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가을바람
    2026-09-18
    검색기록 지우기
  • 복지 연계
    2026-09-18
    검색기록 지우기
  • 소득 격차
    2026-09-18
    검색기록 지우기
  • 금천구청
    2026-09-1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44
  • 한 외무 서안초대 이유/양승현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경계를 알 수 없는 벌판위에 잘 정리된 밭,그 사이로 패어있는 깊은 협곡,군데군데 마을들,말이 끄는 마차,마을의 무수한 감나무….모든 것들이 가을바람에 흩날리는 옅은 황사에 뿌옇게 뒤덮여 있었다.가장 중국적인 정취의 고도 서안.버스 차창을 스치는 마을의 풍광은 우리것과 흡사했다.끝없는 옥수수밭만이 대륙의 풍모를 과시하고 있었다.「아,황사현상이 이래서 생기는구나」.서툴게 포장된 신작로 주변엔 하늘에선 숲으로 보이던 조그마한 정사각형의 「산」들이 스쳐 지나갔다.당조의 13개 황릉.『진시황릉과 같이 아직 발굴하지 않고 그대로 있습니다.유물의 보존방법을 개발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외교부 신문국 직원의 설명이었다.1974년 농부가 우물을 파다 발견했다는 진시황릉의 병마용은 서안 시내에서 2시간 가량 더 가야했다.능은 가로 4㎞×세로 4㎞의 어마어마한 크기였다.병마용은 그 일부.고색의 담장에 둘러싸인 역사 기록상에 나타난 외형상의 황릉 1㎞ 앞에 자리했다.그래서 1천5백여년이 훨씬 지난뒤에도 알려지지 않았던 것이다.동작과모습이 모두 다른 3천여개의 병마용은 황하문명의 진수가 그대로 드러나 보였다.13살의 진시황이 무려 39년 동안 78만명의 인원을 동원해 지은 대역사.당시 진시황의 친위부대를 그대로 본따 만들었다는데 젊은 병사,수염 난 늙은 병사….각양이었다.모자를 쓴 사람은 지휘관이고 진시황이 타던 청동마차를 끄는 사람은 장군이다.손 모양이 모두 다른데 안내원의 설명은 창 칼 활을 든 모습이라고 한다.무기는 나무로 만든듯 발굴때부터 없었다고 했다.진시황이 나들이 때 타던 청동마차는 무기가 뚫지못하고 온도 습도를 조절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안에서 밖을 훤히 내다볼 수 있도록 설계돼 있는 움직이는 별궁이었다.토용은 원래 색이 있었으나 보존방법을 몰라 밖으로 나오자 색이 사라져버렸다고 한다.아직도 땅속엔 5천여개의 병마용이 더 묻혀있다.그러나 발굴은 먼 뒷날의 일이라고 주위에서 누가 거든다.버스로 30분정도 시내쪽으로 달리니 당현종과 양귀비가 놀던 온천휴양지 화청지가 나왔다.귀비가 혼자서 목욕을 즐겼다는 돌 목욕탕과 아름다운 정원,연못,화려한 누각,양귀비의 춤추는 벽화….귀비를 빼앗긴 안록산의 반란이 이해되고도 남았다. 어느새 날이 저물어 서안의 길가 주점들이 하나 둘 붉은 등을 밝히기 시작했다.보름달이 지평선 너머로 떠오르고 있었다.중국이 왜 휴일에 맞춰 한승주외무장관을 문화유적의 보고,서안에 초대했을까.지금 우리 하늘에도 떠있을 「똑같은」 보름달을 보게하기 위함은 아니었을까.
  • 가르치는 보람/김학렬 김제 공덕국교 교사(교창)

    지난 4월 어느날이었다.하루 수업을 마친후 학습 부진아들을 따로 모아놓고 한창 학습지도에 열중하고 있을 때였다. 교장선생님으로부터 수업이 끝나면 쉬는 시간에 잠깐 교장실로 들러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교장실에 들렀더니 10여세됨직한 어린이가 부모인듯한 중년부부와 함께 다소곳이 앉아 있었다. 교장 선생님이 권하는 자리에 앉았고 잠시후 교장 선생님은 그 어린이를 밖으로 내보내고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금방 나간 어린이는 어려서 부모를 잃고 전남 곡성에서 남의 손에 자라 학교교육을 전혀 받지 못했기 때문에 제 이름조차 쓸 줄 모른다는 것이다. 중년 부부는 그 어린이의 이모부부로 이제사 그 어린이를 입양해 학교교육을 받게 해달라는 요청을 해왔고 나이 때문에 부득이 4학년에 편입했으나 금년 1학기동안만 내가 맡고 있는 3학년에서 기초교육을 시켜달라는 것이다. 나는 당장 말이 나오지 않았다.교장 선생님은 망설이는 나의 눈치를 알아 차려는지 『사실 기초교육이야 학급당 학생수가 적은 1,2학년이 낫겠지만 교장으로서 소신이 있어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나는 그날로부터 태어난지 1백일도 못돼 고아가 된 조미란(가명)이라는 어린이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이다.방과후면 기본 음절표와 1학년 읽기책을 가지고 우선 문자 해독에 힘썼다. 미란이는 한달쯤 지나자 받침없는 한글은 읽게 되었고 두달 후에는 두자리 수 덧셈과 뺄셈,구구법을 읽혔다. 그날도 수업을 하고 있는데 교장선생님으로부터 교장실에 들러 달라는 전갈을 받았다. 교장 선생님은 여름방학을 이용해 「서머 스쿨」을 열어 부진아를 위해 기초반,독서교실,체육교실,컴퓨터반,과학교실,영화교실등 8개 특수반을 운영하겠다며 나에게 「서머 스쿨」명예교장과 함께 기초반과 독서교실을 맡아 달라고 말했다. 유난히도 무덥게만 느껴지던 여름방학이 끝나고 어느덧 선선한 가을바람이 옷깃을 스쳐가던날 「서머 스쿨」은 장정의 막을 내렸다. 학업 부진아 18명 가운데 10명이 학습 부진아라는 오명의 탈을 벗고 당당하게 학급학생들과 공부를 같이 할 수 있게 됐다. 물론 10명 가운데 미란이도 끼어 있었음은 물론이다.새학기가 시작되던 날 바로 미란이가 편입된 4학년2반 교실까지 미란이 손을 잡고 담임선생님께 안내하던 날 미란이는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펑펑 울었고 나도 끝내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 외언내언

    요즈음 우리사회에는 이것저것 걱정거리가 많다.경제는 침체되고 사회질서는 흐트러지고 정치는 표류하고.일부 부유층의 과소비로 보통사람들의 마음을 우울하게 하는가하면 극소수의 운동권학생들은 걸핏하면 파출소에 화염병을 던진다.때문에 「이래서는 안된다」는 소리가 높아지고 사회 각계에서는 자구와 자생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이러한때 우리의 스포츠가 잇달아 세계정상을 정복한 것은 삽상한 가을바람처럼 참으로 상쾌한 소식이 아닐수 없다.우울했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고 찌푸렸던 눈살이 활짝 펴지는 청랑음이다.◆지난 9월16일 미국 인디애나폴리스의 제26회 세계체조선수권대회 남자뜀틀경기에서 유옥렬이 세계의 강호들을 모조리 물리치고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내더니 역도와 레슬링에서도 사상 처음으로 세계정상에 오르는 쾌거를 이룩했다.◆체조에서의 승전보가 날아든지 12일만인 9월28일,독일 도나우신겐에서 열린 세계역도선수권대회에서 「작은거인」 전병관이 56㎏급 용상에서 금메달을 따낸뒤 합계에서도 우승,2관왕의 영예를 차지했고 그 이틀뒤인 30일에는 불가리아 바르나에서 펼쳐진 세계레슬링대회 그레코로만형 48㎏급에서 29세의 노장 권덕용이 또다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한국역도는 세계선수권대회와 올림픽을 통틀어 금메달을 따낸 적이 없었고 레슬링그레코로만형은 올림픽에서는 금메달을 땄지만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처음.한달안에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줄줄이 금메달을 따낸 한국스포츠의 저력을 보고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침체된 경기를 번쩍 들어올리고 흐트러진 사회질서는 메어치고 표류하고 있는 정치를 바로 세울수는 없을까.그렇게 되기를 바라고 또 그렇게 될것을 확신한다.스포츠가 세계정상을 정복하듯.
  • 외언내언

    『세상 살 맛 안난다』 『세상살이 재미없다』는 말이 자주 들리는 요즘 세태다. 세상 돌아가는 꼴을 들여다볼라치면 그럴 만도 하다. 정국은 파행국회다,개헌설이다,야권통합이다,남북교류다,해서 온통 심란하고 어수선하다. 경제도 신나는 일이 별반 없다. 사회는 어떤가. 비리·부정,가축잔혹도살사건,쓰레기환경오염 등으로 어둡고 답답한 얘기들 뿐이다. 아름다운 뉴스는 어디에 숨어 있는 걸까. 거기에다 찜통더위는 왜 이다지도 극성인지. ◆그런데 소슬바람처럼 밖에서 들려오는 두가지 밝은 뉴스가 그나마 감아버린 눈을 번쩍 뜨게하고 닫힌 귀를 휑하니 뚫는다. 북경축구대회에 참가한 남북한선수들이 국제대회 출전사상 처음으로 경기와 관계없이 한데 어울려 식사를 하며 「동포애」를 격의없이 나누었다는 소식이 그 하나다. 비록 중국측의 주선이긴 했지만 이들은 축구외에도 고향얘기며 사람사는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고 한다. 옛날 같았으면 「어림없는 일」이다. ◆도쿄에서는 40여년간 반목과 질시로 얼룩져온 재일거류민단과 조총련이 만나 조국통일을 위해 무엇이든 힘닿는 데까지 해보자고 뜻을 모았다고 한다. 휴전선 못지않게 두터웠던 두 단체간의 「단절의 벽」을 허물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비교적 하기 쉬운 일로서 북경아시안게임에 응원단을 보내 편가르지 않고 남북선수단을 합동응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들 낭보는 「민족대교류」와 「범민족대회」를 부르짖는,어쩌면 거창한 남북한의 화해제스처가 벽에 부닥쳐 있는 안타까움 속에서 전해져 우리의 가슴에 신선하고 짜릿하게 와 닿는다. 큰 것은 작은 것부터 시작되는 법. 이들의 만남들을 가리켜 「미니민족교류」 「미니민족대회」라 불러 모자람이 있을까. 폭염속에서 귀밑을 때리는 시원한 가을바람 같다. 가을은 결실의 계절. 8·15 광복을 맞아 남북관계도 이처럼 조그마하나마 뜻있는 열매부터 맺었으면 싶다. 그래야만 세상은 그래도 살아볼 만한 게 아닐까.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