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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언내언

    언론인이자 사학자인 후석 천관우씨가 영면했다. 오랜 투병생활 끝의 타계이지만 67세면 아직도 아까운 나이. 기개를 실은 해박한 명문과 거구의 호방한 웃음을 남기고 그는 갔다. ◆후배들에게 따스한 체온을 전달했다 선배. 그의 두주불사는 풍요로운 인간미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후배에게만 다정한 것이아니라 선배에의 예우도 깍듯했던 인품. 그래서 선배의 사랑은 그의 탁마된 재지·통찰력과 명문·인간미로 하여 더욱 각별했다. 「주선」들이 모였던 초창기 한국일보의 논설위원실. 논설회의를 마친 주필(석천 오종식)은 나가다가 현관에서 논설위원실로 전화를 한다. 『후석,20분이면 쓰겠지. 쓰고 ××로와』. ××는 가난했던 50년대의 조촐한 술집이다. ◆악필의 달필로 휘갈겨 썼던 사설. 특히 1면에 쓰는 칼럼은 이미 작고한 홍승면의 유려한 필치와 함께 초기 한국일보의 성가를 높인다. 하지만 그는 한편 「겸연쩍은 역사학도」라는 겸손한 자평과는 다른 「사학계의 기린아」(고 홍이섭 교수의 말). 「일본서기」의 소위 임나일본부설의 허구를 깨뜨리고 고대국가 형성시기를 끌어 올리면서 마한의 위치를 수정하고 목지국의 정체를 밝힌다. 소홀히 되어온 가야에의 애정도 남달랐다. ◆『… 오늘이 위령제의 날. 오직 의를 위해,오직 이 겨레를 위해,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바친 그 젊은이들이 이제는 눈을 감고 말이 없다. 하지만 그들이 바라는 것은 옳은 세상,옳은 것이 옳게 되는 세상,그것 뿐일 것이다. 오늘 모두 경건히 고개숙이는 날,우리 모든 백성이 원하는 것도 바로 그것이라하여 잘못일까』. 4·19사자들의 위령제가 거행된 60년 4월24일자에 쓴 칼럼의 결구. 그는 반독재에 앞장선 자유인이었다. ◆지난해 「기자고」 등의 논문을 묶어낸 「길조선사 삼한사연구」가 그의 마지막 저서로 되어 있다. 「가야사」에의 아쉬움을 남긴채. 우리시대 화성의한사람이 간다. 먼저 간 아껴주던 선배 호형호제하던 지기들의 나라로서. 사람이면 누구나 가는 곳.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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