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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 황사
    2025-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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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지진, 천년 에밀레종 흔들다!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지진, 천년 에밀레종 흔들다!

    "진짜 무슨 노이로제 걸릴 것 같심더. 하루종일 덜덜덜, 내 경주에서 58년 살았는데, 이게 무슨 일인교? 아이구, 참!" 경주에서 만난 주민 이원우(58)씨는 대뜸 한탄을 한다. 지진으로 인해 기왓장이 떨어지고 간도 덜컥 떨어졌다 붙었다. 천년고도 경주가 몸살을 앓고 있다. 선덕여왕 미실을 바라보면서, 신라 조상들이 겪었을지도 모를 '일식(日蝕)'의 혼란처럼 지진은 현재 서라벌 주민들의 생계도 그렇게 흔들고 있다. 정부는 급기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였을 지경이다. 2016년 9월 12일 저녁, 규모 5.1의 지진과 곧이어 따라온 규모 5.8의 강진으로 인해 불국사 대웅전 지붕 및 오릉 담장 일부 기와가 고드름 떨어지듯 내려앉았고, 첨성대의 상부 정자석이 이동하였다. 이외에도 경주 인근에 산재한 많은 문화유산들이 지진으로 인해 다소간의 피해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다행히도 이번 지진으로 인해 가장 많은 피해가 예상되었던 '국립경주박물관'의 경우 특별한 손실 없이 잘 버텨주었다. 박물관 관계자들의 말을 빌리면, 신라역사관 유리창 4장과 건물 외벽 및 기와 몇 장의 파손만 확인되어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고 한다. 말 그대로 진도 규모 7.0도 견디는 내진설계의 위력을 다시금 체감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물관 측은 전시물들의 자리이탈 교정 및 바닥 고정 작업을 서둘러 하고 있어 향후 다시 일어날지도 모를 지진을 대비해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참 지진으로 흔들리고 있는 경주 문화유산의 꽃, 국립경주박물관이다. ● 신라역사관에서 서라벌의 예술을 느끼다 국립경주박물관은 신라문화 유산의 보고이다. 말 그대로 서라벌 문화의 고갱이만 차곡차곡 모아 놓은 진귀한 곳이지만, 의외로 박물관이라는 이름이 지니는 ‘무거움’때문인지 경주 방문객들이 지나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국립경주박물관은 제값 톡톡히 하니 경주 1순위 방문지로 삼아야 한다. 국립경주박물관은 처음 1945년도에 국립박물관 경주분관으로 출범한다, 이후 지금 앉은 자리인 인왕동으로 1975년 7월 2일에 이전하였고, 이때 ‘국립’으로 격을 높여 지금까지 훌륭한 유물전시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상설전시관으로는 신라역사관, 신라미술관, 월지관 등의 3관이 있으며, 따로 특별전시관을 두고 있다. 입구 오른편에는 그리도 유명한 성덕대왕 신종(에밀레종)과 고선사터 삼층석탑, 각종 다양한 불교조각품을 전시되고 있다. 우선 관람객들의 경우 입구 정면 건물 계단을 오르면, 신라역사관에 들어서게 된다. 이곳에는 총 4개의 방이 있는 데, 제1실부터 제4실까지 신라 역사를 유물을 통해 한 눈에 만나게 되는 진귀한 경험을 한다. 특히 이곳에는 4세기 초부터 8세기 후반에 이르는 기간 동안 신라의 훌륭한 예술적 보물들을 만날 수 있다. 특히 금, 은, 동으로 화려하게 세공한 각종 장신구들의 경우 현재의 그것들과 겨루어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 디자인적 감성을 지니고 있다. 또한 이곳에는 역사책에 늘 나오는 삼채뼈 항아리, 토우장식 긴목 항아리를 포함하여 각종 장식보검들이 즐비하게 쌓여 있어 신라 공예 예술의 수준을 한 눈에 감탄하게 만든다. 모 대기업 로고문양을 생각나게 만드는 신라의 웃는 얼굴, 바로 얼굴무늬수막새을 만날 수 있는 행운도 있다. ● 신라의 시대정신, 불교 예술을 만나다 신라역사관을 나와 왼편으로는 신라미술관이 있다. 이곳에는 신라의 찬란했던 불교문화의 정수인 각종 불교미술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분황사 석탑 사리갖춤, 감은사 서석탑 사리갖춤, 남산 장창골 미륵삼존불, 백률사 약사불 등이 있다. 그리고 역사 교과서에 늘 신라인의 대표예술품으로 등장하는 말탄무사모양뿔잔과 황룡사 망새 등도 확인할 수 있다. 신라미술관을 지나 정원을 거쳐 나오면 월지관이라는 길게 뻗은 전시관이 있다. 월지는 신라 유흥문화의 정수라고 불리울만큼 진귀한 보물들이 많이 나온 연못 이름이다. 이곳에는 국가대표 축구팀의 대표 응원단 문양인 ‘치우천왕’의 원형으로 볼 수 있는 용얼굴무늬기와가 있어 관람객들의 흥미를 끈다. 이 외에도 수많은 기묘하고도 야한(?) 형태의 조각품들을 통해 신라시대 조상들의 유쾌하고도 개방된 유흥 문화도 엿볼 수 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지진도, 안타깝지만 ‘정확히 기록해야 될 우리 역사의 사실’이라는 박물관 관계자들의 말은 국립경주박물관이 이미 지진을 넘어서 역사를 바라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번 가을, 지진으로 흔들린 경주 땅을 단단히 눌러 주러 가는 것은 어떨까? <국립경주박물관에 대한 10문답> -아래 질문은 실제 독자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을 바탕으로 만든 10문답입니다.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장소인가? -너무나 당연하다. 경주에서 가장 볼거리 풍부한 곳 중 으뜸은 단연 ‘국립경주박물관’이다. 2. 이 공간을 추천해주고 싶은 사람은?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추천한다. 쉴 곳과 볼거리가 풍부하고 지친 발걸음 잠시 편히 놓아도 될 벤치가 많아 가을 정취를 만끽하기 좋다. 3. 지진 영향은 없나? -내진설계가 되어, 지진 진앙지가 바로 박물관 아래에서 발생한다고 해도 규모 7까지 안전한 공간이다. 4. 시간은 많이 걸리나? -제대로 마음먹고 둘러본다면 한나절도 부족할 듯하다. 2~3시간 정도의 관람시간. 5. 국립경주박물관에서 놓치지 말고 꼭 봐야 하는 공간은? -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 얼굴무늬수막새, 임신서기석, 황룡사망새, 천마총 출토 금관 외에도 각종 금동 장신구들. 6. 홈페이지 주소는? -http://gyeongju.museum.go.kr/html/kr/ 7. 관람시간 및 입장료? -입장료는 무료다. 관람시간은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까지. 매주 토요일 야간개장 오후 9시까지 / 자세한 시간 문의는 홈페이지 참조. 8. 주변에 가 볼만한 다른 공간도 있을까? -박물관 바로 옆에 안압지라고 불리던 ‘동궁’과 ‘월지’가 있다. 야경이 환상적이다. 9. 이곳에서 꼭 추천하고픈 것은? -당연히 자원봉사자 전시해설이다. 해설을 듣는 것과 안 듣는 것의 차이는 확연해서 입구에서 시간확인 후 꼭 참여를 하도록. 이것이 여의치 못한 사람들은 오디오 가이드를 꼭 빌려서 감상하도록. 10. 총평 및 당부사항, 기타정보 -관람객들이 실제 체감할 수 있는 지진의 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 혹 천년의 향기 품은 경주를 방문할 일이 있다면 국립경주박물관은 꼭 들리자.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기자 vieniame2017@gmail.com
  • 미세먼지 ‘나쁨’ 대처법은?…“실내 환기할 땐 1분 내외로”

    미세먼지 ‘나쁨’ 대처법은?…“실내 환기할 땐 1분 내외로”

    가을이 완연해졌음을 알리는 ‘백로’(24절기 중 하나)인 7일 수도권과 전북·영남권에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으로 나타났다. 당분간 미세먼지 농도가 일부 지역에서 높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건강 관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7일 환경부에 따르면 미세먼지 예보가 ‘나쁨’ 또는 ‘매우 나쁨’인 경우에는 어린이와 노인, 호흡기 질환자 등은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 미세먼지 예보는 농도에 따라 총 여섯 가지 등급, 즉 좋음(0~30㎍/㎥), 보통(31~80㎍/㎥), 약간 나쁨(81~120㎍/㎥), 나쁨(121~200㎍/㎥), 매우 나쁨(201~300㎍/㎥), 위험(301㎍/㎥ 이상) 순으로 나뉜다. 불가피하게 외출을 할 때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한다. 또 장시간 외출 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우리동네 대기질’ 등을 통해 수시로 미세먼지 농도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실내 청소를 하는 경우에는 청소기 대신 물걸레를 사용해야 한다. 외출하고 돌아오면 곧바로 손과 얼굴, 귀 등을 깨끗이 씻고 가급적 물을 많이 마실 필요가 있다고 환경부는 밝혔다. 장시간 환기시키면 실내 공기를 오히려 황사나 미세먼지로부터 오염시키는 결과가 된다. 따라서 앞뒤 창문을 활짝 열고 최단시간(1분 내외)에 환기시켜 주면 좋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학교 등 교육기관에서는 체육 활동, 현장 학습 등 실외 활동을 자제하거나 중지해야 한다. 학교는 등·하교 시간 조정, 수업 단축, 휴교 등의 대응 조치를 상황별로 맞게 취할 필요가 있다. 식당에서는 기구류를 깨끗이 세척하고 종사자들이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항공기 및 선박 운행 시에는 가시거리를 확인하고 안전장치 등을 미리 점검해야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환경부는 당부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사이언스 톡톡] “나 미세먼지 나이 200살도 안 돼…늦가을~봄철 한국에 자주 나오지”

    안녕, 오랜만이야. 난 미세먼지(PM10)라고 해. 인사해, 내 동생 초미세먼지(PM2.5)도 함께 왔어. 막내 동생인 극초미세먼지(PM0.1)와 친척형 황사는 오늘 같이 못 왔어. 우리는 ‘에어로졸’ 가문에 속해 있어. 에어로졸은 우리처럼 공기 중에 떠다니는 액체나 고체입자들을 말하는데 우리 가문에서 가장 유명했던 것은 황사 형이었지. 황사 형은 삼국사기에도 나올 만큼 오래됐지만 우리는 사람들이 공장을 돌리고 자동차를 운행하거나 난방을 위해 화석연료를 태우기 시작하면서 생겼어. 그러니까 길어봐야 우리가 태어난 것은 200년도 안 된단 말이야. 요즘은 나랑 내 동생들이 뜨고 있지. 우리 때문에 지난해 가을부터 지난 5월 말까지 숨쉬기 힘들었지? 난 황사 형과 크기는 비슷하지만 구성 성분은 완전히 달라. 황사 형의 몸은 칼륨, 철분, 알루미늄, 마그네슘 같은 흙 성분이 대부분이지. 우리는 부모님을 봐서 알겠지만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탄소화합물, 중금속 등이 주를 이루고 있어. ●나 때문에 최고 年 600만명 죽는대 이런 우리 체성분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고생하는 것 같아 나도 안타까워. 세계보건기구(WHO)는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를 140만~600만명으로 추정하고 있더군. 매년 5500만명 정도가 사망하는데 그중 3.6% 정도가 대기오염 때문에 사망한다는 말이야. 미국에서는 매년 에어로졸 때문에 심폐질환을 앓아 사망하는 사람이 6만 4000명 정도래. 심폐질환으로 사망하는 98만 6000명 중 6.5% 정도에 해당하는 수치야. 결코 적지 않지. 나보다 내 동생들이 건강에는 더 치명적이지. 왜냐하면 걔들은 나보다 작거든. 에어로졸의 입자 크기가 작을수록 인체에 침투하기 쉽고 유해물질과 반응해 독성이 강해질 뿐만 아니라 세포와 쉽게 반응하게 돼. 심할 경우는 콧속으로 들어가 뇌까지 침투하기도 하는데 그렇게 되면 뇌졸중이나 치매까지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어. 의학 분야에서 ‘네이처’나 ‘사이언스’보다 영향력이 높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이란 학술지가 있어. 여기에 발표된 논문 중에 미세먼지 발생이 많은 도로변에 사는 어린이들의 대식세포(면역 세포 중 하나)에 탄소 농도가 높다는 연구가 있었지. 탄소 농도가 높다는 것은 폐기능이 감소해 천식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을 앓기 쉽다는 말이기도 해. 물론 대기 오염이 원인이라고 하지만 대기오염 물질의 상당 부분이 바로 나와 내 동생들이니, 결국 우리 때문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겠지. ●나 쫓아낼 해답은 과학에 있을 거야 우리를 없애는 데 도움이 될 만한 팁을 하나 알려줄까. 우리가 늦가을부터 봄철에 많이 나타나는 이유를 알면 간단해. 늦가을부터 봄철에는 주로 중국 쪽에서 한국 쪽으로 바람이 불면서 중국에서 발생한 미세먼지들이 많이 넘어와. 게다가 한반도에 공기가 정체되면서 중국에서 넘어온 친척들과 한국에서 발생한 우리가 한꺼번에 늘어나는 경우가 많아. 여름철에는 비가 자주 오면서 공기 중에 있는 우리 같은 에어로졸들이 빗물에 씻겨 내려가는 ‘워싱효과’가 있지. 공기 흐름이 원활해 국내외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들이 한반도 바깥으로 날아가 버리기 때문에 맑은 공기를 볼 수 있는 거야. 맑은 공기를 원한다고 바람과 비에만 의존할 수는 없겠지. 결국 중국발 미세먼지와 국내산 미세먼지를 줄이는 것이 답이지.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차량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해답은 과학에 있지 않을까 싶네. 이번 가을까지는 얼마 남지 않았는데, 미안하지만 지금 상황 같으면 몇 달 뒤에 우리 또 만나야 할 것 같다. 그럼 그때까지 건강히 잘 지내길.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기고] 미세먼지관리 특별대책의 후속 과제/윤성규 환경부 장관

    [기고] 미세먼지관리 특별대책의 후속 과제/윤성규 환경부 장관

    지난 4월 8일부터 3일간, 5월 25일부터 1주일간 서해와 한반도를 오락가락한 황사나 기상정체가 국내외에서 발생한 미세먼지와 겹치면서 미세먼지 수준이 연일 ‘나쁨’을 기록했다. 가을 못지않게 청명한 날씨를 자랑하던 봄철 두 달간 우리 사회는 미세먼지 문제로 뜨거웠다. 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2013년에 지정한 1군 발암물질이다. 국민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 3일 미세먼지관리 특별대책을 확정, 발표했다. 미세먼지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이전에 “일본 도쿄에서 4~5일 입은 와이셔츠 깃이 서울서 하루 입은 것보다 깨끗하다”는 얘기를 심심찮게 들었다. 2000년대 이후에는 달라졌다. 현재 미세먼지(PM10) 농도는 2000년대 초보다 40% 정도 개선됐다. 하지만 여전히 일본이나 세계보건기구 기준보다 2배 정도 높다. 국제암연구소는 대기오염도 1군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때까지만 해도 철책이란 철책은 3년도 못 가 녹슬어 바스러지는 현상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아황산가스가 주원인이었다. 대기 중 아황산가스 농도는 세계보건기구가 정한 연간 기준 이하로 개선됐다. 그런 과정에 오존 오염이 하절기에 슬그머니 고개를 들었고 많은 노력에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스프레이, 시너 같은 휘발성 유기화합물과 경유차·화력발전 등의 고온연소 과정에서 주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이 태양의 자외선에 노출되면 공기 중 산소를 오존으로 둔갑시킨다. 질소산화물은 공기 중에서 수증기·암모니아 등과 반응해 미세먼지가 된다. 때문에 대기오염 개선과 함께 연관된 오염 영향의 억제 대책이 필요하다. 연관 오염 문제를 감안한 특별대책은 수도권의 경우 2015년 현재 23㎍/㎥인 초미세먼지(PM2.5) 개선목표(20㎍/㎥)를 당초보다 3년 앞당겨 2021년에 달성하고 2026년에는 유럽 주요 도시의 현재 수준(18㎍/㎥)으로 개선한다는 계획을 담고 있다. 특별대책은 과거 대책과 비교할 때 입안 과정과 내용에서 차이가 있다. 소극적 조연 역할에 머물렀던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등 관계 부처들이 적극적인 주연 역할을 했다. 모든 노선버스의 천연가스버스화, 천연가스버스 구입비 지원, 그간 금기시된 에너지상대가격 조정 여부의 공론화 기회 부여 등의 성과가 그것이다. 2005년 이전 출시된 노후 경유차를 2019년까지 조기 폐차 완료, 노후 화력발전소 10기의 친환경 대체(폐지 포함), 신규 발전소에 국내 최강의 처리기준 적용과 같은 차별화된 대책도 만들었다. 미세먼지 농도를 선진국 수준으로 줄이기 위한 대책에 시동을 건 것이다. 알맹이가 빠진 ‘맹탕대책’이란 비판도 있다. 알맹이 대책을 위시한 감축수단 상당수는 국민 생업이나 국가 기간산업과 직접적이고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정부가 상호 영향을 제대로, 균형 있게 평가하고 결정적 악영향은 최소화하는 대책들을 찾아내 정책화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 점에서 특별대책은 고민을 거듭해 만든 범부처 대책이다. 대승적 참여와 실행을 이끌어 내 깨끗하고 푸른 하늘을 되살리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 출근 전 앱으로 황사·미세먼지 체크… ‘공기 좋은 길’ 알려주는 내비게이션

    출근 전 앱으로 황사·미세먼지 체크… ‘공기 좋은 길’ 알려주는 내비게이션

    # 1년 전부터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박선규(40)씨는 최근 스마트폰에 대기환경 예보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했다. 올 들어 유독 황사와 미세먼지의 농도가 짙어졌다는 뉴스가 자주 눈에 띄기 때문이다. 박씨는 “미세먼지에 관한 뉴스를 자주 봐서 그런지 몰라도 지난해 가을부터는 날씨가 맑아도 금세 목이 칼칼해지는 경우가 많아 출근하기 전 꼭 앱으로 대기 상태를 확인하고 집을 나선다”고 말했다. 최근 미세먼지의 농도와 독성이 강해지는 등 대기환경이 악화되면서 외부 활동에 대한 당국의 경고가 잦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미 발생한 환경오염 물질을 처리하거나 환경 관련 사고로 파괴된 환경을 복원하는 기술만큼이나 오염물질이 어디에서 발생해 어떻게 이동하며, 어디에 쌓이는지를 밝혀내는 ‘환경 모니터링’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환경 모니터링은 환경공학 내에서도 다른 기술들보다 늦게 시작됐지만, 요즘 연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다. 환경 모니터링 기술은 물리, 화학, 생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전기·전자공학과 기계공학, 컴퓨터공학 등이 결합되는 대표적인 융합연구 분야다. 미세먼지나 황사로 인해 대기오염을 측정하는 환경감시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환경 모니터링 기술의 분석 대상은 대기, 하천과 바다, 지표면, 지하공간 등 자연환경뿐 아니라 환경호르몬으로 알려진 인공 화학물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환경 모니터링 기술의 궁극적인 목표는 실내외 할 것 없이 실시간으로 측정된 정보를 분석해 현재 환경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함으로써 효과적인 대응 방법을 찾는 데 있다. 이를 위해서는 ▲측정 대상을 정확하게 감지할 수 있는 환경센서 기술 ▲개별 센서들을 연결하는 네트워크 기술 ▲각종 센서에서 얻어지는 방대한 데이터를 효과적이고 빠르게 취합하고 분석해 실시간으로 알려줄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 및 분석 솔루션 기술 등 3가지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 각종 오염 대상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센서 기술은 환경 모니터링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이다. 고전적인 의미의 센서는 특정물질을 감지하는 수준이지만 앞으로는 감지신호를 정확하게 중앙으로 전달해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로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환경 모니터링을 바탕으로 구현할 수 있는 대표적인 기술로 환경 지능형 내비게이션이 꼽힌다. 환경 지능형 내비게이션은 사고 지역이나 차량 정체에 대한 정보는 물론 곳곳에 설치된 환경센서로 수집되는 환경 빅데이터가 네트워크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송되면서 환경오염이 심한 지역을 스스로 판단해 피해 갈 수 있도록 돕는 신개념의 차량안내 시스템이다. 환경 모니터링 기술이 일반인들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정보로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기술적 난관들이 많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가습기살균제처럼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화학물질들의 잠재적 위험요소들까지 모니터링하고 진단할 수 있는 새로운 센서 원리와 기술 개발이다. 또 측정하려는 대상물질에 따라 센서의 작동 방식이 다른 것도 기술적으로 넘어야 할 산으로 지적된다. 환경 모니티링 기술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현재 가장 필요한 것은 다양한 대상 물질을 하나의 단위로 측정할 수 있고 지금보다 더 작으면서도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으며 관리하기 용이한 센서를 만드는 것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녹색도시기술연구소 관계자는 “환경과 건강한 삶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 세계적으로도 환경 모니티링 관련 기술과 시장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실용화에 초점에 맞춘 산학연의 협력 연구로 기술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숨만 턱턱 막힌다고? 황사는 조금 억울하다

    숨만 턱턱 막힌다고? 황사는 조금 억울하다

    “하늘의 신이 화가 나서 비나 눈이 아닌 흙가루를 땅에 뿌리는 우토(雨土)를 내려 왕과 신하들이 몹시 두려워했다.” - 신라 아달라왕 21년(174년), 삼국사기 중에서. “한양에 흙비가 내렸다. 전라도 전주와 남원에는 비가 내린 뒤에 연기 같은 안개가 사방에 꽉 끼었으며 지붕과 밭, 잎사귀에도 누렇고 허연 먼지가 덮였다. 쓸면 먼지가 되고 흔들면 날아 흩어졌다. 25일까지 쾌청하지 못하였다.” - 조선 명종 5년(1549년) 3월 22일, 조선왕조실록 중에서. 겨울이 끝나고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것이 ‘황사’다. 올해에도 꽃샘추위가 끝나고 봄을 재촉하는 봄비가 내린 뒤 이 불청객이 우리나라를 엄습했다. 기상청은 중국에서 발생한 황사가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쳐 8일 오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예보했다. 황사는 몽골과 중국의 사막 지역, 황하강 중류의 건조지대·황토고원, 내몽골 고원 등에서 발원한다. 한랭전선 뒤에서 부는 강풍이나 지형적 영향으로 발생하는 난류로 인해 위로 날려 올라간 미세 모래먼지가 하늘에 퍼져 있다가 서서히 땅으로 떨어지는 게 황사다. 일반적으로 저기압 활동이 왕성한 3~5월 봄철에 많이 발생하고, 강한 서풍을 타고 한반도를 거쳐 일본, 태평양, 멀리는 미국과 캐나다 지역까지 날아가는 경우도 있다. 황사와 달리 늦가을부터 초봄 사이에 우리나라에 자주 영향을 미치는 미세먼지는 산업, 운송, 주거활동으로 인한 연소 과정에서 배출되는 인공적 요소 때문에 발생한다. 본격적으로 산업화가 이뤄지기 시작한 20세기 들어 비로소 나타난 현상인 것이다. 반면 황사에 대한 기록은 기원전 1506년까지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오래된 기상현상이다. 당시 중국 문헌에 처음 등장한 황사 현상은 ‘흙이 떨어진다’는 뜻의 ‘우토’(雨土)로 표현됐다. 우리나라에서 관측된 황사 현상의 최초 기록은 김부식이 쓴 ‘삼국사기’에 적힌 신라 8대 왕 아달라왕 21년이었던 174년의 기록이다. 황사 현상에 대한 정의가 처음 등장한 것은 고려 때 ‘서운관지’에 “우토 때문에 사방이 어둡고 혼몽하여 띠끌이 내리는 것 같다”라고 기록된 것으로 관측 방법까지 자세히 기술돼 있다. 조선시대 들어서야 우토 대신 ‘토우’라는 표현이 사용됐고 현재와 같은 황사라는 표현은 1915년 3월 4~5일에 걸쳐 관측된 황사 현상에서 처음 사용됐다. 중국에서는 ‘모래폭풍’, 일본에서는 ‘코사’라고 부른다. 아프리카 북부 사하라사막에 나타나는 모래폭풍 현상은 ‘사하라 먼지’라고 부르며 황사와 구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건조 지대와 반건조 지대에서 모래폭풍이 일어나면 모래나 먼지 입자들이 공중으로 올라가고, 올라간 입자 중에서 크고 무거운 입자들은 더이상 상승하지 못하고 부근에 떨어진다. 건조하고 가벼운 입자는 대기 상층까지 올라가 떠다니다가 상층기류를 타고 멀리까지 날아가게 된다. 이런 가운데 햇빛이 강하게 내리쬐면 지표가 뜨거워지면서 상승대류가 생겨 더 높이 올라가게 되고, 더 멀리 날아갈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된다. 국내에 영향을 주는 황사의 발원지는 중국 북부 내륙과 내몽골처럼 바다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건조하고 비가 적게 내리는 지역들로 연간 강우량이 200㎜가 안 되는 곳이 많다. 우리나라에는 주로 내몽골 고원과 황토고원의 흙먼지가 영향을 준다. 타클라마칸사막은 한반도와 멀리 떨어져 있어 우리나라에 주는 영향은 적은 편이다. 일반적으로 국내에서 발생하는 봄철 황사는 발원지에서 짧게는 하루, 길게는 닷새 전에 발생한 것으로 국내에 도착하는 속도는 상층 바람의 속도에 따라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발원지에서 떠오른 먼지의 30%는 바로 떨어지고 20% 정도는 주변 지역에, 나머지 50% 정도가 한반도를 비롯해 멀리까지 이동한다. 이 양이 많게는 2000만t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최근 황사는 한반도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산업 및 생활 분진 등 미세먼지와 결합되면서 독성이 강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자나 노약자들은 황사가 강하게 발생하는 날은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항상 황사는 우리에게 불청객일까. 실은 그렇지만은 않다. 황사 속에 섞여 있는 석회와 같은 알칼리성 성분이 산성화된 토양이나 산성비를 중화시켜 토양이나 담수의 산성화를 막고 식물이나 해양 플랑크톤에 유기염류를 제공해 생물학적 생산성을 높인다는 이점이 있다. 또 황사 입자가 소나무 숲을 황폐하게 만드는 송충이의 피부에 붙으면 숨구멍을 막아 죽게 만들기도 하는 등 유용한 면도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독자의 소리] 이제는 기후변화에 생활방식 맞춰야

    요즘 날씨는 겨울 속의 봄이다. 하루에도 1일 4계(1일 4계절)라 할 만큼 일교차가 심해 출근할 땐 옷차림이 망설여진다. 새벽에는 얼음 어는 겨울, 아침저녁으로는 차가운 봄가을, 한낮에는 따뜻할 때가 있다. 지난 100년 동안 세계 평균 0.74℃ 상승했지만 우리는 2배인 1.8℃ 상승해 기후가 온대에서 아열대로 바뀐 것이다. 이제 대구 사과는 충북과 강원도에서, 제주 한라봉은 충북에서 잘 자란다. 동식물과 어류의 서식지가 북상한 것처럼 개인적으로도 기후변화에 대비할 점이 많다. 첫째, 기후변화에 맞는 생활 패턴을 만들어야 한다. 갑작스런 기온 변화로 면역력이 약한 연령층이 감기 등 질병에 감염되기 쉬워 평소 건강 관리와 과로를 피하는 게 좋다. 제철이 아닌 농산물은 부패하기 쉬워 관리에 주의를 요한다. 기후변화에 범국가적으로 미리 대비해야 한다. 몇 해 전 태국은 50년 만의 홍수, 우리는 한 달 내내 비가 와 서울에 산사태와 홍수가 났고 농산물 가격이 폭등했다. 자연재해는 인력으로 극복하는 데 한계가 있지만 철저하게 준비하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절기상 아직 한겨울이고 변화무쌍한 날씨에 황사와 스모그도 잦다. 환경 변화에 대한 현명한 대처는 인간의 몫이다. 외출 시 방한 복장, 황사 마스크, 선크림, 변덕스런 날씨에 대비한 우산, 기상 변화에 따른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 등 이제는 환경 변화에 스스로 대비할 때다. 김광태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 탈탈 털어봤다 미세먼지 Q&A

    탈탈 털어봤다 미세먼지 Q&A

    지난달 중순 예년보다 2주 정도 빨리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공습했다. 그동안 안전지대로 알려져 온 제주도에까지 고농도 미세먼지가 확산됐고, 이달 들어서는 수시로 관련 경보가 발령되고 있다. 미세먼지는 언제 어떤 이유로 생겨서 어떤 경로를 통해 날아오는 것일까. 미세먼지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된 날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여러 궁금증을 10문 10답으로 알아봤다. 중금속 성분 미세먼지… 흙먼지 황사와 달라 ① 미세먼지와 황사와의 차이는? 미세먼지는 입자의 크기에 따라 2가지로 분류된다. 입자가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인 것은 ‘미세먼지’, 2.5㎛ 이하인 것은 ‘초미세먼지’라고 한다. 이에 따라 각각 ‘PM10’과 ‘PM2.5’로 부르기도 한다. 미세먼지는 산업, 운송, 주거활동 등 물질의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황산화물, 암모니아 중금속 등이 주성분이다. 주로 늦가을에서 초봄까지 한반도를 찾아온다. 반면 황사는 중국이나 몽골에서 날아오는 흙먼지로 칼륨, 철분, 알루미늄, 마그네슘 등 토양성분이 주를 이루고 있다. 황사는 지상 4~5㎞ 상공까지 올라간 다음 바람을 타고 서해를 건너오면서 굵은 입자들은 무거워 떨어지고 10㎛ 이하의 미세한 것들만 한반도로 건너온다. 전체 발생량 50~70% 中 아닌 국내서 발생 ② 미세먼지 주범은 중국? 한반도까지 오는데 얼마나? 최근 중국 내 스모그의 영향으로 국내 미세먼지 수치가 높아지면서 미세먼지의 원인을 거의 전부 중국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우리나라 공기 질에 영향을 미치는 중국발 미세먼지의 양은 평균 30~50% 수준이다. 반면 국내에서 발생하는 것들이 전체 미세먼지 농도의 50~70%를 차지한다. 국내 미세먼지는 화력발전소나 산업현장의 배출가스, 자동차 배기가스가 주를 이룬다. 봄철 중국 내륙 건조지대나 고비사막에서 발생한 황사가 편서풍을 타고 우리나라까지 날아오는 데는 1~2일 정도 걸린다. 초미세먼지는 흙먼지보다 입자가 작아 약한 바람에도 영향을 받지만, 대기의 흐름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국내 유입에 걸리는 시간은 비슷하다. 강우량 적고 난방 많이 하는 겨울에 잦아 ③ 겨울에 미세먼지가 잦아지는 이유는? 미세먼지는 연료를 태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분진이 주요 원인이다. 중국발 미세먼지도 공장 매연과 난방과정에서 나오는 분진 때문이다. 특히 중국에서는 난방용 연료의 70% 이상을 여전히 무연탄에 의존하고 있다. 이것들이 한반도 쪽으로 부는 편서풍을 타고 날아와 국내 미세먼지와 합쳐지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치솟게 된다. 또 겨울철에는 한반도 내 대기정체가 되는 경우도 많아 밀려든 미세먼지가 바깥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고, 지속되는 날도 길어지게 되는 것이다. 반면 여름철에는 비에 의해서 먼지들이 씻겨 내려가는 ‘레인 워시’ 효과와 높은 습도 때문에 미세먼지 농도가 낮다. 현재 기술로는 근원적 발생 억제 불가능 ④ 미세먼지, 근원적으로 막을 수는 없나? 없다. 현재 기술로는 불가능하다. 미세먼지 발생 패턴을 예측하고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이 우려되는 시기에는 인위적 배출을 줄이도록 하는 것 정도가 최선이다. 현재 한·중·일 사이에서 환경협력을 강화하는 추세이지만 공동 관측과 예측 등 과학분야에 머무를 뿐 실질적인 미세먼지 저감 대책까지 공유하지는 못하고 있다. 중국의 영향을 우리가 직접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만큼 국내에서 발생하는 산업시설의 배출가스, 자동차 배기가스, 생활주변의 각종 연소 행위를 엄격히 통제해 미세먼지 발생을 최소화할 수밖에 없다. 올겨울 강수량 많아 예년보다 개선될 수도 ⑤ 올 연말 미세먼지 전망은? 미세먼지는 인위적인 요소가 개입되기 때문에 장기 예측이 쉽지 않다. 올겨울도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최근 지속되고 있는 비정상적 기상현상인 ‘슈퍼 엘니뇨’의 영향이 다소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엘니뇨가 강할 경우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의 겨울은 포근하고 강수량이 많아지는 경향이 있다. 겨울철 평균 온도가 높아지면 중국이나 우리나라의 난방수요가 줄어 미세먼지 농도가 낮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기상청은 올겨울 우리나라 강수량이 평년보다 다소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만큼 강수에 의한 세정효과로 미세먼지 농도 수준이 예년보다 개선될 수 있을 전망이다. 환경과학원, 30일부터는 48시간 단위 예보 ⑥ 미세먼지 예보는 어디서 하나? 인공적으로 발생하는 대기오염 물질인 미세먼지의 예보는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에서 담당하고 있다. 자연현상으로 발생하는 황사 예보는 기상청에서 맡고 있다. 환경부는 1995년 1월부터 미세먼지를 대기오염물질로 규정하고 관리에 들어갔다. 올 1월부터는 초미세먼지에 대해서도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미세먼지 예보는 2013년 8월 시범예보를 시작으로 지난해 2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초미세먼지는 지난해 5월 시범예보를 시작한 뒤 2015년 1월부터 예보제를 시행하고 있다. 현재 미세먼지 예보는 24시간 단위로 실시되고 있으나 이달 30일부터는 수도권부터 48시간 단위 예보제를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체내 침투·축적 위험성 높은 ‘1급 발암 물질’ ⑦ 미세먼지는 다른 먼지들처럼 몸에서 걸러질까? 일반적으로 외부에서 들어오는 이물질은 1차적으로 코털에서, 2차로 기관지 섬모에서 걸러진다. 그렇지만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크기가 작아 호흡기에 그대로 전달돼 체내에 쉽게 침투되고 축적될 위험이 높다. 이 때문에 2013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으며 실제로 안구 질환, 호흡기 질환, 심혈관 질환을 일으키는 것은 물론 태아의 저체중화나 조기 출산 등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학분야 국제학술지 ‘랜싯’은 초미세먼지 농도가 5㎍/㎥ 높아질 때마다 폐암 위험이 18%씩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삼겹살 효과 증명 안돼… 물 많이 마시면 좋아 ⑧ 미세먼지, 삼겹살 먹으면 배출될까? 황사나 미세먼지가 심한 날 삼겹살 매출이 오르는 등 마치 삽겹살이 미세먼지에 효능이 있는 것처럼 알려져 있지만 돼지고기에 있는 불포화 지방산이 미세먼지 제거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의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다. 도리어 지방함량이 높은 음식을 섭취할 경우 미세먼지 속에 들어 있는 지용성 유해물질이 녹아 체내 흡수가 더 잘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는 있다. 호흡기나 기관지 점막의 수분이 부족해 점성이 약화되면 미세먼지가 폐까지 도달할 확률이 높아진다. 이 때문에 황사나 미세먼지가 많은 날, 유해물질 배출을 위해서는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미역 같은 해조류도 미세먼지가 체내에 쌓이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방한용 마스크 아닌 ‘KF80·KF94’ 착용해야 ⑨ 미세먼지가 발생했을 때 어떤 마스크를 써야 하나?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 외출을 할 때는 방한용 마스크가 아닌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증한 황사용 마스크를 써야 한다.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는 마스크 중 보건용으로 나온 것은 ‘KF80’이나 ‘KF94’ 두 종류다. KF80은 황사나 미세먼지의 인체유입을 막고 호흡기를 보호하기 위한 마스크이고, KF94는 전염병 감염으로부터 호흡기를 보호하는 용도다. 좀 더 완벽하게 막고 싶다면 산업현장에서 미세 분진으로부터 호흡기를 보호할 때 쓰는 특수필터가 달린 산업용 방진마스크를 사용하면 된다. 마스크를 사용할 때는 반드시 코와 입을 완전히 덮어야 한다. 반드시 한 번 쓰고 버려야 하며 세탁 후 재사용은 절대 안 된다. 외출 삼가고 실내 환기는 3분이내로 끝내야 ⑩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리는 날 행동수칙은?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경우 가장 좋은 대응법은 간단하다. 외출을 하지 않는 것이다. 특히 기관지가 약한 노인이나 유아, 만성호흡기 질환자들은 미세먼지 경보가 내리면 야외활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 호흡기와 함께 미세먼지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부위가 피부다. 피부가 미세먼지에 노출될 경우 가려움증이나 알레르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외출할 때는 머플러 등으로 노출 부위를 최소화해야 한다. 외출 후 실내에 들어왔을 때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는 청소나 환기도 피하는 것이 좋다. 청소를 할 때는 창문을 닫고 청소를 해야 하며, 환기를 해야 한다면 3분 이내로 해야 한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내일 5도 이상 기온 떨어져 ‘쌀쌀’

    27일 전국적인 가을비에 이어 28일부터 날이 한층 쌀쌀해지겠다. 약한 황사 현상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27일 전국적으로 가을비가 내리고 저녁부터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28일 아침에는 전날보다 5도 이상 떨어진 쌀쌀한 날씨를 보일 것”이라고 26일 밝혔다. 28일 아침 최저기온은 2~11도, 낮 최고기온은 14~18도 분포로 아침 기온은 전날(9~16도)보다 5~7도 떨어질 전망이다. 강원 내륙 일부 지역에는 얼음이 어는 곳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27일 강수량은 전국적으로 5~30㎜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충청 일부 지역에서는 10~40㎜ 정도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강수량은 현재 중부지방의 가뭄 해갈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재 내몽골 쪽에서 모래바람이 불어 27일 오후부터 28일 오전 사이에 충청남북도, 전라남북도, 제주 지역을 중심으로 약한 황사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황사가 대부분 한반도 서쪽 상공을 비켜 지나가기 때문에 공기질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아 전국적으로 ‘보통’ 단계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때아닌 에어컨 신제품 판촉전 ‘후끈’

    때아닌 에어컨 신제품 판촉전 ‘후끈’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을을 맞아 난방 기능도 있는 에어컨 신제품을 내놓고 경쟁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5일 겨울에는 난방이 되는 ‘스마트에어컨Q9000’ 냉난방 겸용 신모델 2종을 내놨다고 밝혔다. 냉방, 청정, 제습 성능에 난방 기능까지 더해 4계절 내내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한 제품’이란 설명이다. 삼성전자 측은 “스마트에어컨Q9000은 공기 청정 기능인 ‘PM2.5 필터시스템’을 통해 봄에는 초미세먼지를 걸러 주고 환기가 어려운 겨울철에는 실내 공기를 깨끗하게 유지해 준다”고 말했다. 개별 조작이 가능한 3개의 바람문 중 1개만 운전할 때에는 최대 80%까지 전기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출고가는 면적 75.5㎡(냉방)·49.7㎡(난방) 모델이 509만 9000원, 52.8㎡(냉방)·41.7㎡(난방) 모델이 299만 9000원이다. LG전자는 세계 최초로 습도까지 감지하는 시스템 에어컨 ‘멀티브이 슈퍼5’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시스템에어컨은 대형 실외기 1대에 여러 대의 실내기를 연결한 방식의 상업용 에어컨으로 보통 냉난방 기능이 기본으로 탑재돼 있다. 멀티브이 슈퍼5는 실내기와 실외기에 각각 센서를 내장해 온도와 습도를 감지하는 식으로 에너지 사용량을 최소화한 게 특징이다. 기존 제품인 ‘멀티브이 슈퍼4’에 비해 에너지 효율은 11% 높이면서 최대 용량은 20마력에서 26마력으로 늘었다는 설명이다. 멀티브이 슈퍼5는 사물인터넷(IoT)과 연계, 외부에서 스마트폰을 통해 온도·습도 등을 제어하고 전력 소비량을 확인할 수 있다. 황사는 물론 초미세먼지, 악취까지 걸러 준다는 설명이다. 가격은 계약 면적에 따라 결정된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제대로 알자! 의학 상식]

    ●봄보다 가을에 더 심한 알레르기 비염 콧물과 코막힘으로 잠을 설치고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으로 숙면도 못 취하는 가을이 왔다. 코를 풀고 싶어도 코가 막혀서 잘 나오지도 않고 콧물을 빼내 봤자 금세 막혀 온종일 괴롭다. 가을에는 돼지풀, 환삼덩굴, 사철쑥 등의 잡초 꽃가루 탓에 알레르기 비염이 매우 심해진다. 기온 변화가 크고 찬바람이 불면 코의 염증이 더 악화해 봄철보다 증상이 심하다. 알레르기 비염은 원인 물질(항원)에 노출됐을 때 코의 점막이 과민 반응을 일으켜 반복적인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 코 가려움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병이다. 쉽게 말하면 내 몸의 면역세포들이 해롭지 않은 꽃가루를 소위 ‘나쁜 적’으로 오해해 코에 들어올 때마다 제거하려고 공격하며 염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알레르기 비염은 산업이 발전한 선진국에서 많이 발생한다 하여 ‘선진국병’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2명이 앓고 있으며 최근 소아에서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환절기 감기라고 오해하지만, 알레르기 비염과 그 합병증의 결과인 경우가 많다. 개도 안 걸린다는 8월의 여름 감기는 8월 중후반부터 날리는 가을철 꽃가루에 의한 알레르기 비염의 시작일 가능성이 크다. 감기 바이러스에 의한 감기와 알레르기 비염의 원인은 근본적으로 달라서 알레르기 비염을 환절기 감기로 착각하면 오랜 기간 감기약만 먹으면서 고생할 수 있다. 알레르기 비염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부비동염으로 악화할 수 있으며, 부비동(코 주위 뼈 속에 있는 빈 공간)이 세균에 감염되면 축농증이 발생한다. 두통, 미열, 누런 콧물, 만성기침, 안면 통증, 후각감퇴, 집중력 저하 증상이 나타나고 코골이가 심해지며 수면무호흡증과 만성피로가 뒤따른다. 공부하는 어린 학생들이 알레르기 비염을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면 수면 장애로 학습능력이 떨어지고 정서 장애까지 나타날 수 있어 반드시 코에 뿌리는 스테로이드제로 치료해야 한다. 스테로이드는 몸에 해롭다는 인식 때문에 증상이 심한 날만 코에 뿌리는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고 괜찮은 날은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면 치료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없다. 증상이 발생하기 전부터 예방 차원에서 미리 사용하는 것이 좋다. 가을철 꽃가루는 보통 8월 후반부터 많이 날리기 때문에 8월 중순부터 12월 초까지 사용한다.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는 외출을 삼가고 황사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며, 자동차 운전 시 외부 공기 유입을 차단하고 실내를 정기적으로 환기시키되 평상시에는 창문을 닫아 놓아야 한다. ■도움말 권혁수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
  • 한 걸음에 무병을, 두 걸음에 장수를 얻는다는 고창읍성 둘레길

    한 걸음에 무병을, 두 걸음에 장수를 얻는다는 고창읍성 둘레길

    선인들이 조성한 옛 건축물을 따라 걷는 맛이 각별하다. 자연이 만든 숲이나 산길 못지않다. 전북 고창의 고창읍성 둘레길이 딱 그렇다. 성 자체의 고풍스러운 풍경도 일품이고 성 안에서 굽어보는 바깥 풍경도 넉넉하다. 고창읍성은 예부터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걷는 길로 이름났다. 두 바퀴만 돌아도 무병장수한다니, 말 다했다. 건강을 돌보고 행운까지 기대할 수 있는 둘레길인 셈이다. 이 계절, 고창을 찾는 외지인이라면 열에 여덟아홉은 선운사나 학원농장을 찾지 싶다. 선운사는 9월 말 꽃무릇이 선홍색 가을을 연 뒤 10월 중순쯤 단풍으로 또 한번 활활 타오를 터다. 학원농장은 순백의 메밀밭으로 가을의 서정미를 한껏 선사할 것이다. 한데 고창까지 와서 고창읍성 한번 밟아 보지 않는다면 이는 절반밖에 돌아보지 못한 것과 같다. 고창의 옛 지명은 모양현(牟陽縣)이다. 모는 보리, 양은 태양을 뜻한다. 글자 그대로 보리가 잘 자라는 고장이라는 뜻이다. 고창읍성을 달리 모양성(牟陽城)이라 부르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고창읍성이 언제쯤 세워졌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고창읍성 안내판에 따르면 조선 단종 원년(1453)에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축성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입암산성과 연계해 왜구로부터 호남 내륙을 방어하는 전초기지 역할을 담당했다는 것이다. ●2㎞ 남짓한 성곽… 걷는이 마음따라 한 시간도, 서너 시간도 걸려 고창읍성은 높이 4~6m의 성곽이 약 2㎞ 정도 둘러친 형태다. 동·서·북문과 3개소의 옹성, 동헌, 객사 등의 건물들이 남아 있다. 빨리 걷자면 1시간도 길고 여유 있게 돌아보자면 서너 시간도 짧다. 고창읍성은 성곽도 예쁘지만 무엇보다 성곽길을 걷는 답성놀이 풍습이 인상적이다. 안내판은 성밟기 풍습에 대해 “머리에 작은 돌을 하나 이고 고창읍성을 한 바퀴 돌면 아픈 다리가 낫고, 두 바퀴를 돌면 병 없이 장수할 수 있으며, 세 바퀴를 돌면 극락 승천한다”고 적고 있다. 기복의 뜻이 듬뿍 담긴 셈이다. ●해빙기 이탈된 성곽 다지고 전쟁 대비 슬기 담긴 ‘성밟기 풍습’ 보다 현실적인 이유도 있었다. 해빙기에 이탈된 성곽을 밟아 줌으로써 성곽을 다지는 부수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머리에 돌을 인 것은 성을 돈 다음 한곳에 돌을 모아 전쟁 등 유사시에 대비하자는 뜻이 담겼다. 선인들의 슬기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고창읍성에서는 매년 음력 9월 9일(중양절) 전후로 모양성제가 열린다. 이날 고창의 여성들은 한복을 입고 성밟기를 한다. 이처럼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주민들은 마실 가듯 아침저녁으로 산책 삼아 성을 돈다. 고창읍성을 돌아보는 코스는 대략 세 가지다. 첫 번째는 고창읍성의 성곽 위에 만들어진 흙길을 따라 걷는 것이다. 외지인들은 대부분 이 코스를 따른다. 길 중간중간에 2008년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된 솔숲이나 맹종죽숲으로 가는 길이 나 있다. 두 번째는 고창읍성 밖에서 외벽을 따라 걷는 것. 세 번째는 성벽 안쪽의 솔숲길을 따라 걷는 것이다. 현지 주민들은 산책 삼아 이 코스를 즐긴다. 매표소가 있는 공북루를 들머리 삼아 성밟기에 나선다. 공북루를 지나면 옥사 옆으로 성곽길이 나 있다. 폭 1m 안팎의 성벽은 야트막한 산자락을 타고 오르다가 여인네의 허리춤을 연상시키는 곡선을 그리며 부드럽게 돌아 나간다. 성곽길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적당히 반복된다. 동서남북의 풍광도 제각각이다. 성곽의 큼지막한 돌벽도 인상적이다. 세월에 닳았어도 원형은 그대로다. 성곽길을 돌다 보면 고창읍성이 천혜의 요새이자 전망대란 걸 단박에 알게 된다.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사방이 거칠 것 없이 탁 트였다. 고창읍내는 물론 사방 백리 이내 풍경이 죄다 눈에 들어오는 듯하다. ●성벽 안쪽엔 그려 놓은 듯 황홀한 수백년 수령의 소나무숲 성벽 안쪽엔 솔숲이 울울창창하다. 적게는 50년, 많게는 수백년 수령의 적송들이 빽빽하게 들어찼다. 소나무가 가장 많은 곳은 진서루에서 성황사까지 구간이다. 이 가운데 ‘아름다운 숲’ 상을 탄 곳은 작청 등 조선시대 관청 건물 뒤의 소나무숲이다. 이 지역의 아름드리 소나무들은 선인들의 수묵화에 등장하는 소나무가 떠오를 만큼 남다른 자태를 선보인다. 소나무 외에 배롱나무, 회화나무 등 다른 수종의 나무도 많다. 숲이 전체적으로 울창하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 건 이 때문이지 싶다. 솔숲 한가운데 대숲도 조성돼 있다. 1930년대에 한 스님이 작은 사찰을 세운 뒤 조경을 위해 심은 맹종죽림이다. 여기는 정말 인상적이다. 꼿꼿하게 뻗은 대숲을 스치는 바람 소리가 시원하고 하늘을 한 줌가웃 열어 두었을 만큼 빽빽한 수직의 세계는 마음 한 자락 내려놓기 충분하다. 성곽길에서 성 안쪽으로 들어오면 원님이 업무를 보던 동헌, 객사 등과 만난다. 하나같이 세월의 흔적이 더께로 쌓인 건물들이다. 원래 성내에는 22동의 건물이 있었다고 한다. 잦은 병화로 불에 타 없어진 것을 1970년대부터 차근차근 복원해 오고 있다. 모양성 앞 광장에는 신재효 고택이 남아 있다. 춘향가, 수궁가, 적벽가, 심청가 등 판소리 6마당을 정리하는 등 조선 후기 판소리를 집대성한 인물이다. 고택은 조촐하다. 다만 보수공사 중이어서 공사가 마무리된 뒤에나 볼 수 있다. ●선홍색 가을 간직한 ‘선운사’·갯벌에 스며든 명품 노을 ‘하전마을’ 이 계절, 반드시 들러야 할 명소 두 곳만 덧붙이자. 선운사는 고창의 랜드마크 같은 곳이다. 9월 말 꽃무릇, 10월 중순 단풍으로 전국의 여행객들을 불러 모으는 명찰이다. 절집 뒤 도솔암과 도솔계곡까지는 가야 제대로 봤다고 할 수 있다. 선운사는 보은염(報恩鹽)의 전설이 서린 곳이다. 백제 위덕왕 24년(577)에 검단선사가 선운사를 창건할 당시 선운산 주변엔 산적들이 들끓었다. 검단선사는 이들에게 소금 굽는 법을 가르쳐 도적질을 그만두게 했다. 양민이 된 산적들은 해마다 봄가을 두 차례 검단선사에게 보은염을 보냈다. 그때 소금을 운반했던 길이 바로 선운사길이다. 해마다 9월 하순 선운사 일대에선 이를 기리는 축제가 열린다. 심원면 하전마을은 광활한 갯벌과 마주할 수 있는 곳이다. 국내 최대 바지락 산지 중 하나이기도 하다. 볼 것이라고는 소금전시관이 고작이지만 저물녘 풍경만큼은 빼어나다. 날물 때 맞춰 가면 정말 ‘끝내주는’ 해넘이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보은염을 만든 산적들도 이 갯벌 어딘가에 염전을 꾸려 놓지 않았을까. 글 사진 고창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가는 길:서해안고속도로 고창 나들목으로 나와 만나는 삼거리에서 좌회전하면 고창읍내를 지나게 된다. 읍내 끝머리 오른쪽에 고창읍성과 신재효 생가가 보인다. 안내판이 잘돼 있다. 대중교통의 경우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센트럴시티 호남선 터미널에서 고창까지 고속버스가 다닌다. 고창터미널에선 걸어서 10분 정도면 닿는다. 입장료는 어른 1000원. 학원농장은 서해안고속도로→고창 나들목→15번 지방도→무장면→796번 지방도 순으로 간다. 564-9897. 선운사는 서해안고속도로 선운산 나들목으로 나가 선운사 방면으로 좌회전하고 다시 삼인교차로에서 좌회전해 곧장 가면 된다. 선운산관리사무소 560-8681. →맛집:고창의 별미는 풍천장어다. 장어집은 고창읍성에서 20㎞ 정도 떨어진 선운사 관광단지부터 심원면 하전마을까지 빼곡하게 몰려 있다. 연기식당(562-1537), 용궁회관(562-6464), 신덕식당(562-1533) 등이 알려졌다. 조양식당(508-8381)은 한정식으로 이름났고 하전마을 수궁회관(564-5035)은 꽃게정식, 바지락정식을 잘한다. 구시포, 하전마을 등 갯벌 체험 마을 주변에 장어 재료를 사서 손님들이 직접 조리해 먹는 장어집이 몇 곳 있다. →잘 곳:고창읍성 옆에 한옥마을(563-9977)이 있다. 객실에서 취사도 가능하다. 모양성모텔(561-5009), 꿈의 궁전(561-6561) 등도 비교적 깨끗하다. 선운사 쪽에도 선운산 유스호스텔(561-3333) 등 깔끔한 숙박업소가 많다. 고창읍성에서 2㎞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석정리 석정온천(564-4441)은 온천수에 게르마늄 성분이 함유됐다고 한다.
  • 한 걸음에 무병을, 두 걸음에 장수를 얻는다는 고창읍성 둘레길

    한 걸음에 무병을, 두 걸음에 장수를 얻는다는 고창읍성 둘레길

    선인들이 조성한 옛 건축물을 따라 걷는 맛이 각별하다. 자연이 만든 숲이나 산길 못지않다. 전북 고창의 고창읍성 둘레길이 딱 그렇다. 성 자체의 고풍스러운 풍경도 일품이고 성 안에서 굽어보는 바깥 풍경도 넉넉하다. 고창읍성은 예부터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걷는 길로 이름났다. 두 바퀴만 돌아도 무병장수한다니, 말 다했다. 건강을 돌보고 행운까지 기대할 수 있는 둘레길인 셈이다. 이 계절, 고창을 찾는 외지인이라면 열에 여덟아홉은 선운사나 학원농장을 찾지 싶다. 선운사는 9월 말 꽃무릇이 선홍색 가을을 연 뒤 10월 중순쯤 단풍으로 또 한번 활활 타오를 터다. 학원농장은 순백의 메밀밭으로 가을의 서정미를 한껏 선사할 것이다. 한데 고창까지 와서 고창읍성 한번 밟아 보지 않는다면 이는 절반밖에 돌아보지 못한 것과 같다. 고창의 옛 지명은 모양현(牟陽縣)이다. 모는 보리, 양은 태양을 뜻한다. 글자 그대로 보리가 잘 자라는 고장이라는 뜻이다. 고창읍성을 달리 모양성(牟陽城)이라 부르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고창읍성이 언제쯤 세워졌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고창읍성 안내판에 따르면 조선 단종 원년(1453)에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축성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입암산성과 연계해 왜구로부터 호남 내륙을 방어하는 전초기지 역할을 담당했다는 것이다. ●2㎞ 남짓한 성곽… 걷는이 마음따라 한 시간도, 서너 시간도 걸려 고창읍성은 높이 4~6m의 성곽이 약 2㎞ 정도 둘러친 형태다. 동·서·북문과 3개소의 옹성, 동헌, 객사 등의 건물들이 남아 있다. 빨리 걷자면 1시간도 길고 여유 있게 돌아보자면 서너 시간도 짧다. 고창읍성은 성곽도 예쁘지만 무엇보다 성곽길을 걷는 답성놀이 풍습이 인상적이다. 안내판은 성밟기 풍습에 대해 “머리에 작은 돌을 하나 이고 고창읍성을 한 바퀴 돌면 아픈 다리가 낫고, 두 바퀴를 돌면 병 없이 장수할 수 있으며, 세 바퀴를 돌면 극락 승천한다”고 적고 있다. 기복의 뜻이 듬뿍 담긴 셈이다. ●해빙기 이탈된 성곽 다지고 전쟁 대비 슬기 담긴 ‘성밟기 풍습’ 보다 현실적인 이유도 있었다. 해빙기에 이탈된 성곽을 밟아 줌으로써 성곽을 다지는 부수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머리에 돌을 인 것은 성을 돈 다음 한곳에 돌을 모아 전쟁 등 유사시에 대비하자는 뜻이 담겼다. 선인들의 슬기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고창읍성에서는 매년 음력 9월 9일(중양절) 전후로 모양성제가 열린다. 이날 고창의 여성들은 한복을 입고 성밟기를 한다. 이처럼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주민들은 마실 가듯 아침저녁으로 산책 삼아 성을 돈다. 고창읍성을 돌아보는 코스는 대략 세 가지다. 첫 번째는 고창읍성의 성곽 위에 만들어진 흙길을 따라 걷는 것이다. 외지인들은 대부분 이 코스를 따른다. 길 중간중간에 2008년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된 솔숲이나 맹종죽숲으로 가는 길이 나 있다. 두 번째는 고창읍성 밖에서 외벽을 따라 걷는 것. 세 번째는 성벽 안쪽의 솔숲길을 따라 걷는 것이다. 현지 주민들은 산책 삼아 이 코스를 즐긴다. 매표소가 있는 공북루를 들머리 삼아 성밟기에 나선다. 공북루를 지나면 옥사 옆으로 성곽길이 나 있다. 폭 1m 안팎의 성벽은 야트막한 산자락을 타고 오르다가 여인네의 허리춤을 연상시키는 곡선을 그리며 부드럽게 돌아 나간다. 성곽길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적당히 반복된다. 동서남북의 풍광도 제각각이다. 성곽의 큼지막한 돌벽도 인상적이다. 세월에 닳았어도 원형은 그대로다. 성곽길을 돌다 보면 고창읍성이 천혜의 요새이자 전망대란 걸 단박에 알게 된다.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사방이 거칠 것 없이 탁 트였다. 고창읍내는 물론 사방 백리 이내 풍경이 죄다 눈에 들어오는 듯하다. ●성벽 안쪽엔 그려 놓은 듯 황홀한 수백년 수령의 소나무숲 성벽 안쪽엔 솔숲이 울울창창하다. 적게는 50년, 많게는 수백년 수령의 적송들이 빽빽하게 들어찼다. 소나무가 가장 많은 곳은 진서루에서 성황사까지 구간이다. 이 가운데 ‘아름다운 숲’ 상을 탄 곳은 작청 등 조선시대 관청 건물 뒤의 소나무숲이다. 이 지역의 아름드리 소나무들은 선인들의 수묵화에 등장하는 소나무가 떠오를 만큼 남다른 자태를 선보인다. 소나무 외에 배롱나무, 회화나무 등 다른 수종의 나무도 많다. 숲이 전체적으로 울창하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 건 이 때문이지 싶다. 솔숲 한가운데 대숲도 조성돼 있다. 1930년대에 한 스님이 작은 사찰을 세운 뒤 조경을 위해 심은 맹종죽림이다. 여기는 정말 인상적이다. 꼿꼿하게 뻗은 대숲을 스치는 바람 소리가 시원하고 하늘을 한 줌가웃 열어 두었을 만큼 빽빽한 수직의 세계는 마음 한 자락 내려놓기 충분하다. 성곽길에서 성 안쪽으로 들어오면 원님이 업무를 보던 동헌, 객사 등과 만난다. 하나같이 세월의 흔적이 더께로 쌓인 건물들이다. 원래 성내에는 22동의 건물이 있었다고 한다. 잦은 병화로 불에 타 없어진 것을 1970년대부터 차근차근 복원해 오고 있다. 모양성 앞 광장에는 신재효 고택이 남아 있다. 춘향가, 수궁가, 적벽가, 심청가 등 판소리 6마당을 정리하는 등 조선 후기 판소리를 집대성한 인물이다. 고택은 조촐하다. 다만 보수공사 중이어서 공사가 마무리된 뒤에나 볼 수 있다. ●선홍색 가을 간직한 ‘선운사’·갯벌에 스며든 명품 노을 ‘하전마을’ 이 계절, 반드시 들러야 할 명소 두 곳만 덧붙이자. 선운사는 고창의 랜드마크 같은 곳이다. 9월 말 꽃무릇, 10월 중순 단풍으로 전국의 여행객들을 불러 모으는 명찰이다. 절집 뒤 도솔암과 도솔계곡까지는 가야 제대로 봤다고 할 수 있다. 선운사는 보은염(報恩鹽)의 전설이 서린 곳이다. 백제 위덕왕 24년(577)에 검단선사가 선운사를 창건할 당시 선운산 주변엔 산적들이 들끓었다. 검단선사는 이들에게 소금 굽는 법을 가르쳐 도적질을 그만두게 했다. 양민이 된 산적들은 해마다 봄가을 두 차례 검단선사에게 보은염을 보냈다. 그때 소금을 운반했던 길이 바로 선운사길이다. 해마다 9월 하순 선운사 일대에선 이를 기리는 축제가 열린다. 심원면 하전마을은 광활한 갯벌과 마주할 수 있는 곳이다. 국내 최대 바지락 산지 중 하나이기도 하다. 볼 것이라고는 소금전시관이 고작이지만 저물녘 풍경만큼은 빼어나다. 날물 때 맞춰 가면 정말 ‘끝내주는’ 해넘이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보은염을 만든 산적들도 이 갯벌 어딘가에 염전을 꾸려 놓지 않았을까. 글 사진 고창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지역번호 063) →가는 길:서해안고속도로 고창 나들목으로 나와 만나는 삼거리에서 좌회전하면 고창읍내를 지나게 된다. 읍내 끝머리 오른쪽에 고창읍성과 신재효 생가가 보인다. 안내판이 잘돼 있다. 대중교통의 경우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센트럴시티 호남선 터미널에서 고창까지 고속버스가 다닌다. 고창터미널에선 걸어서 10분 정도면 닿는다. 입장료는 어른 1000원. 학원농장은 서해안고속도로→고창 나들목→15번 지방도→무장면→796번 지방도 순으로 간다. 564-9897. 선운사는 서해안고속도로 선운산 나들목으로 나가 선운사 방면으로 좌회전하고 다시 삼인교차로에서 좌회전해 곧장 가면 된다. 선운산관리사무소 560-8681. →맛집:고창의 별미는 풍천장어다. 장어집은 고창읍성에서 20㎞ 정도 떨어진 선운사 관광단지부터 심원면 하전마을까지 빼곡하게 몰려 있다. 연기식당(562-1537), 용궁회관(562-6464), 신덕식당(562-1533) 등이 알려졌다. 조양식당(508-8381)은 한정식으로 이름났고 하전마을 수궁회관(564-5035)은 꽃게정식, 바지락정식을 잘한다. 구시포, 하전마을 등 갯벌 체험 마을 주변에 장어 재료를 사서 손님들이 직접 조리해 먹는 장어집이 몇 곳 있다. →잘 곳:고창읍성 옆에 한옥마을(563-9977)이 있다. 객실에서 취사도 가능하다. 모양성모텔(561-5009), 꿈의 궁전(561-6561) 등도 비교적 깨끗하다. 선운사 쪽에도 선운산 유스호스텔(561-3333) 등 깔끔한 숙박업소가 많다. 고창읍성에서 2㎞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석정리 석정온천(564-4441)은 온천수에 게르마늄 성분이 함유됐다고 한다.
  • 흐르는 콧물 스트레스, 놔두면 밤잠 편히 못 잔다

    흐르는 콧물 스트레스, 놔두면 밤잠 편히 못 잔다

    봄은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에게 특히 잔인한 계절이다. 콧물이 쉴 새 없이 흐르고 재채기가 장소와 때를 가리지 않고 터져 학교에서나 직장에서나 다른 이들의 눈치가 보인다. 때로는 눈물이 많이 나오거나 눈이 충혈되고 눈꺼풀이 붓는 일도 있어 불편하기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감기와 증상이 비슷해 감기로 많이 착각하지만 열이 없다는 점에서 감기와는 다르다. 호흡 중 콧속에 들어간 집먼지진드기, 곰팡이류, 꽃가루, 애완동물의 털이나 비듬 등 특정 이물질 항원에 콧속 점막이 면역 반응을 일으켜 재채기를 연속으로 하게 되고 맑은 콧물이 흐르며, 눈과 코에 가려움증과 코막힘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온도나 습도 등 외부 기후 조건, 정신적 스트레스 등도 영향을 미친다. 유병률은 남녀 모두 10% 정도로, 최근 환경오염과 공해의 증가로 환자 수가 급증하는 추세다. 특히 봄에는 황사와 미세먼지, 환절기 기후 변화까지 겹쳐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시행한 최근 6년간(2008~2013년) 월별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 진료인원 조사에 따르면 3~4월과 가을 환절기인 9~10월에 환자가 특히 많았다. 황사 먼지 속에는 여러 가지 성분이 있는데, 사막에서 발생했으면 규소(석영·실리콘)가 많고, 황토지대에서 발생하면 장석(알루미늄)이 많다. 또 황사가 중국의 도시나 공업지대를 통과하면서 황산염, 질산염, 카드뮴, 니켈, 크롬 등 여러 가지 중금속을 함유하게 된다. 게다가 황사는 오랫동안 공기 중에 떠 있을 수 있어 숨을 쉴 때 기관지를 통해 작은 기관지 또는 폐까지 쉽게 들어갈 수 있다. 조유숙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알레르기 염증이 코 점막에 국한하지 않고 기관지까지 이르게 되면 기관지 천식이 생긴다”며 “알레르기 비염을 오래 앓는 환자는 기침이나 가슴 답답함과 같은 천식 증상이 생겨도 이를 비염 증상으로 오인해 심한 호흡곤란이 생긴 뒤에야 비로소 병원을 찾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대개 5세 이하의 어린이에게 처음 나타나고, 10세 미만에는 남자가 많지만 10~20세에는 여자가 많다. 알레르기성 결막염 등 비슷한 알레르기성 질환을 동반할 때도 있다. 알레르기성 비염이 있으면 잘 때 코가 막혀 숨을 제대로 못 쉬게 돼 아침에 머리가 무겁고 집중력이 떨어진다. 또 밤에 잘 때 코를 심하게 골게 돼 수면장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알레르기성 질환은 특정 원인에 의해 발생하므로 원인물질과의 접촉을 피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러나 원인 물질을 안다고 해도 집먼지진드기, 황사 먼지, 곰팡이, 꽃가루가 문제라면 일상생활에서 접촉을 완벽히 차단하기가 쉽지 않다. 안강모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아직 알레르기 질환의 완벽한 치료법이 나오지 않아 봄철 알레르기로 고생하는 사람은 바람이 많이 부는 날 외출을 자제하고 손발을 깨끗이 씻는 등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증상이 심할 때 졸리지 않는 항히스타민제와 코에 뿌리는 국소용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면 호전된다. 집에서는 식염수를 코에 분무해도 일시적인 효과가 있다. 또 안경을 쓰거나 입 가리개를 하는 것이 다소 도움이 되며, 자동차를 운전할 때나 집에 있을 때는 창문을 닫는 게 좋다. 특히 외출 뒤 집에 들어올 때는 옷을 털고 샤워를 해 몸에 묻은 먼지 등을 제거해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코의 점막이 붉고 충혈됐는지, 콧물이 많은지 등 상태를 봐가며 비염을 치료한다. 먼저 폐의 열증이 심하다고 판단되면 이를 식히는 치료를 하고, 소화기능이 허해 코 점막에 영양이 잘 전달되지 않는다면 이를 보하는 치료를 한다. 또 코가 마르는 것은 인체의 수분대사를 책임지는 신장의 기능이 떨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진액을 보충하는 치료를 한다. 담음(기의 흐름이 순조롭지 못하여 체내 수분의 대사장애로 형성된 병리적인 산물)이 쌓여 코 점막이 붓고 알레르기 반응이 생겼다면 담음을 제거하는 치료를 한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화사한 봄볕 대책없이 쬐다간 피부는 칙칙해져요

    화사한 봄볕 대책없이 쬐다간 피부는 칙칙해져요

    직장인 이모(33)씨는 동료와 봄 산행을 다녀오고 나서 기미와 여드름이 부쩍 늘었다. 보습제를 꼼꼼하게 발라 겨울철 찬 바람에도 항상 촉촉함을 유지했는데, 오히려 봄이 되니 건조함이 심해졌다. 화사한 봄과 어울리지 않는 칙칙한 피부에 심란하다. ‘봄볕에는 며느리를 내보내고 가을볕에 딸 내보낸다’는 속담처럼 사계절 햇볕 중 가장 조심해야 할 볕이 봄볕이다. 자외선이 가장 강한 여름에는 자외선 차단제를 열심히 바르며 피부에 신경을 쓰지만, 봄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하기 쉽다. 게다가 겨우내 자외선을 거의 받지 않았던 터라 피부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 가을볕은 이미 여름 내내 자외선에 단련된 피부에 내리쬐기 때문에 영향이 적다. 자외선에 노출되면 피부의 색소 세포가 자외선에 맞서려고 멜라닌 색소를 만들어내는데, 이 색소는 천연 자외선 차단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자외선 차단제를 신경 써 바르지 않아도 가을볕에는 피부가 잘 손상되지 않는다. 게다가 자외선 지수는 가을보다 봄에 훨씬 높다. 봄이야말로 피부에 가장 신경을 써야 할 계절이다. 따갑지 않다고 봄볕을 많이 쬐면 피부가 자외선에 민감하게 반응해 잔주름, 기미, 주근깨, 색소 침착 등이 생길 수 있다. 자외선은 파장에 따라 UVC, UVB, UVA로 나뉜다. 살균력을 가진 UVC는 오존층에 걸러져 지표상에 내려오지 않아 피부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는다. 주로 문제를 일으키는 파장은 UVB와 UVA다. 가장 긴 파장인 UVA는 35~50%가 피부의 표피를 통해 진피에 도달해 피부를 검게 만든다. 중간 파장인 UVB는 주로 피부에 염증을 일으켜 홍반이나 수포를 만든다. 일광 화상을 입은 뒤 따갑고 물집이 생기고 피부가 벗겨지는 것은 UVB 때문이다. 자외선은 또 피부 탄력을 유지해주는 콜라겐을 많이 파괴하고 탄력섬유를 변성시킬 뿐만 아니라 종양 발생을 감시하는 면역기전을 약화시켜 피부암 발생을 촉진하기도 한다. 특히 어렸을 때 자외선을 많이 받은 사람은 평생 피부암이 발생할 가능성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자외선의 영향을 덜 받으려면 자외선 지수가 높은 시간대에 외출을 삼가야 한다. 불가피하게 외출할 때는 자외선 차단제를 꼭 챙겨 바르도록 한다. 요즘에는 파운데이션 등 메이크업 제품에도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어 파운데이션 정도만 챙겨 바르는 여성이 많지만,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적어도 500원 동전 크기만큼은 발라줘야 한다. 파운데이션을 이 정도 바르기는 어려우니 차단제를 따로 바르는 게 좋다. 자외선 차단제를 바를 때는 피부에 쓱쓱 문지르지 말고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려 흡수시킨다. 아침에 기초화장을 할 때는 유분이 많은 크림을 되도록 피해야 한다. 유분이 많은 화장품은 자외선의 흡수를 촉진한다. 평소 비타민 A·C·E 등이 풍부하게 들어간 신선한 과일과 채소, 견과류를 섭취해도 도움이 된다. 이종희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교수는 “자외선으로 인한 DNA와 세포막 손상을 최소화하려면 체내에 충분한 항산화제가 있어야 하며, 이는 비타민 A·C·E에 풍부하다”고 말했다. 자외선 차단만큼 중요한 게 세안이다. 봄과 함께 찾아오는 불청객 황사 먼지에는 철·규소·구리 등의 중금속과 각종 오염물질이 들어 있어 호흡기 질환과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 등 피부 질환을 일으킨다. 특히 오염물질이 피부 모공 안으로 깊게 들어가 외출 뒤에는 꼼꼼하게 세안해야 한다. 우선 물의 온도는 미지근한 정도로 맞추고 비누보다는 저자극 전용 클렌징을 사용해 세안하며, 유성·수성 불순물을 모두 제거하려면 가급적 유성 클렌저와 수성 폼클렌저로 이중 세안한다. 세안할 때 얼굴을 빡빡 문질러선 안 된다. 세안제를 손으로 문질러 거품을 충분히 내고 가볍게 세안해야 한다. 피지가 쌓이기 쉬운 코나 이마, 턱 부위는 부드러운 세안용 솔을 사용해 모공 속 때까지 씻어낸다. 마지막으로 얼굴을 많이 헹궈 미세먼지가 최대한 남지 않게 한다. 일반적으로 목욕을 마치고 옷을 입은 뒤 로션을 바르지만 보습 효과를 최대화하려면 욕실을 나서기 전에, 즉 목욕 후 3분 이내에 전신에 보습제를 바르는 것이 좋다. 장성은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교수는 “봄에는 바람이 많이 불고 공기도 건조해 피부건조증이 생기기 쉽고, 종종 피부건조증이 ‘건선습진’이란 피부병으로 악화한다”며 “실내 온도와 습도를 적정하게 유지하고 목욕할 때 때를 너무 세게 밀거나 너무 뜨거운 물에 목욕하는 것도 피부의 수분 손실을 촉진하기 때문에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봄에 생긴 여드름은 소화기와 호흡기 건강과도 관련이 있어 피부와 폐, 장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피부질환이 폐장(폐·오장)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본다. 폐장은 호흡과 기를 조절하기도 하지만, 피부와 모발을 주관하는 역할도 한다. 환절기에 악화한 여드름을 개선하려면 달고 맵고 짜거나 자극적인 음식을 많이 먹지 말아야 한다. 이런 음식을 먹어 장 건강이 나빠지면 장내 유익균보다 유해균이 많아져 면역력이 떨어지고 피부에 곧바로 영향을 미친다. 만성적인 변비가 있다면 여드름 치료와 변비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윤영희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한방 피부과 교수는 “봄철 여드름이 잘 낫지 않으면 음식 습관을 교정하고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등 환자 스스로 노력해 조금씩 개선해야 한다”며 “가벼운 운동과 반신목욕을 해 자연스럽게 땀을 내고, 간단한 복식호흡을 하는 요가나 명상을 하면 피부 치료에 보조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2015 우수기업 우수상품] 만오코퍼레이션 ‘피톤치드 수’

    [2015 우수기업 우수상품] 만오코퍼레이션 ‘피톤치드 수’

    ‘피톤치드 수’는 편백나무에서 추출한 100% 증류수와 편백오일이 혼합돼 있다. 특히 사계절이 뚜렷하고 봄, 여름, 가을 쉼 없이 피고 지는 꽃들로 이뤄진 국내산 편백나무만을 사용해 봄철 황사 미세먼지와 진드기를 퇴치하는 데 효과가 좋다. 냄새 탈취에도 탁월하다. 공기 정화 능력은 봄철 황사 시에 마치 삼림욕하는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제품에 함유된 편백오일은 만오코퍼레이션만의 숙성된 오일을 사용해 나무에서 배어 나오는 특유의 냄새를 향긋한 냄새로 바꿔준다. 피톤치드는 식물이 해충 등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공기 중에 발산하는 성분으로 호흡기·아토피 질환 등에 좋다.
  • [新국토기행] 충북 제천시

    [新국토기행] 충북 제천시

    “천년의 솔향이 묻어나는 의림지, 옥순봉의 절경을 담은 내륙의 바다 청풍호, 비단으로 수를 놓은 듯한 금수산, 잠시 머물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제천에서 마음껏 웃고 즐기고 머물다 가시옵소서.” 충북 북부에 있는 제천시는 천혜의 관광자원을 보유해 휴양지로 뜨는 곳이다. 약초의 고장으로 2010년 국제한방바이오엑스포를 개최하는 등 한방산업이 발달해 건강이 가득한 자연치유도시로도 불린다. 바쁜 일상의 속도를 늦추고 자연과 문화를 즐기며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곳으로 인정받아 수산면과 박달재는 슬로시티로 인증받았다. 김진형 부시장은 “우리 고장은 건강한 기운이 가득해 힐링을 하기에 제격”이라며 “상반기에 동서고속도로가 개통돼 관광은 물론 산업 분야에서도 발전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구는 13만 6000여명, 1980년 시로 승격됐다.[볼거리] ●번지점프·유람선 등 청풍호 즐길거리 풍성 제천이 휴양 관광지로 뜨는 데 일등 공신은 단연 청풍호다. 청풍호는 1985년에 준공한 충주댐으로 인해 조성된 인공호수다. 제천시, 충주시, 단양군에 걸쳐 있다. 제천에서는 청풍호라 부르고, 충주 지역에서는 충주호라 부른다. 청풍호는 ‘내륙의 바다’라고 불릴 만큼 담수량이 많다. 면적 67.5㎢, 평균 수심 97.5m, 저수량 27억 5000t에 달한다. 이 중 제천시의 담수 면적이 호수 전체 면적의 약 60%를 차지한다. 청풍호에 오면 볼거리, 즐길거리가 넘쳐 난다. 아름다운 풍광을 이용해 청풍호 주변에 청풍문화재단지, 청풍랜드, 활공장, 수상 레포츠장 등이 마련돼 외지인들의 방문이 줄을 잇는다. 단양의 장회나루까지 유람선도 운행된다. 유람선을 타면 그림 같은 호반의 풍광이 연인처럼 따라다닌다. 국도 82번 도로를 타고 청풍면 쪽으로 달리는 청풍호반 길은 자연풍광과 레저휴양시설이 조화를 이루며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꼽힌다. 청풍호가 생기면서 수몰민이 발생, 상당수 주민이 삶의 터전을 상실하는 등 고통이 적지 않았지만 지금은 제천의 보물이다. ●한 해 13만명 찾은 모노레일 ‘필수코스’ 청풍호 주변 관광지 가운데 가장 인기가 높다. 모노레일은 시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년간 총 42억원을 투자해 만들었다. 모노레일을 이용하면 마을에서 비봉산 정상(해발 531m)까지 23분이면 갈 수 있다. 걸어서 가면 1시간 이상 걸린다. 하산할 때도 모노레일을 이용할 수 있다. 모노레일의 총 길이는 2.94㎞. 6인승 12대가 설치돼 있다. 모노레일의 인기 비결은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이 마련된 비봉산 정상에서 청풍호의 장관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비봉산 정상에 서면 청풍호와 함께 월악산과 옥순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산과 물의 기막힌 조화에 많은 관광객이 최고라는 찬사를 보낸다. 지난해 13만명이 모노레일을 이용했다. 인터넷 예약 70%, 현장판매 30%로 이용권을 판매하는데 인터넷 예약은 서둘러야 원하는 날 이용할 수 있다. 신영철 시 관광시설팀장은 “통영의 다도해 전경보다 비봉산 정상에서 눈에 들어오는 청풍호 풍경이 더욱 아름답다”고 자랑했다. 이용료는 어른 8000원, 어린이 6000원, 장애인 3000원이다. 동절기인 12월부터 2월까지는 운행하지 않는다. ●우륵도 반한 ‘국내 最古’ 저수지 의림지 풍경 ‘제천 10경’ 중 ‘제1경’인 의림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저수지로 삼한시대 축조됐다. 본래 이름은 임지였다. 고려 성종 11년(992) 군현 명칭 개정으로 제천을 ‘의원현’ 또는 ‘의천’이라 하면서 이후 제천의 옛 이름인 ‘의’를 붙여 의림지라 부르게 됐다. 현재까지도 수리시설로 활용되지만 지금은 유원지로서 명성을 더해 가고 있다. 호수 주변에 순조 7년(1807)에 세워진 영호정과 1948년에 건립된 경호루, 수백년을 자란 소나무와 수양버들, 30m의 자연폭포 등이 어우러져 마치 아름다운 정원을 보고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 3대 악성 가운데 한 명이며 가야금의 대가인 우륵 선생이 가야금을 타던 바위 우륵대와 그가 마시던 샘인 우륵정도 남아 있다. 시가 의림지 주변에 목조 산책길과 수경분수, 인공폭포, 공연시설까지 꾸몄다. 의림지 야경은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렌즈에 담고 싶을 정도로 아름답다. 의림지 수심은 8~13m, 호반 둘레는 2㎞에 이른다. 겨울철 의림지에서 잡히는 빙어는 담백한 맛의 회로 각광받는 명물이다. ●‘동양 알프스’ 월악산… ‘단풍 절경’ 금수산 ‘동양의 알프스’로 불리는 월악산은 우리나라 5대 악산에 속하는 명산이다. 거칠고 높은 산만큼이나 깊고 아름다운 골짜기에 숲과 계곡이 보석처럼 숨겨져 있다. 송계계곡, 용하구곡 등이 유명하다. 덕주사 마애여래입상을 비롯해 많은 문화유산도 간직하고 있다. 송계에서 보면 영봉, 중봉, 하봉으로 이어지는 암봉의 행진이 장엄하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등산로는 덕주사 코스. 영봉까지로 산행 시간은 3시간 정도다. 제천과 단양에 걸쳐 있는 금수산의 본래 이름은 백암산이었다. 그러나 1548년 단양군수로 있던 퇴계 이황이 마치 비단에 수를 놓은 듯 아름답다고 해 금수산이란 이름을 얻었다. 이름에 걸맞게 산세가 수려하고 기암절벽이 절경을 이뤄 사시사철 어느 한 모습도 놓치고 싶지 않은 산이다. 특히 가을이면 고운 단풍이 아름답다. 높이 30m의 용담폭포, 아득한 전설을 간직한 선녀탕, 무암사, 정방사 등이 있다. ●청풍호반 둘러보는 자드락길 7개 코스 나지막한 산기슭의 비탈진 땅에 난 작은 오솔길을 의미하는 자드락길은 청풍호반과 어우러진 정겨운 산촌을 둘러보는 길이다. 이 길을 걸으면 청풍호의 시원한 바람과 은은한 약초 향기를 온몸으로 느끼며 새로운 ‘나’를 만나 볼 수 있다. 자드락길은 7개 코스로 총 58㎞에 달한다. 청풍면 만남의 광장에서 시작되는 1코스 ‘작은 동산길’은 자드락길 가운데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작은 동산에 오르면 아기자기한 섬 같은 산들과 호수가 조화를 이룬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2코스인 ‘정방사길’은 금수산에 위치한 정방사로 가는 길이다. 662년 의상대사가 창건한 정방사는 의상대라는 웅장한 암벽 아래 아늑하게 자리잡고 있다. 절벽 아래 지어진 제비집을 떠올리게 하는 정방사에서 바라보는 월악산 영봉과 호수 아래 노을이 장관이다. 3코스는 한여름에도 얼음이 생기는 동굴을 볼 수 있는 ‘얼음골생태길’, 4코스는 상천 산수유마을을 지나 용담폭포에 이르는 ‘녹색마을길’, 5코스는 청풍호와 옥순대교까지 이어지는 ‘옥순봉길’, 6코스는 삼국시대에 쌓은 성벽이 있었던 곳으로 전해지는 ‘괴곡성벽길’, 7코스는 한방의 도시 제천을 실감하는 향기로운 약초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약초길’이다. ●박해받던 천주교의 피땀 서린 배론성지 봉양읍에 있는 배론성지는 한국 천주교 전파의 진원지로 1801년 신유박해 때 많은 천주교인이 숨어 지낸 곳이다. 천주교 신자인 황사영이 당시의 박해 상황과 천주교 신도의 구원을 요청하는 백서를 토굴 속에 숨어 집필한 곳이기도 하다. 1855년부터 1866년까지는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교육기관인 성요셉신학교가 있었다. 또한 김대건 신부에 이어 한국 천주교의 두 번째 신부가 된 최양업 신부의 무덤도 있다. 현재 최양업 신부 기념성당, 한옥 누각성당인 배론본당, 십자가의 길, 묵주기도의 길, 피정의 집, 조각공원, 문화영성연구소 등이 들어서 있다. ‘배론’은 이곳의 지형이 배 밑바닥 모양과 비슷해 붙여진 이름이다. [먹거리] ●‘약초의 고장’ 대표 한방음식, 약채락 시는 약초의 고장답게 ‘약채락’이란 한방고유음식 브랜드를 만들어 다양한 한방음식을 개발, 미식가들을 유혹하고 있다. 2008년 가장 먼저 개발된 약채락 비빔밥은 누구나 좋아하는 비빔밥에 지역에서 생산되는 뽕잎, 황기잎, 오가피잎, 그리고 황기, 당귀, 오가피 추출액을 넣어 특허를 취득한 약초고추장으로 만들어졌다. 향긋한 약초 향이 입안에 가득해 마치 보약을 먹는 듯하다. 아이들이 먹기 좋게 강하지 않은 약초를 첨가해 만든 약초돈가스와 약채롤가스도 있다. 황기 등을 이용해 푹 우려서 만든 담백한 육수에 신선한 갈비를 넣어 만든 약채갈비전골정식, 신선한 채소를 굽거나 튀기지 않고 쪄서 조리해 채소의 영양분을 그대로 섭취할 수 있는 약채통밥정식, 약초가 들어간 약소스와 고소한 차돌 부위가 어우러진 한방소스차돌구이도 개발됐다. 밀가루 음식 마니아들을 위해 황기를 넣어 만든 면과 약초를 넣어 푹 우려낸 육수로 탄생한 약채칼국수, 직접 뽑은 메밀과 황기 약고추장, 건강육수를 사용하고 약채나물을 고명으로 올린 홍메밀 등 면요리도 있다. 최근에는 청풍호에서 잡은 잉어와 감칠맛 나는 소스가 만난 잉어약채스테이크, 황기를 이용한 육수로 만든 황기어묵정식, 제천의 당귀와 뽕잎이 함유된 약채빵도 만들어졌다. 약채락 음식은 지역 내 17개 음식점에서 만나 볼 수 있다. ●피로 해소 등에 좋은 고본으로… 월악산 고본주 월악산 고지대에서 자라는 불로초인 고본과, 회향, 오미자, 계피, 대추, 감초 등 다양한 한약재를 소주에 담가 1년 이상 숙성시켜 만든 전통 토속주다. 고본의 뿌리를 잘게 썰어 약재처럼 넣기도 하고, 뿌리 그대로 술에 담가 놓기도 한다. 고본의 뿌리는 특이한 향에 매운맛을 내며 따뜻한 약성을 갖고 있다. 고본주가 탄생한 것은 가을에 뿌리를 캐서 말린 고본이 두통·관절통·치통·복통·설사·습진·식욕부진·피로 해소 등에 효과가 있어서다. 이를 안 월악산 인근 한수면 주민들이 고본 뿌리의 독특하고 자극적인 향을 줄이고 약효를 극대화하기 위해 가정에서 약술을 담가 먹었다. 이후 월악산을 찾은 외지인들이 고본주를 마셔 본 이후 전국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최근에 제천시의 지원으로 대량생산 체제를 갖추게 됐다. 현재는 제천 지역과 인근의 충주 수안보 지역에서만 판매되고 있다. 고본주의 알코올 도수는 25도. 720㎜ 1병에 2만원이다. 월악주조 박민성(45) 대표는 “고본이 혈액순환에 좋기 때문에 고본주를 마시면 금방 얼굴이 달아오르지만 숙취 해소도 빠르다”고 말했다. 시는 2010 제천 국제한방바이오엑스포 개최를 맞아 2010병의 소주와 대량의 고본을 대형 항아리에 담아 술을 만들어 국내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고본은 월악산 국립공원 일대에서 채취되는 것을 으뜸으로 친다. ●좋구나, 송어 민물비빔회 제천 지역엔 바다가 없지만 충주댐 건설로 청풍호가 생기면서 민물고기 자원이 풍부하다. 그래서 민물고기를 이용한 각종 요리가 발달돼 있다. 청풍면에서는 바다 한치회를 응용한 담백하면서도 새콤달콤한 민물고기 비빔회가 유명하다. 요리방법은 간단하다. 굵게 썬 민물고기와 오이, 당근, 양배추, 미나리, 쑥갓, 깻잎, 풋고추 등에 초고추장 양념을 넣어 골고루 버무리면 된다. 비빔회로 가장 많이 먹는 것은 향어와 송어다. 색이 붉은 송어는 칼슘 함량이 높으며 비타민 A와 B가 풍부해 양질의 단백질 공급원으로 알려졌다. 향어는 육질이 단단하고 씹는 감촉이 좋다. 비린내가 적고 잔가시가 없어 먹기가 좋다. 저지방 식품으로 고혈압, 성인병, 비만 예방, 피부 미용에도 좋다. 의림지 주변에서는 빙어를 식용유에 튀긴 후 고추장 양념을 발라 먹는 도리뱅뱅이가 유명하다. 빙어를 냄비에 동그랗게 돌려 조리한다고 해 도리뱅뱅이로 불린다. 제천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한국자이화장품, ‘자이비타 산양유 화이트닝 크림’ 선봬

    한국자이화장품, ‘자이비타 산양유 화이트닝 크림’ 선봬

    ㈜한국자이화장품(대표 김충식)은 강원도 청정지역 산양유를 함유한 ‘자이비타 산양유 화이트닝 크림’을 출시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에 선보인 ‘자이비타 산양유 화이트닝 크림’은 건조한 가을 피부 깊숙이 진한 영양을 전달하고 수분보호막을 형성해 가을철 미세먼지까지 차단해주는 미백 주름개선 기능성 화장품이다. 자이비타 산양유 화이트닝 크림의 주성분인 산양유는 풍부한 영양성분과 함께 해독 작용과 면역 작용을 하는 셀레늄(무기염류)이 일반 우유에 비해 약 28%가량 많이 함유되어 있어 최근 화장품 원료로 주목받고 있는 원료다. 특히 산양유는 피부 미용에 탁월한 효과가 있어 클레오파트라가 산양유로 목욕을 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여기에 식약처가 고시한 미백 및 주름개선 성분을 함유해 가을, 겨울철 미백에도 탁월한 효과를 볼 수 있도록 성분을 구성했으며, 피부에 유해한 화학성분을 배제한 무첨가 공법으로 만들어져 민감성 피부도 안심하고 쓸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 밖에도 한국피부임상과학연구소 피부과 테스트와 보습, 수분손실량, 멜라닌 감소 임상 테스트를 완료했으며, 임상실험 결과 제품 사용 후 경피 수분손실량이 감소와 피부 표면에 형성된 수분막이 각종 미세먼지 및 황사를 차단해주는 효과를 확인했다. 한국자이화장품 관계자는 “가을은 건조, 트러블, 주름 등 각종 피부 문제가 한꺼번에 나타날 수 있다”며 “자이비타 산양유 화이트닝 크림은 아이들의 분유 원료로 사용될 정도로 풍부한 영양을 자랑하는 산양유를 함유해 깊은 보습감을 느낄 수 있으며, 선크림과 1:1로 섞어 사용하면 온종일 촉촉한 피부를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품 구매 및 보다 자세한 사항은 한국자이화장품 공식 홈페이지(www.xaivita.com) 또는 전화(070-8666-7772)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한편, 미스코리아 공식 상품화권자인 한국자이화장품은 자이비타 산양유 화이트닝 크림 전속 모델로 2014 미스코리아 류소라를 발탁, 적극적인 홍보에 나설 계획이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달라이 라마 이번엔 방한할 수 있을까

    달라이 라마 이번엔 방한할 수 있을까

    ‘달라이 라마의 방한 이번엔 성사될까.’ 불교계가 인도 다람살라에서 티베트 망명정부를 이끄는 정신적 지도자이자 생명·평화운동가인 달라이 라마의 방한을 본격 추진하고 나서 주목된다. 서울 종로구 경운동 SK허브빌딩 8층에 추진위원회 사무실을 마련, 지난달 30일 현판식을 가진 데 이어 5일 오후 2시 서울 조계사 대웅전에서 달라이 라마 초청계획을 공식 선포한다. 달라이 라마의 방한을 추진하고 나선 주체는 지난해 10월 달라이 라마 일본법회에 참석한 것을 계기로 결집한 자발적 신행모임. 당시 법회에 참석한 행불선원장 월호 스님의 발의로 방한추진위를 꾸려 지난해 12월부터 8차례에 걸쳐 준비 모임을 갖고 추진위를 출범시켰다. 방한 추진위는 2000년부터 한국 불교계가 두 차례에 걸쳐 달라이 라마의 방한을 추진했지만 번번이 무산된 사례를 잊지 않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티베트를 지배하고 있는 중국의 눈치를 살펴 비자를 내주지 않았던 정부에 달라이 라마의 방한 허용을 강력하게 요청할 방침이며 5일 선포식에서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선언문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한운동의 추이는 종전과는 사뭇 달라 보인다. 우선 전국적인 조직을 갖춘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미황사 주지 금강 스님이 준비위원장, 월호 스님이 집행위원장을 맡은 것을 비롯해 원주 성불원 현각 스님, 여수 석천사 진옥 스님, 보성 대원사 현장 스님, 동국대 정각원 마가 스님, 부산 대광명사 목종 스님, 부산 홍법사 심산 스님, 울산 해남사 만초 스님, 울산 황룡사 황산 스님, 안동일 변호사 등이 준비위원으로 참여했다. 추진위는 6일 경기 고양시 일산 여래사를 시작으로 전국 각지에서 ‘달라이 라마 방한을 위한 생명존중과 평화정착을 위한 대법회’를 순차적으로 열기로 했다. 이달 중순 홈페이지를 개설해 방한 취지문과 서명운동 용지, 홍보 동영상을 배포해 사회적으로 방한 여론을 확산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추진위가 목표로 삼은 방한 시점은 2016년 가을쯤. 그동안 1000만명을 목표로 방한 허용 촉구 서명을 벌이는 한편 이웃종교와 정치, 문화, 경제계 등 각계로 방한추진위원회를 확대할 방침도 세웠다. 불교계에는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과 관련해 볼멘소리가 적지 않다. 정부가 교황을 한국에 초청하고 지원까지 하는 데 비해 1700년 불교 전통을 온전히 이어온 한국이 유일하게 달라이 라마가 오지 못하는 나라라는 사실에 대한 형평성의 지적이다. 방한 선포식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시점에 맞춘 것도 우연은 아닐 듯싶다. 추진위는 불교계 일각의 그런 여론을 의식한 때문인지 일단 신중한 입장을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준비위원장 금강 스님은 “평화와 생명존중의 정신이 필요한 오늘날 세계적인 정신적 지도자를 초청해 조언을 듣고 마음을 나눠야겠다는 생각에 스님들이 자발적으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집행위원장 월호 스님도 “달라이 라마 방한이 성사되면 생명과 평화에 대한 국민 인식을 제고하는 기회일 뿐 아니라 한국 불교계가 스스로 각성을 통해 쇄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창끝처럼 매운 봉우리 달빛인 듯 사뿐 오르리

    창끝처럼 매운 봉우리 달빛인 듯 사뿐 오르리

    오래전 일이다. 전남 영암 땅을 스쳐 지나던 길이었다. 꾸벅대며 조느라 반쯤 감겼던 여행자의 눈이 감전된 듯 번쩍 떠졌다. 빗줄기 흐르는 차창 너머로 펼쳐진 월출산의 자태 때문이었다. 영암의 들녘 한가운데를 찢고 융기한 월출산은 웅장하고 당당했다. 그날 이후 월출산은 가슴 한편에 똬리를 틀었다. 이른바 버킷리스트에 올랐던 것이다. 이제 남은 건 등반 시기를 저울질하는 것일 터. 그게 언제여야 하는가. 봉우리마다 산철쭉이 곱게 피고 공룡 등줄기 같은 능선을 녹음이 점령하는 바로 이맘때다. 전남 나주에서 영암으로 드는 길. 멀리 들녘 위로 공룡의 등뼈를 닮은 산이 삐죽 솟았다. 월출산이다. 그 위세가 자못 당당하고 고압적이다. 외지인들에게 이 일대 풍경의 주인은 바로 자신이라는 걸 은근히 주장하는 듯하다. 하긴 사방 백리 안에 월출산과 크기를 견줄 만한 산이 없으니 그럴 법도 하다. 먼저 월출산국립공원사무소 김승희 소장의 이야기를 듣자. 월출산은 영암과 강진에 걸쳐 있다. 1988년 국내 20번째로 국립공원이 됐다. 최고봉은 천황봉으로 809m다. 암릉이 많은 데다 급경사를 이룬 계곡은 수량마저 적어 생태계가 풍부하게 유지되기 어려운 구조다. 그런데도 그 안에 세계에서 가장 작은 꼬마잠자리 등 약 800종의 동물과 약 700종의 식물이 살아간다. 생태계의 보고다. 월출산이 가진 기록 몇 가지. 우리나라 최남단의 국립공원이다. 그리고 국립공원 가운데 크기가 가장 작다. 그렇다고 오르기 쉬울 거란 생각은 말길. 작지만 맵다. 사자봉과 매봉을 잇는 구름다리도 명물이다. 국내 현수교 가운데 지상고가 120m로 가장 높다. 오르는 길에 눈여겨볼 건 남근석과 베틀굴이다. 대개의 산에 남근석은 하나씩 있게 마련이지만 월출산 남근석은 독특하다. 흙 한 톨 없는 바위 끄트머리에서 산철쭉이 자라기 때문이다. 해마다 연분홍꽃을 피웠던 산철쭉은 그러나 몇해 전 고사하고 말았다.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당장 등산객들 사이에서 ‘풀 죽은’ 남근에 대해 안타까운 목소리가 오갔다. 월출산국립공원 측은 고심 끝에 인근 산철쭉을 채취해 복원하기로 했다. 이른바 ‘새집공법’으로 이식된 산철쭉은 올해 처음으로 꽃을 피워 냈다. 베틀굴도 상황은 비슷하다. 월출산의 여근석 노릇을 하는 동굴이다. 동굴 초입엔 뜻밖에 억새가 자라고 있었다. 한데 이 역시 고사했다. 등산객의 답압 탓이다. 쉽게 말해 발 아래 깔려 죽었다는 뜻이다. 이걸 복원했다. 아직 크기는 작지만 가을쯤이면 실하게 영근 억새꽃을 선보일 것이다. 달 뜨는 산이란 뜻의 이름은 어떻게 갖게 됐을까. “달은 청천에서 뜨지 않고 이 산간에서 오르더라”는 매월당 김시습의 표현처럼 주로 선인들의 월출산 예찬에서 연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한데 김 소장의 해석도 이채롭다. 구림마을 등 영암 북서쪽에서 보면 초저녁에 월출산 위로 뜬 달이 밤늦도록 월출산의 봉우리를 타고 흐르다 새벽녘에 자취를 감춘다고 한다. 그래서 월출산이라 부르지 않았겠느냐는 것이다. ‘달이 흐르는 산’ 충북 영동의 월류봉과 비슷한 경우다. 월출산의 가장 큰 매력은 기암절벽이다. 수없이 갈라진 능선과 골짜기마다 빼곡하게 들어찬 암벽들은 조각가가 정교한 솜씨로 다듬어 놓은 듯하다. 한데 이는 월출산이 오르기 쉽지 않은 산이라는 뜻도 된다. 줄곧 경사 심한 산자락을 오르내려야 한다. 체구는 경량급인데 펀치력은 헤비급인 셈이다. 사자봉, 매봉 등 창끝같이 날카로운 봉우리들이 밀집해 있는 지역을 지날 때는 특히 더하다. 등산 코스는 여럿이다. 그 가운데 수도권 등의 당일치기 산행객들은 천황사 주차장을 들머리 삼아 구름다리~천황봉~바람폭포를 돌아 주차장으로 내려오는 순환 코스를 선호한다. 거리는 6.7㎞. 4~5시간은 족히 걸린다. 종주 코스는 천황사 주차장~구름다리~천황봉~구정봉~억새밭~도갑사다. 9.4㎞로 최소 6시간 이상 걸린다. 강진 쪽 경포대에서 오르는 6.6㎞ 코스도 있지만 천황봉까지 차고 오르는 길이 험해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하산 코스로 잡길 권한다. 이번 산행에선 천황사 주차장을 들머리 삼아 바람폭포~육형제바위~천황봉~바람재~구정봉 순으로 오른 뒤 다시 바람재를 거쳐 경포대로 내려오는 코스를 택했다. 구름다리를 직접 걷지 못하는 게 아쉽긴 했지만 ‘수석 전시장’ 광암터 인근에서 구름다리 걸친 사자봉의 모습을 조망하는 것으로 대신하기로 했다. 바람폭포와 육형제바위까지는 줄곧 숲이다. 광암터 어름까지는 가야 비로소 하늘이 뻥 뚫린다. 기암들이 파노라마처럼 흐르는 월출산의 진경도 예서 한눈에 굽어볼 수 있다. 월출산국립공원사무소의 조영준씨는 “화강암은 장석, 흑운모, 석영 등으로 구성되는데 월출산엔 장석이 많이 섞였다”고 했다. 그래서 암벽의 빛깔이 붉다는 것이다. 저물녘이나 비 오는 날엔 한결 더 붉은빛을 띤다고 한다. 월출산 정상인 천황봉은 널찍한 암반지대다. 바람에 땀 말리며 다리쉼하기 좋다. 사방에 치솟은 암봉들도 볼 만하다. 저마다 그럴듯한 사연 하나쯤은 품고 있는 모양새다. 이를 보며 숱한 시인 묵객들이 펜으로, 붓으로 읊고 그려 냈을 터다. 천황봉에서 남근석을 지나 바람재까지는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경사가 급한 계단도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바람재에서 구정봉까지는 완경사 오르막이다. 이 일대 조망도 뛰어나다. 바람재에서 보는 구정봉은 사람의 얼굴을 닮았다. 그래서 이름도 장군바위다. 구정봉 옆엔 베틀굴이 뚫려 있다. 임진왜란 때 아녀자들이 이 굴에 숨어 베를 짰다고 한다. 구정봉(711m)은 베틀굴 옆으로 올라야 한다. 완경사이긴 하나 결코 수월하지는 않다. 암벽 위를 로프에 매달려 올라야 하는데 천황봉 등정에 힘을 쏙 빼고 온 터라 여느 때보다 곱절은 더 힘이 든다. 구정봉 정상엔 십여개의 나마(gnamma)가 있다. 암석 위의 조그만 구멍이 바람과 모래 등의 풍화작용을 받아 작은 웅덩이 형태로 커진 걸 말한다. 이를 풍화혈(風化穴)이라고도 한다. 예전엔 나마가 아홉개여서 봉우리 이름도 구정봉이었다. 한데 최근엔 숫자가 12개까지 늘었다. 가장 큰 나마는 일년 내내 물이 마르지 않는다고 한다. 이 나마에는 생명체도 산다. 가장 큰 개체는 무당개구리다. 조씨는 해마다 한두쌍의 무당개구리가 이 나마까지 올라와 산란한 뒤 늦가을에 내려간다고 했다. 대체 무당개구리는 이곳에 나마가 있다는 걸 어떻게 알았을까. 그 짧은 다리로 사람도 오르기 힘든 바위를 어떻게 뛰어올랐는지도 신비롭다. 하산길은 강진 쪽의 경포대 계곡으로 잡는다. 강원 강릉의 경포대와 발음은 같지만 뜻은 다르다. 경포대 계곡엔 연중 계곡물이 흐른다. 대개의 월출산 내 계곡들이 건천인 것과 대비된다. 경포대 초입에 야영장이 조성돼 있다. 천황사 야영장이 차로 오를 수 있는 반면 경포대 야영장은 걸어 올라야 한다. 입구에서 수백m 걸어 올라야 하는 게 다소 부담스럽긴 하지만 그만큼 한적하게 캠핑을 즐길 수 있다. 글 사진 영암·강진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로 갈 경우 서해안고속도로→목포 나들목→2번 국도→영암, 또는 호남고속도로→서광주 나들목→산월IC→13번 국도(나주·영암 방향)→영암 순으로 간다. 월출산국립공원사무소 473-5210. →맛집 한석봉의 어머니가 떡을 팔던 곳이라는 독천시장 내에 수십곳의 낙지식당이 몰려 있다. 갈낙탕, 낙지구이 등을 맛볼 수 있다. 청하식당(473-6993), 독천식당(472-4222) 등이 이름났다. →잘 곳 천황사탐방지원센터 인근에 월출산바우펜션(471-9930)이 있다. 한옥형 펜션으로 최근에 문을 열어 깔끔하다. 6만원부터. 군서면의 월출산온천관광호텔(473-6311)에선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산행 뒤 몸을 풀기에 맞춤하다. 입욕료는 어른 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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