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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야구] 장원준 빗속 127개 던졌다… 사자 잡은 곰 ‘KS 한걸음 더’

    [프로야구] 장원준 빗속 127개 던졌다… 사자 잡은 곰 ‘KS 한걸음 더’

    장원준(두산)이 생애 첫 한국시리즈(KS) 무대에서 눈부신 호투로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두산은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3차전에서 5-1로 승리하고 2승 1패로 한걸음 앞서갔다. 남은 네 경기에서 2승을 더하면 2001년 이후 14년 만의 우승에 성공한다. 2차전까지 1승1패로 맞선 역대 13차례 KS에서 3차전을 잡은 팀의 우승 확률은 무려 92%(11차례·3차전 무승부가 나온 1993년은 확률 산정에서 제외)에 달한다. 선발 장원준의 역투가 돋보였다. 2004년 데뷔해 12년 만에 처음으로 KS 마운드에 선 장원준은 7과3분의2이닝 동안 삼진 5개를 낚으며 6안타 1볼넷 1실점(1자책)으로 승리 투수의 영예를 안았다. 올 시즌 최다인 127개를 던진 장원준은 최고 146㎞의 직구와 예리한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앞세워 삼성 타선을 제압했다. 8회 2사에서 등판한 마무리 이현승은 깔끔한 마무리로 경기를 매조지했다. 선취점은 삼성의 몫이었다. 1회 선두타자 구자욱이 상대 선발 장원준과 8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내야 안타로 출루했고, 폭투를 틈타 2루까지 간 뒤 나바로의 좌전 안타 때 홈을 밟았다. 반면 두산은 초반 잘 풀리지 않았다. 1회 1사 1루와 2회 1사 1루에서 민병헌과 오재원이 각각 병살타를 쳐 득점에 실패했다. 3회에는 상대 선발 클로이드로부터 잇따라 볼넷을 얻어 1사 만루 찬스를 잡았지만 허경민이 삼진, 민병헌이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두산은 그러나 4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선두타자 김현수와 다음 양의지가 연속 볼넷으로 출루했고, 오재원이 희생번트로 1사 2, 3루를 만들었다. 뒤이어 타석에 들어선 박건우가 클로이드의 6구를 정확하게 받아쳐 2타점 역전 중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두산은 5회 정수빈의 2루타와 허경민의 몸 맞는 볼, 김현수의 고의 4구로 다시 1사 만루 찬스를 잡았고, 양의지가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추가했다. 6회에는 또 잡은 1사 만루에서 상대 2루수 나바로의 송구 실책을 틈타 두 점을 더 얻었다. 두산 2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한 허경민은 3타수 1안타를 기록해 이번 포스트시즌 21번째 안타를 터뜨렸다. 2001년 안경현(두산)과 2009년 박정권(SK), 2011년 정근우(SK)와 어깨를 나란히 한 역대 타이 기록이다. 이날 경기는 오후 늦게부터 내린 가을비로 1회와 3회 두 차례나 중단됐다가 재개됐다. 4차전은 30일 같은 장소에서 펼쳐진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길섶에서] 늦가을 음향/황수정 논설위원

    구멍 숭숭 뚫린 푸성귀를 보면 반가운 마음이 먼저다. 농약 세례를 뚫고 벌레한테 제 몸 내어준 여유가 신통하다. 구멍 난 배춧잎 속을 혹시나, 탈탈 털어본다. 속잎 사이에 배추벌레 한 마리 가부좌 틀고 들앉았다. 기함해서 변기에 넣고 돌렸다는 말이 떠올라 웃음이 난다. 운수 나쁜 쪽은 내가 아니다. 수수밭에 술렁대는 바람 소리도 듣다 말고, 가을 흰나비도 못 되고 붙들려 왔는데. 날벼락 맞은 건 너다. 배춧잎 한 장 얌전히 떼서 화단 구석에 놓아준다. 산사의 어느 스님은 공양 배추를 한 포기 정해 밭 벌레들 몫으로 내줬다길래. 새벽 일찍 채마밭에 가면 또각또각, 푸성귀 뜯는 벌레들 소리가 들린다고 했다. 이맘때 배춧속 여물기를 기다리던 할머니의 귀 밝던 시절 이야기. 가을벌레들의 전설 같은 가을의 소리. 한밤 뒷창문 너머는 암만 기다려도 벙어리다. 개구리, 매미 소리 쏟아지던 자리에 끝내 귀뚜라미 한 마리 오지 않고. 찬 기운 스미면 울지 않고 못 배긴다는 귀뚜라미다. 가뭄 탓에 야산이고 풀숲이고 가을벌레 씨가 말랐다더니. 귀가 지치도록 퍼붓는 그 울음이 가을비 소리 같다는 옛 글을 읽는다. 계절의 끝물에 애가 타는 환청(幻聽)이다. 황수정 논설위원 sjh@seoul.co.kr
  • [길섶에서] 연탄불/이동구 논설위원

    가을비가 그치면 찬바람이 분다는 일기예보에 몸과 마음이 움츠러든다. 하루가 다르게 기온이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에 따뜻한 구들목이 떠오른다. 장작불만은 못 해도 연탄불에 한나절 데워진 온돌방의 아랫목은 포근하고 따뜻한 엄마의 품처럼 평안했다.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이맘때면 월동 준비로 김장과 함께 연탄을 집집마다 가득가득 채워 놓느라 분주했다. 하루 2장씩 잡아 200장 이상은 장만해야 온 겨울을 걱정 없이 보낼 수 있었다. 자취를 감춘 줄 알았던 이 연탄이 여전히 우리 곁에 머물고 있어 반갑다. 서울, 부산, 대구 등 웬만한 도시마다 이웃들에게 연탄을 배달해 주는 봉사활동이 한창이다. 어느 시구처럼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이 되는 것’ 같은 삶들이 있어 그나마 남아 있는 사회의 온기를 느낄 수 있다. 요즘은 도심에서도 연탄불을 자주 본다. 돼지갈비구이부터 생선, 조개구이에 이르기까지 연탄불을 이용한 맛집들이 많이 생겼다. 그리움에 대한 몸짓인지, 서서히 굽히는 불 맛에 대한 추억을 되찾으려는 것인지 모를 일이다. 용도야 어떻든 연탄불이 여전히 우리의 삶을 데워 주고 있어 정겹다. 이동구 논설위원 yidonggu@seoul.co.kr
  • 내일 5도 이상 기온 떨어져 ‘쌀쌀’

    27일 전국적인 가을비에 이어 28일부터 날이 한층 쌀쌀해지겠다. 약한 황사 현상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27일 전국적으로 가을비가 내리고 저녁부터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28일 아침에는 전날보다 5도 이상 떨어진 쌀쌀한 날씨를 보일 것”이라고 26일 밝혔다. 28일 아침 최저기온은 2~11도, 낮 최고기온은 14~18도 분포로 아침 기온은 전날(9~16도)보다 5~7도 떨어질 전망이다. 강원 내륙 일부 지역에는 얼음이 어는 곳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27일 강수량은 전국적으로 5~30㎜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충청 일부 지역에서는 10~40㎜ 정도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강수량은 현재 중부지방의 가뭄 해갈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재 내몽골 쪽에서 모래바람이 불어 27일 오후부터 28일 오전 사이에 충청남북도, 전라남북도, 제주 지역을 중심으로 약한 황사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황사가 대부분 한반도 서쪽 상공을 비켜 지나가기 때문에 공기질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아 전국적으로 ‘보통’ 단계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길섶에서] 돌아온 기러기 떼/이경형 주필

    가을비가 내린 뒤라 쌀쌀하다. 시베리아에서 언제 왔는지 수십 마리의 기러기 떼가 V자 대형을 지어 끼룩끼룩 소리를 내며 날고 있다. 한강 하구를 끼고 펼쳐진 들판은 여기저기 추수가 끝나 검은 논바닥이 드러나 있다. 둑길을 지나 농로를 따라 걷는다. 수백 마리의 기러기 떼가 논바닥에 앉아 모이를 쪼고 있다. 낟알이나 벼 그루터기에 새로 나온 어린 순, 진흙 바닥의 작은 벌레들을 먹고 있을 것이다. 인기척이 나자 일제히 날기 시작한다. 순간 가을 하늘은 검은 기러기 떼의 군무로 가득 찼다. 기러기 떼는 조석으로 한강 개펄에서 들판으로 출퇴근(?)을 한다. V자 대형을 이루는 것은 선두 기러기가 힘찬 날갯짓으로 상승기류를 만들면 뒤따라오는 기러기는 이 흐름을 타고 에너지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V 편대로 날면 혼자 나는 것보다 71%나 더 멀리 날 수 있다. 선두가 지치면 대열 안으로 들어오고 다른 기러기가 선두에 나선다고 한다. 리더의 헌신은 조직을 살린다. 저마다 앞장서 봉사하겠다는 구성원의 의지가 충만할 때, 그 조직은 발전하기 마련이다. 이경형 주필 khlee@seoul.co.kr
  • [공연리뷰] ‘에센바흐 지휘’ 빈필 내한

    [공연리뷰] ‘에센바흐 지휘’ 빈필 내한

    가을비가 하루 종일 오락가락하며 계절이 바뀌었음을 실감하게 했던 10일 저녁.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는 폭풍이 몰아쳤다. 폭풍의 진앙은 두 곳이었다. 170여년간 상임지휘자 없이도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라는 절대명성을 지켜온 빈 필하모닉, 그리고 뛰어난 곡 해석과 음악적 이해력으로 ‘우리 시대 최고의 음악인’으로 찬사를 받는 마에스트로 크리스토프 에센바흐. 이들이 2시간 동안 펼쳐 보인 찬란하도록 아름다운 모차르트의 음악은 객석을 가득 메운 음악팬들을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빈 필하모닉과 에센바흐는 각기 다른 지휘자, 오케스트라와 함께 여러 차례 한국을 찾았지만 국내에서 같이 한 무대에 서는 것은 처음이었다. 더구나 연주곡이 모차르트의 작품으로만 짜여져 정통에 가까운 모차르트 해석을 들을 수 있을 것으로 큰 기대를 모았었다. 최고들이 만나 엮어내는 무대는 머리가 쭈뼛거릴 정도의 완성도를 보였다. 피아니스트이기도 한 에센바흐는 첫 곡을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중 완성도가 가장 높고 유명한 23번을 선택해 연주와 지휘를 함께 했다. 그는 검은색 터틀넥 차림의 연주복을 입고 피아노 의자에 앉아 우아한 몸짓으로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기 시작하더니 이내 건반에 손을 얹고 마치 시를 쓰듯이 부드럽고 유연한 선율을 만들어 냈다. 양손으로 칠 때에는 피아노에 몰입하고, 한 손으로 칠 때에는 다른 손으로 지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에센바흐와 빈 필하모닉이 부드럽게 밀고 당기면서 시작된 음악은 2악장에서 관악기와 나누는 슬픈 대화로 감정을 극한까지 몰아세운다. 콘트라베이스가 심장이 뛰고 있음을 상기시켜 에센바흐의 피아노가 다시 살아나고 바이올린과 비올라가 생명의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아무리 슬퍼도 눈물을 보이지 않겠다.’ 모차르트는 피아노 협주곡 23번을 통해 이렇게 말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2부에서는 모차르트가 잘츠부르크에서 빈으로 옮긴 후 남긴 많은 걸작 중 마지막으로 작곡한 ‘최후의 3대 교향곡’ 39~41번 중 40번, 41번 두 곡을 연달아 연주했다. 슈베르트가 ‘천사의 음성이 들린다’고 했을 만큼 애수가 깃든 교향곡 40번, ‘주피터’라는 부제가 붙은 웅장한 규모의 교향곡 41번은 너무나 친숙한 명곡들이다. 76세의 나이가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청년의 열정을 지닌 에센바흐는 포디엄에 점프하듯이 올라서 전곡을 악보 없이 지휘했다. 음표 하나 놓치지 않는 정교하고 세련된 에센바흐의 지휘는 뚜렷한 구상과 정연한 흐름, 강렬한 에너지로 일관하며 빈 필 사운드의 핵심인 관악 파트의 부드러운 음색과 일사불란하고 정교한 현악 파트의 조합을 이끌어 냈다. 뜨거운 감동 속에서 빈 필하모닉 연주자들이 지키려 하는 모토가 가슴으로 다가왔다. ‘마음으로부터 마음으로 가리라.’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빨간 점퍼 ‘현장의 달인’… 산복도로 ‘르네상스 시대’ 열다

    [자치단체장 25시] 빨간 점퍼 ‘현장의 달인’… 산복도로 ‘르네상스 시대’ 열다

    부산 서구가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해운대 등 신흥주거지가 생겨나면서 쇠락의 길을 걷던 서구가 중장비의 굉음으로 요란하다. 송도해수욕장이 활기를 찾으면서 도심재개발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는 것이다. 산복도로 르네상스 프로젝트에 힘입어 잘 정비된 산동네에는 마을 카페, 거버넌스 시설, 게스트 하우스 등 문화시설이 들어서면서 새로운 관광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서구 살리기의 정점에 박극제(65) 구청장의 열정이 있다. 지난달 23일 오후 1시 30분 숙원 사업인 송도복합해양휴양지 조성사업 현장. 트레이드마크인 ‘빨간 점퍼’를 입은 박 구청장이 제법 세게 내리는 가을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현장을 꼼꼼히 둘러봤다. 박 구청장은 “구름산책로 잔교부분(192m)은 강화유리와 매직그레이팅(철제망)으로 조성하게 돼 있는데 모두 투명 강화유리로 시공하고 바닥에는 조명을 설치하는 게 어떠냐”며 현장 책임자와 눈을 맞췄다. 야간에 산책로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주자는 게 아이디어를 낸 배경이었다. “시공 회사와 협의해 수정·보완하도록 하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길이 296m, 폭 2.3m의 구름산책로는 해수욕장 동편 거북섬을 끼고 등대구간(104m)과 옛 잔교구간으로 나뉘어 국·시비 72억원을 들여 조성 중이다. 등대구간은 지난 6월 개방됐다. 송도해수욕장 부활의 견인차였던 만큼 구름산책로에 대한 박 구청장의 애정은 각별한 듯 보였다. 내년 2월 말이면 국내 최장의 구름산책로가 탄생한다. 박 구청장은 이어 내년 오토캠핑장이 들어설 인근 매립지를 둘러보고 동행한 직원에게 기반시설 등에 최선을 다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매일 사업추진 현황을 챙긴다. 그만큼 기대가 크다는 방증이다. 박 구청장은 “송도복합해양휴양지가 완공되면 송도해수욕장은 명실상부하게 옛 명성을 되찾고 부산에서 제일가는 휴양명소로 거듭나게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런 만큼 박 구청장의 하루 일과 중 절반 이상은 사업 현장에서 진행된다. 아침 간부회의와 결재를 마치면 곧바로 현장으로 향한다. 오후 4시쯤 집무실로 들어와 밀린 결재 등을 한다. 기자가 동행 취재한 이날도 평소와 다름없었다. 오전 6시, 박 구청장은 어김없이 아침운동에 나섰다. 아침운동은 건강을 지키는 비결이자 민원 수렴의 장이라고 설명한다. 이날도 주민들과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나누면서 주민의 의견을 경청했다. 장소는 구덕운동장이었다. 집에서 20여분 거리인 구덕운동장까지 오가며 깨진 보도블록과 가로등은 없는지, 쓰레기는 제대로 처리돼 있는지 유심히 살핀다. 영락없는 동네아저씨다. 그가 나타나자 주민들이 모여들며 아침인사를 건넨다. 30여분 동안 만난 사람만 100여명이 넘는다. 70대 후반의 한 할머니는 “며칠 전 19만원이 든 지갑을 주워 파출소에 갔다 줬는데 연락이 없다. 청장님이 알아봐 달라”고 하자 즉각 휴대전화로 비서에게 연락해 결과를 알려줬다. 아침은 인근 식당에서 3500원짜리 시래깃국밥으로 때웠다. 오전 8시 30분 구청장 집무실에서 진행된 간부정책회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하루 업무에 들어갔다. 다음달 중순 열릴 고등어축제 등이 현안으로 올라왔다. 박 구청장은 “내빈 인사가 너무 많아 주민들이 불편하다. 스크린으로 인사말을 대신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또 “판매인들에게 위생복을 입히고, 경품은 간고등어를 주는 방법을 검토하라”고 말했다. 오전 10시 청사 2층 관제센터회의실에서 열린 ‘일일 명예과장 위촉장 행사’에서는 구덕산 등산객 흡연방지 방안, 구덕터널 입구 육교 엘리베이터 설치, 송도 암남산 나무 훼손 등 다양한 민원이 쏟아졌다. “여러분이 제기한 민원은 적극 검토해 해결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하고 다른 현장으로 달려갔다. 박 구청장의 발길이 멈춘 곳은 엄광산 유아숲체험장. 지난 3월 문을 연 유아숲체험장은 이미 입소문이 나 예약이 밀리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는 화장실 등 시설물을 꼼꼼히 살펴보면서 문제점이 없는지 일일이 챙겼다. 부민초등학교 부설 어린이집 임춘희 원장은 “너무 시설을 잘 만들어 다른 구에 있는 어린이집 원장들이 부러워한다”면서 “결석하는 아이도 여기 간다고 하면 얼른 달려온다”고 웃으며 말했다. 박 구청장은 “불편하거나 보완해야 할 문제점 등이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하라”고 화답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전 일정을 끝낸 박 구청장은 서대신동 시장 인근의 실버 일자리 식당인 푸른밥상에서 30여분 만에 점심을 후다닥 해치웠다. 7500원짜리 묵은 김치 돼지전골이 메뉴였다. “보통 5000원짜리 된장찌개를 먹는데 기자 때문에 업그레이드했다”고 직원이 귀띔했다. 현장 행정은 오후에도 이어졌다. 송도복합단지 조성 현장을 둘러본 뒤 사회복지시설인 소년의집 수국마을에 들러 위문품을 전달하고, 산복도로 르네상스의 일환으로 조성된 괴정동 고분도리카페와 천마산 에코하우스, 한마음행복센터, 기차집예술체험장카페 등을 찾아 직원(마을주민)들을 격려했다. 박 구청장은 “2011년부터 시작한 산복도로 르네상스사업이 주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사업을 계속 발전시켜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집무실에 돌아온 박 구청장은 고등어축제 준비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밀린 결재를 마쳤다. 이날 오후 6시 30분, 꽃마을 청년회원 면담을 끝으로 그의 공식 일정은 마무리됐다. 퇴근 후 인근 식당서 몇몇 직원과 저녁 식사를 하며 업무시간에 못다 한 이야기와 직원들의 속내를 들었다. 오후 9시쯤 비로소 귀갓길에 오르면서 하루 여정이 끝났다. 3선인 그는 “더는 욕심이 없다”면서 “‘떠난 서구에서 돌아오는 서구’로 반드시 만들겠다고 초선 때 다짐했던 자신과의 약속을 단 한순간도 잊은 적이 없다. 이제 그 열매가 서서히 익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장마·태풍도 외면… “중부 가뭄 100년 만의 최악”

    장마·태풍도 외면… “중부 가뭄 100년 만의 최악”

    중부지역 가뭄이 재앙 수준이다. 봄 가뭄에 이어 가을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여름 장마가 실종됐고 폭우를 동반한 9월 태풍도 중국, 일본으로 향하고 한반도를 통과하지 않은 탓이다. 충남 서북부 8개 지역과 충북 단양은 지난 1일부터 제한 급수에 돌입했다. 상습 물 부족 지역인 강원 속초시는 절수운동에 나섰다. 저수율이 뚝 떨어진 경기도와 충청도에서는 내년 논농사가 어려울 뿐 아니라 수도권 식수원까지 위협받을까 우려하고 있다. 대형 산불 발생도 걱정이다. ●계곡도 말라… 보령댐 급수량 20%로 줄여 강철성 충북대 지리교육과 교수는 “과거 기록을 살펴보면 근래 100여년 사이 가장 극심한 중부지방 가뭄 같다”며 “엘리뇨 현상에 따른 지구온난화 탓인데 앞으로 중부지역에 비가 올 확률이 적어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5일 충남 보령시 미산면 보령댐 상류를 찾은 기자의 눈 앞에는 너른 들판이 펼쳐졌다. 댐 물이 차 있던 곳이 잡초가 무성한 들판으로 변했고 여기저기 야생화 군락지까지 생겨났다. 가장자리를 따라 왕버들 등 나무들이 어른 키보다 높이 자랐다. 댐 속 들판에는 길이가 300m는 족히 넘을 수몰됐던 도로도 드러났다. 보령댐 가뭄이 상당히 오래 진행됐음을 짐작하게 한다. 미산면 도화담리 주민 이상두(60)씨는 “댐이 생긴 뒤 이런 일(댐 가뭄)은 처음”이라면서 “댐이 마르면서 썰물처럼 물이 1㎞ 넘게 빠져 들판처럼 변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한국수자원공사 보령권관리단은 이날 보령댐 저수율이 22.5%(2630만t)에 불과하다고 했다. 만수위 때 1억 1600만t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송치영 보령권관리단 관리팀장은 “10월 초까지 평균 강우량이 1200㎜는 됐는데 올해는 절반인 660㎜ 안팎에 그쳤다”며 “이 때문에 댐의 주요 수원인 보령 성주산과 부여 만수산 쪽에서 흘러오는 물이 예전의 31%밖에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30일부터 이틀간 가을비가 내렸지만 메마른 흙 속으로 스며들 정도밖에 되지 않아 댐에는 거의 유입되지 않았다. 보령댐은 1998년 완공돼 보령, 당진, 서산, 태안, 홍성, 예산, 청양, 서천 등 충남 서북부 8개 시·군 50만명에게 하루 20만t의 식수를 공급한다. 미산면과 웅천읍 등에 농업용수도 대지만 추수를 앞두고 공급이 절실하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이다. 댐 주변 도로를 따라 하류로 가는 길에 내다본 댐 물이 아득히 멀었다. 수면과 도로 사이로 10m가 넘는 거대한 황토 띠가 끝도 없이 펼쳐졌다. 물이 빠진 흔적이다. 송 팀장은 “예년 평균 수위가 70m인데 지금은 59m로 11m 낮아졌다”면서 “댐 유역 면적 6.4㎢ 중 상류 쪽 호수 바닥이 밖으로 많이 드러났지만 그 면적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하류의 댐은 수문을 단단히 잠근 상태였다. 수문 아래 방류 통로에는 물기조차 없다. 댐에서 방류한 물이 흐르는 웅천천도 말랐다. 주산면 화평리 이장 이당우(64)씨는 “댐에서 몇백m 더 내려가면 물이 아예 안 보인다”면서 “물이 말라 하천 생태계가 다 망가졌다”고 말했다. 이씨는 “댐을 건설할 때 수자원공사에서 ‘농사짓기 좋게 하겠다’고 해서 따라 줬는데, 특히 올해 논밭에 물을 대 달라고 사정하느라 힘들었다”며 “댐 물을 어떻게 관리하길래 이런 지경이 됐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보령댐은 한 달여 전 전국 댐 중 유일하게 관심, 주의, 경계 등을 거쳐 가장 좋지 않은 ‘심각’ 단계로 진입했다. 이 댐에서 식수를 공급받는 시·군들은 지난 1일부터 제한 급수에 들어갔다. 하루 공급량을 15만t으로 20% 넘게 줄였다. 홍성군은 밤 10시부터 이튿날 오전 10시까지 물을 끊는다. 11개 읍·면은 격일제로 이같이 제한 급수한다. 슈퍼마켓과 할인점 등에서는 주민들이 플라스틱 물동이를 사기 위해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서산시는 6일부터 종합운동장 수영장 등 일부 시설을 임시 휴관하고 샤워장 5곳, 옥외 음수대 5곳, 행사용 급수시설 2곳을 당분간 폐쇄하기로 했다. 강원 지역 가뭄도 심각하다. 지난 여름 화천·인제 지역에 잠깐 집중호우가 내려 바닥을 보이던 소양강댐 수위가 10m 이상 올라가는 등 물 부족을 해결하는 듯했지만 가을에 접어들면서 가뭄이 다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강원 지역 영동권과 영서권 강수량은 예년에 비해 각각 17%와 16% 수준에 그쳤다. 춘천은 평년의 3%에 불과해 1966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적었다. 상습 물 부족 지역인 속초시는 식수 부족이 우려되자 시민을 대상으로 절수운동에 나섰다. 주요 취수원인 쌍천 집수정의 수위 관리에도 나섰다. 충북 지역도 가을 가뭄 때문에 일부 마을에서 제한 급수하는 등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단양군 단성면 고평리와 영춘면 사지원리 등 10여개 마을이다. 예년 평균 강우량은 1170.2㎜인데 올해는 612.6㎜로 절반 수준이다. 1973년 관측한 이래 올해가 최저 강수량이다. 장기봉(60) 단성면 고평리 이장은 “물탱크를 오전 5시에 열어 주고 9시에 잠갔다가 다시 12시에 열어 주는 등 제한 급수를 해 불편한 게 한둘이 아니다”라며 “시골 동네도 요즘은 전부 수세식 화장실을 쓰고 있어 화장실을 마음대로 사용 못 하는 게 가장 큰 불편”이라고 말했다. 경기 화성 봉담읍 덕우저수지는 바닥을 드러낸 채 잡초만 무성하다. 메마른 저수지 안쪽에는 군데군데 모래톱이 생겨났다. 물 한가운데 둥둥 떠 있어야 할 수상가옥 형태의 낚시터는 저수지 바닥에 주저앉아 흉가처럼 변했다. 군데군데 고여 있는 물에서는 썩은 냄새가 진동한다. 덕우저수지 저수율은 고작 18%로 지난해 이맘때 55%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다. 저수지 옆 낚시터에서 상가를 운영하는 한 주민은 “가뭄으로 담수량이 부족하다 보니 낚시꾼들도 안 와 생계 유지가 어렵다”고 울상이다. ●산불 비상… 한달 새 급증 전국 33건·4㏊태워 산불 발생 위험도 커지고 있다. 7~10월은 산불 걱정이 없는 시기지만 올해는 다르다. 가뭄 탓에 바짝 마른 낙엽이 쌓인 상태에서 산불이 발생하면 크게 확산될 위험이 있다. 지난달 전국에서 33건의 산불이 발생해 4.0㏊의 피해가 발생했다. 최근 5년 평균 1.6건, 0.1㏊ 피해가 발생한 것과 비교해 산불 빈도 및 피해가 급증했다. 홍성숙 강원지방기상청 기후서비스 담당은 “엘니뇨 현상으로 가뭄의 장기화가 예상된다”면서 “연말까지 예년의 강수량이 예보되지만 가뭄 해갈에는 턱없이 부족해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보령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가을비로 시작한 10월

    가을비로 시작한 10월

    10월의 첫날, 유난히 길었던 2015년 여름의 끝을 알리는 가을비가 내렸다. 1일 오전 서울 중구에서 출근길 시민이 갑자기 비가 내리자 포대 자루를 머리에 쓴 채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가뭄, 124년만의 재앙/류찬희 산업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가뭄, 124년만의 재앙/류찬희 산업부 선임기자

    가을비가 내렸다. 예로부터 가을비는 곡식 수확량을 감소시킨다는 이유로 반기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비는 목마른 대지를 적시기에 더없이 반가운 비다. 가뭄 재앙으로 한반도가 타들어가고 있다. 지난해 여름 홍수기 이후 강수량은 예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전국의 댐과 저수지는 바닥을 드러낸 지 오래다. 생활용수는 뒤로하고 먹을 물도 걱정해야 할 판이다. 급기야 충청 서부지역에는 제한급수조치까지 내려졌다. 전문가들은 124년 만에 겪는 극심한 가뭄에 비유하기도 한다. 지진, 홍수 등 자연재해가 일어날 때마다 난리법석을 치르면서도 가뭄재해에 대해서는 무감각했다. 물 부족 경고를 남의 일인 양 무시하고, 가뭄에 대비한 노력을 게을리한 것이 이번 사태를 키웠다. 2007~2008년에 올해와 같은 극심한 가뭄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음에도 이렇다 할 대비가 없었다. ‘올해만 견디고 넘기면 내년 여름에는 해결되겠지’ 하는 안이한 대처가 화를 키웠다. 현재의 댐, 저수지로는 2년 이상 가뭄에 대처하기 어렵다. 장기화될 것에 대비해야 한다. 가뭄의 심각성은 한 해에 그치지 않고 몇 년간 이어질 수 있다는 데에 있다. 길게는 20년 이상 기근이 이어졌다는 기록도 있다. 1882년부터 시작된 가뭄은 1910년까지 이어졌다. 가깝게는 1978년부터 3년 연속 가뭄에 시달렸다. 가뭄은 연례행사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점에서 근본대책이 요구된다. 무엇보다 물그릇 확대가 필요하다. 가뭄은 단순히 연간 강수량의 통계로만 따질 수 없다. 한반도의 연간 강수량은 결코 적지 않다. 다만 연간 수자원 총량(1297억㎥) 대비 이용 가능 수량(753억㎥)은 58%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43%는 홍수기에 가두지 못하고 흘려보내기 때문에 실제 이용 수량은 수자원 총량 대비 26%(333억㎥)에 불과하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흘려보내는 물을 담아둘 수 있는 물그릇 확보가 시급한 이유다. 과거처럼 대규모 댐을 건설하자는 것도 아니다. 충분한 공감과 합의를 바탕으로 지역 특성에 따른 맞춤형 물그릇 확보가 필요하다. 수자원의 효율적 배분도 요구된다. 물 수급 불균형으로 남는 지역의 물을 부족한 지역에 나누어 이용하는 방안이다.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된 금강 부여보에 가둔 물을 보령댐으로 보내 충청 서해안 지역 가뭄을 해소하는 길을 찾은 것이 좋은 예이다. 하지만 효율적 물 배분을 놓고 지역 간 갈등도 만만치 않다. 영산강 유역에 설치된 댐의 물을 섬진강 수계로 흘려보내거나, 용담댐 물을 금강 본류로 추가 방류하고자 했지만 성숙하지 못한 지역이기주의 때문에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지역 내 갈등도 있다. 한탄강댐이 대표적인 경우로 고질적인 가뭄·홍수 피해를 입고 있는 지역이지만 댐의 수위를 높여 물을 가두는 것을 놓고 주민 간 갈등을 겪고 있다. 지하수 댐 개발 등 다각적인 수자원 확보방안도 본격 논의할 때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 세계 최고 수준인 1인당 수돗물 사용량을 대폭 줄이는 작은 노력부터 실천할 때이다. chani@seoul.co.kr
  • 선명하게 잡아낸 詩語의 단선들

    선명하게 잡아낸 詩語의 단선들

    우리 문단의 대표적인 서정시인 문태준(45)이 돌아왔다. 관계, 죽음, 불교적 사유 등 등단 이후 20여년간 천착해오던 주제들을 더 짧고 선명한 시적 언어로 담아냈다. 불교적 사유가 도드라졌던 ‘먼 곳’ 이후 3년 만에 낸 여섯 번째 시집 ‘우리들의 마지막 얼굴’(창비)에서다. 지난해 서정시학작품상을 받은 ‘봄바람이 불어서’를 비롯해 64편이 실렸다. ‘드로잉 연작’ 14편은 이번 시집에서 시인이 추구한 ‘짧고 선명한 시적 언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나를 떠나려네//야위어서/흰 뼈처럼/야위어서//이젠 됐어요/이젠 됐어요//보잘것없는/나/툭툭 내던지는/비’(가을비·드로잉 6) “드로잉은 사물의 움직임이나 특징을 잡아내 단선으로 그린 그림이다. 드로잉처럼 사물이나 사건, 마음을 움직인 것들을 선명한 이미지로 쓰고 싶었다. 선명한 언어로 쓰면 우리나라뿐 아니라 다른 나라 독자들에게도 의도가 오해 없이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 언어를 아껴 여백도 생기고 비교적 단일한 걸 이야기하기 때문이 시가 조금 쉬워진 측면도 있다.” 시인에게 ‘관계’는 여전히 제일 화두다. 이번에도 대상과 대상, 존재와 존재, 생명과 생명 사이의 수평적 관계를 탐구했다. 문학평론가 이광호는 이를 ‘수평적 상상력’이라고 했다. ‘노랗게 잘 익은 오렌지가 떨어져 있네/붉고 새콤한 자두가 떨어져 있네/자줏빛 아이리스 꽃이 활짝 피어 있네/나는 곤충으로 변해 설탕을 탐하고 싶네/누가 이걸 발견하랴,/몸을 굽히지 않는다면/태양이 몸을 굽힌, 미지근한 어스름도 때마침 좋네/누가 이걸, 또 자신을 주우랴,/몸을 굽혀 균형을 맞추지 않는다면’(몸을 굽히지 않는다면) ‘귀휴’(歸休)에선 인간 중심의 생각을 벗어나 ‘닭에게 마당을 꾸어 쓰는’ 데까지 시적 상상력이 미친다. 마당 주인을 집주인이 아니라 마당에서 사는 닭으로 설정, 서로가 서로에게 존엄한 관계임을 역설했다. 시인은 “우열이 없는 대등한 관계는 내 눈높이와 지위를 상대와 같은 위치에 두고 권위나 선입관을 버리고 상대와 균형을 맞추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죽음·이별도 파고들었다. 고정돼 있지 않고 계속 변화하다 어느 시점엔 사그라지는 존재의 속성을 들여다봤다. 임종을 앞둔 친척 병문안 때 보고 느꼈던 걸 쓴 ‘우리들의 마지막 얼굴’이 대표적이다. ‘당신은 나조차 알아보지 못하네/요를 깔고 아주 가벼운 이불을 덮고 있네/한층의 재가 당신의 몸을 덮은 듯하네/눈도 입도 코도 가늘어지고 작아지고 낮아졌네/(중략) 나는 이 세상에서 혼자의 몸이 된 당신을 보네/오래 잊지 말자는 말은 못하겠네/당신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보네/우리들의 마지막 얼굴을 보네’(우리들의 마지막 얼굴) “친척께선 호흡을 겨우 하고 계셨다. 그 모습에서 태어나는 순간과 비슷한 상태로 돌아가 있는 생명의 끝자락을 봤다. 몸이 갖고 있던 욕망의 불도 다 꺼지고 세속적 기준으로 가치 있다고 봤던 것들도 다 내려놓고 오롯이 하나의 평범한 인간으로 돌아가 있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생의 삶이 지나치게 물질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것 같다.” 등단 초기의 불교적인 시선도 여전히 예리하다. ‘밝은 곳과 어둔 곳의 경계가 사라졌습니다 눈두덩과 눈, 콧부리와 볼, 입술과 인중, 목과 턱선의 경계가 사라졌습니다 안면의 윤곽이 얇은 미소처럼 넓적하게 퍼져 돌 위에 흐릿하게 남아 있을 뿐이었습니다’(여시·如是) 마애불을 보고 돌아와서 쓴 여시에선 자신의 본래 면목에 대해 물음을 던졌다. 여시는 여시아문(如是我聞·나는 이렇게 들었다)의 여시로, ‘있는 그대로를 보면 그러하다’라는 의미다. “비바람에 깎이면서 모든 경계가 흐릿해진 마애불을 보면서 마애불의 불성을 떠올렸다. 형체는 사라지더라도 마애불이 본래 갖고 있는 면목, 이를테면 자비나 사랑의 마음이 내게도 있는지, 내 본래 면목은 무엇인지를 생각했다.” 1994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에 처서 외 9편이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인은 등단 21년을 돌아보며 “시 쓰는 순간이 제일 행복하면서도 늘 두렵고 조심스럽다”고 했다. “시를 쓸 수 있는 조건들이 예민한 것 같다. 아무 때나 시를 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시가 태어나는 조건들을 생활 속에서 유지해 가는 게 여전히 어려운 것 같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겨울 재촉하는 촉촉한 가을비

    겨울 재촉하는 촉촉한 가을비

    겨울을 재촉하는 가을비가 내린 24일 경남 함양군 지곡면 개평 한옥마을에서 빨갛게 익은 산수유 열매 아래로 주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함양군 제공
  • 新 창업아이템 “공부방” 대표 교육브랜드가 나섰다.

    新 창업아이템 “공부방” 대표 교육브랜드가 나섰다.

    가을이 시작됨과 동시에 내리는 가을비처럼 추위가 시작되면서 예비창업자들의 마음도 조마조마해져간다. 최근 “소자본, 1인 기업, 생계형창업, 여성소자본창업” 으로 이뤄진 공부방창업 관련 내용들이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교육브랜드에 있어서 No.1 이라 할 수 있는 해법에듀의 사업설명회 현장 반응이 뜨겁다는 소식이 속속들이 나오고 있다. e해법수학 홈페이지(www.e-hb.co.kr)와 고객센터(1577-2090)으로 참여접수신청이 가능한 이번 사업설명회는 지난 8월 말 안산에서 시작해 올해 12월말까지 장장 4개월에 걸쳐 진행되는 대규모 사업설명회이다. 누구나 운영가능한 “공부방”, 하지만 초기사업에 투자하는 교육교재 및 초도물품, 본인 및 신입강사의 교육능력이 뒷받침이 되야 활발하고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한데 개인교습소 및 개인공부방 창업보다 해법에듀의 대표수학브랜드 “e-해법수학”과 “셀파수학교실”의 공부방 창업이 나은 점은 바로 초기 개원시 홍보 및 물품 지원, 본사의 끊임없는 교육과 회원모집 지원 등 개인이 소화하기 쉽지 않은 크고 작은 부분들을 채워주기 때문에 원활한 공부방운영이 가능하다. 해법에듀 사업설명회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창업아이템의 최대시장이었던 요식업보다도 공부방창업에 관심을 가지는 비율이 높아지는 가운데 성공적인 창업으로 가는 비결은 바로 예비창업인들의 의지와 경쟁업체와의 차별성에 달려있다”라는 말을 전하면서 해법에듀의 사업설명회에 참여시 들을 수 있는 교육브랜드로서의 성장비결 및 비전을 제시할 계획이다. 해법에듀는 지금까지 총 85회의 사업설명회 일정 중 42회가 완료되었으며, 575명의 예비창업자들이 사업설명회에 참여해 신규 창업성공의 꿈을 키우고 있으며, 사업설명회 참석한 예비 창업자가 가맹 계약을 하게 되면 특별한 혜택이 주어진다.
  • 더 쌀쌀해진 출근길 날씨… 모레부터 전국 가을비

    더 쌀쌀해진 출근길 날씨… 모레부터 전국 가을비

    차가운 북서쪽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큰 폭으로 아침 기온이 떨어진 27일 서울 광화문에서 시민들이 두꺼운 옷차림으로 출근길을 재촉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오늘의 포토영상] 가을비 촉촉히 내리는 서울의 오색단풍 스케치

    [오늘의 포토영상] 가을비 촉촉히 내리는 서울의 오색단풍 스케치

    21일 서울이 오색 단풍을 이룬 가운데 가을비가 촉촉하게 내렸습니다. 이 비는 오늘 밤 서울을 비롯한 중북부지역을 시작으로 내일 오후 대부분 그칠 예정입니다. 비가 그치고 나면 이후 기온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합니다. 겨울이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습니다. 사진 정연호, 박지환 기자 tpgod@seoul.co.kr 영상팀 seoultv@seoul.co.kr
  • [프로야구] 가을비 내리자 넥센이 웃는다

    플레이오프(PO)에 선착한 넥센이 이틀째 내린 가을비에 살며시 미소를 짓고 있다. 21일 경남 창원마산구장에서 예정됐던 NC와 LG의 준PO 2차전은 경기 시작 2시간여 전부터 내린 비로 인해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순연됐다. 포스트시즌 경기가 이틀 연속 열리지 못한 것은 1996년 10월 2~3일 한화와 현대의 준PO 2차전 이후 역대 두 번째다. 경기는 22일 오후 6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열릴 예정이며 NC는 에릭, LG는 우규민으로 각각 선발 투수를 변경했다. 준PO 2차전의 잇따른 순연으로 인한 최대 수혜 팀은 넥센이라는 관측이 많다. 정규 리그 78승2무48패로 2위를 차지한 넥센은 4년 연속 우승한 삼성(78승3무47패) 못지않은 강력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PO에서 맞붙을 NC나 LG가 모두 만만치 않아 내심 껄끄러웠다. 올 시즌 넥센은 NC에 5승11패로 맥을 추지 못했다. 넥센이 상대전적에 열세를 보인 팀은 NC와 삼성(7승8패1무)뿐이다. 홈런왕(52개) 박병호가 NC의 홈인 마산에서 1개밖에 공을 넘기지 못했다. 2위(40개) 강정호도 마산에서 무홈런으로 돌아서는 등 NC를 상대로 1개에 그쳤다. 자타가 공인하는 리그 최강 타선이지만 NC 에이스 찰리에게는 4승을 헌납하는 등 약했다. LG도 쉬운 상대가 아니다. 9승7패로 우위를 점했으나 어려운 경기가 많았다. 후반기에는 3승5패로 열세를 보였다. 넥센은 NC와 LG가 5차전 접전을 펼쳐 최대한 힘을 빼고 올라오기를 바랐다. 2차전 우천 취소로 인해 5차전까지 가지 않더라도 NC와 LG 둘 중 하나는 휴식일이 1~2일로 줄어든 상태로 넥센과 대결하게 됐다. 역대 준PO와 PO에서는 우천 취소 경기가 나왔을 경우 승리팀이 상위 시리즈에서 탈락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다섯 차례 순연이 있었는데 네 차례는 승리팀이 바로 다음 시리즈에서 짐을 쌌다. 1986년 PO 3차전에서 우천 순연을 겪은 삼성은 OB를 3승2패로 제압하고 한국시리즈(KS)에 올랐으나 해태에 1승4패로 무릎을 꿇었다. 1998년과 2000년, 2011년 각각 PO를 치른 LG와 두산, SK도 각각 한 차례 우천 순연을 겪으며 KS에 진출했지만 모두 쓴잔을 들었다. 1996년 준PO를 치른 현대가 유일하게 예외였다. 이틀 연속 2차전이 순연된 끝에 2연승으로 PO에 나간 현대는 쌍방울을 3승2패로 잡고 KS 진출을 일궜다. 창원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우산 위로 촉촉하게 가을이 내려요

    우산 위로 촉촉하게 가을이 내려요

    가을비가 내린 21일 서울 종로구 명륜동 성균관대학교에서 학생들이 우산을 쓰고 교정을 걷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프로야구] NC-LG “가을비는 우리편”

    [프로야구] NC-LG “가을비는 우리편”

    “선수들이 1차전 대패로 부담이 컸을 터인데 하루 연기돼 한결 편해졌을 것이다.”(김경문) “야구는 하루 잘 맞으면 다음날은 안 맞는 경우가 많다. 비로 순연됐다고 해서 받는 영향은 없을 것이다.”(양상문) 20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프로야구 NC-LG의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이 비로 순연돼 21일 오후 6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치러진다. 이로써 5전 3승제의 준PO 일정이 하루씩 밀렸다. PS가 비로 연기된 것은 통산 14번째다. 하지만 김경문 NC 감독과 양상문 LG 감독 모두 좋은 쪽으로 해석했다. 김 감독은 취소 직후 기자회견에서 “팀 분위기가 어두울 때 경기가 순연되면 선수들의 부담이 줄어든다. 집에서 쉬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9일 1차전에서 4-13의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NC는 이날 주장 이호준을 중심으로 새롭게 전의를 다지는 모습이었다. 김 감독도 3번에 나성범을 배치하는 등 라인업에 변화를 주며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다. 김 감독은 “그간 리오단의 공을 못 쳤기에 오늘은 선취점을 얻고자 타순을 바꿨다”고 말했다. 1차전 대승의 기세를 이어 가려 했던 양상문 감독도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정규리그 막판) 선수들이 심리적 부담으로 피로했다. 하루 쉬는 게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8월 21일부터 4위로 올라선 LG는 시즌 막판까지 포스트시즌(PS) 진출을 확정하지 못해 애를 태웠다. 정규리그 최종일인 지난 17일 준PO 티켓을 손에 넣었으나 초조한 시간을 보냈다. 두 팀은 이날 선발로 예고한 찰리와 리오단을 21일에도 내세운다. 그러나 21일도 우천 순연되면 변경할 뜻을 밝혔다. 김 감독은 “또 비가 오면 코치진과 (교체를) 상의할 것”이라고 말했고, 양 감독도 “우규민으로 갈 수 있다”고 밝혔다. 역대 PS에서 비가 변수로 작용한 경우도 많다. 롯데와 삼성이 맞붙은 1984년 한국시리즈(KS)는 7차전이 순연됐는데, 덕분에 6차전에서 5이닝을 던진 롯데 에이스 최동원이 등판했다. 완투승을 거둔 최동원은 KS 초유의 4승을 홀로 따내며 팀에 첫 우승컵을 안겼다. 2001년 KS에서는 삼성이 1차전을 이겼으나 2차전 연기로 체력을 회복한 두산에 3연패를 당했고, 결국 2승 4패로 패권을 내줬다. 2009년 두산과 PO에서 맞붙은 SK는 5차전에서 김현수에게 선제 홈런을 맞고 끌려갔으나 노게임으로 위기를 넘겼고, 다음날 완승을 거둬 KS 진출에 성공했다. 한편 이날 경기 용인 제일초교 6학년생 어린이 다섯 명은 예정대로 시구를 했다. 홈팀인 NC 측은 “어린이들이 21일 되돌아가야 해 시구를 미룰 수 없었다”고 밝혔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나 계란후라이 됐쪄” 가을비에 러버덕 다시 휴식

    “나 계란후라이 됐쪄” 가을비에 러버덕 다시 휴식

    “비 와서 나 바람 빠졌쪄”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에 띄워진 고무오리 ‘러버덕’이 가을비에 다시 휴식에 들어갔다. 20일 오전 러버덕 프로젝트 서울은 공식 홈페이지와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해 “현재 석촌호수 인근에 비와 바람이 매우 거세짐에 따라 안전을 위해 잠시 러버덕을 내린다”고 밝혔다. 이어 “러버덕은 비가 그치고 현장을 재점검한 이후 다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면서 “현재 일기예보를 기준으로 21일(화)까지 폭우와 국지적으로 강한 바람이 예상되고 있으니, 방문 일정을 참조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현재 러버덕은 관계자들에 의해 바람이 빠져 호수 위에 거죽만 남은 상태다. 네티즌들은 비가 와서 바람을 빼 놓은 러버덕을 보면서 “나 계란 후라이 됐쪄”라면서 댓글놀이를 즐기기도 했다. 기상청은 이 지역에 비가 이날 오후 6시쯤까지 계속 내리다 밤에 소강 상태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밤 12시부터 21일 오후 6시까지 시간당 최대 9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흠뻑 젖은 가을… 아침 기온 ‘뚝’

    흠뻑 젖은 가을… 아침 기온 ‘뚝’

    전국 곳곳에 가을비가 내린 29일 가로수 낙엽이 떨어진 서울 서초구의 한 거리를 우산을 쓴 시민들이 걷고 있다. 가을비의 영향으로 30일 서울의 아침 기온이 14도까지 떨어지는 등 이번 주부터 가을이 깊어질 전망이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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