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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인 대통령이 백화원에 ‘염주나무’로 알려진 모감주나무를 심은 뜻은

    문재인 대통령이 백화원에 ‘염주나무’로 알려진 모감주나무를 심은 뜻은

    “모감주나무의 나무 말은 ‘번영’입니다.”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방북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 정원에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기념식수 행사를 갖고 한국에서 가져간 10년생 모감주나무를 심으며 소개한 말이다. 표지석에는 ‘평양 방문 기념하며 2018·9·18-21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로 날짜가 잘못 적혀 있었다. 식물에 대한 지식이 깊은 것으로 알려진 문 대통령은 “기념식수를 할 나무는 모감주나무다. 꽃이 황금색이고, 나무 말은 ‘번영’이다”라며 “옛날에는 이 열매를 가지고 절에서 쓰는 염주를 만들었다고 해서 염주나무라고도 부르기도 했다”고 소개했다.문 대통령과 북측을 대표한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은 각각 삽으로 흙을 세 차례씩 뿌린 데 이어 ‘번영의 물’로 이름 붙여진 물을 줬고, 참석자들은 박수로 기념식수를 축하했다. 문 대통령은 “이 나무가 정말 무럭무럭 자라고, 꽃도 풍성하게 피우고, 결실을 맺고, 그것이 남북관계 발전에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 부위원장은 “나무를 가져오신 사연을 담아 (표지석에) ‘평양 방문을 기념하며’라고 새겼다”고 인사했다. 행사를 마친 뒤 문 대통령은 “보통 소나무, 느티나무, 단풍나무로 기념식수를 하는데 모감주나무를 식수하는 것이 특이하다”며 “한 번씩 와서 점검해주시기 바란다”며 웃으며 당부했다. 최 부위원장은 이에 “꽃이 폈으면 좋겠는데….”라며 “나무 말이 곱다. 가을바람이 여러 곡식, 열매를 풍성하게 한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올 한해는 황금 같은 귀중한 금덩어리”라며 “좋은 나무가 앞으로 무럭무럭 자라 통일의 길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이날 표지석에는 문 대통령의 방문 기간이 20일까지가 아닌 21일까지로 잘못 표시되는 해프닝도 있었다. 이는 표지석을 준비한 북측에서 잘못 제작한 것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설명했다.또 당초 청와대는 기념식수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내외도 참석할 것이라고 알려왔었지만, 평양과 서울 프레스센터의 실무적 착오로 참석자를 잘못 전한 것으로 밝혀졌다. 평양공동취재단·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데스크 시각] 가을바람아 불어라/이제훈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가을바람아 불어라/이제훈 정치부 차장

    지난 10일 오후 평소 알고 지내던 한 서울 주재 외신기자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그는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이 청와대의 방북 동행 요청에 응하지 않겠다는 점을 밝혔는데도 왜 청와대가 국회의장을 포함해 방북 동행 초청 의사를 밝힌 것인지 배경이 알고 싶다는 것이었다. 청와대의 의도가 무엇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혹시 다른 배경이 있느냐고도 했다.사실 전화를 받은 나도 딱히 뭐라고 대답할 말이 없을 정도로 대답이 궁하긴 했다. 여당 출신인 문희상 국회의장을 비롯한 의장단이 행정부 수반의 정상회담에 입법부 수장이 동행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이유를 대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이를 협의도 없이 불쑥 발표한 것은 다분히 다른 의도가 있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생각을 굳이 외부로 표출하고 싶진 않았다.내가 대답을 주저하자 곧바로 청와대의 행보가 야당을 ‘정상회담 훼방꾼 프레임’에 가두면서 이른바 집토끼인 ‘지지층’을 향한 정치적 메시지 아니냐고 반문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처음으로 50% 아래로 내려가는 일이 벌어지면서 지지층을 가두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외신기자의 날카로운 분석에 마지못해 그럴 가능성도 있다고 대답했다. 청와대는 이런 시각이 불편한 모양이었다. 국가 대사의 원만한 진행을 위해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나서 예를 다해 정중하게 초청 의사를 밝혔는데 진의가 왜곡됐다는 것이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임 실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리당략과 정쟁으로 어지러운 한국 정치에 ‘꽃할배’ 같은 신선함으로 우리에게 오셨으면 한다”면서 야당의 동참을 촉구하기도 했다. 2000년 6월 남북 정상회담이나 2007년 10월 정상회담에서도 국회 의장단이나 각 당 대표는 방북단 수행원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만섭 당시 국회의장은 이해찬 당시 민주당 정책위의장과 민주당과 ‘공조’ 관계였던 자유민주연합 이완구 당무위원에게 남북 국회회담 추진 가능성을 타진해 달라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그런 역사를 모를 리 없는 청와대가 야당과 협의도 없이 불쑥 정상회담 방북을 요청한 것은 선의를 오해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행동이었다. 특히 눈에 거슬리는 부분은 임 실장의 ‘꽃할배’ 언급이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비서가 나서 자기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고 불쾌감을 드러낼 정도였다. 여러 논란에도 문 대통령이 평양을 2박3일간 방문한다. 한반도의 냉기를 걷어내고 훈훈한 봄바람을 몰고 왔던 4월 정상회담이 얼마 전 같은데 이제는 시원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왔다. 도보다리에서 남북 정상이 허물없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차가운 겨울바람을 몰아내고 ‘따뜻한 봄’을 상징하는 장면이었다면 북한의 비핵화 협상은 올여름 내내 한반도를 괴롭힌 ‘뜨거운 여름’만큼 모두를 힘들게 만들었다. 그래서 문 대통령의 이번 방북은 중요하다. 지난 8월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서 북에 계신 큰할아버지에게 손편지를 보냈던 김규연양이 직접 큰할아버지를 만났다면 감정이 남달랐을 것이다. 그러나 성사되지 않았다.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을 이끌었던 박종아씨 역시 남북의 하나 됨을 다시 느끼게 될 것이다. 이런 느낌이 단발성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문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 진전을 만들어 내야 한다. 19일로 예상되는 남북 정상 간 합의가 시발점이다. 그게 바로 ‘더딘 비핵화’라는 ‘늦더위’를 날리는 시원한 가을바람이라 할 수 있겠다. parti98@seoul.co.kr
  • 마술사 최현우·알리도 특별수행원으로 평양 간다

    “훈훈한 봄바람 이어 한반도에 시원한 가을바람 불기를.” 18~20일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 수행단에 문화예술계와 종교계 인사들이 포함되면서 기대감도 한껏 커지고 있다. 이번 방북 당일 저녁 만찬에서는 김형석과 지코, 에일리 등이 공연하고 북한 가수와의 협연도 계획 중이다. 가수 알리와 마술사 최현우도 특별수행원에 추가됐다. 지난 4월 ´봄이 온다´ 방북 공연 이후 서울에서 열릴 남북 예술단의 ‘가을이 왔다’ 공연이 확정될 가능성도 나온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 회장 김희중 천주교 대주교 등도 포함됐다. 종교계 역시 단절됐던 북한과의 종교 교류가 복구될 것이라 보고 있다. 이번 방북에는 북한과 문화예술 물꼬를 텄던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방문하면서 남북 교류에 결실을 이끌어 내는 발판을 다시금 마련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지난 4월 방북 이후 5개월 만에 방북 일정에 오르는 도 장관은 17일 서울신문에 “평창동계올림픽으로 시작된 남북 화해 분위기가 문화 교류를 통해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메시지를 남겼다. 도 장관은 그러면서 “한반도 평화 체제의 구축에 국민 여러분의 관심과 성원을 부탁한다”고 전했다. 지난 4월 방북해 멋진 공연으로 평양시민들의 환호를 받았던 YB(윤도현 밴드)는 지난 16일 자신들의 공식 페이스북과 유튜브 계정 ‘ybrocks’에 글과 영상을 올렸다. 노래 제목 ‘1178’은 한반도 최북단과 최남단의 직선거리를 뜻하며, ‘남과 북이 하나’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YB는 “이제는 역사의 현장이 되어버린 이곳에서 1178을 바치며 우리도 언젠가 하나 될 그날을 꿈꾸어 본다”는 메시지를 적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길섶에서] 구월의 맛/황수정 논설위원

    맛보다는 추억으로 먹는 것이 있다. 옛 기억이 흐뭇해서 절로 손이 가는 과일이 내게는 무화과다. 쏟아져 나오는가 했더니 제철이다. 성질 급하게 물러지는 탓에 해질녘 과일가게들이 약속이나 한 듯 반값 떨이를 외칠 때가 이즈음. 제철 한때만 왔다 가는 무화과에 꼼짝없이 가을이 업혀 왔다. 어릴 적 우리집 대문가의 무화과나무는 해마다 덩실덩실 덩치를 키웠다. 겨울 한철 빼놓고는 잎사귀들이 마당귀에 온종일 그늘을 던져서일까. 사철 푸른 소나무보다 더 푸른색으로 기억에 남았다. 어른 손바닥 닮은 넙데데한 이파리는 언제나 내 편을 들어주는 우리집 어른이었다. 풀방구리 드나드는 생쥐처럼 대문턱을 넘던 내 머리를 바람 한 점 없는 날에도 휘휘 잘도 쓸어 주었고. 저하고 나만 아는 사연이 없다면 구월의 무화과를 손꼽아 기다릴 일 없다. 제 품만큼 그늘이 깊고 제 세월만큼 열매를 맺는 나무의 덕성도 그때 눈치챘다. 가을바람 소리는 나그네가 먼저 듣는다고 했지. 객지의 가을맞이에는 어째서 내공이 붙지 않는가. 삼십 년째 막막하고, 삼십 년째 먹먹한 것은. 고향집 무화과는 오늘도 제풀에 떨어지겠고. 그리운 말을 삼키느라 나는 제풀에 목젖이 따갑고. 황수정 논설위원 sjh@seoul.co.kr
  • [사고] ‘시사 좀 아는 누님’이 갑니다… 서울신문 첫 팟캐스트 내일 개장

    [사고] ‘시사 좀 아는 누님’이 갑니다… 서울신문 첫 팟캐스트 내일 개장

    서울신문이 급변하는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한 걸음 더 다가서기 위해 모바일 콘텐츠 강화와 플랫폼 다변화에 나섭니다. 오디오 브랜드 ‘서울살롱’이 청명한 가을바람과 함께 11일 개장합니다. 서울살롱의 첫 팟캐스트, ‘시사 좀 아는 누님’에는 홍희경·명희진 기자, 시사평론가 김용민씨가 출연합니다. 취재를 바탕으로 한 사건의 배경, 맥락, 전개는 물론 지면에 담을 수 없었던 수많은 뒷얘기들까지 거침없이 풀어내겠습니다. 톡톡 튀는 입담과 재기 발랄한 시선을 함께 즐겨 주세요. 또한 2030세대의 고민과 애환을 담은 생활공감 영상 콘텐츠로 꾸민 ‘서울식당’도 선보입니다. 함께 웃고 울며 지금 여기, 우리를 고민하는 콘텐츠로 찾아뵙겠습니다. 서울신문의 새로운 도전과 변신에 많은 관심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 [2030 세대] 기후변화는 어떻게 난민을 만들까/임명묵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3학년

    [2030 세대] 기후변화는 어떻게 난민을 만들까/임명묵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3학년

    선선한 바람이 불면서 타는 듯한 여름도 마침내 끝났다. 자세한 묘사가 필요 없을 정도로 정말 대단한 더위였다. 하지만 이번 더위가 진정 오싹한 점은 이 더위가 일회적 사건보다는 장기적 추세라는 데 있다. 산업혁명 이래로 인류는 막대한 온실가스를 배출했고, 그 결과 지구는 계속해서 더 뜨거워졌다. 기후 시스템이 반응하기에는 시간 차가 있기 때문에 당장 온실가스를 대폭 감축하더라도 혹독한 폭염은 당분간 더 계속될 것이다.그래도 다른 곳과 비교하면 한국의 사정은 그나마 괜찮은 편이다. 중동 지역의 경우, 최근의 기후변화는 단순히 더위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기후변화가 이 지역의 고질적인 수자원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면서 국가 안정성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느 제3세계 국가들처럼 중동 지역 국가들도 독립 이후 상당한 인구 증가를 경험하였다. 국민 보건 시스템이 보급되고 사망률은 낮아졌지만, 출생률은 높은 상태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늘어난 인구는 곧 부담이 되었고, 안 그래도 부족한 수자원과 토지 상황을 더 악화시키면서 농촌을 불안정하게 만들었다. 부족한 자원을 두고 종파, 부족 간의 갈등이 격해졌다. 농촌에서 감당 불가능해진 유휴 인구들은 도시로 이주해 슬럼가를 형성했다.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도시 빈민의 거주지는 급진 이슬람주의의 배양실이 되었다. 20세기 후반을 거치며 국가는 점점 취약해졌다. 21세기 기후변화는 이 같은 불안정이 더 크고 널리 확산하도록 자극했다. 2011년 이집트 무바라크 정부의 붕괴가 대표적인 사례다. 경제적으로 무능하고 정치적으로 억압적이던 정부는 빵값을 인위적으로 낮게 만들어 도시 빈민의 불만을 간신히 억누르고 있었다. 그런데 2010년 이상고온이 러시아를 덮쳤고 그 결과 러시아의 밀 생산이 타격을 입으면서 세계 밀 가격이 폭등했다. 정부는 더이상 빵에 보조금을 지급할 수 없게 되었다. 이것이 이집트 혁명의 구호에 다른 무엇보다 ‘빵’이 들어갔던 이유다. 이집트 말고 다른 예시들도 많다. 기후변화, 인구증가, 가뭄, 정치경제적 무능으로 구성된 주제곡은 여러 변주를 거쳐 중동 각지에서 연주되고 있다. 수단과 예멘에서는 수자원 문제가 종파, 부족 갈등을 부추겼다. 이란에서는 이집트처럼 가뭄과 식량가격 상승이 반대시위에 불을 붙였다. 위기를 맞이한 국가들은 난민과 이주민을 통해 다른 국가로 불안정을 확산시킨다. 그런 점에서는 이번 여름에 한국을 달구었던 더위와 제주도의 예멘 난민들은 서로 무관하지 않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을바람이 불어 더위는 물러가고 제주도 난민 문제가 일단락된다고 하더라도 안심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앞으로 10년 동안 우리는 더 더운 여름, 더 많은 난민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 이 문제에서 2018년 8월은 ‘폭염의 끝’이 아닌 것이다. 단지 ‘시작의 끝’일 것이다.
  • 울산도서관 독서의 달 맞아 문화행사 ‘풍성’

    울산도서관이 독서의 달 9월을 맞아 다양한 참여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울산도서관은 책 읽는 문화 확산을 위해 독서의 달 9월을 맞아 다양한 문화행사를 개최한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초청강연, 체험활동, 공연, 전시 등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도서관은 9월 1일 어린이 인형극 ‘파이도둑을 막아라’를 시작으로 8일 어린이 뮤지컬 ‘오즈의 마법사’, 9일 1인극 ‘아주 아주 센 모기약이 발명된다면?’ 등을 진행한다. 이어 14일과 21일에는 음악평론가 이헌석 작가의 ‘(클래식)명작 스캔들’, ‘딩동댕 아저씨’ 김종석 교수의 특강이 각각 진행된다. 도서 프리마켓도 15~16일 이틀간 열린다. 특히 15~16일에는 야외광장에서 버스킹 공연, 마술쇼, 버블쇼도 마련된다. 이 밖에 ‘책가도’ 전시와 체험활동 ‘장명루 만들기’, ‘마음의 엽서 쓰기’ 등도 진행된다. 이동엽 울산도서관장은 “기록적인 폭염이 물러가고 반가운 가을바람이 불어오는 9월을 맞아 울산도서관에서 마련한 프로그램으로 지친 마음을 위로하고 교양을 쌓는 유익한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30대 여성 직장인 타깃… 캐주얼함과 고급스러움 담아

    30대 여성 직장인 타깃… 캐주얼함과 고급스러움 담아

    배우 김고은이 가을바람과 함께 빈폴액세서리의 ‘잇 백(It Bag)’을 들고 나왔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빈폴액세서리는 올 가을·겨울 시즌 브랜드 모델로 김고은을 내세워 ‘클레버(Clever)’ 라인의 홍보·마케팅을 한다고 밝혔다.빈폴액세서리의 클레버 라인은 30대 여성 직장인을 타깃으로 브랜드 고유의 캐주얼하고 세련된 감성을 고급스럽게 표현했다. 라운드 셰이프에 여성스러운 가죽 묶음 디테일로 포인트를 주거나, 컬러 배색의 가죽끈을 적용해 사랑스럽고 인상적인 디자인을 강조했다. 특히 천연 스웨이드와 비슷한 외관뿐만 아니라 가볍고 오염에 강한 소재 알칸타라와 함께 가죽 조합으로 우아하고 매력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빈폴액세서리 클레버 라인은 새들백(42만 8000원), 사첼백(47만 8000원), 백팩(52만 8000원), 미니크로스(33만 8000원) 등으로 구성됐으며 올리브, 브라운, 머스타드, 네이비, 스카이 블루 등의 색상이 있다. 빈폴액세서리 관계자는 “배우 김고은을 브랜드 모델로 활용해 올가을 새롭게 선보이는 클레버 라인의 홍보와 마케팅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김고은만의 사랑스러운 매력이 클레버 라인의 가치를 부각할 것”이라고 전했다. ●‘준지’와 협업… 대표 컬러인 검은색에 네온색으로 포인트 한편 빈폴액세서리는 20~30대 젊은 층을 겨냥해 ‘준지(JUUN.J)’의 감성을 담은 콜라보레이션 상품을 선보였다. 준지의 아이덴티티를 반영한 토트백, 백팩, 숄더백, 웨이스트백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워싱 원단과 가죽 소재를 세련되게 조합했으며 오버사이즈 실루엣을 적용해 트렌디한 디자인을 강조했다. 보스톤백·토트백은 백팩으로 변형해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등 실용성도 높였다. 준지의 대표 컬러인 블랙을 중심으로 올 가을·겨울 시즌 트렌드 컬러인 네온을 적용한 카드지갑을 가방 안에 별도로 넣어 탈부착할 수 있도록 했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김응교 교수 작가의 탄생] 설움에 설움에 설움 더해…꺾이지 않는 긍지로 피다

    [김응교 교수 작가의 탄생] 설움에 설움에 설움 더해…꺾이지 않는 긍지로 피다

    넉넉한 가문이었지만 이미 가세가 기울어진 집에서 김수영은 제대로 공부하지 못했습니다. 일본에 가서도, 만주에 가서도, 연희전문에서도 공부를 마치지 못했어요. 맘에 들지는 않지만 시인으로 등단했고, 의용군으로 북한에 갔다가 거제도 수용소에 갇힙니다. 거제도 포로수용소에 갇혀 그는 짐승스러운 설움을 체험합니다. 거제도 포로수용소에서 “나는 벌써 인간이 아니었고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포로가 되었다는 것, 포로는 생명이 없는 것이라는 것, 아니 그보다도 포로가 되었길래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던들 지금쯤은 이북 땅 어느 논두렁에서 구르고 있는 허다한 시체 속에 끼여 고향을 등지고 이름도 없이 구르고 있을지도”(시인이 겪은 포로생활·1953) 모른다며 “허무하고도 서러운 일뿐”이라고 썼습니다. 가장 허무하고도 서러운 일을 체험할 때 쓴 시가 ‘긍지의 날’입니다. 이 시는 1953년 9월호 ‘문예’에 처음 발표되었으니, 가장 서러웠을 전쟁 중 혹은 포로수용소에서 구상했을 듯합니다.제목이 긍정이 아니고 긍지입니다. 한자로 ‘肯志’가 아니라 ‘矜持’로 쓰여 있습니다. 긍(矜)자는 ‘창 모’(矛)와 ‘이제 금’(今)으로 이루어진 한자입니다. 긍지라는 한자는 ‘지금 자루를 쥐고 있다’는 뜻일까요. 자긍심(自矜心)이라고 하지요. 긍지를 가지면 창자루를 쥔 듯 든든할까요.누구나 매일 밥 먹고, 일하고, 잠자는 뻔한 일상을 ‘순환’하며 살아갑니다. 순환의 원리를 너무나 잘 알기에 일상은 지겹고 뻔해요. 일상의 피로를 ‘나’는 당연하게 받아들입니다. 내 삶에는 설움과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설움은 상처이고, 아름다움은 환상이죠. 상처와 환상의 증환(症幻)을 품고 우리는 살아갑니다. 사실 설움과 아름다움으로만 지친 삶을 이겨내기는 쉽지 않아요. “설움과 아름다움을 대신하여” 긍지를 만날 때 우리는 성장합니다. 설움과 아름다움이 충돌하여 긍지에 이릅니다. 긍지가 없는 사람은 상황에 복종하는 노예가 됩니다. 긍지가 있는 사람이 창조하고 책임지고 모진 운명에 맞섭니다. 우리는 힘든 나날을 “몇 개의 번개 같은 환상”으로 견뎌 왔지요. 나의 꿈은 교훈이며 청춘이며 물이며 구름입니다. 스쳐 지나가는 것들이죠. 다만 사라지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긍지입니다. “피로들이 몇 배의 아름다움을 가하여 있을 때도” 나의 원천과 나의 최종점은 긍지입니다. 내가 얼마나 귀한 존재인지 견뎌야 합니다. 파도처럼 흔들려서(혹은 흔들려도), 소리가 없고, 퍼붓는 비에도 젖지 않는 강한 긍지로 화자는 살아가겠다고 합니다.당연히 모든 피로는 내가 만듭니다. 멋진 모습을 보이기 위해,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의 도구가 되기 위해 퇴근 후에도 헬스클럽에 다니고 운동장을 뜁니다. 포도당 링거를 맞아 가며 일하고 공부하는 도핑(doping) 사회입니다. 성과를 올리기 위해 내가 나를 착취합니다(한병철·피로사회). 피로도 내가 만들지만, 진짜 해야 할 일은 긍지를 스스로 만드는 겁니다. 오스트리아 극작가 페터 한트케는 사람들을 고립시키는 ‘고독한 피로’와 반대되는 ‘우리-피로’라는 개념을 내놓습니다. 내 성공만을 위해 미친 듯 살아가는 삶을 넘어, 내 삶을 나누는 피로를 그는 ‘우리-피로’라고 명명했습니다. 나만을 위한 ‘분열적인 피로’와 달리 ‘우리-피로’는 ‘화해시키는 피로’라고 합니다. 긍정적인 피로겠죠. 이 겨울에 독거노인 댁에 도시락이나 연탄이라도 나를 때 나의 지겨운 피로는 의미 있는 긍지로 변합니다. ‘우리-피로’를 나누는 순간 회춘(回春)한다고 합니다.내 설움과 피로를 극복하는 순간, 그때 “그러할 때면은 나의 몸은 항상/한치를 더 자라는 꽃”으로 핍니다. 긍지의 날은 꽃이 피는 날입니다. 설움에서 싹튼 긍지는 꽃으로 피어납니다. 가장 피로한 ‘오늘’이야말로 긍지의 날이다. 첫 연에서 말했던 지겹게 피로한 “순환의 원리”를 깨달은 이후에는 새로운 순환, 풍성한 반복으로 변합니다. “모든 설움이 합쳐지고 모든 것이 설움으로 돌아가는”. 거울 앞에서 “나는 잘할 수 있다”고 수십 번 자기세뇌하는 ‘아Q정전’식 사이비 정신승리에 반해, 김수영의 긍지는 전혀 다릅니다. 설움을 망각하려는 긍정과 달리, 김수영의 긍지는 설움을 설움으로 이겨내는 단독자의 긍지입니다. 어제 겪은 설움의 힘으로 오늘 겪는 설움을 이겨나가는 포월(匍越), 기어서 넘어가는 경지입니다. 그 설움은 다시 아름다움을 만나 새로운 긍지의 꽃을 피워낼 설움이지요.“나는 너무나 자주 설움과 입을 맞추었기 때문에/ 가을바람에 늙어가는 거미처럼 몸이 까맣게 타버렸다.” (거미·1954) 전쟁 후에도 김수영은 설움을 겪었습니다. “늙어가는 거미처럼 몸이 까맣게 타”버릴 만치 그는 설움 속에 살아갑니다. 사랑하던 여자가 지인과 함께 살고 있고, 남동생은 월북이 아니건만 월북으로 오해받아 연좌제 때문에 가족은 어려움을 겪습니다. 아내에게 포르노 소설까지 쓰게 했던 숨기고 싶은 비루한 순간은 얼마나 서러웠을까요. 비단 개인적인 설움으로 그가 이렇게 괴로워했을까요. 그를 낳고 기른 이 나라는 그야말로 서러운 눈물의 나라였습니다. 지지리도 못난 식민지 시대를 거쳐 해방된 줄 알았더니 미군정이라는 새로운 식민지에서 좌우가 싸웁니다. 거의 3차 세계대전이라 할 수 있는 민족상잔을 겪습니다. 전쟁 후에도 닭장 앞에서 모이를 주며, 까마득히 사라져 가는 민주주의를 서럽게 그리워하는 그의 처지는 안팎으로 설움과 피로 자체였습니다. 그를 버티 게 한 것은 눈물을 곱씹으며 설움을 오히려 긍지로 승화시키는 다짐이었습니다. 이제는 절대로 더러운 글은 쓰지 않겠다고 그는 다짐합니다. “곧은 소리를 곧은 소리를 부른다”(폭포)며 곧은 글만 쓰기로 다짐합니다. “우선 나는 지금 매문(賣文)을 하고 있다. 매문은 속물이 하는 짓이다. 속물 중에도 고급 속물이 하는 짓이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매문가의 특색은 잡지나 신문에 이름이 나는 것을 좋아하고, 사진이 나는 것을 좋아하고, 라디오에 나가고, 텔레비에 나가서 이름이 팔리고, 돈도 생기고, 권위가 생기는 것을 좋아한다.”(이 거룩한 속물들·김수영 전집 2 산문) 그는 매춘하듯 글을 싸구려로 매문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속물이 되고 싶지 않았고, 긍지 있는 글만 발표하고 싶었습니다. 정직한 글을 쓰며 서러운 시대를 견디고 싶어 김수영은 무, 파, 상추 등 채소와 닭을 키워 팔기 시작합니다. 닭을 키우는 “양계는 저주받은 사람의 직업입니다. 인간의 마지막 가는 직업으로서 양계는 원고료 벌이에 못지않은 고역입니다”(양계 변명)라면서도 그는 “나는 양계를 통해서 노동의 엄숙함과 그 즐거움을 경험했습니다. 내가 양계를 시작한 지 2년인가 3년 후에 나는 노모에게 병아리 천 마리를 길러 드린 일이 있습니다”라며 의미를 찾습니다. 닭을 키우면서도 자기의 설움에 그치지 않고 “근 10년 경영에 한 해도 재미를 보지 못한 한국의 양계는 한국의 원고료 벌이에 못지않게 비참합니다”라며 한국의 경제상황을 함께 봅니다. ‘긍지의 날’을 여럿이 읽으면 간혹 당혹스러운 반응을 만나곤 합니다. 피로에 지친 여사원은 이 시를 낭송하다가 눈물을 훔쳤습니다. 노숙인들을 위한 민들레 교실에서 노숙인 한 분은 이 시야말로 감동 자체라고 합니다. 성매매 체험 여성들과 함께 읽고, 돌아가면서 어떤 설움을 경험했는지 대화하다가 숨죽여 운 적도 있어요. 김수영의 시가 공감을 일으키는 핵심에 설움이 있습니다. 설움이야말로 긍지를 꽃피우는 씨앗이지요. “내 맘에 서러움 알알이 맺힐 때 아침동산에 올라 작은 미소를” 피우는 그런 아침이슬의 긍지입니다. 모짊의 시간은 긍지를 증폭시킵니다. 한 해를 시작하면서 둘러봅니다. 나의 설움은 나의 긍지를 만듭니다. 설움이 클수록 긍지도 커집니다. 남을 위해 피로를 나누는 사회적 영성은 더욱 생기롭습니다. 서러운 오늘이야말로 내가 자라는 날입니다. 오늘은 설움으로 긍지의 꽃을 피우는 긍지의 날입니다. 시인·숙명여대 교수
  • [서울광장] 옛날은 남는 것/이동구 논설위원

    [서울광장] 옛날은 남는 것/이동구 논설위원

    ‘~인생은 외롭지도 않고/ 그저 낡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하거늘/ 한탄할 그 무엇이 무서워서 우리는 떠나는 것일까.’ 박인환(1926~1956) 시인의 대표작 ‘목마와 숙녀’를 떠올리게 하는 계절이다. 아름답게 물든 나뭇잎 사이로 가을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더없이 좋은 계절이지만 뭔가 허전하다. ‘세월은 가고 오는 것’이라는 시구를 상기하면서도 왠지 모를 우울감이 사회 전반을 짓누른다.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지 못해 아우성이고, 기성세대는 팍팍한 삶에 힘겨워하고 있다. 정치 지도자들은 서로 제 잘났다며 싸움질이다. 이를 지켜봐야 하는 국민들은 일제강점기와 전쟁 등 혼돈의 시대에 겪었던 박인환 시인의 좌절과 허무에 동질감을 느끼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박인환 시인은 현재 서울의 망우리 공동묘지(망우묘지공원)에서 영면 중이다. 망우산 한쪽 자락의 2평 남짓한 터를 잡고 있는 시인의 묘는 최근 관할 자치단체의 특별한 관리를 받고 있다. 시비와 함께 연보비 등 묘 주변이 말끔히 정리돼 그의 시를 사랑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을 돕고 있다. 그와 동시대를 살면서 아픔과 절망을 함께 겪어야만 했던 51명의 문인, 지사들의 묘도 여느 공원묘지보다 손색없이 말끔히 정리돼 있다. 망우묘지공원은 1973년 2만 8500기로 포화 상태가 되기도 했지만 무연고 묘지 정리 등으로 현재는 8000여기 남짓 남아 있다. 묘지가 사라진 터는 산책로와 공원 등으로 바뀌었다. 이곳 사색의 길은 ‘서울의 가을 산책길 베스트 3’에 선정되기도 했다. 망우묘지공원에 최근 의미 있는 변화들이 생겨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문화재청은 지난 23일 망우리에 있는 언론인 오세창, 아동문학가 방정환 등 독립운동가 7명의 묘소를 문화재로 등록했다. 2012년 문화재로 등록된 만해 한용운의 묘소를 포함하면 망우리에 묻힌 역사인물 8명의 무덤이 등록문화재가 된 것이다. 늦었지만 참으로 다행스럽고 축하할 일이다. 영화배우 이브 몽탕, 가수 에디트 피아프, 철학자 콩트 등 프랑스의 유명 인물들이 묻혀 있는 파리의 공동묘지 ‘페르라셰즈’는 공원묘지의 효시로 알려져 있다. 무려 1804년부터 유명인들의 유해를 이장하는 이벤트를 통해 파리의 유명인과 부자들이 영면하기 좋아하는 명소가 됐다. 지금은 묘지 전체가 유물로 등록돼 훌륭한 문화 관광 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망우묘지공원 또한 파리의 페르라셰즈처럼 역사 문화 공원으로 탈바꿈하는 프로젝트가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서울 중랑구는 2019년을 목표로 이곳에다 전시관, 교육관, 다목적실 등을 갖춘 역사문화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역사문화 인물 51인의 묘지 곁에는 간단한 연보비를 세우고, 안내판과 음성안내 등으로 생전의 업적을 알리고 있다. 훌륭한 인물들이 항상 우리 주변에 있다는 자부심을 갖게 하자는 취지다. 나진구 중랑구청장은 “망우묘지공원은 역사문화적인 명소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면서 “국가 차원의 문화재로 등록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한다. 아쉬움은 서울시와 자치구, 문화재청의 각기 다른 지향점. 자치단체 중랑구는 묘지공원이 ‘역사문화공원’으로 명칭까지 변경, 관리되길 원하지만 서울시는 공동묘지로 관리하고 있다. 도시계획상 공동묘지로 분류돼 있기 때문이다. 문화재청은 이번처럼 독립운동가 등 역사인물에만 관심을 보인다. 삼인 삼색의 지향점을 하나로 모아 훌륭한 역사 문화 관광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 망우리에는 애국지사뿐 아니라 많은 문인 예술가들도 함께 잠들어 있기 때문이다. 소를 통해 한국적 정서를 표현했던 천재 화가 이중섭, ‘백치 아다다’로 유명한 소설가 계용묵. 지금도 가을이면 대중들의 허전한 가슴을 적셔 주고 있는 ‘낙엽 따라 가버린 사랑’의 가수 차중락도 망우리에서 팬들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사랑은 가도 옛날은 남는 것(세월이 가면)’이란 시구처럼 문화 인물들의 자취도 망우리에 오래도록 머물러 있었으면 한다. yidonggu@seoul.co.kr
  • 가을여행은 국화꽃과 단풍으로 물든 서울랜드로 가자

    가을여행은 국화꽃과 단풍으로 물든 서울랜드로 가자

    서울랜드에 별 모양의 정문 대형화단을 시작으로 노랑, 빨강, 분홍 등 오색 국화가 따스한 가을 햇볕 아래 화사한 자태를 뽐내는 세계의 광장 국화거리까지 가을향기를 가득 품은 국화꽃이 만발했다. 동문 앞과 빨간 풍차지역 등 서울랜드 곳곳에는 수만 송이의 국화가 대향연을 펼치고 있다. 오색찬란한 국화는 수려한 청계산의 풍경과 어우러지며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자아내며 여기에 가을바람을 타고 전해지는 그윽한 국화향기까지 더해져 한껏 깊어진 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본격적인 단풍 시즌을 맞아 서울랜드 외곽순환길에서 국립현대미술관으로 이어지는 4km 드라이브 도로와 과천 저수지 산책길, 서울랜드 놀이기구를 타면서 즐기는 방법까지 단풍나들이 코스 3가지를 추천한다. 청계산을 등지고 있는 서울랜드는 산에서부터 공원까지 형형색색 물든 단풍을 한눈에 볼 수 있어 놀이기구를 타며 단풍구경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50m높이에서 활강하는 놀이기구 스카이엑스를 타면 청계산의 단풍 숲으로 날아가 하늘 가까이에 다다르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또한 빠른 속도로 레일을 질주하는 롤러코스터 ‘은하열차888’을 타면 얼굴 가까이 스쳐가는 단풍들을 만날 수 있고 ‘무지개자전거’를 타면서는 여유로운 단풍을 감상할 수 있다.서울랜드 외곽순환길에서 미술관으로 이어지는 길은 알록달록한 단풍이 절경을 이뤄 드라이브 코스로 제격이다. 네비게이션에 국립현대미술관 또는 서울랜드 동문을 검색하거나 안내표지판을 따라 달리면 도로 양쪽으로 단풍이 물든 나무들이 빼곡히 들어선 단풍터널을 만날 수 있다. 과천 저수지 산책길을 따라 단풍을 구경하는 방법은 저수지를 따라 걷거나 코끼리열차를 타고 앉아서 구경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일반 어른의 걸음걸이로는 약 20분정도 소요되고, 코끼리열차를 이용하면 5분이면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다. 저수지를 따라 단풍 든 나무가 드리워지고 눈 앞에는 저수지가, 뒤편에는 서울랜드와 청계산 일대가 펼쳐져 가을 나들이 장소로 인기가 좋은 곳이다. 11월 초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랜드의 단풍놀이는 볼거리뿐 아니라 다양한 먹거리와 파워풀한 퍼포먼스도 만날 수 있다. 오는 11월 5일까지 매주 주말에는 깊어가는 가을밤과 음악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옥토버 비어 파티’와 시원한 생맥주와 참나무 훈연으로 완성한 할로윈 스페셜 바베큐 메뉴가 준비되어 있으며 라이브 음악 공연 ‘할로윈 비어 콘서트’는 황홀한 가을밤을 선사할 예정이다. 또한 빨간풍차 무대에서 열리는 옥토버 비어 파티의 하이라이트 ‘DJ쇼! 옥토버 온 에어’에는 추억을 담은 90년대 가요부터 힙합, 펑키 일렉트로닉까지 온 가족이 함께 들썩일 수 있는 야외 패밀리 EDM 파티가 펼쳐지는 가운데 아이들을 위한 꼬꼬마 나이트컨셉의 이색 무대가 마련되어 있어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 시키고 있다. 또한 고스트들과 코믹한 만남을 즐기는 로드 퍼포먼스 ‘호러 부킹 타임’도 준비되어 있다. 야간에는 파워풀한 퍼포먼스와 화려한 볼거리로 가득찬 야간공연 ‘애니멀킹덤 2017’이 가을밤을 화려하게 수놓는다. 서울랜드는 나들이하기 좋은 계절 10월을 맞이해 한 달간 대대적인 할인혜택도 제공한다. 신한카드 고객은 실적에 상관없이 자유이용권을 70% 할인된 12,000원에 이용할 수 있으며 동반 3인 40% 할인혜택도 추가로 제공하며, 서울랜드 SNS와 홈페이지를 통해 국화 나들이를 위한 특별할인도 받을 수 있다. 또한 인근지역 전계층 자유이용권 50% 할인혜택도 제공된다. 서울시에서는 동작구, 관악구, 서초구, 강남구 총 4개구, 경기도에서는 과천시, 안양시, 군포시, 의왕시, 수원시, 안산시, 시흥시 총 7개시가 해당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고진하의 시골살이] 여물어 간다는 것

    [고진하의 시골살이] 여물어 간다는 것

    풀들이 사위어 가는 산골 농로. 앞서 걷는 사람 기척에 포르르 날아 벼 포기 사이로 숨는 메뚜기들. 낮은 산자락마다 소담스레 피어난 노란 감국들. 농로에 저절로 떨어져 나뒹구는 작은 산밤들. 기력이 떨어진 촌로들인 양 붉은 내복을 입고 선선한 가을바람에 두 팔을 흔들어 대는 허수아비들. 메뚜기를 날리며 앞서 걷던 아내는 문득 성악가 김동규가 부른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를 흥얼거린다. “창밖에 앉은 바람 한 점에도/사랑은 가득한 걸/널 만난 세상 더는 소원 없어/ 바람은 죄가 될 테니까.” 그래, 하늘은 맑고 푸른 가을날 무슨 바람이 더 있겠는가. 어느 인디언 시인이 ‘죽기 좋은 날’이라고 했듯이 이 좋은 날 무슨 소원이 더 있겠는가. 메뚜기 떼 날리며 농로를 걷던 우리는 말라 가는 풀들이 덮인 논둑에 털썩 주저앉았다. 눈앞엔 고개 숙인 벼 이삭을 품은 다랑논이 펼쳐져 있다. 고개 숙인 벼 이삭을 바라보던 아내가 입을 뗀다. “가을빛은 참 선한 것 같아요.” 나도 입을 열어 대꾸한다. “벼 잎들도 노랗게 물들고 있지만, 빳빳하던 벼 이삭이 익어 고개를 숙이고 있기 때문일 테죠.” 아내가 다시 입을 뗀다. “여물어 가는 것들의 빛은 다 선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아요.”여물어 가는 것들의 빛이라. 오, 이 여인이 두메의 아낙이 되어 자족을 노래하며 살더니 저 소멸의 빛을 ‘여물어 가는 것들의 빛’으로 읽는 눈을 얻었구나. “강산과 풍월(風月)은 본래 일정한 주인이 없고 오직 한가로운 사람이 주인”(허균, ‘숨어 사는 즐거움’)이라 했는데, 그 한가의 경지에 든 것일까. 하지만 두고 볼 일이다. 두메 아낙과 손잡고 사는 동안 숱하게 엎어지고 자빠지며 여기까지 왔으니. 다만 저 고개 숙인 벼 이삭이 보여 주는 선한 빛을 안으로 잘 갈무리하고 살아야 한다는 다짐은 매일같이 하고 있다.우리가 걷던 농로 옆으로는 논에 물을 대는 수로가 있다. 이제 곧 벼를 수확할 논들은 물꼬를 다 틀어막았지만, 수로에는 콸콸콸콸 맑은 물이 세차게 흐른다. 벼를 자라게 하고 여물게 한 물. 한참 흐르는 물을 보고 있자니 얼마 전에 읽은 생텍쥐페리의 ‘인간의 대지’의 한 구절이 떠오른다. “물, 너는 생명에 필요한 것이 아니라 생명 그 자체다. 너는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을 우리 가슴속 깊이 사무치게 한다. 너와 더불어 우리 안에는 우리가 단념했던 모든 권리가 다시 돌아온다. 네 은혜로 우리 안에는 말라붙었던 마음의 샘들이 다시 솟아난다.” 그렇다. 우리를 살게 하고 말라붙었던 내면의 샘을 다시 솟아나게 하는 건 은혜다. 무릇 은혜란 내가 도모한다고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은혜는 거저 주어지는 것. 이 생명 위기의 시대에 메뚜기들처럼 살아 있는 것들의 현존에 위안을 느끼는 것이야말로 은혜가 아닐 건가. 메뚜기, 감국, 산밤 등 내 노력과 수고 없이 내 곁에 있어 내 삶을 위로할 뿐만 아니라 내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들 또한 하늘의 은혜가 아닐 건가. 은혜, 은총, 이런 말들은 현대인에겐 낯설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방식에 길든 현대인들에겐 낯설다. 나는 이런 말들을 종교적인 언어로 환원하고 싶지 않다. 하여간 이런 사고방식에 길든 이들은 더이상 고개를 들고 하늘을 쳐다보지 않는다. 모름지기 인간이 잘 여물어 간다는 건 생의 무한한 신비와 모름을 긍정하는 것이고, 눈앞에서 날아오르는 메뚜기 같은 미물의 생조차 경이로 받아들일 줄 아는 것이다. 메뚜기들이 내 앞에서 뛰어오르지 않으면 나의 현존도 불가능하니까. 노란 감국의 꽃향기를 흠향할 수 없다면 내 삶의 정원도 ‘사랑의 사막’으로 변하고 말 테니까. 나는 농로 끝자락에서 감국 몇 송이를 꺾어 아내에게 건넸다. 평소 같으면 왜 꺾었느냐고 퉁아리를 주었겠지만, 아내는 내가 내민 감국을 흔쾌히 받아 안았다. 아내는 힝힝 코를 벌려 감국의 은은한 향기부터 맡았다. 나보다 냄새에 민감한 아내는 감국에 코를 댄 후 ‘천국의 향기’라고 말했다. 천국 하면 사람들은 피안을 떠올리기 일쑤지만, 천국을 인식하는 재료는 차 안에 있구나. 산골짝에서 아주 쉽게 구할 수 있는 감국, 그걸 보물인 양 안고 가는 저 환희에 찬 여인을 따라가면 나도 천국의 주인이 될 수 있을까.
  • [2017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힐링하러 가고픈 곳… 옛 수려함 볼 수 없어 아쉬움

    [2017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힐링하러 가고픈 곳… 옛 수려함 볼 수 없어 아쉬움

    양화대교 위에서 쪽빛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우뚝 솟은 북한산 자락의 모습은 한강 선유도공원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선유도가 예전에는 섬이 아니었으며 40m 높이의 봉우리였다는 사실이 놀라웠고, 사진과 설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이곳이 정수장에서 국내 최초의 환경재생 생태공원으로 재탄생했다는 이야기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약품 침전지를 재활용한 수질정화원으로 향했다. 초입에 세워진 온실에서는 부레옥잠, 물배추, 물채송화, 물양귀비 같은 수질정화 식물과 선인장 등을 볼 수 있었다. 온실을 나오자 커다란 세 개의 물탱크에서 나온 물이 온실과 수생식물이 식재된 계단식 수조를 따라 아래쪽 물놀이장까지 흐르는 것이 보였다. 우리는 선유정 정자에서 가을바람으로 땀을 식히며 한강을 바라보았다. 최서향 해설사가 준비한 겸재 정선의 그림을 보며 선유봉과 한강의 옛날과 지금의 모습을 실감나게 비교해 보기도 했다. 예전 한강의 수려한 모습을 볼 수 없어 아쉬웠다. 시간의 정원은 상생의 치유와 회복을 느낄 수 있었던 신비한 공간이었다. 시간의 정원은 위에서 아래로, 아래에서 위로 수직 이동을 자유롭게 하며 정원을 내려다보고 올려다보며 다양한 시각으로 감상할 수 있었다. 한강을 바라보기에 최적의 장소인 취수장을 재활용한 카페테리아 나루에서 휴식을 취했다. 전망 데크에는 선유도 공원화 사업에서 살아남은 세 그루의 미루나무가 있었는데 서걱서걱 바람 부는 소리를 눈 감고 들으며 사색하는 것이 좋았다. 녹색기둥의정원에 도착했다. 정수지의 콘크리트 상판 지붕을 걷어 낸 자리에 규칙적으로 남아 있던 기둥들을 담쟁이 넝쿨이 감싸 조각품처럼 나열돼 있었다. 인간이 자연을 훼손하고 파괴했을 때 그것을 회복시키는 것도 결국 공원을 가득 채운 물과 나무와 자연임을 깨달았다. 무조건 헐고 새로 짓는 것만이 정답이 아니라 기존의 건물을 재활용해 재탄생시킬 수 있음을 알았다. 마음의 치유가 필요할 때 방문하고 싶은 그런 곳이다. 황미선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서울미래유산팀
  • [테마별 농촌여행 6] ‘풍성한 산림 속에서 얻는 힐링’ 화순·담양 여행

    [테마별 농촌여행 6] ‘풍성한 산림 속에서 얻는 힐링’ 화순·담양 여행

    전라남도 화순과 담양은 지역의 대부분이 산으로 이뤄져 있어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을 엿볼 수 있는 좋은 여행코스로 주목받고 있다. 화순군은 ‘온화하고 양순하다’란 뜻에 맞게 선선한 가을바람을 즐기기 좋다. 또한 고대인의 자취를 느낄 수 있는 고인돌 유적지가 있어 선사시대를 체험할 수 있다. 담양군에는 산책과 자전거 코스 등으로 유명한 죽녹원과 메타세쿼이아길이 있다. 이미 많은 매체를 통해 알려진 인기 여행지인 만큼 SNS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화순과 담양 여행은 자연 탐방과 체험 등으로 어우러져 있어 1박2일 동안 충분한 힐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코스1] 화순고인돌유적지 2000년 12월에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선정된 화순고인돌유적은 다양한 형태의 고인돌들이 한 곳에 나타나 있다. 도곡면 효산리와 춘양면 대신리 사이 보검재 계곡을 따라가다 보면 총 596기의 유적이 망라돼있다. 원형움집과 정방형움집, 각종 형태의 고인돌과 마당바위 채석장 등을 구경할 수 있다. 또한 움집 체험과 토기·석기·청동기 체험, 고인돌 축조 재현 등 선사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어 아이들을 위한 학습장 및 이색 체험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코스2] 화순전통시장 다양한 형태의 고인돌을 둘러본 후 차로 18분정도 이동하면 화순에서 가장 큰 전통 오일장인 화순전통시장이 나온다. 매달 3일과 8일마다 열리는 오일장인 화순전통시장은 60년대부터 지금까지 이어온 유서 깊은 전통시장이다. 각종 점포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화순전통시장에는 누에와 더덕, 파프리카가 특산물로 꼽힌다. 더불어 다슬기수제비, 민물매운탕, 즉석 김구이, 한정식 등의 먹거리가 유명하다. [코스3]. 들국화(만수)마을 무등산 자락 중 하나인 안양산의 중턱에 위치한 들국화마을은 해발 400m라는 높이에 위치해 있어 화순 시내를 전부 내려다 볼 수 있는 탁 트인 시야를 제공한다.마을의 특산물인 약초를 이용한 천연 약초 비누 만들기 체험, 당귀 잎 가루와 뽕잎을 넣어 만들어 먹는 수제비 만들기 체험, 떡 메치기, 돌탑 쌓기 등 들국화마을만의 다양한 체험이 마련돼 있다. 체험을 즐긴 후에는 마을주민들이 운영하는 농가민박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 [코스4] 무등산 편백자연휴양림 무등산 동쪽 기슭에 위치한 무등산 편백자연휴양림은 20만 평의 넓은 공간에 초록의 휴양림이 펼쳐져 있다. 울창한 참나무 숲과 인공천연림 소나무 숲, 몸에 좋은 피톤치드를 내뿜는 편백 숲 산책로 등이 갖춰져 있다. 특히 편백나무 숲에는 항암효과와 혈관 기능 개선에 좋은 표고버섯 재배지가 있으며 판매도 진행되고 있다. 또한 삼림욕장과 야외 물놀이터, 편의점 등의 편의시설이 준비되어 있다. 공기 좋은 휴양림에서 하룻밤 묵고 싶은 관광객들을 위해 주차장 앞에 편백나무휴양관이라는 숙소도 마련돼 있다. [코스5] 죽녹원 담양 죽녹원은 사군자 중 하나인 대나무가 울창하게 펼쳐진 대숲을 거닐며 죽림욕을 즐길 수 있다. 산책로는 운수대통길, 사랑이 변치 않는 길, 추억의 샛길, 철학자의 길, 사색의 길, 선비의 길, 죽마고우길, 성인산 오름길 등 8가지 주제로 구성돼 있다. 모두 합치면 약 2.2km의 길이다. 대나무숲은 외부보다 4~7℃ 가량 온도가 낮아 시원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또한 보통 숲보다 산소 발생량이 높고 10배나 많은 음이온 발생량을 자랑하기 때문에 죽림욕의 효과는 일반 산림욕보다 뛰어나다. 산책로를 따라 거닐다가 대나무 잎에서 떨어진 이슬을 먹고 자란다는 죽로차(竹露茶)를 한 잔 해보자. 심신의 안정을 다질 수 있다.[코스6] 메타세쿼이아길 담양 메타세쿼이아길은 이국적이고 아름다운 풍경으로 꿈의 드라이브 코스로 불린다. 영화 ‘와니와 준하’와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 등 여러 매체의 촬영 장소로도 유명하다. 도로를 가운데 두고 10~20m에 달하는 메타세쿼이아가 좌우로 펼쳐진 가로수 길은 무려 8.5km에 이른다. 1970년대 가로수 조성 사업 때 시범 가로로 심어진 3~4년짜리 묘목이 울창하게 자라나 지금의 숲길을 만들었다. 숲길을 걷거나 자전거를 타면 메타세쿼이아에서 뿜어져 나오는 특유의 향기를 더욱 진하게 맡으며 삼림욕장에 온 것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코스7] 무월마을여행의 마지막은 무월마을이다. 무월마을은 마을 동쪽의 망월봉에 차오른 달이 마치 신선이 어루만지는 듯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해 붙여졌다. 무월마을에는 동쪽의 망월봉, 예로부터 신성시한 마을 입구의 목탁 바위, 400년이 넘은 신목, 조선 초기부터 전래된 무월 디딜방아 등이 있다. 또한 마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돌담길이 여행자들의 눈길을 끈다. 항아리로 꾸며진 민박집, 살구나무가 있는 민박집, 감나무가 있는 민박집 등 개성 넘치는 민박집들이 마을의 매력을 한층 높인다.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농사 체험을 비롯해 토우 체험, 댓잎 칼국수 만들기, 소망등 띄우기 등을 즐길 수 있으며, 특히 담양의 자랑인 대나무를 이용한 대통밥을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테마별 농촌여행 2] 가을바람이 느껴지는 그 곳, 강릉 가족여행

    [테마별 농촌여행 2] 가을바람이 느껴지는 그 곳, 강릉 가족여행

    깊고 푸른 바다와 맑은 자연 공기로 예부터 인기 여행지로 손꼽히는 강릉에서의 1박 2일 코스는 여유로운 농촌 풍경은 물론 아이들을 위한 박물관 탐방까지 포함하고 있어 가족단위 여행객들에게는 안성맞춤이다.[코스1] 신사임당의 생가 오죽헌 오만원 권 화폐의 주인공이자 오천원 권 ‘율곡 이이’의 어머니인 신사임당. 빼어난 그림솜씨는 물론 자식에 대한 교육으로도 잘 알려진 신사임당은 최근 한 드라마의 주인공으로도 그려지기도 했다.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가 태어난 곳으로 유명한 오죽헌은 가장 오래된 주택 건물 중 하나에 속한다. 보물 제165호이기도 한 오죽헌은 고택의 편안하면서도 신비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오죽헌 근처에는 율곡기념관과 오죽헌시립박물관이 있어 그들의 일생에 대해 살펴보고 그들을 통해 아이와의 관계에 대해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면 어떨까. [코스2] 정 많은 동네, 정감이 마을 정감이 마을은 ‘정과 감이 많은 동네’라는 뜻으로 그 이름이 붙여졌다. 이곳에는 교과서와 TV에서만 보았던 손모내기와 전통 벼 베기, 탈곡 체험을 통해 아이들에게 추억을 남겨줄 수 있다. 단경골음악회, 정감이마을 특산품 흑송이를 테마로 한 흑송이축제, 정가득 바다김치 담그기 체험, 천연염색 체험, 등산로 체험 등의 체험도 준비돼 있다. 체험 후에는 정감이 마을의 자랑인 ‘정감이 능이백숙’을 먹을 수 있다. 정감이 마을에서 직접 키운 토종닭과 능이버섯을 넣은 백숙으로 기력을 보충하고, 직접 운영하는 숙박 프로그램으로 하룻밤도 보낼 수 있다.[코스3] 정동진에서의 잊지 못할 일출 광화문의 정동 쪽에 있다 하여 현재의 이름을 갖게 된 정동진은 국내에서 가장 해안에 가까운 역이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강릉에서 7번 국도를 타고 남쪽 방향으로 쭉 내려가다 보면 하얀 백사장이 인상적인 정동진이 나온다. 가는 길에는 푸르른 바다와 기암괴석, 절벽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가진 정동진은 매년 일출을 보고자 하는 관광객으로 붐비는 곳이기도 하다. 맑고 깊은 바다와 그림처럼 펼쳐진 기암괴석을 배경으로 한 일출은 많은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는다.[코스4] 한편의 액자 같은 포토 스폿, 정동진 모래시계 공원 강릉 심곡항에서 정동진으로 연결되는 심곡바다부채길을 따라가면 드라마 모래시계 촬영을 기념해 지어진 ‘모래시계공원’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다양한 포토 스폿이 있어 멋진 사진을 남기기에 적합한 장소다. 모래시계공원 내부에는 기차 내부를 이용해 만든 정동진 시간 박물관, 새해가 되면 다시 돌아가기 시작하는 초대형 밀레니엄 모래시계, 조각상 등이 눈길을 끈다. 원하는 날짜에 편지를 배달해주는 ‘느린 우체통’도 있다. 여행에서 느낀 감정과 미래의 나에게 하고 싶은 말 등을 적어 느린 우체통에 넣어보자. 여행을 마무리하고 일상으로 돌아와 바삐 살아가는 와중에 도착하는 느린 우체통 속 편지가 강릉에서의 추억을 다시금 떠오르게 할 것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현장 행정] 을지로 건·맥에 가을 ‘입맛 춤’

    [현장 행정] 을지로 건·맥에 가을 ‘입맛 춤’

    기승을 부리던 열대야가 물러가고 어느새 선선한 가을바람이 분다. 바야흐로 ‘건맥’(건어물·맥주)의 계절이다. 치킨, 피자 등 첫 자를 따 ‘치맥’, ‘피맥’이라 부르듯 건어물의 ‘건’ 자를 땄다. 맥주를 마실 때 빠질 수 없는 기본 안주가 노가리, 오징어, 쥐포, 진미채 등이다.지난 14일 서울 중구 을지로 30길 중부건어물시장에서는 1만원 이하 현금으로 ‘건맥’을 즐길 수 있는 제2회 건어물맥주 축제가 열렸다. 평소 노점이 즐비한 중부시장 한가운데는 축제 소식을 듣고 삼삼오오 시장을 찾은 시민들로 빼곡히 찼다. 축제 현장을 방문한 최창식 중구청장은 줄지어 선 간이 탁자를 일일이 돌았다. 중부시장 상인들이 절치부심하며 준비한 축제 분위기를 살피고, 격려하기 위해서였다. “전통시장에서 맛보는 건어물과 생맥주 맛이 어떻습니까. 괜찮습니까. 오늘 하루 마음껏 즐기시고, 평소에도 중부시장을 많이 찾아 주시기 바랍니다.”(최 구청장) “선선한 날씨에 시장의 아치형 지붕 아래 모여 어울리니 건어물 맛이 더 좋습니다. 한마디로 ‘굿’이에요.”(이맹이·61·중구 약수동 주민) 중부건어물시장은 1963년 남대문·동대문 시장이 팽창하면서 건어물 상인들만 단체로 이주해 형성된 전통시장이다. 50여년 전부터 전남 완도산 김, 울릉도산 오징어, 강원 속초산 코다리와 노가리 등 전국 방방곡곡에서 생산된 건어물의 국내 최대 집결지로 자리매김했다. 1000여개 점포 중 건어물 점포 비중이 80%에 이른다. 하지만 1996년 유통 시장이 전면 개방되면서 굳건했던 입지는 좁아졌다. 대형마트는 물론 인터넷 쇼핑몰 등 새로운 유통망이 속속 생겨난 탓이다. 시중에 비해 30% 낮은 수준으로 가격이 형성돼 도매 손님은 여전하지만 인근의 광장시장처럼 젊은층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윤명구(69·정용상회 대표)씨는 “내년까지 다양한 먹거리를 조성해 오장동에 냉면을 먹으러 온 시민들이 2차로 중부건어물시장을 들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중부건어물시장의 대표 브랜드인 ‘아라장’을 론칭하기도 했다. 물이라는 뜻의 ‘아라’와 시장의 ‘장’을 결합한 이름이다. 김국, 아귀포, 오징어집 버터구이, 건어물 스낵 등 간편식으로 건어물 소비층을 젊은 세대로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최 구청장은 “상인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의식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면서 “내년쯤에는 멋진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느리게, 더욱 더 느리게…청송 송소고택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느리게, 더욱 더 느리게…청송 송소고택

    청송(靑松) 송소고택의 시간은 나른하다. 너르게 이어진 동네 초입 고샅부터 마음 푸근해지는 곳. 그 옛날 증조, 고조할아버지의 고향땅 같은 화면이 눈앞에 그대로 펼쳐진다. 동화책 그림 풍경이다. 경상북도에 위치한 청송은 깊어도 너무 깊은 곳에 있다. 전체 면적의 84%가 소나무가 즐비한 임야 면적이다 보니 고장의 이름 하나는 기막히게 잘 지었다. 더구나 애초부터 한반도 땅에서는 숨어있었던 듯, 청송은 임진왜란이나 6.25시절에도 시간이 살짝 비켜갈 정도의 두멧골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2016년 12월에 개통된 상주영덕고속도로 덕분에 관광객 수가 급증하고 있어 더 이상 예전 꿩사냥이나 하러 다니던 변읍(邊邑)은 아닌 셈이다. 청송은 주왕(周王)산을 비롯하여 깊디깊은 절골 계곡, 하얀돌 반짝이는 백석탄 계곡, 주산지, 달기 약수터 등을 비롯하여 자연을 맘껏 들이킬 수 있는 방문지가 많다. 이중에서 풍수(風水)학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교과서 같은 집이 청송에 있다. 바로 송소고택(松韶古宅)이다. 강릉의 선교장이나 충남의 명재고택, 보은 선병국가옥과 더불어 풍수로는 이름난 옛집인 송소고택은 일찌감치 2007년 국가지정 중요민속자료 제 250호로 지정되었다. 더구나 2011년에는 ‘한국 관광의 별’로 선정이 되었으니 한 번은 가 볼만 한 곳임은 분명하다. 영남의 부자는 크게 경주 최부자와 청송 심씨로 나눌 수 있다. 이중 송소고택은 조선 영조 때의 만석지기 재력가였던 청송 심씨 출신인, 심처대(沈處大)의 7대손인 송소 심호택이 청송 심씨 조상의 본거지인 덕천마을로 옮겨오면서 지은 저택이다. 1880년경에 건립된 고택으로 약 8520㎡(2500평) 넓이에 7동 99칸의 크기로 당시 영남 북부에서는 최고 규모를 자랑하였다. 송소고택을 살펴보자면, 우선 입구부터 심상치 않다. 영남지방에서는 그리 흔하지 않은 솟을대문이 하늘 높이 올라가 있다. 또한 솟을대문 위에 홍살이 있어 복을 부르고 악귀를 쫓고자 하였다. 문을 통해 집안을 둘러보면 큰 사랑채가 나온다. 사랑채는 정면 5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으로 이루어져 있고 안채와 사랑채가 특이하게도 ‘ㅁ’자 형태의 평면 구성으로 이루어져 각각의 독립적인 생활공간이 만들어져 있다. 이외에도 마당 한 가운데 내외담이라고 해서 ‘ㄱ’자 모양의 담이 있다. 이는 안채를 드나드는 여인들과 사랑채의 남정네들과의 구분을 위해서 만들어 진 것이다. 또한 담벽에도 작은 구멍을 뚫어 안식구들이 바깥을 볼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이 외에도 송소고택에는 사가(私家)가 지을 수 있는 범위인 99칸의 대저택을 지으면서 만들어놓은 다양한 조선시대 건축의 묘미가 잘 담겨져 있다. 송소고택은 비록 지금은 사람들 발길 뜸한 옛집으로 남았지만 한때 의친왕, 조병옥 박사, 이범석 장군 등 이름난 역사속 인물들이 머무르던 곳이기도 하였다. 그러하다보니 지금도 가만히 살펴보면 담벼락마다 조선과 구한말의 시간이 덕지덕지 고스란히 묻어있는 듯하다. 매일 아침부터 출렁이며 앞서가던 도회의 시간도 이곳에서는 어느 순간 슬그머니 뒤처져 따라오는 것 같다. 계절의 경계에 서 있다. 아침저녁 선선한 가을바람 앞에, 여름 한껏 내리쬐던 볕 따갑던 마을 풍경도 이곳에서는 품이 다르다. 올 가을, 송소고택에서 한 여름 묵은 땀을 씻어 내는 것도 좋을 성싶다. <청송 송소고택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청송에 가 볼일이 있다면, 풍수학에 관심이 있다면. 2. 누구와 함께? -늙으신 부모님과 다정히. 3. 가는 방법은? -경상북도 청송군 파천면 덕천리 176/ 054-874-6556 4. 감탄하는 점은? -송소고택 주변의 고즈넉함과 조용함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평일은 늘상 조용하다. 6. 꼭 봐야할 장소는? -내외담, 별당, 사랑채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 달기약수로 만든 삼계탕 ‘서울여관식당’(873-2177), ‘삼부자 밥상’ (874-6555), ‘약초갈비’(874-7777) / 지역번호 (054) 8. 홈페이지 주소는? -http://www.송소고택.kr/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주왕산, 달기약수터, 주산지 10. 총평 및 당부사항 -문화해설사의 도움을 반드시 받도록. 막연히 고택만 둘러보는 것과 해설을 듣는 것은 말 그대로 하늘과 땅의 차이. 꼭 고택의 설명을 듣도록!!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길섶에서] 봄바람/손성진 논설실장

    바람이 분다. 그것도 온기 품은 봄바람이다. 봄바람은 가을바람처럼 스산하지 않고 피부 속까지 따스하다. 봄바람은 휙휙, 쏴쏴도 아니고 산들산들, 살랑살랑이다. 산에 들에 뽀얀 물감을 풀어놓는 봄바람은 붉지도 않고 누렇지도 않다. 봄바람의 색깔은 분홍 같을까, 연두 같을까. 물길 따라 걸으며 봄바람을 만난다. 지천으로 핀 들꽃, 물오른 이파리를 흔들며 휘늘어진 수양버들. 자르르 윤기가 흐르는 냇물은 끊임없이 저 강, 저 바다로 흘러간다. 아스라이 추억도 냇물을 따라 흐른다. 봄인데도 봄을 느낄 수 없는 그때. 봄은 참 잔인했다. 수십 번도 더 되는 봄이 지나가는 동안 봄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나를 불러냈다. 그런데도 왠지 모르게 봄 앞에 설 수 없었다. 왔는지도 모르게 봄은 지나가고 세월도 그렇게 흘렀다. 낙화는 이별일까. 그렇지 않다. 첫 꽃잎이 떨어져도 여름이 오기까지 차례로 봄꽃들이 잔치를 열 게다. 그보다 연초록 새순이 무럭무럭 자라 공허한 가슴을 먼저 채워 준다. 세상이 온통 푸르르다. 오호, 신록의 계절이다. 다시 찾아온 봄, 그냥 좋다. 손성진 논설실장
  • 허난설헌 詩의 정취… 고운 몸짓, 나빌레라

    허난설헌 詩의 정취… 고운 몸짓, 나빌레라

    “하늘거리는 창가의 난초 가지와 잎 그리도 향그럽더니/가을바람 잎새에 한 번 스치고 가자 슬프게도 찬 서리에 다 시들었네/빼어난 그 모습은 이울어져도 맑은 향기만은 끝내 죽지 않아/그 모습 보면서 내 마음이 아파져 눈물이 흘러 옷 소매를 적시네” (허난설헌의 시 ‘감우’)조선 중기 천재 여류시인 허난설헌(1563~1589)의 주옥같은 시가 무대 위에서 몸짓으로 꽃핀다. 국립발레단은 새달 5~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창작 신작 ‘허난설헌-수월경화’를 선보인다. 이 작품은 국립발레단 솔리스트이자 차세대 안무가로 주목받고 있는 강효형의 세 번째 안무작이다. 허난설헌은 여성의 재능을 인정하지 않는 시대에서 자신을 평생 외롭게 한 남편, 일찍 떠나보낸 두 아이에 대한 슬픔으로 휩싸인 채 서글픈 인생을 살았다. 이번 무대는 허난설헌이 남긴 많은 작품 가운데 시 ‘감우’, ‘몽유광상산’ 속에 등장하는 잎, 새, 난초, 부용꽃 등 시의 이미지를 무용수의 움직임으로 표현한다. 공연 제목인 ‘수월경화’는 ‘물에 비친 달’, ‘거울에 비친 꽃’이란 뜻으로 시적인 정취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함을 비유하는 사자성어다. 뛰어난 글재주를 지니고 있었지만 빛을 보지 못하고 떠난 허난설헌의 삶을 의미한다. 가야금 명인 황병기의 음악이 미(美)를 더한다. 피아니스트 손열음,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등 유명 음악가들의 공연 의상을 만들어 온 의상 디자이너 정윤민의 화려한 의상도 볼거리다.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신승원과 박슬기가 허난설헌을 연기한다. 관람료는 1만~3만원. (02)587-6181.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길섶에서] 가을 바보/황수정 논설위원

    누가 묵혀 둔 책 있거든 좀 보내 달라기에 책장을 살핀다. 이사할 때 작심 방출을 하지 않고서야 차곡차곡 탑으로 쌓이는 책이다. 켜켜이 먼지에 발목 잡힌 책들이 오늘따라 딱하다. 게으름에 건망증까지 보태졌으니 더러는 언제 내 손으로 샀나 싶은 것도 있고. 아끼던 책을 팔아 쌀독을 채우고는 몇 날을 속 끓였다던 옛 문사들 생각이 난다. 책을 되찾아 오느라 어깻죽지 빠지게 잡글을 썼다는 글꾼도 있었고. 책 귀하지 않은 지금에야 지어낸 이야기들 같다. 우리 집 대문에 헌책방에서 갖다 붙인 스티커는 숫제 통사정이다. 쓰레기장에 거저 내버리지 마시라, 후하게 쳐줄 테니 곱게 넘겨 주시라. 욕심껏 사들이고는 한 달째 겨우 앞장만 쏘삭거린 새 책들이 여럿이다. 볕을 쫓아다니며 온종일 책만 봤다는 옛날 간서치(看書癡). 이름 높은 어느 책 바보는 좋은 책을 만나면 신이 나서 끙끙댔다가 갈까마귀 우는소리도 냈다가 그랬다는데. 책 바보 흉내 내기는 당분간 또 글러 먹었다. 앞마당 구석에 은행잎 쌓이는 소리, 내 귀에는 하루 종일 천둥소리. 기껏 요 몇 줄 적으면서 한나절은 더 가을바람에 놀아났다. 이런 바보가 없다. 황수정 논설위원 s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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