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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겜’ 스타덤에도 대학로서 평정심 찾는 ‘60년 무대 깐부’

    ‘오겜’ 스타덤에도 대학로서 평정심 찾는 ‘60년 무대 깐부’

    한국 배우 최초로 미국 골든글로브 수상의 새 역사를 쓴 오영수(78)는 60년 가까이 연극 무대를 지켜온 대학로의 터줏대감이다. ‘오징어 게임’에서 “우린 깐부잖어”라는 묵직한 대사와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세계인의 시선을 사로잡은 오영수는 1963년 친구 따라 극단 광장에 입단하며 연기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리어왕’, ‘파우스트’ 등 출연한 연극만 줄잡아 200편이 넘는다. 또 1987년부터 23년간 국립극단을 지키며 40∼60대를 보낸 오영수는 연극계에서 관록을 인정받는 배우로 손꼽힌다. 연극 관련 각종 연기상도 섭렵했다. ‘오징어 게임’의 인기를 뒤로하고 돌아간 곳도 대학로다. 지난 8일 막이 오른 연극 ‘라스트 세션’에서 프로이트 역을 맡았다. 같은 역에 더블 캐스팅된 신구(85)는 “뒤에서 연극을 받치며 조용히 자기 몫을 해내는 배우”라고 오영수를 평가했다. ‘깐부’라는 대사가 유행하며 제안받은 치킨 프랜차이즈 광고 모델을 거절하기도 한 그는 연극 개막을 앞두고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내가 갑자기 부각되니까 광고며 일감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배우로서 가지고 있던 중심이 흐트러지면서 혼란스러웠다”며 “자제력을 잃진 말아야지 하는 중에 이 연극이 왔다. 연습하면서 다행히 평심을 되찾았다”며 연극으로 돌아간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영화나 드라마에선 조연, 단역으로 작품을 빛냈다. 영화 ‘동승’(2002), 드라마 ‘돌아온 일지매’와 ‘선덕여왕’(이상 2009) 등에 출연했다. 고 김기덕 감독의 영화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2003)은 대중의 눈에 그가 각인된 작품 중 하나다. 이 영화를 본 황동혁 감독이 영화 ‘남한산성’(2017) 출연을 제안했지만 성사되지 못했고, ‘오징어 게임’으로 인연이 이어졌다.
  • ‘한국인 첫 골든글로브’ 배우 오영수는 누구

    ‘한국인 첫 골든글로브’ 배우 오영수는 누구

    “자제력 잃지 말아야지하는 중에 연극이 왔다” 1963년부터 연기의 길 걸은 ‘관록의 배우’10일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트로피를 거머쥔 배우 오영수(78)는 60년 가까이 무대를 지킨 대학로의 원로다. 1963년 극단 광장에 입단하며 연기의 길을 걷기 시작한 그는 ‘리어왕’, ‘파우스트’, ‘3월의 눈’, ‘흑인 창녀를 위한 고백’ 등 200편이 넘는 연극에 출연했다. 1987년부터 2010년까지는 23년간 국립극단을 지키며 40∼60대를 보낸 오영수는 연극계에서 관록을 인정받는 배우로 꼽힌다. 동아연극상 남자연기상, 백상예술대상 남자연기상, 한국연극협회 연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오징어 게임’의 인기를 뒤로하고 돌아간 곳도 대학로 무대다. 그는 지난 7일 막이 오른 연극 ‘라스트 세션’에서 프로이트 역을 맡았다. 같은 역에 캐스팅된 배우 신구(85)는 오영수를 “뒤에서 연극을 받치며 조용히 자기 몫을 해내는 배우”라고 평가했다. 연극을 앞두고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그는 “내가 갑자기 부각되니까 광고며 일감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배우로서 가지고 있던 중심이 흐트러지면서 혼란스러웠다”며 “자제력을 잃진 말아야지 하는 중에 이 연극이 왔다. 연습하면서 다행히 평심을 되찾았다”며 연극으로 돌아간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앞서 그는 ‘오징어 게임’ 속 ‘깐부’라는 유행어로 제안받은 치킨 프랜차이즈 광고 모델을 거절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영화나 드라마에선 주로 조연, 단역으로 작품을 빛냈다. 2003년 영화 ‘동승’, 2009년 드라마 ‘돌아온 일지매’, 2009년 드라마 ‘선덕여왕’ 등에 출연했다. 2003년 발표된 고(故) 김기덕 감독의 영화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은 대중의 눈에 각인된 작품 중 하나다. 이 영화를 본 황동혁 감독이 영화 ‘남한산성’(2017) 출연을 제안했지만 성사되지 못했고, 지난해 11월 황 감독이 ‘오징어 게임’ 합류를 제안해 다시 인연이 이어졌다.
  • 58년 연기 경력 ‘오겜’ 오영수, 골든글로브 거머쥐었다

    58년 연기 경력 ‘오겜’ 오영수, 골든글로브 거머쥐었다

    ‘깐부 할아버지’ 오영수(78)가 ‘오징어 게임’으로 한국 배우 최초로 골든글로브 연기상을 품에 안았다. 오영수는 10일(한국시간) 열린 제79회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TV부문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오영수는 올해 세 번째로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에 도전하는 ‘석세션’의 키에라 컬킨을 비롯해 ‘더 모닝쇼’의 빌리 크루덥, 마크 듀플라스, ‘테드 라소’의 브렛 골드스타인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수상했다. 한국 배우가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2020년 ‘기생충’, 2021년 ‘미나리’ 출연진도 배우상은 받지 못했다. 한국계 배우인 샌드라 오, 아콰피나가 연기상을 받은 적은 있지만 한국 드라마나 한국 배우가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가 연기상 후보에 오른 적은 없었다. TV드라마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이정재 수상은 아쉽게 불발됐다.이 부문은 ‘석세션’의 제레미스트롱에게 돌아갔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인 ‘오징어 게임’은 456억원의 상금을 차지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벌이는 서바이벌 게임을 그린다.오영수는 게임 참가자로 ‘깐부 할아버지’라는 별칭을 얻은 오일남 역을 맡았다. 연기 경력이 58년에 이르는 오영수는 연극 무대에서 잔뼈가 굵었고, 동아연극상, 백상예술대상 연기상 등을 받은 실력파다. 2003년 발표된 고(故) 김기덕 감독의 영화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의 노승 역할 등으로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 30대 여성, 중학교때부터 다니던 교회 목사에게 성폭행 피해 호소..경찰 수사

    30대 여성, 중학교때부터 다니던 교회 목사에게 성폭행 피해 호소..경찰 수사

    해외 선교사를 꿈꾸던 30대 여성이 중학교 시절부터 다니던 교회 목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9일 A씨에 따르면 신학대학에 다니던 10여년 전 전북 전주의 한 교회에서 교육 전도사로 일하고 있었다. A씨는 당시 교회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예배를 준비하는 일을 맡았다. 15살 때부터 성직자가 꿈이었던 A씨는 학업을 병행하며 교육 전도사로서의 역할에도 최선을 다했다. 이에 교회 측은 A씨가 해외 선교사로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A씨는 전도사로 일한지 1년이 지난 2012년 가을 무렵부터 교회에서 생활하게 됐다. 집과 교회를 오가며 이른 시간에 새벽 예배를 준비하는데 어려움을 겪던 A씨에게 목사가 숙식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이게 불행의 첫 시작이었다. A씨는 새벽 기도를 앞두고 교회 유아실에서 잠을 자다 목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A씨는 “이상한 느낌이 들어 잠에서 깼는데 목사가 몸 위로 올라와 성폭행을 했다”며 “너무 놀랐고, 무서워서 당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잠을 자는 척 하는 것 뿐”이라고 끔찍한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목사는 이 사건 이후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하거나 특정 신체 부위를 찍어 사진으로 보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A씨는 하루하루 피가 말랐다. 언제 또 목사가 검은 손길을 뻗칠지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함을 떨칠 수 없었다. 그러던 중 1년이 지난 어느날, 목사는 A씨와 단둘이 교회에 남게 되자 또 다시 성폭행을 시도했다. 당시 A씨는 기지를 발휘해 “문이 열려 있어 신도들이 들어올 수 있다”고 말한 뒤 재빨리 다른 장소로 도망을 갔고, 때마침 교회로 온 목사 부인에 의해 범행은 중단됐다. 결국 A씨는 선교사의 꿈을 포기하고 교회를 떠났고, 성직자의 꿈도 접었다. 이 사건으로 A씨는 심한 우울증을 앓게 됐고, 여러 차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다. A씨는 “15살 때부터 성직자가 되는 것이 꿈이었는데 그 사건 이후로 모든게 끝났다”라며 “잠도 제대로 못자고 밥도 제대로 먹지 못했지만, 가족들에게 말할 수조차 없었다”고 울먹였다. 그러면서 “나중에 알고보니 피해를 당한 것이 나뿐만이 아니었다. 교회 여성 신도 중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당한 사람들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심지어 유치원생 때부터 목사가 몸에 손을 댔다는 피해자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뒤늦게 성범죄 피해를 알게 된 A씨 가족들이 목사를 직접 찾아갔지만, 목사는 ‘성폭행이 아니라 성관계를 맺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A씨는 “목사는 뻔뻔하게도 성폭행이 아닌 자연스러운 성관계라고 말하고 있다”면서 “최근 집까지 찾아와 경찰을 불러 되돌려 보냈는데 다시 5분 만에 찾아와 집 밖에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며 피해를 호소했다. 경찰은 조만간 수사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 [마감 후] 대통령도 연기가 되나요/오달란 국제부 차장

    [마감 후] 대통령도 연기가 되나요/오달란 국제부 차장

    코미디언 출신 국민 배우가 있다. ‘국민의 종’이라는 정치풍자 드라마가 그의 대표작이다. 열변을 토하며 부패한 정권을 비판하는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퍼지면서 얼떨결에 대통령이 되는 고등학교 교사 역을 맡았다. 사람들은 헷갈리기 시작했다. 대통령이 방산비리로 한탕 해먹고 재벌 총수가 서민들이 저축해 둔 은행 돈을 털어가는 현실과 드라마를 구분하기 어려웠다. 인기에 신이 난 국민 배우가 나섰다. 정치 경험이 전무한 그는 드라마와 같은 이름의 신당을 창당하고 대선에 나왔다. TV 속 캐릭터와 똑같은 모습을 연기하는 게 그의 유세 전략이었다. 유권자들은 70%가 넘는 표를 몰아줬다. 2019년 4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그렇게 탄생했다.  우크라이나는 지정학적으로 가장 위험하고 뜨거운 분쟁 지역이다. 미국과 유럽의 군사동맹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구소련 국가들에 손을 뻗치는 게 못마땅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경에 17만 5000명의 병력을 집결하고 언제든 침공할 태세를 갖췄다. 서방 세계는 러시아를 저지할 방패막이로 우크라이나를 내세웠다. 전쟁을 막기 위한 미국과 러시아의 치열한 담판이 연초부터 이어질 예정이지만 국민 배우 젤렌스키는 보이지 않는다. 스포트라이트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춘다. 젤렌스키는 가끔 전투복을 입고 국경지대에 나가 사진을 찍을 뿐이다. 아무도 그에게 일촉즉발의 이 위기를 해결할 만한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외교 무대는 연기로 커버하기 불가능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애덤 매케이 감독의 영화 ‘돈 룩 업’의 대통령 제이니 올린은 어떤가. 메릴 스트리프가 연기한 올린은 리얼리티 TV쇼로 얻은 인기 덕택에 백악관에 입성한다. 머라이어 캐리, 빌 클린턴처럼 유명 인사와 찍은 사진 액자와 약물 중독자인 천덕꾸러기 아들과 함께. 뇌가 순진한 대통령은 6개월 뒤 혜성이 지구와 충돌해 인류가 끝장날 확률이 100%라는 과학자의 말에도 “일단 앉아서 상황을 관망하자”고 한다. 사악하게 굴지도 못할 만큼 멍청하지만 연기력 하나는 인정이다. 항공모함에 마련된 무대에서 혜성과의 싸움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외치는 그는 대통령을 연기하는 배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대선을 두 달 앞두고 제1야당인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가 깨졌다. 18대, 19대 대통령을 연달아 당선시킨 ‘킹메이커’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의 ‘연기’ 발언이 결정적이었다고 한다. “(윤석열) 후보는 우리가 해 주는 대로만, 연기만 좀 해 달라”고 공개적으로 말한 게 문제가 됐다. 손발 좀 맞추자는 비유적 표현이었다지만 거부감이 확 든다. 제멋대로인 제왕적 대통령도 극혐이지만 비선 실세가 써 준 원고를 읽고 짜인 각본대로 앵무새처럼 답변하는 꼭두각시 대통령은 더 싫다. 2016년 가을부터 해 넘긴 봄까지 우리가 촛불을 들고 광장에 나간 이유가 무엇이었나.  제아무리 노련한 연기자라도 두 달 남은 대선 레이스 내내 본성을 감추긴 어렵다. 속성 과외나 화려한 분칠로 후보의 신념과 가치관과 정책에 대한 이해를 포장하는 건 무리다. 거짓 연기는 결국 들통이 나게 돼 있다. 유권자들이 원하는 건 진정성 있는 후보다. 서투른 발 연기만 보인다면 언제든 채널을 돌릴 준비가 돼 있다.
  • [그 책속 이미지] 나태주가 쓰고 유라가 그리고… 반세기 뛰어넘은 하모니

    [그 책속 이미지] 나태주가 쓰고 유라가 그리고… 반세기 뛰어넘은 하모니

    걸그룹 ‘걸스데이’ 출신 작가 유라는 여행 중 발견한 곳곳의 풍경들을 사실적인 기법으로 그리며 자신이 느꼈던 감정을 따뜻한 색감으로 표현한다. 그림은 작가가 좋아하는 청량한 여름 바닷가 풍경으로, 생명력 있는 소재가 화폭에 더해져 정적이고 평화로운 가운데 생기 있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은은한 파도의 결과 생생한 질감이 돋보인다. 이 시화집은 나태주 시인의 시 중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의 여행에 관한 시를 뽑아 엮고, 거기에 어울리는 유라의 그림을 어울려 담아냈다. 계절과 여행을 주제로 한 이들의 합작은 반세기에 가까운 두 작가의 세대 차가 무색하게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 낸다. 시와 그림을 통해 쉽사리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독자들을 따뜻한 마음의 여행길로 안내한다.
  • 용암이 빚은 꽃바위, 태곳적 인생 풍경을 걷다

    용암이 빚은 꽃바위, 태곳적 인생 풍경을 걷다

    울산까지 왔으니 바닷가 구경은 당연하다. 꽃바위가 있는 강동해변, 파도 소리 청아한 몽돌해변도 좋고 바다 위 캠핑장이 있는 당사항도 들를 만하다. 아침잠을 줄일 자신이 있다면, 해돋이 명소로 알려진 명선도를 찾아 ‘인생 풍경’ 한번 기대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용암이 만든 꽃바위… 화암 주상절리 강동해안엔 검은빛의 꽃바위가 있다. 화암(花岩) 주상절리다. 수백, 수천만년 전에 분출된 용암이 식으며 생성됐다고 한다. 아마 옛사람들의 눈에는 육각형의 주상절리 단면이 꽃처럼 보였던 모양이다. 마을 이름도 이 바위에서 이름을 따 화암이다. MZ세대라면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정육각형 반사경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화암 주상절리의 규모는 작다. 경북 경주 등의 주상절리들과 달리 출입을 통제하지도 않는다. 볕에 달궈진 현무암 위에서 나른한 시간을 보내는 여행자들이 꽤 있다.●파도와 몽돌의 컬래버… 강동해변 강동해변은 화암 주상절리와 바짝 붙어 있다. 더 남쪽의 주전해변과 더불어 몽돌해변으로 유명하다. 해변은 무척 넓다. 반면 사람은 적다. 낚싯대 걸어 놓고 세월을 낚는 조사, 몽돌 위에 누워 겨울 볕을 즐기는 커플 정도가 고작이다. 파도가 몽돌 사이를 적시고 나갈 때마다 차르르 소리가 난다. 마음을 정화시켜 주는 ASMR(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백색소음)이다. 고래등대로 유명한 정자항을 지나면 제전마을이다. 한적하고 말끔한 동네 풍경이 인상적이다. 제전마을은 예부터 장어로 유명한 마을이다. 마을 곳곳에 장어 그림이 벽화로 그려져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 펴낸 자료에 따르면 이 마을에서 처음 장어구이집을 시작한 한모씨 아내의 경우 “돈을 세다가 돈을 거머쥐고 그대로 쓰러져서 자”기도 할 정도였단다. 누구나의 새해 소망 가운데 둘째가라면 서러울 소원 하나가 이 마을에선 실제 이뤄지고 있었던 거다.●새로 뜬 핫플… 양정자동차테마거리 제전마을 바로 옆은 당사항이다. 용이 승천했다는 용바위, 바다로 난 해양낚시공원 등 볼거리가 꽤 있다. 지난해엔 당사현대차오션캠프도 문을 열었다. 바다 위에 세워진 캠핑장이다. 현대자동차가 사회봉사 차원에서 조성했다. 입지가 뛰어난 캠핑장이 대부분 그렇듯, 이 캠핑장 역시 예약이 어려울 만큼 인기다. 당사항 인근에 양정자동차테마거리가 있다. 현대차 문화회관에서 양정초등학교 사이의 골목을 다섯 개의 구간으로 나눠 시대별로 인기 있었던 자동차들을 벽화로 그려 놓았다. 마을 환경이 정비되고 작은 카페와 맛집 등이 들어오면서 점차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일출 보며 프러포즈… 명선도 명선교 울산의 남쪽 명선도는 사진작가들 사이에서 일출 명소로 통하는 곳이다. 시기적으로는 늦가을부터 겨울 사이에 찾는 이들이 많다. 바다 위로 해무가 끼는 경우가 잦기 때문이다. 운이 좋다면 인근의 강양항에서 출발한 배들이 파도와 해무를 헤치며 나가는 극적인 장면과 마주할 수 있다. 명선도는 진하해수욕장 바로 앞에 있는 작은 무인도다. 썰물 때면 걸어서 오갈 수 있다. 진하해변과 강양항 사이에는 명선교가 놓여져 있다. 은은한 야경이 아름다운 다리다. 다리 위에서 굽어보는 풍경도 서정적이다. 최근엔 미래를 약속하는 연인들이 많이 찾으면서 로맨틱한 느낌까지 더해졌다.
  • 도로공사, “1월 중 고속도로서 졸음운전·2차 사고 조심” 당부

    도로공사, “1월 중 고속도로서 졸음운전·2차 사고 조심” 당부

    한국도로공사는 1월 중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운전자에게 안전운전에 특히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경북 김천 혁신도시에 위치한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3년간 고속도로 사망사고를 분석한 결과 1월은 가을 행락철, 여름 휴가철 다음으로 사망자가 많고 시간대, 기상 상황 등과 관계없이 사망사고가 자주 발생했다고 5일 밝혔다. 3년간 전국 고속도로 사고 사망자는 총 44명으로 야간 시간대(21명)보다 낮(23명)에 더 많았고, 흐리거나 눈 내리는 날(18명)보다 맑은 날씨(26명)에 사망자가 더 많이 발생했다. 겨울철에 히터 사용량이 늘고 창문을 닫은 채 운행하면서 차량 내 이산화탄소량 증가 등으로 인해 졸음운전이 늘어난다. 3년간 1월 중 졸음·주시 태만으로 인한 사망자는 34명으로 연중 가장 사망자가 적은 2월(19명)과 비교해 79% 많았다. 교통사고나 차 고장 등으로 정지한 차량을 후속 차량이 들이받는 2차 사고는 3년간 1월 교통사고 사망자 중 34.1%(15명)를 차지했다.이는 2차 사고 사망자가 가장 적은 4월(2명)보다 7.5배로 나타났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졸음운전을 막기 위해 30분 단위로 환기하고 눈 내릴 때 운행 속도를 20∼50% 줄여 달라”고 말했다.
  • 관광객 늘며 몸살 앓는 제주…오름도 쉬고 싶다

    관광객 늘며 몸살 앓는 제주…오름도 쉬고 싶다

    제주로 힐링 여행을 오는 관광객들이 늘면서 그냥 ‘쉬멍(쉼의 제주 방언)’하기에 딱 좋은 오름이 사람들의 발길에 치여 몸살을 앓고 있다.  대부분 해발 200~300m 정도 높이로 아이들까지 쉽게 오를 수 있는 오름이 많아 등산로가 허물어지고, 경사지가 파헤쳐지는 등 성한 데가 없다. 영광(?)의 상처로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정작 쉬고 싶은 건 사람이 아니라 오름이다.  제주엔 오름(화산의 방언)이 368개나 된다. 이중 탐방로가 개설된 오름은 121곳이다. 자연휴식년제가 실시되면 출입통제 뿐 아니라 입목 벌채, 토지 형질 변경, 취사, 야영행위가 제한된다. 이를 어길 시 자연환경보전법에 따라 최대 2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4일 도청 홈페이지에 자연휴식년제를 연장하는 오름을 고시한 데 이어 한라산처럼 오름탐방 사전예약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름 훼손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얘기다. 자연휴식년제를 연장하는 오름은 물찻오름(제주시 조천읍 교래리)과 도너리오름(한림읍 금악리와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 문석이오름(구좌읍 송당리) 등 3곳이다. 물찻오름과 도너리오름은 2008년 12월 1일부터 2021년 12월 말까지 13년간 출입을 제한했는데, 이번에 1년 더 연장했으며, 문석이오름은 2019년부터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현재 자연휴식년제를 실시하는 오름은 이 3곳을 포함 총 6곳. 연예인이 입소문을 내 유명세를 탄 구좌읍 용눈이 오름이 대표적이다. 부드러운 능선과 가을 억새가 장관이어서 사진작가들도 많이 찾는 이곳은 2021년 2월부터 2023년 1월말까지 휴식년을 맞았다. 2020년부터 통제하고 있는 표선면 성읍리에 있는 백약이오름 역시 올 7월 말까지는 갈 수 없다. 가파도와 마라도가 한눈에 내다보이는 대정읍 상모리 송악산 정상부와 일부 등산로는 2015년부터 올 7월말까지 통제된다. 송악산 주변을 아침마다 산책한다는 이은경(55·안덕면 동광리)씨는 “사람도 아프거나 힘들면 안식년을 맞는데 오름도 마찬가지”라며 “훼손은 쉽게 되지만, 회복은 오래 걸리기 때문에 자연휴식년제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 중랑 망우리역사문화공원 메타버스…“놀면서 역사 배워요”

    중랑 망우리역사문화공원 메타버스…“놀면서 역사 배워요”

    서울 중랑구가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보고인 망우리역사문화공원 가상세계를 네이버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ZEPETO)’를 통해 구축했다고 4일 밝혔다. 이곳에 입장하면 올해 개관 예정인 중랑망우공간을 포함해 주요 역사 시설을 실제처럼 만나볼 수 있다. 구는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출생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망우리역사문화공원을 가상세계인 메타버스에 띄웠다. 공원이 갖고 있는 역사·문화적 배경을 살펴보고 힐링과 즐거움을 함께 느낄 수 있도록 제작했다. 4계절 테마공원으로 꾸며진 망우리역사문화공원에 들어서면 버스정류장, 공원 안내판 등이 보이고, 정문 입구로 진입하면 먼저 봄 테마가 펼쳐진다. 이 곳에는 2022년 개관 예정인 중랑망우공간, 유명인사 인물가벽, 노고산 취장비, 전망대, 쉼터 등이 조성됐다. 여름 테마는 13도 창의군탑, 위인의 전당(지하미로), 야외 피크닉장, 계곡, 정원, 점핑게임 등으로 꾸며져 있다. 가을과 겨울테마는 대형전망대, 구름다리 점핑게임, 이태원무연분묘합장비 등이 조성됐다. 4계절 테마 곳곳에 한용운, 방정환, 서동일, 서광조 등 등록문화재 묘소가 자리 잡고 있다. 류경기 중랑구청장은 “코로나19 이후 외부 활동이 어려운 요즘, 젊은 세대들이 재미있게 만들어진 망우리역사문화공원 메타버스를 통해 근현대사를 이끌어간 애국지사들을 만나보며 즐겁게 역사를 배우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목에 있는 점 이상해요” 하키팀 직원 살린 예비의대생의 눈썰미

    “목에 있는 점 이상해요” 하키팀 직원 살린 예비의대생의 눈썰미

    북미 아이스하키 리그(NHL) 소속 캐나다 하키팀 ‘밴쿠버 커넉스’의 한 직원이 경기를 관람하던 한 예비 의대생 덕에 목숨을 건졌다.  지난 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나디아 포포비치는 지난해 10월 23일 밴쿠버 커넉스와 시애틀 크라켄의 NFL 경기를 보러 갔다. 그녀는 경기 도중 커넉스 직원인 브라이언 해밀턴의 목 뒤에 있는 이상한 점들을 발견했다. 나디아는 브라이언의 목 뒤에 있는 점들이 종양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곧바로 이를 브라이언에게 알렸다가 그가 곤란해질 것을 염려한 나디아는 ‘목 뒤에 있는 점이 암일 가능성이 있으니 의사에게 꼭 진찰을 받으세요’라는 메모를 몰래 그에게 전달했다. 브라이언은 메모를 본 후 병원을 찾았다. 그리고 목 뒤에 있는 점이 악성 흑생종이라는 진단을 받았고 이를 모두 제거했다. 이후 커넉스 구단은 트위터를 통해 나디아를 찾았다. 시애틀에 거주하던 나디아는 마침 커넉스와의 경기를 보러 경기장에 들를 예정이었고 브라이언과 재회했다.커넉스 구단은 지난 2일 트위터에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브라이언의 영웅인 나디아를 찾았다. 브라이언은 나디아를 직접 만나 목숨을 구해줘서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면서 두 사람의 감동적인 재회 장면을 공개했다. 브라이언은 자신의 생명을 구한 나디아를 꼭 안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커넉스 구단은 나디아의 선행에 감사를 표하며 1만 달러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브라이언은 “목 뒤에 있던 종양은 내가 입고 있던 옷이나 장비에 가려져 쉽게 보기 힘들었을 것”이라면서 “나디아가 이를 발견했고, 내 목숨을 살렸다”고 전했다. 그녀는 올해 가을 의대로 진학할 예정이다. 이미 몇 군데의 대학으로부터 입학 허가도 받은 것으로 전했다. 나디아는 “의대 진학을 위해 노력하던 중 놀라운 일을 했다. 값을 매길 수 없는 경험”이라며 뿌듯한 마음을 밝혔다.
  • 쉬려고 제주에 왔느냐, 오름도 쉬고 싶다

    쉬려고 제주에 왔느냐, 오름도 쉬고 싶다

    제주 힐링여행을 하는 관광객들이 늘면서 그냥 ‘쉬멍’하기에 딱 좋은 오름이 사람들의 발길에 치여 몸살을 앓고 있다. 대부분 해발 200~300m 정도 높이로 어린아이들까지 쉽게 오를 수 있는 오름이 많아 등산로가 허물어지고, 급경사지가 훼손되고, 파헤쳐지는 등 성한 데가 없다. 영광(?)의 상처로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정작 오름은 이젠 정말 쉬고 싶다. 제주엔 오름(화산의 방언)이 368개나 된다. 이중 탐방로가 개설된 오름은 121곳이다. 자연휴식년제가 실시되면 출입통제 뿐 아니라 입목 벌채, 토지 형질 변경, 취사, 야영행위가 제한된다. 이를 어길 시 자연환경보전법에 따라 최대 2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다만 학술조사 및 연구, 천재지변의 원상복구 등 예외사항에 한해 출입이 가능하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올해 도 홈페이지에 ‘자연휴식년제 오름 연장’을 고시한 데 이어 한라산처럼 오름탐방 사전예약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4일 밝혔다. 오름 훼손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얘기다. 자연휴식년제를 더 연장하는 오름은 물찻오름(제주시 조천읍 교래리)과 도너리오름(한림읍 금악리와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 문석이오름(구좌읍 송당리) 등 3곳이다. 물찻오름과 도너리오름은 2008년 12월 1일부터 2021년 12월말까지 13년간 출입을 제한하고 있는데 이번에 1년 더 연장했으며, 문석이오름은 2019년부터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현재 자연휴식년제를 실시하는 오름은 이 3곳을 포함 총 6곳. 연예인의 입소문 덕에 유명세를 탄 구좌읍 용눈이 오름이 대표적이다. 부드러운 능선과 가을이면 억새가 장관이어서 사진작가들도 많이 찾는 이곳은 2021년 2월부터 2023년 1월말까지 휴식년을 맞았다. 2020년부터 통제하고 있는 표선면 성읍리에 있는 백약이오름 역시 일출 일몰을 보고 싶어도 올 7월말까지는 갈 수 없다. 가파도와 마라도가 한눈에 내다보이는 대정읍 상모리 송악산 정상부와 일부 등산로는 2015년부터 올 7월말까지 통제된다. 송악산을 아침마다 가볍게 산책한다는 이은경(55.안덕면 동광리)씨는 “사람도 아프거나 힘들면 안식년을 맞는데 오름도 마찬가지”라며 “훼손은 쉽게 되지만, 회복은 오래 걸리기 때문에 꼭 자연휴식년제는 계속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방역·외교 보이콧 악재 뚫고 니하오~ 지구촌 최대 겨울 축제

    방역·외교 보이콧 악재 뚫고 니하오~ 지구촌 최대 겨울 축제

    ‘폐쇄통로’로 코로나 감염 방지 주요국 정상·NHL 불참 먹구름 대회 종목 체험장은 인산인해 시민 “성공적 마무리 자신 있다”‘지구촌 최대 겨울 축제’인 베이징동계올림픽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세계의 시선이 중국을 향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85개국에서 2900여명의 선수들이 참가해 2월 4일부터 17일간 베이징(北京)과 옌칭(延慶), 장자커우(張家口) 등에서 열전을 펼친다. 베이징은 하계올림픽(2008년)에 이어 동계올림픽도 여는 세계 첫 도시가 된다. 한 나라의 수도에서 동계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은 노르웨이 오슬로에 이어 두 번째다. 베이징은 2001년 하계유니버시아드와 2008년 하계올림픽, 2015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이어 동계올림픽까지 7년 주기로 국제 규모 스포츠 행사를 마련해 ‘아시아 중심 도시’의 위상을 확고히 했다. 다만 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이 빠르게 퍼지고 있고 미국과 영국 등 서방국가들이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해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기대와 염려가 교차하는 베이징동계올림픽 이모저모를 3일 살펴봤다. 각국 대표단을 가장 먼저 맞이할 베이징 서우두 공항 입구에는 ‘Together for a Shared Future’(함께하는 미래)라는 슬로건이 적힌 환영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문구와 달리 선수와 운영진은 물론 각국 기자와 정부 관계자들은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일반인과 완전히 분리된 통로와 차량을 통해 선수촌으로 들어가야 한다. 이번 올림픽 방역의 핵심인 ‘폐쇄루프’다. 해외에서 온 이들이 이동하고 머무는 공간을 마치 거품을 덮어씌운 것처럼 격리시켜 해외발 코로나19 확산을 원천 차단하려는 의도다.베이징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는 백신 접종을 마친 선수와 스태프에게 격리를 면제하지만 접종을 받지 않은 이들은 3주간 격리하도록 했다. 선수진은 경기장과 훈련장만 다닐 수 있고 매일 핵산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경기장도 선수와 취재진, 관람객의 이동 통로를 따로 배치해 접촉을 막았다. 경기 티켓도 중국 본토 거주자에게만 판매해 외국 관광객은 아예 입장할 수 없다. 중국 정부는 올림픽 성화도 개막 직전 사흘만 봉송하기로 했다.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서다. 성화가 달리는 구간도 올림픽이 열리는 베이징과 옌칭, 장자커우 세 곳으로 한정했다. 개·폐막식이 열리는 베이징 냐오차오 스타디움도 일반인의 접근을 차단한 상태다. 지난해 8월 열린 도쿄올림픽 때보다 한층 더 강력한 방역 정책이다.대회 준비가 긴장 속에서 차분히 이뤄지고 있지만 베이징 시내 곳곳에선 올림픽 열기가 조금씩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해 가을까지만 해도 베이징은 가로등을 절반만 켤 정도로 전력난이 심했지만 지금은 사정이 크게 나아졌다. 올림픽 개최를 알리는 조형물과 플래카드, 조명이 곳곳에 설치돼 분위기를 띄웠다. ‘베이징의 명동’이라 할 수 있는 왕푸징을 비롯한 도심에는 어김없이 기념품 판매점이 마련됐다.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대회 마스코트로 얼음 옷을 입은 판다를 형상화한 ‘빙둔둔’(氷墩墩)이다. ‘빙’은 얼음을 뜻하고 ‘둔둔’은 중국에서 아이를 부를 때 흔히 쓰는 애칭이다. 주요 쇼핑몰마다 올림픽 종목 체험장이 마련돼 가족들이 인산인해를 이뤘고 초등학교들도 겨울 스포츠 특별 체험 활동을 펼쳐 올림픽 기대감을 한껏 살렸다. 베이징 중심상업업무지구(CBD)에서 만난 한 대학생은 “미국 등 서구국가들의 관계가 좋지 않아 아쉬움이 크지만 그래도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자신이 있다. 2008년에 이어 베이징에서 또 한 번 세계인의 축제를 연다는 것이 기쁘다”고 말했다.이번 올림픽에는 스키와 빙상, 봅슬레이, 컬링, 아이스하키, 루지, 바이애슬론 등 7개 종목에 109개의 메달이 걸려 있다. 2018년 평창 대회(102개)보다 7개가 늘었다. 다만 동계올림픽 최고 인기 종목으로 꼽히는 아이스하키에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가 안전을 이유로 선수들을 보내지 않기로 해 흥행에 타격이 예상된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행사인 미식축구(NFL) 결승전 ‘슈퍼볼’이 올림픽 기간에 열리는 것도 악재다. 러시아와 북한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징계를 받아 국가 자격으로 나올 수 없다. 정부가 직접 나서서 선수 도핑을 도운 러시아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부터 이번 대회까지 국가 자격 출전이 금지됐다. 북한은 지난해 도쿄올림픽 불참으로 징계를 받았다. 전체주의 성향의 북한 체제 특성상 개인 자격 출전을 허용할 리 없다. 미국과 영국, 일본,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이 중국 인권 문제를 내세워 정부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한 것도 갈등을 키운다. 중국은 2008년 하계올림픽 때만 해도 조지 W 부시 당시 미 대통령 등 80여명의 정상이 참석해 국가 위상을 크게 높일 수 있었다. 개막식 전날 중국중앙(CC)TV가 서우두 공항에 취재진을 보내 시시각각 도착하는 정상들의 전용기를 따로 소개할 정도였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에는 주요국 정상 방문이 거의 없을 것으로 보여 ‘스포츠 외교’가 실종될 전망이다.
  • 명품 겨울 건강식품 강원도 양구 시래기 본격 출하

    명품 겨울 건강식품 강원도 양구 시래기 본격 출하

    “청정 시래기로 건강 밥상 챙기세요.” 지난 가을 강원도 최북단 펀치볼 바람을 맞으며 건조된 양구 대표 특산물인 시래기가 본격 출하를 시작했다. 양구군은 지난해 8월 하순 파종된 이후 10월 말부터 덕장에서 건조된 청정 시래기가 겨울을 맞아 출하를 시작했다고 3일 밝혔다. 올겨울 250여 양구지역 농민들이 470여㏊의 밭에서 생산한 시래기 900t 가량이 판매에 들어가 135억원의 소득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해 재배면적은 188.7㏊(약 66.9%), 생산량은 449t(약 99.6%)이 늘었다. 농민들 소득도 58억여 원(약 76.1%)이 늘어날 전망이다. 양구 시래기는 500g과 1㎏ 상자로 포장해 양구명품관과 대형마트, 홈쇼핑, 온라인 쇼핑몰 등을 통해 소비자를 만나고 있다. 현재 양구명품관에서는 1㎏들이 1상자에 1만8천 원의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양구 시래기 주요 생산지인 펀치볼은 고산 분지로 일교차가 크고 바람이 안에서 맴돌아 작물을 말리는데 매우 좋은 여건을 갖췄다. 이곳에서 말린 시래기는 미네랄이 풍부하고, 맛과 향이 좋고 식감이 부드러워 대도시 소비자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또 감자를 수확한 뒤 재배돼 농한기에 농가 소득을 열려줘 농민들로부터 선호도가 높다. 조인묵 양구군수는 “지난해 군비 1억 5000만 원을 들여 시래기 품질관리 지원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며 “농가 200여 곳에 종자 1.36t과 파종기 70대, 포장재 1만 장을 지원했고 앞으로 농가 190여 곳에 포장재 29만 장을 추가로 지원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 [2022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 몸의 기억으로 ‘나 사는 곳’을 발견해가는 언어-신미나론/염선옥

    1. 몸의 기억에 부여되는 리얼리티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결과물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대를 살아가면서 우리는 어쩌면 예술이 끝자락에 도달해 있고 이제 “규정 불가능성”(하이데거)에 빠진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현대는 예술 과잉의 시대이자 ‘무(無)예술성’의 시대이기도 하다. 이는 헤겔이 비유한 것처럼, 이제는 예술이 인간의 비대해진 욕망을 더는 채워 줄 수 없다는 “예술의 종언”을 증명하는 현상이기도 하다. 우리가 쓰고 읽는 시 또한 예외가 아니다. 현대성과 서정성이 미학적으로 반목을 거듭하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 현상은 이분법적 폐쇄성이 낳은 관념적 산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시의 속성을 탈(脫)서정성에 두려는 해체적 사유는 끊임없이 지속되어 왔다. 현대성과 서정성은 대척적 개념이 아니라 수많은 접점을 만들어 가면서 새로운 시의 차원으로 수렴되어 가는 것이라는 앙투안 콩파뇽의 ‘현대적 전통’론은 여전히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신미나에게 ‘시’는 현대성과 서정성이 만나면서 발원하는 예술적 실체로서 그녀의 시는 현대인에게 예술의 존재를 아직도 따뜻하게 건네는 악수로 은유될 수 있을 것이다. C.S. 루이스는 ‘오독’(1961)이라는 비평집에서 현대는 삶과 예술이 혼동되며 시인과 대중이 서로 예술을 다르게 이해하는 시대라고 갈파한 바 있다. 또한 이성복은 ‘불화하는 말들’(2015)이라는 시론집에서 시인들에게 세상과 불화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그만큼 적지 않은 논자들이 현대시가 세계와 갈등을 일으킬 수밖에 없음을 강조한 것이다. 이렇게 예술과 세계가 불화하는 시대에 신미나는 점점 멀어져 가는 경험과 언어 사이의 거리를 좁히면서 그것을 통합하려고 한다. 본래 시가 노래와 춤이라는 몸의 기억에서 비롯되었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상실된 아우라(Aura)를 여전히 기억해야 할 미학적 흔적으로 보고 이를 재포착함으로써 삶과 분리된 예술을 통합하려는 것이다. 신미나의 시에서 우리는 현대인의 닫힌 기억들이 열린 기대 속에서 각인되는 과정을 경험한다. 그녀에게 몸의 기억은, 비록 하찮고 순간적으로 꺼질 미광(微光) 같은 것일지라도, 수없는 리얼리티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포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고리에 실 묶고 방문을 닫는 찰나 번쩍 세상이 온다 아가, 세상이 어찌 보이냐 할아버지 어린 나를 무등 태우고 뒤돌아서서 지붕 위로 어금니 던진다 까치가 어금니 물고 간 곡선으로 내 젖무덤은 부풀어 올라 백내장 걸린 할아버지 중얼거리시데 저 봐라, 상갓집에서 혼 빠진다 - ‘산 너머’ 전문 시의 화자는 어린 시절 이를 뽑던 기억, 할아버지 무등을 타던 기억을 떠올린다. “문고리에 실 묶고 방문을 닫는 찰나 번쩍 세상이 온다”는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게 살아 있는 감각을 부여한다. 할아버지가 무등 태우며 ‘헌니 줄게 새 이 다오’를 노래하던 순간은 온몸으로부터 분출되고 온몸으로 수렴되는 발화의 기억을 남긴다. 신미나의 시에 그려진 화자의 경험과 기억은 독자의 마음을 열어 주면서 무등 탔던 기억, 실에 묶어 이를 던졌던 기억, 미신과도 같이 헌 이를 주면 새 이를 물어다 준다고 노래했던 기억에 생생한 리얼리티를 부여한다. 이렇듯 몸의 기억에 리얼리티를 부여한 결과 그녀의 시는 많은 이들에게 오래된 정동적 연결망을 제공하게 된다. 신미나는 수많은 시편을 통해 “장판에 손톱으로 꾹 눌러놓은 자국 같은”(‘이마’) 기억, “어린 조약돌 몇 개 씻어 주머니에 넣고”(‘첫사랑’) 다니던 기억, “눈밭에 노란 오줌 구멍을 내”(‘연’)던 기억, “방바닥에 엎드려 글씨를” 쓰다 “공책 뒷장에 눌러쓴 자국이 점자처럼 새겨졌”던 기억(‘받아쓰기’), “생쌀을 씹는 버릇”(‘윤달’)의 기억을 소환한다. 이러한 섬세한 기억들이 귀환하는 방식은, 기록되지 못한 채 떠돌지라도, 시인으로 하여금 창의적 감각과 초월적 사유를 거느리게끔 해 준다. 이를 통해 시인은 현대인이 가진 몸의 기억을 순간적으로 각성시키면서 파편화된 체험을 끌어들이는 놀라운 통합의 힘을 발휘한다. 2. 신화와 샤먼적 요소 신미나는 개인적 경험뿐 아니라 공동체적 감각이 묻혀 있는 시대를 향하는 시인이다. 기억의 바닥에 있는 시대의 경험과 그것에 얽힌 삶의 파노라마를 펼쳐 보이려고 노력한다. 이는 개인의 정체성이 전체를 통해 얻어지는 질서의 틀을 터득했기 때문이다. 신미나의 기억은 할머니의 삶과 함께 빈번하게 드러나는데, 화자의 삶은 할머니에 의해 ‘명랑’을 되찾고 있으며 “오랜만에 찾아온 할머니가 장사치로 떠도는 게”(‘마고 2’) 싫을 정도로 화자의 고백에는 할머니에 대한 연민과 사랑이 숨쉬고 있다. ‘마고 할멈’은 시인에게 삶이라는 매트릭스 안에서 죽음을 애도하며 견뎌 애써 살게끔 해 주는 상징이다. 기억 속의 할머니는 시인의 삶을 지탱하는 에너지이고, 시인은 자신의 경험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할머니의 삶과 기억을 끌어들여 샤먼적 요소에까지 이르게 된다. 이처럼 그녀의 시에는 포스트모던 시대에 낡은 것으로 치부되기 쉬운 농경적 삶의 방식이 생생하게 보전되어 있다. 과학기술 사회에서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인 것으로 묻혀 버린 옛것을 꺼내와 그것이 가져다준 진정한 메시지를 독자와 교환한다. 삶을 위로하던 공감 요소인 신화가 불려올 때 그녀의 시에서는 샤먼의 배치 과정이 필연적으로 중요하게 개입하게 된다. 사실 신미나의 시에는 무속 체험과 감각이 빈번하게 암시적으로 드러난다. 그녀는 첫 시집 ‘싱고, 라고 불렀다’(2014)와 제2시집 ‘당신은 나의 높이를 가지세요’(2021)에서 신화나 샤먼의 체험을 두루 끌어들이고 있다. 그녀에게 신화나 샤먼적 요소는 자신만의 고유한 경험과 기억의 산물이다. 신화와 샤먼적 요소는 “뜻 없이 반복되는 이야기”처럼 “먼 데서 음악 소리가 들”(‘어디 먼 데서 음악 소리가 들리고’)리는 기억에 담겨 있는데, 이는 “너무 많은 무늬를 몸에 새긴” 것 같아 끝없이 되풀이된다. 그것들은 자아를 지탱하는 배경과 같으며 이러한 사례는 그녀의 시 전체에 걸쳐 배치되어 있다. “지푸라기인형”(‘마고 2’, ‘백일몽’)과 “헝겊인형”(‘묘의 함’), “종이인형”(‘묘의 함’, ‘양옆으로 길게 늘어선 거울’)은 무(巫)와 관련을 두고 있으며, 탱화나 “천년을 물속에 살아야 사람으로 환생한다는 물가”(‘백일몽’) 이야기, “때리면 정신 든다는 무당 말”(‘불티’)에 “아비가 대나무 뿌리로 아들을 때”리는 주술성이라든가 “몸을 얻으려면 새 옷을 입어야”(‘홍합처럼 까맣게 다문 밤의 틈을 벌려라’) 하는 샤먼적 상상, 저승으로 떠나게 될 아기들이 가여워 제명과 맞바꿔 아기들을 살린다는 ‘마고’ 신화까지, 그녀는 수많은 샤먼적 요소를 활용하고 있다. 모든 것이 과학적 시선에 의해 지배되는 현대에 샤먼과 신화적 요소는 리얼리티를 감쇄시킬 수도 있을 법한데, 신미나의 시에서 그것들은 우리의 삶을 독특한 형태로 보존하는 역할을 한다. 그녀는 할머니와의 관계에서 겪은 기억을 중심으로 인문적 사유가 제거된 과학기술의 공허함과 허황된 논리를 비판하면서 그 빈 곳에 신화와 샤먼을 채워 넣는 것이다. 묘는 한 번도 태어나지 않은 아이 헝겊 인형이 대신 말을 한다 오색 종이로 만든 가마에 고깔모자를 쓰고 묘는 검정으로부터 왔다 묘의 주머니는 작고 이따금 탄내가 난다 주머니 속에는 타다 만 볍씨가 있다 묘의 상자 속에는 문방구에서 훔친 종이 인형이 있고 엄마를 삽으로 때리던 아버지가 있고 정글짐 꼭대기의 해가 타고 있다 - ‘묘의 함(函)’ 전문 ‘묘’는 “한 번도 태어나지 않은 아이”로서 “헝겊 인형이 대신 말을” 하고 “오색 종이로 만든 가마에 고깔모자를 쓰고 묘는 검정으로부터” 온 존재이다. 종이 가마에 고깔모자를 쓴 검정으로부터 태어난 ‘묘’는 제의를 치르는 무당 같은 신비스러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묘의 상자 안에는 “문방구에서 훔친 종이 인형이 있고 엄마를 삽으로 때리던 아버지가 있”다. 바로 이는 접신과 빙의된 샤먼의 모습이다. ‘종이 인형’을 한 묘의 상자 안에는 타인의 삶이 담겨 있는데 거기에는 “문방구에서 훔친 종이 인형”이 있고 “엄마를 삽으로 때리던 아버지”도 있다. 시인이 은유하는 것은 시대의 종말과 위기에 있지 않다. 다만 그녀는 시공을 초월하여 보편적이라고 믿어 왔던 인간의 존재방식에 균열을 낼 뿐이다. 기술 발전과 합리성이 채워 주지 못하는 소외와 불안을 ‘무속’ 모티프를 통해 진단하고 ‘해원’이라는 처방으로 나아가려 하는 것이다. 오랜만에 찾아온 할머니가 장사치로 떠도는 게 싫어서 다시는 찾아오지 말라고 화를 냈더니 이고 있던 채반을 내려놓고 갔다 채반 위에 팥 한 알 또렷이 남았다 다음날엔 보따리를 두고 갔다 매듭을 풀어보니 지푸라기 인형이 나왔다 겨드랑이에 손을 끼우고 일으켜 세워도 자꾸만 목이 꺾였다 배를 갈라보니 노란 것이 반짝 했다 금니였다 할머니의 등에 새긴 문신은 쟁기, 방패 귀갑 귀갑, 쟁기, 방패 마작처럼 패를 뒤집어 얼굴이 자도르르 돌아간다 쟁기, 방패, 귀갑 귀갑, 쟁기, 쟁기 눈, 코, 잎을 갈아 끼운다 높고 슬픈 노래를 물려주려고 잠들면 가만 코에 손가락을 대본다 할머니는 피가 너무 환해서 인간의 잠을 자지 못한다 - ‘마고 2’ 전문 장사치로 떠도는 할머니가 등장하자 화자는 다시는 찾아오지 말라고 화를 낸다. 이는 가난한 할머니의 고통이 새겨 넣은 상처를 마주하는 화자의 고통을 암시한다. 종종 가난으로 얼룩진 기억은 삭제되거나 묻히는데, 시인은 할머니의 기억을 아프게 되살려 고통과 가난을 마주하는 순간을 불러낸다. 할머니는 보따리를 두고 갔지만 그 매듭을 풀어 보니 지푸라기 인형이 그 안에서 나온다. 아무리 일으켜 세우려고 해도 자꾸 목이 꺾이기만 하는 인형의 배를 갈라 보니 노란 금니가 반짝이고 있다. 지푸라기 인형이라는 샤먼적 요소를 통해 할머니와 접신하는 경험은 신비롭다. 할머니에 대한 기억은 신화와 샤먼적 요소를 통해 추억으로 남은 것이다. 할머니에게 들었던 신화를 통해 다시 할머니를 만난 것이다. 할머니의 등장이 어린 손녀가 겪어 갈 미래에 대한 염려 때문이라는 전개는 신화의 이미지를 거느리는데 “배를 갈라보니” 노란 금니가 나온다는 신화는 작품에 이러한 환상성을 부여하고 있다. 붉은 구슬을 입에 물고 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 흰 천을 배로 가르며 할머니가 나왔 습니다 천수관음은 천개의 손으로 슬픔을 어루만진다는데 손이 천개면 세상의 눈물을 닦을 수 있습니까 뜨거워서 그래, 아가 어쩌다 네 마음에 명랑을 잃었니? 할머니는 천수(泉水)를 한 모금 머금고 내 입에 흘려 열을 식혀 주었습니다 봄에 난 콩 싹처럼 웃어보라, 해를 피하지 않는 해바라기처럼 용감해라, 물 만난 오리처럼 신나게 욕해보라, 비 온 뒤 제비처럼 까불어라, 분수처럼 솟구쳐라, 쪼개고 쑤시고 부러뜨려라, 톱날의 요철과 같이 벌떼처럼 화를 내라, 연기처럼 곧게 서라, 백합처럼 기도하고, 뛰고 달리고 돌아서서 안고 뱉고 찢고 발 굴러라 할머니는 겹겹의 모란 치마로 나를 폭 싸서 공중에 띄웠습니다 키질하듯이 위아래로 까부르니 몸이 아기만큼 작아져 배꼽이 간지럽고 이히히 웃음이 났습니다 할머니는 내가 말을 배우기 전 아기들만 아는 우스운 재미로 슬픔을 걷어가려 한 것인데 오랜만에 웃은 게 세상에 없는 일인 걸 알고 섭섭해서 눈을 감았습니다 - ‘탱화 3’ 전문 화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 흰 천을 배로 가르며 할머니가 오셨다는 것은 시인에게 강림하는 샤먼적 순간을 선명하게 부각시킨다. “명랑을 잃은” 화자에게 할머니는 “천수(泉水)를 한 모금 머금고” 입에 흘려 열을 식혀 주었다. 이러한 발화를 통해 할머니의 존재는 화자에게 한 차원 더 명확해진다. 할머니는 “…웃어보라, …용감해라, …욕해보라, …까불어라, …솟구쳐라, …부러뜨려라, …화를 내라, …곧게 서라, …기도하고, 뛰고 달리고 돌아서서 안고 뱉고 찢고 발 굴러라”라고 위로하며 말을 배우기 전 아기들만 아는 재미로 슬픔을 걷어가려 했기 때문이다. 이런 할머니에 대해 화자는 “오랜만에 웃은 게 세상에 없는 일인 걸 알고 섭섭해서 눈을 감”는다. 화자에게 할머니는 ‘웃음을 주는’ 존재이며 삶에 원초적인 힘을 주는 정신적 동반자이다. 할머니의 상실을 지우고 할머니의 존재를 보존하는 방식은 기억에 의해 가능한 것인데, 시인은 신화적이고 샤먼적인 신비함을 그 안에 담음으로써 이러한 작업을 수행한다. 할머니와의 만남을 신비한 일로 확장해 가면서 신화적이고 샤먼적인 성격을 현실로 돌아오게 한 것이다. 3. 존재론적 근거로서의 기억을 통한 표준화에의 저항 할머니는 현존하지 않고 시인의 몽상과 기억 속에만 존재한다. 베냐민이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에 따르면, 신미나는 과거를 고정적 점으로 보지 않고 현재로부터 관찰하고 불러낸다. 할머니와의 관계에서 기억으로 새겨진 것은 언젠가 ‘있었던’ 실재일 뿐이다. 그러나 신미나는 세속적 질서 속에 할머니의 기억과 농촌 경험을 가져와 행복에 대한 표상을 과거로부터 형성한다. 화석으로 남은 시골이 따스한 공간이었다는 전언을 통해 도시가 가진 허상을 비판하고 지금까지 가졌던 삶의 불균형에 균열을 일으키는 것이다. 신미나는 이렇게 자신의 기억을 응시하면서, 데리다가 말하는 흔적(trace)을 만지는 일을 수행한다. 수레가 남긴 바퀴자국을 토대로 동물과 수레의 현전을 논할 수 없듯 그의 흔적은 ‘없다’를 말할 수 없는 심적 자국인 것이다. 그 점에서 ‘지켜보는 사람’을 ‘당신은 나의 높이를 가지세요’의 첫 작품으로 배치한 것은 퍽 유의미하다. 본다는 것, 보았다는 것은 허상이 아닌 실상으로, 부재가 아닌 존재로 인정하는 일이며, 그 존재성은 사라지지 않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이는 ‘있는’ 것과 ‘있었던’ 것이 가지는 존재성의 기대를 동시에 내포한다. 한 알의 레몬이 테이블 위에 있다 오래전에 있었던 것처럼 금방 사라지기라도 할 것처럼 한 알의 레몬이 눈앞에 있다 그것을 치우면 레몬은 과거형으로 존재한다 흰 테이블보 위에 레몬이 있다 눈을 감아도 레몬은 레몬 빛으로 남고 나는 그것이 사실이라고 믿는다 진심으로 보인다 - ‘지켜보는 사람’ 부분 화자는 테이블에 놓인 “오래전에 있었던” 한 알의 레몬을 바라본다. 눈을 감아도 보이는 레몬은 비록 치워진다 해도 ‘과거형’이 될 뿐 비(非)존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자리했던 것은 눈을 감아도, 그것을 치우더라도, “레몬 빛으로” 남는 ‘사실’이 되고 “진심으로” 보이는 것이 된다. 존재의 가치는 시간이 증여한 것도 아니고 사회가 합의한 상징도 아니다. 그것은 개인이 경험하여 의미가 솟아나는 지점에서 생겨날 뿐이다. 그 세계에서 기호화되지 못한 것들은 “사라지기라도 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것들은 “그림자를 만”들고 조용히 남아 있게 된다. 이는 “쪼그리고 앉아”(‘단조’)서 보던 물에 불어나는 한 톨의 쌀알이 “찬 벽에 발을 대고 누”워서도 천장에 떠오르는 또렷함 같은 것이다. 기억은 ‘있었던’ 것의 부재를 또 하나의 존재로 인정하는 과정으로 도약한다. 동요 속에서 마구 튀어오르거나 우글거리는 기억의 운동성은 존재의 살아 있음을 말해 주는 증거가 된다. 시인이 쓸모없는 일로 여겨지는 기억에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 기억 속에 오롯이 권역을 형성하고 우리의 인식과 감각에 등장하는 본연의 것들은 비록 외곽으로 밀려나 버렸다 해도 우리를 상실과 폐허 속에서도 살아가게 하는 존재론적인 근거이기 때문이다. 물론 때때로 기억은 자주 하찮고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기억이 물질적인 감각에 찍힌 낙인일 때 신미나의 시는 기억의 집적을 통해 그러한 규정을 벗어난다. 그의 기억은 일정한 시공간과 서사와 감각을 보유하고 있다. 그것은 생명의 고리를 이으면서 긍정적으로 순간순간을 끌고 나간다. 보들리야르는 현대를 가리켜 “현존하는 모든 시스템의 비만 상태”라고 지적하면서도 현대인은 기억과 상상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잊어버렸다고 말한다. 신미나의 시는 언어의 옷을 채 입지 못한 기억들로 가득 채워짐으로써, 시적 주체를 추동하는 공감의 발원지로 기능하게 한다. 새로운 것의 권위에 대해 역설한 콩파뇽은 기억을 유행과 현대적인 것에서 그리 멀리 떨어진 것이 아니라고 말했는데, 이는 기억이 ‘새로움’에 대한 ‘낡음’이라는 모순관계의 짝패가 아니라 오히려 현대가 담아내지 못하는 ‘상상력’의 방식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공연한 일들”과 “쓸모없는 일들”이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신미나의 목소리는 기억의 세부를 포착하겠다는 의지이며, 그녀의 시는 폐기되는 세부에 대한 경고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신미나는 주변에 널린 세부에 주목하면서, 삶은 지평이 아니라 오히려 세부의 집적임을 말한다. 이때 세부는 여러 차원의 경험으로 채워진 모래사장으로서, 우리는 그 속에서 결코 지워지지 않는 다양한 가치를 발견하게 된다. 공연한 것들, 쓸모없는 것들은 삶을 채워 주는 세부인 것이다. 그녀의 시는 새로움을 추구하는 방식과 불화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법칙 이외에 어떤 언설에도 동요하지 않고 자신이 지향하는 고유의 법칙을 유지한다. 이때 도시는 다름과 비뚜름 대신 바름을 동의반복적(同意反復的)으로 배열하고 배치하는 공간으로 등장한다. 유동하는 세계 어디를 가도 한가운데 자랑스럽게 같은 장면을 연출하는 것이 바로 도시이기 때문이다. 네모반듯한 도로와 건물, 기호와 상징, 그 속에서 현대인은 한 방향으로 향하는 물고기 떼처럼 몰려간다. 모든 공간이 유사해지면서 모국어가 있어도 전 세계가 몇몇 우세어를 중심으로 통일되고 있기도 하다. 이 모든 것이 표준화와 평균화에 저항하는 신미나 시의 힘이다. 이상하지 않나요, 이런 고요는 몰려오던 해일이 눈앞에서 멈춘 듯한 누군가 세계의 안과 밖에 커다란 간유리를 끼워두었으므로 나의 폐는 부레가 될 수 없고 물고기는 눈을 깜빡일 수 없어요 빛에 일렁이는 물 그물이 나의 발을 얽을 뿐입니다 - ‘아쿠아리움’ 부분 물주름 없는 물결 귀를 떠난 소리 풀 없는 인공 정원 - ‘홍제천을 걸었다’ 부분 현대인의 행동 양식은 모든 면에서 어떤 인공적인 것의 제작 방식과 일치하는 양상을 보인다. 같은 것이 폭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현대인은 동화되어 가고 있다. 노동하는 동물로 격하된 채 살아갈 뿐 거부와 배척이 두려워 ‘소수-되기’를 선택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이 살아가는 도시는 개인에게 감동을 주는 일에 대하여 어떤 말도 하거나 듣지 않는다. 도시인다운 ‘다수-되기’(에티엔 발리바르)를 지향하게끔 할 뿐이다. 도시는 고유한 특성이 제거된 개인을 색인 속에 분류하고 저장한다. 그런 가운데 개인의 슬픔은 썩어 가거나 사라지게 된다. 도시인의 언어는 차가운 콘크리트 언저리에서 싹튼 불쾌하고 축축한 우울과 소외의 언어가 된다. 그런 언어로 표지된 도시인은 자신의 결여된 내면성을 드러낼 방식이 없게 된다. 이러한 세계에 대한 미학적 항의가 신미나의 시다. 4. ‘나 사는 곳’의 발견 과정으로서의 기억 혹자는 신미나의 시에서 농촌과 자연과 가난이 빚어낸 서정성을 읽어낸다. 그러나 우리는 더 확장된 의미로서 폭력의 시대에 소실되어 가는 ‘나 사는 곳’(오장환)을 훑는 작업을 읽어 낸다. 모국어의 소실과 전통의 소외와는 달리 매체와 일상을 메우는 것은 온통 서구 것이다. 케이팝(K-Pop)과 한류(Korean-Wave)도 서구 입맛에 맞춘 예능으로 전락하기 시작했다. SNS의 시대, 24시간 운영되는 편의점, 하이브리드-스토어 등 과학기술의 발전은 콘택트 없이도 실시간 업무를 가능하게 했고, 신용카드라는 합의된 인증 방식의 결제를 통해 우리의 취향과 입맛은 모두 통제되고 있다. 이런 위험신호를 감지한 신미나는 ‘나 사는 곳’을 중심으로 우리의 것 속에서 새로움을 찾아내고 있다. 보들레르가 현대성을 현대인의 불안과 관련시켜 읽어 냈다면, 신미나는 현대성을 폭력과 상실로 읽어 낸다. 그녀가 읽은 현대라는 미달태(未達態)는 “누군가 세계의 안과 밖에 커다란 간유리를 끼워”(‘아쿠아리움’) 둔 것과도 같아 “폐는 부레가 될 수 없고 물고기는 눈을 깜빡일 수 없는” 상실의 세계일 따름이다.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머금고 “그만, 이라고 말해도 자꾸만 공을 물어 오는 착한 개처럼”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폭력인 것이다. 아쿠아리움에 가둔 물고기 세상처럼, 우리가 사는 곳은 동일한 풍경이 반복되어 나타나고 “풀 없는 인공 정원”(‘홍제천을 걸었다’)이 가득한 곳이 되고 말았다고 시인은 진단한다. 마당이 있는 저 집에서 살면 참 좋겠다 언덕 위에는 여자 대학교가 있고 배구공 튕기는 소리도 가끔 들리고 비빔국수 잘하는 냉면집도 있고 가을이면 키 큰 은행나무가 긍지처럼 타오르는 동네 문방구 평상에 한참을 앉아 있어도 핀잔주지 않는 할머니가 있고 옆에서 신문지 깔고 고구마순 껍질이나 같이 벗기고 싶고 해 지기 전에 수건을 걷어 오른팔에 얹고 옥상에서 내려갈 때 젖이 불은 개가 헐떡이며 걸어가는 것을 보는 집 보러 왔다가 그냥 간다 이가 썩어 구멍 난 데를 혀로 쓸며 돌아보는 사직동 - ‘지하철역에서 십오분 거리’ 전문 ‘고스트 타운’(베냐민)이 된 도시가 현대화의 필연적 산물이라면 시인이 바라는 도시는 어떤 곳일까? “풀 없는 인공 정원” 대신 “마당이 있는” 집이고 “문방구 평상에 앉아 있어도 핀잔주지 않는 할머니가” 있는 곳이다. 부품을 한데 모아둔 것처럼 젊은이들만 들어찬 도시가 아닌 할머니 할아버지가 있는 공간이며, 아이들이 애용하는 문방구 평상이 있는 공간이다. 또 획일화되지 않은 무정형의 공간이며 비폭력적 공간이자 비상실의 장소이다. 빌딩과 벽이 없는 언덕 위에 여자대학교가 있는 곳이며 그곳에서 “배구공 튕기는 소리도 가끔 들리고” 비빔국수 잘하는 냉면집도 있어 맛볼 수 있는 “가을이면 키 큰 은행나무가 긍지처럼 타오르는 동네”인 것이다. 시인이 이러한 공간성을 가져오는 방식은 ‘우리 것’의 회복이자 ‘나 사는 곳’의 확인 과정인 셈이다. 첫 시집에서부터 발견되는 그의 시적 공간은 도시 미학적 공간과 거리가 이처럼 철저하게 멀어진다. 또한 신미나의 시는 흔적으로만 남은 우리말의 보고이다. 현대적인 것을 이루는 성좌를 완성할 때 세련된 시어의 반복과 나열이 필수라면 시인의 언어는 낡은 것으로 비칠 수도 있다. 그러나 현대적인 것으로 명명된 모든 상황에서 시인이 채우는 장판, 요, 밥물, 물금, 내천, 조약돌, 연밥, 무밭, 아욱잎 등 추억을 생생하게 되살리는 우리의 감각적 언어가 더 감각적이고 새로운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또 시인은 농도 짙은 외래어를 사용하기보다 ‘싱고’, ‘무이모아이…’ 같은 우리말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쏟아져 흐르는 외래어와 말줄임에 우리말은 몸살을 앓고 있다. 그렇지 않더라도 언어란 얼마나 나약하기만 한가? “나는 오리라 하였고 당신은 거위라” 하였으며, “나는 공복이라 하였고 당신은 기근”이라 부르며, “당신은 성북동이라 하였고 나는 종암동이라” 하였다는 등 언어는 불통을 잠재적으로 내재한다. 언어란 “아무 말도 하지 않을 때 일치”(‘사랑의 순서’)하는지도 모른다. 신미나는 시가 소통되지 못하는 시대에 자신의 언어를 독자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도시의 방식인 고통의 언어 대신 모태의 언어를 내뱉는다. 모태의 언어는 관찰과 소통과 사색을 통해 유래된 ‘흙’의 언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자기를 더 많이 드러내고 표출하는 도시 방식 대신 듣고 보고 느끼는 ‘삼중(重)의 겹’을 택한 결실이다. 이때 시인은 도시 안에서 ‘보는 자’이자 ‘느끼고 듣는 자’가 된다. “휘파람을 불며 길을 나서”면 “리어카에 폐지를 실은 노인들”(‘입김’)도 볼 수 있고, “한 손으로 번쩍 아이를 들어올리는”, “얼굴만 아는 여자”(‘길음동’)도 만날 수 있다. 또 “신발을 꺾어 신고 앞서”(‘모란과 작약을 구별할 수 있나요?’)가는 이를 살펴볼 수도 있다. 화자가 바라보는 것은 무언가가 되지 못한 세부이며 삼중의 겹을 통해 시로 현상된 것들인 셈이다. 또한 그녀의 시는 우리로 하여금 “수건 안감의 아라베스크 무늬”를 보게 하고 “귀 기울여 듣게” 한다. 우리는 말하기를 유보하고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을 선행해야 비로소 삼중의 겹을 완성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 머리를 끄덕이게 하는 공감 과정이 그 안에 있다. 장마 지면 정미네 집으로 놀러 가고 싶다. 정미네 가서 밍크이불을 덮고 손톱이 노래지도록 귤을 까먹고 싶다 김치전을 부쳐 쟁반에 놓고 손으로 찢어 먹고 싶다 새로 온 교생은 뻐드렁니에 편애가 심하고 희정이는 한 뼘도 안 되는 치마를 입는다고 흉도 볼 것이다 말 없는 정미는 응 그래, 싱겁게 웃기만 할 것이다 나는 들여놓은 운동화가 젖는 줄도 모르고 집에 갈 생각도 않는다 빗물 튀는 마루 밑에서 강아지도 비린내를 풍기며 떨 것이다 불어난 흙탕물이 다리를 넘쳐나도 제비집처럼 아늑한 그 방, 먹성 좋은 정미는 엄마 제사 지내고 남은 산자며 약과를 내올 것이다 - ‘정미네’ 전문 “밍크이불”은 어느 집에나 있었고 우리는 그 “밍크이불을 덮고 손톱이 노래지도록 귤을” 까먹었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김치전을 부쳐 쟁반에 놓고 손으로 찢어 먹고” 싶다고 느낀 경험과 교생의 편애에 대해 불만을 가졌던 기억, 예쁜 친구를 험담하던 기억이 시인의 머리에서 튀어나올 때까지 우리는 그저 기억 속에 둥둥 떠 있기만 했을 것이다. 신미나의 시는 우리에게 ‘스스로 주어짐으로 돌아감’(장뤼크 마리옹)을 선사한 기억의 주체인 셈이다. 또한 신미나의 기억은 자신이 직접 보고 듣고 느낀 것뿐 아니라 더 거슬러 올라가 시대적 소멸의 흔적을 길어 올린다. 어머니가 들려주신 마고 이야기(‘마고 1·2’)를 소재로 삼는가 하면 할머니의 기억과 할머니와의 접신 과정을 ‘탱화’(‘탱화 1·2·3’)로 드러내기도 한다. 만약 시간의 의미를 긍정적으로 정의한다면 ‘새로움’의 추구라는 개념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신미나의 시에서 전통적 서정성을 읽어 낼 수 있다는 것이 새로움을 추구해야 하는 과제를 저버린 것의 증거가 될 수는 없다. 이는 시가 발견해야 하는가, 발명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일 뿐이다. 신미나의 시는 시간 개념을 긍정하며 발명보다 발견을 더 큰 화두로 삼는다. 이는 타인에게 물려받은 것을 거부하는 것이며 기호화되지 않은 세부의 것을 발견하려는 의지를 내포한다. 그리고 발견은 ‘나 사는 곳’을 살피는 몸짓이며 몸에 각인된 과거를 통한 시인의 존재 방식에 대한 근원적 모색을 뜻한다. 신미나는 언어적 한계를 무화(無化)하기보다 기억을 통해 자신이 실감하는 쪽을 그려 내고 있는 것이다. 기억을 되살려 시어를 택하고 그 속에서 실감을 표현하는, 들뢰즈식으로 ‘행동하는’ 시인인 셈이다. 단절과 폐허의 상황에서 그녀는 ‘벽’이 아닌 ‘문’을 택하고 단절이 아닌 소통을 지향한다. 선명한 기억이야말로 개인을 지탱하는 근원적 뿌리이며 개인의 감각과 사회의 전체성을 함께 붙드는 운동임을 그녀의 시는 증언하고 있는 것이다.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집은 가짜라고 여기던 자연전도사 박상설 선생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집은 가짜라고 여기던 자연전도사 박상설 선생

    집을 짓고 사는 일은 가짜라고 평생을 여겼던 박상설(朴相卨) 씨가 푸른 지구별을 떠나 138억년 전 떠나온 우주로 돌아갔다. 향년 94. 캠핑에서 늘 답을 찾고 우주를 품는 마음으로 살아온 캠핑 선구자인 박씨가 지난 23일 타계, 27일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났다는 사실을 2021년의 마지막 날에야 알게 됐다. 기자는 그를 만날 기회를 잡지 못했다. 3~4년 전인가부터 이상기 아시아N 대표 선배를 통해 그의 존재를 알게 됐는데 언젠가 함께 캠핑을 하면서 한없이 긴 얘기를 들었으면 좋겠다고 여기고만 있었다.그 연배에도 늘 여행을 다니고 야영을 한다고 해서 기회가 많을 줄 알았다. 지난 10월 24일 강원도 인제 백담사를 다녀왔다고 아시아N에 손수 기사를 올렸길래 정정한 것으로만 생각했다. 지난달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한달 남짓 투병하다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니 더욱 안타깝다. 고인은 90세이던 2018년 9월 미리 유언장을 작성했는데 가치관, 인생관이 함축돼 있다. 1. 사망 즉시 연세대 의대 해부학교실에 의학 연구용으로 시체를 기증한다. 2. 장례의식은 일체 하지 않는다. 3. 모든 사람에게 사망 소식을 알리지 않는다. 4. 조의, 금품 등 일체를 받지 않는다. 5. 의과대학에서 해부실습 후 의대의 관례에 따라 1년 후에 유골을 화장 처리하여 분말로 산포한다. 이때 가족이나 지인이 참석하지 않는다. 6. 무덤, 유골함, 수목장 등의 흔적을 일체 남기지 않는다. 7. 제사와 위령제 등을 하지 않는다. 8. ‘죽은 자 박상설’을 기리려면 가을, 들국화 언저리에 억새풀 나부끼는 산길을 걸으며 ‘그렇게도 산을 좋아했던 산사람 깐돌이’로 기억해주길 바란다. 9. ‘망자? 박상설’이 생전에 치열하게 몸을 굴려 쓴 글 모음과 행적을 대표할 등산화, 배낭, 텐트, 호미, 영정사진 각 1점만을 그가 흙과 뒹굴던 샘골농원에 보존한다. 10. 시신 기증 등록증(등록번호: 10-344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해부학과 02-2228-1663)굳이 속세의 직업을 간추리면 칼럼니스트, 자연과 삶의 전문기자, 기계기술사 등이 명함에 적혀 있었다. 강원도 춘천에서 법무사를 부친으로 태어나 유복했던 유년을 보내며 책과 텐트를 좋아했던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자마자 한국전쟁이 터져 육군 공병으로 입대, 총 대신 길을 냈다. 군인 생활 중 가장 좋았던 일을 텐트 생활로 꼽았다. 1963년 육군 공병 대위로 제대한 뒤 설계회사에서 일하며 학원 강사로도 일했다. 서울 용산구 보광동 부지를 외상으로 구입해 15평짜리 주택 10채를 지어 큰 수입이 생기자 경기 가평의 임야 30만평을 매입해 캠핑과 인문학 강의를 함께 했다. 37세 때였다. ‘캠프나비’란 이름의 농장은 지금은 강원도 홍천에 있다. 2000평이나 되는 농장에는 들국화도 피어나고 워크숍과 인문학 세미나가 열리는데 번듯한 건물은 없다. 비닐하우스가 있을 뿐이다. 아이와 어른이 세대를 뛰어넘는 대화를 나누고 도시형 캠핑을 거부하고 농장 곳곳에 텐트를 친다. 품는다. 세상을 뜨기 얼마 전까지도 산을 찾아 한뎃잠을 청했다. 자녀들에게 손가락질이 돌아갈 것을 걱정조차 하지 않았다. 홀로 살아간 지 40년이 다 됐다. 자녀들과 손주들과도 이메일로만 만났다. 나무를 20만 그루정도 심었다. 환갑 무렵 뇌졸중으로 쓰러져 반신을 마음대로 하지 못했다. 의술이 아니라 자연과 벗한 것이 그의 목숨을 되살렸다. 가족에게도 알리지 않고 아메리카 대륙을 횡단했고, 그러자 움직이지 않던 몸의 근력과 생기가 살아났다. 82세에 집을 떠나 길을 걷다 가난한 시골 기차역장 집에서 폐렴으로 누운 지 열흘 만에 저세상으로 떠난 레흐 톨스토이를 닮고자 했다. 아들딸들도 걷다가 죽고자 하는 자신을 잘 안다고 생각해 늘 여정을 떠날 때마다 시신기증등록증과 돈 20만원정도를 목에 걸고 다녔다. 어느날 딸이 “아빠가 보고 싶으면 어떻게 해?” 물었다며 “길을 걷다가 들국화가 눈에 띄면 ‘아버지가 참 좋아하셨는데…’ 그렇게 스쳐가듯 가끔씩 생각해주면 된다고 했습니다. 캠핑은 인생에서 우러나와야만 제대로 발현되는 정서 운동입니다. 일평생 하고도 화장터에 갈 때까지 해야 하는 것, 그것이 캠핑”이라고 답했던 그다. 자유기고가 최은자 씨는 긴 애도문을 남겼다.“그에게 94세라는 지구 나이가 있었지만, 내가 만났던 그는, 나이를 종잡을 수가 없었다. 때론 200세 허연 수염 기른 미래를 보는 신선 같았고, 때론 땡땡이치고 학교 뒷담을 넘어 도망치는 사춘기 꼴통 같았고, 때론 나날이 오염 되는 지구환경에 잠 못 이루는 생태학자였고, 때로는 18세기 유럽 파티를 즐기는 바람둥이 백작 같았다. 자유와 고독을 사랑하는 시인이고, 매일 설렘으로 무장하는 백전노장이며, 청승과 낡은 풍습에 얽매여 사는 인생은, 도와줄 필요도 없다고 잘라버리는, 냉정한 칼이었다. 그는 설악산 정도는, 백번도 넘게 올랐다는 알피니스트였고, 세계여행 중에는 거리의 노숙자들과 나란히 잠을 청하고, 그들과 음식을 나누는 별종이었고, 다음 행선지가 정해지지 않는 채 집을 나설 때, 무한한 설렘으로 온몸이 들뜬다 하였다. 종점을 보지 않고 무조건 올라탄 버스로 이리저리 헤매는 것이 가장 가성비 좋은 여행이라고, 깔깔깔 웃으며 아이스크림을 먹는 모습은 개구쟁이 자체였다. 몇년 전부터 그는 주먹만한 글씨 외에는, 볼 수 없을 정도로 시력이 망가졌지만, 스마트폰에 수를 놓듯이 문자를 새겨 넣어, 매일 많은 사람과 소통하는 ‘포노 사피언스’였다. 시간과 자유의 서핑보드를 마음껏 즐기면서,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다가도, 여린 들꽃들의 씨를 받아 긴 겨울동안 말려 봄을 기다려 뿌려 놓고 싹이 트기를 기다리며 흘깃 본 미지의 여인을 찾아가듯, 그 장소를 몇 번이나 가본다고 했다. 그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려 미치겠다던 그는, 세상의 24시를 살지 않고 그가 제작한 우주시계를 보며 산 사람이었다. 재미나게 아주 재미나게 살아라! 그리고 시시한 이야기는 하지마! 당당하게! 멋지게! 미치게 멋지게 살아! 그리고 씩 웃던 사람. 하얀 눈 오는 날 세상 떠나고 싶다던 마지막 바램까지도, 완벽하게 연출한 깐돌이 어린왕자!!!” <본 기사를 작성하기 위해 아시아N 기사와 이투데이의 월간지 ‘브라보’ 기사를 참고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 美 폭설·中 -48도 한파에 에너지 가격 들썩… 알래스카는 봄날씨

    美 폭설·中 -48도 한파에 에너지 가격 들썩… 알래스카는 봄날씨

    중국과 캐나다, 미국 북서부 등에 기록적인 한파가 몰아치면서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가격이 꿈틀대고 있다. 반면 한파의 대명사인 미국 알래스카에서는 12월 말에 봄가을 기온이 관측되면서 기상 당국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30일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의 지난 24일 최저기온은 영하 48도로 관측됐다. 지난 10월 17일 베이징의 최저기온이 영하 2도로 떨어지는 ‘때 이른 한파’가 찾아온 데 이어 11월에는 중국 북부와 동북부 지역이 폭설에 뒤덮였다. 한파의 영향으로 서울의 25일 최저기온이 영하 15.5도까지 떨어졌고 일본 도쿄는 27일 영하 2.2도를 기록했다. 도쿄의 12월 최저기온이 영하 2도 아래로 내려간 것은 45년 만이다. 캐나다와 미국 북서부 지역도 한파와 폭설로 몸살을 앓고 있다. 26~27일 사이 미국 오리건주와 캘리포니아 북부 등 태평양 연안 북서부 지역에 겨울폭풍이 몰아쳤다. 미국 시애틀의 27일 최저기온은 영하 6.7도로 73년 만에 가장 낮았다. 북서부 지역의 폭설로 항공편이 무더기 결항되는 ‘항공 대란’도 빚어졌다. 에너지 수요가 많은 동북아와 북미 지역의 한파는 천연가스와 국제유가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27일 미국 천연가스 선물은 100만BTU(열량단위)당 4.060달러에 장을 마쳤는데 이는 24일 종가보다 8.8% 오른 것이다. 29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 대비 0.76% 오른 76.56달러에 마감해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 갔다.반면 같은 시기 미국 최북단 알래스카주에서는 영상 20도에 육박하는 이상 고온이 관측돼 충격을 안겼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 기상청은 지난 26일 알래스카 남부 코디액 섬의 최고기온이 19.4도로 관측돼 기상 관측 이래 12월 최고기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알래스카의 12월 평균 기온은 -5~0도 사이다. 알래스카 기후평가정책센터의 기상전문가 릭 토먼은 “12월 말에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태평양 북서쪽에 형성된 열돔이 이상 고온의 원인으로 지목되는데 기후변화로 인한 온난화의 경고음이라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CNN 소속 기상학자인 브랜든 밀러는 “기후변화가 한계를 넘어서면서 기온과 날씨의 ‘극한’에 무감각해졌다”면서 “북극과 그 주변은 다른 지역보다 약 2배 빠른 속도로 기온이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 美 폭설·中 -48도 한파에 에너지 가격 들썩… 알래스카는 봄날씨

    중국과 캐나다, 미국 북서부 등에 기록적인 한파가 몰아치면서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가격이 꿈틀대고 있다. 반면 한파의 대명사인 미국 알래스카에서는 12월 말에 봄가을 기온이 관측되면서 기상 당국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30일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의 지난 24일 최저기온은 영하 48도로 관측됐다. 지난 10월 17일 베이징의 최저기온이 영하 2도로 떨어지는 ‘때 이른 한파’가 찾아온 데 이어 11월에는 중국 북부와 동북부 지역이 폭설에 뒤덮였다. 한파의 영향으로 서울의 25일 최저기온이 영하 15.5도까지 떨어졌고 일본 도쿄는 27일 영하 2.2도를 기록했다. 도쿄의 12월 최저기온이 영하 2도 아래로 내려간 것은 45년 만이다. 캐나다와 미국 북서부 지역도 한파와 폭설로 몸살을 앓고 있다. 26~27일 사이 미국 오리건주와 캘리포니아 북부 등 태평양 연안 북서부 지역에 겨울폭풍이 몰아쳤다. 미국 시애틀의 27일 최저기온은 영하 6.7도로 73년 만에 가장 낮았다. 북서부 지역의 폭설로 항공편이 무더기 결항되는 ‘항공 대란’도 빚어졌다. 에너지 수요가 많은 동북아와 북미 지역의 한파는 천연가스와 국제유가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27일 미국 천연가스 선물은 100만BTU(열량단위)당 4.060달러에 장을 마쳤는데 이는 24일 종가보다 8.8% 오른 것이다. 29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 대비 0.76% 오른 76.56달러에 마감해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 갔다. 반면 같은 시기 미국 최북단 알래스카주에서는 영상 20도에 육박하는 이상 고온이 관측돼 충격을 안겼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 기상청은 지난 26일 알래스카 남부 코디액 섬의 최고기온이 19.4도로 관측돼 기상 관측 이래 12월 최고기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알래스카의 12월 평균 기온은 -5~0도 사이다. 알래스카 기후평가정책센터의 기상전문가 릭 토먼은 “12월 말에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태평양 북서쪽에 형성된 열돔이 이상 고온의 원인으로 지목되는데 기후변화로 인한 온난화의 경고음이라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CNN 소속 기상학자인 브랜든 밀러는 “기후변화가 한계를 넘어서면서 기온과 날씨의 ‘극한’에 무감각해졌다”면서 “북극과 그 주변은 다른 지역보다 약 2배 빠른 속도로 기온이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 “‘조국의 강’ 강폭 넓어...잘못은 잘못” 이재명 조국 사태 재차 사과

    “‘조국의 강’ 강폭 넓어...잘못은 잘못” 이재명 조국 사태 재차 사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9일 “‘조국의 강’은 안 건넌 게 아니라 못 건넜다. 저는 건너보려고 하는데 상당히 강폭이 넓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달 들어 수차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와 관련해 사과 메시지를 내놓은 바 있다. 이 후보는 이날 밤 채널A ‘이재명의 프러포즈’에 출연해 “제가 (조국 사태에 대해) 계속 사과드리고 있는데 아직도 (국민들이) 못 받아들인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안타깝지만 (조 전 장관의) 잘못은 잘못이고, 검찰 수사 문제는 그것대로 또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2일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조 전 장관 사태와 관련해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낮은 자세로 진지하게 사과하겠다”면서 처음으로 공식적인 사과를 했다. 이 후보는 “잘못이 있는 곳에 책임져야 하고 지위가 높고 책임이 클수록 비판의 강도가 높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며 “민주당이 공정성에 대한 기대를 훼손하고 실망시켜 드리고 아프게 한 점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2일에 이어 4일에도 “우리 진보개혁 진영은 똑같은 잘못이라도 더 많은 비판을 받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며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했다.이에 대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지난 4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안 하니만 못한 사과”라고 비판 글을 올렸다. 그는 “조국 사태가 어디 이 후보가 혼자 사과하고 넘어갈 일인가”라며 “2019년 가을 우리 사회는 광화문과 서초동으로 분열됐고 지금까지 후유증이 가시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선이 채 100일도 남지 않은 지금 여당 대선 후보의 무미건조한 사과 한마디가 뜻하는 것, 표를 얻기 위해서라면 일시적으로 고개를 숙여줄 수도 있다는 것”이라며 “진정 조국 사태에 민주당 대선 후보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면 문 대통령이 지금이라도 국민 앞에 사죄하도록 설득하고 민주당 전체가 엎드려 용서를 구하도록 하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내년 3·9 대선이 역대급 ‘비호감 대선’으로 불리는 데 대해서는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긴 한데 냉정하게 보면 지금 각 후보의 문제와 과거 대선후보들의 문제를 절대치로 비교해보면 상황이 나빠졌느냐, 아닐 수도 있다”며 “물론 (지금 후보들의) 문제가 있는 것 또한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선거가 임박해지면 (비호감 대선이라는 여론이) 좀 나아질 것으로 본다”면서 “제가 완벽한 사람이 못 돼서 부족한 점이 있다. 이 자리를 빌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저라고 완벽하겠습니까”라고 했다.
  • 진안군민 눈물 채운 용담댐, 이젠 웃음 채우는 ‘감성관광 명소’

    진안군민 눈물 채운 용담댐, 이젠 웃음 채우는 ‘감성관광 명소’

    전북 진안군민에게 수십년간 한 맺힌 눈물을 흐르게 했던 용담댐이 지역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천혜의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용담댐이 코로나19 시대 비대면 관광지로 인기를 끌고 있어서다. 2001년 댐 완공 이후 20여년이 흐른 뒤 코로나19를 계기로 지역경제를 살리는 사계절 관광지로 변신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진안군은 청정 용담댐 주변을 ‘경관 활용형 감성관광 명소’로 개발하는 계획을 추진한다고 29일 밝혔다.용담댐은 금강 상류이자 섬진강 발원지인 진안고원에 2001년 건설됐다. 소양강댐·충주댐·대청댐·안동댐에 이어 국내에서 다섯 번째로 큰 규모다. 용담댐 건설로 전북은 만성적인 물 부족 현상에서 벗어났다. 전북에는 생명수였지만 진안군에는 이루 말할 수 없는 피해와 고통을 주며 지역발전의 걸림돌이 됐다. 진안군은 대대로 살아온 삶의 터전과 농경지가 수몰되면서 인구가 급감하고 지역경제가 위축됐다. 2001년 완공된 용담댐은 저수량이 8억 1500만t으로 전북과 충남 일부 지역에 연간 4억 9200만t의 생활·공업·농업용수를 공급하는 다목적댐이다. 1억 3700만t의 홍수조절 능력도 갖췄다. 수력발전소에서는 연간 1억 9800만㎾의 전력도 생산한다. 하지만 댐 건설 과정에서 진안읍, 용담면, 안천면, 상전면, 정천면, 주천면 등 6개 읍면 68개 마을이 수몰됐다. 2864가구 1만 2616명이 정든 고향을 떠나야 했다. 농업·임업 생산기반을 상실해 인구 유출은 가속화되고 낙후된 지역경제는 더 침체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인구 감소율은 29%로 같은 기간 전북 군 지역 인구 감소율 17.8%보다 10% 포인트 이상 높다. 경지면적은 17.7%, 쌀 재배면적은 23.7%가 줄었다. 중요 소득원인 인삼 재배 면적도 40%나 줄었다. 그럼에도 진안군민들은 용담댐의 수질을 지키기 위해 많은 희생을 감수했다. 친환경제품 사용, 제초제를 쓰지 않는 우렁이농법, 친환경 제설제 살포는 기본이다. 용담댐 상류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될 경우 지역개발이 완전히 막히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고육책이었다. ●청정환경 진안관광 선도하는 명소로 개발 이렇듯 아픈 기억과 고통만 안겨 주던 용담댐이 최근 들어 진안관광을 선도하는 명소로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일교차가 큰 해발 400m 고원지대에 있는 용담댐은 가을 단풍과 몽환적인 물안개로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용담호를 에두르는 64.4㎞의 이설도로도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하다. 진안군은 용담호 수변 권역을 경관활용형 감성관광과 자연연계형 융복합 관광지로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용담댐의 ‘물’, ‘숲’, ‘일몰’은 감성을 자극하는 요소로 투자 대비 효과가 높은 관광자원으로 평가된다. 특히 용담댐은 전북을 대표하는 청정지역으로 진안군이 보유한 다른 관광자원과의 연계성도 뛰어나다. 용담호 주변 관광개발은 ▲경관 활용 감성 스폿 조성 ▲감성명소화 추진 ▲고립지 이야기길 조성 ▲물놀이 공간 조성 ▲꽃향기 자연치유 테마마을 조성 등이다. 감성 스폿은 핫플레이스 조성과 ‘물멍’ 명소 개발 사업이다. 용담호 주변에서 경관이 아름다운 곳과 기존 휴게소를 이용할 방침이다. 경관이 빼어난 용담호 미술관을 활용하는 방안이 우선 검토된다. 진안군에 산재한 미술작품과 사진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재생시키고 쉼터 및 포토존을 설치할 경우 새로운 핫플레이스가 될 전망이다. ‘물멍 포인트’는 안전시설이 경관조망을 해쳐 용담댐물문화관 2층을 활용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물, 숲, 일몰, 꽃, 향기로 감성명소화 추진 ‘감성명소화 사업’은 수변구역과 접한 안천·상전·동향면이 대상지다. 주민 참여형 마을만들기 사업으로 용담호 경사면에 경관, 환경, 특성, 계절에 맞는 꽃을 심어 관광상품화하고 다양한 상품 개발과 체험 등 부가가치 높은 관광상품을 만들어 주민소득으로 연계하는 방안이다. ‘이야기길 조성’은 용담호 건설로 수몰된 옛 지역의 얘기를 담은 스토리를 입힌 경관형 용담호 탐방길을 만드는 사업이다. 수몰된 옛 공간은 지역주민들의 아픔과 추억을 담아내는 것은 물론 진안군의 문화자산으로서 가치가 높다. ‘물놀이 공간’은 용담호 방문 관광객과 가족 단위 관광객 유치를 위해 기반시설이 좋은 용담면 가족테마공원을 활용하는 사업으로 검토된다. 용담댐 물을 활용하는 자연친화적인 이미지를 강조해 체험관광객을 유치한다는 구상이다. ‘꽃향기 자연치유마을 조성’은 용담호 주변 안천·상전·정천면에 자연치유 테마마을을 만드는 사업이다. 꽃과 식물을 활용해 향기 치유, 감성 치유, 자연 치유 등 다양한 치유 소재를 개발하고 지역 농가와 힐링 융복합 상품을 만들어 체류시간을 늘리는 관광사업이다. 진안군 관계자는 “용담댐은 진안관광의 핵심 가치인 청정환경을 대표하는 자원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 수 있는 차별화된 개발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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