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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 전 총장이 만나 ‘과외’받은 정승국 교수는 누구?

    윤석열 전 총장이 만나 ‘과외’받은 정승국 교수는 누구?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노동문제 전문가인 정승국 중앙승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를 만난 사실이 화제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를 만난 데 이어 정 교수를 지난 11일 한 음식점에서 만나 4시간여 동안 노동시장 문제에 대해 ‘과외 공부’를 했다. 이한상 고려대 경영대 교수는 정 교수에 대해 한국형 정규직의 문제와 이중 노동시장의 문제를 정면으로 지적하는 용기 있는 노동 문제 전문가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어 “윤 전 총장은 노조와 일부 이념적으로 경도된 자들의 말에 따라 ‘모두가 양반되자’는 식의 정규직 타령만 하다 노동개혁을 1도 못한 문재인 정부보다 100배는 싹수가 보인다”면서 “모르면 청해 배우겠다는 자세도 훌륭하고, 사사받는 사람으로 정 교수님을 고른 안목도 훌륭하다”고 강조했다. 또 “내가 경제, 외교를 모르고 수사만 한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어설프게 아는 게 더 문제로 모르면 모른다고 인정하는 게 필요하다. 가장 잘할 수 있는 사람을 알아보고 인재로 등용하는 게 더 중요하다”라고 했다는 윤 전 총장의 발언을 전하며, 문재인 정부와 정반대의 행보라고 분석했다.정 교수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으로 “(고참들은) 일 안 하고, 그냥 젊은 사람들이 밑에 힘든 일, 궂은 일 다 하고 그분들은 시간만 때우고 가는 이런 식은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을 해요”란 한 대기업의 입사 10년차 젊은 노동자의 발언을 전했다. ‘지역(산업)위기 지역 지정제도의 국제비교연구’란 논문을 통해 기후위기로 인한 산업구조조정, 코로나 위기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서 고용위기는 항상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년실업 등과 같은 노동문제를 전문가와 함께 공부했다는 윤 전 총장에게 “박근혜 전 대통령과 두 시간 토론하고 정치에 입문하게 되었다는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생각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의원은 “이준석 전 최고위원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면서 “정치인이라면 숨어서 토론하지 말고, 당당하게 국민 앞에서 직접 말씀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스티커 한 장 뜯었다고…교수형 위기 처한 파키스탄 기독교인들

    스티커 한 장 뜯었다고…교수형 위기 처한 파키스탄 기독교인들

    파키스탄의 기독교 여성 2명이 신성모독 혐의로 체포된 뒤 사형에 선고될 위기에 처했다. 더타임스 등 해외 언론의 12일 보도에 따르면 파키스탄 북동부 펀자브 지방에 있는 파이살라바드의 한 병원에서 일하는 여성 간호사 2명은 지난 8일 동료 직원의 사물함에서 이슬람 경전인 코란의 구절이 적혀있는 스티커를 떼어냈다는 이유로 폭행을 당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동료 간호사는 두 사람이 해당 스티커를 몰래 떼어내는 것을 목격했다며 병원 측에 알렸고, 이 사실이 알려지자 병원 직원들이 몰려와 폭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당사자인 간호사 2명 중 한 명은 이 과정에서 칼에 찔릴 뻔하기도 했다. 현장에 경찰이 출동한 이후에야 폭행은 멈춰졌고, 경찰은 부상을 입은 간호사를 포함해 당사자들을 구출한 뒤 조사를 시작했다. 폭행을 당한 간호사 두 명은 이슬람교도가 아닌 기독교인이었으며, 조사가 시작된 지 하루만에 파키스탄 형법에 따라 신성모독으로 기소됐다. 파키스탄은 형법 295조 B항에 ‘꾸란을 모독하는 자는 무기징역에 처할 수 있다’, C항에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를 모독하는 자는 사형에 처할 수 있다’고 명시한다.영국 더타임스는 “기소된 두 여성이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무슬림이 대부분은 병원의 동료들은 두 사람을 교수형에 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지 기독교 단체는 두 사람에 대한 조사와 처벌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반발했다. 기독교 인권 운동가인 살렘 이크발은 현지 언론과 교황청 공식 기관지인 피데스와 한 인터뷰에서 “신성모독 사건과 관련해 부당하게 고발당하거나 강제로 종교를 개종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기독교 여성에 대한 잘못된 비난이다. 체포된 간호사 두 명과 다른 직원들 사이에는 개인적인 문제도 있었다”면서 “기독교 신자들은 (종교에 대한) 깊은 감수성을 가지고 있으며, 다른 종교를 존중하는 법도 배운다. 젊은 기독교 간호사들이 코란 구절이 적힌 스티커로 이슬람을 모독했다고 믿지 않는다”고 덧붙였다.실제로 체포된 간호사 두 명은 선임 간호사로부터 직원들이 사용하는 사물함을 정리하라는 지시를 받고 청소하는 과정에서 코란 구절이 적힌 종이를 떼어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인구의 98%가 이슬람교를 믿는 파키스탄에서는 기독교·힌두교에 대한 핍박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무슬림 군중 1500여 명이 100년 이상 된 힌두교 사찰을 부수고 불태우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누명을 쓰고 억울한 옥살이를 하거나 교수형에 처해지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포토] ‘코로나19 봉쇄 완화’ 속 거리 파티 즐기는 런던 시민들

    [포토] ‘코로나19 봉쇄 완화’ 속 거리 파티 즐기는 런던 시민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완화 첫날인 12일(현지시간) 수도 런던의 번화가인 소호 거리에서 시민들이 축배를 들며 파티를 즐기고 있다. 영국은 이날부터 코로나19 봉쇄 조처를 완화해 이발관·장원 등 비필수 영업장이 문을 다시 열었다. 식당과 펍의 실외 영업도 허용됐다. 런던 로이터 연합뉴스
  • 우도 우니

    우도 우니

    ‘섬 속의 섬’ 제주 우도가 난개발에 신음 중이다. 제주 본섬에 불어닥쳤던 개발 바람이 부속 섬까지 파고들면서 우도는 제주 난개발의 축소판이라는 지적이다. 코로나19의 팬데믹 이전에 우도를 찾는 관광객은 연간 200만명. 면적 6.18㎢에 1700여명의 주민들이 사는 작은 섬에 관광객이 넘쳐나면서 개발의 광풍이 불기 시작했다. 12일 우도 연평리 중턱에는 대규모 리조트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었다. 우도 역사상 최대 규모의 개발 사업이다. 이곳은 서쪽으로 세계자연유산 성산일출봉이 마치 바다 위에 떠 있는 듯한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우도에서도 가장 조망이 뛰어난 곳이다. 이곳에는 지하 1층, 지상 3층, 44실 규모의 휴양콘도미니엄과 소매점, 미술관 등 대규모 리조트가 들어선다. 사업부지가 5만㎡ 이상이면 환경영향평가 대상이지만, 이 사업은 부지를 4만 9944㎡로 조성해 환경영향평가를 빠져나갔다. 주민 신모씨는 “환경영향평가를 교묘하게 빠져나갔을 뿐 아니라 제주와 인연도 없는 오스트리아 출신 건축가이자 환경운동가인 훈데르트바서의 이름을 갖다 붙이는 등 난개발 논란을 피하기 위해 꼼수를 부렸다”고 비판했다. 또 우도의 일부 주민들이 해중전망대 사업도 추진 중이다. 해중전망대는 소규모 어항인 전흘동항에서 바다 방향으로 폭 3m, 길이 108.95m의 다리를 세우고, 만조 기준 해수면에서 높이 9m, 지름 20m 규모의 원형 건물이 들어서게 된다. 이들은 우도에 새로운 볼거리가 필요하고 마을 주민들의 소득창출도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반대하는 주민들은 바다 한가운데 다리와 전망대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환경 파괴가 불가피하고 쓰레기와 하수 처리, 교통 혼잡 등 갖가지 문제가 우려된다고 맞서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우도 해중전망대 반대 청원도 등장했다. 청원인은 ‘바다를 부수고 그 자리에 들어서는 해중전망대는 우도의 새로운 볼거리가 아니라 흉물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해중전망대 조성 사업은 찬반 논란으로 그동안 7차례나 반려 또는 유보됐다가 최근 제주도 경관·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앞으로 환경영향평가 심의위원회를 거쳐 개발사업시행 승인을 받으면 착공하게 된다. 반대파의 한 주민은 “아름다운 섬 우도가 리조트와 해중전망대 등 각종 개발사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면서 “난개발로 섬 특유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파괴되면 재방문객이 줄어드는 등 오히려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글 사진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나치가 강탈한 카미유 피사로 작품 주인은 누구? 대서양 오가는 다툼

    나치가 강탈한 카미유 피사로 작품 주인은 누구? 대서양 오가는 다툼

    1940년 6월 나치 독일은 프랑스 파리를 점령했는데 다음해 나치 장교 몇몇이 남서부 한 시골 은행에 쳐들어왔다. 그들은 은행 금고를 열어달라고 하더니 유대인 부부 라울과 이본느 메이어가 맡긴 인상파 화가 카미유 피사로의 작품 ‘양들을 기르는 목동 여인’을 들고 가버렸다. 그 뒤 이 그림은 완전히 사라진 듯했다. 그러다 2012년 미국 오클라호마주의 한 갤러리 벽에 걸린 채로 세상에 다시 나타났다. 이본느 메이어는 프랑스의 백화점 갤러리에 라파예트 소유자의 상속녀였는데 그녀의 수양딸 레오네 놀레 메이어(81)가 미국에 이 그림이 옮겨진 과정을 추적했다. 그에 따르면 2000년에 미국인 가족이 이 그림을 “좋은 뜻에서” 오클라호마대학의 프레드 존스 미술관에 기증한 것을 확인했다. 원 주인의 상속녀인 메이어는 당연히 이 그림을 다시 프랑스로 가져왔으면 하고 바랐다. 오랜 싸움 끝에 2016년에 양측은 합의했는데 이 그림을 동시 소유하는 것으로 하고 양측이 합의하지 않는 한 한쪽이 판매하거나 교환하거나 기증하지 않기로 했다. 나아가 3년마다 한 번씩 번갈아 오클라호마 미술관과 프랑스 갤러리에서 번갈아 전시하기로 했다. 대학 재단은 이 합의가 “오늘날 예술사에 전례가 없는 공정하고 정당한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흡족해 했다. 하지만 양측이 합의했더라도 나치 이전의 소유자까지 만족시킬 수 있는 해법은 애초에 아니었다. 문제의 핵심은 나치가 약탈한 예술작품을 “좋은 뜻”으로 기증했다고 해서 합법적인 주인에게서 좋은 뜻으로 산 원 주인의 뜻을 묻지 않는 것이 옳은 일이냐, 그들에게 적절한 보상은 주어졌는지 등이 공란으로 남아 있다는 점이다. 나라마다 다르고, 법원마다 다른 규칙을 적용하려 한다는 점도 문제였다.메이어의 변호인 론 소퍼는 오클라호마 대학이 이렇게라도 합의하지 않으면 영영 프랑스에서는 이 그림을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압박해 어쩔 수 없이 동의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죽기 전에 동의하지 않으면 미국 대사관 예술품 목록에 넘어가게 된다고 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2017년부터 이 그림은 파리 오르셰 미술관에서 전시됐다. 하지만 3년 뒤 미국으로 이 작품을 돌려주는 비용 문제로 메이어는 곤란을 겪고 있다. 정기적인 운송 루트를 만드는 비용을 누가 어떻게 부담할 것인지를 놓고 대립했다. 지난해 7월 말 미국으로 부쳤어야 했는데 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메이어는 프랑스 법원이 끼어들어 미국으로 이 작품이 유출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해 13일 첫 변론이 예정돼 있다. 미국 오클라호마 법원은 하루 2500 달러씩의 과태료와 법정 수수료를 물린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환수 전문가인 마크 마주로프스키는 메이어 같은 이들의 문제점은 국제협약이나 정부 지원 없이 개인의 힘만으로 소유권 주장을 관철시키려 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시작부터 달갑잖은 소리로 받아들여진다. 재정적으로 정치적으로 법적으로 잘 준비됐느냐는 문제와 별개로 많은 소유주들은 골치 아프기 때문에 회피하려고만 든다”고 말했다. 1945년 프랑스 정부가 나치 약탈물에 대한 칙령을 발표한 것도 대서양 저편에서는 완전 다르게 해석된다. 마주로프스키는 “2차 세계대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약탈된 것들에 대해서는 물론 유대인이 어떻게 착취당하는지 전혀 모르는 판사 앞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고 털어놓았다. 프랑스 문화부의 연구 및 환수임무 책임자인 다비드 지비에는 전후 독일에서 프랑스로 되돌아온 작품 수가 4만 5000점에 불과한데 그걸 되찾기 위해서도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그런데 195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프랑스를 비롯한 많은 나라들이 예술품 환수를 우선순위에 놓지 않는다면서 특히 국보급 작품일 수록 장관이나 미술관이나 정말로 주저하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달 프랑스는 구스타프 클림트의 그림 하나를 오스트리아 원 주인의 상속녀에게 돌려주기로 해 조금씩 태도가 바뀐다는 희망을 품게 했다고 BBC는 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경찰 피해 4층서 뛰어내린 인신매매 이주여성

    경찰 피해 4층서 뛰어내린 인신매매 이주여성

    경찰 체포 과정에서 추락해 다친 이주여성을 사고 당일 무리하게 조사하고 인신매매 피해자인지 여부를 가리지 않은 것은 기본권 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 판단이 나왔다. 12일 인권위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해 2월 8일 오전 0시쯤 불법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사건 현장인 오피스텔로 출동했는데, 당시 내부에 있던 피해자는 4층 높이 창문에서 뛰어내려 온몸에 골절상을 입는 등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 돼 입원 치료를 받게 됐다. 이후 관할서 수사관이 사고가 난 당일 오전 11시 7분부터 12시 55분까지 피해자가 입원 중인 6인실 병실을 찾아 ‘미등록 체류 및 성매매 혐의’로 피의자 신문을 약 1시간 30분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함께 병실에 있던 환자를 포함한 6명이 피해자가 성매매 여성임을 알게 됐다. 인권위는 “경찰이 부상을 당해 육체적·정신적으로 피폐해 있던 피해자를 상대로 다수가 있는 입원실에서 무리하게 피의자 신문을 하고 신뢰관계인의 동석, 영사기관원 접견·교통에 대한 권리고지 절차도 준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공개된 장소에서 피해자의 성매매 혐의 조사를 진행한 것은 피해자에게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인권침해 행위”라며 경찰이 신뢰관계인 동석과 대사관 통지 등 권리고지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것도 신체의 자유 침해라고 판단했다. 인권위 조사에서 해당 여성은 성매매 일을 하는 동안 에이전시에게 여권 등을 빼앗긴 채 성매매 일을 해온 것으로 새롭게 파악됐다. 이 여성은 한국나이로 19살 때인 2018년 8월 27일 한국에 처음 입국해 2018년 11월 24일자로 90일 단기 체류 자격이 만료된 미등록 이주민이다. 그는 에이전시에게 소개비 500만원을 내고 월급 150만원에 10%를 경비로 제하는 조건으로 마사지 업소에서 2주 간 일했지만, “마사지만 해서는 소개비용을 다 갚고 태국에 있는 가족에게 돈을 송금하는 것이 어렵다”는 권유를 받고 강제로 성매매 일을 해왔다. 이에 대해 경찰 측은 “피해자가 조사 중에 인신매매 피해자임을 주장한 사실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인권위는 “피해자는 경찰 조사 후 시민단체와 면담을 가진 뒤에야 자신이 ‘에이전시의 기망으로 국내 입국한 뒤 성매매를 했고, 자신의 여권과 태국주민등록증을 에이전시가 관리했다’고 진술했다”며 “경찰청장에게 인신매매 피해자 식별조치 절차를 마련하고 일선 경찰이 인신 매매 피해자를 식별하고 보호할 수 있도록 교육하라”고 했다. 또 인권위는 경찰이 이주 여성 등을 수사할 때 신뢰관계인에 연락을 하고 유관단체의 조력을 받을 수 있게 제도를 정비할 것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이주여성인 피해자는 한국 사법제도에 대한 접근성이 낮으며 인신매매에 따른 성 착취 피해에 쉽게 노출될 위험이 높은 집단에 속하므로 조사를 강행하기 전에 유엔 인신매매방지의정서에 따라 인신매매 피해자 식별조치가 선행될 필요가 있었다”고 했다. 다만 지금까지 인신매매 피해자 식별 절차에 관한 구속력 있는 제도가 법률에 반영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 이 부분 진정은 경찰 개인에게 책임을 묻지 않고 경찰청장이 관련 규정을 수립할 것을 권고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성매매 단속에 뛰어내린 女 병실 찾아가 심문한 경찰…“인권침해”

    성매매 단속에 뛰어내린 女 병실 찾아가 심문한 경찰…“인권침해”

    경찰이 단속을 피하다 부상 당한 이주여성을 사고 당일 다인실 병실에서 피의자 심문을 진행한 것은 인권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12일 인권위는 해당 사건에 대해 경찰청장에게는 제도 개선을, 사건을 맡은 B경찰서에는 당시 경찰 수사관에 대한 서면경고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태국 여성 A씨는 지난해 2월 8일 0시쯤 경찰의 성매매 단속을 피해기 위해 오피스텔 4층 높이에서 뛰어내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B 경찰서의 수사관은 같은 날 오전 11시쯤 A씨가 입원한 6인실 병실을 방문해 성매매와 관련한 피의자 심문을 진행했다. 인권위는 “여러명이 함께 입원한 공개된 병실에서 피해자의 성매매 혐의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는 것은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인권침해행위”라며 “한국 내 지지기반이 약한 이주여성을 조사하면서 신뢰관계인을 동석시키지 않고 영사기관원과의 접견권을 고지하지 않은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인권위 조사과정에서 A씨는 거짓 정보를 받고 한국에 입국한 뒤 여권을 뺏기고 성매매 일을 한 정황이 포착됐다. 수사관은 “당시 A씨가 인신매매 피해자라고 밝힌 적이 없다”고 했지만, 인권위는 “A씨가 한국 사법제도에 대한 접근성이 낮고 성착취 피해에 노출될 위험이 높은 집단에 속하므로 인신매매 피해 식별조치를 선행할 필요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인권위는 경찰청장에게 인신매매 피해자에 대한 식별절차와 보호조치와 관련한 규정과 매뉴얼을 마련하고, 한국 내 사회적 지지기반이 취약한 계층을 수사할 때 신뢰관계인이 동석하도록 제도를 정비할 것을 권고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학살 앞둔 희생자 사진에 미소 그려넣은 아일랜드 예술가에 캄보디아 격분

    학살 앞둔 희생자 사진에 미소 그려넣은 아일랜드 예술가에 캄보디아 격분

    캄보디아 당국이 악명 높은 크메르 루주의 학살에 희생된 이들의 사진을 “인간적으로” 바꾼 아일랜드 예술가를 공개 비판하고 조작된 사진들을 빨리 없애라고 촉구했다. 맷 러프레이란 예술가인데 그는 수도 프놈펜에 있던 S-21 교도소(현재 투올 슬렝 대량학살 박물관)에 수감된 희생자의 사진들을 잡지 바이스(Vice)에 올리면서 컬러를 입히고 일부 얼굴에는 미소까지 그려넣었다. 1975년부터 1979년까지 집권한 크메르 루주는 최대 200만명을 학살했는데 이 교도서에서만 1만 5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캄보디아 문화부는 사진을 바꾼 것이 “피해자의 존엄성”에 영향을 미친다며 러프레이와 바이스 모두에게 사진들을 내릴 것을 촉구했다. 현재 바이스는 사진들을 모두 삭제했다. 문화부는 “러프레이가 요청에 응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연구자, 예술가 및 대중이 피해자를 존중하기 위해 어떤 역사적 출처도 조작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러프레이는 바이스 잡지사와 대화하기 전까지는 논평할 수 없다고 BBC에 밝혔다. 바이스는 홈페이지에 성명을 올려 “이 기사에는 러프레이가 채색을 넘어서 조작한 크메르 루주 피해자의 사진이 포함돼 있다”면서 “ 바이스의 편집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삭제했다.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편집 과정의 실패가 어떻게 발생했는지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스 편집진이 미소에 대해 물었을 때 그는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이 웃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긴장감과 관련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남자들에게 한 말과 다르게 여자들에게 말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0일 트위터에 미소가 덧대지거나 컬러가 입혀진 사진 조작이 있었다는 글이 쏟아졌고 원본 사진과 러프레이의 조작된 사진을 비교하는 포스팅이 올라왔다. 당연히 캄보디아인들은 격분했다. 트위터 이용자인 문팃 케르는 “곧 커다란 무덤으로 행진할 것을 알고 있던 얼굴 뒤에 숨어있는 무서운 감정을 완전히 설명할 수 있는 단어는 없다. 하지만 예술가의 자기 과시를 위해 축하하며 웃는 초상화로 변모했다. 사려 깊지 않고 공격적!”이라고 썼다. 리디아란 여성은 러프레이의 사진에 나오는 한 남성의 조카라면서 러프레이가 바이스와의 인터뷰 도중 삼촌이 농부이며 전기 처형된 뒤 불태워졌다고 말한 것은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삼촌은 초등학교 교사였으며 그가 어떻게 죽임을 당했는지 알려진 것은 없다. 하나뿐인 아들도 함께 희생됐기 때문에 러프레이가 삼촌의 최후에 대해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폴 포트가 이끈 크메르 루주는 캄보디아를 중세로 되돌리려고 시도했으며, 수백만명을 시골의 집단농장으로 이주시켜 강제 노동을 시켰다. 안경을 썼거나 외국어를 할 줄 아는 사람들은 미국의 지원을 받은 옛 정권에 연결된 사람들로 간주해 표적으로 삼았다. 나중에는 모든 이를 적으로 돌려 캄보디아의 베트남 민족과 무슬림도 표적이 됐다. 굶겨 죽이거나 감염병으로, 또는 과도한 노동으로 숨졌다. 정권은 1979년 베트남 군대에 의해 축출됐지만 크메르 루주 지도자들은 태국-캄보디아 국경 지역에 숨어 베트남이 지원하는 새로운 정부에 계속 저항하면서 학살을 이어갔다. 유엔은 2009년에 크메르 루주의 생존 지도자들을 처벌하기 위한 재판소를 설립하는 것을 도왔다. 수억 달러의 국제 원조를 썼는데도 크메르 루주 지도자 가운데 ‘둑 동지’로 알려진 키우 삼판 전 국가수반, 지난해 사망한 폴 포트의 부관 누온 체아, 1998년 사망한 주범 폴 포트 등 단 세 명만 형을 선고받았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이종수의 헌법 너머] 민주주의와 소수자 존중

    [이종수의 헌법 너머] 민주주의와 소수자 존중

    민주주의는 권력과 기득권을 가진 소수의 억압과 횡포에 맞서서 다수가 자유를 쟁취해 온 그간의 힘겨운 역사를 웅변한다. 물론 여기에는 인간은 누구나가 존엄한 존재임을 자각하고서 성장해 온 평등사상도 한몫을 거들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날 ‘평등한 자유’를 말한다. 그런데 다수의 전횡과 독재도 민주주의는 아니다. 그래서 민주주의에서 ‘소수자 보호와 존중’이 또한 중요하다. ‘개발독재’라는 표현이 상징하듯 우리를 포함해 많은 민주국가들이 그동안 독재로부터 성장해 왔다. 정치학자 로버트 달이 지적하듯이 경제 성장과 안정이 민주주의를 위한 우호적인 조건임은 분명한데, 때로 본말(本末)이 뒤바뀌기도 한다. 경제적 이해관계가 민주주의를 압도하는 경우가 그렇다. 궁핍한 가운데 그저 ‘빵’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이제는 더 많이 가지려는 이기심과 탐욕이 민주주의가 지닌 가치를 뒷전으로 내친다. 깨어 있는 시민이 아니라 잘 길들여진 소비자로 만족하거나, 만연한 ‘소비의 사회’에서 소비 수준이 늘 불안한 가운데 불만과 욕망이 변덕스럽게 표출되는 기업국가의 현실이 그러하다. 정치와 언론 역시 이 같은 이기심과 욕망을 달래기보다는 자신들의 권력과 이익을 위해 오히려 이를 더욱 부추긴다. 이런 경우라면 모든 정부는 예외 없이 실패로 낙인찍히게 마련이다. 심지어는 경제와 안락을 위해서 권위주의 정부까지도 기꺼이 받아들인다. 일본의 대표적인 반체제 사상가인 후지타 쇼조는 이를 두고서 ‘안락을 향한 전체주의’로 묘사한다. 전체주의는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해서만 가능하다고들 한다. 그리고 국가주의는 전체주의의 전조(前兆)에 해당한다. 1920~1930년대 경제위기를 겪은 독일 시민들의 대다수가 히틀러의 나치정권을 박수와 갈채로 반기면서 지지했다. 이어서 수많은 유대인들이 환호와 박수갈채의 희생양이 됐다. 아직도 직접민주주의가 행해지는 스위스의 어느 칸톤에서는 반(反)외국인 정서가 한창 기승하던 무렵에 주민투표를 통해 해당 지역 내 외국인의 이주 금지를 결정하기도 했다. 따라서 다수의 의사라 하더라도 외국인과 소수자의 인권 등을 보장하는 법치주의를 위반해서는 아니 된다.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간의 길항관계를 드러내는 대표적인 사례다. 그런데 여기서 ‘법’조차도 더이상 다수의 의사를 어쩌지 못하면, 이로써 아리스토텔레스가 우려했던 중우정(衆愚政) 그리고 심지어는 전체주의로 귀결되고 만다. 보다 많은 자유를 쟁취하려는 민주화의 과정에는 소수에 맞서는 다수가 기꺼이 뜻과 행동을 함께 한다. 그러나 차별의 해소 그리고 평등의 확대와 실현에 있어서는 그렇지가 않다. 서로가 이해관계를 달리하면서 각자의 셈법이 제각각 다른 까닭이다. 예컨대 학벌기득권은 자신이 그간 노력해서 얻은 당연한 결과여서 공정(公正)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은 정부의 고용정책에 따른 우연한 행운이어서 공정하지 않다고들 여긴다. 오래전부터 로널드 드워킨이 그리고 마이클 샌델도 최근의 저작에서 이 같은 “공정함의 착각”을 지적해 오고 있다. 최근의 미얀마 사태도 이와 다르지 않다. 로힝야족과 여러 소수민족에 대한 배제와 탄압을 통해 미얀마 군부가 그간 권력과 그 정당성을 키워 왔고, 이 같은 배제와 차별의 내면화가 내내 민주화의 걸림돌이 되어 왔다. 그래서 평등의 실현은 자유의 쟁취보다도 더욱 어렵고 힘겹다. 특히 소수가 자신의 존엄성과 평등한 자유를 요구할 때에 그러하다. 얼마 전 성소수자로 군에서 강제 전역당한 변희수 전 육군하사가 우리 곁을 떠났다. 우리가 속한 시스템이 그를 바깥으로 추방한 셈인데, 그 역시 혐오와 차별이 여전한 이 세상을 저버렸다. 다양한 가치와 여러 지향성이 함께 공존하는 게 바로 민주주의다. 정치적인 다수관계의 가변성과 함께 선거를 통한 집권세력의 교체만이 민주주의가 아니다. 가치의 관계에 있어서도 그러하다. 며칠 전 우리에게 영화로도 잘 알려진 영국의 수학자이자 컴퓨터 과학자 앨런 튜링의 초상이 삽입된 50파운드짜리 새 지폐가 발행된다는 뉴스를 접했다. 말 그대로 “격세지감”이다. 그는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1952년에 체포돼 화학적 거세를 당했고 끝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한나 아렌트가 남긴 경구(警句)로 글을 맺는다. “유대인은 언제나 희생양이라는 이론은 그 밖의 누구라도 유대인처럼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 “게임산업 지금이 위기… 간접 아이템 상품도 확률 공개”

    “게임산업 지금이 위기… 간접 아이템 상품도 확률 공개”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넷마블 신사옥 ‘G타워’의 꼭대기인 41층에 오르면 창문 너머의 탁 트인 시야로 서울시내가 끝없이 펼쳐진다. 권영식(53) 넷마블 각자대표는 지난 2월에 입주한 신사옥을 놓고선 ‘대궐’ 같은 집이라고 표현했다. 권 대표는 서울 역삼동 뒷골목에 실평수가 30여평 정도 되는 곳에서 일했을 때인 2002년 넷마블에 합류한 뒤 이번이 10번째 이사라고 밝혔다. 20여년의 세월 동안 한국 게임 산업과 함께 넷마블도 급성장하면서 임직원이 급격히 늘어난 탓에 이사가 잦았다. 2000년에 자본금 1억원, 8명의 직원으로 시작한 넷마블은 현재 4500여명(자회사 포함) 규모로 커졌다. 신사옥은 국내 ‘톱3’ 게임사로 자리잡은 넷마블의 위용을 상징하듯 인근에 견줄 만한 건물이 없을 정도로 홀로 우뚝 솟아 있었다.●‘제2의 나라’에 정예요원 투입 지난 9일 넷마블 신사옥 회의실에서 만난 권 대표는 “감개무량하다. 이번에 오면서는 더이상 이사를 안 해도 되겠구나 싶었다”면서 “계속 옮겨 다니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고 털어놨다. 그는 “현재 인원의 1.5배 정도 늘어나도 지금 사옥에 수용할 수 있다”면서 “경기 과천지식정보타운에 연구개발(R&D) 센터 부지를 임대받아 놔서 3~4년 뒤에는 거기까지 같이 쓰면 된다”고 덧붙였다. 여태까지 입주했던 건물에선 엘리베이터가 항상 붐볐던 것을 떠올리면서 “한이 있어서 이번에는 엘리베이터를 52대 설치했다. 여기 와서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줄 선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웃어 보였다. 올해는 넷마블이 큰 변화를 겪는 시기다. 4년여에 걸쳐 건설한 사옥에 입주해 새 출발을 하는 동시에 넷마블의 역량을 집중한 기대작 ‘제2의 나라’가 2분기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제2의 나라’는 일본의 역할수행게임(RPG) ‘니노쿠니’를 모바일로 계승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작품이다. 권 대표는 “‘제2의 나라’에 정예요원을 투입했다”고 말할 정도로 큰 공을 들였다. 넷마블은 2016년 MMORPG인 ‘리니지2 레볼루션’으로 큰 성공을 거뒀는데 그 당시 핵심 개발자들이 ‘제2의 나라’에 합류했다. 신사옥으로 옮기고 처음 발표하는 게임인 ‘제2의 나라’가 성공을 거두면 이를 개발한 자회사인 ‘넷마블 네오’를 주식시장에 상장할 계획도 품고 있다. 2017년 5월에도 ‘리니지2 레볼루션’의 인기몰이를 앞세워 넷마블 본사가 성공적으로 상장했는데 4년이 흘러 게임 자회사 첫 상장을 앞두고 ‘제2의 나라’에 같은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여전 권 대표는 “자회사를 상장하는 데 기준이 있다. 지속 성장이 가능하고, 단일 게임 의존도가 없어야 한다”면서 “‘제2의 나라’가 성공을 거두면 넷마블 네오가 이 같은 기준을 총족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 “이미 상장 준비를 하고 있다. 3분기쯤 상장 여부에 대한 윤곽이 잡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획 초반부터 개발과정에 직접 참여해 지속적으로 체크해 왔다.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인) 지브리보다 더 지브리스러운 그래픽이 나왔다. 일본의 유명 작곡가인 ‘히사이시 조’와도 공동으로 작업했다”며 ‘제2의 나라’ 흥행과 상장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넷마블 앞에 ‘꽃길’만 놓인 것은 아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서비스’ 중 하나인 게임 산업이 크게 성장했음에도 현재의 게임계는 축제를 벌이기에 불안 요소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게임계에 20여년간 몸담으며 이제는 업계에서 게임 용어로 ‘만렙’(최고 레벨) 반열에 오른 권 대표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여전하다는 점이다. 게임 산업은 이전부터 ‘청소년들의 공부시간을 빼앗는 유해한 콘텐츠’라는 인식 때문에 각종 규제에 시달려 왔는데 요즘에는 ‘확률형 아이템’ 논란까지 불붙은 상태다. 게임 내에서 돈을 주면 일정 확률에 따라 얻을 수 있는 재화를 ‘확률형 아이템’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사행성이 짙고, 확률에 따라 제대로 운영하는지도 의심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더불어 정보기술(IT) 업계가 급성장하면서 각 기업마다 쓸만한 개발자를 모으기 어렵다고 아우성인데 권 대표도 이에 대한 걱정이 깊었다. “게임 산업이 발전했다는 자부심도 있지만 우려가 더 큽니다. 게임 업계에 부정적인 시각이 있어서 2000년대 후반부터 지금까지도 좋은 인재가 많이 들어오고 있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게임사들이 대놓고 연봉을 올리네 마네 이야기들을 많이 하다 보니 ‘코로나19로 어려운데 너네끼리 돈잔치하냐’고 비칠까 우려가 됩니다. 산업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좋은 인재가 들어오는 선순환이 이뤄져야 하는데 지금은 겉으로 보여 주는 부분만 자꾸 확대되고 있습니다. 내실을 더 갖춰야 할 때입니다.”●게임업체, 신입 공채에 투자해야 권 대표는 ‘쓸 만한 개발자가 정말 없냐’고 묻자 “많이 부족하다”고 특별히 힘을 주어 답했다. 그는 “2000년대에 비해서 개발자 전문 학원이 오히려 많이 줄어서 문제”라며 “학교에서 배워 온 친구들은 즉시 활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신입을 뽑아서 2년 정도 학습시켜야 어느 정도 실전 투입이 가능한 구조”라고 말했다. 또 “키우는 데 시간이 걸리지만 메이저 게임 회사들이 신입사원 공채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확률형 아이템 문제와 관련해선 “최근 넷마블의 모든 게임에 대해 점검을 해 봤는데 전부 게임업계 자율규제 규정 이상으로 (유료 아이템) 확률을 공개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유료와 무료가 섞인 아이템인) 간접 상품은 확률을 100% 알리지는 않았는데 공개가 되면 관리가 복잡해질 뿐이지 회사가 불리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간접 아이템 상품에 대해서도 가급적 다 공개할 생각이 있다. 순차적으로 해서 올해 안에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게임계에서는 ‘만렙’의 경지에 올라 이젠 웬만한 일에는 큰 감흥이 없을 것 같지만 권 대표는 “성공도 하고 실패도 해 왔지만 아직도 새로운 게임을 내놓을 때면 흥분되고 긴장된다”고 말했다. 그는 “잘 맞는 업종인 것 같다”면서 “이렇게 될 수 있었던 게 다 게임 덕분이다. 인생이 게임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또 다른 도전을 이야기했다. 권 대표는 “올해는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가 트렌드다. 메타버스 게임 개발도 검토 중”이라면서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새 트렌드에 맞는 게임을 늘 고민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높고 좋은 건물로 이사 왔지만 게임을 좋아하고, 게임을 걱정하는 그의 마음은 20여년 전 작은 사무실에서 시작하던 그때와 같은 듯하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축포터트린 게임업계 향한 ‘만렙’의 걱정 “돈잔치 비판 우려”

    축포터트린 게임업계 향한 ‘만렙’의 걱정 “돈잔치 비판 우려”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넷마블 신사옥 ‘G타워’의 꼭대기인 41층에 오르면 창문 너머의 탁 트인 시야로 서울시내가 끝없이 펼쳐진다. 권영식(53) 넷마블 각자대표는 지난 2월에 입주한 신사옥을 놓고선 ‘대궐같은 집’이라고 표현했다. 권 대표는 서울 역삼동 뒷골목에 실평수가 30여평 정도 되는 곳에서 일했을 때인 2002년 넷마블에 합류한 뒤 이번이 10번째 이사라고 밝혔다. 20여년의 세월 동안 한국 게임 산업과 함께 넷마블도 급성장하면서 임직원이 급격히 늘어난 탓에 이사가 잦았다. 2000년에 자본금 1억원, 8명의 직원으로 시작한 넷마블은 현재 4500여명(자회사 포함) 규모로 커졌다. 신사옥은 국내 ‘톱3’ 게임사로 자리잡은 넷마블의 위용을 상징하듯 인근에 견줄 만한 건물이 없을 정도로 홀로 우뚝 솟아 있었다. 41층 신사옥에 둥지 튼 넷마블 지난 9일 넷마블 신사옥 회의실에서 만난 권 대표는 “감개무량하다. 이번에 오면서는 더이상 이사를 안 해도 되겠구나 싶었다”면서 “계속 옮겨 다니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고 털어놨다. 그는 “현재 인원의 1.5배 정도 늘어나도 지금 사옥에 수용할 수 있다”면서 “경기 과천지식정보타운에 연구개발(R&D) 센터 부지를 임대받아 놔서 3~4년 뒤에는 거기까지 같이 쓰면 된다”고 덧붙였다. 여태까지 입주했던 건물에선 엘리베이터가 항상 붐볐던 것을 떠올리면서 “한이 있어서 이번에는 엘리베이터를 52대 설치했다. 여기 와서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줄 선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웃어 보였다.올해는 넷마블이 큰 변화를 겪는 시기다. 4년여에 걸쳐 건설한 사옥에 입주해 새 출발을 하는 동시에 넷마블의 역량을 집중한 기대작 ‘제2의 나라’가 2분기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제2의 나라’는 일본의 역할수행게임(RPG) ‘니노쿠니’를 모바일로 계승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작품이다. 권 대표는 “‘제2의 나라’에 정예요원을 투입했다”고 말할 정도로 큰 공을 들였다. 넷마블은 2016년 MMORPG인 ‘리니지2 레볼루션’으로 큰 성공을 거뒀는데 그 당시 핵심 개발자들이 ‘제2의 나라’에 합류했다. 신사옥으로 옮기고 처음 발표하는 게임인 ‘제2의 나라’가 성공을 거두면 이를 개발한 자회사인 ‘넷마블 네오’를 주식시장에 상장할 계획도 품고 있다. 2017년 5월에도 ‘리니지2 레볼루션’의 인기몰이를 앞세워 넷마블 본사가 성공적으로 상장했는데 4년이 흘러 게임 자회사 첫 상장을 앞두고 ‘제2의 나라’에 같은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제2의 나라’ 성공하면 넷마블 네오도 상장 권 대표는 “자회사를 상장하는 데 기준이 있다. 지속 성장이 가능하고, 단일 게임 의존도가 없어야 한다”면서 “‘제2의 나라’가 성공을 거두면 넷마블 네오가 이 같은 기준을 총족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 “이미 상장 준비를 하고 있다. 3분기쯤 상장 여부에 대한 윤곽이 잡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획 초반부터 개발과정에 직접 참여해 지속적으로 체크해 왔다.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인) 지브리보다 더 지브리스러운 그래픽이 나왔다. 일본의 유명 작곡가인 ‘히사이시 조’와도 공동으로 작업했다”며 ‘제2의 나라’ 흥행과 상장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하지만 넷마블 앞에 ‘꽃길’만 놓인 것은 아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서비스’ 중 하나인 게임 산업이 크게 성장했음에도 현재의 게임계는 축제를 벌이기에 불안 요소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게임계에 20여년간 몸담으며 이제는 업계에서 게임 용어로 ‘만렙’(최고 레벨) 반열에 오른 권 대표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여전하다는 점이다. 게임 산업은 이전부터 ‘청소년들의 공부시간을 빼앗는 유해한 콘텐츠’라는 인식 때문에 각종 규제에 시달려 왔는데 요즘에는 ‘확률형 아이템’ 논란까지 불붙은 상태다. 게임 내에서 돈을 주면 일정 확률에 따라 얻을 수 있는 재화를 ‘확률형 아이템’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사행성이 짙고, 확률에 따라 제대로 운영하는지도 의심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더불어 정보기술(IT) 업계가 급성장하면서 각 기업마다 쓸만한 개발자를 모으기 어렵다고 아우성인데 권 대표도 이에 대한 걱정이 깊었다. “게임업계 내실 갖춰야 할 때” “게임 산업이 발전했다는 자부심도 있지만 우려가 더 큽니다. 게임 업계에 부정적인 시각이 있어서 2000년대 후반부터 지금까지도 좋은 인재가 많이 들어오고 있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게임사들이 대놓고 연봉을 올리네 마네 이야기들을 많이 하다 보니 ‘코로나19로 어려운데 너네끼리 돈잔치하냐’고 비칠까 우려가 됩니다. 산업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좋은 인재가 들어오는 선순환이 이뤄져야 하는데 지금은 겉으로 보여 주는 부분만 자꾸 확대되고 있습니다. 내실을 더 갖춰야 할 때입니다.” 메이저 회사들 신입 공채에 꾸준히 투자해야 권 대표는 ‘쓸 만한 개발자가 정말 없냐’고 묻자 “많이 부족하다”고 특별히 힘을 주어 답했다. 그는 “2000년대에 비해서 개발자 전문 학원이 오히려 많이 줄어서 문제”라며 “학교에서 배워 온 친구들은 즉시 활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신입을 뽑아서 2년 정도 학습시켜야 어느 정도 실전 투입이 가능한 구조”라고 말했다. 또 “키우는 데 시간이 걸리지만 메이저 게임 회사들이 신입사원 공채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유료와 무료 섞인 아이템까지 확률 다 공개한다 확률형 아이템 문제와 관련해선 “최근 넷마블의 모든 게임에 대해 점검을 해 봤는데 전부 게임업계 자율규제 규정 이상으로 (유료 아이템) 확률을 공개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유료와 무료가 섞인 아이템인) 간접 상품은 확률을 100% 알리지는 않았는데 공개가 되면 관리가 복잡해질 뿐이지 회사가 불리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간접 아이템 상품에 대해서도 가급적 다 공개할 생각이 있다. 순차적으로 해서 올해 안에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아직도 도전은 흥분되고, 긴장돼” 게임계에서는 ‘만렙’의 경지에 올라 이젠 웬만한 일에는 큰 감흥이 없을 것 같지만 권 대표는 “성공도 하고 실패도 해 왔지만 아직도 새로운 게임을 내놓을 때면 흥분되고 긴장된다”고 말했다. 그는 “잘 맞는 업종인 것 같다”면서 “이렇게 될 수 있었던 게 다 게임 덕분이다. 인생이 게임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또 다른 도전을 이야기했다. 권 대표는 “올해는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가 트렌드다. 메타버스 게임 개발도 검토 중”이라면서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새 트렌드에 맞는 게임을 늘 고민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높고 좋은 건물로 이사 왔지만 게임을 좋아하고, 게임을 걱정하는 그의 마음은 20여년 전 작은 사무실에서 시작하던 그때와 같은 듯하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톈안먼 광장에 중지(中指) 세운 내 사진 자랑스러워” 아이웨이웨이

    “톈안먼 광장에 중지(中指) 세운 내 사진 자랑스러워” 아이웨이웨이

    중국의 반체제 예술가인 아이웨이웨이(艾未未)는 26년 전 베이징 톈안먼 광장을 향해 가운뎃손가락(중지)을 세운 사진을 몰래 촬영했을 때 도발적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최근에 와서 이 사진이 홍콩에서 고조되고 있는 검열 문제의 중심에 서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영국의 식민지였던 홍콩은 중국 공산당의 간섭이나 검열이 없는 중국에 관한 문화적 관문으로 명성이 높았지만, 중국 정부가 민주화 운동을 억제하려고 한 지난 1년 동안 그 명성은 심하게 떨어지고 말았다. 그런 가운데 연말 개관 예정인 M+뮤지엄이 홍콩 예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 ‘미술관 이상의 미술관’(more than museum)이라는 의미를 지닌 이 미술관은 스위스인 미술품 수집가 울리 지그의 대대적인 기증 작품을 중심으로 한 세계에서 가장 충실한 중국 현대미술 컬렉션이 되리라 기대되고 있다. 이 미술관의 온라인 카탈로그에 따르면, 아이웨이웨이의 작품만해도 249점이 소장. 사진기자 류샹청이 촬영한 1989년 톈안먼 사태 사진도 실려 있다. 하지만 홍콩의 법적, 정치적 분위기가 불안해진 가운데 이런 도발적인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이미 친정부 성향의 홍콩 정치인들은 지난해 시행된 홍콩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M+뮤지엄이 위반해 중국에 관한 증오를 확산하게 했다고 비난했다. 특히 표적이 되는 것이 아이웨이웨이의 ‘10.1 중지’라는 제목의 톈안먼 사진이다. 한 중국정부 관계자는 지난달 말 “오는 연말로 예정된 미술관 개관 시 아이웨이웨이의 사진이 전시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면서도 “M+뮤지엄이 홍콩보안법을 위반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조사하는 것은 환영한다”고 밝혔다.이에 대해 아이웨이웨이는 “이제 개관식에서 전시될 예정인 두 대형 설치 미술품을 포함해 내 작품 중 어떤 것이 전시될지 의문”이라면서 “홍콩의 더욱더 자유롭고 민주적인 사회가 사라지고 있다”고 한탄했다. 아이웨이웨이는 한때 중국 당국의 환대를 받았는데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주경기장으로 쓰인 ‘냐오차오’(鳥巢·새 둥지)의 설계에도 참여한 바 있다. 하지만 그는 특히 8만70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2008년 쓰촨성 대지진 당시 당국의 대처를 비판한 뒤부터 중국 정부의 분노를 샀고, 2011년에는 81일간 구속됐고 4년 뒤에는 독일로 떠났다. 현재 아이웨이웨이는 1995년 톈안먼 광장에서 촬영한 자신의 작품이 다시 중국 당국을 자극하고 있다는 사실을 반기고 있다. 그는 “자랑스럽다는 느낌을 부정할 수 없다”고 인정했다. 이 사진은 그의 ‘원근법 연구’(Study of Perspective) 시리즈 발단이 됐는데 그후 그는 미국의 백악관 등 100여 곳에서 자신의 가운뎃손가락을 세우고 사진을 찍었다.아이웨이웨이는 “톈안먼 광장에서 가운뎃손가락을 치켜든 제스처로 중국 당국이 지금도 격분하고 있다는 사실이야말로 중요한 것”이라면서 “한 개인의 작은 행동이 국가의 문제가 돼 권위주의의 근간을 실제로 흔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프랑스의 퐁피두센터와 영국의 테이트모던 등 서양 미술관이 중국 정부와 협력 관계에 있는 것을 비판했다. 그는 “많은 문화 기관이 중국으로 몰려가고 있지만 그들은 표현의자유라는 예술에서 가장 중요한 의미를 신경 쓰고 있나?”라고 되물었다. 이와 함께 “그들은 자신들이 기쁘게 해주려고 하는 중국 정부로부터 M+뮤지엄과 같은 전문 미술관이 엄두도 못내래 정도로 압박을 받고 있는 모습을 보고 침묵할 것인가”이라면서 “그들은 과연 가운뎃손가락을 세울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사진=아이웨이웨이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공무원들 투기장 만들려고 행정도시 건설했나”

    “공무원들 투기장 만들려고 행정도시 건설했나”

    “나라에서 고향을 빼앗더니 공무원들 부동산 투기장이 됐다. 너무나도 서글프다” 지난 6일 세종시 장군면 충렬사에서 열린 유형(1566~1615) 장군 제향식에서 만난 임만수(76·연기향교 전교)씨는 “참, 괘씸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옛 충남 연기군 때부터 지역 유림들이 지내온 이날 제향에서 임씨는 초헌관(初獻官·제사 때 첫번째로 술잔을 올리는 제관)으로 험한 말을 피하려고 애썼지만 끝내 “지들(공직자, 권력자 등)끼리 부동산 상승 효과는 다 챙기고 고향을 내준 원주민은 상처만 받고 있다”면서 “우리에게 보상은 새발의 피 만큼도 안주고…나쁜 ×들이다”고 가슴 속 말을 쏟아냈다. 임씨는 신도시 개발지 원주민 중 마지막으로 2013년 남면 진의리 고향을 떠났다. 그는 “이웃이 다 떠나고 딱 2집만 남았는데 섬뜩하더라”고 회고했다. 신도시 개발 보상금이 나온다니까 젊은이들은 기대감에 들 떴고, 나이 든 주민들은 “어떻게 고향을 떠나나”라며 실의에 빠졌다. 진의리 이장이던 임씨는 행정도시 반대 남면대책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고향을 살리려고 서울 광화문광장, 국회의사당, 청와대 등 안 간 데가 없다. 마침 서울에서 ‘수도이전 반대론’을 주장하는 사람이 많아 서로 연대하기도 했다”면서 “연기군 동면 용호리에서 공주시 장기면 제천리까지 모두 부안 임씨 세거지였다. 이곳이 송두리째 세종시로 편입되면서 일제강점기 때나 전쟁 때에도 지켜온 조상묘들을 죄다 파내서 이장을 해야할 판이 되니까 눈이 뒤집혔다”고 했다. 고향에서 농사를 지어온 임씨는 결국 조상묘를 공주 등으로 이장하고, 집은 연서면 신대리로 옮겨야 했다. 그는 3.3㎡당 21만 5000원의 보상을 받았지만 신도시 내 미수용 땅은 현재 1000만원 가까이 올랐다. 임씨는 “속이 상해서 고향을 떠난 뒤 한번도 안 갔다”고 했다. 원주민 110여명은 “고향 아니면 주변 땅이라도 내놓으라”며 지금까지 이주자 택지 제공을 거부 중이다. 이어 금강을 따라 공주시 쪽으로 차를 몰아 장군면 금암리로 들어서자 산 중턱에 ‘세종시 공공시설 복합단지’라는 대형 입간판이 나타났다. 병원 등 건립 부지로 최근 행정안전부와 세종시청 공무원이 공동 투기했다는 곳이다. 주변 부동산중개업소 주인은 “농림지역을 관리지역으로 풀면 땅값이 폭등한다. 풀었는지 (땅 전문가인) 나도 몰랐다”면서 “지들(공무원)끼리 입안하고 투기 잔치를 벌여 앉아서 몇억씩 번다”고 비난했다. 10여년 전 3.3㎡당 30만원 안팎이던 금암2리 전원주택지가 300만~350만원까지 올랐다. 그는 “마을에 10여 채 있던 집을 외지인이 다 사들여 원주민은 노인이 사는 두 채만 남았다”고 했다. 그는 또 이주 공무원에 제공하는 특별공급 얘기를 꺼내더니 “시민에게 아파트 분양은 ‘로또’다. 신도시 분양이 끝나가는데 특공 비율을 줄인다는 건 ‘뒷북’ 치는 것”이라고 했다. 11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세종특별본부에 따르면 세종특별자치시 465.23㎢ 중 72.9㎢가 신도시다. 중앙부처 이전지인 1단계 사업지역 722 세대 등 신도시 터에 살던 원주민 2300여 세대가 고향을 떠나 타지로 이전했다. 임씨는 “1억원 미만 보상을 받은 주민이 60%에 이르고, 5억원 넘게 받은 원주민은 3%에 불과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임씨와 같은 마을에 살던 최기현(75)씨는 2012년 고향을 떠나 공주로 이사했다. 최씨는 “집은 그나마 고향과 가까운 서세종IC 근처 공주시 월성동에 마련했지만, 논은 평(3.3㎡)당 22만원 받은 보상 가지고는 세종이나 공주에 살 수 없었다”면서 “당시 공주시 장기면(현 세종시) 논 값이 평당 70만~80만원 해 엄두도 못냈다. 좀 더 많은 농사를 지으려다보니 10만원도 안 되던 부여에 논 1만㎡를 샀다”고 했다. 최씨는 요즘 부여 논을 매일 1시간씩 넘게 오간다. 최씨는 “그 좋은 논을 다 빼앗기고 타향에 와서 이 게 뭐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불평했다. 진의리 주민들이 농사를 짓던 드넓은 장남평야는 지난해 10월 국내 도심 최대 규모의 국립 세종수목원이 만들어졌다. 최씨는 “툭하면 고향 땅이 ‘얼마 올랐다’고 하고, 거기 들어온 공무원이나 고위층이 투기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속이 터진다”면서 “타향살이의 서러움을 고향 이웃들과 만나 ‘어떻게 사느냐’면서 옛정을 나누고 향수를 달랬는데 코로나로 너무 오랫동안 못 만나 더 환장하겠다. 옛날 동네 이웃과 아주머니들이 많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보상금을 얼마 못 받은 원주민은 세종시 도담동 도램7단지 영구임대아파트 7,8단지로 들어갔다. 450여 가구다. 임완수(77)씨는 “일 가진 사람이 거의 없다. 몇 푼 안되는 보상금을 까먹거나 자식들이 도와줘 먹고산다”고 귀띔했다. 그는 “‘행복아파트’라고 부르는데 행복하다는 뜻이 아니고 행정(중심복합)도시라는 뜻이다. 여기 주민 대부분이 (이름처럼) 행복하지도 않다”며 “고향에 살 때는 어려웠어도 밥을 나눠먹고, 문 닫지않고 살아도 되고 그랬는데…(고향 잃은 게) 한스럽다”고 말끝을 흐렸다. 고향을 빼앗기고 더러는 부초(浮草)처럼 떠도는 신도시 원주민의 현재는 개발을 앞둔 또다른 세종시 원주민에게 두려운 미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이후 세종시 공무원 가족이 투기해 주목을 받은 스마트국가산업단지 예정지 주민이 대표적이다. 연서면 와촌리로 접어들자 언론에 자주 나온 똑같은 모양의 흰색 조립식 주택(일명 ‘벌집’) 여러 채가 눈에 들어왔다. 마을에서 만난 한 할머니는 “살기좋은 고향 떠나면 농사도 못 짓고, 어떻게 사나”라면서 “아들도 고향에 돌아와 소 키운다며 빚도 많이 졌는데…어디 가서 뭐 먹고 살고, 자식 셋을 어떻게 키우냐. 잠도 안온다”고 하소연했다. 할머니는 “저 벌집은 주말에만 주인이 아이들을 데리고와 놀다 간다”면서 “마을 주민들은 죽을 지경인데, 돈 있는 사람들만 배를 불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 30 마리를 키우는 마을 이장 오옥균(66)씨는 “나도 (어디 가서 살지) 대책이 없다”고 했다. 2023년 착공하는 스마트국가산단 조성으로 떠날 원주민은 와촌리와 일부 부동리 등 150 가구 200여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오씨는 “주변 땅값이 3.3㎡당 110만원이나 오른 상황에서 24만원 정도씩 보상한다는데 말이 되느냐. 국회의사당이 오니 뭐니 떠들어 땅값이 부르는 게 값이고, 주인이 내놓지 않아서 세종시 땅은 살 수도 없다” “다른 곳에는 혐오시설이란 이유로 소 축사도 새로 못 짓는다” “복숭아, 배 등 과수원 갖고 있는 주민은 또 어떻게 하느냐. 부여나 논산에 논을 샀던 신도시 원주민이 같은 값에 되팔려고 해도 (인기 없어) 안 팔린다고 하더라” “제일 큰 걱정은 타지에서 뭐 하고 사느냐다. 늙어서 경비도 쉽지않고…”라고 말을 쏟아냈다. 오씨는 “신도시 원주민들이 고향을 떠나 살아온 것을 보면 (우리도) 이주하기가 너무나 두렵다”고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와촌리 등 주민들은 지난달 30일 세종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왜 원주민들만 희생돼야 하느냐”고 산단 철회를 요구했다. 글·사진 세종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아파도 말 못하는 軍…병사 4명 중 1명 “진료 제때 못 받아”

    아파도 말 못하는 軍…병사 4명 중 1명 “진료 제때 못 받아”

    군 복무 중에 군 의료서비스를 경험한 병사 4명 중 1명은 진료 또는 검사를 제때 받지 못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1일 국가인권위원회의 ‘장병 건강권 보장을 위한 군 의료체계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군 의료서비스 이용 경험이 있는 병사 637명 중 158명(24.8%)이 진료 또는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었으나 제때 받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반면 군 간부 145명 중 진료 또는 검사를 제때 받지 못했다고 응답한 간부는 13명(9.0%)에 불과했다. 가톨릭대 산학협력단이 진행한 이번 실태조사는 군 복무 중 대대·연대급 부대 의무실, 사단급 이상 부대 의무대, 국군수도병원 등에서 진료·검사를 받은 경험이 있는 장병 78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병사들이 제때 진료를 받지 못한 요인을 살펴본 결과(복수응답) ‘증상이 가볍거나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것 같아서’(46.2%) 다음으로 ‘훈련·근무 때문에 의료기관에 갈 시간이 없거나 근무지를 비울 수 없어서’(44.9%), ‘부대 분위기상 아프다고 말하기 어려워서’(27.8%)가 주된 이유였다. 계급이 낮을수록 의료서비스 접근성은 떨어졌다. ‘부대에서 정한 단체 외래진료 날짜에 일정을 맞출 수 없다’는 응답 비율이 훈련병과 이병은 각각 40.0%, 42.9%였으나 일병은 28.9%, 상병은 20.7%, 병장 18.0%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병사들이 아플 때 원하는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한 경험(미충족 의료 경험) 비율은 일반 국민의 미충족 의료 경험률인 7.8∼10.8%보다 2∼3배 높다”면서 “업무 대체가 어려운 장병들도 의료서비스를 쉽게 이용하게 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해야 하고, 아플 때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부대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필립공의 피 한 방울, 러시아 마지막 차르 일가의 최후 규명에 도움

    필립공의 피 한 방울, 러시아 마지막 차르 일가의 최후 규명에 도움

    지난 9일(이하 현지시간) 세상을 떠난 영국 에딘버러 공작인 필립공의 DNA가 러시아 혁명 와중에 잔인하게 처형된 마지막 차르인 니콜라이 2세 일가의 최후를 규명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10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로마노프 왕조의 비극적인 최후는 많은 호사가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소재였는데 1991년 7월 시베리아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주인 없는 무덤들이 발견되면서 수면 위로 다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니콜라이 2세의 부인 차리나와 그녀의 자녀들, 수행원들의 무덤인 것으로 의심했다. 그런데 1918년 7월 17일 볼세비키 군에 의해 처형됐다고 알려진 인물은 모두 11명이었는데 이곳에 묻힌 유해는 아홉 구 뿐이어서 이상한 일이었다. 차르 니콜라이 2세와 황후인 차리나 알렉산드라, 황태자 알렉세이, 올가와 타티아나, 마리아, 아나스타샤 등 네 공주, 주치의, 간호사, 두 시종이었다. 나머지 두 구의 유해는 어디로 사라진 것인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었다. 사라진 두 구의 유해는 누구일지 규명해야 했다. 필립공은 1921년 6월 10일 그리스 고르푸 섬에서 태어났다. 그리스 왕자이자 덴마크 왕자였던 안드레아스와 바텐베르크 가문의 앨리스 공주를 부모로 태어났다. 그리스 왕위계승 서열 6위. 아버지 안드레아스 왕자는 그리스 게오르기오스 1세의 4남이었고, 게오르기오스 암살 후 필립공의 큰아버지인 콘스탄티노스가 왕위를 계승한 상태였다. 할머니는 러시아 혁명 때 처형된 차리나 알렉산드라의 맏언니 빅토리아 마운트배튼이었다. 할아버지는 덴마크 왕 크리스티안 9세다. 콘스탄티노스가 전권을 장악하자 필리포스(필립공의 그리스 이름) 가족은 망명해야 했다. 어머니 앨리스 왕자비는 자신의 어머니 헤센의 공녀 빅토리아의 외가인 영국 국왕 조지 5세에게 도움을 청했다. 빅토리아 여왕의 손자인 조지 5세는 빅토리아 여왕의 외손녀이자 자신의 고종사촌 여동생 알릭스의 시가인 니콜라이 2세 일가가 영국으로 망명 의사를 타진한 것을 의회 눈치를 보느라 미적거리다 그들을 죽게 만든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그리스에서 철수하는 영국 군함에 필립공 가족을 피신할 수 있게 했다. 생후 18개월의 필립 공은 상자에 들어간 채로 탈출했다.필립공은 1993년 5㎤의 혈액 샘플을 제공해 차리나와 네 공주의 미토콘트리아 DNA와 일치한다는 사실을 규명하는 데 도움을 줬다. 미토콘트리아 DNA는 모계 혈통으로 유전되는데 할머니 친척 가운데 필립공이 가장 가까운 생존 친척이었다. ‘포렌식 사이언스 서비스’를 이끌던 피터 길 박사가 혈액 샘플을 제공했으면 좋겠다고 하자 평소 소탈하고 격식 없는 발언으로 유명한 공은 러시아를 한 번쯤 가보고 싶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고 “러시아에 엄청 가보고 싶다. 그 개XX들이 우리 가족의 절반을 도륙했지만”이라고 답한 것으로 보도됐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과 결혼했을 때도 신랑 측 가족이 거의 없었던 그는 가족들의 사연을 무척 알고 싶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사라진 두 구의 주인이 알렉세이 황태자와 아나스타샤 공주임을 밝혀내는 데도 그의 혈액 샘플은 큰 도움이 됐다. 소련 붕괴 후 공개된 볼세비키 군인들의 기록에 두 사람의 주검은 곧바로 화장해 유골로 흩뿌렸다는 것과도 일치했다. 1998년 러시아 정교회는 로마노프 왕실 가족의 최후에 관한 과학적 증거를 인정하지 않았지만 이들의 장례식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베드로와 바오로 성당에서 성대하게 치렀고, 보리스 옐친 대통령 등이 추모했다. 그리고 20년 뒤인 2018년 영국 과학미술관은 처형 100주기를 맞아 이런 내용을 소개하는 전시회 ‘마지막 차르-피와 혁명’를 열었다. 그 전까지 과학자들끼리만 알고 있던 내용을 처음으로 일반 대중에 상세하게 소개했는데 처형 당시 주치의의 틀니, 황후 차리나의 다이아몬드 귀걸이 한쪽, 총탄 구멍이 난 인형, 왕가 자녀들의 영국인 가정교사 사진 앨범, 왕가의 개인 일기들, 차르가 황후에게 선물한 ‘파브레제의 달걀’ 보석 등이 함께 전시됐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기사 작성에 도움이 된 블로그 글 https://blog.naver.com/ayasofya/130002066556
  • 200만원 경매 나온 그림이 카라바조의 작품? 맞다면 1995억원

    200만원 경매 나온 그림이 카라바조의 작품? 맞다면 1995억원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진행된 미술품 경매를 앞두고 한 작품이 경매 목록에서 삭제됐다. 경매사가 최초 경매가 1500 유로(약 200만원)를 책정한 이 작품이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의 위대한 화가 미켈란젤로 카라바조(1571?~1610년)의 오래 전 사라진 작품일지 모른다는 주장이 제기돼서다. 만약 그의 작품이 맞다면 이 작품의 가치는 1억 5000만 유로(약 1995억원)로 껑충 뛰어오른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이 다시 작품을 조사하고 있으며 스페인 정부는 경매가 시작되기 몇 시간 전에 서둘러 이 작품의 경매를 막는 한편 다른 나라로 유출하는 일이 없도록 했다고 영국 BBC가 8일(현지시간) 전했다. 일단 안소레나 경매소 카탈로그에는 스페인 화가 호세 드 리베라의 작품으로 소개됐는데 십자가에 못 박히기 전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담고 있다. 그림 제목은 ‘대관’. 경매소 대변인도 해외 유출 금지 조치가 취해진 사실을 확인했다. 호세 마누엘 로드리게스 우리베스 스페인 문화장관은 “그 그림은 가치있다. 우리는 카라바조의 진품이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 관계자는 문화부와의 긴급 회의에서 “충분한 기록과 화풍의 증거가 있어 이 그림이 어쩌면 카라바조의 진품일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문화부의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카라바조는 열정적인 성격을 빼닮아 대단히 힘있는 화풍을 갖고 있었는데 일부 전문가들은 캔버스에 거침없이 붓을 휘두른 것을 보면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했다. 예술사 전문가인 마리아 크리스티나 테르자기는 이탈리아 일간 라 리퍼블리카에 “그가 맞다”면서 카라바조의 다른 작품 ‘세례 요한의 머리를 받는 살로메’의 살로메 망토의 붉은 색감과 이 그림의 예수 망토 색감이 거의 일치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스페인 문화부 소식통은 “지금 심층적인 기술적, 과학적 연구와 함께 예술사계에서 카라바조의 작품이 맞는지를 놓고 논쟁이 벌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AFP 통신에 밝혔다. 카라바조의 화풍은 어두움과 밝음을 극명하게 대조해 쓰는 치아로스쿠로 기법에다 다른 색은 아주 적게 쓰며 붉은색과 노란색을 섞어 써 투명하게 보이게 한다. 예술사가들은 포렌식 기법, 연대 측정, 같은 시대의 기술적 수준과 화풍, 화가와 문하생들의 기법 등을 통해 진품이 맞는지 검증한다. 그의 작품이 뜻밖의 장소에서 튀어나온 것이 처음도 아니다. 2014년에도 대표작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자르는 유디트’의 다른 판본이 프랑스 툴루즈의 주택 다락방에 있던 낡은 매트레스에서 발견돼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 작품의 가치는 1억 7000만 달러(지금 환율로 약 1894억원)로 평가됐는데 경매에 부쳐지기 이틀 전에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해외 수집가가 사들였다. 38세란 이른 나이에 세상을 등진 카라바조는 격정적이며 혼란스러운 삶을 살았다. 사람들과 곧잘 싸움을 걸었고 한 남성을 살해하기도 했다. 감옥도 들락거렸다. 재판을 피해 이탈리아 남부로 도피했다가 사면을 청하기 위해 로마로 가는 길에 숨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비트코인 하루 만에 출렁… ‘김치 프리미엄’ 조정받나

    비트코인 하루 만에 출렁… ‘김치 프리미엄’ 조정받나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던 비트코인이 또 한번 크게 출렁였다. 투자자들이 ‘김치 프리미엄´(국내 가상자산 가격이 해외보다 높게 형성되는 현상)을 활용해 차익 실현에 나선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8일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20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이 7160만원을 기록해 24시간 전보다 8.12% 떨어졌다. 그 여파로 미국 거래소의 비트코인 가격도 같은 시간 3.61% 급락한 5만 6316달러(약 6298만원)를 기록했다. 미국의 암호화폐 정보업체 코인데스크는 김치 프리미엄 확대에 따른 거품 우려로 국내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이 급락하자 해외에서도 함께 타격을 받은 것으로 해석했다. 지난달 31일을 기점으로 최고가 행진을 이어 가던 비트코인 가격은 업비트 기준 전날 오전 11시 역대 최고가인 7942만원까지 올랐다가 10시간 뒤인 오후 9시엔 6850만원까지 급락했다. 다만 저가 매수세가 몰리면서 다시 7000만원대를 회복했다. 대형 투자자들이 ‘김치 프리미엄’을 활용해 차익을 실현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김치 프리미엄이 치솟다 보니 격차를 좁히는 과정에서 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치 프리미엄은 기본적으로 암호화폐 시장에 투자자들이 많이 뛰어들면서 발생한다. 수요가 늘수록 가격이 높아지는 까닭이다. 최근 주식시장 투자자들이 암호화폐 시장으로 몰리면서 김치 프리미엄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지난달만 해도 5~6%였던 김치 프리미엄은 지난 7일 20%를 넘어섰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오세훈 당선에 속으로 웃고 있는 건설사들

    오세훈 당선에 속으로 웃고 있는 건설사들

    ‘한강 르네상스’를 표방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직무를 시작한 8일 오전 건설주들이 오르면서 기대감을 보였다. 이날 오후 2시30분 현재 GS건설은 전일보다 6.45% 상승한 4만 5400원을 기록 중이다. 현대건설은 3,67%, 대우건설 7.55%, 대림건설 3.07% 상승하는 등 초강세를 보였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날 “건설주가 오르는 것을 보면 오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분명히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선거 기간인 지난달 24일 “취임 일주일 안에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압구정·여의도·목동·상계동·자양동 등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풀겠다”며 “강남 은마아파트, 송파 잠실주공5단지 같은 경우는 재정비계획을 세우는 데 한 달 내에 가닥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의 공약대로라면 서울에서 재건축 사업을 가로막은 근거로 활용됐던 여러 규제가 풀릴 전망이다. 용적률 완화·조직 개편 등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이 장악한 서울시의회라는 장벽을 넘어야 하지만 주택 공급 취지를 고려할 땐 반대할 명분이 적다는 분석이 나온다.특히 오 시장은 후보시절 모두 36만가구의 신규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민간토지 임차형 공공주택인 ‘상생주택’ 7만가구 ▲소규모 필지를 소유한 이웃끼리 공동개발하면 인센티브를 주는 ‘모아주택’으로 3만가구 ▲기존 서울시 공급계획으로 7만 5000가구 ▲재개발·재건축 규제 및 용적률·층수 규제 완화를 통한 민간 공급으로 18만 5000가구다. 서울시가 강남구 압구정동, 여의도 등 재건축 단지 역시 사업 추진이 가시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서울의 아파트를 일괄적으로 35층 밑으로 짓게 하는 35층 규제가 풀릴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서울시 높이관리 기준 및 경관관리 방안에 따르면 서울 내에서 공급하는 아파트(주상복합 제외)는 용도지역·입지 등을 고려해도 최고층이 35층으로 제한된다. 서울시는 이를 근거로 강남구 은마아파트와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에 제동을 걸어왔다. 여권에서도 이를 풀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민주당이 지배하는 서울시의회도 반대할 명분이 약하다.오 시장이 2009년 한강 르네상스 계획에 따라 성수전략정비구역은 50층짜리 초고층 아파트가 등장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기부채납 비율은 25%로 늘리는 대신 아파트를 50층으로 높이로 지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그러나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집값이 오르면 인근에 도미노 집값 상승요인으로 작용하면서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수도 있다. 용적률 완화·2종 일반주거지역 7층 제한 등의 시 조례도 서울시의회를 넘어야 한다. 그러나 시의원들 역시 해당 지역 주민들로부터 해제 압박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부동산은 심리적인 것도 많이 작용한다. 실질적인 사업이 실행되지 않더라도 방향성을 가지고 움직임이 있는 것만으로도 시장은 반응을 할 수 있다”며 “이번 보궐 선거 결과가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평가인만큼 중앙정부 차원의 부동산 정책 선회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비트코인 국내외 가격차이 ‘김치 프리미엄’ 확대 이유는

    비트코인 국내외 가격차이 ‘김치 프리미엄’ 확대 이유는

    해외에서 대표적 암호화폐(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이 횡보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국내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7900만원을 돌파하며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김프·국내와 해외 거래소의 가격차)도 계속 벌어지고 있다. 지난주 500여만 원에 불과했던 김치 프리미엄은 이번 주 초 1200만원까지 확대된 뒤 7일에는 1500만원까지 커졌다. 7일 오후 현재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기준 비트코인 거래가격은 7942만이다. 이에 비해 같은 시각 글로벌 거래소 바이낸스의 비트코인 가격은 5만7740달러(약 6441만원)를 기록하고 있다. 김치 프리미엄이 1501만원에 이른다. 김프 조사 사이트인 ‘scolkg.com’에 따르면 7일 현재 김프는 22.14%다. 지난 3월까지만 해도 5~6%대였던 것이 이달 들어 10%를 넘기더니 결국 20%까지 돌파한 것이다. 김프는 2016년 처음 등장해 특히 2017년 말에서 2018년 초 비트코인 급상승장에서 김프는 55% 가까이 확대되기도 했다. 비트코인 해외서는 6천만원대, 국내는 8천만원 육박 최근 김프가 급속도로 높아진 것은 한국 주식시장이 횡보세를 거듭하면서 새로운 투자처를 물색하는 개인들이 암호화폐 시장에 대거 뛰어들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암호화폐 시장에서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의 급속 확대에 대해 미국의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 상장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코인베이스는 오는 14일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한국의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한국최고의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도 코인베이스의 뒤를 이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올 들어 한화투자증권의 주가는 210% 이상 상승해 시총이 10억 달러(1조1185억원)를 넘어섰다. 한투증권의 주가가 이토록 급등한 것은 한투증권이 두나무의 지분 6.15%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투증권뿐만 아니라 두나무의 주식을 갖고 있는 주요 주주들도 모두 주가가 급등했다. 우리기술투자는 140%, 카카오는 38% 상승했다. 지난달 30일 한국의 한 경제지는 두나무가 미국의 코인베이스처럼 나스닥 상장을 시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후 한투증권의 주가는 2배 이상 뛰었다. 코인베이스의 나스닥 상장을 계기로 한국의 두나무도 나스닥 상장이 가능해질 것이란 기대로 최근 한국에서 암호화폐 열풍이 불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비트코인 가격은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미국 등에서 비트코인은 5만 7000달러 선에서 횡보를 거듭하고 있다. 정부 보조금 비트코인 시장에 투자되는 것으로 분석돼 코로나19로 영업을 제대로 할 수 없었던 자영업자들이 정부의 보조금이 지급되자 이를 종잣돈 삼아 암호화폐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비트코인 값이 뛰면서 투자만 하면 돈이 벌린다는 ‘돈복사’란 말까지 생겨났다. 코인베이스의 나스닥 직상장은 전통적 기업공개(IPO)와 달리 사전에 주식을 팔지 않기 때문에 해당 주식의 공모가는 없다. 기존 주식의 가격은 상장 당일 나스닥 거래소에서 주문에 따라 정해진다. 다만 직상장의 경우 일종의 공모가인 준거가격이 상장 전날 밤에 공개된다.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올 1분기에 기록적인 순익을 달성했다고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가 보도했다. 코인베이스는 이날 세계 암호화폐 시장의 11.3%를 점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인베이스가 올 1분기에 벌어들인 순익은 지난해 1년 동안 올린 순익의 2.5배 수준이다. 1분기 추정 실적으로는 1분기에 순익 8억달러(약 8900억원), 매출 18억 달러(2조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년 동안 코인베이스가 올린 순익은 3억2200만 달러에 불과하고 매출은 13억 달러였다. 올 1분기 순익이 지난해 전체 순익보다 약 2.5배 가량 많은 것이다. 이는 비트코인 시세가 한때 6만 달러를 돌파하는 등 암호화폐 시장이 달아오르면서 투자자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올 들어 비트코인이 100% 정도 급등한 것을 비롯, 시총 2위인 이더리움도 급등하고 있다. 이더리움의 상승률은 비트코인보다 더 높다. 올 들어 비트코인이 2배 오르는 동안 이더리움은 3배 올랐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나우뉴스] 하루 14시간 무덤파도 끝이 없다…브라질 코로나 현재 상황

    [나우뉴스] 하루 14시간 무덤파도 끝이 없다…브라질 코로나 현재 상황

    브라질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시신을 매장하는 작업에 동원된 사람들의 피로도도 연일 높아지고 있다. ABC뉴스의 5일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최대 도시 상파울루에서 시신 매장을 위해 땅을 파는 인부들은 쏟아지는 시신을 처리하기 위해 매일 아침 7시부터 밤 9시까지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한 인부는 인터뷰에서 “조금 전에도 28세 남성과 25세 여성의 시신을 매장하는 작업을 했다”면서 “(무덤을 아무리 파도) 사망자가 느는 속도를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현지의 전염병 전문가인 로사나 리츠만 박사는 “최근 코로나19 사망자들의 원인이 브라질발 변이 바이러스인지는 알 수 없지만, 1년 전과 비교해서 사망하는 사람들의 연령이 낮아진 것만은 확실하다”고 밝혔다. 시신이 늘어나자 묫자리가 부족해진 상파울루에서는 옛 무덤을 파내는 작업도 이어지고 있다. 묘지가 포화상태에 이르자 옛 무덤을 파내 오래된 유해를 꺼내고 이곳에 시신을 매장해야 할 정도다. 장례를 담당하는 상파울루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하루동안 해당 도시에서 매장된 시신은 419구에 달했다. 상파울루시 관계자는 “시신 매장 수요가 이런 속도로 계속된다면 더 많은 비상조치가 필요할 것”이라면서 “브라질의 코로나 상황이 악화하면서 시신 처리가 브라질의 새로운 위급상황으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시신 처리와 더불어 브라질의 의료시스템도 붕괴 직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부분의 응급실은 이미 수용 한계를 넘어섰고, 필수 약품과 산소 공급도 중단 직전에 이르렀다.전염병 전문가들은 현재 브라질의 상황이 전 세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ABC뉴스에 따르면 주변국 중 한 곳인 칠레는 칠레 정부는 이달 말까지 국경을 닫고 외국인은 물론 자국민의 입출국도 막기로 했다, 아르헨티나는 브라질을 오가는 항공편과 육로를 제한하는 등 국경을 걸어 잠그는 등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브라질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약 1275만명, 사망자는 32만 명 수준으로, 전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많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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