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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년부터 보험료 2~4% 내리고 해약환급금 늘어난다

    내년부터 보험료 2~4% 내리고 해약환급금 늘어난다

    보장성 중 저축 성격 보험료 사업비 축소 해약 수수료도 현행 70% 수준으로 낮춰 계약 첫해에 주는 설계사 수수료 제한 분할지급 방식 도입해 ‘고아 계약’ 방지 보험업계 “금융당국 과도한 가격 개입”금융 당국이 불합리한 보험 사업비와 모집수수료를 ‘대수술’한다. 보험사가 계약 체결과 관리에 대한 비용 명목으로 떼는 사업비를 축소하도록 해 내년부터 보험료 2~4% 인하를 유도한다. 보험을 중도에 해지할 때 고객이 돌려받는 해약환급금도 늘어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일 ‘보험상품 사업비 및 수수료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불합리한 수수료 체계를 개편해 보험산업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보험료 인하를 유도한다는 취지다. 우선 보장성 보험의 보험료 중 저축 성격 보험료에 대해서는 사업비를 축소한다. 보통 보장성 보험이 저축성 보험보다 사업비가 더 높다. 하지만 보장성 보험도 중도 해지 또는 만기 때 환급금 지급이 가능하고, 이를 위한 적립 보험료는 저축 성격이라 저축성 보험 수준으로 낮은 사업비를 적용해야 한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저축 성격 보험료 부분의 해약공제액(계약 해지 때 받을 수 있는 수수료)을 현행의 70%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보험료는 2~3% 인하되고 환급률은 5~15% 포인트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 같은 방법으로 치매보험 등 고령자 보장상품의 사업비도 줄여 보험료를 3% 인하하고 갱신형·재가입형 보험도 보험료를 3% 낮추기로 했다. 사업비가 과다한 보험에 대한 공시도 강화한다. 해약공제액 한도를 초과하는 사업비를 적용한 상품은 해당 사업비를 공시하도록 해 사업비가 해약공제액을 넘지 않도록 유도하면서 보험료를 2~4% 내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보험설계사에게 지급하는 모집수수료도 개선한다. 보험사들이 매출 확대를 위해 설계사에게 과도한 수수료를 주는 관행을 막기 위해서다. 보험 가입 첫해에 지급하는 모집수수료는 1년간 내는 보험료보다 적도록 제한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설계사가 월 보험료 10만원인 암보험을 팔았다면 계약 첫해에 받는 모집수수료는 120만원을 넘지 못한다. 첫해 수수료를 몰아주는 선지급 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분할지급 방식도 도입한다. 설계사가 수수료를 몰아서 받으면 이른바 ‘먹튀’나 ‘고아 계약’(설계사 퇴사로 사후 관리가 안 되는 계약)이 늘어나는 문제점이 있다. 이번 방안은 소비자가 내는 보험료를 낮추는 효과가 있지만 보험업계에서는 과도한 가격 개입이라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 당국이 보험료 2~4% 인하 효과를 예상한다는 건 그만큼 보험료를 낮추라는 가이드라인을 보험사에 준 것”이라면서 “첫해 수수료는 제한했지만 2년차부터는 모집수수료를 올릴 수 있어 풍선효과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보험연구원은 이날 발간한 2019년 수입보험료 수정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보험업계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0.7% 줄어들면서 3년 연속 역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사설] 공무원 적극행정 면책, 제도보다 의지가 먼저다

    정부가 공직사회의 복지부동 풍토를 깨기 위해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 ‘적극행정지원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공무원들이 적극적으로 정책을 발굴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결과에는 면책해 주고 인센티브는 크게 강화하기로 했다. 한마디로 소신 있게 일하는 공무원은 어떤 경우에도 문책되거나 책임을 덤터기 쓰는 일이 없게 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인 것이다. 정부가 어제 이런 골자의 ‘적극행정 종합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것은 고육지책의 측면이 크다. 공직사회의 무사안일 풍조가 새삼스러운 얘기는 아니지만 현 정부 들어 전례 없이 심각해진 게 사실이다. 이전 정권의 주요 정책들이 적폐로 청산되면서 일선의 실무 공무원들이 징계를 받은 사례들이 많았던 탓이다. “정책 회의를 하면 무조건 녹음 버튼을 눌러 놓고 본다”는 말이 공무원들 사이에 공공연하게 나돈다. 정권이 바뀌거나 정책의 국면이 달라지면 어떤 불이익을 당할지 모르니 상급자의 지시 내용을 녹취해 두는 보신주의가 기승을 부리는 것이다. “아무리 잘해도 아무것도 안 하느니만 못하다”라는 공직사회의 농담은 더이상 웃어넘길 단계가 아니다. 실제로 청와대가 주도하거나 대통령 공약에 따라 전개되는 것들 말고는 이렇다 할 새로운 정책을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분위기를 개선하기 위해 연초부터 감사 면책제도를 도입하는 등 범정부 차원의 노력을 하고는 있으나 면책의 범위가 모호해 실효가 없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번 대책은 그런 우려를 불식하는 안전장치로 제 역할을 해야 한다. 9~15명 규모로 구성되는 적극행정지원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면 인허가 등 책임 소재가 애매한 사안들이 신속하게 처리되는 등 말 그대로 적극행정을 체감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울산시 등 일부 발빠른 지자체들이 적극행정의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니 다행스럽다. 문제는 이 제도의 근본 취지를 살리려는 공무원들의 지속적인 의지와 진정성 있는 자세다. 적극행정 면책 제도 자체는 이명박 정부 때 이미 도입됐지만 공직사회 개혁은 일회성 선언으로만 그쳤다. 사사건건 징계 면책 여부를 위원회의 판단에 맡기는 ‘소심행정’이 되레 만연할 수도 있다는 걱정이 벌써 들린다. 그러니 결국 공직사회 개혁의 성패는 제도가 아니라 공무원들의 인식 변화에 달린 것이다. 청와대와 여당의 자세도 달라져야 한다. 장관들부터 청와대 눈치 보기에 급급한 현실이 개선되지 않고서는 적극행정이 또 한바탕 공허한 말잔치로 끝날 공산이 크다.
  • 뮬러, 첫 의회 증언… 불씨 살아나는 ‘트럼프 탄핵론’

    뮬러, 첫 의회 증언… 불씨 살아나는 ‘트럼프 탄핵론’

    러 스캔들 수사 ‘스모킹건’ 나올지 주목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캠프와 러시아 측의 공모 의혹을 수사한 로버트 뮬러 전 특별검사가 24일 첫 의회 증언에 나서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론에 불을 지필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이 나올지 관심이 집중됐다. CNN 등에 따르면 뮬러 전 특검은 이날 오전부터 하원 법사위원회와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연달아 출석해 자신의 수사 결과와 관련해 증언했다. 지난 4월 22일 수사를 마무리하고 448쪽 분량의 보고서를 법무부에 제출한 이후 뮬러 전 특검이 공개 발언에 나선 것은 5월 기자회견 이후 두 번째다. 당시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와의 공모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면죄부’를 줬지만 사법 방해 혐의에 대해선 유무죄 판단을 내리지 않아 정치 공방의 불씨를 남겼다.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 소속 법사위원들은 23일 모의 청문회를 여는 등 뮬러 전 특검의 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 방해 의혹을 파헤치는 데 주력했다. 이날 증언이 TV로 생중계되는 만큼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관심을 대중에게 환기해 재선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을 다시 궁지에 몰겠다는 의도가 깔렸다. 앞서 법무부는 뮬러 전 특검에게 서한을 보내 “어떠한 증언도 공개 보고서의 경계선 안에 머물러야 할 것”이라며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 제럴드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은 법무부의 서한은 ‘월권’이라며 뮬러 전 특검이 이를 따라서는 안 된다고 신경전을 벌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납세기록이 공개되는 것을 막기 위해 미 하원 세입위원회와 뉴욕주 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뱅크사인’ 쓸쓸한 첫돌… 생체·간편 인증에 찬밥

    ‘뱅크사인’ 쓸쓸한 첫돌… 생체·간편 인증에 찬밥

    평소 공인인증서 사용을 불편해하던 직장인 전모(33)씨는 새로운 은행 공동인증서가 있다는 소식에 ‘뱅크사인’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받았다가 실망했다. 발급 과정에서 본인 인증이 공인인증서와 마찬가지로 불편했고, 모바일뱅킹 로그인 때 오히려 앱 하나를 더 거쳐 들어가야 했기 때문이다. 전씨는 “블록체인 기술로 개인정보 유출이 힘들다는 점 외에는 이걸 왜 써야 하냐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지적했다.●유효기간 3년 타행인증서 필요없어 은행권 공동인증서인 뱅크사인이 출시 1년을 앞두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발급받는 과정이 기존 공인인증서만큼 복잡해 굳이 ‘갈아탈’ 이유가 없다는 평가다. 은행연합회는 더 편리한 방법을 고민하겠다고 하지만, 이를 위해선 금융 당국의 규제 완화와 법 개정이 필요해 개선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핀테크(금융+기술) 발달로 모바일 금융 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금융 당국은 4년 동안 비대면 실명확인 규제를 그대로 두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편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뱅크사인은 지난해 8월 은행연합회가 야심 차게 내놓은 블록체인 기반의 은행권 공동인증 서비스다. 대형 은행들이 수십억원을 들여 개발한 만큼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당시 은행연합회는 “기존의 인증 기술과 스마트폰의 첨단 기술을 융합한 새로운 인증 서비스로, 고객들은 보다 안전하고 편리하게 전자금융 거래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고 홍보했다. 농협, 신한, 우리, SC제일, KEB하나, IBK기업, KB국민, 수협, 대구, 부산, 광주, 제주, 전북, 경남, 산업은행, 케이뱅크 등 16개 은행에서 이용 가능하다. 하지만 출시 1년이 다가온 지금 뱅크사인의 실적은 초라하다. 23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뱅크사인 누적 가입자 수는 23만 3336명에 그쳤다. 지난해 8월 말 출시 당시 1만 2000여명의 가입자를 모은 뒤 지난해 12월 10만명, 지난 4월 20만명을 돌파했지만 모바일뱅킹을 이용하는 전체 고객 수를 고려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뱅크사인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안전성이다. 블록체인 기술의 특성인 분산 저장으로 인증서의 위조나 변조를 막는다. 이런 특징 때문에 유효기간이 1년인 공인인증서보다 더 오랜 기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뱅크사인의 유효기간은 3년으로, 매년 인증서를 갱신해야 하는 불편함을 줄였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무단 복제 위험이 없어 이론상 유효기간 없이 평생 쓸 수도 있지만, 스마트폰 교체 주기를 고려해 유효기간을 3년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여러 개의 은행을 이용할 때 복잡한 타행 인증서 등록 과정이 필요 없다는 점도 편리하다. 이용 수수료도 무료다.●발급과정 불편… 공인인증서와 기능 비슷 하지만 발급 과정이 여전히 복잡해 소비자들이 외면하고 있다. 안전성은 높지만 편의성에 신경을 덜 쓴 탓이다. 뱅크사인을 발급하려면 우선 본인이 쓰는 은행의 모바일뱅킹 앱으로 신청해야 한다. 그리고 뱅크사인 앱을 설치한 뒤 약관과 개인정보 처리에 동의하고 휴대전화 본인 확인, 계좌번호와 비밀번호 확인, 보안매체(OTP 또는 보안카드) 확인을 거쳐 6자리 비밀번호를 설정하면 발급이 완료된다. 6자리의 비밀번호를 기본 인증 방식으로 삼은 점은 10자리 이상의 비밀번호를 요구하는 공인인증서보다 편리하지만, 현재 대다수 은행 모바일뱅킹 앱에서 지문, 홍채 인식 등 간편 인증 방식을 서비스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교되는 대목이다. 또 증권사를 포함해 다른 금융사 앱에서는 이용이 불가능하고 은행권에만 적용된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이처럼 뱅크사인이 활성화되지 못한 가운데 시중은행들은 자체 인증 서비스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최근 자체적으로 개발한 사설 인증서인 ‘KB 모바일 인증서’를 도입했다. 자체 인증서를 한 번 발급하고 나면 유효기간 없이 계속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패턴과 지문뿐 아니라 아이폰 이용 고객의 경우 페이스 아이디로도 간편하게 로그인할 수 있다. 국민은행은 자체 인증서를 KB금융지주 내 계열사로 확대할 계획이다. IBK기업은행도 지난 5월 모바일뱅킹 앱 ‘아이원뱅크’를 개편하면서 자체 인증을 도입했다. 6자리 비밀번호만으로 이체와 예적금 가입 등이 가능하다. 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 출범 이후 다른 시중은행들도 진화된 간편 인증 방식을 개발하는 터라 뱅크사인이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뱅크사인 발급 절차가 기존 공인인증서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는 데다 모바일 대출 신청 땐 결국 공인인증서를 써야 해 100% 대체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면서 “기존 인증서와 차별화된 장점이 필요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뱅크사인이 더 편리해지려면 규제 완화가 필수적이다. 금융위원회는 2015년 12월 금융실명법과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른 실명 확인을 ‘복수의 비대면 방식’으로 허용하는 유권해석을 내놨다. 당시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서비스 시연회에 참석해 직접 계좌개설을 신청하고 국내 1호 비대면 실명확인 통장을 발급받기도 했다. 당시 금융위가 정한 비대면 실명확인 가이드라인은 ▲신분증 사본 제출 ▲영상 통화 ▲접근매체(OTP 등) 전달 때 확인 ▲기존 계좌 활용 ▲생체인증 등 이에 준하는 방식 중 2가지를 의무적으로 확인하고 ▲휴대전화 인증 등 타기관 확인 결과 활용 ▲다수의 개인정보 검증을 포함해 한 가지 더 추가 확인을 권고하는 ‘2+1’ 방식이다. 4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모든 금융사들은 이러한 비대면 실명 확인 가이드라인을 지키고 있다. 인증서 발급 관련해서도 대체로 가이드라인에 준하는 방식을 쓴다. 많은 고객들이 편리하다고 생각하는 카카오뱅크도 자체 인증서를 발급받을 땐 신분증 사진을 찍고 기존 계좌로 본인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블록체인 기술 금융시스템 상용화 의의 뱅크사인도 마찬가지로 가이드라인을 따라 본인 확인을 진행한다. ‘공인인증서와 다를 바 없다’, ‘발급 과정이 여전히 불편하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2015년에는 금융실명제 도입 이후 22년 만에 대면이 아닌 비대면으로 실명 확인을 허용하는 ‘금융 개혁’이었지만, 핀테크가 발달하고 모바일뱅킹이 일상화된 현재 소비자의 눈높이에는 미치지 못하는 불편한 방식이 돼 버린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이 개선되지 않으면 어떤 사설 인증서가 나오더라도 공인인증서보다 크게 간편해졌다고 말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계좌 개설 땐 신분증 촬영 등 본인 확인이 중요하지만, 이미 실명 확인을 한 계좌로 로그인해서 인증서를 발급받을 땐 규제를 풀어줘도 되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비대면 실명 확인 방식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실명인증 방법 수를 줄이거나, 앞으로 새로운 인증 방식이 나올 것에 대비해 유연하게 제도를 만드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면서 “다만 전자금융거래법이 개정돼야 가능한 부분이라 정확한 적용 시기를 단정짓기 힘들다”고 말했다. 가이드라인이 개선되면 은행권에서 힘을 모아 만든 뱅크사인이 소비자로부터 더 많은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은행권에서는 비록 가입 수는 아쉽지만 블록체인을 금융 시스템에 적용해 상용화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도 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국세청 홈택스, 정부 전자민원포털 민원24를 비롯한 공공기관 서비스에 뱅크사인을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이용자 확대 방법도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뱅크사인을 공공기관에 적용하는 것 또한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인류의 달 도착 50년… 달 소유권은 어떻게 되나

    인류의 달 도착 50년… 달 소유권은 어떻게 되나

    달 표면 지적도 팔던 호프...과연 봉이 김선달일까달 희귀자원 채굴 가능성...‘선점자 우위’ 적용되나1967년 합의된 OST...우주, 어떤 국가도 못 가져OST, 강제성 없어....인간의 우주 탐욕 감당 못해지구촌 물들인 ‘핏빛’ 제국주의, 달에도 적용되나1980년대로 돌아가면, 전직 복화술자이자 자동차 외판원인 데니스 호프는 이혼 소송 중이며, 실직 상태로 입에 겨우 풀칠하고 있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그는 돈을 벌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를 고민하면서 운전하다 차창을 통해 달을 보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저곳에 상당한 부동산이 있군.” 달 표면의 땅을 파는 것은 봉이 김선달의 대동강물 팔기와 같은 것일까. 인간이 달에 갔다가 되돌아오는 시대가 되면서 지구에는 극히 희귀한 광물을 달에서 채굴하고, 지구로 가져오는 것이 상상이 아니라 임박한 현실이 되는 시대로 가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아르테미스 계획으로 2024년까지 남녀 우주인 두명을 달 남극에 두는 새로운 영역에 들어간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아르테미스 계획은 달에 인류의 지속적인 존재 가능성과 함께 화성에 인간을 보내는 우주 여행의 첫 걸음으로 여겨진다고 포브스가 평했다. 인도는 22일(현지시간) 자국 첫 달 탐사선 찬드라얀 2호를 발사했다. 달 남극을 탐사하는 것이지만 헬륨3의 매장과 채굴, 지구로의 운반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헬륨3은 t당 50억달러에 이르는 초고가 희귀 광물이다.달을 본 호프는 대학 도서관을 찾아가 검색한 끝에 1967년 ‘외기권 조약(OST)’을 찾아냈다. 그 조약은 미국을 포함한 십여개국이 서명한 것으로, 지구를 제외하고 달을 포함한 우주 천체의 처리와 관련한 기본적인 법률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있다. 호프는 이 조약에서 허점을 찾아냈다고 생각했다. 조약은 어떤 국가도 달에 대한 주권을 주장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개인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언급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71세가 된 호프는 유엔에 달 뿐만 아니라 태양계의 다른 행성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는 편지를 보냈다. 그로부터 수년 후에 달과 다른 천체의 지적도 상의 땅을 팔면서 돈을 만졌다. 그가 여태까지 달을 팔아 챙긴 수익은 1200만달러(141억원 상당)로 추정된다고 폴리티코가 전했다. 달의 1에이커(1224평 남짓) 가격은 24.99달러(약 2만 5000원)다. 이를 대입하면 명왕성 전체 가격은 25만달러다. 가격은 좋지만 가보기가 쉽지 않은 거래다. 그가 운영하는 루나엠비시닷컴에 따르면 조지 H.W 부시, 지미 카터,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675명이 달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고 한다. 여러분은 캘리포니아주 리오 비스타에 사는 한 남성이, 대다수 전문가는 동의하지 않지만 달을 소유하고 있다는 그 생각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을지 모르겠다. 이 남성의 돈키호테와 같은 이런 행보는 지구라면 발생하지 않았을 것같은 부동산 문제와 관련된 법률 공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외교 전문기자 나할 투시가 폴리티코에서 말했다. 달 표면의 채굴에서부터 과학적 연구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노리는 기업과 국가, 개인들이 늘어날수록 소유권을 둘러싼 논쟁이 복잡해질 것으로 예상된다.우주법 전문가들은 호프가 주장하는 법률 허점은 논쟁적이고, 유엔은 그의 소유권 주장을 인정한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호프는 당황하지 않고 “나는 유엔의 허락을 요청한 것이 아니라 단지 내가 하고 있는 것을 알렸을 뿐”이라고 말했다.우주의 지배와 관련된 주요 법률 구조가 컴퓨터가 버스 크기만하던 52년 전의 냉전시대에 협상으로 탄생했다. 오늘날, 우주는 합법적인 상업 표적이 되었고, 강제성이 없는 외기권 조약이 이런 탐욕을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늘어가고 있다. 미국의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하기 2년 전에 서명된 1967년의 이 조약은 한 국가가 비록 국기를 꽂았다할지라도 우주 영토를 “소유”할 가능성을 배제하는 이상적인 문서이다. 또 지구 국가는 달과 다른 천체를 단지 평화적인 목적으로만 이용할 수 있고, 우주에 군사기지 설치와 대량파괴 무기의 배치를 금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2200여자로 구성된 상대적으로 단순한 이 조약은 인간과 기업, 국가들이 우주에서 어떻게 “운영”할 수 있을지에 관한 문제에는 해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1960년대 이 조약에 서명한 외교관들이 상상이라고만 생각했을 이슈인 우주에서 물에서부터 가스와 광물과 같은 자원의 탐색과 획득에 관한 문제들을 포함하고 있다. 어떤 국가가 주도하고, 어떤 국가는 따를 것인가?, 어떤 종류의 군사적 장비와 활동이 허용될 것인가?, 누가 규칙을 정하고, 분쟁은 누가 조정할 것인가? 조금 더 나간다면, 만약 우리가 외계인과 조우하게 되고, 그 외계인들이 그 나름대로 소유권 개념과 관습이 있다면?.인류가 달에 갔다가 되돌올 시기가 점점 더 임박함에 따라 우주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문제들에 시급성이 있으며, 몇몇은 그 조약을 확장하거나 완전히 재검토하는 것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간단하게 아무도 닿지 않은 곳에 처음 도착하는 사람이 다가올 수십년, 수세대, 수백년간 독점하는 규칙인 ‘선점자 우위’의 원칙에 있다는 해답에도 우려가 스며있다. 그러면 우주여행을 상업적으로 시작하겠다는 제프 베조스와 같은 억만장자가 우주에서의 천문학적 자원을 독점하게 될 우려가 높다. 지난해 여름 일본 우주선 하야부사2호는 3년반가량의 여정 끝에 류규라는 소행성에 도착했다. 행성 표면의 파편들을 채집해 지구로 가져오기 위해 작은 구멍에 폭발을 일으켰다. 나사도 벤뉴라는 소행성의 샘플을 2023년 지구로 가져오기 위해 비슷한 우주비행을 수행하고 있다. 이 두 개의 우주 비행은 영국의 애스토리이드 마이닝이라는 기업이 세심하게 관찰하고 있다. 2015년 미국의 ‘상업적 우주발사 경쟁력법(CSLSA)’ 덕분에 어떤 기업이든 그들이 목적으로 하는 천체에 도달하면 그들이 발견한 광물로 원하는 것을 할 수 있게 허용했다. 2015년의 이 법은 달과 우주에 경제적 개발을 노리는 미국 민간 기업들에게 법률적 보증을 제공하는 큰 선물이 되었다. 룩셈부르크 역시 유사한 법률을 통과시켰다. 이는 우주 작업에서 법률적 보증을 추구하는 많은 유럽 기업에게 선물이 되었다. 그러나 성공의 열쇠는 적어도 서방의 시각에서는 “소유는 법률의 9할”이라는 말과 매우 일치한다. 광물을 처음 갖는 자가 원하는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데니스 호프는 그 자신은 소유권을 주장하지만 달을 소유하지 못했다. 그러나 호프나 그가 보낸 기계가 먼저 도착해 달을 탐사한다면 그 자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이런 견해에 대한 반대도 많다. 과거 역사를 돌이켜보면 스페인, 포르투갈, 영국, 네덜란드, 프랑스 등이 비(非)유럽인의 땅을 유럽인의 습관대로 소유권을 주장하면서 거대한 식민제국을 건설했다. 제국주의가 난무한 지구촌은 16세기부터 선혈이 낭자한 그 모습이 우주에서도 되풀이될까. 깃발을 꽂으면 된다는 서구 중심의 태도는 많은 나라에서 받아들여졌지만 우주는 이보다 훨씬 더 복잡한 문제가 많다. 미국이 50주년 행사를 요란스럽게 해도, 버즈 올드린(89)이 달에 꽂은 성조기 옆에 서 있는 사진이 전세계에 방송되어도 달이 미국이나 나사 소유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OST 규정 대로 이런 주장을 펴는 가장 대표적인 나라가 러시아다. 그러나 OST가 달이나 다른 천체에서 개인 기업의 상업적 약탈 활동과 지배권 주장을 규제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은 여전하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이슈 인사이드] 우울증에 초점 맞춘 ‘정두언 사망 보도’…문제없을까

    [이슈 인사이드] 우울증에 초점 맞춘 ‘정두언 사망 보도’…문제없을까

    자살 사건을 보도할 때는 최소한의 정보만 담아야 한다. 평소 자살 충동을 느껴온 사람들이 실행으로 옮기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명인의 자살은 특히 신중하게 보도해야 한다. 석정호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유명인의 자살 보도는 이른바 ‘베르테르 효과’를 일으켜 우울감과 자살 충동을 높일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숨진 채 발견된 정두언 전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의원은 유서를 남긴 데다 타살 혐의점이 없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마무리됐다. 언론은 그가 평소 우울증을 앓았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시신이 발견된 곳 인근에서 측근들에게 ‘정 의원의 우울증 발병 여부를 알고 있었는지’ 묻기도 했다. 과거 한 차례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경험도 재조명됐다. 2017년 가수 종현이 사망한 때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그가 가족과 나눈 문자 메시지가 그대로 공개됐다. 뿐만 아니라 지인에게 남긴 유서의 구체적인 내용까지 알려졌다. 이를 토대로 자살 동기를 추정하는 기사가 쏟아졌다. 역시나 그가 평소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렸다는 점에 주목했다. 지난달 배우 전미선씨가 사망했을 때도 고인의 우울증이 부각됐다. 그러나 우울증을 자살의 원인으로 단정 지어서는 안 된다. 정 의원과 같이 우울증을 겪고 사람에게 자살이 마치 해결방법처럼 비칠 수 있어서다. 이를 막고자 보건복지부와 중앙자살예방센터, 한국기자협회는 ‘자살보도 권고기준 3.0’를 마련했다. 기준에 따르면 언론이 자살 사건을 다룰 시 구체적인 방법과 장소, 동기 등을 알리지 않도록 권고한다.● 죽음을 애도하지만 모방하지는 않는다 원칙적으로 자살 사건은 보도 자체를 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불가피할 때는 누가, 언제, 사망했다는 사실 정도만 전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언론은 유명인이 사망하면 경쟁하듯 상세히 보도한다. 지난해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사망한 날 한 방송사는 시신을 싣고 병원으로 향하는 구급차에 따라붙어 6분가량 생중계하기도 했다. 록밴드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은 1994년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그 시절 너바나가 대중에게 미친 영향력은 상당했다. 하지만 미디어는 그의 때 이른 죽음을 미화하지 않고 약물중독에 초점을 맞췄다. 아내인 코트니 러브는 인터뷰를 통해 “커트 코베인의 죽음은 잘못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팬들은 그를 애도하면서도 모방하지는 않았다. 그해 자살률에는 어떤 변화도 없었다. 실제 자살 보도와 자살률의 관계는 밀접하다. 1978년 오스트리아 빈에 지하철이 도입되자 지하철에서 자살하는 사람 수가 급증했다. 당시 언론은 지하철 자살이 발생할 때마다 상세히 보도했고, 자살률은 더 높아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됐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오스트리아 자살예방협회가 1987년 ‘자살보도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6개월이 지난 뒤 자살률은 80% 줄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2006년 왕따 문제로 자살한 학생의 자필 유서를 실었다가 학교폭력 피해자들의 자살을 유도할 수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아사히신문은 자체적인 ‘자살보도권고안’을 만들었다. 부득이 자살 사건을 보도할 때는 자살예방센터나 상담 기관의 연락처를 반드시 본문에 넣는 등 부작용을 줄이려고 끊임없이 노력한다. 핀란드는 한때 ‘자살 공화국’이란 오명이 달릴 정도로 자살률이 높았다. 결국 핀란드 정부 차원에서 자살 예방 프로젝트를 추진했는데 그중 하나가 ‘자살’을 금기어로 만드는 것이다. 핀란드 언론은 사망 원인이 자살이란 사실을 언급하지 않는 게 불문율이다. 세계 2위까지 치솟았던 핀란드의 자살률은 예방 프로젝트를 시행한 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자살을 실현할 방법까지 알려주는 언론 그렇다면 한국 언론의 실태는 어떨까. 2008년 배우 최진실씨가 사망하자, 언론은 그의 자살 방식부터 사생활까지 낱낱이 파헤쳤다. 중앙자살예방센터가 실시한 조사를 살펴보면 최씨가 사망한 직후 두 달간 자살자 수가 예년보다 1008명이나 늘었다. 특히 최씨와 유사한 방법으로 죽음을 택한 사례가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언론이 자살을 실현할 방법까지 알려준 셈이다. 전문가들은 권고만 할 게 아니라 제재가 동반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심영섭 경희사이버대 겸임교수는 “자살보도권고기준을 실천하는 게 가장 중요한데 이를 위해선 언론사 내부에서 기자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자정작용에만 기댈 순 없으므로 언론중재위원회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을 통한 제재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기자들 간 토론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강형철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옴부즈맨 프로그램을 만들어 기자들이 자사 보도를 되돌아볼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다만 “국가기관을 통해 규제할 경우에는 표현의 자유를 구속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며 “언론계 내부에서 실효성 있는 대책을 자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언론만의 문제는 아니다. 온라인에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는 모두에게 해당한다. 16일부터 온라인에 자살 유발정보를 유통하는 행위를 불법으로 간주하는 자살예방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시행됐다. 구체적인 자살 방법에 대해 묘사하고, 자살을 유도하는 내용을 담은 문서·사진·동영상 등을 게시하는 것이 금지된다. 이를 어길 시 2년 이하 징역에 처하거나 20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한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 상산고 자사고 지정 취소 동의 신청

    전북도교육청이 17일 교육부에 전주 상산고등학교 자율형사립고 지정취소 동의를 신청했다. 전북교육청은 동의 신청에 필요한 서류 일체와 청문 주재자 의견서, 청문 진술서 등을 전자문서 형태로 교육부에 보냈다고 밝혔다. 전북교육청은 지난 12일 교육부에 동의를 신청하려고 했으나, 내부 법률 검토를 거치느라 늦어졌다. 전북교육청이 교육부에 보낸 청문 진술서는 상산고 청문 당시 상산고 측과 전북교육청 측이 나눈 대화를 기록한 문서다. 이는 교육부가 ‘자사고 지정취소 동의 요청 시 제출 서류 목록 예시’ 가이드라인을 교육청에 보내면서 요청한 청문 속기록의 대체 서류다. 상산고 측은 앞서 전북교육청이 교육부에 청문 속기록을 보내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하자, 교육부가 속기록 전문을 보지 않으면 학교 의견을 충분히 검토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북교육청의 자사고 지정취소 동의 요청을 받은 교육부 장관은 이날로부터 50일 이내에 동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장관은 다음 주에 자사고 지정취소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가 위원회를 소집해 교육청의 자사고 평가 과정과 결과를 다각도로 살필 것으로 안다”며 “전북교육청도 교육부의 동의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씨줄날줄] 공유주방/전경하 논설위원

    [씨줄날줄] 공유주방/전경하 논설위원

    최근 정부를 날카롭게 비판해온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이 지난 1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을 만나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박 회장은 1개 주방에서 2명 이상의 사업자가 영업할 수 있는 공유주방이 가능해졌다며 “공무원 한분 한분 다 업어드리고 싶다”고 했다. 자신의 요리과정과 요리법을 종종 페이스북에 올리는 박 회장이라 공유주방이 정말 반가웠을 거 같다. 현행 식품위생법에 따라 1개 주방에는 1명의 사업자만 영업할 수 있다. 1개 주방을 여러 사업자가 함께 쓰면 교차오염으로 인한 식중독 등의 발생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해서 이전의 공유주방은 칸막이로 분리되고 조리시설은 개별 주방 형태로 운영돼 ‘쪽주방’이라 불려 왔다. 식약처는 위생관리책임자가 매일 공유주방의 위생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공유주방 운영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 조건으로 2년간 1개 주방을 여러 사업자가 쓸 수 있는 공유주방을 허가했다. 공유주방 1호는 지난달 서울만남의광장휴게소와 안성휴게소 두 곳에서 영업을 시작했다.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는 기존 운영 업체가 운영하고 오후 8시부터 자정까지 다른 창업자가 커피 등 간식류를 판다. 지난 11일 최종 심의를 통과한 공유주방 2호는 1개 주방을 여러 명의 사업자가 동시에 운영하고 제품을 도소매로 팔 수 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하루 430여개 음식점이 생기고 370여개가 폐업한다. 이런 현실에서 창업자가 장소를 빌리고 시설에 투자하는 것은 매우 부담이다. 공유주방은 사용료가 월 30만~90만원 정도고 다른 영업자의 영업관리 노하우와 식품안전기술 등도 배울 수 있다. 박 회장은 “‘4평의 기적’이라는 공유주방이 골목식당 실험실 역할을 톡톡히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공유주방은 인도에서 먼저 시작됐다. 2010년대 들어 미국, 영국 등으로 확산됐다. 식약처는 시범사업 결과를 반영해 안전이 담보되는 공유주방 제도를 마련해 식품위생법을 개정할 계획이다. 법이 개정되면 지금처럼 사업자가 하나씩 규제샌드박스를 신청해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어진다. 규제샌드박스는 신산업과 신기술의 출시를 가로막는 불합리한 규제를 일정 조건하에서 면제·유예해 주는 제도다. 정부는 어제 규제샌드박스 시행 이후 6개월 동안 81건의 과제를 승인했다며 올해 목표(100건)의 80%를 달성했다는 ‘자화자찬’ 자료를 내놨다. 규제샌드박스로 허용됐던 사업이 정착돼 관련 규제가 바뀌면 사업자가 사업 내용을 공무원들에게 일일이 설명하면서 규제샌드박스를 신청할 필요가 없어진다. 진정한 성공은 규제샌드박스가 사라지는 것이다. lark3@seoul.co.kr
  • [2030 세대] 독서는 삶에 무기가 되는가/한승혜 주부

    [2030 세대] 독서는 삶에 무기가 되는가/한승혜 주부

    예전에는 TV채널도 많지 않았고 그나마도 어린이프로는 하루에 30분 남짓이었다. 유치원이 끝나면 자기 전까지 달리 할 일이 없었던 나는 집에 있던 몇 권 안 되는 동화책을 반복해서 읽고, 그마저도 질리면 요리책부터 시작해서 정체불명의 고서적에 이르기까지 닥치는 대로 읽었다. 그런 과정에서 자연스레 독서에 재미를 붙였다. 자라면서 별다른 노력 없이도 국어 성적이 늘 좋았는데 아마도 이러한 책읽기 습관 덕이 컸으리라 짐작하고 있다. 독서와 언어능력 간의 상관관계는 오랫동안 여러 학자가 연구하는 주제이다. 학자들은 읽기야말로 학습의 기본이며, 책을 읽는 과정이 우리의 사고력을 증진시키고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을 발달시킨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러한 효용을 안다고 한들, 오늘날 실제로 책을 읽는 사람은 거의 없다. 과거와 다르게 TV에는 24시간 멈추지 않는 수백 개의 채널이 있다. 그밖에도 유튜브, 영화, 게임 등 여러 분야에서 매일 새로운 콘텐츠가 쏟아진다. 이런 세상에서 어떻게 책을 읽을 수 있겠는가. 얼마 안 되는 독서 인구는 계속 줄어들고 출판계는 매해 새로운 위기를 맞는다. 사람들은 더이상 길고 어려운 글을 읽지 않는다. 그 때문일까.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책 읽는 방법’에 관한 책이 늘 상위권을 차지한다. 독서할 마음은 있지만, 환경이 따라주지 않는 현대인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자기계발 강사들이 이끄는 온갖 ‘독서모임’ 또한 성행한다. 수십 만원의 가입비를 지불하고 들어가는 곳을 비롯해 무료인 대신 가이드라인에 맞춘 상업용 서평을 제출해야 하는 곳까지 다양하다. 방법이야 어찌됐든 책 읽는 습관을 기를 수 있다면 그 자체는 좋은 일일 테다. 다만 우려되는 점은, 많은 자기계발 서적을 비롯해 대부분의 자기계발 강사들이 책읽기를 오로지 ‘수단’으로만 대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들은 책을 읽음으로써 서울대에 갈 수 있다고, 성공할 수 있다고, 돈을 벌 수 있다고 광고한다. 인간이란 본디 욕망하는 존재이므로 그러한 욕구 자체가 나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문해력과 사고력을 기르는 목적이 오로지 성적, 돈, 사업 등 세속적 욕망에만 맞추어져 있는 데에는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사실 그와 같은 방식의 책읽기는 그다지 효과적이지도 않다. 의도와는 다르게 결국 독서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궁극적 목표, 즉 성공에서도 점차 멀어지게 만든다. 책을 읽으며 얻을 수 있는 가장 깊은 수준의 문해력과 통찰력은 피상적 욕망에 매몰되지 않고 타인에 대한 심층적 이해가 선행될 때에야 비로소 길러지기 때문이다. 읽는 뇌 분야의 선구자인 매리언 울프는 최근의 저서인 ‘다시, 책으로’에서 공감능력과 깊이 읽기 사이에 깊은 연관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말하자면 책을 읽는다고 무조건 사고력과 통찰력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타인을 이해하고 존중하려는 마음, 즉 공감능력이 바탕이 됐을 때만 진정으로 문해력이 향상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 부산지하철 파업 철회…12일 오전 업무 복귀

    부산지하철 노사가 11일 밤 협상을 타결짓고 이틀간의 파업을 철회하기로 했다. 최무덕 노조위원장은 12일 오전 9시 업무에 복귀하라고 조합원들에게 통보했다. 파업 철회 여부는 모든 권한이 위원장에게 위임돼 있기 때문에 타결안을 놓고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칠 필요는 없다고 노조 측은 설명했다. 핵심 쟁점인 임금은 0.9% 인상하는데 노사 양측이 전격적으로 합의했다. 지금까지 노조는 정부 가이드라인인 1.8% 인상을,사용자 측인 부산교통공사는 ‘임금은 동결하되, 그 재원으로 신규 인력을 채용하자’고 맞서왔다. 신규 인력채용 규모는 540명에 합의했다. 노조 측은 550명, 사용자 측은 497명으로 맞서왔다. 최무덕 노조위원장과 이종국 사장 등 부산지하철 노사는 이날 오후 6시 30분부터 노포차량기지에서 만나 본 교섭을 진행했다. 노조는 앞서 임금인상률을 핵심으로 한 임금·단체 협상이 9일 밤 최종 결렬되자 10일 새벽 첫 전동차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파업이 진행됐지만, 필수유지 업무자 1010여명과 비조합원 등 자체 인력 512명, 외부인력 780명 등 비상 인력 2300여명이 투입돼 출·퇴근길 교통대란은 없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부산지하철 노사 협상 타결…노조, 12일 업무 복귀

    부산지하철 노사 협상 타결…노조, 12일 업무 복귀

    임금 0.9% 인상·540명 신규 채용 합의 임금·단체협상 결렬로 파업 사태를 맞은 부산지하철 노사가 파업 이틀 만인 11일 밤 협상을 타결지었다. 협상이 타결됨에 따라 노조는 이틀간 진행하던 파업을 철회하기로 했다. 승무 분야는 12일 오전 5시 첫 전동차부터, 나머지 분야는 오전 9시 업무에 복귀하기로 했다. 파업 철회 여부는 모든 권한이 위원장에게 위임돼 있기 때문에 타결안을 놓고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칠 필요는 없다. 핵심 쟁점이었던 임금 인상률 0.9%에 노사는 합의했다. 지금까지 노조는 정부 가이드라인인 1.8% 인상을, 사용자 측인 부산교통공사는 ‘임금은 동결하되 1.8% 인상 재원으로 신규 인력을 채용하자’고 맞섰다. 통상임금 증가분을 활용한 신규 인력 채용 규모를 놓고 노조는 550명, 사측은 497명을 제시하고 논의를 거친 끝에 양측은 540명을 신규 채용한다는 데 합의했다. 노조는 앞서 임금인상률을 핵심으로 한 임금·단체 협상이 9일 밤 최종 결렬되자 10일 새벽 첫 전동차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이에 사측은 필수유지 업무자 1010여명과 비조합원 등 자체 인력 512명, 외부인력 780명 등 비상 인력 2300여명을 투입해 출·퇴근길 교통대란은 막았다. 공사 측은 출퇴근 시간(오전 7∼9시, 오후 6∼8시)을 뺀 다른 시간대에도 열차 운행률을 보통 때와 비교했을 때 전체 73.6%로 유지했다. 운행 간격이 벌어지면서 일부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했지만, 큰 혼란은 빚어지지 않았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부산지하철 협상 타결…노조 12일 업무복귀

    부산지하철 노사가 파업 이틀 만인 11일 밤 협상을 타결했다. 협상이 타결됨에 따라 노조는 이틀간 진행한 파업을 철회하기로 했다. 핵심 쟁점인 임금은 0.9% 인상하는데 노사 양측이 합의했다. 노조는 정부 가이드라인인 1.8% 인상을,사용자 측인 부산교통공사는 ‘임금은 동결하되,1.8% 인상 재원으로 신규 인력을 채용하자’고 맞서왔다. 노조 측 550명,사용자 측 497명으로 맞섰던 통상임금 증가분을 활용한 신규 인력 채용 규모는 540명을 신규 채용한다는 데 합의했다. 최무덕 노조위원장과 이종국 사장 등 부산지하철 노사는 이날 오후 6시 30분부터 노포차량기지에서 만나 본 교섭을 진행했다. 이날 재개된 교섭은 파업 돌입 이틀 만인 이날 오후 이뤄진 노사 간 비공개 만남에 이어 사용자 측이 ‘전향적으로 교섭을 진행하자’고 제안했고 노조 측이 받아들여 성사됐다. 최 노조위원장은 12일 오전 9시 업무에 복귀하라고 조합원들에게 지시했다. 파업 철회 여부는 모든 권한이 위원장에게 위임돼 있기 때문에 타결안을 놓고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칠 필요는 없다고 노조 측은 설명했다 노조는 앞서 임금인상률을 핵심으로 한 임금·단체 협상이 9일 밤 최종 결렬되자 10일 새벽 첫 전동차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이 진행됐지만,필수유지 업무자 1010여명과 비조합원 등 자체 인력 512명,외부인력 780명 등 비상 인력 2300여명이 투입돼 출·퇴근길 교통대란은 없었다. 노사는 지난 4월부터 핵심 쟁점인 임금인상률과 통상임금 증가분을 활용한 신규 인력 채용 규모를 두고 10여 차례 만났지만,합의안 도출에 실패했다. 지난 9일 밤 최종 교섭이 결렬됨에 따라 노조는 10일 새벽 파업을 강행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모두의 회사를 위하여… ‘갑질 상사’ 신고하세요

    모두의 회사를 위하여… ‘갑질 상사’ 신고하세요

    사시 합격 후 노동법에 관심 공직 입문 법안 설계부터 의원 설득까지 직접 나서 “우리의 조직 문화 돌아보는 계기 될 것”“그동안 우리는 직장에서 벌어지는 ‘갑질’, ‘왕따’ 등을 사소한 문제로 여겼습니다. 회사가 제대로 굴러가려면 모두가 존중받아야 한다는 기본적인 사실조차 잊은 거죠. 근로계약을 맺고 임금만 받던 시절은 지났습니다. 다음주 시행하는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은 우리의 조직문화를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겁니다.”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만난 박원아(38) 고용노동부 근로기준정책과 서기관은 국회로 올라가는 열차에서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통과되게 해주세요’라고 간절히 기도하던 지난겨울을 떠올렸다. 제도 설계부터 가이드라인 제작까지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실무를 도맡은 박 서기관은 “‘법안의 무덤’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제2소위원회에서 쓸쓸히 잠자던 법이 ‘역주행’한 것은 기적”이라고 뿌듯해했다. 지난해 세상을 경악하게 만든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막장 갑질’이 법안 통과의 원동력(!)이 됐다. 박 서기관은 “양진호는 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도와준 일등 공신이다. 감사하다는 말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농담했다. ‘직장에서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하는 행위.’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의 정의다. 괴롭힘이라는 모호한 개념을 명확한 법 체계로 들여온 것인데 매우 실험적이고 독특하다고 평가된다. 한국보다 먼저 직장 내 괴롭힘을 법제화한 나라는 프랑스, 호주, 핀란드 정도. 박 서기관은 “국내에서 괴롭힘을 법으로 규정하는 것이 필요한지 제대로 된 논의가 없었지만 갑질이 사회적 이슈가 되자 분위기가 변했다”면서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생각에 매일 국회 법사위 의원실을 찾아 간곡히 설득했다”고 전했다.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사법연수원(39기)을 수료한 박 서기관은 판검사 대신 고용부 공무원의 길을 선택했다. 변호사 특별채용으로 고용부에 들어와 3년 전부터 근로기준 업무를 담당했다. 그는 “노동법은 인간관계에 관심을 두는 ‘따뜻한 사람들’이 공부하는 분야”라면서 “앞으로도 계속 공부하겠다는 마음으로 뛰어들었다”고 전했다. 인간이 맺는 관계의 문제를 다루는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에 박 서기관이 특별한 애착을 갖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해 간신히 국회의 문턱을 넘은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오는 16일 시행된다. 겪은 적 없는 새로운 법에 혼란스러운 것은 노사가 마찬가지. 노동자는 ‘가해자를 직접 처벌하는 조항이 없다’고, 사업주는 ‘괴롭힘이 모호하다’고 따진다. 박 서기관은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가지는 한계를 정확하게 지적하고 있다고 동의했다. “첫술에 배부를 수 있냐”고 반문한 그는 “법 시행을 계기로 사회적으로 관심이 이어지다 보면 노사가 우려하는 부분이 개선되고 잘못된 조직문화도 바뀔 것”이라며 “모두가 더 나은 환경에서 행복하게 일하도록 하는 것이 법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세종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혁신금융 서비스 배타적 운영권 보장해 달라”

    “혁신금융 서비스 배타적 운영권 보장해 달라”

    핀테크 업체들 애로·건의사항 쏟아내 “테스트 기간 후에도 규제 완화 고려를” 투자 활성화·해외진출 지속 지원 요청 최종구 “작은 인가 스몰라이선스 도입” 대출모집인 1사 전속주의 조만간 해제“새로운 혁신금융 서비스가 더 많이 발굴되기 위해선 배타적 운영권 보장과 지적재산권 보호가 꼭 필요합니다.”(서보득 NH농협손해보험 차장) “서비스를 준비하다 보니 진행 전에는 몰랐던 많은 예외 사항 적용이 필요한데, 가이드라인을 제공해 주면 좋겠습니다.”(최성희 비바리퍼블리카 본부장) 9일 서울 마포구 서울창업허브의 대강당. 핀테크(금융+기술) 업체를 운영하는 사업자들의 애로 사항과 건의 사항이 쏟아졌다. 금융위원회가 ‘금융규제 샌드박스’ 시행 100일을 맞아 개최한 현장 간담회 자리에서다. 금융규제 샌드박스란 신기술을 가진 기업들이 기존 규제에 발목을 잡히지 않도록 최대 4년간 규제 적용을 유예하거나 면제해 주는 제도다. 지난 4월 금융혁신지원특별법 시행 이후 총 37건의 서비스가 샌드박스 적용을 받아 혁신금융 서비스로 지정됐다. 혁신금융 서비스를 운영하거나 준비 중인 핀테크 업체들은 금융 당국의 지속적인 규제 개혁 노력을 요청했다. 온라인 간편결제 서비스를 준비 중인 페이플의 관계자는 “전자금융업 등록을 하려면 3억원의 자본금과 전산 경력 2년 이상인 직원 5명 이상이 필요한데, 진입 요건 자체가 스타트업에는 불가능에 가깝다”면서 “혁신 서비스 테스트 기간이 끝난 후에도 요건 완화를 고려해 달라”고 제안했다. 이에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테스트 기간 종료 전 인가 시스템에 대해 논의하고, 작은 인가 단위인 ‘스몰 라이선스’를 도입하겠다”고 답했다. 배타적 운영권 보장에 대한 건의도 많았다. 핀테크 업체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 혁신금융 서비스에 지정되면 비슷한 서비스를 대형 금융사가 따라 만들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권대영 금융위 금융혁신기획단장은 “혁신 아이디어 보호와 경쟁이라는 두 가지 측면을 모두 고려해 검토해 보겠다”면서 “작은 기업의 아이디어를 큰 회사가 바로 베낀다는 건 우리 사회가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체들은 금융 당국이 투자 활성화와 해외 진출에 대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해줄 것도 제안했다. 이날 참석한 혁신금융 심사위원들은 앞으로 혁신금융 서비스 지정을 위해 준비하는 사업자들을 위한 ‘꿀팁’도 공개했다. 허정윤 국민대 교수는 “심사위원들은 공공성과 혁신성, 글로벌 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 등을 중점적으로 평가한다”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객의 편익을 중심으로 만든 서비스인가 하는 점”이라고 밝혔다. 토스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대출 비교 플랫폼을 준비 중인 비바리퍼블리카의 최 본부장은 “100% 모바일 사업자이다 보니 기존 대출 모집인 모범 규준에서 예외로 해야 할 사항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준호 금융감독원 감독총괄국장은 “모범 규준 개정에 대한 검토를 시작했고, 가능하면 빨리 개선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최 위원장은 “혁신금융 서비스가 기대했던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판단되면 곧바로 규제 개선으로 연결해 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온라인 대출 상품 비교 플랫폼과 관련해 대출 모집인 1사 전속주의를 조만간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감정노동자 권리보호 계획 만든 강서

    서울 강서구는 공공 부문 감정노동종사자를 지원하는 ‘권리보호 기본계획’을 수립했다고 9일 밝혔다. 강서구는 “지역 내 감정노동자들의 권익을 향상하고 상호 존중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강서구 공공 부문 감정노동종사자는 구민들에게 직간접적으로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들을 의미한다. 민원창구 공무원, 사회복지사, 어린이집 교사, 상담 업무 종사자 등 구청과 시설관리공단·민간위탁시설 근무자 2410명이 해당된다. 구는 감정노동종사자를 대상으로 이달 말까지 설문조사를 진행, 근로환경 실태 등을 파악한다. 다음달 중순까진 심층 면접조사를 통해 피해 사례를 모으고, 같은 달 말엔 감정노동 가이드라인을 제작한다. 가이드라인엔 폭언·폭행과 무리하고 과도한 요구를 통한 괴롭힘, 성희롱, 감정노동종사자의 업무를 위계 또는 위력으로 방해하는 행위 등 유형별 피해 사례와 형사고발, 손해배상소송 등 구체적인 대응법이 담긴다. 구 관계자는 “이번 기본계획이 공공 부문 감정노동 종사자뿐만 아니라 민간기업 감정노동자 보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열정페이’로 세운 드라마 왕국

    ‘열정페이’로 세운 드라마 왕국

    몇 날 며칠 이어지는 밤샘 촬영, 주 100시간 넘는 근무, 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된 근로환경, 산재보험 등을 기대할 수 없는 계약 조건…. 수십년간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당연시돼온 드라마 제작환경에 최근 괄목할 만한 개선 신호가 나타났다. 지난달 18일 ‘지상파방송 드라마 제작환경 개선 공동협의체’가 노동시간 단축과 스태프 표준근로계약서·표준인건비기준 마련을 골자로 한 ‘지상파방송 드라마 제작환경 가이드라인 기본사항’에 합의하면서다. 이 협의체에는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와 전국언론노조,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가 참여했다. 가이드라인이 마련되면서 변화의 기미가 좀체 보이지 않던 악명 높은 드라마 스태프 근로 여건이 개선의 실마리를 찾게 됐다. 이주부터는 표준근로계약서와 인건비기준 마련을 위한 구체적인 논의가 시작된다. 방송스태프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청사진은 어떻게 그려질까.우리 사회 ‘갑질 문화’에 대한 지적이 수년간 누적되고 해결 논의가 무르익던 2017년 노무사·변호사·노동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갑질119 스태프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직장갑질119’를 열었다. 이곳에서 ‘을’들은 각자가 받고 있는 부당한 대우를 울분 섞인 목소리로 쏟아냈다. 갑질 고발이 분야에 따라 세분화하던 중 ‘방송갑질119’ 방이 만들어졌고 각 제작현장의 민낯이 가감 없이 공유됐다. 그즈음 드라마 ‘화유기’(tvN) 제작현장에서 스태프 추락사고가 발생했다. 조명 설치 작업을 하던 스태프가 3m 높이에서 떨어졌고 하반신이 마비되는 부상을 입었다. 해당 스태프가 조합원이던 언론노조는 현장에 대한 근로감독을 요청했고,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 사고 발생 후에도 재발 방지 대책 없이 촬영을 계속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건은 드라마 스태프들의 취약한 근로환경과 장시간 노동 문제 등에 관한 논의가 재점화하는 계기가 됐다. 방송계 노동현실에 대한 문제제기는 방송 스태프와 비정규직을 아우르는 노동조합 출범으로 방향을 잡았다. 6개월간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해 7월 4일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가 출범했다. 한편에서는 지상파 4사 사장단과 각사 언론노조가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대응방안과 고용구조 개선방안 등을 놓고 대화를 시작했다. 지난 1일부터 시행된 300인 이상 방송 사업장의 주당 최대 52시간 노동을 앞둔 시점에서 지상파와 언론노조는 지난해 9월 산별협약을 체결하고, 장시간 제작분야 특별대책과 관련한 특별협의체 구성을 명시하는 성과를 냈다.올 1월 시작된 언론노조와 지상파 3사 드라마운영책임자의 특별협의는 4월 방송스태프지부와 드라마제작사협회가 참여하는 4자 협의로 확대됐다. 방송사, 제작사, 현장 스태프가 함께 모여 실질적인 해법을 도출할 장이 마련된 것이다. 앞서 정부가 주관하는 드라마노동환경개선TF(태스크포스)도 있었지만 지난해 12월 단 한 차례 회의를 끝으로 없어졌다. 열쇠를 쥐고 있는 방송사가 빠진 회의라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려웠던 탓이다. 4자 협의체 논의가 진행되는 동안 외부적으로도 방송스태프 처우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졌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에서는 방송스태프 처우개선을 주요의제로 설정하고 ‘상생 꽃달기’ 행사를 진행했다. 지난달 21일에는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에서 이해찬 당대표가 참석한 최고위원회를 열기도 했다. 한빛센터는 2016년 방송 제작현장의 열악한 현실을 고발하는 유서를 남기고 삶을 마감한 고 이한빛 PD의 뜻을 이어받아 만들어진 방송노동자 권익단체다. 아울러 영화 ‘기생충’의 표준근로계약을 전면 적용 사례가 알려지면서 드라마 제작현장으로 확대돼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졌다. 드라마 스태프의 열악한 처우는 많은 부분 턴키계약에서 비롯된다. 한 편의 드라마를 만드려면 14개 직군의 각 분야 전문가가 동원된다. 연출, 촬영, 조명, 동시녹음, 의상, 분장, 세트설계 등을 팀 단위로 조직한다. 한 작품이 시작되면 감독이 팀들을 모으고 제작사는 각 팀과 계약을 맺는다. 팀장 아래 조수들의 인건비나 장비 등에 대한 비용 구분 없이 일한 날수로 임금을 지급한다. 밤을 새워 촬영이 진행돼도 추가수당을 기대할 수 없고 다음날 일을 할 수 없게 되지만 하루치 일당만 받게 되는 구조다. 김두영 방송스태프지부장은 “캐나다의 경우 수십장짜리 드라마 스태프 표준근로계약서에 노동자 중심의 계약조건이 꼼꼼히 적혀 있다”며 “초과수당이 워낙 세서 장시간 노동을 할 수 없도록 마련돼 있다”고 소개했다. 4자 협의체는 드라마 현장에 도입할 표준근로계약서와 표준인건비기준을 오는 9월 말까지 마련해 발표하고 10월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통상적으로 방영 2~3개월 전부터 촬영이 시작되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에 편성된 드라마부터 표준근로계약을 적용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후속 논의가 이번 주부터 시작된다. 최정기 언론노조 정책실장은 “이번 협의체를 하면서 방송사, 제작사, 스태프가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힌 성과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상파에서 드라마를 만들수록 적자가 나는 출혈경쟁 상황을 스태프노조도 이해하게 됐고, 스태프들이 단순한 근로환경 개선을 넘어 드라마 산업에 대한 애정이 깊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드라마 산업 발전을 위해 함께 고민해가야 한다는 것에 뜻을 모았다”고 언급했다. 지상파 드라마 제작현장에 계획대로 표준근로계약서가 도입되더라도 한계는 있다. 언론노조에 가입돼 있지 않은 종합편성채널과 CJ ENM 계열 방송사 등 케이블 채널은 적용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표준근로계약서 도입이 실질적인 제작비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지상파 방송사에만 더 많은 부담과 규제가 몰린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그럼에도 지상파의 이런 변화가 제작환경 개선의 마중물이 될 거란 기대가 높다. 종편과 케이블 채널은 4차 협의체 결과를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부장은 “방송 산업의 전반적인 위기”라고 진단하면서 “현장에 젊은 기술 직군 스태프가 없다. 극악의 노동 조건 때문에 20대 신입 스태프는 일주일도 못 버티고 나가는 형국”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표준근로계약서 도입을 통해 노동자로서의 기본 권리가 확보되면 직군별 교육을 통해 전문인 육성에도 나설 것”이라며 “노동자도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현장이 드라마를 시작으로 예능·시사·교양으로도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태국 측 ‘정글의 법칙’ 수사 요청 “대왕조개 채취+요리 불법”

    태국 측 ‘정글의 법칙’ 수사 요청 “대왕조개 채취+요리 불법”

    SBS 예능프로그램 ‘정글의 법칙’ 출연·제작진이 태국에서 멸종위기종으로 보호되는 대왕조개를 불법으로 채취한 혐의로 현지 경찰 수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방콕포스트와 채널뉴스아시아 등에 따르면 태국 핫차오마이 국립공원 측은 4일(현지시간) 현지 경찰에 해당 프로그램에 불법적인 장면이 등장한다는 이유로 수사를 요청했다. 이번 수사 요청은 ‘정글의 법칙’ 출연진이 대왕조개를 채취해 요리해 먹는 장면이 현지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된 뒤 이뤄졌다. 태국에서 대왕조개는 1992년 제정된 야생동물보호법에 따라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된다. 이를 채취할 경우 4만바트(약 152만원) 상당의 벌금 또는 4년 이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정글의 법칙’ 제작진은 태국 촬영 당시 현지 코디네이터 업체를 통해 국립공원 야생동식물보호국과 관광청 등에 촬영 허가를 요청했다. 그러나 제작진이 문제가 된 장면을 촬영하면서는 그 장소를 제대로 알리지 않아 감시하기 어려웠다는 게 공원 측의 설명이다. 공원 측은 “그들은 법과 규정을 제대로 알고 있었다”면서 “공원에선 코디네이터 업체를 통해 법규 위반 사실과 향후 취해질 법적 조치들을 고지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SBS 측은 “‘정글의 법칙’ 팀은 현지 공기관(필름보드, 국립공원)의 허가 하에 그들의 가이드라인을 준수해 촬영을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정글의 법칙’ 인터넷 홈페이지에선 대왕조개 채취·요리 장면이 담긴 동영상 클립이 삭제된 상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씨줄날줄]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전경하 논설위원

    [씨줄날줄]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전경하 논설위원

    ‘세계 금융권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평가단이 한국에 있다. 이 평가단은 지난 1일부터 한국 정부기관과 금융사가 자금세탁 방지와 테러자금 차단을 제대로 했는지 확인하고 있다. 2009년 FATF에 가입한 한국의 첫 현장 검사다. FATF는 36개 회원국과 유엔, 국제통화기금(IMF) 등으로 이뤄져 있다. 주기적으로 회원국의 규제 준수 여부를 다른 회원국 전문가들로 구성된 평가단이 평가한다. 이번 방한에서는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씨티은행, SC제일은행, 부산은행, 카카오뱅크, 소시에테제네랄 등 7개 은행을 평가한다. 비공개로 이뤄지는 은행권 조사가 끝나면 다른 금융권도 조사받을 수 있다. 조사 결과는 내년 4월쯤 발표된다. FATF의 부정적 평가는 신용등급 등에 악영향을 미친다.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금융사는 신용장을 개설하거나 무역대금을 결제할 때 수수료를 더 내야 한다. 부정적인 평가는 아니더라도 문제점을 지적받으면 신뢰도 등에 타격을 입는다. FATF의 국제 기준을 이행하지 않는 국가 중 가장 센 제재를 받는 나라는 북한이다. 사실상의 거래 중단, 해당 국가에 금융사 해외 사무소 설립 금지 등이 요구된다. 이를 어기면 벌금에 해외 자산 동결 등의 조치가 내려진다. 국제 금융시장에서의 퇴출이다. 그다음 단계 제재를 이란, 다음 단계를 파키스탄·캄보디아 등 12개 국가가 받는다. 한국은 테러 등에서 벗어나 있고, ‘김치 프리미엄’(해외보다 국내가 더 비싼 현상)인 암호화폐는 FATF 가이드라인이 지난달 나왔기에 관련 우려가 적다. 문제는 시스템이다. 2014~2017년 FATF 의장이었던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은 “시스템 등에서 지적이 나올 텐데 부패방지를 위해 금융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디딤돌”이라고 했다. 금융사들은 의심스러운 자금이 들어오면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보고하고 FIU가 이를 분석해 범죄가 의심되면 수사를 의뢰한다. 이 과정에서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종종 보고 누락이 발생한다. NH농협은행 뉴욕지점은 2017년 뉴욕 금융감독청으로부터 자금세탁 방지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1100만 달러(약 128억원)의 과징금을 받았다. 자금세탁 방지 등 국제금융결제망은 사실상 미국이 관장한다. FATF는 ‘정치적 주요 인물’(PEPs)에 대해 금융사가 자금 출처를 확인하고 의심되는 거래는 당국에 보고하라고 권고하지만, 한국은 아직 적용하지 않았다. ‘더러운 자금’을 찾아낼 중요한 단서가 금융사에 있지만, 한국은 그동안 이를 놓쳐 왔다. 이래저래 금융사 업무가 늘어나게 됐다. 관련 채용도 늘어날 수 있을까. lark3@seoul.co.kr
  • 내년 지자체 예산 사상 첫 250조…미세먼지·상하수도 개선 ‘집중’

    내년 지자체 예산 사상 첫 250조…미세먼지·상하수도 개선 ‘집중’

    올보다 9% 이상 늘려 경기침체 대응 경단녀·노인 일자리 등에도 적극 지원 재해·재난기금 4조 ‘긴급 지출’ 허용 교부세 통보 시기 12월→9월 앞당겨내년도 지방자치단체 예산이 사상 처음 25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새해 예산은 미세먼지 저감과 노후 상하수도 개선 등에 집중 투자된다. 저출산·고령화에 대응하고 경력단절여성과 미취업 청년 등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는 데도 두루 쓰인다. 행정안전부는 이 같은 내용의 ‘2020년도 지자체 예산편성 운영기준’을 마련했다고 4일 밝혔다. 행안부는 각 지자체가 이듬해 예산을 편성할 때 기준 자료로 쓸 수 있게 매년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정부의 국정철학과 정책 추진 방향이 고스란히 담긴다. 우선 행안부는 적극적 재정 확대를 유도해 내년 지자체 예산을 올해(231조원)보다 9% 이상 늘리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경기침체에서 최대한 빨리 탈출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되면 내년 지방예산 규모는 250조원을 웃돌게 된다. 지자체 재정지출 증가율은 2016~2017년에 4~6%대였지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로는 2018년 9.1%, 2019년 9.7%를 기록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올해 예산을 확장적으로 편성했던 것처럼 내년도 예산 편성 역시 확대 기조를 유지할 계획이다. 250조원을 넘기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내년 지방예산은 활력 있는 지역경제 지원과 포용적 사회안전망 강화, 주민이 살기좋은 안전환경 조성 등 3가지 목적에 사용된다. 최근 이슈가 된 ‘붉은 수돗물 사태’를 예방하고 미세먼지 발생을 줄일 수 있도록 예산을 투입한다. 노후 상하수도 보수·보강과 도시 재생 사업을 강화하고 노후 경유차 폐차 지원 등 미세먼지 저감 방안이 포함된다.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창업을 지원하는 데도 쓰인다. 경력단절여성 신규 채용과 청년 최고경영자(CEO) 육성, 노인 일자리 지원 등에 예산이 적극 투입된다. 한부모 가족과 장애인, 독거노인 등에 대한 사회안전망 마련 방안도 제시됐다. 지자체 예산편성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높인다. 지자체가 쌓아 놓은 재해·재난기금을 긴급대응비로 쓸 수 있게 한다. 재해·재난기금은 예기치 않은 재난 등에 사용하고자 지자체가 공동으로 쌓아 둔 법정의무금이다. 지난해 말 기준 4조원에 이른다. 지방교부세 통보 시기를 기존 12월에서 9월로 앞당긴다. 교부세 통보 일정을 앞당기는 것은 1962년 이 제도가 시행된 뒤 처음이다. 교부세를 앞당겨 통보하면 지자체는 교부세 재원을 새해 예산에 전액 반영할 수 있어 보다 정확한 예산 편성과 집행이 가능해진다. 고규창 행안부 지방재정경제실장은 “‘예산편성 운영기준’을 예년보다 빨리 안내하고 지방교부세도 앞당겨 통보하는 등 제도 개선을 계속하고 있다. 지자체들도 좀더 적극적으로 재정 운용에 나서 달라”고 강조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B2·F35 등 주력 무기 총출동… ‘트럼프 정치쇼’ 된 美독립기념일

    B2·F35 등 주력 무기 총출동… ‘트럼프 정치쇼’ 된 美독립기념일

    국방부, 백악관서 초청장 5000개 받아 軍지도부 정치 활동 금지 위반에 난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독립기념일 행사를 사상 최대 규모의 ‘쇼’로 만들며 행사에 초청받은 군 지도자들까지 난감해하고 있다. 독립기념일 행사를 하루 앞둔 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링컨기념관에서 열리는 ‘미국에 대한 경례’ 행사는 ‘일생일대의 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 프랑스에서 군사 퍼레이드를 본 후 워싱턴에서도 이를 열고 싶어 하던 염원이 이뤄진 데 대한 기쁨을 표현한 것이다. ABC뉴스는 이번 행사에 미군 주력 탱크인 에이브럼스 탱크 2대와 브래들리 장갑차 2대, 구난전차 1대 등이 동원되며 3대 전략폭격기 중 하나인 B2와 F22 전투기를 포함해 F35 스텔스 전투기 등도 투입된다고 전했다. 막대한 비용이 들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행사 비용은 그 가치에 비해서는 거의 들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에겐 비행기가 있고, 조종사가 있고, 공항은 바로 옆(앤드루스 공군기지)에 있다. 필요한 것은 연료뿐”이라고 주장했다. 행사의 주요 볼거리이자 종래의 2배 규모로 진행되는 불꽃놀이에 대해서도 “기부를 받았다”며 일축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을 받은 군 지도자들은 대통령이 독립기념일 행사를 정치화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CNN이 전했다. 군의 정치활동 금지와 관련한 국방부 가이드라인을 위반할 소지가 있어서다. 국방부는 백악관으로부터 5000장의 티켓을 받았으며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대행과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 등이 참석한다고 전했다. 몇몇은 출장, 휴가 등을 이유로 부하를 대리 참석시킬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단체 ‘책임과 윤리를 위한 시민’의 조던 리보워츠 공보국장은 “군 인사들이 제복을 입고 정치적 연설을 하는 트럼프 대통령 곁에 선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내부 소식통을 인용하며 “군 내에서는 행사에 탱크와 무장 차량 등이 전시되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있는 실정”이라면서 “이란과 북한 등 외부의 실제적 위협이 있는 상황에서 군사 퍼레이드를 여는 것은 예산 낭비”라고 지적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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