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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와의 차 한잔] ‘주식(酒食)9단 서울맛집 유랑’ 작가 이영승씨

    [저자와의 차 한잔] ‘주식(酒食)9단 서울맛집 유랑’ 작가 이영승씨

     ‘개화의 짜장면이 조자룡이 휘두르는 군더더기 없이 모범적인 청홍검의 칼날이라면 신승관의 짜장면은 묵직하게 바람을 가르는 관운장의 청룡도와 같달까.’  짜장면 맛이 이렇게 비유된다는 게 놀랍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했다. 이틀에 걸쳐 점심에 두 곳을 다녀왔다. 개화는 서울 중구 명동 중앙우체국 쪽에, 신승관은 북창동 깊은 골목에 있다. 직선 거리로 400m쯤 떨어진 두 집의 짜장 맛이란, 당대를 호령한 두 호걸의 범상치 않은 기상을 빼닮았다. 신승관이 조금 깔끔했고 개화가 여러 맛이 반짝이는 느낌으로 다가왔다.  신문과 방송을 타거나 대형 문고의 베스트셀러 추천 없이도 일주일 만에 재판에 들어간 ‘주식(酒食)9단 서울맛집 유랑’(출판사 올)을 쓴 이영승(38)씨를 21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 로비에서 만났다. 책에 쓴 대로 약간 무서움이 느껴지는 첫 인상.  지면에 실릴 사진부터 급하게 찍은 뒤 한 식당으로 옮겨 보리굴비로 점심을 들었다. 한창 때 친구와 10시간 동안 소주 스무 병을 비웠다고 책에서 털어 놓았던 술꾼과 2시간 동안 꾸덕한 굴비를 뜯어 안주삼아 술잔을 털었다.    Q. (기자보다 열한 살 아래라 별로 그렇다고 느끼지 않으면서도) 실례지만 정말 나이들어 보이네요. 좋아하는 음식으로나 그걸 표현하는 문체로 보나 마흔쯤은 됐을 것이라 짐작했는데요.  A. 네. (남들이) 애늙은이라고들 합니다.  Q. 그런데 어릴 적부터 서울에서 사신 분이 어떻게 꾸덕하다는 표현도 알고 그래요.  A. 2006년 무렵 식도락동호회 다인포유와 인연을 맺게 됐는데요. 처음엔 낯도 가리고 해서 피하기도 했는데 술은 워낙 좋아했으니까 술자리 있다고 하면 어울리곤 했습니다. 그런데 그 분들이 하나둘 블로그를 시작하길래 구경하곤 했죠. 마침(? 6년동안 사랑했던 여인도 떠나고 해서) 나도 한번 해보자 시작하게 된 거죠.  연배가 한참 위인 사부들이나 형님, 누님들과 어울려 음식먹는 법을 배우게 됐지요. 그때야 술먹는 재미가 거진 다이기도 했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재미있어지고 욕심도 생기더라고요. 해서 ‘사진 참 못 찍네’ 이렇게 구박맞기도 하면서 열심히 블로그 질 했어요. 이게 뭐가 맛있어요, 제가 그러면 그분들은 씩 웃으면서 너도 나중에 알게 돼, 이러시더라고요. 정말 그대로 됐고요. 그런 분들과 어울리면서 그런 말과 표현도 배우고,  Q. 주식9단이란 블로그 명(名)은 어떻게.  A. 당시 모임의 한 누님이 제 이력을 보고 술 주에 음식 식, 주식 9단이라 하지 그러냐고 하세요. 음 괜찮네, 하고 쓰게 됐죠.  Q. 책 제목을 검색해보니 신문 등에선 전혀 소개되지 않았는데도 인터넷에선 상당히 많이 소개됐더군요. 상당히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맛이라고.  A. 그런 건 아니고. 정반대로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입맛에 맞는 음식을 솔직하게 글로 풀어내려 하는 것뿐이지요. 이제 블로그는 그만 둘 생각인데 그동안 제가 7년 동안 발품팔아 돌아다니며 느꼈던 것들을 정리했다는 생각에 고맙고 그렇더라고요.  Q. 블로그는 왜 정리하는데요.  A. 처음엔 많은 이들이 몰려와 글 읽고 댓글 달고 그러면 신나서 또 카메라 챙겨 떠나곤 했지요. 뭣도 모르고 그랬어요. 한없이 교만해지고. 입맛도 간사해지고.  다른 블로거들이 공짜로 밥 먹거나 터무니없는 대가를 원하는 경우도 봤어요. 저도 제안을 받기도 했는데 그런 게 싫어 손사래를 치곤 했어요.  그런데 하루 오천명씩 들어와 제 글 읽고 그러니 제가 뭐 대단한 존재라도 되는 것처럼 여기게 되는 것도 싫고. 제가 자꾸 그런 남의 시선을 의식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 이유로 이제 그만 두려고 하지요.  Q. 책은 잘 나가나요.  A 전 관심없어요. 2년 전쯤 출판사에서 연락이 와 책을 내보지 않겠느냐고 하더군요. 내 주제에, 하는 생각에 몇 차례 고사하다 지난해 초 시작해 올해 초 책을 낼 수 있는 준비를 마쳤어요. 그런데 출판사 쪽에서 다른 책 일정도 있고 맛집 얘기를 다뤘으니 봄과 여름보다는 가을에 내는 게 좋겠다고 해서 이번에 나오게 된 겁니다.  Q. 그런데 관심없다는 건 좀 그렇지 않나요.  A. 제가 7년 가까이 정말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했고 그 성과를 한 데 모아 정리했으니 그걸로 된 겁니다. 출판사가 제 책 때문에 돈 많이 벌면 그걸로 만족합니다. 얼마 전 재판 들어간다는 얘기를 듣기는 했어요.    증권사 펀드매니저, 투자자문사 대표를 거친 그는 지금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일을 하고 있다. 승부근성이 있어 보였다. 주위에선 한번 빠져든 일에는 무섭게 빠져드는 그의 성격대로 책이 나왔다는 평을 한다고 했다. 서른다섯 가지 음식의 역사나 식재료의 유래로 글머리를 열고 서울의 맛집 다섯 곳을 꼽은 뒤 음식에 얽힌 개인사를 풀어냈다. 어릴 적부터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았던 그가 중학교 2학년 가을, 청계천 들러 ‘빽판’ 사들고 간절히 구하던 Keith Jarret의 앨범이 폐점하는 음악카페 가면 있을 것이라는 말 듣고 난생 처음 찾아간 명동에서 난생 처음 명동칼국수를 먹고 행복했던 추억 등이 동시대를 산 이들에게 즐거운 삽화로 다가온다. 술친구와 해장술 푼 사연, ‘빠돌이’로 한창 놀 때 순대해장국 먹은 사연 등 쿡쿡 거리고 읽을 객담도 빠뜨릴 수 없다. 혼자 지내는 이들을 위한 레시피를 곁들인 것도 눈에 띈다.    Q. 어느 정도로 열심이었나요.  A. 블로그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서울 안의 화상(華商)이 하는 중국집 서른다섯 곳을 모두 돌아보겠다고 다닌 적이 있습니다. 석달을 중국 음식만 먹으니 입에서 느끼한 맛이 떠나질 않았던 적도 있지요. 동호회에서나 누군가 어디가 맛있더라, 하면 거리를 따지지 않고 다녔어요. 그러다보니 어느 달은 신용카드 청구서가 천만원을 넘은 적도 있었고요.  Q. 출간 시기가 늦춰지면서 가격이 올랐다든지, 재개발로 문을 닫거나 이전했다든지 해서 다시 점검했을 것 같은데요.  A. 음식별로 다섯 집씩 골랐으니 모두 175곳이 소개됐는데 맨 앞의 TOP PICK은 한 번씩 다 돌았어요. 그리고 나머지 집들의 절반 정도도 다시 확인했어요. 값뿐만아니라 내가 표현한 내용이 진짜로 맞나 의심스러워 다시 찾기도 했고요. 사진을 다시 찍은 곳도 여러 곳인데 음식 사진이란 게 차라리 옛것이 좋은 경우도 적지 않았어요.  Q. 그렇게 다섯 곳씩 고르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어느 메뉴를 가장 고민했나요.  A. 짜장이었습니다. 이품(서대문구 연희동)이냐 개화냐를 놓고 한참 고민했어요. 특별히 싫어하는 사람이 없는 메뉴이고 모두들 ‘거기에서 거기 아냐’ 생각하기 쉬워서요. 골라놓고 보니까 동전던지기 아니었나 싶기도 하더라고요.”    멏 갈피만 들춰보면 그의 몸피에 어울리지 않게 참 꼼꼼한 성품을 알 수 있다. 6000원 남짓으로 포만감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김치찌개집부터 정말 소중한 이에게 대접하고 싶은 값비싼 코스 요리까지 망라했다. 기자도 가끔 찾는 하동관 주인의 면면이 바뀐 사연, 을지면옥과 필동면옥 주인 가계도 등등 “아는 척 좀 할 수 있게” 두루 꾸며 놓았다.    Q. 결국 책에서 하고 싶었던 얘기는 뭘까요.  A. 사람이 음식 맛의 절반을 넘는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전라도 구례의 허름한 중국집에서 짜장면을 시켰더니 갓김치 등 여염집에서 먹는 반찬을 내주시더라고요. 죄송하기도 하고 해서 탕수육을 시켜 소줏잔을 부딪히고 있자니까 이번엔 홍어회를 내오시더라고요. 중국집에서 홍어회 먹어본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고 하세요. 푸하하.  그런데 몇 년 뒤 그 집을 찾았더니 없어졌더라고요.  요 뒤 배춧국을 잘 끓이던 ‘내강’도 주인 부부가 나이 들어 도저히 못하겠다고 두손 들어 버렸어요. 저도 책에 담지 못했는데 얼마 전 들렀더니 주인도 바뀌고 메뉴도 여러 가지로 늘었는데 너저분하기만 하더라고요.  Q. 그런 집 중에 인사동 ‘할머니 칼국수’와 ‘유진식당’도 있어요. 책에 써놓은 것을 보니 반갑더라고요.  A. 유진식당 어르신은 저희들 가면 뭐 하나라도 더 주시려고 했어요. 가끔 큰아들이 말 안 듣는다고 푸념도 늘어놓으셨지요.  Q. 그래도 요즘은 마음잡고 가게를 보는 것 같던데요. 그런데 얼마나 드나들면 그렇게 주인과 대화가 통하게 돼요.  A. 아, 저희가 워낙 시끄러워서요. 그냥 이런저런 얘기 나누다보면 그런 얘기도 주고받게 돼요. 그건 그렇고 하여간 그런 식당들이 개발 논리에 떠밀려 사라진다는 게 안타깝죠. 인사동 칼국수집만 해도 체인점을 낸다 하면서 예전같지 않은 것 같고요.  Q. 에필로그로 왕십리 해장국집 ‘대중옥’에서 느낀 소회를 풀어냈어요. 그런데 왜 날짜가 그렇게 한참 전인 거지요.  A. 2010년 12월 31일이라고 돼 있죠. 블로그에 썼던 글인데 느낌이 좋아 그대로 책에 옮겼어요. 대중옥은 강남으로 옮겼는데 그 집도 한 번 가봤어요. 아무래도 그 때 맛이 살아나지 않더라고요. 깔끔하고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의 맛집을 좋아하는 세상의 흐름에 잘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아요. 제가,  어쩌다 한번, 이런저런 이유로 고급스럽게 접대할 일이 있을 때 찾아갈 만한 집을 소개하긴 했지만 그보다 사람 냄새 나는 맛집, 노포(老鋪·대를 이어 내려온 가게)를 좋아하는 거지요.    그는 에필로그에 이렇게 적었다.  ‘긴 세월 국밥을 끓여내 묵은 때가 진하게 묻은 타일, 하루에 수십 수백 그릇의 국밥을 잉태하던 듬직한 무쇠솥, 요새 웰빙족들이 알면 난리가 날 귀여운 퍼런색 플라스틱 국장, 이젠 어떤 것 위에 올려져도 진이 다 빠져 초연할 것만 같은 나무 솥뚜껑, 오로지 국물맛과 토렴에만 집중하시는 아주머니까지 모든 게 사라져간다.’  좋은 요리란 뭘까.  그런 맛을 부르는 서늘하고도 알싸한 가을바람이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100·끝) 의령 백곡리 감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100·끝) 의령 백곡리 감나무

    감나무는 존재감을 느끼기 어려울 만큼 우리 곁에 흔하게 심어 키우는 친근한 나무다. 살아 있을 때에는 그의 존재감을 느끼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여느 시골 집 뒤란이든지 감나무 없는 집이 없다. 물론 감나무는 감을 얻기 위해서 키운다. 그러나 감나무 곁에는 뱀이 다가오지 않는다는 것도 감나무를 심는 중요한 이유다. 그래서 아녀자들의 발길이 잦은 뒤란 장독대 곁에 키우면 이래저래 요긴할 수밖에 없다. 집 마당에 키우기에 이보다 좋은 나무도 없을 게다. 흔한 나무이지만, 만일 바람에 쓰러진다든가 병충해로 죽어 없어진다면, 그 상실감은 다른 나무에 비할 수 없이 크다. 흔하디흔한 나무가 우리 집에만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른바 뒤늦은 존재감이다. ●열매를 못 맺어 베어낼 위기에 처하기도 꼭 10년 전인 2002년 이른 봄. 경남 의령 정곡면 백곡리 감나무를 처음 만나던 날, 나무 앞을 산책하던 마을 노인이 처음 던진 말은 “저깟 나무를 뭐하러 찾아왔우!”였다. 당시 여러 자료를 톺아보며 알게 된 의령 백곡리 감나무의 위용에 감탄을 금치 못하던 중 노인의 반응은 매우 당황스러웠다. 백곡리 감나무는 시골 집 뒤란에서만 보던 감나무와 사뭇 달랐다. 무엇보다 그 규모가 무척 컸다. 첫눈에도 우리나라의 감나무 가운데에는 가장 큰 나무이리라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런 훌륭한 나무를 ‘저깟 나무’로 부르다니. 노인이 나무를 무시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나무는 크고 잘생겼지만, 감을 맺지 못한다는 치명적인 흠이 있었다. ‘감이 열리지 않는 감나무가 무슨 쓸모냐.’는 게 그 노인을 비롯한 그때 마을 사람들 대부분의 생각이었다. 머지않아 베어 버릴 듯한 기세였다. 백곡리를 다녀와 곧바로 출간한 졸저 ‘이 땅의 큰 나무’에는 그날의 안타까움을 담아 이 감나무야말로 오래 보존해야 할 우리의 자연유산이라고 강조했다. 그 책에 소개한 백곡리 감나무의 가치를 한눈에 알아본 사람 중에 독립 PD 박봉남씨가 있었다. 그는 이만큼 큰 감나무라면 세계적으로도 기록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며 일년 동안 나무의 변화를 촬영하겠다고 했다. 감이 안 열린다는 것에 대해서도 그는 “감나무는 사람이 정성을 들이면 감을 맺는다.”며 그건 결코 흠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그는 결국 2005년 한 해 동안 촬영을 강행했고, 2006년 1월에는 ‘감나무, 자서전을 쓰다’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완성해 KBS 텔레비전을 통해 방영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450년 고목 그로부터 10년이 지났다. 나무 주변은 깨끗이 정돈됐고, 나무 옆으로 이어지던 길 끝에 놓였던 우사(牛舍)는 들녘 맞은편으로 옮겨 갔다. 물론 마을 사람들의 나무에 대한 생각도 현저하게 달라졌다. 나무는 그 사이에 천연기념물 제492호로 지정돼 나무로서는 최상의 대우를 받는 상태가 됐다. “참 부지런히도 찾아왔지.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도 잊어 가던 감나무 이야기를 하나하나 끄집어내고, 옛날처럼 나뭇가지에 그네를 걸고 아이들을 데려다 태우기도 했지. 그해에 감이 꽤 많이 열렸어. 그래 봐야 고작 열댓 개 됐으려나.” 가을바람 깊어지고 다시 찾아간 백곡리 마을에서 만난 전병환(80) 노인은 10년 전의 상황을 천천히 돌아보며 이야기를 짚어 냈다. 전 노인도 한 해 내내 나무를 찾아와 수굿하게 촬영하던 박봉남 감독을 또렷이 기억했다. 촬영이 한창이던 그해 가을에 감이 얼마나 열리는지를 조바심 내며 기다리던 상황까지 돌아보았다. “아예 안 열리는 건 아니었어. 안 열리는 때도 있긴 했지만, 어떤 때는 가지 끝에 서너 알쯤 열리기도 했지. 지난해에는 열댓 개쯤 열렸는데, 올해는 하나도 안 열렸더구먼.” 공중파에 방영되면서부터 백곡리 감나무의 위상은 달라졌다. 인근 도로 곳곳에 세워진 ‘백곡리 감나무 찾아가는 길’이라는 큼지막한 안내판만 봐도 크게 달라진 상황이다. 그 전까지만 해도 백곡리를 찾아가는 것도 쉽지 않았다. 게다가 나무 주위는 몰라보게 단정해졌다. 나무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고, 마침내 2008년 3월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졸저를 통해 나무의 존재를 알린 지 5년, 다큐 방영 후 2년 만의 일이다. 하마터면 베어질 뻔한 위기에 처했던 나무가 당당히 우리나라 최고의 자연유산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당시 문화재청에서는 백곡리 감나무의 나이를 450년쯤으로 추정했다. 대개의 감나무가 200년 혹은 250년 정도 사는 것에 비하면 무척 오래된 셈이다. 게다가 줄기 둘레는 5m 가까이 될 정도로 굵으며, 키는 무려 28m까지 솟아 올랐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감나무임이 틀림없다. ●소똥이나 그네 뛰는 아이들이 있어야 “감나무는 사람이 곁에 자주 다가가야 잘 크는 나무야. 소도 붙들어 매고, 두런두런 사람이 모여서 그네도 뛰어야 하지. 소똥이나 사람들의 수런거림이 죄다 좋은 거름이지. 그래야 감에 단맛이 드는 법이야.” 나무는 멀리서 바라보기만 하는 대상이 아니라, 자연스레 사람과 어울리며 더불어 살아가는 생명체라는 이야기다. 똑같이 자연의 한 부분인 사람과 나무는 결국 서로 부대끼며 살아야 서로에게 이로울 수 있다는 자연주의적 삶의 깨달음이다. 45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사람의 입맛에 충실한 열매를 맺느라 온힘을 바친 한 그루의 늙은 감나무는 이제 생식 능력이 고갈돼 더 이상 열매를 맺지 못하고,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좋은 나무로 남았다. 무릇 이 땅의 모든 감나무들이 가지마다 풍성하게 열매를 맺는 이 계절, 백곡리 감나무는 열매가 아니라, 나뭇가지 사이에 지은 허공에 사람살이의 흔적을 음전하게 담았다. 감이 안 열려도 열매보다 풍성한 사람살이의 열매를 담고 서 있는 이 땅에서 가장 풍요로운 감나무의 가을 풍경이다. 감나무의 뒤늦은 존재감처럼 남기를 100회에 걸쳐 ‘사람과 나무 이야기’를 애독하신 독자들께 감사드립니다. 감나무의 뒤늦은 존재감처럼 이 칼럼을 통해 보여 드린 여러 나무에 대한 느낌이 지금보다 더 오래 마음 깊숙이 머무르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글 사진 의령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가는 길 경남 의령군 정곡면 백곡리 576. 남해고속국도의 함안나들목으로 나가면 곧바로 나오는 돈산삼거리에서 좌회전해 넓게 펼쳐진 들녘을 따라 3.6㎞ 가면 악양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에서 다시 좌회전해 마을로 접어든 뒤 유곡 방면으로 우회전한다. 법정로라고 부르는 지방도로 1011호선을 타고 4.3㎞쯤 가면 오른쪽으로 백곡리 입구가 나온다. 갈림길에 ‘백곡리 감나무’ 찾아가는 길 안내판이 두어 번 나온다. 백곡리 마을 어귀의 길 왼편에 나무가 있다.
  • [새 음반] 중견 대금연주자 박상은 첫 정규 앨범

    [새 음반] 중견 대금연주자 박상은 첫 정규 앨범

    대금 소리는 가까이서 들을수록 매력적이다. 입에서 대금으로 들어간 바람이 한편에서 새어나고 한편으로는 대금의 중후한 소리를 만들어낸다. 가을바람 같은 소리는 잡념을 날린다. 화려한 기교가 들어 있지는 않지만, 지루하지 않고 정신을 맑게 한다. 중견 대금 연주자 박상은(37)의 첫 정규 앨범 ‘박상은의 대금-바람에 젖다’가 꼭 그렇다. 열다섯에 국악계에 입문한 박상은은 KBS 국악관현악단 단원으로, 라디오 프로그램 ‘프레이즈 인 국악’ 진행자로, 드라마 OST에 참여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음반에는 지난 3~4년간 연주한 곡 중 호응이 좋았던 것을 골랐다. 1950년대 김소희 명창이 작창한 ‘상주아리랑’은 은은한 대금 소리와 명쾌한 피아노 선율이 잘 어우러진 대금 연주곡으로 태어났다. 재즈가수 말로가 참여한 ‘파랑새’, 바이올린·비올라·첼로와 협연한 ’경풍년’ 등도 귀 기울이게 하는 연주곡이다. 박상은의 기교는 ‘타래’에서 발산된다. ‘국악관현악을 위한 대지 2번’ 1악장을 재구성한 ‘타래’의 세 악장에 강약과 장단, 고저를 다양하게 녹인 대금 연주를 선보인다. 대금의 매력을 십분 느낄 수 있는 순간이다. 소니뮤직.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열린세상] 다섯 명의 줄리엣과 국민통합/김다은 소설가 추계예술대 교수

    [열린세상] 다섯 명의 줄리엣과 국민통합/김다은 소설가 추계예술대 교수

    가을바람이 투명하게 불던 날,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걸어가 서울시립미술관에 도착했다. 올해로 일곱 번째를 맞이한 서울국제미디어아트 비엔날레(Mediacity Seoul 2012)가 열리고 있는 곳이다. 세계 20여개 국 49개 팀이 참가한 비엔날레의 주제는, 미국의 블루스 가수 스크리밍 제이 호킨스가 부른 노래에서 따온 것으로, ‘너에게 주문을 걸다’(Spell on you)였다. 입구에 전시되는 영광을 누린 작품은 아델 압데세메드의 ‘기억’이다. 엉덩이가 빨간 개코원숭이가 동일한 알파벳으로 ‘투치’와 ‘후투’라는 단어를 반복적으로 배열하는 미디어 액자였다. 두 단어는 끊임없이 갈등을 겪어온 르완다의 두 부족을 일컫는 것으로, 수십만 명의 집단학살에 대한 기억을 개코원숭이의 단순한 반복행위로 표현한 것이다. 아이디어와 실험성이 넘치는 수많은 작품들 중에서 두 작품이 인상적이었다. 우선 한국 작가 홍성민의 ‘줄리엣’(Juliettttt)이다. 줄리엣의 영문 표기에 t가 다섯 개나 붙어 다섯 명의 줄리엣을 의미했다. 작가는 5명의 연극배우들을 각기 다른 연출자들에게 보내 동일한 대사를 연출케 했다. 대사는 줄리엣이 죽기 직전 사랑의 감정을 극적으로 표현한 절정 장면이다. 각기 다른 연출가로부터 훈련받은 5명의 배우들은 텅 빈 무대 위에 한꺼번에 올라 동시에 같은 대사를 읊으며 연기한다. 로미오는 물론 다른 모든 배역들과 무대장치가 모두 사라진 무대에서, 동일하지만 동일하지 않은 5명의 줄리엣이 절규하는 장면의 영상이다. 다른 하나는 작가 데이비드 클레어바우트의 ‘알제의 행복한 순간의 단면들’(The Algiers’ Sections of A Happy Moment)이다. 하늘을 나는 바다갈매기들을 바라보는 알제리인들의 행복한 표정을 담은 영상이다. 매우 평범해 보이는 이 작품이 가슴에 남은 이유는 행복한 한순간을 되도록 오랫동안 포착하려는 작가의 적극적인 의도 때문이었다. 찰나로 사라질 수 있는 이미지가 가지는 시간의 추상성을 표현하기 위해 600장의 필름을 이어 붙여, 37분간이나 영상이 지속되고 있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의 주문에 걸려 있는 것일까. 현대사회는 페이스북, 트위트 등이 범람하면서 각 개인뿐만 아니라 우리의 정치와 경제까지 부지불식간에 영향을 받고 있다. 현대기술이 새로운 환경과 관계를 가능케 하지만, 인간에게 마음대로 주문을 걸어 저항할 수 없는 상황에 몰아넣기도 한다. 이런 주문을 풀기 위해 비엔날레에 참가한 예술가들은 물리적 시공간을 재해석하면서 개인과 집단과의 새로운 관계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었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돌아오는 길에 가판대 신문이나 잡지들의 타이틀에서 ‘국민통합’이라는 단어들이 눈에 띄었다. 예술작품들을 감상한 직후에 왜 그 단어가 갑자기 생소하게 느껴졌을까. 여당이건 야당이건, 시대현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주문을 선택했다는 생각이 든 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다섯 명의 줄리엣은 외부 환경에 의해 여럿으로 분열한 우리 자신의 자화상이다. 각 개인이 다섯 명의 줄리엣으로 분열하고 단일민족은 다민족으로, 단일문화는 다문화로 바뀌어가는 현 시대에 우리 국민은 어떤 방식으로 ‘통합’당할 수 있을까. 통합의 사전적 의미는 “모두 합하여 하나로 모음”이다. 물론 통합은 개코원숭이가 가진 분열의 기억과 화합을 염두에 둔 것이리라. 하지만 통합이라는 주문이 국민에게 제대로 걸릴지, 주문의 효과가 제대로 발휘될지는 의문이다. 정치인들 스스로 분쟁과 분열의 주문에서 벗어난 것 같지 않으니 말이다. 그 주문을 풀기 위해서는 예술가들처럼 현 시대를 새롭게 해석하려는 철학과 그에 걸맞은 표현을 모색해야 하지 않을까. 데이비드 클레어바우트의 카메라 셔터 속에서처럼, 정치인들의 카메라 셔터 속에서도 국민의 행복한 표정이 포착되어야 할 것이다. 스크리밍 제이 호킨스가 부른 노래 가사처럼 국민에게 더 매혹적인 주문을 걸어 그대를 사랑하게 만들어 보시라. 구체적인 방법이 생각나지 않거들랑, 짬을 내어 이번 주말쯤에 미술관에 들러 보아도 좋으리라.
  • 한강 가을바람 가르며…

    한강 가을바람 가르며…

    4일 서울 한강 광나루지구 자전거공원에서 열린 ‘2012크라운-해태제과 서울국제 BMX대회’ 시범경기에 참가한 선수들이 자전거 경주를 펼치고 있다.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 어르신·가족 함께 걸으며 치매 ‘훌훌’

    치매 노인과 가족들이 함께 길을 걸으며 가을바람을 맞을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마포구는 19일 상암동 월드컵공원 내 평화의공원에서 ‘제3회 마포 치매극복걷기대회’를 개최한다. 치매극복의 날(9월 21일)을 맞아 열리는 이번 대회는 치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고, 치매도 예방은 물론 치료가 가능하다는 내용을 사회적으로 확산시키고자 마련했다. 평화의공원 내 난지 연못 주변으로 조성된 1.5㎞ 구간을 걷게 되며, 치매 환자들과 보호자, 관계 기관 관계자 및 일반 주민 등 300여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식전 행사, 기념식에 이은 50분간의 걷기가 끝난 후에는 각종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마포노인복지센터는 치매 예방에 효과적인 손놀이 프로그램 ‘꽃잎 붙은 엽서 만들기’를, 아현실버문화센터는 ‘전통 민화 감상’ 등을 준비했다. 국민건강보험 마포지사의 장기요양보험 상담 코너도 마련된다. 걷기 대회 참가를 원하는 주민들은 별도 신청 없이 행사 당일 오전 9시 30분까지 평화의공원 내 유니세프 광장에 도착하면 된다. 강수경 지역보건과장은 “건강도 지키고 치매에 대한 인식도 개선할 수 있는 이번 대회에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마포구 치매지원센터에는 1288명 주민들이 관리 대상으로 등록돼 치매 관리 서비스를 받고 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국경없는 시장 ‘이태원 프리마켓’

    이번 주말, 따분한 하루가 예상된다면 가을바람을 맞으며 이태원으로 가 보는 건 어떨까. 오는 15일 용산구 이태원2동 주민센터에서는 지역의 젊은 예술인, 외국인들이 참가해 각종 생활용품과 작품을 파는 프리 마켓 ‘이태원 주민시장’이 열린다. 이태원동 주민들이 직접 이끌어가는 이태원 주민시장은 지난 4월 처음 시작됐다. 외국인들이 많이 사는 지역이어서 이전에도 외국인들이 함께하는 알뜰시장, 다문화 체험행사 등이 정기적으로 열렸다. 그러다 이 일대에 사는 젊은 예술인들까지 가세하면서 다문화와 예술이 어우러지는 풍성한 주민시장으로 재탄생했다. 두번째 주민시장은 외부지원 없이 예술인과 주민, 동주민센터 직원들이 힘을 합쳐 준비했다. 작가들이 기획하고 홍보 포스터와 현수막을 직접 만들었다. 주민들은 시장에서 판매할 생활용품과 한국의 맛을 알릴 전통음식 등을 준비했다. 음식, 사진, 그림, 건축, 컴퓨터 프로그래밍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예술인들은 자신들이 만든 작품을 내놓는다. 각종 외국 민속품이나 수제예술품도 출품된다. 시장에는 예술인들과 주민들이 꾸린 38개팀이 참가한다.이 자리에 참가한 작가 베모(예명)씨는 “지난 행사 이후 지하철 이태원역이나 구청같이 사람이 쉽게 모일 수 있는 곳으로 장소를 옮기자는 의견도 많았다.”며 “그렇게 하면 우리 동네 자체를 즐기자는 행사의 의미가 퇴색될 것 같아 올해에도 이태원을 고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강원 송이버섯 풍작 예감

    가을바람 따라 강원 동해안 명물 송이버섯이 풍작을 예고하고 있다. 5일 송이 주 생산지인 강원 양양과 인제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송이버섯이 나올 시기에 비가 많이 내려 포자 형성에 도움이 된 데다 밤낮 기온차가 심해지면서 어느 해보다 송이버섯이 풍작을 이룰 것으로 점쳐진다. 전국에서 가장 먼저 송이버섯을 생산하는 인제지역에서는 오는 10일을 전후해 채취에 나서고 공판도 개시할 예정이다. 추석까지 최대 생산량을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최근에는 일조량까지 풍부해져 풍작이 기대되고 있다. 최고의 향과 품질을 자랑하는 양양송이도 오는 15일을 전후해 채취와 공판이 시작될 예정이다. 양양군은 추석을 지나 10월 3일부터 7일까지 닷새 동안 남대천 둔치와 손양면 상왕도리 송이벨리자연홍보관 등에서 송이축제를 연다. 외국인 송이채취체험행사와 송이보물찾기, 일반버섯채취체험 등 다양한 체험행사와 70여개의 부대행사가 열려 흥을 돋운다. 양양 송이축제를 한 달 남겨 놓고 홍보에도 나섰다. 김상철 군 문화관광과 담당은 “송이축제 간판 홍보에 나서고 블로그와 카페를 이용한 미디어 홍보전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양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시인 김수영이 묻는다 당신은 진정 자유로운가

    ‘김일성만세’/한국의 언론자유의 출발은 이것을/인정하는 데 있는데//이것만 인정하면 되는데//이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한국/정치의 자유라고 장면이란/관리가 우겨 데니//나는 잠이 깰 수밖에(김수영의 ‘김일성만세’) 어느 강좌에서 강단에 선 이가 대뜸 이리 읊는다면 어떤 느낌을 갖게 될까. 다음 구절을 궁금해하게 될까, 마음이 불편해지거나 당혹감을 느낄까. 철학자 강신주는 그가 대학을 다니던 군사독재 시절과 지금 대학의 모습이 확연히 달라진 것을 느낀다. 삼삼오오 모여 있으면 작당모의를 하진 않는지 감시의 눈초리를 받고 불신검문도 감수해야 했던 것이 20여년 전인데, 오늘의 대학생들은 대학 벤치에서 해맑은 웃음으로 자유롭게 대화를 나눈다. 과연 인문정신이 살아 숨쉬고 창조적인 작품을 생산할 수 있는, 그 자유를 비로소 누리게 된 것인가. 이런 궁금증으로 강신주는 강단에서 이 시를 읊었다. 객석에 앉은 사람들의 불쾌한 표정을 확인한 뒤에야 강신주는 무겁고 괴로운 마음에 휩싸였다. 시인 김수영(1921~1968)이 ‘김일성만세’를 외친 50년 전과 비교해 지금도 내면은 달라진 것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탓이다. ‘김수영을 위하여’(김서연 만듦, 천년의상상 펴냄)는 강신주가 우리가 ‘자유‘라고 느끼던 것이 어떤 이유로 진실일 수 없는지, 김수영을 통해 고찰한다. “자유로운 공기가 없다면 숨을 쉴 수 없다는 사실을 이 시인보다 잘 아는 사람도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김수영은 김수영이려고 발버둥 친 시인”이라고 소개한다. 자기를 사랑하고 긍정하면서도 끊임없이 ‘온전한 나’이기 위해 채찍질한 사람이다. 보통 사람들은 투덜거리며 치워 버릴 거미줄을 보면서 ‘가을바람에 늙어가는 거미처럼 몸이 까맣게 타 버렸다’(‘거미’ 중에서)고 이상에 닿지 못한 자신의 처지를 떠올리고, ‘만약에 나라는 사람을 유심히 들여다본다고 하자/그러면 나는 내가 시(詩)와는 반역(反逆)된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것이다’(‘구름의 파수병’ 중에서)라고 회고한 사람이기도 하다. 모든 것이 그 자신뿐만 아니라 모든 것에 깃들어 있는 ‘단독성’을 찾아내기 위한 몸부림이다. 저자는 사람(人)이 만드는 문양이나 표현(文)이 ‘인문’(人文)이며, 모든 존재들은 내면에 각각의 발자국이 있다고 말한다. 그것을 단독성으로, 자신만의 포즈로 표현한 사람이 김수영이다. 이런 김수영의 표현방식이 이해 가능한 것이 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때에, 비로소 인문이 완성되고 우리는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2만 3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태조 이성계 사냥행차따라 걸어볼까

    태조 이성계 사냥행차따라 걸어볼까

    조선초기 최대 국가행사였던 태조 이성계의 사냥행차 모습이 재현된다. 성동구는 오는 29일 오전 8시 사근동 살곶이운동장에서 ‘태조 이성계 사냥행차’와 ‘2011 성동구민 한마음 걷기대회’를 개최한다고 24일 밝혔다. 사냥행차는 태조 이성계가 사냥에 나서던 모습을 재현한 것으로 사적 제160호인 살곶이다리에서 시작돼 중랑천을 따라 이어진다. 걷기대회는 살곶이체육공원을 출발해 사냥행차의 뒤를 따라 들풀이 어우러지는 중랑천변과 서울숲 야외무대에 이르는 코스에서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시원한 가을바람과 갈대숲 사이사이 숨어 있는 철새 등 도심에서는 쉽게 찾을 수 없는 청정한 자연을 만날 수 있다. 걷기대회는 지역 주민과 기업들이 뜻을 모아 ‘성동구민 한마음 걷기대회 조직위원회’에서 마련했다. 도착지인 서울숲 야외무대에는 어린이들의 해맑은 웃음이 어우러지는 공연과 자랑스러운 구민을 뽑는 성동구민대상 시상식 등이 준비돼 있다. 또 참가자들에게는 자전거와 냉장고 등 푸짐한 경품도 주어진다. 참가를 원하는 주민은 사전신청 없이 행사 당일 오전 8시까지 살곶이체육공원으로 오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한마음 걷기대회 추진위원회(2286-6234)로 문의하면 된다. 고재득 구청장은 “전곶교(箭串橋)로도 불리는 살곶이다리는 현존하는 조선시대 다리 중 가장 긴 다리로, 이곳에서 열리는 사냥행차 재현은 살곶이다리와 살곶이벌의 역사성을 재조명하고 학생들에게 우리 고장의 자긍심을 심어주는 뜻 깊은 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기고] 고유가 시대를 사는 지혜/정일영 교통안전공단 이사장

    [기고] 고유가 시대를 사는 지혜/정일영 교통안전공단 이사장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이다.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라는데 올라도 너무 오른다. 바로 기름값 얘기다. 가을바람이라도 쐬러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좋은 날이지만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기름값으로 선뜻 차를 가지고 나가는 것도 망설여진다. 서울 지역 주유소의 기름값이 사상최고가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뉴스는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 가계에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연비 좋은 차, 싼 주유소를 찾지만, 운전자가 연비를 올리는 운전을 하지 않는다면 연비 좋은 차도, 발품 팔아 찾은 조금 저렴한 주유소도 소용이 없다. 고유가 시대를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는 해법으로 ‘에코드라이브’라고 일컬어지는 경제운전을 권하고 싶다. 경제운전이란 운전습관을 개선함으로써 연료비 절감은 물론 매연과 사고도 줄이는 경제적이고 안전한 운전방법을 말한다. 공단 안전운전체험센터에서 시행한 체험교육 결과, 경제속도를 준수하고 급정지·급출발·급가속을 자제하는 등 경제운전을 실천하면 약 17%의 연비 향상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일 평균 50㎞ 주행 때 연간 258ℓ의 연료를 절감할 수 있으며, 비용면에서는 연간 50만원 이상을 절약할 수 있는 수치이다. 많은 연구결과와 경험으로 나타난 간단한 경제운전 방법은 먼저 출발할 때 연료소비량이 가장 많이 소모되므로 엔진에 무리 없이 천천히 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출발 5초 후에 시속 20㎞ 정도에 도달하도록 주행하는 여유 있는 출발 습관이 필요하다. 도로주행을 할 때는 지방도로에서는 시속 60~80㎞, 고속도로에서는 90~100㎞의 주행속도를 유지하는 것이 연비 향상에 도움이 된다. 운전할 때 가속페달을 급하게 밟아 급가속하거나 브레이크를 급하게 밟아 급제동하는 일을 삼가는 것도 방법이다. 페달을 서서히 밟으며 자연스럽게 속도를 올리거나 줄이는 것과는 연비에서 큰 차이가 난다. 특히 급제동을 하게 되면 연료 소모뿐 아니라 타이어나 브레이크 패드 등 소모품의 소모도 빨라져서 기름 값 이외의 지출도 많아지게 된다. 연비를 올리는 비법은 우직하게 차선을 유지하고 넓은 시야로 차량의 흐름을 파악하면서 관성주행을 하는 것이다. 차로를 일단 잡으면 웬만해서는 차로 변경이나 추월을 하지 않는 만큼 급제동과 급가속이 줄어들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연비가 좋아지게 된다. 마지막으로 경제운전 포털사이트(www.ecodriving.kr)에서 에코드라이브 실천정보를 상세히 확인하는 한편 최근 나오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나 라디오, 방송 등을 통해 오늘 운전할 위치의 교통량을 미리 파악해 덜 막히는 경로를 미리 알아두는 것도 필요하다. 또한,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려면 차에 들어가는 소모품 등은 미리미리 확인하고, 차의 불필요한 무게를 줄이는 내 차의 다이어트도 점검해봐야 한다. 장거리 여행이나 필요에 의한 적재를 제외하곤 트렁크는 최대한 가볍게 비워 두는 것이 좋다. 중요한 것은 몸에 밸 수 있도록 습관화하는 것이다. 특히 연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안전의식이다. 교통사고는 기름 값보다 수십, 수백 배의 손해란 사실은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어딘가 떠나고 싶은 계절, 천고마비의 가을이 곱게 무르익어 간다.
  • [최동호 새벽을 열며] ‘뉴요커’와 한국문학

    [최동호 새벽을 열며] ‘뉴요커’와 한국문학

    지난 12일 발간된 미국의 시사교양지 ‘뉴요커’에 이문열의 단편 ‘익명의 섬’이 게재되었다. ‘뉴요커’는 140만부를 발행하는 세계 최대의 시사교양지로서 전 세계인이 이문열의 작품을 읽게 된 것이다. ‘뉴요커’는 외국 작가는 1년에 한 편 정도의 작품을 게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노벨상을 수상한 일본의 오에 겐자부로와 터키의 오르한 파무크 등이 이 지면에 작품을 발표했다고 한다. 한국문인으로서는 2006년 고은 시인이 4편의 시를 여기에 게재하였으며 소설가로서는 이문열이 처음이다. 지난 4월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가 미국에서 출판되어 세계적인 호응을 얻은 바 있어 이문열 작품의 게재는 한국문학이 세계문학의 중심부를 향해 한 걸음 더 본격적으로 진입했음을 말해주는 지표가 될 것이다. 신경숙의 소설은 북미지역에서만 초판 10만부 이상 판매되었으며, 유럽 8개국에서 출판되었을 뿐만 아니라 현지의 ‘북 투어’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고 한다. 1982년 봄 계간지 ‘세계의 문학’에 처음 게재된 ‘익명의 섬’은 사회적 제약으로 인해 금기시되는 성의 문제를 파헤친 산골 마을의 이야기이다. 이 작품은 폐쇄된 산골마을 사람들에게 평소 바보 취급당하는 ‘깨철’이라는 주인공이 사실은 동네 아낙네들의 억압된 성적 욕망의 해결사라는 사실이 한 시골학교 여교사의 눈을 통해 밝혀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것은 산골마을의 이야기일 뿐만 아니라 현대의 이야기이며 과거의 이야기이자 현재의 이야기이다. 동시에 세계 어디에서나 발생할 수 있는 인간 본능의 문제를 다룬 이야기라는 점에서 보편성을 지닌다. 한국문학의 세계화는 그동안 많은 사람들에 의해 논의된 바 있다. 그러나 작품으로서 이를 실증한 경우는 많지 않다. 이 부분에서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특수성과 보편성의 문제이다. 모든 문학의 문제는 특수한 체험에서 비롯되지만 그 작품이 예술적 작품으로 공인되기 위해서는 보편성의 차원까지 심화·확장되지 않으면 일종의 지역문학 범위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어느 나라의 문학이 제한된 영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동시에 그 나라의 경제적·정치적 역량이 한정된 지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문화적 역량은 정치경제적 상황과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공동체적 운명을 갖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한국의 경제적 도약은 다면적인 의미에서 세계 속에 한국의 위상을 드높이는 전제 조건을 만들어 준 것은 분명하다. 한류의 열풍이 한국의 문화 그리고 한국의 문학을 종전과는 다른 의미에서 뜨거운 관심의 대상으로 만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여기서 강조되어야 할 것은 문학은 일반 대중예술 장르와 다른 특성이 있다는 점이다. 한류의 열풍을 깊게 각인시키고 한 단계 격상시키는 힘을 문학이 지니고 있다면, 그것은 문학이 지니는 개성적 특성 때문일 것이다. 문학은 활자문화의 마력을 지닌 대중 친화적 예술로서 그 이미지의 지속성은 물론 문화적·경제적 방면에서도 커다란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셰익스피어를 인도와 바꾸지 않겠다.’고 한 것은 영국인의 허풍만은 아니다. 한국문학을 외국인이 사랑한다는 것은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사랑한다는 것이며, 그것은 일시적으로 스쳐 지나가는 감정이 아니라 결정적이고 지속적인 것이다. 문학을 통한 체험은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우호적인 감정을 유발하며 그 나라를 동경하고 그 나라의 품격을 존중하는 동력이 되는 것이다. 한국은 이제 변방의 나라가 아니라 첨단산업을 선도하는 나라라는 것은 지금 동시대의 세계인들이 알고 있다. 노벨문학상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가을바람이 신춘문예를 준비하는 젊은 문학 지망생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듯이 한국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할 그날이 ‘뉴요커’와 더불어 성큼 눈앞에 다가와 있다. 노벨문학상은 멀리 있는 꿈이 아니다. 누가 그 영광을 성취할 것인가 하는 문제만이 남아 있다. 고려대 국문학과 교수·시인
  • 日차세대 홈런왕 니혼햄 나카타 쇼

    日차세대 홈런왕 니혼햄 나카타 쇼

    2011년 니혼햄 파이터스 팀엔 두명의 괴물이 있다. 한명은 아줌마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으며 하나의 ‘아이콘’이 돼 가고 있는 신인 사이토 유키. 또 한명은 올 시즌 팀 성적의 핵심으로 거론되고 있는 4번타자 후보 나카타 쇼(23)가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하지만 이 두선수의 차이점은 극명하다. 사이토가 야구 외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반면, 나카타는 경기장 안에서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흔히 타자의 포텐셜이 폭발하기까지는 최소 5년은 기다려야 한다는 말이 있다. 이것은 투수와 타자의 차이점, 그중에서도 타격이 지닌 어려움을 간접적으로나마 증명해주는 말이다. 지난해 실질적인 풀타임 1년차로 퍼시픽리그 홈런왕을 차지했던 T-오카다(오릭스)가 대표적이다. 그동안 주로 2군에 머물렀던 오카다는 정확히 5년만에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었다. 최근 몇년간 일본프로야구는 좋은 투수들에 비해 젊은 거포라 불릴만한 타자의 출현이 거의 없었다. 그 첫 테이프를 끊은게 작년의 오카다였다면 올 시즌엔 나카타 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때 일본에서는 나카타에 대한 광풍이 몰아친적이 있다. 그도 그럴게 역대 고교 통산 최다홈런(87개) 신기록 보유자, 그리고 차세대 일본야구를 이끌어갈 슬러거라는 수식어가 말해주듯 그 기대치가 남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카타의 첫 프로생활은 2군이었다. 루키시즌(2008년)엔 단 한경기도 1군에서 뛰지 못했고 2009년에는 타율 .278(36타수 10안타 15삼진)을 기록하긴 했지만 홈런이 없었다. 무엇보다 아웃카운트의 대부분이 삼진이라 갈길이 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이스턴리그(2군) 홈런왕(30개)과 타점왕(95)을 차지했음에도 1군 진입이 힘들었던 것은 결코 서두르는 법이 없는 나시다 마사타카 감독의 의지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나카타는 조용한 반란을 시작했다. 1군에 올라오자 말자 홈런포를 쏘아올리더니 한동안 폭풍과도 같은 홈런본능이 지속됐다. 7월 20일 대 지바 롯데전(삿포로돔)에서 강속구 투수 오미네 유타에게 프로 첫 홈런을 신고, 이후 퍼시픽리그 에이스 킬러로 자리잡으며 언론의 집중관심을 받는다. 지난해 나카타가 쏘아올린 홈런은 9개. 이중 타나카 마사히로(라쿠텐), 와다 츠요시(소프트뱅크), 와쿠이 히데아키(세이부) 등 일본을 대표하는 투수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후반기 1군 진입후 10경기에서 무려 7개의 홈런을 몰아쳐 ‘이젠 터졌다’라는 평가가 뒤따랐던 것은 당연한 수순. 하지만 나카타의 불방망이는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부터 이내 수그러들었다. 상대팀에서 그냥 보고만 있을리 없었고, 볼카운트 싸움에 약할수 밖에 없는 그의 경험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하지만 나카타는 비록 짧은 1군 생활이었지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던 2010년이었다. 걸리면 넘어간다는, 덧붙여 소중한 1군 경험을 몸소 체험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올 시즌 나카타에 대한 니혼햄의 기대치는 어느정도일까. 이미 나카타는 팀의 4번타자로 낙점을 받은 상태다. 포지션도 1루로 완전히 전향할 것으로 보인다. 나카타에 대한 나시다 감독의 기대치가 어느정도인지를 알수 있는 대목이다. 니혼햄 타선은 교타자 유형의 선수들은 많지만 장거리 타자가 없다. 지난해 터멀 슬랫지의 요코하마 이적으로 인해 찬스에서 한방을 터뜨려줄 거포가 부족했던게 4위로 추락했던 한 원인이었다. 베테랑 이나바 아츠노리, 이토이 요시오 그리고 찬스만 오면 더욱 무서워 지는 코야노 에이치는 중장거리형 선수들이다. 니혼햄이 오프시즌에서 거포형 선수영입에 소극적이었던 것은 나카타를 팀의 주포로 활용하겠다는 나시다 감독의 의중 때문이다. 나카타의 어깨에 올 시즌 팀의 운명이 걸려 있는 셈이다. 최근 나카타는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연일 홈런포를 쏘아올리고 있다. 비록 언론의 관심은 사이토에 집중 돼 있지만 기량만큼은 눈에 확연한 정도로 일취월장해 있다. SK 와이번스의 최정과 매우 흡사한 타격폼을 지닌 나카타의 분전에 니혼햄 구단관계자들의 입도 함께 벌어졌다. 어느팀을 막론하고 오프시즌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해당팀에 대한 전력이다. 특히 올 시즌 고전이 예상되는 니혼햄은 내실을 다져야 할때다. 어제(13일) 니혼햄은 삼성과의 연습경기에서 1-6으로 패했다. 하지만 니혼햄의 패배소식보다 1이닝을 던진 사이토의 호투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분위기다. 물론 이러한 현상은 언론의 과도한 집착때문이지만 선수단 내에서 느낄 야구 외적인 관심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다. 사이토가 박한이를 삼진으로 잡은 장면이 일본언론을 통해 계속해서 조명받고 있다. 지금 니혼햄은 그럴 때가 아니다. 전략적인 선수 띄우기도 좋지만, 지금 팀 전력이 어디쯤에 와 있는지를 먼저 살펴야 할 때다. 차세대 홈런타자 나카타 쇼의 분전이 그래서 더욱 기대된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밀당’ 못해 싱글이라는 당신, 사랑은 기술이 아니에요

    서늘한 가을바람이 외로운 솔로의 어깨를 더욱 움츠리게 하는 계절이다. “왜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나에게 관심이 없고,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은 마음에 들지 않는 걸까?” 사랑을 갈구하지만 제 짝을 못 만난 모든 싱글들의 공통된 하소연이다. 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사랑할 때 알아야 할 59가지’(토마스 맥나이트·로버트 필립 지음, 정윤미 옮김, 프롬북스 펴냄)는 솔로 탈출을 꿈꾸는 이들이 진정한 사랑을 찾도록 도와주는 길잡이를 자처한다. 미국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와 CNN방송 등이 싱글 필독서로 추천해 오랫동안 베스트셀러가 된 책이다. 그렇다고 너무 과한 기대는 하지 말 것. 미국의 저명한 연애 카운슬러, 신경정신과 전문의인 저자들이 알려주는 ‘연애의 기술’은 눈이 번쩍 뜨일 만큼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 ‘사랑을 받으려면 자신부터 사랑하라’, ‘도전할 가치가 있는지 따져보라’ ‘상대의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하라’ 등 수많은 연애 지침서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얘기들이다. ‘호감이 있으면 2%만 드러내라’, ‘뺏고 빼앗기는 질투의 심리를 이용하라’같은 ‘밀고 당기기’식 연애 기법들도 익숙한 것들이다. 정작 중요한 것은 연애의 기술이 아니라 사랑에 관한 마음가짐이다. 저자들은 진정한 사랑은 90%의 우정과 9%의 존중심, 1%의 열정으로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사랑은 한여름 소나기처럼 갑자기 찾아오지 않으며, 부단한 노력을 통해 찾아야 하는 것이다. 이들이 제시하는 연애 비법의 핵심은 사귀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이 세가지 요소 중 어떤 면을 발전시켜야 하는지 알아내고 실천하는 것이다. 가령 상대방이 당신을 아직 어렵게 여긴다면 우정을 쌓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1%의 열정은 우정과 존중심의 탄탄한 바탕 위에서 활짝 피어날 수 있다고 저자들은 조언한다. 1만 2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가을바람 타고 온 발라드 열풍

    가을바람 타고 온 발라드 열풍

    찬바람이 불면서 국내 가요계에 발라드 바람이 일고 있다. 계절이 주는 감성과 맞물려 음악 팬들의 귀를 다시 공략하고 있는 것. 대표적인 남성 발라드 가수들이 속속 복귀하고 있고, 댄스 음악에 주력하던 아이돌 그룹도 발라드를 꺼내들고 있다. 각종 온라인 음원 사이트 순위에서도 발라드는 강세다. 가장 눈에 띄는 이는 ‘발라드의 황제’로 불리는 신승훈. 20년 전 데뷔 날짜에 맞춰 새달 1일 20주년 기념 앨범을 발표한다. 베스트와 헌정 형식을 동시에 띤 앨범이다. 신곡도 만날 수 있다. 국내 11개 도시를 포함해 미국, 일본 등 20개 도시를 도는 20주년 월드 투어 콘서트도 준비 중이다. 앞서 발라드 열기의 물꼬를 튼 주역은 실력파 보컬리스트 휘성. 여름 끝자락인 8월 말 R&B 발라드와 댄스를 섞은 ‘결혼까지 생각했어’를 내놨다. 10개월 만에 발표한 이 신곡은 한 달이 넘은 지금도 여전히 인터넷 음원 사이트에서 큰 인기다. 얼마 전 3차원(3D) 입체영상 콘서트 실황이 극장에서 개봉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휘성은 오는 16~17일 서울, 22~23일 경기 일산, 29~30일 부산, 11월6~7일 대구 공연을 갖는다. 중저음 목소리가 매력적인 박효신도 지난달 중순 아름다운 선율의 디지털 싱글 ‘안녕 사랑아’를 내고 활동에 나섰다. 오는 9일 부산, 24일 대구, 30일 대전, 11월6일 인천으로 전국 투어를 이어갈 예정인 그는 11월 새로운 정규 앨범 ‘기프트 파트2’로 인기몰이를 할 계획이다. 발라드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또 한 명의 가수가 성시경이다. 지난 5월 제대 뒤 신곡 작업에 몰두했던 성시경은 지난달 말 후배 여성 가수 아이유와 감미로운 듀엣곡 ‘그대네요’를 발표했다. 발표하자마자 음원 사이트 상위권에 진입하며 올가을 발라드 붐을 주도하고 있다. 오는 15~17일 서울 용산동 용산전쟁기념관 평화의광장에서 가요계 복귀 및 데뷔 10년 기념 콘서트도 열 예정이다. 애절함의 대명사 김범수는 약 2년 만에 정규 앨범을 냈다. 지난달 말 7집 ‘솔리스타 파트1’을 발표한 것. 박진영이 작사·작곡한 타이틀 곡 ‘지나간다’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승철과의 듀엣곡 등도 관심을 끌고 있다. 김범수도 오는 23~24일 서울 신촌동 연세대 대강당에서 7집 발매 기념 콘서트를 연다. 브라운아이드소울의 리더이자 감미로운 목소리를 자랑하는 정엽은 지난 9월 사랑의 달콤함을 노래한 ‘러브 유’를 내놓은 데 이어 이별의 아픔을 담은 ‘위드아웃 유’를 5일 선보였다. 공교롭게 김범수와 같은 날짜에 공연(서울 회기동 경희대 평화의전당)이 잡혔다. 브라운아이드소울의 정규 음반은 다음달 나온다. 여성 발라드도 인기다. 3년 만에 국내 무대에 복귀한 ‘거리의 디바’ 임정희가 조권과 듀엣으로 부른 ‘헤어지러 가는 길’과 ‘진짜일 리 없어’를 연달아 히트시켰다. ‘그만하자’의 여성 보컬 그룹 가비엔제이와 ‘너는 날 녹여’의 서영은도 가세했다. 이렇듯 발라드 가수들의 컴백 공연이 잇따르고 있는 것은 가을이라는 계절적 요인과 더불어 하반기 음반시장을 선점하려는 전략적 포석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성시경·박효신 소속사인 젤리피쉬 엔터테인먼트의 김태훈 이사는 “음반시장이 전체적으로 위축된 데 비해 고정팬을 거느린 발라드 시장은 사정이 한결 나은 편”이라면서 “때문에 신보 발매를 통해 공연과 앨범 홍보를 병행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홍지민·이은주기자 icarus@seoul.co.kr
  • ‘바람불어 좋은날’ 김소은 “배우? 딱 운명이다”(인터뷰)

    ‘바람불어 좋은날’ 김소은 “배우? 딱 운명이다”(인터뷰)

    뭉게구름 둥실둥실 떠다니는 맑은 하늘에 기분까지 맑아지는 이 가을, 배우 김소은을 만났다. 그녀는 갈색 웨이브 헤어, 아담하지만 볼륨있는 몸매를 강조한 하이웨스트 원피스가 여성스러운 분위기를 돋보이게 했다. 중저음 목소리와 털털한 성격은 시원시원한 매력을 더해 기분 좋은 가을바람을 연상케 했다. 지난해 남성들의 로망으로 떠올랐던 KBS 2TV 드라마 ‘꽃보다 남자’ 추가을 역에 김소은이 “딱 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 찰나, 최근까지 열연했던 KBS 1TV 드라마 ‘바람불어 좋은날’ 속 오복이는 찾아볼 수 없었다. ◆ 저라고 왜 안 예뻐 보이고 싶겠어요, 그래도 전 오복이니까... “인터뷰라 예쁘게 하고 왔어요(웃음).” 오복이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기자의 말에 김소은은 내숭 없는 솔직한 답변을 내놓았다. “극중 오복은 예뻐 보이는 역할이 아니잖아요. 저라고 왜 안 예뻐 보이고 싶겠어요. 그래도 극중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꽃보다 남자’는 트랜디한 드라마 였고, 이번 드라마는 현실감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니까요.” ‘바람불어 좋은날’의 오복은 평범하고 꾸미지 않은 순수함이 매력이다. 옷도 화려하지 않아야 했다. 독립이 엄마로 수수한 오복에게 빙의(?)한 김소은의 극중 모습이다. 한창 꾸미기 좋아하는 ‘꽃다운 22살’ 시청자들에게 더 예뻐 보이고 싶은 욕심은 없는지 물었다. “욕심 있죠. 솔직히 속상한 면도 있어요. 그래도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어 만족해요. ‘꽃보다 남자’가 또래들에게 인기가 많았다면, 지금은 어르신들이 많이 알아봐 주세요. 며느리 감으로 점찍는 분들이 많아졌어요.(웃음)” 김소은은 ‘바람 불어 좋은날’을 통해 또래는 물론 중장년층까지 팬층을 확장시킬 수 있도록 도와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 배우요? 딱 ‘운명’이라고 생각해요. 가장 잘 할 수 있고, 또 하는 내내 즐길 수 있는 일. 바로 김소은에게 배우라는 타이틀이 그렇다. "과연 제가 다른 직업을 택했다면 잘 소화할 수 있었을까 생각해요. TV에 나오고 사람들 앞에 나서서 연기하는 제 모습이 좋아요. 그냥 딱 제 운명이라고 생각해요." 하고 싶은 역할도 너무 많다고 말하는 김소은의 눈에서는 반짝반짝 빛이 난다. 작고 여려 보이는 그녀가 이미지 강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김소은은 여유로운 웃음으로 얼마든지 해낼 수 있다는 욕심을 내비쳤다. “그동안 시도해보지 않았던 발랄하고 코믹한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환상의 커플’ 한예슬 선배님 처럼요. 또 ‘악녀’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새로운 캐릭터라면 뭐든 도전해보고 싶어요. ‘바람불어 좋은날’로 결혼도 하고 이혼도 해봤어요. 80회 이상을 울어보기도 했고, 밤샘 촬영은 일상 이었죠. 한강에도 빠져봤는 걸요. 앞으로 뭐든 다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 카멜레온 같은 배우가 되는 게 꿈이에요. 배우가 아닐 때 김소은의 일상은 지극히 평범하다. 여느 여대생들처럼 카페에 앉아 수다를 떨고, 쇼핑을 즐긴다. ‘바람불어 좋은날’ 종영 후에는 즉흥여행도 계획하고 있다. “여유 시간이 생기면 주로 학교 친구들을 많이 만나요. 중앙대학교 연극연화과 동기이자 ‘꽃보다 남자’에 함께 출연했던 김범과는 요즘 바빠서 자주 못봐요, 아쉬워요. 이전에 같이 작품 했던 연예인 친구나 선배들도 다들 바쁘셔서 못보고 있네요. 보고싶어요.” 지난해 드라마 ‘천추태후’는 김소은에게 연기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앞으로 연기를 정말 열심히 하고 싶다는 마음을 품게 해줬던 작품이다. “촬영하면서 배우를 하는 이유를 알았어요. 배우가 느낄 수 있는 ‘희열’이 있거든요. 그 느낌을 말로는 표현 못 하겠어요.(웃음) 솔직히 전 롤모델이 없어요. 오히려 제 자신이 누군가의 롤모델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선 무한 변신이 가능한 카멜레온 같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인터뷰 내내 김소은은 겸손하면서도 자신감에 차 있었다. 힘들어도 재미있는 게 연기라는 그녀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일일드라마 170회 이상을 무리 없이 소화해 낸 배우 김소은. 그동안 쌓인 내공이 강한 자신감으로 이어진 듯 보였다. 시청자들의 웃음을 책임질 ‘코믹녀’ 가 될 지, 공공의 적이 될 만큼 지독한 ‘악녀’로 변신할 지. 카멜레온 김소은이 보여줄 다음 색깔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서울신문NTN 이효정 기자 hyojung@seoulntn.com / 사진 = 현성준 기자 ▶ 2NE1 트리플타이틀, 가요계 씁쓸한 자화상▶ ’장난스런 키스’ 늪에 빠진 시청률 3가지 이유▶ 소녀시대 댄스교본에 카라-브아걸도 등장 "인기짱"▶ 박봄, ‘미키마우스’ 산다라박 공개 "완전 귀여워"▶ 故김성재 동생, 사건용의자 형 여자친구 우연히 재회
  • [열린세상]20년 후에 투자하세요/이광형 KAIST 석좌교수

    [열린세상]20년 후에 투자하세요/이광형 KAIST 석좌교수

    K군, 보내준 메일 잘 받았습니다. 지금 공부하고 있는 전공이 공부하기에 재미는 있는데, 새로운 분야라서 장래가 걱정된다고 했지요? 대학 2학년이 되어 전공 학과를 결정해야 하는 시점에서 고민하는 마음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대학에서 공부할 전공을 정하고 진로를 정하는 것은 여간 중요한 일이 아닙니다. 이와 같이 중요한 결정을 앞둔 상황에서 불안감과 호기심이 교차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나도 대학시절에 전공을 정할 때에 이런저런 걱정과 호기심으로 가슴이 설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K군이 말했듯이 지금 고려하고 있는 전공 분야는 완전히 새로운 분야입니다. 학과가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학문적인 체계도 완성되지 않았고 졸업생들의 사회진출도 많지 않습니다. 그런 미지의 분야에 도전하려니 두려운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죠. 졸업하고 어느 분야로 진출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도 할 것입니다. 선배들이 별로 없으니 물어볼 사람도 거의 없습니다. K군, 이 세상의 모든 젊은이들처럼 K군도 가슴 속에 ‘성공’이란 단어를 품고 있지요? 20살의 청년과 성공을 이야기하려니 나도 가슴이 울렁거립니다. 성공이 뭐냐고 묻는다면, 나는 “나의 꿈을 이루는 것”이라 답하렵니다. 그럼 언제 꿈을 이루어야 인생의 성공이라 말할 수 있을까요? 나는 나이 40대에 인생의 성공 여부가 결정된다고 봅니다. 그러면 앞으로 ‘20년 후’가 됩니다. 20대는 성공을 준비하는 기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당연히 20년 후에 나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20년 후의 사회를 내다봐야 할 것입니다. 나의 꿈이 이루어져야 하는 시점이 오늘이 아니라 20년 후이기 때문입니다. 20년 후의 사회를 알고 이를 목표로 준비해야 성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의 사회’를 보면서 준비하면 20년 후의 사회는 달라져 버려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입니다. K군, 그럼 20년 후의 사회는 어떻게 변할까요? 잘 모르겠지요? 그럼 20년 전 과거를 보세요. 그때라면 1990년입니다. 그 당시에는 컴퓨터가 각 가정에 보급되지 않았고, 더욱이 인터넷이 보급되지도 않았습니다. 휴대전화는 더더욱 없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이것들이 없으면 하루도 살 수 없는 사회로 변해 있습니다. 과학기술의 발전이 산업을 변화시켰고, 산업의 변화가 우리의 사는 모습을 바꿔놓은 것입니다. 20년 전에 오늘의 사회 모습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었을까요? 우리는 지금 20년 후의 사회를 정확하게 그려낼 수 없습니다. 그러나 20년 후에는 지난 20년간의 변화보다 더 많이 변해 있을 것이라는 점은 알 수 있습니다. 지금 신문과 방송에서 요란하게 떠드는 사회적인 이슈는 다 흘러가고 남아 있지 않을 것입니다. 첨단 기술이라 주목받는 기술도 더 이상 신기술이 아닐 것입니다. 완전히 새로운 기술이 사회를 움직이게 됩니다. 지금 창밖에 펼쳐지는 세상은 완전히 바뀌어 있을 것입니다. K군, 성공을 꿈꾸는 사람은 오늘의 사회를 보며 준비해서는 안 됩니다. 오늘 창밖에 보이는 것들은 사라져 버릴 것입니다. 오늘날 좋다고 말하는 것들은 20년 후에는 사라질 것입니다. 그런 것들을 목표로 성공을 준비하면 추종자밖에 안 됩니다. 성공을 꿈꾼다면 새로운 것에 투자해야 합니다. 남을 따라하면 결코 리더도 되기 어렵고 따라서 성공도 어렵습니다. 추종자들은 좋은 기회를 잡기 어렵습니다. 오늘날 세상을 움직이는 정보기술도 내가 공부하던 30년 전에는 불확실성이 가득한 새로운 분야였습니다. 미래 20년 후를 보세요. 세상이 달라져 있을 것입니다. 지금의 눈으로 전공이나 학문을 보지 마세요. 미리 앞서서 멀리 내다보세요. 그래야 사회의 변화를 주도적으로 이끌고 리드할 수 있습니다. 성공이라는 뜨거운 단어로 불안감을 녹이고 새로운 것에 투자하세요. 미래는 도전하는 사람의 것입니다. 아침저녁으로 가을바람이 상쾌합니다. 시간될 때 전화하고 놀러 오세요.
  • 이승엽 74일만에 1군 복귀…마지막 기회?

    이승엽 74일만에 1군 복귀…마지막 기회?

    이승엽(요미우리)이 1군에 올라왔다. 지난 6월 21일 경기(주니치전) 한타석을 끝으로 2군으로 내려간지 정확히 74일만이다. 사실 이번 이승엽의 1군 복귀는 뜻밖이다. 외국인 선수 엔트리 한장이 남아 있음에도 이승엽을 올리지 않았던 시기가 있었기에 이대로 시즌을 끝마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발등에 불이 먼저 떨어진 것은 이승엽이 아니라 하라 타츠노리 감독이었다. 올해 요미우리의 전력은 확실히 이전만 못하다. 현재 센트럴리그 1위는 한신(65승 2무 49패, 승률 .570), 그 뒤를 요미우리(65승 1무 53패, 승률 .551)와 주니치(66승 2무 55패, 승률 545)가 포진돼 있다. 한신과 요미우리는 2경기차, 요미우리와 주니치는 반경기차다. 특히 이번 주말 3연전(나고야돔)에서 맞대결을 펼칠 요미우리와 주니치의 경기는 양팀 모두 올 시즌 운명이 걸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매우 중요한 경기다. ◆ 하라 감독이 이승엽을 1군에 올린 이유 올 시즌 요미우리가 리그 5개팀들과의 상대전적에서 유일하게 앞서지 못하고 있는 팀은 주니치(9승 12패)다. 이번 3연전이 올해 양팀의 마지막 맞대결이란 점도 팀 순위 못지 않게 주목받는 이유다. 특히 요미우리는 최근 나고야돔에서만 6연패를 당할정도로 유독 힘을 쓰지 못했다. 올해 연속안타에 이은 적시타 야구가 실종된 요미우리가 그중에서도 유독 나고야돔에서 약했던 원인은 장타가 실종된 부분이 컸다. 6연패를 하는동안 팀이 뽑아낸 점수는 고작 9득점에 불과했다. 특히 세스 그레이싱어-토노 순-우츠미 테츠야로 이어진 지난 마지막 3연전(8월 17-19일)에서의 패배는 치명타였다. 당시 경기를 되돌아 보면 투수들은 어느정도 역할을 했지만 찬스에서 해결사 역할을 해줄 선수가 없었던게 3연패의 원인이었다. 이승엽이 1군에 복귀한 것도 주니치전을 염두에 뒀다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비록 올 시즌 이승엽의 1군 성적은(타율 .173 홈런5개) 참담하지만 나고야돔에서 열린 주니치전에서는 매우 강했기 때문이다.(8타수 3안타 2홈런) 물론 이승엽이 선발로 출전할지 아니면 대타로 나올지는 예상하기 힘들다. 다만 적은 기회라도 이번만큼은 확실한 뭔가를 꼭 보여줘야 한다. 올 시즌 후 그가 어느팀에서 활약하게 될지는 몰라도 아직 죽지 않았음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이번 기회마저 살리지 못한다면 2군에서 맹타를 휘둘렀던 절치부심이 수포로 돌아가게 됨은 물론 그를 바라보는 시선도 불확실성에 가까워진다. 활약 여하에 따라 향후 진로에 있어서도 영향을 미칠거란 뜻이다. ◆ 이승엽의 1군 승격은 포스트시즌 대비용일까? 어차피 이승엽과 요미우리의 인연은 올해가 끝이다. 하지만 이별을 하더라도 유종의 미는 거둘 필요가 있다. 지난해 이승엽은 시즌 막판까지 2군에 있다 히로시마와의 마지막 2경기를 앞두고 1군에 승격된 적이 있었다. 포스트시즌을 염두에 둔 승격이었던 셈. 하지만 당시 이승엽은 1군으로 복귀한 후 경기에 투입되지 않고 시즌을 끝마쳤다. 포스트시즌을 대비하기 위한 1군 승격이었지만 2군과는 전혀 다른 1군 경기 감각 없이 포스트시즌을 준비했던 것. 보통의 정서로는 이해하기 힘든 선수 기용이었다. 하지만 올해 이승엽은 팀이 25경기를 남겨둔 시점에서 1군에 올라왔다. 이 정도라면 자신의 타격감각을 끌어올리는데 있어 충분한 시간이 된다. 일본의 포스트시즌 일정은 1위팀이 갖는 프리미엄이 엄청나다. 정규시즌이 끝나봐야 알수 있을정도로 순위싸움이 치열한 지금 만약 요미우리가 1위를 하지 못할 경우, 클라이맥스 스테이지1,2 모두 원정경기로 치뤄야 하는 부담이 있다. 이렇게 되면 한신의 고시엔구장이나 나고야돔에서 경기를 해야 하는데(요미우리가 3위를 할시) 올 시즌 유독 이 경기장에서 장타가 터지지 않았던 요미우리란 점을 감안하면 구장을 가리지 않고 홈런을 쏘아올리는 이승엽이 꼭 필요한 존재다. 이승엽이 1군에서 극도의 타격부진에 빠지지 않는다면 그의 포스트시즌 출전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듯 보인다. 공격도 공격이지만 실수 하나에 한 시즌을 날려버릴수도 있는 단기전에서 1루수 이승엽의 존재는 그만큼 팀에 안정감을 줄수가 있기 때문이다. 사실 요미우리 1군 선수들중 수비만큼은 이승엽을 능가할 선수는 없다. 그리고 지금 이팀의 주전 1루수라고 할수 있는 선수 역시 없는게 현실이다. ◆ 이승엽의 2군 성적, 그리고 기량확인 이승엽은 2군에서 타율 .315(73타수 23안타) 홈런5개, 16타점의 성적을 남겼다. 최근 10경기 연속안타 행진을 이어갈 정도로 타격감 역시 좋았다. 이승엽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스스로 만족할수 있는 타격을 찾았다고 말한적이 있는데, 비록 2군 경기지만 타구질과 타구방향을 보면 일면 수긍이 가는 부분이다. 근래 들어 이승엽이 부진할때 나오는 타구의 대부분은 잡아당기는 스윙이 원인이다. 주어진 기회에서 의욕만 앞선 나머지 큰것 한방만을 의식한 스윙은 그를 추락의 길로 빠뜨렸다. 2군으로 내려가기전 대타나 대수비로 출전하는 경기가 많아 실제로 타석에 들어선 경기는 그렇게 많지 않았던 것도 타격감각을 유지하는데 있어 어려움을 겪게한 이유중 하나다. 하지만 2군에서 이승엽은 센터를 중심으로 타구가 생산됐다. 물론 1군과 2군은 전혀 다른 곳이긴 하지만 센터를 중심으로 타구가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타격감각이 좋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승엽 개인으로서는 이번 주니치와의 3연전이 그래서 더욱 중요해졌다. 요미우리가 처한 현실을 감안하면 기회는 분명히 찾아온다. 그 기회가 어느 순간 그리고 어떤 스코어에서 찾아올지는 모르겠지만 남은 시즌을 1군에서 끝마치려면 적은 기회에서 확실한 뭔가를 반드시 보여줘야 한다. 떨어지는 낙엽은 가을바람을 탓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승엽이 가을바람을 역풍으로 되돌려 놓을지는 순전히 이승엽 본인 하기에 달려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걸·보이 그룹에 울고 웃었던 아저씨와 누나들

    걸·보이 그룹에 울고 웃었던 아저씨와 누나들

    아저씨들은 슬프다. 올해 초부터 불기 시작한 ‘걸그룹 열풍’이 식고 최근 ‘보이그룹 훈풍’이 불기 시작했기 때문이다.당연히 누나들의 웃음보는 터졌다.걸그룹들은 올 내내 아저씨들의 마음을 녹였다.소녀시대부터 브라운아이드걸스·포미닛·2NE1·카라·애프터스쿨·티아라·씨야·다비치 등 수많은 걸그룹이 저마다 다른 노래와 안무로 무대를 누볐다. 중년의 아저씨들은 걸그룹의 귀여움에,섹시함에 빠져들며 환호했고 즐거움을 느꼈다.누나들도 보이그룹의 ‘탱탱함’에 회춘했고,섹시함에 자지러졌다.    ●아저씨 마음, 봄눈 녹듯 사르르  아저씨들은 올해 초부터 신이 났었다. 소녀시대가 ‘섹시한 각선미’로 다가섰기 때문. 소녀시대는 지난 1월 Gee를 선보이며 스키니진을 입고 나와 아저씨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귀여운 동생 같으면서도 섹시한 이 그룹은 6월 ‘소원을 말해봐’로 활동할 때 군복에 핫팬츠 차림으로 나와 아저씨들을 팔팔한 ‘이팔 청춘’으로 돌려놨다. 쭉쭉 뻗은 각선미를 가진 소녀시대 멤버들이 제기차기 춤을 출때마다 아저씨 그룹들의 심박수도 널뛰었다.  ●한 여름에 작렬한 걸그룹에 아저씨 마음도 ‘작열’  여름에도 아저씨들은 여전히 신이 났다.  브라운아이드걸스·포미닛·2NE1·카라·애프터스쿨·티아라·다비치 등 많은 걸그룹이 계속 브라운관을 점령했기 때문이다.찌는 날씨는 걸그룹들의 의상을 더욱 가볍게 만들었다.덩달아 아저씨들 마음도 들떴다.아저씨들은 걸그룹의 현란한 의상과 아찔한 춤에 눈 둘 곳을 찾지 못하면서도 곁눈질로 연신 훑어내리기 바빴다.  브라운아이드걸스는 ‘아브라카다브라’란 노래로 매혹을 한껏 뽐냈다.선정성 논란도 불거졌을 정도로 ‘야시시한’ 안무는 말그대로 ‘생큐!’였다.특히 골반을 좌우로 흔들며 건들거리는 시건방춤은 회식 자리 필수 코스로 자리잡았다.  6월엔 원더걸스 전 멤버인 현아가 속해 데뷔전부터 주목받은 포미닛이 데뷔했다. 힘있는 안무를 바탕으로 한 포미닛의 노래는 현아의 찢어진 레깅스만큼이나 시원시원했다.  이어 7월 말에는 카라가 2집 레볼루션으로 ‘섹시함의 혁명’을 시도했다. 허리라인이 훤히 들어난 정비공 복장을 한 카라가 노래 ‘미스터’에 맞춰 흔드는 엉덩이에 아저씨 마음도 덩달아 살랑거렸다.  아저씨들은 사회적 체면 등으로 공개 방송에 나가 추임새를 넣진 못했지만,온라인 공간에서 만큼은 활발하게 움직였다. 소시당·원더풀(소녀시대·원더걸스 팬클럽) 등 사이트에는 아저씨들의 글들이 채워졌다.  점심식사후 커피 한잔과 함께 즐기는 걸그룹들의 뮤직비디오는 나른한 오후에 밀려오는 졸음을 한방에 보내버리는 피로회복제요 각성제였다. 아저씨와 사이가 나쁜 팀장은 모니터 앞에서 카라의 이름 아래 하나로 뭉쳤다.  ●가을바람에 아저씨 마음 ‘휑~’  그러나 가을이 되자 꽃이 시들듯 걸그룹들의 활동도 점차 사그라졌다. 이들 노래의 ‘인기 유예기간’이 지나면서 걸그룹들이 하나둘씩 슬슬 자취를 감추기 시작한 것.걸그룹들은 앨범 활동을 마무리하면서 가수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홀로 남은 아저씨들의 가슴이 뻥 뚫렸을 것이다.  그나마 발랄·상큼·깜찍한 모습을 보이던 애프터스쿨이 멤버를 재편성,성숙한 모습으로 돌아온 게 마음에 위안이 된다. 또 걸그룹 소속 멤버들이 일부 예능 프로그램에서 개인별로 활동해 아저씨들의 ‘마지막 잎새’가 되고 있다.9명 전원이 함께 하지 않은 소녀시대도 ‘합체’하지 못한 메칸더브이(합체로봇 만화 제목)와 같았다. ●비스트 vs 엠블랙, 누가 더 신선해?  이처럼 아저씨들에겐 매서운 겨울바람이 불었지만,누나들에겐 훈훈한 시절이 찾아왔다.애인과 직장동료가 자신과 번번이 비교했던 걸그룹들이 사라지고 보이그룹이 몰려왔기 때문이다.   2009년 주목할 만한 신인은 비스트(BEAST)와 엠블랙(MBLAQ)이다.  비스트는 AJ로 활동한 이기광과 YG의 빅뱅오디션에서 탈락한 장승현을 내세운 그룹이다. 낯익은 얼굴들의 익숙함과 새로운 멤버들의 신선함을 오묘하게 버무린 이 그룹은 타이틀곡 ‘배드걸’(Bad Girl)로 누나들의 혼을 쏙 빼놓고 있다.  월드스타 비가 키운 5인조 엠블랙은 2NE1(투애니원)의 산다라박 동생인 천둥을 비롯해 배우 고은아의 동생 미르 등 ‘남동생’을 주로 내세운다. 하지만 이들의 매력은 ‘남동생스러움’이 아니다. 엠블랙은 꽃미남의 보들거림에 다소 질려있던 누나들에게 터프함을 무기로 어필하고 있다.  두 그룹을 보는 누나들의 마음은 이제 막 자라기 시작한 떡잎을 보는 마냥 두근거린다.  ●샤이니vs 유키스, 누가 더 귀여워?  올 하반기 ‘링딩동’으로 돌아온 샤이니는 누나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원조 남동생 그룹이다. 누나들 마음이 안타깝다 못해 아플 정도로 깡마른 몸과 다리는 샤이니의 트레이드마크다.  특히 막둥이 태민의 방긋한 미소가 단연 으뜸인데,이 미소를 본 누나들은 찬바람 때문에 굳었던 얼굴 근육이 모두 풀릴 만큼 흐뭇하다.  지난 해 ‘어리지 않아’라며 애교를 떨던 유키스는 신곡 ‘만만하니’로 누나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검은 수트와 짙은 스모키 메이크업으로 남성미를 물씬 풍기는 유키스는 ‘오호라,요놈들이 벌써 이렇게 컸네?’라는 생각을 주기에 충분하다.  어느덧 ‘낯선 남자의 냄새’를 풀풀 날리는 두 그룹에 누나들은 새삼 보람을 느낀다.  ●2PM vs SS501 최강자는 누구?  집 나간 누나들 마음까지 돌아오게 한 보이그룹은 단연 2PM과 SS501이다. 지난 가을 ‘불의의 사고로 재범을 잃은’ 누나들은 슬픈 마음에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6인조로 재정비해 ‘하트비트’로 컴백한 짐승돌 2PM의 모습에 그만 심장을 빼앗기고 말았다.  좀비를 연상시키는 짙은 메이크업과 몸에 한껏 피트되는 정장을 입고 우월한 몸매를 자랑하는 2PM. 이들의 컴백무대가 있던 날,누나들은 먼지 잔뜩 앉은 TV브라운관에 얼굴을 부비며 부르짖었다. “내 심장소리도 들어봐.”라고.  ‘지후선배’ 김현중을 필두로 한 SS501은 다소 식상한 맛에 누나들의 관심이 급속히 낮아지고 있긴 하나,꽃미남을 멀리할 이는 없다. ‘Love Like This’로 컴백한 이들은 더 이상 ‘보이’라고 부르기에도 뭣한 원숙미를 뽐내며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밖에도 신인 걸그룹인 티아라와 합동무대로 간신히 명목을 잇고 있는 초신성과, 누나 품에 품기에는 너무나 커버린 빅뱅이 2009년 한 해를 메웠다.  이제 막 자라기 시작한 보이그룹부터,벌써 ‘남자’가 돼버린 보이그룹까지 보고 있자니,누나들은 아이가 먹는 모습만 봐도 배가 부른 애엄마가 된 심정이다.  다가올 연말 시상식장은 더 이상 걸그룹이 아닌 보이그룹의 차지가 되길 간절히 바라고 또 바란다.(물론 아저씨는 이와 반대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 송혜민기자 taiji@seoul.co.kr
  • “낙엽에 희망찍어 보는이 가슴에 사랑 틔우죠”

    “낙엽에 희망찍어 보는이 가슴에 사랑 틔우죠”

    가을바람이 스산했던 지난 6일, 서울 정동길을 걷던 시민들의 발길을 수북이 쌓인 낙엽이 잡아끌었다. 낙엽에 찍힌 흰색 스텐실 문구에 행인들은 어리둥절했다. 갈색 플라타너스 잎에는 ‘희망은 지지 않습니다.’, ‘Hope does not fall.’ 이라고 선명히 새겨져 있었다. 친구들과 주말산책을 나온 김영인(28·여)씨는 “가을 상징인 낙엽의 특징과 기부의 관계를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아서 마음 한 쪽이 움직였다.”고 말했다. 두 아이를 데리고 나온 최인창(41)씨는 “기념으로 낙엽 한 장씩 나눠가졌다.”면서 “연말에 하던 성금 모금에 온 가족이 일찍 참여해야겠다.”고 전했다. 11월을 맞아 낙엽을 이용한 이색 기부 캠페인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아름다운 재단이 지난달 말부터 시작한 ‘희망은 지지 않습니다.’가 바로 그것이다. ●낙엽에 희망메시지 찍어 거리에 뿌려 캠페인의 ‘주인공’은 낙엽이다. 서울 시내를 뒹굴고 있는 플라타너스, 은행잎 등을 긁어모아 흰색 스텐실로 메시지를 찍어넣었다. 그리고 정동길과 삼청동길, 광화문길 가로수에 뿌려놓고 시민들에게 배포하는 설치미술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낙엽의 속성은 ‘지는’ 것이지만 소외된 이웃을 위한 사랑나눔은 ‘지지 않는다.’ 는 역설을 담고 있다. 이 캠페인은 아직 초반이지만 벌써부터 반응이 뜨겁다. 아름다운 재단 권연재 간사는 “광화문 네거리에서 두 번째 행사를 진행한 4일, 홍콩에서 온 40대 관광객이 ‘이런 행사가 다 있느냐.’면서 즉석에서 계좌번호를 적어가더니 근처 은행에서 바로 기부금을 보내주셨다.”고 전했다. 사진작가인 김모씨는 행사장을 지나다가 “기부 행사 때 사진을 찍어주는 자원봉사를 하겠다.”고 즉석에서 신청을 하기도 했다. 권 간사는 “팸플릿 제작용 종이가 필요없어 환경보호도 하고 감동의 메시지도 더해 기부 효율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겠다며 내심 기대를 하고 있다.”귀띔했다. ●가족단위·관광객 기부 등 반응 좋아 당초 ‘낙엽 캠페인’은 영국 유니세프가 2003년 아프간 난민아동을 돕기 위해 진행했던 방식. 플라타너스잎 5000여개에 ‘WINTER’S COMING’이란 문구를 흰색물감으로 찍어 런던 버스정류장, 길거리에 뿌렸다. 당시 단돈 500파운드(약 97만원)가 들었던 이 캠페인은 190만파운드란 엄청난 돈을 끌어모았다. 아름다운 재단 서경원 팀장은 “올해 상대적 빈곤율이 경제성장률보다 가파르게 높아졌지만 낙엽의 메시지로 ‘1% 나눔운동’에 동참하는 시민들이 더 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낙엽 퍼포먼스는 이달 말까지 진행된다. 문의 (02)766-1004 http://blog.naver.com/hopejiji.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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