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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창기의 예술동행] 더 나은 삶의 지수/서울문화재단 대표

    [이창기의 예술동행] 더 나은 삶의 지수/서울문화재단 대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각국의 삶의 질을 나타내는 지표로 ‘더 나은 삶의 지수’(better life index)를 발표하고 있다. 국민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11개 지표(시민참여, 교육, 안전, 주거, 소득, 고용, 삶의 만족도, 환경, 건강, 일과 생활의 균형, 공동체 의식)를 각각 0~10점으로 평가해 삶의 질을 좌우하는 다차원적 영역으로 국가 간 국민들의 행복도를 비교한다. 한국은 OECD 38개 나라 중 32위로 하위권에 속해 있다. ‘주거, 교육’ 등 객관적 지표는 상위권에 있지만 ‘삶의 만족도’ 등 주관적 지표는 OECD 평균 6.7점에도 못 미치는 5.8점으로 최하위권이다. 더 나은 삶을 위한 행복도를 측정한다면 어떤 지표가 필요할까. 또 삶의 만족도를 높이려면 무엇을 더 고려해야 할까. ‘주거, 소득, 고용’ 등 생존과 직결된 문제는 중요한 지표로 여전히 유효하다. 급변하는 시대에 미래 세대에게 더 나은 삶은 무엇인지 살펴야 한다. 객관적인 삶의 조건 이상으로 주관적인 삶의 만족도를 높일 방안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해법 마련을 위한 출발점으로 국민 삶의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22 국민 여가활동 조사’에 따르면 월평균 여가비용이 17만 6000원으로 5년 전보다 16% 상승했고, 희망 여가비용에 대비한 현실 여가비용의 간극이 월평균 6만 3000원으로 2020년 이후 꾸준히 증가했다. 삶에서 여가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또한 문화활동 수요도 갈수록 달라지고 있다. 2022 공연예술 조사에서 연간 공연 티켓 판매가 2197억원으로 집계돼 전해 대비 무려 60%의 증가세를 보였다. 이렇게 여가·문화 활동에 대한 국민의 높아진 수요와 달리 다수의 삶은 아직 생계 문제로 경제적, 시간적 여유를 충분히 갖지 못하고 있다. 그런 과정에서 각자가 바라는 질 높은 삶의 기대치와는 차이가 발생한다. 따라서 삶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공공 영역에서 문화예술 향유를 위한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접근성을 높이는 지원 정책은 매우 중요하다. 이를 대표하는 사례로 최근 무료 야외 오페라의 강세를 들 수 있다. 고가의 티켓 비용을 들여 대형 오페라극장을 찾아야 관람할 수 있었던 오페라의 높은 문턱을 낮춰 지난 8월 광화문광장에서는 비제의 ‘카르멘’이 펼쳐졌다. 도심 속 빌딩숲 사이에서 신선한 관극을 경험할 수 있었다. 이번 주말에는 한강을 배경 삼아 노들섬 야외무대에서 열리는 로시니의 ‘세비야의 이발사’가 선선한 가을바람과 풀 냄새, 한강의 야경이 어우러진 여러 감각을 깨우는 오페라 무대를 선사한다. 이처럼 공공정책이 투입돼 국민의 삶이 문화예술과 가까워질 수 있게 하는 것은 ‘더 나은 삶’에 다가가기 위해 꼭 필요한 요소다. 17세기 유럽의 초기 오페라부터 400년이 넘는 지금까지 오페라는 시대와 국적을 초월해 사랑받아 왔다. 예술은 앞으로도 사람들의 즐거운 놀이문화이자 경이로운 창조물로, 때로는 깊은 감정을 나누는 삶의 동반자로 영원할 것이다. 미래 세대의 더 나은 삶을 위한 척도로 ‘문화적 삶’에 대한 지수가 고려돼야 하는 이유다.
  • “한강서 무료 해질녘음악회… 영화도 감상하세요”

    “한강서 무료 해질녘음악회… 영화도 감상하세요”

    한강에서 가을을 만끽하며 다양한 행사도 함께 즐길 수 있는 ‘2023 한강페스티벌’ 가을편이 13일부터 9일 간 11개 한강공원에서 열린다. 서울시가 주최하는 한강페스티벌은 2013년부터 여름에만 열리던 축제인 ‘한강몽땅’을 지난해부터 사계절 축제로 확대한 행사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더 많은 시민들이 한강을 즐기고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확대 첫해인 지난해에는 7만 7000여명이 축제에 함께 했다. 지난 8월 여름축제에 이어 이번에 열리는 가을축제는 야외 활동에 좋은 계절인 가을을 마음껏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가장 눈길이 가는 행사는 가을밤 한강을 배경으로 오케스트라를 감상할 수 있는 ‘해질녘가을음악회’다. 13, 14일 양일 간 반포한강공원에서 열리는 이 행사는 첫날인 13일에 아르츠팝스오케스트라가 ‘오버 더 레인보우’ 등 영화·드라마를 통해 친숙한 곡을 메들리로 연주한다. 14일은 장애연주자와 비장애연주자가 함께 소속된 연주단 코리아아트빌리티 체임버가 널리 알려진 클래식 음악에 재미있는 해설을 곁들여 공연을 펼친다. 누구나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13~14일은 강서 방화대교 아래에 마련된 야외 영화관에서 ‘한강물빛영화관’이 마련된다. ‘포레스트 검프’와 ‘주토피아’ 등 전 연령층에게 인기가 많은 영화가 상영된다. 강서한강공원은 습지생태공원이 위치한 자연친화 테마공원으로 자연과 함께 하는 색다른 분위기에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14일과 21일에 여의도 한강공원에서는 ‘한강무소음DJ파티’가 열린다. 선선한 가을바람과 함께 무선 헤드셋으로 듣는 디제잉 음악과 함께 춤을 출 수 있는 행사다. 3000여명이 참여한 지난 8월 한강페스티벌 여름의 최고 인기프로그램이다. 양화한강공원에서는 14일 한강의 다리 위를 차가 아닌 걸어서 지날 수 있는 ‘브릿지워크한강’이 준비됐다. 양화한강공원에서 시작해 한강대교와 원효대교, 마포대교, 양화대교까지 이어지는 코스(20㎞)다. 이밖에 무선 헤드폰을 착용하고 배우는 ’나홀로 요가‘(잠원·14~15일, 이촌·21~22일)도 있다. 주용태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장은 “청명한 가을하늘과 황금빛 노을의 한강을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면서 “행사가 많이 열리는 여의도·반포·뚝섬 일부 공원을 찾으시는 분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 제네바 몽블랑 다리에서 만난 철학자 [한ZOOM]

    제네바 몽블랑 다리에서 만난 철학자 [한ZOOM]

    스위스의 수도는 어디일까? 아마도 ‘제네바’(Geneva)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정답부터 말하면 스위스의 수도는 제네바가 아니다. 스위스에는 법률에서 정한 공식적인 수도가 없다. 단지 ‘베른(Bern)’이 사실상 수도의 역할을 하고 있다.  제네바를 스위스의 수도로 생각하는 것은 이상하지 않다. 그 만큼 제네바가 유명하기 때문이다. 유엔유럽본부, 세계보건기구(WHO), 국제노동기구(ILO)와 같은 국제기관이 제네바에 본부를 두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와 같은 정부간 기구들도 제네바에 본부를 두고 있다. 그래서 제네바가 글로벌 뉴스에서도 자주 등장하기 때문에 제네바를 스위스의 수도로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한강이 서울을 가로지르는 것처럼, 제네바에는 론강(Rhone River)이 도시의 중심을 가로지른다. 알프스 산맥에서 내려온 물은 레만호수를 지나 론강으로 들어오는데, 제네바 중심에서 레만호수가 끝나고 론강이 시작된다. 그리고 레만호수와 론강이 만나는 지점에 남쪽 구시가지와 북쪽 몽블랑 거리를 연결하는 몽블랑 다리(Mont Blanc Bridge)가 놓여 있다. 제네바 국제공항에서 케냐로 향하는 일정에 약 두 시간 여유가 생겼다. 그래서 천천히 몽블랑 다리를 걸으면서 지인이 알려준 곳으로 향했다. 가을바람과 론강의 물살 때문인지 몽블랑 다리가 출렁이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도착한 곳은 몽블랑 다리 중간에 있는 작은 섬이었다. 루소섬이라고 불리는 이 섬의 가운데는 제네바공화국 출신의 계몽주의 철학자 장자크 루소(Jean-Jacques Rousseau, 1712~1778)의 동상에 세워져 있었다. 장자크 루소의 등장 루소는 1712년 스위스 제네바공화국에서 태어났다. 어머니는 루소를 낳은 지 며칠 후 숨을 거두었고, 루소가 열살이 되던 해 아버지도 집을 나가버렸기 때문에 루소는 힘든 어린 시절을 보내야만 했다.  우리 말에 한량(閑良)이라는 표현이 있다. 고려 말 ‘과거에 급제하지 못한 무반’을 의미했고, 후에는 ‘일정한 직업도 없이 놀고먹는 양반’이라는 뜻으로 쓰였다. 루소가 그랬다. 초년기 그는 자신도 인정했던 것처럼 한량 그 자체였다. 본인은 세상 모든 직업에 어울리지 않았고, 직업을 유지하기 위한 인내심과 끈기조차 부족했다고 고백한 적도 있었다. 그에게 있어 유일한 낙은 독서와 산책이었다. 루소는 제네바와 파리를 오가며 방황을 계속 했다. 그리고 1749년 서른일곱이 되어서야 그의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사회계약 이론과 시민혁명 루소는 1754년 프랑스 디종 아카데미에 제출한 논문 ‘인간 불평등의 기원론’으로 귀족과 사회지도층으로부터 엄청난 저항과 비난을 받았다. ‘인간의 불평등은 왜 생기는 것일까’라는 주제에 대해 루소는 ‘인간은 자연에서 평등하게 살고 있었는데, 자연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회를 만들었고 그 때문에 불평등이 생겨났다. 시간이 지날수록 지배층은 지배를 정당화하기 위한 제도를 만들었고 사회 불평등은 점점 더 커져갔다’라고 주장했다. 절대왕정과 귀족정치 질서를 정면으로 반박했던 루소는 결국 프랑스를 떠나 고향인 제네바로 돌아갔다. 그러나 제네바에서도 루소는 지도층의 멸시와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1762년 루소는 그의 역작 ‘사회 계약론’을 출간했다. 루소는 사회질서의 불합리성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인간의 자유가 억압되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는 새로운 사회질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루소는 사회에는 모든 구성원들이 동의하는 ‘일반의지’가 존재하며, 모든 구성원이 주권자로서 정치에 참여해 일반의지를 실현하기 위한 정부를 구성해야 한다는 인민주권(人民主權)의 이론적 근거를 제시했다.  절대왕정의 시대에 권력의 주인이 민중에 있다는 루소의 이론은 당시로서는 불온한 사상이었다. 그러나 그의 이론은 프랑스 시민혁명의 이론적 토대가 되었으며 현재 민주주의 기초가 되었다. 그러나 루소는 프랑스 혁명을 보지 못하고, 1778년 숨을 거두었다.  루소와의 대화 루소섬을 떠나 제네바 국제공항으로 향했다. 머릿속에는 다음 일정보다는 루소섬에서 바라본 루소의 얼굴이 계속 맴돌았다. 세상을 떠난 후 200년이 훨씬 지난 지금 루소는 우리가 말하는 민주주의(民主主義)를 어떻게 평가할지 궁금해졌다. 자신이 주장한 일반의지가 실현된 사회제도라고 생각할지, 여전히 부족하지만 그래도 자신의 주장에 가까운 사회제도라고 생각할지 궁금해졌다. 죽은 철학자와 살아있는 대화가 하고 싶어졌다. 
  • ‘市 승격 50주년’ 부천, 10월 다양한 축제예고…‘YB·거미·노라조’ 공연도

    ‘市 승격 50주년’ 부천, 10월 다양한 축제예고…‘YB·거미·노라조’ 공연도

    올해 시 승격 50주년을 맞은 부천시가 10월 가을 시민축제를 대거 기획했다. 부천시는 ‘자부심·열정·힐링’을 주제로 예년보다 더욱 풍성하게 시민 즐길 거리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부천시는 10월 시민축제 꾸러미 ‘시민 텐션 업(Tension UP), 2023 부천페스타’ 일정을 25일 밝혔다. 먼저 다음 달 5일 오후 6시 30분 시청 앞 잔디광장에서 시민화합 축제 ‘부천시 50주년 시민의 날 기념식’을 개최한다. 시민과 함께하는 시 승격 50주년 퍼포먼스와 미래비전 선포, 드론 쇼, 미디어아트 프로젝트 등 이색적인 이벤트가 펼쳐진다. 다음 날인 6일에는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경축음악회가 이어진다. ‘빛나는 부천 스토리 미디어아트’는 5~22일 오후 8~10시 시간당 3회 상영된다. 시청사·부천아트센터 벽면에 미디어파사드(건물 외벽에 콘텐츠 영상을 투사하는 연출)가 펼쳐지고, 잔디광장 일원에는 경관조명 및 빛 조형물이 설치된다. 한국 최초 아카데미 공식 지정 국제영화제 ‘제25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BIAF)’은 10월 20~24일 한국만화박물관·CGV부천·현대백화점 중동점 등에서 열린다. 특히 올해는 더욱 풍성한 부대행사가 진행되는데, 같은 달 20~22일 ‘제5회 BIAF e-스포츠 대회’가 한국만화박물관 1층 로비에서 펼쳐진다. 시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모바일 오목 대회가 21일에, 온라인 레이싱게임 대회가 22일에 각각 개최된다. ‘2023 경기건축문화제’는 21~23일 부천아트벙커B39에서 열린다. 부천시 공공(총괄)건축가 특별전시, 관내 학교 학생작품 전시, 경기학생 건축물 그리기 대회 등이 진행된다. ‘2023 도시 이야기 페스티벌’이 22일을 시작으로 11월 25일까지 5주간 상동호수공원을 비롯한 부천시 일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문화 예술 공연도 이어진다. ‘부천시민 콘서트’가 7일 오후 5시 30분 시청 앞 잔디광장에서 펼쳐진다. YB·거미·노라조·데이브레이크 등 대중가수와 지역예술인의 공연으로 시민과 함께 시 승격 50주년을 기념한다. 제9회 부천생활문화페스티벌 ‘다락(多樂)’은 7~9일 시청 앞 잔디광장·부천중앙공원 일대에서 열린다. 부천의 생활문화예술동호회들이 무용·오케스트라·난타·회화·조각·공예·미술·사진 등 공연과 전시를 선보인다. ‘부천아트밸리’는 14일 부천시민회관 대공연장에서 개최된다. 경기예고·부천중·창영초·부천송일초·부천대명초·심곡초·부천중원초·원미초 등 부천아트밸리 거점형 8개교 학생들이 지역 기반 예술교육을 통해 익힌 관악·국악 실력을 관객 앞에 선보인다. ‘2023 버스킹 페스티벌’이 4~31일 오후 6시 시청 앞 잔디광장에서 매주 각각의 주제에 맞춰 열린다. 10월 첫째 주에는 한국미술협회 부천지회의 미술 퍼포먼스 및 체험 행사, 둘째 주에는 어쿠스틱 밴드 공연, 셋째 주에는 오페라 공연, 넷째 주에는 창작국악·뉴에이지·댄스·마술 공연이 펼쳐진다. ‘제17회 부천시 평생학습 축제’도 20~21일 부천중앙공원에서 진행된다. 평생학습도시를 향한 부천시의 비전을 선언하는 한편 ▲문해 OX 퀴즈 ▲옛날 교복 입기 체험과 같은 문화행사도 운영한다. 부천아트센터 특별기획 ‘BAC 파크 콘서트, 피치업!’이 14일 오후 5시 시청 앞 잔디광장에서 무료로 열린다. 아레테 콰르텟·피아니스트 원재연·레볼루셔나리오 퀸텟·라포엠 등이 선보이는 고품격 클래식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조용익 부천시장은 “시민과 함께 시 승격 50주년을 축하하고,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행사들이 마련됐다”며 “시원한 가을바람을 느끼면서 10월 시민축제를 맘껏 즐기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 ‘맥캘란 더블 캐스크’ 팝업스토어 10월 14일 오픈

    ‘맥캘란 더블 캐스크’ 팝업스토어 10월 14일 오픈

    비교 불가한 품격, 두 가지 셰리 캐스크의 조화가 만들어낸 프리미엄 싱글몰트 위스키 ‘맥캘란’ 만의 장인정신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서울에 찾아온다. 선선한 가을바람과 함께 10월 14일(토)부터 28일(토)까지 ‘맥캘란 더블캐스크 익스피리언스 2023’이라는 타이틀로 많은 국내 위스키 애호가들과 맥캘란의 가치를 느끼고 싶은 소비자들을 초대한다. 위스키의 세계에서 캐스크는 위스키 맛과 향의 80%를 차지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요하고 핵심적인 작업이다. 증류된 위스키 원액이 오크통과 맞닿아 오랜 기간 동안 서로 숨쉬고 상호작용을 하며 아름다운 풍미와 성숙함이 더해진다. 맥캘란이 전 세계 위스키 전문가와 애호가들로부터 여타 싱글몰트 위스키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인정받고 있는 이유가 이 캐스크, 오크통에 있다. 유럽과 미국에서 직접 관리하고 벌목한 나무를 선별해 장인들의 손을 통해 오크통으로 만들어지고, 스페인 헤레즈에서 셰리와인 시즈닝을 거쳐 위스키 숙성을 위해 스코틀랜드로 보내진다. 이와 같이 나무의 시작부터 섬세하게 관리하는 위스키 브랜드는 거의 드물다. 대부분이 사용된 오크통을 구매하여 쓰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에 소개되는 맥캘란의 특별한 더블캐스크 시리즈는 유러피안 셰리 캐스크와 아메리칸 셰리 캐스트의 절묘하고 섬세한 하모니가 특징인 제품으로, 진한 건포도의 풍미에 바닐라와 시트러스의 밸런스를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위스키다. 평일(월~금)은 오후 2시 30분~10시, 주말(토~일)엔 낮 12시 30분~오후 10시 30분 운영되는 행사로 예약 없이도 현장 방문해 프로그램 체험이 가능하다. 또한 ‘맥캘란 더블캐스크 익스피리언스 인 서울’을 검색해 예약 후 방문 시, 위스키 테이스팅 클래스가 제공되는 특별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 “가을 아차산 정취 느껴요”…광진구, 아차산 걷기대회

    “가을 아차산 정취 느껴요”…광진구, 아차산 걷기대회

    서울 광진구가 다음달 14일 ‘2023 서울걷길 아차산 광진가족 걷기대회’를 개최한다고 11일 밝혔다. 광진구체육회가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건강한 걷기 문화 조성을 위해 마련됐다. 일상 속 운동인 걷기를 통해 건강 증진을 도모하고, 소통과 화합의 시간을 제공하는 취지다. 대회는 오전 9시 아차산 어울림광장에서 진행된다. 청량한 가을바람을 느끼며 자연 속을 걸어 보고, 문화예술 공연과 기념품 추첨 등 다양한 즐길거리 또한 체험할 수 있다. 경로는 아차산동행숲길 약 3㎞ 일대다. 아차산 어울림광장에서 시작해 생태공원, 맨발 걷기길을 지나 한 바퀴를 돌게 된다. 어울림광장에는 포토존이 설치돼 있어 가족, 친구와 기념사진을 남기기 좋다. 완주 후에는 비보이(B-boy)의 화려한 춤 공연과 마술 무대가 펼쳐진다. 아울러, 추첨을 통해 TV, 전자레인지, 전기 주전자 등 경품을 증정, 참가자 전원에게는 광진구체육회에서 소정의 상품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어린이 참가자를 위한 키다리 피에로 풍선아트, 비눗방울 놀이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준비돼 있다. 대상은 유아를 동반한 가족 단위 참여자로 선착순 600명을 모집한다. 희망자는 이달 27일까지 거주지 동주민센터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김경호 광진구청장은 “걷기 좋은 시원한 가을을 맞아 10월 광진구에서 걷기대회가 열린다”며 “많은 분이 참여해 아차산의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하며 건강한 하루를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 앞산 전망대’새단장 11월부터 개방

    앞산 전망대’새단장 11월부터 개방

    대구 앞산 관광명소화 사업이 10월 말에 완료된다. 11월부터 전망대, 능운정 등을 개방한다. 앞산 전망대는 대구시가지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곳으로 매년 3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고 있으며, 특히 도시야경을 즐기기에 좋은 장소로 한국관광공사 야경명소로도 선정된 곳이다. 이번 사업은 기존의 노후된 전망대, 능운정, 팔각정을 새로 정비하고 포토존, 쉼터 7개소 등을 설치해 관광객들에게 특색있는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2021년 3월 착공했다. 기존에 쉼터 기능만 있던 능운정은 숨어있던 고려 태조 왕건 이야기에 숨결을 불어넣고 재해석을 통해 앞산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앞산 관련 역사를 이해하고 흥미를 가질 수 있는 공간으로 새로운 변화를 추구했다. 능운정에서 앞산 전망대 방향으로는 7개의 쉼터를 조성해 산행으로 무거워진 몸을 잠시 쉬면서 파란 하늘을 바라다보며 가을바람을 느끼기에 충분한 곳으로 포토존으로도 좋은 장소다. 야간에는 쉼터 곳곳에 있는 갈대조명, 장미조명 등이 은은하게 빛을 발해 더욱더 매력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전망대로 가기 전에 위치한 팔각정 쉼터는 소원을 희망하는 공간으로 풍등나무에 소원을 적어 게시할 수 있으며, 전망대에 들어서서는 소원성취 문구로 제작된 달토끼에게 소원을 빌 수 있다. 또 앞산 전망대에서는 키오스크를 통한 대구 사투리퀴즈 등 콘텐츠 체험을 비롯해 대구 관광명소 12개소에 대해 전망대에서 해당 관광지까지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을 QR코드 인식으로 볼 수 있어 직접 가지 않고도 대구 관광지를 체험할 수 있다. 박희준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새롭게 조성된 앞산 전망대 일원은 시민들의 일상생활에 ‘쉼’을 통한 활력을 불어넣을 뿐 아니라, 야간 명소를 뛰어넘어 앞으로 전국의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특색있는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건강한 ‘가을의 달콤함’ [이미경의 슬기로운 집밥 생활]

    건강한 ‘가을의 달콤함’ [이미경의 슬기로운 집밥 생활]

    가슴이 답답하고 힘든 일이 있을 때 ‘고구마 몇 개 먹은 것 같다’라고 말한다. 급하게 먹거나 많이 먹게 되면 목이 메고 가슴을 치게 만들어서인지 어쩌다 답답함의 대명사가 됐다. 추운 바람이 불어오면 동네에 등장하는 군고구마 장수의 화덕 안에서 말랑말랑하게 구워진 고구마를 반으로 가르면 촉촉하고 달달하면서도 부드러움이 가득해 꿀꺽 잘도 넘어가는 물고구마가 많았다. 언제부터인가 물고구마는 맛보기 어려워지고 모두가 밤처럼, 단호박처럼 단단하면서 보슬보슬함을 가진 밤고구마, 호박고구마가 대세다. 그러나 답답한 이미지와 달리 고구마는 식이섬유소가 풍부해 변비와 비만을 예방해 우리 몸을 가볍게 만들어 주고 콜레스테롤도 낮추어 주며 혈압을 높이는 나트륨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역할을 한다. 우리 몸을 시원시원하게 만들어 주는 가을 제철 식재료다. 열대작물이었던 고구마는 유럽으로 건너가면서 뒤늦게 건너온 감자에 유럽인들의 식탁을 내어 주면서 그 이름마저 잃게 됐다. 영어의 ‘포테이토’는 원래 고구마였다. 감자는 고구마와 비슷해 화이트포테이토로 불렸으나 감자가 주식이 되면서 감자를 포테이토라 부르고 간식으로 먹던 고구마는 스위트포테이토로 이름이 바뀌게 됐다. 여러 가지로 고구마는 식탁에서 억울함을 가진 식재료다.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캐기 시작해 단풍이 한창 들 때까지 캐낸 햇고구마는 금방 먹는 것보다는 겨울까지 보관해 두고 찌거나 구워서 맛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그 맛이 점점 달아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제철 재료가 아무리 맛있어도 오래 보관이 어렵다면 조금씩 구입할 것을 권하지만, 고구마는 제철인 가을에 한 박스씩 구입하라고 적극 권하고 싶다. 대부분의 채소는 냉장고에 보관하지만 고구마는 찬 온도에 약해 냉장고에 넣으면 서서히 썩기 시작한다. 고구마에 수분이 있다면 펼쳐서 말린 뒤 박스에 담아 실온에서 13~16일 보관하면 당도를 높이고 보존 기간도 길어진다. 오늘의 집밥은 고구마와 여러 가지로 닮은 카레다. 많이 만들어 두었다가 하루이틀 지나면 더 깊은 맛을 낸다. 인도 음식이지만 영국과 일본 음식으로 그 자리를 내어 주었다. 엄마가 여행 갈 때, 반찬 없을 때 한솥 끓여 두는 정성이 약간은 부족한 음식으로 취급받지만 언제나 맛있다. 가을에는 원조 포테이토를 듬뿍 넣어 달콤하고 부드러운 고구마 카레를 넉넉히 끓인다. 매콤한 카레맛과 고구마가 어우러져 한 그릇 먹고 나면 답답함은 사라지고 든든함으로 쓸쓸한 가을도 타지 않고 건강하게 날 수 있을 것이다. 요리연구가·네츄르먼트 대표 ---------------------------------------------------------------------------------------- ●재료: 고구마 1개, 양파 2분의1개, 당근 6분의1개, 식용유 2큰술, 다진마늘 1큰술, 돼지고기(다진 것) 200g, 물 3컵, 카레 4큰술, 토마토 소스 2큰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드는 방법 1. 고구마, 양파, 당근은 껍질을 벗겨 큼직하게 썬다. 2. 냄비에 식용유를 두르고 다진마늘을 볶다가 돼지고기를 넣어 중간불에서 볶는다. 3. 고구마·양파·당근을 넣어 볶다 물을 넣어 중간불에서 10분 정도 끓인다. 4. 고구마가 익으면 카레와 토마토 소스를 넣어 걸쭉하게 농도를 맞추고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을 한다. ●레시피 한 줄 팁 고구마 대신 감자, 돼지고기 대신 닭고기·소고기를 넣어도 되고, 사과를 넣으면 달콤한 향이 더해져 맛있다.
  • 가을날 춤추는 억새의 향연으로 ‘행복여행’ 떠나요

    가을바람에 흔들리는 억새꽃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는 ‘서울억새축제’가 3년 만에 다시 찾아온다. 서울시는 오는 15~21일 마포구 월드컵공원 내 하늘공원에서 ‘제21회 서울억새축제’를 개최한다고 9일 밝혔다. 하늘공원이 문을 연 2002년부터 시작된 억새축제는 매년 정상 개최됐으나 코로나19로 지난 2년간 중단됐다가 올해 다시 열린다. 축제 주제는 코로나19 이후 다시 맞이한 일상을 느낄 수 있도록 ‘춤추는 억새, 행복여행’으로 정해졌다. 은빛 억새와 조명이 만들어 낸 화려한 야간 억새와 다양한 장르의 문화 공연, 억새로 만든 대형 조형물 전시, 체험 프로그램 등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15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매일 오후 7~9시 하늘공원 일대를 비추는 경관조명과 음악이 함께하는 ‘라이팅쇼’가 진행된다. 조명에 따라 빛나는 다채로운 빛의 억새 향연을 만날 수 있다. 16~21일 오후 2~8시에는 재즈, 팝페라, 색소폰 연주 등 다양한 분야의 음악 공연이 펼쳐진다. 소중한 이들과 추억을 남길 수 있는 18개의 다양한 포토존도 하늘공원 곳곳에 마련된다. 축제의 시간을 더 의미 있게 만들어 줄 억새풀로 만든 6m 높이의 반달가슴곰, 꿀벌 조형물, 100개 나무솟대 등도 전시된다. 하늘공원 이용은 누구나 무료로 가능하며 축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진행된다. 이용남 서울시 서부공원여가센터 소장은 “서울억새축제가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돌아왔으니 많은 시민들이 방문해 낭만의 시간을 가지고 재충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 맑게, 밝게, 신나게… 중랑 꿈나무·어른나무 다 모여라~

    맑게, 밝게, 신나게… 중랑 꿈나무·어른나무 다 모여라~

    서울 중랑구가 어린이집 아동, 학부모, 보육교직원이 모두 참여하는 ‘꿈나무 가족운동회’를 개최한다고 18일 밝혔다. 코로나19로 2년 만에 개최되는 이번 운동회는 오는 21일부터 23일까지 용마폭포공원에서 열린다. 외부활동 제한으로 침체된 어린이들의 신체활동을 증진시키고 가족이 단합할 수 있는 장이 될 것으로 구는 내다본다. 21일에는 민간어린이집연합회 2500여명, 22일 가정어린이집연합회 1000여명, 23일 국공립어린이집연합회 2500여명 등 3일간 총 6000여명의 영유아와 부모, 보육교사가 참여한다. 운동회는 참가자 전원이 함께할 수 있는 화합게임과 연령별 게임, 조부모와 엄마 아빠가 대표로 참여하는 이색게임 등으로 구성됐다. 구 관계자는 “아이들은 물론 가족 구성원 전체가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게임들로 구성돼 가족 모두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류경기 중랑구청장은 “청명한 하늘 가을바람과 함께 아이들은 마음껏 뛰어놀고 부모님들에게는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즐거운 가을운동회 한마당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보육서비스 확대로 아이는 행복하고 부모는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환경을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논과 벽 교차 ‘井’… 농촌 활력 샘솟네[건축 오디세이]

    논과 벽 교차 ‘井’… 농촌 활력 샘솟네[건축 오디세이]

    땅에는 오랜 역사가 있고, 오랜 기억이 있다. 하지만 산업화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자연은 원래의 모습을 잃고 땅의 역사는 사라지고 있다. 흐르는 시간 속에서 기억도 소멸되고 만다. 더이상 젊은 인구의 유입이 없어진 농촌은 늙어 간다. 건축이 이 모든 것을 되살린다면 어떤 방식이 될까? 경기도 이천 호법면에 지난봄 문을 연 ‘논스페이스’는 과거 논농사의 기억을 담은 건축과 함께 실험적인 문화공간을 제안하고, 이를 통해 지역 재생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한다.  이천은 예로부터 쌀농사로 유명한 지역이다. 그중에서도 호법면은 이천쌀의 주산지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모내기를 하고 가장 먼저 쌀을 수확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가을의 문턱에 찾은 호법면 주박리. 광진평야의 젖줄과도 같은 복하천의 짙푸른 물결이 넘실대고 텃새가 한가로이 날아든다. 천변으로 피어나기 시작한 코스모스가 바람결에 살랑이고, 하천을 따라 줄지어 선 논에는 벼가 서서히 익어 가고 있다. 나지막한 산과 논들이 주변 풍경을 이루는 평화로운 농촌의 한가운데 ‘논스페이스’가 자리하고 있다. 러스틱 라이프를 꿈꾸는 MZ세대들에게 핫플레이스로 입소문이 날 만한 위치다.‘논스페이스’는 은퇴한 건축주가 오랫동안 꿈꿔 온 귀촌을 실현하기 위한 공간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온 건축사사무소 정웅식 소장은 “논농사와 화훼농사를 하며 늙어 가고 있는 지역 마을에 다양한 문화들이 교류하는 교차 공간을 가진 실험적인 문화시설을 제안함으로써 새로운 생명과 가능성으로 지역을 재생시키고자 했다”고 말했다.32년간 경기도 지역 공립고등학교를 돌며 기술교사 생활을 하다 호기롭게 명예퇴직을 한 건축주 유창길씨는 평화로운 지박리 마을의 풍경이 마음에 들어 정착지로 정하고 상대적으로 땅값이 저렴했던 낚시터를 구입했다. 방치된 지 오래여서 평소엔 쓰레기가 쌓여 있고, 비만 오면 물이 넘치는 낚시터 자리에서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믿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울산시 변두리의 시골 마을 논밭 사이에 설계 사무실을 내고 자연을 관찰하며 의미 있는 작업을 해 온 정 소장을 만나면서 유씨의 꿈은 현실이 될 수 있었다.지속가능한 지역 재생에 관심이 많았던 정 소장은 “물이 맑고 풍부해 논농사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화훼 생산이 가장 많은 곳이지만 명성과는 달리 더이상 젊은 인구의 유입이 없어서 지역 사회는 고령화됐다”면서 “건축을 통해 지역을 재생하겠다는 건축주의 생각에 공감했고 복하천이 유유히 흐르는 마을에 오면 마음이 편해서 프로젝트를 흥미롭게 진행했다”고 말했다. 주변의 논보다 좀 높게 쌓인 야트막한 언덕배기에 노출 콘크리트로 된 사각기둥 더미들이 부락을 이루듯 모여 있는 ‘논스페이스’를 공중에서 보면 우물 ‘정’(井) 자를 여러 개 겹쳐 놓은 바둑판 모양이다. 논 한가운데의 노출 콘크리트 건물이라 이질적일 것 같지만 묘하게도 주변 풍경과 잘 어우러진다. 3년 전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이곳의 예전 모습이 궁금해 1970~80년대 위성지도부터 구해 봤다는 정 소장은 “논길의 수로처럼 여러 개의 벽을 격자형으로 세워 중첩된 공간에 가로와 세로의 질서를 부여하며 논의 기억을 되살렸다”고 말했다. “오래전부터 천을 따라 자연 형성된 논이 있었고, 이후에 정비되면서 대상 부지는 논농사에 필요한 저수지로 활용되다 어느 순간부터 낚시터로 사용되고 있었는데 그마저도 관리가 되지 않아서 흉물이 돼 있었습니다. 하천을 따라 자연스럽게 형성된 논이 낚시터로 사용되면서 단절됐던 논의 흔적을 회복하고 싶었습니다.”그는 땅의 기억을 짚어 단절된 흔적을 되살리면서 다양한 문화가 교차할 수 있는 건축 공간을 구상했다. 단절됐던 논의 기억을 복원하기 위해 콘크리트 벽을 논길의 수로처럼 세웠다. 가로와 세로의 콘크리트 벽들이 교차하면서 다양한 공간 질서가 만들어졌다. ‘논스페이스’는 가로와 세로의 질서가 잘 정비된 바둑판 논처럼 확연하다. 남쪽의 낮은 산에서 흘러오는 자연의 흐름이 논, 하천 그리고 반대편 작은 하천의 교차점을 통해 논과 산으로 이어진다. 이것이 다시 논과 산으로 반복되고 그 연장선에 논스페이스의 벽이 이어지며 세로의 질서를 이룬다. 콘크리트 벽들이 교차하면서 직조된 공간에는 외부의 나무, 돌, 물, 하늘, 자연 등을 들여왔다. 가로와 세로의 벽들이 교차하는 지점에 만들어지는 공간들은 논스페이스의 특징이자 기능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건축적 장치다. 정 소장이 ‘교차 공간’이라고 이름 지은 개별 공간들은 여러 가지 특징을 지닌다. 선형 공간이어서 동선이 길고, 각 공간이 영역화돼 있으며 외부 공간이 많이 만들어져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가능하다. 시점에 따라 다양한 소실점을 만들어 내고 모든 방위에서 다양한 자연 풍경을 선사한다. 영역화된 공간 덕택에 카페를 찾는 사람들이 자기만의 공간을 즐길 수 있다. 긴 선형 공간은 다양한 활동이 서로 방해하지 않으면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릴 수 있도록 해 준다. 루프탑에 형성된 외부 교차 공간도 다양한 플랫폼을 생성하는 확장된 공간이 된다. 기본 형태는 1층 모양과 같지만 높낮이를 다르게 벽을 세우고 벽 사이에 유리를 끼워 전망을 고루 즐길 수 있는 루프탑은 때로 지역민들의 리버 마켓이나 공예품 전시 및 판매 장소로 활용할 계획이다. 루프탑에 오르면 바닥에 깔아 놓은 자갈들을 밟는 소리가 자박자박 귀를 즐겁게 하고, 푸른 하늘 아래로 보이는 농촌 풍경에 눈이 시원하다. 하늘은 높고 가을바람이 산뜻하다.정 소장은 “일반적으로 상업시설을 지을 경우 전망이 좋은 건축물을 짓고, 대형 공간을 만들어 좌석을 많이 배치하고 싶어 하지만 제가 이 땅에 와서 느낀 것은 건물을 낮게 지어 평화로운 풍경들을 다양하게 건축 안에 품어 내는 것이었다”면서 “작은 개별 공간들로 이뤄진 나지막한 덩어리를 짓자는 구상을 건축주가 흔쾌히 받아들여 줬다”고 말했다. “다른 문화들이 서로 융합하고 소통하게 되면서 새로움을 계속해서 창출하게 됩니다. 가로와 세로의 질서로 만들어진 교차 공간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확장 가능성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이것이 새로운 교차 문화들을 생산하게 될 것입니다. 일반적인 상업 공간을 뛰어넘어 민간이 만들어 내는 지역 복합 문화공간의 플랫폼을 지향하고자 하는 것입니다.”오감이 작동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는 정 소장의 말대로 입구에 들어서 비어 있는 공간 아래에 서면 바람을 느낄 수 있다. 어디선가 졸졸 흐르는 물소리가 귀를 즐겁게 하고 탄화 목재를 사용해 만든 가구들 덕분에 후각이 작동한다. 시간 속에서 변화하는 재료의 물성에 관심이 많은 그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천장의 볏집 노출 콘크리트를 시도했다. “어릴 적에 모내기를 한 뒤 쌓아 놓은 볏단에서 놀던 추억이 있어요. 이 공간에 그런 느낌을 주기 위해 벽은 시골 논바닥처럼 거칠고 투박한 느낌을 주었고, 천장에는 수작업으로 만든 중국산 멍석을 이용해 콘크리트를 타설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볏집이 변형되고 물성도 바뀌어 내부 공간에서 느끼는 감성이 달라질 것입니다.” 정 소장은 바둑판 모양의 ‘논스페이스’ 브랜드 디자인부터 전시행사 기획까지 도맡아 돕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건축가의 역할이 공간을 구축하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그 공간이 의도대로 잘 작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는 그는 논스페이스 첫 번째 전시로 이천 지역에서 작업하는 고판이 작가의 전시기획과 작가와의 대화를 직접 진행했다. ‘논스페이스’라는 이름에 대해 그는 “사방으로 논이 펼쳐진다고 해서 ‘논스페이스’이기도 하지만 보편화된 물리적 공간이 아니며(NON-SPACE), 차별화되고 실험적인 추상적 공간(NONSPACE)이라는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건축주 유씨는 카페와 공간 운영을 올해 스물아홉인 장남 호상씨에게 맡겼다. 특별히 홍보도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소문을 들었는지 젊은이들이 찾아와 주는 게 신기하다는 그는 “건축의 힘이 정말 크다고 느꼈다”면서 “은퇴 후 이렇게 아들과 함께 시골에 내려와 일할 수 있으니 더 없이 즐겁다”며 활짝 웃었다.
  • 존재의 성찰을 넘어, 무한 우주로 향하는…‘새벽 언어’의 트레킹[유성호 교수가 찾은 문학의 순간]

    존재의 성찰을 넘어, 무한 우주로 향하는…‘새벽 언어’의 트레킹[유성호 교수가 찾은 문학의 순간]

    최근 김수복 시인은 시집 ‘고요공장’을 출간했다. ‘슬픔이 환해지다’(2018) 이후 펴낸 열세 번째 시집이다. 작품 대부분은 양재천 산책과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설산이 바라보이는 네팔 포카라에서 얻어진 결실이다. 시인은 이 작품들이 황폐한 시대를 통과하면서 성찰과 신생을 열망했던 이미지라고 설명한다. “이번 시집에는 지나온 삶의 고백과 고해(告解)를 통한 존재론적 성찰의 모습을 담으려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40년 가까이 해 온 대학 정년을 앞두고 제 삶을 성찰하고 고백해 보자는 의미였지요.” 그 점에서 이번 시집은 새로운 존재의 자유로 나아가는 출구로서의 의미를 가진다. 그렇게 새로운 차원을 향해 출발한 그는 “가을바람이 숨이 멎었나/적막이 선듯하다/어디쯤 그의 배는 가고 있을까”(‘이슬’)라며 자신의 시 쓰기가 적막의 자유로 나아가기를 희원하면서도 더러 그 “작은 배들이 나가 돌아오기를 기다린다/어떤 배는 돌아오지 못했고/어떤 배는 돌아와 잠들었다”(‘모항’)면서 엄연한 인생의 파고(波高)에 대해 깊은 사유를 펼치기도 했다. 고해와 성찰은 그렇게 시작됐다.●문학에 빠져, 가녀린 열망이 낭보로 시인은 1953년 10월 경남 함양군 수동면 화산리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외가인 산청군 금서면 신아리에서 성장기를 보냈다. 대구로 거처를 옮겨 지낸 청소년기는 그로 하여금 문학에 눈을 뜨게 해 준 결정적 시기였다. 대륜중 2학년 때 도서관에서 한국문학 전집을 독파하던 중 ‘소년 김수복’은 강한 전율에 사로잡혔다. 오영수 작가의 ‘메아리’라는 작품을 읽는 순간 경험한 충격이었다. “소설의 무대가 제가 어릴 때 땔감 구하러 오르내리던 필봉산 화전터였어요. 유년의 장소가 소설의 현장이 될 수 있다는 충격이 컸던 것 같아요. 그 후 도서관 2층에서 줄곧 문학 전집에 빠져 지냈습니다.” 대륜고로 진학한 그는 문예반장, 학생회장, 대구 소재 고등학교 연합동인 ‘회귀선’ 회장 등 열정적인 고교문사 시절을 보낸다. 이곳 문예반은 이상화, 이육사의 시정신을 자랑삼아 전국 고교 문단을 주도한 문청들의 산실이었다. ‘회귀선’은 고문으로 시인 이호우, 김춘수, 아동문학가 이응창 선생이, 지도교사로는 이성수, 여영택 시인이 있었다. 학교를 순회하면서 작품 합평회를 열었는데 지금도 그 역사를 이어 가고 있다고 한다.단국대 재학 시절은 대부분 ‘단대신문’과 함께한 여정이었다고 시인은 술회한다. 1학년 수습기자로 시작해 기자, 편집장으로, 졸업 후에는 편집주임, 편집국장으로, 교수 부임 후에는 주간, 편집인으로, 지금은 총장으로 발행인이 됐으니 단연 그의 보금자리가 아니었나 싶다. ‘청년 김수복’은 단국대 행정학과 2학년 때인 1975년 3월 ‘한국문학’ 신인상 당선으로 등단하는데, 이때 월간 ‘한국문학’은 김동리 선생이 주간이었고 이문구 선생이 편집장이었다. 김현승, 박재삼 시인이 시 부문 신인상 심사를 맡았다. “당시 김현승 선생께서는 병상에서 심사하셨다고 들었는데 한 달 후엔가 작고하셔서 생전에 뵙지를 못했습니다. 박재삼 선생은 제게 시인으로서 사표가 돼 주셨지요.” 김수복의 첫 시집 서문에서 박재삼 선생은 “자연에 펼친 경개를 인간의 정한과 병렬시켜 바라보는 그 지혜로운 눈을 가상하지 않을 수 없다”며 갓 등단한 시인에게 평생의 시적 지침을 주기도 했다. 대학 1학년을 마치고 천왕봉 왕산 아래 고향 산청에 내려가 있을 때 눈발이 퍼붓는 날 한꺼번에 쓰여진 작품들로 그는 시인으로 출발하게 됐는데, ‘겨울 숲에서’, ‘청동그릇’, ‘저물 무렵’ 등 다섯 편의 시가 그 주인공이었다. 화개장터 금서우체국에서 차갑게 굳은 손으로 투고했던 그 가녀린 열망이 평생의 낭보로 돌아온 것이다. 등단 후에 시인은 당시 장충식 총장의 각별한 배려로 학기 중에 국문과로 전과를 하게 되는데, 특별 전액장학생으로 졸업 때까지 대학을 다니게 된 것이다. 시인으로서의 이른 등단이 그의 인생 전체를 돌려놓았던 셈이다.●공감적 교육과 단정한 서정의 총장 대학원에 진학한 시인은 1980년 ‘윤동주 연구’로 석사 학위를, 1990년 김소월과 윤동주 시를 다룬 ‘한국 현대시의 상징유형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 당시 윤동주 관련 선행 연구는 거의 없었다. 이 논문은 이후 윤동주의 삶과 시를 다룬 평전 ‘어두운 시대의 시인의 길’(1984), ‘아아, 젊음은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1988), ‘별의 노래’(1995) 등으로 개정 속간되는 역사를 이어 간다. “윤동주와의 만남은 제게 시를 창작하고 가르치는 교수로서의 행복한 인생의 활로를 개척해 줬습니다. 윤동주의 시로 학위를 받고 교수로 부임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숙명이 됐지요.” 아닌 게 아니라 윤동주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 수록된 시들에 대한 대(對)시집 ‘밤하늘이 시를 쓰다’(2017)는 그 실존적 보답의 결과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시인은 한국문학의 외연을 풍부하게 개척한 연구자 및 기획자로도 유명하다. 그는 한국연구재단에서 펀딩을 해 한국문학 공간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실용화 방안을 연구했고, 남북한 문화예술의 소통과 융합 방안을 연구하기도 했다. 2000년에는 단국대에 문예창작과를 창설했고 이듬해 한국문예창작학회를 설립해 문예창작의 학문적 범주 가능성을 크게 확장시켰다. 국제적 네트워크도 활발하게 조성해 국제문예창작센터를 설립했고 세계작가페스티벌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러한 기여 사이사이로 ‘시인 김수복’은 세월호 사건의 비극에 대해 “바다에 빠진 해야,/엄마, 엄마, 불러다오/바다에 빠진 달아,/아빠, 아빠, 불러다오”(‘사월이 오면’)라는 애도의 마음을 남겼고 “오늘은 날이 쾌청하여/우리 남해의 먼동을 들쳐서 업고/압록강 너머 요동으로 가서/우리 노을이나 한 점 지고 올까나”(‘한반도’)라며 민족 현실에 대한 단정한 서정을 남기기도 했다. 이래저래 그의 저 깊은 존재론적 수원(水源)은 ‘시’였다.대학 총장과 시인이라는 두 가지 일이 혹시 충돌을 빚지는 않을까? “시인과 총장의 일이 상호 충돌한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은 것 같아요. 그러나 시 쓰기와 조직 경영은 상통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시 쓰기가 관성적 일상을 낯설게 보고 새로움을 발견해야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듯이 대학 경영도 특성화를 통해 조직 활성화를 이룰 수 있지 않습니까?” 과거 관성으로부터 새로운 대학으로 혁신할 때 사회적, 교육적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시 쓰기 역시 변화와 혁신의 전환이라는 요구를 받는다고 ‘총장-시인’은 설명해 준다. 다만 충돌이라면 시 쓰기에서는 시인으로서의 실존적 자유가 선행되지만, 대학 경영은 조직 구성원의 상호 인식을 전제로 갱신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 다를 뿐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는 대학 경영에서 공감적 교육과 행정, 소통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모교의 총장으로서 그의 시심(詩心)이 공감적 교육으로 피어나리라는 예감이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한국시, 아날로그·디지털 만나 확장 시단의 중진으로서 그는 최근의 한국 시에 대해 긍정의 믿음을 표한다. 한국 시가 지녀 온 자율성, 역사성, 내적 외적 동력을 이합집산하며 그 나름대로의 방향과 속도를 가지고 진전할 것이라는 의견이었다. “아날로그적 상상력에서 디지털적 상상력의 세계로 이행하면서 시의 본질과 외연을 심화, 확장해 나가리라 봅니다. 다만 예술의 본질에는 들뢰즈가 말한 바 있는 ‘탈영토화 운동’이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해요.” 시인은 그들의 관념, 감성, 심리 등이 유한한 순간성에서 무한한 영원성으로 존재 전환해 가는 예술의 보편적 지향과 접속하기를 희망했다. 그야말로 그러한 여정을 밟아 온 수범 사례가 아니겠는가. 다시 ‘고요공장’으로 돌아왔다. 이번 시집에서 그는 고해와 성찰이라는 정신적 전환을 통해 훨씬 자유로워지는 선험을 했다고 한다. “앞으로 더욱 낯설고 외로운 세계로 나아가야겠지요. 무한한 우주로의 존재론적 탐험을 시작할까 합니다. 더욱더 육체적, 정신적 ‘트레킹’을 열심히 해 보려 합니다. 일상을 낯설게 해 영원성, 신성성을 발견하려는 노력을 경주할까 합니다.” 이제 ‘재영토화 상상력’이 환기하는 저녁의 언어에서 ‘탈영토화 상상력’이 요청하는 새벽의 언어로 자신만의 트레킹을 시작하려 하는 것이다. 존재의 성찰을 넘어 무한한 우주로의 탐험까지 가닿을 그의 시적 여정이 한없이 궁금해진다. 오미크론을 뚫고 따뜻한 기운이 지상에 어김없이 젖어들던 초봄 어느 날의 만남이었다. 문학평론가·한양대 교수
  • 역시나 ‘정·가·영’… 올해도 ‘두산 미러클’

    역시나 ‘정·가·영’… 올해도 ‘두산 미러클’

    정수빈, 4타점 2득점에 호수비로 ‘MVP’1차전 승리팀 100% 진출 기록 이어가내일부터 삼성과 맞대결 ‘역대 왕조 싸움’정규리그 3위 LG, 3년 연속 PO행 좌절가을바람이 불면 어김없이 미친 활약을 펼치는 정수빈이 올해도 ‘정가영’(정수빈은 가을의 영웅)으로 변신했다. 두산 베어스는 정수빈을 비롯해 타선이 폭발하며 ‘두산 왕조’의 저력을 보여줬다. 두산은 7일 잠실구장에서 LG 트윈스와 치른 준플레이오프(준PO·3전2승제) 3차전에서 4타수 3안타 4타점 2득점을 기록한 정수빈, 5타수 3안타 4타점 1득점을 기록한 호세 페르난데스의 맹타를 앞세워 10-3으로 크게 이기고 플레이오프(PO)에 진출했다. 1차전 승리팀 두산은 역대 준PO 1차전 승리팀이 PO에 100% 진출했던 기록을 이어갔다. LG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두산에 발목 잡히며 3년 연속 준PO 탈락의 쓴맛을 봤다. 정수빈이 그야말로 미친 활약을 보여줬다. 정수빈은 1회초 안타로 출루해 페르난데스의 2루타 때 홈을 밟아 선취점의 주인공이 됐다. 두산이 한 이닝에만 6점을 내며 이날 승부를 가른 5회초에는 3타점 3루타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 포함 포스트 시즌 통산 74경기 타율 0.305 4홈런 31타점 47득점 11도루로 ‘정가영’이란 별명을 얻은 정수빈은 이번 준PO에서도 타율 0.462 5타점 2득점 1도루로 펄펄 날며 전체 72표 중 56표를 얻어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탄탄한 수비력도 돋보였다. 정수빈은 1회말 LG 선두타자 홍창기의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으로 잡아냈고, 2회말에도 구본혁의 안타성 타구를 또다시 몸을 날려 잡았다. 두산이 자유계약선수(FA) 정수빈에게 6년 56억원을 투자한 이유를 보여주는 ‘슈퍼 캐치’였다. 정수빈은 “뒤로 빠지면 큰 위기가 올 수 있지만 큰 경기는 분위기 싸움이라 1회부터 분위기를 내주지 않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정수빈의 활약으로 초반 분위기를 가져온 두산은 1회초 1점, 3회초 2점, 4회초 1점에 이어 5회초에는 6점이나 뽑아내며 일방적인 경기를 펼쳤다. 이날 2만 3800명의 관중이 찾아 준PO 역대 58번째, 포스트 시즌 역대 308번째 매진 기록을 만들었지만 LG 팬들이 일찍 자리를 떠서 빈자리가 곳곳에 보였다. 두산은 투수력에서 밀릴 것이란 예상을 깨고 실점을 최소화했다. 2회부터 올라온 이영하는 4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LG는 임찬규가 2와3분의1이닝 3실점, 앤드류 수아레즈가 1과3분의2이닝 1실점으로 믿는 구석들이 일찌감치 무너진 게 뼈아팠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선수들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잘해줘서 올라온 게 원동력”이라고 했다. 두산은 9일부터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2015년 한국시리즈를 기점으로 삼성에서 두산으로 왕조가 바뀌었던 만큼 흥미로운 대결이 될 전망이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두산은 조직력이 좋고 선수들이 7년간 포스트 시즌을 경험한 노하우가 큰 자산”이라며 “우리도 그 경험에 상응하는 준비를 해왔다”고 밝혔다.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오남마을/김용일 - 바람/강준철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오남마을/김용일 - 바람/강준철

    행복한 기억을 담은 집. 24일까지 학고재아트센터 개인전 바람/강준철 부처님이 대나무 숲속을 뛰어다니신다 부처님이 갈참나무에서 굴참나무로 굴참나무에서 졸참나무로 떡갈나무로 신갈나무로 날아다니신다 풀숲 사이를 헤집고 다니다가 새파랗게 침을 세우고 있는 밤송이를 따먹고 장미꽃 속에 들어가 가부좌를 튼다 하늘로부터 수많은 부처님이 추락한다 가을바람을 따라 걷습니다. 옥천 샛강도 따라오는군요. 굴참나무 우거진 숲 안에 작은 절집 있습니다. 바람이 굴참나무 노란 잎들을 허공에 뿌립니다. 첨화실이라는 두 칸 승방이 보이는군요. 꽃을 꽂는 방이라는 이름 마음에 듭니다. 부처의 마음을 찾는 방이라는 뜻이겠지요. 부처라는 말 소박하고 신비합니다. 아비와 처라는 말로 들립니다. 바람에 날리는 지상의 아비와 처가 이승의 언덕에서 만나 살붙이를 낳고, 함께 모여 밥 먹고 일하고 노래하고 춤추는 세상. 우리가 꾸는 꿈도 이 근처 어디에 있지 않겠는지요. 부처는 신의 이름이 아닌 내 곁에 사랑하는 이웃의 이름입니다. 바람에 날리는 단풍잎의 이름이고 바다로 흘러가는 강물의 이름입니다. 곽재구 시인
  • [서울포토]‘가을바람이 머물다간 들판’

    [서울포토]‘가을바람이 머물다간 들판’

    서울 서대문구 홍제천에 ‘가을바람이 머물다간 들판’이라는 주제로 조성된 꽃길이 27일 공개된 가운데 시민들이 산책을 하고 있다. 2021. 9. 27
  • 강서 “독감 백신 무료접종하셔요”

    강서 “독감 백신 무료접종하셔요”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코로나19와 독감의 동시 유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서울 강서구가 오는 14일부터 인플루엔자(독감) 무료 예방접종을 추진한다. 코로나19와 독감은 둘 다 발열, 두통, 기침, 인후통, 근육통 등 증상이 비슷해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코로나19와 독감 환자가 뒤섞일 경우 혼란이 더욱 커질 수 있는 만큼, 구는 많은 구민들이 독감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 안내하고 있다. 이번 독감 무료 예방접종 대상자는 생후 6개월부터 만 13세의 어린이, 임신부, 만 65세 이상 어르신 그리고 건강취약계층이다. 예방접종은 먼저 2회 접종 대상인 만 9세 미만 어린이 중 처음 예방접종을 받거나 접종력을 모르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오는 14일부터 시작돼 연령별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한 번만 접종하면 되는 어린이는 오는 10월 14일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 임신부는 이달 14일부터 내년 4월 30일까지가 무료 접종 기간이다. 노인 예방접종은 초기 혼잡을 방지하고 안전한 접종을 실시하기 위해 지난해와 같이 연령대별 접종 시작일을 달리했다. 고령층인 만 75세 이상은 10월 12일부터, 만 70~74세는 10월 18일부터, 만 65~69세는 10월 21일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 무료 접종을 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구는 건강취약계층인 만 14세에서 64세의 등록 장애인 중 장애의 정도가 심한 장애인과 만 50세에서 64세의 기초생활수급자, 국가유공자에 대해서도 10월 28일부터 12월 31일까지 무료 접종을 지원한다. 독감 무료 예방접종을 받을 때에는 신분증을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어린이의 경우 아기수첩이나 주민등록번호를 확인할 수 있는 서류(등본, 건강보험증 등)를 준비해 보호자와 함께 위탁 의료기관에 방문하면 된다. 임신부는 산모수첩, 임신확인서 등 임신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건강취약계층은 복지카드, 의료급여증, 국가유공자증 등을 신분증과 함께 지참해야 한다. 독감 무료 예방접종은 주소지와 상관없이 전국 지정 의료기관에서 받을 수 있다. 단, 건강취약계층 예방접종 대상자는 관내 지정된 의료기관에서 받아야 한다. 각 대상별로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는 병·의원(지정 의료기관)은 보건소와 예방접종도우미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자세한 사항은 120다산콜센터 또는 강서구보건소 예방접종실로 문의하면 된다. 노현송 구청장은 “예방접종은 감염병으로부터 나와 상대방의 안전을 지키는 지름길인 만큼 이번 접종에 꼭 동참해 주시길 바란다”며 “구민들께서는 코로나19 감염 방지와 안전한 접종을 위해 의료기관 방문 시 마스크 착용 등 개인위생수칙을 준수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 가을바람 타고 온 비엔날레… 그 美의 설렘

    가을바람 타고 온 비엔날레… 그 美의 설렘

    가을바람과 함께 비엔날레의 계절이 돌아왔다. 1일 개막한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광주디자인비엔날레를 시작으로 이번 달 전국 각지에서 대규모 미술축제가 이어진다. 2년마다 열리는 비엔날레는 보통 짝수해와 홀수해로 행사가 분산되지만 코로나19로 지난해 예정됐던 비엔날레 일부가 연기돼 올해 봇물을 이루게 됐다. 수묵, 디자인, 공예, 미디어, 사진 등 장르도 다양하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현장 관람이 제한되는 상황이지만 각 비엔날레 주최 측은 온라인 전시 강화 등으로 내실 있는 행사를 다짐하고 있다.●거리두기에 현장 관람 제한… 온라인 강화 올해 2회째인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는 ‘오채찬란 모노크롬-생동하는 수묵의 새로운 출발’을 주제로 목포 문화예술회관과 진도 운림산방 일원에서 다음달 31일까지 열린다. 국내외 15개국 200여명의 작가가 참여해 수묵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작품을 선보인다. 수묵 패션쇼, 노을 콘서트, 수묵 퍼포먼스 등으로 풍성하다. 전시장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가상현실(VR) 전시관도 홈페이지에 구축했다.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디자인과 레볼루션의 합성어인 ‘디-레볼루션’을 주제로 10월 31일까지 광주비엔날레전시관 등 광주 일대에서 열린다. 포스트 코로나19, 4차 산업혁명 등 급격한 시대 변화 속에서 미래 디자인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는 포부다. 주제관, 국제관, 인공지능(AI)관, 체험관, 지역산업관 등 5개 본 전시를 비롯해 특별전, 국제콘퍼런스, 온라인 마켓, 체험 프로그램 등을 준비했다. 8일에는 청주공예비엔날레와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가 나란히 문을 연다. 청주공예비엔날레는 ‘공생의 도구’를 주제로 31개국 310여명 작가의 작품 960여점을 문화제조창 등 청주시 일원에서 10월 17일까지 펼쳐 보인다. 임미선 예술감독은 “코로나19가 바꾼 사람들의 새로운 일상, ‘뉴노멀’의 삶을 환기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버려진 물건을 재활용하는 ‘공예 업사이클링’ 워크숍, 상상 속 바다를 대규모 설치작품으로 구현한 ‘공예탐험-바닷속으로’ 등 공예문화향유 프로젝트도 관심을 끈다. 전시장 드론 투어, 작가 인터뷰 영상 등으로 꾸민 온라인 비엔날레는 현장에 방문하지 못하는 이들의 아쉬움을 덜어 준다.●서울·대구·강원 등 다양한 의제·장르 전시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는 11월 21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다. 국내 작가 10팀, 해외 작가 31팀 등 총 41팀이 참여한다. 융 마 프랑스 퐁피두센터 큐레이터가 예술감독을 맡았다. ‘하루하루 탈출한다’는 제목처럼 오늘날 대중미디어에 나타나는 현실 도피의 다양한 양상에 주목한다. 대구사진비엔날레는 10일부터 11월 2일까지 ‘누락된 의제(37.5 아래)’를 주제로 대구문화예술회관 등지에서 개최된다. 어윈 올라프, 사라 추 징, 사이먼 노폭 등 세계적인 사진가 50여명을 비롯해 32개국 작가 351명이 함께한다. 강원국제트리엔날레는 30일부터 11월 7일까지 홍천군 결운리 옛 군부대 탄약정비공장과 폐교한 와동분교, 홍천중앙시장, 홍천미술관 일대에서 열린다. ‘따스한 재생’(Warm Revitalization)을 주제로 코로나19와 재난, 환경 위기 속에서 재생의 기대와 회복의 전망을 제시할 예정이다.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는 10월 1일부터 11월 28일까지 이천 경기도자미술관, 여주 경기생활도자미술관, 광주 경기도자박물관 일대에서 진행된다. 모든 전시는 온라인으로 관람할 수 있다.
  • 이창동·홍상수·봉준호 영화 속 ‘신령한 존재’를 사유하다

    이창동·홍상수·봉준호 영화 속 ‘신령한 존재’를 사유하다

    입추 지나고 가을바람이 조금씩 불어오던 날 오후 서울 홍익대 앞 솔출판사에서 임우기 대표를 만났다. 그는 박경리 ‘토지’를 비롯해 ‘카프카 전집’, ‘버지니아 울프 전집’, 김성동의 ‘국수’ 등을 펴낸 유명 출판인이자, 누구와도 닮지 않은 독자적 혜안으로 한국문학을 해석해 온 문학평론가이기도 하다. 최근 그가 이창동·홍상수·봉준호 감독을 다룬 첫 영화평론집 ‘한국영화 세 감독’을 냈다. 영화를 잘 보지 않고, 영화이론도 공부한 적 없다는 게 그의 고백이다. “어느 식당에서 ‘기생충’ 오스카상 수상 뉴스를 보는데 동석했던 한 영화평론가가 유역문예론의 시각에서 봉 감독 영화평을 써 보라는 권유를 했던 게 우연한 계기가 됐어요.”뜻밖의 제안을 처음엔 웃어넘겼는데 가만 생각해 보니 문학이든 영화든 비평적 해석을 내놓아야만 ‘유역문예론’이 인정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스치더라는 것이었다. “영화에 별 관심이 없던 스스로에게 의심을 가지면서도 세 감독의 영화를 하나하나 찾아보고 분석하면서 영화비평을 즐거이 썼습니다. 이 책은 제가 입론한 유역문예론에 입각해 영화비평 방법론을 찾으려는 비평가로서의 책임과 도전에서 비롯됐던 거죠.” 그가 주창하는 유역문예론이 무엇인지 궁금증이 일 만도 하다. “오랫동안 우리 문학예술계에는 서구이론이 무차별적으로 수입돼 전통사상이나 문화를 경시하는 풍조가 퍼져 있었어요. 서구이론을 전적으로 거부하자는 게 아니라 저마다 살고 있는 자기 자리가 활동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것이 유역문예론의 기초입니다.” 그렇다면 왜 ‘지역’이 아니고 ‘유역’(流域)일까? “저마다 고유성을 지키면서 네트워크를 이루어 교류하는, ‘지역’보다 넓고 유동적인 개념으로서 ‘유역’ 의식”이라고 부연했다. 이렇게 보면 문학에서 획일적으로 표준어를 강요해 온 근대의식이나 서구문예를 표준으로 삼아 추종하는 이론체계는 근본적 도전을 받게 된다. 임우기는 ‘유역의 작가는 근원에 능히 통한다’는 명제를 통해 자신의 문예이론을 축성해 왔다. 이때 ‘근원’이란 작가가 살아온 역사성과 분리될 수 없는 본래성을 가리킨다. 가령 영화 ‘마더’에서 한국인의 집단무의식의 원형을 이루는 무당 에너지가 작용하는 지점은 봉준호 영화의 근원을 잘 보여 준다. 봉준호 영화에서 무당 알레고리가 활용된 것은 그 안에 영성을 탐색하는 의식이 숨어 있다는 것이다. “이창동 영화에는 전통 굿에서 보는 빙의나 제의의 모티브가 감춰져 있고, 홍상수 영화에는 세속의 삶에서 억압받는 무의식이 자연과 끊임없이 소통을 꾀하려는 지향이 숨어 있습니다. 이 또한 신령한 존재로서의 인간관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걸출한 세 감독은 저마다 고유하고 개성적인 연출 역량을 발휘하고 있음에도 자기 안에서 영성의 상상력을 찾는 ‘자재연원’(自在淵源)의 자세를 보여 준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라는 거였다. 서사적 스토리라인을 주로 읽어냈던 그동안의 영화 독법을 넘어서는 ‘근원’의 발견이 그렇게 가능해졌다.●문청에서 출판인으로, 동학과의 만남으로 임우기는 대전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자랐다. 대학에서는 독문학을 전공했다. “그때만 해도 문학, 그것도 비평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학창 시절 문학공부를 그다지 열심히 하지도 않았고요. 그러다가 1980년대 들어 문학에 늦바람이 난 ‘문청 늦깎이’가 된 거죠.” 그때 평론가 김현 선생이 그를 문학과지성사로 이끌어 주었는데 선생은 그를 비평가로서도 인정해 준 분이었다. 출판사 대표로 ‘토지’ 신판 출간을 위해 박경리 선생과 만나게 된 것이 큰 전환점이 됐다. 그런데 박경리 선생의 계획에 따라 토지문화재단을 만들고 선생 뜻에 따라 초대 상임이사를 맡아야 했는데, 박 선생 주위에는 나중에 이명박 정권 수립에 공신이 될 폴리페서나 관리들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많은 갈등을 겪다가 건강이상까지 겹쳐 그는 선생과 헤어지게 됐는데 그때까지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한다.“1990년대 초 김지하 선생과 대화를 하게 된 것도 제 비평적 사유와 감성을 벼리게 한 중요한 계기였습니다. 선생은 처음으로 제 마음에 수운(水雲) 동학의 씨를 뿌려 준 분입니다.” 그는 막 시작한 출판사업에 쫓겨 사느라 동학을 공부할 겨를도 마음도 없었다. 이 땅의 문화예술이 풍요로워지기 위해서는 전통 샤머니즘의 부활이 중요하다는 생각만 가지고 있을 뿐이었다. 그 과정에서 동학을 만나게 된 것은 전적으로 김지하 선생의 영향이었다는 것이다. 유역문예론으로 돌아와 그 핵심을 물었더니 ‘자재연원’과 ‘원시반본’을 들었다. “특별히 ‘원시반본’의 정신은 원시적이고 신령한 것을 회복해 가는 과정에서 자본에 의한 비관적 근대문명을 극복해 가는 길을 찾는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기존의 서구 중심 문예이론이나 형식을 반성적으로 되돌아보게 됩니다.” 가령 그는 시에서 사투리나 속어 같은 비표준어를 쓰는 언어의식이 퍽 귀하다고 말한다. 소설에서 유역의 대화를 모두 표준어로 처리한 것은 한국문학의 명백한 퇴행이라고 단호하게 일갈한다. “일상 속에 감추어진 ‘자연의 조화(造化)’를 발견함으로써 홍상수 영화는 플롯 논리에 갇힌 ‘닫힌 영화’가 아니라 자연의 순환을 닮은 ‘열린 영화’의 가능성을 보여 줄 수 있었습니다.”●‘최령자’로 승화해 가는 개벽의 모토 그렇다면 유역문예론은 그동안 한국문학을 추동해 온 역사주의와는 어떻게 병립할 수 있을까? “역사주의가 반독재 민주주의를 향한 도정에서 끼친 공로는 말할 수 없이 크지요. 다만 우리의 근대문학예술이 과도하게 서구사상이나 이론에 의존적인 점에 대한 저항, 그리고 역사주의의 건강한 비판기능이 퇴락하고 점점 반동적 이데올로기로 퇴화할 조짐을 보이는 상황을 극복할 필요가 제기되는 가운데 유역문예론이 비롯된 것입니다.” 서구사상 일변도에서 탈피하고 역사주의를 비판적으로 극복하는 미학적 요청이 유역문예론의 근간이라는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요즘 인문학에서 영성 같은 전근대적 개념들이 빈번히 나오고 있고 최근엔 원로 문학평론가 백낙청 선생이 ‘서양의 개벽사상가 D H 로런스’(2020)라는 두툼한 연구서를 내기도 했다. 특히 ‘개벽’이라는 개념이 심심찮게 쓰이는 걸 보는데 임우기 역시 ‘한국영화 세 감독’에서 동학의 ‘다시 개벽’ 문제를 거론하고 있다. 그는 문학예술과 개벽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고 있을까? “원시반본을 통한 ‘최령자’(最靈者)로 승화하는 것이 개벽의 조건이자 이 시대 문예활동의 과제입니다. 가장 신령한 존재라는 뜻의 ‘최령자’는 자연과의 조화를 추구하는 무위자연 사상, 공(空) 사상, 음양론 등과 밀접히 연결됩니다. 최령자의 원형적 존재는 샤먼이지요.” 세 감독에게서 이러한 심오한 사상을 찾아낸 것 역시 영화를 통해 숨은 최령자의 가능성을 밝혀내고 각자 최령자 되기에 참여하는 작업이라고 그는 넌지시 말한다.●어두운 그늘 속에서 포착되는 ‘은미한 특이성’ “작품의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특별히 영화 플롯에 감추어진 작은 일탈에 주목해야 합니다. 작품의 그늘 즉 잘 꾸며진 내용과 형식 모두에 은밀하게 숨어 있는 특이성, 은미한 이질성을 살피는 게 필요하고 여기에 작가의 내면적 고통이 은폐돼 있을 가능성을 찾아내자는 거죠.” 그는 문학평론집 ‘그늘에 대하여’(1996)에서 이미 전통 판소리에서 착상한 ‘그늘’을 중요한 비평적 개념으로 내세웠다. 뛰어난 소리꾼은 자기 내면의 고통을 극복하는 가운데 ‘득음’을 하게 되는데 이때 귀명창들은 소리에 그늘이 있는지 없는지를 가려 소리의 수준과 진실함을 평한다고 한다. “잘 빚어진 작품의 매끈한 구조보다 어두운 그늘 속의 ‘은미한 특이성’을 포착하고 그것을 깊이 살피는 것이 중요하지요.” 이러한 사유는 문학평론집 ‘네오 샤먼으로서의 작가’(2016)를 거쳐 이번 영화평론집까지 관류하는 그의 뚜렷한 지론이 된 셈이다. 그 착상과 비전에 많은 분들의 관심이 이어지기를 바란다. 앞으로 그는 주위 분들과 함께 시작하는 ‘문예 웹진’ 창간 작업을 돕고, 틈틈이 등산하고, 전국을 돌며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나 대화할 계획을 내비친다. 평론가를 만나는 일은 역시 어려운 개념적 소통 과정을 이렇게 겪는다. 그럼에도 이 척박한 시대에 외롭고 높고 쓸쓸한, 한없이 우뚝한 고집으로 서 있는 그를 만날 수 있었던 은미(隱微)한 행복의 시간이었다. 문학평론가·한양대 교수
  • 건조한 날씨 머리카락이 ‘듬성듬성’… 모발에 영양분 주세요

    건조한 날씨 머리카락이 ‘듬성듬성’… 모발에 영양분 주세요

    머리 감지 않고 60개 정도 당겼을 때3개 이상 빠지면 ‘탈모 진행중’ 의심남성 30대 초반·여성 40대 많이 빠져 균형 잡힌 식단·두부·야채 섭취 도움지나친 스트레스 피하고 숙면도 중요머리 감을 때 가벼운 두피 마사지 효과지루피부염 환자는 잦은 파마 피해야‘가을바람과 함께 떨어지는 머리카락.’ 낮은 짧아지고 건조한 계절이 되면 탈모를 호소하는 이들이 많은 데서 나온 표현이다. 반갑지 않은 불청객, 탈모의 원인과 증상, 대처법을 알아본다. 사람은 동물과 달리 각각의 모발이 독립적인 성장 주기를 갖고 있기 때문에 동물처럼 털갈이를 하지 않고 일정한 수의 모발을 유지할 수 있다. 인종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동양인의 모발은 대략 9만~10만 가닥 정도라고 한다. 모발은 평균 3~10년을 성장하며 하루 평균 50~100개 정도가 자연적으로 빠지고 같은 수의 모발이 새로 생겨난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평균 하루 60~80개 정도 빠지면 정상적인 상태라고 말한다. 하지만 새로 자라는 숫자보다 더 많은 모발이 빠지는 현상이 나타나면 모발 개수가 점차 줄어들어 흔히 얘기하는 탈모증에 이르게 된다. 탈모증인지 아니면 자연스런 모발의 생장 과정인지를 스스로 알아보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모발을 당겨 보는 것이다. ‘당김 검사’라고 한다. 최소 하루 전부터 머리를 감지 않은 상태에서 엄지와 검지, 중지를 이용해 모발의 뿌리 근처에서 60개 정도의 모발을 팽팽하지만 강하지 않게 당겼을 때 3개 이상의 모발이 떨어져 나오면 탈모가 진행 중이라고 의심할 수 있다.●두피 혈액 순환 안 되면 평소보다 많이 빠져 모발의 성장과 수명에는 영양상태나 호르몬, 기온, 햇빛 등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가을, 겨울철에는 일조량의 변화로 탈모에 영향을 주는 체내 호르몬 분비가 변하고 차고 건조한 날씨가 두피의 혈액 순환을 방해해 모발을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에 평소보다 많은 탈모가 생길 수 있다. 경희대한방병원 한방피부센터 김규석 교수는 “여름철 강한 자외선과 땀, 피지, 먼지 등으로 두피와 모발이 손상을 입은 경우 가을에 본격적인 탈모가 시작될 수 있다”면서 “가을 탈모는 실내 난방 생활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두피가 더욱 건조해지는 겨울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의 생활습관과 계절의 변화에 따른 일조량을 고려할 때 가을부터 겨울까지 일어나는 탈모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음식물의 소화흡수를 통해 만들어진 영양분인 정혈(精血)이 온몸의 세포, 조직, 기관에 충분히 영양을 공급하고 남아돌아야 비로소 모발에 공급될 수 있다고 본다. 이 때문에 한의학에서는 모발 생장에 필요한 많은 양의 에너지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인체 시스템을 정상화하는 것을 탈모 치료의 주요 목표로 삼고 있다. 사람의 모발은 평생 수차례에 걸쳐 성장하고 빠지는 과정을 반복한다. ‘모발주기’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모발주기에서 모발이 활발하게 자라는 시기를 생장기, 모발이 성장을 멈추고 빠져나가는 시기를 휴지기라고 한다. 정상적으로는 전체 모발의 10% 정도가 휴지기 모발로 알려져 있다. 여름철에는 기온이 높고 우리 몸의 대사도 활발해 생장기 모발의 비율이 높아졌다가 가을이 되면 대사율이 떨어지면서 상대적으로 휴지기 모발 비율이 높아진다. 이를 계절에 따른 ‘휴지기 탈모’라고 한다.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허창훈 교수는 “휴지기 탈모는 대부분 증상이 심하지 않고 3~4개월 안에 회복되기 때문에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면서 “다만 시간이 지나도 탈모가 멈추지 않으면 의사와 상의해 다른 요인이 있는지 알아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탈모 증상이 주로 나타나는 연령대는 남녀가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남성은 이르면 10대 후반부터 나타나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에 증상이 뚜렷해진다. 여성은 20대 후반에 시작돼 40대에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김도영 교수는 “한국인의 경우 서양인보다 탈모 증세가 좀더 늦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나라도 점차 식생활을 포함한 전반적 생활 패턴이 서구화되면서 발병 연령이 남녀 모두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탈모증은 정확한 진단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게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탈모를 예방하는 특별한 음식 같은 건 세상에 없다고 강조한다. 특정 식품이 탈모를 치료할 수 있다는 과학적인 근거도 없다. 울산대 의대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장성은 교수는 “탈모 예방이나 치료에 도움이 되는 건 각종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는 균형 잡힌 식단”이라면서 “다만 동맥경화 같은 심장질환과 머리털이 빠지는 증상이 상당한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지나친 동물성 지방은 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두피 마사지도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니며 과도한 경우에는 오히려 탈모를 촉진할 수도 있다고 장 교수는 덧붙였다. ●‘특정 식품이 탈모 치료’ 과학적 근거 없어 탈모를 예방하려면 모발에 필요한 에너지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인체 시스템을 방해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평소 지나친 스트레스를 피하고 충분히 잠을 잔다. 과도한 스트레스와 긴장은 모발 성장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몸을 이완시키는 적절한 운동을 하는 게 좋다. 반신욕이나 족욕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두피와 얼굴로 지나치게 열이 몰리거나, 땀을 내면 기운이 빠지는 체질이라면 높은 온도에서 장시간 반신욕으로 땀을 빼거나 몸의 열을 높이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평소 달거나 기름진 음식, 과도한 음주는 피한다. 체내 노폐물이 쌓이면 지루성 피부염 등 두피 염증을 일으키고 탈모의 원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신 콩이나 두부 등 식물성 에스트로겐, 생선, 들깨 같은 필수 지방산, 항산화 작용을 하는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게 도움이 된다. 생활습관도 중요하다. 끼니를 거르거나 TV, 컴퓨터 모니터 등을 오랜 시간 마주 하고 잠을 늦게 자는 생활습관은 피해야 한다. 평소 머리를 감거나 빗을 때 가볍게 두피 마사지를 하는 습관도 권장된다. 모발 성장에 효과가 있다고 밝혀진 녹차, 사과, 포도, 보리 등의 자연추출물을 이용해 아침, 저녁으로 하루 두차례 마사지를 하는 게 좋다. 손가락 끝 지문 부위로 5~10초간 머리를 지그시 누르는 방식으로 5~10분 정도 두피 전체를 마사지한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모발 손상을 막기 위해 저녁에 머리를 감되 머리를 완전히 말린 뒤 잠자리에 든다. 한양대병원 피부과 김정은 교수는 “두피에 만성 염증성 질환인 지루피부염을 가진 환자는 잦은 파마나 염색은 피하는 것이 좋다”면서 “자칫 피부염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서울포토]출근하는 윤석열 검찰총장

    [서울포토]출근하는 윤석열 검찰총장

    20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출근을 하는 차량 너머로 단풍이 가을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2020.10.20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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