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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가을 속으로 / 박상순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가을 속으로 / 박상순

    가을 속으로 / 박상순 내 ㅡ 앞에 ㅡ 과꽃 ㅡ 피고 ㅡ 있었다 내 ㅡ 앞에 ㅡ 과꽃 ㅡ 지고 ㅡ 있었다 나는 망치를 꺼내 가을꽃, 보랏빛 꽃술 한가운데 뻣뻣한 내 다리를 때려 박고 가을 속으로 가을 속으로 내 ㅡ 앞에 ㅡ 과꽃 ㅡ 피고 ㅡ 있었다 내 ㅡ 앞에 ㅡ 과꽃 ㅡ 지고 ㅡ 있었다 - 라다크의 레를 여행할 때였다. 만년설 쌓인 강마을 민박집 뜰에 라벤다 꽃이 환했다. 보라색 꽃과 보라색 향기 모두 좋았다. 주인 사내가 설표 이야기를 했다. 스노레퍼드. 이름만 들어도 신비했다. 그가 노래 하나를 불러 주었다. 달이 밝은 밤 설표가 마을에 내려와 꽃향기 맡네. 설표가 좋아한 마을 아가씨가 있었다고 했다. 나는 과꽃을 좋아한다. 과꽃만 보면 이유도 없이 눈물이 찔끔찔끔 난다. 길 가다 과꽃을 보면 나도 망치를 꺼내 보랏빛 꽃술 한가운데 뻣뻣한 내 다리를 때려 박는다. 당신도 이 가을 들꽃 곁에 쪼그리고 앉아 망치질을 하면 좀 좋을까. 망치는 은유다. 사랑스럽다. 곽재구 시인
  • 은빛 바람에 낭만을 띄우다…붉은 물길에 마음을 보내다

    은빛 바람에 낭만을 띄우다…붉은 물길에 마음을 보내다

    지나는 산마다 스며든 노랗고 붉은 단풍에 가을의 한복판을 지나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호수에 빠진 자연은 한 폭의 그림이라는 말로는 표현이 부족하다. 경남 합천의 요즘 풍경이다. 가야산을 머리에 이고 낙동강 지류인 황강을 중심으로 펼쳐진 합천은 가을의 품에 푹 안겨 이 계절을 만끽하고 있다.●단풍잎 한가득 떠가는 해인사 홍류동 계곡 합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해인사에는 팔만대장경만 있는 게 아니다. 수장고에 고이 잠들어 있는 800년 세월의 국보 못지않게 절에 오르는 길가의 절경이 여행객의 마음을 빼앗는다. 대장경기록문화테마파크 인근에서 시작해 가야산국립공원 내 해인사 근처까지 약 6㎞ 이어지는 소리길을 따라 걸으면 물소리, 바람소리, 새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소리길이라는 이름이 붙었구나 싶지만 불교용어로 극락으로 가는 길이라는 뜻으로 지어졌다고 한다. 중의적 의미를 가진 셈이다.그 중 4㎞ 구간은 홍류동 계곡을 따라 이어진다. 가을 단풍이 비친 계곡물이 너무 붉게 보인다해 붙은 이름이다. 기암괴석이 우거진 계곡에는 붉고 푸른 나무들이 그늘을 드리우고 계곡 사이 졸졸 흐르는 물 위로는 단풍잎이 한가득 떠간다. 소리길 중간쯤 나뭇가지에 걸린 ‘하심’(下心)이란 팻말을 보기 전 마음은 이미 유유히 흘러가고 있었다. 농선정, 낙화담, 분옥폭포 등 홍류동의 19명소를 하나씩 짚어가며 오르는 것도 재미다.국내 3보 사찰 중 하나인 해인사는 신라 애장왕 3년(802년)에 창건됐다. 한국불교의 성지이자 국보·보물 등 유물 70여점이 산재해 있다. 일주문을 통과해 절 안으로 들어선다. 장엄한 봉황문 계단을 오르고 해탈문을 넘어서면 청아한 풍경소리가 바람에 실려 온다. 팔만대장경 보관 장소인 장경각은 한때 입장이 통제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개방돼 있다. 다만 내부로는 들어갈 수 없어 방문객들은 나무창살 틈으로 슬며시 대장경을 들여다본다.절에서 욕심을 버리고 오니 배가 출출해졌다면 근처에서 식사를 해도 좋다. 해인사 일주문에서 산 아래로 도보 25분쯤 떨어진 주자창 근처에 식당들이 모여 있다. 자연산 송이버섯의 향이 입안 가득 퍼지는 송잇국정식을 추천한다. 반찬 20여 가지가 함께 나온다.●타임머신 탄 듯… ‘미스터 션샤인’ 촬영한 합천영상테마파크 합천의 또 다른 매력을 맛보기 위해 합천영상테마파크로 이동한다. 차를 타고 남쪽으로 1시간가량 걸리는 거리다. 2003년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평양시가지 세트장이 만들어진 것을 계기로 이듬해 7만 5000㎡ 면적에 본격적인 촬영장이 조성됐다. 조선총독부, 경성역, 반도호텔, 파고다극장 등 일제강점기 경성시가지 모습과 1960~1980년대 서울 소공동거리 등이 재현된 테마파크에 들어서면 영화 속으로 빨려 들어온 듯한 착각마저 든다. 운이 좋다면 당시 복장을 차려입은 배우들이 거리를 거닐며 촬영하는 모습을 볼 수도 있다. 최근 종영한 ‘미스터 션샤인’을 비롯해 ‘란제리 소녀시대’, ‘시카고 타자기’ 등 드라마와 ‘박열’, ‘밀정’ 등 영화가 다수 촬영됐다.영상테마파크 바로 인근에 위치한 청와대 세트장도 둘러보면 좋다. 실제 청와대의 67% 크기로 제작된 건물 내부에는 대통령 집무실 등이 고스란히 재현돼 있다. 집무실 의자에 앉아 대통령이 된 듯한 포즈로 인증샷을 찍는 재미가 있다. 어른 기준 입장료 5000원에 영상테마파크와 함께 구경할 수 있다.●파도처럼 출렁이는 황매산 오토캠핑장 억새밭 합천의 은빛 가을 풍경을 만나러 황매산군립공원으로 발길을 옮긴다. 내비게이션에 ‘황매산 오토캠핑장’을 찍고 가면 산 정상에서 멀지 않은 주차장에 닿는다. 영상테마파크에서 차로 25분 거리다. 주차장에 내리자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멀리 보이는 억새밭은 파도처럼 출렁인다. 억새 수풀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천천히 전망대를 향해 오른다. 억새꽃은 햇볕을 받는 각도에 따라 조금씩 다른 빛깔을 띠면서 등산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황매산 억새꽃은 이제 막 절정을 지났다. 바람에 흩날리는 은빛 ‘꽃잎’에 휩싸여 낭만에 빠져보기 좋은 시기다.합천에 하룻밤 묵어갈 계획이라면 아침 물안개를 꼭 보길 권한다. 동이 트고 대지가 서서히 태양의 온기를 받으면 굽이쳐 흐르는 황강에서 아스라이 물안개가 피어난다. 어느새 강변의 논밭과 갈대 언덕을 자욱하게 메우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일교차가 큰 가을이 주는 선물이다. 부지런한 사진가들은 아침나절에만 만날 수 있는 장관을 찍으러 일찍부터 모여든다. 글 사진 합천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여행수첩 →KTX 김천구미역과 합천군을 연결하는 합천시티투어가 이달부터 선보인다. 김천구미역까지 오는 관광객이 대상이다. 서울에서 합천까지 차로 4시간 넘게 걸리지만 KTX와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3시간이 채 안 걸린다. 시간 절약과 함께 장거리 운전 부담을 덜 수 있다. 군은 시티투어 신규 관광 콘텐츠를 발굴하고 전용 정류소를 설치하는 등 관광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비용은 어른 9만 8200원. 참조은여행사(www.cjt0533.com)를 통해 구매할 수 있다.
  • [세종로의 아침] 다시 달리려고 멈춘다/임병선 체육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다시 달리려고 멈춘다/임병선 체육부 선임기자

    그의 심정이 어떨지 짐작조차 못 하겠다. 지난해 9월 네덜란드 헤이그를 출발해 16개국 1만 6000㎞를 내처 달려 압록강 너머 북녘이 훤히 보이는 중국 단둥에 지난달 6일 이른 뒤 한 달 넘게 ‘통일 떠돌이’를 자처하고 있는 강명구(62)씨 얘기다. 1년 1개월을 오롯이 두 다리로만 매일 40여㎞를 달려오다 잠시 멈춰 섰는데 정작 북한 입경 허가가 떨어지지 않아 ‘통일 마라토너’란 타이틀을 버렸다.누군가의 말대로 무모했는지 모른다. 그는 헤이그로 떠나기 전 만난 서울 강북구 수유동 이준 열사 묘역에서도 무모했고 한없이 단순했다. 그가 한참 유럽을 관통하던 지난해 가을, 겨울은 특히 더 그랬다. 날 선 미사일 발언이 오갔고, 한반도에는 한 뼘 따스한 기운조차 스며들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가 시작되며 기적과 같은 변화가 찾아왔고 현재 남북은 해방 이후 어느 때보다 많은 접촉과 대화로 갈등과 긴장의 빗장을 풀어내고 있다. 그래서 그의 질주를 응원하던 이들은 그가 신의주 땅을 밟고 평양에서 한바탕 신명나는 축제를 벌인 뒤 황해도의 할아버지 묘소를 참배하고 판문점을 통과해 남녘에 들어선 뒤 경기 파주 임진각부터 서울 광화문까지 내달려 기나긴 유라시아 횡단 마라톤에 마침표를 찍겠다는 염원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에 부풀었다. 그동안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장희 ‘평마사’ 상임공동대표 등이 나서 우리 정부 관계자나 북측과 중국에 강씨의 입경 허가가 떨어질 수 있도록 집요한 노력을 펼쳤고, 평마사 회원 등 30여명이 단둥 등에서 북한 입경 허가를 촉구하는 동반 달리기 등을 했으나 북측은 이렇다 할 답을 들려주지 않았다. 강씨는 북한 땅에 발을 들이지 않은 채로 서울에 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호했지만 중국 비자가 15일 만료된다. 남북이 해결해야 할 조금 더 커다랗고, 더 민족적인 과제 앞에 어쩌면 그는 너무 나약하고 한없이 무모했던 개인에 불과한지 모른다. 끝내 강씨는 독립과 항일운동의 근거지들을 달려서 돌아본 뒤 14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출발해 15일 강원 동해항에 도착하고, 다음날부터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달린 뒤 20일 고성을 출발해 30일 경기 파주 임진각에 이르는 DMZ 마라톤으로 북한 일정을 대체한다. 물론 그 뒤 입경 허가가 떨어지면 다시 북녘 땅을 밟는다는 각오다. 근래 부쩍 마라톤에 관심을 보여 온 박원순 서울특별시장도 그의 여정에 기꺼이 함께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압록강을 따라 걸으며 눈물을 삼키고, 백두산에 올라 울고, 윤동주 생가를 돌아보며 눈시울을 적시며 무오독립선언을 새로 발견한 강씨는 두만강을 따라 동진(東進)한 뒤 고성에서 임진각까지 DMZ을 따라 서진(西進)하며 북녘 땅으로 남하하지 못한 울분을 삼킬 것이다. 해방과 분단으로 가름된 선을 따라 달리는 그의 여정에 북녘을 달리는 것 못지않은 각별함이 묻어난다. 어쩌면 할아버지 묘를 참배하겠다며 한사코 무모했던 개인과 하나 됨을 향해 도도히 흐르는 민족의 기운이 함께 만나는 일일지 모른다. bsnim@seoul.co.kr
  • [길섶에서] 꽃보다 아름답나니/김성곤 논설위원

    뭇사람들의 마음에 불을 지핀 단풍철이 끝나가고 있다. 설악산에서 시작해 한라산에 이르러 마감하는 단풍은 10월 한 달이 정점이다. 이 즈음엔 어디를 가도 지천에 단풍이다. 잎이 10개 안팎으로 갈라지는 당단풍은 물론이고, 홍단풍, 아기단풍, 느릅나무, 고로쇠나무, 피나무, 은행나무…. 길가에 나뒹구는 플라타너스 너른 잎도 나름의 색깔로 가을을 전한다. 한바탕 추위가 지나간 뒤에 다시 포근한 가을이 찾아와서인지 마지막 길을 재촉하는 단풍은 곱기만 하다. 햇살이 좋고, 일교차가 크면 단풍이 깊다더니 맞는 말인 것 같다. 이름이 나기로는 설악산과 오대산, 주왕산, 내장산을 손에 꼽지만 태백산 서리가 녹아 붉은 속살이 드러난 주목을 보고 난 뒤 하산길 유일사 입구에서 만나는 단풍도 설악산 못지않다. 북한산 오르는 길목에 이슬 머금은 선지처럼 붉은 단풍은 이른 아침 부산을 떤 데 대한 보상인가. 꽃은 꺾어서 집에 두지만, 단풍은 눈으로 느끼고, 가슴에 담아 집으로 가져온다. 엽록소의 파괴로 생겨나는 과학적 현상이라지만 단풍은 꽃보다 아름답고, 깊은 맛이 있다. 늙어가는 것에 꼭 추한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새삼 “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아름답다”는 법륜 스님의 말씀이 마음에 와닿는다. 김성곤 논설위원 sunggone@seoul.co.kr
  • [날씨] 겨울의 초입인 7일 ‘입동’에도 미세먼지는 여전

    [날씨] 겨울의 초입인 7일 ‘입동’에도 미세먼지는 여전

    24절기 중 19번째 절기인 입동(立冬)은 겨울잠 자는 동물들이 땅 속에 굴을 파고 숨기 시작하고 나뭇잎은 떨어지며 풀은 말라 푸른 빛을 볼 수 없는 ‘겨울이 시작되는’ 때이다. 입동인 7일 수요일은 평년보다 비슷하거나 조금 높은 기온 분포를 보여 겨울의 시작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중국발 미세먼지와 국내 발생 미세먼지로 인해 하루 종일 뿌연 하늘을 보이겠다. 기상청은 “7일은 서해상에 위치한 기압골의 영향으로 전국이 대체로 흐린 가운데 중부지방과 경북 북부내륙은 새벽부터 오전 사이에 가끔 비가 오고 남부지방은 새벽부터 빗방울이 떨어질 것”이라고 6일 예보했다. 7일 아침 최저기온은 6~14도, 낮 최고기온은 13~19도 분포를 보이겠다. 지역별 아침 최저기온은 춘천 8도, 서울 9도, 대전, 대구 10도, 광주 11도, 부산, 제주 14도 등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7일 역시 한반도 서쪽 지역인 수도권과 충남, 호남지역을 중심으로 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을 보이겠다고 예보했다. 중국발 미세먼지와 함께 국내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대기 정체로 인해 축적되면서 농도가 짙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8일은 전국이 흐리고 아침에 서쪽지방부터 비가 시작돼 낮에는 전국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했다. 8일 내리는 비는 가을비로는 다소 많은 양이 내릴 것으로도 예상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당분간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겠지만 내륙을 중심으로 아침 기온이 5도 이하로 떨어져 서리가 내리거나 산지는 얼음이 어는 곳도 있는 등 일교차가 15도 안팎으로 클 것으로 보이는 만큼 건강관리에 유의해달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목요일까지는 마스크 챙기세요···중부, 호남 미세먼지 ‘나쁨’

    목요일까지는 마스크 챙기세요···중부, 호남 미세먼지 ‘나쁨’

    목요일 비 내려야 미세먼지 가실 듯화요일인 6일에는 수도권과 충청, 호남권을 중심으로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돼 외출 시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챙기는 것이 좋겠다. 이번 주 후반인 8일 목요일 오후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기 전까지는 한반도 서쪽 지역 대기는 탁할 것으로 예상된다.국립환경과학원은 “6일 미세먼지(PM10) 농도는 ‘보통’ 단계를 보이겠지만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대기오염물질이 축적되면서 한반도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다소 높은 ‘나쁨’ 단계를 보일 것”이라고 5일 예보했다. 동풍의 영향을 받는 동해안 지방은 6일부터, 8일 오후부터는 전국적으로 가을비가 내릴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6~7일 동해안 지역의 예상 강수량은 5~30㎜다. 6일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은 3~12도, 낮 최고기온은 16~21도의 분포를 보이겠다. 지역별 아침 최저기온은 춘천, 대전 6도, 대구 7도, 광주 8도, 서울 9도, 부산 12도, 제주 13도 등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당분간 기온은 평년보다 높겠지만 내륙을 중심으로 일교차가 15도 내외로 크게 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환절기 건강관리에 각별히 신경써 달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열린세상] 시집 한 권과 국밥 한 그릇/유종필 전 관악구청장

    [열린세상] 시집 한 권과 국밥 한 그릇/유종필 전 관악구청장

    얼마 전 시인들의 모임에 초대받아 참석했는데, 우리 곁에 시인이 이토록 많다는 사실에 새삼 놀랐다. 새로 등단한 시인들을 축하하고 낭송회도 하는데, 참석자들은 긴 시간 동안 마냥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서울만 해도 자치구별로 시인, 소설가 등 문인들의 모임이 있고, 매년 신작 발표회나 작품집 출간, 시화전 등 다채로운 행사를 연다. 아마도 전국적으로 비슷하지 않을까 짐작된다. 가벼운 마음으로 참석한 모임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의 시 사랑을 확인하고서 참 기분이 좋았다.한국인의 시 사랑을 알 수 있었던 필자의 경험을 하나 더 소개하겠다. 지하철역 근처의 공중화장실에 클래식 음악을 틀고 칸마다 시집을 비치했더니 다음날 아침에 한 권도 남아 있지 않았다. 첫날이라 그런가 하고 또 가져다 놓아도 결과는 마찬가지. 도저히 감당하기 힘들 것 같아서 시집을 강철 줄에 매달아 묶어 놓았더니 이제 낱장을 찢어 가는 게 아닌가. 이 대목에서 나는 감탄하고 말았다. 얼마나 시를 사랑하면 그럴까. 이러한 시 사랑은 아무리 찬사를 보내도 부족할 것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시를 공짜로 여기는 의식이다. 마치 공기를 공짜로 생각하는 것처럼. 그러나 공기는 그냥 존재하는 것이지만 시는 거저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시 한 편을 생산하기 위한 시인들의 각고의 노력과 불면의 밤을 생각해 보라. 언젠가 한 시인으로부터 “산문만 쓰지 말고 시를 한 번 써보라”는 권유를 받고 당황한 나머지 “시의 첫 구절은 신이 내려준다(폴 발레리의 말)는데, 나에게는 내려주지 않네요”라며 빠져나간 적이 있다. 첫 구절을 신이 내려준다는 말은 시가 최고 수준의 영감과 상상력, 각성과 계시의 결과라는 뜻이리라. 시는 인간 정신의 최고점에서 탄생한다. 액체가 비등점을 넘으면 기화되는 것처럼 일상어가 어느 지점에서 시어로 탈바꿈한다. 시어는 함축과 운율이 생명이다. 아무나 시를 생산해 내지 못하는 이유이다. 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국밥이 한 그릇인데… 시집이 한 권 팔리면/내게 삼백 원이 돌아온다/박리다 싶다가도/굵은 소금이 한 됫박인데… (함민복 ‘긍정적인 밥’ 중에서) ‘시와 밥’이라는 인간 실존의 본질을 노래한 시다. 재미가 있는 한편으론 애잔한 느낌도 주는, 시인 특유의 냉소적 풍자가 돋보인다. 시인도 이슬만 먹고 살 수 없다. 우리 사회는 시인 대접에 소홀하다. 말로는 좋아한다 하고, 속으로는 선망하면서도 정작 시집을 사기 위해 지갑을 여는 데는 인색하다. 이런 환경에서 전업으로 시만 써서는 입에 풀칠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생업을 따로 갖고 부업 또는 취미로 시를 쓰는 시인이 대부분이다. 미국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 자리 잡은 뉴욕공공도서관의 맨해튼분관에는 직업정보센터(Job information center)가 있는데, 수많은 직업·일자리 관련 서적 가운데 ‘시인의 시장’(poet’s market)이란 책이 눈길을 끌었다. 시도 하나의 상품으로 보고 시의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각종 정보를 실은 책이다. 미국은 역시 실용적인 나라다. 서울대 정문 쪽 관악산 입구에는 매표소를 리모델링해 만든 ‘관악산 시 도서관’이라는 작고 예쁜 시 전문 도서관이 있다. 등산 동행자를 기다리는 동안 시간을 무의미하게 보내지 말고 시 한 수라도 읽으라는 뜻으로 만든 것이다. 산에 오를 때 시집을 대출해 읽고 하산 때 반납한다. 국내외 시집 4000여권과 이해인 도종환 최영미 등 유명 시인들의 친필 사인이 들어간 기증 시집들이 시 애호가들을 기다린다. 중고생으로 보이는 문학소녀들과 수십 년 전 문학소녀였던 중년과 노년 여성들로 붐빌 때가 많으며, 가끔 백발의 노신사도 눈에 띈다. 시 낭송회 때는 자리가 부족할 정도다. 물질 만능 시대에 시를 사랑하는 사람이 이토록 많다는 것은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러한 시 사랑을 적극적, 효과적으로 표현할 방법이 있다. 깊어 가는 이 가을날 당장 서점에 가서 시집을 고르고 지갑을 여는 것은 어떨까. 좋아하는 시인에게 국밥 한 그릇 대접하는 기분으로….
  • [길섶에서] 출근버스의 커튼/문소영 논설실장

    일산서 광화문으로 가는 출근 광역버스의 오른쪽 창문으로 요즘 햇빛이 찬란하게 부서진다. 가을이라도 그 햇빛이 들어오면 덥기도 하고, 또 일부는 얼굴의 잡티를 걱정하는 터라 차광커튼을 차지하려고 신경전을 벌이곤 한다. 대형 버스 유리 양쪽으로 커튼이 달렸으니, 앞뒤 중에서 자신과 가까운 쪽의 커튼을 당겨서 치면 모든 일이 간단하다. 그런데 왜 신경전을 벌인단 말인가. 관찰한 바로는, 사람들은 이미 펼쳐져 있는 커튼을 자기 쪽으로 당기는 것을 더 선호한다. 즉 접힌 커튼을 펼치는 수고를 하지 않는다. 그래서 뒤쪽 커튼을 쳐야 하는 승객인데도 자기 앞쪽에 커튼이 쳐져 있으면, 그냥 그 커튼을 잡아당겨 햇볕을 가리려고 한다. 그렇게 되면 커튼의 그늘서 꾸벅꾸벅 평화롭게 졸던 앞쪽의 승객은 느닷없이 침범한 찬란한 햇빛에 눈살을 찌푸리고 뒤로 넘어간 커튼을 신경질적으로 끌어당기게 되는 것이다. 그럼 뒷자리 승객이 다시 당기고, 앞자리 승객은 다시 당기는 실랑이가 벌어진다. 앞쪽에 커튼이 있다면, 뒤쪽의 접힌 채 대기하는 커튼의 존재도 떠올릴 만한데 말이다. 무의식적인 행동을 잠깐만 멈추고, 상식적으로 행동하면 넉넉한 일이 얼마나 많은지, 오늘 아침 출근길에도 목격한다.
  • ‘나 혼자 산다’ 노라조 조빈 ‘시선강탈’ 일상부터 헨리 부자의 ‘훈훈’ 상봉

    ‘나 혼자 산다’ 노라조 조빈 ‘시선강탈’ 일상부터 헨리 부자의 ‘훈훈’ 상봉

    노라조 조빈과 슈퍼주니어M 헨리가 ‘나 혼자 산다’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지난 2일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에서는1부 12.2%(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 2부 14.4%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분당 최고 시청률은 16%까지 치솟아 인기를 입증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B급 코믹 감성으로 사랑받는 노라조 조빈의 반전 일상과 오랜만에 캐나다 토론토에서 아버지와의 단란한 한 때를 보낸 헨리의 에피소드가 공개돼 온오프라인을 장악했다. 먼저 인간 조현준에서 파격 비주얼의 노라조 조빈으로 변신하는 과정이 시작부터 큰 웃음을 줬다. 사이다 캔과 형광색 의상을 매치해 독보적인 비주얼을 완성, 행사지역으로 향하는 길부터 무대까지 매 순간 시선을 강탈했다. 무대 위 이미지와 달리 아침 명상, 아침식사준비, 동네 상가 주민들과의 돈독한 관계 등 상상을 깬 조빈의 인간미 넘치는 모습은 신선함을 안겨주기도 했다. 특히 그는 독특한 스타일을 찰떡같이 소화하는 콘셉트 장인인 만큼 헤어 관리에도 많은 관심을 보여 동시간대 방송된 두 개의 헤어 제품 홈쇼핑에 눈을 떼지 못했다. 요즘은 찾아보기 힘든 주판을 튕기며 시선을 집중시킨 그는 채널을 넘나들며 고민을 거듭해 친근함을 더했다. 반면 토론토에 홀로 계신 아버지와 특별한 추수감사절을 보낸 헨리의 이야기는 쌀쌀한 가을 날씨를 잊을 정도로 따뜻했다. 둘 만의 시간은 처음인 이들은 어색한 분위기를 풍겼지만 훈훈한 부자 조화를 보여줬다. 커다란 원형 테이블에 멀리 떨어져 앉은 부자는 테이블을 돌리며 서로에게 음식을 권하고 대화를 나누는 등 이색적인 재미를 안겼다. 무엇보다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엿보여 눈길을 끌었다. 또 아버지는 헨리에게 식당의 직원, 주방장, 사장님과 사진촬영을 권유해 그가 있는 모든 곳을 포토월로 만들며 무한 포토타임을 진행, 남다른 아들 사랑을 뽐내 미소를 자아냈다. 이어 승부욕만 불타는 헨리와 실력파 아버지의 탁구대결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졌다. 탁구장에서도 계속된 아들 자랑과 다시 시작된 끝없는 포토타임은 보는 이들을 미소 짓게 했다. ‘나 혼자 산다’는 매주 금요일 밤 11시 10분 방송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길섶에서] 마르지 않은 낙엽/임창용 논설위원

    출근길. 아파트 앞에 수북이 쌓인 나뭇잎 냄새가 촉촉하다. 엊그제 요란스럽던 비바람에 속절없이 떨어져 내렸지만, 생명의 기운이 여전해 보이는 노랗고 붉은 나뭇잎들. ‘아직 한창인데, 수분이 빠지고 말라죽으려면 멀었는데’라며 비바람을 원망이라도 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는 조지훈 시구를 되뇌며 자신의 운명을 다독이고 있는 걸까. 마른 낙엽이라면 바스락거리는 소리라도 내겠건만. 한 걸음 한 걸음을 조용히 받아내며 아픔을 참는 듯해 애처롭다. 한쪽에선 경비 아저씨가 낙엽을 쓸어 내느라 구슬땀을 흘린다. 윙윙거리는 송풍기 소리가 유난히 크다. 아침부터 한가하게 감상에 빠졌다고 질책이라도 하려는 것인가. 낙엽은 다시 한번 속절없이 송풍기 바람에 쓸려 다니고, 낙엽과의 소리 없는 대화도 끝난다. 낙엽은 당분간 계속 질 것이니 경비 아저씨는 이런 노고를 몇 번이고 되풀이해야 가을을 날 것이다. 군 복무 시절 겨울을 날 때마다 ‘웬 놈의 눈이 이렇게 끝없이 내리냐’며 툴툴거리던 기억이 난다. 다 치울 만하면 다시 내리던 눈이 참 원망스러웠다. 낙엽 쓰는 경비 아저씨의 심정도 그럴까. 마르지 않은 낙엽과 경비 아저씨의 노고가 애잔한 늦가을 아침이다.
  • [날씨] 서울 올 가을 첫 얼음…10월의 마지막 날도 추워요

    [날씨] 서울 올 가을 첫 얼음…10월의 마지막 날도 추워요

    주말 동안 가을비가 내린 이후 급격히 기온이 떨어지면서 서울에서 올 가을 들어 첫 얼음이 관측됐다. 또 10월의 마지막 날인 31일에도 쌀쌀한 날씨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30일 기상청에 따르면 북서쪽에서 차가운 공기가 유입되는 가운데 밤 사이에 구름 없이 맑은 날씨가 유지되면서 낮 동안 덥혀진 대지가 급격히 식는 복사냉각 현상 때문에 중부내륙과 일부 남부 산지를 중심으로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는 등 올 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을 보였다. 이 때문에 서울, 수원, 북춘천, 홍성에서는 첫 얼음이 관측됐고 홍성과 청주에서는 첫 서리가 관측됐다. 서울의 경우는 지난해와 같은 날 관측됐으며 수원은 첫 얼음이 평년보다는 이틀이 늦었지만 지난해와 같은 날이라고 기상청은 밝혔다. 실제로 30일 새벽 6시 기준 강원도 대관령은 영하 4.4도, 철원 영하 3도, 경기도 파주 영하 2.9도, 충북 제천 영하 2.2도를 기록했으며 서울도 0.7도를 기록했다.기상청 관계자는 “당분간 기온이 평년보다 3~7도 낮아 매우 춥겠으며 바람도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을 것”이라며 “중부 내륙과 남부 산지를 중심으로 아침 기온이 영하로 떨어져 서리가 내리고 얼음이 어는 곳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농작물 관리에도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말했다. 이처럼 쌀쌀한 날씨는 10월의 마지막 날인 31일 수요일에도 이어지겠다. 기상청은 “31일은 중국 북부지방에 위치한 고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이 대체로 맑겠지만 서쪽 지방은 아침에 구름이 많고 빗방울이 떨어지거나 약하게 눈이 날리는 곳도 있을 것”이라고 30일 예보했다. 이날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2도~영상 9도, 낮 최고기온은 12~16도 분포를 보이?다. 지역별 아침 최저기온은 대관령 영하 2도, 철원 영하 1도, 서울, 대구 4도, 대전 5도, 광주 6도, 부산 8도, 제주 13도 등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오늘 아침은 더 추워요

    오늘 아침은 더 추워요

    서울 최저기온이 4도를 기록한 29일 광화문 인근 거리에서 시민들이 추위에 몸을 잔뜩 움츠린 채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기상청은 30일 서울 아침기온이 올가을 들어 가장 낮은 1도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예보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기후변화가 카사노바 즐겨먹은 ‘굴’ 사라지게 만든다

    기후변화가 카사노바 즐겨먹은 ‘굴’ 사라지게 만든다

    9~11월은 ‘굴’의 계절이다. 이 때 채취한 굴이 가장 맛이 있다는 것이다. 굴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이 즐겨먹는 해산물이다. 특히 회 같은 날 것의 해산물을 먹지 않는 서양인들도 유일하게 굴은 날 것으로 즐긴다. 실제로 ‘바람둥이’의 대명사로 불리는 카사노바는 매일 아침 생굴을 50개 가까이 먹었다고 한다. 절세미인으로 알려진 이집트 클레오파트라도 탄력있는 피부를 유지하기 위해 굴을 매 끼니마다 먹었다고 전해진다. 굴은 다른 조개류보다 아연, 철분 같은 무기질 뿐만 아니라 비타민 B1, B2 등 성장에 필요한 비타민이 많고 특히 칼슘함량이 우유와 비슷해 어린이 성장발육에 도움이 된다고 해 ‘바다의 우유’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런데 최근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때문에 스테미너의 상징이면서 바다의 우유인 굴을 제철인 가을에도 구경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와 굴 애호가들을 충격에 빠뜨리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생명과학과, 캘리포니아 데이비스대(UC데이비스) 진화·생태연구실, 워싱턴대 환경과학과, 버몬트대 생물학과 공동 연구팀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때문에 홍수가 잦아지고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높아질 경우 북아메리카 서해안에서 주로 나는 올림피아 굴(Olympia oyster)이 전멸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생명과학분야 국제학술지 ‘분자 생태학’ 최신호에 실렸으며 미국생리학회가 지난 25~28일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즈에서 개최한 ‘통합 생리학:복잡성과 통합’ 국제학회에서도 발표됐다. 굴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는 환경 변화라는 스트레스로 인해 DNA가 손상되거나 단백질이 변형된다. 특히 단백질 구조 변화는 동물의 죽음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구팀은 굴이 해양 생태계 먹이사슬에서 가장 밑 바닥에 있는 기초종이기 때문에 굴의 존재 여부에 따라 생태계 환경 전체가 변할 수 있다고 보고 굴을 연구대상으로 삼았다. 이에 최근 지구온난화로 인해 강수량이 증가하고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높아지는 한편 염도가 낮아지고 있는 환경에서 굴의 생존여부를 관찰하기로 했다. 일반적으로 전 세계 바다 염분도는 약 3.5%이지만 담수의 영향을 받는 강과 접해 있는 얕은 연안 생태계 염분도는 제각각이다. 연구팀은 생태환경이 각기 다른 올림피아 굴들을 조사했다. 우선 한 그룹은 강과 맞붙어 강수량에 직접 영향을 받는 큰 강 어귀에 살고, 두 번째 그룹은 담수의 영향이 비교적 적은 작은 강어귀, 세 번째 그룹은 염분도가 앞선 두 그룹보다 높고 강수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큰 강과 떨어진 해안에서 사는 것이다. 또 정상적인 염도 환경에서 사는 세 번째 굴을 채취해 0.5% 염도에 5일간 노출시킨 뒤 유전자 발현 과정을 관찰했다. 그 결과 높은 염도에서 생활하던 굴은 낮은 수준의 염도에 노출되면 염분에 좀 더 오래 노출되기 껍질을 오래 열어놓는 방향으로 적응하는 것이 관찰됐다. 이렇게 껍질을 오랫 동안 열어놓다보면 크기도 작아지고 다음 세대로 씨를 퍼트리는 것이 쉽지 않게 된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해양 담수화가 진행되면 굴은 상품성이 떨어져 먹을 수 없게 될 뿐만 아니라 결국은 멸종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타일러 에반스 캘리포니아주립대 박사는 “이번 연구는 지구온난화가 해양생태계의 밑바닥부터 파괴해 전체를 교란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낮은 염분이라는 변화된 해양환경에 적응한다고 하더라도 종 자체가 오랫 동안 살아남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우박 쏟아진 ‘가을 추위’… 오늘 중부내륙 아침 0도

    우박 쏟아진 ‘가을 추위’… 오늘 중부내륙 아침 0도

    10월 마지막 일요일인 28일 오후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에 우박이 쏟아져 외출했던 시민들이 급히 피하는 일이 생겼다. 또 주말 동안 내린 가을비로 월요일 출근길은 쌀쌀할 것으로 보인다.이날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 도봉구, 은평구 등 서울 북부지역과 경기 고양, 수원시 등에 1~2분가량 5㎜ 안팎 크기의 우박이 쏟아졌다. 이번 우박은 한반도, 특히 중부지방 5㎞ 상공에 영하 25도의 찬 공기가 유입돼 대기가 불안정해지면서 빗방울이 얼어 쏟아지게 된 것이라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29일에도 중국 북부에서 확장하는 대륙고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이 흐린 가운데 한반도 북서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의 영향으로 평년보다 3~7도 정도 낮은 기온 분포를 보일 것이라고 기상청은 예보했다. 특히 30일까지 중부 내륙과 산간 지역 아침 기온은 0도 안팎으로 떨어지면서 서리가 내리고 얼음이 어는 곳도 있을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29일 전국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도~영상 14도, 낮 최고기온은 11~19도로 예상됐다. 강원 철원, 양구는 영하 1도, 대관령은 영하 2도로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권까지 떨어지겠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성큼 다가온 겨울을 대비하기 위한 건강∙뷰티 아이템은

    성큼 다가온 겨울을 대비하기 위한 건강∙뷰티 아이템은

    본격적인 늦가을에 돌입하며 아침저녁 10도 안팎의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급격히 떨어진 기온, 건조해진 공기에 감기와 피부 트러블로 병원을 찾는 이가 늘 정도로, 환절기는 건강 관리에 신경 써야 할 때이다. 시린이 전용치약부터 온열 목마스크까지 때이른 추위를 대비하고 환절기를 건강 유지를 위해 준비해야 할 아이템들을 알아보자. 날씨가 추워지면 신체 곳곳이 영향을 받는다. 치아 또한 예외는 아니다. 시린이는 차가운 음료를 마실 때뿐만 아니라 찬 공기에도 통증을 느낄 수 있어 시린이 증상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추운 날씨는 곤욕이다. 그렇기 때문에 겨울이 오기 전 치아를 미리 관리하여 시린이 증상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라이온코리아 시스테마 ‘시린덴트 6024’는 60초 만에 빠르게, 24시간 이상 오래 시린이 증상 완화 효과가 지속되는 치약이다. 라이온코리아에 따르면, 양치 전 치약을 완두콩 크기로 손가락에 발라 잇몸 마사지하면 60초 만에 빠른 증상 완화 효과를 느낄 수 있다. 자체 임상 실험 결과 제품을 4주간 사용한 후에는 양치 후 24시간 이상, 최대 72시간까지 시린이 증상 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갑고 건조한 바람은 목을 피로하게 만들며 아침 저녁 큰 일교차는 감기 몸살에 걸리기 쉬운 환경을 제공한다. 목 관리에 소홀할 경우 곧바로 감기로 이어지기 때문에 환절기 목 건강 관리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온감테라피’는 라이온코리아에서 출시한 온감케어 브랜드로 가볍게 목에 두르면 온기를 제공하여 컨디션을 관리해주는 온열 목 마스크 제품이다. 최고온도 50도로 온열감이 5시간 지속돼 목에서 전해지는 따뜻함이 몸의 긴장을 풀어주고 체온 유지에 도움을 준다. 때문에 환절기 목도리나 목 폴라 티셔츠 안에 부착하면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해줘 컨디션 조절에 용이하다. 또한 부드러운 부직포 재질로 착용감이 편안하고 유칼립투스 오일, 파인 오일, 라벤더 오일이 블렌딩된 100% 천연 아로마향이 기분을 편안하게 해준다 급격하게 건조하고 차가워진 날씨를 가장 잘 느끼는 신체 부위는 얼굴 피부다. 외부 온도 변화는 피부의 유, 수분 밸런스를 무너뜨린다. 또한 환절기 미세먼지로 나빠진 대기 질은 피부를 더욱 민감하게 만들기 때문에, 이럴 때일수록 저자극 뷰티 제품으로 피부를 관리해주어야 한다. ‘닥터벨머’는 LG생활건강의 저자극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로, 지난 9월 피부장벽을 강화시키는 ‘시카 펩타이트 앰플’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병풀 추출 성분과 펩타이드 성분이 함유돼 있어 매끄러운 피부결과 탄탄한 피부 장벽을 생성하는데 도움이 된다. 또한 무겁지 않은 제형으로 피부에 빠르게 흡수되며 피부 속부터 보습을 채워줘 여러 번 덧발라도 부담이 없는 것이 장점이다. 건조한 가을, 겨울철에 겪는 골칫거리로 빠질 수 없는 것이 머리 정전기이다. 건조한 모발은 쉽게 엉키며 불시에 만졌을 때 나는 찌릿한 정전기는 불쾌함마저 불러온다. 이러한 정전기로부터 헤어가 손상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모발에 충분한 영양을 주고 건조함을 줄여주는 것이 좋다. 헤어케어 브랜드 츠바키는 푸석한 손상 모발에 수분과 영양을 더해 머릿결을 케어할 수 있는 ‘츠바키 모이스트 라인’을 출시했다. 그 중 모이스트 헤어워터 제품은 사용이 간편한 스프레이형 제품으로 수분 코팅 워터 에센스가 모발을 케어해주고 습하거나 건조한 환경에서도 모발의 수분 레벨을 지켜준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문화마당] 독서가 필요 없는 가을/김이설 소설가

    [문화마당] 독서가 필요 없는 가을/김이설 소설가

    지난주 지역 도서관에서 야간 인문학 강의를 들었다. ‘인문학 저자 특강’이라는 이름의 강좌였다. 시간은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주제도 다양해서 클래식 속 시대상, 문학 작품에 투영된 작가의 세계관, 그림책이 건네는 다정한 위로, 역사 속 인물 탐구 등의 강좌가 매주 열리고 있었다. 내가 들었던 강좌는 ‘인문학과 함께하는 여행의 즐거움’을 주제로 ‘내성적인 여행자’를 쓴 정여울 작가의 강의였다.모처럼 식구들을 떼놓고 혼자 나선 길인 데다 공부를 하러 간다는 생각에 들떴는지 강의 장소에 너무 일찍 도착해 버렸다. 읽어 온 책을 다시 뒤적이는데 점점 불안감이 엄습해 왔다. 생각보다 큰 강당인 데다 7시가 다 돼가도 앉아 있는 사람들이 두세 명밖에 없었던 것이다. 내가 강의를 할 것도 아닌데 벌겋게 얼굴이 달아오르며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웬걸. 거짓말처럼 강의 10분 전부터 사람들이 들어차기 시작하는데, 내 또래의 중년들은 물론이고 많은 어르신들과 노년의 부부들, 교복을 입은 학생들과 대학생들, 이제 막 퇴근하고 온 직장인 무리들. 뿐인가, 아이까지 대동해 온 한 가족도 구석 자리를 차지하고 앉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다양한 구성원들이 이 시간에 공부하기 위해 모인다니. 내가 사는 곳은 인구 30만명쯤 되는 지방 신도시. 2만여명이 사는 지역 동도서관의 인문학 강의를 듣기 위해 저녁 시간을 할애한 사람들이 100여명이 넘었다. 보통이라면 저녁을 먹고 한창 꾸벅꾸벅 졸을 시간이었는데 다른 이들은 이렇게 의미 있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니. 내 게으름이 부끄러운 건 당연하고, 사람들이 이렇게 지식 탐닉 열망이 컸다는 것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러고 보니 유명하지도 않은 소설가인 나의 글쓰기 강좌나 고전문학 읽기 수업에도 수강생은 늘 꽉 찼었다. 주제 불문하고 이른 아침이나 늦은 저녁 시간의 특강에도 강의실의 빈자리는 쉽게 찾아보기 힘들었다. 각종 도서관이나 기관, 평생교육센터에서 진행하는 강좌를 떠올려 봐도, 방송이나 다양한 매체에서 만나는 갖가지 인문·교양 강의 프로그램을 봐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공부를 좋아하는지 충분히 알 것 같다. 출판계가 호황이라는 말은 들어 본 적이 없다. 우리나라 국민의 1년 평균 독서량이 한 권도 안 된다는 사실은 유명하다. 무너지는 출판사와 사라지는 서점들에 관한 우려의 칼럼은 잊을 만하면 등장한다. 도서관은 많이 짓는데 사서는 턱없이 부족하고, 책은 팔리지 않는데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은 늘고 있다. 문맹률은 0%에 가깝지만 문해율도 높은 국민이라 한다. 다분히 이율배반적이다. 확실히 스스로 읽고 고민하고 생각하는 것보다는 보고 듣는 강의가, 타인을 통한 정리된 정보 습득이 더욱 인기 많은 요즘인 건 분명한 듯싶다. 입시와 입사 시험에 그렇게 시달린 국민치고는 공부에 대한 한이 계속 남아 있다는 것이 신기한 일이긴 하지만. 우리가 얻고 싶은 지식과 정보는 이제 내 손으로 찾지 않아도 된다. 스스로 질문을 만들고 해답을 찾는 공부는 어렵고 번거로운 데다 구시대적이다. 넘쳐나는 인문학 강좌를 마음껏 보고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세상이다. 먹여 주는 밥이 얼마나 편한가. 그렇다면 이제 다시 고민해야겠다. 우리에게 굳이 책이 필요할까. 우리에게 독서는 의미 있는 일일까. 책의 물성과 독서의 의미 존재에 대해 다르게 해석할 때가 된 것은 아닐까. 문득 이런 고민을 진지하게 해 본 건 도서 판매량은 제일 낮다는 독서의 계절 가을의 복판에서였다.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열심히 달리는 아빠가 건강한 아기 낳는대요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열심히 달리는 아빠가 건강한 아기 낳는대요

    가마솥에 들어간 듯한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아침, 저녁으로 옷 속을 파고 드는 서늘한 기운에 소스라치게 놀라게 됩니다. 이틀 전은 24절기 중 서리가 내리기 시작하고 단풍이 짙어진다는 상강(霜降)이었습니다. 쾌청한 날씨는 계속되지만 밤 기온은 점점 낮아지기 시작하는, 계절상으로는 늦가을에 접어들었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추운 겨울이 한 걸음씩 소리없이 다가오고 있지만 요즘은 그야말로 바깥 운동하기에 최적의 날씨입니다. 운동의 장점과 효과는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었지만 저를 포함해 많은 현대인들이 실천해 옮기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규칙적인 운동은 신체 각 부위의 근육을 발달시켜 모세혈관의 밀도를 높이고 심장 용량과 크기를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폐활량도 늘려줍니다.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면서 당뇨 같은 성인질환을 예방해주고 피로에 대한 내성도 키워주지요. 여기에 인간의 공격 본능과 외부 환경에서 오는 각종 스트레스를 해소시켜 마음까지 편안하게 해줍니다. 최근 미국 연구진이 운동이 운동을 하는 본인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자손들의 건강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후성유전학 연구 결과를 발표해 주목받고 있습니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의대, 매사추세츠대 의대, 조슬린당뇨센터, 하버드대 의대 부설 브리검여성병원 공동연구팀은 운동을 하는 수컷 쥐들이 기운 없이 축 처져 있는 쥐들보다 건강한 새끼를 낳고 새끼들이 튼튼하게 성장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당뇨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당뇨’ 22일자에 실렸습니다. 임신 중에 비만에 시달린 여성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이 성인이 됐을 때 비만이나 심혈관 질환에 걸리기 쉽다거나 고지방식을 즐기는 수컷 쥐의 자식들에게서 2형 당뇨병의 증상이 나타난다든지 등 부모의 나쁜 식습관이나 건강상태가 자손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번처럼 부모의 긍정적 생활습관이 자식들의 건강 유지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는 찾아보기 쉽지 않습니다. 연구팀은 수컷 생쥐들을 두 집단으로 3주 동안 고지방식을 먹이면서 한 그룹은 쳇바퀴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하고 나머지 그룹은 먹기만 하도록 했습니다. 운동을 한 생쥐들은 하룻밤에 평균 6㎞ 정도를 달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3주 동안의 관찰이 끝난 뒤 각 그룹의 생쥐들에게서 정자를 채취해 난자와 수정시켜 새끼들을 얻었습니다. 연구팀은 이렇게 얻은 두 그룹의 새끼 생쥐 모두에게 육체활동 없이 고지방식만 먹이면서 1년을 관찰했습니다. 그 결과 운동을 열심히 한 수컷 생쥐의 자식들은 혈당 증가에 대한 반응도 즉각적이었고 인슐린 수치도 낮아 당뇨 같은 성인질환의 징후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정자 속의 작은 RNA 분자가 부모의 신진대사 기능을 그대로 유전시키는 핵심 요인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정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번 연구 결과가 사람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지는 추가 연구와 분석이 필요하겠지만 적절한 신체운동이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은 명백해진 듯 싶습니다. 단풍도 절정에 이르고 있는 요즘 가까운 야산이라도 걷는 운동을 하는 것은 어떨까요. 운동 후에는 가을 풍경이 잘 보이는 커다란 통유리로 된 카페에 앉아 따뜻한 커피 한 잔과 함께 평소 읽고 싶었던 책 한 권을 읽는 여유를 잠시나마 갖는다면 주중에 쌓인 스트레스가 사라지지 않을까요. edmondy@seoul.co.kr
  •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 투어] 월드컵 4강처럼 환경재생 신화… ‘쓰레기산’에 자연이 돌아왔다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 투어] 월드컵 4강처럼 환경재생 신화… ‘쓰레기산’에 자연이 돌아왔다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8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25회 상암동(문화비축기지) 편이 지난 20일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경기장과 문화비축기지 일대에서 진행됐다. 서울미래유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난초와 지초가 지천으로 피고 지던 난지 모래섬에서 두 개의 쓰레기 산으로 버려졌다가 또다시 하늘공원과 노을공원이라는 생태공원으로 기적처럼 돌아온 상암동의 변신을 온몸으로 실감했다. 하늘공원은 분홍색 억새가 춤을 추는 천국이었다.이날 코스의 하이라이트는 서울월드컵경기장 내부 관람과 문화비축기지 톺아보기였다. 오전 10시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2번 출구에서 집결한 투어단은 서울월드컵 축구전용 경기장에 들어가서 경기장 내부는 물론 선수대기실, 감독실, 워밍업실까지 찬찬히 둘러봤다. 운 좋게 홈구단 서울FC의 경기가 없어서 입장이 가능했다. 대부분 경기장 입장은 처음이라고 했다. 월드컵 4강 신화를 일군 히딩크 감독과 선수들의 땀 냄새가 밴 대기실을 떠나지 못했다. 경기장 입장료는 서울도시문화연구원이 부담했다. 지난해 석유비축기지에서 화려하게 옷을 바꿔 입은 문화비축기지에서는 산업시대에서 문화시대로의 문명 대전환을 목격했다. 6개의 크고 작은 탱크를 차례로 탐방한 뒤 월드컵공원에서 일정을 마무리했다. 본래 맹꽁이열차를 타고 하늘공원에 올라갈 계획을 세웠지만 시간관계상 포기해야 했다. 핑크뮬리와 댑싸리, 코스모스가 장관을 이루는 하늘공원은 자유 관람했다. 해설을 맡은 김미선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야무진 준비와 알찬 코스 구성으로 참가자들을 만족시켰다. “월드컵경기장과 문화비축기지 두 곳에 집중한 게 좋았어요”, “알찬 해설을 들으며 가을을 만끽했어요”, “월드컵경기장에 들어가 볼 엄두를 못 냈는데 덕분에 구경 잘했어요” 같은 투어 후기가 남았다.상암동은 지구상에서 가장 극적으로 변신에 변신을 거듭한 전무후무한 공간이다. 프랑스의 역사철학자 앙리 르페브르(1901~1991)는 공간의 물리적 특성에 대해 “장소와 경험 두 가지 요인이 변증법적으로 상호작용한다”고 갈파했지만 21세기 서울에서 상암동이라는 경천동지할 공간이 등장할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못 했을 것이다. 조선시대 난지도는 장마철이면 물에 잠기는 모래섬이었다. 1960년대 도시 빈민들의 정착촌을 거쳐 80~90년대 쓰레기매립장, 2000년대 이후 생태공원으로 탈바꿈했다. 월드컵경기장과 월드컵공원, 석유비축기지를 활용한 문화비축기지, 최첨단 디지털미디어시티까지 들어서면서 기적 같은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장소는 기억을 지배하고 기억은 의식을 지배한다. 상암동은 오물과 악취가 진동하던 천형의 땅에서 첨단 생태도시로 다시 태어났다. 지금 상암동 면적의 절반가량이 옛 난지도였으니 난지도가 상암동의 모태라고 할 수 있다. 그 난지도는 서울의 서쪽을 관통하는 모래내(사천)가 한강과 만나 서해로 진출하는 출구에 쌓인 거대한 모래밭이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조선시대 한양 성 밖 십리(성저십리)의 서쪽 경계선이 모래내였고, 동쪽 경계선은 중랑천이었다. ‘동국여지비고’에서는 “사천은 (북한산) 문수봉에서 나와 남쪽으로 흘러 탕춘대(세검정)와 홍제원을 지나 무악(안산)을 돌면서 서남쪽으로 흘러 한강으로 들어간다”고 적었다. ‘대동지지’에서도 “문수봉에서 서남쪽으로 흘러 탕춘대를 경유해 한북문(홍지문) 수구를 나와 무악의 북쪽을 두른 뒤 서쪽으로 흘러 한강으로 들어간다”고 모래내의 흐름을 기록하고 있다.고산자 김정호는 ‘수선전도’에서 한강의 지류인 모래내와 중랑천, 개천(청계천)을 본류 수준으로 다소 과장되게 그렸다. 서울의 땅 밑을 흐르는 35개 지류 중 3개의 지류를 유독 돋보이게 처리한 것이다. 한양의 서쪽 경계 모래내는 세월과 장소를 따라 사천, 세검천, 홍제천, 불광천이라는 각기 다른 이름으로 변천하다가 사라졌다. 모래내라는 지명이 쇠하고, 지류의 흔적을 느낄 수 없는 것은 70년대 복개됐기 때문이다. 모래내와 한강이 만나는 지점에 형성된 모래섬이 난지도였다. 청계천과 중랑천이 한강과 만나는 지점에 저자도와 잠실, 만초천과 마포천이 만나는 지점에 여의도와 밤섬이 형성된 것과 같은 이치다. 난지도는 김정호의 ‘경조오부도’에 ‘중초’(中草)라는 지명으로 남아 있다.겸재 정선의 경교명승첩에 수록된 1740년 작 ‘금성평사’(錦城平沙)는 양천현감으로 재직 중이던 겸재가 지금의 가양대교 남단에서 난지도를 바라보고 그렸다. 강물에 반쯤 잠긴 난지 모래섬을 중심으로 수색(수생리), 망원정과 잠두봉이 들어앉은 구도다. 제목의 금성은 오늘의 성산동이고, 평사는 성산동 아래 평평한 모래벌이라는 뜻이다. 금성이라는 지명은 조선 중종 때 ‘금성당’이라는 불당이 세워진 데서 유래했다고 하고, 성산 혹은 성미산이란 지명은 성(城)처럼 생긴 산의 생김새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그림에서 난지도 뒤로 와우산과 무악이 펼쳐진 앞에 모래벌이 길게 누운 곳이 모래내가 한강과 만나는 바로 그 지점이다. 겸재는 금성평사 이외에도 ‘소악후월’, ‘종해청조’에서도 난지도를 배경으로 그렸다. 난지도는 꽃과 풀이 지천인 중초도(中草島), 오리가 떠 있는 모양이라고 해서 압도(鴨島) 또는 오리섬이라고도 불렸다. ‘천지개벽’이란 말이 이렇게 잘 어울리는 공간이 또 있을까. 70년대 공유수면 개발 사업과 송파나루 쪽 물막이 공사로 하루아침에 강남 땅이 돼버린 잠실을 ‘상전벽해’에 비유한다면 난지도는 황금모래로 반짝이던 모래섬에서 쓰레기 산으로 버려졌다가 다시 황금알을 낳는 오리의 도시로 개벽했다고 할 수 있다.상암동은 옛 수상리(水上里)의 ‘상’ 자와 옛 휴암리(休岩里)의 ‘암’ 자를 합성한 지명이다. 1914년 경기 고양군 연희면 상암리는 1949년 서울에 편입돼 은평구 상암리가 됐다가 1955년 성산동과 중동을 병합한 뒤 현재의 마포구 상암동이 됐다. 본래 쓰레기 매립장이 아니라 1977년 제방을 완공한 뒤 관광공원을 만들 계획이었으나 당시 공원보다 매립지 조성이 시급했다. 김포가도를 통해 서울로 진입하는 외국인들에게 악취를 풍겨 서울 이미지를 망친다는 비난이 쏟아지자 김포수도권매립장으로 옮겼다. 1993년 2월까지 15년간 서울시민이 버린 오물과 쓰레기 9200만t이 쌓인 90m 높이의 거대한 두 개 쓰레기 산으로 둔갑했다. 이집트 기자의 피라미드보다 33배나 큰 거대한 쓰레기 산이 버티고 있던 시절 난지도를 먼지와 악취와 파리가 들끓는 ‘삼다도’라고 불렀다. 환경 친화적인 첨단 정보미디어도시의 이면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추악한 과거가 묻혀 있다. 월드컵 4강 신화와 함께 환경재생의 비화가 살아 숨 쉰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문희일 연구위원
  • 늦가을 정취 가득한 팔랑치와 만복대에 사람 없는 이유

    늦가을 정취 가득한 팔랑치와 만복대에 사람 없는 이유

    3박4일에 걸쳐 70여㎞를 걸어온 피로가 한달음에 달아났다. 지리산 자락을 태극 문양처럼 남동쪽에서 북서쪽으로 휘돌아 가는 태극종주의 마침표를 찍기 직전이었다. 지난 19일 경남 산청 대원사 앞을 출발해 치밭목 산장에서 1박하고 다음날 새벽 3시 40분 출발해 천왕봉 일출 보고 세석 대피소에서 점심 들고 연하천 대피소에서 2박째 했다. 21일 아침 6시 50분 일출을 보며 출발해 반야봉의 장쾌한 전망 즐긴 뒤 노고단 대피소에서 점심 들고 한숨 돌렸다. 그리고 22일 새벽 3시 40분 출발해 성삼재 거쳐 만복대 정상 800m를 남겨둔 묘봉치에서 아침을 먹고 세걸산에서 점심을 든 뒤 오후 5시쯤 팔랑치에 이르렀을 때였다. 물론 트레일러닝을 하는 이들에겐 산청 원지마을에서 시작하는 90㎞의 무박 33시간 완주가 그리 희귀하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60대 중반 둘에 기자 등 50대 중반 둘로 이뤄진 일행에게 3박4일 주행이 쉽지 않은 일이었다.하지만 사흘 연속 일출을 보는 흔치 않은 기회에다 만복대 정상에서 동쪽 끝 천왕봉부터 서쪽 끝 노고단까지 장쾌하게 굽어보는 조망은 피로를 씻기에 충분했다. 오전 8시 50분쯤 만복대에 올라 20분쯤 시간을 보낸 뒤 한 시간도 안 걸려 정령치 휴게소에 내려온 캔맥주를 들이켜니 시원하기 이를 데 없었다. 필요한 물품을 보충하고 10시 15분쯤 세걸산을 향해 다시 가파른 길을 올랐다. 힘든 고비는 넘겼다고 생각했는데 웬걸 힘겨웠다. 세걸산은 계속 오르막 내리막이 반복됐다. 길은 험해 자칫 발을 잘못 딛으면 치명적인 부상을 입을까봐 머릿끝이 쭈뼛쭈뼛 서기 일쑤였다. 먼길을 걸어온 피로감까지 겹쳐 더욱 힘들어졌다. 점심을 먹으니 오후 2시가 조금 안 됐다. 인월에 서울행 버스를 예약했는데 오후 6시 25분 출발이었다. 바래봉까지 남은 거리는 6㎞ 남짓이었다. 바래봉에서 속세로 떨어지는 임도까지 따지면 10㎞는 더 남은 상태였다. 4시간에 이 거리를 주파할 수 있을까 자신할 수가 없었다. 머리를 맞댄 결과, 자신감을 갖고 내처 해보자고 결의했다. “한걸음 한걸음 내딛으면 언젠가 목적지에 닿는다”고 되뇌었다. 그렇게 잰걸음을 떼니 오후 4시도 안돼 바래봉이 빤히 보이는 팔랑치에 이른 것이다. 팔랑치 위쪽에서 내려다보니 그야말로 가을색이 내려앉았다. 멀리서 황색 꽃무리처럼 보였던 것이 다가가 보니 어린 억새의 춤사위였다. 어른 키만큼 자란 억새도 예쁘지만 어른들 배꼽 높이의 물결들이 잔바람에 일렁이는데 뒤에는 우리가 밟아온 지리의 주능선이 멀리서 배경을 이룬다. 꿈결같다. 우리가 저곳을 걸어 여기에 이르렀다니,그런 성취감과 마지막이 가깝다는 안도감이 겹쳐 이 평원이 아름답게만, 정겹게만 다가온다. 봄에 팔랑치 고원을 분홍빛으로 물들였던 철쭉 잎이 짙붉게 변해 만추 분위기를 더했다. 아무리 시간에 쫓기더라도 사진을 마음껏 찍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다. 기자가 먼저 다다라 5분 동안 일행을 기다리는데도 새소리 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이렇게 완연한 만추를 즐길 수 있는 곳에 인기척이 없다. 물론 처음에는 우리만 이 산자락에 존재한다는 것이 흔감하기 이를 데 없었다. 하지만 궁금증도 그만큼 커졌다. 하여튼 통상 바래봉 정상 넘어 덕두산으로 해서 인월마을로 가는 코스를 시간상 포기하고 임도를 따라 내려왔다. 웬걸, 운지사로 내려가는 산속 코스를 다 막아놓았다. 어쩔 수 없이 임도를 택했는데 장난 아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 관할하는 구간인데 웬일인지 길에 돌을 잔뜩 깔아놓았다. 나중에 인월 택시 기사분도 “어지간히 큰돌을 깔아놓아 우리도 어이없어 한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거의 4㎞를 그렇게 걸어 내려왔다. 무릎이 시큰거리고 발바닥이 펄펄 끓어올랐다. 택시를 부르고 일행은 “임도가 이런 지경인지 알았으면 덕두산으로 하산해 옛인월마을로 떨어져 인월터미널까지 걸어가도 되는 원래 루트를 따라 갔어도 충분히 시간에 맞출 수 있었고 난이도도 비슷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다행히 일행은 택시로 인월까지 이동해 목욕탕 들러 간단히 씻고 서울로 돌아왔다. 하지만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사람들을 오지 말라고 이렇게 돌을 깔았는지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았다. 아울러 팔랑치처럼 만추의 풍경이 가득한 명소를 사람들이 찾지 않는 이유에 공단이 일조하고 있지 않나 싶었다.또 하나, 만복대 정상에서 지리 주능선과 광주 무등산, 무주 덕유산까지 장쾌한 전망을 즐기는 데 방해하는 것이 하나 있었다. 출입 금지된 곳이니 들어가지 말라는 공단의 경고 방송이 계속 무한 반복되는 것이었다. 잠시도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흘러나와 정상의 멋을 즐기는 데 이만저만 방해가 되는 것이 아니었다. 공단이 정상에 어렵게 오른 산행객들을 빨리 정상에서 하산하도록 의도했다고 오해할 정도였다. 공단이 바래봉 진입 임도를 조금 더 편하게 만들고 만복대 정상의 무한반복되는 녹음 방송을 시정했으면 한다. 산청 남원 글 사진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양진건의 유배의 뒤안길] 어머니와 낮술

    [양진건의 유배의 뒤안길] 어머니와 낮술

    서귀포가 고향인 어머니의 애창곡 중 하나는 가수 남인수의 ‘서귀포 칠십리’다. 이 노래를 구성지게 부르고 나서 어머니는 늘 ‘진주 캐는 아가씨는 어데로 갔나’ 하는 가사가 잘못됐다고 하신다. 서귀포 바다에는 조개진주가 없다는 것이다. 그럴 때면 그것이 전복진주일 거라 변명해 드린다.‘삼국사기’에 “옥은 탐라에서 나는 물건”(珂則涉羅所産)이라고 말한 옥은 전복진주였고, 탐라의 구당사가 야명주라는 큰 진주를 바쳤다는 말도 고려사에 전해진다고 말씀드린다. 그러면 어머니는 ‘서귀포 칠십리’를 또 멋지게 불러 주셨다. 어머니 노래만 들을 수 있다면 진주조개면 어떻고 전복진주면 어떤가. 동계 정온이 제주도에 유배 올 때 가장 힘들어했던 것은 어머니와의 이별이었다. “마을 밖에서 아침저녁으로 얼마나 눈물을 흘리실까”(閭外朝昏淚幾行)라며 안부를 걱정했다. 나 역시 어머니 걱정이 크다. 그래서 토요일엔 가능한 한 어머니와 시간을 보내려 한다. 내가 막걸리를 사 들고 가면 어머니는 안주를 만들고, 둘이서 주거니 받거니 한다. 그러다 보니 어머니는 토요일마다 아들을 기다리는 눈치다. 어머니와 마시는 술은 쉽게 취한다. 취한 나는 어머니 침대에서 자고, 어머니는 마루에서 TV를 밤새 켜 놓은 채 주무신다. 나는 어머니 이불에서, 베개에서 어머니 냄새를 맡는다. 젓갈 냄새도 같고, 누린내풀 냄새도 같고, 밤이슬 냄새도 같은 그 냄새. 나이 들어 갈수록 어머니 냄새가 좋다. 어찌 나뿐이겠는가. 세상의 자식들은 다 마찬가지일 테다. 새벽 운동 때문에 일찍 나오려다가 때로 어머니 자는 모습 때문에 멈출 때도 있다. 체구는 더 왜소해지셨고 주름은 더 는 것만 같다. 80세 중반을 넘기시는 힘든 모습을 보면 왠지 울컥해진다. “날마다 어머니 모습은 야위어 가실 텐데”(逐日容顔應減渥)라는 제주 유배인 정온의 말이 생각나 기다렸다가 해장국집엘 모셔 가기도 하는데 늘 한 그릇을 말끔히 비우신다. 그러면서 연신 “아들과 먹으니 좋구나” 하신다. 해장국이 좋은 것보다 아들과 함께하는 둘만의 시간이 좋으신 게다. 이제 이런 시간을 얼마나 갖겠는가. 주중에도 어머니 집에 들를 때가 있다. 대개는 성당에 가셨는지 빈집일 때가 많다. 비라도 오면 어머니와 낮술이라도 하려고 가보지만 종종 안 계실 때가 있다. 언젠가 어머니는 정말 안 계실 것이다. 그래서 늙은 아들은 빈집에서 망연히 어머니를 그리워하리라. 그러던 어머니가 최근에는 스마트폰 재미에 빠지셨다. 스마트폰을 사드리고 SNS를 가르쳐 드렸더니 웬걸, 문자와 사진, 노래를 사방에 보내시느라 바쁜 탓에 어떻게 지내시는지 걱정할 겨를이 없어졌다. 유튜브니 카톡을 마음대로 활용할 만큼 스마트폰에 빠지셨다. 보내주신 문자나 사진에 대해 응답이 없으면 섭섭해하셔서 일일이 응답하려니 나도 ‘카톡효자’ 노릇하기 벅찰 정도다. 술을 사 들고 가도 게임에 빠져 계실 때가 있어 술벗을 잃은 나는 할 수 없이 요상한 게임 소리를 들으며 혼술을 할 때도 있다. 며칠 전 시장통에서 안주를 사 들고 어머니 집을 향했다. 어머니 집으로 가는 길은 어디서라도 멀지 않다. 마침 뜨개질을 하고 계셨다. 상을 차리고 둘이서 낮술을 했다. 기분이 좋아진 어머니는 이내 깊은 낮잠에 빠져드셨다. 홍조를 띤 얼굴이 처녀 때처럼 고우셨다. 나도 어머니 곁에 길게 누워 봤다. 어머니 숨소리가 가까웠다. 아, 이렇게 기쁨과 슬픔, 회한이 흘러가는가 보다. 숨소리는 숨소리를 부르는지 문득 나도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밖에는 늦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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