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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올가을 이후 코로나 2차유행 대비…의료자원 추가 확보”

    정부 “올가을 이후 코로나 2차유행 대비…의료자원 추가 확보”

    정부는 올가을과 겨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유행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의료자원을 추가로 확보한다. 23일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 총괄반장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올 가을·겨울에 2차 유행이 올 것에 대해 준비들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윤 총괄반장은 일단 에크모(ECMO·체외막산소공급장치) 장비와 음압 병상 등 중환자 치료에 필요한 시설은 충분히 준비하고 있다면서도 “대규모 집단 감염이 발생한 대구 지역의 상황보다 더 큰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거기에 대비해서 의료자원과 관련된 부분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윤 총괄반장은 “전체 인구의 코로나19 항체 보유율이 높지 않고, 백신과 치료제도 없기 때문에 코로나19가 재유행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코로나19 상황의 장기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날씨가 건조하고 실내 생활이 많은 가을 이후에 코로나19가 다시 유행할 가능성이 있고, 가을 전에라도 언제든지 폭발적인 유행이 발생할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경고했다. 윤 총괄반장은 “감기, 독감 등 유사 증상들이 유행하는 시기가 있다”며 “코로나19는 감기와 유사한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감기가 유행하는 시기에 맞춰서 유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라고 설명했다. 현재 최고 단계인 ‘심각’ 수준인 감염병 위기 경보 단계를 하향 조정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아직은 논한 바 없다”면서 “중앙방역대책본부 위기평가회의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코로나19와의 큰 싸움에 진 트럼프 자잘한 전투 승리로

    코로나19와의 큰 싸움에 진 트럼프 자잘한 전투 승리로

    코로나19와의 큰 싸움에서 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잘한 전투에서 승리를 챙겼다. 경기부양 패키지에 들어간 명문 사학들로부터 지원금을 반납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고, 미국인의 일자리를 보호하기 위해 60일 동안 그린카드 발급을 중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코로나19의 확산 전망에 대한 보건 전문가의 암울한 견해를 철회하도록 공개 석상에서 압력을 넣어 관철시켰다. 모두 자잘한 승리다. 23일 오전 9시 20분(한국시간) 현재 존스홉킨스 대학의 집계에 따르면 미국은 83만 9675명의 감염자로 전 세계 185개 나라와 지역의 262만 3415명 가운데 3분의 1, 사망자는 4만 6583명으로 세계 전체 18만 3027명의 4분의 1가량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오후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 브리핑 도중 “그들은 돈을 받지 않을 것이다. 대단하다”며 하버드·스탠퍼드 대학에 감사의 뜻을 밝혔다. 하버드 대학은 성명을 내 “우리도 다른 기관들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경제위기로 심각한 재정적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면서도 “정치인들이 하버드에 초점을 맞추면서 지원금 참여가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육부에도 우리 결정을 통보하고, 하버드에 배정된 지원금이 신속히 재배정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하버드는 지원금을 반환하라. 그러지 않을 경우 다른 수단을 찾을 것”이라며 “정부 지원금은 근로자를 위한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재단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발표된 2조 200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법에 따라 하버드대는 900만 달러(약 111억 2000만원)를 받을 예정이었다. 하버드 대학은 당초 고등교육기관에 배정된 돈이라며 트럼프의 제안을 물리치려 했으나 미국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돈이 많다는 사실이 알려져 싸늘한 시선이 집중되자 결국 백기를 들었다. 대학 신문인 ‘크림슨’에 따르면 지난해 하버드대 재단은 409억 달러(약 50조 4000억원)의 기금을 보유해 세계 최고였다. 다른 ‘부유한’ 사학들도 잇따라 지원금을 받지 않기로 했다. 프린스턴 대학은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경기부양 패키지법에 배정된 240만 달러를, 스탠퍼드 대학도 740만 달러의 지원금 신청을 철회했다. 매사추세츠 공대(MIT)는 지원금 신청 여부를 재검토하고 있고, 듀크대도 아직 지원금을 받지 않았다고 정치 전문 폴리티코는 보도했다. 스탠퍼드대는 약 280억 달러, 프린스턴대는 260억 달러, MIT는 175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브리핑을 시작하면서는 바로 직전에 ‘이민 일시중단’을 명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는 점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이 “우리 경제가 다시 열리는 상황에 어떤 출신 배경을 가졌든 간에 미국인 실업자가 (구직에서) 최우선권을 갖게 되도록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가을이나 겨울쯤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할 수 있다고 경고한 로버트 레드필드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의 전날 워싱턴 포스트(WP) 인터뷰 발언이 잘못 인용됐다며 레드필드 국장으로 하여금 자신이 보는 앞에서 직접 정정하도록 압박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가오는 겨울 우리나라에 대한 바이러스의 공격이 우리가 막 겪은 것보다 실제로 더 힘들 가능성이 있다”면서 독감과 코로나19가 동시에 발병하는 것을 걱정한 인터뷰 기사가 자신의 경제 정상화 드라이브에 찬물을 끼얹으면서 국민의 불안감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우려에서인지 단단히 화가 난 듯했다. 레드필드 국장은 “내가 말하지 않은 것을 강조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난 ‘더 나빠질 것’이라고 말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난 독감과 코로나19 발병을 동시에 겪게 되면 더 힘들어지고 아마도 복잡해질 것이라고 말한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미국 국들이 독감 예방 주사를 맞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발언이었다고 덧붙였다. 물론 인터뷰 보도의 적절성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기자들이 설전을 벌였음은 물론이다. 대통령이 당사자에게 잘못 보도된 내용을 바로잡는 기회를 준다는 취지를 아량 넓게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자신의 생각과 반하는 얘기를 한 고위 당국자를 연단에 불러내 바로잡게 한 것은 너무 노골적이었고, 잘못된 일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데비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조정관에게 코로나19가 다시 찾아오지 않을 가능성이 큰지를 물었고, 그녀는 재발병할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너와 나의 시간이 멈춘 듯, 신록에 물들다

    너와 나의 시간이 멈춘 듯, 신록에 물들다

    최근 ‘춘불회(春佛會) 추내장(秋內藏)’이란 말을 들었다. 봄날의 경치로는 전남 나주 불회사의 신록이 으뜸이고, 가을 풍경은 전북 정읍의 내장사 단풍이 최고라는 거다. 내장산 단풍이야 귀에 익다. 한데 과문한 탓에 불회사는 도무지 생경하다. 신록이 전하는 풍경이 어떻길래 내장산 단풍과 견줄 만하다는 걸까. ‘4대강 사업’으로 빼어난 봄 풍경의 동섬이 사라지고 코로나19 탓에 문 닫은 곳도 적지 않지만 그래도 나주의 봄은 화사했다. 드들강의 소박한 풍경이 여전하고, 영산강이 휘돌며 만든 ‘느러지’며, 하루가 다르게 신록의 이파리들을 내놓는 들녘의 나무들도 정겨웠다. 산자락을 타고 신록이 쏟아져 내리는 불회사야 더 말할 게 없다. 이웃한 화순에도 세량제 등 봄의 명소들이 많다. 함께 돌아보는 것도 좋겠다. 최근 정부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했다. 코로나19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고는 하나 안심할 단계는 아닌 만큼 아직은 ‘지면 속 풍경’으로만 즐기시길.산자락의 신록들이 절집을 향해 쏟아져 내리는 듯했다. 불회사를 처음 봤을 때의 느낌이 그랬다. 불회사를 감싸 안은 덕룡산은 활엽수 관목이 많다. 나무들은 가지 끝에 채도가 제각각인 연둣빛 이파리를 매달고 있다. 이 덕에 무리지은 활엽수 관목들을 멀리서 보면 꼭 ‘무도장’의 미러볼이 여럿 뭉쳐 있는 듯하다. 혹은 연둣빛 구름이 몽실몽실 피어나는 듯한, 딱 그런 느낌이다. 여기에 진초록으로 추임새를 넣는 나무들이 있다. 늙은 비자나무와 동백 숲, 그리고 우뚝 솟은 삼나무들이다. 늙었으되 여전히 성성한 나무와 여리되 싱싱한 나무들이 어우러지며 봄날의 풍경을 완성하고 있다. 물론 이를 내장산 단풍에 견주는 것엔 의견이 다를 수 있겠다. 미적 감각은 저마다 다르니 말이다. 한데 매우 독특하고 매력적인 풍경이란 것엔 다들 동의하지 싶다. 주차장에서 절집으로 드는 길. 어딘가 느낌이 다르다. 소나무가 아닌 삼나무가 도열해 있다. 여느 절집 진입로와 달리 상점도 없다. 불국으로 가는 돌길 위의 연꽃 문양만 조용히 이방인을 맞고 있다. 이런 길은 걸어 줘야 제맛이다. 연꽃을 즈려밟을 때마다 머리가 말개지는 듯하다.진입로에 세워진 벅수(돌장승·중요민속자료 11호)도 인상적이다. 여러 설이 있지만 절집으로 부정한 기운이 드는 것을 막는 수문장 구실을 한다는 것이 정설로 보인다. 벅수는 남녀 한 쌍이다. 남장승은 하원당장군(下元唐將軍)을, 여장승은 주장군(周將軍)을 각각 가슴에 새겼다. 당(唐)나라건, 주(周)나라건 모두 중국이다. 그럼 절집에도 사대주의가 있었다는 얘기? 그렇지는 않다. 불회사 벅수가 만들어진 건 300여년 전인 1719년이다. 이웃한 운흥사 돌장승(중요민속자료 12호)에 새겨진 조각 연대로 추정한 것이다. 이 시기에 가장 무서운 역질은 천연두였다. 당시 우리 선조들은 천연두를 중국에서 들어온 잡귀로 여겼다. 중국 잡귀가 우리 말을 알아듣지는 못할 터. 무시무시한 주 장군, 당 장군을 동원한 것은 이런 이유다. 어딘가 300여년 뒤 발생할 코로나19의 데자뷔를 보는 듯하다.운흥사 입구에도 한 쌍의 돌장승이 서 있다. 돌장승 뒤엔 ‘강희 58년’이란 글씨가 새겨져 있다. 조각 연대가 명문으로 새겨진 건 드문 경우다. 불회사와 덕룡산을 나눠 쓰는 운흥사는 ‘한국의 다성(茶聖)’ 초의선사가 출가한 절집이다. 초의선사가 차에 심취했던 것도, 이 일대 지명이 다도면(茶道面)인 것도 덕룡산 일대의 야생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 운흥사 역시 독특하다. 무엇보다 여느 절집과 달리 가람 배치가 ‘제멋대로’다. 담장은 아예 없고 경내엔 잡초들이 무성하다. 대웅전 밑의 웅덩이-왜 있는지는 모르겠지만-에선 도롱뇽 알이 부화를 앞두고 있다. 좋게 보면 자연스러운 것이고, 나쁘게 보면 전혀 관리가 안 된 것이다. 그간 여러 절집을 다녔어도 운흥사처럼 자유분방한 곳은 여태 보지 못했다. 불회사 일대의 신록이 다채로운 색감의 파스텔화라면 드들강의 신록은 수묵화에 가까워 보인다. 그림의 소재는 단색의 나무와 강물이 고작이지만, 그 단순함 때문에 아랫입술로만 부는 하모니카처럼 어딘가 애잔하면서도 말간 느낌을 준다. 드들강의 공식 명칭은 지석강이다. ‘4대강 삽질’에 사라진 동섬의 몫까지 더해 나주 사람들의 쉼터 노릇을 하는 곳이다. 현지인들은 드들강이라 즐겨 부른다. 경기 여주를 지나는 한강을 여강, 충남 부여 앞을 흐르는 금강을 백마강이라 부르는 것과 같다. 드들강 건너 전남산림자원연구소의 메타세쿼이아 숲길, 그 한 발짝 옆에 있는 전통마을 도래마을, 풍류 넘치는 벽류정, 바위 하나에 일곱 석불을 새긴 철천리 칠불석상 등도 사정상 길게 설명하지 못할 뿐, 봄 풍경이 빼어난 곳들이다. 나주 시내에선 완사천을 찾아야 한다. 목마른 남정네에게 버들잎 동동 띄운 물을 건넨 지혜로운 처자의 전설이 담긴 곳이다. 버들잎 고사는 지역별로 몇몇 버전이 전해지는데, ‘나주 버전’의 주인공은 고려 태조 왕건과 나주 호족 오다린의 딸이다. 둘은 현 나주시청 앞 완사천에서 ‘운명적인 만남’을 갖고, 바로 그날 함께 밤을 보낸 뒤 고려 2대왕 혜종을 얻었다고 한다. 당시 금성(나주)은 후백제의 도시였지만 왕건의 편에 선 덕에 이후 1000여년간 전라도의 핵심 도시로 번성할 수 있었다. 전라도의 ‘라’ 자가 나주의 머리글자에서 따온 것만 봐도 ‘라떼’ 시절 나주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영산강 끝자락, 무안과 인접한 곳에 느러지 전망대가 있다. ‘느러지’는 물살이 느려진다는 뜻이다. 강물이 이 일대에서 ‘U’ 자 모양으로 휘어지며 물돌이동을 만들었는데, 그게 ‘느러지’다. 경북 안동의 하회마을이 조롱박 모양이라면 영산강변의 느러지는 한반도를 닮았다. 느러지를 지난 영산강은 무안에서 ‘꿈여울’ 몽탄(夢灘)으로 이름을 바꾼 뒤 바다로 흘러간다. 글 사진 나주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 -나주의 먹거리로 첫손 꼽히는 것은 영산포 홍어회다. 특히 초봄에 보리 싹과 홍어 내장을 넣고 끓인 ‘보리애국’의 칼칼한 맛은 놓칠 수 없는 제철 별미다. ‘홍어의 거리’ 어느 집에서나 맛볼 수 있다. 나주목사 내아 앞에는 곰탕집들이 즐비하다. 나주곰탕은 국물이 말갛다. 소뼈로 육수를 내는 일반적인 곰탕과 달리 양지나 사태 등 살코기로 육수를 내기 때문이다. 나주곰탕 거리에 ‘하얀집’, ‘남평’, ‘노안’ 등 맛집이 몰려 있다. ‘왕곡가든’은 생고기비빔밥이 맛있는 집이다. 코로나19 와중에도 식사 때면 번호표를 들고 대기해야 할 만큼 사람들이 몰린다. 화순에선 지리산 아래 ‘우리들목장’, ‘너와나목장’ 등이 흑염소 요리로 알려졌다. -숙소를 겸하는 나주 목사내아, 신록의 메타세쿼이아 숲이 아름다운 전남산림자원연구소, 동복호의 화순적벽 등은 코로나19로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가기 전에 미리 해제 여부를 확인하는 게 좋겠다. -화순 별산풍력발전단지는 내비게이션에 나오지 않는다. 주소창에 ‘화순군 동면 청궁리 438’을 쳐야 한다. 도로 옆으로 ‘화순풍력발전소’ 이정표가 있다. 표지판에서 3㎞ 정도 올라야 한다. 도로는 대부분 비포장이다. 험하지는 않지만 승용차는 조심해서 운행해야 한다.
  • 한국 세계 감염 19-사망 26번째 열흘 뒤에 26-33번째

    한국 세계 감염 19-사망 26번째 열흘 뒤에 26-33번째

    22일 오후 7시(한국시간) 현재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의 코로나19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 185개 나라와 지역의 감염자 수는 257만 8930명으로 260만명이 멀지 않으며, 사망자 수는 17만 8096명으로 18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기자가 마지막으로 집계 현황을 표로 만들었던 것이 지난 12일 오전 4시 30분이었다. 당시 한국은 감염자 수 1만 480명으로 세계 19번째였고, 사망자 수 211명으로 세계 26번째로 많은 나라였다. 열흘 넘게 시간이 흘러지만 감염자 수는 1만 694명으로 210명 정도 늘어 세계 26번째로 주욱 밀려났고, 사망자 수는 238명으로 27명 밖에 늘지 않아 세계 33번째로 내려앉았다. 감염자 수에서는 스웨덴, 아일랜드, 인도, 에콰도르, 칠레, 페루, 일본 등에 추월 당했고, 사망자 수에서도 일본, 이집트, 도미니카공화국 등이 한국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한국인이라면 자랑스러워 할 만한 표라고 본다. 다만 한때 세계 최고의 방역을 자랑하며 모범 사례로 엄지 척 세례를 받던 싱가포르가 어느새 1만 141명으로 한국의 턱밑까지 따라붙은 사례에서 보듯 방심하면 금물이다. 미국 일부 주에서 경제활동을 재개할 움직임을 보이고 독일 등 유럽에서 봉쇄령을 완화하고 있어 2차 파고를 걱정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점도 유념할 대목이다.표에 감염자 순위와 사망자 순위가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상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독일이 14만 8453명의 감염자 중에 5086명의 희생에 그친다든가, 9만 5591명이 감염된 터키에서 희생자가 2259명에 그친 것, 러시아(5만 7999명, 513명), 싱가포르(1만 141명, 11명) 등이다. 물론 반대의 예도 있다. 프랑스가 16만명에 가까운 확진자 가운데 사망자가 2만명을 훌쩍 넘고, 영국은 13만명의 감염자 가운데 희생자가 1만 7000명을 넘겼다. 벨기에 역시 4만 1000명을 넘긴 감염자 가운데 6262명이나 희생됐다. 집단 면역 운운하며 사회적(물리적) 거리 두기를 자율에 맡긴 스웨덴은 1만 5322명이 감염됐는데 1765명이 벌써 목숨을 잃었다. 그에 견주면 확실히 한국은 희생을 최소화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어차피 코로나19는 여름에 수은주가 올라가는 것과는 상관도 없고, 항체가 형성된다 해도 100% 감염을 막아주는 것도 아닌 것으로 판명되고 있고, 대체 치료제로 언급되는 약물들의 임상 시험 결과가 나오려 해도 시간이 걸리고, 백신 개발은 1년 6개월 이상 걸릴 수도 있으며, 가을에 다시 만연할 위험성이 농후하므로 개인 위생 수칙과 사회적(물리적) 거리 두기에 최선을 다하는 생활 방역 체제로 들어가야 한다. 위 표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한국이 저 위로, 한참 저 아래로 내려갈 수도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현장 우려 쏟아지는 144경기 부담… KBO는 응답할까

    현장 우려 쏟아지는 144경기 부담… KBO는 응답할까

    유례없는 5월 개막이 결정된 프로야구가 144경기 체제를 고수하기로 하면서 현장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연이어 터져나오고 있다. 체력적으로 부담이 되고 경기의 질이 하락한다는 이유에서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은 2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연습경기를 앞두고 144경기 체제에 대해 “KBO의 결정을 따라야 하지만 걱정된다”면서 “리그의 질적 하락 문제가 따를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 감독은 “엔트리를 한시적으로 늘리는 방안 등 보완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BO는 지난 21일 이사회를 통해 개막일을 5월 5일로 결정하면서 144경기를 모두 치르기로 한 상태다. 개막과 관련해 다양한 시나리오 중 경기수를 줄이는 방안도 있었지만 도쿄올림픽이 내년으로 연기됐고, 올해는 올스타전을 생략하기로 하면서 144경기를 모두 치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우천으로 연기된 경기는 더블헤더나 월요일 경기를 편성해 일정이 차질을 빚는 것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무리하다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프로야구 1군 무대에서 뛸 수 있는 선수층의 문제와 여름에 장마와 무더위로 선수단의 컨디션 관리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강철 감독에 앞서 염경엽 SK 와이번스 감독과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도 144경기는 무리라는 입장을 밝혔다. 염 감독은 지난 20일 “144경기가 확정되면 정해진 것에 맞춰 최선을 다하겠지만 현 상황에서는 무리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포스트시즌은 팬들의 관심이 가장 집중되는 경기인데 최고 인기 스포츠의 가을 잔치를 줄이는 건 말이 안 된다. 오히려 정규시즌 경기 수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KBO가 정규시즌을 축소하는 대신 준플레이오프를 5전 3선승제에서 3전 2선승제로 치르기로 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김태형 감독도 전날 LG와의 연습경기에 앞서 “시즌 144경기는 항상 많다고 생각한다. 지금 시점에서 144경기를 치른다고 하면 더블헤더, 월요일 경기까지 해야 한다”면서 “감독이야 경기를 하면 되지만 선수들이 굉장히 걱정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144경기를 하면 체력이나 선수층이 팬들 눈높이에 못 미친다. KBO나 이사회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라는 의견을 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5월 개막은 모든 것을 바꾼다 야구 순위까지도

    5월 개막은 모든 것을 바꾼다 야구 순위까지도

    프로야구 5월 5일 개막 결정 승부 영향 관심2010년대 야구 트렌드는 ‘시즌 초반에 올인’3~4월과 5월 모두 승률 높은 팀은 3개팀뿐5월 강자 누가 될지 주목… 시즌 좌우 가능성프로야구가 5월 5일 개막을 확정하면서 초반 강자가 시즌 강자로 자리매김하는 트렌드가 올해도 이어질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예년의 시즌 초반이 3~4월이었던 것에 반해 이번 시즌은 5월이 시즌초라는 점에서 5월의 강팀이 시즌의 강자로 자리매김할 가능성도 떠오르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지난 21일 2020시즌 개막일을 결정하면서 프로야구 10개 구단은 개막 모드에 돌입했다. 짧은 연습경기 일정으로 인해 구단들은 막바로 베스트 전력으로 시즌을 준비해야 하는 처지다. 2010년대 프로야구의 트렌드 중 하나는 시즌 초반에 올인하는 것이었다. 강한 팀이 시즌 초반에 잘하는 것인지, 시즌 초반 잘하는 팀이 강팀의 이미지를 갖는 효과를 누리는 것인지는 인과관계가 불분명하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각 구단들은 시즌 초반 승부에서 밀려 약팀 이미지를 갖는 것을 꺼려했다. 시즌 초반 승부가 꼬이면 아무리 중후반부 승부를 잘해도 순위를 뒤집지 못했다. 지난해는 4월 11일 기준 5강팀이 시즌 끝날 때까지 5강을 유지하는 극단적인 사례도 발생했다. 시즌 초반 성적은 그만큼 시즌을 좌우했다. 10개 구단 체제가 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통계를 보면 시즌 초인 3~4월과 5월의 승률이 확연하게 다르다. 3~4월에 승률이 높은 팀은 두산(0.649), SK(0.615), LG(0.563), NC(0.526), 키움(0.507), KIA(0.477), 롯데(0.467), 한화(0.427), 삼성(0.396), kt(0.374)순이었다. 5월은 두산(0.617), KIA(0.539), NC(0.537), 키움(0.528), 삼성(0.520), SK(0.496), 한화(0.492), 롯데(0.452), LG(0.439), kt(0.384)순이다.(자료 : 케이비리포트) 3~4월에도, 5월에도 5강 안에 드는 팀은 두산, NC, 키움 뿐으로 이들 팀은 최종 성적도 대체로 좋았다. 두산은 5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했고, NC는 2018년 제외하고 4번, 키움은 2017년 제외하고 4번 진출할 정도로 포스트시즌 단골손님이었다. KBO가 144경기를 유지하기로 하면서 빡빡한 경기 일정으로 이번 시즌은 초반 승부가 더 중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리 승을 쌓아두면 체력적으로 힘들 때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반대로 초반에 밀린 팀은 시즌 중후반 힘든 시기에도 승을 쌓기 위해 매번 노력해야할 수밖에 없다. 유례없는 5월 개막은 이번 시즌 순위까지 바꿀 수 있다. 5월의 강자가 누가될지 벌써부터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미 질병센터 국장 “코로나19, 올 겨울 독감시즌 겹치면 재앙”

    미 질병센터 국장 “코로나19, 올 겨울 독감시즌 겹치면 재앙”

    코로나19가 올해 말 겨울에 재유행하면 독감 시즌과 겹쳐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는 미국 핵심 보건당국자가 경고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로버트 레드필드 국장은 2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다가오는 겨울, 바이러스의 공격이 우리가 지금 겪은 것보다 실제로 더 힘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독감 유행병과 코로나19 유행병을 동시에 겪게 될 것”이라며 두 가지 호흡기계 발병을 동시에 겪는 것은 보건 체계에 상상할 수 없는 부담을 안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레드필드 국장은 코로나19의 이번 발병이 독감 시즌이 약화될 무렵 시작된 것은 다행이었다면서 두가지가 동시에 정점을 찍었다면 “보건 수용 능력이라는 관점에서 ‘정말로 정말로 정말로 정말로’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H1N1) 팬데믹 당시 미국은 첫번째 확산을 봄에 겪은 데 이어 전형적 독감 시즌인 가을과 겨울에 보다 대규모의 2차 확산을 거친 바 있다고 WP는 전했다. 그는 연방 및 주 당국자들이 남은 몇달간 앞에 놓인 상황에 대해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중요성 강조, 검사를 통한 감염자 확인 능력 대폭 향상, 접촉자 추적 등을 통해 대규모 재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 국민을 상대로 가을에 올 상황에 대해 미리 대비하도록 설득하고 독감 주사를 맞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함으로써 적어도 독감 입원 환자를 줄일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독감 주사를 맞음으로써 코로나19 환자들에 대한 병원의 수용 능력을 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봉쇄 완화 요구 시위 향해 “도움되지 않는다” ‘자택 대기령’ 등에 반대하며 주 정부의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시위 및 ‘해방’ 요구가 적절하냐는 질문에 그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 등을 통해 일부 주를 지목해 ‘해방하라’고 압박하는 등 시위 조장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레드필드 국장은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멤버들과 함께 그동안 ‘사회적 거리두기’의 중요성에 대해 매우 분명히 해왔다고 언급했다. CDC는 650명 이상의 주별 전문가 인력을 충원, 감염자 추적 등의 업무를 지원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레드필드 국장은 전했다. 다만 훨씬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인구조사국 직원 및 평화봉사단 등을 대체 인력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주 당국자들과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어르신 곁에 반려 텃밭… 금천의 ‘녹색 심리방역’

    어르신 곁에 반려 텃밭… 금천의 ‘녹색 심리방역’

    “오메, 구청장님이 직접 상추를 들고 왔어요. 고마워서 어째요.” 성인 남성 두 명이 간신히 들 수 있는 커다란 크기의 상자 텃밭을 본 서순녀(81·여)씨는 연신 “오메, 고마워라”를 읊조리며 유성훈 금천구청장과 직원들을 바라봤다. 유 구청장은 “코로나19 때문에 경로당도 못 가서 답답하실 것 같아 직접 왔다”고 화답했다. 지난 17일 서울 금천구 시흥3동에 자리한 서씨의 집에 유 구청장이 방문했다. 유 구청장이 상자 화단을, 직원들이 각각 적상추와 꽃상추가 심겨진 상자 텃밭 2개를 들었다. 유 구청장이 방 안 텔레비전 바로 옆에 꽃이 있는 화단을 놓자 집안이 화사해졌다. 유 구청장은 코로나19로 외출이 힘든데 어떻게 지내시는지, 힘든 점은 없는지, 식사는 잘하고 계신지, 아픈 데는 없는지 등을 물으며 살뜰히 챙겼다. 서씨는 “구청장님이 갖다준 상추와 꽃도 좋지만, 직접 와서 이렇게 대화를 나누니 기분이 좋아진다”며 “가뜩이나 적적했는데 찾아와 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금천구는 코로나19로 바깥 활동이 힘든 홀몸 어르신을 위해 소일거리를 제공할 수 있고 심리적 방역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반려 텃밭’을 준비했다. 유 구청장의 제안으로 시작한 이 사업을 준비하기 위해 상자 텃밭의 상추는 지난달 말부터 모종을 심어 바로 먹을 수 있는 크기까지 키웠다. 여름에는 토마토, 가을에는 곰취·머위 등 겨울나기 채소 모종을 제공할 예정이다. 스파트 필름, 고무나무, 아이비, 핑크스타 등 관상용 공기정화식물도 있다. 금천구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되는 5월부터는 텃밭관리사가 주 2회 방문해 작물 관리를 돕고 말동무도 해 드릴 것”이라며 “어르신들 애로사항도 들으며 행정에 반영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날 유 구청장이 네 가구를 방문했고, 각 동주민센터에서 홀몸 어르신 47가구에 배부했다. 10여분간 대화를 나눈 유 구청장은 인근에 있는 조안자(81·여)씨 집으로 옮겼다. 시흥3동 주민자치회에서 준비한 레토르트 국 3종과 마스크, 손 세정제도 건넸다. 조씨는 “동사무소에서 하는 수업도 다 취소돼 집에만 있다”며 “유 구청장님이 취임하고 만든 동네 무장애 공원을 친구들과 함께 걷는 게 유일한 낙”이라고 말했다. 유 구청장은 “코로나19로 모두 다 힘든 여건이지만, 홀몸 어르신들은 특히나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신다”며 “반려 텃밭을 보며 우리 구를 믿고 힘내 주시기를 부탁드렸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안구정화 투구’ 소형준, 대형 신인의 인상적인 데뷔전

    ‘안구정화 투구’ 소형준, 대형 신인의 인상적인 데뷔전

    팀의 공식 경기에 선발 등판해 깜짝 호투탈고교급 활약으로 kt 위즈 1차 지명 선수한화 상대로 6이닝 1실점 배짱투 선보여“결정구 부족해… 가을야구 돕겠다” 포부kt 위즈의 1차 지명 신인선수 소형준이 데뷔전에서 깔끔한 투구를 선보이며 대형 신인의 등장을 예고했다. 스프링캠프 기간 이강철 감독이 “안구가 정화된다”고 칭찬했을 정도로 눈도장을 찍은 소형준은 공식 데뷔경기 호투로 왜 자신이 1차 지명 선수인지를 보여줬다. 소형준은 2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코로나19로 자체 기나긴 자체 청백전만 치르던 각 구단들이 첫 연습경기를 맞아 1~3선발급 투수들을 내보낸 것과 비교되는 깜짝 등판이었다. 이날 소형준 6이닝 5피안타 2볼넷 1탈삼진 1실점으로 활약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베테랑 선배들이 즐비한 한화 타선을 상대로 주눅들지 않는 모습으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출루를 번번이 허용했지만 병살 4개를 유도하며 위기탈출 능력도 선보였다. 소형준은 유신고 재학시절이던 지난해부터 많은 화제를 몰고 다녔다. 시속 150㎞을 넘나드는 강속구와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고교 무대를 주름잡았고 청소년 대표팀에서도 에이스 역할을 맡았다. kt의 스프링캠프 명단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린 소형준은 현지에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고 이 감독은 소형준을 5선발로 낙점했다. 이날 처음으로 시도된 3회말 방송 인터뷰에서도 이 감독은 소형준의 투구에 대해 미소를 감추지 못했고, 경기 후에는 “아직 한 경기로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병살타 유도와 볼넷 이후 위기관리 등 신인답지 않은 운영능력을 보여줬고 커맨드도 훌륭했다”면서 “다시 한번 좋은 투수로 성장할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경기 후 소형준은 “포수 장성우 선배의 사인대로 던졌는데 결과가 좋았다”면서 겸손함을 보였다. 성공적인 투구에도 소형준은 “볼넷 2개가 아쉽다”면서 “확실한 결정구를 만들어야 한다. 우타자를 상대로 슬라이더, 좌타자를 상대로 체인지업을 연마하고 있다”며 부족한 점을 먼저 생각했다. 신인 지명 선수 중 가장 큰 화제를 일으킨 만큼 소형준은 벌써부터 신인왕 후보로 얘기되고 있다. 소형준은 올해 목표를 묻자 “팀의 가을야구”라며 자신의 신인왕보다는 팀에 더 헌신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수원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가디언, 김정은 건강 이상설 예견한 듯 “김여정 유일한 후계자”

    가디언, 김정은 건강 이상설 예견한 듯 “김여정 유일한 후계자”

    김정은(36) 북한 국무위원장이 심혈관 수술을 받은 뒤 심각한 위험에 빠져들었다는 미국 CNN 방송이 21일 오전 10시(한국시간)쯤 보도해 세상이 떠들썩한 가운데 영국 일간 가디언의 기사가 눈길을 끈다. 신문은 마치 이런 소동을 예견이라도 한 듯 하루 전인 20일 오전 2시 19분(영국시간)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32) 노동당 제1부부장이 김 위원장의 뒤를 이을 유일한 인물이라고 지목했다. 프로파간다를 이어갈 가장 중요한 인물이자, 북한 정권과 인민들이 그토록 강조하는 백두혈통의 유일한 후계자란 것이다. 김 부부장이 국제무대에 처음 얼굴을 내민 것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이었다. 김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 뒤 2년 만에 정치국 후보위원에 오르면서 2인자의 자리에 올랐다. 신문은 그녀에 대해 “북한 정권의 심장부에 있는 인물”이라며 “스위스 베른에서 학교를 다니던 1989년 9월부터 2000년 가을까지 김정은과 한 집에서 살았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전문가를 인용해 “두 사람은 모두 미래에 어떤 일이 생길지 생각하며, 사실상 함께 망명 중이었다”며 “공동운명체란 엄청난 인식이 생겼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 부부장이 지난달 초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대남 담화를 내고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며 “겁을 먹은 개가 더 요란하게 짖는다”며 비난한 것도 자신의 위상이 그만큼 높은 위치에 올랐음을 안팎에 천명하는 효과를 냈다. 호주 시드니 국제경영대학(ICM)의 북한 문제 전문가 레오니드 페트로프 강사는 “김여정은 김 위원장의 숙청 과정이나 군사 작전에 밀접한 영향력은 없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국내외 활동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유지할 수 있도록 준비된 신뢰 받는 정치인”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화여대 국제학부의 리프-에릭 이즐리 교수는 “북한 정권은 일종의 가족 사업이며 김 위원장은 누이에게 상당한 신뢰를 부여한 것으로 보인다”며 “김 부부장이 김 위원장을 대신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김여정은 김 위원장의 정치 체제를 더욱 매끄럽게 만들고 소프트파워를 강화하는 방법을 아는 사람이다. 하지만 정책결정자 지위를 대신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북한은 연공서열과 남성 우월주의가 존중되는 유교 국가다. 김여정은 김 위원장이 신뢰하는 동맹이지만 그 이상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정부 관계자는 CNN 보도가 알려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기자들에게 “그런 동향이 파악된 것이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좀처럼 ‘김정은 건강 이상설’이 가라앉지 않자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현재까지 북한 내부에 특이 동향이 식별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비공식적으로 김 위원장의 특이 동향이 없다고 했는데도 청와대가 거듭 공식 입장을 내놓은 것은 확인되지 않은 ‘건강 이상설’이 초래할 악영향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2000자 인터뷰 34]정기석 “뉴욕처럼 코로나 항체검사 실시할 단계”

    [2000자 인터뷰 34]정기석 “뉴욕처럼 코로나 항체검사 실시할 단계”

    방역당국의 헌신, 국민 협조로 확진자 한자리 수로 떨어져 4대 밀집시설 제한 완화는 나라면 동의 안했을 것 긴장의 끈 늦추지 말고 방역의 생활화 실천해야 일본 코로나 확산 안 되는 이유 찾기 어려워 겨울철 2차 유행기 가능성 있어 대비해야코로나19의 신규 확진자가 21일 한자리 수로 떨어졌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신규 확진자가 9명으로 이제까지 확진자는 1만683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낸 정기석 한림대 교수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방역 당국의 헌신적인 노력과 국민의 협조로 여기까지 왔지만 너무 해이해지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정 교소는 정부가 4대 밀집시설에 대한 운영중단 강력 권고를 해제한 데 대해 “내가 질본에 있다면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정 교수와의 일문일답 내용. Q. 지난 19일 정부가 5월 5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연장하되 종교시설, 학원 등 종교시설 등 4대 밀집시설에 대한 완화를 발표했다. 정부 발표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A. 제한 완화는 언젠가는 가야 할 길이지만 하필이면 실내 밀집시설을 완화하는지 걱정이 앞선다. 유흥시설, 실내 체육관, 학원 등이 완화 대상인데 사실 이들 시설이 제일 취약하다. 질병관리본부가 동의한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내가 질본에 있다면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다. 공기가 잘 통하는 시설들은 유연하게 하되, 실내 밀집시설을 허용하지 않을 수 없었다면 구체적 지침을 줬어야 했다. 학교가 개학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학원을 열어주는 것은 방역학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다. Q. 21일 신규 확진자는 9명이다. 정부가 말한 신규환자 50명 이하, 감염경로 불명확 5% 이하가 사실상 열흘 이상 지속되고 있는데 현재의 코로나19 상황을 전문가로서 어떻게 보는가. A. 굉장히 잘 되고 있다. 방역 당국이 하고 있는 일에 국민의 협조가 결실로 이어지고 있다고 본다. 만일 실패했다면 셧다운, 록다운 등의 통제를 해야 하는데, 잘 하고 있다. 일본의 호흡기 의사와 얘기를 했는데 한국 따라서 일본도 코로나 사태를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Q. 지금 시점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A. 너무 해이해지면 안 된다. 방역의 생활화를 강조하고 싶다. 코로나가 전 세계적으로 종식될 때까지는 방역을 생활화하자는 것이다. 국가는 물론이고 개인들도 위생수칙을 생활화하고 코로나가 끝나도 계속 지켜야 할 것이다. 기침 예절이나 손씻기는 평생 지켜야 할 일이다. Q. 코로나19 재양성 사례가 사흘 전까지 163건 나왔다. 재양성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 A. 요인이 여러가지 있다. 첫째, 완전히 음성이 되기 전에 죽어가는 바이러스를 찾아냈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 바이러스의 유전자 조각을 찾는 것이 검사이다. 음성 판정을 일찍 내리기 위해 예민한 바이러스를 다시 검사해 양성으로 판정난 것이라 본다. 둘째는 개인의 면역이 바이러스를 밀어내다가 손상을 입고 몸 안의 바이러스가 다 못 나간 경우이다. 이런 것은 심각하다. 셋째는 거기에 그치지 않고 드물지만 B형 간염, C형 간염처럼 만성 보균자가 되는 것이다. 넷째가 재감염이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또 걸린 것이다. 질본의 조사를 지켜봐야 한다. Q. 이웃나라 일본의 상황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코로나19를 가리는 PCR 검사를 통해 확진자를 찾아내는 공격적인 한국 방식에 비해 일본은 검사를 최대한 억제하는 방향으로 갔다. 일본 정부의 의료 붕괴를 우려한 이런 소극적 검사 방식이 실패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 A. 한국이 성공한 이유가 검사를 많이 해서 확진자를 잘 찾아낸 것이다. 일본은 시기가 늦어도 너무 늦었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진단키트를 잘 못 만드는 실패를 저지르고는 정부에서 결국은 민간으로 넘겼다. 일본은 확산이 안 되는 이유를 못 찾을 정도다. 사회적 거리를 잘 지켜 운 좋으면 이 사태를 키우지 않고 덮을 수 있겠지만 도쿄, 오사카 같은 인구 밀집 지역을 보면 대량 발생 없이 지나갈 수 있겠는가 하는 걱정이 든다. Q. 코로나19 백신이 내년이나 되어야 개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백신이 나오기까지 우리 사회는 어떤 대응을 하는 게 옳은가. A. 방법이 없으니까 마스크 하고 사회적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늘 강조하지만 핵심은 개학이다. Q. 미국이 세계보건기구(WHO)가 편향된 정책을 편다면서 정책 검증이 끝날 때까지 지원금을 중단시킨다고 했다. 미국의 조치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A. WHO의 주 임무가 사회개발이 덜 된 국가에 지원하는 것인데 이게 줄어들 우려는 있다.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나라가 타격을 받을 것이다. 그렇지만 미국의 조치는 WHO 지나친 정치행보에 대해 경종을 울린다는 차원이라고 본다. WHO는 정말 잘 못 했다. 에볼라 바이러스 때 안이하게 대응하다가 큰 위기를 겪더니 지카 바이러스에는 과하게 대응했다. 지금의 코로나에는 너무 늦게 나섰다. 7~8년 사이 3건이 다 잘 못한 일이다. WHO의 정치 편향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조직이 비대하고 조직 일부를 없애도 된다. WHO 관계자 만나보면 행정에 치중하고 말만 한다는 느낌이 든다. 미국이 그들 주도의 글로벌보건안보구상(GHSA)이란 조직으로 세계 보건의료질서를 이끌어 가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다. Q. 뉴욕주가 3000명을 무작위로 뽑아 항체검사를 한다고 한다. WHO는 지금은 PCR 검사를 통해 확진자를 격리하는 게 급선무라면서 부정적 뜻을 밝혔다. 한국에서도 항체검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가. A. 필요하다. 지금부터라도 사회 전체에 퍼져 있는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항체는 병에 걸렸다 나은 사람에게서 나온다. 사회 전반에 번졌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 내 주장이지만 개학하기 전에 여러 지역에서 한 번 항체검사를 해봐라 하는 것이다. 병에 걸려 확진이 되어 나았거나 자기도 모르게 바이러스가 지나간 사람들이 많아지면 집단 면역이 이뤄지는 것이다. Q. 정은경 질본 본부장이 겨울철에 2차 유행기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 A. 동의한다. 여름에 감기 바이러스가 잠복해 있다가 발생은 가을부터 하는 것 아닌가. 황성기 평화연구소장 marry04@seoul.co.kr
  • 봄만 되면 나타나는 춘곤증 알고보니...뇌 속 회로 변화 때문

    봄만 되면 나타나는 춘곤증 알고보니...뇌 속 회로 변화 때문

    날씨가 따뜻해지는 봄이 되면 춘곤증 때문에 꾸벅꾸벅 조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추운 겨울이 끝나고 날씨가 포근해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어떤 메커니즘으로 잠이 쏟아지는지는 밝혀내지 못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과학부 연구팀은 기온의 변화에 따라 신경전달물질의 신호 체계가 바뀌면서 수면 패턴도 달라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커뮤니케이션즈 바이올로지’에 실렸다. 전 생애에 있어서 3분의 1 시간을 보낸다는 잠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밝기와 습도, 소음 같은 외부 환경 뿐만 아니라 영양 상태 같은 신체적 조건에 따라서도 수면 시간과 질은 달라지게 된다. 기온 역시 수면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봄이나 가을처럼 이전 계절과 달리 기온이 크게 변동하는 환절기에는 졸음이 쏟아지거나 무더운 여름철이 되면 낮 동안 나른하고 밤에는 잠을 못 이루는 열대야 수면 패턴도 기온 때문에 수면이 영향을 받는 현상이다. 연구팀은 사람처럼 기온에 따라 수면패턴에 영향을 받는 초파리를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연구팀은 칼륨 이온 통로 단백질 중 하나인 셰이커 유전자에 돌연변이를 일으킨 형질전환 초파리를 활용해 무더운 여름과 비슷한 환경을 만든 뒤 수면 패턴을 관찰했다. 셰이커 유전자가 만드는 단백질은 뇌 속 칼륨이온이 지나는 통로를 만드는데 이 단백질이 결핍되면 신경세포를 과도하게 활성화시켜 수면을 억제하게 된다. 이 때문에 셰이커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다른 초파리에 비해 잠을 덜 자게 된다. 실험 결과 기온이 높아지면 억제성 신경전달물질 ‘가바’(GABA)를 만들어내는 신경세포와 수면을 촉진하는 신경세포(dFSB)들을 연결해주는 시냅스가 사라져 수면패턴이 달라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가바를 전달해 수면을 억제하기 어려워지므로 더 잘 자게 된다는 설명이다. 또 연구팀은 살아있는 초파리 뇌의 칼슘이온 이미징 기법을 이용해 관찰한 결과 수면촉진 신경세포를 조절하는 신호가 기온 변화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도 확인했다. 21도보다 낮은 기온에서는 가바가, 29도 이상의 높은 온도에서는 도파민이 수면촉진 신경세포의 활동을 제어한다는 것이 관찰됐다. 임정훈 UNIST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온이라는 환경요인이 수면이라는 행동을 어떻게 이끌어내는지 신경유전학적으로 설명했다는데 의미가 크다”라며 “춘곤증이나 여름철 열대야 현상 등으로 인한 수면패턴의 변화를 이해하고 발생할 수 있는 수면장애를 해소할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詩는 걸으면서…가사는 컴퓨터 앞에서…내 안의 ‘두개의 몸’ 즐겨요”

    “詩는 걸으면서…가사는 컴퓨터 앞에서…내 안의 ‘두개의 몸’ 즐겨요”

    시는 걸어다니며 손으로 쓰지만, 가사는 컴퓨터 앞에 꼬박 앉아서 타이핑한다. 술을 마신 날, 시는 쓰지 않지만 반대로 가사는 더 잘 써진단다. 맨 정신엔 못할 ‘보고 싶어’ 같은 말도 직설적으로 할 수가 있어서. 최근 첫 시집 ‘나의 9월은 너의 3월’(문학동네)을 펴낸 구현우(31) 시인은 숱한 SM 아이돌들의 노래를 쓴 작사가다. 2015년 슈퍼주니어-D&E의 ‘브레이킹 업’을 시작으로 레드벨벳 ‘오 보이’, 샤이니 ‘드라이브’ 등을 썼다. ‘내 안으로 새로운 계절이 불어와’(‘오 보이’), ‘날 부르는 초록빛 그 끝에 혹시 네가 서 있나’(‘드라이브’) 같은 SM 특유의 서정적이면서 형이상학적인 가사들. “문어체 느낌, 현실에서 한발 떠 있는 것처럼 표현하는 게 재밌다”고 지난 16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시인이 말했다. 시도, 가사도 시초는 음악이었다. 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밴드를 결성해 베이시스트로 활동했다. 자작곡을 쓰려 하자 멜로디는 쉽게 나와도, 가사는 더뎠다. 작사에 도움이 될까 싶어 무심코 시집을 집어 들었다. 그 세계는 오묘했다.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는데, 너무 좋은 거예요. 단어 하나, 문장 하나만 들어와도 그 시가 좋아질 수 있다는 걸 알아서 글을 쓰고 싶어졌습니다.” 글쓰는 공모전에 하나둘 지원하다가, 명지대 문예창작학과에 갔다. 2014년 문학동네신인상으로 등단한 이래 6년 만에 탄생한 그의 시집 ‘나의 9월은 너의 3월’은 제목처럼 서로 다른 ‘시차’에 관한 이야기다. ‘너는 가을옷이 필요하구나 나는 봄옷을 생각하면서/양화대교를 건너고 있어’(‘선유도’ 중)라는 표현은, “너와 나는 마주하고 있지만, 만날 수 없는 존재라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인간은 혼자다, 비단 나만이 아니라 너도 그렇겠구나. 나의 이야기뿐 아니라 너의 이야기도 여기에 있다’ 같은 얘기를 하고 싶었나 봐요.” 그의 시에서 ‘인간은 혼자’라는 명제가 형상화되는 공간이 ‘방’이다. ‘밀실’, ‘광장’ 같은 시어는 정치적 함의가 가득했던 최인훈의 소설 ‘광장’(1960)에서나 보던 단어들이다. 2020년대의 시인은 ‘나는 밀실에서야 쓰’(‘미의 미학’)지만 ‘아름다운 광장’(‘붉은 꽃’)이 있음을 아는 존재다. “혼자 쓰는 행위는 누구랑 함께 할 수 없는 것이니까 밀실에서 이뤄지는 것이죠. 광장을 가져온 이유는 이런 것들이 다만 개인 서사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피할 수 없는 서사라는 얘기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시인이 말하기로, 작사를 하는 것과 시를 쓰는 것은 공통점이 거의 없다. 글을 잘 쓴다고 작사를 잘하는 게 아니고, 그 반대로 마찬가지다. 그래서 그는 “그냥 몸을 두 개로 둘 수밖에 없다”고 했다. “작사할 때는 ‘난 이제부터 아이린이다’ 하면서 가성으로 노래를 불러요. 가수에게 빙의하지 않으면 작업이 안 되니까요. 시는 화자에게 빙의할 필요가 없죠. 일정 부분 자기 자신이기도 하고요.” 그는 ‘클 태’가 들어간 본명으로 작사를 하고, ‘악기줄 현’이 들어간 필명으로 자기 이야기를 하는 ‘흥미로운 분열’을 갖고 있다. “하고 싶은 일에는 몸을 다 던질 수 있는데, 재미없는 일은 잘 못한다”는 그는 취미가 모두 일이 되어서 정작 취미가 없다고 했다. 가사와 시가 주는 낙차, 이상한 이름이 주는 분열을 오롯이 즐기는 듯 보이는 그가 가지런히 웃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아이돌 노래 작사한 시인 “시는 걸어다니며, 가사는 컴퓨터 앞에서”

    아이돌 노래 작사한 시인 “시는 걸어다니며, 가사는 컴퓨터 앞에서”

    시는 걸어다니며 손으로 쓰지만, 가사는 컴퓨터 앞에 꼬박 앉아서 타이핑한다. 술을 마신 날, 시는 쓸 수 없지만 반대로 가사는 더 잘 써진단다. 맨 정신엔 못할 ‘보고 싶어’ 같은 말도 직설적으로 할 수가 있어서. 최근 첫 시집 ‘나의 9월은 너의 3월’(문학동네)을 펴낸 구현우(31) 시인은 숱한 SM 아이돌들의 노래를 쓴 작사가다. 2015년 슈퍼주니어-D&E의 ‘브레이킹 업’을 시작으로 레드벨벳 ‘오 보이’, 샤이니 ‘드라이브’ 등을 썼다. ‘내 안으로 새로운 계절이 불어와’(‘오 보이’), ‘날 부르는 초록빛 그 끝에 혹시 네가 서있나’(‘드라이브’) 같은 SM 특유의 서정적이면서 형이상학적인 가사들. “문어체 느낌, 현실에서 한 발 떠 있는 것처럼 표현하는 게 재밌다”고 지난 16일 서울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시인이 말했다. 시도, 가사도 시초는 음악이었다. 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밴드를 결성해 베이시스트로 활동했다. 자작곡을 쓰려하자 멜로디는 쉽게 나와도, 가사는 더뎠다. 작사에 도움이 될까 싶어 무심코 시집을 집어들었다. 그 세계는 오묘했다.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는데, 너무 좋은 거예요. 단어 하나, 문장 하나만 들어와도 그 시가 좋아질 수 있다는 걸 알아서 글을 쓰고 싶어졌습니다.” 글쓰는 공모전에 하나둘 지원하다가, 명지대 문예창작학과에 갔다. 2014년 문학동네신인상으로 등단한 이래 6년 만에 탄생한 그의 시집 ‘나의 9월은 너의 3월’은 제목처럼 서로 다른 ‘시차’에 관한 이야기다. ‘너는 가을옷이 필요하구나 나는 봄옷을 생각하면서/양화대교를 건너고 있어’(‘선유도’ 중)라는 표현은 “너와 나는 마주하고 있지만, 만날 수 없는 존재라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너’라고 얘기했지만, 사실 너‘들’이겠고요. ‘인간은 혼자다, 비단 나만이 아니라 너도 그렇겠구나. 나의 이야기뿐 아니라 너의 이야기도 여기에 있다’ 같은 얘기를 하고 싶었나봐요.” 그의 시에서 ‘인간은 혼자’라는 명제가 형상화되는 공간이 ‘방’이다. ‘밀실’, ‘광장’ 같은 시어는 정치적 함의가 가득했던 최인훈의 소설 ‘광장’(1960)에서나 보던 단어들이다. 2020년대의 시인은 ‘나는 밀실에서야 쓰’(‘미의 미학’)지만 ‘아름다운 광장’(‘붉은 꽃’)이 있음을 아는 존재다. “혼자 쓰는 행위는 누구랑 함께 할 수 없는 것이니까 밀실에서 이뤄지는 것이죠. 광장을 가져온 이유는 이런 것들이 다만 개인 서사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피할 수 없는 서사라는 얘기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나의 방은 한 명 이상의 외로움이 있다’(‘오로지 혼자 어두운’)는 것을 아는 것, 너와 나의 시차를 인정하고 이를 살펴보는 것이 구현우 시가 주는 사려 깊음이자, ‘광장’의 현대적 버전이다. 시인이 말하기로, 작사를 하는 것과 시를 쓰는 것은 공통점이 거의 없다. 시를 잘 쓴다고 작사를 잘하는 게 아니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그는 “그냥 몸을 두 개로 둘 수밖에 없다”고 했다. “작사할 때는 ‘난 이제부터 아이린이다’ 하면서 가성으로 노래를 불러요. 가수에 빙의하지 않으면 작업이 안되니까요. 시는 화자에게 빙의할 필요가 없죠. 일정 부분 자기 자신이기도 하고요.” 그는 ‘클 태’가 들어간 본명 ‘태우’로 작사를 하고, ‘악기줄 현’이 들어간 필명 ‘현우’로 자기 이야기를 하는 ‘흥미로운 분열’을 갖고 있다. “하고 싶은 일에는 몸을 다 던질 수 있는데, 재미없는 일은 잘 못한다”는 그는 취미가 모두 일이 되어서, 정작 취미가 없다고 했다. 가사와 시가 주는 낙차, 서로 다른 이름이 주는 이상한 분열을 오롯이 즐기는 듯 보이는 그가 가지런히 웃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황제의 옥새4] 톤 낮은 영어를 쓰는 미스테리한 여인

    [황제의 옥새4] 톤 낮은 영어를 쓰는 미스테리한 여인

    서울신문은 조선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영국인 독립운동가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1872~1909)을 주인공으로 한 해외소설 두 편을 발굴했습니다. 글쓴이는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로버트 웰스 리치(1879~1942)입니다. 100여년 전 발간된 이들 소설은 일제 병합 직전 조선을 배경으로 베델이 조선 독립을 위해 모험에 나서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1900년대 초 대한제국을 배경으로 하는 거의 유일한 해외 소설이어서 사료적 가치도 큽니다. 서울신문은 ‘황제 납치 프로젝트’(1912년 출간·원제 The cat and the king)에 이어 ‘황제의 옥새’(1914년 출간·원제 The Great Cardinal Seal)를 연재 형태로 소개합니다.나는 그녀의 눈을 유심히 살폈다. 장난기 섞인 유쾌함이 미간을 스쳐 지나갔다. “아! 서울에 사시나 보네요. 척 보니까 알겠어요.” 이 희귀한 도도새는 말을 이어갔다. “그럼 이 도시에서 제일 좋은 호텔을 알려 주세요. 중국 상하이를 떠나기 전 서울 숙소를 알아보는 걸 깜박했거든요.” “그러죠. 부인, 여기선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내가 대답했다. “서대문 정거장 근처에 내 친구 루이가 운영하는 ‘애스터하우스’라는 호텔(현 서대문역 농협중앙회 건물터)이 있어요. 거기가 아니면 일본인이 운영하는 호텔에서 주무셔야 하는데…외국인이 묵기에는 좀 불편하죠. 마침 제가 루이의 호텔로 가는 길인데, 괜찮으시다면…” “네, 좋습니다. 거기서 잘게요.” 그녀는 내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나는 인력거 세 대를 불렀다. 한 대에는 이방인이 들고 온 짐을 실었고 다른 한 대에는 그녀가 탔다. 나는 마지막 인력거에 타고 길을 안내했다. 호텔로 가면서 앞으로 펼쳐질 새로운 모험을 상상했다. ‘내가 이 손님을 루이의 호텔에 있는 바에 데려가면 친구들이 날 어떻게 생각할까’ 앞서 1905년에 만난 묘령의 여인(이 소설을 쓴 로버트 웰스 리치가 베델을 주인공으로 한 첫 소설 ‘황제 납치 프로젝트’에 등장하는 러시아 스파이)은 호텔에 도착한 지 3시간도 되지 않아 그 소식이 시내에 모두 퍼져 나갔다. 서울은 이렇게 모든 소문이 빠르게 번지는 곳이었다. 지금 이 중년 여성은 멸망을 눈 앞에 둔 대한제국의 수도로 찾아와 무엇을 하려는 것일까. 분명 그녀는 새로 부임한 선교사는 아니었다. 만약 그랬다면 선교회 본부(현 광화문 동화면세점 감리교 본부 빌딩)부터 찾아갔을 테니까. 그런데 관광객도 아니었다. 서울은 외국인들이 뭔가를 구경하러 오는 도시가 아니다. 설사 이곳에 오더라도 가이드 역할을 하는 일본인 요리사를 따라 10명 안팎이 함께 다닐 뿐 혼자 다니지는 않는다. 알 수 없는 이유로 이 도시를 찾아 온 신비한 여성은 도시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젊음의 흔적이 사라진 얼굴을 화장으로 메웠지만 눈에서만큼은 청년의 에너지가 뿜어져 나왔다. 생각해보니 저다지도 깊고 인상적인 눈을 한 번 본 적이 있기는 하다. 1905년 가을 어느 날에 말이다. (번역자주:소설 ‘황제 납치 프로젝트’에서 을사늑약 체결 직전 러시아 여성 스파이가 조선을 구하려고 나섰던 에피소드가 일어난 때를 뜻합니다.) 고급스럽게 다듬어진 보석에서 아름다운 빛을 발산하듯 이 여인의 눈동자도 그랬다. 새의 깃털을 단 스코트랜드식 모자를 쓰고 낡은 쟈켓과 예스런 주름치마를 입고 있었다. 젊음의 매력은 사라졌지만 그녀의 얼굴에서는 자수정 같은 광채가 빛나고 있었다. 호텔로 들어서자 익살맞은 프랑스인 주인 루이(Looie·이 시기 호텔을 운영한 프랑스인 L.Martin의 실제 이름으로 추정)가 우리를 안내했다. 루이는 그녀에게 투숙 등록부를 작성하게 도우며 나를 힐끗 쳐다봤다. 미지의 여인을 데려 온 것에 대한 신기함과 눈에 확 띄는 벽안의 여인을 이리로 데려와 일본 경찰의 감시를 자초한 것에 대한 힐난이 함께 담겨 있었다. 그녀가 둔탁한 영어로 숙박비 협상을 시작했다. 이 호텔에 얼마나 묵을지 정하지 않았다며 장기투숙 여부는 여기서 편안한 서비스를 얼마나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저는 세계여행을 많이 해 본 사람입니다. 이 호텔이 값어치를 하는 곳인지 아닌지는 하루만 있어봐도 알 수 있죠.” 이 영국인은 등록부에 자신의 신상명세를 기록하며 여성 특유의 날카로운 어조로 말했다. 루이는 그녀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설득하며 객실로 안내했다. 사장이 직접 투숙객을 데려가자 조선인 벨보이들이 당황하며 여인을 뒤따랐다. 루이가 카운터로 돌아오자마자 등록부부터 열어봤다. 그녀가 뭐라고 썼는지 너무도 궁금했다. ‘황제의 옥새’는 5회로 이어집니다. 번역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LH 경남진주혁신도시에 다목적 물놀이장 조성, 내년 개장

    LH 경남진주혁신도시에 다목적 물놀이장 조성, 내년 개장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경남진주혁신도시 물초울공원 안에 내년 7월 개장 예정으로 ‘다목적 물놀이장’을 조성한다고 18일 밝혔다. 다목적 물놀이장은 ‘놀이·레저·문화’를 결합한 복합 시설이다. 종합경기장 인근 물초울 공원안에 3500㎡ 규모로 조성된다.LH는 ●창의성과 상상력을 기를 수 있는 친환경 놀이공간 ●봄·여름은 물놀이장 및 자연생태공원, 가을·겨울은 스케이트 및 썰매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복합레저공간 ●복합문화도서관 및 영천강변 특화사업과 연계한 문화공간 등 복합문화시설을 기본 방향으로 삼아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LH는 지난해 ‘혁신도시 정주여건 개선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시민체감형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으로 ‘다목적 물놀이장’ 조성사업을 선정하고 진주시와 ‘복합문화공원 조성사업 협력협약’을 체결했다. LH는 앞으로도 시민 만족도 조사와 아이디어 공모, 리빙랩 프로젝트 등을 통해 지역사회 목소리가 혁신도시 정주여건 개선사업 적재적소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리빙랩은 지역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주민들이 사는 지역을 실험지로 정해서 기술 활용과 연구로 결과를 확산하는 활동을 말한다. 박성용 LH 균형발전본부장은 “다목적 물놀이장을 특색있는 공간으로 조성해 이 사업이 도시에 놀고 있는 공간을 체험·놀이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모범 사례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진주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코로나 지원금은 트럼프 선물?… 수표에 이름 새겨 지급

    코로나 지원금은 트럼프 선물?… 수표에 이름 새겨 지급

    유권자에 9월까지 발송… 재선용 행보미국 정부가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경기 부양을 위해 현금을 지급하는 지원금 수표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새기라고 지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올가을 대선을 앞두고 코로나 지원금이 트럼프 대통령의 ‘선물’인 것처럼 꾸미는 ‘재선용 행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13일(현지시간) 지원금 수표 왼쪽에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라는 문구를 새기기로 결정하고 발행 기관인 국세청에 이 같은 지침을 전달했다. 미국이 재무부 발행 수표에 대통령의 이름을 새긴 것은 처음이다. WP는 익명의 행정부 관리 3명의 말을 인용해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에게 수표 발행자 서명란에 자신의 서명을 넣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미국에서 대통령은 재무부 발생 수표의 서명자가 될 수 없고, 임명직 공무원이 서명하는 것이 관행이라는 반대에 부딪혔다.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수표의 서명자를 임명직 공무원으로 제한한 까닭이다. 서명 방안이 무산되자 수표 메모란의 ‘경제적 충격 지급금’이라는 문구 아래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새기는 차선이 선택됐다는 얘기다. 미 의회는 지난달 2조 2000억 달러(약 2675조원)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통과시켰다. 여기에는 성인에겐 최대 1200달러, 아동에겐 500달러씩 현금을 지급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지급 방법은 국세청에 세금을 내는 은행 계좌로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수표를 받는 사람은 국세청에 자신의 계좌가 없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수표 우편 발송 대상자는 약 7000만명에 이른다. 수표는 5월부터 매주 500만장씩 발송될 예정이다. 이 경우 유권자들은 9월까지 계속 ‘도널드 트럼프’란 이름이 새겨진 수표를 받는다. 11월이 대선인 점을 감안하면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상당한 정치적 이득을 거둘 수 있는 셈이다. 국세청 산하 납세자권익관을 지낸 니나 올슨은 “세금은 비정치적이어야 하며 이 원칙은 단순하다”며 지원금 수표에 대통령의 이름을 새기는 것은 “완전히 전대미문의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복 터진 흥국생명 ‘슈퍼 쌍둥이’ 이재영·다영 모두 품었다

    복 터진 흥국생명 ‘슈퍼 쌍둥이’ 이재영·다영 모두 품었다

    이재영·다영, 초중고 내내 함께 운동 프로 데뷔 후 6년 만에 다시 ‘한솥밥’ 흥국생명, 국가대표 공격수·세터 보유 어느 팀도 범접 못할 왕조 재건 기대 남자 FA대어 나경복, 우리카드 잔류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에서 한솥밥을 먹게 된 레프트 공격수 이재영과 세터 이다영(이상 24)은 쌍둥이 자매다. 당연히 외모는 쉽게 구별할 수 없다. 배구선수로 성장한 과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전주 중산초등학교 시절부터 경해여중, 선명여고에서 내내 같은 코트를 누볐다.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은 것도 나란히 고3 때다. 이재영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때, 이다영은 그 이후 합류한 점이 다르다면 다르다. 그해 가을 프로배구 신인드래프트 이후 각자의 길을 걸었다. 이재영은 1라운드 1순위로 흥국생명의 지명을 받았고, 이다영은 1라운드 2순위로 현대건설 유니폼을 입었다. 소속팀은 달랐지만 태극마크 안에서 둘은 여전히 하나였다. 지난해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와 도쿄올림픽 최종예선 등을 통해 여자배구 대표팀의 기둥으로 쑥쑥 자랐다.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대표팀 주전 세터로 활약했던 어머니 김경희(54)씨의 ‘배구 DNA’를 그대로 물려받았다. 이재영은 김연경(32·터키 엑자시바시)과 삼각편대를 구성하는 공격의 핵으로, 이다영은 팀을 조율하는 주전 세터로 자리를 굳혔다. 이재영·다영 자매는 이제 대표팀뿐 아니라 프로팀에서도 함께하게 됐다. 흥국생명은 14일 “프리에이전트(FA) 선수 이재영, 이다영과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선수는 프로 경력 6년을 채우면 FA 자격을 얻는데, 둘은 코로나19 사태로 조기 종료된 지금이 바로 그 시기다. 이재영은 그대로 눌러앉기로 했고, 동생 다영은 언니 소속팀의 러브콜을 받고는 흥국생명의 상징인 핑크색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따로 또 같이’ 지낸 6년 만에 다시 한 몸뚱이가 된 것이다. 이재영과 이다영은 3년의 계약기간 동안 연봉과 옵션을 합쳐 각각 최소 18억원과 12억원을 보장받았다. 흥국생명은 ‘슈퍼 쌍둥이’를 보유하면서 아무도 범접하지 못할 ‘왕조 재건’의 토대를 더욱 단단히 다질 수 있게 됐다. 흥국생명의 전성기는 김철용 감독과 작고한 황현주 감독이 이끌던 2000년대 중후반이다. 2005~06시즌을 시작으로 연속 통합우승을 차지했고, 2008~09시즌까지 세 시즌 내리 정규리그 정상을 놓치지 않았다. 이후 침체기를 겪은 흥국생명은 박미희 감독을 영입한 2016~17시즌 다시 리그 정상에 오른 데 이어 2018~19시즌 역대 세 번째 통합우승을 신고하며 ‘재건’의 불을 밝혔다. 이재영·다영 동시 영입은 단순히 스타 선수를 보유하게 됐다는 사실보다는 둘의 기량이 내는 강력한 시너지에 더 초점이 맞춰진다. 키 178㎝의 단신이지만 이재영은 유연한 탄력과 탁월한 운동 신경이 특출하다. 상대 블로커들보다 한 템포 빠른 공격으로 네트를 장악한다. 여기에 반 박자 빠른 ‘팔색조 토스’를 뿌려대는 이다영은 언니의 어깨를 더 가볍게 할 것으로 보인다. 이다영은 대표팀에 있을 때부터 “재영이와는 호흡이 잘 맞아 토스를 올리기에도 편안하다”고 말해 왔다. 이재영 역시 “다영이는 점프와 스피드가 좋다. 빠른 토스를 뿌려 주면 내 공격도 더 강해진다”면서 “둘이 원래 잘 맞았는데, 흥국생명에서 함께 뛰게 돼 영광이다. 예전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남자프로배구 FA 최대어인 레프트 나경복(26)은 원소속팀 우리카드와 계약 기간 3년, 연봉 4억 5000만원에 계약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日소프트뱅크 ‘15조 적자’…손정의, 최악의 위기 상황 내몰리나

    日소프트뱅크 ‘15조 적자’…손정의, 최악의 위기 상황 내몰리나

    “혹독한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옵니다.” 지난 2월 12일 일본 재계를 대표하는 인물 중 한 명인 손정의(63)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은 머지않아 자사 실적의 상승 반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선 2019년 4~12월 영업손익 결산에서 129억엔(약 1450억원)의 적자가 발생한 상황. 그는 소프트뱅크의 향후 실적 전망에 대해 쏠린 시장의 우려를 강한 어조로 반박했다. 산하기업인 미국 이동통신 스프린트와 T모바일 합병 관련 소송에서 승소한 직후인 데다 글로벌 증시가 상승세를 타고 있었던 것이 당시 손 회장이 “적극적인 경영을 계속할 수 있다”고 자신할 수있는 배경이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2개월이 지난 현재 재일교포 3세로 일본내 최고 부자로 꼽히는 손 회장의 입지는 한층 더 옹색해지고 말았다. 2019 회계연도 전체(2019년 4월~2020년 3월) 결산 기준으로 15조원대의 막대한 영업적자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에 취약한 소프트뱅크의 사업구조상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어려움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13일 “2019회계연도에 1조 3500억엔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는 전망치를 발표했다. 연간 기준 15년만의 적자로 1년 전 2018회계연도 결산 발표에서 2조 3539억엔의 흑자를 낸 것과 비교하면 이익이 거의 4조원 가까이 감소한 수치다. 소프트뱅크의 실적 급락은 투자 사업을 맡고 있는 소프트뱅크비전펀드(SVF)의 투자 실패가 계속되는 가운데 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 각지의 투자기업 지분 가치가 폭락했기 때문이다. 올 3월 결산에서 SVF 투자손실은 1조 8000억엔에 달해 전체 그룹이 적자로 돌아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은 소프트뱅크를 투자전문회사로 바꾸는 시도를 계속해 왔다. 지난 8월 기자회견에서 “소프트뱅크는 이제 (통신 등) 사업회사가 아니다. 투자자산과 주주가치를 어떻게 극대화할 것인지가 핵심업무가 될 것”이라며 ‘투자회사로의 전환’을 선언하기도 했다. 실제로 이런 방향 전환이 먹혀들어 지난해 4~6월 결산에서는 분기 기준 일본 기업 역대 최고인 1조 1217억엔의 흑자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가을부터 주요 투자업체의 경영 악화가 이어지면서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특히 주력 투자기업이던 미국의 사무실 공유서비스 업체 위컴퍼니의 기업공개가 파행을 거듭하면서 대규모 손실을 봤다. 또 올들어 코로나19 영향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지면서 투자기업들의 주가가 줄줄이 폭락했다. 소프트뱅크의 투자처 중에 숙박, 부동산 등 코로나19 타격이 심각한 업종이 많은 것도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유망한 신생기업을 ‘입도선매’(투자)해 키운 뒤 ‘수확’(상장차익)을 거둔다는 그의 투자 비즈니스가 절체절명의 국면을 맞아 그룹 경영까지 흔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서울재즈페스티벌, 코로나19에 가을로 연기

    서울재즈페스티벌, 코로나19에 가을로 연기

    코로나19 확산으로 5월에 예정됐던 서울재즈페스티벌이 가을로 미뤄진다. 공연기획사 프라이빗커브는 코로나 19로 인해 다음 달 열릴 예정이던 서울재즈페스티벌을 올 가을에 개최하기로 결정했다고 13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프라이빗커브는 해당 글에서 “변경된 일정에 맞춰 최대한 기존과 동일한 현장 조건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참여가 확정됐던 국내외 모든 아티스트들과 일정 변경에 따른 출연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정확한 개최 장소와 일시는 이달 말에서 다음 달 초, 3차 라인업은 다음 달 발표된다. 티켓 예매자 중 변경된 날짜에 관람을 원치 않는 사람은 새 일정 발표 후 10일 안에 예매처에서 수수료 없이 환불한다. 라인업 변경으로 환불을 원하는 경우에도 3차 라인업 발표 후 10일 이내에 환불 가능하다. 서울재즈페스티벌은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에서 다음 달 23∼24일 개최될 예정이었다. 재즈 베이시스트 전설 마커스 밀러, 세계적 사이키델릭 팝 밴드 엠지엠티(MGMT), 영국 신스팝 듀오 혼네 등 해외 아티스트와 악뮤,백예린, 크러쉬 등 국내 아티스트가 1·2차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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