마찬가지로 수사권이 없음에도 신속하고 정확한 조사를 해야 한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스포츠윤리센터 안에 수사권을 가진 특별사법경찰관을 배치하는 제도는 국회에서 아직 통과되지 않았다. 스포츠윤리센터에는 현재 검찰·경찰 등의 수사기관에서 소속된 공무원을 스포츠윤리센터에 파견할 수 있는 권한이 있지만, 수사권이 부여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신속한 수사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인권위 ‘박원순 사건’ 직권조사 착수…강제조사권 없어 난관 예상

    인권위 ‘박원순 사건’ 직권조사 착수…강제조사권 없어 난관 예상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위력에 의한 성폭력 사건 등을 직권으로 조사하기로 한 국가인권위원회가 5일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범위가 넓은 만큼 별도의 직권조사단을 꾸린 인권위는 올해 안으로 조사를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수사기관과 달리 조사를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이 없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데 어려움이 예상된다. 인권위는 이날 “인권위 차별시정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9명 규모의 직권조사단을 구성했다”면서 “이날부터 조사를 시작해 연내에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단은 인권위가 서지현 검사의 ‘미투’ 이후인 2018년 2월 검찰 내 성폭력 등을 직권조사했을 때보다 3배 많은 규모다. 지난달 28일 박 전 시장 사건 피해자를 지원하는 여성단체들과 피해자 법률대리인단의 직권조사 요청서를 접수한 인권위는 그로부터 이틀 뒤에 열린 상임위원회에서 박 전 시장 사건 등에 대한 직권조사 실시를 결정했다. 인권위는 이번 조사에서 크게 △성추행, 성적 괴롭힘을 포함한 박 전 시장의 성희롱 행위 △서울시의 묵인·방조와 그것이 가능했던 구조 △성폭력 사안과 관련한 제도 전반을 조사하고 개선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인권위는 또 지방자치단체장 등 선출직 공무원에 의한 성희롱 사건 처리 절차 등도 살펴볼 계획이다. 인권위는 피해자 또는 사건 관계인에게 출석을 요구해 진술을 청취하거나 진술서 제출을 요구할 수 있고, 관계기관에 사건과 관련한 자료 등의 제출도 요구할 수 있다. 필요한 경우 현장 방문 조사도 가능하다. 하지만 조사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은 전날 “서울시청 비서실 직원 등 참고인의 진술서 또는 기타 증거자료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 협조가 어렵다”고 밝혔다. 현행 국가인권위원회법도 국가기관이 인권위로부터 자료 제출 요구 등을 받더라도 범죄 수사나 재판에 중대한 지장을 줄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해당 요청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경찰 수사를 받는 전직 서울시청 비서실 직원들이 인권위 조사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정당한 이유 없이 인권위의 출석 또는 진술서 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은 사람에게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징수는 가능하지만, 처벌 규정 등 조사를 강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없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박원순 성추행 의혹’ 직권조사단, 본격적인 조사 착수

    ‘박원순 성추행 의혹’ 직권조사단, 본격적인 조사 착수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희롱 의혹을 직권조사하는 국가인권위원회가 5일 조사단 구성을 완료하고 본격적으로 조사에 착수했다. 단장을 포함해 총 9명으로 꾸려진 직권조사단은 인권위 차별시정국 소속으로 설치됐다. 차별시정국은 국내에서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일었던 2018년 신설됐다.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당한 피해자들을 구제하고 관련 대책을 권고하는 부서다. 강문민서 인권위 차별시정국장이 조사단 단장을 맡았고 최혜령 차별시정국 성차별시정팀장이 조사 실무를 총괄한다. 인권위는 조사단 구성과 동시에 박 전 시장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본격적으로 조사에 나섰다. 올해 안으로 마무리하고 결론 낼 계획이다. 인권위 관계자는 “직권조사 대상 중 시간 싸움이 필요한 사안도 있고 전반적으로 살펴봐야 하는 사안도 있다”며 “실제 조사 과정에 따라 조사기한이 달라질 수 있지만, 연내 조사를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인권위는 지난달 30일 제26차 상임위원회를 열고 박 전 시장의 성희롱 의혹과 서울시의 피해 묵인·방조 등에 관해 직권조사하기로 만장일치 의결했다. 인권위는 이번 직권조사에서 성희롱이 발생할 수 있는 제도의 허점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해 개선방안을 검토하고, 선출직 공무원에 의한 성희롱 사건 처리 절차도 함께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직권조사는 피해 당사자의 진정이 없더라도 인권위가 인권침해나 차별행위가 중대하다고 판단할 경우 직권으로 개시하는 조사를 말한다. 앞서 피해자를 지원하는 법률대리인 김재련 변호사와 여성단체들은 서울시가 주도하는 진상조사를 거부하고 독립기구인 인권위가 이번 사안을 직권으로 조사해달라고 요청해왔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영상] 레바논 베이루트 폭발, 장기적재된 질산암모늄 추정

    [영상] 레바논 베이루트 폭발, 장기적재된 질산암모늄 추정

    지중해 연안 중동 국가인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서 발생한 초대형 폭발 참사가 인화성 물질인 질산암모늄이 터지면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현지 언론들이 4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날 오후 베이루트의 항구에서 발생한 두 차례 폭발로 항구가 크게 훼손됐고, 인근 건물이 파괴됐다. 현재까지 최소 73명이 숨지고 3700명이 부상한 것으로 레바논 보건부는 집계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하산 디아브 레바논 총리도 기자회견에서 “폭발이 발생한 베이루트 항구 창고에는 약 2750t의 질산암모늄이 아무런 안전조치 없이 6년간 보관돼 있었다”면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질산암모늄이 폭발하면서 베이루트 전역에 막대한 충격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지질학자를 인용, 이번 폭발의 충격은 진도 4.5의 지진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레바논에서 약 240㎞ 떨어진 지중해의 섬나라 키프로스에서도 폭발 소리가 들렸다고 키프로스 매체들이 전했다. 자욱한 연기는 이웃국가인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까지 번졌다. 농업용 비료인 질산암모늄은 가연성 물질과 닿으면 쉽게 폭발하는 성질을 갖고 있어 화약 등 무기제조의 기본원료로도 사용된다. 지난 2004년 4월 북한 용천역 열차폭발 사고 당시에도 질산암모늄을 실은 화물열차에 불꽃이 옮겨 붙으면서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진중권, “검언유착은 3개 거짓말로 만들어진 ‘제2 드레퓌스 사건’”

    진중권, “검언유착은 3개 거짓말로 만들어진 ‘제2 드레퓌스 사건’”

    “소위 검언유착은 최강욱과 KBS 거짓말로 만들어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소위 검언유착 사건이 세 개의 거짓말로 만들어졌다고 주장했다. 진 전 교수는 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중앙지검 안에서 채널A 이동재 기자 기소를 둘러싸고 갈등이 벌어지고 있는 모양”이라며 “핵심은 역시 공소장에 ‘한동훈 (검사장)과 공모하여’라는 말을 집어넣느냐 마느냐의 문제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검찰 수사팀 다수가 무조건 ‘공모’라는 말을 넣으라는 상부의 지시에 반발하여 이탈했다는 소문도 여기저기서 들려온다고 덧붙이며 아직 확인된 사실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진 전 교수는 “개인적으로 채널A 기자의 공소장에 ‘공모’라고 기입할 것이라고 본다”며 “이 사건은 처음부터 정치적 음모로 시작됐기 때문에 이제 와서 그 말을 빼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처지가 곤란해진다”고 설명했다. 추 장관이 ‘(검사와 언론의) 공모’도 아닌 사건에 수사지휘권을 발동했기 때문에 ‘공모’란 말을 빼면 지휘권 발동의 근거가 ‘음모론’에 불과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 된다고 지적했다.검언유착 사건, ‘제2의 한국판 드레퓌스’ 진 전 교수는 채널A 기자의 혐의 자체가 세 개의 거짓말로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첫번째 거짓말은 이 기자가 “사실이 아니라도 좋으니,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에게 돈을 줬다고 해라”라고 했다는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말이라고 제시했다. 이어 이 기자와 한동욱 검사장의 녹취록에 공모의 증거가 있다는 것이 두번째 거짓말이었고, 마지막으로 녹취록 뒷부분에 공모의 증거가 나온다는 KBS의 오보도 역시 거짓말이었다고 부연했다. 진 전 교수는 이어 법조계의 견해를 들었는데 채널A 기자의 취재윤리 위반 문제를 ‘강요미수’라는 혐의로 걸어 기자를 기소하는 게 법률적으로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소위 검언유착 사건이 한국 사법사에 ‘제2의 드레퓌스 사건’으로 기록될 만하다고 전망했다. 드레퓌스 사건은 1894년 프랑스에서 발생했는데 포병대위 A.드레퓌스가 독일에 군사정보를 팔았다는 혐의로 종신형을 받았으며, 그 근거가 정보 서류의 필적이 드레퓌스의 것과 비슷하다는 것이었다. 이후 진범이 드러났지만 군 수뇌부는 사건을 은폐했고, 소설가인 에밀 졸라의 ‘나는 고발한다’란 글로 드레퓌스 사건은 프랑스 사회의 초유의 쟁점이 된다. 1899년 드레퓌스는 석방되었고, 1906년 무죄 판결 끝에 복직했다. ‘한국판 드레퓌스 사건’은 1991년 명지대생 강경대씨의 사망에 항의하면서 분신했던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 사회부장 김기설씨의 유서를 전민련 총무부장이던 강기훈씨가 대필했다는 혐의로 구속돼 복역했던 사건이다. 강기훈 씨는 2015년 5월 재심 끝에 대법원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씨줄날줄] 네 탓, 내 탓/이동구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네 탓, 내 탓/이동구 수석논설위원

    오드리 헵번 주연의 영화 ‘마이 페어 레이디’(My Fair Lady)는 영국의 극작가이자 소설가인 조지 버나드 쇼의 희곡이 원작으로 국내 영화팬들에게도 꽤 알려져 있다. 버나드 쇼는 노벨문학상(1925년)을 받는 등 왕성한 작품 활동으로도 유명하지만, 그의 작품들 못지않게 묘비명으로도 유명하다.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다”(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는 다소 익살스런 묘비의 글귀는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70년 넘게 창작 활동을 하면서 풍자와 해학미가 넘치는 희곡과 소설을 남긴 그는 이력에 걸맞게 죽음 앞에서도 해학과 겸손을 잃지 않았던 것 같다. 자신의 의지대로 열심히 살지 못했다는 후회도 배어 있다. 어떤 이는 “남의 탓 하지 말고 너의 길을 바르게 찾으라는 독촉의 교훈을 남긴 것”이라고도 풀이한다. 18세기 미국 건국의 아버지라 불리는 벤저민 프랭클린은 자신을 괴롭히던 정적을 친구로 만든 과정을 자서전을 통해 소개했다. 평소 사사건건 자신을 괴롭히는 펜실베이니아주 출신의 의원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기 위해 상대가 갖고 있는 희귀본 책을 빌리고 답례하는 과정에서 호의를 베풀었더니 어느새 후원자처럼 가까워졌다는 일화다. 설득 심리학에서 말하는 ‘벤 프랭클린 효과’(Ben Franklin Effect)다. 흔히 말하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것과 맥이 통한다. 요즘 우리 정치판이 네 탓, 내 탓 공방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논란이 되는 정치 현안마다 나타나는 현상이다. 검찰개혁이란 명분으로 빚어진 법무장관과 검찰총장 간의 갈등도 서로가 상대를 탓하면서 골이 깊어져 있다. 최근 부동산값 폭등을 두고 보이는 정부ㆍ여당 인사들의 남 탓 정도는 지나친 듯하다. 부동산값 폭등은 현 정부에서 빚어진 현상이다. 벌써 3년 넘게 국정을 책임져 온 현 정부의 장관이나 여당의 대표가 부동산값 폭등을 전임 정권 탓으로 돌리려는 것은 너무나 무책임해 보이는 언행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아파트값 상승 현상은 현 정부에서 훨씬 심화됐다고 분석하지 않았나. 남 탓으로 돌리려 하기보다는 고통받는 부동산 약자들을 위한 정책 마련에 더 고심하는 게 바람직하다. 누구나 비판받기보다 칭찬받길 원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대통령이나 고위공직자, 국회의원 등 사회지도층은 비판하는 말도 귀담아들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국정에 임하는 자세를 가다듬고 큰 실정을 피할 수 있다는 게 역사의 교훈이다. 현안을 남 탓으로 돌리기보다 내 탓으로 여기고 칭찬으로 상대를 내 편으로 만들려 노력하는 정치인을 기대해 본다. yidonggu@seoul.co.kr
  • 징계권 없는 검경 공동조사… ‘스포츠윤리센터의 칼’ 실효성 논란

    이숙진 전 여가부 차관, 초대 센터장 내정국민체육진흥법 제1조에 ‘인권보호’ 명시가해자 출석 거부 등에도 징계 요구 가능 체육회·종목 단체, 여전히 징계권 보유인원 삭감되며 독립성·전문성 의문도 국내 쇼트트랙에서 조재범 사건이 불거진 뒤 1년 7개여월 만에 스포츠윤리센터가 5일 출범한다. 초대 센터장에 이숙진 전 여성가족부 차관이 내정됐다. 출범 하루 앞서 센터 기능과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 등을 담은 이른바 ‘최숙현법’(국민체육진흥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한계도 여전해 지속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4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된 국민체육진흥법 일부 개정안은 체육계 인권침해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제1조(법 목적)에서 ‘국위 선양’ 문구를 삭제하고 ‘체육인 인권보호’를 명시했다. 그동안 엘리트 체육 폭력 사건의 고질적인 원인으로 1등 지상주의가 지목된 만큼 체육 패러다임의 근본적인 변화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윤리센터에는 직권조사권, 수사기관 신고·고발권, 체육단체에 대한 징계 요구권, 공무원 파견 요청권, 피해자 임시보호시설 설치 등의 권한이 추가로 부여됐다. 핵심은 공무원 파견 요청권이다. 필요한 경우 검찰·경찰, 국세청·감사원 직원과 함께 조사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것이다. 그간 여러 스포츠 인권 기관이 있었지만 피해자가 피해를 호소해도 가해자가 출석을 거부하거나 혐의를 부인하면 고 최숙현 선수 사건에서 보듯 조사가 진척되기 쉽지 않았다. 또 문제 지도자 등이 체육계에 재취업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 운영하는 징계정보시스템에 개인정보 보호 등을 이유로 징계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것을 금지했다. 또 관련자가 인권침해 사실을 인지했을 때 신고 의무를 부과했다. 윤리센터 조사에 비협조적이거나 방해, (거짓) 진술을 강요한 사례가 적발될 경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책임자 징계를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문제 지도자의 자격 정지 기간을 현행 1년에서 5년의 범위로 확대했다. 신고인과 피신고인의 물리적 공간 분리, 피신고인의 직위해제 또는 직무정지, 피신고인이 신고인 의사에 반해 신고인과 접촉하는 것을 금지하는 등 2차 피해 방지 규정도 도입됐다. 그러나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 등과 역할이 겹치는 부분은 여전한 숙제다. 또 징계요구권이 추가되긴 했지만 징계권 자체는 여전히 체육회와 종목 단체가 갖고 있어 가해자 처벌이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로 예산이 대폭 삭감되며 당초 40명으로 계획된 인원이 25명으로 줄어 독립성, 전문성, 신뢰성을 담보한 기구로 제 궤도에 오르려면 적지 않은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 밖에 선수와 소속팀이 공정한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정부가 표준계약서를 개발·보급하는 한편 지방자치단체장이 이를 점검하고 불공정 계약 시 문체부 장관이 시정을 요구할 수 있게 했다. 최숙현 사건에서처럼 무자격 팀닥터가 팀을 주무르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선수 관리 담당자의 등록을 의무화했다. 이와 함께 문체부 장관이 매년 체육계 인권침해 및 스포츠 비리 실태를 조사해 발표하도록 했다. 또 인권침해 우려가 있는 주요 지점에 폐쇄회로(CC)TV 등 영상정보처리기기를 설치하도록 했다. ‘철인3종 선수 사망사건 진상조사 및 책임자 처벌, 스포츠 구조개혁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논평을 내고 “국가주의 스포츠를 뒷받침해 온 정책과 제도, 관행 등을 혁신적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이라는 미봉책에 그치지 말고 스포츠 인권을 명시한 스포츠기본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찢겨나간 광고판’이 보여준 ‘뿌리 깊은’ 성소수자 혐오

    ‘찢겨나간 광고판’이 보여준 ‘뿌리 깊은’ 성소수자 혐오

    광고물 훼손으로 본 성소수자 차별·혐오“명백한 증오범죄···연대로 극복”최근 서울지하철 2호선 신촌역에 붙은 성소수자 차별 반대 광고물이 게시된 지 이틀 만에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성소수자와 이들을 지지하는 시민들은 광고가 찢긴 자리에 응원 포스트잇을 붙였지만 이조차 하루 만에 뜯겼다. 찢겨나간 광고판은 성소수자에 대한 한국 사회의 차별·혐오적 시각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재물을 손괴한 단순 사건이 아니라 명백한 증오범죄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경찰 등에 따르면, 광고물을 훼손한 혐의(재물손괴)를 받는 20대 남성은 지난 3일 서울 마포경찰서에서 이뤄진 조사에서 “성소수자들이 싫어서 광고판을 (커터칼로) 찢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다만, 추가로 이뤄진 포스트잇 훼손 혐의는 부인했다. 경찰은 폐쇄회로 (CC)TV 분석 등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 광고물은 복구됐고 오는 31일까지 게재된다.“차별적 의도가 명백한 증오범죄” 비판 목소리 높아 해당 광고는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이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을 맞아 지난달 31일부터 게시됐다. 광고에는 ‘성소수자는 당신의 일상 속에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무지개행동 집행위원 박한희 변호사는 “광고판 훼손은 성소수자는 얼굴을 드러내면 안 되며 동등한 시민으로 대우할 수 없다는 차별적 의도가 담긴 행위”라며 “수사기관이 충동 범죄가 아니라 의도를 가진 증오범죄로 보고 강력히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광고는 게시 전부터 서울교통공사가 성소수자 관련 광고는 의견 광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무지개행동에 한 차례 게시 거부를 통보하며 우여곡절을 겪었다. 박 변호사는 “(공사 측이) 심의를 반려한 이유를 정확하게 말해주지는 않았으나 ‘(광고 관련) 항의 민원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취지의 답변을 들었다”면서 “만에 하나 민원이 들어오더라도 성소수자를 동등한 존재로 보지 않는 의도가 깔린 만큼 공공기관이라면 정당한 민원으로 판단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무지개행동은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고, 이후 서울교통공사는 광고 개시 결정 허가 통보를 전달했다. 찢기고 게시 불허 당하고… 공공연히 이뤄진 ‘성소수자 향한 공격’ 이러한 과정을 거쳐 게시된 광고물은 결국 이틀 만에 훼손되며 또 다른 차별의 벽에 부딪혔다. 이처럼 성소수자를 향한 공격은 과거부터 공공연히 이뤄져 왔다. 대학 내에서도 비슷한 일들이 반복됐다. 2016년 3월에는 서울대 성소수자 동아리가 게시한 ‘관악에 오신 성소수자, 비성소수자 신입생 여러분 모두 환영한다’는 현수막이 찢긴 채 발견됐다. 지난해 2월 숭실대에서는 학내 성소수자 동아리가 ‘숭실에 오신 성소수자·비성소수자 모두를 환영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게시하려다가 학교 측의 불허로 무산되기도 했다. 이에 국가인권위원회는 올해 4월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한 게시물 게재 불허를 중지하고, 표현의 자유 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교내 게시물 관련 규정을 개정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해당 동아리인 ‘이방인’ 관계자는 “학교 뿐만이 아니라 학우들도 혐오를 직접적으로 표출하거나 ‘조용히 살면 되지 않느냐’는 발언을 한다”면서 “이번 광고물 훼손 사건 역시 사회가 그간 적극적으로 혐오를 바로 잡지 않은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성소수자가 주변에 있다는 것을 드러냈다는 이유만으로 공격 받지 않도록 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학·청년성소수자모임연대 QUV의 기진 활동가 역시 “단순히 성소수자가 곁에 함께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 광고와 현수막임에도 마치 논쟁적인 사안처럼 여겨지는 것은 그 자체로 차별적”이라고 설명했다.연대로 극복하는 성소수자 혐오·차별 이러한 일들이 발생할 때마다, 성소수자들과 그를 지지하는 시민들은 연대로 힘을 모으고 있다. 광고물 훼손 뒤 자발적 참여로 응원 메시지가 담긴 포스트잇이 빈 자리를 채우고, 광고물 복구 이후에는 혹시라도 발생할 추가 훼손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시민감시단 활동도 서로 독려하고 있다. 기진 활동가는 “2016년 서울대 현수막이 찢겨나갔을 때 그 자국을 반창고로 붙이는 행동을 학우들과 했듯, 이번에도 많은 시민 분들이 연대해주어서 자긍심을 느꼈다”면서 “지지해주는 시민들도 많은 만큼 한국에서 증오범죄가 더 이상 발 붙일 수 없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박 변호사 역시 “훼손된 광고물에 포스트잇을 붙이는 동안에도 지나가던 시민 분들이 먼저 ‘안타깝다’ 등 위로의 말을 건넸다”면서 “이 사건으로 성소수자들이 어떤 현실에 놓여 있고, 무엇이 문제인지 사회에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국회 통과한 최숙현법으로 달라지는 것들

    국회 통과한 최숙현법으로 달라지는 것들

    국내 쇼트트랙에서 조재범 사건이 불거진 뒤 1년 7개여월 만에 스포츠윤리센터가 5일 출범한다. 하루 앞서 윤리센터 기능과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 등을 담은 이른바 ‘최숙현법’(국민체육진흥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한계도 여전해 지속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위 선양’ 문구 삭제… ‘인권보호’ 명시 4일 국회를 통과한 국민체육진흥법 일부 개정안은 스포츠윤리센터 기능 및 권한을 강화하고 체육계 인권침해 사각지대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제1조(법 목적)에서 ‘국위 선양’ 문구를 삭제하고 ‘체육인 인권보호’를 명시했다. 그동안 엘리트 체육 폭력 사건의 고질적인 원인으로 1등 지상주의가 지목된 만큼 체육 패러다임 근본적인 변화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윤리센터, 공무원 파견 요청권한 부여 윤리센터에는 직권조사권, 수사기관 신고·고발권, 체육단체에 대한 징계요구권, 공무원 파견 요청권, 피해자 임시보호시설 설치 등의 권한을 추가 부여했다. 핵심은 공무원 파견 요청권이다. 필요한 경우 검찰·경찰, 국세청·감사원 직원과도 함께 조사를 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것이다. 그동안 여러 스포츠 인권 기관이 있었지만 피해자가 피해를 호소해도 가해자가 출석을 거부하거나 혐의를 부인하면 고 최숙현 선수 사건에서 보듯 조사가 진척되기 쉽지 않았다. 가해 지도자 자격정지 기간 1년→5년 또 문제 지도자 등이 체육계에 재취업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 운영하는 징계정보시스템에 개인정보보호 사유 등으로 징계 받은 자료 제출 거부를 금지했다. 관련자가 인권 침해 사실을 인지했을 때 신고 의무를 부과하는 한편, 피해자 등에 대한 불이익 조치를 금지했다. 윤리센터 조사에 비협조하거나 방해, (거짓) 진술을 강요한 사례가 적발될 경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책임자 징계를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성폭력, 폭력 사건 관련 지도자 자격 정지 기간을 현행 1년에서 5년의 범위 내로 확대했다. 신고인과 피신고인의 물리적 공간 분리, 피신고인의 직위해제 또는 직무정지, 피신고인이 신고인 의사에 반해 신고인과 접촉하는 것을 금지하는 등 2차 피해 방지 규정도 도입됐다. 관계기관 역할 중복…징계권 실효성 남은 과제 그러나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 등과 역할이 겹치는 부분은 여전한 숙제다. 또 징계요구권이 추가되긴 했지만 징계권 자체는 여전히 체육회와 종목 단체가 갖고 있어 가해자 처벌이 유명무실해질 거라는 지적도 있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로 예산이 대폭 삭감되며 당초 40명으로 계획된 인원이 25명으로 줄어 독립성·전문성·신뢰성을 담보한 스포츠 인권 기구로 궤도에 오르려면 적지 않은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밖에 선수와 소속팀이 공정한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정부가 표준계약서 개발·보급하는 한편, 지방자치단체장이 이를 점검하고 불공정계약시 문체부 장관이 시정을 요구할 수 있게 했다. 최숙현 사건에서처럼 무자격 팀닥터가 팀을 주무르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선수관리담당자의 등록을 의무화했다. 이와 함께 문체부 장관이 매년 체육계 인권 침해 및 스포츠 비리 실태를 조사해 발표하도록 했다. 또 폭력·성폭력 등 인권침해 우려가 있는 주요 지점에 폐쇄회로(CC)TV 등 영상정보처리기기를 설치하도록 했다. ‘철인3종 선수 사망사건 진상조사 및 책임자 처벌, 스포츠 구조개혁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국가주의 스포츠를 뒷받침 해온 정책과 제도, 관행 등을 혁신적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이라는 미봉책에 그치지 말고 스포츠 인권을 명시한 스포츠기본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와우! 과학] 공룡도 ‘암’에 걸렸다…골육종 흔적 최초 확인

    [와우! 과학] 공룡도 ‘암’에 걸렸다…골육종 흔적 최초 확인

    인류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주된 요인 중 하나인 암이 공룡의 수명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캐나다 온타리오의 맥마스터대학 연구진은 7600만~7700만 년 전 지구상에 서식했던 공룡인 센트로사우루스의 화석을 분석했다. 센트로사우루스는 코 위에 뿔이 앞쪽을 향해 날카롭게 뻗어있고, 눈 위에도 작은 뿔을 가진 공룡이다. 이 화석은 1989년 캐나다 앨버타에서 발견된 것으로, 당시 과학자들은 뼈의 끝부분에서 보이는 기형적인 형태가 부러졌다 다시 회복되는 과정에서 생긴 것으로 판단했다.그러나 연구진이 최신 장비 및 프로그램을 이용해 화석의 형태를 다시 점검했다. 사람이 특정 질병을 확인하기 위해 거치는 의료 검사의 과정과 동일한 과정을 거쳐 분석한 결과, 뼈의 끝부분에서 보인 기형적인 형태는 골육종의 흔적이라는 사실이 최초로 확인됐다. 뼈에서 주로 발생하는 악성 종양인 골육종은 주로 10~30대의 젊은 연령층에서 잘 나타나는 공격적인 암이다. 보통 긴 뼈의 말단부위나 무릎 부위에 흔히 발생하고, 주변 조직으로 전이되는 경우가 많다. 연구진은 센트로사우루스 역시 현대 인류와 유사한 과정으로 골육종을 앓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진은 “병리학, 방사선학, 정형의과학, 고생물병리학 등을 동원해 화석을 분석했다. 여기에 CT 스캐닝과 화석의 단면을 현미경으로 분석하는 과정 등을 거쳤다. 마지막으로 3D 모델링을 통해 뿔의 변형된 형태를 분석한 결과 명확한 골육종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또 다른 센트로사우루스의 정강이뼈 화석과 비교했을 때 확연히 다른 형태를 볼 수 있었고, 골육종에 걸린 것으로 추정되는 센트로사우루스의 정강이뼈 형태가 골육종 진단을 받은 19세 환자의 정강이뼈와 유사하다는 것도 확인했다.뿔 공룡 전문가인 로열 온타리오박물관 고생물학 소속 데이비드 에반스 박사는 “당시 이 공룡은 공격적인 암세포가 몸 전체에 퍼져, 포식자인 티라노사우르스에게 손쉬운 먹잇감이 됐을 것”이라면서 “다만 큰 무리에 섞여 보호를 받았기 때문에 치명적인 질병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오래 생존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에 참여한 맥마스터의과대학 정형외과 레지던트인 세퍼 에크티아리는 “골육종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하는데 사용되는 여러 학과의 협조가 최초의 공룡 골육종 진단에 활용된 것은 매우 흥미롭고 고무적인 일”이라면서 “이번 발견은 동물계 전체에 걸쳐 공통적인 생물학적 연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해준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인간에게서 나타나는 여러 질병과 과거에 존재했던 질병 사이의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다면, 현대의 과학자들이 질병의 진화와 유전학을 이해하고 더 나아가 치료법을 찾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이효석의 신호를 찾아서] 당신이 읽는 것이 곧 당신이다

    [이효석의 신호를 찾아서] 당신이 읽는 것이 곧 당신이다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이다.” 19세기 프랑스의 법학자이자 미식가, 음식 평론가인 앙텔름 브리야사바랭이 남긴 것으로 알려진 이 말은 개인이 주목받는 시대에 다양한 형태로 변주된다. 물건, 특히 명품을 판매하는 이들은 광고 속에 당신이 구매하는 것이 곧 당신이라는 메시지를 은연 중에 혹은 명시적으로 집어넣는다. 20세기 문화의 총아인 자동차를 파는 이들은 당신이 타는 차가 당신을 말해 준다고 말하기도 한다. 궁극의 소비라 할 수 있는 주거공간의 결정에서 우리는 종종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을 드러낸다는 문구를 보는 경우도 많다. 사실 브리야사바랭의 원래 표현은 조금 달랐다. 그가 한 말을 정확히 하자면 “당신이 무엇을 먹었는지 말해 달라, 그러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려주겠다”였다. 곧, 신분에 따라 먹는 음식의 종류가 달랐던 시대에 이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그러나 오늘날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이라는 말은 위에서 본 여러 종류의 변주들이 보여 주는 것처럼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한 인간의 정체성에 관한 표현이 됐다. ‘당신의 선택이 곧 당신’이라는 것이다. 나의 선택이 나를 드러낸다는 말은 매우 그럴듯하게 들린다. 우리의 일상은 수많은 선택으로 이뤄져 있고, 대부분의 순간에 누구의 간섭이나 강제도 없이 오직 나만의 사고와 판단을 통해 결정을 내린다. 곧 내가 내리는 선택이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나타낸다는 것은 충분히 합리적인 주장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더 깊은 질문이 숨어 있다. 바로 ‘나는 어떻게 그런 선택을 하게 됐을까’ 하는 질문이다. 다시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이라는 말로 돌아가보자. 이 말에는 인간이 가진 또 다른 자연에 대한 믿음이 포함돼 있다. 입력이 출력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우리 속담 중에는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인간이 가진 매우 강력한 믿음이자 거의 모든 영역에서 참인 사실이다. 예를 들어,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성분은 결국 우리가 먹은 것이 소화 과정을 통해 흡수된 것이다. 우리가 내리는 선택에도 같은 논리를 적용할 수 있다. 오늘날, 나의 판단과 선택이 내 뇌에서 결정된다는 것은 매우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이 결정들은 내 머릿속 뇌신경들의 연결 패턴에 의존한다. 주어진 패턴에 대해 선택을 내려야 하는 외부 상황이 입력으로 주어지면 선택의 결과가 출력으로 정해진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내가 어떻게 그런 선택을 하게 됐을까라는 질문은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뇌 신경의 패턴을 내가 어떻게 가지게 됐는가라는 질문으로 바뀔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답은 명백하다. 이 패턴은 지금까지 내가 취한 입력, 곧 내가 보고 듣고 읽은 지식과 정보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이들에게 있어서 그가 보고 듣는 지식의 양에 비해 읽기에 의한 정보의 양은 압도적으로 많으며, 또한 보고 듣는 것 역시 사실상 읽어서 얻는 것과 비슷한 형태로 저장된다는 점에서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이 무엇을 읽느냐에 따라 당신의 생각과 판단, 뇌 신경의 연결 구조가 결정된다. 그리고 그 결과로 나타나는 당신의 선택이 당신의 인생을 결정한다. 그러므로 당신이 읽는 것이 곧 당신이다.
  • “중국 댐 때문에 동남아 국가 물 부족” 美中 갈등 새 접전지 떠오른 메콩강

    “중국 댐 때문에 동남아 국가 물 부족” 美中 갈등 새 접전지 떠오른 메콩강

    美 “댐 너무 많이 지어 하류지역 피해”中 “댐이 물 저장해 유량 확보에 도움”양국 ‘제2의 남중국해 충돌’ 재현 우려코로나19 책임론과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 총영사관 폐쇄 등을 두고 전방위에서 충돌 중인 미국과 중국이 이번에는 ‘동남아의 젖줄’ 메콩강(4350㎞)을 두고 맞붙었다. 강 하류의 가뭄이 심해지자 미국은 “중국이 상류에 댐을 너무 많이 지었기 때문”이라고 비난했고, 중국은 “오히려 우리 댐 덕분에 강이 살아났다”고 반박했다. 메콩강 유역이 제2의 남중국해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3일 “미중 두 나라가 메콩강 가뭄에 정반대의 분석을 내놨다. 양국 갈등의 새 불씨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메콩강은 중국의 티베트에서 발원해 미얀마와 라오스,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을 거쳐 남중국해로 흘러가는 동남아 최대 하천이다. 이 강에 의존해 사는 사람만 7000만명에 달한다. 그런데 10여년 전부터 인도차이나반도의 곡창지대에 가뭄이 잦아졌다. 태국과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등 메콩강 유역 국가들은 “중국이 1990년부터 강 상류에 짓기 시작한 댐들이 원인”이라고 토로해 왔다. 올해 4월 미국의 컨설팅 업체 아이스온어스는 메콩강 수계 분석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우기(5~10월)에 상류 수위는 평균을 넘었지만 하류는 이보다 훨씬 낮았다. 중국이 우기 동안 물을 흘려보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댐들이 470억㎥의 물을 붙잡아 둬 중·하류 지역이 가뭄에 시달리게 됐다는 것이다. 이 연구는 유엔의 후원을 받는 ‘지속가능인프라파트너십’(SIP)과 ‘메콩강하류지역협력이니셔티브’(LMI)가 의뢰해 작성됐다. LMI는 미국이 중국을 제외한 5개 메콩강 유역 국가들과 설립한 기구다. 반면 중국 수자원연구소와 칭화대는 지난달 전혀 다른 결과를 소개했다. 중국의 댐들이 우기에는 메콩강의 홍수를 완화하고 건기에는 저장된 물을 방류해 가뭄 문제를 해결한다는 반론이다. 칭화대는 “메콩강의 가뭄은 기후변화로 인한 강수량 감소의 결과”라면서 “오히려 중국의 댐이 우기에 물을 저장했다가 건기에 방류해 강의 유량 확보에 도움을 줬다”고 주장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세상의 나쁜 것은 다 중국 탓이라고 말하고 싶은 (미국 등) 외국 연구자들의 음모에 대한 반박”이라고 치켜세웠다. 수자원 전문가인 세바스티안 비바 독일 괴테대 연구원은 “메콩강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분석이 이렇게 상이한 것은 이 지역이 남중국해처럼 두 나라의 전쟁터가 됐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단독] 폭염에 쓰러진 27명 노동 ‘안전 그늘’ 없다

    [단독] 폭염에 쓰러진 27명 노동 ‘안전 그늘’ 없다

    온열질환 건설 노동자 51% 최다기업 이윤·노동자 일당 감소 탓열사병 예방 3대 수칙 ‘유명무실’“임금 보전·민간 정착 방안 필요”국가인권위원회가 폭염(최고기온 33도 이상) 시 노동자가 작업을 중지하고 그에 따른 임금을 보전받을 수 있도록 고용노동부가 현행 법·제도를 개선할 것을 권고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6년 동안 열사병 등 온열질환으로 숨진 노동자가 27명에 달할 만큼 불볕더위로 인한 산업재해가 심각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인권위는 우선 공공 부문 공사 현장에 폭염 시 작업 중지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데, 노동계는 향후 민간 부문까지 확대·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3일 인권위에 따르면 인권위는 현재 ▲공공 부문 건설 현장에서 폭염일 때 노동자의 작업 중지가 가능하도록 하고 ▲작업 중지 시간을 근무 중 휴식시간으로 보고 노동시간으로 인정하는 방안 ▲그에 따른 임금 보전 방안을 마련할 것 등을 고용부에 권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 6년(2014~2019년) 동안 온열질환(열사병, 열 탈진, 열 실신 등)으로 산업재해 피해를 본 노동자는 총 158명이다. 이 중 건설 노동자가 81명(51.3%)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노동자 27명 중 19명(70.4%)이 건설 노동자였다. 고용부는 폭염 대비 정책으로 지난해 8월 ‘열사병 예방 3대 기본 수칙’을 만들었다. 이 가이드라인은 폭염특보 발령 시 노동자에게 1시간 주기로 10~15분 이상씩 규칙적으로 휴식할 수 있도록 하고, 노동자가 건강상의 이유로 작업 중지를 요청하면 사업주가 즉시 조치하도록 하고 있다. 노동계에서는 이 가이드라인이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재희 건설노조 교육선전실장은 “건설 노동자들이 안전 규정대로 일하게 해 달라고 요구하면 ‘지킬 것 다 지키면 공사 못 한다’, ‘당신 아니어도 일할 사람 많다’, ‘내일부터 나오지 마라’ 등의 핀잔을 받는다”면서 “어떻게든 빨리 공사를 끝내 이윤을 창출하려는 건설사에 폭염 대책은 안중에도 없다”고 말했다. 산업안전보건법은 ‘노동자가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노동자의 작업중지권은 거의 사용되지 못한다. 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실장은 “노동자가 위험하다고 판단해서 작업을 중지하면 회사에서 현장을 점검하고 안전대책을 세운 뒤 작업을 재개하는 게 아니라 노동자를 징계하거나 노동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가 잦다”고 전했다. 이처럼 노동자에게 불리한 처분을 하는 사업주를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없다. 건설 현장에는 임시·일용직 노동자가 많다. 이들은 일당 감소에 대한 부담 때문에 폭염 시에도 일을 계속 하려는 경향이 있다. 최 실장은 “작업 중지는 노동자의 생계 위협과 연동된다”며 “임금 보전 방안이 없으면 해결이 어렵다”고 말했다. 전 실장은 “인권위 권고안이 공공 부문뿐만 아니라 향후 민간 현장에도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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