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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요칼럼] 괴태곶 봉수대를 시민에게 돌려주오/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겸임교수

    [금요칼럼] 괴태곶 봉수대를 시민에게 돌려주오/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겸임교수

    경기 평택시 포승읍에 괴태곶 봉수대 유적이 남아 있다. 옛날에는 왜적이 남해안과 서해안을 침략하곤 했기 때문에, 날마다 봉화를 올려 변방이 무고한지를 조정에 보고했다. 조선 시대에는 이런 봉수대가 전국에 퍼져 있었으나, 구한말에 이르러 전신이라는 통신기술이 도입되자 봉홧불은 하루아침에 꺼졌다. 돌보는 손길이 사라지자 봉수대는 점차 제 모습을 잃어갔다. 그래도 봉수대가 서 있던 곳은 문화재로 지정돼 보호를 받기도 한다. 경남도에서는 진주의 광제산 봉수대와 창원의 봉화산 봉수대를 기념물로 지정해 그 역사적 의미를 되새긴다. 평택의 괴태곶 봉수대도 자치단체가 30여년 전에 유형문화재 제1호로 삼았다. 그런데 괴태곶 봉수대는 여느 봉수대와는 다른 곳이다. 이 봉수대는 고려 시대부터 천 년 동안 국가가 경영하는 목장 안에 있었다. 괴태곶 목장 역시 개화의 물결을 타고 사라져 갔으나, 날마다 목장에서 봉수대를 보며 살던 후손들이 아직도 인근 마을에 남아 있다. 그들은 사시사철 괴태곶 봉수대를 돌보던 봉수군의 후예이기도 하다. 그런 까닭에, 봉수대가 허물어진 뒤에도 주민들은 봉수대 곁을 쉽게 떠나지 못했다. 아이들은 이곳을 놀이터로 삼았고 인근 초중등 학교에서는 봄가을마다 소풍을 왔다. 괴태곶 주민의 봉수대 사랑은 깊고도 진한데, 거기에는 다른 이유도 있다. 봉수대 바로 밑에는 수도사라는 유서 깊은 사찰이 있는데 예사롭지가 않다. 구전에 따르면 신라 고승 원효대사가 득도한 곳이라고 한다. 알다시피 원효와 의상은 함께 당나라 유학을 떠나려고 했는데, 옛 무덤가에서 잠을 청하다가 매우 특별한 일이 벌어졌다. 춘원 이광수가 ‘원효대사’에서 ‘해골바가지 사건’이라고 기록한 사건이었다. 평택시와 조계종단에서는 이 지방에 전하는 구전 설화를 토대로 원효대사 깨달음 체험관까지 설치했다. 예부터 수도사의 신도 중에는 괴태곶 목장과 봉수대에서 일하는 주민이 많았다. 그런 점을 고려할 때 괴태곶 일대는 특별한 유적이자 명승이라고 해야 옳겠다. 마침 나는 여러 해째 평택에 살고 있어서 괴태곶 출신을 적잖이 알고 지낸다. 그들은 청소년 시절 괴태곶 봉수대에 올라 서해 바닷속으로 잠기는 황금빛 태양을 바라보며 꿈을 키울 때가 가장 행복했다고 한다. 나이가 좀 들어서는, 가슴이 답답할 때나 특별한 결심을 해야 할 때마다 수도사를 거쳐 괴태곶 봉수대 터까지 올라갔다고 한다. 봉수대는 그저 봉홧불만 올리던 곳이 아니라 인생의 꿈을 키우는 곳이요, 기쁨과 슬픔을 함께하는 주민들의 특별한 공간이었다. 그 점이 내게는 퍽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나도 틈을 내어 그곳을 한번 찾아가 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천만뜻밖에도 나의 발길은 괴태곶 봉수대에 닿지 못했다. 봉수대로 가는 길은 철책으로 완전히 막혀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나는 수도사에 들러 주지 스님을 만나서 사연을 물었다. 20여년 전에 괴태곶 일대에 해군 부대가 들어서면서부터 군사보안을 이유로 자유로운 접근이 불가능하게 됐다고 했다. 겹겹이 철책선이 봉수대를 둘러싼 상황이라, 출입을 원하면 적어도 며칠 전에 군부대에 서면으로 신청해야 한다고 했다. 한숨을 내쉬며 적문 스님은 이 말을 덧붙였다. “비무장지대도 주민등록증만 보여 주면 출입이 바로 허용되는 시대가 아닙니까. 천 년 넘게 일터이자 휴식처였고, 원효 스님께서 깨달음을 얻은 곳인데요. 이렇게 함부로 막아놓고 못 가게 하다니요.” 며칠 전에 전화벨이 울렸다. “봉수대가 시민의 품으로 돌아올 때까지 무엇이든 제가 해보려고요.” 스님의 나직한 목소리에 힘이 느껴졌다. “암요, 괴태곶 봉수대는 시민의 것입니다.” 문화재란 과연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되물으며 나는 전화를 끊었다.
  • [손재권의 실리콘밸리 투데이] 美 대기업의 ‘역발상 전략’… “최대 경쟁자가 될 회사에 투자”

    [손재권의 실리콘밸리 투데이] 美 대기업의 ‘역발상 전략’… “최대 경쟁자가 될 회사에 투자”

    “나는 자동차를 사랑한 사람입니다. 내가 자동차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을 때 아버지는 포드, GM 등 큰 회사들과 어떻게 경쟁할 수 있을까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하지만 이제 상장(IPO)을 해서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오늘 현재 미국에서 가장 관심을 받는 기업은 애플이나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 기업이 아니다. 바로 ‘리비안’(Rivian)이라는 전기 트럭 제조사다. 리비안은 아직 제대로 차를 판매한 적도 없는데 현지시간 18일 시가총액이 1467억 달러(약 173조원)를 기록, 폭스바겐(약 162조원)을 제치고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 3위가 됐다. 테슬라(시가총액 약 1235조원)와 도요타(약 352조원)만 리비안에 앞서 있다. 이 회사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R J 스캐린지는 차덕(자동차 애호가)에서 성덕(성공한 덕후)으로 인식되며 세계 3위 차 제조업체 대표로 등극했다. ●리비안 CEO 스캐린지, 경영권 요구 GM 거부 스캐린지는 리비안을 2009년 창업했다. 처음엔 스포츠카를 만들다가 전기 픽업트럭으로 타깃을 바꿨다. 이 회사가 관심을 모은 것은 2019년 제프 베이조스의 아마존이 약 13억 달러를 투자하면서부터다. 베이조스는 2018년 가을 리비안을 방문한 뒤 리비안이 만든 전기 밴을 이용한 배송 계획을 세우면서 투자를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베이조스는 지난 7월 블루오리진 로켓을 타고 우주여행을 다녀왔을 때 발사대까지 리비안의 SUV를 타고 가는 등 적극적으로 홍보도 해 줬다. 리비안의 또 다른 대주주도 관심을 모았다. 바로 포드(Ford)다. 포드는 리비안의 상장 성공으로 자동차 제조가 아닌 ‘투자’로 관심을 받게 됐다. 포드는 2019년 500만 달러를 리비안에 투자해 지분의 12%를 챙겼다. 애초에 GM이 리비안에 투자하기로 했다. 그런데 GM이 대규모 투자의 대가로 경영권 등을 요구하자 스캐린지가 GM의 투자유치를 꺼렸고 기회는 포드로 넘어갔다. 포드는 특히 “약혼을 했다고 꼭 결혼을 해야 하는 건 아니다”라며 스캐린지에게 적극적으로 접근했고 리비안은 결국 GM이 아닌 포드의 투자를 받게 됐다. 포드는 리비안 투자로 보유 지분 가치가 120억 달러(약 14조 1780억원)가 됐다. 포드의 시가총액 797억 달러의 약 15%에 달한다. 포드의 투자가 관심을 끈 이유는 리비안이 생산할 픽업트럭이 자신의 비즈니스 영역을 가장 크게 잠식해 올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포드는 F150이라는 미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자동차이자, 픽업트럭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리비안의 주력 모델은 바로 F150의 경쟁이 될 픽업트럭이다. 결국 자신의 경쟁자가 되고 위협이 되는 회사에 투자한 것이다. 포드는 2017년 자율주행차 회사 아르고AI에도 10억 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당시에는 GM, 아마존, 구글(웨이모), 우버 등과 자율주행차 개발 경쟁이 한창이었는데 자체 기술 개발이 힘들자 ‘투자’를 결정했다. 자신의 경쟁자나 심지어 대체할 만한 스타트업에 일찍부터 투자해 경쟁이 될 회사를 ‘우군’으로 만들고 리비안의 사례처럼 상장으로 인해 재정적 이득까지 볼 수 있는 전략이다. 포드는 이 같은 결정을 하기까지 수많은 내부 반발에 부딪혔다. 회사의 핵심 사업을 보완하거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회사에 투자해야지 자신들을 ‘대체’하거나 위협하는 회사에 투자한다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하지만 산업 트렌드는 순식간에 변하고 코로나19나 기후변화처럼 예측 불가능한 이벤트로 인해 한 회사뿐 아니라 ‘업계’ 전체가 위협받는 일이 벌어진다. 만약 포드가 기존 대기업(재벌) 모델처럼 인적 자원과 자본을 본사와 계열사 그리고 제한된 인맥으로 해결하려 했다면 ‘사라진’ 수많은 자동차 기업의 운명을 따라갔을지도 모른다. 미국 대기업이 자신들의 핵심 사업(코어 비즈니스)을 위협하거나 심지어 대체할 만한 회사에 투자하는 것은 포드뿐이 아니다. 미국의 4대 은행 중 하나인 씨티은행은 일찍부터 투자를 잘하기로 유명하다. 전문 벤처캐피털(VC)을 제치고 미국 내 VC 순위 15위권에 들어갈 정도다. 실제 씨티그룹의 기업 내 밴처캐피털(CVC)인 씨티벤처스는 2016년부터 61개 회사에 투자해 그중 6개는 이미 10억 달러 이상의 투자회수 성과를 올렸다. 씨티은행이 이런 성과를 낸 것은 자신을 위협하는 비즈니스에 투자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씨티는 “해당 분야의 리더가 돼 카테고리를 정의할 기업에 투자한다”는 원칙을 세웠다.●포드, 투자 결정 과정에 내부 큰 반발 뿌리쳐 이 같은 원칙을 기반으로 씨티는 은행 정보 전송 인터페이스(API) 플랫폼인 플레이드(Plaid)와 결제 회사 스퀘어(Square), 쿠폰회사 허니(Honey), 전자 서명회사 도큐사인(DocuSign) 등에 투자해 모두 큰 성공을 거뒀다. 씨티의 투자가 주목받은 것은 플레이드, 스퀘어, 허니, 도큐사인 등에 투자할 때 관련 사업을 하는 사업부가 사내에 있었기 때문이다. 내부에서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심지어 사업부도 있었지만 본사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스타트업에 적극 투자해 결국 IPO 등을 통해 성공리에 투자회수를 하게 된 것이다. 씨티그룹은 파트너십을 맺고 일해 본 경험이 있는 회사에 투자한다는 원칙도 있었다. 대기업은 크고 작은 협력사와 관계를 맺는다. 이때 실력 있는 창업자, 팀을 발견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투자’와 연결되는 시스템을 갖췄다. 씨티가 투자한 회사의 3분의2는 본사인 씨티은행과 비즈니스 관계를 맺은 뒤 내부 직원의 평판을 듣고 투자를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기업형 VC는 투자 시장에서 평판이 좋지 않았다. 전략적 투자인지 인수합병(M&A)을 위한 과정인지 애매한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투자를 이유로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뺏는 사례도 있었다. 잘나가는 스타트업일수록 순수 VC의 자본을 선호하고 기업형 VC는 받지 않는 사례가 있었다. 하지만 포드나 씨티은행처럼 스타트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통해 수익을 올리고 미래도 발굴하는 사례가 나오자 인식이 달라졌다. ●스타트업, 기업형 벤처캐피털 인식 달라져 실리콘밸리의 거인 기업이 된 세일즈포스(Salesforce)는 대기업의 스타트업 투자 트렌드의 또 다른 모범을 보여 준다. 고객 관계 관리(CRM) 소프트웨어의 대명사가 된 세일즈포스는 스타트업 투자만으로 2020년 21억 7000만 달러(약 2조 5638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웬만한 회사의 제품, 서비스 판매보다 더 큰 수익을 비상장 스타트업에 투자해 올린 것이다. 특히 엔시노와 스노플레이크가 지난해 상장하면서 17억 달러의 이익을 올린 것이 회사 수익에 큰 영향을 줬다. 이 같은 성공으로 세일즈포스는 비상장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빠르게 수익을 올리는 방법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실제 세일즈포스의 2021년 회계연도 주식 1개당 순이익 4.38달러 중 1.75달러가 이 같은 전략적 투자에서 나왔다. 세일즈포스가 현재 투자한 스타트업의 가치는 39억 1000만 달러(약 4조 6196억원)에 달한다. 1년 전에 비해 가치가 100% 늘었다. 세일즈포스의 투자 원칙도 시장에서 경쟁하면서 자신을 위협할 수도 있는 회사에도 투자한다는 것이다. 특히 마크 베니오프 창업자 겸 CEO가 소프트웨어 서비스(SaaS·Software as a service) 시장을 창조하고 개척한 인물이어서 이 분야에 ‘될성부른’ 회사가 있으면 때론 시장에서 경쟁하거나 자신들의 사업을 위협하더라도 투자한다는 원칙을 세웠기 때문이다. 즉 세일즈포스는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서비스 분야에서 ‘올마이티’(전능한) 기업이 되길 원하기 때문에 각 분야의 가장 경쟁력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원칙이다. 세일즈포스 존 소모르자이 대표는 “스타트업 투자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기 때문에 우리가 투자하는 이유가 더 매력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더밀크 대표
  • 몰라도 노련한 kt, 알기에 쓰라린 두산

    몰라도 노련한 kt, 알기에 쓰라린 두산

    한국시리즈(KS·7전4승제)가 대부분 처음인 kt 위즈 선수들이지만 마치 처음이 아닌 듯했다. 반대로 벌써 7년 연속 KS를 경험하는 두산 베어스 선수들은 처음인 것처럼 서툴고 부진했다. KS 경험의 차원이 다른 두 팀이 예상치 못한 모습으로 희비가 엇갈렸다. kt가 막내 구단의 패기를 앞세워 KS를 주도했다. 우승을 경험한 선수가 허도환(2018년·SK 와이번스)뿐이고, KS 유경험자로 확대하면 최고참 유한준(2014년·넥센 히어로즈)까지 딱 2명이지만 kt는 KS 초보라고는 믿기지 않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시리즈의 향방이 걸린 1차전부터 kt는 남달랐다. 두산이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플레이오프까지 치른 7경기에서 55점을 올리며 타격감을 제대로 끌어올렸지만 kt는 윌리엄 쿠에바스가 7과3분의2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두산 타선을 잠재웠다. 이날 경기는 선수단에 자신감을 심어줬고 이후 경기에서 완벽하게 두산을 잡는 계기가 됐다. 특히 데뷔 19년 만에 처음으로 KS를 밟은 박경수의 투혼이 빛났다. 2차전에서는 1회초 무사 1, 2루의 위기를 몸을 던져 병살타로 처리해 초반 분위기를 주도했고, 3차전에서는 결승 홈런포로 팀에 승리를 안겼다. KS가 처음이지만 박경수는 전혀 초보의 티가 나지 않았다. 반면 두산은 1~3차전 팀 타율이 0.213(94타수 20안타)에 그쳤다. 홈런도 없었다. kt가 1~3차전 매 경기 홈런 1개씩 터뜨린 것과 비교됐다. 두산은 팀 타선이 가라앉았던 2017년(타율 0.226), 2018년(0.249), 2020년(타율 0.219)은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이미 KS에서 어떨 때 준우승을 하는지, 어떻게 하면 우승하는지 잘 아는 선수들이지만 뜻대로 야구가 되지 않는 모습이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많은 경험이 선수들에게 독이 됐다고 아쉬워했다. 선수들이 우승의 달콤함과 준우승의 쓴맛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18일 “경험 많은 선수들은 자기가 못하면 비난을 많이 받았던 경험도 있어서 부담을 많이 가진 것 같다”고 짚었다. 아무리 김 감독이 “승패는 감독의 책임”이라고 강조해도 소용없었다. 7년 전 부담 없이 즐겁게 야구 경기를 하며 왕조시대를 열었던 두산이지만 잘 아는 것이 이번엔 너무나 뼈아픈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해마다 가을의 주인공이었던 두산으로서는 더 아쉬움이 남는 가을이다.
  • 캘리포니아 불곰은 편의점 문 열고 들어와 손소독도 한다?

    캘리포니아 불곰은 편의점 문 열고 들어와 손소독도 한다?

    간식 거리를 찾는 꼬마처럼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편의점 문을 열고 들어오는 대형 불곰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화제를 낳고 있다. 18일 피플 닷컴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레이크 타호의 북동쪽에 위치한 올림픽 밸리란 마을의 세븐일레븐 편의점에서 일하던 레이첼 두쿠신(44)은 네 발 달린 짐승이 가게 밖에 나타나자 깜짝 놀라 휴대전화 카메라로 동영상을 찍기 시작했다. 그런데 불곰이 앞발로 문을 밀며 들어와 그녀는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그러면 곰이 겁에 질려 달아날 줄 알았다. 그런데 불곰은 전혀 당황한 기색 없이 손소독제를 작동하는 것처럼 동작을 취한 뒤 유유히 가게 안을 들여다보며 킁킁 거렸다. 두쿠신은 “맙소사, 이녀석은 문을 열 줄 아네”라고 말한 뒤 곰이 두리번대자 계속해 “어이 멈춰! 나가!”라고 외쳐댔다. 사실 이 곰은 가게 안에 들어오기 전에 쓰레기통을 엉망으로 만들어놓았다. 두 번 정도 곰을 위협하다 소용 없자 두쿠신은 가게 안으로 들어와 911에 신고하려 했는데 곰도 따라 들어온 것이었다. 결국 응급요원들이 도착해 고무총탄을 쏴서 곰을 달아나게 했다. 두쿠신은 그 뒤에도 곰이 다시 돌아와 쓰레기통을 뒤지긴 했지만 가게 안에는 들어오려고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불곰의 귀에 노란색 태그가 붙어 있는 것으로 보아 캘리포니아 낚시 및 야생보호부(CDFW) 관리를 받는 종으로 보인다. 이 부서는 레이크 타호 주변의 야 생 곰들을 가급적 많이 사로잡아 태그를 붙인 뒤 놓아주고 추적해 이들의 유전적 관계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면서 곰 생태를 연구하고 있다. CDFW의 지역 책임자 케빈 토머스는 샌프란시스코(SF) 게이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불곰이 가게 안에 들어간 행위는 “야생 곰의 전형적인 모습이 아니다”면서도 “인간이 먹는 것을 함께 먹으려는 학습된 행동으로 보인다. 이들이 주택과 점포들에서 음식을 찾는 데 익숙해져 있으며 한번 맛을 들이면 되돌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겨울잠을 자기 전에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기 위해 가을철 먹이활동이 활발해진 영향도 있다고 했다. 캘리포니아주에선 곰들과 인간이 마주치는 일이 번번이 일어난다. 지난 8월에도 틱톡 이용자 티샤 캠벨이 로스앤젤레스 외곽의 한 주택가 통로에서 56㎏ 무게의 곰 한마리가 어슬렁거리고 나타나 반려견들과 함께 대들어 격퇴시키는 동영상이 공개됐다. 같은 달 킹스 비치의 세이프웨이 편의점에서도 커다란 곰 한 마리가 감자칩 한 봉지를 들고 달아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 새마을금고 발상지 산청에 역사관 개관, 전시·교육연수원으로 운영

    새마을금고 발상지 산청에 역사관 개관, 전시·교육연수원으로 운영

    새마을금고가 처음으로 시작된 경남 산청군에 ‘MG새마을금고 역사관’이 건립돼 개관했다.산청군과 새마을금고중앙회는 18일 산청읍 지리 590에 지은 MG새마을금고 역사관에서 개관식을 했다. 산청군과 새마을금고중앙회는 2019년 10월 새마을금고 발상지 기념 역사관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2020년 12월 건립공사를 시작했다. 중앙회는 산청읍 지리 1만 2000㎡ 터에 총 사업비 110억원을 들여 연면적 1996㎡, 지상 3층 규모 새마을금고 역사관을 건립했다. 역사관에는 발상지 기념전시관과 회원 교육시설, 갤러리, 체험관 등의 시설이 설치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역사관을 중심으로 새마을금고 관련 상설 전시관과 인재원 기능을 분담하는 교육관을 운영하고 산청동의보감촌과 연계한 연수 프로그램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산청군은 역사관이 지역의 문화관광 자원과 연계한 새로운 전시·체험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역사관이 동의보감촌을 중심으로 한 항노화산업과 웰니스 관광을 비롯해 남사예담촌, 지리산과 경호강, 황매산 등 풍부한 역사·문화 관광자원과 동반상승 효과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산청군과 새마을금고에 따르면 최초의 새마을 금고는 1963년 5월 25일 산청군 생초면 계남리 하둔마을에서 ‘하둔마을금고’라는 이름으로 시작됐다. 이후 1963년 말에는 경남지역에 모두 115개의 마을금고가 설립되는 등 전국으로 확산됐다. 1970년 가을부터 시작된 새마을운동에 참여하면서 새마을금고로 이름을 바꿨다. 새마을금고는 현재 전국에 금고 수 1300여개, 회원 수 2000여만명, 자산이 200조원에 이르는 종합금융협동조합으로 성장했다. 현재 산청군 생초면 계남리 하둔마을 마을회관 앞에는 새마을금고 발상지임을 알리는 비석이 있다. 이날 개관식에는 이재근 산청군수,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 및 새마을금고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이재근 산청군수는 “전국 1300여개 금고 직원은 물론 2000만 회원들이 새마을금고가 걸어온 발자취를 확인 할 수 있는 역사관이 건립된 것을 축하한다”며 “한방항노화의 고장, 지리산 청정골 산청군이 새마을금고 역사관과 함께 전국 최고의 힐링 연수지역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대체 휴일 덕에 10월 극장 영화 관객 증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대체 휴일 덕에 10월 극장 영화 관객 증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개봉을 연기했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올가을 잇달아 선보이면서 지난달 극장을 찾은 관객 수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56만명) 증가했다. 18일 한국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10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영화 관객 수는 519만명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50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2.4%(93억원) 늘었다. 9월 말 개봉한 ‘007 노 타임 투 다이’부터 2주 연속 주말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한 ‘베놈2:렛 데어 비 카니지’, SF 대작 ‘듄’ 등이 잇달아 개봉한 데다, 개천절과 한글날 대체 휴일이 이어지며 관객 수와 매출액 증가에 힘을 보탰다. 세 편의 블록버스터 영화 덕에 10월 외국 영화 관객 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06.4%(329만명) 증가한 436만명, 매출액은 374.2%(342억원) 증가한 433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500개관 이상에서 개봉한 한국 영화는 없었다. 관객 수는 전년보다 76.6%(273만명) 줄어든 83만명, 매출액은 76.7%(249억원) 줄어든 75억원으로, 2004년 통합전산망 가동 이후 10월 기준 최저치를 기록했다. ‘베놈2’가 197만명(매출액 196억원)으로 흥행 1위를 차지했고 ‘007 노 타임 투 다이’가 104만명(104억원), ‘듄’이 76만명(81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한국 영화는 9월 추석 개봉작인 ‘보이스’와 ‘기적’이 장기 상영을 이어가며 10월 흥행 4위와 5위에 올랐다.
  • ‘넓은 하늘로의 비상을 꿈꾸며’ 올해 필적 확인문구…지친 수험생 위로했다

    ‘넓은 하늘로의 비상을 꿈꾸며’ 올해 필적 확인문구…지친 수험생 위로했다

    18일 실시된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생 필적확인 문구는 ‘넓은 하늘로의 비상을 꿈꾸며’였다. 이는 이해인 수녀의 시 ‘작은 노래’의 3행이다. 필적확인 문구는 수험생들이 답안지의 필적 확인란에 따라 기재해야 하는 문구로, 이는 2004년 수능에서 대규모 부정행위가 발생한 것에 따른 대책으로 2005년 도입됐다. 2005년 6월 모의평가 때 처음 등장한 필적확인 문구는 윤동주의 시 ‘서시’의 한 구절인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이었다. 부정행위 없이 시험을 치르라는 의미로 읽혔다. 이후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동시에 수험생을 격려하고 위로해줄 수 있는 표현들이 주로 필적확인 문구로 사용됐다. 지난해 치러진 2021학년도 수능의 필적확인 문구는 나태주 시인의 시 ‘들길을 걸으며’에서 인용한 ‘많고 많은 사람 중에 그대 한 사람’이었다. 2020학년도는 박두진 시인의 시 ‘별밭에 누워’에서 인용한 ‘너무 맑고 초롱한 그 중 하나 별이여’였다. 2019학년도는 김남조 시인 시 ‘편지’에서 인용한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가 선정돼 수험생들을 격려하는 문구로 호평받았다. 다음은 역대 대학수학능력시험 필적확인 문구 ▷2006학년도: ‘흙에서 자란 내마음 파란 하늘빛’ (정지용의 ‘향수’) ▷2007학년도: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정지용의 ‘향수’) ▷2008학년도: ‘손금에 맑은 강물이 흐르고’ (윤동주의 ‘소년’) ▷2009학년도: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윤동주의 ‘별 헤는 밤’), ▷2010학년도: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 (유안진의 ‘지란지교를 꿈꾸며’) ▷2011학년도: ‘날마다 새로우며 깊어지며 넓어진다’ (정채봉의 ‘첫 마음’) ▷2012학년도: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황동규의 ‘즐거운 편지’) ▷2013학년도: ‘맑은 햇빛으로 반짝반짝 물들이며’ (정한모의 ‘가을에’) ▷2014학년도: ‘꽃초롱 불 밝히듯 눈을 밝힐까’ (박정만의 ‘작은 연가’) ▷2015학년도: ‘햇살도 둥글둥글하게 뭉치는 맑은 날’ (문태주의 ‘돌의 배’) ▷2016학년도: ‘넓음과 깊음을 가슴에 채우며’ (주요한의 ‘청년이여 노래하라’) ▷2017학년도: ‘흙에서 자란 내마음 파란 하늘빛’ (정지용의 ‘향수’) ▷2018학년도: ‘큰 바다 넓은 하늘을 우리는 가졌노라’ (김영랑의 ‘바다로 가자’) ▷2019학년도: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 (김남조의 ‘편지’) ▷2020학년도: ‘너무 맑고 초롱한 그 중 하나 별이여’ (박두진의 ‘별밭에 누워’) ▷2021학년도: ‘많고 많은 사람 중에 그대 한 사람’ (나태주의 ‘들길을 걸으며’) ▷2022학년도: ‘넓은 하늘로의 비상을 꿈꾸며’ (이해인의 ‘작은 노래’)
  • 디유아모르, 뱅글 시계 ‘치엘로’ 출시

    디유아모르, 뱅글 시계 ‘치엘로’ 출시

    ㈜비더블유아이(BWI)의 주얼리·워치 브랜드 디유아모르(DIEUAMOUR)가 2021년 가을·겨울시즌 신제품 여성용 메탈 뱅글 시계 ‘치엘로’(Cielo·DAW3502M) 라인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23mm 케이스 지름으로 제작됐으며 12시 방향 다이얼에 천연 다이아몬드가 달려 있다. 가벼운 소재와 크기의 4가지 타임피스로 구성됐다. 비더블유아이 관계자는 “여성의 우아함과 고급스러운 무드를 담은 뱅글 시계로 손목을 타고 흐르듯 부드러운 곡선의 볼륨감이 특징”이라며 “다른 액세서리, 팔찌 등과도 조화를 이뤄 개성 있는 데일리 포멀룩을 연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프랑스어로 ‘신의 사랑’을 의미하는 디유아모르는 2017년 론칭된 쥬얼리 브랜드로 공식홈페이지(www.dieuamour.co.kr)를 통해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무료배송 및 포장서비스를 제공한다.
  • [박홍환 칼럼] 대전환기, 고 김경일 교수와 아리랑/평화연구소장

    [박홍환 칼럼] 대전환기, 고 김경일 교수와 아리랑/평화연구소장

    그와의 첫 만남은 중국인들의 통곡과 환호가 교차했던 2008년 가을쯤이다. 베이징대 동방학부 조선(한국)어 문화학과 교수 김경일(金景一ㆍ중국명 진징이). 베이징 북4환과 맞닿아 있는 아시안게임선수촌 부근 호텔 커피숍에서 처음 만난 그는 50대 중반의 전형적인 학자풍 모습이었다. 체구는 작았지만 검은색 뿔테 안경 너머 눈빛은 강렬했고, 논지를 펼치는 목소리는 차분하면서도 힘이 넘쳤다. 남도 북도 아닌 제3지대 중국에서 한반도 정세를 고민해 온 동포 학자는 한국에서 건너온 특파원에게 전해 줄 이야기가 너무 많은 듯했다. 그와 만나기 불과 1년 전만 해도 남북 정상이 손을 맞잡는 등 남북 관계는 돌파구가 마련되는 듯싶었지만 밀월은 몇 달을 버텨 내지 못했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발생한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피살 사건을 계기로 남북 관계는 돌고 돌아 원점을 향해 가고 있었다. 어렴풋한 기억을 되살려 보면 당시 그는 급속도로 악화돼 시험대에 오른 남북 관계를 매우 안타까워하며 과거와 다른 새로운 해법, 남북 간 신뢰 회복을 위한 획기적 발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도 그는 비관하지 않았다. 언젠가는 다시 유암화명(柳暗花明)의 아름다운 봄 풍경이 재현될 것이라 낙관했다. 남북의 화해, 한반도의 평화를 그는 그렇게 학수고대했다. 중국 지린성 둔화에서 태어난 그는 옌볜대학 중문학부를 졸업하고 베이징대학 국제관계학원에서 국제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베이징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한반도연구센터 부주임, 조선문화연구소장 등을 역임했다. 평생 고국인 한반도 문제에 천착하며 한반도 평화를 열망했다. 남과 북이 분단 이데올로기로 분칠된 적대의 시대를 넘어 공생의 길로 나서기를, 한국이 미래 동아시아 평화의 한 축이 되기를 소망하며 부단히 그 방법론을 탐색해 왔다. 그의 그런 생각과 고민은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 언론을 통해 발표한 199편의 칼럼 등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북핵, 위기이자 기회’(2006년 11월), ‘남한과 북한의 상생공영’(2008년 8월), ‘북극 빙하가 녹고 새 길도 뚫리는데’(2012년 11월), ‘북핵과 평화협정’(2013년 6월), ‘남북통일의 천시, 지리, 인화’(2015년 2월), ‘남북한 제로섬 관계를 뛰어넘어야’(2019년 7월)…. 제목만으로도 한반도 평화에 대한 그의 열망을 미뤄 짐작할 수 있는 그의 칼럼은 지난해 4월 26일을 끝으로 더이상 찾아볼 수 없다. 암투병 끝에 그는 꼭 1년 전인 지난해 11월 8일 영면했다. 고인과 작별한 지 1년 만인 지금 고인의 혜안이 애타도록 그리운 이유는 한반도 정세가 대전환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의 시발점이 될 종전선언 움직임이 차츰 구체화되고 있지만 내년 대통령 선거 결과는 남북 및 북미 관계의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고인은 지난해 4월 마지막 칼럼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국제정세를 예견하면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각자도생의 국제적 흐름이 남북 관계에 이제까지 없었던 새로운 기회와 공간을 부여할 수도 있다고 희망 섞인 분석을 내놓았다. 남북 관계에 새로운 기회가 도래하고 있다고도 했다. 남북 관계를 천시(天時), 지리(地利), 인화(人和) 측면에서 보자면 변화를 예시하는 천시를 이뤘고, 다시 한번 경이로운 이변을 연출할 남북 협력의 지리와 남북 화해의 인화 또한 멀지 않았다는 것이다. 엇방향으로만 내달렸던 남원북철(南轅北轍)의 남북 관계, 고인의 예상처럼 새로운 기회가 열리길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베이징에서 고인과 저녁 식사를 겸해 술을 나눌 기회가 있었다. 조금 거나해지자 고인은 들릴 듯 말 듯 조용히 아리랑을 노래했다. 이산의 노래이자 소통의 염원, 평화의 호소인 아리랑 선율에 그는 한반도 평화에 대한 열망과 기대를 가득 담아 노래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나 죽어 가는 길에 아리랑을 들려주오.” 고인은 영면하기 전에도 유언처럼 아리랑 가락을 듣길 소망했다고 한다. 제3지대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포럼을 이끌며 한반도 문제 연구를 주도한 고인이 더욱더 그리워진다. 고인은 진보와 보수의 구별을 뛰어넘어 역사와 현실을 아우르며 통일문제를 성찰한 분단시대의 사상가라고 할 만하다. 고인의 가장 큰 취미가 낚시였다는 사실을 이번에 알게 됐는데, 생전 그와 낚시여행을 하며 한반도 평화 담론을 나누지 못한 게 못내 아쉬울 뿐이다.
  • [똑똑 우리말] ‘든지’와 ‘던지’/오명숙 어문부장

    “수능일마다 얼마나 춥든지 올해도 걱정했는데 다행히 따뜻하답니다.” “그래도 방한 물품이던지 두꺼운 옷이던지 준비하는 게 좋아요.” 위 문장에 쓰인 ‘든지’와 ‘던지’는 맞게 쓰인 걸까. 정답은 ‘아니요’다. ‘던지’와 ‘든지’는 상황에 따라 다르게 써야 한다. 하지만 발음이 비슷해서인지 혼동해서 쓰이는 경우가 많다. ‘던지’는 과거의 일을 회상하되 그것이 뒤 절의 일이나 상황을 일으키는 근거나 원인으로 추정됨을 나타내는 말이다. “술기운이 과했던지 그는 어느새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처럼 쓰인다. 또한 과거의 일이나 상황을 회상하여 감탄하는 뜻을 나타내거나 막연한 의문 또는 의심의 뜻을 나타낼 때 쓰인다. “가을 하늘이 얼마나 곱던지 눈물이 다 나더라”, “거기에 왜 갔던지 도통 생각나지 않는다”와 같이 쓸 수 있다. ‘든지’는 어느 것이 선택돼도 차이가 없는 둘 이상의 일을 나열함을 나타내는 보조사로 쓰이거나 나열된 동작이나 상태, 대상들 중에서 어느 것이든 선택될 수 있음을 나타내는 연결 어미로 쓰인다. “키위든지 딸기든지 먹고 싶은 대로 먹어라”, “결혼을 하든지 말든지 관심 없다”처럼 쓸 수 있다. 비슷한 형태의 ‘든가’도 ‘든지’와 의미나 쓰임새가 같다. 따라서 “수능일마다 얼마나 춥던지…”와 “그래도 방한 물품이든지 두꺼운 옷이든지 준비하는 게 좋아요”가 맞게 쓰인 문장이다.
  • 이번 역은 가을도 봄이 되는 ‘청춘역’입니다…내리실 문은 낭만 오른쪽, 힐링 왼쪽입니다

    이번 역은 가을도 봄이 되는 ‘청춘역’입니다…내리실 문은 낭만 오른쪽, 힐링 왼쪽입니다

    강원도 춘천은 낭만의 도시다. 서정적 호수(의암호), 고불거리는 강(소양강), 강 따라 흐르는 철도(경춘선), 심지어 ‘봄내’라는 이름까지. 온갖 낭만적인 요소는 모두 가졌다. ‘아무 계획도 없이 무작정 몸을 부대어보며, 힘들게 올라탄 기차는 어딘고 하니 춘천행.’ 싱어송라이터 김현철은 노래 ‘춘천 가는 기차’(1989)에서 지친 일상을 떠나 춘천으로 향하는 심정을 이렇게 노래했다. 무작정, 정말 그리하기 좋은 곳이다. 춘천은. 시간은 30여년도 더 지나 기차는 전철로 바뀌었고 근사한 ITX고속열차도 생겼다. 하지만 구불거리는 북한강도 강촌역도 여전히 꿰고 다니니 추억을 곱씹거나 없었다면 새로 새길 수 있다.책 한 권이 있다면 더욱 근사하다. 이왕이면 춘천에 관한 책이면 좋겠다. 김유정의 ‘봄봄’, ‘동백꽃’도 좋고 이외수의 책도 어울린다. 김유정기념사업회 명예이사장인 소설가 전상국이 쓴 ‘춘천 사는 이야기’나 봄봄의 후편 격인 ‘다시 봄봄’ 등이 좋을 듯하다. 차로 가도 나쁘지 않다. 막혀도 고작 두어 시간이다. 과정도 목적지도 좋으니 만추와 조동이 스치는 계절에 뭔가 로맨틱한 자극이 필요하다면 춘천에 가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곳은 늘 봄처럼 낭만적이니 말이다. 춘천의 춘(春)은 젊음과 낭만을 상징하는 게 맞다. 청춘이라지 않았던가. 차창 밖으로 스미는 나른한 오후 볕에 깜박 잠이 든대도 좋다. 춘천이 종착지다. 철 바퀴가 레일을 지치는 리듬이란 꼭 엄마 뱃속에서 듣던 심장박동이나 이발소 사각사각 가위질 소리 같아 퍽 잠이 온다. 풍물시장을 들를라 치면 남춘천역이 좋고 바로 소양강을 보고 싶다면 춘천역이 낫다. 춘천낭만시장(중앙시장)에도 가 봐야 한다. 총떡과 막국수 한 그릇에 비로소 여행 온 기분을 낸다. 총떡은 춘천에서 메밀을 얇게 부쳐 고기와 채소를 볶아 넣고 총구처럼 돌돌 말아 낸 전병이다. 매콤새콤하고 구수하니 이곳까지 와서 아니 먹을 수 없는 음식이다. 시장과 길 하나를 사이에 둔 육림고개 역시 요즘 핫플레이스로 뜨는 지역이다. 이름의 유래가 된 육림극장이 있었고 값싸고 독특한 물건을 파는 오래된 점포와 식당들이 많았다. 막걸리를 파는 전집부터 신기술로 빛바랜 사진을 찍어 주는 사진관, 주인이 경상도 울진 출신임을 강조하는 미용실 등이 남아 있다. 서양식 레스토랑, 일식 주점, 근사한 카페들도 터주가 떠나버린 빈자리를 메우며 공존의 고갯길을 열어 놓았다. 낭만은 시장 안에도 깃들었다. 중앙시장에는 예의 전통시장 분위기에 매료된 젊은 관광객을 위한 다양한 점포들이 들어왔다. 장바구니 대신 빵을 사도 좋고 차를 마셔도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직접 부친 전이나 조잔부리를 챙기는 재미가 있다. 시장 옆은 명동이다. 춘천에도 명동이 있다. 일제강점기에 전기가 일찍 들어와 번쩍번쩍한 번화가를 거개 명동(明洞)이라 불렀다. 춘천에서도 유일한 시내가 ‘명동’이다. 이리저리 이어진 명동의 좁은 골목에 닭갈비거리가 버티고 섰다. 오늘날 ‘춘천닭갈비’의 명성을 있게 한 곳이다. 여기서 갈비란 늑골 부위를 이르는 게 아니다. 고기 하면 으레 갈비를 최고로 꼽던 시절에 닭을 썼대서 닭갈비다. 돼지갈비만 못하게 여겼지만 지금은 다르다. 지역 대표 메뉴로서 위상을 단단히 수성하고 있다. 요즘이야 철판에 닭고기와 양배추, 고구마, 당면 등을 넣고 볶아 먹는 형식이 대표적이지만 사실은 연탄불에 닭갈비와 살코기 부위를 구워 먹었던 것에서 유래했다. 1970년대 소양강댐이 건설되며 많은 외지 사람들이 몰려왔다가, 여기저기 소문을 낸 것이 전국적 명성을 얻기에 이르렀다. 종류도 다양해져 요즘 춘천에는 숯불닭갈비와 철판닭갈비, 뼈 있는 것, 없는 것 등 다채로운 식문화가 생겨났다.시민들에게나 관광객에게나 춘천의 대표적 낭만 스폿 중 하나는 공지천이다. 이른 아침 운동 코스로도 좋고 야경을 감상하는 저녁 산책 코스로도 딱이다. 공지천을 지나치자면 살짝 커피향이 느껴진다. 6·25전쟁 당시 참전한 에티오피아군 기념탑과 기념관이 이곳에 있어, 예가체프로 유명한 에티오피아산 커피 원두 또한 어느 곳보다 춘천에 가장 먼저 상륙했다.이곳엔 1968년 개업, 국내 최초로 로스팅한 원두커피를 팔아 온 집이 있다. ‘이디오피아 벳(집)’이다. 6·25전쟁 참전을 기념해 세운 커피집으로 에티오피아 원두로 내린 커피를 팔고 있다. 공지천 강물에 반쯤 걸터앉은 이 클래식한 분위기의 커피숍은 커피 마니아들의 순례 코스일 뿐만 아니라 에티오피아 황제와도 연관 있는 곳이다. 1968년 에티오피아 황제가 춘천 공지천 참전기념탑을 방문한 후 양국 간 문화교류를 위한 ‘이디오피아 벳’이 생겼다. 커피 원두의 원산지인 에티오피아는 황실에서 사용하는 원두를 이곳에 보내왔고, 덕분에 무려 53년 전에 로스팅 원두커피를 서울도 아닌 춘천에서 마실 수 있게 됐다. 과연 오리지널이다. 맛있고 향기롭다. 창밖으로 보이는 춘천 풍경은 뜨거운 커피를 더욱 맛나게 한다. 6·25전쟁에 에티오피아군이 참전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놀랍다. 그저 터키나 오스트레일리아 같은 16개국 중 하나려니 했다.(물론 그중 룩셈부르크와 그리스, 콜롬비아, 태국은 생경하다.) 에티오피아 황실 근위대에서 선발한 칵뉴 부대가 주인공이다. 현지어로 ‘적을 섬멸한다’는 뜻의 칵뉴부대는 1951년 5월 7일 한국에 도착해 총 253번의 전투를 치렀다. 와중에 전사자 121명에 536명이 부상을 입었다. 하지만 단 한 차례도 진 바 없고 단 1명의 포로조차 허용하지 않은 ‘무적의 전승 부대’였다. 중동부전선(철원~양구) 등에서 무패 신화를 세우고 1956년까지 춘천에 주둔했다. 참전 군인 중에는 1960년 도쿄올림픽 마라톤 우승자인 비킬라 아베베도 있었다. 머나먼 타국에서 스러져 간 고마운 에티오피아 군인들의 이름이 전사(戰史)와 업적, 유품과 함께 이곳에 남아 있다. 에티오피아 전통 가옥 형태로 지은 한국전참전기념관에 가면 자세한 사연을 확인할 수 있다. 공지천에는 커피 외에 또 하나의 명물이 있다. 3대가 가업을 이어받은 노포 햄버거집이다. 햄버거가 3대라니. 라모스 버거는 MZ세대 관광객들로부터 춘천의 명물로 손꼽히는 수제버거집이다. 뉴욕치즈의 여신, 소양강버거 등 각각 특색 있는 버거의 맛이 좋아 많은 이들이 찾는다. 특히 치즈와 블루베리 소스의 조화가 인상적인 줄리엣버거는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 비대면 로봇 서비스 역시 볼거리로 인기만점이다.춘천 중심부에는 북한강과 소양강이 만나는 의암호가 있다. 강물 위에 우뚝 서 있는 ‘소양강 처녀상’이 랜드마크다. 의암호에는 스카이워크가 두 곳이다. 하나는 소양강 스카이워크, 또 하나는 의암호 스카이워크다. 시내와 가깝고 소양강 처녀상 옆에 자리해 야경이 특히 아름다운 소양강 스카이워크는 길이 174m의 현수교 모양이다. 투명 바닥 구간만 무려 156m에 이른다. 아찔하니 발바닥이 근질근질 오그라들고 머리는 ‘손오공 머리띠’ 같은 것이라도 씌운 것처럼 저릿저릿하다. 공포의 10m 높이에서 강물을 내려다보며 걷는 기분이란 게 꼭 그렇다. 의암호 스카이워크는 좀더 길다. 길이 190m에 이르는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맑은 물을 바라보며 호숫가 바람을 실컷 쐴 수 있다. 의암호를 바라보며 예술과 더불어 망중한을 즐길 수 있는 KT&G 상상마당도 들러볼 만하다. 유럽의 여느 공원처럼 여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잠시 쉬어 갈 수 있다. 도심을 둘러봤으니 드라이브 삼아 외곽까지 한 바퀴 돌고 나오면 더할 나위 없다. 춘천댐은 생각보다 넓지만 ‘춘천댐 매운탕골’은 의외로 가깝다. 행정구역은 ‘오월 1리’다. 또다시 봄의 기운을 발견했다. 춘천의 겨울은 습하고 싸늘하다. 뜨거운 쏘가리 매운탕이 절실할 때가 있다. 예닐곱 곳의 매운탕집이 몰려 있다. 송어회나 향어회도 판다. 집집마다 단골을 두고 오랜 시절을 영업해 온 집들이다. 이 중 동춘횟집은 쏘가리나 빠가사리(동자개)와 메기, 잡어 등을 매콤하게 끓여내는 기술이 보통이 아니다. 매끌한 수제비와 함께 국물을 떠넘기다 밥을 말면 그 맛에 허기와 한기가 사라진다.배가 불룩 나오면 피부를 당기니 눈이 커져 전보다 훨씬 잘 보이는 모양이다. 중도에는 카누 카야킹과 웨이크보드 등 수상 레포츠 시설도 있다. 아이들에게 인기만점 애니메이션박물관과 토이로봇관, 강원도립화목원 등 관광지도 주변을 둘러싸고 있으니 함께 다녀보기에 딱이다. 이젠 내려가자. 여기도 낭만이 있고 봄이 있다. 남춘천역 인근에 ‘김유정역’이 있다. 원래 ‘신남’역이었는데 ‘봄봄’의 김유정이 살았던 실레 마을이 있던 곳이라 국내 최초로 인명을 딴 역명으로 고쳤다. 역은 2개다. 괄괄한 ITX청춘이 쏜살같이 내달리는 경춘선 역도 있고 지금은 폐역이 된 구 역사가 있다. 김유정역에서 내려 폐철로를 걷다 보면 인형의 집처럼 앙증맞은 김유정역이 나온다. 이 역사(驛舍)에는 열차가 정차하지 않지만 역사(歷史)가 깃들었다. 신문 한 장을 모두 펴기에도 좁은 작은 역사 안에는 옛 열차시간표, 역무원 소품을 비롯해 추억의 물건들이 전시돼 있다.인근에는 김유정의 삶과 문학 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김유정 문학촌이 있다. 폐병에 걸린 춘천 태생 스물아홉 살 소설가는 운명하기 열흘 전 친구에게 편지를 남겼다. 가난과 병마와 싸우던 그는 소설 번역이라도 하겠다고, 그래서 돈이 생기면 닭도 사고 구렁이도 사서 삶아먹고 어서 나아야겠다고 썼다. 그러나 답장이 닿기 전에 김유정은 유명을 달리하고 만다. 그의 작품엔 ‘나’와 ‘점순이’가 자주 등장한다. ‘봄봄’에도 나오고 ‘동백꽃’에도 있다. 주요 명장면을 조각으로 만들어놓았다. 점순이가 아직 키가 작아 시집을 못 보내니 클 때까지 일을 더 시키던 ‘열정 페이’ 봉필 영감(‘봄봄’)도, 괜스레 ‘썸타기 위해’ 애꿎은 닭싸움을 붙이던 또 다른 점순이(‘동백꽃’)도 정원을 지키고 있다. 신남마을 레일파크에 따뜻한 늦가을 볕이 한 가득이다. 책 모양 건물 옆을 지날 제 낙엽이 날고 있다. 분명히 가을인데 봄기운이 돈다. 기이하다. 봄내(춘천)골은. 시인 유안진은 말했다. ‘춘천은 가을도 봄이지’라고. “단풍도 꽃이 되지, 귀도 눈이 되지. 춘천이니까.” 놀고먹기연구소장 demory@naver.com ■ 옛날식 석쇠 닭불고기·뉴욕치즈 여신버거·감자빵… 강추! 춘천 8味■샘밭막국수=숯불닭갈비와 막국수를 맛있게 즐길 수 있는 풍경맛집. 주차장도 널찍하고 실내공간도 넓어 가족단위 방문객에게 적합. ■이디오피아 벳=정통 에티오피아 원두 로스팅 커피를 맛볼 수 있는 곳. 직접 내리는 드립커피① 한잔에 공지천을 바라보며 쉬어 갈 수 있는 곳. 무려 5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원조숯불닭불고기=옛날식 석쇠 닭불고기(②닭갈비)를 부위별로 맛볼 수 있는 노포. 뼈의 유무와 내장과 살코기, 오돌뼈 등 다양한 부위를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예전부터 춘천시민들로부터 사랑받는 한잔 코스로 인기를 이어 오고 있다. 숯불에 올린 신선한 닭고기가 전국 어디서도 쉽게 보기 힘든 맛의 세계를 선사한다. 춘천 아니랄까 봐 곁들이는 된장과 막국수도 전문점 정도는 한다. ■라모스버거=3대가 하는 햄버거 노포. 번부터 패티, 소스까지 수제로 만들어 다양한 테마로 즐길 수 있다. 치즈를 듬뿍 끼얹은 뉴욕치즈의 여신버거③는 보기만 해도 든든하다. ■팔도실비집=애막골에서 전국 맛을 즐길 수 있는 실내포차. 대구 북성로 불고기부터 서울식 소불고기, 오징어숙회 등을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다. ■동춘횟집=춘천댐 매운탕골에 위치한 민물고기 매운탕 맛집. 룸과 평상으로 구성돼 여유 있게 한끼 즐길 수 있는 곳. 송어회 등 회와 쏘가리를 비롯한 여러 가지 잡어 매운탕이 있다. ■감자밭=감자와 똑같이 생기고 속은 더욱 맛있는 감자빵④을 파는 집. 쫄깃한 겉에 부드럽고 진한 감자맛을 내는 소가 들었다. 실내외 카페 공간이 있어 한숨 쉬어 가기에도 좋다. ■동해막국수=남춘역 앞에서 오래 운영해 온 막국숫집. 메밀 함량 높은 막국수에 감자전, 묵 종류가 있고 춘천식 메밀총떡도 판다.
  • [김가경의 배회의 기술] 송충이와 지렁이의 파생 과정/작가

    [김가경의 배회의 기술] 송충이와 지렁이의 파생 과정/작가

    얼마 전 경남 김해시청에서 창작 특강을 요청해 왔다. ‘나는 어떻게 작가가 되었나’로 시작해 주변에서 소재를 찾는 방법, 그리고 책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3회에 걸쳐 강의하기로 했다. 집에서 김해 도서관이 있는 곳까지는 지하철과 경전철을 번갈아 타고 2시간 정도 가야 되는 거리였다. 첫날, 날씨도 맑았고 억새가 한들거리는 낙동강 주변의 가을 정취도 좋았다. 경전철에서 내려 특강 장소인 도서관으로 걸어가다가 은행잎 위로 떨어져 내린 송충이 두 마리를 발견했다. 징그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전에 참으로 오랜만에 만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산에서는 가로수에 약을 쳐서인지 송충이를 거의 보지 못했다. 경기를 일으킬 만큼 싫어했던 곤충이었는데, 강의 내용을 정리하던 머릿속은 송충이에 대한 느닷없는 반가움으로 차버렸다. 열과 성은 다했으나 다소 뒤죽박죽거렸던 강의 끝 무렵, 나는 그들의 이야기가 듣고 싶었다. 대부분 소설을 어느 정도 읽어 오신 분들이라 소설을 써 보고자 하는 이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강의 사이사이 당신도 소설을 쓸 수 있다고 보약 권하듯 하니 그들도 솔깃하는 것 같았다. 글을 쓰고 싶다고 밝힌 이는 없었지만 듣다 보니 각별히 읽히는 게 있었다. 나는 경전철을 타고 오면서 느꼈던 아름다운 가을의 경치와 청명한 하늘에 대한 감상은 다 접고 송충이 이야기를 꺼냈다. 무언가 설렘의 존재로 송충이를 느껴 본 게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 이유는 모르겠다고 솔직하게 밝힌 뒤 송충이를 만난 것으로 소설의 첫 문장을 시작해 볼 생각이라고 했다. 이후 송충이를 밟을지, 그냥 지나칠지, 아니면 송충이가 나를 투사로 만들지는 생각해 보겠노라고 털어놓았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마지막 시간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더라도 쓰지 않을까 해서였다. 처음 소설을 쓸 때 첫 문장에 엄청난 공을 들였다. 온 우주를 담을 것처럼 힘을 주며 고심을 했다. 그러다 시작도 못 하고 한 달은 물론 일 년을 허비한 사례도 많았다. 첫 문장에 거룩한 뜻을 담아야 한다는 거대한 착각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그래서 나는 세상을 책임질 한 문장을 찾아 헤매는 것도 좋지만 눈앞의 송충이로 세상을 열어 가는 것도 흥미로운 일일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그때 내내 눈을 반짝이던 수강생 한 분이 지렁이 이야기를 꺼냈다. 오면서 나처럼 지렁이를 보았다는 것이다. 햇볕에 말라버린 지렁이를. 마지막 시간, 딱히 소설을 써 오라고 한 것은 아니었는데 세 명이나 시작 부분을 써 왔다. 지렁이를 보았노라고 응답을 해 왔던 그녀는 무려 원고지 30장가량을 썼다. 시작은 지렁이였으나 전개는 전혀 다른, 자신만의 방식으로 흥미롭게 써 온 것이다. 그들 안에 불덩어리가 있었다. 이후 나는 지렁이와 송충이의 파생 과정을 그들과 함께하게 됐다. 수업을 듣고 있던 담당 공무원이 고맙게도 도서관에 창작반을 열어 주었던 것이다.
  • 에이스 꺼내는 두산… 발톱 꺼내라 ‘두 산’

    에이스 꺼내는 두산… 발톱 꺼내라 ‘두 산’

    두산 베어스의 식어버린 방망이가 다시 뜨거워질 수 있을까. 2021 프로야구(KBO)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2차전까지 진행된 16일 현재 두산은 kt 위즈에 내리 2패를 당했다. 두산은 17일 열리는 3차전에서 반드시 분위기 전환에 성공해야 하는 상황이다. 반등을 위해선 타격 부활이 절실하다. 두산은 와일드카드전부터 플레이오프까지 치른 7경기에서 무려 0.338(260타수 88안타)의 높은 팀타율을 기록했다. 또 총 55득점을 해 경기당 평균 7.9점을 얻었다. 하지만 KS 두 경기에선 62타수 15안타(0.242)로 팀타율이 뚝 떨어졌다. kt 투수 공략에 실패하면서 득점도 1차전 2점, 2차전 1점으로 총 3점에 그쳤다.공격력이 갑작스레 식어버린 데엔 체력이 떨어진 탓이 크다. 두산은 KS 전까지 정규리그 144경기를 치르고서 두 차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 3경기, 플레이오프 2경기까지 총 7경기를 달렸다. 그러면서 타자들의 체력이 떨어졌고, 체력을 비축해 공에 힘이 넘치는 kt 투수들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특히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한 박건우와 양석환이 KS에선 모두 7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역대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 안타 기록을 노리는 호세 페르난데스가 그나마 물오른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지만, 뒤를 받쳐 줄 타자들이 맥을 못 추면서 득점에 실패했다. 체력이 떨어지면 집중력도 떨어진다. 1차전에선 박세혁이 자신이 때린 타구를 끝까지 보지도 않은 채 주루를 포기한 ‘본헤드 플레이’를 했으며, 수비에서도 결정적인 실책 2개를 범했다. 포스트시즌에서 고른 활약으로 필요한 점수를 뽑아냈던 두산의 ‘팀 배팅’ 능력도 사라졌다. 두산은 지난 15일 KS 2차전에서 병살타 4개를 치면서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병살타 타이라는 불명예까지 안았다. 두산은 3차전에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를 선발 투수로 내세운다. 두산은 플레이오프까지 잘 버텼던 이영하를 비롯한 필승 조가 무너지면서 투수들의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미란다가 많은 이닝을 버텨준다면 지친 불펜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다만 미란다가 kt 타선을 묶는다고 하더라도 타선의 지원이 있어야 승리를 바라볼 수 있다. 장성호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kt 3차전 선발인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두산전에 약한 모습을 보였던 만큼 두산 타자들이 얼마나 체력적인 부담을 털어내고 자신감을 찾느냐가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 휠체어 타고도 난 패셔니스타

    휠체어 타고도 난 패셔니스타

    패션은 궁극적으로 ‘선택하는’ 문제다. 어떤 옷을 어디서, 어떻게 입을지 고르는 게 패션의 시작과 끝이라는 의미다. 그 당연한 권리가 누군가에게는 당연하지 않을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유니버설 패션 디자인’은 시작된다. ‘모두를 위한 디자인’을 표방하는 이 시도는 선택권을 박탈당한 이들을 해방하는 일종의 혁명과도 같다.16일 삼성물산에 따르면 지난 11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모두를 위한 디자인 세미나’에서 국내 최초 유니버설 패션 디자인 브랜드 ‘하티스트’를 이끄는 최명구 삼성물산 그룹장은 명품 브랜드 ‘샤넬’의 정신과 유니버설 패션 디자인의 철학이 맞닿아 있다고 강조했다. 해당 세미나 내용은 조만간 DDP 유튜브 채널(DDP Seoul)에서도 공개될 예정이다. ‘코코 샤넬’이라는 이름으로 더 친숙한 샤넬의 창립자 가브리엘 보뇌르 샤넬(1883~1971)은 패션의 역사에서 여성을 ‘코르셋’에서 해방한 인물로 기억된다. 남성용 정장에 쓰이는 소재를 여성복에 적용한, 틀을 깨는 과감한 시도로 현대 여성복의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듣는다. 샤넬이 여성에게 의복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돌려준 것처럼 유니버설 패션 디자인도 장애인, 노인 등 그동안 패션에서 소외됐던 이들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제시하기 위한 운동이라는 의미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1970년대 미국에서 시작된 운동이다. 건축물의 설계부터 의복의 제작까지,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공평한 기회를 누릴 수 있게끔 하자는 것이다. 뉴욕타임스가 1988년 건축가 로널드 메이슨이 뉴욕 현대미술관에서 개최한 ‘자립생활을 위한 디자인전’을 보도하면서 처음 유니버설(Universal·범용적인) 디자인이라고 쓴 것에서 용어가 유래한다. 관련 연구가 가장 활발한 곳은 ‘유니버설센터’가 설치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인데, 여기서는 유니버설 디자인의 일곱 가지 원칙을 제시한 것으로 유명하다. 공평성과 융통성, 직관성, (정보의) 인지 가능성, 포용성, 물리적 노력의 최소화 그리고 넉넉한 크기와 공간이다. 이런 가치를 패션에 적용한 국내 최초 유니버설 패션 디자인 브랜드 하티스트는 2019년 4월 세상에 나왔다. 시장조사와 상품 연구를 위해 삼성물산 패션부문 직원들은 론칭에 앞서 약 1년 6개월간 국내외를 오가며 발품을 팔았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당시 국내에 상용화된 장애인 의류 브랜드가 거의 없어 독일의 ‘레하케어’ 등 장애·복지 전문 박람회장을 찾아가 브랜드 미팅을 진행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패션 전문가는 물론 삼성서울병원의 재활의학과 전문의, 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와도 협업했으며 실제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수백 번 이상의 테스트를 거쳐 사이즈 체계를 정립했다. 하티스트는 올가을·겨울 컬렉션에서 휠체어에 앉아서 활동하는 사람들을 위해 어깨 뒤쪽에 신축성 있는 원단을 덧댄 ‘액션밴드’를 적용한 셔츠형 재킷과 무스탕, 바지를 쉽게 벗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지퍼 고리와 일명 ‘찍찍이’라고도 불리는 벨크로 여밈 등을 반영한 옷들을 선보였다. 그러나 세상에는 휠체어에 앉아서 활동하는 장애인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장애의 유형만큼 앞으로 더 많은 유니버설 패션 디자인이 적용된 옷들이 나올 여지가 충분하다. 예컨대 시각장애인을 위해서는 어떤 옷이 개발돼야 할까. 서울여대 패션산업학과 나현신 교수팀의 연구(2012)는 앞을 볼 수 없는 이들을 위해 촉각만으로 쉽게 의복의 앞과 뒤, 안팎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하고 다양한 소지품을 보관할 주머니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해당 의복에 관한 정보를 알 수 있도록 하는 점자라벨, 외부활동 시 위험에 자주 노출될 수 있기에 ‘형광조끼’같이 다른 사람들의 눈에 띄는 요소들도 담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것들을 포함하면서도 미적인 측면이 고려돼 유행에 뒤떨어지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하티스트 외 주목할 만한 움직임이 없다. 시장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전망은 어떤지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2018년 이베이코리아에서 프로젝트성으로 선보인 바 있는 ‘모카썸위드’라는 브랜드가 있으나 한 시즌 판매 이후 제품을 더 출시하지 않고 있다. ‘모두를 위한’ 디자인이 아닌 특정 장애인 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어댑티브 패션 브랜드’로는 뇌성마비 아동·청소년을 위한 속옷을 판매하는 ‘베터베이직’, 휠체어 전용 가방 및 휠체어 사용자용 청바지(데님)를 출시한 바 있는 ‘필덤’ 정도가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등록 장애인은 262만 3000명으로 2017년에 비해 약 4만 2000명 늘어나며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하티스트의 인지도가 높아지며 매출도 늘고 있다”면서 “단순한 사회공헌 활동이 아닌, 수익성이 크고 경쟁력이 있는 사업으로서 앞으로 적극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석촌호수에 공연장 이어 전시장… 송파, 문화예술허브로 거듭난다

    석촌호수에 공연장 이어 전시장… 송파, 문화예술허브로 거듭난다

    “송파구는 석촌호수 아트갤러리를 서울의 랜드마크이자 문화예술허브로 조성하겠습니다.”(박성수 송파구청장) 서울 송파구에 처음으로 지어지는 구립 전시전문시설인 ‘석촌호수 아트갤러리’가 첫 삽을 떴다. 석촌호수 서호변에 운영 중인 문화실험공간 ‘호수’와 관객 참여형 공연장 ‘아뜰리에’에 이어 동호변에 아트갤러리까지 들어서게 되면서 송파구가 문화예술의 중심지로 거듭날 전망이다. 지난 12일 열린 기공식에는 박성수 송파구청장과 이황수 송파구의회 의장, 유관 기관장, 지역예술인 등이 참석했다. 박 구청장은 “그동안 구는 문화예술도시로서의 위상에 맞는 예술 전시공간이 없어 아쉬웠다”며 “석촌호수와 아트갤러리가 조화를 이뤄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세계적 관광 명소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공식은 석촌호수 주변을 물들인 단풍과 지역 예술인인 보컬밴드 ‘프로젝트 GH’, 남녀혼성 뮤지컬 앙상블 ‘뮤지컬라인’ 등의 공연이 어우러져 늦가을 정취를 물씬 풍겼다. 아트갤러리는 박 구청장의 문화예술 분야 최대 역점 사업이다. 2023년 6월 준공을 목표로 연면적 1530㎡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조성된다. 구민뿐 아니라 누구나 일상 속에서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지하 1층을 석촌호수 산책로와 연결하는 것도 이런 취지다. 지상 1층에는 로비, 사무실 등이 들어서며 2층은 갤러리와 전망데크, 카페로 조성된다. 3층에는 다채로운 전시가 이어질 메인 갤러리를 조성하고 옥상정원은 이벤트 공간으로 꾸며 주민에게 개방할 계획이다. 특히 구는 유명작가나 기성작가보다는 상대적으로 전시 기회가 적은 지역과 청년 예술가들에게 공간을 우선 제공할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지역예술인들에게는 문턱이 낮은 안정된 전시공간을 제공하고 주민과 관광객들에게는 예술작품을 감상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구는 석촌호수에 주민을 위한 다양한 문화공간을 조성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전시, 공연, 교육이 가능한 ‘문화실험공간 호수’가 개관했다. 지난 6월에는 관객 참여형 공연장인 ‘아뜰리에’가 문을 열었다. 구는 앞으로 송파둘레길 시즌2 사업의 하나로 롯데월드, 석촌동고분군, 방이맛골 등과도 연계해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박 구청장은 “현재 송파의 모든 길은 송파둘레길로 통한다는 목표로 시즌2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다양한 관광자원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산불 헬기 하나 없는 ‘산림 보고’ 울진·영덕

    산불 헬기 하나 없는 ‘산림 보고’ 울진·영덕

    국내 최대의 금강소나무 군락지인 경북 울진군과 송이 주산지인 영덕군이 산불 진화용 헬기 마련에 손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16일 경북도에 따르면 포항 등 도내 23개 시·군 가운데 19곳이 산불예찰 및 진화용 헬기를 단독 또는 공동 임차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이들 시·군은 올해 가을철 및 내년 봄철 산불조심기간(2021년 11월 1일∼2022년 5월 15일)을 앞두고 적게는 4억원에서 많게는 11억원 등 총 121억원을 투입해 산불 진화용 헬기 14대를 임차해 현장 배치했다. 산불 발생시 초동 대응 능력을 높여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울진·영덕·영양·울릉 등 4곳은 지금까지 산불 진화용 헬기를 확보하지 않고 있다. 이 가운데 영양군은 내년 예산에 산불 진화용 헬기 임차료 4억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문제는 우리나라 산림자원의 보고(寶庫)로 알려진 울진군과 영덕군이 산불 진화용 헬기를 독자적으로 운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울진은 봉화, 영양 등 경북 북부지역과 강원도 동해안 일부 지역에 걸쳐 있는 금강송 군락지 가운데 최고의 심장부로 불리는 금강송면 소광리(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3705㏊)가 자리한 곳이다. 영덕은 전국 송이 물량의 20~30%를 생산하는 최대 주산지다. 울진군과 영덕군이 산불헬기 임차에 소극적인 것은 인근에 산림청 소속 울진산림항공관리소(산불 및 방제용 헬기 4대 보유)가 있어 헬기 필요시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 때문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안동시가 지역에 산림청 소속 산림항공관리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산불 진화용 헬기를 자체 확보한 것과 대조적이다. 울진산림항공관리소의 헬기가 강원도 등 동해안 다른 지역으로 모두 출동한 상황에서 울진·영덕 지역에서 산불이 발생하면 인명 및 산림자원 피해가 불가피하다. 경북도 산림자원과 관계자는 “울진군과 영덕군에 헬기를 자체 확보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으나 거절 당하기 일쑤”라고 했다.
  • [서울포토] 억새 물든 가을수채화

    [서울포토] 억새 물든 가을수채화

    16일 경남 거창군 웅양면 군암 목장에서 염소들이 억새 사이로 풀을 뜯어 먹고 있다. 2021.11.16 거창군 제공
  • 낙동강승전기념관에서 가을 나들이 하세요

    낙동강승전기념관에서 가을 나들이 하세요

    낙동강승전기념관이 가족 나들이 장소로 재조명받고 있다. 1979년 6월 25일 개관한 낙동강승전기념관은 6.25전쟁 당시 피아전투장비 1697점, 6.25 전쟁사진 등 풍부한 한국전쟁 관련 전시하고 있다. 1층 전시실은 전쟁발발부터 최후의 보루인 낙동강 방어선 전투의 기록을 담은 ‘6.25전쟁관’,2층은 6.25전쟁 당시 총기류와 장비전시관 및 호국영령 ‘추모관’, 분단을 극복하고 미래로 나아가는 ‘통일관’으로 구성돼 있다. 3층은 가상현실(VR)체험장으로 조성했다. 한국전쟁 영상 관람존과 터치스크린형 전투게임존뿐만 아니라, 블랙이글스, 이지스함 모의전투 등 관람객이 직접 VR장비를 착용하고 즐겨볼 수 있는 VR체험존도 있다. 또 기념관을 둘러싼 대규모 야외전시장은 한국전쟁에서 북한군의 T-34 전차에 대항해 활약한 M4A3 전차와 SABRE/전투기-미그킬러 등 7점도 전시돼 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연중무휴, 무료로 운영 중이다. 낙동강승전기념관을 방문한 박현정(48)씨는 “일방적 볼거리에 국한되지 않고, 다소 어렵고 멀게 느껴질 수 있는 전쟁 관련 콘텐츠를 게임과 영상을 통해 직접 체험할 수 있어 친근감과 재미를 느꼈다”고 말했다. 차혁관 대구시 자치행정국장은 “새롭게 단장한 낙동강 승전기념관에서 안보의식 고취와 함께 미래 세대에게 전해줘야 할 우리의 과제를 생각해보며 뜻깊은 시간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 ‘강철부대 kt’ 두 번째 곰 사냥, 제대로 한 풀었다

    ‘강철부대 kt’ 두 번째 곰 사냥, 제대로 한 풀었다

    소형준, 6이닝 무실점 호투 KS 첫 선발승고비마다 땅볼 유도하며 상대 타자 묶어힘 비축했던 타선 ‘5회에만 5점’ 화력쇼 두산 병살 4개… PS 한 경기 최다 ‘수모’1년을 벼르고 13일을 알차게 준비한 kt 위즈는 강했다. kt의 한 맺힌 선수들이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틀어막고 제대로 두들겨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2승을 선점했다. kt는 1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S 2차전에서 선발 소형준의 6이닝 무실점 호투와 5회에만 5점을 뽑은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6-1로 승리했다. 역대 KS 1, 2차전을 내리 잡은 경우는 19차례 있었는데 1, 2차전 승리 팀의 우승은 17차례로 89.5%다. 후반기 타선의 부진으로 삼성 라이온즈와 정규리그 1위 결정전까지 치러야 했던 kt는 KS에서 화력을 폭발시키며 kt만의 ‘가을 DNA’를 뽐냈다. ●소형준·박경수 찰떡 궁합, 신명 나는 복수혈전 kt 선발 소형준은 지난해 팀의 가을야구 첫 선발 투수였다.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로 나서서 6과3분의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러나 4차전에서 0-0으로 맞서던 4회 구원 등판해 최주환에게 투런포를 맞았고 이것이 그대로 팀의 패배와 가을야구 탈락으로 이어졌다. 그때 눈물을 삼킨 소형준에게 이번 등판은 그날의 기억을 씻을 절호의 기회였다. 소형준은 1회초부터 연속 볼넷을 허용하는 등 이날 5개의 4사구를 허용했다. 그러나 고비마다 땅볼을 유도하며 두산 타자들의 공을 내야에 가뒀다. 올해 땅볼 175개, 뜬공 76개로 땅볼 유도가 압도적인 명성 그대로였다. 소형준이 위기에서 버틸 수 있던 원동력은 박경수의 수비를 빼놓을 수 없다. 2003년 프로에 입단해 올해 처음으로 KS 무대를 밟았을 만큼 박경수도 가을야구에 대한 한이 제대로 맺힌 선수다. 박경수는 1회초 무사 1, 2루에서 호세 페르난데스의 타구를 몸을 던져 잡아내 병살타를 만들면서 결정적인 위기를 넘겼다. 박경수는 1-0으로 앞선 5회 선두 타자로 나서 중전 안타로 출루했고 조용호의 안타 때 홈까지 쇄도해 득점을 만들었다. 박경수의 득점은 kt가 5회말에만 5점을 내는 결과로 이어졌다. 소형준은 KS 첫 승리, 박경수는 KS 첫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두산 병살로 와르르… 투수 교체 타이밍 놓쳐 두산은 이날 1~3회 연속으로 병살타를 쳤다. 포스트시즌 연속 이닝 병살 타이기록이다. 두산은 7회초에도 병살을 보태 병살 4개가 됐는데, 이는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병살 타이기록이다. 이강철 kt 감독마저 “병살 4개가 중요할 때 나왔다”고 승리 요인으로 꼽았을 정도다. 번번이 막힌 두산은 8회초 페르난데스의 적시타로 1점을 낸 게 이날 득점의 전부였다. 승부사 김태형 두산 감독의 투수 교체 타이밍도 아쉬웠다. 선발 최원준은 4와3분의1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다. 김 감독은 “내가 불펜 투수 준비를 늦게 지시했다”며 패배의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이날 1만 6200명의 좌석 중 1만 2904명만 입장해 2015년부터 이어진 KS 매진 행진이 31경기에서 멈췄다. kt와 두산은 하루를 쉬고 17일 고척돔에서 두산의 홈 경기로 3차전을 치른다.
  • 마오쩌둥에 쫓겨난 하방 소년, ‘21세기 시황제’ 권력 움켜쥐다

    마오쩌둥에 쫓겨난 하방 소년, ‘21세기 시황제’ 권력 움켜쥐다

    공산혁명 ‘8대 원로’ 시중쉰의 셋째 아들마오 때 당에서 축출돼 7년간 토굴 생활덩샤오핑 때 부친 정계복귀로 인생역전 40년 만의 역사결의로 종신집권 본격화6중전회 공보서도 시주석에 3분의1 할애 철권통치에 망명신청 중국인 7배나 늘어美와 패권경쟁·대만 문제 등 과제도 산적지난 11일 중국 공산당이 제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9기 6중전회)를 마치고 ‘당의 100년 분투 중대 성취와 역사 경험에 관한 중공 중앙의 결의’(역사 결의)를 채택했다. 중국 공산당은 창당 이래 단 세 차례 역사 결의를 발표했다. 마오쩌둥(1893~1976)이 1945년 6기 7중전회에서 ‘여러 과거사 문제에 관한 결의’(당 창당 과정과 항일전쟁 관련)를, 덩샤오핑(1904~1997)이 1981년 11기 6중전회에서 ‘건국 이래 당의 여러 과거사 문제에 관한 결의’(문화대혁명 오류)를 선언했다. 전례에 비춰 볼 때 역사 결의가 새 지도자에게 특별한 권위를 부여하는 수단으로 활용됐음을 알 수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도 이번 결의로 힘을 얻어 내년 가을로 예정된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자대회(당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짓고 마오와 덩에 이어 세 번째로 장기 집권에 나서는 지도자가 된다. “중국의 새로운 100년을 열겠다”고 선언한 시진핑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살펴봤다. ●반동분자로 몰렸던 과거, 과묵한 성격 만들어시 주석은 1953년 6월 베이핑(현 베이징)에서 중국 공산혁명 ‘8대 원로’인 시중쉰(1913~2002)의 아들로 태어났다. 진핑(近平)은 사기에 나오는 ‘평이근인’(平易近人·정치를 쉽게 해서 백성에게 친근함)에서 따왔다. 부친은 1928년 공산당에 입당해 전우인 류즈단(1903~1936)과 홍군(옛 인민해방군)을 이끌었다. 공훈을 인정받아 신중국이 세워진 뒤 국무원 부총리를 지냈다. 1936년 동료 공산당원 하오밍주와 결혼해 1남 2녀를 낳았지만 1943년 이혼했다. 이듬해 치신과 재혼해 2남 2녀를 뒀는데, 이 가운데 셋째가 시진핑이다. 그는 어려서부터 감당하기 힘든 질곡의 시기를 견뎌야 했다. 아홉 살이던 1962년 부친이 ‘류즈단 필화사건’으로 당에서 축출되면서부터다. 마오쩌둥 추종 세력이 류즈단의 일대기를 그린 소설을 ‘반당(反黨) 문학’으로 규정해 출판을 도운 시 부총리를 숙청했다. 1966년 문화대혁명이 시작되자 상황이 더 나빠졌다. 한국전쟁 때 인민지원군 총사령관을 지낸 펑더화이(1898~1974)가 1959년 마오쩌둥의 대약진운동(미국 추월을 목표로 한 농공업 개혁 정책)을 비판해 실각했는데, 홍위병들은 시중쉰이 그의 부하로 일한 전력을 들어 ‘반동분자’로 내몰았다. 시 주석의 이복누나 시허핑은 끊임없는 폭행과 모욕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과묵하기로 유명한 그의 성격이 이때 만들어졌다고 보는 견해가 많다. 신중하지 못한 말 한마디가 언제고 자신의 운명을 뿌리째 흔들 수 있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깨달은 듯싶다. 급기야 부친은 1969년 산시성의 오지마을 량자허로 ‘하방’(下放)했고 열다섯 살이던 시 주석도 하방 소년이 됐다. 사실상의 유배였다. 시진핑은 당시 가족과 7년간 토굴 생활을 했다.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남들보다 한참 늦은 스물두 살에야 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다. 그의 고난은 마오쩌둥이 세상을 떠난 뒤 끝이 났다. 차기 지도자인 덩샤오핑이 1978년 부친을 정계로 복귀시켜 당 요직을 맡기자 대학 졸업반이던 스물다섯 청년 시진핑도 뒤늦게 ‘태자당’(당·정·군 고위층 인사의 자녀)으로 인정받았다. 같은 해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비서장 비서로 공직에 발을 디딘 뒤 고속 승진을 시작했다. 특유의 인내와 끈기로 공산당 생존경쟁에서 승리한 시 주석은 19기 6중전회를 통해 마오·덩과 어깨를 나란히 할 ‘역사적 인물’로 자리매김했다. 첫 역사 결의가 나온 1945년 이후 마오쩌둥은 21년을 더 집권했다. 덩샤오핑도 1981년 두 번째 결의 뒤 16년간 절대권력을 행사했다. 대만 단장대학 양안연구센터의 장우웨 주임은 “세 번째 결의를 이끌어 낸 지도자가 겨우 5년만 임기를 연장하고 물러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처럼 종신집권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다.●두려워하던 마오의 ‘우상화’ 따르는 시주석 그의 임기 연장 작업은 장기간에 걸쳐 이뤄졌다. 전임자인 후진타오는 2013년 시 주석이 차기 지도자로 선출되자 당 총서기와 국가주석·중앙군사위 주석 등 3권을 한꺼번에 이양해 ‘1인 지배’에 힘을 실었다. 공산당은 2017년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사회주의 사상’을 당 헌장에 삽입했는데, 지도자의 이름에 ‘사상’을 붙인 것은 마오쩌둥에 이어 두 번째다. 2018년 중국의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는 ‘국가주석직 3연임 제한’ 조항을 삭제해 종신집권의 기틀을 만들었다. 지난해 열린 19기 5중전회도 새 공작 조례를 통해 그간 상무위원(7명)이 나눠 가졌던 중앙위원회 소집 권한을 국가주석 한 사람에게 몰아줬다. 일련의 과정은 덩샤오핑이 마오쩌둥식 독재를 차단하려고 내놓은 집단지도체제가 무너지고 있음을 뜻한다. 이를 반영하듯 6중전회 결과를 요약한 공보를 보면 전체 7500여자 분량 가운데 마오 집권기는 1000여자, 덩과 장쩌민·후진타오는 한데 묶여 1300여자 정도다. 반면 시 주석에 대해선 2100자 넘게 할애했다. 중화권 매체 둬웨이는 “마오와 덩, 시진핑으로 이어지는 ‘삼분식 시대 구분’이 중국 공산당 역사에서 공식화됐다”며 “시 주석 입장에서 ‘중국의 새로운 100년은 나의 시대’라는 속내도 담고 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마오 등 권력자에 대한 우상화가 가져올 폐단을 누누이 지적해 왔다. 유년기에 겪은 ‘시대의 아픔’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그토록 마오를 두려워하던 그가 아이러니하게도 마오의 길을 따라가고 있다. ●서구는 독재 비난… 자국선 ‘중화 행보’ 인기 시 주석의 미래가 그리 녹록해 보이진 않는다. 미국은 무역전쟁과 인도·태평양 전략,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오커스(미국·영국·호주) 등을 앞세워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의 첫 화상 정상회담 이후에도 양국 관계가 개선될 것으로 보는 이는 많지 않다. 전쟁도 불사해야 하는 ‘핵심이익’으로 여기는 ‘하나의 중국’ 원칙도 미국과 대만의 협공으로 흔들리고 있다. 시 주석에 대한 해외 평가도 비난 일색이다. ‘21세기에 부활한 시황제’, ‘사회주의 중국의 붉은 독재자’ 등 부정적 수식어가 늘 따라다닌다. 서구 세계가 만든 국제 질서에 도전하는 중국의 지도자가 감내해야 할 ‘통과의례’로 볼 수 있지만, ‘외세에 모욕받으면 반드시 받아치라’는 늑대외교가 자초한 측면도 크다.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에 따르면 시 주석 집권 기간 미국 등에 망명을 신청한 중국인은 모두 61만 3335명이다. 특히 지난해 신청자는 10만 7864명으로 2012년(1만 5362명)보다 7배 넘게 늘었다. 이코노미스트는 “시 주석 체제에서 갈수록 철권정치가 강해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시 주석은 권위주의 통치 방식을 바꿀 생각이 없어 보인다는 게 중평이다. 국제사회의 시각과 달리 중국 내부에서 그의 행보는 일반 대중으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중국에서 시 주석에 대한 지지율 조사가 불가능하지만 그래도 추산하자면 최소 70% 이상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정부패 척결자’라는 이미지가 널리 각인됐고,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중국의 자존심을 지켰다는 이유다. 관영매체에서 그에 대한 긍정적인 모습만 부각하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미 외교의 거두이자 중국을 국제사회로 끌어낸 주인공인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저서 ‘중국 이야기’에서 세력 확장 싸움인 바둑을 설명한 뒤 “역사적으로 중국 정치인은 힘의 대결보다는 (바둑에서처럼) 섬세한 전략으로 수싸움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방식을 선호했다”고 분석했다. 시 주석이 한 번쯤 새겨 봐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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