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가을
    2026-03-14
    검색기록 지우기
  • 환율
    2026-03-14
    검색기록 지우기
  • 아몬드
    2026-03-14
    검색기록 지우기
  • 애플
    2026-03-14
    검색기록 지우기
  • 기록
    2026-03-1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8,614
  • ‘측면 공격수’ 허용준 깜짝 발탁…슈틸리케 새 황태자 탄생하나

    ‘측면 공격수’ 허용준 깜짝 발탁…슈틸리케 새 황태자 탄생하나

    “지난해부터 눈여겨본 선수다.”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은 13일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6, 7차전에 나설 대표팀 선수 명단 24명에 허용준(24·전남)을 부르며 이렇게 말했다. 허용준은 2011~13년 20세 이하(U-20) 대표팀 12경기에서 3골을 뽑아 유망주로 꼽혔지만, 이후론 각급 대표팀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프로리그 전남 유스팀인 광양제철고를 나온 그는 2012시즌 전남에 우선 지명됐지만 고려대에 진학해 핵심 공격수로 활약하며 2015년 가을철대학연맹전 우승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지난해 전남 유니폼을 입은 허용준은 데뷔 시즌 28경기에서 4골 3도움으로 일찌감치 주전을 꿰찼다. 슈틸리케 감독이 주목한 것도 지난해부터다. 이재성(전북)이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이탈하고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도 잉글랜드에서 벤치만 달구자 허용준을 떠올렸고, 지난 12일 K리그 상주전을 보려고 전남 광양으로 내려갔다. 축구협회에도 알리지 않았다. 허용준은 상주전에 선발 출전, 전반 27분 빠른 왼쪽 측면 돌파로 페체신의 슈팅을 끌어냈고, 후반 26분엔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강력한 오른발 발리슈팅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결국 슈틸리케 감독은 그의 전천후 포지션 소화와 골 결정 능력을 확인한 뒤 ‘첫 A대표팀 발탁’이란 결정을 내렸다. 명단엔 ‘원조 황태자’ 이정협(부산)과 ‘장신 골잡이’ 김신욱(전북)도 투톱으로 올랐다. 대표팀은 오는 19일 인천공항에서 소집돼 중국 창사로 이동, 23일 예선 6차전을 치른 뒤 귀국한다. 시리아와의 7차전은 오는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양식에 관한 궁금증 알려드려요

    제철 자연산 아니라면 양식산이 사계절 균일한 맛 ‘가성비 甲’ 횟감은 광어… 궂은 날 회 먹어도 OK 밥자리나 술자리에서 그는 늘 질문 대기 상태가 된다. 옆에 동석한 사람들의 바다 먹거리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다. 아래는 명정인 국립수산과학원 전략양식부장이 주로 받는 질문들이다. ① 양식산과 자연산 중 어떤 게 더 맛이 좋은가. -양식산에 한 표다. 자연산은 제철에 잡힌 것은 맛있지만, 양식산은 사계절 비교적 균일한 맛을 유지한다. 특히 산란기에는 양식산이 월등히 낫다. 산란기에는 알을 성숙시키기 위해 영양을 그쪽으로 집중하기 때문에 자연산의 경우 씹는 맛과 향이 현저히 떨어진다. ‘봄 멸치, 가을 전어’라는 옛말은 제철 음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 준다. 감성돔이 아무리 고급 어종이어도 봄에 잡힌 것들은 개도 안 쳐다본다고 하지 않나. 넙치(광어)나 우럭은 자연산으로 먹으려면 기름이 바짝 차오른 가을에서 겨울 초입까지가 좋다. 횟집 수족관에 들어온 지 오래된 자연산도 피하는 게 좋다. 넓은 바다에서 살다가 좁은 수족관에 갇히면 스트레스로 인해 육질이 현저히 떨어진다. 반면 양식산은 원래 수조에서 살던 특성 때문에 큰 변화가 없다. ② 양식산과 자연산의 구별 방법은 있나. -일반인들이 구분하긴 매우 어렵다. 어떤 때는 우리들도 100% 확신이 어렵다. 우럭의 경우 검은색이 더 짙은 것이 자연산이다. 양식산은 약간 회색빛이 돈다. 넙치의 경우 자연산은 눈이 없는 오른쪽 몸이 완전히 하얗다. 반대로 양식산은 통상 그 부분에 검은 반점이나 일정한 무늬들이 있다. ③ 전문가들은 눈 감고도 어떤 회인지를 구분할 수 있나. -대체로 구분이 가능하다. 생선회는 기름 성분이 맛과 향을 일차적으로 좌우한다. 또한 육질의 근육이 들어간 형태나 체절(대칭되는 살코기의 결), 무늬 등을 보면 어떤 어류인지 알 수 있다. ④ 가격 대 품질비로 가장 추천하는 횟감은 무엇인가. -단연 넙치다. 넙치는 원래 비싸고 귀한 횟감이었다. 일본에서는 여전히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양식으로 가격이 크게 떨어져 사람들이 체감하는 가치가 더 낮아졌다. 그래도 우리들의 연구가 맺은 결실 때문에 그렇다는 걸 생각하면 뿌듯하다. ⑤ 궂은 날 회를 먹지 말라고 하는데 정말 그런가. -과거에는 시장통에서 병어나 전어, 아나고 등을 미리 썰어 놓고 팔았다. 습하면 잘 상하다 보니 먹고 탈이 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러나 수족관에 들어 있는 어류들은 전혀 상관없다.
  • 경북 동북부에 기업연수원·리조트 건립 ‘붐’…자연경관과 전통문화 살아 있어

    영덕과 청송, 상주 등 경북 동·북부권에 기업 연수원과 리조트 조성이 잇따르고 있다. 동·북부권은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깨끗한 환경, 우리의 전통문화가 고스란히 숨 쉬는 곳이다. 13일 경북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5월 영덕군 병곡면 칠보산 자락에 1300여억원을 들여 조성한 ‘삼성전자 영덕 연수원’을 개장한다. 연수원은 부지 8만 9000여㎡에 삼성그룹 임직원의 명상·웰빙·휴양 및 연수를 위한 복합시설을 갖췄다. 인근에 국립 칠보산 자연휴양림과 고래불해수욕장이 자리잡았다. 연간 10만명 정도가 이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명그룹은 오는 6월 청송군 부동면 하의리 일대 부지 5만 5800여㎡에 건립한 대명리조트 운영에 들어간다. 총 700여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리조트(지상 8층, 지하 4층)는 콘도 314실과 실내외 스파, 체험농장, 주차장 등을 마련했다. 연간 50만명 이상이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성레저산업㈜는 2019년까지 문경시 문경읍 하초리 문경새재 1관문 인근에 대규모 종합 휴양리조트 ‘일성 문경콘도&리조트’를 건설한다. 올해 가을 착공 예정이다. 총 1454억원을 들여 지하 5층, 지상 16층 규모로 건설되며 370여개의 객실과 워터파크, 사우나 스파, 편의점, 특산품점 등을 갖춘다. 앞서 동아쏘시오그룹은 지난해 8월 상주시 은척면 무릉리 일원 1만 4000여㎡ 땅에 연수동, 숙소동, 운동장 등을 갖춘 연수원을 준공, 운영에 들어갔다. 연간 이용자가 2만여명에 이른다. 산림조합중앙회 2015년 11월에 청송군 부동면 주왕산 자락에 임업인 종합연수원을 건립해 개원했다. 국비 150억원 등 모두 214억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건립됐다. 연간 이용객은 5만여명이다. 도내에는 1994년 LG그룹이 울진에 연수원을 건립한 것을 시작으로 기업과 대학, 공공기관에서 지은 크고 작은 연수원 40여개 운영되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동북부 지역 특유의 진한 문화적 감성과 천혜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에 기업들이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면서 “기업과 지역의 상생 발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오늘 탄핵심판 선고] 추미애 “만장일치 인용해야”

    [오늘 탄핵심판 선고] 추미애 “만장일치 인용해야”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인 10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만장일치로 인용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헌법재판소는 대통령 한사람이 초래한 심각한 국론분열을 시급하게 치유하고 조속한 국정안정을 위해” 만장일치 인용 결정이 필요하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담대하게 헌재 결정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국민불안을 최소화하고 정국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추 대표는 “앞으로 두 시간 후면 역사적인 탄핵심판이 내려질 것이다. 그토록 추웠던 지난 가을과 겨울을 뚫고 결국 봄까지 5개월여 시간이 흘렀다”며 “그동안 연인원 1588만명, 19차례의 촛불민심이 없었으면 국회의 압도적 탄핵가결도, 특검의 세계적 활약도 없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모든 것은 헌법 제1조가 정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 나온다’는 주권재민 원칙을 헌정사에 바로 세우는 과정일 것”이라며 “국민으로부터 위임된 권력으로 헌정질서를 어지럽히고 국정을 농단하고 사익을 추구하는 행위에 엄중하게 책임을 묻는 게 헌법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추 대표는 “주권자 국민의 요구에 따라 국회에서 (탄핵안이) 압도적 가결을 이뤄냈으며, 80%에 가까운 국민 역시 한 치의 흔들림 없이 견고하고 일관되게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고 있다. 헌재 역시 주권자 국민의 요구에 따라 역사적 심판 내릴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장예원 아나운서, SBS FM ‘오늘 같은 밤’서 하차…이유는?

    장예원 아나운서, SBS FM ‘오늘 같은 밤’서 하차…이유는?

    장예원 SBS 아나운서가 SBS 파워FM ‘오늘 같은 밤’에서 하차한다. 장예원 아나운서는 오는 19일 방송을 끝으로 DJ직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 아나운서는 지난 2014년 10월 6일 가을 개편부터 진행을 맡아왔다. SBS파워FM ‘오늘같은밤’ 제작진은 “평소 라디오에 많은 애정을 갖고, 그동안 주말 8뉴스 진행과 교양프로그램을 병행하는 바쁜 스케줄 가운데에서도 ‘오늘같은밤’을 잘 이끌어 줘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장예원 아나운서는 지난 12월 말부터 SBS 8시 주말뉴스 앵커를 맡아 진행 중이다. 현재 SBS 8뉴스 이외에도 SBS ‘동물농장’, ‘게임쇼-유희낙락’ ‘접속! 무비월드’를 진행하고 있다. 후속 DJ는 아직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이사이로 시스루 패션’

    ‘사이사이로 시스루 패션’

    모델이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여성 가을-겨울 기성복 컬렉션 패션 쇼’에서 루이비통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AFP 연합뉴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올 가을 이런 패션’

    ‘올 가을 이런 패션’

    모델이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여성 가을-겨울 기성복 컬렉션 패션 쇼’에서 Paul & Joe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AFP 연합뉴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新전원일기] 묵히면 돈 되는 늙은 호박… 넝쿨째 굴러온 방문객

    [新전원일기] 묵히면 돈 되는 늙은 호박… 넝쿨째 굴러온 방문객

    ‘나, 호박 너무 좋아/ 호박은 나에게는/ 어린 시절부터 마음의 고향으로서/ 무한대의 정신성을 지니고/ 세계 속 인류들의/ 평화와 인간찬미에 기여하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다./ 호박은 나에게는 마음속의/ 시적인 평화를 가져다준다.’ 물방울 무늬가 가득한 호박 작품으로 유명한 일본의 설치미술가 구사마 야요이가 쓴 ‘호박에 대하여’라는 글의 일부이다. 오랫동안 극심한 신체적, 정신적 질환에 시달렸던 그는 호박죽을 먹으면서 몸을 회복했고, 이러한 경험은 호박에 대한 찬미와 호박을 주제로 삼은 여러 뛰어난 작품의 창조로 이어졌다고 전해진다. ‘호박 때문에 나는 살아내는 것이다’고 했던 현해탄 너머의 설치미술가 못지않게 호박을 사랑하고 찬양하는 농부가 있다. 충남 서산시 대산읍 운산리에 위치한 ‘참샘골 호박농원’의 최근명(64) 대표다. 서산시가 공인한 ‘호박 명인’이기도 한 그의 손을 거쳐 새롭게 탄생한 늙은 호박의 변신은 가히 예술적이라 말할 만했다.# 4전 5기 끝에 만난 복덩이 호박 한 덩이 충남 공주 출신의 최 대표가 서산에 처음 터를 잡게 된 계기는 1980년 ‘참샘골 목장’을 설립하면서다. 그는 군 복무 시절, 부대 근처에 있던 젖소 농장에서 소젖을 짜는 농부의 모습을 보고 큰 흥미를 느꼈다고 한다. “제가 1970년대에 군 복무를 했는데 그 시절만 해도 우유를 먹는다는 게 굉장히 생소했어요. 그런데 앞으로 우유 먹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습니다.” 당시 서산에는 ‘상아목장’이라는 큰 목장이 있었다. 제대 직후 그곳에 취업한 그는 3년 동안 낙농 기술을 배운 후 독립했다. 동네의 유명한 샘 이름을 따다 지은 ‘참샘골 목장’이라는 이름은 현재 ‘참샘골 호박농원’의 전신이 되는 셈이다. 낙농업이 유망한 산업이 되리라 생각했던 청년 최씨의 예상은 적중했다. 1980년대 산업이 발달하고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우유 소비가 늘어났다. 송아지 5마리로 시작한 그의 목장은 젖소 50마리까지 늘어났다. 10년간 승승장구하던 그의 목장에 위기가 찾아온 것은 1990년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이 실시되면서였다. 저렴한 수입 우유가 국내에 들어오면서 많은 축산농가가 타격을 입었다. 사료값도 못 건질 정도로 우유값이 떨어지자 목장을 정리할 수밖에 없었다. 수입 개방과 상관없는 산업에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에 두 번째로 시도한 것은 토종닭 사육이었다. ‘참샘골 토종닭’을 설립해 토종닭을 방사해 키웠다. “여름에는 토종닭 장사가 괜찮았어요. 그런데 겨울이 되니 닭을 찾는 사람들이 줄어들더라고요. 저 혼자 하는 영세업체라 유통 시스템을 갖추기도 어려웠고요. 결국 1억원 정도 손해를 보고 그만두게 되었습니다.”세 번째로 도전한 우렁 양식업에서도 같은 이유로 실패했다. 대형 수조 설비를 갖추고 우렁을 잘 키우는 데에만 주력한 나머지 판로 개척에는 크게 신경 쓰지 못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유통에 대한 마인드가 전혀 없었던 거죠.” 최씨가 씁쓸하게 웃었다. 네 번째 도전이었던 느타리버섯 재배도 겨우 1년 만에 접어야 했다. 농업환경 변화가 큰 이유였다. “1995년부터 느타리버섯에 갈반병이라는 병이 유행하기 시작했어요. 더이상 버섯이 자랄 수 없을 정도로 주변 환경이 오염돼 생긴 병이래요. 첨단 무균 재배 설비를 갖춰야 앞으로 계속 버섯사업을 할 수 있다고 하는데 그저 막막했죠. 이미 앞서 세 번이나 실패했던 탓에 가진 돈이 없었거든요.”수차례 실패 끝에 몸과 마음은 만신창이가 됐다. 그는 갈반병이 든 것을 추려내고 얼마 남지 않은 버섯을 팔아치운 다음 농사를 포기하기로 했다. 그런데 느타리버섯을 팔러 간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서 만난 늙은 호박 한 덩이가 그의 인생을 역전시켜 줄 복덩이가 됐다. “가락동 시장에서 호박 장수를 만났는데, 늙은 호박 한 덩이에 1만~2만원씩 파는 거예요. 왜 이렇게 비싸게 받느냐고 물었더니 가을철에 한 개 2000원이면 살 수 있는 호박이 봄과 여름철이면 값이 열 배, 스무 배까지 치솟는다고 하더군요. 저장이 어려워서 그렇대요. 호박 장수가 ‘누가 호박 저장 기술만 개발하면 그 사람은 떼돈 벌 텐데’라고 지나가는 말로 던진 한마디가 제게는 구원의 종소리처럼 들렸어요. 그래 이거다. 내가 그 기술을 개발해야겠다고 생각했죠.”# 미래의 농업을 준비하는 선견지명 자신만만하게 도전했지만 첫해 ‘참샘골 호박농원’에서 재배한 호박은 다 썩어버려 폐기처분을 해야 했다. 수차례의 시행착오, 수년간의 연구 끝에 1998년 호박 장기 저장 기술을 개발했을 때 최 대표는 천하를 모두 얻은 기분이었다고 한다. 온도 10도 내외, 습도 60%의 건습 상태, 에틸렌 가스농도 0.02ppm 이하, 그가 찾아낸 최상의 호박 저장 환경이다. 전국 최초로 호박 저장법을 개발하고, 자동화 시스템을 갖췄다는 참샘골 농원의 호박 저장실 문을 열고 들어섰다. 향긋한 호박 냄새가 165㎡ 규모의 저장실 전체에 감돌았다. 수천 통의 굵직한 호박들이 층을 지어 가지런히 놓여 있는 모습이 압도적으로 느껴졌다. 자동 조절 시스템을 통해 잘 관리된 호박들은 겨울을 지나 초봄에 이르렀는데도 여전히 단단하고 싱싱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노란색 늙은 호박은 모양이 맷돌처럼 둥글납작해 ‘맷돌호박’이라고도 불리는데, 비타민과 식이섬유, 베타카로틴 등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기로 유명하다. 60대에 접어든 최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며 가장 놀라웠던 것은 그의 탁월한 선견지명이었다. 1990년대 농업인들 사이에 브랜드에 대한 인식이 무지하던 시절에 그는 이미 ‘참샘골’이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상표 등록까지 마쳤다. 이후 업종을 바꾸면서도 참샘골이라는 브랜드를 포기하지 않았다. 2000년 농촌진흥청에서 무료로 홈페이지를 개설해 준다는 공고가 떴을 때에도 가장 먼저 신청해 ‘농업인 1호 홈페이지’를 구축했다.“그때만 해도 인터넷으로 농산물을 판다는 건 상상하기 어려운 시절이었어요. 하지만 저는 앞으로 인터넷 시대가 되고, 호박도 쇼핑몰을 통해 팔 수 있는 시대가 오리라고 생각했습니다.” 홈페이지를 만든 후에도 1년이 훨씬 넘도록 단 한 건의 주문도 없었다. 그럼에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주문 내역을 확인했다. 첫 주문이 들어온 것은 홈페이지 개설 후 1년 반이 지난 시점이었다. 이후 조금씩 소문이 나고 매스컴에 소개되면서 주문량이 늘기 시작했다. 각 가정에 인터넷 보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쇼핑몰 매출도 폭증했다. “쇼핑몰에서 호박을 판매하면서 가장 좋았던 것은 고객들의 반응을 즉각적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이었어요. 게시판을 통해 고객들이 남긴 의견을 꼼꼼하게 읽고 소통했죠. 그 과정에서 다음 사업에 대한 아이디어도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었습니다.” 호박즙과 호박죽 등 호박 가공식품 생산까지 사업을 확장하게 된 계기는 고객의 요청 때문이었다. 2002년 한 여고생이 ‘호박 달인 물이 여성 미용, 다이어트, 부기 제거에 효과적이라며 호박즙을 만들어 달라’는 글을 홈페이지에 남겼다. ‘호박 미인’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호박즙이 대박을 내면서 2차 산업으로의 진출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이후 2005년 한서대 식품공학과와 산학협약을 체결해 국내 최초로 ‘레토르트 고구마호박죽’을 개발했고, 2012년에는 임신부의 배 뭉침과 조산을 막아주는 데 효과가 있다는 ‘호박손달인물 액상차’를 개발해 출시했다. 모두 고객들의 요청에 따른 제품 개발이었다. # 농원매출 6억 중 가공품 판매 85% 차지 지난해 참샘골 호박농원의 매출은 6억여원, 그중 85%가 호박 가공품 판매에서 거둔 수익이다. 이제 호박 농사보다 가공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 호박 저장 시설을 잘 구축해 놓은 덕에 연중 내내 호박 가공품을 일정하게 생산할 수 있다. “참샘골 가공식품이 인기를 얻은 가장 큰 이유는 원재료인 호박이 맛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황토땅에서 서해안의 해풍을 맞고 자란 참샘골 호박은 농약과 화학 비료를 전혀 쓰지 않습니다. 계약 재배 중인 농가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원칙이죠.” 모든 제품을 인터넷 직거래로 판매하는 참샘골 호박농원의 홈페이지 회원 수는 2만여명에 이른다. 연간 80~100t 규모의 호박이 가공식품의 원재료로 쓰인다. 최 대표 혼자서 감당할 수 있는 규모가 아니어서 지역농민 여러 가구와 10만㎡ 규모로 재배 계약을 맺어 수매한 호박을 재료로 쓰고 있다. 참샘골 호박이 유명해지면서 인근 지역에서 호박을 재배하는 농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말하는 최 대표에게 경쟁자가 많아지는 것 아니냐고 묻자, 오히려 “더 늘어서 맷돌호박이 서산을 대표하는 지역 명물이 됐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맷돌호박하면 서산이 가장 먼저 떠오를 정도로 유명해지길 바랍니다. 그러면 호박을 보고, 체험하러 이곳을 찾는 사람들도 더 늘어나겠지요. 이 마을을 대한민국 최고의 호박 테마파크로 키우는 것이 제 꿈입니다.” # 호박체험관 운영… 마을주민과 수익 나눌 것 그동안 최 대표는 바쁜 와중에도 10년 전부터 일본을 오가며 3차 산업 진출을 준비해 왔다. 일본 규슈 지방의 후쿠오카현을 방문했을 때 소바(메밀국수) 만들기 체험을 하는 것을 보고 호박 따기 체험뿐 아니라 호박칼국수, 호박피자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3차 산업은 문화와 체험을 파는 일이기 때문에 마을 주민들의 협조가 필수적이었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던 주민들도 앞으로 6차 산업의 시대가 올 거라는 최 대표의 끈질긴 설득에 넘어갔다. 마을 주민들과 합심해 노력한 결과, 2008년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지정돼 정부로부터 2억원을 지원받았고 호박체험관을 지을 수 있었다.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최 대표는 2013년 농림축산식품부가 개최한 ‘제1회 6차 산업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이곳을 다녀간 방문객은 5000명 정도다. “체험관을 지으면서 3차 산업을 통해 거두는 수익은 마을 사람들과 모두 나누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앞으로 3차 산업 수익이 점점 더 커지겠지만, 그건 제 몫이 아니에요.” 향긋한 호박향이 가득한 농원을 떠나 서울로 향하는 차 안에서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 되랴’라는 속담이 참으로 폭력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호박이 수박보다 못할 이유도, 호박이 수박이 되어야 할 이유도 없다. 호박은 호박 나름의 개성, 달콤한 맛과 향이 있다.■ 글쓴이 소설가 김유담 부산 출생.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201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핀 캐리’로 등단.
  • [포토] ‘가슴 강조한 화려한 패턴’…시선 끄는 의상

    [포토] ‘가슴 강조한 화려한 패턴’…시선 끄는 의상

    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에스터반고르타자(Esteban Cortazar)의 가을/겨울 컬렉션 패션쇼에서 모델들이 의상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포토] 팝스타 ‘리한나’가 디자인한 스포티룩

    [포토] 팝스타 ‘리한나’가 디자인한 스포티룩

    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가수 겸 디자이너 리한나가 디자인한 펜티(Fenty) 가을/겨울 컬렉션 의상을 입은 모델이 런웨이를 걷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포토] 두터운 패딩 점퍼와 상반된 ‘하의 실종’ 패션

    [포토] 두터운 패딩 점퍼와 상반된 ‘하의 실종’ 패션

    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가수 겸 디자이너 리한나가 디자인한 펜티(Fenty) 가을/겨울 컬렉션 의상을 입은 모델이 런웨이를 걷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포토] 가슴 아래 새긴 ‘기관총 문양 타투’

    [포토] 가슴 아래 새긴 ‘기관총 문양 타투’

    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가수 겸 디자이너 리한나가 디자인한 펜티(Fenty) 가을/겨울 컬렉션 의상을 입은 모델이 런웨이를 걷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포토] 디자이너로 무대에 오른 팝스타 ‘리한나’

    [포토] 디자이너로 무대에 오른 팝스타 ‘리한나’

    가수 겸 패션디자이너 리한나가 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펜티(Fenty) 가을/겨울 컬렉션 패션쇼 무대에 올라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잠과 노동/박홍기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잠과 노동/박홍기 수석논설위원

    흰정수리북미멧새라는 참새류가 있다. 가을에 알래스카에서 북멕시코로 갔다가 봄이면 다시 북쪽으로 돌아가는 경로를 밟는다. 한데 아주 특별한 능력을 지녔다. 이동하는 동안 무려 7일이나 잠을 안 자고 깨어 있을 수 있다. 밤이면 길을 찾아 날고, 낮이면 먹이를 찾아다니는 것이다. 쉼 없이 일을 하는 셈이다.미국 국방부가 한때 이 멧새에 관심을 가졌다. 잠을 안 자며 뭔가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일을 할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하기 위해서다. 불면의 전투 병사를 만들 목적이었다(조너선 크레리, ‘잠의 발견’). 즉 최소한 7일 동안 잠을 자지 않고도 고도의 정신적·육체적 수행 능력을 갖춘 군인을 키울 작정이었다. 불면은 인지적·심적 결함을 초래했다. 기민성도 떨어졌다. 각성제 암페타민과 중추신경흥분제 프로비질도 엄밀히 따지면 전쟁과 관련이 깊다. 1990년대 말 러시아와 유럽은 기상천외한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태양광선을 지구에 반사할 인공위성을 제작해 궤도에 진입시키는 우주개발 컨소시엄을 체결한 것이다. 이른바 ‘극야’(極夜), 겨울철에 해가 뜨지 않고 밤이 지속되는 극지방 시베리아와 서부 러시아 오지에 ‘거울 위성’을 통해 달빛보다 100배가량 밝은 빛을 비추려 했다. 천연자원을 채취하는 데 24시간 작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밤새도록 비치는 햇빛’이라는 무모한 도전에는 실패했다. 밤낮의 규칙적인 교대가 없으면, 다양한 신진대사와 생태계의 교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반발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잠과의 싸움은 계속되고 있다. 잠이 잠식당했다. 경제적 이익과 직결되는 장시간 노동에 얽매인 까닭에서다. 나아가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생존과 성공의 수단으로 여긴 요인도 크다. 미국 온라인 매체 허핑턴포스트의 창립자 아리아나 허핑턴은 저서 ‘수면 혁명’에서 “충분히 자야 성공한다”고 설파했다. “하루 4~5시간씩만 자고 완벽하게 일을 잘할 수 있다는 것은 착각일 뿐”이라고 했다. 수면 부족이 성공을 위해 치러야 하는 대가라는 집단 환상에 빠져 살아왔다고도 했다. 잠의 복권(復權)을 선언한 것과 같다. 한국인들의 수면 시간은 적다. AIA생명이 지난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15개국의 평균 수면 시간을 조사한 결과 한국은 6.3시간(평균 6.9시간)으로 꼴찌를 기록했다. 연간 노동 시간은 2015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2246시간(평균 1766시간)으로 멕시코 다음으로 많다. 의학계에서 권하는 적정 수면 시간은 ‘청소년 9시간, 성인 7시간 30분 정도’다. 하지만 “잠이 보약”이라는 말과는 다른 현실에 살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잠의 재발견이 이뤄지고 있다. 삶의 활력을 찾기 위해서다.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박홍기 수석논설위원 hkpark@seoul.co.kr
  • 서울아르스플루트앙상블 정기연주회 12일 예술의전당

    서울아르스플루트앙상블 정기연주회 12일 예술의전당

    서울아르스플루트앙상블의 2017년 정기 연주회가 오는 12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린다. 1,2부로 구성된 이번 공연에서는 헨델의 왕궁의 불꽃놀이와 바흐의 브란덴브루크 협주곡 등 정통 클래식 음악과 함께 창작곡, 팝 음악 장르의 곡들이 다양하게 연주된다. 특히 브란덴브루크 협주곡은 바이올리스트 전경미, 플루티스트 김채림, 하프시코드 장은경, 소프라노 이기원과 협연해 더욱 깊이있는 음악을 선사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아르스플루트앙상블은 김민숙 단장과 오경열 지휘자를 중심으로 25명의 플루티스트들이 모여 지난 2015년 창단됐다. 매년 정기 연주회를 개최해 클래식에서 재즈, 팝 음악까지 다양한 레파토리로 관객들을 찾아간다. 또 봄·가을에는 가볍게 식사를 즐기며 클래식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하우스 콘서트도 열고 있다. 오경열 지휘자는 “앙상블 연주회를 통해 플루트라는 악기의 매력을 더 널리 알리고 싶다”면서 “이번 공연에서 클래식 음악의 정석을 느끼면서 모든 연령대의 관객이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연주를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티켓은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R석 3만원, S석 2만원.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서울아르스플루트앙상블 12일 예술의전당 공연

    서울아르스플루트앙상블 12일 예술의전당 공연

    서울아르스플루트앙상블의 2017년 정기 연주회가 오는 12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린다.  1,2부로 구성된 이번 공연에서는 헨델의 왕궁의 불꽃놀이와 바흐의 브란덴브루크 협주곡 등 정통 클래식 음악과 함께 창작곡, 팝 음악 장르의 곡들이 다양하게 연주된다. 특히 브란덴브루크 협주곡은 바이올리스트 전경미, 플루티스트 김채림, 하프시코드 장은경, 소프라노 이기원과 협연해 더욱 깊이있는 음악을 선사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아르스플루트앙상블은 김민숙 단장과 오경열 지휘자를 중심으로 25명의 플루티스트들이 모여 지난 2015년 창단됐다. 매년 정기 연주회를 개최해 클래식에서 재즈, 팝 음악까지 다양한 레파토리로 관객들을 찾아간다. 또 봄·가을에는 가볍게 식사를 즐기며 클래식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하우스 콘서트도 열고 있다.  오경열 지휘자는 “연주회를 통해 플루트라는 악기의 매력을 더 널리 알리고 싶다”면서 “이번 공연은 플루트 앙상블을 통해 클래식의 정석을 느낄 수 있으면서 동시에 모든 연령대의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음악들을 들을 수 있는 연주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표는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R석 3만 원, S석 2만 원.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그때의 사회면] 창경원 나들이/손성진 논설실장

    [그때의 사회면] 창경원 나들이/손성진 논설실장

    먹고살기 힘들 때는 놀 여유란 게 있을 수 없었다. 돈이 드는 여가 활동은 사치였다. 그러나 조금씩 삶의 여유가 생기면서 나들이 문화가 생겨났다. 서울 사람들에게 최고의 나들이 장소는 창경원이었다. 서울 구경을 온 시골 사람들에게도 전차를 타고 종로2가에 내려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된 화신백화점을 구경하고 창경원에 들르는 것이 나들이 코스였다.창경원은 나들이 장소로는 늘 첫손가락이었다. 1970년대까지도 서울 주변에는 딱히 갈 만한 유원지도 없었다. 거의 유일한 휴식처가 창경원이었다. 동물원은 최고의 인기를 누렸고 케이블카, 회전목마, 코끼리열차 등 놀이시설은 아이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그러다 보니 창경원의 동향은 늘 기삿거리였다. 코끼리가 방귀만 뀌어도 기사화됐다. 새로운 동물이 들어오거나 새끼를 낳는 등 동물들의 일상사는 단골 기사였다. 벚꽃이 피는 봄철의 휴일이면 수만 명의 시민이 찾았다. 1972년 4월 16일 일요일에는 13만명이 찾았다고 돼 있다. 바가지요금이 극성을 부렸고 미아가 100명이 넘게 발생하는 날이 허다했다. 혼잡한 틈을 타 소매치기들이 설쳐대기도 했다. 창경궁은 성종이 즉위 15년(1484)에 당시 생존했던 선왕 세조·덕종·예종의 비(妃)인 정희·소혜·안순왕후를 위해 지은 궁궐이다. 여러 왕이 창경궁에서 태어났으며 취선당에서 주로 살았던 장희빈이 처형을 당한 곳도 창경궁이고 영조는 아들인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둔 다음 궁궐 안의 선인문 안뜰에 여드레 동안이나 두어 죽게 했다. 1907년 일제는 고종을 강제 퇴위시키고 순종을 황제로 앉히면서 창덕궁에 머물게 했다. 순종의 이어(移御)와 때를 맞추어 일제는 순종을 위로한다는 명목으로 창덕궁과 붙어 있는 창경궁에 동물원과 식물원 공사를 시작했다. 일제는 각종 동물과 진귀한 식물들을 방방곡곡에서 채집하여 모았다. 이렇게 해서 창경궁 동식물원이 문을 연 것은 1909년 11월 1일이다. 17만평이라는 규모는 당시로서는 동양 최대였다. 일제는 일본에서 벚꽃 나무를 수천 그루 날라다 심었다. 1911년 4월 26일에는 창경궁의 이름을 창경원으로 바꾸었다. 전각 60여 채도 파괴했다. 원(苑)은 사냥이나 놀이를 즐기는 곳이니 궁궐을 유원지로 격하시켜 버린 셈이다. 1924년부터는 벚꽃이 피는 봄철에 밤에도 개장해 밤벚꽃놀이를 시작했다. 일제 때 경성 안내 책자인 ‘대경성’에는 창경원이 이렇게 소개되어 있다. ‘봄에 꽃이 필 때에는 하루에도 입장객이 2만 명이 넘을 정도로 성황을 이룬다. 특히 창경원의 밤벚꽃놀이는 경성 시민 연중 행락 속에서 수위를 차지하며, 또 여름의 납량, 가을의 달맞이, 겨울의 설경 등도 가히 아름답다.’ 창경원을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리자는 계획은 1970년대 말에 마련되었다. 1978년 서울대공원이 착공돼 1984년 5월 동물원이 먼저 개장하고 1년 뒤 식물원도 문을 열어 창경원의 동식물을 옮겼다. 창경원은 창경궁으로 이름을 바꾸었고 벚꽃 나무도 모두 뽑혔다. 손성진 논설실장 sonsj@seoul.co.kr
  • 7일에 7대륙 7개 마라톤 풀코스 완주 “그게 가능해?”

    7일에 7대륙 7개 마라톤 풀코스 완주 “그게 가능해?”

    미국의 48세 흑인 여성이 7일 동안 7대륙 7개 마라톤 대회 풀코스를 완주해 눈길을 끌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지난 1월 호주 퍼스(오세아니아)를 시작으로 싱가포르(아시아), 이집트 카이로(아프리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유럽), 미국 뉴욕(북아메리카), 칠레 푼타아레나스(남아메리카)에서 열린 대회를 거쳐 남극에서 열린 화이트 콘티넨트 마라톤을 마지막으로 모든 풀코스를 완주한 리사 데이비스. 다른 5명의 남성, 2명의 여성과 함께 이른바 ´트리플 세븐(7-7-7) 퀘스트´에 도전해 성공했다. 이렇게 7대륙에서 열린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는 데 정확히 7일 하고도 3분7초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버지니아주 노포크의 자택에서 인터뷰한 ESPN이 지난 3일(현지시간) 전했다.  그는 7일 넘게 소금간을 한 카라멜 에너지젤로 끼니를 때우며 호주와 이집트에서는 탱크탑만 걸친 채 뛰었고, 남극에서는 손난로와 스키마스크에 온몸을 테이프로 친친 감고, 비행기에서 나눠주는 양말까지 껴신고 달려야 했다.  기네스월드레코드는 이 희한한 기록도 인증하는데 여자 종전 기록은 열흘이 넘었다. 그녀가 사흘이나 단축한 것이다. 흑인여성으로는 최초다. 이렇게 힘든 대기록을 해낸 데이비스는 정작 어깨만 으쓱거리며 “모두 42.195㎞뿐인걸요”라고 답했다. 이어 “누구라도 기회가 주어지면 해낼 것”이라며 “난 성취감을 만끽하는 게 좋다. 무엇보다 난 달리기를 사랑한다. 만약 달리기가 불법 약물이라면 난 치유 프로그램을 받아야 할 것이다. 그만큼 중독됐다”고 털어놓았다.  295㎞를 달리는 것도 힘들었다. 카이로를 달릴 때는 자신의 이름 철자가 떠오르지 않았다. 푼타아레나스에서 뛸 때는 생각보다 춥고 힘들어 걷기도 하며 다음날까지 달렸다. 하지만 일주일 동안 7대륙 마라톤을 소화하려면 무엇보다 하늘에서 보내야 하는 시간이 만만찮았다. 호텔에 돌아가 샤워할 시간도 없어 후닥닥 공항으로 달려가기도 했다. 18편의 비행기를 이용해야 했고, 지구를 한 바퀴 도는 실제 비행시간은 42시간46분9초가 걸렸다.  하지만 수속이나 짐 찾고 환승하는 시간까지 포함하면 얼추 110시간, 닷새 가까이가 걸렸다. 첫 도전지 퍼스에 도착하려고 자신의 집에서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텍사스 댈러스, 호주 시드니를 경유하는 33시간110분의 비행을 견뎌내야 했다. 일주일 내내 호텔 침대에서 제대로 눈을 붙인 시간은 17시간 밖에 되지 않았다. 24년 동안 해군에서 복무하다 2010년 퇴역하고 지금은 재무관리 일을 하고 있는 데이비스는 “군 생활이 날 잘 준비시켰다”고 돌아보고 “군에서 처음 1년 동안은 거의 매일 16~17시간씩 근무했다. 한달에 한 번은 종일 근무하고 종일 쉬기도 했다. 잠을 자지 않고 뭔가 중요한 일을 하는 데 익숙하다”고 말했다. 17세에 해군에 자원 입대한 그녀는 매우 목표지향적이다. 하나의 석사학위에 박사학위도 둘이나 된다. 지난해 3월에는 버지니아주 뉴퍼트뉴스에서 열린 대회에 참가함으로써 생애 100번째 풀코스 완주를 해냈고 지난해 가을에는 하와이에서 열린 대회에 나가 50개주에서 열린 대회를 한 번씩은 다 뛰었고, 이번에 ´트리플 세븐 퀘스트´를 달성했으니 해트트릭을 달성한 셈이라고 했다. 보통 세계 일주 마라톤을 즐기는 이들은 전세기를 이용하고 요리사와 의료진을 대동하는데 대략 4만달러(약 4600만원)가 든다. 하지만 데이비스는 1년 전 남편 윌리엄 페레스가 생일 선물로 준 1만 4000달러(약 1600만원)로 모든 대회 참가비를 충당했다. 남극 화이트 콘티넨트 마라톤은 참가비가 8000달러(약 900만원)였다. 하지만 그녀는 비행기 안에서 피로를 푸는 것이 기록 단축의 관건이라고 판단해 비행기 좌석을 1등석으로 구입해 모두 3만 6000달러(약 4100만원)가 들어간 것으로 추정했다. 오래 전 롤러스케이트를 타다 넘어져 다친 오른 무릎을 쭉 뻗을 수 있도록 1등석 중에도 가장 넓은 여유공간이 주어지는 좌석을 고집했다.  그녀가 다음 출전하는 대회는 5월 중국에서 열리는 만리장성 마라톤. 5164개의 계단을 올라야 한다. 그러나 그녀가 진짜 기대하는 대회는 과학자들이 최근 여덟 번째 대륙으로 발견한 질란디아, 호주로부터 떨어져나와 93%가 남태평양에 잠겨 있는 곳이다. 내년 1월 최초의 ´트리플 에이트(8-8-8) 퀘스트´가 추진 중이다. 데이비스는 마냥 들떠서 “관심있어요. 아주 관심있어요. 사로잡혔어요”라고 말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주말 영화]

    ■에이리언(EBS1 토요일 밤 11시 40분) 정체불명의 외계 생명체를 등장시켜 SF와 호러물을 결합시킨 ‘에이리언’ 시리즈는 할리우드 영화에서 실력파 감독의 등용문 역할을 해왔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1편 연출을 통해 상업적 성공을 거두고 거장을 향한 발걸음을 뗐다. 제임스 캐머런 감독도 2편 연출로 흥행력을 입증하며 ‘터미네이터’ 제작의 디딤돌을 놨다. 3편과 4편은 각각 데이비드 핀처와 프랑스 출신 장 피에르 주네 감독이 연출했다. 시고니 위버가 할리우드 여전사 이미지를 구축한 1편 이후 4편까지 후배 감독에게 연출을 맡겼던 리들리 스콧 감독은 1편 이전의 이야기를 다룬 ‘프로메테우스’(2012)로 프랜차이즈를 새롭게 시작했다. 올해 가을에는 ‘에이리언- 커버넌트’가 개봉할 예정이다. 1979년작. ■사브리나(OBS 일요일 밤 10시 10분) 빌리 와일더 감독, 험프리 보가트, 오드리 헵번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다. 부유한 래러비 일가에서 일하는 운전사를 아빠로 둔 사브리나는 래러비가의 둘째 아들 데이비드를 남몰래 좋아한다. 프랑스 파리로 유학을 떠나기로 결심한 사브리나는 문 뒤에서 데이비드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지만 이를 들은 사람은 데이비드의 형 라이너스. 유학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라이너스와 마주친 사브리나는 새로운 사랑을 시작한다. 영화사 최초로 의상 협찬을 시작한 이 영화는 제27회 아카데미 의상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1995년에 시드니 폴락 감독, 해리슨 포드, 줄리아 오몬드 주연으로 리메이크되기도 했다. 1954년작.
  • 정부, 先대화 後법적대응 가닥… 美 “中보복은 비이성적”

    정부, 先대화 後법적대응 가닥… 美 “中보복은 비이성적”

    美 국무부 “韓 민간기업까지… 상황 주시” 美, 對中 직·간접적 대응 조치 가능성 “한국 관광 금지하라” 中전역으로 확대 日신문 “새달초 美·中 첫 정상회담 조율”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국 배치를 둘러싸고 중국이 한국 기업에 보이지 않는 각종 규제를 가하는 등 노골적으로 보복을 가하자 미국이 이례적으로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서 주목된다.미 국무부 관계자는 2일(현지시간) “우리는 한·미 양국이 사드를 배치키로 한 결정에 중국이 한국의 민간분야 기업에까지 조치를 취했다는 보도에 우려하고 있다”면서 “(그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사드는 명백하고 무모하며 불법적인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신중하고 제한된 자위적·방어적 조치”라며 “이를 비판하거나 자위적·방어적 조치를 포기하라고 한국에 압력을 가하는 것은 비이성적이고 부적절하다”고 비난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은 동맹에 대한 철통 같은 방위공약을 재확인하며 점증하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고자 종합적인 동맹 능력을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가 그동안 사드는 북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방어적 수단인 만큼 중국에는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중국의 사드 보복을 작심하고 비판한 것은 이례적이다. 미국이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에 맞서 직간접적인 대응 조치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한·미 연합 독수리(FE)훈련 첫날인 지난 1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의 전화 통화에서 “사드 배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한국민과 한·미 동맹 군사력을 보호하기 위한 한·미 동맹의 결정”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중국은 수도 베이징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한국 관광상품 판매의 전면 금지 조치를 확대하고 있다. 상하이 여유국도 3일 주요 여행사들과 긴급 회의를 열고 오는 15일부터 한국 관광상품 판매를 전면 중단하라고 구두 지시했다. 내용은 단체와 개인 한국 관광상품 판매 금지, 롯데 관련 상품 판매 금지, 크루즈 한국 경유 금지 등이다. 또 이를 어길 시 엄벌에 처하겠다는 내용도 빼놓지 않았다. 우리 정부는 중국의 사드 관련 보복 조치에 대해 ‘선(先)대화 및 국제 여론전, 후(後)법적 대응’ 전략으로 가닥을 잡았다. 우선 외국 언론 등 국제 여론을 통해 중국이 부당한 보복을 중단하도록 촉구하는 여론전을 전개하고, 사드와 관련한 또 하나의 당사자인 미국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는 방식이다. 이런 가운데 미·중 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첫 정상회담을 4월 초 실시하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라고 아사히신문이 3일 보도했다. 미·중 정상이 사드와 관련한 모종의 합의를 이룰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신문은 시 주석이 올가을 당 대회를 앞두고 이른 시기에 대미 관계를 안정시키고자 정상회담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며 “시 주석이 정상회담을 위해 워싱턴을 방문할 전망이지만 워싱턴이 아닌 미국 내 다른 곳에서 만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