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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혁신 공기업탐방] (17) 윤교원 산업기술평가원장

    [혁신 공기업탐방] (17) 윤교원 산업기술평가원장

    차세대 성장동력은 산업기술이다. 세계적인 기업들도 21세기를 주도해나갈 새로운 산업기술을 개발하는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그 중심축에 한국산업기술평가원이 있다. 기업·대학·연구소가 신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1조 6000억원에 달하는 정부의 연구개발(R&D) 자금을 무상지원해 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윤교원 원장은 1일 “평가원 업무의 생명은 자금집행의 공정성과 효율성에 있다.”면서 “때문에 평가위원을 전산에서 자동추천하도록 하고, 연구과제의 기술성보다는 사업성과 경제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막대한 정부 자금을 집행하면서도 평가원 직원들은 전혀 고압적이지 않다. 친절을 혁신의 출발로 봤기 때문이다. 서울신문 오풍연 공공정책부장이 윤 원장을 만나 경영방침을 들어봤다. ▶평가원의 혁신 노력에 대해 고객들은 어떤 평가를 내리고 있나. -우리는 고객이 평가원을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를 거는 순간부터 좋은 느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를 위해 6개월 동안 전직원이 안내데스크를 체험하도록 했다. 또 전직원의 전화응대 모니터링도 했다. 이후 외부 분석기관의 조사결과, 종합만족도가 5점 만점기준에 4.8점을 얻었다.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방증이다. 초기에는 내부의 불만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고객 중심 분위기가 빠르게 정착되는 느낌이다. ▶최근 발표된 정부산하기관 경영평가에서 연구개발지원분야 기관 중 1위를 했는데. -지난해 정부는 정부산하기관을 효율적으로 운영한다는 차원에서 정부산하기관관리기본법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에 처음으로 실시된 2004년도 정부산하기관 경영평가에서 평가원은 연구개발지원분야의 6개 기관 가운데 1위를 차지했고, 종합점수로는 87개 정부산하기관 중 4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후 고객감동과 경영혁신추진에 대한 직원들의 반응이 적극적이다. 이를 발판으로 평가원은 앞으로도 고객의 입장에서 보다 적극적인 경영혁신 활동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평가원의 업무 특성상 고객들의 민원 발생이 많을 것 같은데. -1만여건의 기술개발 과제를 접수받아 이 중 3757개 업체에 1조 1000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평균 3대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경쟁을 통해 연구개발 과제가 선정되다 보니 탈락업체의 이의제기나 개발을 수행중인 업체의 불만 등 민원제기 요소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면 민원 업무를 어떻게 처리하고 있나. -지금까지는 고객들이 평가원 인터넷 홈페이지의 온라인 민원실이나 업무 담당자에게 직접 민원을 제기하고 해결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종합민원실을 운영해 민원사항을 ‘원스톱서비스’로 처리할 계획이다. 고객의 모든 민원사항을 일괄 접수하고 필요한 경우 평가원 담당자를 민원실로 불러 고객의 민원을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고 처리해 주도록 할 예정이다. 고객이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서 쫓아다니는 시스템이 아니라 고객의 민원해결을 위해 뛰어다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평가원은 다른 어떤 기관보다 공정성이 중요할 것 같다. 이를 뒷받침할 시스템은 어떤 것이 있나. -우리나라의 국가 R&D 예산규모는 7조 7000억원 규모로 미국의 5.5%, 일본의 12.5% 수준에 불과하다. 상대적으로 적은 예산으로 선진국과 같은 투자성과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한정된 예산을 효율적으로 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공정하고 투명한 평가관리시스템이 담보돼야 한다. 평가원은 지난해 업체에서 신청한 R&D 과제를 평가할 목적으로 위원을 자동 선정하는 전산시스템을 만들었다.44개 분야 4000여명의 위원 가운데 임의적으로 선정하는 방식이다. ▶위원들이 R&D 과제를 제대로 평가하고 있는지에 대한 검증장치는 없나. -물론 있다. 평가과정을 직접 모니터링하고 제도개선을 제안하기 위해 산업계·학계·연구계·NGO로 구성된 30명의 외부평가위원을 선정하여 운영하고 있다. 위원의 평가과정을 평가하는 것이다. 이러한 제도적 개선노력으로 기술개발과제의 선정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평가의 공정성과 객관성 시비를 사전에 막고 투명성을 높여 정부 R&D 예산을 효율적으로 집행하고 있다. ▶인사평가시스템 중 올해 도입된 성과관리제도는 어떤 것인가. -인사는 공정하고 투명해야 하며, 직원들에게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직원들에게 개인 및 부서별 평가 목표와 평가내용을 스스로 제시하게 하고 이를 토대로 근무평정을 하는 목표관리(MBO)식 성과관리제도를 도입했다. 직원의 불만을 최소화하고 업무에 대한 동기부여를 극대화하고 있다. 기존의 연공서열 및 평가자의 직관적인 평가에 의한 문제점을 업무성과와 능력위주로 개선한 것이다. 또 올해 개인별·부서별 경영계획서를 작성해 목표과제를 확정했다. 내년 초에는 성과평가위원회를 개최해 부서별 평가를 실시할 계획이다. 그 평가결과를 토대로 내년도 연봉을 차등적으로 책정해 성과와 능력에 따라 인사와 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평가원이 공공기관 지방이전과 관련, 대구로의 이전이 발표됐다. 대구로 이전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전제돼야 하나. -정부의 R&D 예산 집행에 따라 연평균 4만여명의 연구개발 신청자와 1만 1000여명의 평가위원이 평가원을 방문하고 있다. 또 산업자원부와의 업무협의도 수시로 하고 있다. 서울 강남에 평가원이 있을 때는 접근성이 좋았다. 대구로 이전한다면 무엇보다 고속철도(KTX)나 공항에의 접근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앞으로 기관 운영 전략과 비전은 무엇인가. -먼저 기술기획 조직을 확대하고 인력을 보강해 평가원의 기술기획 기능을 강화할 것이다. 선진국의 산업과 기술정책 동향을 수시로 파악해 정부 R&D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도 하겠다. R&D 투자에 대한 경제성 평가 강화와 연구개발 완료 과제에 대한 추적평가 시스템 도입 등 성과평가의 강화로 정부 R&D 투자에 대한 효율성도 높여 나가겠다. 또 ‘디지털 평가원(ITEP)’의 구상을 착수해 평가원의 전체 업무를 100% 전산화하는 정보시스템을 구축해 평가관리 및 행정관리의 업무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을 지속해서 가까운 장래에 평가원이 국내를 대표하는 세계적 수준의 산업기술기획·평가 전문기관의 위상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 정리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윤교원 원장은 윤교원 원장은 기술정책과 기술행정 분야의 전문가다. 전공을 살려 한국산업기술평가원의 활동방향을 새롭게 바꿔놓고 있다. 그는 취임 직후 “과거 평가원은 신청된 연구개발(R&D) 과제에 대한 기술성에 역점을 둬왔다.”면서 “그러나 앞으로는 R&D 과제의 사업성에 비중을 두겠다.”고 말했다. 사업성이 없으면 자금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는 기술성이 있더라도 시장변화로 인해 의미가 없어진 R&D 과제는 도중에라도 과감히 퇴출시키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정된 R&D 투자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관리해야 산업기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윤 원장의 지론이다. 이에 따라 평가원은 R&D 과제에 대한 경제성을 평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평가시스템을 단계적으로 혁신하고 있다. 윤 원장은 무엇보다도 대화를 중시하는 CEO다. 평가원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는 본부장 등 경영층과의 정기적인 티타임과 직원들과의 격의없는 만남을 통해 해결해 나간다. ▲경북 의성(53) ▲경기고·서울대 공대 ▲기술고시 13회 ▲중소기업청 벤처기업국장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장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산업기술 평가원은 한국산업기술평가원은 지난 1999년 ‘산업기술기반조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립된 정부출연기관이다. 국가의 기술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정부의 산업기술 연구개발(R&D) 지원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기술평가관리 전담기관이다. 평가원의 주요 임무는 산·학·연의 기술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국가 R&D 자금을 집행하는 것이다. 기업, 대학, 연구소 등 기술개발 현장에서 신청한 R&D 과제를 평가해 타당성이 있는 과제에 대해서 자금을 지원한다. 올해 평가원은 국가 전체 R&D 예산의 약 20%에 해당하는 1조 7000억원을 집행할 계획이다. 평가원의 R&D 자금은 크게 두가지 분야에 지원된다. 부품소재 기술개발사업 등 집중적인 개발이 필요하지만 민간부문의 노력만으로는 기술개발에 한계가 있는 부문에 대해 1조 1000억원이 지원된다. 또 테크노파크, 지역기술혁신센터 등 기술 인프라 조성과 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한 지역혁신사업에 6000억원이 지원될 예정이다. 평가원은 체계적이고 공정한 절차와 과정을 통해 자금지원을 하고 있다. 첫번째 단계는 시행계획을 수립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에 지원할지를 정하는 것이다. 분야가 정해지면 각종 언론매체와 인터넷을 통해 사업을 공고한다. 이후 평가원은 기업·대학·연구소 등으로부터 사업계획서를 받는다. 기업·대학·연구소 등이 제출한 사업계획서는 산·학·연 전문가로 구성된 외부 평가위원회에서 심의를 거치게 된다. 외부 평가위원회는 평가원이 자체적으로 확보한 분야별 전문가들로 구성된다. 그러나 평가위원은 사업마다 바뀐다.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평가원은 사업자가 확정되면 정부출연금을 지원한다. 자금지원만으로 그치지 않고 해당 기술개발사업이 최대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리도 맡는다. 해당 사업이 성공하면 평가원은 기술료라는 명목으로 지원된 자금의 20%만 회수한다. 지원업체의 경우 엄청난 특혜를 받는 셈이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정보통신시설 95% 서울 집중 테러땐 전국 인터넷망 마비”

    국내 주요 정보통신시설의 방호대책이 허술해 테러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정보통신시설이 서울에 집중돼 있어 천재지변이나 테러 발생시 전국의 정보통신망이 마비될 우려가 높아 개선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국무총리실 정책평가위원회(위원장 허성관)는 29일 오전 중앙청사에서 이해찬 총리를 비롯한 46개 중앙행정기관장이 참석한 가운데 ‘2005년 상반기 정부업무평가결과 보고회’를 가졌다. 이날 보고회에서는 839개 주요 정책과제의 이행실태와 함께 국가기간통신망 현황 등 4개 특정과제의 관리실태를 종합 점검했다. 위원회는 우선 국가기간통신망 관리실태와 관련,“인터넷 사업자 간의 최종 연결점인 ‘데이터연동점’과 해외연결창구인 ‘국제관문국’ 등 주요 정보통신시설에 대한 방호대책이 미흡하다.”며 이들 시설에 대한 보안 및 방호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와 함께 위원회는 ‘집적정보통신시설’의 95%가 서울에 집중돼 있어 천재지변이나 테러 발생시 전국의 인터넷망이 마비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데이터 유통량 분산책 등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정과제 중 금융회사 내부통제 시스템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금융사고가 빈발하고 있는 만큼 사고 빈발기관에 대한 제재강화, 사고위험성이 높은 거래에 대한 상시감시제도 도입 등의 대책마련을 주문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교사 멘토링’ 효과 크다

    ‘교사 멘토링’ 효과 크다

    ‘교사 멘토링(mentoring)을 아십니까.´ 후배 교사가 겪는 학생 지도의 어려움이나 고민을 선배 교사의 도움을 받아 해결하는 교사 멘토링이 요즘 화제다. 멘토링은 선·후배 사이에 결연을 맺어 선배의 경험과 지혜는 물론 지식까지 서로 나누는 인간관계 프로그램이다. 몇 년 전부터 일반 기업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교사 멘토링은 이를 그대로 교직 사회에 옮겨놓은 것이다. 서울 성동교육청이 도입, 추진하고 있는 ‘교사 멘토링’ 현장을 찾았다. “아이들이 음정을 너무 못 잡아요. 화음도 잘 맞지 않아 걱정이에요.” “리코더를 먼저 한 차례 불어보면 음정을 잘 잡을 거야.” 지난 20일 오후 서울 광장동 광장중학교 교사 회의실. 올해 이 학교에서 처음 교단에 서게 된 음악교사 이수연(27)씨가 걱정을 털어놓았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속앓이가 이만저만이 아닌 모양이었다. 한참 선배인 장호인(49) 교사는 “나도 처음엔 고생했지만 너무 걱정하지 마.”라며 웃어 보였다. 두 교사는 선배-초임교사 멘토링의 한 조에 소속돼 있다. 올해 초부터 이 교사는 아이들을 지도하는 데 사소한 고민을 장 교사와 의논한다. 선배인 장 교사도 후배에게 도움을 받는다. 이 교사는 인터넷에 익숙지 않은 장 교사에게 수업에 활용할 만한 사이트를 알려주기도 한다. 장 교사는 “후배가 다양한 악기소리를 학생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를 알려줘 수업에 활용했는데 반응이 무척 좋았다.”고 했다. 같은 시간 마장동 마장초등학교에서도 멘토링이 이뤄지고 있었다. 초임교사 기훈(31)씨는 한 학생이 발표할 때 다른 학생들이 집중하지 않는 것이 걱정이다. 선배인 김남수(44)교사는 “발표할 때는 ‘∼다.’로, 질문할 때는 ‘∼까.’로 마치게 하고 발표자의 목소리를 서너배 크게 내게 하면 발표자의 자신감도 북돋워 주고 수업 분위기도 좋아진다.”고 조언했다. 현재 이같은 교사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곳은 서울 성동교육청 관내 초·중·고다. 초등학교 98명, 중·고등학교 92명 등 모두 190명의 교사가 참여하고 있다. 교사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가장 도움을 받는 부분은 아이들의 생활지도. 기 교사는 “학생이 교사의 말을 잘 따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학부모에게 기분 상하지 않게 전달하는 법과 이런 학생을 변화시키는 법을 배운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했다. 수업시간에 싸움을 하는 학생들도 기 교사에게는 골칫거리였다.“수업시간마다 자주 싸우는 학생들을 불러 반성문도 쓰게 하고 따로 앉히기도 했지만 바뀌는 것은 없었습니다.” 이 교사는 이에 대해 “우선 해당 학생의 학부모에게 사실을 알리되 그 학생의 장점에 대한 칭찬도 곁들여 학부모가 오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 “문제학생의 경우 개선된 부분을 칭찬해서 교사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그 학생은 친구들과 다투는 일이 줄었고 준비물도 잘 챙기는 등 태도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 광장중학교 초임 교사인 장수미(24·여)씨는 첫 학기부터 한 남학생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했다. 장 교사가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알았지?”, 혹은 “이해했지?”라며 확인할 때마다 “왜요?”,“아니요.”라며 장난을 쳐 여러차례 꾸짖었지만 나아질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선배 교사인 이미영(41·여)씨는 “여자 선생님한테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남학생들이 있다.”면서 “개인적으로 불러 따뜻하게 대하면 좋아진다.”며 경험담을 얘기했다. 장 교사는 이후 그 학생을 따로 불러 “네가 왜 그런지 알 수는 없지만 더 나아진 모습을 기대한다.”며 관심을 보였고, 그 학생은 수업 전엔 칠판을 지우고 수업에 열중하는 등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교사 멘토링이 젊은 교사와 연륜이 있는 교사간의 친밀감을 높여 교직사회의 세대 간의 벽을 낮추는 효과도 거둘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서울 동의초등학교 김순오(40) 교사는 “예전에는 방과 후 교사들이 함께 어울리면서 후배들과 친해졌는데 요즘에는 기회가 별로 없고 나이에 따라 끼리끼리 어울린다.”면서 멘토링을 통해 후배교사와 대화의 기회가 많아지길 기대했다. 서울 광진중학교 김재은(44) 교사는 “경험이 많은 나이 드신 선생님들은 생활지도를 중시하는 반면, 젊은 선생님들은 수업을 충실히 하려는 경향이 있다.”면서 “멘토링을 통해 상호 장점을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인천대학교 교육학과 이윤식 교수는 교사 멘토링에 대해 “후배 교사가 선배 교사의 경험을 수평적인 위치에서 빠르게 배울 수 있는 좋은 제도”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상담을 해주는 교사가 예전에 장학을 담당했던 교장과 교감, 장학사에 비해 경륜과 리더십이 부족할 수 있기 때문에 후배 교사의 부족한 부분을 잘 끌어내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더 연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초임교사 실수 줄이고 자질 양성에도 큰 도움 “초임교사 때 어떤 선배를 만나느냐가 교사자질에 큰 영향을 줍니다.” 유영환(51) 성동교육청 초등교육과 장학사는 지난 22일 평소 교직생활을 막 시작한 교사들이 겪는 실수를 줄이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교사 멘토링을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3년 전 한 초등학교 교감 시절 한 초임교사가 교실을 비운 사이 학생들이 싸워 한 학생이 다쳤고 그 교사는 당황한 나머지 다친 학생을 치료하지 않고 집에 보내자 학부모가 시 교육청에 그 교사를 그만두게 해야 한다는 요구를 했다.”면서 “당시 초임교사는 누군가 방법을 알려주었다면 실수를 안 했을 것이라고 고백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주 발생하는 저경력교사의 실수를 줄이는 방법을 고민하던 가운데 한 기업체의 ‘신입사원-경력사원 멘토링’이 신입사원의 적응력과 애사심을 높인다는 기사를 봤다.”고 말했다. 저경력 교사는 일반적으로 현재 근무하는 학교가 첫 부임지인 경력이 5년이 안 된 교사를 뜻한다. 그는 멘토링도 자발적으로 이뤄져야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일주일에 몇 차례 만나야 한다는 등의 규정은 없고 대신 멘토와 멘티교사를 바로 옆 반에 배정, 두 교사가 수시로 만나 수업연구를 하게 하는 등 멘토와 멘티의 접촉 빈도를 높이는 여건을 마련한다.”고 말했다.“멘티교사는 저경력 교사 가운데 희망하는 교사가 하고 멘토교사는 멘티와 마음이 잘 맞도록 멘티교사가 함께 하고자 하는 사람으로 정해진다.”고 설명했다. 단 처음 부임한 교사는 학교에서 추천하게 된다. 그리고 멘티교사가 멘토교사를 택하는 기준은 학급경영능력과 수업방법기술, 친밀감 등이라고 전했다. 성동교육청은 올해부터 관내 모든 학교가 한 팀 이상 멘토링팀을 운영하게 했다.“여러 개의 멘토링 팀을 조직하게 하면 원하지 않는 교사들도 참여해야 경우가 생기고 이는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면서 “만일 한 멘토링팀의 반응이 좋아 입소문이 돌면 저절로 원하는 교사가 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 장학사는 멘토링 교사들이 매달 한 차례 이상 멘토링 관련 특강을 전문가한테 듣도록 하고 방학이 되면 두 교사가 함께 현장체험을 하면서 친해지게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멘토링에 기대하는 효과에 대해 저경력 교사의 적응과 선후배 교사간의 조화도 있지만 질 좋은 교사양성을 가장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유 장학사는 “초임교사 시절 후배교사가 잘못하면 반드시 질책하고 수업시간에 다양한 질문을 던져 학생의 이해를 높이는 등 열의에 찬 선배교사를 보고 그를 닮기로 결심했다.”면서 “지금 생각하면 초임교사 시절 어떤 선배를 만나느냐가 교사생활에 큰 영향을 준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멘토링을 통해 좋은 선배를 만난 멘티교사는 좋은 교사로 성장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서울 초중고 300여개팀 교육혁신방법 연구 활발 서울시 교육청은 일선학교 교사들이 팀을 조직, 다양한 방식으로 수업의 질을 향상시키는 연구를 하도록 권장한다. 이 팀 가운데 잠재성이 있는 팀을 선정, 지원하고 있다. 이 사업의 취지는 일선교사들이 현장에서 직접 문제점을 느끼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물을 다른 학교에서도 응용하도록 하는 데 있다. 현재 서울시내 559개 초등학교 가운데 240개교는 교육방법혁신 연구팀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368개 중학교 가운데 학교단위 연구프로젝트와 교실수업개선팀을 각각 55개교,295개 고등학교 가운데 30개교가 학교단위 연구프로젝트,38개교가 교실수업개선팀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방법혁신 연구팀과 학교단위 연구프로젝트는 질 높은 수업방법을 연구하는 팀이다. 가령 ‘발표력 신장방안’이나 ‘수준별 보충학습자료’ 등이 연구과제다. 교실수업개선팀은 학생들이 배정을 받기 싫어하는 등 교육환경이 열악한 학교의 교사들이 학교 교육력을 높이는 방안을 연구하는 팀이다. 보통 5∼10명 정도의 교사들을 이루어져 1년 동안 수시로 접촉, 일정주제를 공동연구한다. 그리고 교장이나 교감, 장학사 등이 가끔 중간결과를 확인한다. 시 교육청은 매년 2월 공모를 통해 계획서를 신청 학교로부터 접수하고 3월에 대상학교를 선정한다. 그리고 12월엔 심사를 통해 우수연구사례를 뽑아 다른 학교에서도 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한다. 이 팀들 가운데 교육방법혁신 연구팀과 학교단위 연구프로젝트는 연간 500만원, 교실수업연구팀은 1000만원의 지원금을 받는다. 심사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교사는 학교 장학위원과 연수위원, 평가위원 등으로 활동하는 기회가 주어진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송선미의 필라테스] 테크니컬 파워패키지 (2)

    [송선미의 필라테스] 테크니컬 파워패키지 (2)

    송선미와 함께 한 필라테스의 마지막회는 필라테스의 기본 동작을 이어서 하는 중급코스입니다. 동작을 하나하나 정확하게 하면서 아름다운 몸매를 가꾸세요. ■ 협찬 FnC코오롱 헤드 (1) 시저 누운 자세에서 한쪽 다리를 올려 발목을 두 손으로 잡고, 다른 다리는 살짝 들어 가위질하듯 교차.5번. (2) 로어리프트 숨을 내쉬면서 두 다리를 동시에 90도로 올리고, 내리면서 숨을 들이마신다.5번. (3) 스파인 스트레치 포워드 다리를 벌리고 앉아 숨을 내쉬면서 팔과 상체를 앞으로 구부린다.5번. (4) 콕 스크류 두 다리를 쭉 뻗어 원을 그리는 동작. 왼쪽으로 한번, 오른쪽으로 한번씩 번갈아 돌린다.2세트. (5) 쏘 다리를 벌리고 앉아 숨을 내쉬며 한쪽 팔을 다른쪽 다리에 닿게 한다. 숨을 들이쉬며 처음 자세로.3회. (6) 스완프랩 엎드린 상태에서 바닥을 짚고 상체를 일으킨다. 팔의 힘이 아니라 배의 힘을 이용해 들어올리는 동작.
  • ‘비운의 숭례문’ 어제와 오늘

    ‘비운의 숭례문’ 어제와 오늘

    한양 도성 축조공사가 한창이던 1390년대 중반. 공사 현장시찰에 나선 태조 이성계는 흥인문(동대문) 축조 현장에서 따르던 신하들에게 이렇게 일렀다.“이곳은 강원도 중원과 동북면으로 통하는 요로인데, 방비가 허술해서야 되겠는가. 중국의 예를 본받아 옹성을 쌓도록 하라.” 서울 4대문 성곽이 생긴 배경을 엿볼 수 있는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이다. 국보 제1호 숭례문. 우리가 흔히 남대문으로 아는 이 문루건물은 조선왕조의 허망한 몰락이 갖는 비운의 상징성을 아직도 고스란히 안고 있다. 고층 빌딩에 에워싸인 서울 도심지 남대문로 4가. 휘하에 거느릴 한 치의 성곽도 없이 마치 버려진 듯 서있는 국보 1호 숭례문의 몰골은 우리 문화재, 더 넓게는 역사와 문화를 보는 우리의 닫힌 시선과 몰지각을 고스란히 투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직도 ‘비운’의 연장선상에 있다. 옛 성곽건축의 특성상 중앙에 홍예문을 낸 하부 석축구조에 상부는 다포양식의 목구조를 한 이 건축물은 1세기가 넘도록 계속된 차량 진동과 매연 등 공해물질에 고스란히 노출돼 하루가 다르게 퇴락을 거듭하고 있다. 문화재청의 조사 결과 석재는 심각하게 산화되어 있으며, 목재와 단청도 본래 모습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나타났다. ●일제가 의도한 숭례문의 비애 이 숭례문의 비운은 일제의 침탈과 궤를 같이 한다. 을사늑약 3년 뒤인 1908년(순종 2년) 일제는 전차 통행로를 확보한다며 이곳의 성곽을 모두 헐어냈다. 도시계획의 개념조차 없었던 당시에 숭례문을 보호할 이렇다할 조치 하나 없이 조선왕조를 지탱한 성곽은 허망하게 헐려나갔고, 이곳의 석재는 아무나 가져다가 주춧돌이나 담장석으로 썼다. 이보다 앞선 1907년에는 일제의 군대해산령에 맞서 우리 군대와 일본군이 이곳에서 대치, 치열한 시가전을 벌이기도 했다. 최근 조사 결과 숭례문 목재부에는 아직까지 당시의 총탄 자국이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당시 일본군이 이 곳에서 우리 군대와 대치하던 중 기관총을 난사했으며, 그 격전으로 상당한 훼손을 입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제에 저걸 없애버려? 이후 상당 기간 숭례문은 ‘비보호’의 몰골로 방치됐다. 건물 중앙 홍예문 안으로는 전차가 지나다녔는데,‘전차가 이곳을 지날 때마다 문루가 심하게 흔들렸다.’는 당시의 기록까지 전하고 있다. 당시 왜인들 사이에서는 “차제에 숭례문을 헐자.”는 주장까지 나왔다.“쓸모없는 문루가 거추장스럽기도 하고, 몰골도 흉하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이후 1934년까지 사실상 방치해 오다 그해 일제는 숭례문을 국보 1호(당시는 보물 1호)로 지정했다. 일본 문화재를 국보로 지정한 것과 달리 우리 문화재는 격을 낮춰 보물로 지정한 것도 그렇지만 숭례문을 국보 1호로 지정한 배경도 한마디로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일제는 문화재의 가치 보다는 서울-경기-충청-호남 등 거리에 따라 문화재에 일련번호를 매겼고, 그 과정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숭례문을 국보 1호로 지정한 것. 일본 도후쿠(東北)대 특별연구원인 오다 히데하루(太田秀春)는 국내 학술지에 ‘임진왜란 당시 고니시 유키나카(小西行長) 등 왜군이 이 문을 지나 한양에 입성한 사실을 기념해 일제가 숭례문을 국보 1호로 지정했다.’는 요지의 논문을 게재하기도 했으나 그 진위는 가릴 길이 없다. ●이윽고 논란이 일다 이런 엉터리 지정은 두고두고 ‘국보 1호’의 정당성 논란을 빚는 근거가 됐다. 논란이 일자 지난 96년 문화재청(당시 문광부 소속 문화재관리국)은 ‘일제지정문화재 재평가위원회’를 구성, 일제가 지정한 문화재의 명칭과 등급의 적정성을 심사하기도 했으나 숭례문에 대해서는 ‘상징성이 있으니 그대로 두자.’고 결론을 내렸다. 안타까운 것은 이런 일련의 논의 과정 어디에서도 숭례문을 비롯한 4대문의 위용을 되살릴 성곽 복원이 거론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물론 당시에도 문제제기는 있었다. 일부에서는 ‘국보1호의 상징성을 감안, 성곽도 없는 남대문보다는 한글 등 다른 문화재로 바꾸자.’고 제안했으나 ‘문화재에 애당초 서열은 없다.’는 논리에 밀려 사그라지고 말았다. 지난 62년 문화재보호법이 제정돼 정부가 문화재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나설 때에도 일제의 의도를 배제하고 자주적인 문화재관을 확인하려는 움직임은 없었다. ●“성곽 복원, 부끄럽지만 당장은…” 논란은 최근 서울시가 이 일대 교통체계를 바꿔 주변을 정비하면서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서울시의 시도를 나무랄 수는 없지만 국보 1호를 언제까지 이벤트의 대상으로만 봐야 하느냐?”며 “이제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성곽을 복원하는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그것. 물론 정부가 숭례문의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지 않은 것은 아니다. 숭례문 관리와 주변 성곽의 복원을 전제로 한 실측작업이 지난해 시작돼 현재 진행 중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주변 교통여건 때문에 쉽지 않은 작업”이라면서도 “국보 1호라면서 정확한 도면 하나 갖지 못한 사실을 무척 부끄럽게 여기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는 반드시 복원해야 할 문화재 사업의 중요 과제”라고 털어놨다. 이 관계자는 “실측조사의 결과를 토대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겠지만, 주변의 개발 실태나 지반 여건을 생각하면 쉽지 않은 일일 것”이라며 “정부도 추후 성곽 복원을 추진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고는 있지만 당장은 이보다 기존 건축물 보존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현장 조사 결과 숭례문은 지반 부동침하와 차량 진동, 매연 등의 영향으로 하부 석구조가 뒤틀리고 있으며 북쪽에서는 석재가 뭉터기로 떨어져 나가거나 부식이 심해 부서질 지경이다. 지난 88년 서울올림픽 때 새로 단장한 단청도 검게 그을려 국보 1호의 위신을 형편없이 구기고 있다. 현존하는 서울 최고(最古)의 목조건물이자 국가 지정문화재의 얼굴 격인 숭례문. 그 역사성과 상징성에 견줘 볼 때 지금의 참담한 몰골은 우리의 문화적 뿌리의식과 정체성마저 혼란스럽게 뒤흔들기에 족하다. 성곽을 거느리지 못한 성문의 비애를 언제까지 지켜봐야 할 것인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국보1호’ 숭례문 略史 숭례문은 조선 왕성인 한양성을 둘러싸고 있던 성곽의 정문으로, 남쪽에 있다 해서 남대문이라고도 불렀다. 현재 서울에 있는 목조건물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1398년(태조 7년)에 지었으며 지금 건물의 원형은 1447년(세종 29년)에 고쳐 지은 것이다. 지난 61∼63년 대대적인 해체·수리공사가 있었으며, 이 때 1479년(성종 10년)에도 크게 보수한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숭례문은 돌을 쌓은 석축 중앙에 무지개 모양의 홍예문을 만들고, 그 위에 정면 5칸, 측면 2칸 크기로 지은 문루 건물이다. 포작은 ‘외삼출목칠포작 내이출목오포작(外三出目七包作 內二出目五包作)’ 형식을 가진 다포식이면서도 살미와 첨차의 구조가 강건하고 견실해 조선 초기의 특성을 잘 반영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석축기단 윗면에는 전돌로 쌓은 여장(女墻)을 돌렸으며, 동서 양쪽에 협문을 두어 계단으로 오르내리게 했다. 기단 양측은 원래 성벽으로 연결되어 있었으나 1908년(순종 2년) 일제가 전차를 도입하면서 길을 내기 위해 헐어내면서 차츰 성곽이 멸실되고 말았다. 건물 내부의 아래층 바닥은 중앙 통로 부분을 제외하고는 흙바닥이며 위층은 널마루를 깔았다. 기둥은 굵직한 두리기둥이며, 우진각 겹처마 지붕의 사래 끝에는 토수(吐首)를 씌우고, 추녀마루에 잡상(雜像)과 용두를, 용마루 양끝에는 취두(鷲頭)를 올려 놓았다. ‘崇禮門’이라는 현판은 양녕대군이 썼다고 전한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생각나눔] 21세기 명절 된 복날?

    복(伏)날과 밸런타인데이가 새로운 ‘절기’의 하나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이 날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기도 하지만 ‘특수’ 또한 웬만한 명절 못지않다. 중복인 오는 25일에도 전국의 보신탕, 삼계탕집들은 문전성시를 이룰 전망이다. 청소년들 사이에 밸런타인데이가 축제의 날인 것처럼 어른과 직장인들에겐 복날이 큰 명절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생활문화가 지역공동체에서 사회공동체로 변화하고 있는 데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생활문화의 변화가 낳은 21세기 명절 국립민속박물관 자료에는 복날인 삼복(三伏)은 음력 6월에서 7월 사이에 들어있는 속절(俗節)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전통적인 의미의 절기나 명절은 아니다. 그러나 복날 풍습은 설이나 한가위 등 명절때 행해지는 세시풍속처럼 날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안동대 민속학과 임재해 교수는 “설과 한가위 이외에 단오, 보름, 동짓날조차 현대인의 기억속에 점차 사라져가고 있는 대신 복날과 밸런타인데이를 21세기 새로운 명절로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그 이유를 생활문화가 지역공동체에서 사회공동체 중심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시말해 개인이나 가족, 이웃을 중요시하던 문화에서 직장동료 등 사회생활속에서 맺어진 인간관계를 중요시하는 문화로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임 교수는 또 아침을 중요시하던 우리의 식생활패턴이 점심과 저녁을 중요시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는 것도 한 몫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복날 특수는 명절과 맞먹어 초복때 영계·황기 등 삼계탕용 품목의 판매량이 평소보다 3∼4배정도 늘었다. 보신탕 삼계탕집만의 특수가 아니라 가정에서도 복날을 즐긴다는 방증이다. 농협 하나로클럽 양재점의 경우 초복인 지난 15일과 하루전인 14일 이틀 동안 수박 영계 인삼 찹쌀 마늘 황기 등 복날 관련 상품의 판매량은 10억원대로 평소 3억원대에 비해 3배 이상 늘었다. 이마트도 이날 닭 매출이 평소보다 386%나 신장됐다. 하나로클럽 이유신씨는 “복날 관련품목의 특수 규모는 명절때와 비슷한 양상”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씨는 “동료들과 초복날 식사를 하면서 올 여름 무더위를 어떻게 보낼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해가 갈수록 일상화되고 있다.”면서 “초복날은 어느 덧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음을 알리는 계절의 전령사가 됐다.”고 말했다. 1998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보신탕을 취급하는 업소는 전국 6484곳에 달한다. 소비량은 연간 10만 2000여t으로 돼지고기, 쇠고기, 닭고기에 이어 4위다.20년째 서울에서 보신탕집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연 매출의 30%는 복날을 전후한 여름철에 이뤄지는 한철 장사”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 조상들은 삽살개나 진돗개 등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오던 애완견은 먹지 않았다. 식용으로 사용된 것은 오로지 황구(黃狗)였다는 게 중앙대 민속학과 김선풍 교수의 이야기다. 그는 “우리조상들은 견(犬)은 먹지 않고 구(狗)만 식용으로 했다.”고 강조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내가 만든 ‘삼순이 케이크’

    내가 만든 ‘삼순이 케이크’

    아내 생일날, 손수 만든 이탈리아 요리를 선물하고, 아이들이 직접 만든 케이크로 생일 파티를 열어준다면 어떨까. 여름방학을 맞아 가족에게 멋진 추억을 안겨줄 요리강좌가 풍성하다. 백화점 문화센터나 호텔만이 아니다. 서울시 산하기관이나 유통업체도 저렴하고 알찬 강좌로 가족들을 유혹하고 있다.‘내 이름은 김삼순’ 등 요리 관련 드라마의 열풍도 한몫을 하고 있다. 14일 오후 3시 서울시 중부여성발전센터 402호 조리과. 달콤한 빵굽는 냄새가 30평 남짓한 교실에 가득하다. 초코케이크에 생크림을 바른 ‘키리쉬’를 만들고 있다. ●어린이도 쉽게 따라할 수 있어 거품을 낸 생크림을 케이크에 얹는 여성들의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다.“남자친구 생일선물이라 매끈하게 발라져야 하는데….” 한 참가자가 수줍게 웃었다. 강사 박혜경씨는 “초보자도 멋들어지게 만들 수 있는 케이크가 많다.”면서 “5∼6살 아이도 부모가 조금만 도와주면 거뜬히 만든다.”고 말했다. 그래서 중부여성발전센터(goodwoman.seoul.go.kr)는 7월23일∼9월24일 매주 토요일 ‘아주 행복한 케이크’란 일일강좌를 진행한다. 아이는 물론 부부도 함께 참여하는 초급 요리강좌다. 1인당 수강료(5000원)와 재료비(8000원)를 내면 작은 케이크를 예쁜 상자에 담아갈 수 있다.48명만 인터넷으로 선착순 접수를 받기 때문에 등록을 서둘어야 한다. 중간에 취소해도 수강료는 환불받을 수 없다. 호두파이, 생크림 케이크, 키르쉬, 크림 치즈 케이크, 티라미수 등 만들어 볼 케이크의 종류도 다양하다. 남부여성발전센터(nambuwomen.seoul.go.kr)는 엄마와 아이가 함께 참여하는 ‘행복을 굽는 쿠키세상’을 9월24일까지 매주 토요일에 연다.3개월 과정으로 수강료는 가족당 9만원. 눈사람 케이크, 동물빵, 소보르빵, 피자 등을 만든다. 다섯살만 넘으면 참가할 수 있다. 삼성어린이박물관(www.samsungkids.org)은 개관 10주년을 맞아 7월 한달간 이탈리아 문화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음식 파스타인 ‘토마토 소스 펜네’를 만드는 요리강좌도 포함됐다. 다섯살 이상 어린이 20명과 부모가 오는 29일까지 참가할 수 있다. 참가비는 3000원. 정원제라 예매는 필수. 16일 오후 2시 30분. 서울 남영동 숙명여대 한국음식연구원에서 아이들 웃음소리가 흘러나온다. 노란 앞치마에 흰색 모자를 쓴 어린이 10명이 햄을 직접 만들며 즐거워하고 있다. 고사리 손으로 조물조물 고기반죽을 하자 하얀조직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 염기성 단백질이 햄의 맛을 결정하는 비결이다. 단백질이 많을수록 질감이 쫄깃하다. 야채와 잘 섞은 반죽을 별, 하트, 곰돌이 등 모양틀에 넣는다. 서로 곰돌이 모양을 먼저 달라고 다투기도 했다. 백설 햄스빌(www.hamsville.co.kr)은 매달 두 차례씩 이런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30일과 8월20일,27일 각각 열린다. 홈페이지에서 신청을 받아 12가족을 추첨해 뽑는다. 수강료는 무료. 연령은 유치원∼초등학교 3학년으로 제한했다. 가족들은 각종 햄(3만원 정도)을 선물로 받는다. CJ도 오는 12월까지 올리브유를 활용한 다양한 요리법을 소개하는 ‘올리브유 완전정복 쿠킹 클래스’를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30분과 오후 1시30분에 연다. 선착순으로 참가자 20명을 모집하며 수강료는 재료비를 포함해 2만원. 홈페이지(olivetv.co.kr)에 가입한 후 신청하면 된다. ●선물이 훨씬 ‘푸짐´ 참가자 전원은 올리브유, 앞치마 등 5만원 상당의 선물을 받는다.9일 서대문구 신촌동 ‘F&C 코리아 아카데미’에서 열린 ‘이태리 다이어트’ 요리강좌에는 연인과 부부가 많이 참석했다. 정귀자(25)씨는 군 장교인 남자친구 박란기(25)씨 휴가에 맞춰 요리강좌를 신청했단다.“자주 만나지 못하니까 이색적인 데이트를 즐기고 싶었어요.” 결혼한 지 6년째인 박영훈(37)·조경자(37)씨 부부도 나란히 요리를 만들며 웃음꽃을 피웠다. 박씨는 “이렇게 복잡한 과정을 거쳐 음식을 만드는지 몰랐다.”고 말하자 조씨는 “집에서도 많이 도와줘야 한다.”고 거들었다. 다음달 중순엔 아이들과 함께하는 요리강좌와 피자교실도 마련할 계획이다. 린나이코리아(www.rinnai.co.kr)에서도 다음달 12∼19일 엄마와 자녀가 함께 피자, 햄버그 스테이크, 새우 스파게티 등을 만드는 방법을 가르친다. 수강료는 두 강좌를 묶어 3만원.20가족을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드라마 ‘불량주부’가 요리를 배우던 곳이라 요리환경이 깔끔하다. 전화신청만 가능하다. 샘표(www.sempio.com)요리 교실 ‘지미원’도 다음달 10∼11일,17∼18일 ‘된장은 맛있다’란 일일 여름방학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초등학교 자녀를 둔 4인 이하 가족이면 선착순으로 참가 가능하다. 서울 필동 샘표 본사에서 요리전문가와 된장을 이용한 장떡, 부추 샐러드, 비빔국수, 된장 소스 바비큐 리브 중 하나를 만든다. 매일 최고의 된장요리 가족을 뽑아 5만원짜리 문화상품권도 준다. 가족당 참가비는 1만원. 아이들만 참가하는 요리강좌도 인기다. 삼양사 Mix&Bake(www.mix&bake.co.kr)는 23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을 위한 어린이 요리교실을 개설한다. 롯데마트 금천점, 서현점, 화성점 등 3곳에서 각각 5일 동안 진행한다. 강습비는 재료비를 포함해 6만원. 프티초코볼, 고구마케이크, 쿠키하우스 등 아기자기한 제과들이 모두 모였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남자아이 요리 가르치면 사랑받는 남편이 되겠죠” “사랑받는 남편으로 키우고 싶어요.” ‘어린이 요리교실’에 참석하고자 대전에서 초등학교 2학년생 아들 이정진(8)군과 올라온 박찬주(36)씨. 그는 웃으며 농담처럼 참가이유를 이렇게 내뱉었지만 진심이 묻어났다. “남편은 집안 일에 관심이 없어요. 대부분의 남성처럼 요리, 청소는 여자 일이라 배우며 자랐기 때문이죠. 우리 아들이 크면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요.” 그렇다고 박씨가 아들의 등을 떼밀어 요리 ‘교육’을 시키는 것은 아니다. 요리를 여자 일이라며 꾸중하지 않고 잘 한다고 칭찬해주는 게 고작이다.“유치원 때 백화점 요리교실에 보냈더니 정말 재미있어 하더라고요. 직접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는 데 성취감도 느끼는 것 같고….” 그 후론 기회가 날 때마다 아들과 요리강좌를 찾았다. 이날도 오후 1시30분 강좌를 듣고자 오전 10시54분 기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왔다. 정진군의 ‘요리실력’은 나날이 발전해갔다. 저녁을 차리는 엄마를 관심있게 지켜보더니 어느새 두부·파 썰기를 도맡았다. 도넛을 만들 때도 한몫 거든다. 무딘 어린이용 칼과 가위를 사용하는 터라 위험할 일은 없다. 가스레인지나 오븐을 사용할 때도 부엌 밖으로 정진군을 내보낸다. 백설 햄스빌 마케팅팀 황현정씨는 “아들에게 피아노처럼 요리를 가르치는 어머니가 많다.”면서 “다정하고 부드러운 남성으로 키우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이날 요리교실에 참석한 어린이 10명 중 5명이 남자아이였다. 박씨는 식품업체 요리강좌 소식은 인터넷 회원으로 가입해 받는다.“식품업체들이 요리강좌를 비정기적으로 열어서요. 대부분 참가비가 없고, 있어도 아주 저렴하죠. 선물이 더 푸짐할 때가 많아요.” 추첨이라도 여러번 신청하면 언젠가 당첨된다고 했다. 무료인 이번 강좌도 한 차례 떨어진 뒤에 뽑혔다. 덕분에 정진군도 다양한 요리강좌를 경험했다.“칼로 야채를 자르지 않아서 지난번 교실보다 재미없어요.” 유치원생도 참여한 이번 강좌가 정진군에겐 시시했나 보다. 그러나 박씨는 “아이가 좋아하는 햄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 수 있어 유용했다.”면서 “정진이가 편식하는 야채를 넣어 집에서 요리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일본을 다시본다] (9) 변신하는 국립대학

    [일본을 다시본다] (9) 변신하는 국립대학

    |도쿄 특별취재팀|“바뀌려면 제대로 바뀌어야 살아남는다.’ 일본 열도 곳곳에서 불고 있는 변화의 바람은 130여년간 ‘철밥통’이란 따가운 시선을 받아온 국립대학도 예외는 아니다. 변화의 몸짓은 다른 어떤 부문보다 철저하고, 지독하다.도쿄에서 동북쪽으로 100㎞ 남짓 떨어진 이바라키현 외곽의 쓰쿠바대학이 바로 그런 곳 중의 하나다. 도쿄에서 전철과 버스를 번갈아 타고 1시간 30여분 만에 도착한 쓰쿠바대학 캠퍼스 본관. 동서로 800m, 남북으로 4㎞에 이르는 넓은 부지에 여기저기 들어서 있는 단과대학 건물과 민간 아파트단지들은 겉보기에는 영락없는 시골 대학의 촌스러운 모습이었다.“이런 곳이 대학개혁의 성공사례로 꼽히다니….” 다소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미리 약속된 본관 6층의 히로미치 요시타케 총장 특별보좌 겸 비즈니스과학연구과 교수 연구실로 들어섰다. “민간기업의 경영노하우를 대학 운영에 접목시키겠다는 의도로 국립대로는 처음 민간인 출신을 영입한, 그리고 국립대학간 통·폐합 작업을 다른 대학보다 먼저 시행한 곳이 바로 쓰쿠바대학입니다.” 반갑게 맞이하는 그의 얼굴에는 강한 자신감이 엿보였다.“국립대학이 법인화 되기 1년전인 2003년 4월 총장 특별보좌 겸 교수로 영입된 이후 이 대학의 경영과 조직 등 장기적인 청사진을 설계하고 있다.”며 “경쟁력 있는 시스템 구축이 최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곳에 오기 전까지는 신일본제철에서 경영·조직·인사 등을 담당하는 임원으로 근무했었다. 그의 말대로 쓰쿠바대학은 낡은 틀을 깨고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한발 앞서 나가고 있었다.2002년 10월 국립대로는 가장 먼저 인근 도서관정보대학과 통합한 게 시발점이었다.1만 2000여명의 학생을 가진 쓰쿠바대학이 800여명에 불과한 도서관정보대학을 흡수하는 게 남보기에는 대수롭지 않게 보였지만, 쓰쿠바대학으로서는 새로운 비전을 찾는 계기가 됐다. 전공분야를 넘나드는 ‘초전공적인 연구풍토’를 특화·발전시키는 데는 도서관정보대학이 반드시 필요했다는 게 요시타케 특별보좌의 설명이다. 이곳에서는 건축과 생물, 체육과 의학, 심리와 의학 등 전공간의 다양한 접목이 활발하다. 예를 들어 심리와 의학이 서로 별개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전예방적인 심리와 사후조치 성격이 강한 의학을 서로 접목하면 종합적인 학문으로 발전한다는 논리다. 도서관정보대학의 인프라가 연결고리 역할을 맡는다고 한다. 요시타케 특별보좌는 “쓰쿠바대학은 교육과 연구분야에서 새로운 ‘학문적 실험’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남보다 빨리, 그리고 완벽하게 변화를 주도해야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학의 본격적인 변화는 지난해 국립대학 법인화가 기폭제가 됐다고 한다. 법인화 이후 조직과 인사·급여 등 모든 부문이 변화의 대상이 돼 버렸다. 이와사키 요이치 총장도 ‘총장추천회의’를 거쳐 임명됐다. 특히 교수와 직원의 신분이 민간인으로 바뀐 것이 획기적이다. 이 대학 직원들은 전에 교육공무원특례법을 따랐지만, 지금은 노동법 적용을 받는다. 다만 변화의 적응기를 고려해 연금·퇴직금 등의 기존 혜택은 공무원공제조합 회원 자격이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교수들도 앞날의 불안감을 덜기 위해 자신의 강의에 더욱 충실하고, 학원을 다니면서 강의에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는 예도 적지 않다. 문부과학성 국립대학법인지원과 하구치 히로 사무관은 “무엇보다 국립대학 법인화가 교수사회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는 것 같다.”며 “질높은 강의를 제공하지 못할 경우 언제든지 쫓겨날 수 있다는 절박감이 교수사회의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쓰쿠바대학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우수학생 유치제도. 몇년전 입학실(입시센터), 학생교육실, 학생생활지원실, 취업담당지원실 등 4개 부서가 대학조직에 신설됐다. 입학에서 졸업, 취업까지 대학이 책임지겠다는 의미다. 파트별로 4∼5명의 교수들이 있고, 부총장이 총괄한다. 눈길을 끄는 것은 AC(Admission Center) 제도. 입학실 담당 교수들이 우수학생 유치를 위해 전국의 일선 학교를 돌아다닌다. 유치 대상자로 선정하면 1차적인 질의서를 보내 답변을 받아본 뒤 면접을 통해 곧바로 선발하는 식이다. 일종의 무시험제도다. 이때 대학은 해당 학생들에게 강의 커리큘럼 등을 상세히 소개해주기 때문에 입학 후 진로문제로 고민하는 예가 거의 없다고 한다.3년 전 공부는 안 하고 컴퓨터에만 관심을 갖고 있는 노보리라는 ‘문제 학생’을 대스타로 만든 일은 학생선발의 대표적인 성공케이스로 회자되고 있다.3학년에 재학 중인 노보리는 ‘천재 프로그래머’로 통하며 대학내 컴퓨터 관련 벤처기업 사장직을 맡고 있다. 물론 국립대 법인화를 바라보는 시각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지바대학 법경제학부 신도우 무네유키 교수는 “법인화 이후 대학사회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문부성과 대학의 수직적 관계가 유지되는 한 한계가 있다.”며 “공무원 신분을 민간인 신분으로 바꿔 놓았지만, 기존의 혜택을 그대로 주고 있어 대학개혁은 ‘눈가리고 아웅’ 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일본에서 국립대학의 변화는 대세다. 정부의 울타리에 안주해 온 국립대학이 ‘새로운 10년’을 위해 도약의 날개를 활짝 펴고 있다.“국립대 법인화로 이미 대학간의 레이스는 시작됐다.” 요시타케 특별보좌의 끝맺음이다. bcjoo@seoul.co.kr ■ 국립대 법인화 왜 하나 |도쿄 특별취재팀|일본 고이즈미 정권이 국립대 법인화를 강력히 밀어붙이고 있는 것은 “개성 있고, 매력 있는 대학 없이는 일본의 미래가 없다.”는 판단에서 출발했다. 국립대 법인화의 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문부과학성 고등교육국 국립대법인 지원과의 히구치 구로 사무관으로부터 추진 상황과 향후 전망 등에 대해 솔직한 얘기를 들어봤다. 언론에 공개되는 것을 꺼리는 일본 공무원의 인식 때문에 공식적인 인터뷰 대신 비공식 면담을 가졌다. 그는 “2년 뒤에는 전국 18세 이상의 인구가 대학 입학 정원과 거의 같게 돼 누구나 대학에 들어갈 수 있다.”며 “이런 점을 감안하면 대학의 변신은 생존의 문제”라고 말했다. 독립법인화의 성공 여부를 물었다.“지난해 4월 출범한 만큼 오는 9월쯤 1년간의 성과를 평가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국립대학이 앞으로는 매년 지원 금액의 1%씩 삭감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경쟁력 제고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이어 “현재 국립대학의 비중(학생 등 규모)은 일본 전체 대학의 30%에 불과하지만 매년 예산 지원(운영비 교부금) 규모는 1조 2000억엔이다. 반면 사립대는 70%가량 되지만, 예산은 3000억엔밖에 지원받지 못하고 있다.”며 법인화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각 대학이 필요성을 절감하기 때문에 국립대 통·폐합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bcjoo@seoul.co.kr ■ 협찬 국립대총장 권한·책임 |도쿄 특별취재팀|일본 국립대학 총장은 법인 내부의 경영협의회와 교육연구평의회 대표자 등의 전형을 거쳐 문부과학상이 임명하며 임기는 6년이다. 내부의 추천을 거치기 때문에 총장의 권한과 위상은 막강하다. 정부로부터 매년 지원받는 운영비교부금(지원금) 가운데 연구비 등을 총장이 자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다. 교수·직원 등의 봉급 등 인건비와 채용·퇴출 등 정원의 증감 등도 총장의 재량권에 속한다. 총장 비서실을 강화하고, 총장 특별보좌 등 고문그룹을 두도록 해 중요한 의사결정 때는 수시로 조언을 받을 수 있다.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봐야 한다. 권한에 비례해 책임이 뒤따르는 것은 물론이다.6년간의 중장기계획을 제출한 뒤 매년 국립대 법인평가위원회의 사후평가를 받아야 한다. 평가가 좋지 못하면 각종 교부금 지원에서 불이익을 받는다. 총장간의 우열은 이때 가려진다. 총장의 독단과 문부성의 간섭 등을 우려해 총장이 임명하는 임원회 이사 가운데 1명 이상은 반드시 외부에서 영입토록 해 독립성을 강화했다. 경영협의회의 외부 인사 비율은 절반 이상이어야 한다. 문부성의 조사에 따르면 임원회 이사와 경영협의회 위원 가운데 외부 인사로는 기업체 사장 및 임원 출신이 각각 34%,35%로 가장 많다. 특히 법인화 이후에는 대학마다 학칙 개정으로 총장이 외국인 교수를 채용하고, 기업체 임원 등을 대학의 사외감사로 겸직할 수 있게 하는 등 문호 개방에도 적극적이다. bcjoo@seoul.co.kr ●특별취재팀 한종태 국제부장(팀장), 황성기 사회부장, 이춘규 도쿄특파원, 주병철(경제부)·손원천·이언탁(사진부)차장, 안미현(산업부)·김상연(정치부)·황장석(국제부)·유지혜(사회부)·정연호(사진부)기자
  • 휴가철 건강관리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휴가중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관리와 안전이다. 아무리 좋은 곳에 가더라도 몸이 아프거나 사고를 당하면 아니감만 못하다. 여름철 야외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 대처 방법과 건강 관리법에 대해 삼성서울병원 6명의 전문의들로부터 들어봤다. 정리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귓병(조양선 이비인후과 교수) 귀의 염증은 귀에 물이 들어가서라기보다는 물을 빼내기 위해 귀를 후비다가 상처난 부위에 세균이 감염돼 발생하는 외이도염이 대부분이다. 물이 들어갔을 때는 그쪽 귀를 아래로 하고 따뜻한 곳에 누우면 물이 저절로 흘러나오게 된다. 그래도 물이 안 나오면 손가락 등으로 후비지 말고 자연히 마르도록 기다려 보는 것이 좋다. 귀에 물이 들어가면 들어간 쪽을 숙이고 손으로 쳐대며 제자리 뛰기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사람에 따라 효과가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다고 한다. ▶휴가지 응급의약품(손기호 약제부장) 피서지 구급약으로는 해열진통제와 소화제, 제산제, 소염제, 항생제가 포함된 피부연고, 소독약 등이며, 의료비품으로 체온계와 붕대, 반창고, 의료용 가위, 핀셋 등을 준비하면 좋다. 약국에 가정용 응급의약품 키트가 판매되고 있는 만큼 준비해 가면 편리하다. 특히 위생상태가 좋지않은 외국 으로 출국하는 경우 말라리아 등에 걸려 사망하는 경우가 많아 출국전 병원을 찾아 예방약 메플로킨을 받아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피부관리(이주흥 피부과 교수) 자외선이 강한 여름날 야외에 나섰을 때는 피부가 햇볕에 화상을 입기 쉽다. 정오부터 오후 3시까지의 자외선이 가장 강하다. 이렇게 강한 햇볕에 장시간 노출되면 기미나 주근깨 등 색소성 피부병이 올 수 있으며, 피부가 빨리 노화된다. 그러므로 뙤약볕에서는 긴 상하의와 차양이 큰 모자가 필수다. 피부노출에 앞서 차단지수(SPF)가 20∼30정도의 자외선 차단제를 3∼4시간 단위로 발라야 한다.SPF 지수가 높은 제품은 그만큼 피부자극 정도가 높은 성분이 많이 첨가된 것이므로 지수가 높은 제품일수록 좋다는 것은 잘못된 상식이다. 일광화상이 생기면 우선 화끈거리는 부위를 찬물이나 얼음으로 찜질을 해준다. 찬 우유나 오이팩을 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물집이 잡힐 정도면 화상을 입은 것이므로 전문의를 찾아야 하는데 가능한 물집이 터지지 않도록 하고, 터짐 경우에는 멸균 소독해 주는 것이 좋다. ▶눈병(정의상 안과교수) 유행성 각결막염은 아데노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결막염으로 흔히 눈병이라 부른다. 여름철에 유행하고 전염력이 강하다. 아직까지 원인 바이러스를 소멸시킬 수 있는 치료약이 개발돼 있지 않아 감염이 되면 아무리 치료를 열심히 해도 오랜 경과를 거쳐야 하므로 예방이 중요하다. 손을 자주 깨끗이 씻고 환자가 쓰는 세숫대야와 비누, 수건을 따로 쓰도록 한다. 치료는 3일에 한번 안과를 방문해 각막염 등의 합병증 발생여부에 대해 진찰을 받는 것이 안전하며, 전문의 지시없이 안약을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된다. ▶장염(이정권 가정의학과 교수) 여름철에는 설사증세가 흔한 철이다. 흔히 식중독이라 일컫는 것은 포도상구균 식중독으로서 세균에 오염된 음식을 먹어 복통과 설사를 일으킨 것이다. 잠복기가 짧아 오염된 음식을 먹고 나서 6시간 내에 발병하여 하루 이틀 지나면 회복되기 시작한다. 장염 예방은 청결한 음식물 보관과 손씻기다.설사는 멈추는 것이 최고라하여 약을 함부로 먹거나 물조차 먹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오히려 증세만 오래가게 만든다. 수분과 전해질을 충분히 공급해 주는 것이 좋다. 전해질 용액은 물 1ℓ에 소금 반 작은술, 소다 반 작은술, 설탕 2큰술 정도 섞어 만든다. ▶휴가 후유증 휴가 후유증은 수면시간 부족과 변경에 의한 생체리듬 파괴에서 비롯된다. 흔히 휴가는 장거리 여행을 하게 되고 가족이나 친구들과 밤늦게까지 어울리느라 평상시보다 늦은 잠을 자게 된다. 이럴 경우 아침에는 기상시간을 지켜 깨는 것이 좋으며, 졸릴 경우 토막잠을 자는 것이 낫다. 특히 휴가 마지막날 일찍 잠자리에 들어 숙면을 취하는 것이 좋다. 충분한 수면만이 휴가 피로 해소의 유일한 해결방법이다. 또 출근길 아침에 가벼운 맨손체조를 하고 직장에 가서도 2∼3시간마다 스트레칭을 하여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고 점심식사후 가볍게 산책하는 것도 피로회복에 좋다. ▶야외활동 응급조치(송형곤 응급의학과 교수) 뱀에 물린 경우에는 먼저 독사인지 확인해야 한다. 독사가 아니면 흐르는 물로 깨끗이 씻고 소독약으로 소독하면 된다. 그러나 머리가 삼각형이고 목이 가늘며 송곳니 자국이 2개이면 독사로 생각해야 한다. 이 경우에는 환자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안정을 시킨 뒤 물로 씻고 소독한 다음 상처보다 심장에 가까운 곳을 가볍게 묶어 둔다. 구조자는 환자의 상처 부위에 직접 입을 대고 독소를 빨아낸다. 강하게 빨아내고 재빨리 뱉어 버린다. 이런 처치를 몇번 되풀이하고 독소를 빨아낸 사람은 깨끗이 양치질한다. 처치가 끝나면 들것 같은 것에 태워 서둘러 의사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여름철 불청객 모기는 물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산행중에는 긴 상하의가 모기를 막는 일차적인 방책이다. 그외로 초음파 모기퇴치기, 바르는 모기약, 손목에 걸고 다니는 모기 퇴치 용품 등을 이용하고, 밝은색 옷이나 헤어스프레이, 향수 등 곤충을 유인할 수 있는 것을 피한다. 특히 7∼8월에는 일본뇌염을 옮기는 모기를 조심해야 하는데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나 고령자가 특히 조심해야 한다. 벌에 쏘인 경우에는 깨끗한 손으로 벌침을 빼주고 쏘인 피부는 절대로 문지르지 말아야 한다. 이때 얼음물에 적신 물수건으로 냉찜질을 해주면 통증이 가신다. 상처 부위에 암모니아수를 바르고 대용으로 우유를 바르는 것도 좋다. 전신적인 쇼크나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날 때는 병원에 입원, 응급치료를 받아야 한다.주변에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혼자서 해결하려 하지 말고 119구급대에 신고하는 것이 우선이다. 특히 교통사고나 추락사고 현장 등에서 무리하게 환자를 빨리만 옮기려 하다 보면 손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응급처치를 할 경우 생명유지에는 호흡과 심장운동이 중요하다. 숨을 제대로 쉬고 맥박이 잘 만져지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기도유지, 인공호흡 등 다른 처치가 우선돼야 한다. 인공호흡은 환자를 똑바로 눕힌 채로 머리를 뒤로 젖히고 턱을 들어올려 입을 벌리고 두 손가락으로 콧구멍을 막고 입술을 밀착시켜 천천히 바람을 불어 넣는다. 분당 호흡횟수는 10∼12회로 한다.
  • [열린세상] 학교 성폭력 은폐자 파면하라/강지원 변호사

    익산에서 또다시 학생 집단성폭력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6월13일 익산J중학교 남학생 2명은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을 도루코칼로 위협해 성폭행했다는 것이다. 이 J중학교는 지난 4월, 그로부터 1년여전에 일어났던 학생 집단성폭력사건을 은폐했다가 뒤늦게 들통이 났던 바로 그 학교다. 은폐 사건의 진상은 지난 7월6일 밤 방송된 KBS2 TV 추적 60분에서 관계자들의 생생한 진술에 의해 사실로 드러났다. 경위는 이렇다. 이 사건은 지난해 5월5일 이후 8월까지 4차례에 걸쳐 4개 중학교 남학생 8명에 의해 여중생에게 저질러졌다. 그들은 밖에서 순서를 정하기 위해 가위, 바위, 보까지 했다. 불량서클 명칭은 ‘끝없는 질주’였다. 이 사건은 그로부터 1년도 더 지난, 금년 4월에야 경찰수사에 의해 전모가 밝혀졌다. 피해자의 부모도 그제서야 처음 알게 되었다. 그런데 부모를 더욱 기막히게 한 것은 학교당국은 훨씬 전부터 사건내막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측은 부모에게 일체 비밀에 부친 채 다른 이유를 들어 타학교로 전학가라고 강요했고 부모는 응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8월까지 그같은 끔찍한 일을 당한 피해 여중생은 9월 들어 가출, 무단결석을 보름 정도 했다. 그러곤 9월말 학교에서 조사를 받았다. 이때 학생의 기억으로는 학교측이 무단결석사실과 함께 “○○○와 안 좋은 소문이 있던데 사실이냐.”며 집단성폭력사건을 물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은 할 수 없이 “예”라고 대답했고 나중에는 자술서까지 써냈다고 한다. 그러나 학교측은 이 부분에 대해 당시 성폭력사실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고 주장해 왔다. 학교측의 이같은 변명은 새빨간 거짓말로 드러났다. 다른 중학교에 다니는 한 가해학생 부모가 지난해 10월7일 학교에 불려가 그같은 사실을 통보받았고 그날 J중학교 관계자도 그 학교에 왔었다고 진술했다. 피해자무료법률지원팀은 그외에도 생생한 증언들을 이미 확보해 놓은 상태다. 자,이런데도 학교측은 계속 ‘오리발’을 내밀 것인가. 그래서 이제는 ‘기억이 잘 안 난다.’고 빠져 나갈 생각인가. 또 성폭력이 아니라 단순한 성관계인 줄, 심지어 화간인 줄 알았다고 계속 어처구니없는 주장을 할 것인가? 도대체 한 장소에서 한 명도 아닌 8명이 교대로 그랬는데도 화간이었다고? 그리고 당시에 여학생이 반항을 안 한 점이 이상하다고? 그렇다면 그것이 반항을 안 한 것인지, 못한 것인지 그 기막힌 상황에서의 여자아이의 심리를 그렇게도 상상할 수 없단 말인가? 그 아이는 지금도 언제 치유될지 모를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대인공포증, 불면증,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 그런데 그게 화간이었다고? 그래서 은폐조작했다고? 그게 바로 교육자의 양심이고 교육적 조치란 말인가? 도대체 교육부장관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전북도 교육감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선진국에서 이같은 일이 일어났다면 2차,3차 재발을 막기 위해 이미 총력전에 나섰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 나라 교육계 지도자들은 하나같이 나 몰라라 하고 있다. 아니 직위해제 2달만에 어느새 복직까지 시켜 줘 네티즌들의 몰매까지 맞고 있다. 이래서는 안 된다. 그러니 똑같은 사건들이 또 발생하는 것이다. 더 말할 것이 없다. 지난 사건부터 전면 재조사하라. 그리고 은폐관계자들을 색출해 가차없이 파면하라. 직접 조사했다며 은폐가 없다고 보도자료를 낸 익산교육청 책임자들, 공립·사립을 막론하고 학교책임자들을 모두 파면하라. 세상에 사건사고는 늘 있기 마련이다. 문제는 사건이 발생했을 때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똑 부러지게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그중의 한 가지가 범죄보다 더 나쁜, 은폐라는 더 큰 범죄를 막는 일이다. 피해여중생은 나에게 편지를 보냈다.“선생님의 ‘선’자는 먼저 ‘선’자 아닌가요? 저보다 적어도 10년은 더 사신 분들이 그러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드네요.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선생님들이 더 원망스러워요. 제 억울함을 풀어 주실 거죠?”라고. 강지원 변호사
  • [클릭 이슈] 호남고속철 분기역 ‘오송’ 결정 논란 확산

    [클릭 이슈] 호남고속철 분기역 ‘오송’ 결정 논란 확산

    2015년 개통예정인 호남고속철도 분기역으로 충북 오송역이 결정됐지만 호남과 충남 주민들의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국토연구원은 지난달 30일 천안·아산과 오송, 대전 등 3개 후보지에 대한 최종 평가결과, 오송역을 분기역으로 최종 확정했다. 그러나 이날 분기역 최종 결정은 15개 시·도 추천 전문가(75명)로 구성된 평가위원 가운데 노선통과 및 최대 이용지역인 충남과 호남권(20명)이 퇴장한 가운데 이뤄져 논란이 예견됐다. 오송역 결정에 반대하는 지자체 등은 선행연구에서 최적지로 평가됐던 천안·아산이 최하위로 평가된 데에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까지 나서 심사결과 공개 및 재평가를 주장하고 나서 ‘뜨거운 감자’로 작용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오송 분기에 따른 계룡산 통과를 놓고 ‘제2의 천성산’이 될 것이라며 경고하고 나서 긴장감마저 감돈다. 이와 함께 호남고속전철은 분기역이 오송역으로 결정돼 신선보다는 기존 경부고속철의 일부 구간을 공유하는 방안이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오송역 결정은 충북달래기 정치적 선물” 국토연구원은 평가단의 ‘국가 및 지역발전효과’ 등 5개 항목에 대한 평가결과 오송이 87.17점으로 대전(70.17), 천안·아산(65.94점)보다 높았다고 밝혔다. 특히 최대 가중치가 적용된 ‘국가 및 지역발전효과’에서 오송은 29.40점을 얻어 대전(22.99점), 천안·아산(22.90점)과 격차를 벌리는 등 전 항목에서 최고점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고속전철과 충북선을 연계시킴으로써 고속철 비수혜지역인 충북과 강원권 등을 연결할 수 있는 적지라서 높은 평가를 얻게 됐다는 후문이다. 여기에 행정중심복합도시(행복도시) 예정지와 10여분 거리고 청주공항과도 인접(19㎞)해 행복도시의 관문 역할론도 반영됐다. 하지만 호남고속철 기본계획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교통성과 사업성, 환경성, 건설의 용이성 등까지 최고 점수를 받은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건설교통부가 2003년 9월 작성한 ‘호남고속철도 건설기본계획’에 따르면 오송대안은 천안·아산과 대전을 비교해 건설사업비와 소요시간, 수송수요 등에서 중간 포션이라는 것이다. 오송에서 익산역까지 신선을 건설하게 될 때 사업비는 천안·아산보다 적은데 반해 시간은 3∼4분 더 소요되고 이용객은 대전의 87.3% 수준에 그친다. 더욱이 행복도시 입지가 충남 연기·공주지역으로 결정돼 이 지역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건설비가 더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충남도 관계자는 “결국 오송을 분기점으로 결정한 것은 충남에 행복도시, 대전에 R&D특구 배정에 따라 소외감을 느낀 충북을 달래기 위해 정치적인 선물(?)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질타했다. ●터널·교량 건설… 계룡산 ‘제2의 천성산´될수도 호남고속철의 분기점으로 오송이 결정됨에 따라 새로 건설될 오송∼익산(88.84㎞)간 노선 건설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구간에는 문화재와 교량구조물 등이 천안∼익산구간보다 많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특히 행복도시 예정지와 국립공원인 계룡산을 관통해야 한다는 것도 걸림돌이다. 이들 지역을 비켜가기 위해서는 ‘S’자형 노선이 될 수밖에 없다. 한국철도공사 관계자는 “기본계획 수립시 속도와 직결된 곡선과 구배(높낮이)에 관한 추가논의가 있겠지만 곡선통과는 장애가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경부고속철 대부분이 직선노선으로 건설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계룡산 환경파괴 논란도 우려되고 있다. 정부는 계룡산 통과 노선을 국립공원 지정구역에서 벗어난 서북쪽 500m∼1㎞ 지역으로 빼는 방안을 고려중이나 2㎞에 달하는 구간을 통과하려면 터널이나 교량건설이 불가피하다. 한국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한 교량건설 구간 등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면서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게 부담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송역 결정에 반대하는 측은 천안·아산과 비교해 운행시간(4분)이 길어지고 운임(1200원)도 오르는 문제점을 지적한다. 다만 호남권은 평가의 불공정성을 지적하면서도 지나친 반발이 자칫 고속철 건설사업 자체를 지연시키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충남권 “땅만 내주고 역하나 유치 못하나” 반면 충남은 땅만 내주고 역 하나 없는 꼴이 돼 반발이 고조되고 있다. 노선이 결정되더라도 지자체 협의 등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2017년 경부고속철 공동사용 노선이 포화상태에 이를 것이란 장기 전망도 오송역 결정에 부담으로 작용되고 있다. 천안·아산∼오송∼대전으로 이어지는 고속철 정차로 전체적인 운행시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실상 고속철의 건설주체인 한국철도시설공단과 운영주체인 한국철도공사가 분기역 결정에 참여하지 못한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한밭대학교 도명식(도시공학과)교수는 “3개 대안에 장단점이 있지만 오송분기는 교통측면에서는 의외의 결과”라며 “현 상황에서 수정은 또 다른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만큼 평가근거를 공개해 이해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신나는 과학이야기] 녹색 시금치에 숨어있는 색소들/홍준의 한성과학고 과학교사

    [신나는 과학이야기] 녹색 시금치에 숨어있는 색소들/홍준의 한성과학고 과학교사

    ‘녹색의 시금치 잎에는 녹색 색소만 있을까?’ 옷에 잉크를 떨어뜨리는 사소한 실수로 얼룩이 생기는 낭패를 당하는 일이 종종 있다. 그런데 잉크는 번지면서 한가지 색이 아니라 여러 색이라는 사실을 금방 알 수 있다. 식물에서도 잉크와 비슷한 예를 찾을 수 있다. ●시금치의 숨겨진 색깔을 찾아라 먼저 준비물을 챙겨보자. 시금치, 투명한 유리컵, 아세톤, 가위, 연필, 스테이플러, 여과지, 그릇 또는 접시, 돌멩이, 모래 등을 준비한다. 준비물이 갖춰졌으면 우선 시금치 잎을 가위로 잘게 잘라 접시 위에 놓는다. 이 접시에 아세톤을 시금치 잎이 적셔질 정도로 붓는다. 접시에 모래를 조금 넣은 후 시금치 잎이 뭉개져서 녹색의 액체가 스며나올 때까지 돌멩이로 간다. 모래는 시금치 잎이 잘 으깨지도록 첨가한 것으로, 구하기 어려우면 없어도 된다. 다음으로 잘 갈아진 시금치 액을 투명한 유리컵에 붓는다. 둥근 여과지를 길게 잘라 한쪽 끝을 연필에 여과지를 감은 후 스테이플러로 찍어 컵에 걸친다. 여과지의 다른 한쪽은 아세톤에서 잘 갈아진 시금치 액에 1㎝가량 잠기게 해 1시간가량 놓아둔다. 실험할 때 주의할 점은 아세톤 냄새가 강하므로 환기가 잘 되는 곳에서 실험하는 게 좋다. 냄새가 심할 경우 아세톤 대신에 알코올을 이용해도 괜찮지만 알코올에는 식물의 색소가 잘 녹지 않아 색소를 분리할 때 색깔이 진하게 나타나지 않고 실험도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다. ●원리는 색소의 무게차와 확산 그럼 실험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 거름종이에는 옅은 녹색과 진한 녹색, 노란색, 붉은색 등이 나타난다. 이중 녹색을 나타내는 색소는 엽록소, 노란색의 색소는 크산토필, 붉은색의 색소는 카로틴이다. 실험을 하다 보면 붉은색은 잘 보이지 않을 수도 있는데 이는 거름종이의 길이가 짧아서 생기기 때문에 좀 더 긴 거름종이를 사용하면 된다. 이렇게 색소가 분리되는 원리는 식물 세포에 들어있는 각 색소의 무게가 다르기 때문이다. 즉 가벼운 색소일수록 높이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적용된 또 다른 원리는 확산 현상이다. 물에 떨어진 잉크가 사방으로 퍼져나가 듯이 농도가 높은 용액과 낮은 용액이 있으면 농도가 높은 쪽에서 낮은 쪽으로 물질이 이동하는 현상이 바로 확산이다. 그런데 시금치는 평소에 왜 녹색으로 보이는 것일까. 이는 시금치에 녹색 색소가 다른 색소보다 많기 때문이다. 컬러 프린터로 그림이나 사진 등을 출력할 때와 마찬가지 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즉 보라색을 나타내려면 미세한 점으로 찍힌 붉은색 잉크와 파란색 잉크가 섞여있는데 그것을 우리가 눈으로 볼 때에는 보라색으로 보이는 것과 같다. 식물 잎에서 녹색 이외의 다른 색은 언제 보일까. 이는 여름내내 녹색을 나타내던 잎이 가을이 되면 단풍이 들면서 노란색이나 붉은색으로 바뀌는 현상에서 알 수 있다. 엽록소가 파괴되면서 녹색이 사라지고 이전에 나타나지 않았던 소수의 색소인 카로틴이나 크산토필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홍준의 한성과학고 과학교사
  • “오송역 결정 재평가하라”

    호남고속철도 분기역 선정 평가위원으로 참여했던 전남·북과 광주시 평가위원 중 6명은 4일 전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송역 결정에 대한 평가를 다시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호남고속철도 분기역이 오송역으로 결정된 것은 주 수요지역의 의견이 철저히 배제된 상태에서 이뤄진 것”이라면서 “왜곡된 결과가 초래된 만큼 분기역에 관한 재평가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위원들은 “국토연구원은 호남고속철도 노선 및 분기역의 장단점 비교 등 연구결과를 제대로 제시하지 않고 분기역을 유치하고자 하는 자치단체의 일방적 자료를 바탕으로 평가함으로써 불공정한 평가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위원들은 “평가 당일 전남·북과 광주시 위원 모두는 공정한 평가를 기대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시정을 요구했으나 반영되지 않아 위원직을 사퇴하고 평가장소를 나왔다.”고 당시의 이탈상황을 설명했다.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무슨영화 볼까]

    ■ 사하라 장르/예매율 어드벤처 액션/2.07%(12세) 감독/배우는 브렉 에이즈너/매튜 맥커너히·페넬로페 크루즈·스티브 잔 어떤 줄거리 보물을 찾아 사하라 사막을 뒤지는 세 남녀. 이래서 좋아 육해공을 넘나드는 스펙터클 ‘생생’액션. 이래서 별로 뜬금없는 상황설정, 밀도가 부족한 스토리. 홈피 반응은 “‘인디아나 존스’를 더 생각나게 하는 영화” ■ 배트맨 비긴즈 장르/예매율 액션/21.58%(12세) 감독/배우는 크리스토퍼 놀란/크리스찬 베일·마이클 케인·모건 프리먼·케이티 홈즈 어떤 줄거리 배트맨은 왜, 어떤 사연으로 영웅이 되었을까. 이래서 좋아 ‘인간적 영웅’을 만날 수 있는 팬터지 액션. 이래서 별로 호쾌한 액션을 기대한다면 배가 좀 고플 듯. 홈피 반응은 “…” ■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 장르/예매율 로맨틱 액션/34.94%(15세) 감독/배우는 덕 라이먼/브래드 피트·안젤리나 졸리 어떤 줄거리 ‘킬러 부부’가 서로의 정체를 알게 되면서 벌이는 좌충우돌 이야기. 이래서 좋아 할리우드 간판 섹시스타 커플, 그 화끈한 호흡! 이래서 별로 스토리의 완성도는 글쎄…. 홈피 반응은 “피트와 졸리, 두 배우밖에 보이지 않더군요.” ■ 분홍신(30일 개봉) 장르/예매율 공포/10.75%(15세) 감독/배우는 김용균/김혜수·김성수·박연아 어떤 줄거리 탐욕을 부리면 저주를 받는 분홍색 구두. 이래서 좋아 참신한 소재, 중심 인물들의 충실한 감정묘사. 이래서 별로 마지막 반전을 드러내는 방식이 세련되지 못한 느낌 홈피 반응은 “설정도, 내용도, 연기도 정신없고 산만” ■ 에로스(30일 개봉) 장르/예매율 멜로/6.68%(18세) 감독/배우는 왕가위·스티븐 소더버그·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공리·장첸·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어떤 줄거리 세 거장들이 옴니버스로 보여주는 세가지 사랑. 이래서 좋아 꿈결에 취한 듯 몽환적인 화면, 나른한 음악. 이래서 별로 사랑이라 하기엔 낯설고 비현실적인 이야기. 홈피 반응은 “왕가위, 아직 죽지 않았다.” ■ 셔터(30일개봉) 장르/예매율 공포/2.61%(15세) 감독/배우는 반종 피산타나쿤/아치타 시카마나·아치타 우디논스라싯 어떤 줄거리 사진에 찍힌 귀신의 정체와 사연 더듬어가기. 이래서 좋아 ‘악!’소리 절로 나는 100% 동양식 귀신영화. 이래서 별로 지나치게 거칠고 원색적으로 드러나는 공포. 홈피 반응은 “정말 뻔하지만, 정말 무서운 영화” ■ 연애의 목적 장르/예매율 멜로/5.08%(18세) 감독/배우는 한재림/박해일·강혜정 어떤 줄거리 ‘발칙男’과 ‘앙큼女’의 솔직·화끈 연애담. 이래서 좋아 박해일의 섬세한 연기와 강혜정의 에너지가 절묘하게 결합. 이래서 별로 영화속 ‘연애의 목적’은 오로지 섹스뿐? 홈피 반응은 “재치있고 솔직담백한 연애에 대한 지침서” ■ 썬씨티(30일 개봉) 장르/예매율 액션/13.43%(18세) 감독/배우는 로버트 로드리게즈/브루스 윌리스·미키 루크·제시카 알바 어떤 줄거리 범죄와 관능이 질척거리는 도시와 아웃사이더. 이래서 좋아 브루스 윌리스, 미키 루크가 ‘딴 사람’이 됐네. 이래서 별로 눈요깃감은 ‘짱짱’한데, 이야기 씹는 맛은 글쎄. 홈피 반응은 “만화적 상상력으로 가득찬, 특이한 영화”
  • 중·고교 논술형문제 올 가이드

    중·고교 논술형문제 올 가이드

    논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오는 2학기부터 매년 단계적으로 중·고교 시험에 논술·서술형 문제를 본격 도입하기로 한데 이어 서울대도 2008학년도 전형부터 논술고사의 비중을 50% 이상 늘리기로 했다. 내신은 물론 대학별 고사에서도 논술 비중이 크게 확대된 셈이다. 문제풀이식 공부방법으로는 더 이상 좋은 성적을 받기 어렵게 됐다. 시교육청이 제시한 논술·서술형 문제를 분석하고, 효과적인 대비법을 살펴본다. ■ 제시문 파악후 창의적 응용 ‘중요’ 서울시교육청이 밝힌 중·고교 시험 예시문항의 전체적인 특징은 무작정 외우기식 공부 방법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을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는지 측정한다. 기본개념을 이해했는지는 물론 실생활과 연계한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측정하는 문제가 다수 출제된다. 고등학교의 경우 대학별 고사의 논술이나 심층·구술면접에서 출제되는 문제와 비슷한 유형이 눈에 띈다. 제시문을 주고 일정한 조건에 따라 분석하거나 이유, 풀이과정 등을 요구한다. 다만 답안의 분량이 10∼600자 안팎으로 대학별 고사에 비해 적다. 국어에서는 제시문을 주고 학생들이 논리적이고 창의적인 생각을 쓰도록 하는 추론형 문제가 많은 편이다. 봉산탈춤의 ‘양반 과장’의 한 대목을 제시하고 ‘봉산탈춤이 서양의 전통연극과 다른 점 3가지를 지적하라.’는 문제가 대표적이다.100자 안팎의 제시문을 주고 홑문장과 안은 문장, 이어진 문장을 분류해 쓰라는 문제도 눈에 띈다. 채점 기준은 5점 만점에 한 개 틀릴 때마다 1점씩 감점하고 문장 부호를 빠뜨리면 개당 0.5점씩 감점한다. 영어에서는 간단한 연설문을 제시하고 연설자의 권고사항과 그 근거를 50자 내외의 우리 말로 쓰라는 문제, 두 사람의 대화를 주고 남자가 화가 난 이유와 여자의 변명을 과거시제의 영어로 쓰라는 문제 등이 대표적이다. 채점 기준은 문제가 요구한 것을 정확히 문법에 맞게 썼느냐 하는 것. 문법에 맞으면 비슷한 뜻의 문장은 모두 정답 처리한다. 제시문의 특정 문장을 상황에 맞게 경고조의 문장으로 바꿔 표현하거나, 주어진 단어를 이용해 응급구조대에 영어로 신고하라는 문제도 난이도 ‘상(上)’에 속했다. 수학에서는 ‘이해’ ‘계산’ ‘추론’ ‘증명’ ‘문제해결’형 문제가 예시됐다.‘이해’와 ‘계산’ ‘증명’문제는 주어진 조건에 맞게 문제풀이를 하느냐를 측정한다.‘문제해결’형으로는 ‘둘레의 길이가 10㎝인 부채꼴 중에서 그 넓이가 최대인 것의 반지름 길이와 그 때의 중심각의 크기를 구하라.’는 문제를 들 수 있다.10점 만점에 부채꼴의 넓이 공식을 알고 있으면 2점, 넓이를 반지름에 대한 이차함수로 나타낼 수 있으면 3점, 넓이가 최대일 때 반지름의 길이나 중심각의 크기를 구할 수 있으면 각 2,3점을 차등 배점한다. 사회는 개념이나 원리를 이해하고, 자료를 분석해 결론이나 평가를 내릴 수 있는지 묻는 문제가 대부분이다.‘제시문에 나타난 경제현상과 원인, 이후 등장하는 경제체제의 특징을 100자 안팎으로 쓰라.’는 문제나, 사후 피임약의 찬반 논란을 다룬 제시문을 주고 ‘찬반 주장을 요약하고 자신의 입장을 600자 안팎으로 쓰라.’는 문제가 대표적이다. 과학에서는 실험 과정을 보여주고 정확하게 기본 개념을 이해하고 있는지, 어떻게 분석하고 활용할 수 있는지를 묻는 경우가 많다.‘젖은 손으로 전기기구를 만지면 위험한 이유를 전류와 저항이라는 단어를 반드시 사용해 설명하라.’는 문제나 실험장치를 그림으로 보여주고 ‘실험방법과 생길 수 있는 오차의 원인을 쓰라.’는 문제를 예로 들 수 있다. 중학교도 고등학교에 비해 문제 유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단, 답안 작성 조건이 비교적 간단하고 100자를 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어에서는 제시문이 주는 교훈을 20자 이내로 쓰거나 제시문의 제목을 문장 형태로 쓰기, 제시문의 빈 칸에 들어갈 문장을 완성하기, 제시문의 반대 주장과 그 이유 쓰기, 여행을 떠나기 전에 제시문을 읽고 여행에 필요한 메모하기, 성형수술에 관한 신문기사를 읽고 찬반 입장 쓰기 등이 눈에 띈다. 영어에서는 지도를 보고 대화의 빈 칸을 문장으로 채우기, 여권을 보고 여권 주인의 신상정보를 문장으로 쓰기, 인물 사진을 보고 인물의 특징을 문장으로 쓰기, 방을 보여주고 물건의 위치를 영문으로 설명하기 등 실생활에 연계한 영어활용 능력을 측정한다. 수학에서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빌려서 사용하려고 할 때 2만원으로 며칠 동안 빌릴 수 있는지 방정식을 세워서 구하라.’는 문제나 ‘원 모양의 피자를 세 명이 가위·바위·보로 이긴 회수의 비율만큼 나눠먹을 때 각자가 먹을 피자 조각의 중심각의 크기를 구하라.’는 문제 등 수학의 원리를 실생활에 적용한 것들이 많았다. 사회에서는 두 개의 지도를 비교하기, 기온 분포도 해석하기, 농사달력을 보고 고랭지 채소의 수확시기를 비교하고 고랭지가 평지보다 채소 재배가 유리한 이유 쓰기, 지도를 보고 지리적 이점 설명하기 등 자료 해석형 문제가 많았다. 과학에서는 실험과정을 그림이나 설명으로 보여주고, 이를 바탕으로 알 수 있는 사실이나 이유 등을 묻는 문제가 주류였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논술형문제 공부법 오는 2학기부터 논술·서술형 문제가 도입된다고 해서 문제가 갑자기 어려워지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기본적인 개념을 이해하는 것. 시교육청의 예시문제를 집필한 현직 교사들은 문제풀이에만 매달리지 말고 기본 개념을 확실히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고등학교 1학년 국어에서는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써 보는 습관이 바람직하다. 수업을 듣기 전에 교과서 단원 맨 앞에 있는 학습목표와 학습활동 문제에 대해 문장으로 답을 써 보고 수업시간에도 이를 이해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수학은 개념 이해가 가장 중요하다. 어려운 문제라도 끈기를 갖고 푸는 습관을 통해 혼자 생각하는 태도를 길러야 한다. 문제풀이 과정을 또박또박 써보는 것도 필요하다. 영어는 표현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문법과 어휘실력을 기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영어로 짧게 요약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교과서에 제시된 특정 상황에서 나라면 어떻게 행동할지를 적어보는 것도 창의력에 도움이 된다. 쓴 것은 교사에게 검사를 받고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사회는 기본 용어의 뜻을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 시사용어사전을 참고하는 것도 좋다. 사고력을 높이기 위해 하나의 주제에 대해 친구들과 찬반토론을 하되, 다양한 시각에서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과학은 그림이 제시되는 경우가 많아 간단한 화살표나 기호, 공식 등으로 그림의 의미를 적어놓으면 큰 도움이 된다. 교사나 친구들과 서로 의견을 나눠보는 것도 사고력에 도움이 된다. ●중학교 1학년 국어는 교과서 각 단원마다 나와 있는 ‘내용파악 문제’와 ‘학습활동 문제’의 답을 교과서에서 찾아 완결된 문장으로 표현하는 연습이 중요하다. 특히 ‘∼하니까.’,‘∼해서.’,‘∼가 아니라.’등 완전한 문장이 아닌 답은 감점을 당하기 때문에 완전한 문장으로 쓰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수학은 교과서에 나와 있는 풀이과정을 단계별로 적어보는 연습을 한 뒤 이와 비슷한 유형의 문제를 같은 방식으로 풀어보는 것이 효과적이다. 틀린 부분은 정확히 다시 풀어 완전히 익혀야 한다. 문제풀이가 부담스럽다면 먼저 풀이과정을 자세히 이해하고 비슷한 문제를 이에 맞춰 공책에 풀어보면 도움이 된다. 영어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영어신문이나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아는 어휘 수준에서 요약해보면 도움이 된다. 교사나 친구들과 하나의 주제에 대해 간단한 영어로 대화를 나눠보는 것도 좋다. 중학교 수준에서 꼭 배워야 할 문법과 어휘 공부는 기본이다. 사회는 학습목표와 직결된 교과서의 내용을 써보는 것이 효과적이다. 많이 출제될 것으로 예상되는 자료 분석 문제의 경우 핵심어부터 파악하면 답안을 작성하기 쉽다. 과학은 수업시간에 배우는 다양한 실험의 결과와 과정, 조건 통제방법 등에 대해 30자 안팎으로 논리적인 글을 써보는 연습을 해야 한다. 특정한 현상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적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도움말 주신 선생님 ▲고1 서울고 구자송(국어), 면목고 이용수(수학), 자운고 이회주(영어), 구일고 오기세(사회), 관악고 안종세(과학) ▲중1 청운중 오묘순(국어), 증산중 이혜련(수학), 서일중 이종님(영어), 서울사대부중 강성주(사회), 강현중 윤성일(과학)
  • [그 영화 어때?] 오늘 개봉 옴니버스 영화 ‘에로스’

    30일 개봉하는 옴니버스 멜로 ‘에로스’(Eros)에는 세가지 빛깔의 사랑이 담겨 있다. 첫사랑처럼 수줍은, 꿈꾸듯 몽롱한, 촛불처럼 위태로운. 골라보는 재미만도 ‘수지 맞다’ 싶은데, 옴니버스 작업에 참여한 감독들의 면면도 호화롭다.‘중경삼림’‘화양연화’의 왕가위,‘에린 브로코비치’‘오션스 일레븐’의 스티븐 소더버그,‘정사’‘욕망’의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감독. 왕가위 감독이 ‘그녀의 손길’편으로 맨먼저 사랑에 관한 짧고도 강렬한 영감을 스크린에 투사했다. 궁리와 장첸이 주연한 이 작품은 많은 관객들에게 가장 애절한 감성으로 다가갈 것 같다. 도도하고 색정적인 고급 콜걸 후아(궁리)의 기습적 손길로 첫 경험을 했던 젊은 재단사 장(장첸). 후아의 향기를 잊지 못하는 장은, 그녀의 옷을 만들고 그립게 바라보며 헌신적인 사랑을 바친다. 남녀 주인공이 단 한번도 격정적인 접촉을 하지 않는 화면은 탐미적이되 절제된 미학의 극치를 구사한다. 전염병으로 초라하게 죽어가는 후안을 끝까지 말없이 끌어안는 장의 사랑에 나른한 감동을 전해받을 즈음. 아이디어 많기로 소문난 할리우드 감독 소더버그가 불쑥 디미는 이야기는 어째 좀 생뚱맞기도 하다. 밤마다 에로틱한 꿈을 꾸는 광고 세일즈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과 그의 심리를 상담하는 의사(알란 아킨)가 롱테이크 샷으로 흑백화면을 채우는 단조로운 설정이다. 꿈속의 정체모를 여인 때문에 신경쇠약에 걸린 남자, 그의 등 뒤에 앉아 상담을 빙자해 엉뚱한 행동을 계속하는 의사의 모습은 무성 코미디처럼 낯선 유쾌함을 안긴다. 이탈리아 거장감독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의 드라마 ‘위험한 관계’는 위태롭게 흔들리는 한쌍의 남녀를 담담한 어조로 좇는다. 권태기에 빠진 부부 크리스토퍼(크리스토퍼 부숄츠)와 클로에(레지나 넴니)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는, 단순히 남녀관계 변화를 포착했다기보다는 인간의 존재방식에 관한 철학적 사유를 드러낸다. 명감독들이 날려온 ‘사랑과 욕망의 모르스 부호’같은 영화에는 배경음악이 그 자체로 하나의 캐릭터가 됐다. 화면을 뒤덮는 재즈선율에 노곤하게 빠져든다.18세 이상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국제위기감시기구 동북아 사무소 피터 벡 소장

    국제위기감시기구 동북아 사무소 피터 벡 소장

    안녕하십니까. 저는 피터 벡(Beck)이라고 합니다. 제 이름만 보고 재미교포인 줄 오해하는 분이 많은데, 저는 100% 노란머리 미국인입니다. 한글 이름을 ‘백’이 아닌 ‘벡’으로 한 것도 나름대로 오해를 피하기 위한 자구책입니다. 그래도 한국의 백씨들은 저를 보고 종친이라며 자꾸 자기 편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참, 먼저 얘기해 둘 게 있습니다. 이 글은 제가 직접 쓴 게 아닙니다.28일 저를 인터뷰한 서울신문 기자가 저의 독백처럼 재구성한 것입니다. 저는 지금 ‘통일부 통일정책평가위원’이란 직함을 갖고 있습니다. 미국 사람이 한국 정부에, 그것도 민족적 과제인 통일정책에 자문을 한다?이런 게 한국인들의 흥미를 끄는 요인인 것 같습니다. ●한국통일정책 자문하는 미국인 굳이 직업적 분류법으로 한다면 제 직책은 ‘한국 정부의 외국인 고문’ 정도가 될 겁니다. 하지만 부정적 이미지로 점철된 구한말의 스티븐스 같은 미국인 고문은 결코 아닙니다. 저는 평생의 반려자로 한국 여성을 선택했을 만큼 골수 친한파입니다. 또 고답적인 정장보다는 캐주얼 차림을 즐기는 ‘386’(1967년생,85학번)입니다. 기자도 저를 보더니 “예상보다 젊다.”며 놀라더군요. 이건 제가 자주 듣는 인사말입니다. 한국 사람들은 나이와 직함을 연결짓는 사고방식이 있지요. 이 기자양반 역시 한국 사람다웠습니다. 다짜고짜 직설적인 질문을 퍼붓더라고요.“신분은 공무원 대접을 받는 건가.” “보수는 얼마나 되나.” 이런 식입니다. 이제 이골이 나서 이런 무자비한 질문이 당황스럽지 않습니다. 저는 공무원 신분이 아니라 미국 국적의 민간인으로서 한국 정부의 통일정책에 자문을 하는 겁니다. 보수는 따로 있는 게 아니고 3개월마다 정책평가위원회의를 할 때 참석비로 몇십만원을 받는 정도입니다. 올 3월1일에 1년 임기의 정책평가위원에 위촉된 이후 지금까지 2차례 회의에 참석했습니다. 회의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먼저 당국자로부터 현안 설명을 듣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2시간 정도 자유롭게 토론을 합니다. 저는 외국사람으로서 무엇을 우려하고 있는지, 미국 정부의 입장은 무엇인지 등을 얘기합니다. 이런 모임이 효율성이 있다고 생각하느냐고요?물론입니다. 진보에서 보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각을 가진 각계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여 각자의 입장을 정부에 얘기하고 그 의견들이 수렴되는 과정은 아주 인상적입니다. 저한테 한국인 통역이 붙느냐고요?전혀 필요 없습니다.‘버터발음’만 빼면 어휘력은 한국인 네이티브 스피커 뺨친다는 게 한국 사람들의 평가입니다. 인터뷰에서도 “사철탕”“우물안 개구리”같은 고난이도의 어휘를 살짝 구사했더니 기자 양반 놀라는 눈치더군요. 저는 그럴 때 묘한 쾌감을 느낍니다. ●한국시위 보고 전공도 동양학으로 한국과의 인연은 우연이었습니다. 버클리대학 2학년을 마치고 1주일간 한국으로 ‘아무 생각없이’ 배낭여행을 왔는데, 그게 인생의 전환점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때가 바로 5공 군사정권에 대한 시위가 최고조로 치닫던 1987년 5월이었거든요. 태어나 처음 본 시위장면은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그래서 미국으로 돌아가자마자 전공을 정치학에서 동양학으로 바꾸고 한국을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89년 대학을 졸업한 뒤 한국으로 건너와 서울대 어학연구소 등에서 수학했습니다. 그때 영어학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수강생이던 지금의 아내를 만나 결혼했고 딸(3)도 낳았습니다. 97년부터는 미국으로 건너가 ‘한미경제연구소’에서 7년 동안 일했습니다. 이 연구소는 한국의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미국에 설립한 산하기관입니다. 그리고 다시 한국에 돌아온 것은 지난해 여름입니다. 비정부기구인 ‘국제위기감시기구’의 동북아 사무소장을 맡게 됐거든요. 그러니까 이 소장직이 제 본업인 셈입니다. ●한국의 ‘동북아 균형자론´은 비현실적 지금 한반도의 최대 이슈는 북핵이지요. 물론 인터뷰에서도 이 얘기가 나왔습니다. 얼마 전만 해도 참으로 답답한 국면이었는데, 다행히 북한이 남한과 대화를 재개해 잘됐습니다. 그동안 북한이 남한에 1년 넘게 문을 걸어잠근 것은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소련과 중국이 사이가 안 좋을 때 북한이 그 틈새를 이용해 많은 이익을 얻지 않았습니까. 같은 맥락으로 북한으로서는 미국과 사이가 나쁠수록 남한과 친하게 지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남북대화가 잘 되면 미국이 절대 북한을 침공 못할 겁니다. 동북아 균형자론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하겠습니다. 정치적·경제적으로 한국이 균형자 역할을 한다는 것은 비현실적인 슬로건입니다. 하지만 부시 행정부나 김정일 정권을 마냥 믿을 순 없지 않으냐는 측면에선 이해가 갑니다. 상황을 좀더 두고봐야 하겠습니다. 통일분야는 아니지만 한·일 문제에 대해 한마디 해도 될까요. 한국인들이 일본한테 엄청난 피해를 당한 것 알지만, 제3자적 시각으로 보면 이제 그만 그 그늘에서 벗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이대로 가면 정말 끝이 없습니다. 오히려 저는 일본보다 중국이 훨씬 더 한국에 위협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이 너무 역사에 발목을 잡혀 상황을 정확하게 보지 못할까 걱정됩니다. 제가 너무 흥분했나요. 죄송합니다. 평소 하고 싶었던 말이 많아서…. 그런데 이 기자양반 마지막까지 한국인스럽네요. 내가 한국 음식과 미국 음식 둘 다 좋아한다고 하자,“만일 죽을 때까지 둘 중 한 가지만 먹어야 한다면 어느쪽을 택할 거냐.”는 거예요. 한국에 대한 애정지수를 테스트하려는 거 뻔히 알면서도,“어쩔 수 없이 미국음식을 택할 것 같다.”고 우물쭈물 답했습니다. 기자양반 옳거니 걸렸구나 하고 회심의 미소를 짓는군요. 정말 얄밉네요. 그래도 이 정도 대놓고 솔직한 거 보면 저도 한국사람 다 됐지요? ■ 피터 벡은 누구 -1967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출생. -1989년 미국 버클리대학 졸업. -1997∼2004년 8월 한미경제연구소 근무. -2004년 8월 국제위기감시기구 동북아사무소장 취임. -2005년 3월 통일부 통일정책평가위원 위촉.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검찰의 자구책

    유명 정치인의 뇌물, 불법 정치자금 수수사건 등에서 무죄판결이 잇따르자 검찰이 대책마련에 나섰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영수)는 26일 최근 정치인 금품수수 사건 등의 무죄 선고가 증가하자 ‘공소심의위원회’‘특별공판팀’‘특별수사 평가위원회’의 운영을 내용으로 하는 구체적인 대책을 일선지청에 내려보냈다고 밝혔다. 대책의 내용을 보면 사회적 이목을 집중시킨 중요사건의 경우 차장검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공소심의위원회’에서 충분한 증거여부와 기소의 타당성 등을 판단한다. 또한 재판 중에는 ‘특별공판팀’을 운영해 수사 담당 검사가 다른 사건의 업무 부담에서 벗어나 해당 사건의 공소유지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재판이 끝난 경우 검찰이 인지한 특별수사 사건 중 무죄가 선고된 사건에 대해서는 ‘특별수사 평가위원회’를 통해 무죄선고 이유를 분석해 객관적 증거의 구비 여부, 기소와 공소유지의 적정성을 평가한다. 대검은 우선 이달 안으로 대검찰청 부장검사 등으로 ‘특별수사 평가위원회’를 만들고 장기적으로는 형사법 교수, 시민단체 회원 등 외부인도 뽑아 객관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무죄선고 분석결과 1심에서는 유죄가 선고됐지만, 항소심이나 상고심에서 무죄 판결이 나온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이는 공여자 진술증거에 대해 법원과 검찰의 견해가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법원 통계에 따르면 2003년 검찰이 기소한 사건의 무죄율은 1.07%로 영미권 국가들의 무죄율 20∼30%에 비하면 훨씬 양호한 수준이다. 하지만 2001년 0.70%,2002년 0.73% 등 무죄율은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법원에서 최근 무죄를 선고받은 정치인 사건은 공여자 진술이 불분명한 경우(박지원ㆍ박광태ㆍ조희욱ㆍ이인제)와 금품은 전달됐지만 위법한 금품으로 보긴 어려운 경우(박주선ㆍ안상수. 염동연)로 구분된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옴부즈만 국무총리 표창 2개기관] 인천 서부교육청

    [옴부즈만 국무총리 표창 2개기관] 인천 서부교육청

    주거단지 개발로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인천 서구·계양구의 교육행정을 담당하기 위해 지난해 3월 문을 연 인천 서부교육청은 서둘러 개원하느라 청사조차 없어 검암초등학교의 한 건물을 빌려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직원들은 ‘프런티어 정신’을 발휘해 민원인들에게 감동을 주는 서비스를 펼쳐 ‘주민과 함께 하는 교육청’으로 급속도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2층 복도 한쪽에 휴대전화 충전기, 혈압계, 각종 교양서적 등을 갖춘 고객웰빙센터를,1층에는 각종 운동기구를 갖춘 교실 크기의 고객 체력단련실을 각각 설치해 민원인들의 편의를 도모하고 있다. 어찌 보면 평범할 수도 있는 일이지만, 사무실만으로도 비좁은 임시 청사임을 감안하면 쉽지 않은 결정이라는 것이 찾는 이들의 공통된 견해다. 민원을 해결하고 조정하기 위해서는 각종 장치를 마련했다. 과별로 외부 전문가로 된 상담위원을 위촉, 민원을 적시에 처리하고 유사 반복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정한다. 우편 및 방문을 통해 고객만족도를 조사하고 매월 과장급 이상이 모여 고객만족도 평가위원회를 개최한다. 이때 ‘이달의 친절직원’을 선정해 친절이 상시화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유도한다. 또한 첨예한 현안사항이 있는 지역의 학부모와 주민 등을 대상으로 간담회와 토론회를 수시로 열어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자녀들의 등교 편의를 위해 경서초등학교 개교를 앞당겨 달라는 주민들과 3차례 간담회를 가진 끝에 개교를 당초 내년 3월에서 지난 달로 앞당기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내년 3월 개교 예정이었던 원당중학교를 주민과의 협의 끝에 서둘러 지난 3월 문을 여는 등 학교 문제로 인한 주민과의 간담회를 14차례나 가졌다. ‘민원 1회 방문처리제’ 정착을 위해 담당자가 없을 때 민원인이 방문하는 경우 다른 직원이 접수 및 기본상담 정도는 할 수 있도록 1인 2업무 체제를 마련했다. 출장이 많은 교육청 업무 특성상 이 제도는 매우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아울러 바람직한 교육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푸른 꿈을 여는 샘터’를 연간 2차례,‘정다운 이웃 따뜻한 가족 실천사례집’을 연간 1차례씩 각각 발행하고 있다. 류병태 교육장은 “항상 ‘첫 마음’과 같은 성실한 자세로 교육행정을 펼쳐 학생과 학부모들의 신뢰를 얻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부산신항 사업자선정 ‘잡음’

    해양수산부가 추진하고 있는 부산 신항만컨테이너부두사업 2∼3단계 공사에 대한 민간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결과를 놓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해양부는 지난 15일 국내외 5개 컨소시엄이 경합을 벌였던 컨테이너부두 4선석 민간투자사업 평가 결과,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그러나 우선협상대상자에서 탈락한 포스코건설, 한진, 대우컨소시엄 등은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평가 기준과 결과를 공개하라.”고 해양부에 요구하고 있다. 탈락한 한 컨소시엄 관계자는 21일 “우리가 제시한 사업비가 가장 싸고, 부두 무상사용 기간도 짧고,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세계 1위의 외국선박회사까지 끌어들였는데 탈락했다.”면서 “조만간 해양부에 이의신청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컨소시엄은 이미 이의신청을 낸 상태이며, 해양부가 평가 결과를 공개하지 않을 경우 법정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컨소시엄 관계자는 “이전의 울산항과 평택항 컨테이너부두 민간사업자 선정에 이어 이번에도 평가 기준이 바뀌었다.”면서 “똑같은 성격의 사업을 놓고 정부의 선정 기준이 바뀌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탈락한 업체들 사이에서는 “평가 후 해양부가 평가위원들을 재소집했고, 특정회사에 근무하는 해양부 출신 인사들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해양부는 “결과 발표 이후 탈락업체들을 불러 의혹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면서 “극히 일부 업체가 반발하는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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